#6869 이수영 (ninapa ) 귀환병 이야기 59 10/19 02:08 213 line 귀환병 이야기 59 6. 피 아 리 드 54 "그래서 결론은 뭐요?" 사가왕이 날카롭게 물었고 요나하린이 대답했다. "타이타나의 부활을 막기위해서 우리들이 할 수있는 것은 모두 해야한다는 이야 기요," "그럼 해야할 일은?" "일단 마법사를 모아서 동결마법을 쓰도록 하는 겁니다.타이타나를 없앨 방법을 찾을 때 까지 동결시켜야 하니까요." 칼리아가 말했다. 사가왕의 옆에 있는 매부리 코의 사내는 팔짱을 끼고 낮게 물었다. "들리는 말에 의하면 ...길데아가 여기있다는데?" "그놈은 죽었소.그리고 타이타나를 부활시킨 것은 그쪽 책임이죠." 칼리아가 날카롭게 말했다. 사가왕이 얼굴을 찌푸리자 칼리아가 날카롭게 말했다. "맨 처음 그가 타이타나의 부활이 가능하다고 주의하자고 말했을 때 귀하들의 부하들이 그를 멸시했기때문에 벌어진 일이란 말이에요!" 이안이 놀라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럼 ?" 사가왕이 난처한 표정을 짓고 다른 자들이 골치아픈 표정을 짓고있을 때 칼리아 가 그에게 설명해 주었다.그에게 설명은 하고 있지만 결국 그들을 책하는 태도 였다. "맨처음,그러니까 한 3년전의 일일 거에요.길데아는 당시에 피아리드에서 저와 1,2위를 다투는 상당한 위명을 가진 마법사로 사가왕의 궁정마법사였어요.약간 잘난척하고 고집센 면은 있어도 이렇께 까지 큰 일을 벌일 자는 아니었단 거 죠." "그런데?" "그의 연구는 과거의 신화를 분석하는 데에 집중되어 있었는데 어느날 그는 고 서를 통해 용의 피가 타이타나의 부활을 가능하게 한다는 결론을 내리고 그것을 발표했어요.물론 그건 공론이라고 다들 웃으면서 넘겼지요.마법사들 끼리는 말 이에요,.일단 용의 피를 얻는 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여겼으니까요." "그런데?" 이안이 똑같이 물었고 사가왕은 조금 멋적은 표정을 지어보였다. "길데아에겐 병든 아들이 있었소.그 아들이 기사단에 들어오려고 공부중이었는 데 그의 연구 발표를 들은 기사들이 아들을 놀린 거요.그렇게 심하게 놀리진 않 았지만 그 아들이 약간의..약간의 다툼으로 인해서..크게 다치게 되었죠." 이안은 알만하다는 기분이 되어 얼굴을 그덕였다. 기사들의 놀림이라,남자들의 놀림이란 언제나 상처가 수반되는 법이다. "뭐라고 놀렸는데?" 이안이 팔짱 낀채 물었고 사가왕의 옆에 있던 측근인 듯한 사내들은 조금 불편 한 눈꼬리를 했다.이안의 태도가 너무 아니꼬운 기분이 된 모양이었다. "길데아가 정신 나간 녀석이라고 말했을 거에요.그리고 길데아의 아들은 당연 흥분했겠죠.자신의 아버지를 모욕하는 자를 가만 놔두는 기사는 없어요." 칼리아가 말하고는 사가를 바라보았다.사가는 어깨를 으슥해 보이고는 대꾸했 다. "어찌되었든 그래서 그는 화를 냈고 기사단장에게 항의비슷한 것을 했던 것 같 소,그러나 그의 말은 그다지 들어 먹히질 않았지." "그러나 아무리 신경질장이라고 해도 그정도로 홱 돌변하진 않았을 건데?" 이안이 묻자 조금 불편한 눈꼬리의 사내가 대답했다. "그런 걸 일일이 그대에게 말해야 할 이유라도 있소?" "있지.난 당신들의 흑마법사 길데아를 죽인 사람이거든." 이안이 아무렇지도 않게 대꾸하고는 다시 사가를 바라보았다.사가는 솔직하게 말했다. "그리곤 표적이 길데아의 아들에게로 집중되었고 마침내 길데아의 아들은 어설 픈 솜씨로 결투를 하다가 죽고 말았소.길데아의 비통함은 물론 대단했고..그러 나 그건 공정한 결투였고 어쩔 수가 없었소." "공정한 결투? 견습기사와 정식기사와의 결투가?" 칼리아가 흥 하고 비웃고는 그들을 조소하며 아래위로 훑어보았다. "그럼?" 이안이 그녀를 보자 그녀가 불편한 얼굴들을 한 그들을 바라보며 냉혹하게 말했 다. "기사랍시고 잘난 척하는 자들이 더 하지요.견습기사인 길데아의 아들은 겨우 15살이었고 상대는 서른 둘의 정식기사였어요.참관인들도 있긴했지만 아무도 말 리지는 않았고." "그러나 그건 기사의 결투요.아무도 막을 자격은없소.그 결투를 받아들이지않 으면 안되었던 그 기사의 심정은.." 사가가 뭐라 말할 무렵 이안이 잘라 말했다. "그렇게 길게 말할 거 없소,그러니까 간단히 말해 기사들의 놀림으로 길데아의 어린 아들이 죽었고 길데아는 분노의 대상을 기사들에게 쏟았을 거고,당신,왕인 당신은 그를 궁정마법사의 자리에서 내어 쫑았다.뭐 그런거 아니오?" 사가는 쓴 웃음을 지었다,. "그렇소.이안경." 이안은 흠 하고 턱을 만지고는 그들을 바라보았다. "알만하오,.그리고 이제 본론으로 들어갑시다." 그가 칼리아를 보자 칼리아는 약간 역정난 얼굴로 요나하린을 보았고 요나하린 은 그녀를 재촉했다. "그래요.전 피아리드의 마법사를 모아주길 바랍니다.그게 일단 가장 우선된 일 입니다." "그리고?" 그녀는 이안을 돌아보았다. "그리고 이안전하께서는 지금 당장 용왕과의 교섭을 시작해 주세요.에비게일의 위치를 알아내시던지 아니면 용왕과,.뭔가의 도움이라도 얻어주세요." "왜?" 이안이 물었고 그녀는 눈을 크게 떴다. "난 이제 이 일에 더이상 참관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하는데?" "네?" "난 첫째,당신들의 마수가 부활하는 것을 막아주었고,둘째 당신들에게 위험도 알려주었소.더이상 내가 할 일은 없다고 보는데?" "뭐라구요?" "게다가 용왕에게 이 일을 알리게 한 것도 나요.내가 더이상 피아리드에 뭘 더 해 주어야 한단 말이오?" 칼리아는 벙벙한 얼굴로 그를 바라보았고 요나하린과 사가왕도,그리고 그 자리 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아연해서 이안을 바라보았다. 이안은 턱을 만지면서 그들을 빤히 보았다. "자아,생각해 봅시다.내가 왜 내 부하들을 당신들 피아리드의 일에 피를 흘리게 해야하죠? 아직 내 제국안에도 일이 산적해 있소.아직 사마르디의잔당들도 조 금 처리를 해야하고." 칼리아가 당황해서 그를 바라보았다. "하지만,.이 마수의 일은 가장 급선무의 일입니다..이런 마두가 튀어나와서 사 람들을 해칠 것을 생각해 보세요." "허나 그건 당신들 일이오.당신들 피아리드는 평소에도 기사들과 용병등 용사들 이 많다고 자랑을 해왔고 나는 그것을 믿소.우리들 슬란제국은 너무나 허약해서 내 부하들을 여기 일에 희생시켜선 안된다고 나는 말하고 싶소만." 동석한 쿠조와 시란,가드온마저 아연했다. 요나하린의 얼굴은 굳어서 그를 바라보았는데 이안은 정색하고 물었다. "묻겠소.피아리드의 두분.당신들은 왜 내가 남길 바라는 거요? 당신들 힘으로는 대항할 수가 없는 거요?" "무슨 소릴 하는 거요! 왜 우리가 할 수없단 말이오!" 사가의 옆에 있던 기사들이 발칵 화를 내면서 칼과 창을 다잡자 칼리아가 고함 을 질렀다. "기다려요! 당신들은 마물과 싸우지도 않고 있었던 주제에 나서지 말아요!" 그녀의 외침은 강렬해서 그 기사들 전부가 얼어붙을 지경이었다. 칼리아가 다시 무시무시한 기세로 이안을 바라보았다. "그래서 못도와주겠다는 거에요?" "그렇소.난 이제 슬란으로돌아갈 거요.용도 돌려보냈고 아슬아슬하긴 하나 그 대들의 마수도 진정시켰고.나머지는 당신들이 알아서 할 일이요." 침묵이 흘렀고 말 그대로 서늘할 지경의 한기가 사람들 사이에서 흘렀다. 이안은 일어서서 말했다. "만일 이 일이 슬란 내부에서 일어났다면 당신들은 절대로 도와주지않았을 거 요.내 말이 틀리오?" 그들이 그를 노려볼때 이안이 말했다. "당신들은 틀림없이 슬란에 구멍이 생겼으니 오자 오자 하고 오히려 기뻐했을 지도 모르오.피아리드의 용병들이 단합할때는 그때 뿐이니까./" "뭐라구요!" 칼리아가 그를 노려보았고 사가도 화가 치미는 지 얼굴이 변해 벌떡 일어났다. "정말 말을 함부로 하는군!" "그렇지않소? 지금도 마찬가지지,.피아리드 전역에 위험이 끼쳤는데 당신들 두 부족은 서로 마주보고 으르렁거리고 있잖소? 그런 주제에 남에게 도와달라고 하 는 것도 우습지않소?" 웃 하고 사가가 그를 바라볼 때 이안이 어깨를 으슥해 보였다. "나는 정말로 슬란으로 돌아가고 싶소.걱정도 조금 되고 말이야." 그는 휘적휘적 정말로 그 자리를 떴다. "뭘하고 있었나?" 포카로가 카시아에게 물었고 카시아는 고기를 한점 물어 뜯으면서 기름묻은 손 으로 검날을 손질하고 닦아내고 있었다. "보면 몰라?" "흠,그대의 다리는 근사하군,." 그가 막 그녀의 다리를 만지려 할 때 카시아는 그의 손을 발로 걷어찼다. "냉정하구만." "흥," 포카로와 카시아가 그러고 앉아있을 때 애드리가 땀을 닦으면서 그들에게로 다 가왔다. "뭣 들하는 거야? 이봐,포카로,내가 말했었지? 애들좀 단속하라고." "그랬었지." 포카로가 그를 바라보자 애드리가 팔짱을 끼고 그를 노려보았다. "네가 항상 이러니까 내가 네 부하들 까지 보고 있는단 말이야.네 부하면 좀 네 가 보살 피는 게 어떠냐?" "난 부하가 없어도 괜찮아.네가 가져도,." 에드리가 화를 냈다. "그따위 소리를 지껄이지마라! 이 멍청아! 이안전하께서 병사를 주셨을 때는 소 중히 해야 할 거 아니냐?" "괜찮아.너랑 나랑 짝지어 준건 네가 나를 돌보아 줄거란 것을 알고 있기때문이 니까," 포카로가 태연자약하게 말했다. 애드리는 꼼꼼한 성격이었기때문에 포카로가 이런 소리하는 것을 들으면 화가 치밀었다.대체 포카로 녀석은 명색이 대장인데도 자기 휘하가 고작해야 서른명 밖에 안되는 그 수를 제대로 파악조차 못하고 있는 것이다.그래서 애드리는 자 신의 부하들 오십여명과 함께 그 들마저 언제나 챙기지않으면 안되었다.그가 용 병대장으로 뼈가 굵었다 할 지라도 귀찮은 것은 귀찮은 것이었다. 게다가 명령을 내려야 할 포카로 본인이 매번 이안의 근처에서 어슬렁거리면서 혼자돌아다니니 명령은 언제나 애드리가 내린다.결국 애드리의 부하가 팔십여명 이 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정말 멋대로인 녀석!" 애드리는 고개를 젓고 그와의 대화를 중단했다. 지금 같은 귀환병이라고 해도 애드리나 아놉스,그리고 쿠조와 코린,노켈등은 자 기 수하들을 잘 추스리고 있었지만 용병생활이나 우두머리 생활이 전혀 없었던 포카로와 스탠은 완전히 따로 놀고 있었다.포카로의 부하는 애드리가 간수하고 있고 스탠의 부하들은 현재 코린이 간수하고 있다.따라서 가장 부하의 수가 많 은 것은 코린으로 약 백여명 되었다.그 다음이 애드리이고 그 다음이 노켈이었 다.쿠조는 아주 냉정해서 자신의 부하들 사십명 이상은 절대로 간수하지않았다. 그리고 그들 만은 철저하게 보살피기 때문에 다른 자들이 끼어들고 자시고가 없 었다. 실은 이안 자신도 그다지 통솔력이 뛰어나다곤 볼수 없었지만 그가 다른 자들을 거느리기깨문에 굳이 그가 직접 부하들을 추스려야 할 필요는 없었다.가드온조 차 삼십여명을 거느리고 있었는데 그는 의외로 잘 통솔하는 편이었다.그 점에 있어서 애드리는 그에게 감탄했다. 이 얼치기 놈들에 비하면 십대소년인 가드온이 훨씬 나은 것이다. 출신은 못속인다고 그가 중얼거릴 무렵 갑자기 그들의 눈앞에서 빛의 원이 생겨 나기 시작했다. "엥?" 카시아와 포카로가 놀라 화들짝 뒤로 물러설 무렵 둥근 광원은 점점 커지더니 곧이어 그들의 눈앞을 환하게 물들였다.그리고는 그 빛속에서 누군가 나타났다. "이안님은요?" 처음 말을 건 것은 갑자기 나타난 슬렌이었다. 멍하니 섰던 카시아가 재빨리 알리겠다고 화급히 뛰어 가는 동안 포카로는 멍하 니 슬렌을 보았다. "그 옆의 사람은 누구지?" 슬렌이 빙긋이 웃으면서 빛속에서 걸어나왔다.그는 손을 건네어 옆 사람을 데리 고 앞으로 다가와서 포카로 앞에 세웠다.애드리와 포카로는 넋을 잃고 멍청히 서있었다. "누구긴요? 바로 이안님의 아내되시는 분이죠.그리고 그분과 아드님이요." ====================================================================== 조금 늦어졌습니다.제가 아팠거든요. 한 일주일 이를 악물고 일을 했더니 몸이 말이 아닌지라 온몸이 쑤시고 결리 고 열나고...하여간 일주일간 열이 떨어지질 않는 겁니다. 하하..그래도 좀 쉬니 기분은 좋군요.한 한달만에 쉬는 겁니다. 처음으로 여유있는 주말이 되니 기분이 좋군요.  #6870 이수영 (ninapa ) 귀환병 이야기 60 10/19 02:13 262 line 귀환병 이야기 60 6. 피 아 리 드 55 이안은 멍하니 서서 그 대로 한동안 서있었다. 그를 아는 모두가 그의 그런 모습에 놀랐고 그 자리에 서있는 것은 슈터이라족 만이 아니라 사가왕들도 마찬가지였는데 이안은 카시아의 말을 듣는 순간 완전 히 굳은 자세로 멍하니 서있었던 것이다. 카시아가 급히 말했다. "뭘 하시는 거에요? 용이 돌아왔다구요.아름다운 적발 미녀와 함께요!" "적발 미남이 아니라 분명히 적발미녀겠지?" 이안이 정신을 차리고 그녀를 돌아보며 물었다. 그녀는 고개를 그덕이면서 그렇다고 했고 이안은 그때 갑자기 살같이 달리기 시 작했다. 그의 모습에 다 놀란 사람들이 일제히 그의 뒤를 쫑을 준비를 하려는데 코린이 만류했다. "기다리십시오,지금 막 부인되시는 분이 오셨기때문에..." "부인?" 가드온이 눈쌀을 찌푸렸다. "난 한번도 본 적이 없어." "저도 못봤지만..제 생각으로는 그분이 커크 이신거 같은데요?" 가드온이 벌떡 일어났다. "그럼 나도 가봐야지! 정말 커크라면 믿어지지않는 일이야!" 가드온이 벌떡 일어나 이안이 향한 곳으로 달려갔고 스탠은 이미 따라가고 그 자리에 없었다. 사가왕이 중얼거렸다. "정신없는 분이구만." 쿠조가 그 말을 듣고 날카롭게 웃었다. "그렇지요.그러나 확실하신 분이죠." 이안은 맹렬하게 달려갔다. 말그대로 그는 날듯이 달려서 몇개의 덤불을 뛰어 넘고 난리를 치면서 숲속으로 뛰어 들었고 그의 모습을 본 부하들이 저마다 급한 일인가 싶어 다들 놀라 일어 났다. 이안의 가슴은 뛰고 있었다. 그녀를 못 본 게 얼마만인가.그녀를 만나고 싶어서 잠도 못잔 날이 언제인가! 10여년동안 이렇게 오랫동안 그녀를 못 본 일은 없었다.말 그대로 욕구불만이 되어서 신경질을 부린 일도 많았다.그는 기뻐 날뛰듯이 펄쩍 펄쩍 뛰면서 달려 가고 있었다. 그는 막 시야에 슬렌을 발견하자마자 외쳤다. "커크!" 슬렌이 미소를 띄웠고 이안은 주변을 둘레 둘레 살폈다. 그리고 붉은 머리의 여인을 발견했다. "커크!" 그는 단숨에 달려들어서 그녀를 끌어안았다. "커크! 커크!" 이안은 울듯이 끌어안고 그녀의 뺨을 비볐다.커크가 웃음을 터뜨리는 동안 까지 그는 그렇게 했다.갑자기 낯익은 웃음소리가 들려왔고 자신이 안은 여인이 너무 작다는 것을 깨닫기 까지는 꽤 오래 걸린 셈이었다. 그는 고갤 홱 돌렸다. 그의 뒤에 서있는 것은 오만한 얼굴을 한 커크였다. 그녀는 여전히 붉은 머리에 보랏빛 눈을 하고는 웃음을 짓고 있었다. "커크?" 이안은 벙벙해서 그녀를 보고 자신이 안고 있는 여인을 바라보았다. 아니 여인이 아니라 소녀였다.그녀는 십오륙세정도로 보였는데 생김새는 거의 커크와 똑같았다.단지 다른 점이 있다면 자신과 똑같은 검푸른 눈을 하고 있다 는 것이었다.어딘가 녹색같기도 한 검푸른 눈을 한 소녀가 그를 물끄러미 올려 다보고 있었다. 그는 믿어지지않는 기분으로 그녀의 얼굴을 안아들었다. "오오,..세,세상에." 이안이 멍하니 중얼거리면서 그녀의 이마와 뺨과 턱을 어루만졌다. 붉은 머리칼과 그 작은 코와 입술을 만지작거리면서 그는 갑자기 눈앞이 뿌옇게 흐려지는 것을 느꼈다.눈앞이 뿌옇게 흐려지면서 물이 흘러나왔다.그가 상상치 도 못했던 십년전쯤 말라 버렸다고 생각했던 눈물이 흘러나와 그의 뺨을 적셨 다. 그는 눈물을 닦지도 못하고 소녀의 뺨을 어루만지면서 머리를 어루만지고 어깨 를 만지고 그리고 나서 손가락을 만지고는 엉덩이와 다리도 만져 보았다.그리고 는 고개를 다시 들고 소녀의 귀와 뺨을 다시 어루만졌다.완벽할 만큼 아름다운 소녀는 붉은 머리를 어깨까지 늘어뜨리고는 그를 똑바로 바라보고 있었다.이안 은 형용할 수 없는 기분에 사로잡혀 말도 못하고 커크를 돌아보았다. 커크는 그의 표정을 보고 빙긋 웃었다. 그녀는 다가서서 그의 뺨에 흐르는 눈물을 닦아 주었다.그리고는 그의 귓가에 속삭였다. "우리 애에요.예쁘죠?" "미...믿어지지가..않아." 이안이 겨우 말을 내뱉었다. 그는 그렇게 하고는 다시 소녀를 바라보곤 커크를 바라보았다. "이름은 당신이 지어요.당신이 아버지니까." 이안은 그녀를 덥석 안아 들어 자신의 어깨위에 앉게 했다.무거움도 거의 느끼 지 못한 그는 활짝웃으면서 말했다. "나중에.나중에! 지금은 자랑부터 하고 말이야!" 그는 큰 소리로 웃음을 터트렸다.커크는 그를 보곤 고개를 저었다.웃음이 나오 다 말고 갑자기 그의 표정을 보자면 눈물이 나올 것 같은 기분이 되어 그녀는 그의 손을 꼭 잡았다. 그 자리에는 이미 이안의 부하들이 다 몰려와 있었다. 가드온은 이미 넋을 잃은 표정으로 서 있었고 코린,스탠,쿠조와 시란,에드리등 모든 자들이 다들 완전히 그들의 모습을 넋을 잃고 지켜 보고 있었던 참이었다. "자아! 보았나? 내 딸과 내 마누라다!" 이안이 큰 소리로 외쳤고 쿠조와 애드리가 손을 모아 박수를 쳤고 포카로는 환 호성을 내 질렀다.병사들 모두가 박수를 치며 환호성을 외쳤다. 이안은 거의 자랑반 흥분 반으로 큰 소리로 외쳤다. "나도 이제 겨우 가정을 가졌다!" 소녀는 눈을 크게 뜨고 이안을 바라보고 있었다.아직 아무런 말도 하지않았기때 문에 이안은 조금 불안해 졌다. "저기,커크,이애 말 안하는 이유가있어? 혹여 용왕계에서 쓰는 말과 우리 말이 다른가?" 이안은 커크의 무릎위에 턱을 기대고 앉아서 자신의 딸을 불안하게 바라보았다. 커크가 웃음을 터뜨렸다. "당신은 정말..때때로 엉뚱해요! 용이 하는 말이란 말이죠,실은 말이 아니라 '생각'그 자체에요.그러니까 용들은 다른 자들과 말할 때 한번도 의사소통에 어 려움을 느낄 때는 없는 거에요." "그런데 왜 말을 안해? 이앤?" 커크는 자신의 딸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소녀는 이안이 자신의 손을 꼭 잡고 있는 것을 희안하게 바라보았다. "당신이 너무 흥분해서 말을 안했는데 이앤 알에서 깬지 얼마안되었어요.이안. 인간들 수준으로 말한다면 이앤 갓난아기라구요." "크기만 할 뿐 완전히 애기인가?" "그렇다고 할 수있죠.말은 아직 못해요.이제부터 가르쳐야죠." "하지만..내가 아빠라는 것은 알거 아냐?" "당신이 가르치면 그 말을 하게 되겠죠.원래 용은 태어나자마자 용끼리는 말을 하지만 다른 종족과는 말하지 못해요.이앤 반은 인간이니 인간이 쓰는 말을 알 아야 할 필요가 있어요." 이안은 손을 잡아 당겨 소녀의 몸을 잡아 당겨 자신의 옆에 나란히 눕게 했다. 그리곤 그 이마와 콧등을 어루만지면서 속삭였다. "이봐,우리 예쁜 공주님,내가 네 아빠란다.아빠라고 해봐." 커크가 그의 모습에 웃음을 터뜨렸다. "이름이나 지어요." "그래.뭐라고 지어야하지? 이앤 너무 예뻐서 인간계의 말이 어울리지않아! 뭔 가..뭔가 아름다운 말이 없나?" 그가 커크를 돌아보자 커크는 배를 잡고 웃기 시작했다. "당신! 완전히 바보 같군요!" 그때 갑자기 소녀가 입술을 열어 뭐라 중얼거렸다. 이안의 눈이 반짝이면서 그녀를 바라보았다. "뭐라구?" "아빠." "아이구!" 이안은 화들짝 놀라 일어나 그녀를 끌어안았다. "우리 딸이 이렇게 똑똑할 수가! 정말 똑똑해! 지금 배운 말을 지금 써먹다니!" 그가 호들갑을 떨고 있을 때 커크는 배를 잡고 뒹굴정도로 웃어댔다. 밖에서 가드온이 큰 소리로 물었다. "들어가도 되나요?" 지금 그들은 슈터이라 족이 임시로 내어준 나무위의 집에 거처하고 있었다.이 나무위의 집은 정말 좋은 점이 왠만해서는 집안에서 하는 소리가 밖에서는 결코 들리지않는다는 점이었다. 집에서 아래로 응락의 밧줄을 건네주기 전에는 왠만해서는 기어 올라오기도 쉽 지가 않았다. 이안이 고개를 아래로 내려보니 가드온이 먹을 것을 가지고 기다리고 있었고 슬 렌도 옆에 있었다. "올라와!" 그들이 엉기적 거리고 내려진 밧줄을 타고 올라올 때-이 올라오는 장치는 슈터 이라족이 장치해 놓은 도르레로 이루어져 있었다- 이안은 아이를 안고 고민하고 있었다. 가드온이 높은 곳에 올라와서인지 조금 현기증을 느끼면서 비틀거릴 때 슬렌이 올라와서 그들의 옆에 와 앉았다.그들은 먹을 것을 내려놓고는 물었다. "저녁식사도 하지않고 그대로 올라오셨더군요?" "음.하도 오랜만에 보니까." 이안이 함박웃음을 지으면서 말할 때 가드온은 슬그머니 커크를 바라보았다. 커크는 그를 빤히 보고는 고갤 그덕였다. "많이 나아졌군.가드온." "날 알아요?" "알지.칼 안에 있었으니까.이 양반이 하고 다니는 짓은 다 알고 있어." 그녀는 엄숙하게 말했고 이안은 반쯤 누워 아이를 안고 빈둥거리면서 하하 웃음 을 터뜨렸다. "그러니 바람을 피울 수가 없지." 그녀가 그를 쏘아볼 때 슬렌이 물었다. "그런데 이름은 지으셨어요?" "아직,아직 어울리는 단어를 찾지못했어." "저는요 호수아라는이름을 생각하고 있었어요." 슬렌이 말하자 이안은 고개를 저었다. "너무 빈약해." "그럼...미크..도미니크는 어때요?" 이번엔 가드온이 물었다. "너무 엄숙해.딱딱하잖아?" 이안이 잘라 말했다. "이름은요,조금은 여자애나 남자애 둘다에게 어울릴 만한 것으로 지어요." 커크가 말했다. "왜? 여자애니까 예쁜 이름으로 지어야지." 이안이 그녀를 볼 때 그녀는 조금 난처한 웃음을 지어 보였다. "글쎄요.." 슬렌이 조금 거북한 얼굴로 말했다. "저기요.저기요.이안,실은 용은 성년이 될 때 성이 뒤바뀌기도 한답니다." "뭐?" 이안이 벌떡 일어났다. 가드온이 눈을 부릅뜨고 있을 때 커크가 말했다. "지금은 여자애지만 성년이 되면 남자애가 될 지도 몰라요,그래서 적당한 이름 을 갖게 하려는 거죠.게다가 그앤 용의 이름도 가져야 하니까요." 이안은 기절할 기분이 되어서 커크를 바라보았다. "그럼 너도 전엔 남자였어?" "그건 아네요,난 원래부터가 여자였죠.아니,그렇게 말한다기 보단 성년의 날 최 후에 나는 여자가 되길 바랬기때문에 여자가 된 거에요." 이안은 불가해한 얼굴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럼 다시 말하면 용은 성년이 될 때 남자냐,여자냐를 결정할 수있는 건가?" "그렇지요.그러나 굳은 결심을 하지않으면 본인의 의지와 관계없이 변해 버리기 도 해요." 커크가 어깨를 으슥하자 슬렌이 웃음을 지었다. "맞습니다.저는 아무래도 여자가 될거 같아요." 이안은 기절하고 싶은 기분으로 그를 다시 바라보았다. "왜?" "왠지 그럴 거 같아요.저는 그다지 강한 성격이 아니거든요.커크님은 원래 강한 성품인데 강하게 원했기때문에 여자가 된 것이지만 아마 별 다른 생각없었으면 남자가 되었을 거에요." 이안이 놀라 그녀를 보자 그녀는 깔깔 소리내어 웃었다. "그랬을 거에요.나는 알을 낳고 싶어서 여자가 된 거니까." "알? 누구 알? 내 알 말고 다른 알을 낳고 싶었던 거야?" 이안이 확 하고 열을 받을 때 커크가 깔깔 웃음을 터뜨렸다. "이 양반이 또 흥분하네.나는 당신보다 오백살은 연상이에요.그러니까 흥분말아 요.게다가 나는 그때도 특별한 연인은 없었어요,구혼자가 있긴했지만 시원찮아 서 모두 걷어찼죠." 이안이 의심깊은 눈초리로 노려볼 때 슬렌이 재빨리 다른 화제로 돌렸다. "저기,그럼 말이죠.이 아기씨의 이름은 뭐라 하실 건가요?" 가드온이 중얼거렸다. "갑자기 생각난 건데 패리어드는 어때? 여자애 이름으로도 괜찮고 남자애 이름 이라도 나쁘진 않잖아? 생각해 보니까...패리어드는 바람의 의미야.어울리지않 겠어?" 이안이 고개를 돌려 그를 보았다. "패리어드라.." "괜찮은데요." 커크가 중얼거렸다. "그래,그럼 중간이름을 짓자면 ...패리어드 커클랜드 오슬라인으로 하지," 커크가 웃음을 지으면서 그의 뺨에 키스했다. "좋아요." 가드온이 싱글 싱글 웃음을 지으면서 말했다. "나중에 말이죠,패리어드가 말을 잘 알아듣게 되면 말이에요,내가 자기 이름을 지었다고 꼭 알려주셔야 돼요." 이안은 그를 빤히 바라보면서 말했다. "너는 패리어드가 네 아랫사람인양 말하는데 이 앤 엄연히 네 할머니뻘이라는 것 잊지말아라." "이안!" 그가 항의를 하자 이안은 그를 바라보면서 말했다. "이십년간 이애를 잘 지켜야 한다는 것은 말 할 나위도 없겠지? 가드온 오슬라 인?" "알았어요.알았어.,나는 이 애의 보호자가 될 거에요! 당연하잖아요? 나는 이애 의.." "애가 아냐,넌 이애의 손자라구." 이안이 강조했다. "어쨌든 어쨌든 나는 잘해줄 거에요! 패리어드는 내 보배이기도 하니까." "왜 네 보배냐?" 가드온의 얼굴이 빨개졌다. "그걸 말이라고 해요? 우리 집안에서 ..나를 가족으로 봐준 것은 당신뿐인데 이 앤 당신 딸이잖아요!" 이안은 그를 빤히 보았다. 가드온은 얼굴이 발개진채 화가 난 얼굴로 그를 쏘아보았다. 슬렌은 적지않게 감동했다.그가 조용히 말했다. "그렇군요.정말로..." 이안은 턱을 괴고 그를 보며 말했다. "저기..네가 우리가족 맞냐? 나는 널 장난감으로 봤는데." 가드온이 칵 하는 순간 다들 웃음을 터뜨렸다.가드온은 얼굴이 발개져서 화를 냈고 흥분해서 이를 가는 동안 슬렌이 패리어드의 손을 잡고 가르쳐 주었다. "가드온이야.가.드.온." 가드온이 패리어드를 돌아보자 패리어드가 그를 똑 바로 바라보며 말했다. "가드온." 가드온은 입을 적 벌렸다.그는 오는 도중에 슬렌에게서 이 애가 갓난아기 수준 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그런데 지금 이 애가 말을 한 것이었다.비록 보이 는 것은 십오륙세는 되어 보이지만 말이다. 기이한 충격과 감동으로 가드온은 가슴이 떨리는 것을 느꼈다. 그는 손을 내밀어서 패리어드의 뺨에 키스했다. 그가 조용히 맹세했다. "내...모든 힘과...내 모든 정성을 쏟아서 널 지켜 주겠다.패리어드." 이안과 커크는 그것을 미소로 바라보았고 슬렌은 감동받으면서 그들을 바라보았 다.  #6871 이수영 (ninapa ) 귀환병 이야기 61 10/19 02:19 139 line 귀환병 이야기 61 6. 피 아 리 드 57 "타이타나라.." 커크가 중얼거렸다. 그들은 막 슈터이라족의 방문을 받은 터였다. 그녀에 대한 슈터이라의 태도는 매우 정중했다.이안은 패리어드를 자신의 무릎 위에 딱 앉혀 놓고는 불만스런 태도로 그들을 바라보고있었다. "그렇습니다.그 마수를 처리해 주실 수는 없습니까?" "그 마수는 나와 같은 힘을 가지고 있다.그렇기 때문에 화룡인 나로서는 힘을 써서 그를봉인할 수는 없어." 그녀는 잘라 말했다. "왜요?" 실망해서 칼리아가 말하자 커크는 그녀를 바라보았다. "타이타나는 근본이 실은 화룡이야.그래서 애비게일이 나서서 봉인했던 거지,타 이타나는 다른 것이 아니라 원래는 용이 되었어야 했는데 정상적이 아닌 일곱개 의 머리를 가진 괴물로 태어난 거지,일종의 기형아라고나 할까." "그럼 원래가 타이타나역시 용왕계에서 온 겁니까?" "아냐,그건. 누군가의 용이 아마도 타이타나를 낳은 것일 거야,.타이타나를 낳 은 게 누군지는 몰라도 틀림없이 그건 용이야,어쩌면 에비게일일 수도 있지." "엑?" "그건 아무도 몰라,원래 애비게일이 인간계에 너무 자주 내려왔기때문에 용왕계 에선 우려했었어.용이 너무 자주 출현하면 이쪽 세상과 저쪽 세상의 레벨이 맞 지 않게 되니까.그래서 용들이 이 세상에 나타날때는 인간의 모습으로 하고 나 타나는 게 대부분이지." 충격적인 말에 그들 모두가 아연해졌다. 에비게일이 만약 타이타나의 부모라면 타이타나를 완전히 죽이지 않고 놔 둔 것 은 이해가 가는 일이었다.그리고 용의 피로 부활한다는 것도 가능성이 있는 이 야기 였다. "그럼 에비게일은 자기 자식을 죽인 건가?" "그럴수도.에비게일은 황룡이야,흙의 속성을 가지고 있지.따라서 황룡 애비게일 을 누를 수 있는 것은 청룡밖에는 없어.그리고 화룡,즉 적룡은 황룡이 누르고 청룡을 누르는 것은 다시 적룡.그렇게 돌아가는 거야." "그런데 황룡에게서 적룡이 나올 수 있어?" "있어,.그건 성격에 따라 좌우가 돼.아직 어린 용이 성년이 될 때면 속성과 성 별이 정해지지.그러니까 슬렌도 지금은 청룡이지만 나중에는 청룡이될지 백룡이 될 지 몰라.그러나 거의 십중 팔구는 청룡이 되는 거야.그러나 타이타나는돌연 변이야,뭔가가 잘못되어 태어난 녀석이지,.그러니까 틀림없이 황룡의 성질과 화 룡의 성질을 함께 가지고 있을 거야. 그래서 일반적인 용보다 강할 밖에." "에비게일이 그를 죽이러 와 줄까요?" 조심스레 칼리아가 물었다. 그말에 사방이 고요해졌다. 커크는 그녀의 얼굴을 보면서 고개를 저었다. "아니,그럴리 없지,그녀는 자신의 자식을 두번이나 죽이고 싶진않을 거야." "그녀? 에비게일이 여자야?" 이안이 묻자 커크가 고개를 저었다. "여자이기도 하고 아니기도 해.에비게일이 용왕이 못된 이유중에 하나는 그가 양성체였기때문이거든." 모두 아연해졌다. "그러니까...그 애비게일은 남자로서는 인간의여자를 취해 슈터이라를 낳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저 괴물 타이타나를 낳았다는 거야?" "그렇지.그러니 그녀로선 괴로운 선택이었겠지." "그인지 그녀인지 확실치가 않으니 헷갈리잖아!" "용은 원래 그런 편이지만 그의 경우는 드문 경우야,용왕에 버금가는..어쩌면 더 한 힘을 가졌지만 용왕이 못된 이유는 그가 양성체였고 게다가 인간계에 너 무 드나들었기때문이야.그래서 그의 형제인 현 용왕이 대신 용왕이 된 거라구." 모두들 침묵했다. 인간의 입장으로 본다면 괴로운 전설이였다. 물론 용으로 본다면 별일이 아닐 수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여자,한편으로는 남자 인 자가 그들의 조상이 된 셈이니 기가 막힐 노릇이었다.전설은 윤색되기 마련 인지라 그들 자신도 자세한 내막은 알수가 없었다.그도 당연할 것이 인간이 아 닌 신적인 존재인 용이니 어쩔 것인가. "아아,.관두자,.그러니까.결국은 에비게일을 불러와도 타이타나를 어쩔 수는 없 을 거란 거지?" "그래." 커크가 말했다. "그리고 그는 지금 동토의 땅에 있어,인간계에서 지내기로 완전히 마음먹은 모 양이야.저 끝 북쪽에 있어." "암흑제국말이지? 그 암흑여왕이 다스리는...거기?" "맞아.인간의 이름으로는 암흑제국이라 불리는 북쪽." "왜 거기 가있어?" "그건 그 마음이지.그땐 암흑제국이란 이름이 아니었고 그저 인적이 드문 곳이 었기때문에 그가 은거하려 했겠지." "그곳에 가서 부탁 드려줄 수는 없을 까요? 돌아와 달라고요?" 칼리아가 그녀에게 물어보았다. 커크는 고개를 저었다. "그곳에서 거의 천년동안 은거하고 있어,결코 움직이지않을 거야," "그럼 타이타나를 제압할 방법은?" "인간들이 생각해 내야지.자신들의 땅이잖아?" 커크는 냉담하게 말했다. "지금은 옛날에 비해 마력은 겨우 십분지 일의 수준일 거고 힘도 마찬가질 거 야,머리는 단하나밖에 없어,그것을 잘라내면 타이타나도 끝일 걸." "그렇군." "동결마법을 쓰면서 그 머리를 잘라내면 어떨까요? 그러나 대체 그 머리를 무슨 수로 잘라낼수가 있을 까요?" "노력해봐." 옆에서 이안이 끼어들어 말했다.그런 그를 칼리아가 노려볼때 커크가 음 하고 심각하게 말했다. "타이타나의 살갗은 일반 칼로는 도저히 어쩔 수가 없어.타이타나의다른 쪽 머 리에 붙어있을 이빨을 주워 무기를 만들어 봐.혹은 그 뼈든가.그것으로 무기를 만들어 보렴.그럼 가능할 지도 몰라." "해보죠..방법이 있는한 노력해봐야죠." "당신은 안도와 주실건가요?" 슬렌이 다른 사람을 대신해 이안에게 물었다. 이안은 어깨를 으슥했다. "난 영웅도 아니고 초인적인 힘을 가진 현자도 아냐,난 그저 내 가족을 가질 수 있으면 족한 사내야.단지 귀환병일 뿐이라구." "그러나..당신이 도와 줄 수도 있잖아요?" "내 힘은 별로 보잘 것없어,내가 어슬렁거려봐야 도움줄건 없을걸.그리고 나는 모든 일을 다 참견하고 해낼 영웅이 아니라구,난 영웅 서사시의 주인공이 아냐. 내가 한 일과 내가 할수 있는 일만 책임질 거고 그 다음은 몰라." 이안은 슈터이라족에겐지 아니면 슬렌에게인지 잘 모를 태도로 말했다. 칼리아가 그를 노려보며 말했다. "비겁하시군요." 그녀는 그를 똑바로 바라보면서 증오에 찬 시선을 던졌다. "당신은 세상을 구할 힘이 있어요,당신이 노력하면 얼마든지요.그런데 지금 회 피하는 군요. 단지 귀찮다고말이에요!" "그런 말 하지마.귀환병에게 두번이나 세상을 구하라고는 말하지말라구,우리들 은 이미 백년간이나 마물과 싸웠고 또 이미 지나칠 만큼 싸웠어." 그는 시선을 바로해서 칼리아를 바라보았다.처음으로 진지해진 시선이었다. "나는 귀환병이야. 싸움은 질색이고 이젠 지쳤어.내 가족과 함께 단란한 시간을 보내는 게 내 소원이지.그리고 다른 자들의 소원도 그래. 전에..아놉스가 한 말 듣지 못했나? " 칼리아는 그를 계속 노려보고만 있었다. 슬렌과 가드온은 조금 가라앉은 기분이 되어 그를 주시했다.드물게 그가 진지했 던 것이다. "우리들이 바라는 것은 평화라고." ======================================================================== 이제 피아리드 편이 끝났습니다. 저는 때때로 생각하는데 왜 모든 주인공들은 정의감에 불타야 하는가 하는 것이 의문이었어요.왜 모두 별 상관도 없는 일에 목숨걸고 매달리는가. 그건 단 한가지의 이유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그러지않으면 이야기가 안되기 때문이죠. ^^ 오늘은 여기까지.....  #6897 이수영 (ninapa ) 귀환병 이야기 62 10/20 01:44 327 line 귀환병 이야기 62 7. 다시 슬 란 58 "저 여자가 거슬려요." 커크가 갑자기 말한 것은 그들이 막 마차를 얻어서 배리온의 영지를 지날 즈음 의 일이었다.그들은 행도를 서둘러 가긴 했지만 처음같지는 않아서 조금 여유가 있었다.게다가 이안은 패리어드를 피곤하게 할 까봐 서두르긴 했지만 마차를 얻 어왔다.거의 사가왕에게서 빼앗다시피한 것이지만 어찌되었든 처음에 비하면 느 긋한 태도라고 할 수있었다. 이안이 말을 타고 가다 커크를 돌아보았다. "뭐라구?" "저여자가 거슬린다구요." "어떤 여자?" "여기서 여기가 하나밖에 더 있어요?" "카시아?" 이안이 그녀를 돌아보며 물었다.카시아는 이안이 자신을 돌아보자 미소지어 보 였다. "카시아가 어때서?" "왜 따라온대요? 당신의 부하도 아닌데." 커크가 눈쌀을 찌푸리며 물었다. "슬렌이 어찌 변하나 보고 싶대.그래서 그런다는데." 이안이 천연스레 대꾸하자 그녀는 얼굴을 찌푸렸다.패리어드가 그런 그녀의 목 에 팔을 걸고 있는 동안 슬렌이 웃음을 지어 보였다.그는 마차안에 커크와 패리 어드와 함께 타고 있었다.그 마차의 뒤엔 카시아가 따라오고 있었는데 그 카시 아 옆에는 포카로가 붙어있었다. "그것을 곧이 믿어요?" "글쎄.그다지 아니라고 생각할 이유도 없는 거 같은데." 이안이 고개를 갸우뚱했다.커크가 날카롭게 말했다. "저 여자는 당신에게 딴마음이 있어요!" "그녀는 미인이긴 해.어딘가 당신과 닮은 데도 있고." "내가 저런 인간과 닮았다고! 당신 나를 모욕하는 거야!" 커크의 음성이 커지자 이안은 재빨리 그녀의 입술에 키스하곤 급히 말했다. "아니야.아니야." "어찌되었든 나 저애 보고 싶지않아요!" 커크가 흥 하곤 카시아를 노려보았고 이안은 이마를 툭툭 치면서 그녀의 귀에 대고 속삭이듯 말했다. "포카로가 좋아하잖아?"" "그녀가 좋아하는 건 당신인걸." "그럴리 없어.슬렌이 어찌변하나 정말 궁금하데." "거짓말이에요.그것을 곧이 믿어요?" 그녀가 눈쌀을 찌푸리면서 말했다. 그들이 그런 소리를 하고 있을 때 앞선 애드리가 고함을 지르는 것이 들려왔다. "누구냐!" 모두 일제히 병장기를 들고 있을 때 앞서서 외치는 소리가 들려왔다. "누군지 정체를 밝혀라! 우리는 성채의 경비다!" "아아,이곳 영주이신 배리온 후작의 경비대인가? 우리들은 귀환왕 이안전하의 휘하이다! 지금 전하께서 이곳에 계신다!" 배리온은 눈을 크게 뜨고 그들을 바라보았다. 이안은 패리어드와 슬렌,그리고 커크를 나란히 하고 서서 그를 바라보았다. "오랜만이군.좋은 방과 옷과 먹을 걸 내놔라." 이안이 간단히 그렇게 명령하듯 말할 때 배리온이 킥 하고 웃더니 물었다. "그런데 어찌되신 일입니까? 지금 막 파발을 받았습니다.공주를 구출하시고 오 시는 길이시라구요.." 그는 커크를 흘긋 거리고 보면서 말했다. "그래.지금 네가 훔쳐보고 있는 사람은 내 아내이다.계속 그렇게 힐긋 거리면 아무리 너라도 용서치 않을 거야." 배리온은 눈을 크게 뜨고 웃음을 터뜨렸다. "오오.,이런 경사가! 그럼 드디어 결혼을 하시는 군요." "이미 결혼했어.이 애가 내 딸이야." 이안은 패리어드를 가리켰고 배리온은 눈을 크게 부릎떴다. 패리어드의 나이는 15,6세로 보였는데 이안은 고작해야 30세도 되지않았다.게다 가 커크역시 아무리 높게 보아도 25살이상으로는 보이지않는다.그런데 아이라 니. "농담이시죠?" "내가 농담할 사람인가? 이애는 내 딸 패리어드야.예쁘지?" "아..아,네에." 그는 아연해서 뭔가 중재해줄 자일란드가 있나 하고 보았지만 있을 리가 없다. 이안이 손짓해 보였다. "저기 서있는게 가드온인데 가드온에 대해 아는 거 있어?" "가드온이오?" 배리온은 놀라서 자신의 팔촌을 바라보았다.=물론 촌수를 따지자면 그렇게 되겠 지만 최소한 그렇게 따지는 것은 동양이나 있는 일이고=.. 그역시 미친 황자가 있다는 소문을 듣긴 들었기때문에 아연했지만 곧이어 그 답 게 능숙한 외교적 얼굴로 돌아갔다. "어찌되었든 환영합니다.가벼운 식사를 준비해 놓을 테니 일단 쉬시죠,레이디." 그는 손짓해서 시녀들을 불렀는데 커크가 잘라 말했다. "필요없다.시녀따위는." 그녀의 오만한 발언에 배리온이 놀라는 동안 가드온이 말했다. "난 뜨거운 목욕을 하고 싶어.그정도는 해 줄수 있지?" 배리온은 무표정한 십대소년을 바라보았다. 먼지를 뒤집어 쓰고 약간 불만어린 듯한, 당장이라도 폭팔할 듯한 불안한 녹색 눈을 가진 갈색머리 소년은 그에게 비닥하게 묻고 있었다. "물론이지.가드온." 밸이 꼬이는 것을 참으면서 그가 대답할 때 시종들이 급히 그들에게 머물 방을 안내하러 움직이기 시작했다.그는 턱을 괴고 앉아서 가드온의 등을 아니꼬운 듯 이 바라보면서 중얼거렸다. "대체 왜 이안을 쫑아다니는 놈들은 예의바른 놈들이 하나도 없는 건가 말이 야..." 사실 패리어드는 이안과 며칠을 지내는 동안 말을 할 수있게 되었다.일반 사람 들에 비한다면 엄청난 속도이겠지만 용인 커크로 보자면 상당히 느린 결과이기 도 했다. 이안은 언제나 패리어드와 말하기를 즐겨서 그녀와 앉아서 노닥거리는 것이 그 의 취미이기라도 한듯 언제나 손을 잡고 있었다. 패리어드는 거의 감정을 드러내지않았지만 그와 단 둘이 있을 때는 그의 목을 끌어안고 키스를 하기도 하고 웃음을 보이기도 해서 이안은 감동의 물결속에 살 고 있었다. 배리온의 시녀들이 그녀들의 드레스를 가지고 왔을 때 오만한 얼굴로 커크가 물 었다. "내가 저런 걸 입어야돼?" 이안은 옷을 들여다보고는 말했다. "넌 입기 싫으면 안입어도 돼.그러나 패리어드는 입혀야지." 커크의 눈꼬리가 올라갔다. "그건 무슨 뜻이야?" "그건 너는 뭘 입어도 상관없지만 패리어드,귀여운 내딸은 아름다운 옷을 입어 야 한다는 말이야." "어쩐지 매우 불쾌하게 들리는걸?" 커크가 역정을 내려 하는 순간 이안이 재빨리 말했다. "10년전 내가 너에게 말했었지? 너는..결코 너의 아름다움을 다른 사람에게 보 여주지 않을 거라고.넌 갑옷입고 그대로 있어,커크." 커크는 웃음을 지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하는 얼굴로 그를 쏘아보았다. 패리어드에게 옷을 입히는 동안 이안은 싱글 벙글 하고 있었다.그러나 문득 생 각해 보니 아무리 자기 딸이라지만 아무리 어린 애라지만 겉보기엔 분명히 십대 소녀였다.이런 소녀의 옷을 마구 벗기고 옷을 갈아입힌다는 것은 이상한 일이 다. "커크." "왜?" "나 좀 이상해 보이지않아?" "뭐가?" "패리어드를 벌거벗기고 옷을 입히는 거 이상한 거 같지않느냐고?" 커크가 그를 바라보았다. "뭐가?" "다른 놈들이 보면 변태라고 할 텐데?" "흥.다른 놈들 알게 뭐야." 이안은 고개를 저었다. "아냐,이 기회에 패리어드에게 정확히 말해 두어야 겠어,패리어드,넌 아빠말은 뭐든지 다 잘 듣지?" 패리어드가 그다지 표정의 변함없이 속옷을 입은 모습으로 무방비 상태로 그를 바라보며 고개를 그덕였다.이안은 그녀의 어깨에 손을 얹고 말했다. "절대로.절대로 어떤 자식에게도 알몸을 보여줘선 안된다." "왜요?" 패리어드가 질문을 모처럼 던졌고 이안은 엄숙하게 말했다. "너는 지금 여자의 몸이고 남자란 여자의 몸을 탐하게 되기 때문이지.아주 추잡 한 놈들이 있어서 함부로 너를 대하려 할 지도 모른다.다른 자에게 보여선 안 돼.엄마나 아빠 이외엔 안돼." "슬렌이나 가드온에게도?" "물론이지,.그놈들은 가족이긴 하지만 안돼.왜냐면 그건...자존심의 문제이기 때문이야." 커크가 배를 잡고 웃고 있는 동안 이안이 진지한 어투로 딸에게 강의했다. "음,..진짜 알몸을 서로 보여줄 때는 네 엄마나 아빠처럼 결혼을 약속하고 아름 다운 사랑을 나누었을 때만 가능해.알겠냐?" "음..사랑해야 보여준단 말이지? 그럼 사랑이란 뭐지?" 진지하게 그녀가 물었고 이안은 팔장을 끼고 숙고 했다. "음...그건 아주 미묘 복잡한 문제다.예를 든다면..아빠는 말이지,너를 위해서 라면 나라전체를 망해먹어도 되고 내가 죽어도 상관없을 정도로 널 사랑하지. 음...지켜주고 싶어하고 뭔가 해주고 싶어하고...음...복잡한 문제군,이런 건 쿠조나 아놉스가 말 잘하지않을까?" 이안이 커크를돌아보자 커크는 웃다가 침대에 발라당 누워서 큭큭 거리고 있었 다. "이봐,엄마라면 뭔가 교육에 전념해 보는 게 어때?" 이안이 화를 내자 커크는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 "상관하지말아.그애도 잘 될거니까.게다가 성년이 되면 지금의 성격도 뒤바뀐다 구." "성격이 바뀐다구? 대체 용은 변하는 게 왜그렇게 많아?" 이안이 한숨을 내 쉬었다. 패리어드가 그의 목에 매달려서 뺨에 키스하면서 말했다. "아빠,나 아빠 사랑해." 이안이 감격해서 고민하다 말고 그녀를 끌어안고 키스를 퍼부었다.커크는 웃음 을 지으면서 말했다. "점점 인간 다와 지는 군.저 애도 당신 못잖은 능청을 떨 때가 올 걸." 가드온은 욕조에 누워 다리를 맛사지하고 있었다. 요즘은 정말 자신이 절름발이라는 사실도 잊을 정도였다.너무 정신이 없었다. 여기저기 상처가 많았고 온몸이 당기고 아팠다.이안이 정말 얼마나 휘몰아쳤는 지 쉴 새도 없이 달렸었다.그리고 동굴에서, 왠지 가드온은 자신이 강해졌다는 것을 새삼 느끼고 있었다. 여지껏은 이안의 그늘 아래서 싸웠기때문일까? 이안이 자신의 눈앞에 없었던 적 이 한번도 없었기에 그는 그만 흥분하고 말았었다. 그는 팔을 들어보였다. 찬공기 탓으로 김이 모락모락 오르면서 그의 앙상했던 팔을 드러내고 있었다.그 러나 이젠 완전히 앙상한 게 아니라 마른 듯한 근육이 붙어있었고 여전히 식성 은 까다롭지만 식욕은 생겨서 잘 먹어댈수 있었다.이안의 곁에 있다면 당연 누 구라도 그렇게 될 것이다. 문소리가 들렸다. 가드온은 그게 자신의 시종인 거인이라고 생각했지만 의외로 들어선 것은 시란 과 슬렌이었다. "뭐야?" 가드온은 눈쌀을 찌푸렸다. 시란은 며칠 사이에 많이 여위어 있었고 눈빛은 조금 메말라져 있었다.어리광어 린 듯한 얼굴이 많이 나아져 있었기때문에 전처럼 역겹다는 생각은 들지않지만 그래도 그렇게까지 호감이 가는 것은 아니었다. "목욕중이셨군요." 슬렌이 가벼운 미소를 짓고 그의 맞은 편 소파에 조심스레 앉았다.시란도 나란 히 앉았다. "뭘 하는 거야? 나 목욕하는 거 구경하러 온 거냐?" 원래가 절름발이인 그는 남에게 자신의 몸을 보여주는 것을 매우 싫어했다.게다 가 상대가 슬렌이나 시란이라면 더더욱이 싫었다. "그게 아니라..조금 난감해서 여기에 온 거에요." 슬렌이 불안한 미소를 지으면서 부드럽게 말했다. "뭘?" "지금 이안의 곁에는 커크님과 따님이 계시기때문에 저희들이 가까이 갈 수가 없다는 거죠." 가드온은 흥 하고는 수건에 손을 내밀고 욕조에서 일어났다. 그는 절룩거리면서 비단의자에 젖은 몸으로 걸터앉아서 물을 닦아 내면서 그들 을 비웃었다. "그래서 뭘?" "그저..조금 난감해서 그럴 뿐입니다.화를 내시지 마세요." 가드온은 수건으로 발을 닦아 내다가 굳은 살을 발견하고는 꾹국 누르면서 대꾸 했다. "그래서 둘이서 마치 버림받은 강아지마냥 온거냐?" "너무 말씀이지나치세요!" 시란이 발칵 화를 냈다. 가드온은 고개를 들고 그를 보았다. 시란이 전부터 자신에게 뭔가 꼬여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고 물론 자신도 그 랬다.그는 시란이 싫었고 그 어리광부리고 예쁜척 하는 태도가 마음에 안들었으 며 더더욱이나 스탠이란 녀석과 나란히 호모처럼 들러붙는 꼴이 아니꼬왔다. "내입갖고 내가 말도 못하냐?" 그가 시란을 쏘아보는 순간 슬렌이 킥 웃었다. "뭐야?" 가드온과 시란 동시에 슬렌을 쏘아보았다. 슬렌은 당황해서 입을 가리곤 실례하고 말했다. "죄송해요.저기..왠지 말이죠..가드온님의 말투가 이안전하의 것과 비슷해서 요." 가드온은 그를 쏘아보았다.얼굴이 달아올랐다. "그건..무슨 뜻이냐? 내가 그를 따라 한다고?" "그게 아니고...뭐랄까 근본적으로 두 분은 닮아있는 것인지도 몰라요.." 슬렌이 진지하게 말했다. "커크님을 보고 가드온님은 별로 무서워 하지않는 거 같더군요.그렇죠?" 가드온은 슬렌을 보고 눈쌀을 찌푸렸다. 이 용같지도 않은 용이 뭔 소리를 하는 거야? "그래서?" 가드온은 튜닉을 알몸위에 걸치면서 준비된 장화를 신으면서 대꾸했다. "시란님은 어때요?" "무서워." 시란이 그렇게 말하다 말고 자신의 어린애 같은 말투를 의식했는지 조금 말을 바꾸었다. "무섭게 느껴져요,뭔가 무시무시한 압박감같은 것.." "뭐가? 예쁘기만 하던데." 가드온이 그를 쏘아보면서 내뱉자 슬렌이 급히 말했다. "그러니까요.가드온님,대부분의 마법의 힘을 가진 자들은 용앞에서는 움추러들 게 되어 있답니다.가드온님께서도 마법을 쓰시죠?" "난 초보야." "아니오.상당히 쓰시는 것을 제가 봐서 알아요.상위마법사의 수위까지는 못되어 도 최소한 중위이상이었어요.게다가 살상법이나 전화계마법은 상상이상으로 강 한 편이고." "그야..내가 화염술사이기 때문이지." "그래도 ..그정도 마력을 가졌는데도 커크님을 두려워하지않는 분은 처음 보았 어요.전에도 용을 보신 적이 있나요?" "당연히 없지." 가드온은 말하다 말고 뭔가 슬렌에게 이끌려들어간 거 같아서 기분이 나빠졌다. 시란은 곰곰히 생각하는 얼굴이 되어서 중얼거렸다. "화염술사이기때문에 화룡을 두려워하지않는 것일까?" "그건 모르죠.하여간 저 자일란드님도 커크님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지못해요." 슬렌이 말하는 동안 갑자기 생각난 듯이 가드온이 물었다. "그런데 너,정말 여자가 될 거냐?" 시란이 깜짝 놀라 그를 바라볼 때 슬렌의 얼굴이 붉어졌다. "그..글세요." "카시아는 네가 남자가 될거라고 철썩 같이 믿고 여기까지 온 거 아닌가? 우습 게 되었군." 가드온이 킥 하고 웃고는 머리칼을 빗기 시작했다. 시란은 우물거리면서 물었다. "머리,빗겨드릴 까요?" 가드온은 확 열을 받아 그를 홱 돌아보았다. "너 지금 농담하냐? 너 남자 맞아?" 시란은 왈칵 얼굴이 붉어졌다. "그렇지만 이안님은 그렇게 하라고 하셨고.." 가드온은 팔짱을 끼고 그를 쏘아보았다. "정신을 좀 차린건가 했더니 그대로구만! 난 너같이 어리광부리면서 달라붙는거 질색이야! 썩 꺼져버려! 이 꼬마 남색가야!" 그가 욕설을 퍼붓자 시란이 발딱 일어났다.그의얼굴에 눈물이 그렁해졌다. "나..난 그저..당신과 조금이나마 친해보려고 했을 뿐이에요! 당신이 너무 날 미워하기때문에! 대체 내가 그런 거 이외에 당신에게 해 줄수 있는게 뭐죠?" 가드온이 고함을 질렀다. "누가 해달래?" "탑에서는..언제나 해달라고 했다구요! 내가 해주길 바라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 았는데!" "그럼 탑으로 가!" 시란이 왁 울음을 터뜨리다 말고 가드온을 노려보았다. 그는 증오로 그를 쏘아보았고 가드온은 그를 경멸로 쏘아보았다. 시란이 팍 뛰쳐나가는 순간 슬렌이 그를 쫓아 나가려다 말고 가드온을 바라보았 다. 온화한 그의 얼굴도 분노로 붉어져 있었다. "너무 심하지않았어요?" "뭐가? 그렇게 심하게 말해주는 사람이 있는게 낫지않아?" 가드온이 비뚤어진 음성으로 말했다. "난 저런 태도 질색야." 슬렌은 입술을 깨물고는 그를 불안하게 바라보았다.그리고는 조용히 물어보았 다. "탑이 어떤 곳인지는 아시죠?" "알아.현자의 탑.늙은이들의 탑! 흥." 가드온은 손질된 단검을 허리띠에 꽂았다. 잘 채색된 유리창으로 스미는 햇빛이 아주 좋았다.그는 창문을 열어 빛이 들어 오도록 하고는 햇빛이 잘 비치는 창가에 걸터앉았다. 슬렌은 그런 그의 옆으로 조심스레 다가왔지만 손이 닿을 정도는 아니었다. "그런 곳에서..혼자 소년이 혼자 컸다고 생각해보라구요.가드온님." 가드온은 그를 돌아보았다.머리칼이 바람에 은근히 마르기 시작하고 있어서 그 는 물기를 털었다. "뭘 생각해?" "그 노인들중에는 거동도 불편한 노인들도 있었을 거에요.시란은 그들의 시중을 들어주면서 사랑을 받았겠죠.그렇다는 생각 하지않아요?" 가드온은 슬렌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그래서?" "16세의 소년이 흰 로브를 받았다는 건 그의 머리가 좋다는 것도 물론 있지만 다른 자들이 그를 인정했다는 이야기도 되요,그리고 한편으로는 그를 한명의 마 법사,혹은...남자로서 대한게 아니라 어린애로서 대한 것일 수도 있죠." "뭔 소리야?" "어찌되었든 그는 남에게 호감받는 방법을 시중을 들고 어리광을 피우는 것 이 외에 몰랐기때문일 수도 있다는 생각 하지않아요?" 슬렌이 열심히 말하는 동안 가드온이 그를 삐닥하게 바라보며 물었다. "그럼 한가지 물어보자구.내가 왜 저놈을 이해해야하고 다 받아줘야하지?" 슬렌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나는 그럴 생각 조금도 없어! 나는 다른 자들에게 동정받는 거 질색야.나도 남 을 동정하는 거 싫어! " 그는 손가락을 들어서 문을 가리켰다. "그런 소리는 그놈을 동정하란 말인데 난 동정하지않아.난 둘중 하나야.좋아하 든가 싫어하든가.아니면 아예 관심없든가.그러니 더이상 떠들 말 없으면 저 문 으로 나가주지않겠어? 그런 소리하는 너도 매우 역겨워!" 슬렌의 얼굴은 창백해지고 풀이 죽어서 그를 바라보다 말고 고개를 떨구었다. "제가 싫으신가요?" "아악! 정말 역겨운 소리구만! " 가드온이 화염을 뿜듯이 화를 냈다. 그는 벌떡 일어나서 문을 발칵 열었다. "당장 나가! 그딴 소리는 내가 정말 싫어하는 거야!" 슬렌은 당장이라도 울것같은 얼굴이 되어 밖으로 나갔다. 그가 나간뒤 한 참후에 가드온은 울화를 억누르느라 애를 쓰면서 검을 차고는 문을 박차고 이안의 방으로 갔다.  #6898 이수영 (ninapa ) 귀환병 이야기 63 10/20 01:48 223 line 귀환병 이야기 63 7. 슬 란 59 황제의 결혼식이 얼마 남지않은 날 이안의 북쪽궁에 있던 가드온은 결혼날짜를 잡으라는 명령을 받았다.이안이 저녁을 먹다 말고 그에게 물었던 것이다. "너 결혼 언제할 거야? 그 아가씨 괜찮던데?" "누구요?" 가드온이 퉁명스레 말하자 옆에 있던 스탠이 히죽 웃으면서 말했다. "그 아가씨,아다미아라는 그 아가씨말이야." 가드온은 그를 한 번 쏘아 봐 주고는 말했다. "멋진 아가씨지만 사양해 주세요." "왜?" 이안이 과장된 음성으로 외쳤다. "지금 이안은 행복한 가정생활로 방방 떠있다는 건 알지만 나는 지금 그럴 상황 도 아니에요!" "지금이 어떤 상황인데?" 가드온은 그를 쏘아보았다. "몰라서 물어요? 나는 지금 영지도 없고 재산도 없어요! 가진 거라곤 서른명의 부하밖엔 없다구요! 그런 내가 대체 그런 귀족집안의 규수를 데리고 와서 잘 지 낼 거라는 생각을 해요?" 이안은 그를 멀건히 바라보았다. 그는 의외라는 듯이 그를 다시 보고는 고갤 저었다. "호오,매우 실질적이구나." "물론이죠,난 바보가 아네요.최소한 내가 뭔가 하나 영지같은 거라도 얻고 집이 라도 지어야 여자를 얻든지 말든지 하죠.이안이야 지금 이 거처하는 북별궁이 있으니 아무 상관없겠지만 정확히 말해 난 지금 더부살이중이라구요." 그는 먹던 스프를 북북 들이마셨다. "흠.생각보단 똑똑한데 " 하고 포카로가 중얼거리다가 이안에게 주의를 받을 뻔했다. "게다가 그여자.아다미아라고 했던가? 손에 물 한방울 묻혀보지않은 여자같더군 요,시를 이야기 하니까 뭐랄까...흠,어찌되었든 때가 아네요!" "그럼 약혼을 해두면.?" 코린이 조심스레 물었다.그의 옆에 앉은 피트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가드온을 보고있었다. 이젠 아주 말도 잘하고 보통의 소년이 된 그는 전의 모습을 알아볼 수 없을 정 도로 건강해져 있었다.코린의 양자이기 때문에 다른 사람에게도 모두 사랑받았 기때문일 지도 모른다. "약혼? 남의 귀한딸 혼삿길 막힐 일있어요?" 그는 퉁명스레 말하곤 다른 사람들을 훑어보았다. "대체 뭘 하는 거야? 나를 장가 못보내서 안달이라도 난 건가?" 그가 고함을 치자 그의 신경질에 모두 고개를 내어 젓고 말했다. 이안이 중얼거리듯이 말했다. "난 황제가 결혼을 하니까 너도 했으면 하고 생각했을 뿐이야.지금 황제는 너의 영지를 돌려주는 것을 생각하고 있는 거 같은데." "생각만 해선 도움이 안되죠,15년간 내 영지를 빼앗아 간 놈들이 순순히 내어 놓을 리가 없죠." 가드온은 이를 뿌득 갈았다. 그가 미친 자로 몰려 신전에 위폐된 뒤에 그의 몫으로 남은 영지는 먼 친척들이 쪼개 가진 것이다.여럿이 나누었기때문에 돌려받는 것도 쉽지않았다.황제의 명 이라 해도 15년전의 영지를 돌려받으려면 독재못지않은 강권을 행사하기 전에는 돌려받을 수가 없을 것이다. 가드온 자신도 완전히 돌려받으리라곤 생각지않고 있었다. 그 때 빵을 먹고 있던 카시아가 입을 열었다. "그런데 슬렌,어디가 아픈가?" 모두 홱 돌아보았다. 워낙에 존재가 희박해서 인지 아까부터 창백해진 슬렌의 안색을 알아본 것은 카 시아뿐이었다. 이안이 놀라 그를 바라보자 슬렌이 창백한 얼굴로 비틀거리며 일어났다. "저기,..커크님에게 가겠어요." "그래." 카시아가 그를 부축하고 커크의 방으로 가는 동안 갑자기 생각난 듯이 이안이 포카로에게 물었다. "너 식은 언제 올려?" "식은 무슨...지금 현재는 ...뭐,." 포카로가 답지않게 얼굴을 붉혔다.그는 커커 하고 이상한 웃음소릴 내고는 커다 란 덩치로 비실거리고 웃음을 터뜨렸다. 현재. 피아리드의 난리가 있은 지 다섯달이 지나가고 있었다. 황제의 결혼식의 날이 정해지고- 그 빼짝 말랐던 공주는 이제 어느정도 제 모습 을 찾고 있었다.귀여움이 돋보이는 공주였다고 이안은 나중에 깨달았다- 이 북 별궁에 안주인이 들어섰는데 왠 분홍빛 바람이 일고 있었다. 드물게도 포카로와 카시아였는데 그건 다른 사람들 모두가 의외의 결과였다. 모두들 카시아가 아깝다고 했고 포카로같은 놈에게 카시아가 굴복한 것은 정말 로 의외의 결과이며 이해할수 없는 결과라고 통탄해 마지않았다. 게다가 나이 차이나 적은가. 무려 이십세이상,거의 삼십세에 육박하는 나이차이가 있는데 그들이 서로 연인 이 된 것에 대해선 분분히 의견이 많았다.가장 많이 나온 의견은 카시아가 포카 로에게 당했다(?)라고 하는 의견이었는데 그건 그다지 현실성이 없었다.카시아 는 용병대장으로 용병생활 10여년의 베테랑이다.쉽게 당할리도 없고 당했다하더 라도 그의 애인이 순순히 될리가 없다.그래서 스탠이 내린 결론이 가장 그럴듯 하게 모든 사람에게 인정을 받았는데 그건 포카로가 눈물로 호소했다는,호소라 기 보단 애원이 적당하겠지만 어찌되었든 애원하고 빌어서 맺어졌다는 이론이었 다. 그 사연이야 두 사람만이 아는 일이고 어찌되었든 포카로의 얼굴에는 말 그대로 꽃바람이 훈훈히 불고 있었다.그는 사창가 출입을 딱 끊었으며 술도 줄였고 몸 무게도 줄였으며 수염과 머리칼등 옷차림에도 무진장 신경을 쓰고 있는 중이었 다. 커크는 슬렌이 비슬거리고 들어오자 이유를 곧 깨달았다. 카시아가 불안한 듯이 그녀를 보면서 물었다. "약을 가져올 까요?" "아니,필요없어." 커크는 카시아에 대한 적의를 이미 버렸기때문에 그나마 온화한 어조로 말했다. 그녀는 자신이 이안의 곁에 있는 모든 여자들에게 다 적의를 가지고 있을 것이 란 것을 깨닫고 있었지만 어쩔수 없다고 생각했다. 슬렌을 침대위에 눠힌 그녀는 슬렌의 앙상한 손을 잡고 물었다. "원하는 것은?" 슬렌의 얼굴은 고통으로 창백하게 변해있었고 눈에는 눈물이 고여있었다. "혼자 있기 싫어요..." "그러나 혼자있어야 해.그건 성룡이 되려면 겪어야 할 필연적인 거야." "나는 약해요!" 슬렌이 비명처럼 외쳤다. "그건 네 생각이지.네가 그 껍질을 벗고 성룡이 되면 너는 이미 그때 지상의 동 물 어떤 것도 범하지 못할 그 어떤 것이 되어 잇을 거야." 커크는 그의 손을 꽉 잡고는 일어섰다. "커크님!" "힘을 내렴.슬렌.원하는 것을 얻으려면 고통을 겪지않으면 안돼,고통없이는 아 무것도 얻을 수없어," 커크는 그를 내버려 두고 밖으로 나갔다. 그리고 문을 잠그고 자신의 딸 패리어드를 보면서 조용히 말해 주었다. "들었지? 성룡이 되는 것은 어렵단다.고통없이는 얻는 것도 없어.패리어드." 패리어드는 검푸른 눈으로 모친을 바라보고 문 안쪽에서 들리는 고통의 신음소 리를 들었다. "왜 안나와? 벌써 이틀이나 지났어!" 이안이 커크에게 물었다. "아직 겪고 있나보죠." "뭘?" 이안이 안절부절 하여 묻자 커크는 자연스레 패리어드의 머리칼을 땋아주면서 대꾸했다. "성장의 아픔이요." "그런 말을 해봐야 아나! 용이 성룡이 되기까지는 얼마나 걸려?" "용마다 달라요." "너는 얼마나 걸렸지?" "음,...세시간," 이안은 그녀를 돌아보았다.커크는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 "죽을만큼 아파요.그러나 해야 할 일이죠." "패리어드도 그럴까?" 이안이 걱정스레 묻자 커크는 패리어드를 빤히 보았다. "모르죠.그러나 자신의 의지가 확고 하다면 금방 해결되요.들었지? 패리어드?" "네,확고한 의지." 패리어드가 따라했고 이안은 귀여워서 어쩔줄을 모르며 이마에 키스를 퍼부었 다. 그때 시란과 가드온이 드물게 나란히 들어왔다.뒤에는 자일란드가 들어와 있었 다. "늙은이.잘 있었나?" "지금 왜 여기에 그대로 계신 건가요? 황궁의 예식이 펼쳐지고 있는 참이라 여 후께서 노발대발 하고 계십니다!" 자일란드가 역정을 냈다.이안은 슬렌이 있을 한 구석의 방을 손가락질 하면서 말했다. "저기 내 양자,아니 양녀,아니.허여간 내가 입양한 아이가 지금 아파서 말이 야," "아프다구요? 양자라구요? 그럼 제가 한번 상태를 볼까요?" 자일란드가 놀라 말하자 시란이 잘라 말했다. "당신이 하실 일이 아니에요," 그는 오만하게 말했고 그 꼬인 음성에 자일란드도 놀랐다. 그는 엘프계에 갔다 오자 마자 자신의 제자에게 궁정마법사로서의 예법을 다시 가르치고 있는 중이라 눈코뜰 새 없이 바빴었다.그래서 북별궁에는 한동안 오지 않았기에 한 몇개월 사이에 시란의 변화에 더 놀랄 수 밖에 없었다. 시란은 말이 점점 없어지고 무뚝뚝해 지고 있었다.어딘가 꼬인 음성이 가드온과 비슷했지만 본인은 거의 의식을 못하고 있는 것같았다.가드온은 요 몇개월 새에 그를 싫어하고는 있지만 경멸하는 것은 관두기로 마음을 정하고 있었다. 시란이 몇개월째 자신의 방에 처박혀서 마법서를 탐독하고 애를 쓰고 있는 것은 다들 알고 있는 사항이었다.커크가 온 뒤 시란은 이안의 방앞에는 거의 얼씬도 하지않았다.이안은 시란에겐 거의 관심도 없었고 실제로 관심을 둘 새도 없었 다. 패리어드는 나날이 점점 아름다와 지고 있었으며 그 아름다움은 그녀가 인간다 움을 점점 습득해 가기 때문이었다.그녀는 코린이나 스탠,그리고 포카로에게도 아무례지도 않게 키스하게끔 되었고 거의 매일 가드온과 피트,그리고 시란과 더 불어 어울려 다녔다.물론 이안의 부릅뜬 시야 안에서 였지만. 궁의 경비대장이 된 노켈은 그녀의 아름다움에 한 숨을 내쉬면서 정말로 감격하 듯이 그녀를 사랑했다.그녀의 모습이 나타나면 북별궁의 군사들이 일제히 한숨 을 몰아 쉬는 것이 들릴 지경이었다.그녀를 위해 꽃을 심게한 이는 뜻밖에도 스 탠이었다. 스탠은 그녀를 위해 꽃밭과 정원을 가꾸었고 코린도 뒤를 이어 도왔다.물론 포 카로도 도우려는 의지는 있었지만 끼어들지는 못했다. 그래서 이들 늙은 귀환병들의 힘으로 100여년만에 북별궁에는 꽃이 심어지고 아 름다운 후원과 정원이 가꾸어졌다. 푸른 잔디를 가꾸게 되고 나무를 심었고 새가 지저귀고 분수대가 물을 뿜었다. 그건 정말로 100여년만의 일이었다. 문득 자일란드가 이안의 허리에 꽂힌 검을 보고 눈초리를 기묘하게 하며 그에게 물었다. "저기,전하.그 검.드라이언경의 것 아닙니까?" "왜?" "드라이언경이 전하께서 검을 가지고 계실 거라 해서요." "왜? 그 쫌생이가 돌려달래?" "아..그게 아니고..그검은 생명의 은인이니 기꺼이 드리겠노라고 말했어요." 자일란드가 그를 책하는 듯한 얼굴로 바라보자 이안은 어깨를 으슥했다. "그래? 생명의 은인에게 이정도 밖엔 안하나? 검하나라니,쳇.역시 좀생이." 이안은 비웃었고 자일란드는 울화를 조금 억누르면서 말했다. "전하,그 검은요..하이 엘프의 검입니다.엘프의 검은 흔히들 살아있다고 말하 죠.드와프가 제련한 검날과 조각한 검자루에 엘프들의 숨결이 깃든 물건입니 다,.명품이라구요!" "알았어." 이안이 손을 휘휘 내 저어 보였다. "그건 그렇고 저 안에서 신음하고 있는 환자는 무슨 병입니까?" "성장의 병이래." 이안이 잘라 말하자 자일란드는 의아한 표정을 짓고 시란을 돌아보았다.시란은 웃음기하나 없는 얼굴로 말했다. "용의 환골탈태입니다.이를테면.변이지요." "에? 그럼 저기 있는게..용이란 말이요?" 자일란드가 놀라 외쳤는데 그 옆에서 시란이 덧붙였다. "그렇습니다.슬렌이죠." 커크가 고개를들어 방을 바라보았다. 그녀의 얼굴에 안도의 한숨이 깃드는 순간 갑자기 그들은 기묘한 쐐애액 하는 파공성과도 같은 기묘한 소리를 들었다. 그리고 순식간에 사방이 빛으로 물들었다.그 빛은 너무 강렬해서 모두 고개를 돌리고 눈을 감았다. "커크!" "괜찮아요! 이제 끝난 거에요!" 이안이 그녀의 어깨를 끌어안을 때 커크가 대답했다. 그 빛은 북별궁을 완전히 감싸 안았고 말 그대로 사방에 빛을 뿌려 한동안 사람 들이 눈을 못 뜰정도로 강렬했다. 후일에 다른 사람들이 말하길 그 빛은 황궁전체에 퍼져나가 서쪽 끝 배리온 후 작의 영지에서도 보였다고 말했다. 이안들은 한동안 가슴을 두근거리면서 서로의 얼굴을 마주보았다.눈이 부셨던 것이 이제서야 가라앉은 것이었다.그들 모두가 조심스레 고개를 들고 사방을 돌 아보았다. 이안은 커크의 얼굴을 보면서 재촉하듯이 턱을 그덕였고 커크는 그래요 하고 대 꾸했다.그리고 나서 이안은 커크의 손을 잡고 문을 열었다. "슬렌!"  #6899 이수영 (ninapa ) 귀환병 이야기 64...최종회 10/20 01:51 310 line 귀환병 이야기 64 ...최종회 7. 슬 란 60 "슬렌?" 이안은 조심스레 다가갔다. 침대위에 누군가가 누워있었다. 방안에는 기묘한 향기가 일렁이고 있었는데 뭐라 형용할 수 없는 유혹적인 내음 이었다. 그가 다가가 들여다 보자 그는 놀라 소리를 지를 뻔했다. 침대위에 있는 것은 백금색,은발의 머리칼을 가진 여인이었다.그녀는 긴 머리칼 을 발치까지 늘어뜨리고 알몸으로 누워있었다. "스...슬렌?" 그녀가 조용히 고개를 들었다. 그 얼굴은 이안이 처음 본 미녀의 얼굴이었다. 슬픔이 밴 듯한 그 얼굴은 어딘가 예전에 본 백룡왕을 연상케 했고 푸른 눈은 청룡왕을 연상하게 했다.하여간 희고 매끄러운 갸름한 얼굴과 푸른 눈을 한 미 녀는 깨끗한 알몸을 드러낸 채 무방비상태로 앉아서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너 슬렌 맞냐?" 그녀는 손을 뻗어서 이안의 목을 끌어안고 가볍게 속삭였다. "네,저에요." 이안은 가슴이 울렁거리는 것을 억누르느라 애를 쓰면서 커크를 돌아보았다. 커크는 약간 아니꼬운 얼굴로 그를 보고 있었는데 당장이라도 폭팔할 것같은 얼 굴이었다. "저기,.커크,이건 내가 한 게 아냐." "알아요.좋겠수." 커크가 흥 하곤 팔짱을 끼고 있었기때문에 이안은 급히 그녀의 팔을 푸르고 이 불을 열어 그녀의 알몸을 덮어주었다.커크는 고개를 갸웃하면서 물었다. "누굴 위해 여자가 된거야? 슬렌?" 슬렌이 흠칫했고 이안도 흠칫했다.그의 등에 땀이 흐르기 시작했다. 설마 여기서 슬렌이 자신 때문이라고 말하면 어떻게 되는 거야? 용들의 대 전쟁 이 벌어지는 거 아닌가? 그럼 난 누구 편을 들어야 하지? 슬렌은 커크를 바라보더니 킥 웃었다. "아니에요.커크님.저는..이안님이 절 언제나 보호해 주셔서...정말로 아버지처 럼 생각하고 있답니다.게다가 정말 저를 양녀로 해주셨잖아요?" 커크는 안도했고 이안은 안도와 함께 약간의 허전함을 맛보았다. "좋아.,그럼 누구야? 누가 너를 백룡으로 만들었지? 이해 할 수가 없구나.여자 가 된 것은 그렇다치지만 청룡에서 백룡이 된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야." 커크는 그녀를 아래위로 보면서 물었다. "그런건가? 아,.뭔가 입을 것을 준비해야 겠어." 이안이밖으로 나가자 마자 그는 호기심 어린 눈들을 발견했다. 시란과 가드온,자일란드 할 것 없이 모든 자들이 다 와서 문앞에 서 있었다. 이안은 히죽 웃으면서 외쳤다. "자! 가서 옷가져와! 내 딸이 또하나 생겼으니까!" 다른 자들이 헤에 하고 다들 놀라고 있을 때 가드온이 물었다. "정말 여자가 된 거요? 그녀석? 믿어지지않네.그렇게 될 수도 있나요?" "그래,나도 내 눈을 의심했어.게다가 녀석,백룡이 되었지 뭐냐?" "백룡이오?" 다들 어안이 벙벙해서 기대감에 차 있는데 급히 시종이 옷을 가져왔고 이안은 그들에게 당부했다. "절대 들여다보지마!" 그가 방문을 열고 들어가자 커크는 팔짱을 끼고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었고 슬 렌은 차분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이안이 옷을 주자 슬렌은 인간세상에서 이십년 을 살아왔기에 익숙하게 옷을 끼어 입었다. "왜그래? 무슨 이야기 있었어? " "아니.나중에 이야기 해요." 커크가 말하곤 입을 내밀었다.이안은 슬렌을 자랑스레 바라보면서 말했다. "정말 아름다와,.정말이지! 내딸들은 이렇게 미인들이라니까.하하하." 슬렌은 부끄러운 얼굴을 하곤 손을 내밀어 보였다. "이손..어차피 그대로에요.이안." 이안은 그녀의 손을 보았다.여전히 망가진 그대로였다. "상관하지않아.넌 그대로 충분히 아름다와,뭐 검을 들고 싸울 것도 아니잖아?" "그러나 바느질도 요리도 못하죠." "그런건 못해도 돼.하녀를 시켜.커크는 원래 안했어." 커크가 노려볼때 이안은 껄껄 웃고 들떠서 두 마리의 용을 양 쪽에 안고는 밖으 로 걸어나갔다. 얼마나 대단한 난리가 났었는지는 새삼 말할 필요조차도 없었다. 북별궁이 떠나 갈 정도의 반향이 있었다면 알 만 할 것이었다. 이안은 슬렌이 미녀가 된 뒤에 패리어드와 함께 어울려 노는 것을 보길 즐겨서 정원에서 어슬렁거리면서 뒹굴거렸다.커크가 그의 옆에 앉아서 걱정스런 한숨을 쉬기 전까지는 그랬다. "왜그래?" 이안이 그녀에게 묻자 커크가 도로 물었다. "내일 황제의 결혼식때 당신은 우리들을 전부 데려갈 생각이죠?" "그래." "나를 뭐라 소개할 거죠?" "내 마누라라고." "슬렌은요?" "내 양녀." "패리어드는요?" "내 딸." 커크는 흠 하고 턱을 괴고 그를 바라보았다. "당신도 나만큼이나 생각이 없군요." "당신이 그렇듯 성숙되게 자신이 생각없는 인물이라는 것을 깨달아 주니 기쁘 군." "농담말아요," 그녀는 웃음을 짓고 말했다. "슬렌은 그렇다치고 패리어드는 너무 나이에 비해서 성숙해 보이잖아요? 인간으 로서는?" "상관마,나는 어차피 정상적인 인간이 아니니까 정상적인 아내와 딸이 있는 것 이 오히려 더 수상쩍어.그러니 걱정말라구." "패리어드가 남자가 되면?" "원래 남자였다고 하지뭐." "그게 말이되요?" "뭔가의 저주때문에 그럴 수밖에 없었노라고 말해두지뭐.마법사가 둘이나 있구 만 뭐가 걱정야?" 이안이 태연스레 대꾸했다. "그런데 시란은 요즘 어때요?" "그애? 공부하나봐." "당신이란 인간은 너무나 매몰차네요.그애를 그렇게 귀여워하고선." 커크가 그를 노려보자 이안은 고개를 저었다. "아냐,실은...조금 반성하고 있었어.그앨 어린애 취급했다고 스탠에게서 야단맞 았거든." "당신이 반성같은걸 할 사람이 아닌데요?" "허여간 조금 반성했어.그애도 자극받은 거 같구,그래서 가만히 있는 중이야." "그애에게 좀 잘해줘요." "전에는 너무 잘해준다고 해놓곤." "그건 옛말이죠." 이안은 하늘을 보면서 중얼거렸다. "정말 평화롭군...." 슬렌은 가드온을 발견하자 패리어드를 잠시 피트에게 맡기고 그의 뒤를 따라갔 다. 가드온은 검술연습을 마치고 막 돌아오는 길이었다.땀으로 전신이 팍 젖어있었 다.옆에 있는 것은 시란이었는데 왠지 두사람 친해진 기색이어서 슬렌은 참 이 상하다고 생각하고 있던 차였다. "안녕하세요,두분?" "슬렌." 가드온이 그를,아니 그녀를 흘긋 보고 걸음을 멈추었다. 가드온도 그녀의 놀라운 아름다움에 대해선 경탄하고 있던 차였다.물론 다들 그 랬다. 시란은 그녀를 보고 정중히 뒤로 물러났다. 마법사는 타의든 본의든 간에 용에게는 위압감을 느끼는 것이라 시란도 자기도 모르게 정중해 지곤 했다.아무렇지도 않게 대했던 슬렌에게조차 그렇게 무의식 중에 되는 자신이 신기할 정도였다. "친해지셨네요?" 가드온이 힐긋 시란을 바라보았다. "친해져? 흥.그저 덜 싫어졌을 뿐이야." 시란이 웃음을 지었다.전과는 다른 약간 메마른 웃음이었는데 가드온과 닮아있 었다. "난 먼저 가죠." 시란이 그들 사이를 빠져나갈 때 가드온이 외쳤다. "내방에 그거 갖다놔," "알았습니다." 시란이 전과는 다른 말투로 대꾸하면서 사라졌다. 슬렌은 기묘한 위화감을 느꼈다. 시란과 가드온이 사이가 좋지않았기때문에 한번은 그와 싸우지않았던가 하고 그 녀가 생각할 즈음 가드온이 물었다. "뭐야? 할 말이 있나? 난 씻으러 갈거야." "저기.." "우물거리는 것도 싫어해." 가드온이 말하자 슬렌이 불쑥 말했다. "싫어하는 것도 많군요.가드온님은." 가드온은 입을 심통스레 다물고 그녀를 똑바로 바라보았다.그녀가 자신보다 오 히려 약간 키가 컸다.그러나 지금도 가드온은 자라고 있었기때문에 그녀와 비슷 해질 것은 확실했다. 하지만 이안처럼 늘씬한 체구를 가질 수는 없을 것이다. 왜냐면 그는 절름발이였기때문에 키가자라는 데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 틀림없 었다.절름발이가 키가 크다는 이야긴 들어본 일이없다. '아름답군.' 가드온이 그런 생각을 할 때 슬렌이 입을 열었다. "저기..물어보고 싶은 것이 있었어요.전하." "뭘?" 기분이 나쁘진 않군 하고 가드온은 생각했다. '이 아름다운 여자와-비록 여자란 느낌은 들지않지만 -이렇게 서서 시원한 바람 을 맞이하는 것도 싫지는 않아,게다가 어디선가 농염한 향기도 이는걸.' "정말로 절 싫어하시는지요?" 가드온은 눈쌀을 찌푸렸따. "그런 소리 질색이라 말했지?" 그는 팔짱을 끼고 그녀를 쏘아보았다.슬렌은 고개를 약간 숙이고 호소하듯이 물 었다. "정말 싫어하세요?" "그런 말 하는 인간을 나는 제일 싫어해.그래서? 싫다고 말하면 울부짖기라도 할 건가? 대체 남이 좋아하든 싫어하든 왠 참견이야?" 가드온이 외치자 슬렌이 날카롭게 쏘았다. "그러나 당신은 이안이 당신을 싫어할 까봐 안절부절했잖아요?" 가드온은 흠칫했다.그의 안색이 분노로 일그러졌다. "그래서? 그래서 어쨌다구?" "이안님이 당신을 사랑하니까 이제 안심한 거 아니에요? 그렇죠?" "그런 소릴 왜 내가 너에게 들어야 하지?" 가드온이 그녀를 쏘아보았다. "너는 그런 식의 참견이 재미있나? 너의 말로 사람을 휘젓는게 재미있냐구?" 그가 마주 외치자 슬렌의 얼굴이 처연해졌다. "그런게 아니에요." "그럼 왜? 뭐하러 사람들 마음속을 들쑤시고 이해하는 척 하고 있어? 실은 이해 하는 것도 아니면서?" 가드온이 비웃었다. 슬렌은 고개를 떨구고 손에 얼굴을 묻었다.가볍게 어깨가 흔들렸기때문에 가드 온의 마음도 흔들렸지만 아무리 뭐라해도 그를 여자로 인식할 자신은 없었다. "저는..단지..이해하려고 노력했을 뿐인데요.." "관둬!" 가드온이 막 돌아서려는 순간 슬렌이 외치듯이 말했다. "당신을 사랑해요!" 가드온은 발을 딱 멈추고 움직임도 멈추었다. 그의 어깨가 굳는 것을 슬렌은 보고 눈물을 떨구었다. "그 때 부터 좋아했어요.그래서 나...여자가 된거에요.당신의 화염과 반대되는 성격인 청룡을 버리고 당신에게 도움이 될 백룡을 선택했어요.그래서 .." 가드온은 고개를 돌리지않았고 그렇다고 가지도 않았다. 그는 혼란되어 있었다. 다른 사람에게서 사랑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이안은 그에게 아낌없이 사랑을 베풀었다고 스스로 말하고 있긴 하지만 어찌되 었든 사랑한다고 그렇게 노골적으로 말해 준 사람은 없었다. 그의 가슴이 뛰기 시작했다. 얼굴이 달아올랐고 그는 그런 얼굴을 슬렌에게 보여주고 싶지않아 몸을 돌리지 않았다. "제가 그렇게 싫으신 거에요?" 가드온은 이상한 기분이 되어서 바닥을 노려보고 있었다. 주먹을 어느샌지 모르게 꽉 쥐고 있었다.땀이 축축하게 배어나왔다. 슬렌이 울고 있었는데 그는 뭐라 한 마디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그는 필사적으 로 생각했지만 뭐라 말이 떠오르질 않아서 이렇게 지껄이고 말았다. "시...싫긴 해도...최..최소한 관심이 없진 않아." 그는 떨리는 음성인 자신의 목소리가 싫어졌다.화가 나고 갑자기 그렇게 만든 슬렌을 증오했다. 그가 홱 돌아보자 슬렌이 그를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조금 더 ..생각해 보지.난 ...난..생각해 본 일도 없는 일에..대해 그렇게 간 단히 답변하지는 않아." 슬렌은 그를 바라보았다. 그의 얼굴이 달아오른 것은 처음 보았다.그의 얼굴은 부끄러움과 수치로 달아올 라있었는데 그런 감정을 보인 가드온을 보는 것은 슬렌으로선 처음이었다. "가드온님." "나..나중에 보자." 그는 홱 돌아서서 바삐 걷기 시작했다. "뭔가 될까?" "모르죠." 커크가 대꾸했다. 그들은 테라스아래서 그들이 보인 해프닝을 지켜 보고 있었다. 드물게 이안은 웃음을 터뜨리지않았다. "우리 딸이 여자가 될지 남자가 될지 모르는 것처럼 저들이 어떻게 될지는 아무 도 모르죠." "그렇지..황제가 결혼해서 딸을 낳을지 아들을 낳을 지 알수 없는 것처럼." 이안은 턱을 괴고 테라스 아래에 보이는 정원들을 바라보았다. "내 생전 이 정원을 보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지." 그는 꽃밭에서 피트와 웃고 있는 패리어드를 보았다.노켈이 그녀를 위해 산포도 바구니를 건네주고 있었다. "그리고 내 딸이 내 정원에서 뛰어 놀고 있을 수 있을 거란 상상도 못했어." 커크가 웃으면서 그의 손을 잡았다. "그리고 내가 검에서 튀어나올거란 것도 상상하지못했겠죠?" 이안은 그녀의 턱을 들고 키스하면서 말했다. "그래,그리고 당신이 내 아내가 될 거란 것도 상상하지못했어." 평화... 마지막 장 에필로그 아닌 에필로그 이안이 어느날 밤 모두를 불러 모았다. 슬렌은 패리어드와 나란히 앉아있었는데 의아한 얼굴로 이안을 바라보고 있었 다. 다른 자들도 초저녁부터 자신들을 끌어 모은 이안때문에 어리둥절 해있었다. 애드리와 쿠조는 여행준비를 하고 있었고 아놉스는 킨샤를 만나러 에나푸르나에 갈 생각이었다.그리고 노켈은 지금 가꾸고 있는 텃밭에서 딴 호박으로 파이를 만들라고 요리사에게 지시하던 참이었으며 포카로와 카시아는 배에 들어있는 태 아의 이름을 생각하고 있는 참이었다. 코린은 피트에게 간단한 조각을 시범보이고 있는 찰나 였던 것이다.허여간 다들 할 일을 하고 있는 차였는데 이안이 갑자기 불러모은 것이다. 막 저녁을 먹고 난 뒤라 나른했고 다들 잘 익은 포도주가 한 순배씩 돌아 좋은 분위기였다. "왜 불렀어요?" 시란이 실험에 열중하다가 심각한 얼굴로 애드리에게 물었는데 애드리는 이안을 손가락으로 가리켜 보이면서 입다물고 앉으라고 했다. 하여간 다들 모인 가운데 이안이 갑자기 팔짱을 끼고 서서 말했다. "그러니까...내가 약 3년전에 슬렌에게 약속한 게 있었어.그것을 이제 이행하려 고 해." "뭘 이행하는데요?" 가드온이 물었고 슬렌은 그게 무엇인가를 뒤늦게 기억해 냈다. 그녀가 웃음을 짓자 이안이 그녀를 바라보면서 미소를 지었다.모처럼 근사한 미 소였다. "그래,바로 그거야." "네에.잘도 기억하셨군요,전 다 잊으신 줄 알았어요." "고의로 잊는 게 아니면 다 기억해." 이안은 껄껄 웃으면서 포도주를 들이키고는 말했다. "그때 말했었지.내가 살아남는다면 내 이야기를 모두 너에게 들려주마고 말이 야.그래서 지금 다들 불러모은 거야." "그랬군요." "우리들의 이야기를 너에게 들려주려고.언젠가 네가 우리이야길 노래로 만들거 나 이야기로 짓거나뭐 그러겠지.그러나 어찌되었든 이 자리에서 몇날 몇밤을 지새더라도 할 이야긴 해야지." 다들 어리둥절해서 그를 바라볼 무렵 이안이 말했다. "내가 이야길 하나씩 할 거고 너희들 말이야.쿠조 ,애드리.코린,스탠,아,제길, 스텐은 여행갔잖아? 쳇,하는 수없지. 포카로,노켈 하여간 너희들 모두가 자기 이야길 한번이라도 하는 거야,알아 들어?" "무슨 이야길 해요?" 항의어린 목소리로 노켈이 외쳤다.그는 지금 호박을 제대로 삶고 있나 내려가 보고 싶은 생각만 가득한 차였다. "자기 이야기 말야! 자기 이야기! 나는 한다고 했고 그리고 하라고 명령했다구! 그러니까 해! 다들 털어 놓으란 말이야.알아들어!" 그가 눈을 부릅뜨면서 부하들에게 요구하자 다들 얼굴을 찌푸리면서 투덜거렸지 만 이안은 무시했다. 그리곤 웃고 있는 슬렌과 자신의 딸을 바라보면서 천천히 말하기 시작했다. "자,그럼 나부터 이야기 할까? 내 이름은 이안 스터커 에디슬란......" =================================================================== 끝입니다. 저는 해피엔딩을 좋아하죠.비극은 싫어해요. 귀환병 이야기는 여기서 끝납니다. 그동안 봐 주셔서 대단히 감사 합니다. 너무 썰렁한가요? 외전과 다른 이야기들은 추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