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야 래 향 | | | | ...전 육 권... | | 1985 년 8 월 7 일 인쇄 | | 1985 년 8 월 22 일 발행 | | 허운재옥 연재 씨리즈 저 자; 검 궁 인 | | 발행인; 이 영 래 | | 제 삼 부 ...>>> 발행처; 대 명 문 화 사 | | 타자; 허 운 재 옥 | +------------------------------------------------------------------+ -------------------------------------------------------------------------- ...>>> 서 장 (一)... 쌍비의 서 <<<... -------------------------------------------------------------------------- 아는가? 그대들은 머리맡으로 소리없이 날아드는 죽음의 묵시를...... 저녁무렵 야향과 함께 찾아드는 그림자 없는 밤의 인간들을 아는가? 그대는 누구인가? 정인인가? 마인인가? 아니면 위선의 탈을 쓴 효사인가? 온다...... 그들이...... 그대들의 마음을 훔치러 온다...... 불가능이란 없는 아이들이 이 땅에 한 그루 나무를 심기 시작했다. 믿음의 나무...... 진실의 나무...... 그리고 심판의 나무...... 이 시대 최고의 승부사요 최고의 청부업자들...... 그들이 온다. 불가능이란 말을 모르는 무서운 아이들이 이 땅의 위선의 지표를 뚫고 위악의 구름을 깨뜨리며 그대들의 곁으로 온다. 아는가? ------만통서생------ 죽음의 미학과 심판의 묵시를 안고 나타난 이 시대의 최고의 비중비를? 온다...... 그가 온다...... 밤과 함께 찾아든 밤의 인간들을 이끌고 후각을 자극하는 야향(夜香)을 풍기며 그가 온다. 밤의 이름으로...... 밤의 율법으로...... 밤의 방식으로...... 어느 날 그가 찾아왔다. 광명을 모르는 이여...... 어둠에 묻힌 이여...... 태양을 볼수 없는 이 여...... 밤의 새로운 역사가 도래하리라! 그대의 머리맡으로...... 새로운 밤의 역사가 소리없이 일어서리니...... 어느날...... 밤의 야인들이 모였다. 버림받은 인간...... 소외당한 인간...... 패배한 인간...... 그들이 밤에 모였고 또다시 밤의 장막 속에서 흩어졌다. 천하를 향해...... 밤의 주인...... 그를 일컬어 세인들은 이렇게 불렀다. ------야래향------ -------------------------------------------------------------------------- ...>>> 서 장 ... 흑 도 백 도 <<<... -------------------------------------------------------------------------- 흑백이로------ 검날(劍刀) 아래 한 방울 이슬(血)의 고혼(孤魂)됨을 두려워않는 대망(大望)의 무사지로(武士之路)를 걷는 자(者)라면 누구라도 선택해야할 두 가지 길이 있으 니...... 흑도(黑道)------ 백도(白道)------ 바로 그것이리라! 수천 년 무림사(武林史) 이래로 얼마나 많은 영웅기인(英雄奇人)이, 효웅마인 (梟雄魔人)이 협골간담의 대호웅대간웅(大豪雄大奸雄)이 쌍곡선의 길을 걸으며 목숨을 초개처럼 야망을 위해 던졌던가? 정(正)과 사(邪)의 길은 영원히 합치될 수 없기에...... 여기, 정사쌍천(正邪雙天)이 생겨났다. <천무성궁(天武聖宮)!> <구천마중루(九天魔重樓)!> 오오......! 천무성궁은 살아있는 협의정도(俠義正道)의 성전(聖殿)이요, 구천마중루주는 수백 년 전통의 마(魔)의 신화를...... 흑백이로는 이토록 명확히 구분되건만...... 왜......? 왜......? 왜......? 쿠쿠쿠쿠------! 당금(當今)의 무림천하는 혼란의 극을 치달린단 말인가? 정사양로(正邪兩路)의 인물들은 미친 듯이 명예와 이(利), 그리고 일신의 탐욕 을 채우기 위해 서로의 영역을 침범하여 천하(天下)의 곳곳에서 피비린내나는 사투(死鬪)를 단 하루도 그치지 않고 벌이고 있쓴? 오오...... ------천무성궁(天武聖宮)이여! 살아있는 정도(正道)의 신화시여! 무림의 천등 (天燈)이시여! 왜 침묵하시오?------ ------구천마중루(九天魔重樓)의 금마율(禁魔律)이 깨어졌다. 구천마중루에서 풀려난 대마인들은 서로가 새로운 구천마중루의 주인이 되려 한다. 쿠르르르......! 천하대경동(天下大驚動)! 바야흐로 천하는 난세를 맞고 있었으니...... 혈우성풍의 무림천하여------ 대혈곡(大血曲)의 서막(序幕)이 열리려 함인가? 쿠쿠쿠쿠...... 쿠쿠쿠...... From kids@kids.kotel.co.kr Mon Mar 11 00:02 KST 1996 Subject: 야래향 2 From: kids@kids.kotel.co.kr (hades@KIDS) Date: Mon, 11 Mar 1996 17:15:02 +0900 (KST) To: cspark@hera.kaist.ac.kr X-Mailer: fastmail [version 2.4 PL21-h3] Status: RO [ fiction ] in KIDS 글 쓴 이(By): ruby (뱃살공주) 날 짜 (Date): 1995년07월25일(화) 20시15분40초 KDT 제 목(Title): 야래향 2 -------------------------------------------------------------------------- ...>>> 서 장 ... 불 가 사 의 <<<... -------------------------------------------------------------------------- 무림불가사의(武林不可思議)라 불리우는 비중비(秘中秘)------ ------영겁불회금역(永劫不廻禁域), ------사대신병지비(四大神兵之秘), ------천투종(天偸宗), 그 세 가지의 비중비는 이른바 무림삼대불가사의로 통한다. 수천 년 무림사를 통해 아직도 풀리지 않고 있는 기상천외(奇想天外)의 수수께 끼를...... 오오...... 그 중 한가지 비밀만 푼다해도 천하는 발칵 뒤집혀지리라. 영겁불회금역(永劫不廻禁域)은 두 곳으로 나뉘어진다. <암흑천마대총(暗黑千魔大塚)!> <천외천벽(天外天壁)!> 오오...... 마(魔)와 정(正)의 종(宗)을 논(論)한다면 불회금역을 잊지 마라...... 사라진 천마(千魔)의 한(恨)은 대총(大塚)에서 천년(千年)의 깊은 잠을 자고, 하늘을 오르려던 신인(神人)의 꿈은 천외천벽(天外天壁)에 새겨졌나니...... 오오...... 마(魔)의 후계자가 되려는 자여, 천마총(千魔塚)에 들어 일천대마혼(一千大魔 魂)을 얻으라! 등천(登天)의 꿈을 재현시키려는 이여, 천외천벽에 올라 등선무(登仙舞)를 추 라! ...... 일천마인(一千魔人)의 마공(魔功)과 마심(魔心)이 묻혀있다는 고금최? 마인 (魔人)들의 무덤(塚). 전설의 정문(正門), 상고의 천하정통(天下正統)의 비기(秘技)가 새겨져 있다는 백도성지(白道聖地) 천외천벽. 영겁불회금역은 오늘도 면면이 전설을 낳고 또 낳고 있다. ------사대신병(四大神兵), 그것은 고금(古今)이래로 가장 뛰어난 신병(神兵)을 일컫는다. <천왕검(天王劍)!> <천마환(天魔環)!> <낙일혈(落日血)!> <미인루(美人淚)!> 아무도 모른다. 어째서 그 네 가지 병기가 고금최강의 신병이 되었는지...... 확실한 것은 천왕검(天王劍)과 천마환(天魔環)은 실존한 것이라는 것이다. 천왕검은 사백 년전 처음 나타났다. 즉, 무림정도의 수호신이던 제 일대(第一代) 천무성궁주가 사용했었다. 천마환은 그보다 더 일찍, 약 칠백년전------ 구천마중루의 시조라 전해지는 구천마종(九天魔宗)이 끼고 있었다고 했다. 아무도 천왕검과 천마환의 확실한 위력을 알지 못한다. 허나 사대신병에 든 만큼 그중 하나라도 얻으면 천하(天下)를 얻는다는 전설을 모두 믿고 있다. 그러나...... 낙일혈(落日血)과 미인루(美人淚)?무엇인지...... 어떻게 생긴 병기인지조차 알려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 사대신병지비------ 그것은 비중비였다. x x x <천투종(天偸宗)!> 그것은 가장 당대(當代)에 가깝게 접근한 불가사의, 아니 불가해(不可解)의 사 건이었다. 또한, 녹림도(綠林道)의 신화이기도 하다. ------환상신도(幻像神盜). 그는 녹림대조종(綠林大祖宗)이자 고금제일신투(古今第一神偸)다. 백도(白道)는 물론, 흑도(黑道)에서조차 무시당하고 경멸시 당하던 하오문(下 五門)을 비롯한 녹림인들을 규합하여 환상루(幻像樓)라는 단체를 세웠다. 녹림의 율법을 만든 희대의 귀재(鬼才), 그는 녹림이 낳은 천하기인이었다. 그는 천보(千步)를 걸을 때마다 천 뮌犬?얼굴을 바꾸는 재주를 지녔으며, 마 음만 먹으면 황제(皇帝)의 옥새도 훔칠 뿐더러, 상대방 의중(意中)의 생각이나 비밀마저도 훔치는 환상의 도적이다. 그런 그가...... 엄청난 일을 벌렸다. 그것은 녹림의 명예를 걸고 공표한 일이었으니...... 지금으로부터 십칠 년 전, ------백도(白道)의 성역(聖域) 천무성궁(天武聖宮)과 마도(魔道)의 성역 구천 마중루의 최대 지보(至寶)를 훔치리라! 아아...... 천하는 온통 그 한 마디에 흔들렸다. 허나...... 쿠쿠쿵...... 천지경동! 그가 선포한지 일년(一年)도 못되어 천무성궁과 구천마중루는 엄청난 움직임을 보였다. From kids@kids.kotel.co.kr Mon Mar 11 0:03 KST 1996 Subject: 야래항 3 From: kids@kids.kotel.co.kr (hades@KIDS) Date: Mon, 11 Mar 1996 17:15:04 +0900 (KST) To: cspark@hera.kaist.ac.kr X-Mailer: fastmail [version 2.4 PL21-h3] Status: RO [ fiction ] in KIDS 글 쓴 이(By): ruby (뱃살공주) 날 짜 (Date): 1995년07월25일(화) 20시19분48초 KDT 제 목(Title): 야래항 3 ------천무성궁주는 구룡옥새령(九龍玉璽令)을 발본하여 천하백도인(天下白道 人)을 동원하여 환상신도의 체포령을 내렸다. ------구천마중루주는 금마령(禁魔令)을 내려 환상루(幻像樓)를 쑥밭으로 만들 었다. 일만(一萬) 환상루 녹림인이 몰살하고 환상루 주변 십리(十里)가 폐허가 되었다. 오오...... 십육년(十六年) 전에 발생한 엄청난 대혈사(大血事)! 강호인들은 모두 엄청난 의혹을 느꼈다. 대체 환상신도가 무엇을 훔쳤기에...... 그토록 천무성궁주와 구천마중루주가 분노했단 말인가? 허나 환상루는 영원히 무림에서 사라졌다. 또한 환상신도의 종적도 죽었는지 살았는지 묘연해지고 말았다. ------천투종(天偸宗), 이 이야기는 무림불가사의 한 장(章)으로 남아있게 되었다. 불과 십육 년 전의 일이었다. 무림은...... 오늘도 끊임없이 피의 수레바퀴를 돌리고 있었으니...... 쿠쿠쿠...... =========------------------------------>>> 타이핑 :..허운 재옥 허운재옥 연재 시리즈 제 3부 야 래 향 (夜來香) 第 一 卷... -------------------------------------------------------------------------- ...>>> 第 一 章... 四月 初日, 血事는 始作되었다. <<<... -------------------------------------------------------------------------- 손(手), 천하(天下)에서 이 손만큼 희고 깨끗하며 완벽한 미(美)를 가진 손은 없다. 또한 이 손만큼 무정(無情)한 손도 없다. 뿐만 아니라 이 손만큼 신비(神秘)스러운 손도 없다. 거기에다 이 손이 일단 마음만 먹는다면 천하인 중 아무도 이 손이 자신의 목 을 따갈 것을 막을 뻑?또한 없다. 이 손(手)의 임자는 무림(武林)에서 가장 은밀(隱密)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희고 아름다운 손(手), 그 주인(主人)을 세인(世人)들은 이렇게 부른다. ------만통서생(萬通書生), 희대(稀代)의 청부업자이며 천하제일 신비인(神秘人), 그의 나이가 얼마인지, 무공이 어느 정도로 높은지, 용모가 어떻게 생겼는 지...... 모든 것이 비(秘), 비, 비...... 그렇다. 그는 완벽한 손(手)을 가졌다. 그런 그 손이 한번 가리킨 곳에서는 실로 기상천외한 일들이 벌어졌다. ------흑색(黑色)의 악랄한 살인청부집단인 흑사각(黑死閣) 일천살수(一捷? 手) 하룻밤 사이에 몰살(沒殺)하다! ------색(色)과 환락(歡樂), 황금(黃金)으로 무림을 농락하던 서북(西北) 쾌우 림(快憂林) 단 삼일(三日) 사이에 폐허로 화하다! ------관중(關中) 일대에서 발호한 혈세구십구마(血洗九十九魔)는 잠자리에서 모두 목이 잘려져 시체(屍體)로 발견되다. 사해(四海)를 주름잡으며 장강(長江)을 거슬러 올라오며 수상패권을 장악하던 해룡군림선단(海龍君臨船團) 하룻밤 사이 수장(水葬)되다! 희대(稀代)의 색마(色魔) 천면인마...... 그는 천의 얼굴로 천하를 주유하며 일만(一萬)의 여인을 간살(姦殺)...... 허나 그는 신출귀몰...... 공적(共敵)으 로 선포된지 십년(十年)이 넘었으나 여전히 색(色)의 품♣? 벌이던 중...... 마침내 사지(四肢)가 끊어진 채 천산(天山) 만검곡(萬劒谷)에서 발견되다. ...... ...... 무수한 사건(事件), 사건들...... 하나같이 당대(當代)를 경악케 하고 한숨 쉬게 한 대사건(大事件)이여...... 허나...... 그 모든 것이 이 시대에서 가장 신비한 한 사람의 희고 아름다운 손에 의해서 벌어진 걋繭窄?믿겠는가? 그것은 엄연한 사실이었다. 손(手), 그 손은 위대했으며 치밀하고 잔인할 정도로 강하고 철저했다. 만통서생------ 이 이야기는 그에게서부터 시작(始作)된다. 그가 세웠으며 불과 단 일년(一年)만에 천하제일신비지문(天下第一神秘之門)으 로 부상한 만사신통문(萬事神通門), 혹은 만통신문(萬通神門)------ 때는 명조(明祖) 중엽(中葉), x x x From kids@kids.kotel.co.kr Mon Mar 11 00:04 KST 1996 Subject: 야래향 4 From: kids@kids.kotel.co.kr (hades@KIDS) Date: Mon, 11 Mar 1996 17:15:07 +0900 (KST) To: cspark@hera.kaist.ac.kr X-Mailer: fastmail [version 2.4 PL21-h3] Status: RO [ fiction ] in KIDS 글 쓴 이(By): ruby (뱃살공주) 날 짜 (Date): 1995년07월25일(화) 20시21분30초 KDT 제 목(Title): 야래향 4 <<<... 追億 一章...>>> 휘이잉...... 위잉...... 살을 저미고 뼈를 깎는 듯한 혹독한 추위가 메마른 삭풍과 함께 금방이라도 무 너질 듯 위태위태한 움막을 뒤흔든다. 움막 속, 이삼십 명의 아이들이 휑한 눈을 뜨고 앙상하게 마른 두 무릎을 끌어안고 조금 도 움직이지 않고 오직 어둠만을 노려보고 있었다. 위이이잉...... 우잉...... 칼날같이 아픈 한풍이 움막의 구멍 뚫린 지붕과 거적으로 드리워진 벽을 뚫고 아이들의 몸을 저밀듯이 몰아친다. 아이들은 알고 있었다. 그들은 모두 고아(孤兒)들이다. 그들은 벌써 열흘 가까이 굶었다. 그리고 자신들의 굶주림이 언제까지라도 계속될 것이라는 것을 안다. 조금이라도 움직이면 그만큼 더 일찍 허기를 느낄 것이고...... 최선은 움직이지 않고 기다리며 한 올의 힘이라도 모아 두었다가 가장 절실히 필요로 할 때 한꺼번에 사용하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치열한 생존경쟁(?)에서 결코 살아날 수가 없다. [......] [......] 아무도 말을 하는 자가 없었다. 한풍은 더욱 더 기승을 부리고...... 이제는 아예 눈송이까지 곁들이고 있었다. 그때였다. 저벅...... 저벅...... 저벅...... [......!] [......!] 순간 아이들의 눈이 짐승같은 광채를 발산하기 시작했다. 동시에 더욱 몸을 웅크린다. 그것은 야수가 먹이를 발견하였을 때 덮치기 직전의 모습과 흡사한 것이었다. 이윽고, 저벅...... 발자국 소리가 움막 바로 앞에서 멎었다. 이어, 휙! 무엇인가 움막 안으로 던져졌다. 그 순간 실로 믿을 수 없을만큼 놀라운 광경이 벌어졌다. 휙! 우당탕! 쿵쾅! 이십여 명의 아이들이 실로 번개보다 빠른 동작으로 던져진 물체를 향해 일제 히 덮친 것이었다. [악!] [윽!] [으윽!] 서로의 머리가 부딪치고, 손발이 엉키고, 밑으로 깔리는 아이, 올라타고 아귀 처럼 온몸을 버둥거리는 아이...... 짐승처럼 울부짖는 아이...... 대체 던져진 물체가 무엇이기에...... 이때다. [......!] 한쪽 구석에서 다른 아이들과 딴판으로 가만히 앉아있는 아이가 있었다. 그 아이는 눈빛이 맑았다. 비록 헝클어진 머리칼이 땟국물 흐르는 얼굴을 반 이상 가리고 있었으나...... 오오, 알지 못할 이상한 기품과 사람으로 하여금 찬바람을 느끼게 하는 기질이 아이를 감싸고 있었다. 이때, 휙! 아이들?아우성 속에서 무엇인가 하나의 조각난 물체가 퉁겨나왔다. 순간, 휙! 실로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른 동작이었다. 구석에 웅크리고 있던 아이의 앙상한 손이 물체를 낚아챈 것이었다. 이어, 으적으적...... 그는 마파람에 게눈 감추듯 그것을 뜯어먹기 시작했다. 그 물체는 다름아닌 구운 오리의 다리였던 것이다. 으적으적...... 아이는 아수라장을 이루며 한 덩이 고기라도 더 차지하려는 아이들을 두 맑고 무심하며 차가운 눈으로 바라보며 태연히 고기를 뜯고 있었다. 아...... 실로 무서울 정도로 차분하며 지혜로운 아이였다. 이때였다. 문득 움막 밖에서 멀어지는 발자국 소리와 함께 나직한 중얼거림이 들려오고 있었다. [장천(藏天)...... 저녀석은 항상 굶는 법?없군...... 무서운 녀석...... 설 사 지옥에 떨어져도 살아남은 녀석......] ------장천(藏天). 그것이 아이의 이름이었던가? 으적으적...... 흡사 아수라지옥처럼 한 점의 고기를 차지하기 위해 머리가 깨지고, 다리가 부 러지는 참극 속에서도 장천은 태연히 오리다리를 뜯고 있었다. 기이한 것은...... 장천, 그의 머리칼 속에 가려진 눈빛은 한 가닥 그윽한 향기마저 감추고 있다 는 사실이었다. 장천...... 기억하라, 그의 이름을...... x x x 밤(夜), 밤의 이름으로...... 언제부터인가 무림에 살아 있는 전설로 떠도는 이름이 있었다. From kids@kids.kotel.co.kr Mon Mar 11 0:05 KST 1996 Subject: 야래향 5 From: kids@kids.kotel.co.kr (hades@KIDS) Date: Mon, 11 Mar 1996 17:15:11 +0900 (KST) To: cspark@hera.kaist.ac.kr X-Mailer: fastmail [version 2.4 PL21-h3] Status: RO [ fiction ] in KIDS 글 쓴 이(By): ruby (뱃살공주) 날 짜 (Date): 1995년07월25일(화) 20시23분07초 KDT 제 목(Title): 야래향 5 <야래향(夜來香)!> 오...... 아는가? 그 이름을...... 밤의 향기(夜香)을 맡아본 적이 있는가? 그대여, 잠못 드는 이 밤 후각을 자극하는 은밀한 향기...... 그 향기가 밤의 향기라는 것을 눈치챘는가? 밤에 온다(夜來)...... 밤의 향기(夜香)...... 이름하여...... ------야(夜)...... 래(來)...... 향(香)...... 언제부터인가 강호(江湖)에 떠돌기 시작한 그 이름은 이제는 모르는 사람이 없 게 되었다. 밤의 인간들...... 광명천지(光明天地)에 나설 수 없는 인간들에게 한 가닥 빛이 될 수 있는 존재 로서 야릇한 야향과 함께 기척없이 나타나는 존재, 야래향(夜來香)이 나타나면 밤의 인간들이 일제히 어둠을 헤치고 나타난다고 했다. 때는 일찌기 유래없는 평화시대(平和時代), 정도(正道)의 하늘인 사백년 전통의 정도의 수호신인 천무성궁(天武聖宮)이 이 해할 수 없는 침묵을 지키며 동천목(東天目)에서 문을 걸고 있고...... 마도(魔道)의 하늘인 칠백년 전통의 구천마중루(九天魔重樓)가 역시 깊은 잠을 자고 있으며...... 한때 녹림(綠林)의 꿈을 부르짖던 희대의 녹림천(綠林天)------환상루(幻像樓) 가 무너진지 십수 년...... 무림(武林)은 이래적으로 평화스러웠다. 정도, 마도, 할것 없이 눈부신 발전을 거듭하면서도...... 단 한 번의 충돌도 없었으니...... 수천 년 무림사 이래 가장 평화스러운 시대(時代)...... 허나, 혹자는 느낀다. 천기(天機)를 살필 줄 아는 자는 이렇게 예언했다. ------당금무림(當今武林)의 평화는 겉으로 드러나는 현상일 뿐,엄청가공할 혈 사풍(血死風)이 미연에 곧 닥칠 것이다. 오오......! 지금의 평화는 다만 폭풍 전야(暴風前夜)일 뿐이다!------ 오오...... 만약 그 말이 사실이라면? 쿠쿠쿠......! 균형은 곧 깨어질 것이 아닌가? 바로 이때, 바람처럼 떠도는 소문, ------야래향(夜來香)------ 그것은 신비였고, 신화였으며, 하나의 엄청난 변화를 예고하는 것이었다. ------야래향, 그는 밤의 역사를 창조할 이 시대의 새로운 성체(聖體)이리라! 예고된 인간 야래향------ 그는 누구인가? 또 누가 그의 소문을 퍼뜨렸는가? 야래향의 존재는...... 당금천하의 비중비(秘中秘)인 만통신문과 만통서생과 더불어 절대쌍비(絶對雙 秘)로 불리우기 시작했다. 무림이 낳은...... 두 비밀(秘密), x x x 손(手), 정교하고 아름다운 이 손, 여인의 손보다 희었으며 섬세하고 아름다운 손, 그 손에는 항상 술잔이 쥐어져 있다. 희디 흰 옥배(玉杯). 옥배는 손에서 한 번도 떠난 적이 없었다. 허나 옥배가 손을 떠났을 때는 한 사람의 목숨이 끊어진다. 그리고 다시 돌아왔을 때, 옥배 속에는 피(血)이 담겨진다. 살인, 그에게 살인은 미학(美學)이었다. 상대가 서서히 모로 쓰러질 때, 그는 피가 든 술잔을 허공에 뿌린다. 그 광경은 마치 해가 떨어질 때 핏빛 같은 노을이 지는 광경과 흡사했다. ------낙일혈(落日血)! 사람들은 그 술잔을 그렇게 부른다. 아아...... 그들은 치를 떤다. 낙일혈이라면...... 뭍?고금무림사에 불멸의 신화를 이룩한 사대신병(四大神兵)중 하나가 아닌 가? 낙일혈의 주인은 새파란 청년, 아니 소년서생(少年書生)이었다. 무림이 낳은 두 비밀 중 하나를 간직한...... x x x 소림사(少林寺), 소림의 힘은 거력(巨力)이다. 숱한 풍파가 닥쳤어도 아직껏 소림은 걋聆求? 특히, 당금에 이르러 소림의 영향력은 거의 절대적이었다. 그 이유는 바로 소림삼신승(少林三神僧) 때문이었다. From kids@kids.kotel.co.kr Mon Mar 11 0:06 KST 1996 Subject: 야래향 6 From: kids@kids.kotel.co.kr (hades@KIDS) Date: Mon, 11 Mar 1996 17:15:14 +0900 (KST) To: cspark@hera.kaist.ac.kr X-Mailer: fastmail [version 2.4 PL21-h3] Status: RO [ fiction ] in KIDS 글 쓴 이(By): ruby (뱃살공주) 날 짜 (Date): 1995년07월25일(화) 20시25분04초 KDT 제 목(Title): 야래향 6 소림일신승(少林一神僧) 영허불존(靈虛佛尊), 소림이신승(少林二神僧) 영공불사(靈空佛師), 소림삼신승(少林三神僧) 영해불공(靈海佛空), 그들은 모두 나이가 근 이백세(二百世)에 가까운 소림의 전대장로(前代長老)였 다. 무공의 깊이는 추측이 불가능했고, 불력(佛力)은 바다같이 깊었다. 당금의 소림장문인 법정대사(法正大師)는 영허불존의 이대제자(二代弟子)였다. 그들은 이미 소림의 일에 관여치 않은 지 수십 년이며 그들이 소림 어느 곳에 칩거하는지 또 과연 그들이 살아있는지조차 비밀이었다. 헌데...... 저녁무렵이었다. 숭산 태실봉의 한 초라한 암자, 그곳에는 단 두 명의 중이 살고 있었다. 나이를 추측할 수 없는 노승과 근 일백 세 가까이 보이는 늙은 중, 소림사가 있는 소실봉 맞은편에 있는 이 암자는 소림승려들의 금지(禁地)였다. 이 암자로 이르는 길은 소림나한승(少林羅漢僧)에 의해 철저히 폐쇄되어 있다. 설사 하늘을 나는 생 일지라도 암자로 접근하기란 불가능한 일이었다. 헌데 불가사의한 것은...... 일년(一年)에 한 번씩 소림장문(少林掌門)이 직접 십팔복호신승(十八伏虎神僧) 을 대동하고 이 무명암자로 와 문안을 드린다는 사실이었다. 더더욱 놀라운 사실은...... 이백 세쯤 되어 보이는 늙은 중 앞에서 일배(一拜)를 하고, 그가 모시는 노승에게는 무려 구배(九拜)를 한다는 사실이었다. 대체 노승의 정체가 무엇이길래...... 황혼(黃昏) 무렵, 암자의 손바닥만한 마당을 비질하던 늙은 중이 허리를 틈? [한바탕 비라도 퍼부을 것 같군. 아미타불......] 늙은 중은 한쪽 팔이 없었다. 그것은 과거 무림인들이라면 무서운 기억 속에 남아있는 사연을 지니고 있었 다. ------마불장(魔佛掌) 광륜법사(廣輪法師)! 아! 광자(廣字) 돌림은 당금 소림장문보다 일 배가 높으며, 소림삼신승의 바로 직 계 대(代)였다. 광륜뭘?----- 그는 소림이 낳은 희대의 마승(魔僧)이었다. 선천적으로 성격이 화급하여 악을 보면 결코 참지 못한다. 오십년전, 그는 단신으로 대막(大漠)의 혈사마궁(血砂魔宮)으로 쳐들어가 일천 궁도를 전멸시킨 적이 있다. 그때 그는 오른팔을 잃었다. 그의 무명은 흑도인들에게는 염라대왕보다 더 공포적인 존재였다. 헌데, 무명암자에서 한낱 비질이나 하고 있다니...... 문득, 광륜법사는 흠칫 놀랐다. ...... 그림자(影) 자신의 등 뒤에 그림자 하나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아미타불...... 시주는 뉘시오?] 광륜법사는 서서히 몸을 돌렸다. 느린 동작, 누가 보아도 왕년의 일대살겁승이라고는 믿어지지 않는 동작이었다. 허나 누가 알랴! 그의 느린 동작에는 이미 일천(一千)가지 이상의 공격과 방어동작의 변화가 깃 들어 있음을, [여전하군 마불장!] 낭랑한 햇살같은 음성이 들렸다. 나타난 사람, 미소년(美少年)이었다. 일신에는 순백의 백삼문사의(白衫文士衣)를 입고...... 역시 순백의 건(巾)을 쓴...... 아! 형용할 수없이 아름답게 생긴 소년서생(少年書生)이었다. 이마가 반듯하고 무궁한 지혜가 담겼으며, 눈(眼), 눈은 투명할 정도로 맑았다. 곧은 콧날과 작약같이 붉은 입술은 육감적일 정도로 매혹이 넘쳤다. 이제 십 육칠 세쯤 되었을까? 전신에서는 봄바람 같은 온유함이 넘쳐 흐른다. 허나, [......!] 광륜법사는 전신에 소름이 끼치는 것을 느꼈다. 그것은 두 가지 이유 때문이었다. 첫째는 부드러운 기운이 감도는 소년의 전신에서 바늘로 찌를 것 같은 차갑고 냉혹한 예기(銳氣)가 느껴졌기 때문이었고, 그보다 더 중요한 사실은, 그가 소림나프坪?철통같이 지키는 암자로 이르는 길을 소리없이 지나쳐 자신의 등 가까이 이르도록 전혀 자기가 눈치채지 못했 다는 사실이었다. [아미타불...... 빈승을 아시는 소시주는 뉘시오?] 광륜법사의 빗자루는 천중(天中)의 위치에 비스듬히 걸렸다. 그것은 완벽한 방어요. 또한 한시라도 산악(山嶽)조차 짓이겨 으깰 만근거력 (萬斤巨力)이 담겨 있는 자세였다. 이때, 소년서생은 가볍게 입을 열었다. [마불장, 당신을 만나러 온 것이 아니오.] [그럼...... 설마......?] [맞았소이다. 영공(靈空)을 만나러 왔소이다.] 아! 영공......이라 했는가? 바로 소림이신승 영공불사를 말한단 말인가? 감히 그의 법호를 존칭도 없이 입에 담다니...... [......!] 광륜법사의 성긴 눈썹이 분노와 경악으로 곤두섰다. From kids@kids.kotel.co.kr Mon Mar 11 0:07 KST 1996 Subject: 야래향 7 From: kids@kids.kotel.co.kr (hades@KIDS) Date: Mon, 11 Mar 1996 17:15:18 +0900 (KST) To: cspark@hera.kaist.ac.kr X-Mailer: fastmail [version 2.4 PL21-h3] Status: RO [ fiction ] in KIDS 글 쓴 이(By): ruby (뱃살공주) 날 짜 (Date): 1995년07월25일(화) 20시26분57초 KDT 제 목(Title): 야래향 7 스슥......! 빗자루가 이번에는 천살(天殺)로 움직였다. 그것은 필살(必殺)------ 그 자세였다. 소년은 문득 입가에 미소를 배어 물었다. [당신이 만약 한번 더 움직이면 두 다리가 성치 못할 것이오.] 순간 소년은 앞무릎을 살짝 굽혔다. 순간 광륜의 이마에 진땀이 배었다. (으으...... 지독하다. 정말 나의 다리를 요절낼 기세다!) 처음으로 그는 공포를 느꼈다. [한 마디만 전해 주시오. 그러면 영공은 나를 만날 것이오.] [십 육인(十六人)의 지우(知友)가 당신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 엉뚱한 말에 광륜법사는 어리둥절했다. 헌데 바로 그때였다. [아미타불......! 광륜, 들여 보내게.] 문득 초라한 암자의 썩어갈 듯한 움막 안으로부터 한가닥 웅후한 불음(佛音)이 들려왔다. [사...... 사존(師尊)! 하지만......] 광륜법사는 식은 땀을 흘리며 무릎을 꿇었다. [아미타불...... 자네가 관여할 일이 아니네. 올 것이 왔을 뿐......] 그 말에는 항거할 수 없는 위엄이 담겨 있었다. [하하...... 역시 대담하구료.] 소년서생은 낭랑히 웃고 지체없이 소매를 펄럭이며 광륜법사의 곁을 지나쳤다. [......!] 천하제일마승조차 그의 안중에는 없는 듯했다. 삐------ 걱! 문짝은 오랫 동안 사용하지 않은 듯 거북한 음을 내며 열렸다. 방안은 컴컴했다. 허나 소년소생의 눈에는 깨알 하나조차 확연히 보였다. 불단(佛壇) 하나, 그 위에 금동(金銅) 칠을 한 목불상(木佛像) 하나, 그리고 먼지가 수북히 쌓인 바닥에 노승(老僧)이 한 명 정좌해 있었다. 아...... 방안은 수십 년 동안 청소 한 번 하지않은 듯 온통 거미줄과 먼지투성이었다. 뿐만 아니라 노승의 옷은 거의 삭았으며 머리와 어깨에 한 치 두께의 먼지가 앉아 있었다. 노승은 등을 돌리고 있었다. 소년서생의 입가에 또다시 미소가 어렸다. [영공, 당신이 이런다고 업보를 피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임을 아시오?] 부드러우면서도 무서운 뜻이 담긴 어조, 문득 영공불사가 입을 열었다. [아미타불...... 열 여섯 도우(道友)의 죽음은 모두 자네의......?] [그런 것 같소.] [그렇다면 노납이 열 일곱 번째가 되겠군......] [아마 그럴 것이오.] [그렇다면 죽기 전에 자네의 얼굴을 보는 것은 괜찮겠는가? [......] 소년서생은 대답하지 않았다. 이때 서서히 영공불사가 몸을 돌렸다. 아아...... 이럴 수가! 눈(眼)이 없는 것이 아닌가? 눈이 있던 자리는 다만 휑하니 허무의 구멍만이 뚫려 있었다. 얼굴은 온통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주름살 투성이...... 괴기(怪奇)하다고 할 정도로 끔찍한 모습이었다. 소년서생은 뜻밖인 듯 흠칫했다. 허나 곧 그의 입가에는 양면성(兩面性)을 느끼게 하는 부드러우면서도 차가운 미소가 어렸다. [당신이 스스로 눈을 파 내었다고 모든 것이 끝난 것은 아니오.] 문득 영공불사는 허허 웃었다. [물론이네. 허나 노납은 기쁘네.] [......?] [자네를 보니 안심(安心)하고 후사(後事)를 맡길 수 있다는 느낌이 드는군.] 보다니......? 눈이 없이도 볼 수가 있단 말인가? [아미타?..... 당시 노납이 눈이 멀었기에 벌어진 참극...... 그동안 노납은 부처님께 모든 것을 바치기로 했네. 그리고 마지막으로...... 자네에게 노납의 모든 것을 돌려 주겠네.] [......] [자네의 이름은......?] 문득 소년서생이 소매 속에 감추어져 있던 손을 꺼냈따. 손(手)! 아...... 어찌 그리 남자의 손이 희고 아름다울 수 있을까? 술잔, 그의 희고 부드러운 손에는 옥배(玉杯) 하나가 쥐어져 있었다. [내 이름은 서문장천(西門藏天)이오.] 오...... 서문장천! 그렇다면......? 이때 영공불사는 탄식을 했다. [수중에 낙일혈(落日血)을 들고 있는 것을 보니...... 자네가 그...... 만통서 생(萬通書生)?] 오------! ------만통서생(萬通書生)! 마침내...... 무림이 낳은 두 비밀(秘密) 중 하나의 실체가 드러났다. 이 시대의 비중비(秘中秘)------ 그가 바로 만통서생 서문장천인 것이다. [그렇소. 나는 항상 그 말이 과하다 생각하고 있소.] 서문장천의 은유한 말에 영공불사는 고개를 저었다. [아닐세. 노납은 확신하네. 자네야말로 무림최대의 흉사(兇事)이자 혈사(血事) 인 왕년의 비극을 해결해 줄 수 있으리라고.] [그렇게 생각해 주어 고맙소. 자, 이젠...... 시간이 다 되었소.] 스스...... 옥배, 옥배를 쥔 손이 수평으로 받쳐졌다. From kids@kids.kotel.co.kr Mon Mar 11 0:08 KST 1996 Subject: 야래향 8 From: kids@kids.kotel.co.kr (hades@KIDS) Date: Mon, 11 Mar 1996 17:15:22 +0900 (KST) To: cspark@hera.kaist.ac.kr X-Mailer: fastmail [version 2.4 PL21-h3] Status: RO [ fiction ] in KIDS 글 쓴 이(By): ruby (뱃살공주) 날 짜 (Date): 1995년07월25일(화) 20시28분39초 KDT 제 목(Title): 야래향 8 사대신병(四大神兵) 중의 하나이자 불가사의의 살인병기(殺人兵器)! 아미타불...... 영공불사는 합장(合掌)했다. 이어, 우우...... 웅......! 그의 전신에서 칠색(七色)의 서기가 어리는 것이 아닌가? [아미타불...... 모든 것은 공(空)에서 공(空)으로 돌아가는...... 허나 노납, 무인이기에 낙일혈(落日血)을 한 번 경험해 보겠네.] 서문장천의 투명한 눈에 한 가닥 광채가 번뜩였다. [칠채귀원만불신공(七彩歸元萬佛神功)......! 소림 삼대불공(三大佛功)중 하 나......역시 소림신승답다.] 다음 순간, 윙! 옥배가 날았다. 오! 우우우...... 웅! 칠색서기가 돌연 환을 이루며 방 안을 가득 메우고...... 파------ 앗! 옥배가 그 속으로 파고 들었다. 그 순간, 오오......! 믿을 수 없다. 직접 보기 전에는...... 파츠츠츠츳......! 아! 옥배가 회전하며 새하얀 백광(白光)이 발산되고, 칠색서기는 그 백광에 갈기갈 기 찢어지는 것이 아닌가? 그리고...... [크아아아------ 악!] 비명, 처절한 비명이 황혼을 진저리치게 했다. 보라! 칠색서기가 씻은 듯이 걷히고 드러난 광경을, 영공불사! 그는 처음 그 자?그대로 있었다. 헌데, 옥배(玉杯), 옥배가 그의 이마에 박혀있는 것이 아닌가? 이때 서문장천의 안색은 종잇장처럼 창백해져 있었다. 문득, 스스스------ 소리없이 옥배가 그의 손바닥으로 들어왔다. 찰랑찰랑...... 옥배 속에는 피(血)가 가득 담겨 있었다. [훌륭한 불공(佛功)이었소. 영공불사, 당신은 내게 처음의 적수였소.] 피(血)! 서문장천의 입가에 피가 주르륵 흘러내렸다. 이어, 그는 빙글 돌아섰다. 그 순간, [아미타불...... 살적(殺敵), 빈승 살계(殺戒)를 열겠다!] 분노한 불호와 함께, 위------ 잉! 시커먼 묵장(默掌)이 벼락같이 서문장천의 가슴을 쳤다. 허나 그 순간, 팟! 서문장천의 모습이 꺼졌다. 마치 연기처럼, 이어, [하하하핫......! 마불장, 당신은 아직 멀었소.] 이미 멀리서 서문장천의 낭랑한 웃음이 만리회천술어(萬里廻天術語)의 전설적 인 전음으로 멀어져 가고 있었다. 꽝! 하릴없이 움막의 벽을 무너뜨린 광륜법사는 급기야 이미 시선이 된 영공불사의 차가운 몸을 끌어안고 피눈물을 뿌렸다. [우아아아아악!] 분노와 경악, 그리?통한의 포효 속에...... 푸스스스스......! 그는 느끼지도 못했다. 피안개(血霧), 옥배에 담겨진 피가 비로소 뿌려져 황혼 속에 퍼지고 있다는 것을...... 낙일혈(落日血)! ...... 이 날은 사월 초일(四月初日)! 혈사(血事)가 시작된 날이었다. =========------------------------------>>> ...허운재옥 -------------------------------------------------------------------------- ...>>> 第 二 章... 英雄第一樓의 英雄奇談 <<<... -------------------------------------------------------------------------- 혈사(血事)...... 피의 혈사는 사월(四月) 초일(初日)의 소림사(少林寺) 최고배분의 고승(高 僧), 소림이신승(少林二神僧) 영공불사의 죽음으로부터 전 중원(中原)을 공포 와 경악, 전율(戰慄)로 몰아넣으며 대륙의 대강남북(大江南北) 곳곳으로 이어졌 다. 아아......! 더군다나 경악할 사실은...... 죽음의 옥배(玉杯), 낙일혈(落日血)에 의해 생의 종지부를 찍힌 자들이 하나 같이 정도(正道)의 쟁쟁한 협의명숙들이라는 사실이었다. 실상, 혈사는 사월 초일 이?以前)부터 시작되었다. 십육인의 죽음, 허나 그것이 사월 초일 소림이신승 영공불사의 죽음으로 인해 뒤늦게 밝혀졌을 뿐이었다. 왜? 무엇 때문에 희대의 청부업자이자 신비인(神秘人)인 만통서생은 정파의 협의명 숙들을 차례로 죽이는가? From kids@kids.kotel.co.kr Mon Mar 11 0:09 KST 1996 Subject: 야래향 9 From: kids@kids.kotel.co.kr (hades@KIDS) Date: Mon, 11 Mar 1996 17:15:24 +0900 (KST) To: cspark@hera.kaist.ac.kr X-Mailer: fastmail [version 2.4 PL21-h3] Status: RO [ fiction ] in KIDS 글 쓴 이(By): ruby (뱃살공주) 날 짜 (Date): 1995년07월25일(화) 20시30분34초 KDT 제 목(Title): 야래향 9 그것은 가공할 수수께끼였다. 개중에는 일문지존(一門至尊)으로부터 이미 십수 년 전에 은거한 기인(奇人)까 지 다양했다. 다만 한결 같은 것은 그들의 위치나 영향력, 무공이 무림을 좌지우지할 정도로 막강하다는 것이었다. 그로 미루어 그들을 죽인 만통서생의 무공이야말로 불가사의한 것이 아닌가? 무림의 오랜 평화는...... 서서히 금이 가기 시작했다. 각파(各派)에서는 파발마가 달리고, 연락과 회동, 그리고 대책마련과 복수를 위해 점차 강호에는 살벌한 기운이 감돌기 시작했다. 현재까지 사월, 오월, 그리고 유월(六月)에 이르는 삼개월동안 희생자의 수는 이십사인(二十四人)에 이르고 있었다. 과연...... 앞으로 또 얼마나 많은 희생자가 생길 것인가? 유월의 중원은 때아닌 찬바람이 감돌고 있었다. 특히 그중에서, 십성세가(十聖世家)의 출동은 가장 주목할만한 사건이었다. 구파일방 이래 최대의 전성기를 맞고 있는 십성세가------ 그들은 중원이 낳은 더이상 위대할 수 없는 열 개의 가문(家門)이었다. ------도성(刀聖) 천벽부(天壁府) 전광세가(電光世家), ------검후(劍后) 혈월각(血月閣) 천리세가(千里世家), ------독절(毒絶) 사천중루(四川重樓) 당문세가(唐門世家), ------화왕(火王) 벽력당(霹靂堂) 뇌천세가(雷天世家), ------수신(水神) 백수궁(白水宮) 잠룡세가(潛龍世家), ------환종(幻宗) 불회림(不廻林) 기환세가(奇幻世家), ------의성(醫聖) 구세장(救世莊) 성수세가(聖手世家), ------천장(天匠) 천기부(天機府) 종리세가(鍾里世家), ------음절(音絶) 백화궁(白花宮) 단목세가(端木世家), ------지천(智天) 석문부(石門府) 석대세가(石大世家), 오오...... 그들은 무림의 열 개의 하늘이었다. 각방면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십성세가, 그들의 위치는 천년전통의 구파일방을 능가할 정도로 막강했다. 헌데 그들...... 십성세가가 돌연 선언한 것이다. ------무림의 살인마 만통서생과 만통신문(萬通神門)을 공적(公敵)으로 선포한 다! 본 십성대가는 그들을 척멸(斥滅)할 것을 선언한다!------ 아! 마침내, 고요하던 무림이라는 거대한 호면(湖面)에 파문이 번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파문은 곧 중원전역으로 번졌다. x x x 손(手), 희고 아름다운 손, 그 손에는 술잔이 쥐어져 있다. 평범한 백자술잔이었고 그 안에는 무색투명의 백주(白酒)가 담겨 있었다. 눈(眼), 부드러우면서도 차가와 보이는 양면성을 지닌 눈은 술잔을 내려보고 있었다. 서서히 술잔이 올라갔다. 소년서생은 단숨에 술을 마셨? (나를 공적으로 선포한다고? 후후...... 우스운 일이군. 만통신문에 은밀히 청 부를 맡길 때는 언제고 이제는 공적운운이라......) 서문장천(西門藏天)------ 바로 그였다. 그는 홀로 장음하며 입가에 매혹적인 미소를 짓고 있었다. 무림을 뒤흔드는 소문, 십성세가가 자신의 뒤를 추적하기 시작했다는 소문을 그는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다. 허나 굔?태연했다. (그대들은 세가(世家)라는 땅을 가지고 있지만 나에게는 바람(風)...... 구름 (雲)만이 벗이다. 명예와 전통이라는 짐을 지고 있는 그대들이 아무것도 거리낄 것이 없는 나를 잡을 수 있을까?) 서문장천은 또다시 미소지었다. 그가 있는 곳은 화려한 누상(樓上)이었다. ------영웅제일루(英雄第一樓), 이곳은 고도(古都) 악양(岳陽)이었고 악양의 명물인 동정호가 내려다 보이는 황학루(黃鶴樓)와는 또다른 풍취가 있는 곳이었다. 황학루가 대체로 문사(文士)나 거부들이 즐겨찾는 곳이라면 영웅제일루는 그와 반대로 무인(武人) 즉 강호기인(江湖奇人)들이 즐겨찾는 장소였다. 특히, 강호초출(江湖初出)의 신진고수(新進高手)들에게는 한 가지 속?俗談)과 같은 말이 나돌고 있으니...... ------출도제일보(出道第一步)는 영웅제일루에서 시작하면 무명(武名)을 날린 다------ 그것은 묘한 마력(魔力)을 지니는 속담이었다. 그러기에 대부분의 신진 풋나기 고수들은 출도 후 제일 먼저 영웅제일루에 들 러 술을 마시는 것이 하나의 관례로 되어 있었다. 그러므로 영웅제일루는 항상 소년영웅이 붐볐다. 그것은 또 하나의 이점이 있었으니 이곳에서 그들은 강호사(江湖事)에 대한 풍 부한 경험담과 정보를 듣는 것이었다. [......!] 서문장천은 술잔을 내리며 한 곳을 주시했다. 항상 어두운 곳에 자리잡는 것은 그의 습관이었다. 그는 주로 남을 관찰하기 좋은 위치이면서 반대로 남의 눈에 잘 뜨이지 않는 곳을 골라 자리 잡는다. 그것은 본능적인 자질과 그의 풍부한 강호경험이 빚어낸 것이었다. 이때, 그의 눈빛이 반짝 빛났다. From kids@kids.kotel.co.kr Mon Mar 11 1:00 KST 1996 Subject: 야래향 10 From: kids@kids.kotel.co.kr (hades@KIDS) Date: Mon, 11 Mar 1996 17:15:27 +0900 (KST) To: cspark@hera.kaist.ac.kr X-Mailer: fastmail [version 2.4 PL21-h3] Status: RO [ fiction ] in KIDS 글 쓴 이(By): ruby (뱃살공주) 날 짜 (Date): 1995년07월25일(화) 20시32분33초 KDT 제 목(Title): 야래향 10 영웅제일루의 이층으로 오르는 계단으로 막 서너 명의 인물이 올라서고 있기 때문이었다. 문득, 서문장천의 준미한 눈썹이 살짝 찌푸려졌다. (두 사람이 더 있군......) 그렇다면...... 그는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었단 말인가? 막 주루 위로 올라선 인물은 이노이소(二老二少)였다. 두 명의 노인과 한 쌍의 금동옥녀(金童玉女)를 방불케 하는 남녀(男女)였다. 우측의 노인은 푸른빛이 감도는 탐스러운 긴 수염이 가슴 앞까지 드리워져 있 는 청수한 칠순(七旬) 가량의 청삼노인으로, 수중에 옥골섭선을 가볍게 쥐고 있 었다. 그의 옆, 몹시 기이한 노인이었다. 오척 단구에 흡사 공(球)처럼 뚱뚱한 배불뚝이의 마의노자(麻衣老者)였다. 수중에는 검은 색의 곰방대를 들고 있었으며, 쉴새없이 담배연기를 뻐끔뻐끔 뿜어 올리고 있었다. 역시 칠순 정도의 나이에 얼굴은 웃음이 나올 정도의 동안(童眼)이었다. 또한 이지러진 입술에 쉴새 없이 웃음이 감도는 것으로 미루어 몹시 낙천적인 성격임이 분명했다. 남녀는 모두 명문(名門) 출신인 듯 복장이나 용모가 화려하고 준미했다. 황삼청년은 등에 폭이 좁은 기형도(奇形刀)를 메었으?눈빛이 전광같이 빛났 다. 눈썹이 송충이처럼 진했으며 전신에 사내다운 힘(力)과 야망이 넘쳐 흘렀다. 나이는 이십세 가량, 그의 옆에는 연두빛 옷을 입은 궁장소녀(宮裝少女)였다. 나이는 십육 세 정도, 아아......! 흡사 선궁(仙宮)의 선녀가 하강한 듯 그녀의 아름다움은 가히 경인절색이었다. 특히 옥(玉)같이 투맨?뺨에 살짝 패인 보조개는 아늑하고 매혹적인 느낌을 주었다. 큰 눈은 호수(湖水)였고, 입술은 작약꽃잎을 보듯 했다. 녹의소녀는 섬섬옥수에 취옥색 피리(笛)를 쥐고 있었다. [하하......! 마침 창가의 자리가 비었구나. 자, 저리로 가 앉자.] 마의노자가 껄껄 웃으며 창가로 가자 모두 그를 따랐다. 잠시 후, 그들은 동정횬?벽수(碧水)가 내려다 보이는 자리에 앉았다. 술과 음식이 날라오고 그들은 유쾌히 지껄이기 시작했다. [헛헛......! 자, 이제 영웅제일루에 올랐으니 자네들의 무명이 천하를 떨칠 날도 얼마 남지 않은 것 같군.] 마의노자의 말에 푸른수염의 청수한 노인은 긴 수염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그야 이르다 뿐인가? 장차 뇌전신룡(雷電神龍) 뇌환천(雷桓天)과 옥소항아(玉 簫姮兒) 단목아영(端木娥英)의 이름은 구주(九州)를 진동할 걸세.] 마의노자가 맞장구쳤다. [맞네! 십성세가의 전광세가(電光世家)와 음절(音絶) 백화궁의 단목세가의 위 명으로 보아 후기지수 중 단연 으뜸을 차지할 걸세. 암......!] 아! 전광세가------ 단목세가------ 그렇다면 그들 남녀가 바로......? 이때, 서문장천은 고개를 숙인 채 내심 중얼거렸다. (음, 결국 십성세가도 서서히 강호에 문(門)을 열기 시작했구나. 그들도 이제 는 무림의 확고한 위치를 선정하겠다는 건가......?) 서문장천의 생각은 이어졌다. (신주쌍우(神州雙友)...... 저들은 내가 죽여야 할 삼십삼인(三十三人) 중에 서 이?오와 이십 육 번 째 인물이다. 저들이 일년에 한 번 이곳에 오는 습관 을 기해 기다렸다. 헌데...... 뇌환천, 단목항아...... 저들이 다소 방해가 되 겠구나!) 아! 그렇다면...... 그는 또 한 번의 살인(殺人)을 하기 위해 이곳에 왔단 말인가? 그리고, 삼십 삼인이라니......? 또한...... ------신주쌍우! 그들은 비록 형제나 동문(同門)은 아니나 독특한 교분을 이루고 있는 당금무림 의 명숙들이었다. ------미염공(美髥公) 규소(閨宵), ------왜타화설옹(倭陀話舌翁) 막천구(莫千丘), 그들의 무공은 가히 일파장로급 이상이었다. 미염공 규소는 인품과 덕망으로 유명했으며, 왜타활설옹 막천구는 쉴 새 없는 달변으로 무림의 소문난 이야기꾼이었다. 헌데...... 그들?서문장천이 죽여야 할 삼십 삼인의 살인명부에 속해 있다니...... 뇌환천이 전광같은 눈을 번쩍이며 물었다. [막숙부, 당금강호상에서 절정고수를 꼽으라면 누구를 꼽겠습니까?] 막천구는 담배연기를 뻐끔거리며 껄껄 웃었다. [어려운 질문이네. 글쎄......] 그는 잠시 생각하는 듯 붕어같은 눈알을 굴리더니 입을 열었다. [아무래도 구인보다도 신인(新人)을 위주로 다뤄야 겠구먼. 허허...... 뇌사질 의 관심은 그쪽일테니 말야.] [......!] [......!] 뇌환천과 단목아영의 눈이 호기심으로 빛났다. [실상 무공서열이란 논(論)하기가 불가능한 것이네. 왜냐면 절대란 없을 뿐더 러 천적(天敵)이 있기 때문이거든.] [하지만......] [껄껄......! 알겠네. 그중에는 물론 독보적인 인물들이 없는 것은 아니지. 아 무래도 최근에 떠오른 신진고수로는......] 막천구는 뜸을 들이듯 술을 한 잔 들이킨 후 말했다. [껄껄...... 최근 이런 노래가 유행하는 것을 들어 보았나? 이른바 강호가(江 湖歌)라고 하네만.] [......!] 또다시 딴청부리는 막천구, 참다못한 단목아영이 입술을 삐죽였다. From kids@kids.kotel.co.kr Mon Mar 11 1:01 KST 1996 Subject: 야래향 11 From: kids@kids.kotel.co.kr (hades@KIDS) Date: Mon, 11 Mar 1996 17:15:31 +0900 (KST) To: cspark@hera.kaist.ac.kr X-Mailer: fastmail [version 2.4 PL21-h3] Status: RO [ fiction ] in KIDS 글 쓴 이(By): ruby (뱃살공주) 날 짜 (Date): 1995년07월25일(화) 20시34분25초 KDT 제 목(Title): 야래향 11 [흥! 어서 말하지 않으면 다음에 백화궁에 올때는 백 년 묵은 백화선로주를 얻 어마실 생각은 버리는 게 좋을 거예요!] [어이쿠! 아가씨! 그것만은 재고해 주구료!] [흥! 그럼 어서 얘기해 줘요.] [껄껄......! 안되겠군. 그럼 밑천을 털어놔야지.] 좌중의 시선은 이때 거의 대부분 그들에게 집중되어 있었다. 태반 이상이 초출(初出)의 청년무인들이었고, 그들은 부러운 시선으로 뇌환천 과 단목아영을 바라보고 있었다. 귀중한 강호사를 듣는 것도 듣는 것이었으나, 그들은 십성세가의 두 후예에게 서 묘한 부러움과 질투를 느끼고 있었다. 특히 미모가 선녀같은 단목아영을 보는 청년무인들의 시선은 뜨겁기만 했다. [헛헛......! 막제(莫弟), 어서 털어놓게. 더이상 시간을 끌다가 이곳 젊은이 들에 의해 자네 갈비뼈가 부러지지 말고.] 미염공 규소의 말에 주루 안의 청년들은 일제히 웃음을 터뜨렸다. 막천구가 머리가 반쯤 벗겨진 이마를 긁으며 말했다. [어이쿠야. 이 늙은이의 뼈가 남아나지 않겠는 걸? 헤헤...... 그럼 들어보 게.] 이어, 그는 한 구절의 노래를 읊조리기 시작했다. ...... 쌍비(雙秘)의 신비(神秘)는 구름 속에 숨어 있고, 삼절(三絶)은 바람(風)처럼 대륙(大陸)을 스친다. 오공자(五公子)의 마소(魔笑)는 사라진 마도부활(魔道復活)을 꿈꾸며, 후기십천(後期十天)은 야심(野心)으로 크는 나무(木)들...... 만약에 풍운사랑(風雲四郞)마저 나선다면 무림사(武林史)는 새로 쓰여지리 라...... [......!] [......!] 장내는 조용해졌다. 막천구는 담배를 뻐끔거리며 청년들을 쭈욱 둘러보았다. [껄껄......! 해설을 해 볼까?] [네, 막숙부님.] 단목아영이 예쁜 턱을 받치고 재촉하자, [허허...... 다 알다시피 쌍비(雙秘)란 절대쌍비(絶對雙秘)를 말한다. 즉 요즘 연속 혈사를 일으키고 있는 만통서생(萬通書生)이 일비요, 나머지 일비는 더욱 신비이다. 음, 아마도 수백 년내 가장 신비스런 존재일런지도 모르지.] [......!] 청년들은 침을 삼켰다. [야래향(夜來香)......! 바로 그것이다. 헛헛...... 야래향에 대해서 아는 자 는 아무도 없다. 만약 있다면...... 노부가 그에게 이야기꾼의 자리를 넘겨 주 겠다.] 그 말에 단목아영은 눈빛을 반짝였다. [그렇다면 막숙부님은 아는 게 있군요?] [허헛! 요 계집애의 눈치가 여우같구나!] 부인 아닌 긍정의 말이 떨어지자, 장내는 모두 긴장된 분위기가 되었다. ------야래향(夜來香)! 그 얼마나 신비스러운 존재인가? 실상도 없이 소문만 나도는 이름, 헌데, 막천구가 그 정체(正體)를 알아내기라고 했단 말인가? [에헴......! 실은 노부도 추측에 불과하지만...... 그래도 가장 정확한 사실 이라고 믿을 수 있다.] [......?] [......!] [야래향은 밤(夜)의 인간들의 표상이다...... 그로 미루어 야래향의 이름을 퍼 뜨린 자들은 틀림없이 오랫동안 대낮을 활동무대로 할 수 없었던 무리들일 것이 다. 고로......] 막천구의 말은 거침이 없을 뿐만 아니라 침마저 튀겨가며 열기를 뿜고 있었다. [현무림에 그런 존재가 누가 있느냐? 백도(白道)와 마도(魔道)는 알다시피 천 무성궁(天武聖宮)과 구천마중루(九天魔重樓)의 침묵으로 공존(共存) 상태이다. 그렇다면 남는 건 바로......] [......!] [......!] 중인들은 침을 꿀꺽 삼켰다. [헤헤...... 노부가 보기에 야래향은 몰락한 녹림도(綠林道)에서 퍼뜨린 소문 이 아닌가 한다. 환상루(幻像樓)......! 십육 년 전 초토화된 십만녹림도가 새 로이 부활을 꿈꾸며 만들어낸 이름...... 말이다.] 그의 말이 떨어진 순간, [아......!] [환상루......!] [녹림(綠林)......!] 중인들은 모두 경악을 금치 못했다. 녹림대천 환상루------ 그것은 환상의 신도(神盜)이자 녹림이 낳은 고금제일기인인 천투종(天偸?이 세운 녹림의 하늘이었다. 환상루가 멸망한 이후...... 녹림인들은 기이하게도 강호상에서 씻은 듯이 자취를 감추었다. 헌데...... 야래향이 바로 환상루가 만들어낸 존재라니......! 그것이 사실이라면 천하(天下)는 또 한 차례 폭풍기(暴風期)에 들어서리라. [헛헛......! 애 또...... 삼절(三絶)이란 만통신문의 세 청부자(請負者)를 말 한다. 천수검왕(千手劒王), 천뇌만심(千腦萬心), 낙화유혼생(落花幽魂生)이지.] 막천구의 말에 청년들은 일제히 안색이 변했다. 뇌전신룡 뇌환천은 눈썹을 찌푸리며 물었다. [그들은...... 만통서생의 분신(分身)인 동일인(同一人)이 아닙니까?] 막천구는 헐헐 웃었다. [모두 다 그렇게 생각하지. 허나 이 늙은이는 그 동안 은밀히 조사를 했다. 그 결과 그들이 모두 각 개인이라는 것이 확인되었다 이 말씀이야.] [어떻게......?] [헛헛...... 인간이 활동하는 데에는 반드시 흔적이 남기 마련이지. 그것은 그 의 행동과 습관, 그리고 족인(足印), 목소리, 체취등이 그것이지.] [......!] [이 늙은이는 그동안 그들이 지나간 곳을 엄밀히 답사한 결과 결국 그들은 모 두 다른 사람임을 알았다네. 그것도 그 중 한 명은 여자(女子)라는 것까지.] [아......!] [대체 누구입니까? 선배님!] 여기저기서 질문이 쏟아졌다. From kids@kids.kotel.co.kr Mon Mar 11 1:02 KST 1996 Subject: 야래향 12 From: kids@kids.kotel.co.kr (hades@KIDS) Date: Mon, 11 Mar 1996 17:15:34 +0900 (KST) To: cspark@hera.kaist.ac.kr X-Mailer: fastmail [version 2.4 PL21-h3] Status: RO [ fiction ] in KIDS 글 쓴 이(By): ruby (뱃살공주) 날 짜 (Date): 1995년07월25일(화) 20시36분12초 KDT 제 목(Title): 야래향 12 [흘흘......! 역시 혈기방장한 소년영웅들이라 계집애에게 관심이 많군! 그 래!] [......!] [낙화유혼생, 바로 그 계집이지. 발자국은 겨우 두 본(本) 떠냈는데 틀림없는 여자였네.] 중인들은 그만 감탄을 금치 못했다. [헐헐......! 검(劍)의 달인인 천수검왕, 계략(計略)의 대가인 천뇌만심, 무영 술(無影術)의 일인자인 낙화유혼생...... 그들은 무서운 자들이지.] 청년들은 넋을 잃었다. 헌데 이때, 구석진 곳에 홀로 앉아 있던 서문장천은 내심 중얼거리고 있었다. (막천구, 그대가 죽어야 할 이유가 또 하나 첨가되었구료. 본문(本門)의 비밀 을 그 정도 알아낸 것이 가상하나...... 그대는 아시오? 오늘로써 그대의 혀는 움직임을 그친다는 것을?) 서문장천은 자신도 모르게 술잔을 빙글빙글 돌리고 있었다. 그것은 그의 습관이었다. (허나 지금 그대로 두는 것은 나 역시 당신의 이야기가 듣고 싶기 때문이오!) 그렇다. 막천구가 알고 있는 무림소식은 가히 정통한 것이었다. 그로 인해 정보를 듣는 일은 결코 손해보는 일이 아니었다. 이때 막천구의 말이 들렸다. [오공자(五公子)가 마도부활을 꿈꾼다...... 그 말은 그들이 그간 마도(魔道) 측에서 키워낸 후기정예라는 뜻이지. 그들을 살펴보면......] ...... 영웅제일루의 담론은 점점 열기를 더해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어느 덧...... 석양(夕陽)이 기울고 있었다. =========------------------------------>>> ...허운재옥 -------------------------------------------------------------------- ...>>> 第 三 章... 운명의 그림자를 느끼는가? <<<... -------------------------------------------------------------------- ------마라오공자(魔羅五公子), 그들은 마도(魔道)가 배출한 무서운 마도신진고수(魔道新進高手)들이다. 그들은 구천마중루(九天魔重樓)가 침묵을 지킨 이래 배출한 마도의 후예들로써 하나같이 엄청난 미학을 소유하고 있었다. ------전륜마군자(轉輪魔君子), ------풍마동자(風魔童子), ------오행혈섶?五行血書生), ------마검광생(魔劒狂生), ------무흔(無痕), 그들 오 인(五人)은 이른바 마도부활을 꿈꾸는 자들이었다. 행적 또한 극히 신비스러울 뿐만 아니라 무공의 절륜함은 가히 경세적이었다. 그들이 출도한 지는 오년(五年) 미만이었으나 그들은 명실공히 마도를 대표하 고 있었다. 특히 그들의 출신(出身)은 결코 무시할 수 없는 것이었다. <전륜마궁(轉輪魔宮).> <풍마곡(風魔谷).> <오행혈수각(五行血水閣).> <검전(劒殿).> <살막(殺幕).> 무려 칠백 년 전(七百年前)부터 구천마중루(九天魔重樓)의 중추를 이루고 있던 마도오세(魔道五勢)------ 어떤 의미에서 그들은 참다운 마도의 종주(宗主)들인지도 몰랐다. 만약 칠백년 전 구천마종(九天魔宗)이 나타나 마도를 일통(一統)하지 않았다면 마도는 지금까지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며 중원을 피로 물들였을지도 모르는 일 이었다. 마라오공자------ 그들은 이 시대(時代)의 변혁을 요구하는 폭풍의 눈(暴風眼)이었다. [허허...... 그들 마라오공자는 각기 자신들이 참다운 마도혼(魔道魂)을 지니 고 있다고 선포하며 마도세력을 넓히?있네.] [......!] [......!] 막천구의 긴 설명이 끝나자 장내에는 적막이 감돌았다. 실상 영웅제일루에 모인 사람의 대부분이 협의도였기에 마라오공자의 준동은 지극히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 말이었다. 막천구는 청년들의 얼굴을 둘러보며 의미심장한 표정을 지었다. 이어, [허허...... 쌍비, 삼절, 오공자는 실상 정도(庭?의 길을 걷는 자들이 아니 네. 하지만 정도에도 그들 못지않은 젊은 영웅들이 있으니 이래서 강호사란 풍 운만변하다는 걸세.] 그는 시선을 옮겨 뇌환천과 단목아영을 바라보았다. [십천(十天)이 바로 그 좋은 예라네. 십성세가(十聖世家)가 배출한 기재(奇才) 들...... 그들은 야심으로 크는 나무(木)라는 말처럼 장차 정도무림에 커다란 활력소가 될 것이네.] 막천구는 담배연기를 동그랗게 내뿜었다. [실상 후기십천(後期十天)으로 일컬어지는 십인의 젊은 영웅들은 따로 설명은 안해도 자네들이 더 잘 알테니 생략하겠네. 그리고 그 다음은...... 막천구는 문득 진지한 표정을 지었다. [풍운사랑(風雲四郞)이야말로 무림사를 바꾸어 쓰게될 커다란 변수라네.] [......?] [......!] 중인들은 모두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풍운사랑이란 말은 모두 처음 들어보기 때문이었다. 뇌환천은 송충이 눈썹을 꿈틀거리며 물었다. [풍운사랑이란...... 누구를 말하는 것입니까?] [헛헛......! 몹시 궁금한 모양이군. 그럼 말해주지. 자네들은 현 백도(白道) 에서 가장 강한 사류(四流)가 있음을 아는가?] [백도사류(白道四流)......!] [아......!] 중인들은 일제히 탄성을 터뜨렸다. From kids@kids.kotel.co.kr Mon Mar 11 1:03 KST 1996 Subject: 야래향 13 From: kids@kids.kotel.co.kr (hades@KIDS) Date: Mon, 11 Mar 1996 17:15:37 +0900 (KST) To: cspark@hera.kaist.ac.kr X-Mailer: fastmail [version 2.4 PL21-h3] Status: RO [ fiction ] in KIDS 글 쓴 이(By): ruby (뱃살공주) 날 짜 (Date): 1995년07월25일(화) 20시37분55초 KDT 제 목(Title): 야래향 13 [풍운사랑이란 바로 백도사류의 후예들을 일컫는 말이라네.] [......!] [......!] 장내에는 일제히 숙연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그 얼마나 명예롭고 찬란한 이름인가? ------백도사류, 선종류(禪宗流), 천유류(天儒流), 신장류(神匠流), 광해류(廣海流), 수천 년을 내려오면서 그 빛나는 전통과 명성, 그리고 무류(武流)를 잃지않은 백도의 사류(四流), 그들은 가히 백도(白道)의 뿌리라 할 수 있었다. ------선종류(禪宗流), 소림불력(少林佛力)으로 일컬어지기도 하는 선종무예(禪宗武藝)의 종(宗), 당대에는 소림최고의 배분을 지닌 소림삼신승이 선종류를 잇고 있다. 선종류는 달마비예를 계승하며 항상 소림장문대통보다도 높은 배분을 유지해 왔다. 실상 소림의 위대함은 선종류가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천유류(天儒流), 그들은 유가일맥(儒家一脈)의 뿌리를 내리고 있는 현자(賢者)들의 맥이었다. 그들은 천 년을 내려오면서 한 번도 문파(門派)를 형성한 적이 없었다. 그들은 무(武)보다 문(文)에 중점을 둔다. 현존하는 천유류는 풍문에 의하면 신품서원(神品書院)으로 알려져 있으나 아직 확인된 것은 아니었다. 그만큼 천유류는 은밀하고 신비했다. ------신장류(神匠流), 그들은 만병지왕(萬兵之王)이라는 전통을 갖고 있었다. 원래는 장인(匠人)의 맥을 이은 자들이었으니 오랜 세월 숱한 신병보기(神兵寶 器)를 만들어오는 동안 그들의 무학은 불가사의를 형성했다. 신장일맥이 그동안 만든 병기(兵器)들은 만병신기보(萬兵神器譜)의 절반 이상 을 차지한다. 신장류------ 그들은 가장 다양하며 복잡한 무공지학을 형성한 백도의 전설적 인 일맥이었다. 허나 그들도 당대에 이르러서는 소식이 없었다. 풍진 속에 스스로 몸을 감춘 것이었다. ------광해류(廣海流), 그들은 중원무학(中原武學)과는 다소 격리된 이인(異人)들읍駭? 광해군영도(廣海群影島)...... 남해(南海)에 가이없는 창랑을 따라 일만리(一萬里) 해역으로 가면 신선(神仙) 들이 산다는 신비의 섬(島)이었다. 그곳은 항상 짙은 안개가 깔려 있으며, 소용돌이와 암초가 밀집되어 있어 접근 이 불가능했다. 그곳...... 광해군영도의 사람들은 천수백 년 전 중원에서 이주해 간 무인들이 대(代)를 내려오며 발전시킨 특이한 무학으로 가히 반선지경(半仙之境)에 이르른다고 했 다. 광해류...... 이들이 백도사류에 든 이유는 지금으로부터 칠백년 전 구천마종과의 정사대혈 전 당시, 그들이 중원으로 건너와 꺼져가던 백도를 건졌기 때문이었다. [그...... 그렇다면 이미 백도사류에서 후예들을 키워냈단 말입니까?] 뇌환천은 안색이 변해 물었다. 그의 음성은 흥분이 가득 담겨 있었다. 막천구는 고개를 저었다. [아직 모르네. 허나 그것은 가능성이 아주 농후하다네. 특히 그중 선종류는 이 미 전인(傳人)을 배출시켰네.] [그럼...... 소림삼신승의 공동전인(共同傳人)......!] [그렇다네. 그의 성품은 지극히 높아 현 소림장문인 법정대사조차 소사숙(少師 叔)이라 부른다네.] [......!] 청년들은 모두 아연함을 금치 못했다. [그가...... 누굽니까?] 뇌환천이 강렬한 호기심을 참지 못하고 묻자, [그의 이름은 옥사자(玉獅子)라고 하네.] [옥...... 사...... 자......!] [......!] 장내에는 기이한 격동의 물결이 번졌다. 한편, (옥사자...... 옥사자라고......!) 서문장천은 그 순간 기이한 격동에 가슴이 쿵! 울리는 것을 느꼈다. 운명(運命)! 하나의 운명이 그의 가슴을 때리고 있었다. ------옥사자(玉獅子)------ 그 이름은 한 순간 서문장천에게 하나의 화인(火印)이 되어 뚜렷이 새겨지고 말았다. 아아...... 운명이여! 막천구는 담배연기를 뿜으며 이야기를 마무리짓고 있었다. [만일 나머지 백도삼류마저 후예들을 배출해 낸다면...... 그래서 무림사(武林 史)는 다시 쓰여질거라는 말이네.] [......!] [......!] 장내의 모든 사람들은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어느덧 사위는 저녁놀에 잠기고 있었다. From kids@kids.kotel.co.kr Mon Mar 11 1:04 KST 1996 Subject: 야래향 14 From: kids@kids.kotel.co.kr (hades@KIDS) Date: Mon, 11 Mar 1996 17:15:40 +0900 (KST) To: cspark@hera.kaist.ac.kr X-Mailer: fastmail [version 2.4 PL21-h3] Status: RO [ fiction ] in KIDS 글 쓴 이(By): ruby (뱃살공주) 날 짜 (Date): 1995년07월25일(화) 20시39분35초 KDT 제 목(Title): 야래향 14 그러나 청년들은 아무도 일어서는 사람이 없었다. 가슴에는 혈기(血氣)가 들끓고...... 야망(野望)의 날개가 쉴 새 없이 파득거 리고 있었다. 급기야, 그날은 영웅제일루의 술(酒)이 바닥날 수 밖에 없었다. [술! 술을 가져오시오!] [하하하......! 이형(李兄)! 잔을 받으시오!] [하하핫......! 내일부터는 검날(劒刀) 위에 구르는 이슬 같은 운명이 될 우리 들이 아니오? 오늘은 실컷 취합시다!] [후후...... 을목형(乙木兄), 어쩌면 며칠 후 우리는 서로의 가슴을 겨누게 될 지도 모르오. 그렇지 않소?] [하하핫......! 물론이오! 자, 그럼 최후의 술잔을!] 시끌벅적......! 영웅제일루에는 도도한 취흥이 감돌았다. 소년영웅들은 패기만만했고, 감상에 젖었다. 그들은 내일의 주인들이었고 가슴에는 누구에게도 양보할 수 없는 야망의 날 (刀)을 품고 있었다. 쨍! [하하하핫......!] [으하하핫......!] 호기방장한 웃음소리와 술잔 부딪치는 소리가 어우러져 유월(六月)의 밤은 열 기가 점점 더해갔다. 헌데...... 헌데...... 아는가? 이 밤...... 또 하나의 혈사(血事)가 이어진다는 것을......? x x x [두 분 노선배, 소생의 잔을 받으시겠소이까?] 문득 착 가라앉으면서도 낭랑한 음성이 들렸다. [......!] [......!] 미염공 규소와 왜타화설옹 막천구는 얼큰하게 오른 주기(酒氣)가 확 깨는 것을 느꼈다. 그들이 고개를 돌린 순간, 쉿------! 파----- 앗! 돌연 두 개의 물체가 안면으로 날아왔다. [헉!] [흑!] 그들은 심장이 튀어나올 듯이 놀랐다. 순간, 두 개의 술잔이 섬광처럼 날아드는 것이었다. 하나 그들은 과연 명숙다왔다. [허허헛......!] [헐헐......! 누군지 고맙네!] 그들은 웃으며 소매를 저었다. 스스......! 그 순간 두 가닥 유한 경기가 날아오는 술잔을 막았다. [......!] [......!] 그 바람에 장내의 모든 사람의 시선이 한곳으로 쏠렸다. 구석진 자리, 한 서생(書生)이 일어서고 있었다. 서문장천! 바로 그였다. 그는 수중(手中)에 옥배 하나를 쥐고 있었다. 허공에는 두 개의 술잔이 떠 있었다. 그것은 규소와 막천구가 무형경기로 막아내는 잔이었다. 허나 서문장천이 쥔 옥배와 품(品)자를 이루며 두 개의 술잔은 대치했다. [음...... 음......!] [음......!] 규소와 막천구의 이마에 진득한 뗌?배었다. 그들은 최대한으로 공력을 전개했으나 술잔을 조금도 밀어내지 못했다. 서문장천은 옥배를 들어 올렸다. [건배, 이십 사인(二十四人)의 지우(知友)들이 당신들에게 주는 잔이오.] 순간, 스슥......! 아! 두 개의 술잔이 서서히 밀려가는 것이 아닌가? [으으......!] [으......!] 규소와 막천구는 안색이 백지창처럼 희어졌다. 그들은 그 순간 무한한 공포와 경악을 느끼고 있었으나 입술을 열 수가 없었 다. 만약 입을 연다면 진기가 흐트러져 술잔이 쏘아와 안면에 박힐 것은 명백한 사 실이었다. 중인들은 그 기묘한 광경을 잘 이해할 수가 없었다. 겉보기에는 특이한 방법으로 술잔을 주고 받은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었다. (우우...... 저 술잔은...... 바로 낙일혈(落日血)...... 만통서생......!) (으으...... 이십 사인의 지우라면...... 이제 우리 차례란 말인가?) 규소와 막천구는 올 것이 왔다고 생각했다. 연속 벌어지는 혈사(血事)...... 이십 사인의 연쇄죽음은 타인에게는 그저 괴사(怪事)였다. 허나...... 규소와 막천구는 무서운 예감이 들었다. (이십 사인의 죽음..... 그들은...... 우우...... 바로 그때 그들이다......!) 그때 그들......? 어느 때를...... 누구를 말함인가? 서문장천은 옥배------ 즉 낙일혈을 더 높이 쳐들었다. [자! 그대들이 사양하면 친구들이 섭섭해 할 것이 아니겠소? 드시오.] 스스슥......! 두 개의 술잔은 어느 덧 규소와 막천구의 코앞까지 이르렀다. [으......] [으으......] 그들의 얼굴에는 좇습?공포가 어렸다. From kids@kids.kotel.co.kr Mon Mar 11 1:05 KST 1996 Subject: 야래향 15 From: kids@kids.kotel.co.kr (hades@KIDS) Date: Mon, 11 Mar 1996 17:15:44 +0900 (KST) To: cspark@hera.kaist.ac.kr X-Mailer: fastmail [version 2.4 PL21-h3] Status: RO [ fiction ] in KIDS 글 쓴 이(By): ruby (뱃살공주) 날 짜 (Date): 1995년07월25일(화) 20시41분25초 KDT 제 목(Title): 야래향 15 이때였다. 옆에 있던 뇌전신룡 뇌환천은 사태가 심상찮음을 느낀듯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며 외쳤다. [친구! 너무 무례한 것 같소!] 서문장천은 빙긋 웃었다. 그의 웃음은 매혹적이었다. 그 웃음을 보고 온통 방심(芳心)이 뒤흔들려버린 여심(女心)이 있었다. (아아......! 남자가 어쩌면 저리...... 아름다울까?) 단목아영, 그녀는 사태가 심상치 않음에도 불구하고 넋을 잃었다. 운명------ 그것이 또 하나의 운명인지도 모른 채, (저 미소...... 아아...... 저 소년은 누굴까?) 이때 서문장천은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뇌환천, 이 잔은 저 두 분이 당연히 받아야 할 잔이오. 그렇지 않소? 두 분?] 규소와 막천구는 얼굴이 무섭게 일그러졌다. 허나 놀랍게도 그들은 모두 고개를 끄덕이는 것이 아닌가? (으으...... 당년의 혈사는 우리들의 죄업...... 뇌사질을 끌어들일 필요는 없 다!) 한편 뇌환천은 어리둥절했다. [규숙부님, 막숙부님, 대체 어찌된 일......?] 이때, [하하하핫......! 두 분이 권주를 마다하니 할 수 없이 소생이 벌주(罰酒)를 드릴 수 밖에 없군요!] 낭랑한 웃음소리와 함께, 팍! 팍! 술잔이 허공옘?박살났다. 파...... 아...... 앗......! 산산조각난 술잔조각과 술방울들이 한 순간 신주쌍우를 덮었다. [으아아------ 아악!] [크아아------ 아악!] 순간 중인들이 놀라고 어쩌고 할 사이도 없이 처절한 비명이 들렸다. 보라! 규소와 막천구는 온몸에 구멍이 숭숭 뚫린 채 피분수를 뿜으며 바닥에 나뒹구 는 것이 아닌가? [?.....!] [저럴 수가......!] 장내는 벌컥 뒤집어졌다. 삽시에 수라장이 되고 말았다. [살인(殺人)이닷------!] [흉적을 잡아라------!] 우당탕! 쿵탕......! 휙! 휘------ 익! 인영이 어지러이 날았다. 서문장천을 향해 중인들은 일제히 공격을 가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빠른 것은 뇌환천이었다. [크윽! 살적!] 번------ 쩍! 아! 어느새 뽑았는지 그의 등에서 묵광(墨光)이 일었다. 십성세가 중 수위를 차지하는 도성(刀聖) 천벽부(天壁府) 전광세가(電光世家) 독문의 전광환우십이도(電光環宇十二刀)가 전개된 것이었다. 그 순간 서문장천은 쌍수(雙手)를 풍차처럼 돌리고 있었다. 파파파파파------ 팟------! 꽈르르릉......! 아! 일순 거력(巨力)의 흡인력이 합공을 한꺼번에 빨아들였다. [억!] [크윽! 이게 무슨 무공......] 쾅! 콰아아앙......! 피! 피보라가 일었다. [으아아악!] [캐애애애액------!] 처절한 비명이 들리는 가운데, [서랏!] 뇌환천의 분노성과 함께, 위------ 잉! 버------ 번------ 쩍! 아! 전광세가 최상승 파천어도살기(破天馭刀煞?가 전개되었다. 파츠츠츠------ 츳------! 묵도광이 일직선으로 뻗었다. [하하하핫......! 과연 전광세가답구료!] 서문장천은 웃음을 터뜨리며 어느새 소매 속에서 옥배를 꺼내 섬광처럼 뻗었 다. 카------앙! 파파파...... 악! 아! 무수한 불꽃이 일었다. [크------ 윽......] 뇌환천은 어깨가 떨어질 듯한 충격에 자신도 모르게 비명을 탭玖?주르륵 밀 려났다. 그의 손아귀가 찢겨 피가 흘렀다. 그 순간 서문장천은 둥실 떠오르고 있었다. [하하하......! 언제고 복수할 기회는 있을 것이오!] 다음순간, 쉬------ 아------ 앙! 아! 그는 가히 섬광 같은 속도로 사라지는 것이 아닌가? 영웅제일루는 온통 수라장이 되고 말았다. 서문장천의 신기에 가까운 무학과 삽시간에 뭬沮?혈겁에 청년들은 모두 넋을 잃었다. 이때 누군가가 공포에 젖은 음성으로 부르짖었다. [그는...... 만통서생(萬通書生)이오......] 아! 그 말이 떨어진 순간 주루 안은 삽시간에 경악성으로 뒤덮였다. From kids@kids.kotel.co.kr Mon Mar 11 1:06 KST 1996 Subject: 야래향 16 From: kids@kids.kotel.co.kr (hades@KIDS) Date: Mon, 11 Mar 1996 17:15:48 +0900 (KST) To: cspark@hera.kaist.ac.kr X-Mailer: fastmail [version 2.4 PL21-h3] Status: RO [ fiction ] in KIDS 글 쓴 이(By): ruby (뱃살공주) 날 짜 (Date): 1995년07월25일(화) 20시43분08초 KDT 제 목(Title): 야래향 16 [우......!] [만통서생......!] [으으......! 또 한 번의 혈사(血事)라......!] 그들은 진저리를 쳤다. 이때, [......!] 뇌환천, 그는 찢어진 손아귀를 내려다보며 전신을 경련하고 있었다. (강했다......! 무서울 정도로...... 하지만 전광세가는...... 패배를 모른다! 설사 죽을 지언정......!) 다음 순간, 파------ 앗! 그는 어디론가로 사라지고 있었다. 혈사(血事)...... 대체 언제까지 이어질 것인가? =========------------------------------>>> ...허운재옥 -------------------------------------------------------------------- ...>>> 第 四 章... 十絶舞曲, 사랑에 빠진 女人 <<<... -------------------------------------------------------------------- 쏴아아...... 고오오오...... 유월(六月) 중순에 이르러 장마가 쏟아져 내리기 시작했다. 비(雨)! 사람들은 흔히 비가 오면 감상에 젖기 마련이다. 고오오...... 자욱한 유연(雨煙) 속을 걷노라면 아득한 추억의 세계로 빠져드는 듯한 착각을 느끼게 한다. 한 사람, 이 시대(時代) 최고의 비중비(秘中秘)를 간직한 소년서생은 묵묵히 우중(雨中) 을 걷고 있었다. 머리에 커다란 방갓을 쓰고, 그는 경공술도 전개하지 않고 비를 맞으며 걸어갔 다. 서문장천------ 바로 그였다. 악양의 영웅제일루의 혈사를 벌인 후 그는 사흘동안 계속 북행(秘?하고 있었 다. 그는 평소에는 경공술이나 무공을 전혀 드러내지 않고 있었다. 그것은 추호라도 남의 눈길을 끌지 않기 위해서였다. (......) 서문장천, 그는 그의 이름만큼이나 신비스런 존재였다. 그는 자신이 누구인지 모른다. 그는 흡사 굶주린 늑대처럼 키워졌고, 적자생존의 삶의 법칙을 익히며 고독하 게 뻬틸都? (많이도 쏟아지는군!) 방갓을 때리는 굵은 빗방울...... 그 빗방울이 안면 바로 앞에서 주르륵 흘러내리고 있었다. 쏴아아아...... 발끝에 물방울이 튀어오르며 자욱한 물안개를 일으키고 있었다. 헌데 이때 문득, (......!) 그의 눈썹이 흠칫했다. 어디선가 가냘픈 음율(音律)이 가늘게 끊어질 듯이 이어질 듯, 돈좆윱? 것이 아닌가? (피리음......!) 그렇다. 흐느끼 듯 빗소리를 헤집으며 들려오는 소리는 애절한 피리소리였다. 피리소리는 흐느적거리며 그의 돌같이 차고 딱딱한 마음을 흔들었다. (......!) 그것은 아득한 과거의 회상을 불러 일으켰다. (�갸�, 어지간히 궁상맞은 친구로군. 이 빗속에서 처량한 피리를 불다니......) 허나 서문장천의 발길은 어느덧 피리소리가 흘러나오는 곳으로 향하고 있었다. 그의 발길은 하나의 운명을 향해 다가가고 있었다. 삘리리...... 삘리리...... 피리음은 무한한 인력(引力)을 지니고 있었다. 나그네의 마음을 강렬히 잡아끄는 묘한 마력(魔力)과 함께, 고향에서 기다리는 젊은 아내의 애달픈 한숨처럼 고독한 사내의 심금을 뒤흔들 었다. 여인(女人), 연록색 궁장을 입은 여인이 피리를 불고 있었다. 하이얀 섬섬옥수로 옥소를 가볍게 쥐고 꽃잎같은 입술에 살짝 문 채, 삘리리...... 삘리리...... 피리소리는 빗소리와 묘한 화음(和音)을 이루며 울려 퍼졌다. 그곳은 한 채의 사당(祠堂)이었다. [......!] 서문장천은 철벅거리며 그곳까지 다가왔다. 눈(眼), 그의 눈은 몽롱한 빛을 띄고 있었다. 그는 문을 밀었다. 끼...... 익......! 캄캄했지만 서문장천은 볼 수 있었다. 녹의궁장여인이 사당에 걸터 앉은 채 옥소에 열중하고 있는 뒷모습을, 그는 방갓을 벗을 생각도 하지 않고 멍청히 서 있었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문득 피리음이 그치고서 달콤한 음성이 들렸다. [무례하군요. 여인이 혼자 있는 곳을 허락도 없이 들어오다니.] 서문장천은 피식 웃었다. [이 사당은 본래 임자가 없는 곳이거늘 허락받고 안받고가 어디있소?] [정말 거친 사람이군요. 그래도 글 깨나 읽은 서생인 줄 알있는데...... 알고 보니 혈사(血事)나 일으킬 줄만 알았지 풍류는 엉망이군요?] [......!] 서문장천은 흠칫했다. (나를...... 알고 있다!) From kids@kids.kotel.co.kr Mon Mar 11 1:07 KST 1996 Subject: 야래향 17 From: kids@kids.kotel.co.kr (hades@KIDS) Date: Mon, 11 Mar 1996 17:15:51 +0900 (KST) To: cspark@hera.kaist.ac.kr X-Mailer: fastmail [version 2.4 PL21-h3] Status: RO [ fiction ] in KIDS 글 쓴 이(By): ruby (뱃살공주) 날 짜 (Date): 1995년07월25일(화) 20시44분48초 KDT 제 목(Title): 야래향 17 그 순간, 본능적으로 그의 전신에서 살기가 일어났다. 순간 궁장여인의 음성이 들렸다. [할 수 없는 사람이군요. 대뜸 늑대의 근성을 드러내는 걸보니 말예요. 소매가 당신의 그 포악한 성격을 고쳐 주겠어요.] [......?] 다음 순간, 삘리리...... 삘리리리...... 다시 피리음이 들리기 시작했다. 아늑하고 평화(平和)로운 분위기를 담고 음율은 부드럽고 나긋하게 냉혈(冷血) 소년의 사나운 가슴을 간지른다. 노란 옷을 입은 소녀가 나비를 잡으러 꽃밭을 뛰어 놀다가 또르르 다가와 가슴 에 안기듯이...... 자상한 어머니의 손길이 쓰다듬듯이...... 봄날의 아지랭이가 나근한 오수를 불러 일으키듯이...... 삘리리리...... 삘리리...... 피리의 음은 환상의 음을 자아내고 있었다. ...... (졸립다...... 쉬고 싶다. 모든 것을 버리고...... 초야에 묻히고 싶다......) 서문장천은 온몸의 살기가 아지랭이처럼 빠져나가는 것을 느꼈다. 그는 눈을 사르르 내려 감았다. 어릴 적부터 꿈꾸어왔던 평화롭고 단란한 가정...... 아름답고 온유한 어머니가 개구장이 아이의 머리를 따뜻한 무릎에 눕히고 도란 도란 옛날 얘기를 들려 준다. ...... 얘야, 너무 심한 장난치면 맒炤? 원 세상에...... 얼굴이 상처투성이 네. 조심해서 놀아야지...... 어머니의 손은 따스하고 향기롭다. 아이는 어머니의 푹신한 무릎을 베고 누워 짓�５별� 묻는다. ...... 엄마, 엄마의 무릎은 참 부드러워, 아버지도 엄마 무릎을 베고 누워? 그러면 싫어. 나만 누울테야...... 어머니는 자상하게 웃는다. 어머니의 손이 아이의 뼈?쓰다듬는다. ...... 삘리리...... 삘리리리...... 피리소리는 더욱 낮게낮게 속삭이듯 흐른다. 서문장천은 무너지듯 스르르 벽에 기댄 채 주저 앉았다. (힘이...... 사라진다. 쉬고...... 싶다. 정말 그동안 피곤했다. 이제는 아무 것도 생각하지 말고...... 잠을...... 자리라......) 마력(魔力), 불가사의한 일이었다. 녹의 궁정여인의 음율에 천하제일의 신비인인 만통서생 서문장천은 무기력해지 고 있었다. 그는 정말 잠이 들고 있었다. 그것도 아주 깊고 달콤한 잠을...... 이때, 삘리리...... 리리...... 피리음은 낮게 가라앉더니 멎었다. 이어, [욱!] 궁장여인은 무엇인가를 토해냈다. 아! 피(血)! 그것은 시뻘건 선혈이 아닌가? 궁장여인은 잠시 섬세한 몸을 경련하더니 퓬岵?쉬었다. [아......! 무서운 내공(內功)이었어. 만약 반각만 더 버텼다면 나는...... 더 지탱하지 못하고 심맥이 터져 죽었을 거야......] 아! 그렇다면? 궁장여인이 전개한 것은 단순한 음율이 아니라 절정의 음공(音功)이었단 말인 가? [본궁(本宮)의 탈백유혼절음(歎魄幽魂絶音)을 전개하고 환음천애곡(歡音天哀 曲)을 십이성(十二成) 끌어올렸는데...... 내가 내상(內傷)을 입다니...... 아...... 대체 이 사람의 내공은 어느 정도기에......?] 아! 탈백유혼절음------ 그것은 무림제일의 음공(音功)이 아닌가? 그렇다면......? 이때 궁장여인은 몸을 돌렸다. 그러자 그녀의 모습이 드러났다. 바로......단목아영! 그녀가 아닌가? 옥소항아(玉簫姮兒) 단목아영이었다. 십성세가 중 음절 백화궁의 전인인 그녀일 줄이야......! 단목아영은 반짝이는 눈에 관심을 가득 담으며 잠이 든 서문장천을 유심히 바 라보았다. 그녀의 안색은 내상으로 인해 창백해져 있었다. [이상해...... 악양에서 이 사람을 본 후 줄곧 마음이 끌려 사흘동안 은밀히 미행했는데......그동안 나는 조금도 이 사람이 그토록 잔인한 살인마라는 생각 을 할 수가 없었으니......] 단목아영은 살픗 미소를 지었다. [후훗...... 아마도 마음에 들었나봐......?] 여인...... 여인아...... 단목아영은 품 속에서 옥병을 꺼내 단약 하나를 입에 넣은 다음 고민했다. [헌데 이제 어떡하지? 이 사람은 무림의 공적...... 하지만 아영은 이 사람을 십성회(十聖會)에 넘기고 싶지 않은데......] 십성회, 그것은 십성세가의 연맹체적인 모임이었다. 그들의 연맹체인 십성회는 최근 구파일방을 능가하는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었 다. 특히 천무성궁이 문(門)을 건지 십수 년 이래 십성회는 명실상부한 정도정회 (正道正會)를 표방하고 있었다. 단목아영은 문득 몸을 낮추었다. [......] 그녀는 잠시 망설이다 가만히 세뗄좁嗤?뻗어 서문장천의 얼굴을 가린 방갓을 조심스럽게 들어 올렸다. From kids@kids.kotel.co.kr Mon Mar 11 1:08 KST 1996 Subject: 야래향 18 From: kids@kids.kotel.co.kr (hades@KIDS) Date: Mon, 11 Mar 1996 17:15:54 +0900 (KST) To: cspark@hera.kaist.ac.kr X-Mailer: fastmail [version 2.4 PL21-h3] Status: RO [ fiction ] in KIDS 글 쓴 이(By): ruby (뱃살공주) 날 짜 (Date): 1995년07월25일(화) 20시46분26초 KDT 제 목(Title): 야래향 18 순간, [악!] 그녀는 흡사 도깨비라도 본 듯 비명을 지르는 것이 아닌가? 보라! 드러난 서문장천의 얼굴이 빙그레 웃고 있는 것이 아닌가? [귀...... 귀신......?] 단목아영은 혼비백산하여 까무러칠 뻔했다. 이때 서문장천은 매혹적인 웃음을 흘리며 말했다. [후후...... 내가 귀신이라면 낭자는 귀신을 특별히 좋아하는 취미가 있나 보 구료?] [......] 순간 간신히 놀람을 진정시킨 단목아영은 조금 전 자신의 한 말이 떠올라 얼굴 이 확 달아올랐다. 서문장천은 방갓을 뒤로 젖히며 담담히 말했다. [낭자의 피리소리는 일품이었소. 본인은 무엇으로 그에 보답할까 생각 중이 오.] [다...... 당신...... 아무렇지도...... 않나요?] 단목아영은 그야말로 도깨비라도 흘린 기분이었다. 자신의 음공(音功)은 이미 백화궁 내에서도 알아주는 최절정 수준이 아닌가? 헌데 상대방은 조금도 타격받지 않은 눈치가 아닌가? [후후...... 잠깐 즐거운 공상(空想)이 떠올랐었소.] [겨우...... 공...... 공상이라고요?] 단목아영은 마치 괴물이라도 보듯 눈을 크게 떴다. 그 모습은 순진무구하며 천진난만해 보였다. 서문장천은 빙긋 웃었다. (정말 아름다운 아가씨군!) 어느새 그의 차가운 마음은 봄눈 녹듯 풀려 있었다. 살벌하기만한 살행(殺行)에 이런 기분을 느껴보기는 처음이었다. 실상 그는 단목아영이 음공을 전개했을 때 자칫하면 심마(心魔)에 빠져들 뻔했 다. 허나 그것을 극복한 것은 과거의 혹독했던 수련 탓이었다. x x x <<<... 追憶 二章 ...> 뎅...... 뎅...... 데데데뎅......! [으아아악!] [아아아악!] 고막을 파고드는 지겨운 종(鍾) 소리, 아이들은 코와 귀, 입에서 피를 줄줄 흘리고 있었다. 거대한 쇠종 속의 움푹 패인 구덩이 속에 십여 명의 아이들이 두 손으로 귀를 힘껏 틀어막고 있었다. 허나, 끊임없이 두드려지는 종소리, 종소리, 종소리...... 뎅! 데앵......! 데...... 앵......! 아! 그 소리는 고막을 터뜨리고, 심장까지 부수어낼 듯 무한한 고통을 주었다. 첫째날은 세번의 타종(打鍾)을 견디지 못하고 모든 아이들이 혼절해 버렸다. 그 다음 날은 일곱 번...... 그 다음 날은 열 두 번...... 그 다음 날은...... 아이들 중에는 고막이 파열되어 죽는 아이들도 있었다. 하지만 장천(藏天)?이를 악물고 있었다. 쾅...... 콰아아앙......! 종소리는 날이 갈수록 커졌고, 그 고통은 더 참기 힘들어 졌다. 이를 악물다 못해 이마에 힘줄이 돋고, 전신의 혈맥이 터질 듯 부풀었다. 아이들은 속속 쓰러져 갔다. [아아악!] [크아아악-----!] ...... 백 일(百日)째 되는 날 거대한 종이 치워졌을 때 모든 아이들은 초주검이 되어 있었다. 하나, ?속에서 유독 한 아이만은 눈을 부릅뜬 채 우뚝 서 있었다. 이 아이의 이름은...... 장천(藏天)이었다. x x x [방금 생각해 냈소. 낭자에게 보답할 방법을.] [......?] 단목아영은 의혹의 표정을 지었다. 서문장천은 빙긋 웃으며 손을 내밀었다. [낭자의 옥소를 잠깐 빌려 주시겠소?] [......!] 단목아영은 웬일인지 그의 말을 거절할 수가 없었다. 그녀가 건네주자 서문장천은 취옥소를 쓰다듬으며 중얼거렸다. [표면에 부드러운 광택이 흐르고 차지도 뜨겁지도 않으니 이른바 최상품의 옥 (玉)으로 만든 상음의 악기(樂器)로군.] 이어 그는 취옥소를 입으로 가져갔다. [음공(音功)은 대체로 삼단계로 나누게 되는 것이오. 그 첫째는 희노애락애오 곡의 칠정(七情)을 불러 일으키는 악(樂)의 단계를 이름이오.] [......!] 단목아영은 흘린 듯이 서문장천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그 순간 상대가 무림의 공적이며 살인마라는 사실도 까맣게 잊고 있었다. [악(樂)은 사람의 감정을 불러 일으켜 감상(感想)을 일으키려는데 목적이 있 소. 허나 이것은 음(音)의 극히 초보적 단계에 불과하오.] [......] [두번째 단계는 부(賦)의 단계가 있소. 이것은 악(樂)에 내공(內功)과 기(氣) 를 불어 상대를 자신의 의도하려는 방향으로 빠지게 만드는 것이오. 예를 들면 상대를 울릴 수도, 춤을 추게할 수도 있는 것이오. 낭자의 백화궁(百花宮)은 음 절세가(音絶世家)이므로 부(賦)에 대해 잘 알 것이오. 허나......] 서문장천은 매혹적인 미소를 지었다. [그것만으론 부족하오. 음공(音功)의 최종단계는 바로 치(痴)의 단계이오.] [치(痴)......?] 처음 듣는 말인듯 단목아영은 눈을 동그랗게 떴다. From kids@kids.kotel.co.kr Mon Mar 11 1:09 KST 1996 Subject: 야래향 19 From: kids@kids.kotel.co.kr (hades@KIDS) Date: Mon, 11 Mar 1996 17:15:57 +0900 (KST) To: cspark@hera.kaist.ac.kr X-Mailer: fastmail [version 2.4 PL21-h3] Status: RO [ fiction ] in KIDS 글 쓴 이(By): ruby (뱃살공주) 날 짜 (Date): 1995년07월25일(화) 20시48분13초 KDT 제 목(Title): 야래향 19 서문장천은 그런 그녀가 몹시 아름답다는 생각을 또 한 번 했다. [그것은 상대방으로 하여금 모든 감정, 즉 칠정오욕을 빼앗는 것이오. 전개하 면 상대방의 감정을 텅 비게하여 그의 모든 사고와 정신력을 지배할 수가 있소. 즉, 다시 말하면 마음대로 죽일 수도, 살릴 수도 있는 것이오. 그것은 사람은 물론 짐승, 심지어는 초목(草木)에도 해당하오.] [아......!] 단목아영은 그만 넋을 잃고 말았다. (세상에 그런 음공이 존재하다니...... 본궁에서 잃어버린 백화음보(百花音譜) 에 어렴풋이 그런 류의 음공이 적혀 있다는 말은 들었지만......) 그렇다. 실상 백화궁의 최고음경이랄 수 있는 백화음보는 이미 몇십 년 전 실종되었다. [치의 단계는 다시 여러가지로 분류되오. 이는 유형음(有形音)과 무형음(無形 音)이 있는데 무형음이 더욱 무섭소.] [......] [음(音)으로 사람의 오장육부를 토막낼 수도 있고, 백치를 만들 수도 있으며, 산을 가루로 만들 수도 있는 것이오.] [......!] 단목아영, 그녀는 아예 넋빠진 표정이었다. 서문장천------ 이 시대의 최고신비인인 그는 도대체 얼마나 많은 무학을 알고 있단 말인가? [허나 치응?전개하려면 최소한 오갑자(五甲子) 이상의 내공력이 필요하게 되 오. 만일 무리하게 전개하면 스스로 백치가 되고 말 것이오.] [......!] [낭자의 현 내공은 일백 년(一百年) 수위이오. 그 정도의 내공은 물론 무림에 선 일류이나 밤하늘의 군성(群星)만큼이나 많은 기라성같은 기인고수(奇人高手) 들에 비하면 천지차이오.] 단목아영의 안색은 창백해졌다. (어......어떻게 나의 내공 수위를......?) 그녀는 상대에 대해 매혹과 함께 두려움을 느꼈다. 그리고 이제서야 만통서생이 천하제일의 신비인이며 만통신문이 고금제일의 신 비지문(神秘之門)이라는 사실을 믿을 수가 있었다. 서문장천은 빙긋 웃으며 말했다. [낭자에게 음공 하나를 전수해 주겠소.] [......!] 단목아영은 아무 말도 못했다. 본래 무림의 율법은 냉정했다. 사문(師門) 아닌 다른 사람에게 무공을 익히는 것은 절대금법이었다. 허나 그녀는 이미 서문장천에게 모든 판단력을 잃고 있었다. [이것은 하나의 곡(曲)이오. 낭자의 내공력이려면 십성(十成)은 발휘할 수가 있을 것이오. 최소한 상대를 이길 수는 없어도 언제, 어떤 상황에서라도 낭자 자신의 몸을 지킬 수는 있는 음공이오.] [......] [이것은 칠백년 전의 음마(音魔) 독고무(獨孤舞)가 창안한 십절무곡(十絶無曲) 이라는 것이오.] [음마 독고무......!] 단목아영은 경악을 발했다. 음마 독고무는 정사쌍음(正邪雙音)의 한 명으로써 칠백 년 전 백화궁을 창건한 백화선자(百花仙子)와 함께 음(?의 쌍절이었다. 헌데 그의 독문음공이 거론되다니...... [십절무곡은 칠정오욕을 일으켜 상대방으로 하여금 환각을 일으키게 하며 망아 속에 빠뜨려 자신도 모르게 환상, 환청, 환욕, 환무에 들게 하는 것이오. 그렇 게 되면 상대방은 어쩔 수없이 꼭두각시가 되고 말 것이오.] [아......!] [잘 들으시오. 단목낭자.] 서문장천은 이미 구결을 읊기 시작했다. [천지무궁음야(天地武窮音也)...... 조화지환음(造化之幻音)...... 정반합율 (正反合律)...... 건래도양(乾來到陽)...... 일지무욕(一枝無欲)......] ...... ...... 단목아영은 그만 망아지경에 빠져들고 말았다. 그리고......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그녀가 정신을 차렸을 때 주위에는 아무도 없었다. [아......! 어디로 갔나요......?] 단목아영은 그 순간 가슴이 텅 비는 것을 느꼈다. 아주 잠깐 동안이었으나...... 이미 만통서생 서문장천의 존재는 그녀의 가슴에 깊이 낙인(落印)되고 말았다. [당신...... 말도 없이 가버리다니......] 단목아영, 그녀의 큰 눈에 이슬이 감돌고 있었다. 그리고...... 툭......! 무엇일? 한방울의 액체가 바닥에 떨어져 내렸다. 이슬이라 불리워야 할까...... 주르르르...... 처음엔 한 방울이었으되, 차츰 여러줄기로 뽀오얀 여인의 뺨을 타고 흘러 내리는 눈물, 언제나 다시 만나뵐수 있을까? 여인은 한 남자를 사랑하게 되버렸다. 떠나간 한 남자를 어쩔 수 없이 사랑해버린 여인, 그 여인의 이름은 옥소항아 단목아영이었다. =========------------------------------>>> >>> 風雲第一龍 夜雨 >>> 廢墟之雲 在地獄 ...허운재옥 -------------------------------------------------------------------- ...>>> 第 五 章... 陷穽(함정) <<<... -------------------------------------------------------------------- 물고기(魚) 표식(標識), 그것은 웬만해서는 잘 눈에 띄지 않았다. 허나 객점의 현판 밑 그늘이나 담벼락, 또는 나무껍질 등에 새겨진 그림은 일 정한 방향(方向)과 도식(圖式)에 의해 그려져 있었다. From kids@kids.kotel.co.kr Mon Mar 11 2:00 KST 1996 Subject: 야래향 20 From: kids@kids.kotel.co.kr (hades@KIDS) Date: Mon, 11 Mar 1996 17:15:59 +0900 (KST) To: cspark@hera.kaist.ac.kr X-Mailer: fastmail [version 2.4 PL21-h3] Status: RO [ fiction ] in KIDS 글 쓴 이(By): ruby (뱃살공주) 날 짜 (Date): 1995년07월25일(화) 20시50분00초 KDT 제 목(Title): 야래향 20 [......!] 서문장천, 그는 벌써 열두 번째 그림이 표식된 곳을 따라갔다. 그는 짙은 의구심을 느꼈다. (암호에 의하면 상황이 상당히 다급한 것 같다. 좀체로 이런 일은 없었는 데......) 그는 계속 북상(北上)했다. 이윽고 그가 물고기 암호를 따라 들어서게 된 곳은 경산(京山)이라는 곳이었 다. 역시 수향(水鄕)으로 양자강의 지류(支流)가 이어져 있는 곳이었으나 명산(名 山)인 대홍산(大洪山)이 인접해 있어 그야말로 산자수명한 곳이었다. 그림같이 아름다운 하상(河上)과 구릉(丘陵), 그리고 대홍산의 풍광이 어우러 져 누구라도 이곳에 이르면 떠나고 싶지 않은 기분이 들 것이다. x x x <경산방(京山房).> 경산현에서 가장 큰 주루를 겸한 객원(客院)이었다. 서문장천은 경산방의 현판 앞에서 표식을 발견했다. 그리고...... 그는 별원의 한 객방 문설주 위에 마지막 그림이 그려져 있음을 발견하고 그 방에 묵기로 했다. [......!] 서문장천의 안색이 심각해 졌다. 침방, 단촐하나 깨끗한 침상에 누운 채 그의 눈길은 천정(天井) 한 곳에 못박혀 있었 다. 그곳, 언뜻 보면 낙서(落書)라 여길 정도의 치졸한 문양이 그려져 있었다. 허나 서문장천의 눈에는 그것이 암호사신(暗號私信)일 줄이야! 그 내용은 심상치 않은 것이었다. <......어쩌면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암문(暗文)을 문주(門主)께 올립니 다......> 그렇게 시작되는 암호문! (이럴...... 수가......!) 서문장천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그의 눈은 무서운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 문주(門主)께서도 아시다시피 저는 삼백육호 임무를 완성키 위해 천뇌 만심(千腦萬心) 사형(師兄)과 함께 천불동(千佛洞)으로 잠입...... 그곳에서 놀 라운 사실을 알아냈습니다. 그것은...... 본문에서 항상 유념하던 그들이 의문 의 변사(變死)를 했다는 사실입니다......> <그들이...... 죽다니......!> 서문장천은 가슴이 쿵! 내려앉는 것을 금치 못했다. <...... 더구나 그곳에서 우리는 무서운 함정에 빠졌습니다. 사형은 포위망을 뚫기 위해 분전...... 장렬히 최후를 마치고...... 저만 간신히 살아 탈출에 성 공...... 허나 그때부터 무서운 추격을 당 게 되었......> 암호문은 점점 거기서부터 다급하게 흐트러졌? <...... 이 일에는 중대 비밀과 놀라운 음모 깔려 있을...... 첫째...... 백도(白道)의 총아로 선택된 _ - �∃� 결국 무서운 음모에 의해 안배되 다는 점...... 뿐만 아니라...... 會 또한 이 그들의 수중(手中)에...... 그들 은 이미 천하의 반을 손에 널고 활동을 시작...... 그들이 꺼려하는 것은 오직 두 가지...... 첫째는 본문(茯?, 둘째는 풍운사랑(風雲四郞)의 출현입니다. 문주(門主)...... 사태는 몹시 급박...... 이미 그들이 마수(魔手)를 에 뻗 기 시작...... 본문 내에 첩자(諜者)가 있음이 거의 확실......> (이럴 수가......! 본문에 첩자라니...... 우우...... 천뇌만심이 죽다 니......!) 분노, 무서운 분노가 서문장천의 혈관을 타고 흘렀다. 허나 암호문였?중대한 몇 가지 사실이 빠져 있었다. 그것은 백도의 총아라는 자의 이름부분과 무슨 회(會)의 이름이 너무나 흐릿하 게 쓰여져 있어 식별이 불가능하다는 것이었다. <...... 저는 열아홉 번이나 죽을 고비를 넘기고...... 마침내 극독에 중 독...... 살 가망이 거의 없습...... 만약 이곳에서 실종된다면...... 문주께서 는 죽은 것으로 판단하시길...... 낙화유(落花幽)......> 마지막 서명부분은 채 다 쓰지도 못한 상태로 끝나 있었다. [으윽...... 몽몽(夢夢)......! 너마저......!] 부르르......! 서문장천은 주먹이 으스러질 듯 움켜쥐며 경련을 한다. 그의 준미한 눈꼬리가 올라가며 핏발이 선다. (몽몽...... 그리고 사운악(査雲嶽)......! 너희들이 어떻게 살아왔는데...... 으으...... 이렇게 어이없이 당하다니......나와 피를 나눈 형제들이 아니더냐? 으드득......!) 서문장천의 눈썹이 무서운 분노로 인해 부르르 떨었다. 두 이름! ------애몽몽(艾夢夢)! ------사운악(査雲嶽)! 그 두 이름이야말로 천지간에 가장 끊을래야 끊을 수 없는 인연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아닌가? 바로...... 낙화유혼생(落花幽魂生)과 천뇌만심(千腦萬心)이었으니...... 만통신문을 일으킨 주역들이요. 피를 나누어 마신 의형제들이 아닌가? 헌데 그들의 의문의 변사와 실종은...... 서문장천의 마음을 무서운 분노로 들끓게 하고도 남음이 있었다. 허나, 한참 후 서문장천은 마음을 가라앉혔다. From kids@kids.kotel.co.kr Mon Mar 11 2:01 KST 1996 Subject: 야래향 21 From: kids@kids.kotel.co.kr (hades@KIDS) Date: Mon, 11 Mar 1996 17:16:03 +0900 (KST) To: cspark@hera.kaist.ac.kr X-Mailer: fastmail [version 2.4 PL21-h3] Status: RO [ fiction ] in KIDS 글 쓴 이(By): ruby (뱃살공주) 날 짜 (Date): 1995년07월25일(화) 20시51분45초 KDT 제 목(Title): 야래향 21 (이 일에는 필시 목적이 있다. 이름이 흐려진 것은...... 어쩌면 누군가에 의 해 지워졌을 가능성이 있다. 그렇다면...... 바로 본문의 첩자......) 서문장천의 영준한 얼굴이 무섭게 굳어졌다. (만통삼절(萬通三絶)인...... 천수검왕(千手劍王) 독고린과 사운악...... 몽몽 에겐 결코 혐의를 둘 수 없다. 또한 암흑사십구혈(暗黑四十九血)...... 그들은 나와 함께 피를 나눈 형제들...... 추호라도 어찌 그들을 의심하겠는가? 더구나 그들을 키운 야인팔우(夜人八友) 또한 생각조차 할 수 없다. 그 밖의 인물들도 모두 한(恨)으로 뭉친 형제들...... 허나......찾아야 한다. 분명 누군가가 있 다! 누군가......!) 서문장천의 두 눈이 어둠 속에 환하게 타올랐다. 어느덧 밤이 된 것이었다. ...... x x x 쉬익! 쉬쉬쉭------! 칠흑같은 어둠을 뚫고 미세한 암기가 창문을 소리없이 뚫고 들어와 금침을 꿰 뚫었다. [......!] 금침 속에서는 아무 소리도 나지 않았다. 한참 후, 스스스...... 창문을 통해 오색(五色)의 연기가 스며들었다. 그것은 강호상에서 악독하기로 이름높은 오색식골향이라는 독연이었다. 역시 한참이 지나도 방안에서 아무런 소리도 일어나지 않자. [크크...... 놈은 죽었을 것이다!] [흐흐...... 대라신선이라도 오보추혼사(五步追魂砂)와 오색식골향을 당하진 못한다. 음침한 웃음과 함께, 쾅! 와지끈! 창문이 박살나며 두 가닥 인영이 방안으로 뛰어들어 왔다. [확인!] [차------ 앗!] 번------ 쩍! 쐐------액! 도광(刀光)이 일며 캥瓚?양단되었다. 그 순간, [후후...... 진정 악독한 놈들이구나!] 문득 차가운 웃음이 들려왔다. 두 개의 흑영은 머리털이 곤두섬을 느꼈다. 허나 그들은 결코 고개를 돌리지 않았다. [차------ 앗!] [뒈져라!] 콰르르! 쐐------ 액! 그들은 천정을 향해 일제히 수십종의 암기를 날렸다. [하하하......!] 낭랑한 웃음소리가 들리고, 펑! 파------ 앙! [큭!] [끄------ 악!] 두 마리 멱따는 비명과 함께 두 인영은 곤두박질치며 창밖으로 날아갔다. 스스......! 백영이 그림자처럼 따랐다. [헉......!] [끄윽......!] 두 중년인의 안색은 흑빛이 되었다. 어느새 눈 앞에 백삼서생이 서 있었던 것이다. 바로 서문장천이었다. (오늘밤 누군?찾아올 줄 알았다. 내 짐작은 틀린 것이 아니었다!) 그는 두 중년인의 혈도를 각각 발로 밟았다. [묻겠다. 답하면 살고, 그렇지 않으면 죽는다.] [으으......] [끄...... 으......] 두 중년인은 이미 피투성이었다. [누가 보냈느냐?] [모...... 모른...... 크악!] 퍼억......! 아! 세모꼴 얼굴의 중년인의 머리통이 몸체에서부터 떨어져 낡Т? 서문장천의 발이 중년인의 두부(頭部)를 터뜨려 버린 것이었다. 떨어져나간 목부분에서 검붉은 핏줄기가 치솟아 올랐다. 마치 분사기로 뿜어내듯이 허공중에 뿌려지는 핏줄기...... 형체를 알아볼 수 없게 짓이겨져 버리 머리통...... [너! 대답하던 하지않던 그건 너의 자유다! 누가 너를 이곳으로 보냈느냐?] [으...... 으...... 이것은...... 바로......] 슷...... 미세한 바람(風)! [크------ 악!] 처절한 비명이 터졌다. 그 순간, [서랏!] 쐐------ 액! 서문장천은 어느 덧 야공(夜空)을 박차고 신형을 날리고 있었다. 오십 장 밖 야공으로 사라져 가는 검은 점을 따라가고 있었다. (놓치지 않는다. 절대로......!) 서문장천은 진력을 끌어 모았다. 스------ 액! 한 순간에 오십 장의 거리가 사십 장으로 좁혀졌다. 그리고 다시 삼십 장...... 달빛 아래 흑영의 모습이 어렴풋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 인영은 왜소했다. 또한 희끗한 백발이 보였다. 다시 이십 장으로...... 이때, [헤헤헤헤......!] 기이한 웃음소리가 나더니, From kids@kids.kotel.co.kr Mon Mar 11 2:02 KST 1996 Subject: 야래향 22 From: kids@kids.kotel.co.kr (hades@KIDS) Date: Mon, 11 Mar 1996 17:16:07 +0900 (KST) To: cspark@hera.kaist.ac.kr X-Mailer: fastmail [version 2.4 PL21-h3] Status: RO [ fiction ] in KIDS 글 쓴 이(By): ruby (뱃살공주) 날 짜 (Date): 1995년07월25일(화) 20시53분23초 KDT 제 목(Title): 야래향 22 스------ 읏! 아! 갑자기 인영은 쏜살같이 속도를 더하는 것이 아닌가? (읏! 무서운 경공을......!) 다시 거리가 삼십 장으로 멀어지자 서문장천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허나 그는 공력을 한층 더 끌어 올렸다. 쉬------ 아------ 앙! 질풍처럼 그의 신형이 뻗었다. 쫓고 쫓기는 두 가닥 인영은 어느덧 경산현을 벗어나 야산의 숲으로 가고 있었 다. 잠시 후, 잡힐 듯 말 듯 하던 인영은 숲 속으로 자취를 감추고 말았다. (......!) 서문장천은 숲으로 들어선 순간 전신을 엄습하는 무서운 살기를 느끼고 흠칫했 다. (매복......! 이미 상대방은 만반의 준비를 갖추었다.) 그렇다. 그것은 오랜 강호생활에서 얻은 직감과도 같은 것이었다. 숲 속은 캄캄절벽이었다. 서문장천은 주먹을 으스러져라 움켜쥐었다. (결코 물러서지는 않는다!) 한발 한발...... 그는 숲 속으로 깊숙이 들어갔다. 얼마나 들어 갔을까? 문득, 풍경이 돌변했다. 스스스스......! 우우우웅......! 갑자기 숲의 풍경이 온통 귀기(鬼氣) 넘치는 지옥(地獄)처럼 변하는 것이 아닌 가? 어디 그뿐이랴? [크크크크......!] [키키키키......!] [크아아악------ 크크큭------!] 돌연, 사방으로부터 귀신의 호곡과 같은 음산한 괴성, 울부짖음과 함께, 나무(木)들이 귀졸(鬼卒)로 화해 산발을 하며 덤벼드는 것이 아닌가? (윽......! 귀문상로천살대진(鬼門喪路天煞大陳)......!) 그렇다. 그것은 전설적으로 나도는 일종의 진법(陳法)이었다. 자연의 지형지물을 이용해 환각을 일으키게 하며 여기에 매봉?더하는 것으로 엄청난 위협이 따르는 것이었다. [크아------ 악!] 위이이잉------! 전면에 나란히 서 있던 십여그루의 나무가 일제히 야차(夜叉)로 변해 덤벼들었 다. 서문장천은 전신에 증오심이 끓어 올랐다. [으하하핫......! 이 따위 귀신놀음이 만통서생에게 통할 줄 알았느냐?] 꽝! 꽈르르릉------! 쌍장이 춤?추자 노도같은 검강이 뻗었다. 콰...... 콰츠츠츠츳......! 허나 서문장천은 이를 갈아야 했다. 야차로 보이던 것들이 나무가 되어 박살나 흩어지는 것이 아닌가? 콰르르릉......! 꽈...... 작! 콰콰쾅------! 서문장천은 닥치는대로 눈앞을 가로막는 야차들을 박살내며 전진했다. 허나 인간의 힘에는 한도가 있는 법, 한 마장 정도 헤쳐나가자, 그는 차츰 기력이 딸리는 것을 느꼈다. [크크크......!] 또다시 일련의 야차들이 덤벼들었다. (모든 것은 환각이다...... 그렇다면......) 스슷......! 그는 이번에는 상대하지 않고 그들에게 쇄도했다. 허나 어찌 알았으랴? [크크...... 뒈져라!] [쳐랏!] 번------ 쩍! 츠츠츠츳------! 이번에는 진짜 사람이었다. 꽝! 쿠르르르......! [윽!] 막강한 강력에 적중된 서문장천은 기혈이 역류하는 것을 느끼며 쌍장을 좌우로 뻗었다. 우웅......! 파아아앗! 새하얀 옥수(玉手)가 어지럽게 날리니, 퍽! 퍼퍽......! 흡사 두부 깨지는 소리와 함께, [으아아악!] [크아아악!] [으아아악!] 처절한 비명과 함께 피보라가 튀었다. 쓰러지는 것은 나무(木)처럼 보이는 고수들이었다. 서문장천은 그들을 지나쳐 신형을 날렸다. 팟! 파파파팟------! 갑자기 땅속에서 흙덩어리가 튀어오르며 백여 명의 검수(劍手)들이 포위했다. 츠츠츠츠......! 휘류류륭......! 막강한 검강풍(劍崗風)이 소용돌이 친다. [대천강검진(大天崗劍陳)...... 그대들은 혈월각(血月閣)의 검투사(劍鬪士)들 이군!] 서문장천의 음성은 이미 살기충만했다. [크크......! 그렇다! 오늘 이곳에서 너는 뼈를 묻어야 할 것이다!] 누군가가 야유했다. From kids@kids.kotel.co.kr Mon Mar 11 2:03 KST 1996 Subject: 야래향 23 From: kids@kids.kotel.co.kr (hades@KIDS) Date: Mon, 11 Mar 1996 17:16:10 +0900 (KST) To: cspark@hera.kaist.ac.kr X-Mailer: fastmail [version 2.4 PL21-h3] Status: RO [ fiction ] in KIDS 글 쓴 이(By): ruby (뱃살공주) 날 짜 (Date): 1995년07월25일(화) 20시54분54초 KDT 제 목(Title): 야래향 23 서문장천은 검강풍의 소용돌이 속에 우뚝 선 채 자조의 웃음을 흘렸다. [그렇군......! 귀문상로천살대진은 석문부(石門府)에서 친 것이고, 그대들은 검후(劍后) 혈월각의 검투사들...... 그렇다면 십성세가(十聖世家)들이 모두 왔 겠군?] [크크......! 두 말하면 잔소리!] 순간, [쳐------ 라!] 위이이잉......! 콰츠츠츠츠츠츳......! 피! 피가 튄다. 혈월각은 일만(一萬)의 검투사(劍鬪士)들을 키운다, 그들은 검에 살고, 검에 죽는 검귀들이었다. 혈월각 천리세가(千里世家)는 이미 중원 오대검파(五大劍派)를 능가하고 있었 다. 번------ 쩍! 슉! 슈슈슈슉! [으아------ 악!] [크아악!] 번뜩이는 검날이 호선을 그리면 목이 후두둑 떨어진다. 일검에 허리가 잘려지고, 팔다리가 끊어진다. [으하하하핫......! 혈월각도 별 것 아니군!] 서문장천------ 그는 이미 혈인(血人)이 되어 있었다. 어느 새 뺏은 장검은 이가 빠질대로 빠진 채 피무지개를 그리고 있었다. 위이이잉...... 콰아아아......! 죽음의 검진! 그것은 최후의 한 명까지 모두 죽여야만 멈춘다. 서문장천은 완전히 살성(殺星)으로 화했다. 춤(舞)------ 그는 죽음의 춤을 췄다. [대역상팔천검식(大逆相八千劍式)------!] [폭풍만리행(暴風萬里行)------!] [사망대구식(死亡大九式)------!] [혼천살파천류(混天煞破天流)------!] [녹천살우검(綠天殺雨劍)------!] 콰아아아아......! 쿠쿠쿠쿠쿵......! [으아------ 악!] [케에에에엑------!] 피! 피의 대하(大河)가 흐르기 시작했다. 비틀비틀......! 서문장천은 피가 뚝뚝 떨어지는 장검으로 땅을 짚고 섰다. 주위...... 이 지옥도(地獄圖)도 이런 지옥도가 없었다. 따라서 수급이 끊어진 시신이 즐비하게 누워 있다. 마침내 죽음의 검진은 깨어진 것이었다. [으윽......! 놈은 살마(煞魔)이오!] [우우...... 결코 놓쳐선...... 십성세가의 명예가 땅에 떨어질 것이오......] 문득, 어디선가 전율어린 음성이 들렸다. [후훗......! 나 만통서생의 목숨과 십성세가의 명예와 바꾸자고? 좋지......] 휘------ 익! 서문장천이 떠올랐다. 대혈전(大血戰)! 숲 속에서 무림사에 전례없는 피튀기는 대혈전이 벌어졌다. 죽고 죽이고...... 쓰러지고, 또 쓰러지고...... 십성세가는 이미 공언을 했다. 만통신문과 만통서생을 처단하겠노라고, 이제...... 명예를 건 혈전은 무림사의 한 장(章)을 남기게 되었다. ------혈우림대혈사(血雨林大血事)! 이날...... 무맛?조종(弔鍾)을 울렸다. 수천의 인혈(人血)이 숲을 붉게 물들이고...... 무림이 산하를 통곡하게 했노라고...... [헉......! 헉......!] 서문장천------ 그는 완전히 혈인(血人)이었다. 전신은 새빨갛게 젖었으며...... 눈알은 혈안이었다. 온 몸은 성한 군데라고는 단 한군데도 없이 너덜너덜했고...... 양 손은 피와 살점 투성이었다. 비틀비틀...... 그는 숲을 가로 질러갔다. 질펀한 시체 사이를 걸어...... [도성(刀聖) 천벽부(天壁府)의 오백도수(五百刀手)...... 수신(水神) 백수궁의 삼백잠형인자(三百潛行忍者)...... 훗후...... 또 없느냐? 모두 받아주마.... ..] 그의 입에서 피비린내 나는 말이 흘러나온다. [크크 ......! 사천중루(四川重樓) 당문(唐門)의 삼백되敾?三百毒行子) 들...... 너희들이 뿌린 독만큼 갚아 주겠다...... 흣흐흐...... 오라...... 얼 마든지...... 베어주마. 썩어빠진 백도(白道)의 정의의 용사들아...... 모 두...... 베어 주마......!] 우우우웅......! 검(劒)------ 검(劍)이 운다(鳴)! 츠파파파------ 팟! [크아아악------!] [으------ 아------ 악!] 단말마의 비명과 함께 검강이 스치는 곳에서 다시 우수수 인엽(人葉)이 졌다. 쏴아아......! 피비가 쏟아졌다. 서문장천은 증오했다. 살(殺)! 살(殺)! 살(殺)......! 끝없는 살행에 그는 이제 넌절머리가 난 상태였다. From kids@kids.kotel.co.kr Mon Mar 11 2:04 KST 1996 Subject: 야래향 24 From: kids@kids.kotel.co.kr (hades@KIDS) Date: Mon, 11 Mar 1996 17:16:12 +0900 (KST) To: cspark@hera.kaist.ac.kr X-Mailer: fastmail [version 2.4 PL21-h3] Status: RO [ fiction ] in KIDS 글 쓴 이(By): ruby (뱃살공주) 날 짜 (Date): 1995년07월25일(화) 20시56분31초 KDT 제 목(Title): 야래향 24 ...... 그는 태어날 때 자신이 왜 태어났는지 몰랐다. 그는 자라오면서 무엇때문에 살아야 하는지도 몰랐다. 그는 타인(他人)을 왜 죽여야 하며, 자신이 죽지 않기 위해 죽여야하는 그 모 습에 대해 몹시 괴로와했다. 죽여라! 죽여! 그렇지 않으면 네가 죽는다. ...... 휘이이잉......! 역한 피비린내 실은 바람이 불었다. [......!] 서문장천은 망연히 걸었다. 이제 더 이상 나타나는 자는 없었다. 모두 죽은 것일까? 그는 손가락 하나 까딱할 힘이 없었다. 질질...... 이 빠진 검을 끌며 그는 걸어갔다. 이때다. 삘리리...... 릴리릴...... 돌연 한 가닥 청아한 피리음이 들려온 것은, [......!] 서문장천은 귀가 번쩍 뜨여졌다. 그의 뇌리에 하나의 아름다운 여인의 얼굴이 떠올랐다. 문득 그는 툴툴 웃는다. [후후...... 그대도 왔는가?] 누구를 말함인가? [하긴 그대도 십성세가의 일원이지.] 서문장천은 계속 걸어갔다. [......!] 헌데 문득 그는 한 가지 기이한 사실을 깨달았다. 피리소리, 음률(音律)을 아는 자라면 음률 속에 일정한 고저장단이 있으며, 뜻(意)이 있 음을 이해한다. 바로...... 삘리리...... 릴리릴...... 피리소리가 그에게 길을 인도하고 있었다. 그가 틀린 방향으로 가면 피리음에는 날카로운 경적이 울리고...... 방향을 바 꾸면 피리소리는 나긋해진다. (그녀의 뜻은......?) 서문장천은 하늘을 올려보았다. 부움해지고 있었다. 그는 결심했다. (흉(兇)이든 길(吉)이든 좋다!) 그는 피리음에 따라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이제 그는 조그만 충격을 받아도 쓰러질 초탈진상태였다. 과연...... 흉험이 가득찬 이 숲을 빠져나갈 수 있을런지......? =========------------------------------>>> >>> 風雲第一龍 夜雨 >>> 廢墟之雲 在地獄 ...허운재옥 -------------------------------------------------------------------- ...>>> 第 六 章... 살아야 겠다...... 빌어먹을 武林이여! <<<... -------------------------------------------------------------------- (이 자들은...... 음공(音功)에 의해 심맥(心脈)이 끊겨 죽었다...... 설마 그녀가......?) 비틀...... 서문장천은 피리소리가 인도하는 길을 따라가는 동안 상당수의 시 체들을 발견했다. 그들은 십성세가의 고수들이었다. 헌데 놀랍게도 그들은 모두 음공에 죽어 있는 것이 아닌가? (그녀가...... 자신이 속한 세가연합에 반기를 들다니......) 이윽고, 그는 피리소리가 들려온 곳에 다다를 수 있었다. [......!] 여인------ 녹의궁장여인은 바위(岩) 위에 그린듯이 걸터앉아 있었다. 그녀는 입에 피리를 대고 있었다. [왜......?] 서문장천은 그녀의 앞에 이르러 물었다. 그녀는 바로 옥소항아 단목아영이었다. 단목아영은 취옥소를 입에서 떼며 탄식했다. [저도 알 수가 없어요. 왜 당신을 돕게 됐는지......] 서문장천은 피투성이의 자신의 몸을 내려보며 툴툴 웃었다. [후후...... 난 이런 놈이오. 살인귀에 불과한 자요. 이런 나를 도운다는 것은 자살 행위나 다름없소. 언제고 당신마저 해칠지도 모르오.] 단목아영의 아름다운 눈망울에 반짝 이슬방울이 떠올랐다. [그럴지도 모르죠. 허나 그날 이후...... 당신은 아세요? 한 소녀의 가슴에 이 미 깊은 병(病)이 들었다는 것을......?] [......!] [그녀는 오래전부터 마음 속에 이상(理想)의 왕자(王子)님을 꿈꾸어 왔어요. 언제나 온화한 웃음을 짓는 다정한 왕자님을요......] [훗후......! 나는 그 반대이오.] [그랬어요. 하지만...... 아영이 당신을 보았을 때...... 당신은 깊은 고독을 안고 있었어요.] 서문장천은 쓴웃음을 지었다. [야수(野獸)에게도 외로움이 있는 것이오.] 단목아영은 고개를 가로 저었다. [아니예요. 당신은 원래부터 야수는 아니었어요. 당신에게는 그 누구보다도 따 뜻한 본성(本性)이 있어요. 다만 그것이 숨겨져 있을 뿐이예요.] 서문장천은 문득 히죽 웃었다. [잘못 보았소. 나는 그저 한 마리 늑대일 뿐이오.] [뭐라해도 좋아요. 아영은 자신의 판단을 믿어요.] 서문장천은 어쩔 수 없다는 듯 쓴웃음을 짓고 있었다. [그나저나 낭자의 행동은 곧 십성세가에 큰 문제를 일으킬 것이오.] 단목아영은 입술을 꼬옥 깨물었다. [각오한 일이예요.] [그럼......?] [아영은 아영의 길을 택해요.] [그 길이란......?] From kids@kids.kotel.co.kr Mon Mar 11 2:05 KST 1996 Subject: 야래향 25 From: kids@kids.kotel.co.kr (hades@KIDS) Date: Mon, 11 Mar 1996 17:16:14 +0900 (KST) To: cspark@hera.kaist.ac.kr X-Mailer: fastmail [version 2.4 PL21-h3] Status: RO [ fiction ] in KIDS 글 쓴 이(By): ruby (뱃살공주) 날 짜 (Date): 1995년07월25일(화) 21시00분07초 KDT 제 목(Title): 야래향 25 [당신의 본성을 깨우는 일이라면 아영은 모든 것을 다 희생하더라도 후회없을 거예요.] 서문장천은 흠칫했다. [낭자...... 그건......] 이때였다. 가까운 곳에서 날카로운 휘파람 소리가 들려왔다. 단목아영의 얼굴에 다급한 빛이 어렸다. [어서 이것을 복용하세요! 포위망이 좁혀지고 있어요!] 단목아영은 흰 옥병 하나를 던졌다. [......!] 서문장천은 옥병을 받았으나 복용치는 않고 있었다. [이번 일은 누구의 주동이오?] 단목아영은 고개를 흔들었다. [그건 말할 수 없어요. 아뭏든 십성회는 오늘 당신을 죽이기 위해 전력(全力) 을 다 기울일거예요. 어서...... 그 구전반혼신단을 복용하세요!] [구전반혼신단......!] 서문장천은 놀랐다. ------ 구전반혼신단(九轉返魂神丹)! 그것은 의성(醫聖) 구세장(救世莊) 성수세가(聖手世家)의 독문성약으로 무림에 서 기사회생의 영단으로 알려진 무가지보였다. 단목아영은 다급히 말했다. [제가 활로(活路)를 알려드리겠어요. 당신이 그동안 뚫은 것은 이곳에 펼쳐진 천라지망(天羅之網)의 십분지 일도 되지 않아요. 이번 거사를 위해 석대세가(石 大世家)는 생문(生門)이라고는 아예 없는 역천대라금쇄진(逆天大羅禁碎陳)을 펼 쳤어요.] [......!] [우선 서(西)쪽으로 가세요. 일마 장쯤 가면 곡류(谷流)가 흐를거예요. 가는 동안 물론 매복이 있어요. 모두 다섯 군데예요. 허나 당신의 실력이면 뚫을 수 있을 거예요. 곡류의 흐름은 격류예요. 활로는 바로 그뿐이예요. 곡류에 뛰어드 는 거예요.] 섰?暘돛?가슴이 씁쓸함을 느꼈다. 단목아영, 단 세번 만났을 뿐인데도 그녀는 자신을 위해 가문까지도 버리려하 는 것이다. [물(水) 속에는 매복이 없어요. 허나 물 속에 수신(水神) 백수궁(白水宮)의 백 팔혈수부(百八血水夫)가 있어요. 그들을 제거하는 방법은......] 삑------ 삐------ 익! 호각소리가 아주 가까운 곳에서 들려왔다. 단목아영의 안색이 창백해졌다. [어서 가세요! 명심하세요! 곡류에 뛰어든 후엔 이것을 뒤집어 쓰세요!] 휘------ 익! 시커먼 물체가 던져졌다. 서문장천은 즉각 그것이 수공(水功)에 쓰는 것임을 알아보았다. [명심하세요......! 그 이상의 매복은 저도 알 수 없어요. 모든 것은 오직 당 신의 운에 달려 있어요. 한 가지......] 단목아영의 얼굴에는 망설이는 빛이 역력히 떠올랐다. [이번 일에는 당신이 죽이려는 삼십 삼인 중 살아남은 칠인(七人)도 개입되어 있어요!] 서문장천의 눈썹이 꿈틀 치켜 올라갔다. 그 순간, 전음이 들렸다. [저를 치세요! 빨리......!] 서문장천은 대뜸 그녀의 뜻을 알아차렸다. 순간 그의 피묻은 옥수(玉手) 뻗었다. [가랏!] 위위! 펑! [아------ 악!] 단목아영은 정통으로 가슴을 얻어맞고는 피를 뿌리며 날아갔다. 그 순간 서문장천은 그녀의 떨리는 음성을 들었다. [안녕...... 무운(武運)을...... 당신의 이름은......?] 서문장천은 신형을 날렸다. 그리곤 전음을 남겼다. [서문장천......!] 그 순간 어지러운 인영이 쏘아져 내렸? [여기닷------!] [잡아랏------!] [차------ 앗!] 서문장천은 이빠진 장검을 안고 질주하기 시작했다. 그는 구전반혼신단을 한꺼번에 세 알을 입속에 털어 넣었다. x x x 피(血), 피, 피...... 끝없이 이어지는 매복과 죽음의 불나방들...... 쐐...... 액! 꽈르릉! [크아아악------!] [으아아아악!] 서문장천은 이미 감각이 마비되어 있었다. 그는 닥치는대로 베고, 또 베었다. 눈 앞을 가로막는 자는 무조건 베었다. 파츠츠츳------! 검광이 불을 뿜을 때마다 인영들이 단말마의 비명을 지르며 거꾸러졌다. 그들은 끝도 없이 가로 막았다. 오오...... 하늘(天)이여......! 무림이 생성된 이래...... 이토록 비참한 혈사가 또 있었던가? 서문장천은 구역질이 캣棘駭? [웩......! 웩......] 토했다. 그러나 토해지는 것은 핏덩이와 내장 부스러기였다. 빙글빙글 돈다. 하늘이, 땅이, 숲이 빙글빙글 돈다. 구전반혼신단의 효능은 기적적이었다. 손가락 하나 움직일 힘도 없던 그가 불가사의한 잠력을 일으켰고, 그 바람에 십성세가의 고수들은 추풍낙엽처럼 쓰러져갔다. 정(正)도, 사(邪)도, 그 개념을 잃은지 오래였다. 베고, 또 베어 넘기면서...... 서문장천은 자신이 왜 싸워야 하는지도 잊어버렸다. From kids@kids.kotel.co.kr Mon Mar 11 2:06 KST 1996 Subject: 야래향 26 From: kids@kids.kotel.co.kr (hades@KIDS) Date: Mon, 11 Mar 1996 17:16:17 +0900 (KST) To: cspark@hera.kaist.ac.kr X-Mailer: fastmail [version 2.4 PL21-h3] Status: RO [ fiction ] in KIDS 글 쓴 이(By): ruby (뱃살공주) 날 짜 (Date): 1995년07월25일(화) 21시02분50초 KDT 제 목(Title): 야래향 26 그가 죽인 이십 육인(二十六人)...... 그들은 백도의 명숙들이었다. 그들 때문이었을까? 십성세가는 정도의 주력(主力)이었고, 명분이 없는 일에 나서는 법이 없다. 그들이 전력을 기울였다면 그 일은 대의명분 아래 행(行)해 졌으리라. 그렇다면...... (나...... 나의 명분은 무엇이냐?) ------ 크아악! 번------ 쩍! ------ 캐애애액! 꽈르르릉! ------- 으------ 악! 서문장천은 핏물을 뒤집어 쓴 채 달렸다. 단지 살인의 감각은 둔탁한 검끝에 와 부딪치는 살과 뼈의 탁음 뿐...... 그는 하늘을 향해 묻고 싶었다. ------ 왜......? 하늘이나 땅이나 대답이 있을 턱이 없다. 서문장천은 문득 혼미 중에서 살아야 한다는 생각이 치밀었다. 이제껏 그는 자신의 생명에 대해 본능 이외의 애착심을 가져본 적이 없었다. 허나 이제는...... (살아야 한다. 빌어먹을 세상이여...... 무엇때문에 이래야 하는지를...... 알 아야 겠단 말이다. 빌어먹을 무림이여......) ------ 크아아악! 코 앞에서 또 한 명의 목이 떨어져 나갔다. 서문장천은 그의 목없는 몸뚱아리를 발로 걷어차고 신형을 떠올렸다. 그 순간, 계곡이 보였다. 그의 눈이 무섭게 번쩍였다. 곡류(谷流)------ 거친 물보라를 일으키며 세차게 흘러 내리는 곡류가 눈에 들 어왔다. =========------------------------------>>> >>> 風雲第一龍 夜雨 >>> 廢墟之雲 在地獄 ...허운재옥 -------------------------------------------------------------------- ...>>> 第 七 章... 地 獄 大 路 <<<... -------------------------------------------------------------------- 쿠쿠쿵...... 쏴아아아......! [윽!] 세차게 흐르는 노도와 같은 곡류(谷流)속으로 뛰어든 순간 서문장천은 숨이 콱 막히는 것을 느꼈다. 세찬 와류에 온몸이 부서져 나갈 것 같았기 때문이다. 어디 그 뿐이랴, 만신창이가 된 상처에 물이 스며들자 전신이 칼로 에이는 듯 이 아팠다. 허나 그는 고통에 익숙한 몸이었다. 그는 가죽옷을 뒤집어 쓰고 물살의 흐름을 따라 내려갔다. 얼마쯤 갔을끼? [......!] 물속에서 부유하는 검은 인영들이 보였? 흐느적흐느적...... 그들은 수귀(水鬼)들이었다. 똑같은 복장에 눈만을 내놓고 물속을 마치 바깥처럼 자유로이 활동하는 자들, 이른바 백팔혈수부(百八血水夫)들이었다. 최소한 물의 공부(水功)만은 천하에서 그들을 당할 자가 없었다. 푹......! (으으악! 왜......?) 물 속에서 핏물이 퍼졌다. 서문장천이 한 혈수부?심장을 찌른 것이었다. 스스...... 그는 가능한 쾌첩하게 검을 놀렸다. 그는 죽은 자에게서 괴형수혈도(怪形水血刀)를 탈취한 후 백팔혈수부 가운데로 들어갔다. 허나, 쏴아------ 스스------ 슥------! 네 명이 전후좌우에서 덤벼들었다. (빠르다!) 서문장천은 몸놀림이 부자연스러웠다. 아차 싶은 사이, (윽!) 옆구리가 화끈풔醮?핏물이 확 번졌다. 허나 그것이 오히려 전화위복이 되었다. 핏물로 시야가 흐려지는 바람에 그는 몸을 은신할 수 있게된 것이었다. 푸욱------ 푸------ 학! 소리없이 두 혈수부의 몸이 두 동강이 났다. 서문장천은 최대한 은신법을 운용했다. 백팔혈수부가 수중에 펼친 진은 무서운 것이었다. 그것을 깨고 탈출하려면 최소한 반 이상은 죽여야 했다. 쏴쏴------ 아------! 콰르르......! 핏물로 화한 물살은 소용돌이를 일으켰다. 서문장천은 피를 너무나 많이 흘려 어지러움을 느꼈다. 허나 그는 초인적(超人的)인 정력으로 버텼다. 푸------ 학! 쓰쓰------ 쓰------! 베고, 베고, 또 베었다. 모든 감각이 마비된다. 호흡을 못해 심장이 터질 듯하다. (어서 물 밖으로......) 그는 위로 오르고 싶었다. 머리가 혼탁해지고 눈알이 터질 듯 아팠다. 수압 때문이었다. 허나 지금 물 위로 떠오른다면 그는 공격 표적이 되어 삽시간에 난자될 것이 다. From kids@kids.kotel.co.kr Mon Mar 11 2:07 KST 1996 Subject: 야래향 27 From: kids@kids.kotel.co.kr (hades@KIDS) Date: Mon, 11 Mar 1996 17:16:20 +0900 (KST) To: cspark@hera.kaist.ac.kr X-Mailer: fastmail [version 2.4 PL21-h3] Status: RO [ fiction ] in KIDS 글 쓴 이(By): ruby (뱃살공주) 날 짜 (Date): 1995년07월25일(화) 21시04분35초 KDT 제 목(Title): 야래향 27 (으으...... 숨이...... 숨이......) 쓰쓰------ 쓰------ 쓰------ 사방에서 혈수도가 나아든다. 서문장천은 혼신의 힘을 다해 도(刀)를 휘둘렀다. (으아악!) (케------ 엑!) 다시 핏물이 시야를 가렸다. 처참한 수중혈전(水中血戰)이었다. 허나 문제는 더이상 숨을 참을 수 없다는 사실이었다. (으으...... 정신이 흐려진다......) 그 순간 서문장천의 뇌리에는 아득한 추억의 장면이 떠올랐다. x x x <...追億, 三章...> 퍽! 퍼억! [아악! 큭!] 풍------ 덩! 아이들은 비명을 질렀다. 머리로 날아든 철봉(鐵棒) 세례에 더이상 숨을 참지 못하고 수면 위로 떠올랐 던 아이들의 머리가 깨어져 피투성이가 된 채 다시 물 속에 처박혔다. 황하(黃河)의 수역은 온통 핏물이 되었다. 아이들은 눈알이 튀어나오고 입에 물을 가득 문 채 물 속에서 발버둥치고 있었 다. 허나 수면 위로 얼굴만 내밀면 즉시 쏟아지는 철봉세례 또한 무서운 것이었다. (으으으...... 차라리 죽여다오!) (으으...... 이 지옥의 고통...... 죽고 싶어!) 아이들은 하늘에, 땅에, 인간들에 할 수 있는 지독한 욕설이란 욕설은 다 퍼부 었다. 허나 어찌하랴! 물 속옘?숨을 참고 있는 동안에는 입을 벙긋조차 할 수가 없었다. 차츰...... 아이들은 배가 고무공처럼 부른 채 물고기처럼 둥둥 떠올랐다. 수면 위에는 한 척의 배가 떠있었다. 얼굴을 가린 노인(老人)들이 그물로 떠오른 아이들을 건져 올렸다. [크크...... 이까짓 것을 견디지 못하다니...... 너희들은 물고기만도 못한 놈 들이다!] 하나, 둘, 셋...... 열 하나...... 스물 둘...... 혼절하여 떠오른 아이들은 뱃전에 정말 고기처럼 던져졌다. 아아, 굶주림과 증오, 그리고 거듭되는 맹훈련에 지친 아이들은 피골이 상접했 으나 이때 만은 물에 퉁퉁 불어있었다. 헌데, [서른 둘...... 어? 한 놈이 안 보이는군......] 배 위에서 가볍게 놀라는 소리가 들려왔다. 벌써 반식경이 지났다. 아직까지 떠오르지 않는다는 것은 분명 불길한 사고가 있었다는 증거였다. 휙! 풍------ 덩! 네 명의 노인이 물 속으로 뛰어들었다. 떠오르지 않은 한 아이를 찾기 위해서였다. 물 속은 고요했다. 그리고 강 밑바닥...... 그 속에서 그들은 놀라운 모습을 발견했다. 바위를 깎지끼고 끌어안은 한 아이를 발견한 것이었다. 아이는 눈을 뜨고 있었는데 눈알이 반 이상 튀어나와 있었다. 그리고 가슴이 공처럼 부풀어 있었으며 전신의 혈맥이 지렁이처럼 부풀어 올라 있었다. (지...... 지독한 놈! 이 지경이 되고도 바위에 깎지낀 손을 풀지 않다 니......) 노인들은 진저리를 쳤다. 그들이 그 아이를 건져내었을 때, 어쩔 수 없이 그들은 바위를 함께 건져야 했다. 아이는 악착같이 바위를 놓지 않았기 때문이다. 뱃전으로 올라왔을 때, [내...... 내가 이겼소...... 웩!] 아이는 그 말 한 마디를 하고 물을 토했으며 그 즉시 혼절하고 말았다. 한 노인이 치를 떨며 말했다. [이...... 이 녀석은 독종(毒種)이다. 대체 누구냐?] [바로 장천(藏天)이란 놈일세.] x x x 쏴아------ 스스스------! 백팔혈수부들은 수공(水功)의 귀신들이었다. 허나 그들이라고 인간인 이상 숨을 안쉬고 살 수는 없었다. 정신이 가물가물해진 가운데 문득 주위의 압력이 사라지는 것을 서문장천은 느 꼈다. (놈들이...... 떠오른다!) 서문장천은 그 순간 그들과는 반대로 강 밑바닥으로 하강했다. (윽!) 수압이 높아져 고막이 터질 듯했으나 그는 이를 악물고 강바닥을 걸어갔다. 떠오른다면 그는 살 가망이 전무했다. 차츰 서문장천은 의식이 흐려졌다. x x x 백사장으로 올라왔을 때 눈부신 태양광(太陽光)이 아프게 눈을 찔렀다. [......!] 서문장천은 휘청했다. 모든 것이 환각같기만 했다. 어떻게 헤엄쳐 뭍으로 나왔는지 기억도 나지 않았다. [이젠...... 끝인가......?] 그는 중얼거렸다. [후후후...... 그렇게 생각하고 싶은가? 만통서생!] (아......!) 서문장천은 시야가 몽롱해 눈두덩을 비볐다. From kids@kids.kotel.co.kr Mon Mar 11 2:08 KST 1996 Subject: 야래향 28 From: kids@kids.kotel.co.kr (hades@KIDS) Date: Mon, 11 Mar 1996 17:16:23 +0900 (KST) To: cspark@hera.kaist.ac.kr X-Mailer: fastmail [version 2.4 PL21-h3] Status: RO [ fiction ] in KIDS 글 쓴 이(By): ruby (뱃살공주) 날 짜 (Date): 1995년07월25일(화) 21시06분36초 KDT 제 목(Title): 야래향 28 눈부신 햇살 아래...... 한 청년(靑年)이 보였다. 불타는 듯한 홍의(紅衣)를 입은 칠척 장신의 청년이었다. 가슴에는 불타는 일륜(日輪)이 수놓아져 있고 비스듬히 역시 불꽃형상의 화창 (火槍)을 옆구리에 멘 위맹해 보이는 청년이었다. [그대는......?] [화소야(火小爺)라고 들어 보았는가? 나는 벽력당(霹靂堂) 뇌천세가(雷天世家) 의 소가주 뇌혼(雷魂)!] [그렇군. 바로 후기십천......] 서문장천은 쓴웃음을 지었다. 그는 모래바닥을 끌고 있는 삼분지 일쯤 부러져 있는 도(刀)를 내려 보았다. 이 때 화소야 뇌혼이 화광이 감도는 눈을 빛내며 말했다. [다행이다. 네가 내가 맡고 있는 방위(方位)로 와주어서.] [......!] [뇌전신룡 뇌환천 동생에게 들었다. 그렇잖아도 너와 승부를 내고 싶었다.] 전광세가와 뇌천세가는 같은 뇌씨(雷氏)였다. 그들은 실상 한 가문이었다. [후후...... 본래 이곳에는 본가(本家)의 벽력사십구화(霹靂四十九火)가 지켜 야 했으나 모두 물리쳤다. 너와 일대일(一對一)로 겨루고 싶어서였다.] 서문장천은 짓무른 눈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부럽군. 그대의 패기가......] [후훗...... 낫?너를 존경한다. 만통서생이 만일 세력을 업고 다니는 자였다 면 애당초 나서지도 않으려 했다. 너는 나와 비슷하다. 그래서 단 둘이 겨루고 싶었다.] 서문장천은 도를 힘겹게 들었다. [그런가......? 피하지 않겠다.] [훗후...... 허나 나는 불공평한 것을 싫어한다. 너에게 진기를 회복할 시간을 주마.] 서문장천은 고개를 저었다. [필요없다. 날...... 쉬게 하느니 차라리 속전속결하고 싶다.] [정 그렇다면......] 화르륵......! 아! 화소야 뇌혼의 전신에서 불꽃이 일어났다. 그것은 그가 벽력당의 최고독문절기 태양천화신강(太陽天火神崗)을 십성 이상 익혔다는 증거였다. 드디어 후기십천의 일인과 만통서생의 일전이 벌어졌다. [차------ 앗! 태씸?太陽斬)!] 파파팍------! 화창이 지옥의 불을 토하며 뻗었다. 서문장천은 일순 자신의 몸이 화륜지옥에 떨어졌음을 느꼈다. 스스......! 도가 일어서고 있었다. [천지인삼멸도(天地人三滅刀)------ 천(天)!] 츠츠츠------ 츳! 콰------ 쾅! [윽!] [크으...... 강하다......!] 두 사람은 맞붙었다 떨어졌다. 콰르르...... 츠츠...... 츳! 주변의 모래알들이 어지럽게 날고 춤을 추었다. [광폭화륜(光爆火輪)------!] [지(地)------!] [마라화겁폭(魔羅火劫爆)------!] [인(人)------!] 콰콰콰------ 쾅! 콰르르------ 콰쾅! 우우우------ 우웅------! 천빈지복 불의 소용돌이가 일었다. 모래알이 녹고 있었다. 서문장천은 빙글빙글 도는 착각에 사로잡풔? (틀렸다! 이 상태라면...... 일각도 못 버틴다! 그렇다면......) [열화천폭비(熱火天爆飛)------!] 콰르릉------! 뇌혼의 공격은 온통 사위를 초열지옥으로 뒤덮었다. 그 순간 서문장천은 움직이지 않았다. 슈욱------! 불덩이를 토해내는 창 끝이 코앞으로 뻗었다. 푹! 찰나지간 그는 어깨로 창을 받았다. [윽!] 어깨가 불?지지듯 고통스러웠다. [......!] 바로 그 순간, 번------ 쩍! [으------ 아------ 악!] 촤------ 아! 뇌혼의 한쪽 팔이 떨어져 나가며 피분수가 솟구쳤다. 서문장천은 그 순간 창을 어깨에서 뽑으며 신형을 날렸다. [크으으으...... 졌...... 졌다......!] 쿵! 뇌혼이 분루를 흘리며 무릎 꿇는 소리를 뒤로 하고 피가 펑펑 쏟아지는 어깨를 지혈시킬 생각도 않고 서문장천은 무작정 앞으로 나가고 있었다. 그는 방향감각마저 상실하고 있었다. 갈짓자(之字), 그는 흡사 술에 취한 사람같아 보였다. 아니 그는 살인(殺人)에 취했고, 피비린내에 흠뻑 취해 있었다. 자신을 이기지도 못할 정도로, ...... 한나절 동안 태양이 꼬박 숭산을 벗어날 동안 서문장천이 치룬 전투는 장장 서 른 아홉번이었다. 그때마다 그는 미친 듯이 핏속을 헤져나갔다. 베어도, 베어도 끝이 없는 적수자들...... 개중에는 후기십천(後期十天)의 인물이 다섯 명이나 있었다. 그들과 싸울 때마다 서문장천의 몸에는 새로운 깊은 상처가 생겼다. 아아! 지옥대로(地獄大路)! From kids@kids.kotel.co.kr Mon Mar 11 2:09 KST 1996 Subject: 야래향 29 From: kids@kids.kotel.co.kr (hades@KIDS) Date: Mon, 11 Mar 1996 17:16:26 +0900 (KST) To: cspark@hera.kaist.ac.kr X-Mailer: fastmail [version 2.4 PL21-h3] Status: RO [ fiction ] in KIDS 글 쓴 이(By): ruby (뱃살공주) 날 짜 (Date): 1995년07월25일(화) 21시08분16초 KDT 제 목(Title): 야래향 29 그가 걷는 길은 문자 그대로 지옥의 길이었다. 철벅...... 철벅......! 그가 지나간 자리에는 혈보인(血步印)이 찍혔다. 이제 그의 몸에서는 더 이상 흐를 피도 없었다. 다시 어둠이 오고...... 길고 지긋지긋한 혈야(血夜)가 지나갔을 때, 서문장천은 마침내 하나의 칼끝같은 단애(斷涯)에 이르렀다. x x x [길이...... 끊겼...... 군......] 서문장천은 신음했다. 그가 서 있는 곳 천야만야의 낭떠러지가 아닌가? 그가 삼일(三日)째 헤맨 곳은 바로 대홍산(大洪山)이었다. 그는 대홍산의 절애(絶涯)에 다다른 것이었다. 휘이이------ 잉! 휘우우웅......! 바위라도 날려버릴 듯한 무서운 폭풍이 불고 있었다. 서문장천은 혼탁한 머리가 일시지간 맑아짐을 느꼈다. 그 동안 그는 구전반혼신단을 열두 알이나 복용했다. 허나 그것도 떨어진 상태였다. [나의 삶은...... 여기서 마지막인가......?] 그의 음성은 분명치가 않았다. 그것은 입술이 형상을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짓터져 있기 때문이었다. 이때였다. [그렇네. 만통서생!] 문득 착 가라앉은 음성이 등 뒤에서 들려왔다. [......!] 서문장천은 놀라지 않았다. 다만 서셜?돌아섰다. 등 뒤는 천장단애...... 그리고 눈 앞에 칠 인(七人)의 노인이 기러기 날개처럼 서 있었다. 그들은 최소한 모두 칠순(七旬) 이상이었다. 전신에서 초절정 고수들에게서만 나타나는 무영강막이 일어나고, 눈빛은 정기가 안으로 갈무리되어 오히려 담담했다. 서문장천은 문득 쿡쿡 웃었다. [�꼈똔꼈�...... 결국 그대들이 모두 한자리에 모였군.] 이상하게도 그의 음성은 또다시 활기를 찾고 있었다. 그는 칠 인을 둘러보았다. [삼십 삼인(三十三人)중 최후의 칠인, 마지막으로 할말을 하게 되어 다행이구 료.] 서문장천의 눈에서 서릿발같은 한광이 뻗어나왔다. [으으......!] [무서운 놈......!] 칠인은 모두 기가 질린 듯 몸을 흔들었다. 그들은 링?정도무림의 기라성같은 명숙들이었다. ------천패검객(千敗劍客) 상구(常具), 그는 과거 일천 번의 비검(比劍)을 통해 일천 번 패(敗)한 사람이었다. 허나 그 이후 그는 검의 대결에 있어 단 한번도 패하지 않았다. ------장옹(掌翁) 철자구(鐵子句), 그는 타고난 신력(神力)이 놀라와 태어난 이래 줄곧 장법(掌法)만 익혔고 그가 아는 윽萱?삼천종(三千種)이 되었다. 그의 일장(一掌)은 태산(泰山)보다 무거웠다. ------일지선옹(一指仙翁), 그는 지법(指法)을 익히기 위해 사해팔황을 돌아다녔다. 그 이유는 본래 대장장이 출신으로써 어릴적 구지(九指)를 잃고 오직 오른손 중지(中指)만 남았기 때문이었다. 그가 익힌 지법은 총 구백팔종(九百八種), 그는 그것을 통틀어 단 한초의 지법을 창안했다. 일지신통(一指神通)! 그것은 산(山)을 관통할 수 있는 고금제일지력(古今第一指力)이었다. ------만불해(萬佛海), 그는 중(僧)이되 중이 아닌었다. 행색은 중이었으나 그는 스스로 머리를 깎고 중이 되었다. 허나 술과 고기는 물론 계집도 마다하지 않는다. 그?한쌍의 비발을 썼고 그 비발은 무적이었다. ------천리독행각(千里獨行脚), 그는 경공술의 제일인자다. 또한 그는 각법(脚法)에 일문(一門)을 세울 정도의 일인자로서 그의 한쌍의 철 각(鐵脚)은 환상의 각법을 구사했다. 각법의 위력을 더하기 위해 스스로 발을 잘라 철각을 단 일화는 무림의 괴사였 다. ------ 천왕번주(天王幡主) 탁탑기(托塔奇), 그는 사천(四川)에 천왕번문(天王幡門)을 세워 스스로 종사(宗師)가 될 정도로 강한 인물이었다. 그의 무공은 백도에서 열 손가락에 들 정도로 강했다. ------사해산인(四海山人), 그는 신비인이었다. 그는 무림의 일에 거의 관여치 않았으며 그가 지닌 무공도 거의 알려진 것이 없었다. 확실한 것은 그의 성품이 무척 담백하여 그 누구와도 친교를 맺고 있으며 심지 어 마도(魔道)와도 손이 닿고 있다는 사람이었다. 그는 늘 청면(靑面)이었는데 그것은 인피면구(人皮面具)를 썼기 때문이었다. 그는 그 이유를 자신의 얼굴에 화상(火傷)을 입어 흉측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허나 과연 그럴런지는 알수 없었다. ...... 우우우우우웅...... 회리리리리링...... 폭풍이 천애를 휩쓸어 갈 듯 몰아쳤다. From kids@kids.kotel.co.kr Mon Mar 11 3:00 KST 1996 Subject: 야래향 30 From: kids@kids.kotel.co.kr (hades@KIDS) Date: Mon, 11 Mar 1996 17:16:28 +0900 (KST) To: cspark@hera.kaist.ac.kr X-Mailer: fastmail [version 2.4 PL21-h3] Status: RO [ fiction ] in KIDS 글 쓴 이(By): ruby (뱃살공주) 날 짜 (Date): 1995년07월25일(화) 21시09분54초 KDT 제 목(Title): 야래향 30 일인(一人)대 칠 인(七人)! 그들은 한참 동안 대치했다. 서문장천은 문득 침묵을 깨고 기소를 흘렸다. [�꼈똔꼈�......! 내가 왜 삼십 삼인 중 유독 그대들을 마지막으로 남겨 두었는지 아시오?] [......?] [......!] 칠인은 모두 궁금한 표정을 지었다. [그것은 두 가지 이유에서요.] [......!] [첫째는 그대들이 강하기 때문이오, 둘째는 그대들의 소제가 확실치 않기에 한 데 모이기를 기다렸던 것이오.] 그 말에 천왕번주 탁탑기가 탄성을 흘렸다. [껄껄...... 그렇다면 잘 되었군.] [그렇소.] [껄껄...... 허나 자네는 사정이 좋아 보이지 않는데......] 서문장천은 히죽 웃었다. [반드시 사정이 좋다고 다 좋은 것은 아니오. 나는 아뭏든 이런 때가 오기를 바랬소.] 문득 사해산인이 물었다. [대체 자네의 정체(正體)가 무엇이기에 당년의 복수를 대행(代行)하려 하는 가?] 그렇다. 그것은 가장 중요한 것이다. 허나 서문장천의 대답은 의외였다. [나도 모르오. 다만...... 그대들 삼십 삼인이 저지른 일을 알고 있고, 나는 응징할 뿐이오.] 사해산인의 깊은 눈에서 한 가닥 의혹이 일어났다. [자네, 사부의 명(命) 때문인가?] 서문장천의 눈빛이 번쩍 빛났다. [사해산인! 당신은 뭘 좀 알고 있구료.] 그 말에 사해산인의 눈동자에 당황기가 어렸다. [아...... 아니 다만 그런 생각이......] [훗후...... 아뭏든 당신은 구린데가 있소.] [......!] 이때, 천패검객 상구가 착 가라앉은 음성으로 말했다. [더 말할 것 없다. 꼬마, 너만 죽으면 당년의 혈사는 영원히 묻힌다.] [�꼈똔꼈�...... 좋은 말이오. 사양 않겠소.] 츠츠...... 츠...... 츠츳! 위------ 잉------! 서문장천은 부러진 반검(半劒)을 치켜들었다. 검극에서 시뻘건 혈검강이 한 자 이상 뻗었다. [웃! 혈검유혼강(血劒有混崗)......! 네놈의 경지가 그 정도라니......] 천패검객의 얼굴이 경악으로 물들었다. 다음 순간, [타------ 앗!] 번------ 쩍! 한 순간 천패검객이 발검과 동시에 천검(千劍)을 전개했다. 차차차------ 창! 카앙! 파아아...... 앗......! 드디어...... 무림사 공전절후의 유례없는 대혈전이 벌어졌다. [으하하핫......! 거령통천장(巨靈通天掌)!] [만지(萬指)의 으뜸! 일지신통(一指神通)------!] [으하하핫...... 아미타불------ 굉천신륜(轟天神輪)------!] [차------ 앗! 천변만화독행신각(千變萬化獨行神脚)------!] [껄껄껄...... 천풍암암폭강번(天風暗暗爆崗幡)------!] [광해천류무극류(廣海天流無極流)------!] 콰아아앙......! 쩌------ 쩌쩌------ 쩡! 꽈츠츠------ 츳------! 위이------ 이이------ 잉------! 아아...... 천지풍운실색! 천장단에 있는 바람(風), 뢰(雷), 그리고 폭음이 소용돌이쳤다. 마침내...... 하늘도 놀라고 땅도 흔들리는 이 시대의 비중비와 칠 인(七人)의 초강고수의 싸움은 무림상의 또 한 장을 이루고 있었다. 꽈아아...... 아......! 쿠쿠쿠...... 쿠......! =========------------------------------>>> >>> 風雲第一龍 夜雨 >>> 廢墟之雲 在地獄 ...허운재옥 -------------------------------------------------------------------- ...>>> 第 八 章... 가장 무서운 것은 人間의 마음 <<<... -------------------------------------------------------------------- <...追億 四章...> 고련투(苦鍊鬪), 그렇다. 아이들은 그 훈련을 고련투라고 불렀다. 일단 고련투가 실시되면 그 삼일 전(三日前)에 아이들은 무엇이든 옳求?것을 실컷 먹을 수가 있다. 삼일동안 아이들은 전새에 음식과 원수라도 진 사람들처럼 아귀처럼 쉴새없이 먹어댄다. 오랫동안 굶주림에 지칠대로 지친아이들이 먹어대는 양은 엄청나다. 그들은 쉴새없이 음식을 먹어댔다. 그것 또한 싸움이었다. 많이 먹어 둬야 이길 수가 있기 때문이었다. 배가 터지도록 먹고 나면 또 미친 듯이 쏟아지는 잠을 이길 수가 없게 된다. 그것은 음식 속에 수면제가 들어있기 때문이었다. From kids@kids.kotel.co.kr Mon Mar 11 3:01 KST 1996 Subject: 야래향 31 From: kids@kids.kotel.co.kr (hades@KIDS) Date: Mon, 11 Mar 1996 17:16:30 +0900 (KST) To: cspark@hera.kaist.ac.kr X-Mailer: fastmail [version 2.4 PL21-h3] Status: RO [ fiction ] in KIDS 글 쓴 이(By): ruby (뱃살공주) 날 짜 (Date): 1995년07월25일(화) 21시11분59초 KDT 제 목(Title): 야래향 31 아이들은 먹고 자고, 또 먹고 자는 일을 삼일 동안 반복한다. 삼일후, 아이들은 전신에 힘이 충만함을 느끼게 된다. 그런 연후 아이들은 사방과 바닥, 천정이 온통 돌로 된 방에 들어가게 된다. 그리고 고련투(苦鍊鬪)가 시작된다. 닥치는대로 싸우는 것이다. 그것은 적아를 구분하지 않는 혼전(混戰)이었다. 퍽! 우지끈! 뚝딱! [아이쿠!] [으악! 아악!] 아이들은 닥치는대로 상대방을 차고 때리고 주먹질하고 머리로 박고 이빨로 물 어 뜯었다. 아수라장(阿修羅場)! 그 말 외엔 달리 표현할 말이 없었다. 삼십여 명의 아이들은 한 덩어리가 된 채 최후의 일인이 남을 때까지 싸운다. 무기도 없었다. 오직 팔다리, 머리, 이빨이 전부였다. 퍽! 팍! 쿵......! [와악!] [크------ 윽!] [아이쿠!] 아이들의 전신은 피로 물들었다. 아아! 그들은 왜 싸워야 하는지도 모른다. 어제까지만 해도 친구였고, 지기였던 아이들은 닥치는대로 싸웠다. 퍽! 맞은편 아이의 안면을 주먹으로 강타했다. 쿵! 뒤에 있던 아이의 발길질이 사정없이 허리를 쑤신다. 넘어지면서 옆의 아이의 옆구리를, 머리를 찔러박고, 또 한 아이의 발이 목줄기를 짓밟는다. 오오...... 빌어먹을! 쌍......! 아이들은 그 누구도 성한 아이가 없었다. 팔다리가 분질러지는 것은 예사였고, 심지어는 머리가 깨어져 즉사하는 아이들 도 부지기 수였다. 아아...... 고련투(苦鍊鬪)! 그것은 지옥의 싸움이었다. 고련투가 거듭될 때마다 아이들의 눈빛은 달라졌다. 살기(殺氣)...... 무서운 뺑璲?아이들의 눈에 광적으로 떠올랐다. 아아...... 빌어먹을 삶이여! [헉헉......!] 최후의 이인(二人)이 남았다. 장천(藏天)과 탁영(托英)이란 아이였다. [헉헉......] [으으......] 그들은 마주 노려보았다. 그들의 전신은 온통 선혈투성이였고 옷은 갈기갈기 찢어져 있었다. 그들은 몸에 힘이란 힘은 모두 빠져 있었다. 문득 장쳄?말했다. [헉헉...... 너와...... 나만 남았다......!] [빌어먹을...... 한놈만 남아야 해......] [큭큭...... 그렇겠지......] [어떻게 하지......] [......?] [똑같이 한 주먹씩...... 치자!] [좋아!] 이어, 퍽! 팍! [으윽!] [와------ 악!] 그들은 동시에 주먹을 주고 받고는 퍽 쓰러졌다. 그리고 그때...... 끼이익......! 돌문이 비로소 불쾌한 마찰음을 내었다. 그리고 나타난 사람, 그때 장천의 눈에 비친 모습은 바퀴가 달린 의자에 앉아있는 창백한 안색의 노 인(老人)이었다. 그의 뒤, [모두...... 쓰러졌는가?] 노인은 그렇게 말했다. 장천은 손을 들었다. [아직...... 남았소......!] 흠칫...... 노인이 놀란 표정을 지었다. [아이야! 네 이름은......?] [장(藏)...... 천(天)......!] 순간, [오오......! 너...... 너였구나.] 노인은 격동을 억누르지 못한 듯 부르짖었다. 이어 그는 고개를 들며 말했다. [을주(乙朱) 아우...... 결코 헛된 일이 아니었군...... 그래 용(龍)과 범(虎) 새끼에 견자(犬子)가 없다더니......] 을주라 불린 중년인은 눈빛을 번쩍이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습니다. 서문형(西門兄)...... 이제 그 결실을 본 것 같소.] [음......] 장천의 의식이 흐려져갔다. 가물가물한 의식에 띄엄띄엄 이런 대화가 들려왔다. [일천명(一千名)의 아이들 가운데서...... 금옥(金玉)을 골라내는 일은...... 거의 마무리 단계입니다.] [그중 몇 명을 골라냈는가......?] [모두...... 오십 삼 명...... 이 아이를 포함해서입니다.] [그 중 특별한 아이는......?] [모두 네 명......] [누군가......?] [장천 이 아이와 독고린(獨孤鱗)이라는 아이...... 사운악(査雲嶽)...... 그리 고 한 아이는 계집으로 애몽몽(艾夢夢)이라고 합니다.] From kids@kids.kotel.co.kr Mon Mar 11 3:02 KST 1996 Subject: 야래향 32 From: kids@kids.kotel.co.kr (hades@KIDS) Date: Mon, 11 Mar 1996 17:16:38 +0900 (KST) To: cspark@hera.kaist.ac.kr X-Mailer: fastmail [version 2.4 PL21-h3] Status: RO [ fiction ] in KIDS 글 쓴 이(By): ruby (뱃살공주) 날 짜 (Date): 1995년07월25일(화) 21시13분38초 KDT 제 목(Title): 야래향 32 [음...... 나머지 사십 구 명(四十九名)은......?] [암흑사사관(暗黑死死關)에 들도록 할 것입니다.] [결국...... 넷 중 한 아이가 만통신문(萬通神門)을 잇겠군......] [그렇습니다.] [아...... 긴 시간이었다. 그동안 녹림(綠林)의 한(恨)과...... 대음모(大陰 謀)를 풀기 위해 얼마나 많은 희생을 치뤘는가......?] [......] ...... x x x 쾅------ 다르르릉! 번------ 쩍! 츠츠츠------ 츳------! [으------ 아------ 악------ 큭!] [이럴 수가...... 으흑!] 꽝......! 삼라만상(森羅萬象)이 으스러진다. 한순간 대홍산의 천장단애는 시뻘건 혈무(血霧)와 폭풍에 뒤덮였다. 그 속에서 처절한 비명이 연이어 들리고, [으아아------ 악! 최후의 비명이 터졌다. 아아, 이 시대(時代) 최고의 비밀을 간직한 소년서생의 몸뚱아리가 너덜너덜 찢긴 채 날아 올랐다. 서문장천...... 그는 전신에서 분수같은 핏줄기를 뿜으며 허공 십 장 높이로 떠올랐다 바닥을 알 수 없는 천장단애 아래로 곤두박질쳤다. 아아! 마침내, 이 시대의 비중비(秘中秘)는 그렇게 덧없이 산화하는가? 만통서생 서문장천은 그렇게 쓰러져 가는 것이었다. [크으으......!] [이...... 이렇게...... 당할 줄이야......] [낙일혈(落日血)...... 과연 낙일혈...... 큭!] 칠 인, 그들은 쓰러지고 있었다. 보라! 그들은 이마, 목, 가슴에 옥편(玉片)이 박혀있는 것이 아닌가? 쿵! 쿠쿵......! 장옹(掌翁) 철자수, 일지선옹, 만불해, 천리독행각...... 그들은 눈을 부릅뜨고 회의에 찬 표정을 좇만?쓰러졌다. 천패검객 상구, 천왕번주는 복부에 박힌 옥편을 뽑으며 무릎을 꿇었다. 그리고...... 사해산인은 어깨에 박힌 옥편을 거머쥐며 두려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 허나 모든 것은 끝났다. [결국...... 그는 죽었군......] 사해산인은 중얼거렸다. 이어 주위를 둘러보던 그의 눈이 기이하게 빛났다. 칠 인 중 사인이 죽고 이인은 중상이었다. 그는 천패검객 상구와 천왕번주 탁탑기에게 다가갔다. [어떻소? 견딜만 하오?] 상구와 탁탑기는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다. [낙일혈이...... 이토록 무서울 줄은......] 그렇다. 그들의 몸에 박힌 옥편은 바로 낙일혈의 파편이었다. 최후의 순간에 서문장천이 날린 낙일혈이 돌연 비산(飛散)하며 그들의 호신강 기를 종잇장처럼 찢고 박힌 것이었다. 문득 사해산인의 얼굴에 이해할 수 없는 웃음기가 흘렀다. [물론 낙일혈은 무섭소. 그러나 더욱 무서운 것은......] [......?] [......?] 두 사람이 의아해 고개를 드는 순간, [바로 사람의 마음(心)이오.] 슉! 슉! 아! 사해산인은 돌연 손(手)을 뻗는 것이 아닌가? 픽! 픽! [으------ 아------ 악!] [으------ 와------ 악!] 아! 상구와 탁탑기는 머리통이 으깨어져 피보라와 함께 즉사한 것이 아닌가? 이럴 수가...... 산해산인 그가...... 살인을 하다니......? [허허허...... 이로써 모든 것은 끝났는가?] 사해산인은 기이한 웃음을 흘렸다. 이어, 삐------ 익! 품 속에서 호각을 꺼내어 불자 멀리서 수십 줄기의 인영이 솟구쳐 왔다. 그것을 말없이 바라보다, [음......!] 사해산인은 짐짓 신음을 흘리며 쓰러지는 것이 아닌가? 잠시 후, [오......!] [이럴 수가......!] 장내에 도착한 인물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그들은 바로 십성세가의 고수들이었던 것이다. 잠시 후, [사해산인께서는 살아계시오!] ...... 음모(陰謀), 음모의 뿌리는 점점 깊어가고 있었다. 과연......? ==============>>> 第 一 卷 終 <<<============== >>> 風雲第一龍 夜雨 >>> 廢墟之雲 在地獄 ...허운재옥 From kids@kids.kotel.co.kr Mon Mar 11 3:03 KST 1996 Subject: 야래향 33 From: kids@kids.kotel.co.kr (hades@KIDS) Date: Mon, 11 Mar 1996 17:16:46 +0900 (KST) To: cspark@hera.kaist.ac.kr X-Mailer: fastmail [version 2.4 PL21-h3] Status: RO [ fiction ] in KIDS 글 쓴 이(By): ruby (뱃살공주) 날 짜 (Date): 1995년07월25일(화) 21시15분13초 KDT 제 목(Title): 야래향 33 허운재옥 연재 시리즈 제 3부 야 래 향 (夜來香) 第 二 卷... -------------------------------------------------------------------- ...>>> 第 九 章... 死谷의 두 怪人 <<<... -------------------------------------------------------------------- 번쩍------! 우르르르...... 꽈아앙------! 천지(天地)의 종말이라도 오려는가? 억수같은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동시에 낙뢰(落雷)는 중원천하를 갈기갈기 찢어발기려는 듯이 뇌편을 후려치며 천지를 온통 뒤흔들었다. 혈우림대혈사(血雨林大血事)! 그 이후(以後)...... 중원은 더욱 가공할 혈성풍에 휩쓸리게 되었으니...... 아아...... 하늘도 놀라고 땅도 흔들리는 대살풍(大殺風)의 사망곡(死亡曲)을 탄주하기 시 작했다. 중원최대의 비중비(秘中秘)------ 만통서생이 십성세가(十聖世家)와 사흘 간의 천지경동의 혈전을 벌이고 죽임을 당한 후, 천하 곳곳에서는 가공할 혈풍이 일기 시작했다. ------암흑사십구혈(暗黑四十九血)! 아아...... 소리없이...... 그대들의 곁에 다가와 사수(死手)를 뻗는 그림자를 본 적이 있는가? 느낀 순간 암흑의 사사혼(死死魂)은 기척없이 그대의 심장에 암흑지수(暗黑之 手)를 쑤셔 넣을테니...... 오오...... 말하지 말라...... 듣지도 말라...... 암흑사십구혈은 피에 굶주린 승냥이들이다. 꽝꽝꽝......! 십성세가를 위시한 백도무림에 불어닥친 대사풍------ 그것은 만통서생의 복수를 선언한 암흑사십구혈이라는 악령의 그림자들이 일으 킨 것이었다. ------�꼈똔꼈똔꼈�...... 모두 죽이리라! 혈우림대혈사에 참가했던 십성세가와 백도 인들을 모두 죽이리라......! 아아! 암흑사십구혈! 사십구인(四十九人)의 지옥사자(地獄使者)들! 그들은 그맛微걋?나타나 십성세가를 무너뜨리기 시작했다. 허나 십성세가도 방관하지만은 않았다. 그들은 십성회(十聖會)를 중심으로 뭉쳐 공동대응하기 시작했다. 죽고 죽이는...... 인간사냥이 중원 곳곳에서 벌어지기 시작했다. 오오...... 무림이여......! [......!] x x x 사곡(死谷), 일명(一名) 죽음의 계곡이라 불리우는 곳, 대홍산(大洪山) 깊은 천장단애 아래 위치한 이 곡(谷)이 사곡이라 불리우는 이 유는 한번 빠지면 날개가 달리지 않는 한 결코 빠져나올 수가 없는 마(魔)의 지 세 때문이었다. 사곡의 벽은 이른바 호리병 형상이었기 때문이었다. 더구나 절벽은 흑빙석영(黑氷石英)으로 되어있어 거울같이 매끄러웠다. 깊이는 무려 칠백 장(七百?, 가히 지옥(地獄)의 유계(幽界)라고나 할까......? 그런 곳에 과연 사람이 살수 있을까......? 아니, 그런 일은 결코 없으리라! 만일 산다면 그는 사람이 아닌 귀왕(鬼王)이리라! x x x 사곡(死谷) 밑바닥은 온통 검은 색의 날카로운 기암괴석(奇岩怪石)으로 뒤덮여 있었다. 어느 곳을 둘러보아도 생물체(生物體)라곤 없었다. 풀도, 나무도, 짐승도 없었다. 다만, 물(水)은 있었다, 기암괴석이 깔려있는 사곡의 한 가운데, 크지 않은 연못(池)이 있었다. 헌데 기이하게도 못 물은 온통 흑수(黑水)가 아닌가? 흡사 먹물을 풀어놓은 듯 검은 물, 그 뿐...... 아무 것도 없었다. 스으으으...... 사곡의 천공(天空)은 항상 희끄므레할 뿐 푸른 하늘의 일편(一片)조차 볼 수가 없었다. 저주받은 땅 유계(幽界)의 입구와 같은 곳, 헌데 문득, 쏴...... 아------! 갑자기 흑수담(黑水潭) 한가운데서 물기둥이 솟구치더니 검은 인영이 불쑥! 튀 어나오는 것이 아닌가? From kids@kids.kotel.co.kr Mon Mar 11 3:04 KST 1996 Subject: 야래향 34 From: kids@kids.kotel.co.kr (hades@KIDS) Date: Mon, 11 Mar 1996 17:16:50 +0900 (KST) To: cspark@hera.kaist.ac.kr X-Mailer: fastmail [version 2.4 PL21-h3] Status: RO [ fiction ] in KIDS 글 쓴 이(By): ruby (뱃살공주) 날 짜 (Date): 1995년07월25일(화) 21시17분05초 KDT 제 목(Title): 야래향 34 슉! 전광석화와 같은 신법이었다. 인영은 바닥에 내려섰다. 아! 이런 곳에 사람이 살고 있다니...... 흑수담에서 나온 인영의 모습이 괴이했다. 오오......! 일신에는 겨우 주요부분만을 가릴 정도의 너덜너덜한 천을 걸치고 있었고, 머 리는 온통 산발을 해 용모를 알 길이 없었다. 귀신처럼 흩어진 머리칼 사이로 보이는 눈(眼)...... 오오......! 끔찍했다. 그 눈은 서리서리 살기(殺氣)가 어려있어 스쳐보기만 해도 소름이 오싹! 끼치 는 것이 아닌가? 더더구나 공포스러운 것은...... 괴인(怪人)의 앞가슴과 등에 나 있는 흉칙한 흉터였다. 앞가슴에서 등까지 무엇에 관통된 듯...... 놀랍고 두려운 흉터가 나 있는 것이 아닌가? 허나 자세히 보면 괴인의 드러난 피부에 엄청난 상처투성이의 흔적을 찾아볼 수가 있었다. 오오...... 사람인가? 귀신인가? [흐흐흐...... 오늘도 식량이 떨어져 있을까?] 문득 괴인의 입에서 흘러나온 말은 차갑고 음산했으나 뜻밖에도 낭랑한 것이 그다니 나이가 많지 않은 것 같아 보였다. 슉......! 번쩍하는 찰나 괴인은 신형을 날렸다. 아! 검날처럼 날카로운 기암괴석 사이를 연기처럼 식「?괴인은 사곡 밑바닥을 조 사하는 것이 아닌가? 잠시 후, 스슷......! 다시 흑수담 가에 괴인의 모습이 나타났다. 헌데, 그의 손에는 한 마리의 노루가 들려있는 것이 아닌가? 불모(不毛)의 절지에 노루라니......? [후훗...... 적어도 열흘간은 걱정이 없겠군.] 어디서 노루를 구한 것일까? 노루의 머리는 기이하게도 깨어져 있쓴? 슉! 풍------ 당! 괴인은 갑자기 흑수담 속으로 뛰어들었다. 지하수중동(地下水中洞), 그곳은 흑수담 속에 있었다. 흑수담 속에 수중동굴이 있었고, 그 위에는 제법 살만한 동부였다. 온통 치연의 종류석이 늘어져 있는 동부는 아늑했다. 바닥에는 흑수담이 고여 있었다. 바깥의 흑수담과 통하는 물인 듯했다. 촤아-------! 불쑥 흑수담에서 인영이 튀어올라왔다. 그는 예의 괴인이었다. 그는 검은 물이 뚝뚝 떨어지는 노루를 옆구리에 들고 동부 안으로 성큼성큼 걸 어 들어갔다. 기이한 것은 물에서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몸에는 물 한 방울 묻어있지 않 았다. 저벅저벅...... 그는 동부 안으로 걸어들어 갔고, 동부는 좌측으로 구부러들었다. 동부는 천정의 종류석 사이로 천연의 야광주등이 �い권� 있어 그다지 어둡지는 않았다. 잠시 후, 인공(人工)으로 깎아 다듬은 듯한 석실(石室)이 나타났다. 모두 세 개였다. 한 개는 연공실(縯功室)인 듯 바닥에 석대(石臺)가 있었다. 괴인은 그 중 하나의 석실로 들어갔다. [......] 괴인은 무심한 눈으로 안을 바라보았다. 석실 안, 괴이한 일이 있었다. 석실 안에는 물이 차 있었는데 바로 흑수담처럼 검은 흑수(黑水)가 아닌가? 그리고 그 흑수 속에 한 명의 더욱 괴기스러운 괴인이 잠겨 있었다. 하반신이 없는 괴인, 그는 꿈에 볼까 소름이 끼칠만큼의 흉악스러운 몰골이었다. 산발의 머리칼은 장장 일장(一丈)이나 되어 괴인의 전신을 덮고는 흑수에 잠겨 있었? 얼굴은 아수라귀를 연상케 할 정도로 흉폭했다. 입과 코가 짓이겨졌고, 수만 번 칼로 그은 듯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였 다. 눈(眼)! 성한 것은 두 개의 눈 뿐이었다. 허나 기이하게도 그 눈에는 흰자위가 없었다. 오직 시커먼 동자만이 있어 더욱 으스스한 기분이 들었다. 문득, 장발괴인은 괴소를 흘렸다. [크?.....! 또 짐승이 떨어져 있더냐?] 그 말에 괴인(밖에서 들어온)은 노루를 바닥에 놓으며 차갑게 말했다. [그렇소.] 억양이 없는 음성이었고 아주 무정한 음성이었다. [크큭...... 이상한 일이군. 네놈이 떨어지고 나서 일년(一年) 동안 꼬박 열흘 에 한 번씩 짐승이 떨어지니 말이다.] [......] [크�꼈�......! 덕분에 지렁이나 지네, 뭍?따위는 먹지 않아서 좋지만......이 상하지 않느냐?] [......] 괴인은 아무 말도 없었다. 단지, 바닥에 주저않더니 노루를 부우욱 북! 뜯는 것이 아닌가? From kids@kids.kotel.co.kr Mon Mar 11 3:05 KST 1996 Subject: 야래향 35 From: kids@kids.kotel.co.kr (hades@KIDS) Date: Mon, 11 Mar 1996 17:16:56 +0900 (KST) To: cspark@hera.kaist.ac.kr X-Mailer: fastmail [version 2.4 PL21-h3] Status: RO [ fiction ] in KIDS 글 쓴 이(By): ruby (뱃살공주) 날 짜 (Date): 1995년07월25일(화) 21시18분50초 KDT 제 목(Title): 야래향 35 [너는 누가 짐승을 이 사곡 아래로 던져주는지 생각해 본 적이 있느냐?] 으그적으그적...... 허나, 괴인은 말없이 피가 뚝뚝 떨어지는 노루다리 한쪽을 뜯어 먹을 뿐이었다. 장발괴인은 흰자위 없는 눈을 부릅떴다가 고개를 흔들었다. [깜빡 잊었구나. 크크...... 네놈의 뇌(腦)가 손상되어 기억을 잃어버린 것을 말이다. 크크크 사령귀(死靈鬼), 노부가 이름을 지어 주고 너를 구하지 않았다 면 네놈은 벌써 일년전에 죽어 백골이 되었을 것이다.] 사령귀(死靈鬼), 그것이 노루고기를 먹고 있는 괴인의 이름이었다. [크크...... 네놈이 이곳에 떨어졌을 때만 해도 네놈은 걸레조각같이 찢겨져 있었다. 만일 흑천중수(黑天重水)의 영험과 노부의 의술(醫術)이 없었다면 네놈 이 살아 있기나 하겠느냐?] [......] 사령귀는 들었는지 못들었는지 여전히 노루다리만 뜯고 있었다. [크크...... 흑천중수로 인해 네놈의 끊어진 경락이 보존될 수 있었고...... 흩어진 공력도 회복되었을 뿐만 아니라 더욱 증진되었다. 그런데도 네놈은 노부 를 사부(師父)라고 부르지 않다니...... 말을 하는 동안 괴인의 눈이 분노의 빛을 띄면서 살광을 폭사풔? [크크...... 너같이 배은망덕한 놈은 살려주어 봐야 언젠가 노부를 헤칠 것이 다.] 쩌르르릉......! 괴인의 분노성에 석부가 진동했다. 우수수수...... 종류석에 금이 가고 돌가루가 흘러내렸다. 실로 놀라운 공력이 아닐 수 없었다. [크크크...... 그럴 바에야 아예...... 뒈져라------!] 슈------ 욱! 아! 돌연 괴인은 장(掌)을 뻗는 것이 아닌가? 순간 새하얀 백광(白光)이 뻗었다. 꽈꽝------! [쿡------!] 일직선으로 뻗은 백광은 전광석화처럼 빨라 도저히 피할 수가 없었다. 사령귀는 정통으로 가슴을 얻어맞고 비명과 함께 날아갔다. 꽝! 그는 반대쪽 석벽에 가 깊숙이 박히는 것이 아닌가? 아......! 그정도면 가히 피곤죽이 되었으리라! 헌데, 우수수수...... 놀랍게도 한 자나 박혀들어간 사령귀가 돌가루를 풀풀 날리며 일어서는 것이 아닌가? [으음......!] 그는 신음을 흘리며 입가를 쓱 문질렀다. 실같이 가는 피가 배었다. 헌데 그 바람에 머리칼이 헤쳐지며 그의 얼굴이 드러났다. 아! 반미반추(半美半醜)! 놀랍게도 사령귀의 반쪽 얼굴은 반안(潘安)도 무색할 정도의 절세미남자였으 나, 반면은 아귀나찰과 같이 흉악한 것이 아닌가? 온통 상처투성이로 꿈에 볼까 두려운 악마의 얼굴, 오오......! 당연컨데...... 당금천하에 이토록 극미와 극추의 양면을 지닌 인물은 없었다. 실로 괴이한 분위기의 얼굴이었다. 만일 추악한 반쪽 얼굴을 가린다면 능히 남은 반쪽의 얼굴이야말로 천하의 미 났湧?밤잠을 못이룰 것은 명약관화한 사실이었다. 이때, [경고...... 하겠소. 다시 한번 친다면...... 죽이겠소.] 사령귀는 차갑게 말했다. 그말이 떨어지는 순간, [으하하핫...... 하핫...... 날 죽인다고? 크하하핫...... 과연 내 예측이 틀 리지 않았다. 네놈은 악독한 출신임이 분명하다. 크크�꼈�...... 분하게도 흑천중 수로 네맛?몸뚱아리가 강철같이 단단해져 일거에 죽일 수 없음이 통한스러울 뿐이다.] 아! 흑천중수! 그것이 무엇이기에 사람의 몸을 강철처럼 단련시킨단 말인가? 본래 흑천중수는 지극지기(至極之氣)가 뭉쳐 형성된 것으로 중력(重力)이 보통 물의 천배(千倍) 이상이다. 즉, 물 한 방울의 무게가 능히 백근 이상 나간다. 그러므로 흑천중수에 몸을 담그고 내공을 연마하면 내공이 급속도로 증진할 뿐 더러 피부와 뼈가 강철같이 단단해지는 신력이 있었다. [이놈아! 노부에게는 한 점도 주지 않겠다는 거냐?] 사령귀가 다시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이 노루고기를 뜯자 괴인이 빽 소리쳤다. [옛소.] 휙! 사령귀는 그래도 기본양심은 있었는지 다리 한쪽을 떼어 던져주쓴? 그것을 낚아채자마자, 으적으적...... 괴인은 이제까지의 일을 까맣게 잊은 듯이 아귀처럼 고기를 뜯기 시작했다. ...... 사곡(死谷)의 두 괴인(怪人), 그들은 극히 비정상적인 관계를 유지했다. 괴인은 반(半) 미친(狂) 상태였다. 하루종일 사령귀에게 욕설을 퍼붓고, 장력을 날리며 저주를 퍼붓다가도...... 어떤 떪?극히 온순하고 자애스럽게 변하는 것이 아닌가? 허나, 그런 때는 극히 일순간에 불과했다. 하루에 약 일각 정도의 시간에 불과했다. 그럴 때 그는 사령귀에게 한 가지씩의 무공구결(武功口訣)을 전수했다. 허나, 그의 신지(神智)는 오락가락하고 있었다. From kids@kids.kotel.co.kr Mon Mar 11 3:06 KST 1996 Subject: 야래향 36 From: kids@kids.kotel.co.kr (hades@KIDS) Date: Mon, 11 Mar 1996 17:17:02 +0900 (KST) To: cspark@hera.kaist.ac.kr X-Mailer: fastmail [version 2.4 PL21-h3] Status: RO [ fiction ] in KIDS 글 쓴 이(By): ruby (뱃살공주) 날 짜 (Date): 1995년07월25일(화) 21시20분31초 KDT 제 목(Title): 야래향 36 그러나 그가 가르쳐주는 무공구결은 가히 광고절금(廣古絶今)한 기공괴초(奇功 怪招)들 뿐이었다. 사령귀의 자질은 가히 초인적(超人的)이었다. 그는 과거를 잃었으나 사고력과 오성(悟性)만은 가히 절세적이었다. 괴인이 전수한 무공구결은 대개가 불충분한 것이었으나 그는 그것을 나름대로 소화하여 완성시키는 것이었다. 두 괴인(怪人)의 생활은 욕설과 싸움, 그리고 무공연마로 이어졌다. 장장(長長) 일 년(一年) 동안이나...... 그러던 어느 날이었다. =========------------------------------>>> >>> 風雲第一龍 夜雨 >>> 廢墟之雲 在地獄 ...허운재옥 -------------------------------------------------------------------- ...>>> 第 十 章... 놀라운 秘史.... 死靈鬼... 잃어버린 過去 <<<... -------------------------------------------------------------------- [크카카캇...... 크카카캇...... 네놈이...... 네놈이 형(兄)을 치다니...... 크흐흐흐...... 하늘(天)이 무섭지 않느냐?] 꽈르르릉------! 번------ 쩍! 쾅! [으------ 욱!] 쿠쿵...... 갑작스러운 일이었다. 흑수담에 앉아 운기행공 하는듯 잠잠히 있던 괴인이 갑자기 미친 듯이 부르짖 으며 다짜고짜 사령귀에게 공격을 가하는 것이 아닌가? 사령귀는 방심하고 있다가 정통으로 가슴?얻어 맞고는 피를 토하며 날아가 석벽에 박혔다. [크흐흐흐흣......! 이놈아! 하늘(天)이 내려다 보신다! 이놈이...... 한 핏줄 을 타고난 네놈이...... 그럴 수가 있느냐? 너 같은 놈은...... 천벌을 받아 마 땅하다!] 꽈르르릉......! 우르르르......! 괴인의 쌍장에서 무시무시한 장력이 쏟아져 나왔다. [큭......! 미쳤소?] 사령귀?대경하여 신형을 날렸다. 그러나, 꽝! 꽈르르릉......! 쿠쿠쿠......! 우지끈......! 괴인의 공격은 닥치는대로 계속 되었다. 석벽에 금이 가고 천정의 일각이 허물어져 버렸다. 쩍------ 쩌억------ 쩍......! 아! 앞으로 일각만 더 계속되면 수중동부가 무너져 버릴 것은 명약관화했다. 사령귀는 분노를 느꼈다. [멈추지 않으면 공격하겠소!] [크하하핫......! 네놈이 이 형을 치겠다고? 어디 쳐 봐라! 으하하하......!] 꽈르르릉------! 번------쩍! 콰콰쾅------! 우르르르......! 아! 괴인은 완전히 이성을 잃고 있었다. 그의 흰자위 없는 동공에서는 시뻘건 혈광이 쏘아져 나오고 일 장(一丈)이 넘 는 장발이 빳빳이 곧추섰다. (안 되겠다......!) 사령귀는 이리 피하고 저리 피하다 마침내 공력을 끌어올렸다. 순간, 꽈------ 앙! 장력대 장력이 격돌한 순간, 콰르르르......! 동부가 와르르 진동하며 돌가루가 자욱이 떨어져 내렸다. [큭------! 네놈이...... 네놈이......] 괴인은 물 속으로 가라앉았다가 떠올랐다. 허나 기가 많이 죽어 있었다. 사령귀는 입가에 맺힌 피를 문지르며 힐끗 주위를 돈?맘年? (큰일났다......!) 그렇다. 사방 벽과 천정에 금이 좌악좍 가는 것이 아닌가? 어디 그뿐인가? 그 금간 틈 새로 검은 물이 스며들어 오는 것이 아닌가? (흑천중수가 파고들면 끝장이다......!) 그렇다. 동벽의 엄청난 흑천중수가 파고들면 금은 더욱 벌어질 것이고 급기야 수중동부 는 무너질 것이 아닌가? [크으윽......! 이놈아......! 네놈이 역천(逆天)을 하다니...... 그러고도 천 벌을 받지 않을 것 같으냐? 크크크......! 그런다고 천유일맥(天儒一脈)을 네놈 이 장악할 줄 안다면 그건 큰 오산이지......!] 아아! 괴인의 입에서 나온 말! 천유일맥! 그 얼마나 놀라운 말인가? 백도사류(白道四流) 천유류(天儒流)를 말함이 아닌가? 대체, 괴인의 본신은 무엇이란 말인가? 이때, 아니나 다를까? 쩌------ 쩌어쩍----- 쩌저적------ 마침내 천정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틀렸군!] 사령귀는 차갑게 말한 뒤 갑자기 전광석화처럼 괴인을 향해 일장을 날렸다. 꽈르르릉! [크카카캇! 오너라!] 번------ 쩍! 괴인도 지지않고 공격했다. From kids@kids.kotel.co.kr Mon Mar 11 3:07 KST 1996 Subject: 야래향 37 From: kids@kids.kotel.co.kr (hades@KIDS) Date: Mon, 11 Mar 1996 17:17:05 +0900 (KST) To: cspark@hera.kaist.ac.kr X-Mailer: fastmail [version 2.4 PL21-h3] Status: RO [ fiction ] in KIDS 글 쓴 이(By): ruby (뱃살공주) 날 짜 (Date): 1995년07월25일(화) 21시22분16초 KDT 제 목(Title): 야래향 37 꽈아앙! [흑!] [크으......!] 두 사람은 피를 뿜으며 물러났다. 백중지세였다. 그 순간, 쿠쿵......! 콰르르르......! 급기야 그 충격으로 동부의 천정이 무너져 내리기 시작했다. 사령귀는 이를 악물고 다시 공격했다. 그 순간, 파------ 아앗! 아! 쏴쏴쏴------ 쏴------ 쏴------! 괴인의 일 장 넘은 머리칼이 그물처럼 펼쳐지더니 사령귀의 몸을 덮는 것이 아 닌가? [크윽!] 순간 수백 개의 바늘이 온몸을 찌르는 고통에 사령귀는 하마터면 혼절할 뻔했 다. 헌데 그 순간, 그의 손가락은 괴인의 삼십 육대혈을 쑤셔댔다. [칵!] 괴인의 몸은 반(半) 금강불괴지신이었으나 감당할 수 없었다. 한 사발이나 되는 핏덩이를 토해내더니 그는 혼절하고 말았다. 그 순간 사령귀는 그를 들쳐 메더니 혼신의 힘을 다해 신형을 날렸다. 쉬------- 아------ 앙! 과히 빛과 같은 빠르기였다. 바로 그 직후, 꽝------ 꽈르르릉------ 콰콰쾅------ 쿠쿠쿠쿠......! 아! 동부는 완전히 무너져 내리고 말았다. 흑천중수가 쏟아져 내리고 동시에 수중동부는 메워지고 말았다. 한 발만 늦었어도 두 괴인은 그대로 생매장이 될 뻔한 위험천만한 순간이었다. x x x [......!] 사곡(死谷)의 험지(險地) 위, 사령귀는 괴인을 흑암 위에 내려 놓았다. 괴인의 하반신은 흉측했다. 살은 모두 녹아버리고 두 개의 백골만이 있었다. 그런 상태로 살아있었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였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으...... 음......?] 문득 신음과 함?괴인의 몸이 경련을 일으키더니 잠시 후 의식을 되찾았다. [여...... 기는......?] 괴인은 깜짝 놀라는 표정이었다. 사령귀는 무심히 말했다. [당신이 미쳐 날뛰는 바람에 동부가 무너졌소.] [뭐? 내가...... 날뛰었다고......?] [그렇소.] [뭐...... 뭐라고?] [모르오. 천유일맥이 어쩌니...... 형을 치느니 하고 떠들었잖소.] [......!] 문득, 괴응?벼락이라도 맞은 듯 온 몸을 부르르 떨었다. [내...... 내가 그런 말을...... 했다고......?] [그렇소.] 괴인의 몸이 한동안 경련을 계속했다. 이어, 그는 긴 탄식을 뿜는 것이 아닌가? [휴...... 모든 것이 하늘의 뜻이다.] [......] [사령귀, 너는 노부가 흑천중수에서 나오면 죽는다는 걸 아느냐?] [......] 괴인은 완전히 본성으로 돌씩?것 같았다. 그의 전신에 어리던 사납고 광폭한 기운은 사라지고, 이제껏 볼 수 없었던 현 기(玄氣)가 어리는 것이 아닌가? [노부의 몸은 정상이 아니다. 흑천중수 속에 있어야만 생명을 유지할 수 있다. 만일 벗어나면 반 시진을 못 견디고 혈맥이 터져...... 죽고말 것이다.] [......] 사령귀는 여전히 무심한 표정이었다. 괴인은 탄식했다. [너는 무정한 놈이구나. 허나 본래부터 그렇지는 않았을 것이다. 노부는 네놈 의 과거가 필시 극히 한스러울 것이라고 생각된다. 그리고 본래의 네 본심 은...... 누구보다도 다정했으리라고 믿는다.] [......] [아아...... 모든 것이 하늘의 뜻이라면 노부가 동생에게 배신당해 이곳에 떨 어진 것이나 네가 일년 전 이곳에 떨어진 것도 운명이 점지한 인연일 것이다. 필연적으로 너와 내가 만나게 되어있었는지도......] [......!] 괴인의 눈에 문득 물기가 어렸다. [천 년의 전통(傳統)과 정의를 수호해 왔던 천유일맥이 오늘 날 이렇게 될 줄 이야...... 아아...... 그놈의 마음에 심마(心魔)가 들지 않았던들 이런 비극은 없었을 것을......] 사령귀는 듣는지 안듣는지 뿌옇게 흐린 천공만을 응시하고 있었다. 문득, [아이야......] [......?] 괴인의 음성이 자연스럽게 들리자 사령귀는 흠칫했다. [따지고 보면 너도 정(情)에 굶주린 과거를 지니고 있음이 분명하다. 네가 이 런 성격을 지닌 것은 후천적인 것이라고 본다.] [......!] [너에게...... 노부가 한 가지 부탁을 해도 되겠느냐?] [......] 사령귀는 그 무심(無心)한 눈으로 멍청히 그를 바라보았다. From kids@kids.kotel.co.kr Mon Mar 11 3:08 KST 1996 Subject: 야래향 38 From: kids@kids.kotel.co.kr (hades@KIDS) Date: Mon, 11 Mar 1996 17:17:10 +0900 (KST) To: cspark@hera.kaist.ac.kr X-Mailer: fastmail [version 2.4 PL21-h3] Status: RO [ fiction ] in KIDS 글 쓴 이(By): ruby (뱃살공주) 날 짜 (Date): 1995년07월25일(화) 21시23분55초 KDT 제 목(Title): 야래향 38 긍정도 부정도 아은 채. 괴인은 떨리는 음성으로 말했다. [강요는 않겠다. 다만...... 인간(人間)을 궁휼히 여겨 네가...... 행(行)하고 자 하는 마음이 일기를 바랄 뿐이다......] 이어, 괴인은 한 번 격렬하게 온몸을 경련하더니 울컥 선혈을 토해냈다. [으으...... 시간이 없다...... 잘 들어다오......] 괴인은 작아드는 음성으로 하나의 가공할 비사(秘史)를 얘기하기 시작했다. x x x ------천유일맥(天儒一脈). 그들은 선종류(禪宗流), 신장류(神匠流), 광해류(廣海流)와 더불어 백도사류 (白道四流)에 속한 신비일맥이었다. 그들은 유문(儒門)에 속한 맥류로써 천여 년 동안 거의 무림의 일에 관여치 않 았다. 그들은 학자(學者)의 품위와 한사(寒士)의 고고함, 은자(隱者)의 미덕을 지조 로 알고 은밀히 계승해 왔다. 허나 그들의 무학(武學)은 대를 내려오며 눈부시게 발전했다. 학자 특유의 연구성으로 중원 새외의 수많은 무학을 연구했기 때문에 빚어진 것이다. 허나 그들은 결코 무공을 노출시키지 않았다. 그리고...... 그들은 하나의 신비서원(神秘書院)을 중심으로 일맥을 형성해 왔으니...... <신품서원(實◆朶?.> 바로 백도사류의 전설을 갖고있는 바로 그곳이었다. 당대의 서원주(書院主)는 천유일맥의 계승자로서 신품사원을 이끌어 왔다. 신품서원의 서생(書生)들은 가히 천고기재(千古奇才)였고 하늘의 무학을 비장 하고 있다. ------ 천유자(天儒者) 을주신경(乙朱神卿)! 그가 바로 당대의 신품서원주였다. 인품과 덕망, 학식이 높기로 역대의 천유일맥 중에서도 발군이었다. 한데...... 그에게는 남이 모르는 쌍동이 동생이 있었다. ------ 을주신황(乙朱神黃)! 위인이 편협되고 야심(野心)이 높아 학자가 되기보다도 효웅(梟雄)이 되기에 맞는 존재였다. 어떤 면에서는 형인 을주신경보다도 자질이 능가하는 면이 있었다. 어느 날 밤(夜)...... 인륜(人倫)을 어기는 엄청난 야심이 저지른 참사가 빚어졌으니...... 지금으로부터 이십 년 전(二十年前)...... 천유자 을주신경은 아우인 을주신황이 은밀히 만나자는 전갈을 받고 대홍산(大 洪山)의 한 절애로 나갔다. 헌데...... 거기에 엄청난 음모가 깔려 있었을 줄이야...... 평소 신품서원에는 무림인들을 금(禁)하는 율법에 불만을 품은 자들이 있었다. 구대장로(九大長老) 중 사 인(四人)이 그 주동자였고 꽤 많은 서생들이 그에 동조했다. 헌데 그들이 절애 위에 매복을 펼쳤을 줄이야......! 그날 밤 을주신경은 협공을 받았다. 그의 무공은 신화경(神化境)이었다. 허나 워낙 중과부적인데다가 마침내 을주신황마저 가세하는 바람에 그는 중상 을 입?결국 사곡(死谷) 아래로 떨어지고 말았다. 구사일생(九死一生)이랄까......? 다행히도 그는 흑천중수담에 떨어져 생명을 부지할 수가 있었다. 허나 충격으로 하반신을 못 쓰게 된 그는 밖으로 탈출할 수가 없었다. 그로부터 장장 이십 년의 세월이 흐르고...... 원한과 비분을 억누르지 못해 그는 반(半) 미치광이가 되고 말았다. 읜?이십년이 흘렀을 때 마침 그때 한 소년이 온통 피곤죽이 되어 떨어졌다. 그가 바로 오늘의 사령귀(死靈鬼)인 것이다. 을주신경은 그에게 한 가닥 희망을 걸었다. 허나 이미 그의 광증(狂症)은 깊을대로 깊어 있었고 제정신으로 돌아오는 시간 은 극히 순간에 불과했다. 그 동안 그는 사령귀에게 그가 알고있는 천유일맥의 비전좡?秘傳之學)의 구 결을 전수했다. 그러다 결국...... 광증이 심화되어 동부를 무너뜨리기에 이른 것이었다. 실로 한(恨)스런 과거였고 무림의 일대비사가 아닐 수 없었다. x x x 괴인(怪人)------ 즉 을주신경은 점차 사지(四肢)가 뒤틀리기 시작했다. 그는 최대한의 인내로 고통을 참으며 입을 열었다. [으음...... 필시 신품서원은 신황(神黃) 그 놈에 의해 장악되어 있을 것이 다...... 놈의 성품으로 보아...... 필시 무서운 야망을 추진할 터......] [......!] 사령귀는 그의 말을 듣는지 안 듣는지 계속 천공만 노려보고 있었다. [아아...... 후사(後事)는 오직 너에게 달렸다. 너의 잃어버린 과거를 찾아 줄 수 없음이 안타깝구나...... 다행히도 그간 노부의 천유비학을 대부분 전수했고 너의 지닌 바 무공이 놀라우니...... 어쩌면...... 너의 힘(力)으로 해결을 할 지도......] [......] [아이야...... 부탁을 들어 주겠느냐?] 허나, 사령귀는 불쑥 엉뚱한 질문을 던졌다. [당신은 지난 이십 년 동안 이 절곡에서 탈출하는 방법을 연구해 보았소?] [......!] 순간 을주신경의 검은 동공에 반짝 이채가 떠올랐다. (그렇다. 이 아이에게 조건을......!) 그는 침중하게 말했다. [후후...... 물론이다. 노부도 유일한 탈출방법을 연구했다.] [그럼 어서 가르쳐 주시오!] From kids@kids.kotel.co.kr Mon Mar 11 3:09 KST 1996 Subject: 야래향 39 From: kids@kids.kotel.co.kr (hades@KIDS) Date: Mon, 11 Mar 1996 17:17:17 +0900 (KST) To: cspark@hera.kaist.ac.kr X-Mailer: fastmail [version 2.4 PL21-h3] Status: RO [ fiction ] in KIDS 글 쓴 이(By): ruby (뱃살공주) 날 짜 (Date): 1995년07월25일(화) 21시25분44초 KDT 제 목(Title): 야래향 39 허나 을주신경은 고개를 저었다. [노부의 조건을 수락해야만 한다.] 그러자 비로소 사령귀는 그를 내려다 보았다. [어떤 조건이오?] 을주신경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 [너도 남아인 이상 약속을 지키리라 믿는다.] [......] [우선 이곳을 빠져나간 뒤 세 사람을 만나다오.] [......?] [첫번째 인물은 바로 당대의 천무성 궁주(天武聖宮主)인 활인제룡(活人帝龍)담 환천(覃桓天)이다. 그는 노부와 막역지교를 이루고 있는 의형(義兄)이다.] 문득, [......!] 무엇을 느꼈는지 사령귀는 눈썹을 떨었다. 헌데, 활인제룡 담환천이라면...... 바로 백도의 수호신(守護神) 천무성궁의 이십오대 궁주가 아닌가? 을주신경은 다시 말했다. [두 번째 인물은 녹림(綠林)의 제왕으로서 천투종(天偸宗), 혹은 환상신도(幻 像神盜) 서문현승(西門玄升)으로서 환상루(幻像樓)라는 단체를 거느리고 있으니 찾기가 쉬울 것이다. 그 또한 이념을 초월한 노부의 의형(義兄)이다. 그 두 분 을 찾아가 노부의 처지를 알려다오......] 헌데 이 순간, [서문...... 현승......! 서문현승...... 서문......] 사령귀는 마치 넋나간 듯 그 이름을 서너번이나 되뇌인 것이 아닌가? 그의 눈은 무엇을 더듬는 듯 몽롱한 빛을 발하고 있었다. 헌데 이때, [으윽...... 윽......] 투투툭......! 아! 을주신경의 몸이 마구 뒤틀리는 것이 아닌가? 이어! 그의 칠공(七孔)으로 검은 피가 터져 나왔다. [끄으으...... 마지막으로...... 신품서원의...... 을주(乙朱)...... 화화(花 花)란 아이를 찾아...... 그 아이...... 노부의 외동딸...... 부...... 탁..... . 하...... 끅!] 아! 을주신경의 사지가 갑자기 퍽! 하고 떠오르더니 전신 모공으로부터 검은 피가 터져나오는 것이 아닌가? 최후(最後)...... 그야말로 비참한 최후였다. 잠시 후, 을주신경의 시신은 껍질만 남고 끔찍하게 흑혈(黑血) 속에 드러눕고 말았다. [......!] 사령귀, 굔?아직도 멍청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을주신경의 죽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담환천...... 서문현승...... 누굴까...... 많이...... 듣던 이름인데...... 누굴까......] 아아! 사령귀, 그는 머리가 터질 듯한지 두 손으로 머리를 감싸쥐었다. 그러기를 반식경 가량이나 되었을까? [......?] 그는 정신을 되찾았다. 이어, [흑......!] 비로소 을주신경의 죽음을 발견하고 그는 몸을 휘청거렸다. 그때, 을주신경의 손가락이 바닥에 어지럽게 써놓은 글이 눈에 들어왔다. 유언일까? <약속(約束)...... 지켜다오...... 꼭...... 사곡 탈출 방법은...... 노부가 전수한...... 일곱가지 신법(身法)을 연결...... 그 순서는...... 연(燕)...... 등(騰)...... 답(踏)...... 공(空)...... 평(平)...... 충(忠)...... 전 (電)...... 꼭...... 부탁> [그랬었구나...... 일곱 가지 신법을 전수해준 이유가......] ------ 연좌칠보(燕座七步), ------ 등천비어승(騰天飛馭昇), ------ 답천무허술(踏天舞虛術), ------ 공공표화류(空空飄花流), ------ 평평부운교(平平浮雲橋), ------ 충천어기소(沖天馭氣宵), ------ 전궁뇌천비(電窮雷天飛), 섶璨?알려지지 않은 일곱 가지 절대경공술, 그것은 한 가지만 해도 능히 천하일절로 불릴만 했다. 그 중 세 가지는 천유일맥 독문비전이었으나 나머지 네 가지는 을주신경이 창 안한 것이었다. 이십 년 동안 갇혀있으면서 그가 창안한 많은 기곳괴초 중에서도 가장 뛰어난 경공술이었다. [......!] 사령귀(死靈鬼), 그의 눈빛은 무심(無心)했다. 무엇을 생각하는지 도저히 알 수 없는 깊은 심연의 눈빛...... 그 눈빛은 사곡의 천공 어스름한 공간을 노려보고 있었다. 이어, [흐흐흐...... 떠나리라! 어디로 든지......] 그의 냉막한 웃음과 함께 일순 그의 모습이 바닥에 환영을 어지럽게 남기더니 제비처럼 비상하기 시작했다. 스스슥------! 바로 칠대경신법 중 첫번째인 연좌칠보(燕座七步)였다. =========------------------------------>>> >>> 風雲第一龍 夜雨 >>> 廢墟之雲 在地獄 ...허운재옥 From kids@kids.kotel.co.kr Mon Mar 11 4:00 KST 1996 Subject: 야래향 40 From: kids@kids.kotel.co.kr (hades@KIDS) Date: Mon, 11 Mar 1996 17:17:22 +0900 (KST) To: cspark@hera.kaist.ac.kr X-Mailer: fastmail [version 2.4 PL21-h3] Status: RO [ fiction ] in KIDS 글 쓴 이(By): ruby (뱃살공주) 날 짜 (Date): 1995년07월25일(화) 21시27분17초 KDT 제 목(Title): 야래향 40 -------------------------------------------------------------------- ...>>> 第 十一 章... 당신은 누구세요? <<<... -------------------------------------------------------------------- 번------ 쩍------! 우르르릉......! 밤하늘은 맑기만 하다. 한데 난데없는 뇌음(雷音)이라니...... 위이잉------! 바람이 불었다. 그리고 대홍산(大洪山)의 천장단애 위에 흡사 유령과도 같은 귀영(鬼影)이 나 타났다. [......!] 산발한 머리칼이 얼굴을 온통 가리고, 걸레가 다 된 옷자락으로 간신히 주요 부분만 가린 괴인(怪人), 아! ------사령귀(死靈鬼)! 바로 그가 아닌가? 난데 없는 뇌음은 바로 그가 사곡(死谷)을 탈출할 때 펼친 일곱가지 경신법중 최후단계인 전궁뇌천비유(電穹雷天飛流) 때문이었다. 그것은 전개할 때 뇌음이 들리는 특징이 있었다. 또한 그 빠르기는 이루 표현할 길이 없었다. [......] 사령귀, 그는 단애 위에 우뚝 선 채 한동안 멍청히 서 있었다. 자신이 언제 무엇 때문에 사곡에 떨어졌는지 그는 전혀 기억을 할 수가 없었 다. 이때, 서서히 주위를 살펴보던 그는 흠칫했다. [......!] 단애의 한쪽에 석비(石碑)가 하나 우뚝 서 있는 것이 아닌가? [......?] 의아심을 느낀 사령귀는 석벽에 새겨진 글씨를 주시했다. <천하공적(天下公敵) 만통서생(萬通書生)을 대의(大義)의 이름으로 처단한 육 인(六人)의 무림기인(武林奇人) 여기 잠들다.> 그런 문귀(文句) 아래, 육인의 이름과 별호가 새겨져 있었다. <------ 천패검객 상구, ------ 장옹 철자고, ------ 일지선옹, ------ 만불해, ------ 천리독행각, ------ 천왕번주 탁탑기.> 그리고 그 아래...... <------ 사해산인이 경읍(敬泣)하며 세우노라.> 그런 글씨가 서명과 함께 새겨져 있었다. [......!] 사령귀는 비문을 읽고 문득 부르르 떨었다. 어떤 충격을 받은 듯...... [만통...... 서생......? 만통서생...... 사해산인...... 천패검객......] 그는 정신없이 비문에 새겨진 이름들을 중얼거렸다. 무엇인가가 떠올를 듯 말 듯, 아득히 멀어진 기억 속의 끊어진 끈을 잡으려는 듯...... 그의 머리칼 사이가 번뜩이는 눈빛이 흐려졌다 개어졌다 했다. 허나, 마침내 그는 고개를 저었다. [만통서생이 누군지 몰라도...... 꽤 강한 놈이었나 보군...... 한놈을 죽이기 위해 육인이나 죽었다니......] 사령귀는 흡사 남의 얘기를 하듯 중얼거린 다음 몸을 돌렸다. 헌데 바로 그때였다. [다...... 당신은...... 누...... 누구 혹시......?] 문득 경악과 기대에 찬 흥분된 옥음(玉音)이 들려온 것이 아닌가? [......?] 사령귀는 빙글 돌아섰다. 암석의 옆, 그곳에 소복(素服)을 입은 절세미녀(絶世美女)가 전신을 떨며 서 있는 것이 아 닌가? 툭......! 그녀의 손에서 무엇인가가 떨어졌다. 바로 갓 잡은 듯한 죽은 노루였다. 그것을 보는 순간 사령귀는 눈빛을 번쩍이며 차갑게 물었다. [그대가 열흘에 한 번씩 짐승을 사곡으로 던졌소?] 순간, [여...... 역시......! 아아...... 당신...... 살아계셨군요......!] 소복여인은 벅찬 감동을 주체할 길이 없는 듯 몸을 떨었다. [아아! 하늘은 결코 당신을 버리지 않으셨어요......! 저는...... 당신이 죽지 않았을 거라고 믿었어요......!] 허나, 사령귀는 냉랭하게 말했다. [짐승은 잘 받아 먹었소.] [당신......? 저를...... 몰라보겠어요......?] 소복여인은 의아한 듯 다가왔다. [모르오.] 차가운 한 마디, [아아......] 여인은 충격을 받은 듯 온몸을 휘청거렸다. [그...... 그럼...... 그 이는......?] 사령귀는 여인의 얼굴을 노려 보았다. 문득 그의 눈빛이 흐려졌다. 어렴풋이...... 언젠가 본 적이 있다고 그는 생각했으나 곧 차갑게 말했다. From kids@kids.kotel.co.kr Mon Mar 11 4:01 KST 1996 Subject: 야래향 41 From: kids@kids.kotel.co.kr (hades@KIDS) Date: Mon, 11 Mar 1996 17:17:27 +0900 (KST) To: cspark@hera.kaist.ac.kr X-Mailer: fastmail [version 2.4 PL21-h3] Status: RO [ fiction ] in KIDS 글 쓴 이(By): ruby (뱃살공주) 날 짜 (Date): 1995년07월25일(화) 21시29분10초 KDT 제 목(Title): 야래향 41 [그대는 누구를 찾소?] [만...... 만통서생......] [그런 자는 모르오.] [아아......! 그럼 역시......] 소복여인은 주저앉을 듯 비틀거렸다. 사령귀는 문득 무엇을 생각했는지 천공을 우러러 보더니 불쑥 물었다. [혹시 그대는 을주신경이란 사람을 아시오?] [을주...... 모르겠어요.] [그럼 을주신황은?] [......?] [활인제룡(活人帝龍) 담환천은?] [그...... 그분은...... 천무성궁주......!] [그분 지금 어디 있소?] 사령귀는 다짜고짜 물었다. [그...... 그건 왜......?] [어디 있느냐고 물었소!] 사령귀의 음성이 차갑게 변했다. [그...... 그 분은...... 물론 천무성궁에......] [그곳이 어디요?] [동천목산(東天目山) 풍천곡(楓天谷)......] 그 말이 끝나기도 전에 사령귀는 몸을 휙 틀었다. [자...... 잠깐만요!] [......?] [당시은...... 누구세요?] 사령귀는 한동안 그 말에 멍청한 표정을 짓다가 짤막하게 대답했다. [사령귀(死靈鬼).] [사령...... 귀......?] 사령귀는 무정하게 다시 돌아섰다. [묻...... 묻고 싶은 게 있어요......!] [나는 말하는 걸 싫어하오! 그대가 짐승을 던져주지 않았다면 벌써 내 손에 당 신은 죽었을 것이오!] [......!] 냉혹비정한 말에 소복여인은 온몸에 소름이 오싹 끼치는 것을 금치 못했다. [꼭...... 한 가지만......] [......] [사곡...... 에 또 다른 사람은...... 없었나요?] 그 말에 사령귀는 차갑게 말했다. [있었소, 허나 오늘 죽었소!] [아......!] 갑작스러운 일이었다. 소복여인은 그 말을 듣자마자 갑자기 풀썩 쓰러지는 것이 아닌? [......!] 그녀가 갑자기 혼절하는 바람에 막 몸을 날리려던 사령귀는 흠칫했다. 그는 잠시 머뭇거렸다. 그대로 지나치려는 듯 발을 움직이다가...... 그는 다시 돌아서며 중얼거렸다. [골치아픈 계집이군......] 이어, 그는 소복여인을 옆구리에 끼더니 신형을 솟구쳤다. 번뜩, 하는 찰나 그의 모습은 이미 사오십 장 밖을 달리고 있었다. 실로, 불가사의한 경공술이었다. 바로 일곱가지 경신법중 답천무허술이었다. 한데, 그가 사라진 직후, 스스슷......! 문득 석비 뒤에서 한 인영이 유령처럼 나타나는 것이 아닌가? 갈포노인(葛袍老人), 키가 왜소하며 쥐눈에 매부리코를 한 음침한 용모의 노인이었다. [흐흐......!] 그는 사령귀가 사라진 곳을 바라보며 음침한 웃음을 흘럽? 이어, [일년(一年) 동안 지켜온 보람이 있군 사해령주(四海令主)의 계산은 언제나 치 밀하단 말씀이야......] 사해령주......? [흐흐...... 옥소항아(玉簫姮兒) 단목아영 계집이 열흘에 한번씩 짐승을 사곡 에 던져넣을 때부터 만(萬)에 하나의 가능성을 염려하며 지켜보았지. 흐 흐...... 결국 일은 터졌단 말씀이야.] 아아......! 그렇다면 소복여인이 바로 옥소항아 단목아영이었단 말인가? 그녀가 단목아영일 줄이야! 그렇다면 그녀가 사곡을 떠나지 않고 기다려온 사람은......? 알만한 사람들은 충분히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으리라. 갈포노인은 단애 위에 뒷짐을 지고 서 있었다. [가만있자. 일이 괴이하게 됐군. 죽음의 계곡이라던 뺐楮【?한놈이 살아나왔 다. 그런데 놈은 뜻밖에도 만통서생이 아니고, 사령귀란 괴물이다......] 갈포노인의 쥐눈이 영활하게 빛났다. [흐흐...... 하지만 놈의 입에서 만통서생이 죽었다고 했으니 어쨌든 영주님의 근심은 사라진 셈......!] 문득 그의 쥐눈이 더욱 교활한 빛을 냈다. [허나 사령귀란 놈의 무공이 가공지경이니...... 일단 보갭?해야지. 흐흐... ... 어쩌면 놈을 이용할 수 있을지도......] 갈포노인은 득의의 괴소를 흘렸다. [흐흐...... 이 사제갈(邪諸葛) 사공효(司空梟)가 출세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 다, 암! 흐흐흐흐......!] 팟! 스스로를 사제갈 사공효라 밝힌 쥐눈의 갈포노인은 일순 번개처럼 사라져 버렸 다. 대체...... 그가 말하는 사해령주란 누구를 말하는 것인가? 그의 흉중은......? 모든 것은 의문처럼 짙은 구름 속에 가려져 있다. 그리고...... 바야흐로 새로운 폭풍(暴風)의 시대(時代)가 열리고 있었으니......! 과연......? =========------------------------------>>> >>> 風雲第一龍 夜雨 >>> 廢墟之雲 在地獄 ...허운재옥 From kids@kids.kotel.co.kr Mon Mar 11 4:02 KST 1996 Subject: 야래향 42 From: kids@kids.kotel.co.kr (hades@KIDS) Date: Mon, 11 Mar 1996 17:17:30 +0900 (KST) To: cspark@hera.kaist.ac.kr X-Mailer: fastmail [version 2.4 PL21-h3] Status: RO [ fiction ] in KIDS 글 쓴 이(By): ruby (뱃살공주) 날 짜 (Date): 1995년07월25일(화) 21시30분47초 KDT 제 목(Title): 야래향 42 -------------------------------------------------------------------- ...>>> 第 十二 章... 잃어버린 얼굴... 惡緣인가 아니면......? <<<... -------------------------------------------------------------------- 쏴아아아------! 번------ 쩍! 쿠르르...... 콰앙! 천지(天地)를 함몰시킬 듯이 폭우(暴雨)가 쏟아져 내린다. 간간이 섬광(閃光)이 작렬하고, 편편이 불을 뿜는 뇌화와 함께 터지는 우뢰 는...... 사람의 고막을 아프게 찢어낸다. 비(雨), 인간의 원초적인 욕망을 내포한 듯 끈끈한 기운을 품고 내리는데...... 대륙천하에 우기(雨期)가 시작되었다. 유월(六月) 중엽, 장마철로 접어든 기후는 나그네의 마음을 위축시킨다. 그래서...... 술(酒), 술이란 동반자가 객점과 주가(酒家)마다 바닥이 나도록 들이켜지고 있었다. x x x 살인(殺人), 하나의 살인사건이 났다. 그것은 아주 사소하게 빚어졌다. 막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밤이 깊었기에...... 하선진(荷仙鎭)에 주점(酒店)을 내고 있는 이칠(李七)은 손님도 끊어진 터라 평소보다는 다소 이르긴 하지만 문(門)을 닫기로 했다. 헌데, 탕! 탕! 탕......! 누군가 문을 두드리는 것이 아닌가? 막 잠자리에 들어 근래들어 얻은 마누라의 그 큰 가슴에 얼굴을 묻던 이칠은 자신도 모르게 욕설을 중얼거렸다. [빌어먹을......!] 허나 손님은 손님이었다. 그는 주섬주섬 옷을 대충 걸치고는 나갔다. 끼...... 익! 문을 연 순간, [헉......!] 그는 기겁을 하도록 놀랐다. 머리칼을 온통 산발하고 다 찢어진 옷을 걸친 괴인(怪人)이 옆구리에 소복을 걸친 여인을 낀 채 서 있는 것이 아닌가? [방을 다오.] 괴인은 아주 무심한 음성으로 짤막하게 말했다. 이칠은 그만 자신도 모르게, [어...... 없소!] 거절을 하고 말았다. 괴인은 문득 머리칼 사이의 눈빛이 으시시하게 변했다. 허나 이칠은 내친 김에 문을 닫으며, [방이 다 찼단 말이...... 억!] 그는 비명을 질렀다. 막 가로지른 빗장이 딱 하고 부러지더니 괴인이 성큼 한 걸음 들어서는 것이 아닌가? [그럼 술(酒)을 다오!] 이칠은 소름이 오싹 끼쳤으나 그래도 평소 한 가닥 하던 터라, [없다! 너같은 놈에게 줄 술이 어디 있...... 앗!] 눈앞에 불이 번쩍! 일었다 싶은 순간 그는 나가 떨어졌다. 괴인의 눈빛이 붉게 타올랐다. [술이 없다고? 흐흐흐...... 정말이냐?] 이때였다. 바람이 한 차례 불었다. 그 바람에 괴인의 머리칼이 휙 젖혀졌다. 그 순간 드러난 얼굴을 본 순간, [윽! 아------ 악! 귀...... 귀...... 귀신...... 귀신이야------!] 이칠은 보았다. 아수라(阿修羅)의 일그러진 반면(半面)의 추악한 얼굴을! 꿈에 볼까 두려운 악귀나찰의 얼굴...... 그는 겁에 질려 비명을 질렀다. [귀신이야------!] 헌데 그 순간, 괴인의 눈에서 혈광이 번쩍 치솟았다 싶은 순간이었다. [죽인다......!] 차가운 냉혈음과 함께 괴인의 한 손이 번쩍 내뻗었다. 퍽! 둔탁한 타음과 함께, [으아아------ 악!] 수박 깨지는 타음! 그리고 처절한 비명이 터졌다. 보라! 이칠의 머리는 으깨어져 날아가는 것이 아닌가? [......] 살인(殺人)! 비오는 밤의 무시무시한 살인이었다. 괴인은 한동안 멍청히 선 채 살인을 저지른 자신의 손을 내려 보았다. 손(手), 피가 묻어 있었다. 헌데 실로 괴이한 일이 아닌가? 그의 손은 용모와 달리 백옥(白玉)같이 희고 아름다운 것이 아닌가? [......] 괴인은 멍하니 서 있다가 문득 몸을 움직였다. 그는 뚜벅뚜벅 주방으로 걸어갔다. 술단지가 있었다. [한 병의 술과 목숨을...... 바꾸다니 어리석은 놈.] 괴인은 그렇게 중얼거리?목이 무척 마른 듯 넓은 대접에 술을 부었다. 그리고 막 마시려고 고개를 숙인 순간이었다. [흐윽......! 이...... 이...... 이럴 수가......!] 무엇을 보았을까? From kids@kids.kotel.co.kr Mon Mar 11 4:03 KST 1996 Subject: 야래향 43 From: kids@kids.kotel.co.kr (hades@KIDS) Date: Mon, 11 Mar 1996 17:17:36 +0900 (KST) To: cspark@hera.kaist.ac.kr X-Mailer: fastmail [version 2.4 PL21-h3] Status: RO [ fiction ] in KIDS 글 쓴 이(By): ruby (뱃살공주) 날 짜 (Date): 1995년07월25일(화) 21시32분26초 KDT 제 목(Title): 야래향 43 괴인의 눈은 술이 담긴 그릇에 못박혔고, 그는 전신을 부들부들 떠는 것이 아 닌가? 헌데 바로 그때였다. [여보......! 무슨 일...... 아------- 악!] 막 주방 안으로 들어서다가 그의 모습을 발견하고 뾰족한 비명을 지르는 여인 이 있었다. 이제 이십 오 세쯤 되었을까? 막 잠자리에서 나온 듯 잠옷을 대충 여민 여인, 바로 이철의 내자였다. [악......! 귀...... 귀...... 귀신......!] 그녀는 아수라귀와 같은 괴인의 얼굴을 보고는 공포에 질려 뒷걸음쳤다. 이때, [내...... 내 얼굴이...... 얼굴이......이렇게 추악하다니......] 괴인은 술잔에 비친 자신의 얼굴을 보며 부들부들 떨었다. 다음 순간, [으아아아아악------!] 괴인은 미친듯이 절규하며 술잔을 내팽개쳤다. [아악! 귀신이야! 귀신......] 이칠의 아내는 혼비백산하며 달아나기 시작했다. 바로 그 순간, [크크크크크......!] 괴인은 소름끼치는 웃음을 흘리더니 그녀를 향해 손을 쭉 뻗었다. 그러자, [악------!] 여인은 무형의 흡인력에 이끌려 뒷걸음질 쳤다. 찌------ 익! 그 바람에 입고 있던 잠옷이 길게 찢어지며 속에 아무것도 입고 있지 않은 그 녀의 맨몸이 드러났다. [아학......! 귀신......] 그녀의 커다란 가슴이 덜렁이고, 둔부가 흔들렸다. 허나 아무리 기를 써도 달아나기는 커녕 오히려 질질 끌려가는 것이 아닌가? [아아악...... 귀...... 귀신......] 그녀는 정말 귀신을 만났다고 생각했다. 바로 그때였다. 퍽! [캐애애액!] 날카로운 비명이 터졌다. 괴인이 그녀의 목을 후려친 것이었다. 여인은 그대로 사지를 축 늘어뜨리고 말았다. [크크...... 크윽......! 내 얼굴...... 내 얼굴......] 괴인은 두 손으로 자신의 얼굴을 감싸쥐며 울부짖었다. [크아악------! 누가...... 누가 내 얼굴을 이렇게 했느냐------!] 괴인은 미친 듯이 울부짖었다. 울다가, 웃다가...... 마구 기물을 부수고...... 괴인은 짧은 시간 동안에 이칠의 주점을 아수라장으?만들고 말았다. 때마침 깊은 밤이고 폭우가 쏟아지고 있어 그 소동은 밖으로 잘 흘러나가지 않 았다. 이윽고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크으으......!] 괴인은 비틀거렸다. 그의 눈은 핏빛으로 타올랐다. 다소 제정신으로 돌아오긴 했으나 그는 자신을 억제하기가 어려웠다. 문득 무엇을 생각했는지 그는 뒷채로 들어갔다. 그곳에서 그는 이칠이 입던 옷을 골라냈다. 걸레가 된 옷을 �갼떫資� 벗어버리고 옷을 입었다. 다행히 이칠도 건장한 체구인지라 몸에 대충 맞았다. 거울(鏡)! 이칠과 그의 아내가 쓰는 침실에는 동경이 있었다. [크으으으......!] 거울에 비친 반면은 영준하고, 반면은 흉악한 자신의 얼굴을 보며 괴인은 괴성 을 흘렸다. 이어, 북------! 문득 옷가지 하나를 잡아 뜯더니, 그는 얼굴을 좌(左)에서 우(右)로 길게 묶은 것이 아닌가? 즉, 흉악한 반면의 얼굴을 가리는 것이었다. 그 바람에 드러난 것은 그의 준미한 한쪽 얼굴 뿐이었다. 가려진 한쪽 얼굴에는 구멍을 뚫어 눈만이 드러나게 했다. 그렇게 하니 비록 산발이었으나 그의 모습이 흉악스럽게 보이지는 않았다. 아니, 오히려 창백할 정돈?희디흰 얼굴의 반쪽을 가린 흑색 천으로 인해 강 렬한 인상을 풍겼다. [크크......] 괴인은 한동안 거울 속을 물끄러미 바라보더니, [이제부터 이 사령귀의 얼굴을 보는 놈은 모두...... 죽인다!] 아! 사령귀! 바로 그는 사령귀였다. 사령귀는 소복미인, 즉 옥소항아 단목아영을 옆구리에 낀 채 다시 주방으로 걸 어간다. 이어 주방에서 커다란 술단지와 마침 삶아 놓은 오리 한 마리를 들고서 몸을 날렸다. 번쩍......! 꽈르르릉! 우뢰가 이는 억수같은 폭우 속에으로 그는 신형을 날렸다. 쏴아아아아------! 깊은 밤, 폭우 속에 벌어진 참담한 살인극은 오직 하늘만이 아는 듯...... 그날 이후...... 이칠과 그의 아내의 참혹한 시체를 발견한 마을 사람들은 그것이 귀신의 짓이 라고 단정했다. 그래서 주점을 불태우기로 했다. 다시는 저주붙은 귀신이 찾아오지 않기를 빌면서...... x x x From kids@kids.kotel.co.kr Mon Mar 11 4:04 KST 1996 Subject: 야래향 44 From: kids@kids.kotel.co.kr (hades@KIDS) Date: Mon, 11 Mar 1996 17:17:40 +0900 (KST) To: cspark@hera.kaist.ac.kr X-Mailer: fastmail [version 2.4 PL21-h3] Status: RO [ fiction ] in KIDS 글 쓴 이(By): ruby (뱃살공주) 날 짜 (Date): 1995년07월25일(화) 21시34분09초 KDT 제 목(Title): 야래향 44 쏴아아아아......! 번------ 쩍! 쾅......! 우르르르...... 폭우 속에 이는 천편천편(千片千片)의 뇌화(雷火), 그리고 낙뢰음에 천지는 진 저리를 쳤다. 하늘에 구멍이라도 뚫린 것일까? 번------ 쩍! 쫘아------ 악! 한 그루의 천년거목(千年巨木)이 벼락을 맞아 갈라진다. 그리고 그때, 시퍼런 뇌전에 잠시 칠흑같은 산중(山中)이 대낮같이 밝아졌을 때, 험준한 산동(山洞) 입구가 보였다. 계곡 아래는 급류가 우뢰소리를 내며 우당탕 흐르고...... 숲이 우거진 곳이라 잘 눈에 띄지 않은 곳이었다. 사냥꾼이 잠시 쉬어가는 곳이었을까? 그 곳, 운명(運命)이라는 괴물이 또 하나의 인연을 잉태한다. 장차 악연(惡緣)이 될 지 선연(善緣)이 될지 모르는...... 꿀꺽꿀꺽......! 쉬지 않고 마셔댄다. 술(酒), 술이란 묘한 물건이었다. 슬플 때나, 분노할 때나, 혹은 기뻐할 때도 인간들은 술을 마신다. 슬픔을 달래기 위해, 고독을 달래기 위해 술을 마시건만...... 아랑곳 없이 비애와 고독은 짙어만 가고...... 그래서 더욱 술을 마시게 된다. 술이 술을 부르고, 급기야는 사람이 술을 먹는 것이 아니라 술이 사람을 먹는 다. [크으으으......!] 사령귀, 그는 한 단지의 독한 죽엽청(竹葉靑)을 거의 다 비웠다. 산동(山洞) 안, 가물거리는 유등(油燈)이 졸고 있고...... 아마도 그 유등은 사냥꾼들이 남겨놓은 것인가 보다. 동굴 안은 겉보기와 달리 깨끗했고, 바닥에는 마른 짚까지 깔려 있다. 그 위...... 소복여인이 누워 있다. 바로 단목아영이었? 그녀는 심적(心的)인 충격이 너무 컸던 탓으로 아직까지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 고 있었다. [크크...... 죽인다...... 모두 죽여...... 내 얼굴을 본 놈들은 모두...... 사령귀는 마지막 남은 술을 목구멍으로 들이 부었다. 과거를 잃은 인간(人間), 그에게 있는 것은 현재(現在) 뿐이었다. 헌데 자신의 얼굴은 어떤가? 자신조차 두려울 정도로 끔찍한 아수라의 파면상(破面相)이 아닌가? [크크크...... 내 얼굴...... 얼굴을 보고 놀라는 놈은 모두...... 죽인다.... .. 죽여......] 사령귀는 빈 술단지를 거꾸로 들어 입에 박았다. 없다! [크크...... 떨어졌군!] 휙! 퍽! 술단지가 박살난다. 그때, 버...... 번...... 쩍......! 갑자기 동굴 안이 푸르게 밝아졌다. 뒤읍? 꽈르르릉......! 천지를 뒤흔드는 뇌성이 한동안 계속되었다. [크흐흐흐흣......! 쏟아져라! 이 세상이 전부 잠기도록......!] 비�낵맏綢�......! 사령귀는 몸을 일으켰다. 억수같이 퍼부어대는 폭우, 그리고 낙뢰는 그의 마음을 광적(狂的)인 상태로 이끌고 있었다. 잠재된 야수적(野獸的) 본능을 유발시키는 것 같았다. [......!] 문득 취기로 인해 충혈된 눈을 돌리던 사령귀는 흠칫했다. 동굴 바닥에 여전히 의식을 잃은 채 누워있는 단목아영을 본 것이었다. 비스듬히 누운 단목아영, 순백의 소복은 빗물에 젖어 몸에 찰삭 둘러붙어 묘한 굴곡을 형성하고 있었다. 어디 그뿐이랴...... 치마가 말려 올라가 새하얀 다리가 살짝 노출된 것이 아닌가? [......!] 사령귀의 눈에 본능의 욕화(欲火)가 타올랐다. 그의 눈이 점차 야릇한 빛을 띄웠다. 차츰 매끈한 다리를 쓸어 올라가더니...... 갑자기 풍성하고 동그란 둔부의 선(線)에 시선이 못박힌다. 이어 그의 눈이 지글지글 타는 듯 하다가...... 잘록한 허리춤을 더듬다가 위 로 올라가 불룩하게 솟은 가슴에 박힌다. 아아......! 옥소항아 단목아영?무림세가의 재녀(才女)이자 무림의 사미(四美) 중 한 명 의 가화(佳花)였다. 어찌 사내의 욕화를 불사르지 않겠는가? [계집...... 네가 기다린 사내는...... 누군지 모르나 재수좋은 놈......] 그렇게 중어거리던 사령귀는 흠칫했다. [으...... 음!] 단목아영이 신음을 발하며 몸을 뒤척였던 것이다. 그리고 답답한 듯 가슴을 풀어헤치는 것이 아닌가? 무의식적인 동작...... 허나 그것이 불러 일으킨 결과는 엄청났다. 옷고름이 풀려지며...... 불쑥...... 터질 듯한 가슴을 붙잡아 맨 붉은 속곳이 보이는 것이 아닌가? From kids@kids.kotel.co.kr Mon Mar 11 4:05 KST 1996 Subject: 야래향 45 From: kids@kids.kotel.co.kr (hades@KIDS) Date: Mon, 11 Mar 1996 17:17:44 +0900 (KST) To: cspark@hera.kaist.ac.kr X-Mailer: fastmail [version 2.4 PL21-h3] Status: RO [ fiction ] in KIDS 글 쓴 이(By): ruby (뱃살공주) 날 짜 (Date): 1995년07월25일(화) 21시36분19초 KDT 제 목(Title): 야래향 45 [우우......!] 순간 사령귀의 반쪽 얼굴이 달아 올랐다. 다음 순간, [흐흐...... 계집...... 원망마라. 네가 자초한 일이니까......] 휙! 사령귀는 돌연 단목아영을 덮쳤다. 이어, 찍! 부욱------! 북------! 몇차례 손을 놀리는 사이 단목아영의 소복이 발기발기 찢어져 나갔다. 아아...... 여인(女人)...... 여인의 폭발적인 현란한 나신(裸身)이 가물거리는 유등(油燈)아래 드러나기 시 작했다. 천정을 향해 겁없이 솟아오른 탱탱한 젖가슴...... 피부는 옥결(玉結)처럼 매끄럽기만 하고...... 솟을 곳에 솟고, 꺼질 곳에 숨막히는 그늘을 이루며 꺼진...... 여체(女體)여...... [헉헉......!] 사령귀는 여체를 짓이길 듯 공략했다. 헌데 어느 한 순간, [천(天)...... 천랑(天郞)...... 장(藏)...... 천(天)......] 단목아영은 잠꼬대처럼 중얼거리며 손을 허위적거리는 것이 아닌가? 쾅! 그 순간 사령귀는 벼락이라도 맞은듯이 온몸을 부르르 떨었다. 허나 그것도 잠시 뿐, 허위적거리던 단목아영의 손이 목을 휘감았다. [헉......!] 그는 여체 위에 엎드렸다. 파도! 콰르르르르......! 쾅------ 콰아앙------ 콰르르르------! 엄청난 해일이 대륙을 덮친다. 사령귀는 노가 되어 파도를 젓기 시작했다. 그는 혼신의 힘을 다해 노를 젓는다. 때때로 해일은 산(山)처럼 높아졌고 그는 해일의 정상까지 치솟았다가 떨어졌 다. 콰르르르르......! 성난파도도 그의 노에는 감당할 수가 없었다. 마침내 태산 같은 파도더미가 덮쳤고, 그는 무자비하게 노를 저었다. [아아아악!] 사나이의 무서운 힘(力)이 여체의 가장 부드러운 부분을 파과(破瓜)했을 때, 단목아영은 고통으로 일그러진 얼굴을 뒤로 젖히며 날카로운 비명을 질렀다. 그때였다. 그녀가 눈을 반짝 뜬 것은! 보였다. 사내였다. 사나이의 얼굴이 턱밑에 있었다. 눈을 감은 채 붉게 상기된 반쪽 얼굴을 검은 천으로 가린 준미한 얼굴...... 그 쓩셈?본 순간, [아앗...... 당신......!] 그 순간, 그녀는 자신의 육체 깊은 곳에서 뜨겁게 폭발하는 힘을 느꼈고, 그와 동시에 온몸을 격렬하게 떨었다. 한차례의 폭풍과 같은 쾌락이 전신을 강타했다. 그리고...... [아아...... 당신......] 채 다음 말을 하지도 못했을 때, 그녀는 온몸이 마비되면서 정신을 잃고 말았다. 어느새 사나이는 그녀의 몸 위에서 일어서고 있었다. [......!] 사령귀, 그는 자신에 의해 학대받은 여체를 내려다보았다. 흡사 갓 물에 올라온 인어(人魚)같이 아름다운 여체...... 소담스럽고 풍요로운 젖가슴에는 그로인한 멍이 들어 있고...... 그 희고 고운...... 가지런한 허벅지 사이로도 파라한 멍이 살짝 들어 있다. 사령귀는 넋을 잃은 표정으로 한동안 단목아영을 내려보았다. 그리고...... 그는 중얼거렸다. [여인(女人)...... 너는...... 잊어라. 오늘밤의 일을......] 번------ 쩍! 콰아아아앙......! 어디선가 가까운 곳에서 벼락이 떨어졌나 보다. 사령귀의 반쪽의 극미(極美)한 얼굴이 조각처럼 선연하게 드러났다. 왜일까? 그의 얼굴이 뼈저리게 고독해 보이는 것?.....? 단목아영은 흰 턱을 뒤로 젖히고 잠들어 있었다. 수혈과 마혈이 동시에 짚힌 것이었다. 사령귀는 그녀의 몸에 찢어진 소복자락을 던졌다. [오늘 이후로...... 이 사령귀를 본 계집은...... 정복되리라......] 사령귀는 차갑게 미소했다. [아니면...... 죽는다!] 그 말이 마지막 말이어다. 벗어놓은 옷을 대충 걸친 사령귀는 단목아영에게 일별도 고하지 않고 몸을 돌 렸다. 파아앗! 그의 몸은 곧 한 가닥 광선처럼 밖으로 사라져 갔다. 쾅......! 우르르르르......! 쏴아아아아------! 폭우는 내리는데...... 운명이라는 괴물이 잉태시킨 또 하나의 인연은...... 악연(惡緣)인가......? 아니면......? =========------------------------------>>> >>> 風雲第一龍 夜雨 >>> 廢墟之雲 在地獄 ...허운재옥 From kids@kids.kotel.co.kr Mon Mar 11 4:06 KST 1996 Subject: 야래향 46 From: kids@kids.kotel.co.kr (hades@KIDS) Date: Mon, 11 Mar 1996 17:17:55 +0900 (KST) To: cspark@hera.kaist.ac.kr X-Mailer: fastmail [version 2.4 PL21-h3] Status: RO [ fiction ] in KIDS 글 쓴 이(By): ruby (뱃살공주) 날 짜 (Date): 1995년07월25일(화) 21시38분04초 KDT 제 목(Title): 야래향 46 -------------------------------------------------------------------- ...>>> 第 十三 章... 暴風의 時代...... 속고 속이고 <<<... -------------------------------------------------------------------- 충격! 콰앙......! 흡사 벼락처럼...... 무림천하를 강타한 하나의 충격은 백도(白道), 흑도(黑道)를 막론하고 전무림 을 공포와 경악, 그리고 전율을 금치 못하게 만들었다. 무종(武宗) 구년(九年)...... 유난히도 길고 엄청났던 우기(雨期)...... 대륙은 온통 수마(水魔)에 유린되었다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황하가 범람하여 수십 만의 이재민이 생긴 것은 매번 있는 일이지만 이번만은 달랐다. 명조(明朝)에서 구호의 손이 뻗는데에도 한계가 있었다. 수(水)의 강남 또는 장강(長江)이 범람하여 수개 성(省)을 휩쓸고 곳곳에 수재 민이요, 비참한 기아와 질병, 그리고 도적이 들끓으니 미처 손을 쓸 겨를이 없 었다. 잔인한 유월(六月)...... 장마는 유월이 다 가고 칠월 중순에 가서야 끝이 났다. 허나 그 휴유중은 심각한 것이었다. 명조에서는 황금 십만관을 풀어 대대적인 구호사업을 벌였으나, 워낙 피해가 큰데다가 또한 관(官)은 부패할대로 부패하여 수재양민들에게 돌 아가는 몫은 그리 크지 않았다. 곳곳에...... 기아(飢餓)...... 질병(疾病)...... 그리고 허기를 참지 못해 도적으로 변한 화적이 날뛰니 중원은 흉흉하기 그지 없었다. 헌데...... 무림(武林)! 무림은 수마(水魔)보다 몇백 배나 더한 엄청난 마풍(魔風)에 흔들렸다. ------사령귀(死靈鬼)! 오오...... 입에 담지 마라...... 생각하지도 마라...... 기억하지도 마라...... 그가 어디서 왔는지, 언제 나타났는지, 그의 진정한 신분이 무엇인지, 또 왜 그토록 악랄한지...... 아무도 몰랐다. 단지 장마와 함께 그가 나타났다. 그는 항상 일신에 칠흑 같은 흑의(黑衣)를 입고 다녔다. 비를 막기 위해서였는지...... 그는 어깨까지 가려지는 커다랗고 긴 갓(笠)을 쓰고 다녔다. 그의 전신에서는 지옥(地獄)의 죽음의 향기(香氣)가 감돈다. 피냄새(血香), 바로 그것이었다. 그는 절대로 갓을 벗은 적?없었다. 갓을 치켜 올릴 때는 단 한 번...... 그가 살인(殺人)을 할 때였다. 그의 얼굴을 본 자는 반드시 죽는다. 단, 예외가 있었다. 여인(女人), 그는 여인에게만은 자신의 얼굴을 보는 것을 허(許)했다. 허나...... 기이한 것은 그의 얼굴을 단 한번이라도 본 여인은 어김없이 그에게 정조를 바친다는 것이었다. 무림의 재녀(才女)이건...... 명가(名家)의 귀공녀(貴公女)이건...... 그는 저잣거리의 기녀(妓女)나 여염의 처녀이건...... 그의 얼굴을 한번 본 여인은 홀리듯 그에게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친다는 것이었 다. 그리고 그 후...... 그녀들은 어김없이 미쳐버리거나 벙어리가 되고 만다. 여인들...... 그녀들은 미쳐서 깔깔거리고 거리를 헤메이거나...... 아니면 깊숙이 틀어박히거나 깊은 산 속으로 스스로 들어가 머리깎고 중이 되든가 또 아니면...... 어디론가로 사라져 버린다. 수수께끼...... 그것은 엄청난 불가사의였다. 이 시대(時代)의 무서운 수수께끼...... 과연...... 대체 사령귀------ 그가 누구기에......? 그의 얼굴이 어떠하기에......? 무림은 그의 출현으로 초긴장으로 빠져들고 말았다. 더군다나...... ------암흑사십구혈(暗黑四十九血)! 만통서생의 복수를 선언하고 나선 죽음의 사영(死影)들과 십성세가의 혈전(血 戰)은 막바지에 올랐으니...... 마침내 참다못한 백도(白道)는 뭉쳤다. 십성회(十聖會)와, 최근에 갑자기 구대문파(九大門派)의 막강한 배후를 업고 나타난...... ------십전무랑(十全武郞) 옥사?玉獅子)! 오오...... 바로 강호가(江湖歌)에 언급된 백도의 희망, 풍운사랑(風雲四郞) 중 첫번째 인물, 십전무랑이란 만(萬)의 절예(絶藝)에 달한 완벽한 무인을 일컫는 말이었다. 옥사자------ 그는 백도의 우상이었다. 약관에 불과한 그가 무엇 때문에 구대문파의 중지(重旨)를 한몸에 얻고 일대의 기린아로 나킬뎬쩝?..... From kids@kids.kotel.co.kr Mon Mar 11 4:07 KST 1996 Subject: 야래향 47 From: kids@kids.kotel.co.kr (hades@KIDS) Date: Mon, 11 Mar 1996 17:18:00 +0900 (KST) To: cspark@hera.kaist.ac.kr X-Mailer: fastmail [version 2.4 PL21-h3] Status: RO [ fiction ] in KIDS 글 쓴 이(By): ruby (뱃살공주) 날 짜 (Date): 1995년07월25일(화) 21시39분37초 KDT 제 목(Title): 야래향 47 미지수였다. 허나 그는 눈부신 일으켰다. 그의 능력은 가히 하늘(天)에 닿아 있었다. 구파의 장문(掌門)이 공동으로 서명한 구대장문령(九大掌門令)을 가지고 등장 한 십전무랑 옥사자------ 그가 마침내 십성회마저 통괄하게 된 것이었다. 그리고...... <풍운맹(風雲盟).> 그런 이름으로 백도(白道)를 하나로 묶은 그가 불과 일개월 사이에 해낸 일은 그야말로 경인실색할 일이었다. 그토록 난사였고 골칫거리였던 암흑사십구혈의 끈질긴 마수(魔手)...... 그는 주도면밀한 병략(兵略), 그리고 안배를 그물처럼 펼쳐놓아 마침내 암흑사 십구혈 중 반(半)이 넘는 삼십혈(三十血), 즉 삼십인(三十人)을 천라지망(天羅 之網)에 가두어 요절을 낸 것이었다. 백도무림은 표효했다. 그리고 이제 암흑사십구혈...... 아니 남은 십구혈(十九血)의 일망타진은 시간 문제라고 했다. 그들은...... 믿었다. 십전무랑 옥사자------ 그를 새로운 무림의 태양(太陽)이라고 굳게굳게 믿었다. 그러나...... 새로운 폭풍(暴風)은...... 엉뚱한 곳에서 터지고 있었다. ------사령귀(死靈鬼)! 그리고...... 예상못한 대변수(大變數)------ 그것은...... 대마풍(大魔風)을 일으키기 시원했으니...... x x x 십자파(十字坡)! 이곳은 태행산(太行山) 기슭에 있는 험준한 지세의 언덕이다. 십자파는 예로부터 도둑이 자주 충돌하던 곳이었다. 허나, 십자파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천하명가가 있다. 석문(石門), 바로 그곳에 당금의 십성세?十聖世家) 중의 하나인 지천(智天) 석문부 석대 세가(石大世家)가 존재한다. 석대세가는 하북(河北)의 패자로서 뿌리깊은 십자파의 도적떼들을 처치한지 오 래되었다. 특히 석대세가의 소가주(少家主)인 소공명(小公明) 석운호(石雲毫)는 당금의 후기십천의 일인으로써 무명을 떨치기 시작한 이후로부터, 하북일대는 완전히 석대세가의 영지가 뎔?말았다. 헌데, 십자파(十字坡)는 교통의 요지였다. 중원으로 남하하려면 필히 거쳐야 할곳이 바로 십자파이므로 이곳은 극히 중요 한 요충이었다. 헌데......충격적인 일이 발생했다. 만 사흘 만에 석대세가의 장원 문 앞에 열 두 개의 관(棺)이 실려왔다. 관 속에는 열두 고수가 시체가 되어 누워있었다. 섦堉섟÷?가주인 다지신군(多智神君) 석대교(石大交)는 크게 노했다. 허나 그는 지천가(智天家)의 가주다왔다. 흥분대로 일을 처리하지는 않았다. 그는 심사숙고하다가 한 가지 계획을 짰다. 그것은...... 십자파의 언덕에는 한 채의 주막(酒幕)이 있다. 십자방(十字房)이란 이름을 가진 그곳은 술맛 좋기로 소문난 곳으로 십자파를 지나는 행객들이 반드시 들러 목을 축이고 쉬는 곳이었다. 이곳에...... 칠월 그믐날 일단의 상인(商人)들이 짐을 풀었다. 그들은 대략 삼십여 명으로써 산해관(山海關)에서 넘어온 명주상인들이었다. 그들은 시끌벅적 떠들어대며 십자방에 짐을 풀고 술을 마셔댔다. 한쪽 구석에는 그들과 동떨어져 한 명의 냉막한 얼굴의 백삼소년(白杉少年)이 혼자 묵묵히 술을 마시고 있었다. [하하하......! 왕영(王永)! 이번 길에는 한 밑천 두둑히 잡아 장가를 들어야 겠네!] [헤헤헤......! 고구(高求)! 누가 너 같은 뚱보에게 시집가겠다는 그런 처녀는 필시 언청이거나 장님일 거야!] [예끼! 이 사람!] [으하하핫......!] [으해해해......!] 십자방은 그리 크다고 할 수는 없었다. 십자방에는 늙은 노부부(老夫婦)와 심부름하는 하인(下人) 한 명, 그리고 노부 부의 손녀인 듯한 처녀가 살고 있었다. 명주상인들은 좀체로 길을 떠날 생각을 하지 않았다. [헤헤헤......! 이곳 술맛이 너무 좋은데 아예 푹 쉬고 가세!] [좋지! 중원에 들어가면 장사하느라 바쁠테니 아예 이곳에서 푹 쉬세!] 밤, 밤이 되었다. 십자방은 열기가 가시고 조용해 졌고 십자방의 주인내외와 하인들도 잠든 듯 뒷채로 들어가고...... 명주상인들은 그들의 관습대로 마늉?차일을 쳤다. 고즈넉한 밤, 이 밤에 과연 무슨 일이 벌어질 것인가? 삘리리...... 삘리리릴...... 야음을 타고 애절한 피리소리가 울려 퍼진다. 흐느적 흐느적...... 마치 떠나버린 변신한 연인을 원망하는 듯한 애처로운 피리소리, 명주상인들 중 왕영은 아까부터 잠을 이루지 못했다. 뒤척뒤척 거리면서 그가 자리에서 슬그머니 일어선 건 이경이 조금 지나서였 다. From kids@kids.kotel.co.kr Mon Mar 11 4:08 KST 1996 Subject: 야래향 48 From: kids@kids.kotel.co.kr (hades@KIDS) Date: Mon, 11 Mar 1996 17:18:03 +0900 (KST) To: cspark@hera.kaist.ac.kr X-Mailer: fastmail [version 2.4 PL21-h3] Status: RO [ fiction ] in KIDS 글 쓴 이(By): ruby (뱃살공주) 날 짜 (Date): 1995년07월25일(화) 21시41분45초 KDT 제 목(Title): 야래향 48 [어디 가나, 왕영?] 고구가 묻자 왕영은 아랫춤을 잡고 어색하게 말했다. [응, 배탈이 나서......] 그는 차일 밖으로 나갔다. [녀석...... 어쩐지 마구 퍼마시더라......] 고구는 돌아 눕는다. 헌데 이때, 한쪽 구석에 잠자는 듯하던 한 상인(商人)이 유령처럼 몸을 일으켰다. 그는 그림자같이 왕영의 뒤를 따르는 것이 아닌가? 스스...... 귀신같은 신법이었다. 한편, 왕영은 따로 생각이 있었다. (후후...... 낮에 뒷채에서 잠깐 본...... 그 계집애는 제법 물이 오를대로 올랐는 걸......아마도 근질근질해서 잠을 이루지 못하고 공연히 피리를 불어 사내를 꼬드기리라!) 그렇다. 주막에는 흔히 그런 경우가 있었다. 손님을 끌기위해 제법 물오른 계집이 한둘은 있게 마련이고, 그런 계집들은 곧잘 밤중에 사내를 유혹하기도 한다. 삘리리...... 삘리리...... 피리소리를 따라가던 왕영은 점점더 단전어림에서 불덩이가 치미는 것을 느꼈 다. (헤헤...... 그 계집...... 둔부가 동그란 것이 애간장을 녹였지!) 살금살금...... 마침내 그는 뒷채에서도 조금 떨어진 후미진 곳의 그늘에서 들렸다. (꿀꺽......!) 왕영은 침을 삼켰다. (보인다. 보여......!) 그렇다. 숲 그늘의 편편한 잔디 위에 계집의 섬연한 그림자가 앉아있는 것이 보였다. 왕영은 아예 시간 끌 것 없다는 듯이 다가가며 아래춤을 끌르고 있었다. 그의 그것(?)은 이미 단단해져 있었다. 삘리리...... 삘리리...... 지척에서 보니 돌아앉아 피리를 부는 계집의 뒷모습은 요염하기 이를대 없었 다. 잘록한 퓔?..... 확 퍼진 둔부...... 마침내 왕영은 참지 못하고 뒤로부터 처녀를 덮쳤다. [앗! 누구......] [헤헤...... 어르신이다. 오늘밤 너를 즐겁게 해줄 분이시다!] [아앗......!] 처녀는 그만 가냘픈 비명을 지르며 넘어졌다. 허나 싫지는 않은...... 그다지 반항하는 기분은 아니었다. [헤헤...... 잘 익었구나야......] 왕영은 처녀의 젖가슴?우악스레 움켜쥐며 처녀를 깔고 뭉겠다. 그는 바닥을 뒹굴며 처녀의 옷을 벗기기 시작했다. [아아......] [헉헉......] 어둠 속에서 숨가쁜 호흡과 신음이 이어지기 시작했다. 한편, 근처의 바위 뒤에 숨어있던 그림자는 옆구리의 연검(軟劍) 자루를 힘껏 움켜쥐 고 있었다. (필시...... 함정이리라!) 허나, 그의 생각과는 달리...... [아아...... ?.....] [헉헉......] 남녀(男女)의 신음은 점점 더 고조되는 것이 아닌가? 노골적인 살 부딪치는 소리와 함께 간헐적으로 흐르는 비음...... 그 소리를 엿듣던 사내는 그만 눈살을 찌푸리고 말았다. (내 짐작이 틀렸...... 나......?) 그는 슬며시 연검을 잡은 손에 힘을 풀었다. 헌데 바로 그때였다. [크아악!] 돌연 처절한 보資?들린 것이 아닌가? (헉! 왕영의 비명!) 슉! 앉은 그대로 사내의 신형이 솟구쳤다. (내 짐작은 틀린 것이 아니었다.) 사내는 전광석화같이 숲 속에 당도했다. 허나, 그는 그만 멍청해지고 말았다. 너무나 뜻밖의 광경이 벌어져 있었던 것이다. 왕영, 그는 하반신을 벗은 채 두개골이 갈라져 죽어 있었다. 그리고, [아아...... 흑흑...... 장랑(張郞)...... 잘못했어요. 이 사람이...... 이 사람이......] 여인은 반라(半裸)의 몸으로 바닥에 꿇어 엎드려 빌고 있고, [......!] 그 앞, 피묻은 도끼를 든 한 사내가 온통 분노에 몸을 떨며 서 있는 것이 아닌가? 장랑이라는 사내, 그는 바로 십자방의 하인이 아닌가? [으으......! 반교운......! 네가...... 또 이런 짓을 하다니......!] 한 순간, 휘------ 익! [악! 살려줘요!] 장방이 도끼를 사정없이 찍었다. 그 광경을 막 현장에 뛰어든 사내는 대충 알아차렸다. 어이가 없었다. 여인과 하인 장랑은 연인 사이다. 그리고 여인 반교운은 타고난 바람둥이였고 여러번 십자방에 투숙한 사내를 유혹해 불륜(不倫)을 저지른다. 그것을 마침 발견한 장랑은 격분을 쩝?못하고 왕영을 죽인 것이었다. [잠깐!] 슉! 지력(指力)이 날아가고, [윽!] 쿵! 장랑은 손목이 시큰함과 함께 도끼를 떨어뜨렸다. From kids@kids.kotel.co.kr Mon Mar 11 4:09 KST 1996 Subject: 야래향 49 From: kids@kids.kotel.co.kr (hades@KIDS) Date: Mon, 11 Mar 1996 17:18:10 +0900 (KST) To: cspark@hera.kaist.ac.kr X-Mailer: fastmail [version 2.4 PL21-h3] Status: RO [ fiction ] in KIDS 글 쓴 이(By): ruby (뱃살공주) 날 짜 (Date): 1995년07월25일(화) 21시43분34초 KDT 제 목(Title): 야래향 49 어둠 속에서 사내가 불쑥 나타났다. [쯧! 그렇다고 살인을 하면 쓰는가?] 낭랑한 음성이었다. 사내, 의외로 영준한 청년이었다. 상인들 속에 섞여 있을 때는 몰랐으나 따로 자세히 보니 극히 영준하고 총기발 랄한 미청년이었다. [으으...... 나으리는......] 장랑은 썩은 간빛이 되어 떨었다. 청년은 힐끗 왕영의 시체를 내려보더니 탄식했다. [이번 일은 자네의 잘못이 아니다.] [나으리......] [계집이 부른 화다. 하나 그렇다고 계집을 죽인다면 무엇을 얻는가?] 청년의 말에 장랑은...... [크으윽......! 죽을 죄를...... 지었습니다!] 굵은 눈물을 뚝뚝 흘리며 주저앉는 것이 아닌가? 장랑의 우직함에 청년은 긴장이 풀렸다. 어차피 왕영이란 상인은 그와는 관계가 없었다. 그는 반교운을 힐끗 경멸스러운 눈빛으로 일별한 뒤 말했다. [마침 본 사람이 나 뿐이니...... 조용히 일을 처리하게. 자네는 이 길로 그 계집을 데리고 달아나게. 뒷일은 내가 책임질테니.] [고...... 고맙습니다......! 나리......!] 장랑은 감격해서 어쩔 줄을 몰라했다. 이어, [가자! 이년아!] [아앗......!] 그는 우악스럽게 반교운의 머리칼을 잡아채고 질질 끌고 갔다. 그가 사라진 후, [......] 잠시 생각하던 청년은 문득 품 속에서 옥병 하나를 꺼내더니 흰 가루약을 왕영의 위에 뿌렸다. 츠츠츠......! 놀랍게도 시체는 즉시 누런 피고름으로 화해 버리는 것이 아닌가? 청년은 어둠 속에서 중얼거렸다. [십자방은 아니다. 그렇다면......?] 그는 미묘한 웃음을 지었다. [후후...... 어쨌든 나 소공명(小公明) 석운호(石雲豪)가 개입한 이상 반드시 흉수를 잡고 말겠다.] 아! 그렇다면 그가 바로 석대세가의 소가주였단 말인가? 그가 직접 나서다니......! [명주상인 속에 섞여온 본인의 수하 십이 명(十二名)...... 그들의 힘만으로 흉수를 기필코 찾아내고야 말겠다!] 스스......! 이어, 그는 다시 신형을 날리고 있었다. [헉! 이...... 이럴 수가......!] 차일 안으로 돌아온 석운호는 너무나 놀라 하마터면 심장이 입밖으로 튀어나올 뻔 했다. [크으으......! 이럴...... 수가......!] 왜? 무슨 일이 벌어졌기에 그가 이토록 놀라는 것일까? 참극! 참혹한 광경이 벌어져 있었다. 차일 속에 잠자던 삼십여 명의 목이 모두 몸체에서 분리되어 있는 것이 아닌 가? [으으으......! 다...... 당했다!] 그렇다. 그는 깨끗이 당하고 만 것이었다. 석운호의 눈썹이 곤두섰다. 그는 후기십천의 한 명으로써 이미 미래의 주역으로 정평이 나있는 고수였다. 더구나...... 소공명(小公明)이란 별호가 말하듯 그는 자타(自他)가 공인하는 지다성(智多星 )이 아닌가? 이번 계획은 처음부터 그가 주관한 것이었다. 헌데 깨끗이 당하고 만 것이었다. 슈------ 욱! 그는 문득 한 가지 생각이 떠올라 번개같이 신형을 날렸다. 스슷......! 뒷채의 한 방, 침상에 노부부가 잠들어 있었다. 바로 십자방의 주인 부부였다. (이들도...... 아니란 말인가?) 방에 날아든 석운호는 입술을 터져라 물었다. 허나, (혹시......!) 순간, 번------ 쩍! 슉! 슉! 그의 허리춤에서 연검이 불을 뿜었다. 연검은 일명(一名) 환광검(幻光劍)으로 무림일절이었다. 환광검은 여지없이 노부부의 목에 떨어졌다. 절대절명의 순간...... [치...... 이......!] 싹! 불과 종이 한장 차이로 연검은 회수되었고 석운호는 연기처럼 밖으로 사라졌 다. 그가 사라진 순간, [......!] 잠든 줄 알았?노부부가 눈을 떴다. 그들의 얼굴에는 음산한 웃음이 스쳤다. 그리고...... 이불을 젖히자 피묻은 도(刀)가 들려 있는 것이 아닌가? 아아...... 그렇다면! 한편, [꼭...... 잡고야 말겠다!] 석운호는 열화같은 분노에 십자파 주위를 맹렬히 뒤지고 다녔다. From kids@kids.kotel.co.kr Mon Mar 11 5:00 KST 1996 Subject: 야래향 50 From: kids@kids.kotel.co.kr (hades@KIDS) Date: Mon, 11 Mar 1996 17:18:14 +0900 (KST) To: cspark@hera.kaist.ac.kr X-Mailer: fastmail [version 2.4 PL21-h3] Status: RO [ fiction ] in KIDS 글 쓴 이(By): ruby (뱃살공주) 날 짜 (Date): 1995년07월25일(화) 21시45분37초 KDT 제 목(Title): 야래향 50 헌데, 쨍...... 창...... 은은히 부근 일리(一里) 밖에서 병장기 부딪치는 소리가 들리는 것이 아닌가? 슉------! 그 순간 석운호는 한 마리 야조처럼 십 장(十丈)을 솟구쳤다. 혈전(血戰)이 암흑 속에서 벌어지고 있었다. 일대 십(一對十)! 안색이 냉막한 백삼미소년(白衫美少年)과 얼굴을 가린 흑의복면객들과의 싸움 이었다. 차차------ 창! 퍼------ 펑! 싸움은 치열했다. 백삼미소년은 종잇장같이 얇은 연검을 썼으며 그의 검법은 변화난측했다. 허나, 흑의복면객들은 도진(刀陣)을 펼쳤고 십방도진(十方刀陣)은 위력이 엄청 났다. [크크크......! 애송이 놈! 웬 참견이냐?] [죽여라!] 위------ 잉! 츠츠츠------ 츳! [흥! 살인을 한 자는 목으로 빚을 갚아야 하는 법(法)!] 그러고보니 백삼소년은 바로 십자방에 투숙해 홀로 술을 마시던 소년이었다. [너희들이 살인하는 걸 본 이상 결코 좌시할 애장청(艾長靑)이 아니닷!] 차앙------ 아앙! 꽈르르릉......! 한 순간, 십방도진이 급변했다. [화풍급전(火風急轉)------!] 우우우우웅......! 십방도진이 무섭게 회전하자 엄청난 도강(刀崗)이 소용돌이쳤다. [반천참륜(反天斬輪)------!] 일순, 츠------ 츠------ 츠------ 츳------! 열 자루의 도(刀)가 난비하고, [대천주검(大天柱劍)------!] 백삼소년도 지지않고 검을 선풍처럼 날렸으나, 꽈아아앙------! [크------ 윽!] 피! 백삼소년은 역부족인 듯 피를 뿜으며 퉁겨나간다. [크크크......! 아예 토막을 내라!] 위------ 잉! 파츠츠츠츳------! 열 자루의 도(刀)가 춤을 추며 백삼소년의 사지를 토막내려한다. 순간, [멈춰------ 라------!] 슈------ 욱! 아! 하늘에서 떨어졌는가? 문득 황영(黃影) 하나가 십방대진 한 가운데 떨어졌다. 번------ 쩍! 츠파파파------ 파팟------! 연검이 환광(幻光)을 뿌리자, 창! 카카캉......! ?자루 도가 퉁겨나가고 어지러운 비명이 들렸다. [큭......! ] [크으......] [헉......!] 찰라, [소공명(小公明)이다! 퇴각......!] 경호성과 함께 십 인의 흑의복면객들은 일제히 사방으로 신형을 날렸다. [서랏! 네놈들을 놓칠 줄 아느냐?] 석운호는 일갈하며 몸을 솟구쳤다. 바로 그때였다. [으으...... 음......!] 문득 고통스런 신음?그의 발길을 붙들고 말았다. [......!] 석운호는 멈칫했다. 그 순간 복면객들은 모두 암흑 속으로 자취를 감추고 말았다. [빌어 먹을......!] 석운호는 발을 구르고 안타까와 했으나 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는 환광검을 거두고 바닥에 쓰러져 있는 백삼소년에게 다가갔다. =========------------------------------>>> >>> 風雲第一龍 夜雨 >>> 廢墟之雲 在地獄 ...허운재옥 -------------------------------------------------------------------- ...>>> 第 十四 章... 怪事, 죽음의 그림자 無痕 <<<... -------------------------------------------------------------------- 소공명(小公明) 석운호가 석대세가(石大世家)로 돌아온 것은 그가 십자파로 떠 난지 만 하룻째 되는 날이었다. 헌데 그는 그가 대동한 십여 명의 고수들을 모두 잃고 돌아왔다. 다만, 그는 등에 한 명의 창백한 백삼소년을 업고 되돌아왔다. 그가 돌아오자, 다지신군 석대교는 그의 보고를 듣고 크게 분개했다. [또...... 당했단 말이냐!] 석운호는 의사청에서 무릎을 꿇었다. [모두가...... 소자가 불민한 탓이었습니다......!] 석대교는 비록 대노했으나 더 이상 탓하지는 않았다. 그는 아들을 잘 알고 있었다. 소공명은 결코 맥없이 당하고만 있을 존재가 아니었다. 그는 아들을 믿었다. 후기십천 주에서도 두각을 나타내는 석운호가 아닌가? From kids@kids.kotel.co.kr Mon Mar 11 5:01 KST 1996 Subject: 야래향 51 From: kids@kids.kotel.co.kr (hades@KIDS) Date: Mon, 11 Mar 1996 17:18:21 +0900 (KST) To: cspark@hera.kaist.ac.kr X-Mailer: fastmail [version 2.4 PL21-h3] Status: RO [ fiction ] in KIDS 글 쓴 이(By): ruby (뱃살공주) 날 짜 (Date): 1995년07월27일(목) 19시18분30초 KDT 제 목(Title): 야래향 51 필시 남다른 복안이 있었으리라고 믿었다. [네가 데려온 소년은 누구냐?] 그 말에 웬일인지 석운호는 얼굴을 가볍게 붉혔으나 다행인지 불행인지 석대교 는 그 사실을 눈치채지 못했다. [소자(小子)를 도와준 친구입니다.] [그래......? 헌데 중상을 입었나 보군......?] [소자가 치료하겠습니다.] [음......] 그 날은 그렇게 지나갔다. 백삼소년, 그는 석대세가에 머물게 되었다. 그의 상처는 외상(外傷)은 별 것이 아니었으나 내상(內傷)이 심했다. 그날부터...... 십성세가(十聖世家)의 하나이자 무림의 지천(智天)으로 추앙받는 석대세가---- -- 석문부(石門府)에서는 괴사(怪事)가 벌어지기 시작했다. 아무도 예측하지 못했던 일...... 그것은 하나의 마(魔)가 드리운 그림자였으니...... x x x 석운호, 그는 며칠 사이에 무엇에 홀린 사람 같았다. 안절부절...... 잠시도 한자리에 머무는 법(法)이 없었다. 특히, 그는 운야소축(雲野小築)에 하루에도 몇 번씩이나 드나들었다. 운야소축은 그가 무척 아끼는 곳으로 인공(人工) 연못과 가산, 그리고 화원(花 園)이 정교한 배치를 이루고 있었다. 헌데 사흘 전, 그곳에 손님이 들었다. ------ 애장청(艾長靑). 바로 십자파에서 복면괴인들과 싸우다 중상을 입은 백삼소년이었다. 무엇 때문인지 석운호는 애장청의 병상(病床)을 한 시진이 멀다않고 드나들었 다. 애장청은 성격이 몹시 차가운 소년이었다. 허나, 바로 그것 때문에 석운호는 애를 태우고 있었으니...... 그것은 오직 구맛?알고있는 비밀 때문이었다. 그가 상처입은 애장청을 구했을 때, 그는 애장청의 가슴 상처를 살피기 위해 옷을 끄르지 않을 수 없었다. 헌데...... 여인(女人)! 바로 여인의 탐스러운 젖가슴이 불쑥 나타나는 것이 아닌가? 처음에는 당황했다. 허나...... 유심히 남장여인 애장청을 살펴보던 석운호는 그만 넋을 잃고 말쓴? 완미(完美)! 그녀의 용모는 한 떨기 한란(寒蘭)처럼 고결한 미녀 중의 미녀였던 것이었다. 그때부터 석운호는 병(?)이 들었다. [애제(艾弟), 좀 어떠신가?] 병상에 누운 애장청을 가까이에서 바라보며 석운호는 다정한 음성으로 물었다. [석형(石兄) 덕분에 많이 나아졌습니다.] 애장청은 의젓하게 말했다. 석운호는 병중이라 더욱 창백한 그녀의 얼굴을 내려보며 한숨을 쉬었다. (용모를 가리기 위해 분면(粉面)으로 위장했지만 아아...... 그대야말로 나 운 호의 심장을 흔든 최초의 여인이오!) 석운호는 답답하기 그지 없었다. [석형께서 안색이 좋지 않은데 무슨 근심이라도......?] [아...... 아닐세! 그보다 본세가의 음적들과 싸워준 자네에게 어떤 병嶽?할 까 생각중이네.] 애장청은 약간 얼굴을 붉혔다. [보답은 무슨...... 소제의 무공이 천해 괜히 폐만......] [무슨 소린가? 놈들의 합공(合功)을 그 정도로 막아낼 인물은 우리 십천 정도 나 되야 가능한 것이네. 헌데......] [......!] [애제의 사문(師門)은?] [용서하십시오. 석형, 사부께서 명리(名利)를 기피하시는지라......] [음, 알았네. 더 묻지 않겠네.] [......!] 더 이상...... 그곳에 머물 이유가 없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석운호는 병실을 떠나지 않고 머뭇거렸다. 그는 하루에 십여 차례나 드나들었다. 잉어탕이나, 삼왕계(蔘王鷄)다 하며 몸에 좋다는 약(藥)이란 약은 손수 지어 날랐다. [그럼...... 이몸은 이만 가겠네......] 씬暘뼈?생긋 웃었다. [소제가 배웅 못함을 용서하십시오.] [배웅은 무슨...... 몸조리나 잘 하게.] 석운호는 미련을 떨쳐버리지 못하고 몇 번이나 뒤돌아보며 나갔다. 그가 나가자, 애장청은 문득 누운 채 사악한 미소를 흘리는 것이 아닌가? [후후...... 걸려들었다. 일대의 지다성(智多星)이라던 그가 이토록 쉽게 고육 계(苦肉計)와 미인계(美人計)에 넘어가다니......] 아! 그렇다면......? [이제 서서히...... 아주 서서히 대가가(大哥哥)의 복수를 해 주마!] 대가가(大哥哥)라니...... 누구를 말함인가? [오늘 밤...... 재미있는 일이 벌어진다.] 오늘...... 밤......? 재미있는 일......? 석대세가의 거대한 장원(莊院)에 밤이 왔다. 십성세가답게 경비가 삼엄하여 보보(步步)마다 초소요, 매복이 처져 있었다. From kids@kids.kotel.co.kr Mon Mar 11 5:02 KST 1996 Subject: 야래향 52 From: kids@kids.kotel.co.kr (hades@KIDS) Date: Mon, 11 Mar 1996 17:18:26 +0900 (KST) To: cspark@hera.kaist.ac.kr X-Mailer: fastmail [version 2.4 PL21-h3] Status: RO [ fiction ] in KIDS 글 쓴 이(By): ruby (뱃살공주) 날 짜 (Date): 1995년07월27일(목) 19시19분24초 KDT 제 목(Title): 야래향 52 헌데, [공자(公子)께서 무슨 일로......?] 삼엄한 경비망이 쳐져있는 석대세가의 깊은 별고(別庫), 그곳은 석대세가의 가전비학의 무서(武書)와 기전이보가 비장되어 있는 곳이었 다. 그곳에 석운호가 나타난 것이다. [문(門)을 열라.] 석운호는 차갑게 말했다. 신쾌수(神快手) 장명(張命), 혈비자(血飛子) 운당(雲堂)은 노가신(老家臣)으로 바로 이곳 별고를 지키는 고수였다. [무슨 일로......?] 장명이 의아해 하자, [열라고 그랬다.] [공자...... 이곳은 장주의 허락이 있어야만......] [후후...... 내 명을 거역할 셈이오? 나는 석대세가의 소주 소공명 석운호요!] [하지만......] [열라!] [......!] 장명과 운당은 의혹이 구름같이 치밀었으나 할 수 없이 문을 열었다. [기다리시오!] 석운호는 별고 안으로 들어서더니 한참 후에 두 가지 물건을 들고 나왔다. 그것을 본 순간, [헉......! 안되오! 공자!] [그것은......] 그들은 눈을 크게 떴다. 석운호가 갖고 나온 것은 바로 석문부의 권위를 상징하는 신검(神劍)인 석정기 검(石精奇劍)과 한 권의 책자(冊子)였다. 석정기검은 길이가 한자 반에 불과했으나 천하의 명검(名劍)읍駭? 금옥(金玉)을 무우자르듯 할 뿐만 아니라 그 어떤 호신기공도 가볍게 격파할 수가 있었다. 칙칙한 묵색(墨色)으로 기이하게도 종류를 알 수 없는 돌(石)로 깎아진 것으로 날은 없고 끝이 뾰족했다. 그것은 명검인 동시에 석대세가의 권위를 상징하는 신물이기도 했다. 이 검은 일단진기를 주입하면 삼척(三尺) 길이의 석령기(石靈氣)가 뿜어나와 스치기만해도 상대방의 몸을 관통하는 무서운 위력이 있었다. 책자(冊子), <석문경전(石門經典).> 그것은 가히 석문부의 모든 것이라 할 수 있었다. 그 책자에는 석대세가의 모든 재산의 내력과 그 소재, 그리고 하북의 지부(支 部)의 위치와 귀보, 문하(門下)의 수와 내용이 상세하게 기록되어 있었다. 석정기검과 석문경전은 석대세가의 이대지보로써 가주가 아니면 그 누구도 만 질 수가 없었다. 장명과 운당은 필사적으로 막았다. 허나, [비켜라!] 한 순간, 슉! 슈슉! [켁!] [흐으윽......! 이럴 수...... 가......!] 실로 아무도 상상치 못했던 일이었다. 석운호는 석정기검을 뽑아 단숨에 장명과 운당의 목구멍에 구멍을 내 버린 것 이 아닌가? 스슷! 그는 그대로 어둠 속으로 사라지고 말았다. 이때, [으으...... 으......] 장명, 그는 최후의 힘으로 손가락을 움직이고 있었다. 그는 바닥에 고인 피를 찍어 글귀를 썼다. <小......公......明......> 이어, 그는 고개를 푹 떨구고 말았다. 절명을 하고만 것이었다. 괴사(怪事)! 정녕 괴사가 아닐 수 없었다. 소공명 석운호------ 그가 정녕 미치기라도 했단 말인가? 허나...... 괴사는 이제부터가 시작(始作)이었다. x x x 별고(別庫)에서 벌어진 사건은 극비리에 처리되었다. 보고를 받은 장주 석대교는 그 사실에 함구령을 내렸다. 그는 그것을 아들의 짓이라고 믿지 않았다. 필시 하나의 음모라고 생각했기에 진상을 은밀히 캐기로 한 것이었다. 문제는 석정기검과 석문경전의 행방(行方)이었다. 헌데...... 은밀히 석운호의 처소를 뒤진 결과, 놀랍게도 두 가지 물건이 발견된 것이 아닌가? (이럴...... 수가......) 밤(夜), 또다시 공포와 의혹, 전율(戰慄)의 밤이 돌아왔다. 이 며칠 사이, 밤마다 벌어진 괴사...... 이내 해괴한 사건에 석대세가의 인물 들은 온통 술렁거리고 동요했다. ------소공자께서 미치셨다------! 그렇다. 그는 밤마다 석문부중을 유령처럼 돌아다니며 이해할 수 없는 사건들을 저질렀 다. 며칠 전 그는 그의 자당이 기거하는 화운각(花雲閣)에 침입했다. 그곳에는 월향(月香), 월교(月嬌)라는 아름다운 두 시비가 있었다. From kids@kids.kotel.co.kr Mon Mar 11 5:03 KST 1996 Subject: 야래향 53 From: kids@kids.kotel.co.kr (hades@KIDS) Date: Mon, 11 Mar 1996 17:18:29 +0900 (KST) To: cspark@hera.kaist.ac.kr X-Mailer: fastmail [version 2.4 PL21-h3] Status: RO [ fiction ] in KIDS 글 쓴 이(By): ruby (뱃살공주) 날 짜 (Date): 1995년07월27일(목) 19시20분21초 KDT 제 목(Title): 야래향 53 그녀들은 그의 자당이 친 딸처럼 아끼는 소녀들로서 언젠가 그의 소유가 될 소 녀들이었다. 헌데, 그는 느닷없이 그녀들을 겁탈하려 덮친 것이었다. 비록 마지막 순간에 비명을 듣고 달려온 무신들로 인해 그는 달아나기는 했으 나 그 때문에 월향과 월교는 큰 충격을 받았다. 그녀들은 각각 손에 단추 한 개씩을 들고 있었다. 다음 날...... 석운호는 단추 두 개가 떨어져 나간 옷을 입고 버젓이 활보하여 그 사건을 아 는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하나 어쩐 일인지 그는 전혀 딴사람처럼 어젯밤의 일을 모른다는 듯 행동하는 것이 아닌가? 한밤중, 그는 총관(總官) 운룡대비검(雲龍大悲劍) 하후승(夏侯昇)을 방문했다. 본래 그들 사이는 극히 가까왔다. 평소 총관을 스승처럼 따라온 석운호였다. 그것은 어릴 때부터 하후승이 키우다 시피했기 때문이었다. 헌데, 느닷없이 한밤중에 찾아와 비무를 청하는 것이 아닌가? 하후승은 껄껄 웃고 응했다. 허나 어찌 알았으랴? 장난인줄 알고 응수하던 하후승은 그만 갑작스레 석운호가 석정기검을 전개하 는 바람에 한 쪽 팔을 잃고 말았으니...... 그 다음날 밤, 석운호는 무장각(武藏閣)으로 갔다. 그곳은 중지 중의 중지로써 석대세가의 무공이 비장되어 잇는 곳이었고 그들의 직계만이 들어가 무공을 연마하는 연무실이었다. 그날 밤...... 그곳에서 처절한 비명이 터졌다. 아아......! 사대가노(四大家老), 어릴 때부터 석운호에게 무공을 전수했던 석문부의 사대가노가 처참하게 피살 당한 것이었다. 그들은 죽으면서 바닥에 글씨를 남겼다. <小......公......明......> 석문부중은 마침내 발칵 뒤집히고 말았다. ------소공자가 드디어 완전히 미쳤다------! 헌데...... 정작 당사자인 소공명 석운호만은 그 사실을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 그는 이제 거의 쾌차한 남장소녀 애장청과 한시도 떨어지지 않고 어울리며 운 야셌扇【?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낭자...... 안타깝소, 아직도 내 마음을 모르겠소......?) 애장청은 그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매양 그를 지기(知己)인 양 대하고 있 었다. 허나 결국 일은 벌어지고 말았다. 다지신군 석대교가 십여 명의 고수들을 이끌고 들이닥친 것이었다. [아...... 아버님께서 어인 일로......!] 석운호는 읍판杉? 십여 명의 고수, 그들은 바로 집법당(執法堂)의 고수들임을 알기 때문이었다. [이놈! 네가 미쳤느냐? 감히 밤마다 살인(殺人)과 파렴치한 일을 벌이다니!] 석대교는 호령을 했다. [아니...... 아버님! 대체 무슨......] [듣기 싫다! 어서 저놈을 묶어라!] [옛......!] 파파파팟------ 집법고수들의 손에서 천잠사로 만든 그물(網)이 날아갔다. [앗......!] 변명이고 뭐고 할 겨를도 없이 석운호는 꼼짝없이 당하고 말았다. [저 놈을 집법금옥을 데려가라! 노부가 친히 심문하겠다!] [옛!] [아버님......!] 집법고수들을 다짜고짜 석운호의 혈도를 찍고는 그를 데리고 나가버렸다. [......!] 애장청은 멍한 표정을 지었다. 이때 석대교는 탄식하며 정중히 말했다. 애소협, 본가에 불미스러운 일이 벌어졌소. 진상이 규명될 때까지 소협은 잠시 이곳 운야소축에서 머물러 주시기 바라오.] [......!] [허허...... 호법 ?분이 소협을 지켜줄 것이오.] [......] 애장청은 다소 겁에 질린 시선으로 두 명의 노인을 바라보았다. 천잔수(天殘手), 지결수(地訣手), 그들은 과거 마인들이었으나 석대교에게 패해 호법이 된 고수들이었다. 말이 보호지 그것은 감금이나 다름없었다. [......] 밤이 되었다. 무서운 혈사(血事)를 예고하는 듯...... 그날 저녁 무림의 석양은 피(血)처럼 붉게 타올랐다. 그리고...... 천잔수,지결수는 운야소축의 걸어잠근 방문 앞에 서 있었다. [......] [...... 그들의 무공은 초일류급이었다. 헌데, 스스스......! 문득 불길한 예감을 느끼게 하는 음풍이 불었다. 천잔수는 으스스 몸을 떨며 중얼거렸다. From kids@kids.kotel.co.kr Mon Mar 11 5:04 KST 1996 Subject: 야래향 54 From: kids@kids.kotel.co.kr (hades@KIDS) Date: Mon, 11 Mar 1996 17:18:32 +0900 (KST) To: cspark@hera.kaist.ac.kr X-Mailer: fastmail [version 2.4 PL21-h3] Status: RO [ fiction ] in KIDS 글 쓴 이(By): ruby (뱃살공주) 날 짜 (Date): 1995년07월27일(목) 19시21분15초 KDT 제 목(Title): 야래향 54 [기분 나뿐 밤인 걸......?] [흐흐...... 염라(閻羅)의 명부(冥府)에서 아마도 자네를 데려가려는 모양이 지?] [......!] 천잔수는 소스라치게 놀랐다. 지결수의 입에서 그런 말이 튀어나올 줄은 몰랐기 때문이었다. [자네......! 뭐라 그랬나?] 순간, 지결수는 큭큭거리는 것이 아닌가? [큭큭......! 놀라기는...... 너를 지옥나찰귀가 데려간다고 했지!] ...... [헉! 너...... 너는 누구냐?] 천잔수는 뒷걸음쳤다. 그러고 보니 지결수는 전혀 무표정하지 않은가? 그런데 꼭 다물려진 그의 입에서 음소가 흘러나오는 것이 아닌가? [나! 크크...... 남들이 그러더군, 무흔(無痕)이라고!] [헉!] 그때였다. 스르르...... 쿵! 지결수가 돌연 입을 벌리며 앞으로 쓰러지는 것이 아닌가? 그 순간 그의 입 속을 칼이 뚫고 나온 것은 천잔수도 똑똑히 보았다. 그리고, 지결수의 그림자가 벽에 서 있는 것도 보았다. 지결수의 육신은 쓰러졌건만 그림자가 서 있다니...... 그럴 수도 있는가? [무...... 흔......!] 그가 대경실색하여 부르짖으며 쌍장을 들어올리는 순간, 슉! 벽에 붙은 그림자가 전광석화처럼 날아왔다. [큭!] 순간 천잔수는 손바닥이 화끈함과 동시에 섬광 속으로 차가운 이물질이 스며드 는 것을 느끼며 단말마의 비명을 질렀다. 보라! 한 자루의 종잇장같이 얇은 무형도(無形刀)가 그의 장심(掌心)을 뚫고 심장에 박힌 것이 아닌가? [끄으으...... 끄으...... 무...... 흔......] 쿠------ 쿵! 마침내 그는 절명했다. 너무나 어이없는 죽음이었다. 헌데......! 무흔(無痕)이라면? 바로 강호가(江湖歌)에 나오는 마도부활이 마라오공자(魔羅五公子), 즉 마도오 세(魔道五勢) 중 살막(殺幕)의 제일수를 말하는 것이 아닌가? 오오...... 소리도 없고...... 형체도 없는...... 죽음이 그림자...... 무흔...... 그가 나타나다니......! 이때, 스스......! 어느 새 무흔의 모습은 사라지고 없었다. =========------------------------------>>> >>> 風雲第一龍 夜雨 >>> 廢墟之雲 在地獄 ...허운재옥 -------------------------------------------------------------------- ...>>> 第 十五 章... 하나, 사랑과 죽음과 運命이 始作되었다. <<<... -------------------------------------------------------------------- 밤(夜)...... 사자(死者)의 망령(亡靈)이 원한(怨恨)을 품고 나타나듯이...... 천공(天空)에는 먹구름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취의청(聚議廳), [......!] 다지신군 석대교는 태사의에 깊숙이 얼굴을 묻은 채로 고민에 잠겨 있었다. (대체...... 호(豪)아가 무엇 때문에 미쳤단 말인가?) 그렇다. 이 며칠 사이에 석운호가 벌인 사건은 그야말로 엄청난 것이었다. 또한 미치지 않고서는 벌일 수가 없는 짓이었다. (일종의 몽유증(夢遊症)이란 풍증이 있다고 들었는데...... 그 아이가 그 병? 걸리기라도 했단 말인가? 그렇게도 지혜롭던 아이였건만......) 석대교의 이마에는 깊은 골이 진다. 그는 석대세가의 가주이자 무림의 지천(智天)으로서 수많은 경험이 있었다. 그야말로 산전수전(山戰水戰) 다 겪었다고나 할까? 하나 이번 일만은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가지 않는다. 이때, 문득 문 밖에서 발걸음소리가 들려였? [누구냐?] 석대교는 신경질적으로 외쳤다. 끼...... 익! 취의청의 문이 열리고, 열 명의 중년인들에게 둘러싸인 석운호가 들어섰다. [......!] 석대교는 놀라 벌떡 일어섰다. 그는 석운호를 데려오라는 명령을 내린 적이 없기 때문이었다. 이때, 석운호가 떨리는 음성으로 말했다. [아버님...... 드릴 말씀이 있어 긴히...... 옙윱求?] [......!] 석대교는 열 명의 중년인...... 즉 집법십교(執法十敎)라 불리우는 중년인들을 쏘아보았다. 그러자 그 중 우두머리인 비마교두(飛魔敎頭) 엽천우(葉天宇)가 읍했다. [소공자께서 간청을 하기에 데려왔습니다.] 석대교는 눈길을 아들에게 돌렸다. [그래, 무슨 일이냐?] 석운호는 처량한 음성으로 말했다. From kids@kids.kotel.co.kr Mon Mar 11 5:05 KST 1996 Subject: 야래향 55 From: kids@kids.kotel.co.kr (hades@KIDS) Date: Mon, 11 Mar 1996 17:18:36 +0900 (KST) To: cspark@hera.kaist.ac.kr X-Mailer: fastmail [version 2.4 PL21-h3] Status: RO [ fiction ] in KIDS 글 쓴 이(By): ruby (뱃살공주) 날 짜 (Date): 1995년07월27일(목) 19시22분00초 KDT 제 목(Title): 야래향 55 [아버님, 우선 혈도(穴道)를......] [안된다.] 석대교는 잘라 말했다. 하나 곧 약간 누그러진 음성으로 말했다. [교두, 그 아이의 한쪽 손만 자유롭게 하라.] [옛!] 교두가 석운호의 왼팔 어깨를 툭 치자 석운호는 한숨을 내쉬며 팔을 움직였다. [그래, 할 얘기란 뭐냐? 계속 네가 벌인 일을 부정할 셈이냐? 수많은 증거와 증인들이 있는데도?] 말을 하는 동안 분노로 인해 석대교의 음성이 높아졌다. 석운호는 몸을 부르르 떨다가 고개를 떨구었다. [아닙니다. 소자가 모두 한 짓입니다.] [무엇 때문에?] [그것은...... 그것은......] 석운호의 음성은 처량하기 이를 데 없었다. 그래도 모든 사랑과 희망을 쏟았던 아들이 아닌가? 석대교는 그만 마음이 약해지고 말았다. [할 말이 있으면 해 보아라.] [실은...... 암산(暗散)을 당했습니다.] [암...... 산?] 석대교의 눈썹이 솟구쳤다. [소자는 마교비전(魔敎秘傳)에 당해 고루혈류침(顧漏血流針)이 체내에 박혀 있 습니다.] [고루...... 혈류침......?] [그것이 혈맥을 타고 흐르다...... 후골에 이르면 소자도 모르게 발작하여 본 의아닌 살인을......] [그...... 그게 사실이냐!] 석대교는 의자를 박차고 일어났다. 석운호는 다급히 말했다. [시간이...... 없습니다.] [......?] [고루혈류침이 지금 소양신맥(小陽神脈)을 따라 수삼리혈(手三里穴)에 이르렀 습니다! 지금 빼내지 않으면 또다시 발작을......] [이리 가까이 오너라......!] [네......!] 석운호는 태사의 앞으로 다가갔다. [아버님께서 흡공결로 장심(掌心)을 대고 빨아내시면...... 됩니다.] [으음......! 내 흉수들을 결코 가만두지 않으리라! 어디......] 석운호는 오른 손을 내밀었다. 그 순간이었다. 석대교의 현기(玄氣) 품은 눈이 번쩍 빛난 것은! 하나 그것을 발견하지 못한 채 석운호는 서서히 손을 내밀었다. 그리고 어느 한 순간, [흐흐흐흐......! 걸렸다! 받아라!] 쩌르릉! 날카로운 금속성 강음(崗音)과 함께 석운호는 손가락을 활짝 펼치며 석대교의 가슴을 쳤다. 하나 그 순간, [핫핫하......! 요사스러운 자들! 감히 노부를 뭘로 보느냐?] 아! 석대교는 미리 짐작했다는 듯 신형을 날리며 오히려 태사의 옆에 걸린 패검을 뽑자마자, 번------ 쩍! 츠츠츠------ 측! 쐐------ 애------ 액------! 가공할 검세를 펼치는 것이 아닌가? [흑!] 석운호가 아닌 가짜는 대경하며 신형을 어지럽게 날렸다. 하나 이미 치밀한 계산을 하고 공격한 검세를 빠져 나갈 수는 없었다. 석대교의 검술은 신기(神技)였다. 십성세가의 가주로서 이미 우내십성(宇內十聖)으로 추앙받는 절정고수가 아닌 가? 가짜 석운호는 다급한 나머지 열 여?번이나 신법을 바꾸었으나 검권을 벗어 날 수가 없었다. 그의 눈에 한 줄기 공포가 치솟았다. 그림자처럼 따라붙는 검극(劍極)...... 한데 이때, [크크크크크......!] [후후후후......] 스스스슥......! 갑자기 집법십교가 괴소를 터뜨리며 신형을 유령처럼 날리는 것이 아닌가? [살(殺)!] [사(死)!] 슈슈슈------ 슈슉-----! 아! 십 인은 일제히 종적이 묘연해지고 말았다. 그리고 바닥! 바닥에 열 개의 그림자가 깔려 일제히 쇄도하는 것이 아닌가? [으하하하핫......! 너희들도 가짜였구나!] 석대교는 일진 대소를 터뜨리며 검을 날렸다. 번------ 쩍! 파츠츠츳------ 츳-----! 한데, 그의 검강이 그림자를 양단하는 순간, [후후후훗......! 잘못 보았다!] 돌연 천정에서 냉소가 들리고, 파츠츠츳------ 파츠츠츳! 무수한 도광(刀光)이 난사하는 것이 아닌가? [헉!] 차아아------ 아----- 앙! 꽈르르릉-----! 역시 석대교는 십성(十聖)의 일 인 다왔다. 한 순간 장내는 자욱한 도검광의 소용돌이를 이루었다. [크아아악-----!] [크----- 악!] [허억......!] 어지렛?비명...... 그리고 피보라! 보라! 열 개의 그림자 중 태반이 두 개로 분리되며 피분수와 함께 떨어지는 것이 아 닌가? 하나 석대교도 성치는 못했다. From kids@kids.kotel.co.kr Mon Mar 11 5:06 KST 1996 Subject: 야래향 56 From: kids@kids.kotel.co.kr (hades@KIDS) Date: Mon, 11 Mar 1996 17:18:40 +0900 (KST) To: cspark@hera.kaist.ac.kr X-Mailer: fastmail [version 2.4 PL21-h3] Status: RO [ fiction ] in KIDS 글 쓴 이(By): ruby (뱃살공주) 날 짜 (Date): 1995년07월27일(목) 19시22분55초 KDT 제 목(Title): 야래향 56 그는 양어깨로 분수 같은 피를 쏟고 있었다. 바로 그때 바닥에 쓰러져 있던 가짜 석운호는 돌연 쌍수(雙手)를 교차했다. 순간, 파아아...... 파아아......! 아! 빛살의 무리가 전광석화같이 뻗는 것이 아닌가? [헉! 낙화유혼(落花幽魂)......! 너는......] 그렇다. 낙화유혼(落花幽魂)! 그것은 가공할 살인괴학(殺人怪學)이었다. 일단 전개하면 무수화 화편(花片), 즉 꽃잎이 날아간다. 하나 보통 꽃잎이 아니다. 모두가 만년강모를 갈아만든 종잇장같이 얇고 날카로운 꽃잎이었다. 그것은 우박처럼 쏟아지기도, 때로는 소리도 기척도 없이 날아가기도 한다. 그 어떤 호신강기도, 기공도 격파하고 어김없이 상대를 죽이는 무공, 낙화유혼, 그것은 저 강호가에 나오는 삼절(三絶)중 낙화유혼생(落花幽魂生)이 쓰는 무공 이 아닌가? 그렇다면......? 가짜 석운호가 바로 신비의 만통신문의 삼절 중 한 명인 낙화유혼생이란 말인 가? [크아------ 아------ 악------!] 처절한 단말마의 비명이 터졌다. 석대교, 그는 검을 휘둘러 낙화유혼의 죽음의 꽃잎들을 쳐냈으나, 그것들은 퉁겨지며 더욱 빠른 속도로 날아와 그?전신을 관통한 것이었다. [끄으으...... 끄으으...... 왜...... 왜......?] 그는 전신에서 피분수를 뿜으며 눈을 부릅떴다. 가짜 석운호는 냉막하게 웃었다. [후후...... 저들이 누군지 아시오?] 저들...... 살아남은 사 인(四人)의 그림자, 그들은 천정에 붙어 있었다. [누군...... 가......?] 그때 천정에서 차가운 음성이 돈홱? [살막(殺幕)이라고 들어 보았소?] [살...... 막......!] 오오...... ------ 살막(殺幕)! 그 누가 모르랴! 저 전설의 마도오세(魔道五勢)중 가장 잔인하며 끔찍한 살인(殺人)의 전문가들 로만 구성된 전율의 단체를......! [사...... 살막이...... 왜......?] 석대교는 아직 쓰러지지 않았다. [본인의 청부를 받아들였기 때문이오.] 걔?석운호의 말, [그대는...... 낙화유혼생......?] [그렇소! 그렇다면 이유를 알겠지?] [끄으...... 으...... 그럼...... 너희들의 문주(門主)인 만통서생(萬通書生) 의 복수......?] [후후...... 바로 맞추었소!] [끄으...... 암흑사십구혈(暗黑四十九血)은......?] [그들과 나는 별개요!] [그랬었...... 구...... 나...... 그랬었......] 점차...... 석대교------ 일대의 지천이자 거인은 쓰러지기 시작했다. [내...... 아들은...... 그는......] [후후후...... 곧 그대를 따라갈 것이오!] 쿠...... 웅! 결국 석대교는 죽었다. 그가 피바다 속에 쓰러지자, 낙화유혼생은 중얼거렸다. [이제야 알았다. 그가 이몸의 암격을 눈치챈 것을......] 그러자 살막의 살수 한명이 물었다. [어떻게 그가 알아냈소? 낭자?] 낭자라니......? [후훗...... 그건 내가 혈도 풀린 왼손이 아니라 오른손을 내밀었기 때문이에 요.] [아!] [역시...... 늙은 생강......!] [자! 그럼...... 오늘 밤 석문부중은 무림에서 지워지겠죠?] [물론이오!] [호호호호...... 홋호호......!] 문득, 요염하면서도 한(恨)맺힌 처절한 웃음이 낙화유혼생의 입에서 흘러나왔 다. [호호호호...... 대가가(大哥哥)......! 보세요! 소저의 복수를...... 호호호 호...... 이것은 단지 시작일 뿐이예요.] 아아...... 시작(始作)...... 그렇다. 그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무서운 혈선풍의 시작(始作)...... x x x 그날 밤...... 강호(江湖)를 빛냈던 열 개의 성좌(星座) 중 일좌(一座)가 그 명맨求? 빛을 길게 꼬리물며 떨어졌다. 낙성(落星)! ------지천 석문부 석대세가의 붕괴(崩壞)! 오오...... 그날 밤...... 살막의 공포의 인간백정 살인수(殺人手) 오백 명이 고요히 잠든 석문부중을 피 로 휩쓸었다. 땅 속에서...... 천정에서...... 나무 속에서...... 그리고 그림자 속에서...... From kids@kids.kotel.co.kr Mon Mar 11 5:07 KST 1996 Subject: 야래향 57 From: kids@kids.kotel.co.kr (hades@KIDS) Date: Mon, 11 Mar 1996 17:18:42 +0900 (KST) To: cspark@hera.kaist.ac.kr X-Mailer: fastmail [version 2.4 PL21-h3] Status: RO [ fiction ] in KIDS 글 쓴 이(By): ruby (뱃살공주) 날 짜 (Date): 1995년07월27일(목) 19시23분45초 KDT 제 목(Title): 야래향 57 소리없이 뻗는 도검(刀劍)은 석문부중의 고수들의 심장에 사정없이 틀어박혔 다. [끄아아아아------ 악------!] 전멸! 생존자가 단 일 인(一人)이라도 있었을까? 공포의 밤...... 공포의 혈야(血夜)...... 후문(後聞)에 의하면 석문부에서 단 한 명만이 그날 밤 빠져 나갔다고 한다. 소공명 석운호, 바로 후기십천의 일 인인 그였다. 하나 그는 그 이후 미쳐 버렸고, 미친 검(劍)을 마구 휘둘러 양민을 학살하다 가 마침내 무림의 이름없는 도적들에게 죽음을 당했다는 후문이 있었다. 그야말로 지천(智天)...... 세가(世家)의 완벽한 종말이었다. x x x 이 시대(時代)에서 가장 신비한 인물 중 한 명, 낙화유혼생(落花幽魂生) 애몽몽(艾夢夢), 그녀는 불타오르는 석문부를 바라보며 멍하니 서 있었다. 그녀는 여인이었다. 그 사실은 강호에서 극히 소수의 사람들만이 아는 비밀이었다. [하나(一)...... 서문가가(西門哥哥)...... 이제부터가 시작이에요.] 서문가가라면......? 바로 만통신문주 만통서생 서문장천을 말하는 것이 아닌가? [호호...... 가가...... 소녀는 결심했어요. 가가의 복수를 위해서라면 천하를 모두 혈세하겠노라고......!] 아아...... 이 얼마나 끔찍스러운 일인가? [일 년 전...... 소매는 놈들의 함정에서 구사일생 목숨을 건졌어요. 그리고 오늘...... 소매는 가가를 위해 복수행을 시작했어요. 오늘 밤의 일은 그 첫번 째에 불과할 뿐이에요.] 그랬던가? 일 년 전 물고기 암문(暗紋)을 남기며 위기에 처하고 실종되었던 그녀...... 그때 구사일생했었던가? [천뇌만심 사(査) 형이 죽고...... 그 이후 만통신문은 가가의 죽음과 함께 너 무도 어이없이 무너졌어요...... 그토록 단단히 구축되었던 본문(本門)의 기반 이 하루아침에 몰살하고...... 암흑사십구혈만 간신히 도주했다는 소문을 들었 어요. 그 후......] [암흑사십구혈이 가가의 복수를 시작하고...... 뒤늦게나마 소매도 나섰어요.] [안타까운 것은...... 천수검왕(千手劍王) 독고(獨孤)오라버니의 종적이 묘연 하다는 사실이에요. 죽었는지 살아계신지......] 애몽몽은 창백한 뺨에 두 줄기 눈물을 흘린다. [호호...... 라나 소매는 끝까지 해낼 거예요! 이 몸이 갈기갈기 찢기는 한이 있더라도...... 그리고......] 그녀의 눈에 원독의 광망이 쏟아져 나왔다. [배신자......! 본문을 붕괴시킨 배신자를 기필코 찾아내어......그의 살을 씹 고 뼈를 갈아마시겠어요!] 아아...... 여인의 무서운 증오...... 이때였다. 스스스......! 그녀가 서 있는 곳은 한 언덕이었다. 그녀의 뒤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헌데, 그림자! 달빛도 없는데 그녀의 뒤에 그림자가 나타나 있는 것이 아닌가? 그리고 음성, 한 가닥 차가운 음성이 들렸다. [몽몽, 잊지 마시오. 우리들의 약속을......] 아! 그림자가 말을 하다니......! 하나 애몽몽은 침착했다. [무흔(無痕)...... 당신이 이 몸의 구명지은임을 알아요. 그리고...... 미천한 이 몸을 사랑한다는 사실도...... 하나 몽몽의 마음은 이미......죽었어요.] 무흔! 오! 그렇다면 그림자가 바로 마라오공자 중 한 명인 희대의 살수(殺手) 무흔이란 말인가? [후후...... 상관없소, 몽몽. 나는 언제까지고 그림자로써 만족할 뿐......그 대가 부탁한 일을 이행한 뒤 그대와 맺어지는 것이 이 무흔의...... 유일한 삶 의 목적이오.] 아아......! 인간백정...... 희대의 비정한 살수 무흔에게도 그런 사랑이 있었다니...... [믄?.....] 애몽몽의 아름다운 눈이 흔들렸다. [당신은...... 후회할 거예요. 몽몽을 구한 것과...... 몽몽을 사랑한 것을.. ....] [몽몽, 나는 한 가지만 알고 있소.] [......!] [무흔의 심장은 오래 전부터 죽었소. 하나 그 심장을 다시 뛰게 한 최초의 여 인이자 마지막 여인이 바로 그대였소.] [......!] 애몽몽은 탄식했다. [아아...... 모르겠어요. 다만......] 그녀의 음성이 문득 혈기를 띄웠다. [당신이 저를 도와 복수를 끝낸 후에는...... 저는 모든 것을 드리겠어요.] [몽몽......] [......!] 두 남녀, 기이한 운명이 빗나간 사랑의 굴레로 묶어버린 남과 여...... 그들은...... 그들의 앞에 무엇이 기다리고 있는지 모른다. 행(幸)...... 일런지 불행(不幸)일런지...... 다만...... 그들은 운명이 시키는 길을 갈 뿐이었다. 삶과 죽음조차 뛰어넘은 집념과 한(恨)을 안은 채...... =========------------------------------>>> >>> 風雲第一龍 夜雨 >>> 廢墟之雲 在地獄 ...허운재옥 From kids@kids.kotel.co.kr Mon Mar 11 5:08 KST 1996 Subject: 야래향 58 From: kids@kids.kotel.co.kr (hades@KIDS) Date: Mon, 11 Mar 1996 17:18:46 +0900 (KST) To: cspark@hera.kaist.ac.kr X-Mailer: fastmail [version 2.4 PL21-h3] Status: RO [ fiction ] in KIDS 글 쓴 이(By): ruby (뱃살공주) 날 짜 (Date): 1995년07월27일(목) 19시24분34초 KDT 제 목(Title): 야래향 58 -------------------------------------------------------------------- ...>>> 第 十六 章... 凌陽縣의 밤, 검은 옷, 반쪽 얼굴의 사내 <<<... -------------------------------------------------------------------- 팔월(八月), 무더위가 대륙(大陸)의 지표를 한껏 달아오르게 만드는 성하(盛夏), 중원을 휩쓴 수마(水魔)가 지나가고 난 뒤 중원을 태울듯이 내리쬐는 일륜(日 輪)은 가히 사람들은 물론 짐승들의 숨조차 턱턱 막히게 했다. 지표는 바싹 말랐으며 초목들도 가지와 잎을 축 늘어뜨렸다. 이토록 극과 극을 치달리는 기후, 그러나 인간들은 굴하지 않고 중토(中土)를 갈며 굳굳이 살아가고 있다. 그것이 곧 수만 년 동안을 지상(地上)의 주인(主人)으로 군림해 온 인간의 집 념이 아닐까......? 이 여름, 무림도상(武林道上)은 그 어느 시대보다도 더욱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었다. 숨이 턱턱 막히는 무더위 속에서...... 바싹 말라붙은 황토의 관도(官道) 위...... 그 위에 누워 있는 시신(屍身)과 그 시신에서 흘러나와 대지를 검붉게 덮은 피 를 보았는가? 까악...... 까악...... 흉조(兇鳥) 까마귀 떼가 시체를 노리며 구름 한 점 없이 새파란 창천을 새카맣 게 뒤덮고, 행객(行客)들은 아무도 그 시체를 건드리려고 하지 않는다. 무림(武林), 비정(悲情)의 세계를 알기 때문이었다. 인정(人情)을 베푼다는 것이 씀떨?부질없는 것이며 공연히 선심을 쓰다가 자 신도 모르게 목이 달아날지도 모른다는 공포심이...... 행인들로 하여금 또다시 비정인(悲情人)이 되어가게 만들고 있었다. ------사령귀(死靈鬼)! 이 시대의 가장 신비하며 공포스러운 인간, 그가 지나간 자리에는 무림인의 시체가 노상(路上)에 그대로 방치되어 말라가 ?있었다. 한때, 싱싱한 육신과 야망, 그리고 강자(强者)의 자부심을 가지고 강호(江湖)가 좁다 하고 활보하던 자들...... 그들은 사령귀란 비정인에게 고검(孤劍)의 이슬이 되고 말았다. 누구를 원망하랴? 그들이 마침 사령귀가 지나던 길에 우뚝 서 패자(覇者)임을 자처했고, 또 사령 귀의 커다란 갓(笠) 속에 숨은 그의 얼굼?보려고 했다. 그것이 실수였다. 사령귀, 그는 차갑게 웃었다. 무더위가 싹 가시고 소름이 오싹 끼칠만큼 차가운 웃음이었다. 그리고 그는 상대가 원하는 대로 순순히 갓을 치켜올린다. 그리고, 상대의 눈이 경악으로 휩떠졌을 때, 바로 그때, 번쩍! 그는 미간(眉間) 사이로 파고드는 빛(光) 한 점을 보았고 그것이 냅潔駭? 그는 아주 찰나적으로 이승과 저승의 경계선을 넘었다. 열기에 말라버린 대지(大地)에 방금까지만 해도 싱싱하고 패기 넘치던 육신이 드러눕고, 진득한 선혈이 땅을 적실 때...... 사령귀는 다시 갓을 쓰고 차가운 웃음과 함께 그를 밟고 지나가 버리는 것이었 다. 사령귀, 그는 장강(長江)을 넘었고 동진(東進)하고 있었? x x x 저녁 무렵, 능양(凌陽)이란 마을, 구화산(九華山)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 이곳 능양은 물(水) 좋고 인심 또한 좋 은 마을이다. 이곳 사람들은 순박했다. 대부분이 농부였기에 새벽 해뜨기 전 일어나서 해가 질 때까지 일을 한다. 아무리 무더운 날씨라도 이들은 관계하지 않는다. 지난번 홍수가 예외없이 이곳을 휩쓸어 농경지를 앗아갔으나 능양현의 사람들 은 합심하여 농경지를 다시 개간해 내는데 성공했다. 한데, 덥다. 더워도 너무 더웠다. 해가 떨어지고 어스름 어둠이 깃들었건만, 한낮 내내 달아올랐던 지열(地熱)의 영향으로 마을은 온통 후끈거리고 있었다. 그래서 대개 집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나무 그늘 아래에 자리?평상을 깔고 부채질을 하며 더위를 식히고 있었다. 전황(田黃), 그는 순박한 농부다. 제법 예쁜 아내와 세 살 짜리 계집아이가 그의 식구의 전부다. 그는 집에서 나와 시원한 나무그늘 아래 평상을 치고 그곳에서 저녁밥을 먹고 있었다. 낮 동안 농사일에 시달려 그을은 아내의 얼굴을 이따금 바라보며...... (나도 복(福)이 많은 놈이지. 마누라가 예쁘고 일도 잘하니...... 내년쯤이면 농지를 한판지쯤은 더 살 수 있겠지.) 그런 즐거운 공상을 하는데...... 문득, [......!] 그는 갑자기 섬뜩한 한기를 느꼈다. (바람이 부나......?) 의아하여 고개를 드는데, [헉!] 그는 기겁을 하며 놀라고 말았다. 언제 나타났을까? 흡사 유령처럼...... From kids@kids.kotel.co.kr Mon Mar 11 5:09 KST 1996 Subject: 야래향 59 From: kids@kids.kotel.co.kr (hades@KIDS) Date: Mon, 11 Mar 1996 17:18:50 +0900 (KST) To: cspark@hera.kaist.ac.kr X-Mailer: fastmail [version 2.4 PL21-h3] Status: RO [ fiction ] in KIDS 글 쓴 이(By): ruby (뱃살공주) 날 짜 (Date): 1995년07월27일(목) 19시25분19초 KDT 제 목(Title): 야래향 59 어둠의 일부처럼 웬 시커먼 흑의인이 우뚝 서 있는 것이 아닌가?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온통 칙칙한 흑의(黑衣), 거기에다 머리에는 어깨까지 내려오는 긴 갓을 쓰고 있지 않은가? [누...... 누구시오?] 전황은 기어들어가는 음성으로 물었다. [물을 다오.] 흑의인은 사람의 음성이라고는 믿어지지 않는 아주 차갑고 무심(無心)한 음성 으로 말했다. [뉘...... 뉘신데......] 전황은 그만 입을 다물었다. 아내가 재빨리 눈짓을 했기 때문이었다. 그는 내심 아차 싶었다. (이런 사람은...... 말로만 듣던...... 사람 죽이기를 파리잡듯 한다는 무림 인......) 그는 금새 비굴할 정도로 고개를 숙였다. [네, 네...... 대인(大人), 잠깐만......] 그러자 그의 아내는 재빨리 잰 걸음으로 집쪽으로 향했다. 그의 아내는 눈치가 빨랐다. 잠시 후 그녀는 큰 그릇에 물을 가득 담아가지고 왔다. [저...... 여기......] 그녀는 떨리는 음성으로 물그릇을 내밀며 말했다. 흑의인은 묵묵히 손을 내밀었다. 한데, 놀라울 정도로 그의 손은 희고 아름다운 것이 아닌가? 칠흑 같은 흑의소매와 너무도 선명한 대조를 이루는 하이얀 옥수(玉手)...... [아!] 그만 여인은 아찔한 현기증을 느낀 듯 몸을 떨었다. [어머나!] 그 바람에 물그릇이 기울며 물이 사내의 옷자락에 엎질러지고 말았다. 실수였다. 실수치고는 너무나 엄청난 실수였다. 여인은 크게 당황해 자신도 모르게 급히 몸을 숙이며 황급히 사내의 앞섶을 손 으로 털었다. 바로 그때였다. 그녀는 감히 돌이킬 수 없는 또 하나의 중대한 실수를 하고 만 것이었다. [아!] 커다란 방갓 밑으로, 그만 검은 옷 사내의 감추어진 얼굴을 보고야 만 것이었다. 그녀는 그만 아찔함을 느꼈다. 아니, 현란할 정도의 현기증마저 일으켰다. 오오...... 세상에...... 이토록 아름다운 남자(男子)가 있다니......! 그렇다. 사내의 얼굴은 괴이하게도 좌에서 우로 얼굴 반쪽을 검은 헝겊으로 가리고 있 었다. 한데 그 반쪽의 얼굴, (아아...... 너무...... 너무 아름다와!) 농부의 아내는 그만 넋을 잃고 말았다. 그때, 관옥같고 조각같이 흰 사내의 반쪽 얼굴이 뇌쇄적인 아름다운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보았느냐?] 순간 여인은 자신도 모르게 떨리는 음성으로 대답해 버리고 말았다. [보...... 보았어요.] 바로 그때였? [벗어랏!] 아름다운 반쪽 얼굴의 사내의 입에서 차갑고 냉혹한 음성이 흘러나온 것이 아 닌가? [네...... 에......?] [......!] 여인은 물론 농부 전황도 그 말에 대경실색하고 말았다. [벗으라고 그랬다. 몽땅!] 사내의 어조는 변함이 없었다. [물은 그대가 엎질렀다. 물 대신 그대를 취하겠다.] 무심한 음성, 그 순간 전황은 그만 느?뒤집히고 말았다. [뭐라고 그랬느냐? 이 도적놈......!] 그 순간, 퍽! 분명코...... 분명코 흑의인은 움직인 적이 없다. 그런데...... [아이쿠......!] 전황은 처절한 비명을 지르며 얼굴을 감싸쥐고 나가 떨어지는 것이 아닌가? 데굴데굴...... 땅바닥에 기는 그의 모습은 비참했다. 그리고 얼굴을 가린 두 손바닥 사이로 진득한 핏줄기가 흐르는 것이 아닌가? [악! 여보------!] 농부의 아내는 날카로운 비명을 지르며 그쪽으로 몸을 돌렸다. 허나, [말을 듣지 않으면 이번에는 그의 얼굴이 아니라 심장을 가를 것이다.] 검은 옷의 무서울 정도로 아름다운 반쪽 얼굴의 사내는 아무렇지도 않게 말했 다. [아아...... 아...... 잘못 했어요...... 대(大)...... 인(人)...... 제발... ...] [무엇을 잘못 했느냐?] [대...... 대인의 옷에 물을......] [아니다.] [......?] [내 얼굴을 본 것이 잘못이다.] [......!] 여인은 멍청해졌다. 얼굴을 본 것이 잘못이라니......? [벗어라. 안 그러면 네 남편은 죽는다.] [아...... 아...... 나으리......] 순간, 슉! 쓰러져 있던 전황의 몸에서 바람이 일었다. 퍽! [으------악!] 실로 여인이 보기에 믿어지지 않는 일이 발생했다. 남편은 건장한 편이었다. From kids@kids.kotel.co.kr Mon Mar 11 6:00 KST 1996 Subject: 야래향 60 From: kids@kids.kotel.co.kr (hades@KIDS) Date: Mon, 11 Mar 1996 17:18:54 +0900 (KST) To: cspark@hera.kaist.ac.kr X-Mailer: fastmail [version 2.4 PL21-h3] Status: RO [ fiction ] in KIDS 글 쓴 이(By): ruby (뱃살공주) 날 짜 (Date): 1995년07월27일(목) 19시26분03초 KDT 제 목(Title): 야래향 60 한데 사내가 아무런 동작도 취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남편의 몸이 붕 뜨더 니 나무둥치에 가 부딪치는 것이 아닌가? 피분수가 터졌다. 머리가 깨어진 듯...... 전황은 벌레처럼 꿈틀대며 신음하고 있었다. 여인은 그만 공포심에 가슴이 얼어붙고 말았다. (저...... 정말 남편을 죽일지도 모른다......) 그녀는 꿈을 꾸는 건만 같았다. 그것도 악몽을 꾸는 심정...... 허나 엄연한 눈앞의 현실이 아닌가? [버...... 벗겠어요! 제발...... 남편을 살려 주세요......!] 농부의 아내, 그녀는 일견하기에도 예뻤다. 비록 밭일에 시달려서 피부가 다소 그을리기는 했어도 오히려 그 때문에 한층 더 건강미가 풍겼다. 사르르...... 옷고름이 끌러진다. 사치스런 중원여인들은 몸에 걸치는 것이 많다. 속곳의 종류만 해도 여러가지다. 허나, 빈약한 농가 여인에게야 어디 그런 여유가 있는가? 땀에 젖은 저고리를 벗자, 바로 부풀대로 부풀어 오른 풍만하고도 탄력덩어리인 젖가슴이 드러났다. 작은 산(山), 그것은 익어 있었다. 단단한 육질감과 함께 이미 사나이의 정을 받아들인 가슴의 돌기는 까맣게 빛 났다. [다 벗도록.] 검은 옷, 반쪽 얼굴의 씀㎢娥?무서운 사내는 조용히 말했다. [네......] 애인은 떨었다. 그리고 눈물...... 그녀의 땀 위는 눈물이 방울져 굴렀다. 스르르륵...... 치마가 아래로 미끌어지고...... 이제 남은 것은 단 하나, 오직 하체를 가린 하나의 무명천조각 뿐이었다. [아아......] 농부의 아내는 입술을 피가 나게 깨물었다. 그리고, 파만?떨리는 손은 무명천을 서서히...... 서서히 아래로 내리고 있 었다. 밤, 다행히도 달빛조차 없었다. 날씨는 맑았으나 그믐이 막 지난 신월(新月)은 아주 가늘었기에...... 여인은 자신의 소중한 부위가 잘 보이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허나 그녀가 어찌 알겠는가? 그녀의 깊은 부위의 한 올의 그 미세한 것의 숫자까지 해일 정도로 사내의 눈 이 맑다는 것을...... 마침내, [흐윽......] 여인은 완전한 나신(裸身)이 되었다. [손을 내려라.] 다시 사내의 조용한 음성, 여인은 체념했다. 터질 듯한 유방과...... 부드러운 아랫배를 덮고 있던 손이 떼어지자, 그녀는 눈을 감았다. (오오...... 신(神)이시여......) 순간, 부르르...... 그녀는 떨고 있었다. 손(手), 셈?뻗어 그녀의 가슴을 쓰다듬는 것이 아닌가? 다음 순간 그녀는 평상의 서늘한 감촉을 둔부와 등에 느껴야 했다. 그리고, [하...... 악!] 사내의 무거운 체중이 그녀를 짓눌렀다. 우악스런 사내의 정복! 여인은 그 순간 혀라도 깨물고 죽고 싶어졌다. 한데...... 왜일까? 그 순간 갑자기 잠깐 본 사내의 방갓 속 반쪽의 극미(極美)로운 얼굴이 영상으 로 떠오르는 것은...... 그리고, 짜르르...... 사내의 얼굴이 가슴에 처박혀온 순간, 전신의 혈관에 전류처럼 번지는 이 느낌...... 저주스럽게도...... 혐오스럽게도...... 여인은 여인만의 기쁨을 요사스러운 붉은 뱀의 혓바닥처럼 느끼는 것이 아닌 가? [하아...... 아......] 이윽고 여인은 서서히 자신도 모르게 굳게 닫쓴?성문을 열기 시작했다. 한데, 바로 그때였다. [아------ 악!] 갑자기 어린 아이의 울음소리가 들린 것은, (아가......!) 농부의 아내의 눈이 발작적으로 떠졌다. 그렇다. 세 살박이 계집아이가 울고 있었다. 멋모르고 놀고 있다 웬 시커먼 사람이 자기만의 전유물인 엄마의 젖을 취하자 ...... 계집아이는 발작적으로 울었던 것이었다. [엄마...... 나빠...... 아찌...... 아앙......] 그리고, 겁도 없이 그 작은 주먹으로 검은 사내의 어깨를 때리는 것이 아닌가? 그 순간, [......!] 흡사 목인형이 된 듯 사내의 몸이 딱딱해졌다. [용서해 주세요...... 내 아가를......] 여인은 공포심에 이빨을 딱딱 부딪쳤다. From kids@kids.kotel.co.kr Mon Mar 11 6:01 KST 1996 Subject: 야래향 61 From: kids@kids.kotel.co.kr (hades@KIDS) Date: Mon, 11 Mar 1996 17:18:58 +0900 (KST) To: cspark@hera.kaist.ac.kr X-Mailer: fastmail [version 2.4 PL21-h3] Status: RO [ fiction ] in KIDS 글 쓴 이(By): ruby (뱃살공주) 날 짜 (Date): 1995년07월27일(목) 19시26분55초 KDT 제 목(Title): 야래향 61 한데, 기적이란 이를 두고 말함인가? 사내는 문득 손을 뻗어 어린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는 것이 아닌가? 이어, 그의 입에서 흘러나온 음성은...... [아가야, 미안하다. 네 엄마의 찌찌를 훔쳐서......] 아아......! 이럴 수도 있는가? 사내의 음성은 한없이 다정다감한 것이 아닌가? 여인은 그만 정신이 아득해짐을 느꼈다. 그때, 사내는 몸을 떼었다. 그리고 어린 아이를 안아 여인의 젖가슴에 안겨 주는 것이 아닌가? 그리고, 그는 입을 열었다. [물 잘 먹었소.] [저...... 저어...... 저......] 여인은 말이 잘 나오지 않았다. 하나 사내의 음성은 또다시 차가와졌다. [보았소?] [못...... 못 보았어요......] 여인은 자신도 모르게 그렇게 대답했다. 그리고, 어둠 속으로 사내가 멀어져 가는 것을 보며...... 그녀는 뜨거운 오열을 터뜨리고 있었다. [흑흑...... 흑! 흐으윽......] 왜? 왜? 왜......? 그건 그녀 자신만이 안다. 가장 부끄럽고, 가장 수치스럽고, 가장 비참한 그 순간에...... 그녀가 잠시 느꼈던 그 느낌, 영상처럼 떠올랐던 사내의 얼굴, 그리고 전류처럼 피어올랐던, [흐흐흐흑......!] 능양현의 밤은 빠르다. 사위는 어둠에 잠기고...... 풀벌레 울음소리가 높아지고 있었다. 쓰르르...... 쓰르르...... 쓰르르르...... =========------------------------------>>> >>> 風雲第一龍 夜雨 >>> 廢墟之雲 在地獄 ...허운재옥 -------------------------------------------------------------------- ...>>> 第 十七 章... 惡魔의 遊戱 <<<... -------------------------------------------------------------------- 툴툴...... 검은 옷 반쪽 얼굴의 사내는 어둠 속에서 웃었다. 하나 그 웃음은 아주 가늘었다. 잘 들리지 않을 정도로, 그의 반쪽 얼굴은 넓고 큰 방갓에 가려 보이지 않았다. 문득 그는 중얼거렸다. [내 얼굴을 본 최초의 무사(無事)한 계집이 되었군.] 누군가? 이 사내...... 검은 옷(黑衣) 반쪽 얼굴(半面)을 가진 사내는? ------사령귀(死靈鬼)! 그가 아니고 또 누구이겠는가? 그는 자신의 불문율을 깨뜨렸다. 하나 웬일일까? 후회하지 않았다. 평상 위를 울면서 기어 어미를 찾아와 조그만 주먹으로 때리던 세살박이 계집 애의 얼굴을 본 순간 자신도 모르게 가슴 한구석이 환해지던 느낌...... [후후후...... 사령귀의 혼은 아직 죽지 않은 모양이군.] 그는 걸었다. 그는 지금 동천목(東天目)으로 가는 중이었다. 그가 이렇게 오랜 시간을 가는 이유는 경공술을 펼치지 않고 도보로 걸었기 때 문이었다. 그것은 몸에 밴 습관처럼 행해지고 있었다. (동천목산 관일봉(觀日峯)아래의 풍천곡(楓天谷)...... 그곳에 천무성궁이 있 다고 했지. 활인제룡(活人帝龍) 담환천......) 그는 바로 사곡괴인, 아니 신품서원의 원주였던 천유자(天儒子) 을주신경의 마 지막 부탁을 이행키 위해 천무성궁으로 가는 것이었다. 그는 그 동안 강호상에서 많은 얘기를 들었다. 오 백 년 전통의 백도성지(白道聖地)인 천무성궁이 당대 들어 쇠퇴일로로.... .. 작금에 이르러서는 거의 유명무실한 존재로써 봉궁(封宮) 하다시피 한다는 사 실...... 다만...... 십 칠 년 전...... 희대의 환상신도이자 녹림대조종(綠林大祖宗)이었던 환상림주(幻像林主)에? 천무성궁의 지보(至寶)를 도난당한 후...... 똑같은 경우를 당한 마도성전(魔道聖殿) 구천마중루(九天魔重樓)와 함께 갑자 기 몰락했다는 사실만이 흘러다니는 소문의 전부였다. (과연 담환천이란 자를 만날 수 있을지 모르겠군.) 사령귀는 칙칙한 숲이 우거져 있는 곳으로 들어서고 있었다. (어쨌든 나는 을주신경의 부탁대로 그에게 얘기를 전하면 그 뿐이다.) 그는 숲으로 들어섰다. 숲, 암흑이 깔려있는 숲 속은 온통 괴기가 음산하게 깔려 있었다. 칠흑의 암흑...... 하늘조차 보이지 않는다. [길을 잘못 들었군......] 그가 중얼거린 순간이었다. [호호호홋......! 잘못 든 게 아니고 제대로 들어왔지!] 문득 은방울처럼 영롱하고 경쾌한 웃음이 조소를 듬뿍 안고 들려오는 것이 아 닌가? From kids@kids.kotel.co.kr Mon Mar 11 6:02 KST 1996 Subject: 야래향 62 From: kids@kids.kotel.co.kr (hades@KIDS) Date: Mon, 11 Mar 1996 17:19:05 +0900 (KST) To: cspark@hera.kaist.ac.kr X-Mailer: fastmail [version 2.4 PL21-h3] Status: RO [ fiction ] in KIDS 글 쓴 이(By): ruby (뱃살공주) 날 짜 (Date): 1995년07월27일(목) 19시27분42초 KDT 제 목(Title): 야래향 62 [......!] 우뚝, 사령귀의 걸음이 멈춰졌다. 교태 어린 음성은 동서남북 사방에서 동시에 울려와 방향짐작이 불가능했다. [누구냐?] 무심하게 묻자, [호호호호......! 유계(幽界)에 들지 못하고 떠도는 죽은 영혼(死靈)을 인도하 는 염라사자(閻羅使者)시다!] 그 말! 뜻인 즉 사령귀를 염라부로 데려가겠다는 것이 아닌가? 한데...... 무슨 염라사자의 음성이 그토록 교태롭고 감미롭단 말인가? 문득, 사령귀는 괴소를 흘렸다. [�꼈똔꼈�......! 이제보니 열흘 전부터 귀찮게 따라다니던 계집이로군.] 아! 그는 이미 상대의 존재를 알고 있었던가? 바삭......! 그는 마른 낙엽을 밟으며 걸었다. [호호호......! 사령귀! 그래도 네놈에게 한 조각 양심은 남아 있더구나!] [보았느냐?] [호호호......! 순박한 농민의 아녀자를 겁탈하려 들다니 파렴치한 색한..... .] 순간, 음성이 끊어졌다. 바삭......! 낙엽 밟은 소리, 그것은 사령귀가 낸 소리가 아니었다. 그는 언제부턴지 걸음을 멈춘 것이었다. 그는 유도하고 있었다. 괴여인(怪女人)은 열흘 동안 그를 그림자처럼 따랐다. 하나 그 무공술이 얼마나 완벽했던지 그는 상대의 그림자조차 보지 못했다. 낙엽, 그것은 무더위에 마를대로 말라 살짝 스치기만 해도 소리를 낸다. 실상 소리내지 않고 걷기란 불가능...... 그가 걸음을 옮기면 상대는 똑같이 걸음을 옮김으로써 소리를 방지한다. 헌데, 걸려든 것이다. 슉......! 빛? 아니 더 빨랐다. 서 있던 사령귀의 몸은 전광석화처럼 소리가 들린 곳을 덮치고 있었다. [학!] 자지러질 듯한 비명이 들리고, 펑! 폭음이 들렸다. 한데, [......!] 사령귀는 멍한 표정을 짓고 말았다. 그는 눈앞의 부러져 나간 나무(木) 둥치를 보고 있었다. (분명 이곳이었는데......) 그는 한동안 부러진 나무둥치를 노려보다가 몸을 돌렸다. 그때였다. 스스...... 소리없이...... 나무가 화신(化身)하는 것이 아닌가? 아! 실로 놀라운 장안은신술(障眼隱身術)이 아닐 수 없었다. 소녀, 나무로 보이던 것이 소녀로 변했다. 흑의(黑衣)를 입은 깜찍한 모습의 소녀였다. 대략 십 육칠 세쯤 되었을까? 눈이 크고 빛나는...... 볼우물이 파여진 아름다운 소녀였다. 머리칼은 양갈래로 묶었는데 자르르 윤기가 감돌았다. [귀신 같은 계집이군......] 사령귀는 중얼거리며 등을 돌린 채 두리번거렸다. 그때, 슷......! 흑의소녀는 흰 소수(素手)를 창날처럼 세우더니 기척도 없이 사령귀의 뒷통수 를 찌르는 것이 아닌가? 실로 악랄하고도 신속정확한 급습이었다. 막 그녀의 손 끝이 풍부혈을 파고들 찰나, 팟! 번------ 쩍! 그야말로 기쾌무비하게 사령귀의 왼손이 원을 그림 뻗었다. 팍......! 피보라가 길게 뻗쳤다. 그리고 흰 소수는 무참하게 절단되는 것이 아닌가? [후후후...... 계집! 너는......] 득의의 음소를 흘리며 돌아서던 사령귀는 말꼬리를 맺지 못했다. 그가 공수참백인(空手斬白刃)으로 쳐낸 물체...... 필히 사람의 손(手)이라 믿어졌던 그것은...... 다름아닌 한 마리의 독사가 아닌가? 독사는 허리가 잘려진 채 아직도 꿈틀거리고 있었다. 실로 놀라운 일이었다. 사령귀는 중얼거렸다. [요사스러운 계집......! 이제보니 기환술(奇幻術)을 쓰는구나.] 아! 기환술이라면......? 바로 배교(拜敎)의 사술(邪術)과 밀교(密敎)의 장안술(障眼術), 그리고 전진도 문(全眞道門)의 도환법(道幻法)이 발전한 기학(奇學)을 말하는 것이 아닌가? 이 땅의...... 위대(偉大)한 열 개의 가문(家門) 중...... ------환종(幻宗) 불회림(不廻林) 기환세가(奇幻世家)! 바로 십성세가 중 기환세가 독문의 비기가 아닌가? [후후...... 그렇다면 불회림의 낮도깨비들이겠군.] 사령귀가 조소를 흘리자, From kids@kids.kotel.co.kr Mon Mar 11 6:03 KST 1996 Subject: 야래향 63 From: kids@kids.kotel.co.kr (hades@KIDS) Date: Mon, 11 Mar 1996 17:19:10 +0900 (KST) To: cspark@hera.kaist.ac.kr X-Mailer: fastmail [version 2.4 PL21-h3] Status: RO [ fiction ] in KIDS 글 쓴 이(By): ruby (뱃살공주) 날 짜 (Date): 1995년07월27일(목) 19시28분32초 KDT 제 목(Title): 야래향 63 [흥! 본 세가가 도깨비라면 당신은 썩은 혼령...... 체엣......! 누워서 침뱉 기인 줄 몰라?] 음성! 그것은 의외로 해맑고 천진하기까지 했다. 사령귀는 쿡쿡 웃었다. [놀랍군, 너의 담력이.] [......?] [듣기에 불회림에 말썽장이 말괄량이 계집애가 있다던데...... 네가 바로 환녀 (幻女) 미요요(米謠謠)냐?] [......!] 놀라는 듯한 기척이 났다. 환녀 미요요라면 이미 무림도상에 몸을 담은 자라면 모른다는 것이 말이 될 수 없었다. 후기십천에 속해 있음, 또한 신주사미(神州四美)에 속하는 미녀 중의 미녀가 아닌가? 음절(音絶) 백화궁(百花宮)의 옥소항아(玉簫姮兒) 단목아영(端木娥英), 검후(劍后) 혈월각(血月閣)의 소검후(小劍后) 천리단단(千里緞緞), 독절(毒絶) 사천중루(四川重樓)의 독서시(毒西施) 당연교(唐燕嬌). 바로 그녀들과 화용월태를 겨루는 이 시대의 미녀가 아닌가? 또한, 환녀(幻女) 미요요는 그 중 가장 나이가 어렸으며 소문난 장난꾸러기라 알려져 있었다. 그녀는 기환세가의 기환술을 이어받아 언제고 풀, 나무, 돌 등이 있는 땅 속으 로 숨어드는 기환술로 수많은 악녀(惡女)의 권??)을 벌여 왔었다. 한데...... 이런 곳에 나타날 줄이야. [감히 이 사령귀 앞에 나타나는 그 담력이 말이다.] [쳇! 죽은 영혼이 뭐가 두려워......!] 미요요는 콧방귀를 뀌었다. 사령귀는 그 순간 계산하고 있었다. 소리의 방향, 그리고 고저(高底), 장단(長短), 울리는 공명(孔鳴)...... 어디 그뿐이? 그는 청력과 함께 후각을 최대한 동원했다. 여자, 그들에게는 냄새가 난다. 향기로운 냄새든 구린 냄새든 간에...... 사령귀는 그것을 감지하기 시작했다. 그는 무심하게 말했다. [미요요, 너도 나 사령귀의 얼굴을 보겠다는 것은 아니겠지? 설마......] [헹! 못볼 것도 없지.] [후후...... 그렇다면 스스로 몸을 바치고 싶다 이건가?] 순간, [퉤------ 엣! 더러운 색마!] 동시에, 쏴아아아------! 아! 갑자기 일진선풍이 일며 낙엽이 무더기로 소용돌이치며 부딪쳐 오는 것이 아닌 가? [따끔한 맛을 보여 줄테야! 다시는 못된 짓을 못하도록 거세하고 말겠어!] 위이이이이이잉------! 놀라운 일이었다. 낙엽은 갑자기 하나하나가 비도(飛刀)로 화하여 무서운 속도로 사령귀의 전신 요혈로 날아오는 것이 아닌가? 허나 사령귀는 차갑게 웃었다. [후후......! 이따위 장난으로......] 그의 팔이 아무렇지도 않게 원을 그리며 뻗은 순간, 쾅......! 폭음이 터지며 비도가 사방으로 퉁겨 날아갔다. 순간 한쪽에서 날카로운 비명이 들렸다. [앗......!] 바로 그 순간, 번뜩! 사령귀의 신형이 섬광처럼 날아갔다. 한데 그는 비명이 들린 반대방향을 덮치는 것이 아닌가? 그의 눈이 방갓 사이로 무섭게 번뜩였다. 스스......! 그는 보았다. 한 그루의 나무가 움직인 것을! 다음 순간, [누워라!] 우------ 웅! 그의 손바닥에서 항거할 수 없는 강력(崗力)이 뻗었다. 도합 열 여덟 방위로 뻗었다. 그 순간, [아악!] 이번에는 고통에 찬 비명이 터졌다. 쿵! 우지------ 끈------! 쿠쿠쿵......! 한꺼번에 열 여덟 그루의 나무가 쓰러졌다. 그리고...... 그 중 한 낱ゴ?어느 새 흑의를 입은 여인으로 변한 채 꿈틀거리고 있었다. [후후훗......! 계집애야! 장난이 아무에게나 통할 줄 알았느냐?] [학......!] 어느 새, 사령귀는 쓰러진 흑의소녀, 환녀 미요요를 올라타고 있었다. 미요요, 그녀는 아름다왔다. 흑의와 대조적으로 새하얀 얼굴은 이제까지와는 달리 공포로 인해 더욱 하얗게 질려 있었다. 사령귀는 손을 뻗어 그녀의 뺨을 쓰다듬었다. [어떠냐? 기분이?] 미요요는 눈썹을 파르르 떨었다. [도...... 도적......! 감히......] 사령귀는 그녀의 배 위에 올라앉은 채 말했다. [감히라는 말은 쓰지 마라. 나는 무슨 일이든 한다면 하는 사람이다.] 너무나 차갑고 무정한 음성에 미요요는 기가 콱 질린 듯 그만 입을 다물과 말 았다. From kids@kids.kotel.co.kr Mon Mar 11 6:04 KST 1996 Subject: 야래향 64 From: kids@kids.kotel.co.kr (hades@KIDS) Date: Mon, 11 Mar 1996 17:19:12 +0900 (KST) To: cspark@hera.kaist.ac.kr X-Mailer: fastmail [version 2.4 PL21-h3] Status: RO [ fiction ] in KIDS 글 쓴 이(By): ruby (뱃살공주) 날 짜 (Date): 1995년07월27일(목) 19시29분20초 KDT 제 목(Title): 야래향 64 [훗후......! 열흘 간 따라다닌 이유가 뭐지?] [......] [내 얼굴이 보고 싶어서냐?] 미요요는 용기를 다소 되찾은 듯 날카롭게 말했다. [네까짓 색마의 얼굴을 봐서 뭘해! 요요는 십성세가의 명예를 걸고 너의 악행 을 저지하려고 했을뿐!] 순간 사령귀는 짤막하게 말했다. [미요요...... 네 담력은 믿을 게 못된다.] 이어 그는 방갓을 치켜 올렸다. [자, 봐라. 나의 얼굴을.] [......!] 순간, 미요요의 눈이 힐끗 크게 떠졌다. 오오...... 세상에......! 저런 얼굴이 있다니...... 그것도 반쪽 얼굴만으로 저렇게 아름답다니...... 미요요는 그만 넋을 잃고 말았다. 그녀는 세상에 태어나서 남자들에게 공손해 본 적이 없었다. 있다면 단 한 명...... 그를 처음 만났을 때 그녀는 그만 난생처음 부끄러움을 느끼며 가슴이 콩당거 렸었다. 이 시대에서 가장 훌륭하고 완벽한 사나이...... 천하가 그의 앞에 고개 숙이고...... 백도(白道)의 희망과 운명을 한몸에 걸머지고도 항상 부드럽게 웃음을 지으며 겸손한 청년...... 그 이름...... 십전무랑(十全武郞) 옥사자(玉獅子)...... 아아...... 한데...... 지금 이 사람...... 반쪽 얼굴만으로도 이렇게 요요를 놀라게 하다니...... 환녀 미요요는 그만 전신에서 힘이란 힘은 모두 빠져나가 버리는 것을 느꼈다. 왜...... 반쪽 얼굴을 본 순간 힘이 빠졌는지...... 그녀는 자신도 알 수 없었다. 무언지 형언할 수 없는 마력(魔力)이 엉겨있는 느낌이랄까......? 사령귀, 이 시대의 공포의 대명사인 그의 이름은 소문난 말괄량이를 한 순간에 변화시 켜 놓고 만 것이었다. 허나...... 운명의 신은 가혹했다. 두둑......! 단추가 뜯겨져 나갔다. 사령귀가 미요요의 앞섶을 잡아당겼기 때문이었다. 검은 헝겊으로 반쪽을 가린 그의 반쪽 얼굴은 불가해한 마력을 발산하고 있었 다. 그것은 일종의 섭혼미안령공과도 같은 것이었다. 만일...... 경험이 풍부한 강호노고수가 그의 얼굴을 보았다면 틀림없이 놀라 까무라치고 말았으리라. ------오오...... 저...... 저것은...... 오백 년(五百年) 전 백마성(百魔城) 의 마도백인동맹(魔道百人同盟) 중의...... 십삼마위(十三魔位)...... 천년마화 (千年魔花)의 섭령마화미안공(攝靈魔花美眼功)......------ 오오......! 백마성(百魔城)이라고 했는가? 백인동맹이라고 했는가? 그리?천년마화라고......? ...... 오백 년 전...... 대륙에 나타난 마도 사상 최강의 일백마인(一百魔人)들...... 그들은 마도천하를 부르짖으며 백인동맹을 맺고 지상(地上)에서 가장 강한 단 체를 형성했으니...... 이른바...... ------백마성(百魔城)! 오오...... 시(屍)...... 산(山)...... 혈(血)...... 하(河)...... 백맑봉?마풍(魔風)은 천하(天下)를 혈세하기 시작했다. 아무도...... 그들을 막지 못했고 무림은 멸망돼 가기 시작했다. 무림암흑시대(武林暗黑時代)...... 만일 그때...... 전설적인 한 성자(聖者)가 나타나지 않았던들...... 그가 꺼져가는 백도를 규합하여 장강(長江) 일천일(一千日) 간에 걸쳐 백-마대 혈전(白-魔大血戰)을 벌여 백마성을 붕괴시키지 않았던들...... 오늘날의 백도와 무림이 존재했을까...... 그 이후(以後)...... 성자를 추앙하여 천무성궁(天武聖宮)이 탄생하고...... 백도의 성지라는 신화가 이룩되기까지...... 불가사의한 일이었다. 사령귀가 오백 년 전 실전된 백마성이 백인동맹 마인들 중 천년마화이 독문마 공을 전개하다니...... 허나, 일은 벌어지고 있었다. 찌...... 익! 찍------! 아! 사령귀의 손에 의해 사정없이 미요요의 옷이 찢겨져 나가는 것이 아닌가? [......] 환녀 미요요, 그녀는 마치 넋이 나간 듯 멍하니 못박힌 듯 사령귀의 반쪽의 극 미한 얼굴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이윽고...... 어둠 속 낙엽 위에...... 눈부시고 아름답고 순결한 여체(女體)가 드러났다. From kids@kids.kotel.co.kr Mon Mar 11 6:05 KST 1996 Subject: 야래향 65 From: kids@kids.kotel.co.kr (hades@KIDS) Date: Mon, 11 Mar 1996 17:19:15 +0900 (KST) To: cspark@hera.kaist.ac.kr X-Mailer: fastmail [version 2.4 PL21-h3] Status: RO [ fiction ] in KIDS 글 쓴 이(By): ruby (뱃살공주) 날 짜 (Date): 1995년07월27일(목) 19시30분12초 KDT 제 목(Title): 야래향 65 아아...... 후기십천의 하나이며 신주사미의 일원인 미요요, 그녀는 알몸이 되었다는 사실조차 느끼지 못하는 듯 누워 있었다. 아니...... 사령귀의 손이 그녀의 여지껏 그 누구도 만져보지 못했던 젖가슴을 쓰다듬자, [으...... 음......] 야릇한 신음마저 토하며 나신을 가볍게 비틀기까지 하는 것이 아닌가? 대체...... 그 어떤 마력이 그녀의 영혼을 지배했단 말인가! 이윽고...... 검고 음산한 숲 속...... 마침내...... 뜨거운 열기가 번지기 시작했다. [아아...... 흑......] 미요요의 입에서 간헐적인 신음이 점차 고조되어 가고...... 유린...... 그녀는 무참히 유린되고 있었다. 이 시대에서 가장 공포스럽고 잔혹한 비정의 사령귀에 의해...... 환녀 미요요는 청백지신을 유린당하고 있었다. 운명(運命)...... 또 하나의 운명은 악마(惡魔)의 붉은 혓바닥에 휘감겨...... 애처로운 비명을 토하고 있었다. [아악...... 아아......] 아는가? 무림이여? 이 잔인한 악마(惡魔)의 유희(遊戱)를? ...... ==============>>> 第 二 卷 終 <<<============== >>> 風雲第一龍 夜雨 >>> 廢墟之雲 在地獄 ...허운재옥 허운재옥 연재 시리즈 제 3부 야 래 향 (夜來香) 第 三 卷... -------------------------------------------------------------------- ...>>> 第 十八 章... 白道聖地의 農夫들 <<<... -------------------------------------------------------------------- [제길......!] 또 하나의 실수(失?를 했다. 사령귀, 그는 하룻밤 사이에 두 번이나 자신의 불문율을 깨뜨리고 만 것이었다. 그는 여인에게 정을 남기지 않는다. 그저 그 관능적인 여체 깊숙이에 그의 정액을 배설하고 나면 그 뿐...... 그때까지 그의 섭령마화미안공에 현혹된 채 스스로 고이 가꾼 정조를 바치고 능욕당한 채 그의 희디흰 여체를 슬프게 늘어뜨리고 있는 여인에게...... 보랏?환상을 무참하게 깨뜨리는 행위, 그 행위는 잔인했다. 그저 묵묵히 얼굴의 반쪽을 가린 검은 헝겊을 끌어내어 그의 아수라 같은 파면 (破面)을 보여 주면 되는 것이다. 그러면 여인은 미쳐 백치(白痴)가 되고 만다. 그는 그렇게 수많은 여인들을 능욕한 뒤 그 영혼마저도 버렸다. 헌데...... [빌어먹을......! 어째서 그냥 떠냄都윰?말이다.] 사령귀, 그는 환녀 미요요를 능간한 뒤 그대로 떠나왔던 것이었다. 그것은...... 눈물 한 방울, 미요요의 보석 같은 눈망울에 박혀있는 눈물 한 방울의 의미를 알았기 때문일 까? 저벅저벅...... 그가 아침 햇살이 금황빛이 수만의 편광(片光)으로 잘게 부서져, 숲 사이를 비 추는 한가운데를 걸어 숲을 빠져나가는 동안...... 미요요는 죽은 듯이 그 희디흰 지체를 벌리고 누워 미동도 하지 않았다. 후기십천...... 신주사미...... 더 이상 그녀에게 그런 것은 의미가 없었다. 다만, 능욕당한 여인일 뿐이었다. x x x 동천목(東天目)의 거산(巨山)은 울창했다. 가도가도 끝이 나타나지 않은 원시림(原始林)...... 빠끔한 틈바구니도 보이지 않은 숲은 어둡고 습했다. 아무리 대륙이 무더위로 마를대로 말라있었으나 동천목의 심곡까지 일륜은 그 위력을 미치지 못했다. 낙엽은 천만년을 쌓여 썩고썩어 부토를 형성하고, 그 사부토의 자양분으로 나무들은 수십 장(丈) 높이까지 치뻗었다. 이끼 낀 바위 아래에는 이름모를 야초(野草)와 약초가 기향을 풍기며 군생(群 生)하고...... 이따금 흔히 볼 수 없는 원숭이나 호랑이같은 맹수가 나무 사이를 날 듯이 가 로 질러갔다. [......!] 산은 들어갈 수록 더욱 깊고 험했다. 사령귀, 그는 여전히 방갓을 눌러쓴 채 묵묵히 들어갔다. From kids@kids.kotel.co.kr Mon Mar 11 6:06 KST 1996 Subject: 야래향 66 From: kids@kids.kotel.co.kr (hades@KIDS) Date: Mon, 11 Mar 1996 17:19:17 +0900 (KST) To: cspark@hera.kaist.ac.kr X-Mailer: fastmail [version 2.4 PL21-h3] Status: RO [ fiction ] in KIDS 글 쓴 이(By): ruby (뱃살공주) 날 짜 (Date): 1995년07월27일(목) 19시31분00초 KDT 제 목(Title): 야래향 66 이 시대(時代)의 강호가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그 흐름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 는지, 그것은 그의 관심 밖이었다. 그는 다만 사곡에서 만난 을주신경의 세 가지 부탁을 이행하는 것만이 급선무 였다. (천무성궁...... 백도의 성지...... 한데 이렇게 깊은 곳에 있다니......) 그는 사냥꾼들에게 물어 천무성궁이 있다는 풍천곡(楓天谷)으로 가며 한 가닥 짙은 의혹을 느꼈다. 끝없는 오지...... 원시림과 험지를 헤쳐나가면서 그는 점점 더 의혹이 더해가기만 했다. 천무성궁------ 오백 년 전 공포의 백마성을 물리침으로써 중원 백도의 수호신이 된 백도성지, 구대문파(九大門派)를 위시한 당시의 백도 칠백구십육파(七百九十六派)가 연맹 의 맹주령(盟主令)을 바침으로써 오백 년 간 천무성궁이 성역으로 존재하지 않 았던가? 헌데...... 이토록 몰락한 이유...... 그것이 단순히 과거 천투종(天偸宗) 녹림대조종에게 지보(支寶) 한 가지를 탈 취했기 때문이라면 이유가 되지 않는다. [훗후...... 어쨌거나 나와는 상관없는 일!] 스슷......! 아! 사령귀의 신형이 연기처럼 흐려졌다. 이어 그의 신형은 등천비어승(騰天飛馭昇)을 전개하여 솟구치더니 삼십 장을 치솟다가 곧장 한 덩이 구름(雲)처럼 미끄러졌다. 평평부운교(平平浮雲橋)...... 뒤이어, 번------ 쩍! 우르릉......! 아! 은은한 뇌음(雷音)과 함께 그의 신형이 한 가닥 불가사의한 속도로 사라지는 것이 아닌가? ------전궁뇌천비(電宮雷天飛)! 바로 개세적 경공술이었다. x x x 풍림(楓林). 특이한 지세를 이룬 계곡 전체가 풍림으로 꽉 들어차 있었다. 풍천곡, 천무성궁이 있는 풍천곡은 이름 그대로 풍림(=단풍나무)이 우거져 있었다. 계곡의 양안은 칼로 베은 듯한 첨봉(尖峯)이 이마를 맞대고 있었다. 전면에서 보면 빽빽한 풍림이 십 리(十里)에 걸쳐 수해를 이루고 있어 계곡의 입구(入口)를 봉쇄하다시피 했다. 만일, 풍림이 앞에 수백 년 풍상의 이끼덮인 거대한 석비(石碑)가 없었다면 그곳이 풍천곡이라는 것을 알 수가 없었을 것이다. <백도성지 풍천곡 천무성궁 지야(之也)...... 구대문파(九大門派)...... .... ..> 실로 놀라운 글귀가 석비의 전면에 깊이 세 치로 힘차게 각인되어 있었다. 그리고...... 빽빽이 각기 틀린 서체와 깊이로 새겨진 명호...... 그것은 놀랍게도 오백 년 전의 구대문파장문과 백도칠백구십육파지존의 서명이 아닌가? [......!] 사령귀, 그는 높이 오장(五丈)여에 이르는 거대한 석비를 바라보았다. 문득, 그의 입에서 차가운 괴소가 흘러나왔다. [�꼈똔꼈�......! 대단한 위세군.] 이어, 그는 서슴없이 안으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 수해(樹海). 가도가도 끝이 없는 숲의 바다...... 사령귀는 족히 사오십 리(里)는 전진했다고 생각했다. 한데 어찌된 셈인지 여전히 풍림을 벗어날 수가 없는 것이 아닌가? 슥......! 그는 문득 일각마다 한 번씩 풍림의 키 높이에 선(線)을 긋기 시작했다. 그리고 약 반시진쯤 걸어갔을까? [역시...... 진(陣)이군.] 그는 냉막하게 중얼거렸다. 그렇다. 풍림에는 진법이 설치되어 있었다. 하나 살상(殺傷)을 위한 진법이 아니고 다만 외인(外人)을 방어하는 진법이었 다. 그리고 돌아가는 생로(生路)는 항상 열려있어 포기하고 발길만 돌리면 언제고 빠져나갈 수 있었다. 천무성궁이 안배한 이 처사는 매우 광명정대(光明正大)했다. 방어만 하되, 공격하지 않는다는 대인(大人)다운 풍모를 보이는 것이었다. 끈기, 그렇다. 사람에게는 끈기라는 전유물이 있다. 일단 하겠다고 마음 먹으면 만난을 극복하는 것이 사람이고, 또 그 방법(方法) 을 가려서 선택하는 것이다. 사령귀,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 기억(記憶)을 잃은 그는 진법에 대처하지 못했다. 허나 그는 끈기와 집념으로 마침내 풍림의 진을 통과할 수가 있었다. 그는 계속해서 십보(十步)마다 한 번씩 나무에 금을 그었고, 방향을 표시했다. 그리고 다시 그 나무를 발견했을 때는 정반대방향으로 전진했다. 그러기를 얼마나 했을까? From kids@kids.kotel.co.kr Mon Mar 11 6:07 KST 1996 Subject: 야래향 67 From: kids@kids.kotel.co.kr (hades@KIDS) Date: Mon, 11 Mar 1996 17:19:21 +0900 (KST) To: cspark@hera.kaist.ac.kr X-Mailer: fastmail [version 2.4 PL21-h3] Status: RO [ fiction ] in KIDS 글 쓴 이(By): ruby (뱃살공주) 날 짜 (Date): 1995년07월27일(목) 19시31분48초 KDT 제 목(Title): 야래향 67 이윽고, 그는 거짓말처럼 확 트인 곳으로 빠져나올 수 있었다. [......!] 동천목의 깊은 오지 한가운데 이런 곳이 있으리라고는 정말 상상키 어려운 일 이었다. 밭(田), 풍림을 벗어나자 확 트인 시야에 제일먼저 들어온 것은 바로 밭이었다. 옥류 위에는 석교(石橋)가 있었다. 그리고 밭(田)...... 질서정연한 고랑을 이룬 밭이 펼쳐져 있었다. 밭 사이로는 깨끗하게 닦인 청석대로(靑石大路)가 뻗어 있었다. 그 끝, 백색(白色)의 궁(宮)이 마치 환상처럼 있었다. 눈부신 햇살을 받아 빛나는 수 백색의 궁(宮), (저것이...... 오백 년 백도성지인 천무성궁인가......?) 몹시 신비스러운 느낌이 드는 백색의 궁전...... 사령귀는 웬지 가슴이 은은히 진동하는 것을 느꼈다. 그때, [......!] 그는 의아함을 느꼈다. 밭(田), 넓은 밭에서 여러 사람이 일을 하고 있는 것이 눈에 띄었기 때문이다. 그들은 아무리 보아도 평범한 농부(農夫)들이었다. 팔다리를 걷어 올리고 머리를 무명천으로 질끈 동여맨 채...... 땀방울을 흘리며 밭일을 하는 농부들...... 한데, 그들은 분명 풍림을 통과해 석교를 건너는 사령귀를 보았건만 아무도 놀라거나 의아하지 않는 것이 아닌가? [......] 석교를 건너고 그는 밭 사이의 청석대로를 가로질러 갔다. 밭에는 여러가지 소채류가 가꾸어져 있었다. 일견하기에도 소채는 훌륭히 결실을 보고 있었다. (천무성궁에 김을 메는 농군들이라......) 사령귀는 입가에 희미한 웃음을 피워 내고 있었다. 문득, 그는 전면의 밭고랑에서 호미질을 하고 있는 한 늙은 농부를 발견했다. 툭...... 툭...... 일정한 동작으로 농부는 김을 메고 있었다. 한데, 사령귀는 그 순간 등골에 오싹함을 느꼈다. 갑자기 농부에게서 찌르는 듯한 예기(銳氣)를 느꼈기 때문이었다. 그는 걸음을 멈추지 않았다. 한 걸음...... 두 걸음...... 이윽고 농부와 일 장(一丈) 거리를 두었을 때, 사령귀는 입을 열었다. [그대의 호피에는 여덟가지의 공격 변화를 감추고 있구료. 나를 상대하기 위함 이오?] 그말에 농부는 숙였던 허리를 폈다. [......!] 그의 얼굴에는 주름살이 가득 그어져 있었다. 대략 칠순(七旬)의 나이였다. 농부는 소매로 이마에 밴 땀을 훔치며 말했다. [무슨 말씀을...... 귀공의 몸에서 무서운 살기가 흐르니 예므像?뿐이라오.] 사령귀는 �꼈똔꼈� 웃으며 밭을 돌아보았다. [저 농부들도 모두 고인(高人)임을 감추지는 않으리라 믿소만?] [허허...... 그건 이곳이 천농부(天農府)이니 보통 농부들이 아닌 것은 당연한 것이오.] [천농부......? 천무성궁이 아니고......?] 농부는 사심(私心)없이 하얗게 웃었다. [허허...... 예전에는 그렇게 불렸섯?] 사령귀는 어느 덧 전신에 끌어올렸던 살기와 긴장이 봄눈 녹듯이 사라지는 것 을 느꼈다. [본인은 담환천(譚桓天)이란 분을 만나러 왔소.] 그 말에 농부는 부드럽게 물었다. [천무성궁주로서 말이오? 천농보주로서 말이시오?] 사령귀는 고개를 저었다. [난 담환천이란 이름을 가진 분을 만나러 왔을뿐...... 그 어느쪽이래도 상관 없소.] 농부의 얼굴에 기이한 표정이 스쳤다. [만일 성궁주로서 찾아오셨다면 돌아가시는 것이 좋을 것이오.] [......] [부주께서는 무림의 일에 손을 끊으신 지 오래되오. 지금은 다만 농법(農法)을 연구하시는 분일 뿐이오.] 사령귀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저들은......?] [허허...... 우리들은 예전에는 천하에서 선발된 호천성궁 위사들이었으나 지 금은 단지 농부에 지나지 않을 뿐이오.] 사령귀는 차갑게 말했다. [그런 것은 관여치 않소. 그를 만나야겠소.] 차갑고 거만한 말투에 농부는 안색이 굳어졌다. 일순 그가 쥔 호미가 미세하게 흔들렸다. [훗후......! 이번에는 열 여덟 가지 변화를 일으키고 있군.] 사령귀의 말에 농부는 신음을 삼켰다. [음......, 언제나 어린 아이들은 겁을 모른다더니...... 바로 지금은 천농부 이나 과거의 위세로 말하면 감히......] 사령귀는 음산하게 말햇다. [과거의 위세를 세우려 한다면 이 사령귀(死靈鬼)가 겁먹을 줄 아시오?] [사령귀......!] 농부의 골이 진 주름살이 쭈글거렸다. [그대가 사령귀인가?] [그렇소.] 농부는 날카로운 정광이 이는 눈으로 그를 뚫어져라 바라보았다. 허나 방갓에 가려진 사령귀의 용모를 살필 수는 없었다. 문득, 팍! 팍...... 농부는 다시 호미질을 하기 시작했다. From kids@kids.kotel.co.kr Mon Mar 11 6:08 KST 1996 Subject: 야래향 68 From: kids@kids.kotel.co.kr (hades@KIDS) Date: Mon, 11 Mar 1996 17:19:23 +0900 (KST) To: cspark@hera.kaist.ac.kr X-Mailer: fastmail [version 2.4 PL21-h3] Status: RO [ fiction ] in KIDS 글 쓴 이(By): ruby (뱃살공주) 날 짜 (Date): 1995년07월27일(목) 19시32분34초 KDT 제 목(Title): 야래향 68 [가 보시오. 천농부의 성문지기에게 농자는 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이라 고 말하시오.] [......] 사령귀는 더 묻지 않았다. 그는 농부를 지나쳤다. 백색궁전에 이르는 동안 그는 도합 육인(六人)의 농부를 지나쳤다. 그들은 한결같이 거들떠 보지도 않았다. 오로지 흙에 정성을 다하고 있을 뿐 그에게는 일편의 관심도 보이지 않았다. 허나! (으음...... 보통 고수들이 아니다. 저들의 기도만 해도 초절정급이다.) [농자천하지대본!] 성문 앞에 이르러 사령귀가 외쳤다. 그그...... 긍! 육중한 소리를 내며 성문이 열렸다. 사령귀는 추호도 망설이지 않고 성문 안으로 들어갔다. 성 안, 백색의 궁은 고색창연한 궁이었다. 고루거각과 대전(大殿), 그리고 줄을 이은 망사등이 질서정연했다. 한데, 조용했다. [......!] 사령귀는 맞은편의 대전으로 걸어갔다. 그가 대전 안으로 오르자, [귀공(貴公)께서는 잠시 향차(香茶)를 들고 계세요......] 안쪽에서 한 명의 소녀(少女)가 나와 차를 바쳤다. 평범한 마의(魔衣)를 입은 소녀였다. 얼굴은 아름다왔으나 그는 피부가 그을려 있어 영락없는 농부의 딸같이 보이는 소녀였다. [부주(府主)께 기별을 하고 오겠습니다.] 마의소녀는 절을 하고 물러갔다. 사령귀는 차를 마시지 않았다. 그는 그런 사치를 부릴 줄 몰랐다. 다만 그는 기이함을 금치 못하고 있었다. (천하제일의 백도성지가 천농부로 바뀌다니...... 농법을 연구하다 농부로 변 했다......?) 그는 천무성궁이 이렇게 변한데 대해 의아심을 금치 못하고 있었다. 기실, 십년 전부터 천무성궁의 위세는 쇄락할대로 쇄락해 왔다. 특히 당금에 이르러서는 백도의 무상인 십전무랑 옥사자가 구대문파와 십성세 가를 하나로 묶어 풍운맹주(風雲盟主)가 된 이후, 명실상부한 무림의 중심지는 풍운맹이 되고 천무성궁은 잊혀진 땅이 되고 말았 다. 허나...... (이 안에는 필시 이유가 있을 걋甄?) 사령귀의 의혹은 점점 더 커져만 갔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문득, [오래 기다리셨어요. 부주께서 귀공을 만나시겠답니다.] 예의 마의소녀가 나긋나긋하게 걸어와 전갈을 했다. [소녀가 신농원(神農園)으로 안내하겠습니다.] [신농원?] [부주께서 기거하시는 곳입니다.] [......!] 이윽고, 사령귀는 마의소녀의 뒤를 묵묵히 따라가기 시작했다. =========------------------------------>>> >>> 風雲第一龍 夜雨 >>> 廢墟之雲 在地獄 ...허운재옥 허운재옥 연재 시리즈 제 3부 야 래 향 (夜來香) 第 三 卷... -------------------------------------------------------------------- ...>>> 第 十九 章... 神農園, 理解할 수 없는 곳 <<<... -------------------------------------------------------------------- 신농원(神農園). 그곳은 몹시 기이한 곳이었다. 뾰...... 뾰르릉...... 짹...... 짹...... 지지배배...... 온갖 종류의 새(鳥) 울음소리가 환상의 선음(仙音)처럼 울리고...... 눈부신 햇살이 영롱한 가운데 낮은 담장을 넘으면 온갖 종류의 기화요초와 각 종 과실목(果實木)등이 싱그러운 냄새를 풍기고 있다. 기이한 것은...... 참외밭에 수박이 열리고...... 복숭아나무에 배가 열리며...... 주렁주렁 포도 가 열린 나무는 앵두나무가 아닌가? (이런 기이한 밭이 있다니......!) 농원을 걸어 들어가며 사령귀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이화접목이라더니...... 세상에 이런 농사법도 있단 말인가?) 그가 놀라움에 시선을 여기저기로 옮기고 있을 때, 앞장서던 마의소녀는 낭랑한 음성으로 말했다. [부주눠꼈??십오 년씩이나 이곳에서 각종 이화접목의 농법을 연구하셨어요. 이런 것쯤은 아무것도 아니예요.] [......!] [심지어는 사철 심어 수확을 볼 수 있는 벼까지 연구해 내셨는 걸요.] 사령귀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From kids@kids.kotel.co.kr Mon Mar 11 6:09 KST 1996 Subject: 야래향 69 From: kids@kids.kotel.co.kr (hades@KIDS) Date: Mon, 11 Mar 1996 17:19:26 +0900 (KST) To: cspark@hera.kaist.ac.kr X-Mailer: fastmail [version 2.4 PL21-h3] Status: RO [ fiction ] in KIDS 글 쓴 이(By): ruby (뱃살공주) 날 짜 (Date): 1995년07월27일(목) 19시33분25초 KDT 제 목(Title): 야래향 69 [그 분께서는 천하의 양민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농(農)이라 하셨어요. 새로 운 농법을 개발하여 모두가 배가 부를 수 있다면 싸움은 종식되고 평화가 온다 고 하셨어요.] 마의소녀의 음성에는 무한한 존경심이 담겨져 있었다. [그 분은...... 성자(聖者)이세요. 이 세상에서 가장 성스러우신...... 신(神) 이세요.] 사령귀는 온갖 기목(奇木)이 심어져 있는 농원을 가로지르며 잠깐 온몸에 나른 한 기운이 번지는 것을 의식했다. (이런 곳에서...... 편히 쉬고 싶다......) 왜 갑자기 그런 생각이 떨올랐는지 모른다. 평화로운 새소리...... 그리고 자연(自然)의 풍요로움...... 그런 것이 피비린내 나는 강호계와 너무나도 동떨어진 풍경이었기 때문일까? [허허...... 자네가 사령귀인가?] 중년인(中年人), 그는 평범한 마의를 입고 있는 청수한 용모의 사오순 가량의 인물이었다. 그는 바퀴가 달린 의자에 앉아 있었다. 하반신에는 천이 덮여 있었다. 기동이 불편해 보였고 그의 등 뒤에는 동자(童子) 하나가 시중을 들고 있었다. 현기로운 깊은 눈...... 반듯한 콧날과 단아한 입술, 그리고 전체에서 풍기는 부드럽고 온화한 기질은 대인과 군자의 기풍이 넘쳐 흘렀다. [허허...... 내가 바로 담환천이네.] [......!] 순간, 사령귀는 몸을 부르르 떨었다. (담...... 환...... 천......!) 그는 마음 깊숙이 운명적인 영감을 느꼈다. 어디서 많이 듣던 음성...... 그는 천무성궁의 제 이십오대(二十五代) 종주이자 백도제일인이며 무황(武皇) 인 활인제룡 담환천의 얼굴을 본 순간 그가 웬지 낯이 익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의 혈관으로 이제껏 한번도 느껴보지 못한 기이한 격동의 전류가 흘렀다. 담환천, 이 얼마나 놀라운 이름인가? [허허허...... 노부에게 옛날 일을 들추지 말게. 지금은 그저 이 신농원을 가 꾸는 일개 평범한 농부일 뿐이니까.] 담환천은 유연한 음성으로 격의없이 말하며 손에 든 가위로 눈앞에 늘어진 이 화(梨花)의 가지를 다듬엇다. [과실나무는 제때 가지를 잘라 주어야 하네. 너무 많은 꽃이 피도록 내버려 두 면 꽃에 지방분을 뺏겨 과실이 충분히 영글지 못하는 법이네. 허허허...... 이 런 간단한 사실을 깨달기까지에는 많은 세월이 흘렀다네.] 사각...... 사각...... 가위질은 일정했다. 헌데 이때, 사령귀는 방갓 사이의 눈에 당황하는 빛을 띄우고 있었다. (무공이...... 없다......!) 그렇다. 가위질하는 동작과 잘려나가는 가지 부분...... 그리고 담환천의 눈...... 그 속에서 그는 무인(武人)이라는 생각을 조금도 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당대 무황이...... 무공이 없다니......?) 놀라운 일! [허허...... 인간도 마찬가지라고 보네. 인간에게는 누구나 야망이라는 것이 있네. 그것이 인류를 발전시켜 온 원동력이기도 하네. 그러나......] 담환천은 부드러운 시선을 사령귀를 바라보았다. [그것을 위한 수단이 문제일 뿐이지. 타인을 짓밟고 오르려 한다며 세상은 어 떻게 되겠는가? 허허...... 피로써 이루어지는 것은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네. 무혈(無血)로서 해결해야 하네.] [......!] [아쉬운 것은...... 무림인들이 땅과 더불어 호흡하고...... 농사짓는 법을 배 운다면...... 결코 피 같은 것을 흘리는 일은 없어질 것이네.] 너무나도 담백하고 현기 어린 논리가 아닌가? 사령귀는 점점 더 모든 일을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가 벌여온 살인(殺人)...... 그것이 얼마나 덧없고 의미없는 일이었던가......? 허나, 그는 무심하게 말했다. [농사는 농부나 짓는 것이 아니오? 무인은 무인의 길이 있을 뿐이오.] 그러자 담환천은 부드럽게 말했다. [사람은 모두 같네. 그 근원에 어디 무인의 피가 따로 있고 농부의 피가 따로 내려 온단 말인가? 아득한 상고(上古)에는 모두가 자연인이었고 저마다 땅을 일 구어 오지 않았던가?] 사령귀는 자신도 모르게 셈?가빠지고 있었다. [허나 최초로 사냥을 한 자가 고기맛을 보았고 그 자는 사냥법을 배웠소. 사냥 을 하기 위해서는 강(强)해져야 하는 것도 알았고 그는 그로부터 더 배불리 먹 을수도 자신이 사냥한 고기를 남에게 줄 수도 있었지 않소?] [허허...... 허나 그렇게 되자 더 강한 이는 사냥꾼을 협박하여 가만히 앉아서 고기를 바치도록 요구하게 되지 않았던가? 타인에게 올라서서 자기만이 특별한 권리를 행사하려는 욕망에 사로잡힌 것이지.] [그렇다고...... 옛날로 모두 돌아갈 수는 없지 않소?] 담환천은 시선을 돌려 신농원의 풍요로운 유실수들을 둘러 보았다. [이것들을 보게, 충분한 수확들이네, 만일 먹을 것이 많다면 사람들은 다투지 않게 될 것이네, 노부는 굅?연구중이네.] 사령귀는 어지러움증을 느꼈다. [허나 이 시간에도 강호는 피를 흘리고 있소.] [허허...... 이 사람, 강호인이 천만(千萬)이라면 농민은 억만(億萬)이네. 왜 좁은 세상만을 보는가?] ------ 왜 좁은 세상만 보는가? 휘청...... 사령귀는 어지러움증을 느끼고 몸을 휘청거렸다. 그는 이번에는 한그루 포도가 열려있는 앵두나무를 잡고 의지했다. [당신은...... 누구요?] [허허허허...... 농부라네.] 졸음, 왜일까? 사령귀는 갑자기 미칠 듯한 졸음이 밀려오는 것을 느꼈다. From kids@kids.kotel.co.kr Mon Mar 11 7:00 KST 1996 Subject: 야래향 70 From: kids@kids.kotel.co.kr (hades@KIDS) Date: Mon, 11 Mar 1996 17:19:28 +0900 (KST) To: cspark@hera.kaist.ac.kr X-Mailer: fastmail [version 2.4 PL21-h3] Status: RO [ fiction ] in KIDS 글 쓴 이(By): ruby (뱃살공주) 날 짜 (Date): 1995년07월27일(목) 19시34분13초 KDT 제 목(Title): 야래향 70 피비린내 나는 살행(殺行)...... 이곳까지 오는 동안 그는 수없이 많은 살생을 했다. 특별히 죽여야할 이유도, 또 상대방 역시 죽어야 하는 이유도 없이 죽어갔다. 자욱한 피보라...... 그 속에서 사령귀는 등을 돌리고 웃었다. 상대의 비명소리를 듣고 웃는다는 것은 신선한 쾌감을 자극시켰다. 살인(殺人)...... 이제는 더 강한 자극을 위해 스스로 살인을 즐기게 되었는데...... [허허허...... 새소리, 물소리, 그리고 바람소리를 듣고 있노라면 산다는 말이 한없이 깊은 뜻을 내포하고 있으며 나 자신이 거대한 우주 한가운데 한낱 티끌 에 불과하다는 것을 느끼게 마련이네.] [......] 사령귀는 눈을 감았다. 피로, 전신을 누르는 것은 도무지 감당할 수 없는 피로와 권태감이었다. 어깨와 허리, 등을 짓누르는 천만근의 피로감...... [힘(力)의 논리는 때로는 힘 앞에서 꺾이기 마련이지. 그러므로 영원한 것은 없다네...... 있다면 자연(自然) 그 뿐이네.] 사령귀는 이제 눈까풀을 더 뜨고 있을 기력(氣力)마저 없었다. 이때, 담환천은 자상한 표정으로 마의소녀에게 말했다. [영아, 더울텐데 저 분의 갓을 벗겨 드려라.] 순간, 사령귀의 몸이 흠칫 떨렸다. [네.] 영아라 불리는 마의소녀는 공손히 대답하고 나서 사뿐사뿐 걸어와 손을 뻗었 다. 다소 그을긴 했으나 알맞은 크기에 균형잡힌 손이었다. 그녀의 손이 방갓에 닿자, [......!] 살기(殺氣)! 무서운 살기가 사령귀의 몸에서 뿜어졌다. 이때 담환천의 중얼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이 하늘 아래는 모두가 다 똑같은 법이네. 추하건 아름답건...... 귀(貴)하건 천(賤)하건......] [......!] 슷......! 방갓이 영아에 의해 벗겨졌다. 사령귀는 움직이지 않았다. 이미 움직일 수가 없었다. 담환천의 중얼거림을 듣는 순간 갑자기 부끄러움이 치밀었기 때문이다. 그의 얼굴이 드러난 순간, [아......!] 영아는 탄식을 질렀다. 그녀?흑요석 같은 눈망울이 그의 반벽한 준미한 얼굴에 빨려들 듯 박혔다. 조각같이 아름다운 얼굴과 검은 천이 일으킨 조화는 아찔한 매혹을 불러일으켰 기 때문이다. 이때, [허허...... 어떤가? 홀가분하지 않은가? 이 맑은 햇살...... 자네는 그동안 너무 어두웠네.] 순간, 부르르...... 두 사람은 똑같이 몸을 떨었다. 사령귀는 사령귀뉠? 영아는 영아대로 몸을 떨었다. 영아는 비로소 정신을 차린 듯 몸을 숙이고 뒤로 물러났다. 사령귀의 얼굴이 묘하게 찡그려졌다. 이토록 밝은 대낮에 얼굴을 드러낸 적이 없었기 때문에 그는 다소 두려움마저 느낀 것이었다. 그는 묘한 표정을 지으며 담환천에게 말했다. [당신은...... 나의 규칙을 알고 있소?] 담환천은 동자에 말했다. [아이야! 의자를 밀어라.] [네!] 동자가 바퀴달린 의자를 밀자, 스르르...... 의자는 가볍게 굴러갔다. 의자는 화단이 있는 곳으로 가 멈추었다. 그곳에는 오만가지 꽃이 피어 있었다. 모란(木丹),홍국악(紅菊樂), 국화(菊花), 영산춘(影山春), 향일화(向日花), 고 란...... 다투어 향기와 아름다움을 자랑하는 수백 종의 기화들...... 담환천은 손으로 꽃들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모두 다 그대로가 좋은 법이지...... 꽃은 꽃대로, 나무는 나무대로, 물은 물 대로......] 사령귀는 자신이 방금 물은 사실을 잊어버렸다. [하면 당신이 이화접목시킨 이유는 무엇이오?] 그 말에 담환천은 허허 웃었다. [잘 물었네. 본시 이화접목을 옳지 않은 역이네. 하?인간은 만물의 영장이 아닌가? 만사만물이 인간을 위해 존재한다면 인간을 이(利)롭게 하는 것 또한 명리에 어긋남이 없는한 자연이 안배한 조화(造花)가 아니겠는가?] [......!] [노부는 이곳에서 삼백 칠십 종의 농법을 개발해 내었네. 언젠가 그것을 세상 을 위해 풀 생각이네.] 사령귀는 문득 사지가 쑤셔오는 것을 느꼈다. 신농원, 낮은 담장 안에 있는 이곳이 별세계(別世界)처럼 느껴졌다. 신농원에 들어온 순간부터 그는 자신이 달라진 것처럼 느껴졌다. 무력(武力)이 아주 보잘것 없어 보이는 이유를 그는 알 수 없었다. 담환천은 그윽한 시선으로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 [자네의 얼굴은...... 노부가 언젠가 본 것 같은 기억이 나는군.] [......!] 그 한 마디 말은 사령귀에게 큰 충격을 주었다. [허허...... 노부도 늙었나 보군. 잘 생각이 나지 않는 걸 보니.] [......!] 담환천은 문득 무릎을 쳤다. [참! 잊었군. 새로 실험 중인 재배소에 물에 줄 시간이군.] 이어 그는 담담하고 다정스럽게 말했다. 괜찮다면 이곳에 머물러도 되네. 노부는 이만 볼일이 있어......] From kids@kids.kotel.co.kr Mon Mar 11 7:01 KST 1996 Subject: 야래향 71 From: kids@kids.kotel.co.kr (hades@KIDS) Date: Mon, 11 Mar 1996 17:19:31 +0900 (KST) To: cspark@hera.kaist.ac.kr X-Mailer: fastmail [version 2.4 PL21-h3] Status: RO [ fiction ] in KIDS 글 쓴 이(By): ruby (뱃살공주) 날 짜 (Date): 1995년07월27일(목) 19시34분59초 KDT 제 목(Title): 야래향 71 소동이 의자를 밀었다. 스르르...... 의자는 한가운데의 소로(小路) 사이로 굴러갔다. [......!] 사령귀는 다급히 입을 열려 했다. 허나, [영아가 자네가 편히 쉴 곳을 안내해 줄 것이네.] [......!] 사령귀는 그만 입을 다물고 말았다. 그는 자신이 서둘러야 한다고 생각했으나 어찌된 일인지 담환천의 말을 거역할 수 없다는 기분이 들은 것이었다. 이때, [상(相)...... 공(公). 소녀를......] 영아라는 마의소녀가 가볍게 얼굴을 붉히며 절을 했다. [안내하시오.] 사령귀는 자신도 모르게 그렇게 말하고 있었다. 말을 하고나서 그는 깜짝 놀랐다. 자신의 어투가 왜 그렇게 부드러워졌는지...... 사령귀가 안내된 곳은 아늑한 별원(別院)이었다. 천무성궁과 격리가 있고 독립된 인공가산과 연못, 그리고 잘 가꾸어진 화원(花 園)으로 인해 풍치와 분위기가 기풍 넘치는 그런 곳이었다. 그는 별원에 안내된 뒤 심경이 온통 어지러워진 것을 느꼈다. (무엇에라도 홀린 기분이군......) 그렇다. 그는 홀린 기분이었다. 그의 전신에 가득 차 있는 맹수적 본능과 야수의 기질이 흡사 잘 길들여진 듯 온순해져버린 것이 아닌가? (담환천...... 그의 범할 수 없는 기도 때문인가......?) 인정하긴 싫었으나 인정 안할 수 없다. 허나, 그러면서도 웬지 기분이 나빠지지 않았으며 또 되도록 그의 말에 순응하 고 싶은 기분이 드는 것은 무엇 때문인가......? 저녁무렵이 되자 그는 영아에게 이끌려 목욕실로 들어갔다. 이영(李暎). 그것이 마의소녀의 이름이었다. [목욕을...... 퓌箚?] 그가 어리둥절해 하자. [그 분의 분부셨어요. 상공의 몸에서 나는 냄새를 씻으셔야 한다고......] [냄새......?] 사령귀가 눈썹을 찌푸리자, [상공의 몸에서는 살업의 냄새가 난다고 하셨어요. 신농원에서는 그런 냄새가 어울리지 않는다고......] [살업의...... 냄새......?] [호호호......! 그럼 목욕하세요!] 이영은 문?얼굴을 붉히면서 까르르 웃음과 함께 뛰어 나왔다. 목욕통, 김이 무럭무럭 피어 오르고 있었다. 사령귀는 그 앞에 서서 멍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이윽고, [어쨌든 목욕하는 것도 나쁘지는 않지.] 그렇게 중얼거린 다음 그는 옷을 벗었다. 곧 그의 근육이 드러났다. 아! 온통 징그러운 뱀이 휘감긴 듯...... 온통 끔찍한 상처들이 몸에 뚜렷이 새겨 져 있었다. 그것은 인간의 몸이라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끔찍했다. 첨벙......! 쏴아......! 사령귀는 목욕통에 몸을 담구었다. 그는 뜨거운 물에 몸을 담구자 정신이 상쾌해지는 것을 느꼈다. 얼마나 오랜만에 느껴보는 기분인가? 허나...... 문득 그는 우울해졌다. 온몸에 새겨져 있는 흉터...... 왜......? 무엇 때문에 이런 흉터가 온몸에 나 있는 것인가? 나는 누구인가? 나는...... 문득 한 여인의 얼굴이 떠올랐다. 사곡(死谷)에 열흘마다 한번씩 짐승을 던져 주었던 여인...... (그 여인과 나는 관계가 있는 것일까......?) 허나 그는 고개를 흔들었다. (우연의 일치겠지!) 그는 되도록 그녀를 생각하지 않으려 했다. 그것은 웬지 모르나 자신의 과거에 대해 한 가닥 두려움이 치밀었기 때문이다. 웬지 모르나 과거에는 상상치 못했던 엄청난 불행이 도사리고 있는 것 같은 기 분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여기...... 갈아입으실 옷이...... 악!] 이영은 까무러칠 듯한 비명을 질렀다. 사령귀가 목욕을 마치자 목욕실 안으로 한 벌의 옷을 건네주며 그녀는 상처투 성이의 그의 몸을 보고 말았던 것이다. [......] 사령귀는 묵묵히 옷을 갈아 입었다. 평범한 마의(麻衣)였으나 그는 어쩔 수 없이 입었다. 그가 밖으로 나오자, [세...... 세상이...... 어쩌다가......] 이영, 그녀는 얼굴을 두 손으로 가린 채 울먹이는 것이 아닌가? 사령귀는 피식 웃었다. [왜 우는 것이오?] [어떻게 살아 오셨기에...... 그토록 상처투성이...... 흑흑......] 사령귀는 그녀의 순수하고 단순한 마음에 어이가 없어졌다. [그것이 어째서 그대를 슬프게 하지? 그대와 관계없는 일인데.] 이영은 눈물젖은 눈을 들어 올리며 말했다. From kids@kids.kotel.co.kr Mon Mar 11 7:02 KST 1996 Subject: 야래향 72 From: kids@kids.kotel.co.kr (hades@KIDS) Date: Mon, 11 Mar 1996 17:19:36 +0900 (KST) To: cspark@hera.kaist.ac.kr X-Mailer: fastmail [version 2.4 PL21-h3] Status: RO [ fiction ] in KIDS 글 쓴 이(By): ruby (뱃살공주) 날 짜 (Date): 1995년07월27일(목) 19시35분52초 KDT 제 목(Title): 야래향 72 [이곳을 떠나지 말아요? 네......? 이곳을 떠나시면 당신은 또 험하게 사실 거 예요. 이곳에서 그냥 평화롭게 살아요? 네......?] [......!] 사령귀는 멍한 표정을 지었다. 이영, 너무도 순진한 소녀, 이 세상에 이런 소녀가 있다는 것은 온통 살업에만 익숙해 있는 그에게는 도시 이해가 되지 않을 뿐더러 불가사의할 만한 일이었다. [�꼈똔꼈�......! 정말 이상한 곳이군......!] 사령귀는 한참 후 그렇게 실소하고 말았다. 이영은 울음이 담뿍 담은 눈으로 간절한 염원을 담은 채 그를 올려다 보고 있 었다. =========------------------------------>>> >>> 風雲第一龍 夜雨 >>> 廢墟之雲 在地獄 ...허운재옥 허운재옥 연재 시리즈 제 3 부 야 래 향 (夜來香) 第 三 卷... -------------------------------------------------------------------- ...>>> 第 二十 章... 어떤 情事의 意味 <<<... -------------------------------------------------------------------- ...... 부주(府主)님께서는 두 다리를 못쓰세요. 언제부턴지는 확실히 모르고요. 아뭏든 부주님은 인자하시고 다정다감하신 분이셔요. 저와 동생 웅아(雄兒)는 원래 고아였쨉?부주님의 은총으로 이곳에서 살게 되 었어요. 부주님의 시중드는 아이가 바로 웅아예요. 천농부에는 도합 열두 명의 노인 들이 계셔요. 그 분들은 모두 신(神)처럼 하늘을 날고 손에서는 바위를 깨는 바람을 뿜기도 해요. 무슨...... 호천성궁십이신이었다가 그들은 이곳에 최후까?남아있는 분들이 예요. 부주님께서는 그들을 모두 내보내려 하셨지만 그들은 끝까지 이곳에 남겠다고 우겨서 지금은 부주님의 농법연구를 돕고 계세요. 외부인(外部人)들이 찾아오지 않느냐구요? 얼마전 중, 도사 등이 섞인 아홉 분께서 방문하신 적이 있었어요. 무슨...... 구파지존이라고 하던데요? 그 분들은 반나절 동안 부주님께 무엇인가를 조르다가 마침내 무슨 도장(印) 같은 것을 찍어 받고는 나갔어요. 그때 부주님께서는 탄식하시더군요. ------노부는 이미 늙었소. 그리고 이제는 평범한 농부일 뿐이오. 무림의 일은 그대들이 알아서 하시오. 선종류(仙宗流)의 맥을 이은 옥사자(玉獅子)라는 아 이...... 그 아이라면 모든 것을 잘 해낼 것이오. 모든 것을 그대들이 알아서 하시오. 허허...... 노부는 이제 무림의 일은 잊었소...... x x x 언덕, 사령귀는 조양(朝陽)이 들판을 내리비추는 아늑한 전원의 풍경을 내려보며 언 덕에 팔베개를 하고 누워 있었다. 천무성궁에 온 지 어느 덧 칠일(七日)이 지나고 있었다. 이 칠일 동안 그는 꿈같은 시간을 보냈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되었으며.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아도 좋았다. 새벽이면 새 울음소리가 잠을 깨우고 싱그러운 초향(草香)이 정신을 맑게 한 다. 그는 궁문을 나서서 넓은 밭(田) 사잇길로 걸었다. 산책, 새벽의 이슬틈의 공기를 호흡하며 산책을 한다는 것은 오직 누려본 자만이 아 는 기쁨이었다. 밭에는 벌써부터 열 두 명의 농부들이 밭 일을 시작하고 있었다. 이전에는 천하를 울렸던 초고수(超高手)들...... 그들은 호천성궁십이신(護天聖宮十二神)으로 천무성궁의 전대장로(前代長老)들 이었다. 그들의 나이는 모두 곧 백세에 가깝거나 또 넘은 자도 있었다. 모두 전대 천무성궁주를 섬기며 백도를 경영하던 노영웅들이었다. 헌데 스스로 무림은퇴와 봉궁(封宮)을 선언한 활인제룡 담환천 밑에서 그들은 성궁을 떠나지 않고 농부를 자원했다. 성궁이 해체된 것은 십 칠 년 전이었다. 담환천이 불구가 된 이후 스스로 성궁의 고수들을 해체시킨 것이었다. 사령귀, 그는 새벽의 발길을 걸으며 그들과 대화를 나누었다. 대화에는 강호(江湖)의 얘기가 없었다. 오직 풀밭과 공기, 기후, 그리고 수분(水分)과 품종, 수박에 대한 농사(農事) 가 대화의 전부였다. 사령귀, 칠 일(七日) 동안 그는 딴 사람으로 변모했다. 이제 그에게서 피비린내를 찾아 볼 길이 없었다. 그는 매일 신농원으로 가 담환천을 만났다. From kids@kids.kotel.co.kr Mon Mar 11 7:03 KST 1996 Subject: 야래향 73 From: kids@kids.kotel.co.kr (hades@KIDS) Date: Mon, 11 Mar 1996 17:19:39 +0900 (KST) To: cspark@hera.kaist.ac.kr X-Mailer: fastmail [version 2.4 PL21-h3] Status: RO [ fiction ] in KIDS 글 쓴 이(By): ruby (뱃살공주) 날 짜 (Date): 1995년07월27일(목) 19시36분39초 KDT 제 목(Title): 야래향 73 그리고, 담환천은 그에게 자신의 최근 연구하고 있는 농법에 대한 얘기를 들려 주었다. 사령귀는 몇 번이나 자신이 이곳에 온 이유를 말하려 했으나 번번이 말을 하지 못했다. 그는 차츰 강호란 세계가 자신에게서 멀어짐을 느꼈다. 뿐만 아니라 담환천에게서 이해할 수 없는 존경의 염과...... 숙명적으로 이끌 리는 강하고 끈끈한 느낌이 짙어짐을 느꼈다. 그것이 무엇이진...... 그는 들었다. [호호...... 오빠, 이제 몇 일 후면 포도를 수확하게 될 거예요. 이번에 수확 하는 것은 신품종으로써 부주님께서 심혈을 기울이신 거예요. 종래의 포도에 배 에 배나 더 결실이 많거든요?] [그런가?] 사령귀는 포도와 하늘을 바라보며 누운 채 대답했다. 이영은 한시라도 그의 곁을 떠나지 않고 따라다녔다. 어릴 적부터 한적한 성궁에서만 자란 탓으로 그녀는 사실상 정(情)에 굶주려 있었다. [호호...... 오빠도 아실거예요. 포도로 술을 담그면 신비한 맛의 술이 걸러진 다는 것을요.] [......] [부주님께서는 그 술을 특히 좋아하셔요. 오빠께 그 술을 드릴려고 영아는 몰 래 술을 마련해 두었어요.] 사령귀는 자신도 모르게 빙긋 웃었다. [그러다 야단 맞을려고?] [훗후...... 그렇진 않을 거예요. 부주님이 오빠를 얼마나 생각하시는데요.] [정...... 말?] 사령귀는 가슴이 훈훈해짐을 느끼며 반문했다. [그럼요. 겉으로 표현을 안하셔도 부주님은 오빠 얘기만 나오면 빙그레 웃음 지으시는 걸요.] [......!] 사령귀는 가슴이 뭉클해짐을 느꼈다. 며칠 동안이지만 그는 이미 담환천에게 일종의 거역할 수 없는 연을 느끼고 있 었다. 시종 그의 곁에만 있어야 마음이 가라앉곤 하는 안정을 느끼는 것이었다. 문득, 사령귀는 저만큼 멀리서 밭일을 하는 성궁십이로를 보면서 혼잣말처럼 중얼거 렸다. [나도...... 농사를 지을 수 있을까......?] 그 말에 이영은 탄성을 질렀다. [그 말...... 진정이예요?] [허나...... 나 같은 놈이...... 할 수 있을런지......] [할 수 있을 거예요. 하고 말고요! 부주님은 크게 기뻐하실 거예요!] 이영은 흥분한 듯 그의 가슴에 얼굴을 묻었다. [아아...... 오빠가 만약 이곳에 계시겠다면 영아는 좋아서 춤이라도 출거예 요......!] [훗후...... 그렇게 좋니?] [그럼...... 요......] 이영은 얼굴을 빨갛게 뵌糖?기어들어가는 음성으로 말했다. 허나 사령귀는 탄식했다. [그러나 영아가 나에 대해 알게되면...... 나를 좋아할 수는 없을 것이다!] [무슨...... 말이죠?] 이영은 그의 코앞에 큰 눈을 들이대며 물었다. [나는......] 사령귀는 눈을 감았다. 그는 자신의 추악한 반쪽 얼굴을 생각한 것이었다. [그러고 보니......] 이영은 문득 두 눈에 이상한 열기를 떠올렸다. [오빠는 왜...... 반쪽 얼굴을 가리고 있죠?] [......!] 사령귀는 부르르...... 몸을 떨었다. 이영은 그의 가슴에 엎드리며 조심스러운 음성으로 말했다. [상처를...... 입으셨나요?] [그렇다...... 아마 그걸 알면 영아는...... 내가 무서워지고, 싫어질 걸.... ..!] 이영은 문득 입술을 꼭 깨물었다. [영아를 어떻게 보는 거예요! 사람의 겉모습이 뭐가 중요해요? 영아를 어린애 로 보시나요?] 그녀는 따지고 들었다. [하지만......] 순간 그는 몸이 굳어졌다. 이영이 문득 손을 들어 그의 앞면을 가린 검은 천을 잡았기 때문이었다. [영아, 제발......] 그는 애원했다. [오빠의 모든 걸 알고 싶어요......] 순간 스르르......! 검은 헝겊이 풀려져 나왔다. 이어 눈부신 햇살 아래 추악하기 그지없는 사령귀의 반쪽 얼굴이 드러나고 말 았다. 그 순간, [악------!] 이영은 그만 비명을 지르며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말았다. 바로 그때, [훗후...... 후후...... 역시...... 그럴 줄 알았지!] 스스스------ 슷! 파------ 아------ 앗! 사령귀는 땅을 박차고 날아 올랐다. 그의 모습은 허공으로 삼십 장 가량 솟구치다가 ?깜짝할 사이에 사라지고 말 았다. 그가 사라지자, [......!]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있던 이영은 서서히 손을 내렸다. 그녀의 얼굴은 아주 기이한 표정을 담고 있었다. 그리고...... 반짝......! 이해할 수 없는 광채가 그녀의 눈동자에서 명멸했다. 이어 그녀의 입에서 흘러나온 말...... [오히려...... 잘된 일이야.] 무슨 뜻인가? From kids@kids.kotel.co.kr Mon Mar 11 7:04 KST 1996 Subject: 야래향 74 From: kids@kids.kotel.co.kr (hades@KIDS) Date: Mon, 11 Mar 1996 17:19:42 +0900 (KST) To: cspark@hera.kaist.ac.kr X-Mailer: fastmail [version 2.4 PL21-h3] Status: RO [ fiction ] in KIDS 글 쓴 이(By): ruby (뱃살공주) 날 짜 (Date): 1995년07월27일(목) 19시37분28초 KDT 제 목(Title): 야래향 74 x x x 밤, 사령귀는 일렁이는 촛불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래, 떠나야 한다. 나 같은 놈은 이런 곳에 어울리지 않는 놈이다. 나에게는 역시...... 피비린내 나는 강호가 어울린다. 훗후후후...... 이제 더욱더 잔인 해지리라...... 훗후......) 아침에 있었던 일을 생각하며 사령귀는 촛불 앞에서 얼굴을 묘하게 찡그리고 있었다. 영아, (그 아이에게 얼굴을 보여주지 말았어야 했는데...... 떠나는 거다. 영원히.. ....) 그가 이렇게 생각하고 막 몸을 일으키려는 순간이었다. 똑똑......! 문득 문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 사령귀는 대뜸 그것이 누구인지 알 수 있었다. (영아......!) 그렇다. 가벼운 발자국소리만 들어도 알 수 있었다. 잠시 후, 스르르...... 문이 열리며 방 안에 누군가가 들어왔다. 사령귀는 등을 돌리고 있었다. 이때, [오빠......] 떨리는 음성이 들려왔다. [무엇 때문에 왔느냐......? 나는......] 허나 사령귀의 말은 더 이어지지 못했다. 등, 등에 따뜻하고 나긋한 감촉이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처음에 놀란 것은...... 그냥 순수하게 놀랐기 때문이예요......] [......] 영아는 손을 돌려 뻔�귀�?허리를 끌어안았다. [허나...... 오빠가 무섭거나, 싫어서가 아니었어요. 다만......너무나......] 사령귀는 탄식했다. [너를 탓하는 것이 아니다. 다만 나는...... 이런 곳에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 었다. 처음부터......] [그게 무슨 소리예요? 흑흑...... ...... 오빠, 영아가 무슨 생각을 하였는지 아세요?] [......?] [영아를...... 보세요.] 사령귀는 흠칫했다. 잠시 후 몸을 돌린 그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영아! 이게 무슨 짓...... 음......!] 그는 대경실색했다. 보라! 이영은 전신에 한 겹의 야의(夜衣)만을 걸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소녀(少女)는 성숙했다. 그녀의 육체는 망사야의 속에서 필대로 피어 있었다. 풍만한 가슴은 야의를 뚫을 듯 팽팽했고...... 인어(人魚)같이 ?빠진 지체는 폭발적인 요화적(妖花的)인 신비의 열정을 갈 무리한 채 은은히 내비치고 있었다. 사령귀가 채 말을 잇지 못한 것은 느닷없이 영아가 그의 목을 휘감고 돌격(?) 을 감행했기 때문이었다. 그녀는 대담무쌍하게도 꽃잎 같은 입술을 벌려 사령귀의 입을 덮친 것이었다. [무...... 무슨 짓......] 너무나 당황하여 그는 그만 전신을 떨굇沮?했다. 공포의 살인마 사령귀, 그의 손에 능욕당한 여인이 얼마나 많았던가? 허나 지금 그는 그답지 않게 당황하고 있었다. [음...... 영아는...... 결심했어요...... 오빠에게 모든 것을...... 음...... 이것이 영아의 마음이예요......] 이영은 아주 딴 사람처럼 변해 버렸다. 희대의 요화인들 어찌 그리 정열적일 수가 윱?말인가? 그녀의 입술에서는 달디단 냄새가 났다. 그녀의 가슴은 터질 듯 부풀어 올라 사나이의 심장을 녹일 듯했다. [영...... 아......!] 사령귀는 온몸을 경련하며 뒷걸음쳤다. 허나, 사륵......! 사르륵......! 옷(衣), 잠자리 날개 같이 얇은 옷이 영아의 몸에서 거침없이 흘러내렸다. 이어...... 손가락으로 누르면 탱 소리가 날 듯 탄력냐〈?젖가슴이 드러나고...... 연분홍 돌기가 대담하게 고개를 쳐든 채...... 군살이라고는 한 점도 없는 기름진 아랫배로...... 은밀히 처절할 정도의 열기를 품은 늪지 속에 안개를 두르고...... 한걸음 한걸음...... 이영은 알몸이 되어 다가왔다. [영아는...... 당신 거예요. 모두...... 드리겠어요. 오빠......] [영...... 아......] 사령귀?반쪽 얼굴은 붉게 달아 올랐다. 그 순간, 그의 눈빛은 가는 혈선(血線)이 어리기 시작했다. 이상하게도 그는 참을 수 없는 욕화(欲火)를 그 순간 느끼고 있었다. 온몸의 혈관이란 혈관은 터질 듯 부풀어 오르고...... 다가오는 이영의 젖가슴이 점점 크게 확산되는 느낌이 들었다. [영아...... 넌...... 후회...... 한다...... 후회......] 그의 입에서 더듬거리는 음성이 흘러나왔다 허나 이영은 멈추지 않았다. 이윽고, 탁......! 휘청......! 사령귀는 발끝에 침상 모서리가 걸리자 맥없이 침상에 쓰러졌다. 그 순간 그의 이성은 완전히 무너지고 말았다. From kids@kids.kotel.co.kr Mon Mar 11 7:05 KST 1996 Subject: 야래향 75 From: kids@kids.kotel.co.kr (hades@KIDS) Date: Mon, 11 Mar 1996 17:19:45 +0900 (KST) To: cspark@hera.kaist.ac.kr X-Mailer: fastmail [version 2.4 PL21-h3] Status: RO [ fiction ] in KIDS 글 쓴 이(By): ruby (뱃살공주) 날 짜 (Date): 1995년07월27일(목) 19시38분34초 KDT 제 목(Title): 야래향 75 이영은 그 순간 그의 발치에 무릎을 꿇었다. 그것은 묘한 자세였다. 그녀의 가슴이 곡(谷)을 이루고 그 아래로 신비의 옹달샘 그늘이 은은히 비쳐 보였다. [영아는...... 벌써 모든 걸...... 바치기로 했어요......] 이영은 사령귀의 몸 위로 자신의 나신을 굽혔다. [헉......!] 가슴이 얼굴로 다가들자 사령귀는 눈을 감았다. 그리고, 일순간 그는 뱀같이 영활하고 매끄러운 손이 자신이 의복을 헤집고 들 어오는 것을 느꼈다. 그 손은...... 어디를 어떻게 건드렸는지...... [음......!] 사령귀의 본능이 그 순간 폭발하고 말았다. 자세가 뒤집어지고...... 북! 부욱......! 이어, 육체와 육체...... 살과 살이...... 힘껏 밀착되면서 부딪쳤다. [하악......!] [헉......!] 아아...... 밤...... 단지, 살이 타는 냄새...... 촛불은 파르르 파르르 경련하면서 그 광경이 낯뜨거운지 이따금씩 꺼질 듯 말 듯 가물거리고 있었다. [아아...... 하아음......] 비릿한 이영의 신음과, [허억......] 거칠고 광폭한 사령귀의 신음이 이중주를 이루더니 급기야 폭풍 속에 휘말리고 말았다. ...... ...... [용서하세요. 오빠, 오빠가 드신 석과(夕課)의 찻물 속에는...... 벌과 나봉? 정분(精紛)이 들어 있었어요......] [......] [이렇게 하지 않고는...... 오빠를 붙들어 둘 수가 없었는 걸요......] 여인, 소녀에서 여인으로 변한 이영은 사령귀의 가슴에 얼굴을 묻은 채 속삭이고 있 었다. [얼굴이 무슨 상관이예요. 마음만 있으면...... 영아는 그만이예요.] [영아......] 사령귀는 자신도 모르게 두 손으로 이영의 갸맨?얼굴을 감싸쥐었다. 밤새워...... 그들은 육체를 불살리웠다. 사령귀는 그녀의 뜨겁고 깊은 늪에 수없이 자신을 몰아 넣으면서 모든 것을 망 각했다. [저...... 어......] [......?] [오빠의 아기를...... 낳을 수 있을까요?] [영...... 아......] [오빠의 본 얼굴은 천하제일미남자였을 거예요. 아기는...... 정말 예쁠 거예 요.] [아...... 기...... 라고......?] [그래요. 우리들의 아기요......] 사령귀는 그녀를 으스러지도록 껴안았다. [아아......] 순간 이영은 그의 몸을 끌어안으며 신음을 발했다. 그녀의 몸이 뱀처럼 휘감기자...... [허억......] 사령귀는 또다시 그녀의 육체를 탐하기 시작했다. [하아아......] [헉헉......] 남과 여는 또다시 하나(一)가 되어 항해를 하기 시작했다. 창 밖은 벌?밝아졌건만...... 새울음소리가 들린 지 오래였어도 그들은 떨어질 줄을 몰랐다. [......] 이고웅(李古雄), 담환천을 시중 드는 동자는 아까부터 문 밖에 서 있었다. 문 안에서 들려오는 숨가쁘고 은밀한 신음을 들으면서도 그의 표정에는 한 점 의 변화도 없었다. 다만...... 가끔씩 그의 눈빛이 몇 차례 변했을 뿐이었다 이고웅, 그는 잠시 후 몸을 돌렸다. 이상한 것은 그이 동작이 물흐르듯 유연했고 소리나 바람조차 일지 않았다는 사실이었다. 그것은 절정고수에게나 볼 수 있는 운신법(運身法)이었다. 천농부(天農府), 그곳은 그런 곳이었다. =========------------------------------>>> >>> 風雲第一龍 夜雨 >>> 廢墟之雲 在地獄 ...허운재옥 퓻樗玲?연재 시리즈 제 3 부 야 래 향 (夜來香) 第 三 卷... From kids@kids.kotel.co.kr Mon Mar 11 7:06 KST 1996 Subject: 야래향 76 From: kids@kids.kotel.co.kr (hades@KIDS) Date: Mon, 11 Mar 1996 17:19:49 +0900 (KST) To: cspark@hera.kaist.ac.kr X-Mailer: fastmail [version 2.4 PL21-h3] Status: RO [ fiction ] in KIDS 글 쓴 이(By): ruby (뱃살공주) 날 짜 (Date): 1995년07월27일(목) 19시39분23초 KDT 제 목(Title): 야래향 76 -------------------------------------------------------------------- ...>>> 第 二十一 章... 놀라운 秘事 <<<... -------------------------------------------------------------------- 그날 이후 이영은 사령귀를 그림자처럼 따라 다녔다. 마치 입 안의 혀(舌)처럼 그녀는 곱살맞게 굴었다. 행복이라는 것이 있다면 아마 이런 것이리라고 그는 감히 단정을 내릴 수 있었 다. 손수 그의 빨래를 했으며 요리를 했다. 그녀가 한 요리는 무엇이건 사령귀의 구미에 꿀처럼 달게 맞았다. 이영은 어느새 그의 아내를 자청하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그...... 그런 일이 있었다니......] 담환천은 크게 놀란듯 가위를 하마터면 떨어뜨릴 뻔했다. 사령귀는 흠칫했다. 그는 모종의 결심을 하고 신농성으로 찾아갔다. 그는 자신의 유랑생활을 청산하고 싶었기에 사곡(死谷)의 을주신경의 부탁을 담환천에게 털어놓은 것이었다. 한데 그 말을 듣고 담환천이 그렇게 놀랄 줄이야......! [그가...... 살아 있다니......] [네......?] [아...... 아니네. 을주신경...... 그가 사곡에서 살아 있었다니 놀랍다는 말 이네.] [그는......] [그렇네, 노부의 과거 의제(義弟)였네.] [......] 담환천은 눈을 들어 먼 창공을 바라보았다. [을주아우가 그런 참사를 당했다니...... 어쩐지 그간 소식이 없어 궁금했었는 데......] [......] [아...... 하늘이 노할 일이군. 천륜을 어기는 일을 친 혈육인 아우가 저지르 다......] 사령귀는 입을 다물고 있었다. [아우는 또 자네에게 당부한 일이 없었는가?] [있었습니다. 그는 두 사람을 더 만나라고 했습니다.] [누군가?] [환상루주 서문현승...... 그리고 그의 딸인 을주화화(乙朱花花)라는 낭자입니 다.] [음......!] 담환천의 눈에 번뜩 괴로움이 어렸다. [의형(義兄) 서문형께서는 십 칠 년 전 구천마중루의 마세(魔勢)에 의해 환상 루가 폐허가 된 후 실종되었네......] [......] [만일 그때 내가...... 중상을 입지만 않았다면 그를 구할 수도 있었을텐데.. ....] 담환천은 안타까운 표정을 지었다. 문득 그는 얼굴을 돌렸다. [그래 자네는 그 두가지 일을 해낼 셈인가?] 사령귀는 입을 열었다. [일단 승낙한 일입니다. 허나 그 일을 끝낸 후...... 다시 돌아오겠습니다. 부 주님께서 받아만 주신다면......] 그는 고개를 숙였다. 문득 담환천은 부드럽게 웃었다. [헛헛...... 영아에게 단단히 빠졌나 보군.] [......!] 사령귀는 얼굴을 붉혔다. [영아는 외로운 아이일세. 자네가 끝까지 잘 돌보아 주었으면 하네.] 승낙, 그것은 승낙이었다. [고...... 고맙습니다......!] [허어...... 고맙긴. 노부도 이젠 늙었네. 이 신농원도 이제는 젊은 사람에게 물려줄 때가 된 것 같네.] [......] 담환천은 문득 회상하는 듯한 몽롱한 눈빛을 했다. [신품서원(神品書院)이 인면수심의 을주신황에게 넘어갔다면...... 그것은 천 유일맥(天儒一脈)의 장차 무림에 큰 화근이 됨을 말하는 것이네. 허나...... 아 아...... 노부는 참여할 수 없는 몸이 되었으니......] 문득 사령귀는 궁금한 듯 물었다. [부주께서는...... 어떻게......?] [허허...... 이 다리 말인가?] 담환천은 씁쓸히 웃으며 자신의 쓰지 못하는 다리를 가리켰다. [모두가 인간의 마음에 탐심이 있으므로 해서 비롯된 일이네.] [......?] [자네는 무림에 두 가지 전설이 내려오고 있는 것을 아는가?] [......?] [상고무림사(上古武林史)에 양대산맥으로 내려오는 정(正)과 마(魔)의 두 가지 전설...... 그로인해 노부는 이 모양이 되고 말았네.] 담환천의 얼굴에는 착잡한 기색이 어우러지고 있었다. [천외천벽(天外天壁)과 암흑천마대총(暗黑千魔大塚)...... 그 양대전설로 인 해...... 천여년 간 얼마나 많은 피(血)를 흘렸던가? 당년의 혈사 또한......] 사령귀는 가슴이 쿵쿵 뛰는 것을 느꼈다. 무림의 양대전설------ 정과 마의 근원이랄 수 있는 전설...... 그것이 거론되다니...... [십 칠 년 전...... 노부는 우연히 암흑천마대총의 비밀을 풀수 있다는 천마미 인상(千魔美人像)의 하반신(下半身)을 얻었다네.] ------천마미인상! 그것은 암흑천마대총을 열 수 있는 열쇠라는 전설을 지니고 있는 물건이었다. 삼척(三尺) 높이의 나녀상(裸女像)...... 그것은 무엇으로 깎았는지 알 수 없는 신비한 옥(玉)으로 된 입상(立像)이었 다. 얼마나 정교한지 자세히 보면 실핏줄까지도 비쳐 보인다고 했다. 또한...... 살아 있는 사람(人)처럼 피부에 온기가 있을 뿐더러, 천마미인상을 직시하면 천하의 지존이라 할지라도 천마녀의 가공할 마력(魔力)을 감당할 수 없었다. From kids@kids.kotel.co.kr Mon Mar 11 7:07 KST 1996 Subject: 야래향 77 From: kids@kids.kotel.co.kr (hades@KIDS) Date: Mon, 11 Mar 1996 17:19:51 +0900 (KST) To: cspark@hera.kaist.ac.kr X-Mailer: fastmail [version 2.4 PL21-h3] Status: RO [ fiction ] in KIDS 글 쓴 이(By): ruby (뱃살공주) 날 짜 (Date): 1995년07월27일(목) 19시40분08초 KDT 제 목(Title): 야래향 77 온전한 천마여신상의 눈(眼)을 바라볼 경우...... 상고의 일천마인(一千魔人)의 사령(邪靈)의 저주를 받아 그 순간 그는 미쳐 버 리거나 악마의 종이 된다는 설(說)이 있었다. 살아 있는 마녀(魔女)...... 그렇게도 불리웠다. 만약...... 구백 년 전 선종류(禪宗流)의 천통대법사(天通大法師)가 소림(少林)의 백팔나 한승과 함께 대불력(大佛力)을 일으켜 천마여신상을 반동강내지 못했다면...... 천마녀의 저주로 인해 천하무림은 피로 잠겼으리라는 말은 이 시대에까지도 구 전하는 공포의 신화였다. 반동강 난 천마여신상, 실 한올 걸치지 않은 천마여신상은 상반신과 하반신으로 나누어졌다. 헌데, [노부는 하반신을 얻은 후 그것의 처리를 놓고 고심했었네. 그 결과......] 담환천의 입에서 놀라운 비사(秘事)가 흘러나왔다. x x x 활인제룡 담환천은 자신의 결백함을 증거키 위해 천마여신상을 공개하기로 결 심했다. 천하인에게 의구심을 불러 일으키지 않기 위해서였다. 그것은 그가 그 천마여신상의 상반신마저 얻어 천하독패를 꿈꾸지 않을까 의심 하는 자들을 이해시키기 위한 결백지심 때문이었다. 그는 증인들이 보는 앞에서 천마여신상을 파괴하여 영원히 암흑천마대총이 세 상에 열리지 못하게 하기로 했다. 결국...... 그는 무림천하에 초청장을 띄웠다. 삼십 삼 인, 그는 무림명숙(武林名宿) 삼십 삼 인에게 초청장을 띄워 그들이 보는 앞에서 천마여신상을 처분하기로 했다. 이윽고, 삼십 삼 인은 정(定)한 날 천무성궁에 도착했다. 그리고...... 활인제룡 담환천은 그들 앞에서 문제의 천마여신상의 하반신 부분을 내놓았다. 그때, 문제가 생겼다. 삼십 삼 인...... 그들의 마음 속에 무서운 탐심과 불신이 싹튼 것이었다. 급기야...... 그들은 마음이 동하고 말았다. 그것은...... ------현 상태로써는 활인제룡은 천하제일인이다. 만일 그가 은밀히 암흑천마 대총을 열어 악마의 무학을 익힌다면...... 급기야...... 백도무림 최대의 비극이 그날 밤 벌어졌다. 삼십 삼 인! 그들은 암중묵계를 한 채 연수합격으로 백도의 성자(聖者) 활인제룡 담환천을 사지(死地)로 몰아넣고 만 것이었다. 삼십 삼 인의 합공(合攻)! 담환천의 무공이 비록 초극강이라고 하지만 삼십 삼 명숙 모두를 당할 수는 없 는 일이었다. 마침내...... 담환천은 치유할 수 없는 중상을 입고야 말았다. 삼십 삼 인은 그날 밤 천무성궁을 빠져나갔다. 그후 호천성궁십이신이 뒤늦게 소식이 없는 담환천을 염려하여 금족령이 떨어 졌던 취의청을 부수고 들어가 그의 가사지경에 빠진 몸을 발견했다. 그후, 온갖 비방을 썼지만 담환천의 증상은 치유되지 못했다. 다만 생명만을 간신히 건졌을 뿐이었다. 그리고 하반신의 마비와 함께 무공상실이라는 치명적인 숙명은 어쩔 수 없었 다. 그로부터 오늘...... 담환천은 무림사에 환멸을 느꼈고 결국은 봉궁(封宮)을 선언하고 만 것이었다. x x x 놀라운 절대비사를 털어놓은 담환천의 신색은 홀가분?보였다. 사령귀는 분노를 금치 못했다. [그럼...... 그들 삼십 삼 인을 그대로 두셨단 말입니까?] [허허...... 그들만 탓할 수는 없는 일이었네. 그렇다고 그들이 그후 악행을 저지르지는 않았네.] [하나 기이하게 그들은 그후 몰살하다시피 했네.] [......? [바로 일 년 전 만통서생(萬通書生)이 그들을 차례로 척살했네. 이제 생존자는 오직 ?명 뿐이네.] [......!] 사령귀는 문득 사곡의 위에서 보았던 석비가 뇌리에 떠올랐다. ------만통서생...... [허나 결국 만통서생도 죽었네. 마지막까지 남았던 칠인(七人)의 합공에 절명 했다네. 일곱중 여섯을 죽인후......] [......] 문득 담환천의 눈빛이 기이하게 변했다. [혹시......] [......!] [자네, 사곡(死谷)에서 나였鳴?했는가?] [예...... 그렇습니다. 근데 왜 그런눈으로 절 바라보십니까?] [후......] [무슨 잘못된 일이라도......] [그렇다면...... 자네가 을주신경과 함께 지낸 시간으로 보아...... 그리고 자 네의 그 우악스런 공력을 보면...... 어쩌면......] [......] [만통서생이 자네일 수도 있겠군.] 사령귀는 부르르 떨었다. From kids@kids.kotel.co.kr Mon Mar 11 7:08 KST 1996 Subject: 야래향 78 From: kids@kids.kotel.co.kr (hades@KIDS) Date: Mon, 11 Mar 1996 17:19:54 +0900 (KST) To: cspark@hera.kaist.ac.kr X-Mailer: fastmail [version 2.4 PL21-h3] Status: RO [ fiction ] in KIDS 글 쓴 이(By): ruby (뱃살공주) 날 짜 (Date): 1995년07월27일(목) 19시41분00초 KDT 제 목(Title): 야래향 78 [기억이...... 기억이 나질 않습니다.] [음......] [......] [기억상실증이 충격에 의한 것이라면 언제고 다시 기억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 네.] 담환천의 눈에서는 광명정대한 신광이 흘러나왔다. [만통서생은 만통신문이란 신비문파의 수뇌이네. 그들은 천하에 폭풍을 일으키 고 있네. 그가 죽은 지 일 년이 지난 지금...... 천하는 과거의 그의 수하들로 인해 커다란 피의 소용돌이가 일고 있네.] 담환천은 탄식했다. [사슬은 맨 사람이 풀어야 하는 법...... 그것은...... 만약 자네가 만통서생 이었다면...... 자네가 해결해야 하네.] [하지만......] [알고 있네. 모든 것은 시간이 해결할 것이네.] 담환천은 다시 가위질을 하고 있었다. 사각사각...... 가위질의 속도는 일정했다. 꼭 필요한 부분만 전지하는 그의 솜씨는 오랫 동안 과실목을 재배하지 않은 사 람은 할 수 없는 것이었다. 활인제룡 담환천, 그의 심중에 무슨 바다같이 깊고 심오한 생각이 흐르고 있는 지 사령귀는 조금도 짐작할 수가 없었다. 다만, 그는 그를 존경과 두려움이 섞인 시선으로 바라보며 그이 입에서 어떤 말이 떨 어지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 x x x 풍천림(楓天林)을 떠나는 흑영이 있었다. 전신에는 칠흑 같은 흑의(黑衣), 머리에는 어깨까지 덮은 커다란 방갓, 그는 아무런 무기를 가지고 있지 않았다. 그는 풍천곡을 찾아올 때와 똑같은 모습으로 십 일 만에 다시 출곡(出谷)하는 것이었다. 그의 뇌리에는 활인제룡 담환천의 자비스러운 음성이 맴돌고 있었다. ------ 사슬은 맨 사람이 풀어야 하는 법(法), 모든 은원은 자신이 직접 풀어 야 하네. 신품서원(神品書院)으로 가게. 그곳에 가 자네가 할 일은 신품서원의 정통(正統)을 되찾는 일이네. 을주신경의 추종자들이 아직 있을 것이네. 그들은 귀합하여 천유일맥이 사(邪)로 흐르 지 않도록 힘써 주게. 그것이 자네의 은인인 을주신경에게 대한 보은이자 또한 무림을 위해 자네의 과거를 보상하는 일이기도 하네...... 담환천은 그가 떠날 때 한 장의 검결도해(劍訣圖解)를 건네주었다. ------이것은 천강월인검결(天崗月印劍訣)이라는 것이네. 단 일식(一式)의 검 법(劍法)이나 그 위력은 무궁한 것이네. 천무성궁 비전의 검법이므로 필히 자네 에게 도움이 될 것이네. 노부가 해줄 수 있는 유일?것이네. 모든 일을 마친 후 신농원으로 찾아올 수 있기를 바라 네! 흑영인(黑影人), 그는 감루를 흘리며 담환천에게 대례(大禮)를 올리고 물러 나왔다. 백도성자 활인제룡 담환천, 그는 그에게 정신적인 지주였다. 흑령인은 천농부를 떠나면서 몇 번이나 다짐했다. (꼭...... 꼭 다시 돌아오리라, 이곳이야말로 나 사령귀가 인걋막館?깃들 수 있는 유일한 정토이리라.) 흑영인, 그는 사령귀였다. 이영은 말없이 눈물을 흘렸다. 그녀는 그를 잡지 않았다. 그것이 숙명임을 알기 때문이었다. 사령귀는 이영의 눈물 속에서 자신이 이미 혼자의 몸이 아님을 절실히 느꼈다. 이제 그는 돌아올 곳과 그곳에 기다리는 여인이 있는 몸이었다. 사령귀는 떠났다. 신품서원이 있는 곳으로, 허나...... 그 누가 인간의 앞길을 예측할 수 있겠는가? 그 길이 그에게 어떤 결과를 가져오게 될지...... 한치 앞의 길도 예측할 수 없는 것이 인간이 아니겠는가? 사령귀는 떠오르는 일출(日出)을 등지고 동천목으로 떠나고 있었다. =========------------------------------>>> >>> 風雲第一龍 夜雨 >>> 廢墟之雲 在地獄 ...허운재옥 허운재옥 연재 시리즈 제 3부 야 래 향 (夜來香) 第 三 卷... -------------------------------------------------------------------- ...>>> 第 二十二 章... 얼음과 불의 心臟을 지닌 女人 <<<... -------------------------------------------------------------------- 태산(泰山), 동악(東嶽)의 영산(靈山) 태산은 중원의 성산으로 알려져 있다. 산서(山西)에 위치한 태산의 웅장함은 중원혼으로 불리워지기도 하면서 수많은 시가(詩歌)에 오르내리는 천하명산이다. 스스스스------ From kids@kids.kotel.co.kr Mon Mar 11 7:09 KST 1996 Subject: 야래향 79 From: kids@kids.kotel.co.kr (hades@KIDS) Date: Mon, 11 Mar 1996 17:19:56 +0900 (KST) To: cspark@hera.kaist.ac.kr X-Mailer: fastmail [version 2.4 PL21-h3] Status: RO [ fiction ] in KIDS 글 쓴 이(By): ruby (뱃살공주) 날 짜 (Date): 1995년07월27일(목) 19시41분49초 KDT 제 목(Title): 야래향 79 바람에 태산의 관목림은 온통 가지와 잎을 흔들어 댄다. 중추(仲秋)를 며칠 앞둔 태산의 산역(山域), 바람은 어느 덧 성하를 넘기고 추계로 접어드는 시원한 계절풍으로 바뀌고 있 었다. 남아(男兒)로 태어나 한 줌 부토(腐土)로 쓰러짐이 못마땅하여, 태산(泰山) 관일(觀日)에 올라 일출(日出)에 검(劍)을 겨눠 맹서(盟誓)하였나 니, 벽혈(碧血)의 검도(劍刀)에 혼(魂)을 바치고, 미인(美人)의 눈물을 뒤로 흘리고 떠났네라. 의인(義人)은 정(情)을 남기지 않고, 충혈(忠血)의 지사(志士)는 황금(黃金)의 사슬을 떨치고 북풍(北風) 찬바람에 고영(孤影)을 던지다니, 가거라 세월(歲月)의 풍진(風震)에 잊혀진 이름...... 차가운 돌무덤에 한(恨)을 새길망정...... 남아(男兒)로 태어나 한 줌 부토(腐土)로 쓰러지진 않았으리라. 태산(泰山) 관일(觀日)에 올라 일월(日月)에 검(劍)을 세워, 장부(丈夫)의 뜨거운 심장(心臟), 박동의 피(血)를 뿌리리라...... 세월은 무수히 지나가고, 영웅은 역사에 남았으나, 중원사(中原史)의 주인인 오늘의 청춘들은 아직도 야망과 증오와 사랑의 수레 바퀴 셀?자신의 혼란된 얼굴을 찾지 못하고 있다. 밤(夜), 떠오르는 달빛 속에...... 뽀얀 달무리 이는 숲, 그 숲을 사람들은 이렇게 부른다. ------만검림(萬劍林). 왜 그런 이름이 붙었는지 모른다. 태산 낙성곡(落星谷)으로 통하는 구릉(丘陵)에 형성된 숲, 만검림은 사냥꾼들조차 기피하는 곳이었다. 그것은 만갭꼬?들어가기만 하면 영영 나올 줄을 모르기 때문이었다. 만검림, 대체 어떤 신비가 있기에......? x x x 쿠쿠쿵...... 쿵......! 쏴아아------! 폭포, 자욱한 물보라가 마치 승천(昇天)하려는 용(龍)의 형상처럼 직선으로 쏟아지는 폭포수 주변을 뒤덮고 있다. 직룡폭(直龍瀑), 태산을 사랑하?풍객으라면 이 폭포가 태산제일경(泰山第一景)임을 모르는 이 없다. 하나, 태산제일험지이기도 한 이곳을 감상하기는 그리 쉬운 일이 아니었다. 열 아홉 개의 절봉을 넘어야 하고 여덟 개의 절곡(絶谷)과 다섯 군데의 단애( 斷涯)를 지나야 직룡폭을 볼 수가 있기 때문이었다. 쿠쿠쿠...... 쏴아아아아------! 자욱한 물보라는 신비하게 흩뿌리는 달무리와 함께 절세적 경관을 이룬다. 한데, 이 무슨 선도(仙圖)인가? [......!] 직룡폭 속, 한 미녀(美女)가 그림처럼 암석 위에 앉아있는 것이 아닌가? 만근의 거력으로 쏟아지는 폭포수를 전신으로 받아내고 월하(月下)의 미녀는 흡사 일정한 듯 고요히 앉아 있었다. 일신에 입은 백의(白衣)는 물에 젖어 굴곡이 완연한 육체의 선을 그대로 드러 내고...... 미녀의 긴 흑발은 허리 아래까지 늘어져 수초를 연상케 했다. 아아...... 뿌연 물안개에 가려 언뜻언뜻 보이는 얼굴...... 미요(美妖)인가? 언뜻 요기(妖氣)마저 느껴지게할 정도의 폭발적인 미태는 가히 천하우물(天下 尤物)이었다. 나이는 이십 세쯤 되었을까? 성숙할대로 성숙한 여척?완미(完美)의 곡선 속에 무서울 정도의 정열을 감추 고 있었다. 마치 관능의 여신(女神)이랄까......? 문득, 스스슷......! 직룡폭 근처의 숲에서 인영이 어른거렸다. 그들은 모두 네 명이었다. 한결같이 음침하고 사악한 인상을 풍기는 중년인들, 그들의 눈은 폭포 속의 미녀에게 못박혔다. [흐흐...... 어떻소? 대형(大兄), 폭포 속의 미녀가......?] [후후...... 과연 일등품이다. 우리 화의사신(花衣四神)이 이제껏 본 미녀들 중에서 최상품이다.] 이 화의사신이라면? 관동일대에서 색명(色名)을 떨치는 자들이 아닌가? 그들은 여색(女色)을 탐하기를 밥먹기보다 즐기는 자들이었다. 일종의 포화낭군들이랄까? 그들의 손에 망쳐진 양가규수나 무림의 여걸들은 부지기수였다. 허나 그들의 솜씨가 워낙 비범하여 이제껏 꼬리를 드러내지 않았을 뿐 아니라 도리어 그들을 추적하던 백도고수들은 그들의 손에 고혼이 되기가 일수였다. 실상 그들은 중원인이 아니라 부상국(扶桑國)의 인물들이었다. 부상국에서 인자술(忍者術)을 익힌 그들은 해상(海上)에서 노획과 약탈을 일삼 다가 중원에까지 진출한 자들이었다. 일잔도(日殘刀), 월환영(月幻影), 성목야귀(星目夜鬼), 취광여래(醉廣如來), From kids@kids.kotel.co.kr Mon Mar 11 8:00 KST 1996 Subject: 야래향 80 From: kids@kids.kotel.co.kr (hades@KIDS) Date: Mon, 11 Mar 1996 17:19:58 +0900 (KST) To: cspark@hera.kaist.ac.kr X-Mailer: fastmail [version 2.4 PL21-h3] Status: RO [ fiction ] in KIDS 글 쓴 이(By): ruby (뱃살공주) 날 짜 (Date): 1995년07월27일(목) 19시42분34초 KDT 제 목(Title): 야래향 80 그런 이름을 갖고있는 그들은 형제들이었고 마음이 맞아 특히 합격지술에 능했 다. 개개인으로는 일류고수 정도였으나 사운합공의 위력은 가히 종사(宗師)급이었 다. 한데 그들이 이곳에 나타나다니...... 거기에는 이유가 있었다. 최근...... 직룡폭에 폭발적인 유혹을 풍기는 미녀가 나타났다는 소문이 태산어귀에 퍼졌 다. 그리하여 풍류 꽤나 즐긴다는 자들이 너도나도 직룡폭에 몰려 들었다. 하나 그들은 모두 불귀의 객이 되고 말았다. 모두 미녀에게 죽음을 당한 것이었다. 화의사신, 그들은 그 소문을 듣고 특유의 색심이 발동하여 이곳으로 찾아온 것이었다. [후후...... 하지만 조심해라. 가시 돋힌 백장미일테니.] [흐흐...... 그러나 화의사신에게 걸린 이상 도마 위에 놓인 인어(人魚)가 아 니겠소?] [후후...... 세째, 너는 암벽으로 가라. 둘째는 폭포수 위로...... 네째는... ...] 일잔도의 음침한 지시가 떨어지고, 스스스......! 그들의 모습은 이내 자취를 감추었다. 한편, 폭포수 속의 미녀는 여전히 그린 듯이 입정한 자세로 앉아 있었다. 쏴아아아......! 쿠쿠쿠쿵......! 폭포수의 굉음과 만근거력의 수압좌?그녀에게는 아무런 느낌도 주지 못하는 듯...... 물에 젖어 더욱 도발적으로 색감을 발하는 붉은 입술을 깨문 채 미녀는 앉아 있었다. 문득, [끊으리라...... 내 마음은 이미...... 검도(劍道)에 바쳤다...... 옥사자(玉 獅子) 그를 잊어야해......] 미녀의 입에서 흘러나온 음성...... 아......! 옥사자라면 바로 현 백도연합인 풍운맹의 맹주인 십전무랑(十全武郞)을 말하는 것이 아닌가? 대체 미녀가 누구기에......? [아아...... 그는...... 잊어야 할 사람...... 내게는 검학(劍學)만이 존재할 뿐...... 지금은 모든 것을 참아야할 때......] 미녀의 얼굴에 고통의 빛이 떠올랐다. [잡념을 버리고...... 현천곤월천검(玄天坤月天劍)을 십성(十成)까지 끌어올려 야만......] 아! 현천곤월천검이라면 바로 유문(儒門)의 전설적인 검도(劍道)를 말하는 것이 아 닌가? 이때, 촤------ 아------ 아------! 문득 폭포수의 물이 일직선으로 갈라지고 있었다. 아! 삼십 장에 달하는 폭포수 속에 한 가닥 인영이 거꾸로 쏘아내려오는 것이 아닌 가? 바로 화의사신의 둘째인 월환영(月幻影)이었다. 그는 폭포수로 거꾸로 쏘아내리고 있었다. [......!] 순간 미녀의 아미가 한가운데로 모였다. 문득, 그녀는 손을 움직였다. 아......! 언제인지 그녀의 손에는 검(劍)이 한 자루 쥐어져 있는 것이 아닌가? 한 순간, 파------ 아------ 아------! 물줄기를 따라 쏘아오던 월환영을 향해 그녀는 검을 그었다. 파츠츠츳------! 번------ 쩍! [크------ 아------ 악!] 피! 처절한 비명과 함께 핏물이 솟구쳤다. 눈 깜빡할 순간이었다. 월환영은 그대로 사타구니서부터 두 동강이가 되어 떨어졌다. [하나......] 미녀는 처음 그 자세 그대로였다. 그녀의 중얼거림이 끝나는 순간, 스스스......! 아! 그녀의 등 뒤 암벽에 검은 인영이 유령처럼 나타나는 것이 아닌가? 바로 세째 성목야귀였다. 슷! 그는 소리없이 장도(長刀)로 미녀의 등을 쑤셨다. 하나 그 순간, [둘!] 짤막한 미녀의 음성과 함께, [크------ 악!] 번------ 쩍! 투둑......! 아! 검광이 수평으로 한 바퀴 원을 그렸다 싶은 순간 성목야귀의 목이 그대로 몸체 를 떠나는 것이 아닌가? 실로 믿을 수 없는 빠르기였다. 하나 바로 그 순간, 슈------ 팟! 바로 미녀의 면전에서 물기둥이 솟구쳐 올랐다. [뒈져라! 계집......] 아! 화의사신의 첫째 일잔도였다. From kids@kids.kotel.co.kr Mon Mar 11 8:01 KST 1996 Subject: 야래향 81 From: kids@kids.kotel.co.kr (hades@KIDS) Date: Mon, 11 Mar 1996 17:20:02 +0900 (KST) To: cspark@hera.kaist.ac.kr X-Mailer: fastmail [version 2.4 PL21-h3] Status: RO [ fiction ] in KIDS 글 쓴 이(By): ruby (뱃살공주) 날 짜 (Date): 1995년07월27일(목) 19시43분24초 KDT 제 목(Title): 야래향 81 일잔도는 도(刀)와 몸(身)이 하나가 되어 전광석화처럼 쏘아왔다. 인자도(忍者刀)의 극치! 쾌(快)와 정확함의 조화가 절묘하게 이루어진 필살도였다. [......!] 미녀는 처음으로 눈을 떴다. 그 순간 그녀의 동공의 아름다움이란 이루 말할 수가 없었다. 슷...... 검(劍)이 이번에는 느릿하게 물을 갈랐다. 순간, [......!] 허공에 떠오른 일잔도의 눈에 공포의 빛이 떠올랐다. 바로 그때, 빛! 그는 자신의 도(刀)를 그대로 자르고 파고드는 빛 한 점을 보았다. [끅......] 비명도 나오지 않았다. 정수리가 화끈했다 싶은 순간 그의 몸은 정지했고...... 쏴아아아......! 곧 세찬 물줄기에 휘말려 버렸다. 이어 폭포 아래의 담이 시뻘겋게 물들어 버렸다. [......!] 미녀는 몸을 일으켰다. 그녀는 실로 눈 깜짝할 순간에 절정의 인자고수 삼 인을 죽인 것이었다. 미녀는 몸을 움직였다. [......] 그녀는 폭포 속에 선 채 망연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럴때 그녀의 자태는 가히 폭발적으로 아름다왔다. 백치미(白痴美)랄까? 흑발이 허리 아래까지 늘어진 채 물에 찰싹 달라붙은 백의 속으로 찢고 나올 듯이 솟아오른 가슴의 융기...... 그리고 두 다리의 육곽은 숨이 꽉 막히는 염 기를 발산하고 있었다. 쏴아......! 미녀는 앞으로 걸어나왔다. 그는 담을 가로질렀다. 이윽고, 그녀는 뭍으로 걸어나왔다. 그녀는 폭포에서 빠져나온 후 힐끗 돌아보았다. 담 위에는 동강난 세 구의 시체가 둥둥 떠 있었다. [잡념을 잊기 위해서였는데 이곳에서 계속 살인을 범하게 되다니...... 허나 그럴수록 마음은 계속 어지러워만 지니......] 미녀의 얼굴에는 괴로움이 어렸다. [일단 파고든 심마(心魔)를 떨치기가 이토록 어려울 줄이야......] 미녀는 손에 든 반월형(半月形)의 검을 응시했다. 검인에 비친 그녀의 두 눈은 우울해 보였다. [이제 서원(書院)으로 돌아가야할 시간......] 그녀는 숲 속으로 걸어 들어갔다. 헌데, [뒈져랏!] 슈욱! 돌연 한 그루 나무가 움직이더니 시커먼 물체가 폭사해 오는 것이 아닌가? [......!] 스팟! 미녀는 그대로 검을 날렸다. 한데, 펑! 검이 물체를 가른 순간 물체는 폭발하여 자욱한 연기를 퍼뜨리는 것이 아닌가? [아......] 순간 미녀는 급히 호흡을 차단했지만 이미 늦었다. 그녀는 어지러움을 느끼며 비틀거리다 그만 픽 쓰러지고 말았다. 스스...... 인영이 나타났다. 바로 화의사신 중 네째 취광여래였다. [크크...... 악독한 계집...... 하나 내 손에 걸린 이상 네년을 가만두지 않으 리라...... 본국(本國)으로 끌고가 수천 형제들에게 능욕시키리라......] 취광여래의 눈에는 혈광이 이글거렸다. 졸지에 형제 셋?잃은 그의 분노는 이루 말할 수가 없었다. 그는 의식을 잃은 미녀에게 다가갔다. [......!] 문득 그의 눈빛에 욕화가 일어났다. 폭발적인 미녀의 육체에 마음이 끌린 것이었다. [흐흐...... 정말 최상품의 육체로군......] 슥......! 그의 손은 미녀의 젖가슴어림으로 뻗었다. 헌데, 바로 그 순간이었다. [왜국의 친구, 그대의 형졔湧?염부에서 그대를 기다리고 있네.] 문득 한가닥 착 가라앉은 무심한 음성이 바로 등 뒤에서 들려오는 것이 아닌 가? [헉......!] 취광여래는 혼비백산했다. 빙글......! 그는 몸을 돌리는 즉시 무엇인가를 뿌렸다. 푸슈슈슉------! 한 줌의 독잘려였다. 허나 그는 아차 싶었다. 상대방의 모습은 이미 거기에 없었다. 그의 가슴이 철렁하는 순간, 파------ 아------ 악! 그는 번쩍 정수리로 떨어지는 희디흰 손(素手)를 보았다. [끄------ 아------ 악!] 픽! 둔탁한 타음과 비명은 거의 동시에 들렸다. 피보라가 시야를 덮은 순간 두개골이 갈라졌다. 쿠...... 웅! 취광여래는 불과 한 식경도 못되어 형제들을 따라가고 말았다. 슷......! 흑영이 바닥에 내려섰다. From kids@kids.kotel.co.kr Mon Mar 11 8:02 KST 1996 Subject: 야래향 82 From: kids@kids.kotel.co.kr (hades@KIDS) Date: Mon, 11 Mar 1996 17:20:06 +0900 (KST) To: cspark@hera.kaist.ac.kr X-Mailer: fastmail [version 2.4 PL21-h3] Status: RO [ fiction ] in KIDS 글 쓴 이(By): ruby (뱃살공주) 날 짜 (Date): 1995년07월27일(목) 19시44분06초 KDT 제 목(Title): 야래향 82 아! 바로 사령귀(死靈鬼)였다. 사령귀는 미녀를 내려보며 중얼거렸다. [을주화화(乙朱花花), 정말 얼음처럼 차가우면서 불(火)처럼 뜨거운 양면성을 지닌 여인이로군......] 아! 을주화화------ 그렇다면 그녀가 바로 신품서원 원주인 을주신경의 딸이란 말인가? 슥......! 사령귀는 을주화화를 가볍게 옆구리에 낀 채 몸을 날렸다. =========------------------------------>>> >>> 風雲第一龍 夜雨 >>> 廢墟之雲 在地獄 ...허운재옥 허운재옥 연재 시리즈 제 3부 야 래 향 (夜來香) 第 三 卷... -------------------------------------------------------------------- ...>>> 第 二十三 章... 幽香居의 鍾里夫人 <<<... -------------------------------------------------------------------- 얼굴,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다정한 미남자(美男子)의 얼굴이 여인의 가슴 속에 자리잡은 것은 불과 일 년 전의 일이었다. 만검림(萬劍林)에는 도합 칠십 이 가지의 각종 기문절진(奇門絶陣)이 설치되어 있다. 진법을 모르면 접근할 수도 없거니와 설혹 진법을 안다해도 천기의 흐름, 날 씨, 시각에 따라 시시각각 변하는 생문(生門)을 찾는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었 다. 한데, 한 사람, 그녀는 세상에 태어난 이래 그토록 아름다운 청년을 본 적이 없었다. 청년은 유유히 마치 꿈결을 산책하듯이 만검림을 뒷짐을 진 채 통과했다. 그리고, 검(劍)을 연마하던 그녀의 앞으로 걸어와 이렇게 말했다. ------낭자, 낭자에게는 검(劍)보다는 꽃(花)을 가꾸는 것이 훨씬 더 어울릴 것 같구료. 그때부터...... 아아...... 여인의 가슴 깊숙이 자리한 영상은 지워지지 않았다. 그 날...... 미청년은 그녀의 부친을 만났다. 그는 풍운맹(風雲盟)의 젊은 맹주 옥사자(玉獅子)라고 자신을 밝혔으며, 그녀 의 부친에게 풍옇沽?가입해 주기를 요청했다. 그가 떠난 후...... 부친은 그녀에게 의미심장한 말을 했으니...... ------화아(花兒)야, 그는 천하제일의 영웅(英雄)이다. 그는 나에게 두 가지를 요구했다. 그 하나는 본 서원(書院)이었고 또 하나는...... 허허...... 무엇인 지 아느냐? 여인은 그 말이 무엇을 뜻하는지 알았다. 그때부터 여인의 마음은 심마(心魔)로 인해 어지러워졌다. 그녀는 절대검경(絶對劍境)에 들 것을 결심한 적이 있었다. 허나 그 이후 검이 손에 잡히지 않았다. 그리하여 직룡폭에서 잡념을 잊기 위해 수신하기에 이르는 것이었다. 그녀의 육체를 탐내는 무리들을 베며...... 그녀는 마음을 바로 잡으려 하였던 것이었다. x x x [당신은......!] 을주화화가 정신을 차렸을 때 그녀를 내려다보는 흑의인이 존재는 그녀를 경악 케 했다. 어깨까지 쓴 방갓으로 인해 용모는 알길이 없었으나 웬지 섬뜩한 느낌이 들었 던 것이다. 그녀는 한 나무 아래 누워 있었다. 문득 흑의인은 말했다. [을주낭자, 세상에는 무공만으로 되지 않는 일이 있는 법이오.] [......?] [화의뻥탔?각종 기습암격 외에도 미혼사술에 능하오. 낭자는 하마터면 일생 을 그르칠 뻔했소.] 차분하면서도 부드러운 음성이었다. [당...... 신이 절 구했나요?] [그렇소.] 을주화화는 몸을 일으켰다. [당신은 누구죠?] 그녀는 경계심을 드러냈다. 상대가 자신을 안다는 대해 놀라움을 느끼고 있었다. [사령귀(死靈鬼)라고 하오.] [사령귀......?] 강호경퓽?없는 그녀는 처음 듣는 이름에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From kids@kids.kotel.co.kr Mon Mar 11 8:03 KST 1996 Subject: 야래향 83 From: kids@kids.kotel.co.kr (hades@KIDS) Date: Mon, 11 Mar 1996 17:20:11 +0900 (KST) To: cspark@hera.kaist.ac.kr X-Mailer: fastmail [version 2.4 PL21-h3] Status: RO [ fiction ] in KIDS 글 쓴 이(By): ruby (뱃살공주) 날 짜 (Date): 1995년07월27일(목) 19시44분50초 KDT 제 목(Title): 야래향 83 [헌데 저를 어떻게......?] 사령귀는 담담히 말했다. [낭자의 부친을 통해 낭자 얘기를 들었소.] [아버님께......?] 을주화화는 고혹적인 눈에 더욱 짙은 의혹을 떠올렸다. [아버님을 아신단 말인가요?] [그렇소.] 사령귀는 탄식했다. [낭자는 낭자의 부친을 모르나 나는 알고 있소.] [예! 그게...... 무슨 말이죠?] 을주화화는 안색이 변했다. 사령귀는 침잠한 음성으로 말했다. [물론 진짜 부친을 말하는 것이오.] [진...... 짜......!] 을주화화는 안색이 창백해졌다. 다음 순간, 파...... 팟! 그녀의 옥수(玉手)가 섬광처럼 빛났다. [무슨 허튼 소리를......] 허나, 그녀의 손은 어느 새 사령귀의 손에 잡혀 있었다. [끝까지 얘기를 들으시오.] 사령귀는 침착하기만 했다. [이십 년 전의 일이오......] 이어 그는 을주화화의 안색이 수십 차례 급변하는 것을 바라보며 가라앉은 음 성으로 사곡(死谷)에서 을주신경이 유언으로 남긴 말을 들려 주었다. 모든 얘기가 끝나자, [그...... 그럴 수가......! 믿...... 믿을 수 없어요!] 을주화화는 안색이 백짓장처럼 되어 도리질을 했다. [믿고 안 믿고는 낭자의 자유요. 허나 나는 있는 뻥퓽?말했을 뿐이오.] 사령귀는 그녀의 손목을 놓아 주었다. 이어 물었다. [낭자의 모친께선 어디 계시오?] [어머님은...... 서원에......] [어쩌면 그대의 모친께선 이 일을 알고 계실 것이오.] [그럴...... 리가......!] 을주화화의 눈이 흐려졌다. 하나 그 순간 그녀는 몸을 부르르 떨었다. (그러고 보니...... 어머니와 아버님의 사이는 오래 전부터 좋지 않았다. 혹 시......) 그녀는 순간 가슴이 덜컹 내려앉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이번 일은 지극히 치밀한 음모요. 어쩌면 낭자의 모친은 알고도 모르는 척 할 지도......] 그때였다. [가요!] 을주화화는 문득 얼음장처럼 냉랭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만일 사실이 아닐 시엔...... 당신은 죽지도 살지도 못할 터......] [사실이면?] [그땐...... 당신의 부탁을 하나 들어 주겠어요.] [믿겠소.] [그 전에......] [......?] 을주화화는 기오한 매혹의 검은 동공으로 사령귀를 노려보았다. [얼굴을 보여 줘요.] [......!] 사령귀는 흠칫했다. 그러나 그는 서서히 방갓을 벗고 있었다. 이윽고, 그가 망갓을 찰라적으로 치켜 올렸다가 다시 썼을 때, [......!] 을주화화는 넋을 잃었다. 찰나지간이었으나 사령인의 반쪽 얼굴은 그녀의 머리에 너무나 뚜렷이 새겨지 고 말았다. 을주화화의 한 떨기 요화(妖花)같은 얼굴에는 뿌연 물막 같은 것이 어렸다. 이윽고, 그녀의 입에서 한 가닥 이해하기 힘든 말이 흘러나왔다. [당신은...... 두 번째로 내게 여인임을 알려준 사람이예요. 어쩌면......] 그 다음 말은 잘 들리지 않았다. [가요.] 사령귀는 방갓을 눌러쓰며 그녀의 뒤를 따랐다. 그는 앞장 선 을주화화의 뒷모습에서 놀라운 유혹을 느꼈다. 물에 젖은 백의가 속살에 달라붙어 섬연하고 폭발적인 관능을 내포한 둔부의 선(線)을 그대로 투영해 보였기 때문이었다. 거기에다 걸을 때마다 묘한 변화를 일으키니...... x x x 만검림 속, 한 채의 방대한 규모의 장원(莊院)이 있었다. 이름하여, <신품서원(神品書院).> 바로, 백도사류(白道四流)의 신화를 간직한 천유류(天儒流)의 일맥을 일천 년 간 이 어 내려오고 있는 것이었다. 신품서원은 강호제일 신비지처의 하나였다. 신품서원에는 천하의 기유(奇儒)들이 모여 있었다. 그들의 학문은 기유석학 이상이었다. 하나 그들은 문규(門規)에 의해 엄격히 강호출입이 금지되어 있었다. 뿐만 아니라 관(官)에 등청하는 것 또한 금지였다. 오로지 신품서원에 틀어 박혀 고금(古今)의 유학(儒學)만을 탐구해야만 하는 운명을 지니고 있었다. 그러나 그 누가 알겠는가? 신품서원의 유학들이야 말로 백도사류의 전설을 지니?있는 신비한 유가고수 들임을......? 오백 인에 달하는 이들 유학들이야말로 유가무공의 수호자들인 것이었다. From kids@kids.kotel.co.kr Mon Mar 11 8:04 KST 1996 Subject: 야래향 84 From: kids@kids.kotel.co.kr (hades@KIDS) Date: Mon, 11 Mar 1996 17:20:15 +0900 (KST) To: cspark@hera.kaist.ac.kr X-Mailer: fastmail [version 2.4 PL21-h3] Status: RO [ fiction ] in KIDS 글 쓴 이(By): ruby (뱃살공주) 날 짜 (Date): 1995년07월27일(목) 19시45분38초 KDT 제 목(Title): 야래향 84 밤(夜), 신품서원의 후면, 스스스스슷......! 밤바람에 대잎이 스산한 음향을 내며 흔들린다. 죽림(竹林)이 십 리에 걸쳐 우거져 있는 곳, 이곳은 신품서원 내에서도 금역이었다. 그것은...... ------종리부인(鍾里夫人), 스스로 남편인 신품서원주 을주신경의 성(姓)을 따르기를 거부하는 원주부인이 기거하는 곳이었다. 십수 년 전부터 종리부인은 완전히 외부와 발길을 일체 끊고 이곳 죽림 속 유 향거(幽香居)67...... 심지어는 남편인 신품서원주조차 허락없이 그곳으로 들어갈 수가 없었으니 금 역이 된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본래 종리부인은 절세미인인데다 다정다감한 여인이었다. 하나 그녀는 유향거에 칩거한 이후부터는 완전히 달라졌다. 언제나 얼음가루가 풀풀 날릴 것 같은 싸늘하고 냉담한 여인으로 변해 버린 것 이었다. [어머님......] 유향거의 문(門)은 닫혀 있었다. 아주 오래 전부터 한 번도 여닫지 않은 듯 목문(木門)은 낡고 쇠락해 있었다. 을주화화는 문 앞에 선 채 다시 한 번 조심스럽게 불렀다. [어머님......] 그러자 잠시 후 문 안으로부터 싸늘하면서 낮은 중년부인의 음성이 흘러나왔 다. [무엇 때문에 어미를 부르느냐? 벌써 현천곤월천검을 십성(十成)까지 익혔단 말이냐?] 을주화화는 기어들어가는 음성으로 말했다. [그게 아니오라......] [듣기 싫다. 그 전에는 어미를 만날 수 없다. 누누히 일렀거늘......] 중년여인의 음성은 서릿발 같았다. 을주화화는 동공애 물막을 피워냈다. [한 마디만...... 해 주어요. 어머님......] 그녀의 옆에 서 있는 사령귀를 바라보며 금방이라도 울 듯한 표정을 지었다. 한편 사령귀는 내심 중얼거리고 있었다. (비정모(悲情母)...... 무엇 때문에 딸을 검도(劍道)로 몰아넣는단 말인가... ...?) 이때, 유향거 안에서 예의 음성이 들려왔다. [무엇이냐?] 을주화화는 떨리는 음성으로 말했다. [현재의 아버느?..... 제 친아버님이 맞사옵니까......?] 순간, [뭐...... 뭐라고 그랬느냐?] 안에서 지극히 당황한 놀람에 찬 음성이 흘러나왔다. [아버님이 가짜라고 하는 사람이...... 찾아왔습니다......] 을주화화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 [그를 데려와라!] 격동에 찬 말이 떨어졌다. 사령귀와 을주화화가 유향거 안으로 들어가자, [......!] 사령귀��세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유향거 안은 놀랄만큼 초라했다. 아니 단촐하다고 하는 편이 옳았다. 방 안에는 장식이나 가구라곤 거의 없었다. 오로지 벽쪽에 낡은 죽침상 하나가 전부였다. 그리고 그 위, 뒷모습만 보이는 흑의부인(黑衣婦人)이 앉아 있었다. [어머님......] 을주화화는 그녀를 본 지 오래된 듯 안색을 옮?변화시키며 무릎을 꿇었다. [그대는 누군가?] 하나 흑의부인은 여전히 등을 돌린 채 이번에는 냉담한 음성으로 물었다. 사령귀는 담담히 말했다. [사령귀라고 하오이다.] [사령귀......?] 흑의부인은 잠시 침음하더니 물었다. [그대는 그 분을 뵈었소?] [그렇소이다.] [어...... 디에서......?] [대홍산(大洪山)의 사곡(死谷)융?곳이었소이다.] [그 분...... 사...... 살아 계시오......?] 비로소 흑의여인의 몸이 뒤에서도 육안으로 확인될 정도로 떨렸다. 사령귀는 가라앉은 음성으로 말했다. [돌아 가셨소이다.] [......!] 흑의여인은 충격을 받은 듯이 상반신을 휘청거렸다. 그와 동시에, [흐윽......! 그...... 그럼...... 현재의 아버님은......!] 읒澧???피를 토하듯 중얼거리더니 갑자기 우웩! 한 덩이 피를 토하더니 풀 석 쓰러졌다. 사령귀는 그녀를 급히 부축했다. 그때 흑의여인의 음성이 들렸다. [그 애를 그냥 놔두시구려. 아마...... 검도(劍道)에 매진하느라 심기가 소모 된데다...... 충격이 커서 기혈이 역류한 모양이오......] 그녀의 음성은 어느 덧 안정을 되찾고 있었다. (무서운 여?..... 이런 상황에서도 흐트러지지 않다니......) 사령귀는 내심 감탄을 금하지 못하고 중얼거렸다. 흑의여인은 가라앉은 음성으로 물었다. [그 분은...... 어떻게 돌아가셨나요?] 사령귀는 잠시 뜸을 들이다가 이윽고 자신이 사곡에서 겪었던 일들을 들려 주 었다. 그의 얘기가 계속되는 동안 흑의여인은 몇 차례나 몸을 떨었으나 끝내 씁シ? 말도 하지 않았다. From kids@kids.kotel.co.kr Mon Mar 11 8:05 KST 1996 Subject: 야래향 85 From: kids@kids.kotel.co.kr (hades@KIDS) Date: Mon, 11 Mar 1996 17:20:20 +0900 (KST) To: cspark@hera.kaist.ac.kr X-Mailer: fastmail [version 2.4 PL21-h3] Status: RO [ fiction ] in KIDS 글 쓴 이(By): ruby (뱃살공주) 날 짜 (Date): 1995년07월27일(목) 19시46분33초 KDT 제 목(Title): 야래향 85 이윽고 모든 얘기가 끝나자, [아아...... 결국...... 그랬었구나......] 그녀는 비록 겉으로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 했으나 사령귀는 느끼기에 그녀의 음성은 피가 어려 있었다. [이 몸이 진작 짐작했었으나...... 그토록 악랄한 살수에 당하시고도...... 그 토록 오래토록 비참히 연명하셨을 줄이야......] 흑의여인의 음성에는 회한과 무한의 애정, 그리고 고통과 증오가 배어 있었다. [을주신황...... 이 짐승만도 못한 놈......! 형(兄)을 시해하고도 버젓이 살 아 만락(萬樂)을 누리다니......] 바드득...... 이를 가는 소리가 섬뜩하게 들려왔다. 사령귀는 흠칫했다. 이때 흑의여인의 음성이 들려왔다. [그대는...... 이 몸이 왜 화화에게 여아(女兒)의 몸으로 이토록 혹독하게 검 도수련을 걷도록 강요했는지 아시나요......?] [......!] [모두가 그...... 짐승 같은 놈에게 복수하기 위함이오.] [......!] [호호호...... 그대는 이 몸이 어찌하여 그가 가짜임을 알아냈는지 궁금할 것 이오.] [......!] [호호호홋! 부부(夫婦)는 일심지체(一心之體)...... 결코 살을 맞댄 채 속일 수는 없는 법이오.] 사령귀는 내심 수긍했다. (그렇군......) [호호호홋......! 그 짐승 같은 놈과 살(肉)을 맞대고 살기를 이십 년...... 그 동안 이 몸의 증오와 저주가 어느 정도인지 아시오?] [......!] [호호홋......! 벌써 미쳤어도 백 번을 더 미쳤어야할 이 몸...... 그래도 살 아온 것은...... 언젠가 놈의 심장에 검을 쑤셔박을 날을 기다렸기 때문이라오.] 종리부인------ 그녀의 음성에는 처절한 원퓽?서려 있었다. [머잖아 놈의 최후가 가까와질 것...... 허나...... 그대가 찾아옴으로 앞당겨 졌소.] [......!] [화화만은 그 일을 영원히 모르게 하려 했었다오.] 사령귀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의 심정을 언뜻 이해할 수 있을 것도 같았기 때문이었다. 허나 이때, [흐흐흑......! 소녀는 결코 참을 수가 없습니다......!] 어느 새 을주화화가 눈물젖은 얼굴에 증오를 떠올리며 외치고 있었다. 종리부인이 몸이 부르르 진동했다. [얘야...... 어미를...... 더럽다 욕하겠느냐......?] [어...... 어머니......!] 을주화화는 와락 종리부인에게 몸을 던졌다. 종리부인은 비로소 몸을 돌려 그녀를 껴안았다. [얘야...... 어미의 얼굴을 보아라.] [......!] 순간, 을주화화는 커다란 충격을 받은 듯 얼이 빠져버리고 말았다. 보라! 종리부인의 얼굴에는 온통 하얀 붕대가 칭칭 감겨져 있는 것이 아닌가? [어...... 어머...... 니......?] [얘야...... 이 몸은 스스로 하늘을 볼 수 없는 몸...... 얼굴을 들 수가 없기 에...... 스스로...... 얼굴을 망가뜨렸다.] [어머니......!] 을주화화는 그만 한 소리 피 어린 절규를 부르짖고는 또다시 혼절해 뭏??말 았다. [......!] 사령귀, 그는 차마 더 이상 그들 비운(悲運)의 모녀를 바라볼 수가 없었다. 그는 몸을 돌렸다. 그리고 유향거를 물러 나왔다. 그의 가슴에는 한 가닥 살기가 떠오르고 있었다. 그것은 을주신경을 야망이라는 악마의 저주로 친형임에도 시해한 을주신황에게 대한 적개심이었다. 그는 한 가닥 마음을 세웠다. 그것은...... 가능?스스로 을주신황을 단죄하리라는 그런 생각이었다. 스스스스......! 한 줄기 바람이 불었다. 그리고 죽림이 스산한 소리를 내며 흔들렸다. 그리고 사령귀는 바싹 긴장해야 했다. 어느 새...... 자신의 주위를 절대고수들의 숨 막히는 살기를 느꼈기 때문이었다. [......!] 그는 그들을 둘러 보았다. 도합 오 인(五人)이었다. 그들은 모두 청아한 문사(文士)차림이었다. 흰 수염을 기르고 유건(儒巾)을 단정히 쓴 노문사(老文士)들...... 하나 청수하고 기품있는 그들의 용모와는 달리 그들의 눈에는 무서운 살기가 넘쳐 흐르고 있었다. 사령귀는 서서히 전신 공력을 불러 일으켰다. 그들의 무공이 가히 초인지경(超人之境)에 이르렀음을 알기에 그는 처음부터 십성(十成)이상의 공력을 일으켰다. 헌데, 그때였다. =========------------------------------>>> >>> 風雲第一龍 夜雨 >>> 廢墟之雲 在地獄 ...허운재옥 From kids@kids.kotel.co.kr Mon Mar 11 8:06 KST 1996 Subject: 야래향 86 From: kids@kids.kotel.co.kr (hades@KIDS) Date: Mon, 11 Mar 1996 17:20:22 +0900 (KST) To: cspark@hera.kaist.ac.kr X-Mailer: fastmail [version 2.4 PL21-h3] Status: RO [ fiction ] in KIDS 글 쓴 이(By): ruby (뱃살공주) 날 짜 (Date): 1995년07월27일(목) 19시47분22초 KDT 제 목(Title): 야래향 86 허운재옥 연재 시리즈 제 3부 야 래 향 (夜來香) 第 三 卷... -------------------------------------------------------------------- ...>>> 第 二十四 章... 水中可測, 人心難測 <<<... -------------------------------------------------------------------- 오 인(五人)의 노문사(老文士), 그들은 신품서원의 구대장로(九大長老)인 신품구현(神品九賢) 중의 오현(五賢) 이었다. 사령귀는 을주신경으로부터 그들 오현이 신품서원의 율법을 지키는 정통(正統) 임을 들은 적이 있었다. ------천기예성(天機藝星), ------신검서치(神劍書痴), ------광음기생(廣音奇生), ------오악팔해(五嶽八解), ------무영환비유(無影幻飛儒), 그들은 모두 최소한 백 세를 넘긴 원로(元老)들이었고, 삼갑자(三甲子) 이상의 내공을 지닌 초고수들이었다. 눈빛은 모두 안으로 갈무리되어 있으며 각방면에 달통한 기인들이었다. 천기예성------ 그는 만학(萬學)에 달통했으며 특히 금기서화에 정통한 인물이었다. 그의 무공은 구대장로 중의 으뜸이랄 수 있었다. 신검서치------ 그는 특이한 인물이었다. 그는 서치(書痴)라 불리울 정도로 책과는 담을 쌓은 인물이었다. 하나 그는 검학(劍學)에 관한한 제일인자여다. 그의 검의 경지는 검강(劍崗)을 넘어서 검정(劍精)이라 불리우는 이기무형류( 以氣無形流)?달하여 있었다. 그는 개인적으로 을주화화의 사부라고 했다. 광음기생------ 음(音)의 대가(大家), 그는 음율에 대해서는 독보적 경지를 이루고 있었다. 특히 그는 칠현금의 대가로서 현이 없는 칠현금이 무기였고 무형탄금공(無形彈 琴功)을 창시한 초고수였다. 오악팔해------ 그는 진법(陣法)과 기관(機關)의 대가였다. 만검림의 진도를 배치한 것도 그였으며, 그는 젓가락 다섯 개로도 능히 절진을 펼칠정도의 진법대가였다. 또한 각종 병법(兵法)이나 전술의 달인이기도 했다. 한 가지 흠이라면 그는 진법에 매진한 나머지 무학이 평범하다는 것 뿐이었다. 무영환비유------ 그는, 그림자(影)를 갖지 않은 인간이었다. 사람에게 그림자가 없다니...... 그의 경공술은 가히 신비지경이었다. 걸을 때 전혀 소리를 내지 않을 뿐더러 그의 무영환비술은 인간의 경지를 넘어 서고 있었다. 그들, 신품오현은 유향거에 모였다. [공자, 인사하구료. 본 사원에 남아 있는 유일한 정통이시니......] 사령귀는 종리부인의 권고에 따라 포권을 하였다. 하마터면 싸울 뻔했으나 곧 서로를 알게 된 것이었다. [이 분들은 벌써부터 현 원주가 가짜임을 아셨으나 일이 워낙 엄중한지라 참고 대계(大計)를 도모해 왔어요.] [......] [허나 이제 더 이상 참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어요. 왜냐하면 그 흉적이 본 천유일맥의 천년율법(千年律法)을 깨뜨리려 하기 때문이예요.] [천년율법......?] 사령귀가 의아해하자, 천기예성이 유현한 눈을 굴리며 입을 열엇다. [놈은 백도총맹인 풍운맹(風雲盟)에 가담하려 하고 있소이다.] [......!] [일 년 전 풍운맹주라는 애송이가 본원을 어떻게 알았는지 방문해 왔소.] 그 말에 사령귀는 언뜻 떠오르는 인물이 있었다. [옥사자(玉獅子)라는 자요. 그는 선종류(禪宗流)를 이었으며 어떤 배경을 업고 있는지 몰라도 구대장문령(九大掌門令)을 지닌 채 급기야는 백도의 중추인 십성 세가(十聖世家)마저 포섭하여 거맹 풍운맹을 창설하였소.] [......] 사령귀는 옥사자에 대해 누차 들은 적이 있었다. 허나 기이한 것은 들을 때마다 그의 존재가 가슴에 묘한 진동을 주고 있었다는 점이었다. 왜일까......? 어떤 운명(運命)?그들 사이를 연결하고 있기에......? 천기예성의 말은 계속 이어졌다. [뿐만 아니라 풍운맹은 최근들어 더욱 비대해졌소이다. 그들은 명실공히 백도 제일지로 자리를 굳히고 있으며 속속 가입한 백도제파만 해도 근 오백 개파가 넘고 있소이다. 헌데 기이한 것은 천무성궁과의 관계이오.] [......?] 중인들이 모두 의아해 하자 그는 가볍게 기침을 한 후 말을 이었다. From kids@kids.kotel.co.kr Mon Mar 11 8:07 KST 1996 Subject: 야래향 87 From: kids@kids.kotel.co.kr (hades@KIDS) Date: Mon, 11 Mar 1996 17:20:26 +0900 (KST) To: cspark@hera.kaist.ac.kr X-Mailer: fastmail [version 2.4 PL21-h3] Status: RO [ fiction ] in KIDS 글 쓴 이(By): ruby (뱃살공주) 날 짜 (Date): 1995년07월27일(목) 19시48분10초 KDT 제 목(Title): 야래향 87 [천무성궁은 오백 년 동안 실질적인 백도의 기둥이었소이다. 비록 작금에 이르 러 쇠약해졌다고 하나...... 천무성궁의 허락없이 백도동맹이 탄생하기는 불가 능한 일이오. 헌데...... 소문에 의하면 성궁주 활인제룡께서 구대장문인들에게 장문령을 옥사자에게 넘기도록 종용했다는 것이오.] [......!] [......!] 그 말에 중인들은 모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어쨌든 풍운맹은 백도최강의...... 아니 천하제일의 연맹으로 컸소이다. 헌데 그들은 거기에서 그치지 않고 계속하여 세력을 확장하는데 문제가 있는 것이오 .] [......] [일 년 전 옥사자가 직접 본원을 방문하여 현재의 원주에게 입맹(入盟)할 것을 권유한후...... 원주는 전격적으로 수락하고 본원의 입맹을 적극 추천하는 중이 오.] 그 말에 종리부인은 분노의 음성을 흘렸다. [천년율법을 깨려면 구대장로의 지지와 오백문도의 찬성이 있어야 하거늘.... .. 멋대로 결정했단 말인가요?] 천기예성이 탄식했다. [주모(主母)깨는 죄송한 말씀이오나 이미 본원의 십분지 이 이상이 현 원주에 게 동조하고 있소이다. 그것은 소장파(少壯派)를 위시한 자들이 혈기를 발산할 돌파구를 원하기 때문읏?] [흥......! 본 천유일맥은 대대로 무림정기를 수호하려는 취지하에 그 어떤 시 류(時流)에도 편승하거나 가담하는 것이 금지되어 있어요. 그것은 일관성과 획 일적인 사고방식이 궁극적으로는 패(覇)로 흐름을 알기 때문인 조사(祖師)의 유 훈으로 인한 것이예요.] [알고 있습니다. 주모, 하지만......] 천기예성은 탄식하며 나머?사현을 둘러 보았다. 사현은 동감인 듯 모두 어두운 안색을 짓고 있었다. 사령귀는 내심 염두를 굴렸다. (보아하니 대세(大勢)는 이미 을주신황에게로 기우는 것 같구나.) 종리부인은 결심한 듯 차가운 음성으로 말했다. [어쨌든 때는 왔어요! 본원의 정통을 수호하기 위해...... 또 그 짐승 같은 반 도를 처단하기 위해 본오?검을 뽑을 때예요!] 우우우웅......! 츠츠츳......! 종리부인의 전신에서 얼음장 같은 살기가 발산되었다. 그것을 느낀 중인들은 모두 흠칫 몸을 떨었다. 그들은 하나같이 내심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었다. (언제 주모의 무공이 저토록 증진했단 말인가......?) 그렇다. 종리부인------ 그녀의 내력은 과거부터 신비 속에 가려져 있었다. 그녀의 출신이 무엇인지, 무공이 어느 정도인지 모두 비밀이었다. 헌데 지금...... 그녀가 보여준 기도만 해도 이미 초상승극을 치달리지 않는가? 이때, 오현 중에서 무영환비유의 안색이 미미하게 변하는 것을 눈치챈 자는 아무도 없었다. 다만 그는 찰나적으로 안색이 변했을 뿐 이내 평정을 되찾았기 때문이었다. 문득 종리부인이 물었다. [그럼 현재 대계에 가담할 동지들은 몇이나 되겠어요?] 그 말에 천기예성은 신중한 표정을 지으며 잠시 침묵했다. [현재로는 모두 백 오십여 명...... 하나 현 원주가 가짜임을 발표한다면 최소 한 삼백 명 이상은 가담할 것입니다. 허나 여기에는 문제가 있소이다.] [......?] 이때 오악팔해가 지혜로운 눈을 굴리며 말풔? [왜냐하면 극비(極秘)를 유지해야만 하는 일인데다 이미 놈의 심복이 곳곳에 퍼져있어 옥석(玉石)을 가려내기가 힘들 거라는 점입니다. 만일 놈의 세간(世間 :첩자)에게 그 말이 흘러 들어가면 일은 성사되기도 전에 무너질 것이기 때문입 니다.] [......!] 종리부인은 붕대 사이의 눈빛을 흐뜨러뜨렸다. [하오면......?] 오악팔품?신중하게 말했다. [먼저 오각팔전(五閣八殿)의 수뇌들부터 포섭 한 뒤 그 아래로 암중에 대계를 펴나가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오각팔전의 오각주(五閣主), 팔전주(八殿主)의 성분은 어떤가요?] [대체로 오각주(五閣主)는 원로(元老)들이며 팔전주(八殿主)는 소장파(少壯派) 라 할 수 있습니다. 허나 그들 중 예외도 있으니......] 만경각(萬經閣), 천비각(天秘閣), 수심각(修心閣), 천추각(千秋閣), 경륜각(經輪閣), 그것이 사실상 신품서원을 이루는 신품오각(神品五閣)으로서 신품서원의 중추 라 할 수 있었다. 허나, 팔기전(八旗殿), 여래전(如來殿), 홍문전(洪文殿), 파비전(破秘殿), 일원전(日月殿), 신기전(神機殿), 사해전(四海殿), 구주전(九州殿), 여기에 팔전(八殿)은 십 오년 전에 새로이 개편된 것으로 각 전주는 모두 소장 (少壯)들로 구성되어 있었다. 오전에 가담된 인원은 이백 명 정도, 판전의 인원은 삼백 인 내외였다. 오악팔해의 설명이 이어졌다. [사실상 팔전의 포섭은 불가능합니다. 그들은 현 원좇?직계랄 수 있기 때문 입니다. 하나 그렇다고 오각을 모두 신임할 수는 없는 입장입니다. 그것은.... .. 특히 천추각주(千秋閣主) 천추서생(千秋書生) 예문성(藝文成)이 불투명한 입 장을 표명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From kids@kids.kotel.co.kr Mon Mar 11 8:08 KST 1996 Subject: 야래향 88 From: kids@kids.kotel.co.kr (hades@KIDS) Date: Mon, 11 Mar 1996 17:20:29 +0900 (KST) To: cspark@hera.kaist.ac.kr X-Mailer: fastmail [version 2.4 PL21-h3] Status: RO [ fiction ] in KIDS 글 쓴 이(By): ruby (뱃살공주) 날 짜 (Date): 1995년07월27일(목) 19시48분58초 KDT 제 목(Title): 야래향 88 종리부인은 두 눈에서 날카로운 빛을 발했다. [그렇다면 그는 이 몸이 떠보겠습니다.] [......!] 오현은 모두 흠칫했다. [장로들께서는 나머지 사각주를 회동(會動)시켜 모든 준비를 끝내 주세요. 거 사(擧事)일은...... 오는 중추야(仲秋夜)로 정하지요.] [......!] [......!] 중인들은 모두 안색이 변했다. 허나 종리부인의 눈에서는 서릿발 같은 한기가 흘러나와 아무도 감히 이의를 제기하지 못했다. [다행히 그 자가 출타 중이니 대계를 수행하는데 절호기예요. 그 자는 중추절 에 본원에 돌아올테니 그 전에 모든 것을 마무리지어야 해요.] [주모(主母)......] 종리부인은 야멸차게 말했다. [이 몸은 이십 년 간이나 이 일을 기다려 왔어요. 남은 것은 오직...... 천운( 天運)을 기릴 뿐이오.] [......!] [......1] 중인들은 절로 숙연해졌다. 이어, 그들은 세부적인 사항에 대해 묵의하기 시작했다. 그 방면에서 오악팔해의 분석력과 작전은 눈부신 바 있었다. 과연 그의 외호에 부끄럽지 않았다. 신품서원(神品書院)...... 이제 강호제일 신비지에서는 서서히 혈운(血雲)이 짙어지기 시작했다. 거사(擧事) 일은 삼 일(嶼? 후...... 과연 천운이 따를지는...... 오직 하늘만이 알 일이었다. x x x 밤(夜), 저벅 저벅...... 유향거로 다가드는 발자국소리, 웬지 은중하고 무거워 보이는 발자국소리었다. 중년문사, 그는 눈썹이 길었으며 청수할 용모였다. 일신에는 청삼(靑衫), (웬일일까? 수년 간 침거하다시피한 주모(主母)께서 특별히 유향거로 부르시다 니...... 이런 일은 없었는데, 거기에다 야밤 삼경에...... 혼자만 부르다니.. ....) 중년문사, 그는 천추각(千秋閣)의 각주(閣主)였고 천추서생(千秋書生)으로 불리웠다. 겉보기에는 사순으로 보였다가 실제로는 칠순이 넘었다. [주모(主母)님......] 굳게 닫힌 휴향거의 문 앞에서 그는 침중한 음성으로 불렀다. 그렝?한 가닥 유현한 중년여인의 음성이 즉각 들려왔다. [문은 열려 있으니 들어 오세요.] [......!] 천추서생은 흠칫했다. 야심한 시각, 여인이 혼자 있는 내실로 들어가는 것이 꺼림직했던 것일까? 허나 그는 안색을 가다듬고 문을 밀었다. [......!] 앞으로 들어간 그는 흠칫했다. [......!] 어두웠다. 내실에는 불이 없었다. 그러나 야안을 닦은 그는 맞은편 침상에 등을 돌리고 앉아있는 흑의여인을 볼 수 있었다. 그는 정중히 도전했다. [부르셨습니까......?] 순간, 팍! 가벼운 소리와 함께 내실이 환해졌다. 흑의여인------ 즉 종리부인은 여전히 등을 돌린 채 물었다. [춘추각주, 아직도 이 몸의 부군(夫君)께 대한 충정을 갖고 있나요?] 느닺없는 물음, [그...... 그게 무슨 말씀......?] 천추서생은 놀라 더듬거렸다. [묻는 말에만 대답해 주세요.] [무...... 물론 원주님은 본원의 지존이 아니시오?] [하오면 요즘들어 그의 행동이 마음에 드시나요?] [그건......] 천추서생은 찰나지간 복잡한 표정을 지었다. [다시 말해 그가 본 천유일맥의 정통성을 깨뜨리고 있지 않나 하는 말씀이예 요.] [그건...... 하오나 속하로서는......] 불투명한 어투, 그것은 달리 두 가지로 모두 해석할 수가 있었다. [뜻을 분명히 하세요!] 문득 종리부인의 어조가 차가와졌다. [......!] [그는 분명 천유일맥의 이단자예요! 그 점을 어찌 생각하나요?] 천추서생의 장미(長眉)가 꿈틀거렸다. [그것은...... 장로회의(長老會議)에서 결정해야할 것으로 사료됩니다만..... .] [이 몸은 천추각주의 견해를 묻고 있는 거예요.] [본 신(臣)은...... 대답해야 할 의무를 느끼지 못합니다.] 뼈 있는 말! 종리부인은 문득 빙글 몸을 돌렸다. 순간, [......!] 천추각주는 흠칫했다. 붕대로 칭칭 감은 종리부인의 얼굴에 놀란 듯...... [다시 한 번 묻겠어? 원주의 행적에 의문나는 점이 없나요?] [그 분은......] 문득 천추각주는 안색이 변했다. From kids@kids.kotel.co.kr Mon Mar 11 8:09 KST 1996 Subject: 야래향 89 From: kids@kids.kotel.co.kr (hades@KIDS) Date: Mon, 11 Mar 1996 17:20:32 +0900 (KST) To: cspark@hera.kaist.ac.kr X-Mailer: fastmail [version 2.4 PL21-h3] Status: RO [ fiction ] in KIDS 글 쓴 이(By): ruby (뱃살공주) 날 짜 (Date): 1995년07월27일(목) 19시49분58초 KDT 제 목(Title): 야래향 89 이어, [확실한 주모의 뜻을 알고자 합니다.] 궁금한 어조였다. 종리부인의 눈에 살기가 어렸다. [한 마디만 하겠어요. 그는...... 가짜예요.] [흡......!] 휘...... 청! 천추서생은 벼락 같은 충격을 받은 듯 부르르 몸을 떨며 뒤로 삼 보(三步)나 물러섰다. [증...... 증거가 있소......?] 종리부인은 자신의 가슴을 가리켰다. [이십 년 간 한(恨)을 안고 살아온...... 이 몸이 증거예요.] [......!] 천추서생의 눈썹이 파르르 떨었다. [이 몸의 실제 남편은 이십 년 구대장로 중 사장로(四長老)와 배신자들의 합공 을 받아 대홍산 사곡에 떨어졌어요. 현 원주는 그의 친동생인...... 을주신황이 예요.] [그...... 그럴 수가......!] 천추서생의 눈이 더 이상 커질 수 없을 정도로 커졌다. 놀라움, 충격! 그것은 일시지간 그의 사고를 마비시킬 정도였다. [호호...... 이 몸은 부부로서 그가 가짜임을 단언할 수 있어요. 결코...... 외모가 같다하여 완전히 그 분이 될 수는 없어요. 을주신황은...... 그 분의 쌍 둥이 동생이예요.] [헉......!] 천추서생은 헛바람을 들이켰다. 종리부인은 한이 어린 음성으로 말했다. [믿고 안 믿고는 당신의 자유예요. 하나...... 이 자리에서 태도를 분명히 해 야 해요.] [이미 오장로(五長老)께서는 진상을 알고 대업을 진행 중이예요.] 천추서생의 이마에 진땀에 배었다. 문득, [신에게...... 생가할 시간을......] 그의 표정은 간절했다. 종리부인은 차갑게 말했다. [시간은 많지 않아요. 사흘 후...... 거사일이니까요......] [시간을......] 종리부인은 눈을 내리감았다. [좋아요. 각주의 인격을 믿고...... 기다리겠어요.] [고맙습니다......] 천추서생의 콧등으로 땀방울이 굴러 떨어졌다. [이만...... 물러가겠습니다.] [......!] 종리부인은 묵묵히 고개를 끄덕였다. 끼...... 익! 문을 열고 천추서생은 밖으로 나왔다. 저벅 저벅...... 무거운 발걸음소리가 그의 심중을 말해 주는 듯했다. 허나, 인간의 마음을 누가 알겠는가? 열길 물 속은 알아도 한치 인간의 마음은 볼 수가 없다 했거늘...... 모든 것은 오직...... 하늘만이 알리라. =========------------------------------>>> >>> 風雲第一龍 夜雨 >>> 廢墟之雲 在地獄 ...허운재옥 허운재옥 연재 시리즈 제 3부 야 래 향 (夜來香) 第 三 卷... -------------------------------------------------------------------- ...>>> 第 二十五 章... 血의 終末 <<<... -------------------------------------------------------------------- 콱! 빠직...... 검(劍)이 등을 꿰뚫고 튀어 나왔다. 살가 뼈가 절단되는 섬뜩한 음향, [끄윽......] 회의에 찬 눈동자가 빙그르르 뒤집어진다. [벌써...... 눈치를......?] 쿵......! 한 사람이 쓰러졌다. 그리고 그것은 밤새도록 이어졌다. 신품서원, 백도사류 중 천유류(天儒流)를 이어내려오고 있는 신품서원의 곳곳에서 도살( 屠殺)의 참극이 이어졌다. 슉! 파팟! [푸!] [끄윽......] 검광(劍光)...... 그리고 비명, 만경각(萬經閣), 천비각(天秘?, 수심각(修心閣), 경륜각(經輪閣)에서 발생한 참살...... 아무도 예측하지 못했다. From kids@kids.kotel.co.kr Mon Mar 11 9:00 KST 1996 Subject: 야래향 90 From: kids@kids.kotel.co.kr (hades@KIDS) Date: Mon, 11 Mar 1996 17:20:36 +0900 (KST) To: cspark@hera.kaist.ac.kr X-Mailer: fastmail [version 2.4 PL21-h3] Status: RO [ fiction ] in KIDS 글 쓴 이(By): ruby (뱃살공주) 날 짜 (Date): 1995년07월27일(목) 19시50분59초 KDT 제 목(Title): 야래향 90 구대장로(九大長老)가 방문하여 그들과 차(茶)를 마시는 순간, 느닷없이 쑤셔박힌 검(劍), 입 속에 처박히고...... 가슴을 쑤시고 두개골을 절단내어 버린 검(劍), 이유는 단 하나...... ------후후...... 시대(時代)는 바뀌었다. 그 뿐, 아무도 모르게 각주들과 일단의 서원의 문사들이 피살되었다. 그리고...... 더욱 놀라운 것은...... 그들의 시체가 흔적도 없이 녹아버렸으며, 그 자리에는 죽은 자와 똑같은 자들 이 태연히 자리를 바꾸었다는 사실이었다. 그것은...... 팔월 십사일 밤의 일이었다. 혈잔(血殘)의 밤이 지나고...... 날이 밝았다. ...... x x x [때는 왔어요. 놈은 아무것도 모르고 회원(廻院)하여 신품별원에 들어 있어요 .] 유향거 안, 십여 명의 인물이 있었다. 오장로(五長老)와 신품오각의 각주들...... 그리고 종리부인, 을주화화, 사령귀 등이었다. 종리부인은 두 눈에 살기가 더욱 짙어져 있었다. [오늘밤...... 일제히 공격을 개시하도록 해요. 모두 준비가 다 되었겠지요?] 그 말에 오장로는 모두 무겁게 고개를 끄덕였다. 종리부인의 눈길은 오각주에게 향해졌다. [만반의 준비를 갖추었습니다. 주모(主母)!] 그들은 충심 어린 말로 대답했다. 허나 이때, 웬일인지 천추각주 천추서생만은 만면에 그늘을 잔뜩 드리우고 있었다. [천추각주, 무슨 근심이라도......?] 종리부인이 묻자 그는 황급히 고개를 저었다. [아니외다. 아무것도......] 종리부인은 차갑게 말했다. [오늘밤 자정(子正)...... 이 몸은 그 자를 유인하여 처단하겠어요. 그리고 여 러분들은...... 예정대로 신품대서전(神品大書殿)에서 본전의 집회를 개최하고 그 자리에서...... 계획대로 시행하세요.] [알겠습니다.] [......!] 중인들의 얼굴에는 비장한 각오가 어렸다. 이제 드디어...... 신품서원의 정통을 수호하기 위해 대사(大事)는 펼쳐지려 하고 있었다. x x x 밤(夜)...... 무언가 가공할 일이 벌어지려 하는 밤...... 웬지 납덩이같이 무서운 공기가 신품서원을 악령의 숨결처럼 흐르고 있었다. [......!] 사령귀, 그는 객사(客舍)에 머물고 있었다. 그는 아까부터 마음이 이상하게 안정되지 못하고 있었다. (무언가 이상기류가 흐르고 있다. 모든 일이 순조롭다. 이상할 정도로 순조롭 기에 더?심상치 않은 예감이 든다.) 그렇다. 그가 보기에 거사는 착착 진행되고 있었다. 하나 그는 마음이 무엇에 짓눌린 듯 답답하기만 했다. (왜 이럴까...... 자꾸만 불길한 생각이 드는 것은......?) 문득 낮에 보았던 천추서생의 어두운 얼굴이 떠오르자 그는 더욱 답답함을 느 꼈다. (어쩌면 그는...... 무엇인가를 알고 있을지도 모른다.) 여기까지 생각한 그는 자리에서 몸을 벌떡 일으키고 말았다. (어쩌면......!) 스슷...... 그의 신형이 밖으로 사라졌다. 같은 시각, [허허...... 웬일이시오, 부인?] 신품별원, 온갖 종류의 화목이 절묘한 배합을 이루고 있는 별원, 그곳은 신품서원의 원주의 거소였다. 천유자(天儒子) 을주신경, 아니, 엄밀히 말하면 그의 동생인 을주신황, 그는 면사를 얼굴에 드리운 중년여인의 방문을 받고 만면에 부드러운 미소를 떠올렸다. 바로 종리부인이었다. [긴히 상의드릴게 있어서요.] [허허...... 무슨 말이기에 이밤에 찾아오셨어요?] 을주신황은 종리부인의 아래 위를 훑어보며 물었다. 종리부인은 비록 나이는 들었어도 과거에는 천하절색이었다. 허나 언제부터인지 그들의 사이?뜸해 있었다. 종리부인은 병을 핑계로 육체관계를 거부해 온 것이었다. [자, 자, 앉으시오.] 을주신황은 침상에 걸터앉으며 옆자리를 가리켰다. [......] 종리부인은 흠칫했다. 허나 곧 그녀는 그의 옆에 앉았다. 자연 두 사람은 능히 밀착되었다. [허허...... 우리가 비록 나이가 들긴 했어도 그간 매우 적조했었던 것 같소.] 을주신황은 능글맞게 웃으며 슬쩍 종리부인의 허리를 끌어안았다. From kids@kids.kotel.co.kr Mon Mar 11 9:01 KST 1996 Subject: 야래향 91 From: kids@kids.kotel.co.kr (hades@KIDS) Date: Mon, 11 Mar 1996 17:20:39 +0900 (KST) To: cspark@hera.kaist.ac.kr X-Mailer: fastmail [version 2.4 PL21-h3] Status: RO [ fiction ] in KIDS 글 쓴 이(By): ruby (뱃살공주) 날 짜 (Date): 1995년07월27일(목) 19시51분44초 KDT 제 목(Title): 야래향 91 종리부인은 거부하지 않았다. [죄송하옵니다. 소첩이 불민하여......] [하하하...... 이해하오. 당신의 마음이 편치 못하다는 것을.] (......!) 의미심장한 말에 종리부인의 몸은 부르르 떨었다. [하지만 단 한 번의 정(情)을 통해도 만리장성을 쌓는게 남녀사이 아니겠소?] (이...... 자가......!) 종리부인은 피가 싸늘히 식는 것을 느꼈다. [허허...... 부인의 몸매는 여전하구료.] 을주신황은 아예 노골적으로 나왔다. 그는 종리부인의 풍만하고 완숙한 육체를 더듬었다. [아이...... 우리가 어디 이십대인가요......?] [하하......! 어떻소? 나는 아직 건장하다오, 증명해 볼까?] [아......!] 종리부인은 그만 신음을 발했다. 을주신황이 그녀를 쓰러뜨리고 덮쳐왔기 때문이었다. 그는 서슴없이 그녀의 옷을 벗겼다. [그만......] 종리부인은 고개를 저었다. 하나 그만 둘 을주신황이 아니었다. 몇 번 손을 늘리는 사이에 그는 종리부인의 풍만한 속살을 탐할 수 있었다. [후후...... 부인의 살결은 언제나 처녀같소......] (아아...... 패륜흉적! 너를...... 갈아 마시리라......) 종리부인은 내심 이를 갈고 있었다. 하나 그녀는 거부하지 않았다. 어느 새 교敾?몸에서 옷자락이 잘익은 과육(果肉)의 껍질이 벗겨지듯 벗겨져 나갔다. 육봉(肉峯)은 관능이 엉켜있는 듯 이미 완숙할대로 완숙했다. 은은한 자줏빛이 감도는 유실...... 그리고 유지가 엉긴 듯한 피부는 아직도 군살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이 팽팽한 탄력을 유지하고 있었다. 어디 그 뿐인가? 아랫배의 구릉은 편편하고 온하했으며...... 이윽고...... 마지막 속곳마저 떨어져 나가자...... 아! 숨이 막힌다. 폭발적인 관능의 샘(泉)은 짙은 수림에 싸여 신비밀궁의 환희를 내포한 채 기 름진 허벅지로 살풋 삼각지세가 가려져 있다. [허...... 억......] 을주신황의 호흡이 거칠어졌다. 이어 그는 옷을 벗는 둥 마는 둥 하여 폭발적인 중년의 완숙한 여체를 짓눌렀 다. [아...... 흑......] 종리부인은 젖가슴에 을주신황의 흡력을 느꼈다. 그 순간, 이미 사내를 아는 그녀의 육체는 선율을 타는 악기처럼 흐느끼기 시작했다. [하...... 아......] 그녀의 손이 을주신황의 머리카락 속으로 절망처럼 파고 들었다. 을주신황의 손은 그녀의 둔부의 그 부드럽고 풍만하고 예민한 계곡으로 마음적 유영하며 휘놀았다. [아아......] 단내, 단내가 난다. 을주신황의 손이 그녀의 깊은 늪지로 파고 들었을 때, 바르르......! 여체는 경련했다. 그 순간...... 잔인한...... 아주 잔인한 쾌감이 이율배반적으로 모순을 안고 피어오르는 것은 어쩔 수 없 는 일이었다. (조금만...... 조금만 더...... 신품종(神品鍾)이 울릴 때까지...... 이 자를 ...... 이곳에 붙잡아 두어야...... 하...... 악......) 어디를 어떻게 건드렸을까? 그녀는 두 다리를 바르르 떨었다. 허공에 쳐들려진 여인의 두 다리가 호선(弧線)의 물결을 그었다. 이때, 을주신황이 드디어 그녀의 몸 위에서 힘차게 율동을 시작했다. [학...... 하아......!] [헉헉......] 아아...... 관능의 샘은 깊고도 두껍고...... 간악하게 끓기 시작했다. 올섦?신음하고...... 그녀의 눈꼬리에서는...... 물기가 번져 내리기 시작했다. 율동...... 파도를 타 듯...... 버드나뭇가지가 바람에 흔들리듯...... 두 육체는 빈틈없이 밀접한 채 끝없는 관능의 항해를 하기 시작했다. 이때였다. 뎅...... 데뎅...... 데뎅...... 문득 아스라한 청각 속으로 타종(打鍾)소리가 들려오는 것이 아닌가? 그 순간, (때는...... 왔다......!) 스스......! 침상보를 쥐어 뜯던 종리부인의 새하얀 옥수(玉手)가 쳐들려졌다. 아......! 그녀의 옥수에는 바위라도 가루를 낼만한 선천강기(先天崗氣)가 응집되어 있었 다. 스스...... 이제 한치로 가까와진 옥수! 그것이 을주신황의 머리에 닿는다면 설사 금강두라 할지언정 두부처럼 뭉개질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From kids@kids.kotel.co.kr Mon Mar 11 9:02 KST 1996 Subject: 야래향 92 From: kids@kids.kotel.co.kr (hades@KIDS) Date: Mon, 11 Mar 1996 17:20:45 +0900 (KST) To: cspark@hera.kaist.ac.kr X-Mailer: fastmail [version 2.4 PL21-h3] Status: RO [ fiction ] in KIDS 글 쓴 이(By): ruby (뱃살공주) 날 짜 (Date): 1995년07월27일(목) 19시52분26초 KDT 제 목(Title): 야래향 92 하나 그때, 을주신황의 움직임이 빨라졌다. [하...... 악......!] 순간 잔인할 정도로 파고드는 전율의 쾌락에 종리부인의 옥수에 응집된 공력 이 흩어졌다. 바로 그때, [허억......!] 절정! 관능의 파고는 절정에 올랐다. 율동이 딱 정지된 그 순간, [아아......] 종리부인은 아스라히 쾌락의 나락으로 온몸이 굴러떨어져 내리는 것을 의식했 다. 그리고 그녀의 흰 손은 어느 덧...... 이율배반과 저주의 모순을 안고 을주신황의 등어림을 끌어안고 있었다. x x x 쾅! 쾅! 쾅......! 신품대서전의 창문이 일제히 박살나며 수많은 인영이 뛰어 들었다. [무...... 무슨 짓들이냐?] 오장로, 그들은 두 눈을 한껏 부릅떴다. 그들은 방금 신품서원의 집회(集會)를 알리는 신품종을 쳤다. 한데 창문을 부수고 날아든 인영들이 삽시에 그들을 포위해 버린 것이 아닌가? 특히, 선두에는 신품팔각(神品八閣)의 팔대각주들이 만면에 살기등등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또한, 사장로(四長老), 그들이 배후에 서 있었다. [이...... 이럴 수가...... 기밀이 새나갔단 말인가......?] 오악팔해, 그는 안색이 백지장이 되었다. [그...... 그런 모양입니다......] 옆에 있던 사각주가 떨리는 음성으로 말했다. 유독 천추각주만 없었다. 이때, [본원(本院)의 원주님을 시해하려는 반도를 처단하라!] 문득 사장로 중 천밀추사(天密秋士)가 날카로운 음성으로 말했다. 그는 구대장로 중 서열상 이위였고 현 원주와 결탁된 장로였다. [무...... 무슨 소리냐? 너희들이야말로 원주를 시해한 반도......] 천기에성은 격분하여 소리치다가 눈을 크게 떴다. 천밀추사가 하나의 홀(笏)을 쳐들었기 때문이다. ------여의천홀(如意天笏)! 그것은 신품서원의 조사령이었다. [변명은 필요없다! 그대들을 반도로서 처단한다!] 천밀추사의 명이 떨어진 순간, [와------ 아------!] [우------!] 차차차창------! 위이이잉------! 백 명이 넘는 서원의 유생들이 일제히 무기를 빼들었다. [트...... 틀린 것 같소......!] [남은 것은 최후까지......] 오장로는 서로의 얼굴을 돌아보며 비장한 표정을 지었다. 사각주의 눈빛이 교환되었다. 한 순간, [처------ 라!] 천밀추사의 명과 함께 막강한 경기가 소용돌이쳤다. [으허허헛......! 말세로다------!] [으하하핫......! 적반하장이라더니...... 오냐! 이 늙은 목숨을 아끼지 않는 다!] 오장로는 분성하고 노호를 터뜨리며 신형을 날렸다. 이윽고...... 가공할 혈전(血戰)이 벌어졌다. 한데...... 그 누구도 감히 상상치 못할 괴변이 벌어졌다. [헉......!] [끅...... 너희들이......] [끄----- 윽!] 아아! 이럴 수가! 사각주, 즉 만경각주, 천비각주, 수심각주, 경륜각주가 돌연 오장로의 배후를 찌른 것이 아닌가? 아아......! 그것은 꿈에도 생각지 못한 암격이었다. 천기예성, 광음기생, 오악팔해, 신검서치는 피를 울컥 토하며 비틀거렸다. 그 순간, [쳐------ 라------] 꽈르르르르......! 파츠츠츠츳......! 무수한 검광과 장영이 그들 사 인(四人)을 온통 덮어 씌웠다. 아아...... 대라신선이라해도 피할 수 없는 엄청난 공격이었다. 이윽고...... [크아아악------ 악!] [분하다...... 으아아악!] [크으으윽!] ...... 비명......! 그리고 모든 것은...... 끝이 났다. 장내는 조용해졌다. From kids@kids.kotel.co.kr Mon Mar 11 9:03 KST 1996 Subject: 야래향 93 From: kids@kids.kotel.co.kr (hades@KIDS) Date: Mon, 11 Mar 1996 17:20:48 +0900 (KST) To: cspark@hera.kaist.ac.kr X-Mailer: fastmail [version 2.4 PL21-h3] Status: RO [ fiction ] in KIDS 글 쓴 이(By): ruby (뱃살공주) 날 짜 (Date): 1995년07월27일(목) 19시53분06초 KDT 제 목(Title): 야래향 93 그리고, 스스스...... [......!] 무영환비유(無影幻飛儒), 그는 신형을 떠올렸다. [천밀추사, 노부는 계집아이를 맡겠소, 뒷일을 부탁하오......!] 스------ 읏! 그는 그 말을 남기고 사라졌다. 아! 그렇다면...... 그가 바로 배신자였단 말인가? 오오...... 통곡할지어다......! 천밀추사는 만면에 괴소를 흘리고 있었다. [이제 모두 끝났다. 반대자는 이로써 완벽히 제거되었다.] 아아...... 천유일맥(天儒一脈)------ 마침내 변절하는가? x x x [후후...... 부인, 오랜만에 즐거웠소.] 을주신황, 그는 옷을 입으며 능글맞게 웃었다. 종리부인은 침상에 누운 채 멍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땀에 젖은 그녀의 풍만한 나신은...... 온통 회한에 가늘게 경련하고 있었다. 저주스런 관능, 문득, (지금이 아니면 기회는...... 없다!) 스슷......! 을주신황이 등이 진 자세에서 종리부인으 옥수(玉手)를 치켜들었다. 그리고, [살부적(殺夫敵)! 죽엇!] 쐐액! 팍! 분명히...... 맹세코 분명히 그녀의 선천강기를 담은 수결은 을주신황의 명문혈을 강타했다. 그러나...... [악!] 비명을 지른 것은 오히려 종리부인이었다. 그녀는 뒤로 날아가며 핏줄기를 뿜었다. [흐흐...... 부인, 너무 늦었구료.] 빙글...... 을주신황은 징그러운 웃음을 흘리며 돌아서고 있었다. 그의 눈빛은 색정을 포식한 야수의 그것처럼 번들거렸다. [흐흐...... 모든 것은 물거품이 되었소 부인, 아니 형수 저걸 보시오.] 아! 그는 형수라고 불렀다. 마침내 본색을 드러낸 것이리라. 그가 가리키는 곳, 촛불이 일렁이며 타고 있었다. 은은한...... 자색 연기를 내면서...... [학......! 몽연향(夢煙香)......!] [그렇소. 공력을 상실케 하는 산공 몽연향이오. 이제 알겠소?] [흐으윽...... 이럴 수가......!] 저주스러웠다. 도리어 함정에 빠지고 만 것이었다. 종리부인은 자신의 몸을 스스로 갈기갈기 찢고싶은 충동에 뻔括銖慧? 허나 그럴 필요는 없었다. [흐흐흐...... 이제 형수는 형님곁으로 가시오.] 을주신황의 음흉맞은 웃음과 함께, [아아아아악......!] 한 마디 허무로운 단말마의 비명이 신품별원을 흔들고 만 것이었다. 비운의 여인...... 그녀는 그렇게 한을 품고 죽었다. 부릅 뜬 눈에 핏발을 세운 채...... 그녀는 아름다운 젖가슴에 구멍이 뻥 뚫린 채 죽고야 말았다. =========------------------------------>>> >>> 風雲第一龍 夜雨 >>> 廢墟之雲 在地獄 ...허운재옥 허운재옥 연재 시리즈 제 3 부 야 래 향 (夜來香) 第 三 卷... -------------------------------------------------------------------- ...>>> 第 二十六 章... 百魔城의 魔功 <<<... -------------------------------------------------------------------- 차창! [으아아악!] 달빛 아래...... 혈전(血戰)이 벌어지고 있다. 아담한 소축, 그곳은 을주화화의 거처였다. 지금 그곳에서는 이대 삼십 이상의 불공평한 싸움이 벌어지고 있었다. From kids@kids.kotel.co.kr Mon Mar 11 9:04 KST 1996 Subject: 야래향 94 From: kids@kids.kotel.co.kr (hades@KIDS) Date: Mon, 11 Mar 1996 17:20:50 +0900 (KST) To: cspark@hera.kaist.ac.kr X-Mailer: fastmail [version 2.4 PL21-h3] Status: RO [ fiction ] in KIDS 글 쓴 이(By): ruby (뱃살공주) 날 짜 (Date): 1995년07월27일(목) 19시53분57초 KDT 제 목(Title): 야래향 94 번------ 쩍! [크아아악!] 검광이 흐를 때마다 피무지개가 달빛 한가운데로 치뻗었다. 을주화화와 천추서생이 등을 맞대고 서 있고 그를 포위한 서생들은 신품서원의 팔기전(八旗殿) 소속의 문신들이었다. 장내는 살벌한 혈풍이 불었다. 을주화화는 전신이 피로 젖어 있었다. 백의가 혈의로 변한 그녀의 모습은 여야차(女夜叉)였고 그녀가 전개하는 검( 劍)은 살기무쌍했다. [용서하오...... 소저...... 뒤늦게나마...... 노부는 충(忠)에 눈을 떴소... ...] 등 뒤, 천추서생은 옆구리에 뼈가 드러나는 중상을 입은 채 말하고 있었다. [흐흑...... 모든 거사가...... 실패했단 말이지요......?] [그렇소...... 거기에 동조했던 자들은 모두...... 척멸당했소...... 어쩌면 주모께서도......] [으으윽! 용납할 수 없어요!] 번------ 쩍! 츠츠츠...... 츠----- 읏! [끄아아아악!] [케에에에엑------!] 정면에 달려들던 두 문사가 길게 양단되어 나뒹굴었다. 을주화화의 검술은 신기에 가까왔다. 그녀의 무공은 기이할 정도로 강했다. [후후후......! 소저 더 이상의 반항은 의미가 없는 일이오!] 팔기전주의 음흉한 웃음소리에, [더러운 변절자------!] 위------ 이잉! 검(劍)! 검의 예봉이 전광처럼 쏘아 나갔다. 파자자작......! [흑! 검(劍)...... 강(崗)!] 팔기전주는 안색이 흙빛이 되며 다급히 판관필을 저었다. 카...... 캉! 불꽃이 튀었으나 그는 하마터면 필을 날릴 뻔했다. 호구(虎口)가 찢어진 것이었다. [쳐라......! 죽여도 좋다!] 그는 이를 갈며 명령을 낯??문사들은 전력을 펼치기 시작했다. 차차차------ 창! 꽈르릉......! 위기! [윽......!] 천추서생은 다시 오른쪽 어깨와 다리에서 피가 푹! 솟구치며 쓰러질 듯 비틀거 렸다. [어서...... 달아 나시오...... 소저...... 이곳은 노부가......] [안돼요!] 파츠츠츳------ 츳------ 츳------! 을주화화는 가공무비할 검세를 펼치고 있었다. 하나 그녀 역시 이미 수십 군데 상처를 입고 있었다. 신품서원의 문사들의 무공은 하나같이 기오막측했다. 그런 그들이 합공을 펼치는 위세야말로 능히 경천동지였다. 콰콰콰...... 쾅! 콰르르르르......! 츠으...... 츳...... 츳......! [아악......!] 을주화화는 피를 울컥 토했다. 등과 옆구리에 장풍을 맞은 것이었다. 사태는 절망적이었다. [아아......! 이게...... 끝인가......?] 그녀는 옆에서 버티어 내던 천추서생이 서서히 걸레쪽이 되어 쓰러지는 것을 보았다. 그녀는 눈을 감았다. 허나 그때였다. [화아(花兒)야......] 문득 귀에 익은 음성이 그녀의 희미해지려는 정신을 번쩍 일깨웠다. 눈을 뜬 순간...... 막 사오 명의 문사들을 거꾸러뜨리고 불가사의한 신법으로 날아오는 노문사(老 文士)가 보였다. 순간 그녀는 반가움에 자신도 모르게 외쳤다. 아......! 무영(無影) 사숙......] 그렇다. 무영환비유------ 오장로는 그녀의 공동사부였기에 그녀는 무영환비유를 사숙이라 불렀다. 그가 나타난 것이다. 스스슷......! 신기에 가까운 신법으로 그녀의 곁으로 다가온 무영환비유는 부드럽게 말했다. [이젠 안심해라, 화아야......] [아아...... 사숙......] 을주화화는 눈물을 뿌리며 그에게 기댔다. 하나 그 순간! 어찌 그녀가 상상인들 하였으랴! 무영환비유의 얼굴에 잔인한 웃음이 떠오르더니, 쾅! [아아아악!] 무영환비유는 대뜸 일장으로 그녀를 가격해 버린 것이 아닌가? 미처 피하고 말고 할수도 없었다. 그대로 을주화화는 심장이 터질 듯한 고통과 함께 의식이 까맣게 죽어가며 허 공으로 실 끊어진 연처럼 날아올라 갔다. 우두두두둑...... 그녀가 날아가는 자리에 선혈이 비처럼 뿌려졌다. 헌데...... 바로 그때였다. [정말 놀라운 음모이군......!] 문득 허공에서 침중한 음성과 함께, 휘------ 익! 한 가닥 야조와 같은 흑영이 번개처럼 을주화화를 낚씹ㅄ?것이 아닌가? From kids@kids.kotel.co.kr Mon Mar 11 9:05 KST 1996 Subject: 야래향 95 From: kids@kids.kotel.co.kr (hades@KIDS) Date: Mon, 11 Mar 1996 17:20:53 +0900 (KST) To: cspark@hera.kaist.ac.kr X-Mailer: fastmail [version 2.4 PL21-h3] Status: RO [ fiction ] in KIDS 글 쓴 이(By): ruby (뱃살공주) 날 짜 (Date): 1995년07월27일(목) 19시54분38초 KDT 제 목(Title): 야래향 95 바로 사령귀였다. [가증스러운 무리들......!] 우우웅......! 콰르르릉! 그가 일장을 쏟자 가공할 거력(巨力)이 일어나며 삽시에 칠팔 명의 문사가 거 꾸러졌다. [으아아악!] [크아아악!] 하나 도살은 거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놈을 죽여라!] 무영환비유의 외침과 동시에, 휙! 휘익! 휘류류------! 사방에서 백여 명의 인영이 비조처럼 날아와 사령귀를 공격하기 시작한 것이 아닌가! [크아아아악......! 죽는 것이 소원이라면 소원을 들어 주마!] 워이이이이이잉-----! 츠츠츠츠츠...... 츠츳......! 아! 사령귀는 어느 새 우수에 검(劍)을 들고 있었다. 허공에 둥실 뜬 채로 그는 가공할 검무(劍舞)를 추기 시작했다. 춤! 죽음의 춤이었다. 우우우우우웅...... 고오오오오오......! 케에에에에엑......! 크아아아아악......! 으아아아아악......! 피(血), 피, 피...... 피의 회오리가 일기 시작했다. [헉......! 저...... 저것은 오백 년 전의 검마(劍魔) 낙혼생(落魂生)의 사검 광혼무(死劍狂魂舞)......!] 무영환비유의 입에서 경악에 찬 부르짖음이 터져나왔다. ------사검광혼무(死劍狂魂舞)! 오오...... 죽음의 검무! 그것은 오백 년 전 천하를 혈세하던 백마성(百魔城)의 마인백인동맹(魔人百人 同盟)의 서열 삼위였던 검마 낙혼생의 독문최후절기였다. 일단 펼쳐지면 죽음 외에 달리 남는 것이 없다는 공포의 마검......! 헌데 그것이 사령귀의 손에서 펼쳐지다니......! 고오오오오오...... 가공할 검기류(劍氣流)가 회오리 바람을 일으키다가 가라앉자...... 후두두두둑......! 장내에는 혈우(血雨)가 쏟아져 내렸다. 오오...... 보라! 장내에 존재하는 것은 오직...... 시(屍)......! 바로 제 형상을 잃어버린 토막난 시신밖에 없었다. [......!] 사령귀, 그는 전신에 흠뻑 피를 뒤집어 쓴 채 바닥에 내렸다. 그의 검끝에서도 핏방울이 뚝뚝 떨어져 내리고 있었다. [으...... 으...... 인간이 아니다...... 검...... 귀...... 다......] 무형환비유는 사색이 되어 뒷걸음질쳤다. 허나, 저벅저벅...... 사령귀는 그의 앞으로 걸어갔다. 이어, 일 장(一丈) 거리를 두었을 때 그는 차갑고 무심한 음성으로 말했다. [이것이 무엇인지도 알겠군?] 우...... 웅! 아! 그는 백옥수를 내밀었다. 여인보다 희고 완벽하게 아름다운 조화를 이룬 손(手)! 그 손이 변화를 일으키고 있었다. 장심에 달걀만한 홍반이 생기더니...... 차츰 커져 손 전체가 불타는 홍옥(紅玉)처럼 화하는 것이 아닌가? [수...... 수라혈옥수(修羅血玉手)......!] 무영환비유는 백색의 흙빛이 되었다. 수라혈옥수(修羅血玉手)! 그것은 백인동맹의 마두들 중 가장 가공할 마성(魔性)을 지닌 혈옥대제(血玉大 帝)의 돌?떠坪潔駭? 파...... 앗! 혈옥수가 환상처럼 일직선을 그린 순간, [으아아아악------!] 처절한 비명이 꼬리를 그렸다. 그리고, 파아아아아......! 아! 놀랍게도 무영환비유의 몸이 그대로 피안개(血霧)로 화하여 흔적도 없이 사라 져 버리는 것이 아닌가? 실로 가공할 마공이었다. 스------ 팟...... 어느 새 사령귀의 신형은 사라지고 없었다. 피바다가 된 장내를 뒤로 한 채...... 대체...... 그에게서 쏟아져 나오는 오백 년 전의 마인백인동맹의 절공은 어떻게 된 것인 가......? 대체 그의 신세에 어떤 가공할 신비가 어려 있기에...... 하나 그것은 그의 잃어버린 과거 속에 묻혀 있다. 그의 과거 속에...... =========------------------------------>>> >>> 風雲第一龍 夜雨 >>> 廢墟之雲 在地獄 From kids@kids.kotel.co.kr Mon Mar 11 9:06 KST 1996 Subject: 야래향 96 From: kids@kids.kotel.co.kr (hades@KIDS) Date: Mon, 11 Mar 1996 17:20:55 +0900 (KST) To: cspark@hera.kaist.ac.kr X-Mailer: fastmail [version 2.4 PL21-h3] Status: RO [ fiction ] in KIDS 글 쓴 이(By): ruby (뱃살공주) 날 짜 (Date): 1995년07월27일(목) 19시55분14초 KDT 제 목(Title): 야래향 96 허운재옥 연재 시리즈 제 3 부 야 래 향 (夜來香) 第 三 卷... -------------------------------------------------------------------- ...>>> 第 二十七 章... 美人魔宮의 詛呪 <<<... -------------------------------------------------------------------- [헉헉......!] 번------ 쩍! 츄리리릿! [크악!] [아악!] [흑!] 피바다(血海)...... 만검림 속은 완전히 시산혈해(屍山血海)로 뒤덮였다. 사령귀, 그의 눈은 시뻘겋게 충혈되어 있었다. 그는 오직 닥치는 대로 베고, 또 베었다. 그의 손에서는 가공할 마예(魔藝)들이 끊일 줄 모르고 장강대하처럼 쏟아져 나 왔다. 콰쾅! [윽!] 등줄기에 서너 줄기의 장풍이 가격되자 사령귀는 피를 울컥 뿜었다. 하나 그가 몸을 빙글 돌리자, [크악!] [케엑!] 사 오 명의 중년인들이 양단되어 썩은 짚단처럼 나뒹굴었다. 스스스슷......! 십여 명의 인물들이 다시 쇄도했다. 푸슈슈슈슛! 순간 사령귀는 다섯 손가락을 연속 퉁겼다. [아아아아악!] [크------악!] [사망혈혼지(死亡血魂指)...... 크악!] ------ 사망혈혼지(死亡血魂指)! 그것은 백마성의 서열 십사위인 지마(指魔) 공야추(公冶秋)의 독문 살인지공이 었다. 열 명의 인물들이 미간에 구멍이 뻥 뚫리며 그들은 나무토막처럼 쓰러졌다. 츠츠츠...... 고오오오...... 혈전(血戰)...... 죽여도, 좆㈄?끝이 없었다. 사령귀는 진저리를 쳤다. 만검림은 그야말로 수천 명이 죽음의 도전을 한 상태였다. 그를 공격하는 자들은 기이하게도 신품서원의 고수들이 아니었다. 그들은 백도제파의 고수들이었던 것이다. [쳐라!] [무림의 살인마를 죽여라!] 위이이이잉! 파츠츠츠츠츳! 그들은 놀랍게도 풍운맹(風雲盟)?속한 고수들이었다. [크하하하하핫......!] 꽈르르르르릉! 사령귀는 훨훨 날아오르며 닥치는 대로 상대를 쳐죽었다. 그는 흉성(兇性)이 오를대로 올라 있었다. 그의 손에서는 무자비한 살수들이 쏟아져 나왔다. 그는 왜 자신이 이런 함정에 빠졌는지 알 수가 없었다. 백도총맹 풍운맹이 만검림에서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이 그를 합공한 것?예상 치도 못한 일이었다. 콰콰콰......! [크아아악!] [으��ㄴ!] 끊임없이 베어 넘기며 사령귀는 방향 감각마저 잃은 채 전진했다. 그때 문득, 그의 아스라한 뇌리로 한 가닥 끊어질 듯 말 듯한 기억이 떠올랐다. 그것은 언젠간 이와 비슷한 상황에 처해 있었던 것 같은 느낌을 받은 것이었 다. 하나 그것은 곧 갯같」건蠻낫? 쾅! [으------ 악!] [캐에에에엑!] 휘류류류류......! 한 대(隊)가 전멸하면 또 다른 대가 날아들었다. 그야말로 불을 보고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날아드는 불나방처럼...... 그것은 또 하나의 무림혈사였다. ...... ...... [그으으으......] 사령귀, 그는 검에 몸을 의지한 채 피바다 속에 서 있었? 그의 주변에는 무려 백여 구가 넘는 시체들이 널려 있었다. 그는 의식이 가물거렸다. 더 이상은 검을 들 힘조차 남아있지 않았다. From kids@kids.kotel.co.kr Mon Mar 11 9:07 KST 1996 Subject: 야래향 97 From: kids@kids.kotel.co.kr (hades@KIDS) Date: Mon, 11 Mar 1996 17:20:59 +0900 (KST) To: cspark@hera.kaist.ac.kr X-Mailer: fastmail [version 2.4 PL21-h3] Status: RO [ fiction ] in KIDS 글 쓴 이(By): ruby (뱃살공주) 날 짜 (Date): 1995년07월27일(목) 19시55분56초 KDT 제 목(Title): 야래향 97 그는 만검림을 빠져나가는 방법을 알지 못했다. 그저 좌충우돌 끊임없이 맴돌며 싸울 뿐이었다. [크으으으...... 오라...... 얼마든지......] 그는 눈앞에 뿌예졌다. 그때, [아......] 문득 가냘픈 탄식이 들렸다. [정말 당신은 놀라운 분이군요......] 을주화화, 그녀였다. 어느 새 그녀는 의식을 회복하고 있었다. 하나 사령귀는 그녀가 깨어난 것도 의식하지 못하고 있었다. 을주화화는 그의 품에서 빠져나와 몸서리를 쳤다. [혼자의 몸으로 이렇게 많은 고수들을 상대하다니......] 그녀는 방갓이 이미 벗겨져 나간 사령귀의 극미한 반쪽 얼굴을 멍하니 바라보 았다. 다음 순간, [이대로라면 대라신선이라도 살아남지 못해......] 이어 그녀는 몸을 움직였다. 그녀가 한 행동은 기이한 것이었다. 그녀는 장내에 쓰러진 고수들의 병기를 주워 모으더니 아무렇게나 땅에 푹푹 꽂는 것이 아닌가? [만천금쇄진(滿天禁碎陣)...... 당분간은 버틸 수 있으리라......] 아! 진법(陣法)이었던가? 문득, 스스스스......! 휘리리리링......! 주변에 칙칙한 검은 안개가 모여들더니 시야를 차단하는 것이 아닌가? [되었다......] 흑무 속에 을주화화의 음성이 들렸다. 그 순간, [흑!] 사령귀는 옆구리가 뜨끔함을 느끼며 쓰러지고 있었다. 을주화화가 그의 혈도를 점한 것이었다. 을주화화는 사령귀를 내려보며 탄식했다. [아아...... 또 한 번의 만남이었지만...... 당신은 내게 평생 갚을 수 없는 빚을 남겼어요.] 그녀의 창백한 얼굴에 한 가닥 결연한 표정이 어렸다. [이제 남은 길은 오직 하나......] 그녀의 눈에 서리서리 한광이 뻗었다. [미인마궁(美人魔宮)의 힘을 얻는 수밖에......!] 아! 들었는가? ------미인마궁(美人魔宮)! 아득한 상고로부터 내려오는 무서운 전설, 여인, 그것도 천하우물의 미인들로만 이루어져 있다는 미인마궁...... 철저히 배타적인 궁규(宮規)로써 사랑(愛)을 거부하고 남자를 증오하는 문파, 전설의 사대신병지비(四大神兵之秘) 중 미인루(美人淚)의 비밀을 안고 있는 문 파, 을주화화의 입에서 미인마궁이 언급되다니...... [흐윽...... 어머님께서 미인마궁에서 탈퇴하신 이후...... 미인마궁은 단맥( 斷脈)되었으나 내가 미인마공(美人魔功)을 익힌다면...... 흐흐...... 미인마궁 을 이용해 복수를 꾀할 수 있으리라!] 오오......! 들었는가? 종리부인! 그녀가 바로 미인마궁의 출신이었단 말인가? 스스스......! 휘릭! 휙휙! 흑무 주변에 어지러운 인영이 날리는 음향이 일었다. 이어, [음...... 기이한 일이다. 이곳에 설치된 기진(奇陣)...... 틀림없이 그들은 이곳에 있다.] 낭랑하고 부들어우며 감미로운 청냅?음성이었다. 그러자, [옥(玉)맹주, 틀림없는 사실이오이다. 그들은 이곳에 있소이다.] 그 음성, 바로 을주신황의 음성이 아닌가? 부르르르......! 을주화화는 교수를 떨었다. (저...... 음성은...... 옥(玉)...... 사자(獅子)......!) 아! 부드럽고 감미로운 청년의 음성! 그것을 그녀는 정녕코 잊을 수가 없었다. 바로 그녀의 마음에 뚜렷?영상을 새긴 백도의 기린아 십전무랑 옥사자의 음 성이 아닌가? (그...... 그렇다면 모든 음모의 주역은...... 그였단 말인가?) 주르르륵......! 그녀의 입술에서 피가 터져나왔다. 다음 순간, [호호호호홋...... 저주하리라! 저주를...... 미인루(美人淚)의 저주를 천하에 뿌리리라......!] 아! 미인루의 저주! 을주화화의 눈에서 처절한 증오가 뿜어져나왔다. 다음 순간 그녀는 자신의 소지(小指)를 깨물었다. 촤아......! 피가 뿜어졌다. 그녀는 피가 뿜어지는 손가락을 사령귀의 입 속에 넣었다. [사령귀...... 당신은 이제부터 영원한 나의 주인(主人)...... 미인루의 저주 는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아아......! 대체 무엇을 하는 것인가? From kids@kids.kotel.co.kr Mon Mar 11 9:08 KST 1996 Subject: 야래향 98 From: kids@kids.kotel.co.kr (hades@KIDS) Date: Mon, 11 Mar 1996 17:21:02 +0900 (KST) To: cspark@hera.kaist.ac.kr X-Mailer: fastmail [version 2.4 PL21-h3] Status: RO [ fiction ] in KIDS 글 쓴 이(By): ruby (뱃살공주) 날 짜 (Date): 1995년07월27일(목) 19시56분39초 KDT 제 목(Title): 야래향 98 스스스......! 고오오오오......! 문득 사령귀의 전신이 은은한 혈무에 감싸이기 시작했다. 그런 상태로......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호호호...... 이제부터 을주화화는 사라진다...... 오직...... 미인루의 전설 이 시작될 뿐!] 을주화화! 그녀는 서서히 쓰러지기 시작했다. 그녀의 얼굴에는 핏기라곤 한 올도 찾아볼 길이 없었다. ...... 그녀가 쓰러지고 나자, [......!] 문득 사령귀가 꿈틀거리며 몸을 일으켰다. 그의 눈에서는 끔찍한 혈광이 뿜어졌다. 다음 순간, [우우우------ 우------ 우------!] 아! 가공할 마소(魔笑)를 터뜨리는 것이 아닌가? 다음 순간, 휘------ 익! 놀랍게도 그는 그대로 진 밖으로 쏘아져 나갔다. [앗......! 사령귀가......!] [잡아라!] [쫓아라!] 휙! 휘익! 휙! 수많은 인영이 신형을 솟구쳤다. 허나 사령귀의 신법은 불가사의할 정도로 빨랐다. 그는 아차하는 순간 이미 까마득한 점으로 화해 시야에서 사라지고 말았다. 그때, [소생이 그를 쫓겠소!] 문득 낭랑한 음성과 함께, 슷! 그 자리에서 연남빛 인영이 꺼졌다. [옥 맹주......!] 을주신황이 신형을 날리며 흠칫했다. x x x 콰르르르......! 쿠쿠쿠쿵......! 이 시대(時代)의 영웅(英雄) 대(對) 괴웅(怪雄)! 그들의 싸움은 천지풍운(天地風雲)을 변색(變色)케 하고도 남았다. 사령귀, 그는 막다른 사지(死地)에 몰려 있었다. 운해(雲海)가 깔려 있는 절벽 위, 그는 만검림(萬劍林)의 최대 사문(死門)으로 몰려 있었다. 그리고, 이미 오백초 이상을 그는 싸웠다. 콰르르르르...... 콰콰콰콰콰......! 흡사 폭죽이 터지는 듯한 뇌성이 기공괴초가 몰아칠 때마다 천지를 온통 뒤흔 들었다. 십전무랑 옥사자, 이 시대의 백도제일인인 그는 전신에서 눈부신 광휘를 쏟아내며 사령귀를 몰아 붙이고 있었다. 그는 약관의 나이에 불과했다. 그리고, 어찌 그토록 절섰訣末?아름다운 용모를 소유하고 있는지...... 피부는 빙결같이 희고 고왔으며 두 눈은 정녕 두 개의 태양같이 빛났다. 어찌 그 뿐이랴! 붓으로 그은 듯한 검미(劍眉), 우뚝한 콧날과 입술은 붉디붉은 꽃잎을 연상케 했다. 일신에는 연남빛 유삼을 입었으며...... 머리에는 영웅건(英雄巾)을 두르고 있었다. [사령귀...... 그대를 무림정도의 이름으로 처단하노라!] 쿠쿠쿠...... 그가 양손을 뻗자 가공무비할 오색의 경력이 태산처럼 밀려나갔다. [크하하하하하하......!] 사령귀는 전신이 피투성인데다 두 눈에 핏발이 서 흡사 흡혈악귀처럼 보였다. [마라혈황참(魔羅血荒斬)!] 콰우우우...... 웅! 파츠츠츠츳......! 고오오오......! 오오......! 말로는 형용하기 불가능한 마공(魔功)대 정공(正功)! 백 장 이내가 완전히 초토화 되었다. 사령귀와 옥사자의 대결은 세기의 대결이었다. 주위에는 천여 명을 헤아리는 풍운맹의 고수들이 그 광경에 입을 딱 벌린 채 넋을 잃고 있었다. 콰르르르......! 콰아아아......! 천번지복! 천붕지열! 가공무비할 대결이었다. [옜?..... 가공하다.] [사령귀의 무공이 저 정도일 줄이야......] 군웅들은 두 사람의 손에서 쏟아져 나오는 듣지도 보지도 못한 신공마초에 모 두 경악을 금치 못했다. 이때, [크크크크......!] 문득 사령귀의 입에서 소름끼치는 괴소가 터져나왔다. 다음 순간, 츠츠츠------ 츠------ 츠...... 아! 그의 검(劍)에서 무려 일 장(一丈)이 넘?유형검기(有形劍氣)가 쏘아져 나오 는 거이 아닌가? From kids@kids.kotel.co.kr Mon Mar 11 9:09 KST 1996 Subject: 야래향 99 From: kids@kids.kotel.co.kr (hades@KIDS) Date: Mon, 11 Mar 1996 17:21:04 +0900 (KST) To: cspark@hera.kaist.ac.kr X-Mailer: fastmail [version 2.4 PL21-h3] Status: RO [ fiction ] in KIDS 글 쓴 이(By): ruby (뱃살공주) 날 짜 (Date): 1995년07월27일(목) 19시57분21초 KDT 제 목(Title): 야래향 99 [헉......! 저...... 저것은 충소어검탄강(沖宵馭劍彈崗)......!] [우......!] 군웅들이 모두 일색이 시퍼렇게 질렸다. [옥맹주------ 검을 받으십시오!] 휘------ 익! 문득 한 가닥 찬란한 보광(寶光)이 뻗었다. 군웅들 중 누군가 검을 옥사자에게 던진 것이었다. 순간 여기저기서 탄성이 터졌다. [천병보(千兵譜)의 서열 오위에 올라있는 천홍신검(天虹神劍)이다!] [오...... 천홍신검......] ------천홍신검(天虹神劍)! 그것은 천병보, 즉 고금의 일천신병(一千神兵) 중에서 서열 오위에 기재되 있 는 희대의 신검이었다. 전설의 신장류(神匠流)에서 오백 년 전 만든 검으로 칠채(七彩)의 검기가 흐르 는 것이 특징이었다. [고맙습니다. 검악보주(劍嶽堡主)!] 옥사자는 천홍신검을 받아들며 누군가에게 사의를 표명했다. 검악보, 그것은 서주제일검가를 이르는 것이었다. 천홍신검은 그들 전래의 보검인 것이었다. 츠츠츠츠...... 우우우웅...... 검대 검(劍對劍)! 세기의 대결은 범인으로는 상상치도 못할 극강검예(極强劍藝)로 이루어졌다. 대기(大氣)가 숨을 죽이고, 인간 또한 호흡을 잊었다. 한 순간, ...... 아...... 사령귀! 그는 검과 몸이 하나(劍身一體)가 되어 거대(巨大)한 검강으로 화해 날아올랐 다. 우우우웅......! 그가 펼친 것은 바로 천무성궁, 즉 천종부의 부주인 활인제룡 담환천이 전수한 것이었다. 일순, 고오오오오......! 칠색의 무지개로 휘감긴 옥사자의 안면에 한 가닥 신비한 득의의 표정이 스쳤 다. 이어, [냠?落花)------ 일섬홍(一閃虹)!] 아! 번------- 쩍! 사라졌다. 그의 모습은 마치 환상처럼 군웅들의 시야에서 사라졌다. 그리고 두 가닥 다른 검기류가 허공에서 상봉한 순간, [크아------ 아아----- 악!] 처절한 비명이 군웅들의 고막을 울렸다. 피...... 아아아...... 아! 아아......! 한 가닥 혈선(血線)이 천중으로 치솟고...... 승부는...... 났다. 사령귀의 몸이 선렬한 피보라를 뿜으며 아스라한 절벽 아래로 곤두박질치며 떨 어져 내리는 것이었다. 일순, [와아아아아......!] 군웅들의 입에서 환호성이 터졌다. [우아아아아......!] ... 사령귀, 그는 이렇게 사라져가는 것인가? 그의 잃어버린 과거를 되찾지도 못한채 이렇게 허망하게 사라져가고 마는 것인가? ==============>>> 第 三 卷 終 <<<============== >>> 風雲第一龍 夜雨 >>> 廢墟之雲 在地獄 ...허운재옥 허운재옥 연재 시리즈 제 3 부 야 래 향 (夜來香) 第 四 卷... -------------------------------------------------------------------- ...>>> 第 二十八 章... 藏天의 秘史 <<<... -------------------------------------------------------------------- 아침이슬...... 영롱한 이슬방울 속에 삼라만상(三羅萬象)이 담겨있는 풍경을 보았는가? 우주(宇宙)는 가이없이 크고 넓지만 또한 티끌 하나에조차 소우주(小宇宙)가 깃들어 있음을 안다면...... 인간사(人間史)의 풍운만변과 무상함을 이해하리라. From kids@kids.kotel.co.kr Mon Mar 11 10:00 KST 1996 Subject: 야래향 100 From: kids@kids.kotel.co.kr (hades@KIDS) Date: Mon, 11 Mar 1996 17:21:07 +0900 (KST) To: cspark@hera.kaist.ac.kr X-Mailer: fastmail [version 2.4 PL21-h3] Status: RO [ fiction ] in KIDS 글 쓴 이(By): ruby (뱃살공주) 날 짜 (Date): 1995년07월27일(목) 19시58분29초 KDT 제 목(Title): 야래향 100 [클클클......! 누가 이 세상이 넓다 했느냐? 커커...... 천하를 아무리 뒤져 보아도 쓰레기 같은 놈들만 너절할 뿐 쓸만한 놈은 한 놈도 없구나......!] 대화, 분명 두 사람이 하는 대화이건만...... 아침햇살에 그림자를 이루며 산곡(山谷)사이에 나타난 자는 분명 일 인(一人) 이었다. 기이한 것은...... 맙소사......! 키가 무려 일 장이 넘는 것이 아닌가? 세상에 그렇게 키가 큰 자가 있다니...... 흡사 한 그루 나무(木)가 걸어오는 듯...... 한데, 산곡 모퉁이를 돌자 거영(巨影)의 모습이 확연히 들어난 순간, 피식......! 만일 그 광경을 보았다면 누구나 웃음을 터뜨리고 말았으리라. 알고보니 일장의 키는 한 사람이 아니라 두 사람이었다. 자세히 보면...... 그들이 왜 그런 기행을 벌이는 지 이해가 되었다. 아래 있는 자는 장님이었다. 반면 무등을 타고 있는 자는 기형(奇形)으로 다리가 짧았다. 그런 다리로는 걸음도 제대로 못 걸을 것같아 보였다. 자연히 그들은 이심일체(二心一體)의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나이는 대략 오순(五旬) 정도, 입고 있는 옷은 갈색장삼이었다. 얼굴은 한 명은 냉면(冷面)으로 무표정했으며, 전신에서 얼음장 같은 한기를 풍기고 있었다. 하나, 난장이 노인은 그와는 완전히 대조적이었다. 얼굴은 갓 삶은 찐빵처럼 둥그렇고 우스꽝스럽게 생겼다. 이그러진 눈과 대충 갖다 붙인 듯한 주먹코는 보기만 해도 웃음이 나올 지경이 었다. 그들은 다정하게 조화를 이루며 산곡에 나타났다. [헤헤헤...... 종형(鍾兄), 이제 그만 본루로 돌아객?게 어떻소? 벌써 십 년 (十年) 이상을 헤맸어도 아무런 소득이 없지 않소?] 난장이의 말에 종(鍾)이라 불리운 냉면노인은 거의 무감각한 억양으로 말했다. [그건 안돼! 마야(魔爺)의 지상명령이야. 절대마재(絶代魔才)를 찾아야만 우리 가 돌아갈 수 있다. 구제(仇弟).] [제기랄 무슨 수로 절대마재를 찾는단 말이오? 차라리...... 본루의 마령(魔 令)을 발동해 마도오세(魔道五勢)를 모으는 것이......] [모르는가? 아직도 본루의 배신자를 찾지 못했다는 것을? 오세를 모아봐야 또 다시 분열이 일어날 뿐이라는 걸......] [폐------ 엣! 젠장할......! 그동안 우리가 좀 많이 뒤졌소? 총 이천 육십 팔 명을 골라 왔지만 모두 썩은 장작나부랑이 밖에 더 있소?] [크크...... 그래도 계속 찾아야 하네.] [폐엥......! 제길......! 그 옥사잔지 뭔지 하는 꼬마녀석이 정도쪽만 아니었 어도......] [찾으면 그와 맞설수 있는 아이가 꼭 있을 것이네. 세상은 넓으니까.] [흥! 넓긴 뭐가 넓소? 종형은 지치지도 않았소? 이 구불리(仇不利)도 이젠 눈 이 나빠졌단 말이오.] [걱정말게. 이 종무?鍾霧白)의 두 다리는 아직도 성하니......] ------종무백, ------구불리, 대체 이 괴상한 두 노괴(老怪)의 정체는 무엇인가? 그들의 입에서 거론된 말은 또 무엇을 뜻하는 것인가? 두 괴노가 산곡 모퉁이를 다시 한 번 돈 순간, [엥! 저게 뭐지?] 난장이 노인 구불리가 쥐눈을 한껏 크게 뜨며 전면을 가리켰다. 순간, 마음이 하나(一)로 통해 있는 듯 종무백은 전광처럼 쏘아갔다. 슉! 한 줄기 빛살처럼 쏘아간 그들, 잠시 후 그들은 깍아지른 절벽 아래에 우뚝 멈추었다. 피(血)! 바닥에 말라붙은 피가 홍건히 늘어붙어 있었다. [피냄새......! 뭔가, 구제?] 종무백이 동공이 없는 눈을 씰룩이며 묻자, [젠장......! 모르겠소. 하나 산돼지나 노루 피는 아니오!] [그럼......?] [저 까마득한 절벽 위에서 웬놈이 떨어졌나 보오. 아마 박살이 났겠지.] [그런데 시체는......?] [헹! 재수 더럽군. 없소! 아마 절벽 중간끔서 걸렸나 보오.] 종무백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찾아 보세!] [쳇! 무엇 때문에 헛고생을 한단 말이오? 피가 마른 상태로 보아 벌써 삼 일은 족히 지났는데......] 종무백은 차갑게 말했다. [자네가 싫다해도 내 발은 내 맘대로 일세!] [종형......] 허나, 이미 종무백은 지면을 박차고 충소광영(沖宵光影) 신법으로 일직선으로 떠오르고 있었다. 슈...... 우...... 우......! 대략 사오십 장쯤 솟구쳤을까? [그...... 그만!] 구불리가 빽! 소리질렀다. 순간 그들은 한 바퀴 허공에서 맴돌더니 절벽 중간에 나 있는 한 그루 노송(老 松) 위에 내려섰다. 노송 위, 넓게 퍼져있는 가지 위에 피걸레가 되다시피한 피투성이 인영이 걸쳐져 있었 다. 아......! 그 처참함이란 이루 말로 다할 수가 없었다. 전신이 성한 곳이라고는 한곳도 없이 피를 뒤집어쓴 듯했다. 특히, 앞가슴을 관통한 듯 뚫린 구멍에는 뼈가 희게 드러나 보였? From kids@kids.kotel.co.kr Mon Mar 11 10:01 KST 1996 Subject: 야래향 101 From: kids@kids.kotel.co.kr (hades@KIDS) Date: Mon, 11 Mar 1996 17:21:18 +0900 (KST) To: cspark@hera.kaist.ac.kr X-Mailer: fastmail [version 2.4 PL21-h3] Status: RO [ fiction ] in KIDS 글 쓴 이(By): ruby (뱃살공주) 날 짜 (Date): 1995년07월29일(토) 18시32분18초 KDT 제 목(Title): 야래향 101 헌데...... [이걸 보오! 이 녀석의 피부는 강철인가 보오! 상처가 그새 아물었소!] 구불리의 말에 종무백은 중얼거렸다. [그것 참 이상하군, 한데 가슴의 상처는......] 기이하게도 그는 눈이 보이는 것처럼 말했다. 구불리는 자세히 살펴본 후 대답했다. [아마도 보검(寶劍)에 상한 모양이오.] [아직 살아 있나 보게!] [흘흘......! 내 정신 보게......! 어디...... 어억......!] 순간 구불리는 경악성을 발했다. [왜 그러는가?] [이 녀석은 아주 특이한데......? 피부가 강철 같을 뿐만 아니라...... 혈맥도 보통 사람과는 비할 바 없이 튼튼하오.] [......!] [그리고...... 살아 있소. 기적적으로......!] 이때, 구불리는 피투성이 인영의 얼굴을 살폈다. 반목 얼굴이 천으로 묶여 있었다. 그것을 끄른 순간, [헉......! 이...... 이럴 수가......!] 그의 경악성에 종무백은 궁금한 듯 물었다. [왜 그러는가 구아우!] 구불리는 무릎을 탁! 쳤다. [이 녀석이 누군지 알았소!] [누구지?] [헉헉......! 이 녀석이 바로 괴상한 소문을 달고 다니는 사령귀란 애송이라 오!] [사령귀......!] 종무백은 눈을 번뜩였다. 이어 그는 무슨 생각을 했는지 손을 뻗어 바로 사령귀의 전신을 더듬었다. 관절과 관절, 그리고 얼굴의 골격을 만져보던 종무백, 문득, 그는 몸을 한 차례 떨었다. [오...... 오......! 쇠신 닳도록 찾아 헤매도 찾을 수 없던 절대마재를 여기 서 찾아내다니......!] 그의 격동 어린 말에 구불리는 펄쩍 뛰었다. [뭐...... 뭐라고 그랬소! 종형! 그럼 이 녀석이......] 종무백은 문득 음산하게 말했다. [가자! 이제 본루로 돌아갈 수 있게 됐네?] 구불리는 입을 딱 벌렸다. [이...... 이놈이 바로 그 절대마재의 골격을 타고났단 말이오?] [두말하면 잔소리!] 순간, 그는 사령귀를 옆구리에 끼었다. [따라오지 않으면 먼저 가네!] 슈우우우...... 그의 신형은 가공할 속도로 날아가기 시작했다. [제기랄......! 가...... 같이 갑시다!] 번------ 쩍! 슈------ 앙! 난장이 노인인 구불리의 신형도 믿어지지 않을 만큼 빠른 속도로 쏘아갔다. 사령귀(死靈鬼), 그에게 또 하나의 운명(運命)이 다가왔으니...... 과연...... 어떤 변수(變數)를 또다시 일으켜 낼 것인가......? x x x <追憶 五章>, 만통신문(萬通神門)이 결성되었을 때 아이들은 미칠 듯이 환호했다. 지옥의 훈련...... 지난 십 년 간 그들은 하루도 잠을 편히 잔 적이 없다. 거의 매일같이 새로운 훈련에 그들은 몸이 부서져라 내팽개쳤으며...... 굶주 림에 만성이 되었다. 어디 그 뿐이랴? 한 순간의 휴식도 그들에게는 허용되지 않았다. 때로는 잠을 자다가 개처럼 끌려나와 복면인들에게 몽둥이 세례를 받기도 했으 며, 또는 물 속에 처박히기도 했다. 그들의 몸에는 상처가 아물 날이 없었고 뼈가 성한 날은 헤아릴 정도였다. 수많은 무공초식(武功招式)들...... 구결(口訣) 전수는 단 한 번으로 끝냈고 곧바로 실전(實戰) 연습으로 들어가 온몸이 멍이 들 정도로 두들겨 맞기 일쑤...... 감상과 회의는 추호도 용납되지 않는다. 십 년...... 아이들은 그 속에서 잔뼈가 굵어갔다. 그리고 마침내...... 만통신문이 탄생했을 때...... 구릿빛 근육과 강골을 지니게 된 아이들의 눈에는 전광 같은 안광이 자리잡고 있었다. 천 명(千名)의 아이들 중에 뽑힌 정예?오십 삼 인, 나머지 아이들은 모두 죽었다. 구백 사십 칠 명의 죽음으로 탄생된 만통신문, ------암흑사십구혈(暗黑四十九血)! ------만통삼절(萬通三絶)! 그리고...... 가장 뛰어난 한 명의 아이가 모든 훈련을 마쳤을 때 그에게는 문주(門主)의 자 리가 마련되어 있었다. 장천(藏天), 그가 수천 종의 무공과 살인수법을 마쳤을 때 그들?키워낸 두 명의 인물에게 알현이 허용되었다. 바퀴가 달린 철의자에 앉아있는 노인(老人), 그리고 백삼중년문사(白衫中年文士), 노인의 이름은 서문현승(西門玄昇)이었고 중년문사는 을주신경(乙朱神卿)이라 고 했다. From kids@kids.kotel.co.kr Mon Mar 11 10:02 KST 1996 Subject: 야래향 102 From: kids@kids.kotel.co.kr (hades@KIDS) Date: Mon, 11 Mar 1996 17:21:22 +0900 (KST) To: cspark@hera.kaist.ac.kr X-Mailer: fastmail [version 2.4 PL21-h3] Status: RO [ fiction ] in KIDS 글 쓴 이(By): ruby (뱃살공주) 날 짜 (Date): 1995년07월29일(토) 18시33분22초 KDT 제 목(Title): 야래향 102 장천은 처음에는 그들이 누군지 몰랐다. 허나...... 훗날 그는 서문현승이 만통신문을 창시한 인물이라는 것을 알았고, 그가 바로 천투종(天偸宗), 즉 녹림대종사(綠林大宗師) 환상신도 서문현승이며 환상루(幻像樓)의 루주라는 사실을 알기까지에도 그리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았 다. 그의 의제(義弟)인 을주신경...... 그가 바로 백도사류의 천유류(天儒流)의 신품서원주라는 사실도 곧 알게 되었 다. [장천, 너는 이 사부의 기대를 헛되게 하지 않아 기쁘다.] [......?] 장천은 무릎 꿇고 서문현승의 발을 듣고 있었다. [너는 애초부터 선택된 아이였다. 안타까운 것은...... 네가 누구의 자식인지 이 사부조차 모른다는 사실이다.] [......?] 서문현승------ 이 시대 최고의 녹림기인의 눈에는 아련한 회억이 서렸다. [십 칠 년 전...... 노부는 노부의 두 의제와 담론하다가 사소한 말다툼을 벌 였다......] 서문현승의 입에서는 노라운 무림비사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활인제룡 담환천, 천유자 을주신경, 환상신도 서문현승, 그들은 비록 길(道)을 달랐으나 젊은 날 우연히 만나 무학을 인증하다 막역지 교를 맺는다. 그들은 의형제를 맺었고, 나의에 따라 서문현승이 첫째, 담환천이 둘째가 되었 다. 헌데 어느날...... 삼 인은 담론을 하다가 말다툼을 하게 되었다. 서문현승은 녹림(綠林)에 태어났으며 녹림을 사랑하는 녹림기인이었다. 하나 담환천과 을주신경의 녹림을 무시하는 발언에 그는 격분했고, 마침내 그 는 한 가지 선언을 하기에 이막떪? [녹림이 정통이 아님을 세인들은 말하고 있으나 나 서문현승은 백도와 마도만 이 무림의 주류가 아님을 보여 주겠네! 녹림의 힘(力)이 뛰어남을 증명하겠네!] [으하하하핫......! 일년(一年) 안에 백도성지라는 자네의 천무성궁과 마도성 지 구천마중루(九天魔重樓)로 잠입하여 그곳에서 가장 아끼는 지보(至寶)를 가 져 오겠네!] 놀라운 선언이었다. 활인제룡 담환천은 껄껄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헌데 그 후...... 말은 터졌다. 향후 무림에 엄청난 풍운을 일으킬 대사건이......! 천투종 서문현승은 장천을 내려보며 말했다. [그때 노부가 그 두 곳에서 무엇을 훔쳤는지 아느냐?] [......?] [후후...... 바로 담궁주와 마중루주인 구천마야(九天魔爺)의 두 금지옥엽 독 자(獨子)였다. 그들에게는 그 이상의 지보가 없다 여겼기 때문이었다.] [......!] 장천은 안색이 변했다. [허허...... 그러니까 너는 바로 그 두 사람에게서 훔친 독자인 셈이다.] [......!] 장천은 몸을 부르르 떨었다. 형언할 수 없는 감정이 그의 내부에서 소용돌이 치고 있었다. 미움, 증오, 한(恨) 따위가 범뮌絹?그런 감정이었다. 하나...... 웬지 눈앞의 서문현승에게서 그는 적의를 느낄 수는 없었다. 오랜 훈련 중에 그의 존재는 얼마나 중요했던가? 하나 지금은 오히려 마음이 가라앉고 있었다. [허허...... 이후 그 일로 인해 환상루는 무너졌지만 노부는 한 번도 그 일을 후회해 본 적이 없다. 한데...... 한 가지 사건이 터졌다.] [......?] [너에게 성(姓)을 주지 않은 것은 네가 누구의 자식인지 모르기 때문이었다. 더구나 그 중 한 아이는 그후 감쪽같이 실종되어 버렸다. 누군가가 다시 훔쳐간 것이다.] [......!] [너희 둘은 거의 같은 나이 또래였기에 노부는 구별하지 못한 것이다.] 장천, 그는 쓰디쓰게 웃었다. 서문현승은 기이한 정이 깃든 눈으로 그를 내려보며 말했다. [노부는 네가 누구의 자식인지 그것을 중요하게 생각해 본 적은 없다. 네가 싫 지 않다면...... 서문(西門)이라는 노부의 성(姓)을 써도 좋다.] 장천은 자신도 모르게 툴툴 웃었다. [좋습니다. 사부님.] [허허...... 너는 이 사부가 밉지도 않느냐?] 장천은 쓰디쓴 웃음을 지었다. [어차피 지난 일입니다.] [허허...... 역시...... 노부의 기대가 헛되지는 않았구나. 장천, 만통신문이 왜 생겼는지 아느냐?] [......?] [그것은 무림(武林)을 위한 비밀병기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비밀병기......?] [당년 노부가 구천마중루에서 독자를 훔친 후 천무성궁으로 잠입했을 때...... 담궁주는 이미 폐인이 되어 있었다.] [......!] 장천은 흠칫했다. [그는 무림?삼십 삼 인(三十三人)의 명숙(名宿)들로부터 압력을 받은 것이 다. 그 이유는 그가 암흑천마대총(暗黑千魔大塚)을 열 수 있는 열쇠인 천마미인 상(天魔美人像)의 하반신을 얻은 일로부터 비롯되었다.] [......] [담아우는 그것을 공개했고 그것이 화근을 일으켰다. 삼십 삼 명숙은 탐욕에 눈이 어두워 그를 헤치고 천마미인상을 나누어 가진 것이다.] [......!] 장천은 놀라운 비사에 미간을 찌푸렸다. From kids@kids.kotel.co.kr Mon Mar 11 10:03 KST 1996 Subject: 야래향 103 From: kids@kids.kotel.co.kr (hades@KIDS) Date: Mon, 11 Mar 1996 17:21:24 +0900 (KST) To: cspark@hera.kaist.ac.kr X-Mailer: fastmail [version 2.4 PL21-h3] Status: RO [ fiction ] in KIDS 글 쓴 이(By): ruby (뱃살공주) 날 짜 (Date): 1995년07월29일(토) 18시34분09초 KDT 제 목(Title): 야래향 103 [당시 담아우는 아이를 맡기면서 노부에게 부탁을 했다. 향후 무림이 틀림없이 어지러워 질 것이라고...... 그에 대비하여 을주아우와 함께 비밀세력을 키워달 라고...... 그후 담노제는 폐관에 들어갔다.] [......] [삼십삼명숙이 나누어 가진 천마여신상은 언제고 합쳐질 것이며, 또한 암중에 무서운 마류(魔流)가 싹트는 기미를 보이고 있다고...... 그렇게 된다면 언젠가 는...... 전설의 암흑천마대총이 열린다는...... 무서운 결과를 준비해야 한다 는 부탁이었다.] 실로 놀라운 전대비사였다. [그 후...... 그는 고의로 구룡옥쇄령을 내려 노부를 추적했고...... 환상루는 구천마중루의 기습을 받고 무너졌지. 환상루가 그처럼 어이없이 무너진 이유는 ...... 배신자가 생겨났기 때문이었다. 또한 노부가 두 다리를 못 쓰게 된 것 또한...... 그 때문이었다.] 서문현승의 얼굴에는 그늘이 어렸다. [그 후 노부는 을주아우와 함께 아이들을 키웠다. 바로...... 만통신문이 그것 이다.] [......!] 파란만장한 얘기가 모두 끝나자 서문장천은 눈을 감았다. 어지러움이 느껴졌다. 그의 귓전에 탄식이 들렸다. [네가 어떻게 행동할지는 오직 너의 자유에 맡기마. 하나 이것만은 알아다오. 노부는...... 녹림을 사랑했으나 그보다도...... 무림인이기에 무림을...... 그 리고 평화를 사랑한다......] [......] 서문장천------ 만통서생(萬通書生) 서문장천(西門藏天)------ 그것이 그가 이 시대의 비중비(秘中秘)로 태어나게된 이유요, 숨겨진 내력이었 다. ...... =========------------------------------>>> >>> 風雲第一龍 夜雨 >>> 廢墟之雲 在地獄 ...허운재옥 -------------------------------------------------------------------- ...>>> 第 二十九 章... 死靈鬼, 그리고 藏天 <<<... -------------------------------------------------------------------- 장방형의 대전(大殿), 검다(黑). 그곳은 기이하게?온통 묵강석(墨剛石)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바닥은 물론, 천정이며 벽까지도...... 신비하고도 검은 광택이 흐르고 있었다. 장중한 듯하면서도...... 무겁고 사이한 분위기가 물씬물씬 풍기는 곳, 대전은 넓었다. 그 한가운데 가로 놓인 한 개의 관(棺). 그 앞에 두 노괴(老怪)가 부복하고 있었다. 종무백(鍾霧白), 구불리(仇不利), 바로 그들이었다. 관(棺)을 사이에 두고 그들은 주렴을 마주하고 있었다. 칙칙한 그림자를 드리우는 주렴 안, 그곳에 누군가가 정좌품?있는 듯했다. 문득, 차분하면서도 중량감있는 음성이 대전 안에 낮게 깔렸다. [수고했소. 천지쌍마성(天地雙魔星)......] 그 말에 두 노괴는 동시에 바닥에 머리를 조아렸다. [마야(魔爺)의 명(命)을 욕되게 하지 않아 기쁩니다.] 아! 천지쌍마성! 그 두 노괴가 바로 그렇게 불리우는 인물이었던가? 천지쌍마성, 그들이 누구인가? 천살마성(天煞魔星), 지살마성(地煞魔星), 그들이야말로 마도(魔道)의 전설적 인물이 아닌가? 그들의 명호를 물으면 강호인이라면 누구나 즉각 뇌리에 떠올리게 되는 것이 었다. <구천마중루(九天魔重樓)!> 바로 이는 그들이 속한 곳이자 마도 최대의 성역(聖域)의 이름이다. 마도오세(魔道五勢)를 비롯한 마도의 정신적 지주! 그곳이야말로 진정한 마도의 총본산이 아닌가? 마도대종사(魔道大宗師)인 구천마야(九天魔爺)를 비롯, 천지쌍마성과 구대마반(九大魔頒)등이 엄청난 마도세력을 구축하고 있는 곳. 아! 천지쌍마성, 그들은 바로 구천마중루의 핵심인물인 것이다. 이백 세를 넘긴 마도 최고령자들로 구천마야의 호법(護法)인 것이었다. 그렇다면......! 오오...... 그들이 있는 이곳은 바로...... 칠백 년 마도 성지(聖地)인 구천마중루가 아닌가? 또한, 주렴 안의 인물은 바로...... 그들이 호법을 서는 구천마야에 틀림 없으리라. 구천마야는 다시 낮은 음성으로 말했다. [그대들이 선택한 재목이니만큼 틀림 없으리라 믿소. 헌?.....] 문득 그의 음성에 의혹이 배었다. [어째서 입관(入棺)시켜 놓았소?] 천살마성 구불리가 재빨리 대답했다. From kids@kids.kotel.co.kr Mon Mar 11 10:04 KST 1996 Subject: 야래향 104 From: kids@kids.kotel.co.kr (hades@KIDS) Date: Mon, 11 Mar 1996 17:21:27 +0900 (KST) To: cspark@hera.kaist.ac.kr X-Mailer: fastmail [version 2.4 PL21-h3] Status: RO [ fiction ] in KIDS 글 쓴 이(By): ruby (뱃살공주) 날 짜 (Date): 1995년07월29일(토) 18시35분24초 KDT 제 목(Title): 야래향 104 [그는 중상을 입었습니다. 그래서 이런 방법을 썼습니다. 마야(魔爺).] 마도대종사 구천마야, 그는 다시 물었다. [그가 누군가?] 이번에는 종무백이 대답했다. [사령귀(死靈鬼)라는 아이입니다. 마야.] [사령귀......!] 구천마야는 낮게 신음했다. [뚜껑을 여시오.] 그 말에 종무백이 슬쩍 손을 저었다. 스윽......! 관의 뚜껑이 가볍게 열린 순간, [으음......!] 구천마야는 다시금 낮은 신음을 발했다. 사령귀, 그는 관 속에 반듯이 누워 있었다. 허나 보라! 처참하게 걸레쪽처럼 헤어진 몰골에, 더구나 그 얼굴은...... 반미반추(半美半醜)의 기괴한 모습이 아닌가? [기이한 얼굴이군......! 반미반추라......!] 구천마야의 음성에는 묘한 격동이 배어 있었다. 하나 곧, 그의 음성은 차분히 주렴 사이로 흘러나왔다. [과연 인세에 보기 드문 근골이군. 본좌는 그대들의 노고를 치하하오.] [감사합니다, 마야.] 두 호법은 감격하여 오체복지 했다. 구천마야는 그들에게 명했다. [그를 독마반에게 보내 상태를 회복 시키시오.] [옛!] 천지쌍마성은 즉시 관을 둘러메고 대전을 나섰다. [......] 문득 기이한 탄식이 주렴 사이로 새어 나였? [기이한 일...... 그 아이의 얼굴을 본 순간 알 수 없는 친숙함이 느껴지다 니......!] 그천마야의 음성은 몹시 흔들리고 있었다. [실종된 그 아이를 아직도 잊지 못하다니......] 그의 탄식은 곧 비장한 결의로 이어졌다. [아뭏든...... 사령귀...... 저 아이라면 본 루(樓)의 후계자가 될 수 있으리 라. 천하에 흩어진 마세(魔勢)를 다시 불러 일으킬 수 있는......!] x x x 독마반(毒魔頒), 그는 구대마반 중 일 인이자, 고금제일(古今第一)인 독(毒)의 대가(大家)였다. 또한, 그는 독(毒)과 의(醫)를 일맥상통으로 보는 인물이기도 했다. 일백 오십에 달한 그, 그는 지금 필생의 독술, 아니 의술을 총동원해 한 인물을 치료하고 있다. 사경(死境)에 놓인 한 인간, 사령귀, 독마반은 사령귀를 살려내기 위해 사력을 다하고 있었다. 하루가 가고...... 이틀...... 사흘 백 일......! 그 동안, 독마반은 총 구백 종 이상의 독(毒)과 삼백 종 이상의 영약을 소비시켰다. 그리고 마침내...... 그는 꺼져가는 혼(魂)을 회생시키는데 성공하고야 말았다. x x x 칠흑 같은 암흑(暗黑), 시야가 온통 깜깜할 뿐, 지옥의 유계(幽界)인들 이다지도 어두울 수가 있을까? 한데, [크아아악!] 고막이 찢기우는 처절한 비명소리! [사...... 살려 주오!] [흐흐흑...... 악마(惡魔)......!] [으으으......!] 흐느적 흐느적 원귀(怨鬼)들이 다가오고 있었다. 목 댕강 잘려진 인간...... 하체가 피범벅이 된 반나녀...... 스스슥...... 두 팔을 벌리며 다가드는 무수한 원혼들......! 어오...... 무시무시한 공포와 전율...... 그 아우성...... [으헉!] 사령귀는 눈을 번쩍 떴다. 흉몽(兇夢)에 시달려 그의 전신은 식은 땀이 푹 절어 있었다. 하나 곧, 그는 다시 눈을 내리감고 말았다. 너무도 눈이 부셨다. 긴 암흑 속을 헤매는 동안 그의 눈은 밝은 빛을 갑자기 받아 들일 수 없게 되 었던 것이다. 잠시 안정을 취하자 그는 비로소 눈을 뜰수가 있었다. 지끈지끈...... 머리가 깨어질 듯 쑤셔왔다. 정신이 들자 그는 극심한 고통에 직면한 것이었다. 그때, [크크...... 정말 끈질긴 놈이구나. 그토록 중상을 입고도 살아 나다니..... .!] From kids@kids.kotel.co.kr Mon Mar 11 10:05 KST 1996 Subject: 야래향 105 From: kids@kids.kotel.co.kr (hades@KIDS) Date: Mon, 11 Mar 1996 17:21:29 +0900 (KST) To: cspark@hera.kaist.ac.kr X-Mailer: fastmail [version 2.4 PL21-h3] Status: RO [ fiction ] in KIDS 글 쓴 이(By): ruby (뱃살공주) 날 짜 (Date): 1995년07월29일(토) 18시36분07초 KDT 제 목(Title): 야래향 105 마치 까마귀가 우는 듯 귀에 거슬리는 음성이 들려왔다. [......!] 사령귀는 비로소 주위를 둘러보았다. 침상 위, 그는 자신이 그곳에 반듯이 뉘여져 있음을 느꼈다. 또한 코를 찌르는 악향(藥香)에 의아함을 금치 못했다. 하나, 그가 더욱 놀란 것은 자신의 옆에 있는 한 인물에 대해서였다. 추노(醜老), 전신에 시커먼 흑의(黑衣)를 걸친 그는 일견하기에도 괴퍅함이 배여 있었다. [당신에......?] [크크...... 꼬마야. 너는 운이 좋았다. 노부가 없었다면 너는 대라신선조차 살려내지 못했을 게다.] 문득, 사령귀는 비명을 토했다. [으윽! 머...... 머리가!] 두통은 그의 머리를 부서뜨릴 것 같은 엄청난 것이었다. [으으......!] 그의 비명에 추노는 괴소를 흘렸다. [크크...... 네놈의 뇌(腦) 손상이 회복된다는 증거다. 네놈은 뇌의 손상으로 기억을 잃었었다.] 이어 그는 자랑스럽게 말했다. [네놈은 노부가 뇌수술을 했음을 아느냐?] 아! 뇌수술! 그것은 정녕 대라신선조차도 생각 못할 가공할 의술이 아닌가? 추한 몰골의 괴노(怪老), 실로 그는 의술의 최고 경지를 이룩한 것이었다. 사령귀는 창백프?채 중얼거렸다. [뇌손상......? 기억......?] 한데 그 순간, 꽝! 그는 벼락을 맞은 듯 전신을 부르르 떨었다. 머리가 아찔한 충격에 그는 빙글빙글 도는 듯한 환각에 사로잡혔다. 다음 순간, [우우...... 우...... 이럴 수가......!] 그는 피를 토하듯 부르짖었다. [내...... 내가......!] 마침내, 사령귀, 쓴?서문장천은 기억을 회복한 것이었다. 그리고 순간 주마등처럼 그간의 일들이 그의 뇌리를 스쳐 지나갔다. 사령귀로서 그가 행한 일들이 무섭게 머리속을 헤집었으니......! [우우우...... 으아아아!] 그는 미친 듯이 머리를 감싸쥐고 절규를 토해 냈다. 사령귀로서, 그의 행각이 어떠했던가? 무수한 부녀자를 겁간하고, 자신의 얼굴을 보았다는 이유만으로 저지른 숱한 살인 행위들...... [우우우우...... 우우......!] 그는 자신이 이처럼 저주스러운 적이 없었다. 애당초 그는 많은 살인을 했다. 허나 그것은 만통서생으로서 주어진 운명에 부웅했을 뿐, 거기에 비하면 사령귀로서 저지른 행각들이란 살인마------ 그것이 아닌가? [우아아아아!] 서문장천은 처절무비한 고통에 휘말리고 말았다. 추노, 즉 이 시대의 가장 뛰어난 의술의 대가인 독마반, 그는 냉소했다. [크크크...... 이놈아, 괴로와 할 것 없다. 시간이 흐르면 모든 것은 잊혀지 기 마련이지.] [......] 그 말에 서문장천은 다시금 경련했다. [시간이 흐르면...... 잊혀진다고......?] 허나 곧 그는 세차게 고개를 저었다. 무서운...... 실로 무서운 자책이 그를 절망으로 빠뜨리고 있었다. x x x 표정이 없는 얼굴, 망연한 시선, 그것은 백치나 다름없는 모습이었다. 서문장천, 아무런 의식도 없는 듯 그런 상태로 많은 시간들을 흘려 보냈다. 그러다가 간혹, [으음......!] 그는 머리를 감싸쥐고 신음을 토해내곤 했다. 기억이 회복 되느라 수반되는 필연적인 고통, 그 음울한 두통에 그는 내내 간헐적으로 시달려온 것이었다. 며칠인 지났을까? 그가 머무는 것은 바로 구천마중루, 또한 천마묵부(天魔墨府)라고도 불리우는 곳, 중원에서는 멀리 떨어진 아미태산(阿彌泰山)의 천극봉(天極峯), 구천마중루는 거기에 위치한 곳이었다. 하나, 서문장천은 자신이 어디?있다는 것도, 날짜가 얼마나 지났는가도 개의할 여 유가 없었다. 실상 그는 육체적으로 거의 회복된 상태였다. 가끔씩 느껴오는 두통을 제외하고는...... 그러나...... 그는 병을 앓고 있었다. 마음(心) 속 깊숙이 자리한 진한 고통...... 그것은 치유가 불가능한 깊은 병인 것이었다. 천지쌍마성, 구천망芟瑛?호법인 두 인물은 서문장천을 한 별부에 데려다 놓았다. 그리고는 그 사이에 매일 다녀가며 서문장천을 찾았다. From kids@kids.kotel.co.kr Mon Mar 11 10:06 KST 1996 Subject: 야래향 106 From: kids@kids.kotel.co.kr (hades@KIDS) Date: Mon, 11 Mar 1996 17:21:32 +0900 (KST) To: cspark@hera.kaist.ac.kr X-Mailer: fastmail [version 2.4 PL21-h3] Status: RO [ fiction ] in KIDS 글 쓴 이(By): ruby (뱃살공주) 날 짜 (Date): 1995년07월29일(토) 18시36분49초 KDT 제 목(Title): 야래향 106 하나, 서문장천, 그는 천지쌍마성과 단 한 마디도 말을 건네본 적이 없었다. 마음 속에 고통이 깊이 자리한 자가 누구와 이야기를 나누겠는가? 그저 마치 넋을 잃은 듯...... 백치저럼...... 허공만을 바라보며 넋을 잃다가, 또는 무엇인가를 깊이 생각하는 듯...... 그러는 사이...... 그의 내부에서는 서서히 타오르는 것이 있었다. 그리고 그것은 점차 굳은 결심으로 변해가고 있었다. =========------------------------------>>> >>> 風雲第一龍 夜雨 >>> 廢墟之雲 在地獄 ...허운재옥 허운재옥 연재 시리즈 제 3 부 야 래 향 (夜來香) 第 四 卷... -------------------------------------------------------------------- ...>>> 第 三十 章... 邂逅 <<<... -------------------------------------------------------------------- ------구천마전(九天魔殿). [자네가 찾아 오기를 기다렸다.] 주렴 속에서 낮은 음성이 흘러나왔다. [......] 서문장천은 잠시 묵묵히 그 앞에 서 있었다. 기억을 찾은 이후로부터 며칠 동안 그는 극심한 고통에 몹시도 시달렸었다. 하나 지금 그는 스스로 구천마야 앞에 나선 것이었다. 이내 그는 포권하며 말했다. [후배를 구해 주심에 감사드립니다.] 그의 어투는 어쩔 수 없이 침중하기만 했다. 구천마야는 담담히 그 말을 받았다. [어차피...... 본좌에게는 목적이 있었네.] [......] [이미 천지쌍마성에게 얘기를 들어서 알리라 믿네.] [......] [본 구천마중루의 후예로서 자네가 선택이 되었네.] [......] 서문장천은 시종 담담히 구천마야의 말을 듣고 있었다. 한데 이상은 일이었다. 그 음성이 웬일인지 매우 귀에 익은 듯한 느낌은......? 서문장천의 가슴은 묘한 격동으로 진탕되고 있었다. 내심 격고 있는 현재의 갈등......! (구천마야...... 활인제룡...... 이 두 인물 중 누가 나의 부친인가......?) 그렇다. 되찾은 그의 기억 속에는 사부인 서문현승의 말이 선명하게 되살아 나고 있었 다. 노부가 훔쳤던 두 아이...... 구천마야와 활인제룡의 친자(親子)들, 그러나 누가 누구의 아들인지는 노부도 모른다. 그 중 한 아이가 바로 너다......! [본루는 마도의 성전(聖殿)이네. 지난 십 팔 년 간 비록 마도는 흩어졌으나 마 도의 전력은 쇠퇴하지 않았네. 본 마야는 다시 마세(魔勢)를 규합할 생각이네.] 지극히 담담하나 크나큰 중량감이 느껴지는 어투, [......] 서문장천은 마음을 가라앉히며 그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문득, 구천마야가 물었다. [그간 왜 본루가 활동을 금했는지 아는가?] [......?] 서문장천은 의아한 시선으로 주렵을 응시했다. 그러자 구천마야는 낮게 탄식했다. [십 팔 년 전 마도의 배신자에 의해 노부가 암산을 당했기 때문이다.] 은은한 분노가 그의 음성에 배여 있었다. 일순, 서문장천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감히 누가 구천마야를 암산할 수 있단 말인가?) 구천마야는 다시 말을 이었다. [또한 노부의 친자까지 잃게 되자 그 직후 노부는 폐관했었네.] [......!] [당금 무림은 풍운맹을 중심으로 백도(白道) 천하를 이루고 있다 하나 마도는 침묵할 뿐 그 세력이 약해진 것은 아니네.] [......] [노부는...... 또다시 마도를 부활시킬 생각이네.] 문득 입을 다물고 있던 서문장천이 직선적으로 묻는다. [소생이 마도에 입문(入門)할지 안 할지 그 점을 생각해 보셨습니까?] 갑자기 구천마야는 앙천광소했다. [으하하하하핫......!] 쩌러러렁......! 넓은 대전 안을 울리는 웃음소리......! 구천마야의 음성이 높아졌다. From kids@kids.kotel.co.kr Mon Mar 11 10:07 KST 1996 Subject: 야래향 107 From: kids@kids.kotel.co.kr (hades@KIDS) Date: Mon, 11 Mar 1996 17:21:36 +0900 (KST) To: cspark@hera.kaist.ac.kr X-Mailer: fastmail [version 2.4 PL21-h3] Status: RO [ fiction ] in KIDS 글 쓴 이(By): ruby (뱃살공주) 날 짜 (Date): 1995년07월29일(토) 18시37분30초 KDT 제 목(Title): 야래향 107 [아이야, 본 구천마야를 우습게 보는구나. 마야는 한다면 무엇이든 한다. 마야 에게 불가능은 없다!] 자신만만하고도 우렁찬 음성, 서문장천은 내심 중얼거렸다. (과연...... 마도의 거목(巨木)답다.) 이어 그는 구천마야에게 청했다. [소생은 먼저 마야의 진신(眞身)을 뵙고 싶습니다.] [......!] 잠시 묵묵부답이었다. 허나 곧, [으하하하핫......! 대단한 아이로군!] 구천마야는 대소와 함께 이를 수락했다. [좋다! 보여 주마.] 스르르르......! 주렴이 걷혔다. 그리고 드러난 마도 대종사 구천마야! 눈부신 백의(白衣)를 걸친, 청수한 풍모를 지닌 중년인이 그 자리에 있었다. 은은한 벽광을 뿜고 있는 두 눈, 그것은 수왕(獸王)인 호(虎)의 목(目)을 연상시켰다. 또한, 전신에 흐르는 대해(大海)와도 같은 기도! 흡사 산(山)을 보는 듯한 착각을 일으키게 하는 풍도였다. [......!] 서문장천의 심장은 무섭게 박동했다. 아울러 웬지모를 뭉클함이 목구멍에 치밀어 오르고 있었다. 그는 비로소 공손히 입을 열었다. [소생이 마도에 입문함은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허나......] 그는 구천마야를 직시하며 다소 강경하게 잘라 말했다. [허나, 구천마야께서는 어쩌면 늑대를 키우게 될지도 모릅니다.] [무슨 뜻인가?] [소생의 출신을 아신다면 후회하실 것입니다.] 번쩍------! 구천마야의 두 눈이 섬뜩하게 번뜩였다. [그대의 출신이라고......] 서문장천은 그를 똑바로 주시하며 말했다. [소생은 사령귀이기 이전, 바로...... 만통서생이었습니다.] [음......!] 구천마야의 안색이 일변했다. 서문장천은 서슴없이 말을 이었다. [또한 만통신문을 만드신 분은...... 천투종(天偸宗)이셨습니다.] 순간, [천투종......!] 구천마야의 짙은 검미가 미간에 모아졌다. 서문장천은 계속 말했다. [더우기...... 소생은 어쩌면 천무성궁주의 아들일지도 모릅니다.] 순간, 구천마야의 놀라움은 극을 달리고 있었다. 우우우웅......! 갑자기 그의 전신에서 무형의 거력(巨力)이 소용돌이쳤다. [......!] 그것은 크나큰 격동의 의미였다. 잠시 후, 구천마야는 신색을 가라앉히며 물었다. [헌데...... 일지도 모른다는 말은 무슨 뜻인가?] 서문장천은 애써 담담히 대답했다. [소생도 확실한 것을 모르기 때문입니다.] [......!] [같?천투종께서는 천무성궁과 구천마중루에서 두 명의 아이를 데려 오셨습니 다.] [......!] 구천마야의 호목이 크게 부릅떠졌다. 서문장천은 그의 심중 변화를 감지하며 다시 말을 이었다. [허나 그 중 한 아이는 도중에서 또 다시 누군가에 납치되고 한 아이만 키워졌 습니다. 그 아이가 훗날 만통서생이 되었습니다.] 구천마야는 떨리는 음성으로 물었다. [그...... 그렇다면...... 서문현승 그도...... 그 아이가 누구의 자식인지 모 른단 말이냐?] [그렇습니다.] [그렇다면 어쩌면 네가......!] [그럴 수도 있습니다.] [이...... 이리 오라......!] 구천마야는 손을 뻗었다. 순간, [......!] 한 가닥 무서운 흡인력이 서문장천을 이끌었다. 그는 순순히 그 힘에 이끌?갔다. 구천마야는 다시금 손을 뻗었다. 스슥......! 그 손은 서문장천의 가슴패기를 꽉 움켜쥐었다. [묻...... 묻노니...... 너의 가슴에는...... 삼태성점(三太星點)이 있느냐?] 일순, 휘청------! 서문장천은 마치 벼락을 맞은 듯한 충격에 정신이 아찔했다. 부------ 욱! 서문장천의 앞섶이 구천마야의 손에 찢겨 나갔다. 그 순간, 보라! 건장한 갹옰탓?품(品)자를 이룬 세 개의 커다란 점! [오...... 오......! 너는...... 내 아들......! 내 아들임에 틀림없다...... !] 구천마야는 덥석 그의 어깨를 안았다. [......!] 꽝! 사고가 완전히 정지된 듯...... 엄청난 충격......! 서문장천의 뇌리는 일시지간 텅 비어 버렸다. From kids@kids.kotel.co.kr Mon Mar 11 10:08 KST 1996 Subject: 야래향 108 From: kids@kids.kotel.co.kr (hades@KIDS) Date: Mon, 11 Mar 1996 17:21:39 +0900 (KST) To: cspark@hera.kaist.ac.kr X-Mailer: fastmail [version 2.4 PL21-h3] Status: RO [ fiction ] in KIDS 글 쓴 이(By): ruby (뱃살공주) 날 짜 (Date): 1995년07월29일(토) 18시38분19초 KDT 제 목(Title): 야래향 108 그리고는...... 가슴에 밀려드는 격동...... 오오...... 그 얼마나 그리워 했던...... 너무도 안개가 짙게 가리워져 있던...... 내 혈육......! 마침내...... 오오...... 부친(父親)이시여......! [아...... 버...... 님......!] 털썩! 서문장천은 그 자리에 무릎을 꿇으며 오열했다. 실로 오랫 동안...... 까마득히 버려졌던 과거와의 연(緣)이...... 이제야 비로소 이어진 것이었다. [오오...... 네가...... 정녕...... 내 아들이란 말이지......?] 구천마야는 서문장천의 얼굴을 감싸들었다. 반미반추의 기괴한 얼굴이 그의 손에 들려졌다. 하나 그 얼굴이야말로 천하에 단 하나뿐인 소중한 자신의 일점혈육이 아닌가? [후후...... 후...... 으하하하핫...... 으하하하핫......!] 거듭되는 앙천광소......! 청수하고 냉막하기만하던 그의 얼굴에 묘한 굴곡이 교차된다. 그리고 벽광이 감도는 그의 호목에는 물기가 출렁이고 있었다. 구천마야, 이 시대 최고의 마중제일인(魔中第一人)------! 그도 혈육의 정(情)에는 어쩔 수가 없는 것인가? 두 부자(父子)의 상봉! 운명(運命)의 신(神)은 마침내 그들을 연결시켰으니...... 무림의 풍운은 또다시 새로운 국면으로 치달릴 것인가? 거센 마풍(魔風)의 회오리는 태동되고 있었으니......! x x x 십 팔 년 전, 마도대종사 구천마야, 그는 엄청난 화(禍)를 당했다. 무형기독(無形奇毒)에 의한 암산! 범인이 누군지도 모른 채, 그는 이로 인해 내공이 금제되는 위기에 직면하고 말았다. 게다가, 설상가상으로 그는 유일한 후계자인 독자(獨子)마저 잃게 되었으니......! 극도로 상심한 채 그는 스스로 폐관하기에 이르렀다. 그러자, 약속이나 한 듯 그에게 지배를 받던 마도오세(魔道五勢)들이 뿔뿔히 흩어졌다. 전륜마궁(轉輪魔宮), 풍마곡(風魔谷), 오행혈수각(五行血水閣), 검전(劍殿), 살막(殺幕) 등. 이들 마도오세는 정신적 지주인 구천마야의 폐관 후 서로 마도의 종(宗)임을 자처하며 반목을 시작한 것이었다. 그 후, 구천마야는 절치부심하여 독(毒)을 하반신으로 몰아내는데 성공, 무공을 완전히 회복했다. 허나, 이미 마도는 분열될대로 분열된 터, 재규합이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반면, 백도(白道)는 어떠한가? 최대 전성기의 구가------! 천하는 백도천하로 화하고 있었다. 구천마? 그는 드디어 뜻을 세웠다. 진정한 마도(魔道)의 부활! 그것은 새로운 후계자를 통한 염원의 성취에 기대를 건 것이었다. 마침내, 그는 천지쌍마성을 천하로 내보내 후계자의 재목을 찾으라는 명령을 내렸다. 천지쌍마성, 그들은 사자(使者)의 신분으로써 천하를 이잡듯 뒤지고 다녔다. 그리고 결국 그것은 새로운 운명(運命)의 장(章)을 열게한 것이었다. x x x 운명------! 그 질긴 끈은 기억코 이십 년의 세월을 격하고 두 부자(父子)를 상봉케 했다. 이로써, 구천마중루는 활기를 되찾아갔다. 구천마중루, 칠백 년 간 마도를 호령하며 군림해 ��낮던 이곳은 잔재한 세력이 아직도 막강했 다. 천지쌍마성을 비롯, 구대마반을 위시한 백여 명의 절정마인들이 상주하고 있었다. 게다가, 마소야(魔小爺)의 탄생------ 이 엄청난 사실을 놓고 그들은 크게 흥분을 거듭하고 있었다. 마소야------ 마도의 염원을 한몸에 안게된 그, 마침내 그는 구천마야의 후계자가 되기 위해 오직 구천마중루주만이 들어갈 수 있는 구천마마동부(九天魔魔洞府)에 입동(入洞)하게 되었다. 구천마마동부, 이곳이야말로 마도 무학의 집대성이랄 수 있는 곳이 아닌가? 구천마예(九天魔藝)를 비롯, 천년의 마도비학이 비장된 곳이었다. 마소야, 그는 구천마중루의 마인들이 모두 지켜보는 가운데 구천마마동부에 입동했다. 오오......! 마소야...... 구천마중루...... 그들은 과연 또 다시 마도 천하를 이룰 수 있을 것인가? x x x From kids@kids.kotel.co.kr Mon Mar 11 10:09 KST 1996 Subject: 야래향 109 From: kids@kids.kotel.co.kr (hades@KIDS) Date: Mon, 11 Mar 1996 17:21:42 +0900 (KST) To: cspark@hera.kaist.ac.kr X-Mailer: fastmail [version 2.4 PL21-h3] Status: RO [ fiction ] in KIDS 글 쓴 이(By): ruby (뱃살공주) 날 짜 (Date): 1995년07월29일(토) 18시39분06초 KDT 제 목(Title): 야래향 109 풍운천하(風雲天下)------ 대륙의 끝에서 자욱한 황사(黃沙)와 함께 일진 풍파가 휘몰아치듯, 천하무림에 대폭풍이 일고 있다. 보라------! 무림공적(武林共敵) 사령귀가 풍운맹주인 십전무랑 옥사자에 패하여 사(死)한 후, 옥사자는 그야말로 무림의 태양으로 군림하기에 이르렀다. 풍운맹------ 이들은 시간이 흐를 수록 백도의 중심지로 발판을 굳혀갔다. 그리하여, 숭산(崇山) 태실봉에 그들은 거대한 궁(宮)을 축조하며 그 기치를 드높였다. 백도의 새로운 성지(聖地)가 구축된 것이었다. 풍운맹, 그 세력은 이제 천하를 오시하고 나선 것이었다. 구대문파와 십성세가(十聖勢家)를 비롯, 백도의 수백 문파가 다투어 풍운맹에 가입했다. 또한, 백도사류 중 천유일맥(天儒一脈)인 신품서원까지도 풍운맹에 입맹하였으니... ... 바야흐로...... 백도의 전성시대가 열린 것인가? 허나...... 허나 피(血)의 암류(暗流)는 무섭게 흐르기 시작했다. 암흑십구혈(暗黑十九血)! 그들의 발호는 극에 달하고 있었다. 더욱 은밀하고 치밀하게...... 그들의 암행(暗行)은 번져 나가고 있었다. 천수검왕(千手劍王)! 만통삼절(萬通三絶) 중 일 인인 그, 그의 주도하에 암흑십구혈은 백도와 대결을 감행한 것이었다. 또 하나...... 쿠쿠쿵......! 천하를 경악시킨 대사건이 터졌다. 도성(刀聖) 천벽부(天壁府) 멸문------! 수신(水神) 백수궁(白水宮) 전멸------! 아아! 그것은 실로 엄청난 충격이었다. 십성세가 중 지천(智天) 석문부의 멸망 이래 또 다시 이천(二天)이 무너지고 말았으니......! 게다가 더욱 가공할 사실은, 마도오세(魔道五勢) 중 살막(殺幕)의 출현이었다. 신비롭고도 잔혹한 살막! 그들에 의해 도합 삼천(三天)이 무너진 것이 아닌가? 무림은 초긴장 상태에 들어갔다. 그리고 마침내...... 풍운맹은 선언했다. 마도척멸(魔道斥滅)을......! 쿠쿠쿠쿠! 대전(對戰)의 바람(風)은 서서히 일기 시작한 것이었다. =========------------------------------>>> >>> 風雲第一龍 夜雨 >>> 廢墟之雲 在地獄 ...허운재옥 허운재옥 연재 시리즈 제 3 부 야 래 향 (夜來香) 第 四 卷... -------------------------------------------------------------------- ...>>> 第 三十一 章... 誕生, 魔小爺 <<<... -------------------------------------------------------------------- 휘리리리링......! 고오오오오......! 극강(極强)의 마기(魔氣)가 온통 회오리쳐 왔다. 구천마마동부 앞, 가공지경의 천년마학(千年魔學)이 숨쉬고 있는 구천마중루의 금지, 묵강석(墨剛石)으로 이루어진 동부 속에 마소야 서문장천은 가부좌를 틀고 있 었다. 그가 앉씬獵?곳은 마마묵령석(魔魔墨靈石)이라는 칠흑의 선반 위였다. 대대로 구천마중루주가 마공을 수련하던 연공대였다. 그의 앞, [......!] 구천마야가 만면에 흐뭇한 미소를 띄운 채 지켜보고 있었다. 그 역시 앉아 있었다. 독기(動?로 인해 하반신을 쓰지 못하나 그는 가공할 운신법을 스스로 창안하 여 륜거(輪車)에 의지하지 않고도 몸을 이동할 수 있었다. 문득 그는 칙칙한 묵기(墨氣)에 휩싸여 있는 서문장천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놀라운 녀석...... 구천마종지예(九天魔宗之藝) 중에서도 가장 연성이 힘든 마라굉천역혈묵황공(魔羅宏天逆血墨晄?을 단 백 일(百日) 만에 십성(十成) 수 준으로 끌어 올리다니......!] From kids@kids.kotel.co.kr Mon Mar 11 11:00 KST 1996 Subject: 야래향 110 From: kids@kids.kotel.co.kr (hades@KIDS) Date: Mon, 11 Mar 1996 17:21:45 +0900 (KST) To: cspark@hera.kaist.ac.kr X-Mailer: fastmail [version 2.4 PL21-h3] Status: RO [ fiction ] in KIDS 글 쓴 이(By): ruby (뱃살공주) 날 짜 (Date): 1995년07월29일(토) 18시39분50초 KDT 제 목(Title): 야래향 110 아아......! ------마라굉천역혈묵곡황공! 전설의 구천마종(九天魔宗)이 창안했다는 지상최대의 마공(魔功)! 신체의 경락과 혈류(血流)를 역(逆)으로 흐르게 하여 미증유의 거력(巨力)을 일으키는 마도최강의 신공! 단지 기(氣)만으로 능히 산(山)을 무너뜨리고 바다(海)를 가를 수 있다는 전설 의 마공! 한데 불과 백 일 만에 십성까지 연마하다니...... 우우우...... 웅......! 소용돌이치던 묵기류가 점점 길어갔다. 그리고 점점 축소되지 시작했다. 마침내...... 아아...... 드러난 모습은 그야말로 놀라운 광경이었다. 서문장천------ 그의 몸은 완전히 하나의 묵색(墨色)으로 응결되어 있었다. 묵인(墨人)! 그 광경을 보았다면 너무나 놀라 까무라쳤으리라! 아니...... 마도인이 그 광경을 보았다면 필시 오체복지하여 부르짖었으리라. ------오오......! 묵혈마성(墨血魔聖)이시여......! 묵혈마성------ 그것은 마도의 전설적인 신화였다. 구천마종 이후 묵혈마성이 나타난 적은 없었다. 묵혈마성의 출현은 곧 마도최강자가 탄생했음을 말하는 것이었다. 그것은 오직 구천마예(九天魔藝)의 마도일천종(魔道一千種) 마공지학을 한몸에 유화시켜야만 일어나는 현상이었다. 전신이 금강불괴가 됨은 물론이요, 단지 흡기만으로도 능히 살상을 할 수 있는 무적의 마경(魔境)을 이르는 것이었다. [오오......! 드디어...... 성공이다!] 구천마야는 희열의 부르짖음을 발했다. 그는 눈을 돌렸다. 번...... 뜩! 아! 그의 눈에서 묵광이 흐른 순간 구천마야는 자신도 모르게 간담이 싸늘해짐을 금치 못했다. 하나 그는 곧 일진광소를 터뜨렸다. [으하하하핫......! 노부 구천마야 북리궁양(北里宮揚), 과연 견자(犬子)를 낳 지는 않았구나. 으하하하핫......!] 북리궁양! 그것이 구천마야의 진명(眞名)이었다. 그렇다면...... 마소야의 이름은? 묵기가 서서히 엷어지면서 차츰 본래대로 회복이 되었다. 맑勞杉?완전히 본상태를 회복하자 구천마야 앞에 무릎을 꿇었다. [소자(小子) 북리장천(北里藏天)...... 아버님을 뵈옵니다.] 아! ------ 북리장천(北里藏天)! 마침내 되찾은 이름...... 또 한 명의 비중비가 태어나는 순간이었다. 북리장천을 바라보는 구천마야의 눈에는 대견함이 담겨 있었다. [장천! 너의 성취가 이토록 빠를 줄은 몰랐다. 백 일 만에 십성수준을 연성하 다니!] [모두가 아버님 덕분입니다.] [아니다. 너의 오성이 이 아비의 상상을 초월한 것이었다.] 북리장천은 말없이 싱긋 웃었다. 마소야(魔小爺), 새롭게 태어난 그는 구천마야를 바라보았다. 그의 심중은 복잡했다. 만통서생의 신분과 내력...... 그리고 사령귀로서의 지난 일 년(一年) 동안의 행적...... 그리고 또 다시 급전된 마소야로써의 자신...... 한 인간 그것도 약관에 불과한 그에게 씌워진 운명의 굴레는 너무나도 엄청난 변화와 격동이었다.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가?) 그는 마음이 결코 가볍지만은 않았다. 이때 문득, [장천, 아비가 너에게 줄 두 가지 물건이 있다.] [......!] 구천마야 북리궁양은 문득 엄숙한 표정을 지었다. [따라 오너라. 오늘이 오기를 얼마나 기다렸는지 모른다.] [......!] 스슷...... 기이한 신법이었다. 구천마야는 바닥에서 둥실 ?채 앞으로 미끄러지듯 날아갔다. 그대로 석벽에 부딪치는 순간, 그르르...... 석벽이 갈라졌고 그 속으로 그는 들어갔다. 북리장천은 묵묵히 그의 뒤를 따랐다. 유실(幽室), 그곳은 구천마중루의 역대 마종(魔宗)들의 위패가 모셔진 유실이었다. 거대한 향로 아홉 개에서는 천년이 지나도 꺼지지 않을 향(香)이 푸른 연기를 내며 유실을 음산하면서도 장엄한 분위기로 만들고 있었다. 전면에는 위패 수십 위를 모신 단(壇)이 있었으며 사면 벽에는 수라혈신상(修 羅血神像)이 부조되어 있었다. [이곳은 구천마중루의 조사전이다.] [......!] [......!] 구천마야는 단 아래 정좌했다. From kids@kids.kotel.co.kr Mon Mar 11 11:01 KST 1996 Subject: 야래향 111 From: kids@kids.kotel.co.kr (hades@KIDS) Date: Mon, 11 Mar 1996 17:21:48 +0900 (KST) To: cspark@hera.kaist.ac.kr X-Mailer: fastmail [version 2.4 PL21-h3] Status: RO [ fiction ] in KIDS 글 쓴 이(By): ruby (뱃살공주) 날 짜 (Date): 1995년07월29일(토) 18시40분38초 KDT 제 목(Title): 야래향 111 그의 신색은 묵연하기 이를 데 없었다. [이곳에서 조사의 혼령에 두고 전하노니...... 지금 이 순간부터 너에게 천년 마맥을 승계시키노라!] 순간, 북리장천은 깜짝 놀라 외쳤다. [아...... 아버님......!] 하나 구천마야는 입가에 담담한 미소를 지었다. [아이야, 이제 구 인의 시대는 지나갔다. 앞으로는...... 바로 너를 비롯한 새 로운 신인(新人)의 시대가 열릴 것이다.] [아버님......] [허허...... 마도(魔道)도 새로운 변혁을 요구하고 있다. 마도오세(魔道五勢) 도 이미 젊은 주인에 의해 세대교체가 되었으며 본 천마묵부 또한 새 주인을 원 하고 있다. 더우기 노부는 이제 한계를 느낀다. 너에게 모든 것을 맡기고...... 쉬고 싶다.] 구천마야------ 한 순간 그는 부쩍 늙어 보였다. 북리장천은 가슴이 뭉클함을 느꼈다. (그 동안 얼마나 외로우셨으면...... 이제 만난 아버님께서 늙으셨다니......) 구천마야는 엄숙하게 말했다. [아이야, 노부가 마도(魔道)를 영도한 지 어느 덧 사십 년...... 그간 노부의 신조는 변함이 없었다. 그것은 마(魔) 역시 종(宗)으로써 마만의 길이 있다는 것이다. 마가 패(覇)를 이르는 것이지 결코 사(邪)와는 그 길이 같지 않은 것이 다.] [......!] 북리장천은 그 말에 감명을 받았다. (구천마야가 마도의 정신적인 지주일 뿐 아니라 백도에서조차 감히 경시하지 못하는 이유를 알겠구나.) [마도에는 마도의 방식과 길이 있다. 이 구천마야는 쟁패를 통한 백도와의 공 존(共存)을 최상으로 생각하고 있다.] [......!] [이제부터 천하마도의 운맛?너의 양어깨에 달려 있다!] 이어, [너에게 천하마도의 금마령(禁魔令)인 천마환(天魔環)을 넘기겠다!] 아! ------천마환(天魔環)! 천하사대신병의 하나이자 마도의 무상지보------ 구천마야는 자신의 오른손목에 차고 있던 검은 환(環:팔찌)을 끌러 북리장천에 게 내밀었다. [이로써 제 십팔대(十八代)의 구천마중루의 마종(魔宗)이 탄생(誕生)했노라!] [......!] 북리장천은 전신을 부르르 떨었다. 운명(運命)! 또 하나의 운명이 그의 눈앞에 있었다. 천마환을 받는 순간 그의 운명은 급회전하게 되는 것이다. 마침내, 쩡------! 천마환을 손목에 차는 순간 천마환은 기음을 내며 손목에 채워졌다. [크하하하하핫......! 이제 또 다른 후대가 나타나지 않는 한 천마환은 너에게 서 떠나지 않을 것이다!] 우...... 웅......! 구천마야의 일진광소에는 한 가닥 사유가 어려 있었다. 천하를 질타하던 이 시대의 마중제일기인------ 그의 생(生)이 정리되는 순간이었다. x x x 천마미인상(天魔美人像)! 그것은 흡사 살아있는 듯 생생한 전라(全裸)의 뭄嬋탈瓚潔駭? 하나 안타깝게도 상반신밖에 없었다. 어찌나 정교한지 피부에는 실핏줄까지 비쳐 보였으며 완벽한 십전미(十全美)의 우물상이었다. 눈(眼), 두 개의 청요석 같은 눈을 바라보노라면 마력(魔力)에 빨려들어가는 듯한 착각 이 느낄 정도였다. 구천마야는 진지하게 말했다. [이 천마미인상이 합(合)해진다면 마도(魔道)의 전설이 구현될 것이다. 마도의 근원인 암흑천마대총이 열린다면 마맥(魔脈)은 찬란한 꽃을 피우게 될 것이다. 하나......] 그는 어두운 안색을 지었다. [만약 다른 자의 손에 들어간다면 천하는 엄청난 혈풍에 휩쓸리게 될 것이다.] 북리장천은 내심 염두를 굴렸다. (삼십 삼 인 에게 흘러간 하반부는 과연 어찌 되었을까?) [이제부터 네가 보관해라! 인연이 닿는다면 천마대총을 열 수 있을 것이다. 그 후의 일은...... 오로지 너에게 달려있다.] [......!] 구천마야, 북리장천을 바라보는 그의 눈에는 믿음과 신뢰의 뜨거운 빛이 담겨 있었다. 북리장천은 내심 부르짖었다. (아버님의 깊은 뜻...... 각골명심하겠습니다.) 문득, 구천마야는 기이한 표정을 짓더니 자연스럽게 말했다. [장천, 이리 오너라.] [......!] 북리장천은 의아했으나 곧 순순히 다가갔다. 그 순간, [음......!] 그는 그만 아찔함을 느끼며 몸이 굳고 말았다. 구천마야가 그의 혈을 짚은 것이었다. 그는 연마혈과 아혈을 동시에 짚어 입을 열 수가 없었다. 이때 그의 귓전으로 구천마야의 부드러운 음성이 들렸다. [아이야, 아비는 이미 늙은 몸, 음탔?공력을 사장시키느니 너에게 옮겨 참다 운 마도부활에 사용되도록 함이 가치있는 일이 아니겠느냐? 허헛...... 아비의 미약한 공력을 받아라.] From kids@kids.kotel.co.kr Mon Mar 11 11:02 KST 1996 Subject: 야래향 112 From: kids@kids.kotel.co.kr (hades@KIDS) Date: Mon, 11 Mar 1996 17:21:55 +0900 (KST) To: cspark@hera.kaist.ac.kr X-Mailer: fastmail [version 2.4 PL21-h3] Status: RO [ fiction ] in KIDS 글 쓴 이(By): ruby (뱃살공주) 날 짜 (Date): 1995년07월29일(토) 18시41분23초 KDT 제 목(Title): 야래향 112 순간 북리장천은 전신을 부르르 떨며 외쳤다. (안됩니다!) 하나 그 말은 소리가 되어 나오지 못했다. 바로 그 순간, [......!] 그는 정수리로부터 거대(巨大)한 열류(熱流)가 대하처럼 밀려 들어옴을 느꼈 다. 저항할래야 할 수조차 없었다. 만약 그가 접인대법을 시행하지 않으면 두 사람의 내력은 충돌을 일으켜 양인 이 모두 주화입마에 빠지게 되기 때문이다. (아아...... 아버님...... 왜...... 왜......?) 휘류류류류륭------! 고오오오오옹------! 가공한 마력(魔力)의 묵기류가 두 부자의 몸을 휘감고 소용돌이치기 시작했다. 구천마야 북리궁양! 그는 또 하나의 자신의 분신에게 자신의 모든 것을 불어넣고 있었다. 신화(神話)! 마도의 신화가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x x x 마소야의 탄생! 그것은 구천마중루의 마도노고수들의 염원이오, 희망이었다. 마도의 떠오르는 별! 북리장천은 구천마야의 모든 것을 이어받았다. 그는 그로부터 마도에 대한 모든 조직과 파류를 이어 받았다. 구천마야 북리궁양은 내공의 삼성(三成)만 남긴 채 구천마마동부에 기거했다. 그는 아들에게 자신의 모든 것을 인계했다. 그는 믿었다. 마소야------ 그가 마도의 모든 염원을 이루어 줄 수 있으리라고, ...... ...... 독마반, 그는 생애(生涯) 최고의 신술(神術)을 시행하고 있었다. [......!] 정교한 소도(小刀)를 쥔 그의 손은 쉴 새 없이 움직였다. 삭...... 삭...... 침상 위에 누운 마도의 염원------ 마소야, 독마반은 흥분하고 있었다. (노부의 필생 읊珦?총동원...... 마소야의 옛모습을 회복시키리라......) 아! 그렇다. 그는 고금에 다시 없는 의술을 시전하고 있었다. 반미반추, 북리장천의 파괴된 반쪽 얼굴을 회복시키는 수술을 시행하는 것이었다. 흉터부위를 잘라내고...... 새 살을 이식하고...... 온갖 종류의 약초를 환부에 바르는 등...... 그의 전신은 땀으로 푹 젖었다. 보름 동안...... 그는 잠 한잠 자지 않았으며 물 한 모금조차 마시지 않았다. 이윽고...... [......!] 북리장천, 그는 만면에 붕대를 감은 채 앉아 있었다. 그의 앞, 북리궁양과 독마반, 천지쌍마성 등이 초조한 빛을 띈 채 있었다. 독마반의 두 눈은 잔뜩 긴장되어 있었다. [이제...... 끄르십시요.] 독마반의 떨리는 음성에 북리장천은 서서히 스스로의 손으로 천을 끄르기 시작 했다. [......!] [......!] 그에 따라 중인들의 호흡이 가빠졌다. 이윽고, 천이 모두 풀러졌을 때, [오......!] [오오......!] 중인들의 입에서 탄성이 일제히 약속이나 한 듯이 터져나왔다. 그들의 눈은 무엇에 홀린 듯이 북리장천의 얼굴에 못박힌 채 떨어질 줄을 몰랐 다. 아! 북리장천......! 그는 완전히 새로운 모습이었다. 오오...... 인간의 모습이 어찌 그토록 변할 수 있단 말인가? 은은한 옥(玉) 색의 투명할 정도로 흰 피부...... 두 눈은 서늘하고 깊어 흡사 심호를 보는 듯하고...... 우뚝한 콧날은 사나이의 기개가 어려 있으며...... 붉은 작약 같은 입술은 고 혹적이다 못해 차라리 육감적이기까지 햇다. 북리장천------ 마침내 그는 잃어버린 얼굴을 되찾은 것이었다. [......!] 그는 중인들의 표정에서 수술이 성공했음을 느꼈다. 하나 그는 결코 기뻐하지 않았다. 그는 그저 독마반에게 가볍게 응하며 담담히 말했을 뿐이었다. [독마반, 수고하셨소이다.] [오오...... 마소야......! 하례 드립니다!] 독마반의 얼굴은 시뻘겋게 달아 올라 있었다. 하나 북리장천은 담담히 웃었다. [후후...... 이까짓 얼굴이 무엇이 중요하다 그러시오. 진정한 남아에게는 얼 굴이란 허물에 불과한 것이오. 이 마소야는 마도혼으로서 진정한 마도의 얼굴이 되기를 바랄 뿐이오.] [오......!] [마소야......!] 천지쌍마성과 독마반은 격동하여 모두 무릎을 꿇었다. From kids@kids.kotel.co.kr Mon Mar 11 11:03 KST 1996 Subject: 야래향 113 From: kids@kids.kotel.co.kr (hades@KIDS) Date: Mon, 11 Mar 1996 17:22:00 +0900 (KST) To: cspark@hera.kaist.ac.kr X-Mailer: fastmail [version 2.4 PL21-h3] Status: RO [ fiction ] in KIDS 글 쓴 이(By): ruby (뱃살공주) 날 짜 (Date): 1995년07월29일(토) 18시42분05초 KDT 제 목(Title): 야래향 113 구천마야는 껄껄 웃었다. [으하하하하핫......! 이제야 비로소 진정한 마종(魔宗)이 탄생했도다! 장천! 너야말로 구천마종 이후 최대의 마도종사가 될 것이다!] [과찬이십니다. 아버님!] 북리장천은 담담히 말한 후 문득 입을 열었다. [아버님, 소자 할 일이 있습니다.] [음, 무엇이냐?] [금마령을 발동하여 마도오세와 마종고수들을 불러들이기 전 다녀올 곳이 있습 니다.] [......!] 북리장천은 숙연히 말했다. [사부 천투종의 유부(幽府)를 다녀오도록 허락해 주시기 바랍니다.] [......!] 문득 구천마야의 얼굴이 굳어졌다. 따지고 보면 천투종 서문현승은 그의 숙적이자 그로 하여금 아들을 잃게 한 장 본인이 아닌가? 하나, 구천마야는 역시 구천마야였다. [으하하하핫! 누가 감히 마소야를 막겠느냐? 향후 너의 결정은 곧 마도의 결정 이니라. 네 뜻대로 하거라.] [감사합니다.아버님.] 북리장천은 고개를 들었다. 그의 깊은 눈에 문득 물막이 어렸다. 그의 뇌리에 남아있는 음성이 있었다. ------ 언제고...... 만통신문에 변괴가 일어난다면...... 환상루(幻像樓)로 오너라! 그것은 그가 출도하기 직전 서문현승이 남긴 말이었다. 서문현승은 내상이 깊어 이미 잔명이 다하고 있었다. 그는 녹림인이었기에 녹림의 무림인 환상루로 가 묻히기를 원했다. 폐허가 된 환상루------ 그곳의 지하(地下)에 그는 스스로의 무덤을 만들었고 그곳으로 떠났다. 만통신문은 그후...... 북리장천에 의해 활동을 시작했고 사상최대의 청부집단으로 무림제일신비지문 으로 등장했다. 한데 지금은 어떤가? 만통신문은 완전히 와해되었다. 과연...... 서문현승이 남긴 말...... 거기에는 어떤 의미가 내포되어 있는가? =========------------------------------>>> >>> 風雲第一龍 夜雨 >>> 廢墟之雲 在地獄 ...허운재옥 허운재옥 연재 시리즈 제 3 부 야 래 향 (夜來香) 第 四 卷... -------------------------------------------------------------------- ...>>> 第 三十二 章... 夜來香 <<<... -------------------------------------------------------------------- 공래산(空崍山), 과거 녹림의 성지(聖地)였던 곳, 녹림의 하늘(天)인 녹림환상루(綠林幻像樓)가 있던 곳이다. 한데 지금은 어떠한가? 죽음(死)과도 같은 폐허------ 괴괴한 적막만이 감도는 을씨년스럽기 짝이 없는 곳이었다. 십 팔 년 전만해도 그곳은 일만(一萬) 녹림도의 영지로서 환상림(幻像林)이 빽 빽히 우거져 있었다. 울울창창하면서도 신비가 깃들여졌던 숲, 그러나...... 무심한 세월이 흐른 지금 화마(火魔)에 휩쓸린 잔으맛?남았을 뿐이다. 스슷......! 문득 일진 음풍이 이는 듯 한 가닥 인영이 그곳에 날아 내렸다. 폐허 위에 낮게 울리는 감회 어린 음성...... [한때는 녹림의 꿈이 어려 있던 곳이었거늘...... 이 지경이 되었구나......] 그는 누구인가? 일신에 깨끗한 백삼을 걸친 준수무비한 미청년, 아! 남자의 얼굴이 어찌 그리도 아름다울 수가 있을까? 실로 보지 않으면 믿지 않을 것이요, 한 번 보면 영원히 잊지 못할 그런 얼굴 이었다. 북리장천------ 바로 그였다. [......!] 그는 폐허를 가로질러 걸어갔다. 그의 시야에 들어오는 무너진 거전(巨殿)이며 누각(樓閣)들...... 비록 잡초가 무성히 우거졌으나 그것은 과거 한때의 웅대한 흔적을 담고 있었 다. [사부, 당신의 말대로 이곳을 찾아 왔습니다. 한데 당신은......] 북리장천 콧등이 시큰해 옴을 느끼며 몸을 돌렸다. 슷......! 북리장천은 깨어진 거대(巨大)한 석비(石碑) 앞에 섰다. <녹(綠)...... 천(天)...... 비(碑).> From kids@kids.kotel.co.kr Mon Mar 11 11:04 KST 1996 Subject: 야래향 114 From: kids@kids.kotel.co.kr (hades@KIDS) Date: Mon, 11 Mar 1996 17:22:05 +0900 (KST) To: cspark@hera.kaist.ac.kr X-Mailer: fastmail [version 2.4 PL21-h3] Status: RO [ fiction ] in KIDS 글 쓴 이(By): ruby (뱃살공주) 날 짜 (Date): 1995년07월29일(토) 18시42분47초 KDT 제 목(Title): 야래향 114 아! 그것은 바로 과거 환상루를 세우며 녹림의 염원을 담고 세웠던 비였다. 무려 높이만도 십 장에 달하는 거대한 석비, 하나, 세월의 풍진에 시달려 이끼가 끼고 금이 간 초라한 모습만이 남아 있었다. 더구나 반쪽은 떨어져 나갔는지 그나마 반쪽 밖에는 남아 있지 않았다. [......!] 북리장천 묵묵히 손을 뻗어 비(碑) 자(字)에 획을 따라 손가락으로 그었다. 순간, 그르르릉......! 아! 바닥이 갈라지며 하나의 통로가 나오는 것이 아닌가? 슷......! 북리장천은 빨려들 듯 통로 속으로 미끄러져 내려갔다. 어두운 통로를 거쳐 그가 당도한 곳은 넓은 지하광장이었다. [......!] 북리장천은 일순 흠칫했다. 지하광장은 사방 석벽이 모두 십이면체로 되어 있었다. 한데, 각 면에는 각각 다른 십이지신상(十二支神像)이 우뚝 서 있는 것이 아닌가? 머리는 십이지신의 수두(獸頭)인데 몸체는 인간인 기괴한 형상들, 그것은 흡사 살아 있는 듯 생생하게 두 눈을 부릅뜨고 있었다. 으스스...... 금방이라도 덤벼들 듯 섬뜩한 모습에 북리장천은 가슴이 서늘해지는 느낌이었 다. 하나, 석실 중앙의 단좌에는 바퀴가 달린 철륜거(鐵輪車)가 있었고 한 인물이 타고 있었다. 백발의 노인, 그를 보자 북리장천은 격동을 금치 못했다. [사...... 사부님......!] 이어 그는 그 노인에게로 다가갔다. 한데...... 그 노인은 인간이 아니었다. 단지 정교하게 조각된 밀랍 인형일 뿐, 북리장천은 그에 개의치 않고 공손히 삼배(三拜)를 올렸다. [삼가 제자 뻠罐?뵈옵니다.] 순간, 우르르르릉......! 그가 선 지반이 갑자기 내려 앉기 시작했다. [엇......!] 북리장천은 당황했으나 이내 마음을 가라 앉혔다. 지반은 무너지는 것이 아니라 그를 태운 채 밑으로 내려가는 것임을 느낀 때문 이었다. 잠시후, 그가 한참을 내려가 모습이 땅 속에 묻히자 기괴한 일이 벌어졌다. 스르르르릉......! 놀랍게도 또 하나의 지반이 그 위를 덮어 버린 것이 아닌가? 헌데 그때, 스...... 슷! 슷! 칠팔 명의 흑영이 지하광장에 유령처럼 날아들었다. 모두 복면을 한 채 그들은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놈이 사라졌다! 대체 어디로 갔단 말인가?] 이때, [앗! 저기......!] 한 명이 경악성을 터뜨렸다. 그는 밀랍의 백발 노인상을 본 것이었다. 허나 곧, [흥! 가짜였군.] 말과 함께 무리 중 이 인(二人)이 동시에 밀랍인형을 향해 장력을 날렸다. 콰------ 앙! 순식간에 밀랍인형은 가루로 화하고 말았다. 그르르르릉......! 위이------ 이잉------! 그그그...... 긍......! 기괴한 금속성이 지하광장의 사면에서 울려 나오는 것이 아닌가? [헉!] [기관이다!] 흑의복면인들은 대경하여 당황성을 토해냈다. 순간, [우우우......!] [크르르릉......!] [캬------ 악!] 십이지신상들이 일제히 그들을 짓쳐갔다. [당황치 마라! 기관일 뿐이다!] 누군가의 외침에 따라 흑의복면인들은 정신을 차리며 진세(陣勢)를 형성하며 그에 대응했다. [쳐랏------!] 그들의 무기가 불을 뿜었다. 차차차창------! 쐐------ 액------! 허나, 그들은 중대한 착오를 범했다. 기관장치의 석상인 줄 알았던 십이지신상들...... 슈------ 윽! 스------ 읏! 가공할 빠르기와 놀라운 동작으로 무기와 무기 사이로 전광석화처럼 누비며 덮 쳐드는 것이 아닌가? 퍽! 퍽! 쾅! 콰르르르릉! [으악!] [크아아악!] [케엑!] 순식간에 복면인들은 십이지신의 손에 의해 피범벅이 되어 날아갔다. 미처 피할 겨를도 없었다. 사람인지...... 짐승인지...... From kids@kids.kotel.co.kr Mon Mar 11 11:05 KST 1996 Subject: 야래향 115 From: kids@kids.kotel.co.kr (hades@KIDS) Date: Mon, 11 Mar 1996 17:22:07 +0900 (KST) To: cspark@hera.kaist.ac.kr X-Mailer: fastmail [version 2.4 PL21-h3] Status: RO [ fiction ] in KIDS 글 쓴 이(By): ruby (뱃살공주) 날 짜 (Date): 1995년07월29일(토) 18시43분33초 KDT 제 목(Title): 야래향 115 십이지신은 재빠르고 잔혹하게 인간을 처참히 몰살시키고 있었다. 최후로 남은 흑의복면인, 그는 동료들의 죽음에 전신을 사시나무 떨 듯했다. [으으으...... 환상루...... 아직도 존재하다니......!] 쿠------ 웅! 그 말을 남기기 위해 마지막까지 숨이 붙어 있었던가? 그는 믿을 수 없다는 듯 눈을 부릅뜬 채 죽어갔다. 가공할 공포를 자아내는 십이지신......! 그들은 침입자들을 처단하자 아무일 없었다는 듯 역시 전광석화처럼 제자리로 돌아갔다. 헌데 문득, 쥐의 머리를 한 지신(地神)이 괴음을 발했다. [크크...... 이 자들은 오랫 동안 매복하던 자들이다. 노종(老宗)의 안배가 옳 았었다.] 호형지신(虎形之身)이 그 말을 받았다. [놀라운 일이오. 방금 입전(入殿)한 그가......죽었다던 만통서생이란 말이오 ?] [크크...... 모를 일...... 하나 그가 틀림없다면......큭큭......! 밤(夜)의 역사(歷史)는 새롭게 열린다......!] [크크크큭......] [크크크......] [우우우......!] 아! 인간의 음성과 짐승(獸)의 소리가 어우러진 기괴한 그들의 대화......! 그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가......? x x x [사...... 사부......!] 북리장천은 격동을 금치 못했다. 은밀한 밀전(密殿)에 당도한 그, 또 다른 하나의 석전(石殿), 사방 벽면에는 백 인(百人)의 초상이 벽화로 새겨져 있었다. 제각기 다른 모습들이었으나 모두 한결같이 극강의 기도를 풍기는 거마효사들 의 군상(群像)이었다. 헌데, 한쪽 벽에 단좌한 백발노인을 본 순간 북리장천은 심장이 뛰기 시작했다. 백발노인, 그는 바로 환상루 주인 서문현승(西門玄昇)인 것이었다. 그러나...... 이미 혼(魂)이 없는 채 좌화한 시신이었다. 털썩......! 북리장천 그 앞에 무릎을 꿇었다. 순간, 그가 손을 짚은 바닥에 쓰여진 글이 눈에 들어왔다. <장천, 네가 오기를 기다렸다.> [사부......] 북리장천은 가슴이 뭉클했다. [노부는 보이지 않는 엄청난 암력(暗力)이 노부 주변에 뿌리 깊은 음모를 깔아 둔 것을 예감한 이후로 은밀히 이곳 야래전(夜來殿)을 축조하기 시작했다.> (야래......전......?) 북리장천의 검미가 치켜 올라갔다. 깊은 의혹에 사로 잡히며 그는 글을 읽어 내려갔다. <노부의 유체를 옮기면 노부의 안배가 드러나리라.> [......!] 보?暘돛?조심스럽게 서문현승의 유체를 옮겼다. 그러자, 그 자리에는 하나의 궤가 있었다. [......!] 북리장천은 즉시 궤를 열었다. (이것은......!) 궤 속에는 여러 장의 밀지(密旨)와 한 권의 책자가 들어 있었다. 북리장천은 먼저 밀지를 들어 읽어 내려가기 시작했다. 읽는 동안...... 그의 검미는 끊임없이 경련을 거듭했다. [이...... 이럴 수가......!] 그의 음성은 분노로 인해 몹시 격앙되고 있었다. 대체 어떤 내용이기에......? <......만통신문을 세우는 동안 노부는 끊임없이 한 가닥 암독(暗毒)이 노부의 내부를 부패시키고 있음을 느꼈다. 환상림이 무너졌을 때도 그런 암독을 느꼈으 나 그 오랜 의혹을 풀 길이 없었다. 노부는 반드시 노부의 측근에 간세(間世=첩 자)가 있다가 생각했다. 그 간세에 의해 만통신문의 기밀도 이미 흘러 나갔으리 라는 짐작을 할 수가 있었다.> 환상루주 서문현승, 그는 역시 치밀한 인물이었다. [......!] 북리장천은 앞을 내다보는 그의 혜지(慧智)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언제고 그 보이지 않는 음모에 의해 만통신문은 궤멸될 것이다. 노부가 한 가 닥 의혹을 느끼는 순간, 가장 먼저 혐의를 두게 된 인물은 바로 노부의 의제(義 弟)인 을주신경이었다. 그가 달라진 것은 십 구 년 전 부터였다. 당시 의제의 행동이 기이했으나 의심치 않았었다. 허나...... 간세가 어쩌면 그일지도 모른 다는 생각은......> 북리장천은 입술을 지그시 깨물었다. (그렇습니다. 진짜 신품서원주는 사곡(死谷)에서 이미 이십 년 전에 암격되었 습니다. 사부와 함께 만통신문을 세운 그느 가짜입니다......) 그는 형언키 어려운 분노가 끓어 올랐다. <......음모는 완벽하고 무서운 걋隔?그 배후에는 필시 엄청난 흑막이 있을 것이다. 노부는 오랫 동안 탐사해본 결과 마침내 그 음모의 뿌리가 소림삼신승( 小林三神僧)에게 닿음을 감지해 냈다. From kids@kids.kotel.co.kr Mon Mar 11 11:06 KST 1996 Subject: 야래향 116 From: kids@kids.kotel.co.kr (hades@KIDS) Date: Mon, 11 Mar 1996 17:22:09 +0900 (KST) To: cspark@hera.kaist.ac.kr X-Mailer: fastmail [version 2.4 PL21-h3] Status: RO [ fiction ] in KIDS 글 쓴 이(By): ruby (뱃살공주) 날 짜 (Date): 1995년07월29일(토) 18시44분17초 KDT 제 목(Title): 야래향 116 천불동(千佛洞)에 폐관하고 있는 그들에 게 대음모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을 가진 것이다. 그들은.... ..선종류(禪宗流)의 후예를 키우고 있으며 어쩌면...... 그 아이의 일신에는 엄 청난 비밀이 얽혀 있으리라는 의혹을 느꼈다. 장천...... 천불동을 찾아 음모의 흑막을 열기 바란다......> 북리장천 고개를 끄덕였다. (으음...... 그래서 천뇌만심(千腦萬心)과 낙화유혼생(落花幽魂生)이 그곳으로 가다 변을 당한 것이겠군......) <노부는 본래 녹림(祿林) 출신으로써 항상 녹림이 경시되는 풍조에 분노했다. 그래서 녹림을 정립시키기로 결심하던 차에 우연히 기연(奇緣)을 만나게 되었 다. 그것은...... 오백 년 전 멸절한 마도백인동맹(魔道百人同盟) 즉 백마성(百 魔城)의 무학을 찾은 것이다. 백마성의 무학은 실로 가공했다. 당년 천무성궁을 세운 천상무종제(天上武宗帝) 담광현에 의해 멸절되기는 하였으나 그들이 남긴 백종(百種)이 마학(魔學)은 정녕 위대한 것이었다. 노부는 그것을 익힌 후 환상 루(幻像樓)를 세웠다.> 아아! 놀라운 일이었다. ------마도백인동맹! 백마성------! 이 얼마나 가공할 이름인가? 천상무종제의 출현 전, 그들은 천하를 혈세(血洗)한 무시무시한 집단이 아니던가? 실상, 천상무종제가 그 협명(俠名)을 후세까지 남기게 된 것도 결국은 그들 백 마성을 꺾었기 때문인 것이다. 더우기 놀라운 사실은, 멸절됨과 동시에 천하에서 자취를 감추었던 그들의 무공이 당금에 전해졌다는 사실이었다. 바로 환뻔瑩聆?천투종 서문현승에게...... 이로써...... 천투종의 출신 내력이 최초로 밝혀졌다. 북리장천, 그는 내심 짚이는 바가 있었다. (그렇다. 과거 만통서생이었던 시절에 내가 사용했던 무공의 대부분이 백마성 의 무공이었었다......!) <백종마예(百種魔藝)의 진수는 이곳에 묻혀 있다. 노부는 이곳에 천하에서 버 림받은 인간들과 광명을 볼 수 없는 인간들을 모아 그들에게 백종마예를 전수했 다. 바로 현세의 마도백인동맹을 재현시킨 것이다. 그들은 밤(夜)의 인간들... ... 이 땅에 새로운 녹림의 역사를 세울 위대한 밤의 군단(軍團)들이다. 이름하 여 백인야황(百人夜皇)------ 그들에게 녹림의 영광을 구현하기를 염원했노라. .....> [백인야황......!] 북리장천은 신음하듯 중얼거렸다. <......장천, 너에게 백인야황을 지배하며 밤의 역사를 창조할 유명을 내리노 라. 밤의 역사...... 밤의 향기...... 바로 야래향(夜來香)------ 장천, 너는 밤의 주인(主人)이 되어 노부의 염원을 풀어다오......> [야(夜)...... 래(來)...... 향(香)......!] 북리장천은 무겁게 부르짖었다. 쿵.....! 쿵......! 그의 심장이 무섭게 고등치고 있었다. <백인야황은 각각 마도백인동맹 일백마성(一百魔星)의 무학을 십성(十成) 수준 으로 익힌 자들이다. 그들은 오직 선택된 밤의 주인 야래향(夜來香)에게만 굴복 한다. 여기...... 백종마예의 정수를 남기노니......밤의 주인으로서 야래전을 이끌어 주기 바라노라......> 밀지는 여기서 끝이 나 있었다. 북리장천은 격동을 금치 못했다. [밤의 인간...... 밤의 역사...... 밤의 향기......!] 아! 그것은 크나큰 충격이었다. 과거 그는 영웅제일루에서 야래향에 대해 들은 적이 있었다. 한데, 이 시대의 쌍비(雙秘)인 만통서생과 야래향------ 그것이 동일인이 될 줄이야......! 또한, 모두가 녹림대조종(祿林大祖宗)의 안배에서 탄생될 줄이야......! ------야래향(夜來香)! 이제 새로운 밤(夜)의 역사가 열리는가......? =========------------------------------>>> >>> 風雲第一龍 夜雨 >>> 廢墟之雲 在地獄 ...허운재옥 허운재옥 연재 시리즈 제 3 부 야 래 향 (夜來香) 第 四 卷... -------------------------------------------------------------------- ...>>> 第 三十三 章... 千腦萬心 査雲嶽 <<<... -------------------------------------------------------------------- ------천불동(千佛洞). From kids@kids.kotel.co.kr Mon Mar 11 11:07 KST 1996 Subject: 야래향 117 From: kids@kids.kotel.co.kr (hades@KIDS) Date: Mon, 11 Mar 1996 17:22:11 +0900 (KST) To: cspark@hera.kaist.ac.kr X-Mailer: fastmail [version 2.4 PL21-h3] Status: RO [ fiction ] in KIDS 글 쓴 이(By): ruby (뱃살공주) 날 짜 (Date): 1995년07월29일(토) 18시45분06초 KDT 제 목(Title): 야래향 117 불문(佛門)의 성지(聖地)로써 불사를 크게 일으켜 일천(一千)의 마애불을 새긴 곳, 일천 마애불에는 각기 장인(匠人)의 혼(魂)과 불심(佛心)이 깃들어 그야말로 장중함이 배인 장소였다. 숭산(崇山) 산역에서 백여 리 떨어진 불성곡(佛聖谷)에 위치하고 있다. 고오오오------ 슷......! 문득 일진 음풍을 몰고 한 백영(白影)이 곡구(谷口)에 내려섰다. 북리장천, 바로 그였다. [......] 북리장천은 장엄한 기운이 흐르는 불성곡을 바라보며 내심 탄식했다. (과연 이러한 곳에서 음모의 일면을 알아낼 수 있을지......?) 하나 곧, 그의 준수한 얼굴에는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이곳에서 한 지기(知己)의 얼굴이 떠오른 것이었다. (천뇌만심(千腦萬心) 사운악(査雲嶽)......! 그토록 허무하게 당해 이곳에 너 의 뼈가 묻혀 있을 줄이야......!) 그의 가슴은 점차 그리움으로 젖어 들고 있었다. 천수검왕(千手劍王) 독고린, 천뇌만심 사운악, 낙화유혼생 애몽몽, 이 얼마나 그리운 이름들인가......? 갖가지 추억은 뇌리에 가득하고...... 그것은 헛되이 북리장천의 가슴을 헤집고 있었다. [후후후훗......!] 북리장천은 마른 웃음을 툴툴 웃으며 곡내(谷內)로 걸어갔다. 불성곡, 그곳은 일대 장관을 이루고 있었다. 백 장 절벽에 끝없이 펼쳐진 마애불상들......! 장엄하고 숭고한 불기(佛氣)가 온 곳을 휘감은 듯했다. (과연...... 불력(佛力)은 위대하다......! 소림이 백도의 지주가 됨은 무공 때문만이 절대 아니다. 바로 이 웅휘한 불력?큰 힘(力)이리라.) 북리장천은 내심 감탄을 금치 못했다. 보라! 마애불 아래로 불공을 들이기 위해 모여든 수많은 참배객들, 그들 모두가 웅휘한 불력에 감화를 입은 듯 경건하고 엄숙한 신색이 아닌가? 북리장천, 그가 찾는 동부(洞府)는 불성곡의 안쪽에 위치하고 있었다. 그것이 바로 천불동인 것이다. 동부 앞에는 승인(僧人)들이 지키고 서 있었다. [......] 북리장천은 묵묵히 동부를 향해 걸어갔다. 그러자, 붉은 홍포 가사승이 그를 막아 섰다. [아미타불...... 시주, 일반 참배객은 천불동에 들어갈 수가 없오이다. 양해해 주시오......] [......!] 북리장천은 힐끗 홍포가사승을 바라보았다. (예리한 안광과 태양혈이 불룩한 것을 보니...... 필시 소림의 고수이겠군.) 이어 그는 담담히 말했다. [소생은 평소 삼신승(三神僧)의 불력을 앙망하여 만리(萬里) 길을 멀다 않고 찾아 왔오이다. 부디 윤허를......] 그 말에 육순쯤 되어 보이는 노승이 고개를 젓고 나섰다. [안되오. 신승들께서는 이미 등신불(等身佛)이 되셨오이다. 시주께서는 마애불 에 참배하시면 어떠하시겠오이까?] 북리장천은 다소 차갑게 말했다. [불심(佛心)은 만인에게 열려 있거늘 대사께서는 어찌 소생을 막으시오?] 그 말에 노승은 흠칫했다. 하나 그는 신색을 가다듬으며 잘라 말했다. [하오나...... 일반인은 안되오이다.] 북리장천은 그를 뿌리쳤다. [소생은 꼭 들어 가야겠오이다.] 그러자, [아미타불......!] 스슷......! 슷......! 몇몇의 승인들이 그를 가로 막았다. 도합 아홉 명, 그들을 보자 북리장천의 검미가 불끈처럼 오라갔다. [호! 소림에는 천하무적의 백팔나한대진(百八羅漢大陣)을 비롯, 십팔나한진(十 八羅漢陣), 그리고 구 인으로 이루어진 소나한진(小羅漢陣)이 있음을 평소에 익 히 들었던 바, 소생이 이 기회에 견식을 넓혀야겠소이다.] 그 맙?수좌승(首座僧)으로 보이는 한 노승이 안색이 대변하여 물었다. [귀하는 누구시오?] 북리장천은 대뜸 대소를 터뜨렸다. [하하...... 무명 소졸이라 아마 대사 같은 고승은 들어도 알지 못하실 것이 오.] [아미타불......] 수좌승의 얼굴이 일순 벌겋게 달아 올랐다. 그는 두 손을 합장하며 말을 이었다. [시주께서는 다시 한 번 생각을...... 손(手)에는 눈이 없는지라......!] 그것은 은근한 협박이었다. 허나 북리장천은 오히려 한 술 더 뜨고 있었다. [그것 참 잘 되었구료. 마침 소생도 그 말을 하려던 참이었오. 한데, 불력 높 은 대사께서도 손에 눈이 없으니 소생이야 오죽하겠소?] [아미타불......!] 구나한진의 승인들은 노기를 띄운 채 일제?북리장천을 노려 보았다. 이때, 승녀들 중 비교적 젊은 승려가 노기 등등한 채 앞으로 나섰다. [권주는 마다하고 벌주를 달라니...... 후회해도 늦다!] 위------ 잉! 그의 수중에 들린 방편산이 무섭게 북리장천을 짓쳐 갔다. 우------ 우------ 웅! 평범한 용기횡강(龍氣橫江)의 초식! From kids@kids.kotel.co.kr Mon Mar 11 11:08 KST 1996 Subject: 야래향 118 From: kids@kids.kotel.co.kr (hades@KIDS) Date: Mon, 11 Mar 1996 17:22:14 +0900 (KST) To: cspark@hera.kaist.ac.kr X-Mailer: fastmail [version 2.4 PL21-h3] Status: RO [ fiction ] in KIDS 글 쓴 이(By): ruby (뱃살공주) 날 짜 (Date): 1995년07월29일(토) 18시45분48초 KDT 제 목(Title): 야래향 118 하나 그 위력은 가히 만 근의 거력이었으니......! 하나, [......!] 북리장천은 미동도 하지 않고 못박힌 듯 그 자리에 서 있었다. 한 순간, 만근거력이 머리로 떨어지려는 찰나, [하하...... 불심깊은 고승들도 화를 낼 때가 있구료!] 슷! 그는 보이지 않게 일지(一指)를 퉁겼다. 핑------! [헉!] 그를 공격하던 승려는 갑자기 연속 칠팔 보나 후퇴했다. 안색이 백짓장이 된 채......! 또한 보라! 그의 방편산에는 지력(指力)에 의한 구멍이 뻥 뚫려 있지 않은가? [이...... 이럴 수가......!] 도저히 믿을 수 없다는 듯 그는 신음성을 발하고 있었다. 이때, 수좌승이 일갈했다. [발진(發陣)하라!] 휘리리릭------! 승려들은 즉각 북리장천을 포위하듯 원진(圓陣)을 이루고 섰다. 드디어 구나한진(九羅漢陣)을 발진하려는 것이었다. 위------ 이------ 이------ 잉! 승려들은 일제히 풍차처럼 회전하기 시작했다. [......] 북리장천은 천주부동(天柱不動)의 자세로 구나한진을 둘러 보았다. 그는 느낄 수가 있었다. 차츰...... 사방의 압력은 가중되고...... 무서운 강기가 자신을 향해 조여 들고 있음을......! (으음...... 과연 명불허전이로군, 이 기회에 시험을......) 북리장천은 지그시 두 눈을 내리감았다. 순간, 우우우웅......! 그의 전신은 시커먼 묵기에 휩싸였다. 그리고 일성 웅후한 외침! [굉천묵강(宏天墨崗)------!] 쿠쿠쿠쿠...... 꽈르르르릉......! 아! 가공할 이변이여! [크------ 윽!] [아미타불...... 크...... 윽!] [허억......!] 일시지간, 구나한진은 추풍낙엽처럼 흩어지고 말았다. 단 일초에 격파되고 만 것이었다. 무려 사오 장 밖으로 나가 떨어진 아홉 명의 승려들......! 쓰러져 있거나 주저 앉아 있는 그들의 두 눈에는 공포와 경악이 어우러졌다. [아미타불...... 묵혈마성(墨血魔聖)이 나타나다니......!] 잠시 후, 묵기가 걷히며 나타난 북리장천------ 아무 일도 없었던 듯 그의 신색은 추호의 흐뜨러짐도 없었다. 그는 하늘을 우러러 앙천광소했다. [으하하하핫......!] 이어 그는 유유히 걸어 천불동 안으로 들어갔다. 천불동, 그곳은 가히 불심이 이룬 조화동(造化洞)이었다. 보보마다 벽이며 천정과 기둥에는 신비가 깃들인 불화(佛畵)가 각인되어 있었 다. 또한, 사천왕상(四天王像), 십이천신(十二天神), 칠복신불(七福神佛) 등의 생생한 불 신(佛身)들...... 그들의 군상(群像)은 저마다 당당한 위엄을 갖추고 있는 듯했다. 스슷......! 북리장천은 거침없이 깊숙이 입동(入洞)했다. 한데 그가 석부방장에 이른 순간, 문득 막아서는 인물들이 있었다. [아미타불......] [멈추시오! 시주!] 스슷......! 슷! 도합 사 인(四人), 그들은 모두 칠순 이상 되어 보이는 노승들이었다. 그들은 두 눈을 전광처럼 빛내며 불의의 침입자를 주시하고 있었다. 북리장천의 입가에 기이한 미소가 어렸다. [그대들도 나를 막으려 하시오?] 그러자 한 노승이 반문했다. [시주는 뉘시기에 금역을 무단 침입하시오?] [후후...... 확실히 무언가 있긴 있군! 불문성지를 금역화시키다니......!] 북리장천의 조소에 노승들의 안색이 일변했다. 마치 정곡을 찔린 듯한 어색한 표정들......! 북리장천은 대갈했다. [비키시오!] [......!] 일순 노승들은 움찔하는 기색을 보였다. 하나, 그들은 이미 고희(古稀)를 넘긴 불문의 고수들이었다. 우우우웅......! 거창한 불공(佛功)을 일으켜 만일의 사태를 대비하고 나섰다. 허나 북리장천은 그에 아랑곳하지 않았다. [흐하하하핫......!] 우렁찬 대소와 함께 그는 가슴을 펴고 당당히 걸어갔다. 순간, 승려들은 일제히 호신강력(護身崗力)을 발출했다. From kids@kids.kotel.co.kr Mon Mar 11 11:09 KST 1996 Subject: 야래향 119 From: kids@kids.kotel.co.kr (hades@KIDS) Date: Mon, 11 Mar 1996 17:22:17 +0900 (KST) To: cspark@hera.kaist.ac.kr X-Mailer: fastmail [version 2.4 PL21-h3] Status: RO [ fiction ] in KIDS 글 쓴 이(By): ruby (뱃살공주) 날 짜 (Date): 1995년07월29일(토) 18시46분28초 KDT 제 목(Title): 야래향 119 아! 하나의 강막(崗幕)을 형성하여 북리장천의 진로를 차단하는 것이 아닌가? 하나, 파파파팍......! 북리장천은 태연히 강막을 뚫고 미끄러지듯 잠입하고 있으니......! [이...... 이럴 수가......!] 사 인의 노승들은 대경실색하고 말았다. 그러나 다음 순간, [복호항마불력(伏虎降魔佛力)!] [수미금강인(首彌金剛印)!] [백공불영장(百空佛影掌)!] [항마금강력(降魔金剛力)!] 그들은 일제히 북리장천을 향해 일장을 내렸다. 콰콰콰콰...... 콰르르르르......! 가히 태산 같은 거력(巨力)이 북리장천을 쓸어 갔다. 순간, 우우----- 우------ 웅! 북리장천의 일신에서 시커먼 묵광(墨光)이 일어났다. 동시에, [묵황살류(墨皇煞流)!] 콰아아아------ 츠------ 츳! 콰------ 쾅! 무시무시한 묵강(墨崗)이 사위에 소용돌이쳤다. [크윽!] [허------ 억!] 노승들은 실 끊어진 연처럼 동부 여기저기로 날아 갔다. [......] 묵광이 가시고...... 북리장천은 유유히 전진을 계속했다. 그 사이 그의 뇌리에는 차츰 확실시 되어가는 생각들이 있었다. (흑막이 있다. 불문 성지라는 것은 허물일 뿐...... 풍운맹이 굣��? 내렸다 면......!) 천불동은 넓었다. 북리장천, 그는 진입하는 동안 수십 차례의 대전을 치루어야 했다. 그때마다 그는 구천마예로 승려들을 퇴치했다. 그리고 마침내...... 그는 마지막 석실에 이르렀다. (이곳이다!) 석문(石門), 그 앞에서 북리장천은 직감적으로 그렇게 느꼈다. 그는 머뭇거림이 없이 석문의 손잡이를 당겼다. 그르르르릉......! 석문이 열리자 그 안은 꽤 넓은 석실(石室)이었다. 자욱한 향연(香煙)이 가득찬 석실, [......] 북리장천은 선뜻 그 안으로 들어섰다. 순간, 한 가닥 기척없는 경기가 그에게 밀려 들었다. (......!] 일순 북리장천은 대경했다. (이...... 이것은...... 광한극사라기(廣寒極邪羅氣)......!) 북리장천은 정신이 아찔한 충격을 받았다. 그 순간, 무형경기는 그대로 그의 가슴에 적중했다. 쾅------! [윽......!] 주르르륵......! 북리장천은 어이없이 뒤로 밀려나고 말았다. 극도의 경악으로 인해 전혀 무방비한 상태에서 그는 공격을 당한 것이었다. 그는 찢어질 듯이 두 눈을 부릅떴다. [너...... 너는......!] 향연 속, 흐릿한 인영의 차가운 음성이 들려왔다. [후후...... 웬 놈이기에 예까지 침입했느냐?] 아! 북리장천에게 있어 그것은 너무도 귀에 익은 음성이었다. 북리장천은 머리가 어지러워졌다. (서...... 설마...... 설마 네가......) 이때, 예의 차가운 음성이 다시 울려나왔다. [후후훗...... 벙어리는 아닐텐데...... 또한 예까지 온 실력으로 보아 무명인 은 아니겠군. 어쨌거나 이 사운악(査雲嶽)의 손을 피하지는 못한다!] 아! 사운악...... 사운악이라 했는가......! 북리장천은 부들부들 전신을 떨었다. [사운악......! 네...... 네가 정녕......!] [......!] 일순 향연 속 인영 역시 무엇을 느꼈음인지 격렬한 감정의 파문이 일었다. 한참 후, 떨리는 음성이 북리장천의 귓가에 전해져 와다. [너는...... 설마...... 장...... 천......?] 순간, 우우우웅......! 북리장천은 강기로 향연을 밀어냈다. 그리고 그곳에 모습이 드러난 한 인물을 보았다. 일신에 청삼을 두른 지극히 차분한 용모의 청년...... 천(千)의 뇌(腦)와 만(萬)의 마음(心)을 지녔기에, 늘 번민하고 사고(思考)하던 창백한 얼굴의 지기(知己)...... 그가 눈앞에 있었다. 북리장천의 늄瑛?꿈틀거렸다. From kids@kids.kotel.co.kr Mon Mar 11 12:00 KST 1996 Subject: 야래향 120 From: kids@kids.kotel.co.kr (hades@KIDS) Date: Mon, 11 Mar 1996 17:22:21 +0900 (KST) To: cspark@hera.kaist.ac.kr X-Mailer: fastmail [version 2.4 PL21-h3] Status: RO [ fiction ] in KIDS 글 쓴 이(By): ruby (뱃살공주) 날 짜 (Date): 1995년07월29일(토) 18시47분18초 KDT 제 목(Title): 야래향 120 [바로...... 너...... 너였구나!] 치밀어 오르는 분노! 아! 그렇다! 그 청년은 바로 천뇌만심 사운악이었다. 사운악, 그는 평소의 그답지 않게 황망히 부르짖었다. [장천...... 네...... 네가 살아 있었단 말이냐?] 대답 대신 북리장천은 앙천광소를 터뜨렸다. [후후후후...... 으하하하...... 으핫핫핫하......!] 그의 눈은 활활 타오르며 사운악을 노려 보았다. [이제야 알겠다. 본문을 팔아 먹은 놈이 바로 너였구나! 으하하핫......!] 극심한 분노로 인해 그는 흥분의 극을 치닫고 있었다. 만통신문의 궤멸, 그리고 자신이 최초로 협살을 당했던 일 등이 그의 머리에 주마등처럼 스치고 지났다. 아! 그것은 모두가 그가 하늘처럼 믿었던 지우(知友) 천뇌만심 사운악으로 인해 비 롯된 일등리 아닌가? 한데...... 천뇌만심 사운악, 그는 그 자리에 선 채 차갑게 입을 열었다. [장천, 놀랍구나, 살아 있다니......! 하나 다시 너는 내 손에 죽어야 한다.] [후후...... 사운악, 본색을 드러내는구나. 좋다! 이제 네게 받은 모든 것을 돌려 주마!] 북리장천은 사운악과의 거리를 좁혀섰다. 문득, 사운악의 얼굴에 기이한 웃음이 피어올랐다. [아눴? 장천...... 이것이 어차피 너와 내게 주어진 운명이다. 나 사운악은 ...... 애초에 만통신문에 목적이 있어 맡겨진 몸이었다. 그것은......] 그는 차갑게 내뱉었다. [만통신문을 언제고 필요한 시기에 궤멸시키기 위함이었다!] [무...... 무엇이라고......!] 쿵! 북리장천은 재차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 하나 곧, 그 역시 냉랭하게 응수풔? [좋다! 그것이 변명이라면 수긍해 주마. 하나 너는 너무도 큰 빚을 남겼다.] 그의 어투는 점차 격앙되어 갔다. [생각해 보았느냐? 형제들의 죽음과 그들의 처절한 비명을......?] [......] 사운악의 눈꼬리가 일순 파르르 경련했다. 그러나...... 이내 그는 냉랭하게 덧붙였다. [그것은 이미 지난 일...... 이제 너와 나의 대결이 전부다!] 동시에, 그는 엄청난 경력을 몰아쳤다. [가랏------!] 콰------ 앙! 펑! 불의의 급습이었다. 북리장천은 가슴이 화끈함을 느꼈다. 하나 그가 누구인가? 일신에 내재된 내공만도 이미 수백 년의 수위가 아닌가? [비열한 놈! 기습을 노리다니......!] 그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서서히 사운악을 향해 다가갔다. [흑......!] 사운악의 두 눈은 태어난 이래 최초로 공포가 어렸다. 전율......! 사운악은 느낄 수가 있었다. 장천, 그는 예전의 만통서생이 아니었다. 그는...... 엄청난 공력을 지닌 사신(死神)이었다. [너를...... 녹림의 이름으로...... 죽여 주마!] 북리장천의 우수가 치켜 올라갔다. 그 순간, 번쩍------! 쩌르르릉-----! 그의 손에서 뻗어 나오?가공할 묵광! 어느 틈엔가 그의 손에는 한 자루의 묵도(墨刀)가 쥐어져 있었다. 오오...... 천마환(天魔環)------! 전설의 신병(神兵)이 그의 손에서 현신한 것이었다. [헉! 처...... 천마환도(天魔環刀)! 네...... 네가......!] 사운악은 사색이 되어 비틀거렸다. 그와 동시에 신형이 돌연 뿌옇게 흐려졌다. 하나 그 순간, [천지인멸회천류(天地姻�回天�?!] 츠츠------ 츠------ 츳-----! 실로 가공할 묵광이 그를 뒤덮었다. 사운악은 혼신의 신법을 펼쳐 최소한 삼백 육십 번의 방향을 바꾸었다. 하나 그럴 때마다 도기는 그림자처럼 따라 붙는 것이 아닌가? 다음 순간, [크------ 아------ 아----- 악!] 처절한 비명과 함께 사운악의 육신은 정수리부터 그대로 양단되고 말았다. 촤------ 아------ 악! 피분수가 허공을 뒤덮는 순간, 우우------ 우------ 웅! 천마환도(天魔環刀)는 기음을 내며 다시 북리장천의 손목에 채워졌다. 본래의 천마환으로 돌아온 것이었다. [......] 북리장천은 천마환을 어루만지며 넋을 잃은 듯 중얼거렸다. [마병(魔兵)이었다...... 천마환...... 너무도 잔인한 무기......!] 이어, 그는 천뇌만심 사운악의 주검을 바라보며 탄식해 마지 않았다. [운악...... 가혹한 운명 앞에서...... 어쩔 수 없었다...... 아느냐? 네가 저 지른 일이...... 그 얼마나 많은 한(恨)을...... 잉태시켰는지를......] From kids@kids.kotel.co.kr Mon Mar 11 12:01 KST 1996 Subject: 야래향 121 From: kids@kids.kotel.co.kr (hades@KIDS) Date: Mon, 11 Mar 1996 17:22:24 +0900 (KST) To: cspark@hera.kaist.ac.kr X-Mailer: fastmail [version 2.4 PL21-h3] Status: RO [ fiction ] in KIDS 글 쓴 이(By): ruby (뱃살공주) 날 짜 (Date): 1995년07월29일(토) 18시48분17초 KDT 제 목(Title): 야래향 121 ...... 문득 그의 눈에 뿌연 물막이 어렸다. 천천히...... 그는 지기의 시신에서 시선을 거두었다. 한데 그 순간, [......!] 그의 눈이 무섭게 부릅떠졌다. 동시에 그의 시선은 한곳에 못박히고 말았다. 대체...... 그는 무엇을 보았는가......? =========------------------------------>>> >>> 風雲第一龍 夜雨 >>> 廢墟之雲 在地獄 ...허운재옥 허운재옥 연재 시리즈 제 3 부 야 래 향 (夜來香) 第 四 卷... -------------------------------------------------------------------- ...>>> 第 三十四 章... 밝혀진 大陰謀의 黑幕 <<<... -------------------------------------------------------------------- 전면, 그곳에는 삼 인(三人)의 노승(老僧)이 정좌하고 있었다. 등신불이 된 삼 인의 노승, 그 중 한 노승을 본 순간 북리장천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영공불사(靈空佛師)! 바로 그가 죽인 소림이신승 영공불사였기 때문이었다. (그렇다면...... 저들은 바로 소림삼신승(少林三神僧)......!) 그렇다. 나란히 좌화해 있는 삼 인의 노승은 바로 소림이 배출한 최고의 고승들인 소림 삼신승이었다. 가운데 앉아 있는 흰 눈썹이 한 자나 되는 고승이 일신승(一神僧) 영허불존(靈 虛佛尊)이요, 좌측의 동안노승이 삼신승(三神僧) 영해불공(靈海佛空)이었다. 북리장천은 탄식했다. [아...... 이들이 죽었으니 어떻게 음모를 풀어낸단 말인가?] 그렇다. 소림삼신승이 죽은 이상 더 이상 아무것도 알아낼 수 없?않은가? 한데 이때, 실로 믿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 [아미타불......!] 문득 한 가닥 엄정한 불호소리가 들려온 것이었다. [......!] 북리장천은 대경했다. 하나 소림삼신승은 여전히 눈을 감고 있을 뿐 시체가 말을 할 리는 없었다. (대체......) 그때 또다시 불성이 들렸다. [아미타불...... 당황하지 마시오. 시주, 노납은 영허(靈虛)이오......] [......!] 북리장천은 전신을 부르르 떨었다. 그는 영허불존을 뚫어져라 응시했으나 그는 틀림없이 이미 좌화한 시신에 불과 했다. [놀라지 마시오. 시주, 노납의 육체는 이미 죽었으되...... 혼령(魂靈)만은 남 아 혜광불령심어(慧光佛靈心語)로써 말을 하는 것이오......] 아아......! ------풉ㅊ念�심�?慧光佛靈心語)! 그것은 불가(佛家)의 전설적인 비공(秘功)이었다. 득도한 고승(高僧)의 선법(禪法)이 최고조에 달하게 되면 열반에 든 이후 정신 만 남겨 불음(佛音)을 전(傳)하는 불가사의의 비공, 그것은 천축(天竺)에서 파생한 불문비공이었다. [대사...... 어떻게 된 것이오?] 북리장천은 놀라움을 억제하며 물었다. 혜광불령심어가 이어졌다. [아미타불......모든 것은 한 인간의 헛된 야망(野望)에서 비롯한 일이었소이 다...... 바름(正)은 마음(心) 속에 있는 것...... 마음이 바로되지 않은 자는 심마(心魔)에 들기 마련이오.] [......?] [헛되이 품은 야망으로 인해 천하가 어지러워지고 겁난을 일으키게 되니 이 어 찌 안타까운 일이 쓴璣? 노납이 미리 알았다면 무서운 음모는 이미 방지될 수 가 있었을 것을......] 회한이 어려있는 음성이었다. 북리장천은 커다란 의혹을 참을 수가 없었다. [대체 어찌된 일이오? 대사를 암살한 자는 누구요?] [아미타불......! 노납 등이 선종(禪宗)의 후예로 키운 그 아이라면 믿겠는가 ?] [옥...... 옥사자! 그럴 수가?] 북리장천은 전율을 금치 못했다. 쾅! 이 얼마나 경악할 사실인가? From kids@kids.kotel.co.kr Mon Mar 11 12:02 KST 1996 Subject: 야래향 122 From: kids@kids.kotel.co.kr (hades@KIDS) Date: Mon, 11 Mar 1996 17:22:28 +0900 (KST) To: cspark@hera.kaist.ac.kr X-Mailer: fastmail [version 2.4 PL21-h3] Status: RO [ fiction ] in KIDS 글 쓴 이(By): ruby (뱃살공주) 날 짜 (Date): 1995년07월29일(토) 18시49분05초 KDT 제 목(Title): 야래향 122 당금무림의 기린아이자 백도(白道)의 태양으로 군림하는 십전무랑 그가 스승을 시해하다니......! [아미타불...... 그 아이만 탓할 수만은 없는 일이오. 모두가 그의 부(父)에게 서 나온 유실에서 파생된 것이니......] [그...... 그의 부친이라면......?] [아미타불...... 활인제룡 담궁주가 바로 그 아이의 부친이오.] [활...... 활인제룡...... 그......그럴 수가......!] 쾅! 또 한 번 북리장천은 거센 충격을 받고 머리가 혼란스러워졌다. 활인제룡...... 그가 누군가? 백도성자이며 천무성궁의 궁주가 아닌가? 오오......! 어찌 그 같은 일이 일어날 수가 있단 말인가? 혜광불령심어가 이어졌다. [애당초 모든 음모는 담궁주에게서 비롯한 일이었소...... 그는 암흑천마대총( 暗黑千魔大塚)을 열 수 있는 천마미인상의 하반신을 얻고부터 천하(天下)를 집 어삼킬 야망을 가꾸기 시작했던 것이오. 그 계획의 일환으로 그는 삼십 삼인(三 十三人)의 명숙을 끌어들여 연극을 벌렸소. 그가 지닌 천마미인상에 탐욕을 일 으켜 그들이 자신을 공격했다는 것은 그의 연극...... 그는 삼십 삼 인을 그 연 극에 포함시켜 그를 기화로 협박한 것이오...... 만일 그가 그들이 자신을 품? 했다고 소문을 퍼뜨리면......담궁주의 신망으로 삼십 삼인은 변명의 여지가 없 었던 것이오.] [아...... 무서운 간지......!] 북리장천은 가슴이 써늘해짐을 금치 못했다. 문득 그의 뇌리에 지난 날 사령귀였을 때 천무성궁, 즉 천농부에서 만난 현자 담환천을 떠올렸다. (그토록 완벽한 연극을 하다니......!) 생각할 수록 피가 식는 느낌이 들었다. [그 후...... 담궁주는 두 번째 연극을 벌였소...... 그는 자신의 의형(義兄) 이자 적수인 환상루주 천투종을 충동질하여 천무성궁과 구천마중루를 건드리게 한 것이오. 그결과...... 환상루는 구천마중루에 의해 무너지고...... 그는 또 폐관을 빙자하여 천투종에게 자신의 아들을 맡기며 후사(後事)를 부탁...... 만 통신문(萬通神門)을 세우게 한 것이오. 만통신문 또한 그의 대계(大計) 중 이용 가치가 컸던 것이오.] [......!] [그 후 그는 이들을 다시 빼내어 노납 등에게 입문(入門)시킨 것이오. 옥사자 그 아이로 하여금 선종류를 업고 백도의 총아가 되게 하려는 계획이었소.] [......] [아미타불...... 그의 뜻대로 옥사자는 선종일맥의 후광과 굔鍮?캡? 배경으 로 혜성처럼 등장했고...... 급기야 만통신문을 무너뜨림으로써 옥사자의 위치 는 확고하게 다져진 것이오.] [으으...... 이용을 당한 것이로군.] 북리장천은 치를 떨었다. 무섭고 치밀한 음모...... 과연 그 정도의 음모를 꾸밀 자라면 능히 효웅간심이 아니고서야 불가능한 일 이었다. 혜광불령심어가 계속 되는 동안...... 실로 통천가공할 대음모의 전말이 무섭게 드러나고 있었다. [이미 활인제룡은 천하의 반 이상을 장악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오. 풍운맹을 결성한 옥사자의 영향력...... 그리고 정작 본인은 나서지조차 않았다는 것은. ..... 그가 얼마나 치밀한 인간이라는 것을 보여 주는 것이오.] 거듭 계속되는 충격적인 사실에 북리장천은 아예 할 말을 잃고 말았다. 하나 문득 그는 한 가닥 의혹을 느꼈다. [한데 대사께서는 어떻게 그 사실을 아셨소이까?] [아미타불......! 뒤늦게나마 자신의 과오를 깨달은 시주 덕분이었소......] [......?] [실상 이같은 대계(大計)는 한 인간의 머리에서 나오기란 거의 불가능한 일인 것이오. 담궁주는 자신의 야망을 성취하기 위해 한 명의 총사(總師)를 끌어들였 소. 그는...... 우내제일의 현자(賢者)로서...... 귀곡(鬼谷)의 후예인 사해산 인(四海山人) 이황석(李黃夕) 시주였소.] [사해산인......!] 북리장천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사해산인이라면 바로 삼십 삼 인 명숙중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인물이 아닌 가? 또한, 현 풍운맹의 총사이기도 한 인물이 아닌가? [사해산인은 굅樗?후예로서 점성신복술(占星神卜術)은 물론 학문(學問)과 병 법(兵法)의 대가이오. 담궁주는 그를 자신의 야망의 도구로 삼은 것이오......] [한데 그가...... 다시 정도로 되돌아 섰단 말이오?] [아미타불...... 애초부터 사해산인은 한사(寒士)로써 세속일에 뜻이 없었던 시주...... 그가 동조한 것은 그의 아들부부가 볼모로 잡혔기 때문이오.] [......!] [하나 곧 아들부부가 자신들로 인해 부친이 결국 무림의 죄인이 된 것에 비관 하여 스스로 명들을 끊자 그는 마음을 돌이킨 것이오......] [아!] 북리장천 자신도 모르게 탄성을 발했다. [이 사실은 아직 담궁주도 모르고 있소. 사해산인이 천불동에 다녀간 후...... 노납 등은 옥사자의 암습을 받았소...... 너무도 중대한 비밀인지라 노납은... ... 천기를 거스르는 것을 구애치 않고 혜광불령심어를 전개하게 된 것이오... ...] 북리장천은 입을 열지 못했다. [시주...... 사해산인은 비록 씻지 못할 죄를 지었으나 불가에 이르기를 도도( 屠刀)를 하면 바로 성불(成佛) 한다 이르듯이...... 사해산인을 용서하기 바라 오......] [그는 아직 풍옇沽?있지 않소이까?] [그것은...... 그의 손자녀가 아직 담궁주의 손에 있기 때문이오.] [......!] [시주가 힘이 닿는다면...... 그 아이들을 겁수(劫手)에서 구원해 주길......] [그 아이들의 이름은......?] [손녀는 이영(李暎), 손자는 이고웅(李古雄)이라고 하였소......아미타불.... ..] 순간, [오오...... 그럴 수가......!] 북리장천은 너무도 큰 충격에 전신을 부르르 떨었다. (이영...... 영아가 그럼...... 사해산인의 손녀였단 말인가? 오오......) 영아...... From kids@kids.kotel.co.kr Mon Mar 11 12:03 KST 1996 Subject: 야래향 123 From: kids@kids.kotel.co.kr (hades@KIDS) Date: Mon, 11 Mar 1996 17:22:32 +0900 (KST) To: cspark@hera.kaist.ac.kr X-Mailer: fastmail [version 2.4 PL21-h3] Status: RO [ fiction ] in KIDS 글 쓴 이(By): ruby (뱃살공주) 날 짜 (Date): 1995년07월29일(토) 18시49분48초 KDT 제 목(Title): 야래향 123 천종원에서 그와 관계를 맺은 지순한 소녀...... 운명은 또 하나의 곡선을 그리고 있었다. 신의 섭리인가? 아니면......? 너무나도 공교로운 일이었다. 북리장천은 넋을 잃었다. 결국, 무림의 대음모는 마침내 밝혀지고야 만 것이었다. 그토록 뿌리깊었고 완벽했던 음모...... 그 뿌리가 마침내 드러난 것이었다. 그것은 하늘도 속고 땅도 속고...... 천하조차 속인 한 백도성자(白道聖者)에 게서 비롯된...... 가증스러운 미증유의 야망이 파생시킨...... 무림사 초유의 대음모였다. ...... ......! x x x 소문, 엄청난 두 가지 소문이 천하무림을 울린다. 그 첫째, ------야래향(夜來香) 밤의 인간들을 모으다! 아아......! 야래향의 출현! 그것은 꾸준히 나돌던 밤의 인간...... 밤의 향기가 마침내 실현된 것을 뜻했 다. ------버림받고 압박받던 빛을 등진 자들아! 오라...... 여기 밤(夜)을 위한 성전(聖殿)이 있으니...... 밤(夜)의 새로운 역사가 탄생하리라! 아아......! 밤의 역사! 마침내...... 또 하나의 폭풍시대가 예고되기 시작했다. 녹림(祿林), 환상루의 멸망으로 흩어진 녹림이야말로 밤의 인간들이 아닌가? ------가자! 밤의 성전(聖殿)으로! 그곳에 진정한 밤(夜)의 새로운 역사가 살아 숨쉬리라! 녹림인(祿林人)들...... 그들은 마침내 움직이기 시작했다. 녹림대조종의 죽음 이후 정신적인 지주를 잃고 방황하던 녹림인들이 마침내 약 속이나 한 듯 움직이기 시작했다. ------가자! 가자! 야래전(夜來殿)으로! ------야래전(夜來殿)! 그곳이 어느 곳에 위치하는지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하나 밤의 인간들은 안다. 그들은 거대한 흐름을 이루기 시작했다. 야래전으로......! 두 번째 소문! ------구천금마령(九天禁魔令)이 발동되었다. 위대한 마도부활(魔道復活)의 장 (章)이 열렸다. 마도인이여! 구천금마령을 받들라! 아아......! 구천금마령! 그것은 영원한 마도지주 구천마중루의 집마령(集魔令)이 아닌가? 집마령이 선포되면 마도에 이름을 건 마도인이라면 누구를 막론하고 모여야 한 다. 그것이 마도의 율법(律法)이었고 철리였다. 쿠쿠쿠쿵......! 새로운 폭풍시대가 열리고 있었다. 집마령 선포! 그것은 잠자던 마도혼(魔道魂)에 무서운 불을 지른 것이나 다름이 없었다. 마도는 분열되어 있었다. 사실상 마도의 주력이라 할 수 있는 마도오세(魔道五勢)조차도 각각 자신들이 정통마맥임을 주장하며 반목을 거듭하고 있는 당금...... 집마령의 출현은 마도를 들끓게 했고 무서운 흥분으로 몰아 넣었다. 마침내, 서로 견제하던 마도오세를 비롯한 백만마도인들이 이동하기 시작했다. 무림(武林)! 무림은 무서운 소용돌이에 휘말리기 시작했다. 과연...... 과연...... =========------------------------------>>> >>> 風雲第一龍 夜雨 >>> 廢墟之雲 在地獄 ...허운재옥 허운재옥 연재 시리즈 제 3 부 야 래 향 (夜來香) 第 ?卷... -------------------------------------------------------------------- ...>>> 第 三十五 章... 巨木 <<<... -------------------------------------------------------------------- 육반산(六盤山)------ From kids@kids.kotel.co.kr Mon Mar 11 12:04 KST 1996 Subject: 야래향 124 From: kids@kids.kotel.co.kr (hades@KIDS) Date: Mon, 11 Mar 1996 17:22:35 +0900 (KST) To: cspark@hera.kaist.ac.kr X-Mailer: fastmail [version 2.4 PL21-h3] Status: RO [ fiction ] in KIDS 글 쓴 이(By): ruby (뱃살공주) 날 짜 (Date): 1995년07월29일(토) 18시50분40초 KDT 제 목(Title): 야래향 124 도가(道家)의 영지로 이름높았던 명산, 허나 지금 이곳은 무림사상 유례없는 마도(魔道)의 중심지로 변해가고 있었으 니...... ------집마령(集魔令)------ 중원천하마도에 떨어진 집마령으로 인해 천하에 흩어져 있던 전마도(全魔道)가 육반산으로 집결된 때문이었다. 새로운 마도의 역사가 구현되는 절대마역이 형성되고 있었다. ------천마평(天摩坪), 육반산의 동쪽에 끝없이 펼쳐진 평원을 가득 메우다시피한 군막(軍幕), 그것은 마도인들이 세운 것이었다. 그들은 위대한 마도부활의 꿈에 부풀어 있었다. 특히, 다섯 군데의 가장 규모가 큰 막사는 각각 방위를 이룬 채 가장 막강한 세력을 구축하고 있었다. 바로...... 마도오세(魔道五勢)의 군막이었다. 그들은 천 년의 전통을 지닌 마도의 중추였다. ------전륜마궁(轉輪魔宮)! ------풍마곡(風魔谷)! ------오행혈수각(五行血手閣)! ------검전(劍殿)! ------살막(殺幕)! 그들은 전통적으로 구천마중루의 오가(五家)를 이루고 있었으나 구천마반의 폐 관 이후 독립을 선언하고 흩어졌었다. 그후 각자 자신들이 정통마맥임을 주장하며 연속하고 있었다. 이후 집마령?의해 이곳으로 오긴 했으나 그들의 야심(野心)은 여전히 내재하 고 있었다. 마도율법(魔道律法)! 그것은 냉혹하다. 오직 강자만이 군림할 수 있으며 마종(魔宗)이 될 수 있었다. 전통적인 마도율법에 따라 마도종주가 되려면 필히 그들 마도오세를 꺾어야 했 다. 천마평의 중앙, 그곳에는 거대한 대(臺)가 축조되고 있었다. 마도오셈?젊은 사자들...... 그들은 전마도인이 지켜보는 가운데 꺾어야만 새로운 마도종주는 탄생하는 것 이었다. 마도인들은 이론이 분분했다. (과연 새로운 구천마종주(九天魔宗主)가 마도오세의 가장 건출하다는 마라오공 자(魔羅五公子)를 꺾을 수 있을까?) 마라오공자는 명실공히 마도오세의 젊은 주인(主人)들이었다. 시간이 흐를 섭?천마평의 끝없는 평원에는 마도인들로 덮여가기 시작했다. x x x 육반산의 제일첨봉인 고애봉(苦涯峯), [......!] 눈부신 백삼을 입은 절세준미한 청년이 천마평을 내려보며 우뚝 서 있다. 이 시대 최고의 승부사(勝負師)의 운명을 지닌 그...... 북리장천(北里藏天)! 하늘(天)은 그에게 그런 이름을 내렸다. 북리장천의 뒤에는 아홉 명의 각양각색의 괴인(怪人)들이 서 있었다. 구대마반! 바로 구천마중루의 구대장로(九大長老)요, 마도의 원로(元老)들이었다. ------혈마반(血魔頒), ------검마반(劍魔頒), ------독마반(毒魔頒), ------살마반(殺魔頒), ------광마반(狂魔頒), ------풍마반(風魔頒), ------천마반(天魔頒), ------지마?地魔頒), ------인마반(人魔頒), 그들은 모두 일백 세가 넘은 마도의 산증인이었으며 각 방면의 마종사(魔宗師) 라 불리워도 손색이 없는 인물들이었다. 휘이이이잉......! 바람에 백삼자락을 날리며 북리장천은 미동도 없이 수많은 군막으로 덮인 천마 대평을 응시했다. 그의 깊이를 측량할 길이 없는 눈에서는 이따금씩 전광 같은 빛이 흘러나오곤 했다. 문득, 혈마반이 입을 열었다. [마소야, 이제 때가 되었습니다.] [......] [집마령은 아직도 마도의 살아있는 율법임이 증명되었습니다. 이제 마소야께서 그들에게 구천마종주로써의 현신을 보여 주어야 합니다.] 북리장천은 엉뚱한 소리를 했다. [혈마반, 저들의 힘이 어느 정도라고 보시오?] [......?] 구대마반은 일제히 서로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이윽고 혈마반이 음침한 음성으로 말했다. [마도의 힘은 최강입니다. 저들의 힘은 미증유의 것이며 사상최강입니다.] [그렇다면 백도와 비교하여 어떻소?] [비록 백도가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지만...... 이들이 하나로 뭉쳐 질 수만 있다면 백도를 능가하리라고 확신합니다.] 번쩍......! 북리장천의 눈에서 뇌전 같은 광망이 뻗었다. [바로 그것이오. 마도가 항상 백도에 눌리는 것은 힘이 약해서가 아니라 융화 를 이루지 못하는 데에 있는 것이오.] [......!] [비록 구천마종주가 마도의 정신적인 지주로 칠백 년 간 군림해 왔으나 그것은 표면적인 현상일 뿐, 마음으로 복종하지는 않고 있소.] [......!] 보?暘돛?담담히 말을 이었다. [마도의 가장 큰 적은 그러므로 백도를 비롯한 외세에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내부에 있는 것이오.] 구대마반은 모두 감탄의 표정을 지었다. 그들의 눈앞에 표표히 옷자락을 날리고 있는 마소야------ 그들은 문득 마소야의 모습이 형언할 수 없는 거산(巨山)으로 부각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크다......! 일찌기 마도에 이런 거인(巨人)은 없었다. 마소야......저분이야 말로 마도사상의 최대의 기인이 될 것이다!) 그것은 구대마반 모두의 공통된 생각이었다. 한편 북리장천은 장관을 이룬 군막의 군(群)을 바라보며 원대한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애당초부터 백(白)과 흑(黑)이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마음(心) 속에 있을 뿐......당금 무림의 백도는 위선과 기만 속에 이빨을 감춘 이리에 불과할 뿐이다. 그간의 허울좋은 가식 뿐이었다. 그러나 반면......) (마도(魔道)와 녹림(祿林)은 그렇지 않았다. 그들은 열성과 경원 속에서도 굳 굳히 기개와 무혼을 지켜온 진정한 무도를 걷고 있었다......) 북리장천, 그의 두 눈에 결의가 어리고 있었다. (내가 할 일은...... 이 땅에 새로운 무도(武道)를 세우는 일이다. 밤의 인간 들이 밤의 역사를 세워 어둠을 몰아내고...... 마도의 진정한 혼(魂)을 이룩하 는 것...... 이것이 나 북리장천이 이 시대에 해야할 일이다.) 문득 그의 작약같이 붉게 젖은 입술에 고혹적인 미소가 어렸다. (후후후......담환천......! 너의 그 완벽한 위선과 욕망의 껍질을 언제고 백 일하에 드러내 주리라! 기다려라 담환천...... 추악한 욕망의 종말이 어떤 것인 가를 보여 주마!) [마도오세의 종주들은 어떤 상황이오?] 북리장천의 물음에 혈마반은 급히 말했다. [마라오공자들로써...... 그들은 살막(殺幕)의 제일살수 무흔(無痕)만을 제외 하고 모두 와 있습니다.] [무흔...... 그가 오지 않은 이유는?] [살막은 그?오지 않은 이유는?] [......?] 혈마반은 잠시 뜸을 들이다 말했다. [만통서생의 복수를 위해서 였다고 하였다.] From kids@kids.kotel.co.kr Mon Mar 11 12:05 KST 1996 Subject: 야래향 125 From: kids@kids.kotel.co.kr (hades@KIDS) Date: Mon, 11 Mar 1996 17:22:37 +0900 (KST) To: cspark@hera.kaist.ac.kr X-Mailer: fastmail [version 2.4 PL21-h3] Status: RO [ fiction ] in KIDS 글 쓴 이(By): ruby (뱃살공주) 날 짜 (Date): 1995년07월29일(토) 18시51분19초 KDT 제 목(Title): 야래향 125 북리장천은 흠칫했다. [그가 왜......?] [그것은 한 여인과의 약속 때문입니다.] [......?] [만통삼절이었던 낙화유혼생 애몽몽이란 여아(女兒)가 자신을 걸고 청부한 모 양입니다.] 순간, [애몽몽......!] 북리장천은 크게 놀라 전신을 부르르 떨었다. (몽몽이......!) 그 얼마나 그리운 이름인가? 지옥의 훈련을 받은 시절......애몽몽으로부터 받은 사랑의 관심...... 그리운 추억...... 그리운 여인...... 북리장천은 격동을 가라앉히고 물었다. [그녀가 어떤 조건을 걸었소?] [십성세가를 모두 무너뜨려 준다면 무흔에서 시집을 가겠다고 했습니다. 기묘 한 청부인 셈입니다. 후후후......] 북리장천은 신음을 발했다. [무흔......그가 그녀를 그토록 사랑한단 말이오? 살수(殺手)의 제일금기가 정 (情)이거늘......] [흘흘...... 그렇습니다. 녀석은 빠져도 단단히 빠졌습니다. 아직 도착하지 않 은 것도 그녀때문일 것입니다.] [......] 북리장천은 문득 고개를 들어 구름 한 점 없는 창천을 우러러 본다. (몽몽......) 언젠가...... 그녀가 그의 가슴에 기댄 채 말을 한 적이 있다...... ......오라버니...... 몽몽은 오직 오라버니맛?생각하고 살 거예요...... 북리장천은 문득 담담히 말했다. [구대마반, 그대들은 사공자(四公子)에게 마종지례(魔宗之禮)를 갖출 준비를 하라 이르시오.] 순간 구대마반은 모두 희열의 표정을 지었다. 마종지례------ 그것은 곧 그들을 꺾어 마종루에 예속시키겠다는 뜻이 아닌가? [복명!] 그들은 일제히 부복했다. 비록 약관에 불과한 마소야였으나 이미 구대마반에게는 하늘보다 더 높이 자리 한 마소야였기에...... 그들은 굳게 믿었다. 확신------ 그것은 마도의 확신이기도 했다. 북리장천은 구대마반이 사라지자 중얼거렸다. [그들을 힘으로 굴복시키는 것이 중요한 것은 아니다. 그보다 더 어려운 일은 ...... 그들로 하여금 마음(心)으로부터 굴복을 받는 일이다.] ? 북리장천------ 이미 그는 하나의 거목(巨木)이었다. 더 이상 커질 수 없는, 이미 완성될대로 완성된 거목------ =========------------------------------>>> >>> 風雲第一龍 夜雨 >>> 廢墟之雲 在地獄 ...허운재옥 허운재옥 연재 시리즈 제 3 부 야 래 향 (夜來香) 第 四 卷... -------------------------------------------------------------------- ...>>> 第 三十六 章... 女心, 그리고 魔中之花 <<<... -------------------------------------------------------------------- 두 사람, 그들은 빛나간 사랑의 굴레에 묶인 남녀였다. 낙화유혼생(落花幽魂生) 애몽몽, 그녀는 멍하니 천공을 응시하고 있었다. [......] 그의 등 뒤, 한 그루 나무 아래 일 인의 그림자(影)가 그녀를 아주 오래 전부터인 듯 지켜 보고 있었다. 어쩌면 가장 불행할지도 모르는 남녀, 애몽몽은 이 세상에서 이미 없는 연인(戀人)의 환상을 쫓고 있었다. 반면...... 한 사내는 그녀에게서 사랑을 얻으려 자신의 모든 야망(野望)을 거세하고 있었 다. 그는 누구인가? 지난 이 년 동안 하루도 애몽몽의 곁을 떠나지 않고 그림자처럼 따르던 사내, 이 시대 최고의 살수(殺手)라는 이름이 더욱 어울리는 천하제일살객! ------무흔(無痕), 마도오세의 하나인 살막(殺幕)의 제일급살수이자 마라오공자(魔羅五公子)의 일 인인 그는...... [......] 넋을 잃고 애몽몽의 뒷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들 두 사람의 거리는 불과 삼 장에 불과했다. 하나, 무흔이 느끼는 거리는 하늘과 땅 사이였다. (몽몽...... 어찌하여 그대의 마음을 내게 주지 않는 것이오? 이 무흔의 마음 이 들어갈 공간이 그렇게도 없단 말이오?) From kids@kids.kotel.co.kr Mon Mar 11 12:06 KST 1996 Subject: 야래향 126 From: kids@kids.kotel.co.kr (hades@KIDS) Date: Mon, 11 Mar 1996 17:22:40 +0900 (KST) To: cspark@hera.kaist.ac.kr X-Mailer: fastmail [version 2.4 PL21-h3] Status: RO [ fiction ] in KIDS 글 쓴 이(By): ruby (뱃살공주) 날 짜 (Date): 1995년07월29일(토) 18시52분01초 KDT 제 목(Title): 야래향 126 이때, 애몽몽은 여전히 등을 돌린 채 입을 열었다. [무흔, 가세요. 당신은 마도인으로서 집마령을 받아들여야 해요.] [......] [나로 인해 당신이 마도에서 제명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예요.] [몽몽......] [아...... 그 동안 몽몽도 그를 잊으려 무척 애를 썼어요. 하나 잘 안되는 군 요. 시간이 흐르면 나아질 줄 알았는데......] [......] [어쩌면 당신에게 부탁한 복수도 의미없는 일인지도 모르죠. 그렇게 한다고 해 서 이미 부토가 되었을 대가(大哥)가 살아돌아올 리는 없을 테니까요. 다만 그 로 인해......] 애몽몽은 돌아섰다. 그녀의 아름다운 얼굴은 수줍어져 있었다. [당신이 얼마나 고생했는지...... 그리고 그로 인해 살막의 고수가 반이상 희 생되었다는 사실이 가슴 아플 뿐이예요......] [몽몽...... 그런 말은......] 일순, 애몽몽의 서늘한 눈가에 이슬이 맺혔다. [이제...... 그만 두고 싶어요. 그리고 당신은...... 마도로 돌아가세요. 몽몽 은...... 정녕...... 모든 것을 잊고 싶어요.] 무흔, 그는 흠칫하며 강하게 반발을 보인다. [몽몽...... 그건 안되오, 우리는 약속한 바가 있지 않소?] 갑자기 애몽몽은 교소를 터뜨렸다. [호호호홋...... 어리석군요. 당신은......] 그녀는 상대에게서 시선도 떼지 않은 채 서슴없이 내뱉었다. [그런다고 제 마음이 돌아설 것 같아요? 그보다 그전에 당신은 싸늘한 주검이 되어 있을 지도 모를 일...... 삼천(三天)을 무너뜨린 것만 해도 기실 불가사의 한 일이었어요. 더구나 이젠 더 이상 풍운맹이 좌시하지 않을 거예요.] 숨도 쉬지 않고 그낫?줄줄 외듯 무흔의 가슴에 화살을 꽂고 있었다. 하나, 무흔은 자조적으로 웃었다. [후후...... 후후후...... 나 무흔이 그대를 두려워 했더라면 애당초 청부를 맡지 않았을 것이오.] 애몽몽이 그에게서 돌아섰다. 그녀는 알고 있었다. 무흔이라는 사내, 그에게 죽음(死)이란 이미 아무것도 아니었다. 두려움 따위는 더더욱...... 그것은...... 모두 애몽몽...... 그녀 때문인 것이다. [가세요. 우리의 만남은 처음부터 잘못된 것이었어요.] 그녀는 싸늘히 말하고는 앞으로 걸어갔다. [몽몽......] 무흔의 안타까운 탄식이 그녀의 귓가에 다달았다. 그러나 그녀는 돌아보지 않았다. [찾지 마세요. 몽몽을......] 그 한 마디를 남긴 채 그녀는 몸을 날려 버렸다. 스스슷......! 천공으로 빨려 들 듯 사라져 가는 그녀...... 애몽몽...... [......!] 무흔은 맥없이 비틀거렸다. 순간, 안개가 가려져 있는 듯 흐릿했던 그의 얼굴이 드러났다. 준수하면서도 냉막한 얼굴, 창백한 그 얼굴에는 짙은 고독과 허무가 배여 있었다. [......] 시선은 멍하니 먼 허공을 쫓고...... 그러나 그는 결의에 찬 음성으?중얼거렸다. [이 무흔의 생(生)은 이미 그대에게 바쳐졌소. 몽몽, 알고 있소? 무흔이란 자 는 당신에 의해 인간이 되었다는 것을......?] 그는 씁쓸히 웃었다. [훗후...... 마종지례가 끝난 후...... 무흔은 다시 그대의 그림자가 될 것이 오.] 스스스스...... 그는 이내 뿌연 기류에 휩싸이기 시작했다. 다음 순간, 슷......! 그는 연기처럼 그 자리에서 사라졌다. 무흔 그 답게...... 슷......! 북리장천, 그가 나타났다. 애몽몽과 무흔이 대화를 나누고 사라져간 바로 그 장소, 북리장천은 애몽몽이 사라진 방향을 응시하며 씁쓸히 중얼거렸다. [몽몽...... 네가...... 그토록 나를 생각했더냐? 후훗...... 바보같군......] 그의 뇌리에...... 애몽몽의 수척해진 모습이 실체를 볕?그려졌다. 문득 가슴이 뭉클해지는 것은......! 북리장천, 그는 지금껏 애몽몽과 무흔의 대화를 모두 엿들었던 것이다. 애초에, 그는 애몽몽을 만나고자 했다. 그래서 그는 그녀의 흔적을 쫓아 여기까지 오게 되었다. 한데, 생각지 못했던 무흔의 출현으로 그녀와 대면하지 못했다. 대신 본의 아니게 그들의 대화를 엿듣게 되었으니...... 더구나 그녀를 향한 무흔의 깊은 애정은 그의 상상을 초월한 것이 아닌가? 엇갈린 애정......! 그것이 북리장천에게 기이한 감명을 선사했다. 그는 애몽몽을 만날 것을 포기하며 중얼거렸다. [몽몽...... 너에게 이 장천보다는 그가 더 어울릴 것이다.] From kids@kids.kotel.co.kr Mon Mar 11 12:07 KST 1996 Subject: 야래향 127 From: kids@kids.kotel.co.kr (hades@KIDS) Date: Mon, 11 Mar 1996 17:22:42 +0900 (KST) To: cspark@hera.kaist.ac.kr X-Mailer: fastmail [version 2.4 PL21-h3] Status: RO [ fiction ] in KIDS 글 쓴 이(By): ruby (뱃살공주) 날 짜 (Date): 1995년07월29일(토) 18시52분43초 KDT 제 목(Title): 야래향 127 문득, 그의 뇌리에 고독과 허무가 배인 무흔의 창백한 얼굴이 떠올랐다. 마침내 그는 한 가지 결심을 하기에 이르렀다. (일이 이렇게 되면...... 만통서생은 사라지는 것이다. 후후...... 몽몽, 환상 은 빨리 잊을수록 좋은 법이다. 아느냐? 너와 나의 어두웠던 시절...... 이 장 천은 말했었다. 몽몽...... 너는 다른 사내를 찾아야 한다고......) 아련한 추억은 가슴에 남았다. 지옥의 훈련을 받던 시절...... 그는 애몽몽의 구애를 거절했었다. 그것은 자신의 앞날이 결코 아름다운 환상을 간직할 수 없다고 여겨진 때문이 었다. 그러나 지금은...... 북리장천은 툴툴 마른 웃음을 터뜨렸다. [후훗...... 야래향(夜來香)...... 그렇군, 그대들의 사랑을 맺어 주마...... !] 아! 그 말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대체 그의 깊은 뜻은 어디에 있는 것인가? 그는 천공을 우러러 나즉이 외웠다. [무흔, 그대의 사랑은 살수(殺手)답지 않다. 허나 그로 인해 그대는 더욱 완벽 해졌음을 아는가?] 그의 입가에 신비한 미소가 어렸다. [마도의 척박한 땅에서 그대 같은 인물이 났음은 얼마나 마음 든든한 일인가? 후후...... 사공자(四公子)도 모두 그대 같은 위인이라면 좋겠?] 어느 새, 북리장천은 무흔에 대해 아끼는 마음이 생기는 것을 느꼈다. 마소야! 이 시대의 위대한 마중제일의 거인(巨人)! 그의 도량은 깊이를 헤아릴 수 없는 위대한 것이었다. 북리장천, 그는 그런 인물이었다. [후후후...... 위선과 허위...... 그 더러운 욕망으로 가득 차 오염된 백도(白 道)...... 그대들은 아는가? 그대들이 멸시하고 경원하는 마도...... 이곳에 인 간의 참된 향기가 흐르고 있음을......?] 그것이 그가 이곳에 남긴 진실된 일언(一言)이었다. [우우우우------ 우----- 우!] 슈...... 우......! 우렁찬 장소성을 울리며 그는 사라져 갔다. 가공할 신법! 찰나지간 그의 모습은 이미 한 개의 점으로 화하고 있었다. 그리고 서서히...... 어둠의 장막이 소리없이 그곳에 내렸다. x x x 여인, 아름답다. 오오...... 세상의 미(美)란 미는 모두 이 여인에게 모였는가? 그녀는 너무도 아름다운 것이다. ------마중지화(魔中之花)! 즉 마도의 꽃이라 불리우는 여인, 그녀에게 있어 이 아름다움은 모자랄지언정 결코 과분한 것이 아니었다. 하나, 여인은 마음이 황량했다. 그녀는 마도의 딸...... 피(血) 어린 그녀의 청춘은 개화(開花)하지도 못한 채, 척박한 세파를 겪어야 했다. 그래서 스스로 칠흑의 흑삼 속에 청춘을 묻어 버린 여인...... ------사미인(死美人)! 세인들은 그녀를 또한 이렇게 부른다. 왜......? 손(手), 그녀의 희고 아름다운 옥수(玉手), 그 손에는 처절한 죽음(死)이 깃들어 있는 것이었다. 방요진(龐妖眞), 그녀는 전륜마궁(轉輪魔宮)의 제이인자이며, 또한 전륜마군자(轉輪魔君子) 방유룡(龐流龍)의 친누이였다. 마도인으로서는 쟁쟁한 신분을 가진 여인, 그녀가 지금 있는 곳은 어디인가? 천마평(天摩坪)! 바로 전 마도가 총집결한 곳, 그곳에 그녀 역시 전륜마궁의 이름을 걸고 와 있었다. 한데...... 제법 늦은 시각...... 방요진은 홀로 전륜마궁의 막사군을 빠져 나와 정처없이 걷고 있었다. 왜......! 역사상 유례가 없었던 거대한 집마부(集魔府)인 마종지회(魔宗之會)! 하나 방요진은 그것이 싫었다. 아니 그 보다 시끄러운 자신의 삶이 더욱 싫었다. 일찌기, 그녀는 오라버니인 전륜마군자와 함께 강호?표류했었다. 하나 여심(女心)의 깊은 곳은 갈수록 텅 비어 가고...... 아아...... 여심이여...... 죽음의 손이라 불리우는 그녀의 마음은 이미 시들어 가는 정열이 아쉬울 뿐.. .... 자신을 흠모하는 수많은 미공자와 청년 고수들이 눈에 차지 않는 것은 결코 그 녀의 오만함 때문만은 아니었다. From kids@kids.kotel.co.kr Mon Mar 11 12:08 KST 1996 Subject: 야래향 128 From: kids@kids.kotel.co.kr (hades@KIDS) Date: Mon, 11 Mar 1996 17:22:44 +0900 (KST) To: cspark@hera.kaist.ac.kr X-Mailer: fastmail [version 2.4 PL21-h3] Status: RO [ fiction ] in KIDS 글 쓴 이(By): ruby (뱃살공주) 날 짜 (Date): 1995년07월29일(토) 18시53분26초 KDT 제 목(Title): 야래향 128 그것을 받아 들이기에 그녀는 이미 너무 많은 것을 알고 있었다. 백도의 썩은 위선...... 마도의 간심(姦心)...... 야망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척박한 강호...... 아아...... 차라리 타오르는 정열을 스스로 삭이리라...... 그러나...... 방요진, 그녀는 정녕 너무도 아름다왔다. 새카만 흑의를 걸친 채 수심에 쌓여 홀로 걷는 여인, 신비한 달빛이 부서져 그녀의 고운 자태를 비추니...... 아아...... 그 모습은 차라리 너무도 고혹적인 것이었다. 문득, [......!] 그녀는 걸음을 멈추었다. 한 그루 고목 아래, 백영(白影)이 홀로 서 있었다. 일순, 방요진은 웬지 가슴이 덜컥 내려 앉는 듯했다. 운명이랄까? 고독해 뵈는 한 사내, 그 뒷모습에서 이상한 강렬한 끈이 당겨지는 느낌을 받은 것이었다. ...... 그녀는 천천히 백영에게로 다가섰다. 마치 무엇에 흘린 듯, 그리고 그 등 뒤에서 조용히 입을 열었다. 귀하는...... 취미가 고상하시군요. 홀로 야색(夜色)을 감상하시다니 말이예 요.] [......] [귀하도 마종지회에 참가하려 오셨나요?] [......] 대답이 없었다. 방요진의 고운 아미가 찌푸려졌다. 그러나 곧 그녀의 얼굴에는 가벼운 미소가 어렸다. 웬지 눈앞의 이 사내가 밉지 않았던 것이었다. [호호...... 과묵한 사내시군.] 그녀는 불쑥 농담처럼 내뱉었다. 그러다 문득 그녀는 내심 실소하고 말았다. (내...... 내가 왜 이러지......?) 그러나 그것도 잠시일 뿐, 그녀는 웬지 등을 돌리고 서 있는 사내와 대화를 나누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 ? [......] 말이 없는 고독한 사내, ...... 드넓은 야공(夜空), 유성(流星)이 긴 꼬리를 물고 떨어져 내리고 있었다. 문득, 방요진은 탄식하듯 말했다. [인간의 삶이란...... 결국 아무것도 아닌 것 같아요. 잠깐 명멸하다 저 유성 처럼 지면 그 뿐이니까요.] 사내가 비로소 입을 열었다. [하나 인간은 찰나적인 밝음이나마 씀좆?몸을 사르고 있소.] 지극히 담담하나 강한 의지가 엿보이는 말투, 방요진은 생긋 웃었다. [당신도 그런...... 부류인가?] [후후...... 글쎄......] 사내는 미묘한 웃음을 흘렸다. [하나 이것만은 분명하오. 산다는 것은...... 유구한 역사의 일부분이오. 또 한......] 그는 강하게 덧붙여 말했다. [순리대로 산다는 것은 역사를 따릿?일이오.] 방요진은 다소 차갑게 반문했다. [당신은 그럼 그 역사를 만드는 사람인가요?] 사내는 다시 미묘하게 웃었다. [후후...... 그럴지도 모르오.] [어떤 역사인가요?] 방요진은 아무렇지도 않게 물었다. 반면, 사내는 차분하고도 확신에 찬 음성으로 대답했다. [그것은...... 밤의 역사이오. 빛을 잃은 시대를 위한...... 위대한 밤의 역사 이오.] [밤의...... 역사......!] 방요진은 자신도 모르게 그 말을 따라 되뇌였다. 순간, 그녀는 가슴 속에 한 가닥 기이한 감동이 파고듬을 느꼈다. 의미는 알 수 없으나...... 자신이 이제껏 경험하지 못했던 어떤 중대한 역사가 바로 이 사내에게서 비롯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 것이었다. 그녀는 두 눈을 빛내며 다시 사냄“?물었다. [누...... 구죠? 당신은?] 대답 대신 사내는 낭랑하게 웃었다. [하하하하......!] [......] 방요진의 두 눈이 둥그래졌다. 그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사내는 여전히 등을 돌린 채 걷기 시작했다. [피차가 누구라는 것은 모르는 것이 좋을 것 같소.] 그는 마치 시를 읊듯 그렇게 말했다. [무수히 스치는 유성 속에 우리는 윤?스쳤을 뿐...... 피차 정(情)은 두지 않는 것이 현명한 일...... 왜냐면......] 그의 모습은 어둠 속으로 점차 스러져 갔다. 그리고 남겨진 한 마디...... From kids@kids.kotel.co.kr Mon Mar 11 12:09 KST 1996 Subject: 야래향 129 From: kids@kids.kotel.co.kr (hades@KIDS) Date: Mon, 11 Mar 1996 17:22:48 +0900 (KST) To: cspark@hera.kaist.ac.kr X-Mailer: fastmail [version 2.4 PL21-h3] Status: RO [ fiction ] in KIDS 글 쓴 이(By): ruby (뱃살공주) 날 짜 (Date): 1995년07월29일(토) 18시54분07초 KDT 제 목(Title): 야래향 129 k [이 시대가...... 정녕 척박한 시대이기 때문이라오.] [......] 방요진, 그녀는 넋을 잃은 채 그 자리에 굳은 듯 서 있었다. 이미 사내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하나, 그녀의 귓전에 여운이 되어 남은 그 음성...... [누굴까...... 누구?] 웬지...... 가슴이 터질 듯 부푼다. 이 밤...... 그녀의 가슴에 하나의 운명이 잉태되었다. 그러나 운명이란 예측할 수 없거늘...... 아아...... 여인이여...... =========------------------------------>>> >>> 風雲第一龍 夜雨 >>> 廢墟之雲 在地獄 당분간 라마야나는 연재치 않습니다. 야래향 연재를 빨리 끝내기 위해서...... 아마도 늦어도 2월 25일 이전엔 연재가 끝이 날 것입니다. 이후의 연재는 고 서효원님의 작품으로 하려고 하는데, 제가 3월부터 학교에 복학해야 하기때문에 연재가 잘 될런지는 의문이네요... 그러나, 제 연재는 10부가 끝날 때까지 끊임이 없을 것입니다. ......허운재옥 허운재옥 연재 시리즈 제 3 부 야 래 향 (夜來香) 第 四 卷... -------------------------------------------------------------------- ...>>> 第 三十七 章... 魔道復活을 위한 變奏曲 <<<... -------------------------------------------------------------------- [와아아......!] [와------ 아------!] 천마평(天摩坪)이 떠나갈 듯한 함성으로 뒤덮였다. 집마부(集魔府)라 해도 과언이 아닌 이 곳, 천하마도가 총집결된 천마평은 엄청난 흥분의 물결이 번지고 있었다. 천마평의 중앙에 설치된 거대한 대(臺)로 모든 시선이 총집중되고 있었다. 구구중양일(九九重陽日), 드디어 마종지례(魔宗之禮), 즉 마종지회(魔宗之會)가 시작된 것이었다. [와아아아아------!] [와------] 군마(群魔)들의 함성이 온통 천마평을 뒤흔들었다. 대(臺) 위, 그곳에는 내놓으라하는 마도제파(魔道諸派)들의 지존(至尊)들이 올라 있었다. 마도오세(魔道五勢)는 물론이요, 중원천하에 산재한 수백마도문파들은 가히 셀 수 없을 지경이었다. [......!] [......!] 그들의 얼굴에는 긴장과 기대, 흥분이 어려 있었다. 모두가 한 지역을 군림하는 마효(魔梟)요, 거마(巨魔)들이었다. 과연...... 집마령(集魔令)을 선포한 새로운 마도의 종주(宗主)가 어떤 인물인지 그들은 불안한 기대를 품고 있었다. ------마소야(魔小爺)! 구천마중루(九天魔重樓)에 새롭게 군림한 마소야에 대해 그들이 거는 기대와 희망은 전마도(全魔道)의 내일을 반영하는 것이었다. 마도오세를 위시하여, ------광혈극마부(狂血極魔府). ------흑사전(黑邪殿). ------패천마성(覇天魔城). ------군림십팔전(君臨十八殿). ------마왕사라부(魔王邪羅府). ------고루팔기사루(敲縷八旗死樓). ------흑천풍마방(黑天風魔幇). ------나부철기마림(羅府鐵奇魔林). ...... 기라성 같은 마도거파들의 지존들은 마광을 번뜩이며 천중(天中)을 주시하고 있었다. 이제 시각은 정오가 다 되어가고 있었다. 문득, [우우우------ 우------ 우------!] 한 가닥 웅혼한 장소가 천마평을 온통 뒤흔들었다. [......!] [......!] 군마들은 모두 침을 삼켰다. From kids@kids.kotel.co.kr Mon Mar 11 13:00 KST 1996 Subject: 야래향 130 From: kids@kids.kotel.co.kr (hades@KIDS) Date: Mon, 11 Mar 1996 17:22:50 +0900 (KST) To: cspark@hera.kaist.ac.kr X-Mailer: fastmail [version 2.4 PL21-h3] Status: RO [ fiction ] in KIDS 글 쓴 이(By): ruby (뱃살공주) 날 짜 (Date): 1995년07월29일(토) 18시54분50초 KDT 제 목(Title): 야래향 130 그와 동시에, 둥------ 둥------ 둥------ 둥------ 둥------! 문득 지축을 울리는 북소리가 울려 퍼졌다. 누군가 격동의 음성으로 외쳤다. [천마고(天魔鼓)다------!] 천마고! 그것은 마종지회를 시작하는 마도의 의식 중 하나였다. 이때, [와아아------ 아------!] 군마들의 함성이 천지를 뒤덮었다. 보라! 천공(天空)의 한 가운데, 오오...... 어찌 그것을 인간의 신법(神法)이라 할 수 있으랴? 점(點), 처음에는 하나의 점처럼 보였다. 하나 차츰 커지다가 드러난 것은 인영(人影)이었다. 백 장, 아니 오백 장......? 까마득한 천중에 나타난 인영은 차츰 아래로 내려왔다. 실로 불가사의한 신법이었다. 이윽고...... 뚜렷이 인영의 모습이 군마들의 눈에 들어왔다. 오오......! 일신에 눈처럼 흰 백삼(白衫)을 입은 절세준미한 청년이었다. 북리장천------ 바로 그였다. [와아아아------!] 북리장천은 허공을 밟고 서서히 대 위로 내려왔다. 그 모습은 무형의 계단을 밟고 내려오는 듯했다. 군마들의 얼굴에 경악과 감탄, 그리고 환열의 빛이 떠올랐다. 이 시대에서 과연 누가 저렇듯 불가사의한 신법을 구사한단 말인가? 스스스...... 이육?북리장천은 군마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서서히 대(臺) 위에 내려섰다. 이때, 슈욱! 슉! 슛......! 어디서, 어떻게 나타났는지 본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돌연 땅 속에서 솟아나듯 아홉 개의 괴영(怪影)이 나타나더니 그의 배후에 늘 어섰다. 그들은 하나같이 괴이하게 생긴 노인들이었다. 그들이 나타나자 군마들은 동요를 일으캑? [구대마반이다......!] [구대마종(九大魔宗)......!] [우우...... 저 분들이 아직도 살아 계시다니......!] 그렇다. 구대마반은 마도의 원로(元老)였다. 그들의 출현은 군마들을 경악케 하기에 충분한 것이었다. 바야흐로...... 마종지회는 무르익고 있었다. [......!] 북리장천은 서늘한 눈으로 군마들을 둘러보았다. 그의 눈길에 접한 군마들은 가슴이 관통당하는 듯한 느낌에 전율을 금치 못했 다. 이어, 북리장천은 대 위의 백여 명에 달하는 지존들을 향해 섰다. [......!] [......!] 순간 마도지존들은 모두 가슴이 덜컥 내려앉는 느낌을 받았다. 뭐라 할까......? 흡사 그들의 앞에 거산(巨山)이 버티고 있는 듯한 무형중의 엄청난 기도를 느 낀 것이었다. (크다...... 오오...... 거목(巨木)이다) (오오...... 마도는...... 저 분에 의해 부활되리라......!) 지존들은 숨이 가빠짐을 느꼈다. 이때, 문득 한 사람이 나섰다. [귀하께서 바로 마소야이시오?] 담담하고 패기에 찬 음성, 군마들의 시선이 일제히 그에게 향해졌다. 장내가 찬물을 끼얹은 듯 조용해졌다. 일신에 흑삼(黑衫)을 단정히 입은 준수한 청년, 키가 훤출하며 수중에는 한 자루의 흑백(黑白)으로 갈라진 음양선(陰陽扇)을 쥔 청년이었다. 그에게서는 마도의 전형적인 기도가 풍겼다. 북리장천은 그를 주시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 그대는?] 흑삼청년은 섭선을 접으며 착 가라앉은 음성으로 말했다. [전륜마군자(轉輪魔君子) 방유룡(龐流龍)이라 하오!] 아! 바로 마라오공자 중 일인이었다. 또한 실제적인 오공자 중 서열 일위이기도 했다. 북리장천의 눈에서 은은한 광채가 흘렀다. [그대는 할 말이 있는가?] 방유룡은 차가운 음성으로 말했다. [마종(魔宗)의 신물을 요구하오!] 북리장천은 희미하게 웃었다. [후후후...... 물론이다. 본 마소야가 정통마맥의 후예가 아니라면 마종지회를 개최하지 않았을 것이다.] 다음 순간, 슥------! 그는 우수의 소매를 걷었다. [......!] 순간 방유룡을 비롯한 마도지존들의 눈꼬리가 파르르 떨렸다. 환(環)! 북리장천의 손목에는 묵광을 발하는 검은 환이 채워져 있지 않은가? 문득, [천마(天魔)의 뜻은 영세(永世)하리라!] 우우우우웅------! 쩡------! 번------ 쩍! 아! 돌연 묵광이 폭사하며 북리장천의 우수가 치켜든 순간 어느 새 환이 한 자루 묵환도(墨環刀)로 화해 가공할 묵광을 수 장이나 뻗쳐내는 것이 아닌가? From kids@kids.kotel.co.kr Mon Mar 11 13:01 KST 1996 Subject: 야래향 131 From: kids@kids.kotel.co.kr (hades@KIDS) Date: Mon, 11 Mar 1996 17:22:52 +0900 (KST) To: cspark@hera.kaist.ac.kr X-Mailer: fastmail [version 2.4 PL21-h3] Status: RO [ fiction ] in KIDS 글 쓴 이(By): ruby (뱃살공주) 날 짜 (Date): 1995년07월29일(토) 18시55분31초 KDT 제 목(Title): 야래향 131 순간, [천마환(天魔環)------!] [오오......! 마도현세여------!] 군마들은 격동의 부르짖음을 발했다. 동시에, 털썩! 쿵...... 쿵......! 놀랍게도 전 마도인들이 그 자리에서 무릎을 꿇는 것이 아닌가? 대 위의 지존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들은 모두 부복했다. ------천마환! 그것은 절대마병이자 구천마중루를 상징하는 신물이었다. 또한 천하마종주를 증명하는 신물로써 마도인이라면 누구나 오체복지하게 되어 있었다. 하나 이때, 부복하지 않은 오 인(五人)이 있었다. [......!] [......!] 오 인의 청년, 그들은 이 시대의 다섯 마리 마룡(魔龍)이었다. 마라오공자(魔羅五公子)! 바로 그들이었다. 방유룡은 음산한 안광을 흘리며 음양선을 펼쳤다. [마소야, 마종지례(魔宗之禮)를 하기 전에 의식이 남아 있소이다.] 북리장천은 슬쩍 손을 거두었다. 쩌------ 엉! 천마환이 원래대로 돌아갔다. [하하하핫......! 물론이다! 그대를 마도오세의 주인(主人)들을 거두는 것이 마종지례의 의식임을 알고 있지!] 그렇다. 마도오세는 마도의 최정예이며 마종은 그들을 꺾어야만 진정한 종(宗)으로 군 림할 수 있었다. 그것이 마종의 율법이요, 관례였다. 그것으로써 마종지주는 천하마도인들로부터 존경고 굴복을 얻을 수 있었다. [그럼...... 시작하겠소!] 스스스......! 오 인(五人)들은 약속이나 한 듯 북리장천을 에워쌌다. 오행마방위(五行魔方位)였다. 전륜마군자, 풍마공자(風魔公子), 오행혈서생(五行血書生), 마검광생(魔劍狂生), 무흔(無痕), 이 시대의 링돤斂??오 인의 합공(合功)을 최소한 백합(百合) 이상 받아내야 만 마종지주로서 인정을 받을 수가 있었다. 그들은 개개인의 무공만 해도 이미 마도종사(魔道宗師)의 위치에 올라 있었다. [......!] [......!] 말은 필요 없었다. 오직 군마들의 가슴을 짓누르는 긴장과 절정의 흥분 속에 차츰 가공할 살기와 질식할 듯한 공기의 압력에 고조되어 갔다. 문득, 건드리면 폭발할 듯한 긴장을 깨고 북리장천이 담담하게 말했다. [오공자(五公子), 그대들을 꺾지 못한다면 본 마소야는 스스로 물러나겠다. 후 후훗...... 그대들은 가능한 전력(全力)을 다해라. 본인은 그대들의 일초(一招) 씩을 받고 마지막 일초로 그대들을 굴복시키겠다.] [......!] [......!] 충격! 그것은 마라오공자는 물론 전 마도인을 충격으로 몰아넣었다. 뿐만 아니라 구대마반까지도 안색이 변하고 말았다. 그 얼마나 광오한 말인가? 백초합공(百招合功)을 막아내는 것만도 미증유의 무공이 필요하거늘 하물며 단 일초(一招)에 오공자를 꺾겠다는...... 미치지 않고서야 곧이 들리지 않을 말이 아닌가? 뭇? [으하하하하......!] [후후후후후......!] [크하하하하......!] [으하하하하......!] [흐흐흐흐흐......!] 오공자는 일제히 어이없다는 듯이 광소를 터뜨렸다. 그에 따라 공기는 더욱 험악해졌다. 광소가 그친 순간 장내는 질식할 것 같은 엄청난 살기가 감돌았다. 북리장천은 담담히 말했다. [마소야는 한 번 내뱉은 말은 뭔므求?법이 없다. 오공자, 시작이다.] 차가우면서도 부드럽고, 또한 폐부를 찌르는 듯한 말(言)! 순간 오공자의 신형이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빠르게 움직였다. 군마들은 눈을 부릅떴으나 아무것도 볼 수가 없었다. 슈우우우...... 위이이잉...... 천(天)과 지(地)가 혼돈하듯...... 일순 모든 색이 사라졌다. 마소야의 모습도, 오걋愍?모습도 대 위에서는 찾아볼 길이 없었다. 일순, 콰츠츠츠츠츳......! 콰아아아아아......! 아아아......! 미증유의 일이 일어나고 있었다. 천지가 함몰하고 우주가 그 운행을 정지하듯...... 삼라만상은 일제히 뒤집혀지고 있었다. 콰아아아----- 아아------ 아------ 쿠쿠------ 쿠------ 쿠------ 쿠------ 군마들은 지축이 옇??소리를 들었다. From kids@kids.kotel.co.kr Mon Mar 11 13:02 KST 1996 Subject: 야래향 132 From: kids@kids.kotel.co.kr (hades@KIDS) Date: Mon, 11 Mar 1996 17:22:55 +0900 (KST) To: cspark@hera.kaist.ac.kr X-Mailer: fastmail [version 2.4 PL21-h3] Status: RO [ fiction ] in KIDS 글 쓴 이(By): ruby (뱃살공주) 날 짜 (Date): 1995년07월29일(토) 18시56분11초 KDT 제 목(Title): 야래향 132 무수한 뇌전(雷電)이 대 위에 폭사하는 것을 보았다. 그리고...... 고오오오오...... 죽음(死)의 바람(風)이 소용돌이치는 것을 느꼈다. 한 순간, 콰콰콰콰------ 쾅! 천번지복의 폭음이 들렸다. 아......! 그리고...... 모든 것은 정지했다. [으윽...... 크으으으......] [이...... 이럴 수가......!] [우...... 웩!] [크......!] [으으으으......!] 마라오공자, 그들의 모습이 드러났다. 그들은 전신이 피투성이였다. 입은 옷은 갈기갈기 찢겨져 있었다. 아아......! 그야말로 참혹한 모습이었다. 한데, 마소야------ 그는 전신이 온통 칠흑 같은 묵기(墨氣)에 덮여 있었다. 묵신(墨身)------ 그 광경은 가히 패도적이며 공포스럽기 조차 한 것이었다. 순간 천마평의 떠나갈 듯한 함성이 울려퍼졌다. [우아아아아아......!] [묵혈마성(墨血魔聖)이시다------!] [우와아아아------!] 함성! 그것은 백도에 짓눌렸던 마도의 힘이 한꺼번에 분출되는 감동과 격동, 흥분의 분출이었다. 모든 군마들은 함성을 울렸고 그들은 일제히 그 자리에 눈물을 뿌리며 오체복 지(五體伏地)했다. 오오...... 마침내 마도의 봄은...... 마도부활(魔道復活)의 장(章)은 열린것읍駭? [......!] 북리장천, 그는 피를 흘리고 비틀거리고 있는 마라오공자를 바라보며 내심 중얼거리고 있 었다. (오공자...... 그대들에게 혹독하게 대한 것은...... 완전한 마도통합의 필요 성 때문이었소. 그대들을 몸으로 마음으로 굴복시켜야만...... 마도는 진정한 힘으로 뭉칠 수가 있기 때문이오.) 아...... 북리장천------ 그는 서서히 팔을 올리고 있었다. 츠츠츠츠...... 쩌어어------ 엉! 번------ 쩍! 천마환이 묵광을 천중으로 솟구치고 있었다. 그것은 마도(魔道)------ 그 부활(復活)의 새 역사(歷史)기 시작됐음을 의미하 는 것이었다. 이땅에 새로운 마도재립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 第 四 卷 終 <<<============== >>> 風雲第一?夜雨 >>> 廢墟之雲 在地獄 ...허운재옥 허운재옥 연재 시리즈 제 3 부 야 래 향 (夜來香) 第 五 卷... -------------------------------------------------------------------- ...>>> 第 三十八 章... 野望의 美名으로 팔아버린 靈魂 <<<... -------------------------------------------------------------------- 천마평(天摩坪)의 거대한 마도집결지, 수를 헤아릴 수 없는 군막의 숲에는 뜨거운 감동의 물결이 번지고 있었다. 마종지례(魔宗之禮)가 끝난 후, 마라오공자는 중상을 입었다. 그들의 상세는 자못 엄중했다. 한데 마도인들을 감동시킨 것은 바로 천하마종지주로 새롭게 군림한 구천마중 루주 마소야의 행동이었다. 그는 친히 오공자의 상세를 돌보기 시작한 것이었다. 그는 자신의 공력의 소모조차 아끼지 않고 오공자의 상세를 직접 내가진기도양 법으로 치료?것이었다. 그의 그런 행동은 마도인들을 감동시키기에 충분한 것이었다. 그 결과 그는 군마들의 신임과 존경을 단번에 얻어냈을 뿐 아니라 오공자들도 마음(心)으로부터 굴복치 않을 수가 없었다. 내력을 통한 자신의 요상은 누구나 버리는 것이었다. 마소야, 그는 이 시대 마도의 정신적인 지주로서 서서히 위치를 굳혀가고 있었다. x x x 원형의 거대한 막사, 그곳은 마소야를 위해 특별히 축조된 곳이었다. From kids@kids.kotel.co.kr Mon Mar 11 13:03 KST 1996 Subject: 야래향 133 From: kids@kids.kotel.co.kr (hades@KIDS) Date: Mon, 11 Mar 1996 17:23:01 +0900 (KST) To: cspark@hera.kaist.ac.kr X-Mailer: fastmail [version 2.4 PL21-h3] Status: RO EE[ fiction ] in KIDS 글 쓴 이(By): ruby (뱃살공주) 날 짜 (Date): 1995년07월29일(토) 18시58분52초 KDT 제 목(Title): 야래향 133 막사 한 가운데에 원형의 양탄자가 발등이 묻힐 정도로 깔려 있었고 태사의가 놓여 있었다. 또한 여러 개의 의자가 놓여 있었다. [......!] [......!] 마라오공자는 침묵했다. 그들은 이미 내상이 거의 완쾌되어 있었다. 태사의에는 북리장천이 앉아 있었다. 그는 입가에 미소를 띄우고 있었다. 문득 그의 입에서 담담하면서도 현기 어린 웃음이 흘러나왔다. [하하하...... 그대들의 쾌청한 모습을 보니 본좌는 기분이 유쾌하오.] 그 말에 오공자는 일제히 말했다. [모두가 마소야의 덕분입니다.] [감읍할 따름입니다.] 그들의 얼굴에는 충심이 어려 있었다. 북리장천은 빙그레 웃었다. [그대들은 모두 마도의 후예들이 아니요? 당연히 마도인끼리 피를 나누어야 하 거늘 이런 일은 마도의 부흥을 위해서 대동단결해야 하는 일의 시작일 뿐이오.] 그 말에 오공자는 모두 감동 어린 표정을 지었다. 이때, 전륜마군자 방유룡이 말했다. [그간 속하의 마음이 협소했었음을 부끄럽게 생각합니다. 본 전륜마궁은 본시 마도오세 중 하나로써 구천마중루에 예속되 있거늘...... 그간 추태를 보? 일 이 한없이 부끄러울 뿐입니다.] 방유룡은 무릎을 꿇었다. 그 광경에 사공자는 모두 흠칫하는 표정을 지었다. 평소 방유룡은 오만하고 자부심이 강하여 결코 누구에게도 고개를 숙이는 법이 없었던 것이었다. [하하하...... 자꾸 그러면 황송할 뿐이오. 그만 일어서시오.] 북리장천은 슬쩍 소매를 흔들었다. 스으...... 그러자 무형경기가 일어나 방유룡을 절로 일으켜 세웠다. (가공할 진기다 그렇다면......) 순간적으로 방유룡의 눈빛이 음사하게 빛난 것을 눈치챈 사람은 아무도 없었 다. 북리장천은 담담하면서도 은중한 음성으로 말했다. [비로소 여러분의 도움으로 마도는 결속이 이루어 졌소이다. 당금무림은 뭇? 가 장악하고 있소. 특히 풍운맹은 마도척멸(魔道斥滅)을 선포했소. 머지 않아 약자필멸(弱者必滅)의 피비린내 나는 강호율법이 피구름을 몰고 올 것이오.] [......!] [본좌는 위선과 오만에 가득찬 백도의 끝이 한낱 백일몽에 불과하다는 것을 보 여주겠소.] 오공자는 모두 두려움과 감탄의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 [허나 힘이 최선은 아니오. 본좌는 마도의 진정한 저력이 무엇인지를 천하에 보여주겠소. 머지않아...... 훗훗...... 마도의 진면목을 천하무림은 깨닫게 될 것이오.] [......!] [......?] 오공자는 모두 의아심을 금치 못했다. 하나 북리장천은 더이상 밝히지는 않았다. 다만, [마도오세는 마도 최정예군뉘湧結? 본좌는 그대들의 힘으로 마도의 고금무적 의 거력(巨力)을 이룰 수 있으리라 생각하고 있소.] [......] [하하핫...... 멀지않아 그 실체가 드러날 것이오. 그때 그대들의 역량을 한껏 발휘해 주기 바라오.] x x x 마중지화(魔中之花) 사미인(死美人) 방요진, 그녀는 거울 앞에 앉아 자신의 모습?비추어 보고 있었다. [......] 그녀의 용모는 차라리 한떨기 흑장미였다. 칠흑의 검은 명주에 감싸인 그녀의 피부는 백옥(白玉)같이 희게 빛났으며 몸매 는 요기(妖氣)마저 뿜을 듯 극미의 미태를 발산하고 있었다. 섬연한 아미와 빚은 듯한 콧날...... 그리고 붉은 입술은 웬지 그녀의 심리에 큰 변화가 온 듯 과거의 냉랭함은 사라지고 옥ㅐ岵?매혹의 향기를 뿜고 있었 다. 문득, 삼단 같은 머리를 빗던 방요진의 입술이 열리며 가늘게 떨리는 음성이 흘러나 왔다. [아...... 그 분이...... 셨을 줄이야...... 그날 밤의...... 마소야이셨다니 ......] 그렇다. 방요진, 며칠 전 한 그루 나무 아래서 뒷모습만 본 백삼인영을 만난 이후 줄곧 그녀의 마?속에는 하나의 상념이 끊이지 않고 있었다. 그의 말 한 마디가 그녀의 깊이 깊이 억눌려 있던 여심을 송두리째 흔들어 놓 은 것이었다. 한데...... 그 백삼인이 바로 마도지주인 마소야였을 줄이야......! 그녀는 마종지례에서 북리장천을 본 후 자신의 예감이 틀림없음을 확인했다. (아아...... 이 방요진의 생애에 이같은 일이 있을 줄이야......) 방요진은 변했다. 불과 며칠 사이에 그녀는 잊었던 여심을 되찾아 일개 여인으로 돌아간 것이었 다. 사랑(愛)이라는 마력이 그녀를 그렇게 만든 것이었다. (그 분을 가까이 할 수만 있다면......) 방요진은 거울에 비친 자신의 발그레해진 얼굴을 바라보며 더욱 낯을 붉혔다. 이때였다. 문득 인기척이 들리며 귀에 익은 음성이 들렸다. [요진(妖眞), 들어가도 되겠느냐?] 바로 오빠인 전륜마군자 방유룡의 음성이었다. 방요진은 황급히 마음을 가다듬으며 말했다. [들어오세요. 오라버니.] 방유룡이 들어섰다. 그는 그녀를 보자 하하 웃었다. From kids@kids.kotel.co.kr Mon Mar 11 13:04 KST 1996 Subject: 야래향 134 From: kids@kids.kotel.co.kr (hades@KIDS) Date: Mon, 11 Mar 1996 17:23:06 +0900 (KST) To: cspark@hera.kaist.ac.kr X-Mailer: fastmail [version 2.4 PL21-h3] Status: RO [ fiction ] in KIDS 글 쓴 이(By): ruby (뱃살공주) 날 짜 (Date): 1995년07월29일(토) 19시01분27초 KDT 제 목(Title): 야래향 134 [더욱 예뻐진 것 같구나. 요진, 내가 만일 오빠가 아니라면 결코 너 같은 미인 을 그대로 버려두지는 않았을 것이다.] [아이...... 오라버니도......] 방요진은 목덜미까지 붉혔다. 싫지 않은 농담이었다. [한데 무슨 일로......?] 순간 방유룡의 안색이 심각해졌다. [요진, 이 오빠를 어떻게 생각하느냐......?] [......?] [나 방유룡이 언제까지 마도의 이인자로 남아 있기를 바라느냐?] [그게...... 무슨 말씀이죠?] [내 말은...... 일천 년 전만해도 본궁은 중원마도의 으뜸이었다는 말이다. 현 재의 본궁이 비록 강하다 해도...... 마도오세 중 하나에 불과하지 않느냐?] 방요진의 안색이 변했다. [그럼 오라버니의 말뜻은......] [후후후...... 본궁은 마도지주(魔道之主)가 되어야 한다. 그것이 조상님의 업 적에 부끄럽지 않은 길이 아니겠느냐?] 방요진의 안색이 창백해졌다. [하지만...... 마소야는......] [훗후......! 누구든지 오직 강자만이 마종이 될 수가 있다. 만일 이 방유룡이 강했다면 내가 마종이 되었을 것이다. 그것이 마도의 율법이다.] [그러나......] 방유룡은 방요진의 손을 잡았다. [요진...... 이 오라버니의 부탁을 들어다오......!] [......!] [나는...... 일인자가 되고 싶다. 그것이 방유룡의 염원이다.] [오...... 라버니...... 대체......] [마소야...... 그에게서 한 가지 물건을 취해다오.] [......!] 방요진은 전신이 딱딱하게 굳어짐을 깨달았다. 쿵......! 그녀의 심장이 떨어져 나갈 듯한 충격이었다. [마도를...... 배신...... 하겠다는 건가요?] [아니다. 요진...... 이해해 다오. 나는 다만...... 마도의 제일인자가 되고 싶을 뿐이다.] [오...... 오라버니......!] [부탁이다. 요진......! 이것이 오라버니로써의 마지막 부탁이라는 것을...... 믿어다오!] 방유룡, 그의 눈은 활활 타오르고 있었다. 욕망과 야망(野望)의 불꽃......! 그리고 간절한 빛이 가득 담겨 있었다. 이윽고, 털썩...... 그는 방요진의 아래 무릎을 꿇었다. [야망을 위해서라면...... 모든 것을...... 나 방유룡의 영혼이라도 팔겠다. 부탁이다. 요진 그를...... 유혹해서......] [아아......!] 방요진은 머리를 감싸쥐고 고통에 가까운 신음을 발했다. [딱 한 번...... 한 번의 최초이자 마지막의 부탁이다. 나는 너를 사랑한다.. .... 요진...... 부탁을......] 방요진은 누이의 발에 입을 갖다 대었다. [너는 마중지화(魔中之花)...... 마도의 종주(宗主)에게 너를 바치는 것은 당 연한 마도의 미풍...... 그를 가까이 하여...... 한 가지 물건을......] [그...... 그...... 그만!] 방요진은 뮬?듯이 외쳤다. [왜......? 왜......? 제가 그걸 해야되죠? 왜? 흐으윽...... 이 방요진은 오 라버니에 희생되어야만 하나요? 흐으윽...... 방요진은...... 여인의 행복마저 도 오라버니의 재물로 바쳐야만 하나요? 마소야 그 분을 순수하게 사랑할 수는 없단 말인가요?] 순간, [요...... 요진! 너...... 그를 사랑한단 말...... 이냐?] 방유룡의 눈이 한껏 크게 떠졌다. [흐흐흐흐흑......!] 방요진은 그만 바닥에 엎드려 오열을 터뜨리고 말았다. 진하디 진한 한의 오열을...... [......!] 방유룡, 그는 멍하니 그녀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그의 얼굴에는 무수한 갈등이 교차하고 있었다. 하나 서서히...... 야망의 얼굴이 그에게서 고개를 쳐들기 시작했다. [요진...... 부탁...... 이다...... 난 너를 믿는다.] 그는 그 말을 남기고 돌아섰다. [흐흐흐...... 흑......!] 방요진의 오열을 뒤로 한 채로...... x x x 휘이이이잉! 바람(風)이 산곡을 스친다. 야천(夜天)은 구름 한 점 없이 맑으나 야색은 어둡기만 하다. 그 앞의 달(月)이 가물거리기 때문이었다. [약속은...... 이행해야만 하오......] 한 가닥 야심 어린 음랭한 읊봉?들렸다. 한 그루 송목(松木) 아래 이 인(二人)이 있었다. 흑삼을 입고 손에는 음양선(陰陽扇)을 쥔 준수한 청년, 아! 방유룡이 아닌가? 그의 앞에는 등을 돌린 한 명의 연남빛 옷을 입은 자가 있었다. [물론이오. 마군자, 후후...... 그대가 잘 해낼지 모르겠군?] 낮게 깔리는 음성은 의외로 몹시 낭랑했다. 여인의 마음을 끌고 사람에게 호감을 주는 음성이었? 방유룡은 자신에게 고개를 끄덕였다. From kids@kids.kotel.co.kr Mon Mar 11 13:05 KST 1996 Subject: 야래향 135 From: kids@kids.kotel.co.kr (hades@KIDS) Date: Mon, 11 Mar 1996 17:23:09 +0900 (KST) To: cspark@hera.kaist.ac.kr X-Mailer: fastmail [version 2.4 PL21-h3] Status: RO [ fiction ] in KIDS 글 쓴 이(By): ruby (뱃살공주) 날 짜 (Date): 1995년07월29일(토) 19시02분25초 KDT 제 목(Title): 야래향 135 [그것은 염려 마시오. 어쨌든 본궁(本宮)은 귀하들과 이미 이대(二代)째 거래 를 한 셈이오.] 이대(二代)째의 거래라니? [후후...... 그렇소. 당년의 구천마야의 암산(暗散)이 성공하듯 이번에도 그렇 게 되길 바라오.] 오오......! 꽝! 이 무슨 소리인가? 그렇다면 구천마야의 암산은 바로 전륜마궁의 전대궁주의 짓이었단 말인가? 오오......! 배덕의 뿌리여...... [훗후...... 이번 일이 성공하면 약속대로 마도(魔道)의 통치권은 이 방유룡의 것이오!] 방유룡...... 그는 악마에게 혼을 팔고 있는 것인가? [하하하...... 물론이오. 자. 그럼 부탁하오.] [후후후...... 기대하시오. 틀림없이 성공할 테니.] 스...... 슷! 방유룡은 장담을 하고 신형을 날려 사라져 갔다. 그가 사라지자, 스읏! 신비인이 몸을 돌렸다. 그러자 드러난 그의 모습은...... 오! 놀랍게도...... ------십전무랑(十全武郞) 옥사자(玉獅子)! 바로 그가 아닌가? 당금 무림의 기린아이자 백도무림의 태양, 풍운맹의 맹주(盟主)인 그가 직접 나서다니...... 대체 어떤 막중한 일을 방유룡과 거래했을까? [훗후후...... 방유룡, 너는 욕망으로 눈이 어두워졌구나. 욕망으로 마도를 팔 아먹다니...... 그런 네게 약속을 지켜 준다면 이 옥사자가 아닐 것이다.] 아......! 무서운 심계......! 그야말로 간심(奸心)과 효지(梟智)의 난형난제였다. 일은...... 벌어지고 있었다. x x x 쏴아...... 촤르르르......! 수욕(水浴)하는 여자가 아름답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안다. 여체는 벗길 수록 신비롭고 화려하며 마력적인 향기를 풍긴다. 특히, 미인(美人)일 수록 더욱 그렇다. 마중지화(魔中之花), 방요진은 수욕을 하고 있었다. 촤아...... 촤르르르......! 익을대로 익은 나신 위로 들어붙는 물은 그녀의 완벽하게 발달한 옥신 구석구 석을 흘러내린다. 가슴의 융기는 크지도 작지도 않게 농밀한 환희를 영글어 솟아 있었고. 구릉지대와 ?泉)을 지나 물은 은밀히 갈라진 부분까지 서슴없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수초지대에 이르러서는 그 흐름이 아쉬웁게 맺히면서 대리석주 같은 두 다리를 타고 흘러내렸다. 십전(十全)의 관능미가 있다면 바로 이런 것이리라! [......!] 방요진은 정성껏 자신의 옥체를 씻었다. 칠흑의 삼단 같은 머리칼은 젖봉오리를 스치듯 감싸?하반신까지 요요롭게 휩 싸며 늘어붙고...... 허나 그녀의 얼굴은 무표정했다. 백치미랄까? 그녀의 얼굴에 새로운 모습이 어리고 있었다. 며칠 새 그녀는 한 번도 입을 연 적이 없었다. 이따금 방유룡이 다녀갔으나 그녀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오늘 밤, 그녀는 수욕을 하고 있었다. 정성껏 수욕을 마친 방요진은 물방울 묻은 나신을 한 장의 천으로 두른 후 욕 실을 나왔다. 비록 임시로 지은 막사였으나 있을 것은 모두 있었다. 그녀는 동경 앞에 앉았다. [......] 동경에 비친 그녀의 모습은 흡사 요정을 방불케 했다. 그녀는 여전히 백치 같은 표정으로 머리를 빗기 시작했다. 정성껏...... 한올 한올을 골라 빗는 그녀의 모습?아름답기보다는 차라리 비장한 것이었 다. 대체 그녀는 무엇을 생각하는 것일까? 이윽고 머리를 다 빗은 그녀는 옷을 입었다. 한데...... 그녀는 속곳을 입지 않았다. 맨 몸 위에 검은 명주옷을 걸쳐 입었다. 여자가 속곳을 입지 않고 어떤 사내 앞에 나선다면...... 그것은 특별한 의미를 갖는 것이 아니겠는가? [......] 방요진은 픈却【?미리 준비된 술주담자와 술잔, 그리고 몇 가지 귀한 다과가 준비를 마친 소반을 들었다. 그리고 몸을 돌렸다. 그녀는 막사를 나섰다. 밤은 깊어가고...... 가을의 수수로운 바람이 채 마르지 않은 그녀의 흑발을 가볍게 흔들고 있었다. 그녀는 걸었다. From kids@kids.kotel.co.kr Mon Mar 11 13:06 KST 1996 Subject: 야래향 136 From: kids@kids.kotel.co.kr (hades@KIDS) Date: Mon, 11 Mar 1996 17:23:13 +0900 (KST) To: cspark@hera.kaist.ac.kr X-Mailer: fastmail [version 2.4 PL21-h3] Status: RO [ fiction ] in KIDS 글 쓴 이(By): ruby (뱃살공주) 날 짜 (Date): 1995년07월29일(토) 19시03분38초 KDT 제 목(Title): 야래향 136 [술......?] 북리장천은 흠칫했다. [그대가 왜......?] 방요진은 신비한 아름다움이 일렁이는 흑요석 같은 눈에 한 가닥 안개 같은 기 운을 풍기며 말했다. [소녀는 마중지화...... 마소야의 거두심을 원하나이다......] [......!] 북리장천은 경악했다. 그것은 곧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치겠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가? [마중지화...... 마도의 딸로 태어나 마도의 꽃이 됨은...... 마도인에게 꺾임 이 당연한 숙명이옵니다. 소녀는 스스로 마소야께 모든 것을 드리러 왔습니다.] [낭자......!] [거두어 주옵소서...... 소녀는...... 마도의 영원한 여인이 되고 싶습니다.] [그럴 수는......] [전일...... 마소야를 뵈온 후로...... 소녀의 마음은 이미...... 결정되었습 니다.] 순간 북리장천은 안색이 흔들렸다. [그날 밤...... 바로 그대였소......?] [허락하여 주옵소서......!] 대담한 여인------ 아니 당돌한 여인이었다. 북리장천은 놀라다 못해 차라리 넋을 잃고 말았다. 스스로 찾아와 몸을 던지는 여인이 있을 줄이야...... 그는 잠시 후 약간 가라앉은 음성으로 말했다. [돌아가시오. 낭자, 본좌는 마도의 일꾼일 뿐...... 꽃이나 꺾는 한가한 풍객 은 아니오.] 그의 말은 단호했다. 순간 마중지화 방요진의 눈에 뿌연 안개가 피었다. (아아...... 너무나 아름다운신 분......) 그의 말은 그녀의 여심에 또 하나의 불을 지른 셈이 되고 말았다. [하오시면......] 그녀는 입술을 잘근 깨물었다. [소녀의 한 잔 술만이라도......] 북리장천은 탄식했다. (어쩔 수 없는 여인이군, 마중지화...... 내면에 볏?같은 정열을 가진 여인 이다.)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고맙소.] [황송하나이다.] 스슥...... 방요진은 교구를 일으켰다. 이어 청자주담자에서 푸른 벽록빛이 감도는 술을 잔에 따른 후 그녀는 공손히 두 손으로 잔을 받들어 올렸다. 순간, [......!] 북리장천의 눈이 흔들렸다. 그녀의 옷소매가 걷어지며 눈보다 새하얀 팔목이 드러난 것이었다. 흑삼소매와 순백의 팔목...... 그것은 아찔한 충동을 일으켰다. 북리장천은 마음이 한바탕 진탕됨을 느끼며 황급히 잔을 받았다. 그 순간 비단결보다 더 부드러운 그녀의 손끝이 그와 살짝 부딪쳤다. (......!) 북리장천은 이토록 여인으로 인하여 마음이 혼란스러웠던 적이 없었다. 그는 술잔을 서서히 입으로 가져갔다. [......!] 방요진은 다소곳이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하나 아래로 숙여진 그녀의 눈에는 초조함이 가득 어려 있었다. 이윽고 북리장천은 술을 단숨에 비워냈다. 그는 술잔을 내려 놓으며 입을 열었다. [자, 이제 돌아가시오, 낭자.] 그러자 방요진은 몸을 일으켰다. 아니 그 순간 그녀의 눈에서는 요염한 빛이 흘렀다. [정녕...... 눈 앞의 꽃을 그냥 보내실 건가요......?] 아! 도발------ 그것은 무서운 유혹과 충동을 담은 마력적인 도발이었다. [낭...... 자......] 북리장천은 몸을 일으켰다. 그 순간, 그는 돌연 단전 아래로부터 한 가닥 뜨거운 불길이 맹렬히 솟구치는 것을 느끼 고 깜짝 놀랐다. 이때, [호호호...... 꽃은 가장 화려하게 피었을 때 꺾지 않으면 시든답니다. 호호 호......] 웃음, 그것은 흡사 요화(妖花) 일만 송이가 한껏 흐드러지게 피어나는 듯한 폭발적인 매혹을 일으켰다. [으...... 으...... 낭자...... 어서...... 어서......] [호호호...... 생각이 변하셨나요?] 방요진은 교태를 흘리며 다가갔다. [가...... 시...... 오......!] [......!] 뜻밖의 말에 방요진은 찬물을 뒤집어 쓴 기분에 몸을 부르르 떨었다. 그녀는 설마 인간이 이토록 의지가 강할 줄은 몰랐었다. 주르르륵......! 북리장천의 눈에는 핏발이 지고 입술 꼬리로는 피가 흘러내리고 있었다. [무...... 무서운...... 지독한...... 약(藥)...... 이...... 군......] 북리장천은 입가의 피를 쓱 문지르며 손을 저었다. [무엇 때문인지는 모르나...... 가시오......! 어서......] 그는 이를 악물고 있었다. [아아......!] 방요진은 전신을 떨었다. 술잔 속에 담겨있던 약! 그녀는 누구보다도 그 효력을 안다. 그것은 광염환희소혼마정(狂焰歡喜逍魂魔精)이라는 천지간에서 가장 음성(淫 性)이 강한 춘약(春藥)이었다. From kids@kids.kotel.co.kr Mon Mar 11 13:07 KST 1996 Subject: 야래향 137 From: kids@kids.kotel.co.kr (hades@KIDS) Date: Mon, 11 Mar 1996 17:23:17 +0900 (KST) To: cspark@hera.kaist.ac.kr X-Mailer: fastmail [version 2.4 PL21-h3] Status: RO [ fiction ] in KIDS 글 쓴 이(By): ruby (뱃살공주) 날 짜 (Date): 1995년07월29일(토) 19시04분52초 KDT 제 목(Title): 야래향 137 그것은 대막(大漠)에서만 서식하는 구미전갈충(九尾全蝎忠)과 묘강(苗疆)에서 서식하는 비천화공오(飛天火蚣蜈)의 정분(精紛)을 섞어 만든 것이었다. 일단 극히 미량이라도 복용하면 인간의 의지로서는 감당할 수 없는 무서운 욕 정을 느끼게 된다. 이성을 잃을 뿐만 아니라 일단 여인을 접하면 미친 듯이 탐욕하게 된다. 만일...... 음양교합을 이루지 못한다면 일각도 못돼 혈맥이 터져 죽고 마는 지독한 춘성 의 맹독을 지닌 최음약이었다. 한데...... 북리장천------ 그는 코와 입으로 피를 흘리면서도 방요진을 물리치고 있는 것이 아닌가? [가...... 시오......! 어서...... 우욱......!] 북리장천은 피를 울컥 토하며 손을 저었다. [흐...... 윽......! 마소야......!] 방요진은 마침내 이성의 벽이 무너지고 말았다. 그녀는 인간한계의 이상을 보았다. 마소야 북리장천------ 그는 그녀에게 너무도 엄청난 감동을 준 것이었다. [가지...... 않으면...... 내가...... 나가...... 지......] 북리장천은 몸을 움직였다. 순간, [흐윽...... 안돼요!] 휙! 방요진은 그의 앞을 가로 막았다. 그녀의 눈에는 눈물이 넘쳐 흐르고 있었다. [무엇 때문에...... 왜...... 스스로 위험을 자초하려는 거죠? 이렇게...... 이렇게 스스로 꺾이려는 천한 계집이 있는데......!] 부------ 욱! 순간 그녀는 스스로 자신의 옷을 찢었다. 순간, 오오...... 더 이상 아름다울 수 없는 그녀의 여체(女體)가 여실이 드러났다. 길게 찢어진 흑삼의 벌려진 곳으로 요요히 드러난 매혹적인 여체- 아무것도 입은 것이 쓴?여체의 굴곡이 신비를 스스로 깨고 흔들리고 있었다. [가져 줘요...... 어서요......] [......!] 부르르르......! 북리장천의 몸이 무서운 경련을 보였다. 눈(眼)! 그의 눈가가 부릅떠지다 못해 찢어져 피가 흘러 내리고 있었다. [흐으으윽......!] 방요진은 보다못해 옷을 벗어던지고 그의 품으로 뛰어들고 말았다. [윽......!] 북리장천은 듣기에는 처참한 비명을 발했다. 하나, 다음 순간 그는 그나마 한 가닥 남아있던 모든 의지의 이성의 벽이 와를 허물 어지는 것을 느꼈다. [아...... 악!] 일순 방요진은 세차게 조여지는 북리장천의 팔힘을 느끼며 전신이 혼미해지고 말았다. 하나 그것은 엄청난 광폭적인 경험의 시작에 불과했다. 북리장천은 한 마리의 야수로 돌변했다. [아...... 아......!] 방요진은 거친 맹수에게 온몸이 뜯겨져 나가는 듯한 착각이 들었다. 그녀는 전신이 불길에 휩싸이는 것처럼 뜨거운 세레를 받는다고 생각했다. 침상에 던져진 것은 순식간의 일이었다. 그녀는 눈앞에서 북리장천이 찢다시피 옷을 벗는 것을 보았고, 그의 우람한 근 육질이 드러나는 순간 그만 눈을 질끈 감고 말았다. 더 이상 볼 수 있는 용기가 그녀에게는 없었다. [으...... 흑......] 맹수의 이빨과 발톱은 혹독했다. 그가 그녀의 젖가슴에 얼굴을 묻는 순간 그녀는 고통에 정신이 아득해지고 말 았다. 이럴 줄은...... 정말 이 정도일 줄은...... 그녀는 광염환희소혼마정의 음성(淫性)을 과소평가한 자신을 후회했다. 하나 후회란 아무리 빨라도 늦는 법...... 사내는 여체를 짓이기고 있었다. [하악......! 악......] 그녀는 잔인한 고문도 이럴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턱을 치켜든 채 그녀는 양손으로 침상보를 찢어져라 움켜쥐고 있었다. 이게 아닌데...... 이게 아닌데...... 눈물...... 그녀의 감은 눈 가장자리로 눈물이 번지고 있었다. 북리장천은 행위의 의미 따위는 애당초 생각하지도 못했다. 그는 사나운 맹수처럼 포효하며 여체를 공략하고 있었다. 젖가슴이 떨어져 나갈 듯한 고통스럽고...... 어느 순간...... 사나이의 팽창한 부분이 여체의 가장 민감한 부분을 파고 들었을 때...... [아...... 악......] 그녀는 난생 처음으로 느낀 날카롭게 찢어지는 듯한 고통에 하마터면 혼절할 뻔했다. 사나이는 무섭게 율동하고 있었다. 방요진의 손톱이 침상을 파고들었다. 이런 것이...... 아니었어...... 이런 것이...... 어느 순간이었을까? 고통과 환열의 사이는 한 고비에서 결정지어졌다. 갑자기...... 정말 갑자기였다. 방요진은 자신의 깊고깊은 육체 속에서 처음에는 미세하게 타오르다가...... 갑자기 연쇄적으로 작렬하는 폭죽소리를 들었다. From kids@kids.kotel.co.kr Mon Mar 11 13:08 KST 1996 Subject: 야래향 138 From: kids@kids.kotel.co.kr (hades@KIDS) Date: Mon, 11 Mar 1996 17:23:19 +0900 (KST) To: cspark@hera.kaist.ac.kr X-Mailer: fastmail [version 2.4 PL21-h3] Status: RO [ fiction ] in KIDS 글 쓴 이(By): ruby (뱃살공주) 날 짜 (Date): 1995년07월29일(토) 19시05분34초 KDT 제 목(Title): 야래향 138 그리고 그 느낌은 어느 덧...... 생애에 한 번도 경험한 적이 없는 형언할 수 없는 관능으로 화해 무섭게 전신 으로 번지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국소에서 가늘게 피어 오르다가 점차 빠르게...... 그리고 온몸의 모 세혈관 온몸이 충족되면서...... 마침내...... [하아...... 아......!] 화려하게 폭발하고 말았다. 그녀의 손은 어느 덧 땀에 젖은 사나이의 등으로 파고 들고 있었다. 사나이가 거칠게 율동하면 할수록...... 더욱 그녀의 입에서는 참을 수 없는 신음이 새어 나오고 있었다. [아아...... 아......!] 그녀의 눈에서 흘러내린 눈물이 뺨을 적시고...... 머리칼을 적시고...... 침 상마저 흥건히 적시도록...... 사나이는 움직임을 계속하고 있었다. 영겁으로 치달리듯...... ...... 스슷......! 막사 안으로 흑영이 스며들었다. 손에 음양선을 든 준수한 청년, 그의 얼굴에는 득의의 미소가 흐르고 있었다. [후후...... 수고했다. 요진.] [......!] 방요진, 그녀는 머리칼이 수세미처럼 헝클어진 채 멍하니 누운 자세로 천정을 넋빠진 듯 바라보고 있었다. 북리장천은 기절한 듯 그녀의 육신 위에 엎드려 있었다. 흑삼청년------ 그는 방유룡이었다. 그는 다시 입?열었다. [요진, 너는 위대한 방가의 딸로 추대될 것이다.] 하나, 그가 알 수 있을까? 방요진------ 그녀의 마음은 이미 갈기갈기 찢겨져 있다는 것을? 방요진은 멍한 눈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이런다고...... 오라버니의 뜻이...... 이루어질 수 있을까요?] [훗후후...... 물론이다.] 스스슷...... 그는 침상 곁으로 다가왔다. 다소 민망한 듯 그는 알몸으로 엉킨 누이동생과 북리장천을 힐긋 쳐다 본뒤 고 개를 돌렸다. 문득, 그의 눈에 미칠 듯한 기쁨이 솟아났다. [저것이군......!] 그의 눈에 찢어진 백삼자락 속에 있는 물건이 띄었다. 은은한 옥광(玉光)을 발하는 정묘하게 조각된 하나의 미인상(美人像)! 바로 천마여신상(天魔女神像)의 상반신이 아닌가? [훗후...... 결국 얻고야 말았다.] 그는 천마여신상을 급히 거두어 품 속에 깊이 집어넣었다. 이어 문득, 고개를 돌린 그의 눈에 물씬 살기가 번뜩였다. [안돼요!] 방요진은 날카롭게 말하며 퉁기듯 일어섰다. 그녀는 북리장천의 앞을 알몸으로 가로막았다. 그녀의 육신은 온통 멍자국 투성이었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충격적으로 아름 다왔다. [후후후...... 요진, 이 자는 너무 강해...... 후환을 없애기 위해서는......] 순간, [그러면 먼저 저를 죽여줘요!] 방요진은 피 어리게 외쳤다. 그녀는 필사적으로 북리장천을 가로막으며 두 팔을 벌렸다. 방유룡은 흠칫했다. 비록 혈육이긴 했으나 그녀의 적나라한 나신을 보는 것은 민망스러운 일이었 다. 그의 안색이 몇 차례나 거듭 변했다. 이윽고, 그는 탄식했다. [좋다......! 그냥 가마. 자, 너도 떠날 준비를 하자. 본궁의 고수들도 이미 떠날 준비를 마쳤다.] 허나 방요진의 말은 그를 놀라게 했다. [요진은 가지 않아요.] [뭣이?] 방유룡은 눈을 크게 떴다. [여기 남으면 어떻게 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말이냐?] 방유룡은 가슴을 가리며 북리장천의 곁에 앉았다. [가세요. 늦기 전에...... 요진은...... 남을 수밖에 없어요.] [무엇 때문에?] 방유룡의 눈썹이 경련했다. 방요진은 웃음을 흘렸다. [호호호...... 그걸 몰라서 물으시는 건가요?] [......?] [요진은 이미...... 이 분의 사람이예요. 출가외인...... 이젠 방씨의 딸이 아 니예요.] [너......] 방유룡의 안색이 일그러졌다. 하나 문득, 그는 다급한 표정을 짓더니 몸을 날렸다. [요진...... 후회할 것이다......] 그는 사라졌다. 욕망이라는 바람이 그를 어딘가로 나르고 있었다. 그것이 천국일지 지옥일지...... 그것은 하늘(天)만이 알리라! =========------------------------------>>> >>> 風雲第一龍 夜雨 >>> 廢墟之雲 在地獄 ...허운재옥 From kids@kids.kotel.co.kr Mon Mar 11 13:09 KST 1996 Subject: 야래향 139 From: kids@kids.kotel.co.kr (hades@KIDS) Date: Mon, 11 Mar 1996 17:23:22 +0900 (KST) To: cspark@hera.kaist.ac.kr X-Mailer: fastmail [version 2.4 PL21-h3] Status: RO [ fiction ] in KIDS 글 쓴 이(By): ruby (뱃살공주) 날 짜 (Date): 1995년07월29일(토) 19시06분15초 KDT 제 목(Title): 야래향 139 허운재옥 연재 시리즈 제 3 부 야 래 향 (夜來香) 第 五 卷... -------------------------------------------------------------------- ...>>> 第 四十 章... 속고 속이고, 恐怖와 殺戮의 밤 <<<... -------------------------------------------------------------------- [......!] 늪에서 헤어난 듯한 기분 속에서 정신이 들자, 북리장천은 자신을 넋잃고 바라보는 한 쌍의 눈을 볼 수 있었다. 방요진, 그녀였다. 북리장천은 누운 채 기억을 더듬었다. 혼미한 의식 속에서 광폭했던 격렬한 정사의 순간들이 주마등처럼 떠오르자.. .... 북리장천은 무섭게 분노를 느꼈다. [낭자......!] 그는 벌떡 일어났다. 그의 눈은 분노로 이글거렸다. [이렇게 비열한 방법을 쓴다고 해서 낭자의 뜻이 성취될 수 있다고 생각한단 말인가?] [......] 하나 그는 흠칫했다. 방요진의 얼굴이 유난히 창백하다고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방요진은 창백한 얼굴에 희미한 미소를 떠올렸다. [비록...... 원하지 않는 일이었으나...... 천녀는 영원히 잊지 못할 것이예 요......] [......!] [다만...... 잊지못할 죄를 이런 식으로 갚는다는 것이...... 송구스러울 뿐이 예요.] 방요진은 문득 몸을 일으키더니 그에게 큰 절을 올리는 것이었다. [......!] 북리장천은 깊은 의혹을 느꼈다. 방요진은 절을 마친 후 그의 발 아래 무릎을 꿇었다. [마소야...... 욕망에 눈이 먼 오라버니를 용서하세요.] 순간 북리장천은 가슴이 쿵! 울리는 듯한 충격을 받았다. 비로소 그는 이 일이 보통 심각한 일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렇다면...... 이것은...... 고의적인 함정......?] 방요진은 미미하게 웃었다. [오라버니의 욕망이 헛되다는 것을 알아요. 그는...... 떠났어요. 한 가지 물 건을 가지고......] [......!] 북리장천은 안색이 홱 변했다. 그는 급히 품을 뒤져보았다. [앗......!] 없었다. 장차의 천하무림의 운명을 결정지을지도 모를 엄청난 변수를 알고있는 천마여 신상------ 없었다. [이럴 수가......!] 그는 눈썹을 분노로 치켜 세웠다. [방유룡......! 그가 이런 짓을 하다니!] 그는 분성을 지르며 와락 방요진의 어깨를 움켜 잡았다. [그가 어디로 갔는가?] 하나, [천녀는...... 영원히...... 잊지 못할...... 거예요......] 주륵......! 아! 방요진의 얼굴이 까맣게 죽는가 싶더니 입과 코로 피가 흘러나오는 것이 아닌 가? 방요진의 전신이 파르르 하게 떨리더니 이내 가쁜 숨을 내쉰다. [독(毒)......!] 북리장천은 대경했다. 방요진은 스스로 독을 복용한 것이었다. 굅痼?그녀가 선택한 방법이었다. 여인...... 그녀는 그것이 최선이라고 벌써부터 생각한 것이었다. 오라버니를 위해서 스스로의 몸을 던졌고...... 사랑하는 사람을 기만한 자책으로 숨을 끊는 것이 그녀가 택한 길이었다. [이럴...... 수가...... 으으으......!] 북리장천은 고개를 떨구는 방요진의 몸을 안고 넋을 잃고 말았다. 마음이 마구 격동치고 있었다. 비운(悲運)의 여인...... 마중지화(魔中之花) 방요진...... 그녀는 그렇게...... 마도의 꽃은 스스로 꺾이고 마는 것이었다. x x x 휘류류류류------! 칠야의 암흑을 타고 질주하는 인영들, 족히 수천에 달하는, 절정의 경신법으로 미루어 한결같이 고강한 무공을 소유 한 자들임이 분명한 인영들...... 그들은 한 산곡으로 날아 들어갔다. From kids@kids.kotel.co.kr Mon Mar 11 14:00 KST 1996 Subject: 야래향 140 From: kids@kids.kotel.co.kr (hades@KIDS) Date: Mon, 11 Mar 1996 17:23:25 +0900 (KST) To: cspark@hera.kaist.ac.kr X-Mailer: fastmail [version 2.4 PL21-h3] Status: RO [ fiction ] in KIDS 글 쓴 이(By): ruby (뱃살공주) 날 짜 (Date): 1995년07월29일(토) 19시06분56초 KDT 제 목(Title): 야래향 140 산곡에 깊숙이 접어들자, 문득 선두에 선 흑의인이 손을 번쩍 치켜 들었다. 그러자 그토록 질풍같이 달리던 인영들이 소리없이 멈추었다. [기다려라......!] 흑의인은 한 마디를 남기고 신형을 날렸다. 산곡의 끝, 한 채의 석옥(石屋)이 있었다. 깊은 산곡에 지어진 석옥, 웬지 음산하고도 작위적인 느낌이 풍겼다. 슈......! 석옥 앞에 내려선 인영은 잠시 머뭇거렸다. 야음에 그의 얼굴이 어렴풋이 드러났다. 아! 손에 음양선을 쥐고 있었다. 바로 전륜마군자 방유룡------ 그였다. 그의 눈에는 한 가닥 의혹이 서렸다. 이때였다. 문득 석옥 안으로부터 낭랑한 음성이 들려오는 것은, [하하하......! 방형이오? 오래 기다렸소이다.] 그 음성은 부드럽고 누구나에게 호감을 주는 그런 음성이었다. 방유룡의 흐려졌던 안색이 씻은 듯이 개었다. [들어 오시오. 방형, 성공을 축하하기 위해 미주(美酒)를 준비하였소.] [......] 방유룡은 곧 걸음을 옮겼다. 그러나 그는 문 앞에 이르러 걸음을 멈추었다. 생각이 변한 듯, [옥형(玉兄)께서 나올 수 없소?] 그의 음성은 다소 긴장기를 담고 있었다. 그러자 석옥 안에서 낭랑한 웃음이 흘러 나왔? [하하하...... 방형이 무척 소심해지셨구료. 강호친구들이 마도제일수(魔道第 一秀)가 이토록 소심한 것을 안다면 크게 실망할 것이오.] 예의 음성은 다시 이어졌다. [거래가 성취되는 기쁨의 술 한 잔 나누지 못하면 방형답지 않구료. 정그렇다 면 소제가 나가겠소이다.] 그러자 방유룡의 안색이 풀렸다. 그는 성큼성큼 걸음을 옮기며 짐짓 대소를 터뜨렸다. [하하하......! 농담이었소! 어찌 백 잔 술인들 마다 하겠소?] 그는 가슴을 펴고 당당히 석옥 안으로 들어갔다. 석옥 안, 매우 정갈하게 느껴지는 방안이었다. 창문이 없는 것이 흠일 뿐 나무랄데 없는 석옥의 규모였다. [......!] 석옥 안의 한가운데에는 석탁과 돌의자가 있었고 석탁 위에는 막 장만한 듯 김 이 무럭무럭 나는 향기로운 요리가 가득 차려져 있었다. 그리고...... 이 시대 최고의 거인이라 불리우는 백도의 태양...... 십전무랑 옥사자가 항상 그렇듯이 온화한 웃음을 입가에 떠올리며 앉아 있었 다. [축하하오, 방형.] 그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방유룡은 석옥 안에 오직 그 남자 뿐인 것을 확인하고는 마음을 놓았다. [하하...... 고맙소. 옥형!] 그는 의자에 앉았다. [자. 축배를 드리오.] 옥사자는 술잔을 들어 올렸다. 하나 방유룡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생각이 없소이다. 우선 교환을 합시다.] 옥사자는 빙긋 웃으며 할 수 없다는 듯이 자신의 잔을 단숨에 마셨다. [그럼 먼저 물건을 보여 주시지요.] 언뜻 방유룡은 의심이 들었으나 곧 품 속에서 무엇인가 보자기에 싼 물건을 꺼 냈다. [똑같이 교환하는 것이 좋겠소.] [하하...... 그러지요.] 옥사자는 품 속에서 무엇인가 접은 종이를 꺼냈다. [이것이 풍운제일령(風雲第一令)의 인(印)이 찍혀있는 무서령지(無書令旨)요. 이것을 가지면 풍운맹에 그 어떤 요구도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우리의 거래의 증거품이 되는 것이지요.] 방유룡의 얼굴에 웃음이 번졌다. 그는 한 손으로 종이를 받았다. 동시에 옥사자도 보자기를 받더니 재빨리 끌러 보았다. [오......! 틀림없군!] 바로 보자기 속에 든 물건은 천마여신상의 상반신이었던 것이다. 한편, 방유룡은 밀봉된 종이를 움켜쥐고 가는 흥분을 음미하고 있었다. 그는 득의의 미소를 입가에 흘리며 밀봉을 뗀駭? (이것만 있으면...... 훗날...... 마도분할의 영자는 나 방유룡의 것이 되는 것이다. 훗후후...... 풍운맹도 거부하지는 못할 것이다.) 그는 밀봉 속에서 한 장의 비단천을 꺼내 두근거리는 가슴을 누르며 펴들었다. 순간, [으......! 이...... 이것은......] 무엇을 보았을까? 그의 얼굴이 무섭게 일그러지면서...... 두 눈이 부릅떠지고 있었다. <너는 속았다.> 바로 그런 글이 씌여 있었던 것이었다. 방유룡은 너무나 분노해 잠시 넋이 빠지는 느낌이었다. 하나 그것도 찰나, [이...... 이...... 비열한...... 놈......!] 위------ 잉! 그는 전공력을 다해 눈앞의 벙글거리고 있는 옥사자를 공격했다. 그의 일장(一掌)은 산을 무너뜨릴 정도로 가공할 거력을 담고 있었다. 꽝......! 석옥이 뒤흔들렸다. [하하하하...... 하핫...... 마도를 배신한 자를 배신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 아니냐? 으하하하하......] From kids@kids.kotel.co.kr Mon Mar 11 14:01 KST 1996 Subject: 야래향 141 From: kids@kids.kotel.co.kr (hades@KIDS) Date: Mon, 11 Mar 1996 17:23:28 +0900 (KST) To: cspark@hera.kaist.ac.kr X-Mailer: fastmail [version 2.4 PL21-h3] Status: RO [ fiction ] in KIDS 글 쓴 이(By): ruby (뱃살공주) 날 짜 (Date): 1995년07월29일(토) 19시07분38초 KDT 제 목(Title): 야래향 141 옥사자! 그의 몸이 뒤로 벌렁 쓰러지는 순간, 의자와 함께 그는 아래로 쑥! 꺼져 사라져 버리는 것이 아닌가? 방유룡의 장력은 헛되이 바닥을 치고 말았다. [으윽......! 교활한 놈!] 그는 치를 떨며 벌떡 몸을 일으켰다. 그 순간이었다. 쿵------! 돌연 문(門)이 닫치는 것이 아닌가? 알고보니 문은 철문(鐵門)이었다. [하...... 함정......!] 방유룡은 안색이 창백해졌다. 그는 어쩔 줄 모르고 의자를 발로 걷어찼다. 펑------! 그 순간이었다. 슈슈슈슈------ 슉! [헉!] 아! 돌연 사방 벽에서 구멍이 뚫리더니 수많은 독전(毒箭)이 빗발치듯 쏟아지는 것 이 아닌가? 콰콰콰콰------ 콱------! 그는 거의 본능적으로 음양선을 활짝 펴며 풍차처럼 휘둘렀다. 하나, 위이이이------ 이------ 잉! 이번에는 돌연 석탁이 무섭게 회전하는 것이 아닌가! 팍...... 팍...... 파파팟......! 아! 석탁에서 불꽃이 난비하는 것이 아닌가? [허억......! 마혼귀왕화린(魔魂鬼王火燐)!] 방유룡의 안색이 흙빛이 되고 말았다. ------마혼귀왕화린(魔魂鬼王火燐)! 죽음의 불(死火)! 그것은 유황의 성분이 포함된 불꽃으로서 오직 화산의 뵌?맙【??채집할 수 가 있었다. 한 번 사물에 달라 붙으면 돌이건, 쇠건, 그 무엇이든 재가 될 때까지 타들어 간다. 그것은 물로도 끌 수 없으며 오직 소멸될 때까지 무엇이건 태워버리는 공포스 런 마화였다. [으와아아아악------!] 퍽! 하고 불꽃이 붙는 순간 방유룡의 몸은 하나의 불덩이로 화했고 처절한 비명이 폐부를 갈라낼 듯 울려퍼졌다. 화르르르륵......! 한편, 산곡에 대기 중인 수천의 고수들은 차츰 불안을 느끼기 시작했다. 그들은 바로 전륜마궁(轉輪魔宮)의 고수들이었다. 전륜마군자 방유룡이 산곡 안으로 사라진 지 일각이 훨씬 지나도록 아무런 소 식도 없었기 때문이었다. 전륜쌍노(轉輪雙老), 그들은 전륜궁의 양호법이었다. 그들은 서로의 얼굴을 마주보며 중얼거렸다. [대체...... 소궁주께서 비밀리에 마소야께 받았다는 밀명이 무엇이기에..... .?] [그러게 말이오. 전 궁도를 이끌고 이 산곳에 세워두다니......] 그들의 얼굴에는 한 가닥 불안이 어렸다. 그들은 꼬박 이틀을 달려 이곳에 도착한 것이었다. 방유룡은 그들이 어떤 목적으로 이곳에 와야하는지 일러 주지 않았다. 오직 마소야의 밀명이라고만 한 것이었다. [하나...... 마소야의 명이라면 절대로 헛된 일이 아닐 것일세.] [물론이오. 필시 본궁을 신임하기에 특별히 대임을 맡기려는 것......!] 문득, 천노(天老)의 눈의 동공이 크게 확산되었다. [저...... 저...... 저것은......?] [흑......!] 지노(地老)도 안색이 흑봉?되었다. 보라! 산곡의 양 절벽 위로 이 순간 붉고, 푸르고, 노란 불꽃이 솟구치는 것이 아닌 가? [풍운척마화(風雲斥魔火)......!] [함...... 함정이다------!] 풍운척마화! 그것은 풍운맹이 마도를 척멸할 때 그 공격의 신호로 쓰는 불꽃신호를 말했다. 그 신호가 떨오르면 마도인은 사망명부를 받은 것이나 다름없다. 지금까지 얼마나 많은 링돛琯湧?그 신호를 기점으로 척살되어 갔는가? 슈슈슈슈...... 펑! 펑! 펑! 사방에서 오색찬란한 불꽃이 터졌다. [기습이다------!] [풍운맹이다......!] 전륜궁도들은 대경실색했다. 그들은 일시에 공포에 사로 잡히면서 혼란을 일으켰다. 아니나 다를까? [와아아아아-------!] [우와아아아아------ 마도의 주구들을 없애라------!] 사방에서 일시에 천지를 뒤흔드는 함성이 터져나오고, 꽈르르르릉------! 콰콰콰쾅------ 콰르르릉------! 돌연 안쪽 절벽이 폭음을 내며 무너져 내렸다. 집체만한 바위가 날고 파편, 불꽃이 군마들에게 우박처럼 떨어져 내렸다. 꽈르르르르......! 콰콰콰콰...... 콰앙......! [으아아아악------- 악!] [크------ 아------ 악!] [크으으으------ 악!] 삽시간에 산곡 안은 아수라지옥이 되고 말았다. From kids@kids.kotel.co.kr Mon Mar 11 14:02 KST 1996 Subject: 야래향 142 From: kids@kids.kotel.co.kr (hades@KIDS) Date: Mon, 11 Mar 1996 17:23:30 +0900 (KST) To: cspark@hera.kaist.ac.kr X-Mailer: fastmail [version 2.4 PL21-h3] Status: RO [ fiction ] in KIDS 글 쓴 이(By): ruby (뱃살공주) 날 짜 (Date): 1995년07월29일(토) 19시08분20초 KDT 제 목(Title): 야래향 142 우박처럼 쏟아지는 바위와 불덩이...... 피하려고 이리뛰고 저리뛰고 깔려 죽는 전륜궁도...... 머리가 박살나는 자...... 바위에 짓이겨지는 자...... 불덩이가 되어 처절한 비명을 지르며 뒹구는 자...... 그야말로 눈 뜨고 볼 수 없는 아비규환의 지옥도였다. 어디 그뿐이랴? [우와아아아아------!] [크하하하하핫------! 쳐라!] 위이이이잉------! 차차차차------ 창-------! 쾅! 콰콰콰콰쾅------! 사방의 무너진 절벽에서 수천 수만의 인영들이 도검(刀劍)을 날리며 덮쳐내리 는 것이 아닌가! 간신히 살아남은 전륜궁도들은 채 숨을 돌리기도 전에 그들의 공격을 받았다. 슈슈욱------! 츠츠츠------ 츳------! 번------- 쩍! 차차차차차------- 앙! [크------ 악!] [켁!] [으아아아악!] 혈전이 벌어졌다. 암흑 속에서 죽고 죽이는 피비린내나는 살륙전이 벌어졌다. 하나...... 싸움은 기선을 잡는 쪽이 승리한다는 말이 병법에 있듯이 이미 전륜궁은 기울 대로 기울어 있었다. 숫적으로나 전력으로나 사기로나...... 이미 상대가 될 수가 없었다. [으아아아아악------!] [크아아...... 악!] 그것은 이미 전투가 아니었다. 도살(屠殺)------ 일방적인 도살에 불과할 뿐이었다. 도광검영(刀光劍影)이 암흑을 찰나적으로 쪼갠 순간...... 머리가...... 허리가...... 팔다리가...... 몸체에서 분리되며 피분수를 뿜었 다. [으아아아악-------!] 마도오세 중 하나로써 가장 강한 마력을 자부하던 전륜마궁이었건만 그 종말은 정말 참혹한 것이었다. 꽈르르르릉......! 콰쾅! 아직도 엽袖該藪【?폭음이 터지고 역겨운 살타는 냄새와 함께 피비린내가 어 둠을 매우고 있었다. [크으...... 저...... 절망이다......] [으으 대체...... 어찌된 것이오......?] 전륜쌍노는 아수라혈괴처럼 피를 잔뜩 뒤집어 쓴 채 치를 떨고 있었다. 죽고, 죽여도 풍운맹쪽으로 기운 승기는 돌아올 줄을 몰랐다. [으하하하핫......! 쳐라!] [풍운맹의 정의수호의 이름으로------!] [하하하하핫...... 마도의 인간벌레들을 도륙하라!] 풍운맹의 공격대들은 일방적으로 전륜궁도를 도륙했다. 싸움은 이제...... 막바지에 접어들고 있었다. 한데...... 바로 이때였다. [우우우우우------- 우------ 우------!] 문득 암공을 뚫고 가공할 장소성이 산곡을 온통 뒤흔드는 것이 아닌가? 장소성이 처음에는 수 리 밖에서 들렸으나 삽시에 지척지간으로 가까와졌다. 산 순간, 전신을 격렬히 떨던 전륜쌍노를 비롯한 일부 궁도들은 격동의 음성으로 일제히 부르짖었다. [오오......! 마소야이시다------!] [마소야------!] 그렇다. 마종지회에서 그들은 똑똑히 기억하고 있었다. 마소야만의 한 번 들으면 영원히 잊을 수 없는 장소성을......! 콰씨틴틴?..... 휘리리리리------ 링------! 츄------ 아------- 악------! 아! 암처에서 돌연 미증유의 거력이 일어났다. 그리고...... 수천 수만 갈래의 가공할 경력이 흡사 벼락치듯 뇌편으로 화해 폭사되었다. 꽈르르르르...... 꽈------ 꽝! 콰르르르------ 츠------ 오오......! 천의, 만의 뇌전이 풍운맹도들의 눈에 비친 순간, 그들은 하늘이 갈라지는 듯한 착각을 느꼈다. 그리고...... 한 순간! 눈알이 부신 것을 느꼈고 정수리가 화끈함을 느꼈다. [크아아아아악------!] [아아아아악------!] [캐에에엑------!] 사(死), 사, 사......! 피(血)! 피의 소용돌이...... 고금에 다시 없던 전무후무한 대혈사(大血事)가...... 이날 밤...... 수천 수만의 뇌편과 함께 지상에서 일어났다. 그것이...... 마소야라는 한 인간의 손에 의해 이루어졌다는 일은...... 죽어가면서도...... 풍운맹의 인물들은 믿을 수가 없었다. =========------------------------------>>> >>> 風雲第一龍 夜雨 >>> 廢墟之雲 在地獄 ......허운재옥 From kids@kids.kotel.co.kr Mon Mar 11 14:03 KST 1996 Subject: 야래향 143 From: kids@kids.kotel.co.kr (hades@KIDS) Date: Mon, 11 Mar 1996 17:23:32 +0900 (KST) To: cspark@hera.kaist.ac.kr X-Mailer: fastmail [version 2.4 PL21-h3] Status: RO [ fiction ] in KIDS 글 쓴 이(By): ruby (뱃살공주) 날 짜 (Date): 1995년07월29일(토) 19시09분01초 KDT 제 목(Title): 야래향 143 허운재옥 연재 시리즈 제 3 부 야 래 향 (夜來香) 第 五 卷... -------------------------------------------------------------------- ...>>> 第 四十一 章... 돌아온 幻像林 <<<... -------------------------------------------------------------------- 피바다(血海)...... 무림 유사(有史) 이래...... 이토록 참혹한 대사건은 없었다. 오오...... 보라! 거대(巨大)한 산곡(山谷) 전체가 완전히 핏빛으로 물들었으니......! 시산혈해(屍山血海)------ 아아...... 바로 그것은 풍운맹(風雲盟)의 일각이 붕괴되고만 처참한 현장이었다. ------마소야(魔小爺)! 이 시대의 절대마종(絶代魔宗)! 그의 영도하에 구대마반을 비롯한 천(天), 지(地), 인(人) 삼마군단(三魔軍團) 은 풍운맹을 완전히 쓸어 버린 것이었다. 아! 풍운맹......! 백도의 하늘이었던 그들은 최초로 쓰라린 패배를 당하고 말았다. [......!] 북리장천, 그는 역한 피비린내가 진동하는 산곡(山谷)을 돌아다 보았다. ...... 헤아릴 수 조차 없는 무수한 주검 위에는 질식할 듯한 기이한 적막감이 감돈 다. 북리장천의 시선은 막연히 그 대살행(大殺行)의 잔재들을 훑고 있었다. 마소야------ 이 신분답게 그의 얼굴은 지극히 초연했으며 담담해 보였다. 하나, 누가 알겠는가? 그의 내심은 극도의 고통으로 휘말리고 있음을......? (정녕...... 어?수 없는 일이었다. 백도든 마도든...... 어차피 한쪽은 무너 져야 했으니까......) 이어, 그는 그곳을 등지고 뚜벅뚜벅 앞으로 걸었다. 그 순간, [오...... 마소야......!] [마소야시여......!] 그의 앞에 수많은 전륜궁도들이 일제히 오체복지했다. 그들에게 있어 마소야라는 존재는 그야말로 죽음 직전에 나타난 구신(求神)이 쓴構渼째? 피투성이가 된 채 악전고투에 시달리는 그들의 앞에 현신(現神)한 천신(天神)- ----- 북리장천, 그의 천마환도에는 피 한 방울도 묻어 있지 않았다. 천고마병(千古魔兵)! 천마환은 유감없이 그 진가를 발휘한 것이었다. [......] 북리장천은 무심한 듯 걸었다. 이윽고, 그는 석옥(石屋) 앞에서 우뚝 걸음을 멈추었다. ...... 석옥 문은 여전히 굳게 닫혀 있었다. 문득, 츠츠츠츠츳......! 극강한 기류의 소용돌이가 석옥문을 강타했다. 하나 군마들은 단지 한 순간 묵광이 번쩍이는 것을 보았을 뿐, 다음 순간, 콰------ 쾅! 석옥 문은 두부 베어지듯 쩍 갈라지고 말았다. [......] 북리장천은 미끄러지듯 석옥 안으로 들어갔다. 순간, [이...... 이런......!] 그의 안색이 대변했다. 아! 참혹한 광경이 그의 눈앞에 펼쳐져 있었으니......! 전륜마군자 방유룡, 그의 육신이 그곳에서 숯덩이로 화한 채 뒹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어디 그 뿐인가? 전신에 독전(毒箭)이 무수히 꽂혀 마치 고슴도치를 보는 것 같았다. 북리장천은 무심히 중얼거렸다. [결국...... 이렇게 되었군.] 그의 음성은 다소 허탈함이 배어 있었다. 이때, [앗......! 소궁주께서......!] [허억! 저럴 수가......!] 전륜쌍노(轉輪雙老)가 대경하여 부르짖었다. From kids@kids.kotel.co.kr Mon Mar 11 14:04 KST 1996 Subject: 야래향 144 From: kids@kids.kotel.co.kr (hades@KIDS) Date: Mon, 11 Mar 1996 17:23:35 +0900 (KST) To: cspark@hera.kaist.ac.kr X-Mailer: fastmail [version 2.4 PL21-h3] Status: RO [ fiction ] in KIDS 글 쓴 이(By): ruby (뱃살공주) 날 짜 (Date): 1995년07월29일(토) 19시09분43초 KDT 제 목(Title): 야래향 144 그들은 몰랐다. 자신들이 왜 이곳에 와 있는지를...... 더구나 전륜마군자가 왜 이토록 처참하게 죽어 있는지를...... 단지, 자신들이 신(神)처럼 떠받들던 전륜마군자 방유룡의 죽음에 너무도 놀라는 것 이었다. 이들의 모습을 무심히 바라보던 북리장천, 문득 그는 탄식해마지 않았다. [아...... 모든 것이 본좌의 실수였소......] [......?] 그 말에 전륜쌍노는 의아한 시선으로 그를 응시했다. 북리장천은 안타까움이 깊이 배인 음성으로 말했다. [풍운맹의 예봉을 꺾기 위해 세운 계획이 새어 나가...... 방 소궁주가 이렇 게...... 당한 것이오.] 아! 북리장천------ 그는 도대체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것인가? 그 의미는...... [아! 내가 전륜마군자로 하여금 풍운맹을 상대케한 것이 실수였소.] 북리장천, 그의 말은 무슨 뜻인가? 배신자의 말로가 아니었던가? 아니다. 그는 타인이 감히 상상할 수 없는 도량으로 전륜마군자의 인격을 지켜준 것이 었다. 그는 덧붙여 말했다. [하나 그의 죽음은 헛되지 않을 것이오. 이로써 풍운맹의 위선자들은 마도의 참(眞)된 힘을 충분히 인식했을 것이오.] 아! 그의 넓은 도량은 희대의 간웅을 일대 영웅(英雄)으로 추대하고 있었다. [......!] [......!] 전륜궁도들 모두가 비장한 얼굴로 그의 말을 경청했다. 북리장천은 그들을 향해 엄숙히 선언했다. [들으시오! 방공자의 시신은 마도인의 연명으로 엄식히 의식을 치를 것이오.] 이어 그는 곁에 선 인물들에게 명령했다. [구대마반, 그대들이 방공자의 유체를 거두도록 하시오.] [?] 구대마반은 그의 명령에 즉각 행동을 개시했다. 그의 명령대로 전륜마군자 방유룡의 시신은 조심스레 옮겨 지고...... 북리장천은 무심히 천공을 응시했다. 어느 덧, 암흑이 물러가고 찬란한 광명이...... 그의 시야에 가득 들어오고 있었다. x x x 충격------! 엄청난 충격이 전무림을 강타했다. 육반산(六盤山) 천마평(天摩坪)의 마종지회를 급습하던 정도 연합 풍운맹의 선 봉대 전멸------! 아! 그것은 엄청난 파문이었다. 풍운맹 최초의 대참패! 그로 인해 무림의 불안은 극도로 고조되었다. 하나, 그와 동시에 천하에 널리 알려진 마중 제일인----- 마소야! 그가 누군지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단지, 구천마야(九天魔爺)의 후예로만 알고 있?뿐, 한데, 마소야, 약관에 불과한 그는 마도일통(魔道一統)을 한 장본인인 것이다. 천하를 오시하던 마도오세(魔道五勢)들도 그를 하늘처럼 우러르고 있지 않은 가? 무림 특히 백도는 경악하고 또 경악했다. 이 시대에 마도를 총지휘하는 젊은 주역 마소야------ 그의 엄청난 능력에......! 마침내, 대중원(大中原)은...... 전운(戰雲)이 감돌기 시작했다. 쿠쿠쿠쿠......! x x x 공래산, 과거 녹림(綠林)의 제일지(第一地)였던 곳......! 하나, 갑자기 그 곳에 크나큰 변화가 있었다. 어느 때부터인지...... 무수히 많은 무림인들이 몰려 들기 시작한 것이었다. 무려 수개월 간 그 행렬은 끊이지 않았다. 한데...... 또한 갑자기 그 행렬은 뚝 끊겼다. 그리고는 고요일색...... 그것은 실로 기이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무림은 그로 인해 술렁이기 시작했다. 갖가지 유언비어도 항간에 무수히 떠돌고 있었다. 그러자, 의기 있는 무림인들이 예의 기이한 사태의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나섰다. 그렇게 나선 인원만도 부지기수...... 하나 결과는 더욱 기이했? 공래산...... 그곳은 불회(不廻)의 금역이 되고 만 것이었다. From kids@kids.kotel.co.kr Mon Mar 11 14:05 KST 1996 Subject: 야래향 145 From: kids@kids.kotel.co.kr (hades@KIDS) Date: Mon, 11 Mar 1996 17:23:38 +0900 (KST) To: cspark@hera.kaist.ac.kr X-Mailer: fastmail [version 2.4 PL21-h3] Status: RO [ fiction ] in KIDS 글 쓴 이(By): ruby (뱃살공주) 날 짜 (Date): 1995년07월29일(토) 19시10분25초 KDT 제 목(Title): 야래향 145 한데, 그곳에 한 인영(人影)이 나타났다. 일신에 녹삼(綠衫)을 걸친 청년, 녹의(綠衣)라니......? 그것은 여인들이 즐겨 입는 복색(服色)이 아닌가? 그런데 청년은 무엇 때문에 굳이 녹의를 입은 것인지...... 어쨌거나, 녹의인, 그가 남자임은 분명했다. 그것도 매우 준수한 미청년이었다. 일견하기에도 그의 용모는 뭇 여인들의 따가운 시선을 받아 내고도 남음이 있 었다. 한번 보면 빨려들 듯 너무도 수려한 관옥 같은 얼굴...... 한데, 기이했다. 일단 돌아서면 그의 얼굴은 도대체 기억해 낼 수가 없었다. 이목구비 중 그 어느 부분도 이렇다하고 말할 수 없는 얼굴...... 천의 얼굴인가? 아! 녹의인, 그는 정녕 신비한 얼굴의 소유자였다. ...... 그는 공래산역에 접어들고 있었다. [후후...... 많이 변했군, 그들이 일을 제대로 해 나가는 것 같군.] 알 수 없는 중얼거림, 그는 누구인가......? 스슷......! 유유자적 걷는 모습이 매우 한가롭다. 하나, 그 속도는 실로 엄청난 것이었다. 또한, 보라! 그의 발은 바닥에서 세 치 가량 떠 있지 않은가? 아! 전설의 신법이라 불리우는 부공약영(浮空躍影)------ 그것이 이 신비한 인물에 의해 전개되고 있는 것이 아닌가? 게다가, [불과 일 리를 지나 오는 동안 최소한 서른 네 곳의 매복과 일흔 두 곳의 함 정, 그리고 ...... 후훗...... 제법 그럴 듯한 대천주회륜진(大天周廻輪陣)을 펼쳐 놨군......!] 그는 투시안까지 지닌 것인가? 자신이 지나온 길의 상황 파악을 하고 있었다. 한데 만일 그의 생각이 옳다면 그것은 더욱 놀라운 일이었다. 생각해 보라! 그 같은 험로(險路)를 흔적도 없이 지나쳐 왔다면......! (만일 멋모르고 이곳에 들어왔다 가는 쥐도 새도 모르게 죽겠군.) 그는 신비하게 웃었다. 이어, 슷......! 그는 그림자처럼 그 자리에서 사라지고 말았다. 숲 속, 그 곳은 과거 환상림(幻像林)이라 불리우던 곳이었다. 그리고 오늘날에는 마치 죽음과도 같은 폐허......? 한데 그게 아니었다. 믿을 수 없게도 그곳은 타거나 쓰러진 나무들이 모두 생생하게 재생되어 있었 다. 전혀 다른 곳에 온 듯, 새로운 모습으로 말끔히 복원된 것이었다. 그곳에 들어선 한 인영......! 예의 신비한 녹의인, 그의 눈에 이채가 감돌았다. [호오...... 이 곳도 대대적인 섯??했군.] 그는 중얼거림과 함께 빨려들 듯 내부로 진입했다. 순간, 스스스......! 돌연 자욱한 운무가 뒤덮여 앞뒤 시야를 모두 차단하고 말았다. 그의 눈앞은 손가락을 펼쳐도 보이지 않을 만큼 짙은 운무에 가려진 것이었다. 그는 다시 나직이 중얼거렸다. [이 정도라면 백만대군이 들어��? 암도진탕에 빠진 꼴이 되고 말겠군. 눈 멀고 귀 먼 상태...... 여기에서는 일천군마만 가지고도 족히 백만대군을 전멸시킬 수 있다.] 그렇다. 그의 생각은 조금도 틀림이 없었다. 환상림을 메운 짙은 안개...... 그 속에서 암습을 받는다면 과연 누가 살아날 수 있겠는가? 그는 만족스러운 웃음을 흘렸다. [후후후...... 과연 마진자(魔陣子)의 진학(陣學)은 천하의 으뜸윷慣?] 아! 마진자----- 그러 말하자면, 오백 년 전 마도백인동맹(魔道百人同盟)의 서열 구십위(九十位)에 해당하는 절 세의 기인이 아닌가? 또한, 진법(陣法)을 논하자면 고금제일의 대가가 바로 그------ 마진자였다. 한데......! 스스슷......! 신비의 녹의인은 흡사 길을 외우기라도 한 듯 거침없이 진입해 들어가고 있었 으니......! 문득, 시야가 확 트였다. 그 앞에 나타난 풍경------ 아! 그것은 바로 녹림제일지(綠林第一地)인 환상루의 폐허였다.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그곳은 참혹한 전흔만이 남아 있었다. [......] 녹의인, 그는 녹천비(綠天碑) 앞에 묵묵히 다가가 섰다. From kids@kids.kotel.co.kr Mon Mar 11 14:06 KST 1996 Subject: 야래향 146 From: kids@kids.kotel.co.kr (hades@KIDS) Date: Mon, 11 Mar 1996 17:23:42 +0900 (KST) To: cspark@hera.kaist.ac.kr X-Mailer: fastmail [version 2.4 PL21-h3] Status: RO [ fiction ] in KIDS 글 쓴 이(By): ruby (뱃살공주) 날 짜 (Date): 1995년07월29일(토) 19시11분06초 KDT 제 목(Title): 야래향 146 그 순간, 스스스슷......! 스슷......! 돌연 지면에서 돌출된 수십 개의 인영이 나타났다. 똑같은 녹의(綠衣)를 걸친 인물들, 그들의 안광(眼光)은 섬뜩하리만큼 날카로왔다. 특히, 그들 중 가슴에 야(夜) 자(字)를 새긴 한 청년, 일견하기에도 그는 매우 비범한 인물인 듯했다. 그는 불의의 방문객을 향해 날카롭게 물었다. [귀하는 누구인가? 감히 이곳까지 잠입하다니......! 더구나 그 녹의(綠衣)를 입은 이유는 무엇인가?] 그의 말투는 다분히 위협적이었다. 하나, 예의 녹의인은 신비한 미소를 입가에 담았다. [후후...... 이곳이 자금성이라도 된다는 말인가? 천하인이라면 누구나 올 수 있는 곳 아닌가? 또한 이 옷을 입어서 안 된다 할 이유라도 있소?] 그 말에 녹의청년은 차갑게 말했다. [이곳은 녹림의 금역이다! 녹림의 자금성인 것이다. 또한 녹의는 오직 녹림인 만이 입을 수 있다!] 녹의인은 빙글거리며 반문했다. [후후...... 그렇다면 어쩔 텐가?] [확실한 목적을 밝히지 않으면 이곳에다 뼈를 묻어야 한다!] 청년은 눈가에 살기를 띄웠다. 그러나 녹의인은 여전히 빙글거렸다. [호오! 자신이 만만하군......?] 일? 청년의 안광이 무섭게 번뜩였다. [이곳까지 무사히 온 걸 보면 네 놈의 무공도 보통은 아니겠군! 하나 그렇다고 오만은 금물이다!] 다음 순간, [쳐랏!] 청년은 일성대갈했다. 그러자, 스스스......! 그를 비롯한 수십 명의 인영이 증발된 듯 자취를 감추고 말았다. 동시에, 휘익...... 휘류류...... 단지 뿌연 광막만이 사방을 둘러싸고 있었다. [......!] 녹의인은 흠칫하는 기색을 보였다. 하나 내심 그는 담담히 중얼거리고 있었다. (흐흠......! 환상무영살진(幻像無影殺陣)...... 이미 십성(十成) 수준에 이르 렀군.) 아! 그는 이미 주변의 상황을 환히 짐작하고 있었다. 대체 그는 누구기에......? 일순, 슈욱! 슈슈슈슉......! 사방으로부터 무서운 살기가 폭사되어 왔다. 하나, 빙글......! 녹의인은 가볍게 신형을 회전했다. 그 순간, 그의 양수(兩手)는 천의 변화를 창출했다. 파파파파팍......! 쾅------! 거창한 폭음이 뒤를 잇는다 싶은 순간, [우욱......!] [크으...... 어떻게 파진법(破陣法)을......!] 쿠쿵...... 녹의인영들은 모두 창백해진 채 비틀거리며 신형을 노출시키고 말았다. 이때, 녹의청년이 격분하며 앞으로 나섰다. [보통 놈이 아니구나! 하나 아직은 자만하지 마랏!] 그는 짙은 검미를 모두며 크게 외쳤다. [녹림의 힘을 보여 주마!] 순간, 팟------! 번뜩! 그의 소맷속에서 한 줄기 녹광이 뻗쳐 나왔다. 핑...... 피잉......! 지극히 아름다운 선율과 함께......! 그러자, [하하하하...... 냘宅?스株怜?綠血幻音飛絲功)! 멋지군!] 녹의인은 대소하며 감탄성을 발했다. 다음 순간, 스슷......! 슷! 그의 손바닥이 기괴무쌍한 변화를 연출했다. 우...... 웅! 파팍! 동시에 그는 눈부신 동작으로 허공 중에서 무엇인가를 나꿔챘다. 일순, [흑!] 녹의청년은 주춤하며 두 눈을 찢어져라 부릅떴다. 보라! 녹의인의 손바닥에는 투명한 가는 녹사(綠絲)가 걸려있지 않은가? 그 실끝에는 애초 종잇장처럼 얇은 투명한 비도(飛刀)가 매달려 있었다. 한데...... 놀랍게도 그 비도는 녹의인의 중지(中指)와 인지(人指) 사이에 정확히 꽂혀있 지 않은가? 녹의인, 그는 낭랑하게 웃었다. [하하하...... 야인십구황(夜人十九皇)! 아직 결점이 있네. 쾌(快)는 좋윰? 변식이 부족하군.] 부르르르......! 녹의청년은 일순 전신을 떨었다. From kids@kids.kotel.co.kr Mon Mar 11 14:07 KST 1996 Subject: 야래향 147 From: kids@kids.kotel.co.kr (hades@KIDS) Date: Mon, 11 Mar 1996 17:23:44 +0900 (KST) To: cspark@hera.kaist.ac.kr X-Mailer: fastmail [version 2.4 PL21-h3] Status: RO [ fiction ] in KIDS 글 쓴 이(By): ruby (뱃살공주) 날 짜 (Date): 1995년07월29일(토) 19시11분44초 KDT 제 목(Title): 야래향 147 몹시 큰 충격을 받은 듯...... 그는 더듬거리며 녹의인을 향해 물었다. [귀...... 귀하는 누구요......?] 녹의인, 그는 청년은 비도를 돌려주며 신비하게 웃었다. [밤(夜)...... 밤의 향기(香)가 그대 곁에 왔나니......!] 순간, [야래향(夜來香)......! 오오...... 전주(殿主)!] 청년은 털썩 무릎을 꿇었다. 뒤이어, 쿵쿵쿵......! 그를 따르던 녹의의 인물들이 일제히 부복했다. [일어 서시오!] 녹의인은 낭랑히 외치며 소매를 저었다. 스읏......! 무형의 강한 경력이 녹의청년을 비롯한 나머지 인물들 모두를 휘감아 일으켰 다. [전...... 전주......! 아아......] 녹의청년은 당황하며 황급히 고개를 숙였다. 녹의인, 그는 호쾌히 웃으며 녹의청년 등을 치하해마지 않았다. [하하하핫......! 그 동안 그대들의 공이 큰 것을 알겠소. 진심으로 치하하오 .] [부끄럽습니다.] 녹의청년 등은 감읍하며 머리를 더욱 조아렸다. 이어, 녹의인은 앞서서 녹천비 앞으로 가 비(碑)자를 손으로 그었다. 우르르르릉......! 지반이 갈라지며 입구가 열리자 녹의인은 성큼 그 안으로 들어갔다. 지하밀전으로 통하는 계단을 밟으며 그는 새삼 감회가 깊어짐을 느꼈다. [사부...... 보시어. 당신의 염원이 이루어졌소이다......] 아! 녹의인------ 그는 바로 북리장천이었다. 이 시대의 절대마종으로 추앙받던 마소야------ 그가 전혀 다른 또 하나의 분신, 야래향으로 나타난 것이었다. 이제...... 또 하나의 신비...... 그리고 밤의 역사가 그의 손에 의해 열리고 있었다. =========------------------------------>>> >>> 風雲第一龍 夜雨 >>> 廢墟之雲 在地獄 ...허운재옥 허운재옥 연재 시리즈 제 3 부 야 래 향 (夜來香) 第 五 卷... -------------------------------------------------------------------- ...>>> 第 四十二 章... 綠林의 復活, 古友들 <<<... -------------------------------------------------------------------- 지하대전(地下大殿)! 그 규모는실로 방대했다. 본래 천투종(天偸宗) 서문현승이 은밀히 축조했던 그것과는 엄청난 차이가 있 었다. 백인야황(百人夜皇)을 비롯한 녹림인들의 집결 후, 지하대전은 대규모의 토목공사를 거쳐 엄청난 규모로 확장된 것이었다. 또한, 크게 일전(一殿), 이원(二院), 삼부(三府)로 나누어 체계적인 운영을 겸비하고 있었으니......! 일전(一殿)! <야래전(夜來殿)> 이원(二院)! <군림원(君臨院)> <천유원(天幽院)> 삼부(三府)! <야황부(夜皇府)> <녹혈부(綠血府)> <천사부(天邪府)> 등이 그것이었다. 이를 수용하기 위한 누전(樓殿)등이 설치되었음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그외에도, 다섯 개의 광장과 여덟 개의 가산, 그리고 열 두 개의 인공호수를 비롯한 순많 은 방사들...... 이는 가히 지하에 또 다른 무림(無林)의 세계가 형성된 듯 실로 어마어마한 웅 자를 과시하고 있었다. 게다가, 곳곳에 열기와 희망으로 벅차 활발한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는 사실은...... 그야말로 새로운 시대가 열릴 것에 대한 확신을 말해 주고 있었다. From kids@kids.kotel.co.kr Mon Mar 11 14:08 KST 1996 Subject: 야래향 148 From: kids@kids.kotel.co.kr (hades@KIDS) Date: Mon, 11 Mar 1996 17:23:47 +0900 (KST) To: cspark@hera.kaist.ac.kr X-Mailer: fastmail [version 2.4 PL21-h3] Status: RO [ fiction ] in KIDS 글 쓴 이(By): ruby (뱃살공주) 날 짜 (Date): 1995년07월29일(토) 19시12분25초 KDT 제 목(Title): 야래향 148 한결같이 녹의를 입은 수많은 고수들, 그들은 정녕 굳게 믿고 있었다. 버림 받고 멸시 당하던 인간...... 밤의 인간들의 새로운 시대가 열린다는 사실을...... x x x ------야래전(夜來殿)! 바닥은 물론, 벽과, 천장까지 모두 온통 대리석으로 이루어진 넓은 대전, 장중함이 그 안에 깃들어 있다. 그곳의 상석에는 태사의(太獅衣)가 하나 놓여 있고 한 인물이 자리하고 있었 다. 녹삼인, 준수하면서도 윤곽이 선뜻 그려지지 않는 신비한 얼굴의 소유자, 그는...... 바로 북리장천이었다. 또 다른 신분 야래향(夜來香)...... 그는 야래전의 주인으로서 와있는 것이었다. 그의 아래로, 백인(百人)의 인물들이 가슴에 야(夜) 자가 새겨진 녹의(綠衣)를 입은 채 시립 하고 있었다. 이름하여 백인야황(百人夜皇)! 그들은 한결같이 무려 백 년 수위의 내공을 지닌 자들이었다. 또한, 마도백인동맹 일백마성(一百魔星)의 무공을 익힌 최고수들이었다. 북리장천, 그는 백인야황을 둘러보며 입을 열었다. [그 동안 수고들 했소. 그대들이 불과 수개월 사이에 야래전을 이같은 규모로 확장해 놓았을 줄은 정말 몰랐소.] 그의 얼굴에는 만좡?미소가 어렸다. [이제 그대들은 새로운 밤의 역사를 창조한 주역들이 된 것이요.] [......!] [......!] 백인야황들은 모두 흥분했다. 그들의 눈에는 한결같이 기이한 열기가 피어 오르고 있었다. 기실, 그들 백인은 모두 삼십이 채 되지 않은 청년들이었다. 그들의 공통점은 모두가 고아출신으로 어두운 생애를 살아 왔다?점이었다. 때문에, 그들은 오직 야래전의 창건에 생의 목적을 두고 피나는 고련을 마다하지 않았 다. 그리고 이제...... 드디어...... 때(時)를 맞이한 것이었다. [......] 북리장천은 태사의에 몸을 의지하며 묵묵히 그간의 상황들을 보고 받았다. 그는 내심 중얼거렸다. (야래전의 전력은 과거 환상루에 비해...... 오히려 십 배 을? 급증되었다. 이는...... 녹림사상 최강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렇다. 야래전에 입전한 기명자(記名者)만 무려 십만, 그밖에도 강호에 산재한 수십만 녹림들도 간접적으로 소속되어 있었다. 특히, 과거 환상루의 소속이었던 인물들은 녹혈부로 귀속하여 막강한 전력을 다지고 있다. 그 뿐이랴? 천사부(天邪府)! 이곳에는 은거기인을 비롯, 무림의 공적(共敵)으로 몰렸던 인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구성인원들을 수용하고 있었다. 그들의 전력 특징이라면, 도둑, 점장이, 도수, 광대, 장인, 사기꾼, 도박사 등등...... 온갖 부류의 밤의 인간들이 가진 저마다의 기질을 무(武)로 승화시키는 한편, 어떠한 악조건에서도 끈질기게 살아온 잡초(雜草)와도 같은 생명력을 그 바탕 에 두고 있다는 점이었다. 이로써, 삼부(三府)인 야황부를 비롯하여 녹혈부와 천사부는 그 구성이 마무리 되었다. 다만, 아직껏 이원(二院) 즉, 군림원과 천유원은 완성되지 않았다. 그것은...... 야래전주(夜來殿主)...... 즉 야래향의 명령에 따라 원주(院主)의 자리를 비어 놓은 때문이었다. 문득, 야래향...... 북리장천이 물었다. [그들은 지금 어디 있소?] 그들...... 그들은 누구를 의미하는 것인지......? 한 청년이 그 말에 공손히 대답했다. [그들은...... 녹수원(綠水院)에 있습니다.] 이심전심(以心傳心)...... 북리장천과 뜻이 통하는 인물, 수중에 섭선을 들고 서 있는 지혜무비함이 전신에 깃든 청년, 그는 바로 백인마성 중 당시 백마성의 군사(軍師)였던 마천뇌자(魔天腦子)의 후예였다. ------마기자(魔機子) 육성휘(陸星輝), 북리장천은 다시 그에게 물었다. [그들의 동태는 어떻소?] 마기자 육성휘는 혜안(慧眼)을 빛내며 말을 이었다. [그들도 녹림의 후예입니다. 다만 독자적인 행동을 고집하여 아직 조직에 들고 있지 않는 것 같습니?] 북리장천은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소. 내가 그들을 만나겠소.] 이어 그는 의미깊은 어조로 재차 물었다. [군림원과 천유원도 다른 준비는 모두 되어있소?] [물론 입니다.] 마기자 육성휘의 시원스런 대답에 북리장천은 매우 흡족했다. From kids@kids.kotel.co.kr Mon Mar 11 14:09 KST 1996 Subject: 야래향 149 From: kids@kids.kotel.co.kr (hades@KIDS) Date: Mon, 11 Mar 1996 17:23:49 +0900 (KST) To: cspark@hera.kaist.ac.kr X-Mailer: fastmail [version 2.4 PL21-h3] Status: RO [ fiction ] in KIDS 글 쓴 이(By): ruby (뱃살공주) 날 짜 (Date): 1995년07월29일(토) 19시13분11초 KDT 제 목(Title): 야래향 149 k 그는 자리에서 일어서며 백인야황들 모두를 향해 낭랑히 외쳤다. [여러분의 노고는 헛되지 않을 것이요. 이제 곧 새로운 폭풍의 시대가 열릴 것 이오!] [......!] [......!] 지하대전 안에 가득 채워지는 흥분과 격동의 물결......! 백인야황! 그들의 가슴은 새로운 시대에 대한 기대로 한없이 부풀고 있었다. x x x ------녹수원(綠水院), 졸졸졸졸...... 구중심처를 흐르듯...... 투명한 옥계류(玉溪流)기 굽이쳐 돌고...... 절묘하게 꾸며진 인공 가산과 연못은 조화의 극을 이룬다고나 할까? 그 곳에...... 한 채의 정자가 그림인 양 자리잡고 있었으니...... 그것은 가히 도원경(桃源境)이었다. 더구나, 지하에 이런 공간이 존재한다는 사실은 실로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정자 위, 일남일녀(一男一女)가 마주하고 있었다. 아! 일대 영웅(英雄)과 경국지색의 미녀(美女)가 바로 그곳에 있었다. 일신에 새카만 흑삼을 걸친 준수한 청년, 짙은 검미(劍眉)에 우뚝한 콧날, 또한 장대한 골격, 그리고 산(山)처럼 굳건한 풍모 등...... 그는 강렬한 남성미를 풍기는 인물이었다. 대략 이십 오륙 세쯤 되었을까? 하늘을 찌를 듯한 장부의 기개가 이미 완성의 극점을 치달리는 듯 굳강한 모습 이었다. 그와 마주한 여인, 오오...... 천상(天上)의 우물(尤物)인가? 극치의 미를 발산하고 있는 여인이여...... 너무도 아름다와 차라리 한(恨)스러운...... 그녀는 완벽한 미인(美人)이었다. 깨끗한 백의를 입은 채 수수(愁愁)로운 표정을 지닌 미녀...... 한 떨기 백국(白菊)인 양 그 모습은 지순(至純)함과 가을의 향기가 묻어날 듯 했다. 문득, 그녀는 담담하나 다소 불안함이 깃든 음성으로 말했다. [벌써 이곳에 온 지도 석달이 지났어요. 사형(師兄)......] [......] [언제까지 이곳에 있을 건가요?] 흑의청년은 무심히 대꾸했다. [글쎄, 백인야황이라는 자들이 그들의 지존인 야래향이란 인물을 만나기를 간 청하니 그냥 갈 수도 없군.] 그 말에 백의미녀의 두 눈이 이채를 띄웠다. [야래향이란...... 어떤 사람일까요.] [......] [그는 대단한 자임에 틀림없어요. 단시일 내에 녹림을 이토록 거대하게 규합시 키니 말예요. 특히......] 그녀는 두 눈을 반짝이며 말을 이었다. [백인야황이란 자들만 해도 최소한 우리 두 사람보다 하수(下手)는 아닐 것 같 아요.] 흑의청년의 짙은 검미가 꿈틀했다. [녹림에 그 같은 거인(巨人)의 출현은 기적적인 일이다. 몽몽.] 아! 그렇다면......? 그렇다. 낙화유혼생(落花幽魂生) 애몽몽, 이것이 백의미녀의 이름이었다. 그녀의 사형인 흑의청년, 그는 바로 천수검왕(天手劍王) 독고린(獨孤麟)인 것이쓴? 문득, 애몽몽은 안타까운 듯 탄식해마지 않았다. [만일...... 장천(藏天) 오라버니만 살아 계셨어도 본문은 지금쯤 천하의 반은 장악했을 거예요......] 천수검왕 독고린 역시 신음처럼 내뱉았다. [음...... 장천...... 문주만 살아 있었다면 녹림은...... 틀림없이 본문이 규 합했을 것이다.] 일시에 그들 두 사람은 침울해졀?말았다. 과거 만통신문(萬通神門)의 이름을 걸고 활약하던 시절...... 문주(門主)인 만통서생(萬通書生)...... 서문장천(西門藏天)...... 그에 대한 형언키 어려운 그리움에 두 사람이 똑같이 괴로운 심정이 되어버린 것이다. 잠시 후, 독고린은 애써 담담하게 말했다. [몽몽. 야래전도 녹림인 이상 우리들과는 동류(同流)인 셈이다. 또한 우리들과 근본 목적은 같다.] 애몽몽은 심각한 얼굴로 그를 주시했다. [사형은 지금 무슨 생각을......?] 독고린은 천천히 신중하게 말을 이었다. [만일...... 야래향이란 자가 우리에게 실망을 주지 않는다면...... 그에게 조 건을 내걸 생각이다. 사매의 생각은......?] [어떤 조건인가요?] [먼저...... 우리의 독자성을 엽맨玖?..... 암흑십구혈(暗黑十九血)과 우리 들은 문주의 복수를 최우선으로 하는 것이다.] 애몽몽은 다시 두 눈을 반짝였다. [찬동이에요. 하나 그가 만일 거부하면...... 그때는 어쩔 셈인가요?] 독고린은 차갑게 잘라 말했다. [길이 다르면 동행(同行)할 수 없는 법이다.] From kids@kids.kotel.co.kr Mon Mar 11 15:00 KST 1996 Subject: 야래향 150 From: kids@kids.kotel.co.kr (hades@KIDS) Date: Mon, 11 Mar 1996 17:23:52 +0900 (KST) To: cspark@hera.kaist.ac.kr X-Mailer: fastmail [version 2.4 PL21-h3] Status: RO [ fiction ] in KIDS 글 쓴 이(By): ruby (뱃살공주) 날 짜 (Date): 1995년07월29일(토) 19시13분57초 KDT 제 목(Title): 야래향 150 이때, 낭랑한 웃음소리가 그들의 귓전을 울렸다. [하하하...... 녹림인의 길은 하나이오. 본인은 그대들과 동행하고 싶소이다.] [......!] [......!] 독고린과 애몽몽, 두 사람은 안색이 대변하여 벌떡 일어났다. 언제였을까? 정자로 통하는 계단을 밟고 있는 한 인물을 발견한 것이었다. 녹의인, 준수하면서도 기이한 신비가 감도는 얼굴...... 그는 누구인가? 북리장천...... 아니 야래향이었다. 독고린은 눈썹이 모두 섰다. [귀하는 누구시오?] 북리장천은 포권하며 정중히 대답했다. [어두운 밤의 향기를 사랑하는 사람이라오.] [아, 야래향!] 독고린은 경악성을 발했으나 곧 마주 포권했다. [귀하를 만나 반갑소이다. 소생은 독고린이라 하는 사람이오.] 애몽몽 역시 가볍게 예를 취했다. 이어, 북리장천은 빙긋 웃으며 정자 위로 올랐다. [두 분의 다흥을 깬 것은 아닌지 모르겠소이다.] [천만에 말씀이외다.] 독고린은 스스럼없이 그에게 마주웃어 보였다. 하나, 독고린과 애몽몽 그들 두 사람은 내심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 (야래향...... 설마 이 정도 일 줄이야!) (활달한 성품에 저 비범한 기도......) 그들은 북리장천에게 잠시 시선을 떼지 못했다. 이제껏 대한 적이 없었던 독특하고도 신비한 분위기...... 그것은 상대방을 매료시키는 일종의 마력이었을까? 북리장천가 독고린 그리고 애몽몽, 이들 삼인(三人)은 금새 자연스럽게 어울렸다. 한 잔의 차(茶)를 나누며 그들은 화기애애했다. 북리장천은 미소를 지었다. [두 분의 무학과 지조에 대해서 본인은 벌스壙?탄복하고 있었소이다.] [......] [귀문의 문주께서 백도의 합공에 유명을 달리 하신 후 두 분께서 충혈(忠血)을 행하신 일은 본인이 몹시 감동을 받았소이다.] 그는 독고린과 애몽몽을 번갈아 보며 은근히 치하해마지 않았다. 내면에 의미를 지닌 채......! 하나 독고린은 담담했다. [과찬이시요. 전주.] 이어, 북리장천은 진지하게 말했다. [본인은 두 분을 정중히 모시고자 하오이다.] [......] [......] [두 분께서 귀문을 등지라는 말씀은 아니외다. 다만...... 동도로서 녹림의 한 을 풀고 이 땅에 새로운 역사를 창조하는데 함께 하고 싶다는 개인적인 소망이 외다.] 그 말은 독고린과 애몽몽 두 사람을 충분히 감동시키고도 남음이 있었다. 그리고...... 대화는 끊임없이 계속 되었다. 그러는 동안...... 독고린은 내심 매우 놀랐다. (야래향...... 박심함과 도량을 함께 지닌 인물...... 과연 녹림의 지존답다.) 또한 상대에게 점점 끌리는 마음을 그는 부인할 수가 없었다. 한편, 애몽몽, 그녀의 마음은 산란할 정도로 몹시 흔들리고 있었다. (아아...... 이 사람, 어쩐지 장천 오라버니와 너무도 흡사한 느낌이 든다.) 여심...... 너무도 섬세한 여심이었기에......! 북리장천, 그는 호방하게 웃었다. [하하하...... 만일 두 분을 모실 수 있다면 본인은 예(禮)를 다하겠소이다.] 이어, 그는 서슴없이 제의했다. [두 분께 비어 있는 쌍원(雙院)을 부탁 드리겠소이다.] [......!] [......!] 두 사람이 말을 잃고 있는 사이, 북리장천은 다시 말을 이었다. [군림원과 천유원은 각각 일만의 정예녹림고수가 소속되어 있소. 두 분께서 이 끌어 주신다면 녹림의 앞날은 밝아질 것이오.] 독고린과 애몽몽, 그들에게 더 이상 망설일 이유는 없었다. 그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깊숙이 포권하며 예를 취했다. [전주(殿主)를 뵈옵니다.] [전주......] 북리장천은 그들의 손을 굳게 잡았다. [두 분 영웅을 얻음은 금생의 영광이오이다.] 이어 그는 호탕하게 웃었다. [하하하......! 오늘같이 기쁜 날 어찌 천배(千杯)인들 사양하겠소이까? 하하 핫...... 실컷 듭시다!] 그는 손벽을 마주쳤다. 그러자, 언제 준비되었는지 시녀들이 줄줄이 산해진미들을 날라 왔다. 삽시에 정자 안에는 미주가효의 향기가 가득 찼다. 삼 인(三人)의 대작! 그것은 의기투합한 가운데 화기애애하기 그지 없었다. From kids@kids.kotel.co.kr Mon Mar 11 15:01 KST 1996 Subject: 야래향 151 From: kids@kids.kotel.co.kr (hades@KIDS) Date: Mon, 11 Mar 1996 17:23:54 +0900 (KST) To: cspark@hera.kaist.ac.kr X-Mailer: fastmail [version 2.4 PL21-h3] Status: RO [ fiction ] in KIDS 글 쓴 이(By): ruby (뱃살공주) 날 짜 (Date): 1995년07월29일(토) 19시14분36초 KDT 제 목(Title): 야래향 151 차츰...... 주홍이 도도히 무르익어 가고...... 독고린과 애몽몽은 북리장천에게 완전히 매료되고 있었다. 애몽몽, 그녀는 한없이 북리장천에게 빠져들고 있었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아아...... 여심이여......! x x x 야래전------ 그들은 사기 충천했다. 천수검왕 독고린, 낙화유혼생 애몽몽, 과거 만통신문의 주역이었던 이들 두 사람의 가입으로 더욱 사기가 올랐음은 두 말할 나위도 없었다. 야래전! 그곳의 녹림도들은 확신했다. 이제는...... 더 이상...... 녹림의 오욕의 시대는 끝났노라고......! =========------------------------------>>> >>> 風雲第一龍 夜雨 >>> 廢墟之雲 在地獄 ...허운재옥 허운재옥 연재 시리즈 제 3 부 야 래 향 (夜來香) 第 五 卷... -------------------------------------------------------------------- ...>>> 第 四十三 章... 落榜書生 端木奇 <<<... -------------------------------------------------------------------- 겨울(冬), 동지로 접어들면서 중원(中原)은 혹한으로 꽁꽁 얼어 붙었다. 대설(大雪)이 중원산하를 온통 건곤일색(乾坤一色)으로 물들이? 위리리리링...... 휘류류...... 설백(雪白)의 풍(風)이 나그네의 발을 휘감고 피풍과 어깨마저 눈가루로 뒤덮 는다. 나그네의 여정은 쓸쓸하고 황량하기만 하다. 하나, 강호무림은 더욱 고즈넉하기만 했으니...... 이상한...... 이해할 수 없는 침묵이 천하를 억누르고 있다. 백도건 흑도건, 녹림이건 할 것 없이 숨막히는 정적 속에 도상(道上)에는 무림 인의 모습을 찾을래야 찾을 길이 없었다. 모두 어디로 갔는가? x x x 휘이이이잉...... 설풍(雪風)이 온통 관도(官道)를 뒤덮는다. 행인(行人)마저 이런 악천후 속에는 더이상 길을 갈 수 없음이 분명하다. 인적은 뚝 끊어지고...... 객점과 주점(酒?은 도리어 길이 끊긴 행인들로 인해 초만원이었다. 왁자지껄...... 술냄새와 더운 음식의 향기...... 그리고 주객들의 환담과 웃음소리가 뒤범벅인 도신 취선방(醉仙房)------ 이곳은 숭산(崇山) 아래에 있는 생긴 지 오래되지 않은 객잔을 겸한 주점이었 다. 본래는 불가성지(佛家聖地) 소림사가 있으므로 부근에는 주점이라고는 없었다. 하나, 태실봉(太室峯)에 백도연맹 풍운맹(風雲盟)이 생긴 이후, 백도의 중심지로 몰려드는 수많은 영웅호걸들의 발길이 끊기지 않아 이곳에는 수십 개의 주루, 객잔 등이 성시(盛市)를 이루었다. 취선방도 그 중의 하나였고, [여보게, 요즘 무림이 왜 이리 조용한가?] [뭐라고? 이 사람 소식이 절벽이군? 아, 그래 정말 모른단 말인가?] [글쎄......?] [끌끌......! 이러고도 무림에 발을 딛고 산다고......] [허허...... 참! 궁금하니 얘기해 주게.] [허흠! 본래 이 이칠(李七)은 소식 하나만은 자부하네.] [글쎄 그러니까 묻고 있지 않은가?] [흠! 강호가 겉으로는 조용하고 평화로운 것 같아도 실은 한 바탕 대혈풍이 몰 려오기 직전의 소강상태일 뿐윰?] [대혈풍......?] [얼마 전 중원 마도가 연합한 것은 알고 있겠지?] [그런데......?] [마소야라는 자가 전마도를 통일한 후 백도와의 사생결단을 준비하고 있다는 거야. 뿐만아니라......] [......!] [야래향...... 밤의 인간들의 대부(代父)라는 야래향이 녹림의 고수들을 규합 하여 과거의 환상루를 재건했다는 거야.] From kids@kids.kotel.co.kr Mon Mar 11 15:02 KST 1996 Subject: 야래향 152 From: kids@kids.kotel.co.kr (hades@KIDS) Date: Mon, 11 Mar 1996 20:38:36 +0900 (KST) To: cspark@hera.kaist.ac.kr X-Mailer: fastmail [version 2.4 PL21-h3] Status: RO [ fiction ] in KIDS 글 쓴 이(By): ruby (뱃살공주) 날 짜 (Date): 1995년07월29일(토) 19시15분17초 KDT 제 목(Title): 야래향 152 [그래서......?] [아, 백도라고 가만 있겠는가? 풍운맹주 십전무랑 옥사자께서는 풍운제일령(風 雲第一令)을 발동하여 전 백도에 소집령을 내렸다네. 이제 얼마 후 풍운맹은 마 도와 야래전을 향해 대척살령(大斥殺令)을 선포할 것이네.] [대...... 척살령!] [옥사자께서는 수천 년 간 내려온 무림혈풍의 종지부를 찌기 위해 마도와 녹림 을 아예 깡그리 쓸어 버리겠다는 원대한 천하대업을 선포하셨다네!] [오오......!] 대화, 그것은 취선방의 두 행객------ 표사차림의 중년인들이 나눈 대화였다. 아까부터...... [......] 묵묵히 창가에 앉아 술잔을 비우고 있던 평범하게 생긴 마의서생(麻衣書生)은 그 대화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제법 준수한 편이나 별 특징이 없는 용모로 인해 웬만해서는 기억에 남지않는 그런 인물이었다. 그는 의자 옆에 책상자를 놓고 있었다. 누가 보더라도 그의 그런 모습은 영락없는 낙방서생으로 보였다. 문득, 서생은 몸을 일으켰다. 이어 계산을 치른 후 아직도 눈이 펑펑 쏟아지고 있는 밖을 바라보았다. 그때 계산대의 노인이 웃었다. [손님, 이 폭설에 어딜 가시려 하오?] 낙방서생?빙긋 웃으며 말했다. [태실봉에 있다는 풍운맹으로 갑니다.] 그말에 노인은 눈쌀을 찌푸렸다. [보아하니 무림인은 아닌 것 같고...... 무엇 때문에 그곳엘 가남?] 낙방서생은 히죽 웃었다. [동문(同門)의 선배 한 분을 만나러 갑니다.] [......?] 노인은 무얼 물으려 했으나 생각을 돌린 듯 고개를 저었다. [포기하시오. 이 폭설 속에는 무림인이 아니라면 산(山)을 오르는 것은 불가능 한 일이오. 눈이 그쳐도 내년 봄에라야 눈 녹은 후 오르는 것이 좋다오.] 그말에 서생은 울상을 지었다. [그...... 그럴 수는 없습니다.] [......?] 서생은 주머니를 털어 보였다. [보다시피...... 그때까지 버틸 은자가 없기 때문입니다. 이래 죽으나 저래 죽 으나 마찬가지라?차라리 산을 오르겠습니다.] 이어 그는 짐짓 비장한 각오를 한 듯 문을 나섰다. 이때, 문득 구석진 자리에 앉아있던 한 중년인이 몸을 일으켰다. 그는 갈색옷을 입었는데 눈빛이 날카로웠다. 그는 빠른 걸음으로 방금 눈발 속으로 사라진 낙방서생의 뒤를 쫓기 시작했다. 휘이이잉...... 휘이이이잉------! 눈보라를 동반한 삭풍은 무섭게 소용 돌이쳤다. 비틀비틀......! 무릎까지 푹푹 빠지고 가파르고 험난한 눈길을 무공이 없는 보통사람이 오른다 는 것은 생명을 내건 것이나 다름이 없었다. 낙방서생은 쓰러지기를 수십 번, 비탈길을 구르기를 예사로 하면서도 쉬지 않 고 대충 눈길을 가늠하며 오르고 있었다. [헉헉......!] 그의 입과 코로는 거친 숨결이 허연 김과 풋?피어 올랐다. 한편, 약 십 장 쯤 떨어진 곳을 미행하는 중년인이 있었다. 그는 바로 갈삼의 중년인으로 취선방에서부터 은밀히 따르는 중이었다. 문득, [앗......!] 휘------ 익! 신형을 비조처럼 날렸다. 얕트막한 절벽을 곤두박질치는 서생을 보았기 때문이었다. [이봐, 친구! 대체 누굴 만나러 풍운맹에 가는 것인가?] 중년인은 의심쩍은 음성으로 물었다. 간신히 그 덕분에 목숨을 건진 서생은 턱까지 추위로 인해 덜덜 떨면서 대답했 다. [헉헉...... 동문(同門)...... 선배님입니다.] [......?] [그가 누구냐는 말이네!] [헉...... 으...... 춥다...... 글쎄 뭐라더라......? 무슨...... 총사(總師) 라던데......] 순간, [총...... 총사!] 중년인은 크게 놀란 듯 소리 질렀다. 그때 눈보라가 들이 덮치자 낙방서생은 비명을 질렀다. [아이쿠......!] 중년인은 문득 차갑게 말했다. [거짓말을 하면 자네 따위의 글벌레는 쥐도새도 모르게 죽는다는 걸 아나? 총 사님에게 너같은 글벌레 따위의 동문이 있을 턱이나 있겠느냐?] 그 말에 서생은 눈을 벌뚱거렸다. [총사가 그렇게...... 높습니까?] 중년인은 어이가 없다는 듯 고개를 흔들었다. [일인지하 만인지상이네!] 그러자 서생은 히죽 웃는 것이 아닌가? [그렇다면 잘 되었군요! 헤헤...... 그것에 가면 적어도 박대받지는 않겠군요 .] [......!] 중년인은 머리가 혼란스러워졌다. (바보라 하자니 그렇고...... 정말 사해총사(四海總師)께서 이런 얼간의 글벌 레 사제가 윱鳴煮?믿기 어려우니......) 그는 쉽게 판단이 서질 않았다. From kids@kids.kotel.co.kr Mon Mar 11 15:03 KST 1996 Subject: 야래향 153 From: kids@kids.kotel.co.kr (hades@KIDS) Date: Mon, 11 Mar 1996 17:23:59 +0900 (KST) To: cspark@hera.kaist.ac.kr X-Mailer: fastmail [version 2.4 PL21-h3] Status: RO [ fiction ] in KIDS 글 쓴 이(By): ruby (뱃살공주) 날 짜 (Date): 1995년07월29일(토) 19시16분03초 KDT 제 목(Title): 야래향 153 이윽고, [대체...... 자네 사문(師門)은 어디인가?] [헤헤...... 아실런지 모르나 귀곡문(鬼谷門)이라고 하죠.] [귀...... 귀곡문!] 중년인은 하마터면 비명을 지를 뻔했다. ------귀곡문(鬼谷門)! 그 이름은 강호인이라면 귀가 멀지 않은 한 모른다는 것이 어불성설...... 당대고인이자 석학, 그리고 고금의 신비학파(神秘學派)의 기인 귀곡자(鬼谷子) 귀곡선생(鬼谷先生)이 세운 학파로써 천하제일귀재(天下第一鬼才)만이 입문할 수가 있었다. 귀곡문하는 대대로 극히 신비무쌍하여 세상에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그들은 학문(學門), 의술(醫術), 기문둔갑(奇門遁甲), 역리성복(易理星卜), 기 관지학(機關之學), 병략법(兵略法), 풍수지리(風水地理) 등등...... 천하제일의 신산귀계술의 달인들이었다. 헌데...... 얼핏 바보같이 보이는 낙방서생이 귀곡문이라니...... 실상 풍운맹의 총사로 있는 사해산인(四海山人)이 귀곡문 출신이라는 것은 거 의 아는 사람이 없었다. 중년인은 서생을 보는 눈이 크게 달라지고 있었다. (겉으로는 바보인 척하나...... 어쩌면 기인일지도 모른다.) 그는 부드러운 음성으로 말했다. [사해총사께 찾아가는 목적은 무엇인가?] 아주 말투까지 싹 변했다. [헤헤...... 선배께서 한 자리 하신다기에 이 몸도 둔한 재주로나마 일자리를 얻을 수 있을까 하고요.] 중년인은 문득 자세를 바로 잡더니 정중히 공수하는 것이 아닌가? [이거 실례 많았소이다. 소생은 구주신행쾌보(九州神行快步) 등양(鄧陽)이라 하오이다. 풍운맹 외단(外壇) 소속의 신기번(神機幡) 산하의 이급 향주(香主)로 써 강북(江北)의 연락 및 정보를 담당하고 있소이다.] 낙방서생은 눈을 벌뚱거리며 마주 포권했다. [소생은...... 단목기(端木奇)라고 합니다만......] [허허...... 단목형이셨구료, 풍운맹에 입성하게 되면 잘 부탁드리오.] 낙방서생 단목기는 머리를 긁적였다. [헤헤...... 이거...... 힘이 될 수만 있다면야...... 등형을...... 옳지, 사 형께 잘 말씀 드리면 되겠군.] 그 말에 등양의 얼굴이 환해졌다. [고맙소! 정말 고맙소이다. 사실...... 이 등양은 벌써부터 내단(內壇)에 진출 해야 하는데...... 알아 주는 사람이 없어 썩고 있는 셈이오. 허헛......] 단목기는 맞윤맡틈? [옳소! 내 관상을 좀 볼 줄 아는데 등형 같은 분이 어째서 외단 따위에서 썩고 있는지 이해가 되지 않소이다. 이번에 사형을 만나면 필히 헤헤...... 등형을 내단으로 승진하게 해달라고 할 것이오.] [고...... 고맙소이다!] 두 사람, 그들은 의기투합하였다. 점점 더 몰아치는 눈보라 속에서 그들은 껄껄거리며 즐겁게 담소하고 있었다. 그리고...... 휘...... 익! 구주신행쾌보 등양은 그 특유의 신행쾌보술(神行快步術)을 유감없이 발휘하여 나는 듯이 단목기의 손을 잡고 풍운맹을 향했다. 그 덕분에 단목기는 편안히 풍운맹까지 갈 수가 있었음은 당연지사였다. ...... <풍운맹(風雲盟).> 백도제일지이자 천하제일이지이기도 한 곳, 소림사가 있는 소실봉 맞은편의 태실봉 둘레에 웅장하게 축조된 백색의 대리석 궁은 그 규모가 가히 황궁을 방불케 했다. 성벽의 둘레만도 근 사오십 리에 달했으며, 크게 외단(外壇), 내단(內壇)으로 나뉘어져 외단만도 능히 십만, 내단이 삼만의 인원이 상주한다. 고루거전이 즐비하였으며 엄청난 규모의 연무장과 수를 헤아릴 수 없는 방사가 줄을 잊고...... 그 조직은 거미줄같아 풍운맹의 인물조차 정확한 계보를 파악키 힘들 정도였 다. 성문의 경비는 삼엄무비했다. 등양은 성문을 통과할 때 신표를 제시하고 무사히 통과했다. 단목기도 통과했음은 물론이었다. 단목기는 입성하면서부터 신기한 듯 잠시도 쉬지 않고 두리번거렸다. 으리으리한 건축물, 복잡하면서도 질서있게 배열된 대전과 누각, 방사들...... 그 사이를 오가는 눈빛에 정광이 번뜩이는 무림고수들...... 근 백만 이상의 백도인들이 직접간접으로 풍운맹에 예속되어 있으며...... 그들 중 풍운맹에 드는 것은 극히 혜택받은 영광으로 인식할 정도였다. 단목기는 입을 딱 벌렸다. [와아......! 정말 굉장한 곳이군요!] 등양은 으쓱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렇소, 이곳이야말로 천하군웅과 기인재사들이 총집결된 곳이오. 이곳에 들 어 온다는 것 자체가 무상의 영광인 것이오, 단목공자.] 그의 호칭은 더욱 반전하고 있었다. 단목기는 신나는 듯 말했다. [헤헤...... 이런 곳에서 일을 하면 정말 재미있겠는 걸?] 등양은 은근히 물었다. [이곳에 아주 눌러 계실 생각이오? 혹시...... 총사께서 받아 주시지 않으면. .....] [그럴 리가 없소. 사형은 평소 나를 몹시 귀여워 하셨소이다.] 단목기는 자신있게 말했다. 등양은 득의의 미소를 지었다. [그럼 어서 내단으로 갑시다.] [아직도 더 가야 하오?] [하하...... 내단은 이곳과 아주 틀린 곳이오. 아직 십 리를 더 가야 하고 또 세 번의 성문(城門)을 통과해야 하오. 결코 아무?들어갈 수 있는 곳이 아니라 오.] 단목기는 혀를 내둘렀다. From kids@kids.kotel.co.kr Mon Mar 11 15:04 KST 1996 Subject: 야래향 154 From: kids@kids.kotel.co.kr (hades@KIDS) Date: Mon, 11 Mar 1996 17:24:03 +0900 (KST) To: cspark@hera.kaist.ac.kr X-Mailer: fastmail [version 2.4 PL21-h3] Status: RO [ fiction ] in KIDS 글 쓴 이(By): ruby (뱃살공주) 날 짜 (Date): 1995년07월29일(토) 19시16분50초 KDT 제 목(Title): 야래향 154 [정말 대단한 곳이군요!] [하하하하......!] 그들은 첫 번째 성문에서 멈추어야 했다. 성문을 지키는 금삼위사가 가로막은 것이었다. [호패가 있소?] [없습니다만 이 분 공자로 말할 것 같으면......] [안돼!] 설명을 늘어놓던 등양은 찔끔했다. 외단에 속한 그는 내단 소속의 금삼을 입은 무사들과는 신분의 차이가 있는 것 이었다. [하나 이분 공자는 사해총사님의 사제(師弟)이십니다.] [......!] 금삼위사의 안색이 변했다. 그는 유심히 단목기를 살펴보더니 의심쩍은 듯 말했다. [무슨 증거가 있소......?] 단목기는 히죽 웃었다. [그 분께 물어보면 알 것이오.] [......!] 금삼위사는 난색을 지었다. [그렇게 막연해서는......] 이때 등양이 말했다. [그럼 이렇게 하면 어떻겠습니까?] [......?] [단목공자께서 친필로 명첩을 써 총사께 연락하면 될 것이 아닙니가?] 금삼위사는 그럴 듯하다고 여겼는지 고개를 끄덕였다. [좋소.] 이어, 단목기에게 곧 지필묵이 주어졌다. 단목기는 먹을 듬뿍 찍더니 일필휘지로 휘갈겼다. <사제(師弟) 단목기(端木奇) 삼령진인(三靈眞人)의 사명(師命) 받들고 방문함 .> 매우 간단한 글이었으나 돗瑛?물론 금삼위사도 눈을 휘둥그레 떴다. 서체(書體), 그들이 보기에 그렇게 힘차고 유려한 필체는 처음보았기 때문이었다. 용비봉무...... 용사비등...... 가히 고금제일체라고나 할까? 등양은 내심 중얼거렸다. (틀림없다. 후후...... 이제 이 등양에게도 길이 트인 것이다.) 명첩이 내단 안으로 전해지는 동안, 두 사람은 성문 옆의 한 대 위에 나란히 앉았다. 등양은 꿈에 부풀어 있었다. (이제...... 이 등양에게 기회가 오는 것이다. 내단으로만 영전하면...... 후 후...... 나의 명성은 하늘을 찌를 것이다.) 그는 멍청히 아직도 주위를 둘러보고 있는 단목기를 바라보며 염두를 굴렸다. (이 자는 필시 귀곡문하인 이상 범상치 않은 읒寧?지니고 있을 것이다. 하나 의외로 경험이 없고 약간 단순한 듯하니 잘만 구슬리면 내가 출세하는데 발판 이...... 그것도 튼튼한 발판이 되어 줄 것이다.) 등양은 생각할 수록 신바람이 났다. (외단에 들어온 지 벌써 이 년이 지났다. 그 동안 발바닥이 부르트도록 뛰었지 만 어디 소득이 있었나? 빌어먹을 내단놈들이 공은 모두 차지하고 내게는 찌꺼 기도 돌아오지 않았다. 하나 이제 내단에만 발탁되면...... 훗후...... 이 등모 도 팔자가 피는 것이다. 그러려면 우선......) 그는 단목기를 바라보았다. (이 자를 사로 잡아야 한다. 나의 출세의 발판이 될테니까, 훗후......) 그는 문득 입을 열었다. [단목공자, 혹...... 여자를 좋아하시오?] [여자......?] 단목기는 멍청한 표정을 지었다. [후후...... 옛 성현의 말씀에도 영웅은 미녀를 좋아하고 여색(女色)을 즐김은 대장부의 험이 아니라고 하지 않았소? 단목공자 같은 분이말로 여자를 즐기는 특별한 취미가 있을 법해서......] 단목기는 히죽 웃었다. [헤헤...... 어디가 고장나지 않고서야 여자 싫어하는 남자가 있겠소?] (됐다!) 등양은 내심 쾌재를 불렀다. [후후...... 그렇다면 앞으로 이 등양을 잊지 말아 주시오.] [......?] [공자께서 손만 내밀면 모든 여자가 기꺼이 따르도록 이 등모가 보살펴 드리겟 소이다. 후후...... 공자 같은 미남자라면 어느 여인인들 마다하겠소이까?] 단목기의 입이 벌어졌다. [정말 내가 그렇게 미남이오?] [아니, 정말 공자는 자신도 모른단 말이시오?] 등양은 능청을 떨었다. 실상 단목기는 다소 평범한 듯하고 약간 바보스러운 구석이 없지 않았으나 자 세히 보면 준수한 데가 있었다. [공자께서 원하신다면 이 등모가 월하노인이 되어 미인이란 미인은 모두 안겨 드릴 용의가 있소이다.] [헤헤...... 그것 참...... 그럼 부탁하오.] 단목기는 짐짓 쑥 스러운 척하면서도 실속은 다 차리고 있었다. 이때였다. 예의 금삼위사가 다가 오더니 정중히 읍하는 것이 아닌가? [총사께서 입성하시라는 분부가 계셨습니다!] 단목기는 몸을 일으키더니 자못 거드름을 피웠다. [그렇소? 그럼 안으로 들어 가겠소이다.] 그는 휘적휘적 성문 안으로 걸어들어 가기 시작했다. 등양은 급히 그의 뒤를 따랐다. 하나, [안돼!] 차가운 말과 함께 한 자루 도(刀)가 그를 막았다. 금삼위사는 단호히 말했다. [감히 외단신분으로 내단에 들어가는 것이 금법임을 모르나?] [하지만 소생은 공자를 모시고 온......] From kids@kids.kotel.co.kr Mon Mar 11 15:05 KST 1996 Subject: 야래향 155 From: kids@kids.kotel.co.kr (hades@KIDS) Date: Mon, 11 Mar 1996 17:24:06 +0900 (KST) To: cspark@hera.kaist.ac.kr X-Mailer: fastmail [version 2.4 PL21-h3] Status: RO [ fiction ] in KIDS 글 쓴 이(By): ruby (뱃살공주) 날 짜 (Date): 1995년07월29일(토) 19시17분33초 KDT 제 목(Title): 야래향 155 하나, [기다려라, 소식이 올 때까지.] 위사는 냉랭했다. 이때 단목기는 고개를 돌리며 눈을 찡긋했다. [하하하핫......! 안심하시오. 등형, 곧 좋은 소식이 있을 것이니.] 그 말에 등양의 얼굴에 기쁨이 넘쳤다. 그는 곧 코가 땅에 닿도록 절을 했다. 단목기------ 이 기이한 낙방서생은 이렇게 무사히 풍운맹의 가장 깊숙한 내단으로 들어가게 되었다. 과연......? 그는 누구인가? 귀곡문하(鬼谷門下)로써 과연 또다른 풍운을 몰고 올 것인가? 아뭏든 신비한 인물임에는 틀림이 없으리라. =========------------------------------>>> >>> 風雲第一龍 夜雨 >>> 廢墟之雲 在地獄 ...허운재옥 허운재옥 연재 시리즈 제 3 부 야 래 향 (夜來香) 第 五 卷... -------------------------------------------------------------------- ...>>> 第 四十四 章... 好好書生, 巨木의 썩은 뿌리 <<<... -------------------------------------------------------------------- [자네는 누군가?] 붉은 주단이 깔린 은중하고 차분한 분위기가 흐르는 방(房), 방이라기보다는 대전(大殿)에 가까울 정도로 넓은 곳이었다. 사방 벽에는 고화(古畵)가 걸려있어 한층 분위기가 고풍(古風)스럽게 가라앉아 있었다. 맞은 편에는 자단목 의자에 한 명의 초로(初老)의 문사(文士)가 단정히 앉아 있었다. 눈빛은 깊이 침잠되었으며 헤아릴 수 없는 무궁한 지혜가 담겨 있는 듯했다. [......!] 단목기, 기이한 낙방서생은 신기한 듯 방 씬?둘러보고 있었다. 그러다 히죽 웃으며 말했다. [선배님, 이 단목기를 모른 척 하시다니 너무 합니다요.] 순간 문사의 안색이 냉랭하게 굳어졌다. [허튼 수작이 통하는 곳이 아님을 모른단 말인가?] 그의 음성에는 은은한 분노가 섞여 있었다. 단목기는 또 다시 히죽 웃으며 태연하게 말했다. [삼령진인(三靈眞人)께서 말씀하시기를 선배님은 개과천선하셨다던데......? 아니란 말인가요?] 개과천선이라니......? 문사는 당금 풍운맹의 총사인 사해산인(四海山人)이었다. 그는 어이가 없었다. [허허...... 자네는 호랑이 간이라도 삶아 먹은 것 같군.] 이어 그는 의자의 팔걸이 달린 단추에 손가락을 대었다. [이것을 살짝 누르기만 해도 자네는 전신?토막토막 나 이승을 하직하게 되 네. 바른대로 말하지 않으면......] [아아...... 잠깐만, 그럼 선배님은 삼령진인을 모르신단 말입니까?] [......!] 사해산인의 안색이 굳어졌다. [그렇다면......!] 단목기는 히쭉 웃었다. [삼령진인께서 소생더러 선배님의 한 팔 힘이 되라 하셨읍죠.] [......!] 사해산인은 곧 무엇을 깨달은 듯 부르르 경련했다. [진인께선...... 별래무양하신가?] [그렇지가 못합니다. 그만 열반에 드셨지요.] 진인(眞人)이 열반이라니? 진인은 도가(道家)요, 열반이란 용어는 불가(佛家)에서 쓰이는 말이 아닌가? [결국...... 그렇게 되셨군.] 사해산인은 암담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다 문득 그는 마음먹은 듯 말했다. [진인께서...... 자네를 보냈다고......?] [헤헤헤...... 이래뵈도 선배님께 누를 끼칠 정도는 아닙죠. 무엇이든 시켜만 주십시요.] [......!] 사해산인의 표정이 몇차례나 변하고 있었다. 이윽고, 그는 몸을 일으켰다. [이리 따라오게. 사제.] [헤헤......] 단목기는 너무나도 인간적인 웃음을 흘리며 따랐다. 밀실(密室), 사방이 철저히 은폐된 곳이었다. 그곳은 서실이었고 만권서적으로 사방이 꽉차 있었다. [이곳은 안심할 수가 있네. 허심탄회 하게 말해 주게. 자네는 누구인가?] 사해산인의 심각한 말에 이제까지 바보스럽기만 하던 단목기의 안색도 정색으 로 돌아왔다. From kids@kids.kotel.co.kr Mon Mar 11 15:06 KST 1996 Subject: 야래향 156 From: kids@kids.kotel.co.kr (hades@KIDS) Date: Mon, 11 Mar 1996 17:24:08 +0900 (KST) To: cspark@hera.kaist.ac.kr X-Mailer: fastmail [version 2.4 PL21-h3] Status: RO [ fiction ] in KIDS 글 쓴 이(By): ruby (뱃살공주) 날 짜 (Date): 1995년07월29일(토) 19시18분17초 KDT 제 목(Title): 야래향 156 그는 문득 몸을 일으키더니 절을 하는 것이 아닌가? [소손의 절을 받으십시오. 소손 북리장천이라 합니다.] 아! 그가 바로 북리장천이었던가? 허나 깜짝 놀란 것은 사해산인이었다. [소...... 손이라니......?] 그는 멍청했다. 북리장천은 공손히 말했다. [영아(暎兒)는 소생의 미혼처입니다.] 순간, [영...... 영아......!] 사해산인은 충격을 받은 듯이 격동을 일으켰다. 그의 초로에 접어든 얼굴에 주름살이 잡혔다. 그는 떨리는 손으로 덥석 북리장천의 어깨를 잡으며 말했다. [영...... 영아의 미혼부라고......? 오오...... 하늘이여......!] 북리장천------ 하늘 아래 이토록 대담한 자가 또 있을까? 그는 단신으로 호혈(虎穴)에 들어오고도 지극히 태연했다. 대체 그의 깊은 속셈이 무엇이기에 천마평의 마도와 환상림의 야래전을 떠나 단신으로 이곳에 왔단 말인가? ...... 북리장천이 이제까지 있었던 일을 모두 얘기하자 사해산인은 격동에 격동을 거 듭했다. 특히, 그가 이 시대의 최고의 신비인인 만통서생(萬通書生),사령귀(死靈鬼), 야래향( 夜來香), 거기에다 마소야까지 겸임하고 있다는 얘기에 대해서는 놀라다 못해 넋을 잃기까지 풔? 이어 천무성궁에서 담환천을 만난 일과 이영, 이고웅 남매를 상봉한 것을 말하 자, 그의 깊은 혜안에는 뿌연 물막이 어리기까지 했다. [오오......! 하늘의 가호가 아직 본가의 혈통을 보존함이여......!] 그는 감격에 겨워 북리장천의 손을 잡고 어쩔 줄을 몰라했다. 북리장천을 보는 그의 눈에는 대견함과 흐믓함, 신뢰?기쁨의 빛이 뜨겁게 어 려 있었다. [아아......! 이 늙은이의 죄업이 천하를 이 지경으로 몰아넣었네. 혈육을 보 존함에 연연해 악마에게 발톱을 주었으니......] 그는 심한 자책에 괴로운 표정을 지었다. 북리장천은 담담히 말했다. [노선배님은 너무 자책하지 마십시오. 담환천 그 자는 노선배님이 아니더라도 이미 천하정복의 야심을 지니고 마수를 전무림에 뻗은 흉수입니다.] [하나...... 그에게 천하패업대계를 세워준 노부의 죄야말로 천벌을 받아 마땅 하네.] [그렇지 않습니다. 지금부터가 시작입니다. 사필귀정이라 했거늘...... 결코 사가 정을 이길 수는 없습니다.] 이어 그는 신비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마도연합과 야래전은 중요한 변수입니다. 거기에 소생은 계책이 있습니다.] [계책?] [후후...... 제가 무엇 때문에 이곳에 왔는지 아십니까?] [......!] [허허실실...... 바로 허(虛)를 찌르는 것입니다. 풍운맹의 한 가운데 바로 이 곳에서 대변수가 일어날 것입니다.] [......!] 사해산인의 눈에서 다시 혜광이 일어났다. 고금제일의 병략가(兵略家)------ 그의 머리도 신속히 회전하기 시작풔? [자네의 뜻은......?] [적의 심장부를 먼저 부패시키는 것입니다. 후후...... 풍운맹은 거목(巨木)이 긴 하나 뿌리 부분이 썩어 있습니다. 줄기와 가지가 무성해도 뿌리가 썩으면 비 참히 시드는 것은 시간문제입니다.] [오......!] [외단과 내단은 심각한 반목이 있습니다. 그것을 이용하고...... 훗후......! 어쨌든 놈은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격이 아닙니까?] 그 말에 사해산인은 문득 웃음을 터뜨렸다. [허허허헛......! 예끼 고얀 사람! 노부가 그럼 고양이란 말인가?] [하하하핫......! 그렇게 되는 건가요?] 북리장천은 낭랑한 웃음을 터뜨렸다. 두 사람은 친 혈육 이상으로 가까와졌다. 이어, 그들은 많은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다. 사해산인은 풍운맹의 조직과 인원, 그리고 내부구조와 현재상황, 그리고 병력 에 관해 자세히 설명했다. 북리장천의 예측대로 풍운맹은 거목이되 뿌리부분이 충실치 못했다. 초거대 집단이므로 말단에 이르기까지의 계통이 너무도 복잡하여 제대로 질서 가 세워질 수 없었으며, 또한 명예욕과 각문파의 실리(實利), 그리고 개인적인 반목 등은 커다란 분열의 불씨를 안고 있었다. 비롯 겉으로는 화합이 유지되는 듯했으나 속으로는 경쟁과 질시, 모함과 모략 이 난무하는 것이었다. 특히, 내단과 외단의 불화는 최근 들어 심각할 정도였다. 최근에는 공공연한 충돌도 일어나 내분이 잦은 실정이었다. 더구나...... 더욱 큰 일은 핵심에서 일어나고 있었으니...... [그 자를 이용할 생각입니다. 그 자는 명예욕과 출세에 눈이 어두워 있고 또 외단출신이므로 반목을 조성할 명분이 있는 셈입니다.] [구주신행쾌보 등양...... 그렇군. 그 자는 최근 요주의 인물로 보고가 와 있 네.] [어느 정도입니까?] [내단 감찰산하의 보고에 의하면...... 지위에 불만이 많은 그는 주위에 공공 연한 세력을 규합하여 내단에 대항한다?것이네. 그래서...... 일단 증거만 잡 히면 처벌할 생각이었네.] 북리장천은 눈을 빛냈다. [금상첨화이군요!] [자네는 정말 무서운 친구로군!] 사해산인은 혀를 내둘렀다. From kids@kids.kotel.co.kr Mon Mar 11 15:07 KST 1996 Subject: 야래향 157 From: kids@kids.kotel.co.kr (hades@KIDS) Date: Mon, 11 Mar 1996 17:24:11 +0900 (KST) To: cspark@hera.kaist.ac.kr X-Mailer: fastmail [version 2.4 PL21-h3] Status: RO [ fiction ] in KIDS 글 쓴 이(By): ruby (뱃살공주) 날 짜 (Date): 1995년07월29일(토) 19시18분57초 KDT 제 목(Title): 야래향 157 그러다 문득 쑥쓰럽게 말했다. [허허...... 지난 날 노부들에게 합공당하던 것을 기억하나?] 그 말에는 사과의 의미가 있었다. 북리장천은 싱긋 웃었다. [소생은 다시 태어난 몸입니다.] [허허...... 부끄럽네.] [아뭏든 노선배님께선 소생을 측근에 두시고...... 신분보장을 해 주시기 바랍 니다. 이제부터 정말 재미있는 일이 벌어질 것입니다.] 재미있는 일------ 과연...... 천하를 놓고 벌어질 재미있는 일이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북리장천------ 오직 그만이 알 일이다. x x x 풍운맹에 새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새로운 바람(新風)------ 그것은 한 괴서생(怪書生)에 의한 것이었다. 단목기라는 이름을 가진 괴서생, 그는 사해총사의 사제라는 명분으로 풍운맹 내를 마음대로 활보했다. -----호호서생(好好書生). 그것이 최근에 붙여진 그의 별호였다. 그것은 그를 비꼬는 표현이었으나 그는 정말 모든 일에 호호(好好)였다. 누구에게나 바보같이 웃었으며 그는 도무지 화를 낼 줄을 모르는 사람이었다. 천방지축 아무데나 돌아다니며 그는 그저 호호(好好)였다. 뼈가 없는 작자라느니, 백치라느니 말이 많았으나 그렇다고 내놓고 그를 멸시 하는 자는 아무도 없었다. 그것은 그가 사해총사의 동문이기 때문이었다. 또한 이런 소문도 퍼졌다. ------그는 귀곡문하이다. 귀곡문하는 귀재(鬼才)만이 가능하다. 그는 겉으로만 병신인 척 할 뿐 실제는 놀라운 능력을 소유하고 있으며 사해총 사의 은밀한 오른팔이다. 과연...... 그 소문이 사실인지 아니?헛된 것인지는 몰라도 그는 짧은 시간 동안에 아주 유명인물이 되고 말았다. 구주신행쾌보 등양은 통첩을 받고 풍운맹에 입부한 후 처음으로 내단(內壇)으 로 들어간 것은 단목기, 즉 북리장천을 만난 지 꼭 보름째 되는 날이었다. 그는 총사가 모든 대소사를 처리하는 기관인 사해전(四海殿)에 엎드렸다. 높은 대 위에 그가 감히 우러러 볼 ?조차 없는 사해총사가 앉아 있었다. 그리고 그의 옆에는, 호호서생 단목기가 싱글거리고 있었다. [자네가 외단 천기번 소속의 이급향주 등양인가?] 사해총사의 말에 등양은 코가 땅에 닿도록 숙였다. [그렇습니다. 총사님.] [음, 평소 자네의 능력이 지위와 어울리지 않음을 들었네.] [황...... 황공합니다.] 등양은 가슴이 벅찼다. (드디어...... 기회는 온 것인가?) 그는 단상에 있는 단목기가 흡사 구세주처럼 여겨졌다. [흠, 그래서 자네에게 새 직위를 내리기로 했네. 외단순감(外壇巡監)이 그것이 네.] [......!] [외단순감은 외단에서 일어나는 상황을 수집하여 보고하는 직위네, 자네는 직 접 내단을 출입할 수 있으며 보고는 노부의 사제에게 하게.] 순간, [신임에 감사드립니다......!] 등양의 음성이 절로 떨려 나왔다. 외단순감, 그 직위는 실로 그에게는 절호의 기회였다. 그렇게 되면 그에게는, 아니 외단인에게는 성역이나 다름없는 내단출입이 보장 될 뿐만 아니라 외단에서도 막강한 영향력을 다질 수 있게 되는 것이 아닌가? 등양은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했다. 드디어 그에게도 출세의 길이 열린 것이었다. 이 날 이후 등양은 바빠졌다. 그는 하루에도 몇 번씩이나 버젓이 내단으로 들었으며 그때마다 거드름을 피웠 다. 내단고수들은 그들 눈에 가시처럼 여겼으나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한편, 북리장천은 그를 통해 풍운맹의 정세를 밑바닥까지 환히 알아볼 수가 있었다. 특히 풍운맹의 거미줄 같은 정보망에 그는 유의했다. 놀랍게도 그 정보망은 천마평의 마도 연맹, 즉 마종부(구천마중루의 개칭)와 공래산의 환상림에 있는 야래전에 대해서도 가공할 정보를 얻어내?있다는 사 실은 그의 큰 놀라움이었다. 북리장천은 차츰 머리 속에 하나의 거대한 전도(戰圖)를 그려가기 시작했다. 무림의 역사를 송두리째 뒤바꿔 놓을 거대한 대전도(大戰圖)를...... x x x 후후...... 정말입니다. 그곳의 여인들은 하나같이 절세미인...... 아니 우물( 尤物)들입니다. 아마 공자께서도 직?보시면 결코...... 후후...... 몸이 달아 견딜 수 없을 겁니다.] 등양의 은밀한 전언에 북리장천은 내심 실소를 금치 못했다. (이 자는 나를 도화낭군으로 알고 있군.) 그는 짐짓 구미가 당긴다는 듯 물었다. [그곳이 어디요?] [하나 그곳은......] 등양은 약간 긴장된 표정을 지었다. [......!] [맹주이신 옥사자께서 금지구역으로 선포하?구역이라......!] 북리장천은 흥미가 당겼다. From kids@kids.kotel.co.kr Mon Mar 11 15:08 KST 1996 Subject: 야래향 158 From: kids@kids.kotel.co.kr (hades@KIDS) Date: Mon, 11 Mar 1996 17:24:14 +0900 (KST) To: cspark@hera.kaist.ac.kr X-Mailer: fastmail [version 2.4 PL21-h3] Status: RO [ fiction ] in KIDS 글 쓴 이(By): ruby (뱃살공주) 날 짜 (Date): 1995년07월29일(토) 19시19분35초 KDT 제 목(Title): 야래향 158 [아니 무엇 때문에......?] 그 말에 등양은 괴상한 표정을 지으며 음성을 낮추었다. [얼마 전부터 옥맹주께서는 아예 그곳에서 살다시피 합니다. 후후...... 옥맹 주도 혈기 왕성한 나이니만큼...... 그녀들의 미색에 끌리지 않을 수 없는 것입 니다.] [......!] [특히 그 중 화중화(花中花) 낭자야말로 십전미(十全美)의 천하우물입니다. 옥 맹주께서 이제는 맹의 주무까지 아예 팽개치고 빠져들 정도이니 말입니다.] 북리장천은 기이한 생각이 들었다. (하긴...... 이곳의 수뇌인물들 사이에 최근 옥사자에 대한 불만이 싹트는 것 도 그가 변했다는데 기인한다. 십전무랑 옥사자를 그토록 전락시킨 여인이라니 ...... 대체 누구기에......) 그렇다. 풍운맹주 옥사자, 최근 그는 전혀 딴사람으로 변한 듯 백도기인들에게 커다란 실망을 주고 있었 다. 완전히 딴사람이 된 듯 그는 맹의 대소사를 일체 돌보지 않으며 흡사 무엇에 홀린 사람처럼 행동하는 것이었다. 그는 맹의 일은 사해총사에게 위임하다시피 했으며 만사를 귀찮게 여기고 성격 마저 예전의 온화하고 치밀함은 어디로 가고 편협하고 허름해진 것이었다. 암운(暗雲), 그로 인해 풍운맹은 암운에 싸여 있었다. 마종부와 야래전에 대한 척벌이 지연되고 있는 것도 그 때문이었다. [그곳은...... 환우림(歡憂林)이라고 불립니다.] [환우...... 림?] 북리장천은 기이한 느낌을 금치 못했다. 그 이름부터가 음사한 느낌이 들었던 것이었다. (백도성지에 환우림이라 불리우는 곳이 있다니......) [실은...... 극비이긴 프嗤?..... 그곳은 몰래 출입하는 인물이 의외로 많습 니다.] [......!] 북리장천은 흠칫했다. [무슨 소리요? 금지구역이라면서......?] [후후...... 하나 인간의 본능적인 욕망을 막을 수는 없는 법입니다.] [본능적인 욕망?] [후후 환우림에서는 인간 같지도 않은 요화(妖花)들이 무수히 많다 이겁니다. 그녀들은 모두 후후...... 그러니 평소 점잖을 빼는 정도기인들조차 한 번 맛을 들이면 자꾸만 몰래 입밀하게 됨은 당연한 일이 아닙니까?] 북리장천은 내심 쾌재를 부르고 있었다. (그것이다! 풍운맹의 가장 큰 허(虛)......! 그것이 이 중심부에 있었다니... ...!) [후후...... 옥맹주는 사실 환우림의 림주인 화중화에게 빠져 있습니다. 그녀 는 비록 백치이긴 해도 천상 우물이기 때문입니다.] [백치......?] 북리장천은 들으면 들을 수록 더욱 더 신비한 느낌이 들었다. [옥맹주는 그녀에게 빠져있어 판단력을 상실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더욱 특히 내단의 세력다툼은 치열합니다. 하나 이상한 것은......] [......!] [옥맹주가 흔들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십성세가나 구대문파의 지존들은 옥맹 주를 스의磯募?점입니다. 실상 그들이 조금이라도 화의하면 옥맹주가 자리를 잃을 가능성은 농후한 데도 말입니다.] 그 말에 북리장천은 내심 중얼거렸다. (그대가 그 이유를 모름이 당연하지, 그 자들은 옥사자의 배후인물을 두려워 한다는 것을 그대는 꿈에도 모른다.) 그렇다. 십성세가나 구대지존은 실상 옥사자보다도 그를 기린아로 만든 배후인물을 더 의식하고 있었다. 어디 그가 보통인물인가? ------활인제룡(活人帝龍)! 바로 그가 아닌가? 그들은 옥사자와 담환천의 관계가 부자(父子) 사이라는 것은 모르고 있었다. 하나 극히 가까운 사이라는 것을 누구나 직감하고 있었다. 그렇지 않다면 어찌하여 그가 구종옥새령을 발부하여 구대장문인에게 구대장문 령(九大掌門?을 옥사자에게 넘기도록 했겠는가? 북리장천은 환우림에 대해 큰 관심을 느꼈다. 그는 등양으로부터 여러가지 사실을 들은 후 마음을 결정했다. 환우림, 그곳을 정탐하기로, 하나...... 그가 어찌 짐작인들 하였으랴? 그곳에서 또 하나의 운명(運命)을 겪게 될 줄이야...... 모든 것이 신(神)의 안배였는지도 모른다. 그 운명(運命)...... 그것은...... =========------------------------------>>> >>> 風雲第一龍 夜雨 >>> 廢墟之雲 在地獄 ...허운재옥 허운재옥 연재 시리즈 제 3 부 야 래 향 (夜來香) From kids@kids.kotel.co.kr Mon Mar 11 15:09 KST 1996 Subject: 야래향 159 From: kids@kids.kotel.co.kr (hades@KIDS) Date: Mon, 11 Mar 1996 17:24:17 +0900 (KST) To: cspark@hera.kaist.ac.kr X-Mailer: fastmail [version 2.4 PL21-h3] Status: RO [ fiction ] in KIDS 글 쓴 이(By): ruby (뱃살공주) 날 짜 (Date): 1995년07월29일(토) 19시20분13초 KDT 제 목(Title): 야래향 159 第 五 卷... -------------------------------------------------------------------- ...>>> 第 四十五 章... 歡憂林, 美人魔功 <<<... -------------------------------------------------------------------- 울창한 수림(樹林), 그 앞에는 이렇게 쓰인 석비(石碑)가 세워져 있었다. <환우림.> ------진입자사! ------풍운맹주 옥사자! 그것은 금지구역임을 밝히는 옥사자 친필의 글씨였다. 한데, 슷......! 그 금문(禁文)을 무시하고 빛살처럼 숲을 가르는 한 줄기 녹영(綠影)! 죽음이 두렵지 않음인지...... 그는 서슴없이 숲 안으로 진입해 들어갔다. 사방 십 리는 족히 될 듯한 숲, 아! 그 내부는 인세(人世)와는 전혀 다른 별세계였다. 선계(仙界)에 온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키는 수려하기 그지 없는 풍광(風光)! 그곳은 가히 무릉도원이었다. 그 중심부에 축조된 백색(白色)의 궁(宮)...... 그 또한 건축미의 극치를 보여줌으로써 흡사 황제의 자금성의 별궁을 연상시켰 다. 한데...... 스슷......! 전각들을 스쳐가는 녹영(綠影)! 그는 놀란 듯 중얼거리고 있었다. [으음...... 믿을 수 없는 일이군...... 백도기인(白道奇人)들이 이토록 환우 림에 빠져 있다니......!] 그는 바로 야래향...... 북리장천이었다. 한데, 그는 지금 이루 형언할 수 없을 정도로 놀라고 있었다. 환우림의 궁 깊은 곳에서 벌어졍?일들, 그 충격적인 장면에 그는 경악을 금치 못하는 것이었다. 이른바 환락의 욕지(浴池)가 그곳에 있었다. 보라......! 벽록색의 물이 찰랑거리는 욕조 안, 흡사 요화(妖花) 같은 전라의 미녀들과 쾌락을 즐기는 기인(奇人)들...... 놀랍게도 그들은 바로 풍운맹 내단(內壇)의 고수들이 아닌가? 더욱 놀라운 것은? 그 중에는 십성세가(十聖勢家)와 구대문파(九大門派)의 장로나 지존(至尊)들까 지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이었다. 주지육림(酒池肉林)! 그 형형색색으로 뒤엉킨 남녀들의 군상은 오직 색(色)만을 위해 존재하는 짐승 그대로의 모습이었다. 야래향! 그는 충격에 사로잡히는 한편 짙은 의혹을 느꼈다. (대체...... 어찌된 것인가? 환우림의 림주(林主)는 누굇藪?풍운맹 한복판에 이 같은 환락경을 이루어 놓았단 말인가?) 그는 자신의 눈앞에 펼쳐진 광경들을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었다. 스슷......! 그는 의혹을 품은 가운데 좀더 깊숙이 날아들었다. 하나 절묘하기 짝이 없는 신법......! 타인의 눈에는 그저 한 가닥 미풍이 슬쩍 스치는 것으로 보일 정도였다. 이윽고 그가 당도한 곳, 그곳은 하나의 환상별원(幻像別院)이었다. 절경(絶境)! 커다란 인공의 호수에는 미풍에 의해 잔잔한 물결이 일고 있다. 그 옆에 세워진 그림 같은 한 채의 정자, 그 안에는 한쌍의 선남선녀가 마주하고 있었다. 여인, 아아...... 천상의 우물인가? 그녀는 형언키 어려운 온갖 미태가 줄줄 흐르고 있었다. 청초한 듯하맑??은은히 요염함을 뿌려내는 여인...... 그녀의 시선은 몽롱하고도 신비했다. 흡사 백지처럼 기이할 정도로 투명하기 만한 두 눈, 일종의 백치미(白痴美)랄까? 아무런 의식이 없는 듯한 이 미녀가 자아내는 매력은 가히 폭발적이었다. 인간의 가장 원초적인 욕망을 부채질 하는...... 아아...... 여인의 지극히 아름다운 한쌍의 눈은 태초의 신비를 간직하고 있는 듯했다. [......] 여인에게 온통 시선을 빼앗기고 있는 인물, 일신에 연남빛 유삼을 걸친 준수무비한 청년, 당금 무림의 기린아로 불리우는 그, 그는 바로 옥사자였다. 옥사자, 그는 넋을 잃은 채 미녀의 곁에서 떠날 줄을 몰랐다. 미녀의 손(手)은 아름다왔다. 그녀는 희고 매끄러운 손을 벽수에 담그고 뮌約??하고 있었다. 순진무구하며 천진난만한 그 모습...... 하나, 옥사자는 그녀의 천진난만함 속에서 형언할 수 없는 마력(魔力)에 끌려들고 있 었다. 물에 잠긴 미녀의 손...... 만지면 묻어날 듯 희디흰 눈부신 손목, From kids@kids.kotel.co.kr Mon Mar 11 16:00 KST 1996 Subject: 야래향 160 From: kids@kids.kotel.co.kr (hades@KIDS) Date: Mon, 11 Mar 1996 17:24:19 +0900 (KST) To: cspark@hera.kaist.ac.kr X-Mailer: fastmail [version 2.4 PL21-h3] Status: RO [ fiction ] in KIDS 글 쓴 이(By): ruby (뱃살공주) 날 짜 (Date): 1995년07월29일(토) 19시20분50초 KDT 제 목(Title): 야래향 160 귀엽게 물을 움켜쥐려는 길고 매끈한 손가락 사이로 느껴지는 끈끈함, 옥사자는 심한 갈증에 허덕이듯 머리가 어지러웠다. 그는 탄식처럼 나직하게 부르짖었다. [아...... 화화...... 어찌하여 아무 말이 없소......?] 아! 화화(花花)라면? 그렇다. 그녀는 바로 을주화화(乙朱花花)인 것이었다. 절세 기녀(奇女)이자 화중화(花中花)인 을주화화, 그녀가 바로 옥사자 앞에 있는 것이었다. 이때, 숲 속에는 격동에 떨리는 한쌍의 눈이 있었다. 야래향...... 그는 바로 북리장천이었다. 그는 내심 경악을 금치 못했다. (을주화화...... 그녀가 화중화라니......!) 그는 자신의 눈앞에 있는 여인을 보며 고개를 갸웃했다. (기이하군. 전혀 딴 사람 같으니......) 몽롱한 눈빛, 일신에서 풍기는 기이한 매력...... 일견하기에도 그녀는 예전의 을주화화가 아니었다. 한편, 옥사자는 을주화화를 보며 취한 듯 부르고 있었다. [화화...... 그대를 위해서라면 이 옥사자...... 지옥의 유부 끝까지라도 가겠 다. 다시 옛날로 돌아와 주기만 한다면......] 아! 그것은 진정인가? 거짓인가? 거대한 욕망의 화신체 옥사자! 그의 입에서 어찌 그런 말이 나올 수 있단 말인가? 하나 그것은...... 정녕 그의 진실이었다. 그러나, 을주화화는 여전히 백치 같은 미소만 지을 뿐 반응이 없었다. 이때, 스스슷...... 그들의 곁에 그림자처럼 한 인영이 다가섰다. 얼굴을 면사로 가린 여인, 그녀를 보자 옥사자는 안타깝게 물었다. [매선자(梅仙子), 정녕 화화는 소생할 수 없는 것이오?] 매선자, 그녀는 탄신해마지 않았다. [충격이 너무 커 백방으로 손을 쓰고 있으나 아직은......] 그 말에 옥사자는 땅이 꺼질 듯 한숨을 내쉬었다. [아아...... 본좌가 잘못 했소. 화화가 이 지경이 된 것은 모두가 본좌의 잘못 이오.] 매선자는 씁쓸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옥맹주님, 이제 투약(投藥)할 시간입니다.] [알겠소. 그럼 본좌는 이만......] 옥사자는 힘없이 자리를 떨고 일어났다. 이어 그는 침중한 모습으로 그 자리를 떠났다. 그가 사라지자, 매선자는 기이한 미소를 지었다. [이제...... 완전히 걸려들었다. 하나......] 그녀는 여전히 물장난을 하고 있는 을주화화를 응시하며 다소 불안한 음성으로 중얼거렸다. [혼주(魂主)가 나타나야만 미인마공(美人魔功)이 연성될 수 있거늘......] 문득, 그 말을 들은 북리장천은 흠칫했다. (미인마공......? 그렇다면......) 이때, 매선자는 을주화화를 데리고 궁(宮) 안으로 사라졌다. 투약을 하기 위해서......? 방(房), 장식이라고는 아무것도 없다. 단지 하나의 침상이 놓여 있을 뿐, 침상 위, 그곳에는 을주화화가 자는 듯 누워 있었다. 한? 스스슷......! 기이하게도 그녀의 주위로 짙은 홍무(紅霧)가 피어 오르고 있었다. 이때, 슷! 그곳에 나타난 북리장천, 그는 을주화화를 둘러싸고 있는 붉은 기류를 보며 내심 의아함을 금치 못했다. (대체 이 기현상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가?) 스스스......! 갈 수록 신비한 홍무는 점점 짙어지고 있었다. 일순, 우우우웅......! [우웃!] 북리장천의 신형이 휘청했다. 짙은 홍무로부터 흘러 나오는 무형의 경력에 그는 자신도 모르게 뒷걸음치고 있었다. (가...... 가공할 경력이다!) 아울러 그는 얼핏 짐작되는 것이 있었다. (이 현상은...... 아무래도 일종의 마공대법(魔功大法) 같은 사이한 냄새가 난 다.) 그 순간 그의 뇌리에 퍼뜩 떠오르는 일?있었으니......! 그것은 과거 신품서원에서의 일이었다. 당시, 그는 백도합공(白道合攻)에 완전히 탈진하여 의식조차 없는 상태였다. 한데 어떻게 자신이 그곳에서 빠져나왔는지에 대해 갑작스런 의문이 생긴 것이 었다. (그때였다. 나의 체내에 기이한 힘이 흐른 것은......!) 그 뒤의 일은 북리장천의 기억에 생생하게 살아 있었다. From kids@kids.kotel.co.kr Mon Mar 11 16:01 KST 1996 Subject: 야래향 161 From: kids@kids.kotel.co.kr (hades@KIDS) Date: Mon, 11 Mar 1996 17:24:21 +0900 (KST) To: cspark@hera.kaist.ac.kr X-Mailer: fastmail [version 2.4 PL21-h3] Status: RO [ fiction ] in KIDS 글 쓴 이(By): ruby (뱃살공주) 날 짜 (Date): 1995년07월29일(토) 19시21분37초 KDT 제 목(Title): 야래향 161 의식이 회복된 직후, 그는 옥사자와 최후의 일전(一戰)을 벌였다. 하나 그가 펼친 검법(劍法)의 마지막 초식에 커다란 허(虛)가 있을 줄이야... ...! 또한 옥사자는 그 허를 정확히 간파하고 있었다. 그리하여 마침내, 그는 옥사자의 검격을 받고 까마득한 절벽에서 추락하고 만 것이었다. 북리장천, 그는 비로소 모든 것을 알았다. 자신이 펼쳤던 검법, 그것은 바로 활인제룡 담환천에게서 배운 것이 아닌가? 결국, 그가 옥사자의 손에 의해 죽게 하려는 담환천의 무서운 음모였던 것이다. 한데, 북리장천으로서는 까맣게 모르는 부분...... 그것은 바로 의식불명인 그에게 손을 쓴 인물이 있다는 사실이었다. 을주화화! 그녀가 자신의 피(血)를 그에게 복용시켰음을...... 또한 그것은...... 하나의 운명에 대한 기막힌 안배였음을...... 그는 전혀 모르고 있는 것이었다. [음......!] 가느다란 신음과 함께 을주화화는 눈을 떴다. 여전히 몽롱한 신비한 두 눈, 그 눈에는 혼(魂)이 들어 있지 않았다. 문득, 쓰윽......! 북리장천의 얼굴이 변화하며 본모습을 회복했다. 절세무비의 준수한 얼굴, 그 얼굴의 반을 천으로 가리며 그는 을주화화에게 다가갔다. [나를 알겠소? 을주 낭자? 나는...... 사령귀(死靈鬼)이오......] 아! 사령귀! 천으로 추한 반면(半面)을 가린 반미(半美)의 얼굴은 바로 그가 사령귀이었을 당시의 모습이 아닌가? 순간, 부르르......! 을주화화는 큰 충격을 받은 듯 크게 경련했다. 문득, [우...... 우......!] 그녀는 기성을 므玖?침상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리고는 얼굴이 도화빛이 되며 그를 정면으로 주시했다. 일순, [......!] 북리장천은 정신이 아찔한 느낌이 들었다. 그 순간 눈(目)과 눈(目)이 딱 마주쳤다. 흡사 영통(靈通)한 듯...... [......!] [......!] 일시지간 두 사람은 형언키 어려운 기이한 마력(魔力)에 전신을 부들부들 떨었 다. ?사이, 스스스......! 짙은 홍무는 어느 새 두 사람을 얽어매듯 그들을 온통 감싸버렸다. 자욱한 홍무 속...... 도화빛으로 상기된 을주화화의 얼굴이 붉은 기류에 감싸이자 요기(妖氣)로운 빛을 띄웠다. 문득, [호호호호홋......!] 귓전을 어지럽히며 뇌리에 스며드는 기이한 마소(魔笑)! 반짝! 몽롱했던 그녀의 동공이 크게 확산되?기광(奇光)을 발했다. 이어, 북------ 부욱! 그녀는 거침없이 자신의 옷을 찢어내었다. 적나라하게 드러난 여체! 붉은 기류 사이로 은은히 드러나는 반들반들한 윤기가 흐르는 피부, 온통 도화빛으로 물든 여체의 선연한 굴곡은 팽팽한 탄력이 넘쳐 흘렀다. 만지면 터질 듯 동그랗게 부푼 두 개의 육봉! 파르르르......! 그 위에 얹힌 포도알이 자극적으로 경련했다. 그 아래로 쭉 빠진 허리...... 매끈한 아랫배로부터 뒤로 이어진 펑퍼짐한 둔부...... 그리고...... 울울창창한 삼각의 비역(秘域)...... 아! 숨이 콱콱 막힐 듯 가공할 염기(艶氣)가 그곳으로부터 분출되고 있었다. 문득, 스스스...... 그녀의 하복부에서 기이한 붉은 기류가 피?오르기 시작했다. 그것은 그들을 감싸고 있는 짙은 홍무와 함께 서서히 기이한 마력(魔力)을 발 휘하기 시작했으니...... 그 순간, [으으......!] 북리장천은 기이한 충격에 전신을 떨었다. 갑자기 전신에 휘몰아치는 거센 욕정의 물결......! 그의 이성은 순식간에 마비되고 말았다. 그리고 머리가 터질 듯한 극심한 압박감, ------그녀를 취해라! 그녀를...... 취(取)...... 해라......! 그것은 그를 조이고 압박해 오는 심령(心靈)의 소리인가? 아니면 야수 사령귀(死靈鬼)의 외침인가? [으으으......!] 그는 두 눈을 찢어져라 부릅뜬 채 전면을 응시했다. From kids@kids.kotel.co.kr Mon Mar 11 16:02 KST 1996 Subject: 야래향 162 From: kids@kids.kotel.co.kr (hades@KIDS) Date: Mon, 11 Mar 1996 17:24:24 +0900 (KST) To: cspark@hera.kaist.ac.kr X-Mailer: fastmail [version 2.4 PL21-h3] Status: RO [ fiction ] in KIDS 글 쓴 이(By): ruby (뱃살공주) 날 짜 (Date): 1995년07월29일(토) 19시22분12초 KDT 제 목(Title): 야래향 162 거기에 있었다. 폭발적인 마력(魔力)을 지니는 여체(女體)! 그는 그 여체가 너무도 절실히 필요했다. 북------! 찌------ 익! 그는 정신없이 자신의 옷을 찢어내었다. 순식간에 우람한 남자의 나체가 드러나고...... 그는 무엇에 흘린 듯 짐승처럼 여체를 습격했다. [호호호홋......! 흐...... 응......!] 흐느적 거리듯 감겨드는 여체...... [하아......!] 여인의 기묘한 신음은 신비한 마성(魔性)이 깃든 듯 사내의 욕망을 부채질 한 다. [허...... 억!] 북리장천은 다급한 신음을 토해냈다. 이 순간 여체를 취하지 않으면...... 자신은 죽을 지도 모른다는 극심한 공포가 그의 뇌리를 휩싸고 돌았다. ------취하라! 취하라! 사령귀...... 어서...... 빨리! 장천...... 그의 손길은 우악스럽게 여체를 열어젖혔다. 그리고 그는 사정없이 여체를 헤치고 탐하기 시작했다. [하아...... 하...... 악!] 여인은 고통스런 신음을 발했다. 하나 그 순간, 보라! 그녀의 얼굴은 육신의 고통과는 전혀 딴판이 아닌가? 은은한 마기(魔氣)와 함께 사이한 요기(妖氣)로 충만해 있지 않은가? 스스스......! 그녀의 하복부에서는 줄곧 끊임없이 붉은 기류가 흘러나와 음키?겹쳐진 사내 를 뒤덮어가고 있었다. [헉헉......!] [흐윽!] 두 남녀의 뒤엉킨 나신은 흥건히 땀에 젖은 채 번들거렸다. 정사(情事)는 차츰 극점을 향해 치닫고...... 드디어 어느 한 순간, [하------ 악!] [으...... 헉! 으......] 정점에 이르는 희열과 함께 그들은 까마득히 허탈한 나락으로 떨어져 내리고 있었다. 그리? 스스스...... 스스슷......! 자욱한 홍무와 붉은 기류가 어울려 마침내 그들을 완전히 휩싸버리고 말았다. 얼굴을 면사로 가린 한 여인, 그녀는 매선자라고 불리운다. 매선자, 그녀는 창 밖에 서서 두 남녀의 기이한 정사의 소리를 들었다. 그리고는 혼자 중얼거렸다. [드디어...... 혼주가 나타났다. 오오...... 마침내 미인마궁(美人魔宮)의 천 년 율법이 탄생하는가......!] 중얼거림은 감격에 찬 부르짖음으로 화하고...... 그녀는 미친 듯 웃어젖혔다. [호호호호......! 이제 천하는 미인루(美人淚)에 무릎을 꿇으리라!] 아! 미인루! 미인루라면...... ...... =========------------------------------>>> >>> 風雲第一龍 夜雨 >>> 廢墟之雲 在地獄 ...허운재옥 허운재옥 연재 시리즈 제 3 부 야 래 향 (夜來香) 第 五 卷... -------------------------------------------------------------------- ...>>> 第 四十六 章... 美人魔宮의 傳說 <<<... -------------------------------------------------------------------- 열풍(熱風)이 지난 후...... [......] 북리장천은 누워 있었다. 이때, 가벼운 미풍과 함께 하나의 손이 그의 가슴으로 드리워졌다. 핏빛의 혈옥수(血玉手)...... 진한 핏물이 그대로 뚝뚝 떨어져 내릴 듯이 붉디붉은 옥수였다. [아아......] 을주화화는 나직한 탄식을 토하며 입술을 꼭 깨뭬駭? 그녀는 망설였다. 그의 핏빛 혈옥수는 북리장천의 심장에 닿은 채 가늘게 경련한다. 파르르르...... 가공할 염기를 폭사하는 그녀의 동공은 심한 갈등으로 흔들렸다. 어느 새, 신지를 회복한 그녀...... 그녀는 북리장천의 생맛?손끝에 둔 채 괴로와하는 것이었다. 청상의 우물 을주화화...... From kids@kids.kotel.co.kr Mon Mar 11 16:03 KST 1996 Subject: 야래향 163 From: kids@kids.kotel.co.kr (hades@KIDS) Date: Mon, 11 Mar 1996 17:24:28 +0900 (KST) To: cspark@hera.kaist.ac.kr X-Mailer: fastmail [version 2.4 PL21-h3] Status: RO [ fiction ] in KIDS 글 쓴 이(By): ruby (뱃살공주) 날 짜 (Date): 1995년07월29일(토) 19시22분49초 KDT 제 목(Title): 야래향 163 그 황홀한 옥체에서 발산되는 염기는 차라리 마력적이었다. 그 눈빛이란...... 아...... 인간으로서 이토록 불가항력적인 미심안을 지닐 수 있단 말인가? 을주화화의 상아빛 치아가 앵도입술에 박힌 듯이 꼭 깨물었다. 그녀의 혈옥수가 서서히 그어진다. 츠...... 츠츳...... 면도날처럼 예리한 핏빛 수기(手氣)...... 파------ 파팟------ 북리장천의 가슴에 가늘고 깊은 혈혼이 그어졌다. 주르르르륵...... 선홍빛 핏방울은 응어리진 이슬 방울처럼 가슴을 타고 흐른다. 아...... 북리장천! 그의 생명이 이토록 허무하게 쓰러지는가? 한데, 갑자기 을주화화의 혈옥수가 우뚝 멈춰졌다. 북리장천의 가슴에서 흐르는 핏방울을 응시하는 그녀의 눈빛이 호롱불처럼 흔 들린다. 고뇌...... 갈등...... 그녀의 심장은 폭포수처럼 뛰었다. (아아...... 안돼! 내가...... 내가 어떻게 이 분을 헤친단 말인가?) 그랬던가? 일대의 마녀로 화한 듯한 그녀에게도 이렇듯 인성(人性)이 잠재되었단 말인가? 이때, 부드러우면서도 강경한 힘을 함유한 죽음이 실내를 울린다. [궁주(宮主)! 미인마궁(美人魔宮)의 율법을 지켜야 하심을 잊지는 않으셨겠지 요?] 스...... 스슥...... 마치 유령처럼 하나의 섬세한 인영이 을주화화 옆에 내려섰다. 바로, 매선자(梅仙子)...... 면사 위로 들어난 그녀의 두 눈은 희열로 가득 차 있었다. [궁주! 이제야 천년미인마후(千年美人魔后)가 탄생되는 것입니다. 어서...... 무엇을 하십니까?] 그녀는 안광을 폭사하며 재촉했다. [아아......] 을주화화는 마치 주문처럼 들려오는 그녀의 유혹에 전신을 부르르 떨었다. 잔혹한 살기가 미간에 드리워진다. 그리고, 폭발적으로 피어오르는 염기(艶氣)...... 그녀의 혈옥수는 기계적으로 북리장천의 심장으로 뻗어갔다. 스슥...... 하나, 그녀의 동공에 북리장천의 얼굴이 새겨지는 순간 그녀는 소스라치듯 손을 거둬 들였다. [아...... 할수 없어! 안돼! 안돼......] 그녀는 고개를 떨구며 고개를 저었다. 매선자는 당황함을 금치 못했다. [아...... 아니 되옵니다, 궁주! 율법을 어기면 미인마궁은 또다시 천 년의 암 흑 속으로 가라앉고 맙니다...... 제발......] 그녀는 간곡한 어조로 을주화화를 독려했다. 하나, 을주화화는 처연한 신색으로 고개를 쳐들었다. 눈가에 엷?이슬이 반짝인다. [할 수 없어요...... 설사 미인마후를 포기하는 한이 있더라도 이 분을 죽일 수 없어요. 절대로......] 매선자는 무너지듯 무릎을 꿇었다. [궁주------!] 그녀는 을주화화의 발등에 얼굴을 묻었다. [궁주! 본 궁은 천 년의 기다림 속에 미인마궁이 부활하기를 학수고대하며, 암 흑 속에 청춘을 버렸사옵니다. 궁주! 제발......] 하나, 그녀의 절규하는 애원에도 을주화화의 태도는 강경하기만 했다. [이 분은...... 화화의 구명지은이예요.] 을주화화는 독백처럼 중얼거리며 일지를 퉁겼다. 팟......! 북리장천은 전신을 가늘게 떨며 눈을 번쩍 떴다. 제압된 신지가 회복된 것이다. [으...... 응......?] 그는 잠시 혼미한 상태에서 기이한 영상에 휘말렸다. 현란한 여체...... 그 여체를 끌어안고 벌인 광란의 정사(情事)...... 그 모든 영상이 주마등처럼 뇌리를 스쳐간 것이다. [이...... 이럴 수가......!] 그의 굵은 검미가 송충이처럼 꿈틀거렸다. 그의 시선이 불현듯 을주화화에게로 옮겨졌다. [흑......] 을주화화는 털썩 무릎을 꿇으며 울먹였다. [용서하세요, 공자!] [어...... 어떻게 된 것이오?] 북리장천은 절망 어린 탄식조로 힘없이 물었다. 그의 입술이 파르르 떨린다. 이어, 그는 실로 엄청난 비화(秘話)를 듣게 되었다. 천 년을 암흑 속에 잠들어 온 전설의 내력...... x x x <미인마궁(美人魔宮).> 선연한 무림사의 후면에 전해지는 전설의 여인문파(女人門派). 본래, 버림받은 여인들의 한(恨)이 실타래처럼 이어져 하나의 단체를 형성한 것이다. 그 여인들은 하늘을 저주하고, 땅을 저주하며, 세상의 모든 것을 저주했다. 특히, 남자에 대한 저주와 증오는 처절하기까지 했다. 버림받은 여인들...... 한천녀(恨天女)...... 그녀들은 그 숙원과 통한의 보복을 가슴 속 깊이 각인(刻印)했다. 활화산 같은 복수의 집념...... 마침내, 그 집념의 결정으로 무서운 전설의 대법(大法)과 율법(律法)을 탄생시 켰다. From kids@kids.kotel.co.kr Mon Mar 11 16:04 KST 1996 Subject: 야래향 164 From: kids@kids.kotel.co.kr (hades@KIDS) Date: Mon, 11 Mar 1996 17:24:31 +0900 (KST) To: cspark@hera.kaist.ac.kr X-Mailer: fastmail [version 2.4 PL21-h3] Status: RO [ fiction ] in KIDS 글 쓴 이(By): ruby (뱃살공주) 날 짜 (Date): 1995년07월29일(토) 19시23분27초 KDT 제 목(Title): 야래향 164 미인루(美人淚)------ 통천가공할 위력의 미인마공(美人魔功)! 아아...... 그 마력의 공포를 어떻게 형용한단 말인가? 그것은 일종의 가공할 미심공(媚心功)이다. 전신의 기도만으로 상대를 뇌쇄시키는 악마의 유혹...... 그 미심공에 걸려들면 대라신선이라도 노예의 영속 속에서 벗어날 수가 없다. 일반 미심공과는 그 차원을 달리하는 마공(魔功)이었다. 본래, 을주화화의 모친은 미인마궁의 제자였다. 한데, 그녀는 마궁의 율법을 어기고 을주신경과 비밀리에 성혼을 한 것이다. ...... 을주화화는 그 두 남녀의 자식으로 태어났다. 그녀는 모친의 살해에 분노하여 미인마공을 수련하기로 결심했다. 대법(大法)의 시행, 그 상대자는 북리장천이었다. 그녀는 북리장천에게 자신의 피를 복용시켰다. 그와 함께, 백치 상태로 나날이 미인마공을 수련해 갔다. 그녀의 전신에서 퍼지는 가공할 염기의 발산은 그로인한 것이었다. 하나, 그 연성 한계는 십성(十成)의 경지였다. 반드시, 피를 복용시킨 남자와 관계를 가져야만 그 마공을 대성할 수 있는 것 이다. 음양조화(陰陽造化), 오로지 그것만이 대성에 이르는 유일한 방법인 걋甄? 하나, 미인마공의 비정한 율법은 관계한 사내를 죽이게끔 되어 있다. 정(情)의 단절! 그로써 미인마궁의 혈겁지주(血劫之主)인 미인마후(美人魔后)가 되는 것이다. x x x [......!] 북리장천은 너무도 무서운 전설 앞에 망연히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그의 표정은 을주화화의 처연한 옥용에 이르자 조금씩 풀어졌다. [어째서...... 낭자는 본인을 죽이지 않았소?] [......] 을주화화는 감히 그의 시선을 받지 못하고 다소곳이 고개를 숙였다. 그 자태에서 풍겨지는 살인적인 염기...... 북리장천은 아찔한 현기증을 느꼈다. 호흡마저 막혀 왔다. (으음...... 은연중 발산되는 저 미공(媚功)......! 공포스러우리만큼 강렬하 구나!) 이렷?전율 속에 을주화화의 잔잔한 옥음이 그의 고막을 두드렸다. [그 이유를 꼭 아셔야 하나요?] 그녀의 눈길이 북리장천의 봉목과 딱 마주쳤다. [......!] 북리장천은 얼어붙은 듯, 무한한 흡인력을 발하는 그녀의 동공에 시선을 고정시켰다. 무언가 토로할 듯한 그녀의 눈빛...... 북리장천은 그녀의 말을 구태여 듣고 싶지가 않았다. (이 여인은 나를 사랑하고 있다......) 그는 묘한 충동에 의한 어색한 기분을 느꼈다. 이내, 그는 화제를 돌렸다. [그렇다면 환우림은 어찌된 것이오?] 이에, 옆에 서 있던 매선자가 싸늘한 어조로 대답했다. [백도의 치부와 위선이 드러난 것이지요.] [흠...... 옥사자가 어째서 이곳을 풍운맹 내에 존립하도록 허락한 것이오?] [호호...... 그것?피차 득이 있기 때문이지요.] 매선자는 영악스럽게 웃었다. [......?] 북리장천은 혜광을 반짝이며 그녀를 직시했다. 매선자는 사뭇 득의양양한 신색으로 말을 이었다. [옥사자는 야망의 화신(化身)이예요. 하나, 그도 결국 꼭두각시에 불과할 뿐이 죠.] 북리장천은 내심 흠칫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렇다면...... 이 여인은 담환천의 음모를 알고 있단 말인가?) 매선자는 눈을 가늘게 뜨며 말을 이었다. [호호...... 배후에 숨은 채 그는 백도를 스스로 타락하게 함으로써, 자신의 음모와 명문과 진행을 타당성 있게 하려는 것이었지요.] [그렇다면 그도 미인마궁의 존재를 알고 있소?] [물론이지요.] [앞으로...... 어떻게 할 작정이오?] 북리장천은 침중한 음성으로 물었다. 매선자의 두 눈에 새파란 독강이 피어오른다. [일이 이렇게 된 이상...... 색(色)에 눈이 어두운 무리들을 지옥으로 보내는 것으로 만족할 수밖에 없지요. 홋호호호......] 면사 속에서 그녀의 처절한 요소(妖笑)가 터져 나왔다. 한(恨)과 증오가 어우러진 혈소(血笑)...... 북리장천은 마치 구천지옥에서 흘러나오는 아수라의 굴恬?듣는 듯 섬뜩함을 느꼈다. (여인들의 무서운 한(恨)......!) 한(恨)! 그렇다! 미인마궁은 버림받은 여인들의 천 년 한이 응어리진 곳, 대혈겁을 발발시킬 태풍의 눈이 바로 그곳이었으니...... (또 하나의 변수가 이곳에서 자라고 있었다...... 담환천! 너는 아느냐......? 너의 욕망은 지나친 과신으로 인해 서서히 붕괴되고 응습?.....) ...... 두 남녀, 매선자가 사라지고 나서 두 남녀는 잠시 어색한 분위기를 맞았다. 을주화화는 수줍은 미소와 함께 그의 가슴에 기대왔다. 공허한 눈빛의 백치미...... From kids@kids.kotel.co.kr Mon Mar 11 16:05 KST 1996 Subject: 야래향 165 From: kids@kids.kotel.co.kr (hades@KIDS) Date: Mon, 11 Mar 1996 17:24:35 +0900 (KST) To: cspark@hera.kaist.ac.kr X-Mailer: fastmail [version 2.4 PL21-h3] Status: RO [ fiction ] in KIDS 글 쓴 이(By): ruby (뱃살공주) 날 짜 (Date): 1995년07월29일(토) 19시24분00초 KDT 제 목(Title): 야래향 165 허나, 그녀의 전신에 어린 폭발적인 염기에 북리장천은 몇 번이나 자제를 잃을 뻔했 다. 그는 그녀의 그러한 염기를 느낄 때마다 전신이 오싹해지는 것 같았다. (만일 화화가 미인마공을 펼친다면...... 천하는 엄청난 미인겁(美人劫)에 휘 말릴 것이다.) 미인겁(美人劫)! 그것은 결코 북리장천의 지나친 우려가 아니었다. 겁난의 풍파...... 북리장천은 그것을 저지해야 한다는 의무감을 느꼈다. 그는 을주화화의 흑단빛 모발을 내리쓸며 부드럽게 물었다. [화화! 이제 어떻게 할 셈이오?] 을주화화는 그의 삼혼칠백을 송두리째 흡수할 듯한 눈망울을 깜빡이며 입술을 달싹였다. [당신의 뜻을 따르겠어요.] 북리장천은 그녀의 대답에 다소 우려를 놓았다. 이어, 그는 그녀의 처신에 대한 복안을 생각하고는 나직하게 말했다. [이렇게 하시오.] [......?] 밀담(密談), 북리장천은 그녀에게 자신의 대부분을 말해 주었다. 자신의 진정한 신분이며...... 또, 풍운맹에서의 혈풍계획...... 그밖의 몇 가지 계책...... 을주화화는 공허한 백치미의 미소를 머금으며 묵묵히 듣기만 했다. 천하우물(天下尤物)...... 과연, 그 누가 그녀의 그러한 미태에 현혹되지 않겠는가? ...... 북리장천은 얘기를 마친 뒤 몸을 일으켰다. [당분간 화화는 계속 백치가 되는 것이오.] 일순, 을주화화의 눈빛이 기이하게 변했다. 애타는 갈망과 불꽃 같은 열기...... 북리장천은 전신의 혈맥을 팽창시키는 욕정을 느꼈다. [화화......] 그는 본능과는 반대로 한 걸음 물러섰다. 을주화화는 꽃잎처럼 그의 품으로 안겨 들었다. [안아줘요.] 사향 향기처럼 감미로운 옥음, 그 끈끈한 비음이 환청처럼 북리장천의 고막을 강타했다. (아...... 너무도 요사한 음기(陰氣)다!) 그는 그녀의 포옹을 어렵게 밀쳐냈다. [화화!] 그는 그녀의 하얀 턱을 가볍게 받쳐들었다. 미풍처럼 와닿은 숨결 속에 황홀한 방향이 가슴 속 깊이 젖어든다. 가벼운 입술을 떼며 부드럽게 속삭였다. [다시 오겠소.] 스...... 스슷...... 마력의 굴레에서 벗어나려는 듯 그는 바람처럼 사라져 갔다. 을주화화는 몽롱한 눈빛으로 그가 사라져 간 방향만을 응시했다. 그녀는 취한 듯한 음성으로 주문(呪文)처럼 중얼거렸다. [만일...... 화화를 버리면...... 천하를 저주하겠어요.] 아아...... 악마의 속삭임 같은 저주! 을주화화...... 그녀로 인해 전설의 미인루(美人淚)의 겁(劫)이 재현되려는가? ==============>>> 第 五 卷 終 <<<============== >>> 風雲第一龍 夜雨 >>> 廢墟之雲 在地獄 ...허운재옥 허운재옥 연재 시리즈 제 3 부 야 래 향 (夜來香) 第 六 卷... -------------------------------------------------------------------- ...>>> 第 四十七 章... 大暴風 <<<... -------------------------------------------------------------------- 밤(夜), 먹물을 갈아 뿌려 놓은 듯 짙은 야색이 삼라만상 위에 두텁게 내려져 있다. 사해전(四海殿)의 한 밀실------ 호호서생(好好書生) 단목기와 등양은 밀담을 나누고 있었다. [이번 일은 극히 중요하오. 총사께서 특별히 등형께 내린 밀명이오.] 단목기는 손을 깍지껴 탁자 위에 올려 놓으며 입을 열었다. [......] 등양은 흥분을 감추지 못한 듯 탁자에 바싹 다가 앉는다. (드디어...... 때가 온 것인가?) 그의 심장은 희열과 격동으로 용솟음쳤다. 이것이 인간?욕망인가? 츌세와 명예에 대한 영욕! 그 그림자에 숨겨진 죽음을 등양은 미처 깨닫지 못했다. From kids@kids.kotel.co.kr Mon Mar 11 16:06 KST 1996 Subject: 야래향 166 From: kids@kids.kotel.co.kr (hades@KIDS) Date: Mon, 11 Mar 1996 17:24:38 +0900 (KST) To: cspark@hera.kaist.ac.kr X-Mailer: fastmail [version 2.4 PL21-h3] Status: RO [ fiction ] in KIDS 글 쓴 이(By): ruby (뱃살공주) 날 짜 (Date): 1995년07월29일(토) 19시24분34초 KDT 제 목(Title): 야래향 166 설사 안다고 할지라도, 출세를 위해서라면 지옥에라도 달려갈 위인이었다. [극비리에 연락망을 구축하시오. 이 일은 내외간에서도 모르게 시행해야 하오 .] 단목기는 그의 심중을 알기나 한 듯 사뭇 침중한 어조로 말했다. [알겠습니다. 공자!] 등양은 비장의 각오 어린 음성으로 대꾸했다. 단목기는 그에게 몇 통의 봉서(封書)를 내밀었다. [이것을 전달하시오. 전달 정소는 마종부(魔宗府)와 야래전(夜來殿)이오.] [마종부...... 야래전!] 등양의 동공이 십 배나 확대되었다. 그의 놀라움은 당연한 것이었다. 마종부, 야래전...... 두곳 모두 세불양립(勢不兩立)의 천적이 아닌가? 단목기는 담담한 미소를 지었다. [후후...... 그곳에는 이미 총사의 첩자가 잠입해 있소. 그들과 이 봉서를 주 고받는 일은 극히 중요한 일이오.] 그는 표정을 고쳐 엄숙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만에 하나...... 비밀이 새어 나가면 천하무림은 큰 혼란에 빠질 것이오. 그 렇게 되면 그 책임은......] [목숨을 걸고 완수하겠습니다.] 등양은 황망히 그의 말을 끊으며 단호한 어조로 말했다. 단목기는 힘있게 고개를 끄덕였다. [가시오! 이번 일?무사히 성사된다면...... 등형의 지위는 더욱 확고해질 것 이오.] [사명을 다하겠습니다.] 등양은 정중히 손을 모으고는 밀실을 나섰다. 웬지 그의 어깨가 높아져 보인다. 이어, 단목기, 즉 �せ８�장천은 차가운 미소를 흘렸다. [훗후...... 이제부터 무림사를 바꾸는 천하대계(天下大計)가 펼쳐질 것이다.] x x x 쿠컴嚼?..... 폭풍(暴風)! 중원대륙은 대폭풍시대로 돌입했다. 전 마도의 집결지인 마종부(魔宗府)! 그 마도의 총본산이 마침내 대이동을 개시한 것이다. 대이동! 서(西)에서부터 비롯된 동로(東路)의 행진! 흑백(黑白)의 대전(大戰)! 그 가공할 피의 제전의 막이 오른 것이다. 곳곳에서 마세(魔勢)를 저지하기 위한 대방어 전략이 구축되었다. 마도와 백도의 충돌! 꽝------! 드디어...... 전율은 중토의 하늘을 혈향과 호곡성으로 뒤덮기 시작한 것이다. 밤의 인간들------ 아는가? 광명의 그늘 속에서 태양을 저주하며 집념의 칼날을 새파랗게 갈아온 밤의 인 간들...... 마침내, 천대받고 박대받은 그들이 새로운 밤의 역사를 창조하기 위해 폐허의 잔해 속에서 웅비(雄飛)한 것이다. [으아아아------ 아악------!] 처절한 비명이 밤의 정적을 깨고 밤하늘에 메아리쳐 온다. 범종의 여운처럼 끊이지 않고 그 뒤를 잇는 숱한 비명들...... [크------ 아악------!] [아------ 아악------!] 밤(夜), 만상이 잠든 밤, 그 짙은 야색을 타고 죽음의 마수는 야향(夜香)과 함께 해일처럼 밀려 들었다. <십성세가(十星勢家)> 밤하늘의 성좌처럼 찬연한 위맹을 발하던 그들은 죽음의 야향(夜香)에 전율하 며 전전긍긍해야만 했다. 밤이 되면 잠을 이룰 수 없었다. 언제...... 어디서...... 어떻게 찾아들지 모르는 밤의 사수(死手)! 백대야객(百大夜客)------ 밤을 지배하는 백 명의 초강고수들! 그들의 급작스런 침공에 십성섟〈?엄청난 피해를 입은 것이다. 성좌의 광휘조차 가려 버리는 사신(死神)들...... 마침내, 태실봉 풍운맹으로 천하 각처의 급보가 터진 봇물처럼 쇄도해 오기 시작했다. ------마종부의 급습! ------야래전의 침공! 천하는 대전란의 시대로 치닫게 되었다. 쿠쿠쿠쿠쿵......! 풍운전(風雲殿)------ 풍운맹의 대의사청, [......] [......] 수백의 백도정예들과 원로들이 침중한 표정으로 운집해 있다. From kids@kids.kotel.co.kr Mon Mar 11 16:07 KST 1996 Subject: 야래향 167 From: kids@kids.kotel.co.kr (hades@KIDS) Date: Mon, 11 Mar 1996 17:24:42 +0900 (KST) To: cspark@hera.kaist.ac.kr X-Mailer: fastmail [version 2.4 PL21-h3] Status: RO [ fiction ] in KIDS 글 쓴 이(By): ruby (뱃살공주) 날 짜 (Date): 1995년07월29일(토) 19시25분13초 KDT 제 목(Title): 야래향 167 단 위 태사의, 옥사자가 의자에 깊숙이 몸을 묻고 있다. 단 아래로 사해총사가 시립해 있었다. 의사청 벽 한쪽에는 거대한 대륙의 전도(全圖)가 그려져 있었다. 전도에는 각 주에 웅거해 있는 문파가 표시돼 있었다. 그리고, 여러 가닥의 혈선과 흑선이 거미줄처럼 그어져 있었다. 사해총사는 말총으로 엮은 지휘봉으로 흑선과 혈선을 가리켰다. [마침내, 마종부와 야래전이 전면 공세에 나섰소.] 군웅들은 대륙전도를 응시하며 안색을 딱딱하게 굳혔다. [이에, 본 맹은 마도와 녹림 척멸(斥滅)의 대계를 이 시각부터 시행하는 바이 오!] [......] 장내는 긴장과 정적으로 무겁기만 했다. [맹주께서는 이미 풍운제일령(風雲第一令)을 발동했소.] 사해총사는 전도에서 물러서 단 아래로 다가섰다. 이에, 군웅들의 시선은 태사의에 앉은 옥사자에게로 모두어졌다. 옥사자는 군웅들을 죽 둘러보며 몸을 일으켰다. [영원한 무림평화를 건립하기 위한 거보(巨步)는 이제부터 시작되오! 바로, 녹 림과 마도! 그들을 지상에서 멸절함으로써 무림은 영세의 평화시대를 이룩하게 될 것이오.] 그의 우렁찬 사자후에 군웅들의 가슴 속은 화?같은 투지로 타올랐다. 영세평천하(永世平天下)------ 이 얼마나 천하인들이 갈구하는 무림의 난제인가? 끝없이 반복되는 혈겁(血劫)의 윤회(輪廻), 사도의 타도 속에 그 기치를 하늘높이 흔들기를 얼마나 갈망했던가? 이제 때는 왔다. 그들은 확신했다. 일찌기 백도 무림계가 이토록 하나의 초강무단을 결성한 적이 있었던가? 승리는 낙관적이리라...... [총사께서 대정벌군의 편성을 발표할 것이오.] 옥사자는 한 손을 저어 사해총사를 가리켰다. 사해총사는 두텁게 말린 두루마기를 쭉 펼쳐 들었다. 그의 창노한 음성이 돌부리에서 솟아난 샘물처럼 명쾌하게 터져나왔다. [복명------!] [복명------!] 하명을 받은 군웅들은 엄숙한 표정으로 부복풔? 그들의 두 눈은 새로운 영세천하의 시대를 건립하려는 의지와 집념으로 가득찼 다. 죽음 따위는 장사 지낸 지 오래였다. 횃불, 무림사에 영원히 기록될 횃불이 됨에 결코 주저치 않았다. 밤은 깊어 가고...... 풍운전의 호기와 투혼의 기세는 하늘조차 움추릴 정도였다. 메아리 치는 함성 속에...... x x x 두두두두두......! 자욱한 황진이 뽀얗게 피어 올라 대기를 오염시킨다. 풍운맹의 활짝 열어 젖혀진 성문, 그 속에서 수를 헤아릴 수 없는 무수한 인마가 달려 나간다. 번득이는 기치창검...... 휘날리는 무림정기의 깃발...... 마도와 녹림의 토벌을 위해 그들이 나선 것이다. 풍운맹의 정예고수들, 그들은 성문을 낵??무섭게 팔로(八路)로 갈라져 갔다. 각 무단의 수뇌는 엄선, 구파일방의 지존들을 중심으로 편성되었다. 그야말로 일기당천의 정병들...... 각로의 정예 고수들의 수효는 일만, 내외단의 전 고수 팔만이 출동된 것이다. 그들은 사해총사의 배치에 따라 적절하게 배치되었다. 두두두두두둑......! 산악이 붕괴되듯 짓쳐 달려가는 팔만의 고수들, [와------ 아------!] [영세평천하(永世平天下)------!] x x x 밤은 아직도 깊다. 을주신황, 풍운맹의 봉공(奉公), 신품서원의 가맹으로 그의 지위는 확고부동해졌다. 실상, 그는 음모의 주역이었다. 담환천의 모든 음모를 알고 있는 극소수 인물 중의 한 사람이었다. ...... 그는 잠을 이루지 못했다. 대정벌군?출동! 그로인해 다소 흥분해 있기 때문이었다. (훗후후...... 이제 천하가 일통되면 나의 오랜 숙원도 이루어진다.) 그의 눈앞에 보랏빛 환상이 뭉게구름처럼 피어 오른다. 천하의 간심(奸心) 야망을 위해 친형을 죽인 그의 간심은, 장차 천하의 분배라는 보랏빛 환상으로 무르익어가는 것이었다. 이때, 그는 무슨 생각인지 침상에서 일어나 앉았다. 그의 입가에 문득 야릇한 미소가 피어 올랐다. 무슨 의도인지...... 환우림(歡憂林), 그는 천천히 림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 아무리 금역이라 하나 그의 입림을 막을 자는 아무도 없었다. From kids@kids.kotel.co.kr Mon Mar 11 16:08 KST 1996 Subject: 야래향 168 From: kids@kids.kotel.co.kr (hades@KIDS) Date: Mon, 11 Mar 1996 17:24:44 +0900 (KST) To: cspark@hera.kaist.ac.kr X-Mailer: fastmail [version 2.4 PL21-h3] Status: RO [ fiction ] in KIDS 글 쓴 이(By): ruby (뱃살공주) 날 짜 (Date): 1995년07월29일(토) 19시25분52초 KDT 제 목(Title): 야래향 168 봉공이란 지위에 있는 그였기에 옥사자라도 그를 함부로 대할 수 없는 것이다. 그는 뇌리에 한 여인을 떠올렸다. 매선자(梅仙子), (훗후후...... 훗날 환우림을 노부의 별궁으로 만드리라......!) 그는 매선자의 뇌쇄적인 모습을 연상하는 것만으로도 혈관이 뜨거워지는 것을 막을 수 없었다. 숲 속의 백색 누각, 을주신황은 거침없는 걸음걸이로 좌측별각을 방문했다. (훗후후...... 오늘밤 특별한 봉사를 하겠다고...... 과연......?) 그는 화려하게 치장된 통로를 둘러보며 심히 만족한 미소를 지었다. 이때, [호호호......] 끈끈한 교소와 함께 매선자가 그 앞에 모습을 보였다. 아...... 옷이라고는 속이 훤히 들여다 보이는 망사나의 하나 뿐이 아닌가? 팽팽하게 솟은 기름진 육봉과 한껏 익은 매실처럼 붉은 유실, 버들가지같이 잘룩한 세류요, 쭉 뻗은 허벅지 새로 은은히 비쳐오는 밀궁...... 사이한 염기가 살인적으로 피어 오르는 여체여...... (헉------!) 을주신황은 그녀의 현란한 육체에 숨이 턱 막혀 왔다. 매선자는 옥보를 옮겨 그의 목에 흰 비단결 팔을 둘렀다. [호호...... 봉공의 왕림을 앙축드리옵니다. 오늘 밤은 특별한 선물을 준비했 어요.] [흐흐흐...... 특별한 선물이라고......?] 을주신황은 입술이 바싹바싹 마를 정도로 기대와 갈망으로 차 있었다. 하나, 짐짓 거드름을 피우며 되물었다. [먼저 축배를!] 매선자는 뇌살적인 미소를 배어 물며 손벽을 쳤다. 짝짝...... 이에, 두 명의 반라소녀가 그들 앞에 이르렀다. 그의 미색 또한 천하일품이었다. 한 소녀는 옥소반에 홍옥의 찻잔을 받쳐들고 있었다. 코밑에 와닿는 청아한 향기...... 을주신황은 가볍게 백미를 꿈틀거렸다. [차 속에......?] 매선자는 나직한 교소를 터뜨렸다. [호호...... 천축에서 구해온 환희극락봉정(歡喜極樂蜂精)을 탄 거예요. 회춘 의 묘약이지요.] 그녀의 교태에 을주신황은 겨우 경계심을 풀었다. [허허...... 하기는 노부 나이도 이젠......] 을주신황의 눈길은 매선자의 옥신을 더듬어 내렸다. 한껏 부푼 수밀도 육봉에서 은은히 비치는 삼각지대로...... 그의 성욕이 용솟음 친다. 약효 탓인가? 그의 두 눈이 벌겋게 충혈됐다. 그는 겨우 자제를 하고 있었다. 눈앞의 매선자의 현란한 육체보다 더 큰 선물을 얻기 위해서였? [선물은 아직 준비가 되지 않았느냐?] 그는 신음하듯 물었다. [호호...... 성급하기시는...... 지금쯤 목욕을 마쳤을 거예요.] 매선자는 교태롭게 웃으며 대답했다. (옳거니!) 을주신황은 내심 쾌재를 부르며 조바심을 태웠다. 이윽고, 매선자는 두 시녀에게 그를 인도하게 했다. [호호...... 더 붙들어 두었다가는 이 매선자를 쫓아 내몰 건만 같군요...... 애들아! 어서 봉공을 모셔라!] [예에------!] 두 시녀는 공손히 허리를 숙이며 앞서 걸었다. 을주신황은 호리호리한 몸매의 두 소녀를 따르며 마른 침을 꿀꺽 삼켰다. 눈앞에서 출렁이는 두 시녀의 둔부...... 그는 몇번이나 만지고 싶은 욕념을 억제하며 연신 헛기침을 했다. 이어, 두 시녀는 난화 문양이 새겨진 문앞에 이르렀다. [다 왔사옵니다. 어서 들어 가시지요?] [험...... 오냐, 수고했다!] 을주신황은 거드름을 피우며 고개를 끄덕였다. 두 시녀는 춘정 어린 추파를 던지고는 좌측 통로로 사라져 갔다. 을주신황은 나직한 헛기침과 함께 문을 밀치고 들어섰다. 방향, 여인의 규방에서나 풍겨오는 감미로운 향기가 코끝에 물씬 풍겨였? 분홍 휘장이 드리어진 침상, 을주신황은 일순 흠칫하며 주위를 살폈다. 침상은 비어 있었다. 또한, 방 어느 곳에서도 여인의 그림자는 보이지 않았다. (......?) 이때, 그는 주옥 주렴이 늘어진 욕실에서 들려오는 물소리를 듣게 되었다. (�꼈�...... 괜한 의심...... 아직 목욕이 끝나지 않았나보군.) 그는 가는 미섯?지으며 침상으로 다가가 걸터 앉았다. 그의 신경은 계속해서 물소리가 들리는 욕실로 향해 갔다. 그의 눈앞에 염색적인 여체의 환상이 스물스물 피어 올랐다. 그의 가슴은 뜨겁게 타올랐다. (대체 어떤 계집일까?) 그는 불같이 치미는 호기심을 참지 못하고 욕실로 다가섰다. 차르르르르...... 맑은 음향과 함께 주렴이 걷혀졌다. 옙퓐?들어선 을주신황, 일순, 그의 전신이 부르르 떨렸다. 동공이 수십 배나 확대되며 욕염의 불꽃이 맹렬히 피어 올랐다. 자욱한 김이 모락 모락 피어 오르는 욕실 안, From kids@kids.kotel.co.kr Mon Mar 11 16:09 KST 1996 Subject: 야래향 169 From: kids@kids.kotel.co.kr (hades@KIDS) Date: Mon, 11 Mar 1996 17:24:46 +0900 (KST) To: cspark@hera.kaist.ac.kr X-Mailer: fastmail [version 2.4 PL21-h3] Status: RO [ fiction ] in KIDS 글 쓴 이(By): ruby (뱃살공주) 날 짜 (Date): 1995년07월29일(토) 19시26분32초 KDT 제 목(Title): 야래향 169 수욕(水浴)하는 한 여인의 모습이 그의 동공에 칼날처럼 다가와 박힌 것이다. 아아...... 나녀(裸女), 인세에 이렇듯 극에 이른 미체를 지닌 여인이 또 있을까? 백설빛 고운 피부는 손에 닿으면 그대로 묻어 나올 듯 연약해 보였다. 파란 실핏줄마저 그대로 투영돼 보일 정도였다. 그 백옥 피부 위에 구슬처럼 구르는 물방울...... 가슴의 융기를 타고 자줏빛 유실 끝에 방울져 있다. 잘록한 허리의 호신으로부터 풍만한 둔부의 언덕에서 인어처럼 늘씬한 허벅지 로...... 숨이 막힌다. 그 폭발적인 염기를 발하는 여체 앞에 을주신황은 아득한 현기증마저 느껴졌 다. (우...... 우물이다! 아...... 아니 요물이다!) 특히, 모락 모락 피어 오르는 김으로 인해 언뜻언뜻 보이는 여체란...... 을주신황은 모든 것을 잊었다. 오로지 눈앞에서 꿈틀거리는 여체를 품에 안는 것만이 그의 지상목표가 되어 버렸다. [흐흐...... 아직 멀었느냐?] 이때, 수욕하던 여인은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이 순간, 을주신황은 마치 벼락을 맞은 듯 전신을 부르르 떨었다. [헉------! 너...... 너는------!] 한편, 고아한 정취의 거실 안, 매선자는 옥사자염?공손히 아뢰었다. [낭자께서 많이 회복되었습니다. 며칠 후면 신지를 되찾을 것 같습니다.] 옥사자는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모두 매선자의 덕분이오.] 그의 음성은 희열로 들떠 있었다. [만일 그녀의 신지가 회복된다면 매선자의 미인궁을 강호 제일의 여인문파로 만들어 주겠소.] [감사하옵니다. 어쩐지...... 낭자께서 맹주를 뵙고 싶은 눈치인 듯합니다.] 매선자는 넌즈시 한 마디 던졌다. [그녀를 만나겠소.] 옥사자는 태사의에서 벌떡 몸을 일으켰다. [안내 하겠사옵니다.] 매선자는 교활한 눈빛을 발하며 그를 환우림으로 인도했다. 을주신황이 이미 들어서 있는 별원...... 뭔가 엄청난 계략이 가쁘게 숨쉬고 있다. 한편, 을주신황은 자신도 모르게 한 걸?물러섰다. 그의 안면 근육이 심하게 씰룩거린다. 나녀...... 그녀는 바로 을주화화가 아닌가? 공허한 눈빛의 백치미...... 입가에 머금은 미소가 마치 꿈결처럼 몽롱하게 느껴진다. [네가...... 어찌 이곳에......] 을주신황은 형용할 수 없는 참담함을 느꼈다. 실상 을주화화는 그의 질녀가 아닌가? 한데 이때, 을주화화는 몽롱한 눈빛에 엷은 형광이 감돌았다. 전신에서 세상을 송두리 채 빨아들일 가공할 염기가 운해처럼 피어오른다. 을주신황은 정신이 아득해졌다. 그 드센 악마의 유혹에 세상의 윤리마저 상실해 버렸다. 그의 눈길은 그녀의 분홍빛 육체를 뜨겁게 더듬어 갔다. 그의 입가에는 징그러운 음욕이 독기처럼 피어올랐다. 아아...... 패륜! 질녀를 범하려 한단 말인가? 을주신황은 과거에도 종리부인을 취한 적이 있었다. 패륜은 패륜을 부르는가? ...... [......] 을주신황은 몽롱한 눈빛으로 그녀에게 다가섰다. 을주화화는 을주신황의 애욕 가득한 시선 속에 포박되어 몸을 조금도 움직일 수가 없었다. 그녀는 꼿꼿하게 서서 고개를 숙였다. 바로 그순간 을주신황의 억센 팔이 을주화화의 몸을 휘감았다. 을주화화는 호흡이 중단될 것 같은 단절을 느꼈다. 억센 팔의 힘은 무서운 힘으로 그녀의 몸을 조였다. 그 조여드는 고통은 미묘하면서 걷잡을 ?없는 황홀을 몰고 화화를 떨게 했 다. 그녀의 입에서 바람 새는 소리가 났다. 몸에 힘을 잃고 늘어졌다. 신황은 질식하여 정신을 잃은 듯한 화화를 더욱 강렬하게 추켜 안으며 입술을 더듬었다. 신황은 화화를 가볍게 안아 들었다. 화화의 몸이 침상위에 뉘여졌다. [아...... 아......] 신황은 화화의 등을 손바닥으로 문지르며 혀를 길게 뽑아내어 쓸었다. 그는 습관인듯이 혀를 길게 빼내어 그것의 많은 부분을 화화의 살결에 밀착시 켰다. 화화는 또다시 실신을 한 것처럼 몸을 움직이지 못했다. 화화의 얼굴은 극도의 흥분으로 일그러져 있었다. 바르르 떨며 경련을 했다. 화화의 부드러운 살결이 메말랐다가 급작스레 젖어들기 시작했다. 땀이 밴 피부의 구석구석이 떠隔?달아오르기 시작했다. 땀방울이 끓기 시작했다. 피부의 곳곳에서 부글부글 끓어 올랐다. From kids@kids.kotel.co.kr Mon Mar 11 17:00 KST 1996 Subject: 야래향 170 From: kids@kids.kotel.co.kr (hades@KIDS) Date: Mon, 11 Mar 1996 17:24:50 +0900 (KST) To: cspark@hera.kaist.ac.kr X-Mailer: fastmail [version 2.4 PL21-h3] Status: RO [ fiction ] in KIDS 글 쓴 이(By): ruby (뱃살공주) 날 짜 (Date): 1995년07월29일(토) 19시27분10초 KDT 제 목(Title): 야래향 170 신황은 끓고 이는 화화의 땀방울 속에 익어갔다. 땀방울은 미친듯이 끓었다. 모든 것을 뒤흔들며 끓었다. 마구 흔들렸다. 끓는 땀방울이 진한 수증기를 품어댔다. 앞뒤를 분간할 수 없는 불투명한 공간 을 형성했다. =========------------------------------>>> -------------------------------------------------------------------- ...>>> 第 四十八 章... 大慘敗, 그리고 大變數 <<<... -------------------------------------------------------------------- 별원의 통로, 옥사자와 매선자가 나란히 들어 섰다. [맹주께서 혼자 드시지요...... 낭자의 신지의 회복은 오로지 맹주에게 달려 있사옵니다.] [알았소.] 옥사자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통로 안으로 걸음을 옮겼다. 이윽고, 난화 문양이 새겨진 문 앞에 이르렀다. 그는 조용히 문을 밀치고 들어섰다. 그의 가슴은 엷은 기대감으로 팽팽히 부풀어 있었다. 한데, 실내의 침상 위에서 벌어지고 있는 엄청난 광경에 그의 기대는 산산이 부서지 고 말았다. 보라! 넓은 침상 위, 을주신황은 을주화화의 알몸을 끌어 안은 채 격렬한 애무를 퍼붓고 있는 것이 아닌가? [......!] 옥사자의 전신이 심하게 경련했다. 가슴에서는 활화산 같은 분노가 휘몰아쳐 올랐다. 그의 인상이 야차처럼 일그러졌다. [이...... 이럴 수가! 이게 무슨 짓이오------!] 그의 폭갈에 을주신황은 찬물을 뒤집어 쓴 듯 욕화 속에서 깨어났다. 을주화화의 육체 위에서 퉁기듯 일어섰다. [매...... 맹주!] 그는 한없는 추락과 절망감 속으로 빠져들었다. 수염이 북풍을 만난 문풍지처럼 부들부들 떨린다. 이때, 을주화화는 옥수로 알몸을 가리며 애처롭게 흐느겼다. [흑흑...... 오...... 옥(玉)......] 그녀의 표정에는 능욕 당할 뻔한 여인의 서러운 심정이 절실하게 새겨졌다. 옥사자는 그만 이성을 상실했다. [늙은이...... 천하의 패륜적------!] 무시무시한 살기 속에 그는 뚜벅뚜벅 을주신황에게 다가섰다. 을주신황은 두려운 표정으로 뒷걸음질 쳤다. [무언가...... 잘못 되었소------!] 하나, 그의 옭㎱?옥사자의 분노의 불길에 기름을 붓는 격이었다. [그래, 잘못 되었겠지!] 싸늘한 노갈과 함께 그의 쾌검이 번뜩였다. [가랏------ 더러운 늙은이------!] 번------ 쩍------ 실내는 삽시간에 엄청난 검강으로 뒤덮여 졌다. 그 강맹함과 전광석화 같은 쾌속함은 가히 불가사의할 정도였다. 을주신황은 가슴이 철렁 내려 앉는 아득함을 느꼈? 급급히 쌍장을 내질렀다. 우------ 웅------ 파------ 파파팍------ [크------ 으윽------!] 을주신황은 괴로운 신음을 토하며 주르르 물러섰다. 그의 장삼은 선혈로 흥건히 젖었고, 안색은 썩은 낙엽빛으로 되바래졌다. [이...... 이성을 찾으시오. 맹주!] 하나, 옥사자의 살기는 더욱 무섭게 피어올랐다. [시끄럽다------ 천강일월천(天崗日月천)------!] 우------ 우웅------ 웅------ 새파란 검기가 백 팔 가닥이나 발출되며 을주신황의 전신으로 뇌전처럼 쏟아져 내렸다. 십절무랑(十絶武郞)의 외호를 지닌 옥사자, 특히, 검예에 있어 그의 경지는 가히 검신(劍神)에 이른다. 을주신황은 혼신의 힘으로 장력을 격출했다. 콰------ 르르------ 르------ 파------ 파파?----- 둔탁한 폭음 속에 그는 비틀비틀 이 장이나 밀려났다. 등 뒤, 을주화화의 눈빛에서 가공할 살광이 폭사되었다. 그녀는 잔혹한 미소를 머금으며 서서이 혈옥수를 치켜 올린다. [천행공공류(天行空空流)------!] 옥사자는 십성의 진기를 모아 검을 일직선으로 뻗어냈다. 팟------ 츠츠츠------ 츳------ 뇌전과 같은 검기류가 소용돌이처럼 휘몰아쳐 갔다. 을주신황은 도저히 헤어날 수 없는 위기를 직감했다. 허리춤에 찬 섭선을 펼쳐 들었다. 촤------ 르르르르------ 기묘한 음향과 함께 두터운 강막이 그의 전신을 에워쌌다. 파------ 파파팍------ 훗------ 쾅쾅------ 요란한 폭음이 터지며 섬광과 불똥이 유성처럼 피어올랐다. [크------ 아악------!] 폐부를 뒤집어내는 듯한 처절한 비명...... 아...... 을주신황은 두 눈이 부릅떠졌다. 뭉클뭉클 품어내는 선혈...... 이럴 수가...... 을주화화의 혈옥수가 그의 등을 관통한 것이 아닌가? 을주신황은 썩은 고목처럼 쓰러졌다. From kids@kids.kotel.co.kr Mon Mar 11 17:01 KST 1996 Subject: 야래향 171 From: kids@kids.kotel.co.kr (hades@KIDS) Date: Mon, 11 Mar 1996 17:24:52 +0900 (KST) To: cspark@hera.kaist.ac.kr X-Mailer: fastmail [version 2.4 PL21-h3] Status: RO [ fiction ] in KIDS 글 쓴 이(By): ruby (뱃살공주) 날 짜 (Date): 1995년07월29일(토) 19시27분45초 KDT 제 목(Title): 야래향 171 쿠------ 웅------ [크으으으...... 하...... 함정------!] 그의 고개가 핏물 속에 파묻혔다. 일순, 을주화화는 멍한 눈빛으로 망연히 허공을 응시했다. [호호호홋...... 원수를 갚았어------ 호호호......] 그녀는 고개를 젖히며 미친 듯이 앙천광소를 터뜨렸다. [......?] 옥사자는 흡사 홀린 듯 그녀를 바라보며 다가섰다. [화화! 무사했소......? 내가 너무 소홀하여 이런 일이 일어났구료.] 그는 그녀의 탄력있는 여체를 힘껏 끌어 안았다. 을주화화는 깔깔 요소를 터뜨리다 뚝 그쳤다. [왜...... 소녀를 죽이지 않지요?] [무슨 소리요. 화화?] 옥사자는 흠칫하여 물었다. [봉공을 죽였잖아요?] [음...... 화화! 설사 그대가 이보다 더한 일을 했다 하여도 내 어찌 당신을 해할 수 있겠소?] 옥사자는 그녀의 고운 뺨을 어루만졌다. 일순, 을주화화의 두 눈에 열화와 같은 염기가 폭사되었다. [호호...... 그말이 진심인가요?] [무...... 물론......!] 옥사자의 전신이 가늘게 진동한다. 그의 혼백이 구만리로 빠져 나갔다. [호호호...... 그럼 맹세해요.] [하리다!] 몽롱한 눈빛이 되어 그녀 앞에 털썩 무릎을 꿇었다. 아...... 이럴 수가...... 당대의 기린아인 그마저 을주화화의 미인마공에 제압되었단 말인가? 가공할 미인루(美人淚) 이때, 스스...... 슥...... 창 밖으로 한 가닥 녹영이 유령처럼 날아갔다. 그는 야천을 응시하며 나직이 중얼거렸다. [당대제일의 풍운아인 그가...... 이렇게 종지부를 맺을 줄이야......] 야래향...... 북리장천은 웬지 알 수 없는 허무?느꼈다. 별빛마저 암운에 가리우는데...... x x x 쿠쿠쿵...... 전중원(全中原), 그 광활한 대륙은 온통 암울한 혈겁으로 뒤덮여졌다. 사상 유례 없는 대혈전이 중원 곳곳에서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시산혈해(屍山血海)...... 오호...... 대지를 진동하는 호곡성은 연일 핏물 속에 메아리쳤다. 처절한 혈겁의 윤회! 무림사에 획을 그을 사상 최대의 대혈전...... 팔로(八路)로 나누어진 중원맹의 정벌군, 그들은 영세평천하의 구축을 위해 당당히 마종부와 야래전과 격돌해 갔다. 한데...... 어이없게도 풍운맹은 참패를 거듭한 것이다. 어느 일로(一路)만이 그랬다면 이해할 수 있다. 하나, 상황은 너무도 예상 밖이었다. 팔로군 전체가 곳곳에서 패퇴를 거듭, 무수한 사상자를 낸 것이다. 전략의 패배...... 팔로군은 진군 중 끊임없는 기습을 당했다. 어찌된 일인지 상대방은 팔로군의 허실과 행동을 너무도 잘 알고 있었다. 상대는 어둠 속의 화살, 이쪽은 광명 아래의 맨몸, 이런 상태에서의 충돌이니만큼 패배는 당연한 일이었다. 대체...... 대체 어떻게 이러한 불상사가 발생될 수 있쓴?말인가? x x x 제이로(第二路)------ 그들은 팔로 중 북서로(北西路)로 진군했다. 도성(刀聖) 천벽부(天劈府) 전광세가(電光世家)------ 화왕(火王) 벽력당(霹靂堂) 뇌천세가(雷天世家)------ 십성세가(十聖勢家)중 양대세가의 고수들과 팔천여의 정예가 하룻밤 사이에 급 살당하는 대참변...... 그 실태는 이러했던 것이다. 제이로군은 진로에 따라 북서로 행군하였다. 날이 저물자, 그들 일만 정예들은 왕옥산(王屋山) 초둔진(草屯鎭)에서 하루를 유하게 되었 다. 초둔진은 굔瑁?큰 마을이 아니었다. 일만의 고수들은 객점 및 산장, 심지어 민가에까지 유숙할 수밖에 없었다. 촌민(村民)들은 풍운맹의 위맹을 익히 알았기에 순순히 잠자리를 제공했다. 또한, 음식까지 푸짐하게 접대했다. 제이로군 고수들은 순박하기만 한 그들 촌민의 호의에 편한 마음으로 잠을 청 하게 되었다. 한데, [아아아악......!] [크아아악......!] 밤 하늘에 메아리치는 구슬픈 비명...... 아...... 민가에 투숙했던 제이로군의 고수들, From kids@kids.kotel.co.kr Mon Mar 11 17:02 KST 1996 Subject: 야래향 172 From: kids@kids.kotel.co.kr (hades@KIDS) Date: Mon, 11 Mar 1996 17:24:54 +0900 (KST) To: cspark@hera.kaist.ac.kr X-Mailer: fastmail [version 2.4 PL21-h3] Status: RO [ fiction ] in KIDS 글 쓴 이(By): ruby (뱃살공주) 날 짜 (Date): 1995년07월29일(토) 19시28분21초 KDT 제 목(Title): 야래향 172 그들은 대나무 침상에 누운 채 생명을 갈취당해야 했다. 똑...... 똑...... 똑...... 핏물이 낙수물처럼 흐르는 침상, 그 밑에서 수십 개의 죽장이 쏟수치며 여덟 명의 고수들을 산적처럼 꿰어버린 것이다. 죽음이 드리워진 그들 앞으로 두 개의 그림자가 다가섰다. 대머리 늙은이와 주름살 투성이의 노파, 그들은 여덟 고수에게 침식을 제공한 노부부였다. [흐흐...... 어리석은 놈들!] [클클...... 이것이 야래전(夜來殿)의 힘이다.] 아...... 야래전! [크...... 으윽......!] [아...... 아아악......!] 내장을 쥐어짜는 듯한 단말마, 객점에 투숙해 있던 삼백여 고수들은 눈알을 뒤집으며 바닥에 나뒹굴었다. 칠송에서는 검붉은 피가 고름처럼 흘러나왔다. 독(毒), 그렇다. 분명 독에 의한 참변이었다. 고통에 몸부림치는 그들의 눈에 서너 개의 인영이 사신(死神)처럼 나타났다. 객점의 주인인 비대한 중년인, 그리고, 몇몇 점원들...... [흐흐...... 어리석은 놈들! 너희들이 마신 차에는 칠절단장산(七絶斷腸散)이 풀어져 있었느니라!] 비대한 중년인은 득의의 미소를 흘린다. 염소 눈의 점원도 한 마디 했다. [헤헤...... 그것도 조금 맛眉?것 같아 음식에 식골부육혈독(蝕骨腐肉血毒) 을 섞어 두었지.] [히히...... 우리는 밤의 지배자 야래전!] 오...... 그랬던가? 야래전...... 그렇다. 밤이 되자 초둔진의 온 마을 사람 모두가 절정고수로 변신한 것이다. 야래전의 야인(夜人)들로! 그들의 기습은 철저한 계산하에 이루어졌다. 열 겹의 포위망까지 구축?놓았기에 제이로군의 고수들은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다. 여명이 틀 때, 초둔진은 거대한 화염속에 휘말렸다. 물론, 제이로군(第二路軍) 전 일만 고수들의 시체도 함께...... 아...... 아...... 몰살당한 일만의 고수! 무림사상 유례없는 대참변의 실상은 바로 이러했던 것이다. 밤의 지배자 야래전에 의해...... x x x 제육로(第六路)------ 그들은 남동(南東)으로 이동했다. 아미(峨嵋), 청성(靑城)------ 양대거파를 주축으로 조직된 일만의 고수들, 그들은 산동(山東)의 대평원위에 진을 쳤다. 낙일평(落日坪)------ 그 광활한 평원 위에서 마종부의 일만 마인들과 대혈전을 벌였다. 하나, 누가 알았겠는가? 제육로군은 마종부의 대대적인 공격에 앞서 무서운 기습에 시달려야 했던 것이 다. 마도오세의 하나인 살막(殺幕)의 일천 살수(殺手)들! 그들은 낙일(落日)의 긴 그림자 속에서 소리없이 솟구쳐 올랐다. 어떻게, 삼엄한 진세를 뚫고 진의 중심부까지 왔는지는 알수가 없었다. 그들은 놀랍게도 제육로군의 태상천둔폐갑진세(太象天遁閉甲陣勢)를 손바닥 보 듯이 훤히 알고 있었던 것이다. 번------ 쩍------! 쐐------ 애애------ 액------! 번득이는 섬광 속에 낙조빛 선혈이 대지를 적신다. [아------ 악------!] [크------ 아악------!] [크------ 아아------ 악------!] 일천의 살수들, 그들은 수풀 속에, 바위 뒤에서 속출하며 일만 정예의 진세를 분쇄해 갔다. 대기습! 제육로군은 크게 당황해졌다. 하나, 무림정기의 구현을 영세에 펼치기 위해 모인 정예들인 그들이었기에 이내 전열 을 가다듬었다. 그들은 태상천둔폐갑진을 발동하여 일천 살수를 제압해 갔다. 이 순간, 마종부의 일만 마인의 대공세가 펼쳐져 왔다. 안과 밖으로 동시에 적을 맞은 제육로군, 이들의 불행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마종문의 고수들은 그들의 철옹진세 태상천문폐갑진을 완전 파악하고 있었던 것이다. 쾅------! 제육로군과 마종부의 충돌! 그것은 너무도 참담한 패배가 운명지어진 혈전이었던 것이다. 세상에 천적(天敵)이라는 것이 있다. 아무리 강한 자도 자신의 약점을 잘 알고 있는 천적 앞에서는 무기력해지기 마 련이니...... From kids@kids.kotel.co.kr Mon Mar 11 17:03 KST 1996 Subject: 야래향 173 From: kids@kids.kotel.co.kr (hades@KIDS) Date: Mon, 11 Mar 1996 17:24:57 +0900 (KST) To: cspark@hera.kaist.ac.kr X-Mailer: fastmail [version 2.4 PL21-h3] Status: RO [ fiction ] in KIDS 글 쓴 이(By): ruby (뱃살공주) 날 짜 (Date): 1995년07월29일(토) 19시28분55초 KDT 제 목(Title): 야래향 173 제육로군------ 그들은 그 천적과 같은 마종부를 맞이하였기에 당연한 패배를 감수해야 했던 것이다. 쿠쿠쿠쿵......! 혈겁(血劫)의 수레바퀴는 풍운맹의 몰락을 향해 치달리고 있었다. 풍운맹의 몰락을 향해...... x x x 남해(南海), 만경창파의 물결이 해왕의 숨결처럼 와닿는 벽항포(碧港浦)------ 한 척의 오색범선이 포구에 닻을 내렸다. 남만산 백릉금(白凌錦)을 돛으로 했으며 선체는 자단목(紫丹木)으로 이루어졌 다. 또, 산호와 진주로 화려하게 장식한 신비로운 호화범선...... 이 호화범선에서 내린 인물은 근 삼백여 명에 달했다. 화려하되 속되지 않은 은백(銀白) 옷을 입은 인물들, 그들의 복장은 한결같이 기이했다. 어깨에는 견장을 착용했고 소매 끝에는 흰색 고동을 둘렀다. 또, 등에는 흰천으로 동여맨 길쭉한 물건을 메고 있었다. 포구에 내려선 그들은 빠르게 북상(北上)했다. 누구도 그들의 신분을 알지 못했다. 하나, 그들을 대한 인물들은 누구도 놀라움을 금치 못했으니...... 행운유수(行雲流手)처럼 날아가는 은백의 인물들, 그들의 경공은 가히 초인적이었던 것이다. 또한 그들에게서 풍겨지는 탉覃?기품과 위기(威氣)에 감복되지 않을 수 없었 다. 이들 신비기인들 앞에는 하나의 오색교자가 구름처럼 둥실 따라 다녔다. 교자 위에서는 하나의 황금궤(黃金櫃)가 올려져 있었다. 신선의 풍모를 한 은발노인, 과연, 그의 신분이 무엇이기에 이들 신비인들을 이끌고 중원에 상륙한 것일까? 또 무슨 목적을 위해...... 헌데, 절강성에 이른 이들 신비인들은 이 인(二人)이 일조가 되어 갈라졌다. [천년조사(千年祖師)의 유명이다! 중원에서 천벽지주(天壁之主)를 찾는 일은 오직 너희들에게 달려 있노라! 부디 조사의 유명을 완수하기 바란다------] 신선노인의 창노한 음성에 신비기인들은 일제히 부복하며 복창했다. [명심하겠습니다------!] 그들은 떠났? 천하 각 곳으로...... 천년조사(千年祖師)의 유명(遺命)------ 천벽지주(天壁之主)------ 아...... 이것은 또 무슨 말인가? 과연...... 중원 천하에 어떠한 풍운(風雲)이 전개되려는가? ...... 이후, 이들 신비인들의 행적은 무림 곳곳에 나타났다. 기이한 점은, 그들은 무림시비에 전혀 개입하지 않는 것이다. 오직 누군가를 찾고 있는 듯...... ...... 대전란(大戰亂)에 덮인 중원, 그들의 출현은 또 하나의 변수적 요인임에 틀림없었다. 은백의 신비인들, 과연 그들은 어떠한 역할을 할 대변수(大變數)인가? =========------------------------------>>> -------------------------------------------------------------------- ...>>> 第 四十九 章... 廣赫痔?奇人들 <<<... -------------------------------------------------------------------- 급전보(急戰報)는 연일 계속 날아 들었다. 패퇴(敗退)! 전멸(全滅)! 위급(危急)! 아! 풍운맹에 날아드는 전보(戰報)들은 절망적이었다. 마종부와 야래전------ 그들에 의해 풍운맹은 계속 밀리고 있었다. 벌써 백도의 대정벌군은 절반 이상이 전사하고 말았다. 이로 인해, 암울한 공기로 뒤덮이고 말았으니......! 풍운맹은 그야말로 초비상 상태에 놓여 있었다. 풍운맹주 옥사자------ 그는 오직 환우림에만 틀어박혀 정세에 도통 관심을 두지 않았다. 덕분에 모든 일은 풍운맹의 총사(總師)인 사해산인(四海山人)에 의해 처리되었 다. 풍운맹의 고수들은 불안해 마지 않았다. 아아...... 백도(白道)여! 이대로 패망(敗亡)하는가? 무림(武林)이여......! 그 앞날은 어찌될 것인가......? x x x 북리장천, 그는 침상에서 을주화화(乙朱花花)를 안고 있었다. 을주화화, From kids@kids.kotel.co.kr Mon Mar 11 17:04 KST 1996 Subject: 야래향 174 From: kids@kids.kotel.co.kr (hades@KIDS) Date: Mon, 11 Mar 1996 17:25:00 +0900 (KST) To: cspark@hera.kaist.ac.kr X-Mailer: fastmail [version 2.4 PL21-h3] Status: RO [ fiction ] in KIDS 글 쓴 이(By): ruby (뱃살공주) 날 짜 (Date): 1995년07월29일(토) 19시29분32초 KDT 제 목(Title): 야래향 174 그녀는 여전히 폭발적인 미태를 흘리며 그의 품에 파묻혀 있었다. 하나 마치 순한 양(羊)처럼 그녀는 다소곳했다. 북리장천은 윤기흐르는 그녀의 머리칼을 쓰다듬으며 물었다. [옥사자는 요즈음 어떻소?] 을주화화는 요염하게 웃었다. [호호...... 그는 이미 미인마공(美人魔功)에 신지가 함락된 지 오래예요. 무 엇이든 시키는대로 다 하니까요.] 그 말에 북리장천은 낮게 탄식했다. [일세의 영웅이 미인의 홍분에 스러지다니...... 안타깝군......] [하나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잖아요?] 을주화화의 두 눈이 요기를 띄웠다. [누구지? 그는......?] 북리장천이 빙긋 웃으며 묻자 그녀는 그의 가슴에 깊숙이 파고 들었다. [바로 당신이예요.] 순간, 북리장천은 가슴에 확 불이 당겨지는 느낌을 받았다. 화끈한 열기가 전신에 휘몰아치는 것은......! 그는 내심 혀를 내둘렀다. (정말...... 요화다.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사실 그들은 방금 운우(雲雨)를 치르고 난 뒤였다. 하나, 을주화화의 마력은 끊임없이 그를 충동하고 있었다. 북리장천은 가볍게 그녀의 둔부를 때렸다. [이러다가는 낭군이 복상사(腹上死)하는 불뻣怜?일어나겠소. 화화.] [어머!] 을주화화의 얼굴이 금새 도화빛으로 물들었다. 아! 그 모습은 더욱 뇌쇄적이었다. 하나...... 북리장천은 정색을 하며 진지하게 물었다. [풍운맹은...... 이제 완전히 붕괴된 거나 다름이 없소. 하나...... 원흉은 아 직도 건재해 있오.] 을주화화는 두 눈을 동그렇게 뜨며 반문했다. [담환천...... 그 말인가요?] [그렇소.] 북리장천은 다소 침중하게 말을 이었다. [풍운맹이 이 지경이 되었음에도 그가 나타나지 않음은 엄청난 흑막이 있는 것 이오.] [......!] [그는 중대한 일 때문에 이곳을 돌볼 수 없는 것이오.] [......?] 의아해 하는 을주화화에게 북리장천은 심각한 어조로 말했다. [그는...... 천마미인상의 상하부를 링?손에 넣었오.] 을주화화는 대경했다. [그...... 그렇다면 그는 지금 암흑천마총(暗黑千魔塚)에 있단 말인가요?] [그렇소. 그는 가공할 전설의 천인마학(千人魔學)을 연성하고 있을 것이오. 만 일 그가 다시 나타난다면 그때는......] 북리장천의 안색이 어두워졌다. [천하에 그를 막을 자는 아무도 없을 것이오.] [......!] 을주화화는 큰 충격을 받은 듯 안색이 창백해졌다. 북리장천은 부드럽게 그녀의 머리칼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화화, 알아낼 것이 있오.] [......?] [옥사자는 그의 부친인 담환천이 어느 곳에 있는지 알 것이오. 그것을 알아내 주시오.] 을주화화는 고개를 끄덕였다. 가벼운 미소! 아! 그러나 그 가공할 염기는 가히 폭발적이었다. [문제 없어요. 호호......] 그녀의 웃음에 북리장천의 심신이 격탕됨을 느꼈다. 정신이 아찔할 정도로 충격적인 미태...... 을주화화...... 그녀는 천하의 요녀(妖女)인가, 아니면......? x x x 눈(眼), 그 눈은 이미 일세를 풍미하던 기린아의 눈이 아니었다. 옥사자...... 그의 눈은 초점을 잃은 채 몽롱했다. 그 망막에 비치는 한 송이 희대의 요화(妖花)------ 아! 그녀는 절세의 우물이었다. 을주화화...... 그녀는 자못 탄식해 마지 않았다. [아아...... 풍운맹은 곳곳에서 패전(敗戰)을 거듭하고 있어요.] [......] 대답이 없다. 옥사자는 그녀의 말에 무관심한 듯 아무런 표정도 짓지 않았다. 을주화화는 그에게 추궁하듯 물었다. [당신은 걱정도 되지 않나요?] 옥사자는 혼잣말처럼 나직이 중얼거렸다. [화화...... 내게는 이미 당신밖에 존재하지 않소......] [하지만...... 풍운맹이 무너지면...... 아아...... 이 화화는 정말 두려워요 .] 애처로운 표정...... 을주화화의 얼굴에는 짙은 수심과 두려움이 배었다. [화화......] 옥사자는 그녀의 손을 꽉 잡았다. [걱정마시오. 백도(白道) 따위는 사라져도 천하는 우리 것이오.] 을주화화는 두 눈을 상큼하게 치켜뜨며 묻는다. [그게 무슨 말이죠?] [......] 옥사자는 선뜻 입을 열지 못했다. From kids@kids.kotel.co.kr Mon Mar 11 17:05 KST 1996 Subject: 야래향 175 From: kids@kids.kotel.co.kr (hades@KIDS) Date: Mon, 11 Mar 1996 17:25:02 +0900 (KST) To: cspark@hera.kaist.ac.kr X-Mailer: fastmail [version 2.4 PL21-h3] Status: RO [ fiction ] in KIDS 글 쓴 이(By): ruby (뱃살공주) 날 짜 (Date): 1995년07월29일(토) 19시30분09초 KDT 제 목(Title): 야래향 175 뭔가 몹시 망설이는 듯...... 하나 곧 그는 다시 말을 이었다. [사실...... 백도의 패배는 오히려 잘된 일인 것이오......] [그랬...... 었...... 나요......?] 을주화화의 음성이 달콤하게 변해 갔다. 그녀는 동체를 살며시 옥사자에게 기대며 은근한 어조로 물었다. [좀 더...... 자세히 얘기해 주세요...... 화화가 잘 알아 듣도록......] 일순, 부르르...... 옥사자는 감전된 듯 전신을 떨었다. 이어 그는 황홀한 표정을 지으며 순순히 말해 주었다. [가부(家父)께서 세운 대계 속에는 바로...... 백도의 기(氣)를 꺾는 것도 포 함이 되어 있오.] 아! 이 얼마나 무서운 말인가? 옥사자------ 그는 그 엄청난 말들을 남의 일처럼 너무도 쉽게 말하고 있는 것이었다. 백도의 기를 꺾음은 결국...... 천하인의 씨를 말리겠다는 것이 아닌가? 옥사자는 계속 말을 이었다. [백도는 너무 강하오...... 그들을 다스리려면 현재에서 최소한 반 이상은 정 리되어야 하오.] [한데...... 옥랑......] 을주화화는 더욱 부드럽고 감미롭게 물었다. [당신의 가부는...... 지금 어디 계신가요......?] 그윽한 입김이 옥사자의 목덜미에 부어졌다. 부르르...... 옥사자는 재차 몸을 떨었다. 그러나 그는 망설였다. [그것은...... 그것은......] 을주화화는 그의 품에 스르르 감겨들었다. [옥랑, 아직도 저에게 숨길 것이 있나요......?] 문득 그녀의 흑요석 같은 두 눈에서 주르르 눈물이 쏟아졌다. [흑흑...... 화화는...... 두려워요. 옥랑께서 저를 믿어주시지 않는다면.... ..] 그녀는 흐느끼며 입술을 깨물었다. [차라리 화화는...... 죽어 버리겠어요.] 옥사자는 흠칫했다. [화화...... 그...... 그게 아니오.] 하나, 을주화화는 오열을 터뜨렸다. [흑흑...... 천하에서 화화는 오직 옥랑밖에 없어요. 헌데-...... 옥랑이 저를 믿지 못하시다니...... 저는...... 떠나겠어요!] 그녀는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며 일어섰다. 그러자, 옥사자는 당황하여 그녀를 붙잡았다. [말...... 말해 주겠오. 뭐든...... 전부 다 당신에게 말하겠오......] [정말...... 인가요......?] 을주화화는 몸을 돌이켜 그의 품으로 다시 감겨 들었다. [아아...... 옥랑은 정말 좋은 사람이예요...... 저는......] 그녀는 안면 가득 은은한 홍조를 띄웠다. [옥랑에 관한 것은...... 모두 알고 싶어요...... 옥랑의 부친에 대해서도... ...] 그녀의 말은 꽤 깊은 의미를 담은 듯했다. 옥사자는 더 이상 망설이지 않았다. [가부께서는 현재...... 고금제일의 대공(大功)을 연성하고 계시오.] 그의 말투는 사뭇 불안하기 그지 없었다. 하나 을주화화...... 그녀의 몸은 집요했다. [어디에서요......?] [그 곳은...... 십만대산(十萬大山)...... 천황곡(天荒谷)......!] 일순, 옥사자는 몸을 부르르 떨며 입을 다물어 버렸다. [......!] 그의 안면 근육이 마구 씰룩거렸다. 하나 그 순간, 스슷......! 을주화화의 손이 슬며시 그의 혼혈을 짚었다. ...... 옥사자는 금새 의식을 잃고 잠잠해졌다. 그 모습을 보며 을주화화는 교소를 터뜨렸다. [호호호호홋......!] 득의만만한 채...... x x x 백사평(白沙坪)------ 장강(長江) 상류 변의 광막한 대백사장! 아! 그 곳은 온통 피(血)에 젖어 있었다. [와아아아......!] [쳐랏......!] 지축을 뒤흔드는 함성......! 차차차창! 꽈르르릉------! 경인실색, 경천동지의 대혈전(大血戰)이 그곳에서 벌어지고 있었으니......! 풍운맹의 백도고수와 마종부가 일대 접전을 벌이고 있는 것이었다. 전세는 백중지세! 하나 차츰...... 마종부쪽으?승세가 기울고 있었다. 마종부의 천지인 삼마군단(三魔軍團)! 그들의 엄청난 상륙전이 펼쳐지고 있는 것이었다. [크...... 아...... 악!] [크...... 악!] [크...... 으...... 으......!] 검(劍)과 검이 서로의 심장을 찌른다. From kids@kids.kotel.co.kr Mon Mar 11 17:06 KST 1996 Subject: 야래향 176 From: kids@kids.kotel.co.kr (hades@KIDS) Date: Mon, 11 Mar 1996 17:25:05 +0900 (KST) To: cspark@hera.kaist.ac.kr X-Mailer: fastmail [version 2.4 PL21-h3] Status: RO [ fiction ] in KIDS 글 쓴 이(By): ruby (뱃살공주) 날 짜 (Date): 1995년07월29일(토) 19시30분43초 KDT 제 목(Title): 야래향 176 아아...... 그들은 무엇을 위해 싸우는가? 그들은 죽어 가면서도 그 이유에 대한 분명한 해답을 얻지 못했다. 동(同)시대에 태어난 동족(同族)이면서도, 흑과 백이라는 입장 때문에 공존(共存)할 수 없는 것인가? 충혈된 눈에 선연하게 그려지는 피무지개......! 슈------ 욱! 차창! 난무하는 검광(劍光)과 도광(刀光) 속에 찰나적으로 결정되는 생(生)과 사(死) ------ 그들은 자신이 살기 위해 베고, 또 베어야 했다. 언덕 위, [......!] [......!] 이 인(二人)이 거기에 서 있었다. 은백색의 특이한 복장을 한 두 노인, 그들은 황금궤를 교자 위에 맨 채 아수라의 혈전장을 내려다 보고 있었다. 그 중 한 노인이 혀를 끌끌 찼다. [쯧쯔쯔...... 천사(天師), 저들은 혈전을 거듭하고 있으나 결국은...... 아무 도 승리하지 못하겠구료......?] 다른 노인이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그렇소, 지사(地師). 정작 가공할 마영(魔影)은 그림자조차 비치지 않았으니 ......!] 각기 천사, 지사로 불리우는 두 노인, 아! 그들의 눈빛은 기이하게도 투명한 것이 아닌가? 그들은 바로 남해(南海)에 내린 신비한 범선의 기인들이었다. 천사?불리우는 노인이 다시 입을 열었다. [조사(祖師)의 유시에 의하면 본도(本島)는 오직 두 번 중원 땅을 밟을 수가 있었오.] 지사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소. 그 한 번은 칠백 년 전 구천마종(九天魔宗) 등리자강(騰里紫康)이 천 하를 혈세했을 때였오. 그때 본도는 봉도(封島)를 풀고 중원으로 왔었오.] 천사가 말을 이었다. [?후로는...... 광해도(廣海島)는 한 번도 중원을 온 적이 없었오. 하나 예 언대로 칠백년이 흐른 지금...... 천하는 또다시 혈풍에 잠겼오. 조사의 예언이 맞았소이다.] 그의 안색이 다소 어두워졌다. [더우기...... 두 번째 대겁(大劫)은 암흑천마총(暗黑千魔塚)이 열려 악마천하 의 대난세(大亂世)가 열리리라고 하셨지 않소?] 지사 역시 얼굴에 그늘을 드리우며 말했다. [그것은 상고의 전사(戰史)가 다시 재현되는 것이오. 천마(天魔)의 저주를 막 는 것은 오직...... 조사가 남기신 천외천벽(天外天壁)을 열 인물을 찾는 길 뿐......] 그 말에 천사는 안색을 바꾸며 묻는다. [어떻소? 그간 본도의 도인(島人)들이 천하를 주유하며 얻은 결론은......? 과 연 누가 벽주(壁主)가 될 것 같소?] 아! 기이한 두 노인의 말------ 이는 실로 엄청난 것이었다. ------광해도(廣海島)! 그것은 바로 전설의 백도사류(白道四流) 중 가장 신비한 곳이 아닌가? 한데, 그들이 이곳에 나타나다니......! [갑시다!] [그럼......] 순간, 아! 환상이었을까? 스스스...... 광명천지에 그들의 맒응?가루로 화하는 것은......! ...... 그들은 순식간에 사라져 갔다. 실로 듣도 보도 못한 기이하고 놀라운 신법이었다. 과연...... 그들의 대화는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가......? =========------------------------------>>> 허운재옥 연재 시리즈 제 담환천 부 야 래 향 (夜來香) 第 六 卷... -------------------------------------------------------------------- ...>>> 第 五十 章... 暗黑千魔大塚 <<<... -------------------------------------------------------------------- 남행(南行)하는 동안...... 이 시대의 보이지 않는 천수(千手)는 너무나 많은 것을 보아야 했다. 천수(千手), 그는 천의 손(手)으로 무림을 주무르는 이 시대의 기인(奇人)이었다. From kids@kids.kotel.co.kr Mon Mar 11 17:07 KST 1996 Subject: 야래향 177 From: kids@kids.kotel.co.kr (hades@KIDS) Date: Mon, 11 Mar 1996 17:25:07 +0900 (KST) To: cspark@hera.kaist.ac.kr X-Mailer: fastmail [version 2.4 PL21-h3] Status: RO [ fiction ] in KIDS 글 쓴 이(By): ruby (뱃살공주) 날 짜 (Date): 1995년07월29일(토) 19시31분19초 KDT 제 목(Title): 야래향 177 마종부(魔宗府)의 마소야(魔小爺)로서, 밤의 인간들...... 야래전(夜來殿)의 전주(殿主) 야래향(夜來香)으로서...... 그의 손은 무림사를 새로이 창조하고 있었다. 허나...... 그는 구역질을 느꼈다. 곳곳에서 벌어지는 피비린내나는 혈투(血鬪)...... 죽고 죽이는 혈투의 와중에서 이미 도의나 윤리 따위는 존재하지 않았다. 다만 그 어떤 논리도 배척당한 채 죽지 않기 위해서 상대방을 죽여야만 하는. ..... 냉혹한 법칙만이 중원을 피로 물들이고 있었다. 곳곳에 쌓인 시체(屍體)...... 말라붙은 피(血)...... 그것이 당금무림의 현실이었다. 이미 흑백(黑白)의 논리는 존재하지 않았다. 그들은 삶의 희망이나 아름다움 따위는 잊어버린 지 오래였다. 더더욱 죽음(死)의 공포조차 마비되었다. 무림은 아수라장의 전장으로 화하고...... 북리장천, 그는 남행하고 있었다. (담환천......! 그대에게 모든 대가를 받고야 말겠다! 그대가 일으킨 이 가공 할 겁(劫)을 그대에게 꼭 돌려 주고야 말겠다!) 북리장천은 입술을 짓씹었다. 풍운맹은 패전(敗戰)을 거듭하고 있었다. 그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사해산인(四海山人)이 그린 대전도는 백도를 위한다기보다는 마종부와 야래전 을 위한 대전도였다. 그가 세운 병법이나 전도(戰道)는 마종부와 야래전으로 흘러들어갔다. 거기에는 구주신행쾌보 등양의 공(功)이 컸음은 물론이다. 북리장천, 그는 비장한 마음을 안고 풍운맹을 출발했다. (혈풍을 종식시키는 길은 오직...... 담환천 그 자를 제거하는 것 뿐이다.) 그는 십만뉵?十萬大山)으로 가는 길이었다. 옥사자에게서 마침내 을주화화를 통해 담환천이 있는 장소를 알아낸 것이었다. 그의 결심은 점점 강해졌다. 특히...... 한 마을에 이르렀을 때...... x x x 채 마르지도 않은 무덤 앞에 쓰러져 있는 소년이 있었다. 그는 어찌나 울었던지 눈이 퉁퉁 부어 있었고, 서투른 솜쓿?세운 목비(木碑) 에는 피가 배어 있었다. 목비를 쓸고 또 쓸어 손바닥이 벗겨져 피가 밴 것이었다. [아이야, 죽은 사람이 누구냐?] 아이는 퀭하게 패인 얼굴을 들었다. 이어 이를 바드득 갈며 말했다. [아버지예요......! 아버님은 자랑스런 풍운맹의 영웅이셨어요......! 흐윽.. ....! 기필코 내가 크면 아버님을 돌아가시게 한 마인(魔人)들을 링?죽여버리 겠어요!] [......!] 북리장천은 가슴이 답답해져 왔다. 그는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아이야, 꼭 복수만이 효는 아니란다. 너의 부친은 네가 다시 칼을 잡는 것을 결코 원치 않을 거다. 왜냐하면 네가 커서 또다시 누군가를 헤하게 되면 다시 한 번 너 같은 고아가 생기게 되는 것이 아니냐?] 하나, 소년은 주먹을 흔들고 있었다. [아니예요! 나쁜 놈들은 모두 죽여야 해요! 두고 봐요! 나는 꼭 이담에 커서 나쁜 놈들을 모두 죽이겠어요!] 소년의 눈에서는 살기에 가까운 기운이 섬뜩하게 흐르고 있었다. 살성(殺星), 또 하나의 작은 살성이 자라고 있었다. 북리장천은 너무도 많은 불행한 인간들을 보았다. 자식을 잃은 노부부...... 부친을 잃은 아이...... 남편을 잃은 여인...... 형을...... 아우를 잃은 사람들...... 그들은 하늘을 저주했고 목놓아 통곡하여 복수를 다짐하고 있었다. 중원은...... 피의 역사를 윤회(輪廻)의 수레바퀴 속에 던지고 있었다. (보여 주리라! 똑똑히...... 피의 결과가 어떤 것인지를......! 담환천! 너는 아느 냐? 피?역사가 얼마나 무서운 결과를 빚어내는 가를......?) 북리장천은 대륙의 남단을 종횡하면서 점점 희대의 대효웅(大梟雄) 담환천에 대해서 분노를 느꼈다. 결국...... 일 인(一人)의 야망으로 인하여 중원은 적토(赤土)로 화하고 있는 것이었다. (가자! 한 순간이라도 빨리 이 혈겁의 수레바퀴를 멈추게 해야 한다!) 북리장천은 혼신의 힘을 다해 경신술을 극으로 끌어올렸다. 번------ 쩍! 우르릉......! 전궁뇌천비(電穹雷天飛)의 절정경공술은 오직 뇌성만 남을 뿐, 그림자조차 남 기지 않았다. x x x 십만대산(十萬大山)은 중원의 최남단의 오지(奧地)였다. 하늘조차 보이지 않는 울울창창한 원시림...... 한 번 들어가면 나올 길을 찾지 못해 평뼈?헤맬 정도로 산역은 광대하고 절 험했다. 특히...... 무서운 독충(毒蟲)과 장독(庄毒), From kids@kids.kotel.co.kr Mon Mar 11 17:08 KST 1996 Subject: 야래향 178 From: kids@kids.kotel.co.kr (hades@KIDS) Date: Mon, 11 Mar 1996 17:25:11 +0900 (KST) To: cspark@hera.kaist.ac.kr X-Mailer: fastmail [version 2.4 PL21-h3] Status: RO [ fiction ] in KIDS 글 쓴 이(By): ruby (뱃살공주) 날 짜 (Date): 1995년07월29일(토) 19시32분00초 KDT 제 목(Title): 야래향 178 사나운 맹수 등은 인간의 범접을 금하고 있다. 십만대산 근역에는 중원인들과는 종족이 틀린 남만의 원주민이 살고 있었다. 그들은 야만적이며 원시에 가까운 생활을 하고 있었다. 사냥을 하고 화전(火田)을 가꾸어 생계를 유지했다. 한데 어느 날...... 갑자기 괴사(怪事)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십만대산의 한 계곡이 돌연 폭발한 것이다. 그 후...... 공포스러운 괴변들이 속출했다. 온갖 야수들이 미친 듯이 포효하는가 하면, 절애 깊은 곳에 서식하던 숱한 야조들이 날아올랐다. 폭발된 계곡, 기이하게도 그 주위에는 검은 구름이 소용돌이쳤다. 또한 사나운 바람이 굉음 속에 휘몰아치며 바윗덩이를 모래알처럼 퉁겨냈다. 이에, 용기있는 원주민들이 폭발지대를 찾아 내려섰다. 하나 아무도 돌아오지 않았다. 아무도...... 게다가, 원주민들이 차례로 실종되는 괴사까지 속출했다. 공포(恐怖)! 보이지 않는 악마의 손길에 원주민들은 매일을 칠흑과 같은 공포 속에 지내야 했다. 이웃의 실종 소식을 들을 때마다 치를 떨며 분개했다. 한데 이때, 폭발지대를 찾아 나섰던 원주민 중 한 명이 피투성이가 된 채 돌아왔다. 그는 최후의 생명을 태우며 울부짖었다. ------가지 마라......! 그곳에는 악마(惡魔)의 성전(聖殿)이 있다...... 크 윽......! 또 누군가가 그 폭발지대에서 살아나와 미친듯이 외쳤다. ------ 그 계곡이 폭발하며 지하에서 거대한 무덤이 솟아 올랐다! 크크...... 그곳은 악마의 무덤이다! 형용할 수 없는 공포와 경악...... 십만대산! 그곳은 이렇게 마의 산역으로 돌변한 것이다. x x x 스스스슷...... 십만대산의 고공에 하나의 인영이 나타났다. 북리장천, 그는 허공을 비월하며 치달리는 준마처럼 뻗어있는 십만대산의 산세를 살폈다. 운해 속에 우뚝 솟은 고봉, 원시림처럼 짙은 나무 숲과 운무로 가득한 계곡들...... 파도처럼 연이은 봉우리들은 마치 하늘이 날개를 편 듯 웅후하게만 보인다. 신비롭기까지 한 대장관...... 하나, 북리장천은 이 장엄한 자연의 장관을 감상하리만큼 한가로운 기분을 지 닐 수 없었다. [이곳 어딘가에 암흑천마대총이 있음이 틀림없다.] 그는 이미 원주민들로부터 근간의 괴변에 대해 들어 사정을 파악한 것이다. [악마의 성전......! 그것이 천마총임에 분명할 것이다.] 그의 가슴은 무겁기만 했다. [원주민들의 말로 미루어 이미 천마총이 열린 듯하다. 담환천이 마침내 전설의 천인마학(千人魔學)을 얻었단 말인가?] 그의 얼굴엔 초조한 빛이 가득했다. [만일 그가 출총(出塚)한다면 아무도 그를 막지 못한다.] 그는 침음성으로 뇌까리며 무섭게 비상해 갔다. 스...... 스슷...... x x x 무성한 수림, 은은한 홍무가 감돈다. 수십만 년 동안 쌓인 낙엽들이 부패하여 품어내는 도화장독(桃花庄毒), 그 가공할 독기는 암석조차 녹여버릴 정도였다. 스...... 스슷...... 북리장천은 스치듯 낙엽을 밟으며 수림 속을 헤쳐 나갔다. 백독불침의 그로서는 이 도화장독에 아무런 구애를 받지 않았다. 그는 예광을 반짝이며 수림을 살피며 깊숙이 들어섰다. [......!] 일순, 그의 검미가 홱 치켜 올려졌다. 보라! 울창한 수림 곳곳에 숱한 맹수들의 시체들이 널려있는 것이 아닌가? 끔찍하게도 시체는 심하게 찢겨져 있었다. 뇌수는 으스러지고 내장마저 파헤쳐져 있는 것이었다. (으음......) 북리장천은 이 오싹한 광경 앞에 가볍게 전율했다. [누가 이런 참혹한 짓을......] 그는 문득 암흑천마대총을 떠올렸다. [그 마귀들의 짓인가......? 그렇다면 멀지 않은 곳에 마총이 있다는 얘기인 데......] ...... 울창한 수림은 더욱 짙어졌다. 천황곡(天荒谷), 북리장천이 그곳을 찾아 헤맨 지 벌써 보름, 위치조차 자세히 알 수 없기에 이 광활한 십만대산을 이잡 듯이 뒤져? 그였 다. 직감적으로 그는 이 원시림 계곡 속에서 가공할 마기를 감지했다. 그런 확신 속에 그는 계속해서 수림을 헤쳐나갔다. From kids@kids.kotel.co.kr Mon Mar 11 17:09 KST 1996 Subject: 야래향 179 From: kids@kids.kotel.co.kr (hades@KIDS) Date: Mon, 11 Mar 1996 17:25:14 +0900 (KST) To: cspark@hera.kaist.ac.kr X-Mailer: fastmail [version 2.4 PL21-h3] Status: RO [ fiction ] in KIDS 글 쓴 이(By): ruby (뱃살공주) 날 짜 (Date): 1995년07월29일(토) 19시32분40초 KDT 제 목(Title): 야래향 179 이윽고, 그는 울창한 수림을 벗어나게 되었다. 한데 수림의 끝은 하나의 곡구(谷口)와 이어져 있었다. 괴형의 골짜기, 그 입구를 본 북리장천은 그만 경악하고 말았다. [헉......! 이럴 수가...... 세상에 이런 계곡이 존재하다니......] 아아...... 악마의 세계의 입구인가? 골짜기는 흡사 쩍 벌린 마신(魔神)의 아가리 같았다. 예리하게 돌출된 암석은 이빨처럼 느껴졌다. 오싹한 공포가 질식할 듯이 풍겨 나갔다. 북리장천은 그 음험한 곡구를 응시하며 확신했다. (틀림없는 마총의 입구다!) 그는 경각심을 느끼며 골짜기 안으로 날아들었다. (읏......) 그의 미간이 절로 찌푸려졌다. 바닥, 무수한 해골과 백골더미가 탑처럼 쌓여있는 것이 아닌가? 휑하니 뚫린 눈과 아가리에서 새파란 인광이 도깨비처럼 번뜩인다. ...... (으...... 저...... 저것은!) 곡 안으로 들어선 북리장천의 몸이 석상처럼 굳어졌다. 무덤(塚), 하나의 거대한 무덤이 그의 동공에 하나가득 들어온 것이다. 흑석(黑石)을 계단식으로 쌓아올린 삼각형 무덤, 높이가 무려 백 장에 달했고, 아랫부분의 넓이 역시 백 장을 넘었다. 고오오오오...... 우...... 우우...... 우...... 흑석총에서는 흡사 악마의 울부짖음 같은 괴음이 흘러 나왔다. 또한 면도날처럼 예리한 마기가 해일처럼 엄습해 온다. [......!] 북리장천은 자신도 모르게 전율했다. 흑석총 앞, 거대한 마왕신상(魔王神像)이 우뚝 세워져 있었다. 하반신은 땅 속에 묻혀있고 상반신만이 드러나 있었다. 핏빛 마기가 감도는 묵석의 마왕신상...... 머리에는 세 개의 뿔이 우뚝 솟았고, 눈 또한 세 개였다. 쩍 벌린 아가리에 예리한 송곳니, 치켜 올린 양손의 손톱이 삼지창처럼 곤두세워졌다. 지옥의 화염을 뿜어낼 듯 공포스러운 형상의 악마신상, 그 가슴 부위에 하나의 입구가 보인다. 시커먼 암흑의 공간, 그곳이...... 악마의 세계인가? (저곳이다......!) 북리장천은 무거운 걸음으로 통로를 향해갔다. 고오오오오오오...... 크크크크크크크...... 오싹한 마성(魔聲)이 환청처럼 그의 고막을 자극해왔다. 파------ 파파파팟------ 휘몰아치는 마기가 그의 전신을 휘감아왔다. (가공할 마기(魔氣)다!) 그는 호신강기로 몸을 보호하며 통로 안으로 들어섰다. 제지하는 방해물은 없었다. 통로 안, 북리장천은 들끓는 혈관을 가라앉히며 냉정을 유지하기에 애썼다. (마기의 침해를 받아서는 안된다!) 그는 경계심을 고조시키며 통로 안을 살폈다. 혈석(血石), 마치 피를 칠해놓은 듯한 핏빛 돌이 바닥에 깔려 있었다. 북리장천은 한걸음 한걸음 통로 깊숙이 전진해 갔다. 일 마장쯤 갔을까? 이윽고, 그는 거대한 광장이 내려다 보이는 지점에까지 이르렀다. 공포의 광경, 우...... 우...... 대체...... 대체 이곳이 현존하는 인간세상이란 말인가? [크아아아아악------!] [아------ 아아악------!] [케------ 에에에엑------!] 처절한 비명 속에 목불인견의 참상이 벌어지고 있었다. 인간지옥, 넓은 광장을 메운 수천 명의 인간들이 아귀처럼 서로의 살점을 뜯어먹는 걋? 아닌가? 할퀴고 물어 뜯고...... 허연 뇌수와 질퍽한 선혈이 낭자하게 흘렀다. 또 한쪽에는 차마 눈뜨고 볼 수 없는 윤간이 벌어지고 있었다. 아아...... 이들은 인간이 아니었다. 십팔총 무간지옥(無間地獄)이라도 이보다 더할손가? 북리장천, 그는 구토가 치밀어 오르는 것을 억지로 참았다. [으으...... 이...... 이럴 수가......! 악마의 세상이다!] 그의 전신이 분노와 경악으로 부들부들 떨렸다. 두 눈에서는 가공할 살광마저 폭사되었다. 광란의 인간들, 그들의 형색으로 보아 십만대산에 거주하는 원주민들임에 틀림없었다. 실종의 원주민, 그들이 이 악마의 세계에서 이러한 참혹한 광경을 벌이고 있다니...... 이때, 북리장천을 발견한 원주민들은 허연 이빨?희번뜩이며 미친 듯이 달려 들었다. [크...... 크크......] [캬...... 오오......] 북리장천은 분노 속에 일장을 내질렀다. 퍼------ 퍼퍼퍼펑------ [크------ 아아아악------!] [아------ 아아아악------!] 원주민들은 피투성이가 되어 광장 바닥으로 나뒹굴었다. From kids@kids.kotel.co.kr Mon Mar 11 18:00 KST 1996 Subject: 야래향 180 From: kids@kids.kotel.co.kr (hades@KIDS) Date: Mon, 11 Mar 1996 17:25:17 +0900 (KST) To: cspark@hera.kaist.ac.kr X-Mailer: fastmail [version 2.4 PL21-h3] Status: RO [ fiction ] in KIDS 글 쓴 이(By): ruby (뱃살공주) 날 짜 (Date): 1995년07월29일(토) 19시33분18초 KDT 제 목(Title): 야래향 180 그러자 수백의 원주민들이 그들의 피와 살을 탐하여 벌떼처럼 달려 들었다. 또 살조각을 놓고 짐승처럼 치고 받았다. 북리장천은 이를 악물었다. (인간! 인간이 이렇게 추악해지다니...... 오오...... 하늘이시여......!) 그는 광장을 가로질러 날았다. [크...... 크크크�꼈�......] [캬...... 아아...... 아......] 광기와 마성에 젖은 원주민들은 흡혈귀처럼 그에게 달려들었다. 북리장천은 달려드는 그들을 사정없이 날려버렸다. 인간이되...... 인간이 아닌 자들...... 그의 손속은 끔찍하리만큼 잔인했다. 무서운 분노와 증오가 끓고 있기에...... 퍼------ 퍼퍼퍼펑------! [크------ 아아악------!] [아------ 아아악------!] 피박살이 난 몸뚱이들이 사방으로 퉁겨 날았다. 신음하는 그들의 몸뚱이는 동료들에 의해 뜯겨가고...... 북리장천은 이 처참한 광경을 뒤로하고 광장을 벗어났다. 석전(石殿), 북리장천은 격분으로 요동치는 심장을 가라앉히며 전 내를 살폈다. 사방 벽, 온통 아수라(阿修羅)의 형상으로 양각되어 있는 것이 아닌가? 일천에 달하는 아수라장, 그것들은 금새라도 뛰쳐나올 듯 생생하기만 했다. 석전 중앙에는 하나의 혈지(血池)가 위치해 있었다. 북리장천은 혈지에 손을 넣었다. 끈끈한 액체의 감촉, [피(血)...... 피......! 인혈(人血)이다------!] 그의 검미가 심하게 꿈틀거렸다. 그는 문득 느끼는 바가 있었다. 예광을 반짝이며 아수라상의 벽화를 자세히 둘러보았다. 모두 일천 개, 그 하나하나의 형상은 제각기 틀렸다. 일순, 그는 머리카락이 쭈뻣 치솟는 전율 속에 빠져들었다. [천마상(千魔像) ------!] 아아...... 이 벽화가 바로 저주의 천마상이란 말인가? 천마상(千魔像)------ 상고 무림의 마도 일천마종주(一千魔宗主), 그 흉신악살(兇神惡殺)의 벽화 밑에는 각기 몇 줄의 구결이 있었다. 북리장천은 안광을 발하며 구결들을 훑어 내렸다. ...... 그의 인상이 험악하?일그러졌다. 두 눈에서는 핏빛이 감돌고 가슴에서는 살념(殺念)과 파괴의 본능이 급류처럼 치밀어 올랐다. 단지 훑어 읽는 것만으로도 그는 폭발적인 마성에 휩싸인 것이다. 그는 급히 이성을 찾으며 들끓는 기혈을 진정시켰다. 그의 안색이 백지장처럼 창백해졌다. 하나하나 통천가공할 악마학(惡魔學)에 심장이 파열될 것만 같은 공포를 느낀 것이다. [우우......! 이것은 인간의 무공이 아니다......! 악마의 무공이다!] 그렇다. 그 구결은 일반 무학의 학도를 벗어난 역천(逆天)의 마공! 오로지 파괴와 살륙만을 목적으로 창안된 비정공포의 악마지공이었던 것이다. [이...... 이것 중 한 가지만 세상에 흘러나가도...... 천하는 혈겁 속에 휘말 릿?] 북리장천은 너무도 무서운 현실에 전신이 마비될 지경이었다. 암흑의 세계가 환상처럼 피어오른다. 마귀의 광란 속에 신음하는 천하...... 참혹한 혈겁 속에 울부짖는 무림계...... 이때 돌연, 혈지가 무섭게 소용돌이치는 것이 아닌가? 쿠르르르르...... 진한 혈향과 함께 핏물이 용솟음쳐 올랐다. [......!] 북리장천은 이 괴변에 섬뜩함을 느끼며 진기를 운집했다. 쿠르르르...... 휘류류류류...... 역겨운 피비린내가 진동하며 혈무가 일천 아수라 벽화 위에 젖어들었다. 한데, 눈의 착각이었을까? 돌연 벽화 속의 천마상들의 눈이 번쩍 떠지는 것이 아닌가? 번------ 쩍------ 츠------ 츠츠------ 츳------ 아아...... 이 무슨 저주의 괴변인가? 가공?마광이 벽화 속에서 폭사되었다. 살아 있다니...... 벽화의 천마상이 살아 있는 것이다. 고오오오...... 쿠르르르르...... 혈지는 더욱 급속히 소용돌이쳤고, 혈무는 한치 앞을 볼 수 없으리만큼 짙어져 갔다. 북리장천은 이를 악물었다. (막아야 한다! 막아야 한다------ 이 가공할 저주를 막아야 한다! 마도의 부활 은 이런 것이 아니었다. 이건 마도가 아니라 악마의 부활이다! 나의 죽음으로서 라도 반듯이 막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그는 진기를 뻗어 혈지의 소용돌이를 저지하려 했다. 하나, 너무나 극심하게 엄습해오는 마기에 그의 진기는 발출되지가 않았다. 오히려 피가 거꾸로 도는 고통을 겪어야 했다. 한데 이때, 멀리서 광란의 호곡성이 그의 귀청을 자극했다. From kids@kids.kotel.co.kr Mon Mar 11 18:01 KST 1996 Subject: 야래향 181 From: kids@kids.kotel.co.kr (hades@KIDS) Date: Mon, 11 Mar 1996 17:25:21 +0900 (KST) To: cspark@hera.kaist.ac.kr X-Mailer: fastmail [version 2.4 PL21-h3] Status: RO [ fiction ] in KIDS 글 쓴 이(By): ruby (뱃살공주) 날 짜 (Date): 1995년07월29일(토) 19시33분53초 KDT 제 목(Title): 야래향 181 ------카아악......! 크아아아악......! 그 참혹한 괴성은 바로 그가 지나쳐 온 광인(狂人)이 있는 곳에서 울려온 것이 었다. 광인들이 미쳐 날뛰며 광분하는 듯했다. 이때, 콰르르르르...... 혈지(血池)는 더욱 무섭게 소용돌이쳤다. [으윽......!] 북리장천은 휘청했다. 아찔한 마기에 정신마저 혼미해지고 있었다. 그는 공력을 극으로 일으켰다. 바로 그 순간, [헉!] 그는 눈을 부릅떴다. ...... 대체...... 무엇을 보았기에...... 북리장천의 눈에는 경악과 공포가 떠올라 있었다. 아아...... 드디어 저주의 시작이련가? 악마의 신궁, 암흑천마대총이 세상에 공개되는 날...... 그날은 인류가 멸존하게되는 시발점이 되고마는 것인가? =========------------------------------>>> >>> 風雲第一龍 夜雨 >>> 廢墟之雲 在地獄 ...허운재옥 -------------------------------------------------------------------- ...>>> 第 五十一 章... 萬劫血玉修羅之身 <<<... -------------------------------------------------------------------- 휘리리리링......! 혈구(血球)! 그것은 혈무(血霧)가 뭉쳐 형성된 핏빛의 구체(球體)였다. 가공할 핏빛의 혈구체(血球體)가 혈지(血池)로 부터 솟아 오른 것이었다. 고오오오오......! 우우우우웅......! 이어 혈구체는 가공할 마음(魔音)을 뿌리며 회전하기 시작했다. 오오......! 악마(惡魔)의 부활이련가? 저주의 지옥뢰가 탄생하는가? 시뻘건 혈구체는 처음에는 핏빛의 혈무로 어려있다가 차츰 회전이 빨라지면서 확실한 영상을 이룩하기 시작했다. 오오...... 그리고 마침내...... 인간(人間)! 그것은 하나의 인간을 이루는 것이 아닌가? [헉! 담(覃)...... 환(桓)...... 천(天)......] 오오! 그렇다. 혈구체의 인간은 바로 담환천이었다. 북리장천은 아찔함을 느꼈다. 담환천은 머리서부터 발 끝까지 온통 시뻘건 혈색이었다. 아직도 그의 몸은 혈기류에 감싸여 있었다. 몸은 반투명한 혈옥빛이었다. [저...... 저것은 저주 만겁혈옥수라지신(萬劫血玉修羅之身)!] 오오......! ------만겁혈옥수라지신(萬劫血玉修羅之身)! 그것은 고금마공(古今魔功) 중에서도 더이상 오를 수 없는 극마지경(極魔之境) 으로 가히 악마왕이라 할 수 있을 무공이었다. 일찌기 만검혈옥수라지신의 걍熾?오른 사람은 인세에 단 한 번도 없었다. 그것은 일천 종(一千種) 이상의 마공(魔功)을 한 몸에 지녀야 하며 일만 명 이 상의 생혈(生血)의 혈정(血精)을 흡수해야만 한다. 하나 그것도 고금제일의 골격을 소유한 자만이 이를 수가 있었다. 만겁혈옥수라지신에 이르게 되면 전신이 금강불괴지신이 될 뿐만 아니라 인간 의 경지를 뛰어넘은 초마(超魔)의 존재라 가히 악마왕이라 할 수 있게 된다. 단지 눈빛으로 사람의 심혼(心魂)에 악령(惡靈)의 저주를 심을 수가 있을 뿐더 러 마기에 잡힌 사람은 그대로 자신의 핏물을 스스로 바치게 되고 마는 공포의 마공이었다. 한데...... 담환천! 마침내 일세의 효웅인 그가 만겁혈옥수라지신이 되고야 만 것이었다. (으으으......! 저지해야 한다. 무슨 일이 있어도...... 어떤 희생을 치르더라 도 악마공의 저 저주받은 대법을 막아야 한다.) 북리장천은 입술을 피가 나도록 깨물었다. 우우우우우...... 우웅......! 담환천은 아직도 혈무에 싸여 있었다. 혈무를 모두 흡수하는 순간 그는 전신의 만겁혈옥수라지신이 되는 것이었다. 이윽고 담환천의 몸은 거의 투명한 혈욕체에 가까와졌다. [차------ 앗!] 콰르르르릉......! 북리장천은 혼신의 공력을 다해 쌍장을 날렸다. 하나, 어찌 알았으랴? 콰------ 쾅! 엄청난 폭음과 함께 혈우가 가공할 반탄력을 퉁겨내는 것이 아닌가? [크------ 윽!] 북리장천은 가슴을 둔중한 쇠뭉치로 얻어맞은 듯 충격을 느끼고 무려 십여 걸 음이나 뒷걸음질했다. 기혈이 마구 역류하고 있었다. 입술 가득히로 선혈이 낭자하게 흘러내리고 있었다. (으으...... 거력(巨力)이다. 저지하기는 불가능한 일이다.) From kids@kids.kotel.co.kr Mon Mar 11 18:02 KST 1996 Subject: 야래향 182 From: kids@kids.kotel.co.kr (hades@KIDS) Date: Mon, 11 Mar 1996 17:25:26 +0900 (KST) To: cspark@hera.kaist.ac.kr X-Mailer: fastmail [version 2.4 PL21-h3] Status: RO [ fiction ] in KIDS 글 쓴 이(By): ruby (뱃살공주) 날 짜 (Date): 1995년07월29일(토) 19시34분28초 KDT 제 목(Title): 야래향 182 이때, 휘리리링......! 고오오오......! 문득 혈우가 담환천의 전신으로 빨려들어가는 것이 아닌가? [헉!] 북리장천은 다급함을 느꼈다. 다음 순간, 콰르르르릉------! 츠츠츠------ 츳------ 츳! 아! 그는 어느새 천마환(天魔環)을 발출하고 있었다. 휘리리리링------ 한 순간 그의 몸은 붕 떠올랐다. 이어! 스스슷......! 아! 절정의 도경(刀境)! 그의 몸이 묵기류로 화해 천마묵환도로 스며드는 것이 아닌가? 전설로만 전해듣던 무형도강류(無形刀崗流)! 그의 몸은 그대로 하나의 도기류가 되었다. [천마건곤멸황도(天魔乾坤滅荒刀)!] 치이이이이...... 잇! 콰르르르릉! 아! 묵도광류가 일직선으로 혈기류 속으로 파고 들었다. 이어, 콰------ 콰------ 콰------ 쾅! [아아아아아압------!] 엄청난 붕음이 들리고 석전 안은 온통 가공할 묵광의 강류로 칠흑같이 어두워 졌다. [크------ 아------ 악!] 전광석화처럼 날라가는 북리장천의 천마묵환도의 묵강이 혈구체의 가슴속으로 밀고들어가고있다. [우우우우우웁------!] 그럼에도 혈구체의 악마왕은 꿈쩍도 하지 않은채 계속 혈무만을 들여마실뿐.. .... [이야아아아압------! 가라! 담환천!] 괴성을 지르며 날라가는 북리장천의 가공할 묵강이 혈구체의 가슴팍속에 처박 히기까지 이제 겨우 한장여거리일뿐...... 순간, 혈구체의 눈이 게슴츠레 뜨여져 날아가는 묵형의 시선을 향해 혈(血)어린 눈빛 을 살짝 내비치는 그 순간, 순간적으로 북리장천은 느낄 수 있었다. 사이하고 섬�갼또玖庸� 자신?전신으로 밀려드는 절망감...... 죽음...... 바로 그 느낌이었다. 전신을 향해 밀려드는------눈으로는 보이지 않지만------혈류의 거역할 수 없 는 죽음의 기운을 어쩔 수 없음을 느낀 것이다. 북리장천의 눈빛이 탈색된채 마치 목뼈라도 부러진듯이 공중에서 땅아래로 처 박히듯이 고개를 숙여야했던 그 이유를 무엇이라 표현해야 할까? 자신의 거칠은 손앞에 숨져간 수많은 무림인들...... 그들도 불귀의 객이 되기직전, 바로 지금에 자신이 느낀 그러한 감정을 느꼈을 까? 나약해지는 마소야의 모습이었다. 그리고 자신의 가슴팍이 무엇엔가에 무척이나 뜨거워짐을 느꼈고, 자신의 가슴팍에 홍건히 젖어드는 것이 자신의 핏물임을 알게된 동시에, 보라! 혈류가 갑자기 틥聆玖庸?북리장천의 신형이 피분수를 뿜으며 날아가는 것이 아닌가? 그와 동시에, [크크크크...... 크하하하핫...... 하하핫......!] 아......! 소름이 오싹 끼치는 광소가 온통 공간을 뒤흔드는 것이 아닌가? 오오...... 보라! 담환천! 그는 혈무를 완전히 흡수한 채 혈지 위에 우뚝 서 있었다. 혈지의 핏물은 모두 어디로 갔는지 한 방울도 남아있지 않았다. [크하하하하핫......! 천마현세(天魔現世)!] 그는 자신을 천마라했다. 하지만 그의 모습은 악마의 모습이었다. 담환천은 광소를 터뜨리며 부르짖었다. 오오......천마현세! 아니 악마현세 북리장천은 피투성이가 된 채 쓰러져 죽어가고 있었다. 담환천은 돌연 사방 벽의 아수라 일천마종신을 향해 두 팔을 벌만?주문을 외 웠다. [크크크...... 천년의 마왕(魔王) 잠을 깨어라...... 크크크...... 때가 왔도 다. 지옥(地獄)의 유부(幽府)는 너무도 답답하다...... 깨어나라...... 깨어나 라!] 아아......! 이럴 수가......? 어찌 인세에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단 말인가? [크크크크크크......!] [우우...... 우우......!] [크르르르......!] 벽 속의 조각들이 움직이기 시작하는 것이 아닌가? 두둑...... 툭......! 쩌억...... 쩍...... 쩍......! 오......! 온몸에 균열이 가면서 돌조각이 떨어지고...... 그 속에 드러나는 것은...... 보기에도 끔찍한 묵신(墨身)이 아닌가? [크아아아......! 일천묵혈마령신(一千墨血魔靈身)이여...... 세상으로 나가 자!] 오오......! 일천묵혈마령신! 천 년(千年)의 시공(時空)을 뛰어넘어 전설의 천마(千魔)가 저주의 환생을 하 였단 말인가? From kids@kids.kotel.co.kr Mon Mar 11 18:03 KST 1996 Subject: 야래향 183 From: kids@kids.kotel.co.kr (hades@KIDS) Date: Mon, 11 Mar 1996 17:25:29 +0900 (KST) To: cspark@hera.kaist.ac.kr X-Mailer: fastmail [version 2.4 PL21-h3] Status: RO [ fiction ] in KIDS 글 쓴 이(By): ruby (뱃살공주) 날 짜 (Date): 1995년07월29일(토) 19시35분12초 KDT 제 목(Title): 야래향 183 일천묵혈마령신은 이윽고 석전에 도열했다. [크크�꼈�......! 나가자!] 담환천이 손을 젖자, 그들은 움직이기 시작했다. 흡사 시체같이 뻣뻣한 동작이었다. 하나 그들의 몸은 금강불괴지신이요, 가공할 마공거력으로 인해 걸을 때마다 바닥의 혈석에 푹푹 족인(足印)이 찍혔다. 문득, 무엇을 생각했는지 담환천은 손을 저었다. 스스...... 그러자 의식을 잃은 북리장천이 담환천의 손아귀에 잡혀 들려졌다. 또 하나의 광장에 나오자 아귀 같은 광인(狂人)들이 담환천을 보는 순간 모두 공포에 떨었다. [크아아아아......] [크악...... 크으으으......] 그들은 두 손으로 머리를 감싸쥐고 비명을 지르는 것이 아닌가? 이때, 담환천은 손을 뻗었다. [크크...... 너희들의 밥이다......] 순간, 휘------ 익! 쿵! 북리장천의 몸이 그들의 한 가운데에 떨어졌다. 그러자, [크악......!] [크아아아악!] 광인들은 피에 굶주린 이리처럼 달려드는 것이 아닌가? 아아......! 북리장천, 그는 과연 갈기갈기 찢겨 광인들의 뱃속으로 소화되고 말 것인가? [후후후후후......! 가자, 이제 천하는 나 영세군림마제(永世君臨魔帝) 담환천 의 것윱? 으하하하핫......] 스스슥......! 그는 일진 광소를 터뜨리며 밖으로 쏘아 나갔다. 그의 뒤로는...... 천 년 만에 환생한 일천묵혈마령신들이 몸을 뻣뻣이 한 채 날아갔다. 아아...... 정녕 무림(武林)은...... 천마의 대겁(大劫)에 잠겨들고 말 것인가......? x x x 스스...... 스스슥......! 하늘을 뒤덮은 원시림...... 십만대산의 밀림을 구름덩이처럼 날아가는 인영들이 있었다. 아! 수백 명에 달하는 그들은 기이한 복장을 하고 있었다. 은백색(銀白色)의 장포, 그들은 바로 남해(南海)의 신비의 섬(島) 광해도(廣海島)의 인물들이 아닌가? 스슷...... 슷......! 그들은 장포를 휘날리며 전력으로 질주하고 있었다. 얼굴에는 온통 초조하고 다급한 기색이 가득 실려 있었다. 맨 앞, 두 명의 신선풍의 노인이 교자 위에 황금궤를 올려놓은 채 메고 있었다. 천사(天師)와 지사(地師)! 바로 그들이었다. 문득 천사가 재촉했다. [빨리 가자......! 늦으면 천추의 한을 남긴다.] 지사도 만면에 초조한 빛을 띄우고 있었다. [만일 그 아이가 죽었다면...... 무림은 영겁의 암흑에 빠질 것이다. 조사의 음첼〈?오직...... 이 시대(時代))에서 그만이 천벽(天壁)을 열 수 있다 했으 니......] 그때 천사가 문득 물었다. [과연 그 아이가 틀림없을까?] 지사는 무겁게 고개를 끄덕였다. [틀림없소......! 천하를 온통 뒤졌지만 그 아이만이 중원을 구할 인재라 판명 되지 않았소.] [만약 그가 아니라면......?] [오직 하늘(天)에 맡길 뿐이?..... 선택은 하늘이 하오...... 우리는 그저 그에게...... 천벽을 전달하는 것이 최선이오......] 이들의 대화! 그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그들은 전 속력으로 질주했다. 원시림을 가로지르는 그들의 모습은 한 무리의 구름 같을 뿐 형태조차 보이지 않았다. [오! 저...... 저 곳이다!] 휘류류류......! 휘------ 익! 광해도 기인들?유성처럼 한 곳에 날아 내렸다. 흑색의 괴총(怪塚) 앞, 일순, 그들의 얼굴에 경악과 공포의 빛이 어렸다. 천사는 떨리는 음성으로 부르짖었다. [기...... 기어이...... 암흑천마대총이 열렸소!] [그...... 그렇소!] 지사 역시 가늘게 음성이 떨려 나왔다. [오오...... 결국 악마의 대겁(大劫)은 재현되고야 말았소.] 그들의 투명한 시선은 금새 암울해지?말았다. 한데, 이때였다. 거대한 반신악마상(半身惡魔像)! 그 가슴에 달려 활짝 열려진 통로로부터 괴성(怪聲)이 들린 것은......! 크아아아아......! 크...... 크악......! 아! 그것은 소름끼치는 끔찍한 마음(魔音)이었다. From kids@kids.kotel.co.kr Mon Mar 11 18:04 KST 1996 Subject: 야래향 184 From: kids@kids.kotel.co.kr (hades@KIDS) Date: Mon, 11 Mar 1996 17:25:32 +0900 (KST) To: cspark@hera.kaist.ac.kr X-Mailer: fastmail [version 2.4 PL21-h3] Status: RO [ fiction ] in KIDS 글 쓴 이(By): ruby (뱃살공주) 날 짜 (Date): 1995년07월29일(토) 19시35분43초 KDT 제 목(Title): 야래향 184 천사와 지사, 그들의 안색은 급변했다. [무슨 일이 일어난 것 같소!] [빨리 들어가 봅시다.] 스슷...... 그들은 유령처럼 미끄러지듯 통로 안으로 진입해 갔다. 그들의 심정은 너무도 다급하기 그지 없었다. 광장, 그곳에는 실로 공포스러운 광경이 벌어지고 있었다. 광인(狂人)들! 그들은 한 구석의 시체를 놓고 무시무시한 혈전의 살육을 벌이고 있었다. 서로 물어뜯고 찢고 부수는...... 그야말로 피비린내 나는 혼전을 벌이는 것이었다. 한데, 그 혈전의 와중에 버려진 듯 누워있는 한 구의 시체! 아! 그는 바로 북리장천이 아닌가? 그의 주위로 광인들이 치열한 아귀다툼을 벌이고 있었으니...... [바로 저 아이요!] 천사는 황급히 소리쳤다. [오......! 이미 늦었단 말인가?] 지사는 아예 절망적으로 부르짖었다. 하나 천사는 강경하게 외쳤다. [아직은 모르는 일!] 휘류류......! 그는 전광처럼 아수라 현장에 뛰어들었다. 그러자, [크아아악......!] [크크...... �꼈�......!] 광인들이 일제히 그를 향해 덤벼 들었다. [가랏!] 천사는 대갈하며 소매를 휘저었다. 번------ 쩍! 그의 손에서 휘황한 태양광(太陽光)이 폭출되는 순간, [크웩!] [크------ 윽!] 스스스......! 처절한 단말마와 함께 광인들은 가루로 화하고 말았다. 실로 불가사의한 무공이었다. 그것을 보며 지사는 침중한 얼굴로 외쳤다. [저들은 이미 인간이 아니오! 어차피 저세상으로 보내야 하오!] 이어, 그 역시 일수(一手)를 뻗었다. 우우...... 웅......! 파파팟! 눈부신 백광(白光)이 폭출하는 순간, [크아아------ 악!] [크------ 악!] 스스스스스......! 다시 일단의 광인들이 쓰러졌다. 그에 이어, 광해도의 기인들은 일제히 손을 뻗었다. 일순, 번------ 쩍! 휘------ 유------ 응! 휘황한 광휘가 광장 전체를 뒤덮었다. 그리고...... [크------ 아------ 악!] [크------ 악!] [케------ 엑!] 수천 마디의 단말마가 광장을 뒤흔들고...... 스스스...... 스스스...... 광인들은 모두 가루로 화한 채 전멸하고 말았다. 아! 실로 엄청난 기학(奇學)이 펼쳐진 한 순간이었다. 문득, [사...... 살아 있소이다.] 천사의 희열에 찬 외침이 들려 왔다. [정말이오?] 지사는 반색을 하며 그 곁에 날아갔다. 그들의 앞에 죽은 듯 누워 있는 북리장천! 그의 모습은 실로 처참하기 짝이 없었다. 전신의 옷은 갈가리 찢긴 채, 가슴과 배에는 무수한 손톱 자국이 나 있었다. 그의 피부는 무참히 찢겨져 내장을 희멀겋게 드러내며 싯뻘건 피투성이가 되어 있었다. 하나...... 아주 미약하게...... 그의 맥은 뛰고 있었다. 그는 살아 있었던 것이었다. 그것은 실로 천행(天幸)이었다. 그는 흑천중수담(黑天重水潭)에서 전신의 피부와 골격이 강철같이 단련되었지 않은가? 만일 그렇지 않았다면...... 그는 이미 걸레처럼 너덜너덜한 시신으로 변해 있었을 것이 아닌가? 하나...... 그는 극심한 중상을 입고 있었다. 담환천의 가공할 마공에 격중되었을 때, 이미 그의 내장은 토막토막 끊기고 심맥마저 단절되가고 있었던 것이었다. 그 상태로...... 희생은 불가능한 일이었다. 그의 맥(脈)은...... 이어졌다 끊어졌다 하며 가늘게 뛰고 있을 뿐이었다. 진맥을 하던 지사는 탄식했다. From kids@kids.kotel.co.kr Mon Mar 11 18:05 KST 1996 Subject: 야래향 185 From: kids@kids.kotel.co.kr (hades@KIDS) Date: Mon, 11 Mar 1996 17:25:35 +0900 (KST) To: cspark@hera.kaist.ac.kr X-Mailer: fastmail [version 2.4 PL21-h3] Status: RO [ fiction ] in KIDS 글 쓴 이(By): ruby (뱃살공주) 날 짜 (Date): 1995년07월29일(토) 19시36분16초 KDT 제 목(Title): 야래향 185 [분명 죽지는 않았소. 하나...... 이미 죽은 몸이나 다름이 없소.] 천사는 절망적인 심정으로 물었다. [구할 길이 없겠소?] [오직 한 가지 방법만이 있을 뿐......] 지사는 확신을 가지지 못한 듯 머뭇거렸다. 그러자, 천사는 다그치 듯 조급히 물었다. [어서 말해 보오. 무슨 방법이 있다는 것이요?] [오직 천벽신광주(天壁神光珠)를 믿을 수밖에 없오.] [......!] 일순 천사의 흰 눈썹이 부르르 경련했다. [만일...... 그래도 회생하지 못한다면......?] 지사는 한숨을 내쉬었다. [모든 것은 하늘(天)의 뜻에 달려 있소. 하나...... 조사의 유시를 믿소이다.] [......!] 그들 양인은 잠시 말을 잃었다. 하나 곧, 그들은 북리장천을 교자 위에 싣고 일어 섰다. [가자!] 스스슷......! 그들은 일행을 이끌고 그곳에서 사라져 갔다. 과연 어찌 될 것인가? 광해도에서 온 신비인들...... 그리고...... 북리장천...... 그는 과연......? =========------------------------------>>> -------------------------------------------------------------------- ...>>> 第 五十二 章... 惡魔의 祭典 <<<... -------------------------------------------------------------------- 쿠쿠쿠쿵......! 오오......! 천하(天下)가 발칵 뒤집혀졌다. 풍운맹과 마종부, 야래전의 싸움이 막바지에 이르고 있는 초춘(初春)의 대륙( 大陸)...... 오오......! 막 물이 오르려는 초목조차 가공할 마겁(魔劫)에 소스라치게 놀라 다시 얼어붙 고 만다. ------쾅! 천하전세(天下戰勢)는 완전히 뒤집혀지고 말았다. 가공할 대겁풍(大劫風)------ 마침내 중원을 유례없는 피의 소용돌이로 몰아넣고 말았으니...... 오오......! ------영세군림마제(永世君臨萌?의 출현(出現)! ------일천묵혈마령신(一千墨血魔靈神)의 도륙(屠戮)! 오오......! ------암흑천마대총(暗黑千魔大塚) 열리다! 마침내...... 전설(傳說)의 저주(咀呪)의 탈을 벗고...... 무림사의 저주의 장(章)이 열린 것이다. ......크아아......! 일천묵혈마령신...... 그들은 인간도 아니다...... 크아 아아아......! ......오오...... 무림(武林)의 종말(終末)이 다가왔다......! 그렇다! 갑자기 나타난 일천 명의 묵혈색인 괴인들, 그들은 인간이 아니었다. 암흑일천마종! 마침내 시공을 건너뛰어 그들이 환생한 것이었다. 오오......! 대륙은 온통 피로 물들었다. 그들은 마도, 백도, 녹림인을 가리지 않고 무림인이라면 씨를 말리려는 듯했 다. 카캉......! 도검은 아예 박히지도 않았다. 일천묵혈마령신의 몸에서 검은 산산조각나 날아갔다. 퍽! [크아아악!] 그들의 손은 무림인의 머리를 연한 두부처럼 으깨었다. 우두두둑......! 그들은 시체마저 그대로 두지 않았다. 그들이 뚫고 지나간 시체는 피륙을 분간할 길이 없었다. 오오......! 무림인들은 절규했다. ------누구 없소? 아아아...... 하늘이여! 어찌 이토록 가혹한 시련을 내리시 나이까? ------으아아아......! 무림...... 무림은 끝났다......! 무림도상은 처절한 살륙, 아니 일방적인 도살로 인해 온통 피로 물들었다. 곳곳에서 형체를 분간할 수 없는 시신과 백골이 나뒹굴고...... 까악! 까악...... 시체의 살점을 노리는 까마귀떼가 온통 들판의 천공을 뒤덮다시피 했다. From kids@kids.kotel.co.kr Mon Mar 11 18:06 KST 1996 Subject: 야래향 186 From: kids@kids.kotel.co.kr (hades@KIDS) Date: Mon, 11 Mar 1996 17:25:38 +0900 (KST) To: cspark@hera.kaist.ac.kr X-Mailer: fastmail [version 2.4 PL21-h3] Status: RO [ fiction ] in KIDS 글 쓴 이(By): ruby (뱃살공주) 날 짜 (Date): 1995년07월29일(토) 19시36분50초 KDT 제 목(Title): 야래향 186 이제는 정(正)도, 사(邪)도, 녹림(綠林)의 구별도 없었다. 오직 살륙을 위해서만 대륙을 피로 물들이는 일천묵혈마령신 앞에서 그들은 어 제의 원한과 증오를 버렸다. 아니 버려야 했다. 오직...... 하나(一), 중원이라는 하나의 공통숙명 속에서 그들은 손을 마주 잡았다. 어제의 적은 오늘의 생사의 지기(知己)였다. 그들의 눈에서는 비감한 눈물이 넘쳐 흘렀다. 퍽! 앞장 선 자의 머리가 깨어지면 다시 뒤에 선 자가 몸 전체로 달려들었다. 카앙......! 하나 혼연일체로 쑤신 검은 산산조각 나고...... 슈욱......! 시커먼 묵혈수가 그의 심장을 움켜쥔다. [끄아아아악!] 마신들...... 그들은 악마였다. 악마이기에 살인을 즐겼고 악마의 축제라도 벌이는 양 괴성을 부르짖으며 중원 도상을 지나갔다. 마침내...... 천하는 온통 통곡과 비명, 절망으로 떨어야 했다. 그리고...... 흡혈악마인 일천묵혈마령신들은 숭산(崇山) 태실봉으로 향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중원백도의 영역이었던 곳으로...... x x x [으아아악!] [크아아아------ 악!] [퍼------ 억......!] 비명, 비명......! 일천묵혈마령신들이 풍운맹으로 입성(入城)하는 과정은 피의 도살장을 방불케 했다. 풍운맹에 남아있는 백도고수들은 내외단 합하여 오만 명, 가히 백도의 정영(精英)이라 할 수 있었다. 한데 그들이...... 죽음을 당하고 있었다. 일천묵혈마령신들은 성문을 무너뜨렸으며 생명을 걸고 그들의 입성을 저지하려 는 백도인들을 무참히 도살하였다. [끄아아------ 악!] [크아아아악!] 피, 피, 피......! 하늘도 노(努)했음인지 아직 중천(中天)에 태양이 걸렸건만 하늘은 붉었다. 태양조차 그 금빛 광휘를 잃고 붉게 타올랐으니...... 아아......! 악마의 제전인가......? 그들의 입성(入城)은 불가 하루 만에 이루어졌다. 그리고...... 우우......! 저 무서운 이야기가 그곳에서 벌어졌으니...... x x x [크하하하하......!] 풍운전(風雲殿)이 가공할 마소(魔笑)에 무너질 듯 흔들린다. 풍운전 앞은 거대한 연무장이었다. 백도의 정영들이 심신을 갈고 닦던 곳, 하나 지금은 수라지옥도(修羅地獄圖)로 화했다. 아아......! 즐비하게 널려있는 시체들......! 그들은 온전한 형태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 거의 한 구도 없쓴? 형상을 알아볼 수 없도록 짓이겨진 시신들...... 오오...... 가공할 참경이었다. [크하하하핫......!] 풍운전 안의 태사의는 붉은 홍무(紅霧)에 쌓인 괴인이 앉아 있었다. 담환천! 영세군림마제 담환천------ 마침내 그가 입성한 것이었다. 그의 뒤에는 옥사자가 서 있었다. 그의 눈빛은 아직도 몽롱했다. 연무장에는 악마의 후예...... 일천묵혈마령신들이 서 있었다. 그들의 눈은 인간의 눈이 아니었다. 마화(魔火)에 이글거리는...... 악마의 눈이었다. 그리고...... 수천 명의 살아있는 백도인들이 바닥에 무릎을 꿇고 있었다. 하나, 그들은 죽은 영혼이었다. 악마에 굴복한 인간들...... 그들이 어찌 살아있다 할 것인가? 한데, 중앙에는 사해총사, 즉 사해산인이 만면에 비분강개한 표정을 지으며 서 있었 다. 이때, [크크크...... 사해총사! 어찌 본제를 배반했느냐?] 담환천은 무서운 마광을 쏟으며 물었다. [......!] 그 가공할 마기에 사해산인은 몸을 부르르 떨었다. 하나, 그는 과거의 사해산인이 아니었다. [담궁주......! 정신 차리시오! 그대는 백도 성인(聖人)이었거늘 어찌...... 이 같은 천인공노할 일을 저존Ⅴ?말이오?] From kids@kids.kotel.co.kr Mon Mar 11 18:07 KST 1996 Subject: 야래향 187 From: kids@kids.kotel.co.kr (hades@KIDS) Date: Mon, 11 Mar 1996 17:25:41 +0900 (KST) To: cspark@hera.kaist.ac.kr X-Mailer: fastmail [version 2.4 PL21-h3] Status: RO [ fiction ] in KIDS 글 쓴 이(By): ruby (뱃살공주) 날 짜 (Date): 1995년07월29일(토) 19시37분30초 KDT 제 목(Title): 야래향 187 그 말에 담환천은 괴소를 흘렸다. [크흐흐흐흐...... 총사, 정녕 끝내 본제에게 총성치 않겠단 말인가?] 사해산인은 떨리는 음성으로 말했다. [역천(逆天)은 한 번으로 족한 것...... 어찌 이 사해산인이 또다시 악마에게 영혼을 판단 말이오?] [후후후......! 총사, 과연 그럴 용기가 있느냐?] [허허헛......! 담궁주, 이 늙은이는 이미 살만큼 살았소. 아들 부부의 죽음이 이 어리석은 늙은이를 일깨워 주었소. 노부는 지난날의 과오만 해도 하늘을 볼 수가 없거늘 어찌 똑같은 잘못을 또 저지르겠소?] [후후후...... 그대가 다시 본제의 영세마천하(永世魔天下)의 대계(大計)를 다 시 한 번 도와 준다면 그대에게 지상 최대의 환락을 주겠소.] 그 말에 사해산인은 문득 대소를 터뜨렸다. [허허허허허헛......! 장부로 태어나 한 번 죽지 어찌 두 번 죽겠소? 노부는 이비 한 번 죽은 몸, 무엇을 또 탐하겠소?] [......!] 담환천의 얼굴에서 사기(邪氣)가 피어 올랐다. [그런가? 후훗후...... 본제는 믿지 않는다. 그대가 또다시 본제를 위해 충성 을 바치게 될 것은 분명한 너의 운명이다.] [허허허헛......! 담궁주, 마지막으로 이렇게 부르갸? 이 늙은이는 천수를 다했소. 죽어도 사람답게 죽겠소.] 이어, 그는 눈을 감았다. 모든 것을 체념하고 초월한 듯이, [크크크......] 담환천은 미소를 흘렸다. 이어, 그는 손을 들었다. [데려오라.] 순간, 대전 뒤에서 전신에 흑삼을 입은 인물이 한 명의 동자를 끌고 나왔다. 아! 그는 바로 등양(鄧陽)이었다. 애첼?북리장천과 사해산인이 그를 백도맹의 모든 정보를 야래전과 마중부에 전하는 밀사로 이용했건만, 야심을 위해 간심을 팔았던 인물이 또다시 악마에게 영혼마저 팔아버린 것이란 말인가? 그런데 그의 손에 이끌려 나온 동자, 그는 바로 놀랍게도 이고웅(李古雄)이 아닌가? 바로 사해산인의 손자가 아닌가? 이고웅은 겁에 질려 부들부?떨고 있었다. 그는 털썩 무릎을 꿇더니 빌었다. [원...... 원주님...... 잘못했어요...... 저를...... 용서...... 살려 주세 요......!] 그는 아직도 담환천을 신농원의 원주로만 알고 있었지만 웬지 모를 섬�갼또纛� 전신에 흐르는 걸 참을 수가 없었던 것이었다. 담환천은 차가운 음성으로 말했다. [고웅, 조부를 잘못 만난 죄로 너는 세상을 짧게 살다가게 되었구나. 오...... 안타깝도다...... 후훗후...... 어떻소 사해산인!] 순간, [헉......!] 그말에 사해산인은 천근 무게로 감았던 눈을 허겁지겁 번쩍 뜨고야 말았다. 그리고 이고웅을 보는 순간 그의 안색은 무참할 정도로 비참해졌다. [웅...... 웅아(雄兒)......!] 순간 이고웅은 고개를 들었다. 하나 그는 조부를 알지 못했다. 오직 사해산인만이 그를 알았다. [훗후...... 고웅, 너의 조부다.] 순간 고웅은 멍청히 있다가 갑자기 눈물을 주르르 흘리며 애걸하게 말했다. [하...... 할아버지...... 이 웅아를 제발 살려주세요...... 예......!] [우...... 웅아......!] 사해산인의 눈은 핏발이 서다못해 혈안이 되었다. 눈가가 찢겨 피가 흐르고 있었다. 그 얼마나 애타게 만나고 싶었던 손자이던가? 담환천은 음산하게 말했다. [총사, 그대가 본 마마대국(魔魔大國)의 태상총사로 들어온다면 이 귀여운 손 자와 함께 영원을 살 것이네.] 사해산인의 몸이 동지 삭풍을 만난 대나무처럼 부르르 떨렸다. 그의 눈에는 짧은 시간 동안 무수히 많은 갈등이 지나갔다. [할아버지......!] 고웅은 애절하게 그를 불럽? 이윽고...... 사해산인은 입을 열었다. [웅아...... 사내 아이란...... 명분을 가지고 삶을 살며...... 죽음을...... 초개같이 여겨야 하는 법(法)...... 이란다......] 그 말에 고웅의 안색이 흑빛이 되었다. 어린 소견에도 자신의 죽음이 거의 확실해진 것을 깨달은 것이었다. [시...... 싫어요! 할아버지...... 흐흑...... 웅아는 살고 싶어요...... 살 고......] 고웅이 울음을 터뜨리는 순간, [죽여라.] 얼음장 같은 담환천의 말이 떨어졌다. 순간, [옛!] 등양은 힘차게 대답하더니 손을 번뜩 휘둘렀다. 아아...... 퍽! 둔탁한 타음이 들리고...... [아아악------!] 비단폭을 찢는 듯한 처절한 비명이 터져 나왔다. 허공중으로 비참히도 떨어져 나가는 물체가 있었다. 그리고는 붉은 피비린내를 뿌려대며 땅으로 툭 떨어졌다. 데굴데굴...... 한맺힌 눈동자가 채 지워지지도 못한채 떠져 있었으며, 이그러진 얼굴에서는 핏줄이 모두 터져나와 제각기 뻘건 핏줄기를 흥건히 흘려 내고 있었다. From kids@kids.kotel.co.kr Mon Mar 11 18:08 KST 1996 Subject: 야래향 188 From: kids@kids.kotel.co.kr (hades@KIDS) Date: Mon, 11 Mar 1996 17:25:45 +0900 (KST) To: cspark@hera.kaist.ac.kr X-Mailer: fastmail [version 2.4 PL21-h3] Status: RO [ fiction ] in KIDS 글 쓴 이(By): ruby (뱃살공주) 날 짜 (Date): 1995년07월29일(토) 19시38분07초 KDT 제 목(Title): 야래향 188 피! 피보라가 일었다. 오오......! 고웅은 몸뚱아리는 제 머리를 잃은 채 피지도 못한 어린생명으로 꺾이고 말았 다. [으아아아아아아아아......!] 구슬픈 장소가 일어났다. 사해산인, 그의 입술에서, 눈에서 피가 흘렀다. 그는 어째서 자신이 보는 앞에서 그토록 소중하고 귀여운 손자의 죽음을 보아 야 하는지 알지 못했다. 그것이 하늘이 뜻이라면...... 오오...... 저주하리라! [데려오라.] 또다시 담환천의 묵직한 음성이 떨어졌다. 그러자...... 대전 뒤에서 이번에는 한 소녀가 스스로 걸어나왔다. 아! 소녀가 아니었다. 일신에는 깨끗한 마의(麻衣)를 입은 소녀...... 고결하고 순수한 기품이 어린 그녀의 가슴에는 이제 태어난 지 얼마 되어 보이 지 않는 아이가 안겨 있었다. 소녀, 아니 여인을 보는 순간, [여...... 영아......!] 사해산인은 벼락이라도 맞은 듯한 충격을 느꼈다. 그렇다. 이영......! 그녀는 바로 이영이었던 것이다. 이영은 몰라볼 정도로 아름답고 성숙해 보였다. 그녀는 조부를 아주 어릴 적에나마 본 적이 있었다. 그녀는 다소곳이...... 조용히 물었다. [할아버지......] 이어 그녀는 품 안의 아기를 내려보며 잔잔한 음성으로 말했다. [보세요, 예쁘죠? 건강하고 씩씩한 사내 아이예요.] 사해산인은 날벼락이라도 맞은 듯 온몸을 떨었다. [그...... 아이가...... 네...... 아이...... 냐?] 이영은 방긋 웃었다. [그럼요. 애 아빠를 닮아서 무척...... 예뻐요.] 사해산인은 절규했다. [오오...... 하늘이여......! 그럼 그 아이는...... 북리가(북리家)의 핏줄이 란 말인가?] 아! 그렇다. 이영은 사령귀였을 때의 북리장천과의 사이에서 아이를 낳은 것이었다. 그것도 사내 아이를...... 실로 기묘한 운명의 배합이었다. [언젠가는...... 아기 아버지는...... 돌아오신댔어요...... 저와 함께...... 농부가 되자고 하셨어요.] 이영, 그녀의 눈에서 이슬이 반짝였다. 이때, 담환천이 을씨년스러운 음성으로 말했다. [어떤가? 총사, 아직도 마음을 돌리지 못한다고는 않겠지?] 하나, [......!] 무엇을 생각했는지 사해산인의 눈은 구름 한점도 없이 푸르기만한 하늘을 바라 보고 있었다. 이윽고...... 그의 입에서는 뜻밖에도 허무스런 웃음이 흘러나왔다. [허허...... 허...... 그대는 아는가? 그대에게도 언젠가 죽음이라는 친구가 찾아든다는 사실을......!] [......!] [사람은 죽어 부토가 됨으로써 모든 것이 잊혀지는 법...... 담환천, 어이하여 그대가 인간이라는 것을 부인하는가?] 순간, [으하하하핫......! 본계가 영생불사극마체(永生不死極魔體)라는 것을 몰랐느 냐? 본제는 영원히 죽지 않는다! 마마대국(魔魔大國)은 영원무궁히 군림할 것이 다!] 아아......! 그의 말이 사실이라면...... 이미 그는 마신경(魔神境)에 도달했단 말인가? 이윽고, 담환천은 으스스한 음성으로 이영을 향해 말했다. [영아, 너는 네 아기의 아비가 어찌됐는지 아느냐?] [어...... 어떻게 되셨는데요......] 이영은 떨리는 음성으로 반문했다. [후후후후후후......] [하하하하하핫...... 바로 지금의 너 처럼 되었지...... 후후후훗......] [예......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 담환천은 더욱더 사이하고 잔악한 음성으로 대중을 향해 소리쳤다. [이 계집은 너희들에게 있어 철천지 웬수인 마중루의 소마야이자 백도의 공적 만통서생이며 씹어죽여도 시원치않을 비정의 색마 사령귀였던 북리장천의 짝이 다. 자! 누가 저 계집을 탐하겠느냐?] 쿵! 오오......! 무서운...... 너무나도 끔찍한 일이 벌어지려 하고 있었다. [네...... 네 놈이......!] 사해산인의 찢어진 눈이 더욱더 찢어질 듯이 벌어지려 하고 있었다. 이때, [제가 하겠습니다!] [소인이......!] [속하가......!] 아아! 날아드는 인영들...... From kids@kids.kotel.co.kr Mon Mar 11 18:09 KST 1996 Subject: 야래향 189 From: kids@kids.kotel.co.kr (hades@KIDS) Date: Mon, 11 Mar 1996 17:25:48 +0900 (KST) To: cspark@hera.kaist.ac.kr X-Mailer: fastmail [version 2.4 PL21-h3] Status: RO [ fiction ] in KIDS 글 쓴 이(By): ruby (뱃살공주) 날 짜 (Date): 1995년07월29일(토) 19시38분48초 KDT 제 목(Title): 야래향 189 그들은 과거에 백도였던 협의정도의 고수들이 아닌가? 바닥에 무릎을 꿇고 있던 그들은 일제히 이영을 덮쳤다. [아------ 악!] 이영은 날카로운 비명을 질렀다. [아------ 앙!] 멀리 내팽개쳐진 아이는 충격에 놀란 듯 까무러치듯 울음을 터뜨렸다. [흐흐흐...... 하하하핫......! 마음껏 유린해라!] 담환천의 가공할 마소와 함께, 부욱! 북! 북......! 이영의 옷이 이미 양심을 팔아버린 자들의 손에 벗겨져 나가고...... [아아아악!] 비단폭 찢어지는 비명과 함께...... 오오...... 그녀는 유린되기 시작했다. 이때, [크흐흐흐흑......! 이럴 수가...... 하늘...... 하늘이 저주스럽다......!] 파...... 악! 아! 피! 두 줄기의 핏줄기가 솟구쳤다. 사해산인! 그는 스스로 자신의 두 눈을 파내버린 것이었다. 하나, [아------ 악!] 보이지는 않아도 이영의 처절한 비명소리는 들리고 있었다. 그 소리는 공포와 전율, 절망 속에서 인간이 내지를 수 있는 극한의 애처러운 비명이었다. [으흐...... 으아아아......!] 사해산인은 마침내 두 귀를 틀어막고 울부짖다가 몸을 날렸다. 그가 날아간 곳은 대전의 대리석으로 세운 기둥이었다. 퍼------ 억! 아! 피와 뇌수가 터졌다. 비명조차 없이...... 일대의 병법대가(兵法大家)이자 현자(賢者)인 사해산인...... 그는 스스로 죽음을 택하고야 만 것이었다. 이때...... 이영...... 그녀는 덮쳐드는 흉�뉼Ｇ� 사내들의 모습이 눈앞에 확산되는 순간 이빨에 힘을 주었다. 투둑......! 혀가 끊어지고...... 그녀는 마침내 한스런 세상과 갰걋?선택하고 말았다. (아...... 가...... 야......!) 결국 담환천은 실패하고 말았다. 그는 눈썹을 떨고 있었다. 이제까지 그는 자신의 마음대로 이루지 못한 것이란 아무것도 없었다. 한데...... 단 하나, 인간의 마음만은 정복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분개...... 분노하고 있던 담환천은 돌연 두주먹을 의자에 내려친다. 쿵...... 극도로 치솟아오른 분노의 표출이리라. 그런데 그 소리에 놀라...... [아...... 앙......!] 아기의 울음소리가 들렸다. 순간 사악에 이글거리는 눈동자로 음흉하게 웃으며 담환천은 아기를 바라본다. [후후후...... 후후훗......] 사악한 웃음소리가 아기의 맑은 울음소리와 대조되며 울려댄다. [등양!] [옛!] 등양이 허리를 구부리며 대답했다. [후후훗...... 저 아기...... 저 애기를 지 아비처럼 해줘라!] [옛! 어떻게......] 가늘게 이어지는 담환천의 음성은 북리장천을 더욱더 비참하게 만드는 행위의 명령이었다. [지 애비 사령귀의 얼굴마냥...... 아기의 왼쪽눈을 깊숙히 파내고, 왼쪽 귀를 잘라내며, 왼쪽 콧방울을 찢어내며, 왼쪽 뺨에 뜨거운 인두자국으로 "사(死)"를 찍어내며, 왼쪽 팔과 왼쪽 다리를 잘라내라! 그리고 그 아이가 죽은 후에는 그 심장과 간을 꺼내어 문둥이한테 던져주어라!!! 흐흐흐흐...... 하하하핫...... !] 오오......! 무서운...... 무서운 일이었다. =========------------------------------>>> -------------------------------------------------------------------- ...>>> 第 五十三 章... 神山, 天羅合天輪廻大接引功 <<<... -------------------------------------------------------------------- 운개대산(雲開大山)------ 광동성(廣東省)의 명산(名山), 아니 명산이라기보다는 신화(神話)로 알고 있는 신산(神山)이었다. 대륙(大陸)이 형성되던 까마득한 상고시대, 이곳 운개대산에서 하늘의 구름이 걷히면서 천상(天上)에서 선인(仙人)들이 내 려와 하계(下界)를 다스렸다는 신화가 있는 성산이었다. 운개대산의 주봉(主峯), 그곳은 하늘에 맞닿을 정도로 높았다. 구름을 뚫을 듯 치솟은 봉우리, 그 정상에 그 재질을 알 수 없는 신비한 옥(玉)빛의 제단이 쌓여 있음을 아는 자는 많지 않았다. From kids@kids.kotel.co.kr Mon Mar 11 19:00 KST 1996 Subject: 야래향 190 From: kids@kids.kotel.co.kr (hades@KIDS) Date: Mon, 11 Mar 1996 17:25:50 +0900 (KST) To: cspark@hera.kaist.ac.kr X-Mailer: fastmail [version 2.4 PL21-h3] Status: RO [ fiction ] in KIDS 글 쓴 이(By): ruby (뱃살공주) 날 짜 (Date): 1995년07월29일(토) 19시39분28초 KDT 제 목(Title): 야래향 190 언제부터인가...... 그곳에서 신비한 현상이 일어나고 있었다. x x x 스스스......! 우우우웅......! 백 장 높이의 제단 위에 오채(五彩)의 서기가 어리고 있었다. 오오......! 제단 위, 삼백여 명의 기이한 행색을 한 인물들이 둥그렇게 원(圓)을 형성하고 있는 것 이 아닌가? 그 중심에는 한 청년이 누워 있었다. 이 시대...... 중원무림의 운명(運命)을 한몸에 안고 있는...... ------만통서생(萬通書生), ------마소야(魔小爺), ------야래향(夜來香), 바로...... 북리장천이었다. 그는 암흑천마총에서 만겁혈옥수라지신이 된 담환천에 의해 중상을 입은 후 남 해 광해도(廣海島)의 기인들에 의해 이곳으로 옮겨진 것이었다. 지금, 그의 가슴에는 오색(五色)의 신비한 광휘를 뿌리는 주먹만한 구슬(光珠) 하나 가 올려져 있었다. 그의 좌우에는 천사(天師)와 지사(地師)가 마주보고 앉아 있었다. [......!] [......!] 북리장천을 지켜보는 그들의 얼굴에는 초조함과 안타까움이 잔뜩 어려 있었다. 삼백여 명의 광해도인(廣海島人)들도 마찬가지였다. 한결같이 안타까운 표정을 지은 채 북리장천을 지켜보고 있었다. 북리장천의 안색은 창백하다 못해 푸르스름한 납빛이었다. 아아...... 죽었는지 살았는지...... 그는 호흡조차 없었다. 문득, 지사가 탄식하듯 한숨을 불어내며 말을 꺼냈다. [반응이 없구료. 천년조사 일백정령지신(一百正靈之神)의 혼백으로 형성된 천 벽신광주(天壁神光珠)조차 효력이 없으니......] 천사도 절망적인 표정을 지었다. [아아......! 암흑천마대총이 깨지고...... 천하는 온통 악마의 발길에 유린되 었건만...... 이 대겁(大劫)을 막을 길은 없단 말인가?] 이때, 지사가 갑자기 비장한 음성으로 말했다. [마지막 방법을 써야겠소......!] [마지막 방법......?] 지사는 북리장천을 깊이 응시하며 말했다. [그 동안 이 아이를 살펴본 결과...... 오직 이 아이만이 천벽지주(天壁之主) 가 될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소. 그렇다면......] 그는 광해도인들을 둘러 보았다. 그의 눈에는 장중하면서도 비장한 광채가 흘러나왔다. [설혹 우리 모두가 희생되는 한이 있더라도...... 천라합천륜회대접인공(天羅 合天輪廻大接引功)을 시행하는 것이오!] [오오......!] 천사는 무척이나 놀란듯이 기인 경호성을 발했다. 대체, 천라합천륜회대접인공(天羅合天輪廻大接引功)이 무엇이기에 그가 그토록 놀라는 것인가? [하지만...... 그렇게 되면...... 우리 모두가 폐인이 될 것이 아니오?] [......!] 지사는 사뭇 장중하고 엄숙하게 말했다. [무림은 도탄에 빠져 있소이다......! 만일 이것을 타개하지 못하면 무림의 역 사는 우리 시대에서 종지부를 찍게 될 것이오...... 또한 우리 모두의 힘으로 이 아이를 살려낸다치더라도 암흑천마대총의 악마왕은 무적이라오. 천벽의 최상 승 무공이라할 지라도...... 그에게 있어서 어떠한 효력이 있을런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 어쩌면...... 전혀 소용이 없는 일 일지도......] 지사의 엄숙하고 비장한 어투에 천사 역시도 비탭蠻活?느꼈는지...... [그렇다면 우리 모두가 폐인이 되어 이 아이를 살린다할지라도 이 아이가 그 악마왕을 막지 못할 거란 말이오......] [악마왕의 만겁혈옥수라지신은 금강불괴일 뿐 아니라 그어떠한 것에도 깨어지 지 않는다 들었소. 하지만 이 아이와 천벽의 힘이 하나가 된다면......] 천사가 입술을 지긋이 깨물으며 긴장한 듯이 다급하게 묻는다. [하나가 된다면......?] [최소한 이기지는 못할 지라도 비길 수는 있을 지도 모르지요.] 지사가 침중하게 말했다. [비긴다는 것은......?] [둘다 죽거나 폐인이 되겠지요.] 천사가 비탄의 한숨을 내뱉는다. 지사가 계속해서 말을 잇는다. [그것도 천분의 일의 확률이라고나 할까?] 지사는 그 말을 끝으로 북리장천의 얼굴을 뚫어져라 쳐다보며 부동자세로 멈춰 섰다. [천분의...... 일...... 후...... 아 하늘이여 어쩌다 당금 무림이 이렇게 되 었나이까? 너무 하십니다.] 이어 천사는 중인들을 돌아보며 물었다. [그대들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순간, [천명(天命)에 따르오리라------!] 일제히 부르짖으며 삼백 인은 모두 그 자리에 가부좌를 트는 것이 아닌가? 그돛?얼굴에는 비장하고도 혼연한 기색이 어려 있었다. [어떻소? 천사(天師)?] 지사는 빙긋 웃으며 천사를 바라보았다. From kids@kids.kotel.co.kr Mon Mar 11 19:01 KST 1996 Subject: 야래향 191 From: kids@kids.kotel.co.kr (hades@KIDS) Date: Mon, 11 Mar 1996 17:25:53 +0900 (KST) To: cspark@hera.kaist.ac.kr X-Mailer: fastmail [version 2.4 PL21-h3] Status: RO [ fiction ] in KIDS 글 쓴 이(By): ruby (뱃살공주) 날 짜 (Date): 1995년07월29일(토) 19시42분15초 KDT 제 목(Title): 야래향 191 [오오...... 어찌 반대하겠소? 기꺼이 천하를 위해 내 모든 것을 내놓겠소이 다.] 천사는 합장(合掌)하며 역시 따라 웃었다. 지사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럼...... 시작합니다.] [허허...... 내세(來世)에서 다시 만납시다......!] 이윽고------ 신비의 천라합천륜회대접인공(天羅合天輪廻大接引功)이 시작되었다. 삼백 명의 기인들은 문득 손을 뻗어 서로의 손을 잡았다. 그리고...... 공력을 극한으로 끌어 올린 순간, 우...... 우...... 웅......! 우르르르......! 아! 가공할 강기가 일어나며 운개대산의 봉우리 전체가 무너질 듯 흔들리는 것이 아닌가? 이어, 그들을 중심으로 형언할 수 없는 광막이 일어났다. 그 광막은 두 갈래로 이어지더니...... 천사와 지사의 명문혈로 연결되었다. [......!] [......!] 순간, 천사와 지사는 온몸의 털이란 털은 모두 곤두서고, 은백의 기가 고무공처럼 부 풀어 올랐다. 아! 삼백 인의 내공------ 그것이 모두 두 사람에게 옮겨진 것이었다. 생각해 보라! 삼백 인의 무공은 한결같이 조화지경(造化之境)이었다. 그들 개개인은 최소한 삼갑자(三甲子) 이상의 내공을 지니고 있었다. 한데, 그들은 전내공이 두 갈래로 합쳐져 천사와 지사의 체내로 옮겨진 것이었 다. 아아......! 만일 무림인이 이 광경을 보았다면 필시 놀라 까무라치고 말았으리라! 이때, 스스스......! 천사와 지산는 각각 손(手)을 뻗었다. 그들의 손은 백색서기를 뿜고 있었다. 그들은 각각 북리장천의 한쪽 팔을 잡았다. 그리고...... 체내에 옮겨진 삼백 인의 내공을 북리장천의 체내로 흘려 넣기 시작했다. 아아...... 만일......! 북리장천이 그것을 모두 흡수하기만 하면...... 광해도 최강의 일인자가 될 것 이다. 하나...... 시간이 흘러도 북리장천의 신체에는 아무런 변화도 일어나지 않았다. 그저 망망대해에 빠지듯 삼백 인의 내공은 무한히 그의 체내로 흘러들어가기만 했? 한없이...... 계속, 얼마쯤 흘렀을까? 반시진이 좀 지났다고 느껴질 때였다. 문득, 스스스...... 아! 놀라운 현상이 일어났다. 삼백 인의 얼굴이 변화를 일으키는 것이 아닌가? 대부분 중년인이었던 그들의 얼굴이 돌연 움직이면서 무수한 주름살이 생겨나 는 것이 아닌가? 어디 그뿐인가? 그들의 머리카락과 수염이 점차 잿빛으로 변하더니...... 마침내는 백발로 화하고 마는 것이 아닌가? 정력의 고갈! 그것이 부른 현상이었다. 하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리장천에게서는 아무런 변화도 일어나지 않았다. 천사와 지사, 그들은 절망을 느꼈다. (오오...... 틀렸...... 다......!) 그들은 할 수 있는 한 모든 것을 다 했다. 조사의 천년유시에 따라 인간으로 할 수 윱?모든 것을 다했다. 하나...... 결국 하늘은 그들을, 아니 무림의 억조창생을 외면하고야 마는 것이다. ------광해도(廣海島)------ 본래 그들의 조상은 중원에서 건너간 상고시대의 일백정령신(一百精靈神)이었 다. 무림에 백도(白道)의 근원을 형성한 일백 명의 무학종주(武學宗主), 그들은 천 년 전 암흑일천마종(暗黑一千魔宗)과의 싸움옘? 그들을 중원에서 몰아낸 후...... 언젠가 또다시 그들의 후예가 나타나 천하를 혈세(血洗)할 것이라는 천기(天 機)를 읽었다. 그리하여...... 그들은 남해(南海) 일만리 해역(海域)을 따라 중원을 떠났다. 그리고 마침내 광해도에 돛을 내리게 되니...... 그로부터 광해도의 신화(神話)가 탄생되었다. 그들은 그들의 후뉘涌“?봉도령(封島令)을 내려 중원출입을 금(禁)했다. 백도 일백정령신의 무학을 보존하기 위해서였다. 단지, 두 번 출도(出島)할 것을 유시로 남겼으니 그 한 번이 칠백 년 전 구천마종(九 天魔宗) 등리자강이 천하혈세를 할 때였다. 그리고...... 그들의 시대로부터 천 년 후...... From kids@kids.kotel.co.kr Mon Mar 11 19:02 KST 1996 Subject: 야래향 192 From: kids@kids.kotel.co.kr (hades@KIDS) Date: Mon, 11 Mar 1996 17:25:56 +0900 (KST) To: cspark@hera.kaist.ac.kr X-Mailer: fastmail [version 2.4 PL21-h3] Status: RO [ fiction ] in KIDS 글 쓴 이(By): ruby (뱃살공주) 날 짜 (Date): 1995년07월29일(토) 19시42분51초 KDT 제 목(Title): 야래향 192 암흑천마대총이 열리리라는 것을 알고 두 번째 출도(出島)를 유시로 남겼다. 그리고...... 천벽지주(天壁之主)------ 그들의 일백정령신의 무학을 담은 천외천벽(天外天壁)의 비밀을 풀 주인(主人) 을 찾으라 하였으니...... 그것이 바로 오늘에 이른 것이었다. ...... 문득, 천사와 지사는 눈을 크게 떴다. 보라! 오오......! 마침내......! 죽은 듯 누워있던 북리장천의 몸에 변화가 일어나는 것이 아닌가? 파...... 파...... 팟......! 아! 북리장천의 옷이 가루가 되어 날아가고...... 그의 피부가 쩌억쩍 갈라지는 것이 아닌가? 탈태환골! 아! 바로 전설의 현상이 일어나고 있었다. 수없이...... 북리장천의 피부가 갈라지고 있었다. 거북등처럼 균열되어 벗겨지더니...... 속에서 우유빛 뽀얀 속살이 나오고...... 다시 또 까맣게 타들어 가다가 갈라지고...... 무려 삼백 육십 번을 되풀이 하고 있었다. 아아...... 마침내...... 천고(千古)의 불가사의한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 이곳은...... 신화(神話)를 간직한 신산(神山)...... 운개대산(雲開大山)이었다. x x x ------으아아아악......! ------크아아아?.....! 피(血), 피, 피, 마도오세의 전륜마궁과 풍마곡, 오행혈수각의 삼만 마도인의 관도(官度)에서의 전멸! 마도오세의 검전과 마중루의 구대마반중 5인의 장로가 이끄는 육만 마도인들과 의 천마평(天摩坪)에서의 옥쇄(玉碎)! 그리고 지금 이곳, 용문(龍門)에서의 혈사(血事)! 일만의 살막의 고수들이 몰살을 당하고 있었다. 그야말로 일방적인 도륙이라고 해야할 것이다. 싸움이 아니었다. 애시당초 상대가 되질 못했다. 마마대국(魔魔大國)의 일천묵혈마령신에 의해 철저히 유린당해가는 백만 마도( 魔道)의 중추인 구천마중루...... 그들 삼십만의 고수중 벌써 이십여만명이 목숨을 빼앗겼다. 단지 일천명의 강시들에 의해서...... 살막주(殺幕主)인 무흔은 오른쪽 어깨에서부터 팔이 잘려져 나가있었다. 전신은 피투성이로 죽어가고 있었다. 여기저기서 살막의 일만고수들의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아니 이미 대다수가 살육을 당하고 이제 몇명밖에 남지 않았지만 그들의 비명 소리는 고통스러웠다. 일천묵혈마령신은 죽여도 곱게 죽이지 않았다. 그들은 반드시 칠등분으로 갈가리 찢어 죽였다. 제일먼저 머리통을 부수고, 양튼?양다리, 그리고 허리를 끊어내어 죽이는 것 이었다. 처절한 죽음이었다. 이곳 용문의 대지는 온통 피바다에 썩어들어가는 살들의 비린내가 잔뜩 들어차 있었다. 하늘엔 까마귀들이 가득가득 몰려 들었고, 죽음이라는 단어가 이곳저곳에 강렬히 배어들어가고 있었다. 다섯명의 묵혈마령신들이 무흔을 에워싸고 있었다. ------키야야야야야압!!! 무흔의 목관절이 부러짐과 동시에 머리통이 하늘로 치솟아 올랐다. 그리고는 쿵! 피를 수직으로 뿜어내며 땅바닥에 데굴데굴 구르는 머리통이었다. 비명도 채 지르지 못한채 산화해가는 무흔의 모습이었다. ------끄아아아악! 무흔의 머리통위로 사나운 발바닥에 내리 눌렀고, 그 힘은 만근 바위로 내려찍는 되?위력으로 머리통을 박살내버린다. 부서진 두개골에 검붉게 죽어가는 핏줄기, 누런 뇌수가 땅바닥에 깔리고, 두개의 눈알이 납작하게 비틀어진채 땅속에 처박혀 있었다. ------찌지지직! 떨어져나간 부위로부터 공중으로 핏줄기를 뿜어내고 있던 몸뚱아리가 천갈래 로 찢겨져 나갔다. 일인의 강시가 피투성이의 몸뚱아리로부터 심장을 꺼내어 포효하듯 소리지르며 더러운 입속으로 아그작아그작 집어넣어 씹어먹는다. 비참한 광경이었다. 관도와 천마평, 그리고 용문에서의 마도참변(魔道慘變)이라고 후세의 무림사가 들은 기록하였다. 백만마도인중 우두머리격인 삼십만 절대고수들의 전멸...... 그들은 울부짖으며, 또 울부짖으며 통곡하였다. 야래전도 예외는 아니었다. 십만 야래전 문도들중 삼분의 이이상인 칠만명이상이 묵혈마령신에게 죽음을 당하고 있었다. 아아! 이제 어떻게 되는 것일까? 처절한 죽음, 그리고 검붉은 피, From kids@kids.kotel.co.kr Mon Mar 11 19:03 KST 1996 Subject: 야래향 193 From: kids@kids.kotel.co.kr (hades@KIDS) Date: Mon, 11 Mar 1996 17:25:59 +0900 (KST) To: cspark@hera.kaist.ac.kr X-Mailer: fastmail [version 2.4 PL21-h3] Status: RO [ fiction ] in KIDS 글 쓴 이(By): ruby (뱃살공주) 날 짜 (Date): 1995년07월29일(토) 19시43분27초 KDT 제 목(Title): 야래향 193 =========------------------------------>>> -------------------------------------------------------------------- ...>>> 第 五十四 章... 魔人二代, 그리고 壁天 열리다. <<<... -------------------------------------------------------------------- ------마마대국(魔魔大國)! 악마(惡魔)의 성전(聖殿),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백도의 성지(聖地)였던 풍운맹은 악마의 성전으로 변 했다. 오오......! 무림정기(武林正氣)는 사라졌는가? 아무도...... 없는가? 누구...... 악마들의 파천무(破天舞)를 그치게 할 자 없는가? 오오...... 암흑! 무림은 그야말로 암흑시대였다. 흑도, 백도, 녹림 할 것 없이...... 완전한 암흑시대로 화하고 말았다. 이대로...... 무림(武林)은 종말을 고하게 되고 말 것인가? x x x 환우림(歡憂林), 환우림은 아직도 존재하고 있었다. 하나, 그곳은 과거보다 몇십 배나 더한 환락림(歡樂林)으로 화해버렸다. 숲, 우선 그 숲 속에는 옷이란 것을 걸치지 않는다. 상하를 막론하고 환우림에 들어가려면 모두 벌거벗어야만 한다. 백색의 아름다운 별궁(別宮)은 온통 환락에 겨운 신음과 음탕한 웃음소리로 가 득하고...... 숲의 여기저기에서는 대낮임에도 불구하고 전라(全裸)의 남녀(男女)들이 무리 지어 뒹굴고 있었다. 아아...... 폐륜......! 지상에 이와 같은 부도덕한 장소가 있다는 것을 하늘은 왜 모른단 말인가? 환우림, 굅汰?마마대국에 투항한 무림인들이 악마(惡魔)의 성전에 영혼을 바치는 맹 세를 한 후 들르는 곳이었다. 음굴(淫窟), 바로 천하제일의 음굴이었다. [보아라. 저들이 과거에 내로라 하던 영웅(英雄)을 자처하던 자들이다.] 환우림으로 들어서는 이 인(二人), 그들은 바로 당금천하를 암흑시대로 만든 장본인이었다. 마마국왕(魔魔勸?인 영세군림마제(永世君臨魔帝) 담환천! 그리고 그의 아들인 옥사자였다. [......] 옥사자의 얼굴에는 음침한 사기(邪氣)가 드리워져 있었다. 과거에 보았던 풍운맹주 십전무랑 옥사자가 아니었다. 광명정대하고 온화한 기품이 흐르던 옥사자의 모습은 그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 았다. ------하아...... 아...... 좀더...... ------헉헉...... 그들이 지나는 숲길의 한쪽 바닥에는 벌거벗은 남녀가 뒤엉킨 채 서로의 몸을 짐승처럼 탐하고 있었다. 도저히 바로 볼 수 없을 정도로 낯뜨거운 광경이었다. 악마에게 영혼을 판 위인이었다. 그를 색마의 포로로 만들고 있는 여인은 과거 미인마궁의 여인이었다. 그녀는 열락에 들뜬 신음을 내며 사내의 머리칼을 쥐고 있었고, 사내는 그녀의 몸을 짓누르고 있었다. [계집이란 쾌락의 도구일 뿐이다. 진정한 패주는 한곳에 정을 두지 않는다. 천 하군림...... 오직 그것만이 패주의 목적이다.] 담환천은 옥사자와 함께 안으로 들어갔다. 안으로 깊숙이 들어갈 수록 더욱 음탕의 극을 치닿는 광경이 눈에 들어왔다. 한데...... 놀라운 것은 사내들 중에는 머리를 박박 깍고 계인(戒印)을 새긴 자들도 많이 눈에 뜨인다는 사실이었다. 그것은 그들이 얼마 전까지는 불문(佛門)에 몸을 담은 불제가였다는 사실을 말 해 주는 것이었다. 아...... 천하는 타락하고 있었다. 안으로 걸어 들어가는 동안 옥사자의 얼굴에 덮인 사기(邪氣)는 더욱더 짙어지 고 있었다. [역사는 흐른다. 어리석은 윳湧?역사에 순종하는 것이 순리라고 하지만.... .. 흐흐...... 역사는 인간이 만드는 것이다. 이 아비는 무림사를 새로 만들었 다. 흐흐...... 마마대국(魔魔大國)은 영세군림의 장을 이룩했다.] 아! 담환천! 그의 철학은 가공할 패도지존이었다. [천하는 머지않아 본 왕(本王) 앞에 무릎을 꿇을 것이다. 그때...... 본 왕은 영원히 죽?않는 영세군림마제로서 천하르 거둘 것이다.] 이윽고, 그들은 백색의 별궁 안으로 들어갔다. [이곳은 굴종하는 자들을 더욱 깊이 환락의 늪으로 몰아넣어 그들의 마음 속에 서 영원히 반심(反心)을 품지 못하도록 인성(人性)을 말살하기 위해 앞으로 더 욱 그 규모를 확장할 것이다.] 아아...... 그 얼마나 흉악한 마심이요, 치밀한 계략육? [이제 천하의 미녀란 미녀는 모두 이곳으로 불러들여 색노(色奴)로 만들 것이 다.] [......] 옥사자는 처음부터 끝까지 한 번도 입을 열지 않았다. From kids@kids.kotel.co.kr Mon Mar 11 19:04 KST 1996 Subject: 야래향 194 From: kids@kids.kotel.co.kr (hades@KIDS) Date: Mon, 11 Mar 1996 17:26:01 +0900 (KST) To: cspark@hera.kaist.ac.kr X-Mailer: fastmail [version 2.4 PL21-h3] Status: RO [ fiction ] in KIDS 글 쓴 이(By): ruby (뱃살공주) 날 짜 (Date): 1995년07월29일(토) 19시44분05초 KDT 제 목(Title): 야래향 194 [너에게 보여줄 것이 있다, 따라오너라.] 담환천은 그를 데리고 한 별각으로 들어갔다. 별각 안, 그곳은 차마 눈뜨고 볼 수 없는 변태적인 광경이 벌어지고 있었다. 인간으로서는 도저히 그럴 수 없는 엄청난 패륜이 벌어지고 있었다. 악마에게 영혼을 잃어 이미 분별력을 잃은채 자신의 친딸의 영혼을 유린하는 자가 있었으며, [아버지! 아버지!]하며 부르짖어대는 딸의 젖가슴을 거칠게 이끄러뜨리며 서로 맞물려있는 하복부의 음침한 가랭이 속으로 아비된자는 그 자신의 추악한 정액 을 무참히도 방사해�┳렝만�, 그 딸은 어쩔수 없이 그 모든 것을 받아들여야만 했다. 또 다른 방, 일견하기에도 육십은 넘어보이는 소림사의 지주급 고승이 발가벗은채 채 꽃술 도 벌어지지 않았을 열다섯살의 소녀를 포악하게 간하고 있었다. 그 노승은 무릎이 땅에 닿은채 엎드려 있는 소녀의 등뒤쪽으로 자신의 허리 아 래쪽을 밀어붙여대고 있는 것이 아닌가? 별각의 수많은 방(房)에서 행해지는 패륜의 행위들을 지나치면서도 옥사자는 한 번도 표정이 변하지 않았다. 한데, 한 방에 이르렀을 때, 그의 눈빛이 조금 변했다. 넓은 원형캥? 두 명의 눈이 번적 뜨일 만큼의 절세미녀가 누워 있었다. 한데, 여러 명의 꼽추, 난장이 등의 보기만해도 소름이 끼치는 기형인간들이 두 미녀 의 나신을 미친 듯이 �덱�고 애무하는 것이 아닌가? 한데...... [아...... 흐...... 음......] [흐...... 응......] 미녀들은 온몸을 뒤틀며 열락에 겨운 신음을 토하는 것이 아닌가? [저 계집들이 누군지 아느냐?] 옥사자는 다소 놀라운 표정을 감추지 못하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후후...... 바로 신주사미(神州四美) 중의 이미(二美)다. 소검후(小劍后)와 사천중루의 당연교(唐燕嬌)다. 평소 오만하고 고결하다고 자부하던 계집들도 결 국은 저렇게 되었다. 웬지 아느냐?] [......] [흐흐...... 인간의 본성(本性)에는 누구?추악하고도 부도덕한 면이 있다. 그것에 일단 발을 들이면 제아무리 고결한 관세음보살이라 할지라도 곧 저렇게 되고 나는 것이다. 흐흐흐...... 하하핫......!] 아아......! 그 얼마나 악마적인 무서운 논리인가? [가자. 마지막으로 네가 넘어야 할 벽(壁)이 있다.] 벽? 무엇을 말하는 것인가? 을주화화! 교石?여전히 전신에서 가공할 미태와 염기를 발산하고 있었다. 그녀는 벌써 여러 날 동안을 석실에 갇혀 있었다. 그녀는 전신에 오직 속이 환히 비치는 망사의만을 걸치고 있었다. [......!] 그녀의 얼굴에는 염기와 함께 일종의 사기마저 풍겼다. 그것은 그녀의 미인마공이 극치에 이르렀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었다. 이때, 끼...... 익! 문(門)이 열렸다. 그리고 한 사람이 들어섰다. 옥사자, 바로 그였다. 그가 들어온 순간 을주화화의 얼굴에는 요사스러운 미소가 떠올랐다. [호호호...... 옥랑, 왜 이제서야 나타나는 건가요? 이리와요...... 내 귀여운 낭군...... 흐음 어서 안아줘요.] 을주화화는 허리를 묘하게 비틀었다. 그러자 터질 듯한 젖가슴이 출렁이면서 형언?길 없는 뇌쇄적인 유혹이 마향( 魔香)처럼 풍겼다. [......!] 옥사자는 충격을 받은 듯 몸을 부르르 떨었다. 그의 눈은 충혈된 채 무서운 충동에 사로잡혀 자신도 모르게 열기를 뿜기 시작 했다. 그는 오래 전부터 미인루의 대법에 걸려 있었다. 그 동안 담환천에 의해 대법이 대부분 해소되었지만 을주화화를 본 순간 또다 시 심신이 씰ㅐ?잃고 흐트러지는 것이었다. [호호...... 이리와요. 어서......] 을주화화는 두 팔을 벌렸다. [......!] 마침내 옥사자는 눈빛이 몽롱하게 초점을 잃으면서 무엇에 홀린 듯이 다가가기 시작했다. 서로의 입술이 한지점에서 멈춰서며 부딪치는 것이었다. 옥사자는 아주 강렬하게 을주화화의 조그마하고 탐스러운 입술을 탐풍ぐ〈? 것이었다. 침대위로 을주화화의 몸이 눕혀지고 그 위로 옥사자의 육신이 포개져갔다. 거칠게 몰아붙여대는 옥사자의 입술에 을주화화는 질식될 것 같은 쾌락을 느껴 갔다. 옥사자의 이빨이 을주화화의 입술의 피부를 터뜨렸고, 그럼에 선홍빛 혈액이 조금씩 흘러 을주화화의 목구멍과 옥사자의 혓속으로 스며들어갔다. 옥사자의 섬섬옥수 흰손은 충만하게 부풀어 있는 젖무덤을 짓눌러나갔고, 그 손의 날카로운 손톱이 육봉위에서 파르르하게 떨고 있는 검붉은 젖꼭지를 포악 하게 할켜댔다. 옥사자의 허리가 움직임에 을주화화 역시 허리를 움직였으며, 을주화화의 벌려 진 가랑이 속으로 옥사자의 허리하단부가 강렬하게 밀려들어갔다. [하아아아......! 옥랑!] 부르짖듯이 열락속에 빠져드는 을주화화의 모습을 보며 옥사자는 더욱 강렬하 게 입과 손가락을 짙은 애무를 해나갔다. From kids@kids.kotel.co.kr Mon Mar 11 19:05 KST 1996 Subject: 야래향 195 From: kids@kids.kotel.co.kr (hades@KIDS) Date: Mon, 11 Mar 1996 17:26:04 +0900 (KST) To: cspark@hera.kaist.ac.kr X-Mailer: fastmail [version 2.4 PL21-h3] Status: RO [ fiction ] in KIDS 글 쓴 이(By): ruby (뱃살공주) 날 짜 (Date): 1995년07월29일(토) 19시44분46초 KDT 제 목(Title): 야래향 195 서로의 타액을 주고받으며 혓줄기가 여인의 입속에서 꼬이며 한줄기가 되기를 수십여차례, 이윽고 옥사자는 허리에 힘을 주어 을주화화의 가랑이 속으로 점점 더 세차게 파고 들었으며, 옥사자가 허리에 힘을 줄때 마다 을주화화의 하복부가 심하게 경련을 일으키 며, 신음소리가 더욱 짙어져만 갔다. 서서히 옥사자의 몸에서 을주화화의 몸속으로 정액이 방류되기 시작했다. 옥사자와 을주화화는 이미 이성을 잃어갔다. 강렬하게 심화되가는 둘의 정사(情事)...... 더 이상은 눈을 뜨고 볼 수 없을 정도로 진한 농도로 색조를 품어가고 있었다. 한데 어느 순간이었다. [못난 놈! 그 따위 염공(艶功) 따위를 벗어나지 못하느냐?] 순간 옥사자의 심령을 울리는 싸늘한 음성이 들렸다. [헉!] 옥사자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 축축한 하복부의 느낌이 차츰 무의미해져갔다. 그때 을주화화는 매끈한 두 팔을 들어 그의 목을 휘감았다. 바로...... 그때였다. 을주화화의 젖가슴을 매만지고 있던 옥사자의 손가락이 갑자기 그대로 여인의 몸속으로 파고 들어가는 것이 아닌가? 검붉은 피, 묵혈(墨血)의 운무(雲霧)가 을주화화의 몸속으로 부터 새어나온다. 옥사자의 손(手)이 을주화화의 아름다운 젖가슴을 찢어내듯이 꿰뚫은 것은 허 리에 마지막 힘을 다해 여체속으로 방사를 뿜어됨과 동시에 일어났다. 푹! 쾌락과 동시에 느껴지는 양 가슴팍의 뜨거움, 가랑이속을 적시는 액체와 가슴밖으로 분출되기 시작하는 붉은 액체와의 동질 성을 찾는다면, 두 액체는 모두 끈적끈적한 물질이쓴? [아아아아...... 악!] 처절한 비명이 터졌다. 피(血)! 선연하게 붉은 피무지개가 피어올랐다. 을주화화...... 마침내 그녀는 한(恨)스런 짧은 생(生)의 종지부를 이토록 어이없이...... 찍 고야 만 것이었다. 미인루(美人淚)와 함께...... 을주화화의 몸에서부터 뿜어져 나오는 혈액이 옥사자의 몸을 붉게 도색시켜갔 다. [으아아아아아악......!] 고개를 하늘로 향해 쳐든채 울부짖어대는 옥사자, 그의 입에 희뿌연 거품이 머금어지고, 그는 통곡하고 있었다. [으아아아아아앙......!] 순간, 옥사자의 오른 손이 하늘로 치켜들어졌다가 거대한 힘을 둔중하게 실은채 침상 위로 추락해갔고, [퍽!]하는 둔탁한 타박음이 방안에 가득 울려댔다. 옐瑛愍?얼굴을 향해 튀겨져 나간 을주화화의 폭사된 얼굴의 파편들, 피, 살점, 그리고 누우런 뇌수가 더덕더덕 옥사자의 얼굴에 달라붙었다. [크아아아아악......!] [우에에에에엑......!] 옥사자의 얼굴피부는 온통 검붉은 피로 뻘겋게 도색 되어버렸다. 눈흰자위도 붉게 충혈되었고, 그의 입언저리에는 혈액이 툭툭 떨어지고 있는 읒澧???얼굴 살점이 씹혀져 있었다. 으...... 상상해보라! 지금 옥사자의 모습을...... [크으으으으윽......! 죽인다! 모두 다!] 살점을 질겅질겅 씹으며 침상에서 몸을 일으켜 세우는 옥사자, 그의 얼굴은 담환천을 향하여져 있고, 피비린내 나는 광채가 담환천을 향해 폭사되 나가고 있었다. [어리석은 놈!] 담환천이 들릴듯 말듯 부르짖었다. 이미 이성도 오성도 모두 다 잃어버린 옥사자가 핏방울을 뚝뚝 떨어뜨리며 서 서히 담환천을 향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다 죽인다! 크아아아아아아......!] [아! 결국 너는 벽을 넘지 못하는 구나...... 아......!] 담환천의 입에서 흘러나온 한 줄기의 말이 끝을 맺자마자, 옥사자는 담환천을 향해 맹렬하게 달려들었다. 그 섟? 담환천의 손이 옥사자의 가슴을 향해 내밀어졌고, 옥사자의 육체는 피를 뿜으며 담환천의 가슴속으로 스며들듯 쓰러져갔다. 아니 쓰러지지는 못했다. 담환천의 손이 옥사자의 가슴을 관통하였기 때문이다. 옥사자의 등뒤로 뚫고 나온 담환천의 오른 손에는 아직도 숨을 팔딱팔딱 쉬고 있는 아들의 심장이 떨리듯이 쥐어 있었다. [아! 아들아......!] x x x 우우우...... 웅......! 스스스...... 스...... 스......! 신기루인가? 도저히 믿을 수 없는...... 불가사의한(不可思議)가 일어나고 있었다. 운개대산(雲開大山) 봉우리 위의 신단(神壇)...... 그곳에서...... 고슴(古今)에 다시 없는 불가사의가 일어나고 있었다. 삼백 육십 번의 탈퇴환골 후...... 북리장천은 새롭게 환생하고 있었다. 오오...... 보라! 그의 피부는 희다 못해 투명할 지경이었고, 형언할 수 없는 금빛 광택마저 감 도는 것이 아닌가? From kids@kids.kotel.co.kr Mon Mar 11 19:06 KST 1996 Subject: 야래향 196 From: kids@kids.kotel.co.kr (hades@KIDS) Date: Mon, 11 Mar 1996 17:26:07 +0900 (KST) To: cspark@hera.kaist.ac.kr X-Mailer: fastmail [version 2.4 PL21-h3] Status: RO [ fiction ] in KIDS 글 쓴 이(By): ruby (뱃살공주) 날 짜 (Date): 1995년07월29일(토) 19시45분28초 KDT 제 목(Title): 야래향 196 문득, 그가 눈을 뜬 순간, 파아아아...... 두 가닥 태양광(太陽光)을 방불케 하는 눈부신 광채가 그의 동공으로부터 흘러 나오는 것을 천사 지사는 똑똑히 보았다. 도저히 믿지 못할 신기루 같은 현상이 벌어진 것이었다. 우우...... 우웅...... 고오오오오...... 돌연, 그의 머리부분에서 거대한 영기(靈氣)가 뭉클뭉클 뿜어나오며, 전신을 뿌우연 회백색의 운무(雲霧)가 휘어감는게 아닌가? 하늘을 향해 양끝이 치켜올라선 눈썰매, 그눈을 보고있노라면 한 없이 끌려 들어갈 것 같은 한없이 맑으면서도 침중한 두 눈동자, 그 눈동자에서 잠시도 쳐다볼수 없으리만큼 뜨거운 묵광의 소용돌이를 방류하 고 있었다. 바람 한점일지 않는 공간에 알 수 없으리만큼 강렬한 기류에 폭풍처럼 흐느끼 며 펄럭이는 산발의 머리칼, 그 머리칼의 흑광이 모두 허공속으로 뿜어져 나가며 차차 백색으로 탈색되어가 는 것이 아닌가? 북리장천의 내공이 용맹정진됨에 따라 급속도로 사악한 기류가 몸밖으로 방출 되나가며 눈동자를 제외한 전신의 묵광이 하얗게 탈색되가는 것이 아닌가? 백발 은백의 사나이, 바로 그렇게 변해가고 있었다. ------천벽신광주(天壁神光珠)! 일백정령지신(一百正靈之神)의 정령이 뭉쳐 형성된 구슬에서 오색(五色)의 광 선이 발산되더니 허공 중에 환상이 일어나는 것이 아닌가? 아아......! 어쩌면 눈의 착각인지도 몰랐다. 오색환광 속에서 흡사 영상처럼 일백좌(一百座)의 영령들의 모습이 떠오르는 것이 아닌가? 오오...... 그것은 졌?믿을 수 없는 광경이었다. 영령들은 모두 선계(仙界)의 신인(神人) 같은 기도를 풍기고 있었다. [오오......! 조사(祖師)이시여......!] [오오...... 정령지신이시여!] 천사 지사를 비롯한 삼백여 광해노인들은 모두 감격의 외침을 부르짖으며 바닥 에 엎드렸다. 눈물, 그들의 이미 늙어버린 얼굴에는 감동과 격동?뜨거운 눈물이 흘러내리고 있었 다. 마침내, 아득한 상고(上古)의 전설(傳說)이 현세(現世)에 재현되고야 만 것이었으니 그 들의 감동이 어찌 필설로 형용될 수 있겠는가? 이때, 스스스......! 환무에 감싸인 일백정령지신들이 문득 그들을 합하여 손가락을 뻗었다. 순간 손가락 끝에서 가느다란 오색기류가 뿜어져 나오더니 광해도인들? 정수 리로 이어졌다. 그러자, 그들은 한 가닥 형언할 수조차 없는 불가사의한 기류가 몸으로 스며드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기력을 탈진해 버린 그들의 껍데기만 남은 육신에 점차 불가해의 힘이 생성되 는 것이 아닌가? 그것은...... 그 무엇으로도 결코 표현할 수 없는 불가사의였다. 한편, 북리장천은 또다시 환상?보고 있었다. 그것은 시각에 나타난 현상은 결코 아니었다. 심령에 떠오른 영상, 그는 거대한 벽을 보고 있었다. 천벽(天壁)! 그것은 하늘의 벽이었다. 지상과 하늘이 맞닿는 천벽! 그 광경이 그의 심령에 떠올랐다. 하나 그의 눈은 천벽신광주를 보고 있었다. 아득한 하늘과 맞닿은 천벽...... 그것을 더듬어 가던 북리장천은 깊은 충격을 받았다. 오오...... 천벽에 글과 도해(圖解)가 가득 새겨져 있는 것이 아닌가? 그것을 읽어가던 북리장천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그것은...... 인세(人世)에는 보지도 듣지도 못한 선계의 무학이었다. 아아...... 그가 어찌 상상인들 하였겠는가? ------천외천벽(天外天壁)! 그것이 바로 전설의 천외천벽상의 무학이라는 것을...... 북리장천은 빨려들 듯 심령에 떠오르는 천외천벽의 무학구절을 읽기 시작했다. 모래에 물이 스며들 듯이...... 구결들은 저절로 그의 뇌리에 새겨지는 것이 아닌가? 불가사의...... 무림의 불가사의가 일어나고 있었다. 시간은 기척도 없이 흐르고, 북리장천은 심오무쌍한 무학의 경지로 빨려들어가고 있었다. 그것은 아직 세상에 한 번도 펼쳐진 적이 없는 천상(天上)의 무학...... 그리고 금마(禁魔)의 무학이었다. 하나의 구결(口訣)이 뇌리에 새겨지던 또 다른 구결이 뒤를 잇고, 그 구결 다 음에는 더욱 높은 차원의 구결이 이어졌다. 무학(武學), 그것은 인간이 애당초 짐승으로부터 육체를 보호하기 위한 자위책으로 시작되 었다고 볼 수 있다. 하나 그것이 오랜 세월 동안 발전에 발전을 거듭하면서 오늘 날과 같은 엄청난 경지로 이어졌다. From kids@kids.kotel.co.kr Mon Mar 11 19:07 KST 1996 Subject: 야래향 197 From: kids@kids.kotel.co.kr (hades@KIDS) Date: Mon, 11 Mar 1996 17:26:12 +0900 (KST) To: cspark@hera.kaist.ac.kr X-Mailer: fastmail [version 2.4 PL21-h3] Status: RO [ fiction ] in KIDS 글 쓴 이(By): ruby (뱃살공주) 날 짜 (Date): 1995년07월29일(토) 19시46분06초 KDT 제 목(Title): 야래향 197 북리장천, 그는 무학의 역사를 보고 있었다. 억겁일수야...... 환락의 세계 속에 그가 빠져 있는 시간은 얼마 되지 않았다. 하나 그 짧은 순간 그가 얻은 것은 엄청난 것이었다. 그것은, 무(武)의 궁극이었으니...... 천외천벽(天外天壁)! 억겁불회금역이라 불리우는 환상처...... 전설의 상고무림의 백도지학(白道之學)은 이렇듯 불가사의하게 북리장천의 심 령으로 찾아왔다. 그것이 일백정령지신의 영혼이 담긴 천북신광주의 신비로 인한 것이었다는 것 을...... 그는 알지 못했다. 정령의 영혼은 천 년의 시공을 뛰어넘어 그에게로 이어진 것이었다. 북리장천이 다시 현실로 돌아왔을 때...... 가슴에 놓여있던 천벽신광주는 형체도 없이 사라지고 없었다. ...... ...... x x x 악마(惡魔)의 성전(聖殿)! 마마대성(魔魔大城)은 점점 더 거대해졌다. 무림은 극도로 피폐해졌다. 조금이라도 반심(反心)을 품거나 마마율법(魔魔律法)을 거부하는 자는 가장 참 혹한 방법으로 죽었다. 그 방법은 너무도 끔찍하기에...... 감히 옮기지 못한다. 다만 한 예를 적자면 어둠의 신전 야래전의 군림원의 총수인 천수검왕 뎔磁? --만통삼절의 일인으로써 야래향에 의해 야래전으로 유입된 인물이었다.---이 친혈육과도 같은 사제(師弟) 낙화유혼생 애몽몽을 지키기 위해 군림원의 상승 고수와 함께 천산(天山) 손유평(孫幽坪)에서 가졌던 마마대국과의 혈전에서 그 의 일만 고수를 모두 잃고 애몽몽을 위해 묵혈마령신에게 잡혔을때였다. 그의 양 눈은 뼈속 깊숙히까지 도려내어졌고, 전신의 표피는 모두 벗겨져 모든 혈관이 바깥쪽으로 새어 나와 분수처럼 피를 뿜어냈으며, 피가 멈추자 목부터 발끝까지 모두 정확하게 삼백 육십 오등분으로 도륙되어졌다. 누우런 뇌수와 붉은 심장, 그리고 내장들이 모두 끈쩍끈적한 물질로 으깨어져 버렸다. 또한 그의 영혼이 몸속으로부터 빠져 나걍嗤幣構?하기위해 그 도륙된 시체를 일만근의 바위로 사흘동안이나 짓눌러댔다. 영혼마저 압사시키는 마마대국의 참혹함은...... 이루 다 헤아릴 수가 없었다. 마마대국(魔魔大國)은 악마에 영혼을 팔아버린 간인(奸人)들로 점점 더 커져만 갔다. 무림은 지옥이었다. 완전한 암흑시대...... =========------------------------------>>> -------------------------------------------------------------------- ...>>> 第 五十五 章... 終으로 가는 章... <<<... -------------------------------------------------------------------- 등양(鄧陽)! 이제 그는 명실공히 담환천의 오른팔이 되어있었다. 그의 기세는 가히 하늘을 찌르고도 남음이 있었다. 그는 전 백도맹의 고수중에서 일천 기마대를 손수 지휘하고 있었다. 하얀 순백의 아라비아산 백마들로 이루어진 부대였다. 일컬어 마마백마대(魔魔白魔隊), 그들은 가히 마마대국의 묵혈마령신들 다음가는 최상승의 악마군이라 할 수 있 었다. 두두두두두0 바로 등양과 마마백마대들의 말발굽소리였다. 그들은 지금 양주(楊州)의 한 마을안으로 진입하여 그 안에서 맘놓고 말을 타 며 악행을 저지르고 있었다. 온 동네를 휩쓸며 불을 질렀다. 불길에 휩싸이자 마을 사람들은 비명 소리를 지르며 밖으로 뛰쳐나왔다. 등양의 백마대들은 여인들만을 낚아채었다. 낚아채어진 여인들은 대다수가 능욕을 당한후 죽음을 당하게 된다. 하나 그중 몇몇?우물(尤物)들은 마마대국의 환우림속으로 들어가게 되는 것 이었다. 아우성속에서 불길에 휩싸이며 연기가 하늘로 치솟아 올랐다. 검은 연기는 금새 평화로웠던 마을을 지옥과 같은 수라장으로 만들어버렸다. 칼에 맞아 쓰러지는 남자들의 비명이 불길 속에 더욱 뜨거운 열기를 주었다. 백마대는 말을 달리며 아우성치고 있는 여인의 몸?낚아채어 말안장에 얹어 내달았다. 마인에게 허리를 잡힌 한 여인이 그에게서부터 벗어나려고 몸부림을 심하게 쳤 다. 그러다가 말에서 떨어져 땅바닥에 쳐박히게 됐다. 순간, 달리는 말의 행렬 때문에 바닥에 떨어진 여인은 위험을 피하지 못하고 그대로 말발굽에 밟혀댔다. 요란한 소음 속에서도 말발굽에 밟힌 여응?내지르는 비명이 날카롭게 울렸 다. 그 비명은 그치지 않고 계속 울려댔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이 지난후, 그 여인의 비명은 또 다른 말발굽에 밟혔는지 더 이상 들리지 않았다. 여자는 길바닥에 엎어져 있었는데 허리 부분으로 터진 창자가 흘러내렸다. 피가 시뻘겋게 번지며 땅바닥으로 적시었다. 그 여인의 등을 다른 말발굽이 다시 밟고 지나갔다. 말이 등을 밟으며 연이어 내달리자 여인의 등이 거적처럼 뒤집어졌다. 배가 위쪽으로 올라왔다. 파열된 배는 처참할 정도의 형상을 하고 있었다. From kids@kids.kotel.co.kr Mon Mar 11 19:08 KST 1996 Subject: 야래향 198 From: kids@kids.kotel.co.kr (hades@KIDS) Date: Mon, 11 Mar 1996 17:26:14 +0900 (KST) To: cspark@hera.kaist.ac.kr X-Mailer: fastmail [version 2.4 PL21-h3] Status: RO [ fiction ] in KIDS 글 쓴 이(By): ruby (뱃살공주) 날 짜 (Date): 1995년07월29일(토) 19시46분43초 KDT 제 목(Title): 야래향 198 그 시체를 뽀얀 먼지가 뒤덮었다. 여인은 눈을 반쯤 뜬채 혀를 빼물고 있었는데, 입에서 흘러내린 피는 이미 굳 어버린 듯했다. 먼지 속에 파묻힌 여인의 얼굴은 단번에 푸르둥둥해졌다. 또다시 백마대의 말발굽이 그녀의 얼굴을 밟고 지나갔다. 여인의 얼굴이 말굽에 찍혀 상처가 깊숙히 나며 파열되었다. 그러자 얼굴은 피투성이가 되어 버렸다. 말의 대열이 계속 진행되면서 여인의 몸은 계속 짓밟혔다. 여러 필의 말굽에 짓밟히자 그녀의 몸이 찢겨지기 시작했다. x x x 달조차도 악마의 포악한 그림자 앞에 제빛을 잃어 사라진 듯이 짙은 암흑이 질 펀하게 깔려져 있다. 마마대국의 마마대성(魔魔大城), 그 안의 마마전이었다. 그곳에서 담환천은 잠을 이루고 있었다. ...... 담환천은 꿈(夢)을 꾸었다. 악마신상, 그는 마마대성 내에 거대한 악마신상을 축조하고 있었다. 자신의 업적을 기념(記念)하기 위하여...... 그리고 영원한 마국(魔國)의 표상을 세우기 위하여 악마신상은 온갖 저주와 죽 음 속에서 탄생되어야 했다. 악마신상은 묵혈마석(墨血魔石)이라는 검붉은 색의 암석으로 축조되고 있었다. 한 조각의 암석은 집채만 했다. 그는 암석 하나를 쌓을 때마다 무림인 한 명의 목을 베어 그 피를 악마신상에 뿌리게 하였다. [아아아악!] 처절한 비명이 터질 때마다 묵혈마석이 하나씩 올라간다. 악마신상은 거의 완성되어 가고 있었다. 그것이 완성되는 날 그는 천하군림을 선포할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의 야망은 무림 뿐만이 아니었다. 황권(皇權)마저 그는 넘보고 있었다. 그 얼마나 가공스런 일인가? 한데, 꿈(夢), 아무리 꿈이라 해도 그는 번번히 소스라치게 놀라 깨어나곤 했다. 그럴 때면 온몸이 땀으로 흠뻑 젖어있곤 했다. 콰르르르르! 붕괴! 꿈 속에서 악마신상은 완성직전이었다. 마지막으로 머리(頭)만 올려놓으면 끝나는 것이었다. 헌데...... 머리를 올려놓는 순간 악마신상은 와르르 무너지는 것이 아닌가? 그는 초조했다. 그래서 그는 명령을 내렸다. 십 일 안으로 악마신상을 완성하라고......! [으아아아악!] [케에에에엑!] 반식경 간격으로 처절한 비명이 메아리쳤다. 악마신상을 만드는 작업은 가혹하게 독촉되었다. 그럴 수록 묵혈마석이 올려지는 속도는 빨라졌고...... 뉘?斷頭)의 횟수도 그에 부응하여 잦아졌다. [으아아악!] [크------ 아------ 악!] 완공일이 가까와지자 단두의 비명은 이젠 일각마다 한 번씩 울렸다. 아아...... 의인(義人)의 수급이 춤추는 망나니의 도(刀)가 번뜩일 때마다 허공을 날고, 그 피가 묵혈마석에 뿌려지면...... 악마신상은 점차 그 실체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높이는 무려 백 장에 달하고 있었다. [공사는 어찌 되었느냐?] 마마전(魔魔殿), 담환천은 음산하게 물었다. 대전 바닥에 한 인물이 엎드려 있었다. 그는 사제갈(邪諸葛) 사공효(司空梟)였다. 과거 암중으로 담환천의 음모에 가담해 왔던 그가 마침내 표면에 나선 것이었 다. 그는 현재 마마대성의 태감(太監)이었다. 그는 머리를 바닥에 종틘??말했다. [헤헤......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안심하십시요. 더구나 최근 들어 부 쩍 본성에 투항해 오는 자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나고 있습니다.] [그런가?] [담환천은 안광을 번쩍였다. [그들로 인해 더욱 공사가 진전을 보이고 있습니다. 현재 공사에는 오천 명이 동원되고 있으니 앞으로 오 일 안에 완성되마箚?사료됩니다.] 사공효의 말에 담환천은 차갑게 말했다. [만일 차질이 생긴다면...... 너의 목을 잘라 마지막 두상을 올리겠다!] 사공효의 얼굴이 하얗게 탈색되었다. [헉......! 신명을 다하겠습니다.] [물러가라.] [옛!] 사공효가 물러난 후, 텅 빈 대전에 홀로 앉은 담환천은 문득 형언할 수 없는 고독감이 전신을 엄습 퓽?느꼈다. 그는 군림하고 있었다. 그의 주위에는 영혼을 바친 수하들이 구름같이 많았다. 하나, 그는 아무도 믿지 않았다. 그는 오직 일천묵혈마령신만을 믿었다. From kids@kids.kotel.co.kr Mon Mar 11 19:09 KST 1996 Subject: 야래향 199 From: kids@kids.kotel.co.kr (hades@KIDS) Date: Mon, 11 Mar 1996 17:26:18 +0900 (KST) To: cspark@hera.kaist.ac.kr X-Mailer: fastmail [version 2.4 PL21-h3] Status: RO [ fiction ] in KIDS 글 쓴 이(By): ruby (뱃살공주) 날 짜 (Date): 1995년07월29일(토) 19시47분58초 KDT 제 목(Title): 야래향 199 하나 그들은 인간이 아니었다. 고작 강시(彊屍)에 불과하지 않은가? [......!] 담환천은 문득 자신이 뼈저리게 고독하다는 것을 느꼈다. 옥사자(玉獅子)!, 자신의 하나밖에 없는 아들의 목숨을 지워버린 이후, 그는 절대 고독에 빠지게 되었다. [어리석은 자식, 아이야...... 네가 그리도 어리석었던 미물이었단 말이냐?] 자신의 아들마저도 가차없이 죽여대던 비정한 아비의 모습, 바로 지금의 담환천이었다. 수많은 수하들은 그를 신(神)으로 대하고 있었다. 심지어는 담환천은 자신조차도 자신이 인간이라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다. 하나 최근들어 부쩍...... 그는 고독감을 느끼고 있었다. 문득, 담환천은 괴소를 흘렸다. [크크...... 나는 마왕이다. 인간의 경지를 벗은 몸이다. 크크...... 인간이란 한없이 무력한 존재일 뿐이다.] 그는 자신의 감정을 부인하려 했다. 하나 부인하려 들면 들 수록 더욱 공허해지는 심정...... 그는 아들인 옥사자를 제이의 자신으로 만들고 싶어했다. 하나, 이제 그는 이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바로 자신에 의해서...... [후후...... 최근 투항하는 놈들이 늘었다고...... 그래도 영리한 놈들이? 아뭏든 놈들 덕분에 오일 후 악마신상은 탄생한단 말이지......?] 몰랐다. 정말 몰랐다. 최근 들어 갑자기 많아진 마마대성의 투항자들...... 그들이 엄청난 변수가 될 줄이야...... 그들의 출신성분이 전(前) 마종부와 야래전의 고수들이라는 점을 그들은 미처 다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는 것을...... x x x 콰콰콰콰쾅! 쿠르르르르...... 무너진다. 마지막 악마두(惡魔頭)를 올려놓는 순간 악마신상에 금이 찍찍 가더니 와를 무 너지는 것이 아닌가? [허------ 억!] 꿈, 또 꿈이었다. 담환천은 전신이 서늘한 식은 땀에 젖은 채 벌떡 일어났다. 똑같은 꿈...... 그것이 반복되어지고 있었다. 그 정도가 되니 그는 점차 마음 깊은 곳에서 한 가닥 어두움이 깃드는 것을 어 쩔 수가 없었다. 마침내, 악마신상의 완성은 하루를 남겨두고 있었다. 담환천은 무서운 표정을 지었다. (무엇인가...... 불길한 예감이 든다. 흐흐...... 하나...... 결코 하늘이 뒤 집혀지는 일은 없을 것이다.) ...... (누가 감히 있어 나에게 대항할 수 있을쏘냐?) ...... ...... 마침내 그 날이 왔다. 팔월(八月) 초 일(初日), 거대한 악마신상(惡魔神像)이 완성을 보는 날이었다. 악마신상의 완성과 함께 천하무림에는 조종(弔鍾)이 울려퍼질 것이다. ------우우...... 악마신상의 완공을 저지해라......! ------오오...... 저주의 악마신상이 완성됨은 중원무림의 종말을 뜻한다. 무림인이라면 누구나 그렇게 절규했다. 하나, 정의의 백도는 말뿐이었다. 그돛?악마왕에 대항할 능력이 전혀 없었다. 길잃은 고아신세일뿐, 말만이 앞섰고, 행동은 전혀 없었다. 겉으로는 정의의 사도라 외쳤지만, 정작 마마대국의 무사들앞에서는 허리를 백오십도로 꺽으며 비굴했다. 죽지 않기 위해서...... 무림인은 모두 입만 살아있을뿐, 모두 죽었다. 아니다. 살아 있는 무림인이 있었다. 조용하고도 비뽀?움직임이 있는 한무리가 있었다. 그들은 아무도 말을 한 적이 없었거늘...... 그들은 움직이기 시작했다. 천하에 흩어져 있던 마종부와 야래전의 유인(流人)들...... 그들이 드디어 숨 겨놓았던, 한 때 버려두었던 검(劍)을 꺼내들고...... 악마의 성전으로...... 악마의 성전으로...... 비장한 무림인으로써의 마지막 길을 떠나고 있었다. 그들은 모두 자신의 영혼과 생명을 버렸다. 그들의 정신적인 지주를 앗아간 한 악마를 탄핵하기 위해서...... 이심전심(以心傳心)...... 그들은 운명적으로 그것이 마지막 기회라고 느꼈다. 무림에 이름을 걸고 있는 무인들...... 그들은 후대에 결코 부끄러운 이름을 남길 수는 없었다. 항상 백도라 불리우던 파벌에 밀려 사도니 마도니 하며 차별을 받으며 정도(正 道)가 전혀 될 수 없으리라고 백도의 탄압받았던 부류의 인간들, 이제 그들의 나선 것이었다. From kids@kids.kotel.co.kr Mon Mar 11 20:00 KST 1996 Subject: 야래향 200 From: kids@kids.kotel.co.kr (hades@KIDS) Date: Mon, 11 Mar 1996 17:26:23 +0900 (KST) To: cspark@hera.kaist.ac.kr X-Mailer: fastmail [version 2.4 PL21-h3] Status: RO [ fiction ] in KIDS 글 쓴 이(By): ruby (뱃살공주) 날 짜 (Date): 1995년07월29일(토) 19시48분44초 KDT 제 목(Title): 야래향 200 ------이제 무림의 정도는 오직 마종부와 야래전의 마도와 녹림뿐이다.------ ------가자! 악마의 성전으로...... 그곳에 뼈를 묻는 한이 있어도...... 자랑 스럽게 죽으리라! ------마소야(魔小爺)의 원수를 반드시 갚아야만 한다. 죽음로써 그의 복수를 이뤄야한다. 천년 마도 최후의 영웅을 위해서...... ------녹림이여 일어서라! 모두 야래전의 이름으로 야래향의 명예로써 죽음을 선택하라! ------밤의 향기는 결코 사그라질 수 없다. ------와아아아아아...... 행렬은 끊이지 않았다. 마침내 악마신상이 완성되는 날은 천하의 운명이 결정지어지고 말리라는 것이 거의 확실해졌다. x x x 우...... 우...... 우...... 거대한 악마신상! 그것은 인간이 만든 암흑의 우상이었다. 마침내...... 마지막 두상을 남겨둔 채 모든 공사는 마무리되었다. 고오...... 오......! 높이 백여 장에 달하는 악마신상 주위에는 가공할 마기(魔氣)가 소용돌이치고 있었다. 담환천, 그는 마지막 순간을 직접 지켜보기 위해 나와 있었다. 그는 태사의에 앉아 있었다. 그는 수하들로 하여금 악마신상의 주위를 수십 겹으로 에워싸게 하였다. 그리고, 일천묵혈마령신, 그들도 총동원하여 도열해 있었다. (흐흐...... 결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결코......) 담환천은 자신하고 있었다. 그렇다. 무적을 자랑하는 일천묵혈마령신이 있고...... 또한 영혼을 바쳐 투항한 수하 고수 수만이 천라지망을 펼치고 있지 않은가? 무림고수들이 집결되고 있다는 소식따위는 그에게 아무런 위협도 주지 못했다. 다만...... 그에게 중요한 것은 악마신상의 완성 뿐이었다. 이윽고, [시작이다!] 그의 음성이 떨어진 순간, [으아아악!] 처절한 비명이 터졌다. 한 명의 무림인의 수급이 떨어진 것이었다. 그는 전(前) 마중루의 전륜마궁의 전륜쌍노중 일인이었던 천노(天老)였다. 지난 달 촉산에서 벌어졌던 마마대국의 등양과 그의 일만 백마대(白魔隊)와 오 백 묵혈마령신의 연합세력과의 대전에서 전륜마궁의 고수 일만과 전륜쌍노중 또 다른 일인이었던 지노(地老)는 장렬히 최후를 맞이 하였으며, 천노만이 오른팔 이 잘리워진채 생포되었던 것이었다. 이어, 둥------ 둥------ 둥------ 둥------ 둥------ 둥------ 둥...... 심금을 온통 뒤흔드는 천혈마고가 둔중한 북소리를 울리기 시작했다. 그것을 신호로...... 아! 보라! 악마신상의 머리의 맨 윗부분으로 조각된 거대한 묵혈마석이 운반되는 것이 아 닌가? 백 명의 무림인들이 묵혈마석을 메고 계단으로 오르고 있었다. 둥! 둥......! 북소리가 울릴 때마다 그들은 계단을 하나씩 올라갔다. (후...... 악마신상은 틀림없이...... 그 위대한 완성을 볼 것이? 보아라, 모든 것이 순조롭지 않느냐?) 담환천은 이윽고 최정상까지 올라간 악마두를 보며 회심의 웃음을 입가에 떠올 렸다. 이윽고, 둥------! 마지막 북소리가 울린 순간, 악마두가 얹혀졌다. [아------ 아------!] [우와와와아아아아아------!] 악마의 후예들은 그 광경을 바라보며 일제히 함성을 내질렀다. 담환천도 몸을 일읖갭?입가에 웃음을 지었다. 그러고 막 대소를 터뜨리려는 순간이었다. 그는 보았다. 악마신상의 두 눈에서 돌연 화광(火光)이 번쩍! 하고 일어난 것을, (......!) 그는 전신을 부르르 떨었다. 갑자기 심혼이 떨리는 충격이 전해졌다. 불길한 예감...... 적중하고 있었다. 우르르르르...... 르르르...... 르르...... 아! 돌연 악마신상이 진동하는 것이 아닌가? [헉......! 우우......] [무...... 무너진다...... 피해라......!] 악마의 수하들은 안색이 흙빛이 되어 흩어지기 시작했다. 아니나 다를까? 콰...... 콰...... 콰...... 콰르르르릉......! 꽈------ 꽈------ 꽈------ 꽈아아아앙------! 오오......! 이 하늘 아래...... 그토록 장쾌한 폭발은 없었었다. 엄청난 폭발이었다. 백 장 높이의 하늘을 찌를 듯 솟아올랐던 악마신상은 한 순간 무수한 균열이 가더니 엄청난 폭음과 함께 대폭발을 일으키며 사방으로 날아가 버리는 것이 아 닌가? From kids@kids.kotel.co.kr Mon Mar 11 20:01 KST 1996 Subject: 야래향 201 From: kids@kids.kotel.co.kr (hades@KIDS) Date: Mon, 11 Mar 1996 17:26:27 +0900 (KST) To: cspark@hera.kaist.ac.kr X-Mailer: fastmail [version 2.4 PL21-h3] Status: RO [ fiction ] in KIDS 글 쓴 이(By): ruby (뱃살공주) 날 짜 (Date): 1995년07월29일(토) 19시49분29초 KDT 제 목(Title): 야래향 201 콰르르르르릉......! 콰르르르르르......! 난비하는 돌조각......! [으아아아악!] [크아아아악!] [케...... 엑!] 어떤 자는 돌에 깔려 즉사를 하고, 어떤 자는 날카로운 파편에 뇌수가 터졌다. 어떤 자는 두 눈을 감싸쥐고 처절한 비명과 함께 나뒹굴었으며...... 삽시에 악마신상의 붕괴와 함께 주위는 지옥도(地獄圖)로 화했다. 한데, 마치 그것이 신호이기라도 한 듯, [와------ 아...... 아------!] [우와와와------! 악마(惡魔)의 무리들을 쳐라------!] 아아......! 이 어찌된 일인가? 이제껏 악마신상을 만들던 무림인들이...... 악마의 성전에 충성을 바치고 마마대성의 수하가 되었던 자들이...... 돌연 일제히 봉기하는 것이 아닌가? 번------ 쩍! 슈욱------ 슈슈슈슉------! 콰------ 쾅! [크------ 악!] [헉......! 네놈들이......!] [으아아아악!] 악마에게 영혼을 팔아버린 매혼자들은 삽시에 돌변해 버린 중원무인들에게 미 처 대항 한번 해 보지 못하고 머리가 육신을 떠나면서 쓰러졌다. 그들의 눈은 아직도 부릅떠진 채...... 자신의 죽음이 믿어지지 않는 듯 회의에 찬 표정을 짓고 있었다. [......!] 담환천, 그는 그 광경을 아주 무심(無心)한 눈으로 지켜보고 있었다. 대반란(大反亂)이었다. (흐흐...... 아무리 그래도 하늘이 다시 뒤바뀌지는 않는다. 어리석은 놈들.) 그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 그는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자신의 곁에 석상처럼 도열해 있는 일천묵혈마령신 들을 보았다. 믿음직스러웠다. 과연 누가 금강불괴인...... 인간이 아닌 일천묵혈마령신을 꺾는단 말인가? 그들이 있는 한...... 두려울 게 없었다. 문득...... 담환천의 눈빛이 번뜩였다. 가슴팍에 야(夜)자를 세긴 녹의를 입고 나타난 인영들...... 그들은 야래전의 잔존세력들이었으리라, [우우우우우우......!] [악(惡)은 지옥으로 가라!] 그리고 한켠에서 또다른 무리들이 떼를 지어 밀려들어오고 있었다. 구천마중루의 천(天), 지(地), 인(人)의 삼마군단(三魔軍團)과 그들을 이끌고 있는 구대마반---어렵사리 목숨을 연명하며 살아남아 있었던 구대마반 중---중 이인이었다. 야래전과 구천마중루의 반란세력은 도합 이만여 명 가량이었다. 그들은 목숨을 초개와 같이 버린채 대반전을 꿈꾸며 일어선것이었다. [이야아아아아......!] 그들?눈은 싯뻘겋게 불타고 있었다. 전 백도의 무림인들이---악마에게 영혼을 판--- 무너지고 있었다. [아아아아악......!] [크에에에엑......!] 그러나, 일천묵혈마령신들이 행동을 개시하자, 그들은 움�갼떠킹홱�. 하지만 곧 다시 돌격해들어갔다. 일천묵혈마령신들은 가히 광란에 빠져있는 듯한 모습으로 살륙을 시작했다. 반군진압...... 초기의 기세등등했던 모습은 어디론지 사라지고 그저 죽음앞에 순응하며 추풍 낙엽으로 쓰러져 나가는 반군 이만여...... 묵혈마령신은 역시 천하절대무적이었다. 그들의 몸에 단 한줄의 생체기도 내지 못한 채 쓰러져가는 마지막 반군세력의 총공세...... 그들의 모습에 전멸이란 단어가 붙여지게 되리라는 확신을 갖게 된 것은 반군 세력이 총궐기한지 겨우 반시진이 흐른 후였다. 이미 남아있던 구대마반도 모조리 목숨을 잃었으며 야래전의 천사부와 녹혈부- --그들은 마기자(魔幾子) 육성휘(陸星輝)가 이끌고 있었다.--- 일만여 명도 이 미 이세상 사람들이 아니었다. 육성휘만이 하나의 묵혈마령신과 고군분투를 하고 있었을 뿐...... 나머지는 모두 도살당하고 있었다. 이윽고 육성휘의 몸이 오른쪽 어깨에서부터 갈라져 왼쪽 엉치뼈아래로 절단될 무렵, 피바다는 절정을 이루며 그 냄새를 천지에 풍겨냈다. 그런데, 바로 그때였다. 육성휘가 죽을 그 무렵, 반군의 절대절며의 전멸 직전, 어디서 나타났는지...... 기이한 복장의 인물이 일천묵혈마령신에게 접권求?것이 아닌가? 은백의(銀白衣)를 입은 백발의 인영이었다. 그는 검신이 칙칙해 보이는 기형 묵검(墨劍)을 손에 들고 있었다. [......!] 담환천은 벌떡 몸을 일으켰다. 갑자기 가슴이 쿵 내려 앉는 충격이 왔다. 예감이었다. 그것은 불길한 예감이었다. 이때, 백발은백의의 인영...... 그가 묵검을 땅을 향해 휘두르는 것?보였다. From kids@kids.kotel.co.kr Mon Mar 11 20:02 KST 1996 Subject: 야래향 202 From: kids@kids.kotel.co.kr (hades@KIDS) Date: Mon, 11 Mar 1996 17:26:31 +0900 (KST) To: cspark@hera.kaist.ac.kr X-Mailer: fastmail [version 2.4 PL21-h3] Status: RO [ fiction ] in KIDS 글 쓴 이(By): ruby (뱃살공주) 날 짜 (Date): 1995년07월29일(토) 19시50분26초 KDT 제 목(Title): 야래향 202 순간적이었다. ------쿠르르르르르...... 천지개벽의 통곡소리인냥 천지를 울려대는 검명(劍鳴)이 묵검에서 일어나며 땅 을 갈라내는 것이 아닌가? 하나 묵혈마령신들은 움직일 생각도 하지 않았다. 가소롭다는 듯이...... 한데...... 일은 잘못되고 있었다. ------콰르르르르르...... [크아아아아악------!] [끄아아아아악------!] 아아......! 묵검이 검명을 멈춘 순간, 지진이 일어났다. 대지가 두조각을 갈라질듯이 땅이 갈라지며 묵혈마령신을 그 벌어진 입속으로 벌컥 벌컥 들이켜 대는 것이 아닌가? 틈새속으로 빠져들어가는 묵혈마령신들, 그들의 수효는 무려 오백여나 됐다. 오백여 묵혈마령신들이 땅속에 쳐박히자, 불현듯 갈라졌던 대지가 다시 하나로 화합을 이루는 것이 아닌가? 그대로 압사되어 사라져가는 오백여 묵혈마령신들, 그들은 이제 절대무적이 아니었다. 남은 오백여 묵혈마령신들은 분노하며 괴성을 질러댔다. 그리고 그 정체모를 백발은백의인을 향해 뛰어드는 것이었다. 백발은백의인은 하늘과 땅을 향해 검을 번갈아 들며 묵혈마령신들을 바라보며 소리쳤다. [천, 지, 인, 악은 지옥으로 가라! 천벽의 이름윷?너희를 쓰러뜨리겠다!] 천벽!!! 그렇다면...... 백발은백의인 역시 묵검을 휘두르며 묵혈마령신들을 향해 달려들었다. 검은 운무가 백발은백의인으로부터 품어져 나왔다. 엄청난 기류였다. 그 기류가 묵혈마령신의 몸에 닿는 순간, 그들의 몸뚱이는 마치 두부처럼 동강나 버리는 것이 아닌가? 악마의 비명과 함께...... 궈衙?무적을 자랑하던 강시들은 몸이 분리된 채...... 쓰러지고 있었다. 단지 일인이 들고 있는 기형묵검의 검강(劍崗)으로 인해, 대체 그 검이 무엇이길래, 또 그 일인의 인영이 누구이길래...... [허억......!] 담환천은 믿을 수가 없었다. 하나 엄연한 현실이었다. 백발은백의인의 무공은 믿을 수 없을 신기(神技)를 발휘하고 있었다. 그는 아예 훨훨 날았다. [크크크크......!] [크아아악......!] 묵혈마령신들과 괴인의 싸움! 그것은 무시무시한 광경이었다. 하나, [으하하하핫......! 어서 돌아가라! 너희들이 갈 곳은 지옥 뿐이다.] 괴인...... 그가 휘두른 검식에 묵혈마령신들은 맥없이 쓰러져갔다. [으...... 으...... 이것이 어찌된 것이냐? 저 놈은 대체......?] 담환천은 온몸을 휘청거렸다. 바로...... 그때였다. 은은하면서 낭랑한 신비의 음성이 들려온 것은...... 일천 묵혈마령신들이 모두 쓰러뜨리고, 그 신비의 백발은백의인이 담환천앞에 우뚝 서있는 것이었다. [담환천, 너의 마국(魔國)은 무너졌다. 하늘은 악(惡)을 용납치 않는 법이다.] 순간, [......!] 담환천은 마치 천(千)의 ?萬)의 종소리를 들은 듯 온몸을 부르르 떨었다! 그의 안색이 경악으로 부들부들 떨렸다. [너...... 너는...... 너...... 또...... 살아났더냐......?] 서서히...... 그는 몸을 돌렸다. 그리고 그의 확산된 마안(魔眼)에...... 한 사람의 아름답고 숭고한 영상이 맺혀졌다. 아아...... ------북리장천(北里藏天)! 바로 그였다. 맣㎡?그가 나타난 것이었다. 일신에는 눈부신 은삼(銀衫)을 입고...... 전신에는 은은한 금빛 광휘를 두른 채...... 그가...... 이 시대의 운명을 한몸에 안은 그가 나타난 것이었다. [또...... 너...... 였더냐?] 담환천은 넋을 잃었다. 그렇다. 북리장천------ 그는 그를 세 번 죽였다. 만통서생이었을 때 사곡에서 사해산인으로 하여금, 그리고 사령귀였을 때 자신의 아들 옥사자로 하여금 죽였었고, 그리고 가장 최근에는 자신이 직접 암흑천마대총에서 야래향이며 마소야였던 그를 죽였었다. 한데 또다시...... 마치 불사조(不死鳥)처럼 그는 다시 살아난 것이었다. 북리장천은 알고 있었다. 자신의 내자였던 이영의 비참한 죽음과 더더욱 비참하게 도륙되어진 자신의 일 점 혈육인 아이의 죽응?..... 그리고 자신의 장인이었던 사해산인과 만통삼절이었던 천수검왕 독고린의 되새 기고 싶지 않은 비참한 죽음을...... 환우림에서 자신을 돕던 자신의 여인 을주화화의 죽음 역시도 북리장천의 심장 을 들�＜굅沌構玆� 남음이었다. From kids@kids.kotel.co.kr Mon Mar 11 20:03 KST 1996 Subject: 야래향 203 From: kids@kids.kotel.co.kr (hades@KIDS) Date: Mon, 11 Mar 1996 17:26:37 +0900 (KST) To: cspark@hera.kaist.ac.kr X-Mailer: fastmail [version 2.4 PL21-h3] Status: RO [ fiction ] in KIDS 글 쓴 이(By): ruby (뱃살공주) 날 짜 (Date): 1995년07월29일(토) 19시51분15초 KDT 제 목(Title): 야래향 203 또한 자신의 구천마중루와 야래전의 전멸, 그외에도 이루 열거할 수 없으리만큼 잔악하게 도살된 자신과 관계된 인물들의 죽음들...... 그는 모두 알고 있었다. 문득, [흐흐...... 흐하하하핫......! 알았다! 크크크�꼈�......! 네놈의 몸에서 풍기 는 기도...... 크하하하핫......! 천외천벽! 바로 천벽의 후예이리라!] 담환천은 무서운 마기를 토하며 광소를 터뜨렸다. 북리장천은 담담하게 말했다. [그렇다. 담환천, 하늘은 결코 악마를 그대로 두지 않는다. 천벽(天壁)이 열린 것은 그대를 거두라는 하늘의 뜻이었다.] [크크크......! 어림없는 소리......! 크하하하하......! 기다렸다. 언제고 천 벽의 후예가 나타날 줄 알았다. 이제 천년(千年)의 빚을 갚아 주마------! 천벽 은 결코 나를 이길 수 없다!] 다음 순간, 고오오오오......! 우우우우웅......! 아! 혈기류(血氣流)! 몸서리쳐지는 마음(魔音)과 함께 담환천의 전신에서 시뻘건 혈기류가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다. 휘리리리리링......! 혈기류는 점점 짙어지더니 이윽고 무섭게 회오리치기 시작했다. [......!] 북리장천, 그는 투명한 금광이 어리는 눈으로 그 광경을 바라보고 있었다. [크크------ 크카카카카!] 소름이 오싹 끼치는 악마(惡魔)의 마소가 들려왔다. 아아......! 담환천, 그는 이미 인간이 아니었다. 그는 전신이 투명한 혈구체(血球體)가 되어 있었다. ------만겁혈옥수라지신! 전설의 극마지체(極魔之體)...... 우우...... 마침내 재현된 것이었다. [크크크크크...... 악마(惡魔)의 성전에 쨔完灸?..... 크크크...... 악마의 세계가 새상을 지배한다. 크카카카카......] 오오......! 이미...... 담환천은 인간의 경지를 넘어서고 있었다. 그는 악마의 화신체(化身體)로 변해 버린 것이었다. 대낮임에도 가공할 마기와 사기가 주위를 온통 어두컴컴하게 만들고 있었다. [크카카카카카칵! 천벽지주(天壁之主) 네놈의 간을 씹어 먹으리라!] 우우우웅......! 피의 형성체...... 담환천이 떠올랐다. 그가 떠오르자 하늘은 온통 핏빛으로 물들고 말았다. 북리장천은 고개를 들었다. 순간, 버------ 언...... 쩍! 아! 북리장천의 손에 들려져 있던 기형묵검이 빛을 발하기 시작하며 담환천을 향해 검강을 내뿜어대는 것이 아닌가? 아! 붉은 혈구체에서 뿜어져 나오는 혈기류와 백발은삼의 인영에서 뿜어져 나오는 검은 운무의 검강이 서로 부딪힌다. ------쩌...... 어어엉! 대기를 가르는 소리가 들렸다. 대지가 흔들리는 듯한 소음이 천지를 울렸다. [크아아아아악------!] [가라아아아앗------!] 혈기류와 태양광과같은 기류와의 충돌, 빛이 뿜어났다. 마치 번갯불이 폭사되는 듯한 강렬한 봉潔駭? 만약 눈뜨고 그 빛을 본 자가 있다면 그 자는 반드시 실명하고 말았으리라... ... 그 엄청난 광휘속에서 움직임이 있었다. 무림의 생사를 가르는 하나의 움직임, [크아아아아악------!] [으으으으으으------!] 검은 빛의 기형묵검이 혈구체의 가슴을 관통하였으며, 혈빛의 혈기류는 백발은삼인의 가슴을 꿰뚫었다. [탔맛?] [으으으!] 담환천은 땅위에 무릎을 꺾인 채 몸을 수그리고 있었고, 북리장천은 가슴을 부여잡은채 땅위에 무릎을 꿇고 있었다. 서로의 가슴에서 공통적인 빛깔의 액체가 분수처럼 뿜어졌다. 땅위를 홍건히 적셔대는 핏줄기, 어떤것이 누구의 피인가? 담환천은 붉게 충혈되어진 눈동자를 부릅뜨며 서서히 다시 일어섰다. 북리장천역시도 가슴에서 하염없이 흘러내리는 핏줄기를 한 손으로 막아내며 땅바닥에서 무릎을 떼며 일어섰다. 북리장천의 입자위에 붉은 액체가 가득 흘러내렸다. 북리장천의 은삼이 혈삼으로 점점 짙게 화해갔으며, 담환천역시도 좀전보다도 더 검붉게 변해갔다. 최후의 일전, 북리장천은 어렵게 아주 어렵게시리 검은 기형묵혈검을 두손으로 잡아들며 담 환천을 향해 전신 내공을 다뿜어냈다. 묵검을 통해서...... 검은 운무의 검강과 검신이 담환천을 향해 쏘아져 갔고, 담환천역시도 악마의 비명을 내지르며 검붉은 혈기류를 쏘아냈다. ------쿠쿠쿠쿠쿠쿠! ------콰콰콰콰콰콰! [으아아아아압!] [크아아아아압!] 또 한번의 뜨거운 태양광이 폭발했다. From kids@kids.kotel.co.kr Mon Mar 11 20:04 KST 1996 Subject: 야래향 204 From: kids@kids.kotel.co.kr (hades@KIDS) Date: Mon, 11 Mar 1996 17:26:41 +0900 (KST) To: cspark@hera.kaist.ac.kr X-Mailer: fastmail [version 2.4 PL21-h3] Status: RO [ fiction ] in KIDS 글 쓴 이(By): ruby (뱃살공주) 날 짜 (Date): 1995년07월29일(토) 19시52분09초 KDT 제 목(Title): 야래향 204 일순간이었다. 서로의 몸이 교차되며 최상승의 힘을 폭출한것은...... 그 한번의 힘의 교차는 무림의 생사를 가르는 엄청난 희비의 쌍곡선을 긋게 하 였다. 천년 무림이여...... 그대는 누구의 손을 들어줄 것인가? 천지는 어둠으로 휩싸였으며, 대기는 음울한 분위기로 음침했다. 마치 비라도 올듯한 기운이 흘렀다. 이제 모든 것은 끝이 났다. x x x ------크아아아아아아악...... 크크크크크...... 콰콰콰아아아악......! 아아......!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악마(惡魔)의 소름끼치는 비명이 들렸다. 그리고...... 스스스스스스......! 혈구체가 반짝 금광에 휩싸이는가 했더니...... 환상처럼...... 스러지고 말았 다. [크아아아아아------ 악!] 허공에서 단말마의 비명이 들렸다. 그순간, 툭...... 챙그랑...... 북리장천의 검이 두조각으로 부러지며 땅바닥에 처박혔다. [으윽......!] 쿵......! 북리장천의 무릎이 앞으로 꺾어졌다. 숙여진 고개, 한줄기의 선혈이 북리장천의 입속에서 흘러나왔다. 백지장처럼 허옇게 탈색되가는 북리장천의 얼굴, 넓게 갈라진 아랫배로 희멀건 내장이 길게 빠져나와있다. 북리장천의 피로 흥건히 젖어드는 대지, 북리장천은 힘겨웁게 고개를 처들었다. 점차 감겨져가는 눈을 게슴츠레 뜨고 뿌우연 혈무가 뿌려진 정면을 바라본다. ------환상... ------옥소항아 단목아영, 환녀 미요요, 을주화화, 그리고 이영의 얼굴이 눈앞 에 보인다. ------그들이 아름다운 미소를 머금은채 자신을 보고 손짓을 한다. ------[어서...... 어서 이리로 옘셀?..... 장천...... 어서 이리로...... 호호호......] ------영아가 귀여운 아가를 품에 안은채 역시 장천을 향해 손짓을 하며 무어 라 얘기를 한다. ------[오빠! 이 아가를 보세요. 당신의 아이예요...... 귀엽죠...... 당신을 쏙 빼닮은 것 같아요. 아기 이름은 뭐라고 지을까요? 으음...... 어서 이리로 와서 우리 쒼±茶셈?한 번 보세요. 어서요.] ------자신이 죽인 수많은 인영들...... 그들이 눈앞에 선하다. 그들이 장천을 보며 음흉하게 웃으며 이렇게 말한다. ------너도 죽어봐라! 흐흐흐흐...... 하하하하......------ 인과응보리라......! 피...... 자욱한 피보라, 담환천! 마침내 그가 허공중에서 전신이 갈라지면서 뿌려낸 피보라였다. 핏방울로 분해되어 영원히 세상에서 소멸되고 만 것이었다. 영세군림마제 담환천, 그 악마지령(惡魔之靈)이 허공에서 가루로 화한후, 그 자리에 하나의 기형묵검(奇形墨劍)이 두조각으로 부러진채 땅바닥에 쳐박 혀 있었다. 신장류(神匠流)의 명검(名劍)으로 천왕검이라 불리웠던가? 사대신병의 하나였던 천왕검이 일천묵혈마령신들과 담환천을 죽인후 두 조각으 로 부러지고 만것이? 부러진 천왕검 앞쪽으로 그 검을 소유했던 한 사나이가 전신이 싸늘하게 식은 채 쓰러져 있었다. 그 사나이의 이름이 북리장천이라 불리웠다던가? 적막이 흐르고 있다. 그 적막 속에서 한 여인이 울고 있었다. 서러움에 복받쳐 우는 그런 울음이었다. 장천이란 이름을 계속해서 되풀이하며 울고 있었다. 그여인은 낙화유혼생 애몽몽이라 하였다. 서서히...... 피구름에 덮여있던 금빛찬란한 태양이 저 먼곳의 지평선을 향해 서서히 떨어지 고 있었다. 이제 그 지긋지긋했던 아무도 생존치못한 싸움은 비로소 끝이 났고 죽음만이 그 전쟁터를 가득가득 뒤덮었다. 동녘 하늘에서부터 희끄므레한 어둠이 한 발자국 한 발자국씩 밀려오고 있었 다. 비구름과 함께...... 그 비구름에는 밤의 향긋한 향기가 잔뜩 실려있으리라. 문득 평화(平和)란 단어가 생각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부스부슬...... 밤비가 대지위로 쏟아지고 있었다. 밤의 향기와 함께...... ==========================>>> 大 尾 <<<============================= >>> 風雲第一龍 夜雨 >>> 廢墟之雲 在地獄 ...허운재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