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 신 도 (四 神 刀) "와아아아!!" 나는 커다랗게 함성을 질렀다. 10년.. 10년 만이다. 그 빌어먹을 마계에서 빠져나온 것이다. 차원의 문을 넘어온 후 나는 정신을 잃었고 지금 이렇게 어떤 침대에서 누워있었다. 확인을 위해 창 밖으로 나와보니 보였다. 10년 동안 보지 못했던 푸른 숲을 볼 수 있었고 이렇게 감격에 찬 함성을 지르는 것이다. "아, 벌써 일어났나?" "아!" 나는 빠르게 문 쪽을 바라보았다. 나이가 꽤 들어 보이는 노인이 들어왔다. 사람! 사람이 아닌가!! 사람이다... 흑! 10년만에 사람을 처음 보는 구나! "도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외로 사람을 만난 나의 말투는 싸늘한 편이었다. 하긴 10년 동안 말을 나눈 건 미랜드 뿐이었으니... 아직까지 언어라는 것을 기억하고 있는 것이 기특하군. "그래, 몸은 괜찮나?" 노인은 조용히 말하면서 침대에 걸쳐 않았다. "저보다 할아버지가 더 괜찮 치 않아 보이는데요?" 나는 10년 동안 마계에서 생활하면서 적의 강함이나 생명력 등을 알아낼 수 있는 능력이 생겼다. 마족의 순수한 힘만을 얻은 것도 상당한 도움이 되기는 했지만 말이다.. 어찌 되었던 간에 지금 저 노인의 생명력은 상당히 적은 편이었다. 그러면서도 신기한 것이 엄청난 힘을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 힘은 순수한 생명력이 아니라 약간 다른 힘이었다. 이질감이 느껴지는... "어떻게 알았나?" 할아버지의 표정이 약간 굳었다. "할아버지에게 느껴지는 생명력... 적군요. 살아있는 게 신기해요" "....넌, 누구냐?" "음... 굳이 자기소개를 하라면 청지 고등학교 1학년 4반 8번 신진섭.. 이라고 해야하나? 할아버지는?" "나는 심연의 대 마법사 파이로드... 그나저나 고등학교?" "저는 다른 차원 사람이에요. 어쩌다가 넘어오게 된 거죠" "....그런가?" "...? 쉽게 믿으시는 군요?" "이래 봬도 대 마법사라고 불리는 나라네... 차원의 문이 열리던 것쯤은 느낄 수 있었지 미처 가 보지는 못했다만... 그걸 느꼈기에 말에 실려가고 있는 자네를 찾아 눕혀 논거라네" "아차! 레디! 파이로드 할아버지, 레디는 어디에 있죠?" "아, 그 말 이름이 레디인가? 신기하더군 말이 인간의 말을 이해하고 다 해결하니 말이야. 나는 드래곤이 폴리모브라도 한 줄 알았네" "제 친구라고 할 수 있죠. 그런데 어떻게 절 찾으셨죠? 자랑은 아니지만 자연적으로 내 기척이나 기운 따위는 감춰지는데 말이에요" "...." "응? 왜 그러시죠?"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지 부탁을 한가지 해도 되겠나?" "부탁?" "그래. 내가 시간이 없어. 지금 당장 죽어도 이상하지 않지. 그전에 내 부탁을 좀 들어주지 않겠나? 자네에겐 좋을 거라고 보네 그러고 나도 죽기 전에 꼭 성공시키고 싶은 일이기도 하고 말이야" "성공시키고 싶은 일이라... 마법연구 인가요?" "그래, 게다가 자네는 이곳에서는 말이 통하지 않네 자연스럽게 이곳 말을 하려면 내 도움이 필요 할 꺼야" 그러고 보니 내가 지금까지 한 말은 한국어가 아니었다. 미랜드와 말을 나눌 때는 미랜드가 한국말로 해주었었는데... 하하, 미랜드는 자기가 못 하는 말은 없다고 그랬지... 한번 듣기만 하면 이해한다나? 어찌되었던 여기서는 그렇지 못할 것이라는 것을 잊고 있었군... "무슨 일이죠?" "절대영혼이라는 걸 아나?" "절대영혼?" "그래, 흔히들 신의 영혼이나 초 영혼, 이라고 부르지" "그게 뭐죠?" "말 그대로 신에 맞먹는 영혼이지... 돌려 말하면 영혼의 힘이 극대화라고 보면 된다네" "그런데요?" "나는 내 마법지식을 다른 사람에게 옴 길 수 있는 마법을 연구했었네... 내가 죽으면 내 마법지식이 사라질 것이 억울해서 말이야. 뭐, 사실 연구는 그리 어렵지 않았네... 나는 흔히들 천재라 부르는 인간이거든" ".....그럼, 뭐가 문제죠?" "버티지 못하더군... 영혼이 말이야. 내 마법지식이 들어가는 어찌 생각하면 너무도 간단한 과정을 말이야! 말이 된다고 생각하나? 그뿐이 아니라 어떤 큰 힘이 들어가려고 해도 영혼에 충격이 간단 말이야! 분명히 힘이나 지식은 육체에 들어가는 거라고 할 수가 있는데!" 파이로드 할아버지는 거의 화풀이처럼 나에게 소리쳤다. 하지만 상관은 없었다. 그보다 절대 영혼이라.... "....미안하네, 잠시 흥분을 했군. 하여튼 영혼이 버티질 못해서 한 십 년간 그걸 버틸 수 있는 인간을 찾아 다녔네, 이걸로 말이야" 파이로드 할아버지는 조용히 손을 들어올렸고 갑자기 공중에서 작은 차원의 틈새가 열리더니 빛을 내뿜고 있는 한 지팡이가 나오더니 파이로드 할아버지의 손위로 올라갔다. "뭐죠? 이게" "강력한 영혼의 소유자를 찾아내는 걸세, 찾으면 빛이 나게끔 해 놓았는데 지금까지 연구를 실패한 사람 중에서도 가장 밝은 것이 약간 희미하게 나는 정도였네..." 파이로드 할아버지는 살짝 미소를 지었다. 칫! 무슨 소린지 알만하군... 분명히 지금까지 제일 밝은 것이 희미한 정도였다고 한다. 그런데 저렇게 빛을 뿜어댄다는 것은 내가... "절대영혼?" "맞네, 내 부탁을 들어줄 수 있겠나?" 이건 거의 협박이군... 말투로는 그렇지 않지만 이곳의 말도 모르는 내가 다시 우리 세계로 가는 차원의 문을 찾기란 상당히, 아니 심각히 어려운 일이라 생각이 되었기에... 솔직히 마법이란 게 궁금한 것도 없진 않지만... "알겠습니다" "고맙군, 그럼 당장 시작하지" "....당장?" "그래, 나는 당장이라도 죽을 수 있어. 상관없겠지?" 나는 침대에서 몸을 살짝 퉁겨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갈까?" 파이로드 할아버지는 당장 죽을 수도 있다면서 뭐가 그리 좋은지 싱글벙글 이었고, 나는 그런 파이로드 할아버지를 따라 수정구슬이 있고 바닥에 마법진이 새겨진 방으로 들어갔다. "마법진 안에 서게, 절대로 거부하는 마음을 가져서는 안되네" 파이로드 할아버지는 수정구슬에 손을 올리더니 천천히 주문을 외우기 시작했고, 수정구슬에서 빛이 뿜어져 나왔다. "괴롭겠지만, 참게" 나는 파이로드 할아버지의 말을 순간적으로 이해하지 못했으나 그 말에 대해 생각할 필요도 없이 바로 그 해답을 알게 되었다. "으... 으윽!" 머리를 칼로 후벼대는 느낌이 수십 배로 증가해 극대화가 된다면 이런 느낌일까? 엄청난 고통에 어는 정도 익숙해져있다고 생각했던 나도 순간적으로 하마터면 구슬에서 손을 뗄 뻔했다. 그 정도로 그 느낌은 고통스러웠다. 슈우우 조용히 바람이 빠지는 듯한 소리가 들렸고 이외로 금방 그 고통은 끝이 났다. 나는 순간적으로 감았던 눈을 떴고 곧 힘없이 무너지는 파이로드 할아버지를 볼 수 있었다. "왜... 왜 그러세요. 괜찮아요?" "후우∼∼ 대단하군, 너의 그 힘은 무엇이냐?" "힘?" "느껴졌어, 네 개의 거대한 힘... 도무지 끝을 알 수 없었다..." 나는 처음에는 힘이라는 말에 고개를 갸웃거렸으나 네가지 힘이라는 말에 10년 전의 사신이 떠올랐다. "대단하더군... 나조차 끝을 알 수 없는 힘이라니... 아! 그나저나 여기가 어디 인줄은 알고 있나?" "음..제이스 제국" "여기는?" "드래곤의 꼬리, 길리언의 숲 속..." "그럼 네가 가야할 곳은?" "차원의 문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되는 혼돈의 숲.....어?" 가만, 내가 이런 것들을 알고 있었나? "후... 푸하하하!! 성공이군! 성공이야!!" "이...럴 수가" 나는 잠시 멍하니 있었다. 내가 모르던 것들이었다. 그런데 그 지식들은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내 머리 속에 박혀있었다. "후∼ 내 기억을 전해 주었으니 뭘, 어떻게 해야 하는지 정도는 알 수 있겠지? 그 지식 중에서 마법 지식이 있으니 배우도록 해... 지식은 이미 다 아는 것이나 다름이 없기 때문에 쉽게 배울 수 있을 것이야... 쿨럭!" "할아버지!" 나는 그저 발을 동동 굴릴 뿐이었다. 파이로드 할아버지의 몸에서는 생명력이 점점 빠져나가고 있었다. "후∼우, 사람들에게는 네가 내 제자라고 해라, 이래 보여도 상당히 존경받는 마법사라고, 상당한 대우를 받을 수 있을 거다... 뭐, 싫으면 말고" 파이로드 할아버지는 다시 한번 크게 호흡을 하고 다시 말을 이었다. "갈 때, 내가 만든 물건 같은 건 모두 가져가라 이제 네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횡재 한 줄 알아... 다들 엄청난 것이니까, 나 좀 업어 주겠니?" 파이로드 할아버지는 힘겹게 말을 잇고 있었다. 지금 남아있는 생명력... (이제 보니 기본 마나라고 불리는 것이었군)을 보니 당장 이라도 죽을 수 있을 정도로 위험했기에 나는 조심스럽게 업었다. "얼음의 방..." 나는 머리 속에 떠오르는 이 탑의 구조에 따라 얼음의 방으로 들어갔다. "거기, 관속에 넣어" "하지만 아직 죽지는..." "넣어" 어째 내가 계속 대화에서 밀리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뭐, 그런 것은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나는 파이로드 할아버지를 얼음의 관속에 넣었다. 얼음의 관은 꽤난 오래된 것 같은 느낌을 주면서도 전혀 녹지 않고 방 전체를 시원하게 냉각시키는 듯 했다. "후우∼ 지서라고 했나? 이 발음은 상당히 어색하군... 늙은이가 가기 전에 선물 하나를 더 해주지, 너는 지금부터 레인이다. 레인 빌리언트, 성은 그냥 내 것을 따르도록 해. 쿨럭! 후...우.. 시간이 다 된 것 같군... 잘 있어라... 지인서... 아니, 레인 빌리언트" "...쳇! 안녕히 가십시오. 대마법사 파이로드" 파이로드 할아버지는 조용히 눈을 감았고 그에 따라 나는 조용히 얼음 관의 뚜껑을 덮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