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 신 도 (四 神 刀) "사슴고기와 시원한 물 좀 가져다주게" "예" 나는 종업원에게 주문을 한 뒤 의자에 앉았다. 지금 내 모습은 마치 마법사를 떠올리게 한다. 파이로드 할아버지가 죽고 나서(반말 쓴다고 뭐라하지 마라. 그럴 수도 있는거지...)탑을 살펴보니 안돼도 족히 몇 백 개는 되 보이는 마법도구들이 있었다. 하아∼ 사실 이런 마법도구들이 마계에 있었을 때 있었다면 그 지옥 같은 경험은 안 해도 됐을 텐데.... 뭐 상관은 없다. 이미 지나간 일이니까. 어찌되었던 간에 내가 지금 착용하고 있는 마법도구는 있는 것에 비하면 몇 개 없었다. 지금 내 손에는 인간의 힘을 최고 100배까지 올려 준다는 파워 글러브와 발에는 중력을 마음대로 조절 할 수 있다는 중력신발이 있었고 차원을 조절하는 반지가 있었다. 뭐, 사실 근력을 조절하는 파워글러브는 별로 필요하지 않은 것이었다. 내 힘은 그런 것을 끼지 않아도 충분히 강력지만,(나무를 한 손으로 뽑는다...)만약을 대비해 둔 것이었다. 게다가 그 모든 마법 도구들이 마법진의 형태로 내 몸에 새겨져 있었기 때문에 도난 당할 염려도 없었고 차원을 조절하는 반지는 이차원에 들어있는 파이로드 할아버지의 유품들을 언제든지 꺼낼 수 있었기에 짐도 없었다. 단지 등뒤에 걸어놓은 도베라인과 사신도가 엇갈려 있을 뿐, 게다가 입고 있는 검은색의 로브도 참으로 멋진 것이었다. 불이고 물이고 모든 속성의 마법을 막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마법이 아닌 추위나 더위도 언제나 막아주어 늘 서늘한 온도였다. 물리적 공격은 별로 막을 수 없다는 문제가 있기도 했지만 로브 안에 입은 상급 마족인 녀석에게 빼앗은 갑옷이 있었다. 이 갑옷도 상당한 것이어서 엄청난 물리적 충격도 막을 수 있고 질량도 가벼워서 무게감도 별로 느껴지지 않았다. 뭐, 상급 마족 녀석이 이걸 입고 있을 때는 엄청 고생했지만... "음식 나왔습니다" 내가 잠시생각에 잠겨있는 사이 종업원이 음식을 가져왔다. 10년 동안 마족의 고기만 씹어 대었던 나로 써는 이 정도면 감개 무량이다. 나는 음식을 먹기 시작했다. 오랜만에 정말 오랜만에 먹어보는 평.범.한 음식들이기에 나는 천천히 음미하면서 먹었다. 사슴고기는 처음 먹어보는 건데도 상당히 먹을 만 했고 식사를 마친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종업원에게 금화를 내밀었다. "저... 저기 손님, 거스름돈이..." 종업원은 내가 금화를 내밀자 당황한 듯이 말했다. 뭐 상관은 없다. 돈이야 파이로드 할아버지 탑에 싸이고 쌓였고, 보석도 엄청나게 많다. "가져요. 바쁘니..." 나는 당황해 하는 종업원을 남겨두고 나갔다. 아니 나가려고 했다. "어이∼ 거기 형씨! 돈이 많은 모양인데? 그런 녀석 말고 가난한 우리에게 돈 좀 빌려줄 수 없을까?" "...." 귀찮군, 나는 건달로 보이는 녀석을 보면서 얼굴을 찌푸렸다. 뭐, 복면까지 달린 로브라서 보이지도 않겠지만... "이봐! 내 말 안 들려?" 나는 원래부터 건달이나 깡패같은 녀석들을 싫어한다. 자기가 그리 강한 것도 아니면서 약한 자를 괴롭히고 즐거워하는 놈들.... 강자에게 약하고 약자에게 강한 쓰레기 같은 녀석들이다. 뭐, 내가 이 세계에 넘어오기 전에 맞고 살아서 그렇게 느끼는 건진 모르겠지만... "시끄러우니 사라지시죠. 귀찮습니다" 자연히 내 입에서 나가는 말이 고울 리가 없었고 녀석은 인상을 있는 대로 찌푸렸다. "뭐..뭐? 이 자식이!" 퍽! 한차례 경쾌한 타격 음이 들리고 한 명이 바닥에 쓰러졌다. 물론 내가 아닌 건달녀석... 뭐 살짝 때렸으니 바로 일어날 것이다. "...." 안 일어나네? 상당히 아니, 너무 살짝... 아! 인간은 마족과는 다르다는 걸 깜빡 했군. 죽지는 않아서 다행이지 뭐. "이... 이 자식이! 죽으려고!" 쓰러진 녀석의 친구들인지 의자에 앉아 있던 녀석이 예닐곱 명 정도가 일어났다. "조용히 말할 때 가시죠. 굳이 싸우고 싶진 않으니..." "뭐.. 뭐 이런 자식이!" 건달 녀석은 화가 났는지 순간적으로 주먹을 내뻗었지만 나는 간단히 그 주먹을 잡아버렸다. 음.... 이거 약간 혼내줘야 할 것 같군. 퍼억! "우악!" 다시 녀석이 나가떨어졌다. 이번에는 비명도 질렀다. 내가 아∼주 살짝 쳤기 때문이다. "이 자식이! 야 덤벼!" 이번에는 다섯 명 모두가 덤벼들었다. 바보 같군, 그냥 갈 것이지.... 퍽! 빠악! 우지끈! 우당탕탕! 나는 거의 순식간에 녀석들을 두들겨 팼다. 녀석들은 주먹을 휘두르는 시늉도 해 보지 못하고 모두 쓰러졌고, 나는 그들 앞에 섯다. 살∼알짝 쳤기 때문에 죽을 염려는 없었다. "우욱! 이런 개자식" 한 녀석이 원통하다는 들이 중얼거렸다. 나는 누가 말한 줄 바로 알 수 있었지만 조용히 말했다. "누구죠?" "..." 퍽! 퍽! 퍽! 퍽! 퍽! 퍽! "저놈입니다!" 듣기에도 너무나 상쾌한 격타 음이 들리고 나자 거의 순식간에 네 명은 한 놈을 손가락 질 했고, 나는 역시 맞아야 한다는 만고의 진리를 느끼면서 그냥 가려다가 나를 욕한 놈을 한번 더 쌔려 버렸다. 그때였다. "비상! 비상! 몬스터 출현! 성문을 닫아라! 경비대원들은 모두 성벽으로 모여!" 난대 없이 종이 울리는 소리가 연속으로 들이더니 병사가 외치는 소리가 들려 왔고 나는 자연스럽게 그쪽을 바라보았다. "오∼" 나는 식당에서 나와 살짝 성벽으로 올라가 성밖을 내다보고 작게 탄성을 질렀다. 밖에서는 거의 삼백여 마리는 되어 보이는 몬스터 들이 몰려오고 있었기 때문이다. 뭐 사실 그리 놀라지는 않았다. 나는 이 정도의 마족과도 싸운 적이 있다. 이 정도는 간단하다고 볼 수 있었다. 게다가 성문을 닫고 싸우면 내가 돕지 않더라도 이 성이 그리 위험에 빠질 것 같지는 않았다. 어, 어라? "사..사람?" 나는 다시 한번 성밖을 바라보았다. 틀림없이 사람이었다. 몬스터들의 앞에 세 명 정도 되어 보이는 사람들이 쫓기고 있었다. 하지만 그들을 성으로 들어오게 하려면 어쩔 수 없이 몬스터들이 들어오기 때문에 성문은 천천히 닫히고 있었다. 그러면 저들은 들어오지 못한다! "쳇! 귀찮군. 레디!" "이히히힝!" 내가 부르자 레디가 붉은 말갈기를 흔들면서 달려왔고 나는 그 위에 않았다. "....가자" "이히히힝!" 내 말이 떨어지자 레디는 곳 무시무시한 속도로 달려가 닫히고 있는 성문을 밟고 뛰어올랐고 경악하는 듯한 사람들의 소리가 들렸으나 나는 간단히 무시하고 자세를 낮추었다. 내가 자세를 낮추자 곧 펄럭거리던 로브가 움직이기 편리하게 내 몸에 옷처럼 붙었고, 레디의 등에 탄 나는 무시무시한 속력으로 달리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