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 "라이드 할아버지" "응? 열려있다" 라이드는 또 중얼거리며 8클래스 마법을 익히고 있다가 루니가 들어오자 마법서를 덮었다. "응? 또 8클래스 마법서 만지작거리고 이었어요? 지겹지도 않아요?" 라이드는 한숨을 푸욱 하고 쉬었다. 이 책의 가치는 도저히 돈으로 계산할 수 없을 정도로 대단한 것이다. 그리고 오랫동안 라이드가 그 책을 보았다고는 하나 이제 겨우 8클래스 초반으로 들어올 수 있었다. 그런데 지겹다니? 오히려 흥분에 몸이 떨릴 지경인데 말이다. 라이드는 차마 순수한 눈빛(-.-;)을 뿌리는 루니에게 화를 내지 못하고 그녀의 말에 대답했다. "..그래, 무슨 일이니?" "산책해요" "산책? 토크나 레인은 어떠냐? 린이나 딘도 있고" "그게 말이에... 엉?" "응? 왜 그... 어라?" 루니와 라이드는 말을 나누다 말고 머리를 획 소리가 나게 돌렸다. "느꼈냐?" "물론이죠" 후다닥, 라이드는 서둘러 책을 덮어 품속에 넣어두고 루니와 함께 복도로 나왔다. 복도에는 린과 딘, 토크까지 나와 있었다. "느끼셨습니까?" "그렇다네. 근처에서 강력한 마나의 공명이 이루어지고 있어" "저 쪽이에요" 그들은 모두 모여 마나의 공명이 느껴지는 곳으로 달려가기 시작했다. 경비병들은 그런 그들을 멍청하게 바라보는 것이 느끼지 못한 것 같았다. "정원 쪽인 것 같다" 그들은 더욱 속도를 높였다. 토크와 딘은 이미 앞쪽에서 달리고 있었다. 그런 그들에게 모습을 드러낸 것은 정원에서 두 눈을 감은채 검무를 추고있는 레인이었다. "레...레인?" "..." "..." 모두 입을 벌린 채 레인의 검무를 지켜보았다. 레인의 두 검은 비록 검 집에서 빠져 나오지 않은 상태였지만 두 줄기 섬광(閃光)처럼 번쩍거리며 마치 두 마리의 용이 노닐 듯 정원을 누비고 있었다. 후우웅 그들에게 한줄기 바람이 스쳐지나갔다. 레인이 검을 휘둘러 생긴 검풍(劍風)이었다. 다른 사람들에게는 그냥 엄청나게 빠른 검무일 뿐이지만 그들은 알수 있었다. 한 검 한 검에 엄청난 힘이 담기어 있음을.... 부웅 공중의 마나가 공명하기 시작했다. 정작 레인의 검에는 마나가 담겨있지 않은데도 레인 주변의 마나는 마치 살아있는 듯이 꿈틀대기 시작했다. 쉬에에 검무를 추고있는 레인의 모습은 아름다웠다. 그는 이미 로브를 벗은 채 갑옷과 바지를 입고 늘 묶여있는 것으로 보이던 단발머리도 푼 채 자기만의 세계에 빠진 듯 눈을 감고 편안한 표정으로 검을 휘두루고 있었다. 모두들 처음 보는 레인의 모습이었다. 쉬이익 레인은 높게 점프한 후 다시 내리그을 듯 하면서 공중을 돌았다. 그리고 다시 두 검을 빠르게 휘두르며 일정하게 원을 돌기 시작했다. 그에 따라 그의 주변의 마나가 그의 근처로 모여들기 시작했다. "어떻게 저런...." 토크가 신음을 하듯 내뱉었다. 그리고 레인은 이제 검무의 끝에 가까워 졌는지 서서히 동작을 느리게 했다. 그리고 레인은 마계쌍룡검법(魔界雙龍劍法)의 거의 유일하다고 할 수 있는 초식을 쓰기 위해 순간적으로 근처의 마나가 모두 검 쪽으로 모여들었을 때 두 검을 동시에 하늘을 향해 휘둘렀다. "가랏! 쌍룡승천(雙龍昇天)!" 쿠아아앙! 순간 레인의 검에서 두 마리의 용이 날아올랐다. 두 마리의 용은 근처의 마나와 말려든 바람까지 더해져 엄청난 기세로 하늘로 날아올랐다. "..." 모두들 경악의 시선으로 그 두 마리의 용을 바라보았다. 두 마리의 용은 파란 색의 검강를 거느린 채 하늘로 날아올랐다. 그리고 그들의 눈에서 점점 작아졌다. "후∼우. 이것도 오래 간만에 하는... 응?" 나는 하늘로 날아가는 두 마리의 용을 보고 흐뭇한 미소를 짓다가 입을 쩍하고 벌리고 있는 일행을 발견했다. 이거 검무에 완전히 빠져서 근처를 살피는 것을 잊었군. 따악! 나는 가볍게 손을 튀겼고 순간적으로 나의 로브가 내 몸을 감싸 않았고 그것을 그 모습을 바라보던 토크가 제일 먼저 정신을 차리고 질문을 날리는 것으로 시작해서 엄청난 질문공세가 시작되었다. "어떻게 된 거야? 그 검무는 어디서 배운 거지?"(토크) "세상에, 그 용 어떻게 쏜 거야?"(루니) "그 마나의 공명은.... 공식만 말하게"(라이드) "이럴 수가 아버지도 저런 건..."(딘) "...맙소사. 저 엄청난 마나는 뭐지?"(린) 나는 얼굴을 약간 찌푸렸다. 이번에도 무시하고 넘어가는 건 어려워 보였기에 나의 머리는 이 상황을 무사히 넘기기 위해 엄청난 속도로 돌아가고 있었다. "어떻게 된 거냐고! 마나를 어떻게 운용한 것이지?" 다시 한번 토크가 소리쳤다. 소드마스터인 자기가 하지 못하는 것을 내가 하니 상당히 충격을 받은 모양이다. 하긴. 검강를 쏘아 내는 건 그랜드 소드마스터의 초반에 들어간 사람만이 쓸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저는 마나의 운용 법을 모릅니다" "뭐?" "몸 속에 들은 마나의 양은 상당하지만 사용하는 방법을 알지 못합니다. 이번에 세인트에 가는 목적 중에 하나가 그것을 배우기 위해서 고요" 사실이었다. 마계에서는 마나를 상당히 빨리 흡수 할 수 있었다. 마나를 흡수하는 방법이 다른 방법도 아니고 마계쌍룡검법(魔界雙龍劍法)을 펼치면 엄청난 속도로(그렇게 미랜드가 말했다. 일반 사람들이 마나를 모으는 속도하고는 상대가 안 된다고...)마나가 몸에 축적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마나의 운용 법을 몰랐다. 누가 알려준 것도 아니기에 나는 그냥 체력이 오래 버틸 수 있게 하는 용으로만 마나를 사용했다. 뭐, 그렇게 해서 내 몸 속에 사신의 힘이 아닌 나만의 마나가 축적이 된 것이다. "몰..라?" 토크의 얼굴이 상당히 굳어졌다. 자신이 지금까지 노력한 것이 흔들리기에 그러는 것일지도 몰랐다. "예" 하지만 나는 거기에까지 신경을 써 줄 정도로 섬세하지가 못했다. "그럼 그 검술은 대체 어디서..." "스승님께서 가르쳐 주셨습니다" "파이로드 님이? 하지만 그 분은 마법사라고 게다가 그런 검술은 들어 본적이 없어, 파이로드 님이 창안한 검술이라는 것이냐?" 이번에는 라이드가 조심스럽게 말했다. 이미 예상했던 질문이다. 이미 내 머리는 하나의 스토리를 만들어 가고 있었다. "미랜드를 아십니까?" "미랜드? 그 지혜의 나무를 말하는 건가? 마계에 뿌리를 내리고 있다는..." "알고 계시는 군요" 라이드는 잠시 어리벙벙한 표정을 지었다. 미랜드와 이 이야기를 연관 짓지 못한 모양이다. 하지만 곧 라이드는 뭔가를 알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아∼" "뭐가 '아∼'에요?" 루니가 우리의 말에 끼어 들었고 나는 내가 생각해 두었던 것을 말했다. "미랜드에게 배운 검술입니다. 스승님이 소환해 주셨습니다" 이제 아무렇지도 않게 나오는 스승님 소리에 잠시 황당해 하던 나는 그런가보다 하는 심정으로 말을 마치고 얼렁뚱땅 숙소로 돌아가려고 했다. "잠깐만" "또, 뭐죠?" 라이드는 약간 인상을 찡그리며 엄청나게 진지한 표정을 지었고 나는 그가 무슨 말을 하려고 하는 건지 귀를 기울였다. "마나의 공명에 대한 공식... 어이! 레인!" 나는 더 들을 것도 없이 등을 돌렸다. 하지만 라이드는 이 일이 굉장히 중요한 일인 듯 했고 나는 살짝 고개를 돌렸다. "검강을 쓰기 전에 추는 검무가 주변의 마나를 공명시키는 영향을 합니다" 나는 딱 그 말만 하고 다시 등을 돌려 숙소를 향해 걸어갔다. 그도 7클래스를 마스터한 천재. 아마도 내가 한 말의 뜻을 알 수 있을 것이다. "...." 라이드도 역시 고민하는 자세로 자신의 숙소로 돌아갔고 얼떨결에 아무 대답도 듣지 못한 토크일행은 이미 사라져 버린 그들이 있던 자리에서 잠시 멍청하게 있었다. "이런, 가 버렸네" "...그렇군" 토크도 레인의 말에 무언가를 느꼈는지 자신의 숙소로 가버리자 루니와 린도 정신을 차리고 방금 있던 일에 대해 종알거리며 어디론가 가버렸다. 하지만... "아버지도 사용하지 못하는 검술을....." 오직 딘 만이 충격을 받은 얼굴로 홀로 정원에서 멍하니 중얼거리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