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 신 도 (四 神 刀) 사람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오늘의 경기를 보기 위해 그런 곳에 온 몸에 로브를 쓰고 있는 남자가 왔다. 접수처에서 참가할 선수들의 명단을 받고 있던 여자는 마법사려니 하고 그를 쳐다보았다. "경기에 참여할 것인가요?" "그렇습니다" 그 남자는 참가서를 내었고 그녀는 그곳에 주최측의 도장을 찍었다. "성명은?" 그녀는 대충 그에 대한 인상착의를 적으면서 그에게 물어보았다. 그런 그녀를 보고 조용히말했다. "마검사 레인, 무기는 건틀랫과 쌍검" 휘익 짧게 말을 마친 남자, 레인은 바로 몸을 돌려 한쪽에서 뭔가를 읽고 있는 린에게 다가갔다. "참가서는 내고 왔어?" "그렇습니다. 린은?" "응, 나도" 나는 조용히 주위를 살펴보았다. 역시 사람들이 힐끗 힐끗 린을 쳐다보고 있었다. 이곳에는 기사도 많고 지켜보는 사람도 많았기에 다행히 린에게 수작을 거는 사람은 없었다. 하지만 쳐다보는 사람들은 상당히 많았다. "로브를 입고 다니십시오. 사람들의 눈길이 신경 쓰입니다" "상관없어, 로브는 답답해서 입기 귀찮아. 그런 거에나 신경 쓰지 말고 선수대기실로 들어가자고 조금 있으면 시합이 시작되니..." 린은 말을 마치고 조용히 앞장서 가기 시작했고 이곳의 지리를 모르는 나는 그냥 조용히 그녀를 따라가기 시작했다. 좋아 따라가는 건 상관이 없는데... "조금 떨어져 가시면 안 되겠습니까?" "무슨 소리야? 저기 저 사람들 부러운 눈길 보내는 거 안 보여?" 린은 여전히 내 옆에 붙은 린은 손을 들어 우리를 바라보던 사람 몇몇을 가리켰다. 그들은 약간 창피했는지 고개를 돌려버렸다.. 하∼ 내가 자신과 떨어져 가려는 이유가 저들의 시선 때문이라는 것을 몰라서 그러는 건가? "..." 나는 마침 보이는 선수대기실의 방향이 나타난 팻말을 보고 약간 걸음에 속도를 붙여 빨리 걷기 시작했다. 예전의 나였으면 순식간에 몸을 튕겨 들어갔겠으나 지금을 그럴 수 없었다. 솔직히 내가 입고 있는 갑옷의 무게에 익숙해지기는 했지만 지금의 나의 몸놀림은 예전보다 훨씬 느렸다. 갑옷은 무거웠다. 솔직히 부피가 그다지 큰 건 아니어서 로브안에 입고 있었지만 그 무게는 상상을 초월했다. 600킬로그램. 내 몸무게까지 더하면 약 700킬로그램(반올림 해서 그렇다는 이야기다. 내 몸무게는 70킬로그램도 안 된다)이나 된다. 보통사람이라면 그 무게에 눌려 질식해 죽어도 이상하지 않은 것이었지만 거의 오거에 맞먹는 엄청난 괴력의 소유자인 나는 그것에 버틸 수 있었다. 뭐, 내 힘이면 별거 아니다... 라고 나는 간단히 무시해 버렸다. 내가 어제 이 갑옷에 익숙해지기 위해 하루종일 레디와 훈련한 것은 애써 잊어버린 채. "여긴 것 같은데?" 나와 린은 각자 선수대기실이라고 써있는 방중에 한 곳으로 들어갔다. 선수 대기실은 한 곳이 아니고 여러 곳이었다. 참여하는 사람이 꽤나 많은지 방도 상당히 많았다. 어디 보자... 343번? 대단하군. 전체가 500명이라... "여, 너도 시험을 보러 온 건가?" 한쪽에서 가만히 앉아있는 나에게 한 녀석이 말을 걸어왔다. 상당히 많은 마나가 쌓인 것을보아 상당한 수준의 검사인 것 같았다. "..." "학생으로 들어 왔나보지?" "학생? 그렇습니다만, 이곳에 학생 말고도 다른 사람도 참가할 수 있던가요?" "하하. 그럼 설마 이 많은 사람들이 모두 학생일 것이라고 생각한 건가?" 그랬었군, 이상하게 학생으로 다니기에는 상당히 나이가 많은 사람이 많았기에 이상하다고생각했던 나였기에 금방 그의 말을 파악할 수 있었다. "상금을 타러 온 모양이군요" "그래. 이 대회에서 우승하면 이 학교에 다닐 학생이 아니더라도 상당한 금액의 상금을 받을 수 있다네. 실제로 세인트에 들어가는 학생 수는 100명도 안 된다네, 참고로 나는 학생이니 입학을 하게 되면 자네와 만나게 될지도 모르겠군" 말투가 특이한 녀석이군. 나는 마치 상당한 나이를 먹은 아저씨의 말투와 비슷한 그의 말을 들으면서 어쩌면 외부에서 들어오는 상당한 수준의 실력자를 만날 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우리차례가 될 때까지 여기서 기다려야 하는 겁니까?" "아니오. 여기서 나가서 구경해도 상관은 없어요" 나는 지금까지 나를 향해 설명을 하던 그를 향해 말을 하였으나 대답은 다른 곳에서 들려와서 그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내가 바라본 곳에서 녹색머리인 소년이 사람들을 밀칙 나왔다. 딘이었다. "딘도 이조에 있었던가요?" "아니오. 저는 D조에 속해 있어요. 린 님은 A조에 속해있고 이렇게 레인님은 G조에 속해 있고요. 저는 린님이 레인님을 불러달라고 부탁하셔서 온 것뿐이에요" "조가 전부 몇 개나 되는데요?" A조부터 J조 까지 10개의 조가 있어요. 일단 조 중에서 시합을 벌이고 2명씩 선발하여 다시 시합을 하는 방식이에요. 그 동안 우리는 시합을 구경을 하든 여기에 있든 상관은 없지만 시합을 관람하는 게 좋겠어요" 생각 외로 사람인 적은 이유가 그것이었던가? 아직 시합이 시작된 것 같지는 않았지만 내 번호는 343번 상당히 뒷부분 일 것이다. 다른 사람의 시합을 구경하는 것도 딘이 앞장을 서기 시작했고 나는 몸을 일으켜 그를 따라 관람석으로 올라갔다. 나에게 말을 걸던 남자는 우리가 대화를 나누는 것을 보고있더니 어디론가 가 버렸고 우리는 관람석에 앉아 있는 린을 발견하고 그녀의 옆자리에 앉았다. "시합은 시작했어요?" "아직은 안 했어. 헤에? 그런데 딘은 무기가 상당히 많네?" 린은 딘을 보고 신기하다는 듯이 말했다. 사실 딘이 가지고 있는 무기는 상당한 숫자였다. 등이나 옆구리에 있는 단검도 대충 20개는 되어 보였고 허리에 찬 두 개의 쇼트소드와 활과 활통. 특별히 작은 무기들만 상당히 많이 가지고 있었다. "그게 저는..." 딘이 뭔가 말하려고 했을 때 경기장 위로 심판으로 보이는 검사 한 명이 올라왔다. 그는 등에 검을 멘 채 마이크로 보이는 물건을 들고 경기장의 중앙에 섰다. "세인트의 입학시험에 참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음성 확대마법이 걸려있군. "올해 마법학교 세인트 세인트에 많은 인재가 들어오기를 바라며..." 그 검사는 의례적인 말을 더 했고 시합이 시작되었다. 처음에 싸우는 사람은 용병으로 보이는 사람과 갑옷을 입은 검사의 시합이었다. 그리 대단한 실력들은 아니었다. 검사로 보이는녀석은 마나를 적은 양이나마 자기 몸 속에 돌릴 수 있을 정도로 상당한 수련을 쌓은 듯 해 보이는 녀석이었지만, 용병은 상당한 근육을 가진 녀석인데다가 실전경험이 풍부한 듯 그녀석과 거의 같은 실력을 내었기 때문에 시합은 팽팽하게 진행되었다. 하지만 아마도 저 둘이 함께 덤벼도 내 상대가 되지는 못하리라 비록 내가 몸에 있는 마나를 다루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내 몸은 거의 궁극 체라고 할 수 있었다. 원래 인간이 이 정도까지 육체를 달련 시키기는 불가능한 일이었으나 마족의 피와 살을 먹은 나였기에 엄청난 지경까지 육체를 단련시킬 수 있었다. 챙! 용병이 검사에게 검을 휘두르는 순간 그 검사 녀석이 한 순간에 검을 뒤로 빙글 돌리면서 용병의 검을 날려버리고 그의 목에 칼을 들이대었다. 용병은 약간 분한 듯 했으나 곧 자신 의 패배를 시인하고 경기장에서 내려갔다. "다음차례는 카드법사 린과 용병 하인드!" "어? 벌써 내가 할 차례인가? 갔다 올게∼" 린은 전혀 긴장되지 않는 자세로 경기장 위로 올라갔고 상대편에서도 한 녀석이 검을 든 채로 경기장 위로 올라왔다가 린의 모습을 보고 넋을 잃었다. "시..시작!" 심판도 잠깐 머뭇거렸다가 시합을 시작하고 뒤로 약간 비켜섰다. 사람들의 시선이 모두 린에게 향했고 순진해 보이...지 않는 용병녀석은 음흉한 미소를 지은 채 검을 들고 린에게 말 했다. 아마 다른 관중석의 사람들에게는 들리지 않겠지만 인간의 한계를 무시한 내 귀에는 똑똑히 들렸다. "흐흐흐... 아주 예쁜 소녀로구나, 약하게 해 줄 테니 걱정 마라" 라고 하면서 린을 위 아래로 쳐다보는데 그 눈빛에는 탐욕이 깃들어 있었다. "호호. 약하게 해 준다니 고맙군요. 하지만 아저씨랑 나랑은 싸울 일이 없을걸요?" 린은 아주 태평하게 탐스러운 붉은 머리칼을 흔들었다. 그리고 두 손을 허리에 있는 카드뭉치에 대었다. "뭐?" 약간 당황한 기색을 찾은 녀석은 이제야 린이 이곳에 나온 이상 어느 정도 실력자 일 꺼라는걸 생각해 내고 황급히 검을 들었으나 린은 이미 두장의 카드를 꺼낸 상태였다. "그대의 주인된 자가 부르나니 나의 부름에 답하라! 소환! 오거, 히나!" 부우웅! 순간 잠깐 바람이 부는 듯 싶더니 루니의 앞에 꽤 큰 덩치의 오거 한 마리가 한 손에 메이스를 든 채 으르렁대며 그를 노려보았고 하인드라고 하던 용병은 황급히 뒤로 물러섰다. "이런 젠장!" 우워워! 오거는 순식간에 손을 들어올려 가로로 휘둘렀다. 일반적으로 무식한 오거 들과는 달리 마치 하나의 검사처럼 절제 있는 자세로 하인드를 공격했고 하인드도 상당한 수준의 용병인 듯 오우거의 팔을 밟고 높이 점프를 뛰어 그것을 피했다. "좋았어! 소환! 오거, 딜렌!" 순간 하늘로 거의 3포스는 치솟은 하인드의 위로 한 마리 오거가 더 소환되었다. "우..우왁!" "가랏! 환상의 메치기!" 환... 환상의 메치기? 우워워워! 순간 공중에서 나타난 오거가 하인드를 잡아 아래쪽에 있던 오거에게 던졌고 아래에 있던 오거는 다시 하인드를 위쪽으로 강하게 집어 던졌다. 그렇게 하인드는 거의 15포스는 날아올랐다. "으아악!" "딜렌! 뛰어!" 우워워! 린의 말에 따라 히나라고 불리는 오거 한 마리가 다른 오거 한 마리의 다리 한 쪽을 잡았고 딜렌이라고 불리는 오거는 그것을 밟고 순식간에 하인드가 떠 있는 하늘까지 날아올라 하인드의 다리를 잡아서 공중에서 빙그르 한 바퀴를 돌더니 강하게 땅으로 던져버렸다. 쉬에엑! 쿠아앙! "..." 순간 일동(심판 포함)이 침묵해 버렸다. 하긴 그럴 만도 하지, 방금만 해도 생생하던 녀석이금이 잔뜩 간 바닥에서 거품이나 물고 골골대고 있으니.... 어어? 피까지 줄줄 흐르네? "살...아...있나?" 당연한 이야기다. 저렇게 실감나게 거품을 물고 있지 않은가? 하지만 저 녀석도 체격은 좋은 편이군 그 높이에서 떨어지고도 살 수 있다니.... 하지만 만약에 갑옷을 입지 않았다면 죽 었을 지도 모르겠군. "승리는 카드법사 린!" 혼자서 어이없는 얼굴로 쓰러진 사람을 바라보던 심판이 소리쳤고 바로 엄청난 박수와 함성이 울려 퍼졌다. "와아아아!" 린은 환호하는 그들에게 손을 흔들어 답하고는 다시 우리의 옆자리로 뛰어왔다. "와! 린 님은 대단하군요! 오거들 훈련이 잘 되어 있어요" "내가 훈련시킨 녀석들이거든 저 녀석들 말고도 강한 녀석은 얼마든지 있으니 기대해" 별로 궁금하지는 않군 마계에서 종류도 참으로 다채롭게 많이 보았으니.... 나는 봉인석 세 개를 꺼내어 마법을 저장하기 시작했다. 어제 하루 동안은 잠도 안 자고 이 갑옷에 익숙해지려고 노력했기에 마법을 저장 할 시간이 없었다. 솔직히 생각을 해보아라. 이 갑옷과 건틀랫, 다리보호의 무게는 모두 합쳐 거의 600킬로그램에 육박한다. 보통사람이 라면 당연히 질식해 죽어야 정상이다. 그나마 나 정도 되기에 살아있는 것이지... 처음에 갑 옷 주인 앞에서는 아무렇지도 않은 척 했지만 몇 번이고 넘어질 뻔했다. 지금도 걷는 것이 한계다. 뛸 수는 없다. "봉인석? 지금 마법을 저장하시게요?" "예" "뭐야? 시합 안 봐?" "중요한 시합이 시작한다고 생각하시면 불러주십시오. 만약을 대비해 마법을 저장해 놓아야할 것 같군요" 나는 말을 마치고 봉인석에 마법을 저장하기 시작했고 린과 딘은 조그만 하게 자기들끼리 중얼거렸다. '그런데 로브안에 또 뭘 입었네?" '그런 것 같은 데요? 무슨 갑옷 같아 보이는데 갑옷으로 온 몸을 덥고 다시 로브를 입었어요. 투구도 머리에 쓰고' '답답하지도 않나?' '글쎄요' 나는 이내 그들의 말이 별 필요 없는 말이라는 걸 생각해서 다시 봉인석에 정신을 집중하기 시작했다. 봉인석에 마법을 저장하는 것은 상당한 시간이 흘렀다. 대신 마법을 사용할 때 그야말로 생각을 떠올리기만 하면 되는 것이었으니 오히려 만약을 대비하고 좋은 건가? 마법이 시간이 지나면 사라진다고는 하지만 거의 3년의 시간은 버틸 수 있으니 상관없고.... 하여튼 내가 마법을 저장하는 동안 몇 개의 시합이 지나갔다. 별 볼일이 없는 그저 그런 시합들이 말이다... 응? "네! 검사 이리드와 마찬가지로 검사 카렌의 경기입니다" 호오? 저번에 린과 함께 물건을 사러 시장에 나갔을 때 만난 녀석이다. 온 몸에 검은 색의갑옷을 입고 머리에도 투구를 눌러 써 어떻게 생겼는 지는 알 수 없었지만 그의 몸에서 풍겨 나오는 기운으로 봐서 상당히 강한 녀석이라는 것을 알 수 있을 뿐이다. "시작!" 카렌이라고 하는 온 몸을 갑옷으로 덮은 녀석을 상대로 둔 이리드라고 하는 녀석은 카렌의실력이 만만치 않다는 것을 느꼈는지 신중하게 자세를 잡았으나 카렌은 그냥 팔짱을 끼고 서 있었다. 그리고 잠시 후 카렌의 몸에서 뭉게뭉게 무형의 기운이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저...저건 살기(殺氣)?" 딘이 조그만 하게 신음소리를 내 뱉었다. 상당한 살기다. 아니 상당하다고 보기보다는 강력한 살기다. 만약에 저 살기를 보통 사람이 받아내려고 했다면 벌써 기절을 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리드라고 불리는 녀석도 어느 정도 실력이 있는지 쓰러지지 않고 버티었으나 움직이 지도 못하고 땀만 뻘뻘 흘리고 있었다. 스윽 카렌은 조용히 자신의 허리에 있는 두 개의 봉을 꺼내들었다. 하나 당 1포스씩 하는, 어찌 보면 마치 몽둥이로 보이는 두 개의 봉을 꺼내든 그는 거의 순간에 이리드의 배를 찔렀다. 퍽! "헉!" 쿵! "..." 이리드 녀석은 그의 몽둥이(?)를 맞고 조용히 쓰러져 버렸고 너무나도 순식간에 끝나버린 시합에 잠시 당황했던 사회자는 금방 정신을 차리더니 손을 들어올렸다. "승....승자는 검사 카렌!" 카렌은 그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바로 몸을 돌려 다시 관람석으로 돌아갔다. 저 정도면 대단하군 어릴 때부터 수련을 한 건가? "다음 시합은 마법사 칼센과 검사 시피르!" 무대 위에 새로운 사람들이 올라왔다. 한 명은 기사차림을 하고 있는 검사였고 다른 하나는로브로 몸을 뒤집어쓰고 있는 마법사였다....응? 나는 이상한 점을 발견하고 린을 향해 고개 를 돌렸다. "마법사가 별로 많지 않은가요?" "무슨 소리야?" "지금까지 해서 마법사는 처음이군요. 마법사의 수가 적은가요?" "아니. 아무리 세인트가 모든 학생을 받는다고 하더라도 여기는 마법학교라고, 마법사 지망 생이 가장 많지" "...? 그럼 왜 검사들만 잔뜩 나오는 거죠?" "용병들이야. 이 대회에 참여한 500명의 사람들 중에서 약 400명 가량이 외부에서 들어온 사람들이지 당연하지만 떠돌이 중에서 마법사는 드물거든" "그렇군요" 나는 다시 시합장으로 고개를 돌렸다. 마법사와 검사와의 시합은 이외로 시시하게 끝났다. 시합을 시작하자마자 검사녀석이 빠르게 달려왔고 마법사 녀석은 바로 그리스(마찰을 사라 지게 해 바닥을 마치 얼음판처럼 만드는 마법)를 사용하여 달려오던 그대로 검사를 장외 패 시켜버렸다. "다음차례는..." 나는 다시 봉인석에 마법을 저장시키기 시작했다. 몇 번의 시합이 벌어지기는 했지만 별로대단한 시합은 없었다. 슈우우우 봉인석에서 가볍게 바람이 스며 나왔다. 좋아 한 개 완료. "레인" "?" "딘의 차례야" 린이 첫 번째 봉인석에 막 마법을 저장시켰을 때 말을 걸어왔다. 딘은 이미 경기장에 올라와 있었다 상대는 마법사인 것 같았다. "시합 시작!" 시합이 시작되자마자 딘의 상대편의 마법사는 주문을 외우기 시작했다. 마법사가 상대인 경우 당연히 검사는 더욱 가까이 붙기 위해 노력해야 하지만 딘은 한 발자국도 움직이지 않은채 등에 메고 있던 활을 마법사를 향해 겨눈 채 눈을 감았다. 훗, 마나를 느끼고 있군. "파이어 애로우(fire arrow)!" "하압!" 주문을 끝마친 마법사의 손에서 7개쯤 되어 보이는 불꽃 화살이 발사되었고 딘은 눈을 뜨면 서 정확히 자신이 서있던 자리에서 1포스 정도 뒤로 물러났다. 쐬에엑! 딘 활에서 마나를 머금은 활이 발사되었다. 7개의 화살이 딘이 있던 자리에 도달했지만 이미 뒤로 물러난 딘에게는 무용지물이었고 딘의 활은 날카로운 소리를 내며 7개의 불화살을 뚫어버리고 마법사를 명중시켰다. "퍼억!" 딘이 발사한 화살은 날카로운 것이 아닌 뭉툭한 촉을 사용했는지 푸욱 하고 박히는 소리가 아닌 방망이로 모래주머니를 치는 소리를 내면서 마법사를 명중시켰고 마법사는 끽 소리도 못한 채 경기장에 쓰러졌다. "검사 딘의 승리!" "와아아∼" 관람객 사이에서 감탄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딘은 환호하는 사람들의 시선을 부끄러웠는지우리 자리로 황급히 돌아왔다. "호오? 딘도 실력이 대단한데?" "뭘 요. 여러분들에 비하면 별거 아니죠" 나는 처음으로 딘의 활을 자세히 살펴보았다. 전체적으로 강력한 강철로 만들고 활을 발사하는 부분과 활줄에는 미스릴로 덮여 있었다. 상당히 섬세한 솜씨로 만들어져 있었다. "훌륭한 활이군요" "예, 아버지께서 집을 떠나기 전에 주신 물건이에요. 할아버지 때 드워프들을 도와주고 선물로 받았다고 했어요" '하지만 마법이 걸려있지는 않군. 나중에 하나 선물로 줄까?' 나는 속으로 중얼거렸지만 굳이 소리내어 말하지는 않았다. 쓸데없는 짓이다. 나는 다시 진행되는 시합에서 신경을 끊고 봉인석에 마법을 저장하기 시작했다. 공기중의 마나를 재배열 해 한 곳으로 모은다. 마법을 사용하듯이 주문을 외우고 모인 마나를 봉인석에 주입시킨다. "로이즈 비콘(Lloyd's beacon)" 슈우우우 두 개 완료. 봉인석에서 바람이 빠지는 듯한소리가 들리면서 마법저장이 완료되었다. 이번에저장한 마법은 로이즈 비콘, 언제든지 정해놓은 장소로 이동할 수 있게 해 주는 마법이다. 쉽게 말하면 텔레포트와도 비슷하다고 할 수 있었다. 현재 나의 마법 클래스는 4클래스 마 스터. 텔레포트나 로이즈 피콘 모두 4클래스에서도 마스터를 해야만 사용할 수 있는 마법이 기에 내가 사용할 수 있는 마법 중에서 최고위 마법이라고 할 수 있었다. 기껏해야 1킬로포스가 한계였지만 텔레포트가 고위마법인걸 생각하면 이 정도도 대단한 것이다. 게다가 보통 4클래스 마스터 들은 텔레포트를 사용하지 못한다. 텔레포트는 마나 배치나 사용이 어렵기 때문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텔레포트가 4클래스 마법이라고는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6클래스나 7클래스는 되어야 했다. 물론 파이로드의 지식을 이어받은 나는 그 현실에서 예외다. "...인" "응?" "레인" "무슨 일이십니까?" "다음에 네 차례야" 나는 조용히 손가락을 튀겼고 그에 따라 내 몸을 덮고 있던 로브가 사라졌다. 잠시 린이 눈을 동그랗게 뜨는 것이 보였으나 내가 온 몸에 갑옷을 입고있는 것을 보고는 작게 투덜대었다. 나는 별로 신경을 쓰기 싫었기에 그녀를 가볍게 무시하고 조용히 몸을 풀었다. 몸 여기 저기서 뼈가 두두둑 거리는 소리가 났다. 역시 갑옷이 너무 무거웠나보다. "다음 차례는 마검사 레인군과 마법사 시쿼그군의 시합입니다" 나는 천천히 시합장 위로 올라왔고, 반대쪽에서는 로브를 입은 시쿼그라고 하던 녀석이 거들먹거리며 다가왔다. "헤에? 검사이신가? 운이 없는 녀석이로군 처음부터 나를 만나다니" "..." 시끄러운 놈이군. "시합 시작!" "가랏! 붉게 타오르는 불꽃! 파이어 볼(fire ball)!" 슈아아 한심하군. 저정도 실력으로 자신의 실력에 자만심을 같다니... 퍼엉 "하하! 너무 싱거운... 엉?" 내 눈에 내가 마법에 직격으로 당하자 뭐가 그렇게 좋은지 웃다가 내가 연기 속에서 걸어나오는 나를 보고 눈이 휘둥그래지는 시쿼그가 보였다. "이..이런! 가랏! 새하얀 냉기의 화살! 아이스 애로우(ice arrow)!" 시쿼그는 놀란 듯 마법을 사용하였으나 나는 간단히 무시하고 그 녀석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후... 마음대로 쏴 보시지? 내가 입고 있는 갑옷의 재료는 알타그라. 알타그라의 마법 무시능력(?)은 절대적이었다. 비록 알타그라가 무겁기는 하지만 갑옷을 만들 때, 약간씩이나마 들어가는 것도 그런 이유이다. 갑옷에 약간만 넣어도 어느 정도 마법에 대한 내성을 갖추게 되는데 100% 알타그라로 만들어진 갑옷이라면 말할 것도 없었다. "이럴 수가! 마법 갑옷인가? 요즘에 안티 매직이 걸린 마법갑옷이 있다는 소리는 들은 적이 없는데!" 그건 틀린 말이다. 비록 내가 입고 나오지는 않았지만 내가 평소에 입고 다니는 로브에도 안티 매직은 걸려있다. "...상당히 시끄럽군요" "뭐..뭐? 우악!" 나는 순식간에 시쿼그의 눈앞으로 다가가 복부를 가볍게 공격했고 시쿼그 녀석은 작은 신음 소리를 내고 기절해 버렸다. "승리자는 마검사 레인!" 박수 소리가 울려 퍼지기 시작했고 나는 조용히 관람석으로 올라왔다. "호오? 그거 무슨 갑옷이야?" "..." 나는 굳이 린에게 이 갑옷에 대해 설명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기에 그녀의 말을 무시하고마침 점심시간이기에 식당 쪽으로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별거 아닌 시합이군. 이럴 줄 알았으면 내 차례 때만 잠깐 올 것 그랬어 아직 갑옷에도 익숙하지 못한데...욱!' "왜 그래?" 나는 순간적으로 발걸음을 멈추었다. 목 언저리에 손을 대 보니 땀이 비처럼 쏟아지고 있었다. 아까 그 마법사 녀석을 쓰러트릴 때 순간적으로 빠른 속력을 냈기 때문인 것 같았다. 뭐 물론 그 전에 움직인 탓도 있었지만.... "후... 천천히 움직여야 할 걸 괜히 빠르게 움직였나? 다시 한번 느끼는 거지만 정말 이 갑옷 장난 아니게 무겁군" "...?" 나는 조용히 중얼거리고 나서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고 있는 그들을 신경 쓰지 않고 식당으로 들어갔다. 이미 내 온몸에는 로브가 덮여 있는 상태였다. "...생각보다 사람이 없네요" "당연하지 여기는 선수전용 식당이라고 각 조 마다 있는 식당인데 사람이 많을 리가 없지" "그래요?" 린과 딘이 말을 나누는 사이 나는 한쪽 자리를 향해 다가갔다. 선수들만 있다고는 하지만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서로 담소를 나누며 식사를 하고 있었고 식당은 상당히 시끄러운 편이었다. "자, 앉아 음식은 시켜놓았어" "상당히 요리를 잘하는 곳인 모양이에요. 음식들도 많고요" 나는 그들을 따라 자리에 앉을.....뻔했다. 휴우 큰일 날 뻔했군. 슈웅 나는 내 몸을 덮고 있던 알타그라로 만들어진 갑옷을 열려진 차원 속으로 집어넣은 뒤 자리에 앉았다. 알타그라로 만들어진 나의 갑옷은 너무나 무거웠기 때문에 식당의 의자가 견딜 리가 없었기 때문이다. "..." 곧 음식이 나왔고 나는 간간히 걸어오는 린의 말을 무시하면서 식사를 하기 시작했다가 주위가 갑자기 조용해 진 것을 발견했다. 나는 지금까지 여러 번 경험한 바로 아마도 린이 로브를 입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 확실하다는 생각한 까닭에 고개를 들었다. "린...?" 나는 고개를 들었다가(그렇다고 고개를 처박고 식사를 한 건 아니다) 사람들이 린이 아닌 식당 입구 쪽에 있는 오크... 비스구리 하게 생긴 녀석을 바라보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아니 아마도 사람들이 쳐다보는 것은 오크 비스구리 하게 생긴 녀석 주위에 있는 기사들 때문인 것 같았다. "뭐야? 이런 꾸질꾸질 한 식당에서 식사를 하라고 하는 거야? 당장 여기 교장이나 만나러 가자고, 내가 왜 여기서 식사를 해야 한다는 거야?" "죄송합니다. 왕자님. 폐하의 엄명이십니다. 꼭 다른 선수들처럼 행동하고 같은 대우를 받으시게 하라고 하셨습니다. 아무리 왕자님의 명이라고 해도 들어들일 수가..." "시끄러!" 퍽! 기사가 어쩔 수 없다는 듯이 말을 하자 변종오크(?)는 계속 투덜거리며 한 쪽 자리로 향했다. 변종오크와 기사들이 한 자리로 가자 그 곳에 앉아 있던 사람들은 소란을 일으키고 싶지 않은지 다른 쪽으로 물러났고 그들은 그 자리에 거들먹거리며(솔직히 거들먹거린 건 변 종오크 뿐이었다.)자리(하필 우리 옆자리에)에 앉았다. "더럽고 추잡하군 젠장 내가.... 응?" 변종오크 녀석은 투덜거리며 자리에 앉다가 말끝을 흐렸다. 제발 내가 상상한 일이 일어나 지 않기를... "어이∼ 거기에 계신 아름다운 레이디" ....후 도대체가 내 예상은 빗나가지를 않는군. "왕자님!" "뭐야? 아버지께서 이런 일 까지 하지 못하게 하라고 엄명을 내리셨나?" "그...그건 아니지만" "그럼 닥쳐" 퍽! 그 변종오크 녀석은 바로 기사의 얼굴에 주먹을 휘둘렀고 기사는 그 주먹을 가만히 맞아 주었다. 저런 녀석이 왕자라.... 어느 나라인지는 모르겠지만 앞날이 훤하군. "그럼. 하던 이야기를 계속 해 볼까요. 레이디?" 변종오크 녀석이 음흉한 표정을 지으며 린을 바라보았고 린은 얼굴을 찌푸리고 입을 열었다. "나는 너에게 할 말이 없으니까 꺼져" "그렇습니까? 싫은데요?" 정말... 역겨운 얼굴이군. 왕가의 핏줄이라 본 바탕은 되는 것 같은데 저 지경이라니... 솔직히 말하면 저 녀석은 잘생긴 편이다... 가 아니고 잘 생겼을 것이다. 하지만. 도대체가 뭘 하고 살았는지 살이 뒤룩뒤룩 올라 있기에 보기가 괴로울 지경이다. 응? 본바탕이 잘생겼는데 어떻게 보기가 괴로울 수가 있냐고? 설명을 해 주지. 음... 미남의 예로 송승헌을 들도록 하자, 그냥 예일 뿐이니 송승헌의 팬들이 있더라도 신경 쓰지 말아라. 만약에 송승헌이 엄청나게 살이 찐다면 어떻게 될까? 그것도 그냥 찐 것도 아니고 턱 살은 몇 겹으로 겹치고 살 때문에 눈을 떻는지 감았는지 잘 보이지도 않고... 서서 걸어 다니는 것이 신기할 지경이라면... 뻔하지 않은가? 보기 괴로울 수밖에... 하여튼 그 변종오크 녀석은 음흉한 미소를 지으며 린에게 다가섰다. "꺼지라고 했다" "상당히 입이 거칠군" 짝! 경쾌한 타격 소리가 울려 퍼졌고 변종오크 녀석의 고개가 휙 하고 옆으로 돌아갔다. 린은 변종오크를 만졌다는 것에도 불결함을 느끼는 것처럼 뒤로 물러나 연신 손을 어루만지고 있었다. "이 망할 년이! 젝! 저년을 잡아!" "하..하지만" "내 말에 거역하지 마!" "예...옛!" 변종오크는 거의 발작적으로 소리를 질렀고 어쩔 수 없다는 듯 세 명 정도의 기사가 린을 잡기 위해 앞으로 나섰지만 린은 오히려 빠르게 기사들을 공격하고서 내 뒤로 숨었다. "왜... 제 뒤로 숨는 겁니까?" 내 황당하다는 반응에 린은 당연하다는 듯 대답했다. "여기가 제일 안전할 것 같아서" "린도 충분히 저 정도는 물리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그래서, 내가 당하는 걸 구경만 하겠다는 속셈이야?" "예" "..." "하하..." 린은 황당하다는 듯 말을 못하고 딘은 굵은 땀방울을 흘려 내고 있을 때 한 기사가 우리 쪽 으로 다가왔다. "이봐, 방해할 생각이 아니라면 비켜" "당신들은 린을 데려갈 수 없습니다" 기사들의 얼굴이 조금 찡그려 졌다. "방해할 생각인가?" "..." 내가 고개를 살짝 저어 보이자 그 들은 의아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하지만 곧 내 뒤를 보고 얼굴에 경악이 물들었을 때 나는 재빠르게 몸을 띄웠다. 콰앙 내 앞에서 버티고 있던 기사 둘이 오거가 빠르게 휘두르는 메이스를 맞아 반대쪽 벽과 충돌했다. "쳇! 그래, 내가 한다 해! 정말 치사해서... 남자가 말이야..." 린은 계속 궁시렁 궁시렁 대면서 이미 카드를 들어올린 상태로 기사들을 향해 소리를 질렀다. 이미 식당에는 아무도 남아 있지 않았다. "이제 사라져! 나는 너희랑 할 말 없어!" "이년이! 몬스터들을 겨우 오거 한 마리로 기고만장하다니!" 거의 순간에 기사 네 명이 빠르게 린의 오거를 향해 달려들었다. 빠른 동작과 팀웍을 보니제법 상당한 실력의 기사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뭐? 겨우 오거? 저 자식들이! 그대의 주인된 자가 부르나니 나의 부름에 답하라! 소환! 오거, 히나!" 순간 약간의 빛과 함께 오거 한 마리가 소환되었고 순식간에 오거가 두 마리로 늘어나자 오거를 공격하려던 기사들은 황급히 뒤로 물러섰고 변종오크 주위에서 구경만 하던 기사들까지 거의 20명 가까이 모여 덤벼들었다. "소환! 강철의 나무! 세클릿!" 린이 주문을 외우자 한 그루의 나무가 식당의 바닥에 뿌리를 박지도 않고 소환되었다. "세크릿! 메이스로 변해! 히나! 딜렌! 환상의 강력 메이스!" 거의 순간에 세클릿이라고 불린 나무가 약간 빛을 뿌리더니 거대한 메이스로 변해 버렸고 히나와 딜렌이라고 불리는 오거 두 마리가 그 거대한 메이스를 잡아 자신들에게로 달려드는 기사들에게로 휘둘렀다. 기사들은 자신들의 상당한 실력을 믿고 있기에 별로 빠르지도 않은 메이스를 걱정하지 않은 듯 했으나 바로 그것이 판단착오라는 것을 깨달았다. 메이스가 너 무나 거대했기 때문에 피할 자리가 없었던 것이다. 그들은 자신들에게로 날아오는 메이스를바라보며 눈을 질끈 감았다. "으아아악!" 쿠아아아앙! 기사들이 모두 허공을 날아 반대쪽 벽에 충돌하면서 엄청난 굉음이 울려 퍼졌다. 그리고 유일하게 제대로 서있던 변종오크 녀석은 부들부들 떨고 있더니 대뜸 소리를 질렀다. "나 프릴리아 왕가의 핏줄을 이은 후계자로써 그대를 부르나니. 나의 부름에 답하라! 소환! 스킬드(SOKILDE)!" 쿠우우 변종오크가 주문을 외우자 그 녀석 앞에 두 마리의 거대한 몬스터가 나타났다. 오거와 비슷한 덩치를 가지고 있었지만 그 기세는 엄청나게 강력했다. 저 녀석은.... "맙소사! 스킬드(SOKILDE)?" 린이 경악한 듯 비명을 질렀다. 스킬드는 나도 알고 있는 몬스터였다. 대륙에서도 숲, 그것도 엄청 깊숙한 곳에서 사는 녀석들로 사람들이 보기 힘든 녀석들이었다. 이 녀석들은 몬스터 같지 않게 정신공격에 능했다. 게다가 거의 인간을 상회하는 두뇌와 오거 보다도 강력한 힘. 게다가 무기를 사용하는 녀석들이기 때문에 보통 오거 열 마리 정도가 떼로 덤벼도 상대하기 어려운 강력한 몬스터였다. 사람들 사이에서는 거의 입으로만 전해오는 전설에 가까 운 몬스터.... "스킬드! 저 녀석들을 쓸어버려!" 캬아아아! 녀석들이 엄청난 속도로 오거들을 향해 달려들었다. 각자 도끼와 검을 들고 있었다. 린의 오 거들은 어떻게든 반항하려고 해 보았으나 순식간에 그 녀석들에게 당해 카드로 강제 이동 당했다. "말도 안돼! 어째서 스킬드가...!" 망연자실해 하는 그녀의 머리 위로 스킬드의 도끼가 찍어져 내려왔다. 까앙! "......!" 나는 조용히 스킬드의 도끼를 막았다. 사신도와 도베라인을 교차시켜 막았지만 그 충격은 상상을 초월했다. 힘으로는 누구도 나를 상대할 수 없다는 내 생각을 깨버리기라도 하는 듯 이 내 팔에는 엄청난 충격이 왔던 것이다. 그렇게 내가 한 녀석의 도끼를 막으며 멈칫할 때 다른 한 마리는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순식간에 옆구리를 향해 검을 휘둘렀다. 어지간한 검 사보다도 훨씬 빠른 속도. 여차 하면 그대로 허리가 잘려나갈 판이었다. "젠장! 삼대 마계술! 금(金)" 까앙! 스킬드가 휘두른 검이 내 옆구리에서 번개 불을 튀기며 퉁겨나갔다, 이건 정말 장난이 아니다.이건 거의 중급 마족에 맞먹지 않은가? 나는 여유를 버리고 검을 들었다. "삼대 마계술! 력(力)! 염(炎)!" 나의 몸이 붉게 물들면서 서서히 부풀기 시작했고 나는 순식간에 그들의 시야에서 사라졌다. 내가 그들의 시야에서 사라지자 그들은 신경을 바짝 세우고 사방을 노려보았다. 하지만 번개처럼 날아드는 나의 검을 피할 수는 없었다. 쿠앙! 쾅! 키야아아아악! 슈욱 내 검에 두 마리의 스킬드가 모두 강제 이동 당했고 나는 마계술을 푼 채 변종오크를 바라보았다. "어... 어떻게 네 놈이 스킬드를..." 변종오크는 말까지 더듬으며 경악한 채 나를 바라보았다. 나는 그에게 다가서려고 했으나 내 뒤에서 딘이 나를 붙잡았다. '그만둬요. 레인. 제가 처리할 게요' "왕자님이라고 하셨습니까?" "그...그렇다. 이 몸은 프릴리아 제국의 둘째 왕자 카르난 페스시온 프릴..." "아, 됐습니다. 저는 당신의 이름을 들으러 온 것이 아닙니다" 변종오크 녀석이 자기의 이름을 길게 이어가려고 하자 딘이 먼저 그 녀석의 말을 끊었다. "이번 일은 왕자님의 실책입니다. 알고 계십니까?" "그게..." "아무리 왕자님이라고 하시더라도 마법도시 세인트에서 마음대로 행동하실수 없습니다. 세인트는 어떤 편도 아닌 중립지대. 이곳에서 문제를 일으켰다가는 전 대륙 적으로 문제가 생 길 수도 있습니다" "우.. 웃기지마! 나는...!" "그게 여기서 절대적으로 통하지는 않을 거라는 사실은 이미 알고 오셨을 거라고 생각하는 데요?" "..." 아무래도 사실인 듯 변종오크는 아무런 말도 못하고 있더니 다시 입을 열었다. "그... 그래서 뭘 바라지?" 딘이 교묘하게 말을 끊어가며 말을 하자 딘과의 말발에서 밀린 카르난(변종오크의 이름인가보다)은 별 말도 하지 못하고 그의 말을 기다렸다. "없었던 일로 해 주십시오. 그래야 모든 일이 편하게 지나갈 것 같군요" "그럴 수는 없..... 아..아니 알겠다" 나는 조용히 듯고 있다가 변종오크(이름 부르기가 싫어...)가 딘의 말에 반대하려고 할 때 살기를 쏘아 보냈고 변종오크 녀석은 어쩔 수 없이 기사들을 데리고 물러났다. "와아! 둘다 대단한데?" 린이 '와아'하고 탄성을 지르며 말했다. 솔직히 약간 생각 밖의 일이었다. 평소에 그렇게 말이 많지 않은 딘의 말발이 이렇게 쎄다니... "글쎄요... 하지만 레인님도 엄청나던 데요? 스킬드를 쓰러트리다니... 오거 열 마리가 한번에 덤벼야 간신히 싸울 정도로 강하다고 하던데...." "..." 말하기도 귀찮다. 그나저나 딘의 말투가 마치 숙련자의 말투 같았는데... "그런데 딘, 이런 일을 많이 겪어 봤어? 아주 능숙하게 처리하던데?" "하하... 그..글쎄요" 딘의 말에서 뭔가 숨기고 있다는 느낌이 강하게 와 닿았지만 나와 별로 상관없는 이야기라 신경 쓰지 않았고 린도 굳이 묻지 않고 넘어갔다. "그런데... 다 박살났네" "...나갑시다" "저도 그렇게 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쉽게 의견일치를 본 우리들은 곧 바로 식당에서 나왔다. 식당에서 벌어진 소란 때문에 사람들이 모여있었고 일을 처리하러 온 마법사들도 와 있었지만 린은 특유의 그 뻔뻔한 표정으 로 '어머나∼ 무슨 일이 일어난 거지?' 하면서 능청을 떨었고 나야 원래 얼굴을 가리고 있 는데다 언제나 무표정을 유지해 왔기 때문에 문제가 생기지 않았다. 다만 딘이 양심에 가책을 받은 듯 굵은 땀방울을 흘리며 하하...하고 멋 적은 표정을 지었을 뿐이다. 그렇게 사람들 사이를 유유히 지나 왔을 때 린이 먼저 말을 꺼냈다. "나는 가서 카드라도 손보고 있을 테니까. 너희들도 시합을 구경하던지 해" "저는 구경을 가도록 하지요. 레인님도 같이 가시겠습니까?" "...아닙니다" "네? 아. 네" 딘은 약간 당황한 듯이 잠시 주춤거리다가 다시 시합장으로 향했고 린은 카드를 손보러 건물을 돌아 어디론가 가 버렸다. 그리고 나는 갑옷에 익숙해지기 위해 다시 꺼내 입은 뒤 숙소로 향했다. "그러고 보니 얼렁뚱땅 점심도 안 먹었군. 뭐 상관은 없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