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 신 도 (四 神 刀) "자! 다음 시합은 마검사 레인 대 검사 일란의 시합입니다!" 다시 한번 환호성 소리가 지나갔고 나는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상대방을 확인하기 위해서 였다. 그런데... 나는 내 고개를 높이 들어올릴 수밖에 없었다. "크크크. 이거 완전 꼬맹이 아니야?" "..." 네 녀석이 큰거다 멍청이! 내 상대는 정말이지 엄청나게 거대한 덩치를 가진 거인이었다. 딘의 시합 때 나왔던 덩치는 유치원생으로 봐도 될 정도로... 키가 거의 250은 되겠는걸? 저게 인간인가? 스윽 덩치는 자신에게 딱 맞아 보이는 검을 들었다. 그레이트 소드...(Great Sworrd) 길이가 거의 2.5포스는 되는 게 세워 놓아도 덩치와 크기가 비슷했다. "어이가 없군. 이런 꼬맹이가 이런 시합에 나오다니..." 덩치가 중얼거렸다. 그렇군. 나는 키가 그리 큰 편은 아니었다. 한 170정도? 그 정도면 더 이상 뭘 바라냐고 말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겠지만 정식이의 키가 180, 동규의 키마저도 175였던걸 감안하면 나는 꽤 작은 편이었다. 그래서 더욱 여자 같아 보이는 지도... "시끄럽군요" "뭐.. 뭐야? 이런 꼬맹이 자식이....! 우헤헤 아니지.. 저런 꼬맹이 때문에 흥분하면 말도 안 되지..." 덩치는 나 들으라는 듯 별로 작지 않은 목소리로 중얼거리며 자신의 칼을 들었다. 그리고 그 덩치의 말을 들은 나는... "후..." 나는 자꾸 내 몸밖으로 뻗어나가는 살기를 붙잡으며 미소를 지었다.(로브에 가려서 보이지 않는다) "흥! 칼도 쪼끄만하군. 내 칼의 반정도 밖에 안 되는걸? 역시 꼬맹이로구만 덩치도 그렇고 계집애 아니냐?" 덩치는 내 등에 매달려 있는 두 자루의 검을 보며 비웃음을 날렸다. 후... 검이 작다 이거지? "계집이라..." 나는 로브를 살짝 들추며 품속에 손을 집어넣었다. 저 녀석이 덩치가 크다고는 하지만 저 녀석이 뛰어난 건 근력뿐이다. 하지만 근력 역시 나에게 뒤지기에 저 정도 상대는 맨손으로 상대할 수 있었다. 하지만 열 받은 나는 이성을 무시한 채 품속에 넣었던 손을 꺼냈다. 스으으윽 내 손을 따라 커다란 검이 딸려 나왔다. 하지만 너무나 큰 크기의 검을 내 팔로는 꺼낼 수 없다는 것을 아는 나는 검을 위로 던졌다. "우와아∼ 저..저게 뭐야?" "이럴 수가!!!" 쉬익 푸욱! 내 검이 하늘에서 가볍게 한 바퀴를 돌고 경기장 중앙에 박혔다. 사람들은 입을 다물지 못 했다. 그 이유는 바로 검의 크기 때문이었다. 폭의 길이가 0.5포스 길이가 3.5포스. 무지막지 한 크기를 가진 그 검은 투핸드 소드와 모습이 비슷했지만 크기는 그레이트 소드 보다도 더 컸다. 게다가 저 녀석의 검은 2.5포스 내 검은 3.5포스... 고로 내 검이 훨. 씬. 더. 크. 다. "뭐..뭐야 이건? 저게 어떻게 품속에서 나와?" 녀석은 황당하다는 눈빛으로 내 검을 바라보았다. 놀랄 만도 하지 자신의 키보다도 큰 검이 니... "시...시합 시작!" 심판은 엄청난 높이에(?) 있는 덩치 녀석과 내 검을 한번 바라보고서(올려다보고서...라는 게 맞을 것이다) 시합의 시작을 알렸다. 나는 원래 간단하게 이길 생각이었지만 이 녀석을 약 간 손봐주기로 마음먹었다. "하압!" 덩치는 시작하자마자 그레이트 소드를 휘두르며 공격해 왔다. 엄청난 크기의 검을 보고 긴 장한 탓이리라. 나는 몸을 살짝 띄워 검을 잡았다. 차앙! 내 검과 녀석의 검이 충돌했다. 녀석이 달려오는 힘까지 사용해서 나를 공격했고 나는 그것 을 막았다. 원래대로라면 몸무게가 부족한 내가 장외까지 날아가야 정상이나 내가 입고 있 는 갑옷이 너무나도 무거웠기에 약간만 밀려났을 뿐이었다. "자.. 본격적으로 시작해 볼까요?" "이... 이런!" 녀석은 내 도발에 흥분한 듯 했다. 아마도 자신의 검을 막은 사람을 처음 보았을 것이다. 저 정도 힘에 저런 검이면 오거라도 잘려나갈 테니 말이다. 그런데 그것을 왜소한 덩치의 사람 이 막았다... 아마도 충격이겠지. 콰앙! 내 검과 녀석의 검이 다시 한번 충돌했다. 이번에는 나도 힘을 주어서 공격한 것이기 때문 에 오히려 그 녀석이 밀려났다. 나는 그 녀석이 손목에 받은 충격에 멈칫거릴 때 검을 옆으 로 돌려서 그대로 갑옷을 입은 허리를 공격해 버렸다. 콰앙! "커억!" 덩치는 미처 몸을 추스리지 못해 내 공격을 당하고 엄청난 충격에 비틀거렸다. 하지만 이정 도에서 끝낼 내가 아니지! 콰앙! "크억!" 콰앙! "헉!" 나는 칼의 옆면으로 계속 그 녀석을 강타했다. 그 녀석은 숨도 쉬기 힘든 듯 간신히 검을 들어 막아보려고도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콰앙! "으억!" 계속해서 마치 거대한 망치로 바닥을 내려치는 듯한 소리가 울려 퍼졌다. 경기를 응원하던 사람들은 너무나 상상을 초월하는 장면에 넋을 잃었다. 나는 다시 검을 들었다. 검이 너무 무지막지하게 크기에 마치 내가 검에 들려 있는 것 같은 모습이었지만 검을 들고 있는 건나 였기에 나는 팔을 움직였고 덩치의 아래 부분에서 위로 그 녀석을 올려쳤다. 그리고 그 충 격에 그 녀석의 몸이 공중으로 떠올랐다. 자! 이제 가랏! "후" 나는 숨을 짧게 내쉬었다. 그리고... 콰직! 쿠웅! 나는 마치 야구를 하듯 그 녀석을 쳐버렸고 그 녀석은 엄청난 속도로 장외로 벗어났다. 그 리고 벽과의 충돌. 죽지는 않게 했으니 걱정할 것은 없었다. "스..승자는 마검사 레인!" "우와아아! 대단한데?" "엄청난데? 저게 인간이냐?" 사람들은 내 모습을 보면서 서로 떠들어대었다. 이미 검은 내 품속으로 들어간 뒤였다. "와~ 대단한데요? 저번에 오거를 힘으로 날릴 때도 그랬고" "도대체 그런 덩치로 어떻게 그런 힘을 내는 거야?" "..." 내가 자리에 돌아오자 린과 딘이 계속 쫑알쫑알 거렸고 주위의 사람들도 경악한 눈으로 날 바라보고 있었다. 쳇! 괜한 짓을 했군. 여자 같다는 라는 말만 들으면 정말이지 흥분을 막을 수가 없으니... 좀더 냉정함을 지킬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 "레인. 어떻게 하는 거냐고!" "별거 없습니다. 다만 어느 정도의 훈련을 했을 뿐" 그게 훈련이었을까? 아니다. 살기 위한 몸부림이었을 뿐. "뭐야? 말도 안 돼. 나도 무술을 한다고! 인간의 몸에는 한계가..." "..." 나는 간단하게 고개를 돌려 또 뭐라고 말을 시작하려는 린의 얼굴 대신 경기장으로 올라오 는 동규... 아니 카인이라고 했던가? 하여튼 카인의 모습을 지켜보았다. 카인은 푸른색 로브 를 입은 채 지팡이를 들고 서 있었고 상대방으로 보이는 마법사도 푸른색으로 된 로브를 입 은 채 카인을 바라보고 있었다. "마법사 카인 대 마법사 키엘! 경기 시작!" 시합이 시작되자 둘은 아무런 말도 없이 스펠을 외우기 시작했다. 그리고 주문은 거의 동시 에 완성된 듯 마법을 펼쳤다. "합! 파이어 버스트(fire burst)!!" "가랏! 콘 오브 아이스(cone of ice)!" 카인의 앞으로 상당한 크기의 불덩어리가 생성되었고 키엘의 앞으로는 거대한 뿔 모양의 얼음 덩어리가 생성되었다. 둘 다 대단한데? 4클래스 마법을 아무렇지도 않게 사용하다니... 치이익! 콰앙! 두 마법은 잠시 맞붙어 힘 겨루기를 하지 시작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파이어 버스트가 폭파해 버렸다. 그리고 콘 오브 아이스도 그 폭파에 휩쓸려 소멸해 버렸다. 하긴 원래가 파이어 버스트가 폭파형 마법이니... "치잇! 아이스 애로우(ice arrow)!" "파이어 실드(fire shield)!" 키엘은 자신의 마법이 실패한 것을 알고 쉽게 발사할 수 있는 아이스 애로우를 발사하였고 카인은 파이어 실드를 사용하여 그 마법을 사용하였다. 바보들이군. 저렇게 상극인 불과 물 의 마법이 계속 충돌하면 생기는 현상을 모르는 것인가? "수증기다!" "당연하지. 불 계열 마법과 얼음 계열 마법이 충돌했는걸" 놀라는 듯한 딘의 말에 린이 핀잔을 주듯이 말했다. 나는 그들이 실수로 수증기를 만들었다 고 생각했다. 하지만 카인은 몇 백년에 한번 나올까 말까하다는 천재였다. 이런 실수를 할 리가 없었다. "이..이런! 수증기가!" 키엘은 당황한 듯이 외쳤다. 그리고 주위를 둘러보고는 더욱 당황했다. 카인의 모습이 보이 지 않았기 때문이다. "젠장! 수증기 속으로 숨었다!" 키엘은 당황하면서 자신의 주위로 실드 마법을 사용하고 다시 마법을 사용하였다. 수증기를 날려버릴 생각인 것 같았다. "에어 블래스트!(air blast)" 키엘의 외침에 강력한 바람이 불며 경기장의 수증기가 모두 날아가 버렸다. 하지만 카인의 모습은 어디에서도 보이지 않았다. "뭐..뭐야?" 키엘은 당황한 듯 이곳 저곳을 살펴보았다. 그때였다. 키엘의 뒤에서 카인의 마치 공기 중에 만들어지기라도 하듯 스르륵 모습을 나타내었다. "투명화 마법. 보통 사람이라면 수증기 속으로 숨었다고 생각하고 그 쪽만 살피기 쉬운 것 을 이용했군... 동규 다워" "에? 아는 사람이야?" "..." 내가 동규를 보면서 짧게 감상을 말했을 때 린은 내가 먼저 말을 꺼내자 놀란 듯 다시 질문 을 던졌다. 그리고 나는 린을 쳐다보지도 않았다. 말할 필요도 없고 생각도 없었다. "히잉... 레인은 내 말을 매일 무시해" "제 말도 무시하니 너무 신경 쓰지 마세요. 그래도 꼭 필요한 말은 하잖아요. 불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만 대답하지 않는 것 같은데" "하지만 라이드 영감 말은 안 무시하던데?" "하..하하 레인님이라도 연륜에 대한 존경 정도는..." 나는 쓰잘데기 없는 그들의 말을 무시하고 다시 키엘 쪽을 바라보았다. 카인은 키엘의 옆으 로 나타난 후 곁에서 바로 마법을 사용하였다. 키엘에게는 한 겹의 마법 실드가 쳐 있었기 때문이었다. "블레이즈(blades)!" 카가강! 순간 키엘의 주위를 덮듯 공중에서 수많은 칼날이 나타나 키엘의 실드를 사정없이 몰아치기 시작했다. 키엘은 마나를 더 넣어 실드를 더 강화하려고 했지만 늦었다. 키엘의 실드는 잠시 를 버티지 못하고 깨져 버렸다. 빠직! "일렉트릭 스파크!(electric spark)" 파지지직! 잠시 키엘의 몸에서 한차례 스파크가 흘렀다. 그리고 전류의 충격에 키엘은 기절을 한 채 쓰러졌다. 털썩 "승자는 마법사 카인!!" 와아아아! 다시 한차례 함성소리가 지나갔고 카인은 한차례 꾸벅 인사를 하고는 다시 자신의 자리로 돌아갔다. "..." 마법을 어디서 배운 것일까? 권술은? 알고 싶은 게 많았다. 하지만 굳이 지금 만나고 싶지 는 않다. 아직 시합이 끝날 때까지는 시간이 남았다. 궁금한 것이 많더라도... 어쩔 수 없지. "자! 다음 시합은 검사 카렌과 마법사 시피렌의 시합입니다!" 다시 사회자의 소리가 들렸고 경기장으로 내가 잠시 보았던 갑옷 녀석과 마법사 한 명이 올 라왔다. 마법사 녀석은 갑옷 녀석, 카렌의 전 시합을 봤는지 상당히 긴장한 느낌이었다. "시합 시작!" "플레임 에로우!(flame arrow)" 마법사 녀석은 시작하자마자 바로 마법을 사용해 선제공격을 가했다. 상당히 많은 숫자를 한번에 보내는 것을 보니 아무래도 3클래스 정도이리라... 사람들은 카렌을 향해 날아가는 불꽃화살(파이어 에로우 보다는 약간 강하다. 거의 파이어 볼 수준이라고 보면 된다)을 보면 서 긴장했지만 결과는 너무나도 허무하게 나 버렸다. 쉬익! 카렌의 몸이 플레임 에로우를 피해 빠르게 움직였다. 그리고 희미한 잔상을 남긴 그는 어느 새 상대편 마법사 좌측으로 향해 있었다. 퍽! 카렌의 주 자루의 정체불명의 몽둥이가(이름이 영...)빠르게 움직여 마법사의 복부를 강타했 다. 마법사는 그대로 스르르 무너져 버렸다. 털썩 "승리자는 검사 카렌!!" 사회자의 소리가 울려 퍼졌다. 하지만 카렌은 별 관심이 없는 듯 경기장을 내려왔다. 그렇게 대기실로 가던 그와 내 눈이 마주쳤다. "..." 짙은 회색빛 눈동자가 투구속에서 고요히 빛나는 듯 했다. 강한 녀석이다. 아마도 그 녀석도 나를 보면서 나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을 것이다. "..." 카렌은 다시 고개를 돌려 천천히 걸음을 옮겨 사람들 사이로 섞여 들어갔다. 나는 사람들이 약간 모여있어도 특별한 기도를 지닌 그를 찾아내기가 어렵지 않았으나 미행을 하거나 할 생각도 없기에 그냥 자리에서 일어났다. "갈까?" 나는 아직 구경하고 있는 린과 딘을 놔두고 경기장 밖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아마 보통 사 람이 빠져 나왔다면 그들에게 걸렸겠지만 기척을 완전히 지울 수 있는 나에게는 해당사항에 없는 이야기였다. 게다가 이제 할만한 녀석들은 다 했다. 나머지들은 별 볼일 없는 녀석들 일 뿐. 내 발걸음은 어느새 내가 머무는 숙소로 향하고 있었다. ====================================================================================== 죄성합니다. 전번에 올렸던 건데 실수로 지웠더군여. 여태까지 몰라서 방치하다가 다음 글을 써 버리는 바람에 답변글로써 사이에 끼워 넣습니다. 지적해 주신 레니드님 감사하고염 재미있게 읽으시고 행복하세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