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 신 도 (四 神 刀) "후..." 나는 숙소의 침대에 누운 상태에서 한숨을 쉬었다. 나는 그들을 조금더 살펴보기 위해 조용히 있었지만 그들은 틀림없이 동규와 정식이 같았다. 아니 틀림없이 그럴 것이다. "..." 그들은 어떻게 이곳으로 넘어온 것일까? 내가 본 그들의 모습은 별로 달라진 게 없었다. 나처럼 나이를 먹지 않은 것일까? 마법이나 권법을 사용하는 것을 보니 이곳에 와서 배운 것 같았다. 스르르르 나는 내 팔에 있는 건틀렛에 힘을 집중하였다. 이곳에 와서 몸속에 있는 마나의 운용법을 배우려고 했는데 사람들이 사용하는 것을 몇번 보고 나서 어느새 마나를 움직일 수 있게 되었다. 내가 어느 정도 감이 있었던 까닭도 있었지만 마나가 이미 있다면 운용하기가 그렇게 어렵지 않다는 이유도 있었다. 우웅 내가 팔에 계속 마나를 주입시키자 건틀렛이 푸를 색으로 뒤덮여 웅웅거리는 소리를 냈다. 바로 소드마스터의 경지... 너무 쉽게 얻어서 인지 그렇게 실감이 나지 않는다. 파앗 나는 공기 중으로 마나를 뿌렸고 마나가 방출되면서 시원한 바람이 얼굴을 스쳐지나갔다. 아니 그렇게 쉽게 얻은건 아닐지도 모른다 10년 동안 고생한 결과이니... 투웅 나는 침대에서 몸을 튕겼다. 잠을 잔지 3일도 되지 않았다. 잠을 잘 필요도 자고 싶은 마음도 없었기에 나는 알타그라로 만든 갑옷을 모두 입었다. 평소에는 갑옷을 모두 입고 다니지 않는다. 너무 무겁기 때문에 상체 부분은 떼어놓는다. 상체부분이 거의 300킬로그램은 되기 때문에 그 부분만 떼어내면 무릅보호대 투구 건틀렛까지 합쳐서 300킬로그램. 반정도로 줄기에 입고 다니기에 그렇게 큰 불편은 없다. 철컥 모든 갑옷을 입자 다시 무거운 중압감이 몸을 내리 눌렀다. 하지만 그리 부담이 갈 정도의 무게는 아니었다. 운신에 약간의 문제가 있을 뿐이지... 나는 천천히 정원으로 나갔다. 파이로드의 차원의 틈에도 들어갈 수도 있었지만 굳이 그리고 들어가고 싶지는 않았기에 나는 그나마 편한 자세로 쌍검을 손에 들었다. 건틀렛을 낀 상태로 검을 드니 약간 느낌이 색달랐다. 나는 기수식을 잡은 뒤 아주 천천히 마계쌍룡검법을 펼쳐내었다. 사실 마계쌍룡검법은 총 8가지 부분으로 나누어져 있었다. 하지만 나는 그 부분을 가장 이상하게 여겼다. 8가지 부분으로 나누어져 있고 그것이 8개의 기술이라고 미랜드가 말해 주었지만 나는 미랜드가 가르쳐준 이름과 마계쌍룡검법의 부분들과 전혀 연관시키지 못했다. 미랜드는 나중에 알게 될 것이라고 했지만... 나는 그게 늘 궁금했다. 하지만 지금은 그게 중요한 것이 아니다. 휘잉 일단은 이 갑옷에 익숙해지는 것이 중요하다. 언제까지 가슴 보호대를 떼어놓고 다닐 수 는 없는 노릇 아닌가? 물론 갑옷을 모두 입는다고 하더라도 몸을 움직이거나 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갑옷을 입은 상태로도 운신은 어렵지 않았기에 입고 다녀도 문제는 없었지만 갑옷을 입은 상태로는 전투가 자유롭지 않았다. 갑옷을 입고 전투를 할 수 없다면 이미 그것은 갑옷이 방어 구로써 존재할 이유가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물론 훈련용으로 사용할 수도 있지만 나는 이것을 방어용으로 사용하고 싶다. 무게가 약간(?) 무거울 뿐이지 착용감도 좋고 튼튼하며 마법이 통하지 않는다. 만약에 무겁지 않았다면 귀족들이나 입을 정도의 가치를 가졌으리라... 후웅 쉬익 후우우웅 나는 계속 검을 휘둘렀다. 갑옷이나 건틀렛의 무게 때문에 그리 빠른 속도는 아니었지만 상당한 위력을 가지고 허공을 갈랐다. 그렇게 한 번... 두 번..... 그렇게 마계쌍룡검법을 정확하게 30번 정도 반복시켰다. 그리고 그 숫자에 비례해 내 몸에서 땀이 흐르기 시작했다. 물론 그렇다고 내가 지친 것은 아니다. 아무리 이 갑옷이 무겁다고 하더라도 이런 속도로 검법을 펼쳐서 내가 지치려면 적어도 3일은 필요했다. 내가 가장 자신 있어하는 것은 힘도 아니고 속도도 아니다. 그것은 바로 지구력이었다. 마계에서는 쉴 시간이 별로 없다. 정말로 가끔씩 공기중의 살기가 엉키거나 그들끼리 싸움이 났을 때 정도? 하지만 그런 때는 그리 자주 오지 않는다. 아예 안 오는 것은 아니었지만 내가 편히 쉴 수 있게 하루에 한번씩 올 리가 없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쉬는 시간(?) 까지 버티기 위해서는 상상을 초월하는 지구력이 필요했다. 그래고 내가 땀을 흘렸다고는 하지만 그렇게 많은 양도 아니었다. 그냥 정당한 정도의 땀일 뿐이었다. 후우우웅 나는 무심코 검에 마나를 담아 휘두르다가 그냥 휘두르는 것과 마나를 담아 휘두르는 것이 조금 달라 보인다는 것을 깨달았다. 아무래도 검에 담긴 마나가 어떠한 작용을 하는 것 같았다. 마나를 담은 상태에서 검술을 사용하면 그것이 또 어떠한 영향을 미칠까? "한번...해볼까?" 우우우웅 나는 조용히 중얼거리고서 사신도와 도베라인에 마나를 집어넣었다. 아직 모든 마나를 자유롭게 사용하지는 못하기 때문에 약 10분의 일 정도밖에 안돼는 마나가 모였지만 사신도와 도베라인에 푸른색의 검기가 입혀지기 시작했다. "마계쌍룡검법(魔界雙龍劍法) 제 1장 천지개벽(天地開闢)!" 나는 검에 마나를 집어넣은 상태에서 마계쌍룡검법의 처음 부분을 사용했다 그리고... 쿠콰과과과과광!!! 순간 내 쌍검에서 푸른색의 검기가 휘둘러지는 것 같더니 엄청난 기세로 마당을 쓸어버렸다. 방금만 해도 어느 정도 깔끔하던 정원은 어느새 난장판이 되어 버렸다. "....!" '이럴 수가! 단지 마나를 검에 주입시킨 것으로 이 정도 위력이라니!!!' "열려라" 나는 경악한 눈으로 마당을 쳐다보다가 서둘러 차원의 틈새를 열고 그곳으로 들어갔다. 다른 부분도 수련하기 위해서였다. 일 단계 검술이 이 정도 위력이라면 이곳이 버틸 수 있을 리 없었다. "후후... 일이 재미있게 되어 가는데?" "카인 아까 그 녀석 봤어?" "그 녀석? 누구?" "아까 그 덩치랑 싸운 녀석 말이야" "덩치? 아... 그 큰검?" "그래. 정말 엄청나던데? 그렇게 큰 검을 자유롭게 사용하다니..." "대단하더라고... 아! 그러고 보니 너랑 다음 시합에서 만나게 되던데?" "그래, 만약에 내가 지면 다음은 네 차례야" "그래? 잘 됐네, 그런 사람이랑은 한번 겨뤄보고 싶었는데" "...내가 지라고 고사지내는 거냐?" "설마, 그래도 우리끼리 싸우는 것보다는 낮지 않아?" 다크는 자신의 건틀렛을 수건으로 문지르면서 말을 하다가 카인이 노트북을 가지고 무언가를 하고 있는 것을 보고 한마디를 던졌다. "뭐 하는 거야? 또 일기 써?" "..." 카인은 잠시 뭔가를 더 치다가 노트북에서 신호음을 내면서 뭔가가 차기시작하자 허리를 폈다. "일기는 아니고, 새로운 마법을 합성중이야. 여기서 마법을 합성하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것인데 노트북을 사용하니까 이외로 쉽더라고" "마법을? 그게 하루만에 되? 진 할아버지가 어렵다고 하던데..." "아... 4일전쯤에 발견 한 거야, 내일 시합도 있고 하니까 만들어 놔야지..." "그럼 필살기인 셈이네?" "그렇지" 카인은 짤막하게 말하고는 다시 관심을 노트북으로 돌려버렸고 다크는 그런 카인을 보면서 조용히 중얼거렸다. "필살기라..." 린은 침대에 누워있는 상태에서 고개를 돌려 루니를 바라보았다. 현재 그녀들은 같은 방을 사용하고 있는 중이었다. "루니. 너는 시합을 안 하는 거야?" "아... 그렇지 뭐, 이미 예전에 했는걸... 나는 학생이야" "그래? 너는 시합에서 몇 등을 했는데?" "한 3등쯤?" "너 같은 상급 정령술사가 3등?" "상급정령술사는 무슨... 그때는 하급정령하고 중급정령 몇이 한계였는데..." ".....그래?" 다시 할말이 없어진 린은 그냥 어두운 천장만 바라보았다. 그렇게 잠시, 너무 조용하다는 것이 계면쩍어서 일까? 린은 다시 입을 열었다. "그런데 시합할 때에는 어디에 갔었어?" "아... 뭐, 그..그냥 여기저기 구경도 좀 하고... 하..할 일도 조금 있어서" 린은 당황한 듯 말을 더듬는 루니를 보며 뭔가 있다고 생각했지만 굳이 캐묻지는 않았다. "그래? 그럼 그만 자자, 내일 시합도 해야 하니까" "그래... 그럼 잘 자" 루니는 그렇게 잠시 뜸을 들이는 듯 하더니 곧 고르게 숨을 쉬는 소리가 들려왔고 그런 그녀를 보면서 린은 한 장의 카드를 꺼내 들었다. 희미하게 비치는 달빛에 비쳐 보이는 카드에는 열두장의 날개를 단 아름다운 천사의 모습이 나타나 있었다. "엄마... 이제야 세인트에 들어오게 됐어요. 약속대로 항상 지켜봐 주셔야 해요... 꼭 카드마스터가 될 테니까..." 린도 울먹이듯이 중얼거리고는 카드를 품에 않은 채 잠이 들었다. 스릉 딘은 조용히 단검을 꺼내들었다. 25플린포스(25센티미터) 정도 되는 단검은 겨우 촛불 두 개밖에 켜있지 않은 어두운 방안에서도 따스해 보이는 붉은 빛을 은은하게 뿜어대고 있었고 그런 단검을 보며 딘은 촛불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쉬익! 촛불을 잠시 바라보던 딘은 갑자기 빠르게 단검을 던져버렸다. 그리고 단검은 어두운 방안을 그대로 날아 그나마 방을 밝혀주던 촛불 중에 하나의 불꽃을 꺼 버렸다. "합!" 딘은 날아가던 단검이 촛불을 꺼 버리자 다시 손을 들어 뒤로 향했고 딘의 단검은 공중을 선회하여 나머지 하나의 촛불을 꺼버렸다. "후... 그런 대로 괜찮군. 내일 상대는 상당하던데..." 딘은 다시 단검을 검집에 넣고 침대에 누웠다. 어차피 준준결승까지 올라왔음으로 상당히 올라왔고 진다고 해도 그렇게 큰 문제는 없었지만 그래도 지고 싶지 않은 것이 딘의 솔직한 심정이었다. "후... 좋아! 이기자!" 그렇게 사람들이 잠들고 나서 세인트는 보통 날과 다름이 없이 다음날 아침을 맞았다. 다만 레인만이 전혀 잠을 자지 않고 뭔가를 하고 나서 차원의 문을 열고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 다는 것을 제외하면... 레인은 다시 발걸음을 경기장으로 옮겼다. 이미 경기장에는 수많은 사람들과 경기참가인들이 모여들었고 그런 사람들에게 심판의 커다란 소리가 울려 퍼졌다. "자!! 이제 준준결승을 시작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