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운이 없기는 없는 거잖아? 저 녀석 다음 상대는 누구야?" "당신입니다" "...?" 딘과 린은 여태 조용히 있던 레인이 입을 열자 그를 바라보았다. "뭐...?" "카렌이란 분의 다음 경기 상대는 린 님입니다. 물론 린 님이 요번 경기를 이긴다는 전제하에서..." "..." 린은 정말 재수도 없지... 라는 표정보다는 레인이 입을 먼저 열었다는 것에 놀란 듯 약간 놀란 표정을 지었고 레인은 언제 말을 꺼냈냐는 듯 다시 조용해 졌다. "...." 린은 조용히 침묵을 일관하며 시합을 바라보고 있는 레인을 바라보았다. 레인의 실력은 상당히... 아니 엄청나게 대단한 것이었다. 어쩌면 라이드 보다 더 강할지도 모른다. 거기에다가 마법실력까지 더하면... 충분히 제국 최강의 마법사라는 라이드 보다도 강할 것이다. '도대체 정체가 뭘까? 레인은...' 지금까지 몇 번 물어본 적이 있으나 전혀 대답을 듣지 못했다. 린이 그나마 알아낸 것 은 레인이 전에 지내던 곳이 상당히 위험한 곳이었다는 것 정도(레인 정도가 그렇게 말하는 것을 보면 상당한 정도가 아닐 것이다)뿐이었다. "다음 시합은 마법사 카인군과 검사 카이저군입니다!!" 린은 레인을 잠시 더 바라보다가 경기장에 올라오는 선수들을 바라보았다. 그런 그녀의 얼굴에서 한줄기 황당하다는 빛이 지나갔다. "뭐...뭐야? 더..더 크잖아?" 경기장에는 로브를 입은 카인이 올라가 있었고 그 반대편에는 피부에 약간 녹색이 섞여 있는 엄청나게 거대한 거인이 거의 녹색 동산으로 봐도 무방할 정도로 웅장한 몸을 이끌고 경기장 위로 올라섰다. 단지 걷는 것만으로도 땅이 울리는 듯 했다. "거인족인가? 3포스도 넘겠는걸...?" "..." "대단하군요. 레인이 싸웠던 덩치보다도 약간 더 크겠어요" 그들이 경기장으로 올라온 거인족을 보며 대화를 나누고 있을 때 카인은 고개를 들어 거인족을 바라보았다. 정말이지 끔찍할 정도로 큰 덩치였다. 저번에 레인이라고 하는 검사가 상대한 덩치녀석 보다도 더 컸다. '나참... 키가 3미터나 되는 녀석이 나올 줄은...' 카인은 작게 한숨을 쉰 후 지팡이를 잡았다. "자! 경기 시작!!" 쉬익 스윽 카이저는 자신의 검을 들고 자세를 잡았다. 그런 그의 입에서 낮고 묵직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자... 그럼 가겠습니다" 부웅 "...쳇! 헤이스트(haste)" 카인은 몸을 빠르게 한 뒤 뒤로 약간 물러섰다. 덩치에 비하면 놀랄 정도로 빠른 검이었다. 상황이 그리 쉽지 만은 않을 거라고 생각한 그는 상대가 검을 추스르는 사이 빠르게 주문을 외웠다. "슬로우(slow)" "이...이런!!" 카이저는 다시 카인을 공격하려다가 신음 성을 삼켰다. 자신의 몸이 무거워 진 것 같은 착각이 들고 몸의 움직임이 느려졌기 때문이었다. 이대로는 위험하다고 생각한 그는 팔을 내민채 넓은 범위로 검을 휘둘렀다. 몸 동작이 느려진 그로써는 최선의 방법이었다. "점프(jump)! 그리고 아이스 볼(ice ball)!" 카인의 몸이 거의 5미터 정도나 뛰어올라 카이저의 검을 피했다. 그리고 그의 손에서 머리통 만한 얼음공이 카이저를 향해 빠른 속도로 날아갔다. 단조롭다면 단조로울 수 있는 공격이었으나 그만큼 위력 있었다. 부우우우웅 "하압! 대지의 분노!!" 카이저는 날아오는 얼음덩이는 아랑곳하지 않고 크게 외치며 그의 검을 바닥에 찔러 넣었다. 그리고... 쿠쿵! "이런! 마법검인가?" 카인은 급하게 마력을 이용해 몸을 약간 더 띄웠다. 경기장 바닥이 마치 카인을 삼키려는 듯이 솟아올랐기 때문이었다. 이미 카인의 공격은 무산된 뒤였다. "자! 받아 보십시오!!" 그는 갑자기 자신의 거대한 어깨를 잠시 멈칫거리더니 크게 떨쳤다. 그리고 그와 함께 그를 속박하던 마법의 힘이 풀려버렸다. "하아아아아아아압!" 카이저는 크게 기합을 지르며 거대한 대검을 휘둘러 경기장에서 튀어나와 있던 석판을 강하게 쳤고 석판은 산산조각이 난 상태로 공중에 떠 있는 카인에게로 빠르게 날아들었다. 실로 왠 만한 마법 못지 않은 무시무시한 기세였다. "후... 블레이즈(blades)" 카인은 침착하게 주문을 외웠고 그를 향해 날아오던 돌 조각들 앞에 회전하는 칼날 수 십 개가 나타나 돌 조각들을 모두 쳐내거나 박살 내 버렸다. 카가가가강! "대단하군. 하압!" 이미 슬로우 마법이 풀려버린 카이저의 검이 빠른 속력으로 카인을 향해 쇄도해 들어왔다. 당황한 카인이 몇 개의 공격마법을 날렸으나 카이저는 그대로 몸으로 받아내면서 계속 공격해 들어왔고 그의 검은 어느새 카인의 눈앞까지 다가와 있었다. "이런....! 에어 쉴드(air shield)" 부웅 순간 카이저의 눈에 낭패한 기색이 흘렀다. 그의 검이 카인을 명중시키지 못하고 압축된 공기에 위로 미끄러지듯 퉁겨버린 것이었다. 카인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허리를 숙여 카이저의 아래로 파고들었다. 그의 손에 둥구스름한 전격 광구가 생겼다. "합! 라이트닝 볼트(lightning bolt)" 파지지지직!! 카인은 전격마법을 그대로 카이저의 복부에 시전 했고 금속갑옷을 입고 있던 그는 그것을 막지 못했다. "어억!" "..." 카인은 거대한 그의 몸이 비틀거리기 시작하자 잽싸게 옆으로 피했다. 간신히 이겨놓고 무게에 눌려 질식사로 죽으면 너무나도 억울했기 때문이었다. "...우" 쿠우웅! "승부는 마법사 카인군의 승리입니다!!" 상대가 상당한 실력의 카이저인데도 결말은 이외로 싱겁게 났다. 그 말은 곧 그만큼 카인이 마법을 능숙하게 사용했다는 말과 다름이 없었다. "크윽!" 경기가 끝나고 잠시 후 카이저는 살짝 몸을 떨더니 힘겹게 일어났다. 카인의 공격이 상당히 강력했는지 아직까지도 카이저의 갑옷에서는 작은 스파크가 일고 있었다. "괘..괜찮으십니까?" "크윽... 합!!" 카이저는 비틀거리는 몸으로 간신히 일어서더니 갑자기 짧은 기합을 내질렀고 그의 주위로 약간의 충격파가 쓸고 지나가는 듯 하더니 어느새 약간의 화상을 입었던 카이저의 몸이 감쪽같이 나아있었다. "...이게 뭐죠?" "치료방법입니다. 거인족에서 내려오는. 상처라면 치료할 수 있습니다 어느 정도 되는. 경상이라면 그것이." "?? 아! 그러니까 거인족 특유의 치료방법이라는 말이군요" "그렇소" 카인은 말이 이상하게 엉키는 카이저에 대해 당황했지만 거인족이라 이곳에 대한 언어가 막막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고서 뭔가 아무 말이나 하려고 하다가 그를 바라보았다. 그가 한쪽 손을 내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 "훌륭한 마법 실력이었습니다. 허무하게 끝나버렸지만 비록" "하지만... 나는 기습으로..." "실력입니다. 순발력이나 임기응변 같은 것도 경기의" "...고맙습니다" 용케도 카이저의 말을 잘 이해하면서 카인은 카이저에게 손을 내밀어 악수를 하였다. 그 모습은 마치. '어린아이가 어른 손잡은 것 같군...' "저도 세인트의 입니다 입학자. 학교에서 만날 수도 있겠군요" "예, 반갑습니다. 제 이름은 카인이라고 합니다" "나는 거인족의 카이저" 카이저는 카인을 향해 약간이지만 미소를 지으며 자신의 자리로 갔고 카인도 천천히 자신의 자리로 돌아가면서 괜찮은 친구를 사귄 걸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웃차!" 카인은 경기장 아래로 내려가 다크가 앉아 있는 자리 앞좌석을 살짝 뛰어넘어 다크의 옆자리에 앉았다. 다크는 건틀렛을 꼼꼼히 살피고 있었다. "뭐하고 있어?" "보면 모르냐? 건틀렛에 이상이 없는지 살피는 중이시다" "왜? 괜찮아 보이는데?" "다음 차례가 내 시합이라고. 몸 상태도 괜찮은 것 같으니 무기라도 잘못돼지 않았는지 살피는 거야" "그래? 하여튼 가뿐하게 이기고 와라" "아니" "...?" 카인은 고개를 저어 보이는 다크를 보면서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다크가 이렇게 까지 단정적으로 말하다니... "왜 그래? 무슨 문제라도 있어?" "그렇다고 할 수 있지... 나랑 싸우는 녀석 알지?" "아... 갑옷으로 온 몸을 덮은 사람? 힘이 아주 세 보이던..." "그래" "그 사람이 왜?" "강해" "하하! 그 정도는 관람석에 앉아 있는 사람들도 알겠다. 강하면 강할수록 기운내야지" "...그게 아니야" "...?" "다른 사람들은 모르는 모양이지만 난 알 수 있어... 아니 느낄 수 있어! 저 녀석은 마스보다도 강해" "....!!" 카인의 표정이 약간 일그러졌다. 마스 라면 다크의 스승인 라운드 파이터. 권술을 쓰는 사람 중에서도 최강을 다툴만한 실력자였다. 그런데 그보다 강하다니... "무슨 소리야? 그럼 저 녀석이 소드마스터라는 거야? 아니, 소드마스터라고 해도 마스님은 라운드 파이터에서도 상급이라고! 그에 대항하려면 최소한 소드마스터에서도 상급이어야 해!" 카인은 보기 드물게 약간 흥분해서 외쳤다. 외쳤다고는 하지만 그리 크지 않은 정도라 사람들이 쳐다보지는 않았지만 그가 상당히 놀랐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소드마스터인지 아닌지는 나도 잘 몰라. 다만 강하다는 것 뿐이야. 예전에는 몰랐는데... 최근에 들어와서는 상대방의 힘... 아니 마나라고 했던가? 하여튼 힘을 느낄 수 있어.... 설사 감추거나 갈무리한다고 해도 말이야... 그런데... 저 녀석 강해. 전투경험 같은 건 몰라도 마나라면 말이야. 하지만 지금까지 그의 시합으로 봐도 전투경험이 부족한 것 같지는 않거든...마나를 사용하지도 않았고... 이길 수 없어" "..." 카인은 약간 맥이 빠져 그를 바라보았다. 이렇게 까지 절망적으로 말한 것은 처음 본다. 카인은 약간 떠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그럼 경기는 기권하려고?" 다크는 카인의 말을 듣고 한숨을 쉬며 고개를 푹 숙였다. 카인이 그런 그를 안타까운 눈으로 바라보고 있을 때 다크가 고개를 들었다. 어이없게도 다크의 눈빛은 마치 장작불처럼 이글이글 불타오르고 있었다. "말도 안돼는 소리! 이런 강자를 만나기가 얼마나 어려운데!!" "..." 카인은 너무나도 어이가 없어서 다크를 멍하니 쳐다보았다. "강한 자와 싸우는 것은 싸나이의 로맨스! 오늘 내 온 실력을 모두 보여주지 우하하하하!!" "..." "다크군!! 시합장으로 올라오세요!" "예! 알았어요!! 카인 좀 있다 보자" 다크는 멍하게 있는 카인의 등을 살짝 치고서는 경기장으로 달려갔다. '내가 미쳤지... 걱정할 사람이 따로 있지 저 녀석을 걱정하다니...' 다크가 신나게 가 버리자 허망한 표정으로 카인이 조용히 중얼거렸다. ==================================== 하~ 드뎌 방학입다~~ 어케어케 고등학교는 제가 가고 싶은 곳으로 가게 됬군여. 너무 아슬아슬하게 들어가서 가면 고생 좀 하겠지만 하여튼 다행이에염. 셜 올렸내염. 좀 있으면 다크 일당하고 레인하고 만나겠군요. 음... 어떤 식으로 만나야 할 까??? 재미있게 보시고염 행복하세염~~~ ----거니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