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 신 도 (四 神 刀) 추아악! "헉....헉!" 나는 천천히 숨을 몰아쉬었다. 어느덧 삼일이 지났다. 이상한 느낌에 눈을 뜬 이곳에 존재하는 것이라고는 오직 마수와 괴물들뿐, 틈만 나면 덤벼드는 마수들이었기에 아마도 사신들을 만나 얻은 이 검이라도 없었으면 벌써 죽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아압!" "우우우!" "크와와와!" 나는 다시 검을 휘둘렀다. 신들이 만든 검이라서 그런지 바위를 부수면서 달려드는 마수라고 하더라도 단번에 잘라낼 수 있었지만 끝없이 몰려나오는 마수들과 다시 돌아갈 수 없다는 생각에 점점 내 머리 속에는 절망이라는 단어가 끈임없이 새겨지고 있었다. "크와와!" "큭!" 나는 그만 왼쪽에서 들어오는 마수에게 어깨를 공격당하고 말았다. 애초에 고등학교에 다니던 내가 검술 따위를 알 리가 없다. 사실 내가 들고 온 검이 이것처럼 바위도 두부처럼 잘라내고 마수도 두 동강 낼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면 나는 죽어도 이미 죽었을 것이다. "커억!" 나는 필사적으로 검을 휘둘러 마물들을 두 동강 내버렸다. 하지만 이미 삼일 동안이나 쉬지도 못하고 검을 휘두른 내 손과 그 동안 움직인 몸은 이미 한계에 다다라 있었다. 목도 마르고 몸에는 힘이 없었다. 그렇다고 이 근처에 내가 먹을 만한 것도 없을뿐더러 물조차 없었다. 손과 발이 부들부들 떨리고 있었고 나는 마수들의 공격이 잠잠할 때 검을 지팡이 삼아 섰다. 사실 내가 아직까지 서 있는 것조차 기적일 지경이다. "하아.... 젠장 도대체..." 괜히 눈물이 나올 것만 같았다. 내가 무슨 잘못을 저질렀다고 이렇게 목숨까지 위협 당해야 하는 거지? "....." 문득 한 소꿉친구가 떠올랐다. 언제나 바보 같던 날 감싸주고 중학교까지 같이 다녔었다. 생긴 것도 예쁜 정도를 벗어나 아름다울 수준이었기에 엄청나게 인기 있었던...그러면서도 언제나 바보 같던 날 챙겨주던.... 지금은 이 세상에 존재할 수 없는.... "혜진이...." 얼굴은 일그러진 사람모양에 몸은 소와 전갈을 섞은 듯한 마수가 내 쪽으로 다가왔지만 이제 그런 것에는 상관 쓰고 싶지 않았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지금... 죽으면.... 혜진이를 만날 수 있을까?" 마수의 전갈 집게처럼 생긴 손이 내 쪽을 향해 날아오고 있었지만 그 속도는 매우 느리게 보였고 나는 천천히 눈을 감았다. <헤헤.... 바보 같은 생각하지마...> <절대로 잘 살아야해... 헤헤 꼭 늙은이 말 같지만...> <바보 같은 생각하면 내가 혼내 줄 꺼야....> 혜진이의 목소리, 바보같이 내가 뭐가 잘난 놈이라고.... 나 때문에... <너... 너, 그렇게 까지 바보였냐? 어째서 그딴 일로 참회를 하는데 하필 자학 따위를 하는거야? 혜진이라고 이런걸 원했을 것 같아?> 정식이었었나? 크게 한번 싸웠던 것 같은데... <너무 슬퍼하지는 말라고, 정 안되면 너 정도면 예쁘장하니까 내가 애인으로... 악! 농담이야 농담, 하하하하!> 후훗! 동규녀석... 나는 다시 눈을 살짝 떴다. 어느새 마수의 집게가 내 앞까지 도달해 있었다. <바보 같은 생각하면 혼내 줄 꺼야...> <너... 너...그렇게 까지 바보였냐?> 나는 검을 잡았다. 그리고... "쿠아아앙!" 나는 그대로 마수의 몸에 검을 휘둘러 마수를 두 동강 내버렸다. "미안하다... 나도 살아남아야 하겠어" 나는 죽은 마물의 시체에 다가가 피를 마시고 두꺼운 피부 안에 있는 고기를 천천히 씹었다. 역겨운 기분이 몸을 감싸고돌았고 구토가 나올 것 같았지만 나는 그 행동을 멈추지 않았다. 어차피 여기에서는 이것 외에는 식량으로 삼을 것이 없었다. "더 이상 바보 같은 짓은 하지 않아.... 다시 돌아갈겠어..." 나는 다시 몸을 일으켰다, 방금 보다 훨씬 몸 상황이 괜찮아 보였다. 마수의 피와 살은 몸을 빨리 회복시키는 것 같았다. "돌아간다. 반드시!" 나는 다시 검을 들고 무작정 발걸음을 앞으로 옮겨놓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