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신도(四神刀) 딸깍! "여긴가?" 나는 내 기억 속을 뒤져서 우리 방이 위치하는 곳을 찾았다. 다행이랄까? 나와 카인, 다크, 이렇게 셋이 같은 방을 사용하게 되었다. 원래는 등수에 가까운 카렌이 나와 같은 방을 사용할 가능성이 더 높았으나 카렌은 여자였기 때문에 린과 같은 방이 된 것 같았고 우리 방에는 우리 셋이 들어왔다. "그런데 레인" "응? 왜?" "너는 검술을 어디서 배웠어? 보니까 실력이 장난이 아니던데?" "당연. 나는 여기에 온지 10년이 지났다고. 오히려 이곳으로 온지 반년밖에 안 된 너희들보다 약하면 억울해서 안 되지" "그려, 너 잘났다. 그런데 대답이나 해, 어떻게 수련했는데?" "수련? 음... 주로 실전 주위로 했지. 몬스터나 마족들과 싸우면서 실력을 키운 거야" "그래? 그런데 어떻게 그렇게 많은 마나를 모았어?" "마나? 아.... 잠깐만" 나는 의문을 표하는 다크를 보면서 품속을 뒤졌다. 카인은 처음에 피곤한지 자려고 했지만 점점 우리가 하는 대화에 관심이 생겼는지 귀를 기울였다. "찾았다" "엉? 그게 뭐냐?" "이거? 마나 스톤(Mana stone)이야. 뭐 마나 크리스탈(Mana crystal)이라고도 부르지만" "뭐!!" 우당탕! 카인은 이층침대에서 고개를 급하게 내밀었다가 그만 아래로 떨어지고 말았다. 물론 카인이 급하게 마나를 움직여서 큰 부상은 입지 않았지만 상당히 아플 껄?? "어이! 카인 왜 그래? 대단한 거야?" "에라! 아무리 그래도 마나스톤을 모른단 말이야?" "응..." "잘 들어, 마나스톤은 어느 정도 이상 되는... 아니 상당히 강력한 몬스터의 몸속에 있는 건데 엄청난 마나를 가지고 있다고. 드래곤 하트도 마나스톤의 일종이고" "근데? 무슨 상관이 있다는 거야?" "으... 이해를 못하는군. 좋아! 너 내단 알지?" "내단? 아! 무협지에 나오는 먹으면 내공 증진되는 거?" "그래! 레인이 들고 있는 게 그런 거란 말이야 저건 하나하나가 가치를 측정할 수 없을 정도로 엄청난 효과를 지니고 있는 거라고" "오호... 그으래?" 다크의 눈이 번쩍거리며 내가 들고 있는 마나스톤을 노려보았다. 카인 녀석, 단순한 다크를 이런 식으로 이용하다니... "훗! 어차피 너희들에게는 줘 봐야 소용없어" "왜? 내가 강해지는 게 억울하냐?" "그건 아니고 너희들은 먹어봐야 여기에 들어 있는 마나를 완전히 흡수할 수 없어, 드래곤과는 비교가 되지 않게 약해서 무시무시할 정도로 엄청난 마나가 들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이것 역시 중급 마족들의 마나스톤 이라고, 너희들이 먹어봐야 흡수할 수 있는 건 절반 뿐 일 걸?" "에? 어째서?" "당연하지, 이걸 먹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마나가 받쳐 주어야 해, 괜히 욕심부리지 말고 지금 니가 가지고 있는 마나의 두배 정도를 모았다고 생각되면 그때 달라고 해, 카인도 마찬가지야" 나는 단호하게 말하고 마나스톤을 다시 품속으로 집어넣었다. 카인과 다크가 아쉬운 듯한 눈빛을 보내왔으나 내 말에 납득을 했는지 의의를 달지는 않았다. 그리고 내가 마나스톤을 품속으로 넣고 나서 다크가 질문을 했다. "레인, 그럼 내가 지금 그걸 먹으면 어떻게 되는 거야?" "지금 먹으면? 마나가 두 배정도 증가하겠지" "뭐? 두배? 그렇게나 많이 늘어나?" "그렇지 뭐, 절반이라고 해도 상당한 양이니까" "그래? 그럼 지금 한 개 먹어서 마나를 두 배로 늘리고 하나 더 먹으면 되지 않아?" "....말이 되는 소리를 해라, 마나스톤을 먹어서 마나를 늘려도 어느 정도 적응기간이 필요하다고, 게다가 마나스톤이 흔한 건지 아냐? 내가 가진 거 전부를 쳐도 4개 밖에 안돼" 거짓말이다. 마계에 중급마족이 얼마나 많은데 겨우 4개밖에 없겠는가? 사실 가진 양은 50개 이상이었으나 나는 일부러 말해주지 않았다. 마나스톤을 흡수하기만 해서 마나를 늘렸다가는 자칫 자기수련을 소홀하게 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고로. 요번에는 마나스톤을 줄 수 없어... 먹고 싶으면(?) 나중에 마나를 키운 다음에 말하라고. 하지만 그 대신..." "대신?" 나는 기대에 가득 차 눈을 초롱초롱하게 반짝이고 있는 카인과 다크를 바라보면서 낮게 웃고는 품속에서 몇 개의 약을 꺼냈다. 그들의 눈에 의문에 빛이 떠올랐고 나는 조용히 입을 열었다. "음... 이건 이름은 없는 건데. 비상시에 쓰는 거야" "비상시? 포션 종류야?" "그건 아니고 마나를 순간적으로 무제한으로 늘려버리는 거야, 엄청 귀한 데다가 만드는 것도 어려워서 여기 교장도 만드는 법은 모를걸?" "마...마나를 무제한? 그게 가능해?" 내 말에 다크와 카인의 눈이 휘둥그래졌다. 확실히 충격이겠지. 그런 약이 있다는 것이" "말도 안돼! 내가 비록 마법을 배운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인간의 몸에 들어갈 수 있는 마나의 양은 한계가 있다고! 그런데 무제한이라니....!" 카인은 경악해서 소리쳤다. 그리고 나는 그런 그를 그냥 조용히 바라보고 있었다. 그 마음 이해가 간다. 확실히 마나를 무제한으로 늘리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었기 때문이었다. 솔직히 이런걸 만들어낸 파이로드란 영감한테 경외심 까지 생길 정도니까. "아.... 그러니까 이건 몸 속의 마나를 늘려주는 것이 아냐, 자연의 마나를 사용한다고 해야하나?" "자연의 마나?" "그래, 그랜드 소드마스터가 되거나 9클래스 마법사가 되면 자연상의 마나를 사용한다는 것은 알고있어?" "응" "이 약은 순간적으로 그 일을 가능하게 해주는 약이야, 에.... 대신 제한 시간인 1시간이 지나면 반나절 정도는 마나를 사용도 못하고 쉬어야 하지만..." "...." "...대단하네?" 카인은 너무도 놀라 황당하다는 눈으로 약을 바라보았고 다크도 상당히 놀란 것 같았다. 카인은 뭔가 더 말을 하려다가 말았고 나는 그들의 손에 그 약을 두 개씩 쥐어주었다. 사실 안 줘도 될 것 같았지만 혹시 모르기에 주는 것들이었다. 그들이 강한 건 인정하지만 이곳은 우리가 살던 곳과는 다르게 상당히 위험하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이걸 어떻게 하라고?" "바보냐? 가지고 있다가 만약에 사태가 일어나면 먹어, 혹시 모르니까 주는 거야" 이건 정말로 열 개밖에 없는 것이었다. 사실 이런 약이 있을 거라고는 생각한 적도 없는 나였지만 파이로드가 남겨준 물건, 짜가는 아닐 것이다. "에... 그럼 됐지? 내친김에 마법무기도 줬으면 좋겠는데 마법무기를 가지면 실력이 늘지 않으니까 나아∼중에 주도록 하지" "...레인, 너 언제 이렇게 갑부가 됐냐?" "별거 아니지 뭐, 다 다른 사람한테 받은 거니 신경 쓰지 말아" 나는 간단하게 말하자 카인과 다크는 각자 품속 깊은 곳에 약들을 숨겨 놓고 자신의 침대에 누웠다. 그렇게 잠시 정적... "....레인, 그런데 내일 수업은 어떻게 되는 거냐? 책도 없지 않아?" "걱정 마, 책이 필요한 수업은 5개정도 밖에 안되니까. 그리고 책들은 저기에 있다고" 나는 손가락을 들어 방안에 있는 책상을 가리켰다. 그곳에는 각기 5권씩 3명분의 책이 쌓여 있었고 나는 계속 말을 이었다. "우리가 배우는 수업은 각각 <역사>, <지리>, <검술>, <마법>, <정령마법>, <카드마법>, <전술>, <특수무기>, <무술>, <연금술>, <소환술>, <기초과학>, <고등수학> <상식>으로 나누어져 있어. 이중에 역사, 지리, 전술, 기초과학, 상식은 기본과목이고 검술, 마법, 정령마법, 카드마법, 특수무기 사용, 무술, 연금술. 소환술은 선택과목이지, 그리고 고등수학은 마법을 배우면 딸려오는 필수과목이고" "굉장히 잘 알고 있다 너....?" "뭐... 상식이지" 나는 눈을 가늘게 뜨고 질문하는 다크에 말에 웃으며 대답했고 이미 책을 뒤적거리고 있던 카인은 크게 한숨을 쉬었다. "이게 뭐야? 이건 완전히..." "왜 그래?" 의문을 표하는 다크에게 카인이 기초과학책을 내밀었다. "기본과학? 나 공부하라고?" "그게 아냐. 한번 봐봐" "알았어. 까짓, 어디한번 볼까나......에?" 다크는 기초과학책을 살펴보다가 어이없는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그런 그를 보면서 나는 가볍게 실소했다. "쉽지?" "진짜 쉽네? 이게 과학이냐? 이런 건 중학교 1학년 때나 배우것다" "아니... 오히려 약간 떨어지는 것 같은데? 여기에 태양계가 어쩌구... 하는 내용은 없으니까" 카인도 책을 한번 훑어보더니 한마디 거들었다. "하하! 좀 봐줘라. 여기는 마법이 발달한 곳이라고 과학이 그리 발달했을 리가 없지. 드워프 족들은 또 모르겠지만 말이야. 나머지들은 증기기관도 잘 모르는 지경이라고, 연금술은 좀 발달했지만" 나는 과학책을 들고 과학은 자신도 일등을 할 수 있겠다면서 희희낙낙하고 있는 다크에게 역사와 지리, 상식, 전술의 책들을 던져 주었다. 이번에도 다크는 자신만만하게 책을 폈다. 하지만 곧바로 그의 얼굴은 사정없이 일그러졌다. "이건 안 쉽잖아?" "당연하지, 과학이 조금 떨어지는 것뿐이지 이런 것들은 오히려 발전했을 걸? 그래도 학교성적 중에 대다수를 차지하는 것도 아니고 그냥 조금씩 공부해 두는 거라서 이것 때문에 낙제할 일은 없으니까 걱정 말라고, 그나저나... 너희들은 선택과목으로 뭐를 선택했냐?" "당연히 나는 검술하고 무술을 선택했지" "나는 마법하고 연금술을 선택했어, 너는?" "일단은 검술, 마법, 연금술하고 특수무기 사용, 그리고 소환술을 선택했어" "더럽게 많이 골랐군. 그런데 특수무기? 특수무기가 뭐 하는 거야?" "아... 그러니까 검술도 아니고 무술도 아닌 무기들, 그러니까 활, 단검, 석궁, 암기, 대포, 핸드캐논정도지. 나는 활을 배우기 위해서 가는 것이고" "그래? 차라리 그렇게 많은 것들을 고르는 것보다는 검술이나 마법을 열심히 공부하는 것이 나을 것 같은데?" "아... 그러고는 싶은데, 여기에 있는 검술 선생이라고 해 봤자 프레페이션 소드마스터급이라고 마법사라고 해도 5클래스나 6클래스고, 차라리 혼자 공부하는 것이 낮지" "그런가? 하긴 너는 소드마스터니까 그럼 검술하고 마법은 왜 골랐어?" "...필수과목이야. 둘 중에 하나만 골라야 되는건데 여기 교장이 둘다 고르라고 하더군. 도대체 무슨 꿍꿍이 속인지...?" "그러냐? 아마도 무슨 이유가 있겠지" 카인은 짐작이 간다는 듯이 말했고 피곤한지 꾸벅꾸벅 졸고 있는 다크를 보며 뭐라고 하려다가 자신도 점점 감기는 눈을 보고 의아한 듯이 물었다. "어? 이거 왜 이러지?" "아... 별거 아냐, 여기에는 건물전체에 기본적으로 밤이 되면 잘 수 있도록 약하게 슬리프(sleep) 마법이 걸려있거든. 보통 너희정도라면 퉁겨 낼 수 있겠지만 지금은 나하고 싸운 다음이라서 마나가 탕진상태이기 때문에 졸릴 거야, 그만 자라고" "그래? 아함.... 그럼 그만 자야겠다" 카인은 다크를 침대에 눕게 하고 자신도 자신의 침대에 올라가서 누웠다. "잘 자 레인.... 음..." "..." 나는 이미 잠든 카인과 다크를 바라보았다. 생각보다 피곤했던 모양이었다. "그럼 나도.... 오랜만에 잠좀 자 볼까?" 그렇게 세인트의 하루가 지났다. 이제... 학교를 다니게 되는 것인가? 집에는 언제나 돌아갈 수 있을까? =============================================== 음... 어케 한 편 업합니당. 담편도 빨리빨리 써야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