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신도(四神刀) "말을 함부로 하는군" "...?" 나는 뒤에서 퉁명스러운 목소리가 들려 고개를 돌렸다. 그런 내 눈앞으로 화가 난 듯한 모습을 하고 있는 여학생이 눈에 띄었다. 나이는 한 18∼19정도 되는 것 같았는데 분홍색 머리를 끈으로 묶고 약간 큰 안경을 쓰고 있는, 객관적으로 본다면 '지적인'모습을 하고있는 '귀여운'소녀였다. "오옷! 무슨 일이니?" 뻑! 다크는 그녀가 말을 걸자 지나치게 기뻐하며 대답을 하다가 그대로 그녀가 들고있는 책에 머리를 그대로 가격 당했다. 생각보다 단단한 책이어서 '일반인'이었다면 단숨에 기절할 정도로 강력한 일격이었지만 일반인이 아닌 다크는 약간 머리를 쓰다듬을 뿐이었다. "나는... 선생이란 말이야! 반말 쓰지 마!" 그녀의 말에 다크와 카인의 얼굴에 약간 의문이 떠올랐다. 아무리 봐도 20살도 안 되어 보이는 소녀가 선생이라니? "...헤? 지금 내가 네 어디를 봐서 선생이라고 상상하는 거니? 아무리 봐도 나랑 동갑인데?" "이익! 나는 25살이라고!" "...엑?! 거짓말!" "말도 안됩니다!" 다크와 카인은 인정할 수 없다는 듯이 소리쳤고 화가 난 듯 그녀의 얼굴은 점점 붉은 색으로 물들더니 다시 한번 책을 휘둘렀다. 물론 이번에는 다크가 맞지 않았지만 말이다. "이렇게 보여도 25살이야! 어려 보이는 것뿐이라고!"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야!" 그녀는 화가 난 듯 책을 휘둘러 대었고 다크는 그런 그녀의 책을 요리조리 피해 다녔다. 그리고 그에 따라 점점 망가지는 분위기를 바로잡은 것은 나였다. "다크... 선생님 말씀이 맞아. 분명히 25살이셔"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를....!" "맞아" "..." 다크는 내 말이 거짓말이 아니란 것을 깨달았는지 한층 더 당황한 얼굴로 그녀를 바라보았고. 그녀는 자신의 말에 변호해 주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리는 듯 했다. 그리고 그녀의 얼굴이 한순간에 적색으로 변했다. "에... 그..그러니까... 누..누구시죠?" 이래서 말을 걸고 싶지는 않았는데... 내가 내뿜는 위압감은 주위에 동화되는 성질도 있어서 다른 사람들이 나를 그냥 지나치기 쉽게 만드는 능력이 있었다. 설사 봐도 쉽사리 말을 걸수 없게 만들고 말이다... 하지만 내 쪽에서 먼저 말을 건 경우는 다르다. 내가 일단 입을 열게 되면 상대방들은 내 말에 대답해야 한다는 사명감까지 느끼게 되니 말이다. 게다가 내 얼굴까지 가리지 못하는 상황이라면... "레인... 신입생입니다" "예..." 그녀는 내 대답에 얼굴이 더욱 붉어지며 고개를 숙였다. 안되겠어. 조금 아프겠지만 얼굴에 칼자국이라도 내 볼까? "레인, 무슨 소리야? 이 꼬마가... 25살이라니!" 내가 위험한(?)상상을 하고 있을 때, 다크는 나에게 반박하고 들어왔다. 그녀가 자신보다 나이가 많다는 것을 인정하질 못하는 건가 인정하기 싫은 건가? "나도 마찬가지 아냐?" "...그럼 이 꼬마... 아니 이 분도 너와 같은 경우란 말이야?" "그건 아니고... 아마도 천성일걸? 나이보다 어려 보이는. 아마도 부모 대에 그런 사람이 있나보지" "헐... 뭐 이런 경우가..." 다크는 이제야 인정하는 건지 어이가 없는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카인은 그보다는 머리가 잘 돌아갔기에 이미 인정하고 있었는지 표정 변화가 없었다. "무슨 소리야? 너와 같은 경우라니... 저 녀석.. 아니, 분... 아니 레인이라는 학생도 어려 보이는 경우라는 말이야?" "그래요. 올해로 28살이죠" 카인은 조용히 있다가 그녀의 말에 대답했고 그에 따라 복도 전체가 침묵에 잠겼다.(카인은 그녀에게만 말했는데 복도 전체가 조용해진다는 것은 복도에서 지나다니던 척 하던 사람들이 모두들 우리 이야기를 듣고 있었다는 이야기다) 그리고 얼마 후 간신히 정신을 차린 건지 그녀가 입을 열었다. "마... 말도 안 되. 그..그걸 어떻게 증명할거지?" "..." 척 나는 내 학생증 카드를 꺼내들었다. 물론 내 성과 기본사항들은 보이지 않게 교묘하게 가려 이름과 나이만 보여주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내 학생증의 나이가 변하지는 않았고 그녀는 얼이 빠진 듯 멍하니 서 있었다. 그리고... "이만 가지" 나는 미련 없이 몸을 돌렸고 카인과 다크는 허겁지겁 나를 따라왔다. 그리고 약간 빛이 흐르고 있는 마법진 안으로 들어갔다. 슈웅 일순가 주위의 모습이 변해버렸다. 길을 가다가 이런 일이 벌어졌다면 상당히 놀랐겠지만 이것이 워프 마법진인 것을 알고 있었던 나는 그리 놀라지 않았다. 다만 아직 워프를 해 본적이 없는 다크와 카인이 신기한 듯 주위를 둘러보았을 뿐이었다.(나는 원래 텔레포트를 사용하지 못해야 한다. 원래 텔레포트 마법은 6클래스 마법이기 때문이다. 다만 마법에 대한 이해가 높아서 사용할 수 있을 뿐) "여기가 식당이야?" "그런 것 같은데?" 나는 중얼거리는 그들을 데리고 식당으로 들어갔다. 식당에는 어느새 상당한 수의 사람들이 식사를 하고 있었고 나는 그들을 데리고 한쪽으로 다가갔다. 그곳에는 마치 매점같이 생긴 구멍에서 음식을 팔고 있었다. "먹고 싶은 걸 시켜. 돈은 낼 필요 없어. 그냥 학생증이나 보여줘" "무슨 소리야? 다들 돈을 내고 있는데?" "준준결승 이상은 내지 않아도 되, 학생증 꺼내봐" 나는 그들에게 간단히 답해주고 카드를 받아서 그들에게 보여주었다. 그들은 잠시 왜 그러고 있나 의문을 가지는 것 같더니 이내 이유를 알아챈 건지 입을 열었다. "색이 틀리네?" "그래, 우승자인 나는 금색, 준우승자인 카렌은 은색, 준결승전까지 올라온 카인 같은 녀석들은 동색, 그리고 준준결승전에 진출한 사람들은 청색이지, 그 아래는 모두 하얀색 카드고" "그래? 그럼 우리한테는 공짜라는 거야?" "그렇지" "올∼ 좋은데? 그럼 먹어볼까?" 다크는 공짜라는 것을 알고서는 카드를 보여주고 엄청난 음식을 쌓아 가지고 한자리 잡았고 나와 카인도 각자 음식을 가지고 자리에 앉아 식사를 하기 시작했다. "레인!" "..." 나는 나를 부르는 목소리에 약간 얼굴을 찡그렸다. "무슨 일이십니까?" "쳇! 나를 두고 식사하러 오다니 나 삐진다!" ...미치겠군. 말이 화를 내는 거지 귀엽게 인상을 쓰는 모습에 사방에서 남자들이 폭주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식사를 하는 것은 상관없으나 주위 사람들을 자극하지는 마십시오" 나는 짧게 말하고 다시 식사를 하기 시작했고 린은 칫 하는 소리를 내더니 다크를 쫓아내고 내 옆에 앉았다. "자꾸... 붙지 마십시오" "호호, 무슨 소리를 좁아서 그런 것 뿐이야" "..."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를.... 옆의 널디 넓은 자리는 뭐로 보고... 나는 자꾸 마음의 평정심이 흔들리는 것을 느끼고 되도록 식사를 일찍 끝내고 일어났다. "다크, 카인" "응? 왜?" 나는 아직 식사를 하고 있는 다크와 카인을 불렀고 그 말을 들은 그들은 고개를 들었다. "...먼저 갈 테니까, 점심시간동안 여기저기 돌아다니고 있어" 나는 말을 끝내자 마자 되도록 빨리 주문을 외우기 시작했다. 그 낌새를 읽은 린은 깜짝 놀라는 듯 싶었지만 내 동작이 더 빨랐다. "앗!" "텔레포트(TELEPORT)" 슈웅 주위의 사물이 순식간에 바뀌었다. 너무 급하게 해서 파이로드가 알고 있는 좌표중에 아무거나 골라 이동했기 때문에 정확히 어딘지는 모르는 나는 천천히 주위를 둘러보았다. "숲이군" 나는 조용히 사방의 기운을 느끼기 시작했고 별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세인트가 느껴지.. 아니! 아냐! 이곳은 세인트의 주위가 아냐... 오히려... "...지하?" 내가 느끼는 세인트의 기운은 바로 내 윗 부분이었다. 하지만... 이상했다. 내 위로 보이는 하늘은 맑기만 했다. "파이어 볼(fire ball)" 나는 내 손위로 약간의 마나를 모아 불덩이를 만든 후 위쪽으로 던졌다. 만약에 정말로 하늘이라면 높이 높이 하늘을 향해 날아가리라... 슈욱! "...." 나는 내가 던진 불덩어리가 하늘에서 폭파하는 것을 지켜보았다.... 아니 느꼈다. 분명히 불덩어리는 아무렇지도 않게 하늘을 날아가고 있었지만 나는 알 수 있었다. 내가 던진 마법은 어느새 사라져 버린 것이다. 한 20미터 정도 되는 높이에서 환상마법이 걸려있었다. 마법을 사용해도 마나가 흔들리지 조차 않을 정도로 완벽한. 누가 봐도 저것은 그냥 하늘이고 이곳은 지상이라고 착각하게 만들만큼 철저한 마법이었다. 내가 아는 한 이 정도 마법을 사용할 수 있는 사람은... "파이로드" 한명 뿐이었다. 기억을 뒤져보니 이곳에 대한 자료도 찾을 수 있었다.(은근히 맘에 안 드는 방법으로 기억이 전해진 것 같다. 생각하면 바로바로 떠오르는 것이 아니라 책을 찾듯이 탐색해야 한다) 이곳은 하운드와 파이로드의 비밀기지였다. 이곳은 9클래스 마스터였던 파이로드가 온 힘을 다해 만든 공간이었다. 외부와 완전히 격리되어 있고 마법연구를 하는 공간, 검술을 연습하는 공간, 마법을 훈련하는 공간등 여러 가지 장소가 있었다. "생각치도 못한 소득이군" 슈욱 나는 그대로 검집이 덮여 있는 도베라인을 들어 근처에 있는 나무를 그대로 가격했다. 꽈앙! 내가 휘두른 도베라인은 단숨에 나무를 산산조각 내 버렸다. 보통 나무보다 월등한 강도를 자랑했지만 마나까지 담아 휘두르는 내 검을 맞고 버틸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스스스 "...좋아, 허 차원에서는 수련도 아무 의미가 없었는데 다행이었군" 나는 놀랍게도 다시 재생되고 있는(흩어졌던 나무 조각들이 다시 모여들어 원상태로 돌아가고 있었다)나무를 바라보면서 중얼거렸다. 나는 지금까지 외부에 너무나 많은 피해가 갔기에 되도록 차원의 틈새에 들어가서 수련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나는 그것이 굉장히 손해 적인 방법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차원의 틈새에서 물건을 창조해 내는 것은 어디까지나 허깨비에 지나지 않기 때문에 머리로는 익힐 수 있었으나 몸이 반응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여차하면 카인과 다크도 훈련시키고 말이야" 나는 그곳을 약간 더 뒤져서 창고에 있는 엄청난 마법 물품들을 얻을 수 있었다. 파이로드가 죽을 당시 가지고 있던 것들은 대부분이 마법도구였던 것에 반해 여기에 있는 것은 엄청난 가치를 가지고 있는 마법재료들이었다. "맙소사... 드래곤 하트가 3개나 있잖아?" 나는 너무 어이가 없어 하면서도 창고에 있는 모든 물품을 차원의 틈새에 집어넣었다. 필요할 때마다 와서 가져갈 수는 없었기 때문이었다. "20분 남았군" 나는 손목시계를 들고 중얼거렸다. 오후수업이 시작시간이 20분 남아 있었다. 어차피 가도 할 일이 없었기에 나는 검집이 덮여 있는 사신도와 도베라인을 꺼내들었다. "좋아..." 나는 나무 한 그루를 앞에 두고 숨을 들이쉬었다. 살랑 내가 마나를 물질화 시켜 만들어낸 칼날은 조용히 나뭇잎 한 장을 정확하게 잘랐고 나뭇잎은 나무에서 분리되어 허공에서 점점 살랑거리며 떨어지기 시작했다. 나는 숨을 멈추고 눈을 감았다. 눈을 감자 곧 세상은 어둠에 잠기고 온 세상을 뒤덮고 있는 마나가 느껴졌다. 나뭇잎은 떨어질 때 아무소리도 내지 않기 때문에 소리를 듣고 검으로 치는 것은 불가능했다.(사실 나뭇잎이 떨어지면서 무슨 소리가 나겠는가? 살랑이라는 표현도 결국 모습을 표현한 거지 소리를 표현한 것은 아니다) 결국은 떨어지는 나뭇잎의 방향을 알 수 있는 방법은 마나를 느껴 그 진동으로 모양을 그려내는 것이었다. 내가 이런 훈련을 하기로 한 이유는 다크와의 싸움에서였다. 다크가 여러 명의 분신을 만들어 공격했을 때도 진짜를 완벽하게 가려낼 수 있었다면 굳이 경기장을 모두 날려버릴 만큼 강한 공격을 할 필요는 없었을 것이다. 피잉! 나는 온몸으로 느껴지는 마나에 맞추어 검을 휘둘렀다. '성공이다' 나는 분명히 나뭇잎을 정확하게 공격했다고 여기고 눈을 떴다. 하지만 나뭇잎은 아무이상 없이 땅에 떨어져 있었다. "어떻게?" 완전히 나뭇잎에게 놀림을 받은 기분이었다. 이게 어떻게 된 것인가? 분명히 나뭇잎이 있던 자리를... "나뭇잎이 있던...'자리'?" 그렇군. 내가 벤 것은 나뭇잎이 있던 '자리'지 나뭇잎이 아니다. 보나마나 나뭇잎은 내 검에서 뿜어 나오는 풍압에 말려 날아갔겠지. "다시..." 나는 다시 검을 들고 눈을 감았다. 하지만 머릿속은 고민으로 가득 찼다. 도대체 어떻게 해야 바람을 일으키지 않고 검을 휘두를 수가 있지? "..." 사실 검에서 풍압을 일으키지 않게 휘두르는 것은 간단하다. 약하게 움직이면 되는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한다면 나뭇잎을 그대로 '건드릴'뿐. 아무 것도 되지 않는다. 피잉! 나는 다시 한번 빠르게 검을 그었다. 사실 검에서 바람이 뿜어져 나오는 것은 실전에서는 아무 상관도 없는 것처럼 느껴질 지 모른다. 하지만... 소드마스터 이상의 실력자라면 대기의 움직임으로 어느 정도 검의 위치를 잡아 낼 수 있다. 만약에 바람에 전혀 영향을 주고 움직이지 않아 적이 자신의 기척을 느끼지 못하게 하면서 마나를 이용해 상대의 움직임을 완전히 파악할 수 있다면... "백전백승... 까지는 아니더라도 많이 유리하겠군" 나는 다시 검을 들고 눈을 감았다. 이제 마나를 느끼는 것은 어느 정도 익숙해 진 건지 나뭇잎의 움직임을 파악할 수 있었고 마악 검을 움직이려는 순간! 띠띠! 띠띠! "...시간이 되었군" 나는 순간적으로 당황해 약간 엉킨 자세를 풀고 시계를 보았다. 어느새 수업시간이 5분전으로 다가와 있었다. "텔레포트(TELEPORT)" 나는 첫날부터 지각을 하고 싶지는 않았기에 지체없이 주문을 외웠다. 원래 세인트는 도시 자체가 마법진으로 되어있기 때문에 외부에서는 세인트의 허락을 받지 않고는 안으로 들어오는 것이 불가능했다. 하지만 이곳은 외부가 아니라 세인트의 지하. 문제될 것은 없다. 슈슛! 약간 눈앞이 흔들리는 가 싶더니 배경이 바뀌어 버렸다. 1학년 8반.... 우리 반이었다. "다음 시간은.... 검술인가?" 나는 시간표를 슬쩍 보고서 천천히 자리를 옮겼다. ================================================= 에... 한편 더 올렸습니당~ 음... 설날연휴로군여. 날카로운 감시의 눈길 을 받으며 조심조심 글을 올리고 있는 거니입니다~ 막상 세인트에 들어오고 나니 할일이 잘 떠오르지 않는군여. 확 싸가지 없게 행동해서 선생과 싸우게 해 버릴깡? -_-;;;;; 아~ 눈이 오는군여. 그리고 그에 비례해 무너져 내리는(?) 내 가슴... 저 눈을 언제 다 쓸어 버리려나...ㅡ.ㅜ; 하시는 일이 잘 되시기를 바라고염. 행복하세염! 거니는 눈이나 쓸러 가렵니다!(집이 산중턱에 있어서 눈 쓰려면... 어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