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신도(四神刀) 꾸욱 페른은 흑마법사 후보들에 대한 시험을 마친 후 간단하게 기척을 숨긴 채 자신의 방안에 있는 거울을 눌렀다. 그러자 아무 문제없이 평범하게 생긴 거울의 한 부분이 움푹 들어가더니 거울이 열리면서 지하로 내려가는 문이 생겼다. 저벅 페른은 그 계단으로 천천히 내려갔고 그런 그의 얼굴에서는 놀랍게도 조금씩 이지만 미소가 흘렀다. 마치 설레기라도 한 듯 한 미소가. 항상 얼굴을 찌푸리고 다니는 얼굴에 화를 잘 내는 성격이어서 학생들이 겁을 내던 것을 생각하면 의아스런 일이었다. "....흑마법사 랭킹 95위. 페린 아하디스입니다" 흑마법사 랭킹 95위.... 상당히 놀라운 일이었다. 현재 대륙에 살고 있는 흑마법사들의 수는 대략 2만명 정도였다. 그리고 그 중에서 특별히 뛰어난 실력을 가지고 있는 랭크 1∼100위 까지를 100인의 암흑성자라고 부르며 그들은 대륙에 살고있는 흑마법사들의 우상이었다. 비록 낮은 랭크라고는 하지만 암흑성자인 그가 학교에서. 그것도 저학년 학생들을 가르친다는 것은..... 드르르륵 페른.... 아니 페린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막다른 골목길에 막혀 있던 벽이 뒤로 빠지는가 싶더니 작은 마법진들이 빽빽히 덮고있는 방이 나왔다. 그다지 큰 곳은 아니었으나 방 하나가 가득히 마법진이 덮여 있는 것은 놀라운 일이었다. 이 정도의 마나를 통제하는 마법진이 있다면... 세인트 내에서도 들키지 않을뿐더러 어쩌면 허락을 받거나 하지 않고도 외부로 워프할 수 있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페른은 마법진들에는 전혀 신경을 쓰지 않은 채 오직 한 곳만을 바라보았고 그런 그의 눈길에 책상에서 뭔가를 정리하고 있던 여인이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왔는가?" 아름다웠다. 아니, 아름답다는 말로는 뭔가가 부족하다. 허리까지 흘러내린 실버브론드. 너무나도 완벽해 보이면서 은근히 색기를 뿜어대는 탄력적인 몸. 그리고 도저히 인간이라고 생각할 수 없는 아름다운 외모는 상대의 성별에 관계없이 상대방을 미치게 만들고, 처음 보는 상대라 하더라도 단번에 목숨을 기쁘게 내 놓을 수 있을 정도로 무시무시한 마력을 가지고 있었다. 머엉 솔직하게 이야기하면 페린은 그녀를 처음 본 것이 아니었다. 아니 오히려 일 때문이었지만 여러 번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저 외모만큼은 도대체가 익숙해지지가 않는다. "오래간만입니다" "...보고하도록" 은발의 미녀는 싸늘했다. 그냥 쌀쌀 맞을 정도가 아니라 언제든지 상대를 죽일 수 있을 것 같은 날카로운 예기. 페린은 그녀가 실제로도 얼마든지 사람을 죽일 수 있다는 사실을 잊고 있지는 않았기에 품속에서 몇 장의 서류를 꺼내들었다. "...적군" "죄송합니다. 배후까지 완전히 알아내기는 불가능했습니다. 하지만 워낙이 갑자기 나타난 녀석인데다가 자신을 밝히지 않았습니다. 이 학교의 교장인 라이드는 뭔가를 알고 있는 모양이었지만 그 역시 입을 다물고 있습니다. 이름 레인. 성도 있을 거라고 추측됩니다만... 역시 알 방법이 없습니다. 현재 4클래스 마스터이며 두 개의 쌍검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검술의 경지는... 소드마스터입니다" "...." 은발의 미녀의 얼굴에서 처음으로 표정이 떠올랐다. 그것은 약간의 놀라움이었다. "흐음... 그런가? 다음" "현재 나이는 28살이라고 알려져 있으며 나머지 자잘한 세부사항은 보고서에 적어 두었습니다" 페린은 간단히 말하고 그녀에게 보고서를 제출했다. 보고서에는 레인이 어디에 몇 시에 갔다. 또는 무엇을 했다는 등등의 이야기가 자세하게 적혀 있었다. "...흥미가 이는군. 이 일은 내가 처리하겠다. 나가보도록" 페른의 눈이 크게 떠졌다. "무....무슨 말씀이십니까? 어째서 미엘 님께서 이런 녀석을....!" 은발의 미녀. 미엘의 얼굴이 순간 차갑게 변하더니 무시무시한 기운이 폭사되기 시작했다. 살아있는 모든 생명체가 두려워하는.... 죽음의 기운이었다. "언제부터.... 내 말에 토를 달게 되었지?" "...." "...그러고 보니 얼마 전부터 그 레인이라고 하는 녀석에게 쓸데없는 짓을 하고 있더군" 페린은 이를 악물었다. 무슨 말인지는 알 만했다. 하지만... 그는 레인이 싫었다. 그는 모든 것을 가지고 있었다. 아니, 굳이 다른 것을 따지지 않아도 좋았다. 그는 미엘이 그에게 관심을 가진다는 것만으로도 그가 죽여버리고 싶을 정도로 미웠다. 3년. 자그마치 3년이었다. 그는 미엘의 눈에 들기 위해 무슨 짓이든지 서슴지 않았는데 그는 전혀 그녀 관심대상 안에 들 수 없었다. "...." "쓸데없는 짓은 하지 말도록. 암흑의 성자의 일원이라고 하더라도 낮은 등급의 말단정도는 간단히 없애 버릴 수 있다. 나가라" "....예" 페른은 주먹을 꼭 쥔 채 부들부들 떨면서 방안을 나갔다. '젠장!' 드르륵 그가 나가자 다시 문이 닫혔고 미엘은 조용히 눈을 감고 있다가 한 장의 사진을 들었다. 사진에는 레인이 얼굴을 가리지 않았을 때의 모습이 나와 있었다. 미엘의 얼굴에 살짝 미소가 감돌았다. "맘에 들었어. 영원히... 내 것으로 만들어 볼까?" 미엘의 미소는 너무나 아름다웠다. 하지만... 아름다움보다는 위험함이 더 느껴지는 것은 착각일까? ========================================================= 음... 님들은 아세염? 가끔씩 작가들에게 찾아오는 현상이 있답니당. 뭐냐고염? 바로 몽상모드....(mong-sang mode) 음... 그러니까 갑자기 멍하게 변하면서(남이 볼때는) 엄청난 양의 스토리가 머릿속을 강타하는(자신의 관점에서) 상태를 말합니당. 평소에는 굉장히 좋아하는 상태인데...(스토리 구상은 되고 수업은 가볍게 패스...) 오늘은 저주같이 보게 되었습니다. 시험을 보는데 자꾸 몽상모드가 발동.... 크어어어!! 이게 뭔 일이란 말인가!! 시험보고 있는데 자꾸 스토리가.... 으워워워!! 시험을 완전히 망쳐버린. ㅠㅠ; 험험!! 하여튼... 그렇다는 이야깁니다. 한편 더 올렸으니 재미있게 보시고염,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