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신도 이번에는 쉽게 밀리지 않는다! "합!" 쐐에엑!! 공기가 찢어지는 소리가 귀에 들렸다. 어느 새인가 내 정면까지 백호의 앞발이 도착해 있던 것이다. "역시.... 빠르군" 나는 간신히 내 쪽으로 휘둘러지는 백호의 발톱을 허리를 숙여 피하고 왼손에 들고 있는 도베라인으로 녀석의 허리를 올려치듯이 베어 들어갔다. 까앙! "쳇!" 어느 새인가 몸을 돌려서 꼬리로 도베라인을 퉁겨내 버리는 백호. 역시 대단하군. 꽤나 빠른 반격이라고 생각했는데.... 우웅! 나는 재빨리 봉인석에 들어있던 주문을 개방해 마력을 사신도에 집중시켰다. 몰려드는 뇌전에 새하얀 백광(白光)을 뿌리는 사신도. 나는 그대로 마법을 발동시켰다. "합! 라이트닝 볼트(lightning bolt)!" 강력한 전류가 정확하게 백호를 향해 날아갔다. 뇌전 마법 특유의 빠른 속력. "크아앙!" 파직! 흠.... 금속으로 만든 몸체라서 전계열 마법을 사용했는데 퉁겨내다니.... 일반적인 금속은 아니로군. 뭐, 하얀색을 띠는 것을 보고 벌써 짐작은 했지만. 쉬이익! "....큭!" 나는 다시금 휘둘러지는 앞발을 간신히 막아냈다. 엄청난 힘이었다. 마계술을 사용해서 힘을 몇 배 이상 강화시킨 상태에서 중력까지 증가시켜서 무게까지도 증가시켰는데도 밀려날 정도로. "치잇!" 마계쌍룡검법(魔界雙龍劍法)! 제 3장 절대검기(絶對劍氣)! 촤라라라랑! 내 주위로 엄청난 수의 실타래가 풀려나듯 수 백 개의 검기가 생성되기 시작했다. 카렌과의 대결에서 사용했던 것과는 차원이 틀리다. 어찌되었던 간에 그녀와의 대결에서 봐주면서 했던 것도 사실이니까.... 하지만 요번 것은 하나하나의 위력도 그리 만만치 않다. "합!" 나는 검을 휘둘렀다. 의미 없는 휘두름이 아니다. 내 위에 생성되어 있는 검기들을 날리는 것이니까. 사방에서 공격을 하도록 해 놓았으니 피하기도. 막기도 그리 쉽지 않을 것이다. "크아아아아앙!!!!" "윽?!" 엄청난 포효. 백호의 입에서 엄청난 포효가 터져 나왔다. 단순한 소리가 아닌 강렬한 마나의 기운을 담은 음파였다. 그 음파는.... 강력한 파도가 되어.... 녀석의 사방으로 순식간에 퍼졌다. "사....자후(獅子吼)?" 수 백 개의 검기가 녀석의 근처에도 다가서지 못하고 사라지기 시작한다. 완벽한 소멸. 근처의 마나를 뒤흔든 정도의 가벼운 외침이 아니었다. 나도 어느새 인가 약간의 타격을 받았을 정도이니 말이다. "쳇!" 감탄할 틈도 없었다. 녀석이 이미 공격을 들어오고 있었기 때문이다. 정면공격이로군. 공격패턴이 생각보다 단순..... 스륵 "....?!" 사...사라졌다?! 쩌어엉!! "크..크윽!!" 쾅! 챙강! 움직임을....또 놓쳐버렸다. 어느새 위로 이동해 있었다니....어떻게 한 다리는 막았지만 몸통에 나머지 한방을 얻어맞고 말았다. 그나마 막느라고 사신도도 놓쳐버리고..... 젠장! 다음으로 연속기를 사용해 올 것이 뻔한 상태에서 무기를 놓쳐버리다니!! "...." 나는 삼대마계술 중 금(金)의 속성을 강화시키고 최대한 몸을 웅크린채 상대의 공격을 기다렸다. 마신갑 덕택에 한방에 쓰러지거나 하지는 않을 테니 받을 충격을 최소화시키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1초 2초 3초가 지나고..... "....?" 나는 조용히 웅크리고 있던 몸을 풀며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 그런 내 눈앞에는 나를 조용히 응시하고 있는 백호가 있었다. 내 사신도는 그런 백호의 발밑에 있었고 말이다. 탱! 주르륵... 백호의 발에 맞아서 내 쪽으로 밀리듯이 바닥을 끌며 미끄러져 오는 사신도. 나는 백호를 바라보았다. "봐....주는 건가?" 생소한. 정말이지 생소한 기분이 온 몸을 감싸기 시작했다. 동정 받은 건가? 상대에게? 내가? 이.... 내가?? "...." 그....렇군. 그래. 그랬었군. 어느 순간부터인가.... 아니 마계에서 빠져 나오는 순간부터 자만하고 있었다. 인간중에.... 아니 파이로드를 제외한 그 어떤 존재도 내 상대가 되지 못했기에.... "하하....하하하!" 겨우 그것 때문에 그랬단 말야? 겨우 그것 때문에? 썩었어. 정신이 완전하게 썩은 상태였어. 항상 다크와 카인에게는 이런 감정을 느끼게 했으면서도 정작 나는 이런 일을 당해서 순간적이나마 충격을 받다니 말이다. "훗! 한심하군. 정말이지.... 한심해" 그렇다. 한심하다. 너무나도 한심해. 고개를 돌려 카인과 다크를 바라본다. 마법을 사용하라고 했지만.... 마나를 모으던 중 사자후에 직격으로 당한 건지 두 명 모두 비틀거리고 있었다. 하지만.... 그들은 모두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걱정이 담긴 눈초리로. "....훗!" 스윽 나는 피식 웃어버리고 백호가 밀어놓은 사신도를 집어들었다. 그래, 생소한 기분이다. 정말이지 생소한 기분. 하지만 내가 겨우 이따위 일로 쓰러진다는 것은 나를 걱정해주는. 나에게 당하면서도 언제나 기죽지 않은. 자신의 소신대로 움직이는...카인과 다크에게 모욕을 주는 것이나 다름없다. "그래.... 이 정도로 무너져서는 녀석들의 친구 자격이 없지" 후웅! "크르르..." 내가 허공에 살짝 사신도를 휘두르자 백호는 그 금속으로 만들어진 몸을 약간씩 흔들면서 조용히 으르릉거리면 자세를 잡았다. "그래.... 최선을 다해야겠지?" 나는 내 몸을 돌고 있던 마나를 조용히 거두어 들였다. "삼대 마계술.....해제(解制)" 웅! 부풀었던 근육이 가라않고 붉었던 피부가 원래대로 돌아온다. 강철보다도 단단했던 피부 역시 원래대로 돌아오고 내 주변을 돌고 있던 기운들이 사라져간다. "크르..." 백호의 얼굴에서 의아한 표정이(저것을 과연 의해 한 표정으로 단정지을 수 있는지는 잘 모르겠으나 주변의 마나가 흔들리는 것을 봐서는..... 아마도 그럴 것이다)떠올랐다. 하지만 나는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조용히 손을 내밀었다. "아... 잠시만 기다려 주겠습니까? 당신과 최상의 상태로 전투에 입히고 싶으니 말입니다" 말도 안 되는 요구. 하지만 역시나 게다가 상대가 대답할 수 있다는 보장도 없는 상태에서 어쩌면 바보집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백호를 고개를 끄덕였다. 모두 이해한 것인지 말이다. "역시나 자아를 가지고 있던 것인가?" 나는 주변에 다시금 마나가 모여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는 그 마나들을 마계의 술식에 따라서 조용히 배치시키기 시작했다. 마치 마법처럼. "삼대...." 나는 마나를 충돌시켜서 순간적으로 마나를 증폭시켰다. 좋아! 본때를 보여주지! "삼대 마계술..." 삼대 마계술(魔界術)! 제 2장. 완벽기(完璧技). 진염(眞炎)!! 파아앗!!!! 온몸이 붉어지다 못해 강렬한 적광(赤光)을 뿜어내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와 함께 꿈틀거리는 근육들. "우우∼ 저런 얼굴에 저런 근육이라니∼∼ 매치가 안돼∼! 매치가 안 된다고!!" 뒤에서 외치는 다크. 장난스러운 말투였지만.... 그의 몸 상태는 그리 좋지 않아 보였다. 백호의 사자후에 마나가 역류하기라도 한 탓인지 그의 입가에서는 아직까지도 한줄기 선혈이 흐르고 있었으니 말이다. "레인.... 무리하지 마" "....." 부상을 당한 상태에서도 내 걱정을 하고있는 카인. 정말이지.... 어쩔 수 없는 녀석들이다. 웅웅!! 나는 얼마 남지 않은 마력을 이용해서 내 주위에 있는 마나와 공명시켜 반응하도록 만들었다. 여유는..... 남겨두지 않을 생각이다. 질질 끌어서 될 일은 전혀 없으니 말이다. "윈드....헤이스트(wind haste)" 가속마법. 아니. 정확히는 가속마법이 아니라 시전자의 시간을 늘려주는 것과 비슷하다. 아.... 물론 타임 슬로우(time slow)나 타임 스톱(time stop)과는 계열이 틀려서 어디까지나 육체적 능력에만 그 효과가 지속된다. 헤이스트 같은 경우는 시전자의 능력에 따라서 대략 2배에서 4배 정도까지 증가가 가능하고 다음단계인 윈드헤이스트는 3배에서 5배까지 속도를 증가시킨다. 그리고 마지막 단계인 플래쉬 헤이스트는 대략 4에서 6배 정도. 가끔씩 더 능숙하게 사용하는 사람은 10배까지도 가능하다고 한다. "후우...." 사람들은 속도가 2배라면 전투력도 2배정도로 늘 거라고 착각을 하는 경우가 가끔 있다. 하지만.... 속도는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남이 한번의 검식을 사용할 때 두 번의 검식을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은 때로는 수십 배의 효과를 내기도 하니까 말이다. 예를 들어볼까? A와 B가 있다고 하자. 이들은 모두 100미터를 10초에 달릴 수 있다. 그런데.... 여기서 A가 10배 빨라졌다고 가정해볼 때, A는 100미터를 1초에 뛸 수 있게된다. 그때는.... 100미터를 10초에 뛸 수 있는 B가 수 십 명이 덤빈다고 하더라도..... A의 옷깃조차도 스치지 못하고 당하는 수밖에 없다. 완전하게 말이다. "후우...후우...." 벌써부터 약간의 피로가 몰려온다. 뭐, 무리하고 있으니까. 누가 뭐라고 하던 간에 확실하게 말이다. "후우......." 웅웅! 내 몸에 존재하던 마력을 모두 활성화 시켜버렸다. 흠.... 언제나 최소한의 힘은 아끼면서 살아왔는데.... 이렇게 해서는 20분만에 쓰러지겠는데? "빨리....빨리 끝내는 것이 좋겠군" 나는 사신도와 도베라인을 들고 자세를 잡은 상태로 백호를 바라보았다. 나의 준비가 이제야 끝난 것을 알아 챈 건지 녀석도 전투태세를 취하고 있었다. "기다려줘서....고맙군요. 그럼.... 다시...." 스윽 나는 살짝 몸을 숙였다. "....시작하겠습니다" 피잉! 쩌저저저정!! .....아까보다도 월등하게 빨라진 나와 대등하게 움직이다니. 역시 아까는 봐준 건가?" "합!" 마계쌍룡검법(魔界雙龍劍法)! 제 4장. 환영음영검(幻影陰影劍)!! 스르륵 소리 없이. 내 주위로 수 십 개의 검이 생성되었다. 환영음영검은 마계쌍룡검법 최대의 환검(幻劍). 수 십 개의 검이 생성되지만 그것들은 모두 가짜다. 수 십 개의 검은 모두 환영. 그리고 그 검들의 그림자로 존재하는 진검(眞劍)들.... 하나 하나가 강렬한 힘을 가지고 있는 검들이다. "....가라" 환검의 그림자의 모습을 감춘 검들이 백호의 등판을 향서 정확하게, 그리고 빠르게 날아갔다. 어둠에 속한 영혼까지도 느끼지 못할 정도로 완벽해 느껴지지 않는 검들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으나... 그것은 나만의 생각이었는지 백호는 간단하게. 너무나도 간단하게 그것들을 피해내었다. 쩌엉! 쩌저정!! ".....큭!" 내 속도도 아까보다는 월등하게 빨라졌지만 그건 백호역시 마찬가지였고 력(力)과 금(金)을 해제하고 염(炎)만을 강화시킨 상태에서는 힘과 공격력은 내가 오히려 밀렸다. 지금까지 쓸데없을 정도로 강하다고 생각했던 근력 역시 엄청난 덩치의 백호가 자랑하는 가공할 정도의 파괴력에 비하면 떨어졌고 나는 속절없이 밀릴 수 밖에 없었다. "중력조절. 10퍼센트, 윈드 봄(Wind Bomb)!!" 나는 중력의 신발을 이용해서 내 무게를 조정하여 내 무게를 조정하여 속도를 높이는 한편 봉인석에 있던 마법을 방출하여 백호의 움직임을 방해하였다, 뭐, 내 마법은 백호가 휘두르는 앞발에 단숨에 사라지기는 했지만 최소한 약간씩이나마 움직임을 방해할 수 있었기에 나는 다시 내 쌍검을 들어올릴 수 있었고 그대로 몸을 퉁기는 반동을 이용해 녀석에게 검을 휘둘렀다. "하압!!" 쩌저저정!!! ================================= 언제나 그랬듯이.... 정말 오래간만 입니다. ㅡ.ㅡ;;;; 요즘은 쪼~~~오금 속도가 나는군요.(그래봤자지...) 흐음.... 낼이나 낼 모래쯤에 한편 더 올리도록 하져. 하시는 일이 잘 되시기를 바라고요. 행복하세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