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신도 "으음...." 카렌은 힘겹게 눈을 떴다. 그녀의 눈에 비친 캄캄한 암흑. 차릉! 팔을 음직이려던 그녀는 무언가가 자신의 팔과 다리를 속박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 머리를 흔들어 그 대상을 바라보았다. 차갑고 단단한 감촉. "어리석군. 이런 쇠사슬 따위로 나를 잡아놓으려고 하다니..." 조용히 중얼거리며 쇠사슬로 묶인 팔에 힘을 주는 카렌. 하지만.... 쇠사슬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쇠사슬이 엄청나게 단단하거나 해서가 아니었다. 오히려.... "이...이럴 수가!! 마나가.... 마나가 유동하지 않는다?!" 늘 자신의 몸의 일부처럼 사용하던 마나가 움직이지 않는다. 그녀는 서서히 불안이라는 감정이 정신을 지배하는 것을 느꼈다. 그렇다. 불안하다. 너무나도 불안하다. 이건 일반인들이 시력을 잃어서 막연하게 느끼는 불안과는 차원이 다른 불안이었다. "제....젠장!" 철컹! 철컹! 꿈쩍도 하지 않는 쇠사슬과 수갑. 그녀는 잠시 호흡을 가다듬고 침착하게 자신의 상황을 살펴보았다. 마나가 유동되지 않는 것을 제외하면 별다른 문제는 없다. 철컹! 다시 한번 팔을 움직여 보았으나 허사였다. 오히려 팔을 움직인 덕택에 손목 부분만 뻐근하게 아파 온다. "...." 다시 상황을 살핀다. 지금 그녀는 일어서 있는 상태였고 벽에 박혀 있는 쇠사슬에 팔과 다리를 결박당해서 꼼짝도 못하는 상태였다. "웃....기는군. 소지품이고 뭐고 다 쓸어갔는데?" 문득 자신의 품속이 허전하다는 것을 느끼고 불안을 떨치려는 듯이 냉소하던 카렌은 문득 자신이 이곳에 오게된 상황을 떠올렸다. '그러니까....' 그녀는 분명히 라이드의 부름을 듣고 지혜의 호수로 향하려고 하던 중이었다. 그리고 그러던 중 가벼운 갈증을 느끼고 물을 마셨다. 그리고.... 정신을 차려보니 이곳. ".....방심했군" 설마하니 간이 크게 마법도시 세인트에서 물에 약을 타거나 할 것이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하고 있었던 그녀는 스스로를 자책하면서 눈을 들어 정면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다. 그야말로 한 줄기 빛조차도 새어들지 않는 칠흑 같은 어둠. "납치.... 당한 건가?" "그렇지" "누...누구냐!!" 난데없이 들려오는 음산한 목소리에 잔뜩 경계하는 카렌의 앞에 있는 어둠이 약간 밝아지면서 탐욕스러운 미소를 짓고있는 한 명의 남자가 모습을 드러냈다. 카렌도 잘 알고 있는 익숙한 얼굴. "페....른 선생?" "크하하하!! 이거 정말 영광스러워서 어쩔 줄을 모르겠군. 네가 이렇게까지 당황스러운 표정을 짓는 것을 볼 수 있다니 말이야" "....무슨 생각을 하는 거지?" "글세..... 내가 무슨 생각일까?" 천천히 카렌의 얼굴을 쓰다듬는 페른. 아니 페린과 몸에 벌레가 닿는 듯한 표정으로 그것을 피하는 카렌. "손....치워" 번뜩! 매섭게 페린을 노려보는 카렌. 페린은 살기가 담긴 그녀의 눈빛에 흠짓하고 손을 떼었다가 이내 얼굴을 일그러트렸다. "이...건방진 계집!" 짝! 오른쪽으로 거세게 돌아가는 카레느이 머리. 그녀는 이를 악물었다. 화가 났다. 너무나도 화가 났다. 저따위 녀석에게 이런 수모를 당한다는 것이. "큭큭큭! 아직 상황파악이 안 되는 모양이군" 자신을 노려보는 카렌의 눈빛에 더욱 얼굴을 일그러트리는 페린. 그는 잠시 끈적거리는 시선으로 그녀의 가슴둘레를 바라보다가 손을 들어 그녀의 옷깃을 잡았다. "무슨....짓이냐!" "큭큭! 아직도.... 아직도 상황파악이 안 된 모양이지? 그래, 그래... 무슨 짓을 하느냐고? 가르쳐줄까?" 시선을 그녀의 가슴에 고정시킨 채 그녀의 목 근처의 옷깃을 더욱 세게 잡는 그의 손에 희미하지만 흑색의 기운이 모여들었다. 그리고... "바로 이런 짓을 하려는 거지!" 쫘악! 비록 손아귀의 힘은 그리 강하지 않았지만 흑마법의 힘으로 보조한 덕에 저항하지 못하고 갈기갈기 찢어지는 카렌의 상의. 그리고 드러나는 작지만 평상시에 운동을 했기에 상당히 단단해 보이는 그녀의 가슴. 카렌의 얼굴이 새하얀 색으로 물들었다. "무...무슨 생각을 하는 것이냐! 나는 일국의 공주다!" 그녀는 최후의 방법을 사용했다. 비록 권력을 이용하는 것은 그녀가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방법이었지만 지금 상황이 그다지 좋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녀의 최후의 방법을 본 페린은 오히려 그녀의 말에 음산한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그래, 그래. 공주지. 위∼대하신 공주. 그 정도는 나도 알고 있어. 하지만.... 그것도 재미있지 않겠나? 일국의 공주가 세인트에서 죽어서 복수하려는 황제와 거기에 대응하려는 세인트간의 대∼전쟁말이야. 크하하하!" "미...미친!" 새하얗다 못해 푸른색으로 변하는 카렌의 얼굴을 바라보며 페린은 다시 한번 광소를 터트렸다. 너무나도 재미있다는 듯한 그의 표정. 카렌의 눈에는 너무나도 역겹다는 듯한 표정이 떠올랐다. "큭큭큭!.... 푸하하하!! 너 설마 지금 전쟁으로 죽어갈 사람들 때문에 걱정하는 거냐? 이거이거... 성녀 나셨구만 그래... 하지만 착각 마시지? 지금 네 자신을 걱정하기에도 바쁘거든?" "무슨.....?!" 천천히 카렌을 향해서 뻗어나가는 손. 그리고... 뭉클! "큭큭! 느낌이 좋은데? 피부가 아주 부드러워. 크하하하!!!" 주물주물. "이...이!!" 철컹철컹! 카렌은 정말 미츤 듯이 몸을 흔들었다. 그녀의 눈이 붉게 물든다. 지금 눈앞에 있는 사내가 지신을 능욕하고 있었다. 평생동안 생각조차 하지 않았던 일들이 지금 일어나려고 한다. "큭큭! 소용없어. 그 수갑은 미스릴을 섞어서 만든 거라고. 설사 네가 지금 검기를 일으킬 수 있는 상태에서도 어려울 텐데 지금 그걸 끊어보겠다고?" 주물주물. "손...떼지 않으면 죽여....죽여 버리겠어!!" 진득한 살기와 원한이 담긴 눈으로 페린을 노려보는 카렌. 하지만 그러면 그럴수록 페린은 더더욱 광소를 터트릴 뿐이었다. "큭큭큭! 그래. 바로 그거야! 절망해. 더욱 절망하고 분노해봐! 죽이겠다고? 하하하! 크하하하하!!! 우습지도 않군. 애송이 계집" 그녀를 비웃으며 그녀의 가슴을 탐닉하던 그는 천천히 고개를 움직였다. 이번에는 카렌의 입술을 탐하기 위해서. 하지만.... 그가 고개를 내밀 때 카렌의 고개가 먼저 내밀어졌다. 물론. 입을 맞추기 위한 행동은 아니었고 페린은 방심한 대가를 처절하게 받을 수밖에 없었다. 까드드득! 듣기 거북한 소리와 함께 피가 튄다. "크아아악!!" 비명을 지르며 뒤로 물러나는 페린. 그의 입술과 코가 완전히 떨어지다시피 매달려 대롱거리고 있었고 그 엄청난 고통에 그의 눈이 붉게 물들었다. "이....망할 계집이!!!" 짝! "망할...망할 계집! 도대체.... 도대체 무얼 믿고 도도한 척 하는 거냐! 건방진... 계집주제에!!" 짝! 짝! 짝! "크흑!" 마나를 움직이지 못하는 그녀의 볼이 점점 붉게 물들기 시작했다. 페린의 손에 은은하게 흑마법의 기운이 담겨서 그런 것일까? 그녀의 얼굴에서도 피가 물들기 시작했다. "재수 없어....재수 없어!! 뭔데, 자기가 뭔데 나를 우습게 보는 거냐!!! 망할 계집주제에!!!" 짝! 짝! 짝! 짝! 짝! "크흑...." 카렌의 볼은 이미 피투성이가 되어있었지만 그녀는 계속해서 살기가 담긴 눈으로 페린을 노려보았다. "이....이!!" 퍽! 퍽! 미친 듯이 카렌의 몸을 가격하는 페린. 그는 그렇게 그녀를 공격하다가 어느 순간 고개를 들었다. "....?!" 그의 표정이 묘하게 변해있다. 일그러졌다고 해야할까? 아니면 웃는다고 해야할까? "미엘이....잡혔다?"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이마에 손가락을 올리고 눈을 감는 페린. 그는 잠시 그렇게 있다가 점차 표정을 일그러트리기 시작했다. "풀어....주는 건가? 또 그 건방진 자식이!" 무엇에 분노한 듯이 얼굴을 붉히고 화를 내는 페린. 그는 잠시동안 이를 갈다가 벽에 결박당한 채 반나체의 모습을 하고 있는 카렌을 바라보았다. "크크큭! 그것도 좋겠지. 돌아오면 기가 조금 죽을 테니까. 크하하! 이거이거.... 녀석에게 감사해야 할 지도 모르겠군" 잠시동안 미친 듯이 웃음을 터트리다가 다시 시선을 카렌에게 돌렸다. "곧 돌아오겠군. 크큭! 그전에 재미를 좀 봐야겠는걸? 물론 반항할 수 있으니.... 힘은 조금 빼 놓고 말이야. 나와라!" 우웅! 바닥에 그려지는 마법진. 그리고 그런 마법진이 약간 빛이 흘러 나왔을까? 마법진에서 한 존재가 몸을 일으켰다. "끄르르륵!" 인간체의 몸이나, 몸의 반이 털로 덮여있고 두 개의 기다란 혀를 가지고 있는 키메라. "크큭! 기대하라고 공주. 천국을 보여줄 테니까" "무...무슨!?" 쒜엑! 순식간에 뻗어오는 손목보다 약간 얇은 두께의 혀. "우...우욱!" 순식간에 자신의 입 속으로 들어오는 혀를 보고 경악해서 물어뜯는 카렌. 하지만.... 무리였다. 키메라의 혀는 그다지 대단하지 않아 보였지만 엄청나게 질겼기 때문이었다. "크크큭! 천국을 보여준다는데 자살이라도 하면 곤란하지 않은가?" "우욱! 우우욱!!!" 미친 듯이 발악하는 카렌. 하지만 그와는 아무런 상관없이 키메라의 나머지 혀가 다가왔고 천천히 자신의 가슴을 핥아 가는 혀를 보고서 치를 떠는 카렌. "크큭! 발악해봐. 더 발악해봐! 그럴수록.... 으응?" 갑자기 경악으로 치켜 떠지는 페린의 눈. "마... 말도 안돼는...!? 설마 그 거리에서 발견했다는?!" 황급히 수인을 취하고서 주문을 외우는 페린. 하지만.... "귀....귀화....크아아악!" 천천히 페린의 몸이 위아래 두 동강으로 나누어진다. 강처럼 흘러내리는 붉은 색의 선혈. 쿵! 부릅뜬 눈으로 절명해버리는 페린. "우웁?!" 페린이 죽는 모습에 소환수도 사라질 것이라고 예상하고 안도하려던 카렌의 비명이 지하실을 울렸다. 소환수가 계속해서 그녀의 가슴을 핥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어....어째서?!' 반문하는 카렌이었지만 소환수는 계속해서 그녀의 몸을 탐했고 마지막에는 그나마 남아있는 하의로 혀를 이동시키기 시작했다. "우...욱! 우우우욱!!" 그녀는 미친 듯이 몸을 흔들었지만 온 몸이 결박당한 상태였기에 도저히 반항 할 수 없었다. '안돼....안돼!!!' 그녀의 눈에서 눈물이 쏟아진다. 하지만 키메라는 전혀 신경쓰지 않고 혀를 움직였고 혀는 어느 새인가 그녀의 하복부에 들어가고 있었다. "우우욱!!" '안돼! 제발...제발!!' 그녀는 몸을 흔들었지만 키메라의 혀는 어렵지 않게 그녀의 하복부로 들어갔다. 그리고.... 그리고..... "너무....." "꾸르르르륵?!" 갑자기 들려오는 소리에 키메라의 고개가 뒤로 돌아간다. 피잉! 바람을 가르는 소리. 툭! 바닥에 떨어지는 괴물의 혀. 피이이잉! 콰직! 콰직! 쿠아아! "끄아아앙!!" 순식간에 잘려나가는 키메라의 양 팔. 그리고 쏟아지는 피. 쒜엑!! 서걱! "크아아악!" 쿠웅! 자신의 몸을 베는 상대라도 제거하기 위해서일까? 키메라는 한쪽 다리가 잘려서 쓰러지면서도 필사적으로 고개를 들고서 마지막 남은 혀를 들었다. 하지만.... 핑! 핑! 핑! 서걱! 콰직! 콰드득! 작은 바람소리와 함께 부서지기 시작하는 키메라의 몸. 트롤에 육박하는 치유력을 가진 녀석이었으나....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수십 조각으로 나누어진 몸 앞에서는 말이다. "너무 선정적이군요" "......" 어둠 속에서 솟아 나오듯이 나와서 상대방에게 시선을 돌리는 남자. 온 몸을 로브로 덮었기에 보이는 것이라고는 오직 두 눈뿐인 남자. 등에 두 자루의 칼을 메고 있는 남자. 카렌은 조심스럽게 그의 이름을 불렀다. "레.....레인?" 살짝 고개를 숙이는 레인. ".....늦어서 죄송합니다. 카렌양" ============================================================ 레인의 말을 빌리자면.... 너무 선정적이군요. 이걸 쓰고 이틀간 올려야 하나 말아야하나 고민했다는..... ㅡ.ㅡ;;; 처음에는 더 강렬(?)했는데... 어떻케든 무난한 수준으로(그...그래 도 넘 쉐꾸리다는...) 수정해서 다시 올림다. 커...커험! 나... 나는 애로물 작가가 아니니까요. 아하하하! ㅡ.ㅡ;; 분량 적어서 죄송합니다. 조... 조만간 레인하고 나머지하고 흩어져서 여행을 떠 날 수 있을 것 같군요. 이런 것 보다는 그런 걸 쓰고 시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