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나이의 우정 싸나이가 태어나 이 모진 세상을 사는데 있어서 가장 필요한 것은 바로 '우정', 둘도 없는 친구라는 것이다. 진정한 싸나이는 말이다. 의리 때문에 살고 의리를 위해 죽는다 했다. 의리란 무엇인가. 義理(의리). 즉, 사람과의 관계에 있어서 지켜야 할 바른 도리를 말한다. 그것에 友情(우정)이 첨가 되면 친구와의 관계에 있어서 지켜야 할 友愛(우애), 즉 '친구 사이의 사랑은 끝까지 지켜라'라고 할 수 있다. 나, 싸나이 김유기. 우정을 위해서라면 이 한 목숨 바칠 각오가 되어 있는 훌륭한 대한 남아이다. 그것도 16년 지기인 박지호를 위해서라면 말이다. [싸나이의 우정] 의리에 살고 의리에 죽는다. #1 "야야. 지호야. 내가 말한 애가 쟤야. 바로 쟤." 24시간 편의점 안의 분식 선반을 넘어 바라본 동네 어귀에 있는 꽃집. 그녀는 예뻤다. 알아본 바로는 선임여고 1학년 5반 권혜진. 으흐흐흐.. 이걸 알아 내느라고 2달을 고생했다. 이제 이름도 알아냈겠다 슬슬 작업만 들어가면 된다. 아유~ 이뻐 죽겠어. 옆에서 아이스크림 바를 오물 거리던 녀석이 내 손가락을 따라 나의 그녀를 알아보곤 호오.. 거렸다. "오...그래.. 좋은데.. 딱 내스타일이야." ". . . . . . . . . ." 제기랄.. 내가 그랬듯이 이녀석도 한눈에 뻑 갔나 보다. 제기랄.. 녀석한테 물어본 내가 바보다. 보이지 말고 그냥 사귀기 시작한 다음에나 보여줄껄..그래도 그 동안 꾀나 조심했는데, 중요한 시점에서 대 실수를 저질르고 말다니. 아으.. 이 버스맨의 위협을 망각했던 내가 잘못한거라고! "쟤 이름 뭐래?" 뜨끔.. 내가 미쳤냐. 니한테 나의 꽃집 아가씨 이름을 알려주게. 내가 그거 알아내는데 얼마나 로비를 했는데. "그....걸 내가 알면 이러고 있냐?" "한번 물어 보자. 그 김에 말도 걸고 말야. 자, 가자." 말이 끝나기도 전에 내 팔을 끌고 나갈려는 녀석을 잡아 세웠다. 임마.. 좀 비켜가라. 니 눈에는 친구도 안보이냐. "왜." 왜긴 왜야. 이 망할 자식아. 내가 정말 미치고 팔짝 뛰신다. "야.. 넘어갈껀 넘어가고 보자. 저 여자애 찍은건 내가 먼저야. 먼저 댓쉬를 해도 내가 먼저라 이거야. 알았냐?" 피식-. 윽.. 망할자식 비웃었어! "그럼 이렇게 하자. 우리 동시에 저 여자애한테 댓쉬를 해보는 거야. 그래서 저 애가 우리 둘 중 하나를 선택 한다면.. 인정하는건 두말 없겠거니와 지원 사격해주기. OK?" 헉........ 그..그런건 뻔 하잖아! 제기랄! 니를 선택 할게 뻔한데! 내가 머리에 총 맞았냐! "왜.. 자신 없어?" 윽.... 넘어가면 안돼.. 김유기.. 저 술수에 넘어가면 안돼.. "흠.. 자신 없구나?" "누가!" 헉........... 넘어가 버렸다. 내가 미친다. "그럼 군말하기 없기다. 그럼 누가 먼저 찔러 볼까? 뭐.. 불안한 너가 먼저 작업 들어가봐라." "웃기고 있네-. 내가 불안할께 뭐있냐? 자신있으니깐 니가 먼저 해봐." 라고 큰 소리 땅땅 쳐버린 나는 속으로 후회의 피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으으.. 짜증이 밀려 온다. 망할 박지호.. 내가 그렇게 말한다고 정말 넙죽 가버리는 녀석이 어딧냐? 니는 친구한테 양보할줄도 모르냐? 양보정신! 좀 배워 보라고! 편의점 창문을 통해서 바라본 녀석과 나의 꽃가게 소녀는 한참을 웃으며 대화 했다. 그러더니!! 녀석이 핸폰을 꺼내선 뭐라고 입력하고 있다. 으아아아악!!! 넘어가 버렸어! 제기랄! 핸폰을 바지 주머니에 찔러 넣은 녀석이 슬쩍 내쪽을 보며 씨익-. 웃었다. 아..... 혈압이 솟구친다. 작업도 못들어가 보고 뺏겨 버리다니.. 내가 미쳐.. "쿵..!" 내가 미쳐.. "쿵..!" 내가 미쳐.. "쿵..! ....." "저.. 기요.." 누군가의 부르는 소리에 머리를 분식 선반에 박다 말고 돌려 처다보았다. "선반 그렇게 치면 부러지는데요." 제기랄.. 마음대로 괴로워 할 틈도 안 주는 구나. 이놈의 편의점 콱! 망해버려! 참지 못하고 튀어 나와 버렸더니 녀석이 때 마침 돌아오고 있었다. "봤냐? 이 형님께 넘어 왔다." 좋겠구나. 그래.. 퍽이나 기쁘지.. 하나 뿐인 죽마고우의 짝사랑 소녀를 낚아 채가고.. 젠장.. "약속 기억하지? 뒤에서 팍팍 밀어 주겠다고 한거." 몰라! 그딴거! 이 우라질 자식! 니딴거는 친구도 아냐! 니 녀석을 그래도 일생의 친구라고 생각했던 내가 븅신이지. 에이씨! 짜증나! 이번엔 정말 좋아했는데! 제기랄! "야-. 유기야. 어디가-." "집에 간다. 이 새꺄." 니 깐걸 정말이지 친구라고 둔 내가 미쳤지. 하긴.. 꿈도 컷어. 내 주제에 그런 미소녀를 넘보고.. 젠장할! 그래도 어떻게 저녀석한테 그냥 고스란히 넘겨주냐. 아아아아아아악!!!! 미치기 일부 직전이야! 북받혀 오는 짜증을 참지 못하고 힘껏 발로찬 깡통은 보기좋게 날라가더니 더 가관이게도 앞에 자전거를 타고 가시던 할아버지의 반짝이는 머리에 명중해 버렸다. 핫..핫.. 슬금슬금 뒷걸음을 치면서 나는 생각했다. 오늘 재수 옴 붙었다 라고 말이다. 하아..겨우 그깟 실수 갖고 그렇게 잔소리를 해대다니.. 못된 할아방구.. 풀썩-!하고 누운 침대위. 인기척에 슬쩍 옆을 돌아보니. 웬수덩이까지 달고 온 걸 알아 냈다. "야.. 넌 니 집에나 가. 내 방 어지럽히지 말고. 거슬려." 내 방에 들어서자 마자 대뜸 담배부터 꼴아 물은 녀석은 키득 거리며 담배 불을 붙였다. 맛나게도 들이마시던 담배 연기를 다시 내 얼굴 앞에다가 뿜어 대며 말했다. "삐졌냐?" 우라질 자식! 이게 삐진걸로 보이냐! 화가 난거라고 화가! "시끄러. 너 그리고 내 방에서 담배 피지마! 고등학생이 무슨 담배냐? 너 때문에 나도 의심받는거 알아? 너 자꾸 내방에서 담배 피면 아줌마 한테 일러 버린다." "쳇!" 어쭈? 쳇이라니? 븅신같은 자식. 여지껏 담배 피는거 쉬쉬 해줬더니. 은혜도 모르고. 콧방귀나 뀌고. 게다가....아악!!! 제기랄! 나의 꽃가게 소녀!! 젠장! 이 얄미운 녀석한테 뺏겨 버리다니.. "그렇게 억울하냐? 그럼 너도 한번 찔러나 봐봐. 누가 아냐? 널 더 좋아할지. 안그래? 그애 이름이 권혜진이야. 우리보다 한살어린 고 1이고." 솔깃.. 안다 임마. 다른건 없냐? 나도 찔러 보라...라.. 음.. 그래.. 애초에 둘다 댓쉬를 해서 선택하는 쪽이랬으니깐.......... 씨...팔.. 퍽이나 나한테 넘어 오겠다. 나도 아닌 저녀석을 먼저 봤는데, 눈에 차겠냐? 으음.. 그래도.. 저녀석은 너무 발라당 까져 보이니깐.. 흐흐.. 그래 내게도 비장의 무기는 있다 이거야. 순진한 얼굴로 사겨 달라고 하면 넘어 오겠지? 흐흐.. 벌떡. "야.. 어디가." "꽃집에. 나도 찔러 보라며." "하핫!" 이게 지금 비웃어? "야.. 김유기.. 하루에 그렇게 많이 가면.. 그 여자에가 퍽이나 좋아서 예~ 예~ 하겠다. 다음에 가. 오늘 가면 오히려 국물도 없어. 알았냐?" 헛..... 그..그래 그렇지. 제기랄.. 그래 니 똥 칼라똥이다. 니 잘랐다. 결국 다시 주저 앉자 녀석이 냉큼 나를 끌어 당기면서 재촉했다. "그러지말고 우리 고래나 잡자. 너 저번에 내가 가져온 그거 아직 안봤지?" 젠장.. 위로냐? 내 방 비디오 선반을 뒤적 거리던 녀석이 등뒤로 물었다. "야.. 그거 어쨋냐?" "거기 있잖아. 잘 찾아봐." 계속 뒤적거리면서 녀석이 뭐라 했다. "없는데?" 어휴.. 저녀석은 꼭 움직이게 만들어요. 엉금엉금 기어가서 너저분하게 쌓여 있는 비디오 사이로 그 문제의 것을 찾아 비디오 플레이어에 집어 넣었다. "여깃잖아. 니 눈은 흔적기관이냐?" "니 집이니 니가 더 잘 알아야지." 이게 어떻게 내 방이야! 내방의 가구를 뺀 3분의 1 만 내꺼고 나머지는 다 지꺼면서! 다시 돌아가 침대에 기대고 앉자 녀석도 내 옆으로 한손엔 크리넥스 통 다른 한손엔 재털이와 리모콘을 들고 와서는 자리를 잡았다. "자자~ 싸모님 판 돌아가십니다요~" "킬킬.." 지호녀석 얼굴에 어울리지 않게 가끔 웃낀단 말이야. 하아..하아..하아.. 등을 기댄 침대에 머리를 늘어 뜨리곤 기진맥진해서 널브러져 버렸다. 두번이나 해버렸더니 손까지 저리다. 그래도 비디오는 아직도 돌아가고 있다. 내가 미쳐.. 차라리 보질 말아야지. "야.. 다했냐? 넌 너무 빨라. 너 그러다간 장가가면 마누라한테 쫒겨난다." 시끄러 만년 발정기. 간신히 티슈를 뽑아서 손에 묻은 것들을 닦고 있는데 녀석은 슬금 슬금 다가와 침대에 올려놓은 내 머리 밑으로 팔을 집어 넣었다. "한번 더 뽑아 볼래? 내가 도와줄께. 지금 부터라도 연습을 시켜 둬야지. 나중에 사랑받지." "건딜면 죽어. 손가락 하나 데지마." 가뜩이나 몸에 힘이 다 빠져 버렸는데 녀석이 자꾸 음흉스럽게 몸을 붙여 들었다. 미친자식.. 오늘 따라 이 녀석 왜 이래? "박지호. 경고 했다. 건들지 말라고." "그러지 말고 한번 더 해봐. 너 아냐? 너 스스로 하는 것 보단 남이 해주면 더 느낀다." 그렇겠지. 하지만 남자인 니가 만지는데 좋아할 변태가 어딧냐? "시끄러.. 할려면 니꺼나 만져. 난 됐어." 내 경고에도 불구하고 내 가운데로 미끌어 지는 녀석의 손을 피해 몸을 옆으로 휙 돌려 버렸다. "일루 와 봐. 내가 기분좋게 빼줄께." 이 자식이 정말 오늘 따라 왜이래? 문득 집힌 티슈 박스를 다짜고짜 녀석의 면상에다가 던져 버리곤 소리쳤다. "비됴 갖고 니 집에나 가버려 이 변태 자식아!" 박스 모서리에 얼굴을 맞아 버렸는지 한동안 아파서 문지르던 녀석은 대려 씨익 웃으며 다가왔다. "느끼는게 무섭냐? 너 그거 병된다. 잘못 하다간 발기 부진 될 수 있어. 그러지 말고 이리 와 봐." "너 미쳤냐! 나 정말 화낸다!" 그 꽃집 소녀 뺏겼을때도 이렇게 화가 나진 않았었는데 지금은 그야 말로 폭발 직전으로 뭔가 기분이 나빠서 참을수가 없을 지경이다. 솓구치는 성질에 씩씩 거리고 있는데 녀석이 알아서 구겨져 들었다. "알았다 알았어. 짜식.. 도와 준다고 해도 그러네." 라고 말한 녀석은 비됴를 끝가지 보고 갈 심산으로 연신 오오.. 거리고 있었다. 게다가 내가 미치게도 녀석이 고래 잡으면서 질르는 신음 소리에 머리가 쥐가 날 지경이다. 젠장.. 나도 이미 두번이나 해 버렸는데, 나 먼저 끝났으니 그만 하라고 할수도 없는 노릇이고. 어쩌겠냐.. 다 능력 차이인데.. 우라질.. 녀석 되게도 길게 하네. 싸모님 정리하시는데도 녀석은 터뜨릴 생각을 안하고 열씸히도 손을 움직이고 있다. 에휴.. 저녀석한테 티슈값이라도 단단히 받아 내야지. 게다가 방 사용료라도. 나도 더이상 우정, 우정 노래 부르지 않을 꺼라 이거야. 어떻게 친구가 찍어놓은 여자를 가로채냐? 우라질 자식. 순간 녀석이 절정에 달았는지 진한 소리를 내며 뿜어 댓다. . . . . . . . . . . . 뭔가.. 알수 없는 소름이 돋아 버렸어. 헉헉 데는 숨으로 티슈 통을 찾아 두리번 거리던 녀석은 나와 눈이 딱 마주치더니 씨익- 웃어 보였다. "왜 부럽냐? 이리와 근사하게 뽑아 준다니깐." 미친자식.. 뒈져라... -------------------------------------------------------------------------------- 친구란 슬픈것과 기쁜것을 서로 나누는 사이라고 배웠다. 하지만 나는 친구란 기쁜것은 서로 나누고 슬픈것은 나만 가져야 하는 사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이 바로 싸나이의 진정한 우정이다. 그리고 진정한 사나이는 친구를 사귄것을 절때 후회 하지 않는다. 멋찐 싸나이 김유기! 무슨 일이 있어도 박지호를 친구로 둔것을 후회하지 않는다! 우리는 영원한 친구다! [싸나이의 우정] 의리에 살고 의리에 죽는다. #2 "뭐 먹을 꺼냐?" 음.. 뭘 먹을 까나.. 물끄럼히 올려다 본 메뉴판. 저것도 맛있을꺼 같고 저것도.. 저것도.. 으음.. 뭘먹냐. "빨리 골라. 우리 차례 다왔어." 재촉하지마! 좀! 망할 박지호. 니는 맨날 빅맥을 먹으니깐 문제 없다고 하지만 나는 아니라고! "잠만.. 아직 못 골랐어." "뭘 드릴까요?" 아이고 잠만요.. "빅맥세트 하나하고 너겟세트 하나요." 헉! 이자식이! "음료수는 무엇으로 드릴까요?" "콜라요." "야,박지호! 뭐냐! 누가 너 맘데로 너겟 시키래!" 우라질! 지 맘데로 시키다니! 난 오늘 그거 먹고 싶지 않단 말야! "어짜피 고르다 고르다 못해서 너겟 시킬꺼잖아. 가서 자리나 잡아." 윽...쫑알 쫑알 시어머니. 맨날 잔소리나 해대고. 피척하면 지맘대로 다 해대지, 내 말은 콩으로 메주를 쑨다고 해도 안믿지, 내가 왜 저런 자식을 친구라고 두고 있는거지? 2층에 올라가 창가에 잡은 자리. 턱하니 엉덩이를 깔고 앉아서는 길거리를 내려다 보았다. 흐으음.. 다들 바삐도 사는구나. 라고 이런저런 잡생각을 하고 있는데 마침 녀석이 햄버거가 들린 쟁반을 갖고 올라오고 있었다. 앗! 헌데 혼자가 아니다! 그녀다! 나의 아름다운 꽃집 아가씨! 저애가 무슨일로 같이 올라오는거지? 우연히 만난건가? 아님 불러..낸거야? 제기랄! 나도 한번 찔러 보라며! 말은 그렇게 하고 이미 대놓고 사귀고 있는거 아냐! 나쁜자식! 녀석은 내가 야리고 있는 것을 발견하고는 밝게 웃으며 다가왔다. "마침 앞을 지나가더라고. 그래서 같이 먹자고 불렀어. 혜진이는 여기 앉어." 아.. 우연히 만난 거구나.. 혜진이란 애한테 맡은 편 자리를 내주고는 지는 내 옆에 앉았다. 임마! 그렇게 엉덩이 붙이고 앉지마! 으으.. "안녕하세요? 권혜진이라고 해요. 지호 오빠 친구죠?" 그럼..친구지 애인이냐. 꾸벅.. 왠지 쑥쓰러워서 얼굴이 빨갛게 달아 오르고 말았다. 으으.. 여자랑 그것도 이렇게 마음에 둔 애랑 얘기 나누는건 처음이야. "안녕하세요. 김유기라고 합니다." 내 이름을 들은 그녀는 반가운 얼굴을 했다. "아아~ 지호 오빠네 앞집에 산다는 그 오빠구나~ 얘기 많이 들었어요." 에? 내 얘기를? 누구한테서? 지호한테서인가? 겨우 어제 처음 만나놓고.. "아..네.." 엉겁결에 머리를 긁적이며 대답하니 지호자식이 비웃는다. "킬킬.. 야.. 네긴 뭐가 네냐? 혜진이는 울 엄마 친구 분 딸이야. 우리 엄마가 맨날 꽃사오는 꽃집이 얘네 집이야." 헉....... 이!!!!!!!! 이!!!! 우라질!! 망할자식! 그럼 알고 있었던 사이란거 아냐! 이..이자식이! 죽을려고! 어딜 사람 놀려! 아는 사이면서 지가 꼬신것 처럼 사람 죽사발 만들어 놓고! 이 인간 말종! "하핫.." 헉.. 혜진이가 내 얼굴 보고는 웃었다. "유기오빠 재밋어요. 표정이 풍부해서 무슨 생각을 하는지 다 보일.. 어머. 죄송해요.. 실례한건 아니죠?" 헤죽.. "아니에요.." 이야.. 가정 교육까지 잘 받았구나. "오빠, 말 놔요. 한살차이인데." 우아.. 가까이서 보니깐 더 이쁘다. 그럼.. 녀석하곤 이미.. 그러니깐 부모님 때문에 아는 사이였었다는거니깐.. 나.. 정말 댓쉬해도 되는건가? "저기.." 꿀꺽.. 말하자. 사귀자고 말하자. "네?" "저기.. 남..남자 친구.. 있어요? 없으면.. 저기.. 나는 어때요?" 내 질문에 혜진이의 눈은 동그래 지고 내 얼굴은 빨갛다 못해 피가 흐를 정도가 되어 버렸다. 순간.. 쿠욱.. 하고 녀석이 감자 튀김 하나를 내 얼굴에 콕콕 찌르는 것이 아닌가. 뭐..냐.. "이런.. 안찍히네. 케찹이 아닌가 봐." 헉....... 망..망할자식! "푸훗! 핫핫핫핫!!! 재밋어.." 그녀가 웃는다. 으으.. 미치겠다. 이 망할자식 때문에 쪽팔려 못살겠다! 고개는 점점 수그려 드는데 이 미친 자식은 계속해서 내 얼굴에 감자 튀김을 찔러 대고 있다. 그만좀해! "하지마!" 휘익- 휘두른 손에 녀석의 프렌치 후라이가 날라가 버렸다. "야.. 먹는거 버리면 죄받아." 남이사! 그러길래 누가 자꾸 찔르래? "아으.. 오빠들 너무 재밋다. 아이고 배야.." 이게 뭐냐.. 웃음 꺼리만 되고.. 그래도! 이 기회에 확실히 대답을 들어야 한다고! "저기.." / "이번주.." 엇.. 동시에 말했다. "아.. 오빠 먼저 말하세요." "아니.. 먼저 말하세요." 감히 얼굴을 확인 하질 못하겠다. 너무 부끄럽다고. "이번주 일요일에 계획 없으면 우리 에버랜드 가요. 입장권 마침 들어 온게 있는데, 오빠들이랑 가면 정말 재밋겠다. 네? 가요~" 하핫.. 놀러 가잰다. 그것도 같이.. "내 친구랑 갈려고 했는데, 단 둘만 가면 재미 없잖아요. 오빠들도 같이 가요." 하하... 하하하하하.. 기뻐. "좋은거죠?" 좋다고 대답할려고 입을 벌리는데 지호자식이 대뜸 중얼 거렸다. "난 별로.. 에버랜드엔 재밋는거 없어." 그래 넌 빠져라. 히히히히히... 같이 가잖다. 에루와~ 지화자 좋구나. "에이-. 그러지 말고 지호오빠 같이.." "난 갈래." 지호를 달래고 있는 혜진이의 말을 잘르면서 헤죽 거렸다. 좋은걸 어쩌냐? 좋은걸.. 데이트라는데. 히히히.. 난 갈꺼야~ "너 그런데 별로 안좋아 하잖아." 짜식 꼭 좋아서 가냐? 나의 꽃집 아가씨가 가자고 하잖냐. 그럼 가야지 별수 있겠어? 막상 가겠다고 약속을 하고 헤어 졌지만 집에 돌아오는 내내 생각해 보니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지호녀석 정말 안가면 어쩌지? 나 혜진이랑 잘 알지도 못하는데.. 물론 아까는 녀석 안 간다고 해서 좋아는 했지만, 나는 혜진이랑 친하지도 않고 게다가 그 친구도 온다는데.. 과연 스스럼 없이 놀수 있을지나 걱정이다. 지호가 끼면 덜 어색할텐데.. 어느때 처럼 내방에 들어 앉아 담배를 꼬나물고 티비를 보는 녀석에게 슬금슬금 다가갔다. "지호야.." "어." 이녀석아.. 나 좀 돌아 봐라. 친구님께서 할 말씀이 있으시다잖냐. "지호야.." 살짝 흔들어 본 녀석의 팔. 힐끔 쳐다봐 줬다. "왜?" "같이가자." 내말에 담배를 한모금 빨아들이 녀석은 길게도 연기를 내뿜으면서 대답을 미루고 있었다. "같이 가면 재밋을 꺼야. 응? 너 안가면 무슨 재미로 노냐." "싫어. 너나 가." 윽.. 매정한 자식. 니가 그러고도 친구냐? 그렇게 차갑게 하나뿐인 친구의 부탁을 거절하다니.. "혜진이는 너랑 친하잖아. 난 잘 모르는데. 너 없으면 좀 그렇다 응? 그러지 말고 같이 가자." 나의 간곡한 청에 녀석은 드디어 고개를 돌려 날 빤히 쳐다봤다. "뭐 해줄껀데?" 헉... 뭘 해주다니..친구사이에 꼭 뭐가 있어야만 들어주냐? "밥 살께." 눈도 안 깜빡이고 내 얼굴을 바라보고 있다. 으.. 임마 그렇게 쳐다 보지마. 너가 그렇게 쳐다보면 할말도 들어가 버린다고. "고작 밥이냐?" 윽.. "다른 비용도 델께." 녀석 되게 치사하게 구네.. 에라이 치사 빤쓰야. 내 더러워서 그만둔다. "돈은 나도 있어." 그럼 대체 원하는게 뭔데? "뭐가 갖고 싶은데?" "너." ................뭐? 뭐라고? 뭐라고 했냐 시방! 동그래진 내 눈을 들여다 보던 녀석은 싱겁게 고개를 돌려 버렸다. "됐다 농담이다." 허헐.. 심장 떨어지는줄 알았잖아! 이 변태 자식! 농담을 해도 좀 골라가면서 해라! 화들짝! 갑자기 날 휙- 하고 다시 쳐다보더니 얼굴을 들이 밀었다. "가주는 대신에.. 서로 해주기." "에? 뭘 해주는건데?" 뭘 해주자는건지 감이 안잡혀 눈만 꿈뻑여 댓는데도 녀석은 한동안 대답도 안해준다. 내 덩그런 눈을 보고는 녀석이 피식- 웃었다. "그거 있잖아. 이렇게 하는거." 라고 하며 내 다리 사이로 손을 가져가 데더니 뭘갈 움켜 쥐는척 하고는 위 아래로 움직...헉!! 지금 시방 서로 고래를 잡아 주자고 하는 것이냐? 이.. 이... 변태자식! 나가 뒈져라! 화들짝 녀석에게서 떨어져 앉아서는 소리쳤다. "미쳤냐? 그런걸 해주게?" 녀석 힐끔 거리며 나를 한번 처다보고는 재털이에 담배를 비벼 껐다. "싫음 말고." 내 더러워서 너 한텐 다신 부탁 안해! 내가 같이 가자고 다시 묻나 봐라! 내 그러면 손에 장을 지진다! 잠시 찾아온 정적.. 박지호..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이 비디오로 다가가선 열씸히 뒤적 거리기 시작했다. "어저깨꺼 찾는거야? 그거 안 돌려 놨어." 엉금엉금 기어가 참견을 하는데, 순간 뭔가 눈앞에 검은게 휘익! 하고 날 덮쳐 눌렀다. 으악! 이 자식! 그래서 지금 한판 하겠다는 거냐! 오냐! 내 상대해주마! 한동안을 씩씩 거리며 서로 조르고 누르고 씨름을 하다가 결국 나는 배를 깔고 누운 채로 녀석에게 깔아 뭉게져 버렸다. 헥헥.. 헤고.. 항복.. 항복.. 그래 내가 졌다. 자식 더럽게 힘은 좋아요. "아야야야야.. 임마 아파!" 내 비명에 녀석이 더 힘껏 내리 뭉겐다. "항복! 항복! 박지호! 니가 이겼어! 항복!" 힘들게 헐떡 이면서 바둥 거리는데 귓가로 녀석의 가뿐 숨소리가 쏟아져 들어오고 있었다. 으으.. 담배 냄세.. "야야.. 담배냄세나. 머리 저리 치워." 거칠게 귓가로 숨 소리를 헐떡이고 있는 녀석의 머리를 치울려고 팔을 뒤로 휘두르려는 순간 녀석에게 다른 팔까지 다 잡히면서 바닥으로 힘껏 내리 박혔다. "악!" 아프다니깐! 이게 무슨 레스링도 아니고.. 항복이랬더니 이자식은 도대체가 끝낼 줄을 몰라! 흠칫.. 응? "쪽.." 쪽? "쪽.." 쪽이라니.. 뭐가? "쪽.." 헉.....!!! 이!!!! 미.. 미친놈! 순간 어디서 솟구친 힘인지. 녀석 손에 잡힌 팔을 크게 휘둘러 녀석을 떨궈내 일어나 앉았다. 기가 막혀서 몸이 다 떨리고 있어. 이 자식.. 정말 미친놈 아냐? 나한테 뽀뽀를 하다니.. 아무리 장난이라지만 남자 새끼가 더럽게.. "너.. 돌았냐?" 내 물음에도 녀석 대꾸할 생각 없이 내 휘둘렀던 팔 꿈치에 찟겨난 입술을 손등으로 스윽 닦아 냈다. "야.. 박지호.. 너 미쳤냐?" 다시 한번 확인을 시켜보지만 녀석 대답도 안하고 시선을 떨군채 입술의 찢어진 부분을 혀로 조심조심 핥고만 있다. 이윽고 입이 열렸다. "아니." "너.. 이번엔 봐준다. 또 다시 그딴 장난 치면, 죽어." 내려진 앞머리 때문에 녀석의 시선이 어디를 향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뭔가.. 일자로 다물어진 입을 보니 단단히 화가 난 것처럼 보인다. 씨팔.. 화내야 하는건 누군데.. "알았어?" 다시한번 확인하듯 묻자, 지호녀석 대답없이 몸을 벌떡 일으키더니 내 방을 나가 버렸다. 쾅! 닫힌 방문.. 그리고 녀석이 지네 집으로 가버렸는지 또 다시한번 들리는 쾅! 닫히는 우리집 현관문 소리에 나는 그만 풀썩 자리에 드러 눕고 말았다. 허허허.. 하도 기가 막혀서 몸에 힘이 다빠진다. "헛..참네.." 녀석이 닿았던 느낌이 자꾸 되살아나서 허파에서 바람 빠진 소리만 나오고 있다. "하핫.. " 남자인 나한테 키스를 하다니.. 허허.. "미친놈.." -------------------------------------------------------------------------------- 우정이란 친구의 허물을 감싸 줄수 있는 것이다. 진정한 친구라면, 그 친구가 내게 무슨 잘못을 했건간에 싱거운 웃음으로 용서해 줘야 한다. 그것이야 말로 사나이의 진정한 의리고 우애이다. 영원한 친구란 모든걸 용서할줄 아는 것이다. [싸나이의 우정] 의리에 살고 의리에 죽는다. #3 텅빈 방, 주인인 내가 있어 봤자 뭔가 비어 보이는 방에 난 누워 있다. 토요일이라 일찍 들어와서는 할것없이 바둥바둥 침대위를 기어 다니는게 별로 재미가 없었다. 으으.. 녀석이 없는게 이렇게 큰 구멍일 줄이야.. 지호녀석 맨날 내방에서 뒹굴거렸는데, 그런 녀석이 없으니 방안이 너무 썰렁하다. 잘못한건 누군데 오히려 성내야 하는 사람은 난데 지가 삐져서는 발길을 끊어 버렸다. 젠장. 성질머리 하고는.. 봐준다고 했는데도 올 생각을 안한다. 학교가는거야 같이가고 오는것도 같이 오고 하긴 하지만, 학교에서도 별 말도 안 붙이고.. 옆에 들러 붙어 있기만 하면 다냐? 친구라는게 뭐야. 친구라는건.. 음.. 그러니깐.. 음.. 그러니깐.. "띠리리리리리.." 아! 전화다. 갑작스래 울리는 전화에 깜짝 놀라 버려 서둘러 받아 버렸다. "여보세요." "여보세요.. 거기 유기오빠네 집이죠?" 누구지? "네 전데요." "앗. 오빠. 저에요 혜진이." 엇! 꽃집소녀! 어떻게 우리집 전화 번호를 안거지? "아.. 네.. 안녕하세요." "에이~ 말 놓으라니깐 그러시네.. 참 내일 에버랜드 꼭 가는거죠? 안가면 안되요~ 벌써 친구한테 다 말해 놨다구요." "물론 갈꺼에요. 헤헤.." "그런데 지호 오빠는 안간데요. 내일 우리집 앞 버스 정류장에서 만나자고 전화 했더니 자기는 안가니깐 유기오빠한테 전화하라고 전화번호만 알려주고 끊었어요. 지호오빠 무슨일 있데요?" 어.. 지호녀석.. 정말 안갈려나 보다. 녀석 안가면 나도 별론데.. "아뇨. 그녀석 괜히 그래요. 내가 잘 꼬셔 볼께요. 내일 몇시에 출발이죠?" "네! 내일 저의 집 앞에서요.........." 모이는 시간을 받아적으면서 지호녀석을 확실히 데려가겠다는 다짐을 하고는 전화를 끊었다. 녀석.. 단단히 삐진건가? 어째서? 지가 먼저 그런 이상한 짓을 하니깐 내가 놀라서 처버린거잖아. 나도 내 팔꿈치가 그렇게 쎌줄은 몰랐다고. 피가 난게 대수야? 그까짓꺼 쬐끔 찟어진거 같고 괞히 투정이야 투정이. 사실.. 아직도 잊혀 지지가 않는다. 녀석이 내 입술을 빨던 그 간지러웠던 느낌이 말이다. 븅신새끼.. 왜 그런 장난을 쳐서는 사람 이상하게 만들어? 젠장.. 그나저나, 녀석을 어떻게 꼬시지? 같이 가서 놀면 얼마나 좋아. 바람도 쐬고 말야. 이씨.. 이 마음 넓은 형님이 또 가서 다독 거려줘야 한다니.. 그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지호네 집으로 향했다. 어짜피 현관문만 열면 바로 녀석네 집이다. 딩동 소리를 내며 눌린 초인종 소리에 지호네 어머니께서 문을 열어 주셨다. "어.. 유기구나. 어서와. 지호 방에 있다." "안녕하세요. 지호 자요?" 마루에서 채소를 다듬으고 계셨었는지 집안에는 풀냄세가 솔솔 풍겼다. "글쎄.. 자는건 아닐껄? 함 들어가봐." 흠.. 죽은듯이 바닥 파고 있다 이거지? 하긴 학교만 끝났다 하면 담배 필려고 우리집으로 당연스럽게 걸어 들어오던 녀석이 갈곳이 없어졌으니 시체 놀이나 할수 밖에. 녀석의 방으로 향하는 내게 아주머니께서 물으셨다. "유기 빵줄까? 아줌마가 아까 빵 구었는데. 그렇잖아도 저녀석보러 가져가서 너랑 먹으라고 했는데도. 시큰둥 하더라. 무슨일 있었니?" 피식-. 그럴 일이 있어요. "있기는요. 녀석 사춘기라서 그래요." 내말에 아주머니 깔깔 웃으셨다. "호호호호.. 그럼 넌?" 에.. 저야.. 그런건 일찍이 땠죠.. 뭐 애도 아니고 그런걸 아직까지. "에이~ 진작에 졸업했죠." 키들 거리며 벌컥 열어 졌힌 녀석의 방문.. 헐.. 녀석 지 침대에 널프러져 있다. 이런 망할놈. 형님이 오셨는데도 기척도 안하다니. "야. 박지호! 형님 오셨다." 털썩 침대에 걸터 앉아서는 엎드려있는 녀석의 등짝을 한동안 노려 봤다. 이 자식아! 사람이 왔는데 아는척도 안하냐? 어유..씨. "야. 일어나. 나왔어. 박지호. 나왔다고 김유기 왔다고." 흠.. 자는건가? 숨죽이고 한동안 녀석의 숨소리를 들어보니 자는건 아니다. "너 내일 정말 안갈래? 에버랜드 말야. 아까 혜진이가 전화 했더라. 너가 우리집 전화번호 알려 줬다며. 야. 박지호 듣는거냐?" 서먹서먹해진 사이를 딴엔 만회 해 볼려고 손수 찾아와 줬더니, 녀석 죽은 듯 엎어져만 있다. 망할놈.. "야.. 그제 있던일 없던 걸로 해 줄테니깐. 그만 일어나. 너 이제나 다시 안볼꺼냐?" 깜짝! 아이고.. 놀래라.. 녀석 기척이나 하고 돌아 누워라. 그렇게 갑자기 움직이면 안 놀랠 사람이 어딧냐? 내말에 녀석이 순식간에 일어나 앉아 무섭게 날 노려 보면서 중얼 거렸다. "없던일?" 그래 임마! 헛 들었냐? "그래.. 그냥 장난 친거 다 아니깐. 나도 잊을 테니깐. 기분 풀어라, 응?" "체-." 기가 막히다는듯 콧 방귀를 뀌며 녀석은 싱겁게 웃었다. 그래.. 그렇게 웃어야지. 따식.. 이 형님이 다 용서해 준다잖냐. "히히.. 친구 좋다는게 뭐냐. 히히.." "쳇! 친구는 무슨 얼어 죽을놈의 친구." 어쭈? 이자식이? 순간 얄미워져 버려 슬쩍 밀은 녀석의 어깨는 예상과는 다르게 버팅김없이 휘청였다. 하지만 녀석도 나의 장난을 알았는지 그저 부드럽게 미소 짓고 있다. 귀여운 자식.. 그렇게 웃으니 좀 좋아? 자자 그전일은 잊고 내일 놀러나 가자구. "내일 같이 가는 거다. 알았지?" 한결 부드러워진 눈으로 녀석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히히.. 됐다~. 나도 기분이 좋아져서 계속 녀석의 어깨를 툭툭 손으로 밀었고 녀석은 휘청이면서도 내 손을 잡을려고 히죽거렸다. 에헤헤.. 그래~ 이렇게 되야지. "야. 아줌마가 빵 만드셨다더라. 그거 갖고 우리집에 가서 티비 보면서 먹자. 어? 가자." 덥썩 손을 잡고 끌어 올리자 녀석이 쉽게 침대에서 일어나 서졌다. 이렇게 말 잘들을 껄 뭘 그리 뻐팅겼냐, 뻐팅기기는. 에휴.. 아직 애에요 애. 이상한 일로 이틀이나 삐그덕 거렸던 우리의 우정은 이로써 다시 원상 복귀 되었다. 역시 우리는 둘도 없는 친구야. 그치? 지호야? 아이고.. 삭신이야. 그넘의 탈것들.. 아무리 안정장치라고는 하지만 그게 무슨 안전 장치냐.. 온몸이 멍이겠다. 방금 타고 내린 '독수리 요새'는 재미도 하나도 없는게 사방팔방 머리만 디립다 찌어서 귓바퀴가 빨갛게 부었을 정도다. 이래서 롤러코스터는 싫어. 헌데 얘네들은 너무 좋아한다. 헐.. 무슨 여자애들이 겂도 없어. "유기오빠! 다음엔 저거 타자! 저거!" 꾸에엑~~! 미쳤어! 눈앞에서 360로 휘잉~ 휘잉~ 소리를 내며 돌아가는 허연것을 보니 벌써부터 속이 니글거렸다. "샤크..? 으으.. 난 별로." 혜진이와 그 친구 정미는 너무나 좋아서 사람들 껙껙 거리는 소리에도 벌써부터 방방 뜨고 있다. 미쳤어.. 비싼돈 내고 저런걸 왜타.. 차라리 뭔가.. 정신수양으로 좋은 그런건 없나? "에이.. 지호 오빠는? 같이 타자.. 응? 재밋을꺼 같지 않아?" 녀석도 그 샤크인가 하는걸 한동안 바라보더니 딱.......굳은 얼굴로 고개를 저었다. "난 한자리에서 도는건 별로야." 그래! 내말이 그거야! 그냥 앉아서는 휭휭 도는것 뿐이 더되? "뭐야.. 남자들이 저런걸 무서워 하고.. 치이.." 무서워 하는게 아냐! 저런건 돈낭비라고! "저기.. 우리 다른거 타자.." 겍.. 들어보시라.. 나의 이 나약한 목소리.. 쪽팔려 죽겠다. "그럼 오빠들은 여기 앉아 있어. 우리는 타고 올께." 허헐.. 포기를 모른다들.. 그래 다녀와라. 난 죽어도 저거 샤큰지 쟈큰지 절때 안타. 혜정이랑 정미가 샤크를 탈려고 서있는 줄 안에서 손을 흔드는걸 보면서 씨익 웃어 줬다. 헤유.. 다시 오자고 하면 그땐 정말이지 도망간다. 입장권은 꽁짜라지만.. 다른건 돈내고 타는것도 아까워 죽겠고.. 차라리 이돈으로 영화를 보지. 이게 뭐냐. "재밋냐?" 벤치에 쭉 늘어져 있는데 지호가 정말 재미 없다는 목소리로 재밋냐고 묻는다. "아니." 피식- 웃는 소리가 들렸다. "이럴껄 뭐하러 오자고 했냐?" 그러게 내말이 그말이야. 있는거라곤 죄다 빙글 빙글 도는 것 뿐인데.. 일부러 토할려고 온거 아닌 이상.. 사람에게 치이고 줄서느라고 치이고 이게 뭐냐. "야.. 가기전에 그거 뭐냐.. 허니문카인가? 그거 천천히 도는거 말야. 그거나 타고 가자." 내말에 녀석은 에버랜드 지도를 펼치고는 들여다 보기 시작했다. "아.. 우주관람차." "뭐?" 무슨 뜬금없이 우주관람차라니.. 무슨 이름이 그렇게 유치해? "여기.. 우주 관람차.. 헌데 쫌 걸어야 겠는걸?" "그래?" 녀석이 가르키는 곳을 들여다 보니 한눈에도 알아볼수 있는 커다란 원이 보였다. 에버랜드에선 우주관람차라고 하는군. "그럼 가는 길에 타자. 계속 뱅글뱅글 도는거만 탔더니 기분이 안좋아. 이거 천천히 도는거지? 이왕 돌꺼 느린게 좋다고." 느릿느릿하게 대꾸를 하면서 녀석 허벅지를 베고는 벌러덩 누워 버렸다. 가을 바람 으슬하게 불고 사방에선 껙껙 거리는 사람 죽어가는 소리에.. 헐.. 에버랜드.. 다신 안온다. 슬쩍 눈을 떠서 올려다본 녀석은 지도를 보던 눈으로 나를 내려다 보고 있었다. "배 안고프냐?" 녀석과 눈이 마주쳐 버린 순간 나도 모르게 튀어나간 한 마디.. 제기랄 퍽도 먹을게 들어갈수 있겠다. 울렁 거리는데 지금 먹었다간 체하고 말꺼야. "아까 먹었잖아. 그리고 너 지금 또 먹으면 나중에 토할껄? 너 잘토하잖아." 됐다. 사실 먹을 생각도 없었어. 혜진이가 탄 샤크가 돌아간다는 방송이 들렸다. 아아.. 상상만 해도 울렁 거려. "꺄아아아아~~~" 저렇게 죽겠다고 소리지를꺼 왜 타는 거야? 도대체. 몇바퀴 돌고서는 내려온 혜진이와 그 친구 정미는 하얗게 질린 얼굴로 재밋었다고 극찬을 하고 있다. 으... 얼굴 색이나 바꾸면서 말하라고. 전혀 안 즐거워 보여. "자.. 이만 집에 갈까? 하늘 흐린거 보니깐 불안한데.." 내말에 에~~~라고 했던 혜진이도 하늘을 확인하곤 잠시 머뭇거렸다. "그래도 이왕 온 거 쫌만 더 타자." 뭘 또 타! 젠장! "그럼 그... 거 뭐지?" 내가 그새 이름을 까먹자 지호녀석이 냉큼 거들었다. "우주 관람차." "어. 그래 그 우주관람차 타고 집에 가자." 바로 부정의 대답이 돌아왔다. "그건 절때 안타!" 헉............ 어..어째서 그렇게 무서운 얼굴로 그것도 동시에 .. 소리 지르는 거지? 그게 뭐가 어쨋다고.. 혜진이와 정미는 굳건한 얼굴로 아주 단호하게 나를 노려보고 있었다. "그..그래도 제일 높은데 까지 올라간다고." 그랬더니 녀석들 아까는 입마춰서 잘도 소리지르던 애들이 갑자기 각자 뭐라고 내게 자신의 과거와 우주관람차의 비리를 설명하기 시작했다. "그럼 우리가 그거 탈동안 너네들은 다른거 타면 되잖아. " 라고 지호가 열씸히 내게 항의하고 있는 혜진이와 정미의 말을 잘랐다. 금새 조용해 지네.. 눈을 깜빡이던 혜진이는 씽긋 웃으며 기분좋게 대꾸했다. "그래~ 그럼 어디서 만날까?" ............... 싫다고! 쌍쌍으로 놀려고 넷이서 왔는데 이렇게 남남 여여 떨어질꺼면 뭣하러 짝 마춰서 왔냐? 녀석을 내말은 듣지도 않고 열씸히 만날 곳과 시간을 정하고 있다. 젠장할.. 다해먹어라. 나는 그 거북이 관람차만 타면 만사 오케이야. 터덜터덜 걸어서 찾아간 우주관람차는 상상보다 꾀 컸다. 헐.. 이거 한바퀴 돌면 정말 해 지겠다.. 그래도 여기꺼 중에선 가장 탈만한걸.. 범퍼카 다음으로 말야. 헌데 이걸 왜 나는 저녀석이랑 같이 타야 하는거지? 이런건 연인이 타야 하는거 아냐? 제길.. 13번 이 쓰여져 있는 칸이 오고 우리는 그 안에 올라 탔다. 흔들.. 헉... 이..이거.. 전혀 안전한게 아니잖아!! 조심조심 숨죽이고 앉아 있는데, 멍청한 자식이 죽을려고 용쓴다. "야!야! 움직이지마! 이거 떨어진다고!" 녀석이 내 옆으로 옮겨와 맡은편 좌석위로 다리를 길게 쭉.. 뻗어 자리를 잡았다. "다시 가서 앉아. 이렇게 앉으니깐 차가 한쪽으로 쏠리잖아. 위험하다고." "안 위험해. 어짜피 이렇게 앉은 사람 많다고. 그리고 발에 땀나서 신발 벗을려고 그래." 헉.... 지저분한 자식.. 냄세나게.. 아직도 몸을 굳힌채 앉아있는 날 힐끗 거리더니 충고 했다. "너도 신발 벗고 편히 앉아. 어짜피 오래 도는거니깐.. 그렇게 앉았다간 견디지 못할껄?" 으음.. 하긴 녀석 앉은 폼을 보니 편해 보이긴 한다. 나도 운동화를 벗고 다리를 뻗어 몸을 늘어 뜨렸다. 머리까지 뒤에 대고 앉아서는 창밖으로 하늘을 올려다 보니 눈이 시리다. 흐음.. 정말 편하군. "너.. 혜진이랑 정말 사귈생각 있는거냐?" 뭐? "글쎄.. 이쁘고 귀엽긴 한데.. 뭔가 숨어서 볼때하곤 다른거 같아. 막상 같이 놀아 보니깐.. 음.. 뭐랄까.. 음.. 그런거 있잖아. 상상한거하곤 좀 다르다.. 라는거. 뭐 이상하다는 뜻은 아니고." "알아.. 사실 혜진이 곱게 생겨서 얌전해 보이긴 하지." 그래 내말이 그말이야. "그냥 꽃집 소녀일때가 더 완벽했어. 킬킬.." 녀석도 킬킬 거렸다. 그 웃음 소리를 들으며 몸을 쭈욱 늘리며 기지개를 폈다. "으으.. 좋구나.. 이렇게 편히 앉아서는 사람들한테 치이지 않아도 되니.. 빨리 집에나 가고 싶다. 야.. 집에 가거든 비됴나 빌려보자." "그래." 고개를 돌려 위치를 확인하니 아직 사분의 일도 못왔다. 허..허..참.. 되게 느리네. 두리번 거리다가 문득 마주친 눈.. 저번에 그 일이 생각나 황급히 고개를 돌리는데 녀석에게 딱 잡히고 말았다. "어이.. 뭐..냐." "가만히 있어봐." 응? ............................!!!!!!!!!!!!! "읍!!! 읍!!!" 겨우 떼어낸 입술에 대뜸 욕이 쏟아져 나왔다. "이자식 또 지랄이야! 너 또 이러면 죽는댔지!" "가만히 있어. 그렇게 바둥거리면 이거 떨어진다." 헉............... 꿀꺽.. 미치겠다.. 괜히 이런걸 타서는! "싫어! 하지마! 무슨 남자가 징그럽게 키스야! 키스는! 싫다고!" "어때.. 보는 사람도 없는데.. 안그래?" 헉....... 그..그럼 내 방에선 보는 눈 있어서 싫다고 발광한거냐? "보는 사람 없어도 싫어! 하지마! 이 변태 자식아!" "키스 뿐인데 어때. 나쁘지 만은 안잖아. 안그래?" 윽... "박지호.. 뒤지게 맞고 싶냐?" "아무리 그렇게 말해도 여기선 못때리겠지?" 미치겠다.. 이 녀석 아예 작정하고 탄거야. 제기랄! 뭐 이딴 미친자식이 다 있어? 하지마!! 싫은건 싫은거야! 하지말라고 꾹 다문 입술을 녀석이 턱을 내려 억지로 벌리려고 하고 있다. 가뜩이나 정신 없는데 녀석의 다리가 자꾸 다리 사이를 파고들고있어서 머리가 어떻게 될 지경이다. "읍.." 이윽고 뚫고 들어온 혀에 그만 맥이 탁.. 풀리고 말았다. "응.." 아.. 몸에 ... 힘이 빠지고 있어. 녀석은 열씸히 코로 숨을 내쉬면서도 내 입에서 떨어지질 않는다. 엉킨 혀처럼 내 온몸을 부등켜 안은 녀석의 몸안에서 나는 그만 흐느적 거리고 말았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는지 모를 정도로 서로 몸을 비비며 빨고 있는데 순간 멀리 들리던 소음이 다시 가까워 오고 있는걸 알아챘다. 번쩍 깨버린 정신에 화들짝 놀라 녀석을 밀어 젖히자 너무 손쉽게 내 몸에서 떨어져 나갔다. 쿵.. 하고 벽에 녀석의 등이 닿은 소리가 났다. 고개를 돌려 밖을 내다 보니 다섯칸 후면 우리가 내릴 차례다. 헉.. 큰일날 뻔했다. 혹시.. 보고 있던 사람은 없겠지? 몸을 고치고 앉아 신발을 주어 신을려고 하는데 손이 떨려서 마음대로 안된다. "잠깐만. 내가 신겨 줄께." 하아.. 하아.. 박..지..호.. 이 변태 개자식.. 신발을 두짝다 신겨 준 녀석은 지도 원래 자리로 돌아가서는 신발을 주어 신었다. 아으.. 몸에.. 몸에 떨림이 멈추질 않아. 나 이러다가 미쳐 버리는거 아닐까..? 이 개자식.. 이윽고 문이 열리고 떨리는 몸을 추스려서는 겨우 그 답답한 통을 빠져 나왔다. 탁 풀리는 공기에 주저 앉고 싶은 생각 뿐이다. 내.. 내가 어떻게 이지경 까지 됐지? 으.. 모르겠어.. 아무것도 모르겠어. 비틀.. 몸이 휘청였다고 생각한 순간 녀석이 내 팔을 잡아 주었다. "야.. 조심해." 몸을 고쳐 세우고는 녀석의 손에서 탁! 팔을 빼내자 녀석은 고개를 돌려 버렸다. 개자식.. 어딘가를 열씸히 향해 걷고 있는데 또 다시 녀석이 내 팔을 잡아 세웠다. "잠깐.. 여기서 혜진이하고 정미 만나기로 했어. 기다려야지." 개자식.. 건딜지마.. 녀석에게서 멀찌감치 떨어져서는 가로등에 등을 기대고 서 있는데 마침 혜진이와 정미가 기다리는 우리를 보고는 뛰어 왔다. "오빠들~ 많이 기다렸어?" 우리를 보고 방실 거리는 혜진이의 얼굴은 왠지 짜증만 날뿐이다. 대답 없이 돌린 몸.. 무작정 에버랜드 전용버스 승강장을 향해 걷기 시작했다. 등뒤로 혜진이의 조심스런 목소리가 들렸다. "지호 오빠.. 무슨일 있었어? 우리 늦어서 유기오빠 화난거야?" "아냐.. 나 때문에 그래." 개자식.. 집으로 향하는 버스 안에서 나는 창밖만 내다 보면서 한번도 입을 열지 않았다. 그냥 아무 생각도 하고 싶지 않고 나지도 않는다. 녀석도 내 옆에 앉아서는 한마디 안하고 있다. 개자식.. 개자식.. 갈아탄 마을 버스에서 내리는데 때마침 아까부터 어둡던 하늘이 일을 저질렀다. 그래도 에버랜드 있는데는 이정도는 아닌거 같았는데 서울은 몇번 이미 비가 왔었었나 보다. 혜진이랑 정미는 꺅꺅 거리며 서둘러 자기네들 집으로 뛰어 가버렸고 그걸 바라보다 나는 휙하니 집을 향해 걸었다. 빗줄기가 점점 강해지더니 이젠 아예 쏟아 붙고 있다. "흐윽.." 문득 멈춰진 걸음.. 이유도 모른채 나는 울고 말았다. 제기랄.. 남자가 쪽팔리게 길거리에서 울다니.. 나를 따라오던 녀석이 내가 우는거 확인했는지 옆으로 늘어 뜨려진 내 손을 잡고는 성큼 성큼 집으로 향해 끌었다. 개자식.. 이 손 놔! 추위에 바들바들 떨리는 입술로 들어선 빌라의 입구는 어두운 날씨때문에 더더욱 춥게 느껴진다. "추워.." 제길.. 개집애 마냥 덜덜 떨면서 춥다고 광고 까지 하게 되다니..하지만 어쩔수가 없었다. 입이 지 맘데로 움직인걸 어쩌란 말야. 지호가 내 질린 얼굴을 돌아보고는 더욱더 빠르게 걸음을 옮겨 층계를 올라갔다. 이윽고 다다른 집. 현관 열쇠를 내 대신 따준 녀석이 서둘러 나를 끌고 들어가 욕실에 처 넣었다. 따뜻한 물인거 같은데도 너무 뜨겁게 느껴지는 물줄기가 지탱하기 힘들정도로 몸을 떨게 만들고있다. 젖어 달라붙어 있는 내 옷들을 벗기는 녀석을 도우면서 바들바들 떨고 있는데 문득 녀석이 얼굴에 달라 붙은 내 머리카락을 뒤로 넘겨주며 내 이름을 불렀다.. "유기야.." 나를 바라보는 두눈이 왠지 아파 보인다..는건 나만의 착각인가? 내이름을 불렀던 입술이 다시 움직였다. "사랑해..." "................" -------------------------------------------------------------------------------- 우정이란 모든것을 포용할수 있는 넓은 가슴으로 안아주는 것이다. 그리고 언제나 안아줄수 있는 준비가 되어 있는 것이다. 비록 친구가 어떠한 모습으로 서있더라도 스스럼 없이 내 자신을 염려하지 않고 포옹해주는 것이 바로 진정한 우정이다. 진정한 우정을 위해 나 한몸 아끼지 않는 모습.. 그것이 바로 싸나이다. 나 사나이 김유기, 하나뿐인 진정한 친구를 위해 이 한 몸 받칠 각오가 되어 있다. [싸나이의 우정] 의리에 살고 의리에 죽는다. #4 "사랑해..." 헉.. 미..미친자식!!! 이게 무슨 개똥 시나락 까먹는 소리냐.. 개자식.. 사랑한다니 누굴! "유기야, 사랑해.." 드드드득...!!! 소름이 돋았다! 뭔가를 더 생각할 틈도 없이 나는 그만 녀석을 벌컥 밀어 젖히곤 베스탱크를 뛰쳐 나오고 말았다. "쿵-!" 어.. 녀석 또 부딪혔네. 내가 민 힘에 그만 벽에 쎄게 부딪히고는 아픈지 그 자리에 주저 앉고 있었다. 전혀 미안하지 않아! 그 자리로 뒤도 안돌아 보고 욕실을 나와 황급히 방으로 뛰어 들어 문을 잠궜지만 이놈의 심장은 아직도 미친듯이 뛰고 있다. 이유도 없이 숨은 가쁘지.. 비 맞은거 때문에 몸은 으슬으슬하지.. 게다가 머리는 아까 부터 멍해서........아...... 맞다.. 오늘.. 방문 고리를 잡고 주저 앉아서는 그만 그 엄청난 것을 떠 올리고 말았다. 내가 녀석과의 키스에 정신이 팔렸었다는 거 말이다. 으으..... 내가 어떻게 이지경 까지 됐냐. 저 박지호, 개자식 때문에 미쳐 버리다니. "찰칵." 움찔. 아.. 문닫히는 소리를 보니 녀석이 집에 돌아갔나 보다. 후유.. 다행이야.. 암 다행이고 말고.. 저번엔 그래도 웃음이 나왔지만 이번엔 하도 기가 막혀서 웃음도 안나온다. 미친자식.. 사랑한다라니.. 대체 그자식은 무슨 생각을 하길래 나한테 그런 미친 소리를 다하는 거냐.. 게다가 오늘 정말 쇼크였다. 지호녀석은 원래가 싸이코라고 하지만.. 난.. 난.. 정신을 차리지 못할 정도로 키스에 빠져 버렸었다고! 제기랄! 뭔가 분하고 기가 막혀서 눈물 뿐이 안나온다. 미친놈.. 서로 만지자고 했을때 부터 알아 봤어야 했어. 게다가 처음부터 그녀석이 먼저 키스 해왔잖아? 원하는게 뭐냐고 하니깐 나라고 하기도 하고.. 그녀석 진심인건가? 혹시.. 지호.. 녀석.. 게이인건가.. 남자하고만 한다는 게이. 윽.. 더러워.. 나도.. 더럽다. 이게다 그 개자식 때문이야. 내가 더러워 진건 그 자식 때문이라고! 난.. 난 그런 놈이 아니었어. 난 정상이었다고.. 지호녀석이 나한테 키스하고 만지니깐.. 나도 순간 이상해 져 버려서 기분 좋다고 생각했었던거 아냐. 덜덜덜덜...살을 타고 흐르던 물때문에 추워 졌다. 게다가 소름까지 돋아서 살이 아프다. 겨우 일어나서 옷을 주어 입고는 문을 살짝 열어 녀석이 집안에 없음을 확인했다. 다시는 만나고 싶지 않아. 왜냐면.. 난 더이상 더러워 지기 싫으니깐.. 난.. 게이 따위는 되기 싫으니깐. 욕실에 널브러져 있던 젖은 옷들을 세탁기에 넣어 버리곤 침대에 쓰러지듯 누워 머릿속에 있는 것들을 말끔히 지우기 위해 노력했다. 그래.. 난 지호녀석을 만난적도, 그 녀석하고 친구인적도 없는 거야. 난 게이가 아니라고.. 뒤척.. 뒤척.. 으으.. 몸이 불덩이다. 아까 약 먹었는데도 이놈의 열은 내릴 생각을 안하고 있어. 아무래도 비를 많이 맞아서 감기를 든 모양이다. 엄마가 저녁때 슬쩍 내 방에 들리지 않았으면 정말 골로 갈 뻔했다. 추워.. 아니 더워.. 아아- 몰겠다. 녀석도 비를 맞았는데.. 아악!!!!!!! 내가 왜 그따위 게이녀석을 걱정해줘야 하는거지? 게이는 감기도 안걸린다더라! 됐냐! 김유기! 게이는 네버다이라고! 신경 꺼! "콜록.. 콜록.." 뭐.. 하긴 녀석 건강만은 한수 위니깐 괜찮을 지도.. "박 지 호.. 콜록! 콜록!콜록! 제기랄.." 이놈의 감기... 뒈져라. "많이 아프냐?" 응? 아.. 지호인가 보다. 녀석의 손이 내 이마를 짚어 보고 있었다. 녀석 문병 왔나 보다. 눈을 슬쩍 떠 보니 이미 저녁인지 어둑해 있다. 바보 같은 녀석.. 방에 불이나 키고 앉아 있지. "내일은 병원에 가서 주사라도 맞아. 약 갖고 되겠어?" 왠지 기분이 좋아졌다. 아.. 역시 아플땐 챙겨 주는 사람이 있어야 하는거야. 키들.. 흐뭇하게 미소를 짓고 있는데 평소 별로 말을 많이 하는 부류가 아니었던 녀석은 계속해서 주절이고 있었다. "너네반애들이 너 아파서 못나온다니깐 차에 치었는줄 알더라. 그래서 감기라니깐 폐병으로 알던걸? 당분간 나오게 하지 말라고 신신당부를 하던걸." 망할것들.. "킬킬킬... 콜록.. 콜록!!" 에고 이놈의 감기.. "심하게 걸렸구나? 유자차 타줄까? 목마르지? 따뜻한거 마시면 좀 나아 질꺼야." 오냐..오냐.. 얼렁 타와라. 그제서야 방안에 불을 키면서 나가는 녀석의 등을 보며 난 순간 숨을 멈춰야 했다. 아악!!!!!!!! 잊고 있었어!! 저 녀석이 게이라는거!! "콜록! 콜록콜록콜록콜록...!!!" 아아.. 나 죽는다. 그래.. 일단은 아쉬우니깐 녀석의 간호를 받고.. 다 나으면 멀리하자. 암~ 세상은 야무지게 살아야 하는 거야. 설마 게이가 타준 유자차 마시고 죽기나 하겠어. .......... 게이가 될지도.. 켁.. "뜨거워 조심해서 마셔." 녀석이 끓여온 유자차를 후- 후- 불어 식혔다. "후루루룩.. 음~ 좋군." 뜨끈한게 몸에 들어가니 왠지 살것 같다. 이놈의 감기만 아니었으면 처다도 안볼 유자차인데 지금은 너무나 맛있어져 버렸어. 후룩 거리면서 열씸히 마셔대는 날보니 녀석도 흐뭇 한가보다. 하긴 지가 손수 끓여온걸 잘도 넙죽 넙죽 받아 처먹으니 얼마나 기쁘겠어. 게다가 난 저녀석이 사랑한다던 녀석 아니냐. 일단 낫기만 해봐라. 니하곤 안면 몰수 한다. 움찔.. 녀석이 내 목에 있는 머리카락을 떼 내었다. 사실 아무 생각 없었지만 녀석이 손을 덴다니깐 화들짝 놀라 버렸다. 녀석도 내가 움찔한거 느꼈었는지 천천히 손을 거두고는 멋쩍은 얼굴로 시선을 돌렸다. 아으.. 숨막혀!! 제기랄! 내가!! 이 김유기님이!! 감기 다 나을때 까정 좀 가만히 있을려고 했는데! 도저히 숨이 막혀서 못견디겠다! "야.. 박지호.." "음?" 이번엔 녀석이 움찔한다. "나.. 게이 아니다." ". . . . . . . . . . . . . . 그래.. 알아." "나! 게이 아니라고! 콜록! 콜록콜록!" "알아 임마. 안다니깐.." 넘칠뻔한 컵을 뺏아 들고는 내가 기침이 멈출때 까지 기다려 주었다가 다시 건네 주었다. "마저 마셔. 그래도 아까보단 기침 소리가 좀 낫다." "나 게이 아니라니깐.." "안댔잖아. 안다고." "그러니깐 나한테 이렇게 잘해주지 말라고. 잘해줘 봤자. 내가 게이가 되진 않아!" 녀석 잠시 멍청해졌다간 툭하고 실소를 터뜨렸다. "훗.. 유기야.. 너 얼굴 빨갛다." 윽..... 진지하지 않은 녀석.. 에휴.. 이걸로 무마가 된건가.. 녀석도 나 포기 했나 보다. 게이가 아니니깐.. 아니라는거 안다고 말하는거 보면 분명히 날 포기한게 맞다. 다행이야.. 그래도 1살때부터 알아온 친구인데.. 가장 친한 친구인데, 없어질뻔 했어. 녀석도 이제 나 게이 아닌거 아니깐.. 이상한짓 하지 않겠지. 누가 아냐? 녀석도 나중에 정상으로 돌아올지.. 안그래? "으으..." 주사 잘못 맞았나 보다. 더럽게 아프네. 음.. 사실 감기 기운은 좀 가셨지만 말이다. 그 망할 간호사 아줌마가 퍽으로 잘도 주사를 놔 줘서 엉덩이가 시퍼렇게 멍이 든거 같다. 건딜기만 하면 아프다고. 씨불. 하나가 좀 낫다 싶으니깐 다른게 지랄이로구나. "띠리리리~" 아 지호 녀석 학교에서 돌아 왔나 보다. 녀석의 누른 초인종 소리를 쫒으며 어기적어기적 열씸히 문을 열기 위해 걸어 갔다. 헌데 이놈의 자식은 왜 학교 끝나고 바로 우리집으로 오는거야? 집도 절도 없나? "좀 괜찮...어? 너 왜그래..?" "주사 잘못 맞았나 보다. 엉덩이에 손도 못데겠다. 젠장 의사만 돌팔이가 아니었다고. 간호사도 돌팔이었어." 문에서 손을 떼고 다시 어기적 어기적 방으로 돌아가는데 녀석이 물었다. "오늘 병원 갔었구나.. 몸은 좀 어때?" "제길! 헛들었냐! 아프다잖아!" "다행이네.." 악!!!!!!!!!!! 뭐가 다행이야! "역시 병원 가는게 빠르지. 유기야. 튀김 사왔다. 먹자." 저녀석은 친구라는게 친구 엉덩이가 반이 썪어간다고 해도 알아 처먹질 않아요. 우라질.. 듣는척도 안하고 방으로 열씸히 어기적 걸어들어가 침대에 엎들여 뻗었다. 곧 녀석이 접시에 사온 튀김과 포크 간장을 갖고 들어와 침대 옆에 앉았다. "야. 여기.." 하나 꼭찝어서 주는걸 냉큼 받아서는 오물오물 거리고 있으니 녀석이 궁금해 했다. "멍 들었냐?" "몰라... 안보여서 못봤어. 볼려고 허리를 살짝 비틀기만 해도도 아프다고." "엄살은.." 악!!! 이 말아 먹을 자식! "아프다니깐! 거기가 곪았을지도 몰라! 한번 볼래? 분명히 푸르딩딩하다 못해 썪어 들어가고 있을꺼라고!" "그래 함 보자. 얼마나 퍼런지." 제기랄! 내가 뭔가 먹을때는 냄세 안풍길려고 했는데! 저것이 꼭 끝을 봐요! "윽.. 야야.. 아파서 못내리겠다." "내가 내릴께. 손치워봐." 녀석에게 내 바지를 양보하고 내리기 편하라고 허리를 살짝 드는데.. 헉........ 생각나 버렸다. 아아아아아악!!!!!!!!!!! 김유기!!!!!!!!! 게이한테 엉덩이를 보여서 뭐할꺼야!! "히야~ 심하네.." 윽.. 그럴줄 알았어. 썪어가는 거라고. "그치? 심하지? 엄살 아니라고. 이것이 아프다니깐 개 뻥으로 아나." "냄세가 심하네.." 헉... 이자식이!! "그리고 썪기는 뭐가 썪냐. 멀쩡한걸.. 요크셔 처럼 빌빌 거리기나 하고. 야야.. 사내자식이 그렇게 엄살이 심해서 어떻게 사냐?" 벼락을 쳐 맞아도 현찮을 녀석은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내 고귀하신 엉덩이를 철썩 하고 쳤다!! 아아아아아아악!!!!!!!!!!!!!! "아파!!!!!!! 야! 박지호 너 뒈질래!!" "그것봐 멀쩡하네. 아프다는 녀석이 그렇게 펄펄 날뛰냐?" 헉..... "아냐.. 나 아파." 금새 한풀 꺾여서는 입을 다무는 날 보며 녀석이 설래 설래 고개를 내리 저었다. "단순한 녀석.. 어서 먹기나 해라. 식겠다." "아프다니깐.." "알았어.. 어여 먹기나해." 제길.. 믿는 눈치가 아냐. 귀찮아 하고 있는 거라고. 제길.. 엄살 아니라니깐. 음.. 아무래도 썪는 모양이다. 정말로... 거기가 곪고 있는 모양이야. 그런거 있잖는가 심장이 뛸때마다 욱씬.. 욱씬.. 하고 쿡쿡 쑤시는거. 거기가 그렇게 아프다. 더듬더듬 손을 뻗어 수화기를 들고 열씸히 눌러 뎃다. "여보세요.." "야. 지호야. 형님 죽는다." "뭐?" 하아 꼭 설명을 해야 들어 먹냐. "거기가 썪어 들어가고 있다고. 확실히." "잘자라." "야! 임마!" 바로 끊겨 버리는 전화에 기가 막혀서 다시 열씸히 번호를 눌렀지만 녀석은 다신 받을 생각도 않는다. 우라질자식.. 그래 다 알겠다 임마.. 내가 게이가 아니라서 신경 끊는다는 게냐? 븅신같은 자식! 니같은걸 친구로 둔 내가 불쌍하다! 다시 재 다이얼을 누루는데 초인종이 울렸다. 어.. 녀석 온건가? 전화는 받지도 않고 잘도 뛰어 오는군. 가까스래 일어나 어기적 거리면서 현관을 열었더니 예상대로 녀석이 떡하니 버팅기고 서서는 내려다 보고 있다. "걸을수 있는거 보니깐 아직 죽을려면 멀었군." "정말 아프다고. 아무래도 곪나봐." 내 울먹이는 눈을 보니 심각한걸 알았나 보다. "이상하네.. 아까만해도 괜찮아 보였는데.. 어디 다시 보자." 녀석이 시키는 대로 얌전하게 쇼파를 집고 서서는 녀석에게 엉덩이를 내밀었다. 쩔쩔매며 바지를 내리는데 녀석이 보기 딱했는지 도와 준다. 헐.. 고마운 자식. "유기야. 잘 안보인다. 아무래도 니 방가서 스탠드 켜놓고 봐야겠다." 아으.. 거기까지 또 걸어 가야 한다니.. 엉덩이가 울린단 말이다. 어그적..어그적.. 제기랄 내꼴이 얼마나 우스울까. 무슨 포경수술 한것마냥 걸어야 한다니 제길.. 내일부터 학교 나가긴 글렀군. 방에 가서는 녀석이 내 책상에서 스탠드를 뽑아 올동안 나는 침대에 걸터 업드려 잘 보이도록 자세를 잡았다. 긴장한채 녀석의 감상문을 기다리는데 통 말을 안하고 미치게도 그곳을 손가락으로 꾹꾹 눌러 보고 있다. "야!! 아파! 아프다니깐!" "여기 눌러도 아파?" 움찔.. "어. 아파." "흠.. 정말 곪나보다 멍은 안들었는데 바늘 자국 난 곳은 아주 빨갛다." "것봐.. 내말 맞지?" 스탠드를 치우면서 녀석이 말했다. "그 병원 어디냐? 뭐 주사를 이따위로 놓는 데가 다있어?" 녀석 꾀나 화난 목소리다. 헐.. 난 그냥 아픈게 신경 쓰이지 병원 일은 잊었는데. "이거 어떻게 해야 하냐.." 중얼이며 멀끄럼히 올려다 보니 녀석이 생각하는듯 손으로 허리를 집고는 잠시 입술을 질겅였다. "음.. 약국 가서 일단 마이신하고 소독약 사와야 겠다. 잠시 누워 있어 갔다 올께." "그래.. 열쇠나 가져가라." 지호녀석이 나가는 소리를 들으며 침대위로 엉금엉금 기어 올라가 누으니 왠지 참 기특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짜식.. 아직도 날 사랑하는 것이 틀림이 없어. 그러니 저렇게 내가 아프다니깐 빌빌 거리지. 킥킥.. 에고.. 귀여운 자식. 님 아프다니깐 심장이 오그라드냐? 킥킥.. "아따따따..!!!" "쫌 만 참아. 이거 소독 하랬어." 사실 따가운건 좀 참겠는데.. 그.. 소독약이 그게.. 그러니깐.. 제기랄!!! 그게!! X구녕 사이를 흘른단 말이다! 이자식아! 아예 갖다 드리 부어라 이자식아! 제기랄! 게이한테 엉덩이 소독을 맡기는게 아녔어! 제기랄! 소독을 다 했는지 연고를 바르고는 그 위에 네모난 반창고를 붙였지만 여전히 나는 기분이 나빠 있었다. 슬그머니 티슈통을 향해 손을 뻗치니 녀석이 대뜸 눈치없게 물었다. "왜. 코풀려고? 울었냐?" 제길.. 차라리 운게 더 낫지. "아니." 휴지통을 건내 받아서는 한뭄큼 뽑아서는 엉덩이로 갖다 뎄더니 녀석이 턱하니 손목을 잡고는 놔주질 않는다. "임마. 방금 다 끝냈어. 뭘또 건딜려고 그래." 내가 미친다. 평소엔 내가 뭔짓을 해도 신경 안쓰던 녀석이 이럴때는 집요해요. "그... 사이에 그러니깐.. 많이 부어서.. 고여서.. 그래서.." 녀석도 내 뜻을 알아 챘는지 "아~"거렸다. "그럼 말을 하지. 줘봐. 내가 닦아 줄께. 잘못하다간 또 상처 건드릴 꺼야." 윽.. 미치겠다. 게이한테.. 게이가 가장 좋아하는 곳을 맡겨야 하다니.. 주춤주춤 몸을 일으켜 엎드리고는 녀석에게 빨리 닦아 버리라고 엉덩이를 내밀었다. 으으.. 빨리해 이 미친자식아. 움찔.. 제길.. 거기 닦는데 왜 내 허벅지는 짚고 그래? 윽.. 망할 망할.. 천천히 녀석이 쥔 휴지가 그곳을 훑어 내리는 동안 난 숨도 제대로 쉬지 못했다. 힘들구나.. 게이를 친구로 둔 현실이.. 게다가 날 사랑한데잖어. 움찔.. 으으.. 제길.. 또 뭔가 쭈뼛쭈뼛하고.. 스믈 거리면서 윽.. 제기랄.. "너 섰다." 제길.. "풀어 줄까?" 제길.. "됐.. 됐어. 그 다음부턴 내가 할께." 서둘러 몸을 옆으로 비켜 냈지만 내 허벅지에 있던 녀석의 손은 아직도다. "아직도 감기때문에 열있는데, 내가 해줄께." "나... 나! 게이 아냐!" "알아.. 그러니깐 이리와. 풀어줄께." 젠장.. 저녀석은 택도 없는 소리 하는데.. 왜 난 주저 하고 있는거지? 어째서!! 녀석의 내밀어진 손을 망연히 바라보다가 나는 그만 그 손을 잡고 말았다. 난 게이가 아니라고!!!!!!!! -------------------------------------------------------------------------------- 친구란 친구를 위해서 울어줄수 있는 거고 친구를 위해 웃어 줄수 있어야 한다. 내 가족을 사랑하는 것 처럼 소중한 존재여야 한다. 스스럼 없이 내 자신을 대신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말할수 있는 존재가 바로 친구란 것이다. 그런 친구가 있다고 말 할수 있는 사람이야 말고 진정으로 값진 사람이다. 나, 김유기 스스로 값진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어서 행복하다. [싸나이의 우정] 의리에 살고 의리에 죽는다. #5 "나 변태 아냐." 맞아 난 변태 아냐. 하지만 정말이지 이해 할수가 없다. 어째서 이런 짓을 하고 있는 건지.. 아니 어째서 이런 짓을 허락하고 있는 건지.. 전혀 알수도 이해할수도 없다. "알아. 너 변태아냐." 소름 끼치도록 다정한 목소리와 함께 힘주어 잡혀진 손바닥으로 타고 오르는 열기가 너무 뜨겁워서 숨이 막힌다.. "나 이상한거 아냐." 이런 짓 하면 안되는데.. 옳은거 아닌데.. 녀석이 내 속삭이는 소리에 똑같이 속삭여 줬다. "그래 전혀 이상하지 않아." 하지만.. 기분은 이상해.. 지호녀석.. 꾀 열씸히 내 자세를 잡아 주고 있다. 녀석은 지금 기분이 어떨까?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아프지 않은 엉덩이를 밑으로 해서 옆으로 눕게 하고는 자기는 내 뒤로 몸을 갖다 데었다. 으.. 더워.. 후끈 거려서 미칠것 같아.. 게다가 등으로 느껴지는 녀석의 뛰는 심장때문에 내 심장도 폭발할것 같다고. 이제 어떻게 되는 걸까. 눈앞이 하얗게 되어 버려서 숨도 제대로 쉴수가 없어서 괴로워. 멀쩡한 사내새끼 둘이 몸 붙이고 누워서는 이런 말도 안되는 짓이나 하고 있다니. 앗.. 녀석이.. 손이.. 내껄 움켜 잡았어! 지금 그만 두게 해야 하는데 머릿속이 까맣게 타 버렸다고 제길!! "으윽.." 몸이 막 떨려.. 미치겠다. 정말이지 기분이 이상해서 미치겠어!! 자위하는거 처음도 아닌데.. 하지만 남이 해주는거.. 지호가 해주는건 처음이라서.. 처음 해보는 거라서 내가 이럴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더 기분이.. 가슴이 아플정도로 이상한건 아닐까? 막 떨려서 온몸이 아플 지경이다. "아...으" 우라질.. 무슨 간질 환자마냥 떨고 있어. 게다가 이 눈물을 왜 나는 거야! 으씨.. 병신마냥.. 입에서 터지는 소리와 흐르는 눈물을 감추려고 서둘러 벼게에 얼굴을 돌려 묻었다. "유기야.. 괜찮아.. 유기야.." 지호가 내 귀에 대고 달래고 있다. 하지마! 니 허덕이는 입김때문에 더 미치겠다고! 제길! 멈추지 않고 움직이고 있는 녀석의 손때문에 온몸이 튀틀려 버렸다. 내가 움직인것도 아닌데 너무 더워서 땀이 흐를정도로 나고 말았어. 더워.. 환장하게 덥다고! 그만해..! 하지마.. 박지호 싫다고.. "아윽-!" "유기야.." 미칠것 같아서 정말이지 어떻게 되 버릴것 같아서 몸을 뺀다고 일으키긴 했는데, 망할 녀석은 떨어질 생각도 않한다. 엎드려 앉아서는 팔을 뻗어 가까스로 무게를 지탱하고 있을 뿐이다. 제길 괜히 일어났나봐. 이녀석 기다렸다는듯 내 맨살을 더듬고 있다고! 변태새끼! 덩어리도 없는 맨 가슴인데 주물러서 뭐하겠다는 거야! "하아..하아..아윽!" 아무래도 다시 벼게에 얼굴을 묻어야 겠다. 이따위 소리나 내고. 쪽팔려.. "으응..응.." 듣기 싫어. 어떻게 이런 소리가 내입에서 나오냐고. 나 미쳤나 보다. 미친 개 변태 박지호가 만져서 나도 미쳐 버렸나 보다고!! 기가 막혀서 울고 싶을 정도야. 개자식. 내 다시는 니한테 나 만지게 하나봐라. 내 또이러면 그땐 김유기가 이니라 서유기다. 제기랄! 세상에.. 미친자식!! 내 귓볼을 빨고 있어..!! "아.. 아.." 좀 어떻게 해봐! 김유기! 이상한 소리나 내지말고! 몸도 그만 떨고! 좀 이자식좀 떨쳐 내란 말야! 망할... 망할!!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 지호자식이 만져 준다고 엄청 느끼기나 하고 있고. 게다가 지금도 이렇게 싫다고는 하지만 어쩔줄 몰라하면서 은근슬쩍 녀석에 몸에 스스로를 비벼 대는거.. 인정하긴 싫었지만.. 그런 내 자신이 너무 싫지만 어쩔수가 없어서.. 눈물이 난다. 제기랄.. 김유기 기분 캡짱이라고 계집애 마냥 바들바들 떨면서 좋다고 질질 짜고나 있고. 이상한 코 맹맹이 소리나 내고. 으.. 차라리 빨리 싸버렸으면.. 녀석도 멈출텐데.. 이놈의 것은 터질 생각도 안하고.. 오히려 더 해달라고 하는것 처럼 더 단단해 지기나 하고 있잖아. 미쳐.. 내몸이 내께 아니라니. 정말이지 미치고 팔짝뛸 일이다. 다시한번 가까스로 비틀어 뺄려고 했더니 박지호 개 변태는 거머리처럼 달라 붙어 손까지 바꿔가며 날 내리 눌러 버렸다. 개자식.. 이번껀 꼭 갚는다. 후에 뒈지게 맞아봐라. 살려달라고 애원 할때까지 패줄테니. 차라리 아까가 나았다. 이젠 아예 천장을 보고 눞고 있어서 팔을 휘저으니 잡히는건 녀석 어깨다. 우라질 개자식! 키스하기만 해봐! 내려오는 자식의 머리통에 황급히 고개를 돌렸지만 결국 겹쳐진 입술때문에 숨도 내쉬지 못하고 말았다. 그래도 살겠다고 시스템을 바꿔서 코로 내쉬고는 있지만 공기가 너무 뜨거워서 콧구멍이 아플 정도다. 윽.. 또 혀를 넣고 지랄이야. "으음..음.." 내가 미친다. 위로 아래로 녀석에게 마음대로 휘둘려서는 좋다고 몸을 한껏 비틀고나 있다니.. 나를 죽여라 박지호.. 차라리 날 죽이고.. 너도 죽어라.. 숨가쁘게 떨어진 입술 사이로 녀석이 내게 뭐라고 했다. "하아..하아..유기야.. 나도 만져줘." 뭘...? 녀석의 어깨를 부등켜 잡고 있던 내 팔을 풀러서는 뭔가 열씸히 끌르고 풀렀던 지 아래로 갖고 내려갔다. 헉......나..나보고 시방 니껄 어떻게 해달라는 거냐? 내 손이 이미 성이나 있는 녀석을 움켜쥐기가 무섭게 다시 키스를 퍼부어 대며 항의할 시간도 주지 않고 있다. 하도 기가 막히고 정신이 없어서 손을 움직이다 말았더니 미친 자식 내 팔목을 잡아 고정시키고는 지가 허리를 움직인다. 세상에나.. 박지호가 미쳐도 단단히 미쳤구나. 지호야.. 어떻게 너가 이지경까지 됐냐.. 그냥 움켜쥔 손을 탁하고 피면 되는데 녀석이 내껄 꾀나 단단히 쥐어버린 바람에 내몸에 힘이 들어가서 그것도 쉽사리 펴지지 않았다. 순간 녀석의 손이 더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기 때문에 난 그만 참지 못하고 쇠된 소리를 내며 자유로웠던 한쪽 팔로 녀석을 끌어 안고 말았다. 아으.. 미칠것 같애 너무 뜨겁다고 이자식아! 나와.. 나온다구!! 헤집고 있는 혀를 밀어내고 나오니깐 그만하라고 말 해주고 싶은데 녀석의 대갈통은 왜그리 무거운지 머리를 들어 밀어내도 움직이질 않는다. 기분은 점점 업되고 있고 머리속은 더이상 제어도 안되. 녀석을 움켜쥔 손은 지멋대로 움직이고 있지... 허리는 휘어서 몸이 저리지.. 아아.. 미치겠다. 좋은건지 괴로운건지 구분이 안가. 심장이.. 뇌가 다 폭발할것 같다고!! 폭발할것 같다고 머릿속으로 왜 친 순간.. 난 정말 해버렸다. "으-음!!" 뇌수가 빠지는 기분이다. 쓔욱-... 하고 온몸에서 허공으로 강렬하게 터져버린 기분..에 그만 반사적으로 녀석의 등에 둘렀던 손을 빼 황급히 녀석의 손위를 감싸쥐어버렸다. 뜨거운 액체가 뿜어 나오다가 말고 녀석과 내손 사이를 타고 흘러 내렸다. 제길.. 망했다. 손 버렸어. 가까스로 떼낼수 있었던 입이었지만 그대로 벌어져 사정이 끝날때 까지 다시들어도 쪽팔릴 신음 소리를 숨과 함께 내쉬었다. 내내 어쩔줄 몰라 하다가 겨우 움츠려 들어 녀석의 목에 이마를 댓다고 느낀 순간 벌려진 내 다리 사이로 뭔가 뜨거운게 튀고 있는게 느껴져 눈을 내리깔고 말았다. 헉.. 녀석도 했다. 그..그.. 더럽게 시리.. 내 다리 사이에다가 뿜어 데다니! 이 망할자식! 으으.. 끈쩍거려.. 그 걸죽한것이 다리사이를 흐르게 하는 것도 모잘라서 그걸 내꺼에다가 부벼 묻히다니.. 이 초 변태자식! 기가 막히고 코가 막혀서 올려다본 녀석의 얼굴은 눈이 마주치기도 전에 입술이 닿을 만큼 가까이 다가와 버렸다. 쪽.. 소리가 나게 떨어진 녀석의 얼굴은 격한 움직임으로 상기되어 있었다. 그 얼굴을 보니 뭔가.. 퍽! 하고 머리를 치는게 있었으니.. 세상에나.. 내가 대체.. 우리가 대체 무슨 짓을 저질른거냐.. 지금.. 지호녀석이 티슈통을 집으러 간 사이에 난 그 자리에 멍하니 입벌리고 앉아서는 숨만 고르고 있다. 뽑은 티슈로 내 다리사이에 몸에 뭍은 그 허연 것들을 닦으는 것을 지켜보고 있자니 아까 정신이 없어서 멈췄다고 생각한 눈물이 이제는 울음과 섞여서는 터져 나오고 말았다. "흑.. " 하는 울음 소리와 함께 내 머리를 벼게에 파묻으며 풀썩 쓰러져 누운 침대를 녀석은 팔을 집고 일어나 다시 뭔가를 찾으러 갔다. 녀석이 금새 돌아왔는지 침대의 푹 꺼지는 느낌과 함께 탁! 하는 라이타 소리가 났다. 끝냈으니 이젠 담배냐! "훌쩍.. 훌쩍.." "울지마라.." 개자식 내 옆으로 침대 프레임에 기대어 앉아서는 담배를 찾아 꼬나 물고 있다. 이게 뭐냐..한 침대 위에서 한놈은 끝난 후 만족한 얼굴로 담배나 피어 대고 한놈은 이렇게 널프러저서는 세상 다 끝난 것 처럼 훌쩍 거리기나 하고 있다니.. 이게 대체 뭐하자는 시츄에이션이냐고! 맨날 불알친구 불알친구 노래를 불렀지만 이제야 제데로 서로 불알 까고 논 불알친구가 되어 버린기라.. 누가 들으면 사이가 더더욱 돈독해 졌다고 생각하겠지만! 그런놈들 다 나와! 내가 뒤지게 패주지! 아으.. 미친다 왠지.. 왠지..그게.. 제기랄!! 정조를 잃은 기분이야! 난 당한거라고.. 흐윽.. 난 이제 순결한 몸이 아닌거샤.. 흐윽.. 불알친구에게 다 내줬어. 흑흑.. 내 인생 쫑난거라고. 차라리 여자한테 당한게 더 낫지.. 사내새끼가 사내새끼한테 찍소리도 못내고 당하다니.. 인생 헛살았어. 제길.. 여기까지 생각하니 더더욱 서움이 밀려왔다. "흐윽.. 흑흑.." "야.. 그만울어. 뭐가 그렇게 통곡할 일이냐고 우냐?" 넌 몰라! 순결을 잃은자의 슬픔을!! "김유기.. 정말 내가 널 어떻게 한것도 아니고, 그냥 손으로 한것 뿐인데.. 그게 그렇게 서러워?" 망할자식! 그렇게 소녀의 정절을 밟은 아저씨처럼 담배를 꼬나물고 앉아서 달래지말라고! 이 망할 인간아! "흐흑..흐어어어어..." 세상 끝났다. 이 우라질놈의 세상 빠이빠이다. 내 더이상 몬산다. "하아.. 유기야. 이제부터 내가 책임질께. 응? 그럼 되잖아. 그만울어." 뭘 책임져!! 니가 뭔데! 니가 뭔데 내 인생을 책임 지냐고! "흐으으윽...흐윽흑" 녀석말에 더더욱 열이 받아서 미쳐가는 내 울음 소리를 듣고 미안했는지 그 기다란 손가락으로 내 머리를 슬며시 만져 주고 있다. "처음이라서 그래.. 이제부터 내가 책임지고 자주 해주면, 나중엔 익숙해 져서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게 될꺼야. 그러니깐 마음풀어." 나가 뒈져!!!!!!!!!! 그리고 그렇게 아저씨처럼 말하지 말라고 이 망할인간아! "김유기.." "훌쩍..?" 코를 훌쩍이다 말고 내 이름을 부른 녀석의 진지해 보이는 얼굴을 힐끔 올려다 봤더니 왠지 모를 불안이 엄습해 왔다. 뭔가 저 울것 같은 얼굴은 언제..본거 같기도 한데.. 혹시 저얼굴로 또 그 이상한 소리 하는거 아냐? "사랑해.. " 아아아아악!!!!!!!!! 어무이!!!!!!!!! 이자식이 또 미쳤어요!! -------------------------------------------------------------------------------- 친구란 힘들때 빛이되고 기댈수 있는 편안한 안식이 되는 존재이며, 내가 마음대로 어리광을 부릴수 있고 투정을 부릴 수 있는 상대이다. 우정이란 이 모든것을 받아들이고 줄수있게 하는 마법과도 같은 단어이다. 그리고.. 그 우정에 대한 신뢰란 서로에게 미소짓게 하는 것이다. [싸나이의 우정] 의리에 살고 의리에 죽는다. #6 "너를 사랑한다고.. " 으아아아아악!!!!!!!!!!! 닭살!!!!!!! 박지호!! 날 냉동닭으로 만들어 죽일 셈이야! 하나뿐이라는 친구놈이 왜이렇게 느끼해!! 추워! 춥다고!! 휙-! 살겠다는 이념 하나만으로 나는 이불을 획 뒤집어 쓰고 풀썩 소리나게 드러눕고 말았다. ". . . . . . . 유기야.." "닥쳐!" 또 한번만 그딴 소리 해봐! 그땐 너를 토막내서 개천에 버릴테다! "난...." 아직도 할말이 남아있냐! 이 우라질 자식! "꺼져!" ". . . . . . . . ." 조...조용하다. 으윽.. 추운몸을 더 춥게 만들고 있어.. 오들오들오들.... 추워.. 빙하기가 왔어.. 춥다고.. "탈칵-." 갔다. 갔어. 녀석 나갔다. "휴우-." 아으.. 오늘 대체 무슨 일을 벌인거냐 나는.. 결국 게이한테 엉덩이를 보이더니 확실히 당하고 말다니.. 그놈의 병원 오늘부로 망해버려라... 욱.. 다..다시 눈물이.. 욱.. "흑..흑.. 흐윽.. 망할.." 박지호.. 이게 무슨 꼴이냐. 추위가 가시질 않고 있어. 뼛속까지 춥다고.. 훌쩍 거리면서 이불을 살짝 들춰 이미 갔을 녀석을 찾아봤다. 없구나.. 정말로. "흑.. 가란다고 정말가냐..흐윽.. 니가 그러고도 친구냐.. 흑.." 아무래도 울다가 잠이 들었나 보다. 제기랄.. 엄마가 밤에 살필려고 들어왔다가 내 눈이 눈물이 쩔어 퉁퉁 부어 있는걸 보고 아파서 울었는 걸로 오해하고 이렇게 아침에 눈 뜨자 마자 사람 염장을 지르고 있다. "어이구~ 우리 징징이 이제 일어났어? 어여 씻고와 밥먹고 약먹어야지. 그리고 오늘 병원 한번더 갔다와라." 침대 옆에 걸터 앉더니 슥- 그 따뜻한 손으로 내 이마를 짚어 보고는 똥그란 눈을 더 똥그랗게 만들었다. "어? 열 없네? 우리 징징이 감기 다 낫나보네~" "징징이라니 누굴보러 징징이라는거야?" "어머나~ 왜? 징징이 보러 징징이라고 하는데 어디가 어때서? 사내녀석이 고깟 아프다고 질질 짜다니.. 동네 챵피해서 원." 으악!! 이 아줌마가! "누가 울었다 그래!" 소리를 버럭 질렀더니 염통터지는 생글생글 웃음으로 사람 미치게 한다. "그럼 어제 병원 가랬더니 쌍커풀 수술 하고 온거냐? 이녀석아 거울이나 보고 우겨라. 눈가죽이 세접시야." 번뜩 검지를 치켜 들더니 그걸로 내 이마를 쿡 찔러 휘청이게 했다. "우길껄 우겨야지. 김씨집안 아니랄까봐. 우기는건 세계 기네스북 감이에요." 윽.. 절때 친모 아니다. 난 절때 굴다리에서 주워 왔다. "빨리 씻고 밥이나 드셔. 엄마 나가봐야되." "생각 없어." 퍽-! "악!" 아악! 왜 하필이면 머리를 때려! "이자식아. 빨리 일어나서 밥먹어야 엄마도 맘놓고 일나가지! 어서 일어나지 못해? 김유기! 빨리 엉덩이 털고 일어나! 언능!" 날 억지로 일으켜 세우는 것도 모잘라 덤으로 엉덩이까지 찰싹! 하고 때렸다. 으악!! 거긴!!..............................잉? 안아프네.. "빨리 화장실로 안뛰어가!" 그소리에 후다닥 뛰어 화장실로 뛰어 들어가 냉큼 엉덩이를 까고 반창고를 들춰 확인을 했다. 윽.. 안보여.. 거울..거울.. 이놈의 거울은 왜이렇게 높이 있는 거야? 좀 비춰 볼려고 했더니 여지껏 몰랐는데 세면대가 높은건지 거울이 원래가 꼭대기에 붙었는지 엉덩이의 엉짜도 보이질 않고 있다. 그래도 확인해 본다고 슬금슬금 베스탱크를 디딤으로 해서 세면대를 살짝 밟고 엉덩이를 내밀어 힘겹게 비춰보니, 어라.. 멀쩡하다. 오히려 허옇게 반창고 자국만 남아 있었다. 오호라.. 그래도 정말 돌팔이는 아니었나 보네... 그 병원.. 으.. 지루하다.......... 차라리 그냥 학교 나갈껄.. 아침에 병원 갔다 왔다고 구라치면 안혼났을 텐데.. 이렇게 집에서 뭐하는거냐.. 겜 해봤자 재미도 없고.. 만화책을 읽어도 눈에 들어오지도 않고.. 그냥 누워 있자니 좀이 쑤셔서 못있겠고.. 으으.. 심심하니 과자나 사먹어야 하나? 아아.. 정말 학교를 가는 거였어. 으으.. 뇌가 굳어 가고 있다고. 도대체 집귀신들은 하루종일 집에서 뭐하고 지내는지 몰라. 이렇게 정신이 삐딱해 질정도로 이상한데 말야. 하긴 귀신들이니 돌 영혼이 없을지도.. 그렇다고 아프지도 않은데 병원가는건 죽어도 싫고... 나도 이참에 시체 놀이를 해볼까? 죽은 듯이 누워 있으면 누가 알아? 그게 생각보다 재미있을지 말야. 침대에 쭈욱 뻗어서는 시체 놀이를 시작했다. "나는 죽었다. 나는 죽었다...아..... . . . . . . . . ." 이러다 정말 심심해서 죽겠군. 옆으로 팔라당 누워서는 책상과 책장을 이유없이 뚫어져라 보고있는데 순간 머릿속에 탁! 하고는 이따만한 전구가 그려졌다. "그래~! 핫핫핫!!! 내가 왜 그생각을 하지 못했지?" 벌떡 일어나서는 책상 의자에 앉아 연습장과 매직을 꺼내 들고 매직이 다음 장에 묻지 않게 낟장으로 찢어 매직으로 한자 한자 정성들여 써내려 갔다.. "킬킬킬킬킬킬..." 찢어 글씨를 쓴 연습장들을 칼로 그 끝을 반듯하게 짤라내고 나니 시간이 꾀 지나 있었다. 오.. 학교 끝났겠다. 녀석 오기전에 빨리 셋팅을 해야 겠는걸? 허둥지둥 붙이고나서 거실로 나가 거실창문으로 녀석이 오늘걸 기다렸다. 얼마나 기다렸을까. 저 쪽으로 녀석이 오는게 보인다. 오오.. 좀더 빨리 걸어라. 빨리걸으라고. 곧 있으면 너의 인생이 좀더 밝게 바뀔것이다. 젠장! 저녀석은 거북이 고기를 삶아 먹었나? 왜이렇게 어그적 걸어? 슬쩍 커튼뒤로 몸을 숨겨 지호가 빌라 앞까지 오는걸 지켜봤다. 헌데 녀석 바로 들어올 생각 안하고 그 앞에 서서는 물끄럼히 우리집을 올려다 보는게 아닌가. 헉... 여기 서있는거 들켰나? 얼른 커튼뒤로 몸을 완전히 집어 넣고는 반대편 좁은 틈으로 녀석을 내려다 봤는데.. 다행이다. 녀석 다행이게도 거실이 아닌 내방 창문을 올려다 보고 있다. 들킨건 아니군.. 흐흐흐.. 자자 빨리 들어와! 내가 너의 썪어빠진 영혼을 일깨워 주지! 충격 요법으로 말야! 지호가 빌라 안으로 들어서는걸 확인한 순간 몸을 날려 나도 현관문 손잡이를 잡고 가만히 귀를 기울여 준비를 했다. 발 소리가 가까워져 온다.. 터벅..터벅..터벅.............. 지금이야! 벌컥! "왁-!" 이라고 문을 열자 마자 소리쳤는데 사실 진짜로 놀란건 나였다. 화들짝!! 왔으면 니집에 가야지 왜 우리집 앞에 서있어!! 망할새끼.. 십년 감수했네.. "뭐냐.." 뭐긴 뭐냐... 나 지. "안놀랬냐?" ". . . . . . . . . ." 어이구.. 정말로 재미가 뚝뚝 떨어지는구나 박지호... "어쨎든. 빨리 들어오기나 해라. 보여줄게 있어." 손가락을 까딱까닥 하며 빨리 들어오라고 재촉을 했다. "뭔데?" 뭐긴 뭐냐.. 아주 좋은거지. 니 영혼을 깨우치게 할만한!!! 위대함! "킬킬킬킬킬킬..." 집안으로 들어선 녀석 빨리 방으로 집어 넣을려고 등을 밀어 서둘렀다. 방에 들어선 순간, 큰 소리로 벽을 탕! 소리나게 짚으며.. "짜~잔!!!!!!!!! 멋찌지 않냐? 지호야, 뭔가 가슴이 팍 팍 와닿지 않아? 응?" 게 이 타 도 ". . . . . . . ." 잉? 뭐냐 그 똥씹은 얼굴은? 안 멋있어? 칫! 힘들게 썼건만.. "너줄려고 한세트 더 마련했다. 좋지? 이기회에 너도 그 게이근성을 뿌리째 뽑아 버리는거야. 우리 저것을 보면서 매 순간마다 성주체성을 찾아가는거야. 오케?" 씁..하고 쓴입맛을 다신녀석은 사뭇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 ". . . . . 간이 배 밖으로 나왔구나." "핫핫핫!! 아니지~ 인생의 참뜻을 깨달았다고나 할까.. 누워 있는데 퍽!하고 떠오르잖냐. 저것을 매일 같이 보면서 자신을 다 잡자.. 라고 말이지." 팔짱을 끼고 내가 방벽에 큼지막하게 써 붙인 구호 "게이타도"를 뚫어지게 처다보다가 순간 눈을 가르스름하게 하고는 한발짝 다가가 자세히 보기 시작했다. "어이.. 다른건 다 이해하겠는데 이 밑에 깨알같이 적은 것들은 뭐냐." 아~ 그거? "변태 타도..... 박지호 타도... 서유기 반대..?" 그런 눈으로 날 빤이보며 묻지마!! "흠흠!! 아 그건.. 그냥.. 옵션.." "서유기라.." 제길 안보이라고 작게 썼건만 니 눈은 사이버냐? 뭘 그렇게 잘봐? "어울리네.. 서유기는 찬성하는게 어때? 좋잖아. 김유기보다 서유기.. 어울리네.." !!!!!!!!!!!! 이 우라질 자식! 니가 그 숨은 뜻을 알고나 씨부렁 거리는거냐! "웃.. 웃기지마! 암튼!! 너것도 가져가서 니 방에 붙이자. 알았지?" ". . . . . . . . ." 대답을해 이자식아! 입에 꿀을 발라놨냐? 왜 갑자기 꿀먹은 벙어리가 됐어? "알았지?" 녀석준다고 만든 카드들을 손에 들어 흔드니 녀석이 그것을 보고는 몇마디 거든다. "내꺼엔.. 서유기 찬성이라고 써줘." 아악!!!!! 이게 무슨 맞춤 서비스냐!! "싫어! 그냥 갖다 붙여!" 흥분해서 씩씩거리는 날 바라보는 녀석의 눈색이 순간 진.....하게 변한건.. 기분 탓인가? "맨 입으로?" 움찔.. 뭐? "맨..입으로라니.. 다 좋자고 만든건데..그것도 힘들게.. 헌데 뭘 받아야 걸겠다니.. 그건또 무슨 심보냐! 이거 쓰느라고 힘들었는 내 고생은 생각도 않하냐!" 아직도 팔짱을 낀.. 특유의 싸가지 없는 태도로 녀석은 씨익 웃었다. 정말이지 싸가지 고갈이군. 니가 나보다 어렸으면 바닥에 껌되도록 밟는다. "그거야 니 사정이지." 아악!!!!!! 박지호! 박지호!!! 이 싸가지가 밤팅인자식! 뚜껑이 열려서인지 내입에서 무슨 말이 나가는지도 깨닫지 못했다. "이 자식아! 니 나 사랑한데며!! 이것도 하나 못들어줘!" 헉.. 두둥.. 또 저질렀다. 그랬더니 이녀석은 껄껄 웃어 자빠진다. 내가 미친다. "하하하!! 너가 한말중에 가장 마음에 든다. 하하하하.." 으으.. 암담하다.. 참담하다.. 내입으로 저자식이 날 사랑하는걸 인정해 버리는 발언을 하다니..윽.. 뭔가 순간 세상이 포근해 졌다. 망할게이.. 내 무슨 짓을 해서라도 저 카드 니방에 붙인다. 나를 꼬옥 끌어 안고는 내 귓가에 지 얼굴 가죽을 비비고 있다. 이자식아 귀 닳겠다! "그래.. 사랑해 유기야.. " 우아아아악!!!!!!! 이 버터 두숫갈!!!!! 아니! 넌 버터 사발이야! 순간 뭔가 쿵... 하고 등뒤에 닿은느낌이 드는데 아무래도 벽인거 같다. 윽.. 제기랄.. 게이타도라고 써 붙인 벽에서 게이랑 키스하게 되다니.. 내가 미친다. 지호줄려고 썼던 종이들이 언제 손에서 떨어져 나간지도 모르고 나는 그만 녀석의 어깨를 끌어 안고 말았다. 제길.. 키스는 습관인거야. 이거 중독 되기전에 그만 두게 해야되. [박지호 탈 게이화 정책]을 시급히 진행 시켜야 한다고. 그래도 오늘은.. 그냥 저거 썼으니깐 할일 다한거 아닐까? 그런거 있잖냐.. 키스도 경험이 많아야 나중에 애인한테 사랑을 받게 된다던가..그런거. 게다가 이녀석은 키스란거 꾀 맛깔나게 하니깐.. 뭐 친구 덕좀 보자는데.. 누가 뭐라 하겠어? 슬쩍 떨어진 입술 사이로 녀석이 중얼 거렸다. "유기야.. 사랑해.." 알았어.. 알았으니깐 멈추지 말고 계속 해보라고 이자식아.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다시 파고 드는 녀석의 입술에 힘주어 메달렸다. 제길.. 김유기 잘하는 짓이다. 16년지기 친구하고 시도 때도 없이 쪽쪽 거리기나 하고 있고.. 내일부터는 기필코 게이타도다!! 오늘? 음.. 오늘은.. 음.. 준비.. 기간이라고나 할까.. 내일 부터는 정말이지 16년 우정을 걸고 게이타도 시작한다. 내일부터는.. -------------------------------------------------------------------------------- ㅇ_ㅇ.... 환청이 들려요..환청이 저 두녀석이 쪽쪽거리고 있는 환청이.. 이왕이면 얼굴도 좀 보여줘!! 즐감되세요. -------------------------------------------------------------------------------- 몇 광년이 떨어져 있더라도 변하지 않는게 있다. 그것은 바로 우정이라 불린다. 변하지 않는 우정은 저울에 재어 지지도 저울질 당하지도 않고 그것은 어디에서나 그 무게가 같다. 그리고 진정한 친구란 친구의 우정을 가늠하지 않는것이다. [싸나이의 우정] 의리에 살고 의리에 죽는다. #7 비가 또 올것 같다. 하교길 찌뿌둥한 하늘을 올려다 보니 오늘내일 내로 엄청 내릴것 같긴 한데.. 오늘 일기예보에서 비온다고 했었던가? 안됐군. 내일은 일요일인데 비와봐라. 놀러도 못가고.. 그러고보니 저번주 이번주 주말쯤엔 다 비가 오는거네..헐.. 날씨한번 성격 고약하구나. 지호녀석도 내가 하늘 올려다 보니깐 같이 서서 뭔가 있는줄 알고 빤이 쳐다보고 있다. 쯧쯧.. 따라하기는. 고개를 돌려 오른쪽을보니 동네 슈퍼가 눈에 들어왔다. 음.. 뭔가 저곳을 보니 그냥 지나치면 안된다는 사명감이 든다. "야. 우리 하드나 빨자." 날씨도 이런데 뭔가 시원한게 꼴린다. "안되. 감기난지가 얼마나 됐다고 벌써 찬거 타령이냐?" 헉.. 니가 내 엄마냐? "싫음 마라. 나 혼자라도 먹을테니." 녀석을 버려두고 슈퍼 냉장고를 열고 안을 휘저었다. 음.. 뭐가 좋을까나~ 뽕따를 먹을까나~ 하드를 먹을까나~ 콘으로 먹을까나~ "고를려면 빨리 골라. 넌 춥지도 않냐." 닥쳐! 잔소리꾼! 오.. 죠스바다. 이거 옛날에 솔찮이 먹은거 같은데.. 아직도 나오네. 그래 이걸 먹...오오.. 브라보콘도 있어! 저 밍밍한 맛의! 부라보콘!! 아아.. 어느걸 먹어야 하나. 죠스바냐 브라보콘이냐. 음.. 차라리 두개 다 먹자. 덥썩 잘생긴 두녀석으로 골라서는 계산을 치르곤 녀석들이 들린 봉지를 기분좋게 흔들며 집으로 향했다. 아.. 빨리 가야지 이것들 녹겠다. 특히 죠스바는 단단할때 먹어야 제맛이에요~ "나 뛴다!" "뭐?" 녀석이 잡을세라 죽어라 뛰어 주차장을 지나 빌라 현관까지 오니 이녀석들 녹기전에 내가 먼저 죽겠다. "헥..헥..헥..헥.." 숨을 고르면서 녀석도 죽을 똥을 싸고 있겠지 하는 마음에 돌아보니.. 켁... 뭐냐..녀석이 천천히 걸어오고 있는게 아닌가! "그것도 뛴거라고 헥헥 거리냐. 이렇게 걸어도 별 차이 안나네." 제길.. 그래 나 100미터 20초다. 그렇게 한발자국도 떼지 못하고 헥헥 거리고 있는데 순간 앞동빌라 현관에서 누군가 큰소리를 내며 뛰쳐 나오고 있었다. "이거놔!" "설명을 해줘야 할꺼아냐!" 어.. 앞동 2층에 사는 형들이다. 저형들 이사왔을때 울엄마가 앞동에 잘생긴 청년들 이사왔다고 좋아 했었는데 이번에 보기는 두번째인거 같다. 헌데 저 형들 싸우네.. "니가 뭔데 내가 일일이 누구 만난거 까지 보고를 해야 하는건데?" 라고 하면서 잡힌 팔을 뿌리치고 걸음을 옮기다가 건너편 빌라 앞에 서서 자신들을 보고있는 지호와 나를 발견했다. "나는..!!" 이라고 다시 그 형의 손목을 잡던 형도 우리를 발견하곤 입을 다물어 버렸다. 윽.. 먼저 여기에 있던건 우리였다고! 누구보러 성가신 표정을 짓는 건데? "야.. 들어가서 얘기하자." "놔!" 결국 한 형은 그 손을 뿌리치곤 가버렸고 뒤에 남았던 형도 부랴부랴 그 뒤를 쫓아 갔다. .......음...... 뭔가.... 뭔가... 사연이 있는가 보군... 훗.. 뭐.. 내 일이 아니니깐.. 훗.. 뛰어 오느라고 힘이 탕진된 몸을 흐느적 흐느적 거리면서 열씸히 3층을 향해 계단을 밟았다. 우라질.. 우리집이 이럴땐 정말 1층이었으면 좋겠다니깐.. 3층이 뭐냐? 3층이. 방에 들어서자 마자 교복 마의하고 가방은 멀찌감치 집어 던지고 봉지에서 죠스바 부터 꺼내 껍질을 쓰레기통에 넣고 한입 덥썩 물어 버렸다. 오오.. 부르르르..그래 이맛이야.. 밍밍한 샤베트맛.. 후훗.. 아 맞다. 콘 녹기전에 냉동실에 넣어야지. 빙글돌아 침대위에 던져놓은 봉투를 찾는데..헉...... 이..이자식이!!! 니가 뭔데 내 브라보콘을 먹어!!!! 저..저것봐라 내 이러니 혈압이 안 솟구치게 됐냐! "야! 박지호! 니가 뭔데 그걸 먹어!" 재빠르게도 벌써 껍질을 까서 한입 베어 물은 녀석이 내 고함에 무슨 소리냐는듯 처다 보고 있다. "나도 먹으라고 두개 산거 아니였어?" 아아악!! 내가 미쳐!! "니가 안 먹는다며!" 저..저.. 천연덕 스러운 얼굴 좀 봐라!! "내가 언제." 이제와서 저 녀석 입이 이미 닿은 걸 치사하게 뺏을 수도 없는 노릇이고.. 제기랄! 차라리 그냥 죠스바 하나만 샀으면 덜 억울하지! 제기랄! "여하튼 잘먹을께." 먹다가 목에 걸려 버려라. 책상 의자에 앉아서 죠스바를 낼름낼름 거리고 있으려니 녀석이 먹는 콘이 자꾸 눈에 거슬린다. "맛있냐?" 리모컨으로 티비 채널을 돌리던 녀석이 내 말에 잠시 움직임을 멈추고 바라봤다. "글쎄.. 맛있는거 같기도 하고.." 윽........ 망할녀석.. 자린고비라고 죠스바를 쭉쭉 빨면서 녀석의 입으로 낼름낼름 없어져가는 브라보콘을 노려보고 있었다. 이런 내 시선이 부담스러웠는지 녀석이 이제서야 친절하게 묻는다. "왜.. 먹고 싶어? 한 입 줄까?" 끄덕끄덕끄덕끄덕.. "싫어." 켁!!!!!!!! 그러면서 먹고 싶냐는 질문은 왜하는건데!!! 참지못하고 성큼 성큼 녀석 옆으로 점프해 앉아서는 다시 브라보 콘을 뚫어지게 쳐다 봤다. 킬킬킬.. 내가 이러면 지도 가시 박혀서 안 줄수가 없겠지. ......헌데.. 녀석 내 시선에 일말에 부담이 안느껴 지나 보다. "맛있냐?" 티비에서 시선 한번 안 때고 말했다. "어." 윽... 그래.. 너혼자 잘 살아 봐라. 이 의리없는 녀석아. 내가 미친다. 차라리 보질 말자고 몸을 돌리는데 어디선가 희소식이 날라온다. "한 입 먹을래?" 멈칫. 헤헤헤헤헤헤.. "어." 라고 대답했더니, 미친놈.. 내가 보는 앞에서 의기 양양하게 콘에다가 침을 두발르고 있다. 이미 침이 범벅이된 콘을 내게 내밀더니 먹으라고 지랄한다. "자 먹어. 먹고 싶음." 뒈져라. "싫어." "뭐야.. 먹고 싶다며." 그렇게 침으로 도배를 했는데 누가 먹고 싶겠냐!! 이 변태야! "싫음 말고." 다시 휙 고개를 돌려서는 티비를 보고 있다. ... 차라리 말이다. 숟가락으로 겉을 긁어내면.. 안쪽에 한입이라도 먹을수 있지 않을까? 호오..그래.. 내가 왜 그생각을 못했지? 킥킥.. "아니 줘." 켁.. 다시 또.. 콘에 혀로 낼름 낼름 침을 두발르고 있다. 이자식의 뇌구조는 대체 어떻게 되어 있는 거야? 성깔이라고 있는건 타이어에 밟힌 개똥이에요. 만족할 만큼 꼼꼼히 다 핥았는지 괭장히 즐거운 얼굴로 내게 콘을 내밀었다. 오냐.. 내가 못먹을 줄 아냐! 녀석이 내민 콘을 덥썩 잡고는 후다다닥 부엌으로 뛰어가서 숟가락을 집어 싱크대에서 겉을 긁어내기 시작했다. 으흐흐흐흐흐.. 이 천하의 김유기님이 니깐게 머리를 쓴다고 못 드실줄 알았냐!! 열씸히 깎아서는 사용한 숟가락 썪는다고 닦기위해 잠시 콘을 도마위에 올려놓은 순간.. 망할 박지호 언제 왔는지 그걸 냉큼 지 입에 쑤셔 넣고는 우걱우걱 씹어 삼켜 버렸다. 컥........... 그리고는.. 내가 그 옆에 두었던 죠스바까지 들고는 방으로 들어가 버렸다. 아아아아아아아악!!!!!!!!!!!!!!!!!!!!!!!!!!!!!!!!! "야!! 이 뒈질놈아!" 방문을 벌컥 열어 젖히고 소리를 질렀더니 그 망할.. 우라질.. 밟아 죽여도 시원찮은 인간 말종은 아주 팔자 좋게 내 침대위에 팔벼게를 하고 누워서 티비를 보고 있다. 폭발하기 일부직전인 내 얼굴은 아랑곳 않고. 나의..나의..그.. 소중한 죠스바는 잘도 쭈우우욱.. 그 입안으로 빨려 들어가고 있었다.. 히죽-. 이라고 죠스바가 들어갔다 나온 그 사악한 입술이 나를 향해 웃어................?? 너 오늘 죽었써!!!!!!! "내가 오늘 니를 밟지 않으면 김유기가 아니다!" 발을 날렸더니 그걸 휙 피하며 녀석이 또 다시 히죽거렸다. "그래 너 김유기 아냐. 서유기라니깐." 침대까지 밟고 서서는 박지호 죽인다고 발을 여기저기 날리는데도 이 망할 인간은 어째 스치지도 않는다. 어째서!!! "이 수전노 같으니! 뺏아 먹을게 없어서 친구껄 뺏아 먹냐! 이 뒈질 놈아! 니가 그러고도 친구냐! 이자식아!" 씩씩 거리면서 한동안을 미친듯이 발길질을 하다가 순간 발목 하나가 잡혀 버려 엉덩방아를 찢고 말았다. 으으.. 아무리 침대 위라지만.. 이렇게 갑자기 널프러지면 안아플 사람이 어딧냐. 으.. "괜찮냐?" 괜찮기는!! 아프라고 발걸어 놓고! 니가 그러고도 인간이냐! 옷! 내 죠스바!! 내 희번득이는 눈은 자동적으로 녀석의 손에서 방치된 죠스바를 캐취했다. 동시에 날라가는 손 끝에 정신을 집중했지만 도중에 나의 사랑스런 죠스바는 녀석의 다른 손에 냉큼 바껴 쥐어졌고 내 날라가던 몸뚱이는 그대로 녀석의 허벅지 위로 널프러 지고 말았다. 으으... "콜록콜록.." 아이고..가슴이야. "하하하하.. 아이고.. 유기야. 이게 그렇게 먹고 싶냐." 제기랄! 가슴을 부여 쥐고는 허탈감에 널프러져 꼼짝을 않고 있었더니 녀석이 잘도 몸을 움직여서는 지 다리를 내 밑에서 끄집어 내 옆에 나란히 누웠다. "먹고 싶으면 주세요~해봐." ". . . . . . . . ." 뒈져라. "주세요~ 해봐." 이게! 뒤질려고! 휙하고 고개를 돌렸더니..윽.. 녀석이 죠스바를 내게 내밀고 있었는지 그 차가운 것이 볼부터 입까지 찌이익 그어 졌다. "이런.. 아깝게 뭍히다니. 자 여깃다. 먹어라." 음.. 그냥 주는건가.. 또 골릴려고 그러나.. 주저주저 하면서 뻗혀진 손에 나의 죠스바는 아주 무사하게 들어왔다. 오오.. 박지호.. 니가 왠일이냐. 그냥 주는 날도 다있고. 호오.. 정말 오래살다볼 일이군. 흐흐흐.. 맛있다 맛있어. 발라당 누워서는 천장을 보며 맛나게 죠스바를 빠는데 녀석이 옆에 팔을 괘고 누워서는 아까부터 날 빤히 내려다 보고 있다. 뭘보냐? 멍청아. 내 얼굴에 뭐라도 묻었냐? 아.. 맞다 아까 뭍었지. 에라 모르겠다. 다 먹고 닦자. 지금 닦다간 또 뺏길라. 죠스바의 막대기가 나오기 시작하자 그걸 옆으로 돌려 옆구리를 공략하는데...!!!!!!!!!!!!!!!!!!! 이 망할 변태새끼! 반대쪽을 먹고 있어! 아삭-. 아삭-. 소리가 나게 녀석이 죠스바의 옆구리를 갉아 먹으면서 살짝 살짝 내 코에 지 코를 부비고 있다. 내 이럴줄 알았다. 결국 작심 삼일이로구나 이 게이자식아. 니는 눈이 뼈서 저 벽에 붙은 [게이 타도] 개똥으로 보이냐? 어째.. 그제, 어제 잘 넘어간다 했다. 닐 믿은 내가 븅신이지. 윽.. 이자식이 다 먹고 있어!! 이러다가 다 뺏기겠다고! 나도 서둘러서 아그작 아그작 죠스바의 옆구리를 갉아 먹는데 자꾸 신경 쓰이게 녀석의 입술하고 닿고 있다. 염병할.. 이쯤해서 포기해야 하나.. 고민하느라고 잠시 입놀림이 느려 졌더니 환장하게도 지호녀석 나무 막대기에 남아 있던 죠스바의 나머지 덩어리를 혀로 밀어서는 잘도 내입안에 쳐 넣고 있다. 그래.. 이게 바로 그 잘난 써비스냐? 고마해라 좀.. 니는 어떻게 생겨 먹은 놈이 때를 가리지 않고 느믈 거리냐? 느믈 거리기가. 하아.. 그래도 먹고 살겠다고 그걸 또 넙죽넙죽 잘 받아 먹는 나는 뭐하는 놈이란 말인가. 궁핍하구나 김유기. 뼈만 남은 하드 막대기를 마지막으로 쭈욱 빨더니 바로 내려온다. 그런데 말이다.. 나 아무래도 습관 든거 같다. 이자식이 이렇게 쪽쪽 거리는데도 밀어 놓지도 않고 있으니 말이다. 제길.. 습관이란 무서운 거라고. 이러다가 여든까지 이녀석하고 쪽쪽 거리면 어쩌지? 움찔! 아아아악!!! 키스만해! 키스만 하라고! 내가 다시 만지게 하면 서유기랬지! 너는 뭐가 좋다고 거길 또 만지려고 하는건데!! 어느새 허리띠를 끌르고 바지 안으로 들어온 녀석의 손을 빼기위해 엄청 바둥거려야 했다. 겨우 밀어 졋혀 떨구어낸 녀석에게서 멀어질려고 버둥버둥 발을 밀다가 침대끝 벽에 등이 닿고 말았다. 녀석을 노려보면서 숨을 고르려니 왠지 웃음만 나온다. "큭..큭...크하하하하하하!!!" 하하하하!! 저 몰골 좀 모라고!! 입주변이 다 까메!! 핫핫핫핫핫!!!......핫............ 헉.. 그러고 보니.. 녀석이 저렇다는건.. 나도 그렇다는거 아닌가. "윽.." 서둘러 손등으로 입을 훔쳤더니 뭔가 거므스름 하게 뭍어 나긴 하고 있다. 지호녀석은 갑자기 웃어 재끼다가 갑자기 곤란한 얼굴이 되서는 얼굴을 문질르고 있는 날 말없이 바라보고만 있더니 그것도 도와준다고 지 엄지손가락에 침 뭍혀서는 내 볼을 문질러 준다. 그만둬라 내 얼굴 썪는다. 탁 하고 녀석보러 손 치우라고 쳐 냈더니 녀석이 갑자기 아프게 시리 내 턱을 잡고는 밀어 붙였다. 쿵-! 하고 내 머리가 벽에 부딪혔는데도 신경도 안쓰는 자식때문에 눈물이 고이고 말았다. 망할녀석! 아프다고! 싫어 이자식아! 그만해! 으으.. 박지호 미쳤나 보다. 가뿐 숨 소리가 엄청나는데도 내 입에 달라 붙어서는 떨어질 생각을 않는다. 게다가 무슨 몸싸움이라도 하듯 한치의 양보도 없이 날 거칠게 다루고 있어서 쬐금.. 날 겁나게 했다. 악! 아파 이자식아! 그건 왜 풀르는거야! 교복 셔츠를 바지에서 꺼내고는 재빠르게 단추를 풀러데고 있는데.. 뭔가 점점더 무서워지고 있다. 시...싫어. 뭐하는 거냐.. 뭔가 기분이.. 저번에 처럼 그런건 아닌거 같다는 기분이다. 뭔가.. 더..할려고 하고 있다는게 직감상 와 닿고 있다고. "헉..헉.. 하..하지마. 지호햐.. 하지맙!!..읍!!" 내 셔츠가 벗겨지다가 뭔가 찍-! 하고 뜯겨지는 듯한 소리가 났다. 헉...옷 찢어졌어! 큰일났다 엄마한테 뒈졌다!! 엄마가 머리에 떠오르자 더욱더 강하게 발버둥을 쳤지만 전혀 먹혀 들어가질 않는다. 꿀꺽.. 정말.. 무섭다 지금.. 이러다간 뭔가 큰일 날꺼 같다고. 이녀석 얼굴을 봐. 전혀 그만둘 얼굴이 아냐. 핀트가 나간 얼굴이라고. "바..박지호.. 임마 정신차려.. 나야.. 유기라고." 라고 타일러 봤자. 들리지도 않는거 같다. 어..어떻해야 하냐.. 나.. 이런건 싫어. 윽.. 눈물이 난다. 바지가 벗겨져서 침대 옆으로 내팽겨지는걸 보니 정말이지 겁이 벌컥 나서 눈물이 나고 말았다. "지호야.. 그만둬.. 싫다고.. 하지마.. 제발.." 무슨 일이 일어 날지는 모르겠지만.. 녀석 얼굴을 보고 있으려니 너무 무서워서.. 몸이 떨려온다. "제발.. 지호야.." 넘처나는 눈물때문에 뿌연 앞을 헤집으면서 미약하게나마 가슴을 밀어내는데 녀석이 움직이는 느낌상 지호 자신도 바지를 풀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 어떻게 하냐.. 저번이랑 뭔가 느낌이 확실히 틀려서.. 그냥 정말이지 그것만으론 끝낼꺼 같지 않는데.. 무서운데... 싫은데 어떻게 해야 하지..? "지호야.. 지호야.. 나 싫어.. 흐윽.. 싫다고!! " 순간 녀석의 움직임이 마법처럼 멈춰 버렸다. 거칠게 흥분된 지호의 숨소리와 나의 흐느끼는 소리가 멍하게 멀리서 처럼 들리다가 내 볼에 닿는 따뜻한 녀석의 손 감촉에 점점 다가오는 것 처럼 들리고 있었다. "미안.. 유기야 미안하다..난.. 나도.. 내가 왜이런지 모르겠어." 왠지 가슴에 아프게도 와닿는 녀석의 목소리 때문에 팔을 뻗어 녀석을 꼭 안아 주었다. 우는건 누군데.. 꼴에 내가 지호를 달래주고 있다. "괜찮아. 다 괜찮아." 후우.. 정말 괜찮아.. 아무일 안 일어 났으니깐 그게 얼마나 다행이냐. 정말이지.. 하나뿐인 친구한테 당할뻔하다니.. 이게 무슨 조화냐. 아무리 이녀석이 날 사랑한다고 해도 이렇게 순간 미쳐 버릴지는 몰랐다. 힘들구나 힘들어.. 나를 사랑하는 게이 친구를 둔게 이렇게 무서운 일이었다니.. 이녀석을 어떻게 해야 되는건지 모르겠다. 그런데 말이다. 이녀석이 하루라도 내 눈에 안보이면 나도 외로워서 못참겠는데.. 무섭다고 관계 끊는건 절때 못하겠고.. 그렇다고 계속 같이 지내자니.. 언젠간 정말로 당할꺼 같고.. 정말이지 대체 이녀석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도대체가 모르겠단 말이지.. 나 사랑하는거 뻔히 알고도.. 진지하게 생각 안했던 내가 문제인가? 그냥 확 한번 같이 자버려? 그럼 녀석도 .. 아! 이건 아니구나.. 라고 생각 할지도 모르잖아. 으으.. 제기랄.. 모르겠다. 아예 생각을 말자. 그냥 나만 조심하면 녀석 도발 시키지 않으면 될테지.. 잠깐! 그런데 대체 이녀석은 내 뭘 보고 그렇게 맛가게 된거지? 내 자태가 그렇게 요염하나? 그냥 보고만 있어도 뻑 가게 대단한가? 헐.. 설마.. 곡선도 없고 가슴도 없는데.. 여자처럼 어디하나 매끈하게 빠진데가 있기를해 가슴이 있기를해. 아니지. 이녀석 게이니깐 가슴이 없고 몸매도 밍밍한게 오히려 충동질이 될수도.. 헐.. 세상에.. 이녀석에게서 살아 남을려면 가슴 수술이라도 해야 하는건가? 누가 알아? 여자처럼 가슴이 있으면 처다도 안보게 될지.. 안그래? 킥킥킥.. 재밋군 재밋어.. 우라질! 뭐가 재밋다는거냐! 김유기! 생각하는거 하곤.. 쯧쯧.. 에고 불쌍한 우리 지호.. 그러게 내 어디가 그렇게 좋아서 미쳐 버렸던거냐.. 미쳐 버리긴.. 그렇게 제어가 안되냐? 흠.. 미안타. 내가 남자로 태어나서.. 헌데 어쩌겠냐. 이렇게 태어나 버린걸.. 괜찮아 괜찮아. 내가 다 이해 한다잖냐.. 우리 이 사태를 현명하게 대처해 나가자꾸나. 친구 좋다는게 뭐냐. 이럴때 서로 돕자고 있는거 아니냐. 하핫.. 염병할.. 나는 사람이 너무 좋아. 암~ 좋고 말고. "유기야.." "응? 왜?" 아까까지만해도 훌쩍 거리고 울던 녀석이 헤죽헤죽 웃고 있으니깐 녀석도 불안한지 내 얼굴을 내려다 보고 있다. "괜찮아?" 아이고~ 괜찮다니깐.. 미안해 할꺼 없어. 벌~써 잊었다고. 짜샤~ "그럼.. 괜찮고 말고. 하지만 아깐 쪼까 무서웠다. 알았냐?" 녀석 뭐가 기가 막힌지 너털 웃음을 지어 보였다. "하.. 그..래. 미안하다." 금새 울것 같은 얼굴로 몸을 일으켜 세우는 녀석을 보자니 뭔가 가슴이 저릿하고 아파온다. 음.. 뭔가.. 빠진거 같아. "저기.. 지호야.." "어?" 윽.. 그래 불렀으면 뭐라고 말은 해야지.. 주먹을 불끈 쥐고 파이팅을 외쳐 버렸다. "게이타도~! 파이팅!!" "......하....하.." 라고 김빠진듯 웃어버리곤 녀석은 서둘러 가방과 교복 마의를 챙겨들어 황급히 방을 나가 버렸다. 헉.. 나.. 지금 뭔가.. 실수 한거 맞지? 그..그런거지? 순간 머리가 비어져 버려서 속옷만 입고 있다는 생각도 못하고 녀석을 잡기위해 내 방을 뛰쳐 나갔다. "지호야! 기다려!!" 미친듯이 따라 나갔지만 현관문은 이미 닫히고 있었다. 으으.. 가슴에서 순간 뭔가 쑥- 나가는 동시에 다리에 힘도 빠져 버려 그자리에 털썩 주저 앉아서는 이번에야 말로 마음에서 폭발해버린 울음을 터뜨렸다. "흐흑.. 좃도 빠른 새끼.. 흑.. 기다리라니깐.. 그냥 가버리냐. 흐으으윽.. 으윽.. 박지호... 망할새끼.. 너 이제 다시는 나 안볼꺼냐!! 나 밉다고 안올꺼냐고! 흐어어어어.. 지호야.. 돌아와..어어어어..." "흑.. 훌쩍.. 훌쩍.." 부르르르르.. 젠장.. 빤쭈만 입고 거실에서 이게 뭐하는 짓이냐.. 한동안을 넋놓고 울었더니 춥다. 부르르르.. 제길.. 모처럼 분위기 잡을려고 했더니 끝까지 받혀주질 않네. 뭐냐? 이게. 누가 보면 미쳤는줄 알겠다. 주섬주섬 일어나서는 방에 들어오니 저 망할 것이 자꾸 눈에 거슬린다. [게이 타도] ". . . . . . . ." 그러게! 내가 왜 저건 써서는 이게 뭐냐! 망할것! 그대로 벽으로 부터 북북 찢어서내서는 쓰래기통에 쑤셔 넣어 버렸다. 다 너때 문이야! 너때문에 지호가 가버린거라고! 제기랄! 그리고 지호자식! 지가 뭐라고 피척하면 뛰쳐 나가? 지가 무슨 비련의 여주인공이야? 고깟 농담 했다고 삐져서 가버리다니.. 망할자식. 오냐 이번엔 나도 먼저 가서 사과하거나 그러지 않는다. 나 없이도 잘 살아 봐라 박지호! 니가 퍽도 나 없이 웃고 살수 있겠다. 쥣불도 모르는 자식 지가 여지껏 즐겁게 지낼수 있었던게 누구 덕분인지도 모르고..... 헌데 말이다. 결국 다시 웃으면서 얼굴 마주 대할껄 알겠으면 서도.. 왠지 이번이 정말 마지막 같아서 불안하다. 그녀석 언제나처럼 내가 전화 한방 때리면 바로 달려와 줄까? 수화기에 손을 댓다가 결국 들지도 못하고 손을 내리고 말았다. 후우.. 관두자. 지금 걸어 봤자 올꺼 같지도 않고.. 무겁게 몸을 돌려 추리닝을 입고 널브러져 있던 교복들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아까 찢기는 소리 났던데 셔츠는 괜찮을까 몰라..헌데 아무리 돌려 봐도 뜯어진 데는 없다. 흠.. 다행이네. 고개를 들어 시계를 보니 아직 잘려면 멀었다. 그럼 난 그동안 뭐하고 노냐.. 지호도 없이. 게다가 오늘 토요일인데.. 토요일엔 항상 녀석하고 비디오 빌려다 봤는데.. 나라도 가서 빌려다 볼까? ..... 제길.. 내가 고르면 재미 없잖아. 지호가 그런건 잘고르는데.. "치이-. 정말 뭐하고 노냐.." 녀석이 틀어 놓고간 티비를 이유없이 노려 보면서 말랐다고 생각한 눈물을 또 흘리고 말았다. "제길.. 녀석 없으면 할줄 아는게 대체 뭐야? 병신같이 혼자 놀줄도 모르면서.." 무릎을 끌어 안고 앉아서는 머리를 무릎위에 쿵 하고 올려 놓았다. "차라리 나도 게이나 될까..?" -------------------------------------------------------------------------------- 우정이란 친구의 눈물을 웃음으로 바꾸게 할수 있고. 아무리 힘들더라도 친구에겐 나의 눈물 대신 웃음을 보이게 할수있는 힘을 지녔다. 그것이 친구의 거짓 웃음임을 알지라도 같이 웃어줄 수 있는것이 친구이고.. 그리고 친구의 찡그린 얼굴도 사랑해 줄 수 있는 것이 바로 친구이다. [싸나이의 우정] 의리에 살고 의리에 죽는다. #8 "오늘 하루종일 비온다고 했으니깐. 저번처럼 나돌아 다닐 생각말고 집에 박혀 있어. 알았어? 또 감기 걸려서 골골 거리기만 해봐! 그땐 이불채 돌돌 말아서 밖에다가 내다 버릴꺼야. 김유기! 알았냐고!" 으으으.. 저 잔소리.. "알았어..알았다고.." "갈비탕 끓여 놨으니깐 있다가 점심 때 지호 불러서 같이 먹고. 알았지?" 이제 좀 가요. 빨리 나가서 돈벌어 와야 날 먹여 살리지. "예~에~" 엄마는 이것저것 챙겨 가면서 계속해서 잔소리를 해대고 있다. 이게 뭐냐. 방에 틀어 박혀서는 창밖만 내다보고. 그것도 일요일 아침 해뜨면 출근 하던 녀석도 올 생각 안하고.. 제기랄 아주 좋은 일요일의 시작이로구나. 외롭다구!! 아주 외로워 죽겠어!! 앞 동 빌라의 화단에는 해바라기들이 열씸히 비를 맞고 있다. 저거 다 익었는데도 왜 안먹지? 꿀꺽.. 오랜만에 해바라기씨 먹고 싶다.. 아.. 그러고보니 저 해바라기들 그 형네들 껀데.. 어저께 싸우더니 형들도 냉전일까? 호기심에 들여다본 앞동 2층 창. 건너방으로 보이는 그러니깐 우리집이랑 구조가 같을 테니깐 결국 내방과 같은 위치에 해당하는 그 방을 살피기 시작했다. 커튼이 살짝 쳐져 있는데 그 사이로 뭔가 희끄 무리한게 움직이는게 보였다. 음? 저건 뭘까.. 좀더 촛점을 집중하고 들여다 보는데.. 헉!!!!!!!!!!!! 이런 우라질!! 남자... 남자의 벗은 엉덩이다!!! 게..게다가 그 허리에 허연 다리가 매끄럽게 빠진 다리가 휘감겨 있어!!! 신봤다!!! 나이쓰~ 브라더!! 세상에 누가 남사시럽게!! 침대를 창문 바로 밑에 두고 사냐! 그러니깐 이렇게 좋은 구경도 할수 있는 거잖아!! 대체 어떤 형이야! 키큰형인가 작은 형인가.. 오오.. 세상에 아침부터 삐리리를 하고 있다니!!! 아니지.. 아침 까지인가? 아무튼!! 캡이야 캡!! 그것이 무엇인지가 확실히 들어나자 나의 시력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가공해져버렸다. 이야.. 저 형 등 근육 좀 봐라. 오!! 그러면 확실히 키 큰형이다! 하긴 그형 살도 까무잡잡해서 운동꾀나 하게 생겼지. 히야.. 저 밑에 깔린 여자 정말 살 하얗다. 꿀꺽.. 비됴로만 봤는데.. 실제로 보게 될줄이야.. 비여.. 하루종일 내려라. 하지만 너무 퍼부으면 곤란하지.. 킬킬.. 이야.. 아니지 아니야.. 내 이럴때가 아니지.. 이렇게 좋은건 혼자 볼수가 없어. "유기야! 엄마 나가니깐 문 잘 잠그고 있어! 지호 불러서 점심 꼭 먹고! 주전부리로 거르지 말고 알았어?" "예~예- 다녀오십셔.." 두눈은 그 커튼 사이에 고정시키고 입으로는 나가는 엄마 배웅하고 손으로는 수화기를 들고 열씸히 번호를 초 스피드로 눌러 댔다. "여보세요." "야야.. 지호야. 어여 튀어와라. 지금 안 오면 놓친다." "뭐?" "이자식아 빨리오라고." ". . . . . . . ." "빨리와!" 한번더 재촉을 하고 전화를 끊는 순간.. 앗! 맞다.. 어제 이녀석 삐져서 가버렸었는데.. 이런.. 음.. 에라 모르겠다. 안오면 지 만 손해지. 우옷!! 자세까지 바꾸고 있어!! 앞집 큰형!! 당신을 존경합니다! 저것 좀 봐라..형이 앉고 여자도 그 위로 올라 타서는 스스로 몸을 움직이고 있잖아! 이런!! 염병할!! 너무 대단해! 안됐다 박지호.. 방금 엄청난걸 놓쳤구나.. 어라? 헌데.. 저여자.. 가슴이 절벽이다.... 나 못지 않다.. 헐.. 설마.. 아냐. 비때문에 잘 안보일 수도 있어. 잘보면 가슴이 출렁이는게 보일꺼라고.. 자자..어서.. 가슴아 나와라!! 형 위에서 움직이던 여자가 형한테 키스 하다가 순간 소리를 지르고 있는지 고개를 탄력있게 위로 젖혔.......................................!!!!!!!!!!!!!!!! "야! 뭔데 숨넘어가는 소리로 빨리 오랬던 거냐?" 꺄악!! 바로 등뒤에서 들리는 지호 목소리에 본능적으로 허겁지겁 커텐을 닫고 그것도 모자라 그 앞을 떡 가리고 섰다. 절때 봐서는 안돼! 이.. 이건 교육상 아-주! 아---주! 안 좋은 거라고! "어이.. 뭔데 가리는 거야? 밖에 뭐 있어?" 도리도리도리도리도리.. "그럼?" "저기!!!! 나 말이지!! 그거 뗐다!" 윽.. 그래 차라리 주제를 바꾸자. "뭘?" 맹렬하게 아무것도 남겨지지 않은 벽을 가르키며 껄껄껄 웃어 주었다. "핫핫핫!! 저거봐라! [게이타도] 뗐다! 나 잘했지?!!" 꿀꺽.. 이봐 박지호 뭐라고 한마디라도 해봐. 어제 처럼 또 가버릴꺼냐? ". . . . . . . . .그래 잘했다." 헤헤헤헤헤.. 그럼 잘했고 말고. "그런데 왜 뗀건데?" 헉.......그..그딴걸 물어보면 나는 어쩌라고 그러냐.. "아.. 그러니깐.. 그게.. 음.. 그러니깐.. 우리 영화 빌려 보자!" 윽-! 임마 그렇게 얼굴을 갖다 붙이면 어떻게 말해! "말 돌리지 말고. 빨리 말해. 그거 왜 뗐어? 너 그거 붙이고 아주 좋아 했잖아." 제길.. 차라리 창문열고 뛰어 내릴껄.. "그게..말이지.. 나 어저께 너 가고 나서 울었거든! 보이냐? 눈이 팅팅 뿔었잖아. 그치?" 그랬더니 녀석 그 뜨끈한 손으로 내 볼을 감싸 쥐었다. "많이 울었나 보네." 끄덕끄덕끄덕!! 그래! 동정표 작전이다! 최대한 불쌍하게 보여서!! 화제를 돌리는 거야! "너가 가버리니깐.. 내가 너무 가슴이 아프잖냐. 가지말라고 하면서 쫒아 뛰어 갔는데.. 벌써 없더라. 그래서 속이 상하더라고." 하아하아.. 내가 미친다. 별걸 다 말한다. 그..그래도!! 동정표를!! "왜 가슴이 아팠는데?" 헉...... 너는 묻는것도 많구나! 이자식아! 모르면 모르는 대로 넘어가는거야! 수업시간에는 누구보다 조용한게 오늘따라 뭐가 이렇게 질문이 많아? "그야.. 너가 ... 그냥 갔으니깐..." 제길 동정표는 물건너 갔다. 뭔가 다른 껀수는 또 없나...? "그냥 내가 갔다는 이유 만으로 슬펐던 거야?" 오오.. 그래 이렇게도 은근슬쩍 넘어갈수 있구나.. 잘했어! 박지호! 역시 널 키운 보람이 있구나! 끄덕끄덕끄덕끄덕!!! "내가 널.. 다치게 할뻔 했었는데도 내가 가는게 싫었어? 내가 계속 있었으면 무슨 일이 벌어질지도 모르는 상황이었는데?" 왜 얘기가 그쪽으로 흘러가는건데? 어쭈.. 너 그러고보니 오늘따라 말발이 좀 슨다. "아..그야.. 무섭긴 했지만.. 그래도.. 같이.. 있는게.." 뭐라고 해야하나 잔머리를 열씸히 굴리고 있는데 순간 와락! 하고 지호가 날 끌어 안아 버렸다. 헉.. 이..이건 또 뭐하자는 액션이냐. 이녀석 뭘 믿고 끌어 안아! 끌어 안기가! "우리 영화 빌려다 볼까?" 오옷!!!!! 이건 또 왠 조화냐! 아까는 말 돌리지 말라고 일축 하더니 이제는 니가 할말이 없는 게로구나! 암! 그래야지! 영화를 봐야지! "히죽-. 그래~ 우리 오늘 그동안 못본거 다 보자." 아이고 다행이에요 천만년 감수했어요. 헌데.. 어이.. 이걸 풀러야 영화를 빌리러 가도 가지 않겠냐.. 허허 거참.. 이대로 날 끌어 안은채 밖으로 나갈려고 하는거냐 시방? 니가 뒈질려고 환장했구나! "유기야.." "어?" 무슨 소리를 또 할려고 내이름을 부르는 거냐.. 헉.. 설마.. 그..그.. 버터사발을 나발로 마시는 그 건 아니겠지.. 사랑 어쩌고로 시작하는거.. "키스해도 되냐?" 하.. 난또 무슨 소리라고. "그럼~" 잉?...............아아아아아아아악!!!!!!!!!!! 더 안좋아!!! 니가 언제 키스해도 되냐고 묻고 했었냐!! 평소에 안묻던 질문은 왜 해서 사람 헷깔리게 해!! "음..!" 내가 키스해도 된다고 허락한게 아니라..!! 니가 그 사랑어쩌고 할까봐 정신이 딴데 팔려 있어서 헛들은거 뿐이라고! 생각해봐 내가 미치지 않은 이상 니한테 키스따위를 해달라고 말할꺼 같으냐? 젠장.. 인정하긴 싫었는데. 지호녀석 키스는 정말 잘한다. 나중에 너 이걸로 사업이나 하나 차려라. 아니면 전문직종으로 삼던가. 아마 돈을 삽으로 퍼 담을껄? 남자인 나도 정신이 아딸딸하게 만들 정도면 여자는 어떻겠냐. 그런데 등뒤로는 서늘한 창문의 기운이 느껴지고 가슴으로는 녀석의 체온이 느껴지고 한쪽은 덥고 한쪽은 추우니 이거원..차라리 더울려면 다 덥던가 추울려면 다 춥게 하던지 하지 이게 뭐냐. "지호야. 잠깐.." "어?" 내가 말이다. 왠만하면 말 안할려고 했었는데 자꾸 신경이 쓰여서.. "등이 차가워." "어.. 이런 미안." 재빠르게 날 창문에서 떼어 내더니 데려간다고 한 곳이... 왜 침대야!! 저..저기는 두사람이 눕기에는 저주 받은 곳이라고! 제기랄! 하지만 뭐라고 항의도 못했던게 정말이지 등이 찬것보단 낫다. 등도 푹신하고 얼마나 좋아. 게다가 기분도 좋고.. 젠장 이미 습관 든거라니깐. 이놈의 키스 몇번만 더하면 입술 다 달아 없어지겠네.. 엇.. 임마 왜 하다가 그만둬. 할꺼면 마저 해야 할꺼 아냐. 떼지말라고 목을 감싸 안았더니 자동적으로 입술을 붙여 온다. 나가기 귀찮게 영화는 무슨 얼어 죽을 놈의 영화. 밖에 비도 오는데. 집에 죽치고 앉아 있는게 최고지. 안그래? 차라리 할것도 없는데 오늘 하루종일 키스만 하자고 할까? 아... 몸이 뜨겁다. "쪽-. 쪽-. 음.. 지호야.." (쪽-: 입술 부닥치는 효과음..) "쪽-. 음?" "쪽-. 덥다. 쪽-. 쪽-." "쪽-. 쪽-. 더워?" "어.." 망할자식.. 덥다니깐 왜 내 티셔츠는 벗기는 건데? 어쭈? 어쭈? 임마. 내가 너 키스 잘해서 봐준다. 헌데.. 이자식은 왜 지도 벗고 지랄이야? "쪽-. 뭐냐." "쪽-.나도 더워." "음-. 쪽-. 쪽-. 으응..." 제길.. 맨살이 서로 닿아서 비벼질때마다 소름이 돋는다. 그냥 으드드득 하고 돋는 소름이 아닌 짜릿 짜릿하게 돋는데.. 아무래도 이거.. 느낌이 묘하다. "아.." 윽-. 나 또 이상한 소리 낸다. 헉.. 야 임마! 거기에 빨게 뭐가 있다고 거길.. 윽.. 하악.. 미쳐.. 짜도 젖한방울 안나는 젖꼭진데.. 그 납작한걸 윽.. 제길.. "아윽-.. 아.." 나 미친다. 임마.. 그냥 키스만해! 이상한 소리 내게 하지 말고! "으응-! 지..지호야. 거긴..아.. 아무것도 없어. 윽.." 그러게 내말이 그말이야! 꼬집어 봤자 가죽뿐이 안잡히는 가슴을 뭐하러 낼름 거리냐고. 제길! 깨물기 까지해! 헌데 이거 막 허리가 휜다. 게다가 미처 날뛰게도 나 이미 섰다. 우라질.. 오늘만은 김유기에서 서유기 해야 겠나보다. 세상에.. 이러다 죽겠네. 기분은 더럽게 좋아요. 제길.. 녀석손이 팬티 속으로 들어가는데도 막질 못하겠다. "으윽-. 더워.. 지호야. 나.. 어떻게 될꺼 같아. 더워. 앗..아." 김유기! 쫌 이상한 소리좀 내지마 쫌! 동네 쪽팔려서 얼굴을 못들고 다니겠어! 세상에 뭐냐 어느새.. 다 벗겨졌어! 우라질! 이놈은 왜 이렇게 손이 빨라! 잠깐! 여기서 잠시 정리 좀 해보자. 녀석이 자신의 바지를 벗는 짧은 찰나를 이용하여 생각을 좀 해보기로 했다. 옷을 벗는다 = 목욕 (X)이랑 상관없다. 침대 위에서 옷을 벗는다 = 변태짓 (△) 과 비슷하다. 두 사람이 침대 위에서 옷을 벗는다 = SEX (○)가 확실하다. 결국 머릿속에 남는 단어 하나. 튀어!! 유일한 탈출구인 문을 향해 벌떡 일어서는데, 일어서는 동시에 문은 내 시아에서 멀어졌다. 뭐냐!! 어째서 가까워져야 할 문이 반대로 멀어져 버린건데!! 게다가 난 왜 일어서있어야 하는데 꺼꾸로 침대에 누워 있는 거지? 엉?! 이유가 뭐야! "야. 어디가." 내 어깨를 두팔로 잡고는 침대로 내리 누르고 있는 녀석의 상체가 내 시아에 가득 들어왔다. 결국 다 일어서보지도 못하고 잡혀 버린 것이다. "우린 아직 어려!!" "뭐?" 생각해 봐 이자식아. 고작 고 2짜리들이 대낮부터 옷벗고 침대 위에서 이게 뭐하는 짓이냐!! 하지만 나의 이 투철한 신념은 녀석의 무서운 시선 아래에서 나약해 졌다. "학..생이면.. 공부..를 해야..겠지?" "너 학교에서도 수업 안듣고 맨날 놀잖아." 켁!!! 그게 지금 그 얘기가 아니잖아 지금! 그럼 니는 공부하냐! "게다가 옛날에는 우리 나이에 벌써 애 셋은 낳았어." 에이... 설마 그렇게 많이 낳았을랴구.. "뻥까지마라 이자식아. 그럼 열 셋부터 났냐?" 일어날려고 바둥바둥 거리자 녀석이 거욱 힘껏 내리 누르며 으르렁 거렸다. "나.. 가버린다." 윽-. 가는건 싫어.... 싫다고.. "어떻게 할까. 가버릴까 아님 있을까." "가지마.." 가지말랬더니 쪽 하고 소리나게 이마에 뽀뽀를 해주고는 씨익- 웃었다. "그래 그럼 동의 한거다." 헉... 내가 뭘 동의 했는데! 좀더 편하게 내 몸위에 몸을 겹치면서 다시 키스를 퍼부어 대기 시작했다. 망할자식.. 계약서를 보여 달란 말이다 계약서를! 내가 동의 했다는 증거를 보여! 보이라고! "으..응.." 할짝할짝 잘도 핥아 댄다. 우라질.. 닌 개과냐? "윽-." 이자식아! 뱃가죽은 왜 깨물어! 핥을려면 그냥 핥지! 내가 미친다. 간다니깐 찍소리 못하고 이게 뭐냐. 환장 하시겠구나. 몸을 바쳐야만 머물러 준다는 심보는 또 뭐야. 니가 그러고도 친구냐. 이 우라질 자식아! 흠칫! 황급히 한쪽 팔꿈치를 딛어 상체를 일으켜서는 아래쪽에서 행해지고 있는 엄청난 사태를 이 두눈으로 똑똑히 목격하고 말았다. 벼..변태! 이 변태! 그걸 어떻게 입으로 하냐! "앗.." 몸이 뒤틀려 버려 그만 풀썩 소리나게 머리를 침대 바닥에 떨어져 버렸다. "으으.. " 세상에.. 이게.. 뭐길래 이렇게 기분이 좋냐.. "하아.. 하아.. 아-!" 제길 몸이 꼬여. 온몸의 피가 거기로 몰리는거 같다. 제길 눈 앞이 다 하얘. 윽.. 미치겠다. 이자식.. 이런건 또 어디서 알아왔어! 좋겠다 씨발.. 존나리 똑똑해서 아는거 많아서 좋겠다. 제길.. 미치겠다고!! 뜨거워!! "지..지호야.. 윽.. 지호야..지호야.." 녀석의 움직임은 빨라지고 내 엉덩이는 점점 바닥에서 떠 올라가고 있다. 입에서는 녀석을 자꾸 불러 데고 있지. 허리는 아플정도로 힘이 들어가고 있지.. 나 이러다 죽는다. "아으.. 지호야. 나와. 그만.." 그만..폭발하고 말았다. 젠장..이게 두번째다. 이녀석 때문에 싸게 된게 벌써 두번째라고!! 이것도 습관 들겠다. 제길 다 습관 들어라. 이러다간 정말이지 녀석 없으면 아무것도 못하게 된다고. 제길.. "으으.." 저번 보다 더 좋아. 손 보다 입으로 하는게 더 필이 오는 구나.. 늘어져 버린 몸을 비틀어서 녀석이 남은 잔재까지 맛깔스럽게 핥고 있는걸 멍하게 보고 있으려니 나도 모르는 사이 내 손이 녀석의 머리를 쓸고 있는것도 눈에 들어왔다. 왜.. 이순간이 이렇게 소중하고 아름답게 느껴지는거지? 하는 짓은 초 변탠데.. 어째서? 다시 내몸에 키스를 하며 올라오는 녀석의 몸이 다리 사이로 매끄럽게 닿아 기분 좋은 소름이 끼쳐졌다. 감촉이란거 참 신기하구나.. 손끝으로 녀석의 목이며 가슴이며 미끌어 만져보니 이거 또한 전기가 통해온다. 손끝으로 오는 짜릿함이 이정돈데.. 다른건 어떨까? 에라 모르겠다. 나도 한번 해보자! 몸을 빙글 돌려 녀석을 밑에 깔고는 손바닥과 손가락으로 복부 부터 천천히 만져 올라가다가 입술이 손끝에 닿자. 참지 못하고 키스를 쏟아 부어 버렸다. 사실은 말이지.. 내가 이러고 싶어서 이러는게 아니라.. 머리랑 몸이 따로 논단 말이지.. 설마 내가 이렇게 지호녀석한테 굶주렸을랴고. 안그래? 설마 내가 게이일리가 있겠어? 게다가 지호가 해줬으니 나도 해주는거 뿐이라고... 으아.. 받는것만 좋은게 아니라.. 해주는 것도 좋구나.. "으음..유기야.." 라는 소리가 귓속에 파고드는 순간 뭔가 번뜩 하고 정신이 차려졌다. 헉... 나..지금 뭐하는 짓이냐 시방.. 으아아아아악!!! 내가 미쳤지!! 내가 뭐가 아쉬워서 두눈 시퍼렇게 뜨고 녀석 껄 빨고 있는거야! 뒈져! 뒈져버려 김유기!! "유기야 멈추지 마.." 녀석의 가슴과 하복부에 남아 있는 퍼런 자국들...은 누가 만든 것인가.. 헉.. 내..내가 얼마나 오랫동안 이짓을 하고 있었던 거냐. 필름이 끊겼었다.. 아아아악!!! 기억이 안나! 그동안 대체 내가 무슨 짓을 한거냐고!! 열기가 가득한 녀석의 눈을 덩그랗게 뜨고 바라보고 있으려니 알수 없는 죄책감이 스물스물 치밀고 올라왔다. 가까스로 굳어 있는 몸을 일으켜 앉으니 녀석도 한동안 정신을 못차리다가 낌새를 알아채곤 팔을 짚고 일어나 나를 바라봤다. 한동안의 침묵...에 의한 어색함에 조금씩 조금씩 몸에 좀이 쑤시기 시작하자 참지 못하고 큰소리로 웃고 말았다.. "하하하하핫!!! 날씨 좋다!" 윽.. 창문을 때리는 빗소리가 들리고 있어.. 그래서 어쩔꺼야!! 난 오늘 부터 비가 좋다구! "난 비가 좋다니깐!" ". . . . . . . . " 꿀꺽.. 뭐라고 말 좀 해 이 빌어먹을 자식아! 내가 썰렁한 공기 덥힐려고 애쓰는거 안보이냐! 헌데 녀석.. 소리없이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서랍장 선반에서 뭔가를 들고 돌아 왔다. 뭐냐.. 그 얼굴에 처발르는건.. 왜 들고 있는 거냐.. 그 로션은 왜 들고 있는 거냐고! "김유기... 순순히 할래.. 아님 강제로 당할래." 켁.. 뭐..뭐냐 그 간단 명료고 직선적인 질문은.. 뭐..뭐가 순순히고 뭐가 강제로란 말이냐! "두...두....울다 싫으면 어떻게......되는 건데.....?" "다른 선택권은 없어. 자발적으로 하는거 아니면 당하는거야." 어...어째서. 어째서 선택권이 그따윈데! 어짜피 둘다 당하는 거잖아! 설마.. 내가 싫다고 한다고 하나밖에 없는 친구를 강제로 어찌할 생각은 아니겠지? 응? 그...렇지? 으악!! 안돼! 다가오지 말라고!!! "잠. 잠깐! 이자식아! 난 아직 선택 안했어!" "타임오버야." 아아아아아악!!! 그따위 룰은 또 누가 만든거야!!! 누가 만든 거냐고! 씨팔! 다 나와! -------------------------------------------------------------------------------- 친구란 무엇을 줘도 아깝지 않아야 한다. 내게 내 모든것을 줘도 아깝지 않은 친구가 있고. 나는 그녀석을 친구라 부른다. 이것이야 말로 사나이의 진정한 우정이자 의리이다. 싸나이는 의리에 살고 의리에 죽는다! [싸나이의 우정] 의리에 살고 의리에 죽는다. #9 퍽-! "욱-!콜록!콜록콜록!!" 으악!! 내가! 지호를 발로 차버렸어! 내가 미친다. 또 반사적으로 녀석을 패다니. 녀석의 복부에 박혀있던 발을 슬금슬금 빼내어 몸을 사렸다. 이번엔 좀.. 힘이 쌨나보다. 이런 정말 아프겠는걸.. 그러게!! 달려들면 어떻게 해! 내가 븅신도 아니고 그렇게 달려드는데 가만히 있겠냐? "지호야..괜찮아?" 배를 끌어 앉고 침배 바닥에 얼굴을 박은채 누워서는 녀석 꼼짝도 않고 있다. 혹시.. 죽은건 아니겠지? "죽은거야? 야.. 박지호.. 그...그러게! 누가 억지로 하래! 그러니깐!! 나도 모르게..왓!!!" 으악!!!!!!!!!!!! 이자식이 이자식이! 순식간에 뭔가 휘청거리더니 녀석 밑에 깔려서는 바둥바둥 거리게 됐다. 헌데 녀석 막상 움직이긴 했지만 아직도 아픈가 보다. "으..." 미안하다고! 제길.. 그러게.. 누가 그렇게 달려 들래.. 헉.. 녀석의 살기어린 눈빛을 보니 한두 주먹갖고는 풀릴 화가 아닌가 보다. 꿀..꺽. "지호야. 우리 대화로 풀어 보자.. 응?" 그래! 폭력은 나쁜거라고! 인류가 발달한 이유가 뭐가 있겠냐! 인간은 언어적인 동물로!! 대..대화가!! "웃기지마.." 윽.. 내가 코미디언이냐! 웃기게!! 젠장 이자식! 내 팔을 그렇게 잡지마! "이건 강간이야! 성폭행이라고! 씨팔! 친구한테 강간당하는데 좋겠냐?" 버럭 소리를 질렀더니.. 녀석 조용하다. 몰아 쉬던 숨이 잦아 들더니 두눈을 꼭감고는 내 잡았던 팔을 풀어 내게 떨어져 앉았다. "그래.. 미안하다." 축 처진 어깨로 옆에 떨어져 있던 속옷을 주어 들었다. 으악!! 녀석 또 내뺄려고 한다! 후다닥 일어나서는 문앞에 털썩 앉아 녀석이 문을 절때 못열게 막았다. 나갈려면 날 죽이고 나가! 그냥은 못나간다고! "하.. 넌 대체 어떻게 생겨 먹은 녀석이냐. 나 싫다면서! 못가게 그렇게 앉는건 무슨 심보야!" 내가 원래 이렇게 생겨 먹어서 그런다 왜! "그럼 너는 꼭 그걸 해야 하는 이유가 뭐야! 나 사랑한다며! 사랑한다면서 나 다치게 할려는 이유는 뭐냐고! 사랑한다면 지켜줘야 하는거 아냐?" 나도 녀석 못지 않게 씩씩 데면서 화를 부렸다. 그래 맞아! 나 사랑한다면서 꼭 덮쳐야 겠냐? 너야말로 무슨 심보가 그래! 너가 그러고도 내 제일 친한 친구냐? 사랑하면 지켜 줘야 할꺼 아냐! 옷을 줍다 말고 내 앞에 서서 한참을 내려다 보던 녀석이 눈을 찡그리면서 그 자리에 털썩 주저 앉아 버렸다. "사랑하니깐!! 사랑하니깐... 널 안고 싶은거라고. 김유기.. 널 너무 사랑하니깐.." 바닥에 얼굴을 떨군 녀석의 목소리가 점점 작아진다. 헌데.. 왠지 가슴에 느껴지는 통증은 더더욱 커져 가고 있다. 윽.. 가슴이 아프다. "날 사랑하는거.. 알겠지만.. 꼭 할필요는 없잖아. 내가 무슨 게이도 아니고. 너랑 하는게 좋다고 스스로 몸을 던지는것도 좀 그렇잖아.." 윽... 빌어 먹을.. 입이 맘데로 논다. 녀석 괴롭게 주저 앉아 있는데 나는 잘도 씨부렁 거리고 있다. 난 정말 못된녀석인가? 하지만 그렇잖아. 그게 사실이잖아. 사랑한다고 다 섹스란걸 하면.. 그게 뭐야. 사랑하면 다 관계를 맺어야 하는거야? 그런건 아니잖아.. "넌 참 잔인한 놈이야.. 그러 알어? 내가 이렇게 너 사랑한다고 백날 말해봤자. 너 우습게 알잖아." 내가언제! 너가 나 사랑하는거 이해 한데잖아! 내가 언제 널 우습게 봤다고 그래! 이 우라질놈아! "그래서.. 내가 사랑하는거.. 알아 달라고 하는데.. 그래.. 강간 맞아. 큭.. 제길.. 난 그것 뿐이 못되서.. 사랑하는거 알아달라고 강제로 안을려고만 든다. 그러니깐.. 너 다치기 싫다고 했으니깐.. 이제 좀 나좀 놔 줘라. 너 앞에서 사라질테니깐.. 너 다시는 아프게 하지 않을테니깐.. 나 놔줘라." 녀석.. 울고 있다. "사랑하는거 이해를 해? 웃기지 말라고 그래. 이해 한다는 놈이 내가 너 안을려고 하는걸 이해 못한다니.. 그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냐. 나보고 어떻게 하라고.. 싫다면서 가지도 못하게 하고.." 이..임마. 그렇다고.. 더럽게 빤스로 얼굴을 부비냐. 이그.. 멍청한놈. 일루와 내가 닦아 줄께. 엉금 엉금 기어서는 녀석 손에서 속옷을 뺏아 옆으로 치워 버렸다. 울긴 왜울어.. 그렇게 사랑하면 내가 뭐라고 해도 안으면 될꺼 아냐. 바보 같은 자식. "울지마.. 알았어. 알았다고. 하면 되잖아." 엄지손가락으로 녀석의 눈물을 닦다가 꼭 가슴에 안아 주었다. 난 정말 잔인한건가 보다. 녀석 울린건 누군데.. 이제와서는 하라고 하고 있다니.. 제길.. 녀석이 아파하니깐 나도 아프다고. 녀석 우니깐 나도 눈물이 나. 차라리 녀석이 강제로 하도록 내버려 뒀어야 했나 보다. 왠지 강제로 당해서 내가 아파해 하는것 보단 이게 더 아픈거 같다. "됐어. 됐으니깐.. 나 위로 하지 말고 그냥 놨둬... 만지지 말라고!!" 벌컥 녀석의 밀어내는 힘에 떨어져 앉으니 이제야 녀석이 내가 뿌리쳐서 얼마나 아팠었는지를 이해 할수 있었다. 이렇게나 아픈거구나... 윽.. 제길.. 이렇게 죽을 것 처럼 가슴이 아프다니.. "좋아해.. " 녀석이 내가 치운 속옷이며 바지를 다시 주어 드는걸 멍하니 보면서 생각없이 말했다. "지호야 좋아해.. 그러니깐.. 가지마. 너가.. 너가.. 좋으니깐.. 가는거 싫으니깐.. 나 너 없으면.. 없다는거 무서우니깐.. 가지마. 나.. 나 사랑한다며. 나도.. 너 좋아하니깐.. 그럼 된거 아니야?" 못된거 알겠지만 이상하게 지금 녀석 가버리면 다시는 안돌아 올거 같아서... 무서웠다. 영영 내 곁에서 사라질꺼 같아서 무서워.. 겁이 난다고. 다시금 손을 멈추고 나를 내려다 보는 녀석을 올려다 보다가 엉금엉금 기어서 녀석의 손을 잡았다. "나.. 할테니깐.. 나 너랑 하는거 좋으니깐.. 나 버리지마 지호야. 어?" 녀석 손 잡고 침대로 억지로 끌면서 솓구쳐 오르는 눈물을 삼켰다. 나 이상한거 알지만.. 난 녀석 없으면 살지 못하는걸.. "너.. 나보고 친구라면서.. 이러는거 좋아? 친구 사이엔 이런거 없는거 알면서.. 그래도 좋아? 이렇게 되면 가장 친한친구고 뭐고 안통하게 되는데 좋아?" 친구가 아니게 되도 좋다고 생각했다. "너만 있으면 되. 다 좋아." 난 멍청하다. 지금 그말이 딱이야. 골이 뻥 뚫려 버려서 녀석이 손에 든 옷들 뿌리치고 침대위에 올라 있는 날 안아 오는데도 오히려 적극적으로 꼭 안고는 입술을 녀석에게 부비고 있었다. 이게 옳은건지도 모르겠고.. 이제부터 게이가 되는건가.. 라고 하면서도 녀석 잡고 싶어서 내 몸을 허락했다. 제길.. 머릿속으론 시를 쓴다. 허락이라니.. 허락하고 자시고가 어딧어. 초이스가 없잖아. 게다가 녀석이 이렇게 만져도 좋으니깐, 기분 좋으니깐 다 된거 아냐? 꼭 해야 하는거라면 하라고 그래. 대신.. 넌 평생 내 곁에 있어야 한다고. 왜냐면 난 박지호가 내 옆에 없는거 싫단 말야. 녀석이 손가락에 로션을 뭍히는게 눈에 들어 왔다. 윽.. 이제 정말 할려나 보다. 무섭다고!! 차마 더이상 보지 못하고 녀석입술을 빨았다. 그래.. 맘데로 해라. "음-!" 아아아아아아아악!!!!!!!!!!! 젠장할!!! 아무리 내가 감상적으로 굴려고 해도! 도저히 못참겠다! 내가 멍청하게 그냥 할려고 했었는데! 막상 녀석 손가락이 들어오니깐!! 못참겠다고! "박지호!" "어..?" 윽.. 그렇게 흥분한 얼굴로 날 바라보지마! 젠장.. "대학가면 하자!" "뭐?" "대학 합격하면! 그때 하자!" 우라질 박지호.. 손가락 들이밀다 말고 그대로 날 째려 보고 있다. "싫어." 하더니 좀더 쑤욱 밀고 들어온다!!아아아아악!! 그..그만하라고! "나..난 처녀야!! 이 나이에 처녀성을 잃고 싶지 않다고! 윽-." 망할.. 손가락을 움직이고 있어. 역시 게이는 힘들구나. 으으.. "괜찮아. 나도 처음이야." 윽-. 그래서! 니가 처음인거 하고 내가 처음인거하고 뭐가 같은데! "잠깐!!!" "하아-. 뭐야 김유기. 나보러 하자며. 뭐가 문제야." 씨이팔.. 아무리 내가 하자고 그랬어도.. 이게 뭐냐! "뭔가 억울해..!! 넌 내 처녀성을 갖는데 넌 내게 뭘 줄꺼야!" 아악!! 이소리가 아니잖아 지금 시방!! "내 사랑." "그거 말고!!" "씨익-. 내 동정." 아악!! 그따위는 줘도 안가져! 윽.. 그렇게 더 깊이 들어오지 말란말야! "윽-." 더 힘껏 녀석 목에 메달려서는 두눈을 꽉 감고 말았다. 정말이지 하는구나. 왠지 걱정이 되서 창문 커튼을 확실히 닫았는지를 확인했다. 우리 이러는거 다른 사람이 보는거 싫어. 그것도 첫 경험인데.. 어디선가 나같은 놈이 훔쳐 보는거 싫다고. 제길.. "하악-!" 뭔가 엄청난 느낌에 숨을 들이쉬다 말고 소리를 지르고 말았다. 헉.. 방금 뭐냐. 놀라 두눈을 동그랗게 뜨고 녀석을 처다보니 싱글벙글 웃고 있다. 어이.. 말을해.. 방금 뭔 짓했냐. "좋았어?" 벼...병신같은 자식! 뭘 했냐니깐!! 다시 살짝 나갔다가 깊숙히 들어오는 녀석의 손가락.. "으응!" 으앗! 몸이 휘어 버렸다. 바들바들바들.. 뭐냐고 지금.. 지금 무슨 짓을 하는 거냐고..!!! 침을 꿀꺽 삼키며 이상한 기분에 감았던 눈을 다시 떠 녀석을 바라보니 뭔가 굉장히 적극적으로 해볼려는 자세로 내 등에 팔을 둘러 뒤로 어깨를 잡고는 한 다리로는 내 한쪽 다리를 깔고..에또.. 그러니깐.. 손가락을 열씸히... "응..응.." 내가 미친다. 이딴소리 .. 어디서 이런 코맹맹이 소리가 나오는거냐. 너무 기분이 좋아서 눈물이 날 지경이다. 날꺼라고 했는데 이미 흐르고 있었나 보다. 눈 옆으로 뭔가 흐르는데 그걸 녀석이 낼름 혀끝으로 핥았다. "아픈거야?" 서둘러 입술을 축이고는 허덕이는 숨을 고르며 대답해 줬다. "아니.. 기분이 이상해서.." 맞아. 기분이 더럽게 이상하다고. 어디서 이딴건 배워 와서는 시방.. 이게 뭐냐. 이상한 소리나 나게 하고 잘도 온몸에 전기 통하게 하고. 니가 무슨 고문관이냐? 전기 고문관? 녀석이 잠시 손가락을 엄추고는 내게 키스를 해줬다. 그래.. 마침 입술이 바짝바짝 말라서 괴로웠는데 잘됐구나. "지호야." "어.." "잘해라.. 나 귀하신 몸이다." 키스하다 말고 한동안을 녀석은 키득 거렸다. 어쭈.. 웃냐!! 뭐가 틀리다는 거야! 나 귀하신 몸 맞잖아! "하하.. 알았어.. 잘 모실께." 아으.. 이게 그 잘모시는 거냐.. 똥구녕에 손가락 찔려서는 다리 벌리고 누워서 이상한 소리나 내는게 잘모셔지는 거냐고! 이자식아! 뭔가.. 뭔가.. 좀 럭셔리 하고 그런거 없어! 우아하고 엘레강스하게!! "아윽-!" 잘모시랬더니 이젠 손가락 두개냐... 염병할.. 니놈 이거 끝나고 보자. 니는 야구빳다를 쑤셔 줄테니깐. 나 돌아 가신다. 몸에 힘을 풀 세도 없이 계속해서 휘기만 하고 있어서 너무 괴롭다. 게다가 소리가 나가느라고 숨도 제대로 못쉬겠어서 으으.. 눈 앞에 노래..노랗다고.. "지호야.. 지호야..응.. 으응.. 지호야.." 나 또 녀석 부른다. 말 그대로 미친듯이 부르고 있다고 이딴 녀석을 뭐가 좋다고 불러 대는지는 몰라도 기분 캡 짱이라고 녀석만 불러 대고 있다. 순간 쑤욱.. 빠져나가 녀석의 손가락.. 엇.. 어이.. 한참 좋았는데 왜 빼는거야. 하고 밑을 봤더니 녀석.... 지껄 잡았다. 꿀꺽.. 갖다 뎄다. 드..들어 온다.. 엄마야~ 이제껏은 그냥 폼이었던 거야? 이젠 정말 하는거냐고. "윽-...! 아.. 아파.. 이자식아! 아프다고!!" 뭐냐.. 손가락하고 뭐가 틀리다고 이렇게 아픈거야! 너무 딱딱하잖아!! 제길.. 굵기가 틀려.. 뭔가.. "아윽-! 이..임마 그만.. 그만.." "유기야.. 아.." 안돼.. 그만들어와 이자식아!! 아파! 아파--!! 나죽어.. 나 죽는다고. 아파.. 우라질나게 아프다고!! 미친자식!! 아프다고 하는데도 다 넣는다. 내가 미친다. 이런걸 좋다고 하자고 했으니.. 뭐라 항의도 못하겠고.. 물리고 할수도 없는 노릇이고.. 정말이지 아파서 눈물이 홍수다. 빨리 나가라고 가슴을 밀어 대는데도 망할 박지호 오히려 단단히 부등켜 안고는 날 완전히 깔아 뭉갰다. 헌데 환장하게도 뭐가 좋다고 난 허리로 녀석 다리를 끌어 안는거지!! 뭔가 상식으론 설명이 안되잖아! 망할 김유기!! 넌 오늘 부터 서유기야! 난 대체가 널 이해를 못하겠어! "윽-" 살짝 뺏다가 빠르게 밀고 들어온 녀석을 밀어내지도 못하고 욕도 못하고 눈물만 질질 흘리면서 아프다고 소리도 못지르고 있다. 제길.. 또 움직여. 그만해 이자식아! 나 죽는다니깐!! 아파.. 아프다고!! 니껀 존라리 굵어서 아프다고! 이 미친놈아! "유기야.. 유기야.. 아..아..유기야..아.." 녀석도 쉬지않고 허리를 흔들면서 내 이름을 부르고 있다. 그만 부르라고 머릿속이 어떻게 될꺼 같다고 한대 줘 박고 싶은데.. 아파서 환장하시겠는데 그게....그게 말이다. 사실 아픈건 둘째 치고.. 머리 끝까지 와닿는게.. 뭔가.. 그게.. "아.. 아.." 쥑인다. 이..이게 그.. 게이들이 좋아서 환장 하시겠다는 애널 섹스냐.. 아.. 제길.. 나도 좋아 죽겠다. 뭔가 난 정상이니깐 아파서 죽어야 하는거 아니냐고 하고 싶은데.. 나 아무래도 게이 맞나 보다. 더럽게 좋다. "윽.." 박지호가 내 몸 안에서 움직이는게 너무 좋아 죽겠다고. 제기랄!! 이럴껄 왜 싫다고 했었던 거야! "지..지호야.. 더.. 더..응..지호야.. 지호야." 이봐! 이건 좀 너무 한거 아냐! 난 처음이잖아! 처음이면 처음답게 안돼! 그만해! 라던지.. 뭔가.. 조..조신해야 하는거 아냐? 너 서유기지! 김유기 아니지! 빨리 대답해! 김유기 어쨌어!! "유기야.. 아.. " 서로 정신 나간 녀석들 처럼 이름 불러 댄다. 내가 미쳐.. 박지호 좋아서 정신이 어떻게 될꺼같단 말야. 난 박지호가 좋다고!! 제길! "지호야.. 좋아. 좋아해.. 박지호.. 좋아 한다고.." 니뿡이라고 그래! 누가 누굴 좋아해! 이제 그만해!! 정말 이대로 100% 게이가 될꺼 같다고!! 둘다 뭔가 최고조로 치닷고 있다. 나는 허리가 휠때로 휘어져 버려서 어떻게 할지를 모르겠고 녀석도 거의 끝까지 왔는지 소름 끼치도록 섹시한 신음을 내면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순간 퍽하고 뭔가 머리를 후려친 기분이 들면서 난 사정을 해버렸고 동시에 몸안에서도 뜨거운게 퍼지는게 느껴졌다. 으으... 기분이 이상해 뭔가 나가고 들어오고.. 이게 무슨 기분이 이러냐.. 뭐가 이렇게 만족스러운거야! 제길! 녀석 평소보다 더 많이 사정하고 있다. 사정하느라 어쩔줄 몰라하는 녀석을 꼬옥 부등켜 안고는 잘했다고 키스를 퍼부어 주.......고 있는 나는 대체 뭐하는 자식이야! 뭘 잘했다는 거냐고! 추욱 서로 늘어져 버려서는 숨만 고르고 있는데 이상하게 가슴이 벅차있는지라 기분이 좋았다. 제길.. 정말 이런걸.. 싫다고 그렇게 지랄을 했다니 진작에 할껄 잘못했나봐. 게이가 아니더라도 남자끼리 이러는거 가능한건지.. 아니면 내가 박지호를 좋아해서 이런건지 잘 모르겠다. "유기야.." 지호가 내 목에 얼굴을 뭍고 숨을 고르다가 내 이름을 불렀다. 히히.. 뭔가 기분이 싸하게 좋군. "응?" "사랑해.." 꼬옥 힘주어 녀석을 끌어 안아 버렸다. 가슴이 너무 아프기도 하고.. 너무 이상하게 소름이 끼쳐서.. 찌잉 하고 치밀어 오르던 울음을 그만 터뜨리고 말았다. "흑.. 흐윽.." 제길.. 그냥 기분 좋으면 웃으면 되지 왜 우는거야? 이 서유기는 나는 제어 불가능이다. 김유기었어봐라! 아마도 껄껄 웃어줄껄!! 젠장! 이녀석 마음에 안들어! "사랑한다는 왜 울어. 응? 울지마." 뭔가.. 나도 말을 해주고 싶은데.. 뭐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단 말이다 이자식아. 뭐라고 답해주고 싶은데 해야 할말을 몰라서 답답해 죽겠잖아! 가슴이 터질꺼 같은데.. 뭐라고 대답을 해줘야 하는데.. 제길.. "흐윽..흑.." "뭐야.. 순결을 잃었다고 우는거야?" 녀석이 분위기 띄운다고 헛소리를 지껄이고 있다. 닝기미.. 너는 절때 코미디언 안된다. 나한테 수십년은 배워야 한다고. "아냐.. 그런거 아냐." "그럼 왜 울어.. 싫었어?" 젠장.. 싫었으면 울고 자빠졌냐.. 닐 들어 창밖으로 던졌지. "아냐.. " "그럼 왜 울어.. " "너가 사랑한다고 했는데.. 나도 뭐라고 말해주고 싶은데.. 생각이 안나서.. 훌쩍.." 계속해서 흐르는 눈물을 닦아주던 녀석이 내 이마에 쪽하고 뽀뽀를 해줬다. "그럴땐 그냥.. 나도..라고 하는거야. 알았어?" 음.. 그런가? 윽!!! 이..이녀석 아직도 내 몸안에 있어! 망할자식! "야.. 바보야 이제 그만 빼." "싫은데.." "내가 싫어 임마. 너 그러다 똥독 옮는다." "하핫!" 웃기는.. 씨발놈 니 똥독 옮으면 얼굴 노랗게 뜨는거 모르지? 나중에 얼굴 누렇게 뜨고 그렇게 웃어봐라. 재밋나. 나 아플까봐 최대한 천천히 녀석이 나가는걸 보고 있으려니 기분이 묘했다. 저게.. 친구의 것이었는데.. 내 몸안에 있었다고 생각하니.. 뭔가 정말이지 잃은 기분이다. 후우.. 말 그대로 이게 뭐하는 짓이냐 친구랑 자다니. 제길.. 그래도 다행인건.. 이젠 저녀석 간다는말 안할꺼라는게 너무 다행이다. 하긴.. 내 몸을 갖다 바쳤는데 지가 간다는 말을 할 위치가 된다고 생각하지는 않겠지. 또 한번 그냥 휙 가버리기만 해봐. 그땐 친구고 나발이고 없어. "야 휴지나 가져와 닦게." "어 잠깐만." 오냐..그래 그렇게 말을 잘 들어야지. 휴지를 뽑아서는 내가 해버린 것을 닦기 시작했다. 자기 배에도 묻었는데 역시 내꺼부터 닦아준다. 그 기분이 좋아서 한쪽팔로 녀석을 부등켜 안고는 어깨에 이마를 기대었다. 순간 이유 없이 머릿속에 맴도는 음이 있었으니.. "나실제 괴로움 다 있으시고.. 기르실땐 밤낮으로 애쓰는마음.. 진자리 마른자리 갈아 뉘시며.. 손발이 다 닳도록 고~생하시네 하늘아래 그 무엇이 넓다 하리오... 에.. 이런.." 닦다가 내가 노래 부르는걸 멍청히 듣고 있다. "야.. 그담엔 뭐냐." "음.. 뭐더라.. 아~ 고마워라..스승.. 이건 아니군." 우라질.. 니를 믿은 내가 잘못이었지. "그것도 모르냐.. 음악시간에 뭐 배웠냐? 노래방 가면 미쳐 날뛰면서 그것도 모르냐." 남은걸 마저 슥슥 닦던 녀석은 보기 좋게 휴지통에 휴지를 던져 놓으며 피식 웃었다. "그럼 너는. 알고 있냐?" "음.." "헌데 그건 왜? 왠 갑자기 어머님의 은혜는 왜?" 지 배에 있는건 닦을 생각도 안하고 다 닦았다고 내 몸을 꼭 품어 안았다. 이자식! 또 묻혀! 닿은 복부 사이로 그게 찐득찐득하게 돌아다닌단 말이다! 어쭈! 넌 또 그걸왜 부비적 비벼대는거야! "너.. 울 엄마한테 감사하게 여겨." "하핫.. 왜?" "왜기는!! 울엄마 나 날때 아들났다고 얼마나 좋아 했겠냐!" 그런데 이게 뭐냐고! 첫경험을 남자랑 하다니.. 제길.. "킥킥.. 알았어. 알았어." 쥣불 알긴 뭐를 알아! 갯불을 알아? 젠장.. "너.. 이노래 다 외워. 이제부터 나랑 하고 싶으면 이노래 부르고 해. 알았냐?" "하핫.." 웃지마 이자식아! 정들어! 제길.. 녀석을 더욱 힘줘서 끌어 안고는 목과 가슴에 얼굴을 부볐다. "꼭 외워.." "알았어. 헌데.. 3절까지 다 외워야해?" 헉.. 그 노래가 3절까지 있냐? "당연하지. 그럼 공으로 먹을려고 했냐?" "하핫.. " 녀석 정말 그랬는지 대답이 없다. 하아.. 내가 죽는다. 망할자식. "야.. 너 그거 아냐?" "뭘?" "앞 집 형들말야.. 알고 봤더니 우정이 아니라 애정이더라." "뭐?" 모르면 말고.. 젠장.. 임마. 헌데 너는 왜 자꾸 만지작 거리는거야? 또 서게. "3절까지 벌써 다 외웠나보지?" "하핫.." 제길.. 이 중생을 어째야 하냐.. 대답은 안하고 웃기만 하는 이 멍청한 녀석을.. 고개를 들어 올려다 보니 녀석도 때 마침 내 얼굴을 볼려고 고개를 숙였다. 야 임마.. 보고만 있지말고 키스해 키스. 3절을 못외웠으면 날 만족스럽게 구슬려야 할꺼 아냐. "나실제.. 괴~로움..." 아아아아아아아악!!!!!!!!! 그렇다고 그걸 정말 부르냐!!! 이 나가 뒈질 자식!! 더이상 부르지 못하도록 입술로 틀어 막아야 했다. 내가 미쳐요!! 이런 빠가야로에게 내 앞뒤 순결을 다 바치다니! -------------------------------------------------------------------------------- 사귐에 있어서 우정에는 이유가 없고 친구에는 조건이 없다. 서로의 이득을 따지지 않는 사이가 바로 친구사이라는 거다. 조건없이 주는 사랑이야 말로 우정이라 할수 있다. 친구의 사랑을 받는데 있어서 이유를 묻지 말아야 하고 주는데 있어서 조건을 걸어선 안된다. 그런 우정이야 말로 진정한 사나이의 우정이다. [싸나이의 우정] 의리에 살고 의리에 죽는다. #10 "내일 보자~" "오냐-. 잘가라." 하교길 버스에서 내리자 마자 반친구녀석들과 찢어져 빠이빠이를 해줬다. 지호랑 사이좋게 손을 흔들어 주고는 몸을 돌리는데 별안간 녀석이 내 팔을 잡고 당기는 것이 아닌가! 아악! 이자식아! 아파 뒈지겠어! 그렇게 갑자기 끌어 당기지 말라고! 니는 아무렇지도 않겠지만 나는 어제 니놈 한테 대주느라고 아파 죽겠단 말이다! 이놈의 허리.. 게다가 엉덩이.. 그냥 있으면 좀 욱씬거리기만 하는데 막 움직이면 쓸리고 힘이 들어가서 개 죽음이다. 제길.. 어제는 이럴꺼 전혀 몰랐다. 막상할때는 좋았는데.. 하고 났더니 이럴껄 누가 알았냐고! "야 잠깐 와봐." 헉!!! 거..거긴 왜 가! 다짜고짜 잡고 끌은 곳이 바로 혜진이네 꽃집.. 망했다. 저번에 그렇게 성깔 부렸는데, 얼굴을 어떻게 보냐고! 음.. 어쩌면 혜진이 학교에서 늦어서 아직은 없을지도... 라고 희망을 갖았지만 왠걸 우리를 반겨준건 혜진이었다. "지호오빠 오랜만이야~ 어머 유기 오빠도 왔네~ 오빠 오랬만~ 잘지냈어?" "어.... 어." 혜진이와 얼굴도 제대로 마주치지 못하고 그만 얼굴이 달아 오르고 말았다. 제길..혜진이를 보는데 어째서 이때 어제 지호녀석하고 뒹군게 떠오르는거야! 제길.. 이놈의 뇌구조는 어떻게 생겨 먹었길래.. "혜진아. 저녀석 하고 닮은거있냐?" 윽.. 그건 또 무슨 헛소리야! 헌데 혜진이는 녀석에 말에 깔깔 웃으면서 장미를 뒤적 거렸다. "하핫!! 어디보자~ 일단은 빨개야 하니깐~" 닥쳐!! 니놈들 어디 보자!!! 장미 다발에서 하나를 빼더니 내 얼굴에 갖다 데고는 색을 비교한다. "음.. 좀더 빨개야 겠다. 세상에 장미가 덜 빨간적도 있다니 처음이야." 닥치라니깐!! "이건어때?" 싱싱해 보이는걸로 빼더니 지호녀석에게 보였다. "어 좋아. 그런걸로.. 음.. 세개만 줘." "어디보자.. 그런데 꽃은 왜사? 누구 줄려고? 아줌마 드릴려고? 아님.. 여자친구?" 혜진이가 장미 두개를 예쁘게 포장하는 동안 녀석이 싱글벙글 웃으면서 나를 힐끗 거렸다. "애인 줄려고." . . . . . . . 그애인 누구냐.. "우와~ 애인이라~ 지호 오빠 멋찐걸!! 유기오빠는 안사? 여자친구 아직인거야? 지호 오빠처럼 여자친구한테 점수라도 따지~ 하나는 꽁짜로 해줄께." 이 아가씨가 염장 지르고 있어! 그래! 난 애인은 쥣불, 이상한 변태 친구만 있다 왜! 뭔가 속으로 부터 솟구쳐 올라 짜증을 내며 가게 유리문 밖으로 오가는 차만 바라다 봤다. 우라질.. 그래 좋겠다. 누구는 꽃 사줄 애인도 있고. 녀석이 값을 치르고 다시 내 팔을 잡고 꽃가게를 나오는 동안에도 내 짜증은 가라 앉지를 않는다. 제길.. 누구냐 대체.. 이 형님도 모르는 니 애인은! 길을 건너 편의점을 지나는데 불쑥 녀석이 내게 꽃다발을 내밀었다. 어이.. "자 받아. 너 줄려고 샀어. 그거 [사, 랑, 해]야. 그래서 세송이야." 난 돈이 더 좋아! 이딴걸 사지말고 돈을 달라고! 이자식아! "뭐야.. 안받아?" "유치하게 사랑해가 뭐냐 사랑해가." 투덜 투덜 거리면서 꽃을 받아 들었더니 지호녀석 되게 좋아한다. "이쁘잖아." 제길.. 내가 바로 니 그 애인이냐.. 다음부턴 돈으로 달라고! 꽃이 뭐냐 꽃이 사내새끼한테.. 아까는 전혀 관심도 없던 꽃향기를 맡아 봤다. 음.. 풀냄세 뿐이 안나잖아. 이게 뭐야. 하루도 안되서 다 시들겠네. 뭔가 오래가는 거나 사주지. 이게 뭐냐? 꽃이.. 그것도 유치하게 사랑해라니.. 웃껴. 인적이 뜸한 골목으로 들어오자 녀석이 대뜸 내손을 잡아 들었다. 꼬옥 잡힌거라 빼지도 못하겠고 그렇게 질질 끌려서는 한동안을 걷다가 저쪽에서 사람이 보이면 후다닥 이놈이고 나도 할것 없이 손을 뿌리치고 걷다가 그 사람이 다 지나 갈랐을 치면 또 잡아온다. 내가 미쳐. 어짜피 또 떨굴껄 뭐하러 잡냐 이자식아! 뭐.. 마침 손도 시려웠고.. 음.. 게다가 보는 사람도 없으니깐 뭐.. 어때. 빌라 앞에 다다르자 나는 왠지 부끄러워 졌다. 제길.. 무슨 신혼집도 아니고 한집에 사는 것도 아닌데.. 뭐땜에 얼굴은 화끈 거리는거야? 제길.. 그때 녀석네 집 발코니 창이 열리면서 아줌마가 우리를 보고 빨리오라고 손짓을 하셨다. 화들짝 놀라 다시 떨어진 손을 주머니에 쑤셔 넣는데 왠지 아줌마 다급해 보이신다. "지호야! 빨리 들어와. 엄마랑 병원가자." "안녕하세요~" 꾸벅 인사를 날리니 받아주시긴 하시는데 다른데 마음이 가있는지 건성이시다. "엄마 왜?" "니 외삼촌 사고 났데 지금 수술중이라잖니." 그랬더니 이자식! 들어갈려면 지나 들어갈것이지 왜 나는 잡고 뛰어! 이자식아!! 난 아직 환자란 말이다! 어..엉덩이가 아파서 뛰질 못하겠어!! 이거 놓으라고! "윽-! 야야.. 아파!" "어.. 미..안.. 저기 그럼 나먼저 들어간다." 가던지 말던지. 제길.. 아파 뒤지겠네. 한동안을 허리잡고 서있다가 겨우겨우 걸음을 옮기는데..아 그러고보니 녀석 외삼촌이 병원에 계시다고? 무슨 사고인데? 헐.. 지호녀석 외삼촌 가장 좋아했는데.. 많이 안다치셨음 좋겠다. 겨우 집에 올라가서 신발장 위에 집 열쇠를 올려놓는데 녀석이 급하게 문을 뚜드렸다. 열어주니 불쑥 들어와서는 다짜고짜 입술을 부비다가 사라져 버렸다. 헐.. 미..미친자식.. 갈려면 곱게 갈것이지!! 내가 니 마누라냐! 출근할때마다 키스해주는!! 우라질! 이 꽃도 마음에 안들어! 내가 무슨 기집도 아니고 이게 뭐냐! 으.. 녀석 없는 문에 대고 투덜거려 봤자.. 제길.. 터덜 터덜 방으로 들어가서 가방을 휙 던져 놓고 한참을 녀석이 사준 장미를 들여다 봤다. 예쁘긴 예쁘네. 그래도 다음부턴 돈으로 줘라. 이크! 이거 시들을라. 부엌을 뒤적 거렸더니 마침 꽃을 만한 병이 있었고 거기에 물을 담아 꽃도 꽂아서는 침대 옆 서랍에 올려 뒀다. 헤헤.. 사랑해...라. 그럼 어느녀석이 사고 어느녀석이 랑이고 어느녀석이 해인거냐. "어이.. 누가 랑이냐? 니들 중 누가 랑이냐고? 응?" 아무래도 뇌가 트럭에 갈렸나 보다. 미쳤지.. 꽃에 대고 백날 물어봐서 답이 나온다고 생각하고 묻고 있는 거냐 시방? 김유기.. 너 돌아도 단단히 돌았구나. 참지못하고 와락 걷어 쳐버린 커튼, 바로 앞동에 머리숙이고 서있는 해바라기들이 보였다. "야.. 저기 니네 친구들 있다." 헉............아아아아아아아악!!!!!!!!!!! 김유기!!!!!!! 꽃한테 말거는거 따윈 그만해!!! 그런데 저 해바라기씨들 안먹나? 저렇게 두면 누가 따먹을 텐데.. 윽.. 해바라기씨 생각했더니 정말 먹고 싶다. 가서 몇개만 빼 먹을까? 아니면.. 슈퍼가서 사먹야 하나? 음.. 주섬주섬 평상복으로 갈아 입고는 해바라기씨를 사러 스래빠 질질 끌고 나왔다. 헌데 차마 발이 안떨어 진다. 이렇게 잘 익은 해바라기씨를 앞에 두고 사 먹는다는건 좀..그래. 그치않아? 암.. 그렇고 말고. 어떻게 할까.. 하고 그 앞에 쭈그리고 앉아서는 멀거니 해바라기만 올려다 봤다. "있잖냐. 난 저기 앞동에 사는데.. 내가 이렇게 앉을려고 한게 아니라.. 내가 어제 좀 무리를 해서 말이지.. 좀 아프다." "많이 아프니?" "응.. 갑자기 움직일때 빼................?????????" 으악!! 옆에서 들려온 소리에 벌떡 일어나버렸는데 에고고.. 아파.. "많이 아픈가 보네. 그러게 조심하지 않고." 눈물까지 글썽이면서 봤더니 이런.. 이 해바라기 주인이다. 윽.. 나..난 아직 손도 않뎄다구요! 그냥 잘있나 말이나 걸어본거라니 께닝!! "너 앞 동 3층에 살지?" "네.. 안녕하세요." 인사를 하면서 힐끗 거린 형은 정말 하얗다. 평소엔 눈여겨 보질 않았는데 오늘 보니깐 얼굴도 목도.. 다 하예..윽.. 그..그때..봤던게 떠올라.. 큰형 몸을 휘감았던!! 그 허여 멀겋던!! 아악!! 잊어! 잊으란 말야 김유기!! "그래.. 안녕." 흡족하게 웃어준 형과 나 사이엔 잠시 서먹한 공기가 흘렀다. 음.. "이름이 뭐니?" "아.. 저기.. 김유기..인데요." 평소 잘 웃지 않게 생긴 조각같은 얼굴이 다시 방긋 웃었다. "그래.. 난 양상우야. 잘 부탁한다." "네.." 다시한번 아픈 허리 부여잡고 꾸벅.. 또 서먹해지고 말았다. 헌데 이형.. 해바라기가 걱정 됐는지 통 집에 들어갈 생각을 않는다. 제길.. 그래 비켜주면 될꺼 아냐! 줘도 안먹어! "고등학교 2학년이지?" 살짝 몸을 돌리는데 형이 다시 물었다. 왠지 이형.. 날 잡고 있어. 혹시.. 여..영계에 관심있는..그런!!! "예.. 2학년인데요." "맞구나~" 씨익 웃은 형은 이렇게 덫붙였다. "내 동생들도 고 2야." "아.. 예..." 윽.. 이형 설마 여기서 우는건 아니지! 엄청 울거 같은 얼굴로 날 보지 말라고! 당신 동생들 고 2인거하고 나하고 무슨 관계야!! 이형 이상하다고!! 으.. 오래 서있더니 다시 허리가 아프다. 자기가 잡은거니 좀 앉아도 뭐라 않겠지. 화단 턱에 조심조심 앉아서는 고개숙인 해바라기 머리위로 넘어가는 저녁해를 바라봤다. 옷.. 저녁해.. 히히.. 나는 사랑해란 꽃들이 있다! 자리를 잡았더니 형도 은근슬쩍 와서는 내 옆에 앉는다. 음.. 이형 정말 나랑 얘기를 하고 싶은건가? 헐.. 나는 뭔가... 게이가 꼬이는 스타일인거냐!! 말없이 화단에 쭈그리고 앉아서는 해가 완전히 넘어가기를 기다렸다. "오늘 친구가 꽃을 사줬어요. 장미꽃 세송이인데.. 그녀석들 이름이 사. 랑. 해. 래요. 하핫." 그래! 나는 자랑을 하고 싶었을 뿐이라고! 자랑 좀 하면 어때! 뭐라고 할사람 다 나와! 손가락으로 세점을 찍으며 이름을 가르쳐 줬더니 형도 키득 거리면서 웃는다. "재밋는 친구네." 이형 참 말 짧게도 한다. 왠지 내가 자랑한거 이해 못한거 같아서 확인 좀 해봤다. "형도.. 큰형이.. 같이 사는 형이 꽃 사주고 그래요?" "어? 종환이가? 아니.. 그녀석 꽃하고는 좀 거리가 멀어." 흐흐.. 그러니깐 나만 받았다 이거군. 흐흐.. 한참을 또 다시 거리를 뒀다가 마침내 내게 물었다. "유기는 해바라기씨.. 좋아하니?" 쿨럭.. 좋아하긴 하지만 형껀 생각 없어요. 이거 잘못 짤라 갔다간 그자리에서 죽일꺼 같다. 저 허연 얼굴로 이상하게 미소지으면서.. 내 목을 따는.. 으윽.. "좋아는 하지만..음.. 형 이거 언제 먹어요? 해바라기씨는 지금 먹으면 딱일 텐데.." "어..." 제길 이형이랑 두번만 얘기했다간 숨 넘어가겠다. 그 큰형은 뭐가 재밋다고 이형이랑 사귀냐. "동생들이.. 해바라기씨를 좋아해." 음...... 그럼 동생들이 안와서 이걸 안따고 있다는 건가. 다시 힐끗 올려다본 해바라기는 여전히 고개만 숙이고 있다. "그럼 형 동생들 오면 저도 좀 나눠 주세요. 알았죠?" "그래." 서로 씩 웃어주다가 몸을 천천히 일으켰다. 더 앉아있을수 있지만 말이다. 이 형하고 더 얘기했다간 내가 미쳐 돌아가실것 같아서 말이지. 좋은형 같긴 한데.. 영.. 말하는게 신통찮아. "왜 가게?" "아 그게.. 할일도 있고 해서.." 구라쟁~이~ 뻥이다 뻥~ 하지만 서운해 하는 형 보니 왠지 모를 죄책감이 일어난다. 그래도 난 오래 살고 싶단 말입니다! 나를 잡아 두고 싶으면 화술을 공부하고 오던가 재밋는 이야기 봇다리를 가져오던가 그러라고. "그래 다음에 또 보자." 빌라 안으로 들어가는 내내 그 자리에 앉아서 내게 손을 흔들어 주는 형에게 몇번이고 등을돌려 답변을 해주며 생각했다. 저 형.. 외로워 보여. 헌데 왜? 큰형이 있잖아. 그럼 된거 아냐? 사랑하는 사람만 있으면.. 그 사랑하는 사람만 곁에 있으면 외롭지 않은거 아냐? 그 형 사랑하는거 아닌가? 사랑이 없어도 게이는 섹스를 나눌수 있는건가? 하지만.. 둘이 싸우고도 그렇게 다음날 아침부터 사랑을 나눴잖아. 내가 알기론 싸우고도 서로를 원하는건 사랑이라고 생각했는데.. 외로워 하는거 보니깐.... 아으씨! 울화가 치밀러! 왜! 사랑하지도 않으면서 그 형이랑 몸을 섞는거지? 물어 봐야 겠다. 확인하고 싶다고! 계단을 올라가다 말고 몸을 돌려 이제야 그 자리에서 몸을 일으키는 형에게 다가가 다짜고짜 묻고 말았다. "형은 그형을 사랑하지 않아요?" "어?" 윽.. 이상하게 눈물이 치고 올라온다. 사랑이 없는거.. 그런건 용납할수 없어! "형은.. 그형 사랑하지 않냐고요!" 놀라 입을 벌린채 한동안 나만 바라보는 형때문에 가슴이 너무 답답하다. "난.. 난 사랑 없으면.. 사랑하지 않으면.. 같이 자는거 못해요." 내가 뭔데 형을 나무라고 있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말해야 할껀 해야 한다고! 그러면 안된다고 해야 한다고! 헌데 이 눈물은 대체 왜나는거야!! "흐윽.. 흑.. 사랑도 없이 그러면 안되는 거라고요. 형은 그러면 안되요. 그럼.. 흑.. 큰형이 슬프잖아요. 흑.." 순간 형이 날 꼭 안아 줬다. 아무래도 나 아주 볼쌍 사납게 울고 있나 보다. "아냐.. 나 종환이 사랑해.." "거짓말.. 사랑한다면서.. 흐윽.. 사랑한다면서 왜 외로워해.." 형이 말했다. "외로운게 아니라 그리운거야. 사랑은 외로움을 채워 주지만 그리움을 채워주진 못하거든." 라고 말이다. 아마도 이형이 말한것 중에 가장 길게 했던 말인거 같다. 얼굴 식히고 가라고 들어간 형네 집 쇼파에 앉아서 한동안 말없이 찬 수건으로 얼굴을 닦다가 내 신새를 한탄하고 말았다. 어이구.. 이 중생아.. 잘하는 짓이다. 잘 알지도 못하는 형앞에서 울기나 하고 니 게이지!라는 식으로 말이나 하고. 제길.. 요즘내가 대체 왜 이러냐.. "옛날에 동생들하고 헤어졌거든.." 딸아온 음료수를 내쪽으로 밀으며 형이 말했다. "너 보니깐 동생들 생각이 나잖아." 저 미소를 보는 그형 기분은 어떨까. 이형도 그렇고 그형도 그렇고 마음고생이 심할꺼 같다. "외로운거 아냐. 종환이가 있어서 외롭지 않아." 그런 말로 날 안심 시키지 말란 말야. 그런데 그 울거 같은 웃음은 뭐야!! "난 말이에요! 지호가 있으니깐 외롭지 않아요! 그리운것도 없어요!" 맞아! 지호가 짱이야! 지호만 있으면 만사땡이라고! 헌데 기가 막히게 이 형 내말이 소리내서 웃고 있다. "하하하.. 그래 지호란 애는 좋겠구나." 정말이라니깐!! 이아저씨가 믿지를 않아! 이 자리에서 내가 얼마나 그자식을 사랑하는지 증명을 해보여야 겠냐!! . . . . . . . . . . .헉.. 누.. 누가 누굴 사랑해..? 씨...씨팔.. 내가 무슨 게이도 아니고 누가 누굴 사랑해!! 미치겠다. "나.. 갈래요." "어? 좀 더 있다 가지않고.." 현관에서 주섬주섬 신발을 주어 신는데 나보고 죽으란다. "또 놀러 와. 다음엔 지호란 애하고 같이 왔으면 좋겠다. 너네 옆집에 사는애지?" 당신 스토커야! 뭘 그리 잘 알아! 녀석 보고 싶으면 돈을 내! 녀석은 내꺼라고! . . . . . . . . . . . 아아아아악!!!!!! 김유기! 너는 게이가 아니라니깐!! 털푸덕 소리가나게 침대에 모로 누워서는 멍하니 있으려니 옆 서랍위에 놓은 꽃들이 보였다. 히.. 멍청한 자식. 전화라도 한판하지.. 에라 모르겠다 녀석 올동안 겜이나 한판 하자. 컴터를 키고 스타(스타크래프트) 한판을 한다고는 하지만 오늘따라 재미도 없다. 이 망할자식 지금이 몇시인데 안오는거야? 악! 망했다! 이놈의 저글링들!!! 멍하니 내 밤통들까지 침퉥퉥이들에게 당하는걸 보다가 겜을 끄고 온라인 겜방을 나와 버렸다. 너 죽었어 박지호.. 너때문에 이게 뭐야! 다 죽었잖아! 때마침 주차장으로 들어오는 자동차 해드라이트. 엇 왔나보다. 후다닥 창문으로 뛰어가 차를 보니 지호네차다. 아저씨도 병원에 갔다가 같이 오시는가 보다. 차에서 지호네 세식구가 내리는 걸 보고는 냉큼 거실로 뛰어 나갔다가 멈칫 서고 말았다. 음.. 녀석이 내 식구도 아닌데.. 그것도 우리 집으로 바로 올것도 아닌데.. 내가 지금 뭐하는 거냐. 무슨 남편 기다리는 마누라처럼 이게 뭐하는 짓이냐고! 이띠.. 포기하고 다시 내방으로 돌아가려는데 마침 벨이 울렸다. 앗! 녀석이다! 서둘러 문을 따주니 녀석은 지네 엄마아빠는 어쩌고 우리집 앞에 서있다. 히.. 왔냐. 마침 3층으로 올라오시던 아저씨와 아줌마가 날 보시고 아는척을 해주셨다. "어- 유기로구나. 잘있었냐? 공부는 잘하고 있지?" "안녕하세요." 지호랑 판박이인 아저씨는 내 답에 씽긋 웃으시곤 피곤하셨는지 벌써부터 넥타이를 끌르고 계셨다. 회사에서 바로 병원으로 달려 가셨었구나. 헌데 녀석도 지친얼굴로 빨리 내가 문을 닫기만을 기다리고 있어서 아줌마 아저씨 집에 들어가시는것도 봐드리지 못하고 문을 닫아야 했다. "외삼촌 어떠셔?" 와락-! 윽.. 이자식아! 말을해 말을! 그렇게 끌어 안기나 하지말고 말을 하란 말야! "많이 안좋으신거야?" ". . . . . . . . . 유기야.." "응?" 말을 하라니깐! 내가 무슨 독심술가냐! 으윽! 이자식아 숨막혀! 숨막히다고! "야.. 방에 가자. 여기서 서서 뭐하는거야. 이자식아 숨막힌다고!" 헉... 녀석 울고 있다. 마..망할.. 울긴 왜울어! 누구 초상났냐! 에잇! 재수없게! "박지호.. 나 허리 아프다." "어.. 미안." 내 어깨에 묻었던 고개를 들었는데 녀석 얼굴이 말이 아니다. "울지마. 왜 울어." 손으로 눈물을 닦아 줬더니 녀석 힘없게 웃어 보인다. 에그.. 니 그렇게 울다 웃으면 똥꼬에 털난다. "뭣 좀 마실래? 힘들지? 방에 가있어. 음료수 따라 가져갈게. 알았지?" 흐느적 거리는 녀석을 내방에 쑤셔 넣고는 서둘러 부엌에서 음료수를 챙겨 가져갔다. 어라 녀석 무슨 패인처럼 널브러져 있냐. "지호야. 이거 마셔라. " 녀석에게 컵을 내밀면서 마시라고 권했는데도 꿈쩍을 안는다. 빌어먹을 자식. 내가 니 시다바리냐! 마시라고 했으면 넙죽넙죽 받아서 마셔야 할거 아냐! "어이. 팔떨어져!" 그랬더니 흐느적 일어나 앉아서는 단숨에 쭈욱 들이키는것이 아닌가. 커억.. 니..니가 무드를 모르는구나. "외삼촌 많이 안좋으셔? 응? 무슨 일인건데." "유기야.." "응?" . . . . . . . . . 아아아아악!! 말을해 이자식아! 누구 미쳐 돌아가시는꼴 보고 싶어서 그래! 불렀으면 말을 해야지! 아까부터!!! 누구 인내심 시험하냐!! "나 두고 죽으면 안되.." 헉........... 이.. 이..뒈질놈이! 내가 죽긴 왜 죽어! 졸지에 멀쩡한 사람을 환자만들어! 따악-! 헉.. 순간 무의식중에 녀석 머리를 후려 갈기고 말았다. 우라질! 그러게 왜 건딜어 건딜기를! 돌아올 보복이 두려워 얼른 녀석의 머리를 매만져 주며 변명을 늘어 놓았다. "윽.. 미안.. 임마 니가 말도 안되는 소리를 지껄이니깐 손이 막나가잖아. 아파?" 헌데 녀석은 지금 제 정신이 아닌가 보다. 꾀나 쎄게 쳤는데도 뭐라 하지도 않고 오히려 날 꼭 안아 줬다. 헐.. 외 삼촌 많이 다치셨나 보다. 혹시 돌아가신건 아니겠지? 이자식아 말을해 말을.. "많이 다치셨어?" 한참을 그냥 꼭 안고 누워 있다가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물었다. "아니. 사고때문에 무릅관절이 탈골 됐어서 그거 수술하셨던 거야." 헉.................이...이우라질 자식! 그럼 죽을 만큼은 아니잖아! 그거 갖고 여지껏 분위기 잡았던 거냐! "그럼 죽는다는 말은 뭐야!" ".... 그냥.. 너 사고나서 죽으면 어쩌나 하고.." 아아아아악!!!!!!!!!!!! 별거 아닌거 같고 사람을 죽였다 살렸다해 이자식이! "걱정마! 나 죽어도 혼자서는 절때 안죽을 테니깐! 귀신이 되서라도 니 데리고 갈테니깐! 걱정말라고 이놈아!" 으아.. 내가 정말 미쳐 죽는다. 이건 어떻게 된 인간이냐. 겨우 외삼촌 무릎탈골된거 같고 멀쩡한 사람 죽일려고 들다니. 죽기는 내가 갑자기 왜 죽냐고! "꽃 마음에 들어?" 화제바꾸지말랬지! 이게 어딜 빠져나갈려고 들고 있어! "니는 나 죽으면 어떻게 할껀데?" "따라 죽을꺼야." 칫! 말은 잘해요. "너 없으면 나 못살아." 말만 잘한다니깐!! 아휴.. 내가 미쳐. 입만 살아서는 나불나불.. 제기랄. "꽃 저렇게 꽂아 놓으니깐 이쁘네. 내일 더 사다 놓자." 사긴 뭘또 사냐? "됐어. 저렇게 세개가 딱 좋아." 살짝 부딪히는 녀석의 입술에 왠지 실실 웃음만 나온다. "그래도 다행이다. 많이 안다치셔서." "어. 다행이야." 후음.. 그나저나 녀석 많이 놀랐었나 보다. 오자마자 나 부등켜 안고 울기부터 하다니. "많이 걱정했지? 걱정마. 곧 퇴원도 하실꺼야. 그분 원래 건강만 초 특급 이잖냐." 그렇지.. 확실히 초 특급이지. 난 산에서 그렇게 날라다니는 사람은 처음봤다. 그것도 껄껄껄 웃으면서 빌빌거리는 우리를 비웃으면서 말야. 으으.. 다시는 떠올리고 싶지 않아. "헌데 말야. 저녀석들 이름이 사, 랑, 해 라며. 그럼 누가 사고 누가 랑이고 누가 해냐?" 날 꼭 끌어안고는 팔을 뻗어서 한놈 한놈 손가락으로 짚었다. "사 랑 해." 그래? 어디보자~ 얼른 팔을 뻗어 녀석들을 섞어 놓고는 다시 물었다. "누가 누구라고?" "사 랑 해." 손가락으로 톡 톡 봉우리를 치며 잘도 짚는다. 호오.. 대체 뭘보고 그리도 잘 알아보는게냐. 아무리 봐도 다른게 없다. 혹시 이자식 그냥 아무거나 갖다 붙이는거 아냐? "애가 뭐라고?" "사." "그럼 애는?" "랑" "애는?"(같은걸 다시 짚으며) "해." . . . . . . . . . . 아아아악!!!!!!!! 이자식! "야! 아까 재는 랑이라며! 그런데 왜 해야!" "하핫.. " 웃지마! 정들어! "알지도 못하면서! 무조건 사랑해래!" "사랑하니깐 사랑해라고 하지." 윽......... 젠장.. 나 사랑하는거 안다니깐. "쳇!" 녀석 옆으로 떨어져 누워서는 천장을 올려다 봤더니 바로 몸을 굴려 나를 내려다 본다. "유기야.. 사랑해." 알어 이자식아! 안다니깐! 어떻게 생겨 먹은 자식이 입만 뗏다하면 그말이냐. 내려다 보는 녀석 멱살을 잡고 끌어 내 입술에 부볐다. 음.. 너 오늘은 힘들었으니깐 서비스야. 울 엄마 올때까지만이라고. -------------------------------------------------------------------------------- 앞 집 형... 양상우.. 으음. 아시는 분이시라면 아시겠지만.. 싸나이 쓰는중에 시작했던 [해바라기]의 주인공입니다. ㅇ_ㅇ;;; 친구에게 앞집형이 상우라고 했더니 그런말을 하더군요. 또 한동네를 씨를 말릴려고 하는거냐고요. [청춘탈환]에서도 한집안의 씨를 마르게 하더니.. 이제는 동네냐고.. 해서.. 쿨럭. [해바라기]는 싸나이를 짜는 중에 나온 이야기 입니다. 지금은 싸나이 쓰느라고 잠시 쉬고 있는 건데요. (그래요.. 막간 광고 입니다.) 상우의 존재가 유기를 많이 깨우치는 거라.. 음.. 그래서 신경쓰이는 인물임에도 불구하고 조연으로 슬쩍 집어 넣었습니다. 사실은 그리 큰 존재는 아니었는데 만들다보니 다른 글의 주인공이 될만큼 성장을 해버려서.. 그 부작용으로 사연을 줄이고 싶어도 줄일수가 없더군요... 자꾸 눈에 걸리적 거리시더라도.. 깊이 눈여겨 보시지 말고.. 넘겨주세요. =_=;; 원래 사연이 많아서 그렇지.. 주연이 아닌 조연입니다. 조연이요!!! 즐감되세요. -------------------------------------------------------------------------------- 언제고 언제까지고 기다릴수 있는 인내를 우정은 준다. 친구가 방황하며 내 곁에서 멀어졌을 지라도 그 공백을 메울수 있는 인내를 우정이란것은 갖고 있다. 친구사이의 상처는 시간이 해결하는 것이 아니고 마음이 해결하는 것이다. 사나이의 넓은 마음으로 모든것을 용서하는 것이다! 앗싸~! 김유기! 넌 싸나이다! [싸나이의 우정] 의리에 살고 의리에 죽는다. #11 아.. 뜨거워.. 지호야.. 지호야.. "지호야.. 쫌 더.. 아.." 그랬더니 더 깊이 들어와 거세게 움직인다. 날 꽉잡아.. 꽉 안아 줘.. 더... "사랑해 유기야." "응.. 아아.. 나도.. 사랑해.. 지호야 사랑해.." 너무 사랑해서 머릿속이 엉망이 될꺼 같아. 너무 사랑하니깐 가슴도 뜨겁고.. 아... 미칠것 같다. 좋아.. 그렇게.. 그렇게 거칠게 다뤄줘. 아.. 아.. 좋아. 시간도 잊고 녀석 움직임에 나도 허리를 흔들면서 격렬함에 힘을 보탠다. "지호야..!" 순간 나는 지호의 이름을 부르면서 폭발하고 말았다. 헉!! 벌떡! 해..했다. 으악!!!!! 싸고 말았어!!! 침대에 숨도 멈추고 멍하니 앉아 이불을 천천히 걷어 냈다. 으으.. 한두살 어린애도 아니고, 야한꿈 꾸다가 진짜 싸버리다니.. 제길! 그것도 왜 박지호야!! 그 자식은 꿈에서 까지 날 괴롭혀! 으윽.. 팬티가 질퍽 거려. 닝기미.. 당장 빨지 않으면.. 침대보에도 뭍을꺼야. 조심조심 일어나 서랍에서 속옷을 꺼내 어그적 어그적 욕실로 향했다. 씨팔.. 어떻게 꿈으로도 녀석하고 하냐. 제길 정말 진짜 같았어. 진짜처럼 캡숑 좋았다고! 아으씨.. 으악-! 많이도 쌌네. 빤스 안에 끈쩍거리는 정액들이라니.. "젠장.. 미안하다. 중요한데 못써줘서." 게다가 사내자식하고 응응 삐리리 꿈을 꿔서는 이게 뭐냐? 게이도 아니고. 정말 나 게이가 되어 버린건 아닐까? 대아에 흔들흔들 휘저어 그 허연 것들을 떨궈 내면서 고민 좀 해보기로 했다. 멀쩡한 사내자식이라면 꿈에서 까지 남자랑 하지 않을꺼 아냐. 아무리 이미 해버렸다지만.. 그것도 친구랑.. 제길. 으악! 다른 녀석하고 한다니 생각만 해도 끔찍해! 난 지호랑만 할꺼라고! 암암.. 난 이미 몸도 마음도 지호만이야.. 암.. 난 지호꺼라고. 헉.. 아악!!! 제기랄! 그게 아니잖아! 누가 누구꺼라는 거야 김유기! 그녀석은 내 친구라고 친구! 어서 너의 자아를 찾아! 게다가 니 성정체성도! 잠옷바지에도 묻었나 확인을 하곤 새 속옷으로 갈아 입었다. 으으.. 제길.. 남은 다 자는 이 야밤에 이게 뭐하는 짓이냐. 빤쓰나 빨고. 졸려.. 수면 부족이야.. 의자 등받이에다 팬티를 널고 다시 침대위로 올라갔다. 헉-! 새벽4시야! 망했다. 뭐가 이렇게 어중간하게 깬거야? 오늘 하루 어떻게 버팅기냐구! 망할! 망할! 뒈져버려! 이 망할놈의 세상! "쾅! 쾅! 쾅! 김유기 빨리 일어나!" 으으.. 쫌만더.. "쾅! 안 일어나! 꼭 들어가서 뒤집어야 일어나겠어?" 헉-! 벌떡! 안돼.. 들어오면 안된다고. 빤스.. 빤쓰 감춰! "일어났어!" 허겁지겁 책상의자에 널어놓은 팬티를 집어드는 찰나 엄마가 문을 열어 확인을 했다. "일어났네~ 음? 헌데 너.. 방금 손에 감춘건 뭐니?" 핫핫.. "아냐~ 암것도~" 암껏도 아니라고 했으면 들어야지! 아들말은 개똥이야?!! "내놔. 햇빛에 말려야 좋으니깐." 헉.. 이.. 이아줌마는 조물주야! 어떻게 다 알아! 쭈뼛 쭈뼛 엄마손에 여전히 젖어 있는 팬티를 건네줬다. "잘 빨긴 한거냐? 너 그냥 물에 넣고 뒤 흔들었지? 아~아.. 다시 빨아야 겠네." 윽.. 쪽팔려서 얼굴 뻘개져 있는 내게 확인 도장을 찍었다. "우리 유기 손 덜어 줄려면 기저귀 사줘야 겠네~"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난 주워 왔어! 절때로 친 아들 아니라고! 나.. 아무래도 욕구 불만인가 보다. 흔들리는 버스 안에서 지호녀석과 몸이 부딪힐때마다 이상한 소름이 타고 올라온다. 자꾸 녀석 입술 뿐이 안보이고 게다가 녀석이 습관적으로 아랫입술을 혀로 핥을때면 심장이 미친듯이 뛴다. 으으.. 김유기.. 넌 게이가 아냐! 정신 차리라고! 쿵-! "그렇게 박아서 아프냐? 몸을 던져야지." 몸을 던지긴 누구한테 던져! 난 이미 너한테 던졌어! 다 줘버렸다고! 앞의자에서 박았던 머리를 떼고는 중얼 거렸다. "시끄러." 오늘 기필코 [게이타도] 다시 써 붙인다. 으으.. 집에 가기 싫어. 집에 가면 이녀석도 따라 들어올테고.. 그러면 방안에 녀석하고 단 둘이 되는데.. 나 어떻게 참냐. 이대로다간 분명 녀석한테 정말로 몸을 던져 버리고 말꺼야. 왜 학교는 이리도 일찍 끝난거야! 학교면 학생을 붙들어 야지! 왜 집에 가게해! 난 학교가 좋아! 공부 더하고 싶다고! 그렇다고 집에 가는길에 겜방을 갈수도 없는 노릇. 분명 저 수전노는 문에 들어가기도 전에 잡아 채서는 집으로 질질 끌고 갈꺼야. 더 재밋는 놀이 하자면서.. 막 벗기고.. 빨고... 아아악!! 뒈져버려 김유기! 했다하면 야한 상상이야! 난 정말 욕구불만인거냐! 어찌.. 어제 하루 잘 버팅겼다 했다. 흑.. 좀 괜찮아 졌다고 하니깐 이젠 내가 미치는구나. 염병할 박지호.. 박지호.. 아악!! 박지호!! "박지호.." "응?" 헉.. 불러 버렸다. "왜?" 제길.. "세계 평화와 안녕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냐." "뭐?" 우라질.. 뒈져라 이놈의 주둥이. "조용히 있다가 왠 봉창으로 북을 만드냐?" 됐다니깐! 집으로 돌아오는 골목길, 녀석이 이번엔 손이 아니라 어깨를 둘렀다. 윽.. 이..임마! 내 어깨는 성감대야! 헉.. 내 귓볼을 그렇게 만지작 거리지 말라고! 거긴 진짜 성감대야! 녀석 손에서 귀를 떼낼려고 목을 비트는데 저쪽으로 낯익은 사람이 지나가고 있다. 앗!! 상우형이다! 상우형!!! 이 악의 손길에서 날 구해줘!!! 탓! 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 "엇! 유기야!" 몰라 임마! 난 구원 받고 싶다고! "형! 형-!" 막 빌라 주차장 입구로 들어가던 형이 내 소리에 몸을 돌렸다. 그대로 돌진해서 꼴인! "흑- 형!" "어.. 유기야.. 안녕?" 안녕이고 나발이고 나좀 어떻게 해줘요. 나 이러다간 오늘 또 일 치룬다고요. "어.. 안녕? 너가 지호구나?" 윽.. 녀석왔다. 형 가슴에 꼭 메달려서는 뒤도 안돌아 보고 숨을 죽였다. 그래.. 난 상우형 옷이다.. 난 없다.. 난 상우형 앞치마라고! "김유기... 이리와." 앗.. 네에~ 형의 품에서 떨어져 녀석에게 가다가 멈칫... 아아아아아아악!!! 뒈져! 오란다고 정말가냐! 상우형만 멀거니 서서는 내가 얌전히 치호 품으로 돌아가는걸 보고 있다. 나..날 그냥 이대로 보내지 말아줘! 아무리 내가 이자식이랑 이미 초야를 치뤘다지만 그게 끝이 아니라고! "안녕하세요." "그래.. 나는 앞 동 2층에 살아." "알아요." 헉.. 뭐냐.. 그... 그 싸가지를 상실한 말투는! 박지호! 어른을 공경해야지! 저 형은 무지 좋은 어르신이란 말이다! 흑-. 형. 재발 날 이대로 이녀석 손에 끌려가게 하지 말아요. 예전 처럼 형집에 대려가 달라고요! 차라리!! 이녀석 손에 타죽는 것 보단 형의 말빨에 얼어 뒈지는게 더 나으니깐! "그럼.." "그래 다음에 보자." 아악!! 다음은 없어! 다음은 없다고!! 다음에 보면 당신의 사랑스런 소년 김유기는 게이 김유기가 되서 나타날 꺼라고! 날 잡아! 양상우! 당신이 그러고도 어른이야! 청소년을 퇴패와 타락의 길로 걸어 들어가게 이대로 지켜만 보고 있을 꺼냐고! 나 만한 동생이 있다며!! 그 해바라기씨 이젠 줘도 안먹어! 더러워서 안먹는다고! 달칵. 헉.. 벌써 방 안이다... 꿀꺽. "그 형 뭐냐." "양상우." "그거 말고." ". . . . . . . . . . . . 게이.. 임자있는 게이." "그래서?" 그..그래서긴 뭐가 그래서야! 니미럴! 그 형도 나도 다 임자 있는 게이라고! 아아악!! 누가 게이야! "일루와." 윽.. 안돼.. 이대로 순순히 안겨선 안되.. 김유기!! 이 서유기 좀 어떻게 해봐!! 넌 순진한 대한민국 청소년이라고! 저 게이한테 너의 영혼을 팔지마! "게이타도!" ". . . . . . . . . . . ." 헉.. 뒈졌다. "뭐냐." 뭐가? 응? 누가 뭐랬는데? "헤헤..헤헤헤헤헤헤헤.." 녀석 품에 꼭 안겨서는 이유없이 실실 쪼개고 있다. 내가 미친다. "지호씨~ 헤헤헤헤헤헤헤.." "키스." 네~ 쪽-! 자자 다음엔 뭘 할깝쇼~? 옷 벗어 드릴깝쇼? "나 사랑해?" "응!" 헉-! 너무 쉽게 대답해 버렸다. 그 망연자실함 속에 몸을 굳힌채 서 있는데 녀석도 내가 이리 쉽게 대답할줄은 생각도 못했는지 한동안 말이 없다. "많이 사랑해?" ". . . . . . . . . ." 안돼. 김유기. 대답하지마. 넌 게이가 아냐! 게이가 아니라고! 대답하지마-아!! "어.. 많이 사랑해.. 아주 많이.." 어무이-!! 당신 아들 게이에요! 아들 헛났다구요! "미칠것 처럼.. 박지호를 사랑해." 흑-. 나도 미친다. 말해 버렸어. 다 끝났다고. 내 인생 종울린거야. 이젠 정말 게이가 된거라고. 제기랄 이렇게 녀석 가슴에 얼굴이나 부비고 있다니.. 이건 왤케 좋아! 움찔.. 그.. 그렇게 만지지마.. 나 그러면 머릿속이 타 버린다고! 내려오는 녀석의 입술을 환영하고 말았다. 에라 모르겠다. 오늘만 게이하자. 누가 뭐라겠어. 오늘만 게이라는데.. "음-." 이상한 소리내도 좋아. 오늘만이야.. 오늘만 이라고. "아-." "벌써 안이 젖었어." 그래.. 빨리 들어와.. 만지기만 하지말고 나 어떻게 되도 좋으니깐.. 박지호면 다 좋으니깐 어서.. "지호야.." "그래.." "윽-" 아파. 박지호가 들어와서 아픈데.. 너무 좋다. 생각해봐 환장하도록 사랑하는 녀석이 내몸을 갖는다는데 안좋은 사람이 누가 있겠어. "으윽-." 헌데 좀 아프다. 제길 아파도 좋다고. 녀석 숨소리도 좋고, 손길도 좋고, 게..게다가 그것도 좋아. 다 좋아! "유기야.." "윽-." 녀석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제길 눈물이나.. 아파서가 아냐! 지금 이순간이 너무 소중하니깐 눈물이 나는거라고! 이렇게 가슴이 터질것 같으니깐.. 꿈에서 처럼 침대에 상체만 걸치고 엎드려서는 녀석이 움직일때마다 크게 녀석을 부른다. 아무래도 그거 그냥 꿈이 아닌가 보다. 나도 예지 능력이 있나봐. 꿈이랑 똑같다. 오냐.. 오늘 부터 돗자리 깔고 길가로 나선다. [노스트라다무스 부활]이라고 써 붙이고 돈벌꺼야. 돈벌어서 우리 지호 호강시켜 줄꺼라고. "아.. 아.. 지호야 쫌더.. 아.." 이젠 더 쎄게 움직이겠지? 으윽- 제길 맞잖아. 게다가 사랑한다고 말하겠지? "유기야.. 사랑한다고 말해줘." 헉.. 이..이봐! 너는 이때 사랑하냐고 묻는게 아니라 니가 사랑한다고 해야 하는거라고! "아.. 아.." 뭐야! 대답을 해야 하는데 신음밖에 안나가! 임마! 살살해! 너가 그렇게 미친듯이 움직이니깐 말을 하고 싶어도 못하겠잖아! "아.. 아아.." 나 병신이다! 게이되더니 말도 못해! 씨팔! 이딴 게이 안해! 사랑한다는 말도 못하고 이게 뭐야! "사.. 사... 아! 아!" 그래 사 다음엔 뭐냐! 응!! 뭐냐고! "사랑... 아!" 명사 말고 동사! "사랑.. 아윽-!" 아아악! 김유기! 국어시간에 뭐했어! "사랑해!" 지화자~ 말했다~! 만세! 김유기 만세! 박지호 만세! "만세!!" "뭐?" 아윽.. 임마 그렇게 움직이면서 묻지 말라고. 이렇게 말 하기가 얼마나 힘든줄 알아? 각고의 노력이 있어야 하는거야! 히히.. 기분 좋게 널브러져서는 녀석 품에 꼬오옥 안겨서는 손가락으로 입술을 만지작 거리고 있다니. 정말 나 돗자리 깔아야 하나보다. 그 만세 빼고는 다 똑같았어. 끝까지 꿈이랑 정확 했다고. 히히.. 이것봐 우리 예쁜 지호 섹시하게 땀 범벅 되서는 날 보고 있어. 아이구~ 귀여운 자식. 니 친구 말고 내 애인해라. 내가 계속 이뻐해줄께 하핫. "유기야 사랑해." "나도.. 우리 지호 사랑해~" 킬킬 아냐아냐 우리 지호가 아니라 내 지호야. 박지호는 나, 김유기 꺼라고. "지호야." "응?" "너 나한테 시집와라. 내가 평생 예뻐해 줄께." ". . . . . . . . ." 에? 뭐냐 그 반응은.. 나한테 시집오기 싫다는거냐! 응!! 박지호! 그런거야! 데려 간다면 넙죽 잡아야지 게이녀석이 뭘 가려! "저기.. 유기야." "왜!" "너가 나한테 시집 오는거야." 헉! 미쳤냐! 내가 여자도 아닌데 니한테 시집을 왜가! "싫어! 니가 시집와!" ". . . . . . . . . . . ." 왜! 싫어? 그럼 다 물려! 다 물리라고! 니하고 부부가 못되느니 차라리 남이 나! 니랑 친구도 안해! 다 필요 없어! "나 사랑안해?" "사랑하지.." "그럼 시집와!" ". . . . . . . ." 어쭈! 이게! 아이고-. 내가 몬살아. 마음 주고 몸 줬더니 이젠 이게 남 몰라라 하는기라.. 남자는 다 도둑놈이야! 다 뒈져버려! "흐윽-." "어이.. 왜 울어." "도둑놈.. 흑-." 다 물어내!!! "도...둑?" "사랑한다더니.. 흐으윽-. 시집 오라니깐 싫다고 그러고.. 흑흑.. 난 이제 어떻게 살라고- 흐어어어어.." "하핫!" 웃지마! 이 나가 뒈질 자식! 다 필요 없어! 애인이고 나발이고 다 때려쳐! "흐어어어어어.." "아..알았어. 시집갈께 응? 그만 울어." 오.. 시집온단다. 망할자식.. 꼭 이렇게 울어 자빠져야 옳은 대답을 하다니. "훌쩍-. 말 바꾸기 없기다." "그럼.. 그런데.. 다 좋은데.. 포지션만 유지하자." 응? 포지션? 무슨 포지션? "포지션이.. 훌쩍.. 뭔데?" ". . . . . . . . . . . . 알꺼 없어." "훌쩍.. 말해봐. 무슨 포지션인데?" "하핫!" 그렇게 어물딱 넘어가지 말랬지! "어-. 이런 유기야. 꽃 시들었다." "앗!" 안돼-. 그건 사랑하는 지호가 사준거라고. "윽.. 정말이네.. 어쩌냐. 훌쩍.." "저거 꺼꾸로 메달아서 말려야 겠다. 그치?" "그러네..훌쩍.. 아깝다." 힘없게 중얼 거렸더니 녀석이 꼬옥 안아준다. "괜찮아 또 사줄께." "그럼.. 이번엔 네송이로." "어? 왜?" 니는 국어를 존경해야 하는것도 모르냐. 세종대왕께서 니 싸가지 없는 말빨에 땅을 치며 통곡하시겠다. "사랑해요-라고." "하핫!" 임마 웃지마! 이 우라질 자식은 허파에 총알 맞았냐! 걸핏하면 웃어! "사줄꺼야, 안 사줄꺼야." "알았어 네송이 사줄께." 히히.. 됐다. 오늘 수확 많았다. 지호가 꽃도 사준데지.. 시집도 온데지.. 하핫!!! 미쳐! 이놈의 세상 왜 이렇게 살맛 나는거야!! 하핫! "핫핫핫핫핫핫!!!" 너무 좋아서 껄껄껄 웃어 버렸다. ". . . . . . . . . . 유기야.. 너 지금 좋아서 웃는거지?" 그럼! 좋아 죽을꺼 같다고! 내가 친구 하나는 잘 뒀어! 아니지 이젠 애인이지! "핫핫핫핫핫핫핫!!" -------------------------------------------------------------------------------- [싸나이의 우정] 의리에 살고 의리에 죽는다. #12 (완결) 인간이란 말이다. 이중생활을 하다보면 인생의 회의를 겪게되는거같다. 하루는 게이 모드로 살고 다른 하루는 정상모드로 살고 하다보면 자아정체감이라는게 말이 안되게 된다. 일요일날 게이모드였고 화요일날 게이모드였고. 제길.. 목요일날 게이모드.. 오늘은 토요일.. 주기적으로 보면 오늘도 게이모드다. 미쳐.. 집에 가자마자 또 그녀석하고 뒹굴겠지? 왜 집에만 가면 마음이 약해져서는 '그래.. 오늘만 게이하자.' 해서는 또하고.. 벌써 세번이야! 오늘만은 안된다고! 절때!!! 하지만 말이다. 게이모드 발동되면 박지호 저녀석이 그렇게 예뻐보일수가 없다. 그렇다고 평소 안예쁜건 아니었지만 저녀석만 보면 가슴도 울렁대고 이런게 정말 사랑이구나.. 하는건 어쩔수가 없단 말야. 그냥 보기만 해도 좋을걸 어떻게해. 보기만 해도 만지고 싶고.. 부데끼고 싶은데 어떻게 하냐고. 씨이.. 말이 쉽지 게이되자고 게이되고 게이싫다고 게이아니면 세상에 게이 씨가 마르겠다. 안그래? 어느 누가 게이로 사는게 행복하다고 생각하겠어. 게이 안하고 말지. 나 그리고 사실 내가 확실히 게이인지 아닌지도 모르겠고.. 게이는 남자만 보면 뭔가.. 그래야 하는거 아냐? 헌데 여기는 남고고.. 남자애들이 사방에 쎄고 쌨는데 느끼긴 커녕.. 귀찮기만 하다. 그런데 박지호는 그게 아니라고. 제길..그래 그녀석은 외계인이야. 남자 아냐. 남자의 가죽을 쓴 여자일지도 모른다고. 킬킬.. 등뒤에 자크가 있어서 내리면 우아.. 그거 그림되네. 하핫!! 우라질..녀석 등엔 자크고 나발이고 아무것도 없다는거 니가 더 잘 알면서 그러냐 김유기. 하아.. 박지호는 내 오랜 친구에다가 아주 아주 소중한 녀석인데.. 난 그녀석을 사랑한다고. 그녀석만 생각해도 이렇게 가슴이 쿵쾅거리는데! 아주 그자식한테 맛이 가버려서는! 허구헌날 보는데도 또 보고 싶어 하고! 아악!! 제기랄! 지호를 사랑한다고 하는거 보면 게이인거 맞고 이렇게 남자애들한테 둘러 싸여 있어도 별 감흥이 없는거 보면 게이 아닌거 같은데. 도대체!! 나는 게이인거냐 아닌거냐! 이거라도 좀 알자! 에이 씨팔! 한번 확인 좀 해보자! 오호.. 마침 저기에 주영이가 있네. 하핫! 그래.. 주영이는 많은녀석들이 야리야리하고 이쁘장하다고 가끔 이상한 생각 들게 한다고 입모아 칭송하는 녀석이잖아. 청소 때문에 분주한 녀석들을 요리저리 헤쳐서는 마대질을 하고 있는 주영이 한테 다가갔다. "이주영." "어. 유기야 왜?" 날 향해 방그레 미소 짓고 있는 녀석의 손을 잡고 다짜고짜 교실을 나갔다. 등뒤로는 이녀석이 쓰던 마대자루 넘어지는 소리가 나지만 지금 그거 신경쓸때가 아니다. 그래! 확인을 하는거야! 이 김유기님이 게이인지 아닌지! 오늘에야 말로 결판을 내는 거라고! "유..유기야. 왜 그래.. 어디가는건데.." 이자식은 뭐가 이렇게 잔말이 많아? 오라면 오라는게지. 주영이를 질질 끌어서 인적없는 학교 뒷뜰 벽에 턱 하고 세워서는 얼굴을 덥썩 잡고 입술을 붙여 버렸다. "읍!! 읍!" 우라질! 뭐야 이게! 기분 하나도 안좋잖아! 엄청난 불쾌감으로 턱 하고 녀석을 놔줬더니 "흑-!" 하는 소리를 내며 잘도 뛰어 가버린다. 뭐냐.. 나 같은 미친놈이 또 하나 있네. 기껏 키스 한번 한거같고 울기는.. 누구처럼 혀도 안 넣고 입술만 갖다 뎄는데.. "퉤-! 퉤-!" 정말이지 기분 더럽게 나쁘다. 하핫!!! 암튼! 정말이지 이젠 확실히 알았어! 난 게이 아냐! 핫핫핫!! 아아.. 망할.. 너무 기뻐. 자! 여기서 만세 삼창! "만세!" "만세!" "만.....!!!!!" 헉.... 이자식은.. 여기엔 왜 있어? "김유기.. 너.. 이주영이한테 무슨짓 했냐.." 위로 힘껏 들어올렸던 팔을 쭈뼛쭈뼛 내리고 무의식중에 한걸음 뒤로 물러났다. "벼..별로.." "주영이 끌고 가길래 따라와 봤더니 그애 방금 울면서 뛰어가더라." 핫핫!! 그게.. 자아와 성 정체성을 찾은 대목이라.. 핫핫.. 헌데 니 녀석은 우리반도 아니면서 주영이의 안위는 왜 걱정하는건데? 내 애인이면 애인 답게 사랑하는 사람의 안위를 걱정해야 하는거 아냐? "글쎄..난 별로 한게.." 없지. 키스 빼고는. 다가오는 녀석을 피해 주춤주춤 반발짝씩 뒤로 가다보니 어느새 벽이다. 제길.. 그게 무슨 큰 죄라고 쫄고 있다니.. 두번도 아니라 겨우 한번 입술만 붙인건데. "주영이한테 키스하니깐 좋았냐?" 켁.. 망할자식.. 다 보고 있었구나! 그러면서 묻기는 왜 물어! 으으.. 바람핀것도 아닌데.. 겨우 그거 갖고 눈에 쌍지불을 켜고 지랄이야 지랄이. "왜 했어?" 왜 했기는 내가 게이인가 함 볼려고 했다. "왜 했냐니깐 김유기. 너.. 나 돌아버리는거 보고 싶냐?" 아아..제길 이자식은 뭐가 그리 심각해! 녀석의 얼굴을 턱 부여 잡고는 주영이한테 했던 것과 똑같은 키스를 해줬다. 제길.. 이자식은 뭐하는 놈이길래 입술은 이렇게 말캉거려? "이제 됐냐?" 윽.. 뭔가 그냥 휙 하고 갈려고 했는데!! 이자식은 무슨 자석이야! 왜 손이 안떨어져! 아.. 녀석이 내 양손목을 잡고 있다. 난 또 놀랬잖아! "아니 그것갖곤 모잘라." "음-." 그래.. 이런게 바로 키스라고. 제길.. 좋잖아. "으음-" 자동으로 목에 팔이 둘러져 버렸다. 닝기미.. 주영하고는 아무 느낌도 안나고 오히려 기분 더럽기만 하더니.. 이건 정신도 못차리게 하네. 슬쩍 떨어져서는 내 입술을 부드럽게 핥고 있다. 짜식.. 그러니깐 니는 이걸로 사업 차려야 한다니깐. 방법도 날로 새로워지니 사업도 날로 번창할꺼다. "다시는 그러지 마. 알았어?" "응.." 당연하지. 나 게이 아니란거 알았으...................아아아아악!!! 뭐야! 다시 원점이야! 게이 아닌것이 퍽도 좋아서 같이 쪽쪽 뎄냐! 아아아악!! 김유기! 넌 대체 뭐야!! 학교 쫑났는데도 주영이는 아직도 울고 있다. 제길.. 미안하다. 니가 협조를 해줬는데도 못알아 내서. "야.. 이주영. 미안하다. 그냥 뭣 좀 알아낼려고 그런거였어." 교실에 주번인지 모를 몇몇 녀석들이 날 죽어라 노려 보고 있다. 이자식들은 왜 집에도 안가는거지? 헐... 그래.. 미안하다고 했잖아. 뭘 더 바래! 니들 한테 키스돌려줄까! 제길! 해봤자 지금은 지호녀석 침 범벅이라서 효과도 없어! 니들이 박지호를 염원한다면 모르겠지만... 웃기지들 말라고해. 박지호는 이미 임자 있어. 내꺼라고! 헌데 주영이자식.. 책상위에 팔을 괴고 죽은듯이 엎드려서는 내 말을 잘도 씹고 있다. 어이.. 죽고 잡냐. "미안하다고 했잖아. 겨우 살짝덴거 갖고. 사내 자식이.." 벌떡! 으엑-! 야.. 무셔. 그 눈은 뭐야.. "김유기! 책임져!" 으악!! 내가 널 왜 책임져! 난 이미 책임질 녀석이 있단 말야! "미쳤냐!" 어휴.. 속 터지겠다. 애들 앞에서 고깟 키스 하나때문에 책임을지냐고 반박할수도 없는 노릇이고. 제기랄.. 그래그래.. 내가 죽일 놈이다. 왜 니 한테 게이 테스트는 해봐서는. 그래.. 내가 죽어야지. 울고 있는 주영이는 무시하고 그냥 지호가 오기전에 녀석네 반으로 가버려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을 때리고 있는데 청소시간과 종례시간 내내 보이지 않던 최상규가 교실 앞문으로 들어 서서는 눈물범벅이 된 주영이하고 멀거니 서있는 나를 번갈아 보며 공포스럽게 다가왔다. "어이.. 주영이 왜 우냐." 헉.. 임마 넌 또 왜 끼어들어? 하지만 난 정말이지 쫄고 말았다. 이녀석 주먹은 학교에서도 유명 하단말야.. 존나리 무식하게 생겨서는 그 험학한 얼굴로 날 야리고 있다고. "상규야-!! 유기가.. 유기가.." 아아아악!!! 뭐야!! 너는 그게 뭐가 그리 엄청난 일이라고 그녀석 품에 파뭍혀서 울어 재끼는 건데! 내가 닐 덮치기라도 했어 아님 순결을 어찌 하기라도 했어! 그게 무슨 죽일 죄라고!! 헉.. 나 오늘 뒈졌다.. 최상규자식.. 주먹쥐었어.. "아.. 아냐.. 암것도 안했어." "암것도 안하긴! 그게 어떻게 아무것도 아냐! 김유기 책임져!" 지랄방구끼지마! 이주영! 고깟 입술 살짝 덴거 갖고 내가 왜 널 책임져! 난 책임질 놈이 따로 있다니깐! 아아악!! 정말 미치겠네! 으악!!!!!!! 순간 상규자식이 그 무지막지한 손으로 내 팔을 턱! 하고 잡았다. 오늘 정말 끝짱이로구나. 아으.. 죽었다. 두눈을 질끈 감고 기도를 올리고 있는데 어디선가 천사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야.. 최상규. 너 그 손 떼라." 흑.. 지호야!! 살려줘!!! 교실 뒷문에 턱하니 자리해 있는 박지호님이 이렇게 멋쩌 보일수가 없어! 이러니깐 내가 널 싸랑하는거야! "박지호. 넌 뭔데 남의 반까지 와서 참견이냐." "손 떼라고 했다." 헉..지호 눈에 살기 띠고 다가오고 있다.. 야야.. 너네들 오늘 살인나겠다. 내가 잘못했어.. 잘못했다고.. 내가 죽일놈 이니깐.. 그만들 해.. 제길.. 게이인거 두번만 알아보다간 다 죽겠다. "하하.. 무섭다 박지호. 그거 지금 맞짱 뜨자는 거냐?" 으악! 그만해! "내가 잘못했어. 상규야.. 내가 잘못했으니깐 그만해.. 저기 지호야 아무일 아니니깐 너 먼저가. 어?" 제발 빨리가라.. 나 눈뜨고 너 죽는꼴은 못 본다. 날 졸지에 과부 만들 셈이야!! "그럼 책임져!" 아아아악!! 이주영! 니는 좀 닥쳐! 쬐끄만게 어딜 꺅꺅거리고 있어! "알았어 알았어. 책임질테니깐 그만하자. 응?" 내가 미친다. 한순간의 실수로 두집 살림을 하게 생겼으니.. 아휴.. "그런데 뭘 책임지라는 건데?" 켁.. 최상규.. 존나 빠르다. 그걸 이제야 묻다니. 물을려면 이거나 놓고 얘기해.. 제길 아프다고! "너 내말 헛들었냐. 최상규. 유기한테서 손 떼라." 아아아악!! 박지호 넌 또 왜 그러는건데!! 이제 그만 좀 하라고! 겨우 무마 시켰더니 왜 못죽어서 안달이야! 아으씨! "앗!" 윽.. 망할자식! 지호에게 다가가면서 잡고 있던 내 팔을 비틀어 약을 올리고 있다. "핫.. 못 놓겠다면?" 미쳐... 이자식은 왜이렇게 아귀 힘이 좋아. 제길 멍들겠네. 녀석 손에서 벗어 날려고 버둥 거리고 있는데 순간 뭔가가 내 눈앞으로 휙-! 하고 지나갔고 엄청난힘에 자빠지며 비명을 질러 버렸다. "으악-!" 드디어 지호가 주먹을 날렸는데 상규가 내 팔을 잡고 있는 바람에 나까지도 넘어가 버린 것이다. 아찔해서 널프러져 있는데 익숙한 손길이 날 일으켜 세워 주고 있다. "괜찮아?" 괜찮기는! 닌 이제 죽었어. 빨리 튀라고! 헉.. 늦었다. 최상규 발동 걸렸다. 내 박지호는 이제 뒈졌다고!! 상규가 휘두른 주먹에 이번엔 지호가 날라갔고 바닥에 떨어진 지호에게 최상규가 몸을 날린다.... 아악!! 난 과부되기 싫어!!!!!!!!! "그만하라니깐!" 말린다고 황급하게 치고 박는 녀석들 사이에 끼어 들긴 했는데.. 내가 미쳤지. 나도 죽을려고 용쓴다. 바로 상규가 팔을 휘둘러서 우당탕 소리를 내면서 널프러져 버렸는데 으윽.. 갈비뼈 부러졌나보다. 세상에.. 뒤지게 아프네. "유기야!" 지호가 부르기는 했는데 대답할 정신이 아니다. 숨도 제대로 못쉬고 누워 있으려니 엄청난 욕발과 주먹질이 지호와 상규 사이에서 오고가고 있었다. 제길.. 그러고보니깐 내가 뒈지면 과부 되는건 박지호잖아? 내가 되는건 홀아비고 제길 국어 헛 배웠어. "유기야.. 괜찮아?" 슬쩍 눈을 떠보니 망할 이주영, 야 임마.. 이게 다 니가 상규한테 메달려서 이렇게 된거 아냐. 제길.. 나오늘 정말 홀아비 되면 니가 나 책임져라. 그러게 최상규는 왜 불러 부르긴. 내가 그냥 이대로 뒈질려고 했는데.. 지호 맞는거 생각하니깐 누워 있질 못하겠다. 일어날려고 버둥 거리긴 하지만 다리가 풀려서 도저히 어떻게 할수가 없네. 미쳐.. 내 이런 모습이 안쓰러웠는지 주영이가 날 부등켜 안고는 상규쪽에 대고 바락바락 소리지르고 있다. 이자식아! 귀가 울려! "최상규!! 그만해!! 유기 죽는단 말야! 흑.. 유기야.." 아아아악!! 강적이야! 나보다 더한놈이 있었다니! 울면 모든게 해결되냐! 나도 울고 싶다! 울어서 박지호만 괜찮을수 있다면 울고 싶다고!! 상규가 주영이 목소리에 흠칫 하고 이쪽을 봤고 지호가 틈을 놓치지 않고 마지막으로 한방 거하게 갈겨 버렸다. 나이스~ 박지호~ 니가 니 남편의 복수를 확실히 해주는구나. 하핫.. 아야야야.. 정말 부러졌나? "유기야 괜찮아?" 지금 나를 신경쓰고 자시고 할 정신이 있냐 너는! 히익-! 이게 뭐야! 야! 니 얼굴을 봐! 입술이 죄다 터졌다고! 게다가 눈 밑도 뻘겋고.. 제길.. 상규자식! 노려보는걸로 죽일수만 있으면 죽으라고 상규쪽을 보는데 켁 녀석 부활이다. 다시 지호 쪽으로 달려드는걸 막은건 쪼맹한 주영이. "그만하랬지! 최상규! 그만해! 유기 아프데잖아!" 그만하란거 까진 좋은데 왜 거기다가 날 파는데! 아악!! 그..그손은 또 뭐야! 손떼! 어째서 니가 내 얼굴을 부비고 있어! 이얼굴은 박지호님만 만질수 있는거야! 난 박지호 꺼라고! 아악!! 기분나빠! 싫다고! 그만 좀 만지작거려! 니는 한트럭으로 갖다 줘도 싫다니깐! 헌데 신기하게도 인간 병기 최상규는 말없이 잡고있던 지호 멱살을 놓더니 우리를 내려다 보기만 하고 있다. 게다가 실려가야 하는건 지호인데 지호하고 주영이 부축을 받으면서 양호실로 가는건.. 왜 나지!! 엉! 어째서!! 하나면 되는게 어째서 두마리로 늘은거야! 다행이게도 양호선생님이 아직 남아 계셔서 아픈 쪽을 보여 드렸더니 더더욱 다행이게도 그냥 타박상이란다. 지호 얼굴도 어찌 해달라고 했는데 녀석은 완강히 거부하는 바람에 그냥 파스만 붙이고 양호실을 뜨고 말았다. 이게 뭐냐. 옆구리에 커다란 파스를 떡하니 붙여서 냄새만 펄펄 풍기고 무슨 스컹크도 아니고 제길.. 가방을 가지러 교실로 돌아왔더니 다른 녀석들 다 갔는데 환장하게도 몬스터최상규가 뭘 얻을것이 있다고 우릴 기다리고 있다. 에.. 헌데 우릴 기다리는게 아니라 주영이를 기다리고 있었던 같다. 그래.. 이왕 기다린거 이녀석이나 우리한테서 떼놔줘. 걸리적 거린단 말이닷! 상규가 주영이를 잡고 뭔가 말하고 있는 틈을 타서 재빨리 가방을 들고 주영이자식이 따라 붙지 않게 열씸히 내빼야 했다. 그놈의 키스.. 지호 외에 녀석한테 하면 인간이 아니다. 다신 안한다. "많이 아퍼?" 녀석의 광대뼈 부위에 약을 바르는 내 가슴이 아프다. 제길.. 그러게 왜 휘둘러 휘두르기는. 예쁜 얼굴 다 망가졌네. 그런데 찟어진 입술은 어떻게 해야 하나.. 그렇다고 입술에다가 뻘건약을 바를수도 없는 노릇이고.. 이대로 두면 계속 피만 날거 같은데. 집안을 아무리 뒤져도 마땅한게 없으니.. "미안해. 나 때문에 이게 뭐야." "잘못한건 알긴 아는거야?" 그럼 알지 확실히 알지. 내가 게이 테스트만 안했어도 이런일은 없었는데.. 제길.. "잘못했다니깐.. 정말이지 다신 그런짓 안해. 약속 한다고. 사실 주영이가 좋아서 그런게 아니구.. 그냥 다른 녀석이랑 뽀뽀해도 기분 좋은가 볼려고 한거야." 정말이라고.. 내가 그런 녀석을 왜 좋아하냐? 쬐끄매서는 꺅꺅 거리기나 하는 녀석을. 내가 좋아하는 건 너뿐이라고. "그래서 기분 좋았어?" "아니! 전- 혀! 그런데 입 많이 아파? 피가 안 멈추네.." 안쓰러워서 녀석 머리를 쓸어주었더니 총 맞을 소리만 골라한다. "어.. 많이 아파." 윽.. 제길... 어떻하냐. 입술에 바르는 약은 없는데.. 그러게 누가 덤비래! 상대를 봐가면서 후려쳐도 쳐야 할꺼 아냐! 지가 무슨 슈퍼맨도 아니고 구해달라고 했더니 넙죽 덤벼. "빨간 약이라도 바를까?" "아니. 침바르면 날꺼야." 그래서 시방 지금 나보고 낼름낼름 해달라는 거냐? 젠장.. 니가 오늘 목숨 걸고 나 구할려고 한거 가상해서 해준다. 평소 같았으면 택도 없다고! 자칫하면 아플까봐 조심조심해서 핥고 있는데 녀석이 내 허리를 꼭 안아 들었다. 움찔.. "아파. 임마." 옆구리 다친거 뻔히 알면서 그렇게 안기는 왜 안아? "미안." 입만 살아서는 미안이라고 말만하지 팔을 푸를 생각을 안한다. 미쳐.. 콱 깨물어 버릴까 보다. "아까 너 나가떨어지니깐 심장이 덜컹 하더라. 다시는 그러지 마라. 다음에는 뒤 돌아보지말고 내빼. 알았냐?" "하핫!" 제길.. 니 내말 우습게 들었다간 나 홀아비 만든 다니깐. "난 홀아비 되고 싶지 않다." "알았어. 그런데 나도 홀아비 되고 싶진 않아." 웃기네. "야.. 너가 어떻게 홀아비가 되냐? 과부지." "왜?" 이그.. 그걸 또 설명을 해야 쓰겠냐! 제길 니놈은 그래서 바보 소리를 듣는 거라고. 막 설명을 할려고 숨을 들이키는데 창밖에서 사람들 깔깔데는 소리가 들린다. 어라? 뭐지? "뭐야.. 왜 내가 과부가 되냐고." 잠깐만 있어봐. 뭔가 느낌이 온다고. 잡아드는 녀석 손을 떼놓고 엉금엉금 기어 창가로가 서서 내려다 봤더니.. 아앗!!!!!!!!!! 상우형 해바라기 딴다! 잠깐!! 나도 준다며! "유기야 어디가!" 너 먹여 살리려고 간다! 옆구리 아픈것도 잊고 후다다닥 뛰어 나갔더니 뒤로 녀석이 따라 나오는 소리가 들렸다. 그래 따라나와야지. 손이 늘어야 양도 많아 진다고! "형!" 빌라 현관을 나가자 마자 형을 불러댔더니 상우형이 마침 해바라기를 따다 말고 내쪽을 봐 줬다. "어.. 유기구나?" 평소보다 발랄하게 들리는 형의 목소리와 그 주위에 깔린 내 또래애들을 보니 뭔가 전에 형이 동생들하고 어릴적에 헤어졌었다는 말이 떠올랐다. 오.. 드디어 만난거구나! 잘 됐네.. 최대한 형 동생들에게도 인상을 좋게 미소를! 이라고 해봤자. 내 등뒤로는 오늘 한바탕 줘 터져서 있는 지호가 있으니 다 글렀다. "어! 지호 얼굴이 왜그러니?" 에헤헤 그것보다.. "형 해바라기 따는 거에요?" 라고 하면서 분위기를 살피는데.. 엇! 형 동생들 쌍둥이다. 똑같은 판박이가 양쪽에 둘하고 가운데 여자애가 서있었다. 오오.. 이쁘네.. "오빠. 누구야?" "어.. 앞집에 사는 동생들이야. 너네랑 나이가 같아." "유기야 저번에 말한 내 동생들." "안녕~" 씨익 웃어 보였더니 형 동생들도 같이 미소 지어 준다. 지화자~ 성격들을 보니 해바라기씨 얻어 먹는다고 뭐라고는 안하겠구만. "유기, 지호 마침 잘왔다. 지금 해바라기 따는 중이었어. 한 송이 줄테니깐 가져가 먹어." 핫핫핫!! 황송합니다! 가장 큰 송이는 동생들 준다고 땃고 내 주문에 의해 중간 크기의 해바라기도 목이 잘리고 말았다. 후훗.. 그래 역시 감이 적중했어. 우라질 난 정말 돗자리 깔고 거리로 나가야 한다니깐! 좋은 시간 되라고 형네 식구들 뒤에 두고 집으로 돌아오는데 형네집 창가로 큰형이 미소지으면서 서있는 것이 보였다. 어.. 저형 와 있었네. 지호를 끌고 빌라안으로 들어서면서 여러번 형을 돌아 봐야 했다. 꼭 자신의 일마냥 기뻐하고 있어. 저렇게 외롭게 혼자 집안에 남아서 상우형하고 동생들하고만 웃고 있는거 보면서 자기도 행복하게 웃고 있다. 나도.. 저 형 처럼 될수 있는 건가.. 내 일이 아니더라도.. 사랑하는 사람일이라고 저렇게 멀찌감치 지켜 보기면해도 행복해 할수 있을까.. 방안에 신문지를 펴놓고 나 먹인다고 씨들을 털어 내는 지호를 물끄럼히 보고 있으니 왠지 나도 해답을 알꺼 같은 기분이 든다. "지호야.." "응?" 낟알로 떨어지는 해바라기씨들을 손가락으로 헤집다가 하나를 집어 들었다. "너.. 10년이 지나도 나 지금 처럼 사랑할꺼냐?" "뭐?" 칫.. 망할녀석. 한번 말하면 좀 들어 쳐 먹어봐라. 집었던 씨를 입안으로 집어 넣고 깔려고 오물거렸더니 지호가 내쪽으로 손을 내밀었다. "야.. 그거 말려 먹어야해. 지금 까봤자 이빨만 아파." 그래 아는거 많아 존나리 좋겠다. 입안에 넣고 굴렸던 씨를 빼 녀석 손위에 놓아주니 잘도 지입으로 까서는 넘겨 준다. "여깃어." 슬쩍 집어서는 냉큼 입안으로 넣고 오독오독 씹었다. 흑.. 열라 맛있다. 지호가 까줘서 더 맛있어. "지호야.." "응?" ". . . . . . . . . . 나 게이다." "뭐?" 아악!! 이자식은 귓구녕이 쳐 막혔나! 왤케 못알아 쳐 먹어! "나 게이야! 게이라고!" 녀석얼굴에 대고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더니 녀석 눈만 크게 뜨고 한동안 말이 없다. "좋...겠다. 게이라서." 그러더니 다시 열씸히 씨를 덜어낸다. 미쳐.. "씨팔.. 나 박지호 전용 게이라니깐!" "하핫.." 웃지마! 나 지금 심각해! "나 너 사랑해서 게이됐으니깐! 너 나 평생 책임져라. 10년? 너무 짧아. 너 죽을때까지 나 책임져. 알았어?" 우라질 박지호 싱글벙글 웃기만 하고 대답도 안한다. "그냥 책임만 지면 안되!! 너 나 평생 사랑해야 한다고! 이자식아 대답을 해!" "알았어~" 알긴 뭘알어! "이 순간 부터 우린 친구 아냐! 알았어?" "알았어~" 웃기만 하지 말란 말야 이자식아! 니때메 내가 미쳐 돌아가신다! "알았어 알았어 말은 누가 못해?" "하핫.. 알았어." 낄낄 거리면서 녀석이 내 옆으로 와 앉았다. "유기야.. 사랑해. 10년이고 20년이고 나 죽을때 까지.. 죽어서도 사랑할께." 진작에 그럴것이지. "그러니깐.." 에? 거기서 그러니깐이 왜나오냐. 내 어깨에 턱하니 팔을 두르고는 귓가에 대고 속삭였다. "너가 나한테 시집와라." 아아아아악!! 그건 이미 얘기 끝났잖아! "웃기지마! 다른건 물려도 그건 못 물려! 사내자식이 자존심이 있지! 내가 시집을 갈꺼 같아?" "하핫!" "웃지마! 정들어!" "하하핫!" . . . . . . 박지호를 인정하면서 한가지 깨우친 것이 있다. 우정은 말이다.. 훗.. 애정을 이기지 못한다는 것이다. 핫! 핫! 핫! 씨팔..... 박지호.. 정말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