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 쓰기-번역란 (go ANC)』 723번 제 목:[번역] 여명의 부기팝 - 1.새벽녘의 휘파람 소리 올린이:루리코 (박한빈 ) 02/02/15 14:27 읽음:303 관련자료 없음 ----------------------------------------------------------------------------- - 시작하기 전에 이 글은 카도노 코우헤이씨 원작의 소설, < 부기팝은 웃지 않는다> 시리즈의 외전격인 [야명의 부기팝(夜明けのブギ-ポップ)을 번역한 것입니다. 그다지 좋지 않은 일어 실력이지만, 공부삼아 번역을 시작했고, 혼자 보기엔 아까워 하이텔 애니메이터 번역 연재란에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올려보기로 했습니다. -에서 연재했던 것을 옮겨온 것입니다. 그리고 이 부분이 좀 어색한데...라던가 하는 부분은 언제든지 지적을. 감사 하는 마음으로 참고하겠습니다. 그리고 무단 전제는 자제를... 타 번역은 조금도 참고하지 않아 등장 인물들의 어조라던가는 타 번역과 다 를 수도 있습니다. 양해를... 그럼 시작합니다. * 에코즈는 길거리를 방황하고 있었다. 머엉한 눈을 하고서, 머리카락은 헝클어진 채, 옷은 단추가 풀어해쳐진 상태로 비틀비틀 걷고 있었다. 하늘에는 엷은 어둠이 깔려 있다. 공기는 지금, 하루중 가장 차갑다. 시잉,하고 통과해 나가는 듯한, 따사함이 없 는 공기다. 곧 새벽이 될 시간이다. '......' 에코즈는 망연히 다리를, 반은 자동적으로 앞으로 내딛었다. 목적지 따위 모 른다. 단지 멈춰 있는 것보다는 좋을지도, 라는 그것뿐이었다. 거리는 침묵에 잠겨있다. 움직이고 있는 것은 소리없는 희미한 바람뿐으로, 거리에 들려오는 소리라고는 에코즈의 발소리뿐이다. '......' 에코즈는 걸음을 멈췄다. 그리고 거리를, 멍한 표정으로 둘러본다. - 나는, 언제부터 여기에 있었던가? 아무리 해도 잘 알 수가 없었다. 자신이 있었던 장소와, 이곳은 그다지 유사한 부분이 없었다. 거리에 움직이는 것은 없다. 사람의 그림자도 없다. 그리고 도로는 무수한 단열로 갈라져, 자갈이 쌓여 있다. 건물의 대부분은 중간 쯔음에서 꺾인 듯이 파괴되어, 쓰러져 가고 있었다. 황량하기 짝이 없는 광경이었다. 하지만 그곳에는 슬픔의 울음소리도 없었고, 무참히 흐트러진 시체도 무엇도 없다. 아무도 없다. 폐허가 단지, 그곳에 펼쳐져 있을 뿐이다. 가도 가도 모든 것이 파괴되어 있고, 그리고 움직이는 것, 소리를 내는 것, 생명이 있는 것은 무엇하나 발견할 수 없었다. 새벽녘의 공기만이, 무심히 흐르고 있을 뿐이다. '......' 에코즈는 다시 발걸음을 옮겼다. 걸으면서 생각해내려고 애썼다... 자신은 왜 이런 곳에 있는걸까, 하고. 자신은 이미 실재(實在)하지 않을 터이다. 신체는 입자화해서 소실되었을 터이다. 그런데 어째서 이런 폐허를 방황하고 있는 것인가? '......' 그는, 그래도 걷고 있다. 이전에도, 이런 식으로 방황하고 있던 적이 있었지만, 그때는 목적이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에게 손을 내밀어 준 소녀가 거리에 있었다. 지금은 이미 없다. 아무도 없다- * 그렇게 그가 걷고 있는 동안, 하늘에 새하얀 빛이 보이기 시작했다. 날이 밝아오는 것이다. '.......' 그는 멍하게 그 엷은 빛을 쳐다보았다. 그때였다. 어디선가로부터, 먼 방향에서 음악이 들려왔다. 그것도 기계적인 재생이 아니라, 직접적으로 연주하고 있는지 엷은 휫바람이. '......!' 에코즈는 그 소리가 나는 방향으로 달렸다. 달려도 달려도 폐허만이 계속되었지만, 그래도 소리는 점점 크게, 확실하게 들 려왔다. 그 이외에 다른 소리가 없는 탓에, 그 희미한 소리도 꽤나 먼 거리를 타고 전해져 왔다. 이윽고, 에코즈는 부서지기 전에는 크게 우뚝 솟아 있는 모습을 떠올리게 하는, 거대한 돌더미의 산 - 건물의 사해가 있는 곳에 도달했다. 그 정점에 앉아서, 검은 그림자가 혼자 휫바람을 불고 있었다. 검은 통같은 큰 모자를 쓰고, 신체는 검은 망토로 둘러쌓여 있다. 하얀 얼굴에,검 은 루즈를 바르고 있었다. "- 다" 에코즈는, 그 남자인지 여자인지 잘 알 수 없는 그림자를 향해 말했다. "당신은 누구십니까?" 그러자 그림자는 에코즈 쪽으로 뒤돌아보았다. "아아, 휫바람이 신경에 거슬렸다면 실례." 장난끼 섞인 그 목소리도, 소년의 것 같기도, 소녀의 것 같기도 했다. "아니, 그런 것은 아닙니다." 에코즈는 머리를 흔들어 부정했다. 그리고 물었다. "당신은, 이런 곳에서 무엇을?" "흠, 그건 내 쪽에서도 마찬가지네. 너는 누구지? 왜 이런 "파괴된 후의 세계"같 은 곳에 있는걸까나." "저는 에코즈라고 합니다" 그가 이름을 대자, 검은 모자는 "호오" 하며 입을 동그랗게 했다. "네가 에코즈-인가!" "...저를 알고 있으십니까?" 에코즈는 당황했다. 그를 향해 검은 모자는 상냥하게 이야기를 계속했다. "카미키시로 나오코의 친구잖아? 그리고 이 세계가 아닌 곳에서 온 사람이지." "잘 아시는군요. 그 말대로입니다." 에코즈는 감탄했다. "뭘. 키리마 나기와 니이토키 케이가 이야기하고 있는 걸 들었거든. 그리고 너와 난 같은 사태에 직면해 있었던 것 같네." 검은 모자는 그렇게 말하고는, 살짝 고개를 기울여 보였다. "너의 사명이라는 것도 들었어. 그래서 에코즈군, 결국은 '어느쪽'을 선택한걸까나?" "......" 질문을 받고, 에코즈는 고개를 흔들었다. "-아니, 그게 저로는 알 수가 없습니다." "라는 것은?" "나는-" 에코즈는 잠시 말이 막혔었지만, 곧 이야기를 계속했다. "-나는, 이전에는 이렇게 인간과 이야기하는 것이 금지되어 있었습니다. 그것이 지금 어떻게 가능한가, 그건 분명 여기 있는 내가 허영이기 때문이겠지요. 아마도 지금의 나는 공간에 남겨진 일종의 메아리일거라고 생각합니다. 이전에 에코즈라고 불렸었 던 그 자는 아닌. 그러니까 그가 어떠한 결단을 내렸는가, 나로서는 알 수가 없습니 다. 그 "내용"은 머나먼 어딘가로 향해서, 영원히 사라져버린 것이겠지요." 담담히 이야기했다. 검은 모자는 끄덕였다. "그런것이었던가. 그래서 너는 이 '일그러짐'에 오게 된거네. 공간의 틈을 방황하고 있던 네가, 때때로 이곳에 동조(同調)했었던거지." "당신은 누구십니까?" "내 이름은 부기팝이라고 하지." "...특이한 이름이군요." "서로 마찬가지. 네. 하지만 네쪽이 시적인 울림이 있는 좋은 이름이지만." 부기팝은 윙크했다. 에코즈는 그 말에 표정이 어두워졌다. "그다지 좋은 작명법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 이름으로 불려서 싫었던 기억만 있는 것은 아니지 않아. 그 이름이 즐 겁게 불리웠던 적도 있었잖아." 에코즈는 그 이야기를 듣고, 하지만 역시 고개를 흔들었다. "......그것은 내게, 가 아닙니다. 그 따사로운 기억은 이미 사라져버린 진짜 에코즈쪽 의 것입니다. 지금의 나는 단지 메아리니까, 사람에게 사랑받는 영광따위는 분불상응 (分不相應)입니다." "그렇군- 괴로운 일이네. 서로간에." 부기팝은 차분히 말했다. "당신은? 그 이름은 어떤 식으로 지어진 것입니까?" "아아-" 부기팝은 웃고 있는듯한, 딴청을 부리는 듯한, 좌우비대칭의 기묘한 표정을 지었다. "그것은, 좀 긴 이야기가 될거야. 에코즈군, 네게 시간은 있는지?" 라는 물음에, 에코즈는 쓴 웃음을 지었다. "제게는, 이미 '시간'이라는 것은 의미가 없습니다. 당신의 이야기에 얼마든지 동참 하겠습니다." "그런가. 그러면 먼저 허수하비의 이야기부터 하지 않으면 안되겠군." "뭐라고요?" "허수아비 말이야. 까마귀를 쫓는, 광대말이지-" --------------------------------------------- 『창작 - 쓰기-번역란 (go ANC)』 724번 제 목:[번역] 여명의 부기팝 - 2.부기팝의 탄생 올린이:루리코 (박한빈 ) 02/02/15 14:30 읽음:162 관련자료 없음 ----------------------------------------------------------------------------- [시작하기 전에] 이 글은, 카도노 코우헤이씨의 원작 소설 <부기팝은 웃지 않는다> 시리즈의 외전격인 [야명의 부기팝(夜明のブキ-ポップ)]을 번역한 것입니다. 별로 좋 지 못한 실력이지만 공부삼아 번역을 시작했고, 이곳에도 올리게 된 것입니 다. 어색한 부분이라던가에 오역같다, 라는 부분에 대한 지적은 언제나 겸허히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아직 아마츄어라- 무단 전제는 자제를 부탁드립니다. 등장 인물의 어조는, 다른 번역본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부기팝의 그 어조 를 미묘하게 한글로 옮기는데 많이 신경을 썼고, 키리마 나기의 '나(俺)라 는 칭호는 한글로는 표현할 방법이 없기에 의역으로, 어조를 중심으로 남성 틱한 분위기가 날 수 있도록 신경을 썼습니다. 만 이건 좀...이라는 부분은 역시 의견 환영. 그럼 시작합니다. 1. 쿠로다 신페이. 그것이 합성인간 스케어크로우의 세상을 속이기 위한 이름 이다. 임무는 탐색. 하지만 그는 자신이 누구를 찾는것인지 사전에 지령을 받는 것은 아니다. 그가 찾고 있는 것은 "아직 이 세상에 존재하고 있지 않은 가능성을 감추 고 있는 자"로서, 그것은 누구에게도 - 그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본인만이 알 수 있는 것이다. 그것을 발견해 내는 것이 그의 사명인 것이다. '전차가 도착합니다. 노란선 안쪽으로 물러서 기다려 주십시오. 전차가 도착 합니다...' 아침, 신페이는 다른 사람들처럼 만원 전차에 올라타 임대 사무소로 향했다. 그의 평소 복장은 어두운 회색의 롱 코트에 같은 색의 모자이지만, 전차에 탈 때에는 모자를 벗기 때문에 인상은 평범한 셀러리맨과 크게 다를 것이 없 다. 단지 코트에 절대 벨트를 매지 않는 것이 개성이라면 개성이다. "아-......." 옆에 서있는 양복 차림의 남자가 나른한 소리를 냈다. (어제는 철야였나...) 남자의 눈 아래 기미를 보고, 신페이는 남자가 만성 수면 부족으로, 외출때마 다 비타민제를 과다하게 복용하고 있는 것을 알았다. 그는 사람의 얼굴색으 로 여러가지 것들을 알 수가 있다. (위에 궤양이 있군. 장도 나빠져 있어. 간장에 현재로서는 문제가 없는 것이 그나마 다행인가. 무엇보다도 지금같은 생활을 계속 한다면 소변에 당분이 섞여나오는 것도 시간 문제일까.) 특별히 이렇다 할 것이 없는 평범한 남자다. 신페이는 그에게서 주의를 돌 렸다. 그리고 다른 승객들에게도, 역시 눈을, 본인들이 결코 알아차리지 못하게 관 찰한다. 소박한 겉모양을 하고 있는 주제에 여러명의 남자들과 성적 관련을 맺고 있는 듯한 30세를 넘긴 OL과, 과소비라도 하고 있는 건지 스트레스에 눌 려 쓰러질 듯한 초로의 사무원등, 여러 부류의 사람들이 있다. 그는, 통근할 때 매일 코스를 바꾼다. 전차를 갈아타는 것도, 결코 같은 패턴으로는 하지 않는다. 시간이 쓸때없이 걸려도, 지각의 걱정 같은 것은 없기 때문이다. 그렇게 해서 두 번의 사철과 버스를 갈아타고, 그는 겨우 낡은 임대 빌딩 의 한구석에 자리잡은 쿠로다 탐정 사무소에 도착했다. "여어, 쿠로다씨. 오늘은 출근하셨네요?" 빌딩의 관리인이 싱글싱글 웃으면서 인사를 건네왔다. 이 남자는 그의 정 체를 모르는 평범한 일반인이다. "네. 의뢰를 기다려야지요. 지금 같은 때-" 신페이는 어깨를 으쓱거려 보였다. "정말 불경기라서 난처해요." "하지만 탐정에게 불경기가 관계 있나요?" "글쎄요, 어디든 돈 씀씀이가 좋질 않아서-" 같은 어찌 되어도 좋은 이야기를 하고, 신페이는 간신히 사무실로 들어갔 다. 사무실안은 문이 이중으로 되어 있다. 하나는 열쇠가 없이, 의뢰인이 방문했는데 그가 없을 경우 기다릴 수 있도록 되어 있다.그리고 두 번째 가 본래 의미로서의 문이다. "여어, 스케어크로우" 그렇게 말하며 손을 들어보이는 그 녀석은, 겉보기로는 17세정도 되어보 이는 소녀다. 청바지에 청쟈켓의 러프한 스타일이다. 하지만 이 소녀는, 잠겨있는 사무소에 흔적을 남기지 않고 숨어들어왔고, 게다가 그가 실내에 들어올때까지 그 존재를 눈치채이지 않았던 것이다. 그녀도 마찬가지로, 신페이의 "동류(同類)"인 것이다. "-뭐냐. 피젼." 신페이는 한숨을 쉬고서, 모자와 코트를 벗어 벽에 걸었다. "임무야. '테라츠키 쿄우이치로우'의 신변을 맡아라라는." "또냐- 그 녀석의 조사는 다섯 번째라고." "아크시즈에게 감시당하고 있으니까말야. 그녀석, 너무 지나치게 벌어버 렸어." 피젼이라고 불린 소녀는 어깨를 으쓱거렸다. "녀석은 우수한 것 뿐이잖아. 경제효과담당으로서 재능이 있는 것이, 어 째서 배신자 후보 취급을 받는건가?" 이야기하면서, 신페이는 싱크대에 놓여있는 주전자에 물을 넣고, 가스 풍 로에 불을 지폈다. 법 규제 이상의 굉장한 고화력으로, 눈 깜짝할 사이에 불길이 솟았다. "개조한거야? 들키면 쫓겨날거야" 풍로를 옆눈길로 보면서 소녀가 희죽희죽 웃었다. "단숨에 끓어오르지 않으면 기분이 나쁘다고. 세세한 미학이지" 말하면서 그는 능란한 움직임으로 커피를 트립에 넣었다. "나 만데린으로~" "여긴 찻집이 아니라고. 주문은 안받아" 라고 말하면서, 그는 자신과 그녀 2명분 각각 따로따로 커피를 따르고, 커 피를 응접 세트쪽으로 가지고 갔다. 소녀도 따라왔다. 그녀는 커피를 한모금 마시고는, "으-응..." 하고 끝내주는걸, 이라고 말하는 듯한 소리를 내었다. "여기 올땐, 이게 좋다니까. 스케어크로우. 너 프로급이야." "탐정은 커피 맛에 까다롭다, 라고 하는 법칙도 있고 말이지. 위장의 일환 이야." "하하하, 철저하네." "그래서? 이야기를 들어볼까." 소녀는 진지한 얼굴이 되었다. "통화기구로서는, '테라츠키 쿄우이치로우'의 감시를 레벨 A급으로 올리기 로 했어." "... '수상한 곳이 있으면 즉결처분'인가. 자상하지 못하군." 신페이도 진지한 얼굴이다. "어쨌든 이 임무중에는 통상 임무를 수행하지 않아도 좋아. 이 구획 안의 MPLS탐색은. 어차피 성과도 나오고 있지 않고." "성과가 있는 것도 곤란하잖나. 통화기구로서는." "그렇네. 적이 없는 것 이상으로 좋은 일은 없는거니까." 라고 말하고는 있지만, 아마 신페이 대신으로 누군가가 임무를 이어받을 것이다. 하지만 그 존재가 '말판'의 하나에 지나지 않는 신페이에게는 알려 지지 않을 뿐이다. "그래서 자신들 중에서 적을 억지로 만들어내는 것도 좀 생각할만한 일이 지만." 신페이가 중얼거렸다. "그건, 나로서도 별로 기분 좋은 일은 아니지만 말이야. 하지만 확실히 녀 석의 회사는 지나치게 성장해 있어." "좋아서 성장시킨 게 아니잖아. '언제나 이전보다도 크게 확장한다' - 투자 의 기본이라고." "변호하고 있는거야? 뭐 상관없지만. 하지만 임무 그 자체는 철회되지 않 는다고. 절대로." - 통화기구는 한번 결정한 것은 절대로 바꾸거나 하지는 않는다. "알고 있어. 동정 때문에 조사나 보고를 빼먹거나 하지는 않는다고." "그게 몸을 위하는 길이지." 주저없이 말하고는, 소녀는 다시 커피를 입으로 가져갔다. "좋은 향이네-" "향기를 음미하기 위해서는, 살아 있지 않으면 안된다. 라는 건가?" "그런 것. 인간이 아닌 우리들로서는, 통화기구 이외의 살아갈 장소 따위 없는거야." "...알고 있어." "서로 할 일을 할 수 밖에 없는거야. 그렇지 않아? 사이좋게 해가자고요." "스케어 크로우와 피젼이? 상성은 나쁘다고." 신페이는 농담처럼 말했다. "허수아비의 상대는 까마귀야. 비둘기가 아닌 걸." 소녀는 쿡쿡 웃었다. 그때, 현관의 벨이 울렸다. "-네. 어서오세요. 문은 열려있습니다." 신페이는 일어서서, 방문자를 맞아들였다. 문을 열고 들어온 것은, 30대 중반정도의 주부처럼 보이는 여성이었다. 주춤거리고 있다. 아마도 남편의 바람기의 조사라도 부탁하려고 하는 모양이지. "ㅈ, 저-" "자, 이쪽으로" 하고 신페이는 응접 소파쪽으로 그녀를 안내했다. 먼저 온 손님쪽은 신 경쓸 필요가 없다. 이미 그때는, 소녀의 모습은 사무실에서 흔적도 없이 사라져 있었다. 차 분히 마시고 있던 커피의 컵 째로. 일반의 통상적인 생활과 종이 한 장의 차이로, 결코 정체를 다른 자에게 보이지 않는다. 그녀나 신페이가 소속되어 있는 곳은 그러한 세계인 것이다. 2. 통화기구(統和機構)라고 하는 조직, 아니 그 지나치게 거대한 구조는 조 직이라고조차 부르기 까다로운 시스템은, 전 세계적으로 '감시'와 '실험'을 계속하고 있다. 진화에 관계된 연구인 것이다. 이전에 인간에게 지성을 부여한 어떤 무엇 인가를 밝혀내고, 그리고 '다음에 나타날 자'의 출현을 한시 빨리 감지하 여, 그것을 조작한다 - 아니, 좀 더 정확히 이야기한다면, 사람으로서의 요 소를 '그것'에게 가능한 한 남긴다 - 이것은 생존경쟁인 것이다. 인간이 진화의 거친 전쟁터를 헤쳐나가기 위한. 그리고 그 도구로서, 인간 연구의 결과 끝에 만들어낸 인조 합성 인간이 다수 사용되고 있다. 그 대다수의 '소체(素體)'의 정체는 불명으로, 통화기 구의 내부에서도 1급 비밀로 되어 있다. 혹은 그것이야말로 '이미 진화한 자'인 것은 아닐까, 라고 쿠로다 신페이는 어슴푸레 그런 식으로 생각하고 있다. 물론 그런 것에 흥미를 가지고 있다 고 알려진다면 즉시 '처분' 이니까 누구에게도 말한 적은 없다. 하지만 - 신페이는 이렇게도 생각한다 - 만약에 그 '소체' 가 '미래' 따위가 아닌, 단지 객체의 돌연변이라던가 특이체(特異體)라고 한다면, 통화기구가 하고 있는 일은 참으로 우스꽝스러운 일이 되어버리는 것이 아닌가, 라고. (무엇보다도 - 그쪽이 우리들에게는 어울리는지도 모르지만 말이지.) 신페이는 어두운 회색의 롱 코트에 모자, 라고 하는 언제나의 스타일로 거 리를 걷고 있다. 그 모습은 어딘가 신부같기도 해서, 때때로 애들의 주목을 끌기도 한다.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그 모습은 인파속에 들어가면 섞여버려서 눈에 띄지 않게 되어버리는 복장이다. 그리고 어두운 곳에 서 있으면 미채 효과(迷彩效果)로 우선, 눈에 띄지 않는다. 어쨌든 탐정으로서의 일은 재빨리 마무리지었다. 대단한 것은 아니었다. 그 바람기 난 남편에게 직접 찾아가서 '부인이 바람기를 눈치채고 있는데, 그만 둘 생각은 있는가 없는가'라고 직접 물었던 것이다. 당장 그만두겠다고 대답 했다. 남은 것은 시각을 조작한 '증거사진'을 몇장 찍어서 "이상 없습니다"라 고 보고서를 만드는 것으로 끝이다. 심각하지 않은 바람기따위 얼버무려주는 것이다. 여자 쪽이 그러한 경우에도 그는 똑같이 한다. 물론 이혼을 전제로 위자료를 받기 위한 일일 경우에는 용서 없지만. 그래서 잠시동안은 사무소에 '임시휴업'의 팻말을 걸어놓고, 임무쪽으로 이행 했다. 테라츠키 쿄우이치로우 - 본명은 신페이도 모른다. 하지만 그 남자는 통화기구의 말단의 하나로서, 아마도 신페이와 같은 인조 인간일 것이다. 경제 유통에 관해서 통화기구가 실험을 하기 쉬운 환경을 만드는 것이 사명 이다. 그것은 대 성공을 거두고 있고, 테러츠키의 회사 MCE는 이 나라에 있어서 꽤나 영향력을 가지는 기업체이다. 그래서 역으로 경계를 받고 있는 것이다. 지나치게 성공했다, 라고 하는- (웃기는 일이로군...) 신페이는 일상의 탐정 업무 형식으로, MCE의 신용조사 비슷한 것을 하면서 돌아다녔다. "에? 조사? 하하하, 쓸때없는 일이야" "찔러보아도 아무것도 나오지 않는다고, 거긴" "알 수 없다니까. 상상도 가지 않아." "뭐, 혼자 경영하는 것 같지만. 거긴. 하지만 수익을 올리고 있으니까 뭐라고 할 수도 없잖아." ......조사로는 그런 엇비슷한 대답밖에 얻을 수가 없었다. 별 문제될 만한 것은 없었다. 수상히 여겨지지 않도록 하라, 라고 하는 것이 통화기구의 말단에게 부여된 명령으로, 그것은 테라츠키 쿄우이치로우도 충실 히 지키고 있다. 문제가 있다고 한다면, 점점 지나치게 눈에 띄고 있다는 점 정도이다. 통화기 구는 그 점을 문제삼고 있지만, 하지만 이것은 대단한 것은 아니다. 어차피 명 성 따위, 언제 무너질 지 알 수 없는 것이다. MCE라도 조금 이미지 조작을 해버리는 정도로 간단히 사람들의 기억속에서 사라져 없어질 것이다. "......." 더 조사를 진행시켜도, 별로 이것이랄만한 소재는 발견되지 않는다. 하지만, 너무나도 빈틈이 없는 그 조사 결과에, 신페이는 무언가 석연치 않음 을 느끼기 시작했다. 그 교묘함에, 무언가 - 탐정 쪽의 일에서 부딪히는 경우가 있는 '알리바이 공 작'의 냄새를 느끼고 있는 것이다. (지나치게 완벽해-) 그런 느낌이 들어 참을 수가 없었다. 자금의 움직임을 처음부터 재조사했다. 그러자 처음 조사할 때는 흘려넘겼었 던 한가지의 자산 운영이 눈에 들어왔다. 그것은 어느 현립종합병원에의 기부금이었다. 흔히 있는 일이다. 민간기업이 병원이나 의료단체에 자원으로서 협력하는 것은. 하지만, 이것은 단순한 이미지 향상만을 위한 것인가? 그렇다고 하기에는 효 과가 좀 약하다. 다른 부분의 빈틈없음과는 달리, 무언가 인정있는 그런 느낌이 있다. 특별히 의심스러울 만한 것이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신페이는 그 병 원을 방문해 보기로 했다. 그래서, 예의 흑회색의 모습으로 길을 걸어, 목적지인 병원에 향하고 있는 것 이었다. 도중에 문병객으로 보이기 위해 위장용으로 화환을 샀다. 재미삼아 모란과 마 타리, 거기에 안개꽃이라는 알 수 없는 묶음을 골랐다. 장미, 라고 하는 것이 왠지 꽤나 하드 보일드한 탐정같은 느낌이어서, 피하고 싶었던 것이다. 병원은 꽤나 컸다. 건물은 종으로 뻗은 팔각형주(八角形柱)에, 높이는 13층이나 되었다. 특이한 모향이었지만, 아마도 토지 면적의 한계와 수용인원 등의 균형 을 맞추기 위해서일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묘한 건물을 세우는 것이 취미인건가, 테라츠키씨는-" 입 속으로 중얼중얼거리면서, 신페이는 병원으로 들어갔다. 큰 병원이라 당연 히 경비원이 순찰을 돌고 있었지만, 일반 병동은 기본적으로 아무나 들어갈 수 있다. 특별히 무언가를 찾는 것도 아니면서, 그는 병원 안을 어슬렁거렸다. 일층 로비에는 약을 신청하고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이 꽤나 있다. 청소 업자 가 더러워진 타일 카펫을 닦는 모습도 보인다. 아이가 이유도 없이 우는 소리 가 들려온다. 윗층에는 환자들이 곤하게 자고 있기도 하고, 조금 원기를 회복 한 아주머니가 주변에 끼치는 피해도 생각지 않고 문병객에게 큰 소리로 깔 깔 웃기도 한다. 간호원들은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별로 의심스러운 것은 없다. 극히 평범한 병원이다. 그곳에는 특별히 '공작' 의 냄새는 나지 않는다. (-생각이 지나쳤던걸까. 역시 평범한 교류에 의한 출자인가) 신페이는 화환을 든 채 아래로 내려갔다. 그리고, 입구의 안내판을 재차 보자 , 깊숙한 안쪽으로 '정원'이라고 표시되어, 화살표가 그려져 있다. ".....?" 흥미가 일어나서, 그는 정원쪽으로 가 보았다. 팔각형의 건물의, 그 중심부는 뚫려있어 중앙에 정원이 있었던 것이다. 도시의 중심부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훌륭한 초록빛이 그곳에 펼쳐져 있었 다. "호오..." 무심결에 감탄의 한숨을 내쉬고는, 신페이는 정원 속으로 걸음을 내딛었다. 위를 바라보자, 거울이 위쪽에 배열되어 있어, 햇볕이 "홀(hole)의 바닥"에 해당하는 이곳에 도 어김없이 도달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신경 쓰고 있군... 이것도 테라츠키씨가?" 라고 중얼거리면서, 아름답게 우거진 식물들을 감상하면서 건들건들 걷고 있으니, "-후후" 하는 웃음 소리가 들려왔다. 돌아보자, 근처의 벤치에 13세정도의 소녀가 걸터앉아, 이쪽을 우스운 듯이 보고 있다. 파자마를 입고 있는 것으로 보아, 입원해 있는 환자일 것이다. "꽤나 열심이네, 아저씨" 소녀가 말을 걸어 왔다. 왠지 남성틱한 어조다. "아아. 중요한 일이지 이건." 신페이도 별로 거리낌 없이, 대답했다. 왠지 정원에는 사람을 편안하게 하는 분위기가 있었다. "아저씨, 문병 왔는데, 상대가 없었던거야?" 소녀가 갑자기 물어왔다. "에?" "한번, 위에 올라갔다, 다시 내려왔는데도, 화환을 들고 있는 채. 여기서 보였 는걸. 아까 위층에 있었어." 거침없이 이야기했다. 그러고보니 창가를 걸었던 적도 있었군, 이라고 생각해 냈다. 그때는 밑을 보고 있지 않았다. "-광장한 관찰력이구나. 뭐, 그런거지." 하지만 그 대답에 대해, 소녀는 갑자기 "-거짓말이지." 라고, 딱 잘라 말했다. 신페이가 할 말을 잊고 있자, 소녀는 그를 똑바로 올려다보면서 계속했다. "문병객을 가장하고 있을 뿐이지. 정말은 처음부터 병원 내부를 들여다보는 것이 목적이잖아." "-왜? 어째서 그렇게 생각하지." "문병객이라면, 복수의 계단을 오르락내리락 하거나 하진 않아. 병동을 찾고 있다고 하기에는, 아저씨의 움직임에는 너무나도 머뭇거림이 없었고." 소녀는 담담히 말한다. 그것이 또 소녀에게 정말로 어울렸다. 기묘한 소녀였다. 무언가, '작은 마녀'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왠지, 이런 거침없는 말투를 대해도 신페이에게는 소녀에 대한 나쁜 감정 같은 것은 일어나질 않았다. "......할 말이 없군. 그래. 나는 탐정이고, 조그마한 조사를 하고 있는 중이야. " "탐정 아저씨인가, 명함 있어?" 신페이는 소녀의 옆에 앉아, 순순히 명함을 꺼내 건네주었다. "자." "흐응, 그렇구나. 쿠로다씨인가" "네 이름은 뭐지? 작은 홈즈씨?" "난 나기. 키리마 나기(霧間  )라고 하지." 남자같은 말투를 쓰고 있다. 그것이 역시 어울렸다. "나기양, 인가. 특이한 이름이네." "부모가 성격이 비뚤어져서 말이지. 어떤 일이 있어도 차분히 흔들리지 않 을 수 있는 마음을 가져라, 라고 하는 이유에서." "헤에, 꽤 좋지 않아." "좋지 않다고. 학교 선생 중에서는 때때로 못읽는 사람이 있어서, '카제'라 고 불리기도 해." (風과  [카제]의 한자가 비슷한 데서 나온 이야기임 - 역주) "하하하! 그거 멋지군." 신페이는 웃었다. 나기도 쿡쿡 웃었다. 그리고 그녀는 다시 한번 명함에 시선을 주고서, "쿠로다씨. 당신 지금 하고 있는 조사란 건 어떤 것?" "그건 말할 수 없어. 기업비밀이다." "나와 관련된 일, 은 아니겠지." "그건 자의식과잉이야. 이쪽도 일단은 진지하게 사무소를 열고 있다고. 중 학생을 하나하나 상대할 수는 없다고." "헤에, 꽤 하는걸. 농땡이치고 이런 곳에서 어슬렁어슬렁거리면서 "아름답 군" 이라고 입을 벙- 벌리고 있었던 주제에." 싱글싱글 웃으면서 말했다. "그런 말 들으면 할 말이 없군." 둘은 함께 쿡쿡 하고 어깨를 들썩이고, 한동안 멍하게 이야기 없이 함께 주 위의 식물들을 바라보았다. "여기 있으면 마음이 편해져..." 나기가 나른한 어조로 중얼거렸다. "너는 무슨 병인거지? 겉보기로는 별로-" 말을 꺼낸 즈음에서, 병자에게 그런 것을 묻는 것은 실례라는 것을 깨닫고, 신페이는 말을 얼버무렸다. 하지만 나기 쪽은 별로 신경쓰지 않고, "응, 뭔가 말이지. 귀찮은 병이야. 길다고. 벌써 반년이나 여기에 있어." "반년? 그렇다면 학교는-" "이렇게 휴학중이야" 스윽 말해버린다. "흐음..." "원인을 잘 알수가 없어서 말이야. 몸이 갑자기, 굉장히 아파지지. 의사 의 말에 의하면 '문제는 몸이 아니라 네 마음에 있다' 따위의 이야기를 들어서" 하지만 그렇게 이야기하는 그녀는 안정되어 있어서, 이른바 신경증 환자 같은 불안정함은 느껴지지가 않았다. "그렇게는 보이지 않는데..." "뭐, 내 가정환경이 또한 병 이상으로 귀찮은 것이라서 말이야. 그래서 그런 의견도 나오는 것이겠지만." "흐음..." 신페이는 건성으로 대답할 뿐이다. 뭐라 말해야 할지 잘 알수가 없다. 하지만 마음에 걸리는 것이 한가지 있었다. "몸이 아파진다, 라는 건 - 어떤 식으로지?" "말로 할 수 없을 정도" 나기는 싱긋 웃으며 말했다. 대담하면서도, 하지만 그것은 동시에 꾸민 것이라곤 할 수 없는 그러한 느낌을 주었다. "의사에게도 설명했지만, '그것은 무언가, 성장기의 통증 같군' 이라는 이야기를 들었어. 약이 잘 통하질 않아." "성장기의 통증-" 그것은, 어린이가 갑자기 성장할 때에 신체가 지금까지의 기능과 갭이 생겨서, 신경에 부담이 걸리는 것에서 생겨나는 통증이다. 특별한 치 료법은 없지만, 성장함에 따라서 자연히 사라진다. 신페이는, 상상한 대로의 결과에 내심 동요하고 있었다. 설마, 이 아이는-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었던 것일까. 나기가 갑자기 등을 통, 하고 쳤다. "이봐 이봐. 그렇게 어두운 얼굴 하지 않아도 된다고!" "미, 미안" 진지하게 사과했다. 그러자 나기가 내뱉었다. "-특이한 사람이네, 쿠로다씨는" "그런가" "훗- 애 상대로 그런 진지한 얼굴로 사과하거나 하진 않는다고, 어른 이란 것들은." "탐정은 누구를 대하더라도 진지하다고. 누가 범인일지도 모르니까." 장난조로 이야기했다. "헤에, 어린이일지라도?" "그런건 초보적인 트릭이라고" 그러자 나기는 쿡쿡 웃었다. "그-래? 자 나는 당장, 가장 유력한 후보인걸까?" "수수께께의 미소녀는, 흔히 있는 패턴이니까 미스테리 작가에게는 환 영받지 못한다고." "미소녀, 인가. 아부하고 있는거야?" "글세-" 두사람이 이야기하고 있자, 건너편으로부터, "키리마상, 슬슬 병실로 돌아가세요-" 라는 젊은 여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키스기 선생이다- 가야겠네" 나기는 일어섰다. "그럼, 탐정씨" "아아. - 그렇지, 이 화환, 줄게" 신페이는 모란과 마타리, 거기에 안개꽃이라는 센스없는 부케를 나기에 게 내밀었다. "필요없-어. 쓸때없는 것은 받지 않는다고-라고 평소엔 말하겠지만 말 야. 뭐, 받아줄께." 빙긋 웃고, 나기는 화환을 받아들었다. "고마워" 신페이도 웃어보였다. 그러자 나기가, "저말이야, 탐정씨. 괜찮다면 나에 대한 걸 조사해봐. 재미있는 것을 알 게될 지도 모른다고" 라고 말했다. "호오, 기대되는걸" 신페이가 그렇게 말했을 즈음에, '키스기 선생'이란 젊은 여의사가 이쪽 으로 다가왔다. "자, 뭘하고 있니. 넌 정상적인 몸상태가 아니니까-" "알고 있어" 나기는 신페이에게 윙크해보이고, 여의사와 함께 정원을 나갔다. 신페이는 가볍게 손을 흔들어, 그녀를 전송했다. 3. 테라츠키 쿄우이치로우 쪽의 조사는, 결국 이상없음이라고 보고하기로 했다. 실제로 아무것도 없었다. 보통 탐정이라면, 테라츠키 쿄우이치로우는 몇인가의 첩이 있고, 게다가 그들에게는 자식이 있다. 라고 하는 정도 는 충분히 보고의 대상이지만, 이 경우는 그러한 것은 문제시되지도 않는다. 인조인간이라면 아이를 만들 수 있을 리 없고, 여자쪽의 경솔 함에 지나지 않는다. 그것을 인지한 상태에서의 첩의 존재는 위장술의 일환에 지나지 않는 다. 그래서, 그는 다시 병원으로 발걸음을 향했다. 이번에는 어슬렁대지 않고, 곧바로 병실로 향했다. 그곳은 개인 병실이었다. 문 저편으로부터 여자 아이의 밝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는 노크를 했다. "네-에!" 라는 밝은 대답과 함께 문이 열렸다. "감사." 라고 그는 머리를 숙여보였다. 문을 연, 중학생인 듯한 제복을 입은 소녀가 그롤 보고, 조금 얼굴을 찌 푸렸다. "누구세요?" "키리마씨에게 부탁받은 탐정이라고 하지." 그는 은근히 무례하게 말했다. "아아, 괜찮아. 나오코. 그 사람이라면 아는 사람이야." 팀데 위의 나기가 신페이를 알아보고 그렇게 말했다. "그래? 그렇다면 알겠어" 나오코라고 하는 소녀는 나기의 친구인 듯 하다. 그녀는 경계를 풀고, 방 긋방긋 웃으면서 그를 병실 안으로 맞아들였다. "탐정씨- 알아냈나." 나기가 희죽희죽 웃으면서 물어왔다. "뭐 조금. 설마 억만장자라고는 생각지 못했지." 신페이는 어깨를 으쓱거려보였다. "뭐라고, 탐정씨- 나기의 일을 조사한거야?" 나오코가 흥미진진한 표정으로 물어와서, 신페이는 장난기 섞인 얼굴로 대답했다. "조사해, 라고 명령을 받아서 말이지." -키리마 나기. 4년전에 급사한 작가 키리마 세이이치(霧間誠一)의 외동딸이다. 그 유산 , 말하자면 사후에도 연간 수백만부를 팔아치우는 키리마 세이이치의 모 든 저작권의 소유자이다. 당연히 그 이권을 둘러싸고, 그녀의 주변은 언 제나 트러블이 끊이지 않는다. "처음에는, 그래서 병으로 위장하고 숨어있는 것이 아닌가, 라고도 생각 했지만, 그건 틀린 생각이었어. 유감이지만" "왜 유감인데?" "건강한 것 이상인 것은 없잖아." "그렇네." 나오코가 응응 하고 끄덕였다. "아무리 부자라도, 병들어서야 말이지. 빨리 치유하지 않으면. 나, 이 이 상 나기의 선배가 되는건 싫어." 농담조였지만, 그 안의 진지한 감정을 신페이는 읽을 수 있었다. 이 나 오코라는 아이는 착한 아이인 것 같았다. 그로부터 세명은 어찌 되어도 좋은 세상 이야기로 열을 올렸다. 한동안 그렇게 하다가, 나오코가 돌아가지 않으면 안될 시간이 되었다. "그럼 가볼게, 나기" "그럼, 나도" 신페이도 시트에서 일어서려고 하자, 나기가, "탐정씨는, 조금 더 있어줘" 라고 말했다. "그럴까?" 그가 다시 앉으려 하자, 문으로부터 반쯤 밖으로 나가 있던 나오코가, "탐정씨, 잠깐" 하고 손짓했다. 신페이는 나기에게 잠시 눈짓해 보이고 밖으로 나왔다. 그러자 나오코가 그에게 바싹 다가왔다. "탐정씨- 나기의 편인거지?" "...지금으로서는 적도 한편도 아니지만." "한 편이 되어 줘. 부탁해. 저 애 고집 부리고는 있지만, 역시 아버지가 돌아가셔서, 아직 쓸쓸한거야." 진지한 눈으로 말했다. "....뭐, 해볼께." "정말? 약속이야." "아아, 노력할게." 그가 끄덕여도 나오코는 쉽게 납득하지 않고, 마지막에는 손가락 걸기 까지 하고 말았다. 그가 병실로 돌아오자, 나기가 쿡쿡쿡, 하고 웃고 있었다. "하드 보일드 탐정이 면목 없군." "...듣고 있었냐." 신페이는 기가 죽었다. 하지만 곧바로 미소지으며, "좋은 애군" 이라고 중얼거렸다. "정말, 고마운 친구야." 나기도 끄덕였다. "자- 그럼 본편으로 들어갈까. 청구서는 이미 만들어뒀어?" 이야기를 듣고, 신페이는 쓴웃음을 지었다. "무슨 말이야?" "시치미 떼지 말라고- 탐정씨가 해임시킨 내 대리인, 재산을 횡령하고 있었지?" "그 녀석이 제멋대로, 내가 문초하자 그만두겠다고 말했지." "그래서, 어떻게 해서 내 구좌에 돈이 돌아오는거야?" "글세, 키리마 세이이치의 책에 예정에 없었던 증간이라도 있었던 게 아닐까" 신페이는 끝까지 시치미를 뗐다. 나기는 힐끗, 하고 그를 째려봤지만, 이윽고 한숨을 지었다. "명탐정이네, 쿠로다씨." "그런가. 칭찬 받는 것은 나쁘지 않지만, 짐작가는 곳은 없는 걸" 다시 능청을 떨었다. 하지만 나기는 그것을 무시하고 날카롭게 물었다. "이유는 뭐지, 쿠로다씨" "-" 신페이도 진지한 얼굴이 되었다. "이런 걸 생각하는 건 스스로도 싫지만, 내게 아첨떨기 위해서 한건가?" "그렇다고 한다면 어쩔건데. 두 번 다시 오지마, 라는 말을 듣고 떠나버 릴까?" 어깨를 으쓱거리면서 말한다. "......" 나기는 잠시 침묵했다. 이윽고 뜻을 정한 듯 입을 열었다. "쿠로다씨... 난 잘 모르겠어." "뭘?" "내가 무엇을 해야 좋은가. 난 병이 낫는다고 하면, 어떤 사람이 되면 좋은거지?" 그녀는, 어딘가 힘없는 어조로 말했다. 신페이도 같은 어조로 물었다. "무언가 되고 싶은 것은 없는건가?" "아버지 같은 작가, 같은건? 멋진 애인이라도 만들어서 결혼할까? 돈을 풀어서 사업이라도 일으킬까? 확실히 와닿지를 않아. 어떤 거라도." 남의 일 같은 냉정함이다. 머리가 지나치게 좋은 이 아이는, 어떤 일이 라도 그 뒤편에 있는 기만(欺瞞)을 꿰뚫고 있는 듯 하다. 하지만, 그렇더라도 그녀는 아직, 자신이 살아남을 수 없을지도 모른다, 라는 입장에는 서있지 않다. 생각하고는 있을지도 모르지만, 그런 안이 한 비극의 히로인인 양 할 생각은 전혀 없는 듯 하다. ......가령 그 사실을 안다할 지라도, 아마 그대로일 것이다. "확실히 와닿아서, 그래서 살아가고 있는 녀석 따위 있을까나." 신페이는 가만히 중얼거렸다. "명탐정씨는 어때. 자신은 좋은 일 하고 있다, 라고 생각하지 않아?" "글세, 탐정이란 것은, 더러운 일이라고." 본래 동료일 터인 자를 살금 살금 조사하지 않으면 안되는 밀고자다. "그런-가. ...어쩌면, 여탐정이 되는 것도 좋을까나. 라고도 생각했었는데 말야-" 그녀는 침대에 털썩, 하고 누워버렸다. "그것도 안되는건가... 쿠로다씨, 뭔가 탐정 이외에 하고 싶은 것이라던가 없어?" "글쎄- 정의의 사자, 일까나." 그렇게 말하자, 나기는 "풋"하고 웃어버렸다. "뭐야 그건?" "뭐냐가 아냐. 그 자체지. 탐정은 시시한 보수에 얽메여 있지만, 그런 것 일절없이 사건을 해결하는 것 뿐인, 단지 그것 뿐인 정의의 사 자. 그러한 것이라면, 되어보고 싶군." 농담조로, 반쯤 장난치듯 말했다. 하지만 나기는 묘하게 기묘한 얼굴이 되어, "흐응..." 하고 끄덕이고 있었다. 그리고 갑자기 얼굴을 반짝이면서 일어나, "되면 되잖아. 꼭 될 수 있을거야." 라고 말해왔다. "어떻게 해서 말이지?" "나, 스폰서가 되어줄게. 방법은 쿠로다씨에게 맡길테니까!" "이봐 이봐..." 신페이는 쓴웃음을 지었다. "응, 생각해봐요!" 나기는 눈을 반짝반짝거리면서 신페이에게 얼굴을 가까이 했다. 신페이는 얼굴을 찌푸리고, 그녀로부터 눈을 돌렸다. "......그런 건 그렇게 쉽게 말하는 게 아니야. 이용당해 버린다고." "괜찮아, 어차피 내 돈이라는 느낌도 오질 않고. 전부 속아서 가로채여 버린다 해도, 쿠로타씨에게라면 괜찮아-" 정직한 눈을 하고서 말하고 있다. 그러한 쪽은, 틀림없이 아직 어린 소녀 의 표정 그것이었다. "아니, 나는......" 이라고 입을 연 순간, 신페이는 이변을 알아차렸다. 나기의 얼굴이 갑자기, 욱, 하고 일그러져 그대로 앞으로 쓰러진 것이다. "-우욱...!" 괴로운 듯이 신음을 내었다. 신페이는 핫, 하고 깨달았다. 이것이 예의 "고통" 인 것인가? "큰일이다! 지금 의사를 불러-" 그가 침대 옆에 있는 호출 버튼을 누르려고 손을 뻗은 순간, 나기가 갑 자기 그 손을 붙잡았다. 휙, 하고 그녀의 쪽을 돌아보자, 고통에 얼굴을 일그러트리면서, 나기가 무서운 눈으로 그를 노려보며, 그리고 짜내는 듯한 목소리로 말했다. "꼭, 생각해봐. 꼭 말이야-" 신페이는 순간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는 그대로 호출 버튼을 눌렀 다. 곧 의사가 달려왔다. 이전의 키스기라는 여자 의사가 아닌, 남자 의사였 다. 간호원들도 밀려와서, 신페이는 병실로부터 밀려났다. 복도에 나와서도, 나기가 고통으로 신음하는 "우우욱......!"하는 소리가 울 려왔다. "......" 신페이는, 좀전의 나기의 필사적인 눈을 보고, 확실히 깨달았다. 그녀는, 자신이 살 수 없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느끼고 있는거다, 라고. "......" 그는, 좀전 나기에게 잡혔었던 손바닥을 펴보였다. 그곳으로부터는, 모락모락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타 있다. 나기가 잡아서, 그렇게 된 것이다. 이미 틀림없었다. 성장기 통증, 이라고 하는 것은 맞다. 하지만 그것은 단순한 성장은 아 니다.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그녀는 틀림없이, 통화기구가 이잡듯 뒤져서라도 찾아내려고 하는 MPLS의 한 부류이다. 하지만, 그 진화는 그녀의 신체를 파괴하고 있다. 흐름을 타는 것이 불가 능한 "불완전체"이다. 진화의 도중에 흔히 있는 실패작인 것이다. 이대로 는 어떻게라도 그녀에게 미래는 없다. "......" 신페이는 타버린 손바닥을 바라보고 있다. 신페이는 - 아니 인조인간 스케어크로우는 멍하니, (드디어 해냈는가-) 라고 생각했다. 드디어 임무를 달성한 것이다. MPLS를 발견했다. 본래의 사명을 크게 달성한 것이다. 가령 "불완전체"이라 할지라도, MPLS는 귀 중한 샘플로서 연구 대상이 되는 것이다. 연구 시설에 연행되어, 많은 실험을 거쳐, 결국에는 사체를 해부할 것이 다. (드디어 해냈다- 내가 탐정으로 변장해서 거리를 어슬렁어슬렁거렸던 보 람이 있었다. 바람기 조사 같은 걸로 발아프게 걸어다녔던 것도 헛수고는 아니었다는거 다-) 결국 해냈다... 그러할 터이다. 그러할 터인데, 그의 얼굴에는 조금도 기쁨 의 표정이 떠오르질 않았다. ".......핫" 갑자기 얼굴이 경련을 일으키듯 웃었다. "....하, 하하, 하하하하하하......." 힘없는 웃음이 입술 사이로 새어나왔다. "하하하하, 하하, 하하하하하......" 그 맥빠진 웃음소리는, 병원의 복도의 기온을 떨어트리는 듯한 기운이 있 었다. 차가운 울림으로, 멍하게 주위로 퍼져가고 있었다-. 4. 모·마-더는 긴급 지령을 접수했다. 그의 표면적인 얼굴은 사사키 마사노리라고 하는 아주 평범한 셀러리맨이 지만, 실제로는 어디의 회사에도 취직해있지 않다. 기록만은 모 식품 관련의 대기업의 명부에 올라는 있지만, 그것은 통화기구 가 준비한 더미로서, 본래의 임무는 따로 있다. '암살'이다. 통화기구에 있어서 해를 끼치는 자를 처리해 없애는 것이 단식전투형 인조 인간 모·마-더의 일인 것이다. 이번에도, 그가 언제나처럼 거리를, 영업을 하면서 돌고 있는 것 같은 모습 으로서 예비작업인 MPLS탐색에 당하고 있을 때, 휴대 전화의 벨이 울렸다. "네, 사사키입니다." 라고 받자, "...D3진행중. NH33W에서 지령을 수리(受理)하라." 라고 갑자기 빠른 헝가리어가 들리고 전화가 끊겼다. 그는 곧바로 지시의 장소, 아주 평범한 찻집 정글리스로 향했다. 그곳의 웨이트리스로 위장하고 있는 단말(端末)로부터 그는 정보를 받아들 고, 곧 지령의 목표를 쫓아서 행동을 개시했다. (...이름은 스케어크로우. 인간으로서의 이름은 쿠로다 신페이인가. 반역행위 에 따른 말살대상으로 인정-) (시설 RS22TTU를 습격... 어처구니 없는 일을 저질렀군. 이 녀석?) (시설은 파괴되고, 목표의 목적은 불명 - 약품, 기계류에 파손심대- 무엇인 가의 약이나, 기계를 손에 넣으려고 했던 것일까. 그런 일을 저질러서 어쩔 셈인가, 이 녀석은?) 일단, 목표의 전투력을 인식하고 정신상태를 추측하기 위해서 모·마-더는 데이터로부터 이것 저것 생각해, 분석하려고 했다. 하지만 무언가 부족했기 때문에, 그는 데이터 부족으로 인한 판단 불능으로서, 대책을 '최대경계로 전 력공격'으로 정했다. 그는 데이터로부터, 목표의 도주 루트를 추측한다. 하지만 무엇보다 의지할 수 있는 것은 데이터가 아닌, 베테랑 암살자로서의 감이다. 그것은 야생 동 물적인 레벨이라고 해도 좋다. 말 그대로의 '하운드 독'이 되어, 모·마-더는 스케어크로우에게 접근해 갔다. * "-어라?" 키스기 마키코는 화장실에서 돌아와, 병실의 창문이 반쯤 열려 있는 것을 알아차리고 인상을 찌푸렸다. 그녀는 오늘밤, 정신과의 당직이다. 이제 갓 의사가 된 신참인 그녀는, 당연 히 그런 일을 자주 떠맡게 되곤 했다. "이상하네...?" 창문을 닫으면서 그녀는 중얼거렸다. 도둑이라고 하기엔 묘하다. 여기는 7 층이다. 이런 곳까지 일부러 올라 올 빈집털이 따위 없을 터이다. 누군가가 닫는 것을 잊었겠지. 결국은 그렇게 생각하고, 그녀는 당직실로 돌 아가기로 했다. 그때, 탁, 하고 건너편에서 소리가 났다. 그녀는 핫 하고, 소리가 나는 쪽으로 외쳤다. "-누군가 있어요?" 그러자 다른 쪽에서, 쿵쾅쿵쾅하고 시끄러운 소리가 났다. 이어서 누군가가 "칫!"하고 혀를 차는 소리가 또렷이 들려왔다. 키스기 마키코는 당황해서 그쪽으로 달려갔다. 그녀가 카운셀링을 담당하고 있는 환자의 한사람인 키리마 나기의 병실 문 이 반쯤 열려, 끼이, 끼이 하며 흔들리고 있었다. 하지만, 이미 침입자의 기색은 어디에도 없다. "무, 뭐지...?" 그녀는 조심 조심 키리마 나기의 병실로 들어가 보았다. 여전히 창문이 열려 있다. 하지만 밖을 조심스레 보아도, 한밤중의 암흑 이 외의 무엇도 그곳에는 없다. 환자는 조용히 잠들어 있다. 어떤 문제도 없다. 더웠던 것일까, 양팔을 모포 밖으로 내고 있을 뿐이다. "-어라?" 그녀는 침대 밑의, 세워진 무언가의 조그만 병을 발견했다. 그것은 밀봉이 뜯겨진 약품의 앰플이었다. 신중히 양을 재어 주사를 놓은 후 의 남은 액이 아직 반 이상이나 남아 있다. 하지만, 이런 것은 즉시 그 장소 에서 폐기할 터이다. 이런 식으로 남아 있는 것은 자연스럽지가 않았다. 게다가 - 그녀는 그 앰플을 병원내에서 본 적이 없었다. 아니 병원 뿐만이 아니다. 대학에 다니고 있을 때에도, 다른 어떠한 때도 그런 형태의 앰플은, 한번도- "......" 그녀는 문득, 그녀가 여자라고 하는 이유로 이것 저것 잔소리를 해대는 주임 의사와, 신임이면서 유명 대학 출신도 아니라는 이유로 그녀를 간단히 무시 하는 고참 간호원들의 일을 생각해 냈다. 그리고 반사적으로, 앰플을 신중하게 주머니 속으로 쏟아지지 않도록 집어넣 었다. 그 순간, 아까 그녀의 목소리를 듣고 경비원이 달려왔다. "키스기 선생님, 무슨 일이라도 있습니까?" 그에 대해 그녀는 내면의 격렬한 심장의 고동소리를 들키지 않으려는 듯, "아니오, 별다른 일은 없었습니다." 라고 조용히 대답했다. 앰플의 약품은, 키스기 마키코의 가슴 아래에서 아무에게도 보여지지 않은 채 , 그 장소로부터 멀어져, 현재의 상황과는 관계 없는 무대로 이동했다. * (-제길, 이 무슨 실수냐!) 모·마-더는 이를 갈고 있었다. 스케어크로우는 밤의 거리를 도주하고 있다. 그 때, 그가 아주 조그마한 소리 를 내버려서, 그래서 여의사가 소리를 질러버렸다. 그것만 없었다면 훨씬 이 전에 끝장이 났었을 터이다. 하지만-스케어크로우가 아마도 우연히 몸을 숨길 장소로 선택했을 병실의, 표 시되어 있는 이름을 모·마-더는 본 적이 있어서, 그래서 놀라버렸던 것이다. 키리마 나기- 그 남자의 딸이다. 4년전에 그가 암살한 키리마 세이이치의 외 동딸. (하필이면, 그 딸이 있는 곳에 올 줄은-) 스케어크로우가 병원에 찾아온 것은, 단순한 영양보급을 위해서다. 녀석이 포 도당 용액을 훔치고 있는 것을 음지에서 관찰하고 있었다. 덧붙여서 녀석은 이미 상처를 입고 있어, 진통제 등도 찾고 있었다. 그것을 섭취할 장소로서, 눈에 띄지 않는 개인병실을 고른 것일 터이다. 하지 만 그 방에 설마 모·마-더를 동요시킬 자가 있을 줄은... 이 무슨 우연인가. (그래, 우연이다 - 특별히 그 남자와의 인연 같은 것이 이어져 있을 리는 없 어!) 모·마-더는 그 이상 키리마 나기의 일을 생각하지 않기 위해, 그 일을 필사 적으로 머리속에서 떨쳐버렸다. 스케어크로우는 빠르다.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상처도 있고, 언제까지라도 계속 도망칠 수 있는 상 태는 아니다. 모·마-더는 냉정히, 지금까지 일으킨 실수를, 역전 승리를 노릴 때의 스포츠 선수처럼 완벽히 잊어버렸다. 그리고 사냥감을 조용히, 정확히 추적해 갔다. 5. 신페이는 도망치면서 마음 속으로 몇번이고 몇번이고 '어째서?' 라고 계속해서 자문했다. 암살자의 공격은 날카롭기 그지 없었다. 게다가 이쪽이 반격하려고 해도, 일순 간 덮쳐왔다고 생각하면 일격을 날리는 것만으로 앗 하는 순간에 모습을 감춘 다. 한번에 통타를 가하려고 하지 않고, 확실히 괴롭혀가면서 그의 체력 소모 를 노리고 있는 것이다. 그것은 확실히 통하고 있다. 신페이는 자신은 이미 살아날 수 없다는 것을 각 오하기 시작했다. 그 머리 속에, 여전히 의문이 빙글빙글 회전하고 있다-. 어째서 나는 그런 일을 한 것일까? 하지만, 정말 짧은 시간밖에 함께 하지 않은 어린애가 아닌가. 어째서 그 때문 에 생명을 버리는 것과 다름없는 짓을 해 버린 것일까? 그는 통화기구의 시설로부터 '진화약'이라고 일컬어지는 극약을 훔쳐냈다. 그리 고 그것을 나기의 신체에 주사한 것이다(손 끝이 떨리고 있어서 그 전에 진통 제를 마시기도 했다). 그 약은 인간에게 "진화"를 촉진시키는 효과가 있다. 다 만 이미 진화를 시작하고 있는 나기의 경우, 그 약은 그 체내의 가능성에 대한 '백신'으로서 기능하는 것이다. 적어도 이론상으로는 그렇다. 잘 풀린다면 나기 의 신체는 보통의 인간으로 돌아와, 불완전한 가능성에 의해 목숨을 잃지 않 고도 마무리 될 것이다. 주사량은 신중히 정했지만, 하지만 그래도 위험성은 크다. 어쩌면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지도 모르고, 약의 작용으로 나기는 반대로 죽을지도 모른다. 그렇게 된다면 모든 것은 허망한 노력이 되는 것이다. -그렇다 해도, 그것을 알고 있으면서, 어째서 위험을 무릅쓰면서까지 그 소녀 를 도울 수 있다는 도박을 하려고 생각했던 것인가? (-정말로, 뭘 생각하고 있는건가 나는......) 암살자의 공격은 집요했다. 이윽고 신페이는 엉망진창이 되어, 발걸음조차 불안정하게 되어가고 있었다. 출혈이 심해, 눈이 희미해져 간다. 어둠으로부터 뛰쳐 나온 암살자가 그의 두부(頭部)에 일격을 먹여왔다. 하지만 그 곳에는 모자가 있다. 모자의 밑에는 장갑이 숨겨져 있어서, 암살자 의 나이프는 오히려 부러져, 그것을 쥐고 있던 손목이 이상한 방향으로 꺾였 다. "-?" "-헷! 꼴 좋군-" 신페이는 그 틈에 다시 도주했다. 하지만... 이미 어느쪽으로도 도망갈 수 없었다. 풀숲이 무성한 건물의 뒤편을 돈 순간, 그는 드디어 쓰러져 버렸다. "...아-......" 전신으로부터 힘이 빠지고 있다. 하늘을 보자, 어느 새인가 아침이 되어 있어, 푸른 하늘이 펼쳐져 있다. 전혀 알아차리지 못했었다. 건너편 쪽에서 시끌벅적한 인기척이 있다. 여기는 어디일까, 라고 생각한 때 스피커로부터 나오는 음성으로, '......미야시타 가의 장례식에 참여하실 분은, 본당 쪽으로 와 주십시오......' 라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러고 보니, 하늘에는 한줄기의 관이 뻗어 있어, 그곳으로부터 연기가 나오 고 있었다. (화장터인가...... 뭔가, 바라는 바대로 된 건가......) 이미 일어설 수 있을 것 같지 않았다. 기력이 어떻다, 라고 하는 차원이 아닌, 육체가 이미 죽어가고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 계속 도망칠 수 있었던 것이 신기할 정도였다. '정말? 약속이야' '되면 되잖아' 머리 속에서 소녀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하지만 동시에 그의 내부에서 괴로운 무엇이 밀려올라왔다. 굉장히 불유쾌해 져왔다. (무슨 꼴인가. 이런 곳까지 와서, 이 나는 아직-) 그렇게 생각한 그 순간이었다. 그의 앞에, 어느샌가 하나의 검은 그림자가 서 있었다. 그것을 알아차렸다. 그림자는, 이미 그의 희미한 눈으로는 잘 보이지 않았지만, 아까의 암살자는 아니었다. 그보다도 훨씬 작다. 어린애 같았다. 시야가 흐릿해진 탓에, 사람이라고 하기 보다는 지면으로부터 하나의 관이 뻗어있는 듯하게도 보였다. "-무엇을 하고 있지?" 물어왔다. 목소리는 맑아서, 그 때문에 남자애인가 여자애인가 잘 알 수가 없다. "아니, 특별히 아무것도-" 라고 말하려고 했지만, 하지만 그는 이미 입술도 만족스럽게 움직이지 않아서 , 소리로는 전혀 옮겨지지 않았다. 마음 속으로만 말하고 있는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째서인지 그림자는 그 말을 확실히 들은 듯 하 다. 또다시 물어왔다. "하지만, 죽어가고 있지 않아?" "글쎄" "두렵지 않아?" "-그건, 말이지" "그렇다면.........-그렇다면 어째서 그렇게 침착하게 있는건가." 무언가, 목소리의 톤이 도중에서 갑자기 바뀌었다. 어딘가 모르게 기계스런 맛 이 있는 , 자동적인 말씨가 되었다. "뭐 두렵지만 말이야...... 하지만 나는 지금, 굉장히 화가 나 있어서, 죽는 것도 무엇도 생각하지 못하고 있는 듯 하군" "화가 나 있는건가?" "자신의 볼품 없음에 말이지." "......그것은 그 차림의 이야기인가. 이상한 모자를 쓰고, 어두운 색의 코트를 입고 있네. 어째서 그런 차림을 하고 있는거지?" "......차림새는 관계 없다고. 볼품 없는 것은 내가 허수아비이기 때문이다. 그래 서 까마귀처럼 검은 것이 좋은거야." "흐응" "그렇게 말하는 너는 뭐냐. 사신(死神)인가? 그렇다면 조금만 더 기다리면, 한 건 올린다고." "사신, 말이지." "이 나도, 너와 동류이지. 보통 스케어크로우는 까마귀와 세트로 불길한 것 취급을 받으니까 말이지-" 그는 웃으려고 했다. 하지만 만족스럽게 웃을 수가 없었다. "너는, 무엇에 화를 내고 있는거지?" 그림자가 다시 물어왔다. 그 묘하게 딴청을 부리는 듯한 목소리에, 그는 결국 떠들고 있었다. "......사신에게라면 말해도 좋을까. 실은 나는, 어떤 여자애를 구하려고 했었다. 생명과 바꿔서 말이지." "좋은 일이 아닌가." "하지만, 나는 이 최후의 순간에 와서, 그것을 아주 조금 후회하고 있는거야... 바보같은 짓을 했다. 그런 짓 하지 않았으면 좋았을 걸, 하고 말이지..." 그는 이를 악물었다. 목소리조차 제대로 낼 수 없었지만, 그것만은 제대로 할 수 있었다. "......그렇다면 처음부터 그런 일 하지 않았으면 좋았던거다. 그것을 이제와서, 구차하게, 정말로, 형편없어- 이래서야, 이래서야 그 녀석에게 뽐내면서 말했 던 '정의의 사자' 따위와는 전혀 거리가 멀어, 할 말이 없어- 그 녀석은 "될 수 있어"라고 말해주었는데......" 그것이 분해서 분해서 견딜 수 없는 것이다. "......." 그림자는 조용히 듣고 있다. 그는 더욱 울부짖듯이 계속했다. "나같은 건, 어떠한 벌을 받아야만 마땅해. 누군가에게 심판 받지 않으면... 하 지만 그럴 시간은 없어. 나는 이제 죽어. 이걸로 끝이야. 이런 어정쩡한 상태 로, 나는......" 입으로 나오지 않는 소리로 그가 거기까지 말했을 무렵에, 그림자가 입을 삐 죽거렸다. "심판받고 싶은건가?" "......에?" "심판을 당한다면, 너는 아름다운 정의의 사자가 될 수 있는걸까나?" "......." "네 마음에 있는 후회따위 날아가고, 그 소녀에게 자랑할 수 있는 정신으로, 다시 돌아가는 것이 가능할까나? 네가 무엇보다도 아름다운 마음을 가지고 있 었던, 그 순간으로." 그림자의 목소리는 어떤 감정도 없는 듯한, 불가사의하고 알 수 없는 울림이 었다. "......" 그는 잠시동안 반응을 하지 않았지만, 하지만 이윽고 다시 마음속으로만의 대 화를 재개했다. "네 녀석은... 뭔거지?" "너는 사신이라고 말했었지." "......뭐어, 아마 환각이겠지- 죽음의 순간에 보이고, 들린다고 하는 환영이다. 거품같은 것으로, 곧 갈라져서 사라져 없어지는 덧없는 원망(願望)이다- 꽤나 기분나쁜 걸." "기분 나쁜 거품, 이라는 건가." "그렇지- 정말로 웃긴다고. 최후에 등장하는 것이, 기묘하게 이상한 녀석이라 니 말이야-" 그는 다시 웃으려고 했지만, 그것은 어색하기만 한 좌우비대칭의 표정밖에 되 질 않았다. "너는-" "아아?" "너는, 아직 대답하지 않았지. 너는 돌아갈 수 있는 걸까나?" 그림자는 마지막에 그렇게 물어왔다. "헷-" 신페이는, 그 사신의 물음에 대해 자신이 무엇을 대답할 셈인지, 스스로도 알 지 못한 채로 자신의 마음 속으로부터 어떤 대답이 나올것인가, 기대하면서 그것을 조용히 기다렸다. 6. "-여기에 있었나." 화장터의, 뒷편의 수풀에 반정도 파묻혀, 썩어난 쓰레기처럼 굴러다니고 있는 '그것'을 발견하고, 모·마-더는 천천히 다가갔다. 꼼짝도 하지 않는 스케어크로우는, 이미 접근해도 아무런 반응도 하지 않는다. 완전히 사체화(死體化)되어 있다. 그것은 이미 모·마-더에게는 짐작이 가고 있었다. 출혈량으로봐서 이미 죽어 있을 것이란 것은 알고 있었던 것이다. 그는 냉정히, 그 사체를 업고 사람의 눈으로부터 전혀 띄지 않는 곳까지 가 지고 가서, 그리고 그 사체를 처리하기 위한 약품을 등의 가방으로부터 꺼냈 다. "하지만- 이 녀석" 작업을 하던 손을 잠시 멈추고, 모·마-더는 스케어크로우의 죽은 얼굴을 바 라보았다. 그것은 아주 자랑스러운 듯한, 자신이 한 일에 대한 후회따위 털끝만큼도 없 는 훌륭한 표정이었다. 피가 빠져나가 창백한 얼굴의, 그 속에 무언가가 빛나고 있는 듯하다. "이 녀석- 어째서 이런 얼굴로 죽을 수가 있었던 거지?" 나쁘지 않은 인생이었다, 라고도 말하고 있는 듯이. 스케어크로우의 시체를 처리하는 작업을 계속하는 동안, 모·마-더는 중얼중 얼 계속해서 그 말만을 반복하고 있었다. "The End is the Beginning is The End" closed. * 나기.부분의 한자가 나오질 않는군요.; 풍(風)자 안의 부분이 止.인 한자 입니다. ------------------------------------------------------------------------------ 『창작 - 쓰기-번역란 (go ANC)』 725번 제 목:[번역] 여명의 부기팝 - 3.키리마 나기의 스타일 올린이:루리코 (박한빈 ) 02/02/15 14:32 읽음:149 관련자료 없음 ----------------------------------------------------------------------------- 8년전에 사망한 작가, 키리마 세이이치(霧間誠一)의 저자권등을 현재 관리하고 있 는 사무소는, 그다지 교통이 편리하지 않은 어느 빌딩의 한 구석에 자리잡고 있다. 그곳의 임대주로, 사무소의 소장인 18세의 여고생, 키리마 나기는 달에 두,세번은 이곳에 들러, 청소를 한다. 그녀는 실제의 업무를 통신으로 해내고 있기 때문에, 사무실은 사실상, 창고에 지나지 않는다. 문은 2중으로 되어 있다. 최초의 것은 손님아 들어와서 기다릴 수 있도록 자물쇠가 없고, 두번째 것이 정식 문이다. "......." 나기는 묵묵히 3중으로 채워진 자물쇠를 차례차례로 열었다. 안에 들어가지만, 그 때마다 그녀는 결국 습관적으로 '누군가 없는걸까' 하고 주변 을 둘러보고 만다. 물론 아무도 없다. "-후우" 이것도 역시 습관으로, 그것을 확인할 때마다 그녀는 한숨을 짓는다. 선반에 주욱 늘어서 있는 아버지의 저서 옆을 지나, 그녀는 부엌으로 향했다. 주전자를 꺼내, 물을 넣고 풍로에 장치했다. 풍로는, 이전의 주인이 불법개조를 해 서 화력을 굉장히 강하게 해놓아서, 물은 아차 하는 사이에 끓는다. 그 끓은 물로, 그녀는 홍차를 포트에 만들어 넣는다. 이전의 주인은, 바닥의 얼룩 으로 보아 커피를 즐겨 마시고 있었던 것 같지만, 그녀는 홍차쪽이 취향인 것이다. "커피는 아메리칸 탐정의 음료고 말이지." 작은 소리로 그런 걸, 누구에게랄 것도 없이 중얼거린다. 그리고 청소하러 온 주제에, 전혀 청소는 하지 않고 그녀는 느긋하게 몇잔이고 차 를 마시고, 소파에 털썩, 하고 엎어져 천정을 바라볼 뿐이다. 이렇게 멍한 그녀는, 아마도 그 누구도 본 적이 없을 것이다. 불꽃의 마녀, 같은 별명이 붙어있는 그녀는, 보통은 타인에게 '무서울 정도로 냉정'이라고 보이고 있 기 때 문이다. 그리고, 그녀 자신이 그렇게 행동하고도 있다. 하지만, 이 곳에서는 그녀는 흔하디 흔한, 무책임하고 무기력한 여고생과 다를 바 없다. 단지, 그저 단지, 멍-하게 있다. 때때로, 방안에 누군가가 있는 것처럼, "아직, 꽤 말이지-" 등을 중얼거리곤 한다. 이 사무소를 발견해냈을 때에는, 이미 이전의 주인은 실종되어 모습을 감춘 후였 다. 사무소의 짐들은 차압을 당해 남김없이 들어내져 있었다. 그래서 그녀는, 텅 빈 이곳에 사무소를 빌리기로 했던 것이다. 그것은 그녀가 14 세가 막 되었을 즈음의 일이었다. 그 이래, 가끔씩 여기에 와서는, 이렇게 멍하게 있곤 한다. 테이블 위에 놓여져 있던 키리마 세이이치의 책 [승리자의 기초 희생자의 미래]를 아무 생각없이 손에 들었다. 휙 휙 페이지를 넘기자, 한구절에 왠지 시선이 멎는다. '-곤란하게도, 진정한 노력이라고 하는 것은 결코 타인에게는 인정받지 못하는 것 이다. 그것이 인정을 받는 것은 승리했을 때 뿐으로, 하지만 이겼을 때에는 그 노 력 그 자체의 아름다움은 변질되어 별도의 것이 되어 버린다. 진정한 노력의 성과 는 희생 속에서 밖에 존재하지 않는다.' - 무엇을 말하고 있는 건지, 잘 알 수 없는 것은 그녀의 아버지 작품의 특징이다. 어째서 이런 것이 팔리는건가, 나기는 혼자서 쓴웃음을 지었다. "이런 이런-" 그녀는 책을 내던졌다. "노력은 허망하지, 확실히 말이야. 그렇죠 아버지-" 그녀는 중얼중얼거리면서 일어서, 컵과 포트를 싱크대에서 씻고 다시 정리해 넣었 다. 그리고 결국, 본래의 목적인 청소는 전혀 하지 않은 채 사무소를 나섰다. 근처의 주차장에 세워둔 바이크가 있는 곳까지 걸어가는 도중에, 나기는, "...응?" 하고 눈살을 찌푸렸다. 그녀의 시선은, 지면 위에 떨어져 있는 쓰레기를 보고 있다. 그것은 엉망진창이 된 까마귀의 시체였다. 장소는 쓰레기 장의 앞으로, 그러한 곳에 까마귀의 사체가 있는 것은 그다지 이상 한 일로는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 나기는 무릎을 꿇고, 그 까마귀의 시체를 주저함 없이 집어올렸다. 그리 고 차근차근 관찰한다. "......" 조금 전까지의, 멍-한 표정은 이미 흔적도 없다. 날카로운, "불꽃의 마녀"의 얼굴 빛이 되어 있다. 그리고 시체를 비닐 봉투에 넣고는, 윗부분을 묶어 가방 안에 넣었다. 휴대폰을 꺼내, 재빠르게 어딘가에 걸었다. 뚜르르, 하고 벨이 울리고, 상대가 곧 전화를 받았다. "네, 하바라(羽原)입니다" "켄타로우(健太郞), 나다." 그녀는 남자같은 말투를 쓰고 있다. "오오! 뭐냐? 또 사건인가?" 전화를 받고 있는 켄타로우는 흥분한 목소리로 물어왔다. 그는 나기보다 한살 연 하이다. "너, 지금 한가한가." "아아 한가해 한가해! 뭐라도 하지!" 굉장히 의지가 담긴 목소리로 대답을 해 와서, 나기는 입가에 쓴 웃음을 떠올렸다. "그럼 말이지, 미안하지만 - 부탁 좀 들어주지 않겠어. 지금부터 시내의 서쪽 쓰 레기장을 돌아 보고, 어떤 물건이 없는지 봐 주었으면 좋겠군." "쓰레기장 말이지. 흠흠, 그래서 그 찾는 물건은?" "동물의 시체다." "-으엑, 뭐야 그건." "싫으면 그만둬도 좋지만." "아, 아니, 할께. 응. - 시체라면, 어떤 거지?" "뭐라도 좋아. 있는지 어떤지 보는 것 만으로 가져오지 않아도 좋아." 그건 자신이 할테니까, 라고는 그녀는 말하지 않는다. "OK. 서쪽이란 건, 넌 동쪽을 하는건가?" "아아. 국도의 예의 그곳에서 만나자. 2시간후에 괜찮을까." "오-. -아, 그렇지." "뭐?" "끝나면, 너희 집에서 저녁밥 먹여 주지 않겠어?" 나기는 다시 쓴웃음을 짓는다. "뭐냐, 아야(綾)에게 마수를 뻗칠 셈?" "그, 그런게 아니야!" 켄타로우가 당황스런 목소리를 내어서, 나기는 태평한 목소리로, "농담이야. 그럼 연락해두지." "아아, 부탁할께" 그건 이쪽이 할 말이지만, 이라고 생각했지만 입으로는 내지 않고, 그녀는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웃음을 지우고는, 다시 쓰레기장으로 눈을 돌려, "자아-" 하고 날카로운 눈빛으로 노려보았다. 2. 키리마 나기가 음지에서 조용히 사람들의 트러블을 해결하기 시작한 지 이미 햇수 로 5년이 지나고 있다.최초의 동기는, 뭐라해도 지금까지 반년이나 입원할 정도로 어려운 병을 앓고 있었던 것이 갑자기 나아 버려서(그 이유는 지금에 이르기까지 불명이다)돌연 건강한 몸으로, 또한 학교에 돌아갈 때까지 몇개월간 한가해 진 탓 이였다. 약해져 있던 몸은 아버지의 옛친구이자 그녀의 보호자이기도 한 사카키바 라 켄( 原弦)이라고 하는 카라데인에게 단련받아, 순식간에 원래의 감 좋은 육체 를 되찾았다. 켄은 그 후 어떠한 문제로, 일본에 있을 수 없게 되어 곧 그녀와는 이별하게 되었다. 그때 나기는 '자신이 도울 수 있었다면, 사카키바라 선생님을 구할 수 있었을지도 몰라' 라고 생각했다. 이런 것 저런 것 여러가지가 있어서, 그녀는 그러한 일을 시작한 것이다. 최초에는 그야말로 "그녀석" 정도밖에 그녀가 그런 일을 하고 있다고 알고 있는 자는 없었지만, 지금에 와서는 친구인 스에마 카즈코(末間和子)와 니이토키 케이( 新刻敬), 거기에 이전에 사건에 관련된 적이 있는 하바라 켄타로우등도 그녀에게 협력 해주고 있다. 그럼에도 나기는, 절대적으로 그들이 위험한 일에 접하지 않도록 신경을 쓰고 있 다. 이전에 그로 인해 아주 소중한 친구를 한명 잃어버렸던 것이다. 특히 하바라 켄타 로우는 내버려두면 어느샌가 냄새를 맡아 사건에 스스로 뛰어들어와서, 위험천만 이라 최근에는 나기는, 어느 정도 진위를 파악할만한 사건이라면 처음부터 켄타로 우에게 협력을 부탁하고 있다. 게다가 켄타로우는 스스로 큰 사건을 해결로 이끈 일도 있고, 의지가 되는 남자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렇다 해도, 역시 나기는 그에게 지나치게 기대지 않도록, 언제나 자신에 게 다짐하고 있다. * "-어서오세요!" 나기와 켄타로우가 조사를 마치고 나기의 집인 맨션으로 돌아오자, 그녀의 동거인 인 오리하타 아야(織機 綾)가 밝은 목소리로 맞아들였다. "여, 아야양! 오랫만이군!" 켄타로우가 말을 걸자, 아야가 웃음을 터트렸다. "하바라씨, 일주일전에도 왔었잖아요." "어라, 그랬던가?" 둘은 얼굴을 마주보고 웃었다. "좋은 냄새네, 오늘 저녁은 뭐지?" 나기는 부츠를 벗으면서 아야에게 물었다. "비프 스튜야. 원래 엄청나게 만들어버려서, 하바라씨가 온다는 이야기를 듣곤 ' 살았 다'라고 생각했어." "착한 아이네. 응응" 켄타로우가 응응하고 끄덕였다. 라고 생각하자 갑자기, "아, 그렇다! 손 씻어도 괜찮을까." 대답을 듣기도 전에 켄타로우는 뚜벅뚜벅 안으로 들어가, 멋대로 익숙한 타인의 집에서 세면대 쪽으로 가버렸다. "이런이런-" 나기는 어깨를 으쓱거렸다. 아야는 멍,해 있다. "어찌된거에요? 하바라씨." "아마, 들고양이의 시체라도 만진거겠지." 나기가 간단하게 그렇게 말하자, 아야는 섬뜩한 얼굴이 되었다. "-그, 그런가요." '그런 것보다도, 빨리 밥먹자. 기다리고 있었지? 미안해 늦어버려서." "아니요, 괜찮아요." 아야는 미소지으며 고개를 흔들었다. 이 소녀도 밝아졌구나-라고 나기는 아야를 바라보며 마음 속으로 중얼거렸다. 같 이 살기 시작한 당초에는 아직 딱딱했었지만, 지금은 완전히 친근해져 있다. 원래는 나기의 배다른 동생인, 마사키의 지인이었다. 라는 것이 어느 사건으로 천 하에 고독한 몸이 되어버려서, 나기가 신변을 맡게 된 것이다. 미성년인 나기지만 , 그녀는 어쨌든 부자이다. 그리고, 세명이 테이블을 둘러싸고 식사를 시작한 때, "으음" 하고 스푼을 입에 가져간 켄타로우가 감탄했다. "실력이 좋아졌는걸, 아야양!" "감사합니다!" 아야가 얼굴을 반짝였다. "응, 확실히. 열심히 공부했었구나." 나기도 맛을 보면서 끄덕였다. 아야는, 지금은 요리학교에 다니고 있다. 프로양성의 본격적인 코스다. 장래의 일 을 생각하면 몸에 기술을 익혀두는 쪽이 좋다고 해서, 다니고 있던 학교를 그만두 고 새로 입학한 것이다. "하지만 아쉬운 건 조금 눌은 맛이 들어있는걸. 스튜라면 그게 문제가 된다고." 나기가 말하자, 켄타로우가 '하아'하고 한숨을 쉬었다. "까다롭군, 이 언니는!" "아니요, 확실히 말해주는 편이 좋아요. 공부가 되니까." 아야는 싱글싱글하고 있다. "스승, 이라는건가? 훈련받고 있는거군. 아야양도, 어차피 마사키 녀석에게 만들 어 줄 거라면, 좀 더 즐겁지 않은가?" 짓궂은 어조로 켄타로우가 말하자, 아야의 얼굴은 새빨갛게 되어 버렸다. "그, 그런것은-" "그녀석도 말이지- 무단 결석의 처벌로 기숙사에 쳐박혀있게 되어버렸으니까- 오 래동안 만나지 못했겠지." "괘, 괜찮아요 그런 거." "매일처럼 전화해온다고, 그 녀석은." 나기가 끼어들었다. "아- 뭐야, 그랬었던가. 히히히." "아, 아니 그런..." 우물쭈물, 목소리는 작게 꺼져 들어갈 듯 하다. "하지만, 역시 조금은 쓸쓸하겠지." 켄타로우가 더욱 더 걸어왔지만, 아야는 이미 대답할 수가 없었다. 거기서 나기가 쿨하게 말했다. "지금은 만나지 못하는 정도가 딱 좋은거야. 어느정도 그녀석은 머리를 식히는 편 이 좋아." "그런 걸까나. ...그러고보면 나기, 타니구치쪽의 집은 지금 어떻게 되어있는거야 . 마사키는 기숙사에, 너는 이 맨션에, 누군가 있는건가? 마사키의 부모들은 아직 외국에 계시잖아." "빈집이야." 나기는 간단하게 말한다. 켄타로우는 쓴 웃음을 지었다. "너무하군. 아주머니가 돌아오시면 실망하실거야. 돌아와보니까 집은 터엉- 하고 있고 말이지." "자, 네가 관리인으로서 머무른다면? 관리 급여와 방값을 상쇄해서, 5만으로 해주 지." "카악- 깐깐하군 변함없이." 켄타로우는 탄식하고, 맹렬히 스튜를 먹기 시작했다. "응, 역시 맛있어 이거!" "더 있어요." 아야가 손을 내자. 거침없이 켄타로우는 "네!"하고 접시를 내밀었다. 나기도, 이것 저것 말하면서 착실히 스푼을 입으로 가져가고 있다. 기묘한 단란한 광경이었다. * "사체는 일반적으로 3개소에 있었나..." 나기가, 켄타로우가 작성한 메모를 보면서 중얼거린다. 식사를 마치고, 세명은 거 실쪽으로 이동해 있다. "말한대로, 상당한 수가 있었어. 뭐 내일이 되면 다른 동물에게 끌려가 없어질 테 지만 말이야." "죽어 있는 것, 무언가 여러가지 동물이네요. 까마귀라던가 쥐라던가......" 아야도 테이블에 널려 있는 자료를 바라보고 있다. "하지만 쓰레기장이라곤 하지만, 동물의 먹이가 될 쓰레기는 회수시간 전의 단 몇 시간 정도밖에 나오지 않고 말이지. 오늘 아침이 회수일이었단 거지만... 시체는 가지고 가지 않았던걸까. 혹은 회수한 후에 누군가가 놔뒀다던가." "하지만, 무엇 때문에요?" "으-응. 짓궂은 장난, 일까나." "하지만 까마귀라던가 쥐의 시체가 쓰레기장에 있어도, 그렇게 사람의 시선을 끌 지 못하지 않아요. 짓궂은 장난이라면 좀 더 눈에 띄는 장소에 놔두는 것이." "ㅁ, 뭐 그럴지도 모르지만." "......" 나기는 메모를 토대로, 더욱 상세한 데이터로 나누고 있다. "뭔가 알겠어?" "한가지 말할 수 있는 것은, 커다란 집적소에는 하나도 시체가 없어." 나기가 그렇게 말하자, 아야가 "앗"하고 소리를 내었다. "그러고 보니 그렇군요......" "알아차리지 못했었군. 그렇군- 복잡한 일반주택가의 쓰레기장 같은 곳뿐으로, 단 지의 쓰레기장이라던가 오피스가의 그곳에는 시체같은 것 전혀 없었군-" 켄타로우가 크게 고개를 흔들었다. 알아차리지 못한 것이 분한 듯 하다. "하지만, 어찌된 일일까요." "으음......" 켄타로우는 끙끙거리며 생각에 잠겼다. "독이라도 퍼진 걸까나. 쓰레기 속에 섞여 있어서, 역시 누군가의 질나쁜 장난이 아닐까." "하지만 독이라면, 시체는 엉망진창이 되지 않고 뭔가 토해 있다던가, 그런 식으 로 되는게 아닌가요." 아야의 날카로운 지적에, 켄타로우는 "웃"하고 신음했다. "아, 사후에 쥐에게 물어뜯겼다던가." "그렇다면 시체째로, 안전한 은신처로 가지고 가버리지 않는가요." "우웃." 켄타로우는 머리를 감싸쥐었다. "......뭔가, 이야기를 들었을 때에는 별 것 아닌 일처럼 생각했지만... 좁혀갈수 록 이렇게 영문을 알 수 없게 되는건가?" "......" 말없는 나기는 자료를 아직 정리하고 있다. "응 나기, 네 감으론 이건 어떤 사건이라고 생각해?" 켄타로우가 묻자, 아야도 "그래그래, 알고 싶어"라는 얼굴이 되어, 둘이서 나기를 바라보았다. "시체를 가져가지 않은 것은, 아마 그것이 규정외였으니까겠지." "규정외? 무슨 말인가요." "......아니, 기다려. 결국 그건 회수하는 업자의 계약외, 라는 건가? 시체는 쓰 레기 회수 대상 외라는 걸로." "아아, 그런 뜻인가요." 아야가 끄덕였다. 켄타로우도 스스로 고개를 끄덕여보이며 계속했다. "폐가전제품이라던가 내어놓아도 회수해가지 않고 방치해 두고 말이지. 시체도 그 속에 들어가는거지. 그래서 규모 큰 쓰레기장에 남아있지 않는 것도 이해돼. 그런 곳에는 별도의 청소 업자가 있어서, 그 쪽에서 처리해버리겠지." 그 말을 받아서, 나기가 정리했다. "그 중에는 가지고 가주는 사람도 있었겠지. 하지만 회수해가지 않았다고 해서 그 사람들이 태만했다는 건 아닐터지. 그런 것은 분별이 여러가지 정해져 있을 테니 까 말이지." "......결국, 시체 그 자체는 3개소정도가 아니라, 좀 더 있었다, 라고 하는 건가 요." "그렇게 생각해도 무리는 없어." "라는 것은, 이것이 어떤 사건이던간에, 넓은 범위로 분별없이 일어나고 있다, 라 고 하는 것이 되는건가...?" 켄타로가 신음소리를 내었다. "결국 무슨 일인건가?" "......" 나기는 대답하지 않고, 단지 자료를 바라보고 있다. * 한밤중 2시를 지나, 문득 눈을 뜬 아야는 벽 너머에서 들려오는 공기청정기 소리 에 몸을 일으켰다. 파자마에 가디건을 걸치고, 방에서 나와 보자, 나기가 아직 깨어 있어, 얇은 고무 장갑을 끼고, 테이블 위에 까마귀의 사해(死骸)를 펼치고 무언가 조사하고 있다. "저, 저어......" 말을 걸자, 나기는 돌아보지도 않고, "내일도 학교 가잖아. 빨리 자." 라고 말했다. "ㄴ, 네... 저, 나기도." 학교에 가는 것은 나기도 마찬가지일 터이다. "응. 조금 확인하고 나서 말야." 라고 말하면서도 작업하는 손은 쉬지 않는다. 분명히 철여할 것이다. 언제나 그렇 다. 그래서 학교에서 졸거나 하고 있는 듯하다. "......" 아야는 나기의 뒷모습을 바라보고 있다. "왜? 뭔가 이야기할 거라도 있어?" 일분정도 지나서, 나기가 겨우 아야 쪽을 향했다. "아, 아니요, 그런건 아니지만... 나기, 열심히 하고 있구나, 라고 생각해서." "뭐, 습관이 되어 있어서 말이지." 나기는 어깨를 으쓱해보였다. "어째서 그렇게 열심인가요?" 결국, 아야는 그런 것을 물어버렸다. "어째서, 냐고 말이지. - 자 아야, 너는 어째서 마사키가 좋은거지?" "에?" 아야는 갑자기 질문을 받아서 깜짝했다. "그, 그것은 결국, 그러니까, 그래서, 에에-" 잘 표현이 되지 않아서 우물쭈물하고 있자, 나기가 싱긋 웃었다. "거 봐. 잘 설명할 수 없는 일도 있잖아?" 그런 말을 들어버렸다. 아야는 당황했다. 원래는, 열심인 나기를 존경하고 있다, 라던가 그런 것을 말하고 싶었던거다. "......미안해요." 아야는 고개를 떨구었다. "특별히 사과할 건 없다고." 나기는 미소짓고, 다시 등을 돌려 작업을 계속했다. 아야는, 그 자리에 서서 그것을 바라보고 있다. 그러자 나기가, "아야, 차 태워 주지 않을래?" 라고 말해왔다. "ㄴ, 네!" 아야는 얼굴을 확, 하고 반짝이고는, 부엌 쪽으로 뛰어갔다. "얼 그레이(홍차의 한가지, 역주)로 괜찮아요?" "아아. 포트로 부탁해. 밀크는 내가 넣을테니까 따로 해서." "네!" 아야는 기쁜듯이 대답했다. 나기는 그 목소리를 듣고서, 훗, 하고 살짝 웃었다. 어쩐지 그녀가 자신의 신부같다, 라고 생각해서이다. 혹은- (혹은 진부한 탐정물의, 귀여운 조수역에 해당할지도 말이지...) 자신은, 결국 될 수 없었던 역할이다. 나기는 작게 한숨을 쉬고, 까마귀의 시체에 시트를 덮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3. "나기, 평범하다고 하는 것을 어떻게 생각하지?" 키리마 세이이치는 임종할 즈음에 그런 것을 그녀에게 물어왔다. 그는 작업장에서 피를 토하고 쓰러져 있어서, 숨도 끊어질 듯 끊어질 듯한 상태였 다. 나기는 "지, 지금 의사 선생님을 불러올테니까!"하고 달려나가려고 했지만, 세이 이치는 그 손을 꽉, 하고 붙잡았다. 굉장한 힘이었다. 그리고 말했다. "평범하다고 하는 것은, 그대로 놔둬버린다면... 언제까지나 그대로이다라고 하는 거다. 그러니까, 그것이 싫다면... 어딘가 특별해지지 않으면 안된다. 그러니까.. . 나는..." 중얼중얼하고, 영문 모를 이야기를 하고 있다. 그때 나기는, 이미 깨닫고 있었다. 그가 살아날 수 없다, 라는 것을. 그리고 스스로도, 이미 그것을 알고 있는 거다, 라고. 아버지는, 스스로 말할 수 없는 것이 있어, 그리고 그럼에도 무언가를 전하고 싶 어서, 그래서 이렇게 이런 걸 말하고 있는 거다, 라고 - 직감으로 알아버렸다. 하지만, 알았어도 나기는 세이이치에게 대답을 할 수 없었다. 이윽고 구급차가 와서, 세이이치는 수술대에 올려졌지만, 결국 그대로 돌아오지 않는 사람이 되어버렸다. 사인은 위천공에 의한 내장용해로 진단되었다. 위장이 엉망진창이 되어있었던 듯 하다. 일을 너무 열심히 했다, 라고 사람들은 그 돌연사에 대해 웅성거렸다. 그것이 왠 지 '전사(戰死)' 같은 이미지를 그에게 부여해서, 더욱 더 키리마 세이이치의 카 리스마적 인기는 올라갔다. 나기에게도, 무언가 연예계로부터의 권유가 무수히 있었다. 비극의 운명을 짊어지 고 있고, 유명인의 딸이고, 무엇보다 그녀가 꽤나 미형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기는 결국, 그런 권유를 전부 물리쳐버렸다. 끈질긴 것도 몇건인가 있었 지만, 사카키바라 켄이 그런 때는 힘이 되어 주었다. 나기는, 아버지의 죽음에 대해서, 켄에게 때때로 묻는 것이 있다. "선생님, 아버지는 일이 좋았던 걸까?" "글쎄." 보통키로 약해보이고, 멍청한 얼굴빛으로 얼핏 결코 무도의 달인으로는 보이지 않 는 켄은 언제나, 어떤 것도 처음에 '모르겠다' 라고 하는 자세를 보였다. 스스로 생각하게 하려고 하는 교육 방침인가, 혹은 신중한 것인가, 어쨌든 그러한 남자다. "그 녀석은, 어딘가에서 무언가에 쫓기고 있는 듯한 부분이 있었다. 무엇일까, 지 금와서 보면 '죽음' 이란 것이 되는 것이지만, 아무래도 내게는 그렇게는 생각할 수 없는 느낌도 드는걸, 이것이." 깎지 않은 수염이 몇가닥인가 솟아난 뺨을 손가락 끝으로 긁으면서 말한다. "그럼, 뭐였던거야?" "으-응, 글-쎄. ......결국, 화를 내고 있었던거다 라고 생각해. 뭐랄까- 좀 더 나을 수 있을 터인데, 어째서 세상은 이렇게 되어 있는건가, 라고 말이지. 어쨌건 그 녀석 '사회의 적' 이었으니까 말이지." 그것은 키리마 세이이치가 자칭했던 닉 네임이다. "화를 내고, 말이지. ...... 너무 간단해서, 오히려 모르겠지만." "하하하. 그거, 세이이치도 자주 그랬었지. "켄, 네가 말하는 것은 정곡을 지나치 게 찔러서 때때로 핀트가 어긋난다."라고 말이지." "선생님이랑은 사이 좋았지 않아. 특별히 그렇게 화나 있는 느낌도 보통은 없었고 ." "아니, 뭐- 그래도 그녀석은 사람과 마주하는 것은 서툴러서, 적극적으로 누군가 와 사이좋게 지내려고 한다던가 하는 것은 전혀였지." "......그렇지? 어머니와도 말이야." "......뭐어, 여러가지 있었지." 켄은 한숨을 쉬었다. 둘은 잠시 침묵햇지만, 이윽고 나기가, "선생님." 하고 다시 입을 열었다. "뭐지?" "아버지는, 뭐든지 알고 있었던 기분이었을까나. 자신이 세계에서 가장 머리가 좋 아 뭐든지 이해할 수 있다던가, 그런 걸 생각하고 있었던걸까나." "어땠을까. 확실히 내가 만났던 인간들 속에선 그녀석이 가장 머리가 좋았지만... ... 그 녀석은 내쪽이 훨씬 머리가 좋다고 주장했었으니까 말이지. 뭐 나를 놀리 고 있었던 걸지도 모르지만, 하지만 그 녀석은 모르는 것이 있어도 '흐응, 재미 있는 걸'하고, 그것을 수치라고 생각하거나 하지 않았었지. 자신은 바보라던가, 자주 그런 말 했었잖아?" "......그거, 진심이었던지 어땠는지, 알 수가 없어." "뭐어, 알 수 없지." ......8년이 지난 지금에도, 나기는 아버지가 진심이었는지 어땠는지, 잘 모르는 채이다. * 여명이 마악 찾아온 이른 아침. 강을 따르는 그 길에는 사람의 그림자가 없이, 조용히 하천의 물이 흐르는 소리가 은은히 들려올 뿐이다. 근처의 주택가에서는 아직 누구도 눈을 뜨고 있지 않을 것 이다. 바쁘게 돌아가는 세계의, 시간의 공백과 같은 공간이었다. 최근에 시의 도로정비가 마악 끝나서, 아직 새것인 아스팔트가 반짝반짝 빛나고 있는 노면에, 하나의 발소리가 울린다. 남자였다. 정장을 입고, 넥타이를 하고 있다. 성실한 회사원, 그야말로 공무원같은 느낌이 드는 중년 남자였다. 단지 이 남자의 손에는 비닐 쓰레기 봉투가 들려져 있다. 그 표정에는 지친듯한 어두운 그림자가 있다. 스트레스가 쌓여 있는 듯하다. ".....후." 남자는 한숨을 한번 쉬고는, 가지고 있던 쓰레기봉투를 들어올려, 잠시동안 그것 을 바라보았다. "-아니지, 서두르지 않으면." 그러고는 남자는, 노면에 접한 쓰레기장에 비닐 봉투를 집어던졌다. 아직 이른 아 침이어서, 다른 것이라곤 규정을 어긴 어제 밤에 나온 봉투가 두 세개 있을 뿐이 다. 그리고 남자는 발걸음을 돌리곤, 원래 왔던 길을 빠른 걸음으로 되돌아가려고 했 다. "-!" 하지만, 그 발걸음이 갑자기 멈췄다. 그의 앞에, 어느 새 와 있었는지, 하나의 인영(人影)이 서 있었던 것이다. "-그렇군, 너인가." 남자는 움찔했다. 불러세워진 것도 있지만, 그 인영이 아주 늠름하고, 아름다운 빛을 발하고 있는 듯이 보였기 때문이다. 가죽 오버롤을 입고, 발에는 부츠처럼 생긴 안전화를 신고 있다. 그 인영은 키리 마 나기였다. "불꽃의 마녀"라고, 그녀의 일을 말하는 사람들은 부른다. "...뭐, 뭐냐 너는?" "내 쪽의 일은 어찌되었든 좋아. 문제인 것은 네 쪽이다." "무, 무슨 말이냐?" "네가, '범인' 이라는거 말이야." 갑자기 내뱉었다. 남자는 깜짝 놀라, 한발 물러섰다. 나기는 그 움직임에 맞춰서, 똑같이 전진한다. "-두가지 정도, 알아낸 것이 있지." 나기는 이야기한다. "한가지는, 네가 '혼자' 라고 하는 것. 조직적으로 하고 있는 것은 아냐. 그 모습 , 그 정장 옷은 위장이다. 의심을 사더라도, 평범한 셀러리맨이 아내에게 부탁받 은 쓰레기를 버린거다, 라던가 그런 변명을 하기 위한 것이다. 조직이라면 하나하 나 그런 짓을 하지 않고서 좀 더 크게 움직일 터. 원래, 이 '사건'에는 그런 냄새 가 있었지만, 이걸로 확신할 수 있었다." 읏, 하고 남자는 그 나기의 주저함 없는 태도에 기가 죽었지만, 하지만 곧 헛기침 을 하고는, 고압적인 태도로 나왔다. "뭐냐, 너는? 고교생인가? 조금 전부터 무슨 말을 하고 있는거냐. 사건이라던가 말하고 있지만, 도대체 무슨 이야기인지. 정말 근거를 알 수 없는데." 그런 잘난 듯한 태도로 나가면, 어린애는 기가 죽는다고 말하는 듯한 말씨였다. "어느 학교냐? 이 건, 이유에 따라서는 선생님들에게도 말하지 않을 수 없다고, 응?" 확실히 평범한 고교생이라면, 논리정연하게 어른에게 1:1로 공격받는다면 난처할 것이다. 하지만 나기는 평범하지 않았다. 그녀는 전혀 마음에 두지 않고, 말을 계속했다. "-또 하나는, 당신이 그 나름대로 각오를 하고, 냉정하게 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 래서 내게 불려 세워졌을때, 일순 주머니에 넣었던 손도, 금방 빼내었다. 주머니 안의 권총을 사용한다면 변명이 불가능하니까지." 그리고 그 불룩한 '주머니'를 가리켰다. "......!" 남자의 얼굴이 경련을 일으켰다. "하지만 그 총, 크기로 보아 별로 명중률이 좋지 않군. 게다가 당신의 몸은 그런 물건이 익숙해진 자의 긴장감도 없어. 쏴도 이 거리라면 맞지 않을 걸." 나기는, 아까부터 남자와의 거리를 계속 일정하게 유지하고 있다. 남자는, 으으으, 하고 신음했지만, 하지만 더욱 항변했다. "그, 그러니까, 너는 무슨 말을 하고 있는거냐? 사건이라고 하는 것은 무슨 말이 냐?" "까마귀의 시체다." 나기는 그것만을, 거침없이 말했다. "그, 그것이 어떤 문제라도-" "내부 패싸움으로 죽은, 까마귀의 시체다." 공기가 바뀌었다. 지금까지의, 어딘지 모르게 어긋난 어색함은 없어지고, 긴박한, 살기 등등한 기색 이 넘쳐간다. "......." 남자도, 이미 속이려고는 하지 않는다. 주머니에 손을 넣고는, 권총을 꺼내 나기 에게 겨눈다. 하지만, 방아쇠는 당기지 않고 겨눈 채 고정한다. "-어디까지 알고 있지?" "적어도, 당신이 쓰레기로 위장한 약품을 까마귀들에게 먹이기 위해 뿌리고 있던 것까지는 확실하지. 거기부터는 추리의 영역을 넘지 않지만." 나기는 조준당하고 있어도, 눈썹 하나 깜짝이지 않는다. "말해봐라." 남자는 감정을 억누른듯한 목소리로 말했다. 나기는 계속했다. "이상하다고 생각한 것은, 까마귀의 시체에 '부리로 물어비튼 흔적'이 있다는 것 이다. 그걸로부터 생각할 수 있는 것은 같은 종족끼리 물어뜯었던 일이 있었다라 고 하는 거다. 까마귀 무리에는 어떤 습성이 있어서, 예를 들면 병에 걸리거나 해 서 이상한 행동을 하는 한마리를 '재판'에 붙여 다른 까마귀들이 죽여버리는 일이 있지. 하지만 이 짓은 다른 동물도 먹이를 찾으러 오는 장소에서는 하지 않아. 좀 더 안전한 몸을 숨길 수 있는 장소 속에서 하는 것이 보통이다. 게다가 그 시체의 갈퀴나 부리에는 다른 까마귀의 살점 같은 것이 착 달라붙어 있었다. 라고 하면, 이건 갑자기 난폭해져서 동료를 공격한 녀석이, 반격당해 살해되었다, 라고 하는 것이 아닌가 라고 생각했다. 자, 왜 그런 일을, 이라고 하면, - 이것은 당신 쪽이 자세히 알고 있지 않은가." "......" "어떤 종의 식품첨가물에는, 일종의 '흥분제'라고 밖에 할 수 없는 성분이 섞여 있다, 라고 말이지. 하지만 그 양은 별것 아니지. 라고 하면 그것을 무언가가 '증 강' 한 것은 아닌가라고......" "-그 말대로다!" 남자가 갑자기 큰 소리를 내었다. "나는, 내가 직접 독을 뿌리고 있는 것은 아냐! 독이, 이미 쓰레기 속에 섞여 있 는거다!" "그래서, 그 유해함을 알리기 위해서 시 전체의 까마귀나 쥐를 광폭하게 만들려고 했던건가?" 나기가 조용하게 말하자, 남자는 큭,하고 나기를 노려보았다. 그렇다- 이것은 그러한 사건이었던 것이다. 단지 쓰레기장에 까마귀가 죽어 있다 고 밖에 생각하지 않았던 그 뒤에는, 교묘히 계산된 계획이 숨겨져 있었던 것이다 . "그렇다! 까마귀나 쥐같은 작은 동물이 이 도시에 얼마나 있다고 생각하나? 몇 백 만 마리라고 하는 어처구니 없는 수다! 그것들이 일제히 흉폭해져, 사람을 구별없 이 습격한다면, 누구라도 '이 녀석들은 뭘 먹고 이렇게 된거야?' 라고 생각할 것 임에 틀림없어!" 남자는 부들부들 떨면서 목소리를 짜내었다. "그렇게 된다면, 인간이 그것과 같은 것을 먹고 있다는 사실도 밝혀져서, 그래서- " 그 눈에는 비통함이 떠올라 있다. 나기는 그 눈의 의미를 잘 알고 있다. 소중한 자를 잃어버린 적이 있는 자의 눈이다. "......유아성 알레르기인가." 아마, 이 남자는 이전에 자신의 아이를 잃었을 터이다. "......누구도 알아차리지 못했어! 그러니까, 그러니까 누군가가 그것을 알리지 않으면 안돼! 그러니까 나는-" "그렇다면, 그것은 이제 끝이다." 나기의 당돌한 말에, 남자는 '에?'하고 눈을 둥그렇게 떴다. "무슨 뜻이냐?" "내가 알아차렸다. 당신은 누구도 알아차리지 못했으니까, 그런 짓을 하고 있다. 하지만 그것은, 그 정의는 내가 알아차린 걸로 지금, 끝나버린거야." "......" 남자는 할 말을 잃었다. 나기는, 천천히 남자를 향해 걸어왔다. 남자는 단지, 그것을 망연히 보고 있을 뿐이다. 그리고 그녀가 총에 손을 얹자, 겨우 정신을 차려 그 손을 떨쳐내려고 했다. - 하지만 다음 순간, 남자의 신체는 부웅 하고 하늘을 날아, 그리고 지면에 등으 로부터 떨어져버렸다. 나기의 손은, 가볍게 빙글 하고 돌린 것처럼 보였을 뿐이다. 그걸로 성인 남자가 휘익 하고 돌아서, 그리고 쓰러져버린 것이다. 가라데라고 하기 보다는, 합기 쪽 의 기술이었다. "-흐음." 나기는 손 안의 총을 바라보고, 재빠르게 탄환을 빼내었다. 그리고 남자의 눈 앞에 다시 집어 던져서 돌려주었다. 하지만 남자는 척추를 부딪혀서, 일어설 수가 없다. "우, 우욱......!" 괴로운 듯이 신음하고, 그리고 주루룩 눈물을 흘렸다. 나기는 거기에, 차갑다고도 할 수 있는 말을 던졌다. "잘 생각해 보라고. 까마귀 같은 것이 흉폭해진다면, 가장 먼저 당하는 것은 약한 자들이다. 그야말로 갓난 애라던가가 가장 위험하다고. 그것이 당신이 바라는 바 인가?" "으흐흐흑......!" 남자는 얼굴을 엉망진창 일그러트린채 울고 있다. 긴장의 선이 단번에 끊어져 버 린 것이리라. "나는, 나는......" 나기는 그런 남자를 개의치않고, 문제의 쓰레기봉투 쪽으로 다가가서는, 그 입구 를 나이프로 잘라 뜯었다. 종이 찌꺼기와 함께, 무언가 하얀 것이 묻어 있는 잘게 썰린 고기가 나왔다. 이것 이 예의 '먹이'일 터이다. 나기는 그것들을 주워 모아서 가지고 있던 가방 속에 집어넣고, 남은 쓰레기는 다 시 원래대로 입구를 묶어, 그곳에 집어던졌다. "자아, 그러면-" 나기는 그대로 사라지려고 했다. "기...... 기다려!" 그 등 뒤로부터 남자가 말을 걸어 왔다. 다리가 후들거리고는 있지만, 이미, 일어 서있다. "어, 어째서 나를 체포하지 않지?" "지금 현재로, 실은 당신은 무슨 죄도 범하지 않았어. 경찰에게 보내버려도 의미 가 없지. 아마 이 '먹이'는, 그 자체로는 독이 아니겠지. 그런 것을 그대로 버려 도, 인과관계를 증명할 수 없으면 죄를 물을 수 없어." 나기는 담담히 말했다. "하, 하지만......!" "아아, 그렇지. 단 한명, 이것이 죄라고 생각할 사람이 있어. 당신이다. '인과관 계가 증명되지 않으니까, 죄는 아니다'라던가 과거에 들었던 적이 있을 당신 자신 이 말이지." "......!" "그것을 세상에 전하려고 하는 각오가, 아직 있다면 좋을대로 하라고. 그것은 당 신밖에 할 수 없겠지." 그녀는 다시 남자에게 등을 돌렸다. "......" 남자는 고개를 숙이고 있었지만, 이윽고 결연히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 나기에게 물었다. "-너의 이름은 뭐라고 하지?" 나기는 돌아보지도 않고, "'그 녀석'과는 달라서 이름을 대는 취미는 없어." 라고만 말하고, 그대로 그 장소로부터 사라져 갔다. * "-결국 어찌된 일인거야?" 나기가 세워 둔 바이크쪽으로 돌아오자, 기다리고 있던 켄타로우가 금방 뛰어 다 가왔다. "저 남자가, 무언가의 식품첨가물이 들은 먹을 것을 아기에게 먹여버려서, 그래서 아기가 죽어버린 것의 복수, 라고 하는 것은 어쩐지 알 것 같지만, 그렇다면 어 째서 처음부터 재판같은 것을 걸지 않은거지?" "아마, 너무나도 슬펐었겠지." "하아?" "일년 정도, 아무것도 생각할 수 없었던 것이 아닐까. 그래서 나중에서야, '원인 은 그것이 아닐까' 라고 생각이 닿았지. 하지만 그렇게 시간이 지나버려서야, 누 구도 진지하게 받아주지 않잖아? 뭘 이제와서, 라고 말이지. 아마 제조회사라던가 는 우월한 변호사라던가 있을테고 말이지." "-그렇군. 그래서 생각해낸 방법을 쓰고자...... 하지만 말이야, 그 아저씨 정말 놔둬도 괜찮은거야? 이 건을 스스로 공표하는 것이 아닐까." "그럴지도." "네 일을 폭로하는게 아닐까?" "어떨까. 그건 되는대로 되겠지." 나기는 한가하게 말했다. 켄타로우는 그런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지만, 이윽고 한 숨을 쉬었다. "......하지만, 이녀석 세상에 알려지면 굉장히 시끄러워지겠군. 얼마전의 테라츠 키 쿄우이치로의 소동이나, 그래- 스에마씨가 위험했었던 5년전의 사건, 예의 "사 사키 마사노리"의 엽기살인사건이라던가, 같이 말이지." "......" 나기는 인상을 찌푸렸다. 그것을 보고 켄타로우는 다시 한숨을 쉬었다. '사사키 마사노리 사건'이라고 하는 것은, 식품회사에 근무하는 아주 평범한 샐러 리맨 이었던 사사키 마사노리라고 하는 남자가, 실제로는 소녀들을 잔인하게 죽이 고 있었던 살인귀였다고 하는 사건이다. 나기의 친구로 켄타로우도 알고 있는 스 에마 카즈코도, 이 살인귀의 리스트에 올라 있어 위험하게도 살해당할 뻔 했었다. 사사키 마사노리는 경찰의 발표로는 목을 메어 자살한 시체로 발견되었던 듯 하다 . 하지만 켄타로우가 스에마에게 물어본 바, 결국 이 사건도 음지에서 해결한 것은 아직 열네살에 지나지 않은 나기였던 듯 하다고 한다. 하지만 나기는, 이 이야기가 나오면 노골적으로 싫은 얼굴을 하며 아무것도 이야 기하려 하지 않는다. 켄타로우는, 그것이 나기가 자신에게 마음을 열고 있지 않다- 신용받지 못하고 있 는 것 같아서 쓸쓸했다. "......알려지는 편이 좋을지도 말야. 말야 나기, 너 지나치게 평가받지 못하고 있고." 그가 그렇게 말하자, 나기는 빙긋 웃었다. "테라츠키 쿄우이치로의 건에서, 역시 슬금슬금 도망친 누구씨에게 듣고 싶지 않 군." 그리고 헬멧을 쓰고 바이크에 올라타, 시동을 걸었다. "......뭐, 말이지." 켄타로우는 어깨를 으쓱거렸다. "별 수 없나. 그것이 네 스타일이니까." 켄타로우의 쪽은 택트이다. 그도 나기처럼 헬멧을 썼다. 학교가 시작할 때까지 여유가 있어서, 둘은 느긋이 강을 따르는 길을 달리고 있었 다. 아침 바람이 상쾌하다. (......아- 결국 나도, 이런 시간이 좋아서 나기에게 달라붙어 있는거겠지-...... ) 켄타로우는 나기의 옆을 달리면서 싱글싱글 하고 있다. 그러자, 갑자기 나기가 브레이크를 걸어 바이크를 세웠다. 켄타로우도 당황해서 멈췄다. 위험하게 쓰러질 뻔 ?좋嗤? 겨우 중심을 잡았다. "-이봐, 뭐야?! 왜 그래?" 켄타로우가 물어도, 나기는 대답하지 않는다. 얼굴을 돌려서, 도로의 건너편에 있는 건물을 올려다보고 있다. 팔각형주의 기묘한 형태를 한 건축물이다. 거대한 크기다. "저것은......" "아아, 저것은 예의 테라츠키씨가 세운 '취광(醉狂)'의 하나야. 현립인가 시립인 가의 종합병원이었지." 켄타로우는 택트를 끌고 나기가 있는 곳까지 돌아왔다. "저곳... 아직 있었던가." 나기는 망연한 어조로 중얼거렸다. "아아, 망한 건 굉장히 오래 전이지만 말이지. 테라츠키 관련의 물건은 꽤나 처분 이 되질 않는걸로 유명하니까. 하지만 뭐- 슬슬 철거되지 않을까. 채권자가 바뀌 었을테니까." "......" 나기는 한동안 올려다보고 있었지만, 이윽고 갑자기 바이크를 선회시켜 건물쪽으 로 몰았다. 켄타로우는 "뭐야?"라고 생각했지만, 곧 그녀의 뒤를 쫓았다. 건물은 체인으로 둘러싸여서 '출입금지'라는 팻말이 걸려 있었지만, 나기는 개의 치않고 들어가버린다. 켄타로우도 이런 이런 하고 고개를 흔들면서 뒤를 따른다. "우와, 참담하군 이건." 켄타로우는 안에 들어와 우선 그렇게 말해버린다. 내부는 심하게 망가져 있다. 뼈대뿐인 침대가 로비에 산처럼 쌓여 있고, 먼지가 그것을, 푹신푹신한 솜인형처럼 덮고 있다. 타일 바닥은 굉장히 뻣뻣해져 있어서, 한발짝 걸을때마다, 뿌직, 하고 마치 벌레의 시체들을 밟고 있는 듯한 감촉이 있 다. "으에- 어이 나기, 이런 곳에 무슨 용무가 있는거야?" 물어도, 나기는 대답하지 않고, 계속해서 걸어간다. 그 머뭇거림 없음은, 이곳의 구조를 잘 알고 있는 듯 했다. (-아, 어쩌면.) 확실히 나기는, 중학생 시절에 치료가 어려운 병에 걸려서 장기입원을 했던 일이 있다고 한다. 그 병원이 이곳이었던 것은 아닐까. (추억의 장소, 라는걸까나?) 나기는 이윽고, 병원의 중앙에 뚫린 공간에 들어갔다. 그 나기의 뒷 모습에, 확연히 '핫'하고 숨을 삼키는 기척을 느끼고,켄타로우도 나 기를 따라 공간에 얼굴을 내밀었다. "와......!" 그도 숨을 삼켰다. 그곳에는 초록빛이 넘쳐 있었던 것이다. 대부분은 잡초이겠지만, 하지만 생생한 푸른 빛과, 흰색과 노란 색의 꽃이 그곳을 마치 남쪽 섬의 낙원 처럼 장식하고 있는 것이다. "하..... 이곳은......" 켄타로우는 안으로 들어가, 위를 올려다 보았다. 그곳은 뻥 뚫려 있어서, 게다가 내부의 벽면 아곳 저곳에서 빛이 반사해서 바닥까 지 도달하고 있다. 거울이다. "......그렇군. 이런 취광을 하고 있었던 것인가. 밖으로부터 보면 별 볼일 없는 건물이지만, 안에는 자연이 있다, 라고 하는-" 물론, 옛날에는 잘 정비된 수목을 정연하게 기르고 있었을 테지만, 망할 때에 그 것들을 들어내버렸으리라. 하지만 그 '환경'만은, 그곳에 푸르름을 계속해서 길러 내 고 있었던 것이다. "대단한 걸, 응 나기-" 라고 나기 쪽을 돌아본 켄타로우는, 일순 말이 막혀버렸다. 나기가 울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눈을 크게 뜨고, 입술을 부들거리면서, 정원을 앞에 두고 망연하게 눈물을 흘리고 있는 것이다. "'굉장한 걸, 이건......'" 나기는, 마치 누군가의 대사를 그대로 읊는 듯한 어투로, 그렇게 중얼거렸다. 켄타로우는 말을 잃고, 그런 나기를 바라볼 뿐이다. 나기는 비틀비틀 걸어서, 이전에 벤치였던 듯한, 지금은 잡초에 둘러쌓인 물체의 위에 앉았다. 그리고 고개를 숙이고, 무언가 중얼중얼 혼잣말을 하고 있다. 그 모습이 묘하게 어린애틱해서, 켄타로우는 점점 걱정이 되어갔다. "이, 이봐......" 조심 조심 말을 건다. 그러자 나기는 갑자기, "-무엇이 되고 싶어?" 라고 말을 걸어왔다. "에?" "너, 장래 무엇이 되고 싶어?" 고개를 숙인 채 물어온다. "무, 뭐야 갑자기-" "난 무엇이 된다고 생각해? 무엇을 해야 좋다고 생각해?" 작은, 감정이 없는 어투였다. "무엇이, 라고 해도- 너는 이미 정의의 사자잖아." "될 수 있는걸까, 나는- 정말 그런 것이?" "아니, 그러니까 말야-" "'되면 되잖아'인가...... 가볍게 말해버렸어, 정말로." 나기는 훗,하고 희미하게 웃었다. 그리고 침묵해버린다. 그 어깨는 정말로 힘없이 보여서, 불꽃의 마녀가 실제로는 아직 일개의 여자 고교 생에 지나지 않는 거다라는 것을 생각하게 하는데에 충분한 연약함을 보여주고 있 다. "......잘 모르겠지만 말이야." 켄타로우가 조심조심 이야기를 한다. "나는, 너라면 '될 수 있다'라고 생각한다고. 분명히 될 수 있어. 그렇게 생각하 고 있으니까, 나는 이렇게 네게-" 협력, 이라고 말하려던 켄타로우는 망설였다. 과연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이 나기에 게 도움이 되고 있는가 어떤가 불안해졌기 때문이다. 단지 발목을 잡고 있는 것으로, 쓸때없는 참견을 하고 있는 것 뿐이 아닌가, 라고 생각해 버리는 것이다. "그, 저 말이야-" "......" 말없는 나기를 앞에 두고, 켄타로우가 어쩔 줄 몰라 하고 있자, 나기가 다시 당돌 하게, "-생각해봐요." 라고 말했다. "될 수 있는지 어떤지, 생각해 봐줘요." 라고. "......" 켄타로우는, 그런 것 생각할 것까지도 없어, 라고 생각했지만, 나기의 필사적인 어조에 결국, "......알았어. 생각해 보지." 라고 대답했다. 그러자 나기는, 꾸욱, 하고 손바닥으로 눈물을 닦았다. 그리고 얼굴을 들었을 때, 이미 그곳에 있는 것은 언제나의 나기의 얼굴이었다. "-고마워." 부끄러워하는 듯이 그렇게 말했다. 둘의 머리위에는, 떠오르는 아침해를 받아 다시 하나의 거울이 반사해, 반짝, 하 고 빛났다. "Style" closed. ------------------------------------------------------------------------------ 『창작 - 쓰기-번역란 (go ANC)』 726번 제 목:[번역] 여명의 부기팝 - 4.하늘만이 알고 있는 올린이:루리코 (박한빈 ) 02/02/15 14:34 읽음:135 관련자료 없음 ----------------------------------------------------------------------------- - 들어가기 전에 무단-전제-는-세계의 적입니다- * 병원의 중앙 개방된 부분에 설치된 거울이 태양빛을 반사해, 반짝, 하고 빛났다. "......읏" 4층의 복도를 걷고 있던 키스기 마키코는, 그 돌연적인 섬광에 눈을 가늘게 떴다. 27세의 젊은 여의사인 그녀의 곁을, 링거액을 늘어뜰인채 화장실에 가는 입원 환자 나 간호사등이 스쳐 지나간다. 그녀는 발작적으로 떠올라오는 충동을 그들에게 들 키지 않토록 어떻게든 억눌러 숨긴다. "......" 정말 쓸때없는 것이 있다고 생각한다. 본래 태양빛이 다다르지 않는 개방부의 바닥 에 정원을 만들자고 말했던 것은, 병원의 출자자의 한사람으로 최대의 원조를 한 테라츠키 쿄우이치로씨였다고 하지만, 그 때문에 이 "굴뚝"같은 모양의 병원의 내 벽부에는 무수한 거울이 주욱 늘어서 있어, 빛을 구멍의 바닥까지 도달하도록 되어 있다. 물론 빛의 대부분은 본래의 목적대로 지면에 다다르고 있지만, 때때로, 각도 가 맞아버려 병원내부에 빛이 직접 비치는 일이 있는 것이다. 그것을 목적으로 한 일광욕하는 곳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장소에서 빛이 눈에 들어오면, 마키코는 굉 장히 짜증스러운 기분이 된다. 신고 있는 슬리퍼가, 발 언저리에서 보통때보다 아주 조금 격하게 딱 딱 하고 울린 다. "......ㅕ주마." 입속으로만, 타인에게는 결코 들리지 않는 말을 중얼거린다. "..........여주마." 그래도 그녀는, 본래의 일인 카운셀링을 위해 병실으로 향한다. 정신과의 그녀의 일은 장기입원으로 기분이 울적해진 내과, 외과의 일반 병동 입원 환자들의 위로역이 주이다. 외래환자 쪽도 때때로는 - 다른 의사의 예정이 빡빡하 거나 할 때는 진찰한다. 그녀는 개인 병실에, 노크도 하지 않고 갑자기 들어갔다. 침대 위에는, 한명의 남자가 멍하게 상체를 일으킨 채 굳어 있다. 남자의 병명은 당뇨병으로, 정신과의 환자가 아닌데도, 마치 분열증 처럼 눈빛이 멍한 채 표정에 의지가 느껴지지 않는다. 그리고 그것을, 마키코는 똑같은 차가운 눈으로 바라본다. "시노키타씨-" 부르는 목소리도 건성이다. 남자는 멍하게, 뻑뻑한 동작으로 마키코 쪽을 향한다. "......" 대답을 하지 않는다. "누군가가 문병을 왔어요?" "......" "이런, 역시 아무도 오지 않는군요." 비웃듯이 말했다. 그리고 남자의 옆까지 다가왔다. 남자의 어깨에 마키코가 손을 얹은 그 순간, 남자는 부들, 하고 크게 경련했다. - 아니, 떨었던 것이다. 그 얼굴에는 표정이 떠올라 있었다. 눈을 크게 뜨고, 입술이 반쯤 열려서 부들부들 떨리고, 그 안에는 이가 딱딱거리며 울리고 있다 - 공포에 떨고 있다. "외로운가요, 시노키타씨-" 마키코는 여유있는 움직임으로, 그 팔을 남자의 목에 감는다. "회사를 위해서 분골쇄신하며 일했는데, 부인에게는 이혼당하고, 회사에서도 강등, 게다가 오랜 기간의 접대 생활때문에 간장은 회복되기 어려운 처지가 되었지. 일단 은 회사도 병가를 인정해 주고 있지만, 그것도 언제까지 유지할까는 - 보험이 끊겨 버린다면, 어떻게 해서 입원비용을 지불해야 좋을까나?" 달콤한 목소리로 귓가에서 속삭인다. 남자의 안면은 창백하게 바들바들 떨리고 있다. 마키코의 말도 귀에는 들어오지 않 는 듯 하다. "......우, 우우" 입으로부터 괴로운 듯한 신음소리가 새어나온다. 그 뺨을, 갑자기 마키코가 양손으로 거칠게 움켜잡았다. "-이쪽을 봐라" 갑자기 난폭한 어조로 말하고, 남자의 얼굴을 억지로 자신의 쪽으로 향하게 했다. "-히익...!" 남자는 더 이상, 떨지도 못한 채 경직된다. "......그렇다. 좀 더. 좀 더 좀 더 마음 깊은 곳으로부터 공포에 질리는 게 좋아. .....!" 빙긋 웃으면서, 마키코는 오른손가락으로 남자의 입술을 훑는다. 그리곤, 휙, 하고 손가락을 돌려 자신의 얼굴을 가리켰다. 그리고 직후, 갑자기 자신의 왼쪽 눈에 그 손톱이 긴 손 끝을, 푸욱, 하고 뿌리 끝 까지 찔러넣었다. "......!" 남자는 경악해서 입을 벌렸다. 마키코는 아무일 없다는 듯, 손가락을 뽑아낸다. 눈알이 꽃힌 채로 함께 빠져나왔 다. 시신경이 주욱 늘어져 있다. 얼굴에, 큰 구멍이 하나 뚫려 있다. "재주야, 별 것 아닌 재주-" 마키코는 산들바람처럼 속삭이지만, 하지만 어떤 메이크 업을 해도, '얼굴에 뚫린 구멍' 같은 것이 새일 리가 없다. 평범한 인간으로는, 절대로 불가능이다. 그렇다, 평범한 인간이라면-. 결국, 평범하지 않다면-. "우후후후......" 조용하게 웃고, 그녀는 다시 눈알이 붙은 손가락을 구멍에 찔러 넣는다. 그리고 그 위에 눈꺼풀을 닫고, 천천히 손가락을 빼낸다. 이번엔 눈알은 속에 남겼 다. 두, 세 번 깜빡깜빡 눈썹을 계속 움직여, 그리고 뜬 그 아래에는 이미, 아무 일도 없었던 듯 눈알이 원래대로 돌아와 있다. 그 동공이, 확실히 시력을 갖고 있는 것 을 증명하는 듯이 집점을 맞췄다. "......히, 히익...!" 남자가 목으로부터 비명이 되지 않는 숨소리를 흘렸다. 이 세상의 극한적인 공포를 보게 되어, 완전히 움츠러 들어버린 듯한 남자의 팔에 연결되어 있던 링거액을 당겨 뺐다. 그리고 그 관에 연결되어 있던 상처부위에, 마 키코는 갑자기 콱 하고 입술을 붙였다. 그리고, 남자의 혈액을, 주욱, 하고 소리를 내며 빨아마셨다. 그것은 공포로 인해 분비액이 섞여 성분이 변화해, 쓴 맛이 나고 있었다. 그것을 쩝쩝 하고 입을 다시 면서, 지치지 않고 계속한다. 실컷 1분정도 그렇게 하고 있더니, 마키코는 천천히 얼굴을 떼었다. 달콤한 향기가 병실에 충만하고 있다. 남자가 당분이 섞인 오줌을 싸버렸던 것이다 . "이런 이런, 또에요, 시노카타씨." 마키코가 다시 비웃었다. "아, 아아......" 남자는 경직된 채로 움직일 수가 없다. 거기에 마키코는 링거액 관을 다시 꽂는다. "어쩔 수 없군요." 마키코는 간호원 호출 버튼을 누른다. 그리고 남자의 귓가에 속삭인다. "......미쳐버린다면, 내 병동에 오게 되요. 시노키타씨. 그렇게 되면 더욱 더 내 가 '맛 볼' 기회를 늘리는 것이 되니까 말이지요-" 남자의 신체가, 부들, 하고 경련을 일으켰다. 그에게는 도망갈 길은 어디에도 없이 , 공포에 계속 떨 수 밖에 없는 것었다. 그곳에 간호원이 왔다. "아- 싸버렸나요오?" 질린 듯이 말한다. 그리고 그녀는 투덜투덜거리면서 시트를 갈기 시작했다. 그것과 교차해서, 마키코는 병실로부터 나왔다. 아무 일도 없었던 얼굴을 하고 있었다. "아차......" 알아차리고, 왼쪽 눈 밑의, 한방울 남겨져 있던 자신의 피를 손 끝으로 닦았다. 물 론 누구도 그것을 알아차리지는 못했다. 그리고 그녀는 태연한 얼굴 아래로, 그 입 속으로 누구에게도 들리지 않을 정도로 중얼중얼 중얼거리고 있다. "......부족해. 이런 걸론 부족해. 좀 더 좀 더 좀 더 좀 더 좀 더 좀 더 좀 더 좀 더 좀 더 좀 더 좀 더 좀 더 좀 더 좀 더 좀 더 좀 더 좀 더 좀 더 좀 더 좀 더 좀 더 좀 더 좀 더 좀 더 좀 더 좀 더 좀 더 좀 더 좀 더 좀 더 좀 더 좀 더 좀 더 좀 더 좀 더 좀 더 좀 더 좀 더 좀 더 좀 더 좀 더 좀 더 좀 더 좀 더 좀 더 좀 더 좀 더 좀 더 좀 더 좀 더 좀 더 좀 더 좀 더 좀 더 좀 더 좀 더 좀 더 좀 더 좀 더 좀 더 좀 더 좀 더 좀 더 좀 더 좀 더 좀 더 좀 더 좀 더 좀 더 좀 더 좀 더 좀 더 좀 더 좀 더 좀 더 좀 더 좀 더 좀 더 좀 더 좀 더 좀 더 좀 더 좀 더 좀 더 좀 더 좀 더 좀 더 좀 더 좀 더 좀 더 좀 더 좀 더 좀 더 좀 더 좀 더 좀 더 좀 더 좀 더 좀 더 -좀 더 압도적인 붕괴가, 그 공포가 필요해...... 이런 걸론 부족해......" 그 눈에는 굉장한 절망과, 그것 이상으로 굉장한 굶주림이 번쩍번쩍 깊숙한 곳에서 빛나고 있다. 1. 『사람은 눈 앞의 일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하는 말은 틀리다. 사람은 눈 앞의 일' 조차' 보이지 않는다.』 - 키리마 세이이치 <사람이 사람을 죽일 때> "마키코, 너 또 최근, 아버지의 연구실을 쓰고 있는 것 같아." 어느 날, 마키코는 어머니에게 식사하는 자리에서 그런 말을 들었다. 자리에는 언 제나처럼 둘 뿐이다. "아아. 거기에 있으면 마음이 편해요." 그녀는 조용히 대답한다. "뭔가 하고 있니? 병원 쪽의 일?" "사소한 잔업같은 거에요. 신경 쓰지 말아. 시끄럽게 하지도 않잖아요?" 마키커는 전혀 동요하지 않는다. 어머니가 비밀을 알아차릴 리 없다고 완전히 업신 여기고 있다. "하지만 마키코, 한밤중까지 병원에서 일하고, 그리고 돌아와서도 일이라니." 그래서 어머니가 또 틀에 박힌 말밖에 하지 않는다. "할 수 없는 걸. 일하지 않으면 먹고 살 수 없고." "하지만 말야, 마키코-" "어머니는 걱정하지 않아도 되요. 나는 의사에요? 신체에 관한 것은 내가 가장 잘 알고 있어." 마키코는 조금 짜증스런 어투로 말했다. "하지만 말이지, 마키코- 일에 열중하는 것도 좋지만, 너도 언제까지나 혼자로 있 어선 안되잖아." "또 그 이야기-" 마키코는 질린 듯한 소리를 내었다. 그로부터 이 부모자식은 늘상 하는 이야기를 계속 하고는, 결국 중요한 문제에는 접근하지도 못했다. 그녀의 사랑스러운 딸이 이미 인간으로서 존재하는 것을 그만두어 버렸다는 것을, 모친은 상상도 하고 있지 않다. 키스기 마키코는 올해 60세가 되는 어머니와 둘이서 살고 있다. 자택은 둘에게는 지나치게 넓은 저택으로, 이것은 죽은 아버지의 전대에 세워진 것으로, 지금에 와 서는 단지 낡아 빠진 집이다. 실은 이미 이 집은 그들의 소유가 아니다. 빚 저당에 오랜 예전에 들어가버려 있다 . 하지만 살 사람이 없어서, 그대로 그들이 관리를 겸해서 계속해서 살고 있는 것이 다. 부동산 업자가 "팔렸습니다" 라고 말한 그 순간에 그들은 쫓겨난다. 그녀처럼 의학박사였던 아버지의 실험실은, 마키코에게 있어서 가장 안심할 수 있 는 장소다. 밖으로는 '파산한 가정의 아가씨' 라고 비웃음을 사는 그녀에게 있어서 는, 그곳만이 유일하게 세상과 관계없이 이전의 풍요했던 시대의 기분에 젖을 수 있는 곳이었던 것이다. 그러니까 마키코가 '약'을 발견해서, 몰래 조사하기 시작한 때도 모친에게는 특별 하게 이상한 눈으로 보인다던가 하지는 않았다. 언제나 있던 일이다, 라고밖에 생 각하지 않았던 것이다. 하지만, 남편을 먼저 떠나보내고 현저히 늙어버린 이 모친이, 만약 주의 깊게 딸을 관찰하고 있었다면, 어쩌면 그 '변화'를 알아 차렸을지도 모른다. 딸이, 최근 묘하게 기운이 넘쳐서, 그 눈이 번쩍번쩍 빛나기 시작한 것을. * 모든 것의 시작은, 2개월 전, 그녀가 담당하고 있던 환자의 병실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사용한 앰플을 발견한 때로부터였다. 그것은 자고 있는 환자의 침대 밑에, 흔한 쓰레기보밖에 보이지 않는 형태로 놓여 있었다. 그 아무것도 아닌 듯 놓여져 있는 모습은, 흔이 언제나 걷는 길에 왠지 모르게 굴 러가는 야구 공처럼, 어찌 되었도 좋은 것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그것에 이끌렸다. 그것을 정리해 넣어, 그리고 숨겼다. "......아무것도 아니야." 발견한 때에, 침입자의 소동으로 달려온 경비원에게도 그렇게 말했었다. 어째서 그 존재를 다른 자에게 알리지 않았던 것인가, 지금에 와서도 잘 알 수 없 다. 하지만 그 직후, 그 '약'이 있었던 병실의 환자가 원인도 알 수 없이 나을 기미가 전혀 없던 어려운 병으로부터 기적적으로 회복한 것이었다. (......이것 때문일까?) 그녀는 앰플의 액체를, 몰래 자택의 실험실에서 신중하게 조사해 보았다. 양이 적 어서, 없어지지 않도록 신경을 썼다. 그리고 실험용 쥐에게 극미량을 주입해 봤을 때, 놀랄 수 밖에 없는 일이 일어났 다. 쥐의, 행동속도가 배가한 것이다. 보통 쥐의, 대략 3배에 가까운 반사신경과 판단 력을 나타낸 것이다. 그것 뿐만이 아니라, 쥐의 신체는 거의 '불사신'이라고 밖에 말할 수 없는 강인함을 보였던 것이다. 다리를 절단해도, 다시 재생하는 것이었다. 신체의 구조로부터 말해서는 거의 생각할 수 없는 현상이었다. 의학상의 상식이 근 본부터 발칵 뒤집히는 사태였다. (......이것은 이미, 쥐라고는 할 수 없어.) 그녀는 혼자서 은밀히 실험하면서, 그렇게 판단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진화한 별종의 생물이 되어 있다 - 그렇게밖에 생각할 수 없었다. 쥐는, 목을 자르는 것으로 겨우 숨이 끊겼다. 하지만 그래도 그 목은 수초간이었지 만, 자른 후에도 분명히 외부 세계를 인식하고 있는 기색을 보였다. 그것을 본 순 간, 마키코는 등줄기가 떨려오는 것을 자각했다. 그것은 결코 전율이라던가 공포라 던가 만에 의한 것은 아니었다. 그 신생명의 경이적인 힘에, 감탄이 끓어오르는 것 을 그녀는 자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역시 누구에게도 그 약의 일을 알리지 않았다. 상사에게 알린다면, 틀림없이 그들은 그것을 자신의 공적으로 해버릴 터이다. 그것 이 증오스러웠다-라고 하면, 그건 그럴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것뿐만은 아닌 듯한 느낌도 들었다. 왠지 모르지만, 이 약의 일을 누구에게도 알려서는 안된다, 라고 하는 느낌이 들어 어쩔 수가 없었던 것이다. 혹은 - 그렇다, 이미 이 때에는, 그녀는 이미 '인간' 쪽에는 서 있지 않았던 것일 지도 모른다. * 어느 날, 그 문제의 앰플 발견 장소에 있던 환자인 키리마 나기가 병후 경과의 검 사를 위해서 방문했다. "오랫만이네, 나기양" 마키코는 평정을 가장하면서, 외래접수의 대기실에서 소파에 앉아 있는 나기에게 말을 걸었다. 마키코는 입원중의 카운셀링 담당이었으니까, 이미 나기와는 직접적 인 관계는 없으니까 평범한 이야기 조이다. "아아, 선생님도 변하지 않네." 그녀는 가볍게 던진 말에 대답을 해왔다. 막대한 유산상속자인 나기는, 자신에게 다가오는 어른에게 결코 마음을 전면적으로는 열지 않는다. 라고 해서 딱딱하게 아 무런 대답도 하지 않는 것도 아니다. 나기는 14세로는 이미 꽤나 세상사에 익숙해 져, 어른스러워져 있다. "하지만, 솔직히 말해서, 지금도 나, 네가 어떻게 해서 나았는가 모르겠어." 마키코는 둘러가지 않고, 갑자기 물어봤다. 어차피 머리 좋은 나기는 유도심문에는 걸리지 않는다. 정신과 의사로서의 관심, 이라고 하는 것으로서 곧장 나아가는 쪽 이 빠르다. 나기는 생각한대로, 싱긋, 하고 웃었다. "선생님은, 역시 심리적인 거라고 생각했었지?" "-뭐어, 그래. 솔직하게 말해서." "응, 뭔가- 실은 나도, 지금은 그랬던게 아닐까, 라는 기분도 들어." 드물게 솔직한 어조여서, 마키코는 '어마'하고 생각했다. "......짐작가는 바가 있어?" "응. 나......어떤 사람을 만났었어. 그로부터, 뭔가 마음이 굉장히 가볍게 된 듯 한 기분이 들어서, 그래서 어쩌면, 그 때문에 나은 게 아닐까, 라고." 나기는 담담하게, 온화한 태도로 이야기한다. 거짓말을 하고 있다, 라고 하는 느낌은 없다. (......그러면, 이 아이는 자신이 약을 투여받았을지도 모른다는 걸, 전혀 모르고 있는건가?) 그런 인상이 있었다. 그렇다면 이 아이에게 아무리 추궁해도 소용없다. 아니 그것 만이 아니라 정보를 주는 것을 피하지 않으면 안된다. "헤, 헤에......그거, 어떤 사람이었어, 남자?" 마키코는 한시빨리 떨어지고 싶은 내심을 감추고, 일단 이야기를 계속한다. "이상한 녀석이었지. 지금은 이미 없어. 어딘가 사라져버렸다. 찾고 있지만, 하지 만 ......아마 찾지 못할거야. 그런 느낌이 들어." 나기는 조용하게 말했다. 마키코는 어찌되어도 좋으니까, 애매한 맞장구를 치고, "사랑, 이었을지도 말이지." 하고 적당한 말을 해댔다. 그러자 나기는 "헤헷" 하고 웃었다. "잘 모르겠어, 이게. 아버지였다면 뭐라고 할까." 나기의 죽은 아버지 키리마 세이이치는, 인간의 마음을 추구했던 작가이다. 마키코 도 그 책은 읽은 적이 있다. 의학적인 정확함 같은 것은 물론 없지만, 뭐라고 할까 직감적으로 잘라 단언하는 재미는 있다, 라는 느낌을 가지고 있다. "첫사랑은 이뤄지지 않는다, 라고 말하지. 잊어야 하는 거네." 마키코는 이야기를 끊기 위해 일반론으로 그렇게 말했다. "응. 그렇겠지만, 하지만 말야, 뭔가-" 나기는 갑자기 얼굴을 들어, 마키코를 바라보았다. "선생님, 선생님은 어째서 정신과 의사가 되자고 생각했어?" "에?" "나말야, 이제부터 어떻게 해야 좋을지 잘 모르겠어. 선생님은 어째서 그 진로를 선택한거지?" "......" 갑자기 물어와서, 마키코는 허를 찔렸다. 어째서, 라고 말해도 곤란하다. ......하 지만, "글쎄......겁이 많았었으니까, 였을까." ......정신이 들자 그렇게 말하고 있었다. "? 어떤 의미?" "정신분석이란 건, 결국? '원인 모를 공포'라고 하는 것의 해체라고 하는 부분이 있는거야. 나는 어린 시절 굉장히 무서움을 탔기 때문에, 어째서 공포 같은 것이 있는걸까, 라고- 그것을 뒤쫓다가 보니 여기까지 다다랐다, 라는 느낌일까나." "흐응...... 자 말이야, 어쩌면-" 나기가 더욱 더 무언가 말하려고 했을 때, "키리마씨, 3번 창구로 와주세요......" 라는 안내방송이 들어와, 나기는 이야기를 도중에서 끊고 일어섰다. "......불렸군. 자, 선생님" 그녀는, 휙, 하고 손을 들어보였다. "아아, 안녕, 나기양" 마키코도 가볍게 손을 흔들었다. 이것이 이 병원내에서의 둘의 최후의 만남이었다. ......이 뒤에 그녀들이 만나는 것은 '암흑'속에서가 된다. * [약]이 생명체에게 무언가의 변화를 발생시키는 것을 알고 나서부터, 마키코는 그 정체를 조사하는 것보다도 어떤 일이 마음에 걸려서 마음에 걸려서 참을 수가 없어 져 버렸다. 그것은 다름아닌- (인간에게 주입한다면 어떻게 되는걸까?) -라고 하는 것이었다. 실험설비가 그다지 있다고는 할 수 없어서, 원숭이에게 사용해 본다, 라고 하는 것 은 불가능했다. 그같은 자원은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환자에게?) 자신이 진지하게 그런 것을 생각하고 있는 것을 깨닫고, 점점 마키코는 두려워져 왔다. 물론 그런 것은 가능할 리가 없다. 그건 당연한 것이다. (하지만, 환자 중에는 무슨 일을 당해도 전혀 반응하지 않는 산 송장 같은 자들도. ..) (......아냐 안돼 안돼 안돼 안돼! 무슨 일을 생각하고 있는거야 , 나는!) 그렇다면, 그냥 이 정도로 연구는 그만두고, 이 '약'의 일을 세상에 알릴까? 하지만, 문제는 이 '약'을 누가 만들었는가, 라고 하는 것이었다. 이런 경이적인 약품이 존재하고 있음에도, 누구도 그 존재를 모른다, 라고 하는 것은, (감춰져 있어......) 라고 밖에 생각할 수 없다. 그것이 어째서 나기의 병실에? 의문은 떠오른다. 하지만 그녀는 이런 것을 생각할 때마다, 역으로 이렇게도 생각 해버리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감춰져 있다고 하는 것은, 내가 몰래 이것을 써버려도 들키지 않 는게 아닐까나......?) (그것도, 내 자신에게-) 불사신이 되는 약을, 자신에게 사용한다- 자신에게. 그 생각은, 마키코의 마음에서 손쓸 도리 없이 떠올라 오는 것이었다. 2. 『당신이 타인에게 무언가를 숨기고 있을 때, 세계는 그 몇십배의 진실을 당신에게 숨기고 있다.』 -키리마 세이이치 <'무지'의 증식> 거리에 엽기적인 사건이 빈발하기 시작했다. 아직 10대의, 소녀가 차례차례로 살해되어 가는 것이었다. 게다가 그것은 심상한 죽음이 아니었다. 피해자는 모두 두개골을 해체 당해 있었던 것이다. 하악골과 상악골이 깨끗하게 빠져, 이건 얼핏 보기에는 알수 없지만 척수도 머리로 부터 빠져서, 그리고 머리의 피부는 절단되지도 않고 그대로 펴져 있었던 것이다. 게다가 그 두부(頭部)의 속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머리 속의 것들 모두가 깨끗하게 , 그야말로 개가 핥아낸 듯이 깨끗이 비워져 있었던 것이다. 그것만을 보고 있으면 , 마치 만화의 등장인물이 '머리 크기 정도로까지 입을 크게 벌리고 있는' 것처럼 밖에 보이지 않는 시체의, 머리 속에는 아무것도 없는 것이다. 복잡한 구조를 하고 있는 두개골 속에 있는 척수가 꽉 끼여 있는 대후두공(大後頭孔), 그리고 혈관과 호흡관이 지나고 있는 몇 개인가의 구멍으로부터 내용물을 빨아내 버렸다라고 밖에 생각할 수 없다. 도대체 어떤 방법으로? 무슨 이유로 이런 식의 살인을? 여러 가지 가설이 교차했지만, 어느쪽도 이것은 정신 이상자의 범행이라고 하는 시 점에서 중론은 일치하고 있었다. 『......글쎄요, 혹은 범인은 지성이라고 하는 것이 근본부터 잘못되어 있어서, 뇌 라고 하는 것에 과잉한, 말하자면 주술적인 집착을......』 텔레비전에서 떠들고 있는 의사의 말에, 키스기 마키코는, 푸훗, 하고 희미하게 웃 음을 흘렸다. "뭐에요?" 같이 휴게실에서 텔레비전을 보고 있던 인턴이 그녀 쪽을 바라보있다. 인턴은 본래 병원 안에서는 허드렛 일을 하는 최하층 인종이지만, 마키코도 (표면적으로는) 입 장적으로 닮은 처지라서, 둘은 거의 말을 놓고 있다. 인턴은 아무것도 모른다. "아니, 꽤나 화면발이 잘받는 선생이군, 이라고 생각해서." TV에 나오고 있는 것은 많은 저서를 내고 있는 모 대학의 조교수였다. 이 사건으로 여러 방송에서 모셔가려고 안달하고 있다. "하하, 그렇네요. 이야기에 내용이 없어도, 얼굴이 받쳐주니까 TV형이겠네요." 가볍게 웃는다. 하지만 곧 그는 진지한 얼굴을 하고, "키스기 선생님은 이 사건 어떻게 생각하세요? 내게는 전혀 짐작이 가지 않아서." 라고 물어왔다. 마키코는 조금 쓴웃음을 짓고, "위대한 전문가는, 이런 극단적인 사건에 가볍게 관심을 가져서는 안된다, 라고 원 장선생님이라면 말할거야." 라고 말하자, 그도 쓴웃음을 지었다. 이 병원 내에서는 이 사건에 대해서는 터부시 하는 분위기가 되어 있었다. 뭐라해도 '사건현장에 가깝다'라는 것으로 경찰이, ' 그럴듯한 환자는 없나'라고 함부로 물어 와서 폐를 끼치고 있는 탓도 있다. "뭐어, 하지만, 확실히 이 TV의 선생이 말하는 대로가 아닐까." "뇌에 대한 과잉한 관심말입니까. 하지만 우리들에게는 팍 하고 닿지 않는걸요. 뇌 같은 건 언제라도 보고 있으니까." 그는 다시 웃었다. 병원에는 포르말린에 담근 뇌의 샘플이 얼마든지 있다. 그것들 은 사람의 주먹만한 크기밖에 되지 않아, 전혀 신비스러운 느낌 없는 단지 잿빛의 물체다. 주술적이다 뭐다라고, TV에서는 가볍게 말하고 있지만 공포영화에서 보는 듯한 존재감이나 놀라움은 진짜에는 없다. 그야말로 정육점의 점두, 와 큰 차이 없 는 것이다. 그러니까 예의 주술 같은 것도, 이상한 분위기는 주변의 장식뿐이라던 가 그렇다. "하지만 두개골의 해체라니, 꽤나 고도의 지식은 가지고 있군요. 도구를 사용하고 있겟지만...... 역시 매니아일까나." 그 자신, 그 태평한 말씨는 매니아처럼 보인다.. TV의, 사건현장영상을 보면서 그 는 계속 말한다. "해부 그 자체가 목적이라던가. 죽이는 것 그 자체에 무언가의 쾌락을 느낀다던가. .... 어떨까요?" "글쎄." 마키코는 인턴을 옆눈길로 보고 있다. 그 눈매는, 소름이 끼칠 정도로 차갑다. 그리고, 낼름, 하고 입 속에서 혀를 꿈틀거렸다. (......형편없는 단맛이네. 이녀석을 공포에 떨게 해도, 쓸만한 맛이 되질 않아.) 지금의 그녀는, 인간이 어느 정도 정신적인 강함을 가지고 있는가가, 손에 잡히듯 이- 아니 혀로 핥듯이, 안다. 강한 인간일수록, 그녀에게는 '쓰고', 약하면 약할수록 '단' 것이다. 감이라던가 이미지라던가, 그런 차원의 이야기가 아니다. 그녀에게 있어서 그 감각 은 얼음이 차다라고 하는 것과 같은 확실함이 있다. 그리고 그것들로부터, 그녀는 그 인간의 '약점'을 아는 것도 쉽다. 예를 들면, 이 인턴...... "하지만 의료관계자가 범인이라고 한다면, 이건 큰 문제가 되요, 정말로." 아직 태평하게, 그런 말을 하고 있다. "뱀 굴을 들쑤신 듯한 소란이 일겠지." 마키코가 슬쩍 그렇게 말하자, 인턴은 힉, 하고 그녀 쪽을 보았다. "뭐, 뭐라고요?!" 목소리도 떨리고 있다. "자주 말하잖아, 그런 식으로. 벌이었던가?" 마키코가 농담조로 말하자, 남자는 겨우 평정을 되찾았다. "아, 아-...... 그렇지요, 관용구인거로군요." "뱀, 싫어해?" "아, 아니 그런 게 아니고." 하지만 그 얼굴에는 식은땀이 삐질하고 맺혀있다. 이 남자의 과거에, 뱀에 얽힌 어떤 일이 있었는가까지는 마키코는 모른다. 하지만 성적인 것에 얽힌 트라우마가 있는 것은 안다. 뱀과 닮은 것, 결국 남자의 성기에 당했다던가 그 비슷한 이유일 터이다. 혹은 그 남자에게 당한 것이 첫 경험이었던 것일지도 모른다. 어쨌든 하반신에 뱀이 찰싹 달라붙어 있는 것이 마키코에게 보이니까. 키스키 마키코가 '약'으로부터 손에 넣은 것은 자신의 눈을 후벼내어도 아무렇지도 않은 재생능력이 있는 강인한 신체뿐만은 아니다. 적의 강함을 알고 '약점'을 알아내는 감각.....그것이 마키코가 가지는 주된 능력 인 것이다. 갑작스런 이야기지만, 그것은 자연환경에서 야생동물이 생존경쟁을 돌파하기 위해 서 무엇보다도 요구되는 능력 그 자체에 다름아니다. 그것이 극단적으로까지 예리 하게 된 형태로 구현화된 것이다. 물론, 그녀는 이미 이 능력을 활용하고 있다. 이 병원의 원장은 이미, 그녀에게 거 역할 수 없는 약점을 잡혀서 그녀가 생각하는 대로 움직인다. 그래서 그녀를 깔보 고 있던 간호원 몇명인가를 해고시키거나 했지만, 그 짓은 금방 질렸다. 이 능력은 그 정도의 일에 사용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런 병원을 빼앗는 것은 간단하지만, 그것도 전혀 하지 않았다. 만약, 이 능력을 잘 사용한다면 무엇이든 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신중하다. '약'을 만든 녀석들의 일을 생각하지 않으면 안된다. 당연히 이 능력이, 혹은 이것 과 닮은 능력의 일을 알고 있어, 그 대책도 새우고 있을 터이다. 그것을 경계하고 있는 것도 이유의 하나이다. 하지만, 이유는 또 한가지 있었다. 그리고 그 부작용이야말로, 그녀가 거리낌없이 능력을 사용해서 사업이라던가 뭐라던가를 시작할 수 없는 이유인 것이다. 이것이 세상에 알려진다면, 그녀는 완전히 세계를 적으로 돌리게 될 터이다. "뱀에 뭔가 있어?" 마키코는 여전히, 슬쩍슬쩍 인턴을 조롱하고 있다. 그는 그 단어가 나오는 것만으 로도, 얼굴이 새파래진다. "아, 아니 시시한 이야기이지만, 뭔가 기분이 나빠요. 그것 뿐이에요." 아까까지의, 살인사건을 앞에 두고 태연하게 웃고 있던 밝은 모습은 흔적도 없다. "프로이드의, 지금에 와서는 너무 고전적이어서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 정신분석이 라면, 뱀이라는 건 남근(男根)의 심볼인거지......" 마키코는 모르는 체 하는 어조로, 흥얼거리듯이 말한다. 인턴은 얼굴빛을 창백하게 하고, 부들부들 떨기 시작했다. "그, 그러니까 그런게 아니고, 벼, 별로 나는 그......." 마키코의 혀끝에는, 그의 '시큼한' 공포가 느껴졌다. 질려버릴 정도의 연약함이다. "......" 갑자기 흉폭한 충동이 끓어올라왔다. 이 약해빠진 생물을 산산조각내주고 싶다, 라고 하는 욕망이다. 발광직전의 공포로까지 몰아붙여서, 미쳐버리면 재미가 없으니까 그 아슬아슬한 선 까지 조롱해주고, 그리고 그 분비액이 섞인 혈액을 맛보고 싶어..... 아니 그 정도 로는 약하다. 인간의 입속에 자신의 머리째 쳐박고서 뇌의 마약물질이라던가 뭐라 던가 전부 남김없이 주욱 주욱 빨아버리고 싶다... 그래, 그 여고생들같이- '무, 무슨일이 일어난거야......?' '이건 꿈이야, 악몽인거야, 그래야만......' '이런 일 있을 리가 없어.....' '도와줘, 누군가 도와줘......!' .......말조차 되지 못한 비명, 단말마, 그리고 공포가 인간의 체내에서 만들어내 는 분비물- 인간의 공포가, 그녀에게 있어서는 최고의 쾌락이었다. 하지만- 하지만 지금은 곤란하다. 지금 여기서 이 남자를 죽여버려서는 증거가 남아버린다. 그리고 이런 남자는 공포의 극한까지 몰아세워도 별 재미가 없는 것이다. 참지 않 으면 안된다. 이것은 성충동과 비슷할 정도로 그녀에게 있어서는 절실한 감각이어서, 결국은 어 딘가로 쏟아내지 않으면 안된다. 하지만- 지금은 곤란하다. "-괜찮아? 얼굴색이 나쁜 것 같은데." 마키코는 어조를 바꿔서 인턴에게 상냥하게 말을 걸었다. "아, 아뇨 괜찮아요. 좀 지쳐있는걸까......" "최근엔 위급한 환자가 많았고 말이지. 무리도 아니야. 그러고 보면 야채쥬스라던 가 마셔?" "아아, 그 부원장님 추천의 것 말인가요? 솔직히, 나는 그건-" 인턴은 화제가 바뀌어서, 명백히 한숨 돌린 표정이 되어 있다. 목숨을 건졌다, 같 은 표정이었다. 설마, 정말로 그렇다고는 생각조차 하지 못하고 있을것이다. 그것을 알고 있는 것 은 마키코 뿐이었다. * 강한 자일수록 좋다. 그 원칙을 마키코가 알아차린 것은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은 때였다. 공포를 맛보 는 깊이가 비교가 되지 않는다. 이미 3개월에 다섯명, 두개골을 해체하는 것까지 해봤지만, 그 어느쪽도 그녀쪽에 서 볼때 굉장히 의지가 강한 자들뿐이었다. 후에 조사해보자(어쨌든 매스컴이 있는 것 없는 것 다 보도하고 있다)그 여자애들은 어느쪽도, 조금 특이한 것 같은 인간 들뿐이었다. 그리고 어리지만, 어쩌면 그것도 또한 '두려움을 모르는'것에 관계하 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단지 거기에 법칙성을 찾아내려고 하는 기색은 마키코에게는 별로 없다. 어찌됐든 일목요연하기 때문에. 찾아내는 것에는 고생하지 않는다. 거리를 걷고 있는 것만으 로 간단히 사냥감은 발견된다. 남자는 거의 없었다. 그녀가 찾고 있는 '강함'은 남자에게는 없는 것일지도 몰랐다 . 금방 공포에 질려버려서, 깊이라고 하는 것이 없다. 신장 180센티미터 이상의 큰 남자가 정신적인 약함에 있어서 세살박이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일이 흔하다. 때때 로 있는 강한 자에게는 안정이 결여되어 있고. 다만, 그렇기 때문에 지배하는 것이 간단하다, 라고 하는 면도 있다. 장기 입원 환자를 협박해 '공포'를 훔쳐먹어도, 누구도 그것과 싸우려고 하는 기색 을 보이지 않는다. 간단해서 좋았지만, 하지만 시시한 것도 사실이다. 간식거리도 되지 않는다. 역시, 철저하게 하는 것에의 욕구는 높아갈 뿐이다. (하지만, 시체를 어떻게 하는 방법을 찾아내지 않고서는......) 지금까지는 충동에 이끌려서 덮쳐버리고 있었기 때문에, 엽기사건이라고 밖에 생각 할 수 없는 흔적을 남겨버리고 있다. 이것으로는 결국 '약'의 제조자들 눈에도 띄 게 될 터이다. (어떻게든 하지 않으면......) 무언가 제대로 처리하지 않으면 안되었다. 좀더 안전히 저지를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하지 않으면. 그래, 딱 섹스에 있어서의 피임같은 방법이 필요하다. 그리고 지금까지의 사건에 관해서도 '범인'을 따로 날조할 필요가 있다. 매스컴이 나 경찰도 모두 범인은 남자라고 보고 있어서, 누군가 적당한 산 제물을 만들어버 린다면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녀에게의 의심도 사라져 없어질 터이고, 누구도 그녀를 추적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녀는 확실히, 현명하게 진보의 길을 나아가고 있다. 하지만 어째서 그녀로부터 '약'의 효과라고는 하지만 이같은 기아한 능력과 충동이 생긴 것인가는, 누구도 모른다. 이 세계 그 자체를 뒤엎어버리지 않는다고는 할 수 없는 키스기 마키코라고 하는 이물의 출현에는, 혹은 거대하고 부정확한 무언가의 방향성이 - 일그러진 운명이 그곳에는 있는 것인지도 모르지만, 그것을 아는 자는 이 지상에는 없다. 그 때는, 아직. * "-다녀왔어." 키스기 마키코는 그날도 언제나처럼 집에 돌아왔다. 어머니가, 한 집의 가장인 딸을 맞이한다. "지쳤지. 목욕물 데워놨어." "먼저 식사부터 할께." 그들은 언제나처럼, 일상적으로 식탁에 둘러앉는다. TV에서는 예의, 두개골해체사건이 보도되고 있다. "아아 무서워, 마키코, 너도 조심해, 정말로. 이게 무슨 일이람, 여자애만 노리다 니 말이지-" 어머니는 크게 몸을 떨어보였다. "그렇네-" 마키코는 건성으로 대답을 한다. 짖궂게도, 이 늙은 어머니의 약점은 '마키코'인 것이었다. 사랑스런 딸인 그녀에게 무언가가 일어나거나 하는 것이, 이 어머니의 정신에 참기 힘든 공포를 불러오는 것이다. -너무나 간단하다. 그녀가 자신의 정체를 알리는 것만으로, 이 어머니의 전세계는 무너져 버릴 터이다 . 너무나도 간단해서, 마키코는 지금까지 아무 짓도 하지 않는다. "......" 때때로, TV에 빠져있는 어머니의 옆얼굴을 보면서, 멍하게 '어떤 맛일까아'라던가 생각하고 있는 정도다. 지금은, 아직. TV에서는 뉴스가 바뀌어, 외국 대통령의 얼굴이 비춰져 나왔다. 그 주변에는 보디 가드들이 줄지어 있다. "......" 마키코에게는, 그 전원의 약점이 손에 잡힐듯이 보였다. 협박하면 모두, 완전히 그녀가 말하는 대로 된다. 최근에는, 마키코는 개인의 약점 이외에도, 더욱 큰 레벨의 능력을 획득하고 있다. 예를 들면 어딘가 대기업의, 무엇이 약점인가 알 수 있게 된 것이다. 인간이 개체 로 살아가는 생물이 아니라, 무리로 생활하는 생물인 이상, 그 무리 전체의 약점도 점점 감지가능하게 되어 왔다, 라는 것 같다. 그렇게 해서 숨통을 누른 몇갠가의 기업으로부터, 이미 정보를 그녀는 모으기 시작하고 있다. 그 중에는 '약' 제조원의 힌트까지도 포함되어 있다. TV속의 대통령을 보고 있자 '국가'의 약점을 잡기까지 앞으로 조금일것이다라고 생 각한다. '국가' 그 자체가 비명을 울리고, 공포에 몸을 떨 때, 그것은 어떤 맛이 날 것인가 ......? 혹은 좀더 큰 존재라던가 - 상상도 할 수 없는 정도의 것이 있을지도 모른다. "......" 하지만 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세상이 어떻게 되어가는걸까"같은 말을 한가 하게 하는 어머니의 옆에서 젓가락질을 할 뿐이다. 그 단계에서는, 아직-. 3. 「만약 당신이 전사로서, 싸움만을 위해서 살고 있다고 한다면, 당신의 삶의 목적 과 대등한 상대는 적의 무리에만 존재한다.」 -키리마 세이이치<고독과 신념> 키스기 마키코는 병원의 진찰실에서 혼자, 어느 인물의 파일을 보고 있다. 포트레 잇을 클립에 끼워, 얼핏 보기엔 카르테같지만, 하지만 그 인물은 이 병원에 입원하 고 있지도 않고, 통원 치료를 하고 있는 것도 아니다. 그녀기 요 사이, 거리에서 발견해서 체크해두었을 뿐인 소녀다. 그 소녀는 찻집에서, 울고 있는 친구를 위로하고 있었다. 어쩐지 그 친구는 남자에 게 마악 차인 듯 하다. 하지만 소녀는 안이하게 그녀만을 불쌍하다라고 밀하는 것 이 아니라, 남자 쪽도 나빴지만 친구 자신에게도 다소 책임이 있었던 것은 아닌가, 라고 하는 듯한 부분을 확실하게 이야기하고 있었다. 그리고 친구 쪽도, 그것에 대해 납득해 가는 것을 알 수 있다. 마키코는 조금 놀랐 다. 보통 실연한 여자애 따위는 굉장히 동요되고 있으니까, 자신의 과실 따위 인정 하고 싶어하지 않는 것이니까 말이다. 일반적으로는 꽤 알아채이지 못할 테지만, 그 소녀의 설득력, 머리 좋음은 굉장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굉장히 강하다- 그것은 훌륭한 강인함이었다. 마키코는 그 소녀가 공포에 떠는 모습을 상상하는 것만으로 무심결에 그 장소에서 덮쳐버리고 싶어졌지만, 필사적으로 참았다. 그리고 그녀의 일을 자유롭게 다룰 수 있는 남자에게 조사시켰다. 어쨌든 그녀는, 아직 중학생이었다. 13세이다. 지금까지의 최연소자라도 고교 2년생이었으니까, 이 어린 나이에는 마키코도 역시 조금 놀랐다. 이름은 스에마 카즈코. 역시, 좀 별난 아이라고 하는 소문이 돌고 있다. "......" 자료를 보면서, 마키코는 마음 속으로부터 욕망이 그만큼 끓어올라오는 것을 실감 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렇게 살해당하는 상대가 어리다면, 큰 사건이 되어버린다. 경찰도 매스컴도 떠들썩할 터이다. 당연히 '약'의 제조원에도 알려진다. 이건 신중히 하지 않으면 안되었다. 간단하게 충동에 맡겨서 저지르는 것이 아닌 제 1호로 하지 않으면 안될 터이다. 그때 그녀의 책상 위에서 인터폰이 울린다. "-선생님, 진찰시간입니다." "알겠어, 보내." 그녀는 자료를 정리해 넣고, 방에 가벼운 음악을 흘려보내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고 서 환자를 맞아들였다. "선생님, 들어주세요. 모두가 저를 나쁘게 말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 어쩔 줄을 모르겠어요-" "누군가에게 쫓기고 있는 듯한-" "......에-. ......아니, 뭐...... 하아." 환자들은 제각기 어찌되어도 좋은 것들을 굉장히 진지한 얼굴로 이야기하거나, 아 무것도 이야기하지 않고 침묵하면서 싱글싱글거리거나 하고 있다. 그것들에 대해 그녀는 척척 대응해 간다. 예전에는 그 나름대로 진심어리게 대해주려고 생각했던 적도 있었지만, 지금에와서는 이미, 단지 사무적이라고 할까 효율을 최우선으로 하는 상담밖에 하지 않는다. 그리고 그 쪽이 평판도 좋기도 하다. 그리고 어느 환자가, 묘하게 밝은 모습으로 이렇게 이야기를 걸어왔다. "선생님에게만 가르쳐 드리는 거지만, 조금만 있으면 세계는 끝장나버려요." "헤에, 그건 큰일이네." "네에, 정말 큰일이지요. 실은 세계에는 무시무시한 악이 존재하고 있어서, 그 녀 석이 드디어 활동을 개시한거에요." 굉장히 진지하게, 하지만 묘하게 실실 웃으며 말한다. "-흐응, 하지만 그녀석은 어째서 세계를 멸망시켜버리는거야?" "그 때문에 태어났기 때문이에요. 그러는 것 이외에 그 녀석이 갈 길은 없는 거에 요. 태어나면서부터 가지는 본능이라고도 할 수 있을까요, 운명으로 정해져 있는 겁니다." 어리숙한 얼굴로 그렇게 말한다. "그렇군, 곤란하네. 멈추게 할 수는 없는걸까." "불가능하지요." 기쁜듯이 끄덕인다. "자, 어떻게 하지?" "어떻게 할 방법이 없어요. 우리들은 담담히 포기하고, 그 앞에서 전멸할 수 밖에 없는 거에요. 공포에 떨면서 말이지요." "무서운거야?" "굉장히 무서울 겁니다." 그렇게 말하면서 환자는 실제로 굉장히 들떠있는 듯이 보인다. 마키코는 '훗'하고 희미하게 웃고는, "큰일이네." 하고 다른 사람 이야기처럼 말한다. "정말 큰일이에요." 환자는 혀를 내밀고 꼬리를 힘차게 흔들고 있는 개같은 얼굴을 하고있다. 진찰실의 뒷편에서는, 비치 보이즈가 '파도가 밀려온다, 큰 흐름에 올라타라'같은 것을 투명한 목소리로 노래하고 있다. * 그 날 최후의 환자는, 중학생 딸과 그를 데리고 온 젊은 모친 두사람이었다. 모친은 꽤나 겁을 내고 있어서, 주변을 두리번 두리번 둘러보고 있다. "그곳에 앉아주세요, 미야시타씨" 마키코가 권해서, 그녀는 겨우 의자에 앉았다. 딸 쪽은 서있는 채이다. "그래서? 어떤 일로 오셨나요?" "ㄴ,네. 저어- 그것이, 그, 이 아이가, 저" "-" 모친의 원망에 찬 듯하다라고까지 말할 수 있는 옆눈길에, 딸 쪽은 표정이 조금 굳 어져 있다. 부끄러운 듯한 표정이다. 이런 곳에 끌려와 버리다니, 라고 정말로 곤 란해하고 있다. 정말 그런 느낌으로, 전혀 이상한 징후는 없다. "뭔가 있었나요?" "저, 선생님- 이중인격이란거 알고 계십니까?" 모친은 갑자기 물어왔다. 마키코는 쓴 웃음을 지었다. "뭐어, 일단은." 전문가에게 물을 것은 아니었다. 모친은 하지만 그 실착도 깨닫지 못하고, "이, 이 아이가 그거에요!" 라고 갑자기 큰 소리를 냈다. "이봐요 이봐요, 미야시타씨-" 마키코가 다독거려도, 모친은 더욱더, "그래요! 틀림없어요!" 라고 떠들어댔다. 휙, 하고 딸에게 눈길을 주자 그녀의 얼굴은 새빨개져있다. 마음속 깊이 부끄러워 하고 있다. "이 애의 마음에는, 기묘한 남자의 인격이 있어요! 정말이에요! 저는 그 녀석에게 위험천만하게 살해당할 뻔 했으니까요!" "엄마-" "넌 조용히 하고 있어!" 히스테릭하기만 한 그 표정은, 모친 쪽의 정신이 굉장히 의심스럽게 보인다. "저 말입니다, 미야시타씨. 무엇이 있었는지 잘 모르겠지만, 다중인격이라고 하는 것은 대부분의 경우 가짜에요. 게다가 이 나라에서는 거의 없어요." 마키코가 타이르듯이 말하자, 모친은 얼굴을 새파랗게 해서 더욱 더 무언가를 떠 들어댔다. 지나치게 흥분해서 잘 알아들을 수가 없다. "저, 일단 따님과 두명이서 이야기하고 싶습니다만." 진저리를 치며 그녀는 그렇게 말하고, 인터폰으로 간호원을 불렀다. 모친이 끌려나가고, 마키코와 단 둘이 되자, 딸은, "하아-" 하고 큰 한숨을 쉬었다. "계속 저래요." 라고, 곤란한 듯이 말한다. "당신이 이중인격이라고요? 어디보자-" 마키코는 자료에 눈을 돌린다. "-미야시타 토우카씨" "그런 듯 해요. 저는 모르겠지만." 토우카는 고개를 작게 흔들었다. 그때 음악이 멈췄다. 테잎이 멈춘 것이다. 마키코는 아무 생각 없이 뒤집어서, 스 위치를 다시 넣는다. 클래식 '턴 보이져'가 은은하게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그래서, 어머니는 어째서 네가 '그렇다' 라고 생각하게 된건가 짐작가는 바는 있 어?" "......제가 자고 있자, 갑자기 어머니가 방에 들어와서, 그래서 '넌 누구야?!'라 던가 큰 소리로 소리를 질러서, 저, 깜짝 놀라 일어나서." "넌 자고 있고?" "어쩌면, 몽유병 비슷하게 자면서 움직였을까, 라고도 생각도 해봤었지만요." "하지만 그런 걸로 '누구야?'라고 말하는 건 일반적이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왜그 래, 라던가 그런 식이잖아?" "......그렇지요?" 토우카는 다시 한숨을 쉬었다. 마키코는 거기서 멈추지 않고, "저 말야, 어머니...... 아버지와는 관계가 좋은걸까?" 라고 말을 덧붙였다. 토우카는 깜짝 놀란 얼굴이 되었다. "아, 아뇨, 그건-" "그것만이 이유는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그같은 일이 많아." 마키코는 미야시타 토우카를 찬찬히 관찰하지만, 그녀에게는 특별히 어떤 이상한 구석은 없다. 공포의 대상도 '예전에 자신을 무서운 얼굴로 꾸짖었던, 죽은 아저씨 ' 라던가하는 실로 유치한 것이다. 강하지도 않고 약하지도 않다. 오히려 모친 쪽이, 결혼해서 아이까지 키우고 있는 주제에, 아직 남성 그 자체에 대한 뿌리 깊은 공포를 지니고 있다. "하지만, 저어." 토우카는 굉장히 곤란해하고 있다. "뭐어, 뭐라고 말하기 곤란하겠지. 그럼 잠시 시험해 볼까요?" "에? 무엇을, 말이에요?" "당신의 '또 하나의 인격'이라는 것을, 잠시 그런 기분으로 연기해 봐." 마키코는 반쯤 장난으로, 그런 말을 해 보았다. 어차피 마지막 환자다. 잠시 장난 치는 것도 괜찮겠지. 게다가 다중 인격의 증상 같은 건, 그런 망상을 가지고 있는 자 정도밖에 만난 적이 없기 때문에 흥미도 있다. 이 애에게는 그런 따분한 망상광 의 기미는 없다. "네에? 그런 말을 하셔도-" 토우카는 허둥지둥거리고 있다. "기묘한 남자, 라고 어머니는 말했었지? 그런 이미지의 인간의 기분이 되어 보는거 야. 정말 네가 이중인격이 아니라면, 연기하고 있는 도중에 헛점이 드러나." "하, 하지만 그런......" "괜찮지? 어떤 인간이라도 여러가지 면이 있는 것은 당연한거야. 그게 다중 인격이 다 뭐다 그렇게 간단하게 잘라 말할 수 있는게 아냐. 여자 속에도 남자의 요소는 있고, 남자 속에도 여성적인 면도 있어. 그러니까 일단 해 보면 되는거야." "그, 그런걸까요-" "자, 자, 그 부분에서 남자처럼 떠드는거야." "ㄴ, 네에- 아니, 아, 알았다고." 어색하게 남자의 말투를 쓴다. 그리고 남자처럼 얼굴을 찡그려보거나 한다. 할 기 분이 든 듯하다. "괜찮지?" "ㅇ,아아." "자, 당신은 어떤 남자일까? 기묘하다고 하니까, 굉장히 특이한 자이겠네." 마키코가 싱긋 웃으면서 묻는다. 그때, 마침 음악이 끝나고 다음 곡이 시작됐다. 같은 작곡가의, 하지만 꽤나 화려한 곡이다. 드높게 팡파레가 울려 펴졌다. 그러자- "남자든 여자든, 어느쪽이든 좋을 대로 생각하면 돼." -라고, 토우카가, 음악에 맞춘 듯 표정을 갑자기 바꿨다. 멍한 듯하기도 하고 웃고 있는 듯하기도 한, 특별히 뭐라 하기 어려운 표정이다. 마키코는 지금까지, 그런 얼굴을 한 인간을 만난 적이 없었다. "헤에, 성별불명이라는거야? 그렇군, 특이하네." 마키코는 토우카의 좋은 반응에 감탄했다. "그래서 당신은 어째서 토우카 속에 있어?" "그걸 잘 모르겠군, 아직." '그'는 머리를 흔들었다. "하지만 '사명' 쪽은 알고 있다." "헤에? 뭔가 할 일이 있어?" "세계의 위기를 회피하지 않으면 안돼." 굉장히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 아까의, 비슷한 말을 한 환자와 틀리게, 그 표정에 는 웃음도 흥분도 없다. 담담하다. "헤에, 세계에 위기가 다가 오고 있는 거네?" "그런 듯 하군. 세계의 적이 이 주변에 나타나 있다." 어깨를 으쓱거리며 말한다. "이대로는 세계는 멸망한다. 폐를 끼치고 있는 미야시타 토우카 본인이나, 그 모친 에게는 미안하지만, 나도 어쩔 수가 없어서 말이지." "스케일이 크네." 마키코는 반쯤 질려서 말했다. 토우카의 연기는 조금 지나쳤다. 하지만 '그'는 전혀 동요하지 않고, "그건 틀려. 세계의 위기라는 것은, 곳곳에 흔히 있는 거지." 라고 잘라 말했다. 그 겁없는 태도에, 마키코는 조금 의표를 찔렸다. "그럴까아. 그렇다면 별로 두렵지 않네." 동요를 감추기 위해, 그런 말을 해 본다. 하지만, "그건 두렵지 않겠지. '당신'에게는." 똑바로 마키코를 바라보고 '그'는 말했다. 마키코는 움찔해, 다시 한번 미야시타 토우카의 '공포'를 관찰하려고 했다. 하지만 어찌된 일인지, 초점이 흐려진 사진처럼 잘 느낄 수가 없었다. 등 뒤에서는 곡이 평온한 악장에 접어들어 있다. "......어떤 의미, 그거?" 나키코가 딱딱한 어조로 묻자 '그'는 다시 잘라 단언한다. "당신이야말로 세계의 적이니까." * "......" 진료실의 밀도가 갑자기 변했다. 지금까지의, 장난기가 사라지고, 아슬아슬하게 활을 당기고 있는 듯한 긴박감이 공 간을 에워싸가고 있는 듯하게 마키코에게는 느껴졌다. "-적, 말이지." 그녀는 전신을 그렇다고는 알아차리지 못하게, 하지만 당장이라도 뛰쳐나갈 수 있 도록 긴장시켰다. (이 녀석은-) 마키코는 '그'를 노려보듯 본다. (이 녀석은 뭐야? 설마 정말로- 아니 그런 바보같은) 죽일까? 그건 그렇게 곤란하지는 않다. 이곳은 병원이고, 게다가 이 경우는 상대편이 환자 로서 찾아왔다고 하는 패턴이다. 여기서 변사했다고 해도, 간단하게 얼버무릴 수 있다. 하지만-그건 그래서 눈에 띌지도 모른다. 만약 이 녀석이 생각치 못한 저항을 해서 , 주변까지 전투가 확대된다면 큰 소동이 될 것이다. 얽매여서 몇명이 죽을지도 모 른다. 그건 상관없지만, 눈에 띄는 것은 곤란하다. 어쩌지......? "그래, 적이다." '그'는 그런 그녀의 내심을 아는지 모르는지, 태연히 말한다. 진료실에는 점점 긴 박감이 높아지고, 이제는 그것은 거의 '살기'라고밖에 말할 수 없는 밀도까지 달하 려고 하고 있다. 하지만- "하지만 그것은, 당신뿐은 아니다." 당돌하게 이야기의 방향이 바뀌었다. "좀더 정확하게 말하면, 모든 인간은 모두 세계의 적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을 숨기 고 있는거다. 인간이라고 하는 것은 기폭제 같은 것으로, 사소한 계기로 곧 폭발한 다. 그리고 앞뒤 생각하지 않고 세계를 삐걱거리게 한다-" 후우, 하고 한숨을 쉬었다. 그 태도는 아까의 미야시타 토우카와는 전혀 틀려서, 더욱 가혹한 현실을 사는 자같이도 보였다. "-나는 말하자면, 그런 자의 천적 같은 자일까." 마키코는 그 연기같은 태도에, 한숨 돌렸다. (뭐야......) 이야기는, 굉장히 공상적인 것이 되어 있다. 마키코는 안도했다. 이것은 이 민감한 소녀의 환상에 지나지 않는거다. 마키코는 그런 심적인 변화를, 전혀 밖에는 내지 않고 물어본다. "-나도 포함된다는 거네. 모든 인간이 그렇다고 한다면." "그런 거지." "하지만, 모두 그렇게 이상한 것일까. 대개의 인간은 모두, 평범하다고 생각하지만 ." "평범하니까, 그렇게 되는거라고." "-무슨 말이야." "만약, 무언가 특별한 일에 마주친다 하더라도, 자아를 가지려고 하는 인간이라면 그것을 냉정하게 받아들일 수 있지. 하지만 지나치게 평범하면, 그 파도에 휘감겨 삼켜질 뿐으로, 그 다음은 단지 흘러져 갈 뿐이다. 그런 '폭주'가 가장 위험한거야 . '평범한 것으로 만족해'라고 생각하고 있는 자에게는 저항력이 없어. 그리고.... .. 그런 자가 혼자 생각하고 있는 것처럼, 실제로는 세상은 안정되어 있지도 않고, 언제나 위기가- 벽을 파괴하는 것을 기다리고 있는 자에게 있어서의 찬스가 그 안 에 있는것에 변함은 없다." '그'는 그렇게 말하고, 입을 다물었다. "......" 마키코도, 왠지 할 말을 찾지 못한채, 침묵했다. 침묵 속, 음악만이 흐른다. "-좋은 곡이군. 아주 맑아." '그'가 그렇게 중얼거렸다. "그렇네...... 불필요한 부분이 없고, 깨끗하기만 한 것이 좋네." 마키코도 끄덕였다. "게다가- '공포'가 전혀 없는 점도." "어떤 의미지?" "세상에는 '공포'가 지나치게 많아. 질릴 정도로. 정말로 그러한 공포가 사라진다 면 얼마나 좋을까나......" 마키코는, 왠지 스스로도 생각치도 않은 듯한 것을 말하고 있다. 그리고 놀랍게도, 스스로도 진심으로 그렇게 말하고 있다는 것도 알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지금의 그녀가 '공포'없이 살아가는 것도 또한 불가능한 이야기이 기는 하지만. "그렇군, 그것이 너의 '방향성'인가." "그래도 그것이 '세계의 위기'가 될까나?" "모든 것에는 다면성이 있다. 공포를 없애는 것에도, 다른 해석이 있어야 마땅하지 . 예를 들면- '모두가 죽어 없어지만, 그곳에는 더 이상 공포는 없다'라던가, 말이 지-" 말하면서, '그'는 똑바로 마키코를 바라보고 있다. "그렇네." 마키코도, 시선을 받아들이며 바라본다. 그럴지도 모른다. 그런 것일지도 모른다. 그것은 마키코 자신도 알 수 없는 것이었다. 하지만 개인이나 조직의 '약점'을 감지가능한 자신은, 이윽고 '세계' 그 자체의 급 소를 알게 될지도 모른다. 그때 자신이, 그 약점을 찌르지 않고 견딜 수 있을까 어떨까- 아니, 생각할 것까지 도 없다. 그것이 흐름이라면, 그 파도에 올라탈 수 밖에 없을 터이다. "자......그 세계의 적을 앞에 두고, 당신은 어떻게 할거야?" "죽인다." "......무서운 말을 하네." "할 수 없어. 그런 것인 듯 하니까 말이지." '그'는 어깨를 으쓱거렸다. "봐주는 것 없다는 말이네." "그렇다. 그리고 아마, 나의 적이 될만한 자도, 용서를 바라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말이지." "진검승부의 결투, 라는 걸까나. 목숨을 건 결투, 라던가-" 마키코는, 훗,하고 희미하게 웃었다. "그렇지 않은가?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지?" '그'는 계속해서 똑바로 마키코를 바라보고 있다. "......" 곡은 절정에 달해, 곧 끝나려고 하고 있다. 마키코는 무심코, "......죽을 때는, 이런 곡을 들으며 가고 싶어. 레퀴엠이라던가 경이라던가, 그런 울적한 것 말고-" 라고 중얼거리듯 말했다. "그럴지도 모르지." 마키코의 말에 '그'는 조용하게 끄덕였다. 4. 「만약 신이 이 세상에 존재한다고 한다면, 신은 미래에서밖에 존재하지 않는다.」 -키리마 세이이치 "-어머니에게도 약을 내 드리겠습니다." 마키코가 그렇게 말하자, 미야시타 부인은 움찔한 얼굴이 되었다. "저, 저어 저는-" 굉장한 동요가 얼굴에 나타났다. 무언가 말하려고 했지만, 마키코가 틈을 주지 않 고 선수를 친다. "아니, 그런 것이 아니고, 단순한 기분을 안정시키는것 뿐인 약입니다. 딸의 기분 안정을 위해서는, 먼저 어머니가 냉정하지 않으면." 그렇게 말하자, 그녀는 '하, 하아'하고 자신없는 듯이 움츠러들었다. 스스로도 이 미, 뭐가 옳은건지 잘 모를 터이다. 그리고 누구도, 자신이 옳은건지 어떤건지 정말로 아는 것 따위 불가능하다. 모든 것을 알고 있는 자 따위, 이 세상 어디에도 없다. "토우카양, 너도 지나치게 생각에 골몰하지 않도록 말이지." "네." 토우카는 방긋 하고 귀여운 여자애의 웃는 얼굴을 하며 끄덕여보였다. 거기에는 어 떠한 그림자도 없다. (지금-) 마키코는 멍하게 생각한다. (지금, 여기서 이 여자애와 병원안의 모든 사람들을 죽여버리는 것은 어떨까?) 그 때의 그녀들의 '공포'는 아주 달콤할 것처럼도 생각된다. 자신도 죽어버린 것으 로 하고, 바깥 사회로부터 모습을 감추는 것도 나쁘지 않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하지만, 잠깐 생각할 뿐이다. 역시 그건 지나치게 눈에 띌 터이다. 지금은 아직, 그런 자유가 통할 단계는 아니다. 그래, 지금은 아직-. "그럼." "네, 감사합니다." - 이렇게 해서 이 자리는 그대로 끝난다. 세계의 위기는 여러 곳에 있다고, 하늘 이외에 아는 자 없이- "God Only Knows" closed. ------------------------------------------------------------------------------ 『창작 - 쓰기-번역란 (go ANC)』 727번 제 목:[번역] 여명의 부기팝 - 5.사회의 적 NO.1 올린이:루리코 (박한빈 ) 02/02/15 14:36 읽음:139 관련자료 없음 ----------------------------------------------------------------------------- [들어가기 전에] 무단 전제는 세계의 적입니다.~ * "아-......" 세이이치가 공원의 벤치에서 혼자 하늘을 올려다보며, 멍하게 있자, 한 소녀가 다 가와 그의 앞에 섰다. 나이는 열살 정도 되어보였다. 세이이치의 외동딸 나기와 같거나 한살 아래정도의 , 그런 소녀이다. 검은 옷을 입고 있고, 긴 마리카락을 이마의 한 가운데에서 나눠 , 가지런히 정돈해 놓았다. 꽤나 미인이다. 그 아이가 선 채, 마흔 셋의 세이이치 쪽을 계속해서 응시한다. 세이이치는, 응, 하고 그녀 쪽을 향한다. 좀전까지 원고를 집중적으로 쓰고 있어서 , 굉장히 지쳐있는 그의 얼굴에는 삼일이나 깎지 않은 덥수룩한 수염이 짙게 자라 있다. 옷도 갈아입지 않아서 지저분하다. 어떻게 봐도 미심쩍은 인물, 이라는 느낌이어서, 그도 소녀와 어설프게 관여하게 되면 소동이 일어날 것으로 생각해고, 아무 말도 않은 채 그저 소녀를 응시한다. 그동안에 무서워서 도망가겠지, 라던가 그런 생각을 한다. "......" 하지만 소녀는 더욱 더 그를 응시한다. 세이이치도 눈을 치켜뜨고 소녀를 멍하게 바라본다. "......" "......" 수초가 그대로 지나간다. 마치 눈싸움 같군, 하면서 세이이치가 조금 미소를 떠올리자, 소녀가 입을 열었다 . "아저씨-" "뭐냐." "아저씨, 곧 죽어." 소녀는 갑자기 그렇게 말했다. 세이이치는 한쪽 눈썹을 장난스레 치키곤, "알고 있어." 라고, 조용히 대답했다. * 키리마 세이이치의 소설은 팔리질 않는다. 작가로서 꽤나 인기를 얻고 있고, 책도 매달같이 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세이이 치가 '이것이야말로 내 본업'이라고 선언하고, 실제로 가장 정열을 기울이고 있는 소설책은, 질릴 정도로 팔리지 않는다. 그는 다양한 논문조의 에세이나, 혹은 더욱 딱딱한 고전문학이나 역사개설서등도 꽤나 내고 있고, 그리고 팔리는 것은 그것들 뿐이다. 세이이치의 굉장한 팬에게도 , 소설쪽은 따분해요라고 확실히 찍혀있다. 그의 입장에서 보면, 에세이나 논문같은 것은 어디까지나 소설을 위해 구상한 부 산물로서, 스스로 자신을 위한 자료를 작성하고 있다고 하는 셈이지만, 어쩐 일인 지 그런 미완성품밖에 사람들은 평가해 주지 않는다. (뭔가 말이지......) 세이이치는 그것에, 딱히 강한 불만을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니었지만, 하지만 역시 혼을 넣은 소설 쪽이 영 아니라고 하는 것엔, 풀이 죽는 건 있었다. 그래도 그는 휴식도 거의 취하지 않고서 계속해서 써나간다. 이유는 잘 모른다. 단순히 쓰는 것이 좋은 것일지도 모르고, 쓰고 있지 않으면 인 생의 지금까지의 실패가, 일시에 밀려오는 듯이 생각되어져 와 참을수 없게 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라고 해도 그 실패의 대부분은, 일을 지나치게 하는데에 따른 이혼등으로 대표되는 것처럼, 쓰는 일에 지나치게 얽매여버렸기 때문이다라고 말 못할 것도 없다. 그쪽은 깊게 생각하지 않는 것이다. 헤어진 처와는 완전히 연락이 끊긴 상태지만, 그가 맡은 나기는 그녀와도 자주 만 나고 있다. 건강한 듯 하다. 이번에 재혼하는 것 같다. 축하할 일이다. 반드시 행 복해졌으면 좋겠다. 정말 앙금 없이 그렇게 생각한다. 그리고 그, 그의 앙금 없음 이 정말로 그녀가 '당신은 결국 내가 필요하지 않은 거에요'라던가 말하고 파국에 달해 버린 이유이겠지, 라고 멍하게 생각한다. 아니, 정말로 좋아하고는 있었다, 지금도. 헤어져서도, 다른 여자와 결혼할 마음은 전혀 들지 않았고, 헤어질 때도 그녀 쪽 의 바람기가 원인이었으니까 이쪽은 재판에서 위자료를 받을 수 있는 입장이었지 만, 전혀 그럴 마음이 들지 않았었고, 헤어진 것도 그녀가 그렇게 말했기 때문이 다. 용서해줘요, 라던가하는 말을 들었다면 그대로 따랐을 것이다. 나기에 의하면, 그녀는 "어머니는 아버지와 함께 있어서 지쳐버렸던거야."라는 듯 하다. 그런 말을 들으면 자신의 일이지만, "그렇군, 못할 짓을 했군." 라고 마치 남의 일처럼 말해버린다. 그걸로 나기는 웃어버리지만, 그런 말을 듣는 그녀 쪽에서는 참을 수 없었을 터이다. 뭐, 어느 쪽이건 간에, 그녀가 떠나서 쓸쓸해진만큼 점점 집필량이 늘어나거나 하 기도 해서, 하고 있는 일은 전혀 변하지 않는다. 그런 어느 날, 세이이치의 집에 한통의 편지가 왔다. 특별한 구석도 없는 보통의 봉투에 든, 얇은 편지였다. 그에게는 봉투로 수십매정 도의 편지가 오는 일도 드물지는 않아서, 그 중에서는 평범한 것이었다. 그는 무 심히, 곧장 뜯어서 읽기 시작하고, 그리고 말을 잃었다. [-전략. 처음으로 편지를 씁니다. 선생님의 책을 애독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실은 선생님이 알아 주셨으면 하는 것이 있습니다. 저는 이제 곧 죽겠지요. 살해당할겁니다. -아아, 알고 있습니다. 선생님은 분명 저를 피해망상증에 사로잡힌 환자라고 생각 하시겠지요. 무리도 아닙니다. 실제로, 정말 그렇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하지만, 역시 저의 생명은 길지 않을겁니다. 이것은 틀림없는 사실입니다. 제 주변에서 최 근 묘한 무리들을 발견하곤 합니다. 분명 '감시자'로부터의 암살자이겠지요. 저에 게는 뭐라고 할까...... 태어나면서부터 기묘한 능력이 있어, 그것은 아마도 세상 에 섞일 수 없는 것이라는 것도 알고 있었습니다. 그것이 알려진다면, 아마 평온 하게 살아갈 수 없을터이다라는 것도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선생님의 책과 만나고 말았습니다. 선생님은 어떤 책에서 말씀하시고 있으셨지요. '너의 고독은, 너의 가치이기도 하다. 네가 홀로 있으면 있을수록,너 는 많은 사람들과 이어질 수 있는 재능을 가지고 있다'라고. 그것을 읽었을 때, 벼락을 맞은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때까지 철저히 숨기고 있던 재능을, 일부라도 좋으니까 세상에 드러내고자 했습니다. 하지만, 역시 원활하게 되지 않은 듯합니다. 아니, 한 일에 대해서 후회는 없습니 다만, 하지만 세계는 저를 이분자로 배제하는 듯합니다. 나는 현 사회의 적이 되 어버렸다. 이것도 예상된 일입니다. 그래서, 최후에 있어서 선생님께 감사를 드리려고 생각한 것입니다. 만약 선생님 의 책을 읽지 못했었다면, 저는 분명 고독한 채로, 바보같이 깨달은 듯한 기분으 로 살고 잇었겠지요. 하지만 그런 것은 저에게는 정말은 어떻더라도 좋은 것이었 습니다. 사람은 무엇을 위해 태어나는 것인가? 저도, 이 물음에 어느 작가의 말을 그대로 유용하려고 생각합니다.그것은 사랑과 혁명을 위해서다,라고. 저의 행동에 선생님이 찬동할지 어떨지는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저를 지탱한 것 에는 선생님의 말씀이 있었던 것은 틀림없는 사실입니다. 이것만은 깊이 감사드리 고 싶다고 생각해, 이렇게 붓을 잡은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너무 같은 것을 반복해 써도 의미는 없습니다. 이 쯤에서 작별하겠습니다. 안녕히 . 언제까지라도 변하지 않는 글을 기원합니다.] ......내용은 물론이거니와, 세이이치가 무엇보다 놀란 것은, 그 무명의 편지 발 신인에 대한 짐작이 간 것에 있었다. 이전에 딱 한번, 그가 만화의 원작을 담당했던 때(역시 인기가 없어서 곧 중지되 었지만) 그에게 팬레터를 보낸 소년의 필적이었기 때문이다. 그쪽의 편지에는 본 명과 주소도 쓰여 있었다. 세이이치는 당황해서 보관하고 있는 편지의 파일박스로부터 그의 편지를 꺼내, 확 인해보았다. 틀림없이 동일인물의 손으로 쓰여진 것이었다. 그쪽에는 특별히 이상 한 것은 쓰여있지 않다. 앞으로도 힘내주세요, 라는 것밖에 쓰여있지 않다. (......어떤 의미인가? 살해당한다, 라는 것은......?) 세이이치는, 원래부터 그런 것에 굉장히 흥미가 있는 남자이다. 독자의 편지같은 것도, 이른바 특이한 일을 해 사람의 관심을 끌려고 하는 짓 따위엔 금방 '원작' 에 대한 짐작이 가버린다. 하지만 이 편지에는 그런 냄새가 없다. 본인이 단지 그 에게 이 문장을 전하고 싶다라고 밖에 생각하지 않는다- 그런 식으로밖에 생각할 수 없었다. 그는 일단, 이 편지의 발신인에 대해 알고 싶다고 생각해, 친구로 언제나 건들건 들거리고 있는 사카키바라 켄에게 연락했다. "켄, 지금 한가한가?" "뭐-말이지. 난 어차피 언제나 한가하다고. 뭐야, 또 뭔가의 조사인가?" "응, 어쩐지 특수한 일인 듯해. 시급히 조사해주었으면 해." "오-케이, 맡겨둬." 켄은 격투가로, 하지만 도장에서의 주변과의 관계가 나빠 사범 일을 그만둬버렸었 다. 그래서 때때로 아르바이트로서 세이이치의 취재를 도와주거나 한다. 책에 따 라서는 사실상의 공저를 하고 있는 것도 있을 정도이다. 단지 본인의 '난 책같은 걸 내는 성미가 아니라고'라는 의지로 이름은 일체 나오지 않는다. "부탁해." 자세한 설명을 하고, 세이이치는 전화를 끊었다. 잠깐동안 그대로 침묵한 채, 생각에 빠져든다. (-사회의 적, 인가.) 그 단어는, 세이이치 자신이 어딘가의 저작에서 사용한 것이기도 했다. 그것이, 굉장히 신경이 쓰이는 것이었다. "-결론부터 말해서, 이 녀석은 정말로 죽었어." 삼일후, 세이이치의 집에 온 켄은 소년의 사진을 보여주며 그렇게 첫마디를 말했 다. "......!" 혹시나, 하고는 생각하고 있었지만 그런 말을 듣자 역시 놀랐다. "죽은 것은 1개월전이다. 그리고 네쪽으로 온 편지의 소인, 그 다음날이기도 하고 ." "다음 날인가..." 편지는 한번 출판사 쪽으로 와서, 세이이치 쪽으로 오기까지 그 정도의 타임 랙이 있었던 것이다. 금방 보내주었었다면, 이라고 결국 생각해버린다. 하지만 켄은, "아니, 어차피 제 시간에 맞출 수 없었을거야. 무엇보다도 편지를 보내기 삼일전 부터 행방불명이 되어 있었으니까." 라고 조용히 말했다. "행방불명? 그는 역시, 무언가를 하고 있었던건가?" "그것말인데......" 켄은 눈썹을 찌푸렸다. "솔직히, 내게는 믿기지 않는다고." "뭐, 뭐야. 어떤 의미지?" "아니, 특별히 아무것도 아닌 것일지도 몰라. 특히 큰 문제가 되었다던가 그런 것 도 아니고, 누군가가 다쳤다던가 한 것도 아니고 말이지." 켄이 조사한 바에 의하면, 그 소년은 주변의 친구들의 성적을 굉장히 좋게 해주었 다, 라고 말한다. "그것도 말이지, 이른바 공부를 가르쳤다라던가 그런 것이 아니야. 무언가 한마디 한마디 조언이라고 할까, 무언가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던가, 그것 뿐이었다고 한다고. 게다가 성적이라고 말해버렸지만, 특별히 학교에서만의 이야기가 아니야. 아마츄어 밴드를 하고 있는 녀석에게는, 개성적인 곡을 만들 수 있게 해주었다던 가, 뭐 그런 게 잔뜩 있다고." "......정말인가. 그럼 예를 들면 나라면 소설을 잘 쓰게 된다던가." "뭐, 그런 거겠지.나라면 주위와 잘 해나갈 수 있는 방법이라던가, 요약하자면 본 인이 '어째서 잘 되지 않는 것일까'라고 생각하고 잘 되어가지 않는 일을, 뭐랄까 '돌파'시켜주는 재능이라고도 할까, 그런 것이 있었다고 한다고. 내가 자세히 물 어본 젊은 녀석들은 모두 반쯤 울먹거렸다고. 어째서 죽어버렸어, 라고." "......믿어지지 않는군, 확실히. 아직 10대 정도였잖아? 마치 기적의 사자 같지 않아." "같다, 라고 할까...... 느낌이지만, 진짜야. 게다가 종교와 달리 돈을 받지 않아 . 행하는 것은 친구 상대였고 말이지." "......사인은 뭐였지?" "계단에서 발을 헛디뎌서 머리를 부딪힌 듯 해. 목격자는 없어. 발견한 때에는 숨 이 끊어져 있었던 듯 해." "행방불명 끝에, 계단에서 넘어져 죽어 발견되었다-라고?" 세이이치는 얼굴을 찌푸렸다. "그래서 어떤 문제도 되지 않았는가?" "되지 않았어. 학교나 근방에서는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건지 알 수 없는 불쾌한 녀석'이었던 듯하니까 그다지 의문도 없었어. 떠들석했던 것은 친구들의, 일부의 애들 뿐이었지. 이야기도 녀석들에게서 들었어. 다른 녀석들은 말붙일 여지도 없 어. 집은 이사해서 어디론가 사라져버렸어. ......흔적도 없이." 켄은 한숨을 쉬었다. "어떤 문제도 남지 않았다. 지나치게 없어. ......그것이 문제다." "......" "이봐 세이이치, 이건 느낌이지만, 이건 위험한 일이라고. 함부로 뛰어들면 무사 히 끝나진 않을지도 몰라." "책으로는 안될까나......" 세이이치는 중얼거렸다. 둘은 침묵했다. 어쨌던 간에, 이미 뒤쫓는 것은 불가능할 터이다. 증거가 지나치 게 없다. 하지만, 여전히 신경 쓰이는 것이 있다. (-어째서 그 소년은 자신을 '사회의 적'이라고 말한 것일까?) 그것을 알 수 없는 채로였다. * 세이이치는 신경이 쓰여서, 과거에 자신에게 왔던 편지를 다시 살펴보았다. 그러자, 너무나도 비슷한 편지가 많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감격했습니다.가능할 리가 없다라고 밖에 생각하지 않았던 일이 가능할 것 같습 니다.' '지금까지 참고 있었던 것도, 그럴 필요가 없다는 느낌이 이제 듭니다' '힘을 얻은 듯 합니다. 한발짝을 내딛을 용기가 끓어올라옵니다' ......지금까지는 단지, 이렇게 기뻐해주어서 정말 바라던 바군, 이라고 단순하게 감동해있었던 편지였지만, 어쩐지 이것들의 뒤에 있는 공통의 뉘앙스가 존재하는 것에 겨우 생각이 이르렀다. (이것도 저것도..... '할 수 있다'라던가 '지금까지 할 수 없었다'라던가, 그런 의미의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그것은, 정말은 어떤 의미의 일이었던 것일까? 세이이치는, 일단 뒤늦게나마, 눈에 익은 그들의 주소로 편지를 보내 근황을 알려 달라고 부탁해 보기로 했다. ......그 대부분이, '주소 불명'으로서 반송되어 왔다. 답신이 있는 것도, 그들의 가족들로부터 온 것으로, 그 내용도 '-는 2년전에 돌아 오지 않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고인은 선생님의 책을 아주 좋아해서-'라고 하는 것 뿐이었다. "......" 일이 여기에 이른다면, 이미 명백했다. 키리마 세이이치의 책을 좋아하는 습성을 가진 자들이, 차례차례로 변사하거나 행 방불명이 되거나 하고 있다- (어찌 된 일이야, 이것은......?) 이미 소중한 친구인 켄 에기는 상담할 수 없었다. 정의감 강한 그 사내가 이 일을 안다면, 분명 위험을 생각하지 않고 뛰어들 터이다. 이전의 소년의 때에도, 단서 만 있었으면 분명히 먼저 덤벼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가 스스로도 말한 것처럼, 이 일에 손을 대면 무사히는 끝나지 않을 터 이다. 무언가, 커다란 것이 뒤편에서 움직이고 있는 기분나쁜 느낌이 든다...... "......" 그런 것을 생각하고 있으면, 때때로 위가 몹시 아픈 것을 자각한다. 신경을 지나 치게 쓰고 있는 것이다. 나기도, 최근에는 "아버지, 무슨 일 있어?"라고 걱정스레 물어 오는 일이 많아졌 다. "아니, 별로." "일을 너무 지나치게 해- 조금은 쉬어요, 응?" 꾸짖듯, 그리고 어리광 부르듯 딸에게 그런 말을 들으면, 세이이치는 마음이 편안 해져 오는 것을 자각한다. "아니, 괜찮아. 펄펄해 펄펄." "펄펄하다니! 정말이지 말야!" "하하, 미안 미안." 나기가 화를 낼 때마다, 세이이치는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어떤 일이 있어도, 이 아이만은 말려들지 않도록 하지 않으면......) 라고-. 그는, 미래의 일같은 것은 알 리도 없고, 그래서 자신의 사랑스러운 딸이 앞으로 어떤 운명에 스스로 도전해 나가게 되는지 알 리도 없었다. '불꽃의 마녀'의 가는 길에 기다리게 될 숙명의 일 같은 것, 아무리 작가라고 해 도 그 상상의 범주를 저만치 넘어서는 일이었다. * 그래도 세이이치는 원고를 계속 쓰고 있다. 물론 생활을 위해, 나기를 키우기 위해서였지만, 그 이외에도 무언가, 쓰지 않으 면 안된다라고 하는 것 같은 느낌이 있었다. 그것이 무엇인가는 그는 잘 알 수 없 었지만, 하지만 그는, 이전과는 조금 변해 있었다. 소설을 쓰지 않게 된 것이다. 좀 더 모두가 기뻐하는, 이른바 '키리마 세이이치'로서의 상품가치를 생각한 책을 더욱 많이 내게 되었다. 하지만 이것을 눈치챈 사람은 거의 없었다. 원래 소설 쪽 은 주목을 받지 못했었기 때문에, 나와도 나오지 않아도 같은 것이었다. 그리고 연간 10권 이상 책을 내는 남자가 설마 '집필을 그만두고 있다' 라고 누가 알 수 있을 것인가? 그런 어느 날, 그는 식사중에 나기의 말을 듣고 '에?'하고 밥그릇으로부터 시선을 떼었다. "뭐라고?" "그러니까, 어머니가 만나고 싶다고 해서 말야." "......어째서?" "재혼이 정말 결정되었으니까, 그 전에 한번, 이라고 말야. 잘 몰라 이유같은건." 나기는 어깨를 으쓱였다. "하지만, 내게 미련같은 것 없을텐데. 어째서일까." "만나기 싫어? 그렇다면 그렇게 전하겠지만." 이래서는 어느쪽이 보호자인지 알 수 없다. "아, 아냐. 알았어. 알았다고 말해줘." 세이이치가 말하자, 나기는 꾹, 하고 그의 눈을 들여다 보았다. "아버지 말야- 어머니를 아직도 좋아하는건가? 아무런 부탁이라도 들어줘?" 그는 목이 메였다. "......아, 아버지에게 그런 걸 묻는게 아냐." "그러니까 말야...... 뭐, 상관없지만." "뭐가 말이지?" "아무것도 아냐." 나기는 모르는 척 한다. "뭐야, 신경 쓰이잖아. 말해달라고." 세이이치는 더욱 더 물었다. "별 거 아냐." 나기는 불만스럽게 말했다. "어머니의 재혼 상대 말야, 부자지. 우리 집보다도 훨씬." "흐응, 그래서?" "그러니까, 아이가 하나 둘쯤 늘어도 아무 것도 아니라면서." "......" 세이이치는, 겨우 알아차렸다. "그렇군-" 결국, 나기를 데려가고 싶다라고 하는 것이겠지. 그래서 만나고 싶다고 말해온 것 이다. "......그래서, 너는 어떻게 생각하지?" "-아버지는 어떻지?" 나기는 화난 듯 말한다. "아니...... 나는" 나기가 없어진다면 얼마나 외로울까. 하지만- 여기서 나기가 자신으로부터 멀어진다면, 그녀의 안전은 보장될지도 모른다. "나는-" 나기는 그를 진지한 눈으로 바라보고 있다. 그것이, 갑자기 '풋'하고 웃어버리곤, 이윽고 큰 웃음이 되었다. "-아하하하하하!" 세이이치는 움찔한다. "뭐, 뭐가 우습지?" "괜찮아, 그렇게 울듯한 얼굴이 되지 않아도 말야!! 함께 있어줄께." 나기는 싱긋싱긋하며 즐거운 듯이 말한다. 음음, 하고 세이이치는 할 말을 잃는다. "......그런 얼굴이었었나?" "정말- 잔뜩 말이지! 너무 미숙자(未熟者)라니까." 어린애같은 거침없는 말투이다. 시대극인가 어딘가에서 익힌 듯 하다. "미숙자, 말이지..." 확실히 나기 쪽이 자신보다 아주 어른스러운 듯한 느낌이 든다. "뭔가, 네쪽이 나보다 확실히 하고 있구나. 정말이지" "그래-요. 나중에 태어난 아이 쪽이, 절대로 어른보다 진화했기 때문에 말이지." 깔깔 웃으면서, 이번에는 SF영화같은 곳에 삽입된 듯한 이야기를 한다. "진화말이군. 뭐, 어린이는 인류의 부모라고도 하고 말이지." 원래는 영어인 그 속담은, 원래는 '세살 버릇 여든까지'란 의미에 지나지 않지만, 그는 억지로 그렇게 직역해서 말한다. "하지만 진화란 건, 지금까지의 인간을 짓밟는건가?" 농담을 받아서, 장난조로 되받아친다. 나기도 장난조로, "응, 그래-. 지금까지의 인간은 모두 바보가 되어서, 역으로 어린애가 어른이 공 부를 가르치거나 하는거야. 헤헷." 하고 손 끝을 허공에서 빙빙 돌렸다. "위세에 눌려서, 이쪽이 머리를 굽실굽실 숙이거나 하는건가? 그건 큰일이군. 분 명 불평하는 녀석이 많을......" 말하다가, 그는 핫, 하는 느낌이 들었다. 진화- 그렇다- 어째서 알아차리지 못했을까? 그것이 이유다. 그는 계속 생각하고 있었다. 그 '타인의 재능을 꽃피워주는 능력'의 소년도 그렇 고, 다른 자들도 그렇다, 어딘가 지금의 인간보다도 '앞서 가고 있는' 자들 뿐이 아닌가. 지금까지는 '어째서 그런 우수한 자들이?'라고만 생각하고 있었지만, 이것은 반대 가 아닌가. '앞서 나가고 있'으니까, 지워진 것은 아닌걸까. -무엇에 의해서? 그것은 지금 그가 말한 대로다. '현재'의 모든 것이 '미래'의 출현에 대항하고 있 는 것이다. 그 규모는, 잠깐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현기증이 들 정도의 것이다. 국 가라던가 조직 같은 차원은 아닐 터이다. 이것은 생존경쟁인 것이다. 그러니까 그곳에는 용서 없이, 새로운 자들은 그 편린 을 보인 것만으로 살해당해간다. 그의 책을 읽고, 그 힘을 사용하려고 뜻을 굳힌 자들이...... (지금은-) 지금은 아직 눈치채이지는 않앗을 터이다. 하지만 시간 문제다. '처리한' 녀석들 이 어째선가 모두 모여서 그의 책을 읽고 있는다고 한다면, 절대로 그냥 끝나지는 않는다. "......" 세이이치가 갑자기 아연한 모습을 보여서, 나기가 수상쩍다는 얼굴이 되었다. 하지만 어깨를 으쓱거리고, 그녀는 얌전히 다시 식사를 한다. 세이이치가 순간적 인 영감을 얻어 갑자기 멍해지는 것은 흔히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이래선, 더더욱 혼자 둘순 없어) 라고 생각하고, 나기는 다시 쿡 하고 희미하게 웃는다. 세이이치는 잠시동안 멍하게 있었지만, 이윽고 느릿느릿한 동작으로 다시 식사를 한다. 스윽스윽 하고, 아까까지의 떠들썩함도 없이, 아버지와 딸은 마주 앉은 채 저로 식사를 계속한다. "......" "......" 조금 시간이 지나고, 세이이치는 웅얼하고 중얼거리듯 나기에게 물었다. "나기, 켄을 좋아하니?" "에? 사카키바라 선생님?" 나기는 갑자기 질문을 받아도, 별로 동요도 하지 않고 태연하게 대답한다. "응, 좋아해. 좋은 사람이잖아. 아버지보다도 침착하고." "그렇지...... 그녀석을 의지하면 될테니까 말이지." "뭐야, 무슨 의미?" "아니, 그냥." 말하면서, 세이이치는 역시 헤어진 아내에게 나기를 데려가지 말아달라고 말하려 고 뜻을 굳히고 있었다. 지금의 단계에서는, 어설프게 변화를 일으키면 오히려 의 심을 산다. 아무 일도 없었던 듯한 얼굴로 '그 때'를 맞이하지 않으면 안된다. 그렇게 하면 나기 쪽은 안전할 것이다. 그는 유명한 작가이고, 제거하기에는 눈에 띈다. 분명히 자연사로 보이게 할 것이다. 나기와 같이, 라는 일은 피할 터이다. 그것만이, 그가 나기를 지킬 수 있는 단 하나의 뚜렷한 방법이었다. * 어느 맑은 날 해질 무렵의 일이다. 공원을, 한 사람의 소녀가 타박타박 산책하고 있다. 특별히 목적이 있는 것은 아 닌, 단순한 산보다. 소녀는 아름다운 얼굴을 하고 잇지만, 혼자서 있는 것이 좋은 듯한 아이로, 친구 도 없이 혼자서 걷고 있어도 거기에는 쓸쓸한 듯하다라고 하는 느낌은 없다. 희미하게 휫바람 같은 것을 불면서, 고개를 들어 주변의 푸르름을 보거나, 평온하 게 세계를 즐기고 있다. 그 소녀의 가는 곳에, 하나의 벤치가 보여 왔다. "......" 소녀의 얼굴이 조금 흐려진다. 벤치에는 한 사람의 남자가 앉아있다. 굉장히 지친 듯한 얼굴을 하고 있고, 멍하 게 하늘따위를 바라보고 있다. 소녀는 남자에게, 천천히 다가갔다. 그리고 그 얼굴을 바라본다. 응, 하고 남자도 그녀 쪽을 본다. 잠시동안 둘은 그렇게 서로 바라보고 있었다. 이윽고 남자가 희미하게 미소짓자, 소녀가 입을 열었다. "아저씨-" "뭐냐." "아저씨, 곧 죽어." "알고 있어." "알고 있으면서도, 괜찮아?" "알고 있어도 어떻게 되지 않는 일은 있는거지." "어떻겐가 해볼 생각은 없어?" "실은 이미, 어떻겐가 해보니까 이렇게 되어있는거야." "흐응......" 기묘한 대화였지만, 이상하게 이야기가 척척 맞고 있다. 소녀는 남자가 보고 있던 하늘을 올려다보고, "무엇을 보고 있었어?" 라고 물었다. 남자는, "새야. 새를 생각하고 있었지." 라고 대답했다. "새가 어쨌어?" 소녀는 고개를 갸웃했다. 남자는 조금 눈썹을 치킨 채 역으로 묻는다. "새는 어째서 하늘을 날고 있는 것일까, 일고 있는걸까?" "날개가 있으니까잖아?" 남자는 고개를 흔들었다. "그 외에 날고 있는 것들이 적으니까야. 많아봐야 벌레라던가 박쥐라던가 정도로, 사실상 새 이외에 하늘을 자유롭게 날 수 있는 생물은 없어. 그렇기 때문이야." "비행기는?" 소녀의 말에 남자는 웃는다. "그런 건 살아있다고는 할 수 없어." "새만 날고 있다, 그게 어쨌어?" "그 외가 없으면, 싸우지도 않고 그렇게 해서 살아갈 수 있어. 하늘은 새의 세력 권이지만, 방해하는 자는 없어. 새는 굉장히 오래전부터 그렇게 해서 살아오고 있 는거야." "오래전이라니, 어느정도?" 물음에, 남자는 당돌하게 웃는다. "알고 있을까, 공룡을." "공룡이 어쨌어?" "그건 새의 자손이야. 그런 설이 있어. 시조새라고 하는 것을 들은 적이 있을까나 . 그게 아닐까라고 이야기하고 있지. 그러니까, 새는 공룡보다도 훨씬 오래전부터 있었다는 거지." 갑자기 강의가 된다. 하지만 소녀는 착실히 이야기에 따라왔다. "흐응...하지만 공룡은 없어졌잖아." "지상에는 그 외에도 여러가지 생물이 있으니까.그 속에서 살아남는 것에 실패한 거야." "운석이 떨어진 게 아냐?" 소녀가 그렇게 말하자, 남자는 웃는다. "그것은 옛이야기지. 가령 실제로 떨어졌다고 하더라도, 그것만으로 공룡이 멸망 한다면 다른 생물들도 멸망하지. 공룡은 단지 단순히, 다른 생물들에게 밀려났을 뿐이야. 다른 이유같은 것은 없어." 그는 담담한 어조이다. "날고 있는 쪽이 살아남았다는 거지. 꽤나 의미깊군." "하지만 날고 있는 새라도 하늘에서 떨어지는 일이 있어." "사월에 눈이 내리는 일도 있지. 이른바 위험이나 의외성은 모든 생물 위에 평등 히 있지. 문제는 그 속에서 어떻게 살아남느냐 하는거다." 과장된 말이었지만, 남자의 어조는 차분해서 꾸밈이 있는 듯한 느낌은 없었다. "인간도?" "인간도, 인간 이외의 것도, 지." 남자는 '이외'에 묘하게 힘을 주어 말했다. "대부분의 인간말이지만, 지금까지의 인간과는 미묘하게 틀린 자들에게도, 역시 그러한 싸움은 기다리고 있어." "싸움, 말이지." "싸움에 어떻게 대처하는가는 그 나름이지만 말이지. 도망치거나, 숨거나 하는 것 도 싸움법의 하나임에 틀림없어. 거기에 우열은 없어. 그렇게해서 모두, 여러가지 의 가능성을 시험해가는거다." "......" 소녀는 잠시 침묵한다. 그리고 묻는다. "-아저씨, 뭐야?" "이 존재론적에 근원적인 물음에, 하지만 남자는 너무나 간단히 대답한다. "시원찮은 작가지." "선생님이야? 훌륭한 사람, 이라던가." 소녀가 그렇게 말하자, 남자는 빙긋 웃고, "실은 굉장한 물건이지. 이래뵈도 나는 사회의 적 넘버-원이라고." 라고 말했다. 장난치듯이, 진지한 어조이다. "'적'?" "지금의 세계에 있어서는 너무나 새로워서 '적'밖에 될 수 없는 자들이 어째서인 가, 모두 내가 쓴 것에 감동해주는거야. 그러니까 나는 그들의 선두에 서 있는 것 과 같지." 남자는 조용히, 하지만 확실히 긍지를 담고 그렇게 말했다. "......선동한다, 라고 하는 것?" "그럴지도 몰라. 하지만 실제로 나는 거기까지 말을 믿지는 않아. 내 말이 누군가 에게 힘을 준다면, 그건 그 사람이 처음부터 가지고 있던 힘이다, 결국. 단지 그 것을 사용해도 좋아, 라고 하는 뒷받침을 해주는 것, 말이 가능한 것은 그것뿐이 다. 한발짝째를 내딛는가 어떤가, 명령도 할 수 없고, 역으로 멈추는 일도 할 수 없어. 나는 말을 쓰는 것으로, 그들에게 무기를 부여하는 것에 지나지 않아. 그것 을 어떻게 쓰려고 하는가 그건, 그 사람 각자에 달려 있지." "......" 소녀는 다시 입을 다문다. 그리고 다시 묻는다. "-하지만 아저씨는 죽어." "그런 듯 하군." "결국, 뜻대로 되지 않아. 어차피 도중에서 끝나버리는거야." 아무렇게나 던지는 그녀의 말씨에, 같이 어찌 되어도 좋다는 양 남자는 대답한다. "완전히 뜻대로 되는 것 따위 이 세상에는 없다고. 모두, 많든 적든 어딘가에서 돌이킬 수 없는 실패를 하면서, 그래도 살아있어." "실패한다고 알고 있으면서도?" "그것이 실패라고 누가 정하지?" "그러니까- 죽는다면 그 뒤의 일 같은 것 알 수 없어." "하지만, 그 의지만은 남는다. 만약 그것이 아주 나쁜 일처럼밖에 보이지 않는다 할지라도, 무언가를 하려고 했던 것, 그것에 향하려고 했던 진지한 마음, 그러한 것은 반드시 다른 자들의 안에 남아. 그 자들도 결국은 도중일지도 몰라. 하지만 그때는, 더욱 그 후세에 전해지지. 그리고- 누가 알아? 그 중의 누군가는 정말로 세계의 중심에 다다를지도 몰라......" 남자는 도중에서 사라지듯이, 말을 중간에서 끊었다. 그리고, 다시 하늘을 올려다본다. "......너는, 이름은 뭐라고 하지?" 물음에 소녀는 대답했다. "미나호시 스이코." "너는, 인간의 '죽음'이 보이는구나." "......에에." 소녀는 누구에게도 말한 적이 없는 것을, 이 남자에게는 말해버린다. "그 기묘한 재능은, 저주받은 것이라고 생각하나?" "......몰라." 소녀는 감정이 없는 목소리로 대답한다. 그에 대해 어떻게 판단해야 좋을까조차 알 수 없다, 라고도 말하는 듯이. "누구에게도 그런 것은 알 수 없는거야. 그리고 그것이 실패인지 어떤지도 누구에 게도 결정되지는 않아." 남자는 하늘을 올려다본 채로, 소녀 쪽을 보지 않고 말한다. "네가 지금부터 무언가를 한다고 해서, 그것이 도중에서 끝났다고 해도, 너의 다 음에도 두군가가, 그것을 좀 더 훌륭히 해줄지도 몰라." "누가?" "그건 어쩌면, 너의 적이었던 자일지도 몰라. 단지 지나가는 사람일지도 몰라. 전 혀 관계없는 사람일지도 몰라. 몰라, 몰라...... 그런 것은 누구도 알 수 없어." 그런 말을 듣고, 소녀도 다시 하늘을 올려다본다. 둘은 침묵한 채, 같은 하늘을 바라본다. 이윽고, 소녀가 조용히 물었다. "아저씨는?" "응......" "아저씨의 다음에는, 누군가가 있는걸까. 누군가가 계속해 줄거라고 믿고 있어?" 라고 물었지만, 하지만 남자는, "......글쎄 어떨까." 하고 쓴 웃음을 떠올렸다. "정말은, 난 소설 쪽을 읽어 주었으면 했었지만 말이지......" ......공원을, 새처럼 하늘에서 바라보면, 그곳에서 남자가 일어서, 그리고 소녀 도 다시 산보를 하는 것이 보인다. 이렇게 해서 8년후의 세계의 적과 사회의 적 제 1인자는 만나서, 헤어져서, 그리 고 서로의 행한 것, 지금부터 행할 것을 알지 못한 채 끝났다. 다른 모든 것의 사 라져 없어지는 나날의 현실처럼. VS Imaginator PART III "Public Enemy No. 1" closed. ------------------------------------------------------------------------------ 『창작 - 쓰기-번역란 (go ANC)』 728번 제 목:[번역] 여명의 부기팝 - 6.The Bug 올린이:루리코 (박한빈 ) 02/02/15 14:37 읽음:151 관련자료 없음 ----------------------------------------------------------------------------- -들어가기 전에 이 텍스트는 카도노 코우헤이씨의 소설 '부기팝은 웃지 않는다'의 시리즈중 하나 인 '여명의 부기팝(원제:夜明けのブギ-ポップ)을 한글로 옮긴 것입니다. 공부삼아 한 번역이라 그렇게 완성도가 높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만...... 그나마라도 읽어주 시는 분들께 감사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이 부분은 좀 이상한데...라는 곳이 있다 면 언제라도 지적 부탁드리겠습니다. 더불어 무단 전제는 삼가해주시길 바랍니다. 그럼, 여명의 부기팝, 슬슬 그 종국을 향해. 1. [당신 속에 한마리의 벌레가 있다.] [그것은 당신이 <생각해봐도 별 수 없는 것>으로 억지로 잊어버리려고 하는 것을 먹으면서 당신 속에서 커져간다.] [당신의 벌레는, 곧 당신의 운명을 결정할 터이다.] [그리고- 아마 당신은 그 때문에 죽는다.] "......" 왠지, 갑자기 그런 말을 생각해냈다. 그것은 그 모.마-더가 수년전에 죽인 소년의 말이었다. 타인의 숨겨진 재능을 꽃 피워준다고 하는 특수한 능력을 가진, 그것때문에 위험하다고 인정된 '지금의 사 회에 있어서의 적'이 죽는 순간에, 그를 향해 한 말- "무슨 말 했어?" 그의 앞에 앉아 있는 겉보기에 18세 정도의 소녀가 이상하다는 듯한 얼굴을 했다. 실제로는 소녀는 아닐 터이지만, 그렇게밖에 보이지 않는다. "아니...... 아무 것도 아닙니다." 그는 머리를 흔든다. 그의 복장도 평범한 정장에 은테 안경의, 얼핏 보기에는 흔 해빠진 셀러리맨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장소는 패스트푸드 도너츠 가게의 간이석. 주변에는 여고생이나 쇼핑 후 귀가길의 가족 등이 가득하다. 그 테이블 위에, 몇매인가의 사진이 널려있다. 정확하게는 사진이 아닌 프린트 된 복제다. 그 어느 것도, 기묘한 것이 찍혀 있다. 춤추고 있는 듯한 모습으로 누워있는 사람의 모습이 있어, 그리고 그 어느것도 자 신의 머리정도의 크기까지 입을 벌리고 있는 것이다. 그 정도로 피부라는 것이 늘 어나는 것인가, 라고 하는 기묘한 발표조차 있다. 코메디 영화 [마스크]중에서 괴 인이 황당무계한 크기로 입을 벌려보여 관객을 놀라게 하는 신이 있지만, 딱 그런 느낌의 사진들만 늘어놓아져 있다. 갑자기 보아도, 그것이 무엇인지 그 자리에서 판단하는 것은 어려울 것이다. 그것들이 두개골을 해체당해, 내부가 도려내어져 있는 시체라고 하는 것을. "......처참하군요." 모.마-더가 그렇게 말하자, 소녀가 냉소했다. "당신이 그런 말을 하리라고는 말야, 암살자 주제에." 그 웃음에는, 확실히 항의라고 할까, 공격적인 면이 있었다. "......" 모.마-더는 그것을 무시하고, 다시 사진을 주시한다. 확실히 스스로도, 이제까지 지나치게 사람을 죽여 놓고 다른 흉악함에는 처참하다고 할 자격은 없었다. 하지 만 그래도, 모.마-더는 역시 이 살해방법에는 어처구니 없음을 느껴버려, 그리고 그것을 마음 속에서 지워버리려고 하고 있어- (그래서 그 말을 생각해낸 건가) 생각하지 않으려고 한 것이 부풀어올라, 이윽고 그를 죽일 것이다라고 하는, 그 불 길한 예언. 주욱 잊고 있었던 것이지만. "그래서? 짐작은 간거야? 어째서 이런 식으로 죽이는건지, 말야. 같은 살인귀잖아 , 응?" 소녀는 도발적인 어조로 말한다. "아니오." 모.마-더는 정직하게 말한다. "그래- 그렇다면 그게 이번의 당신 일. 어째서 범인은 이런 식으로 죽이는건가 파 해져서, 경우에 따라서는 범인을 죽여라는. 죽이는 것에 익숙한 같은 동지니까 못 하겠어라던가 하는 말은 하지 않겠지?" 소녀는 거침없이 말한다. 아까부터 이 여자의 태도는 '이녀석과 함께 있으면 불쾌 해'라고 노골적으로 감정을 드러내고 있었다. 역시 모.마-더도 신경이 쓰여, "피젼, 이라고 했었던가요. 당신은 좀 감정을 지나치게 드러내는군요." 라고 주의를 줬다. 그러자 피젼이라고 불린 소녀는, 갑자기 표정을 엄하게 바꾸었다. "-살인기계에게 그런 말을 들을 이유는 없어." 이미 적의는 또렷했다. "당신이 암살을 본능적으로 싫어하는 기분은 알겠지만, 하지만 그것을 백업하는 것도 당신 사명의 범주입니다." 모.마-더는 침착하게 말한다. 이런 이야기를 하고 잇지만, 하지만 이 주위에는 동시에 귀가길 여고생들의 교성 이 울리거나 하고 있다. 누구나 자신들의 이야기에 집중하고 있어서, 이 기괴한 회담의 존재를 알아차리지 못하는 것이다. 완전히 섞여 있는 것이다. "-" 피젼은 모.마-더를 매섭게 노려보고 있다. 모.마-더는 그것을 말없이 받아들인다. 이윽고 그녀는 얼굴을 돌렸다. "......일 이야기로 돌아가죠." "그래요." 그것은 최근 연속해서 일어나고 있는 기괴한 살인사건의 이야기었다. 피해자는 모 두 십대 후반의 여성으로, 산 채로 두개골을 해체당해 내부가 도려내어졌다고 하 는 그 죽이는 방법이 너무나도 불가사의해서, 이것에는 무언가 '현재의 인류에게 는 알 길이 없는'특별한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닌가, 라고 통화기구로부터 해명지령 이 나온 것이다. 그리고 살인이 얽힌 일이어서, 살인이 전문인 모.마-더가 그 임 무를 받게 된 것이다. 피젼은 각 구역에 흩어진 단말의 연락역이고, 그에게 임무와 관련된 정보를 전하 러 온 것이다. "대체적으로 이해했습니다. 그럼 당장 추적에 나섭시다." 모.마-더는 자료를 모두 보고는, 피젼을 돌아보았다. 내용은 암기해버린 것이었다. 피젼은 무뚝뚝한 얼굴로 자료를 정리해 넣는다. 그것들은 곧 처분하게 된다. "어디서부터 조사하지?" 그녀는 그로부터 눈을 돌리고 묻는다. "일단은 살해현장에 가보겠어요. 어떻게 살해당했는가. 또 그리고 목적은 무엇인 가." "그런 것, 경찰이 벌써 하고 있다고. 그걸론 아무것도 나오지 않아." "경찰로서는 알아차리지 못할만한, 공통되는 무언가가 있습니다. 이 범인은 확실 히, 목적을 가지고 행동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확신있는 듯하네. 일단은 현장에 가는거네." "그런 겁니다." 모.마-더는 일어섰다. 그대로 가게 밖으로 향한다. "흐응......" 피젼은 눈을 치켜 뜨고, 뚫어지듯 모.마-더의 뒷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묘하게 깊은 곳이 어두운, 뱀같은 눈을 하고 있었다. 사사키 마사노리, 그것이 모.마-더가 보통 사용하고 있는 인간으로서의 이름이다. 표면적으로는 모 식료품 관계기업의 영업사원이라고 하는 걸로 되어 있다. 회사에 그의 일을 물어보면(그런 짓을 하는 자는 없지만) 착실히 "사사키씨는 밖에 나가 있습니다"라고 알려줄 터이다. 하지만 그 자신은 그 회사에 한번도 간 적이 없다. 앞으로도 없을 터이다. 합성인간인 그의 특수능력은 손바닥으로부터 나오는 미세한 진동파다. 이것을 사 용해서 인간의 내장을 꾸깃꾸깃 짓이기거나, 나이프를 쥐고 '떨게 해서' 마치 진 동톱처럼 굉장한 절단도구로 바꾸는 것도 가능하다. 이걸로 잘리지 않는 것은, 그 야말로 그러한 특수공격에 대응하는 갑주 같은 것 뿐이다. 과거에 그래서 목표를 한차례 베지 못한 적도 있다. 하지만 그때도 결국 곧 목적인 조직을 배신한 자 스케어크로우는 제거했다. 그의 진정한 능력은 무기가 아닌, 살인자로서의 본능적인 예리함이었다. "......" 그 예리한 눈으로, 모.마-더는 사건 현장의 하나를 돌아보고 있다. 극히 평범한 공원이다. 주택가 가운데 있어서, 미끄럼틀이 하나, 그네가 넷, 모래 사장에 시소가 있다. 그리고 약간의 정원수와 그 옆에 늘어서있는 네명이 앉을 수 있을 정도의 작은 벤치. 그 벤치의 위에서, 첫번째의 최초 피해자가 '해체'되어 있었다. 시각은 저녁, 다 시말해 하교시간이다. "......" 모.마-더는 그곳에 앉아본다. 최근까지는 이 장소에는 매스컴이나 소동을 좋아하 는 쓸때없는 무리들등이 밀려들고 있었지만, 역시 1개월정도 지난 지금은 아무도 없다. 경찰의 조사도 이미 옛날에 끝나있다. 모.마-더는 주변을 둘러본다. 특별히, 이 장소를 주목하지 않으면 안될 듯한 곳은 없다. 가까운 곳에는 높은 건 물은 없고, 모두 엇비슷한 높이의 주택뿐이다. 예를 들면 어딘가의 주택으로부터, 언제나 쌍안경같은 것으로 이 공원에 있는 피해자를 언제나 보고 있었다라던가 그 런 것은 아니다. 공원은 비탈길 위에 땅을 골라 조성되어서, 도로에서부터라면 범행현장은 한 층 높아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책으로 둘러싸여있는 것도 아니고, 만약 지나가려고 한 자가 있었다면 간단하게 발견되었을 터이다. 그리고 비명이 울렸다고 해도 곧 주위에 알려졌을 터이다. (결국...... 순간적으로 소리를 지르지 못하게 해서, 한순간에 목적을 달성할 수 있었다는 거다. 하지만-) 그 기술이라고 할까, 실력으로 봐서는 이 범행은 너무나도 충동적이라고 생각한다. 이 정도의 짓을 저지르고 있으니까, 그 나름대로의 신중이라고 할까, 계산이 있어 야 마땅할 터인데도, 전혀 주저하지 않고 덮치고 있다고밖에 생각할 수 없다. (발견되지 않았던 적은 별로 없었다- 그것은 확실하다. 하지만, 그렇다면 마치... ) "육식동물의 수렵같다, 라는 건가?" 갑자기 말을 걸어왔다. 깜짝 놀라 얼굴을 들자, 그곳에 한 소녀가 서 있었다. 그 얼굴을 보고, 모.마-더는 깜짝 놀랐다. 키리마 나기였다. 그가 이전에 죽인 남자의 딸이었던 것이다. "ㄴ, 너는......" "아저씨, 어째서 이런 곳 조사하고 있어?" 그녀는 그의 동요에 개의치 않고 물어왔다. "트, 특별히 조사하고 있다던가 하는 건......" "거짓말이지." 나기는 잘라 말했다. 그녀는 합성가죽같은 검은 오버롤 같은 것을 입고 있어, 나이를 전혀 알 수가 없 다. 확실히 올해로 14세가 될 터이지만, 어른다와져 있어 18세 정도로도 보였다. "범행이 있었던 장소를 매같은 눈으로 힐끔힐끔 매섭게 쏘아보고, 벤치에 앉아서 주위의 높은 곳으로부터 관찰될 수 있었는가를 확인하고, 마지막으론 범인의 심리 를 추측해서 혼잣말을 하곤, 조사하지 않았다고 한다면 아저씨는 도대체 뭐라고 말할거야, 응?" 그녀가 남자같은 어조로 말하는 것을, 그는 겨우 알아차렸다. 그리고 동시에, 이 소녀가 자신과 닮은 듯한 감성을 가지고 있다고 하는 것도. 비 슷할 정도로 날카롭다. 단지 한가지 다른 점은, 그라면 결코 이런 곳에서 타인에 게 말을 걸거나 하지 않을 것이란 거다. 암살자는 그런 짓은 하지 않는다. 그런 짓을 하는 것은, 적을 확인할 필요가 있는, 그렇다, '전사' 같은 자이다. "......조사하고 있다고 해서, 당신과 무슨 관계가 있습니까?" 라고 말하긴 했지만, 그는 벌써 그 이유를 짐작하고 있었다. 그것은 상대방도 알고 있을 터이다. 나기는 빙긋 웃었다. "나도 조사하고 있으니까, 당연하잖아." 그 대담함은 '어디가 14세냐'라고밖에 생각할 수 없는 것이었다. 그 얼굴을 보고, 모.마-더는 문득 한숨을 놓고 있는 자신의 마음을 알아차렸다.어 째서인지 굉장히 안도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때 죽이지 않아서 다행이었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자신에게, 모.마-더는 다시 깜짝 놀랐다. 당황해서, "-당신, 본 적 있어요. 당신의 얼굴을 알고 있어." 라고 마음을 정리하기 위해 그에게 말을 걸었다. "죽은 인기작가의 남겨진 외동딸이라고, 주간지 같은 곳에서 본건가." 나기는 흥, 하고 코웃음을 쳤다. "-분명히 조사하고 있었지요. 뭐랄까, 스스로가 이 사건을 이해할 수 있을 듯한 기분이 들어서 말이지요." 모.마-더는 벤치에 나기와 나란히 앉아서,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물론 속이기 위 해서이다. 본래의 목적 같은 것을 이야기할 리도 없다. "평범한 셀러리맨이?" 나기는 받은 사사키 마사노리란 명함을 보면서 의심스러운 듯 말한다. "스스로도 그렇게 생각하지만, 어째서인지, 그런 느낌이 들어서 견딜 수가 없습니 다. 자신 속에 이 사건의 범인과 공통되는 점이 있는 것이 아닐까, 라고 말이죠.. .... 기분 나쁜 일이지만, 그렇게 생각되어서 견딜 수가 없어." 모.마-더는 고도의 기술을 사용하고 있다. 결국 설명할 수 없다고 하는 것을 설명 하는 것으로, 이유가 없음을 메꾸려고 하고 있는 것이다. 어차피 어떤 변명도 나 기에게는 통할 것 같지가 않다. "......" 나기는 명함으로부터 눈을 들어, 모.마-더를 바라보았다. 노려보는 듯한 눈빛이다 . 그 눈을 보고 있으면, 정말로 아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었다. "-당신은?" 모.마-더는 되물었다. "당신은 어째서 이 사건을 조사하고 있는 겁니까?" "한가해서 말이지." 나기는 곧바로 대답했다. "한가, 하다니-" "학교에 나가질 않으니까, 하루종일 집에서 뒹굴뒹굴하고 있는 것도 좀 그러니까, 해서야. 그것 뿐." "어째서 학교에 가지 않습니까?" "아파서 말이지. 반년 쉬니까 또 내년부터 하라고 하더라고. 휴학이란 거지." "아아-" 모.마-더는 끄덕였다. 납득했다. "그렇군요." "자아 사사키씨, 이렇게 하지." 나기가 벤치에서 일어선다. "함께 조사하지 않겠어, 이 사건을." "에?" "셀러리맨의 몸으론, 경비같은 거 나오지 않잖아? 말해두지만, 나는 부자라고." 나기는 시원스럽게 말해버린다. 그 태도에 꾸밈은 없었다. "......" -거절할 이유를 찾을 수 없었다. * (......키리마 나기야. 어째서 저 애가 함께 있는거야?) 공원으로부터 오백 미터 떨어진, 딱 도로와 주택의 빈 공간을 통해서 공원이 보이 는 장소의, 노상에 정차해 있는 차로부터 한 그림자가 둘을 바라보고 있다. 다만 그 인물, 가까운 종합 병원에 근무하고 있는 여의사 키스기 마키코는 쌍안경 도 무엇도 가지고 있지는 않다. 맨눈으로, 500미터 앞의 두 사람의 표정까지도 자 세히 관찰하고 있다. 그녀는 사사키 마사노리인가 하는 남자를 쫓아 여기까지 온 것이다. 도중에서 '이 자는 최초의 장소로 갈것이다'라고 꿰뚫어보고서, 멀리서부터 볼 수 있는 이 장소 에 한발 앞서 이동해 있었던 것이다. 물론, 그녀는 이미 그 통화기구의 일부에까지 침투시킨 정보망으로 사사키 마사노 리가 자신의 적이라는 것을 예측하고 있다. 하지만 나기까지는 예상외였다. 저 두 사람은 아무런 관계도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 정의감이 강한 그녀의, 쓸때없는 참견인 것일까. (나기양...... 어쩔 속셈인걸까.) 그녀는, 이전에 입원중인 나기의 카운셀링을 하고 있었던 때의 일을 생각해냈다. 어떤 고통을 앞에 두고서도, 결코 꺾이는 일이 없었던 그녀의 씩씩한 눈망울의 반 짝임을. 그렇다. 아마도 그녀도, 마키코의 '음미의' 대상으로 적합한 강함을 소유하고 있을 터이다. (나에게 음미당하고 싶은 걸까나, 나기양......?) 키스기 마키코- '피어-구울'(Fear Ghoul)인 초인은 씨익 하고 입가에 사악한 웃음 을 떠올렸다. 2. 모.마-더가 키라마 세이이치를 죽인 것은 이미 삼년도 지난 일이다. 간단한 임무였다. 키리마세이이치는 언제나 자신의 집에 틀어박혀 홀로 일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숨어들어가, 작업중인 그의 뒤로부터 소리없이 다가가, 그리고 등에 손바닥을 대 어 내장에 진동공격을 먹인 것이다. 세이이치는 원고를 쓰다가 갑자기 쓰러져버렸다. 그리고 모.마-더가 최후의 일격을 가하려고 했던 그때, 현관의 문이 열리는, 찰칵 , 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자료에 의하면 외동딸이 있다고 했고, 학교에 가있을 터인 그녀가 조퇴같은 걸로 돌아와 버린 것이다. "- !" 모.마-더는 딸도 죽여야만 할 것인가, 순간 망설였다. 하지만 그때, "-딸도, 변사하면- 큰 사건이- 된다고...... 괜찮나?" 라는 소리가 들렸다. 돌아보자, 지금의 공격으로, 극심한 통증 속에 죽어가고 있 는 키리마 세이이치가 그의 쪽을 노려보고 있었다. "......" 모.마-더는 그 정신력에 놀랐다. 그리고, 그가 말하는 바대로라고 하는 것도 알았 다. "-너, 알고 있었던건가." 죽임을 당할 것을 각오하고 있었던 건가. "-" 세이이치는 더욱 그를 노려본다. 최후의 일격을 가할까 어쩔까, 아주 조금 망설인다. 그때 '갔다 왔어!'라는 명랑한 목소리가 집 안에 울렸다. 이미 여유는 없다. 모.마-더는 서재 옆의 서고에 몸을 숨겼다. 통통통, 하고 계단을 올라 오는 소리가 들려온다. 그리고, "몸이 아프다고 하고, 와버렸어-" 라고 말하면서 딸이, 초등학교 4학년생인 키리마 나기가 문을 열고 들어왔다. 그리고 말을 잃었다. 방에는 온통, 내장을 파괴당한 키리마 세이이치가 입으로부터 토해낸 피가 넘쳐흐르고 있었기 때문이다. 나기는 그쪽으로 달려갔다. "......" 그 모습을 바로 옆에서 모.마-더가 지긋이 보고 있다. 금방이라도 뛰쳐나갈 수 있 는 태세다. 키리마 세이이치는, 딸의 손을 잡았다. 그리고, "나기- 평범하다고 하는 것을, 어떻게 생각하지......? 라고 모.마-더에게는 무슨 말인지 알 수 없는 이야기를 하고, 의식을 잃었다. 영 원히 깨는 일 없는 기절이었다. 통화기구의 일도, 자신이 암살당했다라고 하는 것도 알리는 일 없이. 나기는 서둘러서 구급차를 부르기 위해 전화기쪽으로 달려갔다. 모.마-더는 그 틈에 나와서, 그리고 침입했던 때와 같이 몰래 밖으로 나갔다. 주위가 점차 큰 소동에 휩싸여가는 것을 등뒤로 한 채, 그 장소로부터 떠나간다. 만약 키리마 세이이치가, 한마디라도 딸에게 모.마-더의 이야기를 했더라면, 그야 말로 '도망가'라는 말이라도 했었다면, 나기도 죽였을 터이다. 하지만 그렇게 되 지는 않았다. 저 남자는, 최후의 최후까지 딸을, 자신이 죽는다고 하는 공포에게까지 이기면서, 지킨 것이다. 모.마-더는, 사명은 사명으로서, 특별히 그를 죽인 일에 후회는 없었다.- 하지만 그의 강한 의지에는 은밀히 경의를 표했다. 그리고- 지금. 그, 단지 상황의 흐름 때문에 놓아주었을 뿐인 나기가, 다시 그의 앞에 있다. (뭔가 인연이 있는가-)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어디보자, 나기씨?" 라고 부르자, 이제까지 땅바닥에 엎드린 듯이 조사를 하고 있던 나기가 그의 쪽을 돌아본다. "뭐야" 이곳은 제 2의 현장이다. 머리 위의 도로에 끊임없이 차가 지나다니고 있는 가드 레일 아래에, 역시 아무런 조작 없이 사체는 뒹굴고 있었던 듯하다. 하지만 이곳은 제 1현장처럼 사람의 통행이 드문드문 있었던 장소가 아닌, 좀처럼 사람이 오지 않는다. 나기가 돈을 내고, 택시로 이 근방까지 와서, 그리고 걸어서 온 것이다. "이미 증거는 없지 않을까. 경찰이 완전히 조사했을 터. 폐쇄가 풀려있는 것은 그 런 탓이라고 생각하지만 말입니다." 하지만 나기는 거기에 대답않고서, "-어찌된 일일까." 하고 가드 레일 아래를 힐끔힐끔 둘러보며 중얼거렷다. "무엇이?" "사사키씨. 당신 범인의 심리를 상상할 수 있잖아. 아까의 장소와는 전혀 다르지만 , 무언가 공통되는 것을 느끼지 않는가." "그런 말을 들어도-" 모.마-더는 나기처럼 주위를 둘러본다. 하지만- 나기가 하고 있는 것은 그가 하려고 했던 것과 완전히 같은 것이었다. "-하지만 여기라면, 아까보다는 몰래 작업하는 것에는 적합하군요." "그렇지. 그럴텐데, 어째서지?" "뭐가 말입니까?" "범행 그 자체는 정말로, 똑같은 짓밖에 하고 있지 않아. 치밀하지 못하면 사람의 눈에 띄는 장소와, 어느정도 느긋이 작업할 수 있는 장소에서, 하는 짓이 같다고 하는 것은 어째서야." "......" 모.마-더는 침묵했다. 그것은 그 역시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었기 때문이다. "이봐, 어째서라고 생각해?" 나기는 일어서서, 그의 쪽을 바라보았다. "......범인에게는 관계없었다, 라고 하는 걸까요." "사람에게 들키건 말건, 말인가?" 나기는 그를 똑바로 바라보고 있다. "그건 결국, 자신은 다른 인간따위 어찌 되어도 좋다고 생각하고 있다는 것일까." "자신은 신이라고 믿어버리고 있다,던가 말입니까. 하지만 그렇게 믿기 위해서는, 굉장히 정확하고 고도의 의학지식이 있을 듯 합니다만. 의사와 같은 고등교육을 받고 있어요, 이 범인은. ......뭐어 일그러진 엘리트 의식이 드러나서, 라는 경 우도 있겠지만요." "당신이라면, 어떨까 사사키씨. 사람의 두개골 내부를 뽑아낼 동기가 있어서,그래 서 사람 눈에 띄는 것을 개의치 않고서 할 수 있어?" "으-음." 하고 생각에 잠기려다, 그는 겨우 알아차렸다. 나기는 거의, 그를 노려보고 있다. 이때, 모.마-더는 나기의 의도를 알았다. 그녀는 이 자신도 아직 의심하고 있는 것이다, 라고. 이것은 심문인 것이다. 범인이 현장에 돌아온다, 라고 하는 법칙에 근거한 것인가 어떤가는 모르지만, 적 어도 그녀는 모.마-더가 사람을 죽여도 이상할 것이 없다는 것을 감지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그를, 이렇게 데리고 다니고 있는 것이다. 꼬리를 드러내는가 어 떤가 관찰하기 위해서. "......하지 않는다, 겠지요. 아까는 알겠다라고 말했지만, 나라면 사체를 어딘가 에 감추고 느긋이 합니다. 역시 사람의 눈은 두려워. 문제가 생기는 원인이니까요 ." 정직하게 말했다. "두렵다, 인가......" 나기는 중얼거리고, 그로부터 눈을 돌린다. "두렵단, 말이지......" 나기는 다시 주위를 둘러본다. "범인은, 조금도 두려워하고 있지 않았다, 라고 하는 걸까. 아니...... 두렵다,두 려워하다,공포, 공포인가...... 어딘가에서 들었는데-" 나기는 중얼중얼거리고 있다. 그리고 팔짱을 끼고 생각에 잠기기 시작했다. "무언가, 알겠습니까?" 모.마-더가 물었지만, 나기는 고개를 흔들었다. "......아니, 다음 장소로 가지." 제 3의 현장, 거리의 뒷골목길은 아직 봉쇄되어 있었다. 경찰 관계자도 꽤나 있다 . 이미 사건이 일어나고 2주나 지나있는데도, 수사가 진척되고 있지 않은 것이리 라. "......이건 무리군요. 들어갈 수가 없어요." 멀리서부터 경관들을 보면서 모.마-더는 중얼거렸다. 거기에 나기가 갑자기, "......사사키씨, 여자애 꼬신 적 있어?" 라고 돌연히 물어왔다. "에?" "여자 아이에게 말을 걸어본 적 있는가라고 묻고 있는거야." "아, 아니- 없습니다만" "자 첫경험이다- 저기에 서 있는 여자 아이, 불러와 줘." 나기는 엄지손가락으로, 경찰의 봉쇄 앞에 망연히 서 있는 한 여고생을 가리켰다. "저 아이가 뭔가?" "괜찮으니까. 이야기할 게 있다고 하고 데리고 와." "-하아." 영문을 알 수 없었지만, 모.마-더는 나기가 말한대로 가서, 소녀에게 말을 걸었다 . "저어, 이봐." 소녀는 깜짝, 하고 돌아본다. "무, 뭐에요?" "아니, 저-" 겁에 질린 토끼같은 소녀의 얼굴을 보고, 모.마-더는 난처해했다. 어떻게 말을 걸 어야 좋을지 알 수가 없다. 그럼에도 쭈뼛쭈뼛거리며, "이, 이런 곳에 서서, 뭘 하고 있는거지." 라고 물어보았다. "-" 소녀는 대답하지 않는다. 표정이 굳어가고 있다. "어, 어쪄면 너는 그, 여기서 살해당한 사람과 무언과 관계가 있는게 아닌가?" 그런 것을 물어본다. "-" "아니, 나는 별로, 그런 수상한 사람이 아니고." 정말은 충분히 수상한 암살자이면서, 모.마-더는 허겁지겁 변명했다. 어째서 이런 일을 하고 있는건지 알 수 없게 되어간다. "-무슨 용건입니까." 그런 그의 모습을 보고, 겨우 소녀가 입을 열었다. "아니, 그게-" "우리들도 범인을 찾고 있어. 조금 이야기를 해도 좋을까?" 갑자기 등뒤로부터 나기가 말을 걸어와서, 모.마-더는 깜짝 놀랐다. 어느샌가 뒤 에 서있었던 듯 하다. 하지만 그는 나기의 말에, "범인을......?" 하고 소녀의 눈이 반짝 하고 빛나서, 더욱 더 놀랐다. 소녀는 리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그녀는 살해당한 소녀의 친구였다. "당신, 몇살이에요?" 찻집의 자리에 앉은 채로, 리카는 나기에게 물었다. "스물 여섯." 나기가 곧바로 대답해서, 모.마-더는 웃음이 터져나오려는 것을 가까스로 참았다. "젊어보이네...... 그래, 스무살 정도로." 리카는 그걸 믿어버리고, 그런 말을 했다. "아아, 그런 말 자주 들어." 14세의 나기는 시치미를 떼고 말한다. 모.마-더는 새삼 그녀의 배짱을 깨달았다. "보험회사의, 조사원이라- 무엇을 조사하고 있는거에요?" 리카의 질문에, 나기는 모.마-더에게 "어이"하고 바톤을 넘겼다. "아, 아아. 그러니까, 그래요. 이 사건이 무작위적인 범행인가, 혹은 고의로 피해 자를 선택한, 이른바 원한이나 그러한 것일 경우에는 보험금의 금액이 변하니까-" 모.마-더는 '사사키 마사노리'의 위장에 적합한 말을 늘어놓는다. 물론, 전부 엉 터리다. "원혼이라니- 시즈에는 그런 것" "그걸 조사하고 있는 겁니다. 예를 들면, 예를 들면 말입니다. 다른 살해당한 사 람의 가족이, 생명보험을 타기 위해서 무차별 살인으로 보이게 하고 있다라던가 하는 일이라도 있을 수 있다는 겁니다." "그런 게-" 리카는 숨을 삼켰다. "만약 그렇다면, 용서할 수 없겠지." 나기가 끼어들었다. "그러니까 알고 있는 걸 알려주지 않겠어?" "하지만, 나는 아무것도." "시즈에씨는, 어떤 사람이었어? 아까 원한 같은 건 생각할 수 없다고 말했잖아." "네, 그래요. 사람에게 원한을 사거나 할 애가 아니었어요. 정말이에요." "밝은 사람이었습니까?" 모.마-더가 묻자, 리카는 응, 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밝고, 상냥하고, 물론 조금 엄격한 부분도 있엇지만, 하지만 그건 시즈에가 강한 사람이었기 때문이어서," 나기가 꿈틀, 하고 눈썹을 찌푸렸다. "- '강하다'? 그거, 어떤 식으로?" "아, 특별히 힘이 세다던가 난폭하다던가 그런게 아니에요. 단지, 뭐랄까, 마음이 똑바르다, 라고 할까." "정신적으로, 강했다. 의지가 되는 면이 있었다던가?" "네, 그래요." "'강하다' - '강하다' 인가." 나기는 갑자기 생각에 잠기기 시작했다. 모.마-더는 나기가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지 짐작도 가지 않아서, 어쩔 수 없이 혼 자서 리카에게 질문을 계속했다. "그녀는 혼자서 행동하는 일이 많았어?" "아뇨, 특별히 그런 일은 없었어요." "그러면, 그, 습격당한 때는 드물게 혼자가 되었을 때었다, 라는건가" "-네." 역시 리카의 목소리가 눈물을 머금어간다. 함께 있었다면 구할 수 있었을지도, 라 고 생각해버린 것이겠지. 모.마-더는 난처해했다. 소녀의 눈물같은 것엔 굉장히 약한 터였다. 사람이 죽는 것은, 그 뒤에 슬퍼하는 사람이 있는 것이다, 라고 하는 인식은 암살자인 그에게 는 괴롭기만 할 뿐이다. 그는 당황해서 화제를 돌렸다. "그녀는 모두를 끌어들이는 타입이었던걸까." 힐끔, 하고 옆의 나기를 보면서 말한다. 바로 지금, 그는 이끌려들어와 있다. "아니오, 그런 일은 없었어요. 라고 할까, 모두가 '저기 가자-'라고 해도, 마음이 내키지 않으면 '난 사양할래'라고 하고 혼자서 돌아가버리는, 그런." "-그렇군." 그것도, 뭔가 나기랑 비슷하기도 하다. 어쩐지 피해자는 나기와 비슷한 타입인 듯 하다. (라고 한다면- 어쩌면 이 아이도 살인귀의 리스트에 들어있을지도 모른다는 것이 다.) 그런 생각을 한다. 그러자 모.마-더는, 뭔가 굉장히 꺼림직한 기분이 들었다. 그 런 생각이 드는 것에 참을 수 없는 듯한 느낌이 든다. (-어째서지? 이 녀석은 내 사냥감이다, 다른 녀석에게는 넘기지 않는다라고 생각 하고 있기라도 하는 건 아니고 말이지) 속으로, 곤란해하고 있다. "무슨 일 있어요?" 리카가 물어온다. 하지만 거기에 "아무 것도 아냐"라고 대답하려고 하기 전에 나 기가 갑자기 끼어들어왔다. "결국, 시즈에씨는 이러저러한 것을 두려워하는 타입이 아니었다, 라고 하는 것?" 그 말투는 날카롭다. "네, 네에." 리카는 조금 압도당해서, 끄덕였다. "무서워하는 걸, 본 적 있어?" "아, 아니오- 그런 말을 들으니, 그런 적은 없었어요." (-? 뭘 묻고 있는거지?) 모.마-더는 이 문답의 의도가 전혀 짐작이 가질 않았다. "자- 그녀가 만약 무언가를 두려워한다고 하면, 그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지?" "- 그, 그런 걸 물어봐도......" "상상도 할 수 없다, 라고. 그 정도로 그녀는 강했던거야?" "ㄴ, 네." 나기는 이미 질문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확신하고 있는 것이다. 스스로의 마 음 속에서는 이미, 해답을 내놓고 있다. "......혹시, 최근에 학교에서 신체검사같은 것 없었어?" 갑자기 까닭을 알 수 없는 일을 묻는다. "네? 네, 네에. 있었습니다만......" "그 중에, 젊은 여자 의사는 있었어?" "......그러고보니, 내과 선생님의 대리라던가로, 한사람." "-그래, 알았어." 나기는 혼자서 끄덕이고는, 갑자기 일어섰다. 그리고 그대로 가게 밖으로 달려나가 버렸다. "-?!" 리카와 모.마-더는 아연실색했다. 하지만 모.마-더는 핫하고 제정신으로 돌아와, "미, 미안! 돈은 놔두고 갈테니까!" 하고 당황하며 1만엔 지폐를 내어 그것을 테이블에 두고, 서둘러 나기의 뒤를 쫓 았다. 남겨진 리카는, 멍-하게 앉은 채로 움직이지 않는다. 뭐가 뭔지 전혀 알 수 없었지만, 하지만 리카는 어쩐지, 지금의 '자칭 26세'의 나 기의 눈에서, 죽어버린 친구에게서 딱 한번 본 적 있는 눈을 떠올리고 있었다. 그것은 리카가 까닭없이 교사에게 심하게 혼이 나서 그만 울어버렸을 때의 일이다. 시즈에는 그 이야기를 듣고서, "-용서할 수 없어!" 라고 소리를 지르고, 교사가 사과하게 하기 위해 담판을 지으러 가버렸던 것이다. 결국 교사는 사과하지 않고, 시즈에도 아주 심하게 꾸지람을 들어버렸을 뿐이었지 만, 그래도 시즈에는 계속해서 몹시 성을 내었다. "리카는 잘못한게 없는데 말야, 정말 화가 나!" 하고 리카 대신에 화를 내어주는 것이었다. (그 때의- 뛰쳐나가던 때의, 시즈에와 같은 눈을-) 그렇다-그것은 마치, 그런 심한 짓을 당하다니 용서할 수 없어,라고 살해당한 시 즈에 대신에 화내고 있는 듯 했다. "-어-이, 기다려줘요!" 모.마-더는 겨우 나기를 따라잡아, 어깨를 잡아서 나기를 세웠다. "......" 나기는 그의 쪽을 돌아보았지만, 대답을 하지 않는다. "도대체 어떻게 된 일입니까?" "-분명히 말했었다. '어째서 공포같은 것이 있는걸까'라고......" 영문을 모를 이야기를 한다. "하아? 무슨 말입니까?" "그렇다...... 문제는 범인이 두려워하고 있었는가, 하는 것이 아니었어. 피해자 가 어떠했는가, 라고 하는 곳에 있었다. 그것이 '동기' 였던거다...... 인기척이 없는 장소라도 두려워하지 않고 간 것은 피해자 쪽이고, 범인이 장소를 골랐던 게 아냐- 범인이 고르고 있었던 것은 '강함' 이었던거다-" "자, 잠깐 기다려 줘, 당신은 도대체,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겁니까?" "그리고 의학에도 해박하다- 고등교육을 받고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연구대상 으로서 필요로 하고 있다- 충분히 생각할 수 있어......!" 그녀는 모.마-더의 손을 뿌리쳤다. 그리고 가려고 한다. "어, 어이 기다려줘! 어째서 갑자기......" "당신에게 대한 의심은 풀렸다, 사사키씨." "에?" "당신도 짐작하고 있었던 것처럼, 난 당신도 의심하고 있었어. 하지만 그건 결말 이 났어. 그러니까, 이제 안녕이다." "......!" 솔직한 이야기에, 모.마-더는 말을 잃었다. "어, 어째서 나에 대한 의심이 풀렸지?" "아까, 리카에게 말을 걸어라, 라고 내가 말한 때, 당신은 망설였지. 만약 범인이 연기를 하고 있었던 것이라면, 주저하는 사이에 헛점을 드러냈을 터이다. 하지만 당신은 순진하게도 정말로 어쩔 줄을 몰라서, 머뭇거리면서 익숙하지 않은 태도로 여자애에게 말을 걸었었지. 범인이 연기를 즐기고 있다는 느낌도 없이, 그렇다고 해서 속이려고 하는 것도 없이, 순수하게 어색했어. 그때 알아차렸었지." 나기는 그렇게 말했다. 모.마-더는 더더욱 묻고자 했다. "하 하지만 나는, 나는......" "사람을 죽일 듯하다, 라고? -그건 기분 탓이야, 사사키씨. 당신 속의 벌레가 잠 깐 소란을 일으키고 있을 뿐이야. 당신은 정말은 부드러운 인간이라고. 스스로는 그게 바보같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지만." 당신의 아버지를 죽였다고, 라고 그는 위험천만하게 말할 뻔하다가, 당황해서 입 을 다물었다. 나기는 빙긋 웃고, "그럼." 하고 손을 들어보이곤 사라져갔다. "......기, 기다려줘! 당신은, 당신은 그- 범인을 알아낸건가?! 그 녀석과 싸울 작정인가?!" 물음에 대한 대답없이, 나기는 뒤돌아보지도 않고 사라져 갔다. 3. "쿡쿡쿡......" 어둠 속에서, '피어-구울'은 홀로 웃고 있다. 모든 것은 그녀의 생각대로 움직이고 있다. 역시 키리마 나기는 범인이 키스기 마 키코라고 하는 부분에까지 다다른 듯 하다. 확신은 하고 있지 않다 하더라도, 유 력한 용의자로서 노리고 있을 터이다. 하지만 그것은 예상된 일이다. 이전에, 그녀가 아직 인간이었던 때, 그 소녀에게 멍청하게 자신의 사상을 이야기해버린 것을, 물론 그녀는 기억하고 있어, 결국은 여기에 이르를 터이다라고 예측하고 있었던 것이다.나기는 머리가 좋다. 그런 부 분에서는 이 피어-구울은 결코 상대를 만만하게 보거나 하지 않는다. (하지만......증거가 없잖아? 나기양) 이 시점에서 경찰에게 알리려고 해도, 그녀에게는 체포되어야만 할 물증따위 무엇 하나 없다. 게다가, 실제로 이미 경찰 속에도 그녀의 지배의 손은 뻗어있는 것이 다. 거기까지 알지 못한다고 해도, 나기는......그 성격과 책임감으로 봐서, 분명히 스스로 해결하려 할 것이다. 그것도, 혼자서. "쿡쿡쿡쿡쿡......!" 이미 손은 써두었다. 저, 드물게 강한 면을 가진 소녀가 그녀의 위문품이 될때까지, 앞으로 얼마남지 않은 것이었다-. * 모.마-더는 키리마 나기를 미행하고 있었다. 그 자체는 어렵지 않다. 아무리 나기가 어린애답지 않은 주의력 깊은 성격으로, 빈틈없는 소녀라 하더라도, 결국은 인간, 숨어서 은밀히 접근하는 것이 전문으로, 그를 위해 태어난 모.마-더가 진지하게 움직인다면 간단하게 발각되지 않고 뒤를 밟는 것이 가능하다. 나기는, 일단 자택인 듯한 집에 돌아가 있다. 모.마-더는 알 까닭이 없었지만, 그 집은 원래의 주인인 사카키바라 켄이 일본을 떠날 때 나기에게 맡긴 것이었다. 그리고, 무언가의 가방을 메고 다시 금방 나왔다. (뭐야, 저 짐은? -설마 무기는 아닐테고 말이지) 하지만 나기의 특이한 면을 생각해볼 때, 충분히 생각할 수 있었다. 역시 정말로, 직접 해치울 생각인걸까. (바보야! 네가 싸우려고 하고 있는 상대는, 아마 인간이 아닐거라고......!) 그렇게 말해주고 싶었다. 하지만 모.마-더의 임무로 말하자면, 여기서 나기가 이 적의 손에 걸려들어서, 목표가 모습을 드러내는 쪽이 좋은 것이다. 그런 의미로는 이상적인 전개가 되어가고 있다. 하지만. 하지만- (으으, 젠장) 모.마-더는 스스로도 알 수 없는 초조함에 시달리고 있었다. 나기는 튜링식의 자전거에 올라타, 오토바이 같은 속도로 달려나갔다. 착실히 헬 멧까지 쓰고 있다. 장비는 본격적이다. (어디로 향하려고 하는건가?) 뒤를 쫓으면서, 모.마-더는 어째서 나기가 범인을 짐작해낼 수 있었는지, 필사적 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답은 나오지 않았다. 나기가 그가 모르는 정보를 알고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렇다고 하더라도 함께 행동하고 있었던 것이다. 암살 과 탐색이 전문인 그에게도 힌트 정도는 잡혔어도 좋았을 터인 것을, 그것이 전혀 잡히질 않았다. ('동기'가 문제라고 말하고 있었던가......) 그것도, 전혀 알 수가 없다. 생각해보면, 그는 지금까지 자신이 수많은 인간을 죽여왔음에도 불구하고, 어째서 인간이 인간을 죽이는건가, 진지하게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당신 속에 한마리의 벌레가 있다......' '그것은, 당신 속의 벌레가 잠시 소란을 일으키고 있을 뿐이야.' ...... 이전에 죽인 소년과, 나기의 목소리가 머리 속에서 반복되어 울려퍼졌다. 어째서 그 두사람은, 입장도 무엇도 전혀 다른대도, 그에게 엇비슷한 말을 한건가. 그로서는 알 리가 없었다... 그것은, 키리마 세이이치가 쓴 저작 중의 하나인 '사 람이 사람을 죽일 때' 중의 한구절에 나오는 문장 '인간은 통일된 의지따위 가지고 있지 않다. 그의 마음 속에는 엉망진창으로 돌아다니고 있는 무수한 벌레가 있을 뿐이다. 운좋게도 벌레가 같은 먹이를 행하고 있을 때에는 괜찮지만, 그것들이 뿔 뿔히 흩어졌을때, 사람은 지리멸렬이라고 밖에 말할 수 없는 행동을 보인다'로부 터 인용하고 있다고 하는 것을. (어째서다, 어째서인가......) 나기는, 뒷골목을 교묘히 빠져나가, 사람 눈에 거의 띄지 않는 목적지인 듯한 건물 앞에 도착했다. 모.마-더는 크게 놀랐다. 그곳은, 이전에 나기가 입원했었던......그리고 그가 통화기구의 배신자 스케어크 로우를 암살하기 위해 공격을 했었던 종합병원이었기 때문이다. * "-푸우." 나기는 헬멧을 벗고, 크게 숨을 쉬었다. 이미 하늘은 어둡다. 해는 지고, 하늘에는 만월이 밝게 빛나고 있다. 그 빛에 비춰진 잿빛의 구름이 동 에서 서로 흘러간다. 나기는 잠시, 건물을 올려보았지만, 곧 그 뒤로 돌아갔다. 정면 현관은 이미 '오 늘의 진료와 면회는 끝났습니다'라는 팻말과 함께 닫혀있다. 뒷문에는 경비회사로부터 파견된 관리인과 경비원이 있다. 그들은 '오'하고 얼굴 을 들었다. "나기양, 무슨 일이야?" "아니, 조금 일이 있어서." 나기가 장기입원하고 있었던 탓에, 그들과는 잘 알고 있다. "오늘의 면회는 끝나버렸는데..." "아니, 그런게 아냐. 잠시 키스기 선생님을 만날 일이 있어. 미안하지만, 불러내 주지 않겠어." "아아, 알았어." 관리인은 내선전화를 들었다. "-아아, 키스기 선생님이십니까. 나기양이 와서, 할 이야기가 있다고- 아, 네. 알 겠습니다. 네 그럼. ......나기양, 들어와달라고 하는데." "고마워-" 야간 출입자 명부에 이름과 방문 목적을 '개인적 용무'라고 적어넣고, 나기는 병 원 안으로 들어갔다. 밤의, 조용한 조명도 꺼져 있는 플로어에, 발소리만이 가볍고 날카롭게, 널리 울 려퍼졌다. 나기는 물론 건물의 구조는 잘 알고 있다. 곧장 엘레베이터 쪽으로 가서, 버튼을 눌렀다. 땡-...... 도착한 엘레베이터에 나기가 올라타는 것을, 이미 숨어들어와 있던 모.마-더는 음 지로부터 관찰하고 있었다. (몇층에 가는거지?) 그는 소리없이 엘레베이터 시프트 옆에 있는 계단을 뛰어올라가, 케이지가 멈춘 곳에서 함께 정지했다. '정신과'란 표시가 눈에 들어왔다. "......?" 이런 곳에서 무엇을 할 생각인걸까. 나기가 엘레비이터로부터 나왔다. 그리고 플로어를 가로질러 목적한 장소로 걸어 간다. 기척을 감추고, 그 뒤를 쫓는다. 몰래 감시하고 있자, 나기는 병원 내 금연을 위 해 설치되어 있는 흡연 장소 부근에서 걸음을 멈췄다. 그곳의 소파에 한 여자가 앉아있어서, 그 여자가 일어서 나기를 불러세웠던 것이다. 백의를 입고 있는 것을 보면 의사일테지만. 나기가 아까 말했던 '키스기 선생'이 라는 작자같다. 먼데다 어두워서 얼굴까지는 확인할 수 없다. "-" "-" 작은 소리로 (밤중의 병원이니 목소리를 낮추는 것은 당연할 터이다) 소근소근 이 야기하고 있어서 아무리 모.마-더의 뛰어난 청력으로도 잘 들리질 않는다. 근처에 서는 무언가의 기계가 내고 있는 위-잉 하는 소리도 섞여있고. 가까이 다가가고 싶었지만, 그 장소까지 숨을 수 있는 루트가 없었다. 나기는, 여자 의사에게 무언가 하나하나 따지고 있는 듯하다. 여자 의사는 거기에 대해 어깨를 으쓱해보이거나 하며, 딴청을 피고 있다고 할까, 달래고 있는 듯이 보 인다. "-" 이윽고 나기가, 희미하게 고개를 젓고 다시 돌아왔다. 이야기는 끝난 듯하다. 모.마-더가 숨어있는 급탕실의 어둠 앞을 지나, 나기는 다시 엘레베이터의 버튼을 누른다. 모.마-더는 나기를 앞지르려고 계단으로 향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숨어있던 장소 로부터 나오려고 한 그때, 그는 나기 쪽을 아까의 의사가 계속해서 지켜보고 있는 것을 알아차렸다. (-?) 무언가, 꺼림칙한 느낌이 들었다. 어쨌든간에 보이고 있어서야 나갈 수는 없다. 그러고 있는 동안에 나기가 엘레베 이터에 올라타, 아래로 내려가버렸다. 그러자 의사는 겨우 고개를 돌렸다. 하지만 그녀는 더욱 더 기묘한 행동을 취한 다. 입구쪽의 창문으로 달려가, 그것을 열었다. 그리고 몸을 내밀어, 아래쪽을 힐끔힐 끔 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다시 흡연 장소로 돌아가, 그리고 바닥에 엎드리듯 해서 소파의 아래로 손 을 뻗는다. 그리고 꺼내 든 물건을 보고, 모.마-더는 경악했다. 그것은 라이플이었던 것이다. 재빠르게 조정을 하고는, 의사는 그것을 가지고 방 금 전의 창쪽으로 돌아간다. 총구를 아래쪽으로 향한다. 조준을 하고 있다. 누구에게? (-설마, 나기를 쏠 작정인가?!) 슬슬, 나기가 아까의 출입구로부터 나와서, 주차장의 자전거로 돌아갈 터이다. 그 리고 그녀가 조준하고 있는 것은 딱 그 방향이었다. (하지만 이런 곳에서 총을 사용한다면 눈에 띄질 않는-) 이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의 암살자로서의 경험이 곧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아 차렸다. 예를 들면, 탄환이 마비탄이라면 어떨까? 주사기 같은 형태를 한 그것. 그리고 저격당해, 나기는 쓰러진다. 소리를 듣고 경비원이 달려온다. 쓰러진 나기 를 안아올리자 그 밑에는 찌그러진 주사기가 굴러다니고 있지만, 이곳은 병원, 그 런 물건은 드물지도 않으니 주사기는 내버려진 채 나기는 안으로 실려들어온다. 응급환자다. 그리고 그 치료에 당하는 당직 의사는-. (-!) 어떻게라도 가능한 것이었다. 사람을 죽이는 것에는, 얼마든지, 어디든지 빠져나 갈 구멍이 있는 것이다. 그것을 모.마-더는 본능적으로 이해하고 있었다. 달빛 아래, 여자 의사의 옆얼굴이 희게 떠올라보였다. 그 입가가 쿡, 하고 치켜올 라갔다. 웃고 있다. 그것을 본 순간, 모.마-더는 가슴이 달궈진 철봉으로 찔린 듯한 느낌이 들었다. "으윽......" 어째서 키리마 나기는, 정말 잠시 만났을 뿐인 모.마-더에게, 게다가 본래는 몇명 이고 죽이고 있는 그에게, 그렇게 확신을 가지고 '당신은 앞장서서 사람을 죽이거 나 하진 않아.'라고 말한 것일까? 키리마 세이이치는 어째서, 자신이 죽게 될 그때에, 그렇게 냉정히 상황을 꿰뚫어 볼 수 있었던 것일까? "으으으으으윽......!" 어째서 이 자신은, 그것이 이렇게나 마음에 걸려, 그리고 이 이 은폐장소에서 이 렇게 머물러 있는 것인가, 어째서- "-우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옷!" 그는 울부짖으며, 여자 의사쪽으로 돌진하고 있었다. 의사가 그의 쪽을 돌아보는 것보다도 빠르게, 모.마-더는 그 녀석을 붙잡아, 그 복부에 빼든 나이프를 깊숙히 찔러넣고 있었다. -일격으로 급소를 꿰뚫었다. (-젠장!) 본래의 사명은 살인귀의 정체와 목적을 알아내는 것으로, 죽이는 것은 이차적인 문 제였다. 하지만, 결국 그는- 그리고 얼굴을 들어, 의사의 얼굴을 올려다본다. 그 순간, 모.마-더는 자신이 놓 여있는 상황을 완전히 잊어버렸다. "-에" 그곳에 있는 여자는, 그가 알고 있는 자였다. 아니 얼핏 보기에는 여자라 하기보 다는 소녀라고 하는 쪽이 좋을, 18세 정도의 어린 얼굴- 그 녀석은 급소를 찔렸음에도 불구하고, 빙긋, 웃고 있었다. 살기가 넘쳐 흐르는 무서운 웃음이었다. "-스케어크로우의, 원수다-" 통화기구의 합성인간 피젼은, 피를 토하면서도 단단히 모.마-더의 몸을 붙잡고, 움 직일 수 없도록 고정시켰다. "......!" 모.마-더는 핫 하고 제정신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너무 늦었다. 이미 등뒤에, 소리없이 나타난 기운이 빠르게 접근하고 있었다. 피하지도 못한 채, 모.마-더의 몸은 뒤로부터 찔러 온 양손에 척추를 파괴당하고, 내장을 파괴당하고, 그리고 몸통 그 자체를 찔려버린 것이었다. "......커, 컥...?!" 겨우, 고개를 뒤로 돌린다- 그는 만난 적도 없는 키스기 마키코가, 이미 사람이라 고는 부를 수 없는 전능의 신처럼 아주 거만한 표정과 함께 그를 내려다보고 있었 다. "처음 뵙는군요, 모.마-더씨- 그리고, 안녕히." 피어-구울은 차갑게 내뱉고는, 그대로 모.마-더의 신체를 흔들었다. 피젼의 몸은 날아가 땅바닥에 뒹군다. 그리고 그녀는 모.마-더를 열린 창밖으로 내던졌다. 던져져, 공중을 빙빙 돌며 모.마-더는, 그 머리 속에서는 그, 이전에 그가 죽인 소년이 떠올라 있었다. 그는 슬픈 얼굴을 하고, 이렇게 말했다-. [......그러니까, 말했었잖아?] - 그리고 모.마-더는 지면에 내동댕이쳐졌다. * "키스기 선생님은 지금 막, 밑으로 내려가버렸습니다." 그녀를 만나러 갔던 나기는, 대리라고 하는 젊은 여자 의사에게 그런 말을 듣고, 키스기 마키코가 있을 터인 밖으로 나와 있었다. 하지만, 그곳에는 아무도 없다. "......" 처음부터 나기는 방심하고 있지는 않다. 무언가를 꿍꿍이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긴장을 높인다. 하지만 그 나기도...... 역시 실제로 닥쳐온 사태를 앞에 두고서 말을 잃고 말았 다. 갑자기 눈 앞에, 사람이 위로부터 떨어져 온 것이다. "-?!" 그것은 지면에 내동댕이쳐지고선 튕겨올라, 그리고 꼼짝도 하지 않는다. 그러는 동안에 주위가 피로 물들어간다. 떨어진 것 때문에 피를 흘리고 있는 것은 아니다. 이미 그 몸에는 동체의 한가운 데에 큰 구멍이 뻥 하고 뚫려 있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 사람의 얼굴은- "사, 사사키씨?!" 나기는 당황해서 그가 있는 곳으로 달려가려고 했다. 하지만, 그 앞에 또다시 사람이 위에서부터 내려왔다. 이번 것은 떨어져 온 것은 아니다. 스스로 내려온 것이다. 10미터 이상의 높이로 부터 태연히, 착지해도 다리가 삐끗하지 않고서, 너무나도 간단히 일어선다. 인간으로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키스기 마키코였다. "-자아." 숨을 삼킨 나기에게, 피어-구울은 부드럽게 웃어보였다. "Hi~ 기다렸지, 나기양-?" 장난치듯이 들어보이는 그 팔에는, 피가 흠뻑 묻어 있다. 어째서인가, 그 답은 바로 뒤쪽의 희생자가 말없이 웅변해주고 있었다. "......!" 나기는, 어지간한 그녀로서도 그 등줄기에 식은 땀이 주륵, 하고 흘러내리는 것 을 느꼈다. 4. "스케어크로우와 피젼이? 상성은 나쁘다고." "허수아비의 상대는 까마귀야. 비둘기가 아닌 걸." ......결국은, 사랑, 이었을 터이다. 피젼은, 단지 임무상의 어울림밖에 없었던 동료 스케어크로우를 좋아했다. 너무 나도 좋아했다. 하지만 그 사실의 무게를 실감한 것은 그가 통화기구에 반역해 서, 그리고 살해당해버린 후였다. 스케어크로우가 쓰고 있었던 사무소 겸 집의 처리는 그녀에게 맡겨졌던 것이었지 만, 그 탐정사무소를 정리하면서 그녀는 주욱, 계속 울고 있었다. 어째서 우는 것인지 잘 알 수가 없었다. 그리고 그 뜻밖의 상실감은, 스스로 차분히 분석 따 위를 해본다면 미쳐버리지 않을 수 없을 정도로 큰 것이었다. 미쳐버리는 쪽이 차라리 좋았을지도 모른다, 라고 이제와서 생각해본다. 하지만 그녀는 계속 살아 있고, 그리고 임무쪽도 변함없이 소화해갈 수 밖에 없었다. 그렇게 할 수 있다는 것에, 그녀는 커다란 슬픔을 느끼지 않을 수가 없었다. 스 케어크로우가 죽은 것은, 결국 자신의 생활에 어떠한 영향도 가져오지 않았는가, 라고 생각하면 견딜 수 없는 느낌이 들었다. 그렇게 좋아했었는데...... ......하지만, 그래도, 임무로 스케어크로우를 죽인 그 장본인 모.마-더와 접촉 하게 된 때에는, 그녀는 자신의 가슴 속으로부터 참을 수 없을 정도의 뜨거운 분 노가 끓어 오르는 것을 느꼈다. 그런 때였다. 그녀의 앞에 '그 여자'가 나타난 것은. "당신의 기분은 너무나 잘 알아." 그 녀석은 그렇게 말했다. "그러니까, 나는 당신에게 찬스를 주려고 생각하는거야." 무슨 이야기인가 묻자, 그 여자는 쿡쿡 웃고는, "복수하고, 죽은 남자의 뒤를 따라 죽는다고 하는 것은, 너무나도 달콤하고 아름 다운 이야기가 아닐까나?" 라고 말했다. 무섭게도, 사람 마음의 약한 부분을 공략하는 것에 능숙한 여자였다. 그리고 그녀는 시킨대로 했다. 미끼가 되어, 먹이를 끌어들여 스스로의 생명을 바쳐 모.마-더가 공격으로부터 도망칠 수 없도록 했다. 그리고 당초의 예정대로, 그녀는 지금, 죽어가고 있는 중이엇다. "......" 병원의 차가운 바닥이, 그녀의 몸에서 체온을 사정없이 빼앗아간다. 너무나도 차 가웠다. 그리고, 점점 세계가 암흑으로 물들어간다. 하지만, 그럼에도 피젼은, 자신이 한 일에 후회는 없다. 그녀는 통화기구의 적의 편을 들었다. 이것으로 그 이와 똑같이 된 것이다.그녀는 아주 편안한 기분에 젖 어 있었다. 그리고, 이미 제대로 된 표정을 짓는 것도 할 수 없는 그녀에게, 분명히 미소같 은 것이 떠오른다. 그녀의 앞에, 한 그림자가 서 있었기 때문이다. (아아......) 그 그림자는 어두운 색의 모자와 망토를 걸치고 있다. 사람이라고 하기 보단 통 같은 형태를 하고 있었다. (스케어크로우...... 역시 와 주었어.) 잘 보면 그 그림자는 그녀가 알고 있는 그 인물보다도 키가 작고, 형태도 다르다 고 하는 것을 알아차릴 터이지만, 지금의 그녀에게 그런 인식력은 없다. "......" 그림자는 대답않은 채, 말이 없다. (으응, 스케어크로우...... 나, 천국에 갈 수 있을까......) 그녀는 조용하게 그림자에게 물었다. 하지만 그림자는 그 물음에 대해, 딱 잘라, "무리다." 라고 말했다. "너는 지옥행일거야." 치갑게 단언했다. (-) 그녀는 허를 찔려, 한순간 멍했지만, 하지만 곧, (그렇네...... 너처럼, 말이지.........) 하고, 아마도 생애에서 가장 아름다울 미소를 떠올리며 끄덕였다. - 그것은, 모든 것은 마음 속의 일이다. 피젼의 표정은 쳐날려졌을 때와 같고, 수축한 듯한 모습 그대로 경직해 있을 뿐이다. 목도 비틀어져 있고, 그 각도를 바꾸거나 하지 않았다. 몸으로서 '피'라고 쓰인 듯한 엉망인 모양으로 바닥 위에 서 굳어버려 있다. 그것은 이미 꿈틀하고도 움직이지 않고, 전혀 반응이 없다. "......" 그것을, 한 그림자가 내려보고 있다. 그 모습만은, 아까의 환상 속의 그것 그대로였다. 검은 모자와 흑망토의, 사람의 기색을 띄지 않는 기묘한 실루엣. "......" 그림자는, 아주 짧은 순간 시체를 비라보고 있었지만, 이윽고 몸을 돌려 그 장소 로부터 사라졌다. * 나기의 결단은 무섭도록 빨랐다. 뒤도 보지 않고 도망가, 자전거에 뛰어올라 단번에 최고 속력을 내어 갑자기 도주 해버렸다. "-믓!" 마키코는 그 절묘한 포기에 깜짝 놀랐다. 하지만 곧바로 쫓아가기 시작한다. 그녀의 다리는, 진화 도중인 현시점에서도 시속 50킬로 이상은 낼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도망가리라고는-?) 하고 나기의 뒷모습을 노려보며 마키코는 나기를 잘못보고 있었던가 하고 생각했 다. 하지만 곧 깨닫는다. (그런가- 경비원들을 싸움에 말려들게 하지 않기 위해서인가. 그 때문에 나를 떼내 려고 하는건가. 그렇군, 제법 하는걸......) 빙긋, 하고 웃는다. 역시 키리마 나기는 사냥감으로서 가장 적합한 상대였다. 혹시, 하고 생각하곤 있었지만, 설마 정말로 달려서 따라올 줄은- 나기는 부들부들 떨릴 듯한 어금니를 꾸욱, 하고 깨물고 있었다. 게다가, 전혀 거리를 벌릴 수가 없었다. 속도는 호각- 아니 아마도, 상대쪽은 적당 히 봐주고 있다. 사냥감을 쫓아서, 지치게 하려고 하는 것이다. 마치 사슴을 쫓아 모는 늑대와 같이. (어쩌지-?) 나기는 눈 앞에 다가오는 삼거리에서 순간, 주저했다. 사람이 있는 곳으로 갈까? 경찰에게 도움을 요청하던가- ......아니 무리다. 쓸때없는 짓이다. 이야기 하더라도 누구도 믿어주지 않을테고, 무엇보다도 이야기를 하기 전에 뒷쪽의 괴물이 모두를 죽일거다. (어쩌지-) 나기는, 갑자기 차체를 틀어서 사람이 없는 산길로 이어지는 루트를 선택했다. 그 러자 등뒤로부터, "아하하하핫!" 하는 큰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꽤 하는걸, 나기양! 역시 키리마 세이이치의 딸이야- 인류의 미래를 혼자서 짊어 지려고 하는걸까나?" 등골을 꿰뚫어오는 듯한, 날카로운 소리였다. 나기는 전율에 몸을 떨었다. (어쩔까- 아니, 이젠 각오를 할 수 밖에 없어!) 나기는, 자전거를 길에서 벗어난, 옆의 풀숲으로 돌진시켰다. 그곳은 산길의, 내리 막 부분이어서 자전거는 굴러떨어질 듯이 질주했다. 그 위에서 나기는 더욱 강하게 패달을 밟는다. "-!" 그것을 보고, 피어-구울도 함께 뛰어든다. 조소를 얼굴에 떠올리고 있다. (뭐야? 조금 스피드를 올렸다고 해서 떨쳐낼 수 있다고 생각이라도 하고 있는거야?) 비탈길에서 내려간다면 속도가 올라간다, 라고 생각한 것이라면, 그것은 커다란 실 수였다. 마키코 쪽에서 아래를 내려다보게 한다고 하는 것은- "-홋!" 경쾌한 울림의 기합과 함께, 괴물은 힘껏 지면을 박차고, 하늘로 날아올랐다. 떨어지면서도 전진해, 그리고 눈깜짝할 사이에 나기를 앞지른다- 계단을, 단번에 뛰어내려온 것처럼. 착지와 동시에, 나기 쪽을 돌아본다. 나기는 놀라서 눈을 크게 뜨고, 브레이크를 잡으려고 하지만 타이밍을 맞출 수 있 을 리가 없었다. 괴물이 팔을 한번 휘두르자, 자전거는 앞바퀴가 박살나 옆으로 날아가버렸다. "-우왓!" 나기는 지면에 휘익 내던져졌다. 하카키바라 켄에게 단련받은 낙법을 반사적으로 취하고 있다. 당황하며 일어선다. 하지만 그 바로 옆으로 키스기 마키코가 다가오고 있다. "-큭!" 나기는 내달린다. 하지만 자전거로도 도망갈 수 없었는데, 다리로 따라잡히지 않을 리가 없다- "후후후후......! 멋져 나기양, 좀 더 꼴사납게 엉금엉금 기어보라고!" 큰 웃음소리가 도망가는 나기를 압박해들어온다. 나기의 호흡은 이미, 헉, 헉하고 가빠지기 시작했다. 몸도 제대로 가누지 못해, 좌 우로 휘청휘청 흔들리고 있다. 하지만...... 하지만 나기는, 그 눈만은 변함없이, 공포보다도 분노와, 그리고 힘 으로 넘치는 반짝임을, 그것만은 전혀 변함없이 발하고 있는 것이었다. 그것은 키스기 마키코의 능력으로도 감지되고 있었다. 이렇게까지 몰리고 있으면서도, 나기의 정신에는 공포보다도 강한 것이 있다. 그것 이 무엇인가, 공포밖에 감지할 수 없는 마키코에게는 알 수가 없었다. 지금까지의 희생자는, 좀 더 쉽게 공황상태가 되어주었는데...... (-불굴의 투지, 라고 하는 걸까? 아니 그렇다고 해도......) 처음에는, 그 강한 것이 무너지는 게 즐겁다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역시 이정도의 절체절명의 위기에서도 공포가 희박하다고 하는 것은 마키코의 이해를 넘어서고 있 었다. "......" 마키코는, 잠시 멈춰서보았다. 그러자 나기도, 그녀가 멈춘 것을 소리로 깨닫고, 힐끗하고 이쪽을 바라보았다. -냉정했다. 상황을, 확실히 파악하고 있는 것이었다. ".........!" 그녀의, 그 눈을 보고 마키코는 카악 하고 머리에 피가 끓어오르는 것을 느꼈다. 이 녀석은 뭔가? 내가, 내가 절대적인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공포 따위, 이 녀석은 어찌되어도 좋 다고 생각하고 있는건가? 아니, 그럴 리가 없어! 이 녀석이라도, 절대로, 압도적인 공포의 앞에 허물어질 터이다! "......장난은 여기까지야!" 외치고선, 마키코는 발끝으로 지면을 굴러다니는 작은 돌멩이를 차날렸다. 그것은 어처구니없는 속도와 정확함으로, 나기의 우측 허벅다리를 정통으로 때렸다 . "-윽!" 나기는 갑자기 그대로 쓰러져, 달리던 기세 그대로 진흙탕 위로 미끄러졌다. 그대 로 물구덩이 속에 쳐박힌다. 메고 있던 가방이 튀어올라, 내용물이 흩어진다. 경봉 같은 무기와 각종의 도구가 허무하게 물위로 떠오른다. 허우적 허우적 하고, 손과 발을 움직여 기어나오려고 한다. 하지만 오른발이 마비 되어버려 있어, 몸도 생각대로 움직이질 않는다. 그래도 움직이려고 하는 그 앞에, 키스기 마키코가, 턱, 하고 버티고 서있다. "......" 나기는 뒤로 물러섰다. 마키코도, 거기에 맞춰서 전진해온다. 나기의 등이, 탁, 하고 뒤에 자라있는 나무에 부딪혀서, 그 이상 물러서는 것을 막 았다. "......" 옆으로 움직이려고 했지만, 마키코의 눈을 보고, 어느 쪽으로 움직이건 그 순간 덮 쳐질 것은 분명했다. 나기는 움직임을 멈췄다. 그 하반신은 더러운 물에 잠긴 채, 양 손도 진흙 속에 묻혀 있다. "......" 윗눈을 치켜뜬 채, 그래도 마키코를 노려본다. 마키코의 얼굴이, 꾸깃, 하고 소리라도 낼 듯이 일그러진다. "......무서워하라고." 짜내는 듯이 말한다. 하지만 나기의 반응은 없다. "무서워하라고 하고 있잖아! 비명을 질러! 울어! 불쌍하게 목숨을 구걸하라고! 허 둥대라고!" 히스테릭하게 떠들어댔다. "......" 하지만 나기의 변화는 없다. 그것을 보고 마키코는 또 눈썹을 치켜올렸지만, 하지만 문득 생각이 닿아, 다시 빙 긋하고 웃음을 되찾았다. "그래그래...... 너에게는, 아직 말하지 않았던가? 그 사사키 마사노리라고 하는 자의 일을." 꿈틀, 하고 나기의 뺨이 떨렸다. 그것을 보고 마키코는 만족한 듯이 끄덕이곤, "너는 몰랐었겠지만, 실제로는 그 자는 인간이 아니야. 나와 같은 부류, 라고 하면 조금 틀리지만, 뭐 비슷한거네. 본명은 모.마-더라고 해. 그리고 그가 속해있는 시 스템에게 명받은 임무는, 이 나를 조사해서, 경우에 따라서는 죽이는 것이었어. 알 고 있어? 그 자, 실제로는 암살자였다는 거지- 이미 몇십명이고 죽인 거란 이야기 야. 아하하, 정말로 사람은 겉보기론 알 수 없는거네. 실제로는 인간이 아니라던가 하는 일도 있으니까." "......" 어지간한 나기로서도, 조금 신음했다. "거짓말이라고 생각해? 하지만 안타깝게도, 전부 사실인거야. 너는 확실히 말해서, 완전히 그 남자에게 이용당하고 있었다는거지. 거기에, 그것을 역이용한 이 내게도 , 말이지. 네가 어슬렁어슬렁 나와준 덕분에, 강적을 어떻겐가 정리할 수 있었어. 고마워-" 싱글싱글하고, 일그러진 웃음을 떠올리며 마키코는 말했다. "......" 나기는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여전히 그 얼굴에 '공포'는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마키코가 느낄 수 있는 나기의 '약점'도 여전히 변하지 않은 채 존재하고 있다. 그것은 '소중한 사람을 먼저 죽게 하는 것'이었다. 그런 일을 당할 정도라면 죽는 쪽이 낫다, 라고 하는 약점, 그런 것이었다. 그래서 마키코는 초조해하고 있었다. 이래서는 나기 자신을 조여봐야 효과가 없기 때문이다. 사사키 마사노리가 나기에게 있어서 소중한 사람인가 어떤가라고는 말할 수 없다. 아마도 그렇지 않을 터이다. 어차피 스쳐지나가는, 평범한 타인이다. 하지만 타격은 받았을 터이다. 배신당했다고 느낀다면 어떨까. 실제로 공포를 느낀 다고는 할 수 없더라도, 동요하기 시작하고 있다. "사사키 마사노리씨는, 내 대신에 '연속 엽기 살인 사건'의 범인이 되어줄거야. 실 제로는 이미, 그의 집에는 그것을 위한 '증거'도 피젼이 마련해두고 있어. 오늘, 나를 찾아서 집을 비운 사이에 말이지. 하하, 뭐 암살자니까, 이제와서 내 쪽의 살 인 한두가지를 더한다 해도 별 의미 없잖아?" "......" "너, 자신이 정의의 사자인지 뭔지라고 생각하고 있겠지만, 실제로는 살인마에게 이용당하고 있었을 뿐이었단 이야기야. 어처구니없는 이야기지. 네가 지키려고 했 던 것 따위 단지 환상에 불과한거야. 이 세상에 절대적인 것은 단 하나- 공포 뿐이 야." 강한 어조로 밀어붙이듯이 이야기한다. 나기는 고개를 숙인 채 움직이지 않는다. 하지만 뭔가, 중얼중얼거리기 시작하고 있었다. "......ㄴ 게 아냐..." 하지만 목소리가 너무 작아서 잘 들리지 않는다. "응? 뭐라고?" 마키코는 나기에게 가까이 다가갔다. "......무섭지 않은 게 아냐. 단지 나는-" 분명히 들리질 않는다. 마키코는 더더욱 다가간다. 거의 얼굴이 서로 붙을 듯하다. "뭐라고? 확실히 들리질 않아" "단지, 나는...... 걱정했었을 뿐이다." "걱정? 뭐가?" "......실패하지 않을까, 라고-" 웅얼웅얼하고 힘없는 목소리다. "무엇을 실패한다고 하는거야?" "그것은......... '공격'이다!" 나기는 소리를 지르고선, 갑자기 진흙탕에 감춰져있던 팔을 찔러올렸다. 거기에는 봉같은 무기가 쥐어져 있었다. 아까 흩어져버렸을 터인 도구들 중 하나이다. "-!" 마키코는 곧바로 반응했다. 그녀의 턱쪽으로 날아온 무기는 허무하게 공중을 갈랐 다. 하지만 설마 이 상황해서 공격당하리라고는 생각하고 있지 않았던 탓에, 마키코는 동요했다. 게다가, 나기의 움직임은 그걸로 끝이 아니었다. "-핫!" 기합과 함께, 그녀는 그 무기의-고압전류를 내는 개조 스턴로드의 레벨을 '최대무 제한'까지 올리곤, 그것을 자신도 잠겨있는 수면에 찔러넣었다. 마키코의 전신에, 굉장한 전류가 곧바로 흘러들었다. 실제로는 이미, 이 부근의 물 은 평범한 물구덩이가 아니었다. 나기가 가방을 일부러 흐트린 때에, 듬뿍 전도물 질이 녹아 스며들어있었던 것디ㅏ. "-아가가가가가가가가각!!" 마키코는 척추 그 자체에 충격을 받아, 몸이 뒤로 꺾였다. 지금까지의 인생에서 한 번도 받은 적이 없는 충격이었다. 한편, 나기는- 그 몸의 이곳 저곳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는 있지만, 아무 탈 없이 서있다. 그녀의 옷은 절연체로 되어있는 특제의 오버롤이었다. 하지만, 그걸로 전신을 덮고 있는 물기를 타고, 보호하지 못한 머리부분에까지 전 기가 흘렀었다면 즉사였다. 정말로 아슬아슬한 방법이었다. "이게, 걱정이었던거야-" 나기는 말하곤, 지금의 일격으로 부서진 로드를 버리곤, 허리의 벨트로부터 하나 더 꺼내서, 가격했다. "우, 우그그그그그그극......!" 피어-구울은 울부짖으며, 나기에게 돌격했다. 하지만 다음 순간, 나기의 몸이 마치 바람에 흩날리는 종이조각처럼 두둥실하고 움 직여, 피어-구울의 다리를 후려치고 있었다. 나기의 손은, 가볍게 휙하고 돌린 것처럼밖에 보이지 않았다. 그것으로 초인적인 힘의 괴물이 휙 하고 돌아서, 그리고 넘어트려져 버린 것이었다. 가라데라고 하기 보다는, 합기도 쪽의 기술이었다. 마치 마술처럼, 괴물의 몸은 휙 뒹굴어 다시 수 면에 쳐박혔다. 거기에 나기는 다시 전류 공격을 가한다. "......!!"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절규가 퍼진다. 이미, 이 곳의 승자는 분명했다. 마키코는, 뭐가 뭔지 전혀 이해할 수 없었따. 뭐야? 뭔거야......? 도대체가, 무엇이 어떻게해서 이렇게 된거야......? (어찌된 일인가, 이건?!) 그녀는 전신을 뒤덮는 마비감과, 충격때문에 자유롭지 못한 몸을 심하게 뒤흔들었 다. "뭐냐고! 무엇이......!" 하지만 날뛰는 그녀의 팔을 나기가 붙잡아, 관절을 꺾어버린다. "......어째서......!" 그래도 날뛰려고 하는 그녀의 몸에, 그때 이변이 일어났다. -뽀각. 하고 마른 나무가 부러지는 듯이, 나기가 잡고 있던 팔이 관절부터 간단히 떨어져 나와버렸다. "-?!" 힘을 주고 있던 나기는 밸런스를 잃고서 넘어졌다. 하지만 팔이 없어진 마키코는, 그 자체에는 이미 어떤 반응도 보이지 않고, 다만 속박에서 해방된 나머지 세발로 기어서 그 장소로부터 달아났다. "-기, 기다려!" 나기가 당황하며 쫓아가려고 했다. 하지만 아까의 일격 탓에, 다리에 극심한 통증 이 덮쳐와 쓰러져버렸다. 그럼에도 일어서려고 한, 그때였다. [와아- 놀랐는걸.] 어디선가, 소리가 들려왔다. "....?!" 나기는 주위를 둘러본다. 근처에 무언가의 기척이 있었다. [설마 스스로의 힘으로 위기를 벗어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어. 따라잡는 건 늦어 버렸지만, 이번에는 괜찮은 것 같군.] 그것은 남자애 같기도 하고, 여자애 같기도 한, 어느 쪽이라고도 할 수 없는 기묘 한 목소리었다. "-누, 누구냐?!" 나기는 소리의 주인공에게 외쳤다. 하지만 그 소리는 대답하지 않은 채, [여기서부터는, 내게 맡겨 주길.] 하고 일방적으로 말하고, 그리고 다시 기척이 사라졌다. * -전신이 마비되어 있다. 비틀려버린 팔의 상처에도 아픔은 없고, 단지 멍한 감각이 있을 뿐이다. 그것 뿐만이 아니라 자신이 뭐하는 자인지조차도 이미 안개처럼 희미해져버렸다. 뭔가 아주 무서운 것이 있었던 거다. 아주 무서운 일과 마주쳐버린거다. 그런 느낌 이 들었다. 왜냐하면 그녀는 달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도망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무엇으로부터 도망치고 있는건가조차, 극심하게 혼란해진 머리에는 떠오르 질 않는다. 이전에 자신에게는, 커다란 목적이 있었던 듯이 생각되기도 하지만, 그 것도 저멀리 흐릿해져버리고 있었다. 진화하고 있던 육체가, 강렬한 전자충격에 의해 밸런스를 잃어, 이제는 이전에 성 장하고 있던 속도의 배로 붕괴되고 있는 거라는 것 따위 이미 그녀는 알지 못한다. 분명히 한번, 파도는 일었다. 하지만 그것은 이미 지나가버렸다. 흐름은 그녀를 두고, 영원히, 저멀리 사라져버 렸다. 몸의 여기저기로부터, 삐걱, 뚜둑, 하고 무언가가 끊어져가는 소리가 난다. 하지만 그래도 그녀는 멈추지 않는다. 멈출 수가 없다. 무엇보다도 무서운 것이다. 두려운 것이다. 무든 것이 자신에게 덮쳐오는 듯해서, 이가 부들부들 떨려 소리가 날 정도로 떨려서 떨려서 어쩔 수가 없는 것이다. "히이, 히이이......!" 눈물이 계속해서 흘러내린다. 무엇이 나빴던걸까. 어째서 이렇게 되어버린걸까. "히이이이이이......!" 모든 것이 나빴다고밖엔 생각할 수 없다. 살아왔던 길이 틀렸던 것 같은 느낌이 들어 견딜 수가 없었다. 이렇게 두려운 것이었다면, 이렇게 무서운 것이었다면, 태어나지 않았다면 좋았던 거다. 어째서 이렇게 되어버린 것일까. 어째서...... ......라고, 멀리서부터 무언가가 들려왔다. 그것은 밝은 분위기이면서도, 어딘가 쓸쓸함도 있는 기묘한 울림을 가진 음이었다. 그것은 휘파람이었다. 그것이 바람을 타고, 어디서랄것도 없이 들려온다. 그녀는 핫, 하고 정신을 차렸다. 어디선가 들어본 적이 있는 곡이었다. "진검승부의 결투, 라는걸까, 목숨을 건 결투, 라던가-" 그런 말들이 머리 뒤로 떠오른다. 그렇다. 그건 스스로 했던 말이었다. 도대체 그것이 언제적 일인지, 누구에게 말한건지도 잘 알 수가 없었지만, 하지만 그녀는, 스스로에게는 두려워하고 있을 때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하는 일이 아직 하나 남아있었다. 그렇다. 그 녀석이다. 그 녀석이 있다. 나는, 그녀석과 싸우지 않으면 안되는거다. 서로 봐주지 않기로 약속했던거다. 두려워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 나는 그 녀석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안되는거다. "...아하" 그녀의 얼굴에 웃음이 떠오른다. "아하, 아하하, 아하하하하하......!" 그리고 그녀는 멈춰서, 당당한 태도로 전 세계를 마주보고 섰다. "언제라도 좋아- 어디서부터든 덤벼와!" 그것은, 이미 쉬어서 부서지고 있는 목으로부터 새액새액 세어나올 뿐인 약한 목소 리었지만, 하지만 그녀의 귀에서는 박력있는 대사로서 울려퍼졌다. 그러자, 그 뒤로부터, [그런가.] 라는 소리가 났다라고 생각한 순간, 휙, 하고 무언가가 공중을 가르는 소리가 났다 . 그리고 돌아보려고 한 그녀는, 급격히 모든 것이 빙빙 돌기 시작한 것을 느꼈다. 하늘도 땅도, 그리고 자신의 몸도 빙빙하고 자신의 주변을 돌고 있다- 머리가 없어 진 몸이, 지면에 쓰러지는 것이 보인다. 그리고 자신은, 결국, 지금 이 광경을 보 고 있는 자신은- (...어라?) 그리고 그녀는, 돌고 있는 세계 속에, 한 그림자가 시야를 가로지르는 것이 보였 다. 그림자는 웃고 있는 듯한, 울고 있는 듯한, 뭐라고도 할 수 없는 좌우비대칭의 얼굴을 하고 있었다. 그것이 최후였다. 빠르게 날아든 아주 가느다란 와이어에 절단당한 키스기 마키코 의 목은, 빙빙 하늘을 날아, 그리고 땅에 떨어졌다. 5. 나기가 돌아온 때, 이미 모.마-더는 임종 직전이었다. 치명상을 입어, 그럼에도 수 분간은 살아있었던 것은 보통으로서는 생각할 수 없는 강인함을 나타내고 있었다. 역시 마키코가 말한대로 인간은 아닌거다. 하지만, 역시 살아날 순 없다. "......사사키씨." 그럼에도 나기는 물어본다. "뭔가, 남길 말은 없나." 허악 허악하고 숨을 헐떡이면서, 모.마-더는 무언가를 말하려고 했다. 나기는 귀를 그의 입가에 가까이했다. "...좋았어, 살아있어서......" 그렇게 말했다. 그리고 계속했다. "벌레도...... 나쁘지 않은...... 걸. 응......" 그렇게 말하곤, 숨을 거뒀다. "......" 나기는 일어섰다. "벌레, 인가......" 그리고 뒤를 돌아본다. 그곳에는 아까 그녀에게 말을 걸어온 검은 모자에 검은 망 토의 기묘한 모습을 한 인물이 서있다. "어떤 의미라고 생각해?" "글쎄. 하지만, 나쁘지 않았다라고 말했으니까, 그걸로 족하잖아. 네가 살아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던 것으로 만족한 것 같았다. 그렇지 않을까." 그 녀석은 남자인지 여자인지 전혀 알 수가 없다. 나기와 비슷하게 어려보이지만, 정확한 연령도 알 수가 없다. 얼굴은 희게 화장한데다 검은 루즈따위를 바르고 있 다. "하지만...... 당신은 뭐야. 여기까지 와서 말이지만, 어째서 키스기 마키코를 쓰 러트린거야?" "쓰러트린 것은 너야." "......어떨까." 나기는 얼굴을 찌푸렸다. "나는 이 사건, 엄청난 실패를 해버린 느낌이 들어서 참을 수가 없어. 어느것 하나 깨끗하게 끝내질 못했어......" "모든 것이 계획대로 되는 일 따위 없다고." 검은 모자는, 묘하게 잘라말한다. 근거를 느낄 수 없는, 그것은 기묘한 말투였다. "당신, 뭐라고 하지." "그건 이름 이야기인가?" "......그밖에 다른게 있나?" "아니, 그렇군-" 검은 모자는 조금 고개를 갸웃했다. 그리고 희미하게 끄덕이고서 말했다. "부기-팝, 이라고 이름을 말해두지." "......묘한 이름이군." "그건 서로 마찬가지잖아, 키리마 나기." 듣고서, 나기는 쓴 웃음을 지었다. 하지만 곧바로 진지한 얼굴로 돌아와, "-이제부터, 이 사건의 뒷처리라던가- 어떻게 할거야." "내버려둬. 어차피 누군가가 처분해준다고." 부기팝은 가벼운 어조로 말했다. 나기가 비난하는 듯한 시선을 보내자, 그는 어깨 를 어깨를 으쓱이곤, "아마도 여기에는 배후 세력이 있는 듯하다. 큰 배후 세력이 말이지. 어설프게 손 을 대는 것보다 거기에 맡겨두는 쪽이 문제가 일어나지 않을 거라고." 하고 냉장하게 말했다. 나기도, 그건 그렇다고 생각했다. "사사키씨가, 범인이 되는건가-" "의사가 범인이라고 세상에 알려진다면, 큰일이잖아? 그녀가 치료했던 환자들에게 편견의 눈이 쏟아질게 뻔하지. 그건 이 '사사키씨'라는 자도 바라지 않을거야. 오 명정도야 기쁘게 짊어져 줄거라고. 너를 위해서 말이지." "......" 나기는, 역시 내키지 않는 얼굴이다. "뭐가 나빴던걸까, 이건......"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린다. 도대체 무슨 나쁜 일이 있어서, 이렇게 되어버린걸까. "'벌레'겠지." 부기팝의 말에, 나기는 고개를 들었다. "세계는 한 방향을 향하고 있는게 아냐. 그야말로 무수한 벌레 무리들처럼 엄청나 게 흩어져 나아가고 있어. 그것이 하나의 커다란 움직임이 되는 경우도 있고, 이번 처럼, 모든 것이 맞지 않은 채, 단지 상황이 무너져버리는 일도 있다...... 그것 뿐이야." "-그렇다면, 나는 무엇을 해야 좋은걸까." 나기가 억누른듯한 목소리로 말했다. "어떻게 하면, 이런 일을 없앨 수 있을까. 조금이라도 잘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 야 좋을까." 그 말에, 부기팝이 눈썹을 치켜올렸다. "너는, 앞으로도 계속할 생각인건가?" 나기는 그를 꾹하고 노려보았다. "잘못됐나?" "아니- 그렇다면, 여기서 이별은 아닌걸까, 하고 생각해서 말이지." "에?" "어쩌면, 우리들은 몇번이고 다른 장소에서 우연히 만나게 될지도 몰라." 그리고 그는 윙크했다. "뭔가 말이지......" 나기는 고개를 흔들었다. 그리고 다시 앞을 본 순간, 이미 검은 모자의 모습은 사라져있었다. 한순간에, 사 라져버려 있었다. "......" 나기는 멍했지만, 하지만 곧 다시 고개를 흔들며 쓴웃음짓곤, "뭔가 말이지..." 하고 자신도 아직 아픈 발을 끌면서 그곳으로부터 천천히 사라져갔다. 한번 시체 쪽을 보았지만, 곧 다시 걸음을 계속했다. 멈춰서는 일은 없었다. 하늘에는 만월이, 어둠 속에서 더욱 더 사라지지 않는 그 반짝임으로 세계를 밝게 비춰내고 있었다. "The Bug" Closed. ------------------------------------------------------------------------------ 『창작 - 쓰기-번역란 (go ANC)』 729번 제 목:[번역] 여명의 부기팝 - F.새벽녘의 휘파람소리 REPRIZE 올린이:루리코 (박한빈 ) 02/02/15 14:39 읽음:203 관련자료 없음 ----------------------------------------------------------------------------- - 이것으로 '여명의 부기팝'은 종결입니다. 허접한 번역물임에도 끊임없이 읽어주신 여러분들께 감사드립니다. 그럼... ruripi --------------------------- "......라는 이야기야." 모든 것이 무너져 붕괴되어버린 폐허가 뒤덮고 있는 세계에서, 부기팝은 그렇게 이야기를 끝냈다. "그렇군요......" 이야기를 듣고 있던 에코즈가, 깊이 깨달은 듯이 끄덕인다. "어떤 것이라도, 간단히 한가지로만은 설명할 수가 없는 것이로군요. 여러가지 일 이 서로 얽혀있어......" 그는 한숨을 쉬었다. 부기팝도 침묵한 채 끄덕인다. 세계는 새벽 속이다. 하늘이 하얗게 밝아오려하고 있다. 공기의 흐름은 없이, 무언가를 떨어트리면 어디까지고 메아리가 퍼져나갈 듯 하 다. 그런 가운데서, 부기팝이 다시 휘파람을 불기 시작한다. 그리고 에코즈가, 거기에 맞춰서 콧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아까 한번 들어두었 던 탓에, 곡을 기억하고 있었던 것이다. 둘은 그렇게, 잠시동안 합주를 했다. 듣는 사람도 없는 공간에서, 그 곡은 조용하 게 흘러간다. 그러고 있는 동안에, 세계에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지평선 저편으로부터, 서서히 모든 것의 구별이 불분명해져가는 것이다. 초점을 잃어버린 카메라에 찍힌 영상처럼, 핀트가 흐려져간다. 그래도 둘은 계속해서 합주를 한다. 얼마 지나자, 세계의 초점은 단지 주변 수십미터 정도를 남겨두고는 모두가 흐려 져버렸다. 그 시점에서 겨우 둘의 노래는 끝났다. "......노래를 부른 것은, 이게 처음이었습니다. 너무나도 즐거웠어요." 에코즈는 빙긋하고 웃었다. 부기팝은, 하지만 역시 좌우비대칭의 웃고 있는 건지 딴청을 부리고 있는건지 알 수 없는 표정밖에 짓질 않는다. "이 세계도 슬슬 한계다. 이걸로 이별이네, 에코즈군. 하지만, 만나서 반가웠어." "그래요. 여기서 다시 만날 수 있었던 것을 감사하게 여깁니다. 어떤 운명의 장난 이었는지 모르지만, 하지만 키리마 나기가 그럼에도 계속해서 싸워나가고 있는 것 은, 아마도 함께 했던 사람들의 마음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에- 그와 같이, 저도 그 운명에 감사드려요. 고맙습니다." 그는 가슴에 손을 대고서, 조용히 말했다. 부기팝도 가볍게 끄덕인다. 둘의 주위에서 세계는 점차 사라져간다. "너는 이제부터 어떻게 할건가?" 부기팝이 묻자, 에코즈는 미소지은 채 말했다. "세계를 멀리서부터 지켜볼겁니다. 어떤 운명이 기다리고 있더라도, 말이지요, 그 래- 그 사람 대신에." "그렇군." "당신은? 부기팝, 당신은 지금부터 어떻게 할 겁니까?" "글쎄-" 그는 어깨를 으쓱였다. "일단은, 이, 조라기가 무너트린 폐허의 세계를 만든 장본인 왜곡왕과 만나게 될 터인가. 아마도 그는 나를 기다리고 있는 듯 하군." 그는 조금 매서운 눈을 한 채 말한다. "그 뒤로는? 역시 계속 싸워나갈겁니까?" "그것은-" 물어온 내용에, 부기팝이 대답하려 입을 연 그때, 세계의 소실이 에코즈가 있는 곳까지 도달했다. 그의 모습은, 이 세계와 동조를 잃은 채 흐려져 가, 이윽고 사라졌다. 그 뒤에는 부기팝만이 남아있다. "......자, 그럼." 그는 다시 멍한 얼굴로 돌아간다. 그리고, 홀로서, 다시 휘파람을 불기 시작했다. "-♪" 시간조차도 소멸해, 새벽의 희미하고 멍한 빛만이 남은 세계에서, 부기팝은 어디 에도 다다르지 않는, 누구에게도 들리지 않는 곡을 조용히 연주하기 시작했다. "Boogiepop at Dawn" all ove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