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SF & FANTASY (go SF)』 22237번 제 목:[GK외전] 타천사 아로코엘 Vol. 1 올린이:jack21 (이경영 ) 97/11/29 15:29 읽음:1995 관련자료 없음 ----------------------------------------------------------------------------- 외전외전외전외전외전외전외전외전외전외전외전외전외전외전외전외전외전외전외전 ----------------------------------------------------------------------------- "음‥당신 정말 수상한 사람 아니에요?" 인상을 가득 쓴 리진은 자신의 앞에 멀거니 서 있는 붉은 장발의 남자에게 다시금 물었다. 그 남자는 미소를 지은채 고개를 끄덕일 뿐이었다. "그럴거‥같은데요? 후훗‥." 목소리도 그런대로 괜찮구나 생각한 리진이었지만, 그녀는 아직도 못미더웠는지 손 가락을 턱에 가져간채 고개를 갸웃거렸다. "흐음‥그럼 날 믿게 해 봐요." 리진은 그렇게 물었고, 그 남자는 잠시 눈을 동그랗게 뜬 채 리진을 바라보다가 팔짱을 끼며 무언가를 생각하듯 고개를 숙였다. "음‥믿음이라‥제일 좋아하는 단어이간 하지만 상당히 어렵군요. 아, 좋은 방법이 생각났어요." "네? 뭔데요?" 그 남자는 가볍게 윙크를 해 보이며 리진에게 말했다. "잠시간만‥같이 다녀보면 될 것 같은데요?" 그 말을 들은 리진은 다시 인상을 찡그렸으나 계속 생각을 해 보니 이정도의 남자 와 같이 다닌다는 것은 자신으로서도 꽤 괜찮은(?)일이란 생각이 들어 리진은 곧 쾌히 승락을 했다. "좋아요, 한번 같이 다녀보죠. 하지만 이상한 생각은 하지 말아요! 난 이래뵈도 상 당히 강하니깐, 호호홋‥." 리진의 말을 들은 그 남자는 가볍게 웃어보이며 고개를 끄덕였다. "훗‥주의하죠. 그럼 저 페트롤카에 타면 되는건가요?" "네‥네!?" 그 남자의 입에서 [페트롤카]라는 말이 나오자, 리진은 순간 깜짝 놀라고 말았다. 그도 그럴것이, 검에 회색 망토, 짙은 갈색 아대, 긴 장발을 묶어 내린 것 등등, 도저히 디즈니랜드 등의 놀이동산이 아니고서는 볼 수 없는 고대 복장을 하고 있는 남자가 대뜸 패트롤카를 얘기할줄은 상상도 못한 것이었다. 리진이 그렇게 멍하니 서 있는 동안, 그 남자는 벌써 패트롤카의 오른쪽 앞좌석 문을 열고 리진에게 어서 오라는 손짓을 하고 있었다. "자, 빨리 가요. 이곳 시내는 요즘도 막힌다니까 빨리 가는게 좋겠죠." "‥아무래도 못믿겠어‥." ※※※ 하리진. 19세. 2016년 11월 7일 대한민국 서울 출생. 현재 BSP 한국지부 수도 방위 사령부에서 근무중. 사이킥파워 레벨 A+. 격투능력 B+. 사격능력 B-. 종합평가 A. 성격, 동료간의 화합등엔 문제가 없으나 비 생물적 존재에 무서움을 잘 탐. ※※※ "그건 그렇고, 믿으려면 당신 이름부터 들어야 하지 않나요? 성함이 어떻게 되시 나요?" 리진은 자동운전으로 차를 항법장치에 맡겨둔 뒤 자신의 머리를 매만지며 옆의 남 자에게 물었고, 그는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중얼거렸다. "으음‥리오라고 합니다. 리오·스나이퍼." "예? 아, 예‥." ‘스나이퍼? 지크하고 같은 성이네? 하긴 뭐‥우리나라에도 김씨가 한둘이야‥.’ 그렇게 생각하며 이름에 대해선 그냥 넘긴 리진은 다시 리오라는 남자의 복장을 바 라보며 물었다. "음‥그런데 왜 그런 구시대적인 복장을 입고 계시죠? 게다가 옆에 놓은 그 큰 칼 은 또 뭐에요? 당신 설마 BH?" BH, 바이오 버그 헌터(Bio bug Hunter). 특수경찰 부대인 BSP가 UN의 밑에 있는것 과는 달리 BH들은 제각기 행동을 하며 바이오 버그들을 없앤 후 UN의 바이오 버그 관리 기관에서 돈을 받아 생활하는, 그야말로 사냥꾼들이었다. 이름이 알려진 BH의 경우엔 BSP의 정규 대원보다 훨씬 막강한 무기와 강력한 장비들을 갖추고 있어 소 수세력이라 무시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그 정도의 장비를 갖춘 사람들은 극소수였 기에 BH들은 아이들과 청소년 사이에서나 인기를 얻는 정도였다. 리진의 질문을 받은 리오는 고개를 살짝 저으며 가볍게 대답해 주었다. "음‥그렇진 않아요. BSP도 아니고요. 그냥 일 때문에 이런 복장을 하고 있으니 이해해 주세요." ‘이해하면 부처님이겠지.’ 그 남자의 말에, 리진은 속으로 이렇게 답하며 말 없이 창 밖을 바라보았다. 순간. 쿠우우우우우우웅­!!!!! 50m 거리 앞에서 갑자기 폭음과 함께 불꽃이 거리를 타고 퍼져 나왔고, 리진은 항 법장치를 풀며 급히 핸들을 꺾었다. "으앗, 뭐야!!!" "‥이런 이런‥." 그 폭염을 본 리오는 미소를 지운채 진지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자기 부 상식 페트롤카는 겨우 불꽃이 퍼진 지역의 앞에 정지했고, 리진은 핸들에 이마를 대며 한숨을 길게 내 쉬었다. "후우‥도대체 뭐지? 폭탄 테러인가?" "그렇진 않고요‥생각보다 빨리 만나서 다행이군요." 옆에 앉은 리오가 그렇게 말 하며 안전밸트를 풀고 일어나자, 리진은 깜짝 놀라며 리오를 바라보았다. 문을 열고 차 밖으로 나온 리오는 차 안에 있는 리진을 향해 미소를 지으며 중얼거렸다. "미안해요. 생각보다 일찍 헤어지게 될 것 같군요. 음‥그럼 가볼께요." "예? 자, 잠깐만‥!!" 리진은 급히 일어나며 무언가를 물어보려 했으나, 리오는 급히 몸을 불이 깔린 시 내 방향으로 날렸고 곧 그의 모습은 보이지 않게 되었다. 결국 리진은 머리를 긁적 거리며 무전기의 스위치를 켰다. "루이. 여기는 퀸, 여기는 퀸. S구 48 지역에 적색 하나. 지원을 좀 대 줘." 「여기는 본부. 리진, 미안하지만 Y구 8번 대교에 적색 둘 경보가 떠서 48 지역엔 지원이 불가능해. 거기서 대기하거나 상황을 보고 후퇴해줘.」 그러자, 리진은 말도 안된다는 표정을 지으며 마이크에 대고 소리쳤다. "마, 말도 안돼!! 지금 이상한 서커스단 한명이 불속으로 뛰어들었단 말이야!!! 게 다가 그 멍청이는 그렇다 쳐도 상황이 심상치 않다구!!!" 리진의 애원에 가까운 말에, 결국 오퍼레이터인 루이는 스피커에 들릴 정도로 한숨 을 내 쉬며 말했다. 「하아‥알았어 알았어. 지원을 최대한 요청을 할테니까 무리한 행동을 하지 말아. 몸 조심하고. 오버.」 리진은 머리를 긁적이며 마이크의 스위치를 껐고, 천천히 장비를 갖추며 차 밖으로 나섰다. "아, 말 하나를 안하고 나갔네요." "아앗!?" 그 순간, 누군가가 엄청난 스피드로 리진에게 다가와 그녀를 들고 재빨리 패트롤카 로 부터 벗어났고, 그와 동시에 페트롤카는 어디선가 날아온 정체불명의 유탄에 직 격해 폭발하고 말았다. "으윽‥당신 뭐하는 사람이에요!!" 리진은 망토로 자신을 감싼채 산산조각이 나 불타고 있는 패트롤카를 보고 있는 리 오를 보며 소리쳤고, 리오는 곧 리진을 놓아준 후 허리에 길게 매어둔 보라색 검을 뽑으며 대답했다. "나쁜 사람은 아니라니까요. 그리고 이건 제가 처리할 일이니 당신은 다른 곳으로 가 주세요. 지원을 부르진 마시고요." 그러자, 이미 지원을 애원하다시피 해서 부른 상태인 리진은 얼굴에 철판을 깐 채 리오에게 물었다. "저어‥지원을 부르면 어떻게 되는데요?" 그 질문에, 리오는 왼손으로 턱을 매만지며 고개를 갸웃거리다가, 곧 씁쓸히 웃으 며 대답했다. "십중팔구는 죽겠죠." "그, 그래요‥?" 리오의 대답에 리진의 얼굴에 깔린 철판을 구겨져 버렸고, 리오는 눈을 동그랗게 뜨며 리진에게 물었다. "‥설마 부르시진 않았겠죠?" 리오의 질문에 대답하듯, 저 멀리서 사이렌 소리가 웅장하게 울려 퍼져왔고, 리오 는 얼굴을 한손으로 쓰다듬으며 고개를 저었다. "후우‥큰일이군요. 이 일은 왠만하면 알려지지 말아야 하는데. ‥할 수 없지. 그 럼 저좀 도와주세요. 무기는‥손에 장비한건 [사이킥 소드]죠?" "예? 아, 예‥." 리진은 자신의 오른손에 장갑처럼 끼고 있는 특수무기를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사이킥 소드란, BSP무기개발 연구소 영국 지부에서 1년 전에 개발한 사이킥커 전용 무기로서, 사용자의 초능력 수준이 높으면 높을수록 절삭성이 강한 반물질 빔 소드 를 만들 수 있게 한 고급 무기였다. 그 무기를 지적한 리오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 다. "그 무기는 절대 사용하지 마세요. 지금 싸울 상대는 염동능력등의 초능력 수준이 인간이 낼 수 있는 한계를 훨씬 뛰어넘은 상태이기 때문에 사이킥 파워는 오히려 정신공격을 하라고 말을 하는 것과 같죠. 차라리 총이 났습니다. 아마‥그 70구경 블래스터라면 왠만큼 싸울 수는 있을겁니다. 그럼, 제 뒤에 바짝 붙어 계세요." ‘말을 할 틈을 안주는군 이 남자.’ 리진은 약간 마음에 안든다는 표정을 지으면서도 블래스터를 뽑고 주위를 두리번 거리며 그와 함께 이동을 하기 시작했다. 얼마나 이동을 했을까. 갑자기 리오는 멈춰섰고 리진은 깜짝 놀라며 리오의 옆으로 고개를 내밀었다. "뭐에요? 무슨 일‥히이익!?" 리진은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사거리 중앙에 놓여진 회은색의 빛덩이 주위에 백 여마리에 가까운 바이오 버그들이 꿈틀대고 있는 것이었다. 보기보다 겁이 많은 편 인 리진은 덜덜 떨며 자신들에게 천천히 다가오는 바이오 버그들을 보며 중얼거렸 다. "저, 저건‥모조리 D 마이너스급인 [폴케스]‥!! 이, 이봐요, 자, 작전상, 후, 후 퇴를‥." 말을 더듬으면서 리진이 후퇴를 얘기하자, 눈을 가늘게 뜬 채 바이오 버그들과 회 은색 구체를 바라보던 리오는 곧 피식 웃으며 어깨를 으쓱일 뿐이었다. 그러자 리 진은 으악 소리를 내며 리오를 향해 소리치기 시작했다. "이, 이봐요 당신!!! D 마이너스 급이라도 상당히 쎈 녀석들이라는 것을 모르나요! ! 게다가 폴케스 녀석은 체액이 강산성이라 총도 [H-ABS수지]탄을 쓰지 않으면 통하 지 않는다고요!!! 그런 귀찮은 녀석들을‥." 파악­!! 그러나, 리오는 대답 대신 자신의 보라색 검을 자신의 앞 아스팔트에 꽂았고, 양 손을 모아 앞으로 뻗으며 중얼거렸다. "4급‥[코메트]‥!!" -------------------------계속--- 『게시판-SF & FANTASY (go SF)』 22347번 제 목:[GK외전] 타천사 아로코엘 Vol. 2 올린이:jack21 (이경영 ) 97/11/30 16:40 읽음:1808 관련자료 없음 ----------------------------------------------------------------------------- ---------------------------------------------------------------------------- 리진은 믿을 수 없었다. BSP중에서도 단 한명, 같은 부서에 일하고 있는 사이키만 이 마법이라는 것을 쓸 수 있다 알고 있었는데 또 한명이 자신의 눈 앞에서 마법을 사용한 것이었다. 리오라는 남자의 모아진 양 손에선 거대한 빛덩이가 분출되었고, 그 빛은 일격에 바이오 버그들을 쓸어버리며 덤으로 앞에 있는 상가 건물의 특수 셔터를 날려버리 고 말았다. 리오는 천천히 양 손에서 조용히 흩날리는 연기를 털어낸 후 아스팔트 에 박아두었던 자신의 보라색 검을 뽑아들며 리진에게 말했다. "바이오 버그들은 적당히 처리했으니 이제 따라오세요. 지원이 오기 전에 일을 처 리해야 하니 정신을 집중해 주시고요." "네‥." 리진은 고개를 끄덕이며 블래스터를 든 채 리오를 따라가기 시작했다. 둘은 곧 아 스팔트의 반을 파고튼채 여전히 빛을 발하고 있는 그 구체의 앞에 섰고, 리오는 자 신의 어깨에 검을 올려놓으며 말했다. "마그네틱 필드를 전개한다고 해서 내 공격을 막을 수 있는건 아니야. 순순히 나와 라 천사 아로코엘." 그의 말이 있은 잠시 후, 곧 구체는 사라졌고 구체가 있던 자리엔 여섯개의 날개를 등에 달고 있는 사람의 모습이 나타났다. 그것을 본 리진은 결국 총까지 놓치며 뒤 로 주춤거리다가 엉덩방아를 찧고 말았다. "세, 세, 세상에‥처, 천사!?" 천사, 아로코엘은 씁쓸한 미소를 지은채 리오의 앞에 서며 조용히 말했다. "‥도미니온 계급의 천사 일곱명을 간단히 이기는 당신에게 반항할 생각은 물론 없 어요. 하지만‥전 지금 반드시 도망칠겁니다, 전 약속을 지켜야만 해요!!" 그 말을 들은 리오는 피식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훗, 선신계열 천사 치고는 상당히 반항을 하는군. 미안하지만 난 임무를 처리할 뿐이야. 그리고 나와 함께 가는것이 훨씬 좋을거야. 너도 알다시피 선신계열 천사 들은 임무에 대해선 우리들보다 더 잔혹해지니까. 나에게 먼저 발견된건 행운이라 고 할 수 있어." "‥아니에요, 그렇지도 않죠. 가즈 나이트들에겐‥특히 공격면에선 최강인 당신에 겐 반항조차 못하니까." 그렇게 말 한 아로코엘은 갑자기 리오의 앞에 무릎을 꿇었고, 그에게 애원을 하듯 소리치기 시작했다. "그러니 제발 부탁입니다!! 저를‥저를 단 일주일간만 보호해 주세요!! 전 반드시 약속을 지켜야 합니다, 반드시 말이에요!!!" "‥?" 리오는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인간적으로, 임무 보 다는 아로코엘이 목숨을 걸고 지켜야 한다는 [약속]이라는 것이 궁금해진 것이었다 . 그는 한숨을 후우 쉬면서 리진쪽을 바라보았다. "음‥당신이라면 어떻게 했을 것‥이런, 기절했군." 그 때, 사이렌 소리가 크게 울려퍼졌고 지원이 온 것을 안 리오는 쓴 표정을 지으 며 아로코엘을 바라보았다. "‥여기서 처리하긴 좀 그렇군. 다른곳에 가서 얘기를 더 하지. 그럼 이 아가씨부 터 좀‥음!?" 콰아아아아앙­!!!!!!! 순간, 지원을 위해 달려오던 차량들이 갑자기 연쇄폭발을 일으키며 거리 사방으로 굴렀고, 아로코엘과 리오의 표정은 굳어지고 말았다. 아로코엘은 공포에 질린 표정 으로 하늘 위를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아, 아아‥가르바엘‥투천사 특수부대 823 대대의 단장 가르바엘‥!!" 리오는 흘끔 공중을 바라보았다. 네개의 날개를 가진 천사 일곱명이 공중에 뜬 채 자신과 아로코엘을 포위하고 있었다. 그중에, 푸른색의 날개를 지닌 깡마른 천사 가 리오를 향해 말했다. "가즈 나이트인가‥? 잘 됐군. 아로코엘을 잡아줘서 고맙다. 지금부터 아로코엘은 우리들이 맡겠다. 당신은 지금부터 이 일에서 손을 떼 주길 바란다." 그러자, 리오는 잘 됐다는듯 미소를 지으며 어깨를 으쓱였다. "아, 그래? 귀찮은데 잘 됐군. 하지만‥저 경찰들은 왜 죽인거지? 그냥 조용히 넘 어갈 수도 있지않나." 그 물음에, 깡마른 천사 가르바엘은 당연하다는듯 리오에게 답했다. "우리는 천사‥피조물에 지나지 않는 인간들에겐 보이지 말아야할 존재이며 시끄러 운 존재이기도 하지. 그리고 한두명 없앤다 해서 이 세계에 있는 수십억중 몇명일 뿐인데 별 상황변화는 없어. 잔말 말고 우리에게 그 타천사를 넘겨라." 리오는 아무 말이 없었다. 그러나, 아로코엘은 타천사라는 말에 발끈하며 가르바엘 을 향해 소리치기 시작했다. "무슨 소리십니까 가르바엘!! 전 타락하지 않았습니다, 타천사가 아니에요!! 전 약 속을 지키러 왔을 뿐입니다!!!" 아로코엘의 말에도 불구하고, 가르바엘의 태도엔 변함이 없었다. 가르바엘은 코웃 음을 치며 아로코엘에게 말했다. "허락 없이 선신계를 떠났다는 것 자체가 타천사의 증거. 너에 대한 처벌은 단 하 나, 무의 공간에서 살아가는거다‥영원히‥!!" 그 순간, 가르바엘의 눈 앞에 붉은 광채가 번뜩였고, 가르바엘은 움찔하며 앞을 바 라보았다. 붉은 장발의 사나이, 리오·스나이퍼가 미소를 지은채 자신의 앞에 떠 있는 것이었다. "‥무슨짓이냐 리오·스나이퍼. 너도 설마 저 타천사와 한패거리는 아니겠지?" 그러자, 리오는 아니라는듯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아, 물론 그렇진 않아. 그리고‥미안하지만 나 역시 저 천사를 데려오라는 지시를 주신께 받았거든. 저 천사는 내가 먼저 발견했으니 나에게 넘기시지." 가르바엘은 리오를 비웃듯 바라보며 그에게 물었다. "‥풋, 거절한다면 어떻게 할건가?" 푸욱­!!! 순간, 보라색 검광이 가르바엘의 머리와 사타구니를 통과했고, 리오는 뒤로 돌아서 서 나머지 여섯명의 천사들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실례, 난 임무에 눈이 멀어서‥후훗." 퍼어엉­!!!! 두개로 나뉘어진 가르바엘의 몸은 곧 푸른 구체에 휩싸이며 폭발해 사라졌고, 다른 여섯명의 천사들은 황급히 도망을 치려는듯 등에 달린 날개들을 크게 퍼덕이기 시 작했다. 그 모습을 보전 리오는 한삼한듯 고개를 저으며 자신의 왼손에 주문을 넣 기 시작했다. "여기서 다 없애는게 좋겠지. 안그러면 좀 시끄러워 지니까. 마법검, [바이올릿]." 우우웅­ 리오의 마법검 주문이 씌워진 그의 보라색 검엔 곧 붉은색의 문자가 떠올랐고, 리 는 그 즉시 속도를 높이며 천사들을 따라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곧장, 리오는 여섯 명의 천사들을 도륙하기 시작했고 그들은 리오의 검 앞에서 무참히, 그리고 순식간 에 살해를 당했다. 리오의 그 모습을 보던 아로코엘은 등줄기에 식은땀이 흐르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자신들 사이에서도 상당히 강하다 소문이 나 있던 특수부대 원들이 마치 장난처럼 그에게 당하는 것이었다. 평소에 상위 천사들에게 가즈 나이 트들이 강하다는 말만을 들어왔던 아로코엘은 그 "강함"이라는 것을 실제로 본 후 알 수 없는 공포감을 느끼기 시작했다. 곧, 천사들을 다 처리한 리오는 가볍게 한숨을 쉬며 아로코엘의 앞에 내려왔고, 아 로코엘은 뒷걸음질을 치며 그에게서 멀어지려 애를 썼다. 그러나, 리오는 검에 걸 린 주문을 푼 후 검을 거두며 아로코엘에게 말했다. "자, 가자. 한번 일주일동안 너의 그 "약속"이라는 것이 뭔지 살펴보자고." 그러자, 아로코엘은 내심 안심을 한 듯 미소를 띄우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나, 아직 마음에 걸리는 문제가 남아있었다. "예‥그런데‥천사들을 없앤 것이 밝혀진다면 당신께서 일을 당하실지도 모르는데 ‥." 그러자, 기절한 리진을 마악 어깨에 걸치던 리오는 씨익 웃으며 아로코엘에게 말했 다. "훗, 천사 한두명 죽었다고 해서 그 동네에 상황변화는 없겠지. 자, 어서 따라오기 나 해. 든든한 장소 하나를 알고 있으니까." "예‥정말, 정말 감사합니다!!" ※※※ "‥양심도 없는 녀석‥우리집이 무슨 방공호인줄 알아!! 뭐가 든든한 장소야!!!" 간편한 면 T에 청바지 차림을 한 금발의 청년은 리오의 말을 듣자마자 펄쩍 뛰며 소리쳤고, 리오는 미안하다는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알았다구. 하지만 그래봤자 일주일이니까 좀 봐줘 지크." "쳇, 빌어먹을‥. 그건 그렇고 왜 달고 다니는 녀석마다 전부 이런녀석 뿐이야!! 여잔지 남잔지 구별을 못하겠잖아!!! 바이칼 녀석도 그렇고‥." "바이칼이야 원래 그렇게 생긴 녀석이고‥그리고 아로코엘은 선신계 천사니까 어쩔 수 없잖아. 아, 먹을거나 줘. 천사 일곱명 데리고 몸을 풀어서 좀 피곤하니까." 지크라는 청년은 리오의 말에 한숨을 길게 쉬며 부엌으로 향했다. 그러다가, 소파 에 누워있는 리진의 코를 손으로 살짝 잡으며 리오에게 물었다. "얜 또 왜 데리고 왔어?" "네 동료니까. 게다가 나 때문에 기절했으니 그대로 두고 올 수는 없었어. 깨어나 면 네가 알아서 말 해." "쳇, 걸리려면 사이키나 걸리지 왜 하필이면 리진이야‥." 지크는 계속 투덜거리며 부엌으로 들어갔고, 리오는 편히 고개를 뒤로 젖히며 피로 를 풀기 시작했다. 옆에 가만히 앉아 있던 아로코엘은 리오에게 넌지시 물어보았 다. "저어‥저 분 혹시‥." "응, 맞아. 나와 같은 가즈 나이트지. 이름은 지크·스나이퍼야." ----------------------계속--- 『게시판-SF & FANTASY (go SF)』 22614번 제 목:[GK외전] 타천사 아로코엘 Vol. 3 올린이:jack21 (이경영 ) 97/12/03 23:01 읽음:1775 관련자료 없음 ----------------------------------------------------------------------------- 여기서 나오는 리진양은 네번째 그림 모음집에 나온 황색 자켓의 여성입니다. (지크와 둘이서 나온 그림) --------------------------------------------------------------------------- "흐음‥!" 리진은 의식을 되찾은 뒤, 리오에게서 자초지종을 들은 후 계속해서 그와 아로코 엘을 의심하는 눈초리로 바라보았다. 지크는 이번 일에 끼지 않겠다고 선언한 뒤 에 자신의 방에서 빠져나오지 않는 중이라 이런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지는 모르 고 있었다. 얼마간의 침묵이 흘렀을까. 리진은 곧 헛기침을 두어번 하며 리오에게 말했다. "흠‥좋아요. 일주일이라고 했죠? 하여튼 전 이번 일로 당신을 더욱 못믿게 되었 으니 그것만 알고 계세요. 그리고‥천사씨? 도대체 약속이 뭔지나 한번 들어보면 안될까요? 뭔지 알아야 도움을 주던가 쫓아내던가 구금하던가 하죠." 그러자, 아로코엘은 리오와 리진을 자신없는 눈으로 흘끔흘끔 바라보다가 결국 눈 을 질끈 감으며 말했다. "‥사실은‥약속이라는 얘기는 거짓이었습니다!" 그 순간, 리오의 얼굴은 돌처럼 굳어졌고 리진의 얼굴 역시 그리 좋게는 변하지 않 았다. 아로코엘은 곧 리오의 앞에 무릎을 꿇으며 사정하듯 얘기하기 시작했다. "죄송합니다! 전, 전 설마 당신께서 이렇게 나오실줄은 꿈에도 생각 못했습니다!! 정말, 정말 죄송합니다!! 너무 기분이 나쁘시다면 저를 죽이셔도‥상관없습니다!!" 리오는 아무 말이 없었다. 그저 양 손을 모아 입을 가린 후 한숨을 길게 뿜어낼 뿐 이었다. 오랜 시간동안 그 집의 거실에선 침묵이 흘렀고, 이윽고 리오는 아로코엘 을 바라보며 말했다. "‥덕분에 천사 몇명을 살해했으니 이거 전적이 또 늘겠군. 좋아, 이 세계에 내 려온 정확한 이유나 한번 들어보자." 아로코엘은 고개를 끄덕이며 천천히 얘기를 시작했다. "‥지상을 볼 수 있는 스크린으로 우연히 한 소녀를 보게 되었습니다." "푸훗‥그만해." 리오는 아로코엘의 말을 중간에 끊어버렸고, 아로코엘은 깜짝 놀라며 리오를 바라 보았다. 리진 역시 일그러진 표정을 지은채 아로코엘을 쏘아보고 있었다. 리오는 고개를 저으며 소파에 누운 후 아로코엘에게 말했다. "윗층에 올라가서 잠이나 자." "예? 하, 하지만‥!! ‥알겠습니다." 무언가 말을 하려던 아로코엘은 곧 고개를 푹 숙이며 일어섰고, 리오는 윗층으로 올라가는 아로코엘에게 나지막히 말했다. "그 여자애는 내일부터 찾아보자고." "아‥!!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리오님!!!" 아로코엘은 눈물까지 글썽이며 리오에게 감사를 표시했고, 리오는 손으로 얼굴을 덮은채 투덜대듯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진짜 타천사군. 거짓말을 하지 않나, 여자 하나 찾으려고 쫓겨다니질 않나‥." 그러자, 그 말을 들은 리진이 갑자기 일어서며 리오에게 따지기 시작했다. "어머머? 이봐요!! 당신 아무리 지크랑 형제라고 해도 그렇게 똑같은 말을 할 수가 있어요!! 사랑하는 여성을 찾기 위해 쫓겨다닐 정도의 용기를 가진 사람을 그렇게 평가하다니, 너무하다고 생각하지 않나요?" 리오는 자세를 바꾸지 않은채 조용히 말했다. "‥사람이 아니라 천사에요. 천사라는 직업은 특별한 직업이죠. 특히 선신계 천사 는 말이에요. 선신계 천사들은 타천사에 대한 증오심이 강하기 때문에 타천사가 발 견되면 즉시 무의 공간에서 영원히 살아가게 만들죠. 당신들도 귀에 익히 들어온 [사탄]이라는 존재가 한몫 해서 그래요." 리오의 설명을 들은 리진은 곧 아무 말 없이 고개를 다른곳으로 돌렸다. 그러다가, 분위기를 바꾸려는 생각으로 리오에게 다른 질문을 던졌다. "아, 맞아요. 당신들 집안 사람들은 다 그렇게 강해요?" "네?" 리오는 얼굴을 덮고 있던 손을 떼며 리진을 바라보았고, 리진은 계속해서 질문을 덧붙였다. "지크도 그렇고, 당신도 그렇고, 모두 강하잖아요. 부모님도 그렇게 강하신가요?" 그러자, 리오는 실소를 터뜨리며 고개를 천천히 저었다. "후‥아니에요. 저와 지크는 의형제 사이에요. 한명 덧붙여 삼형제‥아, 여동생까 지 합해서 사형제군요. 부모님도 각각이고‥음‥더이상 묻진 말아주세요. 설명할 수 없는 일이니까요." "‥흠‥알았어요, 봐 드리죠." 리진은 팔짱을 끼며 곧 시계를 바라보았다. 시계는 정확히 아홉시를 가리키고 있었 다. 그녀는 곧 화들짝 놀라며 급히 자신의 황색 자켓을 챙겨입고 자리에서 일어섰 다. "아앗!! 집에 돌아갈 시간이 지났어!!! 리오씨라고 하셨죠? 빨리 가자고요!!!" 소파에 편히 누워있던 리오는 리진이 갑자기 가자는 말을 하자 움찔하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네? 가자니요?" 그러자, 리진은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리오에게 말했다. "어머? 데려다 주셔야 하는게 당연한거 아니에요?" 어쩔 수 없이 끌려나온 리오는 아까와 마찬가지로 리진의 차에 탄 후 그녀의 집을 향해 가기 시작했다. 머리를 긁적이던 리오는 옆에서 열심히 운전을 하고 있는 리 진에게 물었다. "‥BSP가 된 이유는 뭐에요?" "네? 음‥처음 만난 여자에게 별걸 다 물어보시는군요." 리오는 미안한듯 어깨를 으쓱일 뿐이었다. 리진은 천천히 대답을 해 주기 시작했 다. "‥저희 집안은 대대로 사이킥 파워, 즉 초능력을 사용할 수 있었어요. UN에서 특 수 경찰대 BSP를 만들기 전 까지는 표면에 드러나지 않았지만 저희 아버지께서 할 아버지의 반대를 무릅쓰고 BSP창단 맴버가 되신 탓에 저 역시 중학교에 입학하는 대신 BSP사관학교에서 열∼심히 훈련을 받았죠. 어머니께서도 BSP 창단 멤버신데 요, 어머니께선 비밀 전승 태권도 유파인 '강격태권'을 익히신 탓에 격투에서도 저의 예술적인 소질이 발휘되어‥." ‘‥바이칼과 맞먹는 성격이군‥.’ 리진의 얘기를 듣던 리오는 속으로 그렇게 중얼거리며 빙긋 미소를 지을 뿐이었다. 리진의 얘기는 계속 되었다. "‥현재 부서 내 접근전 전투에선 지크와 챠오라는 여자애 다음이죠. 하지만‥솔직 히 이 일을 즐기진 않아요. 매일같이 뒤집어 쓰는 바이오 버그의 체액에‥산성 체 액을 가진 녀석에겐 지크 말고는 접근전을 할 수 없으니 스트레스도 쌓이고‥그래 서, 스무살 생일 다음으로 기다리는 날이 BSP가 해산하는 날이에요." "‥?" 리오는 의아한 눈으로 리진을 바라보았고, 리진은 씨익 웃으며 말했다. "바이오 버그가 다 없어지면 BSP도 해산될거 아니에요. 해산되도 좋으니, 빨리 평 화가 왔으면 좋겠어요." 그 대답을 들은 리오는 곧 알 수 없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리 진은 불쾌하다는 얼굴로 리오를 바라보며 물었다. "이봐요! 뭐가 그렇게 우스워요!" "‥아뇨, 저랑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을 만난게 반가워서요‥." 리진은 아무 말 없이 다시 시선을 앞으로 돌렸다. 「쿠오오오오오­!!!!!」 "으악!!" 그때, 갑자기 어디선가 바이오 버그 한마리가 리진의 차 앞유리에 달라붙었고, 리 진은 급히 에어 브레이크를 작동시켜 차를 급정거 시켰다. 그러자 차창에 달라붙 은 바이오 버그는 앞으로 튕겨져 날아가 아스팔트와 격돌했다. 그러나 별 충격은 받지 않았는지 곧바로 일어서며 다시 차창에 몸을 부씌혔고, 그 바람에 차 앞유? ? 에 꽤 깊은 금이 가고 말았다. 그 뿐이 아니었다. 여기 저기서 바이오 버그들이 도로 위로 기어오르고 있는 것이었다. 리진은 겁에 질린 표정으로 급히 무전기를 켜며 소리치기 시작했다. "루, 루이!! 루이!!! 이게 어떻게된 일이야!!! 바이오 버그들이 한꺼번에 공격을 하고 있다고!!!" 그러자, 오퍼레이터인 루이 역시 놀란 목소리로 리진에게 소리치기 시작했다. 『리진? 도대체 어디 갔었어!!! 보내준 지원부대는 전멸되고, 갑자기 사라지더니 퇴근시간 다 되서 비상사태 지역을 통과하는건 또 뭐야!! 그 지역은 적색 5호가 걸 린 지역이라고!!!』 "뭐, 뭐라고!?" 리오는 꽤 심각한 상황이구나 생각하며 자신의 옆 창문을 바라보았다. 바이오 버그 한마리가 미끌미끌한 차창에 대고 이빨을 세운체 으르렁 대고 있었다. 리오는 그 바이오 버그에게 미소를 띄운채 손을 흔들어준 후 리진을 바라보며 말했다. "음‥이렇게 될거 예상하셨나요?" 리진은 곧 리오를 보고 배시시 웃은 뒤, 갑자기 표정을 바꾸어 리오의 망토자락을 잡고 크게 소리치기 시작했다. "그럴리가 있어요!!!! 당신이 책임져요 당신이!!!!" 그러자, 무전기에 연결된 소형 카메라가 리진의 옆자리를 비추었고, 작은 화면 안 에 나온 오퍼레이터 루이는 얼굴을 찡그리며 놀라움이 섞인 말투로 리진에게 물었 다. "리, 리진? 그 남자‥?" 그러자, 루이의 질문 뜻을 이해못한 리진은 급히 손을 내 저으며 부인하기 시작했 다. "아, 아니야!! 아니라고!!! 난 이 남자랑 아무 상관도 없어!!!!" 리오는 곧 고개를 저으며 리진의 어깨를 손으로 톡톡 두드린 후 조용히 말했다. "책임은 져 드릴테니 여기서 조용히 저 여자분하고 얘기나 하고 계세요. 밖에서 아 우성대는 친구들좀 조용히 시키고 올테니까." "네!?" --------------------------계속--- 『게시판-SF & FANTASY (go SF)』 22966번 제 목:[GK외전] 타천사 아로코엘 Vol. 4 올린이:jack21 (이경영 ) 97/12/09 15:25 읽음:1709 관련자료 없음 ----------------------------------------------------------------------------- 아아...늦었다..둘 다... 죄송.... ---------------------------------------------------------------------------- "자, 잠깐만요!! 저 밖에 바이오 버그들이 몇마리나 있는지 아세요?" 리진은 황당함 반, 경악 반의 말투로 리오에게 소리쳤고, 리오는 머리를 긁적이며 생각을 해 보다가 힘없이 웃으며 중얼거렸다. "으음‥계산은 어렵겠군요. 하나씩 물리치면서 계산해 볼께요." "…." 리진은 곧 말을 잊고 말았고, 리오는 턱을 쓰다듬다가 자신의 옆 차창에 입을 바 짝 댄채 으르렁 거리고 있는 바이오 버그를 바라보고 고개를 끄덕이며 그 차창에 손바닥을 붙였다. "미안하지만 비켜줄래?" 퍼엉­!!!! 순간, 리오의 손에선 강력한 기합이 분출되었고 유리창 가까이 있던 바이오 버그는 머리가 바깥 방향으로 터져 나가며 쓰러졌다. 그러나, 신기하게도 유리창은 멀쩡한 것이었다. 리오는 리진의 어깨를 두어번 두드리며 말했다. "그럼, 놀고 있어요." 말을 마치자 마자 리오는 곧바로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고, 바이오 버그가 몰려들 기 직전에 문을 닫았다. 곧, 바이오 버그의 공격은 차 문에 등을 기대고 있는 리오 에게 집중되었고, 리진은 손으로 눈을 가리며 고개를 숙였다. 리진은 넋이 나간 표정을 지은채 차 밖에서 검을 닦고 있는 리오의 모습을 바라보 았다. 단 몇분만에 그 많던 바이오 버그들이 모조리 단백질 덩어리로 변해 아스팔 트 위에 흩뿌려져버린 것이었다. 휘파람을 불며 검을 닦던 리오는 곧 검을 거둔 후 리진에게 나오라는 손짓을 했다. "‥내일 상황 보고할께 루이." 「응!? 자, 잠깐만 기다려 리진!! 그 남자는‥.」 철컥 리진은 반 정신이 나간 상태에서 루이와의 교신을 끊었고, 바이오 버그들 때문에 차 표면과 주행 부위가 쓸 수 없을 정도로 망가져버린 차에서 나와 한숨을 쉬며 리오를 바라보았다. 리오는 그녀의 시선 때문에 고개를 갸웃거리다가 아차 하며 웃 어 보이고는 그녀에게 다가와 말했다. "아, 미안해요 미안해. 바이오 버그들은 모두 86마리였어요. 몇마리 도망치긴 했 지만 아마 맞을거에요." 리진은 더욱 말을 잊고 말았다. 잠시 후, 그녀는 한숨을 내 쉬며 리오의 옆에 다가 와 말했다. "‥집에나 데려다 줘요. 당신 실력 볼 만큼 봤으니까." 리오는 머리를 긁적이며 리진에게 먼저 가라는 손짓을 했고, 리진은 그제서야 미소 를 살짝 띄우며 자신의 집 방향으로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둘이 걸어가는 거리에선 이미 늦어버린 패트롤카들의 사이렌 소리만이 울려 퍼질 뿐이었다. ※ "음‥아파트에 사시네요? 어디보자‥지금이 열시 반이니까 꾸중을 꽤 들으시겠는데 요?" 리오의 말을 들은 리진은 엘리베이터의 버튼을 누르며 힘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곧, 엘리베이터가 1층으로 내려왔고, 문이 열리자 리오는 몸을 돌리며 리진에게 작 별 인사를 하기 시작했다. "자, 전 이만 가보겠습니다. 안녕히 주무시‥엇?" 순간, 리진은 리오의 팔을 잡고 그를 엘리베이터 안으로 끌어들였고, 리오는 하는 수 없이 리진과 함께 엘리베이터를 타게 되었다. 리오를 엘리베이터에 태운 리진은 팔짱을 끼며 리오에게 불만어린 말투로 말하기 시작했다. "호오‥누구 덕분에 늦어서 꾸중듣게 생겼는데 그냥 가시겠다고요? 안될말 안될말 ‥책임은 지셔야죠." "아, 그렇군요. 죄송해요." 리오는 빙긋 웃으며 사과할 따름이었다. 곧, 엘리베이터는 28층에서 멈추었고, 둘은 엘리베이터에서 내려서서 2801호로 가 기 시작했다. 자신의 집 문앞에 선 리진은 손을 가슴에 대소 심호흡을 한번 한 후 초인종을 눌렀다. 딩동­ 「누구세요? 앗, 언니구나!!! 엇, 옆에 있는 남자는 누구야?」 곧, 스피커폰에선 한 소녀의 목소리가 들려왔고, 리진은 고개를 끄덕이며 문을 손 가락으로 가리켰다. "이거나 열어 빨리." 곧, 자물쇠가 열리는 소리가 들려왔고, 리진은 한숨을 내 쉬며 문을 열었다. 문을 열자마자 보인 것은 리진의 가족들로 보이는 사람들이었고, 곧 그녀의 부친으 로 보이는 중년의 남자가 맨발로 현관까지 나오며 그녀의 손을 잡고 소리치기 시작 했다. "아이고 리진아, 우리들이 얼마나 걱정했는줄 아니? 못된 녀석들에게 우리 예쁜 딸 이 끌려갔으면 어쩌나, 사고가 났으면 어쩌나 하고 말이다!" ‘‥그리 가능성이 있는 말은 아닌 것 같군‥.’ 리오는 속으로 그렇게 중얼거리며 리진의 아버지에게 인사를 했다. "저어‥실례합니다, 저 때문에 리진양이 늦으셨거든요. 사정은 안에 들어가서 설명 을 드리겠습니다." 리오의 목소리가 들리자, 리진의 부친은 깜짝 놀라며 리오를 바라보았고 그를 위아 래로 훑어보던 리진의 부친은 눈을 껌벅이며 그녀에게 물었다. "‥환타지 랜드에 갔다오는 길이니?" 리진은 별로 대답하고 싶지 않은 듯, 안으로 불쑥 들어가며 자신의 아버지에게 말 했다. "요즘 유행이에요. 들어가세요 아버지." 곧, 리오 역시 그녀를 따라 들어가며 말했다. "그럼, 죄송합니다." 리진의 집 거실엔 갖가지 호랑이 그림들과 서예, 수묵화등이 걸려져 있었고, 젊었 을적 리진 부모의 것인 듯 한 사진도 있었다. 그리고, TV윗쪽 벽에 걸린 하나의 그 림은 리오의 인상에 특히 남게 되었다. 소파에 앉아 그 그림을 바라보던 리오는 카페트 위에 앉아 어머니가 가져다준 사과를 먹고 있는 리진에게 넌지시 물어보았 다. "저어‥저기 있는 그림은 누가 그린거죠? 동생분?" 리진은 뭔가 하며 리오가 가리킨 그림을 바라보았고, 곧 멋적은듯 고개를 숙이며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제가 초등학교때 그린 그림이에요. 더이상 묻지 말아요." "호오‥그렇군요." 리오는 고개를 끄덕이며 그 그림을 유심히 살펴 보았다. 언덕, 사람들, 그리고 사 람보다 더 큰 꽃들을 크레파스로 그린 그림이었다. 간단히 묘사를 하자면 그야말로 유아틱한 그림이었다. "음‥아버님‥어머님‥동생분‥리진양 같고‥음‥한사람이 더 있군요? 가족이 한 분 더 계신가요?" 리오의 질문에, 리진은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 "아뇨, 당신 말 대로 가족은 넷이에요. 나머지 한명은 저도 모르겠고요. 초등학교 2학년때 소풍가서 그린 그림이라 기억도 잘 안나요." 그렇게 대화가 오고 가는 동안, 리진의 가족들이 거실로 나왔고 가족들은 모두 바 닥에 방석을 깔고 둘러 앉았다. 리오는 왜 리진이 카페트 위에 앉아있었는지 이유 를 알 수 있었고, 그 자신도 예의에 어긋나지 않게 자리에 정좌를 하고 앉았다. 수염을 텁수룩히 기른 리진의 아버지는 고개를 끄덕이며 리오에게 아까와는 다른 위엄이 실린 무거운 목소리로 물었다. "그래, 자네 덕분에 우리 딸이 늦었다니 한번 얘기를 들어 보지. 그 전에‥소개부 터 하는게 어떤가?" "아, 예. 전 리오·스나이퍼라고 합니다. 어떤 일 때문에 이곳에 왔지요. 자세한 말씀은 드리기가 곤란합니다, 이해를 부탁드립니다." "스나이퍼‥? 그럼 자네 혹시 지크 군을 아는가?" 리오는 고개를 끄덕였다. "예, 저와 형제입니다." "음‥그렇군. 그런데 두 형제가 저렇게 다를수가‥예절도 그렇고‥." 그 얘기를 들은 리진은 잠시 지크에 대한 일을 떠올릴 수 있었다. 지크가 집을 찾 아왔을때 자신의 아버지에게 한 첫인사를‥. ‘‥"아저씨 안녕하세요?"‥였을거야 아마‥.’ "내 이름은 하지혁이네. 그리고 옆은 내 안사람이지." "안녕하세요 리오군? 이정은이라고 해요. 그리고 얘는 둘째인 희진이랍니다." "처음뵙겠습니다. 하희진이라고 해요. 전 중학교 3학년이고요, 좋아하는건‥." 그때, 리진이 동생의 말을 끊으며 리오에게 말했다. "자자, 리오씨도 가보셔야 하죠? 빨리 말씀해 주세요." "‥언니 너무해." 리진의 동생인 입을 삐죽 내밀며 투덜댔고, 리오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예‥그러니까 제가 일을 처리하기 위해 돌아다니는 동안 리진양에게 수상한자로 지목되어서‥." 리오는 그냥 일 처리 때문이라는 말을 하며 대강의 스토리를 돌려서 가족들에게 말 해 주었고, 리진의 아버지는 알겠다는듯 고개를 끄덕였다. "으음‥오히려 우리 딸이 자네에게 신세를 진 것 같군. 좋네, 고맙다는 뜻으로 내 저녁을 대접하지." 그러자, 리오는 시계를 잠깐 보았다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리진의 부친에게 물었다. "예? 하지만 지금 시간이‥." "음, 우리 집안은 가족중 한명이라도 특별한 사정 외에 빠지지 않는 한 거의 함께 먹는다네. 그래서 우리도 아직 저녁을 먹지 못했지. 여보, 부탁하오." "네, 조금만 기다리세요 모두들. 리진, 희진, 부엌으로 오너라." 리진과 그녀의 동생은 곧 그녀들의 어머니를 따라 부엌으로 향했고, 리진은 속으로 꿍얼대며 머리를 강하게 긁적였다. ‘계속 늦게 오니까 다이어트 실패하지‥달리 실패하나‥.’ 이런 상황까지 와 버린 리오는 그저 힘없이 미소만을 지을 뿐이었다. ------------------계속--- 『게시판-SF & FANTASY (go SF)』 23328번 제 목:[GK외전] 타천사 아로코엘 Vol. 5 올린이:jack21 (이경영 ) 97/12/14 16:34 읽음:1861 관련자료 없음 ----------------------------------------------------------------------------- ---------------------------------------------------------------------------- "‥왜 내가 너란 녀석과 같이 방을 써야 하는지는 모르겠다만‥." 지크는 자신의 침대 위에 앉아 있는 아로코엘에게 설교를 시작했고, 아로코엘은 고 개를 끄덕이며 지크의 말을 진지하게 들어갔다. "리오 녀석이 널 보호하라는 부탁을 했으니 형제간의 우애라는 피말리는 말 때문에 할 수 없지. 참고로 널 습격하는 녀석들‥천사라고 하더만, 그 녀석들을 쥐도 새도 모르게 없애라는 덧붙임까지 들었으니 하는 수 없지. 젠장, 차라리 바이칼 녀석이 낮지‥." 계속 지크의 말을 듣던 아로코엘은 지크의 입에서 '바이칼'이라는 이름이 나오자 깜짝 놀라며 그에게 물었다. "바, 바이칼님? 설마, 서룡족의 제왕이신 바이칼님을 말씀하시는건‥?" 지크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응, 맞어. 하긴, 그 녀석 하도 유명하니 네가 모른다면 이상한거지. 나랑 잘 아는 사이야, 헤헤헷‥. 하지만 그 녀석은 '특별한 상황' 외엔 남자니까 그렇다 치지만 넌 중성이니 같은 방을 쓰기엔 위화감이 조성되는군." 지크의 빈정거림에 아로코엘은 고개를 푹 숙일 뿐이었다. 약간 마른듯 한 체형에 청순한 얼굴, 뚜렷한 이목구비, 그야말로 긴 가발을 씌우고 여성적인 옷을 입히면 그야말로 '여자'가 될 듯한 얼굴의 아로코엘을 바라보던 지 크는 잠깐 무슨 생각이 났는지 장난기어린 미소를 띄우며 말했다. "자 자, 그렇다고 너무 그렇게 풀이 죽어있을 필요는 없다구. 으음‥자, 벗어." "네‥네!?" 지크의 입에서 갑자기 벗으라는 말이 나오자, 아로코엘은 화들짝 놀라며 지크를 바 라보았고, 지크는 킥킥 웃으며 아로코엘에게 서서히 접근하기 시작했다. "뭘‥벗으라면 벗는거지. 후후후후‥." "자, 잠깐 기다려 주세요 지크님!! 저, 전 천사라고요!!!" 아로코엘은 겁에 질린 표정을 지은채 뒤로 물러서기 시작했으나, 더이상 갈 곳은 없었다. 지크의 침대는 벽에 붙어있었기 때문이었다. 지크는 여전히 미소를 띄운채 말했다. "천사라고? 후후‥난 가즈 나이트야. 헤헤헤헤헷‥." "아, 안돼요 지크님!! 만약 그러시면 전 영원히 천계로 돌아갈 수 없어요!!!" 아로코엘은 눈물까지 글썽이며 소리쳤고, 지크는 눈을 동그랗게 뜨며 그에게 물었 다. "응? 어떻게 하면 돌아갈 수 없는데?" "그, 그러니까, 지크님께서 말씀하신 그대로 전 중성적인 존재이기 때문에‥순결을 잃으면‥제, 제발 부탁이에요!!!" 아로코엘이 그 말을 한 순간, 지크는 인상을 팍 찡그리며 아로코엘의 머리를 주먹 으로 살짝 쥐어박은 후 소리치기 시작했다. "이자식, 난 중성에겐 관심이 없다구!!!! 게다가 난 그런 이상한 녀석도 아니란 말 이얏!!! 잠옷을 줄테니 빨리 갈아입어!!!!!" 지크는 김이 샜다는듯 투덜거리며 아로코엘에게 자신의 면T와 반바지를 던져주었 고, 아로코엘은 얼굴이 붉게 물든채 천천히 옷을 벗고 지크가 던져준 옷을 갈아입 기 시작했다. 그 동안, 지크는 게임기를 켜고 자신이 해 오던 게임을 계속 할 준비 를 했다. "넌 그 침대에서 잠이나 푹 자. 난 내일 비번이라 이걸로 밤을 샐거니까 말이야. 한번만 더 이상한 생각을 하면 가만두지 않겠어!!!!" "‥훌쩍." "시끄러!!" ※ 리오는 리진의 집에서 돌아온 후 거실의 소파에 누워 잠을 청하고 있었다. 다음날 아침 일찍 잠에서 깬 리오는 몸을 풀며 TV의 전원을 켰다. 아침 뉴스가 나왔고, 뉴 스에선 어제 출동했던 지원부대가 전멸한 소식등이 나오고 있었다. 리오는 씁쓸한 미소를 지을 따름이었다. "아, 일어나셨어요?" 리오는 목소리가 들려온 방향을 올려다 보았다. 아로코엘이 2층 계단에 서서 아침 인사를 하고 있었다. 아로코엘의 복장이 바뀐 것을 본 리오는 지크가 갈아입혔구나 생각하며 손을 흔들어 주었다. "음, 좋은 아침. 잠자리는 편했나?" 아로코엘은 리오의 질문을 들으며 거실에 내려와 소파에 앉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예, 지크님 덕분에 편히 잘 수 있었습니다." "그래‥잘 됐군. 아, 네가 찾으려는 사람의 인상 착의를 좀 알 수 있을까? 알면 조 금이라도 쉽게 찾을 수 있을텐데 말이야." 그러나, 리오의 말에 아로코엘은 쓸쓸한 미소만을 지을 뿐이었다. "‥검은 머리의 여자아이라는 것 외엔‥잘 모르겠습니다." 그러자, 리오는 빙긋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후훗, 천사 치고는 참을성이 없구나. 인상착의도 기억이 나지 않는데 무작정 목 숨을 걸고 찾으러 내려오다니. 아, 지크 녀석은 아직 일어나지 않았나?" "예, 지크님은‥오늘 비번이시라며 밤새 일을 하셨습니다. 방금 전 잠이 드셨답니 다." ‘녀석‥또 게임에 빠졌군.’ 리오는 씁쓸히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딩동­ 그때, 초인종 소리가 현관에서 들려왔고 리오는 아로코엘에게 소파에 누우라는 신 호를 보낸 후 자신이 직접 현관으로 나갔다. "예, 누구시죠?" "저에요 리오씨." 곧 리진의 목소리가 들려왔고, 리오는 한숨을 푹 쉬며 문을 열어 주었다. 문 밖엔 먹을 거리를 잔뜩 사 온 리진이 있었고, 그녀는 손을 흔들며 집 안으로 들어왔다. "일찍 일어나셨네요? 음‥지크는 오늘 비번이니 지금도 자고 있을테고‥. 아, 어제 그 천사분은 어디 계신가요?" 그러자, 아로코엘은 안심한 표정으로 소파에서 일어나며 리진에게 인사를 했다. "아, 안녕하세요." "어머? 왜 소파에 누워계세요? 흠, 어쨌든 이거 드세요. 지크 어머니께서 여행을 가신 이유로 저랑 다른 직원들이 돌아가면서 이 집에 식료품을 사다 주기로 했으 니까요. 오늘은 사실 제 동료인 챠오가 당번인 날인데 챠오에게도 급한 일이 생겨 서 제가 온거에요." "아, 그렇군요." 리오는 고개를 끄덕이며 리진이 사 온 '식료품'들을 꺼내 보았다. 그러나 하나 하 나 꺼낼때 마다 리오의 얼굴엔 힘없는 미소가 흘렀다. "‥쵸코렛‥사탕‥빵‥전자렌지 피자‥콘 프레이크‥. 대단하군요." "아, 입맛에 안맞으시겠군요. 생각을 못했네‥사실은 지크가 제일 좋아하는것만 사서 온거라‥." "아, 괜찮아요. 싫지는 않으니까요." 리오가 그렇게 말 하며 빵을 하나 꺼내어 씹자 리진은 다행이라는듯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러다가, 시계를 본 리진은 서둘러 리오에게 인사를 했다. "어머, 벌써 저렇게 됐네? 저, 이만 가볼께요 리오씨. 출근 시간이에요." 그 말에, 리오는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리진에게 물었다. "네? 하지만 지금은 여섯시 반인데‥BSP의 출근 시간은 여덟시 반 아닌가요? 시간 이 꽤 남는다고 생각하는데‥." 그러자, 리진은 씁쓸한 표정을 지으며 리오에게 말했다. "어제 차가 부숴졌잖아요. 걸어가던가 버스를 타고 가던가 해야죠 뭐. 그럼 나중에 또 봐요 리오씨." "‥음, 잠깐 기다리세요. 제가 지크의 오토바이로 모셔다 드릴께요." 리오는 자신의 머리를 묶은 끈을 푼 후 입에 물고 자신의 머리를 천천히 정리하며 그렇게 말했고, 리진은 깜짝 놀라며 리오를 바라보았다. "네? 오, 오토바이도 탈 줄 아세요?" 리오는 머리를 다시 묶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지크에게 배웠죠. 그 녀석처럼 잘 타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몰 정도는 돼요. 자, 나가시죠. 아로코엘은 지크의 방에 가서 날 기다리고 있어. 난 말 없이 들어올테니 까 그렇게 알고. 알았지?" "알겠습니다. 다녀오세요 리오님." 아로코엘은 곧바로 지크의 방으로 올라갔고, 리오 역시 망토만을 걸치지 않고 밖으 로 나섰다. 리진은 황색 자켓 주머니에 손을 넣은채 리오가 나오기를 기다렸고, 리 는 차고에서 지크의 오토바이를 뺀 후 오토바이 옆에 자신의 검을 끼운 후 오토바 이에 올라탔다. 리오는 오토바이에 걸려 있는 지크의 선그라스를 쓴 후 선그라스 밑에 눌린 머리를 다시 밖으로 내며 리진에게 뒤에 타라는 손짓을 했고, 그 모습 을 보던 리진은 피식 웃으며 생각했다. ‘이 남자 진짜 골고루네‥후후‥.’ 리오의 뒷좌석에 다려던 리진은 잠시 생각을 하다가 머뭇거렸고, 리오는 의아한 표 정을 지으며 리진에게 물었다. "음? 좌석에 뭐라도 묻었나요?" "아, 아뇨‥뒤에 같이 타기가‥좀‥." 그러자, 리오는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후훗‥그럼 제 앞에 타시겠어요?" 리진은 얼굴을 붉히며 순순히 리오의 뒤에 올라탔고, 리오는 오토바이의 엑셀을 밟 으며 말했다. "자아‥가보실까요?" ------------------------계속--- 『게시판-SF & FANTASY (go SF)』 24385번 제 목:[GK외전] 타천사 아로코엘 Vol. 6 올린이:jack21 (이경영 ) 97/12/28 21:26 읽음:1572 관련자료 없음 ----------------------------------------------------------------------------- 아아, 아로코엘이 일주일 이상(맞나?) 늦어져 버렸습니다. 가즈 나이트 [새벽의 진실]편을 끝낸 후 오래간만에 집에서 노느라... 이번 외전도 빨리 끝내고 천천히 여가 생활을..쿠쿠.. --------------------------------------------------------------------------- "선배님, 좋은 아침!" 오래간만에 대원 대기실에 일찍 온 리진은 활짝 웃으며 안에 있던 선배, 그랜·헤 이그에게 인사를 했고, 헤이그는 왠일이냐는 표정으로 리진을 바라보며 물었다. "음? 리진이 오늘은 왠일이지? 다른날엔 거의 정시에 맞춰서 오는데 오늘은 일찍도 오는군. 나 다음엔 거의 챠오가 세번째로 왔는데 말이야. 그건 그렇고, 오늘은 무 슨 기분 좋은 일이라도 있나? 사귀는 남자라도 있는 것 같아." "네? 그, 그런건 아니지만‥. 근데 누구와 사귄다는걸 얼굴만 보고도 아시나요 선 배님?" 리진은 약간 얼굴을 붉힌채 헤이그에게 물었고, 헤이그는 빙긋 웃으며 고개를 끄 덕였다. 그리고는 옛날 생각을 하듯이 눈을 감으며 리진에게 말하기 시작했다. "음음‥물론이지. 예전에 내 부인과 결혼하기 전 사귈때 그녀의 표정이 리진의 지 금 표정과 비슷했거든. 후훗‥살아오면서 그런 표정들을 많이 보아왔기 때문에 그 것 만큼은 잘 알 수 있지. 게다가 리진 자네는 너무 솔직해서 감정이 얼굴에 나오 거든." "‥네." 리진은 머리를 긁적일 뿐이었다. "아, 리진 왔구나. 오늘은 일찍 왔네?" 그때, 오퍼레이터인 루이가 대기실 안에 들어오며 리진에게 말했고, 리진은 그녀를 돌아보며 손을 흔들어 주었다. "하이∼. 루이는 언제나 일찍오네? 하긴, 부장님하고 언제나 함께 나오니 그렇겠지 만, 호호홋‥." 그러자, 루이는 씁쓸히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어머, 그 말을 모르는 사람이 들으면 부장하고 동거하는 여자인줄 알거 아니니. 그냥 아빠하고 같이 나온다고 말해줘 리진." "예 예‥. 그런데 왠일이야? 상황실은 비워두고 대기실에 다 오고?" "응, 리진의 출근계에 불이 들어오는걸 보고 너한테 할 말이 있어서 왔어. 잠깐 상 황실로 같이 갈래?" 리진은 루이가 할 말이 있다는 말에 고개를 갸웃거리다가 어깨를 으쓱이며 의자에 서 일어섰다. "그래, 어차피 정식 출근시간까진 시간이 많이 남았으니까. 자, 가자 루이." ※ "‥뭐 떠오르는거 없니 리진?" "‥이, 이건‥!?" 리진은 루이가 보여준 동화상을 보며 입을 다물 수 없었다. 그녀가 보고 있는 동화 상엔 붉은 장발의 사나이가 자신의 산발을 흩날리며 바이오 버그들을 순식간에 쓸 어버리는 모습과, 마지막으로 지크마저 간단히 눕히는 모습까지 생생하게 비춰지고 있었다. 곧, 그 사나이의 얼굴을 비추는 부분에서 루이는 화면을 정지시켰고, 곧 다른 동화상 화일을 열어 왼쪽 화면에 출력을 시켰다. 그러자, 이번엔 약간은 화질이 좋지 않은 화면이 떠올랐고 화면엔 곧 붉은 머리를 묶어 내린 한 사나이의 얼굴이 비춰졌다. 루이는 곧 그곳에서 화면을 정지시켰고, 펜으로 두 화면을 번갈 아 치며 리진에게 말했다. "‥내가 보기엔 3개월 전에 나타난 이 남자와 어제 저녁 너와 함께 있었던 남자가 동일 인물로 보이는데‥." "…." 리진도 역시 속으로는 그렇게 생각이 들고 있었다. 아니, 아마 누가 보더라도 두 인물이 동일한 사람이라는 것은 부정을 할 수 없을 것이었다. 하지만 리진은 도저 히 믿을 수 없었다. 한쪽 화면에 나타난, 그야말로 싸움을 즐기는듯 한 리오의 얼 굴과, 아까전 자신을 BSP본부까지 데려다주던 리오의 얼굴은 전혀 달라보였다. ‘아, 아니야‥. 바이오 버그들을 없앨때도 저런 표정을 지은 일이 없었어‥. 하지 만 3개월 전엔 왜‥!?’ 리진의 굳을대로 굳은 얼굴을 보며, 루이는 헛기침을 크게 한번 했고 리진은 움찔 하며 루이를 바라보았다. 곧, 루이는 미소를 지으며 리진에게 말했다. "‥어느쪽이 더 마음에 드니? 한쪽은 나름대로 터프해서 좋고, 또 한쪽은 나름대로 친절해서 보기 좋은데 그래?" 그러자, 리진은 잠시동안 루이를 바라보다가 씨익 웃은 뒤 루이가 사용하는 마우스 를 잡고 오른쪽 화면에 열려진 화일을 삭제시키며 말했다. "난 왼쪽. 호호홋‥." ※ "‥가르바엘은 아직도 돌아오지 않았나?" 대 천사장, 벨제뷰트는 굳은 표정을 지은채 자신의 비서에게 물었고, 그의 비서는 의자에서 일어난 뒤 그에게 정중히 인사를 올리며 대답했다. "예, 그렇습니다. 그리고 아로코엘의 영력도 지상에서 사라졌습니다." 비서의 대답에, 벨제뷰트는 자신의 턱에 손가락을 가져가며 눈살을 찌푸렸다. 이해 가 안돼는 일에 닥쳤을때 그의 버릇이었다. "‥가르바엘 대대장 정도의 투천사를 물리칠 정도의 인간이 그 세계이 있다는 말은 듣지 못했는데‥. 물론 다른 인간계도 마찬가지지만‥." 그때, 그의 비서가 무언가 떠오른 것이 있는 듯, 고개를 살짝 들며 말했다. "제가 아는 바로는, 그 세계엔 가즈 나이트 한명이 파견되어 있다 합니다. 바람의 가즈 나이트라고 합니다만‥." 그러자, 벨제뷰트는 눈을 번쩍 뜨며 비서에게 물었다. "가즈 나이트‥? 바람의 가즈 나이트, 지크·스나이퍼를 말 하는 것인가?" "예, 그렇습니다." 벨제뷰트는 난처했다. 만약 악마나 다른 기타 강한 족속이었다면 보고를 한 후 간 단히 넘어갈 수 있지만, 가즈 나이트라면 자칫 잘못했다간 선신계가 위험에 빠질 수 있는 상황으로까지 일이 번지기 때문이었다. "‥좋아, 그렇게 급한 상황은 아니니 천천히 지켜보도록 하지. 만약 진짜 가즈 나 이트들이 이 일에 끼어들었다면 곤란해 지니까. 게다가 우리의 오해가 된다면 일은 더욱 커지겠지. 새로운 소식을 기다리겠다." "예, 벨제뷰트님." ※ 지크의 오토바이를 잠시 빌리기로 한 리오는 아로코엘을 뒤에 태우고 천천히 거리 를 달리고 있었다. 리오는 신호 대기 때문에 잠시 멈추었을때, 뒤에 있는 아로코엘 에게 물었다. "음‥진짜로 느낄 수 있는건가? 이렇게 무작정 달린다고 해서 꼭 그 소녀를 찾는다 는 보장은 없잖아." 그러자, 아로코엘은 고개를 저으며 답했다. "그렇진 않습니다. 저희 천사들은 보통 사람들이 냄새를 맡을 수 있는 것처럼, 영 혼의 냄새를 맡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냄새는 화학적인 냄새가 아닌 영적인 냄 새이기 때문에 어떤 사람인지 바로 알 수 있습니다." 곧 신호등에 파란불이 떨어지자, 리오는 오토바이를 움직이며 어깨를 으쓱이고는 신기하다는듯 중얼거렸다. "음‥놀랍군. 그럼, 사람에 따라 냄새가 틀린가?" "예, 그렇습니다. 제가 찾고 있는 아이의 경우, 아주 순수한‥꼭 비유를 하자면 인간계에서 향료로 사용하는 바닐라향과 같은 냄새를 가지고 있었죠. 그리고, 지크 님의 경우 상쾌한 라벤더의 냄새가 난답니다." 리오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다가, 자신의 냄새도 궁금해진듯 힘없이 웃으며 아로 코엘에게 물었다. "음‥그럼 나에게선 무슨 냄새가 나지?" 그러자, 아로코엘은 곤란한듯 입을 다물었고, 리오 역시 아무말 없이 오토바이를 몰다가 어깨를 으쓱이며 말했다. "‥대답하기 곤란하다면 말하지 않아도 좋아. 뭐, 그리 중요한 것은 아닐테니까. 자, 계속 찾아보자고." "‥예. 죄송합니다." 아로코엘은 그렇게 사과를 하면서도 속으로는 이해를 하지 못하는 점이 있었다. 바 로 리오에게서 풍겨지는 영혼의 냄새 때문이었다. ‘‥어째서‥리오님에겐 아무 냄새도 나지 않는거지‥?’ ------------------계속--- 『게시판-SF & FANTASY (go SF)』 24496번 제 목:[GK외전] 타천사 아로코엘 Vol. 7 올린이:jack21 (이경영 ) 97/12/30 05:13 읽음:1812 관련자료 없음 ----------------------------------------------------------------------------- ---------------------------------------------------------------------------- "하루 내내 돌아다녔는데‥결국 찾지 못했군." '한강'이라 불리는 강변 도로 근처에 오토바이를 세워둔 리오는 자신의 머리를 푼 후 다시 정리를 하며 뒤에 앉은 아로코엘에게 말했고, 아로코엘은 시무룩한 표정을 지은채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예. 죄송합니다, 괜히 폐만 끼치는 것같군요. 저 말고도 신경쓰실 일이 많으실 텐데‥." 리오는 자신의 머리를 다시 묶으며 고개를 저었다. "아, 그렇진 않아. 난 아직 널 체포하라는 임무 수행중이니까. 후훗‥게다가 돌아 다니면서 이 세계에 대해 조금은 알 수 있게 되었어. 지크가 기를 쓰고 지키려는 이 세계에 대해 말이야." 아로코엘은 조심스럽게 리오를 올려다 보았다. 리오는 도로를 달리는 자시 부상 승 용차들에 시선을 둔 채 조용히 말했다. "‥어떤 세계에서든 그 세계에 사는 사람들은 살아가기 위해서 열심히 일을 하지. 물론 그중에선 일하지 않고 편히 살아가는 사람들도 있긴 하지만. 그런 사람들은 선신쪽에겐 처벌 대상이지만 악신 쪽에겐 상을 줘도 아깝지 않은 사람들이지. 그 건 어떤 세계에서든 마찬가지 같아. 우리들‥가즈 나이트들의 임무는 세계의 균형 을 맞추는 것이야. 열심히 일하는 사람, 일하지 않고 편히 사는 사람들을 처벌하는 게 아니고, 그 두가지 부류의 사람들을 가리지 않고 파멸시키려는 존재를 없애는 것이 주된 임무지. 지금 이 세계를 어둠속에서 부터 갉아먹는 바이오 버그라는 존 재가 바로 우리들의 목표물과 비슷해. ‥아무래도 지크 하나 가지고는 그들을 없앤 다는 것이 불가능 하다는 생각이 들었어. 이곳에 자주 들르고, 돌아다니면서 말이 야. 언젠가는 나도 이 세계에서 임무를 맡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군. 자, 이제 돌아가 볼까? 저녁 먹을때도 됐으니 말이야." "‥예!" 리오는 다시 선그라스를 쓰며 오토바이의 시동을 걸었다. 리오와 함께 돌아가는 동 안, 아로코엘은 가만히 생각을 해 보았다. 자신이 왜 선신계에서 타천사라 지목을 받고, 왜 쫓겨다녀야 하는지를‥. 그리고 선신과 최고급 천사들이 강조하는 '선'이 라는 개념이 과연 어떤 것인가를‥. 집에 돌아온 리오와 아로코엘이 맨 처음 본 것은 즉석 햄버거를 씹으며 TV를 보고 있는 지크의 모습이었다. 깨어난지 얼마되지 않았는지, 지크의 머리는 엉망으로 헝 클어져 있었고, 츄리닝 차림의 모습도 거의 가관이었다. "음‥언제 일어난거야?" 리오는 소파에 앉은 후 지크의 머리를 손으로 쓰다듬으며 물었고, 지크는 햄버거를 한입 더 씹으며 대답했다. "방금 전‥이라고 해 봤자 기억은 안나지만. 음‥챠오 녀석은 왜 안오는거야. 오늘 식사 당번인 주제에‥." "어머니는 언제 오시지?" "3일 뒤에‥아까 전화가 왔는데 동네 아주머니들하고 잘 즐기시는 것같아. 목소리 가 들떠 계시더군." 그렇게 대화를 하는 둘의 모습을 보던 아로코엘은 왠지 자신이 끼어들면 분위기가 어색해 질 것같아서인지 윗층으로 올라가며 말했다. "저어‥전 먼저 들어가겠습니다." 지크가 옆에 쌓아둔 햄버거중 하나를 잡고 포장지를 벗기던 리오는 아로코엘을 바 라보며 물었다. "음? 저녁 안먹어도 괜찮아?" "예, 천사들은 먹는 것엔 그리 신경쓰지 않아도 돼거든요. 그럼, 오늘 수고하셨습 니다." "음‥그래. 내일 보자고." 리오는 손을 흔들어주며 다른 손으로는 햄버거를 입에 가져갔고, 아로코엘은 곧바 로 지크의 방으로 들어갔다. 햄버거를 씹던 리오는 먹던 것을 삼킨 뒤 지크에게 말 했다. "‥전자 레인지에 데워서 먹는건 어때. 아무리 즉석이라지만‥." "‥배탈만 안나면 돼는거지 뭐‥." 딩동­ 그때, 초인종이 울렸고 지크는 반가운 얼굴로 활짝 웃으며 현관으로 달려 나갔다. "헤이, 챠오님 오셨구려!! ‥가 아니네? 리진 넌 오늘 당번이 아니잖아?" "어때, 굶는거 보다는 낮잖아." 봉투에 무언가를 잔뜩 싸들고 온 리진은 천천히 집안으로 들어가며 주위를 둘러 보 았다. 탁자 위에 널려진 햄버거 포장지와 누워서 TV를 보고 있는 리오의 모습이 절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어머, 리오씨까지 지크하고 닮아가시면 어떡해요." "아, 리진양? 아침에도 오시더니 저녁에도 고생하시네요." "호홋, 별말씀을요." 리오는 즉시 소파에 똑바로 앉으며 햄버거 포장지를 정리했고, 봉투를 들고 부엌에 들어간 리진은 냄비등 각종 기구를 꺼내며 저녁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본 지크는 왠일이냐는듯 눈을 휘둥그래 뜨며 그녀에게 물었다. "어? 오늘은 인스턴트 요리가 아닌가봐? 식사 준비를 직접 하는 모습은 처음보는데 ‥?" "왜그래, 나도 엄마한테 요리 강습은 받는다구. 아무말 말고 TV나 보시지." 지크는 어깨를 으쓱이며 다시 거실로 돌아갔고, 리진은 앞치마를 두르며 요리를 준 비하기 시작했다. "‥음!? 이 느낌은‥?" 침대 위에 누워있던 아로코엘은 갑자기 아래층에서 친근한 느낌이 밀려오자 깜짝 놀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상한 느낌을 받은 아로코엘은 영적 후각 능력을 발휘 하기 시작했고, 조금 후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급히 옷을 갈아입기 시작했 다. "이런 일이‥? 왜 갑자기 그 아이의 냄새가‥!?" 옷을 대충 갈아입은 아로코엘은 급히 방을 나선 후 아래층으로 내려가기 시작했다. ※ "‥벨제뷰트님. 아로코엘의 위치를 포착했습니다." 자신의 방에 있는 수정 침대에 누워 조용히 휴식을 취하고 있던 벨제뷰트는 비서의 말에 눈을 살며시 떴다. "‥갑자기 나타난건가. ‥이유는 나중에 알 수 있겠지. 그럼 내가 직접 내려갈테니 준비하도록. 위치는 잘 파악해 두어라." 침대에서 일어난 벨제뷰트는 옷을 걸친 후 자신의 무기인 [파사의 검]을 들며 천천 히 방을 빠져 나갔다. ※ "이봐요, 거기 있는 당신! 비켜줄거면 빨리 비켜줘요, 아니면 같이 서 있던가!" 아로코엘은 깜짝 놀라며 자신을 부른 소녀를 바라보았다. 아홉살 정도 돼어 보이는 그 소녀는 인상을 잔뜩 쓴채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고, 아로코엘은 왜그런가 하며 주위를 둘러 보았다. 아니나 다를까, 그의 뒤엔 그 소녀의 가족들로 보이는 사람들 이 서 있었고, 아로코엘은 아차 하며 옆으로 비켜나려 했다. 그때, 그 소녀의 목소 리가 다시 들려왔다. "아앙!! 그려놓으니까 또 도망가면 어떡해요! 빨리 다시 서주세요!!!" "아, 미, 미안‥." 아로코엘은 처음 보는 일가족의 옆에 서서 멋적은 표정을 지어 보였다. 하지만 그 소녀의 가족들은 그리 나쁘지 않은듯 그에게 미소를 지어 주었고, 크레파스로 열심 히 그림을 그리고 있는 그 소녀 역시 아로코엘이 서 있자 활짝 웃으며 윙크를 해 주었다. . . . . . . . . . . . . ......... "저어‥리진양." 아로코엘은 부엌에서 열심히 요리를 하고 있는 리진을 살짝 불렀고, 리진은 이마에 묻은 땀을 닦으며 힘겨운 미소를 지은채 아로코엘을 바라보았다. "왜요, 천사씨?" 아로코엘은 말을 잊고 말았다. 자신이 왜 처음에 그녀를 알아보지 못했을까‥. 아 마도 평상시에 그녀가 자신을 조금이라도 경계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랬을 것이라 는 생각이 아로코엘의 머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그래‥리진양은 초능력이 상당히 높으니까 영적 방어 능력도 뛰어나겠지. 그래서 내가 알아볼 수 없었던거야‥.’ 그렇게 생각을 하며, 아로코엘은 리진에게 빙긋 미소를 지으며 중얼거렸다. "‥찾았어요. 정말 감사합니다 리진양‥. 전 이제‥." 순간, 거실에서 리오의 급박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런 바보같은!! 왜 능력을 쓰는거야 아로코엘­!!!" "네, 네!?" 아로코엘은 깜짝 놀라며 창 밖을 바라보았다. 분명 시간은 늦은 여덟시. 하지만 밖은 환히 빛나고 있었다. 그 빛을 본 순간, 아로코엘은 공포감에 사로잡히며 힘없 이 중얼거렸다. "베, 벨제뷰트님‥!!!" ---------------------------계속--- 『게시판-SF & FANTASY (go SF)』 24671번 제 목:[GK외전] 타천사 아로코엘 - 끝 - 올린이:jack21 (이경영 ) 98/01/02 02:16 읽음:1676 관련자료 없음 ----------------------------------------------------------------------------- 외전, 타천사 아로코엘의 마지막편입니다. 아로코엘(Alocoel)이라는 이름은 외전편 주인공의 이름을(..주인공일까) 뭘로 정할까 고민하다가 옆에 우연히도 Coc? Cola가 보이더군요. cola->aloc...결국 콜라를 거꾸로 해서 아로코엘이라는 이름이 생겨난 것입니다. 아아..길어질뻔 한 글이었습니다. --------------------------------------------------------------------------- "‥이 집인가. 흠‥왜 갑자기 아로코엘의 위치가 포착되었는지 이해가 안가는군. 이런 가정집에 아로코엘의 영력을 감출 정도의 강자가 있을 이유가 없는데." 벨제뷰트는 그렇게 중얼거리며 자신의 갸름한 턱을 매만졌다. 순간, 무언가가 그 집의 문을 박차고 나와 공중에 떠있는 벨제뷰트의 앞에 보이지 않을 정도의 스피드로 날아올랐고, 벨제뷰트는 눈을 꿈틀거리며 조용히 중얼거렸 다. "‥그렇군. 가즈 나이트, 리오·스나이퍼‥. 하긴, 너라면 아로코엘 정도의 영력을 자신의 기로 중화시키는게 가능하겠지." 벨제뷰트의 앞에 팔짱을 끼고 떠있던 리오는 씁쓸히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후‥오늘은 별로 운이 좋지 않군. 너나 나나‥. 제일 상대하기 까다로운 녀석들 중에서 하나를 만났으니 그 말이 안나올 수가 없는데? 후훗‥." "‥그렇군. 그걸 안다면 어서 아로코엘을 나에게 넘겨라. 난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중이니 양보할 마음은 없으니까‥정중히 넘겨주는 것이 좋아." 그러자, 리오는 어깨를 으쓱이며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다. "호오‥그러신가? 미안하지만 나 역시 그 천사를 데려오라는 임무를 수행중이라 너 에게 넘겨줄 수는 없어. 정중히 돌아가시지." 이윽고, 둘 사이엔 말이 사라지고 말았다. 그 대신 묵직한 긴장감만이 감돌 뿐이었 다. 결국, 벨제뷰트는 자신의 검을 뽑으며 중얼거렸다. "‥남은 것은 실력행사 뿐인듯 하군‥." "훗, 그렇다면 절대 환영이지‥!" 리오는 자신의 검, 디바이너를 뽑으며 공중에서 자세를 취했다. 벨제뷰트 역시 검 술 자세를 취하며 리오를 쏘아보기 시작했다. 전대 대 천사장 미카엘의 뒤를 이어받은 존재, 벨제뷰트. 그는 태어날때 운명에 의 해 지어진 이름이 '벨제뷰트'였기에 다른 천사들로 부터 상당한 거부감을 불러 일 으켜왔다. 일곱명의 악마왕중 한명의 이름이 바로 '벨제뷰트'기 때문이었다. 하지 만 그는 그런 것을 모두 딛고 미카엘 이후 최강의 천사라는 칭호를 얻으며 미카엘 의 사후(실종이라고 전해지기도 함) 대 천사장의 자리에 올라서게 되었다. 특히, 벨제뷰트는 가즈 나이트들에게 적대감이 높았다. 수십 억년간 대 천사장의 자리를 맡고 있던 미카엘을 살해한 것이 바로 가즈 나이트중 한명이라는 소문 때문 이었다. 그 때문에 스스로 특수부대 '디바인·크루세이더'를 조직하기도 하였으나 총 전력으로 따져봐도 가즈 나이트들을 능가할 수는 없었기에 언제나 강한 천사들 을 찾기 위해 노심초사를 하고 있었다. 그러나, 신계에서 5천년에 한번씩 펼쳐지는 무술 대회에서 가즈 나이트중 최강이라 불리는 휀에게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쓰러 진 뒤 자신의 단련에도 힘을 쏟고 있었다. "하앗­!!!" 퍼엉­!!!!!!! "‥으윽‥!" 리오의 일격을 자신의 검으로 방어한 벨제뷰트는 순간 뒤로 튕겨 나가며 중심을 잃 고 말았다. 꽤 오랜동안 느껴보지 못했던 강한 충격이어서 그랬다 치지만, 리오가 공격력 만큼은 전 가즈 나이트중 제일 높다는 것을 간과하지 못한 탓도 있었다. 파앙­!! 일부러 벨제뷰트와 검을 맞댄 리오는 살의를 띈 미소를 지은채 벨제뷰트에게 조용 히 중얼거렸다. "‥후훗, 죽이진 않겠다. 다음 대 천사장 취임식에 들르기 위해 선신계에 가는건 솔직히 귀찮거든‥! 그 대신, '포기'라는 두 글자를 네녀석의 뇌리에 확실히 심어 주마!!!" 콰앙­!!! 말을 마친 리오는 그 즉시 벨제뷰트를 밀어내며 공격을 가하기 시작했고, 벨제뷰트 는 자신이 리오와 처음 대결한 120년 전보다 리오의 공격력이 훨씬 더 막강해진 것 을 느끼며 거의 속수무책으로 연속 공격을 당하고 있었다. 물론 맞은 일은 한번도 없었지만, 손이 저릴 정도로 방어를 한 탓에 과연 언제까지 방어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에 사로잡히고 말았다. 결국, 물리적 공격으로는 리오를 이기기 힘들다는 결론에 다다른 벨제뷰트는 눈을 번뜩이며 대 천사장만의 특권인 '오로라'를 전개하기 시작했다. 벨제뷰트의 몸에서 뿜어지는 오로라의 압력과 장력에 리오는 공격범위 밖으로 멀찌감치 밀려나고 말았 고, 벨제뷰트는 한숨 돌리려는듯 검을 옆에 띄운 후 팔짱을 끼며 리오에게 말했다. "‥이 오로라는 물리적 공격을 완전 무시하는 장벽이다. 너의 검술로는 이 장벽을 뚫을 수 없어. 물론 초 고등 마법이라면 상황이 달라지겠지만, 오로라를 뚫을 정도 의 마법이라면 그 여력이 엄청나겠지‥. 최소 이 도시를 날릴 정도? 자, 어떻게 할 것인가 리오·스나이퍼‥." "‥풋, 선신의 천사 치고는 상당히 비겁하군‥!" "‥이건 실력행사일 뿐이다. 오해는 말도록." 리오로선 현재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뚫을 가능성이 최소인 마법이 1급 플레어 정 도였기에 마법은 도저히 사용할 수 없었고, 마법검을 사용한다 해도 그 여력이 엄 청났기 때문에 결국은 방법이 없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물론 현재 벨제뷰트와 대치 중인 가즈 나이트가 리오가 아닌 휀이나 바이론이었다면 얘기는 달라지겠지만‥. "기다려 주세요 벨제뷰트님!! 리오님!!" 그때, 지상에서 아로코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로코엘은 침울한 표정을 지은채 리오쪽으로 날아오며 자신의 앞에 있는 둘에게 말했다. "‥전 선신계로 돌아가겠습니다. 제 스스로의 의지로 이 세계에 내려오게한 목적이 달성되었으니까요. 그러니‥두분 모두 싸움을 멈춰주십시오." 그러자, 리오는 깜짝 놀라며 옆을 지나치는 아로코엘의 어깨를 잡고 소리치기 시작 했다. "이봐!! 넌 그대로 돌아가면 무의 세계로 추방되어 죽지도 못하고 거기서 영원히 살아야 한단 말이야!!! 그래도 좋단 말인가!!!" 아로코엘은 자신의 어깨를 잡은 리오의 손에 자신의 손을 살며시 포개며 고개를 끄덕였다. "‥전 이제 여한이 없습니다. 제가 그리도 찾고 싶었던 아이를 찾았으니까요. 저에 게 친절을 배풀어준 유일한 존재에게 감사를 표시했습니다. ‥그럼 리오님, 그동안 정말 감사했습니다." 아로코엘은 쓸쓸히 웃으며 벨제뷰트에게 다가가기 시작했다. 리오는 도저히 참지 못하겠다는듯 팔을 부르르 떨며 안타까워 했지만 아로코엘 스스로 선택한 길이어서 리오도 어찌할 방도는 없었다. "‥바보 같은 녀석‥!!! 그렇게 함부로 자신의 생을 포기한단 말인가­!!!!" 그렇게 소리쳐도, 아로코엘은 리오를 돌아보지 않았다. 결국, 리오는 고개를 떨구 며 뒤로 돌아섰고, 벨제뷰트는 자신의 오로라를 거둔 후 아로코엘에게 영력이 깃 든 포승을 던졌다. "‥결과는 알고 있겠지, 타천사 아로코엘." "‥예." '타천사'라는 말을 들은 리오는 결국 눈을 번뜩이며 뒤를 흘끔 바라보았다. 벨제뷰 트는 천천히 공간의 문을 만들고 있는 중이었다. 리오는 다시 지크의 집을 바라보 았다. 집 현관엔 펑펑 울고 있는 리진과 역시 쓰린 표정을 짓고 있는 지크의 모습 이 있었다. 리오는 곧 지크를 바라보았고, 리오의 눈빛에서 그의 뜻을 읽은 지크는 깜짝 놀라며 눈을 휘둥그래 떴다. 그래도 좋다는듯, 리오는 고개를 끄덕였고 지크 는 결국 눈을 질끈 감으며 자신의 옆에 있는 리진의 목을 손날로 가볍게 쳐 그녀 를 실신시켰다. 그 순간, 리오는 뒤로 돌아서며 아로코엘에게 소리쳤다. "그렇게 삶을 쉽게 포기할 생각이면 넌 무의 세계에서 조차 살 가치가 없어!!!" 퍼억­!!!! 순간, 리오의 손에서 보라색의 잔광을 남기며 날아간 그의 검은 아로코엘의 등판에 정확히 박혔고, 리오의 검에 몸이 정확히 관통당한 아로코엘은 입과 상처에서 천사 의 광혈(光血)을 뿜으며 리오를 힘겹게 돌아보았다. 아로코엘은 멍한 눈으로 리오 를 바라보다가, 곧 빙그레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고맙습니다 리오님‥. 제‥생각을‥알아주셔서‥." 그 말을 끝으로, 아로코엘의 몸은 빛으로 변하며 사방으로 흩날렸고 아로코엘의 몸 에 박혀 있던 리오의 검은 힘없이 떨어지며 지면에 박혔다. "리, 리오·스나이퍼‥!! 이녀석‥!!!" 벨제뷰트는 일순간에 일어난 지금의 상황에 당황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었다. 리오 는 붉게 빛을 내고 있는 자신의 눈을 손으로 가린 후, 뒤로 돌아서며 나지막히 중 얼거렸다. "‥이만 꺼지는게 좋아 벨제뷰트‥. 난 지금 미치기 직전이니까‥!!" "‥좋아. 이번 일은 무승부로 해 두지. 너나 나나 이번 일은 실패했으니까‥." 벨제뷰트는 곧 자신이 만든 차원의 문을 통해 돌아갔고, 자신의 검을 찾아 거둔 리 오는 묵묵히 지크의 집으로 돌아왔다. "‥그게 더 나을지도 몰라‥. 무의 세계 보다는 저승으로 가는게 나을테니까. ‥ 넌 잘한거야." 그 말을 남긴 지크는 아무 말 없이 TV를 볼 뿐이었다. 리오는 지크가 소파에 눕혀 둔 리진을 바라보았다. 기절한 리진의 눈가엔 아직도 눈물이 고여 있었다. 리오는 자신의 망토로 리진의 눈물자국을 닦아주며 지크에게 말했다. "‥일어나면 적당히 꾸며줘. 이 여자는 아직 어려서‥충격이 클테니까 말이야." "응‥그럴 생각이었어." 리오는 곧 망토를 벗고 검을 옆에 내려놓은 뒤, 손으로 자신의 얼굴을 덮으며 나지 막히 중얼거렸다. "‥또 한번 의미없는 짓을 했군‥. 바보같이‥." ※※※ "음? 크레파스로 뭐하게?" 리진은 자신의 동생에게 크레파스를 빌린 후 거실로 나갔고, 크레파스의 사용처를 묻는 동생에게 씨익 웃어보이며 말했다. "응, 그림좀 완성하게. 거실에 있는 그림, 한사람의 얼굴이 불분명했잖아." 리진의 동생은 검지 손가락의 끝을 입술에 대며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리진은 자 신이 초등학교 2학년때 그렸던 그림을 액자에서 뺀 후, 검은색 크레파스로 얼굴이 없는 한사람의 얼굴을 그려주기 시작했다. 짧은 시간동안 그림을 완성한 리진은 다 시 엑자에 그림을 넣으려다가, 뭔가 부족하다 느꼈는지 이번엔 노란색 크래파스를 꺼내어 얼굴이 새로 생긴 그 사람의 등과 어깨에 무언가를 그려 넣기 시작했다. 잠시 후, TV를 보기 위해 거실로 나온 그녀의 동생은 엑자에 걸린 그림을 보며 고 개를 갸웃거리기 시작했다. 그녀는 자신의 안경을 매만지며 이상하다는듯 중얼거렸 다. "‥어, 이상하다? 왜 저사람 등에 날개가 생겨있지? 언니, 어떻게 된거야?" 리진은 미소를 지은채 고개를 저을 뿐이었다. "어때, 멋있잖아. 호호홋‥." --- 타천사 아로코엘편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