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o, 201 ◎ 이름:chisato81 (hyde-rie@hanmail.net) ◎ 2001/6/15(금) 23:42 (MSIE5.0,Windows98) 61.127.2.38 1024x768 ◎ 조회: 19 회 HOME 3 HOME 3 원작: 코노하라 나리세(木原音?) 번역: 치사토(chisato81) 오전중에, 타테하라에게서 내선 전화가 있었다. 점심을 같이 먹지 않겠느냐는 제안에, 아쯔시는 [그러지] 라고 대답을 했다. 타테하라는 곧잘 점심식사를 같이 하자고 말해 온다. 고교 때부터의 친구인데다 같은 대학을 다녔고, 미리 의논을 한 것도 아닌데 같은 회사에 취직했다는 것을 알았을 때는, 서로 웃을 수밖에 없었다. 타테하라는 어쨌든 맛있는 가게를 찾아내는 것을 좋아해서, 오늘도 바깥의 이탈리안 레스 토랑에서 만나기로 했다. 아쯔시도 나오키가 있으니까 대충 요리는 만들지만, 먹는 것에 대해 집착은 없었다. 먹을 수만 있으면 그걸로 만족이었다. “너 말야, 정말로 이쪽으로 돌아올 생각은 없는 거냐” 진지한 얼굴의 타테하라에게, 아쯔시는 파스타를 포크에 말아올리던 손을 멈췄다. “새삼스레, 무슨” 같은 회사라도, 타테하라와 아쯔시는 부서가 다르다. 타테하라는 개발부이고 아쯔시는 경리부. 급료도 회사에서의 대우도, 하늘과 땅 차이였다. 타테하라의 포크가, 접시위에서 버릇없이 쨍그랑 소리를 냈다. “너도 실은 개발 쪽 일을 하고 싶잖아. 경리 따위가 아니라” 입사한 아쯔시가 처음 배속받은 곳은 개발부였다. 일은 재미있었는데다, 자신을 눈여겨보 아 준 선배도 있었는데, 기대를 저버리고 경리부에 전속희망 신청을 냈다. ‘자네에겐 실망했네’ 라는, 이유도 모르는 선배의 한마디는, 아직까지도 가슴속 어딘가에 박혀 있다. “나오키도 대학생이 됐고 하니, 이제 부친 역할은 그만둬도 괜찮잖아. 이제부터는 좀 더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해 보지 그래. 이대로라면 정말로 경리부의 할아범으로 끝나버린다구” 아쯔시는 애매하게 웃었다. 타테하라는 어딘가 석연치 않은 표정인 채로, 한숨을 쉬었다. “그러고 보니, 맞선 얘기는 어떻게 됐어? 어머니가 끈질기시다고 전에 푸념을 하더니” 아쯔시는 가볍게 어깨를 움츠렸다. “지금도 이틀에 한번은 전화가 걸려 오는걸” 타테하라는 양복 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내서, 불을 붙였다. 아쯔시에게는 담배 피우는 습관 이 없어서, 솔직하게 담배 연기는 싫었으나, 타테하라가 피우는 담배의 상표만은 좋아했다. 옛날에, 이자와가 피우고 있었으니까. “처음부터 싫어하지 말고, 한번 정도 만나보지 그래. 상대편은 맘에 든다고 한다는데다, 너도 딱히 불만이 있는 것도 아니잖아. 게다가 나는 말야, 너는 빨리 결혼하는 편이 좋 다고 생각한다구” “어째서?” “너는 꽤나 외로움쟁이니까 말야” 불쑥, 타테하라는 중얼거렸다. 자신을 그런 식으로 생각해 본 적도 없는데다, 외롭다고 누구에게 털어놓은 적도 없다. 어째서 타테하라가 그렇게 느끼는 것인지, 이상스러웠다. “그렇게 생각한 적은 없는데” “네가 자신에 대해서 모르고 있는 것 뿐이야” 확신에 찬 어조였다. “그렇지 않으면야, 누가 생판 모르는 남의 애를 맡아서 기르고 그러겠냐” 외로웠기 때문이 아니다. 나오키를 맡은 것은, 달리 맡아줄 사람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아니, 틀리다. 불우한 아이에게 사랑의 손길을 내밀었다는, 그런 것이 아니다. 자신은 그런 성인은 될 수 없다. 이자와가 죽었을 때, 그의 먼 친척은 이자와의 조카인 나오키를 맡는 것을 거부했다. 그리고 이자와와 양자 결연관계였던 타카시의 양친에게, 나오키를 돌보라고 말해 왔다. 당연히, 양친은 나오키를 맡는 것을 거부했다. 모친에 이르러서는, ‘꼴도 보기 싫다’고 호언 했다. 모친에게 있어서 이자와는, 타카시를 동성애라는 악의 길에 끌어들여, 결국에는 사고에 말려들게 해서 죽게 한 악마였다. 실제로는 타카시가 이자와를 부추긴 것이었으나, 사실을 이야기해도 모친은 믿으려고도 하지 않았다. 친척에게도 배척당하고, 타카시의 양친에게도 문전 박대를 당한 나오키는, 갈 곳이 없어 1 주일 정도 아쯔시의 아파트에서 지냈다. 고아원에 가기로 이야기가 거의 매듭지어지고 있 었는데, 주위를 반대를 무릅쓰고 아쯔시는 나오키를 떠맡았다. 이자와의 조카인 나오키, 유전자의 일부분이라도 좋으니 이자와와 이어져 있는 것을 원했다. 라는 것이, 나오키를 맡게 된 이유였다. 나오키를 맡기로 결정한 날의 일도, 아쯔시는 지금까지도 선명히 기억하고 있다. 세찬 비 가 내리는 일요일. 우울하게 어두침침한 방 안에서, 나오키는 소파 위에 비스듬히 앉아 창 밖을 보고 있었다. 1주일동안 함께 지냈지만, 조금도 따르는 기색을 보이지 않는, 무뚝뚝한 아이였다. 그래도 나오키는 너무나 사랑하는 이자와의 조카였다. 앞으로 성장해 가면 유전자의 작용 으로 조금은 이자와와 닮은 부분이 나타날 지도 모른다. 가능성만으로 아쯔시는, 아이와 함께라는 미지의 생활을 선택했다. “나하고 같이 살래?” 당시, 초등학교 4학년이었던 나오키는 돌아보고는, 가만히 아쯔시를 쳐다보았다. 그리고 고개를 휙 떨구고는, ‘싫어’ 라고 중얼거렸다. 말하자마자 ‘응’ 이라고 승낙할 거라고 믿고 있었기 때문에, 거절당한 것에 충격을 받았다. 이자와는 자신을 보아 주지 않았다. 그 일부분인 나오키도 자신을 부정하는 것인가 하고 생각하자, 가슴이 움찔 하고 아파 왔다. 최종적으로 나오키는 아쯔시와 함께 사는 것에 동의했지만, 최초의 인상이 강하게 가슴에 남아, 나오키는 분명 자신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구나, 하고 아쯔시는 생각했다. 타테하라는 깊게 한숨을 쉬고는, 담배를 재떨이에 눌러붙였다. “속는 셈 치고, 만나 보면 되는 거야. 마음에 안 들면 거절하면 되는거고, 혹시나 잘 맞는 여자라면 그거야 잘 된 일이고 말야” 타테하라의 말에 재촉당하듯, 아쯔시는 사진의 여성을 떠올려 보려 했으나, 남색의 기모노 만이 인상에 강하게 남아, 얼굴의 윤곽은 애매했다. 그럴 때, 타테하라의 휴대폰이 울리기 시작해서, 급한 일인 듯한 타테하라는 먼저 회사로 돌아가고, 그 길로 헤어졌다. 아파트에 돌아가서도, 낮의 대화가 어딘가 머릿속의 구석에 남아있었던 것인지, 혼자만의 방 안에서 아쯔시는 맞선 사진의 여성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움직이지 않는 여성에게서 전해지는 인상은 최초와 변함없어서, 한숨을 쉬고 사진을 덮었다. 어릴 때는, 연애는 좋아하는 사람과, 결혼은 사랑하는 사람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 었다. 그러나 세월이 지나 이 나이가 되자, 달콤한 꿈은 꿀 수 없게 된다. 외로우니까 결혼한다, 그것도 정당한 이유 중 하나로 생각되었다. 조금 지쳐 있는 건지도 모른다. 출구는 어디에도 없는 연애의 도착점… 이자와 쿠니히코와 재회했던 스무 살의 여름방학의 일을 떠올린다. 그 때도, 자신은 15세 때의 덧없는 마음을 마치 미련처럼 끌어가고 있는 채였다. 그 날, 염천하의 높은 기온에, 해가 져도 아스팔트의 열이 식지 않았던 날 밤, 타카시에게 불려나가 향했던 찻집에서, 아쯔시는 이자와와 재회했다. 5년동안 만나지 않았는데도, 아쯔시는 첫눈에 이자와를 알아보았다. 머리모양을 바꾸고, 수트가 잘 어울리게끔 변해 있어도, 부드럽고 온화한 분위기는 옛날 그대로였다. 시선을 이자와에게 못박고 있어서, 이자와의 곁에서 자신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는 동생의 존재는, 처음에는 깨닫지 못했다. 긴장한 나머지, 기계 조작의 인형처럼 어색한 태도로 이자와의 맞은편에 앉은 아쯔시는, 그다지도 보고 싶었던 남자가 곁에 있는데도, 너무 가깝고, 부끄러워서, 제대로 얼굴을 볼 수가 없었다. 하지만 자신을 보고 있는, 그런 시선을 느끼는 것 만으로 가늘게 손끝이 떨렸다. “나를, 기억하고 있을까?” 특징이 있는 인터네이션. 이자와의 독특한 화법. 잊을 수 있을 리가 없다. 용기를 내어 얼 굴을 들었다. “이자와 선생님” 아쯔시의 대답에, 이자와는 싱긋 하고 웃었다. “오랜만입니다” 고개를 떨구자, 변함이 없구나, 하고 이자와는 중얼거렸다. “아쯔시, 실은 말야…” 말을 걸어오는 타카시를 불쾌하게 생각했다. 아쯔시는 이자와만을 보고 있고 싶었는데다, 이자와하고만 이야기하고 싶었다. “여기에 너를 부른 건… 저…” 평소에는 직설적으로 말하면서, 타카시답지 않게 머뭇거리고 있었다. 조그맣게 혀를 차고는, 타카시는 머리칼 속에 손가락을 찔러넣고 헝클어뜨렸다. “나중에 부모님께는 얘기할 거지만, 먼저 너한테는 말해 두고 싶어서 말야. 나, 쿠니히코 하고 사귀고 있으니까” “엣…” 아쯔시는 눈을 크게 떴다. “사귄다고 해도, 친구같은 게 아니야. 나, 대학 졸업하면 쿠니히코의 호적에 들어갈거야” 최초에는 의미를 착각하고 있는 건가, 하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렇지 않았다. 그렇다고 하면, 그렇다면… 어떻게 되는 거지… “형식같은 거야 어쨌든 상관없지만, 집을 빌리려고 해도 남자 둘이서는 이래저래 귀찮아서 말야. 나는 쿠니히코하고 함께 있을 수만 있다면… 어찌 됐든 괜찮지만” 심장 고동이 전신을 떨리게 한다. 손끝이 아플 정도로 맥박친다. 두근, 두근 하고 떨리는 양손을 세게 쥐었다. “어… 언제부터” 쥐어짜낸 목소리. “쿠니히코의 회사에 아르바이트 다니기 시작했을 때부터니까, 벌써 2년인가” 2년. 2년이나 전부터라는 것이, 아쯔시에게 충격을 주었다. “아쯔시는 몰랐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나, 게이거든. 여자랑은 전혀 안돼. 그치만 아무한 테도 그런 말은 할 수가 없어서. 집에 있으면 숨이 막힐 것 같아서, 다른 현에 있는 대학에 간 거야. 그랬더니 아르바이트 하는 곳에 쿠니히코가 있길래, 처음엔 반가워서 얘 기를 하는 정도였지만, 점점 좋아하게 돼서, 가만히 있을 수가 없어서 죽을 각오로 고백 했어. 그렀지만, 쿠니히코는 나를 경멸하거나 하지 않고…” 아무도 그런 과정을 얘기해달라고 한 적 없다. 더는 아무것도 듣고 싶지 않다. 아쯔시는 양 손으로 귀를 억눌렀다. “인정해 달라고는 말 안해. 하지만 우리들은 진심이니까. 그것만은 말해 두고 싶어서…” 닥쳐, 라고 생각한 순간, 아쯔시는 벌떡 일어나고 있었다. 떨리는 손가락이 잔을 건드려, 테이블 위에 물이 쏟아진다. 잔이 굴러 발치에 떨어져, 쨍그랑 하고 소리를 낸다. 무릎을 적시는 차가운 감촉과, 일련의 최악의 상황을 아쯔시는 울 것 같은 마음으로 바라보고 있 었다. “괜찮아?” 자신에게 말하는 이자와의 눈 속에서 안타까운 빛을 보았을 때, 아쯔시는 혀끝을 깨물었 다.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울음을 터뜨려 버릴 것 같았다. 좋아하게 된 것은, 자신 쪽이 먼저였다. 용모는 같다. 그런데도, 자신과 타카시가 뭐가 다르다는 걸까. 이자와가 타카시를 받아들일 수 있다면, 자신 역시 이자와에게 받아들여질 수 있었다는 것일까. 15세 때에 이자와에게 좋아한다고 말할 수 있었다면, 있는 대로 용기 를 쥐어짜내서 좋아한다고 말했다면, 받아들여질 수 있었던 것일까. 참을 수 없을 만큼 좋아하고 또 좋아하는 남자는, 자신의 것이 됐었을까. 모든것은 [혹시나] 하는 가능성일 뿐, 현실은 눈 앞에 있다. 입술을 꼭 깨문 채로 걸어나갔다. 두 사람이 나란히 있는 모습 따윈 보고 싶지도 않았다. 하지만 가게를 나오자마자, 이자와에게 팔을 붙잡혀 세워졌다. “타카시를, 싫어하지 말아 줘. 먼저 형제인 너한테만은 이야기해두고 싶다, 숨기고 싶지 않다고 말한 그녀석의 마음을 알아주길 바래” 어째서 그런 말을 듣지 않으면 안되는 것일까. 타카시의 것이 되고 만 남자에게, 어째서… “놓아 주세요” 남자의 손가락이 서서히 떨어졌다. “나도 혼란스러워. 이런 일을… 천천히 생각할 시간을 주십시오” “아쯔시…” 처음으로 자신을 ‘인정해’ 주었던 사람. 불리고 싶었던 이름. 그러나 이런 상황은 원치 않 았다. 상대가 타카시가 아니라, 얼굴도 모르는 타인이었다면 좋았다. 여자였으면 좋았다. 그렇다면 아직 포기할 수 있었다. 초조하게 뒷걸음질을 친다. 어색하게 이자와에게 등을 돌리고, 아쯔시는 달리기 시작했다. 그대로 집에 돌아와, 방 안에 틀어박혀 울었다. 눈물이 흘러넘쳐 멈추지 않았다. 좋아해… 좋아한다고, 엄지손톱을 물어뜯으며 되풀이했다. 이럴 줄 알았다면 이자와와 만나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평생 만나지 않고, 좋아한다는 마음만을 따스하게 간직하고 있는 편이 좋았다. 부화기 안에서 무정란을 품듯. 모든 것의 원흉은 타카시였다. 타카시가 없었다면, 이자와는 자신을 보아 주었을 지도 모른다. 양친 역시, 좀더 자신에게 관심을 가져 주었을 지도 모른다. 같은 얼굴의, 같은 목소리의 자신의 분신. 격렬하게 미워하고 질투하는 반면, 미워할 수 없는 정이 아쯔시를 고뇌하게 했다. 싫은데도… 차라리 죽어버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데도, 아쯔시도 동생의 티없고 분방한 성격을 사랑하지 않고는 배길 수 없었다. 그리고, 자신은 당치도 않은 엄청난 바보였다. 상관하지 않으면 될 것을, 동생을, 아니 이자와를 만나러 갔다. 이해해 주는 척 해 보이는 형에게, 타카시는 안겨왔다. 형의 행동의 진의가 어디에 있는지 따위, 생각도 하지 않고. 둘의 사이좋음을 과시당해 가슴이 잡아찢겨질 듯이 아프면서도, 두 사람을 만나는 것은 그 만둘 수 없었다. 몸을 불태우는 질투를 억눌렀던 것은, ‘이자와를 만나고 싶다’ ‘이야기를 나 누고 싶다’ 라는 마음. 언젠가 두 사람이 헤어져, 이자와가 자신을 보아 주는 날이 오는 것을, 아쯔시는 절실하게 바랬다. 하지만 두 사람의 애정은 식는 일이 없었다. 타카시가 부모에게 절연당했을 때도,헤어지기 는커녕 더욱더 강하게 서로를 구했다. 장해가 많으면 많을수록, 상대에게 더욱더 빠져드는 것처럼 보였다. 두 사람이 호적을 합쳐 함께 살기 시작하고 1년정도 지났을 때, 이자와의 친누나가 세상 을 떠났다. 그 누나의 아이를 맡게 되었을 때, 타카시는 너무나 기뻐하고 있었다. 보통은 싫어할 터다. 하지만 아이같은 것, 도저히 바랄 수 없는 두 사람에게 있어서는, 뜻밖의 선물이었다. 서로가 서로를 신뢰하고, 사랑해서, 아이를 기른다. 이상적으로 보였다. 생각할 수 있는 한의 최고의 이상이었다. 이만큼 과시당해도, 아직도 아쯔시는 이자와를 포기할 수가 없었다. 보고 있는 것만으로 가슴이 뛰어, 손끝이 떨렸다. 이름을 불려진 날은, 그것만으로도 하루 종일 행복하게 지낼 수 있었다. 생각하는 것만이라면 자유. 마음 속만에서라면, 자신의 애인으로 해도 괜찮았다. 그런 식으로, 자신에게는 정말로 [생각하는] 것 밖에는 허락되지 않았다. 병원으로부터 회사에 직접 연락을 받고 달려가, 싸늘하게 된 두 사람이 나란히 누워있는 것을 보았을 때, 놀라움보다도 먼저 끓어오른 것은 소외감. 10년이나 계속 그리워하고, 좋아한다고도 말할 수 없었던 자신과, 좋아하는 남자와 그 죽음까지 함께 한 타카시와의. 바꿀 수 있는 것이라면 바꾸고 싶었다. 이자와에게 사랑받고 죽을 수 있다면, 죽고 싶었다. 떠올리는 것만으로 눈물이 나온다. 좋아하고 좋아해서… 원하고 원해서… 그렇지만 자신은 함께는 죽을 수 없었는데다, 시간은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앞으로도, 지금부터도 외로움을 끌어안은 채로 살아가지 않으면 안된다. 이자와가 없는 세상에서. 이런 마음이, 가족과 아이와 함께 있어서 사라질 수 있다면…. 결혼도 나쁘지 않겠지, 하고, 아쯔시는 진지하게 생각하게 되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