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o, 202 ◎ 이름:chisato81 (hyde-rie@hanmail.net) ◎ 2001/6/15(금) 23:46 (MSIE5.0,Windows98) 61.127.2.38 1024x768 ◎ 조회: 10 회 HOME 4 HOME 4 원작: 코노하라 나리세(木原音?) 번역: 치사토(chisato81) 사진의 상대를 만나 보기로 했다, 고 말하자 타테하라는 놀란 듯이 ‘엣?’ 하고 되물어 왔다. 자기가 만나 보라고 부추겼었으면서, 정말로 맞선을 볼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던 모양이었다. “뭐, 적극적인 건 좋은 거니까” 그런 말을 들어도, 정말로 적극적인 자세인 건지 어떤지는 자신도 모르겠다. 수화기를 어깨에 끼운 채로 내선으로 이야기를 하고 있던 아쯔시는, 눈 앞의 캘린더를 보고 있다가 문득 떠올렸다. “그렇지, 다음 달 15일 말인데. 타테하라, 무슨 일 없지?” “다음 달… 그때쯤 마침 품평회가 있어서… 잘 모르겠군. 무슨 일인데?” 아쯔시는 컴퓨터의 키를 두들기면서 말했다. “바쁘면 됐어. 타카시의 기일이니까, 같이 묘소에라도 갈까 생각한 것 뿐이야” 수화기 저편에서, 조금 침묵이 흘렀다. “아아, 벌써 그맘때인가. 바로 요전번에도 갔었던 것 같은 기분이 드는데, 눈 깜짝할 새에 1년이 지났군. 벌써 8년째인가” “그렇지” “너는 작년에도 나하고 같이 갔었잖아. 부모님하고 같이 가지 않아도 괜찮은 거냐” 아쯔시는 씁쓸하게 웃었다. “그 날은 내가 없는 편이 좋아. 같은 얼굴이라, 보고 있으면 더 괴로워질 뿐인 것 같고. 그러니…” “그래, 그렇군. 나도 언제나 네가 알려 줘서 다행이군. 그렇지 않으면 잊어 버릴 것 같아서 말야. 그럼 그 날은, 될 수 있는 한 비워 두도록 하지” 대답을 하지 않는 아쯔시에게, 타테하라가 “왜 그래?” 하고 되물어 왔다. “의외구나, 해서 말야” “뭐가?” “타테하라가 타카시의 기일을 잊을 거라고는, 생각 안했으니까” 책망할 생각은 없었으나, 타테하라는 입을 다물어버렸다. 어색해져 버려, 아쯔시는 황급히 말꼬리를 달았다. “타테하라는 타카시하고 친했었잖아. 그러니까…” 제대로 얼버무리기도 쉽지 않다. 그렇게 말을 고르다 못해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는 사 이에, 수화기 저편에서 한숨 소리가 들려왔다. “뭐, 상관 없어. 확실히 나는 타카시와 사이가 좋았지만, 네 친구이기도 하단 말야” “하지만, 타카시 쪽이 마음에 들었잖아” 불쑥 새어나온 진심. “무슨 애 같은 소리를 하는 거야. 타카시는 타카시고 너는 너야. 그런 거, 비교할 수 있을 리가 없잖아” 듣기 거북한, 화가 난 듯한 목소리에 놀라고 있는 사이에 전화가 끊겼다. 화나게 만들어 버린 것은 명백해서, 지금 당장이라도 사죄의 전화를 걸고 싶었지만, 제대로 사과도 할 수 없을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그만두었다. 확실히 타테하라는 타카시와 아쯔시, 둘 다의 친구였다. 비교할 수 없다고 말하지만, 타테 하라가 자신보다도 타카시 쪽을 마음에 들어했던 것은 사실이었다. 놀 때든 무엇을 할 때 든, 타테하라가 ‘어떻게 할까?’ 하고 먼저 묻는 것은 타카시 쪽에게였으니까. 사소한 일일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런 상황이 될 때마다, 웬지 슬펐던 것도 사실이었다. 다툼이라고 할 만한 것도 아니다. 다음에 만날 때는 오늘의 일 같은 건 깨끗히 잊어버리고 타테하라는 태연하게 웃겠지. 사소한 일은 마음에 두지 않는 성격의 남자다. 한숨을 쉬고, 아쯔시는 손을 놓고 있던 컴퓨터의 키를 가볍게 두들겼다. 저녁 설거지를 끝낸 나오키는, 아쯔시 맞은 편의 소파에 버릇 나쁘게 앉아, 아쯔시가 보고 있던 텔레비전 뉴스를 함께 보았다. 아쯔시는 뉴스나 다큐멘터리 이외는 거의 텔레비전을 보지 않지만, 나오키도 그다지 텔레비전을 보는 아이는 아니었다. 팔꿈치를 괴고, 나른한 듯이 텔레비전의 화면을 바라보는 작은 옆얼굴. 길게 찢어진 눈. 조금 긴 듯한 머리카락을 가끔씩 귀찮다는 듯이 쓸어올리는 몸짓. 이만한 용모라면, 여자 애들에게도 꽤 인기가 있지 않을까. 여자친구도 있을 지 모른다. 하지만 나오키는 그런 이야기는 일절 하지 않으니까, 정말 그런지 어떤지는 알 수 없었다. 뉴스의 엔딩 음악이 흐르고, 조건반사처럼 아쯔시는 작게 하품을 했다. “나오키” 고개만 돌려서 이 쪽을 본다. “내일은 늦게 돌아오게 될 지도 모르니까, 미안하지만 저녁은 밖에서 먹든지 사 오든지 해서 때워 줘” 평소라면 고개를 끄덕이든지, 짧은 대답을 하든지 할 텐데, 오늘은 가만히 바라보아 온다. 그리고 천천히 입을 열었다. “무슨 일인데?” 물어 올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지금까지 그런 일이 없었기 때문이다. 평소라면 상관 없지만, 이번은 이유를 말하고 싶지 않다. 맞선을 보니까, 라고 대답하기엔 어딘가 어색하다. 그러나 허튼 거짓말도 할 수 없었다. “사람 만날 일이 있어서” “누구를” 그걸로 해방될 거라고 생각했는데, 더욱더 추궁당했다. “그건…” 얼버무릴 방법이 떠오르지 않는다. 어깨를 으쓱하고는, 어색하지만 사실대로 이야기했다. “전에 여기서 사진 봤었지. 그 사람을 만나는 거야” 대꾸는 없었으나, 그 대답에 만족한 것인지, 나오키는 일어서서 거실을 나갔다. 그러나 금방 또 시끄러운 소리가 들려 돌아보자, 바이크의 키와 헬멧을 한쪽 손에 든 나오키가 아파트를 나가고 있는 참이었다. 이런 밤중에 어딜 가는 거냐고, 물으려다 그만두었다. 연인이 있어도 이상할 게 없는 나이다. 막는 것은 촌스러운 짓일지도 모른다. 나오키의 바이크 소리가 멀어지고, 아쯔시도 자기 방으로 돌아갔다. 옷장을 열고, 내일 입고 나갈 옷을 찾는다. 회사에 입고 가는 것과 같은 옷이라도 괜찮지만, 그걸로는 너무 딱딱한 듯한 기분이 들었다. 평소에는 입는 일이 없는 밝은 색의 수트를 골라, 셔츠와 넥타이를 맞춘다. 코디네이트한 옷을 벽에 걸어 두고 아쯔시는 침대에 들어갔다. 눈을 감지만, 쉽게 잠이 오지 않는다. 불면증은 언제나의 일로, 무슨 일만 있으면 곧 잠이 오지 않게 된다. 잘 하자고 생각하고 있는 것도 아니지만, 역시나 내일의 맞선이 신경쓰이고있는 건지도 모른다. 침대 안에서 두 시간 정도 꾸물거리고 있었지만 조금도 잠이 오지 않아서, 아쯔시는 한숨을 쉬고 몸을 뒤척였다. 날카로운 청각이, 희미한 바이크의 배기음을 포착해낸다. 나오키가 돌아온 건지도 모른다. 이윽고, 현관문이 닫히는 소리가 크게 들렸다. 밤이니까, 이웃집 생각도 해서 좀 조용히 닫아 주면 좋으련만… 하고 생각한다. 복도를 걷는 발소리도 난폭해서, 불쾌한 소리에 아쯔시는 미간을 찌푸렸다. 쾅 하고 커다란 소리가 나고, 노크도 없이 문이 열렸다. 아쯔시는 놀라서 튕기듯 일어났다. 복도 쪽이 밝은 탓에, 문 앞에 선 남자의 표정은 보이지 않았다. “이런 밤중에, 무슨 일이지?” 비틀거리며 방 안으로 들어오는 그림자. 아쯔시는 침대 사이드의 불을 켰다. 턱을 치켜올 리고 이 쪽을 보는 나오키의 눈은, 어두컴컴한 불빛 속에서도 붉게 충혈되어 있었다. 문을 열었을 때부터 이상하다고 생각했지만, 아무래도 심하게 취해 있는 것 같았다. 취했 다고 하면, 일련의 이상한 행동에도 납득이 간다. “자기 방도 모를 정도로 취해서, 어쩔 셈이냐” 대학생이 된 남자에게, 미성년자라고 해서 음주를 책망하는 따위의 짓은 하지 않는다. 자신 역시 마셨었다. 나오키는 휘청거리며 서 있었으나, 문득 벽에 걸려 있던 아쯔시의 수트에 눈길을 멈췄다. 그것에 가까이 다가가, 무슨 짓을 하는 건가 하고 생각하자 갑자기 움켜쥐고는 바닥에 내동댕이쳤다. 짓밟는다. “무슨 짓이야, 그건 내일…” 아쯔시는 침대에서 내려와, 황급히 수트 쪽으로 향했다. 구겨지지는 않았으나, 옷을 짓밟히 고 기분이 좋을 리가 없었다. “네 방으로 가거라” 엄한 목소리로 내뱉고는, 수트를 다시 벽에 건 아쯔시는, 넥타이가 아직 나오키의 발 아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발 치워” 들리고 있을 터였다. 그런데도 발꿈치는 더욱더 넥타이를 짓뭉갠다. 아쯔시는 몸을 굽혀, 넥타이의 끝을 쥐고 잡아당겼다. 빼앗기지 않으려는 듯이, 나오키가 무릎에 힘을 주고 있는 것을 알았다. “발 치우라고 하잖아” 차가운 목소리에 겨우 발꿈치가 치워졌다. 넥타이를 주워든 아쯔시는, 갑자기 눈 앞이 캄캄해지는 것을 느꼈다. 얼굴을 들었을 때는, 다가오는 가슴팍밖에는 보이지 않았다. “나, 나오키…” 매달려 오는 커다란 몸. 뜨거운 손길. “일어나, 무겁단 말야” 나오키는 떨어질 기색을 보이지 않는다. 주정뱅이에게야 무슨 말을 해도 소용없겠지. 위에서 덮쳐눌려져 등도 아프다. 아쯔시는 온 몸의 힘을 다해 나오키의 어깨를 밀어냈 으나, 무거운 그것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아주 가까운 거리에 나오키의 얼굴이 있다. 이렇게 가까이에서 나오키의 얼굴을 보는 것 은 처음이었다. 맡았을 때도, 나오키는 같이 자고 싶어할 만한 아이가 아니었다. 날카로운 인상을 주는 얼굴, 눈초리가 길게 째진 눈도 지금은 술에 취해 애매하게 흐려져 있다. 양 손으로 머리카락을 만지작거려졌다. 나오키의 눈에, 싫은 예감을 느낀다. 그것이 무엇 인지를 확인하기도 전에, 술 냄새가 코를 찔렀다. 다가오는 입술. 고개를 돌리려고 했으나, 나오키의 양 손에 얼굴을 고정당해서 움직일 수가 없었다. 축축한, 술 냄새가 나는 입술의 감촉. 기분이 나빠서 아쯔시는 미간을 찌푸렸다. “응… 으읏”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다. 양 팔로 나오키의 어깨를 밀쳐냈으나, 손목을 잡혀 억눌려졌다. 고개를 돌려도, 돌린 방향으로 입술이 따라와서, 뺨에, 입술에 반복해서 키스해 온다. 목덜 미를 빨아올리는 남자를 향해, 아쯔시는 고함을 질렀다. “적당히 해 둬! 누구랑 착각을 하고 있는건지는 모르겠지만…” 맨살을 만져지는 감촉에 소름이 끼친다. 나오키는 아쯔시의 잠옷을 크게 걷어올려 오른 손 을 집어넣고 있었다. 옆구리와 등을 쓰다듬는 손의 움직임이, 기분나빴다. “그만둬, 그만…” 불쾌한 손가락이, 갑자기 잠옷 위에서 직접 아쯔시의 가랑이를 움켜쥐어 왔다. “앗….” 천 위에서 움켜쥐고 어루만진다. 불쾌함을 뛰어넘은 무언가. 음울한 공포. 기분 나쁘다. 만져지고 싶지 않다…. 농담으로 넘어갈 일이 아니다. 아쯔시는 양 손으로 나오키의 얼굴이고 등이고 간에 마구 후려 갈겼다. 빨리 이런 싫은 상황에서 도망치고 싶었다. “그만둬, 그만 하란 말야” 나오키가 움직임을 멈춰, 한숨 돌린 틈이었다. 양 손을 붙들려, 머리 위로 높이 치켜올려 진다. 손목에 뭔가가 둘려진다. 도망치려 했으나 늦었다. 그 때는 벌써, 손목은 넥타이로 칭칭 묶여올려져 있었다. “나오키, 나오키, 그만 둬” 맨 살에 닿아 있던 손끝이, 초조한 듯이 아쯔시의 잠옷을 하나씩 벗겨 간다. “싫어, 싫어! 저리 가” 아무리 소리쳐도, 손가락의 움직임은 멈추지 않았다. 피부를 엄습하는 수치에, 아쯔시는 가늘게 떨었다. “싫어, 싫어!” 낼 수 있는 가장 큰 목소리로 소리쳤다. 어째서 자신이 길러 온 남자에게 이런 짓을 당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인가. 자존심을 때려 부수는 듯한 행위를 강요당하는 건가. 성기를 빨려, 토기가 치민다. 싫다고 소리소리 지르다 목소리도 쉬어갈 무렵에, 두 다리를 크게 벌려졌다. “그만 둬…” 쉬어버린 자신의 목소리. 무거워져 오는 남자의 몸. 정신이 아득해지는 아픔. 그리고 그것을 증폭시키는 규칙적인 율동. 아쯔시는 나오지 않게 된 목소리를 쥐어짜내 소리치며, 울면서 의식을 잃고 있었다. ------------------------------------------------------------------------------------------------------------------- 시장에 가는 엄마 치마꼬리 쥐어잡고 가지 말라고 매달리는 꼬마와, 아쯔시의 넥타이를 발꿈치로 밟아서 빼앗기지 않으려는 나오키. 제게는 아무래도 나오키가 강간마로 보이지 않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