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쿠베린 별전 2] 다크시온 1 올린이:비천 (홍승식 ) 98/05/12 01:54 읽음:779 관련자료 없음 ----------------------------------------------------------------------------- #8561 이수영 (ninapa ) [쿠베린 별전 2] 다크시온 1 04/25 02:22 287 line [쿠베린별전 2] 다크시온 1 "다크시온.너는 오늘부터 왕의 시종이다." 위대한 왕과 싸워서 다리를 하나 잃은 나의 아버지가 말했다. 왕과 싸워 살아남은 자에겐 영예가 있다.그들은 어떤 자에게도 존경받는다. 나의 아버진 나를 자랑스레 바라보았다. 아직 성년이 되지 않은 자로서 왕의 시종이 되는 것은 세상에 다시 없는 영예이 다.나는 떨리는 손을 꾹 쥐고 아버지의 시선을 받아냈다. 우리들은 오랫동안 이 곳에서 살아왔다. 작은 구릉들이 연이어 있는 양지 바른 콘윌의 샘은 거대한 거석들이 연달아 세 워진 유적들 사이에 있다.우리들은 이 곳에서 약 400여년간 살았다. 사냥을 하기 위해서 가끔 구릉들을 내려가 두개의 산을 넘어 짐승들을 잡아오는 데 그것에 뒤처지는 자는 사정없이 버려진다.물론 뒤처지는 자는 있지도 않지만 가끔 모자란 아이가 나오기도 했다. 나보다 어린 포렌은 그 대표적인 아이였다.그 아이는 장로인 듀나시님의 아이인 데 다리를 절었다.다리를 절지만 않았다면 그 아이가 매우 강인한 아이가 되리 라는 것은 나로서도 짐작할 수 있을 정도였지만 불행히도 그앤 다리를 절었다. 완벽한 육체를 가지지 못한 자는 존경받지 못한다. 물론 나의 아버지처럼 왕에게 도전했다가 살아남은 자일 경우는 다르지만 이렇 게 태어나면서 부터 모자란 녀석은 존중받지 못한다. 언제나 완고한 얼굴을 한 듀나시님은 장로이면서 왕의 대리자 역할을 했지만 물 론 왕은 아니다.그는 왕에게 도전할 권한도 없었다.왕의 사촌이라고 들었지만 그 완벽한 육체에 다리를 저는 것은 어쩐지 슬픈 느낌이라고 아버진 말했다. 그 다리가 왕에게 다친 것이란 사실이 알려지면서모두들 듀나시님에게 경멸을 보내지는 않았지만 어찌되었든 그 일이 듀나시님에겐 엄청난 재앙인 것은 틀림 없는 사실이었다.거기다가 아들인 포렌 마저 다리를 절었다.듀나시 부자는 분명 히 저주 받은 거나 다름이 없었다. 왕은 쿠베린. 그 이름은 묘인족들 사이에서 가장 공포스런 존재로 자리잡고 있었다. 그는 매우 난폭하고 변덕이 심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존경받았다.그는 아마 묘인족 사상 최고의 왕일 것이다.그리고 최연장 기록의 왕이었다. 그는 나보다 겨우 열몇살 위인 나이에 자신의 백부를 꺾고 왕위에 올랐고 그 왕 위를 500년간 지켜오고 있었다.그 강인한 육체는 다른 자들의 경외의 대상이고 도전자들에겐 난공불락의 철옹성이었다. 그리고 나는 지금 미성년자로서는 최고의 영예인 왕의 시종 자리를 얻어낸 것이 다. "다크시온." 하나인 녀석이 내 등어리를 툭 치면서 아는 척을 했다. 고개를 돌려보니 녀석의 얼굴엔 내가 얼마전 남긴 긴 흉터가 남아있었다.약간 미안하기도 했지만 결투란 신성한 것이다. "축하한다." "고마와." 나는 순순히 그의 축하를 받아들였다. 녀석도 강한 놈이었지만 나보단 약했다. "왕의 시종이 되다니.흐..네가 앞으로 왕이 될 지도 모르겠군." 그는 팔을 길게 뻗으면서 기지개를 폈다.녀석은 바위 위에서 햇볕을 쪼이다가 왔는지 피부가 황금빛으로 잘 그을려 있었다. "너의 숙부가 왕의 시종이었었지?" "아아..그래,대단했었지,왕의 시종이라니.하지만 도전했다가 눈알을 뽑혔잖아?" 하나인이 히죽이 웃어보였다. 그리곤 농담이라곤 할 수 없는 어조로 내 옷깃을 잡아 당기곤 정색하고 말했다. "너도 다른 시종들 처럼 그에게 도전하고 그리고 팔다리를 잃거나 심장을 잃겠 지?" 나는 그 섬뜩한 얼굴을 차분히 바라보았다. 녀석이 나에게 한 말은 악담이 아니란 것을 알고 있지만 지금 그는 확실히 '악 담'을 하고 있었다. 왕의 시종들은 성년이 되어 도전자로 화한다. 그들은 다른 자들에게 도전하고 그 순위를 높히고 그 다음에 맨 마지막으로 왕 에게 도전한다.그리고 그에게 죽임을 당하거나 혹은 왕위를 갖는 것이다. 지금 이 녀석은 내가 도전자가 되라고 하는 소리가 아니라 내가 왕에게 '죽임을 당하라'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하나인.다음 경기때엔 너에게 도전권을 주지." 나는 낮게 그 얼굴을 똑바로보고 말했다. "그리고 네 심장을 도려내 주겠어." 하나인의 입술이 조금 일그러졌다.그는 입술을 깨물고는 약간 시선을 피했다. 그가 몇년을 노력해도 날 따라잡을 순 없다.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나에게 도 전하겠다면 나는 그를 죽여 주거나 혹은 불구로 만들어 버릴 수 밖에 없는 것이 다. 하나인 녀석을 밀어 버리고 내가 왕의 거처인 거인석의 동굴로 가는 동안 나는 긴장감으로 온몸에 땀이 흘러내리는 것을 느꼈다. 왕은 보기만 해도 그 강인함으로 숨이 막힐 지경이라고 알려져있다. 그의 시선을 맞서기만 해도 숨이 턱턱 막혀서 어린 애들은 울음을 터뜨리고 만 다고 나도 아버지에게 들어왔다.소문에 의하면 그의 여자들은 그의 아기를 갖고 싶어하지만 그는 결코 아기를 만들지 않는다고도 했다. 그 자신 보다 강한 자를 만들고 싶지않기때문이라는 이야기도 들었다. 나는 다리가 덜덜 떨렸다. 닷새전 내가 미성년자의 경기에서 모든 자들을 물리치고 이겼을때 왕의 시종이 었던 힐런은 피투성이로 나에게 축하의 키스를 해 주었다. 나는 그를 쓰러뜨리면서 정말 강하다를 몇번이나 되뇌였었다. 힐런은 금발의 잘생긴 소년으로 이미 5번이나 도전자를 받아들여 왕의 시종인 자리를 지켜 왔었다.그리고 이번에 내가 그를 이긴 것이다.그런 강한 자를 이기 리라곤 솔직히 생각지 않았었기에 나는 그를 쓰러뜨린 나 자신에게 매우 놀라고 말았었다. "잘해봐.네가 이젠 왕의 시종인이다." 그는 허탈한 얼굴로 말하고는 나를 날카로운 시선으로 훑어보았다. "그렇지만 다음 해에 나는 다시 도전할 거다.다크시온." "그래.힐런." 그는 나보다 다섯살 연상이었다. 뭐랄까 확실히 나보다 어른스러웠다.감탄스러울 정도였다. 동굴이 앞에 있었다. 왕의 동굴은 공작석과 우아한 백옥석으로 장식되어 있다.원래가 수정굴이었기에 이 곳을 왕의 거처로 삼은 것으로 녹수정들이 사방에서 빛을 발하고 있었다. 왕의 거처 사방 50메터 안에서는 아무도 누울 수 없다.그 때문에 왕의 시종인은 상당히 힘겨운 일이기도 했다. 나는 주먹을 쥐고 비틀 거리지 않으려고 무진장 노력하면서 안으로 들어섰다.그 리고는 공손히 무릎을 꿇었다.모든 것은 아버지에게서 배운 그대로였다. "다크시온입니다.올해 왕의 시종인이 되었습니다." 안에선 대답이 없었다. 왕이 계시지않은 건가 하고 초조하게 입술을 깨물고 있는데 문득 무언가가 내 머리칼을 매만지는 것을 느끼고 소스라쳐서 뒤로 물러섰다. "헛!" 그 자리에 선 것은 마치 살아있는 거상처럼 단단하고 무한한 힘을 가진 초월자 처럼 냉엄한 눈빛을 가진 자였다.그는 전신에 검은 튜닉을 걸치고 청동빛으로 빛나는 팔과 다리를 굳건히 세운 채 날 바라보고 있었다. 새까만 머리칼은 치렁치렁하게 늘어뜨려져 있었고 녹색의 빛나는 눈은 똑바로 날 바라보고 있었다.깎은 듯한 용모는 그의 옆에서 빛나고 있는 녹수정처럼 단 아했다. "와..왕.." 나는 고개를 떨구고 떨었다. 과연 왕이었다. 그의 기척은 조금도 느낄 수가 없었다. 대체 그가 언제 내 뒤로 와 섰는지 그런 것을 조금도 눈치 챌 수가 없었던 것이 다.내가 떨고 있는 동안 그는 성큼 성큼 안으로 들어갔고 나는 무릎을 꿇은 채 도저히 일어설 수가 없었다. "마실 것을 가져와라." 그는 냉담하게 말했다. 묵직한 음성으로 금속성이 약간 섞여서 듣는 자들이 두려움을 느끼게 하는 음성 이었다. 나는 움직이지 않는 다리때문에 두 팔로 바닥을 짚었다. "헉.." 이런 추태가.. 모처럼 왕이 명령을내렸는데 나는 긴장때문에 몸이 굳어져 일어설 수 조차 없 었다.왕이 노해서 내 머리를 당장 날려버려도 나는 할 말이 없었다. 나는 버둥거렸다.어떻게 해서든 움직여야 한다고 두 팔로 몸을 지탱하면서 겨우 겨우 일어서려 했지만 다리가 풀려있었다.대체 이런 일이! 다시 비틀 하고는 벽에 등을 기댔다. 어째서지? 머리가 띵하고 울려왔다.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 내가 왜 이렇게 왕의 앞에서 헤메고 있는 걸까? 왕의 시종인이 되기 위해 내가 10년간 얼마나 노력해왔었는데 지금 왕의 앞에서 이런 추태를 보이고 있는 걸까. 나는 이마를 벽에 박으면서 겨우 일어섰다. 너무나 긴 시간이 소요되었다. 나는 차마 왕쪽을 바라볼 수가 없었다. 왕은 긴 쿠사바의 모피로 덮혀진 그의 의자 위에 앉아 나의 이 몰골을 어처구니 없다고 생각하며 바라보고 있을 것이다. 눈물이 핑 돌았다. 너무 수치스러워서 제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풋." 갑자기 웃음소리가 터져나왔다. 나는 몸을 굳히고 얼어버렸다. 공포가 등덜미로 사아 하니 덮쳐왔다.이젠 왕이 날 죽일 것이다. 이런 겁장이를 도저히 시종으로는 거느릴 수가 없다고 말할 것이다. 눈앞이 깜깜해 지는데 갑자기 웃음소리가 커졌다. "으하하하하하.." 두려워서 고개도 차마 들지 못하는데 왕이 말했다. "멍청한 녀석,뭘 얼어있는 거냐! 가서 마실 거 가져오란 소리가 그렇게 무섭 냐?" 흐흐하고 낮게 웃는 소리,화가 난 것은 아니었다. 나는 안도로 한숨을 몰아쉬었다. 그 다음에는 엄청난 수치가 밀려들어와 눈앞이 깜깜해졌다. "갔다오너라.멍청아." 그는 명랑하게 말했고 나는 비틀 거리면서 몇번이나 쓰러질 듯이 비틀거리면서 겨우 동굴 밖으로 걸어나왔다.그리곤 찌를 듯한 햇빛을 보고는 쓰러질뻔 했다. "하아.." 왕을 보고 왜 다들 압도감에 숨이 막힌다고 했는지 이제 이해가 갔다. 가까이 서기만 해도 얼굴을 마주 할 수가 없었다.그 전신에서 몰아치는 강력한 힘이 그의 앞에 설 용기를 앗아가 버렸다. "다크?" 걱정스런 얼굴로 루나가 날 보았다. 그녀는 왕의 식사 담당이다.나는 그녀에게 다가가서 천천히 말했다. "마실 것을..왕께서 마실 것을 명하셨습니다." 그녀는 나의 새파랗게 질린 얼굴을 보고는 미소했다.많은 시종인들이 그렇게 새 파랗게 질려서 다가온 것을 많이 봐 왔기때문일 것이다. 나는 그녀가 권하는 대로 술을 들이키고는 의자에 걸터앉았다. 그녀는 왕의 애인이었던 여자로 왕의 거처 중 가장 가까운 곳에서 살길 허락받 고 있었다.그녀의 거처는 왕의 동굴에서 약 70메터 떨어진 곳에 위치한 돌로 만 든 집이었다.그 집에선 왕이 먹는 음식을 마련한다.그녀는 일곱의 아이들을 데 리고 있으며 그 중 네명이 여자아이인데 이들 중 누구도 왕의 아이는 아니었다. 그들이 만드는 왕의 식사는 하루 두 번 만들어진다.그 식사를 가지고 가는 것은 왕의 시종인인 내가 할 일이었다.아무도 왕의 식사에는 손을댈 수가 없다. 나는 정말 잘 할 수 있을지 회의가 들기 시작했다. 힐런에게 정말 감복하고 말았다.어떻게 왕과 같이 지낼 수 있었을까? 5년간이 나? 왕과 마주할 수도 없다.그와 시선만 마주쳐도 다리가 풀려버린다. 그런데 그에게 맞서 도전하는 자들은...아버지는 대체 어땠을까? 나는 주먹을 쥐고 마음을 다잡아 먹으려 애썼다.아버지에 대한 존경심이 무럭 무럭 일어났다.나의 아버지는 왕에의 도전자였다.나도 그 정도의 용기를 보여야 했다. "괜찮겠니?" 루나가 미소지으면서 나에게 쟁반을 주었다. "네." 나는 심호흡을 하면서 쟁반을 잡았다. 결코 무거울 리가 없는 쟁반이 무거운 것은 기분 탓이다. "왕은 상냥하신 분이다.그렇게 무서워 할 것은 없어." "..네,전 왕의 시종인입니다.겁내선 안되죠." 나는 스스로에게 다짐 하듯 말하곤 일어섰다.아직도 다리가 후들거린다. "그래.잘 해봐." 루나의 뒤에서 킬킬 거리는 여자애들의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내가 돌아보자 식탁위에 놓인 음식들을 먹으면서 여자애들이 웃고 있었다.그중 도발적인 붉은 머리를 한 여자애는 날 보자 마자 시익 웃어보였다. "겁쟁이." 나는 덜컥 화가 나서 그녀를 노려보았지만 그녀는 생긋 웃기만 했다. 그 얼굴에 나는 심호흡을 다시 하고 참았다.겁쟁이란 최악의 단어다. "이에르네,.그만." 루나가 그녀에게 시선을 돌리곤 책했다.그리고는 문을 열어주면서 나에게 물었 다. "몇살이지? 다크?" "..43세요." "아직 성년이 되려면 15년이나 남았네.게다가 왕의 도전자가 되려면 더더욱 먼 시간이 남았지." 그녀는 잔잔한 웃음을 던지면서 날 바라보았다. "그를 견딜 수 없는 것은 그를 도전자의 눈으로 봐서 그래.,다크." "네?" 나는 놀라서 그녀를 보았다. "그의압박감에 눌리는 것은 그를 도전자의 눈으로 보기때문이야.다크,무슨 말 인지 알겠니?" "모..모르겠어요! 나같은 것이 왕의 도전자일 수는 없죠! 아직 100년은 빠를 걸 요!" 내가 황급히 말하자 루나는 생긋 웃었다. "그래,넌 어린애야.그러니까 왕을 어렵지 않게 대할 수 있을 거야." 나는 그녀를 멍하니 바라보았다.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었다. 왕을 어렵지 않게 대하다니.그건 정말 100년은 지나야 할 법한 일이었다. 나는 그가 두렵고 무섭다.그리고 다가갈 수 조차 없다.얼굴을 보기는 커녕 목소 리를 듣는 것도 두렵다. 내가 그런 생각을 하면서 쟁반을 들고 왕의 동굴로 가는 길은 정말 너무나 짧았 다.나는 그 길이 더 계속되길 빌었다.왕과 대면할 시간이 더 짧기를 얼마나 빌 었는지 모른다. 그러나 모든 길은 끝이 있는 법.나는 동굴의 앞에 서고야 말았다. "가..가져왔습니다." 도저히 내 음성이라고는 할 수 없는 음성으로 내가 말하자 안에선 반응이 없었 다. 나는 용기를 내어 걸어들어갔다. 견뎌야지 하고 몇번이나 생각하면서 안으로 들어가 보니 왕은 침대위에 누워있 었다.나는 얼른 무릎을 꿇고 쟁반을 올렸지만 반응이 없었다. 죽을 듯한 기분으로 겨우 쟁반을 들고 있는데 반응이 없다. 겨우 고개를 들고 왕을 훔쳐 보니 그는 침대 위에서 고른 숨소리를 내며 자고 있었다. 나는 안도의 숨을 내 쉬며 침대 옆에 놓인 탁자위에 쟁반을 올려놓았다. 그리고 발치에 숨을 죽이며 꿇어앉았다.왕의 시종인은 왕의 침대 옆에 무릎을 꿇고 대기해야 한다.왕이 여자를 안을 때도. 어느 정도의 시간이 지나자 나는 조금 용기가 생겨서 슬쩍 침대위를 보았다. 왕은 무방비 상태인 듯한 모습으로 자고 있었다. 엎드려 자고 있는 그 모습은 그 무시 무시한 분위기가 아니어서 안도했다.그의 얼굴엔 흉터하나 없었지만 그의 손등과 팔뚝은 흉터투성이였다.무시무시한 기분 이 들어서 나는 등골이 오싹했다.청동빛으로 잘 그을린 근육질의 팔뚝은 가슴이 떨려올 정도로 무시무시한 힘이 느껴졌다. 그의 체구는 나의 두배정도 되는 듯 했다. 대단한 장신은 아니지만 상당한 장신이었다.그리고 그 장신인 몸을 세워 걸으면 그 몸안에서 뿜어나오는 위압감으로 숨이 턱 막혀온다.그리고 그 때문에 그의 몸은 더 커보였다. 이렇게 누운 모습을 보면 아버지랑 비슷한 체구였다. 그러나 그 힘은 압도적으로 다른 거 같다. 멍청하니 내가 그를 바라보고 있는 동안 갑자기 그가 눈을 번쩍 떴다. 내가 헛 하고 무릎을 황급히 꿇자 그는 반쯤 감은 듯한 눈으로 말했다. "물." "네..넵!" 나는 급히 떨리는 손으로 잔에 물을 따라 바쳤다. 그는 그것을 받아 마시고는 빈 잔을 툭 하고 내밀었다.그리고는 다시 고개를 베 개에 파묻고는 다시 잠들어 버렸다. 나는 안도의 한 숨을 내 쉬면서 구석에 쪼그리고 앉았다. 아아 이렇게 한심해서야 어떻게 견딜 수 있을까... 첫날 밤이었다. 『게시판-SF & FANTASY (go SF)』 31784번 제 목:[쿠베린 별전 2] 다크시온 2 올린이:비천 (홍승식 ) 98/05/12 01:54 읽음:721 관련자료 없음 ----------------------------------------------------------------------------- #8562 이수영 (ninapa ) [쿠베린 별전 2] 다크시온 2 04/25 02:23 196 line [쿠베린 별전] 다크시온 2 아침이 되었을 때 왕은 벌떡 일어나서 밖으로 걸어나갔다. 나는 그의 뒤를 급히 따라나갔는데 그가 냇물가에 가다말고 문득 멈추어 서는 것을 보았다. 햇빛은 이미 중천에 떠있지만 새벽에 일어날 이유가 전혀 없는 지라 그가 일찍 일어난 게 난 더더욱 이상하게 생각되었다. 그 뒤를 따라 걷는 동안 온 몸이 너무나 아프기 시작했다.처음에는 긴장해서 아픔을 몰랐지만 어제 졸면서 쭈그리고 내내 앉아있던 터라 움직이자 마자 여기 저기 근육과 뼈들이 아우성을 치며 자기 존재를 알려왔다. "꼬마." 왕이 손짓을 했고 나는 화들짝 놀라면서 왕의 앞으로 다가갔다. 왕은 팔짱을 끼고 냇물을 바라보고 있었다. 마을을 가로지르는 이 냇물은 제법 깊어서 푸른 빛을 띄고 있었다.상당히 깊은 것을 알고 있었기에 나는 왜 그것을 들여다 보는 것일까 하고 의아히 여겼다. 그러나 그렇게 생각하는 순간 갑자기 그의 손이 내 등을 밀어 버렸다. "우악!" 나는 비명을 올리며 꼴사납게 물속으로 곤두박질 쳤다. 뼛속까지 시린 찬 물이전신의 근육을 조여들어 나는 당황했다.차가운 물이 입 안으로 코안으로 뛰쳐 들어와 나는 숨이 턱턱 막혔다.푸하 하고 물밖으로 고개 를 내미니 그 모습을 왕이 웃으면서 바라보고 있었다. 왕은 여전히 청동으로 빚어낸 조각상처럼 날 바라보더니만 시익 웃었다. 그 얼굴이 믿어지지않을 정도로 장난기가 돌고 있어서 나는 그만 얼어 버렸다. 그 순간 왕역시 물속으로 뛰어들었다. 그리고는 휘이 휘이 팔을 휘저으면서 헤엄치기 시작했다. 나는 입을 저억 벌린 채 그 모습을 바라보기만 했지만 곧이어 왕이 시야에서 벗 어나는 것을 보고 놀라 뒤를 따라 헤엄치기 시작했다. 물살은 제법 거셌다. 구릉지대를 통과한 이 냇물은 곧 넓은 강물이 되어서 흘러내려가고 있었다.빠른 유속과 왕의 빠른 움직임으로 나는 그 뒤를 따라가는 것만으로도 벅차서 허덕일 수 밖에 없었다. 반나절을 헤엄치다니 대체 왕은 무슨 생각인걸까. 이미 마을을 벗어난 지 오래였다. 인간의 마을에 가까와 오는 것을 느끼면서 나는 왕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지 알려는 마음을 버리고 그저 헥헥대면서 그 뒤를 쫓기에만 바빴다. 언제까지 어디까지 가는 걸까! 왕은 지치지도 않는 걸까! 팔의 근육은 무거워지고 다리는 이미 감각이 없었다.가슴은 찢어질 것같았고 심 장은 지나친 움직임에 비명을 올리고 있었다. 시야가 흐려지고 점점 물이 입안으로 들어왔다. 그러나 완전히 모든 의식이 끊어지려는 그 순간 무언가가 내 허리를 잡아 채는 것을 느꼈다.단단한 그 무엇이 나를 잡고 수면 위로 부상했다. "카하!" 나는 격렬하게 기침을 하고 먹은 것도 없으면서 구토해댔다. 겨우 기슭으로 올라와 미친듯이 헛구역질을 하는 동안 갑자기 번뜩 생각이 나서 고개를 홱 돌려보았다. 따스한 햇빛 아래 왕은 느긋한 태도로 바위위에 걸터앉아서 햇빛을 쪼이고 있었 다.마치 아무일도 없었던 것 처럼 너무나 느긋한 태도였다.그의 몸에 걸친 옷가 지들이 바위위에 널려 있는 것을 보면 말리려는 듯 했다. 나는 왕의 앞에서 토하고 있는 자신을 깨닫고 소스라쳤다. 이렇게 수치스러울 수가.. 그러나 몸은 의지를 계속 배반하고 다리는 움직이려 들지를 않았다. 왕은 휘파람을 불면서 날 흘긋 보았다. 그는 여전히 장난기 어린 얼굴로 싱긋 웃었다. "반나절 헤엄쳤어.쉬어도 좋아." "..죄..죄송..죄송합니다." 내가 고개를 숙이고 사죄하자 그는 흐응 흐응 하고 고개를 저어 보였다. "아니,여기까지 따라온 것은 듀나시 이래로 네가 처음이야." 그는 재미있다는 듯이 쿡쿡 웃고는 벌러덩 드러누웠다. 나는 움직이려들지 않는 몸을 겨우 움직여서 그가 드러누운 바위 가장자리에 비 비고 뭉개서 앉았다.가슴이 너무 아프고 눈앞이 흐릴 정도로 띵했다. 고개를 들어서 우리들이 내려온 곳을 보니 우리들의 마을은 보이지도 않았다.상 당히 먼 거리였다.여길 헤엄쳐서 온 건가 하고 내가 눈앞이 깜깜해 있을때 코 고는 소리가 들려왔다. 놀라 보니 왕은 바위 위에서 축 늘어진 채 자고 있었다. 나는 왠지 웃음이 나왔다. '왕도 코를 고는 군.' 조금은 기뻐지는 기분이 되어서 나는 추욱 늘어진 채 고개를 떨구었다. 역시 이렇게 왕을 따라오느라 기를 쓴 탓에 완전히 지쳐버렸다. "어머,쿠베린.여기서..또?" 명랑한 여자의 말투에 나는 눈을 크게 떴다. 잠시 잠을 드는 바람에 완전히 모든 것을 까맣게 잊었던 모양이었다. 그러나 왕은 바위위에서 편히 앉아 왠 인간의 여자와 담소하고 있었다. 정확히 말하면 담소가 아니었다. 그녀는 왕의 목에 팔을 감고 있었고 왕은 그녀의 허리를 잡아 당겨 자신의 무릎 위에 올려놓고 키스를 퍼붓고 있는 차였다. 나는 시선을 돌릴 데가 어디 있는가를 황급히 찾다가 왕과 시선이 그만 마주쳐 버렸다. 얼굴이 달아오르는 기분이 되어 안절 부절하자 왕은 나와 시선이 마주치자 마자 윙크 해보였다.그리곤 키스에 열중한다. 아아,.그렇지.모든 것에 ..익숙해야지. 나는 어쩔 줄을 모르다가 한 가지 방법을 택했다. 눈을 감고 자는 척 했다. "쿠베린,배 고파?" "그래.뭐 먹을 거 가지고 왔나?" "우웅..그래.,이거." 그녀는 바구니를 열어 보였다.구수한 냄새가 풍겨나와 나도 침이 주르르 입안에 넘치는 것을 느꼈다. 왕은 발가락으로 내 어깨를 툭툭 쳤고 나는 놀라 눈을 크게 뜨고 그를 바라보았 다.그는 발가락으로 내 뺨을 툭 치더니 킬킬 웃으면서 말했다. "먹어라." 나는 그가 내 배에서 나는 소리를 들었음을 깨달았다.얼굴이 달아오르는데 인간 의 여자가 미소하면서 바구니를 내밀어 보였다. "자아." 안에 든 것은 소시지와 소스를 듬뿍 친 양구이였다.그런 것을 그녀는 가득 담아 가지고 와서 내 놓고 있었다.이미 왕은 먹어치우고 있었다.감히 왕과 마주 앉아 먹을 수 없어 당황하고 있는데 여자가 내 손에 소시지를 쥐어 주었다. 내가 왕을 올려다 보자 그는 고기를 먹다가 묻은 기름을 핥아 먹다 말고 날 보 곤 내 머리에 자신의 손에 묻은 기름을 문질러 닦았다. 너무 황당해서 멍하니 있는데 인간의 여자가 왕의 팔뚝을 소리나도록 탁 하고 후려갈겼다. "바보! 무슨 짓을 하는 거에요!" "뭐가? 어차피 씻으면 될 거 아냐?" 의외의 행동을 하는 왕이다 하고 내가 멍청히 앉아 있는데 인간의 여자는 당황 한 얼굴로 내 머리를 자신의 치맛자락으로 닦아 주었다.왕은 날 보며 미소했다. "먹어라." 나는 안도하고 먹기시작했다. 그녀는 금발을 길게 땋아 늘어뜨리고 있었다.걸친 옷은 약간 흐트러져 있었지만 건강하고 맑은 피부가 돋보였다.좋은 냄새가 나는 여자였다. 갈색빛이 도는 눈을 크게 뜨고 약간 주근깨가 남은 뺨을 주름지도록 크게 웃는 그녀는 왕의 무릎 위에 앉아서 왕의 목에 팔을 감고 있었다. 그 모습이 아주 행복한 듯이 보였다. "쿠베린,오늘 저녁 먹고 갈거죠?" "응." 그는 그렇게 말하면서 부드러운 눈으로 여자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부드러운 눈길이어서 나는 왕을 멀건히 바라보기만 했다. "저 앤 누구지요?" 그녀가 날 보며 물었다. "당신아들이라고 해도 믿겠네요.똑같은 검은 머리에 똑같은 녹색눈,아주 예쁜 애인데요?" 그녀는 왕의 무릎에 앉은 채로 발가락을 움직이며 장난을 치고 있었다.신발을 신지않은 맨 발이 하얗지만 고운 것은 아니었다.굳은 살이 있는 것을 보아 맨발 로 돌아다니는 것을 즐기는 여자인 듯했다. "그럼 내 아들이라고 해두지." 왕은 나의 얼굴을 부드럽게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큰 손을 뻗어서 내 머리를 쓰다듬었다.커다랗고 강인한 손. 그녀는 나를 바라보면서 눈가에 주름이 지도록 미소했다. "당신아이는 정말 이쁠거에요.쿠베린." "그렇겠지.난 잘생긴 남자니까." 그녀는 쿡쿡 거리면서 왕의 가슴을 때렸다. 이상한 기분이었다. 석양이 지는 작은 오두막은 그녀 혼자 살고 있는 듯 사방에는 인기척이 전혀없 었다.그녀는 우리들을 이 아늑한 오두막으로 데리고 왔다. 나는 머뭇대면서 그녀가 가리키는 식탁에 앉았고 왕은 그녀가 기쁜듯이 이런 저 런 음식들을 내어 놓는 것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래서..베리쨈을 만들었어요.맛볼래요?" 그녀는 쨈을 가지고 와서 왕의 옆에 앉아 빵에 발라 그의 입에 밀어넣어주었고 왕은 그것을 쿡쿡 거리면서 먹어치웠다. 그녀와 왕의 웃음소리가 오두막 속에 계속 울러퍼졌다.그녀는 왕의 옷자락을 쥐 고 놓지않으려 하는 듯했고 왕은 그것을 잘 아는 듯 손을 뻗어 그녀의 허리를 내내 안고 있었다. 작은 오두막에는 작은 침대와 작은 탁자와 작은 집기들이 있었다. 그것들은 손수 만든 것 같아 보였는데 그녀가 만든 것 같지는 않았다.설마하니 왕이 만들었을까 하고 생각하고 있는데 왕이 손가락을 가볍게 튕겨 소리를 냈 다. "다크." 그는 처음으로 내 이름을 불렀고 나는 화들짝 놀라 그를 보았다. "가서 장작좀 패 와라." "어머,어린애에게 그런 일을!" 그녀가 당황한 소리를 내면서 내 옷자락을 잡았지만 나는 벌떡 일어났다.왕이 명령한 두번째의 일이었고 장작패는 것 정도는 일도 아니었기에 나는 밖으로 나 갔다. "저 놈은 강해." 왕이 웃으면서 그녀에게 속삭이고 있었다. 얼굴이 달아올랐다. 처음으로 왕에게 칭찬받은 것이었다.정말로 왕은 내가 강하다고 생각하는 것일 까? 이 미천한 어린애가 왕에게 칭찬받을 가치가 있을까? 두근 거리는 기분으로 도끼를 잡아서 장작을 패고 있는데 뒤에서 여자가 계속해 서 감탄성을 내질렀다. "어머! 어쩜! 정말이야! 대단하네!" "내가 미리 말했잖아!" "난 당신이 귀찮아서 저 애에게 시킨다고 생각했어." "그것도 사실이지." 그는 소리내어 웃고는 안으로 들어가 버렸다. 별이 반짝이고 있었다. 사방은 어두워져서 물 흐르는 소리와 풀 벌레 우는 소리만이 들린다. 간혹 가다가 뭐가 그토록 재미가 있는 지 왕과 그녀가 웃는 소리가 들린다. 왕은 인간의 여자와 얼마나 같이 지낸 것일까? 그녀는 마치 오랫동안 같이 지냈 던 양 왕을 대하고 있었다.기묘한 기분이었다.마을의 여자는 모두 왕의 것이었 다.그런데 그는 지금 인간의 여자를 상대하고 있는 중이었다. 장작 패기를 그만 두고 바위위에 걸터앉아 생각했다. 왕은 대체 어떤 사람일까. 『게시판-SF & FANTASY (go SF)』 31785번 제 목:[쿠베린 별전 2] 다크시온 3 올린이:비천 (홍승식 ) 98/05/12 01:54 읽음:708 관련자료 없음 ----------------------------------------------------------------------------- #8564 이수영 (ninapa ) [쿠베린 별전 2] 다크시온 3 04/25 02:25 237 line [쿠베린 별전 2] 다크시온 3 날카로운 손톱이 가슴을 노리고 덮쳐왔다. 나는 몸을 낮추고 그 회심의 기습을 피해냈다. 등줄기에선 아직 피가 흐르고 있었다.아까 받은 도전자에게 입은 상처였다.그리 고 지금은 눈앞의 도전자에게 가슴을 얻어맞고 있었다. "카오옷!" 눈이 벌건 하나인이 뒤를 이어서 발톱으로 내 배를 후벼파듯이 긁어왔다.뒤로 몸을 제끼긴 했지만 뒤이어 오는 공격에겐 무방비상태가 되어버렸다.하나인은 살소를 띄우고 내 배를 손톱으로 후려갈겼다. 피가 내 얼굴과 그의 얼굴까지 튀어올랐다. 몸이 둔해져 있었다.연속되는 도전때문이었다. 그러나 피할 수는 없었다. 고개를 숙이는 것과 동시에 나는 녀석이 공격해 오는 오른 쪽 손톱을 이로 깨물 었다.그의 손톱은 내 목을 잡아뜯으려 버둥거리고 있었고 나는 그 손톱을 이로 물어 당기면서 그녀석이 공격해오는 왼쪽 손목을 쥐어 틀었다.그리고 동시에 팔 꿈치로 그 가슴을 후려갈겼다.퍽 하고 제법 상당한 소리가 났지만 녀석은 굴하 지않았다.나는 그 손톱을 이로 문 상태 그대로 내 손톱으로 녀석의 목줄기를 틀 어잡았다. 피가 튀기고 그가 비명을 올렸다. 입술에선 피가 흘렀지만 상관하지않았다.중요한 것은 순간의 승부인 것이다. "그만!" 심판자가 외쳤다. "다크시온의 승리다.올해의 시중인도 그가 되었다." 냉정한 목소리로 장로가 말했다. 나는 입안에 흘러내리는 피를 바닥에 뱉어냈다.피를 줄줄 흘리고 있는 하나인은 이를 갈면서 바닥에 누운 채로 날 흘겨 보고 있었다. 등과 가슴,배에서 피가 계속 흐르고 있었다.나는 그 상처를 억지로 참고 사람들 사이로 들어섰다. "축하해!" "대단해!" 나는 일곱명의 도전자를 물리쳤다. 전신이 다 후들거렸다.모두 나와 같은 또래,나와 같은 체구,나와 비슷한 체력을 가진 자들이다.그들을 일곱이나 상대하고 나면 당연히 제정신이 아닌 것이다. 살아남은 게 기적이고 이긴 게 기적이라고 나는 생각했다. 눈앞이 빙빙 돌고 악의 반 칭찬반 섞인 농담들을 멀리하고 나는 왕의 동굴로 걸 어갔다.날씨는 제법 추웠다. 입김이 보일 정도였지만 나는 왕의 시중인이었다.상처를 입었던 안입었던 나는 그에게 가서 시중을 들어야 했다.그리고 일단 대강이나마 이 상처를 치료하기 위해서 나는 루나의 집으로 갔다. "다크시온!" 루나가 날 불렀다. 그녀는 크게 놀란 얼굴로 나의 모습을 보더니 곧 상처를 치료하라면서 붕대와 약을 가지고 왔다. "벼,.별거 아닙니다.금방 나아요." 내가 말하자 그녀는 고개를 젓고 내 몸안에 약을 바르고 붕대를 감았다. "이렇게 심할 줄은 몰랐네.일곱명이나 된다고 하더니 사실이었구나." "네." 나는 이가 덜덜 떨리는 고통을 참아 내느라 애썼다. "맙소사..늑골이 부러졌어!" 그녀는 내 가슴을 살피다가 낮게 중얼거렸다. 그런거 일일이 말해주지않아도 충분히 아파요! 내가 속으로 눈물을 삼키고 있을때 문이 열리고 붉은 머리의 이에르네가 들어섰 다.그녀는 오만하게 눈썹을 치켜 올리더니 그 매혹적인 입술로 흐응 하고 비웃 음을 흘렸다. "약골." 나는 욱했다. 루나는 그런 그녀를 비난하듯 노려보았다. "그런 말 하는 게 아니야! 이에르네! 다크시온은 너보다 훨씬 강해! 이 앤 지금 일곱명의 도전자를 물리치고 온 거야!" "흐응..나라면 10명은 문제 없겠다." 그녀는 태연자약하게 그런 소릴 얄밉게 지껄이고는 루나에게 말했다. "어머니,적당히 해두세요.저런 약골은 아픈 맛을 보고 더 강해져야 한다구요." "이에르네,." "뭘요? 왕의 시중인 주제에 맨날 시시덕 거리기나 하는 그를 뭐가 이쁘다고 어 머닌 그렇게 애지중지하세요?" 그녀는 그렇게 나를 비꼬고는 룰루 하고 콧노래를 부르며 나가버렸다. 루나는 어색한 표정을 지으면서 날 바라보았다. "다크시온.저애의 말은 무시하도록 해.응?" "아..뭐..신경쓰지않아요." 죽어버려라! 악다구리 같은 계집애! 나는 속과 다른 소리를 하면서 무거운 몸을 이끌고 밖으로 나왔다. 몸은 아파죽겠지만 나는 견디어야 했다.왕의 시중인이니까 그의 앞에선 아픈 티 를 내선 안된다. "저녁..식사 가지고 왔습니다." 내가 쟁반을 들고 녹수정동굴에 와서 말하니 왕은 침대에서 반쯤 엎드린 채 내 몰골을 흘긋 보았다.상처와 붕대투성이인 것이 너무나 창피해서 고개를 떨굴 때 그는 긴 말도 하지않고 손을 뻗어서 저녁을 먹기 시작했다. 다 먹어 치우고는 그는 대굴 굴러서 침대에 바로 누웠다. "불꺼라." "네." 겨우 익숙해지긴 했지만 여전히 어렵긴 마찬가지다. 그러나 왕이 의외로 상냥한 데가 있다는 것은 알 수 있었다.요번 1년간 생활하 면서 나는 왕이좋아졌다.힐런이 왕의 시중인 자리를 5년간 하면서 그를 얼마나 존경했는지 새삼 느낄 수 있을 것 같았다. 그건 그렇고 상처가 너무나 아팠다. 식은 땀이 줄줄 흘러내리고 등이 빳빳했다. 다리는 천근처럼 무겁고 눈앞은 빙빙 돈다. 침대 옆에 쭈그리고 앉아 있을려니 이건 죽을 맛이었다.그렇다고 아픈 소릴 낼 수도 없고 집에 가서 자겠다고 말할 수도 없다. 오늘 처럼 집에가서 눕고 싶은 적이 없었다.눈앞이 말 그대로 깜깜하고 빙빙 돌 았다.춥고 열이 났다.귀에선 멍하니 윙윙 거리는 소리가 난다. 힐런은 5년간 어떻게 견디었지? 이렇게 힘들 줄은 몰랐다. 그저 왕의 침상 옆에 앉아서 대기하고 있는 것 뿐인데 이건 마치 고행하는 기분 이었다.열이 올라서 땀이 줄줄 흐르기 시작하고 가슴이 숨쉴때 마다 아파서 헐 덕이는 소리가 절로 났다. 그러나 신음소리를 삼키려고 발바둥 칠 수 밖에 없었다. 나는 왕의 시중인이다.절대로 절대로 약한 소릴 입밖에 내선 안되는 것이다. "다크." 왕이 갑자기 어둠 속에서 말했다. 나는 화들짝 놀랐지만 머리가 띠잉 해서 반응이 느렸다. "네?" "이리 와봐." 나는 간신히 무릎걸음으로 기어서 왕의 앞에 무릎을 꿇고 대기했다. 식은 땀이 줄줄 흘러내리고 있었는데 왕이 내 신음소릴 듣고 깨기라도 한 거라 면 난 아마 자살해야 한다는 생각이 머리 속에 꽉 차서 아무런 생각도 할 수 없 었다. 그런데 불쑥 그의 커다란 손이 내 이마를 만졌다. "핫!" "너.." 나는 덜덜 떨면서 당황했다. 이 상태를 들키면 어떻게 하지? 약해 빠진 놈이라고 날 내치실 건가? 왕은 내 이마를 잡은 뒤 한동안 가만히 있었다. 그러더니 갑자기 팔을 뻗어서 내 몸을 잡아 끌었다. "에?" 내가 당황하자 그가 말했다. "너 따스하구나." 따스하다 못해 뜨거울 것이다.열이 나고 있으니까. 나는 난데없는 왕의 말에 얼어붙어서 굳었다. 그는 내 몸을 마치 장난감 처럼 다루어 자신의 침상위에 올려놓고는 내 몸을 끌 어안았다.나는 너무 놀라서 굳어있었는데 그의 커다란 손이 내 이마에 와 닿았 다. "내 난로로 써야겠다." 그는 그렇게 말하고는 내 몸을 끌어당겨 안아주었다. 내가 지금 어디에 누워있는 거야! 나는 머리가 빙빙 도는 것을 느꼈다. 그는 내 어깨를 가볍게 끌어안고는 내 귓가에 대고 속삭였다. "넌 내 난로가 되도록 해라." 그 말을 들으면서 나는 의식을 잃었다. 내가 눈을 떴을 때에는 밖이 이미 환했다. 녹수정으로 만들어진 동굴안은 녹색과 흰 빛이 오묘하게 빛나서 아름다운 오채 색을 만들어낸다.나는 멍하니 죽은 듯이 누워있었다. 가만.. 누워? 왕의 거처에서 누워? 나는 갑자기 눈을 부릅떴다. "으악!" 내가 갑자기 몸을 일으키려 하는 그 순간 갑자기 격렬한 고통이 밀려와서 나는 비명을 올리고 말았다.그리고 무서운 힘으로 도로 누워버렸다. "쿡쿡.." 웃는 소리에 놀라 고개를 돌리니 날 보고 웃고 있는 녹색 눈동자가 보였다. 나의 얼굴에서 혈색이 빠져나갔다. 왕과 감히 마주 누워있다니! 내가 완벽하게 패닉상태에 빠져있는 동안 왕은 손을 뻗어서 내 이마에 대고는 흐음 하고 날 빤히 바라보았다. "열은 내렸군." "아..에.." 내가 뭔가 말하려고 애쓰고 있는 동안 왕이 씨익 웃었다. "너 따스하더군." "네..에..그.." 뭔가 필사적으로 말하려고 애쓰고 있는 동안 왕의 눈이 자상하게 빛나는 것을 발견하고 나는 입을 다물어 버렸다. 그는 손을 뻗어서 내 어깨를 다시 잡아 끌어안아주었다. "앞으로 널 난로로 써야겠다.간밤에는 매우 따스했다." 그는 그렇게 말하곤 내 이마에 키스해주었다.놀랄 만큼 다정한 태도였다. 나는 완전히 얼어있었지만 한 편으로는 그 태도에 안도했는지 그대로 뻗어버렸 다. "왕의 난로.." 내가 묻자 힐런은 고개를 그덕였다. "에?" 그는 쓴 웃음을 짓고 내 몰골을 아래위로 보면서 말했다. "많이 다쳤었군?" "아..그래." 나는 미적거렸다. "일곱명이나 상대했으니까 무리도 아니지.왕은 자상한 데가 있으시지?" "아..응,놀랐어." 난 솔직히 그에게 털어놓았다. "그리고 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지 종잡을 수도 없지?" "맞아!" 나는 얼른 동의했다. 나만 그런 생각을 하는 게 아니었구나 하고 생각하니 눈물이 날 지경이었다. "하지만 어쩔 수 없이 좋은 분이라구.약한 녀석에겐 잘해주시지." "약하다구?" 나는 항의하고 싶었지만 힐런은 어깨를 으슥했다. "그럼 네가 왕에 비해서 강하다고 말하려는 거야?" "그..그야 물론 아니지." 힐런은 하하 하고 크게 웃음을 터뜨렸다. "네가 약한 한 잘해 주실거야.네가 강자가 되는 날까지는 말이야." 왠지 가슴이 뜨금 했다. "약하기 때문에?" "그래.난 그렇게 봐.왕은 어린애들과 여자들에겐 잘해주셔.물론 좀 강한 녀석에 겐 인정사정없으시지만." "하지만..난로라는 건 발상이 왠지.." 나는 머리를 북북 긁었다. "왕의 시중인은 다치거나 병이 나거나 해도 왕의 옆에서 누울 수도 편히 잘 수 도 없어." 힐런은 엄숙하게 말했다. "왕의 사방 50메터안에선 어느 누구도 누울 수 없지.왕과 동침하는 여자 이외 엔." "그래." "하지만 왕의 시중인이 진짜 다치거나 병들어 약해졌을때는 어쩔 거지? 방법이 없잖아.병자는 누워야해." "그래..그래서 난로..라구?" "그래." 힐런은 조금 멋적은 얼굴을 해 보였다. "나도 그랬어." "너도 ..왕과 같은 침상에서 안겨..잤단 거냐?" "그래.뭐..하하.." 그의 얼굴이 조금 붉어졌다. "도전자를 해치우고 부상입고 헐덕일때 눕히고는 재워 주시더군.그리곤 열이 나 면 따스해서 좋았다느니 의식을 잃으면 나긋나긋해서 좋았다느니 하고 말하시 지." 나도 얼굴이 붉어졌다. 어젯밤에 분명히 그랬었지. 그는 머리를 긁적였다.그도 말하기 창피한 모양이었다. "뭐어..부끄럽지만 왕은 강하니까 나같은 어린애는 그렇게 취급하셔도 할 말은 없었지,오히려 그 배려에 감사해야 하는 거지." 나는 조금 심술이 났다. "하지만 자존심은? 난로라니! 말이 심하잖아!" 힐런은 나를 물끄러미 보았다. "자존심? 그건 네가 왕의 도전자가 되고나서 말하는 게 어때?" 할 말이 없다. 『게시판-SF & FANTASY (go SF)』 31786번 제 목:[쿠베린 별전 2] 다크시온 4 올린이:비천 (홍승식 ) 98/05/12 01:55 읽음:723 관련자료 없음 ----------------------------------------------------------------------------- #8565 이수영 (ninapa ) [쿠베린 별전2] 다크시온 4 04/25 02:26 186 line [쿠베린 별전 2] 다크시온 4 그녀가 죽었다.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늙어서 죽었다. 나는 그녀를 위해서 물수건을 가지고 와서 왕에게 건네주었고 왕은 수건을 들어 서 그녀의 몸을 닦아 주었다. 대체 인간은 몇살 쯤 되어 죽는 것일까? 그녀는 금새 늙었다. "쿠베린.." 주름진 뺨으로 그녀는 앙상한 손을 들어서 왕의 얼굴을 만졌다. 왕은 슬픈 눈이지만 표정없는 얼굴로 그녀를 내려다 보고 있었다. 그녀의 뺨에는 탄력이라고는 없었다.그녀는 노래진 안색으로 희어지고 바랜 금 발을 베개위에 늘어뜨리고 누워있었다.그런 그녀의 몸을 안고 왕은 몇번이나 몸 을 닦고 시중을 들었다. 왕이 인간여자의 시중을 드는 것은 처음 보았다. 아무런 말도 하지않고 왕은 따스한 물로 그녀의 발을 닦아 주었다.그녀가 간지 러운 듯 약간 미소를 지으면 왕도 마주 웃음을 지어 보였다. "간지러워?" "아아..당신.." 그녀는 훗훗 웃었다. 얼굴이 붉어지는 그 늙은 얼굴을 보면서 나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슬픔을 느 꼈다. "나..나무딸기가 먹고 싶어." "따 오지." 왕은 그녀의 주름진 이마에 키스하고는 일어서서 나갔다. 나는 그의 뒤를 따라나가려 했지만 왕은 내게 명령했다. "여기 있어." 나는 죽어가는 인간 여인과 같이 있고 싶지않았다. 이상한 냄새가 나고 있었고 그건 불건강한 냄새였다.죽음이 다가오는 그런 불길 한 악취였다. 언제나 싱그러웠던 그녀의 피부에 검버섯이 피어오르기 시작할때부터 나는 두려 웠다.그녀에게서 죽음과 노쇠의 빛깔이 떠오를 때 부터 나는 그녀가 두려워졌 다.왕은 그녀가 아무렇지도 않은 듯 키스하고 끌어안지만 나는 도무지 견딜수가 없이 무섭고 혐오스러웠다. "다크.." 그녀가 날 불렀다. 내가 침대 가까이 다가가자 그녀는 나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여전히 그와 닮았네..넌 왜 크질 않지?" "아직 성년이 안되었어요.아직 몇년 남았지요." 내가 퉁명스레 대꾸하자 그녀는 씁쓸하게 말하고는 내게 부탁했다. "저기..거울하고 빗을 줘." 그 몰골로 무슨 단장을 한단 말인가. 난 그렇게 투덜거렸지만 그녀에게 빗과 거울을 가져다 주었다.그녀보단 루나가 훨씬,몇 배는 아름다왔고 건강했다. 그녀는 떨리는 손으로 머리를 다듬기 시작했다.거울을 보고는 그녀는 눈물을 주 르르 흘렸다. "저..정말,.너무나 늙어서.." 그녀는 눈물을 닦지도 않은 채 중얼거렸다.주름진 손으로 그녀는 얼굴을 가리고 는 흐느꼈다. "쿠베린은..여전히 젊고 아름다운데..." 그녀는 계속해서 흐느껴 울었다. 무엇이 슬픈지 잘 모르겠지만 나는 오히려 왕의 태도가 더 슬펐다. 이런 여자에게, 이런 연약한 종족을 사랑해 주는 이유가 대체 뭘까? 그가 손짓 하면 따라올 여자들은 너무나 많았다.부족의 삼분의 일이 여자니까 그녀들 모두 가 왕의 뜻대로 될 터인데. "다크.." 나는 그런 생각을 하다 말고 그녀를 흘긋 보았다. 그녀는 눈물을 닦고 머리를 빗으면서 조용히 말했다. "그렇게 혐오스럽게 바라보지 말아줘.너희들 엘프와 달라 인간은 수명이 짧아." "우린 엘프따위가 아니에요! 대체 무슨..그런 약해 빠진 종족과 우릴 비교하다 니!" 내가 화를 내자 그녀는 미안 하고 금방 사과했다. "늙지않으니까 엘프라고 생각했을 뿐이야..그럼 뭐라고 부르지?" "묘인족이라고 부르죠.지상 최강의 종족이 바로 우리에요." "아아.." 그녀는 알아듣는 것 같지않았지만 그것 만으로도 충분한 듯 미소를 지었다. "쿠베린은..얼마나 오래..살까?" "모르죠." 내가 잘라 말하자 그녀는 내가 자신을 싫어한다는 것을 민감하게 눈치챈 듯 슬 픈 얼굴을 했다.그리고는 낮게 말했다. "내가 내 이야길 했나?" "아뇨." 사실 듣고 싶지도 않았지만 그녀는 스스로 지껄이기 시작했다. "나는 14살때 창기로 팔렸어.그리고 몸을 팔다가 포주를 죽이고 이 산으로 도망 쳤지.그리곤 쿠베린을 여기서 만난거야." 무슨 소린지 알아들을 수도 없었다. 나는 무덤덤하게 그저 듣고 있었는데 그런 나의 반응을 보면서 그녀는 감상에 빠진 듯이 중얼거렸다. "생각해 보면 난 살인자에 창녀에..도망자인 더러운 계집년인데 쿠베린은 언제 나 잘 해주었지." 그녀는 갑자기 멍하니 시선을 들어서 허공을 보았다. "그와 보낸 30년이 내 생애 최고로 행복한 때였어.." 눈물이 주르르 흘러내린다. 그 추한 얼굴에서 흐르는 눈물은 이상할 정도로 맑았다. "그가..좋아..그를 사랑하고 있어.." 그녀는 눈물을 주르르 흘리고는 시선을 문쪽으로 돌렸다. "그가 돌아오면 ..말해줘.나..잠깐 잘 테니까.다크." 그녀는 눈을 감았다. 나는 멍하니 그녀를 보다가 문을 바라보았다. 사방이 고요했다. 그리고 갑자기 생각났다. 지금은 초봄이었다.나무딸기가 있을 리가 없다.... 왕은 한 참뒤에 돌아왔다. 그의 손안에 들린 것은 당연하게도 나무딸기가 아닌 꽃들이었다.그는 꽃을 한 아름 따 가지고 왔다.그리고는 마치 예상한 듯이 다시는 눈을 뜨지않는 그녀의 침대 위에 꽃들을 늘어놓았다. 천천히 그가 꽃으로 그녀의 몸을 덮고 그리고 그녀의 이마와 입술에 키스하는 것을 보는 동안 마음이 불편해지기 시작했다.가슴이 울렁거려서 토할 거 같았 다.그녀가 너무 추했고 왕이 너무 아름다왔고 그녀의 시체위에놓인 꽃들이 너 무 선명해서 토해버릴 것 같았다. 왕은 밖으로 나갔다. 나도 뒤따라 나가서 토해버렸다. 내가 토하고 있는 동안 왕은 오두막을 주욱 돌아보고는 불을 질렀다. 마치 그녀가 그 자리에 존재하지않았던 것처럼 그는 불을 지르고 그녀의 오두막 이 모두 타 버리는 것을 지켜 보았다. 나는 반쯤을 울고 반쯤은 토해내면서 그 것을 지켜보고 있었다. 왕은 팔짱을 낀 채로 내가 본 그대로 청동입상처럼 서서 그 모습을 보고 있었 다.단아한 얼굴은 불빛에 비추어서 붉고 비통하게 보였지만 표정만은 담담해서 무슨 생각을 하는 지 알 수 없었다. "무섭냐?" 갑자기 왕이 내게 물었다. 나는 눈물을 닦아 내면서 그를 보았다. 왕은 무표정하지만 슬픈 눈을 하고 날 보고 있었다. "아.아니오." "그럼 왜 떠는 거냐?" "아닙니다.다..단지..연기가 매워서!" 나는 애써 변명했고 그는 아무 말도 하지않았다. 죽음은 두렵다. 그렇지만 입 밖에 내어 말할 수는 없었다. 왕은 굳은 어깨를 하고 내내 내게 등을 보이고 서 있었다. 눈물은 보이지않았지만 그가 비통에 젖어있다는 것을 느낄 수는 있었다. 왜 그는 그녀를 사랑했을까. "뭐냐?" 그가 어둠속에서 나를 바라보았다. 나는 고집세게 떨리는 다리를 누르면서 말했다. "저..저는 난로니까요." "뭐?" 왕은 침대로 파고 들어오는 나를 빤히 바라보았다. 녹수정동굴은 여전히 서늘했지만 사실 그렇게 추운 것도 아니고 왕은 추위를 그 렇게 타지도 않는다. "흐.." 왕이 웃었다. 그는 웃고는 내 머리를 마구 헝클어 뜨리고는 내 이마를 잡아 당겨 베개에 짓눌 렀다.그리고는 내 배를 쿡쿡 주먹으로 누르면서 물었다. "왜? 춥냐?" "저는 춥지 않지만 왕은 추우실 것 같아서요." 나는 애써 말했고 왕은 푸하 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내가 추울 까봐 걱정이 되었다구? 핫핫.." 그는 그렇게 소리내어 웃고는 내 머리를 잡아 당겼다.그리고는 내 머리에 키스 해 주고는 토닥여 주었다. "자라.난로." "네." 왕은 울지않는다. 나도 울지않는다. 언젠가 그가 어느 도전자에 패해 죽어갈 지도 모르지만 그는 나의 왕이다. 그는 나의 최강의 왕이다. [별전] 다크시온 종 결. d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