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밤을 원하십니까 어떤 밤을 원하십니까.... "어떤 밤을 원하십니까...?" 당황스러웠다... 문을 열었을 때... 내 눈앞에는 인형이 멍한 눈으로 날 바라보고 있었다... 정말..인형이라고 밖에 형용하지 못할.... 보라색의 초점 없는 눈동자가 날 응시하고 있었다.. "....손님...?" 내가 멍하니 서 있자 다시한 번 인형이 말을한다.. "아...저..." 난 아무 말도 할수 없었다.. 뭐라 해야할까... 소름 끼칠 정도로 아름다운 이 인형 앞에서... 다시 한번 내가 있는 곳을 상기시키는 붉은 빛의 전등에 정신이 몽롱해졌다.. 이곳은...흔히들 말하는 사창가.... 그리고 난..방금 이 인형이 말했듯이 손님이다.. 간신히 정신을 가다듬고 불과 몇분전의 상황을 돌이켜보았다... "...좋은 곳이 있는데 ...어때? 한번 가보겠어?" 친구 녀석의 손에 이끌려 어느 좁은 골목으로 들어갔다. 놀랍게도 그곳에는 내가 모르던 화려한 세상이 펼쳐져 있었다. 화려한 불빛....화려한 여자들... "야! 여기가 어디야?" "어디긴...사창가지..." 담담하게 말하고선 그녀석이 내 얼굴을 보며 히죽이 웃는다.. "망가지고 싶다며? 그렇담 여기만한 곳이 없을껄?" "......" 그렇다..나는 무작정 망가지고 싶었다... 요 며칠사이... 말도 안되는 액수의 돈을 쓰며 술을 마시고 친구 녀석들과 어울렸다.. 반항하고 싶어서였다... 아버지란 작자에게서... 재벌 총수...남부럽지 않은 이름이다... 하지만...결혼과 이혼을 몇번이고 반복하는 그 작자에게 더 이상 할말이 없어졌다.. 그래서 난 범생이라는 타이틀을 벗기로했다.. 갈때까지 가보자는 심산이었다.. 그는 그고... 나는 나다... 더 이상 착한 아들 노릇은 할수 없었다.. "..여기서..어떡하면 되는거야...?" 난 그야말로 범생이다운 질문을 친구녀석에게 던졌다.. "에..?너..진짜 첨이야?" 난 순진무구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에효..이래서 범생이들은 피곤하다니까..? 암튼...너 돈은 가져왔지..?" "응..." "짜식...믿을건 돈밖에 없구나. 처음이라고 말하면 알아서 해 줄꺼야..." 알아서...? 알아서 뭘해주는데...? 이렇게 물었다간 그녀석이 한방 날릴것 같아서 관뒀다. "저기로 가자." 녀석이 무진장 화려해 보이는 곳으로 날 잡아끌고 갔다. "호호..어서오세여~도련님들~~" 느끼해 보이는 아줌마가 우릴 반겼다.. "있죠..?" "당연하죠~" 뭐..? 뭐가 있다는 거야...? 도저히 알수가 없었다.. "난 대충 아무데나루 줘여..돈은 이녀석이 계산할테니까. 아! 그리구 이녀석 가진 건 돈 밖에 없는 초짜녀석이니까 신경 좀 써 주시구여.." 돈이라는 말에 그 여자의 얼굴이 묘하게 일그러졌다.. "그렇담..그 애 밖에 없겠군요~ " 왠지 모를 미소를 흘리며 여자는 내 쪽을 슬쩍 보았다.. "액수는 어느정도...?" "예...?" 내가 뚱하게 있자 녀석이 대신 떠벌렸다.. "이녀석 재벌 총수 외아들이에요." "호호호~~그럼 진작에 말을 하시지~~" 상당히 만족한 모양이다. 그래...이 타이틀...누구라도 꿈뻑 넘어갈 번지르르한 겉치장이니까... "수빈이 준비시켜.." 옆에있던 여자한명에게 명하고는 다시금 느끼하게 웃으며 내쪽을 보았다. "최고 접대를 해 드릴께요. 자주 들러주세요~" 난 어떨결에 고개를 끄덕였다.. 어느새 내 옆에 있던 녀석이 사라졌다. "어..? 얘가 어딜갔지?" "친구분은 방금 들어가셨어요.요금은 후불로 받겠습니다." 아까 심부름 보낸 여자가 돌아왔다.. 그러더니 주인 여자에게 뭐라 속닥거린다.. "손님..준비가 다 되었다는군요..그럼 즐거운 밤 되세요~" 여자 손에 이끌려 어느 방 문앞에 섰다.. "그럼..." 여자는 인사를 꾸벅하고는 돌아가 버렸다.. 난 문앞에서 머뭇거렸다. 심호흡을 하고는 조심스럽게 문을 열자 붉은색 전등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그 다음에 눈에 들어온것은... 텅 빈...보라색 눈동자... 장미빛 입술을 한 인형이 입술을 살짝 움직이며 말했다... "어떤 밤을 원하십니까..." "아...저..." "......?" 숨이...막힐 것 같다... 맨살이 다 내비치는 옷을 입고 붉은색 립스틱을 바르고 내 앞에 다소곳이 앉아있는것은... 여자가 아닌 남자였다.... "저...처,처음이라..." "...그러시군요...." 조용 조용히 말하는 그 인형은... 어쩐지 날 보고 있는것 같지 않았다... 처음이라 했는데 아무런 미동이 없었다... 그 녀석...거짓말했어,.,씽... 가만히 있던 인형이 조심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헉... 이럴수가.... 인형이 가운식으로 된 자신의 옷을 벗었다.. "저...저기여~!!" ".....?" "왜...왜 옷을 벗어요...?" 약간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더니 인형이 킥하고 웃는다... 아...이제야 사람같이 보인다...??;; "여긴...사창가에요..." "저..저두 알아요.." "...오늘밤 저를 사신 것 아닌가요...?" 사...? 그래...돈 내는 건 알겠는데... 도대체 뭐하자는 건데.... "...그럼...옆방에 잠깐..다녀오시겠어요?" 난 다시 문을 나와 옆방쪽으로 갔다... "...우웅...아...아..." 이상한 소리가 들린다.. 빼꼼히 문을 열었다... 헉.... 남자랑...여자가...뒤엉켜서 뭐하구 있는거야?! "아..아파...좀..좀만...더...음..." 남자가 여자 몸위에 올라타고있고 여자는 아프다면서 좀만 더라고 한다... 난 놀라서 문을 확 닫아버렸다... 이상한 소리는 끈임없이 새어 나왔다.. 정말 이상한 곳이다.... 다시 방으로 돌아가자 인형이 고개도 돌리지 않고 묻는다... "...보셨어요...?" "네..네...그런데...뭐하는 거에요? " 정말 대책안선다는듯 인형이 고개를 갸웃거린다... 그러더니 인형이 다시 말했다... "..그럼...오늘은 제가 해도 될까요...?" 뭘한다는 거지? 뭔지는 몰라도 난 고개를 끄덕였다. "저...손님...죄송하지만...말씀으로해 주시겠어요? 전..눈이 잘 안보입니다만...." "아...죄송해요..." 장님이었구나... 어쩐지...시선이 안맞는다 했지... "이리로..." 난 머뭇머뭇 인형에게로 다가갔다... 인형이 내 단추를 하나하나씩 푸르기 시작했다... "...성함이...?" "아...성준...유성준이에요...." "...그렇군요...." "...이름...수빈인가요...?" "..네..." "헤헤...여자이름 같다..." 인형...아니 수빈이 다시 킥하고 웃는다. "...눈 색깔이...예뻐요..." "고맙습니다..." 목소리가...뭐랄까... 부드럽고....달콤하다고나 할까....? 게다가 이 보라빛 눈동자란.... 신비롭다.... 하지만...이렇게 예쁜 눈으로 볼수 없다니... "아앗..." 난 나도 모르게 비명을 질렀다... 목덜미가 따끔해왔다... 근데...왠지 모르게..기분이 좋다... 그의 맨살이 가슴에 와닿았다... 부드러운 느낌.... 무언가 뜨거운 것이 내 입술을 어루만졌다.. 입술이다...그의 입술.... 부드럽게 내 가슴을 쓰다듬는 그의 손길도 느껴졌다. 기분...좋다... 그의 입술에서 묻어나는 립스틱 향기나... 머리카락에서 묻어나는 샴푸냄새가... 그리고...그의 살내음도.... 난 어느새 침대위에 누워있었다. 내 위로 그가 보인다.... 투명한 피부.... 몸이 좀 야윈듯 싶다... 다시 그가 입술을 겹쳐왔다. 나도 모르게 입술이 벌려졌다. 그의 혀가 내 입안으로 들어오더니 입안을 쓸었다.. 묘한 느낌이다... 약간 긴듯한 그의 머리카락이 얼굴을 간지럽힌다... 그가 입술을 떬겼다... 턱을 따라... 목을 훑고... 가슴으로... "...방금...그거...키스라는 거에요....?" "...존댓말...하지마세요...당신은 제..손님이시니까요..." "...그럼...수빈씨도 말 놔요..." "......" 대답도 없이 그는 가볍게 키스를 했다.. 어쨌거나....그것이 나의 첫키스였다.... 설마...이런 곳에서... 그것도 남자와 하게 될 줄이야... 그래도...너무...기분이 좋다... 어느새 난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고 그와 마주보고 있었다... 괜시리...민망했다... 내가 얼굴을 붉히자 그가 또 킥하고 웃는다... "...오늘은...여기까지만...하죠..." "..예?" "...조금..졸려서요...." "그럼...주무세요..." "......" "나...내일...또 와두 되요...?" "좋으실대로...." 그러더니 그가 털석 내 위로 넘어지듯이 엎드렸다... 몸이 말라서 그런지...전혀 무겁지 않았다... 난 그의 등뒤에 손을 올렸다.. 한 팔에 안길것 같다... 나도 모르게 그를 확 끌어 안았다... "...다시...할까요...?" 그가 고개를 살짝 들었다. 피곤해 보인다... "아녀...주무세요..." "....." 그가 다시 내 목에 얼굴을 묻었다... 고른 숨소리가 들려왔다... ...따뜻하다.... 얼마만일까.... 다른사람의 따뜻한 품이란.... 눈이 스르르 감겼다... 그것이...싱거운 우리들의...첫날밤이었다... "어땠냐?" 친구녀석이 옆구리를 툭 치며 묻는다. "어? 뭐가?" "에이...알면서...어떤 여자였어?" "여자...? 아니...? 남자였는데...?" "나...남자...?" "응.." "이야...역시 돈이 좋긴 좋구나.. 남창이 훨씬 비쌀텐데...." "남...창...?" "어제 네 상대..남자였다며?" "응.." "에효...암튼 느낌 어때? 응? 난 남자는 한번도 안해봤어.." "그냥...부드럽구...기분 좋았어...키스라는거..." "에게..?거기서 끝이야?" "응...내가 첨이라 그랬더니 옷 벗겨주구..." "그리구..." "...너...변태같애??;;." "시끄러~~!!!" "그냥...잠들었어." "에라이..이 쑥맥아...사창가 가서 니가 당하구 오면 어쩌냐?" "그럼...안되는거야..?" "안될거야 없지만...암튼...오늘 또 갈거야?" "응..간다구 약속했어.." "그럼..나두 델꾸가. 나두 남자랑 한번 해보구 싶단말야..." "뭘하는데...?" "뭘하다니..!!사창가 가면 하는 짓이 그거말고 더 있냐?" "그..거..?" "아이씨...세..으그...말할수두 없구...암튼 내가 오늘 하는거 잘 봐둬..알았어?" "응..." "오호호~~또 오셨네요~어제 재미가 좋으셨나봐~" "어제 이녀석이 상대했던 아이루 해 줘요.오늘은 둘이 들어갈께요." "근데..수빈이가 감당을 할까..모르겠네.." "세 배.." "아..그렇다면야..." 녀석과 주인여자가 흥정하고 있을때 난 이미 방으로 향하고 있었다. 어차피 액수 같은건 나한테 의미가 없으니까... 단지 보라빛 눈동자의 인형이 빨리 보고 싶을 뿐이다.. 문을 삐그덕 열었다. 어...? 인형이 침대에 누워있다... 어제같이 다소곳이 앉아있는게 아니라... 잠들었나...? "어머...죄송합니다.지금 깨워드릴께요." 점원 하나가 놀라서는 방안으로 들어갔다. 그가 일어나지 않자 점원이 쪼르르 달려가서 왠 험상?은 아저씨를 데려왔다. "아니 이게...어서 일어나!!" 고함과 함께 문이 닫혔다.. 찰싹 찰싹 소리가 들려왔다. "야! 일해야 할것 아냐!! 손님 와계신거 안보여?!" 보일리가 없지 않은가...그애는 장님인데... 잠시후 문이 열리고 남자가 나왔다. 나한테 꾸벅 인사를 하고 여자점원에게 무어라 말을 하더니 저쪽으로 가버렸다. "죄송합니다..손님.들어가세요." 다시 문이 열리고... 인형이 보인다... 어제보다 더 수척해 보이는 인형이... "..." 어제와 같은 말은 하지 않았다.. "아...저..저왔어요...수빈씨..." "....." 멍한 눈으로 인형이 힘없이 앉아있었다. 입술이...피가 베어 더 붉게보인다... "...맞았어요...?" "......" 그대로..죽어버린게 아닐가 싶을 정도로 그는 아무런 미동도 없었다. 왠지..눈물이 날것 같다.... "...미안해요...내가 좀만 더 늦게 왔어도...." 그제서야 고개가 날 향한다... 섬뜻하다... 생명이 없는 이 인형... 하지만... 눈물이 날 정도로 아름답다... 나는 가만히 그의 입술을 문질렀다. "오...죽여주는데...?" 눈치없는 녀석이 탄성을 질른다.. "야...이런애로 어저께 너만 재미봤다 이거지?" 미친 자식..혼자만 들떠서는... "어떤 밤을...원하십니까....?" 힘없는 목소리로 그가 녀석을 향해 말한다.. 나한테는 암말두 안하더니.... "당연히 화끈하게..." "....." 녀석이 그를 잡아끌듯이 침대로 데려가서는 그의 옷을 벗겨냈다. 그러더니 자신의 옷도 냉큼 벗어던졌다. "야! 수빈씨 지금 아퍼~" 녀석을 말려봤지만 들리지도 않는 모양이다.. 그의 몸을 마구잡이로 훑는다.. 한마디로...짐.승.같.다. 저녀석이 진짜 내 친구가 맞나 의심스러울 정도로... 난 멍하니 녀석의 행동을 바라만 보구 있었다. 혀로 그의 몸을 핥고... 깨물고... 인형은 아무 표정도 없었다... 단지...눈빛이 너무나 서글펐다.. "야~!!그만해!!!" 녀석은 아랑곳하지 않고 인형의 위로 올라탔다. 손가락을 인형안으로 집어 넣고는 즐거워한다.. "우웅..." 인형의 미간이 찌푸려졌다. "하아...하아...우웅...아..." 인형의 숨소리가 거칠어졌다. "그만해!!그만하라니까?" "임마! 잘보구 배우기나 해!! 이런건 이렇게 해줘야해." 녀석이 인형의 허리를 끌어안아 올리고 자신의 것을 집어넣었다. "아악....헉..아...아파..." "아프다잖아!!!그만해!!" 난 거의 발악을 하고 있었다. 눈이 희뿌얘져서 녀석이 잘 보이지도 않는다... 눈물이 멈추질 않았다.... "하아...좋..좋아...아윽...끝내..주는..데...헉...헉..." 음탕한 신음소리를 내며 녀석은 내 인형을 계속 괴롭힌다... "아아...으읏...아..." 인형이....인형이 아파한다... 난 결국 녀석에게 한방 날리고야 말았다. "그만하라 그랬잖아!!!이 나쁜 자식아!!!" "아...아파라...뭐야..유성준... 지금 나 혼자만 재미본다고 심통난거야? 알았어.금방 끝내고 넘겨줄께...짜식..소심하긴.." "....가..." "모라구?" "나가라구!!이 자식아!!! 다신 내 앞에 나타나지마!!!" "야..유성준.......너 왜그래?" "더러운 자식! 빨리 사라져!!" 난 닥치는대로 그녀석에게 집어던졌다. 너같은 녀석이랑은 절교다! 녀석이 도망가듯이 방을 나갔다. 난 인형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괘..괜찮아요...?" "......" "아팠잖아요...." "......" 인형은 여전히 움직임이 없었다... 난 인형을 조심스레 일으켰다... 그리고...최대한으로 부드럽게 그를 안아주었다... "...아프면...싫으면...그렇다고 하면 되잖아요... 바보같애...정말...." "......." 인형이 정말 인형이 되어버렸나....? 왜...왜이렇게...눈물이 나는걸까.... 아픈건...이사람일텐데... 왜..내가 눈물이...날까.... "...내가...내가..매일 올께요... 당신이..아프지않게...아무도 당신 못괴롭히게 해줄께요...." 내 가슴으로 무언가 뜨거운게 흘러내렸다... 운다...인형이...울고있다... "울지 말아요...." 좁은 어깨가 서럽게 흔들렸다... "...좀 잘래요...?" 인형이 약하게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를 침대에 눕혀줬다... 보라색 눈동자가 눈물때문인지 더 선명해 보인다... "....고마워요...." 인형이 핏기없는 얼굴로 말한다... "...근데..나..당신 이름이...생각나지가 않아요..." "...성준..." "...그랬...었나요....?" "유성준..." 인형의 하얀손을 꽉잡았다... 내 이름...잊지 말아요... "...내일..또 올까요...?" 인형이 고개를 끄덕거렸다... "매일..올께요..." 순간... 그의 희미한 미소가 어렴풋이보였다... 아름답다.... 이세상 어느 인형보다 더... 그것이 우리의 슬픈 두번째 밤이었다.... 난 자그마한 봉투 하나를 들고 다시 그를 찾았다. 어느새...일주일... 난 빠짐없이 그에게 갔다.. 여전히..인형은 말이없다... 하지만..어젯밤에 그에게서 나는 꼬르륵 소리에 오늘은 그에게 줄 음식을 가지고 가는 중이었다. 얼굴을 붉히며 민망해하던 그를 보며 난 더 맘이 아팠다. 종일 아무것도 먹지 못했다했다. 다행히 내가 주인에게 잘 말해놔서 손님 상대는 안하고 있는 듯 했지만... 그래도...역시 힘겨워 보인다... 그의 방문을 열었다... 또 아슬아슬한 옷을 입고 날 기다리는 그가 보인다... "...어떤 밤을 원하십니까...?" 이 말은 하루도 빼 놓지 않는다... "나야..." "......" "헤헤...오늘 너 주려구 먹을 것 좀 사왔어." 어느새..난 그에게 반말을 하고있었다.. "......" 그가 걱정스레 날 바라본다... "괜찮아...주인 몰래 숨겨서 가져왔으니까..." 그제서야 안심한듯 얕은 한숨을 쉰다... "오늘은...뭣 좀 먹었어...?" 그가 고개를 가로 젓는다... "배고프겠다..어서 먹어...아니다..내가 먹여줄께.." "..아..아니에요..." "후..이제서야 한마디하는구나..." "......" 인형의 얼굴이 붉어졌다... "옷..가져다줄까...? 춥지않아....?" 또다시 고개를 가로젓는 인형... 뭐든...해줄수 있는게 없을까....? 니가 원하는게 있으면 다 해주구 싶은데... 넌 왜 나한테 기대려하지 않는건지.... 난 내 자켓을 그에게 덮어주었다.. 그가 흠칫 놀란다... "나하고 있는동안만이라도 그러고 있어... 안스러워서 못보겠다..." ".....원하는게...뭐예요...?" "응?" "내 몸이라면...드릴께요..." "수빈아..." "......" 말없이 그가 옷을 벗는다.... "...수빈아...." 그가 도발적인 눈으로 내쪽을 본다... 가슴이...두근거린다... 왜..왜그렇게..생각하니...? 난...그냥...니가 좋아서.... "몸을 원해서..이러는 거라면...그냥 가져요... 어차피 이런거 익숙하니까...." "...나..그런거...할줄..몰라... 할 자신도..없고..." "...그러면..앞으로 오지 말아요..." "뭐?" "여긴...몸을 파는 곳이에요... 몸을 사지 않는 사람은....필요 없어요..." "..난 ...역시 너의...손님인거야...?" "......" "그래...몸을 사던...팔던...일단 뭐좀 먹어. 기운이 있어야 뭘하든지 하지..." "...당신이란 사람은...대체..." "난 당신이 아냐...내이름이 뭔지 알아...?" "......" "이름..불러줘...그리고..존댓말 거북스러워..하지마..." "......" "이건 오늘밤 널 산 사람으로서 말하는거야..." 보라빛 눈동자가 흔들린다.... 가슴이...아프다.... 김밥 하나를 집어 그의 입으로 내밀었다.. 그가 머뭇거린다... "먹어봐....응?" "...." 그가 입을 조그맣게 벌렸다... 깁밥을 오물오물 씹고 있는 인형.... 귀엽다.... "맛있지~~~?" "......" 배가 무지 고팠는지 그제서야 집어먹기 시작한다... 헤헤....기쁘다... 한참을 먹더니 놀란듯이 배를 움켜쥔다.. "왜..?" "...나...배안나왔어요....?" "뭐? 푸훗...." "웃지 말아요...." "아냐..안웃을께..." 아아...정말.... 움직이지 않던 인형이 움직이는 것 같다... 정말..너무 귀엽다.... 텅 비어보였던 눈동자가 왠지 오늘은 선명하다... "...오늘은...키스만...해두 될까?" ".... 음식 냄새 날텐데..." "괜찮아..." 난 그에게 슬쩍 다가갔다... 후훗...나두 이제 제법이지 않은가..? 키스도 할줄 알고... 그의 입안을 한번 휘저어주고 입술을 떼려는데 그가 내 입술을 살짝 깨문다... 기분이..또 묘해진다.... 나두 슬슬 늑대가 되가는 건지.... 아무튼 낯간지러운 키스한 이 밤이 우리가 맞는 일곱번째 밤이었다.... "도련님...요즘 밤에 어디에 가시는겁니까?" 윽... 참견쟁이 할아범... 눈치챈건가...? "..아...그냥...친구집에..." "친구분댁에요..? 그럼 기사라도 데려가시지 않고..." "아냐 됐어. 아..그리고....돈 좀 줄수있어..?" "돈이요...?" "응..좀 쓸 데가 있어..." "어디에 쓰시려구요.." "아..치..친구가 아파서...병원비가 없대. 그래서 좀 보태주려고...." 물론 새빨간 거짓말이다... 하지만 집에선 아직까지 착한 아들래미로 통하기때문에 이방법이라야 씨가 먹혀든다. 사창가 들락 날락 하는걸 알면... 아...끔찍하군.... 얼마나 잔소리를 해 댈지... "얼마면 되는겁니까?" "되는대로 준비해줘.." "그렇게 하겠습니다." 아...내 용돈이 암만 액수가 많다지만... 매일 수빈이에게 가는 비용이 만만치가 않다. 하룻밤에 거의 백만 단위의 돈이 나가니까... 아직..밤이 오려면 멀었군... 빨리 보고 싶다... 인형....내 인형.... "아..저..그게..오늘밤은..좀 곤란하겠는데요...?" 이게 또 무슨 날벼락 같은 소리...? "왜요?!" "저..." "말해보세요...수빈이...어디 아파요..?" "그게...좀전에 손님 하나를 받았는데.... 너무 험하게 다뤄서....지금 누워있어요." "그런..!! 내가 손님 받게 하지 말라그랬잖아요!!!" "하..하지만...그애가 요즘 손님을 받지 않아서 저희 매상이..." "그래서 내가 배로 돈을 주는거잖아요! 부족한거에요?" "..." "그럼...지금 금액의 2배로 올리도록 하죠...불만없죠..?" "그러시다면 저희야 여부가 있겠습니까?" 젠장... 한및천 잡은 듯한 표정이군 그래... "...많이 다쳤나요..?" "내일은 아마 나올수 있을 거에요...호호.. 내일 꼭 들러 주세요..." 며칠째 수빈이를 보지 못했다... 도대체 얼마나 험하게 다뤘다는 거야... 젠장...어느 놈인지 잡히면 죽인다... 몸은 괜찮은걸까... 주인에게 전화를 걸었다.. "유성준이에요...수빈이...나왔나요...?" "네..오늘 나왔어요..." "그래요? 알겠습니다!!" 야호!!! 난 단숨에 달려갔다... 사창가로...??;; 주인 여자가 가게 밖에서 날 기다리고 있었다. "어서오세요~~호호...약속하신 금액은..." "걱정하지말아요..가져왔으니까...수빈이는요?" "지금 방에있어요." 좁은 복도를 따라.... 그가 있는 곳으로.... 설레이는 맘으로 문을 열었다. 붉은색 조명... 그리고... 날 기다리는 보라빛 눈동자.... "어던 밤을 원하십니까...?" 그리고 감미로운 목소리.... "나야...성준이..." "......" 여전히 말이 없는그... 얼굴이 말이 아니었다... 더 마른 것 같고... 젠장...진짜 그 자식 죽여버린다... "아팠다며...." "......" 그를 꼬옥 안아봤다.... 좁은 어깨가 살짝 안겨왔다... "미안해....혼자 내버려둬서..." 그가 얕은 한숨을 쉰다... 그런 한숨...쉬지마... 가슴이 아프단 말야... "...보고싶었어...." "......" 인형은 여전히 말이없다... 허리에 감겨있는 끈을 슬쩍 잡아당겼다. 옷이 스르르 벗겨졌다... "...어디 맞진 않았어?" 인형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젠...그런일 없을거야...주인한테 다시 말 해놨어." 왜이리...가슴이 두근대지...? 가슴을 억누르고 그의 입술에 입을 맞췄다... 이게..끝이다... 난 더이상 아무것도 못한다... 그녀석 흉내라도 내볼까...? 아니다...그럼..또 수빈이가 아플테니까... 그래도... 자꾸 욕심이 생긴다... "...수빈아....나..오늘...널..." 알았다는 듯 그가 몸을 내맡긴다... "...괘..괜찮겠어...?" "...네...." 인형을 침대에 반듯하게 눕혔다... 떨린다.... 머리카락을 쓸어올리며 난 입술로 볼을 쓰다듬었다.. 혀로 그의 입술을 핥고... 손으로 그를 느끼면서.... 투명한 피부위에 키스마크도 선명히 찍어두었다... 내 인형이니까... 내 꺼니까... 가슴의 돌기를 살짝 깨물어보았다. "아..." 그가 야트막한 신음소리를 내었다... 재미있었다...^^ 한번더 깨물어줬다... "아앗..하아.. 하아..장난치지 말아요..." "응.." 말은 그러면서 이번엔 쭉 빨아봤다.. "아아...그만..하아...아프잖아요.." 그가 내 어깨를 슬쩔 밀어내었다.. "쿠쿡..재밌어.." "..정말...??;;" 그가 갑자기 날 확 끌어당긴다... 그러더니 귀를 확 깨물어버렸다.. "아아~~아포..." "것봐요...자기두 아프면서..." "훗..수빈이는 침대에선 말이 많아지네...?" 그의 얼굴이 화끈 달아올랐다.. "...빠..빨리 하기나 해요...나 피곤해지니까..." 아웅~~귀여워~~ ...근데...다음이...뭐지...??;; 뭐더라... 기억이 안난다...??;; "...오늘은 여기까지..." 난 무안하게 웃으며 물러났다... 담번을 기약하며... 근데...진짜..뒷부분이 생각이 안난다... 어떻게 하는 거드라.... 아무튼...이것이 우리의 여덟번째 밤이었다... 조금은 설픈... "아악...아파...그..그만..윽.." "하아..하아...좋아..." "아..그만...부탁...아악..." 갑자기 들이 닥친 손님... 엄청난 무게가 날 짓누른다.... 이상하다... 그...성준이라는 사람이...손님은 더이상 받지 않아도 된다고... 어쩐일인지... 주인은 내방으로 손님을 떠밀어 넣었다... 무어라 반박할 여지도 없이.... 옷이 찢겨지고... 침대위로 내팽겨 쳐져서... 느끼한 입술에 입맞추고... 얼굴도 모르는 사람의 것을 받아들여야한다... 난...완벽한...노리개다... 저항할수도 없이... 갑자기 입속으로 그사람의 그것이 밀려들어온다... 그리고..뿜어낸다... 역겹다... "하아...더 빨아..아하하..." 이런 변태스런 행위에 흥분하는 저 인간을 보자니 다시한번 속이 뒤집혔다.. "우욱....우욱..." 참지 못하고 결국 다 토해내버리고 말았다... "콜록..콕록...우욱..." "뭐야!! 감히 내걸 거부하겠다는거야..? " "...우욱..." 속이..가라앉질 않는다... 엄청난 충격이 내 머릴 내려치는가 싶더니... 정신이 아득해져온다... "남창새끼 주제에....손님이 하고싶은걸 잘 따라와야 될것 아냐!!" 그래... 난...남창이니까.... 저 사람의...노리개니까... 하지만...꼼짝할수가..없다... "얼른 일어나!! 이새끼야!!!" 아프다... 커다란 손이... 뺨을 쉴새 없이 후려친다... 비명도 나오지..않는다... 차라리..이대로 죽어버렸으면... 이대로....죽어버렸...으면.... "이봐!!주인장!! 이새끼말고 다른 놈 데리고 와!!" 무어라 소리치는 소리에 이어 낯익은 주인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손님 무슨 불편하신 거라도..." "도저히 말을 들어먹질 않아서 못데리고 놀겠어.." "그럴리가요...저앤 저희 집에서 가장 최상품인데요.." "에잇..짜증나...괜히 힘만 낭비했잖아! 내 다신 오나봐라!!" ...최상품... 최상품..이라.... 그래... 노리개에서..가장 최상품... 남창...정수빈... 그게...나인가....? "수빈아!!! 아무리 간만에 하는거라지만... 우리 매상 떨어지면 니가 다 책임질거냐?! 얼른 일어나서 다음 손님 받을 준비나 해!! 좀있어서 그 재벌집 꼬맹이가 올테니까... 아무래도 돈을 더 받아내야겠어." 뭐라는건지.... 귀에서만 맴돌고 사라진다... ...그사람이...온다구....? ....상관...없잖아... 상관....없...잖...아.... 그것이...나의 마지막 의식의 끈이었다.... 온몸이..부서질 것 같다... "으음...." "이제 깨어난 거야?" 주인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어떻게 4일동안 퍼질러 잘수가 있냐?! 그동안 손님들이 얼마나 닥달했는줄이나 알아?" 4일....? 벌써...그렇게 됐나...? "정신들었으면 얼른 준비해! 영업시간 다 되간다..." 그래...이건..현실... 죽어도 벗어날 수 없는... 빌어먹을 놈의 운명... 난...왜 살아있는걸까... 뭐하러...이런 구차한 현실 속에서... 무슨...행복을 바라고 있는걸까... 눈물이 흐른다... 나의..이 초라한 삶에 대한 회의의 눈물이... "얼른 일어나!!" 앙칼진 주인의 목소리마저... 날 질책하는 것 같다.. 차라리...이대로..죽어버려라... 죽어...버려라... 벗어날 수 없다... 난 다시... 몸이 훤히 드러난 옷을 입고... 인형같이...오늘밤 나를 사줄.. 오늘 하룻밤 나라는 인형을 사줄 주인을 기다려야만 하니까... 그리고... 그 주인에게 내가 던지는 유일한 말... "어떤 밤을 원하십니까....?" "어떤 밤을 원하십니까....?" "나야..성준이..." "....." 언제나 반복되는 우리들의 대화.... 그는...내 몸을 한번도 가진 적이 없다.... 마냥 날 안고 놔주질 않는다.... 간혹 크게 결심한 듯 키스를 하긴 하지만.... 그의 입술은...늘상 미세하게 떨린다... 이래서...부잣집 철부지들이란.... "....수빈아...." ".....?" "수빈아...." "...네...?" "그냥...." "......" "넌 왜...내이름..한번도 안불러줘...?" "......" 왜냐구요...? 난 노리개니까요.... 노리개는...주인의 이름 따위...부를 수 없거든요.... 노리개는 그냥... 이렇게 주인의 손에 안겨있기만 하면... 그냥...죽은듯이... 죽은듯이.... 마치 인형처럼..... "...이제..오지말아주세요...." 대뜸 그가 나에게 한 말이다... "뭐...?!" "...알아요...주인이 또 돈을 올려달라고 한거...." "상관하지마...돈 걱정 같은거 안하니까...." "...왜...날..갖지않아요....?" "말했잖아...그런거..할줄 모른다고...." "......그럼..왜 이곳에 오세요..?" "..네가..보고싶으니까..." ".........." "그냥..그뿐이야...보고싶어서..." "난...당신을 볼수..없어요..." "괜찮아..내가 널 보면 되는거니까..." ".............." "오늘은 말을 많이하네..?" "...죄송합니다..." "아니..기뻐서그래..니 목소리 듣고..." 그의 부드러운 머리카락을 쓸어올렸다... 보라색 눈동자가 다시금 날 향한다.. 왠지 슬퍼보이는 그눈... 고혹적인 그 자색 보석앞에 가슴이 억누를 수 없이 두근댄다... 그의 장미빛 입술에 입을 맞췄다.. "오지말라는 소리...제발 하지마..그러면.." "......?" "나...미쳐버릴꺼야...널 보지 않는다면...." 아...내가 생각해도..정말 유치하다..??;; 그래도...진심이었다... 그는 이미 내 밤을 쥐고있었으니까... 니가 없는 밤이란... 이 아름다운 인형이 없는 밤이란.... 암흑이니까.... 무어라 말을 해야할까... 이 감정을... 너에 대한 내... 감정을... 나는 그를 꽉 끌어안았다... 이리도..가냘플 수 있을까... "...가실..시간입니다...손님..." 아름답지만..가슴아픈 그의 목소리에 그를 놓았다... 손님...아직도 난 너에게...그정도 존재밖에 못되는건지... "조금만...조금만 더 있다가면 안될까..?" "......" "...아니다...너 피곤할테니까....잘자...." 결국...그를 놓아주었다... 아쉬운 밤.... 그와 함께한..꼭 한달째 되는 밤이었다.... "도련님..도련님..." 누군가 날 흔들어 깨운다... 집사를 봐주고 있는 할아버지였다.. "왜...나 졸려.." "벌써 한낮입니다.그만 일어나셔야죠." "아...벌써...?" 잠이 깨지 않는다... 어느새 나의 밤낮이 뒤바뀌어 있었다...(작가가 지금 이생활을 하구 있져..??;;) "요즘 밤에 어딜 가시길래..." "말했잖아...친구 병원에 간다고..." "이러다 병나시겠습니다..차라리 제가 가보도록 하죠.." "안돼!!" "네..?" "아..아냐...내가 갈꺼야.괜찮으니까 신경쓰지 말아요." 나도 모르게 큰소리가 나와버렸다. 큰일날 소리... 할아버지가 사창가를 간다니... ..끔찍하다...??;; "도련님..식사가져왔습니다.." 시종 하나가 아침겸 점심을 가져왔다.. "그럼..." 집사는 인사를 꾸벅하고는 나가고 시종은 내가 밥먹는 것을 도와준답시고 옆에 서있었다.. "...." "도련님...?" "둁응?" "식사하셔야죠" "응...수빈이는...뭐라도 좀 먹었을까....?" "네? " "저기..이따 밤에 뭐 먹을 것 좀 싸줘.뭐라도 좀 먹여야겠어.." "누굴..요?" "아...이,있어..." 나도 모르게 얼굴이 달아올랐다.. "쿡..쿠쿡..도련님 얼굴 빨개졌어요." "시끄러.." "알았어요..맛있는걸루 싸 놓을께요.." "응..고마워.." "...사랑..하세요...?" "응?" "아녀..여자 이름 같아서...어떤 여자분인지.." 여자...? 인형이..여자라...? "아하하하하~!!!" "왜그러세요..?" "아니..푸훗..그만 나가봐.." "그럼.." '사랑...하세요?' 사랑...사랑이라.... 이..감정이... 사랑일까...? 사랑...난 그를..사랑하는 걸까...? 모르겠다..수빈아... 잘 모르겠지만... 벌써..니가 보고 싶어져... "어떤밤을 원하십니까...?" "....." 인형의 말에 대꾸하지 않았다... 확인하고 싶었다... 그에대한 내 마음을... 그리고... 나에대한 그의 마음을.... 인형을 침대위로 끌고 갔다... 인형은 아무런 저항도 하지 않는다... 그의 입술에 입을 맞추고... 미친듯이 몸을 애무해댔다... 당연하다는 듯... 그는 나를 받아들였다.. 왠지... 울컥 화가 치밀었다.... 결국...난... 너에게... '손님'밖엔 안되는건가... 눈가가 뜨거워졌다.... 주책맞은 눈물이 흘렀다... 눈물이 인형의 얼굴로 떨어진다.... 무표정한 인형.... 저 눈엔... 내가 없다.... 너의 그... 아름다운 보라빛 눈속엔.... 아무것도...없어... 그리고...나도..없어.... "미안....거칠게 굴어서...." "....아닙니다..." 그래...그뿐이다... 난..너의 손님일뿐이고... 넌...나의.... 나의... ..................... 사랑하는...사람.... ........사랑..하는..사람..... 사랑하는.... 그래.....사랑...이었어.... 널....사랑하는 거였어..... ".....해...." "...네...?" "...랑..해..." "...." "널...사...랑...해....." 인형은 여전히 무표정이었다... 나에겐 더 없이 차가워 보이는... 생명이 없는 그 표정... "..그런..표정..짓지마....제발.. 죽어있는 듯한..그런 표정..짓지마.... 넌...인형이 아니야...수빈아..." "..." "사랑해....수빈아...." 눈물의 고백.... 내가 그를 사랑하게 된... 아니 이미 사랑하고 있었지만... 그가 인형이 아님을 깨달은 그날밤... 인형은 여전히...텅 빈 눈으로 날 바라보고 있었다.... 무슨말을...들은걸까.... 사랑...? 날...사랑한다고.....? 멍하니 그사람을 보았다... 그사람의 눈물이 내 얼굴위로 떨어지는 것을 느끼며... 울고...있나요....? 미안하지만...내게는 아무것도... 아무것도 보이지가 않는군요... 어둠... 짙은 어둠밖에는.... 그...사랑이라는 건... 무척이나 밝은 빛일텐데... 나에게는.. 어둠밖에는 보이지가 않아요... 바보같은 소리... 사랑한다는 그런 바보같은 소리란... 내게 어울리지 않는군요... "...난...인형이에요..." "아냐...넌..." "인형을...사랑할 수 있는 사람이란..없어요..." "넌...날..사랑하지..않아...?" "...제 몸이라면..얼마든지...드리죠...하지만..." "....?" "제 마음을 드릴 순 없어요... 인형에게는...마음이..없어요..." "하지만...넌..나랑 키스도하고...몸도 나눠... 사랑하지 않는다면...왜..." "..당신은...제 손님이시니까요..." 내 어깨를 잡고 있는 그의 손이 파르르 떨린다... 당신이란..사람은... 처음이겠죠... 이런 상처... 나랑은 틀린... 빛이니까.... "...니가..날 사랑하지 않아도 좋아... 그냥...널 볼수만 있었음 좋겠어.... 넌..날 볼수 없으니까...." "......" "나..계속...와도..되지...?" "...좋으실대로...." "...널..지켜줘야 하니까...." 그래...누가 오던지... 상관 없어... 상관...없어.... 오늘 그의 키스는... 유난히 길었다... 그의 사랑은 시작을... 나의 사랑은...아직도..... "그 성준이라는 사람 완전히 빠진거 같더구나. 하루도 안 빼놓고 오는걸 보니..." 내 몸을 씻겨 주면서 주인이 한 말이다... "절대로 놓지면 안된다.알았지?" "......" "돈덩어리가 굴러들어왔지.. 그 꼬맹이 하나로 매일 여섯배의 돈이 들러오니까..." "...그사람...더이상 받지 말아주세요..." "뭐?! 너 지금 무슨 소리야?" "...그사람..더이상 속이고 싶지..않아요...." "흥..속이다니..?" "그사람한테..그런 돈 받으시면서... 또...저한테 손님을 밀어넣으시잖아요..." "그래서...지금 반항하는거냐? 남창주제에...." "...제가 손님 더 많이 받을께요.... 그사람...오지 말라고 해주세요..." "흥! 웃기지마.그런 돈줄을 놓으라고? 가만히 앉아있어도 돈이 굴러들어오는데 그걸 놓으라고? 말도 안되는 소리.. 니가 아무리 많은 손님을 받아도 그사람 하나만큼도 못해. 넌 잔말말고 내가 하라는 대로만 하면 돼." "......" "요즘 부쩍 나한테 대드는 것 같구나. 조심해라.눈에 거슬린다." "......." 차라리.... 차라리...죽여주시면... 감사하다 하겠어요.... 삐그덕.... 문이 열리는 소리가 난다... "어떤 밤을...원하십니까....?" 제발...그가 아니길.... "나야..." 하지만... 나의 기대는 빗나간다... 다른 손님과는 다르게 '나야'라며 대답하는 따스한 목소리... 나의... 유일한 안식처... 하지만..기대서는 안될... 날... 사랑한다 말해준...사람... 좋은 사람인 것 같다... 그러기에 나라는 독에 중독되면 안된다... 불행해..질테니까... 중독되기 전에 내게서 멀어져야 한다... 그가 내 볼을 부드럽게 쓰다듬는다... "보고 싶었어..." "......" 말없이 그의 목에 팔을 둘렀다.. 놀란 듯이 그가 움찔한다.. "수빈아..왜..그래...?" 그의 입을 막아버렸다.. 그의 몸이 미세하게 떨려온다... 입술이 뜨겁다... 키스는...길고...달콤하게... 꽤나 긴 시간 지속되었다... 그의 숨소리가 거칠어 진다... 내 허리를 감고 있는 팔에 힘이 더욱 들어가면서... 마지막으로 그의 혀를 살짝 깨물어준 뒤에.. 입술을 떼었다... 그리고는.. 더듬더듬 그의 옷을 벗기기 시작했다... "수..수빈..아?" 놀란 그의 음성이 들려왔지만... 아랑곳하지 않기로 했다... 그의 귓볼부터... 상당히 색스럽게 그의 몸을 쓰다듬었다.. "하아...수빈아...왜그래...? 무슨일..있어..?" "......" 내 몸을 꼬옥 끌어안는 그를 뿌리치고.. 그에게 매달렸다... 점점...밑으로...밑으로... 깜짝 놀란 듯이..그가 날 일으켜 세운다... "이러지마..왜그래..?" "이거...놔줘요...." "왜이러는 건데...?응?" "놔달라니까요..." "정신차려...이러는거..수빈이 답지 않아." "...아니요...이게 바로..나예요... 이렇게...몸을 팔면서..더럽게 사는 게..바로 나예요..." 더럽지요...? 더럽다고...더러운..내 얼굴따위 다신 보고싶지 않다고... 그렇게 말해줘요... 그런데.... 이렇게..따뜻하게..안아주면... 나더러..어쩌라는 건가요.... 따뜻한 가슴... 부드럽게 내 등을 쓸어주는...섬세한 손... 날...더이상 괴롭히지..말아요... "내가 아는 수빈인..." "......" "정말...인형같았어...아름다운 인형...." "......." "이 세상에서...가장 아름다운...인형이라고..생각했어... 내가 과연..사랑해도 될까 싶을정도로... ...다른 사람이랑..똑같이 생각하지마.."... 그냥...널 사랑하는 한 사람이 되고싶어... 니가..어떤 짓을해도...난 널 사랑해..." 왜... 왜 이렇게..눈물이 날까요...? 사랑한다는...그 한마디에.. 왜이렇게..눈물이 나는 걸까요...? "..어? 우는거야...?" "...보지..말아요...분명히...엄청 미워졌을테니까..." "후훗...한번 보고 싶은데..?" "싫어요..보면 웃을꺼야..." 난 그의 어깨를 꽉 잡고 놓지 않았다... 눈물이..주체할 수 없이 흘러내렸기 때문에... "오늘...너 주려고..선물 가져왔는데... 이러고 있으면 줄 수가 없잖아.." 겨우 그를 놓았다.. "쿡...귀여워..." "것봐요..웃을거면서..." "...기대해도..되는거야...?" "...네?" "아니...아무것도..." 어떤 표정을 짓고 있는지... 보이지 않는다.. 어떤 표정일까... 이 사람의 표정은... "손 이리줘봐..." 가만히 손을 내밀었다. 손가락 사이로 무언가 끼워진다... "...뭐에요...?" "반지...네 눈을 닮은 자색 수정이야.." "...이런거..받아도...될까요..?" "별로 비싼거 아냐..부담없이 받아둬." "....." "왜...싫어...?" "아..아녀...난..뭘드릴수 있을까 해서..." "...난 그냥..네 눈만 보고있으면 돼..." "...고맙습니다...." "...키스...해도 돼..?"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입술이 부드럽게 감아온다... ...할..수..있을까요...? 인형도... 인형도...사랑을 할수...있을까요...? "어떤밤을 원하십니까...?" "나야.." 변한건...아무것도 없다... 여전히 무표정한 인형... 어제는..좀 마음을 열어주나 했는데... 하지만... 내가 준 반지가 그의 손가락에서 빛나고 있는것을 보자 흐믓해졌다.. 어제는..솔직히 당황했다... 무작정 내게 안겨오는 그를 보며... 솔직히... 하마터면..덮칠 뻔 했다..??;; 뭐...나도 남자이기 때문에... "...어젠...죄송했습니다...." "응? 뭐가...?" "제가..너무 추태를 보인 것 같군요..." "아니...나름대로 귀여웠어.." "....." 인형의 얼굴이 빨개졌다.. 아웅~~귀여워... 그를 꽉 안아버렸다.. 가는 어깨가 한팔에 쏙 안겨온다.. "..이제..나 오지 말라는 말..안 할꺼지?" "...좋으실대로..." "그걸로..됐어..." 정말...그걸로 됐어... "...요즘...빨리 오시네요....?" 처음으로 그가 내게 말을 걸었다.. "보고 싶으니까..." 당연한 걸... 네가 너무 보고 싶으니까... "...키스 해도 돼...?" 인형이 또 고개를 끄덕인다... "싫음..안할께..." "아닙니다..." 조심스레 그의 입술에 내 입술을 포개었다... 이대로..이대로.. 시간이 멈췄으면 좋겠다... 아침이 오지 않았으면... 그가 입술을 뗀다... 다시 그의 얼굴을 잡아당겨서 입술을 가져갔다... 저항없이 입술이 다시 포개진다... "으음..음..." 그의 신음소리가 야릇하게 들려온다... 그의 어깨를 더 세게 안았다... 널..너무 사랑해서..미칠 것 같다... 널..안아도...키스를 해도... 모자라...너무 모자라... "자..잠깐..읍.." 그의 말은 귀로 흘리고 있었다... 입술 떼기가 무섭게 다시금 키스를 해댔다.. 그가 날 밀쳐내기 전까지... "하아..하아..." 그가 입가를 문지르며 거친숨을 몰아쉰다.. "..하아...날..죽일셈이예요...?" 쩝...내가 그렇게 심했나...? "미안..." 말과는 달리 내 표정은 생글거리고 있었다.. 아..정말...점점 변태가 되어가는 게 아닐까...??;; "또..해두 돼..?" "안돼요!!또 하다간..나 죽일꺼야..." "....." 내가 시무룩해 있자.. 인형이 미안한 듯 말한다... "..조..좋아요..." 지겹도록.. 미치도록... 키스만 한 그날밤... 우리만의 kiss day였다... "도련님..아무래도 쉬시는게.." "아냐.나 말짱해.." 할아범의 잔소리가 또 시작이다.. "회장님께 전화 왔었습니다.." "아..그래요..?" 거의 무시하다시피 흘려버렸다.. 어차피 나와는 상관없으니.. "이번달 안으로 다녀가신다고..." 오던지 말던지,... 또 새엄마라는 여잘 안 끌고 오면 다행이지... "오늘 또 가실겁니까..?" "응..아마도..." "차라리 그앨 데려오시는 게 어떻습니까..? 여기서 주치의에게 치료를 받는 것이 더 나을 것 같은데요.. 더이상 병원비 안 들여도 되고..." "....데려..오라고..?" "네..도련님이 밤마다 가시는 것 보단..." 데려와...? 수빈이를 데려온다고...? "맞아!!내가 왜 그 생각을 못했지?" "네..네..?" "아하하!! 고마워요 할아버지!!" 그래...수빈일 이리로 데려오면 내가 밤마다 안가도 볼 수 있고.. 왜 진작 이 생각을 못했을까? "아..그럼 돈 좀 준비해 줄래요? 내 앞으로 되어 있는거 모두 다.." "아니..그렇게나 많이 뭐하시려구요..?" "준비해 줘요~" 세상 모두를 다 얻은 기분이다... 이젠..함께 있을 수 있어... 언제라도... "수빈일...데려가고 싶은데.." "손님..그건..." 주인이 곤란한 듯 말한다... "얼마면돼요..?" 돈 얘기가 나오자 그다지 이쁘지 않은 눈이 번뜩한다.. "호호...아시다시피..그애가 좀 비싼애라..." "가격이나 불러봐요.." "음.." 굴러가지도 않는 머릴 이리저리 굴려보는 주인의 표정이 어딘지 모르게 야비해보인다.. "일단 5억정도면 되겠죠? 그리고 다달이 원래 금액대로 추가하도록 하고... 불만 없죠?" 내가 부른 액수에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 모양이다.. 그래..확실히..부담스런 액수긴 하지만,... 수빈이와 같이 있을 수 있다면... "호호..그럼..언제쯤 데려가실 건가요..?" "오늘밤이라도 좋아..." "아..오늘밤은 곤란하구요...내일이라면..." "내일...?내일 언제쯤?" "내일 낮이면 되겠네요." "알았어요.." 내일 낮이라... 오늘밤만 지나고... 한숨 자고.. 그러면...수빈인...인형은.. 정말 내 것이 된다... 이제 매일 볼 수 있다... 그리고...그도 나도 더이상 아파하지 않아도 된다... 그는 남창으로부터... 그리고.. 난 이 지독한 외로움으로부터.... "어떤 밤을 원하십니까...?" "나야.." 난 들어서자마자 수빈일 안았다.. "하하..수빈아..." "....?" "이제...계속 볼수 있게됐어.." ".....?" 인형이 알수 없다는 표정을 짓는다.. "밤이 얼른 갔으면 좋겠어..." "...기분 좋은..일 있어요...?" "응...아주 기분 좋은 일..." "나..내일밤 부터는 안와두 돼.." 깜짝 놀란 듯이 그가 내 얼굴을 본다.. 난 마냥 웃었다.. 니가 오면... 니가 오면... 나랑 똑 같은 잠옷을 입혀줄꺼야... 그리고.. 나랑 같이 식사도 하고... 책도 읽어주고... 놀러도 다니고... 또...지겨울 정도로.. 너만 보고 있을꺼야... 또...또...뭘할까...? 너한테 또 뭘해줄 수 있을까...? 마냥 신난 날 보며 인형이 의아해한다... "무슨...일인데요...?" "좋은 일..." 시간이 더디게 간다... 빨리...내일이 왔으면 좋겠어... "내일...꼭 데릴러 올께..." "네..?" "기다려...알았지?" 인형이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인다... "사랑해...수빈아..." "......." 역시..사랑한단 말엔 대답을 않는 그... 그래도... 같이 있으면... 너도...날 사랑한다고...해줄까...? 날..사랑한다고... 다시금 그를 꽉 끌어 안았다... 더디게 간 시간... 그날밤이 이곳에서의 마지막일지도 모르는 밤이었다... 데릴러 온다고...? 그가 한 말이 아직도 귓가를 맴돈다... 기다리라니... 나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이고 말았다... 무슨 말일까... 데릴러 오다니... ...이곳에서...벗어날 수 있을까...? 무겁게 날 짓누르는..이 운명에서... 이..역겨운 생활에서.... 창문하나 없는 이 방에서.... 침대의 푹신함 따위 이미 잊어버린지 오래였다... 정말...이곳에서... 날 데려가줄까... ...아니... 기대하지 말자... 잠시 벗어난다 해도... 싫증나면...다시 돌아올테니까... 한순간의 장난감일 뿐이니까... 그도...그럴것이다... 괜한 기대... 그런 거 해 봤자... 상처 입는 건 나니까... 그가 준 반지가 만져졌다... 언제까지...끼고 있을 수 있을까... 삐그덕... 문소리...? 의지와는 상관없이 몸이 반응한다... "우후...물건이군.." "...?!" 손님...? 이제..거의 아침인데...? "아..어떤 밤을..." 말을 다 하지 못했다... 다짜고짜 입술이 덮쳐온다.. 혀가 내 입을 열고 비집어 들어왔다... 옷이..찢겨진다... 상당히 거구의 사람인 듯 하다... 왜..이 사람이 들어온 걸까... 그가 간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가슴을 미친 듯이 빨아댄다... "아앗..으.." 너무..거칠다... 그와는 다르게... 커다란 손이...허벅지 사이로 들어왔다.. "아..아아..아앗..." 몸이..제멋대로 반응하고... 색스러운 신음 소리를 내뱉는다... 어쩌면...이리도 더러울까... 내 신음소리마저...저주스럽다... 손가락이 들어온다... "아앗...아파..." 곧이어서 그남자의 것이 밀려들어온다... "아악!!!아!! 아파요!!아앗..아..아악!!!" "하하...응..좋아...흣...아...우우..." 나를 짓누르는 남자의 몸... 짐승같은 그의 신음소리가 날 더 괴롭힌다... "아...성..성준..." 내가 무슨 말을 하는 걸까... 다른 남자 품에 안겨서... 왜 그의 이름을 부르는 걸까... "흑...아악!!아아..아악..흑..." 비명 반...울음 반... 될 수 있다면... 어서...날 데려가 줘요.... 나...버림 받아도 좋으니까... 어서 좀 데려가 줘요... 그 남자가 돌아간후... 난 녹초가 되어 쓰러졌다... 그리고..죽은 듯이 잤다... 악몽을 꾼 기분이다... 얼마나 잤을까... 문이 급하게 열리더니.. 누군가 뛰어들어온다... "수빈아!! 수빈아!!" 같이 일하는 아이의 음성이다... 무언가 급한가 모양이군... 하지만... 도저히..눈이 안떠져... "수빈아!!어서 일어나봐!!" "..우웅...나..피곤해...아직 영업시간 아니잖아.." "아이참!!지금 그게 문제가 아니라니까? 니 손님이 왔어.." "...나..잘꺼야..." "진짜..어서 일어나!!" 난 아예 돌아 누웠다... "놔두세요..기다리죠.." 낯익은 음성... 이 목소리는...? 난 반사적으로 몸을 일으켰다... "어..?깼어...?" 그다... 근데...아직 밤이 아닌데...? "그만 가봐요..제가 알아서 데려갈테니까..." 그의 목소리가 들린다... "데릴러 왔어..." 꿈같이 들린다... 날...데릴러...? "약속했잖아...오늘 꼭 데릴러 오겠다고..." 한참을 멍하니 앉아만 있었다... 어젯밤의 그 고통도 잊은 채... 너무나..꿈만 같은..말이라서... "수빈아....?" ".....네..네...?" "가자..." '가자..' 그말이 메아리 쳐 내 귀를 맴돈다... "...네..."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대답이었다... "옷 가져왔어..." "....." "갈아입혀줄께.." "아..아니요...됐어요..." "그럼...그러고 갈꺼야...?우리집 갈건데...?" "..아...하지만..." 어제 그 남자가 남긴 키스마크가 잔뜩 있을텐데... 그가...뭐라고 할까... "왜...?아..창피해서 그래..? 푸훗..이미 볼 거 다 봤는데 뭐..." 아니...그게 아니예요.... "제가..입을께요..." "이리와봐.." 내말은 무시되고... 옷이 벗겨진다... "......" 한참동안...그가 아무말이 없다.... 본 걸까....? "...내가 어제...키스를 이렇게나 해 댔던가...?" "......." "참...나도 이제 변하나봐...그치...? 처음 왔던 날은 내가 당하고 갔는데 말야.." 정말...모르는 건가요...? 아님...모르는 척 해주는 건가요...? 그래요...당신이라면... 모르는 척 해 주겠죠... 당신은..좋은 사람이니까... 따뜻한 촉감이 나를 감싼다... 얼마만에 입어보는 옷일까...? "이거...내옷인데...역시..크구나..." "......." "가면..너 잔뜩 먹일꺼야... 이렇게 말라서 어쩌려구 그래...?" 여전히..따뜻한 그... 그리고...따뜻한..그의 옷... "에효...넌 옷을 이렇게 입혀놔두" ".....?" "너무...요염해..." "...네?" 갑자기 그가 나를 확 끌어안는다... "이제...넌..내꺼야...아무한테도 안줘..." "......" "가자..." "...네..." 그가 날 일으켜세운다... 그리고는...날 안듯이..이 방을 나간다... 이..방에서... 난 얼마나...울었을까... 얼마나..날 저주했을까... 수많은 남자들이...지나쳐가고... 그렇게...내 몸도...더럽혀지고... 죽지 못해서...그렇게..살아가야 했던... 그런...날...버릴 수 있을까...? 이사람이랑...행복해질 수 있을까...? 진짜...이 사람을 사랑..할 수 있을까... "도..도련님..." 할아버지가 이상한 얼굴로 날 쳐다본다... "왜그래요...?" "...데려오신다던 분이....여자분이셨습니까...?" "에..?" 무슨 소리야... 여자라니...??;; 아무리 수빈이가 이쁘게 생겼어도 그렇지.... 아니나 다를까... 인형은 내 옷깃을 꽉 잡고 서있었다... 하얀 피부에... 여리여리한 몸매에... 그리고 내옷을 입어서 더 작아보이는 그... 오해할만도 하군...??;; "설마..도련님..사고치신 건 아니시겠죠...?" "하..할아버지!!!" 아...민망해... 인형이 킥하고 웃는다... "어어..?웃지마.." "...네..." 다시 무표정한 얼굴... 네가 웃으면...너무 위험하다구....??;; "방은...?" "준비해 뒀습니다.." "그래요...?가자 수빈아.." 인형의 손을 잡아끌었다.. 할아버지가 수빈일 뚫어져라 쳐다본다... 진짜 내가 여자를 데려왔다고 생각하는건지... "할아버지...얘 남자니까 그만 좀 봐요.." "아..네네..그럼 쉬세요.." 에효...내가 못살아...?.?;; 내 옆방문을 삐그덕 열었다.. "기분...어때...?" "....." 에... 웃지 말랬더니...계속 무표정이다... 어떤 말을 해야할까... "...여긴...불이 밝네요...?" "응 그럴꺼야......자..잠깐..." "........??" "지금 뭐라 그랬어...?" "........" "불빛이..다른건 느꼈어...?" 인형이 고개를 끄덕거린다.. "조금은...조금은 보이는거야?" "...아주 안보인다고 한적 없어요..." 그..그랬던가...? 아무튼!!! "왜 진작 말 안했어?" "........" "하하하..다행이다..어쩌면 고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괜찮습니다..." "내일 당장 병원가자." 인형의 거절은 무시한 채 난 내멋대로 결정했다... 하여튼...나한테 안기대려고 한다니까...? 인형의 좁은 어깨를 끌어안았다... "...이젠...안 아파해도 돼...." "......." 인형의 턱을 끌어당겼다... 보라색 눈동자가 날 향한다... 눈이 살포시 감기더니... 장미빛 입술이 반쯤 열린다... 내 맘을 너무 잘아는게 아닐까...???;; 막 인형의 입술을에 닿으려고 하는 찰나... "도련님!!" 문이 벌컥열리면서 집사 할아범이 들어온다.. 우쒸...하필이면...?? "왜..왜그래요...?" 난 황급히 그를 놓았다... "회장님께 전화가...근데..방금 뭐하고 계셨습니까..?" "아아...아무것도 아니에요.." 에효...정말... 늙은 사람이 눈치도 빠르지.... "전화나 연결해 줘요..." 뭐...그다지 받고싶지 않은 전화지만... 어떻게든 이 상황을 모면해야했기 때문에... "...네...아버지...네...네..." 빨리 끊고 싶은데... 이작자는 무슨 할말이 그렇게 많은지... "네...알겠어요..." 툭...전화가 끊어진다... "...아버지야..지금 해외로 나가계시거든..." 그가 묻지도 않은 말을 괜시리 대답했다... 씁쓸하다.... 가슴이 휑하니 뚫린것 같아 다시 인형을 안았다... 다시 그의 마른 몸이 내게로 안겨온다... "...넌...나... 안떠날꺼지....?" ".........." 대답이 없는 그... "...뭐...됐어...가게 내버려두지도 않을꺼지만..." "........." 그를 더 세게 끌어안았다... 그가 얕은 한숨을 쉰다.... "...그만 잘래...? 아까 자는거 깨웠잖아.." 인형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말문이 막혔다... 어색한 건 싫은데... ".....나....혼자있고 싶어요......" 인형이 작은 목소리로 말한다... "..응...내 방 옆방이니까..." 인형이 내 가슴을 살짝 밀쳐낸다.... "...죄송합니다...좀 복잡해져서요...." "...알았어..." 그래...뭐...그럴수도 있겠지... "...키스..해도...돼...?" 인형이 잠시 멈칫하더니 이내 고개를 끄덕인다... 조심스럽게 다가가서... 살짝 입술을 맞대었다... "...이따..다시 올께..." 입술을 떼며 속삭이곤 문쪽으로 갔다... 조금...더 같이 있고 싶은데... 역시..인형은 날 봐주지 않는다... 각오는 했지만... ..기분은 그다지 좋지 않다... 문에 기대서서 인형을 잠시 바라보았다... 인형이 더듬 더듬 방안을 살핀다... 뭐랄까... 그런 모습이... 가슴 아프다 해야할까... 아님...귀엽다 해야할까... 인형의 집에 인형이 살아 움직이는 것 같았다... 그것도 아주 헐렁한 옷을 입은... 야윈 인형이... 조용히 문을 닫고는 내 방으로 돌아왔다... 왠지..눈물이 날것 같다.... 그곳에서 벗어나도... 넌 왜 계속 아파보이는 걸까... 언제쯤...나를 봐줄까.... 쿠당... 무슨...소리지...? 수빈이방에서 난 소리 같은데...? 옆방으로 뛰어갔다,,, 설마...무슨 일 있는건 아니겠지...? "수빈아!!무슨일이야?!" 내가 생각해도 정말... 너무 멋있게 문을 열고 들어갔건만... 어이없게도 인형은 땅바닥에 주저앉아 멍하니 내 쪽을 보고있었다... "...뭐야...넘어진거야...?" 인형이 고개를 끄덕거리며 얼굴을 붉혔다... 그 모습이 너무 귀여워 난 그만 킥하고 웃어버렸다... 인형의 두 볼이 점점 빨갛게 물들어간다... 아웅~~귀여워... 인형의 두 볼을 쭈욱 잡아당기며 농담반 진담 반으로 말했다... "킥킥..날 부르지 그랬어...?" "아..아파요..." 인형이 울것 같은 표정을 짓는다... "미안..." 얼른 볼을 놓아주었다... 가득이나 빨갛던 볼이 더 상기되어 내맘을 흔들어 놓는다.. 도대체..너를 내가 어떡하면 좋겠니... "근데...뭐하려구?" "..샤워 좀...." "혼자...?내가 도와줄까?" 인형이 이젠 귀까지 빨개진 얼굴로 날 쳐다본다.. "돼...됐어요.." "여긴 할아버지랑 나 빼고 다 여자라...아무도 너 못도와줘.. 일하는 아줌마랑 내 시중 들어주는 애 하나정도... 여자한테 부탁할래?" "아..아니요...혼자 할게요..." "그럼 욕실까지 데려다만 줄게.." "...네..." 인형의 가는 팔목을 잡아끌었다... "근데...욕실이..내방에 딸려있거든...? 거기..쓸래?" 인형이 또 고갤 끄덕인다.. "하하...근데..문제는 나두 방금 샤워를 하려던 참이거든..? 어떡하지..?할 수 없네..같이 해야지." "서..성준씨!!" .............!!!!!! "...바...방금 뭐 라고..." 인형이 놀란 듯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날 바라본다... "지금...내 이름 불렀지...? 그치.....?" "...죄..죄송합니다..." 인형이...수빈이가... 처음으로 내이름을 불러주었다..... "하하...와하하~~" 난 인형을 으스러지게 끌어안았다... 이제..난 더이상..네게 손님이 아니야... 난..너한테..이젠 성준이로 다가갈 수 있어... 널 사랑하는...유성준으로... "고마워..고마워..수빈아..." "........" "한번만...더 불러줄래...?" "...서...성준씨...." 뭐...씨가 들어간 게 흠이지만...??++ 난 수빈일 욕실로 데려다 줘야 한다는 사실마저 까맣게 잊고.. 한참을 그렇게 안고있었다... 쏴아아--- 욕실에서 나는 샤워기소리를 감상(?)하며... 난 인형이 나오길 기다리고 있다... 어쩌면...물소리마저도.. 이렇게 유혹적으로 느겨지는지... 글쎄... 신혼여행때 신부를 기다리는 마음이랄까...? 오늘... 인형이 처음으로 내 이름을 불러주었다... 꿈만 같아서... 너무나 꿈만 같아서.... ...조금은...기대해도...될까...? 샤워기의 물줄기 소리가...그쳤다... 나는 마른침을 꿀꺽 삼켰다... 이제부터 너무나 아름다운 인형을 감상해야했기에... 인형이... 너무나 눈부시게..아름다운 인형이...천천히 보인다... ...촉촉히 젖은 그... 옅은 그의 머리카락이... 보라빛...자색 눈동자가... 투명하게 흰 속살이... 그리고...한층 더 붉어보이는...장미빛 입술이... 모두 촉촉히 젖어... 유혹한다... 헐렁한 셔츠 하나만 걸친..그의 모습... 어느 무엇보다도... 날...유혹하기엔 충분했다... 나...정말..널...사랑해도...되는걸까...? 이렇게...이렇게..아름다운 너를.... 정말...사랑해도...되는걸까...? 난 성스러운 의식을 행하듯이..조용히 그의 볼을 쓰다듬었다... 물기어린 볼이 발갛게 물든다... "...키스..해도...돼...?" "....네...." 나...키스라도 하지 않으면... 믿기 어려울 것 같아... 네가...진짜..인형이 아닐까하는... 물기 있는 그의 장미빛 입술이 너무나 부드러워서... 난..한참을 움직일 수가 없었다... 입술을 떼자 그의 자색 눈동자가 날 향한다... "...그만 좀 유혹해라...." "...네...?" "에효...늘..느끼는 거지만..." "....?" "넌...너무 위험해..사람을 미치게 한다구..." "...그런...가요...?" ".....응...충분히..." 난 인형을 한번 더 꽉 안아준 뒤 손을 풀었다... "벌써..시간이 이렇게 됐나..? 졸리지 않아?" "...아뇨...그다지..." "그럼..더있다가 가..." "...네..." "훗...어떻게 되두 난 모른다?" "......." 인형은 설마~하는 표정으루 날 본다... 허거덕...나 너무 믿지마...?? 나 나쁜 넘 되기 싫단 말야... 어라...? 인형이 살포시 안겨온다... 그가...조용히 내게 말했다.... "...고마워요....." 라고.... 내 생애 최고의 날이었다.... "...졸려?" 그가 묻는다... "네..조금..." 어쩌다 병원 까지 오기는 했지만... 밤엔 일하고 낮엔 자던 습관때문인지... 병원의 약 냄새가 더 그랬다... 의사와 얘길하던 그가 벌컥 화를 낸다... "아니!!그렇게 간단한 걸 왜 안한거야?" "...네?" "간단한 수술만 하면 고칠 수 있대..에휴...내가 못살아.." "...그래요...?" "...며칠 뒤에 수술하기로 했어..." "...별로...보고싶진..않은데..." 난 작게 중얼거렸다.... 확실히...난 세상을 보기가 겁난다... 남창이라는 그...편견의 눈으로 볼... 세상의 눈이...너무나 겁난다... 보고 싶지도...않았고.... 꼭 보아야겠다고 생각한 것 역시 없으니까.... "...어디라도..갈까...?" "...네?" "이대로 집에 가긴 싫어서...너랑 처음 외출한건데..." "......" "역시...졸려서 안되겠지...? 그냥 담에 가자..." "괜찮아요...전..." "무리하지마...몸도 안 좋으면서..." ".......가고..싶어요..." "..에효...알았어." 어쩌다 보니...내가 조른 꼴이 되어버렸군..??;; "어디 가고싶은데 있어?" "...그냥...아무데나..." "그럼...우리 쇼핑이나 할까? 네 옷도 사야되니까..." "됐어요..." "아..제발 거절 좀 하지마..나 능력은 되니까..." "......" 자꾸 거절하는게 그의 자존심을 건드렸나보다... 그럴려던게...아닌데.... "...화 안났어...미안..." 그가 따뜻한 목소리로 말해준다... 다행이다... "...괜찮아요..." "그럼..우선 밥먹으러 가자~응?" "....네...." 이번에도 거절하면 그가 화 낼것 같아서 내키지 않지만 허락했다... "가자..." 그의 손이 내 손을 잡는다... 따뜻하다... 병원을 나와... 그와 난 오랫동안 걸었다... 얼마만에 걸어보는 길일까... 그리고...정말 오랜만에 느끼는...햇빛... "수빈아..." "...네?" "눈이 보이게 되면...뭐가 제일 보고싶어...?" "...글쎄요..." "그럼..나중에 꼭 말해줘..." "...네..." 글쎄요... 뭐가 제일 보고 싶을까요...? 난...이 밝은 곳을...볼 자격이 있을지... 눈부신 당신을..볼 자격이 있을런지... "수빈아..고개숙여..." "...네?" "사람들이..자꾸 너만 쳐다본다 말야..." "......" "다른 사람이 보기에도 니가 이쁜가봐~ 담번 부터는 변장을 시키던가 해야지... 나 말고 다른사람은 못보게...그치?" "....네..." 약간 심통 부리는 듯한 그의 말투가 왠지 얄밉지 않다... "다리 아프지 않아?" "네..." 이런 걸...꿈이나 꿀 수 있었을까... 다른 사람과 길을 걷고.... 따뜻한 햇빛을 받으면서... 날 걱정해주는...사람과..함께... 아니...날...사랑한다고 해준..사람과.... "수빈아~아이스크림 먹을래?" "또 먹어요?!" 아아...또 뭘 먹이려고,... 스테이크를 토할 정도로 먹여 놓고... 거기에 여기 떡볶이가 맛있다느니 어쩌니 하며 또 먹이고... 거기에..아이스크림 까지... 평소 죽지 않을만큼 먹고 살던 나에겐..고문이었다... "또라니...넌 살 좀 쪄야돼" "토할 것 같단 말예요.." "괜찮아~~^^" 앙...정말.... 결국 난 먹기에도 부담스럽게 큰 아이스크림을 받고야 말았다...??(난..먹고파...??) "어서 먹어~" "....네..." 하지만... 그가 사준 아이스크림은.... 그의..키스만큼이나.. 너무나..달콤했다... "...맛있어..." "것봐~그거 꼭 다 먹어?" "........" 솔직히...자신없다..??;; 어느정돈지..가늠이 되질 않았으니... "아이스크림 묻었다.." "..네?" "가만히 있어봐" 그가 내 입가를 쓰윽 핥는다... "헤헤..맛있다..." "더..더럽지 않아요...?" "네 입술에 있던건데 ,뭐.." "그래두..." "에이..왜그래? 키스까지 하면서..." 순간 얼굴이 화끈 달아올랐다... 누가 들으면 어떡하려구... "옷 사러 갈까..?" "....돈..너무 많이 쓴 거 아니예요..?" "아니..?걱정하지마...너한테 쓸 돈은 얼마든지 있으니까..." ...... 그렇군요... 매일...절 사셨던 분이니까.... 제가 깜빡했군요... 전...평범하지 않다는 사실을.... 당신이랑 있는게...너무나 편안해서... "어...?왜그래..?" "아뇨...아무것도..." "...내가..뭐..잘못했어...?" "아..아니요..." "근데...왜그래...금방이라도 울것 같이..." "...나...역시...평범해질수...없겠죠...?" "무슨..소리야...?" "아니...아니예요...." 당신을...동경해요... 사랑은...아니지만... 난..당신을...너무나 동경해요.... "왜그러는거야..그런 말..하지마.." 그가 늘 그랬듯이 날 끌어안는다... 난...다시..인형으로 돌아간다... 표정 없는 인형으로... "어?수빈아!!불꽃놀이다!!" "...." "아...참..." 다시 길을 걸으며...약간 어둑해졌나 싶더니... 하늘에선 불꽃놀이가 한참인 모양이다... 하지만... 나에게는 요란한 소리뿐... 주위가 밝아졌다 어두워졌다라는 것 정도만 느낄뿐... "정말 예쁜데...수빈이 너한테 못보여줘서 아깝다.." "....괜찮아요" "와아~" 이사람... 천진하다고 할까... ..순수하다고 할까... 나도 모르게 씁쓸하게 웃었다... "..담에..수술하구선..너두 같이 봤음 좋겠어..." "...네..." ....... 있잖아요.... 나...만일..눈이 보이게 된다면... 그렇게 된다면... 제일 먼저 보고싶은 게 있어요.... ....... 당신.... 왠지..눈이 부실것 같은... 당신이...제일 먼저.. 보고싶어요.... 두근...두근..... 난 침을 꿀꺽 삼켜야만 했다... 인형이 막 붕대를 풀고있는 순간이다... 날..보면 어떤 표정을 지을까... 헉...설마 실망하진 않겠지...??;; 나 버리구 가면 어떡하지...??? 아니... 그것보다.... ...어떤...표정으로...세상을 볼까... 혹시..이게 너한텐.. 상처가 되진 않을까... 그의 눈을 감싸고 있던 붕대가 다 풀러지고... 살며시 감고있던 눈이... 자색 수정이.. 스르르 나타난다... "내가...보여....?" "....." 인형이 한참을 내 얼굴을 바라본다.... 도발적인...보라빛 눈동자로.... 비로소...그의 눈에...내가 보인다... "..왜...?혹시 안보이는 거야...?" "...아뇨..." 윽...제발 그렇게 뚫어져라 쳐다보지마... 누구 심장마비로 죽이구 싶니...? "그..근데...왜 그렇게 쳐다봐..?" "...아니...생각보다..." "새..생각보다...? "...예쁘네요...?" 쿵.... 충격... 누가 누구더러 예쁘다는 거야..? "아무튼...다행이다..." 인형의 볼을 쓰다듬었다... 볼이...발그레 물든다... "집에..갈까...?" "...네..." 그를...처음으로 보았다... 눈을 살짝 가린...옅은 갈색 머리카락과... 부드러운 눈매... 내가...상상했던..그의 모습... 그대로.... 그의 눈에 비치는..나의 모습도... 퇴원하고 오는길에... 오랜만에 길거리의 풍경도 보았다... "이길...며칠전에 둘이서 걸었던 길이야... 모르겠지..?" "네..." 신기하다... 방금 전까지의 어둠... 어둠은 전혀...보이질 않는다... 눈부신...햇빛과... 눈부신...그... 난...처음으로...빛을 보았다.... "전부터 느낀건데..." ".....?" "혹시...혼혈..아야?" "...네....." "역시 그랬구나....눈이 보라색이라..." "...아버지가...외국인이셨다고 들었어요..." "그래..?어느 쪽이시래...?" "...저도 아직..한번도 뵌적이 없어서...." ".....?" "...어머님께..백인계 사람이라고만...들었어요..." "아...그렇구나..." 괜히 아픈 델 찔렀나...? 인형이..시무룩해진다... 미안한 마음에 말을 돌렸다... "근데...수빈아...나이가 몇이야..?" 인형이 한참을 곰곰히 생각하더니 겨우 말을 했다.. "아마...스물..하나인것 같네요..." "스물하나?!" 헉...나..나보다..나이가 한살이 많잖아...?.?;; 나보다 어린줄 알았는데...? 이럴수가....??;; 많아야 동갑일거라고 생각했눈데...?? "...어..어떡하지...? 난..그것도 모르고..." "...왜...그러세요...?" "나...스물이거든....." "아...네..." "형이라고...불러야하나?" "...됐어요..신경쓰지 마세요..." 젠장...괜히 물어봤다...?? 왠지 내가 너무 어린 것 같잖아...?? "그럼...말놔...내가 나이도 어린데..." "...괜찮습니다..." "...말 안 놓으면..형이라구 부른다...?" "......." "진짜야.." "...노력은..해 볼께요..." "...수빈아.." "..네?" "네가 아니구..." "...으...응...?" 인형이 귀엽게 얼굴을 붉힌다... 아...정말... 이 애는 사람을..미치게 한다.... "...사랑해...." "........." "...키스..해도...돼?" "하..하지만...이런 길에서..." "괜찮아..." 인형을 벽쪽으로 밀어붙였다... "..서..성준..." "응..?왜..?" "아...저..." 인형의 입술을 막아버렸다... 머뭇거리던 그가..조금씩 입을 연다... 혀 끝에 닿는 짜릿함... 입술을 살짝 깨물며 아쉬운 키스를 끝냈다... "쿡...잘만 하네.." "....빠..빨리가요..." "어..?가요..?" "..빠..빨리가...자..." 주위의 시선은 무시한 채 난 인형의 허리를 잡아끌었다... "서..성준.." "요즘..부쩍 내 이름 많이 불러주네?" "....." "계속 불러줘..듣기 좋아..." "...약았어..말 돌리고..." "하하..." 그렇게...우리는 한없이 걸었다... 달빛이..너무 밝은 탓일까... 잠이 오지 않는다.... 그는...지금 무엇을 하고 있을까.... 그 예쁜 눈으로...무엇을 보고 있을까... 이리 저리 뒤척여도...잠이 오질 않는다... 그..때문이..아니야... 달빛이...너무 밝은 거라구.... 절대..그 때문이..아니야.... 지금...내 가슴이...이렇게 떨리는 것도... 그 때문이 아니야.... 씨... 정말 아닌데.... 왜 이렇게.. 보고 싶은거야.... 결국 난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그에게로 간다... 자고...있을까...? 문을 조심스럽게 열었다... 내..눈 앞에 펼쳐진건.... 신비.... 무어라 형언하지 못 할... 신비감.... 창가에 서 있는...그의 모습과... 유난히..밝은..월광.... 아름다운 그모습은... 너무 아름답다 못해.. 경이롭기 까지 했다... 아무 말도...할 수 없다.... "..성준..." 그가...말을 걸었다... "아...뭐..뭐하고 있었어?" "그냥...잠이 안와서요..." "하하...우연이네? 나도 잠이 안와서..." "....그래요...?" 침묵... ...무슨 생각하고 있니...? 이런 말 하면...비웃겠지만.... 나...지금...널..안고 싶어... 안고 싶어...미치겠어.... "...술..마실 줄 알아...?" 결국...내가 꺼낸 말이었다... "...조금은...." "..한 잔 할래?" "...응..." 난 와인 한병을 꺼내왔다.. 붉은 색 와인.... 널..닮은.. 유혹의 빛깔... "하하...술 마시는 것도..오랜만이네?" "......." "널..만난 이후로...처음이야..." "..그래요....?" "...처음엔...아버지께 반항하고 싶어서... 친구 손에 이끌려..네가 있는 곳으로 갔어... 어떻게든..망가지고 싶었거든...우습지...?" "아니에요..." "...널 첨에 보고선 놀랐어... 진짜..인형이 내 앞에 있는 것 같았거든... ...그..인형이..내 첫키스를..가져갔더라구..." "...진짜...처음 이었어요...?" "나..이래뵈도..이 집에선 착한 아들이었거든... 아버지 눈에 들려고 공부만 했더랬어... 그래서...일류대에 들어가고... 그래도...아버지란 사람...나한텐 관심 없더라구.... 알아서 하는 착한 아들로밖에 안 보였나봐..." "........." "...하지만...널 만나서..다행이라고 생각해..." "........" "그리고...널..사랑해서...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해..." 인형은 여전히 말이 없다... 홀짝이며..붉은 색의 와인으로.. 자신의 입술을 물들이고 있을 뿐... "사랑해...진심이야...." ".....네...." 알 수 없는 대답... "....고마워요...." "응...?" 뭐가 고맙다는 것일까... "...처음으로...살고싶다고...생각했거든요..." "무슨...소리야...?" "아니...그냥..." "어~?대답안하면..덮친다?" "맘대로.." "너..지금..설마라고 생각하고 있는거지? 나 지금 상당히 인내하고 있는거라구" "그럼...덮쳐봐요..." 헉...그..그렇게 위험한 발언을... 자..장난이 아닌데..? 인형은 여전히 표정 변화가 없다... 진심인지..아님 날 놀리는 건지... 도대체 그의 마음은..알 수가 없다... 와인을 한모금 마시더니.. 그가 갑자기 내게로 온다... 가느다란 팔이 내 목을 두르고... 장미 빛 입술이 살며시 겹쳐왔다... 향기로운 입술과...와인... 와인이 그에게서 내 입으로 흘러들어온다... ...유혹... 너무 강렬한...유혹... 꿀꺽... 난 그의 유혹을 삼켜버렸다... 위험해..너무 위험하다구..넌... 숨이 막힐 정도로 긴 입맞춤... 그가 살며시 입술을 뗀다... "....왜 날...가지지..않아요...?" "...글쎄..." "아직도..모르겠어요... 당신 마음을...." "...소중하니까..." "......" "소중하니까..더 손을 못대겠는거야.... 니가 원하지 않으니까...." "...내가...원한다면...?" "....지금...유혹하는 거야..?" "뭐..그럴수도..." 다시 한번 입술이 겹쳐진다... ...나도 모를 욕구가 궨구친다... 정말...널...안아도 될까...? "...미안...나..취했나봐요..." 인형이 조용히 말한다... "...역시..아직 안되겠지...?" "......" "...됐어...미안해 하지마...잘 자.." 난 결국 그냥...일어서고 말았다... 인형이 내 옷깃을 붙잡는다... "..하지만...당신을..싫어하진 않아요..." "그걸로 됐어..." 인형에게 웃어주었다... 인형이 스르르 손을 놓는다... "아참!!존댓말!!지금 부터 존댓말 쓰면.. 키스 한번씩 하기!!" "쿡...그런게 어딨어요..?" "어?존댓말 또 했지?" "아..." "치...오늘만 봐준다.오늘은 두번이나 니가 먼저 했으니까..." ".../////" "그럼 잘자~" "잘자요..." 또 존댓말을 했지만... 봐주기로 했다.... 취기로 얼굴이 불거진..그를 보자니.. 뒷감당을 할 수 없을 것 같아서...??;; 싫어하진 않아요라... 그럼...사랑하지도...않는다는 거니...? 아님.... 내게..기대해도 좋다는 거니... 인형은 내게 포기할 권리를 주지 않는 것 같다.... 그가 갔다.... 나...무슨 짓을 한 걸까.... 내 스스로...그를 유혹하다니... "...바보..." 누구한테 하는 말인지 나 자신도 모를 말을 내 뱉으며... 문득 거울에 비친 나를 보았다... ..... 어쩜...이렇게 색스럽게 생겼을까... 그의 말이 생각났다... 난...너무 위험하다구... ...이런 얼굴...갖고 싶어서 갖고 태어난게 아닌데.... ...정말...인형이라고 밖에.... 거울 속의 인형이...울고있다.... ..뭐때문에...? 이런 얼굴을 갖고 태어난...너 자신에 대한..회의...? 인형같은...이런 얼굴땜에...밑바닥 인생을 살아야 했던... 그런....비참함....? 하지만...넌...지금...남창이 아니잖아...? 널...사랑해주는 사람이...있잖아... 그 사람이...널 구해주었잖아... 근데...왜 울어...? 그냥...그에게...기대.... 그럼..넌...편안해 질수 있어.... .... 하지만...난...독이야... 나같은 걸...곁에 두고..그 사람이...성준이가... 행복할리가 없잖아.. 이..보라빛 눈동자로.... 그를...바라 볼수는 없잖아.... 대체...난..무엇을 바라고..다시 눈을 뜬 걸까... ...이...빌어먹을 운명이...날 내버려 두지 않는데... 거울 속의 인형이...희뿌옇게 흐려진다.... 바보같이.... ...그가 안아주었으면 하는 생각을.... 한다....안기고 싶다고.... 따뜻한 가슴에 안겨...쉬고 싶다고.... 나...정말...당신을...사랑해도...되는 걸까요....? 그와 마주하고 식탁에 앉았다... 어제 와인이..조금 독했나...? 머리가 조금 아프다.... "잘 잤어...?" "네..아니 응..." 그가 싱긋 웃는다... 언제나..느끼지만...당신은...너무 빛나요... 내가 가까이 갈 수 없을 정도로.. "아줌마!수빈이 밥 마니 퍼줘요~" 그가 주방 쪽에 큰 소리로 말한다... "네~알겠어요~" 늘..인정 넘치는 목소리가 대답한다... ...좋은 사람들이다... 그래..그와 함께 있는 사람들이니까... 이렇게 아침을 맞을 수 있는 것도... 나에겐..생소하지만..기분 좋은 일이었다... "자~수빈양~마니 먹어요" 아줌마는 아직도 내가 여잔줄 아나보다... 수빈양이라고 하는 걸 보니...^^;; "에이~아줌마..수빈이 남자라니까요?" "전 수빈양을 도련님 색시루 들일까 생각중인데요^^" "어? 그럼 계속 수빈양이라 그래요!" 농담하는 그를 보면서 난 가볍게 웃었다... "어?웃었다!!웃었다!!그쳐?아줌마두 봤져?" "도련님...어느새 팔불출이..." "하하..." 기분 좋은 아침.... 비로소...행복하다고...느낀다... "도련님.." 집사 할아버지가 그를 부른다.. "응?왜요?" "내일..회장님께서 돌아오신다고..." "....그래요...?" 갑자기 그의 표정이 어두워진다... "알았어요..." 그가 날 바라본다... ...쓸쓸해 보이는 표정.... 차라리..못보는게 더 좋았을 걸... 그가...씁쓸하게 웃는다... "우리 아버지...오신대.." "....." "쿡..그래!!이참에 너 인사시키고 결혼시켜 달라구 할까?" "...내가..남자라는 거 잊어버린거예요???;;" "어?또 존댓말! 벌칙이야!?" "핫..." "자~키스한번..." "어..어제 두번했잖아!!" "어젠 어제구...자~" 장난끼 가득한 얼굴로 그가 내 얼굴을 잡아당긴다... 지..진짜 하려구...? "지..진짜 할꺼...야?" "당연하쥐!!" 아앗...사람들 있는데... "도련님!밥상 앞에 놓구 뭐하시는 거예요!!??++" "앗..아줌마~" 다행히 아줌마의 도움으로...살았다...?.?;; "힝..모닝키스 할라 구랬눈데..." 꽁알대는 그가...왠지 귀엽다고 생각했다... "바..밥이나 먹어..." 헉..또 존댓말 나올뻔 했다... "...다행이야..." "..응?" "...니가..있어서,....다행이야..." "......" 그런말...왜..해요... 나야말로...당신이 있어서... ...다행이예요... "수빈이는...?" 인형이 보이지 않는다... 어딜...간거지...? 불안하다... 널..잠시라도 못보면..불안해.... "수빈이 도련님이요? 정원에 계시던데..." 시중들어주는 아이가 말해준다... "그래?고마워~" 정원으로 나왔다.... 인형이...보인다... 의자에 앉아서..하늘을 보고 있는 인형이.... ...예쁘다.... 살랑거리는 바람에 휘날리는 머리카락이나... 뽀얀..살결이나... 그리고..하늘거리는..그의 셔츠자락이... "...뭐해?" "하앗..깜짝이야.." "하하...왜그리 놀래?" "으..놀래키지 말아요~" 말하고서도 느꼈는지 인형이 황급히 입을 틀어막는다... 난 씨익 웃었다... 뭐...인형에게는 사악해 보일수도 있겠지만...??;; "놀.래.키.지.말.아.요?" "아앗~실수...한번만 봐줘요..핫..." "헤헤...두번이다?" "우웅..." 에...?인형이..앙탈을 부린다... 아웅~귀여워~~ 안하기만 해봐라..억지로라도 해버릴테니까... "너무해...자기 맘대로 정해놓구..." "자~두번해" "..지..진짜해?" "그러엄~~" "...아..알았어.." 인형의 보라빛 눈이 점점 다가온다... 나도 모르게 눈을 스르르 감았다... 부드러운 입술이...내 입술에 닿는다.... ...바람결에..실려오는 향기... 그의 머리카락에서..나와 같은 향기가 난다.... 나와 같은...비누 향기와... 나와 같은...향수 향기... 그리고..향긋한 샴프까지... 정말..그는..내품에..있다... "...나머지 한번은..나중에..." "...에?벌서 끝난거야?" 아쉽다... 난 다시 그의 턱을 끌어당겼다... "지금 받을래...." 다시 입술이 포개진다... 그의 혀와..내 혀가 뒤엉킨다... 묘한...쾌감... 그의 얼굴을 당겨서...더욱 깊이... 그를 놓아주고 싶지..않다... "..으음..." 그가 얄팍한 신음 소리를 낸다.... 그..소리마저도...날 유혹하는 것만 같아,... 난 더욱 깊이 그에게 빠져버렸다... 입술이 떼어지고... 내 입술은 그의 입술에서... 턱선을 따라... 하얀 그의 목으로... "...괜..찮아...?" "...뭐가...?" "...아까..아읏..아파.." "아까...뭐...?" "...아니...좀..표정이 안 좋아서...앗..그만해요..." ".......그랬어..?" 난 계속 그의 목을 애무해댔다... 너의..향기가... 너의 이 피부가... 미치도록...좋아... ....정말...좋아.... "...아응..그만..나..화낸다..." "...알았어..." 대답은 하고선 내 혀는 계속 그의 목을 쓰다듬고 있었다... 그가 날 저지한다... "그만하라 그랬잖아요..." 그의 목에..발그스름한 마크가 남겨졌다... "목에 나면..가리기도 힘들단 말야..." "...미안해..." "....아이스크림...먹구 싶어...저번에...그거.." "...나갈까...?" "응..." 오늘..그가 좀 이상하다.... 내가 허락하지 않으면...아무짓도 하지 않았는데.... 오늘은..유난히 스킨쉽이 많다... "...자..." "응...고마워요..." "......." 얼떨결에 나온 내 존댓말에도... 그는 아무말이 없었다... 아이스크림을 내 손에 쥐어주고는 그는 멍하니 하늘만 보고 있었다... "...안..먹어...?" "응? 아...별로 생각없어..." "...성준이..오늘..이상해..." "...왜..?" "그냥...평소에 성준이 같지가 않아..." 내가 아는 당신은... 늘..따뜻하고...빛나고... 또...아름다운 사람.... 내..유일한 안식처.... "......" 어쩐지..오늘은 내가 말이 많은 것 같다.... 난 조용히 아이스크림만 핥고 있었다.... 어쩐지...저번만큼..맛이없다... "...수빈아..." "...응...?" "...아니다..." ...문득...안아주고 싶다고 생각했다.... 어쩐지...그가 너무..작아보여서.... 언제나..날 안아주던...그..어깨가...너무 작아보여서... "...안아..줄까요...?" "...뭐...?!" "...아..안아줄수.. 있어..." 그가 나를 바라본다.... "안아...줄까..?" 다시 한번 물었다... 그가 가만히 고개를 끄덕인다... 그의 목을 힘껏 끌어안았다... 그의 고개가..가슴에 기대온다... ..힘든..가요...? 많이....? 인형에게..안길만큼.... 하지만...나..당신을...내버려둘수가..없어요... 왠지...또다른 날..보는 것 같아서.... 처음으로...당신이...빛나지...않는다고..느껴요... 더 이상....혼자 있는 건...싫어.... 날...내버려두지마.... 날 사랑하지 않아도 좋으니까.... 그냥...내 곁에 있어주기만 해.... 더이상..욕심 안부릴테니까.... 그냥...옆에 있어주기만 해도 좋으니까... ...나..떠나지마..... 눈이..떠지질 않는다.... 아니..눈은 떴는데.... 눈물 때문에..앞이 보이질 않는다.... 꿈..이었을까...? ..니가..내 곁에서...사라지는 꿈... 달빛이 어슴프레 새어 들어온다.... 이런 광경.... 지겨울 정도로 많이 봤다.... ...항상...불안감만 가져오는... ...정말..꿈이었을까... 난 침대에서 내려와 그의 방으로 달렸다... 왠지..왠지 모를.. 불안감에.... 아니...오히려...그를 만난 것이..꿈이 아니었을까... 문을 열면..아무도 없는... 그런 것이..현실이 아닐까... ...어쩌면..널 다신 못보는 게 아닌지... 떨리는 손으로 문고리를 잡았다... 제발.... ...내 바램을 알았을까.... 그는 아무일도 없다는 듯... 예쁘게 잠들어 있었다.... ...다행이다.... 감사합니다.... 그를 내게...남겨주셔셔...정말... 감사합니다.... 그의 침대 앞에 털썩 주저 앉았다.... "...다행이야..." 내 목소리가 컸는지... 인형의 눈이 스르르 떠진다... ...마법... 마법 같이...그가 눈을 뜬다.... 자색 수정이...내가 너무나 사랑하는 자색 수정이... 나를 향한다.... ..인형이 살며시 몸을 일으킨다... "...왜...울어요...?" 약간은 잠이 덜깬 듯한 목소리가 내 귓가를 간지럽힌다... "...수빈아...나..떠나면...안돼...? 나..버리면 안돼..." "...무슨..." "...꿈을 꿨어..." "꿈..?" "...니가..나를..떠나는 꿈..." "......" "계속...내 옆에 있어줄꺼지...? 나...혼자..내버려두지..않을꺼지...?" "..........." "더이상...혼자 되는 건...싫어... 제발..날..사랑하지 않아도..좋으니까.. 혼자..내버려두지만 마...나...안 떠날꺼지...?" 인형이...가만히 내 어깨를 안는다... 따뜻하다... "..응...안 떠날께요...계속 곁에 있을께요.." "...정말...이지...?" "...네..약속할께요..." "......." 많이...외로웠나요...? 나...어쩌면..약속 못 지킬지도 몰라요... 하지만... 이런 당신 모습...봐버려서... 도저히...그런 말... 할수가 없었어요... 그리고...당신이 날 버리지 않는한... 난..당신을 떠날 수가 없다는 걸......알고 있나요...? 당신은...저의 주인이시니까요.... 제..생명의..주인이니까요... "어? 수빈아 일어났어?" "...에...괜찮은거에요?" 의외로 활기찬 그가 왠지 좀 이상하다... "존댓말 또 썼지?너.. 어제두 계속 존댓말했는데 내가 봐줬다?" 뭐...괜찮은 거겠지... "흥..맘대로 해요" "앙~수빈아~" 그가 날 확 끌어 안는다... "키스해줘~응?" 정말..이사람이.. 어제 하루종일 기운 없던 사람 맞아???;; 나름대로 귀여운 척하며 졸라대는 그를 매정하게 뿌리치려구 했눈데... 씨...봐줬다... 그의 입술에 가볍게 입을 맞췄다... 오히려 졸라대던 그가 더 놀란다... 뭐...뭐야..해달라구 할땐 언제구... "..진짜 해주네?기대두 안했는데..." 괘..괜히 했다...안해도 된는거였는데...?.?;; "...어젠 미안했어...괜히 밤에 잠 깨워서..." "아니...뭐..." 그가 내 허리를 더 잡아당긴다... 결국 꼼짝없이 안겨버렸다... 그래도..다행이다... 다시 그로 돌아와서.... 다시 날..안아줄 수 있는 그로 돌아와서... 왠지..안심이 된다... 그가 손을 풀었다... "아버지 오시면...뭐라고 인사해야하지?" "...다녀오셨어요라고 하면..될것 같네요.." "그래...다녀오셨어요라..." 무언가 골똘히 생각하더니 갑자기 내 턱을 당긴다.. "왜..왜그..읍" 그가 내 입술을 막아버렸다... 아...맞다...될.것.같.네.요. 도대체..이사람은 왜이렇게 잘 듣는 걸까...?? 내 입안을 휘젓고 다니던 그가 입술을 뗀다... "왜그런지는 잘 알지?" 그가 씨익 웃더니 먼저 나간다... 아..정말...못됐어!! "..다..다녀오셨어요..?" "그래..오랜만이구나.." 아버진..변하지 않으셨다... 여전히..차갑다... "...오래..계실건가요..?" "이번엔 좀 오래 있을 예정이다.." "네..." 아버지가 힐끔 인형을 쳐다본다... "...누구냐?" "아..제..." 잠시 망설였다... 뭐라고..소개를 해야할까... "치..친구예요..수빈이라고.." 결국 얼머버렸다... 친구...?글쎄...키스까지 하는 사이가 친구가 되던가? 하지만..달리..뭐라고 소개할 말이 없다... 인형이 무표정하게 꾸벅 인사를 한다... "...혼혈아인가...?" "...네..." "...왠지..낯이 익은데..." "...그럴...리가요..." 인형과 대화 몇마디 주고 받더니... 결국 방으로 들어가신다... "...아...역시...아버진..넘 어려워.." "......" "...무슨 생각해?" "...네? 아..아니...그냥..." "아버지랑...아는 사이야?" 인형이 가만히 고개를 가로젓는다... 하긴...아는 사이일 수가 없지... 인형은..보이지가 않았으니까... "잠깐 들어와봐라." 아버지의 목소리... 내가..가장 두려워 하고...그리워했던... "네..." 작게 대답하고는 인형을 한번 바라보았다... 자색 눈동자가 조금 흔들린다... "...방에 가서 기다릴래? 금방 갈께..." 인형이 다시 고개를 끄덕인다... 인형을 한 번 꽉 안았다... 좁은 어깨가 다시 내 팔에 안겨온다... 왠지...다시 그곳에서 만나는 것 같다... 말이 없는 인형과.... 그를 안는...나... "...한번...웃어줄래?" "......?" "표정이 이게 뭐야?삐진 사람처럼..." 인형이 희미하게 웃는다... "갔다올께.." "응..." 인형을 뒤로 하고... 아버지란 사람에게로 갔다... 정말..싫다.... 나에게..무슨 할말이 남아있을까... "대학..휴학했다고 하더구나.." 그가 먼저 꺼낸 말이었다... "...네..." "그럼 내일부터라도 회사 나와서 일 배워라.. 이제 너도 일 하나씩은 해내가야지.." "...네..." 나는 네라는 대답밖에는 하지 못한다... 아니요라는 말을 했다간..미움 받을테니까... 항상 그래왔듯이... 그에게 복종해야한다... 반항이라...결국 난..그에게서 벗어나진..못한다... "최근 쓴 돈이 좀 많더구나..너무 과한거 아니냐?" "...네.." 수빈이한테 갔던 때를 말하는 것 같다... 하긴..그때 좀 과하긴 했지... "아..그리고 네 친구라는 아이 말이다..." "...네?" "...아니..아니다..가서 쉬어라.." "...네..." 그에게서..벗어났다... 묘한 해방감이 든다... ...근데 왜..수빈이 이야기를 꺼내셨을까... 수빈이도 이상하고..... ..혹시...수빈이가 남창이었다는걸..아시는 걸까...? 설마...그럴리는 없겠지... 그의 방으로 갔다... 그가 침대 위에 야윈 다리를 팔로 감싸고 앉아있다... ...왠지..더욱 외소해 보인다... 보라빛 눈동자는..무엇을 생각하는지...초점이 없다... 그러고 있지마... 꼭...예전의 널 보는 것 같단말야... 그...좁은 방에서...날 기다리던... 그때의 너...같단말야... 겨우..조금은 밝아졌는데.... "...수빈아..." "...네?아니..응?" "왜그래?아까부터...." "...내가...왜요?" "기분이..안좋아? 하긴...우리 아버지..원래 좋은 인상은 아니니까..." "아니...그런거 아니예요..." "그럼...왜?아까 내가 키스해서 화났어?" "...그냥...생각이 좀...나서..." 난 더이상 묻지 않았다... 더이상 물었다간...그의 기분을 완전히 망가뜨릴 것 같아서... "...나..내일부터..아버지 회사 나갈거야.." "...그래요...?" "같이..갈까?" "내가...왜가요..?" "안그럼..보고 싶을 것 같단 말야.." "......." 앙탈을 부려봐도... 그는 반응이 없다... 에효...아무튼..그사람은... 나에게 행복을 주지는 못하는 것 같다... 정말로.... "수빈아 나 들어간다.." 그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묘하게 흥분되어 있는 것 같다... "응..." 딸칵... 문이 열리고 정장을 말쑥하게 차려입은 그가 들어온다.. 왠지 신선하다고 할까... 낯설다고 할까... "왜 그렇게 쳐다 봐...이상해?" "아..아니..." "그렇게 쳐다보지마~안그래도 어색하니까..." 그가 얼굴을 붉힌다... 나도 모르게 킥하고 웃었다... "에..역시 이상한거지..?그치?" "아니..멋있어..잘어울려요.." "근데 왜 웃어?" "귀여워서..." "윽..." 귀엽다는 말이 거슬렸나? 그의 미간이 약간 구겨진다... 하지만... 이내 언제나 날 바라보던 따듯한 눈빛으로 돌아온다... "...역시...같이 안갈래?" "응..안갈래요.." "나..저녁은 되야 올텐데? 혼자 있을 수 있겠어?" "내가 어린앤가...뭐..." "...걱정되서...어제 별로 기분 안 좋았잖아..." ".........." "...왜...그런지..말해줄래...?" "...그냥...몸팔던 때 생각이 나서...." "........." "지금은 괜찮아요...걱정하지 말아요.." 난 애써 웃어 보였다... 그가 날 으스러지게 끌어안는다... 이 느낌이..싫지는 않다... 날..따뜻하게 보듬어 주는 것 같아서... "...잊어버려...그때는..." "........" "이제..다신 거기로 안 돌려보낼테니까... 그러니까...잊어버려...." "...응...노력하고 있어요..." "........." "어젠...갑자기...위압감이 들어서... 당신 말고는 접촉하던 사람이 없었으니까..." 정말..나도 모르게..몸이 반응하고 말았어... 난..잊으려고..하는데... 몸이..기억하고 있어서.... 나의 말투...나의 표정까지... "나..갔다 올께.." "응..잘 다녀와요.." 내 입술에 가볍게 입을 맞추고 그는 발걸음을 옮겼다... 왠지...쓸쓸해 보인다고할까... 그의 뒷모습이... 오히려...위로 받아야 하는 건...당신이 아닌지.... 아직도...그때를..잊지 못하고 있는거니...? 아직도..아직도..많이 아픈거야? ...약속했는데...너한테... 이젠 더이상 아프지 않게 해준다고... 나...약속..못지키는 걸까...? 그곳에서 데려오면...니가 행복할 줄 알았어... 아무일 없다는 듯이...웃을수 있을 것 같아서... ....그런데...행복...하니....? 나...정말...후회하지 않아도...되는 걸까... 차라리...니가 바보가 되었음 좋겠어... 아무것도 기억 못하게.... 차라리..나마저도..잊어버리게.... 그럼...넌...웃을 수 있을까...? 그..자색 눈동자는...자유로울 수 있을까... 그런...다음엔... 날..바라 볼 수 있겠니? 날...사랑해 줄수...있겠니...? "수빈이 도련님...뭐 찾으세요?" "아뇨... 그냥..뭐 도와드릴 일 없어요...?" "심심하세요?" "...조금요...." "하긴..도련님이 안 계시니...그러시담 앨범이라도 보시지 그래요?" "앨범..이요..?" "네..도련님 앨범이요..도련님 방 책장에 꽂혀 있어요.. 찾아드려요?" "아..아뇨..제가 알아서 할께요.. 바쁘신 것 같은데..." 내려오던 계단을 다시 거슬러 올라갔다... 앨범이라... 한번...볼까...? 그의 방으로 들어갔다... ..그의 체향이..느껴진다... ....두근... 근데...왜이렇게...가슴이... 도둑질 하러 온 것도 아닌데... 조심스레 그의 책장으로 갔다... 무언가 잔뜩 어려운 책들이 꽂혀있다... 아...이건가...? 앨범인 듯한 두거운 책을 꺼내자.. 무언가 툭하고 떨어진다... 뭐....지....? 비디오 테잎인 듯 했다... 헉...제..제목이 없네..? 이거..혹시....? ..그도..이런걸..보는구나...??;; 순진한 줄만 알았더니... ...헤헤..볼까...? 뭐...나도 남자니까...(작가는 가끔 수빈이가 남자라는 사실을 까먹곤 한다...??;;) 그리고...그가 오려면..아직도 멀었으니까... 테잎을 비디오에 넣고 침대에 걸터 앉았다... 헉...누가 포르노 아니랄까봐... 첨부터...??;; 이런걸..봤단말야...? "시..싫어요..저리 가요!!" 여자의 반항하는 목소리가 들린다... 하지만... 결국 저항하지 못한다... ...알고있다...저항해도...소용없다는 거... 제길...생각하지 말자.. 그냥..심심풀이로..가볍게 보는거야... 생각하지 말자... "헉...아아...아파요..그..그만..." 하지만...너무...낯익다.... 저런...소리... 그리고...저런 행위들까지... "아아..아..아악...헉..." ...동요..한다... 그만.. 생각하고 싶지...않아... 귀를 틀어막았다... ...안돼...생각하면... 남녀의 정사 장면이 적나라하게 내 눈으로 들어온다... 나도...저 여자처럼...더러웠을까....? 저..여자 처럼... 강제로...관계를..가지면서도... 저런...더러운..소리를 내고... 저렇게..더러운... 결국...난 비디오를 본지 10분도 안되서..리모컨을 누르고 말았다... 고요하다... "...쿡...쿡쿡..." 조용히..웃었다... 우스웠다... ...남창..주제에... 포르노를 보고..있다니... 그..웃음...나에 대한 비웃음... 저..여자나..나나... 다를게..뭐야... 얼마전까지만 해도...몸을 팔았던 주제에... 더러운...주제에... 거기다..남창이라니... 무언가 바닥으로 후두둑 떨어진다... ...눈물이다... 의미마저도...더러운...내...눈물이다... ...그에게...난...어떻게..보여졌을까... 한없이...더러운 내 몸을 보면서... 내..더러운 입술에..입 맞추면서... 그는...어떤 생각을 했을까... 그는..왜..하필..나를..사랑한다 하는 걸까... 이렇게..더러운...나를... 빛은..어둠으로..와서는 안되는데... 유성준은...정수빈을... 사랑해서는..안되는데... 아니... 유성준이 정수빈을..사랑해도... 정수빈은..유성준을...사랑해서는 안되는데... 난...그런데...난... 왜...이렇게...빛에게..가까이 가려는 걸까.... "하...괜히..봤어..." 혼자 낮게 중얼거리고는 몸을 일으켰다... ...씻어내야지... 더러운...날...씻어내야지... 비틀거리며 욕실로 갔다... 촤아아- 욕조에 물이 찰랑거릴 때 까지 멍하게 보고만 있었다... ...물은..날..씻어줄 수..있을까...? 천천히 옷을 벗었다... ..인형의 나체다... 하염없이..하얀...인형의... 거울 속의 인형을 한번 바라본다... 보라빛 눈동자가 날 바라본다... "......." 아무말 없이..그냥..웃었다... 자조적인...웃음... 찰랑... 약간은 따뜻한 물이 몸을 감싸안는다.. 나...이렇게...씻어내면... 당신에게..조금이라도 가까워 질까요...? 당신이라는..빛에...조금이라도... 다가갈 수 있을까요...? 인형의 몸이 물에 푹 잠긴다... 알고 있어요... 어둠은..아무리 씻어내도..빛이 될 수 없다는거... 하지만...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나..견딜수가 없어요... 내가...너무..더러워서... 견딜수가 없어요... 내가..조금이라도...깨끗해지거든... 그때..당시에게로..갈께요.. 아직은..아직은..갈수가 없어요... "수빈아~" 이상하다... 인형이 보이질 않는다... "수빈이..어디 나갔어요?" "아뇨? 방에 안계세요?" "없는데..." "도련님 방에도 안 계세요? 아까 도련님 방에 앨범 보러 들어가신 것 같은데..." "아니..없어..아무데도..." "그럼..어디 잠깐 나가셨나...?" 왠지..불안하다... 설마..아무일도 없겠지... 불안한 마음으로 내방으로 돌아왔다... 넌..항상..날 미치게해... 숨이 막힐정도로..아름다워서... 네..행동 하나하나가..유혹적이어서... 그리고.. 잠시라도...니가 안 보이면...불안해서... 어딜..간거니...? 어디에서..또..아파하고 있니... 내..인형... 찰랑.... 이건...물소리...? 조심스레 욕실 문을 열었다... 찰랑...찰랑... 물소리가 들려온다... 그리고... 나의..인형이.... 텅빈 눈으로 천장을...바라보고 있다... 자색....내가 사랑하는..그 자색 눈동자가... 또다시..비어있다... 하지만...뭐라고 할까.... 이...살인적으로 아름답기까지한 광경을... "수...수빈아..." 그의 눈이 날..향한다... "뭐야...목욕하고 있었어...? 난..또..." "............." 그가 엷게 미소 짓는다... 그..미소는...차라리..더 슬퍼보였다... "수빈...아...?" 무언가...이상하다... 창백한..그의 얼굴이... 장미빛의 입술대신...새파래진...그의 입술이... "...나...씻었는데...깨끗해지지가...않아요... 아무리...씻어도...깨끗해지지가...않아요..." "무슨...소리야..?" 그에게로 다가갔다... 한기... 차갑다... 싸늘해진 그의 몸과... 식어버린...차가운 물이... "왜 이러고 있어?!" 난 그를 안아올렸다.. "...추워...." "당연하지!! 바보같이 왜 계속 있었어?!" "...추워...안아..줘요..." 그가 살며시 내 어깨에 기대온다... 내..몸에 와 닿는..그의 입김이 뜨겁다.. "이런..감기걸린 거 아냐?!" "........." 그의... 자색 눈동자가... 거짓말처럼...스르르 감긴다... "수빈아!!정신차려!!수빈아!!" "........" "할아버지!! 아줌마!!" 머릿속이..새하얗다... 아무것도..떠오르지 않아... 니..이름도...기억나지가..않아... 어떡하지...? 그래도...나...너 안놓을께... ..절대로..너..놓치지 않을께... 그러니까...내게로..돌아와줘.... "열이..좀 높군요..." "...괜..찮은 거예요...?" "네..그냥 감기에요.." 후우... 다행이다.... 인형이...정말 사라지는 줄 알았다... 넌...내 심장을 가만히 놔두질 않는구나... 인형의 손을 꼬옥 쥐었다... 열 때문인지... 약간 뜨겁다... "도련님..이제 그만 쉬시는게..." "...아니요..여기 있을래요..." "하지만..." "...그만 들어들 가세요.." 사람들이 방을 나가고.. 나와 인형..둘만 남았다... "왜..그런 바보같은 짓..했어...? 니가...더럽다니...이렇게 예쁜데..." 빨갛게 달아오른 그의 볼을 쓰다듬었다.. "...으음..." 그가 약간 얼굴을 찡그린다... 넌..충분히..깨끗해... 너무..깨끗하고... ..너무..아름다워... 그런데..그런 니가.. 씻어낼 게 어디있어... "...니까..." 뭐..라고...? 그가 무어라고 말을 하는데... 분명하지가 않다... "....어..떤..." "수빈아...?" "어떤... 밤을....원하십..니까...." "........" 아무말도...할수..없었다... ............. 너...아직도..많이..아프니...? 정말...그런거니...? 잡고 있는 그의 손이..파르르 떨린다... "어떤..밤을...원하..." "수빈아..." "...어..떤..밤을..원하십니까..." "수빈아!!" "어떤...흑..밤을..원하십..니까...." 악...몽... 깨어날 수 없는... 그의...악몽.... "...성...준...." 거짓말 처럼...그가..내 이름을...부른다... 네..악몽 끝에..있는건... 나...였니...? 아님...네..악몽의 연속..이었니..? ........ 뜨겁다.... 그의 옷을 벗겨냈다... 이미 땀으로 다 젖은 ... 찬수건으로 땀을 닦아 주었다... "...아...." 수건이 차가웠는지 그가 야트막한 신음소리를 낸다... 그리고... 힘겹게 눈을 뜬다... 초점없는 그의 눈동자가 날 향한다... "...아..깨어났어...?" "...워..." "응?" "...추워..." "......." "...안아...줘요..." 잠꼬대같은..그의 말... 하지만...나..거절 못할 것..같아... 어떻게..하지...? "....안아..줘...추워..." 자색..눈동자가... 빨갛게 상기된..그의 입술이... 날...원한다... 아니... 내가...그를 원한다... 결국..난 옷을 벗었다... 그리고.. 가느다란 어깨를 안았다... 그가 살며시 기대온다... 그의 몸만큼이나...내 몸도 뜨겁다... 그를 더욱 세게 안았다... 몸이..살포시 포개진다... "...성..준아..." "응?" "따뜻해..." "......" "....이대로...있어줘요..." "응..." 인형의 눈이..다시 스르르 감긴다... ...이대로..널..가져버릴까...? 네 의지랑은..관계없이... 너의..그 장미빛 입술을... 너의...이 아름다운 몸을... 그리고.... 너의...아름다운 자색수정을.... 그럼...넌...날 사랑...할까...? 그의..뜨거운 입김이 느껴진다... 난 조용히..그의 입술에 입을 맞췄다... 입술에서... 귓볼로...귓볼에서...목선을 따라... 그의..어깨를 지나쳐..그의 가슴으로.... "...우웅..." 그의 신음소리에 퍼뜩 고개를 들었다... 내가...지금...뭐하고 있는거지...? 지켜준다며... 그를..지켜준다며... 그런데...난... ...최악이군..유성준... 이러면..니가 그 남자들이랑..다를게 뭐야.... 그를..괴롭히는 악몽의 주인공들이랑... 다를게 뭐냐구... 다시 그를 품에 안았다... 그가 내 품으로 파고든다... 그래...나니까... 니가 이렇게 기댈 수 있는 거겠지...? 날..믿는...거지..? "...후우...열 내릴때까지만이야... 그..이후론..나도 몰라.." 나중에라도...내가 널 가지려고 했다는 걸..알면.. 넌..어떤 얼굴을 할까...? 그의 젖은 머리카락을 쓸어 올렸다... "...사랑해..." 그의..손길이..느껴진다... 부드럽다... 그리고..따뜻하다... 그의..품안에서... 난..너무나 편안한 잠을 잘 수 있었다... 악몽이 아닌... 너무나..달콤한 꿈을 꾸면서... 얼마나 잤을까.... 내가 다시 눈을 떴을땐... 주위는...암흑... 단지...환한 달빛만이.. 그를 비추고 있었다... 날 품에 안은 채로 잠들어 있는 그를... 마치 성스러운...기운이 감돌듯이... 꿈을...꿨어요... 악몽을... 그런데...빛이 보였어요... 악몽 끝에... 너무나..환한 빛이... 그..빛은... ...당신이었어요.... 이렇게..날..지켜주는... "....해요...." 난 조용히 속삭였다.. 그가..깨지 않도록... "...사랑..해요..." 나..용기가 없어서... 당신이 잠들었을 때밖에는... 고백할수가 없어요... 당신이..듣는다면... ...꿈일것만 같아서... 이런 꿈이..깨질것만 같아서... 인형이..사랑을 한다는... 이 꿈이..깨질 것만 같아서... ...사랑이..아닐거라고... 몇번이나...날..자책해봐도... 결국...당신을 향한..내 마음... 사랑..이었어요... 나에게..처음으로..손을 내밀어준 사람... 처음으로...빛을 준 사람... 그런..당신을...사랑...해요.... 아침 햇살에 눈을 떴다... "잘잤어..? 내 인형..." 아직 잠들어 있는 인형을 보며 나직이 말했다.. 열이..좀 내렸나..? 그의 이마와 내 이마를 동시에 짚어보았다... 좀 뜨겁긴 하지만 다행히 어제보다는 내린 것 같다... 아...옷입어야지... 인형이 놀라겠다...??;; 옷을 주섬주섬 입었다... 소리에 놀랐는지 인형이 눈을 살며시 뜬다... 자색 눈동자가 약간 촛점없이 날 바라본다.. "..잘 잤어...?" 난 엷게 미소지으며 다시한번 인사를 건넸다.. "...응...." 그가...작은 목소리로 대답한다... "...회사..안가요...?" "오늘은 쉴꺼야...너 어떻게 혼자 냅두고 가?" "치..하루 나가고서는..." 그가 입을 삐죽거린다... "어쭈? 이렇게 아파서 걱정하게 한 사람이 누군데?" "....." "....왜..그랬어...?" "......" "뭐..말하기 싫음..안해도 돼..." "...성준..." "응?" "근데..저거...본거야...?" "뭐?" 인형이 갑자기 얼굴을 붉힌다... "저..저기..책장에 있던..비디오 테잎..." "비..비디오...테잎...?" 그런걸...내가 넣어 두었던가...? .......... 아!! 생각났다... 얼마전 친구녀석이 맡기고 간 포르노 테잎... "헉..그거..본거야...?" 인형이 이불로 얼굴을 반쯤 가리고 고개를 끄덕인다.. 이것참..웃어야 하나... 울어야하나... "봐..봤어요...?" "...으..응...조금..." "??;;애들이 볼게..못돼.." "뭐야!자기도 봐 놓구..." "난..성준이 보다 어른이잖아.." "그래봤자 한살차이면서!!" 아아... 결국...우리 스스로..우리 무덤을 파고야 말았다..??;; 피차..봐 놓구... 서로 얼굴을 붉혔다... 민망하기도 하고... 우리 모습이 너무 우습기도 해서.. 난 킥하고 웃어버렸다... "왜..왜웃어요..?" "아니..그냥..." 인형이 약간 못마땅한 표정으로 날 쳐다본다... "..미워..." "어? 밤새도록 간호해준게 누군데?" "치..잠깐 깨 보니까 잘만 자더니..." "하하..앙탈부리는 거야?" "누..누가 앙탈을 부려...요..?" 다행이다... 인형이..기운이 좀 나서... "키스..해도...돼?" "안돼..." "왜~?삐진거야..?" "..아니..그게아니라...옮으면..." 인형이 괜히 기침을 콜록콜록 해댄다.. "...괜찮아..." 열로 빨갛게 상기된 그의 입술을... 약간은 건조한 그의 입술을 탐했다.. 혀가 뒤엉키고... 묘한..쾌감.. "..옮아도..난 몰라..." 입술을 떼고 인형이 토라진 듯이 말한다... "괜찮다니까..?" 난 다시 그의 턱을 당겼다... 그의 입술이 저항없이 다시 내 입술로 돌아온다... 똑..똑... 노크소리.. 아..하필..?? "도련님..일어나셨습니까?" 난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왜 대답안해..?" "쉿..." "...네! 일어났어요!" "왜 대답해~" 으...키스 마저 하려구 일부러 아직 자는 척 하려구 했는데...?? "그럼 식사 가져다 드리겠습니다.." "네..고마워요.." 발자국 소리가 멀어지고... "수빈이 미어~미어~" "왜..?" "몰라!!" 흑...?? 인형은 내 맘을 너무 몰라주는 것 같다... "..근데요..." "몰라...말안해!!" "...??;; 근데..나..어제 옷 안입고 잤어요?" "아..하하...^^;;" 차..차마 내가 벗겼다고는 말 못하겠다...??;; 간밤의 일을 얘기하면...... 글쎄... 넌...뭐라고 할까...? "나 왔어..." 그가 돌아왔다... 옷도 안갈아입고...내 방으로 먼저 달려온 듯했다... "...왔...어...?" "응...밥 잘 먹었지?" "응..." 이젠 제법 익숙해진 반말... 그가 빙긋이 웃는다... 그러더니 침대에 털썩 누워버린다... "아...나두 감기 걸렸나봐... 머리 아파...목두 아프구..." 그가 어리광을 피운다... "것봐...옮는다니까...." "하지만...키스..하고 싶었는데...?" "....." 얼굴이..달아오른다... 그가 몸을 일으켜 가만히 날 안는다... 언제나..따뜻하고... 부드러운.... 그의 어깨에 살짝 기댔다... 그의 손이 머리를 쓸어올린다... "...오늘 뭐했어...?" 그가 묻는다... "...그냥..." "에이..그냥이라구 하지 말라니까..." "그..럼..?" "움..난...아버지랑...회사 사람들 만나구... 다른 부서로 가서 일 도와주구.... 또...니 생각하구...." 하지만...난... 한게 없는 걸요.... 아... 한가지 있어요... 당신...기다리는 일... 당신이..어서 와서... 이렇게 날 안아주기를... "...아! 저녁 안 먹었지?" "응..." "잠깐만 기다려? 나 샤워하구 올께..." "응..." 그가 날 놓아주고 방을 나간다... 또...그를...기다린다... 똑..똑... 노크소리...? "네..." 그가 돌아왔나...? 딸칵... 문이...열리고...들어온 것은... 그가 아니라.... 그의..아버지란 사람이었다... "아.." 난 반사적으로 몸을 움츠렸다... "몸은...좀 괜찮은가..?" "아...네..." "다행이군...좀 앉아도 될까..?" "...네..." 또다시...몸이..반응한다... 이 말투... 지금..나의 표정은... 역시...무표정... 생명이 없는.... 인형의..표정... "...자네..." ".....네....." "혹시...내가 기억나지 않나..?" "...제..손님이셨습니까...?" "......." 대답이..없다... "...예상은... 했습니다..." 나의...벗어날 수 없는...굴레... 역시... 빌어먹을...운명...의 장난... "아니..그런건 아니네만..." 아니..라고...? 그럼....뭐지...? "...하긴..그때 자넨 눈이 안보였을테지... 그럼..됐네..." 뭐가..됐다는 건지...? "........." "중요한건... 남창이였던 자네가 왜 여기에 있냐는 거겠지..." 남창... ....남창... 그..단어가... 심장을..도려내는 듯...아프다... 잊고..싶었는데... 지우고 싶은... 또 다른...나... "설마...내 아들이 사창가까지 가리라고는...." "........." 눈가가 뜨겁다... 지워졌던...인형의... 생명없는 인형의...또 다른 내가... 고개를 든다.... 오점... 그에게 있어서... 나는...오점... 빛의...어두운..일부분... "성준이가..자넬 무슨 생각으로 데려 왔는지는 모르겠지만... 자네나...그애나...똑같은 남자네..게다가...자네는... ...무슨 얘긴지는 자네가 더 잘 알겠지..." "...알고...있습니다...." "다행이군...누가 뭐래도..그 애는...내 뒤를 이어야 하니까..." "..........." "...그럼..쉬게..." "...네..." 딸칵... 문이..열렸다가...닫힌다... 공허함... ...역시..당신을..사랑하는건... 나에게...죄일까요...? 인형이..사랑을..하는건... 역시..꿈일까요...? 눈에서 흐르는 무언가를 닦을 생각도 않고... 난..멍하니 앉아있었다... "...어? 수빈아..." 빛... 나의...생명의...주인... 그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힘겹게 그를 바라보았다... 촉촉히..젖은..그가 보인다... 샴푸 향기가... 그리고...비누향기가... 나와..같은..향기가... 하지만..색깔만은... 틀린..그가.... 약간은 물기 어린 손이 내 얼굴을 쓰다듬는다... "왜..울어...?" "........" "수빈아...?" "..아니..아무것도..." 그의 입술이 내 눈가를 훑는다... 그의 팔이... 그의 손이...입술이.. 다시금 나를...그를 사랑하는 나로..만든다.. 하지만... 인형은...당신을... 사랑하면 안된대요... 정수빈이...유성준을... 사랑하는 건.... ...죄악이래요.... 당신이..내게..보여준... 이..세상이... "할아버지..." "네? 무슨일이십니까?" "저..." 아...물어보기...정말..힘들군... 내가 뜸을 들이자 집사 할아버지가 날 재촉한다.. "왜 그러십니까,도련님?" "저...저기요..." "말씀하세요.." "...저기...혹시..아버지가...뭐..물어보지 않았어요...?" "무슨..." "수..수빈이에 대해서라든가..." "글쎄요...아! 어젠가...물으셨어요..." "뭐...라구요?" "...그런데..그건 왜 물으십니까? 뭐..이상한 거라도..." "아..아니..그냥요...아버지가 뭐래요..?" "아...혹시..수빈 도련님이 원래 눈이 안보이시지 않으셨냐구..." "그..그래서요?" "그렇다고 대답했죠.. 얼마전에 개안(수술) 하셨다구..." "...그래요...?알았어요..." 나는 내 방으로 돌아왔다... 아버지가...수빈이에 대해..어떻게 알고 있는거지..? 이상해... 인형도...아버지도... ...내가 모르는... 그..무언가가... 날..불안하게 해... 인형은...날..떠나지..않을까...? ...처음으로... 사랑이라고 생각한...그가... ......... 그래... 남자니까... 인형도...나도..서로 남자니까... 하지만...그게..어때서...? 그가 없는...나는... 어차피..암흑인데... 의심한적...없어... 그를...사랑하면...안되는건지... 인형을..만나고 나서... 처음으로..행복하다고... 살이있기를...잘했다고... 그렇게...생각했으니까... 울지..않게..해줄거라고... 반드시..웃게 해 줄거라고... ....사랑..하는데... 정말...미치도록...사랑...하는데.... 너의..그 자색 눈동자도... 장미빛 입술도... 투명하리만큼...새하얀...피부도... ..그런데...넌...? 넌..날...사랑하니...? 아님.... ......... 너무나..환한..빛... 창가로 새어 들어오는 강한...빛에 눈을 떴다... ..벌써...한낮? ...늦잠..자버렸네...? 그가..나가는 것도 못 보고... 아... 또 저녁때까지... 혼자... 그가..없는...암흑... 다시금 베개에 얼굴을 묻었다... 폭신한 느낌... 그곳의... 딱딱하던...침대와는 비교도 안될만큼... 여긴... 날 안으러 오는 사람도... 그리고... 남창이라는...인형도...없는... 나의..안식처... 내가..있어야할...그가 있는곳... 몸을 일으켰다... 헐렁한 잠옷을 벗고... 역시..약간은 헐렁한 옷을 주섬주섬 갈아입었다... 그와 같은..잠옷... 이걸 사들고 와서는... 아이처럼 웃던 그가 생각나 피식 웃었다... "...나..여기..있어도..되는 걸까요...?" 대답이 있을리 만무한 질문을 던지고선 난 방을 나왔다... "어? 잘 잤어?" 어라... 이 목소린...? 그가 해사하게 웃으며 인사를 건넨다.. "...오늘..안나갔어요...?" "하하...오늘 일요일이야.." "아...일요일은..쉬는거야..?" "당연하지...왜? 나 있는거 싫어?" "아..아니.." 그럴리가... ...그럴리가 있겠어요.. 이렇게..보고 있어도.. 그리워지는..당신인데... "근데...뭐하고 있어요?" "아..아줌마가 복도 청소 시켜서... 씨..아줌마는 틈만 나면 나 부려먹더라.." "쿠쿡...재벌 2세가 복도 청소라니..." "...이제야 좀 웃는구나... 며칠 우울해 하는 거 같더니..." "...그랬..어요?" "어? 너..요즘 내가 그냥 넘어가는데... 세마디에 한번씩은 존댓말이 나온다?" "뭐야..그거 끝난거 아니였어?" "끝나긴!! 나중에 이자 쳐서 다 받아낼거니까 그리 알어? 입술이 닳을때까지 해버릴테니까..." "킥..맘대로 해..." 어...?어...? 갑자기 그의 입술이...포개져 온다... 당황스럽지만... 난..저항없이 입을 열었다... 그의 혀가 들어온다... 혀끝이..짜릿하다... "우움.." 누구의 것일지 모르는 소리가... 그리고...이 느낌이... 나를...황홀함 속으로 이끈다... 마지막으로...그가 내 입술을 빨아낸다... 아쉬운 듯... "...뭐..뭐야..갑자기..." "하하...그러게 누가 그렇게 이쁘게 웃으래?" ".../////" "...오늘..." "...응?" "어디..놀러 갈까..?" "에..?" "기분 전환두 좀 할겸...싫어..?" "아니..그런건 아닌데..." "그럼..가는거다?" "...응..." "어..좀 서둘러야 겠다... 누가 늦잠을 자서 말이지.." 그를 곱게 한번 째려봐 줬다.. 쳇...무안하게스리... "훗..너 자꾸 그렇게 쳐다보면..키스해버린다?" 으..진짜... 이 사람...갈수록 늑대가 되가는 것 같아... "그렇게 재밌었어?" "응!!또하자~응?" 인형이 상기된 얼굴로 졸라댄다... 오락실을 데려갔더니... 오락에 푹 빠져서는... "그냥 담에 또 오자.." "왜에~?너무 재밌단 말야..." "하지만...오락실에서만 3시간이나 있었잖아.. 다른데두 가봐야지.." "그럼 딱 한판만 하자...응?" "에효..." 이걸..어떻게 해야하나... 인형이 이렇게 조르는 건...처음이라 기쁘긴 한데... 귀가 멍멍하고...머리가 쑤시는게...??;; 내가 난감한 표정을 짓자 인형이 정색을 한다... "..미..미안...내가 너무 제멋대로..." "아냐..미안할 것 까진..." ".........." 인형 표정이 시무룩하다... "...미안..해요..." 내 옷자락을 잡고선 작은 목소리로 말하는 그를 보자니... 왠지...내가 더 미안해진다... "수빈인..오락 처음 해본거야?" 일부러 더 밝은 목소리로 물었다.. "응...너무 재밌었어..." 평소의 인형이다... 조용한 말투하며... ...해줄걸 그랬나? 너무 신나 하던데... 이렇게 웃는 것도 처음이고... "..신경쓰지..말아요...괜찮으니까..." "어? 아...응..." 내..마음을..읽은걸까...? 그렇게 말해주는 그가...고마웠다... "저기..두분이세요?" 어라? 이건 또 뭐야? "네? 그런데요..?" "우리도 두사람인데...같이 놀지 않을래요?" 허걱... 그러고 보니... 모든 사람의 시선 집중이... "아..아니..됐어요..." 애써 웃으며 거절하고는 난 인형의 손을 잡아끌었다... 사람이 뜸한 한적한 곳에 와서야 난 인형의 손을 놓았다... "아..놀라라..." "왜..왜 뛴거에요?" 인형은 아직도 상황파악이 안된듯하다... 하긴...처음일테니.. "...역시..." "...응?" "..친구로밖에는 안보이는건가..?" 그런..걸까...? 역시..다른 사람들 눈에도... "무슨...말이에요..?" "아니..혼잣말이야..." 대충 얼머버리고 다시 인형의 손을 잡았다... 그리고는 늘 그랬듯이 걸었다... "..다리..안 아파?" "응..." "벌써 어두워졌네...?" "...다른 사람들이..놀랄꺼야..." "왜?" "재벌 2세가 이렇게 걸어다닌다면..." 아까부터..재벌2세...재벌2세... 왜..그렇게..의식하는거지...? "..그것도..남창이랑..." "수빈아!!" "...안그..래?" "너 왜그래? 갑자기..." "그리고...남창이..이렇게 나다니는 것도..." "왜그래? 아까부터...재벌 2세가 어쩌니...저쩌니..." "......." 그가 스르륵 내 손을 놓는다... "...무슨일...있었어...?" 인형이 가만히 고개를 가로 젓는다... "그럼...왜그러는건데...?" "...나...여기..있어도...돼요...?" "뭐?무슨..말이야?" "...나..이대로..성준이..옆에..있어도....되는..거냐구..." 인형의 목소리가...가늘게 떨린다... "왜...그런걸..물어...?" "대답해..줘요...나...있어도...돼요...?" "다..당연하잖아..." 펑--펑--!! 주위가 환해졌다...어두워졌다 한다... 어느새... 어두워진 밤하늘을...불꽃놀이가 수놓는다... "...저번에..." ".....?" "...성준이가..나한테..물었었지...? 눈이...보이게 되면...뭐가 제일 먼저 보고 싶으냐고..." "......" "...그때두...이렇게 불꽃놀이 했는데... 나...무슨 생각했는지..알아요..?" ".......?" 인형이..지금..무슨 말을 하는걸까...? 머릿속이...복잡하다... "...내가..눈이 보이게 되면...제일먼저..." 난 침을 꿀꺽 삼켰다... 인형의 장미빛 입술이 움직인다... "...당신을...보고..싶었어요...." ....... 뭐....? 지금...뭐라고.... 난 그저 멍하니 인형의 얼굴만 바라보고 있었다... 지금..그말... 무슨...의미니...? 그건...마치..날... 인형의 눈에서... 자색수정이... 흐릿해지더니... 흰 볼을 타고...수정의 눈물이..떨어진다... "...사랑..해요..." "사랑...해요..." .... 내가...무슨말을..하고 있는걸까... 난...그를...사랑하면..안되는데... 말하면...안되는데... 꿈이..깨어지는데... 하지만.... 이렇게...사랑하는데... 그의 눈이...놀란듯이 커진다... 그런..그가..희뿌옇게 흐려진다... 눈..물... 눈물에 가려 그가 잘 보이지 않는다... 따스한 손길이... 내 볼을 스치고... 눈가를 쓰다듬어준다... 이렇듯...따스한..당신을.. 부드러운..당신을... 어떻게..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어요... 하지만... 난..당신을..사랑하면..안된대요... 사랑하면..안된대요... "...그냥...있어..." "....." "그냥...여기에 있어.." "...." "나도..여기에 있을께...이렇게..둘이 있자... 떨어지지 말고....아무 생각하지 말고..." "..응..." 나...여기에... 당신 옆에..있을께요... 당신이..허락해주면...그걸로..됐어요... 그의...부드러운 눈매가... 살짝 가늘어진다... 그의..갈색 머리카락이 휘날린다고 생각하면서... 그의 입술이...나의 입술로.. 그..입맞춤이..달콤하지만은 않았지만... 그의..미소만으로도... 충분히...꿈결같았다... "...각오해..오늘 이자 쳐서 다 받아낼거니까..." "...응..." 당신이라면... 내..모든걸..다 갖는다 해도... 상관...없어요... 나의..빛.. 나의...생명의..주인... 그리고... 나의...단하나의...사랑... "성준...이쪽은... 집으로 가는길이..아니잖아.." 인형이 불안한 듯 말한다... "왜..집에 가구 싶어?" "아..아니...그런게 아니라..." "...오늘은..둘이서만 있자...집에 들어가 봐야.. 반갑지 않은 사람이 있으니까..." "응..." 가로등의..불빛 때문인가...? 인형의 얼굴이 붉어보인다... "..근데..내일..안나가봐도..돼?" "뭐...하루 쉰다구 어떻게 되겠어..?" "...성준이..안나가면...내가 곤란해진단말야..." "뭐? 왜..니가 곤란해져?" "...있어..그런게..." 인형은 항상...비밀이 많다... 난...인형한테 비밀 같은거 안 만드는데... 인형은...너무 불공평하다... "...화..났어...?" ".....응!!" "나중에...말해줄께..." "피...넌 무슨생각 하는지..도통 모르겠어... 날..너무 복잡하게 해..." "......미안..." 쩝...내가 너무 했나...? "그럼...아까했던말..다시 한번만 해줄래?" "응? 어떤...말...?" "사랑한다는..말..." 너무나... 너무나..꿈만 같아서... 널..부르면... 이게 혹시 꿈이 아닐까하는... 그런...두려움 때문에... 난..대답조차두 할수 없었어... 왜...좀 더 빨리 얘기하지 못했어...? ...아니... 오히려..지금 얘기해준게...너무나...고마워... 아니었음... 믿지 못했을거니까... 니가..나를..사랑한다는... 이..꿈같은..현실이...믿기 어려웠을 테니까... 인형이..머뭇거린다... 귀까지 빨개져서는... 훗...귀여워... "..저..저기...사..사..." "뭐야...너 진짜 나 사랑하는거 맞아? 아까 한 말 거짓말이지?" "아..아냐~" "그럼..말해줘...다시한번..." 인형이 난감한 얼굴로 계속 머뭇거린다.. "...음...음..." 아...내가 너무 짖?었나보군... 하긴... 인형은 꽤나 용기를 냈었을테지... 됐어...거짓말이 아니라면... 갑자기 인형이 비장한 얼굴로 나를 돌아본다... 어...?어라...? 그의..가는 팔이 내 목을 두른다... 귓볼 바로 아래가 뜨겁다... 그의..입김이... 그의..체온이..나를 감싼다... 무언가 따끔한 느낌이 지나가면서... 그의 비누 향기가 멀어진다고 생각했을때... 다시금 그의 자색 눈동자는 날 향하고 있었다... "...됐...어요...?" 그가 수줍게 웃으며 팔을 풀었다... "뭐..뭐한거야?" "훗..모르겠으면..나중에 거울봐.." 헉... 서..설마...키스마크..? 얼굴이 화끈 달아올랐다... 이..인형이..이렇게..대담했었나...? "...전부터..묻고 싶었는데..." "...응...?" "성준인...어떤 밤을...원해...?" "............." 어떤..밤이라니... 그건..그전에..늘상 니가 나한테 묻던 말 아니었니...? 그러고 보니... 난...한번도...대답한적이..없구나... "...난..." 잠..깐... 너..지금..나 유혹..하는거야...? "...어떤..밤을..원해...?" 매혹적인..자색..눈동자가... 장미빛..입술이... 날...끌어당긴다... 원하..는..거니...? "...글쎄...?근사한..호텔에서의 하룻밤도..괜찮겠지...?" "..좋으실대로 하세요,손님.." 그가 예쁘게 웃으며 말한다... 오늘은 어쩐지.. 손님이란 단어가.. 가슴아프지만은 않다... "...정말...괜찮겠..어..?" "응..." 부드러운... 이불의 감촉과... 그리고...그의..손길... 그가 조심스레 입맞추며 옷을 벗겨낸다... 그의..손가락이... 입술이.. 미세하게..떨린다... "...정말..괜찮..아...?" "...응..." 그의 입술이... 볼을 타고...귀로 내려간다... 그러면서 손은...바쁘게 내 옷을 벗겨낸다... "..앗..응..." 귀가 뜨겁다... 그의 등을 쓸어 내렸다... 그가 약간 움찔한다... 옷 속에 손을 넣어 조심스럽게... 그리고...약간은 선정적으로 그를 매만졌다... "...수..빈아..." "...응...?" "...사랑해..." "응..." 그의 옷을 벗겼다... 약간은 마른듯하지만...균형잡힌 몸매가 눈에 들어온다...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몸이 되어... 서로를 갈망하듯... 그가...내 어깨를 살짝 누른다... 몸이..저항없이 침대에 눕는다... 날...안아줘요... 어둠이...빛에 동화될수 있을지... 아님... 빛마저..어둠으로 바꾸어 놓을지는 모르지만... 그래도... 나..당신과..하나가..되고 싶어요... 나의...사랑하는...사람... 마치 내 몸을 하나하나 감상하듯... 그는 조심스레... 입술로 훑어간다... 붉은 반점들이 하나씩 늘어간다... "..아앙...읏..서..성준..아.." "응...?" 그가 내 가슴에 얼굴을 묻은채 대답한다.... "이...뒷부분...하앗...생각나...?" "..응?" "저번에...아아...생각..안나서...못..했었잖...아..." "..그랬었...나...?" 가슴의 돌기를 빨아대며 계속 그는 짧게 대답한다... 치...성준인...바보야.... ...몸이..뜨겁게 달아오른다... 그를...원하고..있다... "우웅...성..준..." 그의 입술이 자리를 옮긴다... 팔을따라...손가락 끝까지... 손등에 살짝 입을 맞추며 그가 조용히 속삭인다... "...사랑해..." "응...." 몇만번..말해도..모자랄... 그...말... 그...단어의...주인은...당신밖에는... 설령...빛과..어둠이...융합 될수 없다해도... 차라리... 융합 될 수 없다면... 당신과..더불어... 잿빛이..되어... 그..끝이...암흑일지언정... 영원히...함께... 조심스레... 그가...깨어질까봐... 너무나...여린...나의 인형이... 깨어질까봐... 난...소중히..아주 소중히... 그의 몸을...탐닉했다... 그의...살내음... 나와...같은..비누 향기... 무엇하나도...나에겐... 너무나...감사한... 왜..좀더 빨리 널..만나지 못했던 걸까... 그동안...난...너 없이... 어떻게 살아왔던걸까... 이젠...좀 더 행복해지자... 너도..그리고...나도... 둘 다..그동안...너무나 아팠으니까... 이젠..좀더..행복해지자... 그의...것을..혀로 살짝 건드렸다... 인형이 흠칫 놀라며 약간 몸을 일으킨다... "서..성준..." "...싫...어...?" "아...아니...하지만..." 그의 뒷말은 무시하다시피 한 채... 난..그를..괴롭힌다... 살짝 깨물고.. 혀끝으로 간지럽히며... "아앗...하아...아앙..읏..." 그가 내 어깨를 누른다... 어쩐지..그의 소리가... 더..원하는 것 같다... "허억...아..성준...그만..아앙...기분..좋아..." 어느쪽이..맞는거야..??.?;; 인형의...마음은..정말..어려워... 인형이 참기 어려운 듯... 침대 시트를 꽉 잡는다... 마지막으로 혀로 한번 핥고는... 난 그를 놓아 주었다... "...기분...좋아...?" "..으..응..." 인형의 온몸이 달아올랐다... 저...사람을..미치게 하는 표정... 아...널...정말..갖고 싶어... 안고..싶어... 네..안으로...들어가고 싶어... "...아프면..말..해...?" "응..하아.." 왠지..약간은 거칠지만... 그런..그가..싫지 않다... 기분...좋은..쾌락.. 몸이...반응한다... 그리고...그의 손가락이 밀려들어온다... "아앗..아아..앗..응...." 그리고... 그가..내 안으로 들어온다... "아악..읏...아아..아..아앗..." 여전히..아프지만... 왠지..오늘은..기분이 좋다... "하아...하아...흣..." "아앗...아..성..준..." "수..빈아...헉..헉...흣..." 침대가 규칙적으로 삐그덕댄다... 그가..내..안에 있다... 몸이...마음이... 하나가...된다... ....... 나의...빛... 사랑하는...나의... 연...인.... 서로가..갈망한다... 서로의...몸을.. ..서로의...영혼을... 빛과..어둠이...융합한다... 그..깊은 곳에서... 확인 하는건... 사랑... ..깊게... ...뜨겁게... ....한없이... 당신을.... 너를... ............. 사랑해... 그 끝이..설령... 암흑이라 해도.... 커다란..스위트룸 창가로... 빛이 어슴프레 비춰온다... 푹신한...침대가... 그리고..옆에는... 사랑하는..연인이... "성준..." 조심스레 그를 불러 보았다... "응...?" 그가 눈을 감은 채 대답한다... 속눈썹이..길다... 예쁘다... 가만히 그의 눈주위를 문질렀다.. 그가 조용히 눈을 뜬다... 갈색의...부드러운 눈동자가... 그리고.. 약간은 초점 없는 눈동자에... 내..모습이.... "...안 졸려? 한숨도 안잤잖아..." 그가 다정하게 묻는다... "응..." 그가 나를 더 세게 끌어 안는다.. 그의..팔을 베고... 그의..품의 안겨... "...나...내가 여자였음..좋겠다고..생각했어..." "...왜...?" "...아니..차라리 그냥..평범한...남자였다면..." "왜..그런 생각을 해...?" "...내가..너무..부족해보여..." "부족..하다니...?" "...그냥 평범한..집에서 태어나서... 같은 학교도 다니고... 그랬으면...어땠을까...해서..." "에효..그런 생각하지마...." "...웃기게도...우리 엄마도..창녀였어..." ".........." "손님이었던...백인 남자랑...몇달을..동거를했는데... 내가..생겼대...근데...돈이 없어서... 중절을..할 수도 없었대... 그래서...내가..태어났대..." "........" "엄마는...맨날..울었어...나만 보면.... 얼굴 한번 본적없는..아버지를..닮아간다고... 그런데...그..엄마도...날 두고..죽어버렸어..." 기억이..밀려온다... 내..눈만큼이나..흐릿하던..기억이... 아무것도..보이지 않는다... 이젠..불빛마저도..흐릿하다... 난..죽은 듯이...앉아있었다... 장례식인데...아무도 오지 않는다... 간혹... 엄마가 일하던 사창가의 사람들만..오고 간다... 날 더러..예쁘다느니... 잘 팔리겠다느니... 쓸데없는 소리만 늘어 놓고... 혹..가져갈 게 없는지 뒤지곤 하나보다... 며칠째... 먹지도..자지도 않고... 멍하니 앉아있었다... 갑자기... 여러 사람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뭐... 또..사창가의 창녀들..아니면.. 빚 독촉자들이겠지... 지겨워진다... 살아 있다는게... "회장님...아무것도 없는데요..?" "더 뒤져봐..." 내가 있는 방문이..열린다... "회장님..여기 누가 있습니다..' 회장이라고 불린듯한 사람이...나에게로 다가 온다... "...너..이름이..뭐냐..?" 약간은...쉰듯한 목소리가...나에게 묻는다... "...수빈..정..수빈..." "몇살이지..?" "...열..여섯..." "...눈이..안보이는 건가...?"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 귀찮다... 어서..가주었음 했다... 그냥...혼자 내버려 두면... 죽을 수..있을텐데... 빛 따위..없는..이곳에서... 벗어날 수 있을텐데... "어떻게..할까요...?" 아득한..정신 끝에서... 단..한마디가 또렷이..들려온다... "어떡하긴...팔.아.버.려..." 그렇게...나의..어둠은..시작되었다... 악몽... 악몽..을 꾸었다... 그래...나쁜 꿈...이었다... 아니.. 어쩌면..내가 지금 너무 행복한 꿈을 꾸는걸까...? 힘겹게..눈을 떴다... 낯선..호텔 방의 풍경이... 진짜..꿈이 아닐까 하는... 그런..느낌이 들게 한다... 여기에..그만 없으면... 난..아마..꿈일거라고..단정할지도 모른다... 그만...없으면... ...... 그가...없다.... 몸을 일으켰다... 그가..보이질 않는다... 진짜...꿈..인가...? 안..돼... 안 돼...이건..꿈이면..안돼... "..서..성준...?" 대답이..없다... 불안감이... 그리고...두려움이... 몰려온다... 가운 하나를 대충 걸치고 침대에서 내려왔다... 욕실문을 벌컥 열었다... 없...다... "성준아!!성준.." 정말로..없다... 다리에 힘이 빠진다... 난 그자리에 털썩 주저앉아버렸다... 역시.. 내..운명이란...암흑..인가...? 삐그덕... ....그런..날 비웃듯이... 어이 없게도... 그가...문을 열고 내게로 온다... 빛...너무나..눈부신 빛이... 나에게로..돌아온다... "일어났어..?" 그의..그 미소가... 너무나..눈부셔서... 그의..목소리가..너무나... 믿을 수 없어서... 난...아무말도...할 수가 없었다... "어...? 왜그래..?" "........." "왜...잠이 덜깬건야..? 더 잘래..?" "..어디..갔었어요...?" "아...카운터에..." 그의 목을..힘껏 끌어안았다... 내..곁에... 분명히...내 곁에..있는거죠...? 믿어도..되죠...? "수빈..아..?" "...사랑해요..." "응..나두 사랑해..." 그가 내 허리를 감싸 안는다... 그의..따뜻한..온기도... 지금..들리는..그의 심장소리도... 말하고 있다... 사랑한다고.... ...사랑...하고 있다고.... "...어제...나 밉지..않았어요...?" 그의..눈에.... 그의 품에 안긴 나의 모습은... 어떻게 비춰졌을까... 조금이라도...싫어졌다면... 그랬다면... 난..내가 더러워..그의 품에 다시는 안길수 없을것이다... ...깨끗해지고 싶다... 그의...품에서... 적어도...그의 품안에서만은... 내가 내뱉는...색스러운 소리마저도... 깨끗한 것이고 싶다... 그의..품안에서... 나를..더러운 나를..정화하고 싶다... "밉긴...예쁘기만 하던데..." "......." "안 아팠어...?" "많이 아팠어!!테크닉 정말 꽝이야!!" "어쭈~난 첨이었잖아!!" "치...핑계는..." "어~? 그럼 다시 할까...?" 내가 부린 심통에 은근히 화가 났는지... 그가 장난기 없는 얼굴로 묻는다... 허걱...내가 내 무덤을 판게 아닐까... "아...저..있잖아..." 다급해진 난 뭐라고 할말을 찾았다... 그러는 사이... 그가 내 입술을 점령한다... 그의 혀가 내 입이 열리기를 기다린다... "으음...시..싫어..." 그가 황급히 입술을 뗀다... "..아..미안...하지 않을께..." "......" "그..근데...자꾸...그러니까... 네...느낌이..난다고..해야하나...? 아무튼...하...내가 지금 뭐라는거야...?" 꽤나 당황한 모양이다... 내..느낌이..난다고...? "저기..수빈아...나좀..이해해..줄래...? 나..어쩌면...바보가 될지도..몰라.... 어제..니가 날 받아준건...완전한..허락이 아닐까..하는... 이대로..독점욕에..눈 먼 바보가 될지도..몰라..." 불안한 표정의...그가... 어쩐지 안아주고 싶다... "..그런..바보라면...." "......." "얼마든지... 사랑할 수 있을 거 같아요...." 당신이라면.... 얼마든지... 스위트 룸의 커다란 창으로... 햇살은 우리의 그림자를 길게 늘어뜨리고 있었지만... 우리의...밤은..다시 시작되고 있었다.... "...혼나지 않을까...?" 인형이 집으로 들어서며 걱정스러운 듯 묻는다... "괜찮아...아버지 나가셨을..." 말을 다 잇지 못하고 난..그자리에 우뚝 서 버렸다... "...아..아버지..." 화난 듯한... 그의 표정이... 위압감이... 나와 인형을 가만히 내려다보고 있었다... "...어디 갔다 오는거냐...?" "......." 본능적으로 고개가 숙여진다... 이 사람 앞에서의...나의 존재란... 작다...너무 작다... "......" 입이 떨어지질 않는다.... 다리 마저도... "왜 이제서야 들어오는 거냐구 물었다... 밤새 이 아이와 같이 어디에 있다가 오는거냐?" "아..아버지...그게..." 인형의 손을 꽉 잡았다... 날...지켜줘... 수빈아... "...제가...호텔에..가자고 했습니다..." 조용한 인형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수빈아..." 거짓말..인형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 호텔이라는 말에... 아버지의 표정이 일그러진다... "...자네...혹 내가 했던말..잊은건 아닐테지..." "...물론입니다... 아무일도..없었습니다...술을 좀 과하게 해서.. 쉬러 간 것 뿐입니다.." "...그래?믿어도..되는건가...?" "네..." 작지만..또렷하게... 인형은..나의 아버지란 사람에게...맞선다... 내가..지켜줘야 한다고... 생각한 사람이... 오히려..너무나 커 보인다... "...한번 믿기로 하지... 그리고...아무래도 지방엘 좀 다녀와야 할 것 같다... 당분간...니가 회사를 좀 돌봐라..." "...네?" "며칠간 너한테 경영권을 넘기마.. 널 한번 시험해보고 싶구나.." "..알겠..습니다..." "...그럼 가서 쉬어라..." "네.." 그의...커다란 등을 보며... 난 얕은 한숨을 쉬었다... "..고마워..." "......" 인형이 대꾸도 않고... 방으로 올라간다... 그의 뒤를 따랐다... 아무말도...없다... ..작아지는..내모습이... 한심스러웠겠지... 실망했을꺼야... "...수빈아..." 조용히 그를 불렀다... 그가 무표정하게... 자색눈동자가..나를 향한다... 그렇게...보지마... 웃어줘... 사랑한다고...말해줘... 그가 내게로 다가온다... 입술을 손가락으로 한번 쓰다듬더니... 장미빛 입술이... 내 입술로 부딪혀온다... 어쩐지...늘 달콤하던 키스같지가 않다... 입술을 띄고 그가 다시 날 바라본다... "...수빈..아..." "...뭘..두려워..하는거야...?" "........." "나..성준이가 좀더 당당해졌음 좋겠어...." "...하지만..." "날..지켜준다며.... 이렇게 자신없어 하면서..." 인형의 목소리가 가늘게 떨린다... 자색 눈동자가 심하게 흔들린다... 가만히 그를 안았다... 좁은 어깨가 팔에 들어온다... "..미안...하지만..." "........." "이제껏..내 목표는...아버지한테 인정받는거였어... 어떻게든...인정받고 싶었어... 아버지가..날 봐줄때까지... 그사람한테는...거역하지 못해... 내..삶의 목표였으니까... 인정받지 못하니까...차라리 미움받지도 않는게 낫잖아..." 인형이 살짝 나를 밀어낸다... 결국..그를 놓아주었다... "...지켜줄께요..." 인형이...또렷하게 말한다.. "..내가..지켜줄테니까...두려워 하지마... 미움 받으면...내가..더 많이 사랑해줄께요... 그러니까...어깨좀 펴요... 그런 어깨로는..날 안아줄 수 없잖아요..." "......" 도발적인 자색 눈동자가 말한다... 그래... 너만 있으면돼... 모든게 끝난다 해도... 난..너만..있으면 돼... 너만 지킬 수 있다면... 기꺼이 삶의 목표라도..바꾸겠어... "...내일부터...일하는거지...?" "..응.." "그럼...열심히 해서..보란듯이 인정받아요... 그리고...당당하게...날 사랑해봐요......" "....." "왜..그래요...?" "..아니...왠지...니가 진짜 형같아 보여서..." 인형의 얼굴이 화끈 달아오른다... "니 말대로 할께... 그리고...좀 더 자신있게..널 사랑할께..." "응..." 좀 더... 좀 더 당당하게.... 널 사랑하고 싶어.... 너만..날 사랑해주면..괜찮아... 내 모든걸 잃어도.. 너만..있어주면 돼.... 똑..똑... 노크소리... 약간은 힘겨운 듯하면서도... 경쾌한... 누군지 금방 알 수 있다... 나의..연인... 내가 너무나 사랑하는...나의 인형... 나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 "들어와~" 문이 조심스레 열리며... 넥타이를 들고 들어오는 그가 보인다... 내 세미정장이 다행히도 잘어울린다... "저기..이거 어떻게 매는거야...?" 넥타이가 안 매지나 보다... 킥.. 낑낑대며 매고 있었을 그를 생각하자니... 귀여워서... 안아주고 싶을 정도로 귀여워서... 웃어버렸다... "이리와 봐..내가 매줄께..." "응.." 그의 뒤로 서서 넥타이를 매주고 있자니.. 인형이 어느새 내 품에 들어와 있다... 기분좋은 샴푸 향기가... 내 코를 자극한다... 약간은 덜 마른 촉촉한 머리카락이... "...근데...나 정말 따라가도 되는거야..?" "뭐 어때..?내가 데려가겠다는데..." "그래두..." "그럼 혼자 있을래?" "....." "맘대루 해라~난 가서 여사원들이랑 놀꺼다~?" "치..." 인형이 토라졌다... 쿡..내가 널 어쩌면 좋겠니.. 이렇게 이쁜데... 그의 귀에 후~하고 입김을 불어 넣었다.. "아앗...노..놀랐잖아.." 그의 허리를 끌어안았다... 나의 입술이 자연스럽게 그의 목을 훑는다... 후끈... 얼굴이 붉어졌을 그가 상상이 된다... "서..성준아...아침부터...무슨..." "...같이 갈꺼지..?" "......." "응?" "..다..당연하잖아..." 그제서야 인형을 놓아주었다... 인형이 목을 감추며 내 품을 벗어난다.. "목에다 하지 말라니까 그러네..." "쿡..왜? 섹시해 보이는데..." "농담 아니구...남들이 보면 뭐라 그러겠어?" "킥킥..." 내꺼야... 인형은..내꺼야... 그러니까... 아무도 손 못대게... "갈까..?" "응..." 처음 타 보는...커다란 승용차... 나를 먼저 태우고 그가 내 옆에 탄다... 방향제 냄새가 약간 머리가 아프다... 차가 부드럽게 출발한다... 어..?어..? 그가 자꾸 내 옆으로 다가온다... 어느새...그의 한 쪽 팔에 안겨있다... 운전하는 기사가 힐끔 쳐다본다... 아...민망해... 허걱... 그가 내 머리카락을 만진다... 그것도 아주 아주 다정하게... "..하..하지마~" 들은 척도 안하는군..??;; 그에게서 떨어져 앉았다... 그러나 잠시후 다시 그가 날 안으러 다가온다... 으..이제 도망갈 자리도 없는데... 날 거의 끌어안다시피 하구선... 이마며 뺨에다 입을 맞춘다... 기사가 백밀러로 계속 힐끔 힐끔 쳐다본다... "하지 말라니까?" "왜..?" "차..창피하단 말야...하지마~" "흠..흠.." 기사가 헛기침을 한다... 불안한 내 맘과는 상관없이... 그는 재미있다는 듯 더 과감하게 내 몸을 더듬는다... 아웅..진짜... "야~~유성준!!" 결국 소리를 질러 버렸다... 그제서야 싱긋 웃으며 그가 떨어진다... 씨...나 진짜 화 났는데... 그렇게 웃어 넘기니까... 화 낼 수두 없구... 에효...약았어 정말... 차가 큰 빌딩 앞에 멈춰선다... "도련님...언제쯤 올까요...?" "아..이따 부를께요..가보세요.." "네..그럼..." 새삼 부잣집 도련님이라는 걸 느낀다... 회사 안으로 들어가도... 모든 사람들이 깎듯하게 인사를 한다... 나..정말 굉장한 사람의..연인이 된 것 같은... 걸어 가면서 그가 내 허리를 감싸 안는다... 뭐...봐주기로 하자.. 아까 소리 질른것도 있으니... 그의 옆모습이 보인다... ...왠지..멋있다... 어제처럼..그런 자신없는 모습이 아니다... 당당하고..자신있는...그런 모습... 보란듯이..내 허리를 감싸안고 걸어가는..그는... 정말..내가 사랑하고 있는...그... 내가...사랑하는..사람.. 나의..연인... 젠장... 뭐가 이리 바쁜거야... 이래서야...인형이랑 얘기 할 시간두 없겠다... 서류 정리를 하면서 인형을 힐끗 보았다... 쇼파에 다소곳이 앉아 있는 그... 눈이 마주치자 싱긋 웃는다... 아...저 미소를 보자니...아무것도 하기 싫어진다.. 다만... 가서 저 좁은 어깨를 안고만 싶다... 장미빛 입술에...입맞추고... 자색 눈동자를 바라보며... 꿈을 꾸듯... "...심심하지...?" "아니야..어서 일이나 해.." "수빈아~나 일하기 싫어~??" "해야지 어떡해..." 매정한 인형... "..이리로 와봐.." 도저히..한번 안아보지 않고는 아무것도 할수 없을 것 같다... 인형이 사뿐사뿐 다가온다... "왜...?" 그대로 그를 확 잡아끌어 내 무릎에 앉혀버렸다... "서..성준아!!" 인형이 발버둥을 친다... 그를 더욱 세게 끌어안았다... 으스러지도록... 이윽고 그가 잠잠해진다... 두근..두근... 내..심장 소리가 들리니...? 내..심장을 이렇게 뛰게 할수 있는건... 너 뿐이야... "..누구..오면..어쩌려구..." "오라구하지 뭐...상관 없어..." 그의 턱을 당겼다... 입술이 살짝 맞붙는다... 그가..가만히 눈을 감는다... 살짝 벌린 입 사이로.. 내혀가 비집고 들어간다... 그의..입술을 한번 빨아올리고... 혀가 뒤엉키고... 그가 내 목에 팔을 감는다... 점점..더..깊게.... 그리고..은밀하게.... 그의 입안을 쓸어내고... 아쉬운 키스를 끝냈다... 그의..눈이 스르르 떠지고.. 자색 수정이...다시 날 바라본다... 짙은...유혹... ..보지마... 날...유혹하지마... 널..한번 안으면..놓을수가 없어... 내..머리속과는 상관없이... 나의 손은..그의 넥타이를 풀어내고 있었다... 단추가...풀러진다... 하나..둘... 그의..인형의...하얀 쇄골이 눈에 들어온다... 누가 시킨것처럼... 입술이..다가간다... "으음..." 살짝 깨물자 그가... 얄팍한 신음 소리를 내뱉는다... 혀로 슬쩍 문질렀다... "쿠쿡..간지러..그만해..." 그가 내 어깨를 밀어낸다... "일해~일!!" "에효...나...그냥 너하고만 이렇게 있음 안될까? 그런직업 없어?" "킥..그런 직업 있음...나두 하겠다.." 그가 웃으며 단추를 잠근다... "넥타이..또 풀어졌잖아...다시 매줘요..." "그럼..오늘은 내 방에서 자는거다?" "내가 왜?" 인형이 괜히 모르는 척을 한다... "왜라니...아무튼 빨리 하구 가야겠다..." "그래요.." 다시 한번 가볍게 입을 맞추고... 난 다시 서류에 매달리고.. 그는 쇼파에 앉아 ... 나를 본다... 글쎄...이것도... 행복하다고..해야하는 걸까...? 너와..나한텐..없었던... 한 일 없이..피곤하다... 목욕 가운을 걸치고.. 그의 방으로 갔다... 똑..똑... 응답이 없다... 잠들었나...? "성준..나 욕실 좀...없나...?" 잠깐 나갔나보군... 욕실 문을 열었다... 더운 김이 확 올라온다... "누구세요..?" 그의 목소리... "어..? 안에 있었어...? 미안...몰랐어요..." "수빈이야? 왜...?목욕하려구?" "응...얼른 나와요.." 다시 나가려 뒤 돌아 섰다... "잠깐만 수빈아..." "응...?" "..같이..할래...?" "........" 가..같이..하다니... 나..아직 한번도... 하지만... "...응..." 입이 멋대로 움직인다... 멋대로..다리가..그를 향해 간다... 더운 김이 가라앉자... 그가 보인다... 욕조에 몸을 담그고 있는 그가... 은근히..선정적이다... 아..역시...안되겠어... "나..나 그냥 나중에 할께요.." 돌아서는 내 손목을 그가 잡는다... "뭐어때...?남자끼린데..." "하지만..." "이리 와..." 결코..강압적이지 않지만... 왠지..어길 수 없는... 그가 내 목욕 가운 끈을 잡아당긴다... 끈이 풀리면서... 가운이 스르르 벗겨진다... 나체가 된 나를 확 잡아끌어... 욕조안으로 데려간다... 풍~덩~ 따뜻한..물이... 내 몸을 감싸고... 그가...날 감싼다... 젖은..그의 눈동자가... 갈색 머리카락이... 촉촉하게 젖어... 날...충동질한다... 그가 날 안아올려 자신에게로 향하게 끌어당긴다... 몸이... 찰랑거리는 물안에서... 살포시 포개진다... 그의..맨살의 감촉... 그의..체향... 어쩌면 비누 향기일지도 모르겠지만... 그가..느껴진다... 그의 어깨에 얼굴을 묻었다... 그의..손가락이... 나의 머리카락을 쓸어올린다... 기분..좋은 ..느낌... 그의 어깨를 살짝 깨물었다... "아앗..." 날 안고있는 그의..손에.. 더욱 힘이 들어간다... 점점 더 깊이..그에게로 빠져든다... 그의 목에 팔을 둘러서... 그의 등을 쓰다듬었다... 부드럽게..그리고.. 약간은..야한 느낌이 나도록... 그가 약간 움찔한다... 그러더니.. 그의 손도..내 등을 쓰다듬는다... 무언가..짜릿한 느낌... 서로의..유혹에..이끌리듯... "...수빈아..." "응...?" "..오늘밤...내..방에서..자고 갈꺼지...?" "........." "...참을 수가..없을 것..같아..." "....응....알았어요..." 서로의..젖은 입술에 입맞추며... 그렇게..빠져든다... 넌..나의... 난...너의... 절대적..존재... 연인이라는..이름의... 거역할 수 없는... 절대적인 존재.... 점점 더...가까이... 서로가..이끌리듯... 인형에게로 향한다... 니가..아니면 안돼... 다른 사람은...안돼... 정수빈이 아니면... 유성준은...이렇게 사랑할 수 없으니까... 조용히 그의 입술에 입맞춘다... 난..너의 이 입술이 너무나..좋아... 이..부드럽고..따뜻한... 너의..입술이 너무나 좋아... 그리고..가만히 내 목을 끌어안는... 너의..이 가느다란..팔도... 살포시 내리까는..이 눈도... 너무나...좋아... "...사랑해...." "응...나두..." 달콤한..너의..이 목소리마저도... 부숴버리고 싶을 정도로...좋아... 따르르릉~~ 우리를 방해하는 듯한 전화벨소리,... 아무것도..들리지 않아... 따르르릉~ "..전화..안받아...?" "신경 쓰지마.." "..받아봐..." "...신경쓰지 말라니까...?" "빨리 받아!!" 인형이 날 밀쳐낸다... 우쒸...?? 결국 침대에서 내려와 전화기를 들었다... 누군지 몰라두..진짜 타이밍 한번 끝내주는군... "네...아..아버지..." 하필이면... "네...네...지금..요..?" 지금 뭐하고 있었냐는 물음에... 할말이 없다...??;; "아..자..자려구요..." 무슨말인지도 모르는채.. 네..네만 말한다... 지금은... 단지..지루한 이 전화보다... 인형의 좁은 어깨를 안고싶을뿐이다... 전화를 끊고... 인형에게로 돌아왔다... 아..그럼..다시 시작을~ 어라라... "수빈아...자는거야?" "..." 헉..진짜 잠들었나봐... "안돼~자지마~" 아무리 떼를 써도 자색수정은 보이지 않는다... 으으...울고 싶어...?? ........... 자는 모습이..너무 예뻐서..오늘은 봐준다... "..에효..잘 자...내 인형.." 인형의 이마에 입을 맞추며... 그리고... 그가..내 곁에 있는것에... 너무나 감사하며... 그렇게..밤은..깊어간다.... 문득... 조용함에 고개를 들었다... 조금전까지만 해도 서류를 넘기고 있던 그가... 어느새 앉은 채로 잠이 들어있다... 많이...피곤한가 보네....? 요즘 일이 너무 많은 것 같더니... 커다란 의자에 기대어... 비스듬히 자고 있는 그가 어쩐지 안스러워 보인다... 그의 갈색 머리카락이... 약간 내려와 그의 얼굴을 가린다... 역광을 받고 있는 그의 모습이란... 읽고 있던 책을 옆에 내려다 놓고... 그에게로 갔다... 그의 볼을 살짝 쓰다듬었다... "우움..." 그가 움찔한다... "...쇼파에 누워서 자요..." 그가 가늘게 눈을 뜬다... 갑자기 내 허리를 감아 안더니 얼굴을 묻는다... "...졸려...잠깐만 이러고 있을께..." "응...좀 쉬어요..." ...왠지... 평온한 느낌... 그의 머리를 쓸어 올렸다... 부드러운 머릿결이 기분 좋다... 방해 받고 싶지 않은... 둘만의 공간... 오후의 햇살이... 나른하면서도... 따뜻하다... 그와..나의 모습이.. 주홍 빛으로 물들어 간다... 우리둘의 그림자가.. 하얀 백지위로 길게 늘어진다... 그냥...이렇게만 있었음 좋겠어요... 그냥 이렇게만... 당신이 내 품에 안겨 잠들어 있는... 이런...평온한 풍경만..계속 되었음 좋겠어요... 똑..똑... 노크소리가..둘만의 공간을 방해한다... "저...회장님...오늘 스케줄에..." 비서가 들어와서는 무어라 말을하다가..멈칫한다... "아...저..." "쉿...지금 잠들었어요..." "하지만 오늘 일정이 있으신데...게다가..." "...조금만...쉬게 해 줄래요...? 이대로 있게 해 줘요..잠시만..." 간절한...나의 바램... 잠시라도 이사람을.. 쉴 수 있게... 내 바램을 알았는지 그녀는 조용히 나가주었다... 다리가..저려온다... 그래도... 당신을 놓지 않을께요... 편히 쉬어요...나의 연인... "...아...나..얼마나 잔거야...?" 그가 몸을 일으킨다... "얼마 안지났어요..." "후...얼른 끝내고 가야지..." "좀..더 쉬지 그래요..?" "아냐..이제 됐어..." "그래도..." 내 얼굴을 잠시 바라보던 그가 싱긋이 웃는다... "걱정하지마..괜찮으니까..." "...커피라도..뽑아 올까요..?" "응...부탁해..." 그를 뒤로 하고... 사무실을 나왔다... 덜커덩... 캔이 요란한 소리를 내며 나온다... 후..시원하다... 도란 도란 말소리가 들려온다... "회장님 아드님 말야..." 성준..그의 얘기인 듯 싶다... "회장님이랑 딴판아니니? 온화하시구 부드럽구..." "맞어...회장님은 독불장군이신데 말야..." "외모 수려하시지...능력 좋지... 아..정말 좋으신 분이라니까...?" 나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 그는...인정받고 있다... 나뿐만 아니라... 모두에게도..그사람의... 그 부드러움이란... 나..정말 대단한 사람을 사랑하고 있는 게 아닐까...? 당신이...나의 연인이라는 사실이... 때로는 믿기지가 않아요... 흐믓한 마음으로 복도를 걸었다... 저쪽 끝에...그가 있는 곳이 보인다... 삐그덕... 등뒤에서..문소리가 들린다... 나와는 상관없다... 나와는 상관 없는 소리였다... 분명히... 그 문을 비집고 나온 커다란 손이... 내 입을 틀어막기 전까지는... 나와는 상관없었다... "..으읍...읍.." 캔커피가 바닥으로 힘없이 떨어진다... 그리고... 난..어둠속으로... 암흑속으로...빨려 들어간다... 몇발자국 앞에... 그가 있다... 빛이 있다... 늘 이래... 빛은 앞에 보이는데... 내가 있는곳은..언제나..암흑이야... 빛이..멀어진다... 어둠의..문이..닫혀버린다... 늦어.... 인형이 너무 늦는다... 자판기까지는 5분도 안걸리는데... 무슨일..있는거니...? 널..잠시라도 안보면... 나..너무 불안해... 어디론가..사라져 버릴것 같아서... 빨리 와줘... 똑..똑... "수빈이야?" 노크 소리에 나도 모르게 그의 이름이 나와버렸다... 그라면...노크 같은 건 하지 않겠지만... 그래도... 불안해..저 문뒤에 있는게... 너라면 좋겠어... 많이 기다렸지라고..웃으면서... 나한테 안겼으면 좋겠어... "회장님...결재 다 끝나셨습니까...?" "...아...거의 다 됐어요..." 그가..아니다.... "오늘 남은 스케줄입니다..." 비서라는 여자가 하는 말따위... 내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인형... 내 인형... 왜이렇게...불안한건지... "...어디..편찮으십니까...?" "아..아뇨...혹시...밖에... 나랑 같이 온 사람..없었나요...?" "그 분이시라면..아까 복도쪽으로 나가시던데요... 그리고 아직 안오신 것 같습니다만..." "..그래요...?" 주먹을 꽉 쥐었다... 땀베인 손이... 미세하게 떨려온다... 안 돼겠다... "미안한데...잠깐만 나갔다 올께요.." "네..?하지만..." "미안해요...잠깐이면 되요.." 비서의 말을 무시한채.. 난 거칠게 문을 열고... 인형을 찾아 나섰다... 입술이... 입술이 겹쳐온다... 누구...지...? 성준...인가...? ..아니야... 성준이는...좀 더..부드러워... 그럼...누구...? 힘겹게 눈을 떴다... 낯선 남자의 얼굴이 눈에 들어온다... "...누..누구세요..?" 일어나려던 내 몸이... 남자의 손에 의해 저지된다.. "왜..왜이래요...?" "뭘 새삼스레 놀라시나..?" 나를..아는 사람...? 아니야.. 이런사람..본적없어... 어느새 내 셔츠의 단추가 풀러지고 있다... "왜..왜 이러세요...?" "익숙하면서 왜그래...?" "무슨..말이예요..?이러지 말아요!!" "하하...자꾸 이러지 말라구... 남.창.정.수.빈씨!" 남..창... 그..단어가..다시... 나를 괴롭힌다... 어둠 속으로... 나를 끌고 간다... "어..어떻게..." "후후...돈 좀 버는 사람치고 널 모르는 사람은 없지... 난 꽤나 단골손님이었다구... 단골 손님 얼굴 정도는 기억해 주는게 좋잖아..? 아...장님이라고 하지 않았었나...? 그 맘씨 좋은 도련님께서 눈까지 달아주셨나 보군.." 젠장... ...또... 또..이 빌어먹을 운명이냐... 남창으로 살았던... 나의... 벗어날 수 없는 굴레인거냐... "놔줘요...이제 몸같은거.. 팔지 않아요..." "왜그래...?부잣집에서 도련님 상대나 하고 있자니... 이제 돈이 안 궁한가보지..? 얼마면 돼...?응?도련님께서는 얼마나 주시던가..?" "놔줘요!!" 그사람은... 당신 같은 사람이 아니야... 돈으로...날 사는... 그런 사람이..아니야... 그사람은... 늘..웃어줬어... 항상..부드럽게... 따뜻하게..날 안아줬어... "저리가!!이 변태 자식아!!" 찰싹... 뺨이 화끈 달아오른다... "반항하지않는 게 좋을꺼야... 도련님께서 난처한 일 당하지 않게 하려면 말야.. 후후...볼만하겠군... 재벌집 외아들이 이런 남창하고 놀고 계시다니..." ..... 안..돼... 그에게...오점이..되어서는 안돼... "후우..겨우 조용해 졌군... 그럼..슬슬 즐겨보자구..." 몸이..겹쳐진다... 싫지만... 죽도록..싫지만... 그에게...오점이..되어선 안돼... 빛에...어둠이..보이면 안돼... 그래... 어차피..잠깐이면..돼... 익숙하잖아... 잠깐만...있으면... 다시 그에게로...갈 수 있어... 가서...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 웃어주면...돼... 눈동자가... 초점을 잃어간다... 다시금...인형이 되어버린다... 감정 없는 인형이... 어둠 속으로... 그가 없는... 어둠속으로... 남자의 손이...바지를 벗겨낸다... 딸칵... 문 여는 소리와 함께... 그의 손이 멈춰진다... 멍한 눈으로.. 그쪽을 바라봤다... 환하다... 나의...빛이..보인다... 차가운 눈동자의...그가... 보지마요.. 그렇게..보지마요... 내..더러운..모습을... "..우리 회사에선....도둑은.. 입사시키지 않는걸로 아는데요..." 약간은..떨리는 그의 목소리가... 이상하리만치...침착하다... "헉...도..도련님...." "남의 애인한테 손대는 것도.. 역시..도둑질..아닙니까...?" "저..저기..그게..." 그의...발자국 소리가... 가까워..온다... "...비켜..." 차가운..목소리... 섬뜻할 정도의... 화..났겠죠...? 이렇게...더러워지는...날..보며... 내가...미워졌을거야... 내 손목을 짓누르던... 남자의 손이 떨어진다... "..서..성...준..." 그가..말없이.. 옷을 입혀준다... "...미..안..." "........." 여전히..그는 말이 없다... 옷을 입혀주곤.. 남자에게로...천천히..다가간다... "...저..저기..그러니까..." "...하실 말씀 있으십니까...?" "......." "현재의...경영자로써...퇴출을 명합니다... 이의 없으시겠죠...?" 사무적인...그의...말이.. 얼어붙을 정도로...차갑다... "쳇...이렇게 되면...나한테도 생각이 있다구... 신문사에 연락해주지... 유씨 재벌의...외아들 유성준은... 남창 정수빈과 동거중이라구 말야.. 재벌 2세가 호모라니까 신문사에선 특종감이지..." "아..안돼요!!" 입이 멋대로 움직인다... "내 몸이든..뭐든 다 줄테니까... 그러지 말아요..그러면...안돼요..." 내..더러운..몸이라면... 얼마든지 줄테니까... "...맘대로 하시죠..." "뭐...?지..진심이야...?" "그런데...남창 정수빈이..누구입니까...? 지금..저랑 동거중인 사람은...그냥 정수빈인데요... 남창 정수빈이란 사람은...이세상에 없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만....." "....." "...아셨으면..나가주시겠습니까...?" 남자가 뒷걸음 치며 시야에서 사라진다... 그가... 가만히 내게로 온다... 그의 입술이 약간 움직인다... 무슨..말인지...듣기 두려워진다... "이...." "......" "바보야!!!이런일 있음 소리를 지르던가!!" "..미..미안..." "이리로 얼굴 돌려봐..." "..시..싫어.." "얼른 돌려...화낸다...?" "..싫어..." "........" 그의 손이 내 얼굴을 감싼다... 억지로 고개가 돌아간다... 그와..눈이 마주친다... 차라리 눈을 감아버렸다... 갑자기... 부드러운 느낌이... 입술을 감싼다... 화..내지..않는거야..? 키스는... 훨씬 더 부드럽고... 달콤했다... 어쩐지..눈물이 날것 같다... 그의...이 부드러움이.. 그 어떤,..질책보다도.. 더 잔혹한 것이었으므로... "...바보야..걱정되서..죽을뻔 했잖아..." 그가 입술을 떼며 말한다... 항상..부드럽던..그눈이... 나에게..말을한다... "..미안..." "괜찮아...?" "응..." "좀만 늦었어도 큰일 날뻔 했다..." "...근데..내가 여기있는건...어떻게 알았어요..?" "뭐야...나 보란 듯이 문앞에 커피 떨어뜨려 놓구선..." "아..." 지켜주었다... 그가...늘..말하던대로... 날..지켜준다... "다시 한번 몸 준다 어쩐다 그러면.. 그때는 진짜 화낸다...? 나 말고 다른 사람한테 주기만 해봐라..." "...응..." 나의...생명의...주인... 나의...빛... 당신 이외에... 누가 있겠어요...? 그가 갑자기 벌떡 일어난다... 왜..그러지...? 그가...문 고리를 살짝 누른다... 철컥... 문이 잠기는 소리가 들려온다... "...뭐...뭐하려구...그래요...?" "쉿..." 조용히...그가 다가온다... 아주...조용히... 그리고...은밀하게... "아무래도..벌을 좀 줘야 되겠어..." "응...?" "킥...오늘은 아프다구 그래두 안봐준다...?" "뭐..?서..설마..." 내 말이 끝나기도 전에... 그가 날 넘어뜨린다... "서..성준아..잠깐만..여기서...?" "괜찮아..아무도 몰라..." 약간은 거칠게 입술을 빨아올린다.. 그리..나쁘지 않은 기분... 가만히 그의 목을 끌어안았다... 점점 더 깊어진다... 그의 혀가 내 입속을 자극한다... 그의 손이 바쁘게 단추를 다시 풀러나간다... 치....이럴거면 뭐하러 채운거야...? 목선을 따라 가슴께로 입술이 내려온다... 쇄골에서...유두까지... 부드럽게... 그리고...거칠게 돌기를 빨아올린다... "아앗..." 나도 모르게 소리를 낸다... 짜릿한 기분... 바지 속으로 그의 손이 들어온다... 살짝 스치는 느낌이... 자극적이다... 급기야...바지가 벗겨진다... 그리고...그의 옷도 하나 둘씩..벗겨진다... 서로의 몸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어쩐지..부끄럽다... 처음도 아닌데... 그런 나를 그가 부드럽게 안아올린다... 이 부드러움에... 다시 한번 나를 잃는다... 그의 입술이... 내 몸을 감상하듯 훑는다... 당신에겐... 어떻게 보이나요...? 내..이 더러운 몸이... 이런..나를... 사랑..하나요...? 몸이..뜨겁다... 지금..그에게 안기는 것이... 어쩐지...기쁘지만은 않다... "...왜그래...?싫은..거야...? 하지 말까...?" 그가 걱정스러운 듯이 묻는다... 가만히 고개를 내저었다... ... 당신만..바라볼 수 있다면... 좋겠어요... 당신이..내게 준... 이..눈으로... 당신만 볼 수 있었으면... 정말...좋겠어요... 그의 볼을 쓰다듬었다... 그가 의아한 듯이 바라본다... "...날...완전히..가져줄래요...?" "....." "다른 사람이..손댈 수 없을만큼... 날..가져줄래요...?" 그가 대답대신... 입을 맞춘다... 어느 대답보다도... 내겐...강한 긍정의 답변... 다시 한번 몸이..달아오른다... 다리가 벌려지고... 그의 손가락이 들어온다... "아읏...아...흣.." 틈을 벌리고 있던 손가락이 쑥 빠져나가고... 그의..욕망의 덩어리가 내 안으로 들어온다... "아악...하아..아아..읏...아파..." "하아...하아..." 서로의 숨소리가 거칠어진다... 더 깊이..서로를 갈망하다... 하나가 되다.... "하아...읏...아앙...아...하응.." "읏...하아...하읏..." 음한 소리가 공간을 메운다... 허리가 야릇하게 꺾인다... 그를...더 깊이... 더...강하게...느끼고 싶다... 땀과...거친 숨소리가... 서로를 더욱 충돌질 한다... "흣...사..랑해...수빈..아...읏.." "아아..응..아앗...아아...하아..." 사랑한다... 몇만번 말해도..모자랄... 그말을... 입속에 되내이며... 서로를...가진 다는것... 내가..그가 되고... 그가..내가 되는 것... 소유라는...이름의..행위... 사랑하노라고... 미치도록...사랑하고 있노라고... 이..행위 하나가... 모든 걸 대신하듯... 그걸..말하고 있다... 사랑하고 있다고.... 절대적으로... 너만을 사랑한다고... 허공일지라 해도.. 그렇게 외친다... 이젠...다시는... 이 손을..놓지 않도록... 혼자라는게... 죽고 싶을 정도로...싫은 적이 있다... "착한 아이구나..성준이는..." 착한아이라... 말이 없는 날... 어른들은 착한 아이라 했다... "성준인..무서워...한번도 웃질 않아." 아이들은...날 무서운 아이라 했다... 한마디로...난...인형이었다... 지키고 싶다거나... 그딴 건 없었다... 단지...관심을 가져주었음 했다... 누구든..날 사랑해 주었으면... 1등을 해도... 상을 받아도... 아무도...알아주지 않는다... "아버지...저 이번에..." "뭐냐? 바쁘니까 빨리 말해.." "..아니...아니에요..." 늘 바쁜 아버지... 늘..바쁜..집안 사람들... 이 커다란 집에서... 난..혼자였다... "새 엄마다..인사해라.." 어느날 아버지가 데려온...낯선여자... 마음이...무너진다... 그리고...머지않아..이혼... 다시 결혼... 신문에선 언제나 1면 기사감... 미움..받기 싫었다... 그래서...착한 아이가 되었다... 하지만..착한 아이는..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네'라는 대답밖에는... 또다시..마음이...무너진다... 착한 아이라는 벽이..무너진다... 까맣던 머리카락을 갈색으로 바꿨다... 일부러 소문이 좋지 않은 녀석들과 어울렸다... 어차피...신경쓰지 않을테니까... 매일 술을 마시고... 녀석들과 어울리고... 무조건 망가져버렸다... 그 문을 열기 전까지는... 그 문 안에는... 나 말고...또 하나의 인형이 있었다... 그 인형이 내게 처음으로 말을 건넸다... 어떤 밤을 원하십니까.... "무슨 생각해요...?" 그인형이...지금 내 옆에 있다... 망가지던..그 인형이 아니라... 나의..연인이라는 이름으로... "아니..그냥...옛날 생각..." "응...?" "널...만나지..못했다면...어땠을까 하고..." "....." "...나...사랑하지...?" "...응..당연하잖아..." 그래.. 너만..있으면 돼... 너만...날 사랑해 주면 돼... 처음으로...날..사랑해준 사람... 나의..아름다운...인형... "일..안해...?" "응...?으아아!!큰일났다!!수빈아 어서 옷 입어!" "왜..왜그래요..갑자기...?" "비서한테 잠깐 나갔다 온다 그랬는데...헉.. 몇시간이 지난거야..?아아..난 몰라..." 인형한테..너무 빠져 있었다... 도대체...왜 한번 안으면 놓을수가 없는 거냐구... 넌..너무 독해... 너무 독한 유혹이야... 빠져 나갈수가 없어... 대충 옷을 걸치고 일어서려는데.. 비~틀... 다리에 힘이 빠져 다시 주저 앉아버렸다... "왜 그래..?" "다..다리에..힘이 안들어가..." "킥..벌 받은 건 내가 아니라 성준이 같은데?" "농담아니구...수빈아~나 어떡해~" "일어나봐요..잡아줄께..." "넌 괜찮은거야...?" "응..좀 아프긴 하지만..." 의외로..인형은 강할지도..??;; .... 정말...널 못 만났으면.. 어떻게 되었을까... 어떻게...그동안 너없이 살아왔던걸까... 다시한번 느끼지만... 네가 있어서... 네가 내 곁에 있어줘서... 정말 다행이야... 이젠...정말 널 놓지 않을꺼야... 단 1초라도... 내가..눈을 떴을 땐... 항상 니가 있어줬음 해... "들어가도 돼?" 인형이 문을 빼꼼히 열고 묻는다... "쿡..그럼 안들어 오려구 그랬어?" 나의 방을 노크 없이 들어올 수 있는 유일한 사람... 나의 인형... 인형이 약간 주춤거리며 들어온다... 한손엔 베개를 꼬옥 끌어안고... 으.. 도대체가..왜 이렇게 귀여운 거야...?? 나와 같은 잠옷... 나와 같은 베개 카바... 그리고...나와 같은....그.... 그가 정말 내것이라는게...새삼스럽다... "나..여기서 자두 돼?" 후훗...귀까지 빨개져서는... 차라리 안아버리고 싶다.. "흠..자고 간다구?뭐...말리지는 안겠지만.... 킥킥...각오는 하고 온거지?" "...갈래..." "어야~농담이야 농담..." 이젠 제법 삐질줄도 알고... 어째 점점 다루기 힘들어 지는 인형... 하지만... 예전의 표정없던 인형에 비하면... 이쪽이 훨씬좋아.... 인형이 내 침대로 파고 들어온다... "내일...일요일이지...?" "응...내일두...일 나가야 되요...?" "아니...내일은 쉬자..." "다행이다..." "힘들었어...?" "그건..아닌데...성준이가...힘들잖아..." 아아...정말 마음까지 이쁜 내 인형~ 꽤나 힘들었을텐데... 요전의 그 일두 있구... 그래...내일은 어디라도 데려가 줄까...? 모처럼 쉬는 날이니... "수빈이 너...유원지 가 봤어...?" "아니...?한번도..." "그럼..내일 갈까? 모처럼 쉬는 날이니까..." "...가도...괜찮아요...? 피곤할텐데...그냥 집에서 쉬는게..." "내가 가고 싶어서 그래... 나도 학교에서 소풍외에는 가본 적 없으니까... 그리고 내일 오후쯤 가면 되구..." "저...정말 가두 돼?" "그렇대두..." "정말? 정말 갈꺼지?" 저렇게 좋아하다니... 진작에 데려가 줄껄... "약속할께...내일은 둘이서만 보내자..." "응!응!" 고개까지 끄덕이며 좋아하는 인형... 에효...안아버리고 싶어..?? "...안고 자도 돼?" "응...?으..응..." "치..뭐야? 그떨떠름한 대답은.... 싫은거야?" "아니...그게 아니라..." "몰라..삐졌어...잘래.." 확 돌아 누웠다... 정말 내가 생각해두 유치한 짓이지만...??;; 한참동안 조용하다... 내가 넘 했나...? 그래두..니가 날 거부하면... 왠지 화가 난단말야... 따뜻한 느낌... 부드러운 손길... 인형이...내 등에 가만히..기대온다... "...싫을리...없잖아..." 그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난 돌아누워 인형을 꽉끌어 안았다... 인형이 내 팔에 쏙 들어온다... 그래...이 느낌이..너무 좋아... 네..좁은 어깨를 감싸안는게... 난 너무나 좋아... 내 품안에...네가 있어... 놓고 싶지 않아... "...잘자..." "응...잘자요..." 두근...두근... 심장이 또 다시 뛴다... 이..소리가 너한테 들릴까...? 네...심장도...나처럼 뛰고 있을까...? 인형의 고른 숨소리가 들려온다... 좁은 어깨가 가만히 움직인다... ...살아있어... 인형은...내 안에서...살아있다... 널...잃으면... 날..잃고 말꺼야... 네가..날 떠나면... 그날로..내 생명은...끝난거야... 한가지만...물을께... 넌...어떤 밤을 원해...? 따르르릉.... 아침부터 시끄럽게 울려대는 전화... 생각같아선 망치로 때려 부시구 싶다... 으...짜증나... "..음...전화..." 인형이 잠이 덜깬 목소리로 말한다... 더듬 더듬 손을 뻗어 수화기를 들었다... "...네..." "아직도 자고 있는거냐..?" 난 반사적으로 몸을 일으켰다... 이 목소리는... 날..움츠러들게 만든다... "..아..아버지..." "어서 준비하고 와라..." "네...?무슨..." "오늘내로 여기로 오도록 해라... 이쪽 지사에 뭔가 문제가 생겼으니까... 와서 해결 보길 바란다.." "하지만...갑자기..." 오늘은...인형이랑...유원지에 가기로 했는데...? "아...그애는 되도록 데려오지 말아라... 여기서 중요한 회의가 있으니까..." "...꼭...가야 하는..겁니까...?" "...무슨 소리냐...?" "...아니..아닙니다...갈께요..." "비행기표는 이미 예약해 놓았다... 항공사로 바로 가면 될꺼다..." "...네..." 툭... 인사도 없이...전화가 끊어진다... 항상...이런 식이다... 그는 말하고...나는 대답하고... 맥없이 수화기를 쳐다보았다... "..무슨..일이래요...?" 인형이 조심스레 묻는다... "...나...아무래도 아버지한테... 다녀와야 할 것 같아..." "오..오늘...?" "응...미안...유원지는 다음에 가자.." "약속했잖아!!오늘 가기로..." "..수빈아..." 내 난처한 눈을 보더니... 인형이 다시 고개를 수그린다... "미안...어리광 부려서... 담에...가요..." "...미안해..." "괜찮아요..." 인형이 희미하게 웃는다... 어제 그렇게나 좋아했는데... "얼른 올께...갔다와서 꼭 가자..." "...응...다녀와요..." "...괜찮겠어..?혼자 있어야 하는데..." "응..걱정하지말아요..." 마음이...아프다... 인형을...내버려 두고 가야한다는 사실이... 하지만... 난...거역할 수 없다... 아버지란..그사람을... 그는...내게 너무 큰 존재다... 감히 맞설 수 없을만큼... "그럼 다녀올께..." "얼른 와요..." "알았어..." 날 배웅하는 인형이...왠지 기운이 없다... "...올때...뭐라도 사다줄까?갖고 싶은 거 없어?" "됐어요...빨리 오기만 해..." 인형의... 이 희미한 웃음마저 가슴이 아린다... 어쩐지..이대로..사라질 것만 같아... 난..인형을 으스러지게 안았다... 왜 이렇게..작은거니...? 너무 가녀려서... 금방이라도 사라질 것 같아서... 나의 연인아... 너무나 아름다운...나의 연인아... 어쩐지...불안하다... 널 잠시라도 놓아야 하는게... "도련님...서두르셔야..." "알았어요..." 아쉬운 듯 그를 놓았다... 손 끝에서 벌써 그리움이 묻어난다... "금방 올께..오래 안걸릴꺼야..." "응..." 그가...멀어진다.. 손을 뻗어도 잡을 수 없을만큼... 그가..내게서 멀어진다.... "전화 받으세요.." "아..네.." 이게 몇번째야... 간지 얼마나 됐다구... "네..네..." "나야~" "성준아...간지 30분도 안 됐어... 근데 전화를 몇번이나 하는거야?" "힝...싫은거야?전화하지마..?" 에효...삐지기는... "그건 아니구...." "...보고 싶단 말야..." 가슴 한쪽이... 찡하게 아려온다... 느껴져요... 당신의...마음이... 날..사랑한다는...그 말이... "나 갈때까지 기다리고 있어야 돼? 어디 가거나 그럼 안돼~" "...알았어요..." 당신을...내가 어떻게 떠날 수 있겠어요... 지금도... 이렇게 그리워 지는데... "약속한거지?" "응...약속할께요..." 약.속.할.께.요.... 약속...할께요... 영원히..당신과 함께 있겠다고.... 당신이 날 버리지 않는 한... 당신과 함께 하겠다고... "그럼 나중에 다시 전화할께..." "응..." "아..그리고..." "응?" "아침에..전화해줄래?네가 나 깨워줘..." "알았어요..." "...사랑해..." "응..나두..." 어떨결에 대답은 했지만... 누가 들을세라 수화기를 꽉 쥐었다... 언젠가는... 당신과 나의...이 사랑을... 누군가에게 말할 수 있을까요...? 우리의 금기 된 사랑을.... 인형에게 또 전화를 걸었다... 유성준... 언제부터 이렇게 한심했었냐..? 하지만... 왠지...니가 안보이니까... 너무 불안해서... 널 놓을까봐... 너무나 불안해서... 나의...인형이...어디론가 사라져 버릴만 같아서... 이대로 사랑이 깨어질까봐... '약속할께요..' 그말..믿어도 되는거지...? 나..떠나지 않을꺼지...? 널..잃지 않아도 되는거지...? 허무한..끝이 어떻든 난 상관없어... 공허한 외침이라 그래도... 너만 바라볼 수 있다면... 그가 떠난지 반나절... 그동안 전화가 없다... 바쁜가 보네...? 아까까지만 해도 5분에 한번씩은 하더니... 째깍...째깍... 유난히..더디게 가는 시계바늘... 조용한 가운데 시계소리만 크게 들려온다... 그의...방으로 들어왔다... 어느새 그의 베개 옆에 놓여져 있는 내 베개... 당신 없이... 잠들수 있을런지... 지금...뭐하고 있어요...? 많이..보고 싶은데... 목소리라도..들었으면 좋겠는데... 수화기를 들었다... 띄엄띄엄 번호를 누른다... 한참뒤에 나오는... 그다지 반갑지 않은 소리... "전화기가 꺼져있어.....음성 사서함으로 연결합니다..." 뚝... 아니... 내가 듣고 싶은건... 따스한 그의 목소리... 언제나 웃어주는... 나의 연인의 목소리... .... 혼자라는 것에... 또다시..기억이 밀려온다... 좁은방... 딱딱한 침대... 매일밤 나를 사는 사람들... 감정없는 키스... 일방적인 섹스... 난..노리개..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치욕스런 몸... 구원 받을 수 없는... 너무나 더러운...나... 저주스러운 삶... 그래도 벗어날 수 없었던..굴레... 이 집에...왔을때도... 길어봐야 한달일거라고 생각했었다... 그 말고도... 날 산 사람들은 많았다... 싫증나면 버려지는... 그런..장난감... 하지만.. 늘상... "키스 해도 돼?" 라며 조심스레 물어오는 그... 부드러운 입맞춤... 너무나 달콤했던 첫날밤... 그런...그 사람을... 너무나 사랑하게 되어버렸다... 인형은..뭐하고 있을까...? 아까부터 아버지 눈치를 보느라 전화두 하지 못했다... 밥은 먹었는지... 심심할텐데... "...이번에..." 묵직한 아버지의 목소리에 퍼뜩 정신이 들었다.. "네..네?" "회사일 꽤나 잘 했더구나...수고했다..." "...아...저..." 처음으로...들은..칭찬... 할말을 잃어버렸다... 가슴이 괜히 아려온다... "...감사합니다...." "나는 내일 아침에 서울로 갈테니까... 넌 여기 일 좀 더 보고 오도록 해라..." "네..." "그럼 들어가 봐라..." "네..." 호텔 방으로 들어왔다... "야호!!!" 가슴이 벅차오른다... 그에게서 인정을 받았다... 내가 바래왔던... 오래전부터의 염원... 이제...널..사랑해도 될까? 나의..삶의 목표를... 너에게로 바꿔도 되는걸까? 사랑하는 나의 인형... 보구싶다... 보구 싶어요... 나의 연인.... 나의...사랑아.... 아침부터 벨소리가 요란하게 울린다... 침대 위로 손을 뻗어 핸드폰을 들었다... "...네..." "나예요...일어나요..." 꿈결같은 너의 목소리... 달콤한 나의 인형의 목소리... 어쩐지..다시 잠들어 버릴것 같다... "...어쩌지..?잠이 안깨..." "쿡쿡...어서 일어나~" "...고 싶어..." "응?" "안고 싶어...." "........" 분명히 얼굴이 또 붉어져 있겠지...? 아...정말 안아버리고 싶어... 널 정말 어쩌면 좋겠니...? 내 주머니에 넣어 다닐수도 없고... "..근데 빨리 일어났네?" "아...잠이 안와서..." "안 잔거야?" "응..." "바보야...좀 자지 그랬어?" "그러니까 빨리 와요... 성준이가 옆에 없으니까 잠이 안오잖아..." "킥...베개 끌어안고 자지 그랬어...?""치...됐네요~" "오늘이나 내일쯤 일 끝날거야... 빨리 갈께..." "응...빨리 와요..." "그럼 나중에 전화할께.." "응.." 뚝... 연인의 목소리가 사그라든다... 창가로 빛이 어슴프레 들어온다... 후후... 가끔 이런것도 나쁘지 않은데...? 전화해서 목소리 듣고... 그리워하면서... 글쎄... 이것도 어쩌면 꿈일까...? 자고 일어나면 사라질...그런 꿈... 아... 깜빡 졸았나보다... 치...전화한다구 해 놓구선... 그렇게 바쁜가...? ....어리광 부리면 안되지... 안그래도 힘들텐데... 오후 햇살이 나른하다... 자꾸만 눈이 감긴다... 그에게 전화가 올텐데... 뚜벅...뚜벅... 문 밖에서 구둣발 소리가 들려온다... ...누구지...? 그가 벌써 왔을리는 없을테고... 뚜벅..뚜벅... 발소리가 문 앞에서 멈춘다... 똑..똑... 노크소리... "..누..누구세요...?" 끼이익... "정수빈씨...맞습니까...?" 문이 열리며 낯선 인물들이 들어온다... 왠지 모를...불안감... "...네..그런데..요..." "잠시 실례하겠습니다..." "네...?" 갑자기 우왁스럽게 팔목이 잡힌다... "왜..왜이러세요..?" 끝이 날카로운 주사기 바늘이 눈앞에 보인다... "뭐예요!왜이래요!!" "가만히 있어주십시요..위험합니다.." 벗어나려고 해도...벗어 날 수가 없다... 젠장... 난..힘이 없다... 그렇다고 지켜줄 그사람도...없다.. 팔에 주사 바늘이 꽂힌다... 피스톤이...천천히 내려간다... 정신이 아득해져 온다... 빛이..사라져간다... 안되는데... ...전화가..올텐데... 약속..했는데... 기다린다고... 기다리겠다고... 희미하게..누군가..보인다... 누..구지...? 성준과...많이 닮았는데... "...유감이군..." "..." "자넬..두번이나 팔게 되다니... 묘한...인연이로군..." ...무슨..소리지...? 설마... ......... 그래...기억났어.... 당신이 누군지... 날...어둠으로 물들인... 그 사람이 누구였는지... 그...목소리는... 하하...이건 또 무슨 장난이지...? 또다시...빠져든다... 어둠으로... 그가...없는..암흑으로... "...성...준..." 나의...연인아... 나의...사랑하는...사람아... 어쩐지...당신 얼굴이..기억나지 않아요... 약속 했는데... 약속...했는데.... 기다리겠다고... 어둠이...다시..시작된다.... 벗어날 수 없는...나의 운명이... 밤이 다 되서야 호텔방으로 돌아왔다... 아..정신 없는 하루였어... 하지만... 낼 아침 일찍...인형을 만나러 갈 수 있다... 하...겨우 이제 널 안을 수 있겠구나... 내 인형... 핸드폰을 켰다... 후후..삐졌으면 어떡하지...? 오늘 전화 한통화두 못해 줬는데.... 가벼운 마음으로 재다이얼을 눌렀다... RRRRRRR---- 벌써 자나...? 인형이 좀처럼 전화를 받지 않는다... 아님 정말 삐졌나...? 딸칵... "여보세요?" 어라...? 인형이 아니다.... "어..할아버지...?" "아...도..도련님이시군요..." "수빈이는요?자요?" "아니...저..." "안자면 바꿔줘요.옆에 있죠?" "........" "할아버지...?" "도련님...." 무언가... 무언가 이상하다... "수빈이...없어요...?" "....." 대답이...없다... "할아버지!!수빈이는요? 수빈이 어디갔어요?" "......." "무슨일...있는거죠...?그렇죠...?" "....." 뭐지...? 이 불안감은... 내인형... 내 인형이... 반갑게 내 전화를 받아야 할... 내 연인이... 문득...뇌리를 스쳐간다... 오늘 서울로 가신...아버지... 설마... 설...마.... 아니야...그럴리 없어... 핸드폰을 내팽겨치고 비서를 불러댔다... "네...무슨 일이십니까...?" "지금 비행기 있습니까...?" "네?갑자기 무슨..." "서울로 가야해요!!당장!!" "하..하지만 이 시간에..." "빨리요!!" "네..네!지금 항공사에 전화해 보겠습니다!!" 젠장... 어떻게 된거지...? 내 인형이... 이럴수는 없어... 인형이 약속 했잖아... 기다리겠다고... "아직 마지막 비행기가 남아있습니다..." "알았어요..빨리 가죠.." 기다려... 기다려 줘...내 인형아... 내가 가면... 장난이었다고... 많이 기다렸다고... 그렇게 말해줘... 내가 다시 널 안을 수 있게... 제발..거짓말이라고... 몸을...움직일 수가 없다... 눈 조차 뜰 수 없을 정도로... 아니..뜨고 싶지 않다... 눈 앞에 펼쳐질... 나의 현실이... 너무나도 적나라하게 내 눈으로 파고 들까봐... 그가 없음을... 너무나도 절실하게 느낄테니까... ...이 느낌...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 싸구려 향수 냄새... 그리고 추울 정도의...얇은 옷... 그리고 딱딱한 침대... 젠장... 너무나도...완벽하다... 만약 눈을 떴을 때... 그만 없다면... 차라리...이대로 잠들어 버려라... 영원히 깨지 않게... ...난..행복해질..자격이..없는 겁니까...? 충분히..불행하다고 생가했었는데... 눈동자 색이 다르다는 이유로... 혼혈아라는 이유로... 창녀의 자식이라는 이유로... 부족했던 겁니까...? 역겨운 화장을 하고... 같은 남자에게 농락당하는... 이 운명이... 내가 행복해지기엔... 아직도 부족한 겁니까...? "정신 차렸으면 어서 일어나라..." 낯익은 목소리... 나의...주인... "흥...그래 또 돌아온거냐? 그럴 줄 알았다... 하긴..그정도면 꽤 오래간건가..?" ...냉소가 들린다... 그래...전에도 이렇게 돌아온적이 있다... 그때도..저런말을 했었지... "넌 어차피 남창이야...여기로 돌아오게 되어있어... 영업준비나 해라.. 안그래도 그동안 밀렸던 손님들이 줄을 이을테니까..." 어차피...돌아올 곳이었나... 결국... 꿈이었나... 한순간에 깨어질...그런 꿈... 그도..날 버리지 않았고... 나도...그를 떠나지 않았다... 하지만... 이 얄?은 운명이... 다시 한번 나를 뒤흔든다... 하하...정말 멋지군... 이..빌어먹을...운명이... 정말 멋지게 돌아가는군... "쿠쿡..쿠쿠쿡..." 자조적인...웃음... 하지만... 어째서 눈에서는 뜨거운 무언가가 흘러내리는지... 당신을...사랑한게...그렇게나 죄인겁니까...? 인형에게 역시..사랑같은 것은... 환상일 뿐인겁니까...? 그렇다면... 전 이대로... 죄인으로...살아가야 하는 것입니까...? 그를 사랑하는...인형인 채로... 머릿속이 새하얗다... 어쩐지 비행기는 더디게 간다... 도대체..무슨일이 있는거니...? ...잘못이였어... 널 혼자 놔두고 온게... 널 잠시라도..놓은 게... 내...잘못이였어... 아니... 아니겠지..? 다시..널 안을 수 있는거겠지...? 의미없는..기대... 하지만... 이런 기대라도... 난 저버릴 수가 없어... 집에 돌아오는 차 안에서도... 현관을 들어 설 때에도... 그리고..그의 방 문을 열기 전까지도... 나의..이 기대는... 나를 지탱해 주었다... 끼이익... 문이 열린다... 그가...없다.... 꿈..이겠지...? 그래...꿈일꺼야... "..수..빈아..." 허공... 돌아오는 것은... 공허함... ...없다... 그의..자색 눈동자도... 그의 체향도... 달콤한 그의 목소리도... 그리고... 부드러운..장미빛 입술도... 좁은 어깨도... 인형은...어디에도 없다... 눈을 감았다... 눈을 다시 뜨면... 꿈이 깨어질꺼야... 그러면...니가... 웃으며 내게 안길꺼야... .... 그러나..꿈은 깨어지지..않는다... 정말로..넌 내게 없는거니...? 그렇다면... 그동안의...너와의 모든일이..모두 꿈이라는 걸까... 난..다시 널 안을 수 없는 걸까... 난..정말 널..잃은 것일까... 그에게로 갔다... 열쇠를 쥐고 있을... 나의 아버지란 사람에게... 똑..똑... "누구냐..." 그의 묵직한 이 목소리도... 두렵지 않다... "접니다..." "..들어와라..." 문을 열자..신문을 보고 있는 그가 보인다... 태평한..그 모습에 더더욱 화가 난다... "...무슨 일이냐?" "...수빈이를..어떻게 하셨습니까...?" "...누구 말이냐?" "모른 척 하지 마십시요...어디로 데려가신 겁니까..?" "...그런 아이...원래 없었다..." "아버지!!" "...원래 없었다...애초부터...그렇게 생각해라.." "없었다구...요...?그렇게..생각하라구요...?" "....그게 더 편할꺼다..." "말도 안됩니다!어떻게 그런..." "...이거나 읽어봐라..." 그가 신문을 건넨다... "...뭡니까..?이게..." "읽어보면 안다..." 신문을 펼친 나는... 그대로 얼어붙고 말았다... 재벌2세 유성준군...묘령의 남성과 열애중... 고딕체의 큰 글씨... 1면을 가득 메우고 있는... 작은 글씨들까지... 가슴을 도려낸다... "..어..어떻게...이런..." "며칠전...발행 될 뻔한 신문이다..." "....." 그녀석이군... 수빈이를...덮쳤던... 젠장... "다행히 미리 알아내서 입막음은 했다..." "...이게..어떻다는 겁니까...?" "...분명히..그날..." "......." "아.무.일.도 없.었.다라고 했지...?" "....." 그가 탁자에 놓여있는 비디오 테잎을 집어든다... 제목도...아무것도 씌여있지 않은... "...호텔에서 가져온거다..." 호..호텔...? 그곳이다... 나와..인형이..처음으로 몸을 나누었던.... ...결국..그는..알고 있었다... 나와..인형의 모든 행동을... 손바닥에 올려 놓고... 가지고 놀듯이... "분명히 그애가 약속했다...너와 깊은 관계를 맺을시에는.. 너와의 접촉을 일절 갖지 않겠다고 말이다..." "...정..말 입니까...?" "...난..그 약속을 이행했을 뿐이다..." "..그렇다면...처음부터 알고 계셨단 말씀이군요... 계획대로...저한테 경영권을 맞기시고 지방에 가신것도... 그리고..갑작스레 저에게 일을 떠맡기시고 서울로 오신것도... 모두...계획적이었단..말씀이시군요..." 목소리가..떨려온다... 안돼... 지면 안돼... "이번에 너한테 경영을 맡겨보고선 확실히 하기로 했다... 넌 모든 일을 훌륭하게 해냈어...기대이상으로 말이야... 내 뒤를 이을 사람은 역시 너 밖에 없다고 확신했다... 그러니까..그딴 남창은 잊어버려라..." 잊으라고...? 나더러...인형을..잊으라고...? 그..아름다움을...나한테..지워버리라고...? "그애는...처음부터 없.었.다..." ...죽어간다... 그가 없는...내가 죽어간다... 그리고... 무표정한 인형으로 돌아간다... 착한 아이로... "....네..." '네'라는 대답밖에 할 수없는... 그래... 처음부터..꿈이었어... 널..만났던 건... 깨어질..꿈... 언젠가는 이렇게 깨어버릴...허무한... 꿈의 일편... 차라리..만나지 말았어야 했어..우린... 어떡하지...? 이젠...네 얼굴조차..생각이 나질않아... 안녕..나의 연인아... .....안.... ......녕...... 흐릿하게 붉은 조명이 눈에 들어온다... 아무 생각도 없다... 그저 멍하게 문만 바라보고 있을 뿐... 문득... 그가 전에 내게 준 반지가 만져진다... 내 눈을 닮은 자색수정... 그리고..그가 내게 준..또하나의 자색수정... 차라리...보이지 않았으면... 저 문이 열리는게 보이지 않았으면... 더럽혀지는 내가 보이지 않을텐데... 날..지켜줄래요...? 내가 다시 더럽혀 져도... 다시..날..안아줄 수 있어요...? 덜컥..덜컥... 자물쇠를 여는 소리가 들린다... 주인은 내가 앞이 보인다는 걸 알고 문에 자물쇠를 채운 모양이다... 그래봤자... 어차피..벗어 날 수 없는걸... 끼이익... 문이 열린다... 난..또 다시 치욕스런..한마디를 내뱉는다... "...어떤 밤을...원하십니까...?" "후후...뭐야..?결국 돌아올거면서..." 이..목소린.... 위를 올려다 보았다... 그 남자다... 회사에서 나를 덮쳤던... "뭘그리 놀라나?초면도 아닌데 말야.." "...다..당신은..." "기억은 나나보군...덕분에 회사일도 못하게 되었지 뭐야? 네 그 잘난 애인땜에 말야..." "...." "후후...망가뜨려 주지...네가 나한테 또 팔린걸 알면... 그 샌님 도련님이 어떤 표정을 할까...?" "....." 그를...모욕하지마... 너따윈 입에 담을 수도 없는 사람이니까... "그렇게 노려보지 말라구..어차피 넌 나한테 팔린 몸이니까 말야.. 자..그럼 시작해 볼까...?" "...저리가..." "뭐라구..?" "당신한테만큼은...절대 더럽혀 질 수 없어..." "호오...세게 나오는데..?그럼 어쩔건데...?" "...." "킥..." 그의 냉소와 함께 남자가 나를 눕힌다... "저..저리가!!" 옷이 찢겨진다... 싫어... 그사람 이외에는... 내 몸위로 올라탄 남자가 짐승같은 혀로 내 몸을 핥는다... "싫어!!저리가!!" 의미없는 일이란 걸 알지만... 온힘을 다해 저항했다... "아앗!!" 비명소리와 함께 남자가 볼을 움켜쥐고 물러난다... 뭐...지...? "이런 젠장..." 남자가 손을 떼자 실선같은 피가 흘러내린다... "너 임마 손에 뭐야?" 손...? 그가 준 반지가 눈에 들어온다... "젠장..이리 내놔!!" 남자가 달려들어 반지를 빼앗는다... 안돼..이것만큼은... 이것마저 잃어버리면... 정말 꿈이라고..믿게 될 테니까... "아..안돼..." "큭큭...도련님께서 해주신건가보지..? 좋겠어...돈많은 도련님을 애인으로 두셔서...?" "..안돼..안돼요..이것만은..." "이거 꽤나 비싸보이는데?" "아..안돼요..." "그럼..뭘 해줄껀데...?얌전히 내 말 들을거야?" "....." "큭큭...빨리 말해..." "...반지만...손대지 않는다면..." "킥킥..말귀를 알아들어서 다행이군...자 그럼 시작할까...?" 어둠이..드리워 진다... 또다시...더럽혀진다... 이 감정없는 키스로... "후우..아아...하아..." 남자의 숨소리가 거칠어진다... 내 눈은 허공을 향한다... 남자의 혀가 다시금 내 몸을 핥기 시작한다... "크흑..." 단단한 치아가 유두를 건드린다... "허억..하아..하아..." 몸이..반응해 버린다... 이런 거친 애무에도... 그라면... 이렇지 않을텐데... 그는 항상... 키스를 부드럽게 해주고... 보듬어 주듯이... 천천히...그렇게 나를..소중하게... 이런...애무가 아닌... 너무나도 부드러운... 남자가 허리를 들어올린다... 손가락이 들어와 자리를 넓힌다... "아아악!!아아...헉..." "큭큭..역시 느낌이 좋군 그래..." "허억...아아..아파..." "더 비명을 질러봐...환희에 찬 비명 말이야... 황홀하지 않아...?" "으윽...아..하아..." 손가락이 빠져나가고... 남자가 들어온다... 더한 고통이 날 짓누른다... "아아아악!!!아아!!하아...하아..." "허억..하아..기분..좋아..흐흐...하아.." 이것이... 이것이..어둠으로 빛의 성역을 침범한..댓가입니까...? 차라리... 빛을 보지 못했다면... 차라리 만나지 않았더라면... 이렇게 더 갈망하진 않았을텐데... 너무..가혹합니다.... 이게..그를 사랑한 댓가라면... 너무나..가혹한 형벌입니다... 역시... 어둠과..빛의 관계는.... 암흑인 것입니까... 남자가 돌아간후... 멍하니...천정만 응시하고 있다... 땀으로 범벅된 몸이... 하체의 아픔이... 다시한번 더럽혀진 나를...깨닫게 해 준다... 손을 들어 빛을 가렸다... 손가락 사이로 붉은 빛이 새어 들어온다... 보라색 수정이 조명을 받아 다른색으로 보인다... 더럽혀진..나와 같은 색으로... "...킥...쿠쿡..쿠쿠쿡..." 미친듯이..웃었다... 어김없이 눈물이 흐르는 채로... "...나..또 더럽혀져 버렸어...." 글쎄...지금 날 보면 뭐라고 말할까요...? "미안...미안해요..약속 못 지켜서... 곁에 있겠다고 약속했는데..." 이젠...가고 싶어도 당신 곁으로 갈 수 없겠죠...? 당신이 좋아한건... 이런내가 아니니까... 당신과 같은 샴푸 향기가 나는 그런.. 깨끗한 나였으니까... 이런..싸구려 향수와 화장에 물든 내가 아닌... 당신을 사랑하는 나였으니까... "미안..해요..흐흑...이젠...당신 얼굴마저도... 생각..나지..않아...." 너를..사랑한게... 그리도 큰 죄였을까... 우린...만나지 않았어야 했던게 아닐까.... 서로를 너무나...필요로 해서... 혼자임에 지쳐서... 그래서...너를 사랑한게... 그다지도 죄가 된 것일까... 그렇다면.... 우리가 입을 맞추고... 몸을 나누고... 서로를 갈망했던 그 시간들은... 꿈이여야만 했던 것일까.... 차라리..꿈이라면... 난 그 꿈속에서 널 안는 그런 악몽을 택하리라... 널...너무나 사랑하는 죄인이기에... "요즘엔 그분이 안오시네요..?" 여직원이 나에게 말을 건다... "...누구..말이죠...?" 기억이..나질 않아... 아무것도... 아니..기억하고 싶지 않아... "왜..있잖아요..그..예쁘신 분..." "...누가..있었던가요...?" 그래...아무도..없었다... 아무도...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아... 그...슬픈..자색 눈동자 따위... 기억나지 않아... 근데..왜이렇게 쓴 웃음이 나오는 건지... "이 서류 홍보실에 좀 갖다주실래요..?" "아..네,네..." 수근거림이 들려온다... "이상하네..?저렇게 사무적인 말씀만 하시다니..." "그러고 보니 요새는 잘 웃지도 않으시는 것 같아.." 웃음.... 난..웃음을 잃어버렸다... 그를 잃은 다음부터... 예전의 난... 너와 함께 했을때의 난 어떻게 웃었니...? 웃는 방법을...잊어버렸어... 아니.... 이젠..웃어야 할..이유가 없어... 네가 없으니까... "회장님이 부르십니다..." "알았어요.." 이젠,,,그저 맡기기로 했다... 제멋대로 굴러가는 이 운명에... 이제 더이상..잃을 것은 없으니까... 지켜야 할...누군가가 없으니까... 잃을 것도 없다... 나의..사랑도... 그리고... 희미하게나마 기억나는..그 누군가도... "복학한다고 했었지..?" "네..." "...아직도 그애를..생각하고 있는거냐..?" "...누구..말씀이십니까...?" "아니..아니다...잘해내고 있구나.." 그래..잘해내고 있다... 정말...철저하리만치... 난..그를 잊고 있으니까.... 정말..기억나지 않으니까... 하지만... 나의 마음만은...무너지니까... "어떤 밤을..원하십니까...?" 아무것도..보이지 않는다... 저 문이 열리는 것도... 날..안으러 오는..그 누군가도... 아무것도... 내 눈은...잃어버렸다... 바라보야할 무언가를... 이..눈으론... 누구를 바라보았던 것일까... 지금의..내 눈엔... 그 누구도 없다... 마치...당연하다는 듯... 이렇게 될 것을 예상이나 한 듯... 아무렇지 않게 그를 잊어간다.... 정말 아무렇지 않게... 다른 사람에게 안기는... 나의..이 더러움이... 아무렇지도 않게... 입술이...겹쳐진다... 또다시..난 더러워진다... 그래..아무도..기억나지 않아... 부드러웠던..입맞춤같은거... 기억나지 않아... 남자가..내 안으로 들어온다... "..아아..아응..하아..." 기계적으로 신음을 내 뱉는다... 당신에게..안겨있을때의..난...어땠어요...? 당신이..날..가져줄때... 난..어땠어요...? 기억이..나지 않아... 정말..기억이... "..하아..아앗..서..성.." 그의 이름을 부를까봐... 입을 틀어막았다... 안돼... 부르면 안돼... 그의..이름따윈...기억나지 않아... 기억나지...않아... 낯선..내 방이다... 무언가 빈 듯한... 낯선..내 방이다... 문득...탁자위의..열쇠가 눈에 들어온다... 저게...어디..열쇠였더라...? 내가..잠근..문의 열쇠다... 누군가의 체향이 깊게 베어 있는... 누군가가 있었던 방의 열쇠다... 그곳을... 난 내 손으로 잠궈버렸다... 다시는..열지 않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면서도... 열쇠를...버리지 못한 나... 왜..버리지..못했을까... 열쇠를 집어들었다... 거짓말처럼 난...그 문을 향한다... 굳게 잠궈져 있는 그방... 열쇠를 꽂았다... 철컥... 문이 열린다.... 어둠... 그와..나의 관계처럼.... 짙은 어둠이... 내가..왜 이곳에... 발길을 옮겼다... 이이상..빠져들면 안된다... 그의...짙은 유혹이... 느껴지니까... 다시..그를 놓을수가 없게 될테니까... 하지만... 미안..이번이...마지막이야... 아무것도 기억하지..않을께... 이 방에 베어있는...너의 향기도... 널..그리워 하는 나도... 정말..마지막이야... 형광등이 깜빡거리며 켜진다... 문을 닫았다... ...한없이...무너진다... 너를..잊겠다던..내 다짐이... 한없이 무너진다... 네가 예쁘게 자던...침대... 나와 같은 잠옷... 함께 마시던...와인... 모두..그대로인데... 너만 없구나... 정말... 좋겠다... 여기에..너만..있으면.. 정말 좋겠다.... 정말..너만..있으면.. 앞이..희미해진다... 웃음과 함께..잃어버렸던... 나의..눈물이... 주체할수 없을 정도로 흘러내린다... 이러면 안되는데... 널..기억하면..안되는데... "...고 싶어..." 아무도 듣지 않으니까... "...보고 싶어...." 금기처럼 되어버린... 그 말... "...보고..싶어...수빈아...보고 싶어...." 정말...미치도록... 네가 보고 싶어... 뭐가..지켜준다는 거야... 내..욕심이었어... 널..가지고 싶은... 나의...욕심이었어... 결국..난 너를...잃고... 지키지 못한..나의 사랑아... 나의 이...허망한 욕심으로... 난..너를 죽이고... 그리고... 나도 죽이고... 널..보고 싶다는 것 역시... 내 욕심... 미안..미안해..수빈아... 이젠..정말..널 놓아줄께... "어떤 밤을..원하십니까...?" 내가 하는 유일한...말... 그를..잊는 나의... 유일한 말... "...아...저..." "...." 빨리..끝내고..가주었으면... "...아..저...처음이라..." 이런..일...전에도 한번 있었다... 언제였더라...? 그게..누구였더라...? "...그러시군요..." 너무나...비슷하다... 그를..처음 만났을 때와... "그럼...오늘은 제가..." "네..? 뭘..뭘말이에요...?" "..이리로..오시겠어요...?" 젠장...완벽하다... 너무나... 비슷하다... "성함이...?" "아...성민..이요.." "...그렇군요..." "이름이..수빈이에요..?" "...네..." 더이상.. 말하지 말아요... 자꾸만...그가 그리워지니까... 제발..나를 괴롭히지 말아요... "헤헤...여자이름 같다.." "....." 무너진다... 마음이..무너진다... 그를 잊어야할..내가... 한없이 무너진다.... "...눈 색깔이...예뻐요..." "......" 결국... 난..무너져 버렸다... "흑...흐흑..." 말랐던 눈물이 다시금 흐른다... "어..?왜..왜그래요..?" 잔인하다... 그 사람을 닮은..이 사람... 너무나..잔인하게... 따뜻하다... 보고..싶어요... 정말..미치도록..보고 싶어요... 이 것 역시...죄일까요...? 당신을..이렇게 그리워 하는 것 역시... "..성..준..." 처음으로..그의 이름을 불렀다... 당신을... 어떻게..잊겠어요... 아직도..이렇게...사랑하는데... 보고 싶어요.... 너무나..보고 싶어요... 그때두...이렇게 불꽃놀이 했는데... 나...무슨 생각했는지..알아요..? ...내가..눈이 보이게 되면...제일먼저 ...당신을...보고..싶었어요.... 그냥...여기에 있어.. 나도..여기에 있을께...이렇게..둘이 있자... 떨어지지 말고....아무 생각하지 말고... 날...완전히..가져줄래요...? 다른 사람이..손댈 수 없을만큼... 날..가져줄래요...? 사.랑..해.요... ...사랑..해요.... 꿈...이었나...? 인형이 있던..그곳에 가는 게 아니었어... 머릿속을..떠나지 않아... 놓아..주기로..했잖아... 안돼..더이상은.... 더이상..내 욕심을...부리면 안돼... 또다시... 그를 불행하게 만들테니까... 그냥..꿈이라고... 잠시동안의...달콤한 꿈이었다고... 꿈 속에서...나는.. 제일..행복했었다고.... 그렇게...널..잊고... 문득 목이 마르다.... 아랫층으로 물을 마시러 내려갔다... 부시럭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누구..있어요...?" "아..도련님..저 때문에 깨셨습니까...?" "아..할아버지...아녀.. 물 마시러 내려 온거에요..안 주무세요?" "하하..이것만 정리하구요.." "내일 하시지..." "원래 늙으면 잠이 없어진답니다.." "하하하..." "...이제야 겨우..웃으시는군요..." "......." "...얘기..좀 할까요...?" 할아버지가 준비해준 차를 앞에 놓고... 그와 마주앉았다... "...제가 이집에 온지도..이제 20년이 넘었군요... 도련님이 20살이시니까..." "...그래요...?" "전 도련님께서 태어나실때부터 지켜보았죠.. 그때부터 쭉...도련님을 보살폈구요..." "......." "도련님은...유난히도 말이 없으셨어요... 늘 방에 혼자 계시면서 책만 보고 계셨죠.. 어린아이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어른 스럽고... 조용하시고...한때는 자폐증이 아닐까 싶을 정도였으니까요.." "..제가..그랬나요...?" "..그런데...요 몇달 동안은..많이 웃으셨어요..." "........" "그분...때문이겠지요..." "...그 사람..얘기라면...그만 하세요..." "...사랑..하셨습니까...?" ".........네...아주..많이..." "그런데..왜 그렇게 힘든 표정으로 계십니까...?" "...사랑..하면..안된대요..." "...." "난..그 사람을..사랑하면..안된대요... 지켜 준다고...했어요...하지만... 난...지켜주지 못했어요...아니...예감 같은 것도 없었어요... 수빈이가...아버지한테 그렇게 당했을때도...난..아무 느낌도 없었어요... 내가..그를 사랑하면...그사람이..불행해져..버려요... 그래서...놓아주어야 해요...내 욕심으로..그를 묶어 놓을 순 없으니까..." "...그분도..그렇게..생각하십니까...?" "...네?" "제가 본..두분의 모습은...행복했습니다... 그 분역시...도련님과 있을 때 가장 빛나 보였지요..." "...하지만..우린..둘 다 남자에,...." "허허..그게 좀 문제로군요..." "....." "도련님께서..옳다고 생각하시는 쪽으로 가십시요... 그게 어떤 길이든..도련님께서 옳다고 생각하시면... 그릇된 길이라 해도...옳은 길이 될테니까요..." "........" "아..그럼 전 이만 자러 가야겠군요..도련님도 주무셔야죠..." "...네..." "그럼 내일 아침에 뵙죠..." "...할아버지!!" "네..?" "...고마워요..." 할아버지가 빙긋이 웃어준다... 편안한 웃음... ...내가..옳다고..생각하는 길이라... 나와..있을 때..넌..행복했니...? 나..다시..널 사랑해도..될까...? 널...그리워해도...되는 걸까...? 나는..널...놓지 않아야만..하는 걸까... "어떤 밤을...원하십니까...?" "저예요~저..." 그 사람이다... 그를...나의 연인을... 아주 많이 닮은 사람.... 또 다시...그를 생각하게 된다... 따뜻한 말투... 부드럽게 내 머리를 쓸어주는 섬세한 손... 걱정스럽게 보는..눈... 모두가...그를 너무나 닮았다... 나를..데려갈 수 있는..오직 한사람... 내가 사랑하는..그 사람을.... 이 사람을..통해서 그를 보다니... 날..안아줄 수는 없는 이사람을 통해... 하지만... 자꾸만..당신의..그림자가 보여서... 나두 어쩔 수 없는... 나의...이 의미없는 눈물이... 멈추질 않아요... "어..또 울어요?" "..죄..죄송합니다..." "괜찮아요...꼭..인형이 우는 것 같네요..." "....." 인형이라... 그도..나에게 인형이라고 말했었다.... 내가 어슴프레 잠들어 있으면... '잘 자 내인형...' 이라고... 인형이라도..좋았다... 그의 품에 안길 수 있다면... "...킥...그 사람이랑..똑같은 말만 하시네요..." "그런가요...?" "...닮았어요...아주 많이..." "...가지..그래요...?그 사람한테..." "네?" "가세요...힘들어하지만 말구..." "...갈 수..없어요..." "어째서..." "...어둠과..빛은...융합될 수...없거든요.... 그 사람은...너무나 밝은 빛이예요... 눈이 부실 정도로... 하지만...난..짙은..어둠이예요... 그러니까...우리는...서로에게..다가갈수 없어요..." "...빛과...어둠이라...." "......." "빛과 어둠... 둘 중에 하나라도 없으면...뭔지 아세요...?" "....." "파멸이죠.... 빛도 어둠이 없으면...의미가 없어요... 어둠 역시..빛이 있으니까...존재하는 것이죠... 어둠으로 빛이..더 빛나는 거라 생각하는데요... 아닌가요...?" "...그렇...군요..." "....나는...서자에요... 내 위로 나보다 1살 많은 배다른 형이 있죠... 형은...내 얼굴도 몰라요... 난 어려서부터 계속 해외에만 있었거든요... 하지만...가끔 신문이나 그런데..형이 나오면 좋더라구요... 형은 나와는 틀려서 머리가 좋은가 봐요..헤헤..." "...." "그러니까...돌아가요...그 사람한테로..." "...네...." "......" ".....?" "...키스..해도 될까요...?" "..네?..아...네..." 입술이 감겨온다.... 부드러운... 그의 입술... 그래...이 키스는... 나의..연인.... "..으음..성...준...." 나도 모르게 그의 이름을.. 부르고야 말았다... 입술이 황급히 거두어진다... "아..미..미안해요.." 오히려 미안해 하는 그사람... "아..아녀..저야말로...죄송합니다... 저도 모르게..." "저..저는 이만 가 볼께요..." "...안녕히 가십시요...손님..." 그가 시야에서 사라진다... .... 당신은..어떤 말을 할까요... 내가 당신과 닮은 사람과..입을 맞췄다고 하면... 그...입맞춤에서..당신을 느꼈다면... 그리고... 당신 이름을 불러버렸다고 하면.... ....보고...싶어요.... 나의...연인... 어느 새... 여기까지 온걸까... 이곳은.... 인형을..처음으로 만난 곳... 화려한..불빛과... 화려한...사람들이 있는 곳... 넌...다시..여기에 있는 것일까.... 나도 모르는..발걸음... 다가간다... 그에게로... ...보고...싶어... 널..안고 싶어... 꿈이라도... 꿈이라도...난 괜찮으니까... 한번만..널..안고 싶어... 취한 듯이... 어린 듯이... 그에게로 다가간다... 한발..한발..다가갈때마다... 그가..되살아 난다... 젖은...자색 눈동자가... 달콤한..장미빛 입술이... 투명한..그의 피부가... 가녀린..어깨가... 사랑한다 말하던...그의 목소리가... ...내가..널..어떻게...잊겠니... 아직도,...너의 향기에 이끌려..이렇게 가고 있는걸... 사랑하는..나의..연인아... ....누군가..걸어온다... ..누구...? 저 사람은...나...? 발걸음이..멈춰진다... 나를...닮은...누군가가... 내쪽으로 걸어온다... 스쳐..지나간다... 바람결 처럼... 나를 닮은..그가 싱긋이 웃는다.... 그리고... 이것은...인형의...향기... 인형의...슬픈..자빛 향기.... 저것은...나다... 인형을..사랑하는... 나의...모습.... "...빨리 가보는 게 좋을거에요... 울고 있을지도 모르니까..." 그가 속삭이듯.... 그리고..다시 바람결처럼...스쳐간다.... 희미한 미소를 띄운 채로... 이것도...꿈인가.... 하지만..꿈이라도... 이대로 깨지만 않는다면...괜찮겠지.... 그가...있는 곳... 문이...열린다... 이건... 또 하나의 꿈.... "...어떤..밤을 원하십니까....?" "....." 아무말도 할 수 없다.... 꿈이..깨어질까봐... 내 앞에..니가..있다는... 이 거짓말 같은..꿈이 깨어질까봐... 왜... 왜..여기에 있는거니... 내가...널..놓았는데... 어째서..넌 다시 이런 곳에... 그렇게...힘든 얼굴로... 나를 바라보지 않고 있는거니... 어째서... 넌 행복하지..않은거니... 어째서.... 자색 눈동자가... 스르르...위를 향한다.... 또 다시...그의... 자색 수정이...젖어든다... 그토록... 그리워 했는데.... 서로의..이름조차...부르지 못한다... 환상일까... 내 앞에 있는 넌... 환상이 아닐까... 내가..너의..이름을..부르면... 넌..다시 내게서 멀어지는 게 아닐까... 그렇게 되면... 난 또다시... 널 찾아 헤매야 하는 것일까... 보고 싶었다... 나의...연인아... 미치도록... 보고..싶었다... 조심스레..인형의 작은 얼굴을 어루만졌다... 만져진다... 나의..연인의 얼굴이... 넌..여기에 있구나... 내 앞에..있구나... 꿈이...아니구나.... 그의 좁은 어깨가....안겨온다... 넌..내 품에..있어... 꿈이 아니야... 환상도 아닌... 실제의...네가..내 품에 안겨있어... "...이거..꿈..아니지....?네가..맞는거지...?" 인형이 가만히 고개를 끄덕인다.... 가슴이 촉촉히 젖어온다... 인형의 좁은 어깨가 들썩거린다... 언제나 처럼... 난 인형을 으스러지게 안았다... 이렇게..안으면... 넌 늘 눈물을 멈췄으니까.... 그런데...어쩐지... 오늘은...그치질 않는구나... 내 연인아... 많이..힘들었던 거지...? 인형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이젠 나와 같은 샴푸 향기가 아닌... 짙은 향수 향기가 나는 너 이지만... 그래도... 여전히..아름다운...내 연인아... 그의..입술을 어루만졌다... 많이 거칠어진..그의 입술이... 립스틱이 붉게 칠해진... 나의 연인의 입술에... 입을 맞췄다... 쓰디쓴...키스... 하지만... 여전히...부드러운... 인형이 내 얼굴을 조심스레 매만진다.... "..왜..이렇게 말랐어요...? 나더러 맨날 살찌라 그러더니..." "킥...남말하지마..." "그렇군요..." "바보야..아직도 존댓말쓰니? 아직 안끝났어...존댓말 할때마다 키스 한번인거..." "응..미안...깜빡했어..." "........." "........." 말이 없다... 아니... 같이 있다는 것 자체로도... 충분했으니까.... 말 같은 건 필요없었다... 그렇게... 새벽이 올때까지... 인형은 내 어깨에 기대어... 난 인형의 어깨를 감싸안고... 시간이 가는 것이 아쉬워... 서로를 놓기 어려워.... 그렇게 있었다... "...안..가도 돼...?" "...글쎄...좀더 있고 싶은데...." "...또 혼나려구..." "괜찮아..." 인형의 턱을 끌어당겼다... 인형이 눈을 감는다... 또다시 쓴 입맞춤... 인형을 뒤로 눕혔다... 저항없이 인형이 날 받아들인다... 인형의 얇은 옷을 벗겼다... 여기저기... 키스마크들이 보인다... 내것이 아닌... 인형이 살짝 몸을 가린다... "...보지마..." 키스마크에 신경을 쓰고있는 듯하다... "...." 인형의 몸을 훑었다... 키스마크 하나하나... 다시 내것으로 만들기 위해... "아응...아..." 인형이 참기 힘든 듯...신음소리를 낸다... "..하아..안돼...조금있으면...아침인데..." "상관없어..." "우웅...성..준..." 유두를 빨아올렸다... "하아...아응..." "...넌 내꺼야..." "응...하아..." 인형이 내 옷을 벗긴다.... 안된다고 하더니만... 다시...우린..몸을 나눈다... 인형이..내것을 입에 담는다... 묘한,.,,쾌락... "아으...수..빈아...헉..하아..." 인형의..혀와 치아가 느껴진다... 날..흥분시키는... 결국 인형의 입에 뿜어버렸다... 꿀꺽..꿀꺽... "야..야..수빈아..먹지마...더럽게..." 인형이 입을 닦는다... "...다른 사람이면...벌써 토해버렸어..." 인형이 싱긋 웃는다... 그런 인형의 입에 다시 입을 맞추었다... 약간 비릿한 맛이 난다... 땀으로 젖은..인형의 몸이... 조명때문인지... 붉게 보인다... "...여기까지 왔는데..그냥 가면 섭하지..?" "치...얼른 하기나 해요.." 인형의 다리사이로 손을 넣었다... 인형이 흠칫 놀란다... "..서..성준..." "킥킥..왜..?" "...많이 짖?어 졌어..." "그런가?" 힘을 살짝 주었다.. "허억...아아..." 인형이 입을 틀어막는다... 그만 놀려줄까...? "하아...하아..정말...아응..." 내 손으로 액체가 흘러나온다... 혀로 핥자 인형이 뜯어 말린다,... "정말..대담해 진거야...아님 비위가 좋아진거야...?" "훗..자꾸 남말하지 말라니까?" 얼굴이 또 빨개지는... 귀여운 내 인형... 인형이 엎드린다.. 이미 그 부위는 상처를 많이 입은 듯하다... 젠장...얼마나 많이 괴롭혔으면... 손가락을 집어넣어 틈을 넓혔다... "아아....아응.." 헐거워진 느낌... 젠장... 눈물이 날 것 같다... 조심스레..그의 안으로 들어간다... "하아..아악..아파...으응..." 인형이 괴로워 한다... 나란 인간도... 이런 고통스러워 하는 인형의 표정을 보고도... 이런걸 즐기려 하다니... 인형의 가는 허리를 끌어안았다... 침대가...규칙적으로 삐그덕 댄다... "하아..아응..성..준아..하아..하아.." "으읏...하아...하읏..." 음한 소리가 방을 뒤덮는다... 문틈으로 들어오는 빛이... 아침이 왔음을 알려준다... "영업 끝났습니다,손님" 밖에서 들려오는 소리따윈 귀에 들어오지 않는다... 우린..그렇게 재회의 시간을... 메우고 있었다... 널..잊지 못해서... 난..너의 향기에 이끌리고... 이렇게.. 너의 몸을 탐하며... 난..아침을 저주하고.... 우리의 인연이.. 그다지도 죄가 된다면... 차라리...지옥에라도 가 버리자... 사랑한다... 나의..연인이여... "다녀왔습니다..." "오셨군요.." 할아버지가 화분을 만지다가 날 반긴다... "...만나셨습니까...?" "응..." "잘 하셨습니다..." "아버지는요...?" "잠시후에 들어오실겁니다..." "....뭐라고 하지 않던가요?" "아니..별말씀도..." "...이젠...내 삶의 목표를 바꿔야겠어요..." "......" "할아버지가 그랬었죠...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길을 가라고... 난...그를..택하겠어요..." "허허...대단한 결심을 하셨군요..." "...이해해..줄까요...?" "진심은..통하게 되어있답니다..." 진심은...통한다... 난..진심으로..그를 원했고... 그도..진심으로..날 원했다... 그러기에 우린 만났고... 사랑했다... 그리고...후회는 없다... 그걸로..된것이다... 비로소... 난..그를 찾는다.... 그리고... 난..당당하게..그 사람 앞에 나선다... 집을 나가겠다고 했다... 이젠... 사랑을 위해 살겠다고... 재벌 2세니... 돈이니..권력이니... 상관없다고... 난..그를 위해 살겠노라고... "...진심이냐...?" "네!" "...후..못말리겠구나..." 처음으로..난 아버지에게 반항을 했다... 그리고... 아버진..그 반항을 받아주었다... "나중에 어떻게 되든 난 모른다..." "네..기대지 않을께요." "그렇지..." 아버지가 사진 한장을 건네준다... "이제껏 말을 못했는데...네 배다른 동생이다... 지금 한국에 와 있으니 한번 만나봐라..." 이..사람은... 그래... 날 닮은 사람... 어쩌면...나를 인형에게 이끌어준... "...이미..만나봤습니다..." 내가 본..그의 모습은... 정말..나 자신의 모습이었다... 사랑을 하고 있는..나 자신의 모습... 그 모습은... 너무나 아름다워 보였고... 가장 빛나보였다고... 바람결처럼 스쳐간... 또 하나의 내가 가르쳐 준... 절대적인..법칙... 빛은..없다고... 어둠인 나에게..빛은 없다고 생각했었다... 이...작은 방에서... 어둠속에서... 눈 앞에 보이는 건..암흑... 살아있는게...저주스러울 정도로... 더러운 나... 구원 받을 수 없는... 영혼마저 더러워진 나... 그런데... 목소리가..들려왔다... 사랑한다고... 이렇게..더러운 나를.. 사랑한다고... 마치..천상의 목소리처럼... 그렇게...나를... 어둠에서 이끌어준... 그 어느 빛보다도 눈부신... 내가 동경하던... 눈부시게 하얀 빛.... 문이 열린다... 빛이다... 나의...빛... 또다시... 천상의 목소리가 들린다.... 꿈결 같이... 어둠이..사라진다... "데릴러 왔어..." 손을 내민다... 그..손을 잡았다... "이젠...헤어지지 말자..." "응..." 이로써... 나는...정화가 되었습니다... 이젠..힘들지도... 더이상... 슬프지도...않게... 당신과..함께이고 싶습니다... 당신의..빛을 따라가도 되겠습니까...? 당신을..믿어도 되겠습니까...? 당신을..동경해도 되겠습니까...? 당신을 ..바라봐도 되겠습니까...? 당신을... 당신을...사랑해도 되겠습니까...? 그렇다면 묻건데... 당신은... 어.떤.밤.을. 원.하.십.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