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d's Knight 제 1장 떠돌이 기사 아침을 알리는 닭의 울음 소리가 멀리서 들려왔다. 아직은 하늘엔 어둠이 채 가시 지 않았지만 물 시계는 지금이 아침이라는것을 알려주고 있었다. 한 거구의 사나이가 침대에서 몸을 꿈틀 거렸다. 어제저녁 친구들과 과음을한것 때 문인지 옷을 갈아입지 않은 그대로 잠을 자고 있었다. 잠시후, 그의 방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 "아버지, 일어나셔서 진지 잡수셔야죠." 여자의 음성이 그 거구의 귀를 간지럽혔다. 그는 싫은 표정과 좋은 표정의 중간과 도 같은 인상을 쓰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버지 안 일어나실 거에요?" 그는 머리를 긁으며 대답했다. "아니다! 레나야, 곧 나가마!" 그가 옷을 갈아입고 부엌에 나가자, 한 남자 아이와 젊은 처녀가 그에게 인사를 했 다. "안녕히 주무셨어요, 아버지?" 그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아버지의 미소였다. "우움, 아주 잘 잤구나 코나. 오늘은 이불에 실례 안했니?" "안했어요 아버지." 코나라고 불려진 소년은 얼굴을 붉히며 대답을 했다. "코나가 이제 몇살인데요 아버지. 이제 몇일 후면 열 두살 이에요." 그녀는 그에게 빵과 스프를 가져다 주며 말을 했다. "훗, 그런가? 그럼 레나야. 넌 시집갈때 되지 않았니?" "어머? 아버지, 코나가 열 여섯살이 될때까지 안간다고 말씀 드렸잖아요." 그 사나이는 짖궂은 표정을 하며 말했다. "오, 그래? 그때가 되면 넌 스물 여섯인데?" "괜찮아요 아버지. 자, 식기전에 드세요." "응, 자 어서 먹자, 코나." 코나는 이때를 기다렸다는듯이 대답과 동시에 빵을 집어 들었다. "잘 먹겠습니다!" 거의 정오가 되자. 레나의 가족들은 벌목장과 학교로 제각기 떠났다. 레나는 이때가 되면 뒷 뜰에서 가족들이 먹을 채소를 가꾸거나 빨래를 하게된다. "자아, 나도 나가볼까?" 레나는 앞치마를 의자에 걸어놓고 허리 밑 까지 오는 긴 머리를 등 쪽으로 묶은후 뒤의 채소 밭으로 나갔다. "아∼아. 오늘은 냄새가…." 뜰에 나갈때 언제나 싱싱한 냄새를 맡는게 즐거웠던 레나는 채소가 아닌 냄새에 약간 미간을 지푸렸다. "어…? 무슨 냄샐까? 음…마치 젊었을적의 아버지의 냄새와……히익!!" 그녀는 좌우를 둘러보다가 놀라서 뒤로 넘어지려는걸 간신히 참았다. 집의 벽 쪽에 이상한 "것"이 있었다. "것"이라 표현 하기엔 좀 뭐 하나. 처음에 힐끗 보면 헝겁에 감싸여진 큰 덩어리와 같았다. 하지만 그 덩어리의 끝엔 두개의 다리가 나 있었다. 사람의 다리였다. "아, 아니 당신 누구세요? 어디 아프세요?" 레나는 그 사람에게 접근했다. 헝겁…아니 망토 처럼 보이는 것을 살짝 만져 보았다. 젖어 있었다. 밤 이슬을 흠뻑 맞은것 같았다. "여보세요! 일어나 보세요!" 레나는 덜컥 겁이 났다. 부랑자나 취객이 자기집 뒷뜰에서 죽었다는 스토리가 그녀의 머리안에 멤돌고 있었다. "……조용히좀 할수 없어요?" 망토 안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레나는 그제서야 안심이 되었다. "이 집 담이 좀 따뜻 하길레 여기서 잔것 뿐이에요. 보아하니 채소밭 같은데 난 상 관 말고 열심히 일 하슈. 난 자다가 곧 떠날테니까." 그는 얼굴도 보이지 않고 처음 반나는 그녀에게 청산유수였다. 레나는 그의 행동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화가 났다. "아니, 여보세요. 사람에게 얘기를 하려면 얼굴을 보면서 해야지, 계속 망토로 가린채 얘기 해도 되는거애요?" "……." 아무 대답도 들리지 않았다. 그녀의 목소리가 너무 잔잔 해서 일까. 그녀는 소리를 높여 말했다. "이봐요! 일어나 보라니까요!! " "……제기랄." 그 사람은 망토를 걷고 눈을 비비며 일어났다. 레나는 그를 올려다 보았다. 그녀의 아버지 보다 훨씬 큰 사람 이었다. 옆으로 말고…. "자, 이제 됐죠? 난 이제 더 잘께요." 그는 등에 커다란 검을 차고 있었다. 자기 동생보다 약간 작으리라 하고 그녀는 생각했다. 섬찟 했다. "…? 아, 놀랄것 없어요. 제 전 재산일 뿐 이니까요. 얘기가 다 끝났다면 전 그만 가볼께요…. 응?" 그녀의 시선을 마주본 그 사나이는 잠시 말을 잊지 못했다. "왜, 왜그러세요? 얼굴에 뭐라도 묻었나요?" 레나는 한 발자국 뒤로 물러섰다. 그가 다가왔기 때문이다. "레…레나? 레나 맞지!!" 그는 레나의 어깨를 강하게 잡으며 말했다. 그녀는 말도 나오지 않았다. "무, 무슨 짓이에요!!" 그녀는 강하게 그의 팔을 뿌리치려 했으나, 허사였다. 정말 놀라운 힘이었다. "이, 이것 놔요!" 그녀가 소리치자, 그도 놀란듯, 어깨를 놓아 주었다. "미안합니다!, 하지만…레나 맞죠!" 그녀는 흠칫 놀랐다. 그의 눈…군청색의 눈에서 발산되는 그 어떤 `무엇`이 그녀의 기분을 이상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예…그런데요…?" "레…! ……아니야, 후훗. 그럴리가 없어. 하하하하핫…." 그는 그녀의 이름을 부르려다 말고 갑자기 허공을 보며 허탈한 웃음을 지었다. 그럴때마다 그의 붉은 장발이 크게 흔들렸다. 그는 고개를 푹 숙였다. "……실례가 많았습니다. 남의 집 뒷뜰에서 잔 제 잘못 입니다. 그럼…." 그는 머리를 쓸어 올리며 길가로 나가려 했다. 레나는 얼핏 그의 눈을 보았다. "아…! 잠깐만요!" "…?" "저… 아무것도 못 드셨죠? 들어와서 드시고 가실레요?" "예…?!" 레나는 약간 긴장이 되었다. 집 안에 외간 남자를 앉혀 놓긴 이번이 처음 이었다. 그는 레나가 가져온 빵을 천천히 먹기 시작했다. 꽤 예의가 있었다. "저… 성함이 어떻게 되세요?" "저요?" "예, 안될건 없잖아요." 그는 잠시 머뭇 거렸다.그러다 입안의 빵을 마저 삼킨뒤 말을 이었다. "리오… 리오 라고 합니다." "흠?, 딱 `리오`두 글자에요?" "후훗…" 리오는 그녀의 말을 듣고는 씁슬한 웃음을 지었다. "왜 그러세요?" "……아니에요. 자, 맛있게 먹었습니다." 그러나 그가 먹은 빵은 단 3개. 동생 코나보다 하나를 덜 먹었을 정도이다." "아니, 고작 세개 밖에 안 드셨잖아요." "됐습니다, 원래 적게 먹는 타입 이라서요. 그 정도면 괜찮아요." "…진짜요?" 그녀는 약간 의심스러웠다. 아버지 보다 키가 더 큰 젊은이가 열 두살의 아이보다 덜 먹는다는게 도저히 이해가 가질 않았다. "흠…그러면, 일 이라도 해드려요?" "예? 일은 무슨…." "훗, 이래뵈도 기사 랍니다. 떠돌이 이긴 하지만." "흐음…그러면…." 레니는 문득 뒷뜰에 있는 나무가 집에 햇빛을 잘 못들어오게 한다는걸 생각 해냈다. "뒷뜰에 있는 나무좀 베어 주실레요? 한 두 세그루 정도…." "그거면 되요?" "예?" "더 어려운거…. 예를 들어 괴물 퇴치나 용의 제보 가져오기 등등…." "호호, 그런건 취미 없어요." 리오는 자신의 머리를 쓸어 올렸다. 그리고 나서 뒷 머리만 끈이 보이지 않을 정도 로 묶어 올렸다. 얼굴이 거의 확실하게 보였다. 붉은 눈썹에 그런대로 괜찮게 생긴 얼굴 이었다. 묶어올린 머리체는 날카로운 용의 등 지느러미를 연상시켰다. 머리결은 꽤 거칠었다. "저…도끼 드려요?" "훗, 이거면 되요." 그는 그의 등허리에 가로로 차고있는 커다란 검을 들어 보였다. 보라색의… 흔히 볼수 없는 디자인의 검 이었다. 중앙 부위는 검은색 이었고, 손잡 이 쪽으로 내려갈수록 검은색은 짙었다. "훌륭한 검이네요." "응? 이거요? …고물 칼은 아니에요. 자, 나가죠." 둘은 다시 뒷뜰로 나갔다. 스무 발자국 거리에 아름드리 나무 세 그루가 자리잡고 있었다. 활엽수 였기 때문에 과연 햇빛이 안 들어올만 했다. "이거 말이죠?" "예. 저 쪽의 세 그루만 잘라주시면 되요." "너무 쉬운데..." "무슨 소리세요. 저희 아버지도 저걸 자르시려다가 이틀만에 포기 하셨어요. 그것도 보통 도끼가 아닌 전투용 대형 도끼를 쓰셨는데 말이죠." 리오는 그 말을 듣고 나무 쪽으로 갔다. 나무의 밑둥 부위엔 약간의 흠집이 있었을 뿐이었다. 리오는 천천히 그 나무를 위아래로 보면서 중얼댔다. "…`철목`인데요. 이런 나무가 여기서도 자생할 줄이야..." 레나는 자신이나 아버지도 모르고 있는것을 이 정체불명의 사나이가 알자 신기한듯 되물었다. "`철목`이요?" "예. 이 나무는 묘목일때 겨우 자를수 있어요. 왜냐하면 땅에서 흡수하는 물질중 철분을 이 나무만 특이하게 겉 껍질로 보내기 때문이죠." "그럼… 자를수 없나요?" "아니요. 자 잠시 뒤로 비켜 주세요. 충격파에 옷이 날아가 버릴지도 모르니까요." "예? 충격파요?" 리오는 자신의 검을 세로 일직선으로 눕혔다. 그리고 잠시 몸을 경직 시켰다. "타아아아앗!!" 그가 검을 휘두르는 동작과 함께 하늘을 찢는듯한 소리가 울렸다. 레나는 귀를 막 으며 주저 앉았다. 아니, 쓰러졌다는것이 더 어울렸다. 그녀가 살며시 눈을 뜨자 검을 뒤로 기울이고 있는 리오와 잘리지 않을거라 생각했 던 철목이 서서히 땅으로 쓰러져 가고 있었다. "굉장해… 정말 대단 하시네요!" 리오는 검을 다시 칼집에 넣으며 미소만 지었다. "…자, 전 이만 가겠습니다." "가시려고요?" "예, 여기에 더이상 있으면 제가 견디지 못할 겁니다. 왜인지는 묻지 말아줘요 기분이 좋지 않아지니까요." 레나는 아까전에 리오의 눈에 비쳤던 그 눈빛이 갑자기 생각이 났다. 오래전에.. .... 자신도 잊고 있었던, 자신도 보았던 눈빛이다. 바로 그녀의 어머니가 숨을 거 뒀을때 그녀의 아버지에게 보았던 눈빛이었다. "인연이 있으면 만나게 될지도… 훗, 그럼 안녕히 계십시오." 리오는 울타리를 가볍게 뛰어 넘어서 어디론가 사라졌다. 레나는 잠시동안 그가 간 쪽을 바라 보았다. "조금더 있다가면 안되나…?" 그렇게 말한 레나는 다시 집안으로 들어갔다. 동생이 올때가 되어서 였다. "누나!, 나 왔어!" 코나는 언제나 처럼 씩씩하게 집으로 들어왔다. 그리고 반겨주는 예쁜 누나의 모습 …이 오늘은 어딘가 좀 침울했다. 코나는 이상하게 생각했다. "어, 누나 왜그래?, 어디 아퍼?" "응, 아니 괜찮아. 어머, 너 또 흙 바닥에서 뒹굴었니? 옷이 이게 뭐니..." 코나의 옷은 그녀의 말처럼 흙으로 알맞게 버무려져 있었다. 오늘은 더 심한것 같았다. "치, 그럴수도 있지 뭐. 아, 누나. 오다가 어떤 떠돌이 하고 `그루드`가 거리에서 붙기 직전인걸 봤어. 그런데, 누나가 그런데는 끼지 말라고 해서 그냥 오긴 했지만 그 떠돌이 형은 정말 당당했어. 그 욕심쟁이의 부하 서너명이 둘러 싸고 있는데도 눈빛 하나 바뀌지 않더라구. 지금쯤 어떻게 됐을까?" 레나는 떠돌이란 말에 눈이 번쩍 띄였다. "예, 혹시 그 사람. 빨간 장발에 망토를 두르지 않았니?" "어...?, 누나가 어떻게 알지?" "그게 언제쯤 이니?, 응?" "오늘따라 이상하네 누나. 별로 안됐어, 오다가 잠깐 봤으니까. 시장에서 그랬지 아마?" "시장?" 코나의 말대로 싸움이 발어지기 직전인 시장엔 사람이 들끓었다. 모두들 그리 밝은 표정은 아니었다. 리오는 팔짱을 낀채 말위에 올라서있는 그루드에게 말했다. "나에게 볼 일이라도 있는건가." 구경꾼들은 모두 숨을 죽였다. 그루드가 시장에서 벌이는 횡포는 한두번 보는게 아니었으나. 오늘만은 사정이 달랐기 때문이었다. 사건의 발단은 아주 단순했다. 그루드의 부하중 한명이 한 아주머니의 바구니를 빼앗아 횡포를 부리자, 리오가 그만 두라고 한것 이었다. "볼일?, 이녀석이 건방지게... 내가 누군지 아느냐!" 커다란 흑색 말을 타고 거만한 표정을 짓고있는 그루드는 자신이 이 시장의 주인이라도 된 듯이 리오를 노려보고 있었다. "흠, 알필요는 없을것 같군." "이녀석이!, 간이 부었구나!!" 그루드 옆에 서있던 부하인듯한 사나이가 목에 핏대를 세우며 고래고래 소리를 쳤다. "간이 부으면 사람이 어떻게 사나." 리오의 말 한마디 한마디는 그루드와 그의 졸개들의 신경을 점점 자극하고 있었다. 구경하던 아주머니들은 이번만큼은 피를 볼것같은 예감이 들기 시작했다. "네녀석, 지금 네 상황이 어떤지 알고 하는 소리냐? 일대 육 이다. 설마 장님은 아니겠지?" "……." "왜, 드디어 너의 실수를 알겠냐?. 빨간 머리씨. 하하하하!!" "뭐라고 말좀 해 보시지!!" 졸개중 하나가 주먹으로 리오의 배를 가격했다. 사람들은 눈을 가리기 시작했다. 쓰러지는 소리가 났다. "우우우욱…!!" 쓰러진 사람은 리오가 아닌 졸개였다. 그는 오른손을 붙잡은채로 흙 바닥을 뒹굴고 있었다. "타루, 왜그래!!" 또 한명의 졸개가 동료에게 다가갔다. 타루란 사나이의 손목이 굽어져 있었다. 위로……. "저, 저녀석 갑옷 이라도 입고 있나봐!, 아아악!!!" 다른 세명의 졸개가 리오를 둘러싸며 단도를 빼 들었다. "...너희들. 오늘은 날 안 건드리는게 좋을것 같다." "뭐라고!" "타루를 저렇게 해놓고 무사하기를 바라느냐!!" "용서 못해!!" 그루드의 부하들은 반은 질린 표정으로 리오에게 각자 소리쳤다. "……후우∼." 리오는 웃으며 길게 한숨을 쉬었다. 그리고 나서 그의 검을 칼집 체 땅에 꼿아 놓았다. 그 검을 본 부하들은 움찔 했다. "걱정마라. 너희들은 벨 가치도 없으니까." 리오가 손을 꺽으며 주위를 둘러 보았다. 졸개들은 한발자국 뒤로 물러섰다. "와봐." 리오가 말을 마치자 마자 한명이 리오의 옆을 노리고 덤벼 들었다. "히아아아앗!!" 그러나 그가 단도를 쥔 손을 뻗을새도 없이 리오의 오른손이 졸개의 광대뼈를 밀어 내었다. 또 한명이 뒤에서 달려들었다. 동시에 리오의 왼발 돌려차기가 또 한명의 목을 차 내렸다. 마지막 한 사람은 동료의 몸에 맞아 나가 떨어졌다. "더 없나." 그루드는 겁에 질린 나머지 검을 뽑기에 이르렀다. 롱 소드였다. "호오... 기사에게 검을 뽑다니. 이거 잘 된 일이군." "뭐, 뭐라고! 네가 기사라고!!" 그루드는 속으로 깊이 후회를 했다. 그가 만약 진짜 기사라면 그루드는 죽음을 각오해야만 했다. 기사와의 일대 일 대결에서 만약 누구 하나가 죽는다 해도 그 책임은 묻지 않는다는 왕국의 법이 있었기 때문이다. 리오는 천천히 자신의 검을 뽑아 들었다. 햇빛이 검에 반사되어 자색의 빛으로 바뀌었다. 검의 가운데에 위치한 검은색의 줄이 그루드의 공포를 점점 고조 시켰다. "으...으윽!!" "말에서 내려라." 리오는 검을 어깨에 받혀놓았다. 그리고는 살짝 살짝 어깨를 두드렸다. 구경꾼들은 신이났다. 거의 매일같이 그루드의 횡포에 시달렸기 때문이었다. 항상 거만하고 난폭했던 그루드가 한 떠돌이 기사 앞에서 식은땀을 흘리는 광경은 그들에겐 최고의 구경거리였다. "내리라니까." 그루드는 생각했다. 이 위기에서 빠져 나가는 길은 단 한가지. 리오 앞에 무릎을 꿇고 그의 소원을 들어주는것. - 기사의 패배 시인 뿐이었다. 그는 좌우를 둘러보았다. 졸개들은 쓰러져 있을 뿐이었다. 나머지 한명은 도주 했는지 찾을수 없었다. "으으윽!!" 그루드는 말에서 내렸다. 침통한 표정이었다. 그는 칼을 버리고 리오앞에 무릎을 꿇었다. "기사로서 패배를 인정한다!" 사람들은 환호했다. 그루드의 고통이 그들에겐 기쁨인 모양이었다. "그래? 그럼 내 부탁을 들어줘야지?" "으윽..." "오늘부터 집에가서 한발자국도 나오지 마라. 그러면 다시는 사람들을 괴롭히지 못하겠지. 이 말은 이 왕국의 나이트 마스터이자 위대하신 왕 말스 3세의 이름으로 법에따라 기억될 것이다. 자 꺼져라." 리오는 검을 집어넣고 돌아서서 시장을 나서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그에게 환호성을 보냈다. 집 안에서, 밖에서 그루드를 물리친 무명의 기사에게 박수를 보냈다. "대단 하시네요 리오님?" 리오의 뒤에서 낯익은 목소리가 들렸다. 리오는 그쪽을 바라보았다. 하안 피부에, 허리 아래까지 내려온 아름다운 에메랄드빛 머리를가진 반듯한 이목구비의 여인이 그를향해 미소를 띄우고 있었다. "레나씨…?" 그러나 리오는 아무 말없이 돌아서서 시장을 나서기 시작했다. "리, 리오님…?!" 레나의 얼굴에서 미소가 사라졌다. 코나는 무슨 영문인지 알수가 없었다. 누나가 이런적은 본적이 없기 때문이었다. 리오는 멈춰서서 레나를 돌아보지 않고 말을했다. "당신과의 일은 끝난걸로 알고있어요. 당신이 왜 그러는지는 모르겠지만 더이상 아는채 하지 말아줘요." 리오는 다시 걷기 시작했다. 레나는 그 모습을 지켜보기만 하였다. 기분이 이상했다. 이제껏 느껴보지 못한 감각으로 마음이 아파왔다. "누나… 울어?" 레나는 자신의 볼에 미지근한 것이 흘러 내리는것을 느꼈다. 자기 자신도 왜 눈물을 흘리는지 이해가 되질 않았다. "우, 울긴. 자 그만 돌아가자 코나." 사람들은 갑자기 벌어진 이 상황을 보고만 있을수밖에 없었다. 물론 가슴을 치며 한탄하는 청년들도 여럿 있었지만. 레나는 집에 돌아와서도 오늘 자신에게 벌어진 일을 잊을수 없었다. 그녀의 아버지도 그녀가 왜 그러는지 이해가 안되었다. 하늘이 어두워질 무렵, 레나의 아버지는 뒷뜰에서 동네가 떠나가도록 소리를 질렀다. 놀라움과 기쁨이 반 반 섞인 목소리 였다. "아니, 레나야!! 이 철목이 어떻게 잘린거냐! 세상에 이런일이!!!" 밤이 되었다. 레나는 자신의 방에서 창문을 열고 별을 보았다. 기운이 없는 표정 이었다. 한순간 스쳐 지나간 사람일 뿐이야. 그녀는 그렇게 자신을 위로했다. 창문을 닫고 잠자리에 들었다. 하늘은 점점 어두워져 가고있었다. 레나는 오늘 아침도 예전과 마찬가지로 아침 식사를 준비하고 가족들의 뒤를 보살피기에 여념이 없었다. 몇일전의 리오에 대한 기억은 거의 잊은듯 했다. 그녀는 잠시 쉬려는듯 의자에 앉아 책을 읽기 시작했다. 그녀의 어머니가 물려준 왕국의 창건서였다. 말스 1세의 일부터 2세의 일까지 적혀있는 소설같은 예기였다. 그러나 사람들은 그 책을 반은 신용하고 있질 않았다. 이미 100년 가까이 된 일을 믿으려 하질 않는것은 오히려 다행일지도 모른다. 거기에 약간 쓰여있는 가즈 나이트와 드래곤 로드의 얘기는 실제로 보기 전까진 믿을수 없는 얘기가 많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레나는 그게 사실일 거라고 믿고 있었다. 그 책 맨 뒷장에 쓰여있는 [믿음]이란 단어 때문일지도 모른다. "으음… 아무리 봐도 멋있어, 생긴 모양새나 이름은 언급되어있질 않지만, 가즈 나이트란 사람은 아마도 멋있는 사람일거야." 레나는 책을보며 혼자 그 책속에 적힌 또 하나의 `레나'란 인물이 되어 감상에 젖는것을 좋아했다. "하지만, 이 책에는 그녀의 사인에 관해선 명백히 나오질 않았어…왜지?" 그 질문은 그녀가 그 책을 처음 보았을 때부터 자신에게 물어왔던 질문중에 하나였 다. "음, 알수 없어. 아무도 모르니." 그때, 누군가가 레나의 집 문을 두드렸다. "응, 누구지? 코나가 벌써 왔을리는 없고…?" 그녀는 책을 덮고 자리에서 일어나 문을 열어 주었다. 바깥엔, 그녀의 소꿉친구 바랜이 멋지게 차려입고 꽃을 든채로 웃음을 띄우고 폼을 잡으며 서 있었다. "어머, 바랜 거기서 뭐해? 어디 결혼식에 초대라도 받았니?" 바랜은 약간 실망스런 기분이 들었으나, 안면의 미소는 바꾸지 않았다. "아니, 그렇진 않아." "그래? 그러면 잘가." 레나는 그대로 문을 닫고 걸어 잠궜다. 소꿉친구 라고는 하지만 바랜은 전혀 그녀 의 취향에 맞질 않았기 때문이었다. 언제나 미소를 짓고 좋은 옷을 입은 그지방 최 고의 부자집 아들인 그를 그녀는 어렸을때부터 약간 거리를 두고 놀았다. 바랜은 꽃을 집어 던지며 화난 얼굴이 되어 그의 집 방향으로 성큼성큼 걸어갔다. 레나 옆집에 사는 사람들은 언제나 같은 표정으로 와서 같은 표정으로 사라지는 바랜의 모습을 보는것에도 재미를 느끼고 있었다. 그가 사라진뒤, 조금후 또 다른 사나이가 레나의 집 문을 두드렸다. "어? 바랜이 또 왔나? 오늘은 질기네…." 그녀는 약간 귀찮다는 듯이 문을 열었다. 보통때보다 힘이 들어가 있었다. "아니, 너하곤 용건이 없다고 몇번이나 말했니! 정말 이러면…." 그녀는 말을 멈췄다. 딴 사람 이었다. "아, 아니 당신은..." "용건이 없으면 돌아갈까요?" 그 남자는 장난기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붉은 장발을 위로 묶어올린, 큰 키에 커다 란 헝겁 망토를 두른 사나이. 리오였다. "리오씨! 돌아와 줬군요!" 그녀는 기쁜 나머지 그의 손을 잡으며 기쁜 표정을 지었다. 리오는 그녀의 손에서 느껴지는 자신과 전혀 다른 살결을 느낀듯 얼굴을 약간 붉혔다. "어, 어머. 죄송합니다." 그녀는 얼른 손을 떼었다. 그리고는 손을 뒤로 돌렸다. "아니에요. 실은 부탁이 있어서 찾아왔는데요…." "들어가서 말씀하세요, 서서 말할건 아닐것 같은데요?" "아, 아닙니다. 저번에도 폐를 끼쳤는데 또 그럴순 없지요. 나중에 가족분들이 돌아 오시면 다시 들리겠습니다." "아, 아니에요! 그럼 그때까지 저랑 시장에 가실레요?" "...네?" 레나는 어떻게든 그를 잡아놓고 싶었다. 그런데 나온말이 시장에 가잔 말이니… 그녀의 얼굴은 약간 붉어졌다. 자신이 부끄러웠다. "...예, 그럼 그렇게 하죠." 전에는 볼수 없었던 부드러운 미소를 띄우며 리오는 그녀의 제안에 동의했다. "정말이세요?" "기사는 거짓을 말하지 않습니다. 저의 경우엔 그렇지 않지만 레나씨 에게만은 그럴수 없죠. " 레나의 얼굴이 더더욱 홍조를 띠었다. 그녀는 외출용인듯 한 모자를 꺼내오며 리오와 시장쪽으로 가기 시작했다. 레나는 야채 가게로 가서 아주머니에게 인사를 했다. "루아 아주머니, 야채 새로 들어온것 있나요? 유스라 잎은요?" 아주머니는 갑자기 말이 많아진 그녀에 대해 약간 의아한 생각을 했으나, 그녀를 옛날부터 보아온 루아에게 있어선 반가운 일이었다. 언제나 약간은 아픈듯한 얼굴을 하고선 ‘아주머니, 야채좀 주세요. 싱싱한 걸로.’란 말을 똑같이 해서 안스럽기까지 보였던 그녀가 오늘은 이상하게 활기가 넘쳤기 때문이었다. "아니, 레나. 무슨 좋은 일이라도 있는거니? 오늘은 왠일…?!" 루아는 레나에게 물으려다 잠시 말을 잊지 못했다. 누군가가 가게앞에 서서 그 가 게에 들어오는 햇빛을 절반이상 가렸기 때문이었다. 그것도 갑자기. "어? 왜그러세요, 아주머니?" "저, 저저..." 앞에 나타난 큰 키의 사나이. 리오는 "아, 죄송합니다."란 말을 하고선 뒤로 물러섰다. 아주머니는 여전히 놀란 표정을 짓고 있었다. "아, 이분은 리오라는 떠돌이 기사세요. 몇일전에 거리에서 그루드를 물리친 그 기사님 말이에요." 루아는 그제서야 기억이 난다는 듯이 일어서서 리오의 얼굴을 독바로 쳐다보았다. "당신이 그 기사군요, 어머 실례했수. 그런데 가까이서 보니 정말 멋있게 생겼수. 근데 미남은 아니야." "예? 아…하하하, 그런가요?" "맞아요, 리오신 정말 남자답게 생기셨어요. 아주머니도 저랑 똑같이 생각 하시네요?" 루아는 그녀의 말에 잠시 말을 잊고 말았다. 그러다 짓궂은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아아, 오늘 네가 왜그런가 했더니 다 이 젊은이 때문이구나! 맞지?" "예! 아, 아니에요. 전 손님을 대접하는것 뿐이에요! 그럼 안녕히 계세요!" 그녀는 리오의 팔을 붙잡고 얼른 돌아섰다. 리오는 영문도 모른채 끌려다녔고 아주머니는 그 모양을 보고선 더더욱 웃음을 터뜨렸다. 레나는 리오를 이끌고 광장으로 향했다. 그녀는 자연으로 생성된 분수대 근처의 의자에 앉았다. 약간 숨을 돌리기 시작했다. "아아, 아주머니도 참. 그렇게 짓궂은 말을 하시다니, 리오씨, 상관하지 마세요." 그러나, 리오는 인상을 찌푸리고 저쪽 거리를 쳐다보고 있었다. "리오씨…?" 리오가 응시하고있는 거리에선 정규 기사의 복장을 한 몇명의 사내들이 예배를 마치고 돌아오는 수녀들을 희롱하고 있었다. "레나, 저녀석들 아시오?" "저사람들 이요? 알다 뿐이에요. 저도 몇주전에 저들에게 걸릴뻔 했다구요. 저들은 그루드의 부하 기사단 이에요. 그루드가 그모양이니 그의 부하들 이라고 별수 있나요. 거기서 거기죠." "그래요? 도대체 이지방의 영주는 누굽니까? 누군데 자신의 부하가 그런 일을 벌이고 있는데도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단 말이에요?" "이 지방의 영주 베르노아도 그루드보다 더하면 더했지 착한 사람은 아니거든요." "그런... 이 지방 사람들은 그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고 있죠?" "저와 거의 같아요. 어! 리오씨!! 저들좀 봐요!" 리오는 다시 수녀들쪽을 바라보았다. 수녀 한명이 그 엉터리 기사들에게 끌려가는 모습이 보였다. 다른 수녀들이 필사적으로 말렸으나 힘이 모자랐다. 끌려가는 수녀는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아직은 소녀티를 벗지못한 수녀였다. "…… 여기서 잠시 기다리세요." "어, 어디가세요! 저들은 저번과 같은 건달들이 아니란 말이에요!!" "마음은 건달보다 못한것 같은데요? 잠깐 기다리고 있어요." "하, 하지만…!" 리오는 다시 레나를 돌아보았다. "날 믿어요." "리오..." 리오는 빠른 걸음으로 그 엉터리 기사들에게 걸어갔다. 그쪽은 모두 다섯이였다. 그중에 한명은 키가 어림잡아 2가론 (1가론=1미터) 은 족히 넘어보였다. `거인족인가... 상관없어.' 그 거인의 존재는 리오에겐 별로 눈에띄는 존재는 아니었다. 그저 힘만 있는 덩치 로만 보였을 뿐이다. 리오가 오고 있는걸 본 한 기사가 동료들에게 멈추라고 말했다. "이봐, 저 긴 놈이 우리에게 볼일이 있는 모양인데?" "이봐, 지금까지 저런놈들이 한둘 이었나? 어차피 파가로를 이기진 못해, 그렇지?" "우웅… 후후후…." 자신의 이름을 들은 거인 기사는 흉한 웃음을 지으며 리오에게 다가가기 시작했다. "이봐, 파가로! 적당히 하라구, 저번처럼 죽이지 말고!" `죽여?' 그말을 들은 리오는 그자리에 섰다. "이봐! 죽이다니, 누굴 말인가!" 기사들은 리오를 비웃으며 조롱하는 투로 리오에게 소리쳤다. "누구긴 누구냐! 너같은 멍청이지! 하하하!!!" 리오의 미간이 더더욱 좁아졌다. 도저히 참을수 없다는 표정이었다. "왜그러냐 꼬마, 이 파가로님이 두려우냐? 후후, 죽이진 않을테니 소변은 보지 말아라, 하하하!!" 퍼억! 순간 거인의 몸이 부르르 떨렸다. "허어…!" 거인은 무릎을 반쯤 굽혔다. 너무나 고통이 극심할때 나오는 인간적인 행동이었다. "양민을 살해했다는 건가…?" 리오는 오른팔을 뻗은 상태로 얘기를하고 있었다. 그의 오른주먹은 거인의 갑옷을 뚫고서 거인의 복부에 충격을 주고있었다. "아아…!" "그러고도 기사인가." 리오의 눈이 가늘어졌다. 오른팔에 힘을 주는듯 했다. "기사의 철칙 제 9조를 아나?" 거인의 눈이 뒤집어지기 시작했다. 고통에 겨워 입만 뻥긋할 뿐이었다. "약한자를 보호하고, 그들에게 피해를 주는자 있으면 기사의 이름으로 처벌한다. 그런데, 이 철칙을 거꾸로 행하다니… 용서 못한다." 리오의 오른팔에서 기묘한 소리가 들렸다. 그 소리가 절정에 달했을때 거인의 몸은 그 동료들을 행해 중력의 법칙을 무시하고 일직선으로 날아가기 시작했다. "위험해!" 기사들은 뿔뿔이 흩어져 날아오는 덩치를 피했다. 수녀를 붙잡고 있던 기사도 예외는 아니었다. "꺄아악!" 수녀가 비명을 지르며 엎드림과 동시에 덩치는 벽돌로 된 집의 벽을 뚫고 하반신만 밖을 향하게 되었다. "아, 아니...!" 기사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자신들이 믿었던 거인이 2가론이 약간 안되는 떠돌 이 차림의 얼간이에게 집의 벽 장식으로 둔갑해 버렸기 때문이었다. "한꺼번에 덤벼라. 너희들은 이 시간부터 기사가 아니니까 그런짓을 해도 상관 없어." 리오는 그자리에서 꿈적도 않고 그 기사들을 주시하고 있었다. 하지만 아직 검을 뽑을 자세는 아니었다. 그는 기다리고 있었다. "쳇, 우리를 너무 깔보지 마라! 이레뵈도 정규 훈련을 받은 몸이니까!!" 네명의 기사가 한꺼번에 검을 뽑아 들었다. 하지만 자세는 엉성하기 그지없었다. "받아랏 -!!" 한명이 리오의 위로 뛰어서 공격을 시도했다. 적의 두상을 잡는것은 승리의 지름길 이란걸 어디서 들은 모양이었다. 파앙! 검과 검이 부딪치는 소리가 시장 분수대의 하늘을 울렸다. "어억!" 검을 내리치던 기사는 공중에서 한바퀴 돌아 땅으로 떨어졌다. 달려오던 동료 기사들은 그 광경을 보고 그자리에 멈췄다. 1.2가론 가량되는 바스타드 소드 계통의 검이 어느새 리오의 손에 들려있었다. 보라색의 독특한 검날이 이상한 살기를 뿜어내고 있었다. "맨손으로 싸울순 없겠지. 그렇게 싸워서 이기면 이놈이 상심할 테니까." "으윽…! 한꺼번에 덤벼라!" 세명의 기사가 한꺼번에 리오에게 덤벼들었다. 제각기 개성있게 검을 휘두르긴 했으나, 펄럭이는 리오의 망토조차 자르질 못하고 있었다. 반면에 리오는 여유있는 표정으로 세명을 알맞게 요리하고 있었다. "우유나 더먹고 오시지!!" 리오가 휘두른 검은 한 기사의 가슴쪽으로 향했다. 하지만 생명을 노린건 아닌듯 했다. 공격받은 기사는 본능적에의해 그 공격을 검날로 받아내었다. "어, 어라!" 검이 나쁜탓일까. 보라색의 검날은 상대편의 검날을 나무가지 자르듯이 간단히 잘라내었다. 리오는 검을 잃은 기사의 무릎에 로우 킥을 날렸다. 그 기사는 간단히 쓰러져 전투에서 물러났다. 다른 기사가 리오에게 검을 찌르려는 동작으로 돌진을 해왔다. 리오도 그에게 검을 밀어붙였다. 차앙! 검과 검이 교묘히 엇갈렸다. 기사는 검을 풀려고 안간힘을 썼으나 쉽사리 풀려주지 않았다 "칼이 싸구련데 친구. 이기회에 바꾸는게 어떤가…?" 리오가 기합성과 함께 그의 검을 비틀자, 기사의 철검은 산산조각이 났다. "으아악!" 검을 파괴당한 기사는 또다른 이상한 힘에 밀려서 뒤로 쓰러졌다. 리오는 검을 재빨리 돌려 마지막 남은 한명의 눈앞에서 검을 `휘둘렀다'. "어, 어!" 기사의 판금제 갑옷이 나무껍질 벗겨지듯 기사의 주위로 흩어졌다. 이음새가 모조리 끊긴듯 했다. "이봐, 친구." "예, 예!" 무장이 해제된 기사는 벌벌떨며 리오의 부름에 큰소리로 답했다. "이지방의 영주는 어디 살고있나?" "예! 그분은 한달전쯤에 왕국 수도로 가셨습니다!" "뭐, 왜이지?" "듣기로는… 왕위 계승문제 때문이라고 합니다!" 강하고 또렷한 발음이었다. 이것만은 군기가 잡혀있었다. "그래서, 후임은 정해졌나?" "예! 내일 모레면 그루드님이 이 지방의 영주가 되십니다!" "흠…그래? 내가 너무늦었나…?" 리오의 표정이 약간 어두워졌다. 그리고 검을 거두고 등의 칼집에 자신의 검을 넣으며 말했다. "그루드에게 전해라, 새벽쯤에 내가 찾아간다고. 알았지?" "예…?" "못들었나." 리오의 얼굴이 약간 찡그려졌다. "예! 알겠습니다!" "그럼 벽에박힌 덩치나 알아서 꺼내가. 꺼져라." 리오의 말을 기다렸다는듯, 그 기사는 동료들을 데리고 사라졌다. 리오는 팔짱을 끼고 한숨을 쉬었다. "일이 약간은 심각하군…." 그렇게 살짝 말한 리오는 벽에 기대어 쓰러져있는 수녀에게 가보았다. "괜찮아요? 이제 안심해요." 리오는 아직도 떨고있는 수녀의 손을잡고 그녀를 안심시켜 주었다. 검은머리에 아직은 소녀티가 나는듯한 얼굴을가진 수녀였다. 커다란 검은색 눈동자는 마치 흑수정과 같아보일 정도로 맑았다. "아…." 뒤에서 리오에게 다가오던 레나는 그 장면을 보고선 못마땅한 표정을 살짝 지어보 였다. 더욱 못마땅한 표정을 지은것은 조금후의 일이었다. "어엇, 이러시면…." 갑자기 쓰러져있던 수녀가 리오의 품에 달려든 것이었다. 리오는 당황한 나머지 중심을잃고 뒤로 쓰러질뻔했다. "으아아앙!" 다른 수녀들이 달려와서 리오의 품에안겨 울고있는 그녀를 위로해 주었다. 하지만 진짜 목적은 리오를 그녀에게서 떨어뜨리기 위한것인지. 거의 반 강제로 리오와 수녀를 떼어놓았다. "아, 정말 감사드립니다. 성함이라도 가르쳐 주시면 후에…." 제일 연장자같이 보이는 수녀가 리오에게 감사의 표시를 했다. 리오는 머리를 긁으며 멋적은듯 말을했다. "아닙니다. 할일을 한것일 뿐이지요. 제 이름은 리오 스나이퍼. 그냥 떠돌이 기사입니다. 그럼 전 이만…." 리오는 오른팔을 복부에 붙이고 허리를 살짝 굽혀 인사를했다. 그리고는 레나가 기다리는 쪽을 향해 걸어갔다. 리오에게 구원받은 수녀는 계속해서 그의 뒷모습을 지켜보았다. 장 수녀가 부를때 까지…. "오래 기다렸죠. 자 어디로 가실거에요?" 리오의 모습을 본 레나는 고개를 휙 돌리며 리오에게 말했다. "자, 이제 집에돌아가요. 동생과 아버지가 오셨을거에요." "예…. 그러죠 뭐." 리오는 갑자기 돌변한 그녀의 태도에 대해 의아해 했지만 그리 신경을 쓰진않았다. 그보다 더 중요한 일이 생각나서였다. 둘은 약간 거리를 두고 레나의 집으로 걸어갔다. 아니, 레나가 거리를 두고 걷고있었다. 하지만 리오의 보폭이 워낙 커서 레나는 약간 힘이 들어가 있었다. 집으로 들어선 레나는 생각보다 일찍온 아버지와 배고픈 표정을 짓고있는 동생의 모습을 볼수있었다. "누나, 어디 갔다왔어! 배고파 죽는줄 알았단 말이야!" 레나는 동생의 투정부리는 모습을 보고서 기분이 약간은 풀어졌다. "응, 미안해. 아버진 오늘 일찍 오셨네요?" "오, 그래. 벌목이 오늘은 일찍 끝났단다. ……..응?" 레나의 아버진 그녀의 뒤를 따라 들어온 큰 키의 사나이를 보고 약간은 놀란표정을 지었다. "아니…. 당신은 누구요?" "파르하 배자스. 이제야 당신을 뵙는군요." 리오는 레나의 아버지 앞으로가서 왼쪽 무릎을꿇고 기사식 인사를했다. "아니…. 내이름을 어떻게…설마 왕께서?!" "예. 말스3세께서 저를 당신께 보내셨습니다." 레나와 그녀의 동생 코나는 갑자기 일어난 상황에 말도 못하고있었다. "음…. 앉아서 얘기하세나. 레나, 코나를 데리고 밖에좀 나가있거라. 이분과 할 얘 기가 있구나." "예, 아버지." 레나는 아버지 파르하의 말에 따라 동생을 데리고 밖으로 나갔다. 도대체 무슨일인 지 감이 안잡혔다. 리오와 파르하는 식탁을 사이에두고 마주앉았다. 파르하는 물한잔을 마신뒤 입을 열었다. 여느때완 다른 분위기였다. "말스3세께선…. 상태가 어떠신가?" "그건 저도잘 모릅니다. 하지만 태자전하께서 행방불명된 후에 병세가 악화가 되었다는말은 들어본것 같습니다." "그런가…. 큰일이군. 하아…어쩌다가 말스왕국이 100년만에 이꼴이 됐을까…. 너 무 익은과일은 썩어서 떨어지게 되는건가?" "……레나님께는 이 일에대해서 얘기하신적이 있으십니까?" "아니, 없다네. 그냥 그애만은 평범하게 키우려고 애를쓴것뿐이야. 왕비님도 그걸 바라셨지만." 리오는 손을 깍지낀후 입술을 가져가며 눈을 감았다. 고민이 있을때 그의 버릇중 하나였다. "갑자기 이런일이 닥치면 당황하시겠군요." "음…그러실지도. 그건 그렇고. 자네는 무슨기사인가? 레나님께서 자네에 대한 얘 기를 몇일전에 하시더군. 굉장히 강하다고 들었는데…." 리오는 눈을뜨며 곤란한 표정을 지었다. "예? 음…그냥, `떠돌이'기사입니다." 파르하는 리오의 말을듣고 약간 황당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아니, 그럼 소속이나 계급이 없단말인가?" 리오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예, 저에게 명령을 내릴수있는 사람은 말스3세와 제가 주인으로 인정한사람 뿐입 니다." 파르하는 턱을 매만지며 알았다는듯 고개를 끄덕였다. "흠…. 처음듣는 말이군." "하지만, 명령이아닌 부탁은 들어줍니다." 파르하는 그 얘기를 듣고 호쾌하게 웃었다. "하하하, 그런가? 그렇다면 내 부탁을 들어줄수 있는가?" "흠…. 들어보고요." "그럼 잠깐 기다리게나." 파르하는 자신의 방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천정의 한 부분을 밀어 젖혔다. 그곳으 로 파르하는 손을 집어넣어 헝겁에 쌓인 뭔가를 꺼냈다. 그는 먼지를 털어내고 헝 겁을 풀었다. 헝겁안에는 레이피어 계통의 소검이 들어있었다. 파르하는 그것을 들 고 나오며 리오에게 말했다. "이보게, 레나를 잠깐 불러주겠나?" "그러지요." 리오는 밖으로 나갔다. 리오는 집앞에서 동생과 놀고있는 그녀를 볼수 있었다. 그가 나오자 그녀의 동생이 리오를 쳐다보았다. "어, 그 형이다 누나. 얘기가 끝났나봐." "응? 끝났나요?" 리오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요. 하지만 아버님께서 부르십니다. 들어가세요." 궁금한 표정을 짓고있는 레나와 리오가 안에 들어갔을때 파르하는 소검을 들고 서 있었다. "어머? 아버지 그건…." "음, 네 엄마의 유품이란다. 이제 너에게 전해줄 차례구나. 자, 이리와서 들어보아 라." 레나는 아버지의 말대로 그 검을 잡아보았다. 매우 가볍고 탄력이있는 검이었다. "자, 그럼…. 아, 이름이 뭐라고했나 자네." "리오입니다." "음, 그럼 리오군, 여기서 자네는 정식으로 기사의 작위를 받는걸세. 어떤가?" 파르하의 말은 레나에게 기사의 작위를 정식으로 받고 그녀를 주인으로 모셔달라는 얘기였다. 레나는 깜짝 놀랐다. 평민일 뿐인 자신이 검 한자루 가지고 있다고해서 기사에게 함부로 작위를 내릴수는 없는것 아닌가. "아, 아버지. 무슨 말이세요?" 그러나 리오의 표정은 꽤 긍정적이었다. "음…좋습니다. 그래야지 왕국의 수도로 가서 자유롭게 다닐수 있겠죠. 그럼…." 리오는 레나의 앞에가서 무릎을 꿇었다. 그리고는 고개를 숙였다. 레나는 황당한 표정을 지으며 리오의 팔을 잡았다. "리, 리오씨 일어나세요! 두분다 무슨일 있으세요?" 파르하는 레나의 어깨를 살며시 잡아주었다. "괜찮아…. 이유는 차차 알게될거다. 아버지로서의 처음이자 마지막 부탁이다. 못들어주겠니?" 파르하의 부드러운 목소리에 레나는 마음을 가다듬었다. "…예, 아버지. 알겠습니다." 파르하는 그녀의 옆에서서 작위식의 순서를 알려주었다. 레나는 솔직히 놀랐다. 목수인 아버지가 어떻게 그런일을 자세히 알고있는걸까. "먼저…. 검을 리오의 왼쪽 어깨에 내려놓아라. 그리고는 말하는거다. `주신 프로 아자드의 이름으로 명하노니….'" 레나는 지시에 따라 검을 리오의 어깨에 내려놓았다. "주신 프로아자드의 이름으로 명하노니, 지금, 나의 앞에있는 남자에게 기사의 작위를 내리노라. 그는 일생동안 나를 보호하고, 복종하며, 기사의 철칙을 따를 것이다. 만약 이를 어길시에는 그의 기사자격은 박탈될것이고. 영원히 그 죄를 사하지 못할것이다…." "좋아, 그리고 오른쪽 어깨에 검을놓고…." 레나는 파르하의 말을 정확히 이행했다. "이를 나에게 맹세할수 있는가?" 리오는 그 자세에서 엄숙히 말했다. "예, 나의 주인이시여." 레나는 검을 거두었다. 파르하는 안심이 된다는 표정을짓고 검을받아 헝겁에 다시 감아두었다. 반면에 레나의 표정은 그리 밝지않았다. "미안해요 리오씨…." 리오는 옷을털고 일어서며 말했다. "괜찮아요. 어차피 당신을위한 일이니까요." 레나는 깜짝 놀랐다 자신을 위한 일이라니…. "예? 저를위한 일이요?" "그래, 레나야. 이제 넌 집을 떠나야 한단다." 그 말과 동시에, 레나의 표정은 굳어졌다. "예?! 무슨 말이세요?" --------------------계속--- 갑자기 집을 떠나라는말에 레나와 그녀의 동생은 놀라지않을수 없었다. "갑작스레 말해서 미안하다만, 어쩔수 없구나. 네가 가야만 이 왕국이 살아난단다 레나야." 레나는 말이 나오지가 않았다. 촌구석의 시골처녀가 어떻게 이 거대한 왕국을 움직 일수있단 말인가. "그것이…그것이 무슨 소리세요! 이해가 가게끔 얘기를 해주세요 아버지!" 파르하는 그녀의 반응이 어떨지 예상하고있는 터라 별로 기분이 나쁘진 않았다. 하 지만 지금까지 한번도 그녀에게 이런 얘기를 한적이 없었기 때문에 그녀에게 내심 미안해 하였다. "리오군과 수도로 가면 모든걸 알수 있을꺼야. 그때까지 참아줘야 한단다." 그녀는 참지못하고 버럭 소리를 질렀다. "아버지! 어떻게 그러실수가 있어요! 어제까지만 해도 제가 없으면 하루도 못사신 다고 말하셨던분이 오늘 갑자기 떠나라고 말하시다니…!" 그녀는 목이 매인듯 더이상 말을할수가 없었다. 파르하는 아무말도 할수없는 자신 을 탓할수밖에 없었다. "레나, 제말을 들어보세요." 리오는 그녀의 곁으로갔다. 그도 그리 밝은표정은 아니었다. "필요 없어요!" 리오에게 소리친 레나는 자신의 방으로 뛰어들어갔다. 도저히 감정을 억누를수가 없었다. 리오는 곤란한 표정을 지으며 방문을 바라보고만 있었다. "흠…더 큰일이군…." 이렇게 말한 리오는 밖으로 나가려했다. "자네 어디가나?" "밖에 있겠습니다. 저보다 레나님이나 달래주세요. 그럼." 리오가 밖으로 나가자 파르하는 다시 의자에 앉았다. 그는 천장을 바라보고 한숨을 푹 쉬었다. 그런 그에게 코나가 다가왔다. "아버지…" 코나는 걱정스런 눈빛으로 파르하를 보고있었다. 파르하는 코나의 어깨를 감싸주며 아이를 안심시켜 주었다. 코나는 그런 아버지의 모습을 태어나서 단 두번보았다. 코나의 어머니가 세상을 떠났을때, 파르하는 지금과 마찬가지로 어린아들에게 기대 어 자신의 감정을 보이려고 하지않았다. 그러나 지금은 그때완 상황이 달랐다. 그 래서 그는 더더욱 마음이 아파왔다. "…이제 어떻해야 하나……." 리오는 집앞에 계속 서있기만했다. 그도 대책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내 힘으로도 안돼는게 있기도 해야겠지. 하지만…하루가 급한일인데…." 리오는 노을이 지고있는 하늘을 보았다. 싸움만 할줄아는 자신이 마음에 들지않을 때 그가 취하는 행동이었다. 그의 붉은장발이 바람에 날리기 시작했다. 늦은 저녁무렵, 레나는 침대에서 일어났다. 깜박 잠이든 모양이었다. 그녀는 침대 에 앉아서 생각을 하기시작했다. 그녀는 망설이고 있었다. 파르하가 말한 왕국 이 자신에 의해서 살아난다는것은 무슨 의미일까. 자신 혼자서 무슨일을 할수있을 까. 하지만 아버지의 부탁이었다. 그녀는 태어나서 처음 아버지에게 부탁을 받은것 이었다. 머리속이 다시 혼란해졌다. 레나는 창가로 다가갔다. 신선한 공기라도 쏘 이면 좀 나질듯 해서였다. 창문을 열고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녀는 집 아래를 내려 다보고 소스라치게 놀랐다. "아니…리오씨?" 리오는 여전히 밖에 서있었다. 발자국이 없는것으로 봐서 한자리에 계속 있었는듯 했다. 리오는 여전히 그녀가 결심하기를 기다리는듯 했다. 레나는 이해할수가 없었 다. 만난지 몇일도 안된 그 떠돌이 기사는 자신의 자유를 포기하면서 까지 자신을 수도로 데려가려고 하고있었다. 레나는 갑자기 말스왕국 창건서의 내용이 생각났다 . 거기에 써있는 가즈 나이트란 인물은 자신의 생명을 바치면서까지 자신과 추어도 상관없는 말스1세를 도와주었다고 한다. 그 이유는 말스1세가 가즈 나이트의 마음 에 들어서 라고 간단히 써있었다. 집앞에 서있는 리오란 사람도 마찬가지였다. 전혀 상관없는 레나를 수도까지 보호해 주기 위해서 아직까지도 서있는 것이었다. "리오…아버지…." 레나는 혼자서 중얼거린뒤 방에서 나갔다. 식탁앞에 앉아서 뭔가를 생각하고있는 파르하의 모습이 보였다. 그녀가 나오자 파르하는 의자에서 일어났다. "아, 앉으세요 아버지." 레나는 파르하를 다시 앉힌후에 자신도 의자에 앉았다. "아버지…저 결심했어요." 레나는 살짝 미소를 보였다. 그러자 파르하는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고맙구나…정말 고맙구나…!" 레나는 눈을감고 파르하에게 천천히 자신의 생각을 얘기하기 시작했다. "여러가지로 생각해보니…저는 여태까지 저와 우리 가족만을 생각한것 같아요. 아 까도 아버지께서 왕국을 살린다는 말을 하셨음에도 불구하고 전 코마와 아버지가 걱정돼서 떠나는게 싫었었어요. 하지만 무슨 이유에서든지 왕국을 살릴수 있다는건 왕국 국민의 한사람 으로서 발벗고 나서야 하는일이죠. 그래야 우리가족 뿐만 아니 라 모든 사람들도 행복해 지겠지요…." 파르하는 고개를 끄덕이며 레나의 어깨를 두드려 주었다. "그래… 난 오늘 녜가정말 자랑스럽구나 레나야." 파르하는 자신의 딸이 더이상 집에서 일하는 평범한 여자가 아니고, 원래의 자리로 돌아간다는 생각에 웃음이 절로났다. "그래…아, 리오군이 이 얘길 들었어야 하는데, 나가버렸으니 원…." 그때 누군가가 문을열고 들어왔다. 리오였다. "다 들었습니다. 정말 잘생각 하셨습니다 레나. 그럼 언제 출발하실겁니까?" 리오는 빙긋 웃으며 레나에게 물었다. 레나도 그에게 미소를 지어주며 말했다. "내일 바로 출발하겠어요. 왕국의 문제인데 빨리 처리할수록 좋은거 아니겠어요?" 그말을 들은 리오는 수염도 나지않은 턱을 어루만졌다. 그의 또 한가지 버릇이기도 했다. "음… 좋습니다. 그럼 내일 아침에 뵙지요." "예? 여기서 주무시지 않고요?" 리오는 고개를 흔들며 사양했다. "아니요, 여기서 뒷처리를 할게 있어서요. 그럼 안녕히 주무십시요." 그렇게 말한 리오는 바람같이 문을열고 밖으로 사라졌다. 둘은 여기에 온지 몇일 않된 리오가 뒷처리할게 뭔지 도저히 감이 잡히질 않았다. "흠…내일 아침이면 알겠지. 우리가 알고 있는대로 강한 사나이라면 설마 내일 시 체가 되어서 오진 않을거 아니냐. 그럼 자자꾸나." 레나는 손을 깍지낀후 머리뒤로 돌리고는 숨을 한껏 들이마셨다. 조금이라도 더 이집에서 풍기는 냄새를 맡아보고 싶었다. 다시는 맡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가 문득, 동생인 코나의 일이 떠올랐다. "아버지…코나에겐 내일 뭐라고 말하죠?" 그 질문에 파르하도 말을 잊었다. 레나가 떠난후에 열 두살의 코나가 그 공백을 견 뎌낼수 있을까가 의문이었다. 파르하도 오후에는 거의 집을 비우는 형편이라서 결 국 집에는 코나 혼자서 남게되는 것이다. "…그애가 더 강해지는 계기가 될지도 모르고. 아니면…." "코나는 분명히 견뎌낼수 있을거에요. 코나도 그랬잖아요. 언젠가는 아버지보다 더 강한 남자가 될거라고요. 전 코나를 믿어요 아버지." 파르하는 약간 안심이되는 표정을 보였다. 그 말에 긍정이 갔다. "그래, 그앤 내 아들이니까. 자, 이러다 내일 늦게 일어나면 어쩌려고, 그만 자야 지." 파르하는 아쉬움 반, 졸음 반으로 레나에게 말했다 레나도 약간 졸음이 왔다는듯 인사를 하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예, 아버지. 안녕히 주무세요." 배른할트지방 영주의 성에선 그날밤 비상이 걸려있었다. 기사들과 보통병사들은 차기 영주인 그루드의 행동을 이해할수가 없었다. 하나같이 억지로 모인듯한 표정 을 짓고 있었다. 그루드가 성의 베란다에 나타나자 군인들은 모두 대열을 가다듬었 다. 그루드는 탁한 목소리로 소리쳤다. "여봐라! 오늘저녁에 헝겁 망토를 뒤집어쓴 빨간머리 얼간이가 이 성에 침입한다는 정보가 있었다! 모두들 오늘만큼은 정신을 집중하고 경계를 서주기 바란다. 빨간 머리카락이 보이기만하면 그 즉시 목을 베던가, 사로잡던가 하도록! 그리고 그녀석 은 매우 강하니까 각별히 조심해라! 이상!!" 군인들은 서로 웅성대며 자신의 위치로 돌아갔다. 그루드는 그제서야 약간 안심이 됐다. 설마하니 200여명이나 되는 군인들을 뚫을리는 없다고 생각해서였다. 그는 천천히 자신의 방으로 들어갔다. 약간은 피곤한 표정이었다. 아마도 긴장감 때문일 것이다. 그는 한숨을 크게쉰후 침대쪽으로 다가갔다. 잠시 눈을 붙여보자는 생각에서 였다. "아아… 빌어먹을 빨간머리 녀석… 잡히기만 해봐라. 내 그냥…" "어쩔건데, 아저씨." "어쩌긴 어째, 혼을 내줘야…" 그는 이상한 느낌을 받았다. 이 방에 자신말고 들어와 대댑해 주고 있는건 도대체 누구인가? 그는 검을 뽑아들며 소리쳤다. "누, 누구냐! 어서 나와라!!" "아아, 흥분하면 건강에 좋지 않아요 아저씨. 나야 나." 천정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루드는 천정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나서 그는 눈을 비벼댔다. 도저히 믿기지 않는일이 그의 눈앞에 펼쳐지고 있었다. 천정에 사람이 붙어있었다. 사지를 천정에 대고있는 상태였다. 게다가 그사람은 아까 혼내주겠다고 호언장담한 목표 - 리오였다. 리오는 씨익 미소를 지었다. "뭘 그리 놀라나." 리오는 바닥에 사뿐히 내렸다. 거의 소리가 나질 않았다. 마치 야생동물과도 같은 몸놀림 이었다. 그루드는 경비병을 부르려고 입을 벌렸으나, 리오가 검 손잡이에 손을 갔다대자 다시 입을 닫았다. "아, 그래야지. 여기서 당신이 죽으면 나에겐 이익될건 없어. 물론 불이익도 없 지만." 그루드는 식은땀을 흘리며 리오에게 소리쳤다. "네녀석, 용건이 도대체 뭐냐!" 리오는 검에서 손을 뗀후에 천천히 입을 열었다. "음…그냥 `가만히'있어달라는것 뿐이야." 그루드는 이상하다는듯 역으로 물었다. "뭐라고? 가만히 있어달라고?" 그루드의 성격으로는 이해할수없는 부탁이었다. 그루드는 너털웃음을 띄우며 말했 다. "우하하하하! 당돌한 녀석이구나! 영주의 자리에 앉아서 가만히 있으라구? 하하하 하하…!" 그루드의 눈에 눈물이 맺혔다. 그에겐 참을수 없는 유머였을지도 모른다. 리오는 어쩔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양 어깨를 으쓱 들어올렸다. "그래? 그럼 어쩔수 없지. 약간 비싼성 같은데… 아까워." 리오가 고개를 내젓자 그루드의 웃음이 멎었다. 잠시 잊고 있었던것이 생각난듯한 표정이었다. "너… 무슨 속셈이냐?" 리오의 망토자락에서 자색의 검이 그의 손에 이끌려 나왔다. 그루드는 리오에게서 뒷걸음질을 치기 시작했다. 그루드의 표정은 공포에 질려있었다. 그야말로 새 파 랬다. "너.. 너… 죽이지 않는다고 했잖아!" 리오는 태연한 표정으로 그루드를 바라보았다. "그랬지. 하지만 그 이외의 짓을 안한다고는 말한적 없어." "뭐라고…?" 그루드는 자신이 죽지 않는다는 얘기를 확인했음에도 불구하고 더더욱 불안한 표 정을 지었다. 다음날 아침. 배른할트는 타 지방보다 북쪽에 위치하고 있었다. 그래서 여름이 되어도 그리 덥지 가 않았다. 덥다기 보다는 오히려 쾌적했다. 반면에 겨울은 무서울 정도로 추웠다. 그 지역의 주민들은 가을이 시작 되었을때부터 집 지하에 추수한 식량과 땔감을 저장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나서 겨울이 오면 거의 바깥에 나서질 않는다. 그야 말로 `살인적인'추위이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에서 이지방은 가축을 별로 키우지 않는다. 키워도 겨울을 잘 견디긴 하지만 유제품은 보통의 젓소보다 얻기 어려운 `무'라는 동물을 키운다. 그 이외의 동물은 이지역에선 겨울이 오면 고기신세를 면하기 어렵다. 어쨌든 오늘은 여름의 날씨라서 활동하기엔 적합했다. 마침 오늘 여행을 떠나기로 한 여행자에게는 행운의 날과도 같았다. "음…왜이리 안나오지? 이사가는것도 아닌데…." 리오의 표정은 그가 얼마나 오래 있었는가를 잘 나타내주었다. 약간은 피곤한 기색도 보였다. 하지만 그의 붉은 더벅머리는 더더욱 강렬한 붉은빛을 띄고 있었 다. 위쪽으로 묶어 아래로 길게 내린 머리채는 여성들의 머리카락과는 전혀 다른 느낌을 지니고 있었다. 박력마저 느껴졌다. 그가 앞에 서있는 집의 문이 열리고 안에서 에메랄드빛의 머리카락을 지닌 여인이 눈을 비비며 리오에게 다가왔다. 햇빛이 너무 밝은모양이었다. 그녀는 리오에게 미안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미안해요. 작별인사가 너무 길어져서요…" 리오는 고개를 저었다. 괜찮다는 동작이었다. "아니에요 레나. 그건 그렇고 짐은 잘 챙겼어요?" 레나는 등에 지고있는 커다란 짐을 의식했다. "예, 왠만한건 다 챙겼어요. 그리고 이것도…." 레나는 헝겁에 쌓여있는 긴 물건을 리오에게 보여주었다. 어제 리오에게 기사의 의식을 치러주었던 소검이었다. "아버지께서 꼭 들고가라고 하셨어요. 그래야 일이 완벽해 진다고 하시면서요." 리오는 턱을 어루만지며 고개를 끄덕였다. "음… 그래요? 아, 배낭은 제게 주세요. 검은 레나가 들고요. 여차하면 호신용으 로 쓸수있게 헝겁은 풀어두세요." 레나는 어색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하지만, 전 검을 한번도 사용해 본적이 없는데요?" 리오는 배낭을 받으며 웃음을 지었다. "괜찮아요. 쓸일도 별로 없을테니까요. 그 검을 쓰게될 정도의 전투는 거의 없을거 니까요." 리오 자신이 그전에 일을 다 처리하겠다는 뜻이었다. 레나는 내심 안심이 되었다. 사실 그가 동행한다는 것으로도 충분한 안심이 되었지만 리오가 그렇게 말을하니 더더욱 그런 마음이 들었다. "그럼, 믿겠어요." 레나는 미소를 지으며 답해주었다. 둘은 천천히 마을의 경계선으로 가기 시작했다. 조금 걷다가 레나가 리오에게 물었다. "음… 여기로 계속 가다보면 영주의 성이 나오는데, 어쩌죠?" "어쩌긴요. 그냥 갈길을 가면 되는거죠. 아, 그리고 도중에 영주의 성을 자세히 보 세요. 아주 재미있을거에요." 리오는 특유의 웃음을 지어보였다. 레나는 그의말이 무슨소린지 직접 보기전까진 이해가 가질 않았다. 조금후에 숲 사이로 영주의 작은 성이 보이기 시작했다. "어머나…?" 레나는 입을 다물수 없었다. 너무나 놀라운 광경이었다. 성이 앞문에서부터 가로로 양분되어 있었다. 엄밀히 말하자면 성의 중앙으로 뭔가가 지나간 느낌이었다. "성 안의 사람들은 모두 도망쳤어요. 사상자는 없구요. 아, 정신적 충격을 받은 사람이 있겠군요." 리오는 태연한 표정으로 레나에게 자랑하듯 말하였다. "그리고 이것으로 마을사람들은 그루드의 횡포에 대해 걱정안해도 될겁니다. 제가 어제 잘 타일러 놨으니까요." 레나는 뭐라고 할말이 없었다. 잘된건지, 안된건지…어쨌든 그녀는 이 수수께끼의 인물이 점점 마음에 들어가는걸 느꼈다. "자, 여기서 4일정도 걷게되면 라이논입니다. 우선 거기까지 가보죠." "예." 둘은 계속 걷기시작했다. 방향은 남쪽이었다. "빨리 오란말이야 바보야!" 금발의 소녀가 뒤따라오는 소년에게 소리쳤다. 그 소녀는 붉은색의 상의와 하의를 입고 그 위에 가볍게 보이는 갑옷을 입고있었다. 긴 금발머리는 땋아내려서 매우 활동적으로 보였다. 반면에, 소년은 남색 고깔모자를 쓰고 같은 남색의 헐렁한 옷을 입고있었다. 아마도 마법사의 복장일것이다. 그 소년은 소녀가 고함을 지른탓인지 약간은 기가 죽어있는 목소리였다. "아, 알았어…." 둘다 15세 전후로밖에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소녀는 나이 이상의 매력을 가지고 있었다. 보통 여전사와같은 분위기는 아니었다. "저기…보이지?" 소녀는 소리를 죽이고 소년에게 물었다. "어…보여." 그들의 시선엔 한 남녀가 들어와 있었다. 소녀는 매우 배가고픈듯이 입맛을 다셨다 . 몇일째 굶어있는 소년소녀였다. "이봐, 리카. 차라리 저사람들에게 음식을 달라고 하는게 좋지않을까?" 리카라 불린 소녀는 약간은 자존심이 상한듯 소년을 바라보았다. "야, 클루토. 어차피 우리들도 도적을 만나서 짐을 빼앗겼잖아. 저사람들은 게다가 어른들이야. 우리는 약간 어린사람들이고. 그러니…." 클루토는 리카를 멍하니 바라보았다. "무슨소리야 리카…." 리카도 약간은 자신의 말이 이상했는지 얼굴을 붉혔으나 험악한(?)표정을 지어서 소년의 말을 얼버무렸다. "시끄러워! 넌 내 작전대로만 하면 돼! 주문이나 외워!!" 클루토는 어쩔수 없다는 표정으로 주문을 외웠다. 속으로 그 마법을 맞을남자에게 미안하다는 생각을했다. 마음이 약한 클루토였다. `일부러 그러는게 아니에요. 죄송합니다…!' 클루토는 손으로 호선을 그렸다. 작은 호선이었다. "자, 8급 마법 [파이어]!" 호선을 그린 손에서 애호박만한 불덩이가 길을 걷고있는 남녀중에서 사나이를 향해 서 날아갔다. 빠른 속력이긴 했지만 사람에게 치명타를 입힐정도의 그것은 아니었 다. 하지만 혼절은 시킬정도여서 그들의 목적은 충분히 이룰수 있었다. "맞았다! 좋았…어?" 리카는 맞았다고 생각하며 일어섰으나, 상황은 그렇지가 않았다. 클루토도 자신의 눈을 믿기가 힘들었다. 맞은줄 알았던 사나이가 그 마법 화염탄을 한손으로 잡아낸 것이다. 그 사나이는 마법탄이 날아온 방향을 향해 소리쳤다. "누가 이런장난을 하는거냐! 나오지 못해!!" 그 사나이는 들고있던 클루토의 화염탄을 잡고있던 손으로 으깨버렸다. 그 모습을 본 리카와 클루토는 그만 기가 질려버리고 말았다. "어서나와! 이 숲을 송두리째 날리기 전에!!!" 그때 사나이 옆에 서있던 에메랄드빛의 아름다운 장발을가진 여자가 그 사나이에게 타이르듯이 말했다. "그만해요 리오. 그들도 무슨 이유가 있겠죠. 거기있는 분들! 이곳으로 나오세요, 도와드릴 일이면 도와드릴께요!!" 클루토가 그말을 듣고 나가려고하자 리카는 그의 목덜미를 잡고 그를 끌어당겼다. 클루토는 리카를 보고 작게 소리쳤다. "왜그래 리카!" 리카는 클루토의 머리를 쥐어 박으며 말했다. "이 바보야! 저건 우리를 끌어들이려는 속셈이야! 얼굴이 반반하다고 속까지 그럴 줄 아니! 게다가 저 빨간머리는 아직도…." 갑자기 리카의 목을 누군가가 내리눌렀다. 리카는 빠져나가려고했으나 힘이 너무나 강해서 거의 불가능했다. 리카가 갑자기 나타난 누군가에게 붙잡힌걸 본 클루토는 너무 갑작스럽게 일어난 일이라 어찌할바를 몰랐다. "꺄아악! 이거놔!!" 정체불명의 그림자는 바둥거리며 소리치는 리카를 붙잡은채 말했다. "잡았다! 이 건방진…어엇?" 자세히 보니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던 사나이였다. 그는 자신이 붙잡은 사람이 소녀 란걸 확인하고는 곧바로 리카를 놔주었다. "이봐! 목이 부러지는줄 알았잖아!!" 리카는 목이 풀어진걸 확인하고는 사나이에게 소리쳤다. 얼굴이 상기되어있었다. "흠…그건 어떻든 상관없어. 어쨌든 내려오시지. 척 보니 배고픈것 같은데." 그 사나이는 다시 나무밑으로 내려가 그 여성 옆으로 돌아갔다. 리카는 어쩔수 없 다는듯 아래로 기어내려갔다. 클루토는 아까전의 상황을 생각하고 고개를 갸우뚱하 며 같이 내려왔다. `이상하다…거기서 나무위까지 언제 달려왔지? 이해가 가질 않아….' 둘이 내려오자 붉은머리옆의 여성이 인사를 했다. 클루토는 그 모습에 눈을 뗄수가 없었다. 그의 동네에선 전혀 보지못한 아름다움이었다. 물론 옆에 서있는 리카도 예쁘지 않다고는 말할수 없었으나 15세 소녀에게서 느껴지는 `귀여움'과는 차이가 있었다. "음…리오의 말을 들어보니까 꽤 배가고픈것 같은데, 저희 식량을 나눠드릴께요." 사나이는 그 말을 듣고서 펄펄 뛰었다. "뭐라고요! 라이논까지 도착하면 우리먹을 식량도 다 떨어질텐데, 얘들한테 주자 고요! 저에게 불덩일 쏴준 애들에게!!" 리오라 불린 붉은머리는 클루토와 리카를 번갈아 보면서 여성에게 얘기를 했다. "그래요…? 어쩔수 없군요. 리오라면 무슨 방도가 있을줄 알았는데…." 그 여성이 고개를 숙이고 목소릴 낮추자 리오라는 사나이는 어쩔수 없다는 표정으 로 한숨을 쉬었다. "제길…! 너무 인정이 많아요 레나는. 여기서 조금만 기다려요. 제가 식량을 구해 볼께요. 그렇게 말한 사나이는 숲의 깊은곳으로 뛰어 들어갔다. 리카와 클루토는 아까전의 상황이 어떻게된 것인지 약간 감을 잡을수 있었다. 정말로 빠른 사나이였다. 리오가 돌아올때까지 레나는 클루토와 리카에게 자기소개를 하였다. "음.. 리오가 올때까지 이름이나 알아둘까요? 전 레나라고해요. 베른할트 지방에서 왔지요. 그쪽은요?" 레나의 물음에 제일먼저 답한것은 클루토였다. "저는 브리슨에서온 견습 마법사 클루토라고 합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클루토는 얼굴을 붉히며 머리를 긁었다. 이 모습을본 리카는 아니꼬운듯 짧게 인사 했다. "전 같은곳에서온 리카라고해요. 만나서 반가워요." 레나는 둘의 모습을보고 웃음을 지었다. 그녀의 눈에는 그들이 매우 귀엽게 보였던 것이다. 리카는 약간 찡그린 표정을 하고는 리오에 관해서 물었다. "아, 아까 그 키큰 사람은 누구에요?" 레나는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대답해 주었다. "그요? 그는 리오라고 해요. 절 보호해 주시죠." "음…그는 그럼 기사입니까?" 클루토가 물었다. 레나는 매우 눈치가 좋은 아이라고 생각했다. "예, 기사시죠. 잘 아시네요?" 클루토는 머리를 긁으며 멋적은듯 말했다. "아니에요 헤헤… 하지만 정말 강한사람 같은데요? 마법탄을 막아낸것도 아니고 잡아낼 정도라면요." 레나도 그 부분만은 인정했다. 마법탄을 잡는것은 그녀도 오늘 처음 보았기 때문이 었다. "예. 하지만 저도 그가 강하다는것만 알고있어요. 얼마나 강한지는 확실히 저도 잘 모른답니다." 그때 리카가 끼어들었다. "하지만 매우 건방지다는건 사실이야. 내 목을 그렇게 세게누를 정도면." "그게 어쨌다는거지, 꼬마 아가씨." 쿵! 목소리와 함께 사슴 한마리와 멧돼지가 리카의 옆에 쓰러졌다. 리카는 혼비백산하 며 뒤로 쓰러질뻔한 것을 간신히 참았다. "자, 이정도면 네사람이 오늘하루 먹고도 남을거에요. 음… 해체도 내가해야하나?" 리오가 잡아온 것이었다. 하지만 동물들은 상처하나 찾아볼수 없었다. "음…내상을 입었군요 이 동물들. 몸으로 잡으셨나요?" 클루토의 예리한 질문에 리오는 고개를 끄덕였다. "으응… 주먹으로도 잡고, 발로도 잡고… 먹을수 있다면 되는거지 뭐. 아, 그리고 너 마법쓸줄 알지?" 리오의 물음에 클루토는 자랑스럽게 대답했다. "예! 전 이래뵈도 브리슨 마법학원의 1급 수료생 이랍니다." 리오는 잘되었다는듯 자리를 만들며 말했다. "그럼 불이나 만들어. 구워먹어야지 맛있잖아." "예…?" 클루토는 약간 무시당한듯 해서 기분이 나빴지만 악의가 없이한 말이라 그냥 넘어 가기로 했다. 리오는 그사이에 숲으로 사냥감을 가지고 들어가 가죽을 벗기고 내장 을 빼내었다. 아주 능숙한 솜씨였다. 클루토가 마른 나뭇가지와 땔감을 모아서 불 을 필 무렵에 리오는 살코기만을 골라서와서 불가에 던져놓았다. "음…양념이 필요없을까요?" 몇일전 까지만해도 집에서 요리만 해오던 레나였다. 밖에 나와서도 손이 근질근질 한 모양이었다. "음…별것 있나요. 소금과 후추면 되겠죠." 리오의 허리춤에 있는 작은 주머니에서 소금과 후추병이 나왔다. 대단한 준비성 이라고 리카는 생각했다. 리오는 고기를 나뭇가지에 낀후 양념을치며 굽기 시작했다. 소금과 후추의 양념일 뿐이지만 리카와 클루토에겐 더없이 맛있는 양념이었다. 몇일 굶지는 않았지만 한 창 자라나는 소년과 소녀에겐 굶음이란 고문과도 같은것이었다. 둘이 신나게 먹고 있을무렵, 리오는 무엇을 느낀듯 벌떡 일어서며 표정을 굳혔다. `아뿔사… 실수했구나! 여기에 리자드맨들이 집단으로 서식할 줄이야….' "왜그래요 리오? 무슨일 있나요?" 레나가 걱정스런 표정으로 리오에게 묻자 리오는 웃는얼굴로 둘러댔다. "아, 아니에요. 잠깐 볼일이 급해서…잠깐 다녀올께요. 너희들은 먹고나 있어. 굶 었을땐 고기가 최고니까." 그의 말이 듣기 싫었는지, 리카는 퉁명스럽게 말했다. "먹는데 더러운 얘기 하지말고 어서꺼져 꺽다리. 그렇지 않아도 잘 먹고있는데 말 이야…" 그말을 들은 리오는 어깨를 으쓱하며 웃어보였다. "흠…미안하군 말괄량이. 그럼!" 반격을한 리오는 숲속으로 바람같이 사라졌다. 리카는 그가 사라진 쪽으로 고래고 래 소리를 질렀다. 분한 모양이었다. "야! 너 거기 안서!!" 리오는 그 소리를 들었는듯 중얼거리며 숲속으로 깊이깊이 들어갔다. "내가서면 네가 위험한데…훗." 조금후 그는 높은위치의 나뭇가지에 올라서서 아래의 상황을 살펴보았다. 그의 예 상대로 리자드맨들이 집단으로 공터에 모여있었다. "하나, 둘…열 여섯마리군. 그런데…?!" 리자드맨들은 고기굽는 냄새를 맡고 모여든것이 아니었다. 생고기, 그것도 사람들 의 냄새를 맡고 그곳에 모여든 것이다. "이런…! 저녀석들!!!" 리오의 표정이 일순간에 일그러졌다. 리자드맨들은 제각기 무기를 들고 학살을 단행하고 있었다. 그들의 희생양은 모두 근처마을의 주민인듯 싶었다. 널려져있는 옷조각들이 그것을 말해주고 있었다. 리오는 살아있는 사람의 기를 찾기시작했다. 오른손검지와 중지를 하나로 모은후 미간에 갔다대었다. 그의 입모양은 `제발'이란 단어를 계속 중얼거리는듯 했다. "……있다!" 느낌이 있었다. 희미하긴 하지만… 그걸 확인한 리오는 더이상 기다릴수가 없었다. 등에 모셔져있는 검 손잡이에 손을댔다. 리오는 위치하고있던 나뭇가지에서 도약을 했다. 하지만 소리는 거의 나질 않았다. 마치 먹이를 발견한 야수와도 같았다. 리자드맨들은 자신들의 전리품들을 모으고 있었다. 그들의 습성이기도 했다. 그들은 턱과 입술이 고정되어 있는터라 인간과같이 말을 하지는 못하였지만 울음 소리로 서로의 의사표현을 하는것 같았다. 그들의 입 사이로 묘한 숨소리가 들려 왔다. 웃음소리와 비슷했다. 그때, 그중에 하나가 숨소리를 멈추었다. 동료들이 그를 쳐다보았다. 퍼억! 한순간에 옆쪽으로 날아가는 동료의 목을 바라본 다른 리자드맨들의 눈에는 놀라는 기색이 역력했다. "여기다, 이 파충류들아!!" 리자드맨들은 일제히 소리나는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한 사나이가 자줏빛 검을들 고 서 있었다. 검에서 푸른색의 아지랭이가 솟아오르고 있었다. 그 사나이의 눈이 번득이자 리자드맨들은 뒷걸음질을 쳤다. "이자식들…군인도 아닌 민간인들에게 이런짓을! 너희들에겐 말이 필요없다!!!" 리오는 검을들고 그들 사이로 돌진해 들어갔다. 3m 가까이 되는 리자드맨들이 움찔 거렸다. 리오는 자신의 오른쪽에 위치한 리자드맨의 옆구리에 검을 꼿아넣었다. 뼈가 갈라 지는 끔찍한 소리가 들려왔다. 그상태에서 리오는 검과함께 몸을 회전시켰다. 검 끝의 속도가 음속을 넘나들기 시작했다. 몇초후 리오의 몸이 공중으로 상승하자 주 위에 있던 리자드맨들의 몸뚱이가 진공 회오리를 이기지 못하고 갈가리 찟겨나갔다 . 죽지 않았어도 진공 회류참의 범위권안에 든 리자드맨들은 큰 부상을 입었다. "쿠오오오오!!" 피해를 입은 리자드맨들은 공중을 향해 비명을 질렀다. 리오가 착지를하자 리자드 맨을 이루고있던 고기조각들과 비늘들이 우수수 떨어졌다. "오너랏!!" 리오는 재차 기합성과 함께 남아있는 리자드맨들에게 돌격해 들어갔다. 리오의 공격이 들어오자 그들은 방패로 방어를했다. 본능적이었다. 파앙!! 그러나 분노가 실린 리오의 검을 받아낼수 있는 방패를 리자드맨들은 가지고 있질 못했다. 두마리의 리자드맨이 방패와 함께 두동강이 났다. 리자드맨들도 공격해 보려고 노력은 했으나 리오의 전투방식때문에 그것도 어려웠다. [공격이 최선의 방어다] 바로 이것이었다. 순식간에 동료를 잃은 나머지 리자드맨들은 이상한 소리를 지르며 숲속으로 뿔뿔히 흩어졌다. 그러나 리오는 추격하지않고 검을 거두었다. 생존자 문제가 더 시급했다 . 리오는 시체들 사이에서 꿈틀거리는것을 발견할수 있었다. 당장 그곳으로 달려간 리오는 그 앞에서 멈추고 말았다. "이런…이럴수가…!" 리오는 머리가 박살나고 등에 깊은 상처를 입은 아주머니의 시체를 돌려보았다. 얼굴에 피범벅이 된채로 울고있는 여자아이가 보였다. 여섯 일곱살 정도로 보이는 아이였다. "이럴수가… 이럴수가…!!" 리오는 이들이 이렇게 될때까지 가만히 있었던 자신을 용서할수가 없었다. 리오는 그 아이에게 다가갔다. 그러나 아이는 리오에게서 도망치려고 하였다. 주위에 널 려있는 어른들의 시체를 밟고 있는 상태였다. 리오는 그 모습을 도저히 볼수가 없었다. 오른손으로 수인을 맺었다. 마법과는 다 른 형식의 주문법 이었다. "미안하다…좀 자면 진정이 될지도…." 리오가 그 아이를 향해 검지와 중지를 향하자 그 아이는 잠이들듯 스르르 쓰러졌다. 리오는 그 아이를 안고 공터에서 약간 떨어진 나무뒤에다 눕혀두었다. "고향땅에 묻어주질 못해서 정말 죄송합니다…여러분." 리오는 그들의 시체를 한곳에 모았다. 족히 이십명은 될듯 하였다. 리오는 그들의 시체더미를 침통한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양팔로 호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4급 주문. [파이란]!" 리오의 주문과 함께 그들의 시체는 섭씨5000의 불길에 휩싸였다. 하지만 주위의 나무들은 리오의 결계탓인지 전혀 타고있질 않았다. "…뼛가루 한뭉치 남질 않겠지…." 리오는 안타까운 눈길로 불속에서 사그러지는 사람들의 시체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이런일을 많이 격어본 리오였기에 그는 오히려 마음을 비울수 있었다. 불길이 곧 사그러들자 그는 피투성이의 아이를 안고 레나들이 있는곳으로 걸어갔다. 아이가 깨지않게 조심스럽게 행동했다. "리오가 늦네…?" 레나는 평상시에 거의 용변을 보지않던 리오가 급한일이 있다고 떠난것 부터 이상 하다고 생각했지만, 20분이 넘도록 돌아오지 않자 그 생각은 이내 걱정으로 바뀌었 다. "리오씨가 늦네요 레나씨." 클루토가 물었다. 하지만 레나처럼 걱정하는 기색은 없었다. 하긴, 만난지 몇시간 도 안되었으니까. "예…그렇네요." 클루토는 계속해서 레나가 자신들에게 존대말을 붙이는것이 좀 불편하게 생각되었 다. 나이도 자신보다 예닐곱살은 더 먹어보이는 여성인데도 존대말을 붙이니 그도 그럴만 했다. "레나씨. 그냥 말 놓으세요." "예? 왜요?" "저희들이 불편하답니다. 그냥 동생처럼 저희들을 대해주세요." 저쪽에서 고기를 마저 뜯고있던 리카도 그말에는 긍정했다. "맞아요 언니. 그냥 반말하셔도 돼요." 레나는 약간 미안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그래도…될까?" "예, 그게더 듣기 편해요." "음, 고마워." 레나가 살짝 클루토에게 웃어보이자 클루토는 얼굴이 붉어지며 고개를 숙였다. "클루토, 이리와봐" 리카가 고기를 마저 해치운듯 클루토를 불렀다. 불만이 섞인 목소리였다. "응? 왜, 왜그래?" 클루토의 안색이 금방 바뀌었다. 레나는 그의 표정을보고 웃음이 나오려는것을 애써서 참았다. 클루토는 리카의 곁으로 조심스레 걸어갔다. 리카가 속삭였다. "이봐, 클루토. 저 여자는 너랑 나이가 너무 차이가 난다구. 한 두살이면 모를까. 그러니 일찌감치 포기해." 클루토는 당황하는 표정을 지으며 손을 내저었다. "무, 무슨소리야! 난 그런생각 추어도 해본적이…!" 그러나 클루토는 리카의 앞에선 이상하게도 거짓말을 할수가 없었다. 그건 네살때 리카를 처음 만나고 부터였다. "솔직히 말하시지… 응?" 클루토는 얼굴을 붉힌채 말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 그건 저…." 그때, 숲속에서 부시럭거리는 소리가 났다. 레나를 비롯한 모두가 그쪽을 향하여 시선을 집중했다. 레나는 자신의 몸이 떨린다는걸 알수 있었다. `하필이면 리오가 없을때…!!' 리카는 자신의 검을 뽑아들었다. 그리 길지않은 여성용의 검이었다. 1가론이 채 안 되었다. 하지만 그 검에 세겨진 문양들과 자루의 장식에서 그 검이 보통검이 아니 라는걸 말해주고 있었다. 모두가 숨소리를 죽였다. 그때, 숲속에서 리오가 서서히 나타나며 말했다. "잠깐, 리오에요 레나." 레나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그녀는 손을 그녀가 차고있는 소검에 갔다대고 있었다. 사용할줄은 몰랐지만 그래도 혹시 해서였다. 물론 사용하지 않기를 바랬 지만. "리오, 어딜 갔었어요? 걱정했잖아…요?" 레나는 리오의 품에 안겨있는 작은 아이가 시선에 들어오자 말을 멈췄다. 피투성이 가된 아이였다. "어떻게 된거죠, 이 아인?" 리오는 씁쓸한 표정으로 상황을 설명해 주었다. 리자드맨과, 거기에서 학살된 사람 들. 그리고 어머니의 품에서 겨우 살아남은 이 아이에 관해서…. "……그래서 여기로 데리고 온거죠." "그래요…." 레나는 리오의 품에서 곤히 잠들어있는 아이를 보았다. 아직도 눈에 눈물자욱이 있 었다. "그럼 저에게 맡기세요. 우선 아이의 몸에묻은 피부터 닦아줘야 하겠어요. 리카, 좀 도와주겠니?" 리카는 기다렸다는듯 레나의 곁으로 빠르게 걸어갔다. "리오와 클루토는 물가에 가서 아이의 옷을 빨아다 주세요. 여분의 옷은 없을테니 말이에요." 레나는 아이의 옷을 벗긴후 리오에게 맡겼다. 그리고는 베낭에서 수건을 찾아 그 아이의 몸에묻은 피를 닦아주었다. 잠시후, 자신과 클루토가 빨아온 옷을 입히고난후 리오가 말했다. "어서 이 숲을 빠져 나가야해요. 리자드맨들이 언제 나타날지 몰라요." 리오는 그 아이를 업고서 숲의 길을따라 라이논으로 향하는 길을 재촉했다. 레나들 도 리오를 따라 약간은 빨리 숲을 빠져나갔다. 아이는 리오의 술법이 좀 강했었는 듯 연 이틀동안 그의 등에서 곤히 잠을잤다. 아이로선 그게 더 편할지도 모르는일 이었다. 레나와 리카, 그리고 클루토가 피곤한 발을 끌며 언덕을 넘어가고 있었다. 거의 쉬지않고 이틀을 걸었기 때문이었다. 중간에 한번 노숙했으나 피곤하긴 마찬가치 였다. 클루토는 리오를 힐끗 바라보았다. 아이를 계속 업고도 전혀 지친기색이 보이질 않았다. 게다가 어젯밤 노숙할때도 혼자 뜬눈으로 밤을 보냈는데도 전혀 조는 기색없이 성큼성큼 걸어갔다. `저 사람은 인간이 아니야.' 클루토는 내심 이렇게 생각했다. 그리고 그렇게밖에 리오의 엄청난 체력을 설명할 길이 없었다. "자, 다왔어요 레나. 저기가 라이논입니다." 레나는 기쁜 표정으로 리오의 옆에 섰다. 긴 장성뒤로 수도 위성도시 라이논이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리카와 클루토도 라이논의 거대한 풍경에 놀란듯 입을 벌 리고 기쁜 표정을 지었다. 말스 왕국의 수도는 긴 장성에 둘러싸여 있다. 그리고 그 장성의 동서남북에는 천 연의 요새도시가 자리잡고 있었다. 로스라, 하리튼, 다즈론, 그리고 라이논이 그것 이었다. 이들 도시는 수도의 방위를 책임질뿐만 아니라 교통상 중요한 거점에 자리 잡고 있었기에 상거래또한 크게 벌어지고 있었다. 리오들은 그 거대한 장성문으로 인파와 함께 다가갔다. 장성 양쪽으로 군인들이 간단한 검문을 하는게 보였다. 하지만 건성일뿐, 그들은 그냥 돌아다보기만 했다. 레나는 그걸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너무나 피곤했기 때문이었다. 도시안으로 들어온 일행은 곧바로 여관을 찿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리 찾기가 어렵 지는 않았다. 들어오자마자 보이는건 여관들 뿐이었다. 리오가 그중 한곳을 정하여 그곳에 방 2개를 잡자마자 다른 일행들은 모두 각자의 방으로 뛰어들어갔다. 리오 는 자신과 클루토의 방으로 천천히 들어갔다. 클루토는 옷을 갈아입지도 않고 침대 위에서 골아 떨어져 있었다. 리오는 슬쩍 웃어보이며 등에 업고있던 아이를 침대에 눕혀주었다. 리오는 여관 주인에게 그들이 일어나면 음식을 최고급으로 먹여주라고 부탁하며 금화를 여관주인의 눈이 휘둥그래질 정도로 주었다. 주인은 리오가 여관 밖으로 나서자 인사를 거의 직각으로 했다. 돈의 위력이었다. "음…정보나 얻어봐야지." 리오는 중얼거리며 근처에 위치한 큰 술집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대낮인데도 술집엔 사람이 많이 있었다. 손님의 대부분은 상인들과 휴식을 취하러 나온 군인들 이었다. 리오는 근처의 비어있는 탁자에 앉았다. 종업원이 물을 가져다 주었다. 리오는 술을 잘 마시지 않는 타입이라 우유한잔을 주문했다. 종업원은 리오 를 신기한 눈으로 쳐다보고는 다른 주문을 받기위해 옆의 탁자로 갔다. 그사이에 드워프족으로 보이는 한 남자가 리오에게 다가왔다. "안녕하시오?" 믿음직한 얼굴을 한 드워프였다. 그는 자신의 이름을 아르만이라 밝히며 리오에게 자기소개를 하였다. 그는 드워프상인의 한사람인데 리오의 등에 메달린 검이 예사 롭지 않아서 리오에게 접근한 것이라고 솔직히 말하였다. 리오는 잘되었다고 생각 하며 수도와 이 도시에 대한 일을 물었다. "음… 특별한 일은 없습니다. 아, 수도에서 몇일후에 추수 감사절 행사중 하나인 검투기대회가 열린다고 들었습니다. 언제나 가서 보았습니다만… 그리 재미는 없었 죠. 왕국의 7호장 분들도 출전 안하시니까요." "7호장 이라고요?" "아니, 그러면 그분들을 모르신다는 말씀이십니까?" 아르만이 말한 7호장은 말스왕국 초 정예 일곱부대를 맡고있는 장군들을 말하는 것이다. 각자의 실력은 절정에 위치하고있어서, 같은 7호장이 이거나, 로하가스 제국의 오마장군이 아니면 상대할 사람이 없다고 전해지고있다. "음… 대단한 사람들 같군요. 그들에 대해서 자세히 알고있소?" "세분은 직접 만나뵌적이 있지요. 그분들이 저희 촌장님께 특별한 무기를 주문하 신일이 있어서요. 한분은 검성이라 불리우는 슐턴, 또한분은 창의 대가 헤리온, 그리고 여장군중 한분이신 슈레이. 그리고 다른 두분까지 합해서 그분들은 신예 5 호장이라 불리십니다." 리오는 이런사람을 만났다는걸 행운으로 생각했다. 그는 아르만에게 감사의 표시를 하고싶었다. "아닙니다, 전 그저 당신의 검을 한번 보고싶을 뿐입니다." 별로 어려운 부탁은 아니었다. 리오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요? 음… 안될건 없죠." 리오는 망토사이에 들어있는 검을 칼집채 꺼내보였다. 그리고나서 천천히 검을 뽑 아보였다. 자색의 검신이 아르만의 눈에 확 들어왔다. 아르만은 신음소리에 가까운 감탄사를 내었다. "오오…! 이 검은……!!" 아르만은 검 쪽으로 몸을숙여 더 자세히 그 검을 보려고 애를썼다. 리오는 그의 그런 행동을 보고있는건 예의에 어긋난다고 생각하고 검을 탁자위에 올려놓았다. 아르만은 고맙다고 말한후 주머니에서 빛나는 물건을 꺼내었다. 수정으로 만들어진 돋보기였다. 드워프족의 세밀함이 드러나는 수공품 이었다. "검에… 흠집이 없군요. 그리고 이 색깔, 분명히 락토레리움 같군요. 그렇죠?" "호오… 보실줄 아시는군요." "이럴수가…어떻게 락토레리움을 이렇게 가공할수 있을까! 이건 아무리 저희 족 장님이시라도 몇십년이 소요되는 것인데…놀라워… 놀라워…!" 리오는 턱을 쓰다듬으며 물었다. "락토레리움이 그렇게 대단한거요?" "예. 하지만 가공하기 전까진 그냥 보라색의 흙에 불과하지요. 그러나 가공하는 횟수에 따라 그 강도가 달라진답니다. 3년을 가공하면 보통 청동검과 다를바가 없 지만요, 수십, 아니 수백년에 걸쳐서 가공한다면 그 강도는 다이야몬드를 상회하 게 된다고 합니다. 가공이 가능하다면 최강의 검도 만들수 있지요. 이 검은 제가 들은대로 보기엔…100년 가까이 된듯 싶군요. 그것도 명인에 의해서 가공되었구요." 리오는 드워프들의 무기지식에 관해서 새삼 놀랐다. 정말 쪽집개 같았다. "음…대단하시군요. 이 검에 대해서도 아실줄이야…" 아르만은 부끄럽다는 표정으로 웃으며 말했다. "아하하… 저희 촌장님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랍니다. 그분은 정말 대단하신 분 이십니다. 후훗… 당신에게만 알려드리는 거지만 이 세계 최강검인 파라그레이드 를 제작하신 분이 바로 저희 촌장님 이십니다. 그분이 여덟살때부터 97세가 되실 때까지 제작하신 오리하르콘 검이지요. 이 검이 음(陰)의 검이라면 파라그레이드는 양(陽)의 검이라고 할까요? 촌장님 께서도 락토레리움제의 검에 상대할수있는 검중 에 하나라고 말씀하셨지요." "그래요?" 리오는 아르만의 이야기가 흥미로워졌다. 종업원이 우유를 가져와도 마실생각이 없어진듯 했다. "들은 말로는 이 세상에서 최강이라 칭할수 있는검 디바이너, 드래곤 슬레이어, 로제바인, 라이세네프와 촌장님께서 만드신 파라그레이드 등은 강도등의 면에선 서로가 전혀 뒤지는게 없으나 속성이 다르기 때문에 상대되는 검이 반드시 있다고 합니다. 상대성끼리 부딫힌다면 엄청난 일이 벌어질지도 모른다고 합니다만 디바이 너 만큼은 무속성이라 안전한 검이라고 되어왔지요. 그 자체가 락토레리움으로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이랍니다. 하지만 오리하르콘이 다른세계에서 넘어왔고 결국 디바이너도 반대속성이 생겨난거죠. 파라그레이드 때문에요." 그말을 들은 리오는 한순간 침을 꿀꺽 삼켰다. 긴장된 목소리로 물었다. "그…파라그레이드란 검은 어디에 있습니까?" 아르만은 아쉽다는 웃음을 지어 보였다. "하하, 안심하세요. 당신의 검이 아무리 잘 만들어졌어도 디바이너는 절대 아니니 까요." "예? 무슨…" "디바이너는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습니다. 100년전에 가스트란 황제와 함께 소멸되었으니까요. 칼자루만 남아있었다고 전해지더군요." "아, 예…" 리오는 고개를 끄덕였다. 아르만은 한가지를 덧붙여 말했다. "그리고 파라그레이드는 말스왕국에 있습니다." 리오는 속으로 움찔했다. 설마 드워프들이 7호장들에게 가져다준 무기중에 있을까 해서였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것도 사라져 버렸지요. 21년전에 일어난 왕궁반란사건 중에 그랬지요. 하지만 자세한건 저도 모른답니다." "예… 그래요." 리오는 한숨을 푹 쉬었다. 아르만은 고맙다는 인사와 함께 술집 밖으로 나갔고. 리오도 검을 챙긴후에 우유를 마시고 밖으로 나갔다. 술집의 옥상에서 한줄기 빛이 쏟아졌다. 하지만 그 빛을 의식한 사람은 한사람도 없었다. 그리고 그 빛에서 한 사나이가 나왔다. 짙은 군청색의 머리에, 붉은빛의 눈동자, 그리고 엘프족처럼 뾰족한 귀를 가졌지만 엘프족의 그것과는 약간 달랐다. 약간 더 날카로운 면이 있었다. 얼굴은 마치 조각상과도 같았다. 뾰족한 코에, 약간은 위로 올라간듯한 눈초리와 그 위에 잇는 그림과도 같은 눈썹. 그야말로 진정한 미남(美男)이었다. 빛이 사라지자 그의 눈동자는 검은색으로 변하였다. 차림새는 그리 무겁지 않아보였다. 어깨 보호구에 푸른색 망토차림이었다. 갑옷은 입지 않고 있었다. 약간 짙은 파랑의 무도복과도 같은 디자인의 옷을 입고있었다. 그의 작은 입이 움직였다. 숨을 크게 쉬었다. 하지만 체형이 약간 호리호리한 편 이라 그리 티가나지는 않았다. 그는 바지 주머니에 왼손을 넣었다. 그리고 오른손 으로 전체적인 날카로움을 보여주는 자신의 머리카락을 긁적였다. "리오녀석…설마 여기에 오지는 않았겠지…?" 그 말을 마친 사나이는 이곳 저곳을 둘러보더니 옥상 아래로 내려갔다. 술집 옆에 있는 골목길에서 나오자 가벼운 바람이 불어왔다. 약간은 처진 그의 앞머리가 부드 럽게 흔들렸다. 그는 미소를 띄우면서 머리카락을 손으로 쓸어올렸다. 그 모습을 본 주위의 여성들이 모두 그에게 시선을 보냈다. "……응?" 그는 시선을 느끼고 뒷쪽을 바라보았다. 많은 여성들이 그를 보고있었다. 그는 살 짝 그녀들에게 미소를 보내주었다. 그의 흰 치아가 햇빛에 반사되었다. 그를 지켜 보던 많은 여성들 사이에서 환성이 들렸다. 그 사나이는 뒤로 손을 흔들며 인파속 에 파묻혀 보이지 않게 되었다. 여성들은 아쉽다는 표정들을 각각 지어보이고는 다 시 자신들의 할일을 하기시작했다 날이 저물무렵, 레나가 서서히 침대에서 일어났다. 피곤이 그런대로 풀린듯한 표정을 지었다. 그녀는 옆쪽의 침대를 바라보았다. 리카가 여전히 피곤한 표정을 지으며 자고있었다. 아무리 전사라지만 나이와 성별을 속일수는 없는듯 했다. "흠…조금있다가 깨워야겠지? 음…아이에게 한번 가볼까?" 레나는 옷을 다시 단정하게 입은뒤 방을 나가서 여관주인에게 아이가 있는 방을 물어보았다. 여관주인은 그 질문을 받고 레나를 아래위로 쳐다보았다. "……아가씨 아이입니까?" 주인이 보기엔 레나의 나이가 아이를 가지기엔 너무 젊어보였다. 그러나 확인도 해볼겸 넌지시 물어보았다. 레나는 잠시 망설이다가 오해를 받을까 해서 둘러대기 시작했다. "아니에요 호호…친척일 뿐이에요." 주인은 그러면 그렇지라고 생각한후 그녀에게 식사를 준비할테니 식당으로 내려오 라고 말했다. "아, 손님들 수도의 추수 감사절 행사를 보러가시는 겁니까?" "예? 아예…" 레나에게 추수감사절이란 아버지께 그냥 멋지다고만 들어오던 터였다. 그녀는 어차 피 수도로 갈텐데 리오에게 그 행사를 보자고 말하리라 마음먹었다. 지금까지 리오 가 그녀의 부탁을 안들어 준적이 없었다는것을 믿고 한 생각이었다. 그녀는 다시 2층으로 올라가서 그 아이가 있는 방으로 들어가 보았다. 안에선 클루토가 아이와 놀고있었다. 클루토는 레나가 들어오자 마치 구세주를 만난듯한 표정을 지었다. "아아, 레나누나 어서오세요." "클루토, 아이가 일어났니?" "예, 아까전에 일어났나 보더라고요. 글쎄 절 강제로 깨우더니 저랑 놀자고 하더군 요. 아∼함…죄송합니다." 클루토는 아직 피로가 풀리지 않았는지 하품을 크게 했다. 레나는 오히려 자신이 미안하다는 표정을 지은후 말했다. "아니야. 아, 그리고 리카와 함께 아래층에 있는 식당에 가서 식사나 해. 아이는 내가 돌볼테니까." "예, 감사합니다. 그럼…" 클루토가 도망치듯 나가는걸 보고 아이는 손을 흔들었다. "오빠 잘가." "으응…" 클루토는 아이에게 슬쩍 인사한후 문을 닫았다. 레나는 웃고있는 아이의 얼굴을 보았다. 전혀 천애고아처럼 느껴지지가 않았다. "이름이 뭐니?" 레나는 근처 집들의 아이들과 자주 놀아주었기 때문에 아이들에 대해서 잘 알고 있 었다. 그녀는 경험대로 아이에게 먼저 이름을 물었다. "음… 제나라고 해요." "몇살인데?" "여덟살이요." 아이는 레나의 미소를 보고 명랑하게 말했다. 레나의 미소는 이상한 마력을 지닌듯 했다. 동네에서 울던 아이도 레나가 웃으며 포근하게 감싸주면 그 아이는 이내 울음을 그쳤다. 후에 그녀가 같이 놀아주면 그 아이는 같이 미소를 띄우며 전에있던 기분나빴던 일들을 모두 잊게되었다. 물론 레 나가 다른 사람들처럼 사탕이나 과자들로 아이들의 환심을 사는적은 없었다. 그저 미소 하나로만 그 아이들은 레나와 가까워지는 것이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그녀 가 살던 동네의 남자들도 레나가 웃는 모습을 보고있노라면 마음 이 편해지는걸 느 꼈다. 총각이나 유부남의 구분도 없었다. 그저 보고있기만 하면 되는것이었다. "……" 레나는 그 아이의 나이를 물어본뒤에 멍하니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것을 본 아이 가 그녀의 어깨를 살짝 두드렸다. "뭐해요 언니?" "아, 아니야…생각좀 잠깐 해봤어, 미안해." 아이는 심심한듯 입을 열었다. "언니는 이름이 뭐에요?" "레나라고 해, 근데 넌…아, 아니야. 자 내려가서 식사할래? 배고플텐데…." 레나는 그 아이에게 어째서 사람들과 숲속에 있었는지 물으려다가 그만두었다. 겨우 진정시켰다는 리오의 말이 떠올라서였다. "예, 사실은 저 엄청 배가 고팠어요." 레나는 아이의 손을잡고 식당으로 내려갔다. 식당에선 클루토와 리카가 오랫만에 음식다운 음식을 먹어보는듯이 게걸스럽게 먹고있었다. 레나는 그들을 보며 고향 에 있을 동생 코나가 생각이 났다. `잘 있을까…아버지랑 코나는.' 레나는 아이를 자리에 맍히고 자신도 자리에 앉아 식사를 했다. 그지방 특유의 스테이크 소스 냄새가 식욕을 돋구었다. 몇일전까지 먹어오던 마른고기완 천지 차이였다. 그들이 식사를 마칠무렵이었다. 여관의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 아주 거칠었 다. 주인이 인상을 찌푸리며 문을 열자, 건장한 체구의 군인 여섯명이 차가운 표 정을 지은채로 서있었다. "무슨일이오, 세금은 냈는데." 주인은 이상하다는듯이 물어보았다. "이집에 이렁게 생긴 여자가 있지." 군인중에 한명이 품에서 종이를 꺼내었다. 말려있는 종이를 펴자 한 여인의 그림 이 나타났다. 주인은 그림을 보고 움찔했다. 지금 식당에서 식사를 하고있는 에 메랄드빛의 머리를 가진 여인이 분명했다. "있나보군. 샅샅이 뒤져라!" 군인들이 주인을 거칠게 밀쳐내고 안으로 들어왔다. 주인은 옆으로 넘어지면서도 이해할수가 없었다. 그런 맑은 눈동자를 소유하고있는 미인이 범죄자라니… 게 다가 아이들도 잘 따르고 있는데…도저히 믿지 못하겠다는 표정이었다. 식당의 문이 거칠게 열려졌다. 레나를 비롯한 아이들이 그쪽을 바라보았다. "누구세요!" 레나가 강하게 물었다. 그러나 군인들은 가볍게 미소를 지었다. "후후후…레나 베자스, 역시 있었구나. 타르자님의 마법은 역시 대단하시군. 레나, 순순히 우리에게 와라." 레나는 기가막혔다. 분명히 말스왕국 군인의 전투복을 입고있는 군인인데 왜 자 기를 잡아가려는건지 이해가 가질 않았다. "타르자라고…?!" 클루토가 그 이름을 듣고는 얼굴이 시퍼렇게 질렸다. "레나님! 저들은 가짜에요! 왕국군이 아니에요!!" 군인들은 움찔했다. "젠장, 눈치가 빠른 녀석이로군. 어쩔수 없지, 모조리 없애버려라!!" 군인들이 대검을 뽑아들었다. 그러자 클루토는 제빨리 호선을 그렸다. "7급 마법이다! [스파크]!!" 순간, 군인들 주위에서 푸른색 불똥이 튀었다. 그러나, 군인들은 전혀 타격을 입지 않은듯 했다. 클루토는 입을 다물수 없었다. "이럴수가…7급인데!!!" 군인중 한명이 클루토에게 검을 들이댔다. 클루토는 움직일수가 없었다. 마법을 사용한 후의 헛점이었다. 그 헛점은 마술사의 기량에 의해 조금씩 줄어든다. "죽어랏!" 그때, 클루토의 눈앞에서 불꽃이 튀었다. 검과 검이 부딫힌 것이다. "리카!" 어느세 리카가 자기방에서 검을 꺼내온것이다. 타이밍이 좋았다. "어서 내 힘이나 올려줘 멍청아! 견디기 힘들단 말이야!" "아, 알았어!" 클루토는 간접효과계의 마법을 사용했다. 힘이나 반응속도등을 올려주는 마법이었 다. " 7급 주문, [레이아]!" 노란색의 빛이 리카를 둘러싸자, 리카는 힘이 용솟음 치는지 2가론 가까이 되는 거인군인을 밀쳐내었다. "좋아! 클루토는 후방에서 날 지원해줘! 내가 버텨볼께!" 버텨본다는 말을들은 레나는 리카의 말뜻을 이해할수 있었다. "아, 안돼! 너희들이 왜…!" 그때, 클루토가 미소를 지어보였다. "저희들이 은혜를 갚는것 뿐입니다. 당신들을 만나지 않았다면 그대로 굶어 죽었 을지도 모를껍니다. 몇일동안이었지만 즐거웠습니다. 자, 빨리 도망치세요!" 그러나 레나는 그럴수가 없었다. 그녀는 방으로 달려갔다. "이젠 나도 싸울꺼야! 너희들이 희생되는걸 보고만 있을순 없어!" 레나는 방안에 들어가 그녀의 소검을 들었다. 천천히 검을 뽑아들었다. `아버지, 절 지켜주세요! 리오…!' 그리고 그녀는 리카들이 싸우고 있는곳으로 달려갔다. "아아앗!!" 리카는 몇분도 안되어 매우 지치게 되었다. 체력까지 마법이 보충해 주는것이 아니 어서였다. 지금의 기합성도 거의 비명에 가까웠다. 그러나 군인들은 펄펄 날고있었다. 도저히 인간같지가 않았다. 그들은 미소를 띄 우고 있었다. 마치 전투에서 희열감을 느끼는듯…. "나도 싸우겠어!" 클루토가 지친눈으로 뒤를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눈이 휘둥그래졌다. "아니…! 레나님!!" 검을 한번도 잡아본 일이없는 레나가 싸우려 하고있었다. 그러나 클루토가 더 놀란 건 레나가 가지고있는 검에서 황금빛의 아지랭이가 피어오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어떻게…검을 잡아보신일이 없으시다면서…!" "나도 몰라, 하지만 그게 중요한게 아니잖아!" 그때 리카가 군인의 검을 받아내고는 결국 쓰러지고 말았다. 그녀를 쓰러뜨린 군 인이 그녀의 복부를 밟았다. 힘이 들어가 있었다. "아악!!" 리카가 입에서 피를 토했다. 그러나 군인들은 아랑곳 하지않고 검을 수직으로 세웠 다. 내리찍을 생각이었다. "꼬마 계집애 주제에 건방졌어… 하지만 이제 잘일만 남았구나 후후후…." "안돼!!" 클루토의 손에서 화염탄이 날아갔다. 그러나 군인들은 아랑곳 하질 않았다. 적중이 되어도 그들에겐 전혀 타격을 줄수 없었다. 그들은 클루토를 비웃으며 말했다. "하하하!!! 우리에겐 6급 이하의 주문은 통하질 않는다! 기다려라…너도 죽여줄거 니까!!" 그 말을 마친 군인은 서서히 검을 내리눌렀다. 리카의 가슴막이가 조금씩 검에 의해서 구멍이 나기 시작했다. 그 군인은 즐기고 있었다. "안돼!!!" 보다못한 레나가 군인을 향해 검을 휘둘렀다. 그 군인은 가볍게 피했으나 곧이어 검에서 발산된 빛에 의하여 군인들은 눈에 고통을 느꼈다. "아아악!! 이런…!!" 리카를 죽이려던 병사는 참을수 없다는듯. 검을 떨어뜨리고는 괴로워했다. 그사이 클루토는 리카를 끌어내었다. "어쩔수 없다! 레나라는 여자도 죽여……." 그러나 그 군인은 말을 계속하지 못했다. 그의 몸이 공중에 서서히 들려올라가기 시작했다. "으윽! 누구냐!!" 누군가가 뒤에서 군인의 머리를 잡고있었다. 그렇게 그를 들어올린 모양이었다. 뒤에있는 사나이의 눈에서 시퍼런 빛이 보였다. "내가 너무 방심했군. 역시 배경인물들이 계셨어…." 그의 손에 들어올려진 군인의 몸에서 연기가 나기 시작했다. 그 병사는 괴로운듯 공중에서 허우적 거렸다. "아아악!! 살려줘!!!" 그 군인의 몸이 빠르게 불에 타들어갔다. 그러나 인간의 몸이 탈때 나는 냄새는 나지않았다. 군인의 동작이 정지되었고 그는 서서히 한줌의 재로 변해갔다. 주위 에 있던 군인들은 눈깜짝할 사이에 벌어진 그 일을 보고 뒷걸음질을 쳤다. "이…인체발화술(人體發火術)!!" "너희들은 술법엔 약하잖아." 가볍게 말한 그 사나이는 레나에게 한쪽눈을 감아보였다. "미안해요 레나. 빨리 들어왔어야 하는데…." -----------------------계속--- "너희들, 잠깐 나와주실까?" 리오가 그들을 향해 이리 오라는듯 손가락질을 하자 군인들은 흥분된 표정으로 씩씩거렸다. 한마디로 도발이었다. "오냐…! 네 소원대로 해주마!!" 다섯명의 군인과 리오가 여관앞의 큰길로 나갔다. 길가에는 여관안에서 들리는 시끄러운 소리때문에 나와본 사람들이 줄지어 서있었다. 리오는 팔짱을 낀채 군인들에게 말했다. "이봐, 이제 정체를 밝히시지. 왕국 군인들을 죽였다는 오해는 사기 싫으니까. 어 때? 관중들도 많이 있고 말이야." 리오의 말을 들은 군인들은 씨익 웃어보였다. 서로가 고개를 끄덕인후 하나가 리오에게 말했다. "후후, 좋다. 그러나 모습이 변한 우리들을 네가 이기지 못한다면 이 인간들을 모조리 죽일것이다!!" 그말을들은 리오는 여전히 태연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그래? 맘대로 해라, 나는 너희들을 없애기만 하면 되는 사람이니까. 후일은 내 책 임이 아니지." 군인들의 표정은 인간의 얼굴근육이 만들어낼수있는 표정과는 이미 거리가 멀어져 있었다. 그들의 안면 살점이 튿어지고 있었다. 옷도 찢어지기 시작했다. 그들은 괴성을 질렀다. 괴성을 지르면서 신체가 변하고 있었다. 그들의 근육 하나하나가 녹색의 갑옷을 이루기 시작했다. 그들의 눈동자는 붉은 광체를 내는 짐승의 눈 으로 변하고 있었다. 사람들은 그들의 모습을 보고 소리쳤다. "마, 마병이다! 마병이 나타났다!!" 이른바 마법생물로 불리는 그들은 오직 전투만을 위해 태어난 개조생물들이었다. 곤충, 동물, 심지어는 인간까지 이 마병들의 원료가 된다. 무기를 들지 않고서도 신체자체가 무기이기때문에 어떠한 상황에서도 그에 맞는 전투능력을 발휘하게 된다. 100년전 제라만 제국에서 이 마병들을 사용해 전쟁을 벌인후, 마병들은 제조도, 사용도 모두 금기시가 되었다. 하지만 왕국 주변에서 가끔씩 눈에 띄는 일이 있어서 사람들은 그런대로 마병들에 대해 알고는 있었다. 마병들은 자신의 껍질에서 대검을 빼들었다. 그러나 리오는 태연하게 머리나 긁고 있었다. "아, 끝났나?" 리오는 말을 마치자마자 망토의 양끝을 잡았다가 옆으로 강하게 폈다. 그리고는 검으로 손을 가져갔다. 그의 얼굴에서 미소가 떠올랐다. 그 미소엔 너희들 쯤이야 라는 자신감과 살기가 깃들어 있었다. "후아아아앗!" 마병들이 돌격해 들어왔다. 그들의 무기는 날이 넓은 대검이었다. 거의 양손으로 쓰이는 무기였으나 마병들에게는 그 무게쯤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날을 세우고 돌격해 들어가는 마병 다섯의 모습은 다른 보통기사가 일대일로 대치한 상황에서 라면 그 기사에겐 공포 그 자체였다. 하지만 리오의 모습은 전혀 동요되지 않고 있었다. "오너라앗!!" 마병들이 코 앞까지 왔을때 리오의 앞에서 두줄기의 보라색빛이 보였다. 그러자 리오의 바로 정면에서 오던 마병의 양팔이 공중으로 치솟았다. 파란색의 액체가 공기를 더럽혔다. 팔을 잃은 마병은 비명을 지르며 주저앉았다. 리오는 오른쪽 손 가락으로 땅을짚고 회전하며 마병들의 등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마병들이 리오쪽 으로 방향을 틀었을때는 리오의 몸을 땅에선 볼수가 없었다. -공중이다! 순간적으로 그렇게 생각한 마병들은 위에서 내려오는 리오의 모습을 볼수있었다. 마병 넷중에 중앙에 위치한 자가 리오의 표적이었다. 마병은 검으로 리오의 공격 을 받아내려했다. 대검의 넓은날은 때에 따라선 방패로 이용할수도 있었다. 그러나 위에서 내려오는 공격엔 방어효율이 미지수였다. "타아앗!!" 리오의 검이 보라색 수직선을 하늘에 그렸다. 그 수직선은 그대로 마병의 몸을 갈 라놓았다. 양분된 마병의 몸이 땅에 흩어졌으나, 동료마병들은 그 모습을 볼 겨를 이 없었다. 리오의 이차공격이 행해져서였다. 리오는 그의 검으로 왼쪽의 마병을 후려쳤다. 마병은 검으로 그 공격을 받아내었다. 그러자 오른족의 마병이 틈을노리 고 리오를 공격했다. 보통의 기사나 검사들은 자신의 공격이 검이나 방패에 막히게 되면 그 반동력때문에 몇초간 재차공격이 불가능해진다. 물론 일대일 상황에선 막 아낸 사람도 상대의 공격력이 형편없이 약하지 않는한 반격을 못하게 되므로 상관 은 없었지만 일대이의 상황에선 얘기가 달랐다. 그러나 그 상황은 `보통'기사나 검사에게 한정된 것이었다. 공격을 하려던 오른쪽 마병의 머리가 날아갔다. 반동력을 이용한 리오의 반격이었 다. 리오는 몸을 돌리며 마지막남은 마병과 거리를 벌려놓았다. 천천히 처리할 생 각이었다. 리오는 오른손에 들고있던 그의 검을 한바퀴 돌려보았다. 여유이자 도발 이었다. 마병은 그의 그런 모습을 보며 치가 떨렸다. 자신의 무력함에서온 분노와 상대편의 어처구니없는 강함에서온 공포가 뒤섞였다. 하지만 마병의 머리속에는 탄 생때부터 후퇴란 단어란 존재하지 않았다. 그도 검을 고쳐잡은후 리오와 대치했다. 리오는 검을 양손으로 움켜잡았다. 그 활극을 지켜보던 레나는 리오가 검을 두손 으로 잡은걸보고 의아하게 생각했다. 지금까지 리오는 그녀앞에서 한번도 검을 양손에 들어본일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리오의 전신에서 푸른색 아지랭이가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검도 또한 마찬가지였 다. 검을 천천히 위로 올렸다가 머리근처에서 반듯이 눕혔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사람들은 갑자기 자신들의 체온이 내려간듯한 느낌을 받았다. 리오의 온몸에서 풍 기는 살기때문이었다. 그 구경꾼 중에는 오후쯤에 나타났던 미남자가 있었다. "리오녀석…왜 자꾸 내눈에 띄는거냐. 이번만큼은 편안히 쉬는가 했더니…." 그는 팔짱을끼고 한탄하듯 중얼거렸다. 또다시 투덜거리며 그 사나이는 군중을 비집고 어디론가 사라졌다. 그는 마지막히 즁얼거렸다. "설마 왕국 수도로갈 생각은 아니겠지…" 리오의 살기를느낀 마병은 생을 포기한듯 리오에게 돌진을 해왔다. 리오는 그 모습 이 처량하기까지 했다. `…이건 너희들의 잘못이 아닌데….' 그러나 마병이된 불쌍한 영혼들을 달래주는 방법은 단 하나, 다시 태어나게 해주 는것 뿐이었다. "간다!!" 리오는 달려오는 마병을 향해 몸을 날렸다. 돌진하던 마병은 오는 리오에게 검을 휘둘렀으나 리오의 어깨가 검보다 빨랐다. 중심을 잃은 마병의 몸에 보라색 선이 그어졌고, 마병은 곧 산산조각이 나며 생을 마감했다. "후우…." 리오는 한숨을 쉰후 양 팔을 잘린 전투불능의 마병에게로 다가갔다. "이봐 친구. 몇가지 물어볼말이 있는데…" "뭐냐!" 마병은 한탄하듯 내 벹었다. 리오는 귀가 멍하다는듯 몇번 만진후 다시 물었다. "타르자가 살아있다는게 사실이냐?" "우리를 보면 모르겠나! 자 어서 죽여라!" 리오는 마병의 턱을 잡으며 말했다. "걱정마, 곧 그렇게 해줄거니까. 마지막으로 묻겠다. 왜 이 왕국에 리자드맨들이 서식하는거지? 그것도 숲에 말이야." 그 질문에 마병은 의외로 쉽게 대답해 주었다. "그들은 제국에서 마법으로 날려온 것이다. 죽이느니 차라리 말스왕국에 혼란을 일으키는데 사용하자는거지. 자 이제 끝났나!" "그래, 하지만 내가 죽일수는 없을것같군. 저기를 봐라." 군중들을 헤치고 진짜 왕국병사들이 달려오고있었다. 그들은 리오 앞에있는 마병을 밧줄로 묵어서 끌고갔다. 그중에 대장같은자가 리오에게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죄송합니다, 이런일이 벌어지다니 저희들이 미숙함을 용서해 주십시오." "아니요, 다 끝났는걸요. 여기 여관이나 수리해주슈. 그래야 우리돈이 안나갈꺼 아 니오." "하하… 감사합니다. 그런데 기사님께선 성함이…" 리오는 여관안으로 들어가면서 말했다. "그냥, 리오라고 알아두시오. 그리고 보고는 절대 하지말고요. 귀찮어 지니까." "걱정마십시오. 그럼." 병사들은 예를 갖추고는 마병을 끌고 부대로 향하였다. 리오는 여관안에 있는 레 마의 옆에 다가갔다. "하아 - 끝났군. 그런데 다친데는 없어요? 아이들은요?" 리오는 그리 심각하지 않은표정으로 레나에게 물었다. 하지만 그게 리오에게 있어 선 걱정되는 표정일지도 몰랐다. 그리 찡그리기를 좋아하는 타입이 아니었으니까. "예, 하지만 리카가…" "다치기라도 했습니까?" "예, 그리 큰 상처는 아니지만 그래도 걱정이 돼서요." "그래요…" 리오는 빠른걸음으로 여관안에 들어갔다. 식당 안으로 들어서니 클루토가 리카를 보살피고 있었다. "아, 리오!" 클루토는 약간 안심이 된다는 표정을 지어보였다. 하지만 이내 걱정어린 표정으로 바뀌었다. "리카가…깨어나질 않아요." "음…." 리오는 리카에게 다가가 그녀의 여린 팔목을 잡아보았다. 클루토는 리오가 뭘하 는지 궁금해졌다. 처음보는 치료방법이라 생각했다. "뭐하시는 거에요 리오씨?" 리오는 아무말도없이 그대로 1분가량 있다가 대답을 해주었다. "음… 기력이 많이 떨어졌어. 그리고 공포감에 의한 정신적 충격이 얘를 기절하게 만든것 뿐이야. 신체엔 아무 이상이 없으니 너무 걱정하지마." 리오는 클루토에게 한쪽눈을 감으며 웃어보였다. 클루토도 그의 믿음직스러운 미소 에 안심이된듯 환하게 웃어보였다. "아. 그아인 어디있니? 무사한거야?" 리오는 일어나서 제나를 찾기 시작했다. 그때 여관주인이 리오를 불렀다. "이 아이 말입니까?" 여관주인의 오른쪽에 훌쩍거리며 서있는 아이가 보였다. 제나였다. "오, 감사합니다. 어디있었나요?" "예, 계단밑에서 울고있더라고요. 어느새 거기까지 왔는지…" 주인은 아이를 리오에게 보내주었다. 하지만 아이는 리오에게 가질않고 여관 문앞 에 서있는 레나에게 달려가서 안겼다. 리오는 씁쓸한 표정을 지으며 아이를 안아 주려고 별렸던 팔을 그대로 꼬았다. 레나의 품에 안긴 제나는 하염없이 울어댔다. 레나는 아이의 등을 연신 토닥거려주며 아이를 달래주려고 애썼다. "자, 이제 끝났어. 이제 뚝 그쳐야지, 제나야." "으응… 훌쩍!" 제나가 울음을 그칠때쯤 리오는 자리에 앉아서 살짝쥔 오른손 엄지손가락을 턱에 갖다대고 고민을 하고있었다. 이번일은 아무래도 보통일이 아닌듯 싶었다. `타르자라… 그 히스테리 노처녀가 살아있었다니. 불안한데…' 리오는 아무래도 레나의 일을 처리해야만 이번일의 내막을 조금이라도 빨리 알수 있을것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리오는 레나를 불렀다. "레나." "예?" 제나를 겨우 달래논 레나는 또 무슨일인가 궁금했다. "내일 아침에 바로 수도로 떠나야할것 같아요. 괜찮겠어요?" "예? 하지만 리카와 클루토는…" 사실, 리카와 클루토는 리오와 레나가 수도방향으로 간다는 말을듣고 그들과 동행 하게 된것이다. 정확한 목적지도 그들은 말한적이 없었다. "예? 저희들도 수도로 가는데요?" 클루토는 레나의 말을듣고 우연의 일치라는듯한 표정을 지었다. "너희들은 수도에 뭐하러갈건데? 설마 소풍가는건 아닐테구…." 리오가 의아한 표정으로 클루토를 바라보았다. 클루토는 멋적은 표정을 지으며 말 했다. "사실… 추수감사제 때문에요. 그중에 한 행사인 검투기 대회에 참가하려고 가는 겁니다." "니들 실력으로?" 리오는 한쪽 눈썹을 치켜올리며 믿을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저희들 실력이 어때서요? 이 나이에 이정도면 괜찮은거잖아요. 리오씨 같은사람이 출전만 안하면 저희들도 승산이 있다고요." "……." 리오는 할말을 잃었고, 레나는 잘됐다는듯 손뼉을 짝 쳐보였다. "잘됐네, 이젠 헤어지나 하고 걱정했는데… 그렇지 제나?" 레나의 왼손을 꼭 잡은채로 있던 제나도 웃으며 좋아했다. "오빠랑 헤어지지 않아서 좋다. 헤헤…." 리오는 바닥을 쳐다보며 한숨을 푹 쉬었다. 솔직히 마음에 들진 않았지만 어쩔수 없었다. 다수결이나 마찬가지였으니까. "맘대로 해요, 레나. 당신 명령에만 따를테니." 레나는 기뻐하며 앉아있는 리오의 뒤로 돌아가 그의 목을 살며시 안아주었다. "고마워요 리오." 리오는 표정하나 바뀌질 않고 클루토에게 말했다. "이봐, 따라가고 싶으면 리카나 재워둬. 내일 바로 출발할거니까." 레나는 김이센듯 바로 팔을 치웠고 클루토는 만면에 웃음을 띄우며 기뻐했다. "예! 감사합니다!" 그날저녁이 깊을무렵, 수수께끼의 미남은 라이논을 떠나 남쪽으로 향하고있었다. 그러면서 중얼중얼…. "리오녀석… 우연이라도 추수감사제에 출전은 않하겠지." 그는 도중에 우뚝서서 다시 중얼거렸다. "아니야… 설마가 사람잡는다는 다른공간의 말도 있으니까…" 그러다 다시 발걸음을 옮기며 중얼거렸다. "에이, 그놈이 뭣하러 출전하겠어. 돈도 필요없을테구… 달라고 말할 공주도 그 왕 국엔 없잖아." 그는 차가운 밤공기를 한껏 들이마신후 내쉬며 홀로 길을걸어나갔다. 바람이 그의 머리카락을 간지럽혔다. 얼마후, 일행은 수도에 도착할수 있었다. 라이논에서 말스왕국의 수도까지는 얼마걸리지 않았다. 라이논에서 제일 높은 건물 인 하라만 탑 위에서 수도쪽을 바라보면 맑은날엔 수도의 반이 보일정도였다. 수도 의 거리는 곧 있을 추수감사제에 대비하여 매우 바쁜 움직임을 보였고, 사람들도 활기에 넘쳐있었다. 상점에는 올해의 풍년을 반영하듯이 곡식과 과실들이 그득 했 으며, 상인들의 표정에선 근심을 찾아볼수 없었다. "와아…정말 대단한 도시군요?" 레나는 그녀의 아름다운 머리카락을 손으로 쓸어넘기며 리오에게 느낌 그대로를 말 했다. 리오는 어깨를 으쓱하며 대답해 주었다. "예. 원래부터 큰 도시였지만 지금은 더 커진느낌이군요." 리오는 말하면서 뒷쪽을 응시했다. 리카와 클루토, 그리고 제나가 아이들처럼 떠들 며 따라오고있었기 때문이었다. "와아~! 아빠에게 들었던것보다 훨씬더 큰것같아, 안그래 클루토?" 리카의 커다란 눈이 다른때보다 훨씬 커진채로 수도의 모든 부분을 응시하고 있었 다. 클루토도 겉으로는 그렇게 나타내질 않았지만 속으로는 무척 신이 나있었다. "클루토 오빠! 저길좀봐!" 클루토의 손을잡고 따라오던 제나가 그의 손을 잡아당기며 손가락으로 다른쪽 거리 를 가리켰다. 타지방 영주의 행차인듯 했다. "저건… 호로즌의 영주잖아?" 클루토는 약간 가라앉은 목소리로 그 영주의 마차행렬을 보았다. "훗, 어중이 떠중이 다 오고있군." 리오는 그 광경을 힐끗 보고는 코웃음을 쳤다. 사실 그에겐 지금 행차하는 영주들 의 모습이 권력에 미친자들로 밖에는 보이지가 않았다. 현재의 왕, 말스 3세의 건 강이 1년전에 급격히 쇠약해지자, 황태자 태라트가 왕의 약을 구하기위해 홀로 여 행을 떠난뒤, 7개월간 소식이 없자 왕국 황실에선 비상이 걸렸다. 태자가 없으면 누구에게 왕위를 계승시킨단 말인가. 그래서 결국엔 혈족이라도 되는사람을 찾아보 려 노력했으나 그것도 허사로 돌아가 마침내 영주들중에 왕이 선택한 사람을 후계 자로 한다는 결론이 나고만 것이다. 왕은 이러한 결정에 아무말도 하질 않았다. 하지만 그리 좋게 보지는 않았다는 일설도 있었다. "무슨뜻이에요 리오?" 레나가 궁금한 표정으로 물어오자 리오는 입을 닫았다. 레나는 고향마을에서 출발 해 여기가지 오는동안에 리오에게 이번일에대한 아무런 질문도 한적이 없었다. 하지만 막상 수도에 오고나니 호기심이 생겨서 견딜수가 없었다. 하지만 리오는 그 일만은 묵묵부답이었다. "미안해요. 자, 그리고 너희들." 리오는 뒤따라오는 아이들에게 돈을 얼마간 주며 말했다. "이근처에 있는 여관에서 방을 잡아두고 거기서 쉬고있어라. 그리고 두시간쯤 뒤에 여기나와서 잠깐 기다리고있어. 그러면 내가 여기로 오실거야." 클루토는 돈을 받아들며 오늘 리오의 행동이 약간 이상하다 생각했다. 예전처럼 말 이 많지가 않았다. 뭔가 일이있는 사람처럼 보였다. "부탁한다 클루토." "예… 걱정마세요." 리오는 레나를 데리고 왕궁쪽으로 향하기 시작했다. 클루토는 그 모습을 바라보며 리카등을 데리고 여관을 찾아 떠났다. 말스왕은 옥좌에 앉아있었다. 오늘은 발작이 덜한듯 그런대로 혈색은 좋아보였다. 그러나 눈빛은 흐릿했다. 사지도 거의 움직임이 없었다. 숨을 쉴때마다 거친 소리가 들려왔다. 표정은 괴롭지도, 불편하지도 않은표정이었다. 옆쪽에 서있는 백발의 노장 카라한이 안스러운 눈초리로 그를 바라보고만 있었다. `7호장이라 불리면서 왕의 생몀이 위험한데도 바라보고만 있어야 한다니….' 카라한은 마음이 아팠다. 28세에 장군이 되면서 동갑의 말스3세를 모셔온 그로선 마치 왕이 아픈것이 아닌 친구가 아픈것처럼 느껴지고있었다. `40년이 되어가는군… 이분을 모신지도 말이야.' 그는 천정의 수정장식을 바라보며 옛날을 회상했다. 영웅왕과, 그를 보좌하던 7호 장의 모습들이 지나갔다. 그의 눈에서 뜨거운것이 흘러내렸다. `태자께서 행방불명만 안되셨다면….' 그는 갑자기 들려오는 요란한 소리에 눈물을 닦았다. 밖에서 나고있는 소리였다. "누가 결투라도 벌이고있나?" 그는 창문의 색유리 사이로 밖을 내다보았다. 여러명의 기사들이 성문쪽으로 몰려 가고있었다. 카라한은 호위에게 명하여 무슨일인지 알아보고 오라고 하였다. "조용하던 왕궁에 도대체 무슨일이지…?" 명을받은 호위는 기사들이 모여있는 성문쪽으로 급히 달려갔다. 기사들은 하나같이 자신의 검을 분한듯한 표정으로 어루만지고 있었다. 그들사이로 누군가가 싸우고 있는 광경이 보였다. 일대 일 대결이었다. 파앙! 검이 충돌하는 소리와 함께 한사람의 기사가 동료들 쪽으로 나가 떨어졌다. "아아악!" 동료 기사들이 그를 부축해 주었다. 그 기사는 노기어린 표정으로 자신을 날려보낸 상대편을 쏘아보았다. 상대편은 검 한자루만 들고있었다. 왕궁 기사들과 같이 방패 와 갑옷은 전혀 착용하고있질 않았다. 그의 뒤에는 늘씬한 긴머리 여인이 걱정스런 표정으로 그를 쳐다보고 있었다. "이봐, 폐하만 만나면 된다니까 왜 날 귀찮게 하는거지? 우릴어서 들여보내줘." 그 사나이는 짜증난다는듯이 기사들을 쳐다보았다. 덥수룩한 붉은 장발을 위로 묶 어내리고, 착용한것은 갑옷이 아닌 허름하게 보이는 큰 망토와 약간은 누런색을 띄 고있는 의복에 헝겁을 가죽끈으로 묶은 아대를 착용하고있는 큰 키의 사나이였다. "흥! 이곳엔 너희같은 평민이 아무렇게나 드나들수 없다! 정 들어가고 싶으면 우리 를 쓰러뜨려야 한다!" 무슨 이유에서 인지는 몰라도 그들사이엔 부상자도 여럿 보였다. 그들은 하나같이 부끄러움과 분노가 뒤섞인 표정을 하고있었다. "이봐! 아홉이면 된거 아닌가? 더이상 망신을 당하고싶진 않을텐데." 그가 검으로 어깨를 가볍게 두드리며 말하자 또 한명의 기사가 앞으로 나섰다. "말스왕국 기사단의 타르고 벨러스트다! 기사로서 너에게 결투를 신청한다!" 붉은 머리의 사나이는 한숨을 쉬어보이고는 다시 자세를 취하였다. "나이트 리오 스나이퍼! 도전을 받아주마!" 호위는 황당한 표정을 지으며 카라한에게 성문에서 벌어지고있는 일을 낱낱이 고 하였다. 카라한도 처음들어보는 일이라 이상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러니까, 리오 스나이퍼란 기사와 함께있는 여인이 왕을 알현하고 싶다는데, 기 사들이 그들을 가로막고 다대 일 결투를 하고있다는건가?" "예, 형식상은 일대 일이었으나 리오란 사나이에게 쉴틈을 주지않고 있으니 다대일 과 마찬가지라고 전 생각합니다." "그래? 리오란 사나이의 머리색이 어떤가?" 카라한은 뒤를 돌아보았다. 왕의 눈에서 다시금 생기가 돌고 있었다. 왕은 천천히 일어나 다가오며 호위에게 물어보았다. "폐하! 괜찮으십니까?" 카라한이 부축하려고 왕에게 다가섰으나 왕은 괜찮다는 손짓을 해보였다. "으음. 오늘은 발작이 일어나지 않는군. 그래, 무슨색이던가?" 호위는 몸을 더더욱 숙이며 대답하였다. "예, 붉은색 이었습니다 폐하." "음… 그런가? 그렇다면 발코니로 가세나." 카라한은 깜짝놀랐다. 아까까지만해도 오늘 내일하던 말스국왕이 오늘은 여간 건강 해 보이는것이었다. "발코니는 어째서…?" "그의 솜씨를 보고싶구만. 그를 정원으로 데리고 오라고 이르게나 카라한. 그리고 호위는 나머지 호장들을 소집하도록. 그들도 정원에 오라고 하게." "분부대로 거행하겠습니다." 카라한과 호위는 다시금 허리를 굽히며 왕에게 예의를 표했다. 그리고는 각자가 맡은일을 수행하기 위해서 알현실을 나섰다. 왕은 그들이 나간사이에 기지게를 켰다. 매우 건강한 몸짓이었다. "그가 진짜로 돌아오다니… 후훗." 카라한은 직접 성문쪽으로 다가갔다. 다대 일의 결투를 하고있는 기사의 모습이 보고싶어져서 였다. "얼마나 대단한 검기를 가진자일까… 정규 기사들을 다대일로 상대할만한 기술을 가진자가 있었다니… 응?" 카라한은 기사들이 모여있는 곳에서 비명소리가 터져나오자 급히 그곳으로 달려가 보았다. 근처에 당도한 카라한의 눈이 휘둥그래졌다. 여러명의 기사들이 땅을 침대 삼아 쓰러져 있었기 때문이었다. 다른 기사들 사이에서 노성이 터져나왔다. "저녀석이!!" 다른 기사가 앞으로 나서려하자 카라한은 더 두고볼수가 없다는듯 그들을 향해 호 통을 쳤다. "이런! 그러고도 말스왕국의 정예 기사부대라고 할수가 있느냐!" 그 목소리를 들은 기사들은 혼비백산하여 일제히 카라한을 향해 무릎을 꿇었다. "못난놈들 같으니라고! 오늘은 일이 끝난후 특별 훈련을 지시할테니 기다리고 있도록!!" 카라한의 호통에 기사들은 모조리 주눅이 들었다. 한숨소리가 곳곳에서 터져나왔다. "그리고 리오라는 기사와 숙녀분은…." "예, 여기있습니다." 리오는 고개를 약간 숙이며 레나에게 길을 비켜주었다. "레나라고 합니다. 처음 뵙겠습니다." 레나가 그녀의 긴 치마자락을 잡고 카라한에게 인사를 하자 카라한은 놀란 표정을 지었다. `닮았어… 왕비 전하와 너무나 닮았어….' "전 이분 아래에있는 기사 리오 스나이퍼라 합니다." 리오는 간단히 인사를 하였다. 하지만 말스왕에게 기사작위를 받지 않았으니 그래 도 예의에 어긋나는 행동은 아니었다. "음…." 카라한은 리오를 천천히 뜯어보았다. 그의 아대위로 보이는 선이 뚜렷한 근육이 보통의 기사완 차원이 틀리다는걸 말해주었다. "왕께서 왕궁 정원으로 오라고 말씀하셨네. 하지만 알현은 아니니 좋아하진 말게." "훗… 그게 어딥니까. 황송할 따름입니다." 리오는 오른손을 가볍게 가슴쪽으로 향한후 감사를 표시했다. "그렇다면 된거네. 저만 따라오시지요 레나…양." 카라한은 잠시 말을 주저했다. 하마터면 레나에게 `님'자를 붙일뻔했기 때문이었 다. 하지만 그정도의 분위기가 레나 주위엔 흐르고 있었다. "예, 감사합니다." 카라한은 레나를 정원으로 안내하며 옛 기억을 회상하기 시작했다. 왕비 로셀에 대한 기억이었다. `지금과 같았지…그때도 말이야.' 카라한의 기억 저편에서 로셀의 모습이 떠올랐다. 흔히 볼수없는 에메랄드빛의 아 름다운 머리결…청초한 분위기의 그녀에게 말스 3세는 한눈에 마음을 빼았기고 말 았다. 귀족이 아닌 그녀였지만 그녀의 주위엔 다른 어떤 귀부인보다도 고귀한 기풍 이 흘러넘쳤다. 그것은 평상복을 입고있을때에도 마찬가지였다. `너무나 닮았어… 머리색, 키, 그리고 분위기마저 말이야….' 카라한의 눈에 갑자기 레나가 장비하고있는 소검이 눈에 들어왔다. `음? 어디서 봤더라… 본적이 있는것 같은데…?' 카라한은 그녀의 소검이 신경에 걸리긴 하였으나 나중에 생각해 보기로 하고 계속 그들을 정원으로 안내하였다. "장군님, 다왔습니까?" 멍하니 생각하며 걷고있는 카라한을 보며 리오가 말했다. "음, 다왔네." 거대한 성 뒷편에 있는 정원이란것을 본 리오와 레나는 입을 다물지 못했다. "이게…정원이라고요?" 정원이라고는 했으나 말뿐인 정원이었고 관중석이 없는 넓은 투기장과도 같았다. 마침 정원의 중앙에도 거대한 원형의 반석이 자리잡고 있었다. "대단하군… 이런건 없었는데." 리오는 작게 중얼거리며 정원의 중앙으로 안내가 되었다. 반석 근처에는 먼저 온 사람들이 몇 있었다. 그중에서 흰 갑옷을 입은 금발의 사나이가 카라한에게 인사 를 하였다. "다 소집했습니다, 카라한 장군." "음, 알겠네 슐턴." 리오는 슐턴이란 이름을 듣고 라이논에서 만났던 드워프족의 얘기가 생각났다. 신예 5호장중에 한사람, 바로 검성 슐턴 이었다. "호오… 당신이 슐턴인가?" 슐턴은 리오를 아래 위로 훝어보고는 약간 무시하는듯한 말투로 이야기했다. "그렇긴 한데… 자네는 직업이 뭔가? 갑옷과 방패가 없으니 기사는 아닐테고… 전사인가? 아니면 서쪽에서온 이민족 이거나…" 리오는 속에서 발끈 하는것을 참고 웃는얼굴로 대답을 해주었다. "하하하… 농담을 좋아하시는군요. 이레뵈도 전 기사랍니다." 슐턴은 믿지 못하겠다는 웃음을 지어보였다. "아하하! 뭐라구? 자네가 기사? 이거 놀랬는걸, 아하하…." 리오는 더이상 그 꼴을 볼수가 없다는듯 망토안으로 손을 집어 넣었다. "리오, 그만하세요." 리오는 리카를 흘끔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다시 손을 밖으로 빼내었다. "하하… 아무것도 아니었는데요." 리오는 다시 안색을 바꾸며 머리를 긁었다. 슐턴은 재미있다는듯한 표정을 지었다. "흠… 자네가 만약 기사라면, 자네에게 기사의 작위를 내린사람이 누구인가? 영주인가? 아니면 왕궁 대신들이신가?" 리오는 거리낌없이 대답하였다. "여기 계시는 이분이십니다." 리오는 레나쪽으로 손을 펴보였다. 그러자, 거기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웃기 시작 했다. 카라한을 제외하고…. "뭐라구? 하하하!! 아무것도 아닌 평민 여자에게 기사작위를 받았다고? 작위를 아 무나 내리는줄 아나? 기사의 율법을 모르는구나!" 리오는 한발자국 앞으로 나아가 왼쪽 어깨를 슐턴의 오른쪽 어깨에 갔다 대었다. 그리고는 그의 귓가에 조용히 얘기했다. "7호장이라 봐줬더니 날뛰는것같군 친구." "뭐라구! 이녀석이!" 슐턴은 리오의 어깨를 밀치며 소리쳤다. "흥! 촌뜨기들을 왕궁 안에다 들여다 논것도 마음에 안드는데, 뭣이 어째!" 리오는 팔짱을끼며 씨익 웃었다. 뒤에있는 나머지 7호장들도 응시해 보였다. "그럼, 촌뜨기와 붙어볼래?" 슡턴은 리오의 도발적인 행동을 용서할수 없다는듯 허리에 차고있던 검을 뽑아 리오쪽으로 칼끝을 가져갔다. "도전을 받아주지, 촌뜨기." "훗, 원했던 일이다." 슐턴과 원형 반석의 중앙으로 가던 리오는 뒤를 슬쩍 응시하며 말했다. "뒤에있는 나머지 네명의 얼간이들은 나중에 상대해주지." 네명의 얼간이… 신예 5호장이라 불리우는 그들에게 리오의 말투는 도전장과도 같았다. 그러나 모두 흥분을 가라앉히고 둘의 결투를 지켜보기로 하였다. "저 리오라는 꺽다리가 슐턴의 공격을 몇번이나 받을수 있을것 같나? 헤리온." 커다란 도끼창을 뒤에 세워두고있는 사나이가 검은머리를 가다듬으며 서있는 사나이에게 말했다. 그 사나이는 별 흥미없다는 표정으로 대답하였다. "글쎄… 여섯번 정도? 자네는 어떤가 오르만?" 도끼창의 사나이가 자신의 덩치에 걸맞는 거대한 턱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나는 네번정도. 슈레이는 어때?" 갈색머리에 몸매를 강조한 갑옷을 입고있는 여장군 슈레이는 재미있다는 표정으로 대답해 주었다. "응… 단칼은 너무 시시한가? 슈는 몇번이야?" 아마색의 단발을 하고 등에 중검을 장비하고있는 또다른 여장군인 슈는 자못 진지 한 표정으로 말하였다. "리오라는 사람… 분위기가 이상해. 하지만 슐턴이 이길 가능성이 높겠지." 리오와 슐턴은 반석의 양쪽에 마주보고 선 다음 가볍게 인사를 하였다. 카라한은 이 결투가 내키지는 않았으나 그도 흥미를 가지기는 마찬가지였다. `검성'의 명예 를 정체불명의 사나이가 무너뜨릴수 있을것인가. 슐턴과 리오는 동시에 검을 뽑아들고 자세를 취하였다. 슡턴의 검이 햇빛을 받자 푸른색의 반사광을 내었다. 보통의 검은 아니었다. 드워프가 주었다는 검이 확실 했다. 그걸 받아주듯이 리오는 미소를 머금은채 검을 뽑아들었다. "어엇?" 슡턴은 리오의 검을보고 자못 놀랐다. 흔히 볼수없는 자색의 검이었다. 검의 중 앙에 위치한 검은색의 줄이 살기를 머금고 있었다. `이녀석…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할지도….' 둘은 각기의 자세를 취하였다. 카라한은 리오의 자세를 눈여겨 보았다. `음, 완전 공격형의 자세군. 처음보는데…독자적인건가?' 어깨넓이 이상으로 다리를 벌리고, 자세를 낮춘 상태에서 손을 엇갈려 검을 잡고 있는 자세의 리오였다. 눈에 띄는 자세는 아니었으나 카라한의 눈에는 상당히 개 성적인 자세로 보이고 있었다. "하아앗!" 슐턴의 선공으로 그 결투가 시작되었다. 힘이 얼마간 들어있는 하단치기 공격이었 다. 리오는 검을 아래로 뻗어서 공격을 간단히 받아내었다. "훗!" 순간 리오는 기합성을 내며 뒤로 빠르게 물러섰다. 어느새 슐턴의 검이 리오의 어 깨를 노리고 들어와서였다. "반동치기, 훌륭하군!" 오르만은 자신도 모르게 감탄했다. 그러나 헤리온의 얼굴에선 아까와같은 무관심 의 표정이 사라졌다. "리오라는 녀석, 그걸 피했어." `눈 깜짝할사이'란 말이 어울리는 슐턴의 반동공격은 보통사람의 눈으론 간파하기 가 쉽질않았다. 7호장들도 가까스로 막아내는 공격을 간단히 피한다는건 헤리온에 겐 충격이 아닐수 없었다. "하앗 -!!" 리오의 강공이 슐턴을 덥쳐왔다. 슐턴은 공격을 받아낼때마다 손을 가볍게 털어주 었다. 손이 저려와서였다. `뭐냐 이 힘은! 오르만의 도끼창을 받아낼때도 이러진 않았는데!' 또 한차례 리오의 공격이 덥쳐오자 슐턴은 몸을틀며 회피를 하였다. 그러자 리오 는 검의 방향을 반전시켜 슐턴의 가슴을 노렸다. 슐턴은 그때 생과 사의 갈림길이 보이는듯 했다. 파앙! 슐턴은 가까스로 검을세워 공격을 받아내었으나, 검이 밀려서 슐턴의 흰색 갑옷에 상처를 내었다. 슐턴은 뒤로 빠르게 물러섰다. 온몸의 모공에서 땀이 흘러내리는듯 했다. `내가 이렇게 짧은 시간안에 긴장을 할수가 있다니… 놀랍군….' 슐턴은 자세를 고쳐잡으며 다음에 올 공격에 대비하였다. 다른 7호장들은 의외의 대전을 보며 긴장을 하고 있었다. 인정하기는 싫었지만 지 금의 상황으론 슐턴이 리오란 사나이에게 놀잇감으로 밖에 보이질 않았다. "저 리오란 사나이… 자신만의 검술을 사용하고있어. 그것도 아주 강력한…." 카라한이 감탄하는 소리를 들은 또다른 노장 페란드는 그것을 조심스럽게 긍정하 였다. "그렇군… 내가 보기엔 실전검술이야. 용병들이 사용하는 비 전승 검술 말일세. 동작 하나 하나가 우리들이 전승해 주고있는 검술보다 빈틈이 없어. 빈틈같이 보 이지만 그것도 공격준비 동작이야. 대단해…." 리오는 따분하다는 표정으로 저만치 물러서있는 슐턴에게 말했다. "이봐, 이제 그만하지그래 친구. 슬슬 지쳐가는것 같은데…." "이자식…!" 슐턴은 자존심이 상하여 견딜수가 없었다. 촌뜨기라고 불렀던 리오의 검술에 대해 서 자신도 모르게 인정했기 때문이었다. 몸이 떨려왔다. "그만둬요 리오!" "네?" 리오는 레나를 바라보았다. 처음보는 화난얼굴이었다. "왜…왜그러세요 레나?" [9072] 제목 : [조윤철]Gods Κnight Vol 21 올린이 : jack21 (이경영 ) 95/09/30 21:55 읽음 : 514 관련자료 없음 레나는 앞에 서있는 7호장을 향해 무릎을 꿇었다. 상기된 표정이었다. "정말 죄송합니다, 용서해 주세요! 평민인 주제에 당신들에게 결례를 범했습니다. 다시한번 용서를 빕니다!" 리오는 놀란 표정으로 레나에게 달려갔다. "왜그러세요 레나! 당신께서 저들에게 사과하실 필요는 없다구요!" "도대체 제가 뭔데요!" 레나의 슬픈 목소리에 리오는 주춤했다. "그, 그건..." "전 처음부터 당신과 아버지의 말만믿고 성 안까지 들어왔어요! 여기까지 오면 아 버지의 말씀이 무슨뜻인지 알수 있을것 같아서 였어요! 하지만 이게 뭐에요!" "......" 리오는 천천히 검을 집어넣었다. 그리고는 한숨을 길게 쉬었다. 솔직히 그녀에게 지금 당장 진실을 밝힌다 해도 흥분한 그녀의 마음을 진정시킬수는 없을것 같아서 였다. 그는 그냥 듣고만 있었다. "전 리오를 믿고싶었어요. 아버지께서 같이 가라고 하셔서 그런건 아니에요. 그리 고 리오는 저때문에 떠난날부터 잠을 한숨도 잔적이 없었어요. 아이들이 동행해도 그랬었죠. 그런 리오의 모습을 보고 전 리오를 믿을수 있었어요. 하지만...!" 레나의 눈에 눈물이 ス히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관람하고있는 7호장들은 무슨 문인지 도대체 알수가 없었다. 그들도 그냥 지켜보기만할 뿐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럴수가 없어요, 당신을 믿을수가 없다고요! 왕궁까지 와서는 나 라를 구하기는커녕 결투나 벌이고 있고... 이런법이 어디있어요!" 그때, 7호장들이 동시에 레나의 뒷쪽으로 무릎을 꿇었다. "말스 전하!" 리오는 꼿꼿이 선 상태로 가벼운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레나의 어깨를 살며시 잡 으며 말해주었다. "이제 당신께선 더이상 평민이 아니십니다. 뒤를 돌아다 보세요. 마음을 굳게 가지 세요." 레나는 상황을 이해할수가 없었다. 더욱 머리가 혼란해졌다. "리, 리오...?" "제가 당신께 직접 말하는것보다 이 방법이 더 좋을것 같아서 당신께 말씀을 드리 지 않았습니다." 리오는 레나를 천천히 왕의 얼굴을 볼수 있도록 안내해 주었다. 레나의 눈에는 곧 이 왕국의 왕 말스 3세의 모습이 들어왔다. 레나는 황급히 무릎을 꿇었다. "죄송합니다 국왕폐하. 제가 너무 흥분한 나머지..." 말스 3세의 얼굴에서 잔잔한 미소가 떠오르기 시작했다. 그는 시녀들의 부축을 받으며 레나에게 다가갔다. "일어서거라. 레나야." 레나는 송구스럽다는 말만 하고는 일어서질 못하였다. 도저히 그럴수가 없었다. "한가지 물어봐도 되는가?" "예, 진실만을 대답하겠습니다." 왕은 천천히 입을 열었다. "너의 어머니의 이름은?" "로셀 베자스 이옵니다." 로셀이란 이름을 들은 카라한과 페란드의 눈이 커졌다. "너의 아버지의 이름은?" "파르하 베자스 이옵니다." 카라한은 그자리에 주저앉고 말았다. 페란드는 뒤에 서있는 헤리온의 부축을 받으 며 서있을수 있었다. 둘의 몸은 심하게 떨리고 있었다. "이럴수가...!" 왕의 목소리도 떨려오기 시작했다. 약간 주저하다 힘이 들어간 목소리로 다시 말을 이었다. "너의 나이는?" "올해로 스물 둘 입니다." "어머니에 대해서 소상히 말해볼수 있는가?" "예, 저와같은 머리색을 하시고 계셨고, 요리도 잘하셨습니다. 특히 잘하는 요리는 ..." 왕은 말 끝을 이었다. "메라바 파이, 그것도 과일이 깃들여진." 레나는 깜짝 놀랐다. 한번도 본적이 없는 왕이 어떻게 어머니의 특별요리를 알수가 있는것일까. "예, 하지만 몸이 아프신탓에 깨끗한 방에서 언제나 홀로 주무셨습니다." "음...어머니가 남겨준 물건은 없었나?" 레나는 자신의 허리에 차고있는 소검을 생각해 내었다. 그녀는 점점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설마... "예, 있습니다. 바로 이 소검 입니다." 그녀는 소검을 묶고있는 끈을 풀어서 왕 앞에 내려놓았다. 왕은 그것을 몸소 들어 보고 카라한과 페란드를 불렀다. "자네들, 이리와보게." 두 노장은 가까이 다가왔다. 그들의 표정은 한발 한발 앞으로 오면서 놀라움에서 도 다른 표정으로 교차하고 있었다. 검을 받아든 카라한은 검을 찬찬히 뜯어보고 는 검을 높이 올리며 확실한 목소리로 높이외쳤다. "확실합니다! 왕비님의 검입니다!!" 레나는 그 말을 듣고는 고개를 쳐들었다. 믿을수 없다는 표정이었다. "그, 그럴리가요... 그건 어머님께서 남겨주신 유품일 뿐인데..." 왕은 무릎을 굽히고 그녀의 손을 잡았다. 주름이 가득한 눈에 눈물이 고여있었다. "바로 그것이 네가 내 딸이라는 증거란다. 레나야..." 레나의 흰 손에 왕의 굵은 눈물이 떨어졌다. 레나는 아직도 믿을수 없다는듯 다른 손으로 입을 가리며 몸을 떨고 있었다. "이것이 저와 당신을 길러주신분 파르하님께서 숨겨온 비밀입니다. 레나 바르자하 스 공주님." 리오는 여전히 미소를 띄우고서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하였다. 카라한과 페란드는 지금은 옆에 없지만 한때는 7호장중 하나였던 파르하에게 감 사를 하고있었다. 왕에게 레나를 만날수 있게 해준것과 왕위가 영주들에게 넘어가 지 않은것, 그리고 여러가지 이유에서였다. "역시... 왕비님과 닮았다고는 생각했는데 진짜 공주님 이실줄이야..." "흐흠... 전에 저희가 범했던 결례를 용서해 주십시요 공주님." 두 노장은 레나에게 기사의 예를 갖추어서 인사를 했다. 뒤에 서있는 다섯명도 재빨리 다가와 무릎을 굽히고 예를 갖추었다. 슐턴은 특히 식은땀까지 흘리며 고개를 더더욱 숙이고 있었다. "저희들이 범했던 죄, 그에 마땅한 벌을 받겠습니다, 공주님!" 레나는 어찌할줄을 몰랐다. 전혀 기쁘다는 느낌은 들지가 않았다. 너무도 혼란했다. "저...저는..." 어쩔줄 몰라하는 레나의 뒤로 리오가 다가왔다. "레나님... 이게바로 왕국을 살리는 일입니다. 만약 당신께서 이 말스왕족의 혈통 을 이어주시지 못한다면 왕국은 몇년도 못가서 쓰러지고 말것입니다." "하지만 제가 만약 진짜 공주라고해도 저 혼자서 어떻게...!" "레나, 아니 공주님. 당신은 혼자가 절대 아닙니다. 보십시요... 이렇게 많은 사람 들이 당신께서 돌아와 주신걸로도 크게 기뻐하고있질 않습니까? 그들은 당신의 곁 에서 언제나 당신께 충성을 맹세하며 도움을 드릴겁니다." "하지만..." "당신께선 왕족이 가지고 있을 그 모든것을 가지고 계십니다. 자기 아래의 사람들 을 생각하실줄 알고, 자만하지 않으시며, 아무리 슬픈사람 이라도 그를 달래줄수 있는 어떤것을 가지고 계십니다. 그정도면 공주가 되실 자격은 충분하십니다." 레나는 천천히 일어섰다. 그리고는 리오에게 안겨왔다. 그러나 리오는 그녀의 어깨 를 잡아주었다. "전 당신의 기사일 뿐입니다. 하인이기도 하지요. 절 아무리 생각해 주신다고 해도 당신께선 냉정하셔야 합니다. 그래야 공주님이시지요." "리오..." 레나의 양 뺨에 반짝이는것이 아래로 자취를 남기며 떨어져갔다. 그 자취와 그녀의 눈은 햇빛을 받아 반짝였다. "이제 전 가보겠습니다. 저의 일차적인 임무는 끝났으니까요." 리오는 돌아서며 천천히 성문쪽으로 향하였다. 레나는 그의 등을 안으며 결국 울음 을 터뜨렸다. 리오는 쓸쓸한 미소를 지었다. "가지 말아요, 아까한말 취소할께요! 전 당신을..." 리오는 그녀의 입술에 그의 검지를 살며시 가져다 대었다. "전 당신을 떠나지 않습니다. 당신께서 저의 존재를 믿고계시면 전 당신곁에 있는 것입니다, 공주님." "그런말은 듣기 싫어요! 전 당신께 해준것도 없는데 당신은 왜 절 위해서 이렇게 희생만을 해왔나요! 그 이유를 듣기전엔 이곳에 남을수 없어요!" 리오는 가만히 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그리고는 말했다. "훗... 그래야 제가 행복해 지니까요." 말을마친 리오는 성벽을 가볍게 넘어서 어디론가 사라졌다. 레나는 그가 떠나간 성벽을 하염없이 바라보고있었다. 페란드는 그녀에게 다가가 위로의 말 비슷한것을 속삭여 주었다. "......정말이죠?" "물론이지요, 이 늙은이가 어떻게 당신께 거짓말을 할수가 있겠습니까." 레나의 얼굴에서 근심이 사라지자 왕의 얼굴도 펴졌다. 페란드의 화술은 역시 대단 하다고 왕은 생각했다. "여보게 카라한." "예, 폐하." 카라한의 얼굴에서도 오랫만에 근심이 사라졌다. "공주에게 새 옷과 그밖에 여러가지를 마련해 주어야하지 않겠나?" "물론입니다 폐하. 저에게 맏겨주십시오." "음, 그럼 부탁하네." "예, 그럼 즉시." 다른 젊은 7호장들은 성안의 분위기가 변했다는걸 느꼈다. 언제나 근심만 하고있던 그들도 오늘은 발을 뻗고 잘수있을것 같았다. "흐음... 잘 되었군 슐턴. 그렇지?" "으음... 하지만." "또 뭔가?" "리오라는 녀석...만약에 그녀석이 나중에 적이되서 나타난다면 누가 막을수 있을 까... 그게 걱정이 되서말이야." 오르만은 슐턴의 어깨를 두드리며 호쾌하게 웃었다. "하하하... 그것은 나중의 일일세. 오늘은 공주님에 대한 축배나 들자구. 어떤가?" 슐턴은 피식 웃으며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래... 그것도 좋지! 하하하..." --------------------계속--- [9110] 제목 : [조윤철]Gods Κnight Vol 22. 올린이 : jack21 (이경영 ) 95/10/02 23:27 읽음 : 526 관련자료 없음 "흐으음... 왜 안오시지?" 클루토는 리오와 약속한 장소에서 레나를 계속 기다리고 있었다. 클루토는 그래도 지루하지는 않았다. 생전 처음보는 왕국의 수도에 자신이 와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였다. 잘 정돈된 거리와 세련된 사람들의 옷차림은 자신의 고향과 어느정도의 수준 차이가 있는지를 말해주고 있었다. "어이, 오래 기다렸냐?" 클루토는 소리나는쪽을 바라보았다. 리오였다. "어어, 레나씨는요?" "으응... 사촌집이 여기 있다고, 거기서 있겠다는군. 자 숙소로 돌아가자." "그래요... 그러죠 뭐." 클루토는 약간 아쉬운듯한 표정을 지으며 리오와 함께 숙소로 떠났다. "리카언니." 리카는 자신의 앞에서 빵을 조금씩 씹어먹고있는 제나를 보았다. "왜?" "언니는 왜 여기까지 왔어?" "으응...그냥." 제나는 얼굴을 찌푸리며 말했다. "에이~ 말도안돼. 그런게 어디있어?" 리카는 귀찮다는듯 한숨을 쉬며 말을 이었다. "잠자코 빵이나 먹어. 으으... 클루토는 왜 안오는거지?" "치! 너무했어." 제나는 딴청을 피우는 리카가 싫은듯 다른쪽으로 얼굴을 돌렸다. "와아... 엘프족인가?" 리카는 제나의 감탄사에 아이가 보고있는 쪽으로 얼굴을 돌려보았다. "어어? 진짜네?" 저쪽, 리카와 제나가 앉아있는 테이블에서 조금 떨어져있는곳에 한 청년이 서 있었 다. 호리호리한 체형에 검은눈, 검은 머리에 뾰족한 귀를 가지고 있는 미남청년 이 었다. 하지만 엘프족 보다는 키가 크고 근육도 그런대로 붙어있었다. 그리고 귀도 엘프족의 그것과는 매우 다른 날카로움이 있었다. "뭐야 저 꼬마들은..." 그는 리카와 제나를보고 중얼거렸다. 그리 아이들을 좋아하는 성격은 아닌듯 했다. "잠이나 자야겠군..." 그는 주인에게 선금을준후 열쇠를 받고 2층으로 올라갔다. "미남이긴 한데... 맘에 안들어. 그렇지 제나?" "난 마음에 드는데?" "......" 리카는 얼굴을 찡그리며 제나의 머리에 꿀밤을 먹여주었다. 제나는 머리를 부비며 리카를 살짝 쏘아보았다. 조금후 여관의 문이 열리며 리오와 클루토가 들어왔다. "아, 기다렸니?" "아니, 꺽다리." 리오는 리카의 퉁명스런 말투에 살짝 미소를 지었다. 클루토는 매우 시장한듯 여 관 주인에게 빵 몇조각과 우유를 주문했다. 리오는 의자에 앉으며 제나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으음... 이봐, 리카." "왜." "너 검술을 얼마나 배웠니?" "음... 삼년쯤? 그런데 왜?" 리오는 머릴 긁으며 소리내 웃었다. "하하하...삼년가지고 검투기 대회에 출전한다구?" 리카는 얼굴을 붉히며 따지고 들었다. "뭐야! 그게 어쨌다는거야!" 리오는 태연한 표정으로 어깨를 으쓱해 보였다. "응, 그냥... 가르쳐 줄까 해서말이야." "뭐라구? 호호호... 당신에게 가르침 받을건 없는것 같은데...?" 리카가 비꼬듯 말하자 리오는 눈을 감으며 되 받아쳤다. "오오.. 그러신가? 하긴, 예선탈락이 되도 난 상관할 이유가 없지. 맘대로 해라." 리카는 리오의 태연한 태도에 더욱더 화가 났다. 결국엔 소리를치며 자신의 방으로 올라가고 말았다. "흠... 클루토." "예?" "졔 원래 저러냐?" 클루토는 웃지도, 울지도 않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씁쓸한 기억이 있는듯 했다. "예..." 리오는 물한잔을 들이키며 클루토를 보았다. "클루토, 한가지 물어봐도 되니?" "예, 뭐든지요." "너, 마법을 몇급까지 쓸수있니?" 클루토는 난처한듯 고개를 숙이고 작은소리로 대답하였다. "6급...이요." 리오는 황당한 표정을 지었다. 사실 마법의 급수계념에서 8급은 마법을 아무리 못 하는 사람이라도 주문만 외울수 있으면 할수 있는것이고, 7급은 그보다 정신력을 더 필요로 하기때문에 약간은 어려웠고, 6급은 마법사라는 이름을 가진 자라면 누 구나 할수있는 기초 마법이었다. 그런데 기초마법만 믿고 컴투기 대회에 출전을 하다니... "학원 다녔다고 했잖아." "다니는데 어느날 리카가 다짜고짜 끌고 나왔어요." "으음...문제 소녀군..." 리오는 클루토를 찬찬히 뜯어보았다. 소질을 찾아보는 것이었다. "음...그런대로 소질은 있어보이는데... 그래도 2급까지밖에 못배워." "예? 무슨..." 리오는 자리에서 일어나 클루토의 어깨를 살짝치며 말했다. "방으로 올라와. 내가 가르쳐줄수 있는데까지 가르쳐주지." 클루토는 의외의 말이어서 깜짝 놀랬다. 마법에 대해선 전혀 모르는것같이 보이는 리오가 마법을 가르쳐 주다니... "정말이세요?" "5급까지는 가르쳐줄수 있어. 네 마음에 달린것이지만." 클루토는 잠시 생각하다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으로 배우겠다고 말했다. "좋아! 자 그럼 제나야?" "......" 제나는 예기상대가 없어서인지 의자에 앉아서 콜콜 자고있었다. "아이니까 이러겠지, 후후. 클루토, 제나를 방에 데려다 줘라. 잠은 깨지 않게." "예." 클루토는 제나를 안고 리카의 방으로 올라갔다. 아이라고는 했지만 클루토의 힘이 워낙 약했기 때문에 클루토는 한계단 한계단을 올라가며 낑낑대기 시작했다. "으윽...리오는 한손으로 번쩍 안아올리던데?" 겨우 이층으로 올라간 클루토는 리카가 있는 방의믄을 힘겹게 두드렸다. "리카, 문열어줘." "뭐라구!" "문열어 달라니깐...힘들어 죽겠네." 리카가 방문을 열어젓히자 클루토는 뒤로 쓰러질뻔한 것을 리카가 붙잡아준 덕분에 겨우 중심을 잡을수 있었다. "뭘 그리 놀래? 무슨일 있어?" 클루토는 리카를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리카의 머리풀은 모습을 처음 보았기 때문 이었다. "여자가 머리푼거 처음봐? 빨리 애 뉘여놓고 사라져. 옷갈아 입어야 하니까." "아... 알았어." 클루토는 머리를 갸우뚱하며 제나를 뉘여놓았다. `아니...머리 풀었다고 사람이 달라지나? 이상하네...?' 이렇게 생각하며 클루토는 리카에게 떠밀려 방에서 쫏겨났다. "뭐해, 빨리 들어오지않고. 예선까진 3일 남았다구." "아, 알았어요." 클루토는 방으로 들어갔다. 그들이 방문을 닫자마자 바로 옆칸의 방문이 열렸다. "흐음...리오녀석 목소리가 들린것같기도 헌데... 아니겠지." 미남청년 이었다. 그는 2층에서 내려가 여관을 잠시 나서기로 마음먹었다. "방해할 장로님도 없고...후후후, 이제 본격적으로...." 그는 머리를 한번 쓸어 넘기며 거리로 향하였다. 그가 거리를 거닐때마다 근처의 여인들은 한번씩 그를 쳐다보았다. 유부녀도 마찬가지였다. 몇몇의 여성이 그를 유혹했으나 그는 정중히 거절했다. `못생겼군...' 그 생각을 하며 그는다시 거리를 거닐었다. 그러다가 저쪽에서 누군가가 말을타고 가는것이 보였다. 그는 그림같은 눈썹을 치켜 올리며 씨익 웃어보였다. "오오, 저기 한건이 있군. 가보자." 그는 가까이 다가가서 말위에 타고있는 여인을 바라보았다. 약간은 탄듯이 보이는 매력적인 갈색의 피부가 그녀의 갑옷사이로 보였다. 머리카락은 그녀의 피부색 보다 약간은 짙은 갈색이었다. 얇지만 짙은 눈썹이 푸른색 눈동자위에 자리잡고 있었다. 코와 입은 그녀의 성숙미를 충분히 반영할수 있도록 균형있게 배치되어 있었다. "와우. 90점대 같은데?" 그는 그녀를 향해 휘파람을 불었다. 그녀가 그를 응시하자 그는 머리를 쓸어올리며 한쪽눈을 감아보였다. "뭘 원하지?" 그녀의 말투가 약간 남성적이었으나 그는 그것도 괜찮다는 표정으로 그녀에게 말 했다. "음, 나와 사귀어볼 생각 없어요?" "뭐라구? 하하하!" 그녀를 알아본 시민들은 자리를 하나씩 피하기 시작했다. 곧 사람들에 의해 둥그런 원이 형성되었다. 중형 사이즈의 투기장처럼 보였다. "오오, 이런. 말투가 거치신데?" 그는 팔짱을 끼며 그녀에게 비아냥 거리듯 말했다. 그녀는 말에서 내려 그 미남청 년을 쏘아보았다. "내가 누군지 알고하는 소리인가?" "당신이 누군지 알면 이러고 있게? 자자, 얼굴 풀고 나랑 식사나 하러..." 그가 느녀의 어깨에 손을놓자 그녀는 그의 손을 뿌리치려 했다. `아니!' 강한 힘이었다. 뿌리칠수가 없었다. 그녀의 얼굴에서 긴장감이 감돌았다. "아, 미안. 힘을 과하게 주었나?" 그는 이내 손을 놓으며 말했다. 그녀는 싸악 웃으며 뒤로 몇발자국 물러섰다. "좋아, 네 말을 듣기로 하지. 하지만!" 그녀는 말의 안장에 붙어있는 검을 뽑아들며 외쳤다. "그전에 날 이겨야 한다!" 미남은 하늘을 향해 한숨을 쉬었다. 중얼중얼... "이런 여자가 벌써 11명째군. 허이구..." ----------------계속--- [9130] 제목 : [조윤철]Gods Κnight Vol 23. 올린이 : jack21 (이경영 ) 95/10/03 22:32 읽음 : 569 관련자료 없음 "중얼대지 말고 어서 검을 뽑아..." 그녀는 그의 몸을 찬찬히 살펴보았다. 무기라고는 아무것도 휴대하지 않고있었다. "진짜 널 쓰러뜨려야 하겠나?" "물론이지, 하지만 무기가 없는 사람과는 싸우기 싫어." 그말을 들은 그는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무기가 없다고? 똑똑히 살펴보시게나." 그는 양손을 합장하였다. 그녀는 도대체 무슨말인지 이해할수가 없었다. `단도라도 가지고 있나...엇?!' 그녀 뿐만이 아니고 구경하고 있던 모든 사람들은 입을 다물지 못하였다. 그의 손 바닥 사이에서 빛이나기 시작한 것이었다. 그는 그대로 양팔을 벌렸다. 긴 빛의 줄 기가 그의 앞에 펼쳐졌다. 그리고 곧 빛줄기는 은빛의 우아한 곡선을 가진 물체로 변하였다. 그들이 알고있는 검과는 약간 다른 모양을 하고있었다. 약간 휘어졌지만 그렇게 휘어진것도 아니었다. 직선에 가까운 곡선이었다. 그가 검을잡고 두어번 공 중에 휘두르자 흰색의 호선이 밝은 대낮인데도 확실하게 보였다. 그녀는 약간 긴장 을 했다. 자세를 취하며 말했다. "좋아, 이름을 밝혀라!" 그도 자세를 취하며 말했다. "바이칼 레비턴스. 그쪽은?" "슈레이 베르니카." 여관 안에서 리오와 클루토는 둘이 마주앉아 정신을 집중하고 있었다. 클루토는 처음보는 수련방법이라 약간은 어려웠지만 한시간쯤 그러고 있으니 이 방법도 괜찮 은것 같았다. 무엇보다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이었다. "이런걸 다른 대륙에선 좌선이라 한다. 방법만 알면 어떠한 수행보다도 좋은 효과 를 얻어낼수 있지." "리오는 어디서 이런걸 익혔어요?" "음...여기저기 떠돌다 보니까 이거저거 다 알게되더라고. 자 다시한번..." 둘은 다시 눈을감고 수행에 몰두했다. 클루토는 리오가 가르쳐준 그대로 호흡을 해 나갔다. 몸이 따듯해지는걸 느꼈다. "자, 잘해나간다. 더욱 편안해지면 네가 알고있는 5급의 주문들을 외워봐. 생각 나는대로..." 리오의 말대로 클루토는 주문들을 생각해 나갔다. 화염계, 냉동계, 지진계. 뇌격계 의 5급 주문들이 하나하나 생각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자기것이 되었다고 생각하면 마음속으로 주문들을 외워봐. 적이 앞에있다 고 생각해라. 그 적을향해 마법을 쓰는거야. 안된다고 생각하지 말고 될때까지 해 봐." 클루토는 더더욱 정신을 집중해갔다. 얼마가 지났을까...아무것도 생각나지 않았 다. 자신의 정신안에 클루토 자신만이 있을뿐이었다. 그는 괴물들을 떠올렸다. `리자드 맨인가...그들은 냉동계 마법에 약하지...' 클루토는 주문을 외웠다. 5급 주문이었다. 주문을 외우는 사이에 리자드 맨들이 덥 쳐왔다. 그들의 도끼가 자신의 머리를 향해 내리꼿히고 있었다. 그는 외쳤다. `가라앗!!' 그와 동시에 리자드 맨들은 얼음덩이가되어 땅으로 떨어졌다. 그리고는 산산조각이 났다. 완전히 얼어붙은 그들의 내장기관도 산산히 부셔져 나갔다. `해냈다! 5급 알자르만을 익혔어!' "익히면 뭐해!!" 클루토는 리오가 갑자기 소리치는 바람에 그만 정신집중에서 깨어나고 말았다. "왜그러세요, 이제 막 주문 하나를 익혀나가고 있었는데... 어엇?" 클루토의 눈앞에서 같이 정좌를 하고있던 리오는 어느새 클루토의 뒷쪽으로 와있었 고 클루토의 앞쪽에 있던 가구들은 모조리 얼음으로 변해있었다. "이, 이건...?" "마음속으로 하라고 했잖아, 마음속으로...! 진짜로 중얼대면 어쩌란 말이야?" 클루토는 얼굴을 붉히며 모자를 눌러썼다. 하지만 주문이 실제로 되었다는 것으로 그는 내심 만족하고 있었다. "자, 자. 계속 하자구. 이것들은 내가 알아서 해볼테니까." 클루토는 다시 눈을 감으며 정신을 집중하기 시작했다. 정말 굉장한것을 배웠다고 그는 생각하고 있었다. "하아앗!" 슈레이는 자신의 검을 세우며 바이칼에게 돌격해왔다. 무모하다고 생각할지 모르지 만, 그녀만의 특색있는 돌격방식이었다. 여성 특유의 빠른 스피드를 이용한 돌격 이었기 때문에 그녀와 대결한 사람들의 대다수가 이 돌격에 의해서 엄청난 데미지 를 입고만다. 그렇게 이기는것도 대부분이었지만... "슛." "아아앗!" 잔상이다! 슈레이는 즉각 반전하여 기척이 있는곳으로부터 거리를 벌려놓았다. 바 이칼은 슈레이의 눈치가 빠르다고 생각하고 그도 전법을 바꾸기로 했다. 즉시 자세 를 고쳐잡으며 중심을 확실히 잡았다. 슈레이는 잔상이 생길정도의 스피드를 가진 바이칼에 대해 약간은 놀랐다. 하지만 자신도 그정도는 할수 있다고 생각한후 마음 을 가다듬었다. 조금후 그들의 검이 부씌혔을때 슈레이는 뒤로 쓰러질뻔 한것을 간신히 버텨낼수 있었다. 굉장히 강한 힘이었다. `보기완 다른데? 어디서 이정도의 힘이 나오는걸까?' "헤이!"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검을 세웠다. 거의 본능적이었다. 슈레이는 자신의 목에서 한Р 거리에 있는 바이칼의 칼날을 보고 침을 꿀꺽 삼켰다. 바이칼은 그녀의 눈 바라보며 작은 소리로 말하였다. "결투중에 잡념을 가지는건 죽여달라는 말과 같다구, 정신차려." 슈레이의 이마에 핏줄이 솟았다. 자존심이 뭉개지는것 같아서였다. 7호장이라 불리 우는 자신이 어디서 온지도 모르는 이상한 사나이에게 놀림을 받는다는건 참을수가 없었다. "이잇! 없애주겠다!!" 슈레이는 강하게 바이칼의검을 밀치며 뒤로 물러섰다. 그녀의 몸에서 붉은색의 아 지랑이가 피어올랐다. 바이칼은 그 장면을 보고서 속으로 감탄했다. `호오...별걸 다하네? 그런데 뭘 쓰려는거지?' 그녀는 자시의 몸에있는 기를 끌어올렸다. 사람들 사이에서 불려지는 일명`필살기' 라는걸 쓰기위해서였다. 슈레이의 얼굴에 땀방울이 송송 맺혔다. 검을 높이 치켜들 었다. 그 동작을 지켜본 한 기사가 바이칼의 뒷쪽에 있는 사람들에게 다급하게 외 쳤다. "으윽!! 이봐, 거기있는 사람들! 빨리 비키시오, 안그러면 당신들도 죽게 된다구!" 바이칼은 점점 재미있다는 표정을 지었다. 기대에 찬 미소를 지었다. 사람들이 모두다 비키자 그녀는 검을 있는힘껏 잡았다. 표정을 일그러 뜨렸다. "후회는 지옥에 가서 하거라! 하아아앗!!" 눈 깜짝할 사이의 일이었다. 그녀의 검이 음속 이상의 스피드로 땅을 내리쳤고, 공기를 가르는 파문이 굉음을내며 바이칼을 덥쳐왔고, 바이칼의 표정이 세번 교차 했다. 그는 결국 진공파를 정면으로 받고 말았다. 폭발음이 수도의 하늘을 울렸다. "후훗, 끝났군. 미남이었는데 아까워..." 그때, 자욱하게 낀 먼지를 뚫고 누군가의 그림자가 튀어나왔다. 슈레이는 미처 방 어할 틈이 없었다. "아앗?! 어떻게!!" "전광 미진참(電光 微塵斬)!!!" 그녀의 눈앞에서 몇가닥의 빛의 실선이 그어졌다. 처음보는 기술이었다. "이, 이건..." 그녀가 말을 마치자 마자 그녀의 몸에 장비되어있던 갑옷과 검이 작은 금속조각으 로 변하여 땅에 떨어졌다. 그러나 그녀의 몸에는 긁힌자국 하나 없었다. "무장 해제된 기분이 어떠신가?" 바이칼은 끼끼끼 웃으며 그녀에게 놀리는투로 말하였다. 그리고 나서 검을다시 자 신의 신체 안으로 집어넣었다. 슈레이는 몇시간 전에 왕궁안에서 슐턴을 내리누르 던 붉은 장발의 사나이와 비교할만한 실력이라 생각되었다. "자, 이제 나와 약속을 지키시지. 평상복 차림이니까 별 문제는 없을꺼 아니야." 슈레이의 갑옷밑에 입고있던 옷은 아이보리색의 약간은 헐렁해 보이는 평상복 이었 다. 보조 사슬갑옷 같은건 입고있지 않았다. 사실 그녀는 오늘 가족을 만나러 왕 궁에서 잠시 외출을 한것인데 도중에 바이칼을 만나게된 것이었다. 영문도 모르는 바이칼은 기대에 찬 미소를 지으며 그녀의 곁에 있었다. "......좋아, 약속은 지키지. 그러나." "또 뭔데?" "난 선약이 있어서 가는 도중이었거든, 거기만 다녀오면 안되나." 바이칼은 그의 갸름한 턱을 매만지며 생각했다. 하지만 그리 급한 성격은 아니라서 허락해 주었다. "좋아, 그러나 동행해도 아무말 안하겠지?" "물론." 슈레이는 그녀의 말을 근처에 있던 기사에게 말을 왕궁안으로 보내달라고 부탁한후 아직도 먼지가 자욱한 거리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때 슈레이는 먼지 안에서 콜록거리는 두 아이들을 발견했다. 그 아이들의 위치는 바이칼이 있었던 장소에서 바로 뒷쪽이었다. `이 남자...피할수 있었으면서 피하지 않았던가?' 슈레이는 바이칼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바이칼은 별거 아니라는 표정을 지으며 그녀를 재촉했다. 슈레이는 알수없다는듯이 고개를 가로저으며 길을 걸어갔다. 그 뒤로 아이들의 어머니인듯한 여인들이 아이를 달래면서 바이칼에게 고맙다는 인사 를 수없이 했다. 하지만 바이칼은 뒤도 돌아보지 않으며 계속 걸어갔다. "아줌마들에겐 흥미없어." 나지막하게 말하는 바이칼을 슈레이는 더더욱 이해할수가 없었다. 몇발자국 걸어가 다가 슈레이가 바이칼에게 살며시 질문을 던졌다. "이봐, 호색한." "이름을 불러, 이름을." 바이칼은 `색한'이란 단어를 굉장히 싫어했다. 자신이 만나는 여자마다 하나같이 그렇게 말하는것 때문이었다. 슈레이는 미안하다고 하며 다시 질문을 했다. "너는 검술을 누구에게 배웠지?" "얼굴은 예쁜데 말투는 완전히 남자군. 괜찮아, 이런 여자도 열번째니까 이해할수 있어." "질문에나 답하라구 색한." 바이칼은 어쩔수 없다는듯이 한숨을 푹 쉬고는 말했다. "독학했지. 나에게 스승은 없어, 마을 장로만이 내게 유일한 조언자일 뿐이야." "독학한 검술이 그정도인가?" "허이구...미치겠군. 거기에 대해선 더이상 묻지 말아줘." "좋아. 아, 한가지 더. 네가가진 그 마법의 검말이야, 도대체 누가 만든거지? 드워 프?" "점점 더하는군...그렇게도 궁금하면 왕궁 서재에 가서 책이나 뒤져봐. 그럼 알거 아니야." 슈레이의 궁금증은 가시질 않았다. "그럼, 검을 한번만 보여줄수 있어?" "나중에 보여줄께. 그만좀 물어볼수없니?" 슈레이는 그래도 물어보려 했으나 자신의 집이 시야에 들어오자 나중에 물어보기 로 하고는 말을 멈췄다. "무서운 여자군..." --------------------계속--- [9161] 제목 : [조윤철]Gods Κnight Vol 24. 올린이 : jack21 (이경영 ) 95/10/06 00:06 읽음 : 564 관련자료 없음 슈레이는 허름한 집의 문을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가옥 내부는 밖의 정경과 그리 다를바는 없었다. 바이칼은 왕궁에서 주는 봉급이 굉장히 짜다고 생각했다. 슈레 이는 방문을 열고 들어갔다. 안에있는 아이들 두명과 침상의 노인이 그녀를 반갑 게 맞아주었다. "잘들 있었니? 로테, 버지?" "으응!" 아이들은 이구동성으로 대답했다. 아이들은 슈레이가 갑옷을 입고오지 않은것과 남자와 함께 온것에 대해 매우 궁금해했다. "오늘은 뭔가 다른것같구나 레이야, 손님도 한분 있고..." 노인은 쿨럭거리며 침상에서 일어났다. 기침을 할때마다 괴로운 표정을 잠깐씩 보였지만 애써서 밝은 표정을 지으려고 애를썼다. "아버지, 그냥 누워계세요. 로테, 아주머니는 오늘 안오셨니?" "으응, 집안에 일이 있으시다고 오늘은 못오신데." "마침 잘됐구나, 내가 오는날이어서." 바이칼의 표정은 그들이 행복한 표정을 지을수록 일그러져갔다. 원체 참을성이 없 는 그였는데 눈앞에 펼쳐지는 일들은 바이칼의 성질을 한계점에 이르기에 충분한 것들이었다. 바이칼은 더이상 참을수가 없다는듯 방문을 박차고 나가버렸다. "어이, 벌써가게 미남?" "너에겐 흥미 없어졌어. 제기랄, 어쩌다가 이런 여자에게 걸려들었지?" 바이칼은 투덜대며 밖으로 나갔다. 슈레이는 약간 자존심이 상했는듯 뒤따라 나가 며 말했다. "이봐, 약속을 지키지 못해서 미안한데, 그럼 이렇게 하지." 바이칼은 슬쩍 뒤를 돌아봤다. 혹시나 하는 기대에서였다. "이번에 열리는 검투기 대회에서 정식으로 날 이긴다면 네 뜻대로 뭐든지 하지. 어때?" "갑자기 마음이 변했나? 흐흠...고생하지 않아도 여자는 많이 얻을수 있다구. 게 다가 그 대회에 내가 출전하게 된다면 결과는 뻔하다구." "그래? 그렇다면 어쩔수 없지, 나에게도 잘된일이고. 그럼 살펴가라." 그말을 끝으로 집안으로 들어간 슈레이를 계속 지켜본 바이칼은 속으로 굉장한 고 민에 빠졌다. 슈레이를 포기하자니 너무 아깝고, 그렇다고 대회에 나가봤자 결과 는 뻔할테고. "으으...모르겠다. 드래고니스에선 장로가 조언을 해줄텐데. 그렇다고 지금 갈수도 없고..." 바이칼은 자신의 머리카락을 심하게 긁으며 다시 길을 걸어갔다. "한숨 잔다음에 다시 생각해보지 뭐. 으휴..." 어두운 방에서 사람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적어도 다섯명은 되는것 같았다. 그 들은 각자 뭔가를 마시고 피워가며 고민에 빠져있었다. 그들중 하나가 말했다. "왕국의 후계자가 정해졌다는게 무슨 날벼락이오! 이 왕국은 거의 우리 손안에 들 어올수 있었는데!" 다른 목소리가 말을 이었다. "일차적인 우리의 계획은 성공했으나 전혀 상상치 못했던 복병이 있었던것 같소. 듣기로는 파르하가 왕비를 피신시켰다고 합디다." "하지만 다행이오. 아직까지 우리의 계획을 아는사람이 없지않소." "하지만 공주를 왕궁까지 호위해 왔다던 그 멍청이 말이오. 첩자에 의하면 타르자 님까지 알고있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라이논에 파견했던 마병들까지 손쉽게 처리했다 합니다. 겉보기완 달리 무 서운 실력을 가진자 일지도 모릅니다." "흐음...그녀석이 문제로군. 도데체 어디서, 왜, 무엇을 위해서 갑자기 나타나 우 리의 일을 방해하는거지?" "태자도 우리의 계략에 말려들어서 지금까지도 딴일에 몰두하고 있는데...정말 기 분이 나쁘군." "좋소, 이렇게된 이상 타르자님에게 도움을 청합시다. 섯불리 우리가 움직였다간 발각될 우려가 있지않겠소?" "그럽시다. 그분이라면 그 빨간머리 녀석을 충분히 없애고도 남으시겠죠." "자, 그럼 연락을 드립시다. 영주들." 리오는 피곤에 지친 클루토가 잠자리에 일찍 들어가는걸 본 후에 지금까지 일어난 일들에 대해 정리를 해보았다. `음...왕국의 후계자 문제도 거의 정해졌을테니 영주들도 쉽사리 움직이질 않겠지. 하지만 걱정되는건 태자와 영주들의 배후세력이야...' 라이논에서 일어난 마병들과의 전투. 숲에서 보았던 리자드 맨들. 여러가지가 꼬이 고 꼬인듯 했다. `이렇게 상황을 만들어논이상 이제는 영주들쪽에서 행동을 먼저하겠지. 하지만 기 다리고볼 문제는 아니야... 레나님이 성안에 있다고해서 결코 안전한건 아니니까.' 리오는 침대위에서 몸을 뒤척였다. 머리가 아파왔다. `으휴...더욱 어려운건 배후세력이야. 제국, 그리고 타르자 할망구... 도대체 무슨 꿍꿍이 속이지? 도저히 예상이 안되는군.' 옆방에서 누군가가 들어오는 소리가 들렸다. 발소리도 컸고 문닫는 소리도 시끄러 웠다. 리오는 옆방 사람이 오늘 무슨 기분나쁜 일이 있었거니 하고 잠시 딴생각을 해보았다. `음, 그러고보니 드래고니스의 장로님이 생각나는군. 그분이라면 무슨 조언이라도 해주실텐데... 나혼자선 너무나 한계가 많구나.' 리오는 어쩔수 없다는듯이 한숨을 길게 쉬어보고는 눈을 붙였다. 오랫만에 잠이나 자볼까 해서였다. `열흘만인가...자보는게.' 레나를 만난후부터 한숨도 자지못한 리오였다. 그렇지만 그의 표정에선 피곤함이란 거의 찾아볼수가 없었다. 가끔씩 하품이나 한두번 하는정도였다. `...검투기 대회의 예선이 내일부터지 아마.' 불을 천천히 끄며 마지막으로 생각을 해보고 그는 잠자리에 들었다. 그리 고급 침 대는 아니었지만 열흘을 자지못한 사나이에겐 더없는 안식처였다. 검투기 대회는 말스 왕국의 추수감사절 행사중 가장 인기가 있는 행사였다. 그만큼 상금도 많았으며 그것을 노리는 도전자들도 많았다. 하지만 이 대회에 출전한 사람 치고 연속으로 우승을한 사람은 한사람뿐, 그 누구도 연속으로 우승을 따낸 사람은 없었다. 그만큼 출전자들의 수준도 높았고 잘 알려진 경기라는 증거이다. 대회는 여덟개의 예선대회를 거친 사람이 본 대회로 들어가는 방식으로 되어있는데, 예선 에 지원하는 사람만도 1200여명 가까이 되었다. 본 대회에 나가는것도 영광이라 할 수있다는 말은 헛소리가 아니었다. 다음날 아침, 리카와 클루토는 예선전에 출전하기 위해서 왕국 대 경기장으로 향하 였다. 그들의 얼굴에선 아이들 같지않은 비장함까지 보였다. 클루토는 리오가 그들 에게 잘가라고만 예기하고 나오질 않자 안심이라는듯이 한숨을 쉬었다. 리카는 자 신만만한 표정을 지으며 경기장 쪽으로 힘차게 걸어나갔고, 클루토는 어제 리오가 가르쳐 주었던 수행방법을 생각하며 마음을 안정시켰다. "......갔나?" 리오는 창문을열고 리카와 클루토가 시야에서 사라지는걸 지켜본후 여관 밖으로 급 히 뛰어나간후 뒷길을 사용하여 경기장으로 향했다. 바이칼은 늦잠을 잤는지 몇분 후 부시시한 얼굴로 일어나 아침을 먹는둥 마는둥 하며 경기장으로 뛰어갔다. 슐턴과 슈레이등 다섯 호장들은 예선 출전명단에 리오의 이름이 보이자 담당관리에 게 부탁해 리오를 자신들과 예선에서 만나지않게 조취를 취하였다. 그리고 자신들 끼리 예선에서 만나지 않게도 부탁하였다. 관리는 처음엔 안된다고 하였으나 그들 협박과도 같은 부탁을 하는바람에 결국은 허락해주고 말았다. "...있구나, 그남자. 후훗." 갑자기 명단표를 보고 웃는 슈레이를 보고 또다른 여장군인 슈는 슈레이의 이상한 행동에 궁금하다는 표정을지었다. "왜그래, 레이. 기쁜일이라도 있어?" "아니, 아니야. 오르만이 이번 대회에서 예선탈락을 할것같은 생각이 들어서." "설마...오르만이 그러려고?" 슈레이는 그녀의 갈색 머리카락을 쓸어내리며 빙긋 웃었다. 슈는 이해가 안된다는 표정으로 계속 고개를 가로저었다. 5일간의 예선경기에선 파란이 많이 발생하였다. 예상치도 못한 신인들의 등장이었 다. 그중에서 가장 큰 충격은 제 8예선에서의 마지막 경기였다. 7호장인 오르만과 처음보는 신인 바이칼 레비턴스의 대결에서 오르만의 예상치 못했던 간단한 패배는 슈레이를 제외한 다른 호장들을 긴장시켰다. 단 두방에 경기장 밑으로 나가떨어진 오르만도 믿을수 없다는 표정으로 기절해 있었다. 그 광경을 목격한 심판관들은 자신들의 눈을 믿을수가 없었지만 승부는 정해진 것이라서 자신들도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마지막날 저녁, 리오는 클루토가 어떻게된 일이냐며 계속 질문을 하는바람에 어쩔 없이 상금에 눈이 어두웠다며 거짓말로 클루토의 입을 봉하였다. 리카는 리오의 말 을듣고 이렇게 제의하였다. "그럼 꺽다리가 만약에 준 우승이라도 한다면 상금을 몽땅 우리에게 주면 되잖아, 벌도 되고." 클루토는 그럴수는 없다는듯 반대했으나 리카의 언변에 결국에는 넘어가 버리고 말 았다. 리오도 자신의 죄값이라 말하며 상금을 몽땅 리카와 클루토에게 나눠주리라 맹세를 했다. 리카와 클루토도 본선에는 거의 기적적으로 진출한 터였지만 나머지 출전자들이 7호장이란 말을 듣고는 기권할까, 말까하던 참이어서 과연 목표를 이룰 수나 있을까 고민하던참에 공짜로 목표를 이룰수 있어서 매우 기뻐하였다. 그리고 몇시간 뒤, 새벽닭이 울고 추수 감사절의 아침이 밝아오기 시작했다. ---------------------계속--- *윤철군이 감기에 걸려서 예정보다 늦게 올려집니다. 그점에 대해서 사과드립니다. [9172] 제목 : [조윤철]Gods Κnight Vol 25. 올린이 : jack21 (이경영 ) 95/10/06 23:14 읽음 : 551 관련자료 없음 레나는 그녀가 입고있는 하얀 드레스의 치마 끝을 살며시 잡고 고개를 숙였다. "부르셨습니까, 아버님...아니 아바마마." 영접실에서 왕에게 아침인사를 하던 레나는 여전히 왕궁말씨에 익숙해있질 않았다. 그래서 얼굴을 섐힌적이 한두번이 아니었지만 대신들과 왕은 그럴때마다 괜찮다 는 미소를 지어주었다. 하지만 그럴수록 레나는 마음에 부담감만 더해갔다. "괜찮단다 공주야. 아직 일주일도 안낮잖느냐. 그렇게 쉽게 궁정예법이 몸에 익 는다면 이세상에 귀족이 안될사람은 없을걸?" "예...아바마마." "자, 내 옆자리에 앉거라." 레나는 조용히 왕의 옆에 준비된 의자에 앉았다. 레나는 벌써 다섯번째 앉는것이지 만 매번 앉을때마다 가슴이 떨렸다. "오늘은 짐과 공주 둘다 바쁜날이 될것같소, 그렇지 않소 카라한?" "예, 그렇사옵니다 전하." 68세의 노장 카라한은 페란드와함꼐 왕을 보좌하던 중이었다. 말스왕은 다른 호장 들이 보이질 않자 페란드에게 그들이 보이지 않는 이유를 물었다. "그들은 지금 검투기 대회장에서 몸을풀고 있사옵니다." "오오, 그들도 출전한단 말이오?" "예, 이번 추수 감사절은 공주님께서 처음으로 함께하시는 뜻깊은 대회라며 대회의 재미를 더하기 위해서 특별히 참가한다고 하였습니다." 왕은 그의 허연수염을 쓰다듬으며 기쁘게 웃었다. 다른 신하들도 왕의 그런 웃음을 오랫만에 보는터라 그들의 입가에도 미소가 흘렀다. "허허허. 그럼 이번 검투기 대회는 아주 재미있겠군. 아, 본선에 오른 출전자 명단 을 가지고 있나? 궁금하군." 페란드는 가지고있던 두루마리를 펴고 그것을 읽어나갔다. "예, 그런데 제 예상으론 출전한 호장들이 모조리 입선할줄 알았으나 오르만이 그 만 탈락하는 바람에 초반에 호장간의 대전은 없을것입니다." "오르만이 탈락을? 허허, 그동안 훈련을 게을리 했나보군. 그럼 다른 출전자들은 어떤자들인가?" "예, 젊은이 두명과 소년소녀 한명씩 입니다. 직접 가셔서 보시는것이 어떠실지요? 전하." 왕은 흥미롭다는 표정을 지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대신관들은 왕이 쓰러지지 않 을까 걱정도했지만 다행히도 그정도는 아닌듯한 표정을 지었다. "좋아, 직접 가세나. 그리고 공주도 같이 가자꾸나." "알겠사옵니다 아바마마." 레나는 그녀의 드래스 치마를 살며시 누르며 일어났다. 카라한과 페란드는 그녀의 행동에서 나타나는 놀라운 기품에 언제나 놀라고 있었다. 처음 봤었을때완 비교가 되질 않았다. 그때도 물론 기품이 흐르긴 했지만. "카라한은 왕궁 안에서 열리는 행사를 맡아주게나. 그리고 페란드는 밖을 맡아주고 ." 두 노장은 무릎을 꿇고 왕에게 경례를 하였다. "맏겨주셔서 영광이옵니다 전하." "자네들만 믿겠네. 자, 공주야 이만 가자꾸나." "예, 아바마마." "이봐, 멍청이 색골." 리오는 대기실에 한발먼저 와있는 바이칼을보며 비아냥 거리듯이 말했다. 바이칼은 코웃음을 치며 맞받아쳤다. "호오, 오랫만이군 빨간 얼간이." 둘은 서로를 째려보았다. 그리고는 리오는 오른손을, 바이칼은 왼손을 서로를 향해 내밀었다. 그리고는 마주잡으며 동시에 말하였다. "오랫만이다, 후훗." "30년 만인가? 이제 너 보는것도 지겹구나." 바이칼은 미리 꺼내두었던 자신의 늘씬한 검을 준비해 두었던 칼집에 꽂아넣었다. "드래곤 슬레이어는 아직도 건재하군. 녹은 안슬었냐?" "훗, 디바이너완 다르니까 걱정말라구." 리오는 바이칼의 옆자리에 슬며시 앉았다. "징그럽다, 너무 붙지마 임마." "훗... 입이 거친건 여전하구나." "너도 마찬가지일거 같은데?" "그건 그렇고... 이번 대회엔 왜 나왔냐?" 리오는 등에 걸고있던 자신의 검, 디바이너를 앞쪽으로 꺼내며 넌지시 물었다. "음... 그냥. 그럼 넌 왜 나왔냐?" "나도 그냥 나왔다. 후훗..." 이래저래 말장난을하던 리오는 정색을 하며 말했다. "사실은 타르자 할망구가 살아있어서 말이야..." 바이칼의 그림같은 눈썹이 꿈틀거렸다. 그는 약간은 놀란듯한 눈으로 리오를 바라 보았다. "그 못생긴 마법 할멈이 살아있다구?!" "음, 그때 성과함께 매몰된줄 알았는데 살아있다고 하더군...무슨 재주인지는 몰라 도." 바이칼은 또다시 사건에 휘말린것 같아서 턱을 괴며 한숨을 쉬었다. "제기랄...이번엔 휴가차 내려온건데... 다시 올라가야 하겠군." 그때 갈색 피부의 슈레이가 갑옷을 장비한체로 대기실에 들어왔다. "다시 올라가다니, 무슨 소리지?" 리오는 슈레이와 바이칼을 번갈아 보면서 말했다. "아니, 아는사이냐?" "흐음..." 슈레이는 같이있던 리오를 쳐다보았다. 그러고서는 팔짱을 끼면서 미소를 지었다. "오호...빨간머리 기사시군, 이거 오랫만인데?" "그렇군, 글래머 우먼." 리오는 코웃음을 치며 건성으로 아는채를 했다. 슈레이는 `글래머'란 말이 무슨뜻 인지 이해가 가질 않았다. "글래머가 무슨뜻이지?" 리오는 아차하는 표정을 지으며 머리를 긁었다. 다른 세계에서 통용되는 말을 사용 하다니... "좋은 뜻이야. 여자에게는." 바이칼은 속으로는 웃으면서 겉으로는 진지하게 말했다. 어차피 말해줘도 모를테니 까. "그래요? 하지만 어감은 좋지 않군요." 아마색의 단발머리를 하고있는 또다른 여장군 슈가 이어서 들어왔다. 약간은 호리 호리한 체형의 그녀는 귀만 길다면 엘프족과 구별이 거의 가질 않을정도로 엘프족 과 닮았다. 체형이나...얼굴 생김새나. "리오 스나이퍼. 당신과 일회전에서 대전하게될 슈 라고 해요. 만나서 반갑군요." "흠... 그래요?" 리오는 악수를 청하는듯 내밀어진 그녀의 가녀린 손을 보았다. 손바닥을 제외하고 는 거의 전투에 시달린 흔적을 찾아볼수가 없었다. 리오는 살며시 악수에 응했다. "...어이, 아가씨." 리오는 갑옷을 옷위에 걸치고 두개의 중형 나이프를 장비하고있는 슈에게 말을하였 다. 슈는 칼집의 고정끈을 묶으면서 리오쪽으로 뒤돌아섰다. "왜그러죠?" 슈레이와는 다르게 약간은 여성적인 말투를 사용하는 슈는 장군이라는것이 믿어지 질 않을정도로 군인의티가 나질 않았다. "아가씬 친구들 이외에 타인과 대전해 본적이 있나?" 슈는 정곡을 찔린 표정을 지었다. 솔직히 호장들과의 대전에선 슈레이와 앞서거니 뒷서거니 할정도의 실력자였지만 그들말고 강자와 대결하는건 리오가 처음이었다. 예선전에선 호장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압도적인 대전을 보여줬지만 전에 리오와 슐턴이 대결하는걸 본 터라 잔뜩 긴장하고 있었는데 리오의 질문을 받자 더욱 긴장 이 되었다. "무, 물론이죠." "흠...그러면 상관없구. 일이나 보셔." 리오는 그대로 긴 의자에 드러누웠다. 바이칼이 흉하다며 일어나라고 농담을 했지 만 그대로 그는 잠에 골아떨어졌다. 사실은 그것이 리오만의 정신집중 방법이었다. 바이칼은 그런 리오의 버릇을 잘 알고있는터라 심한 방해는 놓지 않았다. 대신 슈 에게 겁을 좀 주려고 짓궂은 생각을 떠올렸다. "흠...아가씨 조심해야겠어." 바이칼의 진지한 목소리에 슈는 긴장된 목소리로 대답하였다. "예?" ------------------계속--- [9196] 제목 : [조윤철]Gods Κnight Vol 26. 올린이 : jack21 (이경영 ) 95/10/07 21:43 읽음 : 556 관련자료 없음 "저녀석 오늘은 최상의 상태로 대전하려고 한다구." 슈는 무슨소린지 이해가 가질 않았다. 드러누워서 잠을자고 있는데 무슨 최상의 상 태란 말인가? "무슨소린지는 싸워보면 알아. 아, 그리고 충고한가지 더해줄까?" "뭔데요?" "저녀석의 전투방식을 한번이라도 봤다면 이해가 갈꺼야. 뭐냐하면은..." 리오의 검술은 힘을 바탕으로 하고있다. 휘두르는 속도와 파워가 상상을 초월하고 막아낸다 하더라도 검이나 방패가 밀려나가기 때문에 반격을 하기가 힘들었다. 그 러나 만약에 검을 피한다면 예기는 달라진다. 엄청난 스피드와 파워가 검에 실린 만큼 헛쳤을때의 딜레이란 엄청난 것이었다. 바이칼이 충고해 주려는것이 바로 그 것이었다. "예...알것같군요. 그가 싸우는것을 한번 본적이 있으니까요." "하지만...`피할수 있다면' 이란 전제가 성립되는거야 아가씨." "흠...어렵군요..." 그때 다른 출전자들이 하나 둘씩 들어오기 시작했다. 슐턴과 헤리온이었다. "어, 먼저 와있었군." "늦었군요 둘다." 슈에게 인사를 받은 슐턴은 의자에 누워있는 리오와 그 옆에 앉아있는 바이칼을 의식했다. "리오란 녀석과... 또 누구지?" 바이칼은 슐턴의 건방진 말투에 눈을 잠시 부릅떴으나 다시 눈을 감으며 슐턴이 들 으라는듯 적당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말스왕이 늙긴 늙었구만, 입이 더러운놈을 장군으로 뽑아놓다니." 슐턴은 꿈틀하며 바이칼의 멱살을 잡으려 했다. 그러나 바이칼이 먼저 그의 손목을 잡아 비틀었다. 슐턴의 입에서 으윽하는 신음소리가 났다. "내 이름은 바이칼 레비턴스, 아마도 너란놈이 슐턴인가 하는 호장같은데, 맞지?" 슐턴은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나지막하게 말했다. "이, 이자식...!" 바이칼은 슐턴의 손목을 놔주고 팔짱을 다시꼈다. 슐턴은 손목을 어루만지며 바이 칼을 노려보았다. "너완 팔회전에서 붙을것같군. 지금 손목을 부러뜨릴수 있었지만 관중들을 생각하 니 그럴수가 없는게 한이다." 이어서 들어오던 클루토와 리카는 대기실에 펼쳐진 긴장감에 잠시 주춤했다. "아...안녕하세요?" 정오가 되자 투기장은 관중으로 꽉차서 입추의 여지가 없게되었다. 사람들은 전에 거리에서 펼쳐진 퍼레이드의 흥분이 채 가시지 않은 표정들이었고, 금년의 경기에 는 호장들까지 참가한다는것에 사람들은 더더욱 흥분해 있었다. 거의 환상적이라 일컬어지는 호장들의 솜씨를 본다는것은 그리 쉬운일이 아니어서였다. 한명의 대신관이 거대한 경기장의 중앙에 들어서서 커다란 호른을 한번 불었다. 그러자 관중들은 모두 일어서서 경기장 특별석을 바라보았다. 말스 3세와 레나가 천천히 모습을 드러냈다. 왕의 예상보다 건강한 모습과 레나의 아름다움에 관중들 은 예전보다 더 박수소리를 높여서 왕에게 인사를 하였다. 왕은 팔을 높이 치켜들 고 그들에게 답례를 하였다. 레나도 잠시 머뭇거리다가 살며시 손을 흔들어 보였다. 대신관이 다시한번 호른을 불자 관중석은 조용해졌다. 그리고 경기장 한쪽벽에 마 련된 검은색의 문이 천천히 열렸다. 안쪽의 어둠을뚫고 여덟명의 사람들이 경기장 안으로 들어오기 시작했다. 관중들은 열렬한 함성을 그들에게 보내왔고 참가자들중 호장 네명만이 그들에게 답례를 하였다. 리카와 클루토는 이렇게 많은 관중들이 보는앞에서 서는것이 처음이었다. 사실 그 들 자신도 본선에 진출할것은 상상만 하고있던터라 더더욱 가슴이 두근거렸다. 그 러나 그들이 본선에 간단하게 진출한것은 호장들의 덕(?)도 있었다. 약한자들과는 대전하기 싫다는 호장들의 부탁에따라 왠만큼 강하게 보이는 출전자들은 모조리 다른조로 분산이 된것이다. 자존심이 강한 리카가 알게되면 땅을치고 통곡할 일이 었지만 이미 경기는 시작된 것이었다. 간단한 소개와함께 곧바로 제 1 경기가 시작되었다. 리오와 슈를 남기고 다른 출전자들은 경기장 외각에 위치된 의자에 앉았다. 리오는 가볍게 팔을 돌리며 위치에 들어섰고 슈는 양손을 깍지낀후 앞으로 힘껏 밀 어보였다. 관절에서 우두둑 하는 소리가 나지막하게 들려왔다. 대신관은 규칙을 설명해 주었다. 경기장 밖으로 나가게 되면 장외패이고, 비 신사 적인 행동은 나중에 판정에 악영향을 끼친다는것등, 간단한 것이었다. 말을마친 대신관은 호른을 힘껏 불어서 경기의 시작을 알리었다. "잘 부탁해요, 리오씨." 슈는 한쪽눈을 찡긋 감아보였다. 리오는 생각보다 귀여운 상대를 만났다고 생각했 다. "다치지않게 조심해요 귀여운 아가씨." 리오는 특유의 미소를 띄우면서 칼자루에 손을 가져갔다. 그리고는 잠깐 특별석을 바라보았다. 전보다 훨씬 건강해 보이는 레나의 얼굴이 보였다...멀리 떨어져 있 었지만. `역시 어울려요 레나공주님.' 생각을 마친 리오는 힘차게 검을 뽑아들고 자세를 취하였다. 자색의 검날을 가진 디바이너가 강렬한 햇빛을 받아 더더욱 살기를 띄고 있었다. 슈는 등에 장비한 중형 나이프 두자루중 한자루에 손을 가져갔다. 매우 기동성있게 보이는 준비자세였다. "핫!!" 슈는 빠르게 리오의 옆쪽으로 돌진해 들어갔다. 상상외로 빠른 스피드에 리오는 순 간적으로 당황했으나 뒤로 빠르게 물러서며 공격을 회피했다. 그러나 슈의 공격법 은 돌격만이 아니었다. 나이프를 잡지않은 왼손을 펼친후 리오쪽을 향해 공기를 밀 쳐냈다. "허억!" 리오의 옆구리에 강한 통증이 왔다. 기합포(氣合砲)를 쓸줄은 꿈에도 생각못한 리 오였다. `방심했군! 하지만!' 리오는 재빠르게 슈가 있는쪽으로 돌격했다. 키에 비하여 빠른 스피드라고 슈는 생 각했다. 리오가 기합성과 함께 무서운 스피드로 검을 휘둘렀다. 슈의 머리카락이 스치지도 않았는데 공중에 휘날렸다. 겨우 몸을피한 슈는 간담이 서늘해졌다. `저걸 정면으로 맞는다면...' 재차 리오의 공격이 날아오자 슈는 살짝 몸을돌려 오른발 돌려차기로 그의 공격을 되받아쳤다. 리오는 고개를 숙여 공격을 피한후 검을 다시 휘둘러 슈를 공격했다. "아앗!!" 예상치 못했던 반격 스피드에 슈는 나이프를 꺼낸후 양손으로 리오의 공격을 받아 내었다. 하지만 힘에 밀리어 손바닥이 얼얼했다. 장검같이 충격을 검날에서 완화 시킬수 없는 중형 나이프 였기에 당연한건지도 모른다. 하지만 슈는 여러번 이 나 이프로 오르만의 도끼창 공격을 거뜬히 받아내었다. 나이프 자체가 드워프가 만들 어준 무기 예술품 이었기에 쉽게 충격을 완화시켜준 것이었다. 하지만 리오의 공격 은 충격이 그대로 오는것 같았다. 슐턴이 식은땀까지 흘린 이유를 슈는 이해할수 있었다. "살살좀 해요! 아프잖아요!" 리오는 잠시 공격을 멈추고 아연실색했다. 살살하라니... 슈는 손바닥을 잠시 어루만진후 다시 나이프를 잡았다. 그리고는 다시 리오에게 돌 진해왔다. 리오는 길게 검을 휘둘러 슈를 견재하려고 했다. 그러나, 슈가 노리는것 이 바로 지금이었다. "어랏?!" 슈는 리오가 검을 리오의 어깨높이로 휘두르는것에 맞추에 자세를 한깟 낮추고 리 오의 가슴팍을 향해 미끌어져 들어갔다. 은빛 호선이 리오의 가슴 부위에서 순간적 으로 그어졌다. "안돼!" 그장면을 본 레나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왕도 깜짝놀라 레나를 바라보았다. 리오는 인상을 찌푸리고는 뒷쪽으로 벗어났다. 리오가 착용하고있는 망토의 가슴 부분이 예리하게 그어져 있었다. 두텁게 어깨와 가슴을 감싸고 있는 사막 지방식 망토였기에 몸에는 피해가 없었다. "어때요, 리오씨?" 슈는 리오에게 활짝 웃어보이며 말했다. 리오는 쓴 웃음을 지어보인후 망토의 베어 진부분을 쓰다듬었다. "휴우...이거, 방심하면 안돼겠군. 역시 호장이란 이름이 붙을만해." 레나는 리오에게 아무 탈이없자 한숨을 내쉬며 다시 자리에 앉았다. 왕은 살짝 미 소를 지은후 다시 경기를 관전했다. 리오는 오른손으로 검을 잡은후 왼손 손바닥을 폈다. 그리고는 천천히 손바닥을 쥐었다. "좋아, 다시 시작하자구 아가씨!" -------------------계속--- [9316] 제목 : [조윤철]Gods Κnight Vol 27. 올린이 : jack21 (이경영 ) 95/10/11 22:40 읽음 : 538 관련자료 없음 *26편에서 바이칼의 대사중 잘못된것을 정정합니다... "...팔회전..."을 "...4회전..."으로요. 실수를 줄이도록 더욱더 노력하겠습니다. ---필자--- -------------------------------------------------------------------------- -- 슈는 갑자기 이상한 피로감을 느껴왔다. 대전 중에도 상대가 상대이니만큼 약간의 피로감을 느끼긴 했지만 리오에게 공격이 통한뒤 잠깐동안 아무것도 하질않고 서있 으니 왼손이 후들거릴정도로 엄청난 피로를 느꼈던 것이다. 자신의 체력이 이렇게 빨리 떨어졌다는게 이해가 가질 않았다. `근데...저사람은 숨이 고르잖아? 어떻게 된거지?' 리오는 왼쪽손에 기를 돌리며 자세를 취하고 있었다. 그녀가 본 그대로 리오의 호 흡은 평상시 그대로였다. 공격을 받긴 했지만 그렇게 신경쓰는 표정도 아니었다. `쉬는 시간도 줘야 제풀에 지치지 않겠지...' 이렇게 생각하며 리오는 씨익 웃었다. 그러고 나서 손가락을 한데 모아서 슈에게 이리 오라는듯 손짓을 했다. 쉬는 시간이 끝났음을 알리는 손짓이었다. 슈는 아까와 마찬가지로 리오에게 돌진해 들어갔다. 리오는 아까와는달리 기동성 있게 몸을 움직여갔다. 슈는 왼손으로 나머지 한자루의 나이프를 빼내었다. 의자에 앉아서 그들의 대전을 지켜보던 헤리온과 슈레이의 눈이 커졌다. 슈의 그 동작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잘 알기 때문이었다. "저것은...!" 리오는 슈의 몸에서 풍기는 살기에 약간 놀랬다. 아까전까지 느껴지던 투기와는 전혀 다른것이었다. "죽지않길 바래요!" 슈는 이렇게 외치며 평소보다 다섯배의 빠르기로 리오에게 돌진해 들어갔다. 보통 관중들은 어안이 벙벙했다. 분명히 리오에게서 조금 떨어져있던 슈가 잠깐사이 리 오 가까이에 붙어있는것이 아닌가. "유혈 십문자진(流血 十文字進)!!" 엄청난 스피드의 연속공격이 리오의 눈앞에 펼쳐졌다. 보통사람 같으면 벌써 몸뚱 이가 쓺겨졌을것이다. 그러나 리오는 전혀 동요되지 않았다. "너무 거친것 같아 아가씨! 진공 회류참!!" 파아앙! 날카로운 금속성이 관중들의 귀를 진동시켰다. 오른쪽 검이 회류참에 부딪히며 멀 리 날아가 버리자 슈는 더이상 십문자진을 사용할수 없었다. 그러나 슈는 왼쪽 나 이프로 재차 공격을 시도해왔다. 리오는 검으로 공격을 받아낸후 검을 교차시켰다. "아앗!" 슈는 리오의 검과 교차된 자신의 나이프를 도저히 뽑을수가 없었다. 마치 접착제에 달라붙은것 같은 느낌이었다. 그사이 리오는 왼손을 그녀의 복부에 가져가고 있었 다. "잠시 쉬라구 아가씨." 리오는 슈의 얼굴에 자신의 얼굴은 가까이 가져간후 빙긋 미소를 지어보였다. 그 리고는 왼손에 모아두었던 기를 슈의 복부로 한번에 방출시켰다. 콰앙! "꺄아악!!" 폭발음과 함께 슈는 장외로 나가떨어졌다. 장외의 잔디밭에 쓰러진 슈는 복부를 움켜쥐며 고통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대신관은 호른을 불며 리오의 승리를 알렸다. 리오는 한숨을 내쉬며 경기장에 떨어져있는 슈의 나이프를 줏어다가 쓰러져있는 슈에게 가져다 주었다. "아팠나? 흠...내가 기를 과다하게 모은것같군..." 슈는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아야야...괜찮아요. 참을수 있어요." 리오는 슈에게 다가간후 그녀를 일으켜 세워주며 나이프를 돌려주었다. "역시 호장다운 솜씨였어. 나도 하마터면 질뻔했다구." "흥, 거짓말을 잘하시는군요. 어쨋든 고마워요." 슈는 한쪽눈을 감아보이고는 약간 비틀거리며 준비된 의자에 다가갔다. 리오도 미 소를 지으며 자신의 자리로 들어갔다. "어이, 괜찮아?" 슈레이는 슈가 아직도 고통스런 표정을 짓고있어서 그녀에게 물어보았다. "아아, 괜찮아. 하지만 마지막의 기술은 정말 아팠어." "그 이상한 기술? 맞은거야?" 헤리온은 매우 궁굼한 표정으로 물었다. 그런 기술은 처음보는 것이어서였다. "내가 사용하는 기합포완 약간 다른것같아, 가만히 대기만 한것같은데 충격과 함께 날아간걸 보면 말이야." "그래...?" 슐턴은 이상할것이 없다는 표정으로 경기장 건너편에 있는 리오를 바라보았다. "굉장한 녀석인건 분명해...슈의 기술을 간단하게 튕겨냈으니까. 이상한 기술을 쓴다고 해서 신기할건 없겠지." "하긴...그래." 리오는 바이칼의 옆에 앉으며 클루토에게 말했다. "어이, 힘내라 클루토. 호장이라도 그렇게 걱정하지마." 클루토는 약간 긴장된 표정으로 자리에서 일어나려다 리오의 말을 듣고는 그를 한 번 쳐다보았다. 리오는 클루토에게 손을 흔들어 보였다. "5급 냉동계열 주문을 한번쓴후 바로 화염주문으로 들어가라. 그러면 이길지도 몰 라." "아...고맙습니다. 리오." 클루토는 솔직히 자신이 실수하지 않고 주문이나 제대로 외울수 있을까 걱정되었다 . 5급 주문을 익히고있다 하더라도 실전에서 한번이라도 제대로 써본일이 없어서 였다. 쓸 일도 없었지만. 클루토는 천천히 경기장 안으로 들어섰다. 상대편도 경기장에 들어오고 있었다. 바로 창의 대가라 불리우는 헤리온 제리하만 이었다. 끝쪽이 독특하게 디자인된 창을 가지고있는 헤리온은 클루토를 위 아래로 살펴보았 다. 평범하게 생긴 소년이었지만 리오와 알고지내는 꼬마이니 방심하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적어도 6급 이상의 마법은 쓸수 있을것 같았다. "흠...이름이 뭐지 마법사?" 클루토는 헤리온이 자신을 마법사라 불러준것에 대해 상당히 기분이 좋았다. 다른 사람들은 `꼬마'니, `얼간이'니 하면서 자신을 인정해 준적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역시 호장이구나 란 생각을 하며 클루토는 당당히 자신의 이름을 밝혔다. "클루토, 클루토 맥브라이드 입니다." 헤리온은 자신의 창을 뒤로 돌리면서 자신의 이름을 말했다. "난 왕국 장군인 헤리온 제리하만. 잘 부탁한다." 헤리온은 깨끗하게 빗겨진 자신의 장발을 뒤로 넘기며 서서히 자세를 취하기 시작 했다. 단아한 얼굴위로 머리카락이 바람에 흔들렸다. 관중석 안에서 여성들의 탄성 이 들려왔다. 수도 안에선 옛날부터 소문이 나있는 그의 미모는 그를 밤에만 돌아 다니게 하는 원인을 재공해 주었다. 열흘에 한번있는 퇴근일도 그만은 불규칙 했 다. 여성 팬(?)들이 그를잡고 놔주질 않아서였다. 그래서 결국엔 밤에만 퇴근하는 생활을 가지게된 것이다. 대신관의 호른소리와 함께 제 2경기가 시작되었다. 무기와 마법의 싸움 - 쌍방의 대결은 태고적부터 결판이 나지않은 싸움이었다. 위력면에선 단연 마법이 우세하지만 위력이 증대될때마다 주문시의 빈틈도 커지기 때문에 발휘속도가 빠른 무기류에는 저급 마법만을 사용할수밖에 없다. 게다가 왠 만큼 이름난 전사들이나 기사들은 저급 마법에대한 저항력이 있을수있기 때문에 함부로 저급마법을 사용할수도 없는것이었다. 하지만 마법사들은 언제나 근처에 동료들이있을 경우가많고 대회가 아니면 일대 일의 대결은 거의하질 않기 때문에 그 승패는 최강의 마법사와 최강의 전사가 붙어보지 않는한 가려지지 않는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지금의 대결은 압도적으로 클루토가 불리한 상황이었다. 상대는 왕국군대 최강이라 불리우는 7호장의 한사람 이었고, 상대의 무기는 공격범위가 넓은 창이었 다. 6급의 주문은 한마디로 외울 시간조차 없다고봐야 정상이었다. 하지만 클루토 가 새로 익힌건 5급주문만이 아니었다. 적어도 가르쳐준 상대가 리오였으니까. "하아앗!" 헤리온의 창술은 슐턴의 검술과 쌍벽을 이룰정도로 왕국안에선 소문난 것이었다. 화려한 움직임과 넓은 범위를가진 강력한 기술, 한 문장으로 압축한 그의 창술이 었다. 헤리온은 기합성과 함께 풋내기 마법사의 눈앞에서 자신의 기술중 한가지를 발휘하려 하고있었다. "으아앗!" 클루토는 엉겁결에 몸을 웅크렸다. 그는 마법사 모자의 윗둥이 잘려나가는 느낌을 받았다. 이사람에게는 적당히 라는것이 없는것 같았다. 클루토는 계속되는 헤리온 의 공격을 가까스로 피하면서 정신을 가다듬고 있었다. 리카는 발을 동동구르며 클루토의 경기를 지켜보고 있었다. 보다못한 리카가 소리 쳤다. "이봐, 멍청아!! 멀리 떨어져서 주문을 외워야지, 피하고 있으면 뭐해!!" 리카는 안타까운 표정으로 리오를 쳐다보았다. 그러나 리오는 편안한 표정으로 팔 에 기대어 잠을자고 있었다. 리카의 표정은 더더욱 찡그려졌다. "하아앗!" 헤리온은 창의 끝을 잡고있는 오른팔을 길게 뻗어서 클루토의 하단을 노렸다. 클루 토는 피하려다가 왼쪽발목이 걸려서 그만 넘어지게 되었다. 헤리온은 기회를 포착 하고 공중으로 높이 뛰어올랐다. "자! 이 시합은 끝이다!!" 그때, 헤리온은 밑쪽에서 강력한 냉기가 솟구쳐 오르는것을 느꼈다. 단순한 냉풍은 아니었다. 아래쪽을 응시한 헤리온은 경악하지 않을수 없었다. "아, 아니!" -------------------계속--- [9361] 제목 : [조윤철]Gods Κnight Vol 28. 올린이 : jack21 (이경영 ) 95/10/12 23:53 읽음 : 535 관련자료 없음 "이럴수가!" 클루토의 모아진 양손에서 하얀색의 냉기가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헤리온은 황급 히 망토를 넓게 펼쳐서 몸을 감쌌다. 클루토는 어울리지는 않지만 회심의 미소를 짓고 있었다. "5급, 알자르만!!" 클루토가 누운체로 공중을 향해서 외치자 헤리온 주위의 냉기들은 곧바로 얼음의 결정체를 이루었다. 그 크기는 헤리온의 몸을 감싸기에 충분한 것이었고, 그 광경 은 잠깐동안 이었지만 관중들의 입에서 탄성을 자아내기에 충분한 것이었다. 헤리온, 아니 얼음덩어리는 곧바로 경기장 지면에 곤두박질을 쳤다. 그러나 덩어리 는 깨어지지 않은 그대로였다. 클루토는 휴우 하고 한숨을 내쉰뒤에 곧바로 일어섰 다. 잠시동안 얼음덩이가 미동도 치지않자 클루토는 그제서야 이겼다는 표정을 지 어보였다. "와아! 클루토가 이겼어! 꺽다리, 보란말이야!" 리카는 마치 자신이 이긴듯한 표정을 지으며 리오를 흔들어댔다. 그러나 리오의 입 에서 튀어나온말은 전혀 엉뚱했다. 옆자리의 바이칼도 그리 신통치 않은 표정을 짓 고있었다. "멍청이." 그와 동시에 얼음덩어리 가운데에 짜작 하는 소리와 함께 균열이가기 시작했다. 클루토는 놀란 눈으로 자신이 만들어낸 얼음덩어리를 바라보았다. 이윽고 전체적인 균열과 함께 얼음덩어리는 박살이 났고 그 안에 있던 헤리온은 아무렇지도 않은듯 천천히 일어났다. 클루토는 헤리온의 붉은 망토에서 약간의 붉은 기운이 솟고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는 속으로 외쳤다. `아뿔사! 파이어 맨틀(Fire Mantle)!!' 일명 불의 망토. 냉기에 대한 저항력을 약간 가진 특수 망토였다. 클루토는 헤리온 의 망토가 그렇게 특별난 것인줄 상상도 못했다. 본적이 없으니 당연한걸지도... "위험했다, 클루토." 헤리온은 자신의 창을 고쳐잡고 다시 자세를 취하였다. 클루토는 뒤로 몇발자국 물 러서며 정신을 가다듬었다. "굉장하시군요 헤리온님. 알자르만을 견디실 줄이야..." 레나는 클루토의 경기를 보면서도 조마조마한 표정을 짓고있었다. 왕은 애처롭기 까지 했으나 할일은 없었다. "공주야, 그렇게 걱정하진 말거라. 헤리온이 설나 저 아이의 목숨을 빼았진 않을테 니까." "하지만...너무나 걱정이 되는걸요. 아이들의 상대로 호장님들은 너무나 강한것 같 아요." "하지만 클루토도 그렇게 약하진 않습니다 공주님." 왕과 레나는 뒤에서 들려오는 걸걸한 목소리의 주인공을 쳐다보았다. 남색의 모자 를 쓰고있는 허연 수염의 노인이 어느새인가 뒤에 서있었다. 구불구불한 지팡이에 남루한 옷차림. 얼굴에 있는 엄청난 주름은 그의 나이를 말해주고 있는듯 했다. "오오, 대 마법사 라가즈 아니신가, 어쩐일인가?" "허허허...이유는 나중에 말씀드리지요. 지금은 경기를 관전하러 왔답니다." 레나는 인사를 하려고 의자에서 일어섰다. 그러나 인사를 먼저한것은 라가즈였다. "안녕하십니까, 레나 공주님. 노인이 두번째로 공주님께 인사드립니다." "예? 아...예. 뵙게되서 영광입니다 라가즈님." 왕은 매우 반가운듯 일어서며까지 그 노 마법사를 반겨주었다. 왕은 시종을 시켜 의자를 가져오게 했다. 라가즈는 의자에 앉으며 클루토에 대해서 예기를 했다. "흠...저 아이가 어떻게 `전음 주문법'을 익혔을까...? 하긴, 그정도의 잠재력은 있는아이 였으니까." "전음 주문법? 그래서 주문을 빨리 외울수 있었군." 라가즈는 레나가 알아들을수 있도록 친절하게 설명을 했다. 레나도 마침 물어보려 던 참이었지만. "전음 주문법이란 마음 속으로 주문을 생각해서 지정한 상대에게 타격을 입히는 방 법입니다. 침묵주문에 의한 마법봉쇄는 소용이 없지요. 그러나 그에따른 정신력의 소모가 엄청나답니다. 평상시의 약 두 세배쯤...? 체력의 소모도 심하지요." "저 소년의 잠재력도 쓸만한것같군. 저 나이에 그런 고 난이도 주문법을 익히다니 말이야." 왕은 가신의 턱수염을 어루만지며 15세의 소년에게 관심을 보였다. 인물을 뽑는데 에 관심이 높은 왕의 일면이기도 했다. "그런데 클루토가 어디서 5급 주문과 전음 주문법을 익혔을까요? 전 가르쳐 준적이 없는데 말이죠." 라가즈는 의아하다는 표정으로 말했고, 그말을 들은 레나는 한사람 밖에 그럴사람 이 없다고 생각했다. "설마...리오가?" 헤리온은 더이상 방심은 금물이라느 표정으로 확실하게 자세를 취했다. 그러나 클 루토는 그렇지가 못했다. `이런...머리가 빙빙 도는군...' 체력과 정신력의 소모가 대단한 주문법에 5급 주문을 사용했으니 그럴만도 했다. 이제 클루토가 사용할수 있는 정신력은 5급주문 한발 뿐이었다. 6, 7, 8급은 사용 해 봤자 소용이 없을것이 분명했다. 파이어 맨틀은 주문에 대한 저항력이 강해서 5급 미만의 주문은 소용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이제...결판을 내주마. 클루토 맥브라이드." 클루토는 결단을 내리기로 했다. 이러든지 저러든지 위험할건 뻔했기 때문이었다. "이렇게된 이상!" 클루토느 양손을 교차시킨후 앞으로 뻗어낸다음 눈을감고 주문에 들어갔다. 붉은색 의 아지랭이가 손에서 피어올랐고, 이마에는 땀이 송글송글 맺혔다. "주문은 다 외우지 못할것이다! 간다!!" 헤리온은 창을 현란하게 움직이며 클루토에게 돌진해 들어갔다. 아마도 클루토가 눈을뜨고 있었다면 그 움직임에 입이 굳었을지도 모른다. 한마디로 `화려'그 자체 였다. 리오는 클루토의 자세를보고 피식 웃었다. 다시 턱을 괴며 리카에게 말했다. "저녀석, 정말 능구렁이 같군." "무슨소리야 꺽다리?" "바로..." 리오의 말과 동시에 헤리온의 기술이 클루토에게 펼쳐지기 시작했다. 클루토의 남 색 옷이 창에 스치지도 않았는데 조금씩 찢어지기 시작했다. 클루토의 피부도 약간 긁혀나갔다. "간닷! 연옥수신충(煉獄手神衝)!!" 순간 클루토는 눈을뜨며 외우던 주문을 중지했다. 그리고 나서 교차시켰던 팔을 풀 며 소리쳤다. "5급, 파이라만!!" 폭음소리가 경기장의 하늘을 진동시켰고 마법과 기의 충돌로 빚어진 순간적인 폭풍 으로 경기장에 쌓여있던 흙먼지들이 모조리 날려서 관중들의 시야와 두 경기자의 모습을 가렸다. "주문을 다 안외웠을텐데?!" 슐턴은 외우지도 않은 주문이 어떻게 나갔는지 이해가 가질 않았다. 리오는 가볍게 눈을 감으며 리카에게 말했다. "저녀석, 파이라만 주문은 미리 외워두고 자세를 취한후에 엉터리 주문을 외운거야 , 헤리온이 가까이 오기를 기다리면서 말이지. 일발 역전을 노렸던것같군." 창의 기술이던, 검의 기술이던 기술의 특성상 시작전에 빈틈이 만들어지는 죵류가 있다. 아주 잠깐이긴 하나 그 사이를 노려서 공격을 하면 역으로 강력한 타격을 입 힐수도 있다. 클루토가 노린것은 바로 그것이었다. "그렇다면, 클루토가 이겼을까?" "글쎄...자, 흙먼지가 서서히 걷히는데? 보면 알겠지뭐." 먼지가 서서히 걷혀가고, 희미 하게나마 쓰러진 사람의 모습이 보였다. 잠시후 바 람에 의해서 확실히 보일정도로 걷히자 쓰러진 사람의 모습이 확실하게 보였다. "저...저럴수가!!" 쓰러진 사람은 바로 헤리온 이었다. 그는 몸을 파르르 떨면서 일어나려고 애를 썼 으나 마법의 타격뿐만 아니고 기의 역류로인한 타격도 함께 받았기 때문에 거의 일 어서지를 못하고 있었다. -------------------계속--- [9370] 제목 : [조윤철]Gods Κnight Vol 29. 올린이 : jack21 (이경영 ) 95/10/13 22:26 읽음 : 548 관련자료 없음 헤리온은 끝까지 자신의 창을 놓지 않고 있었다. 대단한 정신력 이었다. 그는 천천 히 창에 의지하여 일어섰다. 다리가 후들후들 떨리기까지 했다. "그, 그런데 클루토는 어디있지?" 리카는 두리번 거리며 클루토를 찾았다. 그러나 풋내기 마법사의 모습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뭘 찾아... 저기 굴러다니는거 아닌가?" 리오는 손가락으로 경기장 아래쪽을 가리켰다. 리카는 그쪽을 보고서 경악을 금치 못했다. "크, 클루토!" 폭발에 의해 장외로 나가떨어진 클루토는 조금도 움직이지 않고있었다. 판정의 호 른소리와 함께 치료를 담당하는 승려들이 두패로 나뉘어서 클루토와 헤리온에게 달 려갔다. 그들은 회복의 주문과 약초등을 사용하며 클루토와 헤리온을 잠시후에 일 으킬수 있었다. 클루토가 눈을뜨며 처음으로 본것은 씁쓸한 웃음을 지고있는 리오와 인상을 찌푸리 고있는 리카였다. 그는 힘겹게 입을열었다. "내가...졌지?" 그말을 들은 리카는 더이상 참지 못하겠다는듯 클루토의 뺨을 후려쳤다. "이 바보야! 죽으면 어떻하려고 그랬어!!" 클루토는 뺨을 어루만지며 살짝 웃었다. "헤헤...이기면 네가 좋아할거 아니야..." 리카는 울음을 터뜨리며 누워있는 클루토의 작은 가슴에 얼굴을 묻었다. 리오는 부 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둘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잘했어 클루토. 적어도 망신은 안당했으니까." "뭐라구! 누구때문에 클루토가 이지경이 됐는데!!" 리카는 일어서서 리오에게 소리를 버럭 질러댔다. 리오는 머리를 긁적이며 사과를 했다. "자, 너 다음경기잖아. 준비 안할꺼야?" 리카는 들것에 놓여지는 클루토와 리오를 번갈아서 쳐다보았다. 승려들을 막아놓고 잠시간 생각하던 리카는 리오에게 명령어조로 말하였다. "꺽다리." "왜?" "어제했던 약속 기억하지?" "음..." "난 클루토를 간호할꺼야. 내가 없으니 우승이 쉬워지겠지?" 리오는 나오려는 웃음을 간신히 참으며 말했다. "그렇겠지. 안심하고 가세요 말괄량이씨. 우승은 꼭 할테니까." 리오는 리카의 뾰족한 코 끝을 검지로 살짝 튕겨주었다. 리카는 코를 오른손으로 가리며 실려가는 클루토를 따라서 경기장 밖으로 나갔다. 얼굴이 약간 빨개져 있었 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우승 못하면 알아서해 꺽다리!!" 라고 리오에게 외쳤다. 리카의 기권으로 슈레이는 4강에 부전승으로 올라가게 되었고. 잠시후에 슐턴과 바 이칼의 경기가 시작되었다. 왕은 열기를 더해가는 경기를 지켜보면서 오랫만에 자신의 피도 끓어오름을 느꼈다 . 그러다가 침묵의 마법사라 부리우는 왕국 최강의 마법사 라가즈가 갑자기 나타난 것에대해 궁금증을 느꼈다. "아, 그러고보니 라가즈. 갑자기 속세엔 왜 나오게 되었소?" "그러고보니 말씀드리는걸 깜박했군요. 호위들과 시종들을 좀..." "알겠소, 여봐라." 말스왕의 명령으로 특별석의 자리에는 왕과 라가즈, 그리고 레나만이 있게되었다. "...두가지 소식이 있습니다. 먼저 태라트 왕자님의 소식입니다." "으음?! 그게 사실이오!" "예, 왕자님께선 지금 루아스 대륙에 계십니다." 이 세계를 이루고있는 네개의 대륙뻗 세번째로큰 루아스 대륙은 오래전부터 말스 왕국과 무한 동맹을 맺고있는 가이라스 왕국이 지배하고있는 곳이었다. 하지만 지 역의 대부분이 험한 산지와 정글로 되어있어서 인구는 그리 많은편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런 지역적 특성에 따라 전설과 보물이 어느 대륙보다 많이 전해와서 찾아 오는 탐험가의 숫자는 굉장했다. "루아스에? 그러면 가이라스 5세에게 부탁하면 되지않소?" "그것이...가이라스 왕실도 지금 혼란에 빠져있기 때문에 전사들을 선발하기 어렵 다고 합니다. 계신곳도 확실히 알지만 워낙 지형이 험해서..." 왕은 한숨을 길게 내쉬며 걱정스런 표정을 지었다. 아들의 생사를 확실히 알면서도 만나지 못하는 부모의 심정이었다. "7호장을 보낸다 하더라도 직속 군대가 없는 슈 한명 뿐인데..." "그건 나중에 자세히 검토해 보기로 하시지요. 더 급한 문제가 있습니다." "더 급한문제?" "바로 어둠의 제왕 `가스트란' 문제입니다." 대신관의 호른소리와 함께 바이칼과 슐턴은 경기장에 올라섰다. 둘 사이의 공기가 심상치 않았다. 아까전의 대기실 안에서의 마찰 때문이었다. "여기서 죽으면 그것도 영광이란걸 아는가?" 슐턴이 먼저 심리전을 펼치기 시작하자 바이칼도 받아치기 시작했다. "흠, 여기서 죽여달란 말이군? 걱정마라, 묘비에다 네 욕은 안쓸테니까." 슐턴은 난폭하게 검을 꺼냈다. 지난번 리오와 대결할때의 검과는 다른 검이었다. "입을 이것으로 막아주마." 바이칼은 등에 매여있는 자신의 검을 꺼냈다. 드래곤 슬레이어... 물질계 최강의 생물이라 불리우는 용에게 상처를 입힐수 있는 몇 안되는 무기중에 최강인 검이다. 용신의 어금니로 되어있다는 칼자루에, 10억년 이상 살아온 용왕의 몸속에서만 생겨난다는 금속아닌 금속제의 검신. 재료로만 보아도 강한 이 검을 바 이칼이 왜 가지고 다니는지는 후에 밝혀질 문제이다. 맑은 소리와 함께 모습을 드러낸 드래곤 슬레이어는 검 애호가들의 감탄사를 뽑아 내기에 충분한 것이었다. 하지만 검의 정체를 아는사람은 두명 뿐이었다. 라가즈는 그 검을보고선 신음에 가까운 탄성을 내었다. "이럴수가... 저것은 드래곤 슬레이어! 그리고 저 청년이...!" 말스왕이 뒤를 이었다. "드래곤 로드(Dragon Lord) 일지도 모르겠군." 슐턴도 검을 보고나서 약간 긴장을 하였으나 전에 리오의 자색 검을 보았을때보다 공포감을 느끼진 않았다. "검이 좋다고 실력이 좋지는 않겠지." "난 네 검이 아까워 보이는데?" 대신관의 호른소리가 들리자 마자 슐턴의 게센 공격이 시작되었다. 지금까지 호장 들의 공격과는 차원이 달랐다. 과연 `검성' 이었다. 관중들의 눈에는 슐턴의 검이 여러갈래로 나뉜것처럼 보였다. 그정도의 속공이 바 이칼을 노리고 있었다. "흥." 바이칼은 아무런 자세도 취하지 않은체 검을잡은 오른손을 슐턴에게 휘둘렀다. 파앙! "어엇!" 슐턴은 공격을 멈추고 뒤로 빠르게 물러섰다. 머리뷔위에 약간의 충격이 느껴져서 였다. 머리부위를 매만지자 언제나 쓰고있던 써크랫이 짝 소리를내며 경기장 바닥 으로 떨어졌다. "다음에 이런 저급 기술로 공격하면 네 이마에 나의 이름을 세겨줄거다. 다른걸로 공격해봐." 바이칼은 싸늘한 표정을 지으며 슐턴을 바라보았다. 슐턴은 그 표정을 보며 자존 심에 금이가는걸 느꼈다. 또다시 느껴보는 패배감 이었다. "이녀석!" 그는 기를 끌어모았다. 그리고는 검에 기를 실어보내며 공중으로 뛰어올랐다. 기가실린 검에서 푸른색의 방전이 일어났다. 그걸본 슈레이와 슈는 슐턴이 제정신 이 아니라고 느꼈다. "그 기술을 직접 사용하다니!" "슐턴! 미쳤어요!" 보통 인간으로선 상상도 못할 높이로 뛰어오른 슐턴의 모습에 관중들은 숨소리를 죽였다. 말"만 듣던 슐턴의 초 기술중 하나였기 때문이다. "끝이다!! 뇌격 전살검(雷格 電殺劍)!!" 순간 슐턴에게 보인 바이칼의 표정은 그에게 이상할 정도의 공포심을 불러 일으켰 다. 바이칼은 얼음과 같은 미소를 짓고 있었다. -----------------계속--- [9404] 제목 : [조윤철]Gods Κnight Vol 30. 올린이 : jack21 (이경영 ) 95/10/15 00:20 읽음 : 565 관련자료 없음 슐턴은 아무 생각없이 자신의 기술을 아래쪽의 인물에게 사용했다. 푸른색의 기가 전기력을 띤 빛줄기로 변하여 바이칼에게 내리꼿혔다. 폭음과 함께 경기장의 지면이 흔들렸고 경기장 파편들이 사방으로 튀어나갔다. 강력한 기술을 내리꼿은 슐턴은 지면에 착지했다. 온몸이 땀에 젖어있었다. 육체는 전혀 동요하고있질 않았으나 정신은 굉장한 타격을 입은듯 했다. "이번건 꽤 고급이었다." 슐턴은 자신의 뒤에서 들려온 목소리에 믿을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소리가 들려 온 쪽으로 향하였다. "네...네녀석!" 바이칼은 뇌격이 떨어진 장소 바로 옆쪽에 있었다. 경기장 바닥이 깊숙히 패여 있 었지만 바이칼에겐 아무 타격도 입히지 못한듯 했다. "호장중 최강이라는 이름을 받을만 하구나. 내 기에 눌리지않고 기술을 사용할수 있었으니까 말이야." 슐턴은 경기장 밖에서 조용히 이쪽을 지켜보고있는 더벅머리 장발의 남자를 바라보 았다. 둘이 나타나기 전까지 슐턴은 분명한 왕국 최강의 검사였다. 그러나 리오와 의 대결에서 거의 진것이나 다름없는 결과를 보였고, 지금은 자기 자신이 판단해도 수준의 차이를 느낄수 있는 승산없는 대결을 펼치고 있었다. "자존심을 버려라." 바이칼은 자신의 검을 등에있는 칼집에 천천히 집어넣었다. 더이상 검을 사용할 이 유가 없었다. "자신이 최강이라고 그것을 유지하려고만 한다면 그것은 이미 무인의 도에서 벗어 나는 것이다. 더욱더 강해지려는 생각으로 수련을 하는것이 최강의 자세이다," 슐턴은 더이상 화가나지 않았다. 낼 필요도 없었다. 그는 씁쓸히 웃으며 자신의 검 을 집어넣었다. "...당신의 말이 맞는것같소, 사실 난 호장이 된후로 한번도 수련에 몰두한적이 없 었소. 아마 이런것이 자만심이라는것 같소." 슐턴은 말투까지 바꿔가며 바이칼에게 사과를 했다. "지금까지의 행동을 사과드리겠소. 그리고 패배를 인정하겠소." 슐턴은 고개를 숙였다. 자신이 졌다는 기사의 예 였다. 대신관은 판정의 호른을 불었고 관중들은 슐턴이 제대로 싸우지도 않은체 패배를 시인한것에 아쉽다는 생각을 했으나 그만한 이유가 있을꺼라 생각했다. 슐턴은 자리로 들어오면서 슈레이를 쳐다보았다. "저 사나이...정말 강하더군." 슈레이는 슐턴이 그렇게 간단히 패배를 인정할줄은 꿈에도 몰랐다. 하지만 슐턴은 변해있었다. "그렇더군...그런데 네가 간단하게 패배를 인정할줄은 몰랐는데?" 슐턴은 살짝 웃어보이며 의자에 앉았다. "옛날의 내 모습이 생각났어...강해지려고 온갖 노력을다한 나의 모습이 말이야. 스승님을 만나서 강해진 나는 검성이란 칭호를 얻으며 노력이란 단어를 잊어버린것 같아. 하지만 저 사나이가 그걸 일깨워 주었지." 슐턴은 하늘을 한번 쳐다보고는 말을 이었다. "강해질꺼야...다시한번 강해질꺼야. 반드시..." 말스왕과 라가즈는 막간을 이용하여 아까하던 이야기를 계속했다. "가스트란 이라면..." "예, 100년전 말스1세께서 가즈 나이트와 드래곤 로드의 힘을 빌어서 물리친 사왕 (邪王)말입니다." "그일은 100년전에 종결된것이 아니었소?" "저도 그렇게 들어왔으나 사실은 그게 아니더군요. 분명히 잿가루도 남지않고 소멸 되긴 했으나 가스트란은 그때 확실히 고신의 힘을 얻은 상태였습니다. 신이니까 부 활은 문제없겠죠. 다만..." "다만?" "그때 가스트란은 신의힘을 완전하게 얻은 상태가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부활에 차 질이 생겼다고 할수있죠." 왕은 한숨을쉬며 다행이라는듯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나 그를 다시 완전하게 부활시키려는 움직임이 보이고 있습니다." "누가 그런짓을 한단말이오?" "아실지 모르겠습니다...바로 100년전 최강의 사마술사라 불리우던 타르자 입니다. 그녀가 아직도 살아있다는게 이해가 가질 않지만 어쨋든 살아서 음모를 꾸민다는건 확실한것 같습니다." 라가즈는 그의 긴 수염을 매만지면서 걱정스런 표정을 지었다. "타르자라면... 들어본적이 있습니다 라가즈님." 레나는 타르자란 이름을 들었을때 라이논에서 있었던 마병사건이 기억났다. "공주님 께서요? 어떻게...?" "예, 라이논에서 수도로 오던중에 여관에 잠시 숙박한적이 있었습니다. 그때 군인 들로 변장한 마병들이 저와 동료들을 공격해 왔지요. 어떻게 된건지는 몰라도 제 이름까지 확실히 알고있더군요. 그때 그들이 타르자란 이름을 입에 올린적이 있었 어요." "마병!" 라가즈는 마병이란 말을듣고는 몸을 떨었다. "이건...너무나 위험한 상황입니다. 마병이 왕국안에 잠입했을 정도라면 문제는 심 각한 것입니다 폐하." "으음... 그 타르자라는 마법사가 그렇게도 대단한 존재인가?" "예, 폐하. 하지만 이상하군요..." "무엇이 이상하오?" "아무리 사마술이 강력하다 하더라도 레나님의 이름과 생김새까지 확실하게 알수는 없습니다. 수정구슬을 사용한다 하더라도 존재를 알지 못하는 대상의 경우에는 통 하지 않지요. 어떻게 공주님의 존재를 알았을까..." 여관에서 홀로있던 제나는 창문에서 흰색의 새 한마리가 앉아있는걸 보고서 그 창 문을 열었다. 새는 창문을 통해서 안으로 들어와 탁자위에 내려앉았다. "이번엔 무슨 소식을 가져왔느냐?" 제나는 새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주문을 외우기 시작했다. 그러자 새의 눈에서 빛이 뿜어져 나오면서 한 사나이의 얼굴이 나타났다. 그 사나이는 다급한 표정으로 제나 를 향해서 말했다. "우리들은 수도 외각으로 대피를 완료했소, 그런데 도대체 무슨일을 꾸미는거요, 들어나 봅시다." "당신들이 알 필요는 없어. 그저 재미있는 일이라고만 알아두면 돼." 제나는 아이답지 않게 침대에 앉으며 다리를 꼬았다. "주민들에게 피해를 최소로 해주시오. 난 주민들이 다치는걸 보고싶지는 않으니까. 알겠소?" "흠, 몇명은 죽겠지. 하지만 다 죽이진 않을테니까 너무 걱정하진 말아." 그 사나이는 걱정스런 표정을 지으며 되물었다. "이렇게 하면 그 리오란 괴물이 레나 공주에게서 떨어져 나간다는게 확실하오?" "당연하지. 이번 계획은 빈틈이 없어. 제아무리 리오라 하더라도 날 간파하지는 못 했으니까. 당신들은 구경만 하고있으면 돼." "......알겠소. 당신만 믿겠소." "걱정 말라구. 자 이제는 꺼져." 제나가 재차 주문을 외우자 새의 눈에서 나오던 빛은 사그러 들었고 새는 다시 몸 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제나는 싸늘한 미소를 띄우면서 중얼거렸다. "리오 스나이퍼... 네녀석 만큼은 내손으로 직접 없애주겠다. 호호호... 이 타르자 님의 손으로 말이다!" ---------------------계속--- [9456] 제목 : [조윤철]Gods Κnight Vol 31. 올린이 : jack21 (이경영 ) 95/10/16 23:29 읽음 : 550 관련자료 없음 대신관의 호른소리에 리오와 헤리온은 경기장으로 나섰다. 좀전의 대결에서 큰 부 상을 입은 헤리온은 승려들의 마법과 약초에 의한 치료로 완전히 회복된 상태였다. "후으음..." 리오는 오른팔을 돌려보며 몸을 풀었다. 피곤의 표정은 찾아볼수 없었다. 헤리온도 심호흡을 잠깐 해보았다. 체내의 기가 약간은 불안정했지만 대전중에 충분히 회복 될것 같았다. "엇?" 헤리온은 리오의 가슴팍을 바라보고서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분명히 슈와의 대전중에 망토 가슴부분이 잘렸을텐데...?' 하지만 망토엔 흠집조차 보이지 않았다. "뭘보는거요?" 리오는 한쪽 눈썹을 치켜올리며 자신의 가슴을 뚫어져라 쳐다보고있는 헤리온을 보 았다. "아, 아니오. 실례를 용서하시오." 리오는 머리를 긁적이며 괜찮다는 표정을 지었다. "망토는 당신이 대전할때 수선해 두었수. 못본게 당연하지." 그러나 수선한것 치고는 너무나 자리가 깨끗했다. 하지만 그것은 지금 중요한일이 아니어서 헤리온은 그냥 넘어가기로 했다. 리오와 헤리온은 각자의 자리에 선후 자세를 취하였다. "잘 부탁하오. 리오 스나이퍼씨." "나야말로, 헤리온씨." 둘은 말을 간단히 주고받은후 호른소리가 들려오자 마자 공방전을 개시했다. "핫!" 리오가 먼저 수평으로 검을 휘둘러왔다. 헤리온은 창을 비스듬이 세워서 공격을 받 아내었다. 정면으로 직접 받아내면 창이 두동강날 우려가 있어서였다. 리오의 경우 엔 특히 그랬다. 날카로운 금속성이 경기장 하늘을 울리고 관중들은 숨을 죽였다. "허어...저 사나이는?" 라가즈는 리오의 공격자세와 차림세를 보면서 말했다. "왜그러오 라가즈." 왕의 물음에 라가즈는 자신의 수염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오랫만에 보는 완전 공격형 기사군요. 갑옷이나 방패등 방어구는 일체 장비하지 않고서 검 하나에만 의지하는 형태랍니다. 저런 기사들이 검 솜씨 하나는 타의 추 종을 불허하지요. 사막지방의 기사들이 거의 그런 형태입니다." "리오는 사막지방의 사람이 아닌데요?" "그쪽에 많다는겁니다 공주님. 그런데 공주님께서는 저 사나이에게 관심이 많으시 군요. 구면이신가요?" 말스왕이 살며시 미소를 띄우며 말했다. "저 사나이가 공주를 여기까지 호위해 왔소. 당신의 제자도 그와같이 왔다고 하오. 저번에 보니 검솜씨가 정말 일품이더군, 슐턴이 그렇게 쩔쩔매는건 처음이었지?" "아...그래서 그러셨군요." 라가즈도 웃으며 말했다. "으읏!" 헤리온은 빠르게 몸을 젖혔다. 얇게 치이잉 하는 소리가 그의 갑옷에서 들려왔다. 간발의 차이로 리오의 검이 헤리온을 스친것이었다. `빈틈이 없다! 그리 가벼워 보이는 검을 휘두르는것도 아닌데, 어디서 이런힘이 나 오는것일까?' "잡념은 금물이야!" 리오의 공격이 재차 감행해지자 헤리온은 거리를 벌리기 위해서 뒤로 살짝 뛰었다. 창은 원거리에선 발군의 전투력을 보여주지만 근거리에선 그리 빠르다고 할수는 없 었다. 리오는 그것을 알고 있었고 헤리온도 그건 마찬가지였다. 돌진해 오는 리오 와 피하는 헤리온의 상황은 얼핏보면 호각이라 하겠지만 전혀 아니었다. `이렇게 되면 창을가진 내가 불리하다. 그렇다면...' "흐랴앗!!" 리오는 거의 파죽지세로 검을 휘둘러왔다. 헤리온은 그것을 피하면서 정신을 집중 하였다. 전세가 리오에게 약간 기울었다고 생각될때쯤 헤리온의 반격이 시작되었 다. 리오의 수직 자르기가 나왔을때. "하앗!" 헤리온은 리오의 거센 공격을 창으로 받은후 왼손에 창을 거머쥐고 강하게 파고들 며 리오의 가슴부위를 오른쪽 팔꿈치로 강하게 밀어쳤다. "컥!" 생각지 못한 헤리온의 반격에 리오는 잠시 주춤했다. 가슴을 맞은 이유도 있었다. 헤리온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반격을 개시했다. 그러자 이번에는 리오쪽에서 뒤로 물러섰다. 리오는 강하게 헛기침을 한번 한후 헤리온을 보면서 씨익 웃었다. "호오...창술뿐만 아니고 체술도 익히셨군. 몰랐어." 입술을 오른팔의 아대로 훔치면서 리오는 감탄하듯 말했다. "이렇게 하면 창술의 빈틈이 없어지거든. 하지만 그 공격을 받고도 숨을 제대로 쉴 수 있다니 놀라운걸?" 헤리온은 다시금 자세를 취하면서 리오에게 오라고 손짓을 하였다. "재미있군!" 리오는 특유의 미소를 띄우면서 검을 두어번 공중에 휘둘렀다. 검이 공기를 가르는 소리가 나지막하게 들렸다. "하아앗!" 두 사나이는 서로에게 돌격해 들어갔다. 헤리온은 리오가 공격범위에 들어왔음에도 불구하고 공격하지 않았다. 섣불리 공격했다간 언제 몸이 두동강날지 예측할수 없 었다. 반면에 리오는 자신있게 선제공격을 해왔다. "명왕 사연참(冥王 四連斬)!!" 이른바 연속공격, 상대의 급소만을 노리는 검기를 네번 연속으로 사용하는 기술이 었다. 처음에는 중간, 다음에는 하단, 그리고 나서 비스듬이 올려자른후 강격으로 마무리를 짓는 살벌한 공격을 헤리온은 식은땀을 흘리며 간신히 막아내었다. "으윽!!" 마지막의 강격으로 창을 두동강 내려했던 리오는 생각보다 강한 내구성에 약간은 놀랬다. `드워프의 작품이라 다르긴 다르군. 대단한 내구력이야.' 리오는 더이상 생각할 틈이 없었다. 곧바로 헤리온의 반격이 시작되었다. 긴 창을 쉴새없이 휘두르며 리오와의 거리를 천천히 벌려놓은 헤리온은 클루토와의 대전에서 사용했던 자신의 기술을 사용하기로 마음먹었다. 기도 거의 회복되었고 더이상 시간을 끌면 체력이 바닥날것 같아서였다. "연옥수신충!" 헤리온만의 신기라 불리우는 이 기술은 슐턴도 정면으로 받기를 꺼려할 정도의 대 단한 기술이었다. 초당 열발 이상의 찌르기이니 근처에만 다가가도 살점이 날아가 는건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 "받아 쳐주지!" 헤리온의 창 속도가 빨라지면 빨라질수록 리오가 받아치는 속도도 빨라졌다. 검광이 보라색에서 서서히 붉은색으로 바뀌어 가며 리오의 기술이 터져나왔다. "간다! 혈화난무(血花亂舞)!" 한마디로 난전이었다. 금속이 깍여나가는 불꽃이 사방으로 튀었고 소음이 격렬하게 울려퍼졌다. 슐턴등의 호장들은 연옥 수신충을 받아치는 광경을 한번도 본적이 없 었다. 모든 사람들이 그 광경에 숨을 멈떰다. 단 한사람 빼놓고... "전광 미진참이 더 빠르다구..." 바이칼은 투덜대며 고개를 돌렸다. "아앗!" 헤리온의 비명과 함께 그의 창은 경기장 밖으로 날아갔다. 연옥 수신충을 사용하는 것도 한계에 다다른 것이다. 리오도 즉시 검을 멈추었다. 헤리온은 손이 마비된듯 팔을 부르르 떨고 있었다. "과연 강하군, 속도 만큼은 내가 위인줄 알았는데..." 헤리온은 패배를 인정하는듯 씁쓸히 웃으며 고개를 숙였다. "당신도 꽤 강했어. 슐턴만큼." 리오는 검을 집어넣으며 씨익 웃어보였다. "어떻소, 당신이 보기엔." 말스왕은 리오를 평가해 달라는듯 라가즈에게 물었다. "음...아마도 전에나온 바이칼이란 사나이와 비슷한 실력일것 같습니다." "그렇소? 난 바이칼이란 사나이가 더 강할것 같은데...?" "바이칼이란 사나이는 자신의 실력을 다 드러내지 않았습니다. 그건 리오도 마찬가 지 이지요. 바이칼이란 사나이가 실력을 약간더 보여준것 뿐입니다." 왕은 호기심어린 표정으로 다음 경기를 위해서 경기장으로 올라오는 바이칼을 바라 보았다. "그렇다면 결승전이 기대되는군." "예, 아마도 지금까지 보여졌던 어떤 결승전 보다도 흥미로울겁니다." 대신관의 호른소리와 함께 슈레이와 바이칼은 경기장으로 들어섰다. "글래머 장군, 약속은 잊지 않았겠지?" "훗, 걱정 말라구. 하지만 이번에 나에게 진다면 약속은 무효야, 알겠지?" 바이칼은 그런 억지가 어디있냐는 표정을 지었지만 다시 자신이 넘치는 표정을 지 어보이며 말했다. "마음대로, 어차피 내가 이길건 뻔하니까." ---------------------계속--- [9497] 제목 : [조윤철]Gods Κnight Vol 32. 올린이 : jack21 (이경영 ) 95/10/18 20:25 읽음 : 545 관련자료 없음 "하, 꽤 자신만만하군...?" 슈레이는 감탄하듯이 말하고는 천천히 전투준비를 하였다. 등에 장비하고있던 검을 뽑아서 양손으로 거머쥐었다. "음? 또 다른 검인가?" 거리에서의 결투때 바이칼이 산산조각낸 검과는 다른 검이었다. 흰색의 날에 갈색 의 가루를 가진 검이었다. "내가 제일 아끼는 검이지. 몇년전에 드워프의 장로가 선물해준 검이야." 그리 큰검은 아니었으나 검 날이 드래곤 슬레이어보다는 훨씬 넓었다. "그래? 또 잘라주기는 아까운 검인데 그래?" 이 남자의 입은 여간 험한게 아니라고 슈레이는 생각했다. 대신관의 호른소리가 들려오고 준 결승전 제 2 경기는 시작되었다. 수도 외각을 담당하는 병사들은 축제날레 자신들이 당직인것을 한탄하며 그리 즐 겁지 않은 표정으로 보초를 서고 있었다. "으으...우리 어머니는 지금쯤 페레이드를 보시면서 즐거워 하시겠지." "자네만 그런가? 난 부인과 아이들이 오늘만큼 부러운적이 없었다네." 그둘중에서 가장 고참인듯한 병사가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 "자네들은 이번 한번이지? 난 3년째 계속 이라구. 젠장..." 다른 병사들은 고참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웃고 신세 한탄을 같이 하였다. 축제를 보지 못하는 그들에겐 그것이 조금이라도 위안일지 모른다. "흠? 잠깐만!" 고참은 감자기 온몸의 털이 곤두서는걸 느끼고 경계에 들어갔다. 다른 병사들도 마 찬가지였다. 성벽 근처의 숲속이 이상하리만치 시끄러웠다. "뭐지?" 병사들은 장비하고있던 무기를 빼어들고 숲으로 조심스럽게 접근해갔다. 숲에 거의 접근하자 숨소리가 들려왔다. 인간의 숨소리가 아니었다. 구우우우우... 숲속에서 거대한 그림자들이 솟아올랐다. 병사들보다 세배는 커보였다. "이...이런!!" 병사들중 한명이 무기를 집어 던졌다. 그러나 팅 하는 소리와 함께 무기는 힘없이 땅으로 떨어졌다. 그와 동시에 그 그림자와 비슷하게 생긴 그림자들이 하나 둘씩 숲에서 솟아오르기 시작했다. "이런...!" "하앗!" 슈레이의 돌진계 검술은 왕국 안에선 너무나도 유명한 것이었다. 거기에 무릎을 꿇 은 남자들이 한둘이 아니었고 그 기술 자체도 독특한 것이었다. 슈레이는 이번 대 전에서도 역시 같은 식으로 기술을 펼치기 시작했다. "훗." 바이칼은 여유있는 표정으로 슈레이의 선제공격을 회피했다. 슈레이는 다시 거리를 좁히고 검을 휘둘렀다. "검을 뽑지 않을건가?" "필요가 없으면 안뽑아도 되는거 아닌가?" 대화내용처럼 바이칼은 이번 대전에서 검을 가급적이면 사용하지 않기로 마음먹고 있었다. 자칫 검에 슈레이가 얼굴이라도 베이게 되면 평생 자신이 책임져야 할지도 모르기 때문이기도했고 여성에겐 매우 친절하다고 자부하는(?) 그의 성격이기도 했 다. "그말이 쏙 들어가게 해주지!!" 슈레이는 흥분된 표정으로 바이칼에게 지금까지와는 다른 패턴으로 공격을 가해오 기 시작했다. "어엇?" 바이칼은 자신의 코 앞까지 들어온 슈레이의 검을보고 의외라는듯 눈을 크게떴다. "안되겠군." 더이상 피하기는 약간 어렵다고 느낀 바이칼은 등에 장비된 칼집에서 자신의 검을 꺼냈다. 관중들 사이에서 다시한번 탄성이 들려왔다. 멋지게 곡선을 그리고 있는 바이칼의 검이 햇빛에 반사되어 독특한 광채를 뿜어냈다. "필요가 없지는 않았나보군, 미소년." 슈레이는 그것 보라는듯한 표정을 지으며 비아냥거렸다. "훗, 마음대로 생각하라구." 바이칼은 자세를 취하며 정신을 가다듬었다. 예전에 시장에서 싸우던 슈레이가 아 니었다. 그때와는 달리 잡념이 없는듯 하였다. 슈레이는 몸을 날리면서 바이칼의 다리를 노리고 검을 휘둘러왔다. 살짝 방향을 틀 어서 공격을피한 바이칼은 오른쪽 다리를 넓게 뻗으며 검으로 큰 호선을 그었다. "타앗!" 바이칼이 거의 사용하지 않는 강검술(强劍術) 이었다. 의외로 긴 공격범위에 슈레이는 놀랬지만 검으로 침착히 공격을 받아내었다. 약간 강하다는 느낌이 손에 전해왔다. "아앗!" 눈 깜짝할 사이에 바이칼의 제 2타가 슈레이의 오른쪽 옆구리를 노렸다. 방어상태 를 무시한 공격이어서 슈레이도 이 공격만큼은 피할수가 없었다. 파앙! 슈레이는 급한김에 오른팔의 아대로 공격을 막아내었다. 아대의 강철부분이 절반이 상 깎여나갔다. 만약 방어하지 못했다면 슈레이의 몸은 두동강이 났을것이다. `죽는것 보다야 괜찮겠지.' 갑자기 변한 바이칼의 공격형태에 슈레이는 놀라면서도 호장이라는 이름답게 침착 하게 방어를 해 나갔다. 슈레이는 바이칼이 또다시 큰 베기를 해오자 뒤로 물러서며 호흡을 가다듬었다. 바이칼도 한번 심호흡을 해본후 다시 처음의 자세로 돌아갔다. "이걸 받아낼수 있을까?" 슈레이는 왼손을 가지런히 모은후 빠르게 주문을 외우기 시작했다. 바이칼은 설마 슈레이가 주문을 외울줄 알리라고는 생각도 못한 일이었다. "이런?!" 슈레이는 주문이 끝이나자 모았던 왼손을 앞으로 뻗으며 손바닥을 폈다. 그러자 그 녀의 주위에 반짝이는 물질들이 땅에서 솟아오르기 시작했다. "다리아 자리메이사! 땅의 정령이여 계약의 힘으로 적을 뚫어라, 가이아 드라이버 !!" 6급 지(地)의 정령마법 가이아 드라이버, 이 주문은 땅속에 들어있는 광물질을 공 기중으로 끌어내어 결정을 만든후 목표물을 관통시키는 주믄이었다. "정령마법!" 바이칼은 날아오는 녹황색의 결정체를 이리저리 피해다녔다. 결정체는 마치 살아있 는 곤충처럼 빠르게 바이칼을 뒤쫓아 다녔다. "피할수 있다면 피해보시지, 하지만 결정을 깨기는 어려울껄? 다이아몬드에 가까운 경도를 가지고 있으니까." 바이칼은 계속 피해다니다가 슈레이의 말에 자극을 받았는지 인상을 약간 찌푸리며 말했다. "다이아몬드에 가깝다고?" 슈레이는 그 다음에 벌어진 상황을 보고서 놀라지 않을수 없었다. 바이칼의 모습이 잠시 보이지 않았다가 다시 보이게되자 바이칼의 손에는 날아다니 던 결정체가 고이 모셔져 있었다. "그렇진 않은것 같은데?" 바이칼은 약간의 미소를 보인뒤에 결정을 잡고있던 오른손에 힘을 가했다. 그러자 결정은 빛을 뿜어내며 시커먼 탄소 덩어리로 변하여 경기장 바닥에 떨어졌다. 바람이 슈레이의 머리카락을 살짝 날리고 경기장 바닥의 탄소 덩어리를 쓸어냈다. "이, 이런...!" 슈레이는 굉장히 화가 난 표정을 지었다. 자신의 주문이 이렇게 허망하게 까진것은 이번이 처음이어서였다. "없애버리겠어!" 슈레이는 자신의 검을 경기장 바닥에 힘껏 꼿았다. 그리고는 양손을 모으고 다시한 번 주문에 들어갔다. "다리아 바라히어 미라다이카! 땅의 정령 노움이여! 그 힘을 발휘하여 적을 산산조 각 내시오!" "5급주문?! 어떻게!" 확실히 의외의 일이었다. 숙련된 기사나 전사가 기껏 사용할수있는 마법은 6급이었 다. 5급정도의 대량살상이 가능한 중 주문을 알기란 머리나쁜(?) 그들에겐 힘든것 이었다. 그리고 안다 하더라도 접근전이 주류를 이루는 그들에겐 다대 일의 전투가 아닌이상 주문외울 시간도 없었다. "가이아 브레이크!!" 그녀의 외침과 동시에 땅에 꼿혔던 그녀의 검이 빛을 발하며 우우웅 소리를 내었다 . 바이칼은 피식 웃으며 생각했다. `뭐야...진짜로 외운줄 알았잖아...' 슈레이는 주문으로 검 안에 들어있는 정령 노움의 힘을 일깨우는것 뿐이었다. 실질 적으로 알고있는 주문은 6급까지였다. 5급 이상의 주문은 검 안에 들어있는 노움이 사용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5급 주문은 5급주문. 경기장의 바닥이 진동하며 뾰족한 돌기둥들이 바이칼 의 사방에서 튀어나오기 시작했다. 관중들은 거의 볼수없는 이 상황을 기억에 담으 려고 흙먼지에 의해 나오는 눈물을 참아가며 경기를 끝까지 지켜보고 있었다. 튀어나오는 돌기둥 속에서 바이칼은 어쩔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팔짱을 끼었다. "혼좀 내줘야겠군...저 까만 아가씨." -----------------계속--- [9523] 제목 : [조윤철]Gods Κnight Vol 33. 올린이 : jack21 (이경영 ) 95/10/19 22:11 읽음 : 561 관련자료 없음 바이칼은 오른쪽 주먹을 쥐고 주문에 들어갔다. 황토색의 불꽃이 주먹에 맺히기 시 작했다. "호오...저것은?" 라가즈는 바이칼의 주먹에 맺힌 불꽃을 보고 수염을 쓰다듬으며 눈을 반짝였다. "뭔가 아는바라도 있소?" 말스왕도 궁굼한듯 노마법사에게 물어왔다. "예, 저것은 정령계 내의 실질적인 지배자라 불리우는 영룡(靈龍)의 불꽃입니다. 모두 네가지의 불꽃이 존재하지요. 화염계를 뜻하는 붉은색, 수계를 뜻하는 파란색 , 대기계의 하늘색, 지계의 황토색. 이렇게 말입니다." "흠, 그렇다면 저 불꽃은 지계의...?" "예, 바로 그렇습니다. 하지만 어떻게 저 젊은이가 지룡의 불꽃을 사용할수가 있 을까요?" 그들이 말하는 동안에 경기장의 균열은 심해져갔고 기둥들의 수는 늘어만 갔다. 진동이 약간씩은 관람석에도 미치고 있었으나 슈레이는 상관하지 않고 주문을 계속 사용해갔다. 바이칼은 조용히 왼쪽으로 비켜섰다. 곧바로 바이칼이 있던 자리에서 뾰족한 돌기 둥 하나가 솟아올랐다. "본때를 보여주지." 바이칼은 준비한 주문을 사용하기 전에 경기장의 주위를 살펴보았다. 넓이를 눈으 로 적당히 재어본 바이칼은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다리아 다라이바나 카라바스! 땅의 지배자여, 나에게 대지의 힘을 빌려주오! 그랜 드 크랏슈!!" 바이칼은 주문과 함께 오른손 주먹으로 땅을 가격했다. 관중들은 뒤에 들려온 엄청 난 굉음에 귀를 막아야만 했다. "아앗?!" 순간적으로 일어난 대진동은 경기장 주변에 걸려있던 슈레이의 주문을 완전히 무효 화 시켰다. 그리고 땅에 꽂혀있던 슈레이의 검도 진동에 의해 경기장 밖으로 튕겨 날아가 버렸고 슈레이도 검과 함께 경기장 밖으로 쓰러졌다. "튀고 싶어서 안달이 났군..." 리오는 턱을 괸체로 어쩔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었다. 슈레이는 전혀 생각치 못한 상황에 이해할수 없다는 표정을 지은체로 경기장 밖에 서 주저앉아 있었다. "어이, 이제 알겠지? 날 이기는건 약간 힘들다고." 바이칼은 그의 머리카락을 쓸어올리며 자신 만만한 표정으로 슈레이에게 말했다. "쳇, 어쩔수 없군... 진걸 인정하지." 슈레이는 일어서며 양 어깨를 으쓱 해 보였다. 약간 검은 그녀의 얼굴에 미소가 흐 르고 있었다. 대신관의 호른 소리와 함께 두사람은 자신의 자리로 되돌아갔다. 결승전은 경기장 의 응급복구 문제로 약간은 지연이 되었다. 수리공들은 경기장에 무수히 솟아난 기 둥들을 어떻게 처리해야할지 머리를 싸매고 고심하였다. 거의 수리가 불가능 하다 고 생각할 무렵에 슈레이가 약간은 미안한 표정을 지으며 검을 다시 땅에 꽂아서 노움의 힘으로 기둥들을 원래있던 지하에 되돌려 보냈다. "흠... 매우 재미있을것 같소." 왕은 과일쥬스로 목을 축이며 라가즈에게 말했다. "예, 저도 그렇게 생각됩니다. 아마도 저희들의 상식을 초월하는 경기가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레나는 결승전이 임박하자 약간은 걱정스러운 표정을 짓고있었다. "응? 공주는 무슨 곡정이라도 있느냐?" "아, 아닙니다. 걱정은 없습니다." 레나는 약간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왕을 안심시키려는 표정을 지었다. "흣, 걱정하지 말거라 공주야. 리오란 사나이도 그리 약해보이지는 않으니까 말이 야." 레나는 그말을 듣고서 안심이된 표정을 지었다. "저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허허허..." 왕은 레나의 말을듣고 작은 소리로 웃기 시작했다. 레나의 얼굴이 약간 홍조를 띠 었다. "공주야, 만약에 너처럼 순수한 마음을 가진 영주가 한명이라도 더 있다면 내가 걱 정할 일이 없을텐데..." 왕은 쓸쓸한 표정을 지으며 레나에게 말했다. 라가즈도 그말에 동감을 하는듯 고개 를 끄덕였다. "아바마마..." 대신관의 호른소리가 들려오자 관중들은 열렬히 환호하기 시작했다. 왕국 최강이 라 불리우는 호장들을 간단히 쓰러뜨리고 올라오는 두 신인들에 대한 기대감 때문 이었다. 리오와 바이칼은 응급복구된 경기장에 천천히 들어섰다. 리오는 약간 멋적은듯 머 리를 긁어댔고 바이칼은 손목을 꺽어보며 생각에 잠겨있었다. "어이, 색골." 리오는 마주서있는 바이칼을 불렀다. "왜그러냐 빨간 얼간이." 둘의 말투는 여전히 거칠었다. 하지만 그정도의 친밀감도 느껴지고 있었다. "너하고 대결하는것도 오랫만이구나." "30년밖에 더됐냐?" "하긴." 둘은 천천히 자신들의 검을 뽑아보였다. 자색의 바스타드 소드 디바이너는 오랫만 에 상대를 만난듯 자신의 색을 더더욱 진하게 만들었으며 드래곤 슬레이어도 더욱 찬란히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얼마만큼 강해졌나 볼까 색골?" 바이칼은 피식 웃으며 받아쳤다. "몸으로 느껴봐라 얼간이." 대신관이 입에 호른을 가져가자 관중들 사이에서 침묵이 흐르기 시작했다. 공기도, 바람도 숨을 죽였다. 어느때와는 다른 긴장감에 대신관도 얼굴색이 좋지를 않았다. 부우우... "타앗!!" 호른소리와 동시에 그들은 경기장 중앙에서 격돌했다. 검과 검 사이에서 푸른색의 스파크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호장들은 그들의 전투가 자신들과의 전투와 비교가 안되는 빠른 템포로 진행되고 있는걸 보고서 침을 꿀꺽 삼켰다. "으랴앗!" 리오의 파워풀한 공격에 바이칼은 조금도 밀리지가 않았다. 바이칼의 속공도 리오 에겐 전혀 통하고 있지가 않았다. 거의 막상막하의 실력임에 틀림이 없었다. "운동좀 했나보지 색골!!" 리오의 중단공격을 받아낸후 바이칼이 대답했다. "네가 약해진거 아니냐!" 바이칼은 오른손에 검을 쥔후에 팔을 휘둘렀다. 거의 보이지 않을정도의 속도였다. "으잇!" 리오는 검의 반경에 들어있지 않은데도 빠르게 몸을 제쳤다. 그러자 리오의 뒷쪽에 멀리 자리잡고있던 의자 하나가 간단히 두동강이 났다. "요격 진공참(邀擊 眞空斬)이군, 그렇다면 답례다!" 리오는 바이칼쪽으로 빠르게 점프했다. 검을 한껏 위로 재쳤다가 바이칼이 범위안 에 들어오자 그대로 검을 내려 휘둘렀다. "대지열파(大地熱波)!!" 바이칼은 그 기술을 피할틈이 없었다. 기술의 속도도 빨랐지만 그 범위가 만만치 않아서였다. "크윽!" 대지열파를 방어한 바이칼은 뒷쪽으로 쭉 밀려났다. 씁쓸한 표정을 지으며 검을 고 쳐잡은 바이칼은 대지열파의 딜레이 때문에 무릎을 굽히고 앉아있는 리오에게 반격 을 가하기 시작했다. "신월 대격참(新月 大擊斬)!!" 관중들은 그 기술의 말도안되는 범위에 자신의 눈을 의심하지 않을수 없었다. 거대 한 호선이 바이칼에게 다섯발자국 이상 떨어져있는 리오의 가슴을 노리고 바이칼의 검을따라서 그어졌다. "이런!" 리오는 검을 가로로 세워서 그 기술을 방어했다. 리오도 바이칼처럼 뒤로 약간 밀 려났다. "검기군!" 라가즈는 믿을수 없다는 표정으로 경기를 지켜보고 있었다. "검기라면...?" "그것으로 밖에는 저 엄청난 범위를 설명할 방법이 없습니다. 저 둘은 정말 대단하 군요!" -------------------계속--- [9544] 제목 : [조윤철]Gods Κnight Vol 34. 올린이 : jack21 (이경영 ) 95/10/20 23:22 읽음 : 542 관련자료 없음 "과연 그렇겠군. 하긴 저정도의 명검을 가진 사나이가 그정도의 기술을 쓰지 못한 다면 말이 안되겠지." "하지만 유예시간 없이 순간적으로 쓴다는건 이해가 가질 않는군요." 왕도 라가즈의 말에 동감하는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소, 나도 그렇게 생각하오. 어쨌든 계속 지켜봅시다." 리오는 검을 경기장 바닥에 꽂아넣고 양손을 가슴앞에서 교차시켰다. 공기가 리오 의 주위에서 맴돌기 시작했다. "기를 높이냐? 좋아!" 바이칼은 검을 놓지않고 몸을 꼿꼿이 세운뒤에 기를 모으기 시작했다. 전기력이 그 의 주변에서 소용돌이쳤다. 리오는 검을 다시 잡은후에 자세를 취했다. 바이칼도 자세를 고쳐잡고 리오를 주시 했다. 리오는 검을 높게 쳐들었다. 흰색의 아지랑이가 검에서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 "좋아! 얼마든지 와... 엇?" 바이칼은 잠시 말을 끊었다. 리오도 검기를 거두고 뒤를 돌아다 보았다. 경기장 서쪽의 상공에서 까만 점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점점 수가 많아지기 시작 했다. "저건...!" 리오의 동공이 인간의것 이상으로 확대가 되었고 리오의 눈은 멀리서 다가오는 검 은 점들의 정체를 알아볼수있게 되었다. "......와이번 이다!!" 리오는 표정을 일그러뜨리며 외쳤다. 와이번이란 용과 비슷하게 생긴 날아다니는 거대 파충류의 일종이었다. 사는곳이 일정치가 않고 성질이 흉폭해서 모험가나 여행객들의 신변을 가장 위협하는 존재이 기도 하다. 그들이 갑자기 말스왕국의 수도로 침범해오고 있었다. "수십마리는 되겠는데? 어떻게 저녀석들이 때를지어 이동할수가 있지?" "보통일이 아닌듯 싶군." 리오는 팔짱을 끼고서 생각에 잠겼다. 바이칼은 구석에서 구경하고있던 대신관을 불러서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대신관은 와이번이란 이름을 듣고서 경악을 금치 못 했다. "빨리 왕께 전해요. 안그러면 피해자들이 속출할테니." "아, 알겠소!" 대신관이 왕이있는 특별석으로 달려가는걸 본 바이칼은 다른곳도 둘러보았다. "다른 하늘에선 오지 않는군. 어디까지 왔냐?" "음... 6분후면 이곳에 당도할것 같은데?" 대신간은 숨을 헐떡거리며 왕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왕은 놀란 표정으로 대신 관에게 되물었다. "아니, 와이번들이 어떻게 때를지어서 공격을 해온단 말인가! 라가즈, 어떻게 된거 요!" "사마술 같습니다. 그것 외에는..." 라가즈가 말을하는 도중에 한 병사가 문을 박차고 들어왔다. 온몸이 피투성이가 된 상태였다. "마마! 수도 외각에 멘티스 솔져들이 나타났습니다! 성 외각 방어부대로는 역부족 이어서 그들을 막을수가 없었습니다, 주민들은 피신시켰으나..." "뭣이라고!" 말스왕은 의자를 박차고 일어섰다. 매우 흥분된 표정이었다. "당장 장군들을 집결시키고 크림슨 나이트들을 비상출동 시키도록! 지체하지 말아 라!" 시종들은 특별석 밖으로 빠르게 뛰어나갔다. 레나도 걱정되는 표정으로 자리에서 일어나 있었다. "아바마마..." "아, 공주는 짐과함께 왕궁으로 돌아가자꾸나. 라가즈, 도와주시오." 라가즈는 특별석의 의자들을 치우고 거대한 도형을 바닥에다가 그렸다. 그리고 도 형의 중앙에 자리를 잡은후에 주문을 외웠다. "오르마 다사라하 바라흐, 공간의 신 자이레토시여 저희들을 저희가 원하는 장소에 도달할수 있도록 허락해 주시오. 자, 두분은 어서 이쪽으로..." 왕과 레나는 라가즈의 말에따라 도형안으로 들어갔다. 그러자 도형은 황금색으로 빛나기 시작했다. "텔레포트!" 라가즈의 주문이 끝남과 동시에 세명의 형체는 빛이되어 어디론가 사라졌다. 대신관이 호른을 연속으로 네번불자 관중들은 급히 경기장에서 퇴장하기 시작했다. 호장들은 또다른 대신관의 말을듣고 황급히 경기장 밖으로 뛰어나갔다. "자, 왕과 공주도 궁으로 간것같으니 우리도 나가볼까?" 리오는 뒷쪽으로 엄지손가락을 펴보이며 바이칼에게 말했다. "그래야겠군. 넌 수도 안쪽을 맡아라. 난 와이번들을 맡을테니까." "알았다. 아무래도 수도 안쪽까지 뭔가가 들어온것 같으니까." 리오는 말을 마치고나서 바람같이 경기장 바깥으로 빠져나갔다. 바이칼은 기를 얼 마간 모은뒤에 공중으로 날아올랐다. 공중 부유술 이었다. "기 소비가 심하겠지만 어쩔수없지. 속전 속결로 끝내는수 밖에." 바이칼은 빠른 속도로 점점 다가오는 와이번들을 향해 대기를 박차고 날아가기 시 작했다. 왕궁에 도착한 말스왕은 회의장에서 영주들의 모습이 하나도 보이지 않은것에 분노 를 감추지 못하였다. "뭣이라고! 영주들이 모조리 없어져! 어제까지만 해도 나에게 충성을 맹세하겠다던 그들이!!" 왕은 화를 참지못하고 주먹으로 탁자를 후려치며 소리쳤다. 카라한도 노기어린 목 소리로 왕에게 말했다. "마마, 영주들이 없어도 저희들 만으로도 충분합니다. 크림슨 나이트들도 출격을 게시했고 다른 부대들도 지원을 위한 준비가 완벽하게 갖춰져 있습니다. 진정하십 시요." "으음...! 알겠네." 왕은 화를 가라앉히고 다시 자리에 앉았다. 곧이어 페란드가 들어와서 왕에게 상황 을 보고했다. "마마, 수도 남쪽도시에 멘티스 솔져들이 나타나서 난동을 부리고 있습니다. 숫자 가 꽤 많은것으로 보아서 크림슨 나이트 두 부대로도 그들을 물리치기란 어려울것 같습니다. 그리고 와이번들은 수도 서쪽에 나타나서 민가들을 태우고 있다 합니다. 궁수부대로는 어림도 없을것 같습니다." 왕은 두손을 깍지낀 후에 코 아래에 대면서 고심하는 표정을 지었다. "음... 와이번이 문제로군. 대책은 서있나?" "예, 강궁병 부대와 드래곤 나이트들이 준비를 마쳤습니다. 헤리온이 오면 즉시 출 격할 것입니다." 말스 왕국의 드래곤 나이트 부대는 전 세계에 정평이 나있는 왕국 최정예 부대중에 하나였다. 슐턴의 크루세이더, 오르만의 발키리, 그리고 슈레이의 그랜드 나이트등 도 거기에 포함되어 있었다. "좋아, 방어 전력은?" "창기병대 10부대가 성으로 오는 길목을 차단하고 있습니다." "좋아, 그럼 우리는 결과를 기다려보세." "이런! 이런 괴물들이 있었다니!" 크림슨 나이트의 대장은 자신들의 전력과는 비교도 되지않는 멘티스 솔져들의 전투 력에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었다. 벌써 열명이 넘는 기사들이 자신들의 붉은 갑옷 을 피로 더욱 진하게 물들이고 있었다. 그에반해 멘티스 솔져들은 전혀 피해를 입 지 않고있었다. "이런 사마귀 녀석들!!" 한 기사가 자신들의 눈앞에서 시민 한명이 그들의 먹이로 변하는것을 보자 참지 못 하고 진형을 이탈하고 말았다. 그는 길다란 창을 멘티스 솔져에게 능숙한 솜씨로 휘둘렀으나 멘티스 솔져의 낫과같은 팔에 그대로 오른팔을 잃어버리고 말았다. "이런, 안돼!!" 동료들의 오열에도 불구하고 기사는 온몸을 난도질 당한후에 피를 흘리며 죽어갔다 . 결국 참지못한 다른 기사들도 일제히 돌격해 들어가서 한마리를 집중공격한 끝에 겨우 쓰러뜨릴수 있었다. 하지만 뒤에 포진해 있던 다른 멘티스 솔져들이 가만히 있을리는 만무했다. 다른 기사들도 결국에는 잔인한 죽음을 당하고 말았다. 크림슨 나이트의 대장은 천천히 다가오는 멘티스 솔져들을 바라본후 눈을 잠시 감았다. `...미안하다 예들아...' 눈을뜬 대장은 각 기사단의 대장에게만 지급되는 비상병기를 자신의 갑옷 주머니에 서 꺼냈다. 주황색의 피리... 분 사람을 버서커로 만들어주는 `달의 피리`였다. "나머지들은 여기에서 모두 피신해서 지원군을 기다려라! 여긴 내가 어떻게 해서든 지 막아보마!" "대장님! 설마...!!" 한 기사가 대장의 어개 보호구를 부여잡았다. 그러나 대장은 그의 얼굴을 후려지며 소리쳤다. "이녀석! 명령을 듣지 못했나!! 그러고도 말스왕국의 기사더란 말이냐! 상관의 명 령을 거역하면 기사의 자격은 박탈당한다!!" "대장님은 가족이 있질 않습니까! 그 피리는 제게 주십시요!!" 젊은 기사는 눈물을 흘리며 자신의 대장에게 호소했다. 그러나 대장의 결의는 단단 했다. "뭣들하나! 이녀석을 당장 끌고가라!!" 다른 기사들은 침통한 표정으로 젊은 기사를 데리고 뒷쪽에 구축된 방어선을 향해 서 달려갔다. 대장은 그들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부드러운 미소를 띠웠다. "나에겐 가족이 있지만 너에겐 어머니가 계시질 않느냐. 후후..." 말을마친 대장은 달의 피리를 불기 시작했다. 고요한 소리가 멘티스 솔져들의 움직 임을 정지시켰다. ----------------------계속--- [9584] 제목 : [조윤철]Gods Κnight Vol 35. 올린이 : jack21 (이경영 ) 95/10/22 09:00 읽음 : 536 관련자료 없음 잠시후 피리의 음색이 멎고 대장은 하늘을 쳐다보며 괴성을 지르기 시작했다. 눈은 하얗게 변해있었고 이마엔 푸른 힘줄이 튀어나와 있었다. "우오오오오 - !!" 그는 이미 크림슨 나이트의 대장이 아니었다. 광기에 사로잡힌 사나이, 광전사 버 서커였다. 광전사는 자신의 옆에 떨어져있는 창을 움켜쥐었다. 야릇한 미소가 그의 얼굴에 흐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는 그의 앞쪽에서 걸어오는 멘티스 솔져들을 바 라보았다. -적이다! 그는 창 하나만 가지고 자신보다 세배 이상 큰 멘티스 솔져들에게 달려가기 시작했 다. 아무런 공포심도 그에겐 없었다. 그의 머리속에서 가족이나 부하들같은 잡다한 생각은 잊혀진지 오래였다. 오직 하나, 눈앞의 적을 죽인다는 생각 외에는 일체의 잡념이란 찾아볼수가 없었다. "저기 오는군." 바이칼은 공중에 뜬상태로 다가오는 와이번들을 주시하고 있었다. 적어도 30마리 이상은 되어보였다. 그 포악한 파충류들은 빠른속도로 바이칼의 코앞까지 다가오고 있었다. "좋아, 덤벼라!!" 바이칼은 검을 뽑고서 공중에서 자세를 취하였다. 전혀 흐트러지지 않은 자세였다. 그러나... 와이번들은 바이칼을 보지도 않은체 수도로만 날아가기 시작했다. 바이칼로선 예상 치 못했던 결과였다. 성격이 난폭하기로 유명한 와이번들이 눈앞에 다른 존재를 놓 고도 그냥 지나친다는건 거의 있을수없는 일이었다. "저... 저녀석들!!" 바이칼은 아차 싶었다. "보통일이 아니잖아! 제길!!" 그러나 바이칼이 와이번들을 쫓아가기는 이미 늦은듯 했다. 와이번들은 수도 내의 민가들을 잿더미로 만들기 시작했던 것이다. 광전사는 멘티스 솔져들에게 가까이 가기도전에 또다른 장애물에 부씌히고 말았 ? 그러나 이상하게도 그의 발이 떨어지지가 않았다. 몸 자체가 느끼고 있었다. 본능적으로 느껴지는 그 장애물에 대한 두려움... "조금만 기다리셔야지 아저씨. 아이들도 있는것 같은데..." 그 장애물은 씨익 웃으며 광전사에게 다가오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광전사의 얼굴 을 그리 강하지 않은 힘으로 감쌌다. "집에가서 애들이랑 좀더 놀라구." 장애물 - 큰 키에 붉은 장발을한 사나이는 대장의 얼굴을 감싼 오른손에 약간의 힘 을 가했다. 그러자 푸른빛이 그의 손에서 방출되어 대장의 머리를 통과했다. 그러 나 대장의 머리에는 아무 손상이 없었다. "아... 당신은...?" 대장의 눈에 촛점이 살아났다. 붉은머리의 사나이는 천천히 대장의 얼굴에서 손을 떼었다. "저기 부하들이 기다리고 있잖소. 어서 가보시오, 여긴 나에게 맞기고." 그는 커다란 망토안에 들어있는 자신의 자색 검을 뽑아들며 대장에게 말했다. 대장 은 그러나 그 사나이의 앞으로 걸어나갔다. "호의는 고맙지만 이대로 전장을 이탈할순 없소! 난 명예로운 크림슨 나이트의 이 름과 위대하신 말스왕의..." 사나이는 듣기 귀찮다는 표정으로 대장의 복부를 가격했다. 대장은 더이상 말을 이 을수가 없었다. "죽을게 뻔한 사람을 죽게 내버려 두는건 인과업보가 된다구. 기사직에서 짤리는것 보다 더 무서운거지. 이봐, 쫄병들!!" 담 뒤에 숨어있던 크림슨 나이트들은 그 사나이가 자신들을 향해서 외치자 그대로 달려나왔다. 그 사나이는 대장을 기사들에게 넘겨주고는 한발작 한발작 사마귀 들 에게 다가가기 시작했다. "이보시오! 당신 위험하지 않겠소!" 그 사나이는 괜찮다는듯 자유로운 왼손을 그들에게 흔들어 보였다. "그렇다면 당신의 이름이라도 말해주시오! 부탁이오!" 그 사나이는 번개같이 멘티스 솔져의 낫을 피하면서 괴물의 허리를 두동강 내고 있 었다. 자신들의 대장을 부축하고 있는 기사는 그의 모습을 보고 무언가를 생각해낸 표정이었다. "그래... 저 사나이, 7호장 슐턴 장군님을 궁지에 몰아넣었던 실력자야, 왕궁에서 저사람을 잠깐 본적이 있어. 이름이... 리오 라던가?" "리오라구..." 두 기사는 인상에 남을것 같은 리오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방어선을 향해서 달려가 기 시작했다. "와라앗!!" 보라색의 섬광이 멘티스 솔져들의 몸을 스쳐지나가고, 거기에 닿은 멘티스 솔져들 은 그대로 두동강이 나고말았다. 한명의 멘티스 솔져도 리오의 옷깃조차 스치질 못 하였다. 리오의 검 디바이너는 그들의 투명한 피를 몸에 적시며 자신의 색을 한층 더 진하 게 만들고 있었다. 멘티스 솔져의 외골격이 아무리 단단하다 하더라도 디바이너의 일격을 견뎌내기엔 역부족 이었다. "쉬이익!!" 한 멘티스 솔져가 디바이너의 일격을 자신의 낫으로 겨우 막아내자 다른 멘티스 솔 져들이 틈을 노리고 일제히 리오에게 덤벼들기 시작했다. "이자식들이!!" 리오는 오른손에 들고있던 디바이너를 양손에 거머쥐었다. 순간적으로 그의 몸에서 기의 폭풍이 불어왔다. 그러나 멘티스 솔져들은 아랑곳 하지않고 리오에게 자신들 의 날카로운 생체 낫을 휘두르기 시작했다. 동시에 리오의 기합성이 울려퍼졌다. "진공회류 이공단살!!" 거대한 진공회오리가 멘티스 솔져들이 있는곳에서 하늘을 향해 솟구치기 시작했다. 멘티스 솔져들은 견뎌내지 못하고 회오리 안으로 빨려들어가기 시작했다. 회오리 안으로 들어온 멘티스 솔져들은 진공 회오리안의 압력차이 때문에 풍선이 터지듯 펑 펑 소리를 내가며 외골격 안의 내용물들을 분출하기 시작했다. 회오리가 가라앉 자 민가의 폐허위로 멘티스 솔져들의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리오는 다시 검을 휘두르고 빠져나간 기를 보충하기 시작했다. 근처에 포진한 멘티 스 솔져들은 본능적으로 느낀 살기때문인지 리오에게 접근할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었다. "키이익!!" 한 멘티스 솔져가 처절한 비음을 내면서 쓰러졌다. 그의 기다란 목에는 화살과 비 슷한 거대한 나무말뚝이 박혀있었다. "가자! 크림슨 나이트들의 복수다!!" 리오는 군인들이 달려오는쪽을 바라보았다. 오르만과 그의 휘하에 있는 발키리 부 대와 거궁병 부대가 일제히 몰려오고 있었다. "호오... 드디어 뜨셨군, 호장들께서." 리오는 남아있는 멘티스 솔져들의 수를 눈으로 세어보았다. 열마리 가량 남아있는 듯 했다. "좋아, 이정도면 때죽음 당하진 않을꺼야. 적어도 정예부대인 발키리 들이니까. 오르만도 있고..." 리오는 검을 집어넣고는 다른곳으로 달려가기 시작했다. 왕궁쪽이 아무래도 불안해 서 였다. "느낌이 좋지않아... 어째서일까...?" 리오가 떠나자 멘티스 솔져들의 움직임은 다시 활발해 졌다. 거궁병들이 쏘아대는 거대 화살들이 하나도 적중하지 않았다. 오르만은 전 발키리 부대에게 돌격명령을 내렸다. "돌격이다!! 저 곤충들에게 발키리들의 무서움을 보여주자!!" 말을 타고있는 발키리들은 보통 기마병과는 약간 달랐다. 창도 도끼창 이었고 만약 을 대비해서 검과 활도 장비히고 있었다. 한마디로 말해서 원거리, 근거리 전투가 모두 가능한 만능전사들 이었다. "우아아앗!!" 오르만은 체구에 걸맞는 거대한 말을타고 다른 발키리의 것보다 두배는 커보이는 특수한 도끼창을 장비하고 있었다. 거기에서 풍겨나오는 위압감이란 대단한 것이었 다. 그는 고함을 지르면서 제일 앞쪽에 서있던 멘티스 솔져의 머리를 단숨에 날려 버렸다. 기세가 오른 발키리들도 거대한 곤충인 멘티스 솔져들에게 거침없는 공격 을 개시했다. 멘티스 솔져들의 투명한 피가 전장을 가득 매우기 시작했다. --------------------계속--- [9585] 제목 : [조윤철]Gods Κnight Vol 36. 올린이 : jack21 (이경영 ) 95/10/22 13:25 읽음 : 516 관련자료 없음 "좋아, 좋아! 하나도 남기지 말고 모조리 처치해라!" 오르만은 기사들을 향해서 외쳤다. 기사들의 사기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오르 만의 전장에서의 버릇이기도 했다. 멘티스 솔져들은 거의 전멸상태였고 발키리 부대는 사상자가 거의 없었다. 리오가 대다수의 멘티스 솔져들을 가루로 만든탓도 있었지만 말스 왕국의 발키리 부대는 확실히 강했다. 거의 정리가 끝나갈 무렵에 오르만은 왕궁에서 달려온 병사의 말을 듣고 주먹으로 자신의 손바닥을 치면서 분개했다. "이런! 큰일이다, 왕궁 근방이 집중공격을 받고있다!!" 왕궁 근처의 민가들은 거의 불바다에 가까웠다. 와이번들은 무차별로 민가들을 공 격했고 주민들은 목숨을 건지는것도 어려웠다. 헤리온의 드래곤 나이트 부대가 와 이번을 공격하려고 출격을 했으나 와이번들은 그들에게 눈길도 주기않고 오직 민 가들만 공격했다. 드래곤 나이트 부대는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해서 주민 들을 대피시키는데 전력을 다할수밖에 없었다. 갑자기 집을 잃게된 난민들은 다행히도 성 안으로 피난할수 있게 되어서 안도의 한 숨을 쉴수있었다. 레나는 걱정어린 표정으로 난민들을 몸소 보살피고 있었다. 궁녀들은 옥체를 보존 하시라며 레나를 말렸으나 그녀를 막을수있는 사람은 왕 뿐이었기에 아무말도 못하 고 그녀를 도와주었다. 부상자도 많고 하였으나 레나는 미소를 잃지않고 성심성의 껏 난민들을 보살펴 주었다. "하아... 숨을 좀 돌릴까?" 레나는 이마에 맺힌 땀을 닦으며 허름한 의자에 기대어 앉았다. 그녀는 약간 번거 로운듯 머리에 쓰고있는 장식을 벗었다. 뒤로 넘기고 있던 그녀의 머리카락이 장식 을 벗자 앞으로 넘어왔다. 공주라고 불리기 전의 머리형태가 그대로 나왔다. 레나는 머리를 쓸어올리며 회상에 잠겼다. 어떤 사나이가 그녀의 집 뒷뜰에서 노숙 을 하고있던 기억이 떠올랐다. `처음 만났을때 날 알고있는듯한 표정이었어. 나의 이름도 알고있었지' 레나는 오른팔에 턱을 괴었다. `리오는 무사할까... 간단히 어떻게 될 사람도 아니지만...' 레나는 계속 생각에 잠겨있다가 누군가가 자신의 긴 치마자락을 잡아당기는걸 느끼 겅신을 차렸다. "어? 너는?" 한 아이가 금방이라도 울음을 터뜨릴것만 같은 표정으로 레나앞에 앉아있었다. "레나언니... 무서워..." 레나는 그애에게 다가가서 그 아이를 꼭 껴안아 주었다. "무사해서 다행이구나. 네 걱정을 언니는 제일 많이 했다구." "으응..." 레나는 약간 검정이 묻어있는 아이의 얼굴을 닦아주었다. "이제 걱정하지마, 제나야. 언니가 옆에 있어줄께." 리오는 리카와 클루토가 걱정되기 시작했다. 그 아이들이 있는 여관쪽의 거리가 불 길에 휩싸여 있었기 때문이었다. "제길! 망할 녀석들!!" 리오는 거칠게 내뱉으며 아직도 불길이 가시지 않은 거리로 뛰어들어갔다. 수인을 맺고서 사람의 기를 탐색하기 시작했다. "으음......있구나, 역시 끈질긴 애들이군." 리오는 리카와 클루토의 기를 찾아내고서 안도의 표정을 지은뒤에 아이들이 있는 여관으로 뛰어들어갔다. 여관의 1층은 아직 불길에 휩싸이지 않은듯 했으나 2층은 연기로 가득했다. "리카! 클루토! 대답해봐!" 리오는 그들의 이름을 부르며 2층으로 뛰어올라갔다. 그때 지붕이 무너지는 소리가 여관을 진동시켰다. "이런, 리카! 클루토!" 리오는 클루토의 방문을 열어㉩혔다. 그러나 클루토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그때 리카의 방쪽에서 희미하게나마 신음소리가 들려오는것을 리오는 들을수 있었 다. 그는 지체하지 않고 리카의 방으로 뛰어들어갔다. "거기있니! 대답해봐!" "콜록, 콜록! 꺽다리! 클루토가...!" 리카는 연기에 목이매인듯 콜록거리며 리오에게 도와달라는 손짓을 했다. 클루토는 커다란 나무 부스러기 사이에 끼어서 움직이지 못하고 있었다. "이봐! 정신차려 클루토!!" 클루토는 리오의 외침에 응답이 없었다. 깔리면서 정신을 잃은듯했다. "제기랄!!" 리오는 나무 부스러기를 있는힘껏 움켜쥐었다. 그리고는 힘을다해 그것들을 들어올 리기 시작했다. 나무 부스러기는 우지직 소리를 내면서 가볍게 들어올려졌다. 리오는 다시 그것들 을 앞으로 밀어내었다. "자, 됐어! 리카, 어서 내려가!!" 리오는 클루토를 망토로 감싸안으며 리카와 함께 여관 밖으로 무사히 나갈수 있었 다. "하아, 하아, 꺽다리, 보기보다 도움이 되는데?" "그것보다 리카, 제나는 어디있지?" 리카는 정신이 없다는듯 고개를 가로저었다. "몰라, 우리가 왔을때는 여관에 없었어. 콜록!" 리오는 이상하게 생각하며 클루토와 리카를 안전한 곳으로 데려갔다. 아직 와이번에게 공격당하지 않은 병원에다가 리카와 클루토를 데려다논 리오는 간 호원에게 둘을 부탁하며 황급히 왕국쪽으로 뛰어가기 시작했다. "이봐, 리오!" 리오는 뛰어가는 도중에 공중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잠시 멈춰섰다. 바이칼 이었다. "와이번들은 어떻게 된거지? 아직 한마리도 떨어지지 않았잖아!" 둘은 같이 왕궁쪽으로 뛰어가기 시작했다. "저것들, 아무래도 사마술에 조종당하는것 같아. 오직 목표만 눈에 들어오는것 같 았어." "뭐라고? 사마술!?" "그래, 그것 외에는 저녀석들의 지능지수를 올릴 방도가 없잖아." 리오는 순간적으로 인상을 일그러 뜨렸다. 머릿속에 한사람의 이름이 떠올랐기 때 문이다. "타르자!"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이번일은 아무래도 복잡하게 얽혀있는것 같아." 왕궁에 가까이 왔을때, 그들은 어쩔수 없이 멈춰서야만 했다. 30마리가 넘는 와이 번들이 진을치고 그들을 기다리고 있는것이 보였다. 와이번들의 눈은 붉은색으로 반짝이고 있었다. "저것들...우리가 오기를 기다리는것 같이 보이는데?" 둘의 모습이 와이번들의 눈에도 들어왔다. 한마리가 공중으로 날아올랐다. "구오오오오!!" 와이번은 괴성을 지르면서 입에서 시뻘건 화염덩어리를 둘에게 쏘아댔다. "이자식!!" 리오는 분노가 어린 얼굴로 불길을 피한후 와이번을 향해서 뛰어올랐다. "없어져라!!" 리오는 와이번의 목을 강하게 붙잡았다. 두두둑 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리오는 와 이번의 목을 잡은체로 지면을 향해 급속도로 떨어지기 시작했다. "키이이익!!" 폭음소리와 함께 와이번의 몸은 땅에 처박혔고 리오는 다시 있던자리에 착지했다. 그 광경을 지켜보던 와이번들은 한꺼번에 공중으로 날아오르기 시작했다. 리오와 바이칼은 각자의 검을 뽑아들었다. "가자!" 와이번들은 공중에서 정지한체로 리오와 바이칼에게 불덩이들을 쉴새없이 쏟아붇기 시작했다. 삼십여마리가 동시에 불덩이를 쏘아대는 모습은 어찌보면 장관이라 할수 도 있었으나 그 밑의 광경은 지옥을 방불케 했다. 성 주위에서 맴돌던 드래곤 나이 트들은 그 광경을 보고서 경악을 금치 못했다. "저, 저럴수가! 헤리온님 이게 어떻게..." 헤리온도 갑작스레 눈에 보인 광경에 어떻게 된일인지 자신도 알수가 없었다. "엇! 저걸보십시오!" 쉴세없이 쏟아지는 불덩이로 완전히 불바다가된 장소에서 갑자기 불기둥 하나가 솟 아오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불기둥을 뚫고서 리오가 하늘높이 솟아올랐다. "낙월참(落月斬)!!" --------------------계속--- [9632] 제목 : [조윤철]Gods Κnight Vol 37. 올린이 : jack21 (이경영 ) 95/10/24 21:30 읽음 : 503 관련자료 없음 리오의 기합성과 함께 와이번 한마리가 머리에서 꼬리까지 단숨에 두동강이 났다. 낙월참의 검기는 아직 남아있어서 밑에있던 또다른 와이번의 날개를 잘라버리기에 충분했다. 바이칼도 질수 없다는듯 불꽃속에서 날아올라 자신의 기술을 펼쳤다. "신월 대격참 쌍월출(雙月出)!!" 두개의 거대한 호선이 와이번들 사이에 그려졌고 호선 범위안의 와이번들은 신체 의 일부분을 잃어버리며 땅으로 추락하였다. 드래곤 나이트들은 놀랄수 밖에 없었 다. 그 폭염속에서 어떻게 살아있을수가 있으며 리오와 바이칼이 공중에서 떨어지 지 않고 와이번들과 싸운다는 점에서 그들의 지식으로는 설명이 거의 불가능 했기 때문이었다. 헤리온은 와이번 사이에서 싸우고있는 그들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내가 저런 괴물들과 대전을 했었다니...' 헤리온은 피식 웃었다. 그의 보좌관이 자신의 타고있는 사육된 와이번을 헤리온의 곁으로 몰아갔다. "헤리온님, 우리들도 저들을 지원하는게 좋지 않을까요?" "......그러는게 좋을것 같군. 자! 전원 전투대형으로! 와이번들을 몰살시키자!!" 드래곤 나이트들은 기다렸다는듯이 환호성을 질렀다. 헤리온은 자신의 와이번의 고 삐를 힘차게 잡아당겼다. "전군 돌격!!" "공주님, 왕께서 공주님을 부르십니다." 한 시종이 레나의 곁으로 다가와서 조용히 말했다. 레나는 알았다는둣이 고개를 끄 덕인후 시종을 보내었다. "제나야, 잠깐만 여기서 기다려줄래?" 제나는 두렵다는 표정으로 레나의 치마폭에 얼굴을 묻으며 고개를 저었다. "싫어 싫어! 언니랑 함께갈꺼야!" 레나는 난처한듯 얼굴을 약간 찡그렸다가 제나의 손을 붙잡았다. "그래, 같이가도 될꺼야. 하지만 얌전하게 있어야해, 알았지?" 레나는 제나의 옷가짐을 단정하게 해주며 상냥하게 말해주었다. 제나는 고개를 크 게 끄덕이며 알았다고 말했다. "좋아. 자, 가자 제나야." 둘은 다정하게 손을 붙잡고 말스왕이있는 알현실로 걸어갔다. 그때, 레나는 느끼지 못했지만 제나의 눈은 이상하리 만큼 빛나고 있었다. "좋아! 거의 전멸상태까지 몰고갔다! 더욱 힘을내라!!" 와이번들은 압도적인 숫자의 드래곤 나이트들과 리오등의 힘으로 한 두마리만이 가 벼운 저항을 계속하고있을 뿐이었다. 헤리온은 그가 타고있는 와이번의 고삐를 더 더욱 거세게 잡아당기면서 앞쪽에 날고있는 와이번의 머리에 자신의 창으로 일격을 가했다. 와이번은 괴성을 지르면서 땅으로 곤두박질쳤다. 리오와 바이칼은 이제 더 이상 할일이 없어졌다는듯 땅으로 가볍게 내려왔다. 기의 소비가 평상시보다 심했 는지 둘다 땀을 가볍게 흘리고 있었다. "좋아, 거의 정리됐는데?" 바이칼의 말에 동감한다는듯 리오는 아대로 이마의 땀을 닦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음, 하지만 원인을 아직 찾아내지 못했어, 타르자 할망구 말이야." "그렇군, 어, 저기 오는건 뭐지?" 바이칼은 남쪽에서 흙먼지를 일으키며 무언가가 달려오는것을 보았다. "오르만인가 하는 덩치군. 기병대인 주제에 이렇게 느리다니 원..." 리오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 오르만은 얼굴이 시뻘개진 상태로 왕궁을 향해서 있는힘껏 말을 달리고 있었다. 그 러다가 하늘을 날고있는 드래곤 나이트들이 전투가 끝났다며 수신호를 보내오자 안 심이된 표정으로 말의 속도를 늦추었다. "으음... 과연 헤리온이군. 그런데 성앞에 있는 저것들은?" 오르만은 성문 앞에서 팔짱을 끼고서 자신들을 한심한듯이 쳐다보고있는 리오와 바 이칼을 보았다. 오르만은 겸연치 않은 표정으로 그들에게 천천히 다가왔다. 그를본 바이칼은 퉁명스럽게 내뱉었다. "이봐 덩치, 왕국 최강의 기병대라는 발키리 부대가 이렇게 늦어서야 쓰겠나? 구호 활동이라도 하고왔다면 모를까..." 바이칼의 표정과 말투는 다혈질인 오르만의 신경을 자극하고도 남기에 충분했다. 오르만은 말에서 뛰어내리며 바이칼에게 자신의 도끼창을 들이대면서 소리쳤다. "이 꼬마녀석이!! 한번 운이좋아서 날 이겼다고 다인줄 아느냐! 다시한번 이곳에서 붙어보자!!" "꼬마녀석?!" 바이칼도 화가난 표정으로 바뀌었고 진짜로 대결하려는듯 검을뽑지 직전의 자세를 취하였으나 헤리온과 리오의 만류로 둘은 거기서 그치게 되었다. "아, 레나님." 슈레이와 슈는 레나가 오는것을 보고서 무릎을 굽히며 예를 갖추었다. 레나도 간단 히 목례로 답해주었다. "아바마마께서 절 찾으셨다고 들었는데요?" "예, 어서 안으로 드십시오. 그런데 그 아이는..." 슈레이는 레나의 손을 꼭 잡고있는 제나를 바라보았다. "아, 제가 아는 아이입니다. 얌전하게만 있다면 괜찮겠죠?" 슈레이와 슈는 잠시 생각하다가 얌전히만 있다면 괜찮을듯 해서 승낙을 했다. "예, 하지만 너무 예의에 어긋나서는 저희들이 혼이나게 되니 주의해 주세요." 레나는 미소를 지으며 고맙다고 말했다. 슈레이와 슈가 문을 열어주었고 둘은 안으 로 들어갔다. "아바마마, 부르셨사옵니까?" 레나는 몸을 숙이며 예를 갖추었다. 제나도 따라서 예를 갖추었다. "오오, 그래. 그런데 옆의 아이는 처음보는 아이구나?" 라가즈는 무엇인가 골똘히 생각하다가 왕의 말을 듯고는 레나와 함께들어온 제나를 바라보았다. 아이를 좋아하는 라가즈에게는 기분전환이 될수도 있었다. "아, 아주 귀여운 꼬마 아가씨..." 그러나 라가즈의 표정은 이내 바뀌었다. 어디선가 본듯한 얼굴이라 생각했다. "......" 잠시간의 침묵이 알현실에 흘렀다. 라가즈의 표정은 이내 일그러졌고 목소리에는 노기가 흘러넘치고 있었다. "이이...!! 넌, 타르자! 타르자 베히즈마!!" 레나는 라가즈의 뜻밖의 반응에 놀랐다. 아이를 보면서 타르자의 이름을 말하다니. .. 놀란건 말스왕 뿐만이 아니었다. "......" 제나의 얼굴에서 점점 핏기가 사라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표정은 어린 여자아이의 표정이 아니었다. "호호호... 역시 말스왕국 최강의 마법사답군 그래..." 목소리는 중년 여성의 목소리로 뒤바뀌어 있었다. 레나는 제나... 아니 타르자 에 게서 서서히 뒷걸음질치기 시작했다. "아, 아니야... 넌 분명히 제나..." 타르자의 육체는 아이의 몸에서 빠르게 성장하기 시작했다. 붉은색의 빛이 타르자 를 휘감더니 곧 타르자는 붉은옷을 입고있는 젊은 여성의 모습으로 변했다. "레나, 너하고 리오는 생각외로 상냥하더군, 하긴 숲속에서 홀로된 아이에게 동정 심이 느껴지는건 당연하겠지. 리오에게만은 간파당할꺼라 생각하고 조마조마 했는 데 말이야... 하지만 의외로 쉬웠지." 타르자는 천천히 레나에게 다가와서 그녀의 갸름한 턱을 손으로 쓰다듬었다. 레나 의 얼굴은 공포로 질려있었다. "공주님에게 손을 떼랏!" 뒤에서 여성의 앙칼진 목소리가 들려왔다. 슈레이와 슈였다. 그러나 타르자의 표정 은 전혀 변하지 않았다. "훗... 꺼져버려랏!!" 타르자의 눈이 붉게 번쩍이는가 싶더니 슈레이와 슈의 몸은 벽을향해서 곤두박질을 쳤다. 타르자만의 강력한 사마술 이었다. 두 여장군은 더이상 움직일수가 없었다. "슈레이!, 슈!" 레나는 그녀들이 깨어나질 않자 소리치기 시작했다. "걱정하지마라, 귀여운것... 난 쓸데없는 살생은 싫어하니까." 왕은 떨리는 목소리로 타르자에게 말했다. "이 요망한것... 도대체 원하는게 무엇이냐!" 타르자는 레나에게서 손을 떼면서 날카롭게 웃었다. "호호호호! 걱정하지마, 이 왕국을 멸망시킬 생각은 아직은 없으니까. 난 이 공주 님에게 볼일이 있을 뿐이야..." 분명히 타르자의 손은 레나에게서 떨어져 나갔지만 레나는 한발자국도 움직일수가 없었다. 눈물이 왈칵 솟아올랐다. "뭐라고! 이 무엄한!!" 왕은 자신의 옆에있던 장검을 뽑으며 타르자에게 달려들었다. 그러나 호장인 슈레 이등이 상대가 되지못한 시점에서 왕의 그러한 행동은 무모한 것이었다. "얼마 남지않은 목숨인데 잘 부지하셔야지!!" 타르자의 눈이 또한번 빛을냈고 왕도역시 의자에 처박히고 말았다. 그의 입에서 검 붉은 선혈이 튀었다. "커헉!!" "아바마마!!" 라가즈는 더이상 두고볼수가 없다는듯 양손을 모으고 주문을 외우기 시작했다. "써보시지 늙은이. 하지만 당신의 마술은 나에겐 씔체 통하지 않아. 그리고 나에 게 마법을 쓴다면 내 옆에 붙어있는 공주에게도 피해가 갈텐데...?" 거의 협박이나 다름없었다. 라가즈는 비통한 표정을 지으면서 주문을 도중에서 지 울수밖에 없었다. "으윽...! 요망한것......!!" "호호호... 흥분은 몸에 않좋다고, 호호호호...!" 타르자는 크게 조소했다. 그런후에 타르자는 다시 레나의 턱에 손을대었다. "넌 이제부터 조용히 살아가면 되는거야... 걱정하지마, 이때까지의 정을 생각해서 너의 아름다움은 건드리지 않을테니까." 레나의 눈에서는 눈물이 그치지가 않았다. 공포심으로 입도 열리지가 않았다. "넌, 이 왕국을 지키는 수정상이 되는거야, 호호호호!!" "아, 안돼요..." 타르자는 양손을 모으고 주문을 외우기 시작했다. 붉은색의 기운이 양손에서 스며 나오기 시작했다. "아... 아..." 레나는 말을할수가 없었다. 지금껏 느껴보지 못했던 공포감에 마음이 짓눌려 있었 다. 하지만 그녀의 마음속 깊은곳에선 힘차게 누군가의 이름을 부르고 있었다. 마 지막으로 그녀가 믿고있는 사나이의 이름을...... -------------------계속--- [9633] 제목 : [조윤철]Gods Κnight Vol 38. 올린이 : jack21 (이경영 ) 95/10/24 21:31 읽음 : 483 관련자료 없음 "윽?!" 리오는 자신의 가슴에 손을 올려놓았다. "왜그래?" 바이칼은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 "뭔가가... 누군가가 날 부르고 있어!" 리오는 황급히 자신의 주위를 두리번 거렸다. 그러나 누구의 소리도 들려오지 않았 다. 누구의 모습도 보이지 않았다. "어떻게 된거지...? 이상하군." 타르자는 주문을 다 외운듯 붉은 기운을 오른손에 집중시켰다. 그리고는 서서히 레 나의 얼굴에 오른손을 가져가고 있었다. 레나의 몸은 떨리고 있었다. "무서워 하질 말아. 아프진 않을테니까, 호호호..." 그때, 흰 빛이 타르자의 뒤에서 그녀의 머리를 노리고 빠르게 날아왔다. 그러나 타 르자는 고개를 약간 옆으로 비키며 그 빛을 간단히 피했다. 그 빛은 타앙 소리를 내면서 타르자의 앞에있던 탁자에 꼿혔다. 단검이었다. "거기서 멈춰라 마녀!" 타르자는 조용히 자신에게 소리를친 사나이를 바라보았다. 여전히 그녀의 얼굴에선 차가운 미소가 가시질 않았다. "호오... 왕국 7호장중 최강이라는 슐턴이었군, 나에게 볼일이라도 있는건가?" 슐턴은 자신의 검을 빼어들었다. 그리고선 분노가 어린 목소리로 타르자에게 외쳤 다. "당장 사술을 풀고 공주님을 놔줘라! 그렇지 않으면 내가 용서치 않을것이다!" "후훗!!" 타르자의 눈에서 섬광이 번뜩였다. 하지만 슐턴은 그것을 알아차렸는지 옆으로 몸 을 굴리면서 그 공격을 피해냈다. 슐턴은 기회라고 생각하며 빠르게 타르자에게 돌 격해 들어갔다. "크악 - !!" 비명소리가 알현실을 가득 매웠다. 그리고는 누군가가 쓰러지는 소리도 들려왔다. "호호호... 너같이 다혈질인 기사에겐 이런것이 잘 통하지. 어떤가... 자신이 던진 단검에 자신이 찔린 느낌은? 그리 좋지는 않을텐데...?" 타르자의 말대로 슐턴의 오른쪽 가슴에는 단검이 갑옷을 뚫고서 깊숙하게 박혀있었 다. 타르자의 눈빛은 처음부터 단검을 노리고 있었던 것이다. "비, 비겁한..." 슐턴의 입에서 엄청난 양의 피가 쏟아졌다. 슐턴은 다시 일어나려고 안간힘을 썼 으나 몸이 이상하게 말을듣지 않았다. "잘 됐어, 이 아름다운 광경의 참관인이 하나 더 늘어났으니가... 호호호!!" 리오는 아무래도 불안한듯 성문으로 향했다. 그러나 오르만이 리오의 앞길을 가로 막았다. "어딜 함부로 가려는 것이냐!" "어디긴 어디야, 왕궁이지." 리오는 오르만을 돌아서 성문으로 들어가려고 했으나 오르만은 쉽게 길을 비켜주지 않았다. 오기인듯 했다. "무엄하군, 기사라고해서 함부로 왕궁에 출입을 허가할줄 알았느냐?" "뭐라고? ...어엇?!" 리오는 다시 자신의 가슴을 스쳐가는듯한 느낌을 받았다. 이번에는 그 내용이 확실 하게 들리는듯 했다. `리오! 도와줘요!!' 리오는 눈을 부릎떴다. 얼굴이 한순간에 일그러졌다. "레나!!" 리오는 성문을 향해서 뛰어가려고 했으나 오르만은 끝까지 막아섰다. 하지만 이번 에는 리오가 가만히 있지를 않았다. "저리...!" 리오는 오르만의 얼굴을 움켜잡았다. 오르만은 즉시 얼굴에서 리오의 손을 떼어내 려고 하였으나 그러지는 못하고 오히려 번쩍 들어올려지고 말았다. "...비키지 못해!!" 리오는 간단하게 오르만을 땅에다 매다꽂았다. 오르만은 아무런 반항도 할수가 없 었다. 너무도 순간적인 일이었다. 리오는 즉시 성문에다 검으로 큼지막한 구멍을 내고서 안으로 뛰어들어갔다. 보초 들은 갑작스럽게 성문안에서 나타난 리오를 보고서 멈추라고 소리를 쳤다. "멈춰라! 병사들, 병사들!" 그러나 보초들이 부른 원군이 도착했을때 리오는 벌써 성의 알현실을 향해서 뛰어 올라가고 있었다. 병사들은 곤충이 돌 위에 뛰어올라가듯 가볍게 성의 건물사이를 통과하는 리오의 모습에 입을 벌리고 감탄했다. "자아... 이제 넌 너의 아름드움을 영원히 지속시킬수 있는 영광을 맞게 되는거야. 알겠지 레나공주? 후훗..." 타르자는 왼손으로 다시 레나의 머리카락을 쓰다듬었다. 레나는 타르자의 하얀 손 길이 자신에게 닿을때마다 조금씩 몸을 움찔거렸다. 타르자는 그것을 즐기고 있었 다. "자, 이제..." 그때. 창문이 부서짐과 동시에 타르자의 날카로운 비명소리가 알현실을 가득 매웠다. 타 르자는 고통스러운 모습으로 자신의 발밑을 바라보았다. 피투성이가 된 무엇인가 가 바닥에 떨어져 있었다. "으... 으윽!!" 순간적인 진공파에 의해서 떨어져나간 타르자의 왼손이었다. 타르자와 레나는 창문 쪽을 바라보았다. "오랫만이군 할망구." 창문을 타고서 리오는 빠르게 알현실로 들어왔다. 오른손에는 검을 든 상태였다. "리오 스나이퍼!! 빌어먹을...!!" "리오!" 두명의 여자가 동시에 리오의 이름을 외쳤다. 억양은 물론 달랐지만... "이봐! 공주님에게서 빨리 떨어져라!" "시끄럽다!" 타르자의 눈이 지금까지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만큼 붉게 빛이났다. 리오는 재빠르 게 양손을 교차시켜서 무엇인가를 막아내었다. 퉁 소리가 나면서 리오의 헝겁아대 에 붉은빛의 스파크가 일었다. "네 마법은 나에겐 소용이 없어! 순순히 내 검을 받아라!!" 리오는 재빠르게 타르자의 가까이로 접근해 갔다. 그때 지면에서 붉은빛이 또 올라 오기 시작했다. "제기랄, 당했다!" 붉은 뇌전이 리오의 온몸을 휘감기 시작했고 리오는 안에서 약간 고통스러운 표정 을 지었다. "훗, 마법지뢰 주문을 걸어놓길 잘했군." 타르자는 손이 떨어져나간 왼팔을 땅에 떨어진 왼손을 향해서 뻗었다. 그러자 왼팔 의 단면에서 핏줄과 근섬유들이 튀어나오며 왼손의 단면에 달라붙더니 다시 하나로 이어지는 것이었다. 일종의 `재생'이었다. "의외로 빠르게 몬스터들이 전멸당했군. 하지만 괜찮아, 목적은 이룰수 있으니까." 타르자는 천천히 레나에게 자신의 오른손을 가져갔다. 그리고 어깨에 손을 가져갔 을때 라가즈는 자신의 양팔을 뻗으며 마법을 사용했다. "쉽게 그럴수는 없을것이다, 다크 스피어!!" 검은색의 기운이 뾰족하게 변해가며 빠른속도로 타르자에게로 돌진해 들어갔다. 타 르자는 깜짝 놀라며 왼손으로 그 주문을 받아내었다. 타르자의 몸은 주문의 힘으로 인해서 뒤로 강하게 튕겨져 나갔다. "크아악!!" 때를 맞추듯이 리오의 눈에서 강한빛이 뿜어져 나왔다. "하아아아앗!!" 리오는 몸에있는 그를 한순간에 폭발시키며 마법지뢰의 효과를 단숨에 무산시켰다. "각오해랐!!" 리오는 겅을 움켜쥐고 타르자를 향해서 뛰어올랐다. 그리고는 검으로 타르자의 가 슴을 정확하게 찍었다. 그러나... "...어엇!" 리오가 찌른 타르자의 몸은 연기를 내면서 알현실에 장식되어있던 빈 전신갑옷으로 변했다. 리오는 아차 하면서 뒤를 돌아다 보았다. "...아아...!!" 리오에게서 잘 볼수없는 경악의 표정이었다. 리오는 온몸에 힘이 빠져나가는 느낌 을 받았다. ---------------------계속--- [9634] 제목 : [조윤철]Gods Κnight Vol 39. 올린이 : jack21 (이경영 ) 95/10/24 21:32 읽음 : 507 관련자료 없음 "오호호호......!!" 타르자의 웃음소리가 퍼져가기 시작했다. 그녀는 곧 마법으로 기절해 있는 왕과 슈 레이, 슈, 그리고 슐턴을 깨웠다. "으... 아, 아니!!" 왕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호장들도 마찬가지였다. 라가즈와 리오는 허탈함과 슬픔 이 뒤섞인 표정을 지었다. "자아... 어떠신가 말스전하. 호호호호!!" 타르자는 더욱더 목소리를 높여서 웃기 시작했다. 왕은 자리에서 일어나 아래쪽으 로 달려갔다. "공주야! 레나 공주야!!" 왕은 레나의 앞에서 소리쳤다. 레나의 몸은 서서히 수정으로 변하고 있었다. 레나 는 슬픈 표정으로 아무말 없이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자아, 난 이쯤에서 돌아가 봐야겠군. 어차피 이 왕국은 내가 멸망시키지 않아도 자멸될테니까 말이야. 호호호!!!" 타르자는 자신 만만한 표정으로 순간 이동의 주문을 외우기 시작했다. 주문이 끝나자 터르자는 리오를 바라보며 말했다. "리오 스나이퍼... 이번에는 내가 이겼다. 후후후..." 리오의 얼굴은 분노로 일그러져 있었다. "널... 꼭 이세상에서 없애버리고 말겠다..." 타르자는 리오에게 조소를 던지며 공간이동 주문을 사용해 어디론가 사라졌다. "공주님!! 이럴수가, 이럴수가!!" 호장들은 아무것도 못하는 자신들이 저주스러웠다. 레나가 서서히 수정으로 변해가 는데도 아무것도 할수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주문을!!" 라가즈는 일말의 희망이라도 걸어보는듯 디스펠(주문 해제 마법)을 레나에게 걸어 보았다. 그러나 아무런 효력이 없었다. 결국 목 근처까지 수정으로 변해버린 레나 는 조용히 입을 열었다. "리오..." 리오는 레나를 바라볼수가 없었다. 타르자의 간단한 눈속임에 속아버린 자신을 속 으로 질책하고 있었다. "이리 가까이 와줘요." 리오는 천천히 고개를 숙인체로 일어나 레나에게 가까이 다가갔다. "기분이 이상해요..." 레나는 미소를 지어보였다. 하지만 눈가에 어린 슬픔은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 "......" "이대로 수정으로 변하면 어떻게 될까요. 갑자기 궁금해 지는군요." 리오는 얼굴을 들었다. 억지로 입가에 미소를 지어보였다. "잠깐 뿐입니다 공주님. 제가 꼭..." "아니에요..." 레나는 리오의 말을 막았다. "더이상 리오가 저를 위해서 고생할 필요는 없어요. 리오는 잘해주었어요." "크윽...!!" 리오는 무언가를 참으려는듯한 소리를 내면서 고개를 떨구었다. 몸은 분노와 안타 까움으로 떨리고 있었다. "그런 표정은 짓지 말아요..." 레나는 더이상 말이 쉽게 나오지 않았다. 머리까지도 거의 수정으로 변해 있었다. 말을하는것은 거의 기적에 가까웠다. "...리오에겐 그런 표정은 어울리지 않아요..." 레나는 그 말을 끝으로 완전한 수정상이 되었다. 리오는 땅을 후려치면서 분개했다 . 바닥은 깊숙히 패여 들어갔다. "제기랄... 제기랄!!" 말스왕은 힘이빠진 모습으로 리오에게 다가왔다. 그리고 그의 어깨에 손을 올려놓 았다. "레나의 말 그대로야. 자네는 온 힘을 다해주었네..." 리오는 왕의 위로를 받은후에 서서히 일어섰다. 그리고는 수정으로 변한 레나의 옷 자락 부분을 조금 떼어냈다. 그리고 리오는 레나의 앞에서 맹세하듯이 말했다. "레나란 이름의 여인이 또한번 내앞에서 이렇게 사라지는건 더이상 두고볼수가 없 습니다. 반드시... 반드시 당신을 원래대로 돌려놓을겁니다." 리오는 수정조각을 자신의 품속에 넣었다. 그때, 알현실에 있는 모두가 놀라운 것을 보았다. 수정으로 변한 레나의 눈에서 물 이 한방울씩 떨어졌기 때문이었다. "이것은... 공주님의 의식은 아직도 이 상안에 살아있다는 증거입니다. 어쩌면 희 망이 있을지도 모르겠군요." 라가즈는 일말의 희망이라도 건지려는듯 했다. "하지만... 이제 왕국은 어찌하나. 후계자가 다시 없어졌으니 영주들은 또다시 왕 위에 오르려고 눈을 붉힐텐데..." 왕의 말에 모두는 아무런 대답도 할수가 없었다. 타르자가 말한 자멸이라는건 이런 것을 말한건지도 모른다. 하루가 지난후 수도는 침울한 분위기에 사로잡혀 있었다. 공주에게 일어난 참변과 와이번들에게 당한 피해가 너무나도 컸기 때문이었다. 리오는 조용히 리카와 클루토가 있는 병원의 병실로 들어갔다. 작별의 인사를 하기 위해서였다. "아, 리오!" 클루토는 아직도 침대에 누워있었고 리카는 거의 회복된듯 일어나서 창밖을 바라보 고 있었다. "음, 몸은 어떠니?" 클루토는 괜찮다는듯 활짝 미소를 지어보였다. "걱정 말아요. 의사 선생님께서도 몇일만 있으면 퇴원할수 있다고 하셨어요." 리오느 다행이라는 표정을 지었다. 리카는 리오의 앞에 조용히 서서 그에게 손을 내밀었다. "......" "뭐말이니?" "상금." 리오는 아차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경기는 종결이 나지 않아서 상금은 한푼도 타질 못하지 않은가. 리오는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약속했잖아. 리오." 리카는 뚫어져라 리오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리오는 할수 없다는듯 자신의 작은 주 머니를 뒤적거렸다. "자아, 이거면 상금정도는 될껄?" 리카는 리오의 커다란 손에서 자신의 조그만 손에 떨어지는 빛나는 물건을 바라보 았다. "히이익...!" 적어도 8백만 배른(돈 단위)은 나갈만한 보석이었다. "이 나라에선 거의 보지못할 보석이야. 이름이 아마 다이아몬드일껄? 물론 너희들 은 처음 들어보는 것이겠지만." 리오는 붉은 장발을 휘날리며 병실의 문을 열었다. "자, 난 이제 가볼께. 건강하게 잘 있어라." 클루토는 깜짝 놀라며 리오에게 말했다. "리오, 설마 아주 가는건..." 리오는 서운한 표정을 지으면서 말했다. "그래, 아마 보기는 힘들꺼다. 다른 대륙으로 갈꺼니까." "그래요..." 리카는 머리를 긁적이더니 리오에게 다가왔다. "이봐, 꺽다리. 나이가 몇살이지?" 리오는 갑자기 나이를 물어오는 의도가 무었인지 몰랐다. 하지만 작별의 순간인데 말을 안해줄수는 없었다. 어려운 것도 아니었고. "나이? 스물네살이지." "흠... 아홉살 차이네. 그럼 잠깐 허리좀 굽혀봐." "?" 리오는 리카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수가 없었다. 리오는 리카의 말대로 허리를 굽혔다. 쪽! 리카는 리오의 목을 팔로 감고선 뺨에다가 키스를 해주었다. 리오와 클루토의 눈은 갑작스럽게 일어난 상황에 휘둥그래졌다. "으윽?! 갑자기 왜그래?" 리카는 약간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 "히힛, 지금까지 고맙다는 인사를 못했잖아 꺽다리. 그래서 한꺼번에 해준것 뿐이 야." 리오는 툭유의 미소를 띄우면서 리카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그래? 그럼 내가 오히려 빛을진것 같은데?" 셋은 모두 함께 웃었다. 그리고 리오는 조용히 병실을 빠져나왔다. 병원을 나서자 바이칼이 기다리고 있었다는듯 리오에게 말을 걸어왔다. "리오, 아까전에 슈 라는 호장 아가씨가 왔었는데 말이야..." "슈? 그런데 왜?" "말스왕이 우리를 찾는다는군. 중요한 일이라는데?" 리오는 정색을 하면서 중얼거렸다. "왕께서...?" -----------------------계속--- [9678] 제목 : [조윤철]Gods Κnight Vol 40.1부 종결. 올린이 : jack21 (이경영 ) 95/10/27 00:09 읽음 : 550 관련자료 없음 리오와 바이칼은 급히 왕궁으로 향하였다. 무엇이라도 말스왕에게 해 주어야만 기 분이 풀릴듯 해서였다. "왕께서 왜 우리를 부르시는지 슈가 말 안했나?" "아니. 확실히 말하지는 않았어. 하지만 뭔가 부탁이 있는것만은 분명해." 둘은 곧 왕궁에 도착할수 있었다. 하지만 정문으로 당당하게 들어갈수 있는 처지가 아니었기 때문에 그들은 성벽을 넘어서 왕성으로 들어갔다. 아주 조용히. 말스왕은 기운이 쇠한듯 의자에 기대어 앉아있었다. 레나의 참변을 격은후로 그가 가지고있던 일말의 희망마저 사라졌기 때문이었다. 라가즈는 말스왕의 옆에서서 고 개를 떨구고 아무말도 하지않고 있었다. 왕국 대 마법사라는 자신의 앞에서 레나가 간단히 수정상이 되어서였다. 그 순간부터 그는 자신을 자책하며 침묵을 지키고 있 었다. "부르셨습니까." 그들의 눈앞에 두개의 그림자가 빠르게 나타났다. 하지만 라가즈와 왕의 자세는 변 하지 않았다. 왕은 천천히 입을 열었다. "왔는가, 리오, 그리고 바이칼..." "예." 라가즈도 고개를 들고서 이야기를 시작했다. "자네도 알다시피 레나님께서 저렇게 되시면서 말스 왕국의 정식 후계자는 사라진 거나 마찬가지가 되어버렸다네. 저 무례한 영주들 사이에서는." 리오의 표정이 레나의 이름이 나오자 잠시 어두워졌다.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아닐세. 어쨌든 이대로 놔두게 된다면 이 왕국은 타르자가 말한것처럼 영주들에 의해서 자멸의 길로 빠지게 될걸세. 그래서 전하와 상의한 끝에 결국 마지막 희망 을 걸어보기로 결정했네." "마지막 희망이요?" 리오는 고개를 들어서 라가즈를 바라보았다. "이제 영주들은 지체없이 이 왕국을 자신들의 것으로 만들겠지. 아마도 오늘이나 내일 당장이 될지도 모르겠어. 하지만 이 왕국의 태자이신 태라트님을 이곳에 다시 모시고 올수만 있다면 그들중에 한명이 정권을 잡게된것은 무효화가 된다네." "그렇지만 태자님께서 어디계시는지 모르지 않습니까?" 라가즈는 자신의 품안에서 낡은 지도 한장을 꺼내었다. "이것은 루아스 대륙의 지도라네. 태라트님은 바로 이곳..." 라가즈는 지도의 중심부에서 약간 벗어난곳을 가리켰다. "이곳에 계시다는 정보가 있었네." 리오는 일어서며 당당하게 말했다. "맏겨 주십시오. 태자님을 꼭 모시고 오겠습니다." 말스왕은 미소를 지어보였다. 하지만 힘이 없어서인지 말을 하지는 못하였다. "그럼 자네에게 부탁하겠네. 이걸 받게나, 그리고 동행이 있다네." 라가즈가 말하자 그들이 있는 방문이 열리면서 슈가 들어왔다. "동행이요?" 슈는 리오에게 살짝 윙크를 해보였다. "잘 부탁해요 리오." 바이칼은 도대체 자신이 왜 왔는지 이해를 할수가 없었다. 자신의 이야기는 한마디 도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저... 라가즈님." "아, 자네를 잊었었군. 이번일은 자네가 빠지면 힘들다네." 라가즈는 바이칼에게 다가와서 열쇠를 하나 건내주었다. "영주들은 사실 아직도 불안에떨고 있을께야. 극단적으로 레나님의 수정상을 깨버 릴수도 있겠지. 만약의 경우에 리오에게 차질이 생겨서 태라트님이 영영 못오신다 는 상황이 생기고 레나님의 수정상이 깨어진다면 이 왕국은 끝나게 될걸세. 자네의 임무는 레나님의 수정상을 잠시 맡아달라는 것이네." "수정상을...?" 바이칼은 겉으로는 생각하는척 하였으나 속으로는 기분이 매우 좋았다. 수정상을 맡아 달라는것은 곧 자신의 휴가를 뜻하는 것이기도 했었다. "좋습니다. 하지만 열쇤느 주실 필요가 없습니다." "아니, 왜그런가?" "어차피 영주들로부터 숨겨둘 것이면 아예 누군가가 훔쳐갔다고 꾸미면 그만 아닙 니까. 그렇게 해두면 영주들도 안심할 것이구요." 라가즈는 바이칼의 말도 일리가 있다는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좋아. 그러면 자네에게는..." "공주님의 수정상이 어디있는지만 가르쳐 주십시요. 제가 알아서 처리 하겠습니다. " "그래... 그렇다면 리오. 자네에게 모든걸 맡김세." 라가즈는 다 됐다는듯 한숨을 내쉬며 말을 맺었다. "그대들에게 신의 가호가 함께하기를..." 그날저녁. 리오와 평상복으로 갈아입은 슈는 수도의 동쪽문을 통과해서 항구도시 파하마로 향하였다. 슈는 도중에 무엇이 그리도 궁금한지 계속해서 리오에게 질문 을 던졌다. "저, 리오..." 다시금 슈의 질문이 들어오자 리오는 귀찮다는듯 손을 내저으며 슈의 말문을 막았 다. "아아, 그만좀 할수 없어요? 벌써 스무번이넘는 질문을 받아줬잖아요. 이제 그만좀 하라구요." 슈는 시큰둥한 표정을 짓고서 머리뒤로 깍지를 낀후에 멀리서 떠오르는 달을 바라 보았다. "흠... 하긴, 미안해요." 리오는 약간 무안한 표정을 지었다. "미안할것 까지는 없어요." 그때 슈가 갑자기 리오의 앞으로 나서며 리오를 정면에서 바라보았다. "음? 왜그래요?" 슈는 그녀의 귀여운 얼굴을 찡그리며 리오에게 화가 난듯한 말투로 말했다. "마음에 안들어요." 리오는 무슨 영문인지 통 이해를 할수가 없었다. "예? 뭐가..." 슈는 리오에게 얼굴을 바짝 들이대며 말했다. "당신이 하는것, 존대말 말이에요." 리오는 코웃음을 치면서 씨익 웃었다. "하, 그게 뭐가요." 슈는 리오의 넓직한 가슴에 오른손 검지 손가락을 가져가며 대답을 해주었다. "이번 임무의 대장은 당신이라고요. 내가 당신에게 존대말을 쓰는건 당연하지만 리 오가 나에게 존대말을 쓰는건 이상하다구요. 그렇게생각 안해요?" 이 여장군은 놀러가는구나... 라고 리오는 문득 생각을 했다. "그럼, 반말써도 괜찮겠어요?" 슈는 한쪽눈을 찡긋 감았다. "전 존대말을 계속 듣게되면 귀에 뭐가 난다고요. 반말을 듣는게 저에게도 편해요. " "그렇다면... 하는수 없지." 리오는 어깨를 으쓱 해 보이며 졌다는 표시를 나타냈다. 몇일후, 파하마에 도착한 리오는 슈가 루아스 대륙에 가기전에 물품을 정리해야 한 다는 협박(?)을 하는바람에 잠시간 시장에서 머물러 있었다. "간단히만 챙겨가자구... 어디 여행가는것도 아니잖아." 슈는 옷가지 몇개를 사면서 대답을 했다. "여행가는것 아닌가요? 일년이 걸릴지도 모르는 임무인데요 뭐. 준비는 잘해가야죠 ." 리오는 어쩔수 없다는듯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어 보이고는 혼자서 항구로 향하였다 . "어디가요 리오, 같이가야죠!" "걱정하지마. 항구에서 기다리고 있을테니까 안심하고 고르라고. 빨리와." "알았어요. 나중에 봐요." 슈는 약간 홀가분 한듯한 표정을 지으면서 또다시 시장의 깊숙한 곳으로 향하였다. "...저러고도 스물 두살이라니. 어리다 어려..." 리오는 항구로 걸어가면서 멀리 보이는 수평선을 바라보았다. "저 대륙에 가본것도 백년만이군..." 리오는 잠시 회상을 하는듯이 눈을 살짝 감았다. "...레나의 무덤이 그곳에 있지 아마..." 리오는 눈을뜨며 살짝 미소를 지어보였다. "훗, 잡념을 버려라 리오. 너에겐 그보다 더 중요한 일이 있잖아." 리오는 머리를 흔들면서 자신에게 이야기 했다. "......좋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할것같군. 후후후..." 그는 웃으면서 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흰색의 갈매기들이 각각 소리를 내면서 자유 롭게 날아가고 있었다. "리오, 오래 기다렸어요?" 슈의 발랄한 목소리가 리오의 귓가에 들려왔다 약간 커다란 짐을 매고있는 슈의 모 습을 바라본 리오는 크게 심호흡을 해 보았다. "...가볼까." 5 장 [시작]편 끝. 2부 1장으로 이어짐... Gods Knight 2부 1장... [초전] "이봐, 컬트." 건장한 몸을가진 한 청년이 집밖의 뜰에서 장작을 패고있는 한 청년을 불렀다. 컬트란 이름의 청년은 이마에 묻은 땀을 소매로 닦아내며 자신을 부른 청년을 쳐다 보았다. "어, 왜그러냐 버트." "응, 스승님께서 너를 급히 소집하셨어. 무슨일이 있으신가봐." 컬트는 버트의 말을 들으면서 자신의 옆에놓인 수건으로 팔과 얼굴주위에 묻은 땀 과 나무조각들을 닦아내었다. 팔을 움직일때마다 단련된 근육이 꿈틀거렸다. "그래? 알았다, 조금만 기다려줄래?" 컬트는 급히 집안으로 들어갔다. 집안에는 컬트의 어머니가 루아스 대륙에서만 자 란다는 라이잘이란 식용식물을 다듬고 있었다. "어머, 컬트야, 무슨일이 있니?" 그의 어머니는 걱정된 표정으로 컬트에게 물었다. 마을안에서의 별명이 사고뭉치인 컬트에게 또 무슨일이 있을까 해서였다. "아니요, 스승님께서 저를 찾으신다고 해서요." 컬트의 어머니는 다행이라는듯 표정을 풀면서 말했다. "으음, 그러니? 그러면 서두르거라." 루아스 대륙의 한 작은마을인 디파스엔 사악한 용을 물리쳤다는 용사가 살고있었다 . 사실인지 거짓인지를 아는사람은 거의 없었으나 마을사람들은 거의 모두가 그 이 야기를 믿고있었다. 하지만 정작 용사라는 사람은 마을 사람들과 함께사는것을 매 우 싫어했다. 그저 제자들을 기르는데만 열중을 하고있을 뿐이었다. "후우..." 숲속의 한 공터의 중앙엔 노인이 정좌를 한체로 무언가를 생각하고 있었다. 그 노 인의 숨결은 나이탓인듯 매우 거칠었으나 숲속을 바라보는 눈빛만은 빛나고 있었 다. "스승님!" 조금후 두명의 청년이 숲속에서 그를향해 뛰어오는것이 보였다. 두 청년은 그 노인 앞에서 인사를 하였다. "왔느냐, 컬트야..." "예, 스승님." 노인은 자리에서 천천히 일어섰다. "잠시 걷자꾸나..." 노인과 두명의 청년은 수 사이로 조그맣게 나있는 길을 따라서 걷기 시작했다. 울창한 숲 사이로 밝은 햇빛이 들어오고 있었다. "어제 난 꿈을 꾸었단다. 잿빛의 털로 몸을감싼 사자의 꿈이었지." 두 청년은 자신의 스승이 무슨말을 하는지 이해를 할수가 없었지만 잠자코 듣고있 었다. "그 사자는 무엇인가를 애타게 찾고있었단다. 그때 검은 그림자가 그 사자에게 다가와서 자신이 도와주겠다며 팔을 벌렸지, 그러나 사자는 보지도 않고서 다시 무 엇인가를 찾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흰색의 옷을입은 사람이 사자를 도와주겠다고 말했으나 사자는 역시 보지도 않고서 자신의 일을 계속 해나갔다." 노인은 기침을 두어번 한후에 다시 말을 이었다. "그러다가 에메랄드빛의 작은새가 사자에게 다가왔지. 그 사자는 귀찮은듯 새를 쫏 으려 했으나 새는 상관하지 않고서 사자의 갈기에 내려앉아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 다. 사자는 처음엔 시끄럽다는듯 머리를 뒤흔들었으나 점점 새의 노래소리에 반하 기 시작했지. 결국에 사자는 그 새를 보호하기 시작했다. 그때 사자를 도와주려고 했던 검은 그림자는 결국 자신의 사악함을 드러내면서 새를 잡아가려고 했지. 사 자는 혼신의 힘을 다해서 새를 보호했지만 새는 결국 수정으로 변하고 말았단다." 컬트는 못마땅한 표정을 지으며 스승에게 말했다. "아니, 그 꿈 예기가 저희들하고 무슨 상관입니까." 노인은 눈을 부릅뜨면서 컬트를 바라보았다. 컬트는 움찔 하면서 스승의 눈치를 살 피기 시작했다. "그 사자가 이 마을로 오고있다." "예?" 두 청년은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자신들의 스승이 엉뚱한 사람이라는건 그들도 알 고있었지만 갑자기 사자가 온다니 그들로선 도저히 이해가 가질 않는말이었다. "사자가 온다면 사냥꾼들을 부르셔야지 저희들을 왜 부르십니까... 설마 사자잡는 수련을 하라는 소리는 아니시겠죠?" 버트는 미소를 띄우면서 스승에게 농담어조로 말을했다. 노인은 미간을 찌푸리며 자신이 짚고있던 지팡이를 들어서 버트의 머리를 거세게 가격했다. 따악! "으악!!" 노인은 머리를 움켜쥐고 고통스러운 표정을 짓고있는 버트를 한번 바라본후 조용 히 말했다. "그 사자는 틀림없는 강대한 힘의 존재다. 너희들과는 비교도 할수없지." "예? 그렇다면 그 사자는 왜 이곳으로 옵니까?" 컬트는 자못 궁금한 표정으로 스승을 바라보았다. "그 새를 다시 살리려고." "......" 두 청년은 황당하다는 표정으로 자신들의 스승을 바라보았다. 따닥!! 곧바로 두 청년의 머리에는 불똥이 튀었고 두 청년은 머리를 감싸쥐며 땅바닥에 주 저앉았다. "감히 스승의 말을 헛소리로 듣다니... 버릇없는것들." 노인은 그들을 향해서 훈계를 계속하였고 두 청년은 땅바닥에 무릎을 꿇고서 그 훈 계를 듣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들에게는 맞는것 이상으로 괴로운것이 스승의 훈계 였다. 노을이 질 무렵에 둘은 허탈한 표정으로 숲에서 빠져나왔다. "잿빛 사자라고? 허이구..." "내일은 은색의 용 이야기를 해주시겠군. 제기랄..." 둘은 각자 투덜대며 마을로 걸음을 재촉했다. 마을로 가는 언덕을 넘을때쯤에 그들 은 이상한 냄새를 맡을수가 있었다. "어, 컬트. 이게 무슨냄새냐?" 버트는 자신의 주먹코를 벌름거리며 확실히 냄새를 맡으려고 애를썼다. "이거... 타는냄새 같은데..." 둘은 이상하다는 생각을 하면서 언덕위로 올라갔다. "어..." 버트는 언덕 너머의 광경을 보고서 입을 다물수가 없었다. 자신들의 마을이 불바다 로 변해있었기 때문이었다. "컬트... 저거 우리마을 같은데...?" 컬트는 얼이 빠진표정을 짓고있는 버트의 뒷덜미를 잡으며 마을로 뛰기 시작했다. "같은데가 아니고 우리마을이야 멍청아!!" 마을안의 광경은 한마디로 지옥이었다. 오크족들이 불화살을 가지고 마을을 습격한 것이었다. 오크족들은 눈에띄는 사람들을 모조리 처치하며 광기를 부리고 있었다. "꺄아악! 살려줘요!" 오크족들은 집안의 재물들을 쓸어가면서 여자들도 같이 자루에 담아서 납치해 갔다 . 그들의 목적은 돈이 주류였다. 오크족에게 납치당한 여자들은 모조리 노예상에게 암거래로 팔리게된다. "아아악!!" 한 사나이가 자신의 아이를 안은체로 오크족의 칼에의해 무참히 살해당한것을 지켜 본 컬트와 버트는 분을 참지못하고 오크족들에게 달려들기 시작했다. "우욱?" 오크족중에 한마리가 갑자기 날아온 컬트의 발차기에 복부를 맞고서 뒤로 날아갔다 . 컬트는 틈을 놓치지 않고 오크족이 가지고있던 대검을 손에 들었다. 오크족 특유 의 땀때문에 약간 끈적거리긴 했으나 컬트에겐 그것을 따질 여유가 없었다. "버트! 길을 내줄테니까 어머니께 가봐줘!" "알았어! 길만 내줘!!" 몇마리의 오크족이 컬트와 버트에게 소리를 지르면서 달려들기 시작했다. 컬트는 자신의 스승이 가르쳐준대로 검을 휘둘러 나가기 시작했다. "타아앗!!" 컬트는 선두로 달려오던 오크족의 공격을 받아넘기면서 반격을 가해 오크의 머리를 저만치 날려보냈다. 다른 오크족들의 공격도 침착하게 받아내며 컬트는 버트에게 길을 내주었다. 버트도 무기를 집어들고는 싸우면서 길을 뚫기 시작했다. "자, 됐어! 버트, 부탁한다!!" 버트는 컬트에게 고개를 끄덕인후 곧바로 달려나가기 시작했다. 거리에서 오크족 한마리가 버트를 습격했으나 버트의 검 실력도 만만치가 않았다. 버트는 오크의 방 해를 간단히 뿌리치며 연기와 불꽃이 자욱한 거리 저편으로 사라졌다. "하아앗!!" 컬트는 검을 휘두르며 자신이 실수를 했다는것을 깨달았다. 오크족들이 한마리 두 마리 쓰러질때마다 다른 오크족들이 그 수를 두배로 보충하는 것이었다. 결국 컬트는 오크족들에게 포위를 당하고 말았다. 오크족의 공격이 컬트의 오른쪽 어깨를 스치고 지나갔다. 선혈이 컬트의 얼굴에 튀었다. "으윽... 빌어먹을!!" 컬트는 자신에게 더이상 싸울힘이 없다는것을 깨달았다. 숫적으로 너무나 불리했고 연기때문에 체력의 소모도 심했다. "우워어 - !!" 한 오크족이 소리를 지르면서 곤봉으로 컬트의 등을 후려졌다. 컬트의 몸은 충격으 로 인해서 무너져 내리기 시작했다. `한계인가...?' 컬트는 힘없이 땅을향해서 쓰러졌다. 그는 눈을 꼭 감았다. `이제 죽는건가...' 그의 의식은 점점 희미해지고 있었다. `어엇...저것은...' 컬트가 의식을 잃으면서 마지막으로 본것은 오크족들중에 한마리의 몸뚱아리가 산 산조각으로 변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붉은색의... ---------------------계속--- "으으...윽?" 컬트는 조금씩 몸을 움직여 보았다. 감각이 느껴졌다. 적어도 죽은것이 아닌건 확 실했다. 그는 눈을 떠보았다. 희미하게나마 나무로된 천장이 보였다. "컬트! 컬트, 일어났구나!!" 낮익은 목소리가 그의 귓가에 들려왔다. 그는 재빨리 몸을 일으켰다. "어, 어머니?" 컬트의 어머니는 컬트가 일어나자 그에게 다가왔다. 그녀의 눈은 약간 붉게 충혈되 어 있었다. "컬트, 일어났구나!" "아..." 컬트는 어머니의 울상이된 얼굴을 보고서 확실히 살았다는것을 느꼈다. 하지만 어 떻게 자신이 오크족들에게 살아올수 있었는지 이해가 가질 않았다. "어머니, 전 도대체..." "아, 말하지 말고 누워있거라. 움직이면 늑골에 더 무리가 가신다고 기사님이 말하 셨단다." "기사님이요?" 컬트의 어머니는 물수건을 가져오며 컬트를 침대에 도로 눕혔다. "그래, 그분이 아니셨다면 너 뿐만이 아니고 우리마을도 살아나지 못했을꺼야." 컬트는 반 강제적으로 침대에 누우며 되세겼다. "기사라... 그럼 그사람은 어디있나요?" "컬트의 어머니도 궁금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응... 나고 그가 어디갔는지 궁금하구나. 마을을 구해주신 뒤에 바로 떠났으니까. 보답이라도 하고싶은데..." 그때 누군가가 컬트의 집 문을 두드렸다. 컬트의 어머니는 묻지도 않고 문을 열어 주었다. 누구인지 알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버트군, 어서와요." 집안으로 여러곳을 붕대로 묶은 버트가 들어왔다. 그도 역시 싸우다가 저지경이 됐 을것이다 라고 컬트는 생각했다. "이제 제가 문 두드리는 소리만 들어도 아시는군요, 헤헤..." 버트는 컬트의 어머니에게 인사를 한 후에 컬트가 누워있는 침대쪽으로 다가왔다. "어이, 몸은 괜찮냐?" "아... 그런대로. 그런데 너 우리 마을을 구해주었다는 기사 말이야..." "어? 너도 그사람에 대해서 기억이 없냐? 난 너에게 그가 누군지 물어보려고 왔는 데..." 컬트는 버트의 말을듣고서 약간 실망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래... 그럼 어쩔수 없지 뭐." 컬트와 버트는 다른예기를 계속 이어나갔다. "아, 컬트. 너 상처가 나은뒤에 나하고 같이 기사단에 들어가지 않을래? 네 실력이 면 적어도 준장까지는 빠르게 될지도 몰라." "기사단? 갑자기 왜?" "응, 기사단을 모집한다는 공고가 남쪽 대도시에 붙었다고 들었어." "기사단을 모집한다구? 가이라스 왕실에서 말이야?" 컬트는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가이라스 왕국에선 한번도 기사단을 모집한다는 공 고를 붙인적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렇다나봐.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아있으니 천천히 생각해봐." "그렇다면, 넌 결심을 굳혔냐?" 버트는 붕대를 칭칭 감고있는 자신의 왼손을 들어보이면서 자신있게 말했다. "당연하지. 난 가이라스에서 기사가 되는것이 꿈이었거든." "그래..." 컬트는 낮게 중얼거리며 천정을 바라보았다. `...기사가 되면 그 정체불명의 기사와 만날수 있을지도...' 이렇게 한 청년은 자신을 구해준 어떤 존재에 대한 탐구를 시작하게 되었다. 이것 이 그의 운명이라면 운명이겠지만... --- 프롤로그 끝 --- 루아스 대륙 끝에 위치하고있는 퍼니오드란 도시는 루아스 대륙을 탐험하려는 사람 들의 집합소이자 출발지 이기도 했다. 하루에도 수백명에 이르는 사람들이 이 신비 에 둘러싸인 대륙을 탐험하기 위해서 이 도시를 찾아온다. 그러나 목적을 이루고 집에 무사히 돌아가는 사람은 1000명중에 한명꼴 이었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피곤 에 지친 표정으로 자신의 집이나 나라로 돌아가기가 일쑤였다. 물론 영영 잊혀진 사람들도 있지만... 그로 인하여 이 도시의 숙박업은 황금알을 낳는 오리이기도 했다. 거의 모든 여관 의 서비스는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였다. 그런데도 숙박요금은 다른곳보다 싼편 이었다. 하지만 밑지는 장사는 없다고 여관 주인들의 대부분은 엄청난 재물을 축적 하고 있었다. 그런 여관중에 하나인 파라세우스의 한 방문을 아마색의 단발머리를 한 여성이 두 드리고 있었다. "리오! 들어가도 돼요?" 안에선 아무 소식이 없었다. 귀여운 얼굴을 하고있는 호리호리한 체형의 여성은 다 시한번 방문을 두드려 보았다. "리오! 아직도 안일어났어요?" 다시 대답이 없자 그 여성은 미간을 찌푸리며 주머니를 뒤적거렸다. 구불구불하게 생긴 이상한 물건이 주머니에서 나왔다. "어쩔수 없지. 시간은 없는데 이 꺽다리 아저씨는 잠이나 자고있고..." 그녀는 능숙한 솜씨로 문을따기 시작했다. 일분도 지나지 않아서 문은 철컥 소리를 내며 간단하게 열렸다. "자, 리오. 도대체..." 그녀는 방으로 들어서며 방 주인의 이름을 불렀으나 방안에는 아무도 없었다. 창 문만이 바람에 삐걱 소리를 내면서 열린체 흔들리고 있었다. "어? 어디갔지?" 그녀는 방안을 두리번 거리다가 창문 밖을 바라보았다. "설마..." 여관방의 주인은 아침부터 술집에서 정보를 얻고 있었다. "어이, 주문을 받아줘요 아가씨." 리오는 쟁반을 들고서 이리저리 돌아다니는 소녀를 불렀다. 그 소녀는 미안하다는 얼굴로 리오에게 다가왔다. "죄송합니다. 이 일을 한지가 얼마되지 않아서요." 리오는 부드럽게 웃어보이며 소녀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괜찮아, 그보다도 우유나 한잔 가져다줄래?" 소녀는 입을 가리고 킥 웃었다. 이렇게 키가큰 어른이 우유를 주문하는건 처음이어 서였다. "왜그러니, 술로 몸 버리는것보단 우유를 먹는게 좋지않아?" "하긴 그러네요. 그럼 우유 한잔이죠?" 소녀는 고개를 끄덕인후 카운터로 갔다. 리오는 천천히 주점내를 돌아보았다. 하지만 그리 눈에띄는 사람은 없었다. 한명 있다면 다크엘프족 여성 한명과 같이있는 소년이었다. `갈색 피부... 언제나 보는것이지만 눈에 띄는 색이야.' 리오는 이렇게 생각하면서 다른곳을 둘러보았다. "우유나왔습니다." 소녀는 발랄한 목소리로 리오에게 말했다. 리오는 고맙다고 하면서 계산을 하였다. "자, 이거면 되겠지?" 리오가 건내준 돈을 받아들자 소녀는 깜짝 놀랐다. "이, 이러시면 곤란한데요... 너무 큰 돈인데..." 소녀는 받아든 금화를 다시 리오에게 주었으나 리오는 소녀의 이마에 자신의 이마 를 살짝 대며 말했다. "처음하는 것이라고했지? 이건 기운내라는 `팁'이야." 소녀는 얼굴을 약간 붉히며 고맙다는 인사를 했다. 그러다가 궁금한 표정을 지으며 리오에게 물었다. "근데... 팁이 뭐에요?" 리오의 표정이 잠시 굳어졌다. 리오는 머리를 긁다가 좋은것이라며 소녀의 질문을 받아넘겼다. 그래도 소녀는 궁금증이 풀리지 않은 표정을 지었다. 그 광경을 보며 눈을 밝히는 사람들이 있었다. 바로 리오가 잠시 응시하던 다크 엘 프와 소년이었다. 소년은 다크엘프의 이름을 불렀다. "이리프, 저자 돈 꽤나 있는것 같은데?" 엘프는 갸름한 턱을 쓰다듬으며 동감을 나타냈다. "그래, 오랫만에 봉이 걸려든것같아. 후후훗..." 둘은 머리를 맞대고 상의를 하기 시작했다. 이 도시의 상인들 치고는 그들의 별명 을 모르는 사람은 없었다. 일명 `밤 고양이와 멍청이'... 어쨌든 그들이 어디에서 만나서 왜 여행객들이나 모험가들의 주머니를 털고있는지 아는사람은 없었다. "으음... 이리프. 하지만 저자의 체형을 봐. 싸움을 보통 잘하는게 아닌것 같은데 ? 너와 나 둘이서 괜찮겠어?" 이리프는 그녀의 요염한 눈을 가늘게 뜨면서 말했다. "내 스피드를 아직도 믿지 못한다는거야? 걱정하지마. 저 얼간이는 날 한대도 때리 지 못할테니까. 그것보다 티퍼, 넌 오늘 문제없겠어?" 티퍼란 이름의 소년은 한쪽눈을 찡긋 감으며 걱정하지 말라는 표정을 지었다. "걱정 끝. 내 화술을 믿으라구. 그럼 시작할까?" 둘은 조용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들이 일어남과 동시에 리오는 낮게 중얼거렸다. "......멍청이들." ------------------계속--- 두 도둑들은 리오의 주위에 다가왔다. 티퍼는 리오의 어깨를 한번 툭 친후에 리오 의 앞자리에 앉았고 이리프는 리오에게 윙크를 한번 한후에 티퍼의 곁에 앉았다. "안녕하슈, 붉은머리 형씨." 티퍼는 가볍게 인사를 한후에 이런저런 이야기를 시작했다. "형씨는 이곳에 처음인걸로 보이는데..." 이리프는 공감한다는듯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 이런 술집에서 우유를 주문하는걸 보면 알수있지." "당신 아무래도 이곳에서 보물을 찾으러 온것같은데 맞죠?" 리오는 팔짱을 끼면서 티퍼의 예기를 잠자코 듣고있었다. "맞나보군, 그럼 내가 좋은곳으로 안내해 줄까요? 어때요?" 티퍼는 리오쪽으로 몸을 숙이면서 미소를 지어보였다. 이리프는 리오의 오른쪽 의 자로 자리를 옮기며 리오에게 달라붙었다. "얼굴도 잘생기셨고... 당신정도면 아마 그 보물을 찾을수 있을것 같네요. 후후... 우리랑 같이 가는거 어때요?" 리오는 눈을 감으면서 피식 웃었다. 그런후 이리프의 턱에 손을 살며시 가져가며 말했다. "누가 여기에 앉으라고했지." 이리프는 순간적으로 등골이 시원해지는걸 느꼈다. 그것은 리오의 목소리를 들은 티퍼도 마찬가지였다. 티퍼는 긴장한 나머지 벌떡 일어서며 소리쳤다. "이, 이런! 싫다면 싫다고 말할것이지 겁을줘?!" 리오는 티퍼의 눈을 정면으로 바라보았다. 티퍼는 순간적으로 몸이 얼어붙는걸 느 꼈다. 마치 잠자는 야수와 마주선것 같았다. "난 그런 기억이 없는데...?" 리오는 태연한 표정으로 말했다. 하지만 리오의 그러한점이 더더욱 이리프와 티퍼 를 긴장시키고 있었다. "이... 이자식! 여기 가만히 있으라고!!" 둘은 도망치듯 주점을 빠져나갔다. 리오는 그들의 모습을 보고서 씨익 웃은후 조금 남은 우유잔을 비웠다. 자리에서 일어나려자 주점의 소녀가 리오에게 다가왔다. 매 우 걱정스러운 표정이었다. "왜그러니, 꼬마 아가씨?" "저... 정말 괜찮으시겠어요?" 리오는 의아한 표정을 지으면서 소녀에게 물었다. "응? 뭐가?" "저 사람들은 사실 이 도시의 거대한 단체와 연결되어있는 사람들이에요. 그들은 우리 왕국에서도 어쩌지 못할정도로 강한 단체랍니다." 리오는 천정을 한번 바라보았다. "그럼 그녀석들이 이 도시에서 하는짓이 뭐니? 아는데로 말해줄래?" 소녀는 자신의 앞에있는 더벅머리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수가 없었다. 하지만 어 쩔수 없다는듯 모든골 말해주기로 했다. "그들은 이 도시에 있는 상인들에게서 보호금이라는 명목으로 돈을 달마다 빼았고 있어요. 한사람당 수입의 1할을 내라고요. 그정도면 이 도시에선 여관을 하는사람 이 아니면 감당하기 힘들지요. 그밖에도 이곳에 오는 모험가들의 주머니를 털기도 하고..." 소녀는 그밖의 말을 계속 이어나갔다. 잠시후 예기를 다 들은 리오는 한숨을 후우 하고 쉬었다. "그래...?" 그때, 밖에서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여러사람들의 거친 고함소리도 들려왔다. 소녀는 리오의 옷자락을 끌어당기며 다급하게 말했다. "어서요! 그들이 왔다구요! 뒷문으로 안내할테니 어서..." 리오는 일어서며 소녀의 입술에 손을 살며시 가져다댔다. "날 찾아온 손님들 같은데 그냥 보낼순 없지. 그건 예의에 어긋나잖니?" "하지만..." 리오는 미소를 지으면서 주점 밖으로 걸어나갔다. "구경이나 하려무나..." 밖에는 십여명이 넘는 장정들이 제각기 무기를 들고서 주점 밖을 지키고 있었다. 그 저편으로는 이리프와 티퍼의 모습도 보였다. "어, 저기 그 빨간머리가 나온다!!" 수염을 덥수룩히 기른 사나이가 리오를 보고 동료들에게 외쳤다. 그들은 리오를 향 해 돌아서면서 자신들의 우람한 근욱을 꿈틀거렸다. 모두 한군데씩은 흉터나 문신 을 가지고 있어서 행인들과 주위의 상인들에게 위압감을 주고 있었다. "오, 마침 기다리고 있었군. 더 빨리 나올걸 그랬지?" 리오는 태연한 미소를 지으면서 말했다. 리오의 표정을본 장정들은 황당한 표정을 지었다. "너, 미친거 아니냐?" "그래, 미치지 않았으면 우리를 보고서 그렇게 태연할수 있을까?" 리오는 머리를 긁으며 그들에게 물었다. "아니, 그럼 당신들 날 어떻게 하려고 온거란 말이야?" 한 장정이 리오의 말투가 마음에 안든다는 표정으로 다가와 리오의 멱살을 잡았다. "이자식, 잔말말고 돈이나 내놔!! 더이상 혼나고 싶지 않으면 말이야!!!" 리오는 코웃음을 치면서 장정의 팔을 간단히 풀어냈다. 장정은 순간 으윽 하며 손 목을 잡고 뒷걸음질을 쳤다. "좋아, 돈을 주지. 하지만 이왕 이렇게 된거 도박을 해보면 어떨까?" 리오는 금화 하나를 꺼내면서 말했다. "이 금화가 앞면을 향하면... 당신들에게 내 전재산을 주고, 뒷면을 향하면 당신들 을 불러온 아가씨와 꼬마에게 내 전재산을 주지." 장정들은 배를 잡고 큰소리로 웃기 시작했다. 다른 사람들도 겉으로는 드러내지 않 았지만 속으로는 리오의 말어 황당함을 감추지 못했다. "아, 그리고 만약 금화가 땅에 서게되면 내 재산은 내꺼요, 알았죠?" 장정들은 아직도 웃고있었다. 그러다가 한명이 겨우 웃음을 멈추고 말했다. "좋아, 좋아! 우리에게 돈을 바치려고 별 쇼를 다하는군, 으하하하!!" 리오는 씨익 웃으면서 금화를 엄지손가락에 올려놓았다. "그 말에 책임져야하우, 알았죠?" 말을마친 리오는 금화를 강하게 공중으로 튕겨올렸다. 튕겨내는 소리에 근접해 있 던 장정들의 얼굴에선 미소가 사라졌다. 파아 - ㅇ!! 금화는 빠르게 공중으로 솟구쳐 오른후에 잠시후 땅으로 `곤두박질'쳤다. "...아 아니...!!" 리오와 약속한 장정은 땅에 떨어진 금화를 보고서 경악을 금치 못했다. 금화는 땅 에 박혀있긴 해도 분명히 수직으로 서있었다. "오, 이런 행운이 있을수가! 그럼 내 재산은 내꺼요." 리오는 휘파람을 불면서 장정들 틈으로 빠져나가려고 했다. 그러자 리오와 약속한 장정이 얼굴이 빨개진 상태로 리오의 덜미를 잡았다. 리오는 뒤를 돌아보며 불만인 듯 말했다. "왜그러슈? 약속 했잖아요." 장정은 허리춤에 끼어있던 손도끼를 리오에게 들이대며 말했다. "난 약속이라는거 모른다!!" 장정은 몹시 흥분된 얼굴로 리오에게 도끼를 휘둘렀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뿐이었 다. 리오는 장정이 휘두른 도끼를 슬쩍 피한후에 장정의 얼굴을 오른손으로 잡은후 번쩍 들어올렸다. 장정의 얼굴에서 우두둑 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우... 우욱...!!" 리오는 눈을 가늘게 뜨면서 장정에게 미소를 띠운체로 말했다. 한쪽으로 곡선을 그 린 입술사이로 리오의 송곳니가 살짝 보였다. "모르면 가르쳐줄까?" 리오는 장정의 얼굴을 잡은 오른손에 힘을 가하기 시작했다. 장정은 신음소리를 내 면서 공중에 메달려 발버둥을 쳤다. 그 광경을 본 사람들은 하나같이 믿을수 없다 는 표정을 지었다. 티퍼와 이리프는 특히 더했다. "이, 이자식이!!" 장정들은 얼굴이 시뻘개져서 리오에게 달려들기 시작했다. 리오는 들고있던 장정을 땅바닥에 내동댕이친후 달려오는 장정들을 향해서 자세를 취했다. 무기를 쓸 자세 는 아니었다. "우아아앗 - !!" 수염을 기른 장정이 고함을 지르면서 리오를 공격하기 시작했다. 리오는 여유있게 피한후에 왼쪽 팔꿈치로 그 사나이의 두터운 가슴을 가격해 들어갔다. 말스왕국 호 장의 한명인 헤리온의 기술이기도 했다. 그 사나이는 짧은 신음소리를 내면서 뒤로 쓰러졌다. 재차 뒤에있던 다른 한명의 복부를 거세게 가격한 리오는 공격후에 빠르 게 뒤로 몸을 젖혔다. 측면에서의 공격을 미리 피하기 위해서였다. "으아아... 저럴수가!!" 티퍼는 머리를 쥐어 뜯으며 자신들의 동료가 하나 둘씩 쓰러져가는걸 지켜보았다. 이리프도 얼간이 빨간머리가 저정도로 강할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었다는듯 입을 반 쯤 벌리고서 구경만 하고 있었다. "이리프! 어떻게좀 해봐!!" "아.. 아! 알았어!" 티퍼의 안타까운 목소리에 이리프는 정신을 차리고서 양손을 모았다. 그녀의 손 주 위로 녹색의 빛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계속--- "!" 리오는 누군가가 주문을 외우고 있다는것을 느꼈다. 몇명의 장정들을 길에 눕히며 리오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의 눈에는 곧 저편에서 주문을 외우고있는 이리프의 모습이 들어왔다. `엇... 다크 엘프가 수면의 주문을 쓸수있나?' 리오는 믿기지가 않았다. 엘프족이 쓸수있는 정령마법과 다크 엘프들이 쓸수있는 정령마법에는 차별이 명확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이리프가 쓰고있는 마법은 분명 히 엘프들이 쓰는 주문이었다. 더더욱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을 짓고있는건 이리프였다. 리오에게 분명히 수면의 주문을 사용했음에도 불구하고 리오가 동료들을 때려눕히는 기세엔 변함이 없어서 였다. "이리프! 어떻게 된거야, 듣질 않잖아!!" 티퍼는 보채듯이 발을 동동 굴렀다. 기가막힌건 이리프도 마찬가지였다. "나... 난 분명히 주문을 제대로 사용했다고!" "그럼 빨간머리가 너보다 수준이 높은 마법사란 말이야?!" 전사들에겐 물리적인 방어력이 있듯이 마법사에게도 마법 방어력이란것이 있다. 고 급 마법사나 주술사가 자신보다 못한 마법사를 공격하는것은 어려운일이 아니나 같 은 수준이거나 자신보다 수준이 높은 마법사를 공격하는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었다 . 때에 따라선 주문이 아예 먹히지않는 일까지도 벌어지곤 한다. "그, 그럴리가...?" 리오는 마지막으로 서있는 장정의 후두부를 오른쪽 팔꿈치로 가격함으로서 다대 일 의 전과를 또하나 기록했다. 그는 한숨을 푸욱 내쉬었다. "후우 - . 자, 그럼 마지막으로." 리오는 티퍼와 이리프가 있는곳으로 향했다. 두 도둑들은 도망치려고 했으나 구경 인파가 많았고 세 방향이 막힌 골목이었기에 리오에게 그대로 잡히고 말았다. "어이, 여기있었군 꼬마들." 리오는 슬쩍 웃음을 지어보인후 그들에게 다가갔다. 티퍼는 눈을 부릅뜨며 이리프 의 앞을 막아섰다. 물론 맨손은 아니었다. 허리춤에 꼽혀있던 단도를 눙숙한 솜씨 로 뽑아들고 있었다. "제기랄! 이리프는 건들지마!!" 리오는 피식 하고 코웃음을쳤다. 뽑아드는 솜씨는 눙숙했으나 자세가 영 아니어서 였고 티퍼의 입에서 의외의 대사가 나와서였다. "건들진 않지. 하지만 몇가지 물어보자." 리오는 팔짱을 끼고서 티퍼와 이리프를 바라보았다. 티퍼와 이리프에겐 도망치기에 더없는 기회였다. 그러나 둘은 꿈쩍도 할수가 없었다. 무언가에 눌린듯한 느낌때문 이었다. "너희들 이곳에서 이런일을 얼마나 했나?" 티퍼는 포기한듯 눈을 감으며 순순히 답했다. "2년 됐어요." "2년이라... 그럼 너희들 태라트란 사람을 본적있나?" 리오는 잘됐다는듯 고개를 끄덕이고는 임무를 수행하기 시작했다. 태라트란 이름을 들은 이리프는 곰곰히 생각하다가 무엇인가 떠올린듯 손뼉을 쳤다. "아, 그 잘생긴 미남? 한 8개월 전에 이곳에 온적이 있어요." "그래? 근데 넌 그사람을 어떻게 알지?" 이리프는 그녀의 뾰족한 귀를 쫑긋거린후 미소를 지으면서 말했다. "우리에게 돈을 빼앗기지 않은 첫번째 사람이니까." "운이 좋았지. 누구에게 들었는지 그 술집의 뒷문으로 빠져나갔더군." 티퍼도 그때를 회상하며 자랑스럽게 말했다. "흠... 그럼 어디로 간다는 말은 못들었나?" 티퍼는 약간 분위기가 풀어져서인지 술술 대답헸다. "우리가 물었을때는 엘프족들이 살고있는 숲으로 간다고했어. 하지만 만약 그곳으 로 갔다면 살기 힘들꺼야. 그곳은 호비트나 엘프족이 아니면 길을 해쳐갈수가 없다 구." "......그래? 알았다, 대답해줘서 고맙군." 리오는 뒤로 돌아서서 자신이 묵고있는 여관으로 향하려고 했다. 그러자 이리프가 그의 망토를 붙잡으며 소리쳤다. "이봐요! 정보를 알려줬으면 돈을 줘야할거 아니야!!" 리오는 깜박 잊었다는듯 이리프 쪽으로 돌아섰다. 그리고나서 그녀를 천천히 뜯어 보았다. "뭐... 뭘봐요!" 리오는 주위를 살핀후에 조용히 말했다. "너, 솔직히 말해서 다크 엘프가 아니지?" 이리프는 정곡이 찔린듯한 표정을 지으면서 뒷걸음질쳤다. "엇! 그것은 나랑 이리프만이 알고있었는데...?!" 리오는 오른손으로 자신의 앞머리를 감싸며 미소를 지었다. "하긴, 다크 엘프족이면 사람들이 함부로 건들지 않으니까. 엘프족의 여성은 남자 들 사이에선 있기가 힘들거야. 특히 도둑들 틈에선 말이지. " 이리프는 잠시 망설이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둘다 리오의 말에 표정이 바뀌어 있었 다. 리오는 무슨 사연이 있는듯 해서 여관에 가기를 보류하고 그들의 예기를 들어 보기로 마음먹었다. "일이 있나본데... 말해봐. 도와줄수 있는일이면 도와주지." 슈는 몹시 화가난 표정으로 여관방 안에서 이리저리 돌아다니고 있었다. "주점에서 여자들이랑 히죽히죽 웃고있을까..." 슈는 이생각 저생각을 하다가 지친듯 침대에 털석 주저앉았다. 말스 왕국의 일도 걱정이 되었다. 아마 지금쯤은 영주들중에 한명이 정권을 잡았을것이 분명했다. 그생각이 들때마다 이렇게 앉아있는 시간도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아... 어쩌지...?" 슈는 한숨을 푹 쉬었다. 그러던 도중에 뱃속에서 꼬르륵 소리가 들려왔다. 리오때 문에 아침과 점심을 거른 그녀였다. 슈는 먹은후에 계속 기다려보기로 한듯, 아래 층으로 내려가기 위해서 방문을 열었다. "어엇?!" 슈는 방문을 열자마자 놀란듯이 소리쳤다. 자신이 기다리고있던 빨간머리의 남자가 갈색의 엘프족 여성과 함께 방으로 들어가고 있어서였다. "어, 슈 잖아. 난 또 누구라고... 자 어서 들어와." 리오는 전혀 걸리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이리프를 데리고 방으로 들어가려고했다. "리... 리오!! 도대체...!!!" 슈가 갑자기 소리를 버럭 지르는 바람에 다른 여관방의 사람들이 놀란듯 문을 살짝 열고 고개를 내밀어 세사람을 보았다. 리오는 난처하다는 표정으로 슈를 바라보았 다. "왜, 왜그래 슈 ?" 슈는 몸을 휙 돌리며 화가난듯이 말했다. "리오가 이런 사람인줄은 몰랐어요, 태자님은 저혼자 찾겠어요." 그때 티퍼가 복부를 만지작 거리며 2층으로 올라왔다. 티퍼는 복도에 리오와 이리 프가 서있는것을 보고서 뭐하느냐는 듯이 이리프를 쳐다보았다. "뭐야, 먼저 올라갈테니 일 보고서 빨리 올라오라고 했으면서 멍하니 서있어." 리오는 슈 앞에서 양손을 슬쩍 들어보인후 자신의 방문을 다시 열었다. "자아, 자초지종을 들어보자구." 슈는 뭔가 잘못되었다는 표정으로 우두커니 서있었다. 둘을 자신의 방으로 들여보 낸 리오는 슈를 보고서 피식 웃었다. "......미안해요." 리오는 들어오라고 손짓을 했다. "슈도 이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는게 좋을거야. 태자님의 일도 껴있을지 모르니 가 말이야." 슈는 금새 표정이 밝아지며 방으로 들어갔다. 리오는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면서 방 문을 닫았다. "전 리오씨가 말한데로 엘프가 맞아요. 저와 티퍼가 이 도시에서 도둑으로 변하게 된것은 2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답니다." 이리프는 거리에서와는 다른 분위기를 자아내면서 자신들의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때 전 영곡의 숲이란 곳에서 나무들과 이야기 하며 어머니와 함께 한때를 보내 고 있었어요. 그러던 도중에 숲의 동편에서 사람들의 비명소리가 들려왔었죠. 어머 니와 전 그쪽으로 살며시 다가가갔어요. 그곳에는 인간의 남자가 자신의 아이를 데 리고서 처음보는 괴물들과 전투를 벌이고 있었지요." 티퍼가 계속 예기를 이어나갔다. "그때 그 아이가 나고, 어른은 우리 아버지셨지. 아버지는 사실 가이라스 왕국의 기사 단장이셨는데 갑자기 그 직책을 그만두시고 고향으로 가시는 중이셨어. 그러 다가 숲속에서 이상한 괴물의 습격을 받았지. 곤충 같기도 하고... 사람같기도 하 고..." 리오는 미간을 일그러 뜨리며 말을 끊었다. "혹시 그 괴물들 몸에 녹색의 반점이 있었나?" 티퍼와 이리프는 고개를 갸우뚱 하더니 생각이 난듯 고개를 끄덕였다. "응, 분명히 있었어." 리오는 깍지를 낀후에 턱을 받치며 중얼거렸다. "마병들이군... 좋아, 계속해." "그녀석들은 엄청나게 강했어. 아버지 께서도 힘겨워 하셨으니까. 그러다가 위기에 몰린 아버지는 검을 놓치셨고 우리는 꼼짝없이 죽을수 밖에 없었어. 하지만 그때 이리프와 이리프의 어머니가 우리를 도와줬어." "그렇지만 도와주는 과정에서 저희 어머니와 티퍼의 아버지께서 그들의 체액을 맞 고 말으셨죠. 처음에는 별 문제가 없었으나 그들을 가까스로 물리친 뒤에 일이 벌 어졌죠." "독에 중독되었겠지... 아마도." 리오의 말에 이리프는 깜짝 놀랐다. "아시는군요? 어쨌든 저희들은 두분들을 엘프족의 마을로 모셔가서 족장님께 도와 달라고 부탁드렸죠." "방법이 있다고는 하셨지만 매우 힘들었지. 이 대륙의 최고봉인 슈하자이마 산의 정상 부근에서만 자생한다는 [이노]란 꽃이 필요하다고 하셨어. 하지만 그 꽃은 꺽 기가 거의 불가능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어. 그곳의 정상 주변에는 명계로 통하 는 입구가 있어서 보통 사람이 아니면 갈수도 없을정도니까." "하지만 이 도시에 그 꽃을 가진사람이 있다고 하셨어요. 하지만 족장님 께서는 말 씀을 해주시지 않았지요. 하지만 결국 알아본 바로는 이 도시의 도적단 두목이 가 졌다고 하시더군요. 그래서 저희는 도적단 두목을 직접 만났어요." 티퍼는 고개를 푹 숙이며 힘겨운듯 말을 이었다. "그녀석은 우리의 말을 듣고는 공짜란 없다며 돈을 주던지 그만큼의 일을 하라고 조건을 내세웠어. 그래서 결국은..." 슈는 그들의 말을 들어보고는 측은하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말로만 들어왔던 도 적단의 횡포에 분노를 느꼈다. "...리오, 우리 이들을 도와줘요." "......" 리오는 아무말 없이 고개만 끄덕거렸다. 어차피 도와줄 생각을 가지고있던 리오였 지만. ------------------------계속--- "뭣이라구!!" 하사바는 보통 사람보다 배는 큼직한 주먹으로 탁자를 내리치며 그의 앞에서 무릎 꿇고 앉아있는 장정들에게 호통을 쳤다. 장정들은 움찔 하며 숙이고 있던 고개를 더더욱 숙였다. "한 녀석에게 열 댓명이 맞았다는게 말이 되느냐! 멍청한 자식들!!" 턱수염을 기른 장정 한명이 슬며시 고개를 쳐들며 말했다. "저희도 믿기지가 않습니다 두목님. 하지만 그녀석은 엄청 쎘다고..." "닥쳐!!" 장정은 하사바의 호통소리에 말을 끝맺지 못했다. 하사바는 그의 험악한 얼굴을 더 더욱 찡그리며 숨을 씩씩 쉬어댔다. 몸에서 나는 열때문인지 그는 옆의 탁자위에 놓여있는 주전자를 한껏 비운뒤에 다시 장정들에게 말했다. "오늘저녁 내로 그녀석의 면상을 내 앞에 가지고 오너라! 그렇지 못하면 알지!!" 하사바는 그의 손에 있는 주전자를 손아귀의 힘만으로 짓이기며 그들에게 소리쳤다 . 장정들은 겁먹은 표정으로 대답했고 곧이어 우르르 밖으로 나갔다. "제기랄! 그건 그렇고 이리프와 티퍼는 어디가서 안오는거지? 이것들이 도망갔나!" 이리프와 티퍼는 리오와 슈를 도적들의 본거지로 안내하고 있었다. 노을이 붉게 물 들무렵에 그들은 거의 쓰러져가는 저택을 볼수가 있었다. "이곳이 본거지야?" 슈는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세명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리오는 믿는다는 표정 이었다. "이곳이 확실해. 왜냐하면..." 리오는 말끝을 흐리면서 주먹을 빠르게 이리프의 앞으로 뻗었다. 쉭! "아아...?!" 이리프는 자신의 눈앞에서 정지한 반짝이는 물건을 바라보았다. 화살이었다. 리오는 씨익 웃으며 자신의 손에 들려있는 화살을 뒤로 던졌다. "봐, 환영객들이 나오잖아." 리오의 말대로 저택의 곳곳에서 사람들의 그림자가 솟아나오기 시작했다. 적어도 스무명쯤은 되는것 같았다. "이리프, 티퍼!! 이 배신자들 같으니라고, 우리들이 직접 너희들을 찿아가려 했는 데 마침 제발로 걸어왔구나!" 이리프는 앞으로 나서며 그들에게 소리쳤다. "배신자는 당신들이야! 당신들은 우리를 2년동안 이용만 했잖아!" 티퍼도 같이 소리쳤다. "이제 더이상은 기다릴수가 없어! 우리들은 당신들 때문에 2년동안 부모님들을 만 나지도 못했다고! 어서 꽃을 내놔!!" 그러나 도적들은 들은체도 안했다. 오히려 활 시위를 더더욱 당길 뿐이었다. "뻔뻔한 녀석들... 뒤에 따라온 바보들과 함께 죽어랏!!" 그들은 일제히 잡아당겼던 활시위를 놓았다. 은색의 섬광들이 이리프와 티퍼를 향 해서 빠르게 날아들었다. "훗." 그러나 이 상황을 지켜보고만 있을 리오는 아니었다. 그는 자신의 망토자락의 끝을 잡은후에 이리프와 티퍼의 앞으로 달려들은후 망토를 휘둘렀다. 엄청난 풍압으로 인하여 화살들은 힘을잃고 땅으로 떨어졌다. "...비겁한 자식들. 나하고 예기좀 해야할것같군..." 리오는 자신의 망토를 놓으며 그들에게 말했다. 도적들중에 몇명은 리오를 보고서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저녀석이다! 우리 형재들을 시장거리에서 망신 주었다는 빨간머리!" 그들은 활과 화살을 놓고서 아래쪽으로 내려왔다. 그리고 나서 제각기 무기를 꺼내 어 위협을 하는듯한 동작을 취했다. "슈, 이애들을 데리고 먼저 가." 슈는 자신의 등에 장비된 대형 나이프에서 손을 떼내면서 말했다. "혼자 괜찮겠어요?" 리오는 슈를 향해서 자신의 엄지손가락을 펴보였다. "믿어보라구." 슈는 알았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서 이리프와 티퍼의 안내를 받으 면서 저택을 향해 뛰어가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본 도적 한명이 그들을 향해서 작 은 암기들을 던지려고 손을 들었다. "누가 쉽게 보내준다고 그랬느냐!" 쉬이 - ㄱ!! 그때 바람을 가르는 소리와 함께 그 도적의 들었던 오른팔이 주인을 잃고서 땅으로 떨어졌다. 그러나 그 도적은 알지도 못한듯 자신의 팔을 휘둘렀다. "받아... 어억!" 그의 손에서 나간것은 암기 대신에 붉은 피였다. 그는 자신의 팔을 감싸면서 땅을 굴렀다. "방해하면 저렇게 된다. 너희들의 현재 상대는 나야." 리오의 오른손에는 어느새 디바이너가 들려있었다. 리오의 애검(愛劍)이기도 한 디 바이너는 그 특이한 자색을 더더욱 진하게 하면서 살기를 뿜어내기 시작했다. "그럼, 수고해요!" 슈는 그녀의 큰 눈으로 윙크를 해보인후 저택 안으로 들어갔다. 리오는 천천히 자세를 취했다. 도적들은 자신들의 눈앞에서 동료의 팔이 순식간에 날아간걸 봤던터라 쉽사리 접근은 하지 못하고 있었다. 얼마간의 정적이 흐르다가 휘어진 검을 들고있는 도적이 참을수 없다는듯 리오에게 달려들었다. "받아라 - ㅅ!!" 그 도적은 기세있게 리오의 정면으로 검을 휘둘렀다. 그러나 리오는 눈하나 깜박하 지 않고 맏 받아쳐 주었다. "헙!" 몇줄기의 보라색 검광이 도적의 눈앞에서 춤을 추었다. 도적은 양 팔과 다리에서 피를 뿜으며 땅으로 쓰러졌고 그가 가지고있던 검은 공중에서 유리가 깨어지듯이 깨지며 흩어졌다. "크아악! 히, 힘줄을...!!" 그 도적은 몸을 뒤틀어 보기는 했으나 사지를 움직이지는 못했다. 다리와 팔의 힘 줄이 모조리 잘려나간 것이었다. "크아악 - !! 한꺼번에 덤벼라!!" 도적중에 한명이 분노를 토해내며 동료들에게 소리쳤다. 그러자 도적들은 무기를 휘둘러대며 리오에게 덤벼들었다. 일곱명쯤이 리오의 머리위에서 검을 내리꼿으려 하는 순간이었다. 리오의 입에서 기합성이 터져나오며 붉은색의 검광이 주위에 꽃 을 그리기 시작했다. 피의 꽃을... "혈화난무(血花亂舞)!!" "크아아악 - !!" 도적들의 몸은 공중에서 떠있는 상태로 사지에서 피를 뿜어내었다. 그 피들중 몇방 울이 리오의 얼굴에 튀었다. "훗..." 리오는 왼손으로 얼굴에 묻은 피를 닦아내었다. 아직 온전한 도적들은 리오의 모습 을 보면서 몸서리를 쳤다. 리오의 눈은 이상할 정도의 푸른 광채를 띄고 있었다. 이른바 `살기'였다. "다음은 누구냐..." 슈와 이리프는 계단을 통해서 지하층으로 내려갔다. 슈는 의외로 쉽다고 생각했으 나 결코 그렇지가 않았다. 도적단의 본거지로 통하는 일직선 통로가 막혀있었기 때문이었다. "이런...!!" 통로는 바위로 단단하게 막혀있었다. 리오라면 모를까 슈와 이리프, 티퍼의 힘으로 는 도저히 바위를 치울수가 없었다. "다른길은 없니?" "있긴 하지만... 그곳은 너무 위험해요." 다른 통로는 일직선 통로의 옆쪽에 위치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곳에는 부비트랩이 잔뜩 깔려있어서 쉽사리 통과하기란 불가능에 가까웠다. "...어쩔수 없지. 여기서 지체하면 하사바란 놈은 도주하고 말거야. 그대로 뚫고 나가는수 밖에." "...정 그러시다면 어쩔수 없지요." 셋은 통로의 문을 열었다. 오싹할 정도의 한기가 안에서 느껴져왔다. "조심하세요. 여기를 제대로 빠져나간 사람은 몇 안되니까요." "그런 이야기는 많이 들었어. 걱정말아." 슈는 온몸의 촉걱을 곤두세웠다. 말스 왕국의 7호장이란 명성은 헛으로 얻어지는것 은 아니었다. 마치 동물과도 같은 감각이 그녀의 몸에는 베어있었다. 집중했을때의 그녀의 능력은 마치 야행성 맹수와도 같은것이었다. 공기의 흐름마저도 그녀는 읽 고있었다. "......잠깐!" 아무일없이 걸어가던 그녀는 뒤에 따라오던 일행을 멈춰 세웠다. "하, 함정이에요?" 슈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는 바닥에 쌓여있는 먼지 한줌을 한움큼 쥐었다. "잘 봐." 그녀는 앞쪽의 복도에 먼지를 뿌렸다. 놀랍게도 먼지들은 바닥에 흡착이 되듯이 아 래로 떨어졌다. "일렉 트랩인것같아. 이대로 지나갔다면 구이가 됬겠지." 이리프는 불안한듯 말했다. "그렇다면 이 이상은 갈수가 없나요?" 슈는 둘을 돌아보며 미안하다는듯 말했다. "난 어떻해서든지 갈수 있겠는데 너희들은 힘들어. 혹시 물의 마법이나 땅의 마법 을 사용할수 있다면 모를까..." "땅의 마법이요?" 이리프는 마법이란 말을듣고 뾰족한 귀를 쫑긋거렸다. 티퍼도 미소를 지었다. "저, 할수 있어요." -----------------------계속--- "마법을? ...그래, 넌 엘프족이니까 할수 있을꺼야. 그럼 땅의 마법인 다이아 로드 룰 사용할수 있니?" 이리프는 잠시 생각을 하다가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었다. "아... 죄송해요. 어머니에게 주문이 있다는건 들었지만 그동안에 주문을 연습할시 간이 없었어요. 주문어를 몰라요." 슈는 지체할 시간이 없었다. 그녀는 우물우물 거리다가 그녀의 아마색 머리를 한번 긁은후 이리프에게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내가 이랬다는거 리오에게 말하면 안돼. 알았지?" 이리프는 의아한 표정으로 반문했다. "예? 무슨..." 슈는 그녀의 손을 합장한 후에 주문을 외우기 시작했다. 이리프는 깜짝 놀랐다. 그 도 그럴것이 슈가 지금 외우고있는 주문은 엘프어로 된 정령마법 이었기 때문이었 다. 하지만 외모로 보아서 슈는 귀도 인간처럼 작았고 눈이 푸른색도 아니었다. "어, 어떻게...?" "땅의 원소들이여... 집결해서 우리들을 전기력으로부터 보호해 주세요... 다이아 로드!" 슈의 주문에 따라서 고압 전류가 흐르던 통로는 투명하고 단단한 물질에 둘러쌓이 게 되었다. 이리프와 티퍼는 입을 다물수가 없었다. "지... 진짜네?" 슈는 약간 피곤한 표정으로 이리프에게 재 다짐을 받았다. "알았지? 리오뿐만 아니고 누구에게도 이 사실을 알려줘선 안돼. 알았지?" 이리프는 어찌되었든 알았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은 그게 문제가 아니어서였다 . 셋은 그대로 통로를 통과해 또 다른곳으로 향했다. 그들이 지나가자 투명한 물질 들은 곧 사라져갔다. 또다시 길을가던 슈는 갑자기 이상한 기분을 느꼈다. 다시 일행들을 멈추게 하고는 좌우를 살피기 시작했다. "또 왜그레요?" 슈의 얼굴은 잔뜩 긴장되어 있었다. 슈도 여지껏 느껴보지 못한 불안감이 엄습해옴 을 느끼고 있었다. "......공기가 흐르지 않고있어." 슈가 그말을 마치자 마자 앞뒤의 통로가 두꺼운 석문으로 닫히기 시작했다. "역시!!" 슈는 특유의 스피드를 이용해서 앞쪽의 석문으로 달려갔다. 그리고서는 힘껏 석문 을 양손으로 받치기 시작했다. 하지만 힘에서는 뛰어난점이 없는 그녀로서는 괴로 운 일이기도 했다. 그녀는 다급하게 이리프를 향해서 소리쳤다. "어서! 석순 주문을!!" 다행히도 이리프는 석순 주믄을 알고 있었다. 그녀역시 양손을 합장한후 주문을 다 급하게 외우기 시작했다. "땅의정령 노움이여, 잠시만 그대의 힘을 빌려주세요......" 주문을 마치자 마자 기둥의 바로 아래쪽에선 두개의 돌기둥이 솟아올랐다. 정령의 힘을 빌린것이어서 올라오는 힘은 대단했다. 돌기둥이 슈의 힘을 덜어주자 슈는 팔 의 힘을풀고서 이리프와 티퍼에게 손짓을했다. 티퍼와 이리프는 받치고있는 돌기둥 의 사이로 서둘러 빠져나갔다. 그들이 빠져나가자 슈도 뒤따라 빠져나갔다. "휴우... 큰일날뻔 했어..." 슈는 왼쪽팔에 무리가 간듯 오른손으로 팔을 주무르면서 말했다. "그건 그렇고... 이곳말이지 보통 도적의 소굴 같지가 않아. 너무나 완벽한 함정시 설 들이란 말이야." 이리프와 티퍼도 그말에는 동감이었다. 사실 이곳은 도적들도 함부로 들어올수 없 는곳이었다. 그들의 두목인 하사바만이 왕실에서 출동한 토벌대가 왔을때만 이곳을 사용하고 있었다. 언제 이 비밀통로가 만들어 졌는지, 왜 만들어 졌는지는 하사바 만이 알고있었다. "음... 할수없지. 자 어서 이곳을 빠져나가기나 하자." 슈와 다른 두명은 직선으로 뚫려있는 복도를 계속해서 달렸다. 점점 앞으로 갈수록 함정이 있는 흔적은 보이지 않았다. "철문이다, 이제 다 온거야!" 티퍼는 흥분한듯 슈보다 앞으로 뛰어나가 철문의 자물쇠에 손을 가져갔다. 그때 뒤 에서 슈가 위험을 느낀듯 티퍼에게 소리를 질렀다. "티퍼! 잠깐만 기다려!! 그것은..." 그러나 티퍼는 들은체도 하지않고 자물쇠에 손을 댔다. 순간 티퍼는 비명을 지르며 문에서 튕겨져 날아갔다. "으아악! 어떻게 된거야!!!" 티퍼는 슈와 이리프를 몸으로 떠밀며 바닥에 쓰러졌다. 둘도 티퍼와 함께 땅바닥에 쓰러졌다. "으으... 어떻게 된거야?!" 이리프는 자물쇠를 쓰러진 상태에서 가만히 들여다 보았다. 그리고 나서 티퍼는 행 운아 일거라고 확신했다. 티퍼가 언제나 끼고있던 두터운 가죽장갑은 자물쇠에 들 러붙어 이상한 냄새를 뿜어내며 녹아가고 있었다. 구우우우우.... 가죽장갑이 다 녹아내리자 자물쇠에선 이상한 형상이 나타났다. 푸른색의 연기같기 도한 그 물체는 짐승의 형상으로 변하며 그들에게 큰 입을 쫙 벌려댔다. 슈는 자신의 전투 나이프 두개를 동시에 꺼내들며 이리프와 티퍼의 앞을 막아섰다. "눈을 가려!!" 슈는 둘에세 소리치며 자신도 눈을 감으며 고개를 돌렸다. 그 푸른 짐승의 입에선 황록색의 빛덩이가 강렬하게 뿜어져 나왔다. 푸우웅 - !! 빛덩이와 슈의 나이프는 충돌하며 엄청난 폭음소리를 냈다. 보통 전투 나이프였다 면 버틴다는걸 상상도 할수 없었겠지만 슈의 나이프는 드워프의 세공품이었고 약간 의 기도 실려있어서 충분히 버틸수 있었다. "설마... 문지기 [보르가스]?!" 슈는 온몸을 긴장시킬수 밖에 없었다. 지금 자신들의 앞에 나타난 몬스터는 보통 상대가 아니었다. 루아스 대륙의 고대 전설에 나오는 지옥의 문지기 괴수였기 때문 이었다. "크르르르르...!" 보르가스는 두 눈을 붉은색으로 번뜩이며 천천히 다가오기 시작했다. 슈는 나이프 를 잡은 두 손에 힘을 가했다. "......리오가 반드시 와주겠지." 마지막 남은 도적은 앞쪽에서 다가오는 존재에게 소리치기 시작했다. 그 소리는 울 부짖음에 가까웠다. "으아아 - ㄱ!! 넌 악마야!!" 그는 마지막 남은 힘을 쥐어짜며 리오에게 공격을 개시했다. "어리석은 녀석." 필살의 결의가 담긴 공격은 허무하게도 허공만을 가를 뿐이었다. 그는 힘이 빠진듯 이 털석 무릎을 꿇고 말았다. 무기도 놓았다. "음? 일찍 포기하는군." 리오는 그 도적에게 천천히 다가왔다. 그 도적은 양팔을 벌리며 리오에게 외쳤다. "자! 어서 나도 동료들처럼 힘줄을 잘라라!! 어서, 이 악마야!!!" 리오는 귀가 멍멍하다는듯 오른쪽 귀를 만지작 거리며 그 도적에게 말했다. "난 힘줄을 자른적이 없는데... 쇼크로 잠시 팔다리를 움직이게 하지 못하게 만들 었을 뿐이라고." 도적은 고개를 들며 놀란눈으로 리오에게 물었다. "뭐! 그게 사실이냐!" 리오는 검을 집어넣으면서 도적에게 말을했다. "난 죽이면 죽였지 폐인으로 만들지는 않는다. 그럼 아저씨는 잠시 쉬라구." 리오는 수도로 도적의 목을 후려쳤다. 도적은 아무런 저항없이 땅바닥에 쓰러졌다. "...이 세상은 착한 사람들만의 세상이 아니지. 나쁜 사람들도 있어야 재미가 있다 구..." 리오는 혼자 중얼거리며 저택의 안으로 들어갔다. "하아앗!!" 슈는 굉장한 스피드로 두개의 나이프를 휘두르기 시작했다. 보르가스도 빠르게 이 동하면서 슈의 공격을 피하며 반격을 하고 있었다. "이리프! 뇌격계 주문이나 그 비슷한 것이라도!!" 보르가스는 사실 고대어 마법으로 만들어진 마법생물이었다. 그런 이유로 그를 소 멸시키려면 고급의 마법무기 또는 마법검 기술이 있어야했다. 하지만 슈에게는 두 가지 기술중 아는것은 마법검 하나 뿐이었다. 그렇지만 마법검은 주문을 외우려면 약간의 시간을 필요로 하였기 때문에 거는것은 불가능했다. 그래서 슈가 생각해 낸것이 바로 양동작전 이었다. "크읏!!" 보르가스는 두꺼운 앞다리로 슈에게 강타를 날렸다. 슈는 왼손에 들려있는 나이프 를 이용해서 그 공격을 간신히 막아내었다. 리오의 것 이상의 충격이 팔에 가해졌 다. 하지만 슈는 지체하지 않고 보르가스의 가슴에 오른손의 나이프로 일격을 가하 였다. 보르가스는 약간의 마력이 있는 슈의 나이프 때문인지 봄을 부르르 떨며 괴 로워하기 시작했다. "우워어어 - !!" 그사이 이리프는 자신이 알고있는 뇌격계 마법중 가장 강한 스파이가를 외워두고 있었다. "이때야! 마법을 써!!" 슈는 보르가스를 잡아두려고 온 힘을 쓰고있었다. 하지만 이리프는 슈가 다칠까 두 려워서 마법을 쓰려고하지 않았다. "슈... 슈가 다친다면 어떻해요!!" "다 죽고싶지 않으면 빨리 쓰란말이야!!" 이리프는 눈을 꼭 감았다. 그리고선 모았던 주문을 힘껏 개방하였다. "제발..!! 4급, 스파이가!!" ----------------------계속--- "크오오오 - !!" 이리프의 손에서부터 뿜어져나온 뇌전은 벽에 흔적을 남기면서 빠른속도로 보르가 스와 슈에게 다가갔다. 슈는 등을 지면에 붙인후 양 발을 보르가스의 가슴에 대었 다. 그리고 나서 있는 힘껏 보르가스를 멀찌감치 밀어내었다. "카아아앗!!" 상처입은 상태에서 슈에게 밀려 땅에 드러눕게된 보르가스는 일어나려고 몸을 다시 뒤집으려 했으나 때는 이미 늦어있었다. 보르가스의 가슴에 박힌 슈의 나이프가 피 뢰침의 역할을 하여 이리프가 사용한 스파이가 주문의 뇌전은 나이프를 타고서 보 르가스의 몸으로 빠르게 흘러들었다. "우오오오오오 - !!" 보르가스는 온몸에 경련을 일으키며 괴로워 하고 있었다. 슈와 이리프의 양동작전 이 효과가 있었는지 보르가스의 몸은 처음에 보았던 기체의 상태로 점점 변해가고 있었다. 이윽고 보르가스의 몸이 완전히 사라지게되자 슈는 이마의 땀을 닦으며 한 숨을 쉬었다. 이리프와 티퍼도 한숨을 길게 쉬었다. "휴우 - . 진짜루 죽을뻔 했어..." 슈는 피곤한 표정으로 벽을 짚고서 천천히 일어나며 말했다. "으음... 하지만 정신을 차려야해. 이제 얼마 안남았다구." 슈는 땅에 떨어진 자신의 나이프를 주으며 지쳐있는 이리프와 티퍼를 바라보았다. "쳇, 이렇게 힘이 빠져서야 도착해도 하사바와 싸울 힘이 남아있질 않을것 같아." 티퍼는 입버릇대로 내뱉으며 투덜거렸다. 하지만 슈와 이리프도 지쳐 있었기에 아 무말도 할수가 없었다. "슈, 아무래도 잠시 쉬어가는게 어떨까요? 티퍼의 말대로 갔다간 하사바와 제대로 싸우지도 못하고 쓰러질것 같아요." 이리프는 슈를 지친 표정으로 쳐다보며 간청했다. 슈는 잠시 가만히 서있다가 땅바 닥에 걸터 앉으며 동의하는듯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그도 그럴거 같아. 휴유..." 슈는 다시한번 한숨을 쉬면서 중얼거렸다. "...리오였다면 이렇게 지치지도 않을텐데..." 이리프는 슈의 말을 듣고서 리오에 관한 궁금증을 풀 좋은 기회라 생각하며 그녀에 게 물었다. "아, 물어볼것이 있는데요. 리오에 관해서요..." "뭔데?" 이리프는 생각이 나는데로 리오에 관해서 묻기 시작했다. 어디서 왔는지, 나이는 몇인지, 가족은 있냐는둥... 하지만 슈의 대답은 항상 같았다. "몰라." 슈의 성의없는 대답에 이리프는 실망한듯 이마를 약간 찡그렸고 슈는 옷을 털면서 일어났다. "자, 계속 가보자." 하사바는 황급히 자신의 방 안에 있는 비밀통로로 들어가 어두컴컴한 방 안으로 들 어갔다. 부하들에게서 저택의 보초 20여명의 전멸소식을 접했기 때문이었다. 하사 바는 방안에 있는 촛불을 켜고서 방 중앙에 준비된 유리구슬 앞에 앉았다. "타르자! 여보시오 타르자, 내말 들리시오?" 하사바는 긴장된 표정으로 구슬을 매만지며 타르자의 이름을 불렀다. 곧이어 구슬 이 적색으로 빛나며 한 여인의 모습이 나타났다. 바로 타르자였다. "무슨일인가 하사바. 너의 그런 당황한 표정은 처음보는데 말이야." 타르자는 미소를 띄우면서 하사바에게 물었다. 하사바는 다급하게 말했다. "타르자, 조... 좀 도와주시오. 이상한 녀석들이 내 본거지로 쳐들어 왔다오." "훗, 그런걸로 나에게 도와달라는 부탁을 하다니, 그런건 네 스스로도 할수가 있잖 아!" 타르자는 얼굴색을 바꾸면서 노기어린 목소리로 말했다. "내말좀 들어보시오! 오늘 쳐들어온 놈은 괴물이란 말이오!! 빨간머리의 멍청이인 데 보초 20여명을 쓰러뜨린뒤 이곳으로 오고있소!!" 빨간머리란 소리를 들은 타르자는 얼굴색을 또다시 바꾸며 되물었다. "빨간머리? 그녀석 더벅머리에 장발이던가?" "그렇소, 알면 빨리좀 도와주시오!!" 타르자는 벌래를 씹은 표정으로 잠시 생각을 하다가 고개를 끄덕이고는 하사바에게 말했다. "좋아... 그녀석을 상대해 줄만한 전사를 소개시켜주지. 하지만 깍듯이 예를 갖춰 야만해. 가스트란 황제님의 직속 부하인 육마왕 중 한명이니까. 후후후후..." 하사바는 땀을 닦으며 고맙다는듯 허리를 굽혀 타르자에게 인사를 했다. "여부가 있겠습니까, 걱정 마십시오" 계속 길을가던 슈와 이리프, 티퍼는 거대한 방에서 갈길을 찾지 못하고 있었다. 몇분간이나 문으로 걸어가도 문에는 도저히 도착할수가 없었다. 이상하다는 생각만 이 그들의 머리속에 맴돌 뿐이었다. "으윽...! 도저히 못참겠어!!" 티퍼는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배를 부여잡고 구토를 하기 시작했다. 이리프와 슈도 구토감을 참고 있었지만 뒷쪽에 따라오던 티퍼가 구토를 시작하자 그들도 곧 구토 를 하기 시작했다. `이, 이러면...!!' 슈는 구토를 하면서도 아차 하는 생각을 했다. 이것이 바로 자신의 사부에게서만 들어오던 중력함정 이었던 것이었다. 그 함정은 다른 함정과는 달리 마법이나 특이 한 지형을 이용하는 고급의 함정이다. 사람의 균형 감각기관을 돌아버리게 만들어 제자리에 있으면서도 계속 가는것과 같이 느껴지게 만든다. 그로 인하여 함정에 걸 린자들의 내용물들을 모조리 밖으로 내놓게한후 천천히 죽어가게 만드는 잔인한 함 정이었다. `마법을...! 하지만 말을 할수가.....!!' 이리프는 주문을 외우려고 애를 썼으나 입안에 밀려오는 내용물 때문에 도저히 그 러할수가 없었다. 구토증세가 끝나도 위액들마저 넘어와 한층더 그들을 괴롭혔다. 점점 몸이 공중에 뜨는것 같은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 "아......!" 슈는 방안의 배경이 일그러지는 착각을 느끼고 있었다. 점점 정신이 흐려지기 시작 했다. `아... 아버지...!!' "눈을 감고서 아무 생각도 하지마! 온몸의 힘을 빼라!" 그때 누군가의 목소리가 귓가에 들려오기 시작했다. 슈는 혼미한 정신속에서 주위 를 둘러보려고 애를 썼다. 그러나 시각마저 혼미한 상태가 되어서 제대로 보이는것 이 없었다. 단 하나... 붉은색. "뒤척이지마, 나까지 혼미해 지니까." 이리프는 자신의 허리를 무언가가 강하게 조이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하지만 굉 장히 포근한 감촉이 전해져 왔다. 딱딱하긴 하지만 분명히 사람의 살결이었다. 이 리프는 안심을 했다. 티퍼는 누군가가 자신의 옷을 끌어 올렸다는 것을 알수가 있 었다. 그렇지만 그에게 지금의 상황은 너무나도 고통스러운 것이었기 때문에 자세 히 상황을 파악할 생각은 머리에 떠오르지 않고 있었다. 그들은 동시에 자신들이 차가운 무언가에 닿았다는 느낌을 받을수가 있었다. 땅이다. 그들은 안도의 한숨을 쉬면서 차가운 땅의 감촉을 고맙게 느꼈다. 이리프는 감각이 되살아 난다는것을 알수가 있었다. 자신의 얼굴을 약간 거친 헝겁 이 지나다니고 있다는것도 느낄수가 있었다. 그녀는 눈을 번쩍 뜨면서 이리저리 눈 을 굴려보았다. "어이, 깨어났냐?" 이리프의 앞에선 미소를 지으면서 망토 자락으로 자신의 얼굴을 닦아주고있는 붉은 머리의 사나이가 있었다. "흠... 검은 화장이 지워졌네, 어쩐다...?" 엘프의 젓빛 살결을 다크 엘프의 검은것으로 바꾸어주던 이리프의 화장은 입 주위 를 시작으로 약간 지저분하게 지워져 있었다. 리오는 이리프의 그 모습이 재미있기 라도 한듯 미소를 계속 띄우며 망토를 수통의 물에 적시어 이리프의 얼굴을 계속 닦아주고 있었다. "리... 리오..." 이리프는 왈칵 올라오는 눈물을 겨우 참아내었다. 2년동안 자신에게 이렇게 다정하 게 대해준 사람이 없어서였다. 티퍼와 자신은 꽃 한송이와 부모님들을 위해서 2년 이란 세월을 정에 굶주린체 살아왔었던 것이다. 그때동안 얼어붙었던 이리프의 마 음은 앞에 나타난 한 사나이에게 녹아내리고 있었다. "어? 구토 증세가 아직도 있나, 눈물을 글썽이네?" 이리프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 "아니요... 괜찮아요 리오. 그리고..." 리오는 이리프에게 말할 틈을 주지않고 일어서서 슈에게 다가가려고 했다. "아, 그러면 티퍼좀 돌봐주겠니? 나혼자선 약간 벅차구나. 부탁해." 이리프는 말하려고 했던것을 집어넣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아직은 모르겠어...' 이리프는 이리저리 생각하며 자신의 옆에 누워있는 티퍼에게 다가갔다. "어이, 여장군. 괜찮은거야?" 리오는 슈의 얼굴에 묻은것들을 닦아내주며 그녀를 깨웠다. 슈는 천천히 눈을뜨며 아직도 머리가 아픈듯 고개를 흔들었다. "아아... 아직도 머리가 아프네요...!" 리오는 안심하면서 그녀의 상반신을 일으켜 세웠다. 슈는 머리을 감싸면서 주위를 둘러보았다. 약간 넓은 복도의 한쪽에 자신들이 와있었다. -------------------계속--- 늦어져서 죄송합니다... [필자]. "위험했어, 보초 도적들이 한사람만 많았어도 너희들을 구할수가 없었을거야." "리오가 어떻게 여기로...?" 슈는 신기하다는듯 리오를 바라보았다. 리오는 천천히 일어서며 말했다. "저택 안으로 들어와 보니 철문 하나는 돌로 막혀있고, 또 하나는 열려있더라고, 그래서 열린길을 택했을 뿐이야. 리오는 말을 마친후 동료들에게 일어서라는듯 손짓을 했다. 그러나 세명은 한발자 국도 일어설수가 없었다. 함정에서 내용물들을 몽땅 토해낸 탓도 있었지만 긴장감 때문에 피로가 더더욱 가중되어 있었다. 그야말로 녹초가 따로 없었다. "어이고... 아무래도 나 혼자서만 가야겠는데?" 차라리 리오에겐 그편이 더 나았다. 원체 단체 행동이란걸 좋아하지 않았으며 전투 를 하면서 `걱정'이란 잡념을 가질 필요가 없어서였다. 하지만 슈와 이리프가 벽을 짚고서라도 일어서려고 해서 그것도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 "그럴순 없어요! 전 꼭 하사바를 만나야만 해요!!" 이리프의 모습은 리오에겐 애처롭기까지 했다. 리오는 어쩔수 없다는듯 한숨을 쉬 고는 자신의 옆구리에 매달린 주머니를 뒤적거리기 시작했다. "으휴... 귀찮아. 자, 그러면 이거라도 먹어봐." 주머니에서 나온 리오의 손에는 작고 까만 병 세개가 들려있었다. 리오는 곧 그것 을 동료들에게 건내주면서 말했다. "이건 포션이야. 슈는 아마 알고있을껄? 어쨌든 이걸 마시면 몸이 상쾌해 질거야. 피로도 가시고 힘도 솟아나고... 비싼건데, 제기랄." 세명은 포션을 리오에게 받자마자 병의 마개를 열고서 단숨에 들이켰다. 몇번 마신 일이 있는 슈는 별 반응이 없었지만 이리프와 티퍼는 코를 막고 겨우 마실수 있었 다. 그 모습을 본 리오는 웃으면서 중얼거렸다. "좋은약은 입에 쓰다구... 훗." 포션을 마신 세명은 리오의 말대로 몸이 상쾌해 지는것을 느낄수 있었다. 효능이 매우 좋다고 느끼면서 이리프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티퍼도 신기하다는듯 팔 을 이리 저리 휘둘러 보았다. "자, 그럼 가자구." 리오와 일행들은 복도를 따라서 걷기 시작했다. 조금 걷다보니 횃불이 심하게 흔들 리는것을 그들은 볼수가 있었다. "... 트랩이군." 리오가 말을 마치자 마자 강한 바람에 의해서 횃불이 모조리 꺼져 나갔다. 그리고 앞에서 들려오는 소리가 리오를 제외한 일행들의 등골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무쇠 덩어리들이 공기를 가르는 소리였다. "... 이리프, 윌 오 위스프를 불러내 주겠니?" 빛의 정령인 윌 오 위스프를 불러내는건 엘프족에겐 기본중에 기본이었다. 이리프 는 양손을 모으고 엘프어로 빛의 정령을 불러내었다. "좋아, 그럼 정령을 앞으로 전진시켜봐." 이리프는 리오의 말에따라 정령을 트랩이 가득한 복도로 보내었다. 정령이 가는 주 위는 밝았으므로 무엇이 어떻게 되었는지 자세히 알수가 있었다. 역시 예상대로 복 도는 정령이 겨우 통과할만한 공간을 제외하고는 몽땅 부비 트랩으로 가득했다. "이럴수가...! 저런 복도를 어떻게 통과하죠?" 슈가 안타까운 표정으로 소리를치자 리오는 팔짱을 끼고서 조용히 생각에 잠겼다. 잠시후 리오는 이리프에게 정령을 보내주라는 말을 했다. 이리프가 정령을 보내자 주위는 다시 암흑으로 변해갔다. "좋아, 모두들 뒤로 물러서." 리오의 말에따라 모두는 뒤로 두세발자국 물러섰다. "아무래도 체중에 의해서 감지되는 특수한 트랩인거 같아. 아무리 나라도 정상적으 로 지나가는것은 무리겠지... 방법은 단 하나." 리오는 양 손을 살짝 굽히고 자신의 앞쪽으로 팔을 쭉 뻗으면서 모았다. 그리고서 몸안의 기를 손 안에 응축시키기 시작했다. 푸른색의 아지랑이가 리오의 몸에서 뿜 어져 나오기 시작했다. 동료들은 놀란 눈으로 리오를 바라보았다. "흐읍!" 기합성이 들리고 리오의 양 손에선 흰색의 오오라가 강하게 뿜어져 나왔다. 그와 동시에 폭음이 비상통로 전체를 뒤흔들었고 그 충격은 약간 떨어진 도적단의 본거 지까지 전해졌다. 엄청난 진동에 놀란 하사바는 앞쪽으로 넘어지면서 바닥을 굴렀다. 진동이 멎자 하 사바는 일어서며 부하들을 다급히 불렀다. "이봐! 도대체 어떻게 된거냐! 이 진동과 폭발음은 뭐야!" 그의 부하들도 혼비백산 한듯 이리 저리 뛰어다니고만 있었다. 참을성이 없는 하사 바는 부하중 한명의 멱살을 잡고서 소리쳤다. "도대체 어떻게 된거냐니까!!" "그, 그게 말입니다 두목..." 하사바의 부하가 겁먹은 표정으로 말을 이으려 하자마자 둘의 오른쪽 위에 위치하 고있던 벽이 또한번 폭음소리를 내면서 폭발을 했다. "우아악 - !!" 하사바는 쏟아지는 파편을 피하면서 멀찌감치 떨어졌고 그의 부하도 어디론가 도망 쳤다. 벽에는 커다란 구멍이 뚫려있었으며 거기에선 자욱한 먼지가 구름같이 나오 고 있었다. "어, 어떻게 저럴수가?!" 하사바는 놀란 표정으로 그곳을 바라보았다. 먼지가 조금 걷히자 구멍에선 사람의 그림자들이 몇 움직이는것을 볼수가 있었다. "제기랄, 비밀 통로라고 했으면서 구멍을 안만들면 어쩌겠다는거야?" 먼지를 해치면서 한 사람이 벽으로부터 바닥으로 뛰어내렸다. 매우 불만이 쌓인듯 한 얼굴을 하고있었다. 그에 이어서 아마색의 단발머리를한 미녀가 바닥으로 내려 왔다. "세, 세상에... 설마 그 트랩들을 다 지나치고 왔단말이냐?" 하사바는 머리를 쥐어짜며 그들을 바라보았다. 그를 본 붉은머리의 사나이 - 리오 는 씨익 웃으며 하사바의 궁금증을 풀어주었다. "아니, 다 부셔버리고 왔지. 어이 - ! 티퍼, 이리프! 어서 내려와!" 리오는 우물 거리며 내려오지 못하고 있는 동료들을 향해 소리쳤다. 티퍼는 모르겠 다는 표정으로 아래로 뛰어내렸다. 슈는 그를 가볍게 받아서 내려주었다. 그를 본 하사바의 표정은 금새 분노로 뒤엉켰고 티퍼에게 소리를 질러댔다. "이녀서억!! 2년동안 먹여주고 재워준게 누군데 지금에 와서 날 이따위로 배반하다 니 -!! 그래, 그렇다면 그 더러운 다크 엘프도 있겠군! 어서 나와봐!!" 그의 목소리에 대답이라도 하듯 이리프는 가볍게 바닥으로 내려왔다. 하사바는 그 녀의 얼굴을 보고서 분노와 의아함이 뒤섞인 이상한 표정을 지었다. "너...! 다크 엘프가 아니었나?!" 이리프는 눈을 가늘게 뜨면서 하사바를 노려보았다. "당연히 아니었죠. 이 모습으로 당신에게 접근했으면 제대로 있을수가 없었을거 아 니에요?" 리오는 팔장을 끼면서 하사바에게 협박을 시작했다. "자아, 1대 4다. 부하들도 이미 도망친것 같으니까." 하사바는 리오의 말을 듣고서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우하하하!! 1대 4라고? 웃기는군, 도적단의 대 두목인 내가 이정도 상황에 준비를 안했을거 같나!" 하사바는 자신의 휘어진 검을 뽑으면서 소리쳤다. "자, 나오너라!! 지(地)의 마신 코볼트!!" 그의 외침에 따라서 넓찍한 짛공간의 바닥에선 이상한 울음소리와 함께 개의 머리 를 하고있는 사람들의 그림자들이 하나 둘씩 떠올랐다. 그리고 나서 그들은 형체를 갖추며 두 다리로 바닥에 서기 시작했다. "어라? 저 털보가 지령 소환을 할줄알다니?" 리오는 의외라는듯 턱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반면에 슈는 경계태세를 갖추기 시작 했다. 자신의 등에 장비된 전투 나이프에 손을 가져가며 짐승 - 코볼트들을 관찰하 기 시작했다. 적어도 삼십마리는 될것같았다. "... 숫자가 많은데요...?" 슈는 리오에게 넌지시 말했다. 하지만 리오는 자세도 갖추지 않은체 팔짱만 끼고 서있었다. "...뭐해요 리오?" 슈는 리오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그러다 흠칫 놀라 뒤로 주춤거렸다. 리오의 얼굴 은 지금껏 한번밖에 보지 못한 진지함이 어려 있었다. "리오...?" 리오는 팔을 풀며 슈에게 말했다. "내 상대가 오고있어. 아직 오려면 몇분 남아있으니까 속전 속결로 저 코볼트를 쓰 러뜨려야만해, 알겠지?" "당신의 상대요?" 슈는 새삼 놀랐다. 이 사나이의 상대를 할사람은 지금껏 한명밖에 보질 못했던 슈 였다. 그런대 적으로서 이 사나이의 상대가 또 있다니... "이리프, 티퍼. 싸울수는 있겠지?" 둘은 자신이 있다는듯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코볼트란 존재는 그리 강력한 힘을 자지고있지 못했다. 하지만 집단으로 공격하는 습성이 있기 때문에 약간은 위험한 상황일지도 몰랐다. "크르르르르..." 코볼트들은 날카로운 송곳니를 드러내며 리오들에게 천천히 다가왔다. 반면에 하사 바는 뒤에있는 비밀방을 향해서 뒷걸음질을 치기 시작했다. "조, 좋아! 그대로 공격해라!! 물어 뜯어버렷!!!" 그의 명령에 따라서 코볼트들은 거세게 공격을 개시했다. "하아앗!!" 슈는 기합성과 함께 위에서 덤쳐오는 코볼트의 허리를 두동강 내며 이리프와 티퍼 를 엄호해 주었다. 이리프와 티퍼도 단도를 빼어들며 코볼트 들과 대결을 펼치기 시작했다. 2년동안 도적단에서 있었던 솜씨인지 그들의 실력도 보통은 넘었다. "간다!" 리오는 오른손으로 달려드는 코볼트의 목을 움켜쥐었다. 그리고 약간의 힘을 가하 자 코볼트의 몸은 삽시간에 불덩이로 변하여 갔다. 인체 발화술(人輒 發火術) 이었 다. 그러나 코볼트들은 자신의 동료가 불덩이로 변하는걸 보고서도 거리낌 없이 리 오에게 공격을 가해왔다. 리오는 인상을 쓰면서 오른손을 디바이너의 자루로 옮겼 다. 그리고 코볼트 한마리의 공격이 리오의 복부에 꼿히는 찰나. "진공 회류참 - !!" 디바이너는 칼집에서 몸을 옮기며 보라색의 검광을 진공 회오리에 실었다. 그와 동 시에 공중에는 코볼트들의 신체 일부분과 녹색의 피보라가 퍼져 나갔다. -------------------계속--- 진공파에 산산히 갈려버린 코볼트들은 곧 땅속으로 사라져 버렸다. 리오는 거침없 이 코볼트 들을 베면서 앞으로 전진해 나가기 시작했다. 모르는 사람이 그 광경을 봤다면 누가 악인인지 분간을 못했을지도 모른다. 그야말로 일방적인 살육 이었다. "으... 으으윽!!" 하사바는 코볼트 들이 쓰러지는것을 뒤로 하고서 비밀의 방을 향해서 달려갔다. "어엇...?" 슈는 코볼트와 한창 전투중에 하사바가 뒷쫏의 벽속으로 들어가는걸 보았다. 그녀 는 달려드는 코볼트 두마리의 머리를 자신의 두꺼운 나이프로 날려버리며 하사바의 뒤를 쫏기 시작했다. 그녀는 도중에 자신의 나이프 하나에서 이상한 기운을 느꼈다 . 하지만 별일 아니라 생각하며 자신도 벽을 향해 달려들었다. 티퍼와 이리프는 나머지 코볼트 들을 정리하며 리오에게 접근했다. 코볼트는 남김 이 사라졌으나 리오는 디바이너를 거두지 않고 있었다. "...이리프, 티퍼." 리오는 이리프와 티퍼를 불렀다. "하사바는 너희들이 좀 처리해 주겠니? 아무래도 내 상대가 온것같아..." 리오는 자신의 어깨를 가볍게 돌리며 둘에게 부탁했다. 우두둑 소리가 어깨에서 들 려왔다. "예... 그럼 힘..." 이리프가 말을 마치기도 전에 리오는 그녀와 티퍼를 안고서 다른곳으로 뛰어올랐다 . 그러자 그들이 있었던 장소의 천정이 뚫리며 붕괴되었다. 티퍼는 눈을 동그랗게 뜨면서 빛줄기가 내려오는 곳을 바라보았다. 검은색 그림자와 그 안에서 빛나는 두 개의 붉은 광점이 보였다. 이리프는 서서히 일어서는 리오의 얼굴을 보았다. 그의 얼굴엔 놀라움이 서려 있었다. 리오는 나지막한 음성으로 중얼거렸다. "이럴수가... 설마 했더니, 넌 마장기사 요우시크?!" 빛줄기 속에서 꿈틀대던 그림자는 서서히 앞으로 걸어나왔다. 칠흑같은 검은색의 갑주가 그들의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검푸른 색의 망토, 그 안에서 붉은색의 오오 라를 발산하고있는 대검 - 로제바인(1부 15편 참조). 그 모습은 백년전 마황제 가 스트란의 오른팔이라 불리던 마장기사 요우시크의 모습이었다. "......리오 스나이퍼...... 별로 반갑진 않군 그래..." 갑옷색과 같은 흑색의 투구속의 붉은눈이 더더욱 빛을 더했다. "훗... 나도 마찬가지다." 리오는 자신의 엄지 손가락으로 코를 튕긴후에 씨익 웃으며 일어섰다. "자, 가봐라." 리오는 이리프와 티퍼에게 가라는 손짓을 했다. 둘은 하사바가 자주 들락 거렸던 비밀통로를 향해 뛰었다. "자, 그럼... 흐읏!!" 순간적인 요우시크의 기습에 리오는 방어를 하긴 했으나 뒤로 쫙 밀려 나가고 말았 다. 굉장한 힘이었다. 리오도 질세라 요우시크에게 접근하여 디바이너로 일격을 가 하였다. 잔상이 남을정도의 빠른 공격이었다. 그러나 요우시크는 중장갑을 입고있 는것과는 달리 리오의 빠른 공격을 간단하게 피해냈다. "어엇?!" 요우시크는 리오의 얼굴을 움켜쥐고 천정으로 날아올랐다. 쿠우웅! 그는 리오를 앞세운 상태로 벽에 충돌했다. 요우시크의 장갑을 타고 붉은색의 피가 흘러내렸다. 그러나 요우시크는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윗쪽으로 향하였다. 그의 힘 을 이기지 못한 벽들은 간단히 뚫어져 버렸고 둘은 상층을 파면서 윗쪽으로 올라갔 다. 석질 파편들이 요우시크가 만들오낸 구멍에서 쏟아져 내리기 시작했다. 이리프는 손으로 입을 가리며 비명을 질렀다. "그, 그만해요!!" "누나!!" 이리프는 티퍼가 소리치며 그녀의 팔을 잡자 놀란 눈으로 티퍼를 바라보았다. "저정도로 저녀석이 죽을것 같아! 우리들이랑 약속했으니 죽지 않을거 아니야!! 그 가 말한대로 우리는 하사바나 혼내주면 돼!!" "티퍼..." 이리프는 멍하니 생각하다가 씁슬히 미소를 지으며 티퍼의 머리를 살며시 안아주었 다. "그래... 맞아. 리오는 꼭 이길꺼야." 이리프는 다시 단검을 들은 손에 힘을 넣으며 비밀 통로로 향하였다. "이자시익 - !!" 리오는 요우시크의 어깨를 힘껏 강타했다. 기가 실린 공격이어서 갑옷의 타격점이 부스러지고 요우시크는 다시 본거지 바닥으로 추락했다. 리오는 다시 뒤로 왼손을 돌린후에 기탄을 쏘았다. 뚫리다가 만 벽들이 완전히 뚫렸고 빛이 쏟아져 들어왔다 . 리오는 아래를 향해 소리쳤다. "밖에서 승부닷!!" 리오는 아대로 자신의 입술을 훔치며 밖으로 날아올랐다. 갈색의 아대엔 검 붉은 색의 선혈이 약간 묻어있었다. 저택의 건물을 뚫으며 공중으로 날아오른 리오는 기를 모으며 요우시크가 나오기를 기다렸다. 리오의 몸에서 푸른색의 오오라가 거칠게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다. "......왜 안나오지......?" 리오는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는 좌우를 살펴보았다. "......뒤!!" 리오는 디바이너를 자신의 뒷편으로 휘둘렀다. 챙 하는 금속성이 울려 퍼졌다. 리오의 예상대로 요우시크의 검은 모습은 살기를 감춘채 리오를 향해 검을 들이대 고 있었다. 리오는 씨익 웃으며 말했다. "꽤 강해졌군 요우시크..." 요우시크는 나지막히 웃으며 응답했다. "...훗...칭찬이라 들어주진 않겠다......" 둘은 곧 떨어져서 상대편을 관찰하기 시작했다. 기의 싸움도 만만치 않았다. "...훗..." 리오는 순간적으로 몸을 틀었다. 요우시크의 모습이 잠시 떨렸기 때문이다. "잔상검(殘像劍)!!" 그의 느낌대로 로제바인의 붉은 빛은 리오의 가슴쪽을 통과하고 있었다. 스쳐 지나 가지도 않았지만 리오의 가슴엔 충격이 전해져 왔다. 음속을 상회하는 충격파 때문 이었다. "이녀석!" 리오는 눈을 감고서 요우시크의 기를 찾아내려고 애를 썼다. 하지만 기척은 전혀 느껴지지 않고 있었다. "첫번째 공격은 잘 피했다......" 등뒤에서 들려오는 요우시크의 음성에 리오는 급히 뒤로 돌았다. 아주 가까이 요우 시크가 있었다. "넌 백년 전에도 이 기술을 간파하지 못했어...... 언제까지고 간파하지 못할것이 지만......" "크윽...!" 리오는 분노에 떨면서도 함부로 공격에 들어가지 않았다. 그랬다가는 빈틈이 생겨 치명타를 입을지도 모르기 때문이었다. "...자, 그럼 다시..." 리오는 눈을 부릅뜨고 요우시크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다시 그의 모습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하사바는 그의 육즁한 몸을 나무의자에 맡기며 한숨을 쉬었다. "타르자가 약속을 지킬줄도 아는군... 빌어먹을 마녀 같으니라고..." 하사바는 투덜대며 자신의 비밀방을 둘러보았다. 마법에 의해서 통로가 위장되어있 는 비밀방은 하사바가 지금까지 비축한 보물들로 가득차 있었다. "이런곳에 숨어있으면 모를줄 알았나?" 하사바는 뒤에서 들려오는 여성의 날카로운 음성에 등골이 서늘해짐을 느꼈다. "누... 누구냐!" 위장된 벽을 뚫고서 슈의 호리호리한 모습이 나타나자 하사바는 코웃음을 치면서 일어섰다. "쳇, 난 또 누구라고. 자, 덤빌테면 덤벼봐라." 하사바는 자신의 보물이 있는곳으로 다가가 커다란 도끼를 꺼내며 자세를 취했다. 그의 입가에는 조소가 흐르고 있었다. "흥, 그말에 책임져야해." 슈는 언제나처럼 빠르게 하사바를 향해서 파고들어가기 시작했다. 양손에 들린 그 녀의 나이프가 하사바의 앞에서 호선을 그려나갔다. "어억?!" 하사바는 비명에 가까운 탄성을 지르며 뒷걸음질을 쳤다. 그의 손에 들려있던 도끼 는 몇조각으로 나뉘어지며 땅으로 떨어졌다. 슈는 하사바의 목에 검을 들이대며 말했다. "자, 죽고싶지 않다면 `이노'가 어디있는지 말하는게 좋을거야." 하사바는 식은땀을 흘리며 한쪽 벽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그곳에는 하얀색의 꽃 몇송이가 파란색의 줄무늬가 그려진 병 속에 꼽혀있는것이 보였다. "저것이... `이노'?" 슈는 하사바의 목에서 나이프를 떼면서 천천히 그 꽃을 향해 다가갔다. 하사바는 의 그러한 모습을 보고서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슈는 꽃에 가까이 다가가 자세희 들여다 보았다. 꽃잎이 마치 빛을 발하는것 처럼 느껴졌다. 하사바는 재빨리 몸을 일으키며 자신의 옆에있던 금괴 하나를 슈에게 집어던지며 소리쳤다. "멍청한것! 넌 실전 경험이 별로 없구나!!" -----------------계속--- 슈는 하사바의 말을 듣고 재빨리 방어 자세를 취하려고 했으나 하사바가 던진 금괴 의 속도가 더 빨랐다. 금괴는 슈의 등에서 목으로 이어지는 부분을 정확히 강타했 다. 그와 동시에 슈는 신음소리도 내지 못하고 그자리에서 주저앉고 말았다. "아앗...!" 슈는 다시 일어서려고 애를 썼으나 다리와 팔이 전혀 움직이지 않았다. 척추에 주 어진 강한 충격 때문이었다. 하사바는 소리내어 웃은후 대검을 집어들고 슈에게 다 가왔다. "후후훗... 아마 움직이지 못할꺼다. 스승님께 배웠던 급소라는 부분을 명중시켰 으니 말이야. 영원히 다른사람에게 칼을 들이대지 못할껄? 등골도 나갔으니. 하하 하하하하!!" 그의 말대로인지 온몸이 그녀의 뜻대로 움직여 주지 않았다. 슈는 힘없이 바닥에 쓰러졌고 하사바는 그녀의 가녀린 목에 두터운 대검을 들이댔다. "아까운 여자야... 하지만 옴을 움직이지 못하는 여자는 취미에 안맞거든. 그럼 죽 어라!!" 하사바는 검을 높이 치켜올렸다. 그리고는 숨을 크게 들이쉬었다. 한칼에 슈의 머 리를 날릴 기세였다. "리...리오..." 슈는 눈을 감았다. 아마도 리오를 앞에두고 수정상으로 변해가는 레나 왕녀의 기분 도 이러했을 거라고 슈는 생각했다. 그녀가 눈을 다시 뜬것은 어디선가 익히 들었던 야수의 울음소리가 비밀방 안에 울 려 퍼질때 였다. "으윽...!" 요우시크의 잔상을 눈앞에 둔 리오는 가만히 좌우를 살피고 있었다. 요우시크의 실 체는 음속 이상으로 움직이고 있어서 시각으로는 전혀 판별할수가 없었다. 눈 깜짝 할 사이에 몇백명의 목숨을 앗아간다는 잔상검의 위력이었다. `움직이지...않는가...' 요우시크는 리오와의 거리를 천천히 좁혀나가고 있었다. 확실하게 리오의 등에 일 격을 가할 참이었다. `좋아...눈치채지 못한 너의 잘못이다...' 리오의 바로 뒷쪽으로 접근한 요우시크는 더욱더 빠른 속도로 로제바인을 리오의 구리에 찔러 들어갔다. 그러나 신음소리를 낸것은 요우시크였다. "......!!" 로제바인에 의해서 허리를 절단당한 리오는 아무 상처도 없이 그대로 공중에 떠 있 었다. "......잔상!!" 그리고 요우시크가 깨달았을때는 이미 리오에게 헛점을 크게 노출시킨 상황이었다. "잔상을 너만 쓸줄 알았더냐!!" 콰직 - ! 리오는 양손을 깍지낀 상태로 요우시크의 등판을 게세게 강타했다. 등의 갑주부분 에서 파편을 날리며 요우시크는 지상으로 강하게 추락했다. 폭음 소리가 지축을 진동시켰고 흙덩이가 공중에 날리었다. "지상에서 승부를 내주마!!" 땅으로 가볍게 착지한 리오는 아직도 먼지가 자욱한 추락지점을 향해서 손짓했다. "나오라고, 넌 백년 전에도 이런걸 맞고 죽지 않았잖아." 그말에 응답이라도 하듯 먼지 속에선 요우시크의 검은 그림자가 다시 나타났다. "후훗...잔재주는 너에게 통하지 않겠지... 그럼 본론으로 들어가 볼까?" 요우시크는 양손바닥을 폈다. 그러자 손바닥 위로 검은색의 빛을 발하는 구체가 모 여들기 시작했다. "말해두지만 이건 잔상검 같은 잔재주가 아니다..." 리오는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 "음, 내가 보기에도 그런것 같은데?" 요우시크는 살짝 코웃음을 쳤다. 그사이 구체는 거의 완성 된듯 했다. "...이건 염체(念輒)라는 것이다." 리오는 자세를 취하며 요우시크의 예기를 잠자코 들었다. "나의 분신과도 같은것이지...아주 재미있을꺼야." 말을 마친 요우시크의 손에서 두개의 염체 덩어리는 살아있는 날짐승처럼 움직이기 시작했다. 움직이는 것만이 아니었다. 검은색의 광선을 뿜어내며 리오를 공격하기 시작한 것이었다. 리오는 빠르게 몸을 움직이면서 염체의 공격을 피하였다. 하지만 요우시크의 공격 까지는 피하기가 힘들었다. 망토와 머리카락의 끝부분이 검기에 휘말려 공중에서 떠돌았다. 3대 일의 상황 이었다. "잔재주는 늘었구나!!" 리오는 소리는 쳐댔지만 쉽사리 공격은 하지 못하고 있었다. 염체들이 움직임을 철 저히 봉쇄한 탓이었다. 어디 한군데 잘려나가거나 관통당하지 않은것 만으로도 굉 장한 실력이었다. 하지만 피하는것 만으로는 아무리 리오라고 해도 요우시크를 이 기는것은 무리였다. 하사바는 천천히 뒷걸음질을 치기 시작했다. 그의 표정에는 전혀 믿을수가 없다는 말이 써있어도 이상할것이 없었다. "보, 보르가스! 어떻게 네가...?!" 몇시간 전까지만 해도 마법의 자물쇠 안에 봉인되어 자신을 위해 통로를 지켜주던 마수가 갑자기 자신을 향해서 송곳니를 세우고 으르렁 대고 있는것이 아닌가. "크우우우우...!" 보르가스는 한껏 자세를 웅크리고 있었다. 금방이라도 달려들 기세였다. "이...이녀석!!" 궁지에 몰려버린 보르가스는 눈에 핏발을 세우면서 보르가스에게 달려들었다. 보르 가스는 하사바의 느린 공격을 간단히 피하면서 하사바의 오른쪽 어깨를 자신의 두 터운 앞다리로 내리쳤다. 하사바의 입에선 으윽 하는 신음소리가 났고 그의 오른팔 은 힘없이 흔들거렸다. 어깨뼈가 부서진 것이다. 보르가스는 재차 하사바의 다리를 강타했다. 왼쪽 다리에서 무언가 부러지는 소리가 들려왔다. 바닥에 쓰러진 하사바 는 눈을 지긋이 감았다. 죽음이 눈앞에 있어서일지도 모른다. 보르가스는 그 종족 들의 본성대로 오른쪽 앞발을 하사바의 등에 올려놓았다. 전사들이 괴수를 쓰러뜨 리고 자랑스럽게 다리를 괴수의 배에 올려놓는것과 같았다. "그만해! 제발 그만해!!" 보르가스는 어린 목소리가 귓가에 들려오자 소리가 난쪽을 바라보았다. 한 소년과 엘프족의 소녀가 단검을 들고 서있었다. "이제 됐잖아! 하사바는 더이상 우리를 어쩌지 못한다구, 그러니 그의 목숨은 살려 줘!" 티퍼는 2년동안 이래도 저래도 정이 들어서 였는지 오른팔과 왼쪽 다리가 부러져 쓰러진 하사바의 모습이 측은해 보였다. 그것은 이리프도 마찬가지였다. 보르가스는 앞발을 내려놓고 쓰러져있는 슈에게 다가갔다. 그리고는 슈의 애완견인 양 그녀의 옆에서 조용히 웅크렸다. 티퍼는 어째서 보르가스가 저렇게 변했는지 알 수 없었지만 이제 자신들에겐 전의가 없는것이 확실해서 안심이 되었다. 이리프는 쓰러져서 자신들을 노려보고 있는 하사바에게 다가갔다. "하사바... 당신을 이렇게 까지 만들어서 미안해요. 하지만 당신은 저희들과의 약 속을 어겼어요. 2년 동안이나..." 하사바는 얼굴을 바닥에 묻으며 거칠게 내 벹었다. "쳇! 그딴말을 하느니 꽃이나 빨리 가져가! 그렇지 않으면 혼쭐이 날거야!!" "예?" 이리프는 그 말이 도무지 이해가 안돼었다. 이미 도적단들은 도망친지가 오래였고 이곳에 남은 사람들은 이 방에 있는 사람들 뿐이었다. "후후후... 그 빌어먹을 마녀는 내가 진것을 알고 있을꺼야. 날 죽이겠지... 이 나 라의 왕을 죽인것 처럼." 티퍼와 이리프는 깜짝 놀랐다. 멀쩡한 가이라스 왕국의 국왕이 죽었다니... "뭐라고요!? 다시, 다시 말해봐요!" "이 세게에 전해오는 전설을 모르느냐... [세 왕과 한 남자, 두 여자가 죽으면 마 황제의 두번째 꿈은 깨진다]..." 이리프는 엘프족 사이에서도 그런 전설을 들은적이 있었다. 하지만 별 신경은 쓰지 않은 스쳐간 이야기일 뿐이라고 생각 헀었는데 하사바의 입에서 그런 말이 나오자 갑자기 기억이 살아나기 시작했다. "드디어 오는군... 흐흐흐..." 그 말이 끝나자 하사바의 그림자에서 하얀색으로 빛나는것이 튀어나오기 시작했다. 인간의 손과 흡사했지만 그리 좋은 느낌은 아니었다. 그 손은 하사바의 사지를 잡 아 끌어 당기기 시작했다. 마치 지옥에 끌려 들어가는 영혼의 모습과도 같았다. "어서!! 너희들이 나를 조금이라도 생각한다면... 날 죽여줘!! 산채로 영원한 고통 을 당할순 없단 말이야! 어서!!" 하사바의 마지막 진심어린 부탁 이었다. 하지만 차마 사람을 실제로 죽여본 일이 없는 둘 이었다. 이미 하사바의 몸은 반이 끌려들어간 상태였다. "보르가스... 부탁해." 이리프는 슈의 옆에 앉아있는 보르가스에게 양손을 모으고 부탁했다. 보르가스와 이리프의 눈이 마주치자 보르가스는 일어나 하사바가 떨어뜨린 대검을 입으로 물은 후 고개를 옆으로 젖혔다. 그리고는 힘차게 하사바를 향해서 대검을 내 던졌다. 날아오는 대검을 바라보며 하사바는 언제나 일그러져 있던 자신의 얼굴을 폈다. 입 술은 가볍게 미소를 짓고 있었다. --------------------계속--- 쉴세없이 염체와 요우시크의 공격을 피해오던 리오의 체력도 떨어져 가기 시작했다 . 처음보는 전법이어서 더더욱 그랬지만 요우시크의 실력도 만만치 않아서였다. 리오는 아대로 땀을 닦을 여유도 없었다. 이마의 땀이 눈썹을 타고서 눈가로 흘러 내리기 시작했다. `이대로라면...당하고 만다.' 리오는 디바이너를 힘껏 휘둘러 염체 하나를 없애 보았으나 요우시크의 손에서 다 시 하나의 염체가 생성되는 것이었다. 한마디로 끝이 없었다. "윽!" 순간 리오에겐 절대 절명의 순간이 닥쳐왔다. 왼쪽눈에 땀방울이 들어간 것이었다. 느낌만으로 영체의 공격을 피하려고 했으나 워낙 순간적인 일이라서 완전히 피하지 는 못하였다. 염체의 광선은 리오의 왼쪽 아대를 스쳐 지나갔고 지나간 자리엔 붉 게 타버린 살이 보였다. 리오는 몸을 뒤로 힘껏 날려서 요우시크의 공격을 잠시간 피할 시간을 만들었다. 요우시크도 지친듯 공격이 빗나가자 그자리에서 염체와 자 신의 공격을 멈추었다. "으윽... 꽤 강해졌군 요우시크. 운동좀 했나?" 리오는 땀을 닦은후 왼쪽 팔뚝을 만져보았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리오의 말투는 전 혀 변해있질 않았다. 그래도 이길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어서일까... "...그 더러운 입은 변하지 않는군..." 투구에서 빛나는 요우시크의 붉은 눈이 더더욱 붉게 빛이났다. 요우시크도 자신감 에 넘쳐 있었다. "......" 리오는 멍하니 왼팔을 바라보았다. 잠시후 무언가 좋은 생각이 났는지 회심의 미소 를 얼굴에 띄웠다. "좋아, 다시 덤벼봐. 이번에는 확실하게 승부를 내줄테니..." 리오는 요우시크를 향해서 손가락을 굽혀보였다. 곧이어 요우시크의 염체들이 성난 듯 공격을 개시했고 리오는 요우시크를 향해서 조금씩 전진하기 시작했다. 슈를 보르가스에게 업힌 이리프와 티퍼는 도적단의 본거지를 무사히 빠져 나왔다. 꽃`이노'를 무사히 구해올수 있었지만 둘의 마음속엔 걸리는것이 하나 있었다. 바 로 하사바가 마지막에 남긴 가이라스 왕실에 대한 충격적인 이야기였다. "이리프...하사바가 한말이 진짜일까?" 이리프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확실하지 않아... 하지만 하사바의 표정은 진지했어. 거짓이 없었다고." "어쨌든 무사히 꽃을 구해올수 있어서 다행이야. 2년간이긴 했지만... 우리 아버지 와 이리프의 어머니도 건강해 지시겠지?" 이리프는 자신의 손에 들려있는 이노를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잠시후 일행은 밝은 빛을 맞으며 저택의 밖에 나올수 있었다. 마치 몇일이 지난듯한 느낌이 들었 다. 이리프와 티퍼는 기분이 좋았으나 그리 오래가지는 못하였다. 자신들에게 얼 마 떨어지지 않은곳에서 리오와 요우시크의 대결이 막판에 접어들고 있었기 때문이 었다. 요우시크는 무대포로 밀고 들어오는 리오의 행동에 약간 당황하고 있었다. 아까전 에 공격을 피했던 것과는 달리 디바이너를 이용하여 염체의 공격을 철저히 튕겨내 고 있었다. 코 앞까지 리오가 다가오자 요우시크는 급히 염체들의 조종을 멈추고 검을 잡았다. 요우시크의 조종에서 벗어난 염체들은 오직 공격만을 하기 시작했다. 염체들의 공격을 받아내느라 약간의 빈틈을 보이게 된 리오에게 요우시크의 로제바 인이 춤을 추었다. "...나의 승리닷!!" 요우시크는 수직으로 로제바인을 휘둘렀다. 그 순간적인 상황에 이리프와 티퍼는 아무것도 할수가 없었다. 시신경만이 리오의 위험을 알릴 뿐이었다. 푸욱-!! 살이 잘리는 끔찍한 소리와 함께 리오와 요우시크의 주위에 선혈이 튀었다. 그러나 요우시크의 붉은 눈은 굳어져 있었다. 로제바인은 리오의 왼쪽 팔뚝에 절반가량 박힌체 움직이지 않았다. 리오의 붉은 피 가 검을 타고 알래로 흘러 내렸지만 리오의 표정에선 고통이란 찾아볼수 없었다. "넌 백년전에도 그소리를 했었지..." 리오는 디바이너를 오른손에 잡고 하늘 높이 쳐 들었다. "하지만 역시 나의 승리다!" 리오는 회심의 미소와 함께 디바이너로 요우시크의 어깨를 내리쳤다. 둔탁한 기계 음과 함께 요우시크의 갑옷이 통째로 잘려 나갔고 요우시크는 신음소리 없이 쓰러 졌다. 요우시크의 염체들도 불이 꺼지듯 공기중에서 사라졌고 로제바인도 더이상 붉은 빛을 띄우지 않았다. "힘들군 힘들어... 아이구." 리오는 한숨을 쉬면서 왼팔에 박힌 로제바인을 뽑았다. 힘줄이 잘려 나간듯 왼손은 전혀 움직이지 못했다. 하지만 피는 더이상 흐르지 않고 있었다. 이리프와 티퍼는 곧바로 리오에게 다가왔다. 그리고 신기한듯 리오를 쳐다보고 있 었다. "...뭘봐?" "어떻게... 왼팔이 잘려나가지 않았죠? 돌도 그냥 자르던 사람이던데..." 리오는 팔뚝을 쓰다듬으며 피식 웃었다. "응... 뼈에 걸렸어." 그 말을 들은 이리프와 티퍼는 황당한 표정을 지을수 밖에 없었다. 그러다 슈의 일 이 생각난듯 저쪽에서 가만히 서있는 보르가스를 불렀다. "아, 그리고 슈가 이상해요. 몸을 전혀 움직이지 못하고 있어요." "몸을?" 리오는 천천히 다가오는 보르가스를 바라보았다. "어, 너희들 제주도 좋구나. 보르가스를 굴복 시키다니..." 보르가스는 슈를 리오의 곁에 가만히 눕혔다. 리오는 고개를 끄덕인후 슈의 팔목을 살짝 잡고 진맥을 하기 시작했다. "음... 심각한걸? 척추가 탈골되었어." 척추가 탈골되었다는 말을 들은 이리프의 눈이 커졌다. 그쪽에 약간은 지식이 있어 서 였다. "그렇다면... 슈는 이대로 영원히 살아야 하는데?" 리오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둘을 안심 시켰다. "아냐, 그리 오래되지 않아서 접골시키면 괜찮을거야. 하지만 신경에 충격을 받았 기 때문에 몇주간은 침대신세를 면할수 없을거야." 말은 쉬웠다. 그러나 손목뼈도 아닌 척추를 다시 접골시킨다는건 보통 의술이 아닌 다음에야 수술을 하지 않고는 불가능한 것이었다. "그렇다면, 여기서 수술을?!" 리오는 한숨을 쉬며 이리프의 입을 막았다. "훗, 기공술로 처리가 된다구. 걱정하지 마." 리오는 슈를 업드리게 한후 오른쪽 손바닥을 그녀의 등에 가져갔다. "잠시만 참으라고... 아참, 느낌이 없지." 리오의 손바닥에서 푸른색 불꽃이 튀는가 싶더니 곧 슈의 척추에선 우두둑 하는 소 리가 들려왔다. 그러자 여태껏 무표정으로 누워있던 슈의 얼굴이 찡그려졌다. "아야...! 아프잖아요!!" 슈의 몸이 다시 움직임과 동시에 요우시크의 시체도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 의 두터운 투구에 두개의 붉은빛이 다시 감돌기 시작했다. `...역시 두려운 존재군...리오 스나이퍼...백년 전보다 강해진것 같아...' 요우시크의 눈길은 리오에서 이리프에게로 바뀌어 졌다. `그건 그렇고 저 엘프소녀... 내 눈이 맞다면 아마 [엔션티드 엘프] 일것 같은데 ... 좋아, 황제께서 좋아하시겠어. 기회를 노리자.' 리오는 보르가스의 푸른 털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좋아, 네가 있던곳으로 돌아가거라. 좀 쉬라구." 보르가스는 고개를 끄덕인후 연기로 화하며 슈의 한쪽 나이프로 스며들어갔다. "이, 이게 어떻게...?" 슈는 보르가스가 들어간 나이프를 만져보며 신기해 했다. "슈가 보르가스를 그 검으로 제압했기 때문에 그곳으로 들어가는거야. 다른 사람이 제압하지 않는한 영구적으로 슈의 하인 노릇을 해줄껄? 그리 약한편도 아니니 좋지 뭐." 리오는 티퍼와 함께 임시 들것을 만들고 슈를 거기에 눕혔다. "임시라서 약간 흔들리긴 할꺼야. 하지만 참으라구." 리오는 슈의 머리카락을 쓰다듬으며 그녀를 안심시켜 주었다. 슈는 고개를 끄덕인 후 가만히 눈을 감았다. "...흠... 복잡하군..." 리오는 자신의 머리를 세차게 흔든후 한숨을 쉬어 보았다. 이럭 저럭 도적단의 일은 정리가 된 셈이었다. 하지만 타르자 이하 육마왕들이 행 동을 다시금 개시했다는것은 심각한 일이 아닐수 없었다. "다시 백년전으로 돌아가는 느낌이군...제기랄." 리오는 낮게 중얼거리며 도시를 향해 방향을 바꾸었다. 석양이 저택을 앞에두고 서 서히 지는모습이 다른때처럼 보기 좋아 보이지만은 않았다. 1장 [초전]편 끝. 2장 [회상]편으로 계속. 2장. [회상]편 이리프와 티퍼를 퍼니오드의 밖으로 배웅해준 리오는 슈가 입원해 있는 병원으로 갔다. 여행에 대한 중요한 예기를 하기 위해서 였다. 병원에 들어서자 모험에 실패하고 부상까지 입은 사람들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하나같이 기운이 빠지거나 좌절감에 사로잡혀 있었다. 리오는 혀를 차면서 슈가 쉬 고있는 병실의 문을 열었다. 슈는 누운체로 천정만 쳐다보고 있었다. "슈, 등은 좀 어때?" 리오는 슈가 누워있는 침대의 옆에있는 의자에 걸터 앉으며 슈에게 물었다. 슈는 일어나려고 했으나 가만히 있으라는 리오의 말에 다시 똑바로 누웠다. "음... 약간 아프긴 하지만 괜찮아요. 그런데 어쩐일로..." 리오는 약간 미안하다는듯 머리를 긁으며 낮게 말했다. "음... 잠시동안만 나 혼자서 여행을 할까 해서 말이야. 물론 도망치려는건 아니라 구, 태라트님을 한시라도 빨리 찾아야 할것 같아서 말이야." 슈는 리오가 그말을 할것 같아서 였는지 쉽게 고개를 끄덕 거렸다. "알았어요. 그래야 국왕 폐하도 마음이 한결 편해지실 거에요. 그리고 레나님도 수 정상에서..." "그런말은 그만해. 내가지금 나만의 목적을 위해서 그런말을 했다고 생각해?" 리오는 엄숙한 표정으로 슈를 보면서 말했다. "슈는 아직 무리하면 안돼. 만약에 그랬다가는 죽을때까지 전신 불구가 될거야. 적 어도 한달간은 이렇게 있는것이 좋아." "...미안해요. 괜히 저 때문에 속을 썩히고. 그럼 여기서 기다릴께요." 리오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기다리라는 말도 한적이 없다구. 한달후에 말이야..." 리오는 말을 하면서 품속에 있던 대륙의 지도를 꺼내었다. "여기 이 도시 보이지? 야룬다 라는 곳이야. 여기서 만나자구." "그럼 리오는 한달동안 뭘 할꺼에요?" 리오는 슈에게 귓속말을 했다. "음, 어제 슈가 말했지? 지금의 가이라스 왕은 진짜가 아니라고. 그걸좀 알아보려 고 말이야. 게다가 중간에 태라트 님이 목격되었다는 곳도 있고 말이지. 수도로 가 볼 예정이야." "그래요..." 슈는 이 남자가 누구의 말도 듣지않는 고집 불통 이란것을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속으로는 그를 붙잡고 싶은게 그녀의 생각이었다. "알았어요. 그럼 건투를 빌겠어요 리오." 리오는 고맙다는듯 그녀에게 웃음을 지어 보였다. "자, 그럼 한달후에 보자구." 리오는 자리에서 일어나 작별인사를 한후 병실의 문을 나섰다. 그가 나서자 슈는 오른손으로 얼굴을 감쌌다. "바보같은 남자..." 중얼거리는 그녀의 양 볼에는 반짝이는것이 흘러내렸다. 리오는 미안한 마음과 함께 병원을 나섰다. 그리고 나서 짐을 가지러 자신이 묵고 있던 여관을 향해 걷기 시작했다. 사람들의 활기찬 모습과 모험가들의 패기있는 모 습들이 눈에 띄었다. "...어, 왼팔이 회복 되었네." 리오는 아까 전까지만 해도 움직이지 않던 왼손에 힘을 주었다. 거뜬히 움직여 주 었다. 아대도 깨끗이 수리된 상태였다. "...이제 이런 내 육체에도 신물이 나는군... 벌써 750여년 이나 살아와서 그런가 ...?" 가즈 나이트로서 공간을 이동하며 악을 징벌해오기도 하고, 때로는 선과도 싸워온 그도 이제는 지쳤는지 모른다. 그러나 그런 생각을 가져본것도 500년이나 된 리오 였다. 자신의 감정에 들어있는 사랑이란 공백을 느낄때마다 생각하는 일이었다. "훗, 쓸데없는 소리. 이런 생각을 계속 가지면 주신께서도 화를 내실거야 아마." 리오는 자신의 바지 주머니 안에 손을 집어넣으며 중얼거렸다. 손에 무엇인가 날카 로운것이 잡혔다. 그는 그것을 조용히 꺼내어 보았다. 유리같이 투명한 에메랄드 빛의 수정조각 - 레나의 옷자락 이었다. "쳇... 다시는 레나란 이름의 여자를 잃지 않겠다고 맹세한것이 몇개월 전인데... 벌써 이꼴이니 원." 한탄하듯 중얼대며 리오는 수정조각을 햇빛에 비추어 보았다. 에메랄드 빛이 얼굴 에 비쳐왔다. "아마... 이 색이 아니었으면 당신에게 그런 생각을 가지지 않았을꺼야 아마..." 리오는 생각헸다. 허리까지 오는 아름다운 머리카락을 가진 해맑은 미소의 여인... 레나를 두번째로 보았을때의 일이었다. 정신없이 자고있는 상황에서 약간 화난듯 한 표정으로 자신을 깨우던 그녀에게 잠시간 착각을 했던 자신의 모습이 생생하게 비춰졌다. 자신의 무엇이 그리도 좋았는지 언제나 자신을 걱정해 주었으나 오히려 걱정을 만들어준 그녀. 레나를 생각하며 리오는 웃음을 지었다. "...약속은 꼭 지킬꺼야." 잠시 옛일을 회상하던 리오는 부두가에서 들려오는 고함 소리에 정신을 차렸다. 빨간 갑옷을 입은 소녀와 마법사용 고깔 모자를 쓰고 남색 외투를 입은 소년이 선 원들에게 쫏기고 있는 것이 보였다. "......저녀석들......?!" "리카! 그러니까 돈은 내고 타자고 했잖아!!" 클루토는 앞서가는 금발의 땋은머리 소녀, 리카에게 외쳤다. "너만 아니었으면 걸리지도 않았어 바보야!!" 있는힘껏 배에서 뛰어내려 도시로 들어가려던 둘은 힘 좋은 선원들에게 멀리 가지 못하고 결국엔 목덜미를 잡히고 말았다. "이녀석들! 감히 우리 배에 무임 승선을 하다니, 간이 크구나!!" 머리에 헝겁을 두른 우락부락한 얼굴의 선원이 리카를 붙잡고 소리쳤다. 리카는 허 공에 매달여서 손발을 휘저어 보았지만 도저히 도망칠수 없었다. "이거 놔! 너희들 우리에게 이랬다가 리오에게 걸리면 한방에 끝이라구!!" 클루토는 선원에게 간청을 하였다. 확실히 리카와는 상반된 존재였다. "죄송합니다, 저희 나라의 운명이 걸린 문제에요, 그러니 제발..." 선원들은 큰 소리로 얼버무렸다. 그런말은 많이 들어봤다는 표정이었다. "웃기지마! 돈을 내기 전에는 절대 못가!!" 한창 그들이 입씨름을 하고 있을때 누군가가 선원의 어깨를 두드렸다. "어이, 아이들에게 너무 심한거 아니요?" 선원은 뒤를 돌아다 보았다. 자신보다 약간 큰 키의 사나이였다. "뭐야, 당신도 이녀석들과 한패거리야?" 리오는 선원의 퉁명스러운 말투에 눈살을 찌푸렸다. "흠... 한패라면 한패죠, 친구니까." 어디서 많이 들어본 말투라 생각한 리카와 클루토는 뒤를 돌아보았다. 언제나 그랬 지만 앞에 나타난 사나이는 자신들의 영원한 구세주 일지 모른다고 생각했다. "리오!" 클루토는 리오의 이름을 부르며 기뻐했다. 설마 이렇게 리오를 빨리 만나리라곤 생 각을 하지 못했던 터여서 더욱 그러했다. "들어보니 이 아이들이 무임 승선을 했다는데... 요금이 얼마요? 내가 내줄테니." 리오는 주머니를 뒤적거리며 말했다. 그러자 선원들끼리 눈짓을 주고 받더니 황당 한 예기를 꺼내는 것이었다. "이 나라돈인 `자르' 로 해서 1200만 주시오. 아니면 이 아이들을 팔아버릴 테니까 . 어서 주시오." 그 말을 들은 리카는 길길이 뛰었다. 자르로 1200이란 돈은 10명의 사람들이 대륙 간을 20번 왕복할수 있을정도의 거금인 것이었다. 리오는 가볍게 웃으며 말을 꺼낸 선원의 어깨에 손을 올려 놓았다. "후훗... 농담이 지나치시군. 봐줘서 80자르면 어떻소?" 선원은 당치도 않다는 표정을 지었으나 오래가지는 못하였다. 온몸의 털이 곤두서 는듯한 고통이 어깨를 엄습해 와서 였다. "아... 아아아...!!" 선원은 입만 벌리고 고통을 호소할 뿐이었다. 그러나 리오를 제외한 어느 누구도 그것을 눈치채지는 못하였다. "아, 허락을 안하시는것 같네...?" 결국 선우너의 어깨에서 우두둑 하는 소리가 울리자 동료 선원들은 리오를 말리기 시작했다. "미, 미안허이! 그냥 농담일 뿐이었다구!! 자, 자, 40자르만 받지, 어떤가!" 리오는 좋다는듯 고개를 끄덕이며 선원의 어깨를 놓아주었다. 선원은 흐느적 거리 며 동료의 부축을 받아 배로 향했다. "자, 여기 40자르 있소." 리오에게 돈을 건내받은 선원들은 곧바로 자기들의 배를 향해 뒤도 안돌아보고 걸 어갔다. 리카와 클루토는 팔짝 팔짝 뛰면서 고마움과 반가움을 표시했다. "리오! 이렇게 사람이 반가워 본적은 난생 처음이어요!!" 하지만 더욱 반가움을 표시한것은 리카였다. 리오의 가슴에 뛰어들며 울기 시작했 다. 리오는 멋적은듯 머리를 긁으며 중얼댔다. "얘네들이 한달 못봤다고 이상해졌네...?" 반 강제로 리카를 떼어놓은 리오는 그들과 함께 주점으로 향했다. 리오가 앞에서 한바탕 활극을 벌였던 그 주점이었다. "어서오세요... 어머, 기사님 이시네?" 주점의 소녀는 활짝 웃으며 리오를 반겨주었다. 클루토는 잠시간 그 소녀를 뚫어지 게 쳐다보았다. 그 소녀가 머리를 가볍게 숙이며 인사하자 그도 얼굴을 붉히며 목 례를 했다. "빨리 안와!!" 리카는 여전히 염치없게 소리를 지러대고 있었다. 그럴때마다 사과하는건 클루토 인것도 여전했다. 셋은 의자에 앉아서 그동안에 이야기를 나누었다. 리카와 클루토 가 입에 침이 마르도록 한 이야기를 듣고서 리오는 팔짱을 끼고 한숨을 내쉬었다. "......왕께서...유폐되셨다고...?" ------------------------------계속--- "뿐만이 아니고...칠호장 분들과 이름난 신하 분들도 모조리 감옥에 갇히셨어요. 그분들을 구출하고 영주들을 몰아내자는 움직임도 있었지만 모두 무산되고 저희들 만 간신히...정말 죄송합니다." 리오는 가만히 천장만 올려다 보고 있었다. 그리고 나서 씁쓸히 미소를 지으며 말 했다. "정말...최악의 상황이군. 그래, 바이칼 녀석은 어찌됐니?" 리카는 손목에 턱을 괸 상태로 덤덤히 말했다. "음. 레나 언니가 없어진 날부터 보이지 않았어. 다른곳으로 떠난것같아." 리오는 바이칼이 없어졌다는 말에 눈을 감았다. 다행이라는 표정이었다. "드래고니스로 갔겠지... 그럼 수정상이 된 레나님을 찾은 사람은 없었니?" 클루토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아무도요. 누군가가 가져간것이 틀림 없어요. 하지만 영주들의 손에서 파괴되는것 보다는 나을지도 모르지요." 그들의 대화는 소녀가 주문받은 음료수를 가져오자 잠시 멈추었다. 그 소녀는 가면 서 리오에게 한번 더 인사를 하였다. 클루토는 부러운듯 리오를 쳐다보았다. "음...귀여운 소녀야. 그렇지 않니 클루토?" 갑자기 기습 공격을 받은 클루토는 당황하며 말을 더듬었다. "아... 그게 저..." "너, 열 여섯살 이라고 했지? 그러면 나이도 맞겠는데? 저애 말이야 한 열 네살에 서 열 다섯살로 보이니까." 클루토는 더이상 대답을 하지 못하였다. 리카의 눈초리가 따가워서 였다. "그, 그런데요, 슈 장군님은 어떻게 되셨어요?" "으음... 척추에 부상을 당해서 한달동안 움직이면 안돼. 그래서 병원에 떼어놓고 나만 혼자 수도에 가려는데 우연히 너희들을 만난거라고. 아, 도중에 너희들 또 래의 소년 한명과 엘프 한명을 도와주었지, 그리고 굉장한 이야기를 들었어." 굉장한 이야기란 말에 클루토와 리카의 눈은 커졌다. 리오가 그렇게 까지 말할 정 도면 정말 굉장한 이야기임에 틀림이 없어서 였다. "클루토, 너 이 전설에 대해서 알고있니? [세 왕과 한 남자, 두 여자가 죽으면 마 황제의 꿈은 깨진다]말이야." 클루토는 잠시 시억을 더듬다가 생각이 난듯 고개를 끄덕였다. "에, 스승님께 들어본적이 있어요. 하지만 200년 전의 전설이니 관심은 갖지 말라 고 하셨는데..." "르것과 관련이 되었는지 아닌지는 모르겠는데, 지금 이 가이라스 왕국의 국왕이 진짜가 아니라는 말을 들어서 말이야. 만약에 가이라스 왕이 죽었다면 그 전설과 관련이 있지 않을까 해서..." 클루토는 심각한 표정으로 리오의 말을 받아들였다. "그도 그렇겠군요... 현재의 가이라스 국왕이 가짜라면 그것도 큰일중에 하나겠구 요." "왜?" 현재 이 세계를 나누어 통치하고 있는 말스왕국, 가이라스 왕국, 그리고 로하가스 제국의 세력 범위는 제국이 5, 그리고 말스 왕국과 가이라스 왕국이 각각 2와 3을 차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말스 왕국과 가이라스 왕국은 거의 영구 동맹을 이루고 있어서 세력비는 5대 5라고 보아도 별 문제는 없었다. 하지만 만약 가이라스나 말 스 두 나라중 한나라가 동맹을 파기한다면 언제나 세력 확장을 노리고 있는 제국에 게 커다란 기회가 오는것이나 다름이 없었다. 클루토의 친절한 설명을 들은 리오는 고개를 끄덕였다. "심각한 일이였군...생각보다 더." 리오는 아무래도 자신의 진짜 임무보다 더 큰 임무가 생긴것만 같았다. "어째서 이런일들이 생기는지 이해가 가질 않아요. 마치...커다란 함정에 빠진 느 낌이에요. " "두개의 일이 한꺼번에 진행되어가고 있거나 한가지 일에 모든것이 포함되어 있거 나...둘중에 하나겠지." 리오는 자신의 앞에놓인 우유를 들이킨후 말을 이었다. "백년전 이 세계를 멸망에서 구해낸 말스 1세와 그의 동료의 이야기를 읽어본적이 있니?" 리오의 물음에 리카는 당연하다는듯 말했다. "이봐, 그건 말스 왕국의 학원에선 교과서나 다름없는 역사책이야. 그런데 그건 왜 ?" "써있는 대로 그당시에도 네개의 왕국이 제국의 계략에 의해 분열되어 혼란한 시기 였다. 그때 하리튼에 살고있던 소년 말스 1세가 어떤 사나이의 도움으로 가스트란 제국의 황제를 물리치기 위해서 반란군을 조직하여 수많은 전투끝에 황제를 없애는 데 성공했지, 마지막 부분이 책마다 다르게 나오긴 하지만. 그때의 상황과 지금의 상황이 똑같아. 아직 분열되지 않은것 빼고는 말이야." "그렇다면 리오는 지금의 혼란이 무엇인가에 관련이 있다고 생각하나요?" 리오는 손가락을 튕기며 말했다. "바로 그거야. 제국의 침략외에 더 큰 무엇인가가 있다. 거의 확실해." 그러나 리카는 믿지 못하겠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가로저었다. "우연이겠지, 설마 가스트란 황제가 다시 부활하기라도 하겠어?" 우유를 다 마신 리오는 잔을 탁자에 내려놓으며 말했다. "그걸 확인해 봐야지. 자, 마저 마시고 출발하자." 주점을 나선 리오일행은 긴 여행에 앞서 준비를 갖추기 위해 상점으로 향하였다. 워낙에 모험가들이 많이 찾아오는 곳이라 물건을 구하기는 그리 어렵지가 않았다. 치료약에 피로 회복제의 기능을 갖추고 있는 포션은 이 대륙에선 없어서는 안될 필 수품중에 하나였고, 갖가지 독약과 마비 회복약도 여행자라면 반드시 가져야할 물 건이었다. 그 모든것들을 단단히 장비한 리오 일행은 슈가 입원한 병원에 찾아가 인사를 했다. 리카와 클루토를 본 슈는 안심된 표정이었다. 모든것을 마친 리오 일행은 시끄러운 도시 퍼니오드를 천천히 나섰다. "어디로 갈꺼야 꺽다리?" 리오는 지도를 꺼내들며 손가락으로 지도의 중심에서 벗어난 부분을 가리켰다. "여기, 디파스란 작은 마을이야. 아마 여기서 이틀정도는 걸어야 할꺼같아." "그래요...?" 클루토는 남쪽으로 보이는 바다를 천천히 바라보았다. 운이 없으면 다시 못볼지도 모르는 광경이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그의 감상은 리카에겐 통하지 않았다. "이봐, 멍하니 뭐하는거야 클루토. 그러니까 멍청이란 말을 듣는거라구." 클루토는 머리를 흔들면서 리오와 리카가 있는쪽으로 걸었다. 그러면서 리카를 잠 시잠깐 쏘아 보았다. 날 멍청이라 부르는 사람은 너 혼자일 뿐이야 말괄량이... 하지만 전혀 악의는 없는 클루토 만의 생각이었다. 2장 -2 분명히 시간적으론 낮이 확실했다. 하지만 로하가스 제국 영토의 한 구석에 자리잡 고있는 부하바자 성은 언제나 두꺼운 구름에 의해 밤과같은 어둠에 휩싸여 있었다. 그 성벽은 벽돌안의 철 성분으로 인하여 예전에는 회색을 띄고 있었다 한다. 그러 나 현재에는 공기중에 포함된 수분에 의해서 인지는 몰라도 철이 산화되어 짙은 붉은색을 띄고 있었다. 멀리서 바라보면 성벽에 피가 발라져 있는것처럼 보였다. 그 성의 주인이 좋아하는 색이라서 그런지도 모른다. 그 성의 주인은 화사하게 꾸며진 침대에서 수면을 취하고 있었다. 하지만 자는 도 중에도 그녀는 여전히 강대한 마력을 뿜어내고 있었다. 타르자의 가느다란 눈이 천천히 열렸다. 그리고 잠시후 그녀는 침대에서 일어나 흑색 유리 구슬이 놓여있는 탁자앞에 앉았다. 유리구슬은 마력이 깃들여진 음색으 로 주인을 부르고 있었다. 타르자는 손으로 가볍게 그 구슬을 쓰다듬었다. "뭔가, 나의 수면을 방해할 정도의 큰일인가?" 타르자는 표독스런 눈초리로 구슬안에 비춰진 검은 갑옷의 사나이를 쏘아보았다. "훗, 아마 내가 있는곳으로 달려올껄? 당신이라면 알겠지...엘프 사이에서 천만에 하나꼴로 태어나는 [엔션티드 엘프]에 관해서 말이야." 타르자는 손을 움직이지 않고 술병을 잔에 기울이며 말했다. 매우 우숩다는 표정 이었다. "그런걸 모르면 내가 지금까지 살아 왔겠나, 요우시크. 그런데 왜?" 요우시크는 투구속에서 빛나는 자신의 붉은눈을 더더욱 붉게 비추며 말했다. "그 엔션티드 엘프가 나에게 있다." 타르자는 순간 여유있게 감고있던 눈을 떴다. 그와 동시에 공중에서 술을 따르던 병이 바닥으로 떨어져 산산 조각이 났다. "뭐라고...? 그게 사실인가?!" 요우시크는 고개를 끄덕였다. "생각보다 간단히 얻었다. 그 망할놈의 리오녀석 때문에 얻을수 없다고 생각했는데 말이야. 엘프들의 저항이 약간 있었긴 했지만 괜찮았어. 영원히 저항하지 못하도록 만들어 놓았으니까." 타르자는 싸늘한 미소를 띄우면서 말했다. "후... 로제바인에게 먹이를 듬뿍 주었겠군." "엘프들의 피는 고급이라 남김없이 빨더군, 후하하하..." 요우시크가 웃으며 몸을 들썩대자 갑옷 사이에서 투기가 흘러나왔다. 검은색의 마 투기였다. "좋아 좋아... 그 엘프만 있으면 카오스 에너지를 더더욱 빨리 모을수 있을꺼야. 그럴수록 가스트란님의 부활도 빨라지겠지. 내가 곧 그곳으로 가겠다, 기다리고 있 어. 설마 사기를 치는건 아니겠지 요우시크?" 요우시크는 다시 웃었다. "하하하하하...!! 너나 온다면서 오지 않는일이 없도록 해라." "알았어, 그럼 조금후 보자 요우시크." 타르자는 다시 구슬을 매만졌다. 구슬은 원래대로 검은색을 띄게 되었다. "엔션티드 엘프라, 정말 우리로선 행운이군. 호호호...기대하고 있어라 가즈 나이 트 리오 스나이퍼. 너에게 100년전보다 더한 고통을 안겨줄테니 말이야..." 타르자의 몸 주위에 붉은색의 오오라가 피어 올랐고 곧 그녀의 옷은 붉은색의 마법 사용 수의로 바뀌었다. "자아... 가봐야 겠지...?" 타르자는 양손을 모으고 주문을 외우기 시작했다. 공간 이동의 주문이었다. 주문이 끝나자 마자 타르자의 모습은 오오라의 잔형을 남긴체 사라져 갔다. ---------------계속--- 2장 - 3 "엣취 - !!" 이틀간의 노숙으로 인해 리카는 고약한 감기에 걸려 있었다. 리카는 리오에게 약을 만들어 달라고 때를 썼지만 리오에겐 그런 재주는 없었다. 클루토도 상처를 치유할 수는 있지만 병에 대하선 걸려본 경험밖에 없었기 때문에 몸조리나 잘하라는 말밖 에는 해줄말이 없었다. 그럴수록 리카의 감기는 더더욱 심해져만 갔다. "거봐, 입이 곱지 못하니까 그런거라구. 우리는 안결렸는데 너만 걸렸잖아." 리오가 놀리는 투로 말하자 리카는 분노를 절제하지 못하고 그만소리를 고래 고래 지르며 리오에게 덤비기 시작했다. "뭐라고! 내가 뭘 어쨌다는거야 멍청이 꺽다리야!!" 클루토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리카를 말렸다. "...그건 사실이잖아." "뭐야!" 리카는 클루토의 머리를 쥐어 박으며 화살의 방향을 클루토에게로 돌렸다. 그들의 실랑이를 웃으면서 지켜보던 리오의 표정이 바뀐것은 클루토가 쓰러지기 바로 전 이었다. 리오는 둘의 입을 커다란 손으로 막으며 자세를 낮추었다. "조용히! 뭔가 지나간다." 바둥거리던 리카도 바뀐 리오의 표정을 보고서 숨을 죽였다. 리오는 왼손에 묻은 리카의 콧물을 닦으며 조용히 수풀로 들어갔다. 리카와 클루토 는 원래 있던 자리에서 조용히 기다리라고 말해두었다. 리오는 수풀속에서 시력을 확대시켰다. 밤에도 짐승처럼 환하게 볼수있는 다기능의 눈이었다. 그의 눈에는 사람의 몸에 돼지의 머리를 하고있는 오크족 군대의 행렬이 들어왔다. 검과 도끼등의 무기로 단단히 무장하고 있는걸로 보아 어딘가를 약탈하려는 심산인 듯 했다. 원래 종족성이 호전적이기에 이상할것은 없었다. "지켜 봐야겠군. 돌아가자." 리오는 바람소리를 내면서 리카와 클루토가 있는곳으로 돌아갔다. 리오는 리카와 클루토에게 돌아오자 마자 망토를 벗어 클루토에게 부탁했다. 클루 토는 리오의 망토가 꽤 무거울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들어보니 그렇지도 않았다. "여기서 가만히 기다리고 있다가 한시간 후에 디파스로 와라. 알았지?" 리오는 허리께에 매달고 있던 디바이너를 등에 단단히 착용했다. 망토를 벗은 리오 의 차림은 반팔에 갈색으로된 가벼운 옷이었다. 드러난 리오의 우람한 팔근육에 리 카는 감탄하는듯 입을 벌렸다. 만지면 터질듯은 아니었지만 검술가로서 가지고 있 어야 할정도의 근육이었다. 리오는 아대를 감싸고 있는 가죽끈을 단단히 동여매며 말했다. "자, 난 먼저 디파스로 가겠다. 내가 시키는대로 여기서 기다려, 알았지?" 둘은 고개를 였고 리오는 바람같이 숲속으로 사라졌다. 리카는 클루토가 들고있는 리오의 망토를 보았다. 굉장히 따듯할것 같았다. "클루토. 들고있기 힘들지 않니?" 리오는 나뭇가지를 밟으며 몇분전에 지나간 오크족들을 뒤따라갔다. 그러나 숲속 에서 발견한 오크족이라고는 길목을 지키는 단 두마리 뿐이었다. 리오는 그들이 있 는 나무 바로 위를 향해 가볍게 뛰었다. 오크족 두명은 전혀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 다. 원체 둔한 종족인데다 때마침 불어온 바람으로 나무잎들이 소리를 내었기 때문 에 눈치채기도 힘들었다. "훗!" 리오는 왼쪽의 오크족에게 바람같이 뛰어들며 등을 강타했다. 타격을 입은 오크족 의 등에선 우두둑 하는 소리가 들려왔고 오크족은 이내 움직이지 못하였다. 오른쪽 의 오크족은 동료가 당하여 쓰러질때쯤 전투 태세를 갖추었다. 그러나 리오가 그 오크족의 등으로 돌아가는 속도가 더 빨랐다. 리오는 오크족의 목을 팔로 조이며 몇가지를 물었다. "허튼짓을 해도 상관없고 말을 안해도 상관 없어, 어차피 내 마음에 안드는 행동 이나 말을 하게되면 이 세상과는 영영 이별이니까. 잘 생각해 보라고." 오크족은 알아 들었다는듯 고개를 끄덕였다. "자, 너희들은 어디로 가는 길이었나?" 오크족은 가래가 끓는듯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디, 디파스...!" "왜?" "사, 사람, 사람들의 마을을 약탈하고 불을 지르는게 우, 우리의 임무...!" "임무?" 원체 오크족들이 가끔씩 마을에 나타나 난동을 부리는건 있을수도 있는 일이었으나 명령에 의해서 마을을 약탈한다는 일은 거의 없었다. 게다가 임무라니... "좋아, 누가 시켰나?" "......" 오크족은 그 질문만은 대답 못하겠다는 행동을 취했다. "호오...생각이 잘 안나는 모양인데?" 리오는 씨익 웃으며 오크족의 목을 휘감은 팔에 힘을 가했다. 오크족의 갈색 피부 가 색을 더하기 시작했고 오크족은 괴로움에 몸부림쳤다. "생각나나?" 오크족은 힘차게 고개를 끄덕였다. 리오는 오크족이 말할수 있게 팔에 힘을 뺐다. "가, 가이라스 왕국의 신하...!" "진짜인가?" 거짓말을 잘하는 오크족 이었기에 리오는 다시한번 물었다. 오크족의 대답은 같았 다. 리오는 오크족을 풀어주었다. "좋아, 가거라. 그리고 아직 오지못한 친구들이 있으면 오지 말라고 전해. 위험할 테니까." 오크족은 두터운 목을 아픈듯이 쓰다듬으며 숲속으로 사라졌다. 리오는 쓰러져 있 는 오크족의 시신을 숲속으로 던진후 디파스 마을을 향해 힘껏 달렸다. 마을은 그 리 멀지 않은곳에 위치하고 있었다. 15분쯤 달리던 리오는 언덕 너머에서 연기가 솟는것을 보고 아차 싶었다. "내가...늦은건가?" 언덕의 정상으로 올라가 아래를 내려다보니 그 밑의 공경은 지옥을 방불케 했다. 오크족들은 무차별로 사람들을 살해하고 집에 불을 질렀다. 도망치는 젊은 여자들 도 잡아다 어디론가 끌고가고 있었다. 마을의 3분의 1은 이미 잿더미가 된 상태였 다. "이...이럴수가!!" 리오는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자신의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참상을 지켜보고 있을 리오는 아니었다. "으윽...이자식들!!" 리오는 디바이너에 손을 가져갔다. 그리고 마을을 향해 맹렬히 뛰었다. 마치 초원 을 달리는 붉은 갈기의 숫사자와 같았다. "없애버리겠다!!" 오크족들은 갑자기 나타난 검투사에 당황하고 있었다. 그는 친구를 아직 불타지 않 은 마을쪽으로 보내고 나서 오크족과 홀로 싸우고 있었다. 오크족의 공격이 그 청년의 오른쪽 어깨를 스치고 지나갔다. 피가 그 청년의 얼굴 에 튀었고 청년은 거칠게 내 뱉었다. "으윽... 빌어먹을!!" 그 청년의 다리가 풀어지기 시작했다. 체력의 소모가 너무나도 심했고 연기에 의해 산소의 공급도 충분히 받지 못한 상황이었다. 숫적으로 너무나 불리한 싸움이었다. "우워어 - !!" 청년의 등 뒤로 접근한 오크족은 그 청년의 등을 들고있던 곤봉으로 거세게 후려 쳤다. 청년은 결국 힘없이 쓰러졌고 오크족들은 그 청년을 완전히 포위했다. 그러다 한마리의 오크족이 이상한 느낌을 받고서 뒤를 돌아다 보았다. 푸앗! 살과 뼈가 분리되는 끔찍한 소리와 함께 오크족의 육체는 땅으로 무너졌다. 동료의 피를 뒤집어 쓴 오크족은 어디선가 나타난 불청객을 주시했다. "자식 - !!" 리오는 거세게 왼쪽 주먹으로 옆에있는 오크족의 가슴을 후려 쳤다. 그 오크족은 계란이 터지듯 찢어지며 공중으로 날았다. 순간 오크족들은 자기들이 이제껏 느껴 보지 못한 죽음에 대한 공포를 직시하게 되었다. 칼과 도끼등의 무기는 무의식 적 으로 생명을 일초라도 더 연장시키기 위해 휘두르는 것일 뿐이었다. 그 청년의 주위에 있던 오크족들의 숨이 멈추는것은 잠깐이었다. 리오의 모습과 전 투 방식은 이제껏 사람들에게 보여진 것과 매우 다른 것이었다. 잔악함 이라고 해 도 좋을정도의 행동이었다. 시체가 제대로 된 오크족들은 거의 찾아볼수가 없었을 정도였다. 오크족들의 머리속에는 약탈이란 단어가 사라졌다. 그저 목숨을 위해 도 망친다는 생각만이 가득했다. 약탈한 사람들과 물건들도 모조리 버리고 도망쳤다. "크...으윽...!!" 리오는 피에 젖은 디바이너를 땅에 꽂았다. 침통한 표정이었다. "...또다시 수백명의 사람들이 죽어가다니...도대체 왜...백년전과 다를바가 없잖 아...!!" 리오는 그자리에서 한쪽 무릎을 꿇었다. 시간이 지나서 사람들이 하나 둘씩 다가와 도 리오는 그상태로 계속 있었다. 그가 일어서게 된것은 클루토와 리카가 왔을때 였다. 둘은 갑작스런 분노에 의해 충격을 받은 리오의 모습을 보고 매우 놀랐다. "리...리오?" 클루토는 리오에게 다가가 그의 어깨에 손을 올려 놓았다. 그래도 리오는 반응이 없었다. 리카는 리오의 망토를 걸친채 가만히 서있을 뿐이었다. "...미안하구나." 리오는 천천히 일어났다. 그리고 아무렇지도 않다는 표정으로 디바이너에 묻은 피 를 닦아내고 칼집에 넣었다. "잠시 정신이 혼란했어. 옛날에 비슷한 일이 있어서 말이야." 리오는 여유있게 옷을 털면면서 이야기 했다. 하지만 클루토가 느끼기엔 아직도 뭔 가가 이상한 리오였다. --------------------계속--- 한 아주머니가 오크족과 싸우다 쓰러진 청년에게 달려와 그를 흔들며 흐느꼈다. 그 청년의 어머니인듯 싶었다. "컬트야, 컬트야! 일어나거라 컬트야, 흑흑흑...!" 청년의 몸을 껴안고 오열을 터뜨리는 아주머니에게 리오가 다가왔다. 안심을 시키 려는듯한 손짓을 아주머니에게 보낸 리오는 그 청년의 맥박을 짚어보고 상반신을 손으로 만져보았다. 천천히 아래쪽으로 내려가던 손은 청년의 늑골 부위에서 멈추 었다. "역시, 늑골이 부러졌군요. 하지만 괜찮아요. 죽지는 않을테니까요." 리오의 말에 아주머니는 기뻐하며 리오를 향해 몇번이고 허리를 굽히며 인사를 했 다. 리오는 괜찮다는 말과 함께 리카와 클루토에게 다가갔다. "자, 어서 떠나자." 리카와 클루토는 깜짝 놀랐다. 몇시간 전까지만 해도 여기에서 쉬어가자던 리오가 떠나자는 말을 해서였다. 무슨일이 있어도 쉬는것은 확실했던 리오의 평상시의 행 동과는 거리가 멀었다. "안갈꺼야?" "아, 아니요...가요." 클루토는 이상하다는 표정으로 리오를 따라 나섰고 리카는 아까보다 심하게 기침을 하면서도 어쩔수 없다는듯 리오를 따라 나섰다. 그리고 리오의 눈빛 그 자체는 한 마디로 얼음 그 자체였다. 너무나도 싸늘한 느낌을 뿜어내고 있었다. "꺽다리...아니 리오, 망토 돌려줄까?" 리카도 무엇인가 이상한것을 느꼈는지 망토를 벗으며 말을 걸었다. "맘대로 해. 입던지 주던지." 리카는 그자리에서 멈춰 섰다. 전혀 딴사람과 이야기를 하는것 같았다. "이상해...리오가 아니야..." 리카는 뒷걸음질을 치며 말했다. 전신이 떨리고 있었다. 감기 증상에서 오는 단순 한 경련과는 달랐다. 리오는 리카를 돌아보며 말했다. "난 나야. 뭐가 잘못 되었다는 것이지?" 리카는 리오의 망토를 완전히 벗어서 리오에게 던져주었다. 그리고 나서 씁쓸한 미 소를 지으며 말했다. "미안해...사람을 잘못봤어. 이제 너와는 어디에도 같이가질 않을꺼야!" 리카는 혼자서 리오가 가는 반대쪽을 향해 뛰어가기 시작했다. 리오는 리카가 가는 모습을 덤덤히 바라보고선 망토를 줏어 올리며 다시 뒤로 돌아섰다. "리오! 왜그러는 거에요!!" 클루토는 리오의 팔을 붙잡으며 소리쳤다. "당신 같지가 않아요! 언제나 활활 타오르는 불꽃같던 당신 같지가 않단 말이에요 , 지금은 마치...마치 얼음장과도 같다구요!! 게다가 리카에게 그런 심한말을...!" 리오는 클루토를 살짝 뿌리치며 주머니 속에 들어있던 지도를 땅바닥에 던졌다. 그리고는 아무 말도없이 마을을 빠져 나갔다. 클루토는 그런 그의 뒷모습을 바라만 보고 있을 뿐이었다. "어째서...리오가 어째서...!!" 클루토는 갑자기 밀려오는 허탈감에 주저 앉고 말았다. 영문을 모르던 주민들은 클 루토가 주저 앉자 급히 그를 부축해 주었다. 클루토는 괜찮다는 말과 함께 리오가 떨어뜨린 지도를 주워 들었다. "..어엇?" 지도를 잡자 무엇인가 얇고 단단한 것이 손에 잡혔다. 클루토는 급히 그것을 빼 보 았다. "이건...수정조각이네? 설마 레나님의?!" 레나의 옷자락이 변한 수정 조각을 리오가 빼지않고 던질 정도면 리오의 심경에 엄 청난 변화가 생긴것이 확실했다. 클루토는 지도와 수정 조각을 꼭 쥐면서 중얼거렸 다. "왜그래요...리오!" 다음날 클루토는 리카가 수도원에 있다는 말을 아주머니들에게 듣고서 그 수도원으 로 향하고 있었다. 말에 의하면 거리에 쓰러져 있던 리카를 수녀들이 데리고 갔다 는 것이었다. 길을가던 클루토는 이상한 노인이 나무에 기대어 있다가 자신에게 다 가와 다짜고짜 이야기를 하는것에 황당하기도 했고 궁금하기도 했다. 그 노인은 진 지한 표정으로 클루토에에 말했다. "회색 사자가 슬퍼하고 있어, 자신의 무능함을 한탄하면서 말이지. 회색 사자를 버 려두지 말아 현자야. 허허...용왕은 무얼하고 있을꼬...?" 그 노인은 말을 다 하고나서 길을 걷기 시작했다. 클루토는 그냥 말을 흘려 듣고는 다시 수도원으로 향했다. 사람들에게 물어물어 도착한 수도원엔 많은 사람들이 기도를 하기위해 모여있었다. 규모도 그리 큰 수도원도 아닌데 사람들이 대 도시의 교회보다 많이 모여있는걸로 보아 꽤 유명한 수도원인것 같았다. 클루토는 사람들을 인솔하고 있는 수녀에게 리카가 어디있는지 묻기로 했다. "저...실례합니다만 말씀좀 물어도 될까요?" 수녀는 사람들을 인도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그녀는 클루토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하고나서 다른 수녀 한명을 불러 주었다. 약간 어려 보이는 수녀였다. "저에게 말씀하세요 마법사님." 클루토는 아차 하며 자신이 쓰고있는 마법사 모자를 벗었다. 그리고 나서 리카의 일을 물어보았다. "아...어제 길거리에 쓰러져 있던 갑옷입은 소녀요? 지금 안에서 치료를 받고 있답 니다. 안내해 드릴까요?" 클루토는 고개를 숙이며 감사를 표시했다. "예, 그럼 부탁드립니다." 클루토는 수녀의 안내를 받아 수도원 안으로 들어갔다. 수도사들과 수녀들은 뭔가 심각하게 이야기를 하고 있었고 사람들의 표정도 그리 밝지는 못했다. 이윽고 나무 로 된 문앞에까지 안내를 받은 클루토는 들어가 보라는 수녀의 예기를 들었다. "자, 이방입니다. 다른 환자분들도 있으니 정숙해 주세요." "예, 정말 감사합니다." 클루토는 살며시 문을열고 안으로 들어가 보았다. 약초냄새가 코를 찔렀다. 하지만 클루토에게 중요한건 리카를 찾는 일이었다. 하지만 방에있는 환자들이 꽤 많았기 에 찾는데에는 약간의 고생을 감수해야만 했다. 이리저리 찾던 클루토는 문득 낮익 은 갑옷이 눈에 들어왔다. 클루토는 갑옷의 옆쪽에 자리잡고 있는 침대를 살펴보았 다. 누군가가 이불을 폭 뒤집어 쓴채 잠을자고 있었다. 그는 살며시 이불을 들쳐 보았다. 예상대로 리카가 누워있었다. "여기에 있었네...열은 많이 내렸구나. 다행이야..." 클루토는 곤히 잠든 리카를 깨우고 싶지가 않았다. 한달만에 따뜻한 잠자리에서 자 는 리카였기 때문이다. 그는 근처의 의자를 조심스럽게 끌어다 리카의 머리맡에 앉 아 리카가 깨기를 기다리기로 했다. 리오는 디파스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커다란 나무 아래에 기댄체 뜬눈으로 밤을 세우고 있었다. 그의 눈빛은 정상으로 돌아와 있었다. 하지만 여전히 무엇인가가 남아있는 상태였다. 그는 밤하늘을 쳐다보고 나직히 중얼거렸다. "...저도 이젠 지친것 같습니다...750여년간 이런 슬픈일을 당해왔고 더이상 참지 못하겠어요. 저도 이제는 휴식이 필요할것 같은데요." 그의 말에 응답이라도 하듯 하늘에선 하얀색의 빛덩이가 내려왔고 그 빛은 리오의 얼굴 앞에 멈추어 섰다. 그리고 빛의 안에서 한 노인의 얼굴이 비춰졌다. 「리오야...여태까지 잘 참아왔지 않느냐.」 그 노인도 그리 즐겁지 않은 표정으로 말했다. "예, 그래왔죠. 하지만 이제는 정말..." 「지쳤다고?」 리오는 씁쓸히 웃으며 고개를 숙였다. "훗, 아시는군요." 노인은 마치 자식을 타이르듯 리오에게 말했다. 「가즈 나이트가 가지고 있는 세가지 철칙은 잊지 않았겠지? 신(信), 의(儀) 그리 인(仁)이다. 제일 중요시 하라고 이른게 무엇이더냐?」 리오는 조용히 대답했다. "사람들에게서 슬픔이 있다면...그것을 없애는 것입니다." 「그래, 바로 인성이다. 거기에 따른 자신의 희생도 감수하는것이 너희들의 숙명 이지 않느냐.」 리오는 노인을 쳐다보았다. "예...750년동안 그 사람들의 슬픔을 등에 업고 여기까지 왔습니다. 하지만 이제 그것도 한계인것 같습니다!" 노인은 눈을 감으며 말했다. 「...너희들에게 내가 실수한것이 하나 있단다. 바로 너희들의 감정에서 사랑을 없 애 버렸다는 것이지. 그래서 잔악한 면을 띄우기도 하지만 말이야. 그러나 난 너희 들에게 한계란 없도록 했다. 적어도 감정상으론 말이지. 어떤 고난이 닥쳐와도 그 것을 이겨낼수 있고, 어떤 달콤한 유혹이 너희들에게 다가와도 뿌리칠수 있는 것을 주었다. 바로 믿음, 신념이다.」 신념이란 말을들은 리오의 눈은 크게 떠졌다. 「각자의 능력을 믿고 각자의 할일을 믿기에 너도 750년이나 살아왔지 않느냐? 그 리고 너를 믿는 사람들도 있지 않느냐.」 리오의 머리속에서 많은 일들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자신을 믿기에 홀로 병실에 남 고있는 슈. 자신을 믿었기에 그만큼 실망을 해버린 리카와 클루토. 그리고 자신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고 믿음 하나로 따라와 결국 비운의 주인공이 된 레나...... 「자...이제 어떠냐. 가즈 나이트로서의 일을 포기하겠느냐?」 노인의 물음에 리오는 고개를 끄덕였다. "예..." 리오는 노인을 바라보았다. 그 특유의 미소가 얼굴에 흐르고 있었다. "750년 후에 다시 생각해 볼겁니다." 노인은 만족스런 표정을 지었다. "이제 다 쉬었으니 가보십시요. 할일이 생각났거든요." 「허허허...녀석...」 노인의 커다란 웃음소리와 함께 흰색의 빛은 다시 하늘로 사라졌다. 리오는 다시 힘을 얻은듯 힘있게 일어섰다. "좋아...하하하핫!!" 리오는 바람같이 디파스 마을로 뛰어가기 시작했다. 동쪽으론 먼 동이 조금씩 트고 있었다. -------------------계속--- *비평을 해주신 여러분께 다시한번 감사의 말을 드립니다. ---작가. 루오바이더 수도원의 장 수녀인 키레세는 솜과 약병들을 들고 다른 수녀들과 함께 병실로 향하고 있었다. 25세의 젊은 나이에 장 수녀가 된 키세레는 이 수도원에 처 음 왔을때부터 원장의 눈에 들어온 여자였다. 원장은 그녀의 모습에서 풍기는 성스 러움에 자신도 모르게 무릎을 꿇고 말았다는 일화도 전해질 정도였다. 하지만 매사 에 빈틈이 없을 정도로 꼼꼼한 성격이어서 남자들이 쉽게 접근하지 못했다. 그리고 깨끗한 것을 이상스럽게 중요시 해서 그녀를 도와주는 수도사와 수녀들의 진땀을 뺄때가 종종 있었다. 하지만 마법의 솜씨와 치료술 만큼은 다른 지방의 의사들 조 차 혀를 내두를 정도의 굉장한 것이었다. 가이라스 왕국에서도 그녀를 수도로 초청 한 적이 있지만 환자가 더 급하다는 말 한마디로 명예를 저버리는 일면도 가지고 있었다. 키세레는 잠들어 있는 환자들을 의식해 조용히 문을 열고 병실에 들어섰다. 병상에 누워있는 환자들중 깨어있는 사람들은 그녀가 들어오는것을 보자 표정을 되도록이 면 밝게 하려고 노력했다. 몇명의 환자들의 상태를 지켜본 키세레는 수녀들에게 치 료의 지시를 내리고 다른 환자들을 돌아보기 시작했다. "으음? 저 남색옷을 입고있는 소년은 누구죠?" 그녀는 리카의 곁에서 같이 잠든 클루토를 가리키며 옆의 수녀에게 물었다. "아, 저 소년은 어제 키세레님 께서 데리고 오신 소녀의 친구인듯 합니다." "그래요...?" 키세레는 클루토에게 다가와 그를 바라보았다. 약간 허름해진 옷에 의지한체 잠든 클루토의 모습을 본 키세레는 살며시 미소를 지었다. 그 미소를 본 수녀는 속으로 깜짝 놀랐다. 거의 웃음을 보이지 않던 키세레가 처음보는 소년을 보고서 웃는것은 이상한 일이 아닐수 없었다. "모포좀 가져다 줄래요? 이 소년이 추울것 같아서요." 수녀는 고개를 갸우뚱 거리며 모포를 키세레에게 가져다 주었다. 모포를 받은 키세 레는 손수 모포를 클루토에게 덮어주었다. "이야아..." 그녀의 그런 모습을 본 한 남자 환자는 입을 다물지 못하고 있었다. 여태까지 차갑 게만 느껴졌던 그녀가 이제는 하늘에서 내려온 천사처럼 보이는 것이었다. "역시...미인은 미인이야." 일을 끝마친 수녀들은 키세레에게 보고를 했다. "아, 다 했나요? 그러면 먼저 가보세요. 전 좀더 환자들을 살피겠어요." "예?" 일을 마치면 바로바로 나가던 키세레 였는데 오늘은 좀 이상한 감이 없지않아 있었 다. 하지만 수녀들은 공손히 인사한후 병실을 나섰다. "후우..." 키세레는 클루토의 옆에 앉아서 견습 마법사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잠시후 중얼거리며 눈물을 글썽였다. "...티퍼...살아있을까...?" 클루토는 몸을 움찔 거리며 잠에서 깨어났다. 어느새인가 모포가 자신의 몸에 덮혀 져 있었다. "누구지...?" 클루토는 모포를 덮어준 누군가에게 감사를 마음속으로 표시한 뒤 주위를 둘어보았 다. 시간이 꽤나 지난것 같았다. 엎드려서 잔 탓인지 등이 꽤나 뻐근했다. 기지개 를 한껏 켠 클루토는 아직도 자고있는 리카를 바라보았다. "굉장하군 정말... 어, 이건 또 뭐지?" 클루토는 창문 밖에서 사람들의 고함 소리가 들려오자 깜짝 놀랐다. 무슨일이 일어 난것이 분명했다. 클루토는 급히 밖으로 뛰어나갔다. "키세레란 수녀는 어디있나! 내보내지 않으면 여기있는 사람들을 몸땅 없애버리겠 다!!" 갑옷차림의 바짝 마른 남자는 모여있는 수도사와 수녀들에게 검을 뽑아 들이대며 호통을 치고 있었다. 그 혼자만이 아니었다. 그의 부하같이 보이는 사람들이 수도 원의 입구를 막은체 서있었다. 원장은 갑자기 들이닥친 사람들을 보고서 당황해 했다. "이, 이게 무슨짓들 입니까! 이건 레호아스 신에 대한 모독입니다!!" 비쩍마른 남자는 원장의 멱살을 잡으며 소리쳤다. "신이고 뭐고! 우리들은 가이라스 폐하의 명령을 받았을 뿐이다! 어서 그 요망한 계집을 내 놓으란 말이다, 안그러면 전원을 반역죄로 처형시킬거다!!" 그 사나이는 거칠게 원장을 밀었고 원장은 뒤로 밀려 땅에 쓰러지고 말았다. "그런 억지가 어디있소! 게다가 키세레 수녀님이 요망하다니요!!" 남자는 일어서지 못한 원장에게 다가와 그의 가슴을 발로 짖눌렀다. 원장은 괴로워 하며 숨을 헐떡거렸다. "그렇게도 죽고싶나, 앙? 우리는 그 이름도 유명한 가이라스 왕국의 정예부대, [템플 나이트]란 말이다!! 건방진 노인 같으니라고..." 템플 나이트란 이름을 들은 원장은 자신의 귀를 믿을수가 없었다. 가이라스 왕국의 정예 기사단중 하나인 템플 나이트가 이런 사람들로 이루어져 있을줄은 꿈에도 몰 랐던 원장이었다. "테, 템플 나이트... 어떻게 템플 나이트가...?!" 남자는 원장에게서 다리를 치운후 검을 뽑아들며 소리쳤다. "자, 다섯을 세겠다!! 그때동안 나오지 않으면 수도원에 있는 사람들은 모조리 죽 는다!! 하나!" 그는 손가락을 꼽으며 뒤에있는 기사들에게 눈짓을 했다. 기사들은 각자의 검을 뽑 아들기 시작했다. "둘!" 수도원에 있는 사람들은 공포에 떨기 시작했다. 이미 포위된 상태였기에 도망치는 것도 불가능했다. "셋!" 남자가 셋을 셀 무렵, 수도원에선 키세레가 참을수 없었다는듯 밖으로 뛰어 나왔다 . 원장과 수녀들, 그리고 수도사들은 그녀를 말렸지만 이미 그녀를 막을수는 없었 다. "여기에요! 여기란 말이에요!! 어떻게 가이라스 왕국의 템플 나이트가 이런짓을 할 수있죠?" 남자는 키세레를 보고서 손을 내렸다. 그러자 밖에 있던 기사들은 검을 거두었다. "우리는 명령에 따르는것 뿐이다! 자, 순순히 나와서 포박을 받아라!" "그만둬!!" 남자는 소리가 난 곳을 바라보았다. 남색옷을 입은 한 소년이 분노가 어린 표정으 로 자신을 쳐다보고 있는것이 눈에 들어왔다. "뭐야, 저 꼬마는!" 클루토는 오른손에 스파크 주문을 넣은체 템플 나이트 들에게 소리쳤다. "기사라는 사람들이 목적도 밝히지 않고 사람을 잡아가는게 어디 있어요! 목적을 밝혀요! 그리고 당신도 검을 거둬요!!" 남자는 클루토의 행동이 당돌함을 넘어선 것이라고 생각했다. "건방진...감히 우리들을 방해할 셈이냐!" 클루토는 당당하게 말했다. "약한자를 돕는것이 남자의 진정한 할일이라고 제 친구에게 배웠어요! 이건 방해가 아닙니다!!" 남자는 분노에 얼굴을 붉히며 기사들에게 소리쳤다. "이봐! 저 꼬마녀석을 내 발밑에 가져다 놔라! 그리고 저 여자를 빼고는 모조리 죽 여버려라!!" 기사들은 다시 검을 빼들고 수도원의 안으로 뛰어들어갔다. "그냥 놔둘것 같아!!" 클루토는 손에 넣어진 스파크 주문을 기사들에게 뿜어냈다. 앞열의 기사 세명이 몸 을 떨면서 쓰러졌고 뒷열의 몇명도 그들에게 걸려 넘어졌다. 클루토는 계속 주문을 넣으며 기사들과 맞섰다. "저, 저녀석 어떻게 주문을 저렇게 빨리 사용할수 있지?!" 전음 주문법을 모르는 그 남자는 이를 갈며 계속 지켜보았다. "하지만 스파크 따위의 주문에 템플 나이트 들은 쓰러지지 않는다!" 그의 말대로 기사들은 쓰러졌다가도 바로 일어서는 것이었다. 클루토는 모르고 있 었지만 템플 나이트들의 갑옷엔 마법 방어력을 높여주는 룬 문자가 세겨져 있었다. 그로 인하여 그들은 6급 이하의 주문엔 영형을 거의 받지 않는것이다. "...하아앗!!" 클루토는 양손으로 커다란 호선을 그렸고 그의 손을 따라서 불꽃덩이가 춤을추기 시작했다. 5급주문 파이라만 이었다. "받아라앗!!" 기사들은 자신들이 가지고 있던 방패로 클루토가 던진 주문을 방어했다. 하지만 마 법의 불꽃은 돌에도 붙어버리기 때문에 그들은 불꽃에 휩싸이게 되었다. 클루토는 다시함번 주문을 사용하려고 호선을 그렸다. 그러나 팔이 더이상 움직여 주지가 않았다. 정신력을 극한으로 소모한 탓이었다. "아...안돼...!" 클루토의 그 모습을 본 키세레는 양손을 모으며 기도를 하기 시작했다. 일명, 성직 자의 공격마법이라 불리우는 갓스펠(참고:노래가 아님) 이었다. 그녀의 주위로 흰색의 빛이 감돌더니 곧 화살처럼 기사들의 몸에 박히기 시작했다. 갓스펠은 악마들에겐 쥐약이지만 사람들에겐 충격만 주는 것이었다. 하지만 빛을 맞은 기사들은 땅바닥으로 픽픽 쓰러졌다. 그 충격은 대단한 것이었다. "크윽...! 어쩔수 없지, 죽여도 좋다는 폐하의 지시니까!!" 남자는 자신의 투구를 쓴 후 키세레에게 돌격해 들어갔다. 기도력을 집중시키던 키 세레는 전혀 무방비 상태였다. "아, 안돼...!!" 클루토는 마지막으로 호선을 완성시키려고 했으나 더이상 몸이 말을 듣지가 않았다 . 이것은 클루토의 의지가 아무리 강해도 어쩔수 없는 것이었다. "받아라, 가이라스의 적!!" 남자는 자신의 검을 높이 쳐들었다. 그의 앞에 서있는 키세레는 기도문을 읊으며 마음을 굳혔다. -----------------계속--- "받아라 가이라스 왕국의 적!!" 남자는 검을 힘껏 휘둘렀다. 수도원 사람들은 그 장면을 보지 않으려는듯 눈을 감 고 기도를 하기 시작했다. 파악 - !! 누군가가 쓰러지는 소리가 들려왔다. 원장은 기도를 하면서 천천히 눈을 떳다. "...성령의 이름으로... 엇!!" "확실하군...그애들이 말한게." 키세레는 자신의 앞쪽에서 들려오는 낮선 목소리에 눈을 떴다. 자신보다 머리하나 는 더 큰 사나이가 등을 돌리고 서 있었다. 잠시 불어오는 바람에 그의 붉은 머리 체가 흔들렸다. "이, 이자식!!" 남자는 땅바닥에 쓰러진채 자신을 쓰러뜨린 사나이에게 욕설을 퍼붓고 있었다. "감히 템플 커맨더인 이 저튼님에게 주먹을 휘두르다니...!! 어, 이런!!" 그는 돌아간 투구를 바로 쓰려고 했으나 뜻대로 되지 않았다. 리오에게 맞은 투구 의 부분이 움쑥 들어가 벼렸기 때문이었다. 다른 템플 나이트들은 갑자기 나타난 불청객을 바라보았다. "자, 너희들의 대장은 저꼴이 되었다. 유감있는 사람 빼고는 집으로 돌아가." 리오는 엄지 손가락을 펴고 뒤로 가라는 손짓을 했다. 템플 나이트들 에겐 분명히 도발이었다. "뭐하나! 어서 저놈부터 처단해랏!!" 저튼은 아직도 투구를 못벗고 소리만 질러대고 있었다. 템플 나이트들은 함성을 지르며 리오에게 덤벼들었다. 리오는 피식 웃은후 키세레 를 보았다. "신성한 수도원에서 피를 보이면 안되겠죠?" 키세레는 엉겁결에 고개를 끄덕였다. 리오는 디바이너를 꺼내어 템플 나이트들을 향해서 치켜 들었다. 템플 나이트들은 잠시 주춤 거렸다. 리오는 옆에있는 나무를 향해 디바이너를 두어번 휘둘렀다. 나무의 윗둥과 밑둥이 잘라져 커다란 통나무 하 나가 완성되었다. "기대 하시라. 후후후..." 리오는 나무의 껍질에 손가락을 박고 그대로 들어 올렸다. "어, 어떻게...?!" 사람들과 템플 나이트들은 덩치에 맞지 않은 리오의 놀라운 힘에 입을 다물수 없었 다. "뭐, 뭐하냐! 구경하지 말고 빨리 쳐라!!" 템플 나이트들은 저튼의 고함소리에 정신을 차리고 다시 리오에게 달려들기 시작했 다. 리오는 기합성과 함께 나무를 달려오는 템플 나이트들에게 내던졌다. "하아앗!!" 리오가 내던진 통나무는 달려오는 템플 나이트들을 수도원 건물 벽에까지 밀어내었 다. 열두명의 기사들이 통나무 공격을 받고서 혼절했고 나머지는 리오에게 접근할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있었다. "빨리 꺼져라. 더이상 내눈에 들어오면 피를 볼지도 모르니까 말이야. 그리고 너희 상관 녀석도 같이 데리고 가. 꼴도보기 싫으니까." 템플 나이트들은 리오가 가라는 말을 하자마자 동료들을 부축하고 수도원에서 순순 히 물러섰다. 리오는 의외로 말을 잘 듣는것에 황당한 표정을 지었다. "이상한 일이군...허이구." 고래 고레 소리치는 저튼을 데리고 마지막으로 떠나는 템플 나이트중 한명이 리오 에게 다가와 귓속말을 했다. "정말 감사합니다. 그리고 이건 저희들의 진심이 아니라는것도 알아 주십시오." "뭐라고?" 말을 마친 기사는 되묻는 리오를 뒤로하고 동료들을 뒤따라 갔다. 리오는 팔짱을 끼고서 그 기사가 한 말을 되뇌어 보았다. "진심이 아니라고...?" 고개를 갸우뚱 거리며 생각하고 있는 리오에게 원장이 다가와 말을 걸어왔다. "저어..." 리오는 움찔 거리며 원장을 바라보았다. "아, 죄송합니다. 소란을 피워서..." "아닙니다. 소란이라니요... 그보다도 감사를 드립니다. 저희들과 키세레 장 수녀 님의 목숨을 구해주셔서 뭐라고 보답드려야 할지..." 리오는 손을 저으며 말했다. "보답은 필요 없습니다. 귀한 나무 한그루면 됩니다." 원장은 나무를 달라는 리오의 말에 다시한번 물었다. "나무라니요?" 리오는 아까전에 자신이 자른 나무를 가리켰다. "저거 말입니다. 제가 잘랐잖아요." 원장은 웃으면서 리오에게 더더욱 감사를 표시했다. "하하하...어쨌든 정말 감사드립니다. 기사 이신것 같은데 성함이..." 리오는 쑥스어운듯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리오, 리오 스나이퍼 라고 합니다." 말을 마친 리오는 키세레가 돌보고 있는 클루토에게 가가갔다. 탈진한듯 클루토는 땀에 젖어 의식을 잃고 있었다. "멍청이 녀석...언제나 목숨을 담보로 하는 녀석이라니까..." 리오의 말을 들은 키세레는 그를 쏘아보면서 말했다. "멍청이라뇨. 얼마나 훌륭한 소년인데 그러세요!" "네." 리오는 어깨를 으쓱이고는 미안하다는 표정으로 대답했다. 키세레는 다시 클루토에 게 정신을 집중하고 회복 마법인 레이브를 클루토에게 사용했다. 녹색의 빛이 부드 럽게 클루토를 감쌌고 클루토는 곧 의식을 회복하게 되었다. 클루토가 눈을 떳을때 맨 처음 보인것은 처음보는 수녀의 얼굴이었다. 하지만 굉장 히 아름다워서 천사가 아닐까란 생각도 해본 클루토였다. "아...! 기사들은!!" 클루토는 급히 일어서면서 주위를 두리번 거렸다. 하지만 템플 나이트의 모습은 보 이지 않았다. "깨어 났구나. 후후훗..." 리오는 클루토의 머리를 매만지며 말했다. 클루토는 자신의 앞에 리오가 다시 나타 난걸 보고 기쁨을 감추지 못하였다. 클루토는 리오를 껴안으며 반가움을 표시했다. "징그러워..." 리오는 클루토를 떼어내며 미안한 표정으로 말했다. "...미안하다 클루토. 내가 멀쩡했으면 이러지 않았을텐데 말이야." 클루토는 손을 저으며 말했다. "아니에요 리오. 그 덕분에 이 수도원 사람들을 구할수 있었잖아요." "......" 리오는 클루토의 이마에 자신의 이마를 가져다 대며 웃었다. "그래...고맙다 클루토." 키세레는 아직 무엇이 남았다는듯 리오를 밀치며 클루토에게 몇가지를 물어보았다. 기분, 몸 상태, 타박상이나 다른데 다친곳은 없는지 등등 이었다. 리오는 가만히 생각하다 배가 고픈듯 배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저어...클루토는 아무래도 배가 고픈것 같은데요...그렇지 클루토?" 리오는 살짝 클루토에게 윙크하며 말했고 클루토도 맞장구를 쳐 주었다. "예. 배가 약간 고픈데요 수녀님?" 키세레는 다시 리오를 쏘아본 후 수녀들에게 먹을것과 그들이 머무를 방을 주도록 원장에게 말했다. 원장은 쾌히 승락하며 그들을 환영하였다. 방에 들어가기 전. 리오는 리카가 누워있는 병실에 들어가려고 했다. 그러나 키세 레가 위생상 좋지 않다는 이유로 그가 들어가는것을 막았다. 리오는 씁쓸한 표정 으로 키세레를 바라보았다. "잘났수..." 키세레가 그 말을 들었는지는 아무도 알길이 없었다. 키세레는 리오와 클루토를 방 앞까지 안내한 후 가면서 마지막으로 말했다. "안에 욕탕이 준비되어 있어요. 거기서 좀 씻으세요 두분 다." 마지막까지 청결함을 중요시 여기는 키세레에게 리오도 결국은 두손을 들고 말았 다. 방으로 들어선 클루토는 욕탕에 들어가려고 옷을 벗고있는 리오에게 이것 저것을 물었다. "리오. 하루동안 어디에서 뭘 했어요?" 리오는 상의를 벗으며 말했다. "으응...마을 근처에서 생각좀 했단다. 여러가지로 말이지." 클루토는 리오의 노출된 상반신을 보고 괜히 움츠러듬을 느꼈다. 굉장히 발달한 근 육질 이었다. 약간 붉은색을 띈 피부가 한층 더 근육을 강조하고 있었다. 오랫동안 의 실전으로 발달된 근육이 틀림 없었다. 클루토는 머리를 한번 흔들고 나서 다시 입을 열었다. "리오도...슬픔을 느끼나요?" 욕실로 들어가려던 리오는 클루토의 질문에 잠시 멈추었다. "...글쎄다." 잠시후 목욕을 마치고 나온 리오에게 클루토의 질문 공세는 계속 되었다. "애인 있었어요?" 리오는 아무 표정없이 질문을 받아 넘겼다. "아주 오래전에...애인은 아니었지만 굉장히 좋아하던 여자는 있었단다." 클루토는 조심스럽게 물었다. "혹시 레나님...이세요?" 리오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하지만 이름은 같아. 자자, 이제 더이상 이런 질문은 하지 말아라." 리오는 웃으면서 클루토의 질문을 막으려고 했다. 클루토는 알았다고 하면서 리오 를 바라보았다. 애써서 짓는 웃음이었다. `무슨 사연이 있겠지...더이상 묻지 말자.' 이렇게 생각하며 클루토는 오랫만에 욕실로 향했다. 깔끔한 성격의 클루토 였지만 오랫동안의 사건으로 인해 목욕을 거의 하지 못하고 있던 그였다. 리오가 나가면서 다시 받아둔 따뜻한 물에 몸을 담그며 클루토는 오래간만의 목욕 을 즐기기 시작했다. --------------------계속--- ※비평과 의견을 받습니다. 여러분께 부탁 드립니다. 노크 소리가 나며 수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식사 준비가 되었습니다. 나와주세요." 리오는 기다렸다는듯 침대에서 내려오며 머리를 다시 묶었다. 언제나 그 스타일로 , 위로 묶어 아래로 늘어뜨린 형태였다. 망토는 그대로 의자에 걸어 두었다. "어이, 클루토. 빨리 나와라." "알았습니다." 클루토는 욕탕에서 나와 몸을 닦은 후 옷을 챙겨입고 밖으로 나와 리오와 함께 식 당으로 향했다. 식당 안에선 수도원 안의 사람들이 모두 모여있었다. 점심시간인 듯 했다. 리오는 아무렇지도 않게 빈자리에 앉았고 클루토도 자리에 앉았다. 소매 가 없는 옷을 입고있는 리오였기에 수녀들의 시선은 리오의 팔에 한번씩은 스쳐 지 나갔다. 스프와 빵이 사람들을 통해 전달되었고 리오도 간단히 차려진 음식을 앞에 둘수 있었다. 보통 여관에서 내주는 식단보다 못했으나 음식의 맛만은 굉장히 좋은 것 같았다. 클루토는 이리 저리 둘러보다 자신을 치료해준 키세레가 보이지 않자 원장에게 살며시 물었다. "저...절 치료해 주셨던 수녀님은 어디 계시나요?" "아, 키세레 수녀님은 기도실 안에서 기도를 하고 계시단다. 자, 여러분. 기도를 하고 식사를 천천히 합시다. 레호아스 신이시여, 그 위대한 이름으로..." 모두 양손을 모으고 주 기도문을 읊는중에 리오만 혼자 손을 모으지 않고 눈만 감 았다. `...레호아스님은 기도를 중요시 하시지 않지...뵌지도 오래됐는데...' 기도가 다 끝나고 식사가 시작되자 리오는 신나게 빵을 먹어 치웠다. 스프도 숟가 락을 사용하지 않고 물처럼 마셔댔다. 그의 모습을 본 수녀들은 입을 손으로 막고 서 웃어대기 시작했다. 수도사들도 그리 싫지는 않은듯 미소를 지었다. 오직 클루 토 만이 눈을 가릴 뿐이었다. 스프와 빵을 다 먹어치운 리오는 바로 일어서며 잘 먹었다는 말과 함께 식당을 나섰다. 더 먹지 않을까 고민하던 주방 아주머니도 이 상하게 생각했다. 다른 수도사들 보다 덩치가 큰 리오가 별로 먹지 않는것을 보고 이상하게 생각하는것은 당연했다. 하지만 리오에겐 따로 이유가 있었다. 전투 도 중에 용변의 때가 오는것을 되도록이면 막으려는 것이었다. "어험..." 리오는 두어번 헛기침을 한 후에 병실로 들어갔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수도원 에서 치료를 받고 있었다. 그가 들어오자몇명의 환자들과 그들의 가족들이 리오를 쳐다보았다. 리오는 조심스럽게 리카를 찾기 시작했다. 몇분이 지나서 리오는 잠을 자고있는 리카를 찾을수 있었다. "자나..." 리오는 리카의 침대 옆에 놓여있는 의자에 조용히 앉았다. 리카는 약간 더운듯 땀 을 흘리며 괴로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 "많이 아픈가." 리오는 침대 아래에 놓여있는 수건으로 리카의 이마를 닦아주었다. "병을 치료하는 마법은 몰라서 말이야...배워둘걸 그랬나." 케세레는 다시한번 병실로 들어왔다. 환자들이 식사를 제대로 하고 있는지를 보기 위해서 였다. 음식을 못먹을 정도의 환자가 눈에 띄질 않자 그녀는 한숨을 쉬었다 . 더 두리번 거리던 키세레는 저편에서 리카를 간호하는 리오의 모습을 볼수 있었 다. 의외의 장면을 보았다는듯 키세레의 눈은 약간 커졌다. "저 남자에게 저런 면이 있었나?" 싸움을 잘하는 떠돌이 기사일 뿐이라고 생각하고 있던 키세레는 그때부터 리오에 관한 경계심을 약간은 풀수 있었다. "으응..." 리카는 정신이 들은듯 힘겹게 눈을 떠보았다. 하루만에 그녀의 눈에 처음 비친것은 흰색의 수건이었다. 그 말괄량이 소녀는 엉겁결에 수건을 손으로 막았다. "어, 정신이 들었나?" 리오는 수건을 아래로 내린후 리카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리카는 자신이 꿈을 꾸는것이 아닌가 싶어서 눈을 계속 비벼댔다. "눈 나빠진다구. 비비지 말아." "여, 여기는..." 리카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기억에 남는건 뛰는 도중에 갑자기 땅이 올라오는 장면 뿐이었다. "수도원의 병실이야. 계속 누워있어." 리오는 리카에게 이불을 덮어주며 그녀를 안심시켜 주었다. 리카는 리오의 얼굴을 뚫어지게 계속 쳐다보고 있었다. "...징그럽게 왜그러니?" 리카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안심한듯 미소를 지었다. "아니. 꺽다리가 이상하게 변한 꿈을 꾼적이 있는것 같아서..." "이상하게? 어떻게?" "응...그냥. 갑자기 성격이 차거워져서 나와 클루토를 남겨두고 꺽다리 혼자서 어 디론가 가버리는 꿈이었어. 꿈이니까 다행이야, 헤헷..." 리오는 씁쓸히 웃으며 받아들였다. "그래...꿈일지도..." 조금후 식사를 마친 클루토가 리카를 간호하려고 병실로 찾아왔다. 클루토는 리오 와 리카가 같이 있는것을 보고서 약간 불편한 표정을 지었다. "아, 왔냐?" 리오는 클루토가 오자마자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클루토의 손에 수건을 건내 주며 말했다. "자, 이제 네 차례다. 난 그 키세레란 예쁜 수녀랑 놀아야 겠어. 그럼 부탁한다." 리오는 리카에게 손을 흔들어 보이고는 바로 병실을 나갔다. 리카는 약간 아쉬운 표정이었다. "...저, 리카..." 리카는 다시 침대에 누웠다. 그러자 말을 하려던 클루토는 그만 입을 다물고 말았 다. 그러자 리카가 그를 쏘아보며 말했다. "뭐해, 나 땀이 난단 말이야. 어서 닦아줘." 클루토는 다시 표정을 밝게 지었다. 리카의 그런 말투가 자신에겐 어울린다 생각했 는지도 모른다. 클루토는 리카의 말대로 그녀에게 다가와 그녀의 이마에 묻은 땀을 닦아주기 시작했다. 할일이 없어진 리오는 수도원 안을 이리저리 돌아다니다 키세레가 피곤한 표정으로 기도실에서 나오는것을 볼수 있었다. 템플 나이트와의 일을 처리할때 갓스펠을 무 리하게 사용한것 때문이었다. 리오는 약간 비틀거리며 자신이 있는쪽으로 오고있는 키세레를 멍하니 바라보았다. 키세레는 앞에 리오가 서있는것을 보고 잠시 멈춰섰 다. "아...리오씨군요. 그럼 전 이만..." 리오는 자신의 옆으로 비껴가는 키세레를 불렀다. "이봐요, 수녀님. 식사는 했어요?" 키세레는 다시 멈춰섰다. 다시 리오를 돌아 보았을때는 매우 화가 난 표정이었다. "그게 저랑 당신과 무슨 상관이죠? 당신에겐 볼일이 없습니다." 키세레는 강하게 말한뒤에 다시 자신의 방인듯한 곳으로 향해갔다. 리오는 어깨를 으쓱이며 중얼댔다. "...수녀치곤 짜증을 잘 내는군..." 다음날, 수도원은 다시 시끄러워 지기 시작했다. 디파스 촌의 이웃마을인 하리사에 서 사람들이 몰려와 아침부터 문을 두드려 대기 시작했다. 갑자기 마을안의 아이들 이 푸른색 반점을 동반한 심한 열병에 걸리고만 것이었다. 하지만 어른들은 모두 무사한 것이었다. 결국 사람들은 근처의 의사들에게 찾아가 보았지만 하나같이 모 르는 병이라고만 말할 뿐이었다. 기가 막히고만 사람들은 결국 수도원으로 아이들 을 안고 찿아온 것이었다. 갑자기 들이닥친 2백여명의 아이들과 부모들을 본 수도 원의 사람들은 가족들을 넓은 방에 들여놓기는 했으나 난처할 따름이었다. "후우..." 원장은 아이들이 있는 방에서 한숨을 깊게 내쉬며 나왔다. 매우 안타까운 표정이었 다. 키세레를 비롯한 수녀들과 수도사들은 걱정스런 표정으로 원장에게 아이들의 상태를 물었다. "원장님, 병명은..." 원장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 "나도 처음보는 병이야. 그 아이들의 부모들은 아무 문제가 없는데 아이들만 그 병 에 걸려있어. 푸른 반점에 고열이라니...홍역도 아니고." 키세레는 얼굴을 찡그리며 수도원의 도서실로 달려갔다. 고대 의학서에 나와있을지 모른다는 일말의 희망 때문이었다. 아이들의 일에는 심하다고 생각될 정도로 열성 을 다하는 그녀이기도 했다. 숨을 헐떡거리며 2층의 도서실에 도착한 키세레는 다 른 사람이 먼저 와있는것에 내심 놀랐다. "병명 찾으러 왔나요?" 리오는 팔짱을 끼고 벽에 기댄 상태에서 그녀의 목적을 정확히 맞추었다. 하지만 키세레는 들은척도 하지않고 도서실 자물쇠를 열고 있었다. 리오는 미간을 약간 찡 그리며 그녀의 어깨를 잡고 자신쪽으로 그녀를 돌려 세웠다. 키세레는 매우 흥분된 표정으로 리오를 쏘아보았다. "왜 이러는 거죠! 지금 아이들은 한시가 급한데...!!" "죽지는 않았잖아요." 키세레는 기가 막혔다. 확실히 죽은 아이들은 없었지만 리오의 그러한 태연성에 분 노를 금치 못했다. 결국 그녀는 리오의 뺨을 후려치며 소리쳤다. "역시...! 기사라는 존재는 자신의 가족들 밖에는 관심이 없군요, 아이들이 죽어가 고 있는데 죽지는 않았으니 괜찮다고요? 만약에 당신의 자식이 저런 이름모를 병에 걸렸다면 그런말이 나올것 같아요!!" 리오는 키세레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았다. 키세레는 갑자기 몸이 굳어지는듯한 기 분을 느꼈다. 치밀어 오르던 감정이 많이 진정되었다. "아직 총각이라서 그런 감정은 모르겠지만, 저 아이들은 절대로 죽지 않아요. 그리 고 의학 서적을 밤새고 찾아봤자 비슷한 병만 몇가지 발견할 뿐이라고요." 키세레는 리오의 자신있는 말투에 의외라는 표정을 지었다. 무식할줄 알았던 사나 이가 자신과 원장도 모르는 병의 증세를 확실히 아는것에 놀라울 따름이었다. "당신이 그것을 어떻게 알죠? 설마 병명을 아는것은...?" 리오는 그녀의 작은 어깨를 놓아주며 말했다. "병은 아니에요." ----------------------계속--- "병이 아니라고요?" 키세레는 의심스러운 표정으로 리오를 쳐다보며 물었다. 자신이 보기엔 병이 확실 해서 였다. "그래요. 역사서를 찾아보고 만약에 지금 일어나는 상황과 같은 항목이 있다면 아 래로 내려와요. 그때 자세한 예기를 해줄테니, 알았죠?" 리오는 말을 마치고 1층으로 내려갔다. 키세레는 아직도 믿어지지가 않았다. 어째 반점과 열이나는 현상을 병이 아니라고 단정지을수 있단 말인가. 하지만 키세레는 한번 믿어보기로 하고 도서실의 문을 열었다. 두껍게 쌓인 먼지를 털어가며 역사서 보관장을 찾아낸 키세레는 100년전의 기록이 담긴 책을 찾아보기 시작했다. 잠시후 찾아낸 100년전 역사서의 부 재목을 키세레는 나지막히 읽어보았다. "...마황제...가스트란의 장?" 그녀는 책의 차례를 펴고 리오가 말했던 부분을 찾기 시작했다. 천천히 내려가던 키세레의 손은 곧 한 지점에서 멈추게 되었다. 「바무다란다 지방...비극의 열병」 떨리는 손으로 그곳을 찾아 넘겨본 키세레는 천천히 그 부분을 읽기 시작했다. 『......자마 비스타...그 악마의 이름을 바무바란다 사람들은 결코 잊지 못할것 이다. 악마는 친절과 자비가 넘치는 모습으로 그들에게 다가왔다. 악마는 미소를 띄우며 아이들에게 먹을것을 나누어 주었다. 순진한 아이들은 그 사탕을 맛있게 받 아 먹었고 남은 사탕을 친한 친구들에게 또 주었다. 심지어는 부모들이 사탕을 받 아 몸이 아픈 아이에게 먹여주기도 하였다. 마을의 아이들이 남김없이 사탕을 받아 먹자 악마는 다시 온다는 말과 함께 어디론가 사라졌다. 그 일이 있은지 몇일후, 아이들은 쓰러지기 시작했다. 푸른 반점과 심한 열 때문에 부모들은 아이들을 업고 병원과 수도원으로 달렸지만 허사였다. 일주일이 지난후 아이들의 열과 반점은 사 라졌다. 그러나 부모들은 깨어난 아이들 에게서 도망치기 시작했다. 열과 반점이 사라진 자신들의 아이들은 검은 날개와 푸른 눈, 그리고 곤충의 몸을 가진 악마로 변해 있었기 때문이었다...』 키세레는 숨이 막혀왔다. 리오가 말한 그대로 그것은 병이 아닌 악마의 저주였기 때문이었다. 그녀는 마음을 진정시키고 그 밑줄을 계속해서 내리 읽었다. 『...도망치는 부모들 앞에 이국땅에서 온 사람들이 나타났다. 그들은 부모들의 오 열과 슬픔을 듣고 분노를 터뜨렸다. 그 사람들은 백방으로 사탕을 나눠준 악마를 찾아 나섰다. 결국에 사람들은 악마를 찾아내고야 말았고 그들은 단 하루만에 그 악마를 쳐 부수고 그 악마가 가지고 있던 사탕, 악마의 알들을 모조리 불살라 버린 다. 그들의 활약으로 아이들은 다시 정상으로 돌아왔다. 그러나 그 사탕의 맛에 혼 을 빼앗겨 버린 한 아이가 마지막 사탕을 가진체 영영 돌아오지 못할 곳으로 사라 졌다 한다......』 키세레는 그 책을 덮자마자 1층으로 뛰어 내려갔다. 자신도 말로만 들었던 악마의 실체화가 이웃 마을에서 벌어질줄은 상상도 못한 것이었다. 그녀는 아직도 고심하 고 있는 원장에게 달려가 다급한 목소리로 말했다. 원장은 키세레가 그렇게 다급한 행동을 보인적이 없었기에 약간 놀라기도 했고 무슨 일인지도 궁금해 했다. "원장님, 큰일입니다! 이 아이들은...!!" 원장은 그녀를 진정 시키려는듯 양손을 펼쳐 아래로 살짝 내려보였다. "자, 자... 진정하고 천천히 예기 하세요 키세레 장 수녀. 아이들이 어떻다는건 알 아 내었소?" 키세레는 크게 심호흡을 한 후 다시 예기했다. "부모님들 에게 몇일전에 누군가가 마을로 찾아와 아이들에게 사탕이나 그밖에 먹 을것을 나누어 주었는지 여쭤봐 주시겠어요, 네?" 원장은 영문도 모른채 고개를 끄덕이고 나서 다시 아이들과 부모들이 있는 방으로 들어갔다. 그가 들어가자 망토를 챙겨 입은 리오와 잠이 덜깬듯 눈을 비비고 있는 클루토가 키세레에게 다가왔다. 키세레는 리오에게 다가와 이상한 눈으로 리오를 쳐다보며 물었다. "도데체 어떻게 된거죠?" 리오는 말을 하려다 키세레가 먼저 말하자 팔짱을 다시 끼며 말했다. "내 말이 맞죠? 병이 아니라는거." 키세레는 리오의 그 말에 게의치 않고 계속 질문공세를 폈다. "어떻게 백년전의 일을 당신이 소상하게 아느냔 말이에요! 그것도 마치 경험해본 사람처럼." 리오는 머리를 긁으며 어떻게 대답할까 망설였다. 클루토는 갑자기 키세레의 말이 많아진것을 보고 고개를 갸우뚱 거리고 서 있었다. 리오는 다시 입을 열었다. "당신말 그대로 전 그 사건을 직접 경험해 봤습니다." 키세레는 설마 하며 서 있었지만 리오가 직접 털어놓자 그녀의 안색은 삽시간에 변 하였다. 리오는 그녀의 표정을 보고서 다음말을 계속 이었다. "오해하진 말아요. 8년전에 우리 마을에서도 그런일이 있었으니까요. 아이들은 지 금과 마찬가지로 푸른색의 반점과 심한 열로 고통을 호소하기 시작했죠. 13세 미만 의 아이들일 겁니다. 갑자기 그런일이 벌어지자 사람들은 어쩔줄 몰라 했죠. 그러 다가 촌장님 께서 우연히도 그 원인을 알아내셔서 몇일을 고생한 끝에 결국 그 악 마를 처단할수 있었죠. 그런일이 있었습니다." 리오는 쓰디쓴 표정을 지으며 거짓말을 하는데는 능통해 있었다. 그의 표정연기와 어투에 감쪽같이 속아 넘어간 키세레는 미안하다는 표정으로 사과를 했다. "그런일이 있으셨군요...죄송합니다." 리오는 손을 내 저으며 웃어보였다. "아니에요. 마음에 둘것까진 없어요." 조금후 원장이 문을 열고서 키세레에게 약간 굳은 표정으로 사람들에게 들은 말들 을 전해주었다. "당신의 말이 맞더군요. 3일전쯤 검은색의 광대 차림을 한 사나이가 마을에 와서 아이들에게 사탕을 나누어 주었다고 했습니다." 키세레는 리오를 돌아다 보았다. "이제, 어떻게 해야 하지요?" "궁극적으로 할 일은 그 사나이를 찾는것 입니다. 그 일은 8년전에 아저씨들을 따 라가 봐서 자신이 있어요." 리오는 자신있게 말하며 가슴앞에서 오른손을 불끈 쥐어 보였다. 클루토는 자신의 고깔모자를 매만지며 리오를 바라보았다. 왠지 리오가 신이 나 있는것 처럼 보였다 . 키세레는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말했다. "그럼, 지금 당장 떠나야 하겠어요." 앞으로 가려는 그녀를 막아서며 리오는 고개를 가로 저었다. "약간 험한 지역이 될텐데 그런 긴 차림으론 어림도 없어요. 좀 더 편안한 복장을 입어야 할껄요?" 키세레를 비롯한 수녀들이 입고있는 복장은 굉장히 긴 치마와 상의였다. 그런 차림 으론 여행을 떠나는건 괜찮을지도 모르나 험한 지역을 다닌다는 것은 간편한 차림 의 동료들에게 오히려 방해가 될 뿐이었다. "하, 하지만 수녀들에겐 그런 복장이..." 리오는 어쩔수 없다는듯 어깨를 으쓱이고는 클루토의 등을 두드렸다. "그래요...그렇다면 할수 없죠, 우리끼리 갈께요. 자, 가자 클루토." "아, 알았어요! 갈아 입을께요,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키세레는 얼굴을 붉히며 자신의 방으로 달려갔다. 그 이유를 리오는 알 턱이 없었 다. 원장은 그녀의 그런 모습을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역시...제 생각이 맞군요 리오씨." "예?" 원장은 과거를 회상하듯 잠시 눈을 감았다가 뜨며 말했다. "키세레 수녀의 수녀로서의 자질은 제가 지금까지 만난 어떤 수녀보다 월등 하답니 다. 그러나 그녀는 진심으로 수녀가 되려고 이곳에 찾아온것이 아니지요." "그렇다면...?" "5년전에 일입니다... 가벼운 복장에 소검을 착용한 한 아가씨가 이 수도원에 피투 성이가 된 체로 왔답니다. 그리고서는 다짜고짜 절 붙들며 자신을 수녀로 만들어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원래 이 수도원에서 수녀가 되려면 여성으로서의 모든것을 버려야 한답니다. 결혼도 금지되고 말이죠. 하지만 제가 그녀를 처음 보았을때 그 녀의 모습은 이랬답니다. 마치 사랑을 받지못한 한마리의 백조와 같았죠. 그래서 전 그녀에게 5년이 지난 지금까지 정식으로 수녀의 자격을 주지는 않고 있습니다. 어째서 그녀가 그렇게 되었는지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만...그레서 당신에게 한가 지 부탁이 있습니다." 가만히 듣고있던 리오는 부탁이라는 말에 약간 피하려는 눈초리를 보였다. "아, 그녀와 결혼하라는것 빼고는...그래요, 들어 드리지요." 원장은 웃어보였다. 사실 말하려는 부탁이 그것이어서 였다. 원장은 말을 돌려서 다시 부탁을 했다. "예. 제 부탁이란 그녀를 진정으로 사랑해 줄수 있는 남자를 찾아달라는 것입니다. 일종의 애정 결핍증의 치료를 부탁하는 것이라 생각해 주십시요." 리오는 클루토의 눈치를 보았다. 클루토는 좋다는듯 고개를 끄덕였다. 리오는 겉으 로 클루토에게 웃어보였지만 실은 그렇지가 못했다. `좀 거절좀 해봐라...멍청아...!' 고심하고 있는 리오의 앞에 옷을 갈아입은 키세레가 뛰어왔다. 바지에 굉장히 가벼 운 점퍼(비슷하게 생긴)를 입고있는 활동적인 의상이었다. 수녀용 모자도 벗은 모 습이어서 그녀의 검은 머릿결이 아래로 길게 땋아내려 있는것이 리오의 눈에 들어 왔다. 레나를 만났을때...그때 이상의 이상한 감정이 그의 가슴에 솟아올랐다. 하 지만 무슨 감정인지는 지금까지도 모르고 있었다. "자, 됐나요?" 키세레는 양팔을 가볍게 펼쳐 보이며 말했다. 보통의 여성들보다 약간은 큰편인 그 녀였기에 더욱 활동적으로 보였다. 클루토는 입을 다물지 못하고 있었다. 원장은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그정도면. 자, 이제 갑시다. 시간이 없어요, 수녀님." 키세레는 고개를 끄덕였다. 비장한 표정이 그녀의 얼굴에 서려 있었다. 클루토는 그녀가 고개를 끄덕이자 자신도 모자를 쓰며 준비를 했다. 리오는 양팔을 가볍게 돌려보았다. "원장님, 그럼..." 원장은 양손을 모으고 그들을 위해서 기도를 했다. "예에...레호아스 님의 은총이 여러분에게 있기를 기원하겠습니다..." -------------------계속--- 리오와 클루토, 그리고 키세레는 어느덧 습지대에 접어들고 있었다. 어기 저기에서 끓어 오르는 타르의 지독한 냄새가 키세레와 클루토의 코를 자극했다. 리오는 아무 렇지도 않게 둘의 뒤에 서서 소풍을 온 표정으로 태연하게 길을 안내해 주고 있었 다. 그러나 리오에게도 마음에 걸리는것이 하나 있었다. 바로 수도원을 나설때 키 세레가 쓰고나온 원통형의 커다란 모자였다. 디자인이나 색깔이 리오의 성격과는 전혀 맞지가 않았다. 그 모자를 보면서 걷고있는 리오의 마음은 괴로울 정도였다. 하지만 클루토는 귀엽다는 표현까지 쓰면서 모자를 쓴 그녀의 모습을 마음에 들어 했다. 물론 키세레의 표정이 변한것은 아니었다. 리오는 고개를 숙이며 앞에 가는 둘에게 말했다. "어이, 이제부터 조심해야 해요. 습지대엔 괴물들이 많거든요. 그리고 나하고 거리 를 좁혀서 걸어요, 왜 멀찌감치 떨어져서... 위험하게 시리." 키세레는 아무말도 하지않고 계속 걸었고 클루토는 알았다는듯 손을 흔들었다. 계속 걷고있던 일행들은 해골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는 지대에 들어섰다. 키세레는 양손을 모르고 기도를 했다. 클루토는 인상을 찡그리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굉장한 숫자의 유골들 이었다. "으음...무슨 군대 였나봐요. 이렇게 집단으로 타르연못에 빠져 죽은걸 보니 말이 에요." 리오는 클루토의 말을 듣고 웃기 시작했다. "하하하...빠져 죽었다고? 넌 역시 순진해 클루토. 존경스러울 정도로 말이야." 클루토는 리오의 말이 무슨뜻인지 얼른 이해가 가질 않았다. 리오는 웃음을 그치고 앞으로 나서며 소리쳤다. "이봐, 이봐! 네크로 만사 주제에 머리쓰려고 노력했는데, 타르 연못에 빠진 사람 들이 저렇게 멀쩡한 유골의 상태로 다시 떠오르는거 봤나?" 순간 클루토와 키세레는 뒤로 주춤거렸다. 유골들이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었다. 시원하게 뚫린 눈구멍 에서는 붉은 광체들이 번쩍거렸고 각자 곤봉과 검들을 집어 며 일어서고 있었다. 이른바 스켈튼 들이었다. "내가 실수했군...후후후, 인정해 주지. 역시 리오 스나이퍼야..." 짙은 안개 속에서 사람의 형체가 아른거렸다. 리오는 똑바로 그것을 응시했다. "훗, 내 이름을 알다니, 건방진 녀석...자. 너의 목적이나 밝혀라. 가이라스 왕국 의 부하냐, 아니면 제국의 부하냐?" 그림자의 형제가 희미하게 보이기 시작했다. "나중에 다시 만나면 예기해 주지. 만난다면 말이야..." 리오는 코웃음을 쳤다. "그 예기는 수십번 들어왔다. 훗..." 스켈튼 들은 천천히 일행에게 다가오기 시작했다. 목적이 확실히 정해진 모양이었 다. 키세레와 클루토는 각자의 방식대로 손을 모으고 주문에 들어가려고 했다. 그 때 리오가 손짓으로 그들을 제지했다. "여기서 힘 빼지 말아. 아까 그녀석의 목적은 그거니까 말이야. 주문을 취소하고 나만 보고 있으라구. 그리고 키세레는 2인용 결계를 쳐줘요, 알았죠?" 둘은 알았다는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키세레는 손의 모양을 바꾸고 결계의 주문을 외우기 시작했다. "좋아요, 그럼 나도..." 리오는 디바이너를 빼 들었다. 오랫만에 햇빛을 본 디바이너의 보라색은 눈이 부셨 다. 리오는 검을 오른손에 들고서 왼손을 살짝 모으고 주문을 외웠다. "......모든것을 태워 정화시키는 불의 힘이여, 나의 검에 머물러 적을 자르며 태 워라. 마법검, [화이라]...!" 리오의 왼손에서 치솟은 불길은 곧 디바이너에 옮겨 붙었고, 디바이너는 마치 불의 검 「화이어 턴」이 된듯 활활 타올랐다. 리오의 그런 모습을 본 결계안의 키세레 는 눈이 동그래 졌다. "저 사람이 마법검을? 저건 배우기도 어렵지만 가르쳐 주는 사람도 거의 없는 기술 인데...?" 클루토는 빙긋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리오가 그랬어요. 자신이 어떤 기술을 쓰던지 간에 우리를 위해 사용하는 것이면 그냥 넘어 가라고요. 저도 얼마 리오랑 있어보진 못했는데요, 그 말이 곧 이해가 가더라고요. 키세레 님도 그냥 그를 지켜 보시기만 하면 돼요." "그래...?" 키세레는 한 사나이가 이 순수한 소년의 탐구 정신을 버려놓았다고 생각하며 다시 리오를 바라보았다. 리오는 조용히 자세를 취하고 있었다. 스켈튼들은 곧 본격적으 로 공세를 취하기 시작했다. 소리를 지르는듯 턱뼈를 움직여 댔지만 함성 소리는 나지 않고 뼈끼리 마찰하는 음산한 소리만이 들려올 뿐이었다. "차앗!!" 리오는 방패를 앞세우고 공격해 들어오는 스켈튼을 공격했다. 녹이 많이 슬어버린 방패여서 그런지 디바이너의 일격을 막아내지는 못하였다. 방패와 함께 비스듬히 몸이 잘린 스켈튼은 온몸에 불이 붙으며 땅바닥으로 쓰러져 갔다. 리오는 정면으로 때지어 오는 스켈튼 부대에 돌격해 들어갔다. 만약 리오가 공격하는 존재가 기를 느낄수 있는 생명체 였다면 그 모습을 보고서 전의를 잃었는지 모른다. 하지만 불 사병인 스켈튼 들은 전혀 동요하지 않고 리오를 정확히 공격해 나갔다. 방어구가 전혀 없는 리오는 스켈튼의 쏟아지는 공격을 피해가며 하나씩 하나씩 없애 나갔다. 그러나 스켈튼 들의 수는 너무나도 많았다. 이러다간 날이 거의 저물것 같아 리오 는 속법을 쓰기로 결심했다. 좌측 스켈튼의 머리를 날려버린 그는 제자리에서 높이 뛰어 올랐다. 공중에 떠오르는 리오의 모습을 본 클루토와 키세레는 입을 다물지 못하였다. 인간의 한계를 넘어선 점프를 처음 본 키세레는 더더욱 그러했다. 리오는 뜬 상태에서 검에 서려있는 마법력을 모조리 끌어올렸다. "자아 - 간다!! 염뢰낙하(炎雷落下)!!!" 리오는 검을 수직으로 세우고 지면으로 떨어졌다. 끌어올린 마법력 때문에 그의 주 위엔 붉은 빛이 서렸다. 낙하지점 주위에 있던 모든 스켈튼 들은 음속 이상의 스피 드로 인한 충격파와 마법력의 폭발로 산산 조각이 나며 휩쓸려 날아갔다. 충격권에 들어있지 않은 스켈튼 들은 꺼지지 않는 마법의 불꽃으로 타 들어가고 있었다. 공 격 한번에 반수 이상의 스켈튼 들이 전투 불능에 빠져 들어갔다. 리오는 땅에 깊숙 히 박힌 디바이너를 뽑아들며 결계안에 얌전히 들어가 있는 둘에게 오라는 손짓을 했다. "자, 어서 뛰라고! 저녀석들이 회복하려면 꽤 걸릴테니까!!" 둘은 리오의 말대로 힘껏 그가 있는 방향으로 뛰었다. 리오의 말대로 스켈튼 들은 충격파에 의한 피해가 기시지 않은듯, 땅에 넘어져 허우적 댈 뿐이었다. 리오가 있 는 곳에 도착한 둘은 자신들이 와도 리오가 움직이지 않자 이상하게 생각했다. "리오, 안 갈꺼에요?" 클루토가 긴박한 표정으로 묻자 리오는 그냥 가라는 손짓만 할 뿐이었다. "저녀석들의 뒷처리를 해야 해. 먼저 가라구, 금방 쫓아갈 테니까." 키세레와 클루토는 머뭇거리다 스켈튼 들이 천천히 회복되기 시작하자 있는 힘을 다해서 뛰기 시작했다. 리오는 둘이 멀찌감치 뛰어가는걸 보고서 다시 스켈튼 들에 게 집중했다. `타르 연못만 넘어가거라, 클루토...' 갑자기 리오의 눈앞에 스켈튼 하나가 나타나 검을 내 휘둘렀다. 순간적인 방심이 낳은 결과였다. 리오는 급히 몸을 틀며 공격을 피했으나 망토의 앞부분이 살짝 잘 려 나갔다. 재차 공격을 시도하는 스켈튼에게 리오는 기가 실린 주먹을 내 질렀다. 빠각 - !! 리오의 정권 치기에 스켈튼의 머리가 박살이 났고 반격을 당한 스켈튼은 뒤로 멀찌 감치 날아갔다. 리오는 빠르게 몸을 뒤로 젖혔다. 다른 스켈튼의 공격이 리오의 잔상을 베어 나갔다. 리오는 곧바로 근처의 넓은 타르 연못으로 뛰었고 스켈튼 들 은 리오를 뒤쫓기 시작했다. "조금만 더 와라..." 리오는 타르 연못에 간간히 노출되어 있는 돌들을 밟고서 연못의 중앙에 위치한 좁 은 바위에 섰다. 연못의 깉이가 그리 깊지 않았던 듯, 스켈튼 들은 천천히 리오를 포위하며 다가왔다. 리오에게 가까이 갈수록 스텔튼 들의 붉은 광점은 점점 커져 갔다. "좋아...이제 편안히 잘수 있을꺼다. 어디서 죽었는지는 몰라도 이제 편안히 쉬도 록 해." 리오는 씁쓸한 눈초리로 주위의 스켈튼 들을 둘러본 후 양손에 수인을 맺고 기를 응축 시키기 시작했다. 리오의 기술중 인체 발화술의 강화판이라 할수있는 [기공 복멸염] (氣功 覆滅炎)이었다. 기를 모으고 있는 리오에게 스켈튼 들은 한발 한발 다가왔다. 질퍽한 타르가 스켈튼의 드러난 다리뼈 사이로 흘렀다. 이윽고 최전방의 스켈튼이 리오에게 검을 휘두르려던 찰나 - "차아아 - 앗!!!" 리오는 모아두었던 기염(氣炎)을 단숨에 개방했다. 폭발하는 붉은색의 빛이 타르 연못을 가득 채웠다. 한참 뛰던 클루토와 키세레는 잠시 멈춰서 숨을 돌리기 시작했다. 주위에 있는 넓 찍한 돌에 앉아 호흡을 조절하던 키세레는 리오가 싸우고 있는 습지대를 바라보았 다. "저..." 키세레는 얼른 옆에 앉아있는 마법 소년의 이름이 샹각나지 않았다. 클루토는 그녀 의 얼굴을 보고서 짐작한듯 빙긋 웃으며 말했다. "클루토에요. 그리고 리오는 걱정하지 마세요. 산전수전 다 격은 사람이니까 죽을 염려는 없어요." 키세레는 얼굴을 붉히며 벌떡 일어났다. 클루토는 갑자기 돌변한 그녀의 태도에 흠 칫 놀랐다. "누가 그런 무식한 사람을 걱정한다고 했니! 난 그저..." 클루토는 양손을 모으고 사과를 했다. "아, 알았다구요. 죄송해요." 클루토는 여자에게 큰소리를 듣는것이 자신의 운명인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키세레는 흥분을 가라앉히며 다시 자리에 앉았다. 클루토에게 갑자기 소리지른 것 에 내심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미안해 클루토. 갑자기 소리질러서." 클루토는 활짝 웃으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괜찮아요. 키세레 수녀님..." 그때, 갑자기 들려오는 폭음 소리에 클루토와 키세레는 몸을 움츠렸다. 열풍이 그 들을 덥쳐왔고 하늘은 삽시간에 붉게 변해갔다. 클루토와 키세레는 소리가 난 곳을 바라보았다. 놀랍게도 시뻘건 화염의 기둥이 탑처럼 높이 솟아 있었다. 클루토는 넓은 옷자락으로 얼굴을 가리며 놀라움이 가시지 않은 목소리로 외쳤다. "저쪽은... 리오가 있는 쪽인데!!" ----------------------계속--- 거대한 불기둥은 얼마간 사그러들 기세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강하게 타오르고 있 었다. 클루토는 멍하니 타오르는 불꽃을 바라볼 뿐이었다. 키세레는 리오란 사나이 가 이 소년에게 이렇게 강한 존재일줄은 상상도 못하였다. 키세레는 한숨을 쉬면서 주위를 둘러 보았다. 그러다 무언가가 이쪽으로 뛰어오는 것을 볼수가 있었다. "어 - 이! 클루토!!" 약간 그을린듯 검정을 얼굴에 묻히고 있는 리오가 손을 살짝 흔들며 뛰어오고 있었 다. 클루토는 벌떡 일어서며 리오에게 달려갔다. "리오! 무사했군요!" 리오는 팔을 벌리며 뛰어오는 클루토를 잡아 들어 올리며 웃어 보였다. "이녀석, 내가 죽을줄 아냐? 후우...타르가 저렇게 화력이 좋을줄은 상상도 못했어 . 솔직히 죽을뻔 했다구." 리오는 망토 자락으로 얼굴을 닦으며 말을 계속했다. 청결을중요시 하는 키세레 에 게는 상상도 하지 못할 일이었다. 그녀는 리오의 말을 도중에 막으며 소리쳤다. "이봐요, 물로 씻으면 안되나요? 꼭 그렇게 망토로 닦아야 하겠어요?" 리오는 클루토를 놓으며 키세레를 정면으로 바라보았다. "난 당신이 생각하는 것처럼 깨끗한 생활을 해본적이 없어요. 대신에 어떠한 환경 에서라도 살아남을수 있는 방법을 배웠죠. 거기에 첫번째로 쓰여있는것이 뭔지 알 아요? 〔세수하지 말것〕 이겁니다. 마시기도 귀중한 물을 어떻게 얼굴을 닦는데 사용하냐 이겁니다." 키세레는 화가 치밀은듯 리오의 날카로운 눈을 정면으로 쏘아 보았다. "어쨌든 좀 씻고 다니란 말이에요! 그렇게 하고서 여자들이 좋아 하겠어요?" 리오는 어깨를 으쓱이며 웃음이 섞인 말투로 말했다. "하, 수녀님께서 총각 걱정을 다 해주시네요. 하여튼 감사 합니다." "뭐라고요!!" 듣다 못한 클루토는 그들의 사이에 끼어들며 싸움을 막았다. "왜들 그러세요, 이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단 말이에요! 빨리 악마를 처단해야 아이들과 부모님들의 고통을 덜어줄것 아니에요!" 리오는 쓴 웃음을 지으며 클루토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키세레도 흥분을 가라앉히 며 고개를 돌렸다. "쳇...미안하다 클루토." "...어디로 가야하죠 리오씨?" 키세레의 물음에 리오는 북동쪽을 보며 말했다. "음...습지대 근처의 숲에서 그녀석들이 사니까, 아마도...저쪽이겠군요." 클루토와 키세레는 리오가 가리킨 숲을 바라보았다. 나무가 많이 우거진 커다란 숲 이었다. "와아...그래서 그런지 약간 음산해 보이는군요..." 클루토는 감탄이 섞인 말투로 감상을 표했고 키세레는 담담한 표정을 지었다. "자, 이제 목적지에 다다랐으니 빨리 갑시다." 리오를 선두로 일행은 곧 멀찌감치 보이는 숲으로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몇시간 후, 숲의 안쪽으로 들어선 일행은 숲의 안쪽에서 불어오는 싸늘한 바람에 몸을 움츠렸다. "주위에...호수가 있나보군." 리오는 주위를 두리번 거린 후 말했다. 키세레는 리오가 하는 말이 얼른 이해가 가 질 않았다. "그걸 어떻게 알죠?" "음...저녁 무렵에 이정도의 습기가 있는 바람이 숲속에서 불면 호수가 어딘가 있 다는 소리에요. 알아두면 편해요." 키세레와 클루토는 다시한번 바람을 느껴 보았다. 과연 습기가 많은 바람이었다. "자, 지금은 그게 중요하지 않아요. 여기서 부터는 진짜 조심해야 해요. 계절이 가 을이라 독충의 영향은 받지 않겠지만 야수나 마수들에게 습격을 받을수 있으니까요 . 으음...그리고 지금은 특히 말이죠. 저녁이 가까워 졌으니까요." 리오는 목을 풀어보며 둘에게 경고를 해 주었다. 클루토와 키세레는 주위를 둘러본 후 서로의 사이를 좁혀서 걷기 시작했다. "그런것들 말고...다른 예기는 없나요?" 리오는 턱에 집개 손가락을 대고 가만히 생각하다 고개를 돌리고 말했다. "아, 이 대륙의 숲속에선 사람들의 재물을 노리는 도둑들이 있다고 들었어요. 자칭 의적 이라고들 하는데 믿을건 못되죠. 하지만 괴물들에게 걸리는것 보단 훨씬 나을 겁니다. 죽지는 않을테니까요." 키세레와 클루토에겐 더더욱 기가 빠지는 소리였다. 어찌 되었든 일행은 조용히 숲 을 걷기 시작했다. 나무잎 사이로 붉은 노을빛이 흘러 비쳐왔다. 얼마후 날이 거의 저물게 되자 일행은 숲의 중심쯤에 위치한 호숫가에 다다르게 되었다. "음...오늘은 여기서 노숙해야 되겠는데?" 리오는 주위를 둘러보며 잠을 잘 장소를 찾기 시작했고 클루토와 키세레는 마른 잎 과 땔감들을 찾아 돌아다녔다. 세 사람이 자고도 남을만한 장소를 발견한 리오는 둘을 불러 그런대로 볼만한 노숙 장소를 찾아 내었다. 중간에 불을 지핀 리오는 자신의 허리춤에 있는 주머니에서 마법의 가루가 들어있는 작은 가죽 주머니 두개 를 꺼내었다. 그중에 하나는 모닥불에 약간 털어 넣었고 또 다른 하나는 잠자리 주 위에 뿌렸다. 가루가 들어간 모닥불은 푸른색으로 타오르기 시작했다. "이게 뭐죠?" 리오는 주머니를 닫으며 설명해 주었다. "모닥불에 넣은것은 여행용 필수품중 하나에요. 넣어두면 다음날 아침까지 계속 타 오르게 되어 있지요. 그리고 또 다른 하나는 일종의 개인 결계라 할수 있어요. 짐 승들의 습격을 막아주죠." 리오가 털어넣은 가루 덕분인지 잠자리 주위는 꽤 따뜻해 졌다. 클루토는 자신의 넓은 마법사 코트를 벗어 자신을 덮었고 리오는 그대로 팔베개를 하고 잠자리에 들 었다. 그러나 노숙에 익숙한 둘과는 달리 키세레는 몸을 떨며 새우잠을 자야만 했 다. 리오는 눈을 뜨고서 키세레를 바라보았다. "어이, 수녀님. 제 망토라도 드려요?" "필요 없어요, 있으면 냄새 때문에 잠을 잘수가 없을것 같아요." "...잘났수다." 리오는 맘대로 하라는듯 다시 눈을 감으며 헛기침을 했고 키세레는 몸을 조금씩 움 직이며 겨우 잠을 잘수가 있었다. 밤이 깊어갈 무렵. 리오는 슬며시 일어나 주위를 둘러 보았다. 잠을 몰아서 자는 특이 체질이니 상관은 없었다. "후우...별이나 세며 밤을 지세야 하나?" 리오는 허리를 곧게 펴고 앉은 후 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하아앗...!" 리오는 나지막히 들려오는 신음 소리에 눈을 동그랗게 뜨고 주위를 둘러 보았다. 키세레가 몸을 심하게 떨며 고통스러워 하고 있었다. "참나...그러길래 망토 받으라고 할때 받을 것이지. 그건 그렇고 너무 심한것 아닌 가?" 리오는 키세레 쪽으로 다가가 보았다. 식은땀을 흘리며 경련을 일으키고 있었다. 그리고 체온이 급격하게 떨어져 있었다. "이런, 노숙을 한번도 안해봤나 보군. 이거 심각한데?" 리오는 그녀를 모닥불 가까이 옮겨놓은 후 자신의 망토를 덮어 주었다. 그래도 그 녀의 상태엔 변화가 없었다. 치료법 이라고는 골절치료나 간단한 혈도술 뿐인 리오 에겐 기가 막힐 일이 아닐수 없었다. "정말...저혈압이면 저혈압 이라고 예기를 할것이지, 그냥 오기로 잠을 자면 어떻 해. 정말 미치는구나...체온은 안올라가고." 리오는 이리저리 머리를 굴려 보았다. 그러던 도중 극한 지방의 추위를 피하는 방 법이 머리에 떠올랐다. 하지만 그 방법은 어쩔수 없는 상황 외엔 거의 쓸수가 없는 일이었다. "어쩔수 없지. 우선은 앉혀두고..." 리오는 그녀의 상체를 일으키며 웃옷을 벗겼다. 키세레는 아는지 모르는지 고개만 힘없이 흔들 뿐이었다. 속옷만을 입고있는 그녀의 상체를 받쳐두고 리오는 자신의 웃옷도 벗었다. 그리고는 몸에 기를 빠르게 돌리며 자신의 체온을 높여 두었다. "...안돼요...이러면..." 리오는 희미하게 들려오는 그녀의 목소리에 내심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나쁜 마음은 없어요. 정말 미안해요." 리오는 키세레의 뒤로 돌아 앉아서 그녀의 몸을 살며시 안았다. 부드러운 그녀의 피부가 리오의 두꺼운 근육에 닿았다. 클루토는 아는지 모르는지 깊은 잠에 빠져 있었다. "이런 상황은 정말 오랫만에 당해 보는군. 그리 좋은 상황은 아닌데...훗." 리오는 눈을 감으며 쓴 웃음을 지었다. 잠시후, 그 극단적인(?) 방법이 효과가 있었는지 키세레의 경련은 멈추게 되었다. 체온도 점차 정상을 회복하고 있었다. "휴우...됐다. 자, 덤으로 치료까지 해 볼까?" 리오는 그녀에게 옷을 다시 입혀준 후, 등의 혈도를 짚어가며 저혈압의 근원을 찾 기 시작했다. 그녀의 심장의 박동이 유난히 느리다는 것을 리오는 발견할수가 있었 다. "훗, 이래서 짜증을 잘 내는건가. 어쨌든..." 리오는 빠르게 키세레의 혈도를 짚어 나갔다. 키세레는 미리 찔러둔 혈도에 의해 계속해서 자고 있는 상태여서 치료에 방해가 될 일은 없었다. "좋아, 마지막이다." 리오는 키세레의 왼쪽 심혈을 기가 실린 검지로 여러번 짚었다. 그리고 다시 맥을 짚어 보았다. "...정상이군. 이제 저혈압 걱정은 왠만큼 끝났어요 수녀님." 키세레를 다시 원래 있던 자리에 눞혀둔 리오는 자신의 망토를 그녀에게 덮어주며 아까전과 같이 나무에 기대어 별을 세기 시작했다. 음침하던 숲에도 아침은 밝아왔다. 밤에 매섭게 불던 찬바람은 거짓말 같이 잔잔해 졌고 상쾌한 공기가 노숙하는 세 사람에게 밀려왔다. "...아...아앗!!" 키세레는 소스라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상한(!) 꿈을 꾸어서 였다. 키세레는 양손을 모으며 기도를 하기 시작했다. 자신의 머리속에 잡념이 많아 그런 꿈을 꾼 것이라고 그녀는 생각했다. "...어째서 그사람의 꿈을 꾼거지?" 그녀는 망토를 뒤집어 쓴체 나무에 기대어 잠을 자고있는 리오를 바라보았다. "이상하네...?" 자리에서 일어난 키세레는 약간 헝클어진 머리를 다시 풀며 호숫가로 걸어갔다. 아침마다 세면을 하는 그녀에겐 버릇이 된건지도 모른다. 호숫가에 앉은 키세레는 수면을 바라보았다. 바닥이 훤히 보일정도로 맑은 물이었다. "정말...좋은 곳이네?" 그녀가 감탄하며 머리카락을 물속에 담글때 즈음, 그녀를 향해 반짝이는 물체가 나 무위에 도사리고 있었다. 활의 시위를 당기고 있는 긴 귀의 엘프족 소년은 이를 갈 며 키세레를 쏘아 보았다. 분노가 섞인 목소리로 그 소년은 중얼거렸다. "으윽...! 가이라스의 첩자, 내 손으로 없애주마!!!" -------------------------------계속--- "...갔나?" 리오는 망토를 내리며 주위를 둘러 보았다. 키세레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그는 천천히 일어서며 기지개를 한껏 켰다. 망토를 키세레가 깨기 전에 걷어둔 것이 잘 한 일이라고 리오는 생각했다. "안그랬으면 난리가 났겠지...훗." 아직도 타고있는 모닥불을 끄며 리오는 뒷정리를 하기 시작했다. 뒷정리를 하지 않 으면 임무를 마친후 숲의 신 라르무스에게 무슨 말을 듣기 때문이었다. "꺄 - 악 !!" 리오는 갑자기 들려오는 날카로운 비명 소리에 몸을 돌렸다. 클루토도 놀란 눈으로 잠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리. 리오...이 목소리는?!" "키세레!" 리오는 땅을 박차고 키세레가 있는 호숫가를 향해 몸을 날렸다. 얼마 되지 않는 거 리였으나 암기나 화살등의 무기라면 그 거리도 먼 것이었다. 나무 사이를 한마리의 야수와 같이 달린 리오의 눈에는 호숫가에 주저 앉아있는 키세레의 모습이 바로 들 어왔다. 그녀의 앞에는 긴 화살이 꼿혀 있었다. 리오는 주변을 둘러 보았다. "......!" 한 나무 위에서 리오의 시선이 멈췄다. 엘프 인듯한 소년이 키세레에게 다음 화살 을 조준하고 있었다. 리오는 인상을 쓰며 소년이 올라가 있는 나무를 향해 돌진했 다. "이녀석 - !!" 쿠웅 - ! 둔탁한 소리와 함께 리오의 어깨로 들이 받힌 아름들이 나무는 폭풍을 만난듯 흔들 렸다. 키세레는 화살에서 눈을 떼고 소리가 난 곳을 바라 보았다. "아앗?!" 소년은 나무가 심하게 흔들리는 바람에 활과 화살을 놓치고 아래로 떨어졌다. 리오 는 놓치지 않고 소년의 뒷덜미를 공중에서 그대로 잡아 들어 올렸다. 소년은 발버 둥을 치며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 "제길! 어서 날..." "시끄러워! 죽이진 않을테니 묻는 말이나 대답해!!" 소년은 리오의 말에 흠칫 놀라며 가만히 있었다. 리오는 소년을 다시 내려 놓으며 몇가지를 묻기 시작했다. "너, 엘프족 같은데 왜 우리에게 화살을 쏜거지?" 소년은 대답하지 않고 역으로 질문했다. "당신들, 가이라스 왕국 군인이 아니에요?" 리오는 얼굴을 찡그리며 소년의 머리를 살짝 주먹으로 쥐어 박았다. "아니야, 그럼 넌 우리가 가이라스 왕국 군인인줄 알았냐?" 소년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키세레는 머리를 다시 땋아 내리고서 소년에게 물었다. "가이라스 왕국과 엘프족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니?" 소년은 주먹을 불끈 쥐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들이...그들이 우리 부족들을 몽땅 잡아갔어요! 그것도 다크 엘프족의 힘을 빌 어서요...저와 저희 할머니만 겨우 도망칠수 있었어요. 전 도저히 참을수가 없어서 이 숲을 떠돌아 다니면서 가이라스의 군인들에게 복수를 하려고 했는데..." 키세레는 그 소년이 측은해 졌는지 소년을 살짝 안아주었다. "괜찮아...사과는 나중에 해도 돼." 키세레의 말을 들은 소년은 울음을 터뜨리기 시작했다. 리오는 머리를 긁으며 고민 에 빠져 있었다. 가이라스에선 오래전에 엘프족과 상호 불간섭 조약을 맺었었다. 그 결과 반 이상의 엘프족들이 숲에서 나와 사람들처럼 도시를 이루며 사는것이 가능했다. 100년이 넘도록 엘프족에 대해 간섭을 하지 않던 가이라스가 엘프족들을 잡아간다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닐수 없었다. "...이봐, 울지만 말고 대답좀 해줄래?" 엘프족 소년은 눈을 닦으며 리오를 보았다. "그럼 너희 할머니는 어디 계시니?" "친척이 사는 도시에 계세요. 하지만 그곳에선 인간들도 같이 사니까 군대가 들어 오진 않고 있데요." "그래...?" 얼마간의 이야기가 키세레와 소년의 사이에 흘렀다. 그 소년의 이름은 머셸, 엘프 의 나이론 85세, 인간의 나이론 12세 였다. 할머니, 어머니와 아버지, 그리고 자신 과 여동생이 가족의 전부인 그 소년은 몇일간이나 숲속에 있었는데도 깨끗한 모습 을 유지하고 있었다. 숲의 요정이라 그런건 당연하지만... 얼마후 달려온 클루토와 재 합류한 일행은 머셀에게 숲에서 이상한 사람들을 만나 거나 본적이 있냐고 물어보았다. 머셀은 아까전의 실례를 보충 하려는듯 성의있게 대답을 하였다. "예...2일전에 검은 복장의 한 광대 사나이를 숲에서 본적이 있어요. 멀리서 보았 는데 이상한 웃음소리를 내며 서쪽으로 가고 있었어요. 마치...악마 같았어요 그 사나이는요." 리오는 고개를 끄덕였다. 클루토도 마찬가지 였다. "좋아, 좋아...이제 잡았다 『바이퍼』..." 리오는 숲의 서쪽을 보면서 씨익 웃었다. 키세레는 그 악마와 리오가 무슨 관계인 지 궁금해 졌다. "리오는 그 악마에 대해서 자세히 아나요?" 그에 대한 대답은 클루토가 대신 해 주었다. "『바이퍼』라면 아이들을 대상으로 사악한 짓을 일삼는다는 전설의 악마에요. 아 마 백마술 계열의 서적에선 거의 나오지 않을거에요, 정령 마술이나 흑마술의 서적 에도 몇번밖에는 나오지 않거든요. 어쨌든 제가 아는 바로는 꽤 강력한 축에 드는 악마라는 거에요." 리오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나서 머셀에게 마지막으로 물었다. "자, 엘프 꼬마는 이제 어떻게 할꺼지? 이대로 가이라스 군이 오기를 기다릴래, 아 니면 우릴 따라갈래?" 머셀은 약간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몇번 만나보지도 못한 사람들과 같이 간다는것 자체가 어색했고 이들에겐 진 빛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전...역시..." 리오는 뒤로 돌아서며 클루토에게 물었다. 클루토를 보며 리오는 한쪽눈을 감았다. "어이, 클루토. 우리 여행의 최종 목적지가 어디냐?" 클루토는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를 지었다. "예, 가이라스 왕국의 수도이지요." "...!!..." 머셀은 가이라스의 수도란 말에 몸을 움찔 했다. "역시, 같이 가는것이 좋겠습니다!" 리오와 클루토는 같이 씨익 웃었다. 그들이 웃을때 거의 웃지않던 키세레도 이번 만큼은 미소를 지어 보였다. 소년에 약한 키세레 였다. "좋아, 날이 저물기 전에 그녀석의 은신처를 찿아 내자구. 아마 그녀석은 몇일후 깨어날 자신의 아이들의 울음소리를 기다리고 있을테니까." 리오의 말과 함께 머셀의 안내로 일행은 숲의 서쪽으로 발길을 옮기기 시작했다. 아침의 상쾌한 햇살이 그들의 앞길을 비춰주고 있었다. 2장 - 3 (부제: 제 2 의 가즈 나이트) 슈는 천천히 자신의 장비를 챙기며 병원을 나설 준비를 했다. 담당 의사가 극구 말 렸으나 10일간의 휴식으로도 충분하다는 말 한마디로 의사의 입을 다물게한 슈는 얼마후 병원의 문을 나서서 퍼니오드의 거리를 다시금 걷고 있었다. 오랫만에 거리 릐 활기참을 몸으로 느끼는 슈는 이제야 살것 같다는 듯이 자신의 아마색 단발을 흔들어 보았다. "앗...!" 갑자기 짧은 신음소리를 낸 슈는 자신의 귀를 만지며 주위를 둘러 보았다. 누군가 의 말로는 공간이 일그러질때 엘프족의 귀에만 들린다는 특별한 음파라고 한다. "...아무일도 없잖아?" 슈는 아무일도 없었다는듯 다시 걷기 시작했다. 한 건물의 그늘진 곳에서 큰 키의 사나이가 걸어 나왔다. 그 사나이의 뒷편에는 거대한 팬타 그램이 아직도 빛나고 있었다. 사나이는 크게 미소를 띄우며 중얼거 렸다. "안걸렸지? 후후후..." 짙은 금발의 그 사나이는 거리로 머리를 살짝 내민 후 주위를 두리번 거렸다. 복 장이 자신과는 약간 달랐지만 그런대로 활동하는데 지장은 없어 보였다. "좋아, 가자!" 사나이는 자신있게 거리를 활보하기 시작했다. 사람들도 자신의 복장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모양이었다. "으...급히 오는 바람에 청바지와 자켓을 그냥 입고왔어. 왜 그 할아범은 성격이 그리도 급한거지? 옷좀 갈아입고 그녀석을 도와주면 어디가 덧나나?" 사람들은 그 사나이의 복장 보다는 머리 스타일과 그가 장비하고 있는 도검에 관심 을 보이고 있었다. 등허리에 돌려 차고있는 긴 태도(太刀)...이 도시의 사람들에겐 처음보는 검의 형태였다. 날씬한 칼집에다 대검보다 약간 짧은 헝겁과 가죽이 감긴 칼자루 등이었다. 그리고 앞으로 가며 약간씩 길어지는 짧은 머리 스타일. 역시 그 사람들에겐 처음보는 스타일 이었다. 그 이외엔 별다른 신기한 점은 없었다. "어, 저기 있는 여자는...?" 그 사나이의 눈엔 슈의 모습이 단번에 들어왔다. 그의 타입에 딱 맞는 여성상 이어 서 그럴지도 모른다. "좋아, 어차피 이런 시대엔 지식이 전무 하니까 일행을 만들어도 상관은 없겠지. 따라가 보자." 그 사나이는 슈가 가는 방향으로 발길을 돌렸다. 바지의 양 주머니에 손을 꼿은체 로... 그때 저편에서 사람들의 시끄러운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이봐! 모두 비켜요, 브라마이트 한마리가 미쳤어요!!" 슈는 흠칫 소리가 난 쪽을 돌아 보았다. 지축을 울리며 브라마이트 한마리가 자신 이 있는 쪽으로 돌진하고 있었다. 브라마이트는 도시에서 수송용으로 사육하는 거 대한 동물이었다. 그야말로 집체만하다 라는 말이 사실일 정도의 이 거대 포유류는 덩치에 걸맞게 힘도 말 80마리에 필적할 정도였다. 성격도 온순해서 사육사들의 귀 여움을 받고 있으나 병으로 한번 폭주하기 시작하면 말릴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그때의 피해는 집 몇십체가 엎어질 정도여서 사육사들은 병에 대해선 어떠한 동물 보다도 관심을 쏟아 주었다. 그런 동물이 결국엔 병에 걸려 슈를 향해 돌진하고 있 는 것이었다. "이까짓것 피하면...헉!!" 슈는 피하려고 몸을 빠르게 움직이려다 길바닥에 쓰러지고 말았다. 허리의 통증이 아직도 가시지 않은 모양이었다. 통증이 신경도 마비시켰는지 다리가 마음대로 움 직여 주지 않았다. 브라마이트의 거대한 다리가 그녀의 눈에 들어왔다. "...리오...!!" 슈는 그대로 눈을 감았다. 고통은 잠시 뿐이겠지... --------------------계속--- "차아아앗―!!" 쿠웅_ 누군가의 커다란 기합성과 무엇인가가 충돌하는 소리가 슈의 귓가에 들려왔다. 슈 는 살짝 눈을 떠 보았다. 그녀의 눈앞에 펼쳐진 장면은 한마디로 믿기 어려운 것이 었다. 청색에 거친 질감을 가진 바지와 붉은색 겉옷을 입고있는 한 사나이가 브라 마이트를 정면으로 붙잡은 것이었다. 80마리 말의 힘으로 돌진한 그 거구의 포유류 를 약간 큰 키의 인간이 가로막은 사실을 주위의 목격자들도 믿을수가 없었다. 그 사나이는 한숨을 한번 쉰 후 양 손에 힘을 다시 넣었다. 빠지직 소리와 함께 거대 포유류의 전신에 푸른색의 스파크가 일었고 브라마이트는 힘을 잃고 쓰러졌다 . 사나이는 이마의 땀을 닦으며 슈를 향해 돌아섰다. "어이, 다친데 없어요?" 슈는 더더욱 말을 잃었다. 약간은 마른 편 이었지만 자신이 알고있던 누군가와 얼 굴 생김새가 똑같았기 때문이었다. "...리오?!" 그 사나이는 머리를 긁으며 한쪽 무릎을 굽히고 앉았다. 자세히 보라는 뜻이었다. "봐요, 내 눈썹은 까만색 이고요 리오의 눈썹은 붉은색 이에요. 그리고 내가 그녀 석 보다 얼굴살이 약간 없고요. 그리고 내 이름은 지크에요. 지크 스나이퍼 라고요 . 알았어요?" 슈는 피식 웃으며 말했다. "그사람과 똑같네요. 말투나, 덩치나, 그리고 어디에서 인지 모르게 솟아나는 굉장 한 힘이나..." 지크는 어깨를 으쓱이며 말했다. "흠...별로 중요한건 아니에요. 그건 그렇고 아가씨 어디 아파요? 계속 누워만 계 시네." 슈는 얼굴을 펴면서 이야기를 하려 했으나 도저히 그럴수가 없었다. 허리의 통증이 너무나도 심각했다. 지크는 혀를 차며 그녀의 허리에 손을 올려 놓았다. "나쁜 생각은 없어요. 잠시만 기다려요." 지크는 눈을 감고서 슈의 허리에 놓인 오른손에 힘을 가하기 시작했다. 팔뚝부터 전류가 흐르는 것이 눈에 보였다. "음...리오 녀석이 간단히 치료를 한것 같은데요, 맞죠?" 슈는 간신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석의 능력으론 신경 치료를 완벽하게 하지 못해요. 기전력(氣電力)을 끌어 올 리는 것은 할수 있는데 치사량을 넘어설 정도이기 때문이에요." 지크는 팔에 힘을 가하기 시작하면서 말을 계속 이었다. "하지만 이 `바람의 지크'는 다르답니다. 후후후..." 순간 슈의 허리에는 전류가 섞인 지크의 기가 강하게 흘렀다. 슈의 입에선 헉 하는 소리가 나왔고 그녀의 미간은 일그러져 있었다. "자, 이제 걸을수 있을거에요. 일어나 봐요." 지크는 일어서며 그녀에게 손을 내밀었고 슈는 지크의 손에 의지하여 가뿐히 일어 설수 있었다. 슈는 신기하다는듯 다리와 허리를 조금씩 움직여 보았다. 등에 타격 을 입기 전과 같이 힘이 들어가 주었다. 씻은듯이 나은 것이다. "자, 어때요?" 지크는 빙긋이 웃어 보이며 물었다. 슈는 살짝 윙크를 해 보이며 고맙다는 인사를 했다. "아, 그리고 치료비 말인데요..." 슈는 순간 뜨끔했다. 돈이라고는 몇일치의 숙박료 밖에는 가지지 못한 그녀였다. 지크는 멋적은 듯이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대신에 안내좀 해 주시겠어요? 리오 녀석을 만나야 하는데 이곳의 지리는 통 모르 거든요. 하하하..." 슈는 오히려 다행이라는 표정을 지었다. "음...좋아요. 어차피 혼자 가기엔 심심 했는데 잘 됐군요. 저도 어차피 리오를 만 나야 하거든요." "아, 예..." 갑자기 활달해진 슈를 바라보며 지크는 어색한 표정을 지었다. "아, 그리고 제 이름은 슈 에요. 기억해 둬요." 지크는 졌다는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나서 손에 끼고있는 검은 가죽 장갑을 더더욱 죄었다. 그의 버릇이기도 했다. 2장 - 4 리오 일행은 거대한 바위동굴을 숲의 사이에서 바라보고 있었다. 시커먼 동굴의 안 쪽이 음산한 분위기를 자아 내고 있었다. 리오는 턱을 매만지며 고개를 끄덕였다. "흐음...여기가 확실한것 같네요, 수녀님." 키세레도 동감 한다는듯 말했다. "예...저 동굴의 입구 주변에 이끼도 없는것을 보니 그런것 같군요. 그럼 들어가 보는것이..." "아, 그건 안됩니다. 들어 가려면 저 혼자 들어가는게 좋아요. 바이퍼는 고급 악마 니까 말이죠. 정신력이 약한 사람이 바이퍼를 정면으로 대하게 되면 그 사람은 바 로 미치게 된다구요, 바이퍼의 마기 때문에요." 키세레도 그것에 대해선 들은적이 있었다. 보통 사람이 악마를 만났을때 악마에게 홀리는 것이 아니라 그 엄청난 마기 때문에 미치는 것이라고 한다. 보통의 마물과 는 다른것이 지옥과 물질계를 마음대로 드나드는 `악마'란 존재이다. 그러나 천상 의 존재들도 그들의 영역을 침범하지는 않는다. 이른바 월권 행위일때 그들 사이에 서 전투가 벌어지게 되는 것이다. 가즈 나이트의 존재도 그러하다. 그들의 존재 가 치는 단 하나, 세력의 균등인 것이다. 그런 역활 때문에 때로는 무차별 파괴를 일 삼기도 한다. 어쨌거나 지금 바이퍼의 행위는 같은 악마들 사이에서도 그리 환영받 지 못하는 행위였다. "그럼, 리오 혼자서 괜찮겠어요?" 리오는 씨익 웃으며 키세레를 보았다. "물론이죠. 대신, 여기있는 사람들도 할일이 있어요. 먼저 수녀님, 바이퍼는 분명 히 동굴의 밖으로 나올겁니다. 거기에 대비해서 높은 급수의 결계를 쳐 주세요. 그 리고 클루토와 머셀은 바이퍼가 나오면 위협 공격을 해. 마기가 결계를 뚫고 나오 진 못하니까 가능 할꺼야." 클루토와 머셀은 힘있게 고개를 끄덕였다. 리오는 둘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며 일어 섰다. "좋아, 그럼 부탁해요." 리오는 말을 마치자 마자 동굴을 향해 숲에서 튀어 나갔다. 발소리가 들리지 않았 다. 최대한으로 기척을 없애야만 바이퍼에게 접근할수 있기 때문이다. 동굴의 입구 에 도착한 리오는 벽쪽에 등을 붙이며 조용히 이동해 갔다. 중간쯤 갈 무렵, 리오 는 손을 모으며 주문을 외웠다. "어둠의 정령 쉐이드여, 빛을 감추는 너의 힘으로 나의 형체를 없애거라...!" 리오의 주문이 끝나자 검은색의 조그만 그림자가 나타나 리오의 근처에 있는 빛을 흡수하기 시작했다. 곧바로 리오의 모습은 시각적으론 보이지 않게 되었다. 그대로 , 리오는 빠르게 전진해 나갔다. 길고 구불구불한 동굴을 얼마쯤 지나자 넓직한 방 이 나왔다. 그 방의 왼쪽 구석엔 보라색의 사탕들이 즐비하게 매달려 있었다. 그 안에선 무언가가 꿈틀 거리고 있었다. 보라색의 눈을 가지고 있는 벌레들 이었다. 그리고 방의 중앙에는 두명의 광대가 있었다. 빨간색의 화장품이 발라져 있는 그 광대의 두꺼운 입술은 마치 피를 머금은 박쥐와도 같았다. 두 광대는 기척을 지우 고 있는 리오를 바라보고 있었다. 왼쪽의 광대가 입을 열었다. "...어서와라 인간의 전사여...꽤 싸움을 잘 하는 녀석 같구나. 하지만 여자의 냄 새 밖에는 나지 않는걸? 덩치는 남자인데 말이야..." 리오는 아차 싶었다. 어제 밤에 극단적인 방법을 쓰고나서 냄새를 지우는 것을 잊 었던 것이다. "후우...어쩔수 없군." 씁쓸한 미소를 띄운 리오의 모습이 두 광대의 눈에 들어왔다. 그를 본 두 광대의 눈은 놀라움으로 가득헀다. "너...너는!!" 리오는 망토를 한번 펄럭인 후 디바이너의 자루에 손을 가져가며 말했다. "오래간만 이군, 바이퍼와 그의 아내. 백년만인가?" 키가 큰 광대 - 바이퍼는 손을 부르르 떨면서 표정을 일그러 뜨렸다. 그의 얼굴은 이미 광대라고 할수는 없었다. 본모습으로 되돌아가 있었다. 바이퍼는 붉은색의 입 술을 꿈틀거렸다. "네 덕분에 내 아버지가 한줌의 재로 화하여 무의 세계로 떨어졌다…훗, 다행이군. 그 복수를 이제 하게되서 말이야…!!" 바이퍼는 손을 내밀며 자신의 몸에 응축되어 있던 마기를 리오를 향해 뿜어 내었다 . 리오는 몸을 틀며 간단히 투기포를 피해 내었다. 투기포와 격돌한 바위는 순식간 에 부식되며 사라져 갔다. "훗, 아버지 보다 더 뛰어나군. 한가지만 묻겠다. 너에게 이 물질계 에서의 활동을 허가해준 사람이 누구냐. 넌 백년전에 소환계로 쫏겨나가 악마의 명부에서도 지워 진 걸로 아는데 말이야." 바이퍼는 피식 웃으며 왼손을 내밀었다. 자웅 이체로 분리되어 있던 자신의 몸을 상적인 자웅 동체로 만들기 위함 이었다. 키가 약간 작은 광대는 소리없이 바이퍼 의 왼손으로 빨려 들어갔고 바이퍼는 예기를 시작했다. "그걸 나에게 묻다니…너도 참 머리가 나쁘구나. 백년전의 상황을 기억해 보면 알 수가 있을텐데 말이야. 하하하하하…!!" 리오는 미간을 찡그렸다. 바이퍼는 원래 괴팍한 성질이 약간 있는 악마였다. 그래 서 수수께끼를 인간에게 잘 내기도 하였다. 하지만 머리쓰는 것을 싫어하는 리오 에겐 불쾌한 일이 아닐수 없었다. "좋아 좋아, 답을 말하게 해 주지. 단…" 리오는 디바이너를 천천히 뽑아 세웠다. 몸의 기가 디바이너를 타고 흐르기 시작했 다. 바이퍼는 그럴줄 알았다는듯 그의 마기를 뿜어내기 시작했다. "약간 방법이 거칠거닷―!!" 자색의 검광이 동굴안의 석실을 밝혔고 무엇엔가 긁힌듯 벽은 치칙 소리를 내며 패였다. "우욱…!" 바이퍼는 그의 보라색 눈동자를 굴려 리오를 바라 보았다. 전신에서 푸른색의 아지 랑이가 피어오르고 있었다. 처음의 공격을 겨우 피해낸 바이퍼는 다행이라는 뜻에 서 인지 비웃음인지 한숨을 길게 쉬었다. "후후후후…옛날보다 거칠어 졌군. 바로 검이 나오다니 말이야. 하지만, 백년동안 환수계에서 실력을 쌓아온 나를 막지는 못할것이다!!" 그의 외침과 동시에 그의 신체 구조가 변하기 시작했다. 가늘디 가는 그의 신체가 두꺼운 근육질로 변하기 시작했고 그의 오른손은 예리한 검으로 변해 있었다. "헛소리 마라!!" 리오는 빠르게 접근하여 디바이너로 바이퍼를 머리부터 사타구니까지 수직으로 내 리 그었다. 그러나 밴것은 바이퍼의 허물이었다. `이런!?' 리오는 순가적으로 고개를 숙였다. 그 위로 검은색의 날이 바람을 가르며 지나갔다 . 리오는 뒤로 후퇴한 후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훗, 젓좀 먹었군." -----------------------계속--- "뭐라고…?!" 바이퍼는 리오에게 되 물었다. "`젓좀 먹은것 같다' 라고 했다. 맞지 않느냐?" 바이퍼는 흥분한듯 전신의 마기를 끌어 올리기 시작했다. 그의 눈은 핏빛으로 변해 있었다. "여기서 너의 전설은 끝이 난다. 리오 스나이퍼!!" 바이퍼의 말을 들은 리오는 자세를 취하며 바이퍼의 말을 받아 쳤다. "훗, 너의 존재는 오늘로서 책에만 남아있는 전설로 끝이 날거다." 푸웃! 흥분한 바이퍼의 손에서 검은빛의 기둥이 뿜어져 나왔다. 리오는 몸을 젖혀 그것을 빠르게 피하며 바이퍼 쪽으로 접근해 나갔다. 바이퍼는 오른손을 휘두르며 리오를 견재했다. 리오는 별것 아니라고 생각하며 다시 피했으나 바이퍼는 그리 만만한 상 대는 아니었다. 어느 사이엔가 리오의 망토 깊숙히 바이퍼의 손날이 들어와 리오의 심장을 노리고 있었다. "이런!" 리오는 왼손에 모여있던 기를 터뜨려 바이퍼를 밀어 내었고 바이퍼는 조금 떨어진 에 가뿐히 착지를 했다. 바이퍼는 미소를 띄우며 자신의 오른손을 들어 보였다. "이 무기는 나의 신체다. 무한히 늘어나지. 저급의 악마들도 이것 비슷하게는 할수 있다는걸 잊었나 보구나, 후후후…" 리오는 찢어진 자신의 망토 자락을 본 후 검을 고쳐 잡았다. "깨우쳐 줘서 고맙군, 꽤 강해 역시." 리오는 천천히 바이퍼에게 접근해 나갔다. 바이퍼는 놓치지 않고 자신의 오른팔을 뻗었다. 무서운 속도로 오른손이 리오를 향해 뻗어 나갔다. "잔제주는 끝이다." 푸웃! 살이 갈라지는 끔찍한 소리와 함께 바이퍼의 얼굴은 고통으로 일그러 졌다. 그의 오른손은 마계의 저주받은 피를 뿜으며 반으로 갈라져 있었다. "크아아아앗―!! 네놈이!" 바이퍼는 리오를 쳐다 보았다. 그러나 리오의 모습은 아까 그 자리에 있지를 않았 다. 자신을 향해서 빠르게 달려오고 있었다. 피하려고 했지만 때는 이미 늦어 있 었다. "타아아앗!!" 리오는 바이퍼의 머리를 잡고서 벽에 내동댕이 쳤다. 바이퍼와 충돌한 벽은 크게 갈라졌고 바이퍼의 머리 위에 흙 먼지가 떨어졌다. 리오는 다시 앞으로 나아갔다. "넌 상위 악마인 만큼 가즈 나이트의 특성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을것이다. 일단 전투가 시작되면 버서커 이상으로 잔인해 진다는것." 푸른색의 광점 두개가 바이퍼의 눈에 들어왔고 곧이어 씨익 웃고있는 리오의 얼굴 이 보였다. 자신 이상의 악마가 앞에 서있는것 같았다. "네…네녀석!!" 바이퍼는 다시 몸을 일으키며 자세를 취했다. 그러나 신체적인 타격이 꽤 컸다. 오른손은 바로 회복이 되었으나 아까 같지는 않았다. "천천히 즐겨주마…." 키세레와 클루토, 그리고 머셀은 리오가 시간이 지나도록 나오지 않자 한숨만 쉬며 동굴의 입구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왜 이리 안나오지…? 그 아저씨 죽은거 아니야?" 리오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하는 머셀은 농담 반, 걱정 반이 섞인 말투로 중얼댔다. 그 말을 들은 클루토는 약간 화가 난 목소리로 머셀에게 말했다. "어이, 머셀이라고 했나? 내가 아는 한 리오는 이 세상의 어떤 기사보다도 강하다 구. 내 눈으로 직접 확인했고 너도 느껴 봤을거 아니야. 함부로 그런 소리를 하지 마." 키세레는 서로 노려보고 있는 둘을 제지하며 계속 기다려 보자고 했다. `클루토는 리오의 추종자인가? 어쨌든 대단한 남자구나, 이렇게 까지 한 아이의 마 음을 사로잡고 있다니 말이야.' 계속 기다려 보던 일행의 앞에 조그마한 돌맹이가 굴러 왔다. 동굴의 윗쪽에서 굴 러온 돌맹이 였다. 투두둑. 잔 돌들이 계속해서 떨어져 내리기 시작했다. 땅도 조금씩 흔들리고 있었다. "이, 이게 어떻게 된 거지?" 진동이 한층 더 심해지자 셋은 자세를 낮추고 머리를 숙였다. 진동이 극에 달했을 때 동굴의 윗쪽 언덕을 뚫고 무엇인가가 공중으로 치솟는것이 보여졌다. "크아아아악―!!" 물체로 부터 비명소리가 들려왔고 그 물체가 파고 나온 구멍에서 또다른 무엇인가 가 그 물체를 향해 치솟아 올랐다. "여기서 끝나면 섭하지!!" 리오의 목소리 였다. 리오는 아직도 공중에 떠 있는 그 물체를 파리체로 치듯 공중 에서 떨어뜨렸고 일행이 있는 곳으로 부터 몇발자국 떨어진 곳에 그 물체는 처 박 혔다. 흙 먼지가 사방으로 강하게 튀었고 셋은 기침을 하며 손을 휘저었다. "콜록, 콜록! 어떻게 된거지?" 일행이 상황 판단을 못하고 있을때 위에서 리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키세레! 녀석이 떨어진 곳에 결계를 쳐 줘요! 어서요!!" 아까전에 리오가 한 말이 떠오른 키세레는 급히 [홀리 바리어]주문을 외워 물체가 떨어진 곳에 걸었다. 결계를 치자 안에서 다시한번 비명 소리가 울려 퍼져왔고 셋 은 귀를 막아야만 했다. 마성이 깃든 처절한 비음 이었다. "좋았어!" 리오는 일행의 바로 앞에 착지한 후 망토를 크게 휘둘렀다. 그러자 자욱히 끼었던 흙먼지가 사라지고 반 투명한 구체가 드러났다. 리오는 이마에 묻은 땀을 닦으며 씨익 웃어 보였다. "잡았어요. 후후후..." "뭘요?" "바이퍼요." 일행은 키세레가 쳐 놓은 결계를 유심히 바라보았다. 그 안에서 검은색의 무언가가 꿈틀 거리고 있는 것이 눈에 비춰졌다. 악마란 존재를 처음보는 셋은 신기함과 불 안감이 섞인 눈으로 바이퍼를 보았다. "도망치지 않을까요?" "아까 동굴 안에서 힘을 다 빼놨으니 걱정 말아요. 저녀석은 지금 움직일 힘도 없 을거에요. 윽…" 리오의 입에서 나지막히 신음소리가 나자 일행은 그제서야 리오를 보았다. 망토가 약간씩 찢어지고 피부도 약간씩 긁혀 있었다. 왼쪽 팔에선 피가 흐르고 있었다. 키세레가 치유 마법을 사용하려고 손을 내밀자 리오가 제지하며 말했다. "괜찮아요. 저녀석이 우선이니 봉인 마법이나 사용해요." "무슨 소리에요! 이대로 놔두면 파상풍에 걸릴지도 모른다고요!" 키세레가 눈을 정면으로 쏘아보며 소리치자 리오도 움찔 했다. "파상풍이 아무나 걸려요? 치료는 약으로도 충분하니까 걱정 말아요. 그리고 저보 도 교회의 아이들이 더 급할텐데요?" "…알았어요." 키세레는 클루토와 함께 바이퍼가 갇혀있는 결계 쪽으로 다가갔다. 속안에서 아직 도 꿈틀대고 있는 바이퍼의 모습이 보였다. 그녀가 가까이 다가가자 바이퍼는 눈을 번뜩이며 그녀를 노려보았다. 그러나 결계의 성스런 속성때문에 그 마안은 힘을 발 휘하지 못했다. 키세레는 손으로 거대한 십자가를 그리며 봉인 주문을 외우기 시작 했다. "음…머셀, 손수건 있니?" 봉인 장면을 지켜보던 머셀은 자신의 품 안에 있던 손수건을 꺼내어 리오에게 주었 다. "피좀 묻혀도 괜찮지? 미안하다." "아, 괜찮아요…?" 머셀은 봉인의 장면보다 더 신기한 것을 보기 시작했다. 조금 전 까지만 해도 피가 흐르던 왼팔의 상처가 피를 닦아내자 언제 상처가 났냐는듯 깨끗히 나아 있는 것이 었다. 그러고 보니 군데군데 긁힌 상처도 거의 나아 있었다. "치유 마법을 사용할줄 아세요?" 상처를 다 닦아낸 리오는 웃으면서 손수건을 다시 건내 주었다. "음…비슷하게. 아, 봉인이 끝난 모양이다. 가보자." 머셀은 고개를 갸우뚱 거리면서 일어서는 리오를 따라 바이퍼가 봉인된 곳으로 걸 어갔다. "다 됐나요?" "예…하지만 누가 나시 이 봉인을 푸는 날이면 어쩌죠?" 리오는 조그만 십자가로 봉인된 바이퍼를 집어 올리며 씨익 웃었다. "그럴 걱정은 없어요. 이대로 끝이니까." 리오는 오른손에 십자가를 움켜쥐고 기를 가했다. 푸른 불꽃이 손에서 솟아 올랐고 바이퍼가 봉인된 십자가는 천천히 기체로 변하기 시작했다. "어, 어쩌려고...?" 키세레는 놀란 눈으로 완전히 없어지고 있는 십자가를 보았다. "이 방법이 제가 최대한으로 녀석의 고통을 줄여주는 것입니다. 일단 봉인이 되면 감각이 없어지고 잠든 상태가 되니까요." 십자가를 완전히 없애버린 리오는 동굴 안에서 가지고 나온 바이퍼의 알을 꺼내 보 았다. 알도 거의 기화가 끝나 사라진 상태였다. "자, 이제 아이들도 정상으로 돌아오기 시작했을 겁니다. 본체를 완전히 없애버렸 으니 말이에요." 키세레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리오는 머셀과 클루토의 등을 두드리며 말했다. "자, 이제 돌아가자 친구들. 아, 키세레 수녀님과 먼저 갈래? 뒷정리를 좀 해야해 서 말이야." 둘은 고개를 끄덕이고 키세레와 함께 숲속으로 걸어 들어갔다. 그들이 간것을 확인 한 리오는 오른손을 다시 펴며 중얼거렸다. "자, 이제 약속을 지켜라, 바이퍼." 리오의 손에서 다시한번 푸른 불꽃이 솟아나고 그 안에선 검은색의 무언가가 나타 났다. 그 형체의 안에선 붉은 광점 두개가 나타났다. "어쩔수 없군…계약은 악마의 철칙이니." ---------------------------계속--- "나를 이 땅으로 다시 부른 자는…바로 `바만다라'이다." 리오는 굳은 표정으로 물었다. "그 여자가 아직도 살아 있었나?" "어쨌든 나를 부른 자는 그녀가 확실하다. 나를 불러낸 장소는 가이라스 궁전 안이 었다. 그리고 나에게 [이 세상을 무조건 혼란에 빠뜨려라]라고만 했다. 그 이외에 내린 지시는 없었다." 리오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나서 왼손으로 땅에 조그마한 펜타그램을 그렸다. "좋아, 너도 본체가 없으니 이 물질계에서 살기는 힘들겠지. 다시 환수계로 보내 주마. 네 아이들하고 밭이나 일구며 잘 살아라." 리오의 말과 함께 펜타그램의 위로 공간의 문이 열렸다. 푸룬 불꽃 안에서 바이퍼 가 마지막으로 말했다. "한가지만 묻겠다. 리오 스나이퍼." "뭐냐?" "세상 사람들이 다 싫어하는 악마인 나를 왜 살려두는거지?" 리오는 피식 웃으며 대답했다. "넌 선과 악의 차이가 뭐라고 생각하냐?" "뭐…?" "마음에 들고 안들고 일 뿐이야. 환수계에서 잘 생각해 봐." 말을 마친 리오는 손안의 불꽃을 공간의 문 안으로 밀어 넣었다. 문이 닫히는걸 확 인한 리오는 일행이 걸어간 쪽으로 발걸음을 옯겼다. "이 세상은 한가지 만으론 살수가 없지…반대되는 무엇이 있어야 재미가 있잖아. 후후훗……." 낮게 중얼거리며 리오는 걸음을 재촉했다. 제 2 장 끝. 제 3 장 [대전] 편. "어이, 아가씨. 좀 쉬어가면 안되요?" 지크는 자신의 바지 주머니에 손을 집어넣고서 슈에게 간청하듯 말했다. 이틀동안 걷기만 해서 치칠때도 된것이다. 슈는 허리에 손을 올려놓고 한심하다는듯 지크를 올려다 보았다. "아니. 어쩌면 그렇게도 리오랑 다른가요? 리오는 제가 지치기 전까지 힘들다는 표 정도 짓지 않았다고요. 그리고 조금만 가면 마을이 나와요. 계속 걷자고요." 지크는 손을 가볍게 올려 보이고는 알았다는듯 고개를 끄덕였다. "예∼예. 알았습니다 대장님." 조금 더 걷던 슈는 심심한듯 지크에게 이것 저것을 묻기 시작했다. "지크는 잘하는게 뭐에요? 보아하니 특벽히 잘하는게 있을것 같은데…" "음…도술(刀術)은 그런대로 하고, 주가 되는것은 권격이에요." 슈는 의아 하다는듯 물었다. "하지만 주먹 하나 가지고 싸울수 있는 적은 한정되어 있잖아요?" 지크는 피식 웃으며 대답했다. "어느정도의 수준이냐에 따라서 다르지요. 나중에 때 되면 보여줄수도 있겠네요." "그럼 한가지 더요. 당신과 리오 둘중에 누가 더 강하죠?" 지크는 표정을 굳혔다. 그 질문에는 대답하기 어렵다는 뜻이었다. "아, 알았어요. 더이상 그런쪽으로 질문 안할께요. 그럼 가족 관계라도 예기헤 줄 수 있어요?" 아까보다는 부드러운 질문이었다. 지크도 표정을 풀며 말했다. "부모님하고 저와 리오, 그리고 여동생 하나요. 저희들하고 나이 차이가 좀 있죠." "형제 라면서 지크는 이곳 풍토를 그렇게도 모르나요?" "………." 지크는 우물쭈물 하다가 멀리 마을이 보이자 슈의 말을 얼버무리는듯 소리쳤다. "아, 마을이네요! 어서 가죠!" 슈는 한숨을 쉬면서 지크를 바라보았다. "어떻게 이런일이…가이라스의 국왕께서 우리에게 어떻게 이러실수가!!" 한 노파가 교수대에 끌려가는 자신의 아들을 바라보며 오열을 하기 시작했다. 노파 의 아들을 끌고가는 군인들도 그리 좋은 표정은 아니었다. 단 세사람…도끼를 든 거구의 사나이와 회색으로 빛나는 지팡이를 든 여성, 그리고 단단해 보이는 근육질 을 가진 또다른 사나이. 그 셋은 그 광경을 보면서 미소를 띄우고 있었다. 이윽고 노파의 아들이 밧줄을 목에 걸었을때 도끼를 든 사나이가 모여있는 마을의 주민들 에게 소리쳤다. "자아! 이래도 이 마을 레지스탕스의 본거지와 주동자를 말하지 않겠나!!" 사람들은 비통한 표정만을 지을 뿐이었다. 그 사나이는 목에 핏줄을 세우며 더더욱 소리를 높였다. "이녀석들! 이 자르가님이 우습게 보인다 이거지, 좋아!! 병사들, 저녀석의 형을 집행하라!!" 병사들은 우물쭈물 했다. 자신들이 보아도 이 남자에게는 죄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자르가는 자신의 도끼를 땅에 휘둘렀다. 그의 놀라운 힘에 땅이 흔들렸고 병사들과 사람들은 공포에 질렸다. "어서 집행하지 않고 무엇을 하나!! 이자식들이―!!" 다혈질인 자르가는 한 병사의 머리를 자신의 거대한 손으로 쥐어 근처에 보이는 가 게를 향해 내 던졌다. 병사는 힘없이 가게를 향해 날아갔고 가게의 기물을 부수며 가게 깊숙히 처박히고 말았다. "어서 형을 집행해랏!!" "안돼―!!" 노파의 외침에도 불구하고 형은 집행이 되었다. 그 사나이는 잠시간 몸을 꿈틀대다 가 곧 움직임이 멈추게 되었다. 주민들의 눈에는 핏발이 섰으나 아무도 앞에 나서 는 사람이 없었다. "나오지 않다니…끈질긴 녀석들이군! 좋아, 이중에 있겠다. 그럼 모두 죽여주마!!" 자르가의 광기는 다른 두 사람도 말릴수가 없었다. 반쯤 버서커인 이 사나이를 막 을수 있는사람은 오직 그들의 직속 상관 뿐이었다. 그의 광기 뒤에서 나직히 들려오는 목소리가 있었다. "아니, 세상에…어떻게 이럴수가?!" 모든 사람들은 그곳을 바라보았다. 붉은색의 신기한 윗옷과 청색의 바지를 입고있 는 한 키 큰 남자와 아마색의 단발 머리를 한 여자가 교수대에 매달린 사람을 바라 보고 있었다. 지크는 도끼를 들고 광기를 부리는 자르가를 보고 말했다. "사람을 모두 죽이겠다니, 당신 너무 심한거 아니요?" 자르가는 황당하다는듯 웃었다. "너, 나에게 한 말이냐?" 자르가는 자신의 거대한 몸을 움직여 지크에게로 다가갔다. 족히 지크의 두배는 되 어 보이는 덩치와 키였다. 자르가는 지크를 내려다 보며 소리쳤다. "감히 이 자르가님을 그런 말버릇으로 대하다니, 용기가 가상하구나!! 그럼 너부터 없애주마!!" "무어라?" 자르가는 미간을 찌푸린 지크에게 자신의 도끼를 휘둘렀다. 순간 자르가와 그 광경 을 지켜보던 사람들의 눈이 커졌다. 분명히 두동강이 났을 지크가 자신의 검은색 가죽 장잡을 매만지며 자르가의 옆에 기대어 서 있는것이 아닌가. "그렇게 느려서야 어디 써 먹겠나, 덩치씨." 자르가는 돌아서며 침을 꿀꺽 삼켰다. 자신의 눈으로도 간파할수 없었던 스피드였다 . 그 뿐만 아니라 다른 두사람의 표정도 굳어져 있었다. "너희들이 저 할머니의 아드님을 교수형 시켰나? 죄목을 한번 말해 보시지." 자르가는 아무말도 없이 도끼를 고쳐 잡았다. 잠시간동안 적막이 흐르자 지크는 손을 꺽으며 자르가를 바라보았다. "죄목이 없다…좋아, 좋아. 오랫만에 날 화나게 하는 인종들을 만났군." 지크는 마을 주민들을 힐끗 보았다. 모두다 분노와 슬픔이 어린 표정을 하고 있었 다. 슈도 겉으로 감정을 드러내지는 않았지만 사람들과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 "건방진―!" 자르가의 선공으로 지크의 첫번째 전투가 시작이 되었다. 바람을 가르며 날아오는 도끼를 또다시 가볍게 피한 지크는 상대에게 로우킥을 선사했다. 보통사람 같으면 뒤로 쓰러졌겠지만 자르가는 약간 비틀거릴 뿐이었다. 역시 대단한 체중이었다. "제법이군 말라깽이." 자르가는 다시한번 도끼를 내 뻗었다. 번번히 자르가의 공격은 무위로 돌아가기에 바뻤고 지크는 여유있게 자르가의 육체를 천천히 무너뜨리고 있었다. 지크의 빠른 원 투 펀치가 자르가의 복부를 강타했고 거구의 몸은 심하게 흔들렸다. 계속 공격 을 받다가 지친 자르가는 결국 도끼를 내 던지고 자신도 주먹을 휘두르기 시작했 다. 지크는 이때만을 기다렸다는듯 뻗어오는 자르가의 두꺼운 주먹을 양 팔로 강 하게 감쌌다. "멍청한 녀석!" 자르가는 그대로 지크를 내던지려 했으나 팔이 움직여 지지가 않았다. 지크는 씨익 웃으며 팔에 힘을 가하기 시작했다. "팔의 힘줄이 봉쇄되서 움직이지 못할걸? 어떠한 무기보다도 빠르고 강한 인간의 육체가 어떤것인지 뇌리에 박히게 해주마!!" 지크는 기합성과 함께 자르가의 팔을 잡고서 몸을 틀었다. 자르가의 팔뚝에서 우두 둑 소리가 들려왔고 어느 사이엔가 자르가의 육체는 허공에 떠 있었다. 쿠웅! 굉장한 소리와 함께 자르가의 육체는 땅으로 곤두박질 쳤다. 지크는 손을 털면서 몸을 일으켰고 자르가는 더이상 움직이지 않았다. "훗, 네 목숨은 잠시간 연장해 주마. 이봐, 대머리와 마녀! 어서 덤비는게 좋아. 난 아직 몸이 안풀렸으니까 말이야!" 오른 주먹으로 왼손 바닥을 치며 지크가 소리쳤다. 슈는 자신이 정말 운이 좋은 여 자라 생각했다. 상식으로선 도저히 샹각할수 없는 일들이 자신의 앞에선 자주 벌어 지기 때문이었다. `이 남자도…리오 이상가는 괴물인걸?' 군인들과 주민들도 도저히 믿기지가 않는다는듯 눈을 비벼댔고 노기가 어린 표정으 로 지크를 바라보던 두 남녀는 지크의 도발에 응한다는듯 몸을 천천히 일으켰다. 대머리 근육질 사나이는 자신의 손에 은색의 너클을 끼우며 지크에게 다가왔다. "좋아…네 녀석의 도전에 응해주지. 내 이름은 [바그라] 이다. 들어본적이 있다면 다행이고 아니면 불행이고…덤벼라!!" 지크도 이번에는 자세를 취하며 바그라의 앞에 섰다. 자르가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투기를 이 사나이는 뿜어내고 있었다. 마을 주민들은 바그라란 이름을 듣고서 불안 한 표정을 지었다. 슈도 어디선가 들었던 이름이라 가만히 생각해 보았다. "…설마, 가이라스 왕국 무도가단의 부대장, [바그라 자이칸]?!" 지크는 턱을 슬쩍 슬쩍 올리며 바그라에게 오라는 신호를 했다. "건방진…하하하핫!!!" ---------------------계속--- "타앗!" 지크는 바그라의 돌려차기를 자세를 낮추며 피했다. 바람을 가르는 소리가 귀에 들 려왔다. 몸을 일으키려고 하는 지크에게 바그라의 또다른 차기가 들러왔다. 2단 차 기였다. 오른팔로 공격을 막아낸 지크는 반격을 개시했다. 스트레이트가 바그라의 급소를 노리고 뻗어 나갔고 바그라는 쉽게 그 공격을 막아내었다. "걸렸군." 지트는 재빨리 주먹을 풀어 바그라의 팔뚝을 잡고 끌어 내렸다. 그 상태에서 지크 의 오른발 옆차기가 바그라의 두상을 노리고 들어왔다. 바그라는 급히 왼손으로 지 크의 차기를 막아내었다. 그러나 기를 많이 담지 않아서인지 왼팔이 저려왔다. "크읏!" 바그라는 자신의 팔을 비틀며 지크에게서 풀려났다. 지크는 다시 다리를 이용한 연 속 공격으로 바그라를 밀어 붙이기 시작했다. 그러나 바그라는 더이상 밀리지 않고 되돌려 차기로 지크의 공격을 무산시켰다. 싸움은 점점 속도를 더해가고 있었다. "이녀석, 잔제주는 여기서 끝이다!" 바그라는 지크에게 빠르게 접근해 그의 머리를 붙잡고 아래로 끌어 내렸다. 지크는 급히 자신의 앞을 가드했다. 바그라의 무릎차기가 지크의 두상과 가슴을 노리고 연 속적으로 들어왔다. 빠져나가기가 어려운 기술이었다. 지크는 결국 한쪽 팔을 풀고 서 왼쪽팔 하나로 무릎차기를 막은후 오른손으로 바그라의 복부를 가격해 겨우 풀 려날수 있었다. 지크와 바그라는 서로 떨어져 몸에 기를 돌리기 시작했다. 예상보 다 상대가 강했다는듯 바그라는 머리에 흐르는 땀을 닦았다. "다시 간다!" 바그라는 오른손에 기를 응축하며 지크에게 달려들었다. 황색의 오오라가 바그라의 은색 너클에 둥글게 모인것이 사람들의 눈에도 보여졌다. "네까짓게 이런 기술도 할수 있을까!" 지크도 자신의 오른손에 기를 모으며 대응했다. "보여달라면 보여주지 대머리!" 지크의 푸른색 기와 바그라의 황색 기가 부딪치자 푸직 소리와 함께 근처에 있던 돌들이 사방으로 튀어 나갔다. 기와 기가 부딪힐때 생기는 폭풍이었다. 둘은 전혀 밀리지 않고 있었다―그러나 바그라의 오른쪽 너클은 파삭 소리를 내며 산산 조각 이 났다. "너클이 네 팔을 보호해 줬구나, 대머리." 발끈 한 바그라는 주먹을 다시 휘둘러 지크를 가격하려 했다. 그러나 그의 주먹은 아까같은 무쇠 주먹이 아니었다. "크읏?!" 바그라는 순간적으로 엄습해 오는 오른손의 통증에 그만 무릎을 꿇고 말았다. 오른 손의 뼈가 모조리 부숴져 있었다. "난 팔이 멀쩡하다고 했다. 후후후…." 기의 대결에선 바그라의 완전한 패배였다. 지크는 더 볼것도 없다는듯 의자에 다리 를 꼬고서 요염하게 앉아있는 여자를 돌아보았다. "어이, 마녀. 이제 네 차례다. 다리 풀고 어서 나와." 자신에게 손가락질을 하는 청년을 본 여자는 입을 가리고 웃었다. "호호호호. 네 뒤를 봐라. 아직 너와 결판이 안난 사람이 있는것 같은데?" 그녀의 말 대로 지크의 뒤엔 거칠게 숨을 쉬며 도끼를 들고있는 거구의 사나이가 다시 일어서 있었다. 얼굴은 분노와 치욕에 완전히 일그러져 있었다. 지크는 여유 있게 뒤돌아 섰다. 자르가는 지크를 향해 고래 고래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 "이자식! 네 몸을 완전히 절단내 버리겠다! 감히 이 자르가 님에게 모욕을 주다니 …용서할수 없어!!!" 자르가는 도끼를 한껏 위로 들어 올렸다. 그 상태에서 내리 친다면 아마 같은 키의 돌고램도 두조각이 날 것이다. 그리고 내리 치는 순간. 촤앗―! 자르가가 마지막으로 본것은 자신의 눈 사이로 그어진 은색의 섬광 뿐이었다. 지크의 손에는 어느 사이엔가 칼이 들려져 있었다. 은색으로 빛나는 매끄러운 표면 에 하단부에는 알수 없는 문자가 간단히 세겨져 있는 그 칼의 이름은. 무명도(无冥刀)― "네 생명은 잠시 연장된 거라고 했다. 후훗…." 그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자르가의 몸에선 피가 분출되었다. 사타구니 에서부터 머 리 끝까지, 아니 도끼까지 정확히 수직으로 잘라진 것이다. 자르가의 거체는 양쪽 으로 등분되며 땅으로 쓰러졌다. 그 처참한 모습을 본 사람들과 군인들 사이에는 구역질을 하는 자도 꽤 많았다. 슈도 눈을 손으로 가리며 그 광경을 보지 않으려고 애를 썼다. 지크는 무명도를 두어바퀴 손에서 돌린후 칼집에 다시 넣었다. "자, 결단 내었다. 이제 진짜 네 차례야." 의자에 앉아있던 여자는 일어서며 멍하니 자르가의 시체만을 바라보고 있는 바그라 를 불렀다. 바그라는 바로 일어서며 그녀의 곁으로 걸어갔다. 그의 오른손은 푸른 색으로 바뀌어져 있었고 손가락들은 모조리 뒤틀려진체 퉁퉁 부어 있었다. "결단이 났다고? 그럴리가…호호홋, 잘 봐라 청년. 자르가는 죽지 않았다." 지크는 한쪽 눈썹을 치켜뜨며 자르가의 시체를 바라보았다. 여자는 손을 모으고 주 문을 외우기 시작했다. "설마…저여자 이블 셔먼?" 슈가 생각한 대로 그 여성은 이블 셔먼이었다. 악마를 추종하고, 그 힘에 매료되어 악만을 추구하는 이블 셔먼의 사악한 특기중에 하나가 지금 나오는 것이다. "……일어나라 자르가, 넌 이제부터 불사신이야. 호호호호…!" 그녀의 말에 따라 반으로 갈라진 자르가의 시체는 다시 붙어서 꿈틀대기 시작했다. 그리고나서 천천히 일어나는 것이었다. "좀비?!" 슈가 소리치자 여자는 조소하며 말했다. "오호호홋! 단순한 좀비가 아니야. 바로 [데스 버서커]다!" 생전의 능력을 훨씬 웃도는 좀비의 강화판에 버서커 주문을 사용한 언데드 몬스터. 살아있을때 보다 두에 가까운 힘을 사용할수 있다는것 만으로도 무서운 존재이다. 반응력과 반사신경도 좋아지고 더더욱 중요한것은 공포감이 없다는 것이다. "자, 이제 떠나자 바그라. 이 마을 주민들은 자르가가 다 처리해 줄거야. 그렇게 되면 카오스 에너지는 더 모이게 되겠지." 순간이동 마법으로 둘은 곧 사라졌고 자르가는 살아있는 생물을 찾아 헤메다니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이리저리 뛰어다니기 시작했고 군인들도 살기위해 뛰었다. 슈가 그 군인들중 대장처럼 보이는 사람의 멱살을 잡고 소리쳤다. "당신, 도대체 뭐하는 사람이야! 군인이라면 이마을 사람들의 안전을 생각해야지, 먼저 도망을 가? 사람들을 어서 안전한 곳으로 피신시켜!" 슈의 말을 들은 군인은 슈가 자신의 전투 나이프를 꺼내들어 목에 겨누자 비로소 군인들에게 소리치며 사람들을 대피시키기 시작했다. 지크는 자신에게 자르가를 유인시키기 위해 그의 앞으로 돌아섰다. "이봐! 널 죽인건 나다, 나에게 덤벼봐 덩치!!" 좀비가 되어서도 지크에 대한 기억은 있는지 자르가는 괴성을 지르며 지크에게 달 려들기 시작했다. 반쪽이 난 도끼를 양손에 거머쥐고 휘둘러 대는 자르가에게 지크 의 차기가 머리에 들어가자 자르가의 머리는 다시 두쪽이 났다가 하나로 합해졌다. 물리적 공격에 충격을 거의 입지 않는 것이었다. "어이, 슈! 난 이런 괴물과는 싸워본 적이 없어요! 어떻게 해야 하죠!" 지크는 자르가의 공격을 이리 저리 피하며 소리쳤다. 그 말을 들은 슈는 의아하게 생각했다. 좀비와의 전투 방식은 왠만한 전사나 기사라면 기본적으로 아는 것인데 강하다고 생각한 지크가 그것을 모르고 있는 것이다. "좀비가 뭔지 모르나요?" 내려오는 도끼날을 양손으로 잡아낸 상태에서 지크가 소리쳤다. "들어는 봤어요!" 슈는 난감했다. 아까 바그라와의 전투에서 그녀가 느낀것처럼 지크의 몸은 리오 이 상으로 훌륭한 유연성과 힘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마법이나 좀비와 같은 몬스터를 상대로 싸우는건 처음인 사람 같았다. `도대체 어디에서 왔길래 이러지? 으음…힌트만 주면 잘 싸울것 같은데.' "이봐요! 좀비같은 언데드 몬스터들은 성스러움과 불에 약해요! 나도 도와줄께요!" 불에 약하다는 말을 들은 지크는 자르가의 가슴에 강한 공격을 한번 넣은후 조금 떨어져서 손을 이리저리 교차시킨 후 주문을 외우기 시작했다. 그 사이는 슈가 대 신 자르가를 막기 시작했다. 자르가와 직접 대면한 슈는 자르가의 스피드가 생각했 던 것보다 훨씬 빠르다는걸 느꼈다. 지크가 여유있게 피하는걸 보고 자신도 그러리 라 생각했지만 상황은 달랐다. 도끼를 한번 피하는데도 온 신경을 집중해야만 했다 . 공격은 물론 거의 할수가 없었다. `저 남자도 역시 괴물이야….' 주문을 외우고 있는 지크의 몸 주위에 붉은색의 아지랑이가 맺히기 시작했다. 수인 과 진언문, 리오도 가끔씩 사용하고 이 사나이의 경우엔 주가 되는 일종의 정신마 법이라 할수있는 공격법이다. 마법보다 비 효율적이라 할수도 있겠지만 단일의 적 에게 있어서 그 효과는 100%, 또한 지형의 효과가 더해지면 단체의 적에게도 훌륭 한 효과를 발휘한다. "헙―" 나지막한 기함성과 함께 지크는 자르가가 있는 쪽으로 달려갔다. 그가 달려가는걸 슈는 눈으로는 확인하지 못했다. 기로서 순간적으로 무언가가 지나갔다는 것 뿐… "크윽?!" 자르가는 자신의 뒤를 무언가가 잡은것을 느끼고 몸을 움직여 보았다. 그러나 움직 이는 것은 머리 뿐, 머리 아래는 움직이지 않았다. 그의 두꺼운 허리를 양 손으로 움켜 쥔 지크는 계속해서 나머지 주문을 외웠다. "…처음이군, 같은 적을 두번 없애기는 말이야. 어쨌든, 이제 끝났다." 지크는 그대로 팔에 힘을 넣었다. 자르가의 거구가 조금씩 땅에서 떨어지기 시작했 다. "땅을 향해서 이 명왕대폭멸(冥王大爆滅)을 사용하면 150m 거리 안에있는 모든것이 홀랑 타버리거든… 시험도 해볼겸 공중에 사용해 볼까?" 지크의 가죽장갑 사이에서 불꽃이 치솟기 시작하고 자르가의 몸은 서서히 불에 휩 싸이기 시작했다. 슈를 보고 엎드리라는 눈짓을 보낸 지크는 슈가 엎드리자 공중 을 향해서 기합성을 터뜨렸다. "갈(喝)―!!!" 파앙! 기합성과 함께 지크의 양 손에선 거대한 불꽃이 솟아 올랐고 자르가의 저주받은 육 체는 그 안에서 뼈도 남지않고 사그러들기 시작했다. 그 폭음소리에 놀란 주민들과 군인들은 구름을 태울듯이 솟아오른 거대한 불꽃을 보고 입을 다물지 못하였다. "아앗!" 슈는 치솟은 불꽃때문에 생긴 대기중의 폭풍으로 땅을 굴러야만 했다. 머리를 매만 지며 일어선 슈는 불꽃이 사라졌음에도 불구하고 대기가 아직까지 일그러진 것에 또한번 놀랐다. 지크는 손을 한번 훅 분 다음 털면서 중얼거렸다. "명계의 불꽃이다…저주 받았다고 해도 다른걸로 환생 할수 있을꺼야. 후훗…." ----------------------------------계속--- 한 주민의 집에서 밤을 세워가며 슈에게 현재 이땅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에 대해 설명을 들은 지크는 턱을 괴고서 친절한 아주머니가 끓여준 스프를 한숟갈 뜨며 슈에게 물었다. "그러니까, 말스 왕국은 현재 영주의 폭정으로 위기에 처해있고, 가이라스 왕국은 어제와 같은 이상한 행동을 취하기 시작했으며, 리오와 당신은 말스 왕국의 후계자 인 …어쩌구 태자를 찾으러 여기까지 왔다, 이거요?" 슈는 졸린 눈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스프도 제대로 뜨질 못하고 있었다. "으음…아무래도 리오 녀석을 만나봐야 상황을 제대로 알겠군. 아, 그리고 바이칼 이란 녀석도 말스 왕국에 보였었다고요? 그놈이 왠일이지…?" 스프를 열심히 뜨며 혼자 중얼거리던 지크는 뭔가 물어볼것이 생겼다는듯 슈를 바 라보았다. "아, 젊은누나…어라?" 슈는 탁자에 쓰러져 곤히 자고 있었다. 지크는 숟가락을 놓으며 일어서서 그녀의 곁으로 다가갔다. 슈의 뽀얀 얼굴을 보며 지크는 미소를 지었다. "우후∼♬ 인형 같다는게 이런 예기구나. 잘만 꼬셔보면…후훗. 어쨌든 잘 주무세 요 아가씨." 지크는 집의 아주머니에게 부탁해 슈를 침대에 옮겨 놓고 밖으로 나갔다. "으음…전에 서울의 본부에서 나오던 정화된 공기보다 훨씬 좋군. 나도 이런데나 보내주지, 할배가 미워…유일하게 나만 공기가 탁한 문명계로 떨어진단 말이야. 여자들도 오염된 공기 때문에 피부가 좋지 않고 말이야. 확실히 않좋아…하지만 TV 를 볼수 있는게 유일한 낙이기도 하지, 게임도 할수있고. 으이구…." 공기를 한껏 들어 마셨다가 내 쉬면서 지크는 마을을 천천히 걸었다. 슈가 깨기를 기다리면서…. 3-2 장 교회에 도착한 리오 일행은 뜻밖의 환영 인파에 어리둥절 했다. 건강해진 아이들과 아이들의 부모들이 모두 나와 그들을 반겨 주었고 리오는 그들이 나오는것을 보고 미리 어디론가 사라졌다. 결국 키세레는 사람들에게 둘러 싸여 감사의 인사를 한몸 에 받아야만 했고 굳은 표정은 더이상 짓지 못하였다. 클루토는 맨 먼저 리카가 있는 병실로 뛰어갔고 머셀은 할일없이 이리 저리 돌아다 니다 수녀들과 우연치 않게 놀수 있게 되었다. 노을이 질 무렵 사람들은 돌아가고 수도원에는 다시 정숙이 깃들게 되었다. 그들이 떠난 동안에 리카는 옛날처럼 건강 해져 있었고 클루토는 다시금 리카의 뒤를 따라다니며 그녀의 심부름을 해 주어야 만 했다. 그러나 클루토의 얼굴에선 오히려 그게 좋다는 기색이 역력했다. 리오는 침대에 누워 무언가를 계속 생각하고 있었고 키세레는 수녀 복장으로 갈아 입고서 예배당에서 기도를 올렸다. 다음날. "자, 머셀, 클루토! 일어나라, 이제 떠나야지." 리오는 아직도 자고있는 두 소년을 흔들면서 옷을 입었다. 두 소년은 머리를 흔들 면서 잠자리에서 일어섰고 곧바로 세면장으로 갔다. 리오는 그들이 나간 사이에 방안에서 간단히 몸을 풀며 떠날 준비를 했다. "그들이 떠난다고요?" 키세레는 리오 일행이 떠난다는 말을 듣고서 덤덤히 그 소식을 들고온 수녀에게 물 었다. 키세레의 무감각한 반응에 수녀는 실망했다는듯 고개를 떨구었다. 그 이유는 수도원 사람들 사이에서 밤사이 이상한 소문이 나돌았기 때문이었다. "잘 되었군요. 그렇지 않아도 시끄러운 사람들 이었는데. 자, 더 할 얘기가 없다면 가서 일을 보세요." 키세레는 말을 마치고 뒤로 돌아 그동안 쌓였던 일을 보기 시작했다. 조금 후 원장 이 그녀에게 뭔가를 물으러 그녀에게 다가왔다. "키세레 수녀. 물어볼것이 있는데…" 원장에게서 언제나 나는 허브 냄새를 밭은 키세레는 흠칫 놀라며 가지고 있돈 깃털 펜을 떨어뜨렸다. 그리고 나서 원장에게 불안한 표정으로 물었다. 원장은 어리둥절 한체 자신의 질문을 잊었다. "원장님, 꿈 속에서도 냄새를 맡을수 있나요?" 원장은 천장을 바라보면서 생각했다. "그, 글쎄요…아마 못 맡지 않을까요?" 그 말을 들은 키세레는 의자에 주저 앉았다. 혼이 빠진 사람처럼 보였다. 원장은 그녀의 어깨를 흔들면서 소리쳤다. "키세레 수녀! 무슨 일입니까, 키세레 수녀!" 간단한 아침 식사를 마친 리오 일행은 원장에게 인사를 하기 위해 원장실 앞으로 향했다. 원장실의 앞에선 키세레 수녀와 원장이 심각한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리 오는 들을수 있었지만 인격을 존중해 주는 터라 듣지 않고 아이들과 잡담을 하며 걸었다. 리오가 다가오자 키세레는 원장의 뒤로 돌아섰고 원장은 웃으며 리오에게 다가왔다. "원장님, 저희는 이제 떠나볼까 합니다. 일정도 많이 늦었고 해서, 어쨌든 지금까 지의 호의에 감사 드립니다." 리오와 일행들은 고개를 숙이고 인사를 하였다. 원장은 고개를 끄덕이며 리오에게 말했다. "아닙니다, 오히려 감사 드려야 할건 저희들 입니다. 리오님이 안오셨다면 아마도 악마에게 우리의 자식들을 빼았겼을지도 모르는일 아니겠습니까." 리오는 멋적은듯 웃어 보였다. "아, 그리고 리오님과 단둘이 할 예기가 있습니다만…." 원장은 리오와 함께 원장실로 들어갔다. 리오가 들어가자 키세레는 자신의 목에 걸 린 십자가를 손에 쥐고서 가만히 기도를 했다. 그녀에게 클루토와 머셀, 리카가 다 가와 인사를 했다. "즐거웠습니다 키세레 수녀님. 더 많을 나날을 같이 하고 싶었는데…아쉽네요." 리카는 클루토의 말을 비꼬았다. "어머머, 네가 왠일이니. 그런말을 할줄도 알고…그렇지 않니 뾰족귀?" "뾰족귀…?" 머셀은 자신의 귀를 매만지며 리카의 말을 되뇌었다. "다시 만날날이 있겠지요 수녀님. 그동안 정말 감사했습니다." 클루토는 리카의 옷자락을 슬며시 잡아 당겼다. 리카도 그제서야 인사를 했고 머셀 은 엘프족의 이별 풍습대로 그녀에게 수 신호를 해 보였다. "너희들…!" 키세레는 십자가를 놓고 세 아이들을 끌어 안았다. 목이 매여 말을 더이상 하지 못 했다. 그러나 키세레가 눈물을 흘리는 이유는 아쉬움 말고 또 있었다. 원장실 안에서 리오는 손을 내 저으며 전혀 그렇지 않다는 표정을 지었다. "아, 아닙니다 원장님! 제가 키세레 수녀님에게 어떻게 그런짓을…!!" 원장은 미소를 띄우며 고개를 끄덕였다. "하긴, 젊은 남녀 둘이서 그럴수도 있겠지요. 신께서도 아마 벌을 주시지는 않으실 겁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리오는 기가 막힌듯 그때의 상황을 자세히 설명했다. 키세레의 체온이 너무 낮아져 있어서 급하다 못해 극단적인 방법을 쓴것 뿐이라는, 그리고 그 이상의 일은 벌어 지지 않았다는 말을 했다. 그러나 원장은 반은 믿고 반은 믿지 않는다는듯 계속 말 을 했다. "아, 그정도면 키세레 수녀가 아무리 애정 결핍증이라 해도 사랑을 느낄수 있었겠 군요. 허허허…." 리오는 더이상 말을 하지 않았다. 속으로만 앓는수 이외에는 없었다. `이사람…성직자 맞나?' 원장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 "키세레 수녀는 일이 이상하게 되었다고 생각한답니다. 그게 오히려 잘된일 일지도 모르겠군요. 키세레 수녀에게는 임무가 있다는 핑계로 당신을 따라가라는 말을 했 습니다. 아무쪼록 키세레님을 잘 부탁 드립니다." 리오는 혹이 하나 더 붙었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나 마음이 약한 리오는 원장의 청을 거절할수가 없었다. "알았습니다 원장님." 리오의 결심에 원장은 기뻐했다. 그러나 리오의 이야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그 대신 이것만은 믿어 주세요!" "뭡니까?" 리오는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 "그…일은 절대 없었습니다!!" 원장실의 문을 열고서 나온 리오의 표정을 본 아이들은 모두 놀랐다. 벌레를 씹은 듯한 표정이었다. "리오, 왜그래요?" 리오는 클루토를 바라보며 말했다. "너희들은 아직 알거 없어. 알았니?" 클루토는 리오의 표정을 보고서 더이상 묻지 않기로 했다. 리오는 키세레는 바라보았다. 리오의 시선을 느낀 키세레는 표정을 굳히고 돌아섰 다. 리오는 키세레의 눈이 약간 부어있는것을 보고 움찔했다. "저…………." 리오는 키세레가 아무말도 못하고 있자 답답한듯 주먹을 꽉 쥐었다. "쳇, 원장님께 당신의 임무를 들었습니다. 젠장, 식객이 늘었군!" 리오는 투덜대며 등을 돌렸다. "알겠습니다. 그럼 준비하겠습니다." 키세레는 자신의 방으로 가기위해 돌아섰다. "어이, 수녀님." 리오의 부름에 키세레는 슬쩍 얼굴을 돌렸다. "수녀복은 마음에 안들어요. 어제까지 입었던 그옷 마음에 들던데…" 키세레는 다시 고개를 돌리고 방으로 향하였다. 그녀가 방으로 들어가는것을 확인 한 리오는 벽을 후려치며 분개아닌 분개를 했다. "젠자아앙!" 리오는 씩씩 대면서 밖으로 나갔고 아이들은 자기들끼리 소근대며 그 뒤를 따랐다. 밖에서 키세레를 기다리던 일행은 조금 후 키세레가 나오자 옷을 털며 일어섰다. 리오는 계속 나무에 기대어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수도원 사람들이 키세레를 마중 하며 나와 주었고 키세레는 작은 배낭 하나를 매고 수도원 사람들에게 손을 모으고 기도를 해 주었다. 인사를 끝낸 키세레가 다가오자 리오는 팔짱을 풀고 수도원 사 람들에게 인사를 한 후 다시금 길을 떠나기 시작했다. `잘 있어요…모두들.' 키세레는 수도원이 보이지 않을때까지 계속 뒤를 돌아다 보았다. 그리고 그 누구도 모르고 있었다. 그녀의 배낭 속에는 수녀복이 들어있지 않다는것을…. ------------------------------계속--- 날이 저물때 까지 계속 길을 걷고있던 리오 일행은 리오가 한번도 쉬자는 말을 하 지 않자 리오의 심기가 불편하다는 것을 느낄수 있었다. 리카는 길 옆에 보이는 나 무 밑둥에 걸터 앉으며 소리쳤다. "이봐! 난 더이상 못걸어! 듣고 있는거야 꺽다리!" 들었는지 듣지 않았는지 리오는 멈춰 섰다. "그럼 쉬지 뭐." 머셀은 배가 고픈듯 숲으로 들어가 먹을 과일을 찾았고 클루토는 키세레의 옆에 앉 아 이것 저것 예기를 나누었다. 리오도 쓰러진 나무에 앉아 디바이너를 헝겊으로 닦았다. "아, 잊은게 있어요. 잠깐만요 키세레님." 클루토는 말하던 도중 품 안을 뒤적거리며 리오에게 다가갔다. 키세레는 턱을 괴고 서 클루토의 뒷모습을 조용히 바라보았다. "리오, 이거 받아요." 칼을 닦던 리오는 클루토의 조그만 손에 들려있는 지도를 보았다. 마을에서 자신이 내 던진 지도였다. 리오는 고개를 끄덕이며 그 지도를 넘겨 받았다. 두번 접은 지 도의 안에는 딱딱한 무언가가 끼워져 있었다. "아, 이건…." 조그마한 에메랄드 조각. 리오 자신의 궁극적인 임무를 나타내 주는 물건이었다. 클루토는 한쪽 눈을 감아보이며 말했다. "힘내요 리오. 할일이 아직 태산 같잖아요." 클루토는 다시 키세레의 곁으로 갔고 리오는 지도를 집어 넣으며 다시 칼을 닦기 시작했다. "힘내라구? 훗…." 몇분이 지난 후 머셀이 과일을 듬뿍 따가지고 오자 일행은 원기를 얻은듯 과일을 깨끗이 먹어 치웠다. 과일을 계속 씹으며 다시 출발한 리오 일행은 날이 어둑어둑 해 질 무렵 커다란 마을에 도착할수 있었다. 이 대룩 최대의 고원인 에르파라스가 시작되는 곳에 위치한 마을이라 사람들의 발길도 잦은 곳이었다. 그러나, 이들이 도착했을때는 주민들 외에 다른 여행객이나 모험가들은 거의 찾아 볼수가 없었다. 리오는 일행을 여관에 집어넣은 후 여관의 옆에 위치하고 있는 주점으로 들어갔다. 주점의 안은 주민들로 꽤 차 있었고 사람들의 표정은 그리 밝 만은 않았다. 리오는 주점의 주인에게 주문을 하며 슬쩍 물었다. "저어…아저씨. 여행객이 잘 보이지 않는데 어떻게 된 겁니까?" 수염을 덥수룩히 기른 주인은 리오를 슬쩍 보면서 말했다. "당신도 여행자요, 어디로 가슈?" "음…가이라스의 수도로 갑니다." 주인은 피식 웃으며 손을 저었다. "후훗, 그럴거면 짐 싸서 빨리 떠나요 손님. 이쪽의 길로는 더이상 갈수가 없다오. 그 노망난 왕이 고원의 곳곳에 괴물들을 풀어놓았다우, 허 참! 기가 막혀서…." 리오는 얼굴을 찡그리며 되물었다. "괴물이요?" "그렇수, 게다가 보통 괴물들도 아니지. 드래곤 좀비같은 대 괴수 들이란 말이우! 몇몇의 용감한 검사들이 기어코 올라갔는데…살아온 사람은 딱 하나였수. 그것도 미쳐서…." "가이라스 왕이 풀어 놓았다는게 사실입니까 아저씨?" "그렇다니까요, 왕궁 마법사들이 오더니 이제부터 이곳으론 입산 금지라고 하더군 요. 쩝…괴물들이 갑자기 나타났다나? 그런데 그걸 누가 믿수, 그 고원엔 괴물이 라곤 없었는데. 고원에 있는거라곤 마을 다섯개 뿐이요. 아, 그건 그렇고 주문은 뭐요?" 리오는 잠시간 곰곰히 생각하다 우유를 주문 하고선 주점을 둘러 보았다. 그리 눈 에 띄는 사람은 보이지 않았다. 다음날 아침. 리오는 몇가지 물품들을 정리한 뒤 고원으로 가는 길 쪽으로 향했다. 그들이 그쪽으로 들어가자 사람들은 불쌍하다는듯 혀를 찼고 일행은 무슨 영문인지 몰랐다. 마을을 완전히 빠져 나간 일행에게 리오가 돌아서서 말했다. "자, 여기만 지나가면 수도의 방위 요새도시 야룬다가 나와요. 거기 까지만 도착하 면 뭔가 실마리가 풀릴겁니다. 하지만 이쪽으로 가는 길이 무척 험하니까 조심해야 해요. 너희들도 마찬가지다, 정신을 똑바로 차려야해." 그들이 가는 에르파라스 고원은 이 대룩에서 비밀이 가장 많은곳 중에 하나였다. 그곳에서 신전을 봤다느니, 용의 마을을 봤다느니 하는 소문이 들려와도 하나 이상 할 것이 없었다. 지역도 험하고 하늘을 날아다니는 몬스터 들도 살고 있기 때문에 사람들은 그리 많지가 않았다. 원래부터 있던 드워프 마을만이 다섯개 있을 뿐이 었다. 일행은 얼마쯤 올라가다가 마을에서 산 방한복을 착용했다. 그러나 리오는 겨우 망 토 하나 뿐이었다. "리오, 망토 하나만으로 괜찮아요?" 리오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꺽다리가 입고있는 망토는 특별하다구. 내가 저번에 입어봐서 알지. 엄청 따뜻하 단 말이야." 감기에 걸렸을때 리카는 잠시동안 리오의 망토를 입고 있었다. 굉장히 얇은 재질인 데도 보온성이 충실했다. 마치 살아있는 망토처럼 느껴지는 것이었다. 얼마쯤 더 걷다가 리오는 우뚝 섰다. 머셀도 무언가를 느낀듯 청각을 집중시켰다. "이건…재수가 없는데?" 리오는 씁쓸히 웃으며 디바이너를 뽑아 들었다. 그들의 앞으로 무언가가 다가오고 있었다. 거대한…아주 거대한 야수였다. "쿠워어어어―_" 산지에서 가끔 나타난다는 대형 육식동물인 키라버스였다. 게다가 한마리가 아니었 다. 계곡 주위를 십여마리의 키라버스가 둘러 싸고 있었다. 흰색의 털이 어딘가 위 압감을 조성하고 있었다. "전면은 내가 맡는다. 클루토와 머셀은 좌우를 맡아. 키세레님은 후방을 봐줘요." "예!" 각자 대답하며 고원에서의 전투는 서서히 막을 올리고 있었다. "캬아악!" 키라버스 한마리가 괴성을 지르며 일행의 정면으로 돌진해 들어왔다. 커다란 앞 송 곳니는 어떠한 무기보다도 위협적이었다. 커다란 몸집에도 불구하고 키라버스들은 빠르게 움직였다. "헙!" 리오는 돌진해 들어온 키라버스의 후두부를 다리로 가격했다. 키라버스는 고양이 처럼 중심을 다시 잡으며 리오에게 돌격해 들어왔다. 디바이너의 자색 검광이 십자 를 그리며 허공에 춤을 추었다. "십자 격렬파(十字激烈波)!!" 파앙! 네 조각으로 몸이 잘린 키라버스는 공중에서 산산 조각이 나며 차가운 돌 바닥으로 떨어졌다. 그 광경을 본 다른 키라버스들은 더욱 맹렬하게 돌진해 들어왔다. "화이라만!" 클루토의 손에서 시뻘건 불덩이가 야수들을 향해 토해졌다. 그것을 맞은 키라버스 몸이 불덩이로 변하여 몸부림을 쳤다. "이것들, 왜 이렇게 끈질긴거지? 이정도면 서서히 떠날때도 됐는데!" 다른 한마리를 참수하던 리오가 소리쳤다. 머셀도 이상하다는듯 말했다. "그러게요! 게다가 저하고 교감이 통하지 않아요!" 갓스펠중 공기를 이용한 충격파로 상대방을 공격하는 [갓핸드] 주문을 사용하던 키 세레는 머셀의 말을 듣고서 주문을 풀고 다른 주문을 외우기 시작했다. 그녀가 갓 핸드 주문을 풀자 키라버스 한마리가 기다리고 있었다는듯 그녀에게 달려들었다. "어딜!" 리카에게 등을 공격받은 키라버스는 마치 전기에 감전된듯 사지를 부들부들 떨며 쓰러졌다. 리카가 가진 [룬 블레이드]의 위력이었다. 상대방의 약점을 알아서 공략 해 주는 고대의 무기를 어디서 구했는지는 나중에 알 일이다. 리카의 엄호를 받으 며 주문을 완성한 키세레는 공중을 향해 주문을 개방했다. "디스펠(Dispell)!!" 공중에서 흰색의 뇌전이 키라버스들에게 떨어졌고 야수들은 잠시간 몸을 움직이지 못하였다. 갓스펠중 주문 해제의 능력을 가진 4급 주문의 위력이었다. "쿠우우우…." 다시 일어선 키라버스들은 주위를 둘러본 후 뿔뿔이 흩어져 어디론가 사라졌다. 입 김을 세차게 뿜으며 클루토가 키세레에게 물었다. "아니…주문에 걸린 야수들 이였어요?" 이마에 흐르는 땀을 모자를 벗고 닦아내며 키세레가 고개를 끄덕였다. "엘프족의 교감이 통하지 않는 동물은 없어. 요수나 마수들 이외엔 다 통한단다. 아마도 비스트 테이머가 어디엔가 있는것 같아." 리오는 디바이너에 묻은 피를 닦은후 집어 넣으며 주위를 둘러 보았다. "흐음…. 그 아저씨의 말이 틀리진 않군. 이제 뭐가 나올지 궁금해 지는데?" 다시 길을 떠나는 일행을 절벽 위에서 누군가가 바라보며 화가난듯 중얼댔다. "으윽, 꽤 강한 녀석들이군. 리오 스나이퍼라는 녀석 왕비님이 말씀하신 대로 정말 대단한 녀석이야. 하지만 다음 관문을 통과할수 있을까…, 기대해 보지." 굵은 목소리는 허연 입김을 뿜으며 다시 어디론가 사라져 갔다. 발자국 소리가 보 통 사람들보다 더 크게 울렸다. 디스펠의 주문이 키세레에겐 무리였는지 키세레는 걸으면서 계속 비틀댔다. "키세레님, 괜찮아요?" 리오가 그녀의 팔을 잡고서 부축하려 하지 키세레는 거칠게 뿌리치며 소리쳤다. "내 몸에 손대지 말아요!" 그녀의 반응에 아이들은 놀란 표정을 지었다. 저토록 리오를 싫어하는줄 미처 몰랐 다는 표정도 섞여 있었다. "훗, 말씀대로." 리오는 망토를 휘날리며 휙 돌아섰다. 클루토와 키세레는 알고 있었다. 리오가 결 코 화가난 것이 아니라는 것을…. 리오는 일행의 뒤에, 키세레는 앞에 섰다. 야수들이나 괴물들이 일렬로 가는 여행 자를 습격할때 뒤쪽의 사람부터 먼저 습격하기 때문이었다. 휘이잉― 계곡 사이에서 갑자지 돌풍이 일었다. 일행은 얼굴을 가리며 돌아섰고 리오는 정황 을 살폈다. "…한마리…. 두마리 인가?" 리오는 계곡을 빠르게 타서 위로 올라갔다. 꼭대기에 도착한 리오의 눈에 들어온것 은…. 물질계 최강의 생물이라 불리우는 드래곤 이었다. 리오의 기척을 느낀 두 드 래곤은 천천히 그에게 다가왔다. "드, 드래곤?!" 드래곤을 본 일행은 그자리에서 움직일수 없었다. 개인의 수준으론 결코 이길수 없 는 상대이기 때문이었다. 3급의 마법까지는 결코 통하지 않는다. 그리고 입에서 뿜 어내는 브레스는 4급 수준의 결계를 무시한다. 그 드래곤이 자신들의 눈 앞에 있는 것이다. ---------------------------계속--- "리오! 뭐해요, 빨리 도망가지 않고!!" 클루토는 리오를 향해 힘차게 외쳤다. 그러나 리오는 도망가지 않고 태연히 팔짱을 낀체 절벽위에 서 있었다. "어이, 드래곤들. 예기좀 하자." 리오는 드래곤 중 래드 드래곤에게 손짓을 하며 말했다. 그 드래곤은 순순히 리오 에게 다가왔다. 전음이 들려왔다. 「가즈 나이트군요. 무슨 일이십니까?」 "응, 너희들 드래고니스까지 얼마나 걸리나? 바이칼에게 연락을 취했으면 하는데… . 해줄수 있겠니?" 드래곤은 고개를 끄덕였다. 「당연히, 거기까지 가려면 이틀은 걸릴겁니다. 지금 괘도가 다르거든요. 내용은 뭡니까?」 "그녀석에게 나보다 먼저 가이라스 왕국의 수도로 가 달라고 말해줘. 그 뒤에 일은 만나서 예기하자고 해. 알았지?" 「예.」 계곡 아래로 내려가려던 리오는 다시 다시 돌아 한가지를 더 물어보았다. "아, 한가지 더. 요새 죽거나 한 너희 동족이 있나? 말을 듣기로는 드래곤 좀비들 이 이 고원에 있다고 하던데." 블루 드래곤이 예기를 했다. 「저희도 그 일 때문에 여기에 있는 것입니다. 저희 동족 다섯명이 한달전에 사라 졌거든요. 그중에서 세명은 저희들이 발견해서 장례를 치뤄 주었는데 두명은 아직 못찾았습니다. 찾아야 하는데…. 드래곤 들에게 좀비가 되는것 이상으로 치욕적인 건 없답니다. 만약에 찾게 되시면 저희들 대신 장례를 치뤄 주십시요. 부탁합니다 가즈 나이트.」 리오는 고개를 끄덕였다. 용건을 마친 두 드래곤은 다시 어디론가 날아갔고 리오는 일행에게 돌아왔다. 일행은 모두 리오를 쳐다보고 있었다. 클루토는 허겁지겁 리오 에게 다가와 말했다. "아니…. 어떻게 드래곤이랑 대화를 나눌수 있지요? 용들은 자신보다 약한 상대의 말은 들어주지 않는다는데…!" 리오는 별거 아니라는듯 머리를 긁으며 말했다. "클루토, 내가 뭐라고 했지?" 클루토는 입을 막았다. 어떤 신기한 일이 생겨도 알려고 하지 않겠다는 약속이었다 . 리카도 머셀도 미리 약속을 했기 때문에 아무말도 하지 못했다. "자, 계속 가자." 계곡을 넘어서 고원에 겨우 들어선 일행은 보이는 것이 산지 뿐이어서 막막함을 더 했다. 지도를 보고서 길을 찾은 리오는 얼마간 쉬다가 다시 길을 떠났다. "이봐 리카. 너 이 고원에 대한 전설 들어봤니?" 입이 심심했던지 머셀은 앞에가던 리카에게 말을 걸었다. "아니." "이 에르파라스 고원에는 아주아주 오래전에 [신의 전차]가 떨어졌었데. 사람들은 그 신의 전차에 들어가 보려고 무진 애를 썼었는데 들어가지 못하자 화가 나서 신 의 전차를 부수려고 했다나봐. 그래서 노한 신이 신의 전차에 잠들어 있던 마신을 깨워서 사람들을 모조리 죽이고 이 고원의 땅속으로 들어가 다시 잠을 잔데. 그 마 신의 이름은 에르파이고 이 고원의 이름은 고대어로 에르파의 집이란 뜻에서 유래 된거래." 신나게 이야기를 하던 둘에게 리오가 반갑지 않은 목소리로 끼어 들었다. "내가 신호하면 모두 엎드려." 고원의 하늘로 기묘한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피유우우우― "매 소리 같은데요?" 클루토의 질문에 리오는 디바이너를 빼어들며 말했다. "매면 내가 검을 뽑겠니? 그리고 너 가이아 드라이버 주문 할수 있지? 준비해 둬." 클루토는 잠시간 말이 없었다. "왜그래?" "지(地) 계열의 주문은 못하는데요?" 리오는 클루토의 머리를 쥐어 박았다. "멍청이, 그럼 아무거나 써. 풍(風) 계열인것 빼고. 알았지? 그리고 머셀은 다시한 번 교감을 할수 있도록 해봐." 머셀은 공중을 바라본 상태에서 말을 하지 못하고 입만 뻥긋했다. "…온다, 엎드려!" 순간 공중에서 거대한 발톱이 일행의 머리 위를 스쳐 지나갔다. 사자의 몸, 독수리 의 머리와 날개를 가진 괴수 그리폰 이었다. "자식들―!" 리오는 땅을 박차고 날아가는 그리폰의 사자 꼬리를 붙잡았다. 그리폰은 괴성을 지 르면서 리오를 떼어 놓으려고 안간힘을 썼다. "강격(强擊)!!" 보라색의 반원이 그리폰의 몸을 수직으로 꽤뚫었고 그리폰은 두 조각으로 나뉘며 땅으로 떨어졌다. 리오가 땅으로 착지 하였을때쯤 다른 그리폰 세마리가 공중에서 다가왔다. "화이라만 - !!" 클루토의 손에서 불덩이가 뻗어 나왔으나 그리폰들은 간단히 피하며 일행에게 돌진 해 들어왔다. 번쩍이는 그리폰의 발톱이 일행의 육체를 노리고 번쩍였다. "드라이브 숏!" 머셀의 화살이 그리폰의 머리에 박혔고 화살은 놀랍게도 강렬히 회전하며 그리폰의 두개골을 파고 들어갔다. 그리폰은 방향을 잃고 다른곳에 추락했고 다른 그리폰 한 마리는 키세레의 갓 핸드 공격을 받고 공중에서 비틀거렸다. "키이이이잇―!" 빈틈이 제일 많게 버이는 키세레와 리카쪽으로 저공 비행해 돌진하는 그리폰에게 일행은 아무런 공격을 할수가 없었다. "으랴아아앗!!" 리오는 그리폰의 밑쪽으로 빠르게 대쉬했다. 어느샌가 그리폰의 밑으로 다가온 리 오는 그리폰의 머리를 잡고서 발을 멈췄다. 갑자기 머리를 붙잡힌 그리폰은 괴성을 토하며 땅으로 엎어졌고 그 위로 올라간 리오의 디바이너로 결국 최후를 맞이했다. "자, 마지막 한마리…?!" "꺄아악―!!" 몸이 그런대로 멀쩡한 마지막 그리폰 한마리는 누군가를 붙잡고 저편으로 날아가고 있었다. "리오! 키세레님이 붙잡혀 갔어요!" 머셀이 소리쳤다. 그러나 리오는 쉽게 떠날수가 없었다. 만약에 키세레를 구출하러 날아간다면 아이들이 위험에 처할것이 불보듯 뻔했기 때문이었다. "우리는 걱정 말아요! 키세레님이 죽을지도 모른다고요!" 리카도 안타까운듯 소리쳤다. "꺽다리! 빨리 수녀누나를 구하러 가란 말이야!!!" 리오는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젠장!" 급히 비상주문을 써 몸을 띄운 리오는 그리폰을 향해 전속력으로 날아갔다. 그러나 그리폰은 하늘을 나는 괴수중에서 톱 클래스의 스피드를 가지고 있었다. 비상 주문 만으로는 그리폰을 따라잡기란 어려운 것이었다. 리오는 다시한번 거칠게 내 뱉으 며 기를 개방했다. 오오라가 그의 몸에서 폭발적으로 분출되며 그를 가속시켜 주었 다. 그리폰을 거의 따라잡았을때 키세레는 실신했는지 아무 소리도 내지 못하고 있 었다. "이자식―!!" 리오가 그리폰의 앞을 막아서자 그리폰은 급히 멈추어 섰다. 리오의 몸에선 기가 아직도 분출되고 있었다. 타오르는듯한 그의 모습을 본 그리폰은 저항할 힘이 없다 는듯 키세레를 공중에서 그냥 놓았다. 떨어지는 키세레를 따라가던 리오는 그리폰 의 다리에서 무엇인가가 번쩍이는걸 놓치지 않고 보았다. 그러나 그것은 나중의 일 이었고 기절해 있는 키세레가 먼저였다. 그리폰을 따라잡은 스피드로 키세레를 잡 는건 간단했다. 공중에서 그녀를 받자마자 리오는 다시 아이들에게 전속력으로 돌 아갔다. 그쪽은 다행히도 아무일이 없었다. "리오!" 아이들은 리오가 착지한 쪽으로 달려왔다. 리오는 키세레를 바로 내려놓은 다음 그녀의 상태를 살펴보았다. 신체에는 아무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다. 아이들에게 그녀를 맡긴 리오는 여기 저기에서 뒹굴고 있는 그리폰의 시체를 살펴보았다. "역시…가이라스에서 나온 괴물이었군." 리오는 씁쓸히 미소를 지으며 그리폰의 다리에 붙어있는 쇠고리를 떼어냈다. 그것은 가이라스에서 자랑하는 몬스터 부대의 부대명을 나타내는 것이었다. 그리고 위에는 뚜렷하게 가이라스의 상징인 피닉스의 문장이 세겨져 있었다. 리오는 쇠장식을 움켜쥐며 중얼댔다. "날 그렇게도 막고싶은 모양인데…뜻대로 되진 않을거다!" 리오는 천천히 일행이 있는 쪽으로 걸어갔다. "바람의 정령이여, 상쾌함의 바람을 이 사람에게 심어주세요." 머셀은 간단한 정령마법을 서서 키세레의 눈을 뜨게했다. 키세레는 머리를 흔들며 차가운 땅바닥에서 몸을 일으켰다. "아…. 그리폰은?" 클루토가 다행이라는 표정을 지으며 상황을 설명해 주었다. "리오가 해치웠어요. 정말 다행이에요, 그리폰은 먹이를 잡을때 먼저 발톱으로 상 대방의 뼈를 으스러뜨린 다음 둥지로 간다고 했는데, 리오가 그 전에 당신을 구했 나봐요." "리오씨가…." 옆에 서있던 리오는 아까 얻어낸 쇠고리를 클루토에게 던지며 말했다. "야생의 그리폰이라면 잡아서 날아갈때 으스러뜨린다. 운이 좋은것 뿐이야. 우리가 싸운 그리폰들은 사육된 것이다." 클루토는 쇠고리에 쓰여있는 문구를 보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였다. 다른 이들도 마찬가지였다. "왜 가이라스에서 이런짓을 하는거죠? 어째서…. 어째서 이런일이…!" 클루토는 주먹을 꼭 쥐며 말했다. "알고 싶으면 오라는 뜻일거다. 조금 더 쉰다음 계속 가자, 알았지?" 등을 돌리며 근처를 어정어정 돌아다니는 리오의 모습을 키세레는 잠시간 바라보았 다. "마음에 안들어…. 역시." "네? 뭐가요?" 키세레는 입을 손으로 가리며 얼굴을 붉혔다. 속으로 생각한 말이 튀어나와 버린 것이었다. 키세레는 머셀을 쳐다보며 어색한 웃음을 지어 보였다. "아무것도 아니야." ----------------------------계속--- 날이 저물고 달이 중천에 떴을때, 리오 일행은 첫번째 드워프족 마을인 뉴파사에 도달할수 있었다. 그러나 정작 마을의 앞에 도착했을때 일행은 거대한 동굴이 마을 이라는 리오의 설명을 듣고서는 약간 실망한 표정을 지었다. 리오는 손을 내 저으 며 말했다. "걱정도 태산이군. 설마 볏집깔고 재워주기야 하겠어? 어서 들어가자고." 리오의 말대로 마을에 들어오자 키가 작은 드워프들은 오랬만에 온 인간들을 보고 반가이 맞이하였다. 촌장까지도 달려나올 정도였다. "아니, 아니! 손님이시라고?! 어서 오십시요! 뉴파사에 잘 오셨습니다!!" 촌장은 자신보다 약 두배는 커보이는 리오와 악수를 청했다. 리오도 반가운 표정을 지으며 그들에게 답례를 해 주었다. 촌장은 일행을 보다가 머셀을 보고서 그에게 다가왔다. "아니, 엘프족 손님까지…. 복장을 보니 숲의 엘프같은데 어떻게 잡혀가지 않았니? 다행이구나. 아, 여기서 예기할것이 아니고 저희 집으로 가시지요! 제가 직접 대접 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만 저희는 그냥 여관에…." 그때 리오가 키세레의 말을 막아서며 촌장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정중히 했다. "고맙습니다 촌장님! 촌방님의 호의를 거절하면 쓰나요, 하하하!" 촌장은 매우 유쾌한 표정으로 그들을 안내했다. 키세레는 자존심이 상한듯 리오를 계속 쏘아보았다. 하지만 그것은 키세레가 드워프족들의 예절을 잘 몰랐기에 그런 것이었다. 드워프족들은 자신들의 집에 손님을 초대하는것을 매우 좋아한다. 만약 에 그 청을 거절한다면 그들은 굉장히 난감해 하게 된다. 리오는 뒷통수를 긁으며 촌장의 집으로 들어갔다. 일행은 촌장의 안내를 받으며 자신들이 생각했던 동굴안 의 드워프족 마을과는 영 딴판인것에 새삼 놀랐다. 넓은 공간안에 다른 촌들과 다 를바 없이 꾸며논 것이다. 역시 드워프족은 재주꾼이라 생각하며 일행은 안으로 들 어섰다. 돌집이라 내부가 차가울것 같았지만 그렇지도 않았다. 난방 시설도 굉장히 잘 되어 있었다. 촌장은 자신의 부인에게 음식을 내오라고 하며 일행을 식당으로 안내했다. 촌장집 답게 넓은 탁자가 있었다. 일행과 촌장은 둘러 앉으며 여러가지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괴물들 때문에 사람들의 통행이 뜸 했는데 여러분들께선 어찌 오셨군요? 굉장히 강하신가 보죠?" 리오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아하하, 아닙니다. 운이 좋은것 뿐…." 그러나 키세레와 리오를 제외한 아이들은 엄지손가락을 펴 보이며 리오를 가리켰 다. 촌장은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역시, 체형을 봐서 비범한 인물이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기사님 이신가요?" "아, 예…. 그렇습니다." "그럼 잘 됐군요! 무기를 만들고 판매하는 제 친척이 마침 와 있습니다, 한번 보기 라도 하시지요. 여보게, 나와보게 아르만!" 리오는 아르만이라는 이름을 듣고서 낮익은 이름이라 생각했다. 일전에 라이논에서 만났던 드워프의 이름이였다. 리오는 혹시 하며 문쪽을 바라보았다. 한 드워프가 짐을 등에 지고서 걸어나왔다. "안녕하십니까? 제가 바로 아르만…어엇?! 당신은!!" "역시 당신이었군, 역시 세상은 넓고도 좁다니까." 아르만은 짐을 방 구석에 던져놓고 서둘어 리오에게 인사했다. "아, 기억해 주시고 계셨군요! 아저씨, 이분이 바로 전에 말씀드렸던 그 기사님 이 십니다." 촌장도 어렴풋이 기억이 났다. 락토레리움으로 만들어진 검을 가지고 다니는 키 큰 기사. 촌장은 머리를 치면서 리오에게 사과를 하였다. "아이고, 이거 죄송합니다. 몰라뵙고 감히 무기를 보여드린다는 말을 꺼냈으니…." "아닙니다. 그런데 아르만씨가 이곳에 사시는 드워프인줄은 몰랐습니다?" 아르만도 고개를 끄덕였다. "설마 여기서 당신을 뵙게될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습니다." "나도 마찬가지 올시다." 곧 음식이 나오고 일행과 촌장, 그리고 아르만은 식사를 시작했다. 그동안 리오는 가이라스의 일을 물어보기 시작했다. "가이라스의 왕실에서 무슨 특별한 일이 없었습니까? 요즘 사람들의 원성이 대단하 던데…." 아르만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럴겁니다. 왕이 전에없던 공포 정치를 시작 했으니까요. 다 그놈의 왕비 때문입 니다…. 그 요망한 계집이 왕비가 된 뒤부터 왕께서도 이상해 지셨으니까요." "왕비?" 일행은 처음듣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네, 가이라스 3세의 왕비이신 아라셀님이 돌아가신후 왕의 시름을 덜어드리고자 왕국에선 다시 왕비를 간택했지요. 어떻게 된건지는 몰라도 지금의 왕비인 바루나 가 뽑힌 것입니다. 그후로 숲의 엘프족들과 세상에 알려진 뛰어난 인물들을 납치 하기 시작했고 이 대륙은 숨겨진 오지가 아니면 모조리 혼란에 빠지고 말았습니다. 거기에 참지 못한 젊은이들이 일어서기 시작했지요. 다른 왕국의 사나이, 태라트를 중심으로요." 리오는 눈을 크게 떴다. 리카와 클루토도 마찬가지였다. "태라트?! 정말 태라트요?" 아르만과 촌장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고 말고요. 우리 마을에도 왔었는데요. 정말 대단한 젊은이였죠. 진취적이고, 사람들을 끌어 모으고 단결시키는 힘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를 중심으로 이 대룩 엔 큰 규모의 반란군이 결성되어 마침내 수도까지 들어갈수 있었지만…. 바루나의 직속 부하들이 그때 나타난 것이었습니다. 그들은 정말 대단한 힘을 가지고 있었 죠. 그리고 소문에는 100년전에 사라졌다는 마장기사 요우시크와 마녀 바만다라도 같이 나타났다고 합니다. 그건 어디까지나 소문이고요. 반란군은 대패하여 많은 반 란군의 중심 인물들이 붙잡혔고 태라트는 다시 행방불명이 되었습니다. 이게 3개월 전의 이야기 입니다. 아르만도 마을에 돌아와서 이 이야기를 들었지요." 리오는 요우시크와 바만다라가 살아있다는 확신을 가졌다. 생각보다 일이 훨씬 어 려워진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타르자의 일도 그렇고…. "소문에 의하면 반란군이 다시 조직되고 있다는 말을 들었습니다만, 어디서, 또 어 떻게 조직되고 있는지 아무도 알지 못한답니다. 드워프족의 젊은이들도 그들을 도 와주는것 같지만요. 아, 세상이 어떻게 될는지…." 이런 저런 예기가 끝나고 일행은 촌장이 마련해준 방에서 피로를 풀수 있게 되었다 . 방에는 깨끗한 침대가 놓여져 있었다. 마치 고급 여관을 연상시켰다. 그날 밤, 리오는 머셀과 클루토가 잠든것을 확인하고서 조용히 빠져 나왔다. 잠이 오지 않아서였다. 집안의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는데 방을 나선 키세레와 마주치게 되었다. 키세레는 리오를 보자 움찔하며 휙 돌아섰다. 리오는 맘대로 하라는듯 그 녀를 보지도 않고 지나갔다. 문 밖을 나서는 리오를 보며 키세레는 아까와는 다른 표정을 지었다. 양 손을 모으고 조용히 중얼거렸다. "역시…마음에 안드는 남자야." 다음날, 더 있다가 떠나라는 촌장의 제의를 사양하고 리오 일행은 길을 떠났다. 일 행은 한명이 더 물어 있었다. 아르만이었다. 무기 상인인 만큼 그는 무기에 대해서 아주 잘 알고 있었다. 그리고 일행에게 선물을 주었다. "머셀이라고 했니? 너에겐 이걸 주마. 엘프 사냥꾼들이 갖고싶어하는 무기중에 으 뜸인 무기지, 바람의 활이란다." 머셀은 아르만에게 은색으로 반짝이는 무기를 받았다. 여태껏 가지고 있었던 나무 활과는 차원이 달랐다. 균형이 맞아 매우 가벼웠고 시위도 탄력이 대단했다. 머셀 은 기뻐했으나 미안한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전 이만한 고가품을 받기가 좀 그런데요…죄송해서." 아르만은 자기와 키가 비슷한 머셀의 어깨를 두드리며 미소를 지었다. 나중에 커서 갚으라는 뜻이었다. 그리고 키세레와 클루토에게는 라이트 스탭을 주었다. 빛의 힘을 가진 지팡이여서 언데드 계열의 상대에게는 최고라는 것이고 장비한 자의 마 력을 올려주기까지 한다는 고급 지팡이였다. 리카에겐 검을 주려고 했지만 그녀가 가진 룬 블레이드를 보고서 다른것을 주었다. 바로 리본이었다. "에? 이게 뭐야 난장이 아저씨?" 그 리본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판단력이 흐려지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아르만은 말했 으나 그것은 그냥 상쾌함을 주는 리소폰이란 섬유로 만들어진 리본이었다. 리카는 좋다는듯 그 리본으로 머리를 묶었다. 아르만은 리오에겐 장비가 필요 없을것 같다 고 말했다. 리오도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나 아르만은 맨손인 그에게 장갑을 주었 다. 검은색의 가죽 장갑이었다. 땀에 의해 검이 손에서 미끌어지는것을 방지하지 위해 특수한 소재로 만들어진 것이었다. 리오는 고맙다고 말하며 그 장갑을 착용 하고 손가락을 움직여 보았다. 낀 느낌이 오지 않을 정도로 편안했다. 리오도 매우 마음에 들어했다. 아르만 자신은 화이어 브레이커란 대형 도끼를 장비했다. 불의 힘이 머금어져 있는 드워프족이 만든 예술품이라고 침을 아끼지 않으며 자랑했다. 갑옷도 두꺼운 중형 갑옷을 장비하고 있어서 둔해 보이기까지 했으나 아르만 자신 은 그런걸 별로 느끼지 못한다고 한다. 선천적인 드워프의 강인한 체력이었다. 그는 리오와 함께 드워프 족장이 있는 다섯번째 마을까지만 가겠다고 했다. 그러나 그 드워프 젊은이의 마음이 언제 바뀔지는 아무도 모르는 것이었다. 리오와 그 일행은 계속해서 다음 마을로 향하고 있었다. 매서운 바람이 그들을 감 싸 안았다. -------------------계속--- 두개의 마을을 거치며 리오 일행은 수십마리에 달하는 괴물들을 물리치고 있었다. 육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리오와 아르만을 제외한 나머지 사람들은 매우 지쳐 있 었고 물품도 떨어졌으며 키세레의 마법력도 거의 떨어져 있어서 그야말로 최악의 상 황이었다. "제길…. 운동좀 해 둘것이지. 아르만, 자네는 어때?" 아르만은 프키라스의 뿌리를 동료들에게 나누어 주고 있었다. 칼로리가 높아 식량 대용으론 그만이었으나 지금의 동료들의 상황은 그런것이 눈에 보이지 않았다. "아, 괜찮아요. 리오도 체력이 대단하네요, 전투의 대부분을 혼자 처리하면서도 지 친 기색이 보이지 않으니 말이에요." 리오는 웃어 보이며 주위를 둘러 보았다. 그러나 보이는 것은 산 뿐, 그 이외엔 아 무것도 보이지가 않았다. 클루토와 리카, 그리고 머셀은 거의 쓰러지다시피 하고 있었으며 키세레도 앉아는 있었지만 생기가 없는 표정이었다. 그야말로 난감했다. "아르만, 다음 마을까지는 얼마나 걸리나?" "반나절 이상은 걸어야 합니다. 그것도 앞에 괴물들이 없었을때의 예기지요. 정말 저도 난감하군요, 괴물들이 들판에서 흔히 볼수있는 슬라임이나 코볼트 따위가 아 닌 거대 괴수들 뿐이에요. 이 고원엔 원래 괴물이란 있지가 않은데 말이죠. 도대체 가이라스에선 무엇을 노리고 있는지…." 우리들 이겠지. 리오는 그렇게 대답하고 싶었다. 리오는 몸을 일으켰다. "자, 친구들, 반나절이다. 반나절만 걸으면 돼." 일행은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키세레가 일어나지 않자 머셀이 그녀의 어깨를 흔들 었다. 잠시 잠이든 모양이었다. 키세레는 자신의 모자를 벗고 약간 헝클어진 머리 를 쓸어 올린뒤 모자를 다시 썼다. "아르만은 이제부터 뒤를 맡아줘. 앞열은 내가 맡지. 그리고 나머지 사람들은 괴물 이 나타나면 키세레를 중심으로 뭉쳐있어. 아무것도 하지 말고, 알겠지?" 클루토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리오를 쳐다보았다. "하지만 리오와 오르만 둘이서 어떻게 괴물들을 막아내려고…!" 리오는 윙크를 하며 클루토에게 말했다. "나머지 사람들은 나와 오르만을 응원만 해 주면 돼." 리오는 다시 걷기 시작했다. 그러나 전투의 여신은 그들을 놓아주지 않았다. 한시 간 가량 걸었을때 또다시 땅이 울리기 시작했다. 쿠웅. 길에 거대한 발이 나타났다. 철로 만들어진, 그것도 한둘이 아니었다. 일곱마리의 거대한 고램들이 일행의 앞을 다시금 막아서고 있었다. 클루토와 리카, 머셀은 그 자리에 주저 앉았다. 희망이 없다는듯 고개를 숙이고서…. 키세레도 무릎을 꿇고 기도를 하기 시작했다. 아르만도 도끼를 고쳐 잡으며 피식 웃었다. "리오씨, 만나서 정말 반가웠어요. 그리고 모두들…." 아르만은 다음말을 잊기위해 침을 꿀꺽 삼켰다. "조금 있다가 다시 만날수 있겠죠? 후후후…." 리오는 앞에서 한발한발 다가오는 고램들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뒤에서 삶을 포기 한듯한 표정을 짓고있는 다섯명을 돌아보았다. 그리고 나서 천천히 디바이너를 뽑 아 들었다. "훗, 살기 싫단말이야 모두들? 날 믿지 못한단 말이야!!" 리오는 노기가 어린 목소리로 그들을 향해 소리쳤다. "당신은…최선을 다해 주었어요. 하지만 어쩔수 없잖아요…." 리오는 자신에게 말하고 있는 키세레를 바라보았다. 그녀의 눈엔 반짝이는 것이 어 느샌가 나와 있었다. 그리고 뺨을타고 곧 흘러내렸다. 이와 같은 상황이 언젠가 한번 있었던것 같았다. 언제 였더라…? 자신의 앞에서 수 정으로 변해가며 비슷한 말을 한 누군가가 리오의 머릿속에 떠올랐다. 그리고 그전 에 한번 더 있었던것 같았다…. 수정으로 변한 그녀와 얼굴이 똑같이 생긴 또 한 명. 그녀는 피를 흘려가며 리오에게 마지막으로 그 말을 했었다. `어쩔수 없잖아요.' 리오는 왼팔을 부르르 떨면서 천천히 굽혔다. 그리고 나서 하늘을 향해 소리쳤다. "뭐가 어쩔수가 없단말이야아―!!" "자아, 전하. 여기를 보세요. 또다시 몇명의 사람들이 죽음의 두려움에 떨고 있습 니다. 이번의 사람들은 꽤 많이 다가왔는데요?" 검은색의 화사한 드래스를 입고있는 여자가 의자에 앉아있는 가이라스 3세를 불렀 다. 가이라스 국왕은 아무말 없이 그녀의 곁으로 다가왔다. 여인은 국왕의 어깨에 가녀린 팔을 두르며 국왕과 같이 일곱마리의 고램앞에 서있는 사람들을 지켜 보았 다. 그녀는 요염한 목소리로 국왕에게 속삭였다. "어떠세요 전하? 즐겁지 않으세요?" 국왕은 얼어붙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의지가 전혀 담기지 않은 목소리였다. "즐겁구만…." 검은 드레스의 여인은 국왕의 볼에 키스했다. 주름진 국왕의 볼이 씰룩거렸다. "말로만요 전하?" 가이라스 3세는 씨익 미소를 지었다. 그러나 그의 눈은 웃고있지 않았다. "좋아요 전하. 자 이제 같이 지켜봐요. 저들이 죽어가는 모습을 말이에요." 수정구를 바라본 여인의, 눈은 잠시후 크게 커졌다. 사람들중 누군가가 엄청난 에 너지를 방출하기 시작해서였다. "아니, 이것은…?" 리오는 일행을 바라보았다. 그의 눈이 잠깐 번쩍이자 일행은 모조리 의식을 잃고 땅에 쓰러졌다. 다시 고램에게 시선을 고정한 리오는 디바이너를 자신의 앞에 꽂았 다. 그리고 나서 다리를 넓게 벌리고 양팔을 굽혀 허리에 가까이 했다. "크아아아앗!" 리오의 기합성이 터져 나오자 그의 몸안에 축적되어 있던 기와 에너지가 폭발적으 로 방출되기 시작했다. 산지가 진동을 했고 주위의 대기가 흐름을 멈췄다. 리오의 몸 주위엔 강렬한 에너지 스파크가 일었고 주위의 잔 돌들은 모조리 밀려났다. 리오의 눈은 적색으로 빛을 뿜고 있었다. 그는 디바이너에 오른손을 가져갔다. "내 동료들을 너희들의 깡통발 밑에 채이게 할수는 없지. 너희들은 의식이 없는것 을 행운으로 여겨야 한다…!" 디바이너를 뽑자 기가 검에 흐르기 시작했다. 에너지가 주체를 못하고 넘쳐 땅에 흘러 내렸다. 땅은 에너지에 습기를 완전히 잃은듯 쫙 소리를 내며 갈라지고 터졌 다. "덤벼봐라 무쇠머리들, 완전히 고철로 만들어 줄테니!!" 구워어어어! 아이언 고램들은 자신들의 무쇠주먹을 리오를 향해 휘둘렀다. 그러나 리오는 피하 지 않았다. 떠엉! 산도 열흘이면 부순다는 아이언 고램의 무쇠주먹이 리오의 손에서 그대로 멈췄다. 리오는 기가 흐르고 있는 디바이너로 고램의 오른팔을 향해 검을 휘둘렀다. 거대한 에너지의 검날이 고램의 오른쪽 팔을 반쯤 잘라 놓았다. 아마도 돌 고램 이었으면 팔이 날아가고도 남았을 것이다. "타아앗!!" 리오는 몸을 고램의 몸 위로 날리며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검을 휘둘러 나갔다 . 공격을 받은 고램의 양 팔이 완전히 땅에 떨어졌고 리오는 고램의 머리위에서 기합성을 질렀다. "낙월참(落月斬)―!!" 그는 고램의 머리부터 사타구니까지 디바이너로 내려 그었다. 고램의 움직임은 잠 시간 멈추었고 곧 굉음을 내며 고램의 거대한 철제 몸체는 정확히 양분이 되었다. 구오오오오!! 아이언 고램 여섯마리는 눈을 번뜩이며 한꺼번에 주먹을 휘두르기 시작했다. 그들 빗나간 주먹은 주위의 돌산들을 철저히 파괴했다. 그리고 주먹 한발이 빗나갈때 마 다 고램의 몸은 디바이너에 의해 그어졌다. "아니…. 어떻게 이런 인간이 존재할수가…? 타르자님도 이것만은 말씀 안하셨는 데…?" 수정구를 바라보고 있는 그 여인의 얼굴엔 경악이 깃들어져 있었다. 십여가론(십여 미터)에 이르는 철제 고램들이 2가론(2미터)가 채 안되는 한사람의 인간에게 묵사 발이 되고 있는 광경을 본 어떤 인간이라도 그 표정을 지을것은 당연했다. "이 남자…. 정말로 강한데? 후훗…." 그녀의 표정은 경악을 뛰어넘어 있었다. 수정구 안에 비춰지고 있는 사람의 힘에 점차 매료되고 있는 것이었다. 벌써 고램의 수는 둘로 줄어 있었다. "없어져 버렷―!!" 리오는 검기를 폭발시키며 고램의 몸을 세로로 그어 내렸다. 거대한 검광이 고램의 몸을 휩쌌고 곧 철이 녹는 냄새와 함께 두조각의 대형 철덩이가 땅으로 쓰러졌다. 왼팔을 잃은 고램이 마지막 이었다. 리오는 자신이 있다는듯 검을 두손으로 부여 잡았다. "이제 마지막인가? …어라?!" 리오는 갑자기 바닥에 털썩 주저 앉았다. 짧은 시간안에 기의 소모가 극한에 이르 렀기 때문에 오는 일종의 탈진상태 였다. 검에 의지하여 겨우 일어나고 있는 리오 에게 기회를 줄 고램은 아니었다. 어느새 고램의 오른발이 리오의 머리위에 있었다 . 리오는 온 힘을 다해 디바이너로 지면을 찍었다. 그 힘으로 리오는 고램의 처음 공격을 피할수 있었으나 그 기회는 한번 뿐이었다. 다시금 발을 드는 고램의 모습 이 리오의 시선에 들어왔다. "…이대로 개죽음 당할수는 없다!" 리오는 혼신의 힘을 다하여 오른손 검지 손가락으로 디바이너 검신의 중앙에 있는 검은색 선을 내리 그었다. 그러자 검은색의 선이 찬란한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끝까지 가주마, 봉인 해제! 세인트 디바이너!!" 디바이너의 보라색 검신이 반으로 갈라지며 땅에 떨어져 내렸다. 그리고 손잡이 부 분에는 검신을 고정하고 있던 뾰족한 부분이 튀어나와 있었다. 그리고 곧 그 뾰족 한 부분이 또다시 반으로 갈라지며 그곳으로 부터 흰색의 빛이 뿜어져 나와 리오 의 몸을 감쌌다. 세인트 디바이너(Saint Diviner), 별칭은 주신의 단두대. ------------------------------계속--- 거대한 빛의 기둥이 고램의 몸을 뚫고 하늘로 치솟았다. 고램의 몸은 이미 분자단 위로 분해되어 사라져 가고 있었다. 빛이 치솟은 부분에선 흰색으로 찬란히 빛나는 새인트 디바이너를 들고있는 리오가 우뚝 서 있었다. 세인트 디바이너의 성력(聖力)을 몸에 받아들여 고램을 없앨수 있 었던 것이었다. 세인트 디바이너의 날은 다시 빛으로 화하여 사라졌고 벌어졌던 뾰 족한 물체는 원래대로 돌아왔다. 그리고 원래 보라색 디바이너의 날이 다시 합해지 며 디바이너는 처음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리오는 지친눈으로 동료들을 돌아 보았 다. 모두 무사했다. "제기랄…." 리오는 눈앞이 캄캄해짐을 느꼈다. 디바이너에 다시한번 의지하여 쓰러지는것을 막 으려 했으나 그럴힘 조차 없었다. 몸의 감각이 둔화되어 왔다. 손 끝에 느껴지는 땅의 차가운 감촉도 무디어 졌다. 바람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수정구슬을 바라보던 검은 드레스의 여인은 차가운 미소를 지어 보였다. "정말 멋진남자야, 호호호…. 자신의 모든것을 불태우며 동료들을 지키다니…. 어 쩐지 다시 만날것 같은 생각이 들지 않나요 전하?" 가이라스 국왕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표정은 하나도 변함이 없었다. 그 여인은 수정구슬을 문질었다. 수정구슬에 비춰지던 광경이 투명함으로 변해갔 다. 가이라스 3세는 다시 옥좌로 돌아가 앉았고 여인은 여전히 미소를 띄우며 구슬 을 옷장속에 넣었다. "후우…." 바이칼은 옥조에서 나오며 상쾌한듯 한숨을 쉬었다. 그의 주위에 있던 남자 신하가 그에게 큰 수건을 건내 주었다. 수건으로 몸의 물기를 닦아낸 바이칼은 간단한 옷 을 입으며 욕실을 나섰다. 욕실의 문 앞에는 하얀 수염을 허리 아래까지 기르고 있 는 노인이 서 있었다. 바이칼은 노인을 보고 고개를 약간 숙이며 인사를 했다. 노 인은 허리를 깁숙히 굽히며 예를 갖추었다. "바이칼님, 블루 드래곤족 한명이 알현을 청하고 있습니다." 바이칼은 귀찮다는듯 손을 내 저었다. "할아범이 알아서 처리하면 안되나요? 오랫만에 궁에서 목욕을 해 기분이 상쾌한데 말입니다." 노인은 허허 웃으며 말했다. "리오님의 말을 전하러 왔다고 합니다만…." 바이칼은 리오란 이름을 듣자마자 아직도 물기가 남아있는 머리를 마구 긁었다. "또 그녀석이야! 그 블루 드래곤은 어디있소!" 알현실에서는 푸른 갑옷을 입은 한 사나이가 한쪽 무릎을 땅에 굽힌체 바이칼을 기 다리고 있었다. 조금후 바이칼이 알현실에 들어오자 그는 일어서며 바이칼에게 예 를 갖추었다. "블루 드래곤족 제 243연대장 퍼블·아이락 입니다. 리오 스나이퍼님의 전갈을 받 고 용제님의 알현을 청했습니다. 실례를 용서해 주십시오." 절도있는 그의 모습을 보고 바이칼은 편히 하라는 손짓을 해 보였다. "그래, 내용이 뭐냐." 퍼블은 리오의 말을 그대로 바이칼에게 전해 주었다. 바이칼은 턱을 괴고서 그 이 야기를 다 들은후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볼일은 다 끝났나?" "예!" "그럼 가봐라. 수고했다." 퍼블은 경례를 한 후에 뒤로 돌아 알현실을 나섰다. 조금 생각하던 바이칼은 옆에 서있던 노인에게 말했다. "내가 가져온 수정상은 이상없죠?" "예, 바이칼님이 가져오신 그대로 빛이 비춰지는 곳에 보관하고 있습니다." 바이칼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드래곤 슬레이어를 가져와요. 지상에 내려가봐야 하겠어요." 노인은 여전히 부드러운 미소를 띄우고 바이칼의 명에 따랐다. "빌어먹을 얼간이 녀석…." 바이칼은 중얼거리며 자신의 방으로 향했다. 감각이 되살아나고 있었다. 손끝이 움직였다. 의식도 돌아와 있었다. 리오는 눈을 번쩍 떴다. 얼마만큼 했빛을 못보았는지는 몰라도 불빛에 눈이 부셔왔다. 또렷해진 그의 눈에 처음 비춰진 것은 무표정의 키세레였다. 리오는 몸을 일으켰다. "여기는…?" 클루토와 머셀, 그리고 리카는 리오가 몸을 일으키자 와 하며 리오에게 달려들었다 . 리오는 무슨 영분인지 모르겠다는듯 한 표정을 지으며 아이들을 다독거려 주었다 . 아르만도 다행이라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안심하세요, 여기는 드워프족의 제 4 마을입니다. 저희가 눈을 떴을때 제 동료들 이 저희들을 여기까지 보호해 주었더군요. 그리고 리오님은 하루만에 의식을 찾으 셨답니다. 그리고…." 아르만은 다음말을 하기 전에 키세레의 눈치를 보았다. "…아닙니다. 의식을 찾으셔서 정말 다행입니다." 클루토는 눈물을 닦으며 기쁨에 겨운듯 소리쳤다. "역시 리오는 세상에서 제일 강해요! 아이언 고램 일곱마리를 단 혼자서 쓰러뜨리 다니 말이에요!" 머셀과 리카도 고개를 끄덕였다. 키세레는 수건으로 손을 닦은후 조용히 몸을 돌려 방을 나섰다. 리오는 아무말도 하지않고 키세레의 뒷모습을 잠깐 바라보았다. "으음, 배가 고픈데 뭐 먹을것 없나, 아르만?" 아르만은 미소를 지으며 방을 빠져 나갔다. "조금만 기다리세요, 금방 최고급의 요리를 해 드릴테니까요!" 방을 빠져나간 아르만은 집의 밖에서 키세레가 손을 모으고 기도하는 것을 볼수 있 었다. 그녀의 표정은 아까와는 달리 매우 다행스런 표정이었다. 아르만은 잡다하게 생각을 하며 어디론가 뛰었다. 어느새 리오는 침대에서 일어나 몸을 풀고 있었다. 이곳 저곳이 뻑적지근 했다. 기 가 많이 소모 되었을때 생기는 피로였다. "리오, 정말로 괜찮아요?" 클루토는 믿겨지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리오를 바라보고 있었다. 의식을 잃고 탈진 상태에 빠져있던 리오가 하루만에 정상으로 돌아왔다는건 이해할수 없는 일이었다. "괜찮다니까. 그보다 너희들은 어떠냐?" 셋은 모두 건강한 모습이었다. "피곤에 지친것 뿐이에요. 먹고 자니까 회복 되더라고요." 머셀은 양손을 뒤통수에 손을 얹으며 말했다. 리오는 미소를 지으며 셋을 토닥거렸 다. 다음날, 리오는 마을에서 출발하자고 일행에게 말했다. 그러나 세명의 아이들이 극 구 반대를 했다. 조금이라도 더 휴식을 취해야 장기간을 걸을수 있다는 주장이었다 . 결국 리오도 두손을 들었고 일행은 하루 더 마을에 머물수 있었다. "자, 얘들아. 내가 마을구경을 시켜줄까?" 셋은 매우 기쁜 표정을 지었다. "예!" 아르만은 이구동성으로 대답한 아이들을 데리고 여관방을 빠져 나갔다. 리오는 혼 자서 넓은 여관방을 지키는 꼴이 되었다. 의자에 길게 앉은 리오는 천장을 보면서 한숨을 쉬었다. "…심심한데…?" 한참을 천장만 들여다 보고 있는동안 키세레가 방으로 들어왔다. "예들아, 뭐하니…. 아!" 키세레는 방안에 리오혼자 있는것을 보고 가만히 서 있었다. 리오는 눈썹을 올리며 그녀를 흘끔 보았다. "……." "시, 실례했어요." 키세레는 방문을 닫고 다시 나갔다. 리오는 눈을 감았다. 짜증난다는 표정을 지었 다. "쳇, 빌어먹을." 키세레는 다시 자신의 방으로 돌아왔다. 가슴에 손을 얹었다. 아직도 두근거렸다. "왜이러지, 내가?" 키세레는 침대위에 털썩 쓰러졌다. 엎드린체 그녀는 눈을 감고 이리저리 생각했다. `어째서 내가 그런 남자를 간호해 주었지….' 키세레는 기억하고 있었다. 힘없이 쓰러져 삶을 포기하고 있던 일행을 보며 안타까 운듯 소리치던 그의 처절한 모습을…. 그리고 리오는 무슨방법을 썼는지는 몰라도 일행의 생명을 결국에는 구해내었다. 여러가지 생각이 그의 모습과 겹쳐졌다. "마음에 안들어…." 오후가 되자 아르만과 구경을 갔던 아이들이 돌아왔다. "다녀왔어요!" 명랑하게 인사하고 돌아온 아이들에게 리오는 손을 흔들어 주었다. 덤덤히 손만 흔 들어 보인 리오에게 리카는 심통이 났는지 들고있던 사탕을 리오에게 집어 던졌다. "이봐! 사람은 봐 줘야할거 아니야!!" 리오는 날아오는 사탕의 손잡이를 잡아 리카에게 다시 돌려주었다. "힘들다 힘들어…. 그래, 물품은 사왔니 클루토?" 클루토는 불룩한 배낭을 들어 보였다. "예, 준비했어요 리오." "좋아, 그럼 내일은 반드시 출발한다, 알았지?" 몇시간 후 저녁식사를 마친 일행은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오랫동안 자는것이 나쁠 지는 몰라도 여행하는 사람들에겐 더없이 달콤한 피로 회복제였다. 내일 또다시 괴 물들이 자신들의 앞을 막을지도 모른다. 그래도 그들은 결코 패하지 않는다는 신념 을 가지고 있었다. 어떠한 상황에도 굴하지 않는 사나이가 자신들을 지켜주기 때문 이었다. 3-3장 슈와 함께 어떤 숲속을 걷고있던 지크는 숲에 들어올때 부터 인상을 쓰고 있었다. 슈는 그에게 기분나쁜 일이 있나 생각하고 아무말도 걸지 않았다. "젊은누나…. 이 숲에 온적이 있나요?" 지크는 표정을 바꾸지 않고 그녀에개 조용히 물었다. 슈는 무슨 영문인가 하고 그 를 돌아보았다. "예…. 한번요." 지크는 고개를 자기쪽으로 한 슈에게 앞을 보라는 신호를 했다. "이 숲에 원숭이들이 살고 있어요?" 슈는 앞을 본 체 대답했다. "아니요, 원숭이들은 살지 않아요." 파악! 슈의 대답을 듣자마자 지크는 오른손으로 열의 고목나무를 후려쳤다. "크윽―!" 지크의 목소리가 아니었다. 그렇다고 슈의 목소리는 더더욱 아니었다. 지크는 움쑥 들어간 고목나무에서 손을 뗐다. 그러자 뚫어진 나무껍질을 안고서 검 은 복장을 하고있는 사나이가 피를 토하며 쓰러졌다. 슈도 그제서야 등에있는 전투 나이프에 손을 가져갔다. 지크도 무명도에 손을 가져가며 씨익 웃었다. "환영인판데, 맞춰서 성대하게 대접해 주지!" ------------------계속--- "여기서 기다려요." 지크는 말만을 남기고 슛 소리와 함께 잔상을 남기며 어디론가 사라졌다. "어디가요!" 그와 동시에 슈의 눈앞엔 사람의 팔뚝이 떨어졌다. 순간적으로 잘려서 그런지 잠시 꿈틀거리다 곧 멈췄다. "크아아악―!!" 비명소리가 숲을 뒤흔들었고 곧 토막난 사람의 몸이 나무 아래에서 떨어졌다. 지크 가 아닌건 확실했다. 적어도 그의 복장은 아니었으니까. "이런…! 저 여자라도 죽이잣!!" 슈의 바로 위에서 사나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러나 슈도 호장이라 불릴만큼의 실력을 가지고 있었다. 위에서 짧은 검을 수직으로 내리고 공격해 오는 검은 복장 의 사나이들에게 반격을 선사했다. 순간적인 반격에 그들은 놀란체로 목을 날려야 만 했다. 슈의 전투 나이프 [레반스]가 오랬만에 피로 목욕을 하기 시작했다. 세명 의 암살자들이 나무위에서 내려 슈에게 달려오기 시작했다. 슈에게 왼팔을 잃은 사 나이가 몸으로 슈를 감싸며 그들의 공격을 도와주었다. 슈는 몸에 힘을 가하며 그 사나이를 떼어놓으려 했으나 결코 떨어지려하지 않았다. 세명의 암살자들은 동료의 복수에 눈이 벌개져 있었다. 슈슉! 몇개의 잔상이 달려오는 사나이들의 사이에 스쳐갔다. 그리고 무명도를 뒤로 돌려 들고 한쪽 무릎을 굽힌 지크의 모습이 바람소리와 함께 나타났다. 세 사나이는 동 작을 멈췄다. "몽환잔영인(夢幻殘影刃)―." 푸푸풋―! 지크가 일어서며 검을 집어넣자 절묘한 타이밍으로 세 사나이의 몸은 순식간에 고 깃덩이가 되어 땅에 떨어졌다. 그 장면을 허망하게 보고있던 사나이의 빈틈을 노린 슈는 팔꿈치로 사나이의 늑골을 강타했다. 몸이 자유로워진 슈는 나이프를 사나이 의 목에 가져갔다. "자, 누가 시킨 일인지 말하시지, 안그러면 재미 없을줄 알아." 그러나 사나이는 침묵을 지켰다. 지크는 슈에게 잠시 비키라고 말했다. 지크는 사 나이의 눈을 본후 말했다. "네가 말하지 않아도 알게되니 걱정마라." 파직! 슈는 지크가 사나이의 안면급소를 가격해 즉사시키는걸 보고서 깜짝 놀랐다. "아니, 물을것이 많은데 죽이면…!" 지크는 걱정 말라는듯 손가락을 내 저었다. "어차피 말 안할거요. 그리고 자결하려고 했는데요 뭘. 자, 계속 갑시다." 슈는 아무말 않고 지크와 함께 숲을 계속 걸어나갔다. 처음 숲에 들어올때와는 달 리 슈도 무척 긴장하고 있었다. 숲의 깊은 곳으로 들어가면 들어갈수록 긴장감은 더했다. 눈을 이리저리 굴리며 주위를 살피던 지크가 갑자기 멈춰섰다. 거대한 홈이 패여있는 아름들이 나무의 앞이였다. 슈는 목소리를 최대한 죽이고서 지크에 게 다가갔다. "왜그러죠? 또 암살자 인가요?" 지크는 나무를 둘러보았다. 그리고선 그도 믿을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이상한데요? 왜 나무안에서 비명소리가 들려오죠?" "네?!" 슈는 깜짝 놀랐다. 그리고 나서 그녀또한 나무를 살펴보기 시작했다. 그것은 바로 숲에사는 엘프의 마을로 들어가는 입구였던 것이었다. 하지만 자신도 듣지 못한 소리를 엘프가 아닌 사람이 들었다는건 신기한 일이 아닐수 없었다. "진짜로 들리나요?" 지크는 고개를 끄덕였다. 슈는 잠시 망설이다 결심한듯 지크에게 물러서라고 말했 다. "아무에게도 예기하면 안돼요, 알았죠?" 지크는 다시 끄덕였다. 그러나 슈는 확실한 대답을 듣고싶어 했다. "알았어요, 약속할께요." 슈는 곧바로 손을 모으고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엘프어 였다. 지크는 멍청히 그녀 가 하는일을 지켜보고만 있었다. 잠시후, 나무의 패인 부분에서 빛이나기 시작했 다. 그러자 지크의 귀에 들리던 비명이 이번에는 슈의 귀에도 들리는 것이었다. "저런!" 지크는 무명도에 손을 가져간채 빛속을 향해 뛰어 들어갔다. 슈도 곧 따라 들어갔 다. 그곳에선 대 살육의 현장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엘프의 시체들이 즐비하 게 흩어져 있었다. 피비릿내가 둘의 코를 자극했다. 지크는 앞으로 계속 달려나갔 다. 그곳에는 검은 갑옷을 걸친 사나이가 엘프 노파의 멱살을 잡고 무어라고 외쳐 대고 있었다. 그러나 노파는 입을 굳게 다물었다. 검은 투구 사이로 보이는 붉은색 의 눈이 강한 살기를 내 뿜었다. 슈는 그 모습에 등골이 서늘해 짐을 느꼈다. 리오 와 검으로 대결할수 있는 몇 안되는 사람중에 하나인 마장기사 요우시크였기 때문 이었다. `하지만 그는 죽었을텐데…?' "멈춰라!" 지크와 슈가 나타나자 요우시크와 그를 엘프마을까지 안내한 다크 엘프의 눈이 의 외라는듯 커졌다. 그리고 엘프들은 갑자기 나타난 두명의 사람들에게 일말의 희망 을 가지기 시작했다. "슈! 슈 누나!" 엘프들 사이에서 슈를 부르는 소리가 튀어나오자 슈는 그쪽을 바라보았다. 퍼니오 드에서 해어진 꼬마도둑 티퍼였다. "리, 리오는?" 티퍼는 슈가 왔으니 리오도 당연히 왔을거라 생각했으나 옆에 서있는 장신의 남자 는 불행하게도 리오가 아니었다. 티퍼는 약간 실망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쳇…. 운이 좋구나… 엘프들…. 그러나 불행히도 나를 상대할만한… 녀석은 오지 않은것 같은데…." 지크의 이마에 푸른 힘줄이 솟았다. "슈, 주민들을 보호해 줘요. 난 저녀석의 입버릇을 고쳐줘야 되겠어요." 손을 꺾으며 자신에게 다가오는 지크를 보고 요우시크는 나지막하게 조소했다. "후후후후…. 얼굴만 리오와 비슷하다고 나랑 싸울수 있을것 같나…." 파앙―! 차가운 금속성의 소리가 마을에 울려 퍼졌다. 지크의 손에는 어느새 무명도가 들려 있었고 요우시크의 손에도 로제바인이 들려 있었다. 음속에 가까운 요우시크의 기 습이 실패한 것이었다. "우웃…?!" 요우시크는 로제바인을 고쳐잡고 자세를 취했다. 쉬운 상대가 결코 아니라고 그의 정신이 소리쳤다. 지크도 자세를 취하며 씨익 웃어보였다. "그녀석과는 확실히 틀릴꺼다 깡통 머리." 주민들은 멀찌감치 물러섰다. 팽팽히 감도는 긴장감에 아이들은 울음을 터뜨렸다. 두 사람은 아무런 행동도 취하지 않은체 서로를 노려보고만 있었다. 기의 대결이었 다. 잠시후 지크는 코웃음을 치며 자세를 바꿨다. "풋, 별거 아니잖아?" "!!" 자극을 받은 요우시크는 거칠게 파고들며 선재공격을 가했다. 무기의 내구성은 눈 으로 보기엔 로제바인이 훨씬 강해보인다. 두터운 대검이기 때문에 당연할것이다. 그러나 무명도의 내구력은 리오의 디바이너와 맞먹는다. 물질계의 물건이 아닌 이 우도 있겠지만 검과 도의 제조방법 차이 때문이었다. 그러나 요우시크는 그것을 모 르고 있었다. 수직으로 검을 강하게 내리치며 공격을 하고있는 요우시크의 목적은 무기의 파괴였다. 상대방의 피를 빨아들이는 로제바인의 특성을 살리기 위한 전법 의 하나였다. 그러나 요우시크는 계산착오를 깨닫게 된다. 파앙―! 다시한번 소리가 울려 퍼지고 요우시크의 머리속엔 `아뿔사'라는 단어가 맴돌았다. 온힘을 다해 내려친 상대방의 무기는 흠 하나 가지않고 들려있었다. 다시 검을 되 돌리려 했으나 때는 이미 늦어있었다. 요우시크의 몸 주위로 지크의 잔영이 몇번을 오고갔다. 다시 나타난 지크는 칼을 다시 집어 넣으며 요우시크를 돌아보았다. "물질계에서 세번째로 빠른 나의 공격이다. 후훗…." 파파파팡―! 요우시크의 온몸을 덥고있는 마장갑에서 무수한 불똥이 튀겼다. 그것이 끝나자 요 우시크의 왼쪽팔과 오른쪽 다리가 몸에서 떨어져 나갔다. 허리도 끊겨져 나갔다. 보통사람 같으면 참혹한 광경이 벌어졌을 것이지만 피는 한방울도 떨어지지 않았다 . 지크는 이상하게 생각하고 계속 자세를 취했다. "리오녀석과…. 다를바가 없는 괴물이구나 너도…!!" 요우시크의 몸은 외다리로 서 있었다. 왼팔과 오른다리가 놀랍게도 다시 달라붙었 다. 그리고 나서 금이간 그의 갑옷 사이로 검은색의 연기같은 마투기가 뿜어져 나 오기 사작했다. "뭐, 뭐야 이건?!" 지크도 믿을수 없다는 표정이었다. 요우시크의 눈이 다시금 빛을 뿜기 시작했다. "나는 결코… 죽지않는다! 후하하하하…!!" 한참 둘의 전투를 지켜보던 슈는 시야가 허전함을 느꼈다. 누군가가 없다…, 마을 에 있던 사람들중 하나가 없다…. 불안한 느낌을 받은 슈는 이리저리 둘러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들려오는 비명소리 에 허무감을 느껴야만 했다. "꺄아악―!!" 귀에 익은 비명소리였다. 티퍼도 아차한듯 고개를 돌렸다. "이리프!!" 다크엘프가 몸을 숨기고 마을을 샅샅이 뒤져 이리프를 찾아낸 것이었다. 티퍼를 따 라 이리프가 있던 집으로 달려가본 슈 였지만 이미 때는 늦어있었다. "슈, 티퍼!" 다크 엘프에게 손을 결박당한체 마법진으로 밀려 들어간 이리프의 모습은 빛과함께 어디론가 사라져 갔다. 다크 엘프도 따라 들어가려고 했으나 날아온 슈의 전투 나 이프에 심장을 꽤뚫려 즉사하고 말았다. 저주받은 피를 흘리며 쓰러진 다크 엘프를 바라보며 티퍼는 땅을치며 절규했다. "이럴수가, 아버지도, 아주머니도 다 살아나셨는데 이럴수가! 누나―!!" 슈는 아무말도 할수가 없었다. 진작에 다크 엘프를 봐 두었으면 이런일은 없었을것 이라고 슈는 자책했다. "뭐지?!" 들려온 여자의 비명소리와 다크 엘프의 비명소리를 들은 지크는 고개를 돌렸다. "성공한것 같군, 푸훗…." 요우시크는 로제바인을 거두었다. 그리고 나서 공간이동석을 꺼내어 공간의 문을 열었다. "이자식! 어딜 도망가느냐!!" 지크는 무명도를 게세게 휘둘렀다. 요우시크의 육체가 또한번 세로로 잘려 나갔다. 그러나 요우시크의 웃음은 끊이지 않았다. "후하하하…. 난 죽지 않는다! 하하하…!" 공간의 문이 닫히고 요우시크의 모습은 마을에서 완전히 사라졌다. 지크는 무명도 를 허망하게 든 체 요우시크가 사라진곳을 분노어린 눈으로 쳐다보았다. 분노에 겨 워 오른손에 힘을 주었다. 푸른색 스파크―기전력(氣電力)이 파지직 소리를 내며 팔뚝에 흘렀다. "날 우습게 보다니…!!" -------------------------------------계속--- 슈는 이리프의 어머니, 그리고 티퍼의 아버지와 예기를 나누고 있었다. 이리프 어 머니의 눈에선 눈물이 마르지가 않았다. 지크는 바지 주머니에 손을 넣고서 집안을 이리저리 돌아다닐 뿐이었다. "그애가…엔션티드 엘프라고요?!" 이리프 어머니는 고개만 끄덕거릴 뿐이었다. 초 마력을 잠재하고 있는 엘프…. 만 약에 악의 세력이라면 그보다 더 큰 문제는 없는 존재이다. "그애 에게도 알려주지 않은 내용인데…. 역시 이런일을 당하게 되는군요. 불쌍한 이리프…." 지크는 더이상 못듣겠다는듯 문을 열고 조용히 나갔다. 별이 반짝이는 하늘을 보며 그는 한숨을 지었다. 옆에서 부스럭 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뭐냐, 꼬마." 지크는 주머니에 손을 넣고 돌아섰다. 티퍼가 어깨를 축 늘어뜨린채 서 있었다. "당신도…. 리오와 같군요. 발소리만 들어도 누군지 알다니…. 굉장하네요." 지크는 티퍼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소년의 어깨에 손을 올려놓았다. "그 엘프를 좋아했니?" 티퍼는 약간 얼굴을 붉혔으나 자신있게 고개를 끄덕였다. "예…. 정말 좋아했어요. 누나 처럼요…." 지크와 티퍼는 집 옆에있는 둥근 나무 울타리에 걸터 앉았다. "누나가 있었니?" "예, 아주 예쁜 누나에요. 상냥하고…, 하지만 어머니께서 돌아가시고 나서 누나 혼자서 살림을 맡게 되었죠. 그러던 어느날 아버지와 누나는 어떤일로 싸웠어요. 결국 누나는 옆집에 알고 지내던 형과 어디론가 떠나버렸죠. 아버지께선 백방으로 수소문 하셨는데 몇달후 돌아온건 옆집형의 유골 뿐이었어요. 그후론…." 지크는 티퍼의 예기를 들으면서 생각에 빠졌다. 누나라…. "지크는 좋아하는 사람 있나요?" 지크는 티퍼를 바라보았다. 그리고선 티퍼의 머리를 쥐어 박았다. "이녀석, 거기에 대해선 말하지 마." 티퍼는 머리를 쓰다듬으며 지크를 쳐다보았다. "왜요! 지크도 물어봤잖아요 뭐. 설마 슈를 좋아하는건 아니겠죠?" "물론 아니지, 그렇게 싸움 잘하는 여자는 취미 없어." 다음날 아침, 티퍼와 함께 엘프마을을 떠난 지크는 슈의 얼굴이 그리 밝지않자 이 상하게 생각했다. 잘 자고 일어났을텐데…. 이유는 간단했다. 티퍼의 아버지로부터 가이라스 왕국의 엄청난 일을 들었기 때문 이었다. 그리고 명령에 의해 저지른 티퍼 아버지의 씻지못할 죄…. 그 모든것이 슈 의 가슴을 압박해 왔다. "왜그래요? 뭔 일 있나요?" 지크는 슈에게 가까이 다가갔다. 슈는 괜찮다는듯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러나 지 크는 괜찮지 않다는 표정을 지어보였다. "고민있으면 말해요, 이상한거 아니면 다 들어줄께요." 슈는 지크의 얼굴을 밀며 고개를 흔들었다. "아무것도 아니라니까요. 그리고 우리는 지금 저항군에게 가는거에요. 만약에 그들 을 만나게 된다면 사소한 일로 싸우지 말아요. 그들은 매우 거치니까요." 티퍼의 아버지가 말한대로 저항군에게 가면 태라트를 만날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 것이 슈의 생각이었다. 정오가 가까이 되자 일행은 숲을 빠져나갈수 있었다. 그들의 눈에 처음 비친것은 광활한 들판에 지어진 막사와 그 주위에서 어슬렁 거리는 군인들 이었다. 보초들도 보였다. "누구냐!" 지크와 슈가 슢에서 나오는것을 본 한 병사가 창을 들이대며 소리쳤다. 훈련된 병 사는 아닌듯 했다. 지크는 손을 꺽으며 병사에게 서서히 다가왔다. "이, 이녀석, 멈춰라! 안그러면 공격한다!" 지크는 피식 웃으며 계속 다가왔다. 병사는 훈련 받은대로 기세있게 창을 찔러갔다 . 그러나 창은 허공을 찌를 뿐이었다. 지크는 창을타고 병사에게 접근해 병사의 복 부를 주먹으로 쳤다. 병사는 허리를 굽히며 쓰러져 땅을 굴렀다. 슈와 티퍼의 눈이 휘둥그래졌고 슈는 인상을 쓰며 지크에게 소리쳤다. "지크! 도발하지 말라고 했잖아요! 아, 이런…!" 손을 털고있는 지크의 앞에서 우우 하는 사람들의 함성이 들려왔다. 군장을 한 사 람들이 때로 몰려오고 있었다. 모두다 다른 복장을 하고 있는걸로 보아 저항군 독 립부대 인것 같았다. "뭐야, 이 오합지졸들은…?" 지크는 재미있다는듯 그들을 바라보았다. 그러나 슈와 티퍼에겐 전혀 재미있는 상 황이 아니었다. 그들중에는 드워프족도 보였고 수인(獸人)들도 보였다. 키가 큰 여성이 앞으로 나섰다. 아무래도 이들의 대장격인것 같았다. "뭐지 너희들은? 가이라스의 첩자냐?" 오만한 표정을 지으며 지크들을 쳐다보고있는 그녀가 아니꼬운듯 지크는 표정을 찌 푸렸다. 슈가 앞으로 나서며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저희들은 말스 왕국에서 온 사람들입니다, 당신들 저항군 이시죠?" 키큰 여성은 고개만 끄덕였다. 슈는 안심이라는 표정을 짓고서 계속 말했다. "저희는 태라트님을 찾고있습니다만, 여기 계십니까?" "태라트님? 어떻게 그분의 본명을 알지! 확실히 첩자다! 잡아랏!!" 몇명의 군인들이 검을 뽑아들고 슈에게 달려들었다. 그러나 지크를 넘어간 병사는 한사람도 없었다. 다른 병사들은 동료들이 다시 자신들에게 굴러오는것을 보고 움 찔했다. "이녀석들, 바람의 지크님께서 최대한의 예의를 갖춰가며 대했는데 감히 공격을해? 여기서 모든걸 끝내고 싶나?" 자존심이 상했는듯, 여자가 직접 등에 장비된 1.5가론(1.5미터)의 대검을 뽑아들고 달려들 기세를 취하자 뒤에서 누군가가 그녀를 만류했다. "저녀석은 내가 맡겠소!" 거대한 몸집을 가지고 있는 수인이었다. 2가론이 넘는키를 자랑하고 있었고 거대한 근육질과 황소의 머리는 상대방을 압도했다. 게다가 무기는 해머 플레일 이었다. "란지크, 네가?" 수인―란지크는 고개를 끄덕였다. 믿음직스러운 얼굴이었다. "저녀석에게 본때를 보여주겠소, 감히 우리를 오합지졸 이라고 하다니! 용서할수 없지!!" 그가 나서자 군인들 사이에선 환성이 울려 퍼졌다. 꽤나 인기있는 인물임에 틀림 없었다. 곧 군인들은 멀리 퍼지기 시작했고 초승달처럼 열을 세웠다. 경기장과도 같았다. 중앙에 란지크와 지크가 서서 서로를 노려보기 시작했다. 병사 하나가 어 디서 구해왔는지 호른을 가져와 불 자세를 취했다. 그것을 본 슈는 예전에 왕국에 서 치러졌던 검투기 대회를 연상시켰다. 뿌우―! "후아앗!" 란지크는 무시무시한 스피드로 해머 프레일을 휘두르기 시작했다. 풀들이 힘에 못 이겨 뽑혀 나갔다. 군인들 사이에선 와 하는 환성이 터져 나왔다. "피하기만 할꺼냐 빨간옷!" 란지크는 소리치며 지크의 잔상을 정확히 강타했다. 지크는 란지크의 뒤로 돌아가 그의 다리를 걸었다. 란지크는 비틀 했으나 쓰러지진 않았다. "꽤 몸이 좋군, 황소머리!" 지크는 본격적으로 공격에 들어가기 시작했다. 오른손 스트레이트가 란지크의 복부 갑옷을 강타했다. 군인들은 손이 부숴졌을 거라며 웃었으나 란지크의 복부 갑옷이 산산조각나자 웃음을 멈췄다. `주석 합금갑옷인데…!!' 보통의 판금갑옷보다 훨씬 두껍고 단단한 주석갑옷은 어떠한 화살의 공격에서도 주 인의 생명을 지켜주는 방어력을 소유하고 있었다. 창도 부러져나갈 정도의 갑옷을 맨손으로 뚫는다는건 상상도 못하는 일이었다. "이 기회에 새로 하나 장만하시지!" "으으윽?!" 란지크의 눈앞에 무수한 주먹들이 나타났고 란지크는 몸을 움츠렸다. 복부에 지크 의 피니쉬 블로우가 작렬하자 란지크의 갑옷은 산산조각이 나고말았다. 뒤로 날아 가 땅을 구른 란지크는 프레일을 다시 휘둘러 지크의 공격을 막으려 했다. "이 무기도 갈아 치우시는게 어떤가!" 지크는 날아오는 프레일에 정면으로 권격을 가했다. 프레일의 머리부분이 박살나며 날아가 버렸고 란지크는 전투 의사를 완전히 잃게 되었다. 지크는 크게 웃으며 군 인들, 키큰 여성을 도발하기 시작했다. "이정도로 가이라스 왕국을 뒤엎어 보겠다고? 하, 웃기지 마라!" 모든 군인들이 손을 부르르 떨었으나 앞으로 자신있게 나서는 사람은 한명도 없었 다. 무쇠로된 프레일을 맨손으로 부수는것을 보고 나설사람은 별로 없을것이다. "내가 나간다!" 사막의 전사 복장을 한 검은 얼굴의 사나이였다. 매우 동작이 재빨라 저항군에서도 선봉장을 맡고있는 사람이었다. 호른 소리가 들리고 그의 날카로운 공격이 시작되 는듯 했으나 지크의 털끝도 건들지 못했다 "이자시익!!" 화가 머리 끝까지 난 그 사나이는 무서운 얼굴로 검을 휘둘렀다. 그러나 자르는건 지크의 잔상 뿐이었다. "핫―!" 바람을 가르는 소리가 그 사나이의 귀에 들려왔다. ―당했다! 사나이는 곧바로 몸을 틀었다. 머리에 쓰고있던 터번이 반으로 갈라졌다. 곱슬곱슬 한 사나이의 머리카락이 나타났다. 여지껏 느껴보지 못했던 빠른 공격이었다. 지크는 어느새 사나이의 뒤로 돌아가 있었다. 만약 실전이었다면 그 사나이의 목은 날아가 있었을 것이다. "계속 할건가 아저씨?" 무명도에 손을 가져간체 지크가 말했다. 사나이는 검을 거두며 두 손을 모아 지크 게 예를 표했다. "내가 졌소, 후후후…." 군인들이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돌격대장까지 패했으니 남은건 부대장인 여 자 뿐이었다. 생각보다 지크가 강해서인지 그 여자는 선뜻 나서지 못하고 있었다. 지크는 팔짱을 끼고서 턱으로 그 여자를 가리키며 말했다. "자, 남은건 너 하나 뿐인것 같은데…. 빨리 끝내자구, 난 성격이 급해서 말이야." 원래 약간 붉은 피부를 하고있던 그녀였지만 지크의 도발에 그녀의 피부는 시뻘개 져 있었다. 등에 장비하고 있던 검을 뽑아들며 그녀는 앞으로 나섰다. "정식 대결이다, 난 바이나·프렌시카!" 지크는 자세를 취하며 묵묵히 그녀를 노려보았다. 바이나는 드디어 화가 터졌는듯 주먹을 쥐고 소리치기 시작했다. "정식이라고 했잖아! 너도 이름을 밝혓!!" 여전히 자세를 취한체 지크는 명확히 자기의 이름을 밝혔다. 약간 장난기 있는 미 소도 띄우고 있었다. "지크·스나이퍼, 됐나?" ----------------------------계속--- 바이나의 대검, 그것은 엉청나게 무거울것같아 보이지만 그렇지도 않았다. 거대한 양날에 푸른색의 기묘한 무늬가 흐르고 있는 신기한 검이었다. 나중에 가서야 일행 들이 알게되는 것이지만 그녀의 직업은 드래곤 킬러였고 검의 이름도 드래곤 킬러 였다. 얇은 갑옷을 입고있는 대신에 경쾌한 공격을 주로하는 바이나의 모습에 지크는 흥 미를 가지고 대전에 임하고 있었다. 대검을 가볍게 휘두르며 지크에게 파고드는 바이나를 슈 도 유심히 관찰하고 있었다. 아까전의 두명보다 신중한 자세로 임하고 있어서 대전은 약간 길어지게 되었다. 검과 도가 부딫히고 둘은 힘겨루기를 하며 서로를 마주보았다. "어이, 힘 한번 좋군 빨간 아가씨." 지크는 여전히 웃으며 그녀를 놀려대고 있었다. 바이나는 팔에 힘을 넣어보았으나 지크가 밀릴리는 없었다. "의외로 힘이 세군 말라깽이!" 지크를 밀쳐내며 거리를 벌인 바이나는 이리저리 생각하기 시작했다. 지크는 다시 무명도를 집어넣고 뽑을 자세를 취하고 있었다. `저녀석, 나보다 빠르고 강한 공격을 하고있잖아, 그렇게 본다면 내 방식으론 결코 이길수가 없는데…. 어쩌지?' 지크는 계속해서 바이나가 생각만 하고있자 자세를 풀고 팔짱을 꼈다. 바이나는 갑 자기 지크가 이렇게 나오자 의아한 눈으로 그를 보았다. "재미없어, 역시 난 여자랑 못싸운단 말이야. 나 대신에 다른 사람이 싸우면 안되 나? 저기 저사람으로." 지크는 슈를 응시했다. 슈는 엄지 손가락으로 자신을 가리키며 눈을 크게떴다. "저 여자분이랑 대신 싸우는건 어때, 그게 더 흥미로울것 같은데 말이야. 빨간 누 나도 손해볼건 없고, 내 동료도 심심한것 같은데…." 바이나는 생각할것도 없이 그의 제의를 승낙했다. 실망하는 기색을 보이는 군인들 도 적지 않았지만 아까 지크와 대전한 두명은 잘됐다는 표정을 지었다. "바이나가 이길 가능성이 약간은 높아졌군, 그렇지 않나?" 터번을 고쳐쓰며 검은 얼굴의 사나이가 란지크에게 말했다. "내 생전에 요우시크보다 더한 괴물을 만난것 같은 느낌은 저녀석이 처음이야. 저 녀석이 아까 말했지? 자신은 바람이라고. 그 비유가 맞는것같아." 터번을 다 쓴 사나이가 말을 마쳤다. "빠르고…강하다는 건가?" 슈와 바이나 둘은 자세를 취하고 서로를 탐색하기 시작했다. 지크는 전혀 부담없는 표정으로 둘의 경기를 지켜보고 있었다. 바이나와는 몇분간이지만 대전해 본 지크 이다, 그녀의 방식이나 힘, 속도는 어느정도 알수가 있었다. 슈의 전투능력도 어느 정도 아는 편이라 승률은 거의 확실하게 예상하고 있었다. 슈는 보통때처럼 나이프 하나에만 손을 가져가고 있었다. 두개의 나이프를 동시에 사용하는 때는 거의 없었다. 검은색의 전투 나이프 레반스, 티타늄이란 특수 금속 으로 가공했다고 제작자가 설명한 적이 있었다. 0.8가론(80cm)정도의 길이에 넓은 몸체, 그러나 무개만큼은 같은 종류의 어떤 무기보다도 가볍게 만들어져 있다. 무광 검정으로 표면이 처리되어 있어 눈에 잘 띄지도 않는다. 암살용으론 최적의 무기일 것이다. 두자루가 만들어 졌고 두자루 모두 슈가 가지고 있다. 무기의 강함으론 분명 드래곤 킬러가 더 강할것이다. 지금의 대전은 공격방식의 차 이가 승부를 만든다고 지크는 생각했다. 전투력의 비는 5:5, 거의 비슷했다. "헙―!" 바이나가 먼저 검을 휘두르며 대전을 개시했다. 슈가 지크나 리오의 전투방식을 보 고서 배운것이 몇가지 있었다. 〈방어력에 의존하지 않는다〉였다. 둘의 공통점은 방어구를 거의 갖추지 않고 전투에 자신있게 임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상대방의 공 격을 간단히 피하며 카운터 공격을 먹인다. 그것도 거의 일격 필살의…. 기사들이 무도장에서 배운 방식과는 판이하게 달랐지만 실전에선 매우 효율적인 방법이었다. 슈는 거기에 따라 바이나의 공격을 피한 후 레반스로 반격을 개시했다. 전투용 나 이프라 공격이 빠른건 너무나도 당연한 사실이었다. 바이나의 흉부 갑옷이 긁혀 나 갔다. 검을 다시 돌릴 여유도 주지않고 슈는 연속 공격을 개시했다. 그녀의 빠른 공격에 사람들은 모두 숨을 죽였다. 계속 붙어있으면 불리하다 판단한 바이나는 슈를 다리로 공격해서 거리를 벌려 놓 았다. 거리를 벌려 놓아서 슈에게 이로울것은 없었다. 공격 범위내에 들지 않으면 카운터 공격도 빛을 발휘하지 못한다. 다시 접근하려는 슈에게 바이나는 가차없이 검을 휘둘렀다. 길이가 긴 대검인 만큼 공격 범위도 엄청났고 무게도 가벼워 공격 속도도 빨랐다. 과연 전설의 무기였다. 좀처럼 거리를 좁히지 못하자 슈도 약간 밀 리기 시작했다. `리오랑 대전할때와 비슷한데…. 그렇다면 이걸―.' 슈가 몸을 뒤로 제치자 바이나는 놓치지 않으려고 앞으로 다가왔다. 그때, 슈의 왼 손이 잠시 보이지 않았다. 퍼억―! "흐윽?!" 옆구리에 무형의 충격을 받은 바이나는 검을 떨어뜨릴뻔 한 것을 간신히 잡았다. 마치…공기가 자신을 때린것 같은 느낌이었다. 그사이 슈는 다시 거리를 좁혀왔고 바이나는 다시 방어에 힘을 쏟기 시작하였다. "기합포(氣合咆)의 일종인가…? 대단하네 저 누나." 지크는 티퍼의 옆에 걸터 앉으며 중얼거렸다. 티퍼는 뚫어지게 슈의 대전을 지켜보 고 있었다. 자신의 무기와 그녀의 나이프는 다루는 방식이 비슷해서 였다. 그의 아 버지처럼 대검이나 장검을 휘두르고 싶었지만 당장은 그것이 불가능 해서 였다. 어 떻게든 자신의 힘으로 이리프를 구출하고 싶은것이 티퍼의 생각이었다. "당신…. 굉장한데? 이름이 뭐지?" 바이나는 검을 약간 내리고 슈에게 이름을 물어보았다. 슈도 여전히 방어자세를 취 하며 대답해 주었다. "슈·버밀튼 이라고 하는데…." 바이나는 슈의 이름을 듣고서 검을 거두었다. "당신이 버밀튼? 그럼 말스 왕국의 칠호장중 한사람?!" 바이나가 자신을 알아보자 슈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그녀도 검을 거두었다. 바이나는 그녀에게 다가와 반갑게 손을 잡으며 기뻐했다. 군인들이 웅성거리기 시 작했다. "태라트님이 말씀하셨어요! 당신과 다른 호장들의 이름을 말하시면서…. 이봐, 동 지들! 이분들은 손님이시다!" 바이나는 병사들의 경계를 풀며 손을 흔들었다. 병사들은 약간 아쉽다는 표정을 지 었지만 바이나의 표정을 보고서 그들도 지크 일행을 반겨주었다. "자, 우선 장교 막사로 저와 같이 들어가세요. 해드릴 이야기가 많답니다." 지크는 바이나에게서 멀리 떨어져 걸었다. 아까전에 그가 한 도발행위 때문이었다. "제기랄…. 우습게 됐잖아." 막사 안으로 들어선 일행은 긴 탁자에 앉아 바이나의 예기를 듣기 시작했다. 태라트가 저항군을 조직한것에서 부터 그들의 예상치 못했던 수도에서의 패배, 그 리고 재 결성까지…. "…태라트님 께선 수도에서 탈출하시면서 계속 중얼거리셨죠, 호장들만 자신들에게 있었어도…라고요. 저항군은 다시 결성되긴 했지만 중요 인사들이 요세 감옥으로 많이 끌려갔어요. 그래서 예전과 같은 강한 전력은 아니지요. 저희는 요새 돌파전 을 벌이고 있는 태라트님의 본대와 합류하기 위해서 여기까지 온 독립부대 입니다. 이렇게 호장중에 한분인 슈 님을 만나게 된것이 그분에게는 더없는 행운이겠죠. 정 말 다행입니다." 지크는 자신의 앞에놓인 물을 들이키다 말고 끼어들었다. "잠깐, 빨간누나. 우리가 언제 동참한다고 말했소? 우리들은 누구를 만나기 위해 어디론가 가는 사람들이란 말이요, 그러다가 우연히 당신들을 만난거고…." "우연이 아니에요 지크." 지크는 그렇게 말한 슈를 놀란 눈으로 쳐다보았다. "우연이 아니라니, 그 무슨 뚱딴지 같은…!!" 슈는 미안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지크에게 말했다. "저와 리오의 궁극적인 목표는 태라트 왕자님을 찾아내는 거에요. 티퍼의 아버지와 이리프의 어머니께 태라트님 이라면 저항군에 가담하고 계신다 들었어요. 마침 독 립부대가 이곳에 잠시 주둔하고 있다고 해서…." 지크는 씁쓸한 표정을 지으며 슈를 쳐다보았다. "제길, 그럼 나보고 이런 오합지졸들과 함께 싸우란 말이오?" 지크의 말투에 계속 자극을 받은 바이나는 더이상 못참겠다는듯 검에 손을 가져가 며 일어섰다. 그러나 지크는 태연한 표정을 지으며 말을 계속했다. "틀린 말인가? 어제 요우시크인가 뭔가 하는 시커먼 놈을 만났거든? 그녀석 실력으 로 보아하니 너희들이 깨질만도 하더군. 장비도 허술하기 이를데 없고, 훈련도 엉 성하고. 그리고 이 막사는 또 뭐야, 이거 누가 여기에 짓자고 한거지?" "내가 했다! 어쩔꺼야!" 바이나는 거칠게 내 벹으며 씩씩 거렸다. 훤히 뚫린게 경치도 좋아보여서 그랬다 자신있게 말했다. "웃기고 있군, 아무리 주둔하는 거지만 막사는 원거리 공격을 받지 않는 곳에다가 지어야해, 회의하는 도중에 불화살이라도 맞으면 어쩌려고. 완전 초보잖아…. 당신 들 이 여자에게 목숨 걸었구만?" 그 이야기를 들은 란지크와 터번 사나이는 웃음을 참지 못했다. 자신들이 느끼고 있는 그대로를 이 사나이가 찌른 것이었다. 바이나는 그들마저 웃어버리자 참지 못 하고 나가버렸다. 둘은 곧 미안한 표정을 지었으나 그날 내내 바이나를 막사 안으 로 들이지는 못하였다. 슈의 제의로 지크 일행은 잠시간 저항군에 가담하기로 합의 했다. 다음날, 저항군은 짐을 챙기고 본대가 기다리고 있는 수도의 세번째 요새로 향하기 시작했다. "똑바로 걸어 머저리들아! 이래가지고 해방인가 뭔가를 할수 있겠어! 내가 너희들 에게 선물을 주겠다!!" 영 힘이 없어보이는 병사들을 보고서 지크가 소리쳤다. 지크의 실력을 아는지라 반 항하거나 앞에 나서는 병사는 아무도 없었다. 선물이라는 말에 병사들은 귀를 세우 고 지크를 보았다. "바로 기합이다!!" 3-4 리오 일행은 제 5 마을로 향하는 길을 걸어가고 있었다. 이상하게도 반나절이 지난 지금까지 괴물들의 습격을 한번도 받은적이 없었다. 리오는 어쩐지 허전하다는듯 주위를 둘러보았다. 기척도 느껴지지 않았다. "리오, 심심해요?" "응?" 머셀은 리오가 가끔씩 주위만 둘러보고 걷기만 하자 측은해 보였는지 말을 걸었다. 리오는 고개만 설래설래 저을 뿐이었다. "음! 잠깐 멈춰!" 거대한 것이 느껴졌다. 리오는 이정도라면 한 구역에서 나타나는 괴물들을 보충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발자국 소리도 들리기 시작했다. "이렇게 큰…. 설마 또다시 고램이?" "아니, 생물인것 같아." 클루토의 불안이 섞인 질문에 머셀이 대답해 주었다. 하지만 그정도 이상의 괴물인 것 만은 확실했다. 발자국 소리가 점점 커졌다. "뭔지 알겠군, 키세레는 나 말고 다른 사람들에게 개인 결계를 5급 정도로 쳐줘요. 그리고 아르만은 앞열로 나와주게, 나와 같이 투 톱으로 공격해 들어갈테니. 나머 지는 원거리 공격을 주로 앞에 나타나는 저녀석을 공격해줘." "나는!" 근거리 공격 빼고는 할것이 없는 리카가 불만인듯 말했으나 곧 말이 뒤빠뀌어 졌다 . 앞에 나타나는 괴물을 본 바로 뒤였다. "…후방을 맡을께." 머리가 여섯개, 용과 비슷하게 생겼으나 상관은 없는 흉폭한 생물, 그리고 왠만한 드래곤보다 덩치는 더 큰 괴물이었다. 키세레는 나지막히 중얼거렸다. "히드라…?!" ----------------------------계속--- "좋아, 이정도는 되야 우리 여섯명을 상대할수 있겠지. 자, 진형은 아까 말한 대로 다!" 공격면에서는 히드라가 `보통의' 드래곤보다 범위가 넓다. 입에서 토하는 브레스가 여섯개의 머리에서 동시에 나올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히드라는 머리가 나 쁘기 때문에 한번에 넓게, 또는 집중해서 쏘는일이 거의 없었다. 연속으로 쏘면 모 를까. 또하나 뛰어난 점은 많은 머리로 모든 공격방향을 커버할수 있다는 점이었다 . 못하는 부분은 단 한군데 뿐…. 키세레의 손에서 푸른 빛들이 쏟아져 나와 다섯명을 감쌌다. 5급의 성호막 이었다. 드래곤의 브래스라면 마법력까지 갖추고 있기 때문에 성호막도 3급이 아니면 견디 지 못한다. 5급의 성호막이라면 히드라의 브레스를 다섯번까진 막을수 있다. "선재 공격이닷!" 머셀은 화살을 활 시위에 놓았다. 보통의 방법은 아니었다. 앨프 사냥꾼만의 기술, 드라이브 슛의 방법이었다. 시위에 걸은체 화살을 특별한 방법으로 꼰다. 그렇게 되면 화살은 나갈때 엄청난 회전력도 가지게 된다. 동물들의 육체에 이 화살이 박히게 되면 살만 뚫는것이 아 니라 뼈 마저도 파고 들어간다. "가랏!" 화살은 핑­소리를 내며 앞까지 다가온 히드라의 머리로 날아갔다. 그러나 머셀이 꼐산에 넣지 않은것이 있었다. 히드라의 가죽은 두께가 엄청나다. 보통 동물들의 털가죽과 비교한다면 벽돌과 종이장 이랄까…. 회전력 때문에 박히긴 했지만 히드 라는 느끼지 못한다는듯 계속 전진해 왔다. "이런…?!" 클루토가 앞으로 나섰다. 모아주었던 주문을 한번에 개방했다. "화이라만­!!" "멍청이!!" 클루토가 화이라만을 쏘아내자 리오가 소리쳤다. 클루토는 움찔하며 리오를 쳐다보 았다. 화이라만은 히드라의 몸에 직격으로 맞아 폭발하긴 했어도 히드라는 별 대미 지를 입지 않은것 같았다. "저녀석은 냉동계와 대기계에 약하단 말이야! 5급의 화이라만은 별로 통하지 않는 다구!" "쿠오오오­!!" 리오가 말하고 있는 동안 히드라는 일행의 앞까지 다가와 있었다. 두개의 머리가 화이어 브레스를 일행에게 뿜어냈다. 불기둥 두개가 일행을 덥쳐왔다. "리오!" 성호막을 입지 않은 리오가 걱정된 클루토가 불속에서 소리쳤다. 리오는 불을 뚫고 날아올라 거대한 호선을 손으로 그리기 시작했다. "4급주문! 썬더 피스!!" 공중에 그린 호선이 푸른 빛을 발하자 하늘에 끼인 먹구름에서 거대한 번개기둥 다 섯개가 히드라에게 떨어졌다. 불을 뿜어내던 머리중 하나가 번개에 맞아 박살이 나 고 히드라는 고통에 몸을 뒤틀었다. "구오오오­!!" 리오의 공격은 계속 되었다. 디바이너를 뽑아들고 마법검을 걸기 시작했다. "무속성의 힘으로 모든것을 파괴한다! 마법검, 크림존 브레이커!!" 진홍색의 빛이 리오의 왼손에서 뿐머져 나왔고 그 빛은 디바이너로 전해져 기묘한 빛을 뿜어냈다. 일행은 멍 하니 고개를 들어 리오를 바라보고 있었다. 머셀이 중얼 거렸다. "리오란 남자의 한계는 어디까지지…?" 아르만도 역시 도끼를 들고 히드라의 다리를 공격해 들어갔다. "후아앗!!" 기합성과 함께 도끼로 히드라의 발목 부위를 내리치자 가죽이 반 이상 갈라져 나갔 다. 아르만은 계속해서 도끼로 공격해 들어갔다. 히드라는 아까전 썬더 피스의 충 격이 가시지 않았던지 계속 머리를 흔들어 대고 있었다. "으랴아아앗­!!" 히드라의 거대한 몸체중 한 부분을 디바이어로 내리긋자 그어진 부분에서 진홍색 빛이 나오며 폭발하기 시작했다. 다시한번 이어진 고통에 히드라는 눈이 벌개졌다. "쿠오오오옷­!" 사방으로 불길을 쏘아대며 맹렬히 앞으로 전진하기 시작한 히드라의 모습은 광기 그 자체였다. 아르만도 거의 밟힐뻔 했으나 다행히 피할수가 있었다. 그보다도 좁 은 계곡에서 불길에 봔전히 휩싸인 일행이 문제였다. 뒤쪽에서 공격받지 않자 히드 라는 정면에 머리를 돌리고 한꺼번에 붉은 숨결을 토해내기 시작했다. 보이는 것은 불길뿐, 클루토, 키세레, 머셀, 그리고 리카는 성호막의 두께가 눈에 띄게 얇아진것을 보고 불안함을 감출수 없었다. 클루토가 냉동계 주문을 외우고 반 격에 들어갔다. "5급! 알자르만!!" 그러나 둥그런 냉동탄은 히드라에 미치기도 전에 녹아 없어져 버렸다. 클루토는 경 악할수 밖에 없었다. 그때 누군가가 뒤에서 자신을 잡아 당겼다. "누구…?!" 불길을 뚫고 리오가 클루토를 붙잡은체 날아 올랐다. 리오는 히드라의 뒤에 클루토 를 내려 놓고 다시 불길속으로 들어갔다. "안뜨거운가…?" 다시 불길 속으로 들어가려는데 검은 그림자 하나가 리오의 머리위로 보였다. 히드 라의 머리였다. "아차!" 히드라는 넓은 머리로 리오를 그대로 받아 계곡의 한쪽으로 그를 처박아 놓았다. 히드라의 박치기에 갑작스럽게 당한 리오는 다시 바위 사이에서 빠져 나오려고 했 으나 다섯개의 머리가 동시에 뿜어내는 불길에 망토로 몸을 감쌀수 밖에 도리가 없 었다. 불기둥의 압력이 점점 거세져 왔다. "뭐야! 리오만 집중적으로 공격하잖아?!" 뒤따라온 아르만과 불길에서 겨우 벗어난 나머지 일행들이 그 모습을 보고 입을 다 물지 못했다. "빠져 나와요 리오! 할수 있잖아요!!" 키세레가 고개를 저었다. "여섯개의 히드라 머리가 뿜어내는 압력은 엄청난거야, 압력 만으로도 100가론(100 m) 앞에있는 성벽도 날려 버릴수 있다고 들었어. 지금은 다섯개 지만…!" 히드라의 없어졌던 머리 하나가 다시 재생이 되어 나왔다. 눈을 뜬 머리도 재차 불 길을 뿜어대기 시작했다. "그럼 어떻해야 해요! 저렇게 놔두면 리오가 죽을지도 모른다구요!!" 키세레는 아무말 하지 못했다. 그녀는 손을 꼭 쥐며 리오가 있는쪽을 바라보았다. "할수 있잖아요…." "이, 이자식…!!" 리오는 팔을 교차해 압력을 막아내며 계속 버티고 있었다. 열기도 점점 올라가고 있었다. 아마 주위의 바위도 녹기 직전일 것이다. "멜튼 보다는 차가운거지, 헤헷…. 그런데 어쩐다? 여기서 빠져 나가야 하는데…!" 디바이너를 휘둘러 빠져나갈 상황은 더욱 아니었다. 리오의 망토도 치직 소리를 내 며 타기 시작했다. "좋아, 도박이다 도마뱀 녀석!!" 리오는 자신을 가리고 있던 망토를 펼쳤다. 열기가 직접적으로 쏟아져 들어왔다. 그는 두 주먹을 불끈 쥐고 온 몸의 기를 폭발시키기 시작했다. "하아아아앗­!!" 바위조차 시뻘겋게 변하여 녹을랑 말랑 하자 더이상 일행은 두고 볼수만은 없었다. 하지만 두꺼운 가죽을 통과할 정도의 무기나 마법은 없었다. 키세레의 갓 핸드도 타격계의 마법이라 그리 유용하진 않았다. "…방법이 있다!" 리카가 손가락을 튕기며 소리쳤다 그리고는 자신의 검 룬 브레이드를 뽑았다. "자, 머셀! 나좀 도와줘!!" 리카는 머셀에게 검을 넘기며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 "화살 대신에 이 검을 쏘아보는거야! 이 검은 적의 약점을 파악해서 공격하니까 보 통의 화살보다는 나을거라구!" "하지만… 이 활의 탄력으로 과연 날아갈까?" 그러면서도 머셀은 리카에게 검을 받아 활에다 놓아 보았다. 룬 불레이드는 생각보 다 가벼웠다. 그러나 화살처럼 깃털이 달려있지 않아 명줄률은 떨어질것이 분명했 다. 그러나 어쩔수 없는 상황이다. "으으윽…." 머셀은 시위를 힘껏 당겼다. 모두가 그의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가라앗­!!" 시위를 놓자, 룬 블레이드는 흰 빛의 흔적을 남기며 히드라의 네번째 머리를 향해 일직선 상으로 날아갔다. "쿠오옷?!" 네번째 머리가 위로 쳐들렸다. 맞은것이 분명했다. 머셀을 비롯한 일행은 뛸듯이 기뻐했으나…. "…아무렇지도 않잖아?!" 깊숙히 꽃히지를 않은것이다. 머리 가죽이 제일 두껍다는 계산을 넣지 않은것이었 다. 일행은 다시 절망적인 표정으로 바뀌었다. 그때­ 히드라가 뿜어내는 화염 저편으로 거대한 빛의 구체가 맺히는것이 일행의 눈에 들 어왔다. 그리고 빛의 구체는 공기를찟는 굉음을 내며 파동으로 변해 화염과 히드 라의 머리를 순식간에 밀어내며 창공을 향해 뻗어 나갔다. "쿠아아아아­!!" 히드라의 머리들은 고통에 겨운 비음을 내며 흔적도 없이 사라져 갔다. 일행은 그 장면을 보며 입을 다물지 못했다. 화염이 사라지자 뻘겋게 달아 올랐던 바위가 차츰 식어가는게 보였다. 머리가 모두 날아간 히드라의 육체는 곧 무너져 내렸다. 일행은 리오가 끼어있던 바위 바로 밑 으로 달려가 보았다. 먼지를 툭툭 털면서 누군가가 일행쪽으로 걸어 나오는것이 보 였다. "리오…?" "뭐야, 모두 인상을 쓰고 말이야. 또 뭐가 나타난거야?" 리오는 디바이너를 두어바퀴 돌린 후 집어 넣으며 일행을 쳐다 보았다. 일행이 그 에게 달려왔다. "살아있었어! 역시 리오야!" 자신들에게 아이들이 모두 안기자 리오는 멋적은듯 얼굴을 붉히며 어쩔줄을 몰라 했다. "야, 징그럽단 말이야! 언제는 안그랬나 원…. 빨리 떨어져!" 아르만은 허리에 손을 올려놓으며 그 모습을 바라보았다. "키세레님, 전 정말 최고의 행운아 같아요." 키세레는 아무말도 않고 십자가를 만지고 있었다. 아르만은 모르는지 계속 말을했 다. "저희들이 꿈꾸던, 그리고 한번쯤은 되고싶던 무적의 영웅을 앞에 두고 있으니까요 . 정말…. 걱정이 필요없는 사람이에요, 그렇죠?" 아르만은 키세레를 바라보았다. 키세레의 십자가에 반짝이는 무언가가 떨어지는 것 이 보이자 아르만은 깜짝 놀랐다. "걱정…. 안해도 될까요?" 키세레는 나지막히 아르만에게 말했다. 아르만은 머리를 긁으며 계속 서있을 뿐이 었다. -------------------------계속--- 마지막 마을로 향한 이틀째 낮. 리오 일행은 간헐천에서 뿜어져 나오는 증기로 가 득한 계곡을 지나고 있었다. "제길, 구름속 안을 걸어가는 느낌이군." 리오는 투덜대며 얼굴에 묻은 증기 방울을 닦아내었다. 다른 일행도 증기로 옷이며 얼굴이며가 다 젖어 있었다. 불쾌 지수로 본다면 건들기만 해도 싸움이 날 상황이 었다. 리오가 투덜대는 것도 당연했다. 클루토는 증기에 젖은 모저를 툭툭 털며 아 르만을 보았다. "아르만 아저씨, 여긴 매일 이런가요?" 아르만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이런 상황에 단련이 되어서 인지 그리 불쾌한 표 정은 아니었다. "이곳 지하에 온천이 엄청난 압력으로 흐르고 있단다. 어쩔때는 수십 가론의 높이 로 치솟을때도 있지. 오늘은 좀 괜찮구나." 아르만의 말을 듣고서 클루토는 혀를 내 둘렀다. 그리고 나서 그는 리카를 흘끗 보 았다. 리카의 성격상 소리치지 않을리가 없어서 였다. 그러나 리카는 잠자코 걷고 있었다. "괴물들이 통 나오지 않는군. 심심한데…?" 계속 주위를 둘러보며 리오가 중얼댔다. 히드라 다음부터는 괴물들이 한마리도 모 습을 나타내지 않아서 였다. 좋은일 이었지만 리오는 그것이 더 불안했다. 계속 걸어 나가자 증기가 옅어지기 시작하더니 곧 차가운 고원의 공기가 일행을 반 겨주었다. 리오는 좀 났다는듯 한숨을 쉬어보았다. 다른 일행들도 차라리 차가운 것이 났다는 표정이었다. "자, 계속 가자." 클루토는 뭔가 허전함을 느꼈다. 일행이 다섯밖에 없는 것이었다. 곧 그의 눈이 경 악으로 가득찼고 클루토는 소리치기 시작했다. "리오! 큰일났어요, 큰일!!" 리오는 한쪽 눈썹을 올리며 클루토를 바라보았다. "큰일? 무슨일이야 클루토." "키세레 수녀님이 사라지셨어요! 이럴수가…!!" 리오와 일행도 그제서야 상황을 파악한듯 눈을 크게 떴다. "아차! 아까 키세레님이 피곤하시다며 제 뒤로 가셨는데…설마 그때?!" 아르만은 당황하며 아까전에 일어난 일을 말했다. 리오는 인상을 쓰며 간헐천 지역 을 쳐다보았다. "아르만, 여기서 마을까지 얼마나 걸리나?" 아르만은 여전히 당황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아, …거의 다 왔으니까 대략 한시간 정도면…." 리오는 푸우 하고 한숨을 쉬었다. "좋아, 내가 그 피곤한 아줌마를 모시고 뒤따를 테니까, 자네는 아이들을 데리고 마을로 먼저 가주게, 알았지?" "어, 그러다가 리오가 안오면…." 걱정이 담긴 말투로 클루토가 말하자 리오는 클루토의 머리를 쥐어 박았다. "불길하게 시리! 나를 못믿냐. 걱정말고 한시간 내에 마을에나 무사히 가 줘. 넌 나만 걱정되니?" 클르토는 머리를 매만지며 고개를 끄덕였다. 리카와 머셀은 리오에게 잘 갔다 오라 는 말을 해 주었다. 그들의 머리를 쓰다듬어 준 후, 리오는 간헐천 쪽으로 다시 뛰 어갔다. "키세레님은 걱정이 없으시겠어…." 뛰어가는 리오의 뒷모습을 본 아르만은 중얼거리며 아이들과 함께 마을로 향하였다 . 아이들은 가면서 뒤를 한번씩 쳐다보았다. "아앗…!" 키세레는 발목을 쓰다듬으며 고통스런 표정을 지었다. 떨어질때 발목을 다친 것이 었다. 기도력을 집중시키자 발목 부위에서 흰 빛이 머물렀다. 그리고 우두둑 소리 와 함께 발목은 깨끗이 치유가 되었다. 하지만 피곤함은 가시지가 않았다. "…나아진것 같았는데." 그녀의 저혈압 증세는 리오가 치유를 해준 뒤부터 말끔히 나아져 있었다. 키세레는 물론 모르는 일이었다, 그저 가슴이 상쾌해 졌다는 느낌 뿐이었다. 그러나 그녀의 체력만은 어쩔수 없는 것이었다. 아이들 보다도 먼저 지치는 자신이 다른 사람들에 게 미안할 뿐이었다. "근데, 여기는 어디지?" 모자를 고쳐쓰며 키세레는 자신이 떨어진곳을 둘러 보았다. 꽤 넓은 동굴이었다. "빠져 나가는게 좋겠어. 하지만…." 너무나 높았다. 그리고 동굴의 벽도 올라가기엔 그리 좋지만은 않았다. 엄청나게 점프력이 좋거나, 곤충처럼 벽에 달라붙어 자신의 체중을 지탱할수 있거나, 날을수 있지 않는한은 빠져나갈수 없었다. "다른길이 있을까…." 키세레는 주문을 외워서 구체를 만들어 내었다. 빛의 구체는 동굴의 내부를 환하게 비춰 주었다. 구석의 틈새로 통로가 보였다. "저곳으로 빠져 나갈수 있었으면…." 그녀는 통로로 향하면서 십자가를 자신이 떨어졌던 곳에 떨어뜨려 놓았다. 만에 하 나, 느낌좋은 어떤 사람이 그것을 볼지도 모른다는 희망에서 였다. 리오의 눈은 비취색으로 변해 있었다. 그의 특수 능력중에 하나인 `적안(赤眼)' 이 었다. 증기로 가득찬 지역에서 사람을 빨리 찾는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다. 시각 적으로 거의 보이지가 않는다. 그러나 가시광선이 아닌 적외선을 보는 눈이라면 예기는 달라진다. 색으로 보이진 않지만 전혀 굴절되지 않는 시각을 가질수 있으니 악조건하 에서의 수색에는 다른것이 필요 없었다. "제길, 어디로 빠진거지?" 리오는 다시 얼굴에 흐르는 물방울을 닦아내며 주위를 둘러 보았다. 하지만 그녀가 빠질만한 큰 구멍은 보이지 않았다. 더운 증기가 또다시 리오의 얼굴을 때렸다. "두고 갈수도 없고, 젠장…." 리오는 다시 길 주위를 둘러보며 걸어 나갔다. "후우…. 점점 더워지네?" 키세레는 방한복을 벗어 옆에 낀 후 다시 동굴을 해쳐 나갔다. 끝이 거의 보이지가 않았다. 그리고 그녀를 더더욱 불안하게 만드는 것은 동굴이 아래쪽으로 나 있다는 것이었다. "돌아가는게 났지 않을까." 그녀의 얼굴에도 불안한 기색이 가득했다. 결국 돌아가기로 마음먹은 키세레는 발 길을 돌렸다. 후우우우우­ "음?" 바람소리가 들려왔다. 아니, 숨소리에 가까운 바람소리 였다. 뒤가 섬찟해진 키세 레는 발을 빨리 했다. 후우우우우­ 소리가 계속 가까워 졌다. 발걸음을 빨리하면 할수록 소리도 점점 가까워 졌다. 키세레는 손을 앞으로 모았다. "5급 성호막…!" 발소리가 들려왔다. 자신의 발소리는 절대 아니었다. 동굴이 울려왔다. 키세레는 뛰기 시작했다. "쿠오오오­!" 괴성과 함께 누군가가 키세레의 뒤를 쫏기 시작했다. 동굴의 천정에서 흙이 떨어 져 내렸다. "!" 키세레의 등에 강한 충격이 왔다. 성호막 덕택에 직접적인 피해는 입지 않았지만 앞으로 굴러야만 했다. 그녀는 쓰러진채 뒤를 돌아다 보았다. "꺄­악!!" 괴물이 그녀를 향해서 침을 흘리고 있었다. 너무나도 끔찍스럽게 생긴 생물이어서 구토까지 느껴질 정도였다. 온몸이 녹아내린듯이 생긴 형태에 내장 기관도 비어져 나와 있었다. 점액까지 흘러 내렸다. "으윽…!" 키세레는 입을 막으며 계속 뛰었다. 그 괴물도 그녀를 쫏기 시작했다. 거리를 벌려 놓으려고 갓 핸드의 주문을 썼으나 이상하게도 괴물에겐 아무 영향을 끼칠수 없었 다. 퍼억! "아앗!" 키세레는 앞에 무언가 단단한 물체에 부딫혀 뒤로 넘어졌다. 아픈곳을 문지를새도 없이 그녀는 일어섰다. 그리고 물체는 밀치고 가려 했을때 그녀의 손에 집힌건 거 친 질감의 헝겁이었다. 그녀는 움찔 했다. "뭐해요…." 키세레는 사람의 말소리가 물체에서 들려오자 정신을 가다듬고 그것을 보았다. "리, 리오?!" 리오는 한심하다는듯 그녀를 쳐다보고 있었다. 키세레는 갑자기 나타난 리오의 앞 에 손가락을 교차시키며 주문을 외웠다. 제령의 주문이었다. 리오는 피식 웃으며 그녀의 어깨에 손을 올려 놓았다. "사람 진짜 못믿네…. 환각이 아니라니까요, 진짜 나에요." 키세레는 뚫어지게 리오를 쳐다 보고만 있었다. "진짜…에요?" 리오는 그녀의 오른손을 살며시 잡아 손바닥을 핀 후, 다시 자신의 오른손을 키세 레의 오른손 바닥에 올려 놓았다. 처음에는 손을 빼려고 했던 키세레 였지만 손바 닥에 오는 차가운 감촉에 그대로 있었다. 리오가 덮은손을 들자 그녀의 손에는 작 은 십자가가 놓여 있었다. "이것 덕분에 찾을수 있었어요. 자, 그건 그렇고 뭐에 쫏기는것 같던데…." "쿠워어어어­!!" 리오가 말을 채 하기도 전에 괴물은 기형으로 생긴 입을 벌리며 둘의 앞에 나타났 다. 리오는 얼굴을 찡그리며 그 괴물을 쳐다보았다. "[에누오] 잖아?! 어째서 여기에 있는거지?" 괴물의 정체를 아는듯 중얼대며 리오는 키세레를 자신의 뒤로 돌렸다. "내 뒤에 꼭 붙어 있어요, 이번에도 싫다고 그러면 책임 안질꺼요. 알았죠?" 키세레는 아무말 않고 리오의 뒤로 몸을 돌렸다. 리오는 왼손가락을 교차시키며 주 문을 외웠다. "성스러운 힘이여, 내 검에 힘을 부여해 주소서! 마법검, [홀리]!!" 흰색의 빛이 검을 감쌌고 디바이너는 이내 흰색으로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갓 헨드를 사용했죠?" "예…." 키세레는 나지막히 대답했다. "갓 헨드도 성스러운 마법이긴 한데, 마법의 힘으로 공기를 조종하는것 뿐이라서 저녀석에게 타격을 입힐수 없어요. 마법은 1급마법 홀리의 경우만 피해를 입힐수 있죠. 상당히 복잡한 사연을 가지고 있는 놈이라서…." 리오는 자세를 취하며 에누오를 쏘아 보았다. 에누오도 쉽사리 리오에게 접근하지 않았다. 디바이너에서 느껴지는 성스러운 힘 때문이었다. "자, 와라. 비극의 괴물…!" -------------------------------계속--- 7 에누오는 괴성을 지르며 리오에게 달려들었다. 리오는 꼼짝도 하지않고 에누오의 공격을 받아 넘겼다. 점액이 사방으로 튀었다. 리오는 역시 자리를 이동하지 않고 에누오를 공격했다. 에누오도 쉽게 리오의 공격 을 피했다. 키세레는 어째서 리오가 둔한 공격을 하고 있는지 이해개 가질 않았다. 사실은, 리오가 자리를 이동하며 싸우게 되면 만에 하나 키세레가 에누오의 예기치 못한 공격을 받을수 있기 때문이었다. 에누오는 형체가 일정치 않은 기형 생물이다 . 어떠한 공격을 해도 이상할 것이 없었다. "제길!" 리오는 왼쪽 아대로 에누오의 공격을 막아 내었다. 에누오는 리오의 왼팔을 강하게 죄어왔다. 피가 통하지 않는지 리오의 손이 붉다못해 푸르게 변하기 시작했다. 검을 휘둘러 에누오의 신체를 자른 리오는 이렇게 싸우면 끝이 없다고 생각했는지 왼팔에 기를 돌리며 시간을 벌었다. "두고봐라 이자식, 끝내주마!" 치고 받으며 왼팔에 기를 다 모은 리오는 왼손으로 에누오의 중심을 쳤다. 리오의 주먹은 깊숙히 들어갔고 빠지지 않을것처럼 보였다. 리오는 그상태로 에누오를 밀 어 붙이기 시작했다. "구워어어어!!" 에누오도 괴성을 지르며 밀리지 않으려고 애를 썼다. 그러나 점액 덕택에 밀릴수 밖에 없었다. 구석에 에누오를 밀어넣은 리오는 팔에 모아두었던 기를 팽창시켰다. "크아아앗!!" 감싸고 있던 에누오의 피부가 밀려나자 리오는 팔을 뽑고 양손에 검을 거머 쥐었 다. "죽이진 않지, 이거나 먹어랐!! 공압파(空壓波)­!!" 보이지 않을 정도로 에누오를 향해 검을 휘두르자 에누오는 둥분되었고 주위의 공 기도 일그러지기 시작했다. 검을 휘두를때 미묘한 손의 움직임으로 대상 주위의 기 체 압력을 수십배로 높여 충격을 주는 고급 기술이었다. 공압으로 인하여 동굴의 벽도 무너져 내리기 시작했다. 리오는 머리를 흔들며 마법검을 해제시킨 디바이너 를 거두었다. "아앗!" 키세레는 무너져 내리는 돌을 피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그때 그녀의 허리를 리오가 강하게 감싸 안았다. "뭐하는 거에요! 놔요!!" 키세레가 발버둥치자 리오는 인상을 찌푸렸다. "죽고싶을 정도로 내가 싫은거에요?" 키세레는 아무말도 할수가 없었다. 리오는 여전히 찡그린채 위의 구멍을 바라보았 다. 그의 점프력 이라면 충분히 나갈수 있는 높이였다. "쳇, 지금 당신옆에 있는 사람이 바이칼이면 영원히 이곳에서 에누오나 돌봐주고 있어야 할꺼요." 리오는 투덜대며 자신의 친구 이름을 댔다. 그리고 나서 키세레와 함께 구멍을 가 볍게 빠져 나올수 있었다. 뒤에서 나지막히 에누오의 침통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키세레는 걷지도 않고 가만히 바위에 등을 기댄채 앉아만 있었다. 리오도 옆에 서 서 팔짱만 끼고 있었다. 십분째 둘은 그러고 있었다. "……." "후우…." 리오는 호흡을 크게 쉬어 보았다. 아래에서 빠졌던 기를 보충하는 숨이었다. 하지 만 그것도 주위가 조용하니 재미가 없었다. "…미안해요…." 키세레가 나지막히 말했다. 리오는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키세레를 쳐다보았다. "뭐가요? 아, 이곳에 빠진거요. 그런 일이면 누구나 있을수 있지요. 클루토 녀석이 안빠진게 이해가 안가네요. 후후후…" "그런게 아니에요." 낮게 깔린 그녀의 목소리에 리오도 웃는 표정을 지웠다. 뭔가 심각한 분위기였다. "숲속에서 당신이 저에게 무슨짓을 했는지 저도 알고 있어요. 뭔가 이상했었죠. 젊은 남자가 여자의 자는 모습을 보고서 그런 생각을 안할수가 없었겠죠. 하지만, 전 그때 수녀였어요. 그리고 그 직업을 좋아했고요. 그 일로 인해서 저는 영원히 수녀를 할수 없게 되었지요…." 리오는 올것이 왔다는듯 눈을 꼭 감았다. 그러나 속으로는 기뻤었다. 해명할 기회 가 왔으니…. 키세레는 쉬지않고 예기를 계속했다. "그렇게 해서 전 당신을 속으로 미워하고 있었어요, 저의 유일한 안식처로부터 저 를 떼어 놓았으니까요. 그런데, 몇일동안 클루토, 리카, 머셀과 같은 아이들이 리 오와 행동하는 모습, 그리고 누구를 막론하고 지켜주려는 리오의 모습, 단순한 투 쟁 본능일지 모르겠지만 리오는 저를 포함한 모두를 무사히 지켜 주었어요. 오늘 에야 터놓고 예기할수 있겠네요 리오. 사실은 전 당신을…" "어이, 키세레님. 마지막 말을 하기전에 잠깐만요." 리오는 검지 손가락을 펴 보이며 윙크를 했다. 그리고서 예기를 시작했다. "만약, 당신이 …일을 당하지 않았다고 확인되었을때 어떻게 할거에요?" "예?" 키세레는 흠칫 놀라며 리오를 바라보았다. 리오는 장난기 어린 미소를 띄우고 있었 다. "떠날건가요, 아니면 계속 우리랑 함께 다닐건가요?" "무슨 소리죠, 리오?" 리오는 시원하다는듯 웃으며 그때의 상황을 예기해 주었다. "모포를 덮고 주무시질 않아서 새벽녁에 키세레의 체온은 정상 이하로 훨씬 떨어져 있었어요. 하지만 당신을 깨우는건 마음에 내키지 않았어요, 잘 알지도 못하는데. 술도 쓸수가 없고 해서 어쩔수 없이 극단적인 방법을 쓴거죠. 아, 오해하지는 말아 요, 그냥 상체만 안고 있었으니까요. 완전히 벗겨드린 기억은 없습니다. 그리고 나 서 당신의 심장을 치료하고, 제 망토를 덮어 드렸죠. 그걸로 끝이에요." 키세레는 얼굴이 빨개져 있었다. 자신만이 그런 오해를 하고 있었던 것에 부끄러워 졌다. 리오는 다시 웃으며 말했다. "옆에 애도 있는데 그런…짓을 어떻게 합니까? 수행이 깊지 않으셨어요, 후후후… 하하하핫…!" 키세레는 리오가 계속 웃자 화난 표정으로 소리쳤다. "그만좀 웃어요!" "아, 그리고 원장님께서 낯뜨거운 부탁을 하셨어요. 그것도 아무말 않고 당신을 모셔온 이유가 될지도…, 당신에게 좋은 남자를 소개시켜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애정 결핍증인가…뭔가. 키세레님 그런병도 걸려 있다면서요? 그것도 치료할 겸… 뭐 대충 이런거에요." 키세레는 두손을 모으고 일어서서 리오를 가만히 쳐다보고 있었다. 리오는 눈을 돌 리고 멋적은듯 머리를 긁었다. "자, 애들이 기다리고 있어요. 어서 가요 키세레." 키세레는 그제서야 뭔가 잊은것이 생각났다. 에누오에게 쫏길때 방한복을 떨어뜨린 것이었다. 그 말을들은 리오는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제기랄, 이쪽으로 와봐요." "네?" "와보라니까요." 키세레는 조용히 리오의 곁으로 다가갔다. 리오느 망토를 넓게 펼치며 오른팔로 키 세레의 어깨를 안았다. 키 차이로 해서 키세레는 리오의 망토 안으로 쏙 들어가는 형식이었다. 키세레는 안된다는듯 고개를 흔들며 망토에서 빠져 나가려고 했다. "오해하지 말아요, 그리고 그리 더러운 망토도 아니니까 걱정할 필요는 없어요." 키세레는 머뭇거렸다. "뭐해요, 그대로 얼어서 애들에게 돌아갈꺼에요?" 어쩔수 없이 망토의 안으로 들어옼 키세레는 망토안이 방한복보다 따뜻한것에 놀라 움을 감출수 없었다. 리오는 아무렇지도 않다는듯 이유를 설명했다. "비싼건 다 그래요." 둘은 간헐천 지역을 천천히 빠져 나갔다. 리오는 언제나 처럼 미소만 띄우고 있었 도 키세레는 그에 대한 미안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었다. "리오는 사람들을 좋아하나요?" 리오는 키세레가 어지간히 할말이 없었구나 생각하고 대답해 주었다. 마침 그도 심 심한 참이었다. "사람들이라…. 좋아하죠. 싫어할 이유도 없고, 저도 사람이니까요." "부모님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세요?" 그는 잠시 머뭇거렸다. 하지만 다시 표정을 풀었다. "어떻게 생각할것도 없지요. 사람들에 따라 다르겠지만, 어떠한 경우에라도 부모라 는 존재는 소중한 것이에요. …그런데 갑자기 이런 인간적인 질문은 왜 하는거죠?" "아, 그렇다면 죄송해요. 당신과 하고싶은 예기가 너무나 많았거든요…." 리오는 흘끔 하늘을 쳐다보았다. 약간 기분이 이상해서 였다. "리오와 이야기할 시간은 많이 남아 있겠죠. 제가 너무 성급했네요." 리오는 아무말 없이 미소만 지었다. 시간이 많이 남아있다는 키세레의 말이 그에게 미소를 띄우게 만들었다. 아마도 키세레란 여성은 그런 이야기를 오랬동안 마음속 깊이 묻어왔을거라 리오는 생각했다. "거의 다 빠져 나왔네요, 키세레님." 증기가 옅어지고 있었다. 이제 이독으로 갈 일은 없겠지 하고 리오는 한숨을 쉬었 다. "어? 저건…사람들 같은데요?" 키세레의 말 대로 뿌연 그림자 네개가 그들의 눈앞에 나타났다. 그쪽에서도 리오와 키세레를 보았는지 손을 흔들기 시작했다. "저녀석들, 안갔군…후후." "나온다! 역시!!" 클루토는 주먹을 힘껏 쥐며 뛸듯이 기뻐했다. 다른 일행도 모두 기뻐했다. "키세레님! 괜찮아요!" 머셀과 아르만이 리오와 키세레를 향해 뛰어갔다. 키세레는 살짝 고개를 끄덕이며 그들에게 괜찮다는 표시를 했다. "자초지종은 나중에 설명해 주지. 그보다도 방한복 한벌 남는것 없나? 이대로 둘이 걸어가는건 좀 불편한데 말이야." 리오가 눈을 살짝 찡그리며 아르만에게 말했다. "물론 있지요! 걱정하지 마세요 리오." 아르만은 두툼한 배낭에서 여벌의 방한복을 꺼내어 키세레에게 넘겨 주었다. "그런데 섭섭하시진 않아요 리오님?" 리오는 아르만을 보며 낮게 말했다. "무슨 뜻인가…?" 아르만은 그저 웃을 뿐 이었다. 키세레는 방한복을 입으며 더더욱 절실히 무언가를 느끼기 시작했다. `리오란 남자의 강함…아마도 물리적인것이 아닌 정신적인 강함 일까…?' 종족을 가리지 않고 사람들을 끌어 모으는 이상한 힘. 그리고 그들에게 강한 믿음 을 주는 육체의 강력함, 자신마저도 그것에 확실히 끌리고 있다고 키세레는 느꼈다 . 그녀는 다시한번 그를 오해한것에 내심 미안함도 느꼈다. "자, 마지막 마을이다 친구들! 가자!" 리오는 팔을 힘껏 쳐들며 일행에게 외쳤다. ------------------------------계속--- 다섯번째의 드워프 마을에 도착한 일행은 환호성을 지르며 기뻐했다. 드워프 사람 들이 오랫만에 찾은 인간을 보러 모여들기 시작했다. 그중에 중년의 드워프 두명이 일행속에 끼어있는 아르만을 보고 그에게 달려왔다. "아르만! 무사히 왔구나 이녀석!" 흰 수염이 듬성듬성 나 있는 드워프 남자가 아르만의 어깨를 두드리며 기뻐했다. 아르만은 두 드워프를 보고서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아버지, 어머니!" 아르만은 그의 아버지와 어머니에게 허리를 굽혀 인사를 한 후 손을 부여 잡으며 재회의 기쁨을 나누었다. "우리는 이 고원에 괴물들이 나돌기 시작한뒤 너를 영영 못보줄 알았단다. 그런데 이렇게 살아 돌아오다니, 꿈만 같구나…!!" 그의 어머니는 눈물을 흘리며 아르만을 부둥켜 안았다. 아르만도 눈물을 글썽였다. "손님들이 왔다고…? 뉘신가 이분들은…." 지팡이를 짚고 한 백발의 노인이 드워프 사이에서 나타났다. 드워프 들은 그에게 예의를 갖추며 길을 내 주었다. 그 노인이 바로 드워프족 족장이었다. 나이는 무려 117세…. 리오가 허리를 굽히고 오른손을 가슴에 살짝 대며 예의를 갖추자 다른 일행도 그에 따라 예의를 갖추었다. "안녕하십니까 족장님. 지나가던 여행객인데 이 마을에서 좀 쉬었으면 합니다. 허 락해 주십시요." 리오의 말에 족장은 주름살이 가득한 눈을 가늘게 뜨며 온화한 웃음을 지어 보였 다. "당연히 허락해 드려야죠. 그 엄청난 괴물들을 물리치시고 여기까지 오신 대단한 분들 이신데요, 허허허…." 살짝 고개를 숙이며 감사의 표시를 한 리오는 아르만과 함께 그의 집으로 향했다. 몇일간 묶어달라는 아르만의 부탁도 있었고 그것이 예의였다. 아르만은 자신의 부모에게 고원에서 있었던 리오의 무용담을 자랑스럽게 예기하고 있었다. 리오는 미소만 띄운체 탁자위에 차려진 음식을 먹고 있었고, 세명의 아이 들은 아르만의 여동생과 함께 드워프족 전통놀이를 즐기고 있었다. 키세레는 리오 의 건너편에 앉아 가만히 차를 마시고 있었다. "오오…정말 대단하신 분이군요, 고램 일곱마리와 히드라를 혼자서 물리치시다니 , 마치 가즈 나이트 같으시군요!" 리오는 움찔하며 눈을 크게 떴다. 아르만 아버지의 말을 듣고서 다른 사람들도 일 리가 있다는듯 고개를 끄덕였다. 리오는 표정을 바꾸고 큰소리로 웃었다. "하하하…. 제가 가즈 나이트 였다면 고원을 간단히 날아서 넘어가지, 힘들게 걸어 서 넘어갈리가 있겠습니까? 전 보통의 기사일 뿐이에요." 아르만의 아버지도 리오의 말을 듣고서 크게 웃었다. "하하, 저도 농담입니다 리오님. 제가 가즈 나이트 예기를 꺼낸 이유는 이 마을에 100년전 마황제를 물리친 그 가즈 나이트와 같이 싸운적이 있는 사람중 유일한 생 존자가 계시기 때문입니다. 그것이 언제나 그분의 자랑이셨죠." 듣고있는 리오의 표정은 바뀌지 않았지만 그의 속은 뒤틀리고 있었다. 어딘지 모르 게 불안하기도 했고 반갑기도 했다. 리오는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앞에놓인 스프를 한숟갈 떴다. "그런데, 리오님은 어디서 오셨나요? 복장을 보니 말스 왕국이나 가이라스 왕국의 분은 아니신것 같은데요." 아르만의 모친도 예리한 질문을 리오에게 던져왔다. 순간순간 가슴이 뜨끔 해 왔다 . 듣는둥 마는둥 하던 키세레도 그 이야기엔 귀를 기울였다. "말스 왕국으로 부터 멀리 떨어진 작은 섬나라에서 태어났지만, 떠돌이 생활을 해 서 국적이 없는거나 마찬가지죠." 아르만의 어머니는 계속해서 질문을 던져왔다. 나이가 몇인지, 가족은 어떻게 되는 지, 기사 작위는 어디서 받았는지 등등…. 거기에 리오는 차례대로 대답했다. 24세 에, 가족은 형제 둘 의형제 한명에 동생 하나요. 기사 작위는 스승으로 부터…. "검은 어디서 얻었습니까? 보통 검은 아닌것 같던데…." 직업의식이 발동한 아르만의 아버지는 처음부터 눈여겨 보고있던 디바이너를 보고 물었다. "제 스승님게서 주신 기사 자격의 증표이자 마지막으로 주신 선물입니다. 저의 분 신이고 전 재산이라 할수 있지요." "형제분들은 뭐하세요?" "음, 둘다 자신만의 일을 하고 있지요. 영역은 다르지만 비슷해요. 동생은 놀고." 이 질문을 마지막으로 아르만 부모의 질문공세는 끝이났다. 리오가 곤란한 표정도 지었고 일행들과 아르만이 굉장히 피곤한 얼굴을 하고 있어서 였다. 그들이 안내 해준 방으로 들어간 일행은 침대에 바로 쓰러져 그동안의 피로를 잊고 잠에 빠져 들었다. 다음날, 리오는 아무에게도 예기하지 않고 족장을 만나기 위해 그의 집으로 향했다 . 족장의 집은 약간 허름 했으며 집에 딸린 대장간이 리오의 눈에 가장 처음 들어 왔다. 계속 사용한 흔적이 있었다. 리오는 문을 두드렸다. "계십니까, 족장님?" 곧바로 족장의 증손자로 보이는 아이가 문을열고 나왔다. "리오님 이신가요?" 리오는 아이가 자신의 이름을 알고있자 약간 놀라는 기색을 보였다.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아이는 들어오라는 말을 하고 리오를 안으로 안내했다. 안에선 족장의 가족들이 아침 식사를 마치고 나름대로의 여가를 즐기고 있었다. 그들은 리오가 들 어오자 하던일을 멈추고 그에게 정중히 인사를 했다. 곧 족장이 방안에서 나와 리 오에게 인사를 했다. "들어오시지요, 리오님. 오래 기다렸습니다." 리오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족장의 방으로 들어갔다. "저를 알고계십니까?" 족장은 고개를 끄덕이며 장 안에서 무언가를 꺼내었다. 그림이었다. 리오는 그 그 그림을 보고서 입을 다물지 못하였다. 그림 안에선 붉은 머리의 건장한 청년과 에 메랄드빛 머리를 가진 미인이 리오를 향해 미소를 띄우고 있었다. "설마…. 버틀렌…?!" 족장은 입술을 가볍게 떨며 리오를 바라보았다. 그의 주름진 눈엔 눈물이 글썽였다 . 리오는 도저히 믿기지가 않는다는 표정이었다. "100년동안 기다렸습니다, 리오님…." 버틀렌 크라이브. 드워프 중에서 최고의 영웅으로 칭송받고 있으며 현재 족장이기도 한 그는 17세때 가즈 나이트, 드래곤 로드와 말스 1세 일행을 도와 마황제 가스트란을 쓰러뜨렸던 인물중 유일한 생존자로도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져 있었다. "제 누님께서 그려주신 이 그림…. 레나님과 리오님의 모습이 담겨있는 유일 무이 한 물건이지요. 그림으로만 당신의 모습을 볼수 있겠구나 라고 생각했는데 그렇지 가 않군요, 허허허…." "훗, 그림이 아직까지 남아 있을줄은 상상도 못했는걸? 아직 색도 다 발하지 않았 고 말이야." "리오님은 하나도 변하신게 없으시군요." 족장의 부러운듯한 목소리에 리오는 쓴 웃음을 지었다. "좋은것만은 아니라네. 입장을 바꿔놓으면 이 직업은 할일이 못된다구…." 족장과 리오는 그동안에 쌓였던 예기를 털어 놓으며 시간을 보냈다. 얼마쯤 지나자 족장이 한숨을 쉬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레나님의 묘지 말입니다…." 리오도 그말이 나오자 표정을 바꾸었다. 족장은 계속 말했다. "20여년전 부터 레나님의 영령이 나타나질 않았어요. 그때까지 마을 사람들에게 여 신으로 추앙받고 있었는데 말입니다. 사람들의 고민을 들어주고, 그들의 마음을 따 뜻하게 만들어 주셨는데요. 하지만 몇년이 지나자 자연히 주민들 틈에서 잊혀져 버 리더군요. 오히려 다행인지도…." 리오는 아무 표정도 짓지 않고서 덤덤히 대답했다. "환생했나 본데…. 어딘가에서, 어떤 생물로 다시 태어나 있겠지." 족장은 그때 괜한 이야기를 꺼냈다고 생각했다. 100년전에 리오에게 닥쳐왔던 그 일을 다시 일깨운건 아닌가 하고 생각했다. 그때 족장이 본것은 가즈 나이트의 또 다른 면이었다. 지나친 정의감에서 온 잔악성…바로 그것이었다. "예쁠거야…." 그 말을 들은 족장은 리오를 바라보았다 리오는 천정을 바라본체 족장에게 말했다. "레나는 무엇으로 태어나도 말이지…. 그 아름다움으로 누군가에게 또다른 평안감 을 주고 있을거야. 그렇지 않나?" 족장은 리오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그가 100년전 리오를 따라다니며 느꼈던 가즈 나이트의 또 한가지 면이었다. 「참 안타까워, 나에게 흘릴 눈물이 없다는것 말이지. 이미 600년 전에 말라버렸어 …한방울도 남기지 않고. 가끔 만나는 내 형제들도 같은말을 하더라고. 후훗….」 100년전에 그가 리오에게 들었던 말이었다. 그 말이 다시금 되뇌어 왔다. 리오는 족장의 표정을 보고서 아무 예기나 다시 꺼내었다. "나, 배고픈데? 식사를 안하고 나와서 말이지." 족장은 미소를 다시 띄우며 지팡이를 짚고 일어섰다. "마침 저도 들지 않았답니다. 같이 드시지요." 리오도 의자에서 일어서며 씨익 웃었다. "나때문에 안먹은거 아닌가? 그럼 미안한데…" 식사를 하며 리오는 족장에게 태라트에 관한 일을 물어보았다. 족장은 그에 관해선 거의 모든것을 알고 있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저항군의 1차 수도 공격이 완전 실패로 끝난후 태라트님은 몇 안남은 휘하 장수들 과 함께 이곳으로 다시 돌아오셨죠. 오신것도 거의 기적에 가까우셨습니다. 누구와 의 전투였는지는 말씀을 안하셨는데 굉장한 부상을 입으셨더군요. 그 후 흩어진 저 항군과 여기 저기에 살고있는 인재들을 모아 다시한번 수도로 향하셨답니다. 소문 에 의하면 현재 저항군 인사들이 많이 잡혀있는 야룬다 요새를 공격하시고 계시답 니다. 하지만 물자와 병력이 충분치 못해 몇번의 위기상황을 넘기고 계시다는군요. 큰일입니다." 리오는 숟가락을 놓고 한숨을 쉬었다. "어쩌면 그렇게 말스 1세와 성격이 똑같지? 불리한 상황을 역전시키고 싶은 충동을 느끼는 걸까?" 족장도 식사를 다 한듯 물을 마신 후 웃으며 말했다. "그분의 모습을 보시면 더 놀라실 겁니다. 허허허…." "흠…그런가? 그럼, 야룬다 요새는 어디에 위치하고 있나?" "고원을 넘어서 보루브 마을을 지나면 바로 입니다. 마을에 저항군의 독립 부대가 주둔하고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있으면 가시는데 불편함이 없으실 겁니다. 아, 그 리고 또 한가지…." 족장은 직접 자리에서 일어나 대장간으로 걸어갔다. 리오는 그를 따라 대장간 안에 들어섰다. "죄송하지만 태라트님께 이 검을 전해 주십시오. 예전에 급해서 그분께 철검밖에 전해드리지 못했거든요." 족장은 보자기에 둘러싸인 검을 리오에게 전해 주었다. "봐도 되겠나?" "당연하지요." 리오는 보자기를 풀어 검을 들어 보였다. 미스릴로 만들어진 수공예품 이었다. 은 은한 광택이 검신에 흐르고 있었다. ---------------------------------계속--- "굉장한 검인데 그래!" 리오는 감탄하며 검을 두어번 허공에 휘둘러 보았다. 중심도 잘 맞고 가벼웠다. 미 스릴 은으로 만들어진 검이라 약간의 마력도 가진듯 했다. "태라트님은 장검을 좋아하시죠. 그분에 맞춰서 만들어진 것입니다." "얼마나 걸렸나?" "3개월쯤 입니다. 원래 만들고 있던 검이라 마무리만 하면 되었지요." 리오는 검을 보자기에 다시 싸면서 슬며시 물었다. "파라그레이드는 꽤 오래 걸렸다지…?" 족장은 놀란 눈으로 리오를 쳐다보았다. "아니, 어떻게 그것을…?!" 빙긋 웃으며 리오는 족장을 바라보았다. "아르만이 나에게 자랑하더군. 내 디바이너에 대항할수 있는 오리하르콘제의 검이 라고 말이야. 그건 그렇고, 오리하르콘은 어디서 구했나? 구하기 어려운 금속인데 …?" 족장도 웃으며 대답했다. 아주 먼 옛날을 회상하는듯 그는 의자에 앉아 눈을 살며 시 감았다. "제가 여덟살때 일입니다…. 옛날에 제가 있던 마을의 뒷동산에 이상한 운석하나가 떨어진일이 있었답니다. 푸르스름한 광택의 금속이었죠. 저희 아버지께선 그 금속 을 보시고 뛸듯이 기뻐하셨답니다. ‘이것이 바로 오리하르콘 이란다 얘야’라고 하시면서요. 그리고서 그때부터 아버지와 전 그 금속을 가지고 세계 최강의 검을 만들기로 마음먹었고, 그 일을 시작했지요. 몇년후 리오님의 디바이너를 보고 전 사실 경악을 금치 못했답니다. 오리하르콘으로 만들고 있는 우리 부자의 검보다 더 강한 검이 존재하고 있었던거죠. 그래서 리오님이 떠나신 날부터 전 80여년동안 그 검을 만드는데 심혈을 기울였습니다. 그래서 파라그레이드가 태어난거죠. 하지만… 디바이너나 다른 여러 강검들을 따라올수는 없었습니다. 제가 미처 알지못한 사실 이 있었던거죠." "……." 리오와 족장의 예기는 정오까지 계속되었다. 점심때가 가까워지자 리오는 족장의 집을 나서서 아르만의 집으로 향했다. 홀가분한 표정을 리오는 짓고 있었다. 중간에 리오는 다 떨어져 가는 나무 안내판을 볼수가 있었다. 그는 안내판의 먼지 를 털어가며 희미해진 글씨를 읽었다. "여신의…성지…?" 리오는 그곳으로 발길을 옮겼다. 나무 덩굴이 무성한 누군가의 무덤이 나타났다. 주변은 누군가에 의해서 아름답게 정돈되어 있었다. 제단도 있었다. 리오는 무덤의 앞에 있는 비석을 보며 잠시간 우두커니 서 있었다. "레나…!" 드워프의 마을을 이리저리 구경하며 돌아다니던 키세레는 한쪽에서 놀고있는 드워 프 아이들을 잠시동안 보고 있었다. 열살이 넘었을 자신의 동생이 잠시간 떠올려 졌다. "잘 있을까…. 티퍼는." 아버지의 뜻이 싫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옆집의 남자친구와 수도를 떠난것이 항상 후회되는 그녀였다. 그후 불의의 사고로 남자친구는 목숨을 잃었고 자신만 겨우 목 숨을 건질수 있었다. 자신이 누구라는걸 자신도 부정한체 그녀는 나이도 속이고서 수녀가 되기로 마음먹었었다. 하지만 원장은 그녀의 뛰어난 소질에도 불구하고 그 녀를 수녀로서 인정해 주지는 않았다. 그도 무언가를 느끼고 있었는지 모른다고 키 세레는 생각했다. "하지만, 이젠 돌아갈수 없을지도 몰라." 쓸쓸히 웃으며 키세레는 발길을 다른곳으로 돌렸다. 그녀가 나온 또다른 이유는 이 마을에서 가장 아름답게 꾸며졌다는 여신의 성지를 구경하기 위해서 였다. 하지만 어디에 있는지 찾지를 못하던 그녀는 결국 한 드워프 노파에게 그곳을 물었 다. "여신의 성지? 그곳이야 바로 저기에요. 20여년전 여신이 떠난 이후로 사람들의 발 길이 뜸해지긴 했지만 족장님은 무슨 정성인지 계속해서 아름답게 꾸미시더군요. 결국 우리 마을에서 가장 아름다운곳이 되긴 했지만요. 내가 듣기론 100년전에 누 군가가 그곳에 묻혔는데, 여신으로 환생해서 이 마을 사람들을 위로해 주기 시작했 다는군요. 저도 그 여신을 직접 보았구요. 정말 굉장한 미인이었어요, 에메랄드빛 머리결에…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우." 키세레는 노파에게 인사를 하고 노파가 가르쳐준 곳으로 향했다. 나무 덩굴과 거기 에 피어난 색색의 꽃들이 그녀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과연 대단하네…? 드워프의 솜씨는 역시…." 구경을 한참 하고있을때 리오가 다른 출구로 빠져 나가는것을 키세레는 볼수가 있 었다. 그녀는 리오가 나왔던 곳으로 들어가 보았다. 그곳에는 묘지가 하나 있을 뿐 이었다. "누구의 무덤인데 그러지?" 그녀는 천천히 비문을 읽었다. 〔레나·슈리케이트 이곳에 잠들다. 포프가스 공국력 297년〕 키세레는 굳은 표정을 지으며 비석에 적힌 공국에 대해 생각했다. "포프가스 공국이면 가이라스 왕국 전에 존재했던…? 그러면 이 묘지는 100년이 되 었다는 뜻인데?" 키세레는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이며 그곳을 빠져 나갔다. 그리 이상한 일은 아니어 서 였다. 아르만의 집에 돌아가자 일행은 다시 떠날 차비를 하고 있었다. 아이들은 싫다는 표정이었지만 시간이 촉박한 지금의 상황에는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출발이에요?" "예, 키세레님도 빨리 준비하세요." 물품을 가방에 넣으며 리오는 평상시와 마찬가지로 키세레에게 말했다. "특별히 준비할 것은 없나요?" "아, 있어요 키세레님!" 클루토가 키세레의 말을 듣고서 생각이 났다는듯 그녀에게 말했다. "허브를 좀 사야겠어요. 아르만의 부모님께서 고원 너머의 마을에선 허브가 필요할 지 모른다고 하셨거든요." 마침 아르만이 문을 열고 작은 가죽제 상자를 가지고 들어왔다. 바로 허브였다. "허브는 준비했어 클루토. 이제 가는 일만 남았단다." 아르만의 복장을 본 클루토는 깜짝 놀랐다. 마을을 들어왔을때와 복장이 같아서였 다. "어, 아르만 아저씨도 같이 가실건가요?" 아르만은 상자를 가방에 넣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 난 저항군을 도와서 싸울거야. 이 마을의 젊은이 몇명도 가담했단다. 난 좀 늦은거라구." 리오는 헝겊에 싼 장검을 배낭의 덥개에 끼워 넣었다. 리카는 호기심이 발동했다. "어, 그건 뭐야 꺽다리?" "장검이야, 태라트님을 만나면 전해달라고 족장님께서 부탁하셨어." 리오는 장검을 꺼내어 리카에게 줘 보았다. 리카가 다루기엔 너무 긴것이 흠 이었 지만 무게가 가벼워 휘두르기엔 지장이 없었다. 그러나 리카는 고개를 저었다. "태라트님께 전해달라고 부탁하신거잖아. 내가 함부로 쓸순 없어." 리오는 미소를 지어 보이고는 장검을 다시 받아 헝겊에 쌌다. 클루토와 리카, 이 두 아이들은 짧은 기간동안 정신적으로 성장했다고 리오는 생각했다. 둘은 그리 느 끼고 있질 못했지만…. 리오는 이상한 뿌듯함을 느꼈다. 짐을 다 챙긴 일행은 곧바로 아르만의 집을 나섰다. 아르만의 부모님과 마을 사람 들이 일행을 마을 밖까지 배웅해 주었다. 마을을 나서서 북쪽으로 길을따라 조금 걷자 일행의 앞에는 고원의 출구가 눈에 들 어왔다. "이래저래…, 도착했군." 리오는 숨을 크게 들이 쉬었다. 다른 일행도 같이 해 보았다. 얼마의 시간이 지났 는지, 몇일의 날자가 지났는지 모를 정도로 그들은 싸워왔다. 생사의 위기를 극복 하며, 동료들에 대한 믿음을 더더욱 굳혀가며…. "……!" 리오는 두 손으로 망토를 크게 펄럭였다. 그리고 뒤로 돌아선 그의 손에는 어느새 디바이너가 들려 있었다. "좋아하기엔 이른것같다 친구들…!" "예?!" 일행은 리오가 보고있는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채찍을 든 한 사나이가 일행을 내 려보고 있었다. "이 고원을 내가 맡은뒤로 무사히 통과한 사람은 너희들이 처음이다. 설마 히드라 까지 죽일줄이야…!" 그 사나이의 목소리가 일행의 귀에 울려 퍼졌다. 전음의 일종이었다. 사나이는 절 벽의 아래로 내려왔다. "빌려온 고램 일곱마리까지 통과했다는걸 듣고 난 솔직히 놀랬다. 그정도로 너희들 이 강할줄은 상상을 못했거든?" 리오는 디바이너를 어깨어 대며 비꼬는 투로 사나이에게 말했다. "간단히 끝내자, 싸구려 조련사. 우리들은 바쁘거든?" 사나이는 리오를 노려보다가 크게 웃었다. "우하하하! 그럼 빨리 끝내주마, 마침 내 마지막 귀염둥이도 배가 고파서 미칠 지 경이라고 하거든? 그녀석은 입이 더러운 녀석을 특히 좋아하지, 하하하하하!!" 리오의 이마에 푸른 핏줄이 돋았다. 그러다가 기류가 이상하게 도는것을 느끼고 그는 하늘을 쳐다보았다. 거대한 무언가가 그들쪽으로 내려오고 있었다. "으윽…! 뭐지, 이 냄새는?!" 냄새에 민감한 머셀이 코를 막으며 괴로워 했다. 일행은 하늘에서 거대한 날개를 펄럭이며 내려오고 있는 그 생물을 보았다. "자, 와라 귀염둥이!! 나의 비장의 카드, 드래곤 좀비다!!" 드래곤 좀비는 곧 거대한 두 다리로 땅을 짚으며 일행의 앞에 위용을 자랑했다. 가 죽의 대부분이 썩어가는듯 검게 변질되어 있어서 블랙 드래곤이 아닐까 하는 착각 이 들 정도였다. "브레스나 공격력이 살아있을때 보다 약해져서 5급정도의 성호막으로도 공격을 막 을수 있을꺼야. 하지만 그렇게 좋아하지는 말라구. 알았지 모두들?" 그렇게 말하며 리오는 주변의 지형을 봐두기 시작했다. 사실, 아무리 드래곤 좀비 가 살아있을때 보다 공격능력이나 모든것이 떨어진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드래곤은 드래곤이다. 전에 만났던 히드라의 브레스와 앞의 녀석이 내 뿜는 에시드 브레스의 위력은 비교가 되지 않는다. 자신은 모르지만 다른 일행들이 상대가 되지 않을것은 뻔할 뻔자였다. `머리부터 날리는수 밖에…' 나름대로 작전을 짠 리오는 조금씩 드래곤 좀비에게로 다가갔다. 물론 기를 모으면 서 였다. 앞으로 다가갈수록 썩는 냄새가 진동했다. 그런데 뭔가 이상했다. "구우우우…." 바로 코 앞까지 접근한 리오를 보고서도 드래곤이 공격을 하지 않는것이었다. 분명 드래고 좀비는 확실했다. 그를 데리고온 비스트 테이머도 길길이 뛰고 있었다. "이자식! 뭐하는거야!! 어서 공격하라구, 다 죽여버리란 말이야!!" 리오는 살짝 날아올라 드래곤의 머리까지 올라갔다. 그리고 나서 눈을 바라보았다. 놀랍게도 아직 맑은 눈을 하고 있었다. "너, 살아있는거냐?!" 드래곤은 고개를 끄덕였다. 아무래도 가사 상태의 드래곤에게 좀비의 주문을 걸은 듯 했다. 일행에겐 운이 좋은것 일지 모르지만 드래곤에게는 살아있는 좀비의 고통 이었다. 흐르던 피가 멈추고 육체가 썩어가는 고통이란 드래곤도 다를바가 없는것 이다. 「제 육체는 이제 죽어버렸답니다, 너무 시간이 걸리고 말았지요. 하지만 이대로 죽고 싶지는 않습니다. 자살을 할수도 있지만 그렇게 되면 다시 태어나지 못하겠지 요. 그래서 당신께 처음이자 마지막 부탁을 하고 싶습니다.」 리오는 아무말 없이 드래곤을 보았다. 참으로 운이 없는 드래곤이라고 생각했다. "친구들의 부탁도 있었고…. 그래, 원하는데로." -------------------------계속--- 리오는 턱을 위로 살짝 올렸다. 위로 가자는 뜻이었다. 마침 구름이 짙게 깔려 있 어서 구름위로 올라가면 비스트 테이머의 눈을 속이는데는 문제가 없었다. "다른 사람들은 저 조련사를 맡아줘." 리오는 동료들에게 소리쳤다. 아르만도 있으니 걱정은 할 필요가 없어 보였다. 일 행도 고개를 끄덕였다. 리오와 드래곤은 곧 구름위로 치솟아 올라 보이지 않게 되 었다. 비스트 테이머는 약간 이상하다는 눈빛을 비췄으나 다시 일행들에게 눈빛을 돌렸다. "좋아, 너희들은 저녀석이 내려올때까지 이 발렌트님이 맡아주마!!" 비스트 테이머 발렌트는 자신의 허리에 준비되어 있는 두개의 채찍을 꺼내었다. 다 른 보통의 채찍보다 약간 길어보였다. 일행은 자신들의 무기를 꺼내 들어 그의 공 격에 대비하였다. 발렌트의 공격이 시작되었다. "하아앗!" 파악! 눈 깜짝할 사이에 클루토의 지팡이가 뒤로 멀찌감치 날아갔다. 생각보다 굉장한 솜 씨를 가진 사나이임에 틀림 없었다. 클루토는 손이 저려왔지만 외우고 있던 스파크 의 주문을 계속 외웠다. 그사이 아르만과 라카가 발렌트에게 돌진해 들어갔다. "먹어랏­!!" 아르만은 그의 도끼, 화이어 브레이커를 가볍게 휘두르며 발렌트를 공격했다. 채찍 의 약점중 하나, 근거리에서 상대의 무기 공격을 완전히 방어할수 없다는 점을 노 린것이다. 그러나 반대로 거리가 떨어지면 무서운 무기가 채찍이었다. 발렌트는 아르만의 공격을 피하며 거리를 벌리려고 했다. 그러나 뒤에서도 누군가 가 공격을 해 왔다. 리카가 어느새 발렌트의 뒤로 돌아간 것이었다. "이 꼬마가!!" 세명이 이리저리 공방전을 벌이고 있을때 키세레는 4급 주문인 [샤이닝 크로스]를 외우는 상태였다. 하지만 실전에서 써본일이 한번도 없어서 약간은 불안함을 느끼 고 있었다. 위력에 대해 아는것은 단 한가지, `쎄다'는것 뿐…. 주문은 당연히 클루토가 먼저 끝났다. "6급! 스파크!!" 근처에 있는 전기력이 모두 발렌트에게 집중되고, 곧 파지직 소리를 내며 그에게 고통을 안겨 주었다. 몸부림치는 그를 보고 클루토는 됐다는듯 일행에게 소리쳤다. "잠시간 움직이지 못할거에요! 지금 공격해요!!" 그러나 시간은 잠시가 아닌 잠깐이었다. 발렌트는 소리치며 자신을 괴롭히던 전기 력을 떨쳐 내었다. "크아아아앗!!" 온몸에서 연기를 뿜으며 발렌트는 눈을 붉혔다. 자신에게 마법을 건 상대가 소년이 라는걸 알고는 굉장히 화가 나는 모양이었다. "이까짓 마법으로 나를 건들수 있을것 같으냐, 꼬마녀석!! 하지만 발렌트는 클루토에게 공격할수 없었다. 아르만과 리카의 협동 공격이 거셌 기 때문이었다. 발렌트는 이대로는 안되겠다 생각한듯 약해 보이는 리카를 향해 돌 진해 들어갔다. 어깨로 밀어 붙이는 발렌트를 보고 리카는 몸을 가볍게 날려 그에 게서 멀리 떨어졌다. 발렌트는 이순간을 노렸다는듯 바로 리카에게 자신의 채찍으 로 공격을 가했다. 눈 깜짝할 사이에 채찍으로 세번 공격을 당한 리카는 검을 떨 어뜨리고 멀리 나가 떨어지고 말았다. 다음의 공격 목표는 클루토인듯 채찍을 휘 두르는 찰나. 머셀의 화살이 그의 코 앞을 스치고 지나갔다. 머셀은 다음 화살을 발렌트에게 쏠 준비를 하였다. 발렌트는 더이상 참을수 없다는듯 보라색의 호른 하 나를 꺼내어 불 태세를 취하였다. "이걸 불면 근처에 있는 키라버스들이 모조리 이쪽으로 달려온다! 기대해도 좋아, 우하하하!!" 발렌트는 호른을 입에 대었다. 그러나 그는 호른을 불지 못했다. "윽?!" 그의 눈앞에 거대한 십자가 모양의 섬광이 나타났고 그 빛의 십자가는 발렌트를 감 싸 안았다. 폭발하는듯한 불빛이 일행의 눈을 괴롭혔고 일행은 잠깐 눈을 감아야만 했다. 빛이 사라지고 그자리에 남은건 겉옷이 너덜너덜 해진 발렌트였다. "젠장할…! 으윽!!" 그 말을 남기고 발렌트는 의식을 잃었다. 키세레는 이 마법의 위력이 이정도인지는 몰랐다는듯 눈만 커다랗게 뜨고있을 뿐이었다. 리카는 아까전에 받은 공격에 팔을 다쳤지만 다른곳은 이상이 없었다. 나머지 일행도 모두 이상은 없었다. "역시, 사람이 많으면 좋다니까." 머셀은 화살을 다시 넣으며 미소를 지었다. 키세레는 정신을 다시 가다듬고 다친 일행을 치료하기 시작했다. "리오는…?" 드래곤은 가만히 날개를 퍼득이고 있었다. 아래는 구름의 바다 뿐, 최후를 마치기 엔 더없이 좋은 경치였다. "그건 그렇고, 너희들을 가사상태까지 몰아넣을수 있는 존재란 도데체 뭐지? 그게 궁금한데?" 「루브레시아 공작을 아십니까…?」 리오는 기억을 더듬었다. 자신의 기억속에는 루브레시아란 이름은 없었다. "모르는데…, 그놈이 도데체 뭐지?" 「4730여년전에 일이니 모르시는게 당연하실지도…. 저도 조부님께 듣기만 한것이 지만 믿지는 않았습니다. 루브레시아는 선왕께 반정을 일으킨 마룡중에 우두머리 였습니다. 다른 생물들의 피를 즐겨서 다른 용족들에겐 반감을 많이 사고 있었지 요. 그러던 어느날 반정을 일으켜 다른 용족들고 전쟁에 들어갔습니다. 하지만 세 력비가 1대 7이었으니 이길리가 없었습니다. 그는 다른 용족들이 자신에게 협조해 줄것이라고 믿었었나 봅니다. 하지만 반정을 일으킨것 때문에 더더욱 반감을 사고 말았지요. 결국, 그는 수세에 몰렸고 모든 마룡들도 투항하여 자신을 지켜줄 동료 는 한사람도 없이 홀로 남게 된것입니다.」 "별거 아니잖나, 혼자 수세에 몰릴 정도면 강하진 않은것 같은데…?" 「자신의 성이 무너짐과 동시에 그의 피속에 잠재되어 있던 또다른 무언가가 발동 한겁니다. 바로 초룡(超龍)이 된것이지요.」 "초룡?" 「마룡들에게 잠재되어 있다는 힘이 폭발한 상태입니다. 그 상태면 용제님과 맞싸 울수 있지요. 그래서 그는 성을 무너뜨리던 용병대 5개 부대를 전멸시키고 드래고 니스까지 들어왔지요. 결국 선왕과 1대 1의 대결이 벌어져 그는 봉인을 당한겁니 다. 사지가 잘리고, 날개가 꺾이고, 혀를 뽑혔지요. 폐룡이 된체 그는 어디론가 사라졌다고 합니다.」 리오는 일이 이상하게 심각해 짐을 느꼈다. 가스트란 추종자인 육마왕의 부하 세 력도 어느정도인지 알수가 없는데 또다른 강자가 나타난 것이다. "그런데, 그가 나타났다, 이말이지?" 「예, 힘을 반도 되찾지 못했다는데, 드래곤 두마리는 간단히 이기더군요. 결국엔 이꼴이 된겁니다.」 리오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두 손을 모아 주문을 외우기 시작했다. 푸른색의 에너지 구체가 손바닥 안으로 모이기 시작했다. "자, 이름을 말해라. 바이칼에게 전하면 그녀석이 너희 가족에게 전해줄꺼야." 「감사합니다…. 저는…….」 모두는 앉아서 리오를 기다리고 있었다. 클루토와 리카는 아무일 없다는듯 놀고 있 었고 아르만과 머셀은 무기에 관해 열띤 토론을 하고 있었다. 키세레는 바위에 기 대어 무언가 생각하는듯 했다. "후우­." 키세레는 한숨을 쉬었다. 다른 모두는 걱정이 없는 태도였다. 자신만 빼놓고…. "왜 그러세요 키세레님?" 클루토가 명랑하게 물었다. 키세레도 가볍게 미소를 띄우며 고개를 저어 보였다. "아냐, 아무것도." "리오가 걱정되세요?" "……." 키세레는 고개를 돌리고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클루토는 웃으며 다시 땅바닥에 그 림을 그렸다. "리오는 임자가 있는데요…." 키세레는 움찔했다. "리오의 궁극적인 목적도 아마 그분을 구하기 위해서 일거에요. 하지만 모르죠, 그 분을 좋아한다는 표현을 한적이 없으니까요. 안아준적도 없고…, 헤헤. 이건 제 예 상이에요. 신경쓰지 마세요." 키세레는 끝까지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겉으로는 이상한 점이 아무것도 없었다. 그때, 그녀의 속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의 정신도 말끔하게 해 주는 소리가 하늘 에서 울려 퍼졌다. 쿠우우웅!! 짙게 깔려있던 구름층이 한줄로 밀려나며 그 사이로 푸른색의 섬광이 잠깐 비췄다. 열때문에 구름들이 순식간에 기화가 된것이다. "어, 눈이네?" 클루토는 이 계절에 눈이 내리는것이 이상하다는듯 고개를 갸웃거렸다. 눈은 내린 후 바로 사라져 갔다. "눈이 아니야 바보야." 리오가 팔을 주무르며 절벽에서 내려왔다. 일행은 역시 하면서 다시 눈이 내리는것 을 바라보았다. "눈이 아니라니요?" 키세레도 궁금한듯 물었다. "용이 죽었을때 그 시체가 어떤 물질로 변형되며 사라지는 거에요. 인체에는 아무 런 해가 없지만은요. 꼭 눈처럼 보이지요?" 키세레는 가만히 흰색의 가루가 내리는것을 보았다. 그녀도 모르게 입이 열렸다. "아름답네요…." 그 말을들은 리오는 피식 웃었다. 그도 잠시간 그 광경을 바라보다가 일행에게 소 리쳤다. "어이, 구경 그만하고 이제 가자구. 시간이 많이 지체되었어." 일행은 억지로 몸을 돌려 리오를 따라 걸어 내려가기 시작했다. 리카는 계속 보지 못한것에 심통이 난듯 아무 생각없이 머셀에게 시비를 걸었다. 머셀도 이미 이런 일에는 익숙한듯 가만히 받아주면서 걸어갔다. 리오 일행중 아무도 생각해 내지 못한일이 있었다. 아니, 정리하지 못한 일이라고 해도 옳을것이다. 옷이 다 타버린 한 사나이가 차가운 돌바닥 위에 누워있는것을 ……. 3-5 저항군과 함께 야룬다 요새로 가고있던 지크는 잠시 휴식이라는 바이나의 말에 웃 으며 열의 뒷쪽으로 걸어갔다. 바이나는 다시 얼굴을 붉히며 그에게 소리쳤다. "거기 너! 넌 빼고 휴식하란 말이야!!" 지크는 들은체도 안하고 계속 걸어갔다. 바이나가 앞을 가로막고서 삿대질을 하며 소리치기 전까지. "넌 계속 놀았잖아! 말에게 먹이라도 주란말이야 말라깽이!!" 지크는 그녀를 슬쩍 돌아서 계속 걸어갔다. 지크의 그러한 행동은 군인들 사이에선 이미 미워할수 없는 존재가 되어 있었지만 바이나의 눈엔 하나부터 열까지 맘에 드 는것이 없었다. 특히 자신이 말하는것을 넘기고 지나갈때…. "야! 내말 안들려!!" 지크도 못참겠다는듯 돌아서서 바이나를 내려다 보았다. 바이나의 키도 여자 치고 는 컸지만 지크의 키도 꽤 컸다. "들리니까 소리좀 지르지 마, 빨간누나. 계속 소리지르면 얼굴만 계속 빨게진다구. 그리고 내이름은 `너'가 아니고 지크야, 알았어?" "뭐라구!!" ------------------계속--- "어, 화났어 빨간누나?" 바이나는 너무 화가 났는지, 눈물을 글썽이며 지크를 노려보고 있었다. 지크도 미 안하다는 생각이 들었는지 어깨를 으쓱했다. "이거 미안해서 어쩌지? 아, 이렇게 하면 우리동네 여자들은 좋아했어. 어이, 빨간 누나, 이리와봐." 지크는 씨익 웃으며 바이나에게 다가갔다. 란지크와 돌격대장 샤먼은 바이나의 걱정을 하며 이런저런 예기를 하고 있었다. "너무 어린것 같지 않아요 샤먼?" 샤먼은 터번을 매만지며 란지크를 보았다. "누구, 바이나 말인가? 실력은 좋잖아." "그래도, 19세 밖에 안됐는데 이 독립부대 대장에다 전 저항군 부대장중 한명이니 , 그 애에겐 너무 막중한 것이 아닌가 해서요." 란지크의 우람한 어깨에 손을 올려놓으며 샤먼은 웃었다. "지금까지 잘 해왔지 않나. 태라트님과 직접 수도까지 갔다온 호걸일세, 그애도. 게다가 19세면 우리 부족에선 애가 아니라구. 너무 걱정하지 말게나." 란지크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나 불안한 표정은 지우지 못했다. "그래도 지크에게 언제나 놀림받는걸 보면…." "으아아악!!" 란지크의 말이 끝나기도 무섭게 바이나의 비명소리가 그들의 귀에 들려왔다. 샤먼 은 손을 머리에 가져가며 한숨을 쉬었다. "…사실, 나도 거기에 대해선 걱정이야…." "저리가! 이 야만인!!" "참나, 이젠 야만인으로 바뀌었군. 좋아 좋아, 이제 나도 흥이다." 바이나는 돌아서서 어디론가 걸어가는 지크를 계속 노려보고 있었다. 란지크와 샤 먼만이 아닌 다른 병사들까지 그 광경을 지켜보고 있었다. 샤먼이 한 병사에게 넌 지시 물었다. "이번엔 또 무슨짓을 했나?" 병사는 웃음을 참아가며 샤먼에게 말했다. "바이나님 이마에 키스했어요." 란지크는 부들부들 떨기까지 하는 바이나를 달래면서 그녀를 마차 안으로 데리고 갔다. 란지크도 나오면서 피식 웃고 말았다. 샤먼은 란지크에게 고개를 끄덕이며 이렇게 말했다. "역시, 애는 애군. 자네말이 맞는것 같아." 슈는 간만의 휴식시간에 오랬동안 감지 못했던 머리를 감고 있었다. 언제나 가지 고 다니던 말스왕국 생삼품인 비누로 머리를 감는걸 그녀는 즐겼다. 한참 비누칠 을 할 무렵, 지크가 그녀의 뒤로 다가왔다. "어, 슈도 머리를 감네요?" "그럼 안감나요?" 당연하다는듯 슈가 말했다. 지크는 슈의 옆에 앉아 그녀가 머리감는 모습을 지켜 보았다. 슈는 마음에 걸리는듯 지크를 의식했다. "뭘봐요?" "머리 감는거요." 물로 머리를 씻으며 슈가 살작 웃었다. "뭐 구경거리라고 봐요." 지크는 빙긋웃으며 대답했다. "너무 예쁘니까요." 슈는 아무렇지도 않게 머리의 물기를 털어내며 일어섰다. "시간 엄청 많네요. 이럴시간 있으면 바이나하고 놀아요." 지크도 일어서며 양 손을 머리뒤에 가져갔다. 떫은 표정이었다. "벌써 혼이났는걸요." 슈는 그를 보고서 언제나 웃지 않을수 없었다. 그의 자유스러움에 빠져드는 것이 었다. 그것이 그의 특징이기도 했다. "리오나, 당신이나. 사람을 끌어들이는 매력이 있네요." 지크는 손을 바지 주머니에 꽂아 넣으며 부끄러운듯 웃었다. "리오는, 이상한 믿음과 박력으로 사람을 끌고, 또 당신은 자칭하는것 처럼 바람과 같은 자유 분방함으로 사람들을 휘어 잡고. 당신 가족들은 다 그런가요?" 지크는 그 말을 듣고서 씁쓸히 웃었다. "형은 안그래요. 저와는 반대로 보수적이거든요. 별로 활달하지 못해요." "그래요? 형은 어디에 있는데요?" 지크는 하늘을 쳐다보았다. 불어오는 바람이 그의 긴 스포츠 머리를 흔들었다. "이곳하고 비슷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좀 먼곳이에요. 알아두면 편리해요, 나중 에 만나면 전화…아니 예기라도 하시던가. 이름은 슈렌이죠. 불의 슈렌이라고…." 지크는 말하면서 멀리 보이는 광활한 밀밭을 보았다. 누가 키우는것이 아닌데도 그렇게 자라나는 것이다. 하지만 땅들이 언젠가부터 왕실의 땅으로 묶여져 있어서 사람들은 이 비옥한 토지를 썩혀두고만 있었다. 하지만 지금의 지크에겐 그것이 중 요하지 않았다. "슈, 저기 저거. 안보여요?" 지크의 턱이 가리키는 방향으로 슈는 시력을 집중했다. 하지만 밀들이 움직이는것 외에는 보이지 않았다. "뭐가요?" "이정도의 바람으로 저 밀들이 열을 지어서 움직일리가 없잖아요." 슈는 다시한번 자세히 보았다. 지크의 말대로 밀들이 규칙적인 움직임을 하고 있었 다. "손님들이 오신것 같은데요, 내가 다 처리해 볼테니 슈는 사람이 많은곳으로 가 있 어요. 아무래도 저번에 만난 암살자들이 때거지로 온것 같아요." 지크는 말을 마치고 조용히 밀밭쪽으로 몸을 숙이고 걸어가기 시작했다. 슈는 그가 걱정되는듯 물었다. "괜찮겠어요?" 지크는 말없이 모습을 감추었다. 슈는 고개를 저으며 자신도 신경을 집중하며 사람 들이 있는 곳으로 뛰어갔다. "칫! 멍청한 말라깽이!!" 바이나는 아직도 얼굴을 붉힌체 마차안에 쭈그려 앉아 화를내고 있었다. 갑자기 기 습을 당한것에 아직도 가슴이 두근거렸다. "이잇, 왜이러지!" 한번 묵어내린 자신의 머리를 세차게 쥐어 박으며 머리를 정리하려는 바이나는 조 용히 무릎을 모으고 앞을 바라보았다. 깊이 생각할때 무의식 적으로 나오는 그녀의 행동이었다. 그때­ 사삭. 갑자기 들려온 나지막한 소리에 바이나는 귀를 세웠다. 드래곤 킬러에 손을 가져갔 다. "기척이…안느껴 지는데?" 바이나는 검을 놓고서 다시 쭈그려 앉았다. "바람소리겠지…." 노란 복장의 사나이가 옆의 사나이에게 물었다. "이봐, 두명 모두 잠입에 성공했나!" "예! 그런것 같습니다! 보초들은 둔한 녀석들이라 그리 걱정하시진 않아도 될것 같습니다. 이봐, 저리로 가!" 이상한 말도 섞여 들려왔지만 노란 복장의 사나이는 만족한듯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그 계집애만 없애면 아룬다 요새는 충분히 방어할수 있게된다!" "그 계집애가 그렇게도 무섭습니까?" "그 계집은 보통이 아니야! 태라트와 같이 있을때는 특히…. 엄청난 지휘력을 발휘 하게 된다. 눈에 가시야!" "오, 그래? 열 아홉밖에 안됐는데?" 황색 복장의 사나이는 깜짝 놀래면서 자신의 부하를 바라보았다. 자신의 부하는 목 에서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었고 대신 예기를 받아준건 금발의 괴 사나이였다. "윽! 넌 누구…?!" 사나이는 황색 복장 사나이의 목을 틀어 잡았다. "말해주기 싫은데?" "자, 잠깐…?!" 푸웃! 그 사나이의 장도에 의해 황색 복장의 암살자 역시 목에서 피를 흘리며 쓰러져 갔 다. 금발의 사나이는 웃으며 몸을 일으켰다. 그러면서 자신의 파란색 바지에 손을 집어 넣었다. "이 밀밭에도 거름은 줘야겠지? 후후후…. 자, 빨간누나를 구하러 갈 차례군." 한먼 머리를 쓸어 넘긴 후 지크는 밀밭 사이로 다시 사라져갔다. 바이나는 자꾸만 졸음이 쏟아져 몸을 가눌수 없었다. 향기로운 냄새가 마차 안으로 들어온 후였다. "일어서야지…?" 그러나 몸이 움직이지 않았다. 검에 의지하여 일어서려고 했으나 팔이 떨려왔다. 눈이 점점 감겨왔으나 참아가며 마차의 입구로 기어갔다. 향기는 좋았으나 몸에는 좋지 않은것만은 확실한 향수였다. 입구에 거의 다가갔을때, 마차의 밑부분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바닥에 누군가가 구멍을 뚫고 있는것이 확실했다. 드래곤 킬러를 자신의 가까이에 가져가며 그쪽을 경계했다. "으으윽…?!" 말소리도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구멍이 뚫리고 있는 사이로 검은 그림자가 눈에 띄었다. 자신이 좋아하는 소설책에 나올법한 위기상황 이었다. 구멍이 다 뚫리고 검은 그림자는 마차 안으로 들어왔다. 단도 두개를 꺼내 그녀에 게 들어보였다. 그리고 나서 현란하게, 하지만 규칙적으로 휘두르기 시작했다. `최면…!' 바이나는 암살자들의 기술에 대해선 조부에게 들어 알고는 있었지만 직접 당해보니 둘도없는 무서운 것이었다. 두개의 단도에서 눈을 뗄수가 없었다. 단도는 자신의 심장을 행해서 천천히 다가오고 있었다. "아…!" 소리쳐보려고 했으나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이미 최면에 걸린 것이었다. 여태까지 뽑히지 않던 드래곤 킬러가 자신의 손으로 뽑혀 나왔다. 그리고 드래곤 킬러의 날 카로운 날은 자신의 목을 향해서 다가왔다. 강하게 저항하려 했지만 그럴수가 없었 다. 갑자기 밖에서 시끄러운 소리가 들려왔다. 누군가가 이 마차를 향해 뛰어오고 있다 는걸 느낄수 있었다. "하아아아앗!!" 마차의 천막이 찢어지며 거대한 섬광 두줄기가 괴 사나이와 바이나의 사이를 갈라 놓았다. 바이나의 목을 치려던 바이나의 손이 정지했다. "쳇! 방해를 하다니…!!" 괴 사나이는 단도를 휘두르며 안으로 들어온 바이나의 아군에게 공격을 가했다. 그, 아니 그녀의 거대한 나이프는 간단히 그 공격을 튕겨내었고 두개의 단도는 곡 선을 그리며 마차의 바닥에 박혔다. "위험했어요, 암살자 아저씨." 가벼운 목소리로 나이프를 든 여자­슈는 말했다. 괴 사나이는 자신의 주머니에서 작은 알을 꺼내어 마차의 바닥에 던졌다. 펑 소리와 함께 연기가 슈와 바이나의 시야를 가렸다. 괴 사나이는 마차 밖으로 몸을 날렸다. --------------------------계속--- "놓치지 않을꺼야!!" 슈도 그를 뒤쫓아 몸을 날렸다. 바이나는 다행이라는듯 한숨을 쉬며 드래곤 킬러를 집어 넣었다. 그러나, 일은 여기서 끝나주지 않았다. "읏?!" 그녀의 목에 노끈이 휘감겨 오더니, 강하게 죄는 것이었다. 뒤에 또다른 암살자가 버티고 있었던 것이다. 바이나의 정신이 다시 가물거리기 시작했다. "컥­!!" 피가 입에서 흘러나왔다. 팔꿈치를 휘둘러 빠져 나오려고 했지만 아까 흡입한 최면 제 때문에 그러기도 힘들었다. 사람들이 뛰어오는 소리만이 여렴풋이 들릴 뿐이었 다. "기다려! 더이상 움직이면 네 머리를 날려버릴거다!!" 란지크와 샤먼이 병사들을 이끌고 마차로 뛰어오고 있었다. 그러나 암살자는 미소 를 지으며 마지막 힘을 가하기 시작했다. "아무도 우리 둘을 구해주지 못해…. 후후후…. 난 세상에는 미련이 없다. 하지만 너는 있겠지? 괴로울거야, 후후후…." 암살자는 웃으며 뒤로 길게 늘어져 있는 자신과 바이나의 그림자를 보았다. "자아…, 어서 살려달라고 해봐. 누가 아나, 그림자가 널 구해줄지. 후후후…." "크읏…!!" 바이나의 눈은 이미 반쯤 감겨 있었다. 얼굴도 새파랗게 질린 상태였다. 그녀의 동 료들은 아무것도 할수가 없어 발만 동동 구르고 있었다. "말이 씨가 된다는거 아나, 변태양반?" 어디선가 들려온 목소리에 암살자는 움찔했다. 하지만 주위엔 아무도 없었다. 바이 나를 구하기 위해 달려온 사람들은 확실히 아니었다. 자신의 말을 들었을리가 없 어서였다. "지금은 정오야, 이사람아…." "…헉!!" 암살자는 뒤를 돌아보았다. 길쭉하게 늘어진 자신의 그림자에서 정체불명의 손이 튀어나와 자신의 척추로 향하는 것을 볼수가 있었다. 물론 피할 여유는 없었다. 우둑­! 끔찍한 소리와 함께 그림자에서 튀어나온 손은 암살자의 척추에 박혔고 미묘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척추의 신경을 직접 조종하려는듯 했다. "흐으윽…!!" 암살자의 팔에서 힘이 풀렸고 바이나는 앞으로 풀석 쓰러졌다. 군인들이 바이나를 부축해 의무병에게 넘겨주는것을 자신의 눈으로 본 암살자는 분에 겨워 몸을 떨었 다. 란지크와 샤먼을 비롯한 나머지 군인들은 그림자에서 지크가 튀어 나오는것을 보고 흠칫 놀랐다. 지크는 암살자의 귀에 속삭였다. "자살이냐, 죽음이냐." 암살자는 이미 살 가능성이 희박했다. 척추가 완전히 늘어나 있어서 정상적인 행동 도 불가능한 상태였다. 암살자는 입을 열었다. "어차피 죽일거 아니냐…!!" 답을 들은 지크는 씨익 웃었다. 그리고 나서 암살자의 척추에 박혀있던 자신의 손 을 뽑았다. 그리고…오른손의 잔상이 암살자를 스쳐갔다. 암살자는 신음소리를 내 었다. "흐으으…!" 지크의 손에는 이미 푸른색의 반사광을 내고있는 무명도가 번뜩이고 있었다. 암살 자의 움직임이 정지했다. 지크는 마차에서 내려오며 무명도를 집어 넣었다. "육백 칠이식, 일광(日光)­." 언제 그어졌는지 모를 수많은 검광이 암살자의 몸에서 떠올랐고 그의 몸은 곧 산산 히 분해되어 마차의 바닥에 흩어졌다. 그 광경을 본 군인들은 비유가 상했는듯 뒤 로 돌아섰고 란지크와 샤먼은 눈살을 찌푸리며 옆에 다가오는 지크를 바라보았다. "다음부터는 청소하기 쉬운 기술을 좀 써주면 안되나…?" 지크는 빙긋 웃으며 고개를 숙였다. "아, 바이나는 괜찮아요?" "응, 목에 가벼운 찰과상이 있을 뿐이야. 나머지는 괜찮아." 암살자를 뒤따라 갔던 슈도 곧 돌아왔다. "그쪽은 어때요?" 슈는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며 어깨를 으쓱거렸다. "거의 다 잡았는데…. 예전에 지크의 말처럼 자결하더라고요. 그래서 그냥 돌아왔 죠. 지크쪽은 문제없었죠?" 지크는 고개를 끄덕였다. "자, 빨리 갑시다. 휴식도 거의 끝났을테고 말이죠. 이제 얼마나 남았지 황소 아저 씨?" 란지크는 인상을 약간 찡그리고는 대답해 주었다. "아마, 걸어서 이틀이나 하루정도? 이틀로 하지, 그정도야." "좋아, 콧수염 아저씨는 병사들에게 출발 신호를 보내줘요. 난 저 마차나 청소하고 있을께요." 샤먼도 목소리를 깔며 지크에게 주의를 주었다. "이봐, 자네 또 놀면서 갈 생각인가? 청소나 하겠다니…! 지금까지 논걸 생각하면 식사 당번을 시켜도 할말이 없을텐데 말이야." 지크는 환히 웃으며 샤먼의 어깨에 손을 올려놓으며 말했다. "에이∼왜그러셔, 농담좀 한것 가지고. 그렇게 일 시키고 싶으시면 할일이나 줘요. 뭐 하라고 말도 안했으면서." 셋은 너무나도 태연한 지크의 행동에 웃음을 띄울수 밖에 없었다. 아마 전쟁이 없 는 상황에서 지크를 만났다면 그가 사람을 종이장같이 자르는 장면을 상상하지도 못했을것이다. 샤먼은 아직 시체가 있는 마차에 손가락을 폈다. "자, 그럼 마차부터 청소하게." "내가 한다고 한거잖아요." "그거부터 하라구." 지크는 고개를 끄덕이며 자루를 가져와 시체를 담기 시작했다. 거리낌 없이 담는다 는게 상상이 가질 않는 장면이었다. "정이라는게 없나…?" 슈가 생각하는 리오와 같다고 생각되는점 한가지였다. 적과 대면했을때는 적의 가 족 유무를 따지지 않고 일격에 날려 버린다. 사람이건 괴물이건 무조건적으로. 게 다가 지크의 경우에는 더 심했다. 암살자의 경우에는 만나기만 하면 시체를 산산 조각 내 버린다. 아무리 냉혹한 전사라도 그정도는 아니었다. 아니, 그들과는 근본 적으로 틀렸다. 시체를 다 치운 직후. 부대는 서서히 이동하기 시작했다. 어디엔가 시체를 묻어두 었는지, 버렸는지는 몰라도 지크는 약간 늦게 군대를 뒤따라 왔다. 지크는 샤먼에 게 의무병 마차가 어디있는지를 물었다. "응? 세번째 열에 있을꺼네. 근데 뭐하게?" "티퍼가 감기에 걸려 누워있잖아요. 보러 가게요." 샤먼은 턱을 쓰다듬으며 물었다. "그뿐인가?" "예. 고마워요 콧수염 아저씨." 지크는 뒷열을 향해 달려갔다. 샤먼은 말위에 올라선체 지크를 돌아 보았다. "관심이 없나…?" 밤새도록 고열에 시달리던 티퍼는 슈의 간호 덕분에 겨우 몸을 가눌수 있었다. 여 성 의무병 두명중 한명이 티퍼가 일어나자 그에게 다가왔다. "괜찮니? 더 누워있으렴, 아직 났지 않았으니까." 티퍼는 아직 머리가 아픈듯 고개를 끄덕이며 병상에 누웠다. "어? 바이나 아니에요?" 그의 옆에는 바이나가 목에 붕대를 두른체 누워 있었다. 그녀는 의식이 회복되어 마차의 위를 가만히 바라보고 있었다. 티퍼가 그녀를 보고 깜짝 놀라자 바이나도 티퍼를 바라보았다. "왜, 꼬마. 난 오면 안되니?" "아니, 그런건 아니지만. 무슨일 있었나요?" 바이나는 피식 웃으며 눈을 감았다. "엄마하고 만날뻔했어. 그것 뿐이야." 티퍼는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때, 마차 안으로 누 군가가 가볍게 뛰어 들어왔다. 두 여성 의무병은 깜짝 놀라 몸을 움찔거렸지만 티 퍼는 오히려 반가워 했다. "아, 지크!" "여어, 오늘은 괜찮냐, 꼬마?" 지크는 몸을 굽힌체 티퍼의 옆에 앉았다. 바이나는 조용히 이불을 머리에 덮어썼 다. 상종하기도 싫다는 표현이었다. "슈는요?" "장교 마차에서 자고있다더라. 그러고 보니 넌 참 여복이 많다. 의무병도 여자고, 옆에 누워있는 빨간 사람도 여자니까 말이야." 놀리는 투로 지크가 티퍼에게 말했다. 티퍼도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둘은 알지 못했다. 옆쪽의 이불이 부르르 떨리고 있다는 것을…. "헤헤, 그건 맞네요. 그런데 무슨일 있었어요? 바이나가 갑자기 제 옆에 누워있더 라고요. 누가 침입해 왔나요?" 지크는 미간을 찡그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응, 이 부대에서 피부가 제일 빨간 여자를 잡으러 암살자들이 왔었어. 물론 이 바람의 지크님이 다 격퇴했지만. 그런데 표적이 된 여자는 어디있나? 이불에 가려 서 안보이나…?" 참다못한 바이나는 이불을 걷어 차면서 고래고래 소리를 치기 시작했다. "말한번 잘했다, 이 말라깽이 녀석! 오늘은 내가 기필코 널 없애버리겠어!!" 바이나는 주먹을 움켜쥐고 지크에게 달려들기 시작했다. 얼마간 전진하던 바이나 의 몸은 어느정도에서 더이상 움직이지 못했다. "으윽…?!" 지크의 오른손이 어느새 바이나의 목을 살짝 조르고 있었다. 지크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있는 티퍼를 바라보며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잠시간 그상태로 있은뒤 지크가 입을 열었다. "그 암살자는 그 여자의 목을 노끈으로 이렇게 졸랐지…." 같이 놀란 표정을 짓고있던 의무병들은 잠시후 입을 가리고 웃기 시작했다. 티퍼는 빙긋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아, 그랬군요. 잘 알겠어요 지크." 완전히 놀림감이 되어버린 바이나는 잠시 무표정한 얼굴이 되더니 이불을 푹 뒤집 어 쓰고서 소리내어 울기 시작했다. 웃고있던 의무병의 얼굴에서 미소가 사라졌고 티퍼의 얼굴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지크의 얼굴에서도 미소가 서서히 사라졌다. "아…하하…. 오늘로만 두번째네…. 진짜 미안한데?" 지크는 뒷통수를 긁으며 멋적어 했다. 바이나는 듣고 있지 않다는듯 계속 울기만 했다. "아, 다시한번 써보자. 아까전에는 확실하게 하지 않아서 일거야." 지크는 바이나의 옆으로 살짝 돌아 앉고 그녀가 뒤집어 쓰고있는 이불을 걷으려고 했다. 그러나 바이나는 이불을 잡고 놓아주지 않았다. "어이, 잠깐 얼굴좀 보여봐." 지크는 팔에 힘을 가해서 이불을 걷어 내었다. 힘이 너무 세어서인지 바이나까지 이불과 함께 걷어져 버리고 말았다. "왜이러는거야! 나하고 무슨 원한있어!!" 지크는 살짝 웃으며 그녀에게 접근해 갔다. 코 앞까지…. 의무병들은 다시한번 깜 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티퍼는 재미있다는 표정이었다. 지크는 낮은 목소리로 바 이나에게 속삭였다. 바이나의 붉은 얼굴이 새빨갛게 변해갔다. "귀여운데…." ------------------------------계속--- "으아아아악­!!" 의무병 마차안을 뒤흔드는 바이나의 목소리에 근처에서 걸어가던 병사들까지 놀라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들이 곧 볼수있던 장면은 지크가 마차에서 뛰어내려 앞열로 도망치듯 사라지는 것이었다. "오늘만 두번째로 당했어!!!" 이불을 뒤집어 쓴채 더욱 더 목소리를 높여 울고있는 바이나를 두명의 의무병이 진 땀을 흘리며 달래고 있었다. 티퍼도 역시 이불을 뒤집어 쓰고있는 상태였다. 그러 나 이불안의 상황은 정 반대였다. 웃음을 억지로 참고 있었다. 샤먼은 자신의 말인 스루프 위에서 직무를 처리하길 좋아한다. 오늘도 예외없이 지 도를 펼치고 정찰병으로 부터의 보고를 정리하는 중이었다. "대장님! 보고 입니다!" 한 정찰병이 앞에서 말을타고 달려오고 있었다. 샤먼은 지도를 잠시 접어두고 그의 보고를 받았다. "응? 넌 이 부대의 병사가 아니잖는가? 어느부대 소속인가?" "아, 주력부대 소속입니다. 로이슨(태라트)님의 긴급 전갈을 가지고 왔습니다. 역 시 여기서 뵙게 되는군요." 병사는 한장의 종이를 샤먼에게 건내주었다. 샤먼은 그것을 천천히 읽어 내려갔다. "음…. 전황이 위태로운가?" "아, 아직은 아닙니다." 샤먼은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곧 도착한다고 로이슨님께 전하게." 병사는 경례를 한 후 다시 말을타고 왔던길을 되돌아가기 시작했다. 샤먼은 부관을 불러 세웠다. "부관, 기마병들을 집결시켜주게. 내가 먼저 본대와 합류해야 하겠어." 샤먼의 부관은 근심어린 얼굴로 샤먼을 바라보았다. "로이슨님이 설마… 위험하신 겁니까?" 샤먼은 고개를 저었다. "무슨소리, 돌파작전 기마병이 좀 부족하다고 연락을 하신거네. 그분은 절대 쉽게 쓰러지실 분이 아니야. 걱정말게나." "예, 그럼 명령대로." 부관은 경례를 한후 샤먼의 명령에 따라 기마병들을 집합시켰다. 기마병들이 앞열로 이동하는것을 본 란지크는 무슨일이 있다 생각하고 자신도 앞열 로 향했다. 도중에 란지크는 지크가 운동하고 있는것을 볼수가 있었다. 붉은 자켓 을 벗은체 마차위의 수송용 상자위에서 지크는 열심히 땀을 흘리며 운동을 했다. 마른얼굴에 비해 꽤 두꺼운 근육질을 자랑하고 있었다. 두께로 볼때 란지크의 것과 는 비교할수 없었지만 균형이 잡혀 있어서 보기엔 나쁘지 않았다. 란지크가 보았을 때 지크는 한손으로 물구나무 서기를 한체 팔굽혀 펴기를 하고있는 상태였다. 란지 크로선 불가능한 동작이었다. 마차가 돌에 걸려 심하게 흔들려도 지크는 절대 쓰러 지지 않았다. 왼팔을 마치고 오른팔로 동작을 바꿀때에도 발을 땅에 대지 않았다. "대단한데 자네?" 란지크는 감탄하며 지크를 불러 세웠다. 지크는 그를 흘끔 보더니 왼팔로 옆에 벗 어놓은 자켓을 집은후 마차의 아래로 뛰어내렸다. 고양이가 공중에서 중심을 잡는 것처럼 지크의 공중동작은 완벽에 가까웠다. 란지크의 앞에 가볍게 착지한 지크는 왼쪽 어깨에 자켓을 걸쳐 놓으며 오른손으로 땀을 닦았다. "대단하긴요, 그런데 어디가고 있었어요?" "음, 기마병들이 앞열로 가길래 무슨일이 있나 해서. 그런데 자네 구체적인 직업이 뭔가? 기사라고 보기엔 몸이 너무 가벼운것 같고, 무기도 그렇고, 전투방식도 기사 와는 전혀 다르던데…." 지크는 피식 웃으며 머리칼의 땀을 털어내었다. "기사는…아닌가? 아무거면 어때요, 잘 싸우면 끝이지. 저도 같이가요 그럼, 심심 한 참이었으니까." 둘은 걸음을 재촉했다. 모든 기마병이 집결해 앞열을 가득 매우고 있는것을 볼수가 있었다. 맨 앞에 샤먼이 서 있었다. "자! 우리 기마대가 먼저 본대와 합류한다! 하루만에 달려가야 하니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 자, 가자 제군들!" 기마대는 우렁찬 함성과 함께 길을따라 달리기 시작했다. 샤먼은 란지크를 보고서 그에게 다가왔다. 란지크가 먼저 입을 열었다. "아니, 본대와 합류하다니 무슨소린가?" "음, 태라트님께 전갈이 왔다네. 기마병만 빨리 끌어다 달라는 부탁이셨어. 나 대 신 자네가 좀 힘을 써주게나. 바이나도 부탁하네, 알겠지?" 란지크는 미소를 띄었다. 언제나 믿음직스러운 미소였다. "지크, 자네도… 하여튼 열심히 해 주게나! 그럼 나중에 보세!" 지크는 달려가는 샤먼을 향해 다정히 손을 흔들어 주었다. "걱정 말아요 콧수염!" 샤먼은 달려가머 뒤에서 들려온 콧수염이란 말에 움찔했다. 하지만 그의 표정은 다 시 미소로 바뀌었다. 걱정이 섞인…. "후훗, 저녀석도 데리고 갈것을 그랬나? 적중에 가즈 나이트가 끼어 있다고 태라트 님이 적어 놓으셨던데…." 독립부대의 기마대는 쉬지않고 요새를 향해 달려갔다. 노을이 서서히 그들의 얼굴 을 붉혀 주었다. 3장 마침 4장 〔혈투〕 야룬다 요새의 사령실에선 두명의 사나이가 술병을 기울이고 있었다. 황색의 수염 을 더부룩하게 기른 건장한 체구의 중년 사나이와 회색빛의 얼굴을 가진 날카로운 눈매의 젊은이였다. 중년의 사나이는 이 요새의 사령관인 바레로그 돈 페리거, 얼 굴에 세겨진 무수한 상처자국이 그의 생활을 말해주고 있었다. 그리고 그 앞의 젊 은이는 바이론·필브라이드. 몇일전에 나타나 가이라스 정규군을 살려낸 장본인 이 었다. 일명 가즈 나이트…. "바이론님, 역시 당신의 힘은 굉장하더군요. 그 저항군 머저리 1200여 명을 단숨에 쓸어버릴줄은, 후후후… 정말 몰랐소이다." 바이론의 표정은 바레로그의 아첨에도 불구하고 냉정함을 잃지 않았다. 아니, 냉혹 함이라고 해야 옳을것이다. 회색의 피부와 맞게 그의 표정은 싸늘했다. "왕비님께서 직접 보내시는 원군이라고 해서 수만의 군사일줄 알았는데, 원군은 단 한명의 새파란 젊은이. 그때 전 절망적 이었으나 당신이 성벽 위에 올라서서 밀려 오는 저항군을 없애버릴때는 왕비님의 깊은 뜻을 알았습니다. 역시 현명한 국모이 셨습니다. 후하하하­!!" "시끄럽군, 사령관." 바레로그의 얼굴에서 웃음이 사라졌다. 자신을 보고있는 바이론의 눈이 너무나도 싸늘해서 였다. 자칫 잘못하면 자신의 목도 날아갈것 같았다. 바이론은 다시 말문 을 열었다. "술이나 계속 들라구…." 그러나 술이 제대로 넘어갈것 같지 않았다. 그는 약간 남은 술을 비운후 자리에서 일어섰다. 바이론은 아무말도 하지 않고 자신의 술잔을 다시 채우기 시작했다. "피해인원은…?" 침통한 표정의 한 청년이 옆에 서있는 부관에게 물었다. 부관은 아무말도 하지 못 했다. 자신의 앞에 적혀있는 숫자를 자신도 읽고 싶지가 않아서 였다. "빨리 대답해!!" 청년은 탁자를 주먹으로 내려치며 부관에게 소리쳤다. 부관은 천천히 피해상황이 적힌 종이를 내려읽기 시작했다. "보고 입니다…전 인원 12400여명중 1159명이 가즈 나이트의 프레아 마법에 의해 서 완전 사살되었고, 33명이 후퇴중 적군의 화살에 사망했습니다. 그리고 실종자는 7명 입니다. 현재 총 인원은 10400여명 입니다. 물자는 아직 충분하며…." "그만, 됐네. 가서 자네도 쉬게." 청년의 표정은 변해있질 않았다. 부관은 우두커니 서서 그 청년을 근심어린 눈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로이슨님…." "괜찮다니까. 어서 쉬게나, 내일은 더 힘들꺼야." 청년은 웃으며 부관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억지 웃음이라는게 얼굴에 쓰여 있었다. "그럼, 안녕히 주무십시오 로이슨님." 부관이 나간후 태라트는 침상에 누워 눈을 감아보았다. 오늘 오후에 자신의 앞에 서 펼쳐졌던 대 학살의 장면이 생생하게 떠올랐다. 성벽위의 한 사나이, 그리고 그 사나이의 손으로부터 뿜어져 나온 진홍색의 빛, 대 폭발…. 태라트는 다시 일어서 며 양손으로 머리를 감쌌다. "어떻게…가즈 나이트가 어떻게 우리를 공격할수 있는거지!!" 그가 어렸을때 증조부, 말스 1세로부터 들어왔던 가즈 나이트의 모습과, 자신이 오 늘 직접본 가즈 나이트의 모습은 너무나도 틀렸다. 얼음보다 차가운 냉혹함…그것 뿐이었다. "이제 어쩌지? 가즈 나이트와 대결할수 있는건 드래곤 로드 뿐인데, 내 부하들이나 난 둘중에 아무것도 아니란 말이야!" 그렇게 말하면서도 태라트의 눈빛은 변함이 없었다. 〔포기〕란 단어는 적어도 없 었다. "…무슨 방법이 있을거야, 반드시! 난 지금 옳은일을 하고있어!!" 그는 뜬눈으로 그날밤을 보냈다. 내일 기마대가 도착하면 전달해줄 작전을 짠 것이 었다. 태라트란 말스 왕국의 태자는 바로 이런 남자였다. "…으음…." 바이나는 마차가 갑자기 덜컹거리는 바람에 잠에서 깨어날수 있었다. 어제밤 의무 병이 준 안정제를 먹고 겨우 잔것이 지금까지였다. 티퍼는 이불을 뒤집어 쓴체 아 직도 곤히 자고 있었다. 옆에는 어젯밤 의무병에게 부탁해논 자신의 갈아입을 옷들 이 준비된 상태였다. "설마, 그 얼간이가 또 들어오지는 않겠지?" 상의를 갈아 입던중 티퍼가 일어섰다. 윗옷을 완전히 벗은 상태의 바이나는 급한김 에 이불로 몸을 가렸다. 아이니까 보지 말라고 말해도 문제는 없을거라 바이나는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우웅…. 일어났어 빨간누나? 너무 일찍 일어난거 같은데…." 이불을 걷고 나타난건 상상하지도 못했던 결과여서 바이나는 입을 다물수 없었다. "티, 티퍼는…?" 지크는 눈을 비비면서 말했다. "응, 꼬마는 어제 자기 잠자리에 가서 자겠다며 나갔어. 지나가던 길에 의무병이 옷꾸러미를 가지고 가길래 대신 내가 네 옆에 놓아두었지. 그다음은 졸려서 기억이 안나. 하아암∼." 바이나의 표정은 하나도 변하지 않은채였다. "여, 여기서 잤다고…?!" 지크는 피식 웃으며 다시 잠자리에 누웠다. "걱정마셔, 난 옷입고 잤으니까 오해는 하지 말라구. 이몸은 계속 잘테니까 옷이나 맘놓고 갈아 입어." 바이나는 계속해서 옷을 갈아 입었다. 하지만 넋이 완전히 나간 상태였다. 19세의 소녀에겐 너무나도 큰 충격이었던 것이다. 이 일에 대해서 알고있는 사람은 다행 히도 이 둘 뿐이었다. 물론 바이나의 행동이 약간 이상해 졌다는걸 많은 사람이 느끼기 시작한건 오래지나지 않아서 였다. 목에 붕대는 아직도 감겨 있었다. 의무병에 따르면 일주일은 있어야 회복된다고 했다. 물론 마법이 아닌 약초에 의한 치료였다. 하루만에 장교 막사로 복귀한 바이 나는 계속해서 직무를 보기 시작했다. ----------------------------계속--- 4-2 리오 일행은 얼마 지나지 않아 야룬다 요새에 가깝게 위치한 보르브 마을에 당도할 수 있었다. 그들이 마을에 처음 들어왔을때의 느낌은 `참혹함' 이었다. 여기 저기 에 가축들의 시체가 있었고 돌아다니는 사람도 거의 없었다. 일행은 놀라지 않을수 없었다. "이게…. 어떻게 된거지?!" 리오는 자신의 눈을 못믿겠다는 표정이었고 키세레는 십자가를 손에 꼭 쥐고서 기 도를 올렸다. 여관의 문도 단단히 잠겨있어 일행은 쉴곳조차 없었다. 일행은 여관 앞에 걸터앉으며 한숨을 쉬었다. "제길, 수도에 가까이 갈수록 이모양 이라니. 진짜 가이라스왕이 미쳤나?" 리오는 거칠게 내 벹으며 인상을 썼다. "…물이 없어요." "뭐?" 머셀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이 마을엔 물이 없어요. 물의 정령이 얘기하는 소리가 저의 귀에는 들리지가 않 아요." 리오는 머셀의 말을 듣고서 손가락으로 땅을 훑어보았다. 흙에 물기가 전혀 없었다 . 마치 사막을 연상시켰다. "진짜군. 물이 하나도 없어. 머셀의 말이 사실이라면 우물도 깨끗이 말라 버렸을거 야. 이보다 더한 악조건은 없겠지…." 리오는 벌떡 일어나 일행을 뒤로하고 어디론가 걸어가기 시작했다. "어디가요?" "사람들을 찾아 볼께요, 무슨일이 있었는지 알아야 할것 같아요. 여기서 기다리고 있어요." 굳은 표정을 지은채 리오는 마을 안쪽을 향해 걸어갔다. 가면서 그가 본것은 굉장 히 많은 페가였다. 저절로 그의 눈살이 찌푸려졌다. 조금 더 걸어가니 사람들이 약 간 모여있는것이 보였다. 리오는 주저하지 않고 그곳을 향해 뛰어갔다. "이제…이 마을도 끝장인가?" 보르브 마을의 촌장인 시완타는 자신의 허연 수염을 쓸어 내리며 아직까지 남아있 는 사람들을 향해 중얼거렸다. "다 그 빌어먹을 가즈 나이트 때문이에요! 저항군이 온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이 마 을의 수맥을 파괴시키다니, 몹쓸녀석!!" 달려오면서 그 말을들은 리오는 발을 멈췄다. 무슨 소리인가…?! "아, 손님이 오셨었군. 어서오시오 젊은이." 리오는 얼굴표정을 펴면서 시완타에게 다가와 인사를 했다. "처음 뵙겠습니다. 그런데 이 마을이 어떻게 이지경이 되었다고요?" 시완타는 한숨을 쉬며 상황을 설명해 주었다. 입술도 말라 있었다. "한달 전쯤인가…? 회색의 얼굴을 한 사나이가 이 마을을 찾아 왔었소. 그 청년은 마을의 수맥이 어디있냐고 물은후 수맥이있는 장소로 가서 그곳을 마법으로 무참히 파괴해 버렸다오. 그후로 물이 없어진 이 마을은 가축들이 죽어가고 사람들이 몽땅 떠나가 이렇게 폐허가 되어 버렸지요. 우물도 거의 말라가는데…. 아무래도 이 마 을은 끝장인것 같소…. 후우…." "그녀석은 어디로 갔습니까!" 리오는 촌장에게 소리쳤다. 옆에 서있던 청년이 리오를 막아서려 했지만 촌장은 그 청년을 손으로 제지했다. "그 가즈 나이트를 아시오…?" 리오는 고개를 끄덕였다. "회색빛의 얼굴이고 가즈 나이트라고 자신을 밝히는 그 가증스러운 녀석을 결코 잊 을수가 없지요! 아마 제가 예상하고 있는 그녀석이 확실할겁니다!" 촌장은 리오의 눈을 바라보았다. 오랫동안 살아온 경험에서 오는건지 촌장은 고개 를 끄덕였다. "얼핏 듣기론 야룬다 요새를 입에 올린것 같구려. 아마 그곳으로 향했을거요." 리오는 촌장에게 감사의 인사를 하고 일행이 있는 쪽으로 뛰어갔다. 청년이 촌장에 게 넌지시 물었다. "아니, 선뜻 가르쳐 주실줄은…?" 촌장은 웃으면서 땅에 내려놓았던 이삿짐을 들었다. "그 사나이보다 강한 남자일것 같아서. 후후후…." 물질계의 가즈 나이트는 5인이 존재한다. 지, 수, 화, 풍의 속성을 가지고 있는 네 명외에 특이하게 무속성을 가지고 있는 리오, 이렇게 구성되어 있지만 서로 알고지 내는 가즈 나이트는 3인뿐, 나머지 둘은 독립적인 행동을 한다. 리오가 말하고 있는 가즈 나이트, 바이론·필브라이트는 제 6의 가즈 나이트로서 인간중에 뽑힌 인물이었다. 어떻게 해서 그가 가즈나이트로 부터 낙오되고 이러한 행동만을 저지르는지는 뒤에가서 밝혀질 이야기이다. 하지만 확실한건 그도 가즈 나이트로서의 힘은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리오는 일행을 데리고 급히 마을을 빠져 나갔다. 일행은 갑자기 급해진 리오의 행 동이 이해가 가질 않았다. "리오, 왜이러는지 얘기좀 해줘요!" 리오는 굳은 표정으로 길을 재촉했다. 클루토의 물음도 듣지 못했을 정도로 리오의 머릿속은 바이론에 대한 생각으로 꽉 차 있었다. 리오가 정신 차렸을때는 키세레가 그를 막아섰을때 였다. "리오!" 리오는 갑자기 자신의 앞을 키세레가 막아서자 움찔하며 멈추어 섰다. 키세레는 화 가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갑자기 왜 이러는지 얘기좀 해 줘요. 다짜고짜 우리들을 마을에서 끌어 내더니 혼자 씩씩대며 걸어가는게 어디 있어요!" 리오는 잠시간 멈춰서서 키세레를 바라보았다. 언젠가도 이런일이 있었던것 같았 다. 리오는 팔짱을 끼면서 천천히 사정을 설명했다. "태라트님의 생명이 위험해 처해 있어요…. 굶주린 히드라 두마리를 앞에 풀어논것 과 다름이 없을지도 몰라요. 그분이 이끄는 군대의 수는 상관이 없어요, 그녀석이 마음만 내키면 한꺼번에 쓸어버릴수도 있으니까요. 그래서 좀 흥분했었어요." 일행은 리오를 가만히 쳐다보았다. 아르만이 말했다. "그럼, 리오 혼자 가세요." 리오는 놀란 눈으로 아르만을 바라보았다. 다른 일행도 마찬가지였다. 아르만은 웃 으며 자신의 뜻을 밝혔다. "제가 알기엔 리오는 우리보다 빨리갈수 있잖아요. 오히려 우리는 리오가 가는것에 방해가 될 뿐이겠지요. 걱정 말아요, 우리는 리오를 항상 믿고 있으니까요. 야륜다 요새도시에서 리오를 반드시 만날수 있을거라고 생각해요." 그 예기를 들은 머셀, 클루토, 리카는 동감 한다는듯 고개를 끄덕였다. 리오는 약 간 주저하다가 결심을 굳힌듯 그들에게서 돌아섰다. "…야룬다에서 만나자." "잠깐만요." 키세레는 낮은 음성으로 리오를 불렀다. 그리고 목에 걸려있는 십자가를 리오에게 건네 주었다. 언제나 그녀가 만지작거리는 은제 십자가였다. "…?" 키세레는 다시 돌아섰다. "설마 그것을 받고도 죽지는 않겠죠…." 얘기를 들은 리오는 씨익 웃었다. 그리고 십자가를 자신의 주머니에 넣었다. "죽으면 묘지에 걸어 놓아달라고 부탁해 놓을께요. 후후…." 리오는 말을 마친뒤 곧바로 야룬다 요새쪽으로 뛰어갔다. 점점 멀어지는 리오의 모 습을 지켜보는 일행의 눈은 한결같이 믿음으로 가득차 있었다. "자, 우리도 야룬다로 떠나자구요." 아르만은 키세레를 올려보며 빙긋 웃었다. 걱정하지 말라는 말이 담긴 미소였다. 키세레도 아르만을 향해서 살짝 미소를 지어 보였다. 하지만 언제나처럼 우울함이 섞여 있었다. 기마대가 떠난 다음날, 지크는 그날 아침도 운동으로 몸을 풀고 있었다. 운동을 할 때 만큼은 무명도를 몸에서 떼어 놓는다. 한결 홀가분 하다고 옆에서 지켜보고 있 는 슈에게 가끔 말한다. 슈는 그 말뜻을 잘 몰랐으나 무명도를 만져보고 난 후에 야 그 뜻을 이해할수 있었다. 왠만한 남자는 힘으로도 이길수 있는 슈 였지만 그 무명도 만큼은 들지 못했던 것이다. 들지 못하면 뽑을수도 없는것, 그래서 누가 훔 쳐갈 일은 없을것 같았다. 그 예기를 얼핏 들은 란지크가 무명도에 도전을 했었다. 그의 힘으로 무명도를 들기란 어렵지 않았으나 지크처럼 한손으로 자유롭게 휘두 루기엔 무리가 있었다. 하지만 나무위에 올려놓아도 아무 이상이 없는건 무슨 이유 일까? "그거요? 헤헷, 이 칼의 특성이지요." "칼의 특성이요?" 슈는 궁금하다는듯 물구나무를 서서 운동을 하고있는 지크에게 물었다. "그 칼에 담겨있는 장인의 혼 때문이에요. 그 무게는 무생물에겐 영향을 주지 않지 만 생물에게는 엄청난 무게로 느껴지지요." 슈는 알듯 하면서도 모른다는듯 고개를 갸웃거렸다. 지크는 책상다리를 하고 앉은 후 호흡을 조절하며 슈를 보았다. "리오가 이런말 한적 없어요?" "무슨말이요?" "때로는, `모르는게 약이다' 라고요." 슈는 알겠다는듯 칼에 관해선 더이상 물어보지 않았다. 조금후 출발의 호른소리가 앞열에서 들려왔다. 지크는 자켓을 다시 입으며 앞열로 뛰어갈 채비를 하였다. "자, 도착해서 만나요. 전 먼저 앞열에 가 있을께요." 슈는 달려가는 지크에게 손을 흔들어 주었다. 그녀도 떠날 준비를 하며 기대에 부 풀었다. 태라트를 몇개월만에 다시 볼지도 모르기 때문이었다. "왕국도 다시 살아날거야…. 반드시." 지금도 영주들의 손에 짓눌리고 있는 말스 왕국의 국민들을 생각하면 당장이라도 혼자 떠나고 싶은것이 슈의 마음이었다. 하지만 혼자서 태라트를 다시 말스 왕국까 지 데리고 간다는건 가이라스 왕국의 사정상 무리였다. 서서히 출발하고 있는 독립부대를 따라 슈는 다시걷기 시작했다. "어이! 소머리 아저씨!" 란지크는 인상을 찌푸린채 뒤를 돌아다 보았다. 지크가 반가운 표정으로 자신에게 달려오고 있었다. "도착 예정시간이 언제에요?" 란지크는 손으로 눈 위를 가리고 태양의 방향을 보았다. "음…. 아마도 한시간후면 요새가 보일거야. 병사들의 사기도 그런대로 올려 놓았 으니 상황이 나쁘진 않겠지. 물론 전투는 예상을 할수 없는것이긴 하지만." 지크는 뒤를 돌아서 병사들의 모습을 보았다. 다른때보다 활기있는 모습이었다. 사 기가 매우 올라있다는 증거였다. 그는 손을 턱에 대고서 중얼거렸다. "흠…바이나가 앞에서 `재미있는'쇼라도 하면 사기가 더 오를거 같은데…." "시끄러워 마른남자." 바이나가 어느새 마차에서 나와 지크를 보고 있었다. 지크는 반갑게 손을 흔들어 주었다. "오, 왠일이지? 오늘은 소리를 안지르고 말이야." "전투를 앞에두고 미리 흥분해 버리면 좋을게 없잖아. 아, 정찰병으로 부터 소식은 왔나요 란지크?" "아뇨, 아직…. 아, 저기 오는군요." 청찰임무를 맡은 병사가 허겁지겁 뛰어오고 있었다. 그의 표정은 무언가에 질겁한 표정 그 자체였다. "부, 부대장님, 큰일입니다!" -----------------------------계속--- "큰일? 무슨일인가, 확실히 말해보게!!" 병사는 숨을 몰아쉬며 란지크와 바이나에게 보고하기 시작했다. "앞서 샤먼 대장님과 출전했던 기마대가 대파 당했습니다! 샤먼님도 중상을 입으셨 고 저항군 본대도 막심한 피해를 입었다 합니다!" 란지크와 바이나의 표정은 경악으로 바뀌었다. 가이라스 왕국에서 저항군 기마대와 본대를 간단히 요리할수 있는 부대로선 템플 나이트와 아사신 나이트, 트로이 나이 트등의 정예부대 뿐이었다. 하지만 그들의 정보로선 그런 부대들은 수도외에는 배 치되지 않는다고 했다. "어떻게 그런 결과가 생겼나! 설마 후속부대가…?" 병사는 고개를 저었다. 그의 표정만 보아도 후속부대는 결코 아니었다. 병사는 떨 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단…한명이었습니다." 그 말을 들은 지크의 표정은 변했다. 바이나와 란지크의 표정도 마찬가지 였다. "마법을 사용해서 기마병의 반을 쓸어버리더니, 소름끼치는 푸른색의 이상한 검으 로 본대의 보병들을 살육해 나갔습니다. 보다못한 로이슨님이 직접 나가시려고 했 지만 부관이 그분을 제지하는 바람에 결국 후퇴만 하게 되었죠." 지크는 병사의 멱살을 거칠게 휘어잡고서 물었다. "확실히 말해. 그 사나이의 검이 정확히 어떻게 생겼나?" 병사는 본대로 또박또박 말했다. "휘어진검 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상하게 푸른색을 내더군요. 꽤 좋은 검인것 같았 습니다." "인상착의는 보았나?" "아, 아주 차갑게 생긴 사나이였습니다. 얼굴은 회색빛이었고…그것 뿐입니다." 지크는 그 병사를 놓아주고 팔짱을 끼며 고민에 빠진 표정을 지었다. 란지크와 바 이나는 궁금한 생각이 들었지만 병사로부터의 보고가 더 급했다. "로이슨님은 무사하신가?" "예, 무사하십니다." 바이나와 란지크는 병사를 돌려보낸후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 저항군 대부대가 단 한명의 전사에게 완패를 당했다는건 믿기 힘든 일이었다. "빨리 가봐야 할것같은데?" 지크가 팔짱을 풀면서 둘에게 말했다. 둘도 그 말에는 동의했다. "하지만 우리말고 원군이 필요하지 않을까?" 지크는 고개를 내 저었다. "원군따윈 필요없어. 내가 다 알아서 할테니까." 둘도 지크의 실력이 어떻다는건 잘 알고 있었지만 부대를 쓸어버린 그 사나이에겐 부족할것 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지크의 표정은 자못 진지했다. "자신있어 지크?" 바이나가 지크의 이름을 부르며 말했다. 지크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 녀석은 내가 익히 들어온 녀석이야. 실력이 어느정돈지는 모르겠지만 붙어볼만 은 할것같아. 일대 일의 전투와 다대 일의 전투는 상황이 다르니까 말이야." "좋아, 믿어보지. 자, 전군 속도를 높여라! 우리 대장님께서 기다리신다­!!" 신호를 보내며 란지크가 소리치자 군대의 진군속도가 보통때보다 빨라졌다. 지크는 허리에 매여있는 무명도를 만져보았다. 가녀린 떨림이 느껴졌다. "다크 팔시온과의 대결이다, 베이비…." 나지막히 중얼거리며 지크는 미소를 지었다. 가즈 나이트로서의 투쟁 본능이 눈을 뜨기 시작한 것이었다. "제길…! 이대로 끝인가!!" 바이론의 활약에 기세가 오른 가이라스 왕국군이 성문을 열고 저항군에게 돌격해 들어오기 시작했다. 사기가 많이 떨어진 저항군은 균형을 잃고 쓰러지기 시작했고 결국엔 왕국군은 코앞까지 다가와 있었다. 예전에 수도에서 느꼈던 패배감을 다시 느끼는것 같아 태라트는 몸을 떨었다. "로이슨님! 더이상의 저항은 무리입니다! 후퇴하셔야 합니다!!" 그의 부관이 막사 안으로 뛰어 들어오며 소리쳤다. 태라트는 자신의 검을 집으며 부관에게 다가갔다. "적은 어디까지 왔나." "예…?" "어디까지 왔냐고 물었다!!" 부관은 태라트가 소리치자 고개를 숙이고서 대답했다. "…제 2 방어진까지 다가왔습니다." 태라트는 검을 쥐고있는 손을 부르르 떨었다. 그러면서 그는 막사의 밖으로 나갔 다. "모두들, 이 보잘것 없는 남의나라 태자를 위해서 목숨을 바쳐주었다. 이대로 또 도망친다면 나때문에 희생된 그들의 영령에 고개를 들수가 없지." "로이슨, 아니 태라트님!!" 부관은 목소리만 높였을뿐, 태라트를 말릴순 없었다. 태라트는 한발한발 제 2 방어 진이 있는쪽으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아바마마…죄송합니다…!' 태라트는 소리를 지르며 난전이 벌어지고 있는 제 2 방어진을 향해 뛰어들었다. "굽히지 마라!! 여기서 쓰러진다면 사랑하는 사람들을 지킬수가 없다!!" 병사들은 검을들고 적군을 향해 돌격하는 태라트를 보았다. 언제나 모아왔던 그의 모습이지만 이번에는 마지막이 될것만 같았다. 병사들은 소리쳤다. "로이슨님!" "이대로 당할수만은 없다! 대장님을 따라가자!!" 와 하는 함성소리와 함께 저항군은 왕국군을 향해 최후의 반격을 하기 시작했다. 태라트의 검이 빛을 발할때면 왕국군 병사들의 사기는 떨어져갔다. 그 용맹함과 의지는 왕국군 사이에서도 익히 알려져온 것이었다. 태라트는 확실하게 병사들을 모아 나가기 시작했다. 그의 특기인 중앙돌파를 위해서였다. 태라트를 중심으로 병사들은 한데 뭉쳐졌고 분산되어있던 전력이 다시 집결되었다. 사기가 높아진 저 항군들은 제 2 방어진을 공격하던 왕국군의 선발대를 아까와는 달리 착실히 공격해 나가기 시작했다. "이리저리 공격하지 마라! 전력을 집중시켜라!" 그렇게 외치면서도 태라트는 자신의 앞에있는 왕국군 병사를 확실히 상대했다. 왕 국 내에서도 검성 슐턴과 맞먹을 정도의 실력을 가진 그였다. 갑자기 저항군의 반격이 거세어지자 왕국군 선발대의 대장은 당황하기 시작했다. 태라트의 목을 벨 절호의 기회라고 그는 생각하고 있었으나 결코 쉽지만은 않았 다. 결국 자신의 앞까지 왕국군이 역으로 돌파당하자 그는 결국 후퇴명령을 내릴수 밖에 없었다. "제기랄! 목숨한번 질긴 녀석이군! 전군 후퇴다! 듣고있나, 전군 후퇴…!" 그러나 그의 입은 더이상 떨어지지 않았다. 그의 가슴이 곡선을 그리고 있는 푸른 색 검에 의해 관통당해 있었다. "후퇴는 없다. 죽을때까지 싸우는거다." 바이론은 차갑게 식어가는 대장의 시신에게 말했다. 그는 검을 뽑으며 천천히 앞 으로 걸어갔다. 왕국군 병사중에 그와 몸을 충돌한 병사들은 목숨을 보존할수 없었 다. 그야말로 무차별 학살이었다. 이윽고 바이론은 철검을 들고있는 태라트를 앞에 둘수 있었다. 태라트는 바이론을 보고서 잠시 움직임을 멈췄다. "너, 너는?!" 그 말과 함께 태라트는 뒤로 피를 흘리며 쓰러져갔다. 바이론은 어느새 태라트의 뒷쪽에 서 있었다. "…! 운이 좋은 녀석이군…." 태라트는 인상을 쓰며 검을 들어 방어자세를 취했다. 그러나 검은 깨끗이 잘라져 있었다. 반사신경으로 바이론의 검을 겨우 막아낸 대가였다. "말은 필요없다…." 그때 바이론의 몸을 누군가가 뒤에서 껴안았다. 한 병사였다. "대장님! 어서 공격하세요, 이녀석은 제가 잡고 있겠습니다!! 어서…!!" 바이론은 가볍게 팔을 들어 올렸다. 그와 동시에 병사의 팔에서 우두둑 소리가 들 려왔다. 팔의 관절이 모조리 박살난 것이었다. "너같은 하등한 인간에게 잡힐…." 바이론은 말하기가 귀찮아 졌는지 그 병사를 기로 산산조각 내었다. 그 모습을 보 며 태라트는 자신의 무력함에 치를 떨었다. "나도 어서 죽여라! 이 악마같은 녀석아!!" "원한다면…그러나 넌 두번째로 바뀌었다…." 바이론은 다른곳을 쳐다보고 있었다. 태라트도 그곳을 바라보았다. "리오 녀석…. 드디어 만나는구나…!!" 붉은 장발의 사나이…. 그를보자 태라트는 기억이 되살아나기 시작했다. 증조부에 게서 들어왔던 가즈 나이트의 생김새가…. 붉은 눈썹, 덥수룩한 장발은 위로 묶어서 아래로 내려뜨렸고 입고있는 망토는 허름 해 보여도 신룡의 날개가죽으로 만들어진 살아있는 갑옷이다. 그 사나이의 눈은 푸 른색으로 빛을 뿜어내고 있었다. 기가 오르면 오를수록 안광의 색이 달라진다고 한 다. 검은 특이한 보라색, 검신의 아래쪽엔 검은색의 코어가 붙어있다. 그 검도 검 기가 흐르면 빛을 내 뿜는다. 증조부가 말한 가즈 나이트의 이름도 생각났다. "리오 스나이퍼…?!" 리오는 천천히 바이론의 앞으로 걸어나갔다. 도중에 왕국군 병사가 그의 앞을 가로 막았으나 리오는 그 병사의 머리를 잡고 다른곳으로 밀쳐내었다. 곧 둘은 서로 마주섰다. "오랫만이군, 리오 스나이퍼…." "나역시, 레프로베이트 가즈 나이트(Reprobate Gods Knight)…!" 바이론은 피식 웃으며 시선을 아래로 돌렸다. "그 R·가즈 나이트 얘기는 그만할수 없나? 나도 가즈 나이트잖아." "넌 세계를 다섯개나 파괴한 녀석이야! 다른 가즈 나이트들과 용사들이 피를 흘려 가며 지킨 세계를!!" "너희들도 파괴한건 마찬가지잖아…?" "그곳은 이미 균형이 깨어진 곳이었어!" "그래도 그곳에 선한 사람들이 없었다고 할수는 없잖아, 안그래?" 리오는 분노에 몸을 떨었다. 바이론은 리오의 그런 모습을 즐기기라도 하는듯 계속 미소를 짓고 있었다. 곧, 그의 미소도 사라졌다. "난 가즈 나이트의 그러한 양면성이 싫었다. 지금은 이 세계를 지킨다고 날뛰고 있 을지 몰라도, 이 세계 사람들이 지식을 알때 쯤이면 이 셰계를 무차별로 파괴할것 이 뻔한거 아니냐…?" "그런 결과가 나오기 전에 균형을 잡는것이 우리의 할일이란걸 잊었나…?" 바이론은 다시 리오를 보고 피식 웃었다. "이렇게 예기하려고 네가 내앞에 나타난건 아닌것 같은데…? 이제 결말을 지으려고 하는건가?" 리오는 디바이너에 손을 가져갔다. 다른때완 다른 살기가 그의 몸에서 흘러 나오고 있었다. "원래 내 임무에는 들어있지 않은 일이지만 처리하지 않을수 없겠지. 네가 왜 이곳 에 왔는지는 모르겠지만 여기서 넌 끝이다…!" 바이론도 응한다는듯 자신의 곡도, 다크 팔시온을 꽉 잡으며 자세를 취했다. "이런 상황이 전에도 있었지…. 그때는 누가 이겼더라…?" 그 질문에 리오는 대답하지 않았다. 확실하게 그도 느끼고 있는건 어느때 보다도 지금의 전투가 위험하다는 것이었다. 힘의 비울은 100대 100, 유리하게 이끌 상황 도, 불리하게 끌려질 상황도 아니었다. "시작이다…. 하하하하하…!" 바이론의 차가운 웃음소리로 대전은 시작이 되었다. ---------------------------------------계속--- 차아앙­!! 디바이너와 다크 팔시온이 서로의 검기를 뚫고서 강하게 충돌했다. 예상치 못했던 충격이 둘의 팔에 전해져 왔다. 그 충격에 주위에서 구경하고있던 양측의 병사들이 뒤로 떠밀려질 정도였다. 병사들이 가끔씩 보아왔던 대장들 끼리의 일기토와는 차 원이 다른 박력이 있었다. 바이론은 몇번 리오의 검을 받기만 하다가 약간 거리가 벌어지자 자신의 검을 땅과 수평으로 눕혔다. 병사들의 눈에는 검을 수평으로 놓는것 외에는 보이지가 않았다. "크읏­!" 리오는 순간적으로 몸을 젖혔다. 리오의 왼쪽 팔에서 피가 뿜어져 나왔다. 검의 직 접적인 일격은 피했으나 진공파에 의해 피부가 찟겨져나간 것이었다. 바이론의 검 은 어느새 공중에 쳐 들려 있었다. "용케 피했다…. 음?!" 바이론은 갑자기 신음소리를 내며 왼쪽 무릎을 굽혔다. 왼쪽 무릎의 윗부분에서 피 가 분수처럼 뿜어져 나왔다. "흐윽…! 이자식!!" 바이론의 인상이 험악하게 일그러졌다. 그는 검을 휘어 잡고서 리오에게 빠르게 다 가와 일격을 가하려 했다. 리오도 마찬가지로 중심을 잡고 바이론에게 달려갔다. "하아아아앗­!!" 둘의 일격이 다시한번 교차했고 바이론의 가슴과 리오의 옆구리에서 피가 분출되 었다. 그러나 둘은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해서 서로에게 공격을 해 나갔다. 그들의 주위는 곧 붉게 변해갔다. 병사들의 눈엔 피가 튀기는것 외에는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태라트의 눈에는 그들의 모습이 희미하게 보이고 있었다. "어떻게 저런 공격들을 할수가 있지…!" 리오의 망토는 안찟어진곳을 찾을래야 찾을수가 없었다. 물론 바이론의 상의도 마 찬가지였다. 리오는 바이론을 멀리 밀쳐낸 다음 자신의 망토를 벗어 땅에 던졌다. 바이론도 상의를 투기로 찟어버리며 대결에 들어갔다. 장소는 다시 공중으로 바뀌어갔다. 공중은 사람들에 의해 방해되는 대기술을 사용할수 있어 서로에게 큰 충격을 주기엔 더없이 좋은 장소였다. 바이론이 먼저 투기를 검에 잔뜩 실어 리오 에게 선사했다. 리오는 검을 비스듬히 세워서 그 일격을 막으려 하였다. 곧 거대한 기의 충격파가 리오를 덥쳐왔고 리오는 약간 뒤로 밀려났다. 순간 리오의 등뒤로 보이는 숲의 일부분이 굉음을 내며 깎여 나갔다. 항상 그정도의 충격을 그들은 받 고 있었다. 리오의 입에서 선혈이 튀었다. 방어하는 도중 몸의 내부에도 충격을 입은 것이었다 . 바이론은 다시한번 검에 기를 쏟아 넣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리오도 보고만 있지 는 않았다. 리오의 모습이 흐릿해짐을 느낀 바이론은 자신의 뒤를 돌아보았다. 리 오가 또 한명 생겨나 있었다. "내 앞에서 그런 재롱을 떨다니…우숩구나. 하하하…!!" 바이론은 광소를 하며 검을 움켜쥐고 눈을 감았다. "내가 이 기술을 썼을때 넌 이런 방법으로 나의 기술을 간파한 적이 있었다. 그대 로 돌려주마…!" 검을 옆으로 돌려쥐며 리오는 바이론을 향해 질주해갔다. 바이론의 뒤에있는 리오 도 마찬가지였다. 리오들(?)이 가까이 왔을무렵 바이론은 움찔하며 눈을떴다. "크읏! 기가 두개…?!" 두개의 거대한 섬광이 바이론의 가슴을 가로질러갔다. 두명의 리오가 교차하며 바 이론을 자른 흔적이었다. 바이론의 앞에있던 리오의 잔영이 서서히 사라져 갔다. 바이론은 아직도 믿기 힘들 다는 표정이었다. "너도 들어는 봤을테지…이것이 바로 기영참(氣影斬)이다." 몸의 움직임만으로 상대방의 눈에 자신의 모습을 만들어 내는것을 잔영이라고 한다 . 기영은 몸의 움직임이 아닌 몸의 기로서 자신의 형상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저 단수에겐 의외로 통하지 않고 기로 상대방을 간파해 내는 고단수에게 잘 통하는 기 술이었다. 바이론의 가슴과 등의 중앙에서 피가 분출했다. 그러나 바이론의 표정은 미소로 바 뀌어져 있었다. "나만 일방적으로 당할순 없지…후후후후…." "!!" 리오의 온몸에 붉은선이 그어졌다. 리오와 교차하며 바이론이 발악을 한 흔적이었 다. 그의 몸에서도 피가 분출되어 나왔다. "크아아아악­!!" 둘은 힘을잃고 아래로 떨어져 갔다. "떨어진다!" 한 병사가 소리쳤다. 모든 병사들이 둘이 떨어질 장소에서 멀찌감치 떨어졌다. 혹 시나 그들의 싸움에 휘말리게 될까 두려워서였다. 둘은 가까스로 중심을 잡으며 땅에 착지했다. 피는 흘리고 있었지만 둘의 눈은 생기를 잃지 않았다. "아직 멀었다!" 둘의 검은 다시한번 교차했다. 그렇게 피를 흘렸음에도 불구하고 둘의 모습에서 죽 어가는 사람의 표정은 찾아볼수 없었다. 아니, 정상인 이상의 모습을 그들은 보여 주고 있었다. 몇십번을 주고받던 리오와 바이론은 잠시 떨어져 서로를 주시하고 있었다. 그것이 그들에겐 휴식이기도 했지만 쉴틈없는 기의 싸움이기도 했다. "많이 강해졌구나 리오 스나이퍼…! 나를 이토록 흥분시키다니, 고마울 정도야. 후 후후…!!" "별 말을 다하는구나 바이론…." 리오의 망토를 들고있던 태라트의 부관은 갑자기 흠칫 놀라 망토를 떨어뜨렸다. 옆에 서있던 태라트가 부관을 바라보았다. "왜그러나 자네?" "이, 이 망토가 움직인것 같은데…!?" 부관은 다시 망토를 들어 보았다. 아까전에 잘려있던 부분이 깨끗이 복구되어 있었 다. 부관은 다시 놀랄수 밖에 없었다. "어, 어떻게 이런…?!" 부관이 그러고있는 사이에 리오와 바이론의 전투는 다시 시작되었다. 아까보다 더 욱 더 힘이 들어가 있었다. `음? 뭔가 이상한데…?' 리오는 아까보다 바이론의 정신이 많이 흩어져 있다는걸 알수 있었다. 검기가 많이 떨어져 있어서였다. 갑자기 바이론이 뒤로 물러섰다. 바이론의 손이 모아져 있었다. "핵융합 폭발로 영원히 사라져라!!" 프레아­!! 리오도 급히 손을 모았다. 그러나 바이론의 주문은 이미 나가고 있는 상태였다. 진홍색의 빛이 리오와 리오의 뒤에있던 저항군 병사들을 감싸 안았다. 그리고…. 걸음을 빨리하던 지크는 갑자기 느껴져온 강대한 마력에 움찔하며 느껴진쪽을 바라 보았다. 그는 어떤 마법이 발휘되는건지 예상할수 있었다. `이런 바보같은…?!' 지크는 숨을 크게 들이쉰후 뒤에오는 병사들을 향해서 크게 소리쳤다. 내공이 담긴 외침이었다. "모두 눈을감고 엎드려­!!" 갑자기 들려온 거성에 전 병사들은 눈을 가리고 재빨리 엎드렸다. 누구라도 막론할 건 없었다. 지크도 눈을 감고 등으로 돌리자 마자 진홍색의 섬광이 그들을 덥쳐왔 다. 곧 무서울 정도의 폭풍이 뒤를 따랐고 미처 눈만감고 엎드리지 못한 병사는 그 폭풍에 의해 나가 떨어지고 말았다. 마차도 예외는 없었다. 근처에 있던 나무들도 뿌리채 흔들렸다. 모든것이 다시 잠잠해 졌을때 지크는 눈을뜨고 뒤를 돌아보았다. 흙먼지로 만들어 진 거대한 구름이 상공에 떠 있었다. "프레아를…! 설마 그녀석이 진짜로?!" "후후훗…. 끝난건가?" 바이론의 앞을 막고있던 모든것이 깨끗이 사라져 있었다. 500가론(미터) 앞에있던 들판과 동산이 모조리 평지로 바뀌어져 있었다. 돌들도 순간적인 열에 의해 반들반 들하게 다듬어져 있었다. 리오와 저항군 병사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메가 프레아를 쓸것을 잘못했나? 후후후…하하하핫!!!" 바이론은 바신의 머리칼을 움켜쥐고 하늘을 향해 미친듯이 웃었다, 승리에 도취된 듯, 그의 웃음소리는 끊이지 않았다. 푸욱­! "으윽­?!" 그때, 누군가가 땅을 뚫고서 공중으로 치솟는 모습이 바이론의 눈에 들어왔다. 그 사나이는 바이론을 향해 정확히 검을 치켜들고 있었다. 그리고 그 검에선 푸른색의 검기가 눈부시게 뻗쳐 나왔다. "이거나 먹어라­!!" "리오녀석! 어떻게!!" 바이론은 왼쪽으로 몸을 뒤 틀었으나 검기의 범위는 피하기엔 너무나도 컸다. 디바 이너와 검기는 이미 땅을 가르고 있었다. "흐아아아아악­!!" 바이론의 비명소리는 검기의 폭발음 때문에 다른 사람들에겐 들리지 않았다. 폭발 광이 곧 두 가즈 나이트의 모습을 사람들의 시선에서 사라지게 했다. "뭐, 뭐냐! 저런일이…!!" 바레로그는 무적이라 생각했던 바이론이 또 다른 사나이에게 사라지는것을 보면서 허망해 했다. 저항군측 에서도 그정도의 사나이가 있을줄은 상상도 못한 일이었다. 빛이 사라지자 평지엔 붉은 머리의 사나이만이 쓰러져 있었다. 그의 검은 땅속 깊 숙히 꼽혀져 있었다. 바이론의 모습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저녀석…힘이 빠져있는 모양인데? 부관! 병사를 이끌고 저녀석의 목을 나에게 가 져와라! 후한은 없애는게 좋겠지…!!" 그의 명령에 따라 병사들이 성문을 열고 벌판에 누워있는 리오를 향해 달려가기 시 작했다. "쳇, 여기서 끝인가…? 바이론 녀석은 도망갔는데, 이건 너무 불공평하잖아…. 후 훗…." 다 체념한 말투였다. 그도 그럴것이 리오의 몸엔 힘이라고는 전혀 남아있지 않았 다. 아까의 일격이 힘의 전부였다. 호랑이대 호랑이의 싸움은 사냥꾼의 이익 이라 는 말이 리오의 머리속에 떠올랐다. "태라트님은 무사하시겠지…저쪽 숲에다가 병사들과 함께 날려드렸으니까. 첫번째 임무는 완수한건가?" 병사들의 발소리가 점점 커져왔다. "후우…놓을 물건은 없나…?" 리오는 왼손으로 주머니를 뒤적거렸다. 조그마한 십자가 하나가 손에 잡혔다. 아차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돌려줘야 하는데. 십자가 없는 수녀님은 안어울리지…." 곧 그림자들이 리오를 둘러쌌다. 병사들의 살기등등한 눈이 리오의 눈과 마주쳤다. 리오는 오른팔을 뻗쳐보려고 했으나 움직이지 않았다. 마지막 일격을 가할때 바이 론이 그의 오른팔 근육을 끊어놓은 탓이었다. "젠장할…!!" 왕국군 병사는 각자의 무기를 높이 쳐 들었다. ---------------------------------계속--- 태라트는 갑자기 자신이 숲속에 와 있다는것에 어리둥절 하였다. 자신의 눈앞에 펼 쳐졌던 진홍색의 빛이 아직도 생생했다. 그런데 갑자기 앞이 숲으로 변했다. "내가…죽은건가?" 태라트는 자신의 몸을 만져보았다. 그러나 아무 이상은 없었다. "로이슨님! 무사하십니까!" 부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태라트는 경계하면서도 부관의 목소리가 들려온 쪽으로 발을 옮겼다. 부관이 눈에 들어왔다. 뿐만 아니고 병사들까지 무사히 살아 있었다. 병사들은 함성을 지르며 태라트를 반겨주었다. 8천명에 이르는 군사들이 모두 살아 있었다. "여기는 도대체 어딘가 부관? 방금 전까지만 해도 분명히…." "저희들도 깜짝 놀랐습니다. 알고보니 그 사나이가 공간이동 마법으로 우리를 근처 의 숲까지 옮겨준 것이었습니다." 태라트는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자신들을 살려준 그 사나이의 모습은 정작 보이 지가 않았다. "살아 있을까…?" "젠장할…!!" 리오는 거칠게 내벹으며 눈을 감았다. 세달간은 저승사자와 놀아야 할것이다 라고 리오는 마음을 굳혔다. "리오 스나이퍼, 꼴 좋구나." 리오는 번쩍 눈을 떴다. 한 사나이가 왕국군 병사의 머리를 밟고서 자신을 내려다 보고 있었다. 어느새 머리를 밟힌 병사는 화를내며 자신의 머리위를 향해 무기를 휘둘렀다. 사나이는 가볍게 공중제비를 돌며 자신의 칼을 휘둘렀다. 휘두르는 것이 리오의 눈에 보였을뿐 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피튀지 않게 배려한거다." 그 소리뫄 함께 병사들은 눈을 뒤집으며 뒤로 쓰러졌다. 공기가 베어진 압력에 의 해 귀의 세반고리관이 충격을 입은것이다. 치사량은 아니었지만…. 사나이는 리오의 왼팔을 붙잡고 그를 일으켜 주었다. 리오는 힘겹게 일어서며 그 사나이의 머리에 자신의 머리를 부딪혔다. "지크, 네가 여기엔 어쩐일이냐?" "할배가 보내서 온거야. 네가 좋아서 온건 아니니 좋아하진 말아." 지크는 인상을 쓰면서 앞을 바라보았다. "너는 문명계 전문인줄 알았는데, 슈렌대신에 널 보내다니 이상한걸?" "그놈도 갑자기 일이 틀어져서 말이야…. 급한김에 놀고있는 내가 왔지." 리오는 피식 웃었다. 그리고 짓궂은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그동안 여자를 또 몇명이나 울렸냐?" 지크는 고개를 저으며 떫은 표정을 지었다. "한명밖에는…상황이 안좋았어." 지크는 리오를 데리고 독립부대가 있는 숲쪽으로 걸어갔다. 요새에서 화살이 날아 오긴 했지만 상관할 정도는 아니었다. 곧 두명의 모습은 사라졌고 바레로그는 분 함에 발을 동동 굴렀다. "이런, 젠장할!! 어서 지원군을 요청해라, 어서!!" 오늘 벌어졌던 저항군과 왕국 방위군의 전투는 저항군의 대패로 끝이났다. 하지만 의외의 변수가 생겨나 전사(戰使)에는 기적이라고만 기록되어졌다. 한 전투가 두명 의 사나이에게 좌지우지 된것은 흔치않은 일이었다. 그날의 붉은 노을이 변해버린 요새앞의 지형을 붉게 물들였다. 요새에서 멀리 떨어진 분지에서 독립부대와 본대는 합류할수 있었다. 이때 총 인원 은 약 1만명, 그리 많은 숫자는 아니었지만 저항군에겐 대 병력이었다. 간부 회의 가 바로 열렸고 그들은 병사들이 다시 재충전을하면 2차 공격을 개시한다는 결론 에 도달했다. 그리고 그전에 별개 부대를 조직해서 요새안에 갖혀있는 주요 인사를 구출하자는 의견도 나왔다. 그쪽이 저항군의 사기도 올리고 지도력도 올릴수 있다 는 것이었다. 그 문제는 결정되긴 했지만 논의는 내일 하기로 되었다. 오늘은 본대 에겐 너무나 피곤한 하루였기 때문이었다. 리오는 간이 의무막사안에 누워 천정을 바라보고 있었다. 오른팔은 아직 움직여주 지 않고 있었다. 당장 움직이진 않을것이다, 바이론이 혼신의 힘을다해 가한 일격 이어서였다. 심심하던차에 태라트와 예기를 마친 슈가 막사를 찾아와 주었다. "리오! 다쳤다고 들었는데 이정도였어요?!" "하하…어떻게 하다보니…. 미안해." 쓴웃음을 짓는 리오옆에 슈는 의자를 끌어다 앉으며 그동안의 얘기를 했다. "리오는 여기까지 오면서 어땠어요?" "훗, 짐만 늘었지 뭐. 그건 그렇고 저 지크녀석 어때?" "어떻다니요?" 슈는 알아듣지 못했다는듯 큰 눈을 깜빡이며 물었다. "성격이 고약하진 않냐고…." "흐흠…약간요. 사람의 이름을 제대로 부르지 않는다는게 제일…." 리오는 예상한 결과라는듯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리오처럼 좋은 사람이에요. 자유롭고, 재미있고, 그리고 강하구요." "그래…강하기야 강하지. 후후…." 슈는 분위기가 웬지 어색해진것 같아서 얘기를 다른곳으로 돌렸다. "아, 리오는 엔션티드 엘프라는것 들어봤어요?" 리오는 눈을 감은채 고개를 끄덕였다. "저항군과 만나기전에 이리프에게 일이 있었어요." "일?" 슈는 차근차근히 요우시크가 이리프를 납치해간 정황을 리오에게 설명해 주었다. 리오의 표정은 어느때 보다도 더 굳어졌다. "이리프가 엔션티드 엘프라고! 진짜야?" "예, 요우시크가 직접 그렇게 말했어요. 근데 그렇게 위험한 일인가요?" 리오는 다시 눈을 감으며 설명을 해주었다. "마법만으론 현자와 화이트 드래곤을 능가하는 초 마력의 엘프야. 태어날 확률도 적고 자신이 엔션티드 엘프라는걸 알지 못하고 생을 마감하는수가 허다하지. 그러 나 만약에 자신의 존재를 자각하거나 다른 이에게 각성을 당한다면 책에 쓰여진 모 든 주문과 주문법을 흡수하는덴 몇일 걸리지가 않아. 만약에 동료가 되면 그 이상 좋은 동료는 없고 적이되면 극악이지. 불가능이라 칭해지는 연속주문도 가능할지 몰라…. 그건 그렇고 그 애가 엔션티드 엘프였다니…상황이 나빠지는데?" "예? 그럼 설마…!" "아마도 언젠가는 싸우게 될거야. 요우시크의 손에 들어갔다면 타르자의 손도 반드 거치게 되는것이 관례니까. 시간문제일 뿐이야…." 슈는 다른 얘기를 마저 한 후에 막사를 나갔다. 다시 혼자가된 리오는 오래간만에 잠을 청하기로 했다. 그편이 오른팔의 근육을 재생시키는데 더없이 좋은 방법이었 다. 야룬다 요새의 경비는 약간은 풀어진 상태였다. 저항군의 주력부대가 깨끗히 쓸려 버렸다는 소리가 병사들 사이에서 돈 탓이었다. 그러나 사령관인 바레로그는 긴장 을 풀지않고 수도에 지원을 요청하는 비둘기를 보냈다. 비둘기는 달도 서쪽으로 기 울 무렵에 답신을 가지고 도착했다. 그 답신을 읽어본 바레로그의 표정은 한결 환 해졌다. "후후후…템플 나이트들이 와준다면야. 이틀후면 도착한다고 써있군. 좋아, 독립부 대니까 주력만큼 강하진 않을게야. 이번에야 말로 깨끗이 정리해주마!" 답신을 책상위에 올려둔 바레로그는 장식장에서 술병을 꺼내어 승리감을 만끽하기 시작했다. 다음날, 바레로그는 술을 너무 마신탓에 정오쯤에나 사령부에 도착할수 있었다. 그는 아직도 술이깨지 않았는지 의자에 픅 눌러앉아 직무도 보지않았다. 그런 그가 의자에 제대로 앉은것은 한 병사의 보고가 있을때였다. "사령관님, 남쪽 성문에서 수상한 자들을 잡았습니다." "보고해라." "예, 아이 두명과 엘프족 한명, 드워프 한명에 자신을 수녀라고 밝히는 여성 한명 입니다." 바레로그는 고개를 끄덕인후 자리에서 일어섰다. "좋아, 할일도 없으니 가보기나 하자. 그런데 뭐가 수상하다는 것이냐?" 병사는 그와 감옥으로 향하며 정황을 설명해 주었다. "예, 성 안으로 들어오며 저항군 예기를 꺼내었습니다. 조사하려 하자 그자들은 완 강히 저항하였습니다. 결국 생포하긴 했지만 감옥에서 계속 소리를 질러대는데…." "아아, 알겠다. 만나보면 알겠지. 아, 그 수녀는 미인이던가?" 바레로그의 본성이 발동하는 순간이었다. "예, 하지만 어디서 많이 보던 수녀였습니다. 아마도 템플 나이트들이 찾아다니던 남쪽 수도원의 키세레 수녀와 비슷하게 생긴것 같습니다." 바레로그는 눈을 반짝였다. "호오…키세레 수녀라면 남쪽 지방에서 손꼽히는 미녀 아닌가? 좋아좋아…후후후." 어느덧 바레로그는 감옥의 내부로 들어서고 있었다. "이봐! 약이라도 줘야 하는거 아니야!! 사람을 이지경으로 만들어놓고 맛없는 식사 만 달랑 주는게 어디있어!!!" 리카는 감옥문의 창에 대고서 고래고래 소리쳤다. 그러나 아무 반응이 나타나지 않 았다. 리카도 지친듯 벽에 기대어 스르르 쓰러졌다. "난 괜찮아 리카. 그보다 너도 많이 다쳤을텐데…." 얼굴이 흉하게 부어있는 클루토가 리카에게 말했다. 둘의 입에는 아직도 핏자국이 선명했다. 머셀은 가만히 누워만 있었다. "쳇, 리오 그 바보는 도데체 일을 어떻게 처리한거야? 우리가 이지경이 되도 찾아 올 기미가 안보이니 말이지." "올거야, 그렇게 생각하면 더 안올수도 있다구. 반드시 우리를 구해줄거야." 리카는 한숨을 푸욱 쉰후에 머셀에게 다가갔다. 체력이 약한탓에 계속 누워만 있는 머셀이었다. "그보다 키세레님과 아르만은 괜찮을까? 키세레님은 괜찮으시다고 해도 아르만은 엄청난 부상을 입었는데…." 이런저런 걱정을 하고있을 무렵, 그들은 누군가의 발자국 소리를 들을수 있었다. 하지만 군화의 소리였기 때문에 그들은 고개를 숙이고 가만히 앉아 있었다. "누구지? 내가 볼까?" 리카는 몸을 일으켜 다시 밖을 내다보았다. 바레로그와 한 병사가 키세레와 아르만 이 갇혀있는 감옥을 향해서 걸어가고 있었다. "아르만, 괜찮아요?" 키세레의 치유 마법이 효과가 있었는지 아르만은 하루만에 눈을 뜰수가 있었다. "으윽…! 여기는 어디죠?" "요새의 감옥이에요. 아, 그리고 아직 움직이지 말아요, 뼈가 아직 달라붙지 않았 으니까요." "예…고맙습니다 키세레님. 그리고 죄송해요." 키세레는 다시 치유마법 주문을 외우려다 아르만의 말을듣고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 "예? 뭐가요?" "제가 서두르자는 의견만 내지 않았어도 이렇게 고생하시는 일은 없었을텐데요. 모 두 제탓입니다." 키세레는 부드러운 표정을 지으며 아르만에게 치유 마법을 써 주었다. "하지만 저때문에 이렇게 상처입은 사람이 누구인데요. 오히려 제가 죄송해요." 치유가 거의 끝날무렵 감옥문이 열리고 두사람이 안에 들어왔다. 바레로그와 병사 였다. "오, 자네가 말한대로 진짜 키세레 수녀로군, 수도에서 몽타지를 몇번 본적이 있어 , 확실해. 후후후…이거 승진할 기회가 점점 많아지는데?" "누구시죠 당신은?" 키세레는 정색을 하며 바레로그를 쏘아보았다. 바레로그는 미소를 지으며 자신을 소개했다. "난 이 야룬다 요새의 사령관 바레로그·돈 페리거 라고 하오. 이렇게 만나뵙게 되 서 약간 죄송하군, 후후후…. 별일은 아니오, 그저 확인만 하려고 왔을 뿐이오. 내 일이면 어차피 이곳을 떠나게 되실거요 키세레 수녀." "예?" -------------------------------계속--- "떠나다니요?" 바레로그는 감옥문을 닫으며 말해주었다. "템플 나이트들이 지원군으로 내일 이곳에 도착하오. 그들이 아마 당신을 수도까지 모셔갈것이오. 준비나 해 두시오, 하하하…!" 키세레는 템픈 나이트란 이름을 듣고서 섬뜩함을 느꼈다. 예전에 수도원에서 있었 던 일들이 머리속에 떠올랐다. 그리고 그 전의 일도…. "그, 그런…!" 그녀는 두손을 모으고 벽에 기대어 천천히 몸을 움츠렸다. 두려움에 몸을 떨기 시 작했다. "어, 티퍼에게 누나가 있었어?" 리오는 오른팔을 굽혔다 폈다 하면서 티퍼에게 말했다. 티퍼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 였다. "으음, 그러니까 나중에라도 누나를 찾아달아 이거지? 좋아, 할수있는데 까지 해보 지 뭐. 인상 착의를 말해줘." "으음, 검은 머리에요, 눈이 약간커요. 그리고 눈썹은 얇고 짙은 편이고…." 리오는 잠시 팔을 멈추고 티퍼의 말을 이었다. "키는 큰편에다 속눈썹이 길지않니?" 티퍼는 놀란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어, 어떻게 알았어요! 설마 누나를…!!" "아아, 비슷하게 생긴 사람을 알고있을 뿐이야. 나이만 알면 글쎄다…몇살이니?" "저하고 일곱살쯤 차이가 나니까…스무살에서 스물 한살쯤요?" 리오는 머리를 굴렸다. 자기가 들은 바로는 키세레의 나이가 분명히 스물 다섯살이 었다. 그는 미안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으음…비슷하긴 해도 나이가 좀 많구나. 아닌것같다. 알았어, 부탁은 들어줄테니 까 걱정말고 쉬어라." 티퍼를 겨우 막사로 돌려보낸 리오는 오른팔에 남아있는 흉터를 바라보았다. 붉은 주름이 아직도 잡혀있었다. 다크 팔시온에 베인 상처였기에 더 오래가는것 같았다. 리오는 눈을감고 기를 오른팔에 돌렸다. 집기법(集氣法)에 의한 치료를 위해서였 다. 곧 오른팔 전체에 푸르스름한 기가 맺히기 시작했고 상처의 길이가 조금씩 작 아졌다. 이런식으로 한다면 한시간 내에 치료가 가능할것 같았다. "치료중인데 방해하는건 아닌가 모르겠군, 리오 스나이퍼." 리오는 눈을뜨고 자신을 부른 사람을 찾았다. 검은머리에 미소년같은 얼굴, 말스 왕국의 정식 계승자인 태라트였다. 리오는 일어서서 정중히 예의를 갖추었다. "아, 지금은 그럴필요 없네. 나중에 말스 왕국에 돌아갔을때나 예의를 갖춰주게나. 그때까지는 가벼운 인사를 해주게. 그건 그렇고, 자네와 단둘이 할말이 조금 있는 데 말이야…." 리오는 알겠다는듯 태라트와 함께 의무막사 안으로 들어갔다. 리오의 부탁으로 특 별히 비워진 막사였다. 리오와 태라트는 마주앉아 얘기를 시작했다. "자네…직업이 정확히 뭔가?" 리오는 움찔하며 언제나처럼 둘러대기 시작했다. "전 떠돌이 기사일 뿐입니…." 태라트는 그 얘기가 아니라는듯 고개를 가로저었다. "나에게도 숨길 이야기가 있나? 내 앞에서 그런 초인적인 힘을 발휘하고도?" 리오는 잠시간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이세계에서 처음으로 자신의 정체를 밝히게 되는것만 같았다. "…가즈 나이트지?" 태라트의 물음에 리오는 미소를 띄우며 슬며시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내가 존대말을 써야 하는건가? 후훗…." "아닙니다. 당신은 제가 무엇이 되었든지 존대말을 쓰셔서는 안됩니다. 당신께서 존대어를 쓸 유일한 분은 말스 3세 뿐이십니다." 태라트는 황색 가죽 장갑을 벗으며 리오에게 여러가지를 묻기 시작했다. "100년전에 일을 마치고 어디론가 사라졌다고 들었는데, 어째서 다시 돌아온거지?" "가스트란을 아시죠? 그녀석과 결단을 내려고 다시 이 세계에 돌아온 것입니다. 그건 그렇고 태라트님은 말스 1세님과 정말 놀랄만큼 닮으셨군요. 머리 스타일까지 도…제가 보았던 그분의 그때 모습과 다른점이 한군데도 없군요. 아, 있다면 옆에 장비하신 검이 틀릴 뿐입니다. 그냥 철검은 보기 그렇군요." 리오는 오다가 내려놓은 자신의 배낭을 지크에게 부탁해 회수할수 있었다. 그 배낭 에는 예전에 드워프족 장로가 맡겨둔 미스릴 검이 끼워져 있었다. 리오는 그 검을 꺼내어 태라트에게 건내주었다. "자, 이것은 드워프족 족장님께서 저에게 맡겨주신 검입니다. 태라트님께 전해달라 고 하시더군요." 태라트는 리오에게 검을 받아 겉을 싸고있는 헝겁을 풀었다. 화려하지도 않고 소박 하지도 않은 칼집이 태라트의 눈에 들어왔다. 태라트는 천천히 그 검을 뽑아보기 시작했다. 미스릴의 독특한 광택이 막사의 안을 밝혔다. "오오…굉장한데? 내 손에 딱 맞게 되어있어! 이 검의 이름은 뭐라고 하시던가?" "검의 이름은 말씀하시지 않았습니다. 그냥 태라트님의 검이라고만 하시더군요. 하지만 제가 보기에도 굉장한 명검같습니다." 태라트는 기분이 좋은듯 검을 집어 넣으며 검의 이름을 즉석에서 지었다. "좋아, 그럼 오늘부터 이 검의 이름을 하이바렌이라 하지. 정말 마음에 드는 검이 야. 하하하…." 리오와 태라트는 옛날에 대해 더 예기한후 오늘밤에 벌어질 요새 잠입작전에 대해 본격적으로 예기했다. "날랜병사를 한 10명쯤 뽑아서 잠입하려 하는데…자네 생각은 어떤가?" "전 반대입니다. 10명도 너무 많거든요." 태라트는 눈을 크게떴다. 5인을 구출하는데 10명이 많다니…? 이해가 가지 않는 말 이었다. 리오는 씨익 웃으며 자신의 작전을 설명했다. "저와 지크, 이 두명이면 끝입니다. 저희들에게 맏겨주십시오." "아니, 자네는 오른팔도 다 낫지 않았잖나?" 리오는 걱정하지 말라는 표정을 지어보였다. 리오에 대해서 아직 잘 알지 못하는 태라트는 그 표정을 보아도 걱정이 되었다. "괜찮겠나?" "걱정 마십시오. 나중에 구출할 사람들의 명단과 인상착의를 알려주시면 됩니다. 그리고 태라트님은 내일아침까지 병력을 요새와 가까운곳까지 옮겨 주십시오. 후속 부대가 올 가능성이 많으니까 주의해 주시고요." 태라트는 결국엔 리오에게 이 일을 맏기기로 결정했다. 태라트는 부탁한다는 말을 남기고 막사에서 나갔고 리오는 오후가 될때까지 자신의 팔을 치료하는데만 전념했 다. 이윽고 밤이 찾아왔다. 리오와 지크는 함께 야룬다 요새의 성벽 아래에서 때를 기 다리고 있었다. 지크는 투덜대며 싫다는 표정만을 계속 짓고있는 상태였다. "제길, 하필이면 왜 나하고 이곳에 오냐고. 난 침투라면 진절머리가 난단말이야!" "시끄러워. 넌 내가 하라는대로만 하면 되는거야. 내가 성문을 부수고 들어가 난동 을 부리고 있을때 넌 성안에 잠입해서 감옥안에 있는 사람들을 구출하라구. 방법은 각자대로 하는거다. 알았지?" 지크는 팔짱을 낀채 고개만 끄덕였다. 시큰둥한 얼굴이었다. "젠장, 빨리 안들어가고 뭐해!" 리오는 조용히 성문 앞으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지크도 역시 나름대로의 준비를 시 작했다. 항상 옆에 어중간하게 차고있는 무명도를 등허리에 바짝 장비했다. 행동하 는데는 불편한점이 없는 방식이었다. 그리고 손을 두어번 턴후 기어오르지 못하도 록 외부로 비스듬히 기울어진 성벽을 곤충처럼 기어 오르기 시작했다. 야룬다의 성문은 두명의 병사가 지키고 있었다. 보통때와 마찬가지였다. 두 병사는 하품을 하면서 들고있는 창에 기대어 졸고있는 상태였다. 저항군이 쳐들어 가기엔 절호의 기회일것이다. 각 부대의 지도자가 없는것이 태라트의 가슴에는 한일지도 모른다. "어이, 병사들. 이렇게 졸면 어떻하나?" 한 병사가 눈을 비비며 성문 앞에서 들려온 목소리릐 주인공을 찾기 시작했다. 그 병사는 잠시후 질겁을 하며 옆의 병사를 흔들었다. "이봐! 일어나, 일어나라구! 빨간 머리의 악마가 나타났어!!" 동료에 의해서 잠이 깬 병사는 희미한 눈으로 앞을 바라보았다. 눈처럼 보이는 푸 른색 광점 두개와 횃불에 의해 붉게 빛나는 긴 머리. 그리고 그 사나이의 손에 들 려있는 보라색 검…. 그 사나이는 당장이라도 그들을 내려칠 기세였다. "우, 우와아아아!!" 두 병사는 성문에 붙어있는 쪽문을 이용해 안으로 기겁하며 들어갔다. 리오는 씨익 웃으며 기합성과 함께 디바이너로 땅을 게세게 내리쳤다. "가라앗! 지뢰자르기!!" 검에 의한 충격파가 지면을 통해 성문으로 굉음을 내면서 돌진해 들어갔다. 곧 성 문에는 여러개의 금이 순식간에 그어졌고 가이라스 왕국에서 두번재로 두껍기를 자 랑하던 야룬다의 성문은 종이처럼 갈라져 박살났다. 리오는 당당하게 박살난 성문 을 밟고 요새안으로 들어섰다. 디바이너로 오른쪽 어깨를 툭툭 치며 리오는 자신있 게 소리쳤다. "자아! 아무나 와라!!" 성문 주위에서 한바탕 소동이 벌어지고 있을무렵, 지크는 무사히 감옥건물 안으로 들어설수 있었다. 중간에 병사 둘을 만나긴 했지만 그들은 지크가 자신들의 사이로 빠져 나가는것을 느낄수도 없었다. 그만큼 지크의 잠입술은 완벽에 가까웠다. "좋아, 구출할 사람이 다섯이라고 미소년이 말했지? 좋아, 하나 하나씩 들어가보지 뭐." 지크는 건물안에 기척이 느껴지지 않자 주머니에 손을 꼽고서 여유있게 안을 두루 두루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렇게 조용한것도 그의 마음엔 들지 않았다. "이상하단 말이야? 이렇게 중요한 건물안에 경비원 하나도 있질 않고 말이지…신 기하네…?" 건물의 지하로 들어서던 지크는 지하 1층의 바닥을 밟자마자 반가운 표정을 지었다 . 달그락 달그락 하는 음산한 소리가 어두운 감옥 저편에서 들려오고 있었다. "역시, 기척을 느끼지 못하는게 당연하지. 말로만 듣던 해골 바가지 같은데?" 횃불의 희미한 불빛 사이로 투구등의 장비를 갖춘 인간의 해골들이 서서히 다가오 기 시작했다. 지크는 손을 꺽으며 가볍게 몸을 풀었다. "리오만 파티를 즐기는게 아니군, 헤헤헷…." 성문 앞에는 어느새 병사들이 즐비하게 쓰러져 있었다. 리오는 숨도 가쁘게 쉬지않 고 디바이너를 다시 어깨에 올려놓은채 한발한발 앞에 열을지어 서있는 병사들을 향해서 다가갔다. 병사들의 표정은 하나같이 하얗게 질려 있었다. 리오가 한걸음 앞으로가면 병사들은 한걸음 뒤로 물러나는 형국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병사들의 뒷쪽에서 와 하는 함성이 들려왔다. "엘리게이터다! 엘리게이터가 나왔다!!" 한 병사가 소리치자 모든 병사들이 큰 길을 만들기 시작했다. 리오는 가만히 멈춰 서서 앞을 바라보았다. 쿵. 거대한 발소리가 지축을 울렸다. 리오의 미소가 약간 사그러 들었다. 키가 4가론 (4m)는 족히 되어보이는 거대한 리자드맨의 한 종이었다. 악어의 머리에 두터운 비 늘, 그리고 중형갑옷이 검이나 창이 들어갈 틈을 내보여주지 않았다. "크아아아­!!" 엘리게이터는 입을 쫙 벌리면서 독기를 뿜어내었다. 다른사람 같으면 발소리만을 들어도 질렸을 것이다. 하지만 리오란 사나이의 표정은 오히려 잘됐다는듯 했다. 그는 코웃음을 치며 검을 든 오른손에 힘을 주었다. 망토 사이로 단단한 팔 근육이 꿈틀거렸다. "심심하던차에 잘∼되었군. 허약한 병사들은 입맛에 안맞았는데 말이지. 와봐라 애완동물, 리오님이 귀여워 해주마. 후후훗…." ----------------------------------계속--- "아자아아앗­!!" 지크는 양 주먹에 기를 돌리고서 달려드는 완전무장의 스켈튼들을 하나하나 쓰러뜨 려 나가기 시작했다. 지크의 펀치를 정면으로 맞은 스켈튼의 머리가 투구째 박살 나며 멀리 나가떨어졌다. 그러나 스켈튼들은 목이 날아갔음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지크에게 덤벼들었다. "으윽?! 인간이 아니라서 그런가?" 완전히 박살나거나 불에 탈때까지 전투력이 변하지 않는 스켈튼의 특성을 지크는 모 르고 있었다. 안되겠다 생각한 지크는 빠르게 손가락을 교차하며 수인을 맺어 나갔 다. 진언문 이었다. "꺼져버려랏! 마령폭화(魔靈爆火)아앗­!!" 키세레는 감방의 밖에서 들리는 엄청난 소음에 잠을깼다. 달콤한 잠은 아니었지만 잠이 갑자기 깬탓에 그녀는 인상을 찌푸렸다. "으응…무슨일이지? 시끄러운데…." 그와 동시에 귀를찟는 폭음소리와 함께 시뻘건 불덩이가 문에 붙어있는 조그마한 창살 사이로 혀를 날름거렸다. 그 불이 없어진후 한 남자의 목소리가 감방 복도에 울려퍼졌다. "이봐! 모두 어디있는거야!! 저항군 아저씨들!!" 지크는 감방의 문을 모조리 열며 사람들을 찾기 시작했다. 지금의 폭음소리로 병사 들이 몰려올것은 뻔할 뻔자였다. 괜한 실수를 했다고 지크는 생각했지만 스켈튼 무 리들을 만났을때 이미 발각된건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키세레는 가슴이 두근거렸다. 이렇게 간단히 스켈튼 병사들을 재로 만들며 감옥안 을 활보할수 있는 남자의 이름은 하나밖에 떠오르지 않아서였다. "설마…설마 진짜로…?" 옆의 감방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키세레는 몸을 움찔했다. 아르만은 주문덕택 에 편안히 잘 자고 있었다. `신이시여, 한번만 용서해 주세요.' 키세레는 속으로 기도를 올렸다. 그리고 감방의 문이 열렸을때 그녀는 문을 열어준 그림자를 강하게 끌어 안았다. "리오! 설마…저를 진짜로 구하러 이곳까지 오실줄은…!!" 지크는 갑자기 나온 이상한 반응에 당황한 표정을 짓고 있다가 리오의 이름이 자신 을 끌어안고있는 여성의 입에서 나오자 습쓰름한 듯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저어…잠깐 눈을 떠보시면 안될까요? 리오는 밖에 있는데요." 키세레는 깜짝 놀라며 지크에게서 떨어졌다. 그녀는 당황한 표정을 지으며 지크의 얼굴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바, 밖에 있다고요?" 지크는 끄덕이며 키세레에게 이곳에 잠시 있으라는 말을 한뒤 다른 감옥문도 열기 시작했다. "리오녀석을 만나면 똑같이 껴안아 줄께요. 그대로 전해줘야 형재간의 의리를 지킬 수 있을거 아니에요? 하하하…!" 키세레는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푹 숙였다. 리오를 만났을때 고개를 들수가 없을것 같았다. "뭐야! 빨리 구해주지 않고서! 이곳부터 열어!!" 리카의 힘있는 목소리였다. 그러나 지크는 지지않고 받아쳤다. "시끄러워 꼬맹이! 또 소리치면 안열어준다!" 리카는 움찔하며 조용히 머리를 내렸다. 조금후 지크가 감방에서 구해낸 총 인물수 는 10명이었다. 명단에 포함된 5인과 뜻밖의 인물 5인이었다. 지크는 곤란한 표정 을 지으며 뒷통수를 긁기 시작했다. "어, 이상하다? 분명히 5인이라고 했는데…?" "우린 잡혀온거라구 마른 꺽다리." 한쪽 눈썹을 치켜뜨며 리카가 말했다. 지크는 뭔가가 생각난듯이 손가락을 튕기며 키세레를 포함한 다섯명을 가리키며 말했다. "아! 그럼 당신들이 리오가 말한 부하들이군! 역시, 저쪽 모자쓴 누나가 리오 이름 을 불렀을때 알았어야 하는데…." "우리는 부하가 아니야! 친구들이라구!!" 머셀이 앞장서서 소리치자 지크는 미안하다는 표정으로 손을 흔들어 보였다. "아, 미안해 귀가 긴 꼬마야. 아, 그리고 진짜 다섯명 당신들은 괜찮아요?" 예전에 수도 공방전에서 붙잡혀 사형 집행일만을 기다리던 다섯명. 제 1 기마대장 로먼, 제 3 궁병대장 파이크, 마법사 론, 군사 작센, 돌격 기마대 부대장인 랄톤. 이렇게 다섯사람은 오랜동안의 감방생활로 매우 쇠약해져 있는 상태였다. 요새의 특수한 감옥이라서 공격주문은 사용이 불가능한 곳이라 론의 정신도 많이 쇠약해져 있었다. 그들은 빠져나갈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긴 했지만 과연 무사히 빠져나갈수 있을까라는 의문을 가지고 있었다. "흠…다섯명은 제게 가까이 와주세요. 오래가진 않지만 약간의 힘을 불어넣어 줄수 는 있어요." 지크의 그런말에 수염을 덥수룩히 기른 파이크가 먼저 다가왔다. 예전의 저항군에 서도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정도의 용맹을 떨치던 인물이었다. "그말…진짜요?" 지크는 파이크의 뒤로 돌아가며 걱정 말라는듯 그의 양 어깨를 꽉 잡아주었다. 그 리고 나서 오른쪽 검지 손가락으로 파이크의 등을 몇차례 찌르기 시작했다. 파이크 는 곧 입에서 피를 토하긴 했지만 약간 뿐이었고 얼굴에 생기가 점차 돌기 시작했 다. 파이크는 자신의 손을 꽉 쥐어봤다. "이, 이럴수가…옛날처럼 힘이 솟잖아!! 정말 대단하군!!" "몸에있는 혈도를 몇개 열은것 뿐이에요. 아마 두시간후면 힘이 다시 빠져 나갈겁 니다. 그전에 탈출을 해야해요. 자, 어서 나머지 분들도…." 엘리게이터의 거대 검공격은 실로 무시무시했다. 한번 지면을 헛칠때마다 진동이 엄청나서 근처에 있던 상가 건물의 간판을 수십여개나 떨어뜨리고 있었다. 건물에 매달린 간판이 그정도인데 땅을 밟고있는 사람은 어땠을까. 제대로 서있는 사람은 근처에 리오 한사람 뿐이었다. 리오도 처음에 엘리게이터의 힘을 얕봤다가 발이 땅 깊숙히 박혔을때부터 피하기 시작했다. "젠장! 무슨 먹이를 주길래 힘이 남아도는거지?" 하지만 단번에 죽일 상황도 못되었다. 그러긴 어렵지 않았지만 단번에 엘리게이터 를 쓰러뜨린다면 병사들과 한바탕 더 싸워야 할것이 뻔했기 때문이었다. 이대로 하 나와 싸우는것이 사실 리오로서는 더 편했다. 그러다가 조금후, 엘리게이터의 수명을 단축시키는 말이 병사들의 뒤에서 울려 퍼 졌다. "큰일이다! 전 병사들은 제 2 지구로 집합해라! 반복한다, 제 2 지구다!!" 리오는 아차 싶었다. 제 2 지구란 바로 감옥이 있는 장소였다. "빨리 안가고 무슨 구경인가! 저 빨간머리 녀석은 엘리게이터가 처리해 줄거니까 모두 뛰어라! 제일 나중에 오는 녀석은 알아서 해라!!" 병사들은 각자 아쉬운 표정을 지으며 지휘관과 함께 제 2 지구로 뛰기 시작했다. 리오는 이를 악물고 엘리게이터를 쏘아보았다. "이런, 하필이면 탈옥이람, 한창 재미있게 싸우고 있었는데 말이야." "누가 아니래? 어쨌든 저항군 녀석들도 끈질겨, 아직도 탈옥할 마음이 있는건지… 가이라스 왕국이 단 만명으로 어떻게 무너진단 말이야." 계속 잡담을 늘어놓으며 구보를 하고있는 병사들의 머리위로 무언가가 날아갔다. 그 물체는 곧 병사들의 맨 앞열에 정확히 떨어졌고 앞열의 병사들은 기겁하며 멈 춰섰다. 그들의 앞에 떨어진 거대한 물건…바로 엘리게이터의 잘려진 머리였다. 곧 그들의 앞에 붉은 악몽이 다시 나타났다. 리오는 슬쩍 어디선가 나타나 병사들의 앞을 다시한번 가로막았다. "자아, 파티는 아직 안끝났다…." 제 2 지구는 금새 피 천지가 되고말았다. 압수한 물건을 되찾은 일행들은 오는 병 사들을 남김없이 쓰러뜨리며 탈출구를 열기 시작했다. 그러나 병사들의 숫자는 계 속 늘어만 갔다. 휘익­! 병사들의 사이로 잔영이 지나가고 병사들은 몸에서 피를 뿌리며 길바닥에 쓰러졌 다. 지크의 육백 칠이식 일광이 할퀴고간 흔적이었다. 뒤에 따라오던 열명은 피 비릿내에 코를 막을수밖에 없었다. 특히 정신이 혼미해진 사람은 키세레와 리카였 다. 그렇게 많은 시체들을 갑자기 본것이 정신적 충격을 불러 일으킨 모양이었다. 다섯명의 저항군 장군들도 이 광경만은 눈을 찌푸릴수 밖에 없었다. 그들이 생각 해도 너무나 잔인했다. 그와는 대조적으로 지크의 표정은 어느때보다 진지했다. "쳇, 이거 너무 떼로 몰려오는거 같은데? 어쩔수 없지, 내 특기는 사용하지 않으려 고 했는데…. 모두 제 앞으로 한발자국 이상 나가지 말아요. 그렇게 되면 고깃덩이 가 될테니까요. 흐읍…!" 지크는 다시금 수인을 맺은후 진언을 외우며 정신을 가다듬었다. 병사들이 무기를 든채 맹렬히 뛰어오는 모습이 이제는 확실하게 보였다. 코 앞까지 그들이 다가오자 지크는 수인을 풀며 공중에 소리쳤다. "대 진언법, 풍룡대승천(風龍大昇天)!!!" 병사들은 갑자기 불어오는 강풍에 눈을 가렸다. 그 바람은 점점 더 거세어지기 시 작했고 곧 후열의 병사들은 앞에 벌어진 광경에 입을 다물수가 없었다. 거대한 회오리바람이 갑자기 그들의 눈앞에 나타난 것이었다. 회오리의 크기는 시 간이 갈수록 거대해졌고 근처에 있는 병사들을 모조리 빨아 올리기 시작했다. 그 모습은 요새의 어느곳에서나 볼수가 있었다. 리오는 멍하니 바라보며 나지막히 중 얼거렸다. "저런 바보녀석…!" 이 난동이 5인을 구출하기 위해서 행해진다는 것은 아는 사람이 아니면 도저히 믿 기 어려울 것이다. "좋아! 여기까지!!" 회오리의 크기가 적당해 졌다고 느낀 지크는 다시 양손을 합했다. 그러자 끝도없이 커지기만 하던 회오리는 놀랍게도 아무일 없었다는듯 깨끗이 흩어져 사라졌다. 회 오리가 사라지자 빨려 올라갔던 병사들은 다시 지면으로 추락했고 그들의 비명소리 는 요새안을 가득매웠다. 탈출하는 일행은 모두 인상을 찌푸렸다. "아니, 당신은 인정도 없나요? 병사들을 이렇게 무참히 살해해도 되는거에요!" 참다못한 키세레가 결국에는 지크의 앞을 막아서며 소리쳤다. 지크는 쓸쓸히 웃으 며 키세레를 슬쩍 피해 앞으로 걸어갔다. "훗…난 이 요새에서 사람을 죽인적 없어요. 칼을맞은 병사들도 모두 쇼크로 기절 했고 술법에 말려든 병사들도 그정도의 높이에서 떨어져 죽지는 않아요. 재수가 없 는 병사면 모를까…못믿겠으면 남아서 확인해 보슈." 지크와 키세레는 한참동안 서로를 쳐다보았다. 그 사이엔 불꽃이 튀긴다 해도 이상 할것이 없을 정도였다. 키세레는 곧 알겠다는듯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어요, 믿어보죠." 지크는 표정을 풀며 다시 그들을 인도하며 요새를 빠져 나가기 시작했다. 그들이 가는 방향은 리오가 있는 방향이었다. 그무렵, 리오는 병사들을 다시 땅바닥에 눕히며 지크 일행의 돌파구를 열기 시작했 다. 모든것이 둘의 계획대로 순조롭게 진행되어 주었다. 하지만 리오와 지크도 생 각하지 못했던 점이 있었다. 한참 병사들을 눞히고있던 리오는 앞쪽에서 지크와 다 른 일행들이 나오는것을 보고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그러다가 다시 놀란 얼굴로 바뀌었다. 그 일행에 키세레를 비롯한 자신의 일행도 섞여있는 것이었다. 리오는 그들을 까맣게 잊고 있었던 것이다. 그는 자신을 향해 달려오는 다섯명을 보고 내 심 미안해 했다. "리오! 역시 구하러 와줄줄 알았어요!!" 클루토가 리오의 목에 매달리며 기뻐하자 리오는 그의 등을 몇차례 토닥거려 주었 다. 아이들은 모두 리오에게 매달려 리오는 잠시동안 꼼짝도 할수가 없었다. "이, 이봐! 인사는 나중에 하고 어서 탈출이나해!!" 아이들을 반 강제로 몸에서 떼어내고 다른 일행들도 성문쪽으로 뛰어갈때쯤 요새의 안쪽에서 바레로그의 노호성이 들려왔다. 그도 잠에서 이제 깨어난 모양이었다. 리 오와 지크는 그가 있는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처음엔 별거 아니라는 표정이었으나 곧 둘의 얼굴색은 하얗게 질리고 말았다. 이것이 바로 둘이 생각지도 못했던 복병 이었다. ---------------------------계속--- "제길! 궁병대!!" 병사들이 몸으로 부딫혀오면 리오와 지크가 얼마든지 막을수 있으나 화살이라면 둘 이 막는데 어느정도 한계가 있어서였다. 바람의 정령을 능숙하게 사용하면 모를까 , 둘에겐 정령을 조종하는 능력이란 있지 않았다. 자신을 바람이라 자랑하고 다니는 지크마저도 자신에게 날아오는 화살까지를 막을수 있었다. "이 어리숙한 녀석들!! 감히 이 바레로그님의 요새에서 난동을 부리고 탈출까지 하 려 하다니, 용서할수 없다! 궁병대, 인정을 보이지 말고 모조리 쏴라!! 녀석들이 죽을때까지 화살을 모조리 퍼부어랏!!" 바레로그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무수히 많은 화살들이 일행에게 날아왔다. 리오 와 지크가 칼을 사용해 화살을 막아주기는 했지만 그것도 한계가 있는 것이었다. "지크! 네 진언으로 어떻게 안되겠냐!" "진언의 법칙을 너도 잘 알고있잖아 멍청앗!!" 마법 주문이라면 전음주문법으로 단숨에 외울수 있으나 진언은 그렇지가 않았다. 정신 마법이기 때문에 고도의 집중이 필요했고 수인의 법칙도 한치의 오차가 없어 야한다. 제 3의 힘을 빌리는 마법과는 차원이 다른것이었다. 아무 대책이 없는 상 황에서 결국 화살은 뒤에 도망치는 일행에게 까지 날아갔다. "자식들! 모두 죽여버리겠어!!" 흥분한 지크가 소리치며 병사들에게 기술을 걸려고하자 리오가 그를 차단했다. "이 멍청이! 우리는 도와주는 사람일 뿐이야! 사실 나나 너 개인으로도 이 요새를 점령하는건 식은죽먹기지, 하지만 우리는 이들의 역사에 결코 포함되면 안돼!! 그 걸 벌써 잊었냐!!!" 리오는 말을 하면서도 화살을 계속 튕겨냈다. 지크는 리오의 말을 속으로 되 씹으 며 저신도 방법을 강구하기 시작했다. "…좋아! 극단적이긴 하지만 해보지, 간단할지도 몰라. 리오, 너는 일행을 보호해 , 나에게 방법이 있다." 지크가 잠시 칼을 거두고 반탄력으로 자신에게 오는 화살을 막아내기 시작했다. 그리고 숨을 한번 들이킨후 오른팔에 힘을빼고 궁병부대의 대장을 찾았다. 멀리서 눈이 벌개진채 병사들에게 쏘라고 소리치는 바레로그의 큰 덩치가 눈에 들어왔다. 지크는 때를 놓치지 않고 주먹을 휘둘렀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치고 뺐다. "후웃!!" 바레로그는 화살이 하나도 명중하지 않자 더더욱 흥분해 길길이 뛰고 있었다. 화살 이 떨어지고 있다는 앞열의 보고가 들어오자 부관의 머리를 치며 화살을 보급하라 는 명령을 내렸다. 화살이 명중하지 않는 이유는 리오와 지크가 잘 막아낸 탓도 있 었지만 400명 가까이 되는 궁병부대를 급히 잠에서 깨워 이곳까지 끌고 나온 이유 도 한몫을 했다. 게다가 궁병들의 눈은 하나같이 불만에 가득차 있었다. "으으윽!! 한놈이라도 잡으면 그녀석의 목을 시내 중심가에 걸어놓고 사람들에게 돌을 하나씩 던지게 할테다!! …으윽?!" 바레로그의 눈에 갑자기 장갑을 낀 사람의 주먹이 나타났다. 바레로그는 피하려고 했으나 몸이 반응해 주지를 않았다. 결국 바레로그의 거체는 퍼억 소리를 내며 공 중에 떴고 병사들을 몇명 깔면서 바닥에 쓰러졌다. 부관이 머리를 매만지며 바레로 그를 보았을땐 그는 이미 코에서 피를 흘리며 기절한 상태였었다. 그것을 본 후열 의 궁병대 소장 한명이 기다렸다는듯 소리쳤다. "이, 이봐! 사령관님이 쓰러졌다!! 시위를 멈추고 사령관님을 보호해라!! 사격중지 !!!" 후열의 병사 200여명은 그 말 한마디에 모조리 활을 거두었다. 무언가로 부터의 해 방감이 그들의 눈에 비춰지고 있었다. 앞열도 거의 시위를 멈춘 상태였다. "좋아, 잘했어! 가자, 지크!!" 리오는 화살이 뜸해진 틈을 타서 일행을 데리고 무사히 성문을 빠져 나갔다. 리오 는 도망치며 지크에게 물었다. "어떻게 대장이 쓰러지면 병사들이 화살을 그만 쏠거라고 생각했지? 그것도 네 머 리로 말이야…." 지크는 리오를 쏘아보며 대답해 주었다. "병사들의 눈을 봤지, 모두 졸려서 어쩔줄을 몰라 하더라고. 대장도 그녀석들 마음 에 안들게 생겼고…그래서 대장을 쓰러뜨리면 얼씨구나 하고 화살을 안쏘겠지 생각 했어. 운이 좋게도 맞아 떨어진 모양이야." "훗…녀석…." 달려가며 리오와 지크는 서로의 손바닥을 마주쳤다. 형제이면서 친구이기도한 그들 의 행동 방식이었다. 요새에서 멀리 떨어진 숲속에서 10명의 대 일행은 숨을 돌리고 있었다. 여기까지 한번도 쉬지않고 뛰어온 자신들이 신기했다. 곧이어 리오와 지크가 도착하자 아이 들은 다시한번 리오에게 매달렸다. "우아아앙­! 리오!!" 긴장이 풀린듯, 리카도 거의 보이지 않던 눈물을 흘렸고 머셀이나 클루토도 눈물이 나올까 말까 한 상태였다. 리오는 그들의 등을 다독거려주며 안심을 시켰다. "아르만, 그 상처는…?! 도대체 무슨일이 있었지?" 겨우 자신의 갑옷을 몸에 걸치고 나무에 기대어 앉아있는 있는 아르만은 웃으며 몸 을 일으켰고 괜찮다는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매우 힘겨워 하는것이 눈에 보였다. "헤헷, 리오를 빨리 만나려는 생각에 걸음을 빨리 해버리고 말았어요. 도시로 가는 문에서 사람들에게 저항군 얘기를 꺼내다가 그만 잡히고 말았죠. 미안해요 리오." 리오는 그의 옆으로 다가가 어깨에 손을 올려놓으며 오히려 미안한 표정을 지었다. "아니야…내 잘못도 있겠지. 키세레님은 괜찮아요, 어디 다친곳은 없구요?" 역시 나무에 기대어 모자를 벗고 땀에젖은 머리를 말리고있는 키세레는 살짝 고개 를 끄덕였다. 그때 지크가 키세레의 옆에 슬쩍 다가가서 속삭였다. "어이, 젊은누나. 내가 리오를 껴안아도 될까요?" 키세레는 깜짝 놀라며 지크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감방에서의 일이 머리에 떠올랐 다. 자신이 그때 어떻게 그랬는지 이해가 가질 않았다. "저어…그, 그건…!" 리오는 키세레가 곤란한 표정을 짓고서 어쩔줄을 몰라하자 지크를 말릴겸 그를 불 렀다. "어이, 지크. 이쪽으로 와봐." 지크는 아쉬운 표정을 지으며 마지막으로 키세레에게 나지막히 말했다. "그럼 아무도 없을때 해줘요!" 4-3 가이라스 왕실은 초 비상상태였다. 수도를 지키는 마지막 길목인 야룬다에서 지원 군을 요청할 정도이니 더욱 그러했다. 성의 회의실에선 9명의 사람들의 회의를 하 고 있었다. 가이라스 국왕과 이블셔먼, 무도가대 대장, 비스트 테이머 발렌트, 암 살부대의 수령, 이상할 정도의 요기를 내 뿜고있는 네크로만사, 두건을 쓴 정채불 명의 여성, 검은색의 정장을 입고있는 중년의 사나이, 그리고 왕비였다. 원래 자리 에 앉아야할 각 기사단의 단장들은 눈에 띄지도 않았다. "그 리오란 녀석! 왜 사사건건 우리들의 앞을 가로막는거지! 그녀석만 아니었어도 공주와 태라트의 목숨은 우리의 손에서 놀아날수 있는데 말이야!" 털가죽옷을 입은 발렌트가 이마에 핏줄을 세우며 불평을 늘어놓았다. 이블셔먼 나 자리크도 동참했다. "리오란 녀석만이 아니고 정체불명의 이상한 녀석도 문제야. 그녀석도 못지않게 강 하다구. 데스 버서커를 그렇게 간단히 눕힌녀석은 처음이야." "그 리오란 사나이, 타르자님이 내주신 히드라와 메탈고램도 혼자 물리친 강적이에 요, 아마 여기있는 사람중에 그와 대결할수 있는 분은 루브레시아 공작님 뿐일겁니 다." 루브레시아 공작, 정장을 입은 중년의 사나이다. 옷의 오른팔 부분이 쑥 들어가 있 는것이 눈에 띄었다. 한쪽팔이 없는것이다. 가만히 눈을 감고있는 공작은 자신의 이름이 왕비의 입에 오르자 눈을뜨고 슬며시 미소를 지었다. 그의 눈동자는 붉은색 으로 타오르고 있었다. "전 바이칼이라는 용제를 만난다는 전제하에 왕비님을 도와드리는 겁니다. 저에게 명령을 내리실수 있는분은 가스트란 황제 뿐이십니다. 그걸 명심해 주십시오 왕비 님." 왕비는 그 말에 섬영한 느낌이 들었다. 언제나 생각하는 것이지만 루브레시아 공작 은 절대 아군이란 생각이 안들었다. "아, 알았습니다 공작님. 탬플 나이트들은 언제쯤이면 도착할것 같습니까?" 네크로 만사가 머리를 조아리며 대답했다. "예, 어제 전갈을 받고서 바로 출발했으니 오늘 저녁쯤이면 도착할 것입니다. 걱정 마십시오 왕비님. 그런데 말입니다…템플 커맨더중 저튼이란 자가 2일전에 암살당 했답니다. 템플 나이트 내부의 소행이라고 생각되지만 증거가 없어서 잡지는 못했 습니다. 그리고 템틀 나이트 단장인 라칸·펠바크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았습니다. 아무래도 다른 부대를 보내는것이…." 왕비는 부채로 입을 가리고 웃기 시작했다. 네크로 만사는 당황하며 고개를 들었다 . 왕비는 다 알고 있다는듯한 표정이었다. "그녀석들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는 전 다 알고 있습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요새에 서 그들은 저항군과 함께 가루가 되어 버릴겁니다. 호호호호…!" 그들이 떠들고있는 동안에 왕은 아무말 하지않고 그들을 지켜보고만 있었다. 그의 눈이나 입가에는 표정을 찾아볼수 없었다. 죽은자의 표정과도 거의 흡사했다. 왕비는 가이라스 3세에게 가까이 다가갔다. 그리고 왕의 어깨에 손을 올려놓으며 달콤한 목소리로 속삭였다. "어머…대왕마마, 일이 풀려가기 시작하는데 안웃으시면 어떻하나요? 웃어보세요 마마…호호호…." 왕은 빙긋 웃었다. 그 모습을 본 다른 사람들도 웃기 시작했다. 단 두사람, 루브 레시아 공작과 두건의 여인만이 그들의 조소에 동참하지 않았다. "자아…이 세계의 반이 이제 우리들의 손에 들어옵니다. 누구라도 이 일을 방해할 수는 없겠지요. 설령 그녀석이 가즈 나이트라고 해도…!" 왕비는 창문쪽으로 걸어갔다. 그 아래로 가이라스 수도의 정경이 들어왔다. 그 모 든것, 그 이상의것이 자신의 손에 들어온다는 기대감에 그녀는 다시한번 웃음을 터 뜨렸다. 그녀가 웃는동안 가이라스의 상공을 거대한 무언가가 스쳐 지나갔다. 구름이 조금 끼여있어 수도의 사람들은 알지 못하였다. 단 한사람, 뾰족한 귀의 청년만이 그것 을 눈치챘을 뿐이었다. 그 청년은 머리를 쓸어 넘기며 나지막히 중얼거렸다. "…제국이 움직이는군, 드디어." 그 청년은 고개를 숙이고 수도를 빠져 나갔다. 아무도 보지 않는곳에서 청년은 등 을 굽혔다. 그러자 그 청년의 푸른 망토에서 날개가 돋아났다. 박쥐의 날개와 비슷 했지만 틀렸다. 비늘과 가죽이 섞인 형태였다. 마치 용의 날개를 연상시켰다. "이 왕국의 일도 얼마남지 않은것 같군…기다려라 리오!" 청년은 날개를 펄럭이며 하늘높이 날아 올랐다. 그리고 그는 향했다. 남쪽으로…. 야룬다 요새가 있는 방향이었다. ---------------------------계속--- ┌────────────────┐ │ │ │ 특별부록. │ │ │ │윤철이에게 오는 여러가지 예기들.└─────────────────┐ │ │ │1. 유치빤쓰. 4. 못생긴 여자가 안나옴. 7. 야한게 안나온다.│ │2. 무협지. 5. 주인공은 깨진적이 없음. 8. 이상한 설정들. │ │3. 바람둥이 주인공. 6. 소설이 아니라 만화다. 9. 엄청난 오타. │ └──────────────────────────────────┘ 흑흑흑…계속해서 사랑해 주세요. 저항군의 사기는 부쩍 올라 있었다. 리오와 지크에 의해서 잡혀있던 저항군의 인물 다섯명이 저항군으로 다시 돌아왔기 때문이었다. 잠시 쉬라는 태라트의 권유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오늘이 최대의 기회라며 출전을 요청했다. 태라트도 결국엔 승락 했고 저항군은 바로 전열을 가다듬어 출전을 시작했다. 두시간후, 저항군은 요새의 앞 평원까지 쉽게 진출할수 있었고 거기에서부터 저항군과 요새 방위군의 마지막 전투가 시작되었다. "으으윽…! 저 애송이가 살아있었다니!! 문도 박살나서 진격해오면 끝이다, 모두 진출을 준비하라고 전해랏!!" 바레로그는 얼굴에 붕대를 칭칭 감은체 부관에게 명령했다. 하지만 부관은 이번의 전투가 상당히 승산이 없음을 알고 있었다. 병사들의 눈이 모조리 풀려있었기 때문 이었다. 야밤의 소동으로 전 병사들이 동원되었고 그때문에 잠을 자지못한 병사들 이 태반이었다. 결국 방위군은 최악의 컨디션으로 저항군과 맞서 싸워야만 했다. 만약에 바레로그가 승려들의 도움을 간청했다면 승산이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바레로그는 승려들의 치료와 보조 마법을 시간낭비라고 밖에는 생각하지 않았다. 물론 승려들이 그를 도와줄 확률도 적었지만…. 태라트는 새로 전열을 가다듬은 기마대를 선두에 위치시켰다. 적들의 상황이 나쁜 만큼 거센 돌격을 하면 쉽게 이길수 있다 생각해서였다. 그의 예상은 정확히 맞아 떨어졌다. 성문앞을 지키던 방위군은 제대로 저항도 하지 못한체 성안으로 후퇴해 들어갔고 기마대는 함성을 울려가며 안으로 돌진해 들어갔다. 성안에선 방위군의 궁병대와 투석부대가 기마대를 맞아 싸웠다. 그러자 기마대 대장인 로먼은 급히 병사들에게 후퇴를 명령했다. 요새와 같은 좁은 공간에서 기마대로 궁병부대나 투석부대를 상 대하기란 여간 까다로운것이 아니었다. 저항군 기마대는 로먼의 명령대로 급히 방 향을 바꿔 성문 밖으로 다시 달려나갔다. 궁병대와 투석기 부대는 환성을 울리며 자축했으나 그리 오래가지는 못했다. 란지크가 이끄는 중보병부대가 성안으로 밀려 들어왔기 때문이었다. 두꺼운 갑옷과 방패덕분에 그들은 기마대와는 달리 궁병대와 마음놓고 싸울수 있었다. 우선은 적군과 접근하는것이 첫째 목표인 란지크는 새로 마련된 해머 프레일을 가볍게 휘두르며 궁병대의 진열을 혼란시켰다. 몇개의 화살 이 그의 거대한 몸을 향해서 날아왔으나 반은 프레일에 튕겨 바닥으로 떨어졌고 나머지는 갑옷을 뚫지 못한체 힘없이 튕겨져 나왔다. "전원 돌격­!!" 란지크의 우렁찬 외침과 함께 중보병부대는 방위군을 향해 돌격해 들어갔다. 근거 리 전에선 빛을 보지 못하는 궁병과 투석부대는 바람앞의 등불처럼 힘없이 쓰러져 갔다. 간단한 가죽 갑옷외에 별다른것을 착용하지 않은 궁병들은 중 보병부대의 칼 이나 창에 피를 흘리며 쓰러졌고 후열의 궁병들은 요새 안쪽으로 도망치기에 급급 했다. 제 1지구의 전투는 저항군의 완벽한 승리였다. "좋아, 공격중지! 대열을 정비하고 명령을 기다려라!!" 란지크는 일단 병사들을 세웠다. 급히 2지구로 들어가면 작전이 깨질뿐만 아니라 어떤 공격을 받을지 알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겉모습과는 달리 흥분을 잘 하지않는 란지크의 성격이 작전의 성공을 도운것일지도 모른다. 제 1지구의 점령소식을 들은 태라트는 경 보병부대와 창기병을 정비한후 그들에게 명령을 하달했다. "제 3지구는 민간인들의 집이있다. 하지만 복병이 숨었을지도 모르니 제군들은 주 의를 기울여 전투를 하라. 그리고 적군의 지휘관은 생포해라, 물론 사살해도 상관 은 없지만 가급적이면 생포하기 바란다. 마지막으로 우리와 전투의사가 없는 방위 군 병사는 살상하지 말도록, 제 2부대와 3부대는 아침에 지시한 내용대로 따라주 기 바란다, 이상!!" 병사들은 태라트의 말이 끝나자 함성을 지르며 사기를 드높였다. 그사이 중 보병부대는 제 3지구로 통하는 성문을 부숴 나가고 있었다. 이것도 태라 트가 지시한 작전중에 하나였다. 끝을 뾰족하게 깎은 통나무를 힘 좋은 병사들이 갑옷을 벗고 옆구리에 단단하게 낀체 성문을 향해 달려들었다. 한번 부딪힐때마다 건너편에서 문을 맞대어 밀고있는 방위군 병사들이 대여섯명씩 튕겨져 날아갔다. 태라트의 경 보병부대가 성 안에 도착하자 병사들은 마지막 힘을 쥐어 짜내기 시작 했고, 란지크의 어깨까지 가세하자 성문은 결국 견디지 못하고 박살났다. 문이 부 서지자 태라트가 앞장서며 대기하고있던 병사들에게 명령을 내렸다. "자! 전군돌격!!" 저항군의 병사들은 사기가 떨어질때로 떨어져 도망치기 직전인 방위군을 향해 일제 히 함성을 지르며 돌격해 들어가기 시작했다. 제 3지구의 전투는 예상보다 빨리 끝 이났다. 방위군 병사의 대다수가 무기를 버리고 투항했기 때문이었다. 끝까지 저항 한 병사들은 가이라스왕국의 이름을 외치며 장렬히 최후를 마쳤다. 피해가 거의 없 는것을 확인한 태라트는 쉬지않고 적군의 마지막 지역인 제 5지구를 향해 나아갔다 . 빨리 끝낼수록 민간인들의 피해가 적을것이라 생각해서였다. 군사인 작센이 건의 한 내용이었다. 태라트가 한참 성안에서 싸우고있을 무렵에 지크와 리오는 아이들과 함께 저항군의 임시 주둔지에서 낮 한때를 보내고 있었다. 대기조로 주둔지에 남은것이 억울해서 화가 나있던 바이나는 둘의 모습을 보자 더더욱 화를내기 시작했다. "이봐, 두명! 아무리 대기조라지만 이건너무 심한거 아니야!! 다 큰 어른들이 아이 들이랑 놀고 있다니!!" 머셀에게 활 쏘는법을 자기식으로 가르쳐주던 지크가 바이나의 얘기를 듣고는 움찔 하며 그녀를 돌아보았다. "너도 어른은 아니잖아. 열 아홉밖에 안됬으면서 말이야…쯧." "열 아홉? 그럼 나보다도 어린데…?" 머셀이 그렇게 얘기하자 리오는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크게 웃었다. "하하…, 그러고보니 그렇군. 하지만 엘프 나이를 말하면 곤란하지 머셀." 바이나는 얼굴을 찡그린체 리오앞에 다가가서 소리쳤다. "이봐 당신, 저 마른인간이랑 아무리 형제라지만 그렇게 말할수 있는거야! 우리 엄 마도 열아홉에 가이라스로 시집을 왔다구! 날 어린애 취급하지 마!!" 리오는 어깨를 으쓱하며 미안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오, 그럼 실례했군. 그런데 말이지 아가씨, 등에 차고있는 그 검은 어디서 줏은거 지? 꽤 비싼거 같은데 말이야…." "줏은거라니! 이 검은 드래곤 킬러야! 아버지께서 나에게 주신…앗! 모, 못들은걸 로 해!!" 바이나는 검의 출처를 말하다 말고 어디론가 멀리 사라졌다. 리오는 이상하다는듯 계속 쳐다보았지만 그들의 옆에서 약품과 무기를 정비하던 키세레와 아르만은 침을 꿀꺽 삼켰다. "저, 저 아가씨가 설마…?!" 키세레는 떨리는 목소리로 바이나가 달려간 방향을 멍하니 주시하고 있었다. 하지 만 리오와 지크는 별것 아니라는 표정으로 계속 아이들과 놀아주었다. 그러다 조금 후…. "음? 저게 뭐지 지크?" 리오는 야룬다 요새방향의 뒷쪽에 있는 산 꼭대기를 가리키며 말했다. 지크도 눈을 살짝 찡그리며 그곳을 바라보았다. 보통 인간의 시력을 훨씬 능가하는 그들의 시력 이었다. 지크와 리오의 표정은 곧 굳어졌다. "젠장할…! 모두들 여기서 꼼짝말고 기다려, 그리고 아르만은 군사 작센에게 내가 말한 그대로 전해줘! 알았지!!" 아르만은 그들의 갑작스러운 행동에 얼떨떨 하면서도 리오의 말을 빠짐없이 들었 다. 그리고 리오의 말을 들은 아르만의 표정은 아까전보다 더 하얗게 변해갔다. "고, 곧바로 전하겠습니다!!" 리오와 지크는 야룬다 요새를 향해 다시한번 뛰기 시작했다. 그들이 만약 늦게 도 착한다면 야룬다 요새안에 있는 민간인과 군인들이 모두 상공에 떠서 오고있는 거 대한 물체에 의해 잿더미로 변할것이 뻔했기 때문이었다. 태라트의 부대는 요새 방위군의 마지막 부대와 맞서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었다. 시가전이라 더욱 그러했지만 민가 곳곳에 민간인 차림으로 잠복해 있는 군인들에게 당한 피해가 극심했다. 그리고 바레로그가 직접 지휘하고있는 부대의 용맹도 대단 했다. 성격과 가치관은 영 아니였지만 군대의 방어와 공격면에서 왕국의 장성중에 서열 5위에 드는 바레로그였다. 그가 직접 이끄는 부대였으니 더욱 그러했다. 하 지만 규모에서 밀리기 시작한 그들도 어쩔수는 없었다. 막판에 몰린 바로로그는 직 접 자신의 대검을 손에 쥐고 싸우기 시작했다. 그는 장군인 만큼 무술실력도 대단 했다. 보통 병사들은 그의 대검앞에 무참히 목을 날려야만 했다. 보다못한 태라트 가 결국엔 드워프 족장이 선물한 하이바렌을 단단히 거머쥐고 바레로그 앞에 섰다. 바레로그는 태라트의 얼굴을 잘 알고 있었다. 예전에 태라트가 말스 왕국의 태자 자격으로 왕국을 한번 방문했을때 몇번 본 기억이 있어서였다. 그때는 머리를 조아 렸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랐다. 지금은 그의 머리를 날려야만 했다. 바레로그는 오 히려 기쁜 표정이었다. "후후후…네녀석 태라트! 감히 가이라스 국민들을 선동해서 이 왕국을 집어 삼키려 하다니, 나 바레로그가 절대 용서못한다!" "시끄럽다 바레로그! 너도 지금 너희나라의 상황을 잘 알고있을터, 지금의 가이라 스 왕국의 행동이 옳다고 생각하는가! 정규군이 민간인을 괴롭히고, 괴롭힘을 당 한 민간인이 도적떼로 변하는 일을 눈뜨고 볼수 있는일이라 생각하나!!" "흥, 난 국왕폐하가 어떤 행동을 해도 그분을 믿고 따른다! 그분의 행동이 잘못되 었다고 생각한적은 단 한번도 없었다! 다른것은 몰라도 그분에 대한 충성만은 내 아들에게 떳떳하게 말할수 있는것이다!! 난 그분의 명령에 따라 너를 처치하고 수 도를 보호할 것이다, 자 덤벼라 태라트!!!" 둘은 기합성과 함께 검을 부딪혔다. 서로의 실력은 대단했다, 아군 병사들이 모두 잡히거나 전사해서 자신만 혼자 남았다는걸 바레로그는 잘 알고 있었다. 그러나 그 의 투지는 흔들림이 없었다. 잡혀서 포로가된 병사들도 지금 싸우고 있는 자신들의 사령관의 진짜 모습을 보며 놀라운 눈을 감출수 없었다. "이야압!!" 바레로그의 공격을 막아주던 태라트의 작은 방패는 결국 부서지고 말았고 그의 손 잡혀있는건 장검 하나뿐이었다. 하지만 태라트는 그게 오히려 더 편했다. 바레로그 의 거센 공격을 장검의 끝으로 교묘히 막아내며 태라트는 일보일보 전진해 나갔다. 가까이 붙어 있을수록 태라트가 유리했다. 바레로그의 일격을 피한 태라트는 바로 어깨를 이용해 바레로그의 중심을 무너뜨린후 그가 잡고있던 대검을 멀리 날려버렸 다. 그와 동시에 병사들은 승리의 환성을 울렸고 지휘하고있던 란지크와 제 1지구 에 들어와있던 기마대 대장 로먼도 그 함성을 듣고 기뻐했다. "…굉장하군 애송이왕자, 후후후…. 역시 만명이 죽기살기로 따를만한 인물이야. 자, 그런데 어쩌지? 난 죽기 싫은데 말이야." 태라트는 검을 거두며 나지막히 말했다. "알고는 있군. 자, 병사들은 바레로그를 감옥에 가둬두도록 해라. 가이라스 왕이 정신을 차릴때쯤 풀어주면 될거야." 바레로그는 순순히 병사들의 포박을 받으며 미소를 지었다. "나로서 이 요새가 간단히 함락되지는 않을거다 애송이…. 후후후, 하하하하…!!" 바레로그의 웃음소리와 함께 수도로 통하는 성문에 임시로 가있던 병사 한명이 급 히 태라트에게 달려왔다. "큰일입니다! 적의 지원군입니다 대장님!!" 태라트는 병사를 바라보며 긴장된 목소리로 물었다. "지원군?! 인원은 몇명인가!" "천명이 되지 않습니다만, 가이라스 왕국 최 정예부대 템플 나이트 입니다!!" 태리트는 입술을 깨물었다. 기사단은 한명도 없는 저항군에겐 템플 나이트란 이름 은 굉장한 무기였다. 병사들은 벌써부터 술렁이고 있었다. "이런…! 병사들이 거의 지쳤을때 들어오다니, 그리고 하필이면 템플 나이트…!!" 성안에 있는 저항군 병사의 수는 5000여명, 그러나 1000명이 되지않는 템플 나이트 를 상대하기란 위험 천만의 일이었다. 나라를 대표하는 만큼 강한 그들이었다. 말스 왕국의 크루세이더, 가이라스의 템플 나이트, 그리고 로하가스 제국의 듀엘 리스트. 이들은 각 나라를 대표하는 최강 수준의 정예부대였다. "…일단 가보자!" 태라트는 승산이 없을것을 알면서도 병사들을 이끌고 북쪽 성문으로 향했다. 공성 전을 하자마자 성을 또 방어하기란 이번이 처음있는 일이었다. ---------------------계속--- 템플 나이트 743명은 야룬다 요새 북쪽 성문에서 말위에 올라선체 조용히 명령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들의 지휘자, 라칸·펠바크는 짙은 남색의 투구사이로 성문의 윗쪽을 주시하고 있었다. 예전의 템플 마스터가 홀연히 퇴직 의사를 밝히고 어디론가 사라진후, 어수선해진 템플 나이트를 살리려고 노력한 인물인 라칸은 그 노력의 댓가로 부하들의 강력한 신임을 얻게되었다. 예전에 왕 앞에서도 자신의 신념을 굽히지 않아 거의 물러날 위기까지 처한 일화가 그의 강직한 면을 증명해주고 있었다. "태라트 황태자는 아직 안나왔나…." 차가운 가을의 바람이 말 사이를 지나갔다. 그렇게 기다린지 반시간후, 활을 든 병 사들이 성벽 위에서 나타났다. 그리고 중앙에선 태라트의 모습도 보여졌다. "템플 나이트들은 들어라! 이 야룬다 요새는 저항군이 방금전에 점령했다! 그러니 서로에게 피해를 입히지 말고 순순히 돌아가주기 바란다!" 태라트의 목소리를 들은 라칸은 쿠구 안에서 아무도 모르게 씨익 웃었다. 그리고 그는 손을 말 안장에 붙어있는 주머니에 가져가며 태라트에게 소리쳤다. "이대로 돌아갈순 없소! 적어도 우리들은 기사들이니 말이오! 임전무퇴의 기사도를 모르는가 보오 당신은!! 하하하…!" 태라트는 고개를 저었다. 역시 말로서 물러갈 템플 나이트들이 아니었다. 그는 천천히 손을 올렸다. 궁병대에게 발사 명령을 내리기 위함이었다. 그 모습을 본 템플 나이트들은 각자의 방패를 꺼내며 방어 태세를 갖추었다. "자, 전 궁병대…엇?! 잠깐! 쏘지마라!!" 발사 명령을 내리려는 순간 태라트는 명령을 잠시간 보류했다. 안장 주머니에서 나 온 라칸의 손에는 흰색의 헝겁이 들려저 바람에 휘날리고 있었다. "당신과 얘기를 하고싶소, 태라트 황태자!" 태라트는 지금생긴 의외의 일에 정신이 혼란했지만 아군측에 피해가 없이 이번일을 끝낼수 있다는 안도감이 그의 마음을 진정시켜 주었다. 태라트는 부관에게 명령을 전달했다. "성문을 열어주게나. 우리와 싸울 의사는 없는것 같으니까." 조심성이 많은 그의 부관은 태라트의 결정에 흠칫 놀라면서도 그의 명령에 따라 성 문을 개방했다. 그 안으로 템플 나이트 전원이 들어온것은 아니었다. 오직 라칸 한 사람 뿐이었다. 그가 들어오자 병사들은 각자의 무기에 손을 가져간체 라칸을 경계했다. 그러나 라 칸 자신은 그리 신경쓰이지 않는듯 했다. 그는 태라트가 기다리고있는 예전의 사령 실로 부관에게 안내되어 들어갔다. 태르트는 앉아있지 않고 선체로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라칸은 투구를 벗으며 태라트에게 인사를 겸한 농담을 건냈다. "의심이 많은 분이시군요, 태라트님. 후후후…." "아, 아닙니다. 오해하지 마십시오. 그런데 저와 얘기하자는 것은 무엇입니까?" 성격이 조금 급한면이 있는 태라트였다. 라칸의 입가에는 미소가 사라지지 않았다. "…가이라스 왕국에서 저항군을 결성하신 이유를 듣고싶습니다. 그 대답 여하에 따 라서 당신의 앞길을 뚫어줄수도, 막을수도 있으니 신중하게 대답해 주십시오." 태라트는 진지한 표정을 지으며 라칸에게 앉을것을 권유했다. 라칸도 동의하며 자 리에 앉았다. "제가 이 가이라스 왕국에 찾아온 이유는 원래 저항군을 결성하여 싸운다는 것과는 전혀 무관한것 이었습니다. 저의 부왕께 드릴 약을 찾으려고 이곳에 온것이 진짜 이유이지요. 그러나, 약을 찾기위해 여러 마을들을 돌아다니던중, 병사들이 민간인 을 괴롭히는 장면을 목격할수 있었습니다. 전 그 이유를 묻기위해 그 병사들의 최 고 상관을 찾아갔지요, 하지만 그와 대화도 하기전에 저는 쫏겨나고 말았습니다. 다른 마을도 마찬가지 더군요. 그러다가 전 가이라스 왕실에서 내려진 공문을 보고 경악을 금치 않을수 없었습니다. 심한 말이지만 가이라스 3세께서 정신이 온전하지 않다고 생각하지 않을수 없었습니다. 군인들에게 모든 곡식과 세금의 징수를 자율 로 맏긴다는 명령이 잘된 것입니까? 그리고 다시 몇일이 지나 세금을 걷는날, 저는 이 가이라스 왕국의 백성들이 괴로워하며 쓰러지기 시작하는것을 직접 눈으로 볼수 가 있었습니다. 전 생각했습니다, 이건 결코 일국의 왕으로서 할 옳은일이 아니라 고 생각했습니다. 전 그 질문을 위해 수도로 찾아갔습니다. 만나뵌 가이라스 국왕 님은 1년전에 뵌분이 아니었습니다. 마치…살아있는 시체와도 같은 눈을 가지고 계 셨지요. 그래서 전 약을 찾고 돌아가려는 생각을 버렸습니다. 저의 능력이 닿는데 까지 이 왕국의 국민들에게 다시한번 평화를 주고 싶었습니다. 그런 제 생각에 도 중에 사귄 여러 친구들이 동참해 주었습니다. 그것이 저항군이 된것입니다." 그 긴 이야기를 듣는중에도 라칸의 얼굴에는 중후한 미소가 지워지지 않았다. 라칸 은 다시 입을 열었다. "당신이 하고계시는 일이 틀린 일이라는 생각을 가져본적이 있습니까?" 태라트는 라칸의 그런 질문에 자신있게 대답했다. "물론입니다. 선왕 말스 1세 께서도 그러셨듯이 제가 지금 하고있는일이 옳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해본 적은 추어도 없습니다. 제가 하는일이 끝난 다음에 후대에게 평 가가 되겠지요. 어쨌든 지금 전 옳은일을 하고 있습니다." 태라트의 말을 다 들은 라칸은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리고 자신의 장검을 허리에서 뽑아 들었다. 태라트는 흠칫 놀라며 자신도 검을 뽑으려 했지만 이미 늦어있는 상 황이었다. "…당신은 확실히 왕이란 직업이 어울리는군요. 이 검을 받으십시오." 라칸은 검을 돌려 자루를 태라트에게 향했다. 태라트는 표정을 굳힌체 검을 받아 들었다. 라칸은 무릎을 꿇며 고개를 숙였다. "가이라스 폐하의 유언에 따라 당신을 새 주인으로 모시겠습니다. 받아 주십시오." 태라트는 그의 말을 듣고서 놀라지 않을수 없었다. "유언이라고요?! 그렇다면 지금의 국왕 폐하는…!!" 라칸은 나지막히 말을 이어주었다. "지금의 국왕폐하는 껍질에 지나지 않습니다…!" 성문 위의 말루에서 조용히 하늘을 쳐다보고있던 저항군 병사 두명은 기쁨에 겨워 민간인 지역에서 받은 술을 나누어 먹고 있었다. 만약 적발된다면 가차없이 기합을 받는것이 뻔했지만 그들은 이미 그런것을 잊은듯 술에 취해 잡담을 늘어놓고 있었 다. 고향에 두고온 애인얘기, 가족얘기, 전장의 얘기등등…. "…하하하! 정말 재미있군그래…어, 그런데 이상하지 않나?" 코가 빨개진 병사가 술에 젖은 눈으로 앞의 병사를 바라보았다. "방금전까지만 해도 하늘이 맑았는데 말이야…갑자기 어두워져서…?" 망루에서 머리를 내밀고 병사는 근처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근처의 평원에는 햇살 이 아직도 비춰지고 있었다. 야룬대 요새 전체가 거대한 그림자에 가려져 있는 것 이었다. "어라…그림자잖아? 구름이 이렇게도 컸었나…?" 병사는 술병을 든체 공중을 쳐다보았다. 놀라 떨어질뻔한 것을 다른 병사가 붙잡아 주었다. "히이익­?! 저게 뭐야!!" 요새 상공에 떠있는 거대한 무엇. 그것은 로하가스 제국의 개입이라는 첫 신호의 깃발이었다. 문을 박차고 부관이 태라트와 라칸이 있는 방에 숨을 몰아쉬며 들어왔다. 안에서 얘기를 나누던 태라트는 심각한 얼굴로 부관에게 물었다. "무슨일인가! 노크도 없이 갑자기 들어오다니!!" "큰일입니다 로이슨, 아니 태라트님!! 제국의 공중 요새가 야룬다 상공에 나타났습 니다!!!" 라칸은 눈을 부릅뜬체 사령관실의 창문을 열었다. 그리고 하늘을 보고서 신음하듯 말했다. "이럴수가…! 저건 로하가스 공중 대 요새 `미그바 레이크'…!! 제국이 왜 가이라 스의 일에 간섭하는거야!!" 그의 외침과 함께 제 6지구인 민간인 생활구역엔 미그바 레이크의 폭격이 시작되었 다. 드래곤 10마리의 브레스와 필적할 정도의 파괴력이 민간인 지구를 덥쳐왔고 사 령실에 있는 세명의 눈엔 제 6지구에서 솟아 오르는 거대한 화염 기둥이 눈에 들어 왔다. 태라트는 분노에 몸을 떨며 소리쳤다. "안돼­!!!" 폭격은 제 6 지구에만 한정된것이 아니었다. 10지구로 나누어진 야룬다의 전부를 차례차례 포격으로 달구어 놓고 있었다. 화살이나 활이 아무리 좋다고해도 그 요새 를 떨어뜨리는덴 역부족이었다. 드래곤 30마리의 전투력과 필적한다는 그 거대 공 중요새를 막을 무기를 저항군과 템플 나이트들은 갖추고 있지 못했다. 종종 야룬다 안에서 마법의 화염탄이 날아 오르긴 했지만 요새역시 마법의 결계로 보호되고 있 었기에 아무 뜻없는 저항으로 끝나고 말았다. 20분도 채 지나지 않아, 6지구에 있 던 민간인 2143명은 모두 행방불명이 되었고 다른 지구에서도 사상자가 속출했다. 태라트로선 예전에 부딪힌 바이론보다 더 큰 위기에 직면한 샘이었다. 미그바 레이크의 함장은 차가운 미소를 지으며 사령실의 화면을 지켜보고 있었다. "후훗…아직 포문을 반도 열지 않았는데 이정도라니, 황제께서도 너무 조심스러우 셨군. 아직 제국에는 이보다 더 큰 공중요새가 20대나 남아있는데 말이야. 전투력 이 어중간한 축에 드는 미그바 레이크로도 이정도니 황제폐하 전용 요새인 우르즈 로하가스(위대한 로하가스란 뜻) 였다면 후훗, 야룬다의 흔적도 남기지 못했겠군. 우하하하…!" 그때, 대기 조절 장치를 관찰하고 있던 한 제국군 병사가 함장에게 큰소리로 보고 했다. "함장님! 선체 좌현에 거대한 이상기류 발생입니다, 요새에 충격이 올지 모르겠습 니다!!" "뭐라구!!" 쿠쿵­!!"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요새엔 약간의 충격이 엄습해왔다. 피해 상황이 보고되기 시 작했다. "좌현 장갑판, 9%손상! 그 이외엔 손상없음!!" 함장은 벌떡 일어서며 소리쳤다. 믿기 어렵다는 표정이었다. "뭣이! 가이라스 왕국에서 이 요세의 고도까지 충격을 줄수있는 무기가 존재한단 말이야! 믿을수 없다, 화면을 충격이 발생한 장소로 돌려보아라!!" 사령실의 화면이 빠르게 바뀌었고 그곳을 지켜본 사령실의 병사들과 함장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거대한 회오리가 돌들을 밀어 올린 흔적이 남아있었다. "무슨­! 갑자기 회오리바람이 일어 요새에 돌을 날렸단 말이냐!! 에잇, 볼것없다, 적중에 마법사가 있는것이 확실하다! 하단부의 포문을 전부 열어라, 야룬다 요새를 박살내는거다!!" "하단부 제 3포문에 고열의 이상물체가 급속으로 접근중! 충격이 올것입니다!!" 함장은 기가 막히다는듯 보고한 병사를 쳐다보았다. "무엇이?!" 쿠쿵­!!! 아까보다 더한 충격이 공중 요새를 덥쳐왔다. 병사들도 약간 당황한 표정을 지었 다. "선체 하단부 제 3포문 20% 효율저하!! 나머지는 이상없음!!" "젠장! 요새까지 올가가기 전에 마법력이 떨어지고있어! 왜 저렇게 높이 올라가 있 는거지!!" 리오가 손을 풀며 심하게 투덜대자 지크도 동참했다. "쳇, 진언문도 범위가 짧아서 안통해! 요새의 갑판까지 올라갈수만 있다면 문제는 없는데!!" 둘에겐 충분히 요새까지의 거리를 공격할수 있는 기술이 존재하고 있었다. 하지만 기를 대량으로 소모하는 기술이었기 때문에 지금의 그들 상황으로선 쓸수가 없었다 . 기를 모을 시간동안에 요새의 폭격으로 야룬다가 박살날것은 뻔했기 때문이었다. "으윽…! 제 1 안전주문이 풀어지면 저기까지 날아오르는건 문제가 안되는데…!!" 리오는 안타까운듯 요새를 올려다 보았다. "난 아예 못날잖아 멍청아! 만약…타고갈 생물이나 기구가 있다면…!!" 그때, 그들의 뒤에서 웃는 못소리가 들려왔다. 흥분한 둘은 그곳을 쏘아보며 소리 쳤다. "누구냐!!" 그 웃음의 주인공은 망토를 펄럭이며 둘의 눈앞에 나타났다. 날카로운 뾰족귀에 늘 씬한 몸매, 미소년같은 얼굴을 가지고 있지만 눈에는 어쩐지 이상한 기운이 감도는 청년이었다. "마음대로 날지 못하니까 너희들은 나보다 약한거야. 이제야 절실히 깨달았나보군. 후후훗…." 리오는 검을 거두며 퉁명스럽게 그 미 청년의 이름을 불렀다. "이제 오다니…너무 느리잖아 바이칼!!" ------------------------계속--- "너…! 바이칼이잖아!!" 지크는 반가운듯 바이칼의 목을 팔로 조이면서 장난기를 발동시켰다. 풀려난 바이 칼은 헛기침을 하며 머리를 살짝 쓸어 넘겼다. "나에게 가이라스 왕국의 수도로 오라고 해놓고선 2주일 가까이 기다리게 해놓다니 , 빨간머리 얼간이 녀석…!!" 리오는 어깨를 으쓱인후 고개를 저었다. "상황이 맞을줄 알았지. 하지만 네가 하늘을 봐서 알다시피 상황은 더욱 복잡해졌 다. 얘기는 나중에 하도록 하고, 어서 변신이나 해. 우린 저기까지 올라가야 하니 까 말이야." 바이칼은 손을 내 저으며 싫다는듯 말했다. "웃기지 말아. 내가 너희들의 승용 비행기냐? 저 고철덩이는 나 혼자 처리할꺼니 까, 너희들은 여기서 손가락이나 빨고있어. 후후훗…." 지크는 다시 바이칼의 목을 조이려고 다가가려다가 저쪽에서 바이나가 뛰어오는것 을 보고 바이칼이 변하려는것을 막았다. "멍청이! 왜 방해하는거지!!" "사람이 오잖아 기생 오라비!!!" 바이칼은 들었던 손을 내리며 뛰어오고 있는 바이나를 쳐다보았다. 그의 표정이 단숨에 바뀌어졌다. "오오…꽤 귀여운데? 좋아, 나에게 저 여자를 주면 이 용제님의 등에 태워주지. 어떠냐, 좋은 조건이지?" 지크는 뒷머리를 긁다가 바이칼에게 속삭였다. "알았는데, 대신에 저 여자를 꼬시는건 니 책임이다, 알았지?" 바이칼은 다시 머리를 쓸어 올리며 씨익 웃어 보였다. 아마 근처에 야룬다 여성들 이 있었다면 몇명은 소리까지 질렀을 것이다. "좋아, 어쨌든 저 여자나 처리해. 변신하는데 방해된다." 예기가 거의 끝났을 무렵, 바이나는 리오들에게 도착할수 있었다. "여기서 당신들 뭐하는거야! 공중에 요새가 떠있다며 제일 먼저 달려간 사람들이, 여기서 잡담이나 늘어놓고있어!! 어서 방법을 강구해 보라구!!" 바이칼은 흠칫 놀라며 리오에게 전음으로 예기했다. 「기가 꽤 쎈 여자인것 같은데?」 「넌 이런 타입을 좋아하잖아. 전음을 이런데나 써먹고 있다니, 멍청한 녀석….」 리오가 갑자기 한심하다는 표정을 짓자 바이나가 리오의 앞에 서서 화를내기 시작 했다. "이봐! 당신 내가 한심해 보인다는거야!! 드래곤 킬러의 맛을 보고싶은가보지!!" 리오는 어쩔수 없다는듯 바이나의 뒤로 손가락을 쳐들고 소리쳤다. "어! 저건 뭐지!!" 그리고 바이나가 그쪽을 쳐다보았을때 지크가 타이밍을 맞춰서 바이나의 목 뒤를 쳐서 그녀를 실신시켰다. "자, 바이나는 내가 데려다 줄테니까, 둘이서 잘해봐. 행운을 빈다." 지크는 바로 바이나를 업고서 이 요새에서 제일 안전한 사령탑을 향해 뛰었다. 그 가 멀리 사라지자 바이칼은 아까 하려고 했던 주문을 계속 외웠다. 주문을 다 외운 바이칼은 눈을떴고 그의 눈은 황색으로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그 의 몸 전체를 흰색의 빛이 감쌌고 그의 옷과 신체는 본래의 모습으로 바뀌어갔다. 빛은 점점 크기를 증대시켜 나갔고 그 안에서 거대한 포효소리가 들려왔다. "쿠오오오오­!!!" 빛이 사라지고, 바이칼이 있던 자리엔 보통의 드래곤보다 몇배는 더 큰 거대한 드 래곤이 위용을 자랑하고 있었다. 몸은 군청색의 단단한 갑주를 연상시키는 비늘로 둘러싸여 있어서 굉장한 위압감을 나타냈다. 그리고 단단한 네개의 다리…어떠한 드래곤도 굴복시켜 자신의 부하로 만든다는 용제의 힘을 나타내 주었다. 리오는 그 굉장한 크기가 부담이 된다는듯 살짝 말했다. "어이, 약간 크기좀 줄이면 안되냐?" 바이칼은 리오를 바라보며 전음으로 소리쳤다. 「웃기지 마! 내가 물에 부푸는 장난감인줄 아냐!! 어서 타기나 해!!」 리오는 씨익 웃으며 바이칼의 넓은 등허리를 통해 머리의 뒷부분에 앉았다. 리오가 올라탄것을 확인한 용제는 곧 거대한 날개를 펄럭였다. 주위의 집 지붕이 모조리 날아갔다. 주민들을 미리 대피시킨것이 다행이라고 리오는 생각했다. "자, 저녀석의 왼쪽에 한방 갈기고 시작하는게 어때!!" 「좋지.」 바이칼은 지면에서 살짝뜬체 미그바 레이크를 향해 입을 벌렸다. 그리고 숨을 한번 들이쉰후 토해낸 숨결을 입안에 모았다. 푸른색의 강렬한 빛이 입안에 집중되었다. 파아앙­!! 곧 푸른색 빛의 기둥이 공기를 가르며 미그바 레이크의 좌측 포탑에 깊숙히 꽂혔고 요새의 포탑은 단숨에 폭발했다. 쿠우우우웅­!! "우아아아악!!" 아까와는 비교도 되지않는 충격이 요새를 뒤흔들었고 그바람에 의자에 앉아있지 않은 병사들은 바닥을 뒹굴러야만 했다. 모자를 고쳐쓰며 함장은 피해 상황의 보고 를 받기 시작했다. "좌측 엘리마이트 함포 대파! 사용불능입니다!! 그리고 근처의 부분도 60% 이상의 피해를 입었습니다!!" "요새가 8초간 중심을 잃었습니다! 중심은 회복되었습니다!!" 함장은 의자의 팔걸이를 내려치며 분통을 터뜨렸다. 보호막을 뚫고 엘리마이트 함 포대를 파괴시켰다는 상황보고를 믿고싶지가 않았다. "으으윽…! 화면을 전부 돌려라! 도대체 무엇이 우리 요새를 공격하는거냐!!" "3시 방향입니다! 거대한 물체가 우리 함선쪽으로 접근하고 있습니다!!" 함장이 말을 하기도전에 화면은 3시 방향으로 돌려졌다. "아, 아니…?!" 함장은 잠시잔 입을 다물수가 없었다. 자신의 생전에 화면에 비춰진 것처럼 큰 드 래곤은 본적이 없어서였다. "전 포문을 열고 사격을 집중시켜라! 더이상 저 드래곤을 접근시키면 안된다!!" 함장은 소리치긴 했지만 그 드래곤의 위압감에 자신이 짖눌리고 있다는것을 느낄수 있었다. 병사들은 빠르게 포문을 열어 젖혔고 조준을 훈련대로 바이칼에게 맞추었 다. "포문이 열렸다 바이칼! 빨리 한방 날려!!" 바이칼의 입이 벌어지고 그 안에서 무속성의 불꽃이 다시금 날름거렸다. 요새의 마 법 보호막은 그 앞에선 종이장과도 같은 것이었다. 보호막을 무시한체 함체에 꽂힌 바이칼의 브레스는 순식간에 수십개의 함포를 고철더미로 만들었다. 폭발을 지켜보고만 있을 리오는 아니었다. 자신도 피가 끓는다는듯 디바이너를 하 늘높이 쳐들었다. "뇌력은 바다를 쳐 올리고 땅을 가른다!! 와라, 마법검 `썬더 크레이브'!!!" 아마 이 장면이 마른하늘에 번개라는 소리와 일맥상통 할것이다. 하늘에 가볍게 떠 있는 하얀 구름들이 갑자기 먹구름으로 변하더니, 곧바로 거대한 뇌전을 리오의 디 바이너에 집중시켜 주었다. 썬더 크레이브 주문이 걸린 디바이너는 거대한 스파크 를 머금은체 푸른색 빛을 뿜어내기 시작했다. 「적들의 포격이 시작되었어! 어서 뛰어내려라!!」 바이칼의 말 그대로 요새는 아까 당한 공격의 보복을 하려는듯 전 포문에서 엘리마 이트 빔을 뿜어내기 시작했다. 리오는 바이칼의 머리를 손으로 몇번 만져준후 요새 의 갑판을 향해 뛰어내렸다. "부탁한다 바이칼!" 리오는 뛰어 내리며 디바이너를 양손으로 거머 진체 수직으로 세웠다. 스파크가 위 로 쳐 올려졌다. "간다! 대뢰낙하(大雷落下)!!!" 착지와 동시에 요새의 갑판에 다비이너를 깊숙히 꽂아넣자, 근처의 요새 갑판은 대 폭발을 일으키며 파괴되었다. "뭐, 뭐냐!!" 또다른 폭발의 진동에 놀란 함장은 의자에서 튕겨 앞으로 넘어졌다. 일어서며 사령 실 앞에 솟아오르는 검은 연기를 바라보며 그는 황당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이, 이것이 어떻게된 일이냐! 드래곤은 우측으로 이동했는데, 선체 중심에 또 공 격을 받다니!!" 사령실은 혼란에 빠졌다. 곳곳의 계기가 완전히 헝클어졌고 갑자기 요새의 중앙에 서 나타난 이상 에너지 출력에 의해 병사들은 식은땀을 흘리면서 손가락을 빠르게 움직였다. "폭발지역에서 이상 마법에너지 검출! 측정 불능입니다!!" "뭐라구! 1급 마법을 사용하는자가 이 요새에 타고있단 말인가!" "드래곤이 우현을 공격합니다 함장님!!" 바이칼은 브레스를 뿜어대며 요새의 우측부분을 향해 돌진해 들어갔다. 네겹으로 이루어진 요새의 중장갑이 종이처럼 구겨지며 구멍이 뚫렸고 곧 내부의 기관이 드러나게 되었다. 바이칼은 가차없이 기관을 물어 뜯고 그곳에 다시한번 무 속성의 숨결을 토해냈다. "우현 대파! 보조 동력장치 사용 불가능!!" "9 지역 승무원 전원사망! 유류 차단회로가 동작하지 않습니다!!" 함장은 결국 일어서며 병사들에게 자신의 모자를 던졌다. 그러면서 목에 핏대를 세 우고 발포명령을 내렸다. "아무거나 쏴라! 저 저주받은 드래곤의 뼈를 추려버려라!!" 요새의 전 함포 조준장치는 바이칼이 우현에서 머리를 빼는 모습을 정확히 잡고 있 었다. 모든 포병들은 분노와 겅포가 뒤섞인 얼굴로 포격을 개시했다. 형형색색의 광선과 포탄이 바이칼의 거대한 몸체를 향해 날았고 곧 바이칼은 폭발하는 불꽃에 싸여서 모습을 볼수가 없었다. "전 포격 명중입니다!" 사령실의 병사들은 모두 화면을 보면서 환호성을 질렀다. 모자를 벗어 위로 던지는 자도 있었다. 그 환성이 멈춘것은 연기를 뚫고 다시금 요새에 날아오는 푸른빛을 본 직후였다. "이, 이런!! 죽지 않은건가!!!" 이번에 일격은 대단한 것이었다. 요새의 거대한 함체가 왼쪽으로 30°이상 기울어 지며 또다시 대 폭발의 지옥으로 떨여졌다. 리오도 요새가 기울어지자 약간 비틀거리며 바람이 부는 갑판 위에서 균형을 잡았 다. 머리를 긁으며 그는 장난기 어린 표정으로 중얼댔다. "바이칼 저녀석…굉장히 신났군…. 질수는 없겠지?" 그는 디바이너를 다시 양손에 거머쥐고 다시한번 위로 쳐들었다. 그 자세에서 눈을 감고 리오는 자신의 기를 최대한으로 끌어 올리기 시작했다. 푸른색의 오오라가 폭 발하듯 강하게 분출되기 시작했고 근처의 요새 갑판의 황토색이 기열에 의해 검은 색으로 변색되었다. "생물 에너지 이상반응입니다! 이건…측정 불능, 계기판을 넘어섰습니다!!" "화면을 그쪽으로 돌려라! 또 무슨 괴물이냐!!" 함장도 이미 공포에 질린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의 명령에 따라 화면은 리오에게 돌려졌고 사령실 안의 전원은 아연실색했다. 그 굉장한 에너지의 주인공이 사람이 었다니…. "잘못 돌린것 아닌가?" "아닙니다! 확실히 저곳에 생물체는 저 괴한밖에 없습니다." 기가 다 모아졌는듯, 리오는 번쩍 눈을떴다. 푸른색의 안광이 찬란하게 빛나고 있 었다. 그 모습을 화면으로 지켜본 함장은 사색이 되어 선원들에게 발포명령을 하달 했다. "쏴, 쏴랏! 저녀석을 맞출수 있는 함포는 다 쏴랏­!!" "2번, 3번, 6번 엘리마이트 함포 장전 완료! 발포합니다!" 흰색의 엘리마이트 빔이 80여구의 포문에서 굉음을 내며 한꺼번에 발포되었다. 그 위력이란 왠만한 산의 윗둥은 날릴수 있는 것이어서 함장과 포수들은 회심의 미소 를 잠시 머금었다. "까짓것­!!" 리오는 날아오는 엘리마이트 빔을 보자마자 자세를 취하고 검으로 갑판을 세차게 내리쳤다. 최대의 기가 담긴 지뢰 자르기였다. 그와 동시에 푸른색 기를 머금은 음 속의 충격파가 갑판을 찢으며 앞으로 달려갔고 리오를 향해 날아오는 엘리마이트 광선단을 공기중에 날려버리며 사용자의 목표인 요새 메인 브릿지에 강하게 충돌했 다. 충격파는 여전히 남아 메인 브릿지의 벽마저도 찢어놓았고 곧 지로 자르기에 의해 찢어진 갑판은 대 폭발을 일으키며 파괴되었다. -----------------------------계속--- 54편 편집후기 「…잉…너무 만화같은가…?」 T_T Jyc… "크으윽, 공격하라! 공격하라!!" 제국 주변의 소국들을 점령할때도 이정도의 피해를 입은적이 없던 함장은 눈에 핏 발을 세우고 반격 명령을 내렸다. 하지만 병사들의 사기는 거의 바닥을 드러내고 있었다. "피해가 큽니다! 지금의 공격으로 갑판의 21%가 파괴되었고 메인 브릿지도 손상을 입었습니다!" 함장은 끓어오르는 화를 참으며 입술을 깨물었다. 그는 의자에 다시 앉으며 조용히 손을 올렸다. "…보고는 잘 들었다. 미그바 레이크의 방향을 변방기지 우로이탄으로 돌려라." 그는 자신의 모자를 오른손으로 벗은뒤 꽉 움켜 쥐었다. 굴욕감 때문에 다음의 말 을 할수가 없었다. "요새는 포기한다, 퇴각…." 리오는 요새가 천천히 방향을 북동쪽으로 돌리자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디바이너를 집어 넣었다. 아직도 군데군데에 브레스를 퍼붓던 바이칼도 공격을 멈추고 리오가 있는쪽으로 다가왔다. "일이 명확해졌지, 바이칼?" 리오는 바이칼의 목에 올라타며 그에게 물었다. 「그런것 같군. 간단해져서 오히려 편할정도야.」 둘은 시커먼 연기를 내 뿜으며 퇴각을 하는 공중요새를 뒤로하고 야룬다 요새를 향 해 귀환했다. 내려가며 리오는 이제 할일이 확실해 졌다는 생각을 가졌다. "호랑이 굴로 들어가야지…후훗." 예상하지 않았던것은 아니지만 생각보다 제국의 간섭이 빨라진것에 리오는 긴장하 지 않을수 없었다. 속전 속결로 가이라스 왕국의 일을 끝내지 않으면 안될것같은 느낌이 마음속에 들었다. 리오를 지상 가까이까지 데려다준 바이칼은 다시 변하기 위해 어디론가 사라졌고 리오는 피곤한 표정을 지으며 태라트가 있는 중앙지구로 향했다. 가는 도중에 1 지 구 쪽에서 달려오는 외부 주둔군들과 리오는 마주쳤다. 작센이 말을탄체 리오에게 먼저 달려와 상황을 물었다. "아, 무사하군요 리오. 그런데 갑자기 나타난 드래곤은 도대체 뭡니까?" 리오는 자신도 모른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흔들었다. "글쎄요, 저 요새가 나쁜 물건인걸 아는 현명한 드래곤이었나 보군요. 어쨌든 태라 트님에겐 행운이 따르는 모양입니다." 작센은 다행이라는 표정을 짓다가 누군가가 생각났는지 이리저리 두리번 거리기 시 작했다. "그, 그런데 바이나 부대장은 어디있습니까? 맨 먼저 말을타고 질풍같이 뛰어갔는 데요…설마 다친건 아니지요?" "아, 요새에서 날아온 조그마한 파편에 머리를 맞고 기절했었지요. 지크가 데리고 가까운 병원이나 의무병이 있는곳으로 갔을겁니다." 그녀가 기절했다는 얘기를 들은 작센은 얼굴이 파랗게 변했다. 무심코 무슨 말을 꺼내려다가 애써서 삼킨뒤 리오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태라트가 있는곳으로 말 을 다시 달려갔다. 그가 떠난뒤 키세레와 다른 일행이 리오에게 달려왔다. 클루토 는 신기한것을 봤다는듯 눈을 반짝이며 리오앞에서 주절주절 얘기했다. "리오! 봤나요, 요새하고 싸우는 그 큰 드래곤을요!! 우와아∼! 내 생전 그렇게 큰 드래곤은 처음봤어요!!" 머셀도 그 이야기에 동참했다. "제가 듣던바하고는 영 딴판이었어요. 그렇게 큰 드래곤이 있을줄은 몰랐어요, 제 일 크다는 화이트 드래곤도 그보다는 훨씬 작았을거에요. 그리고 드래곤의 체형은 약간 배가 통통한 편인데 그 드래곤은 갑옷과도 같은 비늘에 싸여 있었구요. 진짜 리오랑 같이 다니면 신기한걸 많이보게 되는군요." 리오는 속으로 웃으면서 겉으로는 자신도 신기했다는 표정을 지어보였다. "그런데 얼굴하고 옷에 묻은 그을음은 뭐죠? 이곳은 포격도 그렇게 심하게 당하지 않았는데 말이에요." 키세레가 옆에 다가서서 얼굴에 묻은 그을음을 손수건으로 닦아주며 묻자 리오는 약간 얼굴을 붉히며 운이 좋았다는듯 웃어보였다. "아…하하. 포격이 심하지 않아서 그을음만 묻은거에요. 하하하…." 키세레는 손수건을 집어넣으며 살짝 웃었다. "다행이네요 그럼…후훗." "……자, 태라트님이 계신곳으로 가세요. 그곳에 키세레씨의 도움이 필요할지 모르 니까요. 전 다른곳을 둘러보고 뒤따라가지요. 그럼…." 리오는 손을 살짝 흔들며 다른곳으로 걸어갔다. 키세레는 잠시 리오를 바라보다가 태라트가 있는 중앙지구로 의무병과 함께 향했다. 그들이 멀리 떨어질때쯤 바이칼은 인간의 모습이 되어 옷을 만지작 거리며 리오앞 에 나타났다. 그도 포격을 맞아서인지 얼굴과 옷이 약간 시커멓게 변해 있었다. "어이구, 새까만 용제님이 나타나셨군." 바이칼은 리오의 말을 듣고서 얼굴을 매만져 보았다. 손에 시커먼 그을음이 묻어나 자 바이칼은 마법 주머니에 넣고 다니는 손수건을 꺼내어 얼굴을 닦았다. "젠장, 내 잘생긴 얼굴이 이렇게 되다니…. 그건 그렇고, 그 얼굴이 빨간 여자 말 이야…." "음? 그애는 네가 알아서 꼬시기로 했잖아?" 바이칼은 얼굴을 닦으며 계속 말했다. 그리 웃기는 얘기는 아닌듯 했다. "그게 아니구, 그애 자기입으로 드래곤 킬러라고 했지? 검도 분명히 드래곤 킬러 라고 소리쳤고." 리오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때까지 리오는 그리 드래곤 킬러라는 직업을 중요하게 보지는 않은 상태였다. 하지만 용들의 왕인 바이칼의 경우에는 얘기가 달랐다. "우리 아버지가 소환계에 계시다는거 너도 잘 알지?" 바이칼은 근처의 건물 파편에 앉으며 얘기를 시작했다. 리오는 맞은편에 앉으며 바이칼의 흔치않은 진지한 얘기를 듣기 시작했다. "내가 아이였을때, 700여년 전에 말이야. 갑자기 아버지께서 환수계로 빨려 들어가 버리셨다는 얘기를 장로에게 들었어. 장로는 그 이유가 사고라고만 했는데, 내가 새로운 용제에 즉위한후 진실을 알게 되었지. 아버지는 인간들 대신 싸워주시려고 환수계에 스스로 들어가신 것이었어. 거뜬히 이길수도 있는 전투를 일부러 져주시 고서 말이야. 결국에 그 인간들은 자신들을 세상에서 없애려는 마귀를 물리치는데 성공했고 그후로 난 아버지의 모습을 본적은 한번도 없어." 리오는 턱을 괴고서 가만히 바이칼을 바라보았다. "그 이야기를 들려주는 이유가 뭐냐?" 바이칼은 조금후 그 질문에 대한 대답을 했다. "바로 내가 제일 싫어하는 무기와 인간들의 직업이 `드래곤 킬러'이기 때문이야. 훗, 그 인간들은 잘 쓰지도 못하는 고급 무기들을 가지면 거뜬히 드래곤들을 쓰러 뜨릴수 있다고 착각하지. 아버지를 쓰러뜨린것 처럼…그래서 난 자신을 드래곤 킬 러라 자칭하는 녀석들과 대결해본 후 그녀석이 용을 물리칠수 있는 녀석이면 살려 주고, 그렇지 못한 녀석이면 없애버린후 그녀석이 가지고있던 드래곤 킬러를 파괴 해 버렸지. 내 드래곤 슬레이어는 무기가 좋길래 그냥 쓰고있는 것이지만 말이야." 리오는 굳은 표정을 지으며 바이칼을 바라보았다. "그럼…, 바이나도 그들처럼 싸운후 없애버릴꺼냐?" 바이칼은 일어서며 어깨를 으쓱해 보였다. "글쎄다, 내 맘이지 뭐. 하지만 없애든 안없애든 그건 이번일이 끝난 후야. 나도 가스트란 사냥에 나서야할 처지니까." 리오도 일어서며 전에 들었던 말을 꺼내었다. "루브레시아 공작 때문에 그러지?" 바이칼은 고개를 끄덕였다. "잘도 아는구나. 장로 노인네가 나에게 그러더라고, 루브레시아 공작이 가스트란의 힘에 의해서 부활했다고 말이야. 이미 힘의 반을 찾았다고 전해지더군. 내 종족들 도 몇명 피해를 입었고…그녀석이랑 싸울수 있는 드래곤은 나 뿐이니까, 어쩔수 없 지." "그래…그렇다면 가이라스 수도까지 같이 갈거냐?" "그래야 하겠지. 하지만 전투에 참가하는건 내 맘이야." 라오는 맘대로 하라는듯 어깨를 으쓱였다. 바이칼도 살짝 웃어보였다. 두 청년은 천천히 중앙지구로 발걸음을 돌렸다. 어떻게 바이칼의 정체를 둘러댈 것인가를 생 각하면서…. 4장 끝 5장 수도 공방전 야룬다 요새를 빼앗은 저항군은 몇일간 힘을 모은뒤에 가이라스 수도로 공격해 들 어갈것을 결정했다. 템플 나이트까지 가세한 덕분에 가이라스 수도에서도 함부로 공격해 들어오지 못한다는 점이 저항군에겐 큰 도움이 되었다. 예정으로 잡힌 공격 기일은 일주일 후, 그때까지 병사들은 부숴진 야룬다 요새의 민간지구를 복구하는 데 4일간 투입되기로 결정이 되었다. 이것은 템플 나이트라도 예외가 없는 것이어 서 그들의 이미지가 떨어진다는 반대에 부딪히기도 했지만 계획은 변함이 없었다. 놀고있는 사람은 딱 세사람 뿐…. 그중에 한명인 바이칼은 언제나처럼 여자들과 함께 놀기위해서 야룬다의 상업지구 를 돌아보고 있었다. 깨끗한 얼굴의 그가 한번 머리를 넘길때마다 지나가던 여성들 이 한번씩은 그를 돌아보았다. 하지만 요새에 퍼부어진 포화의 충격때문에 그런일 에 신경을 쓸 여성들은 한사람도 없었다. 20개의 식량고중 3개가 불에 타버려서 식 량의 값도 굉장히 오른 상태였다. "쳇…, 물려주는 여자가 한사람도 없군." 바이칼은 머리카락을 세차게 흔들며 상업지구에 간간히 마련된 의자에 걸터앉았다. 검은 몸속에 집어넣은 상태라서 앉는데 불편함은 없었다. 몇분간 앉아있던 바이칼의 앞에 여러개의 꽃송이가 갑자기 나타났다. 그는 움찔하 며 자신에게 꽃을 들이밀은 사람을 쳐다보았다. "뭐야, 이 꼬마는…?" 바이칼은 차가운 눈초리로 자신에게 꽃송이를 들이민체 서있는 여자아이를 바라보 았다. 그 아이는 바이칼의 눈빛이 무서웠는지 잠시 주춤거리다가 용기를 내어 입을 열었다. "저어…저어…이 꽃좀…." 바이칼은 꽃들을 다시 소녀에게 밀고서 아이를 쳐다보았다. 옷이 약간 그을린 자국 도 보였고 얼굴도 하루쯤 세수를 안했는지 약간 지저분했다. 하지만 원래 가난한 아이처럼 보이지는 않았다. "꽃을 사달라고?" 그의 물음에 아이는 약간 밝은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나 바이칼의 표정은 번하지 않은 상태였다. "꽃같은 물건을 살 돈은 없다. 앞이 안보이니까 저리 비켜." "…!" 아이는 굉장히 실망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숙인체 꽃뭉치를 들고 다시 어디 론가 사라졌다. 바이칼은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을 지으며 다른곳으로 고개를 돌리 며 중얼거렸다. "인간에게 배풀 동정심은 없어…." 계속해서 한시간째 앉아있던 바이칼은 꽃을팔던 아이가 다른 사람에게 멀찌감치에 서 거절을 당하는 광경을 볼수가 있었다. "쳇, 인간들은 다 저모양이지. 동족끼리도 동정을 배풀줄 모르다니…." 그렇게 말하며 바이칼은 주머니에 손을 꼽고서 일어섰다. 자신의 손가락 끝에 얼마 간 가지고 있던 금화 몇개가 느껴졌다. "…필요 없겠지. 다른곳이나 가볼까…?" 표정하나 바꾸지 않은 바이칼은 상업지구의 어디론가로 다시 발걸음을 옮겼다. ---------------------------------계속--- 죄송…T_T …J.Y.C 올림. 밤이 되었어도, 바이칼은 성과를 올리지 못한채 이리저리 돌아다니기만 할 뿐이었 다. 그의 얼굴엔 나타나지 않았지만 마음속은 물만으로 가득차 있었다. "흥, 그 요샌가 뭔가를 완전히 박살내 버릴걸…그러면 분풀이라도 될텐데 말이야." 이미 그의 머릿속엔 오후의 일이란 잊혀진지 오래인듯 했다. "후우…숙소로 돌아가자. 어제보다 날씨가 추워졌는걸." 가을이라지만 가이라스의 수도와 야룬다는 대륙의 북쪽에 위치한 편이라서 밤이되 면 다른곳보다 기온이 낮아졌다. 하지만 춥다는것은 인간등의 보통 생물들에게만 적용되는 것이고 바이칼같은 드래곤은 `추울것이다' 라는것을 느낄 뿐이었다. 오후에 왔었던 상업지구를 지나치며 바이칼은 갑자기 주위를 두리번 거리기 시작했 다. "…갔겠지." 나지막히 중얼거린 그는 아무일 없었다는듯 다시 길을 걸어갔다. "…?" 그러던 도중 사람들 몇명이 모여있는 광경을 본 바이칼은 잠시 그곳을 바라보다가 그쪽으로 천천히 걸어갔다. 키가 그런대로 큰 바이칼이어서 사람들 위로 보는것은 어렵지 않았다. 모여있는 사람들이 각각 말하는 소리가 귀에 들려왔다. "이런…아이가 쓰러져 있네요…?" "폭격당한 곳에서 온 아이같은데…?" "아이니까 배가 빨리 고팠겠지요." "어머…추워서 꽃까지 안고 자네요…." 그러나 각자 그렇게만 말하고 그저 구경만 할 따름이었다. 개중에는 그 쓰러진 아 니에게 동전 몇개를 던져주는 사람도 있었지만 이 아이에게 당장 필요한 물건은 아 이었다. "…죽지는 않겠지, 돌아가자." 바이칼은 중얼거리며 사람들을 다시 비집고 어디론가 걸어갔다. `추, 추워….' 아이는 입마저 떨어지지 않았다. 꽃을 꺽어서 종이에 아는대로 싼뒤에 팔러 다닌것 도 이틀이 되어가는 날이었다. 그러나 사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오늘 오후에 사줄것 같은 표정의 미청년이 있긴 했지만 그도 역시 사주지는 않았다. 얼굴이 시려왔다. 이제 떨리는것도 멈추었다. 차갑기만 하던 돌바닥도 이젠 따뜻하 게 느껴졌다. 사람들의 발소리도 이제는 들리지 않았다. `어, 엄마…?' 아이는 흐린눈을 슬며시 떠 보았다. 하얀색의 옷을 입고있는 사람이 하늘에서 미소 를 띄우고 내려오는것이 보였다. 그 사람은 옷과같이 흰 얼굴을 하고 있었다. 「아가야…춥지…?」 그 사람, 여인은 아이를 내려다보며 말했다. 얼굴과는 대조적인 붉은 입술이 눈에 선명히 보였다. 「배도 고플꺼야…그렇지?」 아이는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 흰색의 여인은 더욱 밝은 표정을 지으며 아이에게 가까이 다가왔다. 「배가 안고프게 해줄께…안춥게 해줄께…후훗.」 그 여인은 작은 호리병을 꺼냈다. 녹색의 연기들이 이상하게 안에서 요동치고 있었 다. 「영혼을 줘…아프지도 않을꺼야…영혼을 줘….」 그 여인은 하얀 손을 아이에게 내밀었다. 아이도 살짝 웃으며 손을 내밀었다. 「그래…착하지…? 괴롭지 않을꺼야…그래….」 아이는 여인의 손을 잡기위해 사력을 다했다. 너무나 배가 고파서…너무나 추워서 …손이 바로 앞에 있었다. 「조금만 더…이제 넌 내것이야….」 툭. 아이는 번쩍 눈을떴다. 그 여인의 하얀손이 바닥에 소리를 내며 떨어졌기 때문이었 다. 낮선 음성이 들려왔다. 남자의 목소리였지만 그런대로 맑은 목소리였다. "꺼져라…하찮은 귀물(鬼物)…." 그 여인의 얼굴이 단숨에 일그러졌다. 붉은 입술에선 하얀색의 송곳니가 돋아났다 . 떨어졌던 손도 다시 달라붙었다. 체형도 변하기 시작했다. "하급 사귀인 주제에, 나에게 대항하겠다는건 아니겠지…?" 여인의 홍안이 점점 핏빛으로 물들어갔다. 덤빌것같은 기세엔 변함이 없었다. 「인간인 주제에…이 아라테 님의 일을 방해하다니…! 너의 영혼도 가져가주마!!」 아라테는 그녀의 날카로운 송곳니를 청년의 팔에 깊숙히 박았다. 「후후, 너의 영혼도 이젠 내것이야…으윽?! 커, 커억!!」 아라테는 푸른색의 피를 토하며 몸을 심하게 떨었다. 그러나 송곳니가 박혔던 청년 은 표정의 변화가 없었다. 바이칼은 천천히 드래곤 슬레이어를 들었다. 아라테의 하얀 얼굴은 회색으로 변해 아까와 같은 백색의 아름다움은 찾아볼수 없었다. "드래곤의 피는 강하지…말로만 신에 대항할수 있는 생물이 아니야. 보통 드래곤도 그런데 이 용제님의 피는 다를줄 알았나." 「뭐…?!」 아라테는 슬쩍 일어서며 도망치려는 기색을 보였다. 바이칼도 아라테에게서 눈을 돌려 아이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아아…." 아이는 멍한 눈으로 바이칼을 바라보았다. 눈은뜨고 있었지만 의식은 없는듯 했다. 「오, 오늘은 운이 없군!」 아라테는 전력을 다해 도망치려고 몸을 허공에 날렸다. 바이칼은 돌아보지도 않은 채 싸늘한 미소를 지었다. 「크, 크아아아악­!!」 아라테는 날아 오르다 말고 다시한번 푸른 피를 허공에 뿌리며 몸을 떨었다. 바이 칼은 천천히 뒤로 돌아서서 아라테를 보았다. "한가지 궁금한게 있다…네가 그 궁금증을 풀어줘야 하겠어." 「크으으윽…!!!」 아라테는 대답도 잊은듯 계속해서 소리를 질러댔다. 그러나 인간에게는 들리지 않 는 영혼의 울음소리였다. 「뭐냐…! 빨리 말해라!! 괴로워­!!」 바이칼의 얼굴엔 차가운 미소가 사라지지 않았다. 그 상태에서 그는 눈을 아래로 깔았다. 그러자 거기에 따라서 아라테의 몸도 지상으로 다시 내려왔다. 바이칼은 드래곤 슬레이어를 오른손에 고쳐잡은뒤 아라테의 몸을 왼손으로 교차해 잡아 올렸 다. "죽음의 귀신에게도 죽음의 공포를 느끼게 할수 있을까…후후후." 번뜩이는 드래곤 슬레이어의 칼날이 아라테의 목으로 조여왔다. 아라테는 빠져 나 가려고 몸부림을 쳤지만 바이칼의 손에 잡힌이상 그런일은 있을수가 없었다. 푸욱­! 툭! 소리와 함께 아라테의 몸 일부분이 차가운 바닥으로 떨어졌다. 바이칼은 그녀 의 신체를 바닥에 내 던졌다. 그리고 다시 드래곤 슬레이어를 자신의 몸 속으로 집 어 넣었다. 아라테의 두동강난 몸은 곧 푸른 연기로 화하여 서서히 사라져갔다. "귀찮군…." 바이칼은 다시 아이에게로 다가갔다. 아이는 신체의 움직임이 이미 정지한 상태였 다. 맥박도 뛰지 않았다. "……." 바이칼은 아무 표정도 짓지않고 아이의 몸을 안아 일으켰다. 오른팔로 아이를 꼭 껴안은 그는 다시 망토로 자신과 아이의 몸을 감쌌다. "이 오빠는 남 잘되는 모습을 볼수가 없다…." 바이칼은 중얼거리며 혈색이 돌지않는 아이의 얼굴에 자신의 얼굴을 가까이 가져 갔다. "…네가 네 부모를 만나 즐거워하는 표정을 볼수가 없단 말이야…." 그는 아이의 조그마한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가져갔다. 그리고 살짝 자신의 숨을 아이의 폐에 불어넣기 시작했다. "하아아암∼. 어이, 지크. 바이칼 못봤냐?" 리오는 머리를 다시 묶으며 아침 운동을 하고있는 지크에게 바이칼의 행방을 물었 다. 물구나무서기를 한채 지크는 고개를 흔들었다. 모른다는 뜻이었다. "쳇, 너에게 그런걸 물은 내가 바보지…. 죽지는 않겠지 뭐. 그런데 너 배고프지 않냐? 그렇게 말라 빠져가지고…." 지크는 한팔로 균형을 잡은뒤 몸을 제자리로 돌리며 투덜댔다. "얼굴만 마른건지 너도 잘 알잖아. 어제 저녁을 빼먹은 녀석이 누군데 이제와서… 어라?" 땀을 닦던 지크의 손이 멈추가 리오는 이상하세 생각하며 지크의 시선이 고정된 쪽 으로 자신도 눈을 돌렸다. "어라…?!" 둘의 눈에는 낮선 아이를 목마태운채 빵을 가득 사가지고 오고있는 바이칼의 모습 아 들어와 있었다. 바이칼은 둘을 보고서 잠시 움찔 했으나 표정하나 바꾸지 않고 계속 그들의 숙소로 향했다. 리오는 심각한 표정을 지으며 지크에게 전음으로 예기 했다. 「저녀석이…어린아이에게 관심이 있을줄은 몰랐는데…!」 「노망이 든걸거야…우리도 저러면 어떻하지?」 둘의 이상한 시선을 아랑곳하지 않고 바이칼은 그들의 앞을 당당히 걸어갔다. 숙소 에서 나오며 눈을 비비던 클루토도 그 광경을 보고 놀라지 않을수 없었다. "어, 바…바이칼씨?!" 바이칼은 안되겠다는듯 아이를 내려놓으려 했지만 아이가 더 태워달라며 때를 쓰는 바람에 결국 아이를 목에 올려놓고 자리에 앉아 아이와 함께 빵을 씹기 시작했다. "꼬마…말해두겠는데, 오늘 하루만이다." 표정을 바꾸지 않고 바이칼이 말해도 아이는 방긋 웃으며 빵을 꼭꼭 씹어 삼켰다. 리오는 아이의 옆에 앉으며 바이칼에게 아이의 정체에 대해 물었다. "이 아이는 뭐지? 숨겨둔 아이가 있었냐, 아니면…?" 바이칼은 리오의 눈을 쏘아보며 그의 입을 막았다. 리오는 어깨를 으쓱하며 빵 하 나를 집어들며 중얼댔다. "말하기 싫다면 말아라, 어, 옷도 새로 산거잖아?" 아이의 옷이 너무나도 깨끗해서였다. 분명 어제 입었던 옷은 아니었다. 바이칼은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빵을 맛있게 먹던 아이는 갑자기 주위를 두리번 거리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급한듯 바이칼의 망토자락을 잡아 당겼다. "뭐냐 꼬마." "베라 목말라요…." 그 광경을 보던 지크는 참을수 없다는듯 웃음을 터뜨리며 숙소로 들어가 우유를 한 병 가지고 나와 아이에게 주었다. "아이 이름이 베라야? 훗, 어쨌든 속을 알수가 없는 녀석이라니까, 이 기생 오라비 는 말이야…." 바이칼은 못들은척 하며 하늘을 쳐다보았다. "……." 가벼운 가을바람이 바이칼의 머리카락을 가볍게 흔들었다. 언제나처럼 그는 자신의 머리카락을 슬며시 손으로 쓸어 올렸다. 꽤나 낭만적인 버릇이었다. "리오, 오늘은 어디로 놀러갈래?" "글쎄다, 키세레님이 있는 병동으로 갈까, 아니면 상가 지구로 갈까?" 분위기를 깨는 둘의 말은 아랑곳 하지않고 바이칼은 혼자만의 생각에 빠져들었다. 자신이 아이를 구한 이유를 생각하는것인지 모른다. 구할 마음이 있었는지는 바이 칼만이 알 뿐이었다. ----------------------------계속--- 키세레는 원래 마련되어 있던 병동과 임시 천막으로 지어진 병동을 수시로 오가며 환자들을 돌보고있는 중이었다. 3일이나 계속 환자들을 돌본탓인지 키세레도 매우 지쳐있는 상태였다. 그러나 환자들이 그녀의 치료를 받고서 점점 나아가는것을 보 면 그녀의 마음도 어느정도 편해졌다. "후우…." 정오가 되어 잠시 쉬는시간이 왔을때, 키세레는 창가에 턱을 괴고서 조용히 창밖을 바라보았다. 매우 치친 표정이어서 지나가는 환자들마다 조금 쉬라는 말을 한두마 디씩 했다. "누가 수녀 아니라고 했나, 저러다가 환자수 하나만 느는게 아닌지 모르겠네…." 리오는 병원에서 멀찌감치 떨어져 창가에 몸을 기대고 서있는 키세레를 보며 중얼 거렸다. 그는 슬그머니 망토자락 안에서 봉지에 싼 과일 몇개를 꺼내보았다. 원래 생각대로면 키세레의 손에 쥐어주고도 남아야할 물건이었지만 이런일은 해본적이 거의 없는 리오여서 과일은 고스란히 체온으로 덥혀지고만 있었다. "지나가는 사람에게 부탁할까…?" 하지만 사람들은 거의 다 상업지구나 복구에 투입된 상태라 지나가는 사람도 뜸했 다. 곤란에 바진 리오앞에 조금후 구세주가 걸어왔다. 3일동안 사령실 잡일을 해주던 티퍼였다. 그 아이도 역시 피곤한 표정이었다. 리오는 반갑게 손을 흔들며 티퍼를 불러 세웠다. "어이! 티퍼야!!" 티퍼는 터벅터벅 걸어가다가 리오가 부르는 소리를 듣고서 그곳으로 달려갔다. "아, 리오. 무슨일이에요?" 리오는 봉지에서 과일을 하나 꺼내 티퍼에게 던져주며 말했다. "이거 먹으면서 말해라, 피곤해 보인다." 티퍼는 과일을 받자마자 한입 깨물었다. 예전의 버릇이 나온듯 했다. "…과일이 왜이리 미지근해요…?" "그냥 먹어, 그건 그렇고 부탁이 있는데 말이지. 들어줄래?" 과일의 반을 이미 먹어치운 티퍼는 입술을 훔치며 고개를 끄덕였다. "우응, 말하세요." "이 과일 말이지, 저기 창가에서 턱괴고 멍하니 나무보고있는 여자 보이지?" 티퍼는 눈을 가늘게 뜨며 리오가 가리킨 방향을 보았다. "…예, 원통모자 쓰고있는 저 여자요? 얼굴이 잘 안보이네…?" "찾기 쉬울거야. 저분에게 이 과일좀 건네줘, 그거면 된다." 티퍼는 얼굴을 약간 찡그리며 귀찮다는 표정을 지었다. "에이…저정도 높이면 리오가 부웅­하고 뛰어서 도달할수 있는 거리잖아요, 쉬운 일만 나에게 시키고…." 리오는 티퍼의 목을 팔로 살짝 조이며 협박아닌 협박을 하기 시작했다. "제발좀 들어주라. 쉬우니까 너에게 부탁하는거잖아. 해줄꺼지?" "아, 알았어요! 봉지나 주세요, 그리고 힘좀 빼고요!!" 리오는 씨익 웃으며 티퍼를 풀어준뒤 봉지를 건내주었다. 봉지를 받은 티퍼는 바로 병동으로 들어갔다. 하기가 싫긴 했지만 전에 리오에게 신세진것을 생각하면 할수 밖에 없었다. "어디…5층 창가에 있었지…?" 계단을 뛰어 올라가던 티퍼는 3층 계단에서 돌아 올라가다 회색 복장의 사나이와 옷깃을 스쳤다. 티퍼는 올라가며 죄송하다고 말했다. 회색옷의 사나이­라칸은 티 퍼의 뒷모습을 보며 그 아이의 모습을 언젠가 한번 본것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블레이크님의 아들…비슷하게 생겼는데?" 조나단 블레이크. 최강의 템플 마스터란 이름을 남기고 홀연히 사라진 가이라스의 전설적인 인물이었다. 새로운 왕비가 간택된뒤, 어떤 임무를 처리하고 스스로 그 임무에 대한 책임을 뒤집어쓰고 아들과 함께 사라진 그는, 라칸이 가이라스 3세를 포함해 존경했던 두명의 인물중 하나였다. "…나중에 또 보게되겠지…." 티퍼는 숨을 헐떡이며 키세레가 있는 창가에 도착했다. 티퍼가 뒤에 있는것을 아는 지 모르는지, 키세레는 계속해서 창문 아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가벼운 복장을 입고있는 긴 흑발의 뒷모습을 본 티퍼는 가슴이 두근거렸다. 너무나 아름다운 모습이었다. `리오가 직접 전해주지 않을만도 하구나….' 티퍼는 천천히 봉지를 들고 키세레에게 걸어갔다. "어머…?" 다른곳에 눈을돌린 키세레는 병동의 한 나무 아래에 리오가 기대어서 자신쪽을 보 고있는것을 볼수가 있었다. 리오는 키세레와 눈이 마주친것을 눈치채고 도망치듯 병동 밖으로 걸어나갔다. 키세레는 그의 뒷모습을 보고는 생긋 웃었다. "후훗…눈한번 좋은 사람이야…." "저어…." 키세레는 누군가가 뒤에서 아이가 자신을 부르는듯한 소리가 들려오자 똑바로 서며 뒤를 돌아보았다. 살짝 미소를 띄우고서…. "예, 볼일이 있으신가요…?" "…_" 티퍼는 그자리에 멈춰서 키세레의 얼굴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들고있던 과일 봉 지도 떨어뜨리고 말았다. 티퍼가 과일봉지를 떨어뜨리자 키세레는 깜짝 놀라며 표 정을 풀었다. 그와 동시에 그녀의 몸도 굳어지고 말았다. "세, 세레나 누나…_" "티…퍼?" 티퍼는 조금씩 그녀에게 걸어갔다. 키세레도 손으로 입을 가린채 몸을 떨고 있었다 . 티퍼의 표정이 울름으로 일그러졌다. "누나! 누나맞지!! 세레나누나!!!" 키세레는 달려오는 티퍼를 맞아 팔을 벌려 자신의 동생을 안아주었다. "티퍼…! 미안해, 정말 미안해…!!" 게세게 티퍼를 안은탓인지 키세레가 언제나 쓰고있던 모자는 바닥에 떨어져 몇바퀴 를 굴렀다. 둘은 꼭 껴안은채 바닥에 무릎을 꿇고 계속해서 재회의 기쁨을 눈물로 보여주었다. 리오는 병동의 담장 아래에서 팔짱을 낀채 씨익 웃었다. "…진작에 만나게 해줄걸…나도 몰랐잖아." 조용히 리오는 자신의 망토를 펄럭이며 어디론가 걸어가기 시작했다. 두명의 재회 를 속으로 축하해주며…. 키세레와 티퍼는 별실에 앉아 그동안의 이야기를 나누었다. 수도를 아버지와 떠난 이유와, 숲속에서 마병과 싸운 연유로 아버지가 중독된것, 그때문에 자신은 도둑의 소굴로 들어갈수밖에 없었다는것…. 그 이야기를 들으며 키세레는 눈물을 그칠줄 몰라했다. 남자아이인 티퍼도 마찬가 지였다. "난…누나를 다시는 못보는줄 알았어. 옆집형의 유골이 도착했을때 아버지와 난 모 든것을 포기했었어. 아버지는 템플 마스터의 직위도 버리시고 나와함께 여행을 떠 나셨지…그리고 여기까지야…." "수도원에서 수녀가 되기위해 난 나이도 속이고 이름도 속였단다…아버지와 너의 얼굴을 똑바로 볼수가 없었어…그건 지금도 마찬가지야." 티퍼는 눈물을 소매로 훔치며 고개를 저었다. "아니야, 난 누나를 만난것으로도 족해. 사실 처음에 누나의 뒷모습을 봤을때 누나 인지 못알아봤어, 그저 리오가 무언가를 전해줄만한 예쁜 여자구나 라고만 생각했 을 뿐이야." 키세레는 깜짝놀라며 티퍼를 바라보았다. "리, 리오씨가?!" 티퍼는 아까 덜어뜨린 과일 봉지를 들며 말했다. 떨어질때의 충격으로 봉지가 약간 찟어져 있었다. "응, 나에게 이 과일봉지를 누나에게 전해주라고 부탁했어. 아마 리오는 알고 그랬 을꺼야. 예전에 나와 약속을 했었거든, 누나를 꼭 찾아준다고 말이야…. 정말, 리 오는 약속을 지켜주었어." 키세레는 다시한번 티퍼를 껴안으며 눈물을 흘렸다. "어떻게…어떻게 이 빛을 갚아야만 하지…? 난 가진것도 없고…그에게 해준일도 없 어, 그저 지금까지 도움만을 받아왔을 뿐이야…! 게다가 그를 처음 만났을땐…." "천천히 갚아 나가면 될꺼야…리오가 모르는 사이에 갚아나가면…." 둘의 얘기는 저녁이 될때까지 계속되었다. 티퍼는 그날저녁, 숙소를 키세레의 숙소로 옮겼다. 이제는 떨어질수 없다는 의지가 엿보이는듯 했다. 복구시일이 끝나고, 병사들은 이틀후의 작전을 위해 휴식에 들어갔다. 잠이나 자겠다며 숙소로 다려가는 병사도 있었고 고향에 있는 가족들에게 편지를 쓴 다는 병사도 있었다. 야룬다 요새의 젊은이들과 예전 정규군이었던 병사들은 하나둘씩 저항군에 가담했 다. 태라트가 설득한건 아니었지만 복구작업에 병사들을 투입시킨것이 인기의 요소 로 작용했다. 그덕분에 모은 새로운 병사들은 1000명가량, 그중에서 800여명은 전 투경험이 있는 군인이어서 전력에 매우 도움을 주었다. 야룬다 요새를 태라트가 성공적으로 점령했다는 소식을 들은 각지의 무기상인들은 야룬다로 모여들었다. 그들도 이상해진 가이라스왕의 정책에 의해 피해를 입은 상 인중에 하나였다. 그들은 자진해서 몇달간 팔지 못했던 무기를 태라트에게 주면서 이번에는 꼭 성공해달라는 이야기를 몇번이고 했다. 하루가 지나고, 태라트는 작전의 최종 점검을 간부들과 상의하에 실시했다. 저항군 총 병력은 12000여명, 그리고 식량과 자재가 떨어질 염려는 없었다. 무기들 과 방어구들도 거의 100%에 가까운 보급률을 자랑하고 있었으므로 문제는 없었다. 라칸이 말한 가이라스 수도의 정규병력은 약 삼만, 그러나 사기가 많이 떨어져 있 으므로 작전만 정확히 실행된다면 이기는데 어려움은 없다고 라칸과 군사 작센이 입을모아 말했다. 문제는 아사신, 트로이, 바리언 나이트의 초 정예부대를 어떻게 상대하느냐 였다. 그러나 라칸의 대답은 의외로 간단했다. "그들은 템플 나이트가 맡겠습니다. 태라트님은 염려 마시고 저에게 모든것을 맏겨 주십시오." 하지만 아무리 템플 나이트가 강하다고 해도 세개의 정예부대에 대해서 이길 확률 은 극히 적었다. 협공이라도 해온다면 그야말로 서적에나 적혀있는 이름이 되어버 리고 마는 위험한 모험이었다. 태라트는 처음엔 반대했지만 라칸의 흔들리지않는 의지를 확인한뒤 결국 그의 뜻대로 하도록 허락하게 되었다. "…저도 사실은 자신이 없지만, 만약 그분께서 저희에게 다시 돌아와 주신다면 제 가 생각하고있는 작전은 거의 성공할 것입니다." "`그분'이라고요?" 태라트는 더이상 묻지는 않았다. 다른 얘기가 더 중요했기 때문이었다. "부대는 두개로 나뉘어집니다. 템플 나이트 부대만 독립적으로 움직이게 되겠지요. 이번 작전에서 가장 중요한것은 열입니다. 중 보병부대와 궁병들의 조화가 잘 맞 게되면 아마 정예부대를 만나는 불상사가 생기더라도 피해를 최소한으로 줄일수 있 을것입니다. 모든 분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이번 작전에서 최대의 난관은 아마 정문 돌파가 될것입니다. 성벽을 넘어가는것은 수가 적은 저항군에겐 어려운 일입니다. 돌파밖에는 없지만 그것도 어렵겠지요. 특별한 작전은 세울수가 없을것 같습니다, 공성전처럼 어려운것은 없으니까요. 두번째로 이번 작전에서 중요시 되는것은 적군 을 얼마만큼 설득하느냐 입니다. 성문 돌파작전때 그들을 많이 설득할수록 아군의 피해를 줄일수 있습니다. 그것은 태라트님과 바이나 부대장께서 맏아주셔야 합니다 . 마지막으로 성문을 돌파하면 만약 그 시기가 새벽이라 해도 본성에 진군은 하지 않습니다. 도시의 상황을 정리한후에 다음날이나 이틀후에 본성에 대한 총 공격을 실시합니다. 도시에서의 진로를 완전히 다듬어 놓으면 저항군은 더욱 기동력이 높 아져 본성의 적군을 유린할수 있을것입니다. 본성에 대한 작전은 성문돌파 후에 다 시 회의를 통하여 설명드릴것입니다." 작센의 설명을 다 들은 간부들은 태라트가 일어서자 모두 같이 일어섰다. 태라트는 자신의 검, 하이바렌의 자루를 가슴에 가져가며 자리에 있는 모두에게 말했다. "내일이면 시작됩니다, 여러분…어떤일이 일어나도 우리들의 궁극적인 목적을 잊지 말아주십시오. 우리들이 피를 흘려서, 가이라스 왕국, 아니 세계의 모든 종족들에 게 행복의 웃음을 짓게할수 있다면, 우리의 목적은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여러분 들에게 행운이 있기를 기원합니다…." ----------------------------계속--- 쓰기전에…비평을 주신 인안○ 님께 감사드립니다... 리오는 숙소의 의자에 앉아 자신의 장비를 점검하기 시작했다. 헝겁 아대를 팔에 끼운후 가죽끈으로 단단히 감아준다. 겉으로 보기엔 보통 가죽끈으로 보이지만 굉 장한 마법 방어력을 지니고 있는 강력한 방어구중에 하나였다. 멋으로만 아대를 감 기위해 리오가 지니고 다니는건 아니었다. 그리고 망토도 색깔만 다를뿐 거의 비슷 한 특성을 지니고 있었다. 이것이 리오가 착용하고있는 방어구의 전부였다. 리오나 지크가 물리적인 방어구를 착용하고있지 않은 이유는 간단했다. `맞지 않을것이면 착용할 필요는 없다' 였다. 두터운 방어구를 착용할수록 전투시에 필요한 집중력이나 긴장감이 떨어진다는 이 유도 그중에 하나였다. "자, 끝났다. 지크녀석은 칼이나 닦고 있겠지…." 준비를 다 끝낸 리오는 지크의 방문을 바라보며 이렇게 중얼거렸다. 그의 예상대로 지크는 정좌를 한채 조용히 무명도를 닦고 있었다. 정신집중의 한 방법이기도 했고 무명도를 분신처럼 여기는 지크의 대 전투전의 버릇이었다. 힘있 게 칼날을 문지를때마다 칼날의 독특한 광택이 햇빛을 강하게 반사시켰다. 사용자 의 기에 반응하여 반사광의 색을 바꾸는 그 칼은, 현재 푸르스름한 색을 띄고 있었 다. 붉은색을 띌수록 사용자의 사념(邪念)이 강해지는 것이고, 푸른색으로 갈수록 잡념이 없다는것을 나타내어준다. 명계에서 만들어진탓에 그럴지도 모른다. 칼날의 끝까지 다 닦아낸 지크는 칼을 집어넣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리오녀석은 아대에 끈이나 매고 있겠지…." 중얼거리며 그는 방문을 나섰다. 역시 그들은 형제였다. "어라, 다 끝났냐?" 지크는 거실에 서있는 리오를 향해 물었다. 리오는 고개를 끄덕이며 나가자는 손짓 을 해 보였다. "자, 우리들이 먼저가서 길을 닦아놔야지. 그런데, 바이칼 이녀석은 왜 안나오는거 야? 시간없는데…." 바이칼도 나름대로 노력중이었다. 하지만 한사코 놓아주지 않으려는 사람이 있었다 . 표정엔 떠오르지 않았지만 굉장히 난감한 상태였다. "싫어­! 나도 같이갈꺼야!!" 자신의 바지를 잡고 우는 아이를 달래는건 바이칼에겐 취미가 없는 일이었다. 떼어 놓으려고 힘을 줄수록 아이는 더욱더 그를 꼭 잡고 놓아주지 않으려고 했다. 바이 칼은 어쩔수 없다는듯 손을 올렸다. `일어서면 내가 없어진걸 알겠지, 은혜를 배풀어 죽이진 않으마….' 손으로 아이를 내려치려는 순간, 누군가가 문을열고 바이칼의 방 안으로 들어왔다. "이봐, 뭐하느라고 늦게 나오는거야!" 거센 말소리, 바이나였다. 바이칼은 아이를 치려던 손으로 자신의 머리를 쓰다듬으 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시간이 없다구, 아이는 그냥 놓고 나오면 되잖아!" 바이칼은 굳은 표정을 더더욱 굳히며 바이나를 바라보았다. "…넌 노크도 모르나…." 바이나는 움찔하며 다시 방문을 나섰다. "칫, 어쨌든 빨리나와! 기다려주진 않을꺼니까!" 그녀가 방문을 닫고 나가자 바이칼은 아이의 조그만 어깨를 잡으며 말했다. "…너, 계속 날 잡고 울어대면 저 무서운 여자에게 줘버릴꺼야." 아이는 울음을 뚝 그치고 바이칼을 큰 눈으로 쳐다보았다. 그것만은 싫은 모양이었 다. "…기다리고 있어. 몇일후에 올테니까…." 바이칼은 말을 마치고 일어나려다가 침대옆 탁자위에 놓인 손수건으로 아이의 눈가 에 묻어있는 눈물을 닦아주었다. "눈물이 눈에 고여있으면 토끼눈이 된다…그러면 사람들이 무섭다고 피할거야…." 리오, 지크, 그리고 바이나는 바이칼이 나오자마자 바로 북문으로 향했다. 그곳에 저항군 전 부대가 집결해서 각 부대 대장들에게 지시를 받고있는 상태였다. "어, 누나는 부하가 없나보지?" 지크가 바이나에게 팔을 기대며 얘기하자 바이나는 슬쩍 비켜서며 대답했다. "네가 상관할바는 아니잖아. 그리고 난 태라트님 직속부대의 부대장이니까 할일은 거의 없다구. 전장에서 지휘하는것 빼고는 말이야." 지크는 피식 웃으며 어깨를 들썩였다. "호오∼, 그랬어?" 그들이 얘기하는동안 선발 기마대는 벌써 북문을 나서고 있었다. 병사들의 눈에선 두려움이란 찾아볼수 없었다. 아니, 오히려 기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들의 가족 이 당해왔던 수개월간의 고통도 이제 얼마남지 않았다는 희망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 수도로 진군하는것이 두번째인 고참 병사들도 오히려 신참들에게 용기를 불어넣 어 주었다. 사실 그 전의 수도 공방전도 저항군의 승리가 거의 확실한 상태에서 대 역전을 당했기 때문이었다. 정예부대가 갑자기 변방에서 돌아왔고 왕비의 친위대라 는 괴한들도 같이 나타나 당황한 저항군을 패배의 구렁텅이로 몰아넣었다. 다행이 각 부대의 대장들이 몸을 희생해가며 태라트를 지킨결과, 태라트와 몇개의 부대만 이 겨우 목숨을 부지하고 수도에서 탈출할수가 있었다. 수도에서 당한 흉터가 아직 도 몸에 남아있음에도 불구하고 고참들은 그 전투를 자랑으로 여겼다. 결코 그들 은 비굴하게 싸우다 도망가지는 않았기 때문이었다. "좋아, 우리들은 수도까지 가는 길목을 선발대보다 먼저 정찰하는거야. 그래야 진 군 속도도 빨라지고 그전에 당하는 피해도 없겠지." 리오의 말을들은 지크는 한쪽 눈썹을 치켜뜨며 불만인듯 말했다. "어이, 리오. 그보다 우리가 먼저 수도를 때려 부수면 그만 아니야?" 그 얘기를 들은 바이나는 황당하다는 표정으로 웃어댔다. "하, 참나. 당신들 셋으로 어떻게 가이라스 수도를 때려 부순단 말이야? 너무 웃겨 서 말이 안나오네?" 리오는 그 말을 그냥 웃으며 넘겼다. 더이상 얘기해봤자 바이나가 `꿈을먹는 소녀' 가 아닌이상 자신들의 정체를 믿지 않을것이 뻔했기 때문이었다. "자, 출발하자구." 긴 머리채를 흔들며 걸어나가는 리오를 저편에서 누군가가 불렀다. "리오­! 잠깐만요!!" 리오는 의외라는 표정을 지으며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의 주인공을 찾았다. 누군가 가 뛰어오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키세레…?" 리오는 셋에게 먼저 가라는 얘기를 한후에 키세레가 오고있는 방향으로 걸어갔다. "하아, 하아…찾았었어요…." 앞에서 멈춘 키세레는 숨을 가쁘게 몰아쉬며 허리를 굽혔다. 리오는 궁금한 표정을 지으며 가만히 서있었다. 숨이 진정된 키세레는 천천히 리오를 올려다보았다. "흐음…절 찾으신 이유가 뭐에요? 급한 환자라도 생겼나요?" 키세레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눈을 깜박였다. "아니요, 인사를 하려고요…." 리오는 어깨를 으쓱이며 괜찮다는 표정을 지었다. "아하∼작별인사를 하려고 여기까지 오실 이유는 없는데, 어쨌든 고맙습니다." "아, 아니에요!" 리오는 움찔했다. 키세레가 차가운 반응을 했으면 했지 갑자기 화를 낸적은 거의 없어서였다. 키세레는 다시 고개를 숙이며 나지막히 말했다. "…고마워요…." 리오는 이 말을 이해할수 없었다. 새삼스럽게 고맙다니…. "티퍼와의 약속을 지켜주셔서 정말 고마워요. 그 애의 누나를 찾아주신거요…. 알 고 계셨겠지만…." 리오는 빙긋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키세레의 키에 맞추어 자신의 허리를 굽혔다. "저는 전혀∼모르는 일인걸요?" 키세레는 움찔하며 리오를 바라보았다. "에에?" "우연히 만나게 된것이겠지요. 아마 하늘이 도와주신 덕택일겁니다. 저는 그때 티 퍼에게 부탁을 한것 외에는 한일이 없습니다. 당신과 티퍼가 동생과 누나 관계인줄 어떻게 알았겠어요?" 키세레는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아침부터 생각해왔던 자신의 계획이 무참히 깨어 져서였다. "아, 그런데 키세레님도 너무했어요." "?" 키세레는 리오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리오는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나이를 속이실줄은 정말 몰랐어요. 저는 동안이시구나 라고 생각했지만 티퍼에게 예기를 들었을때 얼마나 실망한줄 아세요? 25세면 저보다도 나이가 많으신거라고 요. 제가 24센데 말이에요…." 키세레는 고개를 푹 숙이고 아무말도 하지 못했다. 리오는 다시 웃으며 키세레의 어깨를 손가락으로 살짝 건드렸다. 키세레는 리오를 쳐다보았다. "다시한번 소개해 주실래요?" "네…?" "당신의 소개요." 키세레는 벙어리가 된것만 같았다. 몇년간이나 자신의 진짜 이름과 나이를 말하지 않아서일까…. 리오는 키세레의 가녀린 양 어깨를 살짝 손으로 감싸며 말했다. "이제 자신을 더이상 속일 필요는 없어요. 지크, 바이칼, 그리고 제가 있는이상 아 무도 당신을 괴롭히지 못할겁니다." 키세레의 양 눈에는 눈물이 글썽였다. 입술이 떨리고 있었다. "나중에 뵙게될 당신의 아버지에게도 자신을 속일건가요…?" 키세레는 방긋 웃었다. 그리고나서 손으로 자신의 눈물을 닦아내며 리오에게 자신 을 처음부터 다시 소개했다. "…세레나 블레이크 입니다. 나이는 20세고요…가족은 동생, 그리고 아버지 셋이랍 니다…." 리오는 키세레의 어깨에서 손을 떼며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요, 제가 고마울 정돈데요? 세레나양…." 리오는 왼손으로 망토를 펼치고 오른손을 복부에 가져가며 허리를 굽혀 정중히 인 사했다. 정식 기사의 인사법이었다. "나이트 리오 스나이퍼. 정식으로 블레이크가의 세레나양에게 인사드립니다." 키세레, 아니 세레나는 흐르는 눈물을 주체할수 없었다. 그저 손으로 눈을 가린체 서있을 뿐이었다. "아, 늦었네요. 동료들이 기다리니 가보겠습니다. 세레나도 가보세요, 티퍼가 기다 릴것 같은데요?" 세레나는 다시 눈물을 훔치며 고개를 끄덕였다. 눈은 잘 보이지 않았지만 입술은 곡손을 그리고 있었다. "수도에서 만나뵐께요, 그럼!" 세레나에게 손을 한번 흔들고나서, 리오는 바쁘게 군인들이 나가고있는 북문쪽으로 사라져갔다. 세레나는 목에걸린 십자가를 손에 꼭 쥐면서 흐려져가는 리오의 뒷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았다. "…꼭 만나야해요…." 이렇게 저렇게, 야룬다 요새에서의 일도 거의 끝나갔다. 이제 남은건 가이라스 수 도에서의 결전 뿐이었다. 가이라스 왕국뿐만 아니라 말스, 그리고 제국의 판도가 걸려있는 중요한 전투였다. 그만큼의 희생도 있을지 모르지만 저항군과 그들을 이 끄는 태라트의 눈빛에선 주저함이나 공포를 찾아볼수는 없었다. 자신들이 옳다고 생각하는 일을 하고있기 때문에…. ------------------------계속--- 리오 일행은 선발대보다 훨씬 앞으로 나아가 있었다. 그들의 임무가 정찰이니 당 연했지만…. 가이라스 수도로 가는 길은 소수의 기마대가 전속력으로 갈수있을정 도의 좁은 길이었다. 게다가 높다란 절벽으로 양쪽이 막혀있어 대군이 가기란 정말 힘든 길이었다. 반나절이 지날동안 그리 수상한 낌새를 느끼지 못했던 리오 일행은 넓직한 바위가 보이자 잠시 그곳에서 쉬어가기로 마음먹었다. 원래 세명의 남자로 만 구성되었다면 쉬지않고 계속 갔을것이지만 바이나까지 끼어있어서 쉴수밖에 없 었다. 쉬지않고 계속 간다면 수도의 문앞에서 쓰러질것이 뻔했다. "귀찮군…확실히 싸움에 여자란 필요없어." 바이칼은 망토로 몸을 둘러싼체 나지막히 투덜거렸다. 바이나는 성질대로 바이칼에 덤벼들려고 했지만 지크가 극구 만류한 덕분에 조용히 휴식을 취할수 있었다. 리오는 그런 바이나를 보며 위험하다는 생각을 안가질수 없었다. 바이칼의 성격대 로면 분명히 바이나같은 여자는 조각내고도 남을것이 확실해서였다. 게다가 감정있 는 직업끼리 붙어있으니…. `위험해…둘 다.' 리오는 적들보다 이 둘에게 더 신경이 갈것만같아 걱정이 되었다. "이봐! 여기서 계속 꾸물댈꺼야? 빨리 가자구." 바이나가 다 쉬었다는듯 얘기하자 일행은 다시 출발했다. "리오, 밤이되도 계속 걸어갈꺼야?" 심심함을 느끼던 지크는 입이라도 달래려는듯 질문을했다. "본대도 수도 전의 어느곳까지는 밤낮을 가리지 않고 행군한다고 했어. 우리는 어 차피 수도에서나 그들과 합류할테니까 밤에도 걸어야 할꺼야." 지크는 자신의 앞 머리카락을 감싸쥐며 투덜댔다. "젠장, 이 일이 끝나고 이런데 다시 오나봐라…. 으, 속터져." 하루가 지나고, 이틀이 지나서 일행은 아무 장해물을 거치지 않고 수도의 성문이 보이는 계곡의 끝까지 도착할수 있었다. 정찰병 한두명이 눈에 띄긴 했지만 일행의 손에선 벗어날수가 없었다. 평지를 사이에 두고서 보이는 거대한 가이라스의 수도 를 쳐다보며 리오는 생각했다. `수도 외각에 대한 방어에 자신있다는 생각인가…. 이 전까지 선두 방어부대를 만 난적이 한번도 없어. 성문 앞까지 정찰해보는게 좋을것같군.' 리오는 바위돌에 기댄체 따뜻한 햇볕을 쬐고있는 지크의 어깨를 두드렸다. "어이, 가보자 지크." 지크는 아무말도 하지않고 옆으로 돌아 누웠다. 리오는 피식 웃으며 지크의 귀를 잡아 당겼다. "아악, 아파 임마! 갈테니까 놔!!" 지크는 귀를 매만지며 터벅터벅 리오를 따라갔다. 둘의 모습이 보이지 않게되고, 저항군 군대를 기다리는 장소엔 바이칼과 바이나만이 남게 되었다. 바이칼은 팔짱 을 낀체 조용히 둥을 기대고 서있을 뿐이었다. 조용한 분위기를 원래 싫어하는 바이나는 바이칼의 등에 장비된 드래곤 슬레이어가 눈에 들어오자 좋은 생각이 났다는듯 바이칼을 불렀다. "헤이, 당신! 지크와 리오란 남자에게 들었는데 검술에 능하다면서? 나에게 좀 가 르쳐주지 않겠어?" 바이칼은 흘끔 바이나를 보았다. 붉은색의 얼굴은 거칠게 미소를 짓고 있었다. "…목숨은 책임지지 않아." 바이나는 움찔하며 침을 꿀꺽 삼켰다. 살의가 담긴 말투였다. "서, 설마! 한번만이라도 좋으니까 가르쳐줘. 심심해서 그런다구." 바이칼은 코웃음을 치면서 등을 바위에서 떼었다. "심심해서라…. 좋아, 심심하지 않게 해주지. 검을 뽑아라." 바이나는 약간 불길한 느낌이 들긴 했지만 망설임 없이 드래곤 킬러를 뽑았다. "잘 가르침 받겠어." 검을 들고 그냥 서있기만한 바이나와는 달리 바이칼은 자세를 취하고 조용히 숨을 가다듬었다. "따라하지는 말아, 경험에서 나오는 자세니까." 바이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주위가 조용해질 무렵, 바이칼의 오른손이 꿈틀 움직 였다. 바이나는 사력을 다해서 몸을 옆으로 젓혔다. 팡! 바이나의 목에는 벌써 드래곤 슬레이어가 들어와 있었다. 바이나는 등에 식은땀이 흐르는것을 느꼈다. "이, 이봐! 진짜로 하는거야!" 바이칼은 아무말도 하지않고 검을 다시 집어넣었다. "내가 지금 검을 몇번이나 휘둘렀나." 바이나는 정확히 대답할수 없었다. 사실 지금의 일격도 눈에 띄지가 않아서였다. "하, 한번? 아니 세번?" 바이칼은 고개를 저으며 다시 바위에 몸을 기대었다. "넌 역시 나에게 검을 배우는건 무리야. 하긴, 볼수있는 사람도 몇 안되지만." 짜작­! 뒤에서 들려온 소음에 바이나는 뒤를 돌아보았다. 자신의 뒤에있던 바위들이 여러 조각으로 나뉘어지며 땅바닥에 흩어지는 것이었다. "난 스물 여덟번 휘둘렀다. 첫번째 일격을 피했길래 목숨은 살려준거야." 바이나는 순간적으로 자신의 앞에서 칼을 휘둘러보인 사람이 인간같지가 않아보였 다. 뾰족한 귀도 그렇고…. 어쩔수 없이 그녀는 리오들이 돌아올때까지 검을 집어 넣고 따분한 시간을 보내야만 했다. "이유가 있었군…젠장." 리오는 성문앞을 지키고있는 거대한 두개의 물체를 바라보며 거칠게 말했다. 분명 가이라스의 과학력이 만들수있는 물체는 아니었다. 지크도 그 물체를 보며 눈살을 찌푸렸다. "…저 고릴라들은 뭐지? 6미터는 족히 되어 보이는데…이시대에도 저런 인간형 기 계병기들이 있었나?" 지크가 말한것처럼, 성문을 지키고있는 황색의 거대한 기계덩어리들은 고릴라와 같 이 다리가 짧고 팔이 긴 형태의 이동식 병기였다. 가슴 부분이 열리며 검은색 코트 차림의 낮선 군인이 나와 입에 담배를 물었다. 따분한 표정들이 섞여있었다. 그들 이 쓰고있는 베레모의 마크를 보고 리오는 굳은 표정을 지었다. "일이 틀어지게 생겼군…저녀석들은 제국군이야." "로하가스인가 뭔가 하는 제국말이야?" 리오는 고개를 끄덕였다. "명수가 아무리 많아도 저항군에겐 무리겠군…아마 접근도 못하고 젹파될거야." 지크는 리오의 말을 들은후 머리를 몇번 긁었다. "그럼 어떻게해. 총이라도 만들어서 저항군에게 지급하자구?" 리오는 어깨를 으쓱였다. 그럴수만 있다면 좋겠다는 표정이었다. "…우리 손에서 적당히 쓸어버리자구. 열대면 한 아홉대쯤…." 지크는 잘됐다는 표정으로 말하며 손을 꺾었다. 관절에서 나는 우두둑 소리가 허공 에 울려 퍼졌다. 리오는 기겁을 하며 지크의 머리를 쥐어 박았다. "이 멍청이! 저녀석들이 음파 탐지장치를 가졌으면 어떻하려고!" 지크는 피식 웃으며 리오의 뒤를 바라보았다. 리오도 낌새를 채고는 어쩔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들의 뒤에서 기계음이 섞인 목소리가 들려왔다. 「꼼짝마라, 저항군 첩자들!!」 리오는 몸을 세우며 그쪽을 바라보았다. 특별히 검은색을 한 기계병의 가슴에서 얼 굴을 철가면으로 가린 긴 금발의 사나이가 손에 무언가를 들고 리오와 지크에게 소 리치고 있었다. 그리고 그 뒤로는 열대가 넘는 기계병들이 성문을 통해 쏟아져 나 오고 있었다. "제길…일이 커졌는데." "재미있게 됐지 뭘." 둘은 정 반대의 예기를 하면서 각자의 무기에 손을 가져갔다. 기계병들은 곧바로 둘을 포위했고 둘을향해 손을 쳐 들었다. 검고 긴 막대기가 그 곳에서 튀어나왔다. 화약냄새가 풍겨왔다. 「이곳에 배치된지 두시간도 안됐는데 이런 성과를 올렸군. 역시 직접 오기를 잘했 어. 후후후….」 철가면은 웃으며 자기 기계병의 속으로 깊숙히 들어갔다. 모습이 모이지 않아도 말 소리는 들려왔다. 「무기에 손을 가져가는건 부질없는 짓이다. 로하가스 제국 특전대 메탈자켓츠를 그런 구식 무기로 없앨수 있다는 생각은 버리는게 좋아. 설령 너희들이 마법사라고 해도 말이야….」 그러나 리오는 그 말을 무시하고 디바이너를 천천히 뽑아들었다. 지크는 맨손으로 충분하다는듯 자신의 가죽 장갑을 더더욱 죄었다. "시끄럽다. 어차피 우리들에게도 잘된 일이야. 너희들을 찾아 돌아다닐 필요가 없 어졌으니까 말이야." 디바이너로 검은색 메탈 자켓을 지적하며 리오가 소리치자, 그곳의 탑승자인 철가 면은 화가난듯 마이크에 대고 같이 소리쳤다. 「저녀석들을 넝마로 만들어버려라!! 사격개시!!!」 메탈자켓의 손에서 튀어나온 검은색 막대는 그의 명령에 따라 불꽃을 뿜어내기 시 작했다. 얼마쯤 쏘아댔을까…자신의 메탈 자켓에서 그 광경을 지켜보던 철가면은 눈을 감으며 허공에 십자를 그었다. "후훗…시체를 처리하려면 고생하겠군…." 똑똑. "음?" 뭔가 부딪히는 소리가 유리 전망창에서 들려오자 철가면은 놀란 표정으로 눈을 떴 다. 붉은 자켓을 입고있는 저항군의 첩자가 빙긋 웃으며 전망창에 노크를 하고 있었다. "아, 아니?!" 콰아앙­!! 검은색의 메탈자켓 사령기는 지크의 일격에 성문까지 파편을 날리며 나가 떨어졌다 주먹으로 가격된 부분은 움쑥 들어가 있었고 장갑이 떨어져 나간 부분에선 스파크 가 간간히 일어나고 있었다. "뭐야∼고철덩이일 뿐이잖아? 사령기라고 해서 강할줄 알았는데 별것 아니군!" 리오는 이번 싸움은 오랬만에 구경하기로 하고 멀리 떨어졌다. "잘해봐라, 난 기계하고는 영 취미가 안맞아서…." 지크는 고맙다는 표정이었다. 양손에 힘을 불끈쥐자 기전력이 팔을타고 강하게 흐 르기 시작했다. 뇌신도 한수 접어둔다는 지크의 생체 기전력이었다. "좋아! 하나만 남겨두고 모조리 박살내주마!!!" 기합성과 함께 지크는 앞에 보이는 메탈자켓에게 기전력이 담긴 일격을 선사했다. 펀치가 꽂힌 메탈자켓은 몸 전체가 번개를 맞은듯 강한 스파크를 뿜어내었다. 외부 는 지크가 가격한곳 한군데 외엔 외상은 없었지만 내부의 전기적 기관은 모조리 엉 망이 되고말았다. 물론 그 안의 탑승자도 예외는 아니었다. 일격에 튕기듯이 뒤로 날아간 메탈자켓은 더이상 움직일수 없었다. 다른 메탈자켓 의 탑승자는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서 기체의 머리부분에 장비된 엘리마이트 캐논을 꺼내었다. 형형색색의 엘리마이트 빔이 굉음을 내며 지크에게 쏘아지자 지크는 그 광선을 향해 왼손바닥을 펼쳤다. "이까짓 음속에 겨우 미치는 광선쯤이야 손으로도 잡을수 있다!!!" ------------------계속--- 가즈 나이트 100회를 자축하며... _여러분의 모든꿈이 현실로 이루어 지기를 기원합니다.■ 아이디 주인과 글쓴이, 그리고 글에 협조해준 둘의 여러 친구들 올림... -------------------------------------------------------------------------- --- 메탈자켓의 탑승자들은 자신의 눈을 믿을수가 없었다. 4대 원소의 힘을 응축해 쏘 는 고 충격의 엘리마이트 빔을 맨손으로 잡아내는 인간이 있다고는 꿈에도 생각하 지 못했던 탓이었다. 메탈자켓에서 쏟아진 엘리마이트 빔들은 모조리 지크의 손바닥에 잡혀서 거대한 빛 의 구체로 변해 있었다. 자세히 관찰해보면 지크의 손바닥에 정확히 잡힌것이 아니 고 그의 손에서 쏟아져 나오는 기전력에 의해 모조리 끌어 당겨져있는 것이었다. "좋았어­! 되돌려주마!" 지크는 다른손으로 그 구체를 내리 눌렀다. 엘리마이트 구체는 지크의 손에서 압축 되어 적당한 크기로 작아졌다. 지크는 그 구체를 앞으로 내 뻗으며 소리쳤다. "받아라앗­!!" 구체에선 메탈자켓에서 뿜어져 나왔던것과 같은 광선이 뿜어져 나왔다. 다른것이 있다면 지크의 기전력이 실린것과 10여대의 위력이 응축되었다는것…. 파가각­! 광선은 메탈자켓의 오른팔에 장착된 방패를 종이뚫듯 뚫고 뒤에 서있던 또다른 메 탈자켓의 가슴을 관통했다. 광선을 되돌려 맞은 두대의 메탈자켓은 탈출을 시도하 려는 탑승자를 그대로 가둬놓은채 폭발을 일으키며 산산히 부숴졌다. 다른 메탈자켓들은 허리에 장착된 백팩에서 메탈자켓 전용의 톤파를 꺼내었다. 인간이 사용하는 톤파와 모양에선 크기외엔 차이가 없었지만 100마력이 넘는 메탈 자켓의 힘으로 얻어맞고 무사할 인간은 없었다. 가장 확실하고도 잔인한 대인병기 였다. 그러나 그런것에 관여할 지크는 아니었다. 그의 팔에만 흐르던 기전력은 몸 전체에 흐르기 시작했다. 그의 몸은 푸른색의 스파크로 완전히 둘러쌓여 있었다. "후아아아앗!!" 지크는 곧바로 메탈자켓을 향해 몸을 날렸다. 무릎차기를 정확히 맞은 메탈 자켓은 곧 전신에 주먹세례를 받고 만신창이가 되어 동료에게 부딪혔다. 톤파로 공격을 해 도 지크는 교묘히 피해가며 거대한 기계덩어리들을 우롱했다. 일곱대를 격파할때쯤 지크의 몸에 축적되었던 기전력은 바닥나고 말았다. 그의 기전력이 사라지자 남은 메탈자켓들은 모든 무기의 탄을 지크에게 쏟아부었다. 은색의 빛과함께 탄들은 모조리 공중에서 폭발해 나갔다. 폭발하고 남은 연기가 사 라지고 남은건 무명도를 들고있는 지크의 모습이었다. "사백 십사식…난설(亂雪)이군." 구경하고있던 리오의 말대로 그것은 지크의 발도술중 하나인 난설이었다. 이름 그 대로 주위에 불규칙하게 내리는 눈도 정확하게 자를수 있는 반 방어형 검술이다. 메탈자켓의 탑승자는 당황할수밖에 없었다. 그리 흔한 구경거리는 분명 아니었다. 지크는 신이난 표정으로 계속 메탈자켓을 가지고 놀았고 리오는 할일없이 그것을 구경만 하고 있었다. "두대라면 빨리 끝나겠군. 으음…졸립다…." 찰칵. 차가운 감촉이 리오의 목에 느껴졌다. 검은색의 날을 한 장검이었다. 리오는 슬쩍 옆으로 눈을 돌렸다. 어느새 철가면이 자신의 메탈자켓에서 탈출해 있었다. "요오­살아 있었군?" 철가면은 약간 헝클어진 자신의 장발을 손으로 몇번 쓸어 내리며 눈을 가늘게 떴다 . 굉장히 화를 참고있는듯한 표정이었다. "후웃…역시 방심할 녀석들이 아니군. 단 둘이서 이 거대한 도시를 정찰하러올 정 도라면 굉장한 실력인게 틀림없는데. 하지만 넌 운이 나쁘구나, 이 크리나·바리하 이크에게 걸려든것이 말이지." 리오는 여전히 자세를 고치지 않고 편안한 표정으로 물었다. 전혀 칼을 의식하지 않는듯 했다. "오, 그래? 너 유명한 사람인가보지?" 크리나라 자신을 밝힌 그 철가면은 검에 힘을 가했다. 리오의 살에 검이 파고들기 시작했다. "로하가스 제국 오마장군중 한명을 모르나보지? 첩자치고 의외로 멍청한 녀석이군 …." 목에서 피가 조금씩 배어 나오기 시작했다. 그러나 리오는 표정하나 바꾸지않고 태 연히 철가면을 바라보았다. "왜 그러고있지? 내 목을 날리려면 지금 뿐인데 말이야. 내가 말하고있을 동안에 빨리 내 목을 자르라고…. 빨리 실행에 옮기지 않으면 네 목이 날아간다 친구." 리오의 말을들은 그 철가면은 눈웃음을 쳤다. "훗, 보통 사람이 아닌것같군, 넌 말이야. 그래서 주저하는것 뿐이다. 쓸모없는 잡병이었으면 말도 안걸었어." 리오는 어깨를 으쓱였다. "이거 참 황송하군 그래. 그런데 어쩌지? 난 이대로 있기는 싫은데 말이야…." 철가면은 오른쪽에 장비된 또한자루의 검을 뽑아 리오의 목에 가져갔다. 그리고 가 위처럼 검을 교차시키며 리오의 목을 검으로 조였다. "이렇게 하면 지루하지는 않겠지? 자, 넌 이제부터 내 포로야." 그때, 누군가가 철가면의 등을 두드렸다. 메탈자켓을 장난감처럼 다루던 그 괴한이 었다. "으윽…?!" 그러나 지크에겐 살기가 느껴지지 않았다. 지크는 손을 흔들며 별일 아니라는 표정 을 지었다. "아, 난 관여하지 않을거야. 그냥 저녀석에게 간다는 말을 해주려고 왔어. 어이, 리오야. 난 먼저 가볼께, 천천히 와라." 칼로 목을 두른 리오는 고개를 끄덕였다. 철가면은 그냥 가버리는 지크를 보고서 소리쳤다. "이, 이봐! 넌 동료가 걱정되지도 않는건가! 저항군은 동료애가 깊다고 들었는데!" 지크는 귀찮다는 표정으로 다시 돌아섰다. "시끄러워. 저녀석이 여기서 포로가 되거나 죽을 정도라면 나하고 형제가 될 이유 가 없어. 다시 날 부르면 내가 네 목을 날릴꺼야, 알았지 쌍칼?" 다시 가버리는 지크를 황당한 표정으로 바라보며 철가면은 몸을 떨었다. "저, 저녀석…! 저녀석 덕분에 네 명이 줄었다, 저승에 가서 후회해라!!" 철가면은 자신의 검에 힘을 가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리오의 미소가 살기를 띄운것 도 이때였다. "으, 으윽?!" 자신이 힘을 가하는 반대 방향으로 검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무언가 보이지 않는 힘에 의해서 검이 밀려나고 있는 것이었다. "훗…. 포로 놀이도 이젠 끝이군." 리오는 코웃음을 지며 검의 밑으로 빠져나간 후 지크가 간 방향으로 걸음을 옮겼 다. 그가 빠져나간 후에도 철가면은 몸을 움직일수 없었다. "이, 이런!! 어떻게…!!" 리오는 가다가 말고 철가면의 귀에 속삭였다. 철가면의 숨이 갑자기 가빠지자 리오 는 이상한 표정을 지으면서도 계속 예기했다. "뭐야…여자도 아니면서. 그런데 머리는 참 길군…. 넌 내 주박술에 걸린거다. 들 어보기는 했는지 모르지만. 한시간 후면 몸이 다시 움직일거야, 그때까지 맑은 공 기나 많이 쐬어 두라고. 잘있어라." 철가면의 어깨를 두어번 쳐준뒤 리오는 일행이 기다리고 있는 방향으로 몸을 돌렸 다. 그때, 리오의 발 앞에 화살이 날아와 꼽혔다. "으응?" 성벽 위에서 날아온 화살이었다. 소리도 들렸다. "저항군이다!! 저항군의 첩자다, 잡아랏!!!" 가이라스 외곽 방어부대가 리오를 향해 화살을 날리기 시작했다. 리오는 날아오는 수백개의 화살을 이리저리 피하며 무사히 달아날수 있었다. 외곽 궁병대 대장은 자신의 활을 바닥에 던지며 짜증나는듯 소리쳤다. "젠장! 화살이 어떻게 한대도 안맞는거야! 이자식들 기합이 빠졌구나! 전원 아래로 집합!!!" 대장의 호통을 들은 궁병대는 곧바로 계단을 향해 뛰었고 곧 왁자지껄한 소리가 성 벽 아래에서 울려 퍼졌다. 철가면은 매우 화가난 눈초리로 리오의 이름을 되뇌었다. 이정도로 자신에게 치욕 을 준 사람은 없었기때문일까…. "리오라고 했나…꼭 없애버리겠다!!" 리오가 일행이 있는곳에 도착했을때, 저항군 선발대는 이미 뒷편에 와 있었다. 이 정도라면 세시간 내에 전군이 집합할수 있을것 같았다. 두시간 뒤에 태라트가 이끄 는 본진이 도착했고 선발대에 의해서 지어진 막사에 저항군 지도자들은 자리를 옮 겼다. 그로부터 예상대로 한시간 뒤에 최종 부대가 도착했고 전투준지는 시작되었 다. 막사의 안에선 태라트와 작센이 수도 외각의 지도를 펼쳐놓고 작전을 지시하는 중 이었다. "작전은 야룬다에서 설명드린것과 다른점이 없습니다. 정찰을 해준 리오씨와 바이 나 부대장의 말을 들어보니 별다른건 없었으니까요. 먼저 열을 정합니다. 중 보병 부대가 당연히 앞열입니다. 그리고 그 뒤에 궁병부대, 이어서 기마부대로 이어집 니다. 템플 나이트는 어떻게 하실겁니까?" 라칸은 조용히 말했다. 언제나 엄숙한 분위기의 사나이였다. "저희들은 기마대를 따르겠습니다. 명령엔 따를테니 걱정하지 마십시오." "좋습니다. 중 보병부대가 앞으로 나갈때 적이 성문을 열고 나온다면 기마대가 앞 으로 나옵니다. 궁병대는 기마대가 앞열로 나올 시간을 벌어 주십시오. 적이 성문 을 열고 나오지 않을때 궁병대는 중 보병부대를 엄호해 주십시오. 그때동안 중 보 병부대는 성문을 열면 됩니다. 그밖에 특별한 지시사항을 말씀드리겠습니다.…." 그들이 한창 작전을 짤 무렵, 리오와 지크, 그리고 바이칼은 셋만의 예기를 하고 있었다. "으음…우리들은 아무래도 본성 전투때나 싸울수 있을것 같은데?" 막사용 천막위에 누운 지크가 나지막히 말했다. "아마 성 외각까지 적들의 중요 인사들이 나오진 않을거야. 본성부터 우리가 정리 해야지. 그런데, 그 루브레시아 공작인가 뭔가는 저 성에 있을까?" 바이칼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석의 목표는 나야. 내가 나오지 않는한 그녀석도 움직이지 않아. 둘이서 조 용히 결판을 내야겠지…." 셋은 그 얘기를 끝으로 각자의 구역으로 갔다. 본성작전 전까지 그들의 임무는… 경비였기 때문이었다. 다음날 아침, 저항군 부대들은 가벼운 긴장감속에서 대열을 정비하고 있었다. 화살 이나 투석기의 사정거리에서 겨우 벗어날만큼 가까운 거리였다. 병사들은 각자의 장비를 점검하면서 이제부터 자신들이 할 일을 머릿속에 되뇌었다. 공성전만큼 체 력소모가 큰 작전은 없다. 같은 병력이라도 성 밖에있는 부대가 훨씬 불리하기 때 문이다. 하지만 병사들의 투지는 최고였고 사기도 꽤 높았다. 란지크는 천천히 앞 열로 나아갔다. 병사들이 환호하기 시작했다. 그는 전 병사들을 향해 소리쳤다. "자아! 시작이다 제군들! 전원 진군!!!" -------------------------계속--- 란지크의 외침과 함께 저항군은 함성을 지르며 수도의 외각으로 돌격해 들어가기 시작했다. 저항군이 사정거리에 들어오자 가이라스 궁병부대가 모습을 드러냈다. 하지만 화살은 저항군이 더 빨랐다. 성벽 아래에서 날아오는 화살때문에 방위군은 제대로 화살을 쏘지 못하였고 성문 아래까지 간단히 돌파당하고 말았다. 힘 좋은 성문 충돌부대가 가장 단단하다는 가이라스 수도 외각의 성문에 도전하는 순간이 었다. 궁병대는 적들이 돌을 떨어뜨리지 못하도록 화살을 바쁘게 쏘아댔다. 보병 부대는 방위군 화살에 대비해 방패를 우산처럼 사용하였다. 보병대는 함성을 지르 며 성문을 뚫고있는 부대를 응원했고 궁병대는 거의 완벽할 정도로 엄호를 해주었 다. 그러나, 그 상황이 약간 틀어지는 일이 발생하였다. 성의 또다른 문에서 출동 한 방위군의 기병대가 나타난 것이었다. 상처가 치유된 샤먼이 오랫만에 돌격 기병 대를 이끌고 방위군의 기병대와 맞서 싸우기 위해 달려 나갔다. 곧 두 기병대는 충 돌하였고 피 튀기는 전투가 시작되었다. 수는 저항군쪽이 확실히 적었으나 조직력 만은 확실해 어렵지 않게 싸울수 있었다. 샤먼의 애마 스루프도 주인의 기분을 아 는듯, 적군 사이를 가볍게 날아다녔다. 샤먼은 자신의 곡도를 휘두르며 방위군 기 마대 대장을 향해 뛰어들었다. 말과 말이 충돌하자 스루프의 힘에 밀린 적 대장의 말이 비틀거렸고 적 대장도 휘청거렸다. 샤먼은 그때를 놓치지 않고 검을 휘둘렀 다. 곧 비명소리와 함께 그 대장의 목은 하늘로 날았고 저항군의 함성이 터져나왔 다. 대장을 잃은 방위군 기마대는 약간의 병사를 잃었음에도 불구하고 철수하기 시 작했다. 샤먼은 돌격 기마대에게 추격하지 말라는 명령을 내리고 자신의 대열로 돌 아갔다. 만약의 사태에 대비한 그의 성격이었다. 기마대의 승리소식을 들은 보병대는 팔에 힘을 더더욱 가했다. 나중엔 란지크까지 가세해 성문을 두드렸고 성문은 조금씩 흔들리기 시작했다. 반시간이 지나자, 무적 을 자랑하던 성문은 결국 부서지고 말았다. 란지크와 중 보병부대는 함성과 함께 성 안으로 뛰어 들어갔다. 방위군의 궁병부대가 맨 앞에 뛰어오는 란지크를 향해 활을 날렸지만 란지크의 해머 프레일에 튕겨나가고 말았다. 곧 궁병부대의 대다수 는 해머 프레일에 머리를 내 맞겨야만 했고 그 모습을 본 방위군의 사기는 바닥으 로 떨어졌다. "전 기병대 출격! 적군을 섬멸할 기회는 이때다!!!" 로먼은 거대한 깃발을 휘두르며 전 기마대에 명령을 하달했다. 돌격 기병대와 창기 병대, 그리고 템플 나이트까지 가세한 이 물결을 막을만한 방위군은 없었다. 방위 군들은 하루아침에 적으로 변한 템플 나이트를 바라보며 머리를 감싸쥐고 도망쳤다 . 역시 템플 나이트란 이름은 거저가 아니었다. 한창 전투가 열기를 더해갈때 태라 트가 말을 몰고 전장 중앙으로 나섰다. "보아라, 가이라스의 병사들이여! 지금의 가이라스 왕은 진짜가 아니다, 왕비가 조 종하는 꼭두각시일 뿐이다! 여기서 개죽음을 당할것인가, 아니면 가이라스 왕국을 위해 목숨을 바칠것인가!!!" 마법에 의해 확성된 태라트의 목소리였다. 전장은 잠시 조용해졌다. 확실히 그 외 침은 효과가 있는것이었다. 라칸도 앞으로 나섰다. "난 템플 마스터 라칸이다! 여기서 제군들을 내손으로 죽이고 싶지는 않다! 그러나 어떻게 될것인지는 너희들에게 맞기겠다! 끝까지 왕비에게 충성을 다한다면 템플 나이트의 이름으로 너희들을 처단할것이다! 그러나 마마에게 충성을 다한다면 너 희들을 받아줄 용의가 있다! 왕비인가, 아니면 돌아가신 마마인가!!!" 방위군은 전투를 멈췄다. 왕비에 의해 고용된 대장들만이 공격을 외치고있을 뿐이 었다. 라칸은 안장옆에 끼워두었던 자신의 창을 꺼내고 거기에 감겨있는 헝겊을 풀 고 그것을 휘둘렀다. 100년전부터 사용되었던 가이라스의 깃발이었다. "왕께서 나에게 마지막으로 하사하신 물건이다!" 라칸은 어러번 그 거대한 깃발을 휘둘렀다. 가이라스의 문장인 피닉스가 붉은 바탕 에서 춤을추고 있었다. 방위군 사이에서 외침소리가 들려왔다. "가이라스 만세! 우리는 왕을 따를것이다!!" 만세의 소리가 성문 앞에서 거세게 일었다. 태라트는 주먹을 불끈 쥐고서 하늘에 다시한번 외쳤다. "모두 일어서라! 자신들의 동포와 가족을 위해서! 그들의 고통을 덜어주는 것이다 !!!" 방위군 병사들은 결국 자신들의 무기를 공중에 쳐 들면서 태라트를 따라 외쳤다. 그 외침을 들은 왕비의 대장들은 무기를 버리고 본성쪽으로 달아나기 시작했다. 두시간만에 끝난 외각의 전투는 방위군의 떨어질대로 떨어진 사기와 태라트, 라칸 의 설득이 한데 어울려져 이루어낸 걸작이었다. 저항군은 이 전투로 본성 직전까 지의 수도 지역을 점령하는데 성공하였다. 시민들의 반응도 의외로 좋아 저항군은 안심하고 본성 작전을 위한 상황을 만드는데 전념할수 있었다. 본성 공격잔전은 3 3일 후. 그동안 외부에 대기하고있던 부대와 야룬다에 있던 후속부대는 수도에 집 결하라는 명령을 하달받게된다. 하루가 지나고, 리오는 모든 사람들이 성의 외각쪽으로 이동하는것을 지켜보며 거 리를 걸었다. 순찰 비슷한 일이었지만 별로 상관할만한 심각한 일은 일어나지 않고 있었다. 그러던 도중, 리오는 피신하는 사람들의 행렬 건너편에서 자신과 같은 방 향으로 걸어가는 두사람을 볼수가 있었다. 티퍼와 키세레, 아니. 세레나 들이었다. 지크는 반가운 표정으로 둘에게 향했고 둘 역시 잘되었다는듯 리오와 함께 자신들 의 목적지로 향했다. "어디로 가는거에요?" 리오의 물음에 세레나는 조용히 대답했다. "집이요. 티퍼가 그러는데 집사 할아버지께서 아직도 집을 지키고 계시다고 하시더 군요…." 티퍼도 끼어 말했다. 다른때보다 더욱 신이 나있는 표정이었다. "할아버지는 꼭 계실거에요, 아버지와 저, 그리고 누나가 돌아올때까지 반드시 집 을 지키신다고 하셨어요." 리오는 고개를 끄덕이며 그들의 뒤를 따라갔다. 성이 맨눈으로 보일정도까지 걸어 간 그들은 곧 거대한 저택앞에 멈춰섰다. 그 저택의 앞에선 몇명의 사람들이 실랑 이를 벌이고 있었다. 한명의 노인과 그의 자식들로 보이는 사람들과, 저항군 병사 몇명이었다. "안돼 이사람들아! 아무리 대 전투가 벌어진다고 해도 난 이곳을 떠나지 않을게야! 주인님과 도련님의 약속을 지켜야 한다구!" 저항군 병사는 한심한 표정으로 다시한번 그 노인을 설득했다. "나참, 할아버지! 이곳이 불바다가 될지는 아무도 모르니까, 잠시 피해계시라고 하는것 아닙니까, 안피하시면 저희들이 상관에게 큰일난다고요!" 난처한 입장에 처한 저항군 병사의 어깨를 누군가가 건드렸다. 병사는 자신의 어깨 를 두드린 사람을 보고선 급히 경례를 올렸다. "아, 리오님이시군요!" 리오는 그냥 고개만 끄덕이고는 그 병사들에게 가보라는 말을 했다. 태라트의 공문 으로 리오의 지위는 각 대장급들과 비슷했다. 그리고 예전의 활약덕분에 인기도 있는 상태였다. 병사는 어쩔수 없다는 표정으로 다시 경례를 올리고는 다른곳으로 향했다. 노인은 리오를 보고서 그의 앞으로 다가와 말부터 먼저 꺼내었다. "아, 당신이 상관인 모양이구먼. 병사들을 그냥 가게 해줘서 고맙소. 그러나 다시 한번 말하지만 나와 가족들은 절대로 이 저택을 떠날수가…!" 리오는 노인의 말을 들으며 옆으로 살작 비켜섰다. 그의 둥뒤에 가려져있던 세레 나와 티퍼의 모습이 노인의 주름투성이 눈에 들어왔고 노인은 그자리에서 굳어진 듯, 움직이지 않았다. "아, 아아…!! 도련님, 아가씨!!!" 노인의 부인과 아들, 그리고 딸들이 그들의 모습을 보고 이게 꿈이 아니라는 확신 을 가지고 싶은듯 소리치자 세레나와 티퍼는 그들의 품에 안기며 기뻐했다. 리오 는 조용히 몸을 돌려 다른곳으로 걸어갔다. 그들의 재회가 낮선사람에게 방해되면 안될것 같아서였다. 다시 성 외각쪽에 도착한 리오는 누군가가 말을타고 자신이 걸어왔던 쪽으로 달려가는것을 슬쩍 볼수가 있었다. 리오는 놓고온 물건이 있는 사 람이겠거니 하고는 그냥 스쳐 지나갔다. 사람들의 대피가 끝난후, 본성 진군에 필요한 병력은 가이라스왕성 앞에 차례로 집 결했다. 진형은 템플 나이트를 선두로 하는 화살표형 진형이었다. 적군의 불사병이 나 정예 기사단이 선두로 나온다면 저항군의 병력으로 막기는 힘들었기 때문이었 다. 병력과 물자가 완전히 갖추어지기 까지는 하루가 더 걸렸다. 운명의 날… 태라트는 잠자리에서 일어서자 마자 하늘에 기도를 올렸다. 천계에 있는 신 누구 를 막론하고 모두에게 올리는 기도였다. "제발…이 전투가 이나라에서 마지막으로 일어나는 전투가 될수 있도록 저에게 힘 을 주십시오…." 리오와 지크, 바이칼등은 성안에 먼저 잠입해 들어가 적군의 주요 인물들을 없애는 것이 이번 작전에서의 임무였다. "층마다 지키고 있겠지?" 리오의 말에 지크가 대답했다. "흐음…그렇겠지. 그 얼간이들 얼마나 강해졌는지 알고싶은걸? 헤헷…." 바이칼은 팔짱을 낀채 묵묵부답이었다. 아마 자신과 거의 비슷한 힘을가진 루브레 시아 공작과의 대결때문에 그럴것이다. "그건 그렇고…저 애는 왜 데려가는거지?" 리오는 엄지손가락으로 뒤에서 장비를 점검하고있는 바이나를 가리키며 지크에게 말했다. 바이나는 리오의 뒷통수를 쏘아보았다. 지크는 빙긋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 다. "쟤가 가이라스 왕국의 공주래잖아. 어쩔수 없이 데리고 가야지 뭐." 바이나는 흠칫 놀라며 지크의 멱살을 잡고 그 일을 알게된 배경을 물었다. 지크는 당연하다는 표정으로 대답해 주었다. "음? 그거 저항군들은 다 알고있던데? 모르고 있었어?" 바이나는 순간적으로 속았다는 생각에 화가 치밀어 올랐으나 조금후 그들이 그런 행동을 한 이유를 알수 있을것 같았다. 자신에게 부담감을 가지지 않도록 한 그들 의 배려였다는것을 어렴풋이 짐작할수 있었다. "자, 지크는 바이나와 함께 중앙계단으로 가고 나와 바이칼은 양쪽의 계단으로 올 라간다. 아무일이 없다면 최상층에서 만날수 있을거야. 우리들이 행동을 빨리 취 하면 취할수록 일은 빨리 끝난다는것을 알아둬. 최상층에선 무슨일이 일어날지 아 무도 몰라. 아마 부딪혀 봐야 알거야. 자, 그럼 행동개시!" 리오 일행은 걸음을 성의 뒷쪽으로 옮겼다. 태라트와 리오의 양동작전이 시작되는 시점이었다. 태라트는 진형의 중앙에서 전군에게 명령을 하달했다. "자신들의 힘을, 자신들의 모든것을 이 전장에서 발휘하는 것이다! 역사는 제군들 이 만들어 나가는것이다, 신이 우리에게 미소를 주느냐 안주느냐는 제군들에게 달 렸다! 자! 전군진격­!!!" 태라트의 검, 하이바렌이 아침의 태양빛을 받아 찬란한 반사광을 뿜어내자 전군은 우렁찬 함성을 질렀다. 하이바렌이란 뜻에 걸맞는 장면이었다. 그 말스왕국 고대어 의 뜻은…`희망'…. 라칸은 그 모습을 보고 마음을 굳게 가졌다. 진격 명령에따라 말을 움직이며 라칸 은 중얼거렸다. "반드시 오셔야만 합니다…블레이크님…!!" -----------------------------계속--- 진격하는 저항군을 처음 맞은것은 예상대로 스켈튼의 대 부대였다. 템플 나이트는 원래 그런 부대와 맞서 싸우기 위해 만들어진 부대였다. 그들은 자신들의 검에 화 염의 면실유를 발랐다. 마법검처럼 효과를 지속할수 없는게 흠이었지만 스켈튼에겐 쥐약이었다. 창 끝에 바르는자도 간간히 보였다. 라칸의 검은 원래 약간의 마법력 이 깃들어 있어서 그런 불편함은 없었다. 그러나, 스켈튼들은 템플 나이트들은 거들떠 보지도 않고 양측으로 갈라져 뒷열의 중 보병부대를 공격하기 시작했다. 중 보병부대는 용감히 맞아 싸웠지만 검 계통은 잘 통하지않는 스켈튼 들이었다. 란지크의 해머 프레일같은 파괴 무기라면 효과를 볼수 있었으나 그런 무기를 애용하는 보병들은 잘 없다는것이 문제였다. 이곳저곳에서 병사들의 비음이 들려왔다. 템플 나이트중 몇몇이 그들을 지원하기 위해 방향을 돌리려 했으나 그것도 잠시 뿐이었다. 그들을 상대할수있는 두 부대, 아사신 나이트와 트로이 나이트가 그들의 앞을 가로막았기 때문이었다. 세개의 부대는 곧 충돌했고 맹렬한 전투를 벌이는듯 싶었으나 그것은 겉으로 드러 난것 뿐이었다. 라칸은 가짜 전투가 한창 벌어지는 중에 트로이 나이트의 대장이자 절친한 친구인 발·루이가온을 찾아 말을 걸었다. "이봐, 발! 날세, 라칸이야!" 둘은 서로에게 다가와 싸우는척을 하면서 얘기를 주고 받았다. "블레이크님은! 아직 오셨다는 걔기를 듣지 못했다네!" 다른 한사람이 또 그곳에 끼어들었다. 아사신 나이트의 대장인 브론·타이아크였다 . 2대 1의 전투를 벌이는척 하면서 그들은 계속 얘기했다. "선배님, 블레이크님은요!" "나도 모르겠군, 하지만 오신건 확실해! 느낄수 있어, 확실히 느낄수 있어! 조금더 기다려보세나!" 그들 사이에서 뿔피리 소리가 울려퍼지고, 한층 전투는 더 격렬해졌다. 그러나 세 기사단 사이에서는 이때까지 희생자를 찾아볼수 없었다. 성벽뒤에 몸을붙인 리오 일행은 숨을 죽여가며 천천히 이동했다. 리오는 지도를 들 고 행동을 개시할만한 장소를 찾고 있었다. "음! 여기다!" 리오는 일행을 정지시켰다. 바이나는 이상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자신이 알기론 이 런장소에 비밀통로가 있지 않아서였다. "아니, 정확한거야 빨간머리? 이곳엔 비밀통로가 없다구!" 리오는 씨익 웃었다. 그리고 아까전부터 모아둔 기를 오른손에 돌리며 말했다. "통로? 지금 만들거야." 그가 성벽에 손바닥을 가져가며 기를 방출하자 성벽은 안쪽으로 폭발했고 리오의 말대로 거대한 구멍이 생겨났다. 바이나는 황당한 표정을 지으며 그 구멍을 바라 보았다. "아, 아니…!! 이럴수가…!!!" 리오는 바이나의 어깨를 두드리며 말했다. "나중에 고치라고 태라트님에게 말해주지. 자, 들어가자!" 그들이 성 안으로 들어서자 폭발음을 들은 병사들이 그들을 맞아주었다. 지크는 신 난다는 표정을 지으며 손을 꺾었다. "와우! 좋았어, 환영인파다!!!" 바이칼은 귀찮다는 표정으로 리오에게 물었다. "저녀석들은 죽이면 안되는거냐 리오…." 리오는 둘에게 미안하다는 표정을 지어보이고는 바이나를 앞으로 떠밀었다. "자아, 여기는 공주님이 맡아야지, 안그래? 자자, 병사들을 설득시키라고." 바이나는 자신이 없다는 표정을 지은후 병사들을 막아섰다. 성 안의 병사들은 모두 가 근위병이기 때문에 바이나의 얼굴을 잘 알고있는터 였다. "바, 바이나 공주님!" 근위대 대장인듯한 자가 바이나앞에 무릎을 꿇으며 예를 갖추었다. 바이나는 의외 로 효과가 좋다는것에 기뻤다. "아, 일어나요 어서! 당신들은 무사하셨군요!" 근위대장은 마음이 약한 사람인듯, 눈물을 훔치며 바이나에게 자초지종을 말했다. "공주님이 나가신후 왕께선 그 요망한 왕비의 꼬임에 넘어가신듯, 저를 비롯한 모 든 장성들의 이름도 잊으시고 꼭두각시처럼 행동하시기 시작하셨습니다. 그리고 왕 비의 친위대라는 자들이 나타나 근위대뿐만 아니라 모든 군대의 군비를 삭감하여 자신들의 향락에 사용하였고…흐흐흑…!" 바이나는 근위대장을 일으키며 소리쳤다. "그게 중요한게 아니라고요! 당신, 정확히 말하세요! 우리들을 궁 안으로 못들어가 게 할건가요!" 근위대장은 바이나의 뒤에있는 세명의 청년을 보았다. 각자가 편한 자세로 그의 대 답을 기다리는듯 했다. "저, 저 사람들은…? 아, 알겠습니다! 성 안의 근위대는 여기있는 100명이 전부입 니다, 안에는 왕비 친위대의 괴물들이 꽉 차있지요. 자, 통과하십시오, 말씀만 하 시면 저희들도 돕겠습니다!" 리오와 일행은 `통과'란 말을 듣자마자 앞으로 뛰어나갔다. "자, 가자 공주! 시간이 없다구!!" 바이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근위대장은 걱정어린 표정으로 바이나에게 물었다. "저 사나이들은 누굽니까 공주님?" 그녀는 살짝 윙크하며 말했다. "…안에있는 괴물보다 쎈 괴물들이에요! 자, 당신들은 대피하세요, 빨리!!" 바이나가 뛰어가는 뒷보습을 본 근위대장은 경례를 올리며 다시한번 눈물을 흘렸 다. 다른 근위대들도 같이 경례를 올린후 리오가 뚫어놓은 구멍을 통해 밖으로 대 피했다. 리오가 성문을 열어젖히자, 그 안에 포진해있던 괴물들이 모두 일행을 향해 괴성을 지르며 덤벼들었다. "자! 목표는 계단이다! 각자 맏아라!!" 리오는 디바이너를 종횡무진 휘두르며 괴물들을 쓸기 시작했다. 바이칼과 지크도 지지 않겠다는듯 무기를 뽑아들고 전투를 개시했다. 그들이 집중한 탓인지, 왕궁 홀에있던 괴물 50여마리가 사라지는데 걸린 시간은 5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바이 나는 그때동안 괴물을 단 한마리밖에 없애지 못했다. 리오는 왼쪽의 계단에 발을 내밀며 일행에게 외쳤다. "자, 아까 말한대로다! 행운을!!" 바이칼은 오른쪽 계단으로 몸을 옮겼고 지크와 바이나는 중앙 계단으로 몸을 옮겼 다. "뭐라고! 제국이 손을떼면 우리는 어떻하냔 말이야!" 왕비는 자신들의 부하와 마법진을 이용해 떠나려고하는 철가면을 바라보며 소리쳤 다. 철가면은 돌아서며 말했다. "타르자가 우리에게 전한 그대로이다. 우리는 여기서 철수한다, 황제폐하의 명령도 있었지…. 타르자는 너 혼자서도 그 녀석들을 물리칠수 있다고 하던데…. 어쨌든 우리는 철수한다. 그럼…." 자신의 부하 십여명과 함께 마법진 안으로 들어선 철가면은 조용히 사라졌다. 왕 비는 분노를 터뜨리며 방 안에있던 탁자를 손으로 내리쳤다. "어, 어떻게 타르자님이…!!! 설마 그걸 사용하라는건가…? 그것이 아니면 리오녀 석들을 막을수가 없는데…!" 알수없는 말을 해대며 왕비는 자리에 앉았다. 그 옆에 앉아있던 왕은 여전히 무표 정을 하고 있었다. "잘왔다 리오 스나이퍼! 그러나 여기서 한발자국도 더 못나갈 것이다!!!" 리오를 맨 처음 맞아준 왕비의 친위대는 비스트 테이머 발렌트였다. 양손에 채찍 을 들고 넖은 방에서 리오를 맞딱뜨린 그는 거칠게 숨을쉬고 있었다. 리오는 손을 아래로 내리며 말했다. "어이, 어이. 진정하라고 친구…. 그렇게 화내면 몸에 않좋지 아마?" 발렌트는 이마에 핏줄이 솟았다. 그는 더더욱 굵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 역겨운 말투는 면하지 않았구나…! 이제 끝이다 이녀석…!!!" 발렌트는 양손에 든 채찍을 허공에 휘둘렀다. 그러자 채찍이 발렌트의 몸에 휘감겼 고 그 장면을 본 리오는 디바이너를 빼 들었다. "너…미쳤군…!!" 발렌트가 지금 한 행동은 의도적인 것이었다. 바로 비스트 테이머에게 전해 내려오 는 초 비술을 사용하려는 준비동작중에 하나였다. "흐흐…이 방법을 사용하면 영원히 인간으로 돌아갈수 없을지도 모르지. 그러나 너 란 녀석을 없앨수 있다면 그것으로도 족하다…!" 발렌트의 몸을 뒤덮은 채찍은 변하기 시작했다. 마치 애벌래를 덮는 고치처럼…. 리오는 그 광경을 보고 빙긋 웃으며 디바이너를 옆의 바닥에 꽂고 팔짱을 꼈다. 마 치 무언가를 기다리는듯한 자세였다. "여기서 널 없애버릴수도 있지만 참아주지. 그렇게 하면 재미가 없으니까 말이야 …후후훗." 채찍으로 만들어진 고치는 짧은시간 안에 크기를 더해갔고 몇분이 흐르지 않아서 고치는 방의 ¼을 뒤덮었다. 찌찍­. 고치가 찢어지자 그 틈에선 놀랍게도 짐승의 털이 나타났다. 리오는 천천히 디바 이너를 오른손에 거머쥐고 자세를 취했다. "키마이라…인가?" 리오의 중얼거림대로 고치 안에선 거대한 키마이라가 나타났다. 세개의 머리와 사 자의 몸, 뱀으로 된 꼬리등은 도저히 발렌트라고 믿을수가 없는 형상이었다. 정신 또한 이미 인간의 정신이 아니었다. "쿠오오오오­!!" 키마이라는 날카로운 발톱을 세우며 리오를 공격하기 시작했다. 거대한 몸집에 비 해 굉장히 빠른 동작을 가지고 있었다. 리오는 한차례 검을 휘둘러 키마이라를 공 격했지만 그 짐승은 간단히 그 일격을 피해 뒷쪽으로 달아났다. 리오가 달려들며 공격을 하자 키마이라의 꼬리, 즉 뱀의 머리가 속사되는 창처럼 리오를 역으로 공 격했다. "쳇, 이녀석!" 뱀의 사정거리 밖으로 리오가 조금 물러서자 이번에는 사자의 머리가 입에서 화염 을 뿜어대기 시작했다. 범위가 매우 넓은 공격이어서 리오는 어쩔수 없이 방어를 해야만 했다. 왼손에서 뿜어지는 반탄력으로 화염을 막아낸 리오는 멀찌감치 떨어 져 키마이라의 움직임을 살폈다. "젠장, 짐승 주제에 머리는 많아가지고…그렇다면 속전 속결이다!" 리오는 키마이라를 향해 전력으로 대쉬를 했다. 사자의 머리가 불을 뿜기 위해서 입을 벌렸다. "쿠워어어어!!!" "시끄러웟­!!" 마악 불이 뿜어져 나오려는 사자의 턱에 리오의 왼손 어퍼가 작렬했고 불을 뿜으려 했던 입이 강제로 닫히자 사자의 코와 귀에서 불꽃이 뿜어져 나왔다. 그와 동시에 키마이라의 몸이 약간 들려졌고 리오는 이때를 놓지지 않았다. "가라아앗!!!" 오른손에 들려있던 디바이너로 키마이라의 흉부를 그대로 올려치자 엄청난 양의 혈 액과 함께 키마이라의 내장기관이 가슴에서 튀어나왔다. 리오는 다시 뒤로 물러서 양손을 모으고 주문에 들어갔다. "4급! 대 폭렬주문 파이 브레이그!!!" ------------------------계속--- 추신: 우리학교 이정X군에게…. "어이, 요번건 재미있냐?" …학교에서 보면 인사라도 나누자 응…? 성 밖에서 한창 싸우고있는 태라트는 땀을 닦을 여유도 없이 스켈튼들을 물리쳐야 만 했다. 그들의 공세가 상상외로 엄청났으며 아군측의 피해도 꽤나 커서였다. "으윽…! 두려워하지 마라! 전열을 흩으러뜨리지 말고 전투에 임하라!" 그때, 태라트는 자신의 뒤에서 뼈가 썩는 냄새를 맡았다. 그가 소리지를때 스켈튼 한마리가 태라트의 말에 올라탄 것이었다. 태라트는 그 스켈튼을 떼어내려고 안간 힘을 썼으나 좀처럼 되지 않았다. 스켈튼은 허리춤에 꼽혀있던 단검을 빼어 들며 태라트의 목을 감쌌다. "으으윽…! 이대로는!!!" 파작! 뼈가 부러지는 음산한 소리와 함께 태라트의 목숨을 노리던 스켈튼의 팔이 박살나 며 바닥에 굴렀다. 스켈튼은 다시한번 뒤에서 공격을 받고는 말에서 떨어져 내렸 다. 태라트는 자신의 뒤를 다시한번 돌아보았다. 아마색의 단발을 한 미인이 그를 향해서 미소를 짓고 있었다. "슈!" "때맞춰 도착했군요 태라트님, 스켈튼들은 저에게 맏기시고 계속 지휘를 해 주세 요!" 슈는 가볍게 태라트의 주위를 맴돌며 그를 향해 달려드는 스켈튼들을 모조리 처리 했다. "…좋아! 멈추지 말고 전진하라! 이녀석들을 지배하는 네크로 만사가 반드시 어딘 가에 있을것이다!! 어엇?!" 태라트는 갑자기 왕궁의 한쪽에서 강력한 불꽃이 치솟아 오르는것을 보고 깜짝 놀 랐다. 불꽃은 마법의 불꽃이어서 그런지 왕궁에 불이 옮겨붙지는 않았다. "…잘 싸우고 있는가…?" 키마이라가 있던 왕궁의 벽은 리오의 마법에 의해 구멍이 뚫려 있었고 키마이라의 몸은 어디에도 보이지가 않았다. 리오는 디바이너를 허공에 몇번 휘둘러 검에 묻어 있는 피를 털어내고는 다시 집어 넣었다. "더 데리고 놀아주고 싶었지만 지금은 시간이 없어서 말이야…미안하군 친구." 뚫린 구멍을 향해 중얼거린 리오는 다시 계단을 뛰어 오르기 시작했다. 그의 표정 은 즐거운 표정이었다. 전투를 즐기는 가즈 나이트의 피가 끓어오르는 탓일지도 모른다. 중앙 계단쪽에선 이미 지크와 바이나를 막아선 두명이 있었다. 예전에 싸운적이 있 던 이블 셔먼과 원래 무도가대 대장을 몰아내고 자신이 대장으로 올라선 바그라였 다. 이블 셔먼은 공중에 몸을 띄운채 바이나와 지크를 요기가 가득한 눈으로 내려 다보고 있었다. "다시 만났구나 마른녀석…호호홋…." 지크는 장난기가 어린 표정을 지으며 이블 셔먼에게 말했다. "오∼오. 이제보니 저번에 만났던 아주머니 아니신가? 못본동안에 기미가 늘었군, 헤헷…. 그리고 대머리도 있고…오늘은 머리를 감았나보지? 광이 번뜩이는데…." 바이나는 지크의 등을 살짝 주먹으로 치며 말했다. "이 바보야, 전투전에 저들을 흥분시키면 어떻게 해!" 지크는 맞은곳을 왼손으로 쓰다듬으며 오른손 손가락으로 바이나의 미간을 살짝 짚 었다. 그러자 바이나는 온몸에 힘이 빠지며 그자리에 주저 앉고 말았다. "아프잖아…어쨌든 빨간 공주님이 나설곳은 아니야. 내가 다 처리할테니 염려말고 여기서 기다려." 지크는 그 말을 남기고 두명의 친위대가 있는쪽으로 걸어갔다. 바그라는 웃으며 지크에게 소리쳤다. "푸훗! 우리 두명을 다 상대하겠다고? 한명을 상대하기도 벅찰텐데? 그리고 싸우는 동안에 한명이 저 바이나 공주를 죽인다면 만사가 다 끝장일텐데?" 지크는 한쪽 눈썹을 치켜 올리며 미소를 지었다. 그 미소를 본 두명은 움찔했다. 여태껏 그들이 느껴보지 못했던 살기가 담겨있는 미소였다. "너희들은저번에도 날 넘어가지 못했다…그땐 데리고 놀아줬지만 오늘은 유감이지 만 놀아줄 시간이 없어. 빨리 덤벼라…머저리들!" 지크는 손을 꺾으며 둘에게 차츰 가다왔다. 살기에 몸을 짓눌려 몸을 떨고있던 바 그라가 기합을 넣으며 지크에게 달려들었다. "우리를 우습게 보는거냐 이녀서억­!!!" 바그라는 지크의 안면을 향해 기공이 실린 주먹을 날렸다. 지크는 눈도 깜짝하지 않고 정면으로 그 공격을 받아 넘겼다. 왼손으로 바그라의 주먹을 옆쪽으로 치고 오른손으로 카운터 공격을 날리기까지 걸린 시간은 한마디로`눈 깜짝할 사이'였다. "크윽­!!" 바그라의 얼굴은 바닥에 처 박혔다 그는 몸을 다시 일으켜 자세를 취하며 지크에 게 다음 공격을 가하려고 했다. 그때, 바그라는 자신의 오른팔 손목을 보고서 경 악을 금치 못했다. 아까 지크가 왼손으로 자신의 주먹을 쳤을때 손목이 부서진 것 이었다. "우, 우우우욱…!!!" 지크는 바그라의 코 앞까지 다가와 그에게 중얼거렸다. "시간이 없으니 방어도 공격형으로 해야겠지…안그래?" 지크는 바그라의 머리를 오른손으로 감싸며 이블셔먼을 바라보았다. 그녀 역시 지 크의 살기에 눌려있는것이 눈에 띄었다. "좋게 말할때 비켜라. 안그러면 진짜 화낼거야." 바그라의 머리를 잡은 상태로 몸을 들어올려 이블 셔먼의 발밑에 내동댕이친 지크 는 그자리에 멈춰서서 둘의 정황을 보았다. 이블 셔먼은 안되겠다는 표정으로 바그 라를 바라보았다. "바, 바그라? 잠시 뒤로 돌아주겠나?" 바그라는 뭔가 불안한 표정을 지으면서도 그녀의 명령대로 뒤로 돌아섰다. "네가 필요해…! 하지만 살아있는 사람은 나에게 필요없어!!!" 바그라는 그 소리를 들은후 뒤로 돌아섰으나 이미 때는 늦어있었다. 그녀의 오른손 에서 튀어나온 단검이 바그라의 정수리를 찌르고 있었다. 바그라는 눈을 뒤집으며 바닥에 쓰러졌다. 바이나는 그 장면을 보고 고개를 돌려야만 했다. 이블 셔먼은 주 문을 바그라의 시체에 뿌리기 시작했다. "저번에 만든 데스 버서커는 완전하지 못했어, 방어력이 별로였거든? 하지만 이번 에는 달라, 경화의 주문까지 같이 걸어놓는 것이니까 말이야! 호호호…!!!" 그녀의 말과같이 바그라의 시체는 군청색으로 변해 단단하다는것을 보여주고 있었 다. 그녀의 주문이 끝나자 바그라는 천천히 일어섰다. "자, 바그라! 더욱 강해진 너의 힘으로 나와 왕비님을 지키는거다! 가라!!!" 이블 셔먼의 명령에 따라 바그라는 엄청난 힘으로 지크에게 달려들기 시작했다. 지 크는 코 밑에 손가락을 가져가며 피식 웃었다. "저번처럼 냄새가 안나니 싸우긴 좋겠군, 푸후후훗." 바그라는 살아있을때와 비교해 몇배나 더 빠른 스피드로 지크를 공격하기 시작했다 . 그러나 지크는 가볍게 바그라를 벽으로 날려 보내며 자세를 취했다. 기전력의 개 방자세였다. "아까전에 내 말을 듣지 않은 벌이라고 생각해라…헤헷…." 지크의 양팔을 시작으로 온몸에 기전력이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다. 주위의 쇳조각 들이 스파크를 일으키며 사방으로 튀었다. 그 모습을 본 이블셔먼은 도망치기 위해 서 입을 움직이려 했으나 지크와 눈이 마주친 동시에 입이 봉쇄되고만 그녀였다. 바그라는 그 모습에 관여하지 않고 있는힘을 다해 지크에게 다시금 달려들었다. "간다, 좀비녀석!!!" 지크는 달려오는 바그라에게 수십차례의 펀치공격을 가했다. 경화가된 바그라의 몸 일지라도 그 공격에 이겨낼수는 없었다. 갈비뼈들이 몸 밖으로 튀어나왔고 다른 부 분의 뼈들도 몸에서 부러진채 튀어나왔다. 지크는 무력해진 바그라의 어깨를 양손 으로 쥐고서 중얼거렸다. "…번개의 온도는 왠만한 불보다도 뜨겁지, 3만도는 족히 될거다. 경화가 된 너의 몸을 태우는데 그정도의 온도는 필요하겠지…아마도." 지크는 천천히 기전력을 끌어 올리기 시작했다. 양손 사이에서 거대한 스파크가 일 기 시작했고 그 사이에 놓인 바그라의 육체는 검게 변해가기 시작했다. 기전력이 최대가 되자, 바그라의 육체는 서서히 분해되어 결국은 재로 화하였다. 그의 육체 가 완전히 사라지자 지크는 기전력을 거두고 기를 정상적으로 돌렸다. "자아, 네 차례다 이번엔…음? 왜그러나 아주머니, 동료를 좀비로 만드는 그 기세 는 어디로 간거지?" 지크는 꼼짝도 못하고있는 이블 셔먼에게 다가가 그녀의 상태를 살펴보았다. 이미 반쯤 정신이 나가 있었다. 지크는 싱겁다는 표정을 지으며 그녀의 목을 수도로 쳐 서 기절시키며 중얼거렸다. "풋, 자기 자신은 강해지고 싶지 않았나보지? 어쨌든 넌 법인가 뭔가가 처리해야 할것 같군. 그때까지 잠이나 자라구." 이블셔먼까지 처리한 지크는 바이나의 혈도를 다시 풀어준뒤 다시 계단쪽으로 몸 을 돌렸다. 바이나는 얼굴을 찡그리며 지크에게 말했다. "너…사람을 그렇게 치고 자르면서 기분이 이상하지 않아?" 지크는 그 말을 듣고 잠시 걸음을 멈췄다. 조금후 지크는 어깨를 으쓱이며 대답했 다. 다른때와 비교해서 약간 가라앉은 목소리였다. "아무 죄없는 동물들을 죽이는 도살자들에게 그 질문을 바꿔서 해봐, 그들도 절대 좋아서 하는게 아니라고 할걸…? 자, 그런예긴 그만하고 올라가지." 바이나는 걸음을 빨리하여 지크의 뒤에 가까이 붙어 계단을 걸어 올라갔다. 지크의 넓은 어깨가 아까의 말을 들은뒤부터 어쩐지 쓸쓸해 보였다. 진정으로 외로움을 아 는 사람은 자신의 외로움을 숨기기 위해서 다른사람들에겐 그렇지않게 보이도록 노 력한다는 옛날 스승의 말이 잠시 떠오른 바이나였다. "…내가 제일 늦은건가…." 바이칼은 벽을 향해서 피에젖은 드래곤 슬래이어를 휘둘렀다. 검에 묻은 피가 벽에 뿌려졌다. 바이칼은 언제나처럼 굳은 표정으로 계단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그의 뒤에는 수십명에 달하는 암살자들이 자신의 피로 몸을 적신채 바닥에 쓰러져 있었 다. 그중에는 암살자부대 수령의 목도 뒹굴고 있었다. `적당히'라는 단어를 싫어하는 그의 성격탓인지도 모른다. 아니면 냉혹함 이라고나 할까…. 태라트의 본군은 서서히 밀리기 시작했다. 거짓으로 싸우고있는 세 기사단에겐 스 켈튼들이 접근도 하지 않고 오직 본군만을 노렸기 때문이었다. "크, 크아악­!!" 태라트의 근처까지 저항군 병사의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태라트는 그곳을 바라보며 안타까운 표정을 지었다. 근처에서 싸우고있던 군사 작센까지도 팔에 부상을 입은 채로 태라트에게 달려와 후퇴를 건의했을 정도였다. "적들의 공격의 생각보다 강합니다! 후퇴하셔서 후열의 병사들을 모아 다시한번 공 격하는게 옳을지도 모릅니다! 결정을 내려 주십시오!!!" 잣센의 외침에 태라트는 심한 갈등을 느껴야만 했다. 지금 후퇴하면 병사들의 피해 를 불일수 있는건 분명했다. 그러나 성 안에서 싸우고있는 바이나와 그밖의 사람들 은 어떻게한단 말인가. "바이나님은 리오님이 지켜주시고 계십니다! 걱정마시고 어서 후퇴 명령을…!!!" 태라트는 어쩔수 없다는 표정으로 말의 안장에 매달려있는 신호용 뿔피리에 손을 가져갔다. 그리고 입에 가까이 대었다. `미안하다…리오, 바이나, 그리고 모두들…!!!' 그리고 숨을 크게 들이마셨을때, 후열쪽에서 와 하는 함성이 들려왔다. 그리고 사 람의 우렁찬 외침소리도 같이 들려왔다. 마법이나 내공의 힘이 담겨있는 그런 목 소리였다. 태라트와 작센은 그쪽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 목소리를 들었다. "물러서지 마라­!!!" ---------------------------계속--- 태라트는 소리가 들린쪽을 바라보았다. 병사들의 함성과 함께 누군가가 말을타고 달려오는 모습이 눈에 희미하게나마 들어왔다. 짙은 군청의 갑옷과 투구에, 펄럭이는 붉은 망토. 그리고 오른손에 들려있는 화염 의 마검 [파이어 턴]…. 라칸과 다른 기사단의 대장들은 연극을 멈추고 그쪽을 바 라보았다. 굳어있던 템플 나이트와 트로이, 아사신 나이트들의 얼굴에 감동과 기대 에찬 표정이 떠올랐다. 어떤이는 속으로, 어떤이는 무기를 하늘높이 쳐들고 달려오 는 그 사아니의 이름을 외쳤다. "블레이크님 이시다! 조나단 블레이크님이 오신다­!!!" 세개의 기사단이 연극을 하면서까지 기다렸던 사나이, 조나단 블레이크는 자신의 마검으로 스켈튼들을 불태우며 태라트가 있는곳으로 향했다. "저, 저사람은 원래의 템플 마스터?!" 태라트도 그를 기억하고 있었다. 어려서 가이라스 3세를 만나러 왔을때, 처음 그를 가이라스 3세에게 안내해 주었던 왕국 최강의 사나이의 얼굴은 그의 뇌리에 박힌 지 오래였다. 검을 잡기 전에는 평범한 가족의 가장처럼 따뜻하게 보이지만, 검을 잡고 임무를 수행하기 시작하면 무자비한 템플 나이트로 변하는 공과 사가 뚜렷한 인물이었다. "태라트 황태자님 이십니까…?" 태라트는 어느새 자신의 앞에서 고개를 숙이고 있는 그 사나이에게 고개를 끄덕였다 . 그 사나이는 투구를 벗고 다시한번 태라트를 보았다. 콧수염을 중년신사처럼 기 르고 있는 조나단의 모습을 본 태라트는 그 사나이의 변한점을 거의 찾아볼수가 없 었다. 풍체에서나, 어디서나. 조나단 블레이크는 전혀 변한점이 없었다. "장성하셨군요 태라트님…! 자, 저는 이만 실례할까 합니다. 죄송합니다!!" 조나단은 다시 자신의 투구를 쓰고 세개의 기사단이 모여있는 전열로 향했다. 전열 에서 그를 기다리고 있던 라칸, 발, 그리고 브론은 달려온 그에게 말에서 내려 예 를 갖추었다. 다시 말에 올라선 라칸은 자신이 들고있던 가이라스의 깃발을 조나단 에게 건내주며 말했다. "돌아오실줄 알았습니다…블레이크님…!!!" 조나단도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건내받은 깃발을 힘껏 흔들어 보이자 기사단은 모두 함성을 울렸다. "가이라스의 전 기사단이여! 이 깃발을 향해 멩세하거라! 가이라스 왕국의 위대한 승리를!!! 추악한 왕비를 몰아내는 것이다!!!" 전 기사단은 더욱 목청을 높여 함성을 울렸다. 그리고 그들은 연극을 끝내고 두패 로 나뉘어 후열의 스켈튼들과 전열의 몬스터 부대를 향해 돌격하기 시작했다. 질풍 노도와 같은 그 물결에 저항군도 휩쓸린듯, 그들도 역시 함성을 지르며 다시한번 힘을내기 시작했다. 본성 작전의 또다른 막이 시작되는 상황이었다. 리오, 지크와 바이나, 그리고 바이칼 넷은 계획했던대로 최상층의 홀에서 다시 만 날수 있었다. 리오는 손목을 흔들며 중얼거렸다. "자아…누가 기다리고 있을까…? 루브레시아 공작인가, 아니면 왕비인가…?" 바이나는 굉장히 굳은 표정을 짓고 있었다. 자신의 아버지, 가이라스 3세의 신변이 걱정되서 였다. 분명히 자신의 아버지는 저 거대한 문의 뒤에 있다. 하지만 그런 생각만이 들 뿐, 아버지의 온정은 느껴지지 않았다. "…루브레시아가 나타나면 그녀석은 나에게 맏겨라. 나 혼자 처리할테니…." 바이칼도 겉으로는 드러내지 않았지만 자못 긴장하고 있었다. 리오와 지크는 누가 나오던지 상관 없다는 표정으로 흥분을 가라앉히고 있었다. "…나온다, 한명…두명이다. 누구지?" 리오는 디바이너에 손을 가져가며 근육을 가볍게 긴장시켜 보았다. 꽤나 강한 마력 이 느껴져왔다. 루브레시아인가 했으나 그의 기는 따로 있었다. 확실한 용의 기가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왕비 아줌마인가, 이 강대한 마력의 주인 말이야…." 지크도 깊게 숨을 들이 마시면서 중얼거렸다. 바이나는 고개를 저었다. "아, 아니야. 왕비가 아니야, 왕비에게서 이런 강한 마력을 느낀적은 없어! 그러면 도대체…?" 바이나의 말끝이 흐려짐과 동시에 문이 열려지기 시작했다. 푸르스름한 마법의 빛 이 문 안에서 퍼져 나왔고 리오 일행은 눈을 손으로 가리며 그곳을 보았다. 두사람 의 그림자가 보였다. 곧 빛이 사그러들고 두사람의 모습을 볼수 있게된 일행은 전 투 태세를 갖추었다. "네가 리오 스나이퍼인가…?" 복면을 쓴 여성이 리오를 보고 말했다. 리오는 어디선가 들은적이 있는듯한 앳된 목소리라 생각했지만 그냥 넘어가버렸다. "그렇긴 한데…오, 옆에 있는 중년의 신사분이 바로 루브레시아 공작이신가?" 리오는 디바이너를 천천히 빼어들며 말했다. 루브레시아는 리오따윈 안중에도 없다 는듯 그의 말을 무시하고 바이칼을 바라보았다. 바이칼도 기다렸다는듯 바깥쪽으로 턱을 한번 젓히고 조용히 말했다. "나가자, 루브레시아." 루브레시아의 얼굴에 묘한 웃음이 돌았고, 곧 둘은 성의 벽을 부수며 공중을 향해 날아갔다. 둘의 모습이 보이지 않게되자 리오와 지크는 복면의 여인에게 다가갔다. "자, 비켜주실까 시녀누나? 우리는 바쁘거든…." 지크가 자신의 어깨에 손을 올려놓자, 복면의 여인은 눈을 번뜩였다. 지크는 순간 적으로 방어자세를 취했다. 폭음소리와 함께 지크의 몸은 벽쪽으로 날아갔고 벽 가 까이에서 지크의 몸은 멈출수 있었다. 지크는 믿을수 없다는 표정으로 그 여인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뭐, 뭐야 이건?!" 리오는 침을 꿀꺽 삼켰다. 전음 주문법이 확실했기 때문이었다. "어, 어떻게…? 넌 누구냐!!" 그 여인은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뒤에서 또다른 남자와 여자가 걸어나왔 다. 가이라스 국왕과 왕비였다. 바이나는 왕에게 달려들듯 하다가 왕비를 보고 주 춤거렸다. "으, 으으윽…! 아바마마!!" 그녀의 외침에도 불구하고 가이라스 국왕은 묵묵부답이었다. 왕비는 그런 바이나를 보고 조소하기 시작했다. "호호호호…!! 마마는 너같은 아이에게 관심이 없으시단다, 마마는 내꺼란 말이야 …알겠니 공주? 오…내 딸이니까 넌 나를 어마마마라 불러야 하겠구나, 호호…." 바이나는 드래곤 킬러를 뽑아들며 울분을 토했다. "웃기지 말아 이 요망한 마녀!! 아바마마를 정상으로 돌려놔, 그렇지 않으면 널 없 애 버릴꺼야!!!" 왕비는 더욱 바이나를 조소했다. "호호호…멋진걸 보여줄까? 마마…제 신발이 더러워졌군요, 닦아주실래요…?" 왕비의 명령에 복종하는 꼭두각시처럼…가이라스 국왕은 왕비의 신발을 손수 닦기 시작했다. 바이나는 눈을 크게뜨고 그 광경을 지켜보았다. "자아…심심하군요, 바닥을 기어 보세요 마마…." 국왕은 역시 그렇게 시행했다. 바이나의 두 눈에서 눈물이 흘러 내렸고 검을 부여 잡은 두 손이 더더욱 떨려왔다. "아, 아바…마마…!!!" 왕비는 마지막으로 국왕의 허리를 걷어 차면서 조소하기 시작했다. "호호호호…!!! 국왕은 미안하지만 죽었다. 여기있는 이 국왕은 뇌가 뽑힌 국왕의 껍질일 뿐이야, 하지만 그것을 증명할 사람은 없었지. 그 사실을 아는것은 나와 타 르자님 뿐이니까! 아무도 이 왕국 안에서 반항하는 사람은 없었다. 오직 하나, 태 라트인가 뭔가 하는 그 외국 왕자를 제외하고는 말이지…후후훗." 바이나는 분노에 몸을 떨었다. 그녀의 눈 앞에서 가이라스의 국왕의 몸은 뒹굴고 있었다. 바이나의 드래곤 킬러에서 흰색의 아지랑이가 피어 오르는것이 서서히 보 여지기 시작했다. "용서못해…용서 못한단 말이야!!!" 바이나는 울부짖으며 왕비에게 달려들기 시작했다. 왕비는 그 모습을 보고서도 눈 하나 깜빡하지 않았다. 왕비는 미소를 지으며 오른손을 올리면서 차갑게 말했다. "…찔러라…!" 검을 휘두르려는 바이나앞에 쓰러져있던 가이라스왕이 벌떡 일어섰다. 바이나는 잠 시 주춤할수밖에 없었다. 왕의 오른손에는 단검이 들려져 있었고 그 단검은 바이나 의 급소를 노렸다. 바이나가 반격을 못할리는 없었다. 그러나 그녀는 할수 없었다. 뇌가 뽑혀져 이미 자신을 알아보지 못하는 왕이라 할지라도 분명 자신의 아버지였 기 때문에…. 파악­!! 몸에 큰 충격이 왔고 바이나의 의식은 단숨에 흐려졌다. 칼에 깊숙히 찔린적이 없 어서 구별하지 못하는 것인지…아니면 다른것을 맞은것인지…. 리오는 의식을 잃은 바이나를 오른팔에 안고 칼을 휘두르려는 왕의 복부에 킥을 먹 여 거리를 벌렸다. 리오는 미안하다는 표정으로 바이나를 바라보았다. "…아버지의 최후를 보여줄수는 없겠지…." 나지막히 중얼거린 리오는 바이나를 지크에게 맏긴뒤에 검을 고쳐잡았다. 리오는 왕비에게 질문하기 시작했다. "진짜로 왕의 뇌를 뽑았는가?" 왕비는 옷으로 입을 가리면서 소리를 높여 웃기 시작했다. "오호호호호…. [마리오네트]의 첫번째 조건이 대뇌의 제거라는걸 모르나보지? 운 동을 할수있는 소뇌만 있으면 끝나. 아, 뽑아버린 뇌의 출처를 알고싶겠지? 태워 버렸지…차마 애완동물들에게 주긴 그렇더라고. 호호호…." 리오는 그 말을 듣고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양 어깨도 들썩거리기 시작했다. 상반신이 흔들리는 리오의 그 모습은 마치…춤을 추는것 같았다. 지크는 그 모습을 보고 중얼거렸다. "나왔군…[사신의 춤]…!" 일정한 리듬에 맞추어 상반신을 흔들고 있는 리오의 그 동작은 수천, 수만의 죽음 을 본 사람만이 들을수 있다는 영혼의 울부짓음에 맞춘것이었다. 생명을 잃는것에 서만 나오는 슬픔과 억울함이 담겨있는 그 리듬에 맞춰서 추는 사신의 춤. 그것은 곧 리오의 분노가 극에 달했다는것을 말해주는 것이다. "…산산조각을 내 드리지요 왕비마마…그 마리오 네트와, 옆에있는 당신의 마술사 도 같이 말입니다…후후훗…." 붉은 아지랑이가 리오의 몸에서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디바이너도 다른때완 비교도 되지않는 살기를 뿜어내고 있었다. "으으윽…?!" 왕비는 리오가 사신의 춤을 추면서부터 숨을 제대로 쉴수가 없었다. 그만큼 리오에 게서 뿜어지는 살기가 대단하다는 뜻이었다. 그때, 왕비와 리오 사이를 복면의 여 인이 가로막았다. 그러자 왕비는 숨을 쉽게 쉴수가 있었다. 그 여인이 뿜어내는 강 대한 초 마력이 리오의 살기를 밀어내기 시작한 것이었다. 리오는 그녀의 엄청난 마력에 세삼 놀라지 않을수 없었다. 마력만으로 보면 육마왕 이라 칭해지는 마녀 타르자를 능가하고 있었다. 그 여인의 얼굴을 감싼 실루엣이 꿈틀거렸다. "네가 리오 스나이퍼구나…. 타르자님이 말씀하신대로 굉장한 사나이군. 내 마력에 생체 에너지로서 대등하게 겨루는 사람은 보지 못했는데 말이지…. 아, 이 실루엣 도 벗어야 하겠군. 너무 갑갑해…그리고 타르자님의 말씀도 있으셨고. 네가 나타나 면 이 실루엣을 벗어보라고 하셨다. 그러면 네 표정이 재미있게 바뀔거라고 말이야 . 후훗…." 마력을 여전히 방출하며 그 여인은 자신의 얼굴을 감싸고 있는 실루엣을 벗어 던졌 다. 그녀의 말 그대로, 그 여인의 얼굴을 본 리오의 표정은 일순간 흙빛으로 변했 다. 붉게 변해있던 그의 눈동자도 정상으로 변해버렸다. "…너, 너는…?!!" -------------------------------계속--- 귀가 긴 엘프 여성이었다. 그 모습을 본 리오는 잠시간 망설였지만 언젠간 닥칠 운명이란걸 예상하고 있었기 에 그의 얼굴엔 다시 미소가 흘렀다. "오랫만이구나. 이리프…." 이리프…. 자신이 엔션티드 엘프라는것을 전혀 모른채 평범하게 살아왔던 그 엘프 족 소녀의 상대가 하필 리오라는것도 그녀에겐 불행일지도 몰랐다. 리오는 왼손으 로 얼굴을 감싼채 허탈한 웃음을 터뜨렸다. 이리프와 왕비는 이상하다는 눈으로 그 를 바라보았다. 지크는 리오의 그 모습을 바라보고 고개를 저었다. "저녀석에게 이런일이 또 생길줄이야…." 리오는 웃음을 멈추고 다시 이리프와 왕비를 쳐다보았다. 이리프는 궁금하다는 표 정으로 리오에게 물었다. "네가 내 이름을 어떻게 알지? 난 널 만난적도 없는데 말이야…." 이리프의 입에서 그 얘기가 나오자 리오는 고개를 끄덕였다. "푸훗…미안하군. 너와 이름이 똑같고 얼굴도 똑같은 엘프 소녀가 한명 있었지. 귀 엽고 다정다감한 아이였어…." 리오의 얼굴에서 표정이 사라졌다. 다시금 그의 몸에서 살기가 뿜어져 나왔고 눈은 피빛으로 변했다. 리오는 말을 이었다. "넌 내가 아는 이리프와는 아무 상관이 없다! 아까전과 같다, 깨끗이 없애버릴 것 이다­!!!" 이리프는 그 말을 듣고서 움찔했다. 아까전보다 기의 방출량이 늘어서였다. 이대 로는 안될것이라 생각한 이리프는 곧바로 마법력을 모아 주문을 사용했다. 전음 주 문의 빠른 효과였다. 잔상을 남기며 호선을 그린 그녀의 손앞에 거대한 광탄이 생 성되었고 이리프는 리오를 향해 그것을 쏘았다. 지크는 곧바로 성의 창문으로 몸을 날렸고 리오는 그 광탄을 기로 받아내기 시작했다. 리오의 기와 이리프의 마력이 광탄을 사이에 두고 밀고 밀리는 작은 전투를 행했다. "크으아아아악­!!!" 리오의 외침소리와 함께 그의 기는 순간적으로 폭발했고 쌍방의 마력과 기에 짓눌 린 광탄은 중간에서 폭발하였다. 쿠쿵! 성 밖에서 전투를 하던 병사들은 불사병들을 제외하고 모두 성의 꼭데기를 쳐다보 았다. 밝은 빛과함께 성의 윗부분이 박살나는 그 장면은 모두에게 큰 충격이었다. 태라트, 조나단등은 그곳을 가만히 응시했다. 작은 세개의 물체가 폭발지점에서 희 미하게나마 보였다. 붉은색의 거대한 기와 노란색의 마력의 구체가 가장 눈에 띄었 고 그 옆의 푸른 구체는 사람이라는것을 겨우 알아볼수 있을정도였다. 그것은 왕비 였다. 왕비는 공중 부유슐을 사용해서 목숨을 부지할수 있었으나 가이라스 국왕은 그렇지 못했다. 폭발에 성 밖으로 튕겨져 나가 성의 아래쪽으로 추락한 것이었다. 하지만 그것을 알고있는 사람은 없었다. 가이라스 왕의 사체는 돌더미에 가려져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뭣들하는건가! 어서 공격하라, 지금은 우리의 일에만 매달려야 한다!!!" 조나단의 호령으로 멍하니 하늘을 바라보고있던 각 기사단들은 정신을 차렸고 다시 전투는 계속되었다. 기사단들이 싸우고 있을동안 태라트는 저항군의 진열을 가다듬고 있었다. 다시 진 열을 만들었을때 그의 옆으로 지크가 달려왔다. "아, 지크! 상황이 어떻게 된건가!" 지크는 바이나를 의무병에게 맏긴뒤 다시 전투가 벌어지고 있는 곳으로 뛰어가며 태라트에게 큰소리로 대답했다. "엉망이에요!!!" 곧 지크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고 태라트는 황당한 표정으로 지크가 달려간쪽을 바 라보고 있었다. "…간단하군…." 불사병들이 차츰 뼈가루로 변하여 사라지는것이 자신의 눈에 보이자, 네크로 만사 는 긴장하지 않을수 없었다. 생각보다 세개 기사단의 힘이 커서였다. 마지막 선을 지키고 있던 좀비 부대 앞까지 기사단들이 진군해오자 네크로 만사는 최후의 수단 을 쓰기로 마음먹었다. "크으윽…이제는 하는수 없군. 전부 죽는것이다, 후하하하…!" 네크로 만사는 천천히 단검을 빼어 들었다. 그리고 단검의 끝을 자신의 가슴에 가 져가며 주문을 외우기 시작했다. 그의 온몸에서 기괴한 빛이 스며 나오기 시작했고 그가 조종하던 불사병들은 움직임을 멈추었다. 갑자기 그들의 움직임이 멈추자 기 사단도 움직임을 멈추었고, 그들은 바짝 긴장한채 불사병들을 바라보았다. "최강의 불사병이지, 후후후후…나의 최후의 작품! 〔본 임페리얼〕이다!!!" 네크로 만사는 자신의 가슴을 단검으로 도려낸후, 심장을 빼어들며 주문을 마지막 까지 외워 나갔다. 그의 몸에서 나오던 기괴한 빛은 하늘로 솟아 올랐고 그 빛을 향하여 파괴된 불사병들의 잔해와 아직 멀쩡한 불사병들의 육체가 모여들었다. "저, 저것은…!! 전군 후퇴, 전군 후퇴하라!!!" 위험함을 느낀 조나단은 전 시가단에 후퇴명령을 내렸고 기사단은 모두 명령에 따 라 뒤로 물러섰다. 그 빛 안에 흡수된 뼈들은 하나의 거대한 뼈의 거인을 만들어 내고 있었다. 아직 남아있는 단백질의 찌꺼기가 그의 옷을 만들었고, 갑옷을 이루 던 강철은 그의 도끼와 갑옷으로 변화해 갔다. 마지막으로, 네크로 만사의 육체는 그의 머리로 올라가, 거인의 왕관을 이루어 주었다. 완성된 거대한 불사병, 본 임 페리얼은 괴성을 지르며 저항군에게 자신의 탄생을 알렸다. 리오는 조용히 왕비와 이리프를 응시하고 있었다. 그의 눈은 여전히 붉은색으로 빛 을 발하는 상태였다. 이르프는 아래를 내려다보고 리오에게 말했다. "이봐, 리오 스나이퍼. 저기 저항군이 위험하게 생겼는데 내려가지 않을건가? 난 기다려줄 용의도 있는데 말이야." 리오는 공중에 뜬 상태로 자세를 잡으며 대답했다. "네가 상관할 일은 아니다. 그리고 넌 반드시 내가 없애버릴것이다. 그걸 알아두도 록…!" 이리프는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훗, 대단한 자신감이야. 날 과연 이길수 있다고 생각하나? 웃기는군…!" 이리프 역시 마력을 뿜어내며 리오를 향해 손을 뻗었다. 거대한 화염의 구체가 손 에 모이기 시작했다. "2급 마법, 화이어 블레스트!!!" 수십개의 화염탄이 구체에서 리오를 향해 쏟아져 나왔고 리오는 그 구체들을 디바 이너로 일일이 자르며 막아내었다. 이리프의 마법공격은 거의 연속이라고 할수있을 정도로 리오에게 쏟아져 들어왔다. 검으로 마법을 막아내는것도 한도가 있었는지, 결국 리오의 등에 화염탄 한발이 명중되었다. 그 빈틈을 이용해 이리프의 맹공이 리오를 덥쳐왔다. "죽어라! 2급 마법, 밀리언 스피어­!!!" 뇌력이 만들어낸 번개의 창 수백개가 리오의 몸을 강타했고 힘을 잃은 리오의 몸은 땅바닥으로 추락했다. "아니, 뭐야…너무 싱겁잖아? 호호호호…!!" 이리프는 떨어진 리오의 모습을 내려다보며 조소하기 시작했다. 그때, 이리프의 물리 방호망 윗쪽이 큰 충격을 입으며 깨어져 나갔고 이리프도 그 힘에 충격을 입고 몸을 떨었다. "크으윽­! 뭐, 뭐냐!!!" 이리프는 위를 올려다 보았다. 망토를 벗은 리오가 검을 들채로 이리프를 향해 돌 진하고 있었다. "내 망토가 역활을 잘해 주었군!!" 이리프의 마법이 적중시킨것은 모조리 리오의 망토였다. 목표를 제대로 설정하지 않고 사용되는 전음 주문법의 약점을 간파한 리오의 책략이었다. 이리프는 긴장된 표정으로 리오를 향해 양손을 모았고 리오를 맞추지 못하고 공중을 방황하던 화염 탄들이 다시금 리오를 향해 달려들었다. 리오는 어쩔수 없이 공격을 포기했고 이리 프는 다시금 마법주문을 생각하기 시작했다. "후훗…농담이 아니었군. 설마 이정도로 강력하게 공격할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 했어…아마 방호막이 없었다면 내 몸이 날아가 버렸을지 몰라." 나머지 화염탄을 모조리 잘라낸 리오는 다시금 이리프를 향해 돌진하기 시작했다. 마법사와 전사의 전투에서 마법사는 최선을 다해 거리를 벌려야만 하고 전사는 거 리를 좁혀야만 한다. 말은 간단했지만 이 전투에선 간단하지가 못했다. 본 임페리얼의 공격은 강력했다. 템플 나이트중에 마법을 사용할줄 아는 사람들도 꽤 있었지만 본 임페리얼에겐 통하지 않았다. 언데드만의 강력함과 네크로 만사의 마법 방어력이 창출해낸 걸작이라고 말할수 있었다. 무기도 통하지 않았고 간단한 마법도 통하지 않았다. 저항군과 기사단에겐 그야말로 절망적인 순간이었다. 기사 단은 물러서지 않고 본 임페리얼에게 도전했지만 희생자를 늘릴뿐, 전혀 효과가 없 었다. 조나단의 얼굴에 어두운 그늘이 드리워졌고 그는 자신의 검, 화이어 턴을 바 라보았다. "…라칸." 그는 자신의 옆에서 젊은 기사들의 죽음을 안타깝게 지켜보고 있는 라칸의 이름을 불렀다. "내 대신 바이나 공주님을 부탁한다…." 라칸에게 이 말을 남기고서, 조나단은 본 임페리얼을 향해 돌진하기 시작했다. 라 칸이 그의 뜻을 알고서 그를 말리기엔 이미 때가 늦어있었다. 화이어 턴은 불꽃이 검을 휩싸고 있다는 특성이 있다. 마법검과도 같은 원리이지만 갈집에 들어가기까지 그 불꽃은 꺼지지 않는다. 검에 박혀있는 마그마 스톤 덕분에 그럴수 있는 것이었다. 조나단은 검의 가장 중요한 특성을 사용하기 위해 본 임페리얼에게 돌진하는 것이 었다. 바로, 마그마 스톤의 에너지를 무제한 방출시키는 것이다. 분명 그 에너지 는 궁극에 가까울 것이고 본 임페리얼을 쓰러뜨릴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방법을 쓰게되면 사용자에게도 마그마 스톤의 에너지가 방출되어 그 사용자는 재도 남기지 않고 사라지게 된다. `…세레나, 티퍼…미안하다…!!' "어이, 아저씨! 검좀 빌려줘요!!" 그의 뒤에서 누군가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조나단은 움찔했다. 파악­! 그의 오른손에 들려있던 화이어 턴은 뒤에서 달려온 누군가의 손에 의해서 강탈당 했고 조나단은 놀란 나머지 말을 멈췄다. 조나단은 자신의 검을 가져간 그 청년의 뒷모습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나중에 돌려줄께요 아저씨!!!" 지크는 왼손에 화이어 턴을 움켜쥐고, 오른손엔 무명도를 뽑아든채 본 임페리얼의 앞에 섰다. "난 누군가가 희생하는 감동적인 장면은 니글거려서 볼수가 없다고…헤헷!" 지크의 모습을 본 본 임페리얼은 그를 내려다 보았다. 가소롭다는 눈초리였다. 지크는 두개의 칼을 땅바닥에 꽂은후, 자신의 기전력을 최고로 끌어 올리기 시작했 다. 여태까지완 비교가 되지않는 거대한 스파크가 지크의 몸을 감쌌고 지면에도 스 파크가 흘렀다. "우아아아아아앗­!!!" 기전력을 극한으로 끌어올린 지크의 몸은, 그야말로 `번개'였다. 두개의 칼을 다시 뽑아들고 본 임페리얼의 머리까지 치솟아 오르는중, 남는것은 그의 잔상 뿐이었다. 두갸의 칼을 부여잡은 지크의 기합성이 하늘을 뒤 흔들었다. "팔백 구십식! 쌍 용격 분천참(雙龍格噴泉斬)­!!!" -------------------------계속--- ┏━━━━━━━━━━━━━━━━━━━━━━━━━━━┓ ┃ ┃ ┃으윽...65편에 오타가 조금 있었습니당... ┃ ┃ (게임에 미친 나머지...푸하...죄송)┃ ┗━━━━━━━━━━━━━━━━━━━━━━━━━━━┛ 저항군과 기사단은 본 임페리얼의 몸에 그어진 수십개의 거대한 검광에 입을 다물 수 없었다. 푸른 불빛 하나가 몇번 몬스터의 몸을 지나갔다는것 외엔 그들의 눈에 들어온것은 없었다. 지크는 땅에 착지한 후 뒤로 빠르게 물러서 본 임페리얼의 동 향을 보았다. 그 거대한 언데드 몬스터의 움직임은 감시간 정지해 있었다. 파가각­!! 곧 뼈가 부숴지는 소리와 함께 본 임페리얼의 몸은 산산조각이 나서 바닥으로 떨 어지기 시작했다. 그것을 본 지크는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좋아, 뼈다귀…!" 그러나 일은 간단히 끝날 문제가 아니었다. 부숴졌던 본 임페리얼의 조각들의 다시 본 임페리얼에게 돌아가기 시작한 것이었다. 뼈들은 곧 전처럼 흔적없이 달라붙었 고 지크는 짜증난다는 표정을 지었다. "젠장! 난 왜 이런 괴물들만 맏아야 하는거야!!!" 지크는 다시 몸을 움직여 몬스터의 거대한 검을 피하기 시작했다. 싸움은 꽤나 길 어질것만 같았다. 리오와 이리프의 전투는 끝나지 않고 있었다. 마법과 검술의 최종 대결이라도 벌어지는듯, 쌍방은 치열히 접전을 벌였으나 여전 히 서로에게 결정적인 타격은 입히지 못하고 공중에서 대치하고 있었다. 서로 기회만 노리고 있을무렵, 리오는 자세를 풀고 이리프를 바라보았다. 반탄력도 거둔 상태라서 이때 2급정도의 마법을 맞게되면 아무리 리오라고 해도 큰 충격을 입을것이 뻔했다. "뭐하는거야! 난 무방비 상태의 적에겐 마법을 사용하고싶지 않아!" 이리프는 곤란한 표정을 지으며 리오에게 소리쳤다. 그 말을 들은 리오는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그의 붉은 눈이 다시 정상으로 돌아왔다. "좋아, 아직 나에게 죄를 면할길은 있겠군. 고맙다 이리프…속죄할 길을 열어줘서 말이야…!" 리오는 다시 반탄력을 올리고 자세를 취했다. 하지만 방금전과 같이 사신의 춤을 추지는 않았다. 예전과 같은 여유를 되찾은 상태에서 전투에 임하고 있었다. "간다 이리프!" 그사이, 왕비는 성의 뒷뜰로 도망쳐 그곳에서 거대한 마법진을 그리는 중이었다. 누군가의 사인이 들어있는 조그마한 쪽지를 들고서…. "좋아, 이제 10개의 선만 그리면 끝난다. 후후후…다 날려주마. 모두 다! 어차피 얻는데 실패한 수도이니 박살내도 상관 없겠지. 이 소환진만 완성되면 난 살수있어 , 오호호호호…!" 왕비의 얼굴은 광기에 젖어 있었다. 어떤 괴물도 그녀의 그 눈을보면 질릴것만 같 았다. 10개의 선중에 하나가 완성되고 있었다. 루브레시아를 뒤쫓아가던 바이칼은 이상하다는 느낌을 받고 있었다. 자신이 아는 루브레시아라면 장소를 가려가며 싸울 이유가 없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제와서 놓아줄 마음은 추어도 없었다. 바이칼은 계속해서 루브레시아를 추격해 갔다. 이윽고 루브레시아가 멈추자 바이칼도 같이 멈추었다. 그는 자신의 발밑을 보고 이 를 악물었다. "이…!! 무슨 이유로 여기에서 멈추었냐!" 루브레시아는 자신의 망토를 벗어 던지며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수정 구슬로 보았지…용제님께서 여기에 추억거리를 만들어 놓으셨더군. 그래서 말이야…. 하지만 난 이 밑의 인간들에겐 볼일이 없다. 나에겐 유리한 곳이지, 하 하하…!!!" 바이칼은 검에서 손을 떼었다. 루브레시아에게 충격을 줄수있는 검술이라면 분명 지상에도 충격을 줄것이 뻔해서였다. `이런…!' 바이칼은 자신의 투기를 끌어 올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전력을 다할수는 없었다. 야룬다 요새가 밑에 있어서였다. 야룬다 요새의 사령탑 위에서 잠깐동안 불꽃이 솟아 올랐다. 아무도 그 불꽃을 보 지는 못하였다. 사령탑 위에서 옷자락의 그림자가 나타났다. 한 사나이도 있었다. 푸른색의 머리카락에 턱까지 내려오는 긴 머리…그리고 그의 등에는 기다란 창이 매달려 있었다. 사나이는 위에있는 두개의 그림자를 바라보며 나지막히 중얼거렸다. "…늦지는 않은건가…?" 사나이의 샤프한 얼굴이 꿈틀거렸다. 묵묵함이 담겨있는 표정이 섞여 있었다. "바이칼 녀석도…많이 변했군." 사나이는 탑 꼭대기에 그대로 걸터 앉았다. 위의 전투를 지켜보려는듯한 자세였다. 그의 옷자락이 바람에 다시한번 펄럭였다. 옷의 둘레는 붉은색으로 장식되어 화려 함을 더해주었다. 바람이 불면 불수록 불꽃이 날름거리는 장면을 연상시키며 펄럭 이는 멋진 옷이었다. 적들이 사라지자 저항군과 기사단이 할일은 오직 하나였다. 자신들의 눈앞에 펼쳐 지는 그 전투를 구경하는것 외에는…물론 도울수도 없었다. 조나단은 걱정이 어린 눈길로 자신의 검을들고 거대한 언데드 몬스터와 홀로 싸우고 있는 그 사나이를 바 라보았다. 한 기사가 조나단에게 보고를 하려는듯, 경례를 붙이며 앞에 섰다. "뭔가?" "예, 대장님의 자제분들이 뒤에 오셨습니다. 어떻게 할까요?" 조나단은 고개를 끄덕이고 세레나와 티퍼를 데리고 오라는 말을 했다. 그 젊은 기 사는 다시 경례를 붙이고는 뒤로 말을 달렸다. 곧 그의 안내로 세레나와 티퍼가 조 나단의 옆에 다가왔다. "아버지! 어떻게 되었지요?" 세레나는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조나단에게 물었다. 조나단은 투구를 벗고 어두운 표정으로 말했다. "으음…이제 우리들이 할수있는 일은 다 끝났단다…. 이제 저 젊은이들에게 모든것 을 맏기는수 외에는…없구나." 쿠쿵!! 그 말이 끝나자 마자 윗쪽에서 폭음이 들려왔다. 그리고 한 사나이가 공중에서 조 나단들이 있는곳 근처에 추락했다. 세레나는 다시 구멍에서 몸을 일으키는 사나이 를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 "아…! 리오씨!!" 리오는 세레나의 목소리가 들리자 그녀가 있는곳을 바라보았다. "요오! 반가워요 키세…아니 세레나양!" 리오는 손가락을 모아 세레나에게 살짝 인사를 하고 다시 이리프가 있는 위로 날아 올랐다. "후아아앗­! 간다앗!!" 세레나는 자신의 목에 걸려있는 십자가를 손에 쥐고서 기도를 올리기 시작했다. 조 나단은 그녀의 모습을 바라보고 한숨을 내쉬었다. "세레나도…이제 다 컷구나…." 콰아앙­!!! 다시 앞쪽에서 폭음이 들리가 다들 앞쪽을 바라보았다. 지크의 공격으로 본 임페리 얼의 한족 팔이 파괴되며 난 소리였다. 지크는 다시 땅에 착지해 기전력을 충전했 다. 아까전과 같이 최대의 기전력이 몸에 흘렀다. 그 사이, 본 임페리얼의 파괴된 한쪽 팔도 재생이 되고 있었다. "재생되게 놔둘것 같으냐!!" 순간 사람들은 지크의 모습이 세개로 보였다고 생각하며 자신의 눈을 부볐다. 지크 의 기전력이 만들어 내는 지크의 잔상을 본것이었다. 몬스터의 거대한 몸에서 날 카로운 뼛조각들이 지크를 향해 뿜어져 들어오자, 지크의 잔상은 늘어갔다. 몇개 의 뼛조각들은 지크가 휘두르는 두개의 칼에 의해서 산산조각이 되어 사라져갔다. 두개의 칼을 동시에 사용하는 지크의 그 모습은 마치 천수 관음의 모습을 보는것과 같았다. 칼을 휘두르는 팔의 잔상이 그대로 남아서였다. "구백 오십식! 양무(陽舞)!!! 지크의 칼에 흐르던 검기가 반응에 의해 폭발하며 무명도조차 화이어 턴이 된듯 불 꽃을 뿜어내었다. 화염의 잔상이 본 임페리얼의 몸을 휘감았고 본 임페리얼은 괴성 을 지르기 시작했다. 본 임페리얼은 불쫓에 휩쌓인채 잠시간 웁직이지 못하였고 지 크는 땅에 착지하여 남은 기를 최대한으로 짜 내었다. "크아아아앗­!! 간다, 구백구십팔식!!!" 거대한 뇌염의 회오리가 공기중에 생성되었고 그 회오리는 본 임페리얼을 빨아 들여 공중에 떠 올렸다. 필살기란 말이 딱 들어맞는 지크의 기술중 하나였다. 지크는 회 오리를 향해 날아 올랐다. "항마참(抗魔斬)­!!!" 두개의 칼을 교차하며 회오리를 베자, 푸른색과 붉은색의 거대검광 두개가 교차하 며 회오리와 그 안에있는 본 임페리얼의 몸을 조각내었다. 하늘에 새겨진 거대한 X자를 바라보며, 조나단을 포함한 기사단은 한편으론 함성을 질렀지만 한편으론 전율을 금치 못했다. `만약, 저 사나이가 적이었다면…?' "쿠, 쿠오오오오­!!!" 본 임페리얼의 단말마가 허공에 울려 퍼졌고 곧 그의 몸은 수천개의 뼛조각으로 변 해 땅에 떨어지기 시작했다. 멀리서 보면 마치 눈이 내리는것과 착각했을지도 모른 다. 본 임페리얼의 왕관은 심장이 뽑힌 하나의 시체로 변해 뼈들과 같이 떨어졌다. 그것이 왕비 친위대들의 완전한 최후를 장식하는 표시였다. "헤, 헤헷…이겼군…." 지크는 피식 웃으며 땅바닥으로 떨어졌다. 기사단이 떨어진 그에게 달려와 지크의 상태를 살펴보았다. 외상은 별로 심한것이 없었지만 기력의 손실이 엄청났다. 지크 의 몸은 서서히 차가워지고 있었다. "정말 강하군 리오 스나이퍼…검으로 나에게 맞설만한 자는 오래간만에 보는군!" 이리프가 감탄하듯 말하자 리오는 정신을 가다듬으며 말했다. "처음이 누구였지…?" 이르프는 움찔하며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그, 그래. 요우시크님도 너만큼 강할거야! 자, 다시 시작이다!" 리오는 고개를 저었다. 그와 눈을 마주친 이리프는 움찔했다. "아니, 그녀석과 나의 느낌은 확실히 다르다. 너같은 엔션티드 엘프라면 단숨에 알 수있지. 자, 기억해봐. 처음이 누구였는지!" 그러나 이리프는 기억하기를 거부하였다. 아니, 그녀의 정신을 지배하는 무언가가 그 생각을 돌리고 있었다. "그, 그딴것! 필요없어, 난 너만 없애면 돼!!!" 이리프는 양손을 모으고 주문에 들어가기 시작했다. 그러나, 마법의 주문은 아니었 다. 특별한 기술을 사용하기 위한 언어인것 같았다. 그 주문이 끝나고, 이리프의 목소리를 들은 리오는 미간을 일그려 뜨렸다. "자아…영급 주문으로 끝내주마 리오 스나이퍼!!!" 그녀의 목소리가 두개로 메아리치고 있었다. 아니, 동시에 들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목소리가 똑같은 사람 둘이 동시에 말하는것과 같았다. 리오는 나지막 히 중얼거렸다. "이런! 더, 더블 스펠…!!!" 주문 한가지를 특별한 기술에 의해 두번 동시에 부를수 있는 초 기술, 바로 리오가 마음에 두고있는 그것이었다. 사용자의 마법 위력도 두배, 마력 사용도 두배인 최 고의 기술이었고. 자칫 잘못하다간 급격한 마력 소모로 인해 사용자의 죽음으로 이 어질지도 모르는 마법사들의 최대 금기였다. "끝이다 리오 스나이퍼…!" ----------------------------계속--- "으으윽…!" 더블 스펠에 의한 마법 공격도 받아내기 어려운 상황인데 게다가 영급마법…리오에 게 있어서도 위험한 상황이었고 이리프에게 있어서도 위험한 상황이었다. 분명히 누구 한명이 죽던가 아니면 둘다 죽던가의 상황이었다. "꼭 이렇게 해서라도 날 쓰러뜨려야 하겠나!" 리오의 외침에도 불구하고 이리프는 계속 주문을 외우고 있었다. 이미 주문은 반 이상 외워진 상태여서 어찌할 방도가 없었다. 지크는 온몸이 따듯해짐을 느낄수 있었다. 몸도 많이 좋아진 상태였다. "흐윽­!" 지크는 숨을 들이쉬며 몸을 일으켰다. 자신의 머리맡에서 세레나가 회복 주문을 사 용해주고 있었다. "아, 일어나셨나요?" 지크는 고맙다는 표정을 짓고 벌떡 일어서서 리오와 이리프가 대치하고 있는 현장 을 바라보았다. 지크는 이를 악물며 중얼거렸다. "이런…이젠 막을수가 없어! 또다시 녀석에게 이런일이 벌어지다니…!!" 그때, 세레나의 옆에있던 티퍼가 믿을수 없다는 표정으로 소리쳤다. "저, 저건! 이리프 누나!!!" 세레나는 대강의 내용을 티퍼에게 전해들은 상태여서 이리프가 누군지는 알고 있었 다. 세레나는 다소 안심한 표정을 짓고 지크에게 말했다. "그, 그럼 둘이 싸울 필요가 없을지도…?" 지크는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어느때보다 굳은 얼굴로 세레나에게 말해주었다. "…아니에요." "예?" 지크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유일한 연인도 자신의 손으로 없앤 녀석인데, 하물며 일주일도 안만난 사람을 설득해 가며 살려둘것 같아요…?" 세레나는 그 말에 입을 다물수 없었다. 지크는 전음으로 세레나에게만 말을 전하였 다. 「이 얘기는 다른 사람들에게 말하지 말아주세요…. 당신들이 온 여행로 대로라면 아마 드워프족의 마을을 지났을겁니다. 거기에서 레나란 여자의 무덤을 본적이 있 었지요?」 세레나는 아무말 없이 고개만 끄덕였다. 지크는 말을 이었다. 「100년전에 죽은 그 여인…바로 그 여인을 요절하게 만든 사람이 우리가 보고있는 리오 스나이퍼란 인물입니다….」 세레나는 넋이 빠진 표정으로 지크에게 소리쳤다. "어, 어떻게! 사람이 100년이상 살수가 있지요?!" 지크는 아무말 없이 잠시간 하늘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다시 말했다. 「가즈 나이트라고 들어 보셨지요…?」 세레나는 힘없이 자리에 주저 앉았다. 「리오가 100년전의 레나씨를 살해할때의 상황과 지금의 상황이 비슷하군요. 그때 도 레나씨는 엄청난 마력으로 리오와 싸우려고 했었지요. 물론 리오가 설득을 해보 려고 하지 않은것은 아닙니다. 그러나…그녀의 마법에 의해 한 도시의 시민들이 모 두 죽음을 당하는것을 보고 리오는 이성을 잃었지요. 아니, 잃고 싶었는지 모릅니 다. 결국 리오는 전투끝에 레나씨를 죽였고, 그 충격으로 인해 리오는 거의 폐인의 상황까지 가고 말았지요. 하지만 어떤 이유에서 리오는 다시 활력을 찾았고 그 옛 날에 마황제를 쓰러뜨릴수 있었습니다. …당신이 리오에게 가지고 있는 감정은 알 고 있습니다만 리오는 결코 받아주지 않을겁니다. 자신의 손에 묻은 레나씨의 피를 보고 마지막으로 눈물을 흘렸으니까요….」 지크는 팔짱을 낀채 공중을 계속 바라보고 있었고, 세레나는 가만히 땅을 바라보고 안 있었다. 지크는 마지막으로 전음을 했다. 「리오에겐 사랑이란 감정은 없습니다. 좋아하는 감정은 있을지 모르지만요. 만약 누군가가 그의 감정을 깨뜨릴수 있다면 좋겠지만요….」 "허억­!" 이리프는 주문을 외우다가 나지막히 비명을 질렀다. 리오의 디바이너가 어느사이에 그녀의 목에 들어와 있었다. 한번만 팔을 움직이면 이리프의 목은 날아갈것이 뻔했 다. 이리프는 눈을 감았다. "…끝났군…어서 죽여라." 리오는 팔에 힘을 가하기 시작했으나 몸은 떨리고 있었다. `100년전의 자세군….' 이리프는 이상하게 여겼다. 분명히 리오정도의 실력을 가진 사람이면 자신의 목을 이미 날리고도 남았을 것인데 그는 주저하고 있었다. "뭐하는거야! 빨리 목을 치라고!!" 리오는 검을 이리프의 목에서 치웠다. 그리고는 뒤로 물러섰다. 이리프는 그를 뒤 돌아 보며 손을 앞으로 뻗었다. "머, 멍청한! 이것으로 승부는 지어진거야!!" 그러나 리오는 미소를 짓고 있었다. 리오는 방어 자세를 취하며 이리프에게 말했다 . 의지가 뚜렸한 말투였다. "다시한번 실수를 반복하진 않을거다 타르자! 넌 분명 듣고 있겠지, 그 싸구려 수 정구슬로 말이야!! 들을수 있다면 들어라…난 꼭 해낼것이다, 이 소녀의 정신을 꼭 정상으로 돌릴것이다! 반드시 그렇게 할거야…설사 죽는 한이 있더라도!!!" 리오는 디바이너의 검은색 코어에 손가락을 가져갔다. "부탁한다 귀염둥이! 봉인 해제, 세인트 디바이너!!" 디바이너의 보라색 날이 갈라져 땅으로 떨어지고, 검은색의 코어가 반으로 벌려지 며 흰색의 빛이 뿜어져 나왔다. 그 빛은 물질로 화하며 검을 이루었다. 검에서 나 오는 기가 리오의 몸에 전해졌고 리오의 몸은 흰색의 오오라로 덮혀갔다. "자아, 얼마든지 쏴 보라구…." 이리프의 얼굴에 망설이는 기색이 보이긴 했지만 그녀는 리오에게 마법 공격을 개 시했다. 리오는 검을 세우고 방어자세를 취했다. "이, 일급 마법! 프레아­!!!" 진홍색의 거대한 빛줄기가 그녀의 손에서 뿜어져 나왔고 그 빛은 리오를 순식간에 집어 삼켰다. 지상에 있는 사람들은 눈을 가리고 고개를 숙였다. 거대한 폭발음이 수도 저편에서 들려왔고 폭풍이 수도를 덥쳐왔다. 폭풍에 의해 왕 궁은 다시한번 부숴졌고 높은 건물들도 윗둥이 날아가 버렸다. 말로는 형용할수 없 는 거대한 파괴력이었다. 폭풍이 잠잠해지고, 사람들이 눈을 떴을때 눈을 뜬 사람 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수도의 뒤에 위치하고 있던 산 하나가 통째로 날아가버 린 것이었다. 산이 없어진 곳에는 거대한 용암지대가 대신 자리잡고 있을 뿐이었다 . 이것이 두배로 늘어난 프레아의 위력이었고, 이것이 엔션티드 엘프의 초 마력이 었다. 세레나는 하늘을 두리번 거리며 리오를 찾았다. "리오씨는, 리오씨는 어디있죠!" 지크도 리오를 찾기 시작했다. 그러나 공간이 일그러진 탓에 제대로 기를 찾을수 없었다. "죽지…않았겠지?" 지크는 중얼거리며 다시한번 정신을 집중해 보았다. "크아앗­!!" 바이칼의 입에서 선혈이 튀었다. 루브레시아에게 공격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방어 만 한 탓이었다. 루브레시아는 재차 공격을 감행했다. 날카로운 그의 공격은 과연 초룡이라 불릴만 했다. 복부에 결정타를 맞은 바이칼은 기를 잃고 몸을 웅크렸다. 루브레시아는 차갑게 조소하며 손에 기를 돌리기 시작했다. "후후후…용제 주제에 정에 얽매여 공격한번 제대로 못해보다니…. 하긴, 너의 아 버지도 그랬지. 용제라는 자리를 포기하고 환수계에서 살고 있으니 말이야. 자아, 이제 너와 제대로 전투를 해보고 싶구나…." 바이칼은 루브레시아의 손바닥에 모여있는 거대한 기의 구체를 보고 소리쳤다. "너, 너! 무슨짓을 하려는거냐!" 루브레시아는 싸늘한 미소를 지었다. "아래의 인간들이 없어지면 너도 좋지 않느냐. 난 제대로 너와 대결하려고 이러는 것 뿐이야…아버지의 친구가 배풀어주는 친절을 거절할테냐? 후후후…." 바이칼은 그것을 막으려고 몸을 움직이려 했으나 제대로 따라주질 않았다. 루브레 시아는 그것을 즐기는듯, 그대로 구체를 야룬다 요새를 향해 집어 던졌다. "우하하하하­! 이정도의 기면 요새는 안내 간판으로 변할것이다! `요새의 유적'이 라고 말이야! 하하하­!!" 그때, 루브레시아는 무언가 이상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구체가 더이상 아래로 내려 가지 않는 것이었다. "으음?! 이게 어찌된 일이냐!" 게다가 구체가 다시 자신에게로 날아오는것을 보고 루브레시아는 몸을 틀어 그것을 피했다. 그리고 그가 더욱 놀란것은 그의 뒤에서 들려온 음성을 듣고서였다. "`요새의 유적'이 아니고 `루브레시아의 무덤'이 어떨까…멋지지 않나?" 무뚝뚝한 말투, 바이칼은 그 말투의 주인공을 보고 의외라는 표정을 지었다. "네, 네가 어떻게?!" 요새의 사령탑 위에 앉아있던 사나이였다. 그의 옷은 공중에 떠있는 상태여서 더욱 펄럭였다. 그의 창은 푸른색의 빛을 내면서 상대의 목숨을 노리고 있었다. "다른 공간으로 가다가 잠시 들린건데 여기에 떨어진거다. 리오와 지크는 어디서 놀고있길래 네가 여기서 싸우는거냐?" 바이칼은 씁쓸한 표정을 지으면서 턱으로 북쪽을 가리켰다. 사나이는 고개를 끄덕 였다. "좋아, 하지만 그녀석들과 상봉하기 전에 마음에 안드는 녀석을 좀 요리해야 하겠 어. 넌 잠시 쉬어라." 사나이는 루브레시아의 앞에 서서 자신의 창을 두어번 돌린후 자세를 잡았다. 루브 레시아는 그 정체 불명의 사나이에게 소리쳤다. "이녀석! 넌 누구길래 이 싸움을 방해 하는거냐!!" 사나이는 여전히 무뚝뚝하게 말했다. 샤프한 얼굴과는 대조적이었다. "가즈 나이트…중에 한사람, 슈리메이어 반 스나이퍼다. 내 형제들은 간단히 슈렌 이라고 부르더군. 하지만 네가 슈렌이라고 해도 상관하진 않으마." 그는 천천히 자신의 기염(氣炎)을 끌어 올리기 시작했다. 지크의 몸에 스파크가 흐 르는것 처럼, 슈렌의 몸에도 불꽃이 타올랐다. 불의 슈렌, 가즈 나이트중 유일하게 창을 사용하는 특이한 인물이었다. 수도의 하늘을 가득 매우고 있는 연기가 서서히 걷히고 있었다. 일그러졌던 공간도 거의 정상으로 돌아오고 있었다. 그러나…. "젠장! 어디에도 없어!!" 지크는 거칠게 내 벹으며 공중에 떠있는 이리프를 분노어린 눈길로 바라보았다. "저녀석…! 내손으로 없애주겠다!" 그때, 옆에있는 세레나가 눈을 뜨고 소리쳤다. "자, 잠깐만요! 살아있어요, 리오가 살아있다고요!" 지크는 세레나를 놀란 눈으로 바라보며 물었다. "예?! 어디에요!" 지크는 그 말과 동시에 강한 기가 다시한번 허공에서 발산되는것이 느껴졌다. "­!! 리오!" -----------------------------계속---- "하아…하아…!" 리오는 살아있었다. 하지만 공중에 뜬채 빈사상태에 몰려 기가 잠시 끊어진때도 있었을 정도로 그의 상태는 위험했다. 그리고 세인트 디바이너의 넓은 날도 박살 이 난 상태였다. 확실히 더블 프레아를 막는다는건 어려운 일이었다. 리오는 다시 정신을 집중하고 이리프를 바라보았다. 그녀도 빈사상태에 가까웠다. 리오가 그녀 에게 가까이 다가가자 이리프는 뒤로 물러서며 몸을 움츠렸다. "가, 가까이 오지 말아요!" 리오는 그녀의 목소리를 듣고 빙그래 미소를 지었다. "…후우, 이제 다 끝났어 이리프…. 넌 정상으로 돌아왔다구." 이리프는 흐느끼며 고개를 흔들었다. "아, 아니에요! 아무리 그래도 제가 엔션티드 엘프라는건 변하지 않는다고요! 제가 죽을때까지…!!" 리오는 그녀의 양 어깨에 살며시 손을 가져갔다. "…그래. 네가 엔션티드 엘프라는건 변하지 않아. 하지만, 네가 이리프 라는것도 변하지 않잖아." 이리프는 고개를 들어 리오를 바라보았다. "아…!" "이제 아무도 널 괴롭히지 않아…. 넌 그리고 프레아 주문을 쓴때부터 돌아와 있었 어." 이리프는 깜짝 놀라며 리오에게 물었다. "엇, 그걸 어떻게…?" 리오는 피식 웃으며 대답해 주었다. "으음…넌 분명히 영급 마법을 사용하겠다고 나에게 고래고래 소리쳤었지. 그러나 쓴건 일급 마법이었어. 그때 알수 있었지." 리오는 이리프의 이마에 자신의 이마를 가져가며 장난기 있게 말했다. "그런데 더블 프레아는 진짜 아팠다구…!" 이리프도 예전과 같은 엘프족 소녀의 표정으로 돌아와 웃으며 이마를 쓰다듬었다. "아야…헤헷." 아래에서 지켜보던 지크는 한숨을 내쉬며 바닥에 주저 앉았다. 긴장감이 풀린 탓이 었다. 세레나는 눈물이 멈추지 않는듯 계속해서 눈을 손수건으로 닦았다. 태라트는 자신의 장검을 땅에 꽂으며 이마의 땀을 닦았다. 각 부대의 대장들과, 기사단의 단 장들도 긴장이 풀린듯 모두 한숨을 쉬었다. 이리프를 데리고 땅에 내려온 리오에게 군인들의 환성이 터져나왔고 리오는 멋적은듯 얼굴을 붉혔다. 티퍼는 이리프에게 안겨들며 상봉의 기쁨을 나타내었다. "아, 바이칼은…?" 리오는 루브레시아와 결판을 내기위해 날아간 바이칼을 찾아 이곳 저곳을 두리번 거렸다. 하지만, 그리 걱정스러운 표정은 아니었다. 그러나…. 쿠쿠쿠쿵­! 그때, 왕궁쪽에서 굉음이 들려왔다. 왕성이 부숴지고 모든 사람들이 그쪽을 바라보 았다. 그리고 그순간 그들은 말을 잃었다. "…저, 저건 뭐야!" 정체를 알수없는 거대한 괴물이 빛과 함께 왕궁을 완전히 박살내며 나타났다. 리오 와 지크는 몸을 떨었다. "와, 왕비…!" 괴물의 미간 사이에 박혀있는 왕비의 광기어린 얼굴…그 얼굴은 이렇게 말하고 있 었다. 없·애·버·린·다···· 리오와 지크는 다시 일어서 싸우려고 했으나 그렇게 할수가 없었다. 기의 소모가 너무 심해서였다. 분명 이상태로 싸운다면 그것은 자살행위나 마찬가지였다. 이리 프도 마력의 소모가 너무 심해 지금은 보통의 엘프와 다른것이 없었다. "젠장…!!" 리오는 다시 일어서 디바이너의 봉인을 걸었다. 흰색의 날이 들어가고 보라색의 날 이 어디선가 날아와 다시 합해졌다. "리오! 어떻게 하려고…!!" 이리프는 리오를 말리려고 했으나 그럴수는 없었다. "어떻게든 하고 죽어야 속이 편할것 같아, 후훗…! 저 왕비는 이 나라에서 일어난 모든일의 원흉이야, 가만히 둘수는 없지…!" 리오의 의지는 확고했다. 그에 질수 없다는듯 지크도 무명도에 의지해 몸을 일으켰 다. 그도 같은 생각이었다. "좋아, 바이나를 더 골려주지 못해서 억울하긴 하지만 괜찮을것 같아. 자, 가보자 리오!" 리오와 지크는 손을 한번 맞잡고 천천히 왕궁에서 꿈틀대고있는 거대 몬스터를 향 해 발걸음을 옮겼다. "리오! 잠깐만요!!" 리오는 뒤에서 들려온 세레나의 목소리를 듣고 뒤를 돌아다 보았다. 세레나의 회복 마법이 둘에게 날아와 그들을 회복시켜 주었다. 하지만 기는 회복되지 않았다. 세레나는 숨을 헐떡이며 리오에게 소리쳤다. "이게 제가 당신에게 해드릴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에요, 미안해요 리오…!" 리오는 세레나를 향해 빙긋 웃어보이고 손을 흔든후 다시 걸어갔다. 세레나는 그 모습을 보고 가만히 기도를 올렸다. `신이시여…저 사나이들에게 힘을 주세요, 제발…!' 체력은 마법에 의해 왠만큼 회복되어 있었다. 기가 모자랄 뿐이었다. 그들의 눈앞에 나타난 기형의 괴물은 그 거대한 모습을 자랑하듯이, 한껏 몸을 뻗 어 보였다. 기분나쁘게 생긴 수백개의 촉수가 허공에 춤을 추었다. "쳇, 크긴 크군…근데 갑자기 저게 어디서 나타난거지?" 리오는 팔을 위 아래로 세차게 흔들며 대답했다. "아무래도 소환된것 같아. 저런 괴물을 성 안에서 키울리는 없겠지." "…하긴, 먹이값도 꽤나 나갈테니까…." 둘은 각자의 검을 잡고, 각자의 자세를 취하며 그 괴물의 앞을 막아섰다. "간다아앗­!" 슈렌은 조용히 그의 창, 그룬 가르드를 루브레시아의 등에서 뽑아 들었다. 루브레시아는 믿을수 없다는 표정으로 쓰러져 있었다. 바이칼은 자신이 루브레시아 를 쓰러뜨리지 못한것에 자존심이 상한듯 떫은 표정을 짓고 있었다. "별거 아니군. 듣던것보다 약한데." 슈렌의 무뚝뚝한 말에 루브레시아는 분하다는듯 몸을 떨며 소리쳤다. "부, 분하다…! 오른팔과 심장의 반쪽이 있었다면…!!" 슈렌과 바이칼은 그 소리를 듣고 잠시 무언가를 생각했다. 그리고 나서 루브레시아 에게 멀리 떨어졌다. 루브레시아는 그들의 의외의 행동에 놀라지 않을수 없었다. "너, 너희들…?!" 슈렌은 창을 다시 등허리에 맨후 돌아서며 말했다. "어쩐지 너무 약하다 했다. 기사는 절대 상대방과 동등한 상태에서 싸운다는 말이 있지. 하지만 난 애꿎은 내 팔과 심장을 자를만한 감성파는 아니야. 나머지 부분을 찾은 뒤에 바이칼과 정식으로 대결해라." 루브레시아는 몸을 일으킨후 둘을 향해 조소를 보냈다. "푸, 하하하­!!! 멍청한 녀석들. 나를 죽일 기회는 지금밖에 없다는걸 모르느냐! 너희들은 큰 실수를 했어…하하하하!!" 루브레시아가 웃음을 멈춘것은 바이칼과 눈을 마주쳤을때였다. 차가운 눈…분명 자 신이 오래전 생명을 걸고 싸웠던 바이칼의 아버지완 다른 눈이었다. "…슈렌이 나타난건 너에겐 행운이었다…." 루브레시아는 순간 자신이 바이칼의 살기에 눌렸다는것을 깨달았다. 만약 자신이 야룬다 요새를 날렸을때 어떤 상황이 벌어졌을지 상상할수가 있었다. "…이, 이 애송이 녀석…!!!" 루브레시아는 거칠게 내 벧으며 공간 이동의 마법진을 그렸다. 그리고 그곳에서 뿜 어지는 빛 안으로 들어서며 그는 바이칼에게 소리쳤다. "다음에 만날땐 이렇게 무너지지 않을것이다 용제여­!" 곧 루브레시아는 사라졌고 바이칼은 다시 얼굴을 돌렸다. 그리고 슈렌에게 말했다. "슈렌. 리오와 지크에게 작별 인사를 전해주겠나." 슈렌은 고개를 끄덕였다. "드래고니스에 돌아갈 일이 생겼다고 전해줘. 나중에 부를일이 있으면 부르라고 말 도 해주고." 말을 마친 바이칼은 바로 몸을 돌려 야룬다 요새로 향했다. 슈렌은 조용히 그의 뒷 모습을 바라보며 물었다. "…어디가는거지. 그냥 워프만 해도 되지 않나?" 바이칼은 계속 걸으며 나지막히 대답했다. "먼저 약속을 지켜야해…날 기다리는 인간이 요새에 있어서, 그럼…." 슈렌은 점점 작아지는 바이칼의 뒷모습을 보며 중얼거렸다. "…조금…변했군. 자, 두 얼간이들에게 가볼까." 슈렌은 공중 부유술을 사용해 공중에 떠오른후, 곧장 북쪽으로 향했다. 그는 느낄 수 있었다. 강력한 존재의 움직임을…그리고 두개의 희미한 기를…. "크, 크아아아악­!!" 리오는 자신의 몸을 휘감은 촉수 몇개를 힘으로 끊고 다시 지상으로 내려올수 있었 다. 하지만 기가 충분하지 못한 상태에서 그들에게 온 충격은 너무나도 큰것이었다 . 리오는 다시 뒤로 물러서며 숨을 헐떡였다. "허억­허억…! 이녀석…!!" 지크도 리오와 다른 상황은 아니었다. 그도 역시 기가 모자라 기전력을 끌어 올릴 수 없는 상황이었다. 물론 도술도 쓸수 없는건 당연했다. 그들이 뒤로 한발자국 후 퇴할때마다 괴물도 점차 다가왔다. 지크는 리오의 옆에 바짝 다가서서 조그맣게 속 삭였다. "이봐 리오…네 [오메가 선샤인]과 내 [극뢰]중 어느것이 더 세다고 생각하냐…?" 리오는 머리의 피를 닦아내며 하늘을 바라보았다. 하늘엔 잿빛의 구름이 잔뜩 끼어 있어서 금방이라도 뭐가 내릴것만 같은 날씨였다. 리오는 피식 웃으며 말했다. "…극뢰가 더 강하지 않을까. 지금같은 상황에서 말이야…." "훗, 나보고 죽으라는 소리냐…?" 둘이 말한 오메가 선샤인과 극뢰라는것은, 가즈 나이트들에게 하나씩 있다고 전해 지는 극대의 필살기를 가리키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 기술들은 각자의 기가 최대인 상태에서 허용되는 것이었고 기가 모자른 상황에서 사용한다면 그것은 생명을 포기 하는 자살행위였다. "그럼 가장 공평한 방법이 있지…." 리오는 자신의 손을 지크에게 뻗었다. 지크도 동조하듯 리오에게 팔을 뻗었다. "가위 바위 보다…후훗." 그들이 말하는 동안, 저항군에 있는 마법사들이 괴물에게 공격을 몇차례 가했으나 그 괴물은 피해를 받기는 커녕 되튕겨서 저항군에게 피해를 입히고 있었다. 리오 는 부질없는 짓은 그만하라고 소리지르려 했으나 저항군쪽을 바라본 그의 표정은 잠시 굳어지고 말았다. 아주 강력한 마력, 아니 성력이 저항군 쪽에서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리오는 그 성력의 주인이 누구인지 어렴풋이 알수가 있었다. "서, 설마! 세레나가 일급마법 [홀리]까지 알고 있을줄이야!" 일급마법 [홀리]…자신의 기도력이나 정신력을 최대한도로 끌어 올려서 상대편에게 성스러운 속성의 막대한 에너지 쇼크를 입히는 초 강력 갓 스펠(God spell)중 하나 였다. 그러나…그정도의 기도력이나 정신력을 소모하고 살아남을수 있는 사람은 그리 흔 치가 않은것이 문제였다. 리오는 자신의 주먹을 불끈 쥐며 떨리는 목소리로 중얼거 렸다. "안돼…! 나에게…나에게 누군가가 다시한번 힘을…!!" -------------------------------계속--- 추신...갓 스펠인가요…갇 스펠인가요…? 혼란이…푸하…. 아시는 분은 쪽지나 메일을...T_T 세레나는 정신을 집중시키고 주문을 계속해서 외우고 있었다. 흰색의 오오라가 그 녀의 몸에서 뿜어져 나왔고 그녀의 주위에 있는 저항군과 기사단은 멍하니 그 모습 을 바라볼 뿐이었다. 조나단은 처음에 그녀를 말리려고 했으나 그녀의 의지가 강해 서 그도 어쩔수 없었다. 티퍼는 기사단의 제지를 받으며 자신의 누나에게 소리치고 있었다. "누나! 안돼!! 또 누나를 잃게되면 난 다시 외톨이가 된다구! 그건 싫어, 싫다구!! 하지마 누나!!!" 분명 세레나의 귀엔 동생의 목소리가 들리고 있었다. 그러나 그녀의 의지를 흔들수 는 없었다. 리오를 포함한 모두를 구할수 있는 최후이자 최선의 방법이라고 그녀는 생각하고 있었다. `이것으로 당신에게 보답할수 있겠죠…리오 스나이퍼, 영원한 가즈 나이트….' 그녀의 몸 주위에 있는 흰색의 오오라가 점차 강해졌고 그녀의 모습은 빛에 가려져 희미하게 모이고 있었다. "쿠워어어어­!!" 왕비, 아니 괴물도 홀리의 성스러운 힘을 느꼈는지, 빠른 속도로 세레나가 있는 방 향을 향해 전진하기 시작했다. 리오와 지크가 괴물의 앞을 막아 섰으나 기가 떨어 진 그들에겐 허사였다. 괴물의 입이 한껏 벌어졌고 그곳에서 강력한 투기가 둘을 향해 뿜어져 나왔다. 둘은 피하려고 몸을 움직였으나 예전같지 않았다. "크, 크아아아악­!!" 둘은 곧 큰 충격을 받고 건물 사이로 날아갔고 어떤 가옥의 안에 처 박혔다. 지크 는 머리가 먼저 부딪힌 탓인지 혼절한 상태였고 리오는 온몸에 큰 충격을 입은채 가옥의 구석에 쓰러져 있었다. 그의 머리와 왼쪽 어깨에서 적지 않는 출혈이 있었 다. 리오는 가옥의 창문으로 괴물이 이동하는것을 보고 다시 일어서려 했으나 그럴 수가 없었다. 리오는 그대로 몸을 숙이며 바닥에 쓰러지고 말았다. "제, 젠장…!" 정신이 차츰 희미해지기 시작했다. 분명 그 괴물은 자신이나 가즈 나이트급의 전사 내지는 대 마법사밖엔 막지 못하는 괴물임엔 확실했다. 그러나 자신과 지크는 이미 일어설수 없을 정도로 충격을 받은 상황이었다. "이, 이대로 포기하면…." 디바이너를 쥐고있는 리오의 팔이 풀리기 시작했다. 다시한번 힘을 가해 보았으나 몸이 따라주지 않았다. 리오의 의식은 완전히 어두워졌고 그의 몸은 아무것도 느낄 수 없게 되었다. "쿠오오­!!" 괴물은 기사단과 저항군이 모여있는곳을 향해서 입을 벌렸다. 아직 홀리는 완성되 지 않는 상황이었다. "막아라! 막아야 한다!!!" 템플 나이트들의 갑옷은 6급까지의 마법을 방어하는 기능이 있었다. 그러나 괴물의 투기포와는 아무 상관이 없었다. 각 기사단은 방패등의 방어구로 몸을 가리며 투기 포에 대비했고 저항군들은 건물뒤에 숨거나 하며 준비를 했다. 홀리를 준비하고 있 는 세레나를 데리고 가는 사람은 아직까지 아무도 없었다. 조나단이 말을 타고서 녀와 티퍼를 안아 올린채 건물 뒤로 피신했고 그와 동시에 괴물의 입에선 투기가 재차 뿜어져 나왔다. 그 거대한 투기의 폭풍은 실로 엄청난 것이었다. 방패로 몸을 방어하고 있는 기사단의 대부분이 위력을 이기지 못하고 쓰러져 버렸고 은폐하고 있는 집도 폭풍에 파괴되어 파편에 의한 저항군의 피해도 만만치가 않았다. 태라트 의 이마에도 파편이 스쳤는지 피가 흐르고 있었고 다른 사람들도 적어도 한곳에 상 처를 입고 있었다. 태라트는 땅바닥을 주먹으로 치며 분노를 터뜨렸다. "크으윽…! 여기까지 왔는데…!!!" 괴물은 앞으로 전진하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점차 공포에 질리기 시작했고 기사단 들의 저항도 부질없는 자살이나 마찬가지였다. 상황은 극악이었다. "홀리도 파괴되었는가…!" 조나단은 기절한 세레나를 바라보며 나지막히 중얼거렸다. 이제 괴물을 공격할 수 단을 저항군과 기사단은 가지고 있지 못했다. 저항군과 기사단은…이제 저항할 힘이 없었다. 왕비의 얼굴이 이마에 조그맣게 박힌 괴물의 머리가 태라트의 앞에 나타났다. 태라 트는 물러서지 않았다. 그의 검 하이바렌을 들고…끝까지 싸우려 하고 있었다. "…왕비, 너도 이제 더이상 가이라스의 국민들을 정당하게 괴롭히지 못할것이다. …그것으로 족하다. 나의 임무는…끝났다." 괴물은 그 말을 알아들었는지, 천천히 입을 벌렸다. 태라트에게 정면으로 쏠 생각 인듯 싶었다. "쿠우우우…." 괴물의 입 안이 흰색의 투기로 가득차기 시작했다. 태라트는 조용히 눈을 감았다. 굉장히 멀리서 그 전투를 지켜보고 있던 바이나는 안타까운 표정으로 그곳을 바라 보고 있었다. "아, 아아…! 이젠…!!" 바이나도 포기하고, 그 근처에 있는 모든 잔여 저항군들이 포기란걸 생각하기 시작 했을때. 그때. 야룬다 요새의 안에서 조용히 리오의 승리소식을 기다리고 있던 클루토와 리카는 조용히 얘기를 주고 받았다. "지금쯤 어떻게 되었을까 리카?" 클루토는 걱정스런 표정으로 자신의 앞에서 갑옷을 닦고있는 리카에게 말했다. 리 카는 인상을 쓰며 소리쳤다. "넌 리오가 언제나 말하는것도 잊어먹었니? 우리는 리오만 믿고 있으면 되는거야! 아무도 리오를 쓰러뜨리진 못해, 만약에 쓰러진다 해도 그는 기적이라도 일으켜서 판도를 뒤집을거야. 난 그렇게 믿고있어…그리고…." 클루토는 조용히 되물었다. "그리고…?" 리카는 갑옷을 내려 놓으며 말을 끝냈다. 믿음이 가득한 표정으로…. "리오는 가즈 나이트니까!" 바이나는 보았다. 잿빛 구름을 뚫고 괴물을 향해 떨어져 내리는 붉은 빛줄기를…. "저, 저것은?!" 붉은 빛줄기는 괴물의 목에 정확히 꽂혔고 그 빛줄기는 괴물의 입안에서 폭발했다. 괴물은 고통에 겨워 입을 닫았고 모아두었던 투기는 입안에서 터지고 말았다. "쿠어어어어어­!!" 괴물의 조직 파편이 땅에 떨어져 내렸고 반쯤 날아가버린 괴물의 머리는 고약한 냄 새를 뿜어내고 있었다. 태라트는 무슨 영문인지 알수가 없었다. 자신의 발 앞에 꽂 혀있는 긴 창을 보기전까지 였다. "으응…?!" 각도로 보아 괴물의 머리를 뚫고 자신의 목숨을 구해준 창이 확실했다. 그러나 어 디에서 누가 이곳에 창을 던졌단 말인가? "실례했소이다 태라트 황태자님…." 태라트는 뒤에서 들려온 낮은 음성에 급히 뒤를 돌아다 보았다. 펄럭거리는 옷에, 푸른색의 긴 머리를 한 사나이였다. 태라트는 잠시 움찔 했으나 안심하라는 그의 손짓에 한숨을 쉬었다. "전 슈렌이라고 합니다, 리오와 지크의 형제지요. 그런데, 그녀석들은 어디가고 이 괴물은 뭐지요?" 그들이 얘기하는 동안 괴물의 머리는 거의 회복되어가고 있었다. 태라트의 대답을 듣던 슈렌은 자신의 주머니를 뒤적거려 투명한 엑체가 들어있는 녹색의 작은 병 두 개를 꺼내 태라트에게 던져주었다. "이것을 리오와 지크에게 전해 주십시오! 상황이 급하군요, 어서!!" 태라트는 고개를 끄덕이며 병을 받아 들었다. "아, 근데 이것이 뭔가?" 슈렌은 창을 뽑으며 대답했다. "…엘릭서라고 합니다. 전에 있던 나라에서 누군가에게 선물로 받은거죠." 슈렌은 그 말을 마치고 곧바로 괴물을 공격하기 위해서 하늘로 치솟았다. 태라트는 자신의 손에 들려있는 두개의 엘릭서를 불끈 쥐며 말이 있는곳으로 뛰어갔다. "기다려라, 리오, 지크…!!" 슈렌은 천천히 괴물이 회복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것이 정정당당을 고수하는 그의 방식이었다. 괴물의 머리에서 연기가 사라지고 상처가 회복된 괴물은 자신에 게 상처를 입힌 슈렌을 향해 투기포를 충전하기 시작했다. 슈렌도 천천히 기염력 을 끌어 올렸고 그의 몸은 화염에 휩싸였다. 슈렌은 자세를 취하며 말했다. "자아…쏴봐라 괴물단지…!" 괴물은 그 말을 들었다는듯 입에서 투기를 뿜어내었고 슈렌은 그속에 휩싸여 보이 지 않게 되었다. 괴물은 쉬지않고 투기를 계속해서 뿜어대었다. "아, 아이고…!" 지크는 머리를 매만지며 천천히 일어섰다. 손에 끈적거리는 것이 묻어있는듯 했다. 지크는 손을 보고 인상을 찌푸렸다. "쳇, 피잖아. 운이 진짜로 없군…." 그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어떤 집의 내부 같았다. 자신에게서 그리 멀리 떨어지지 않은곳에 리오도 쓰러져 있었다. 지크는 리오에게 비틀거리며 다가가 그를 흔들어 깨웠다. "이봐, 정신차려." 잠시후 리오도 깨어났고 둘은 비틀거리며 집에서 빠져나왔다. 체력과 기가 거의 소 모된 둘에겐 걷는것도 힘들었다. "후우…할아범이 제 1 안전주문을 안풀어주는걸 보니까 죽을 상황은 아닌것 같은데 말이야. 하지만 무슨수로 저 괴물을 막지?" 지크가 투덜거리며 말하자 리오도 동의한다는듯 말했다. "그러게나 말이야. 점심이라도 천천히 먹고 느긋하게 싸우라는 소린가? 그건 그렇 고 그 괴물은 어디있는거지?" 리오가 건물의 지붕위로 올라가 둘러볼때쯤, 멀리서 말발굽 소리가 그들의 귀에 들 려왔다. 리오는 지붕에서 내려와 검에 손을 가져갔다. "리오! 지크! 어디있나!!!" 태라트의 목소리였다. 둘은 각자의 칼에서 손을 떼고 태라트가 있는곳으로 달려갔 다. 태라트의 눈에도 그들이 들어왔고 그는 말을 달려 그들에게 다가갔다. "태라트님, 무사하셨군요!" 태라트는 말에서 뛰어 내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나 그리 좋은 표정은 아니었다 . 그는 주머니를 뒤져 슈렌에게 넘겨받은 병 두개를 리오와 지크에게 나누어 주었 다. "자네들 몰골이 말이 아니군. 자, 어서 이것을! 시간이 없다구!!" 리오는 그 병을 보고 환한 표정을 지었다. "에, 엘릭서! 이것을 어떻게…?" 지크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중얼거렸다. "엘릭서…? 피로 회복음료 인가?" 리오는 병의 꼭지를 따 내며 말했다. "비슷하지. 하지만, 꽤나 비싼 음료야. 가사상태까지 몰린 모든 생물을 다시 살릴 수도 있지. 마셔만 봐." 리오는 엘릭서를 단숨에 들이 마셨고 지크는 고개를 계속 갸웃거리면서도 속는셈 치고 엘릭서를 마셨다. 마시고 난 뒤에 지크는 혀를 빼었다. "우엑…! 정말 쓴데! 이거 허가 받은거야?" 그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리오와 지크의 몸에선 기의 오오라가 폭발적으로 뿜어져 나왔다. 그 폭풍에 태라트와 태라트의 말이 잠시 주춤거렸을 정도였다. "우와앗! 효과는 만점인데!!!" 지크는 몸의 근육을 최대한도로 긴장시켜 보았다. 마치 몇일간 푹 자고난뒤 아침에 운동을 하고난 기분, 상쾌함이 느껴졌다. 그것은 리오도 마찬가지였다. "가자 지크!! 두번째 판이다!!!" 둘은 자신들의 다리가 낼수있는 최대한의 속도로 괴물이 있는 방향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태라트는 그들의 모습을 보고 가만히 고개를 숙였다. "…행운이 있기를…!" ---------------------------계속--- 괴물은 슈렌을 향해 쏘아대던 투기를 멈추었다. 괴물의 이마에 박혀있는 왕비의 얼 굴은 경악으로 바뀌었다. 슈렌은 아무런 피해없이 멀쩡한 상태로 공중에 떠 있었다 . 슈렌은 자신의 앞에서 돌리던 창을 멈추고 다시 자세를 취했다. "두 녀석이 이정도 괴물에게 당하다니…웃기는군." 슈렌은 자신의 기염을 창끝에 모으고 괴물을 향해 낙하하기 시작했다. 괴물은 필사 적으로 촉수를 펼쳐 슈렌을 막으려고 했으나 창끝에 닿은 촉수들은 모조리 폭발해 사라졌다. 슈렌의 창 그룬 가르드는 곧 괴물의 등에 박혔고 박힌 부분을 중심으로 괴물의 피부는 대 폭발을 일으켰다. "쿠오오오오­!!" 괴물의 처절한 비음이 수도의 하늘을 가득 매웠다. 저항군은 잿빛의 하늘에 울려 퍼지는 그 소리를 듣고 모두 그곳을 바라보았다. 슈렌은 창을 들고서 다시 공중으로 치솟았다. 그리고 흙먼지를 일으키며 달려온 두명을 내려다 보았다. "왔군…." 리오와 지크는 공중에 더있는 슈렌을 바라보고 그에게 소리쳤다. "어­이, 슈렌! 네가 어째서 여기에 있는거지!!" 슈렌은 무뚝뚝한 표정으로 둘에게 말했다. "잠시 들린것 뿐이다. 이 괴물을 없애고 다시 돌아갈거니까 걱정하지 마라." 리오는 씨익 웃으며 검을 움켜쥐었다. "좋아…맘대로. 그럼 간만에 써볼까? 삼인 필살기를 말이야." 지크는 좋다는듯 무명도를 굳게 잡았다. 그의 몸에서 기전력이 다시금 뿜어져 나오 기 시작했다. 슈렌의 몸에서도 기염력이 더욱 치솟아 올랐다. 셋은 괴물을 중심에 둔채 커다란 삼각형의 진을 만들었다. 괴물은 투기포를 쏘려고 다시금 입을 벌렸으 나 공격목표가 세개로 불어나있자 당황한 나머지 쏘지 못하고 있었다. 리오의 기가 하늘높이 치솟아 올랐고 그것을 시작으로 셋의 필살 공격진은 시작되었다. "처음은 이몸이다­!!!" 지크는 무명도의 끝을 땅에 끌면서 괴물을 향해 맹렬히 대쉬하기 시작했다. 괴물의 촉수가 다시금 뻗어왔으나 지크를 방해할수는 없었다. "제 일격! 대공의 질풍!!!" 기합성과 함께 공중에 몸을 날린 지크는 일정 고도까지 오르자 온힘을 다해 무명도 를 내리 그었다. 괴물의 몸을 향해 거대한 검기가 떨어져 내렸고 송충이를 연상시 키는 괴물의 몸은 머리부터 꼬리까지 일직선으로 잘려 나갔다. 채액이 사방으로 흘 렀고 괴물은 계속해서 비명을 질러댔다. 곧 괴물의 몸에서 연기가 나기 시작했고 괴물의 몸은 빠른 속도로 회복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슈렌의 창은 더이상의 시간을 주지 않았다. "제 이격. 대륙의 폭염!!" 슈렌의 온몸이 창과 함께 불타 오르면서 괴물의 몸으로 향했다. 괴물의 온몸은 화 염에 휩싸이며 군데군데 꿰어지기 시작했고 괴물의 비명은 더더욱 커져갔다. "쿠아아아아악­!!!" 공격을 마친 슈렌이 공중으로 다시 올라가자 리오가 맏는 최후의 일격이 시작되었 다. 리오의 기가 최대한으로 폭발했고 리오는 괴물의 머리가 있는곳으로 향했다. "제 3격! 일월 대 변격!" 리오는 고통에 몸을 꿈틀대고 있는 괴물의 몸을 기가 실린 디바이너로 쳐 올렸다. 괴물의 거채는 마치 회오리에 의해 치솟는 나무처럼 공중에 쳐 올려졌고 리오는 그 괴물에게 추격기를 선사했다. "끝이다 왕비! 하아아아앗­!!!" 거대한 검기가 굉음과 함께 공중에 뜬 괴물의 몸을 완전히 등분시켜 놓았다. 괴물 의 이마 중앙에 박혀있는 왕비의 얼굴도 마찬가지로 반으로 잘려나갔다. 허공에서 둘로 갈라진 괴물의 몸은 이내 대 폭발을 일으켰고 환한 빛이 하늘을 밝혔다. "이겼다! 우리들이 승리했어!!!" 바이나는 의무명의 목을 팔로 조르며 기뻐했고 저항군과 기사단은 승리의 환성을 목청껏 질렀다. 조나단을 비롯한 기사단들도 마찬가지였고 조나단의 말에 타고있는 세레나와 티퍼도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리오…역시 당신은…." 세레나는 더이상 말을 이을수 없었다. 티퍼는 말에서 내려서며 기사단의 앞에 서있 는 조나단에게 달려들어 안겼다. "이겼어요 아버지! 승리했다고요!!" 조나단은 아들이 기뻐하는 모습을 보고 부드러운 미소를 지어보였다. 그는 티퍼를 내려 놓으며 자신의 검 화이어 턴을 하늘에 올리고 말했다. "…전하…보고 계십니까…." 그의 모습을 본 다른 기사단들도 그를 따라 검을 올리고 잠시간 동작을 중지했다. 눈물을 흘리는 자도 많이 있었다. 그리 기분좋은 결말은 아닌것이 사실이었다. 티퍼는 자신의 코 끝에 느껴진 차가운 감촉에 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어…. 눈이다…!" 첫 눈이었다. 루아스 대륙에 겨울을 알리는 첫눈이 전투가 종결된 가이라스 수도를 적시기 시작 했다. 평안함…. 그리고 이상하리만치의 행복감이 그 첫눈을 보고있는 사람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만들고 있었다. 리오는 차갑게 자신의 피부에 내리는 눈을 맞으며 미소를 지었다. 지크도 미소를 짓고 있었으나 슈렌만은 묵묵히 팔짱을 끼고 하늘을 쳐다볼 뿐이었다. 리오는 검을 당에 꽂으며 나지막히 중얼거렸다. "우리도 조금은…쉴수 있겠군. 후훗…." 기나긴 루아스 대륙의 혈전은 이렇게 끝이났다. 후세의 사람들은 저항군이 만들어 낸 `기적'이라고 그 일을 평했으나 그 일이 이 써있는 역사서의 마지막엔 이런 글 귀가 있었다. 〔기적이란…희망과 용기의 산물이다. 이 기적을 우리에게 가르쳐준 무명의 기사여, 당신의 대가없는 전투에 경의를 표하며 이 글을 당신에게 바친다….〕 Gods Knight. 2부 끝 [終] -------------------------------------------------------------------------- -- "…후훗…이렇게 되었습니다. 황제시여…." 회색의 피부를 한 사나이가 로하가스 제국의 황제앞에 나타나 차가운 웃음을 지었 다. 황제도 미소를 지었다. "후후훗…타르자의 인형도 별거 아니었군. 좋아…오마장군을 소집해라. 그중에, 특 히 임무에 실패한 크리나 녀석은 포박한채 데리고 와라." 회색 얼굴의 사나이는 허리를 굽혀 황제에게 예를 갖추고 말했다. "가즈 나이트 바이론, 폐하의 명을 받들겠습니다…." 사나이는 천천히 단상에서 내려오며 나지막히 중얼거렸다. 차가운 미소를 띄우고… "후후훗…아직 끝나지 않았다…리오 스나이퍼…!" 3부. 〔로하가스 제국〕으로 이어짐. [13342] 제목 : [조윤철]Gods Κnight(3부) 1. 올린이 : jack21 (이경영 ) 96/02/21 18:37 읽음 : 360 관련자료 없음 Gods Knight. 3부 로하가스 제국…. 다른 왕국들보다 훨씬 발달한 기술과 마법을 바탕으로 최 강대국으로 성장한 제국 의 수도는 언제 일어날지 모르는 반란이나 폭동에 대비한 공중 부유정들이 가득 날 아다니고 있었고 다른 왕국에선 볼수가 없는 초 고층의 건물들로 매워져 있었다. 특히 눈에 띄는건 황제의 궁. 수십개의 탑으로 이루어진 그 거대한 규모는 멀리서 보아도 질릴 정도였다. 궁의 알혈실에는 네명의 건장한 청년이 의자에 앉아있는 황제를 향해 걸어갔다. 그들은 곧 예를 갖추며 그자리에 섰다. "폐하, 오마장군 집결을 완료했습니다." 두꺼운 갑옷을 차려입은 네명중 한명이 황제의 앞에 나서며 보고를 했다. "이거 놔라! 놓지 않으면 가만히 두질 않겠어!!!" 그들의 두에서 시끄러운 소리가 들려왔다. 제국의 오마장군중 하나인 철가면 이었 다. 그는 포박을 당한채 병사들의 우악스러운 손에 이끌려 오고 있었다. 병사들은 그를 꿇어 앉히고 창을 그의 목에 들이대었다. 철가면은 턱을 괴고서 자 신을 내려다 보고있는 황제에게 소리쳤다. "화, 황제폐하! 억울하옵니다!!!" 황제는 의자의 팔걸이를 내려 치며 그를 향해 호통을 쳤다. 굉장히 진노한 표정이 었다. "이녀석! 무례하구나!! 메탈 자켓 정예부대를 단 두명의 얼간이들 에게 파괴당해 놓고는 할말이 있는거냐!!!" 철가면은 아무말도 하지 못하고 고개를 푹 숙였다. 그의 금빛 장발이 찰랑거렸다. 황제는 손가락을 튕겼고 황제의 신호에 맞추어 두명의 궁정 마법사가 황제의 옆으 로 다가왔다. 황제는 다시 의자에 앉으며 말했다. "오마장군에게 실패란 없다, 용납할수 없지. 다른 오마장군들의 본보기로서 너를 여기서 즉결 처분할것이다!!" 철가면은 고개를 쳐들고 황제에게 애원하듯 말했다. "아! 그것만은!! 한번만 저에게 기회를 주십시오, 반드시 그 녀석들의 목을 잘라다 바치겠습니다!!!" 그러나 황제는 들은척도 하지 않았다. 그는 천천히 손을 올렸다. 두명의 궁정 마 법사에 의해서 철가면의 주위에 마법진이 그려졌다. 철가면은 결사적으로 그곳에서 탈줄하려 했으나 허사였다. "화, 황제폐하­!!!" 황제는 손을 내리며 호통을 쳤다. "내 앞에서 썩 사라지거라!!!" 그와 동시에 마법진에서 푸른색의 빛이 뿜어져 나왔고 철가면은 그 안에서 비명을 지르며 고통스러워 했다. "아, 아아아악­!!!" 곧 빛이 그의 모습을 감추었고 빛이 사라진 자리에는 철가면이 장비하고 있던 갑옷 과 투구, 그리고 가면만이 남아있을 뿐이었다. 그 장면을 생생히 본 다른 오마장군 들은 침을 꿀꺽 삼켰다. "자, 나머지 오마장군들은 회의실로 다시 집결하라. 언젠가 있을 `사냥'에 대한 작 전을 짤것이다." 황제는 자신의 망토를 펄럭이며 어디론가 사라졌고 알현실에 있는 오마장군들은 서 로 수근거리며 알현실을 빠져나갔다. 모두가 사라진 알현실에 회색 얼굴의 사나이 가 홀로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마법진이 있던곳을 쓰다듬으며 중얼거렸다. "…후후훗. 마음이 아직 약하군…황제폐하. 후후후후…." 차가운 웃음소리가 나지막히 알현실에 울려 퍼졌다. 그리고, 그의 모습도 알현실에 서 사라져 나갔다. 3부 1장. 〔벙어리 미녀〕 눈이 많이 내리는 제국의 항구도시인 보르이크. 항구도시엔 쌓이고 쌓인것이 주점 이지만 그중에 `흑해'라는 이름의 주점은 다른곳보다 손님도 많고 규모도 큰 주점 이었다. 안에선 거칠게 생긴 사나이들 열명정도가 술을 들이키며 시끄럽게 떠들고 있었다. "와하하하! 이번에 가이라스에서 잡혀온 노예는 정말 끝내주더라고! 몸매도 괜찮고 , 잘만 가르치면 비싸게 팔수 있을것 같아! 하하하하!!!" 이른바 제국에서만 허용되는 `노예업'의 종사자 들이었다. 다른 왕국에선 인신매매 라 하여 금지되어 온 직업이지만 특별히 제국에서만 허용되는 일이었다. 단, 다른 왕국의 사람들만 매매가 허용되었고 제국의 국민들은 매매가 허용되지 않았다. "어이, 대장! 이번의 노예를 팔면 언제 또 나갈거요?" 머리에 붉은 두건을 두른 사나이가 애꾸눈 사나이에게 물었다. "웅? 조금 쉬면서 하자구! 일주일 후면 어떨까 한다! 하하하…!" 한참 그들이 시끄럽게 떠들고 있을때, 그 옆에서 술을 조용히 마시고있던 한 노인 뱃사람이 일어서다 실수로 애꾸눈의 머리에 부딪혔다. "아, 아니 이 노인네가…!!" 노인은 기겁을 하며 애꾸눈에게 허리를 굽히며 사과를 했으나 애꾸눈은 한창 취한 상태여서 눈에 보이는것이 없었다. 그가 노인의 멱살을 잡고 주먹을 쥐는 찰나. 끼이익. 적막을 부르는 소리가 문쪽에서 들려왔고 주점의 모든 사람들이 문쪽을 바라보았다 . 큰 키에 붉은 머리를 한 사나이가 눈을 잔뜩 맞은채 문앞에 서서 앉을곳을 찾고 있었다. "우, 우욱…?!" 그 사나이에게서 뿜어지는 이상한 분위기에 애꾸눈은 술이 깬듯 노인을 놔 주었고 노인은 도망치듯 동료들과 함께 주점에서 사라졌다. 붉은 장발의 사나이는 구석에 남은 자리에 ㅉ아 점원에게 주문을 했다. "우유좀 주시오. 따뜻하게 데워진걸로." 보통 사나이가 주점에서 우유를 찾았다면 사람들이 웃는게 당연했을지도 모르지만 이 사나이의 말을 비웃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다시 사람들은 제각기 떠들기 시작했고 애꾸눈들도 술을 다시 마시며 웃고 즐겼다 . 붉은 장발의 사나이는 아무말도 하지않고 자신에게 온 우유를 들이키며 조용히 앉아 있었다. 반시간쯤 지나고 사람들이 얼큰하게 취할때쯤, 주점의 문이 열렸고 주점은 다시 조 용해졌다. 그러나 이번에 들어온 손님은 남자가 아니었다. 상처를 입었는지, 아니 면 어디가 아픈건지, 허리를 구부린채 콜록거리고 있는 금발의 여성이었다. 여성은 비틀거리며 애꾸눈 근처의 빈 자리에 걸터 앉았고 주문을 받으러온 점원에 게 이 주점에서 가장 독한 술을 손으로 가리켰다. 점원은 괜찮겠냐는 질문을 던지 고 카운터로 걸어갔다. 애꾸눈은 끼가 발동했는듯, 그녀에게 다가가 옆에 앉으며 중얼거렸다. "호오…주점으로 기어 들어오는 여자는 처음인걸? 어디 얼굴좀 볼까? 후후후…." 애꾸눈은 그녀의 헝클어진 머리채를 잡아 올리고 그녀의 얼굴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 약간 지저분하긴 했지만 상당한 미모였다. 애꾸눈은 입맛을 다시며 그녀의 얼굴 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호오…괜찮은 여잔데? 좋아, 나랑 오늘밤에 별이나 세며 낭만을 즐겨볼래? 우하하 하­!!" 퍼억­! 애꾸눈의 동료들과 주점안의 사람들은 놀라지 않을수 없었다. 그 여성의 따귀를 맞 은 애꾸눈이 피를 흘리고 바닥에 쓰러졌기 때문이었다. 애꾸눈이 다시 일어섰을때 그의 얼굴은 퉁퉁 부어 있었다. 그는 입가에 묻은 피를 닦아내며 그녀에게 자신의 잔에 담겨있는 술을 끼얹었다. "이 더러운 계집이!!" 그녀는 얼굴에 묻은 술을 옷자락으로 닦으며 천천히 일어섰다. "푸훗…." 그녀의 눈이 차갑게 빛나자, 애꾸눈 일행은 놀라움을 감출수 없었다. 보통의 여자 에게서 나오는 반응이 아니어서였다. 그녀는 조용히 애꾸눈을 향해 손가락을 까딱 였다. 분명한 도발 행위였다. 화가 머리 끝까지 난 애꾸눈은 탁자에 기대에 놓은 자신의 대검을 뽑아들며 그녀에게 달려들 자세를 취하였다. 그때, 누군가가 그의 옷자락을 잡아 당겼다. 애꾸눈은 뒤를 돌아보고 자신의 옷자락을 잡은 사나이에게 소리쳤다. "이자식! 날 방해할 작정이냐!!!" 애꾸눈의 눈에는 이미 보이는것이 없었다. 그의 옷자락을 잡아당긴 붉은 장발의 사 나이는 싸울 의사가 없다는듯 손바닥을 펴 보이고 실실 웃으며 애꾸눈의 어깨에 팔 을 올려놓았다. "아하∼이거 미안하오 형씨. 하지만 여자를 칼로 때리는건 너무하잖소, 않그러오? 내가 대신 사과하리다, 그러니 기분 풀고 앉으시오." 애꾸눈은 사나이의 팔을 쳐내며 그를 향해서 검을 들어 보였다. "너어! 이 검에 두동강이 나고싶냐!!" 사나이는 팔을 쓰다듬으며 고개를 저었다. "오우, 그럴리가요." "그런데 왜 참견이야! 네가 이 계집의 남편이라도 되는거냐!!" 애꾸눈의 말을 들은 사나이는 다시 고개를 저었다. 그러면서 애꾸눈의 어깨에 다시 팔을 올려놓았다. "어허…아직 장가도 안간 총각에게 그런 실례의 말씀을. 이러지 말고 기분 푸시오 …제발 부탁이외다." 우두둑. 뼈가 어긋나는 소리와 함께 애꾸눈의 눈이 크게 벌어졌다. 애꾸눈은 그 사나이를 보고 고개를 끄덕이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아, 알겠소이다…! 그, 그만 갈테니 팔좀 치워주시오, 제발…!!" 사나이는 팔을 풀며 고맙다는 인사의 말을 했다. 애꾸눈은 도망치듯 일행과 함께 바깥으로 사라졌다. 붉은 장발의 사나이는 피식 웃고는 자리에 일어서있는 여성에 게 다가갔다. 그러나 그녀의 눈초리는 그리 고마워하지 않는것 같았다. "……." 사나이는 어깨를 으쓱이고는 그녀의 앞에 앉았다. 그녀가 자신을 노려보며 계속 서 있자 사나이는 이상한 생각이 들어 그녀에게 말을 걸었다. "아, 이런…끼어들어서 미안하오. 사과할테니 제발 앉으시오, 예?" 그녀는 다시 의자에 걸터 앉았다. 앉는 자세가 여자라고는 할수 없을정도로 터프했 다. 사나이는 그냥 그렇겠지 하며 넘어갔다. "이렇게 만난것도 인연이니 인사나 합시다. 난 리오 스나이퍼라고 하오. 그쪽은 어 떻게…?" 리오는 순간 깜짝 놀라지 않을수 없었다. 자신의 이름까지 들은 그녀의 분위기가 험악해져서 였다. 그녀의 눈은 가늘게 변해 있었고 살기마저 풍기는듯 했다. "아, 아니. 왜 그러세요?" 그녀는 아무말도 하지않고 리오를 노려보고만 있었다. 곧 그녀가 주문한 술이 탁자 위에 놓여졌고 그녀는 술을 받자마자 병째로 들이켰다. 리오는 황당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하…나참." 술을 다 들이킨 수수께끼의 여성은 비틀거리며 주점을 빠져 나갔고 리오는 그녀의 뒷 모습을 잠자코 바라보았다. "…벙어린가? 말은 한마디도 안하고…이상한 여자군." 리오가 한숨을 쉬며 천천히 일어설때, 점원이 급히 달려나오며 리오에게 계산서를 들이 밀었다. "어? 우유값은 지불 했잖소?" "저 숙녀분과 아시는 사이시죠? 그분이 드신 술값입니다." 리오는 잠시 멍하니 있다가 피식 웃으며 계산서를 받아 들었다. "허, 정말 굉장한 여자군. 비싼술도 공짜로 마시고 말이야…자, 여기있소이다." 점원에게 돈을 계산한 리오는 주점을 빠져 나가면서 중얼거렸다. "웃기는군…큰맘먹고 제국에 혼자온 주제에 처음부터 사기나 당하고 말이야…. 에 이…젠장할." 리오는 천천히 자신이 묶고있는 여관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항구도시라서 그런 지 다른 거리는 매우 한산한 편이었다. 눈발이 날리는 거리를 혼자 거닐던 리오는 한 골목을 거닐때 잠시 멈춰섰다. "으응…?" ---------------------------계속--- [13395] 제목 : [조윤철]Gods Κnight(3부) 2. 올린이 : jack21 (이경영 ) 96/02/23 10:39 읽음 : 335 관련자료 없음 잡담: 음악을 들으면서 소설을 쓰면 재미있지용! 푸하하하하­!!! ------------------------------------------------------------------------ 골목의 구석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려왔다. 누군가가 신음하고 있는것 같았다. "…괜히 긁어 부스럼 만드는건 아니겠지…?" 그러나 그런일이 많았던 리오였다. 그는 솔직히 소리가 나는 쪽으로 가고싶지는 않 았지만 천성이 기사라 그럴수밖에 없었다. "제기랄…." 리오는 소리가 난 쪽으로 소리없이 다가가 보았다. 리오는 머리를 살짝 내밀고 그 쪽을 바라보았다. 한 중년의 사나이가 정신이 혼미한 상태의 여성에게 추행을 저지 르고 있었다. 자세히 보니 아까 주점에서 만났던 여성이었다. "이런…그러니 적당히좀 마실것이지…." 그녀의 얼굴을 더듬던 사나이의 덜리는 손이 점점 아래로 내려가기 시작했다. 그의 손은 어느덧 그녀의 가슴쪽에 머물러 있었다. "아앗…." 그녀의 입에서 소리가 나자 사나이는 급히 손으로 그녀의 입을 막으며 일(?)을 계 속 진행해 나갔다. "흐흐흐…조금만 더…어억!" 중년의 사나이의 짧은 신음소리와 함께 그의 몸은 그녀에게서 차츰 멀어져갔다. 그 의 몸이 무엇인가에 붙들려 허공에 떠 있었다. 그는 슬쩍 뒤를 돌아다 보았다. 붉 은 장발의 낮선 사나이가 그를 한심한듯 쳐다보고 있었다. 사나이는 슬쩍 미소를 지으며 리오에게 인사를 건냈다. "아, 안녕하시오…?" 리오는 그리 안녕하지 못하다는 표정으로 사나이에게 물었다. "당신, 가족이 있소?" 그 사나이는 고개를 끄덕였다. 리오는 그 사나이를 반대편에 내려놓으며 말했다. "따뜻한 집에 돌아가 편히 쉬시오. 그러는게 천국에 가는 지름길일거요." 사나이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어디론가 사라졌다. 리오는 한숨을 쉬며 술에 취해 추행당하는것도 느끼지 못했던 그녀를 바라보았다. "후우…어쩌다가 이렇게 되었지? 그냥 슬럼가 출신은 아닌것 같은데…?" 리오는 그녀를 일으켜 어깨에 맨채 여관으로 계속 향했다. 물론 음란한 성격의 리 오는 아니었다. 여관의 주인 아주머니가 이상하게 쳐다보기는 했지만 리오는 게의 치 않고 그녀와 함께 여관방으로 들어갔다. 그녀를 침대에 눕힌 리오는 다시한번 고민에 빠져야만 했다. "후우…데리고 오긴 했지만 어쩌지? 목욕을 시켜야 하나…?" 하지만 그정도의 용기가 있는 리오는 아니었다. 리오는 조용히 쪽지를 적고 이불을 그녀에게 덮어준후 의자로 향했다. "침대에 누워 자본게 언제냐…쳇." 리오는 이리저리 뒤척이며 의자에 깊숙히 눌러앉아 잠을 청했다. 가이라스 왕국에 서 아무말도 하지않고 혼자서 살짝 빠져나온 리오였다. 지크에게만 나중에 제국에 서 만나자고 약속했고 그 이외엔 도망이나 다름이 없었다. 아마도 세레나는 난리가 났을것이다라고 리오는 예상하고 있었다. 리카와 클루토, 머셀도 아마 같을것이다. 슈렌은 잠시 들린 처지여서 바로 다른 공간에 일을 처리하기 위해 떠난 사람이어서 인사를 나누지도 못하였다. "흐음…태라트님은 바로 왕국으로 떠난다고 하셨고…지크가 따라갔으니 염려는 없 겠지. 위험한 상황이면 할아범이 알아서 할거고…." 리오는 천천히 잠에 빠져들었다. 제국에 밀항한후 계속 잠만자는 그였다. 찬란한 아침 햇살…이라고는 하기 약간 어렵지만 희미한 빛이 아침이라는것을 말해 주고 있었다. "우웅…." 리오의 침대에서 대신 자고있던 수수께끼의 여성은 머리를 만지며 고통스러운 표정 으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녀는 주위를 둘러보다가 리오가 의자에 푹 눌러앉아 잠 을 자고 있는것을 보고 싸늘한 표정을 지었다. 이불을 걷고 자리에서 일어나 단검 을 빼어든 그녀는 리오쪽으로 천천히 다가가기 시작했다. "……!" 아무말 없이 그녀는 리오의 목에 칼을 들이대기 시작했다. 그때, 그녀의 눈에 탁자 의에 놓여진 조그마한 쪽지가 들어왔다. 그녀는 단검을 거두고 그 족지를 들어서 읽어보았다. 「잘 잤나? 네가 일어났을때면 난 의자에서 자고 있겠지. 여자가 술을 그렇게 많이 마시면 어떻게 하나, 어쨌든 만취하고 일어났을때는 목욕이 좋다는 말을 들었어. 여관방에 있는 목욕실에서 목욕이나 하시지. 목욕한 후에 그 너덜너덜한 옷은 버리 고 탁자밑에 있는 새옷을 입어, 사이즈가 맞을지 모르겠군. 마지막으로 그냥 나가 도 아무 말을 안하지. 뭐 인사정도야 받아줄수 있지만은 말이야. -리오 스나이퍼. 」 그녀는 다 읽은후 쪽지를 발기발기 찢어버렸다. 그리고 다시 단검을 빼어들고 리오 에게 향했다. 그때, 리오가 몸을 뒤척이며 잠에 취한 목소리로 말했다. "우웅…목욕하고 옷이나 갈아입어…난 스테이크가 아니라구…. 푸우…." 마치 잠꼬대처럼 들리는 리오의 말을 듣고 그녀는 황급히 검을 집어 넣었다. 그녀 는 식은땀까지 흘리며 리오를 바라보았다. 그녀의 눈에 탁자 밑에있는 여성용 옷이 들어왔다. 자신의 긴 금발을 가져다가 냄새를 맡아보기도 했다. "후우…." 그녀는 조용히 한숨을 쉬고나서 천천히 자신의 옷을 벗었다. 흰색의 살결이 방안을 환히 비추는듯 했다. 옷을 모두 벗은 그녀는 욕실로 향했다. 리오는 그녀가 욕실로 들어가자 마자 실눈을 뜨고 나지막히 중얼거렸다. "…죽여주는군…." 리오는 다시 잠을 청했다. 다시 방안에 들어올때도 그녀는 나체일것이 분명하니까 …. 절제성이 있어야만 하는 가즈 나이트의 특성중 하나였다. 목욕을 마치고 타월을 몸에 두른채 방안으로 들어온 그녀는 옷을 갈아 입고서 다른 쪽지에 무언가를 적기 시작했다. 그리고 조용히 리오의 방을 빠져나갔다. 한시간 후쯤, 리오가 일어서서 쪽지를 바라보았을때 리오는 웃지 않을수 없었다. 쪽지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고맙소, 리오 스나이퍼씨. 내 이름은 크리스라고 합니다. 도시의 공원 분수대에 서 당신을 기다리고 있겠소. 그럼 이만….」 "푸훗! 남자인가, 여자 말투가 왜이러지…?" 필체도 마치 남자와 같았다. 리오는 계속 웃으며 방을 정리하고 아래층으로 내려갔 다. 간단히 아침을 먹은 리오는 여관비를 계산하려고 카운터로 갔다. 그때 주인이 빙긋이 웃으며 리오에게 한 처음의 인사는 이것이었다. "밤새 즐거우셨습니까?" 리오는 피식 웃으며 계산을 시작했다. 그리고 여관을 천천히 나섰다. 길거리엔 눈 이 소복히 쌓여 있었고 사람들의 발자국도 많이 찍혀 있었다. 리오는 행인들에게 물어물어 공원으로 향했다. 공원의 분수대엔 글에 적힌대로 크리스가 앉아 리오를 기다리고 있었다. `으음…그건 그렇고 저 아가씨가 왜 날 보자고 한거지?' 리오는 이상하다 생각하면서 그녀에게 다가갔다. 리오를 본 크리스는 인사를 하며 손을 이리저리 교차했다. 리오는 이상하다는 표정을 짓고 그녀에게 물었다. "아, 아니. 말을 하세요 크리스씨." 크리스는 리오의 말을 듣고서 남자처럼 호쾌하게 웃었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그녀 를 쳐다보고 갈 정도였다. 크리스는 아는지 모르는지 계속 손을 이리저리 교차했다 . 리오는 그녀의 손을 가만히 바라보다가 아차 하며 그녀에게 사과를 했다. "아차…! 이거 정말 실례했습니다. 이거 어떻게 하지요…?" 크리스는 손을 이리저리 교차하며 괜찮다는 수화를 해 보였다. 그러나 리오는 그녀 에게 미안함을 감출수가 없었다. "으음…실례가 많군요…. 그건 그렇고 절 보자고 하신 이유가…?" 크리스는 조용히 생각하다가 다시 수화를 통해 자신을 수도로 데리고 가달라는 뜻 을 리오에게 전하였다. 리오는 곤란한 표정을 지어보이며 머리를 긁었다. "아, 저…그건…." 크리스는 짖굿은 표정을 지으며 다시 손을 이리저리 교차했다. 리오는 깜짝 놀라며 얼굴을 붉혔다. "아니, 그것은 일부러 보려고 한건 아닌데…그리고 전 어제밤에 아무짓도 안했다고 요, 정말이에요." 크리스는 믿지 못하겠다는 뜻을 리오에게 비쳤다. 리오는 우물쭈물 하다가 그녀에 수도가 가는 이유를 물었다. 그녀의 수화에 따르면 그녀의 친척이 제국 수도에 있 어서 그런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자신은 혼자라는 말도 덧붙였다. "후우…이런이런. 제 여행은 위험하다고요, 그런데…!" 크리스는 리오의 옆에 바짝 붙으며 그와 팔짱을 꼈다. 리오는 그녀의 적극적인 공 세에 이기지 못하고 결국 그녀를 제국까지 데려다 주기로 하였다. 그의 약점중 고 치지 못한 하나가 바로 이것이었다. 여자에 약하다는것…. 그때, 공원의 사방에서 사이렌 소리가 들려왔다. 리오는 흠칫 놀라며 주위를 둘러 보았다. 메탈자켓 여섯대가 사방의 거리를 포위한채 리오에게 포신을 겨누고 있었 다. 제일 앞에있는 메탈자켓의 스피커에서 음성이 들려왔다. 「들어라 불법무기 소지자! 넌 완전히 포위되었으니 무기를 버리고 항복하라! 20초 의 여유를 주겠다!!」 리오는 의아하게 생각하고 크리스에게 물었다. "아, 아니. 검이 이곳에서는 불법무기란 말이오?" 크리스는 고개를 끄덕였다. 리오는 한심하다는 표정으로 메탈자켓들을 바라보았다. 전에 가이라스 성문에서 보았던 메탈자켓과는 형태가 달랐다. 그것보다 약간 작다 고나 할까? 하지만 메탈자켓은 메탈자켓이었다. 양 어깨에 달린 포구에서 엘리마이 트 빔이 쏘아질것은 뻔한 일이었다. 공원의 분수대를 중심으로 그 포위망 안에 있 는 사람은 리오와 크리스 뿐이었다. 리오는 손목을 천천히 풀며 메탈자켓들의 위치 를 확인했다. "좋아, 박살을 내주지. 크리스는 제 옆에 꼭 붙어있어요, 알았죠?" 크리스는 리오의 곁에 꼭 붙은채 고개를 끄덕였다. 리오는 천천히 디바이너를 뽑아 들었다. 자신의 앞을 막고있는 메탈자켓부터 날려버릴 생각이었다. "이제 사람이 아니라 이녀석들과의 싸움이군, 후훗…." 리오는 자신을 지켜보고 있는 메탈 자켓에게 수화를 하며 도발하기 시작했다. 메탈 자켓 안에 네장된 수화 판독기가 써낸 글을 읽은 탑승자는 분노에 20초를 참지 못 하고 방아쇠에 손을 가져갔다. 판독기가 화면에 출력한 글은 다음과 같았다. 〈 ···Are you ready ? Ha촵Ha촵Ha촵촵촵 〉 메탈자켓 대대의 대장이 전 대원에게 발사명령을 내렸다. "없애버려! 같이있는 여자도 상관하지 말고 쏴라! 사고라고 얼버무리면 돼!!" 여섯대의 어깨에 부착되어있는 엘리마이트 포구에서 흰색의 광선이 리오와 크리스 를 향해 뿜어졌다. "하아아아앗!!" 리오는 자신의 반탄력을 증가시켜 엘리마이트 빔을 모조리 튕겨낸후 디바이너로 땅 을 후려쳤다. "가라앗! 지뢰 자르기!!!" 칼날과 같은 충격파가 땅을 타고서 리오의 앞에있는 메탈자켓 두대를 향했다. 메탈 자켓의 기동성으로 그 충격파를 피한다는건 무리였다. 충격파를 정면으로 얻어맞은 메탈자켓 두대는 조종사가 탈출하자 마자 폭염을 일으키며 폭발했다. 자신의 정면 을 막고있는 메탈자켓이 사라지자 리오는 크리스에게 소리쳤다. "자, 달려요 크리스! 어서!!" 그러나 크리스는 치마를 입고 있어서 그리 빨리 뛸수가 없었다. 그러나 리오는 어 제밤에 애꾸눈을 후려치던 기세의 여자 치고는 못달린다고 생각했다. 리오가 거의 공원의 출구에 다다랐을때 크리스는 리오와 꽤나 멀리 떨어져 있었다. 리오는 우물쭈물 하면서 크리스를 계속 기다렸다. 그녀의 뒤로 메탈자켓 네대가 눈 을 흩날리며 굉장한 속도로 둘을 뒤쫏고 있었다. "꺄아악!" 급한 상황인데 그만 크리스가 넘어지는 사태가 일어나고 말았다. 결국 크리스는 메 탈자켓들에게 포위되었고 리오는 곤란한 상황에 처하고 말았다. 「자! 동료를 놔두고 도망가지는 않겠지? 어서 무기를 버리고 투항해라, 그렇지 않 으면 엘리마이트 빔을 이 여자의 얼굴에 쏴버릴것이다!」 리오는 가만히 서 있었다. 그러나 메탈자켓의 기계손에 붙들려 발버둥치는 크리스 의 모습을 보고 결국 디바이너를 땅에 꼽고서 손을 올린채 그들에게 다가갔다. "젠장…!" ----------------------계속--- [13442] 제목 : [조윤철]Gods Κnight(3부) 3. 올린이 : jack21 (이경영 ) 96/02/24 09:50 읽음 : 343 관련자료 없음 ------------------------------------------------------------------- | 리오 스나이퍼란 사나이가 최초로 설정이 된 날짜…. | | 1993년 12월 어느날…(기억이 안나요…) | | 원작가 왈: 아마 그때가 훨씬 강했을걸? | | 옮긴이 왈: 그리고 그때는 머리가 짧았다구…지금이 훨씬 인간같지. | ------------------------------------------------------------------- 리오가 손을 들고 투항하는 것처럼 자신들에게 다가오자 메탈자켓들은 리오도 같이 포위하고 포신을 겨누었다. "크리스, 괜찮아요?" 리오는 메탈자켓에게 손을 붙들려있는 크리스에게 안부를 물었다. 크리스는 고개를 끄덕였다. "어제밤은 애꾸눈을 코피가 날 정도로 후려치고는 오늘은 영 힘이 없어보이는군요. 나중에 뛰기 연습좀 해 두세요." 리오가 크리스를 보고 계속해서 말을 해 대자 메탈자켓의 대장이 스피커를 통해 리 오에게 주의를 주었다. 「이봐! 잡담은 금물이다!!」 리오는 흘끔 메탈자켓을 쳐다보았다. 그리고 나서 손을 이리저리 흔들다가 양손으 로 검을 거머쥔 자세를 취하였다. 크리스를 비롯한 메탈자켓의 탑승자들은 의아한 눈으로 리오를 바라보았다. "자, 만난 기념으로 멋진 묘기를 보여주지요, 크리스." 리오는 크리스를 잡고있는 메탈자켓의 기계손을 향해 팔을 뻗었다. 「뭐하는거냐! 설마 맨손으로 메탈자켓의 손을 자르려는건 아니겠지? 와하하하!!」 그 말을 들은 리오는 나지막히 중얼거렸다. "맨손으론 당연히 못하지…후훗." 리오는 기합과 함께 팔을 휘둘렀다. 그와 동시에, 둔탁한 소리와 함께 메탈자켓의 팔이 잘리며 크리스의 팔이 자유로워졌다. 크리스와 메탈자켓의 탑승자들은 놀라지 않을수 없었다. 리오는 팔을 풀고서 손을 이리저리 흔들었다. 마치 무언가를 조종하는것 처럼 보였 다. 그의 팔이 한번 흔들릴때마다 메탈자켓의 동체들에 금이 그어졌다. 조종사들은 혼비백산해 조종간을 제대로 잡고 있지를 못했다. "이, 이게 어떻게 된거…아, 아니!!!" 자신의 머리 위…그러니까 메탈자켓의 윗쪽에 보라색의 검이 공중에 붕 떠있는것을 메탈자켓의 조종사중 한명이 볼수가 있었다. 리오는 그들의 시선이 공중에 떠있는 디바이너에 고정되어 있자 어깨를 으쓱였다. "엇, 들켰잖아…그럼 쇼할 필요가 없겠군." 리오가 팔을 풀자 공중에 떠있는 디바이너가 리오의 앞 땅바닥에 박혔다. 그는 다 시 검을 잡고서 크리스의 팔을 잡아 당기며 소리쳤다. "자, 어서! 빠져 나가자구요!!" 크리스는 얼떨떨한 표정으로 리오가 달려가는 방향으로 같이 뛰기 시작했다. 메탈 자켓의 헤치가 열리고 탑승하고 있던 군복의 사나이들이 무기를 꺼내 들었다. 리오 는 자신의 뒷쪽을 흘끔 보고서 움찔했다. "총!?" 리오가 신음하듯 중얼거린 그대로, 군인들이 잡고 있는것은 총이었다. 리오는 크리 스를 자신의 앞쪽으로 보내고서 매탈자켓을 향해 돌아섰다. 그것을 본 군인들은 리 오를 향해 자신들이 배운대로 정확히 총을 조준했다. 대장이 소리쳤다. "쏴라! 볼것없이 쏴랏!!" 리오도 그냥 있지만은 않았다. 주먹에 기를 돌리고 머리위로 쳐 들었다. "이거나 먹어랏­!!" 쿠우웅­!!! 리오가 지면을 내려 치자, 굉음과 함께 메탈자켓의 바로 밑의 땅이 흔들리기 시작 했다. 군인들은 메탈자켓의 좌석 바로 위에 서있는 상태라 조금만 흔들려도 중심을 잡기 힘든 상태였다. "뭐, 뭐냐!!" 콰아악! 다시한번 땅이 심하게 흔들리더니, 지면의 바로 밑에 있었던 것처럼 보이는 거대한 돌덩이가 지면을 뚫고 그 위의 메탈자켓들을 장난감 넘어뜨리듯 쓰러뜨렸다. 그 위 에 타고있던 사람들은 말할바가 아니었다. 메탈자켓에 깔린 군인도 있었고 튕겨져 날아간 군인도 있었다. 근처나 건물 위에서 구경하던 시민들은 물론, 저쪽까지 달 려갔던 크리스도 그 광경에 입을 다물수 없었다. 리오는 주먹을 쓰다듬은 후 쓰러 져 있는 군인들을 비웃으며 크리스가 있는쪽으로 달려갔다. "하핫! 그런 장난감에 의지하면 못쓴다구!!" 리리오에게 무참히 패배당한 대대의 대장은 땅을 치면서 분개했다. 대인용으로 최 고의 무기라고 굳게 믿어오고 있던 자신들의 메탈자켓들이 이렇게 박살나리라고는 상상하지 못해서였다. 한참을 뛰어가던 크리스는 뒤에 뛰어오는 리오에게 잠시 멈추라는 손짓을 해 보였 다. 리오는 주위를 둘러보고서 크리스에게 잠시 쉴틈을 주었다. "후우­. 검이 불법무기일줄은 몰랐네. 그런데 이상하네요?" "?" 크리스는 무엇이 아상하느냐는 표정으로 리오를 바라보았다. 리오는 팔짱을 끼면서 말했다. "제 검은 망토안에 쏙 들어가는 편이라서 눈에 잘 띄질 않거든요. 그런데 그녀석들 이 어㉭게 알았을까요…정말 이해가 안가네요." 크리스는 빙긋 웃으며 리오에게 수화로 말했다. 누가 고발했을지도 모르니까, 간수 를 잘 하라는 뜻이었다. 리오는 고개를 끄덕였다. "자, 그녀석들이 다시 쫓아올지 모르는 상황이니 어서 갑시다. 수도로 가자고 했죠 ? 으음…마을 바깥쪽의 날씨는 훨씬 추울테니까, 두꺼운 외투를 준비하는게 좋겠어 요, 서둘러요." 크리스는 알았다는 수화를 리오에게 전했다. 리오와 크리스는 근처의 상점에서 크 리스용의 외투와 몇가지 물품등을 산 뒤에 마을을 서둘러서 빠져 나갔다. 그날밤, 메탈자켓 대대는 비상이 걸렸다. 메탈자켓 여섯대를 웃음거리로 만든 한 사나이 때문이었다. "쳇, 신고를 받고 출동한 다음에 이꼴을 당하다니! 신고한 사람이 도대체 누구야!! 그런 녀석을 우리에게 맡기다니…!" 붕대를 칭칭 감고있는 대장에게 앞의 부관이 군대식의 또렷한 발음으로 보고하기 시작했다. "예, 신원 미상의 여성이었습니다. 인상착의와 특징까지 정확히 알려준것을 보아 아마도 우리를 함정에 빠뜨리려는 계획중에 하나였을지도 모른다고 생각됩니다." 대장은 한숨을 쉬며 의자에 몸을 기대었다. "…그런데 어떻게 땅속에 있는 바위를 쳐 올린거지…? 상식으로선 도저히 납득이 가지 않는 일이었어…." 마법이란것을 믿어도 인간의 힘에 대해선 한계가 있다는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는 제국의 상식으로는 물론 납득이 안가는 일이었다. 대장은 부관에게 검은색의 디스 크를 주며 명령했다. "이 데이타를 상부에 보고하게. 아침의 전투가 들어있는 디스크야. 특히, 붉은머리 녀석은 반드시 지명수배를 첨부하도록. 알아들었나?" 부관은 디스크를 받고 거수경례를 절도있게 했다. "명령대로!" 부관이 디스크를 가지고 밖으로 나가자, 대장은 자신의 서랍 안에있는 담배를 꺼내 불을 붙였다. 니코틴에 의한 마음의 안정을 얻고 싶어서일까. 연기를 후우 뿜어내 며 그는 중얼거렸다. "두 왕국의 기사라는 녀석들이 모두 그정도라면…위험한 일이 아닐수 없겠군." 다시 담배를 입에 가져가며 그는 걱정이 담긴 숨을 들이쉬어 보았다. 1부 [벙어리 미녀] 끝 2부 [용사들] "휴우…눈이 많이 내렸군요. 나무가 쓰러질 정도니…역시 제국은 싫어." 그리 크지는 않은 나무가 눈의 무게에 의해 쓰러져 길을 막고있는 현장을 본 리오 는 살짝 인상을 쓰면서 나무쪽으로 걸어갔다. 크리스는 잘린 나무 밑둥에 앉아 리 오가 나무 치우는것을 지켜보았다. "흐아압!!" 쓰러진 나무를 가볍게 들어올린 리오는 길의 옆쪽으로 나무를 던져놓었다. 리오는 손목을 꺼떡거리며 크리스에게 가자는 손짓을 했다. "자, 가요 크리스." 옷을 털면서 일어선 크리스는 리오의 옆에 꼭 붙어서 다시 숲속을 걸어갔다. "저, 저녀석…!? 장정 셋이서 겨우 드는 나무를 혼자서 번쩍들다니, 이거 잘못하면 두목이 위험하겠는걸…!!" 둘에게서 약간 떨어진 나무 위의 그림자가 불안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그림자는 나무와 나무 사이를 가볍게 뛰어 어디론가 사라졌다. "히렌, 나 춥단말이야!" 같은 숲속의 한쪽에선 털로된 귀마개를 하고있는 귀여운 얼굴의 소녀가 털가죽옷을 가죽갑옷 속에 껴입은 소년에게 힘들다는 표정으로 소리쳤다. 히렌이라 불린 소년 은 짜증난 표정을 지으며 소녀에게 소리쳤다. "메이린, 제국을 물리치려면 이정도 추위쯤은 견뎌낼수 있어야 한다구! 그들에게 끌려간 우리 부모님의 말씀이 생각 안나는거야!" 메이린이란 이름의 소녀는 그 말을 듣고 그만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히렌은 그 모습을 보고 곤란한듯 머리를 긁적였다. "…미안해, 하지만 부모님들을 구한수 있는것은 우리 뿐이야. 힘내자 메이린!" 메이린은 옷소매로 눈물을 닦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얼마쯤 길을 걸어가던 둘의 귀에 사람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친한 사람들끼리 왁 자지껄하는 소리는 아니었다. 히렌은 메이린을 바라보았다. "메이린, 설마…!!" 메이린은 겁에질린 표정을 짓고 히렌의 옷자락을 소리가 들린 반대편으로 잡아 당 겼다. "도, 도적같아 히렌…!!" 하지만 의협심이 넘치는 히렌은 메이린의 팔을 붙잡고 소리가 들린족으로 뛰어가기 시작했다. "네말이 맞아! 누군가가 위험에 처한것이 분명해!!" 메이린은 어쩔수 없이 히렌과 함께 소리가 들린쪽으로 뛰어갔다. 눈이 잔뜩 쌓인 숲을 지나 그들의 눈에 보인것은 여러명의 장정들에게 둘러쌓인 두명의 남녀였다. 한사람은 붉은 장발을 뒤로 묶은 큰키의 사나이였고 다른 한명은 긴 금발을 하고 있는 미녀였다. "자아­!! 가진것을 다 내놔, 돈이든지, 식량이던지, 여자던지! 우하하하!!!" 도적들의 두목으로 보이는 사나이의 거친 목소리를 듣고 리오는 팔짱을 끼며 코웃 음을 쳤다. "아하∼너희들이 바로 숲속의 도적들이군. 우리에게 볼일이 그것밖에 없나?" 도적의 두목은 황당한 표정을 지으며 소리쳤다. 여태까지 자신들과 숲속에서 마주 친 사람들과 너무나도 달랐기 때문이었다. 그는 눈짓으로 부하들에게 무기를 꺼내 라고 신호를 보냈다. 그와 동시에 그와 그의 부하들은 날이 넓은 대검을 칼집에서 꺼내어 리오와 크리스를 위협했다. 리오는 양손을 슬쩍 올리며 웃어보였다. "오우, 검은 이나라에서 불법 무기라고 하던데…어떻게 구했지?" 두목은 움찔했다. 도저히 당하는 입장에서 나오는 말투가 아니어서였다. 게다가 붉은머리 뒤에있는 여자도 마찬가지였다. 전혀 도적과 마주친 여자같지가 않았다. "이, 이녀석들…!! 쳐라앗!!!" 두목의 고함과 함께 도적들이 리오와 크리스에게 달려들려는 찰나, 숲속에서 또다 른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만둬 이녀석들!!!" 디바이너를 뽑으려던 리오는 깜짝 놀라며 검에서 손을 떼었다. 생각지도 못했던 소 년이 숲속에서 튀어나온 것이었다. "뭐, 뭐야 이건…?" -------------------------------계속--------- [13479] 제목 : [조윤철]Gods Κnight(3부) 4. 올린이 : jack21 (이경영 ) 96/02/25 10:10 읽음 : 328 관련자료 없음 `지크'라는 캐릭터의 설정 기간은?(독자 모 씨의 질문) 원작가 왈: 하루? 반나절? 한시간? 부하하하….(이 인간은 성격이 괴팍함) 옮긴이 왈: 정확히 95년 4월부터 5월까지임. 그러나 별로 생각을 많이 한 인물은 아님.(근데 떴음) -------------------------------------------------------------------------- 히렌은 자신의 등에 장비된 장검을 뽑아들고 도적들 앞에 섰다. 도적들은 그가 나 타났을때 약간 놀랐을 뿐, 히렌이 소년이라는걸 알고는 그에게까지 접근해 왔다. "이, 꼬마녀석이…! 감히 이 어르신들을 놀래켜? 맛을 보여줄테다!!!" 도적중 한명이 소리치며 히렌에게 달려들자 리오는 디바이너를 슬슬 뽑으려고 했으 나 히렌이 도적의 검을 날리는 장면을 보고 다시 손을 떼었다. 굉장히 빠른 실력의 소년이라고 리오는 생각했다. 히렌에게 당한 도적은 손을 어루만지며 옆에 떨어진 대검을 다시 집어들었다. 자신의 부하가 소년에게 쩔쩔매는 꼴을 본 도적의 두목은 다른 부하 한명을 그쪽으로 보내며 소리쳤다. "칠칠치 못한것! 그깟 어린아이에게 당하고 있다니, 부끄러운줄 알아라!" 히렌은 상대가 둘로 불어나자 숲으로 그들을 유인하기로 마음먹었다. 숲으로 뛰어 며 히렌은 리오에게 소리쳤다. "이봐요! 내가 올때까지만 버티고 있어요, 알았죠!!!" 그 말을 들은 리오는 어깨를 들썩이며 크게 웃었다. "하, 하하하…!" 두목은 리오가 웃기 시작하자 자존심이 상한듯 리오에게 소리쳤다. "이, 이녀석! 뭐가 그리 우숩냐!!" 리오는 입가에 웃음을 남긴채 디바이너를 뽑아 들었다. 보라색의 날이 눈에 들어온 도적들은 약간 움찔거렸다. 리오는 검을 몇바퀴 돌리며 도적들에게 다가가기 시작 했다. "저 꼬마가 할일을 줄여줘야 하겠군, 후훗…. 내가 이정도로 약해보였나…?" 두목은 더이상 참지 못하겠다는듯 고함을 지르며 리오에게 달려들었다. 공중에 도 약해서 리오의 머리를 두조각낼 심산이었다. "받아라앗­!! 어엇!?" 두목은 공중에 뜬 순간 자신의 눈을 믿을수가 없었다. 뜨기 전까지 지상에 있던 붉 은머리의 모습이 갑자기 사라졌기 때문이었다. 두목은 위를 바라보았다. "!!" 리오는 어느새 두목보다 위에 있었다. 리오는 디바이너의 자루를 두손으로 쥐고서 자루의 끝으로 두목의 등을 내리쳤다. "커헉­!!" 입에서 선혈을 뿜으며 눈밭에 처박힌 두목은 더이상 움직이지 않았다. 그 광경을 눈으로 직접 본 도적들은 리오가 자신들을 향해 눈을 돌리자 슬금슬금 뒤로 물러서 기 시작했다. 때마침, 히렌이 간쪽에서 부스럭 소리가 들려왔다. 리오는 급히 디바 이너를 집어넣고 도적들을 쏘아보았다. 그와 동시에, 히렌이 검에 피를 묻힌채 돌 아왔고 도적들은 두목을 업고 어디론가 도망치기 시작했다. 히렌은 그들이 도망치 는 광경을 보고 안심한듯 한숨을 쉬었다. `나이스 타이밍…훗.' 리오는 속으로 이렇게 말하며 소년을 바라보았다. 그 소년도 분명 보통실력은 아닌 것만이 확실했다. 도적 두명을 생각보다 빨리 처리한 탓도 있었고 그 소년에게서 발산되는 기가 강했기 때문이었다. 물론 단련된 기사 수준이었지만. "아, 당신들 괜찮아요?" 히렌은 땀을 닦으며 리오와 크리스에게 물었다. 크리스는 고맙다는듯 웃어보이며 고개를 끄덕였다. "아, 덕분에. 정말 고맙다. 그럼 다음에 또 볼수 있기를…." 리오는 그렇게 슬쩍 인사한후 크리스와 함께 다시 갈길로 돌아섰다. 히렌은 리오가 그렇게 인사하고 떠나가자 약간 화가난듯 인상을 찌그러뜨렸다. 둘이 떠나자 나무 뒤에서 숨어있던 메이린이 히렌에게 다가왔다. 히렌은 괜찮내고 메이린에게 물으려 하다가 메이린의 눈을 보고 깜짝 놀랐다. 리오와 크리스가 간 방향으로 시선이 고 정되어 있었다. 그것도 약간 이상한 눈초리로…. "아아…정말 멋있었어…." 메이린이 그렇게 중얼거리자 히렌은 멋적은듯 머리를 긁었다. "아하하…그렇게 멋있지는 않았는데, 어쨌든 고마워 메이린." 그러나 메이린의 시선은 여전히 고정된 그대로였다. 히렌은 설마 하면서 메이린을 툭툭 건드렸다. 정신을 차린 메이린은 주위를 두리번 거렸다. "아, 히렌. 그 기사님은…?" 히렌은 도무지 알수 없다는 표정으로 메이린에게 물었다. "기사님? 누구 말이야?" "붉은 장발의…아아…정말 멋진 남자였어, 꿈에 본 그대로야…!" 히렌은 검을 다시 집어 넣으며 메이린과 함께 가던 여행길을 계속 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메이린의 말이 도무지 머리속에서 떠나지가 않았다. 자신이 알기론 그 붉은 머리의 사나이는 검을 한번도 뽑은적이 없었다. 그런데 기사라니…. 어쨌든 히렌과 메이린 둘은 다음 목적지인 루퍼헨드에 그날저녁 도착할수 있었다. 거기서부터 둘의 진짜 여행이 시작되는 것이었다. 리오와 크리스의 이번 목적지는 루퍼헨드였다. 이틀만에 따뜻한 여관에서 자게된 크리스는 기분이 좋은듯 했으나 그것도 오래가지는 않았다. 여관이 모조리 트레이 지 헌터들에 의해 꽉꽉 들어찬 것이었다. 세개의 여관중 마지막으로 그들이 들른 여관의 주인 역시 죄송하다는 말 뿐이었다. "이런…이 마을에 무슨 일이라도 있는겁니까? 그 보물 사냥꾼들이 몰려든 이유가 있을텐데요?" 여관 주인은 자신의 안경을 닦으며 얘기를 시작했다. "예에…한 한달 전쯤인가, 이마을의 동쪽산에 거대한 유성이 떨어졌답니다. 사람들 은 처음에 마을에 피해만 입지 않으면 된다는 생각으로 그 근처에는 얼씬도 안했지 만 시일이 지나 어던 사나이가 그곳에서 거대한 에메랄드를 캐 내었다는 소문이 돌 기 시작했죠. 실제로 그곳에서 에메랄드를 찾아서 온 사람들도 있고요. 그 후로 이 마을에 보물 사냥꾼들이 몰려들어 결국 이런 상황까지 되었답니다." 주인의 말을 들은 리오는 고개를 끄덕이며 주인에게 다시 물었다. "예에…그건 그렇고, 진짜 잘 방이 없는겁니까?" 주인은 곰곰히 생각해 보다가 무언가 생각이 났다는듯 장부를 뒤져보았다. 그리고 환한 표정으로 리오에게 말했다. "아, 합숙할만한 방이 두개 있습니다. 아까전에 손님이 들어간 방인데요, 여자 한 명과 남자 한명이랍니다. 따로 주무실 생각이시면 그 손님과 같이 주무시지요." 리오는 크리스를 바라보았다. 자신은 사실 여관 밖에서 자도 죽지만 않으면 되는 사람이었으나 크리스는 그렇지가 않아서였다. 크리스는 그것도 괜찮다는 뜻을 리오 에게 밝혔다. "좋아요, 그렇게 하죠. 그 손님들에게 말좀 잘 해주십시오." 주인은 걱정하지 말라는 말을 한후에 2층으로 직원을 올려 보냈다. 곧 직원이 좋은 소식을 들고왔고 리오와 크리스는 방으로 안내되었다. 남자 손님의 방이 열려졌고 안의 손님이 머리를 내밀자, 손님과 리오는 깜짝 놀라지 않을수 없었다. "허이구…숲속에서 만난 정의의 용사 아니신가?" 손님, 히렌은 그리 반갑지 않은 표정으로 리오를 맞아 들였다. 크리스는 그 옆의 방에 있는 메이린과 함께 밤을 지내게 되었다. 방 안에서 리오는 그리 껄끄럽지 않은듯 당당하게 망토를 벗어 옷걸이에 집어 던졌 다. 히렌의 눈에 가장먼저 띈것은 리오의 디바이너였다. 히렌은 못마땅한 표정으로 리오를 계속 보다가 리오의 상반신이 드러나자 잠시 눈이 커졌다. 생각보다 훨씬 발달한 상체였다. 히렌 자신과는 비교할수가 없었다. 물론 소년과 청년의 차이이긴 했지만…. 리오는 히렌의 시선을 느끼고 씨익 웃으며 말했다. "이봐, 남자끼리 그렇게 바라보는것도 좋은게 아니라구." 히렌은 그 말에 화가난듯 침대에 누워 이불을 팍 뒤집어 쓰고 리오에게 말했다. "이 방엔 침대가 하나밖에 없으니 당신은 알아서 주무세요. 알았죠?" 리오는 욕실로 들어가며 웃음이 섞인 말투로 히렌에게 말했다. "괜찮아, 난 침대하고 별로 안친하니까. 자본지 하두 오래되서 말이지, 하하하…." 히렌은 리오를 더욱 탐탁치 않은 눈으로 보게 되었다. 이런생각, 저런생각을 하다 가 그는 곧 잠이 들었고, 욕실에서 나온 리오는 다시 옷을 입고서 의자에 푹 눌러 앉았다. "하아아암…잘자라 꼬마…." 크리스와 방을 같이 쓰게된 메이린은 크리스와 간단히 인사를 나누었다. "안녕하세요? 전 메이린이라고 합니다. 실례합니다만 성함이 어떻게…." 그러나 크리스는 웃기만 할 뿐, 대답을 하지 않았다. 메이린은 이상한 여자라고 생 각하다가 오후에 숲속에서 붉은 머리의 남자와 크리스가 수화를 나누는 모습이 떠 올라 아차 하며 미안하다는 수화를 이리저리 해 보였다. 그리 능숙하지 않은 수화 라 크리스가 바로 알아듣지는 못했지만 대충 뜻을 알아 들었는지 자신의 이름을 수 화로 천천히 메이린에게 전했다. 그리고 자신에게 뜻을 전할때는 말로 해도 상관이 없다고 추가했다. 메이린은 고개를 끄덕였다. "크리스…, 알겠습니다. 방금전엔 정말 죄송했어요." 크리스는 괜찮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옷을 벗고 목욕할 준비를 했다. 메이린 은 욕실로 들어가는 크리스에게 잘때 자신의 옆에서 자도 괜찮다는 말을 했다. 곧 아침이 밝았고, 리오는 닭 울음소리에 단잠에서 깨어났다. 기지개를 켜며 의자 에서 일어난 리오는 허리를 매만지며 중얼거렸다. "으윽…계속 의자에서 이렇게 자다간 허리가 끊어지겠군. 젠장…." 히렌은 여전히 이불을 폭 뒤집어 쓰고 잠을 즐기는 상태였다. 그가 자는 사이에 리오는 히렌의 검을 뽑아 보았다. 무기상에서 구할수 있는 단순한 검이었다. "날도 무르고…싸구려 티가 나는군. 이거 가지고 잘도 싸워왔구나 꼬마." 리오는 다시 검을 집어넣고 방 밖으로 나갔다. 여관에서 지금 떠날 생각은 아니었 지만 방안에서 가만히 있기가 싫어서였다. 리오와 복도에서 마주친 사람들은 모두 리오를 이상한 눈초리로 바라보았다. 망토 안에는 소매 없는 옷을 입고있는 리오였 다. 겨울인데 그런옷을 입고 돌아다닌다면 이상한 눈초리로 바라보는게 당연할지도 모른다. "자아, 아가씨는 잘 주무시나…?" 리오는 청각을 확대시키고 크리스와 메이린이 자고있는 방의 문에 귀를 대 보았다. "…어엇…?" 리오는 순간적으로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귀를 떼었다. 그러다가 다시 귀를 댄 리 오는 방 안에서 들리는 소리를 자세히 들어보았다. "아, 아앙…그곳은 안되요 크리스…!" 분명 소녀의 목소리였다. 그런데 크리스의 이름까지 나오니 리오는 긴장(?)하지 않을수 없었다. "가, 간지러워요, 그만…아, 안돼요, 여기까지…!" 리오는 귀를 떼고 깊은 생각에 빠졌다. 생각하기도 곤란한 생각들이 그의 머리속 을 스쳐갔다. `설마…크리스가 남자…?' 하지만 그럴리는 없었다. 그녀의 나체를 슬그머니 본 리오였다. "어쩔수 없지…!" 리오는 방문의 틈새로 눈을 가져갔다. 그리고 틈새를 통해 방안에서 벌어지는 광경 을 바라볼수가 있었다. "…!!" 안의 정황을 살펴본 리오는 바로 일어서서 자신의 머리를 주먹으로 살짝 쳤다. 그 리고나서 다시 자신의 방으로 향했다. "…젠장할…이상한 여자애 잖아…!" 리오는 터벅터벅 걸어가며 인상을 쓴채 중얼거렸다. "귀를 청소하는데 그렇게까지 반응하는 애는 처음봤네…." 리오가 방문의 손잡이를 잡았을때 밖에서 시끄러운 소리가 들려왔다. 리오는 아래 층으로 내려가는 계단에 귀를 기울여 보았다. ----------------------------계속--- [13541] 제목 : [조윤철]Gods Κnight(3부) 5. 올린이 : jack21 (이경영 ) 96/02/26 10:47 읽음 : 350 관련자료 없음 리오와 지크, 그리고 슈렌중 누가 더 강하나요? (독자 모 씨의 질문) 원작가 왈: 글쎄요…당연히 리오가 주인공이니 강하지 않을까요? 부하하하하…. 옮긴이 왈: 웃기지 마셔 원작가님. 리오와 지크가 만약 맨손으로 붙는다면 리오 가 딸리고요, 리오와 지크가 검으로 붙는다면 지크가 딸리지요. 그 리고 슈렌과 둘중 누구 하나가 붙는다면 비슷할거에요. (결국 설정상 셋이 거의 비슷하다는 말임…모르죠, 작가 맘이니까요) -------------------------------------------------------------------------- -- "보석이다! 보석을 찾았다!!!" 어떤 보물 사냥꾼이 보석을 찾은 모양이었다. 리오는 별일 아니라고 생각한후 다시 방으로 들어갔다. 그가 옆방에 다녀온 사이에 히렌은 자리에서 일어나 있었다. 리 오는 손을 올리고 히렌에게 반갑다는 인사를 해 보였다. "어이, 잘잤니?" "예…." 히렌은 건성으로 대답하며 이불을 차곡차곡 개었다. 깔끔한 성격을 보여주는 행동 이었다. "밖이 왜이렇게 시끄럽지요?" 히렌도 들었는지 리오에게 밖의 정황을 물었다. 리오는 별일 아니라는 표정으로 대 답해 주었다. "으응, 누가 보석을 찾은 모양이다. 좋기도 하겠지 뭐…. 아, 그런데 너." 히렌은 리오를 돌아보았다. "예?" "검은 언제부터 배웠지?" 히렌은 그 물음에 자신있게 대답하였다. 자신의 검술을 자랑스럽게 여기는 그였다. "배우지 않았어요. 스스로 훈련한 거에요." "오, 그래? 이거 놀랐는데…? 손바닥좀 잠깐 보여줄래?" 히렌은 리오가 무슨 의도로 그러는지 이해할수가 없었다. 그러나 그도 검을 가지고 다니는 것으로 보아 뭔가 아는것 같아서 손을 내밀어 보았다. 리오는 이리저리 손 바닥을 살펴본 후에 고개를 살짝 저었다. "이런 이런…, 검을 쓸때 넌 나쁜 버릇이 하나 있구나." 그의 말을 들은 히렌은 깜짝 놀라지 않을수 없었다. 손바닥만 보고 어떻게 자신의 검술을 알수 있단 말인가. 그러나 히렌은 겉으로 드러내지 않고 손을 거칠게 뺐다. "우, 웃기지 말아요! 이렇게 잘 아는 사람이 도적이 나타났을때 가만히 있었나요?" 리오는 고개를 이리저리 끄떡거렸다. 마음대로 생각하라는 표현이었다. 히렌은 인 상을 쓰면서 자신의 검을 잡고 방에서 나갔다. 말도없이 나가는 히렌을 바라보며 리오는 속으로 중얼거렸다. `손바닥 안쪽에까지 군살이 박힐 정도로 검을 무리하게 휘두른단 말이야…멍청아.' 히렌은 자존심이 상한듯 계속 씩씩 거리며 메이린이 있는 방으로 성큼성큼 걸어갔 다. `쳇, 아무것도 못하는 주제에 무슨…!' 히렌은 메이린이 있는 방문을 약간 강하게 노크했다. 그러자 안에서 어제 숲속에서 본 미인이 메이린 대신 그를 맞아주었다. 크리스는 빙긋 웃으며 히렌을 안으로 들 여보내 주었다. 히렌은 고맙다는 인사와 함께 안으로 들어갔다. "아, 히렌!" 메이린은 귀가 아직도 가려운듯 손가락을 귓속에 살짝 넣은채 히렌을 반겨주었다. 히렌은 그리 반갑지 않다는 표정으로 의자에 앉았다. "자, 이제 출발하자 메이린." 메이린은 히렌의 말을 듣자 싫다는 표정을 지었다. "여기 온지 하루도 안되었는데 벌써 떠나자구? 난 싫어!" 히렌과 메이린이 싸우는 동안에 크리스는 살짝 방에서 빠져나왔다. 그리고 리오가 있는 방쪽을 바라본뒤에 아래층으로 빠르게 내려갔다. 그녀가 내려감과 동시에 리 오가 방에서 나와 메이린과 히렌이 있는 방으로 향했다. "흐음…더 있다가 출발할까? 크리스에게 물어보는편이 났겠지?" 리오는 방문을 벌컥 열어 젖히며 안으로 들어갔다. 안에선 크리스 대신에 히렌과 메이린이 열띤 토론을 하고 있었다. 리오가 들어온것도 모를 정도였다. "넌 나이가 열 여섯이나 되서 아직도 응석이나 피울꺼야!" 히렌의 언성이 차츰 높아지기 시작했다. 메이린도 지지 않았다. "히렌은! 나보다 2개월 먼저 태어난 주제에 다른거 있어! 없잖아!!" 리오는 그들의 말을 듣고 이해가 안가는 부분이 있었다. 메이린이라고 하는 소녀의 나이가 열 여섯이라는게 도저히 믿어지지가 않아서였다. `…열 여섯의 소녀가 저렇게 작아…?' 히렌은 그럭저럭 같은 나이 또래에서 큰 편이었으나 메이린은 좀 작은 편에 속하였 다. 성숙도(!)도 떨어지는 편이었다. 귀엽다고 말할수 있을까. 리오는 다른방의 손님들에게 피해를 끼칠것같아 그들을 말리기로 결심하였다. "어이, 잠깐 여기좀 보실까?" 리오가 방문을 살짝 두드리며 그들을 부르자, 히렌은 못마땅한 표정을 여전히 지으 며 고개를 획 돌렸고 메이린은 자신의 얼굴을 양손으로 가리며 어쩔줄 몰라했다. "쳇, 뭐에요!" "아, 기사님…!" 둘의 확연히 다른 태도에 리오는 살짝 웃음을 지으며 방안으로 들어왔다. 침대에 앉아있는 메이린의 옆에 리오가 앉자 메이린은 더욱 얼굴을 붉히며 부끄러워했다. 히렌은 더욱 못마땅한 표정을 지었다. "너무 큰소리로 싸우면 보기 않좋잖아, 그렇지 않니 작은 아가씨?" 메이린은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 리오와 메이린이 그러고 있는 꼴을 못보겠는듯, 히렌은 의자에서 일어나 밖으로 뛰쳐 나갔다. 메이린은 깜짝 놀라 히렌을 불렀으나 그는 대답도 하지 않았다. "어, 어쩌죠? 히렌이 저때문에…." 리오는 어깨를 으쓱이며 괜찮다는 표정을 지어주었다. "걱정하지 마. 저 나이때는 다 저러니까 말이야. 그건 그렇고 너희들은 어디로 가 는거니?" 메이린은 약간 말하기 곤란하다는 표정을 지어보였다. 리오는 그녀의 얼굴을 보고 다시 고개를 저었다. "아, 말하지 않아도 돼. 곤란한 일은 누구에게나 있는거니까 말이야. 그럼 이름은 가르쳐 줄수 있니?" 메이린은 기다렸다는듯 자신의 이름을 리오에게 말했다. "메이린, 메이린 바이다론 이라고 해요!" 리오는 고개를 끄덕이며 자신의 이름을 말해주었다. "그래, 난 리오 스나이퍼. 나중에 다시 만날일이 있으면 그냥 리오라고 하렴." 메이린은 기분이 좋은듯 고개를 끄덕였다. 리오는 메이린의 머리를 쓰다듬어준 후 에 방에서 조용히 나갔다. 방 밖에선 히렌이 팔짱을 낀채 리오를 쏘아보고 있었다. "……." 리오는 빙긋 웃으며 히렌의 어깨에 손을 올려놓았다. 히렌은 리오가 자신의 어깨에 손을 가볍게 올려놓자 흠칫 놀랐다. "훗, 열심히 연습하라구 친구." 리오는 손을 흔들며 자신의 방으로 향했다. 히렌은 아직도 손을 떨고 있었다. `피, 피했는데!?' 히렌은 사실 리오가 손을 올려놓으려고 할때 어깨를 흔들어 떨쳐 내려고 했었다. 그러나 리오는 너무나도 손쉽게 히렌의 어깨를 잡은것이었다. 그리고, 어깨를 잡혀 리오와 눈을 마주쳤을때 전혀 움직일수가 없었다. 마치 얼은것처럼…. "도, 도대체 저사람은…!?" 리오는 자신의 방에서 망토를 꺼내어 걸친후 밖으로 나갔다. 잠깐 사라진 크리스도 찾아볼겸, 찾았다는 보석도 구경할겸 해서였다. 주인에게 말을 해놓고 밖으로 나선 리오는 사람들이 잔뜩 모여있는 곳으로 향했다. "참나, 보석이 좋긴 좋은가 보구만." 리오는 한탄하며 사람들을 비집고 안쪽으로 들어가 보석이란것을 바라보았다. 그리 고 그 보석을 보는 순간 리오의 표정은 굳어졌다. "아, 아니!?" 리오는 사람들을 밀쳐내고 보석을 찾았다는 기쁨에 거의 미친 상태인 보물 사냥꾼 의 멱살을 잡았다. "당신! 당신이 이걸 발견했나!!" 보물 사냥꾼은 놀란 나머지 고개를 끄덕였다. 리오는 계속해서 질문을 던졌다. "이걸 발견했을때 회색의 돌들이 주위에 떨어져 있었지! 그렇지!!" 보석의 주인은 어떻게 알았냐는 표정을 지은채 대답을 했다. "그, 그렇소. 한쪽이 둥근 회색의 돌 말이지요?" 리오는 그의 말을 듣고서 그는 놓아주었다. 그리고 땅바닥에 가득 놓여있는 보석중 하나를 잡아 손으로 으깨었다. 보석은 유리처럼 박살이 났고 보석의 주인은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잘 봤지! 이건 보석이 아니야, 녹색의 에메랄드처럼 보이지만 전혀 틀리다구! 진 짜 에메랄드라면 이렇게 쉽게 깨질리가 없어. 이건…!!" 리오가 사람들에게 소리칠때, 한 사나이가 고함을 지르며 산쪽에서 달려왔다. 사람 들의 시선은 그 사나이에게 집중되었고 그 사나이의 몰골을 본 사람들은 경악을 금 치 못했다. 그 사나이의 옷은 피로 얼룩져 있었고 그의 오른쪽 팔은 얻디로 갔는지 보이지가 않았다. 그 사나이는 달려오다가 곧 쓰러지고 말았고 그의 숨은 끊어져 있었다. 리오는 얼굴을 일그러뜨린채 중얼거렸다. "유성이 떨어진지 한달…! 그래, 성충이 되고도 남았겠지…!!" 그때, 리오의 옷자락을 누군가가 잡아당겼다. 크리스였다. "아, 어디 갔었어요 크리스! 지금 이 마을은 위험하니까요, 어서 여관 안으로 피신 하세요!" 크리스는 무슨 영문인지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리오를 바라보았다. 리오가 이유를 설명해주려고 입을 열었을때, 사람들이 소리를 지르며 건물의 안으로 대피하기 시 작했다. 이유를 설명해 주는듯…산쪽의 나무들이 크게 흔들렸다. 리오는 크리스를 자신의 뒤로 돌리고 검에 손을 가져갔다. 그러나…. `아차! 검을…!!' 디바이너는 여관방 안에 고스란히 모셔져 있었다. 만약 지크라면 맨손으로도 거뜬 히 싸울수 있겠지만 리오는 그렇지가 않았다. 지크처럼 완전 살상용 체술을 익히지 가 않은 탓이었다. 그렇다고 아무 검이나 쓸수는 없었다. 리오의 기와 기술의 파워 를 보통의 검으론 버텨내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젠장…!! 마법도 통하지 않을테고…!!" 크리스는 가만히 리오가 중얼대는것을 듣고 있었다. 그녀는 아무 표정도 짓고있지 가 않았다. 그저 리오의 뒷모습을 지켜볼 뿐이었다. "메이린! 큰일이야 큰일!! 괴물이 나타났다구!!" 히렌이 숨을 헐떡거리며 자신에게 소리치자 메이린도 침대에서 일어났다. "뭐! 그럼 빨리 도망가야지!!" 히렌은 황당한 표정으로 짐을 챙기는 메이린을 붙잡았다. "우리마저 도망치면 이 마을의 사람들은 모두 죽는다구!" 그 얘기를 들은 매이린은 사색이 되어 히렌을 바라보았다. "그, 그럼 괴물하고 싸우자고?! 우리가!?" 히렌은 검을 뽑아들며 고개를 끄덕였다. 꽤나 자신이 있다는 표정이었다. "네 마법하고 나의 검술을 합하면 무적이야! 충분히 싸울수 있다고!" 히렌은 결국 메이린을 이끌고 여관 밖으로 나왔고 그들은 숲속에서 천천히 모습을 드러내는 괴물의 모습을 볼수가 있었다. 그러나, 그 괴물의 모습은 자신들이 알던 괴물들의 모습과는 영 딴판이었다. 마치…갑옷을 걸쳐입은 거인 기사와도 같았다. 리오는 그 괴물의 모습을 보고서 이를 악물었다. "역시…겔럭시 웜…!" 그리고, 겔럭시 웜을 향해서 뛰어가는 한 소년과 소녀를 볼수가 있었다. 분명 그들 은 메이린과 히렌이었다. "저, 저런 바보같은! 너희들의 실력으론 막지 못한단 말이야!!" -----------------------------계속--- [13596] 제목 : [조윤철]Gods Κnight(3부) 6. 올린이 : jack21 (이경영 ) 96/02/27 13:40 읽음 : 387 관련자료 없음 가즈 나이트 소설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거의 공통적인 부분이 있음. 원고상의 문제인데요, 찾으시면 귀신(?)이심. ※`앞의 몇줄을 재수없게 띄운다'이건 제외. 1부 중반부터 3부까지 거의 공통적인 부분이 있음. 찾아보시길…. 힌트: 없음 -------------------------------------------------------------------------- - 리오의 목소리를 들은 히렌은 잠시 주춤거렸으나 상관하지 않고 계속 갤럭시 웜에 게 달려들었다. `웜'이라고는 했지만 완전 인간형의 괴물인 갤럭시 웜은 별을 이리 저리 떠돌아 다니는 일종의 행성 기생 생명체라고 할수가 있었다. 처음에 유츙일때 는 식물류만 먹고 커가지만 성충이 되서는 동물의 고기와 피를 먹는 그야말로 괴물 이 되는 것이었다. 다른 우주에서 온 생명체 였기에 정령마법계통은 절대로 통하지 않고 오직 무속성의 마법과 물리력만이 갤럭시 웜에게 충격을 줄수가 있었다. 하지만, 히렌과 메이린은 그것에 대해 전혀 모르고있는 실정이었다. 히렌은 자신들 에게 소리친 리오를 바라보았다. "그럼 당신도 같이 싸우면 되잖아! 뭐가 걱정이야!!" 리오는 머리카락를 쥐어 뜯으며 고민에 빠졌다. 그때, 크리스가 리오의 옷자락을 잡아당기며 그를 불렀다. "예? 걱정말고 검이나 빨리 가져오라고요?" 크리스는 고개를 끄덕였다. 리오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알았다는듯 여관을 향해 뛰 었다. "그럼, 제가 올때까지 애들을 응원해줘요!" 히렌은 온 힘을 다해 괴물의 다리를 검으로 후려 쳤다. 둔탁한 소리와 함께 괴물의 가죽에 검이 살짝 박히자, 히렌은 검을 다시 빼며 뒤로 물러섰다. 그와 동시에 괴 물의 뾰족한 팔이 히렌이 있던 장소를 거세게 찔러서 파해쳤다. 히렌은 그것을 보 고 등에 식은땀이 흐르는것을 느꼈다. `지, 진짜 보통이 아니잖아! 검이 어떻게 들어가지도 않지?' 히렌은 자세를 고쳐잡으며 나무뒤에 숨어있는 메이린에게 신호를 보냈다. 마법을 사용하라는 신호였다. 메이린은 떨리는 손으로 호선을 그리며 주문을 외우기 시작 했다. "6, 6급 마법! [가이아 드라이버]!!" 땅속에 있던 탄소의 입자들이 모두 뭉쳐 칼날을 이루며 공중에 치솟았다. 그리고 메이린의 손이 이끄는대로 모조리 겔럭시 웜을 향해 돌진해 들어갔다. 검은 칼날 수십여개가 괴물의 두꺼운 몸체에 박혀 나갔고 메이린은 자신의 마법이 통하자 손 을 치켜올리며 기뻐했다. "히, 히렌! 성공했어, 성공했다구!!" 그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괴물의 몸에 박힌줄만 알았던 탄소의 칼날들은 모조리 가루가 되어 땅으로 흩어지고 말았다. 메이린의 얼굴은 금방 울상으로 바뀌었고 히 렌도 메이린의 마법이 통하지 않자 엄청난 긴장감이 밀려오는것을 느낄수 있었다. "메이린! 다른 마법을 사용해봐!!" 히렌은 다시 괴물에게 공격을 감행하면서 메이린에게 마법을 부탁했다. 그러나 메 이린은 알고 있었다. 6급의 가이아 드라이버를 저정도로 간단히 깰 괴물이라면 4급 의 마법도 그리 충격을 입힐수 없다는 것이었다. "히, 히렌! 도망가!!" 메이린의 울음섞인 목소리가 들림에도 불구하고 히렌은 계속해서 괴물을 공격해 나 갔다. 그러나, 괴물의 두꺼운 가죽에는 흠집조차 낼수 없었다. 괴물의 공격이 또한 번 히렌의 검을 강타했고 히렌의 몸은 충격을 이기지 못한채 뒤로 멀리 나가 떨어 졌다. "크아앗­!!" 히렌이 쓰러진 후에 괴물에게서 가장 가까이 있게 된것은 메이린이었다. 괴물은 메 이린을 향해 그의 붉은 눈을 번뜩였다. 히렌은 일어나면서 메이린에게 있는힘을 다 해 소리쳤다. "도망쳐 메이린! 저녀석은 내가 맡을거야!! 위험해!!!" 메이린도 위험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러나, 겁에 질린 나머지 몸을 움직이 지 못하고 있었다. "히, 히렌…!" 메이린은 몸을 부르르 떨면서 히렌을 바라보았다. "사, 살려줘어­!!" 히렌은 그녀의 목소리를 듣고 다시 괴물을 향해 달려들 자세를 취하였다. 그때, 누 군가가 히렌의 옷자락을 강하게 잡아 당겨 뒤로 끌어 내었다. "자아, 꼬마는 구경이나 해라. 저녀석은 내가 맡을테니까 말이야." 디바이너를 가지고 나온 리오였다. 히렌은 인상을 쓰면서 리오에게 소리쳤다. "웃기지 말아! 당신따위가 어떻게 저녀석을 없앤단 말이야! 내가 저녀석을 없앨거 야, 메이린도 내가 구할거라고!!!" 리오는 겔럭시 웜에게 걸어가다가 돌아서서 히렌의 멱살을 잡아 올렸다. 히렌은 움 찔하며 얼굴표정을 풀었다. 리오는 히렌을 보고 씨익 웃으며 나지막히 말했다. "…한번만더 그따위로 지껄여대면 내가 널 없애버릴거다. 후훗…." 리오는 히렌을 내려놓고 괴물에게 한발한발 걸어가기 시작했다. 히렌은 다리의 힘 이 빠진듯 땅바닥에 주저 앉았다. 그는 난생 처음보는 웃음을 리오에게서 보았던 것이다. 살기가 담긴 웃음…이정도로 자신의 힘을 빼는 존재는 히렌에게 리오가 처 음이었다. `사, 사신…!?' 히렌은 식은땀을 흘리며 리오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리오는 너무나도 당당히 괴 물을 향해 걸어가고 있었다. 괴물도 리오의 살기를 느꼈는듯 메이린에게서 시선을 옮겼다. 리오는 여전히 미소를 지은채 괴물에게 말했다. "너도 참 운이없는 괴물이야…하필이면 나에게 걸리다니 말이지." 괴물은 자신의 뾰족한 팔을 곤두세우고 리오를 살피기 시작했다. 본능인지, 지능인 지는 모르지만 리오가 강하다는것을 그도 확실히 느끼고 있었다. 리오는 검을 잡고 자세를 취했다. 여느때와는 달리 이번에는 양손으로 검을 거머쥔 상태였다. 곧 그의 몸에서 푸른색의 아지랭이가 피어 오르기 시작했다. 기가 높아 지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간다아앗­!!" 리오가 앞으로 돌진함과 동시에 괴물도 앞으로 돌진하기 시작했다. 디바이너와 갤 럭시 웜의 생체 병기가 맞부딪혔고 둘의 힘 겨루기가 시작되었다. 덩치로 보아선 리오가 밀릴것이 뻔한 일이었지만 쉽게 밀리지 않았다. 갤럭시 웜은 팔에 힘을 가 해서 리오를 강하게 밀어내었다. 리오는 밀리지 않았지만 지면이 끌리는 바람에 리 오는 중심을 잠시 잃고 말았다. 그 사이를 이용해 갤럭시 웜은 뽀죡한 팔을 리오의 가슴에 들이 대었고 간발의 차이로 리오의 망토 앞자락만이 긁히게 되었다. 리오는 뒤로 조금 물러선 뒤에 자세를 고쳐 잡으며 공격방식을 바꾸기로 했다. "쿠오오오오­!!" 갤럭시 웜은 기세좋게 리오에게 팔을 들이 밀었다. 리오는 이때만을 기다렸다는듯 검에 힘을 가했다. "하아아앗­!!" 순간, 리오의 디바이너 끝이 음속을 넘어서며 갤럭시 웜의 팔을 옆으로 쳐 내었고 그 힘으로 갤럭시 웜의 중심이 무너졌다. 리오는 중심을 회복할 시간을 주지 않고 그대로 디바이너를 위로 돌린후에 곧바로 갤럭시 웜의 한쪽 팔을 내리쳤다. 파악­!! "쿠워어어어!!!" 둔탁한 소음과 함께 괴물의 한쪽 팔은 푸른색의 피를 뿌리며 허공을 날았고 갤럭시 웜은 고통에 찬 괴성을 지르며 뒤로 물러섰다. 리오는 뒤로 물러서는 갤럭시 웜을 향해 재차 공격을 날렸다. "가라앗!! 지뢰 자르기­!!!" 곧바로 디바이너에서 땅을 타고 전해진 충격파가 갤럭시 웜의 몸을 사납게 긁었고 다시한번 푸른색의 피가 사방으로 튀었다. 그 광경은 메이린과 히렌에겐 충격적인 장면이 아닐수 없었다. 여태껏 자신들이 보 아오고 알아오던 기사들의 전투 방식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무엇인가가 리오의 전투 형태에 들어 있었다. 갤럭시 웜은 도망치려는듯 서서히 숲속으로 뒷걸음질치기 시작했다. 그러나 리오는 놓아줄 생각이 없는듯 도망치는 갤럭시 웜의 머리위로 도약했다. "도망가게 놔둘것 같으냐!!" 리오는 갤럭시 웜의 머리에서부터 사타구니까지 단숨에 검을 내리 그었다. 갤럭시 웜은 신음소리도 내지 옷한채 두조각으로 몸이 나뉘어 숨을 거두었다. 생명력이 없 어진 그의 몸은 곧 메케한 냄새를 뿜으며 기화되어 사라졌고 리오는 손을 내 저으 며 연기로 가득차기 시작한 숲속에서 빠져 나왔다. "푸우­냄새. 이래서 녀석은 상대하기가 싫단 말씀이야." 리오는 나무에 기대어 주저앉은 메이린에게 다가가 미소를 지어 보였다. "어이, 괜찮니?" 메이린은 반쯤 정신이 나간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리오는 미안하다는 표정으 로 그 작은 열 여섯살의 소녀을 안아 올렸다. "아, 리오씨…!" "훗, 사양할건 없어. 어차피 다리에 힘도 빠졌을테고, 여관까지 내가 모셔다 드리 지 뭐. 그건 그렇고, `씨'자는 빼줘, 듣기 거북하니까." 리오는 메이린을 양팔로 든채 걸어 나오다가 메이린과 비슷한 자세로 주저 앉아있 는 히렌을 바라보았다. 거의 넋이 나간 표정이었다. 메이린은 히렌을 바라보며 나 지막히 중얼거렸다. "히렌…." 리오는 메이린에게 걱정하지 말라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신경쓰지 마. 몸에 상처는 없으니까 조금후 여관으로 다시 뛰어 올거야." 메이린은 문득 `보석'에 관한일이 떠올라 리오에게 질문을 던졌다. "아, 그런데 사람들이 들고 좋아하던 보석 말이에요…." 리오는 그 질문을 받고서 살짝 코웃음을 쳤다. "보석? 그건 보석이 아니야. 녀석은 유충일때 식물만을 먹고 자라나지. 그러나 식 물 안에있는 녹색세포(엽록소)는 쏙 빼놓고 흡수해 버리거든? 간단히 말해서, 그 보석이란건 단순한 녀석의 배설물에 불과해. 그걸 보석이라고 좋아하다니 원…." 메이린은 그 말을 듣고 리오란 사나이가 신기한 존재로밖에 생각되지 않았다. 책에 나오지도 않은 괴물들의 특성까지 이 사람은 어떻게 알고있단 말인가? 그리고 그때 , 그녀는 어렸을때 읽은 책의 내용이 잠시 생각났다. "저어…리오씨. 아니 리오…. 한가지 물어봐도 되나요?" 리오는 얼굴에 미소를 띄운채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리오는 가즈 나이트에 대해서 아시나요?" 그 질문을 들은 리오의 표정은 단숨에 변했고 메이린은 깜짝 놀라지 않을수 없었다 . 리오는 어색한 웃음을 지으면서 대답했다. "가, 가즈 나이트? 그게 뭔데…?" 메이린은 빙긋 웃으며 고개를 흔들었다. "헷, 아니에요 리오." 메이린을 안고 여관으로 가던 리오는 크리스가 걱정스런 표정으로 다가오자 괜찮다 는 말을 하면서 그녀를 안심시켰다. 크리스는 수화로 메이린은 자신에게 맏기라는 뜻을 리오에게 전했다. "어, 괜찮겠어요? 보기보다 이 아가씨 꽤 무거운데요…." "리, 리오!" 크리스는 얼굴이 빨갛게 달아오른 메이린을 받으며 살짝 미소를 지었다. 크리스가 메이린을 안고 여관으로 들어가자, 리오는 팔을 이리저리 휘저으며 긴장되었던 근 육을 서서히 풀었다. "하아…공기가 차가워서 좋구나…후훗." 건물안에 숨어있던 사람들은 리오의 그런 태연한 행동에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도 저히 아까전에 겔럭시 웜을 반쪽낸 전사라고는 믿어지지가 않았다. "자아…아직 아침이니까 서서히 출발 하자고…응?" 리오는 여관으로 들어가려던것을 멈추고 다시한번 숲속을 바라보았다. 무언가가 움 직이고 있었다. 사람은 아니었다. 그보다 더 큰…그러나 기가 느껴지지 않았다. 철컹. 기계의 마찰음이 리오의 귀에 들려왔다. 리오의 얼굴은 순간적으로 일그러졌고 창 밖을 내다보고있는 사람들에게 그는 힘껏 소리쳤다. "이런! 모두 엎드려!!!" ---------------------------------계속--- [13658] 제목 : [조윤철]Gods Κnight(3부) 7. 올린이 : jack21 (이경영 ) 96/02/29 23:41 읽음 : 346 관련자료 없음 옮긴이가 가즈 나이트를 쓴 이유 몇가지. 1. 원작가가 시켜서. (나쁜놈…) 2. 전에 올렸던 소설이 조회수 꽝이라서. (어흐흑…그건 지웠음. 지크가 다른 이름의 주인공 이었던 소설임) 3. 그냥 튀어볼라구. (이건 너무 흔하다고 생각됨) 4. 이 스토리는 썩히면 안될것 같아서. (말도 안돼…) 으흐흑…끝으로 7편이 늦게 올라온점, 죄송스럽게 생각합니다…우항…. -------------------------------------------------------------------------- "모두 엎드리란 말이야!!!" 리오의 목소리를 들은 몇몇의 보물 사냥꾼들과 주민들은 바로 엎드렸으나 그러지 못한 주민들이 거의 대다수였다. 그리고, 엎드리지 못한 사람들이 마지막으로 본것 은 숲속에서 뿜어져 나오는 형형색색의 광선들이었다. 쿠쿠쿵­!!! 폭음소리와 함께 마을의 집들이 터져 나가기 시작했고 광선들은 계속해서 가옥들을 파괴하고 있었다. 리오는 광선들을 피하며 엎드린채 아무것도 못하고 있는 히렌의 목덜미를 잡아 그와 함께 광선이 닿지 않는곳으로 피신했다. 리오는 히렌을 큰 나 무의 뒤에 세워놓고 소리쳤다. "이봐! 내말 들리지!!!" 리오는 급한 나머지 공포심에 얼이 빠져있는 히렌의 뺨을 후려쳤다. 그는 숨을 거 칠게 쉬어대며 히렌에게 말했다. "잘 들어 꼬마! 여기에 가만히 있어, 자존심 내세우고 여자애를 구하러 가면 영영 못만나는거야, 알았지! 만약 여기서 움직이면 운이 좋아 살아도 내가 널 처리할거 다!! 꼼짝도 하지 말아!!" 히렌은 공포심에 질린 나머지 고개를 끄덕였다. 리오는 다시 광선이 쏟아지는 마을 을 향해 달려갔다. 그가 마을속 깊숙히 들어갔을때, 리오는 인간의 피부가 타는 냄 새가 자신의 코를 찌르자 이를 갈았다. "이, 이자식들­!!" 리오는 크리스와 메이린이 있는 여관으로 달려갔다. 그러나 여관도 이미 포화에 반 파된 상태였다. 리오가 여관의 정문으로 뛰어 들어감과 동시에, 여관에 포화가 집 중되었고 여관은 눈을 태울듯한 섬광과 함께 완파되었다. 그리고 여관의 파편이 리 오를 덥쳐왔고 리오는 양팔로 머리를 감쌌다. "크아아앗­!!" 리오는 여관의 파편에 묻혀 모습이 보이지 않게 되었고 그와 동시에 포화도 멈추었 다. 마치 리오만을 노린것 같은 포화였다. 포화가 쏟아진 숲에선 기계의 마찰음과 함께 수십대의 메탈자켓들이 쏟아져 나왔다. 살아남은 마을의 주민들은 자신의 눈 을 믿지 못하겠다는듯 허망한 표정으로 메탈자켓들을 바라보았다. 가장 앞에있는 메탈자켓의 헤치가 열리고 그 안에서 검은색의 모자를 쓴 군인이 머리를 내밀었다. "후우­. 수배자는 처리된듯 하군. 좋아, 나머지 주민들은 모조리 사살하라, 증거 를 남기면 안되니까." 메탈자켓들은 그의 명령에 따라 마을 안으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가옥들을 돌아다 니며 모든 주민들을 집회소에 집결시킨뒤, 검은 모자의 남자는 모인 마을 주민들을 둘러보았다. 그리고 확성기를 통해 사람들에게 말했다. "자아, 마을 주민 여러분. 수배자의 사살에 동참해줘서 먼저 고맙다고 말하겠오. 먀우 악명높은 수배자라 이럴수밖에 없었오, 정말 유감이오." 사람들은 그 소리를 듣고서 모두 주먹을 치켜 올리며 항의하기 시작했다. 그 사람 들을 이리저리 피해 앞으로 나온 사람이 있었다. 금발의 여성이었다. 그녀의 옆에 는 겁에 질린채 몸을 떨고있는 한 소녀가 있었다. 바로 메이린과 크리스였다. "뭐야, 이것들은…?" 검은 모자의 사나이는 자신의 앞에 나온 그 여성을 바라보았다. 천천히 그녀를 뜯 어보던 그의 눈이 커진것은 그녀의 눈을 보고서였다. 여성이라고는 할수 없을정도 의 살기가 어려 있었다. 점점 마을 주민들의 함성소리가 커졌고 주민들도 서서히 거칠게 행동하기 시작했다. 검은 모자의 사나이는 뒤로 돌아서며 손을 올렸다. "칫, 증거 소멸작업에 착수하라! 어서!!" 그의 신호에 맞추어 집회소를 둘러싸고있던 메탈자켓의 엘리마이트 빔 포구가 일제 히 열렸다. 그와 동시에 주민들의 행동도 언제 그랬냐는듯 잠잠해졌다. "서, 설마 우리들을 죽이려고…?" "거, 겁을 주는것이겠지!" 주민들 사이에서 이리저리 얘기가 흘러나왔다. 그러나 모두 그렇게 희망적인 이야 기는 하지 않았다. 크리스는 멈추어 선채 몸을 부르르 떨었다. 메이린은 천천히 크 리스를 올려다 보고서 깜짝 놀랐다. 아침에 자신이 보았던 크리스의 이미지와 너무 나도 다른 표정을 짓고 있었다. "크, 크리스…!?" 검은 모자의 사나이는 메탈자켓의 뒤로 돌아가 천천히 주민들을 내려다 보았다. 그 의 팔은 여전히 올라간 상태였다. 그리고…이제 내릴때가 되었다는듯 그의 입이 열 렸다. "전 부대, 발…!!" 메탈자켓의 승무원들은 자신들의 대장이 마지막 말을 하지 않자 이상하게 생각하고 서 그를 향해 카메라를 돌렸다. 그리고 승무원들은 얼굴이 새하얗게 변했다. "엇, 대장님!?" 검은 모자의 사나이는 마지막 말을 하지 못한채 허공에 떠 있었다. 그리고 누군가 가 그의 뒤에 서 있었다. 그 사나이에 의해 들어 올려진 검은 모자의 사나이는 머 리가 이상하게 뒤틀린 상태였다. 괴 사나이의 악력에 머리가 박살난듯 했다. 괴 사 나이는 천천히 눈을떴다. 그의 눈은 사나이의 장발처럼 붉게 빛나고 있었다. "이녀석들…나 하나때문에 무고한 사람들을…!!" 메이린을 비롯한 많은 사람들은 순간 자신들 주위의 공기가 얼어 붙는듯한 한기를 느겼다. 리오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엄청난 살기 때문이었다. 자신들의 대장이 참혹 하게 죽어간것을 본 메탈자켓의 탑승자들은 엘리마이트 빔의 포구를 리오에게 돌렸 다. 리오는 사나이의 시체를 옆쪽에다 던지고 나서 디바이너를 뽑아 들었다. "자아…쏴봐라 이녀석들!! 똑같이 머리통을 박살 내주겠다­!!!" 분노에 찬 외침과 함께 하늘높이 도약한 리오에게 수십개의 엘리마이트 포구가 불 을 뿜었다. 폭발광이 하늘을 가득 매웠고 메탈자켓의 조종사는 기쁜듯 외쳐댔다. "맞혔다! 전탄 명중!!" 그러나, 그 말은 두대의 메탈자켓이 폭파되며 쑥 들어가 버렸다. 연기를 뚫고서 메 탈자켓들에게 돌진하는 리오의 모습은 그야말로 광전사와 같았다. 메탈자켓들은 머신건으로 리오를 공격하려 했으나 자동조준에 걸리는 시간때문에 그것도 허사였 다. "타아아앗­!!" 리오의 기합성과 함께 디바이너에서 기가 창처럼 길게 뿜어져 나왔고 리오는 그것 을 가지고 메탈자켓들을 차례차례 인형 자르듯 잘라갔다. 다섯대째가 파괴되자 나 머지 메탈자켓의 주위에 붉은색의 구체가 형성되어 메탈자켓 본체를 감쌌다. 그것 은 물리력으로 부터 메탈자켓들을 보호하는 일종의 바리어였다. 바리어에 의해서 검이 튕겨지기 시작하자 리오는 늘렸던 기를 다시 응축해서 바리어를 뚫으려 했다. "잡아라! 어떻게 해서든지 저녀석을 잡아라!!!" 한 메탈자켓 파이로트가 동료들에게 소리쳤다. 아마 그편이 머신건이나 엘리마이트 빔으로 리오를 잡는것보다 쉬운 방법일지도 모른다. 파앙­!! 한 메탈자켓의 바리어가 결국엔 뚫려 폭발했고 리오는 연기를 헤치고 다른 메탈자 켓을 노리려 했으나 그 순간을 노린 다른 메탈자켓의 팔이 리오의 팔을 강하게 움 켜 쥐었다. "으윽­!!" 그가 잡히자 다른 메탈자켓들이 달려들어 리오의 사지를 움켜 쥐었다. 메탈자켓의 탑승자들은 계기판을 보고서 자신들의 눈앞에 있는 수배인물이 과연 사람일까 하는 의심을 순간적으로 가지게 되었다. 메탈자켓의 기계팔이 이정도로 힘을 받은것을 본적이 없어서였다. 모든 계기판이 과열을 가리키고 있었으나 메탈자켓의 파이로트 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리오의 몸을 점점 더 죄었다. "흐아아아아앗­!!" 리오의 긴 기합성이 다시한번 터져 나왔고 맨 처음 리오의 팔을 붙잡은 메탈자켓의 팔이 부러져 나갔다. 다른 메탈자켓들의 팔도 온전치는 못했다. 모두 다 연기를 뿜 어대며 무리라는것을 보여주었다. "뭐하는거야! 어서 엘리마이트 빔이든 뭐든 이 괴물녀석에게 쏘란말이야!!!" 그 목소리에 정신을 차린 메탈자켓의 파이로트들은 엘리마이트 빔의 출력을 최고로 높히며 리오에게 쏠 준비를 하였다. 잡고있는 메탈자켓의 팔들이 부숴지는것은 무 시한 공격이었다. "으윽! 이대로는…!!" 방어장비가 전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리오에게 어덟문의 최대출력 엘리마이트 빔이 쏟아진다면 아무리 그라도 몸이 온전할리가 없었다. 리오는 엘리마이트 빔이 메탈자켓에서 발사되는것을 많이 봤기때문에 그 광선이 공중으로도 발사된다는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로 인해서 메탈자켓의 팔을 기로 박살낸뒤에 빠져나가도 분명 뒤에 바로 쏘아질 엘리마이트 빔을 맞을것이 확실했다. `…그래! 메이린…제발 여기를 봐라…!' 리오는 메탈자켓의 틈새로 메이린과 크리스가 보이자 메이린에게 왼손으로 간단히 수화를 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메이린은 고개를 푹 숙이고 우는 상태였기 때문에 리오의 수화를 보지 못하고 있었다. "…!!" 그것을 본것이 크리스였다. 그녀는 메이린에게 리오쪽을 보라고 손짓을 했다. 메이 린은 눈물이 흐르고있는 눈으로 리오를 바라보았다. 리오의 얼굴은 보이지 않고 손 가락만이 슬쩍 보일 뿐이었다. "저, 저것은…! 알았어요 리오!!" 메이린은 수화를 알아 들었다는듯 눈물을 닦고 정신을 집중시키며 주문을 외우기 시작했다. 곧 거대한 빛의 도형이 메탈자켓과 리오의 머리위에 그려졌고 그것을 본 리오는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좋아! 다시한번 간다아앗­!!" 리오의 몸에서 푸른색의 기가 폭발하듯 방출되었고 그와 동시에 그를 붙잡고 있던 메탈자켓의 팔이 모조리 부숴져 나갔다. "상관하지마, 그대로 쏴버려!!!" 몸이 자유롭게된 리오는 공중으로 높이 솟아 올랐고 그와 동시에 메이린의 마법도 발동되었다. "제발 행운을! 5급, [썬더 크레이브]­!!" 빛의 도형에서 굵은 번개가 리오에게 떨어져 내렸고 리오는 디바이너를 떨어져 내 리는 번개에 갖다 대었다. 그와 동시에 아래쪽에 있는 메탈자켓의 어깨에서 여덟문 의 엘리마이트 빔이 리오를 향해 강하게 뿜어졌다. 번개에 대전된 디바이너를 양손 으로 움켜쥔 리오는 검을 아래로 향하게한 뒤에 자신에게 쏘아진 엘리마이트 빔을 향해서 떨어져 내렸다. "간다, 대뢰낙하(大雷落下)­!!" 디바이너에 모여있던 뇌력이 기에 의해서 증폭되어 방출되었고 그 힘에 의해서 엘 리마이트 빔은 모조리 튕기며 허공에 분산되었다. "아, 아니…!?" 리오는 개대로 디바이너를 땅에 꽂았고 곧 기전력의 대 폭발이 메탈자켓 다섯대를 휘감았다 그리고 그것들은 모두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나머지 메탈자켓 일곱대는 그 사이 숲을 이용해 어디론가 사라진 뒤였다. 메이린은 급히 냉동 주문을 이용하 여 불을 끄려고 했으나 크리스가 그녀를 제지했다. 메이린은 그런 크리스에게 버럭 화를 내며 소리쳤다. 안타까움이 섞여있는 목소리였다. "리오가 저기에 있다고요! 그런데 크리스는 걱정도 되지 않나요, 우리를 살리려고 리오가 저렇게 되었는데!!!" 불꽃은 시커먼 연기를 뿜으며 하염없이 타올랐다. 마을 사람들과 살아남은 보물 사 냥꾼들은 메탈자켓이 사라진것을 확인하고 한숨을 쉬었다. 그들은 자신들이 왜 제 국 정부의 공격을 받았는지, 왜 붉은 머리의 사나이가 싸워 불속으로 사라졌는지 전혀 모르고 있었다. 그저 목숨을 부지했다는것과 가족들과 친구들을 잃은 슬픔만 이 그들의 마음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크리스는 얼굴을 찡그린채 불꽃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아무말도 하지 않고 있었다. 못하는것인지, 안하는 것인지 그것은 크리스 외에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었다. ---------------------------------계속--- ↗ 6편 문제의 정답…바로 여기! [계속] 다음의 `---'이 공통적인 부분임. …우하. [13670] 제목 : [조윤철]Gods Κnight(3부) 8. 올린이 : jack21 (이경영 ) 96/03/01 18:45 읽음 : 346 관련자료 없음 질문: 소설을 쓰면서 음악을 듣는다고 했는데 그 효과는? (독자 모 씨) 옮긴이 왈: 으음…한마디로 `감정 이입'에 도움이 된다고나 할까요? 글과 마찬가지로 음악엔 분위기가 있습니다. 슬픔, 기쁨, 발랄함 등등…. 소설의 쓸때 그 부분의 분위기에 맞추어서 음악을 들으면 도움이 되는것 같습니다. 물론 제 기분탓이겠지만요. (참고로 옮긴이는 요즘 메탈을 들음.) …우하…. -------------------------------------------------------------------------- 메이린은 계속해서 울어대기만 할 뿐이었다. 그녀 자신도 왜 그렇게 슬픈지 알수가 없을 정도였다. 크리스는 얼굴을 풀고서 메이린을 다독거려 주었고, 메이린은 그녀 의 품 안에서 더욱 더 소리높여 울기 시작했다. "으아아앙­! 리오가, 리오씨가…!!" 크리스는 무엇인가 말하려는듯 살짝 입을 열었다가 다시 굳게 다물었다. 그리고 다 시 메이린의 등을 살짝 쓰다듬어 주었다. "어라, 둘이 이제보니 꽤나 친한 사이였네. 여자끼리 붙어있는것도 그리 좋지만은 않아요." 크리스는 깜짝 놀라며 자신의 뒤를 돌아다 보았다. 분명히 불속에 있어야할 리오가 버젓이 자신의 뒤에 서있는것이 아닌가. 크리스는 손으로 입을 가린채 메이린의 등 을 살짝 두드렸다. 그러나 메이린은 아직도 정신없이 울고만 있었다. 리오는 몸을 굽히고 메이린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며 부드럽게 말했다. "호오…감수성이 뛰어난 소녀였군. 불을 보면서 이렇게 슬퍼하다니 말이야." 그 말을 들은 메이린은 몸을 움찔했다. 그리고 자신의 머리를 쓰다듬고 있는 손을 천천히 만져 보았다. 크리스의 것이라고는 생각할수 없을 정도로 단단한 하고 큰 손이었다. 메이린은 놀람 반, 기쁨 반의 표정을 지은채 고개를 쳐들었다. "리, 리오!!!" 리오는 빙긋 웃으며 손을 살짝 흔들어 보였다. 리오가 살아있다는것을 확인한 메이 린은 리오의 넓은 가슴에 안기며 다시 울음을 터뜨렸다. "오, 이런이런. 울다가 웃으면 신체에 이상이 생긴다구…." 리오는 한숨을 살짝 쉬면서 크리스를 바라보았다. 크리스는 리오가 자신을 바라보 자 살짝 미소를 지었다. 리오도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다친곳은 없지요? 다행이네요, 하핫…." 리오의 환한 표정과 그 말을 보고 들은 크리스의 표정은 순간 굳어지고 말았다. 리 오는 깜짝 놀라 그녀를 멍하니 쳐다보았다. "아, 아니, 왜그래요 크리스?" 크리스는 곧 뒤도 돌아보지 않고 어디론가 뛰어가기 시작했다. 그녀가 그렇게 뛰어 가는 모습을 본 리오의 표정은 이상스럽게도 진지해졌다. "…훗…." 리오는 살짝 웃은 뒤에 다시 자신에게 꼭 달라붙은 메이린을 떼어놓기 위해 전력을 다했지만 그 소녀는 좀처럼 떨어지지 않았다. "아니, 이러면 곤란한데…어, 히렌?" 리오는 앞쪽에서 지친 표정을 지은채 터벅터벅 걸어오고 있는 히렌을 보고 손을 흔 들었다. 히렌은 리오의 모습을 보고 더욱더 고개를 숙였다. 히렌이 다가오자 리오 는 메이린을 반 강제로 떼어놓으며 히렌이 왔다고 가르쳐 주었다. "아, 히렌! 괜찮아?" 그제서야 리오에게서 떨어진 메이린은 히렌이 상처를 안입었나 이곳저곳을 살펴보 았다. 히렌은 그런 그녀에게 나지막히 말했다. "…미안해 메이린…." 메이린은 히렌의 입에서 그런말이 나오자 의외라는 표정을 지었다. 절대로 `미안하 다' 라는 말을 입에 올린적이 없었던 히렌이었다. 히렌은 리오를 보고서도 같은말 을 하였다. "죄송했습니다 리오씨. 저를 용서해 주세요…." 그 말을 들은 리오는 천천히 일어서서 히렌에게 다가왔다. 리오가 손을 자신에게 가져오자 히렌은 눈을 꼭 감았다. 리오가 자신을 칠것만 같아서였다. "녀석, 하하핫…." 리오는 히렌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웃기 시작했다. 히렌은 도대체 무슨 영문인지 알 수가 없었다. 리오는 히렌의 얼굴에 자신의 얼굴을 가까이 대고 말했다. "`용서'라는 단어는 함부로 쓰는게 아니다 히렌. 특히 남자들 끼리는 말이야, 후훗 …. 알았으면 됐다, 메이린이나 잘 보살피시게나." 그렇게 말한 리오는 건물에 기대어 앉으며 피곤한 표정으로 말했다. "하아암…. 메이린, 크리스가 오면 내일 출발하자고 말해줘, 알았지?" 메이린은 고개를 끄덕였고 리오는 망토를 뒤집어 쓴채 골아 떨어졌다. 히렌은 그런 리오를 보고 메이린에게 말했다. "저 사나이…도대체 정체가 뭘까 메이린?" 메이린은 빙긋 웃으며 간단히 대답했다. "흐음…멋진 기사지. 호홋…." 히렌은 머리를 긁적거리며 메이린의 말을 머리속에 되뇌었다. 그러나 무슨 소린지 알수가 없었다. 루퍼헨드 마을의 주민들과 보물 사냥꾼들은 집회소와 파괴되지 않은 가정집에 나누 어서 밤을 보내기로 하였다. 리오가 자기로 된곳은 집회소의 2층 다락이었다. 좁긴 했으나 리오 혼자서 자기엔 충분하고도 남았다. 리오는 이리저리 뒤척이며 잠을 청 했으나 잠이 잘 오지 않았다. 오후에도 충분히 낮잠을 잤으며 잠을 그리 즐기는 편 도 아니어서였다. "으…잠이 안오네…." 한편으로, 그는 갑자기 어디론가 사라진 크리스가 걱정되었다. "후우…어쩌다가 벙어리가 되었을까…? 얼굴도 예쁜 여잔데…." 이리저리 생각이 깊어질때쯤, 누군가가 다락으로 올라오는 소리가 리오의 귀에 들 려왔다. 리오는 디바이너에 손을 가져가며 다락방의 문을 바라보았다. "…성인 남자는 아니고…아이인가?" 다락문을 열고 들어온것은 긴 금발의 여성, 크리스였다. 리오는 디바이너에서 살짝 손을 떼며 손을 흔들어 보였다. "어, 크리스. 어디 갔었어요, 걱정했잖아요." 크리스는 미안하다는 수화를 해 보였다. 그리고서 리오의 옆에 가만히 앉았다. "내려가서 주무세요, 여긴 크리스가 자기엔 너무 춥다구요." 리오의 말을 들은 크리스는 고개를 저으며 여기서 자겠다는 뜻을 밝혔다. 리오는 씁쓸한 표정을 지으며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 "에이, 알았어요. 제가 내려가서 잘께요." 그때, 크리스가 리오의 손을 꼭 잡았다. 리오는 침을 꿀꺽 삼키며 크리스를 돌아보 았다. "왜, 왜그래요?" 크리스는 계속해서 리오의 눈을 바라보았다. 심상치 않은 공기가 그녀의 주위에 흐 르고 있는것을 느낀 리오는 곤란한 표정을 지었다. "아, 알았어요, 옆에 있어줄께요." 리오는 그녀의 옆에 몸을 굽히고 앉아 가만히 천정을 바라보았다. 크리스는 그의 어깨에 가만히 기대었다. 크리스는 천천히 수화로 말하기 시작했다. 리오는 그녀가 전해준 수화를 보고 한숨을 쉬었다. "…애인이 있냐고요? 으음…글쎄요…." 리오는 그 말을 함과 동시에 옛날일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다시는 생각하고 싶지 않은 그 일…옛날의 일이…. "레나! 정신 차려!!" 붉은 장발의 사나이는 자신의 앞에서 무서우리만치의 요기를 뿜어내고 있는 여성에 게 소리쳤다. 그러나 그 여성은 싸늘한 미소만을 지을 뿐이었다. "뭐냐, 리오 스나이퍼…넌 나를 알고있나보지? 그러나 난 너를 모른다, 이름만을 알 뿐이지. 어서 덤벼라 리오 스나이퍼!!" 그녀의 몸에서 검은색의 빛이 뿜어지기 시작했고 리오는 이를 악물고 자신의 검, 디바이너를 뽑았다. 그러나, 그의 몸에선 살기가 뿜어지지 않았다. 전혀 전투태세 도 갖추어지지 않은 상황이었다. "오호호호…! 삶을 포기한 모양이지? 그러면 전투가 쉬워 지겠군, 가즈 나이트라고 해서 단단히 준비를 하고 왔는데 말이야. 하지만 나름대로 재미가 있겠어." 리오는 검으로 방어태세를 취한채 다시한번 앞의 여자에게 소리쳤다. "제발 정신차려! 난 너랑 싸울수 없단 말이야! 자, 이것을 봐, 네가 타르자에게 납 치당할때 나에게 건내준 끈이라구, 네가 언제나 머리를 묶을때 쓰던것 말이야!" 리오는 자신의 주머니에서 검은색의 끈을 꺼내어 레나에게 보여주었다. 레나는 그 끈을 보고서 잠시 있다가 코웃음을 쳤다. "그까짓 끈 하나로 날 어떻게 하겠다는건가? 다시한번 말하지만 난 너를 오늘 처음 만난다. 너와 난 적이야! 3급 주문, [라이트닝 레인]­!!" 순식간에 허공에 그려진 거대한 빛의 마법진에서 날카로운 빛들이 리오를 향해 쏟 아져 내렸고 리오는 팔을 교차해 머리를 감쌌다. 아대에서 뿜어져 나온 흰색의 빛 이 쏟아지는 빛들을 막아주었고 리오의 주위에 떨어진 빛들은 엄청난 폭발을 일으 켰다. 레나는 허공에 떠오르며 감탄어린 얼굴을 지어 보였다. "호오…역시 가즈 나이트 답군. 3급 주문을 이렇게 간단히 막아낼 줄이야…." 리오의 아대가 만들어낸 보호망의 주위는 깊숙히 파해쳐저 있었다. 리오는 도저히 믿을수 없다는 표정으로 레나를 올려다 보았다. "제발 그만둬! 너 싸우고 싶지가 않아!!!" 레나는 씨끄럽다는듯 계속 주문을 퍼부어대기 시작했다. 수차례에 걸친 주문에 결 국 아대도 버티지 못하고 재로 화하여 사라지고 말았고, 리오는 주문 세개를 정면 으로 맞고서 쓰러지고 말았다. 잠시후 정신을 차린 리오는 익숙한 목소리를 들을수 있었다. "호호호호…! 정말 어리석구나 리오 스나이퍼. 감정에 얽매여서 아무것도 못하다니 …아하하하하­!!" 리오는 쓰러진채 위를 올려다 보았다. 붉은 로브를 입고있는 타르자의 모습이 그의 눈에 들어왔다. 리오는 얼굴을 일그러뜨리고 타르자를 쏘아보았다. "타, 타르자…!! 레나를 어떻게 한거야!!!" 타르자는 가볍게 어깨를 으쓱이고는 고개를 저으며 미소를 지었다. "글쎄…어떻게 된걸까…? 호호호호…!" 리오는 주먹을 불끈 쥐고서 일어나려고 애썼으나 기가 다 잃어버렸는지 그럴수가 없었다. 리오는 분한듯 땅을 주먹으로 후려쳤다. "이, 이녀석…!!" 타르자는 리오의 그러한 모습이 보기 좋다는듯 눈을 아래로 깔고 그를 지켜보며 그 것을 즐겼다. "아무리 네가 가즈 나이트라고 해도 약점은 있는법, 다섯명의 가즈 나이트 중에서 너희들 형제만이 유독 사랑이라는 감정이 조금은 있더군. 호호호호…그것이 없었다 면 아무리 나라도 널 이기지 못했을거야. 그러나…난 널 이겼다. 이 세상에서 용사 라는, 영웅이라는 녀석들이 자랑스럽게 떠벌리고 다니는 사랑을 무기로 말이야!!!" 타르자의 광소가 하늘에 울려 퍼졌다. 리오는 얼굴을 땅에 박은채 분노에 몸을 떨 었다. 타르자는 웃음을 멈추고 자신의 옆에있는 레나에게 말했다. "자아, 레나! 저기에 뭐가 보이지?" 레나는 허리를 굽히고 대답했다. "예, 포프가스 공국의 수도입니다 타르자님." 타르자는 아래로 내려와 리오의 헝클어진 머리채를 붙잡고 들어 올리며 말했다. "자아…잘 봐라 리오 스나이퍼. 너의 애인의 손에서 사라지는 공국 수도의 모습을 말이야…!! 자, 레나! [그레비트]로 저기에 사는 사람들을 모조리 눌러버려라!!" 레나는 고개를 끄덕이고나서 주문을 외우기 시작했다. 리오는 자시한번 소리치기 시작했다. "안돼! 그것만은 하지마 레나!!! 제발­!!!" 그의 외침에도 불구하고 초 중력주문, 그레비트는 완성되었다. 검은색의 구체가 포 프가스 공국 수도에 나타났고 구체에서 흘러 나오는 초 중력에 의해 도시가 파괴되 기 시작했다. 사람들의 비명소리가 리오의 귀엔 확실히 들려왔다. 100배가 넘는 초 중력에 의해 제대로 서있는건 거의 없을것이 분명했다. 타르자는 광소하며 레나에 게 다시한면 명령했다. "자아, 레나! 역중력을, 더욱 더 멋있는 장면을 이녀석에게 보여주자!!" 레나의 주문이 역으로 흐르기 시작했고, 내리 누르던 중력이 뒤바뀌자 공국 수도에 있던 사람들의 혈액이 하늘높이 뿜어져 올랐다. "오호호호호호­! 아름다워, 정말 아름다워!!! 으, 으아앗­!!" 한참을 광소하던 타르자는 갑자기 비명을 지르더니 손을 리오의 머리에서 떼었다. 그녀의 손바닥은 화상을 입은듯 일그러져 있었다. 타르자는 리오를 바라보았다. "이, 이녀석!!!" ------------------------계속--- [13693] 제목 : [조윤철]Gods Κnight(3부) 9. 올린이 : jack21 (이경영 ) 96/03/02 21:44 읽음 : 329 관련자료 없음 소설이 안써질때 옮긴이의 버릇. 1. 오타가 나오기 시작함. (예를 들어 선우너. 선원의 오타임) 2. 같은말을 반복함. (예를들어`…그리고 이것의 저것의 요것의 XX의…') 3. 머리를 긁기 시작함. 4. 이어폰을 빼고 그냥 소설씀. (짜증난다는 뜻임) 5. 컴퓨터를 킨채 만화책을 들고 봄. (그리고 한시간…) ---BOYZONE­Love For Reason을 듣고있는 윤철올림. ------------------------------------------------------------------------- 리오는 천천히 일어섰다. 그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붉은 기운에 타르자와 레나도 놀라움을 감출수가 없었다. 자신들이 결코 느껴보지 못한 살기가 리오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리오는 레나의 머리끈을 잠시동안 내려다 보았다. 그리고, 자신의 산발을 대충 올린후 머리채를 그 끈으로 묶었다. 머리 자체의 무게 때문인 지 위로 묶었음에도 불구하고 아래로 늘어졌다. "후후훗…그래…좋았어. 확실히 멋지군…." 리오의 눈은 붉게 빛나고 있었다. 그의 어깨도 천천히 들썩거리기 시작했다. 리오 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그는 미소를 짓고 있었다. "후훗…하하하핫…! 내가 착각했지, 타르자에게 끌려간 레나가 어떻게 살아있을수 있겠어? 후후후후…아하하하핫­!!!" 리오의 웃음소리와 함께 그의 몸에서 강한 살기가 분출되었고 그 살기를 맞은 식물 들은 모조리 황색으로 변하며 죽어갔다. 타르자와 레나는 놀라지 않을수 없었다. "사랑이라구? 진짜 가즈 나이트에게 사랑이란 감정은 없다…`좋아한다'는 감정은 있어도 말이지…! 보여주겠어…!! 가즈 나이트가 벌이는 피의 향연을 말이야!!" 리오의 망토가 기에 의해서 공중으로 휘날렸고 그의 머리처럼 붉은 기운이 그의 몸 을 휘감았다. 모든것이 붉은색이었다. 아마 어떠한 마신이라도 그정도의 살기를 뿜 어내지는 못할것이다. "이것이 가즈 나이트의 진짜 힘이다­!!!" 타르자는 반응할수 없었다. 리오가 분명이 자신의 옆으로 돌아갔음을 알면서도 그 녀는 꼼짝할수가 없었다, 그와 동시에 그녀의 왼쪽 팔과 왼쪽 볼의 살가죽이 튿어 져 나갔고 피의 안개가 그녀의 옷을 더더욱 붉게 만들었다. "크, 크아아앗!! 리오 스나이퍼!!!" 타르자가 리오를 바라보았을때, 리오는 레나의 뒤에서 왼팔로 그녀의 목을 조르고 있고, 오른손으론 그녀의 목에 디바이너를 들이대고 있는 상태였다. "끝이다…레나…." 리오의 그 말과 동시에 그의 양팔이 교차했고, 리오는 그순간 낮익은 목소리를 들 을수 있었다. 귀에는 들리지 않는, 누군가의 영혼이 그에게 말하고 있는 것이었다. `리오…미안해요….' 리오는 눈을 감았다. 생각하기도 싫은 옛날의 일을 떠올린 그였다. 크리스는 조용 히 리오의 앞으로 몸을 틀었다. 리오는 깜짝놀라 눈을뜨고 그녀를 바라보았다. "아, 미안해요 크리스. 잠깐 생각좀 했어요." 크리스는 굉장히 화가난 표정이었다. 그녀는 인상을 살짝 찌푸린채 창문을 가리켰 다. 리오는 창문을 보고서 깜짝 놀랐다. "아, 아니. 어느새 아침이잖아?!" 크리스는 툴툴거리며 리오에게서 몸을 돌렸다. 리오는 이상하게 생각하며 그녀에게 물었다. "어, 왜그렇게 화를내요 크리스? 제가 밤중에 실수라도 저질렀나요?" 크리스는 그 말을 듣고서 더욱 화를 내었고 결국 거칠게 다락문을 열고 아래로 내 려가고 말았다. 리오는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표정을 계속 짓고 있었다. "…이상하네…?" 리오는 자신의 머리가 꽤 헝클어졌음을 느끼고 머리를 묶은 끈을 풀었다. 검은색의 조금은 낡은 끈이었다. 리오는 다시한번 끈을 바라본후 머리를 묶었다. 똑같은 스 타일이긴 했지만, 그에게 있어서 절대로 지울수 없는 스타일이기도 했다. "자아, 내려가 볼까…." 기지개를 키며 아래로 내려간 리오는 집회소의 한족 구석에 메이린과 히렌이 자고 있자 그곳으로 가보았다. 아이들은 하나같이 새우잠을 자고 있었다. 히렌의 피부에 손을 대본 리오는 살짝 인상을 쓰면서 자신의 망토를 아이들에게 덮어주었다. "아이들을 구석에서 재우다니, 정말 나쁜 사람들이잖아…." 리오는 아이들 옆에 웅크려 앉아 주위들 둘러 보았다. 그리 좋은 광경이 펼쳐져 있 지는 않았다. 많은 사람들이 집회소에 의존해 잠을 청하고 있었다. 다른때면 벌써 일언나 자신들의 일을 하겠지만 어제의 일 때문에 매우 피곤한듯 했다. "후우…여기서부터 일이 복잡해지면 어떻게 하나…." 리오는 천장을 보고 한숨을 쉬어보았다. 하지만 그런다고 일이 풀릴리는 없었다. 아이들이 깨어나자 리오는 망토를 다시 착용하며 일어섰다. 메이린은 리오가 옆에 있자 깜짝 놀라며 몸을 일으켰다. "아, 리오…!" 메이린은 눈을 비비며 약간 헝클어진 자신의 머리를 매만졌고 얼른 히렌을 흔들어 일으켰다. 히렌은 희미 하게나마 리오의 모습이 보이자 벌떡 몸을 일으켰다. "리, 리오씨!" 리오는 오히려 미안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아이들에게 말했다. "아, 계속 누워있어. 어제 일로 고단했을테니까. 그건 그렇고, 너희들 어디로 가는 길이었니?" 메이린은 고개를 푹 숙인채 말을 하지 않았고 히렌도 마찬가지였다. 리오는 고개를 저으며 알았다는듯 고개를 끄덕였다. "아이고, 물은 내가 잘못이지. 음…이거 아쉬운데? 오늘로서 헤어져야 하니까 말이 야. 난 수도로 가는 길이거든? 크리스는 친척이 그곳에 있다고 해서 같이 가는것이 고, 나는 특별히 처리해야하는 일이 있어서 가는거란다." 리오가 수도의 일을 입밖에 꺼내자 메이린과 히렌은 약간 놀란 눈초리를 보였다. 히렌은 설마 하는 표정으로 작게 말했다. "설마…리오도 수도를 부수려고 가는거…?" 리오는 급히 히렌의 입을 막으며 살짝 속삭였다. "어, 어떻게 알았지! 그럼 설마 너희들도…?" 히렌은 고개를 끄덕였다. 리오는 머리를 긁적이며 한숨을 쉬었다. "참나…인연한번 끝내 주는군…. 거기로 왜 가는거냐, 원수를 갚으려고?" 히렌은 고개를 끄덕였다. 리오는 더욱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너희들 둘이서 뭘 하려고? 메탈자켓 하나도 힘겹게 부수면서 말이야." 그때, 우물쭈물 있던 히렌이 약간 자신이 없는 말투로 리오에게 무릎을 꿇으며 말 했다. "저, 저희들을 제자로 받아주세요!" 리오는 순간 황당한 표정을 지으며 둘을 바라보았다. 메이린도 히렌과 같은 생각인 것 같아 더더욱 곤란한 상황이었다. "하, 하지만 난 너희들에게 가르쳐 줄것이…." 히렌은 눈을 꼭 감고서 리오에게 간청하기 시작했다. "아니에요! 리오가 괴물하고 싸우는 모습을 전 똑똑히 봤어요, 당신의 반, 아니 반 의 반이라도 따라갈수 있다면 전 더이상 원하는것이 없어요!" `반의 반이라도 따라오면 넌 이 세계에서 최강이다….' 리오는 이렇게 속으로 중얼대면서 고개를 저었다. "어쨌든 안돼. 난 그렇게 훌륭한 인물도 아니고, 너희들을 제자로 삼을만큼 늙지도 않았다구. 그리고, 더이상 제국으로 가는 바보짓은 그만 두거라. 나라도 위험한 판 인데 너희들까지 끼면 나더러 어쩌란 말이야. 너희들이 무슨 원한이 있어서 제국의 수도로 가는지는 모르겠지만, 목숨까지 걸지는 말아라." 리오가 그렇게까지 단호하게 말하자 히렌은 고개를 푹 숙이고 아무말도 하지 않았 다. 메이린도 마찬가지였다. 리오는 그들의 어깨를 툭툭 쳐주며 위로의 말을 해 주 었다. "내가 하는일은 너무나도 위험한 일이야. 아직 너희들은 어리고…내 말을 언젠가는 이해할 날이 올거다. 정말 미안하구나…." 리오가 아이들을 설득할 동안, 크리스가 화장실에서 빠져나와 리오의 뒤로 다가갔 다. 리오는 그녀를 바라보고 아까전처럼 미안하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아, 괜찮아요 크리스?" 크리스는 살짝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오히려 자기가 미안하다는 뜻도 전했다. "다행이군요. 자, 그럼 출발해요 크리스." 크리스는 외투를 차려입고 떠날 채비를 하였다. 리오도 간단한 배낭을 짊어지고 집 회소를 천천히 나섰다. 아이들은 화가 난듯 리오에게 작별의 인사도 하지 않았다. 리오는 씁쓸한 웃음을 지으며 집회소를 바라보았다. "후훗…너희들을 위한거니까 너무 화내지 마라…." 리오와 크리스는 서서히 마을을 빠져 나갔다. 마을을 빠져 나가는 동안에도 크리스 는 계속해서 얼굴에 미소를 지우지 않았다. "음? 무슨 좋은일 있어요?" 크리스는 리오의 물음에 살짝 고개를 저었다. 리오는 슬쩍 어깨를 으쓱이고는 계속 길을 걸었다. "후음…다음 마을까지는 꽤 오래 걸릴것 같네요. 자, 어서 갑시다 크리스." 리오는 희미하긴 하지만 크리스의 분위기가 바뀐것을 알수 있었다. 그러나, 무엇이 바뀌었는지는 그도 정확히 알수는 없었다. 크리스는 리오의 뒤를 따라가며 살짝 입 술을 움직여 보였다. 리오는 전혀 알아채지 못하고 있었고 그녀의 입술은 이렇게 움직였다. 「고·마·워·요」 2장 [용사들] 끝 3장 [바람의 사나이] 안개가 자욱히 끼어있는 어느날의 늦은 오후였다. 지크는 숲속을 걸어 가면서 뒤에 따라오는 일행에게 계속 눈길을 보내었다. 매우 곤란하다는 눈초리였다. 그의 뒤에서 따라오던 일행 셋중 한명이 지크가 자신들을 계속 쳐다보자 화가난듯 소리쳤다. "뭘 보는거야! 빨리가지 않으면 리오를 따라잡지 못한다구!!!" 날카로운 여자의 음성이었다. 그러나, 약간 애 티가 나는 목소리였다. 그 옆에서 걷고있던 한 사람이 그녀를 진정시키려는듯 입을 열었다. "그, 그러지마 리카. 지크도 빨리 가고싶은건 마찬가지일거야." 지크는 그 소리를 듣고서 가슴을 치고 싶었다. 리오가 부탁한대로 말스 왕국의 수 도에서 태라트를 도와야할 그가 제국의 숲을 거닐고 있는 이유는 조금 복잡했다. 리오가 혼자서만 살짝 제국으로 도망친(?)것을 안 리카는 야룬다 요새에서 길길이 뛰었고 설상가상으로 리오를 만나기 위해 저항군의 본부로 찾아온 세레나마저 울고 불고 난리를 쳤기 때문에 어쩔수 없이 그가 이들을 데리고 제국으로 건너온 것이었 다. 지크는 한편으로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자신을 위로했다. `후우…슈렌이 만약 바로 떠났다면 난 살지 못했을거야…. 고맙다 슈렌…역시 우리 들은 형제야…!' 그때, 지크의 둔부를 리카가 걷어 차면서 소리쳤다. "뭐하는거야 멍하니! 똑바로 걸어!!!" 지크는 속으론 리카를 쥐어 박고 싶었으나 그때마다 클루토가 말리는 바람에 그럴 수가 없었다. 지크는 자신의 바지 주머니에 손을 집어 넣고서 터벅터벅 힘없이 걸 어갔다. "아, 세레나씨. 춥지 않나요?" 세레나는 고개를 저었다. 그렇지만 겉으로 보기엔 지크가 더 추워보였다. 오로지 자신의 붉은 자켓 한벌만을 입고있는 상태여서 두꺼운 외투를 입고있는 셋보다는 추울것이 당연했으나 지크는 그리 추위를 느끼지 못하고 있었다. "아, 지크씨! 저기 보이는것이…?" 지크는 세레나의 손가락 끝이 가리키는 방향으로 눈을 돌렸다. 숲과 안개 사이로 희미하게 건물 같은것이 보였다. 지크는 헝겊으로 싼 무명도를 배낭에서 빼서 허리 에 장비하며 일행에게 말했다. "여기에서 기다리고 있으세요. 제가 한번 살펴보고 올께요." 바람소리를 내며 건물쪽으로 지크가 사라졌고, 일행은 잠시 쉬며 지크가 올때까지 기다리기로 했다. 바람소리인듯, 사삭 소리가 숲 사이에서 들려왔다. 그러나 일행 중 누구 하나도 그 소리에 관심을 가진 사람은 없었다. -----------------------계속--- [13794] 제목 : [조윤철]Gods Κnight(3부) 10. 올린이 : jack21 (이경영 ) 96/03/03 23:56 읽음 : 354 관련자료 없음 와아…가즈 3부가 벌써 10편이군요…이대로라면 3부의 끝도 멀지만은 않게 느껴집니다.(그러나 원작가 맘이니 어쩔수 없지용) 그건 그렇고 어떤 독자분과의 약속이 계속 틀어지니 마음에 걸리는군요. 으으…죄송합니당. 반드시 언젠가는 그부분을(?) 쓸테니 심려치 말아 주세용. 지금 이 글을 보아주시는 여러분께 다시한번 감사를 드리며…. …이제 진짜 3학년으로 올라가는 윤철 올림. -------------------------------------------------------------------------- 눈이 뒤덮여 있는 건물이었다. 정 육면체의 겉모양에, 사람이 출입한 흔적이라고는 전혀 찾아볼수가 없었다. 지크는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아니, 뭐야 이건…건물도 아니고, 그렇다고 돌덩이는 더더욱 아니고…." 그때, 지크는 온몸의 신경을 모두 집중했다. 자신 말고서 또다른 생물체가 이 근처 에 있음을 느낄수가 있었다. 신경과민이라 할수도 있겠지만 그렇지가 않았다. 동물 들이 인간을 보고서 그 인간의 기분을 알수 있는것처럼, 지크도 그 생명체가 자신 에게 그리 좋은 감정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느낄수 있었다. `빠르다…!' 기의 방향이 너무나도 빨리 바뀌고 있었다. 굉장한 수준의 상대라고 지크는 생각했 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뒤에 남겨둔 일행이 걱정되기도 하였다. `상대는 한명…그녀석도 내가 자신을 느끼고 있다는걸 안다….' 지크는 천천히 옆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상대방도 역시 이동하고 있었다. `그래…누가 더 빠른지 해 보자 이녀석…!' 그와 동시에 지크의 모습이 잠시 흐려졌고 그의 모습이 사라짐과 동시네 주위의 눈 이 순간 휘날렸다. 지크의 모습이 사라지자, 잠시후 다른 그림자가 숲에서 공중으 로 솟구쳤다. 다른곳으로 이동하려는듯 했다. 그때, 그 그림자의 뒤로 또다른 그림 자가 겹쳐왔다. 지크였다. "이자식! 나하고 장난을 쳐!! 어디 맛좀 봐라!!!" 그림자는 당황하며 몸의 방향을 바꾸려 했으나 지크의 잡기가 더 빨랐다. 지크는 그림자의 허리를 뒤에서 꽉 잡은채 몸을 틀어 머리를 아래로 향하였다. 그대로 지 면에 처박을 생각이었다. 아마 이정도의 높이라면 척추가 부숴지는건 물론이요 온 몸의 뼈가 흐트러질것이 뻔했다. 지크는 인정사정 없이 그대로 지면에 수직으로 떨 어지기 시작했다. "그만햇!!!" 그림자의 목소리를 들은 지크는 깜짝 놀라며 손을 약간 위로 향해보았다. 반응은 혹시나 했으나 역시나 였다. "무, 무슨짓이야!!!" 지크는 몸을 다시 틀어 그림자의 둔부를 손으로 받치고 몸을 올려 양손으로 안은채 안전하게 착지했다. 그림자는 빠르게 지크에게서 떨어졌고 지크는 그대로 그림자를 추격했다. 얼마 못가서 그림자는 지크의 손에 붙들렸고 지크는 거칠게 그림자의 두 건을 벗겼다. 그림자는 강하게 저항했으나 힘에서는 지크에게 딸리는듯 그만 지크 에게 자신의 두건을 내맏기고 말았다. 지크는 흠칫 놀라며 뒤로 물러섰다. "이잉?! 진짜 여자잖아!!!" 두건이 벗겨진 그 수수께끼의 여성은 얼굴을 찡그리며 포기한듯 소리쳤다. "흥, 지금 날 붙잡아 봤자 소용이 없어! 너희들의 동료는 내 동료들에게 붙잡혔을 테니까!!" 지크의 표정은 순간 굳어졌고 그는 그녀의 멱살을 잡고서 소리쳤다. "뭐라고! 다시 말해봐!!" "우, 우웅…!" 세레나는 얼굴에 느껴지는 차가운 감촉에 천천히 눈을떴다. 뒷머리가 무엇에 얻어 맞은듯 심하게 아파왔다. 머리를 매만지며 일어선 세레나는 주위를 천천히 둘러보 았다. 횃불 하나가 타고있는 돌로된 감방이었다. 그리고 그녀의 옆에는 리카와 클루토가 같이 쓰러져 있었다. 그녀는 기절해 있는 그들에게 회복 마법을 써주려고 시도했으 나 마법이 나오질 않았다. 어떠한 주문도 이 감방의 안에선 통하지가 않는듯 했다. "이, 이를 어쩌지? 머리를 세게 맞은것 같은데…!" 그러나 지금으로선 어찌할 방도가 없었다. 그저 보살펴 주는 수 외에는…. 지크는 정체불명의 여성을 끌고 그 이상한 건물이 있는곳으로 향했다. "자, 여기인가? 너희들의 소굴이." 소굴이란 말을 들은 그 여성은 인상을 쓰며 고개를 저었다. "아니야! 이곳은 신전이다, 제국을 쓰러뜨릴 여신께서 잠들어 있는 신전이라고!!!" 지크는 잡고있는 그녀의 팔을 더더욱 비틀면서 나지막히 말했다. "…여신이고 귀신이고, 내 동료들을 건들면 그땐 빛보는게 끝이다…! 자, 입구가 어디 인지나 불어." 그녀는 팔이 꺾이는 고통에 신음하면서 반대쪽 팔로 입구가 있는곳을 가리켰다. "저곳인가?" 그녀가 고개를 끄덕이자 지크는 그녀의 목을 손으로 쳐서 기절시킨후 입구를 찾기 시작했다. 입구는 의외로 쉽게 찾을수 있었다. 입구를 찾은 지크는 기절시킨 여자 를 입구의 안에 눕혀논 뒤, 안으로 안으로 깊숙히 들어가기 시작했다. "여신이라고…? 제국을 쓰러뜨릴? 쳇, 이놈의 제국인가 뭔가는 인기관리를 못하는 가 보군…." 이래저래 중얼거리며 안으로 들어가던 지크는 피 비릿내가 풍겨오자 코를 막으며 냄새가 풍겨오는 쪽으로 방향을 돌렸다. 불안감이 엄습해 오기도 했지만 꽤 오래된 피냄새라서 그런대로 안심할수 있었다. "뭐가 안심할수 있다는거야…피냄새인데." 그래도 일행이 죽었을 염려는 없지 않은가. "다 같은 생물이라구. 죽기를 좋아하는 생물이 어디있겠어?" 어쨌든 지크는 계속해서 그쪽으로 걸어갔다. 빙빙 돌면서 갔다고 생각이 들 무렵, 아래로 내려가는 계단이 보였다. 지크는 지겨운듯 한숨을 쉬면서 그곳으로 똑바로 걸어갔다. 철컥. "어라?" 지크의 발밑이 슬쩍 들어가고, 그의 머리위로 흙가루가 떨어지기 시작했다. 트랩이 분명했다. 지크는 그대로 한발자국 물러나며 주먹에 기를 돌리고 그대로 자신이 눌 렀던 바닥을 내리 쳤다. "타아아앗­!!" 콰직­!! 무언가가 부숴지는 소리와 함께 그의 머리위에 떨어지던 흙먼지가 멈추었다. 지크 는 슬쩍 머리위를 올려다 보았다. 거대한 구 모양의 돌덩이가 그의 머리 위에서 바 로 멈춰서 있었다. 그는 한숨을 길게 내쉬며 주먹에 묻은 돌가루를 털어내었다. "쳇, 기계장치가 아닌 전자계통의 함정이라니, 의외로 발전한 곳인데?" 지크는 천천히 계단을 내려가기 시작했다. 그 외에는 별다른 함정같은건 있지 않았 다. 굉장히 긴 계단이 있을 뿐이었다. "젠장! 왜이리 길어!!!" 클루토와 리카는 얼마 후에 정신을 차릴수 있었다. 세레나는 모두가 무사하자 그런 대로 안심했다. "아, 지크는요?" 줄루토의 물음에 세레나는 대답할수 없었다. 여기가 어디인지도 정확히 모르는데 지크의 상황을 알기란 불가능에 가까웠다. "…글쎄. 하지만 확실한것은 여기에 가둔 자가 있는이상, 죽을 확률은 아직 적다는 것이야. 우린 그냥 기다리고 있을수 밖에 없는것 같구나…." 리카는 몸을 푹 굽히고 앉아 가만히 문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이렇게 조용한 리카 는 처음 본다는듯 클루토는 약간 놀란 표정을 지었다. "…뭘 봐 클루토." 말투는 변한것이 없었다. 클루토는 한숨을 내쉬며 바닥을 바라보고 말했다. "…리오가 구해줄 확률은 적겠지요…?" "으응…." 세레나는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조용히 있던것이 거의 한시간이 될 무렵, 그들의 귀에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음색…음악소리였다. 이런 음침한 곳에서 이런 맑은 음색이 왜 나오는지 그들도 알수가 없었다. "이, 이건…?" "들어본적 있어, 클루토는?" 클루토는 리카의 물음에 고개를 끄덕였다. "예전에 마법학운 스승님께서 들려주셨었어. 하지만, 300년전의 의식 음악이라고 들었는데…?" 세레나도 이 음악을 들은적이 있다는듯 입을 열었다. "그래…나도 들어본적이 있어. 300년전에 여신을 찬양하는 의식에 쓰이던 음악이라 고 말이야." "여신? 무슨 여신이요?" 그때, 감옥의 밖에서 발자국 소리가 들려왔다. 인간의 발자국 소리인젓 같았다. 곧 분이 열리고, 감옥밖의 환한 빛이 일행의 눈을 괴롭혔다. 그리고 큰 사람의 그 림자가 나타났고 굵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자아, 나오너라 침입자들. 여신께서 너희들을 원하신다…." 리카는 이때라는듯 벌떡 일어서서 거한에게 달려들었다. 감옥안에 들어올때 이들의 무기등은 하나도 압수한것이 없어서 가능했다. "하아앗­!!" 그러나 거한은 피하기는 커녕, 리카의 검을 잡고 그녀를 내동댕이 쳤다. 그들의 동 료인듯한 또다른 거한들이 들어와 리카는 옆에 끼고, 클루토와 세레나는 이상한 수 갑으로 결박한후 감옥에서 끌고 나왔다. "어, 어디로 데려가는 것인가요!!" 세레나의 물음에 거한은 조용히 대답했다. "…여신께서 너희들을 원하신다고 하지 않았나…." 클루토는 알수가 있었다. 거한의 말은 십중팔구 제물이라는 소리였다. 감옥에서 나 왔기 때문에 충분히 마법을 사용할수 있을거라 생각했지만 그렇지도 않았다. 수갑 이 자신들의 마력을 모두 흡수하는 것이었다. "아…지크…!!" 클루토는 고개를 푹 숙이며 중얼거렸다. 그들에게 희망은 그길 하나밖에 없어서였 다. 그들은 긴 복도를 통해 어디론가 끌려가기 시작했다. 지크는 계단의 끝이 보이자 한숨을 쉬며 계단에 걸터 앉았다. "으…이 계단의 설계자를 만날수 있으면 그녀석의 턱을 날려 버리겠어…!!" 그야말로 엄청난 계단이었다. 지크 자신이 예전의 세계에서 걸어보았던 계단의 숫 자를 모두 더해도 이 계단만큼은 못할거라고 그는 생각했다. 그는 다시 몸을 일으 키고 계단에서 완전히 벗어났다. "어? 뭐야 또 이건?" 계단에서 내려와 앞을 바라본 지크는 앞에서 불어오는 냉풍에 깜짝 놀랐다. 이런 지하에서 온풍이 불면 모를까 냉풍이 부는것은 조금 이상하지 않은가. 지크는 계속 앞으로 걸어가 보았다. 그의 앞에는 서리가 하얗게 붙어있는 거대한 문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와우, 굉장한 냉장고인걸? 무슨 얼음덩이라도 보관하고 있나보지? 그건 그렇고 여 신인가 뭔가는 도대체 어디 있는거야? 신전이면서 여신은 커녕 여자 조각도 없으니 …." 그가 문 앞으로 다가가자, 희미한 음이 그의 귀에 들려오기 시작했다. 꽤나 높은… 여성의 목소리였다. 「…꺼내주세요….」 지크는 흠칫 놀라며 엉겁결에 대답하고 말았다. "응!? 뭘 꺼내?" 지크는 다시 정신을 차리고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러나, 인간의 기척은 느껴지지 않았다. 이 지역에 있는 사람은 자신밖에 없었다. "…나도 늙었나? 환청이 들리네…." 「…제발…꺼내주세요….」 확실한 목소리였다. 지크는 그 목소리가 들려온 거대한 문을 바라보았다. 지크는 설마 하면서 문에 대고 얘기를 해 보았다. "거, 거기에요?" -------------------------------계속--- [13823] 제목 : [조윤철]Gods Κnight(3부) 11. 올린이 : jack21 (이경영 ) 96/03/05 18:19 읽음 : 312 관련자료 없음 으이…3부가 길어질것만 같은 느낌이 요즘 드는군요…. 불안하당…. 70편은 넘기지 말아야 하는데….(그래야 4월에 멋있는 최후를 마치지요) 어쨌든, 재미있게 봐 주세요. -------------------------------------------------------------------------- -- 지크의 물음에, 수수께끼의 음성은 대답이 없었다. 시간이 지나도 대답이 없자, 지 크는 인상을 쓰며 뒤로 돌아섰다. "쳇, 출구나 찾아 봐야지, 괜히 시간만 허비했잖아!!" 「안되요…제발…저를 꺼내주세요….」 지크는 버럭 화를 내면서 문에 대고 소리를 질렀다. "이봐! 어디인지 말을 해 붜야 꺼내주던지 다시 처박아 버리던지 할거 아니야!!! 사람 열받게 하지말고 말해!!" 성질이 급하기론 그의 동료들중 최고인 그에겐 화가나는 일이 아닐수 없었다. 그러 나 그가 아무리 펄펄 뛰어도 수수께끼의 목소리로 부터 반응은 없었다. 지크는 화 가 머리 끝까지 난듯, 필요도 없는 기전력을 끌어 올린 뒤에 문 앞에 서서 자세를 취했다. "어디 두고보자! 꺼내준 뒤에 더 깊숙히 처박아 버릴테다!!! 하아아아앗­!!!" 쿠우웅!! 스파크가 흐르고 있는 지크의 주먹이 문의 중앙을 강타했고, 그 거대한 문은 곧 타 격점부터 금이가기 시작하더니 이내 굉음을 내며 산산조각이 났다. 문이 부서지자 그 안의 냉기가 지크에게 쏟아지기 시작했다. 주위의 공기도 얼어붙을 정도의 대단 한 냉기였다. 아마 지크가 기전력을 끌어올리지 않았다면 바로 동태가 되었을지 모 른다. 지크는 기로 냉기를 밀어내며 문 앞에 가만히 서 있었다. "우왓! 이, 이건…!!" 생각보다 엄청난 냉기였다. 잠시후 냉기가 사그러들자, 지크는 천천히 안으로 들어 가기 시작했다. 아까전에 자신이 소리친 내용은 모두 잊고있는 상태였다. 안쪽은 그야말로 신전처럼 꾸며져 있었다. 지크는 놀라움에 입을 다물지 못하였다. "진, 진짜 여신이라도 있는건가? 어, 저건!?" 지크는 제단의 윗쪽에 자리잡고 있는 거대한 얼음덩이를 보고서 또한번 놀랐다. 그 안에 사람이 있는 것이었다. 지크는 곧장 뛰어 올라가 얼음안을 천천히 들여다 보 았다. 나체의 여성이 그 얼음의 안에 몸을 웅크린채 잠자는듯 눈을 감고 있었다. 지크는 황당한 표정을 지으며 안에있는 여성에게 물었다. 그도 반 정신이 나간 상 태였다. "저기…춥지 않아요?" 안의 여성은 그야말로 여신과 같은 신비함을 뿜어내고 있었다. 푸른색의 긴 머리카 락에, 약간 슬픈듯한 얼굴을 하고 눈을 감은 그 여성에게 지크는 어느사이엔가 정 신을 빼앗긴 것이었다. 「…꺼내줘요…제발….」 지크는 또다시 정체불명의 목소리가 들려오자 멍한 상태에서 주먹을 치켜 들었다. 그의 의지와는 상관이 없는 행동이었다. "아, 아차!!" 지크는 움찔하며 정신을 차린 후에 자신의 얼굴을 살짝 치며 정신을 가다듬었다. "자, 잠깐! 지금 말하는 사람이 얼음안에 있는 당신인가?" 「…꺼내주세요….」 "글쎄! 꺼내주는건 둘째치고 당신이 도대체 누군데 내가 꺼내줘야 하는거지?" 그 질문에 목소리는 역시 침묵을 지켰다. 지크는 한숨을 쉬면서 주위를 둘러보았 다. 얼음의 뒤로 돌아가던 지크는 얼음덩이가 되어있는 미이라를 보고 움찔했다. 가벼운 갑옷을 입고있는 한 남자의 미이라였다. 마치…안에있는 여성을 보호하려는 듯한 자세를 취한채 그는 죽어있었다. 지크는 진지한 표정을 지으며 다른곳을 둘러 보았다. 신전의 벽에는 정교하게 가공된 조각들이 세겨져 있었다. 갖가지 모양의 괴수 조각들이었다. 그는 다시 얼음안의 여성을 바라보았다. "…꺼내주면 어쩔꺼지? 훗, 내 소원이라도 들어 줄건가?" 그러나 역시 답변은 오지 않았다. 답변을 싫어하는 여성이라고 지크는 생각했다. 지크는 어깨를 으쓱인후 얼음에 손 을 대면서 말했다. "알았어, 꺼내주지." 그가 그 말을 함과 동시에 얼음에서 증기가 솟아오르기 시작했고 그 얼음은 차차 작아지기 시작했다. 지크는 흠칫 놀라며 뒷걸을질을 쳤다. "나, 난 이런거 못하는데…?" 푸슈우우우…. 얼음이 모조리 증기로 바뀐뒤, 그 자리에 남은것은 얼음안의 여성 뿐이었다. 지크 는 그 여성의 나체를 내려다 보며 침을 꿀꺽 삼켰다. "…으윽! 무슨 생각을 하는거야! 어서 이 여자를 도와줘야지!!!" 지크는 자신의 자켓을 벗어 그 여성의 몸을 감쌌다. 그러나 체구가 작지 않은 여성 이어서 자켓 하나만으러 그녀의 몸을 가리기란 곤란했다. "으으…정신을 차리자…!" 지크는 가급적이면 그녀의 몸을 보지 않으려고 애를썼다. 자켓을 벗어 그녀의 몸을 감싼 지크는 빠르게 그 신전에서 벗어났다. 클루토와 세레나, 리카는 어느새 나무에 꽁꽁 묶여 사람들에 의해 실어 날라졌다. 날르는 사람들의 손에는 하나같이 환도가 들려져 있었고, 세레나 일행들은 발버둥 을 쳤으나 끈은 풀릴 생각을 하지 않았다. "자, [여신의 성전] 앞이다. 이제 고통을 줄여주지…후후후." 붉은 옷차림의 사제가 벽의 한 귀퉁이를 밀었고 그와 동시에 벽이 굉음을 일으키며 열려졌다. "자아! 이제 너희들은…어, 추워!" 자세는 말을 하려다가 안에서 쏟아지는 냉기에 인간적인 말을하며 몸을 움츠렸다. 다른 사나이들도 모두 마찬가지였다. 그들이 그러고 있을때, 한 여성이 그들의 뒤 에서 나타나 긴박한 음성으로 소리쳤다. 지크에게 얻어맞은 여성이었다. "사제님! 침입자가 이곳에 있습니다!!!" 그 말을 들은 사제는 흠칫 놀라며 그녀를 돌아보았다. "뭐라고! 침입자!?" 그때, 냉기가 쏟아지는 방에서 발자국 소리가 들려왔다. 뛰어오는 소리였다. 잠시 후 누군가가 냉기를 해치고 달려나왔고 그를 본 세레나들은 기쁨에 환성을 지르려 고 했으나 그가 안고있는 여성을 보고서 실망의 표정을 지은채 그를 바라보았다. "지, 지크씨…!?" 지크는 냉기때문에 머리카락이 하얗게 변해 있었다. 지크는 동료들의 표정을 보고 서 곤란다하는 표정을 지었다. "하, 하하…안녕?" 리카는 눈꼬리를 올리며 지크에게 소리치기 시작했다. "이봐!! 우리들은 죽기 직전까지 몰려 있었는데 어디서 여자랑 놀다가 오는거야!!! 그정도로 우리가 우습게 보였어!!!" 지크는 그 말을 듣고서 할말이 없었다. 일행을 구하려고 계단을 내려왔는데 누가 꺼내달라고 해서 꺼내주었고, 꺼내고 보니 옷을 안입고 있는 불우한 여성이었다란 말이 리카와 일행에게 통할리가 없었다. 지크는 씁쓸한 표정을 지으며 자신의 옆에 서 오들오들 떨고있는 사제에게 다가갔다. "어이, 친구. 옷좀 벗어줘." 사제는 황당한 표정을 지으며 반문했다. "오, 옷이라고…?" 지크는 사제를 걷어 차면서 그의 겉옷을 벗겼다. 꽤나 두꺼운 옷을 입고 있어서 다 행이라 지크는 생각했다. "좋아, 냄새는 나지만 참아줘요 아가씨." 지크는 여성에게 사제복을 입혀주고 나서 그녀를 세레나들이 있는곳 옆에 돕혀두 었 다. 리카는 그 여성을 힐끔 보고 고개를 픽 돌렸다. "흥! 얼굴만 예쁜거지 뭐!!" 지크는 피식 웃으며 무명도를 이용해 일행들을 풀어주었다. 사제는 비틀거리며 일 어나 경비병들에게 소리쳤다. "뭣들하고 있는거냐! 저 무식한 녀석에게 제물을 빼았길거냐!! 어서 저녀석을 잡아 랏!!!" 그의 명령과 동시에 거한들은 환도를 휘두르며 지크와 일행에게 달려들었고, 지크 는 여유있게 장갑을 죄었다. "기다리고 있었다, 추운데 잘 되었지 뭐." "단순한 깡패 같으니라고…흥!" 지크는 옆에서 중얼대는 리카를 한번 쏘아본후 달려오는 거한들을 상대하기 시작했 다. 생각보다 속도가 빠른 사내들이었다. 그러나, 그리 걱정할 수준은 아니라고 그 는 판단했다. "타앗!!!" 거한들이 휘두른 환도를 손쉽게 피한 지크는 거한의 팔을 붙잡고 그 팔에 매달려 몸의 중심을 실었다. 그러자, 지크보다 훨씬 큰 그 사나이의 몸의 지크의 중심에 맞추어 공중으로 치솟았고 엄청난 소리와 함께 바닥에 꽂혔다. 그 거한의 입에서 피가 분수처럼 솟구친 후, 거한은 편하게 누웠다. 다른 거한들이 다시 덤벼왔으나 결과는 똑같았다. 환도를 휘두르는 거한의 오른팔을 잡아낸 지크는 그대로 몸을 앞 으로 내밀며 주먹으로 거한의 명치를 밀어쳤다. 이렇게 저렇게 거한 네명이 쓰러지 자, 사제는 급히 그들이 나온곳으로 도망치기 시작했다. 지크는 그를 놓치지 않고 덜미를 잡으며 그에게 물었다. "어이, 저기 안에있는 신전은 도대체 뭐고 얼음에 갇혀있던 여자는 뭐지? 말해줘." 지크의 물음에, 사제는 성심성의껏 답변하기 시작했다. "그, 그건 저도 모릅니다. 그 안에 들어가본 사람은 없었으니까요. 아, 교황님께서 아실지 모르겠군요." "교황? 그럼 너희들 교인이란 말이야?" 사제는 고개를 끄덕였다. "예, 저희들은 성지를 지키는 임무를 맏았지요. 제물을 한달에 한번씩 바치라는 교 황님의 명령에 저희들은 따랐을 뿐입니다. 그리고 맹세하는데 인간은 오늘이 시도 해 보려는 날이었습니다, 믿어주세요!!" 지크는 찜찜했지만 믿는수밖엔 없었다. 자신이 맡은 냄새도 인간의 피 냄새가 아니 어서였다. 지크는 그를 풀어주었고 사제는 곧장 어디론가 사라졌다. 얻어맞은 여성 도 마찬가지였다. 클루토는 걱정스런 눈초리로 지크에게 물었다. "지크, 저 여자분은 도대체…?" 지크는 자신의 붉은 자켓을 다시 입으며 대답해 주었다. "저 여자가 얼음속에 저대로 있었다면 넌 믿겠냐?" "얼음 속에요!?" 클루토는 믿지 못하겠다는 어투로 말했다. 지크는 그것 보라는듯 한숨을 쉬었다. "꺼내온 나도 못믿겠다. 아, 세레나씨, 그녀의 옷좀 잘 고쳐 주세요. 옷이 너무 크 니 보기가 그래서요." "흠, 어차피 다 봤을텐데 뭘…." 다시 리카가 옆에서 중얼거리자 지크의 이마에 푸른 힘줄이 솟았다. 그러나 지크는 겉으로 드러내지 않고 가만히 있었다. "쳇, 어쨌든 이 기분 나쁜곳에서 나갑시다. 아, 그녀는 제가 업을께요." 지크는 가볍게 정체불명의 여성을 업고서 출구로 향했다. 그가 내려온 방향과는 반 대 방향이었다. 계단따위는 아마 꼴도보기 싫을지도 모른다. -------------------------계속--- [13883] 제목 : [조윤철]Gods Κnight(3부) 12. 올린이 : jack21 (이경영 ) 96/03/07 19:12 읽음 : 328 관련자료 없음 으흠…. "가즈의 인물들은 상호간의 끈끈한 무엇인가가 다른 소설이 비해 떨어진다." 라는 평을 들은적이 있습니다. …으음…. 원래 사랑이란것에 무감각한 옮긴이라서 그런지는 모르겠군요. 제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랑은 이렇습니다. 보수가 없는 사랑, 표출되지 않는 사랑, 그리고 부모님들의 무조건적인 사랑 등…. 고3이 되서 부모님들과 대화를 나누다 보니까 앞의 구절이 생각나서 쓴 것입니다. 별 이야기는 아닙니다. 저의 관점에서 나온것이니 신경쓰시지 않으셔도 됩니당. -------------------------------------------------------------------------- -- 지크 일행이 신전에서 빠져 나왔을때는 이미 밤이었다. 결국 그들은 노숙을 택하는 수 외에는 없었고 지크와 다른 일행들은 눈이 쌓이지 않은 나무밑을 찾아내어 밤을 지내게 되었다. "후우…눈은 다 치웠고, 불도 피웠고. 이제 쉽시다." 지크는 자신이 데리고 나온 그 여성의 근처에 누우며 말했다. 그녀가 아직도 의식 이 불명확한 상태여서 그렇다고 지크가 일행에게 말했으나 그대로 받아들인 사람은 없었다. 이상한(?) 오해를 받게된 지크는 결국 입을 다물고 그녀를 보살피기 시작 했다. 세레나와 리카는 일찍 잠이 들었고 클루토도 지크와 이야기를 나누다가 잠이 들게 되었다. 지크도 역시 리오처럼 잠이 없는 체질이어서 눈을 멀뚱히 뜬채 자신 의 옆에 누워있는 수수께끼의 여성을 바라보았다. "후우…어째서 얼음안에 들어있었지?" 지크는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모닥불에 땔감 하나를 더 던졌다. 시간이 꽤 지나고 먼 동이 틀 무렵, 마지막 땔감을 던진지 한시간이 되어 지크는 꾸벅꾸벅 자기 시작 했다. 이상하게도 잠이 온 모양이었다. "으음…!" 움찔하며 잠에서 깨어난 지크는 머리를 긁으며 주위를 돌아보았다. 아무것도 나타 난것이 없었다. 모닥불이 거의 꺼져가는것 외엔…. "…에이, 다들 팔자 늘어졌구만…. 노숙하며 이렇게 깊이 자는 사람들은 없을거야. 하아아암…! 리카도 잘 자고, 세레나씨도 잘 자고, 클루토도 잘 자고…. 에이, 다 들 일어날때까지 계속 자자…." 그는 자신의 팔을 베고서 다시 잠을 청했다. "……." 그러나 그의 기분이 영 좋지가 않았다. 무언가 하나 빼먹은것이 있는것만 같았다. 그는 다시 일어나 주위를 둘러 보았다. 분명 일행은 모두 다 있었다. "…으악! 얼음미녀!!" 지크는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주위의 숲을 뛰어다니며 그녀를 찾기 시작했다. 지크 는 찾으면서도 자신이 왜 그녀를 찾아야 하는지 이유를 몰랐다. 분명, 자신과는 아 무 상관이 없는 사람인건 확실했지만 이상하게도 찾아야 한다는 생각이 그의 머리 속에 맴돌았던 것이다. 숲을 돌아다닌지 5분가량 되었을때, 그는 결국 이리저리 걸어다니고 있는 그녀를 찾을수 있었다. 지크는 한숨을 쉬며 그녀에게 다가갔다. "후우­찾았잖아요 아가씨!" 그 수수께끼의 미녀는 지크가 뒤에서 자신을 부르며 뛰어오자 갑자기 도망치기 시 작했다. 지크는 그 모습을 보고 황당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반은 오기인듯, 그는 그녀의 손목과 허리를 붙잡고 꼼짝 못하게 만들었다. 그러자 그녀쪽에서 완강히 저 항하기 시작했다. "이거 놔요! 절 놓아주세요, 제발요!!" "호오, 말을 할줄 아시는군. 그럼 어디 이유나 좀 들어봅시다!" 지크는 그녀의 몸을 자기쪽으로 돌린후 그녀의 미간을 손가락으로 살짝 짚었다. 그 러나 그녀는 마치 돌이 된것처럼 꿈쩍도 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계속해서 저항하였다. "제발 놔주세요! 저를요, 제발!!!" 지크는 결국엔 화가 치밀어 오른듯, 목소리를 높여 그녀에게 소리쳤다. "시끄러워! 꺼내달라고 해서 꺼내줬더니 이유도 밝히지 않고 가려고해! 좋아, 이유 만 말해, 그러면 보내주지!!" 지크의 언성이 갑자기 높아지자 그녀의 태도도 약간은 수그러 들었다. 그러나 이유 에 대해선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대답하는걸 못배운 모양이군…좋아, 말하지 않겠다면 나에게도 생각이 있지. 이유 를 말할때까지 너를 어디에도 못보내줘. 그리고, 부르기 힘드니까 이름좀 말해줘. 그건 해줄수 있겠지?" 그녀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지크의 표정을 보고서 반은 겁에 질린듯 입을 열었다. "프시케라고 해요…." 지크는 그 이름을 듣고 흠칫 놀라며 그녀에게 다시 물었다. "…진짜? 가명이 아니고?"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지크는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그녀의 혈도를 풀어주며 중 얼거렸다. "…프시케라…헤헷, 좋아, 하지만 이유 말할때까지 못보내준다는건 바뀌지 않아. 알았지?" 혈도가 풀린 프시케는 몸을 살짝 움직여 보이면서 입을 다물었다. 지크는 그녀의 표정이 어쩐지 쓸쓸해 보인다고 잠시 생각했다. 그러다가 그녀의 발을 보고서 깜 짝 놀랐다. "어, 맨발 아니야? 눈을 맨발로 밟으녀 걸어가다니, 참내…이리와봐." 지크는 살짝 인상을 쓰면서 프시케에게 오라고 손짓을 했다. 프시케는 조금 움직이 려다가 다시 꼼짝도 하지 않았다. "…신경쓰이는 아가씨군. 에잇!" 지크는 프시케에게 덤벼들듯 다가가 그녀의 양 팔을 잡고 그대로 자신의 등 위에 그녀를 업었다. "아, 괜찮아요, 오래동안 밟고 있어서 견딜수 있어요…." 지크는 뒤에있는 프시케를 힐끔 바라보며 말했다. "웃기지 말아. 이유를 말할때까지 넌 내맘이야. 잔말말고 꽉 붙들어." 지크는 그녀의 둔부를 받쳐올린 후에 그녀의 다리를 붙들고 일행이 있는 쪽으로 걸 어가기 시작했다. 그의 등에 업혀있던 프시케는 얼굴이 발개진채 아무말도 못하고 있었다. "…어, 그러고 보니…?" 지크는 그녀가 왜 그러는지 이유를 잠시간 알수 없었다. 그러다가 문득 생각난것이 , 지금 프시케는 사제복 안에 아무것도 입지 않은 상태였던 것이다. 지크는 속으로 미안하다는 생각을 했으나 겉으로는 내색하지 않았다. `뭐 어때…벗은것도 봤는데 뭘.' 지크는 자신을 억제하면서 계속해서 걸어갔다. 그가 도착했을때 다른 일행들은 모 두 일어난 상태였다. 일행 셋은 지크가 프시케를 업고서 걸어오는것을 보고 모두 이상한 눈초리로 그를 바라보았다. 지크는 마음대로 생각하라며 프시케를 스프가 끓고있는 모닥불 옆에 앉혀놓고 배낭에서 말린 빵을 꺼내어 그녀에게 건내주었다. "자, 기운이 별로 없어 보이는데 이거라도 먹어봐." 그러나 프시케는 사양하며 고개를 저었다. 지크는 다시 인상을 찌푸리며 그녀에게 소리쳤다. "먹어! 안먹으면 안보내줘!!" 프시케는 급히 빵을 받아 입안에 넣고 억지로 씹어 삼키기 시작했다. 하지만, 맛이 없지는 않는듯 지크가 다른빵을 주자 얼른 받아서 먹었다. 지크는 씨익 웃으며 큰 컵에 스프를 떠서 그녀에게 건내주었다. 프시케는 멍하니 지크를 바라보았다. "뭐야…그런 표정은 짓지 마. 먹으면서 다른곳에 신경쓰면 그리 좋지 않아." 프시케는 조용히 따듯한 스프를 받아 빵과 함께 그녀의 위장으로 보내었다. 스프가 그녀에겐 약간 뜨겁지 않을까 하고 지크는 생각했지만 별 탈 없이 프시케는 간단한 아침 식사를 끝마쳤다. 그 사이 다른 일행들은 자리 정리를 끝마쳤고 프시케의 식사가 끝나자 지크도 천천 히 일어섰다. "자아, 오늘은 마을에 꼭 도착합시다. 약간 늦어져 버린지도 모르니까 걸음을 빨리 해야해요." 세레나를 비롯한 일행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들이 각자의 배낭을 매고 서서히 출발 하기 시작하자 프시케도 걷기 위해서 일어섰다. "어어, 잠깐 기다려." 지크는 프시케의 앞에서 허리를 굽히고 앉으며 말했다. "자아, 업혀. 맨발로 가는데는 한계가 있다구." 프시케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지크의 얼굴이 또다시 일그러지자 즉시 그의 등에 업 혔다. 지크는 웃으면서 그녀를 업은채 일행을 뒤따라 갔다. "…저어, 무겁지 않아요?" "좋지 뭐, 서로 춥지도 않고. 헤헷…." 지크의 야한(?) 말을 들은 프시케는 다시 입을 다물고 가만히 지크의 등에 기대어 눈을 감았다. 아마도 자려는것 같았다. "…이봐, 침은 흘리지 말아줘, 하나밖에 없는 자켓이니까." 지크가 그 말을 한것은 숲을 완전히 빠져나간 후였다. 곧 그들의 눈앞에는 광대한 평원이 펼쳐저 있었고 그 중앙에는 조그맣게 보이는 도시가 있었다. "어라? 작은 마을이잖아?" 리카의 말을 들은 지크와 클루토는 살짝 코웃음을 쳤다. "작아? 저 도시가 작은것이 아니고 평원이 큰거야. 가까이서 보면 무지무지 클껄?" 리카는 클루토가 자신에게 그렇게 말하자 클루토의 옆구리를 주먹으로 살짝 쳤다. 맷집이 나쁜건지, 리카의 주먹이 강한건지, 클루토는 허리를 굽힌채 일행을 천천히 따라왔다. "응? 이상하네? 겨울인데도 이 평원의 안쪽은 전혀 춥지가 않아?" 이번에는 세레나가 리카의 궁금증을 풀어주었다. "아, 여기는 화산 분지라서 그렇단다. 이곳의 아래에는 아마도 용암이 가득 흐르고 있을거야. 그리고 분지라서 바람도 잘 안들어오지." 리카는 입을 벌리고 세레나의 박식함에 감탄했다. "와아…언니는 어떻게 그렇게 잘 알아요?" 그러자 지크가 때를 만났다는듯, 앞으로 나서며 중얼거렸다. 리카가 자신에게 그러 는것 처럼…. "네가 책을 안읽어서 그런것 뿐이야. 무식한 소녀 같으니라고…." 일행은 계속해서 도시를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클루토의 말 그대로, 도시는 다가 가면 다가갈수록 도시의 규모가 크다는것을 한눈에 알수 있었다. 정오가 넘어설 무 렵, 그들은 도시의 거대한 정문에 도착해 있었다. 그러나, 도시에서 쉴수 있다는 기뿜도 잠시, 일행은 도시를 휘젓고 다니는 폭주족들을 보고 눈살을 찌푸렸다. 뭐 라고 소리를 치고 다니며 이곳저곳에 피해를 끼치고 다니는 그들에 대해서 치안 담 당들도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지크는 여관의 앞에서 일행들에게 안에서 기다리라 는 말을 했다. "예? 어디로 가시게요 지크씨?" "뒤에서 자고있는 짐덩이에게 사줄것이 있어서요. 이대로 사제 복장을 하고 다닌다 면 무슨일이 벌어질지 모르잖아요. 그럼, 다녀올께요." 세레나에게 대답한뒤 프시케를 업은채 장터로 향하는 지크의 뒷모습을 보며 리카는 나지막히 중얼겨렸다. "저 형제들의 속은 알다가도 모르겠단 말이야…그렇죠 세레나 언니?" 세레나는 살짝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지크가 장터에 도착해서 제일먼저 찾은곳은 신발가게였다. 아무래도 엎고다니는건 다른 사람들 보기에도 좋지가 않아서 였다. "자자, 다 왔으니까 내려 아가씨." "……." 깊게 잠이든 모양이었다. 지크는 한숨을 쉬며 뒤통수로 그녀의 앞머리를 살짝 쳤다 . 프시케를 깨운 지크는 그녀에게 신발을 보여주며 마음메 드는것을 골라보라고 말 했다. 프시케는 잠에서 들깬 표정을 지으며 신발을 천천히 고르기 시작했다. 프시케가 신발 고르는 모습을 지켜보는건 지크 뿐만이 아니었다. 건물의 옆에서 지 켜보는 눈도 있었다. 그들은 프시케의 옷을 보고서 소근거렸다. "이봐, 저 여자 분명 여신교의 사제복을 입고 있는거지?" "음, 분명해. 저 여자가 신발을 다 고르고 빨간 윗옷 입은 꺽다리가 계산할때…알 겠지?" 그들의 목소리를 들었을리가 없는 프시케는 얼굴에 서서히 미소를 띄우면서 신발을 하나씩 신어보기 시작했다. --------------------------계속--- [13907] 제목 : [조윤철]Gods Κnight(3부) 13. 올린이 : jack21 (이경영 ) 96/03/08 21:59 읽음 : 414 관련자료 없음 고3? 고3! 흐음…아무리 노력해도 즐겁게 살아갈수 없는 시절 아닌가 생각합니다. 지금의 우리나라 상황으로서는요. 엥? 정부 비판하는건 아니랍니당…. 그리고…요새 가즈의 재미가 떨어진것 같아 많이 반성하고 있습니다. 4월에서 5월 이내에 끝낸다는 생각만이 너무 앞서서 그런지도 모르겠습니다. 계속 응원(?)메일을 주시는 어떤분께 감사드리며…. -------------------------------------------------------------------------- - 지크는 프시케가 신발을 고르면서 천진난만한 미소를 지어보이자 이상한 눈초리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러다가, 자신의 머리를 살짝 치며 다시 생각했다. `참나, 나도 많이 오염된 사람이구나. 아직 스무살도 안된것 같은데 새 신발을 고 르면서 즐거워 하는것은 당연하겠지.'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지크의 팔을 누군가의 손가락이 살짝 압박해 왔다. 프시케가 마음에 드는 신발을 고른 모양이었다. "아, 다 골랐어? 어디한번…." 황색의 가죽으로 된 평범한 여행용 신발이었다. 지크는 고개를 이리저리 끄덕이며 계산을 하기위해 안으로 들어가려고 발을 옮겼다. 그때였다. "자, 이때다! 어서 저 여자를…!" 이라고 하는 작은 목소리가 지크의 귀에 들려온 것이었다. 지크는 급히 프시케의 팔을 붙잡고 자신의 앞쪽으로 보낸 후에 신발가게 주인을 불러서 계산을 했다. 프시케는 무슨 영문인지 모르겠다는듯한 표정을 짓고 주위를 이리저리 더 둘러 보 았다. 주인과 계산을 마친 지크는 자신의 자켓을 벗어 다시 프시케에게 덮어준 후 에 그녀에게 속삭였다. "…절대로 나 이외의 남자를 따라가선 안돼, 알았지? 옷을 사줄때까지 이 내옷도 벗지 말고!" 프시케는 다시 시무룩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지크는 그녀와 함께 신발가게에서 나왔고 그들의 뒷모습을 아깝다는듯이 쳐다보는 두 남자도 가게의 모 퉁이에서 나왔다. "아니, 어떻게 된거지? 설마 우리의 얘기를 들은것은 아닐테고…?" 약간 덩치가 큰 남자가 그렇게 말하자 키가 작은 남자가 그의 배를 치면서 소리쳤 다. "자자, 우연이겠지 우연! 잔말 말고 어서 뒤따라 가자구!" 지크와 프시케가 인파에 싸이기 시작하자, 두 남자는 급히 그들을 따라가기 시작했 다. 둘이 다시 멈춘곳은 옷가게의 모퉁이였다. "이런! 저기로 들어가면 놓칠지 모른다구! 어쩌지?" 덩치가 걱정스러운 말투로 말하자 작은 남자는 머리를 세차게 긁은 뒤에 대댑했다. "안되겠다, 친구들을 부르자! 그러면 저 키다리에 상관하지 않고 저 여자를 붙잡을 수 있을거야! 내가 부르러 갈테니, 넌 이곳에서 지키고 있어!" 그들이 멀리서 이렇게 작당을 하고있을 무렵, 프시케는 사제복을 벗고 여러가지 옷 을 입어보기 시작했다. 마치, 축제를 앞두고 입을 새옷을 고르는 어린아이와도 같 았다. 지크는 그녀의 옷을 골라주며 한편으로는 정신을 집중하여 주위를 살폈다. "자아, 이건 어때요 지크?" 지크는 다섯번째의 옷을 입고 나온 프시케에게 시선을 돌렸다. 그의 눈에도 마음에 드는 옷이었다. 무릎까지 내려오는 스커트에, 녹색의 약간은 두꺼운듯한 웃옷이었 다. 지크는 빙긋 웃으며 고개를 끄덕여 주었다. 그리고 그가 주머니에서 돈을 꺼낼 때, 옷가게의 밖에서 시끄러운 엔진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아, 좋아. 여기 돈이 있으니까 계산해. 난 잠시 밖에 나가있을께." 지크는 밖으로 나가면서 프시케가 입고있던 사제복을 상점의 쓰레기통에 던졌다. 그가 밖에 나오자 마자 본것은 도시안에 들어오면서 보았던 수명의 폭주족 들이었 다. 지크는 속으로 무명도를 배낭 위에다 끼워두고 온것을 잠깐 후회했다. `젠장, 빨리 끝날수 있었는데…." 지크가 가게의 문에서 나오자 폭주족의 뒷쪽에서 어떤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봐! 어서 여신교 사제를 우리에게 내 놔라! 너하고는 상관없는 일이니 일을 시 끄럽게 하고 싶지는 않겠지!" 매우 큰 소리였음에도 불구하고 지크는 안들린다는듯 손을 모아 귀에다 갖다 대었 다. 소리를 친 키가 작은 남자는 지크가 그렇게 나오자 앞에있는 폭주족에게 소리 쳤다. "야! 저녀석에게 본때를 보여줘라!!" 그 말을 기다렸다는듯, 폭주족중 한명이 자신의 바이크에서 투명항 액체가 들어있 는 병을 꺼내었다. 병의 마개는 헝겊으로 막혀 있었다. 지크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그가 헝겊에 불을 붙이는 모습을 구경하고 있었다. 화염병을 만든 폭주족은 그걸 던질까, 말까 하면서 지크에게 소리쳤다. "이봐­! 우린 사고치고 싶지 않다고! 불로 샤워하고싶지 않다면 어서 그 여자를 내 놔라! 더이상 말하지 않겠다!!!" 지크는 다시한번 귀에 손을 가져다 대며 들리지 않는다는 행동을 취해 보였다. 사 실, 폭주족들이 화염병에 불을 붙인것은 처음엔 지크에게 위협만을 주려고 했던것 인데, 지크가 그런 도발적인 행동을 취하자 동료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그 폭주족 은 세차게 화염병을 집어 던졌다. 그와 동시에 구경꾼들 사이에서 비명이 터져 나 왔다. 타악! 화염병을 집어던진 폭주족의 눈은 휘둥그래졌다. 자신이 분명 온 힘을 다해서 던진 화염병이 지크의 왼손에 그대로 들려져 있는것이 아닌가? "으, 으히익­!?" 지크는 놀라지 말라는듯 오른손 손가락을 그들의 앞에서 저어 보였다. 그리고 오른 손을 천천히 화염병에 가까이 가져갔다. 폭주족들은 지크가 도대체 무엇을 하려는 지 이해를 할수가 없었다. "…봐라, 날이면 말마다 구경할수 있는게 아니니까­!!" 지크가 소리를 치며 화염병을 스스로 터트리자 폭주족들은 깜짝 놀라며 몸을 움찔 했다. 잠깐사이에 화염병에서 나온 불꽃은 사그러 들었고 멀쩡한 지크는 천천히 폭 주족들을 내려다 보았다. 그리고 그가 계단을 한칸 내려오자 모든 폭주족들이 자신 의 바이크를 몰고 뿔뿔이 흩어지기 시작했다. 폭주족들이 바람같이 사라지자 인파 앞에 남은것은 덩치 큰 남자와 키가 작은 남자, 이 둘 뿐이었다. 지크는 그들의 앞으로 다가와 덩치 큰 남자의 멱살을 잡았다. 지크의 키가 훨씬 컸 기 때문에 그 남자의 다리는 땅에서 떨어지게 되었다. "한가지 묻지, 친구. 여신교인가 뭔가가 대체 뭐지?" 덩치 큰 남자의 중앙쪽 바지색이 약간 짙어지기 시작했고 소변 냄새가 주위에 진동 하였다. 덩치 큰 남자는 겁에 질린 표정으로 자신이 알고 있는것을 모두 대답했다. "여, 여, 여, 여신교는 말이지요, 여, 여, 여신교는요…!" 그 남자의 말에 의하면, 이 제국에서 세력이 가장 큰 종교의 이름이라는 것이었다. 그들이 사제복만을 보고 이정도로 시비를 건 이유는 여신교의 의식이 너무나도 잔 악하였기 때문이라는 것이었다. 처녀의 심장을 뽑아서 제단에 바치는 의식도 있었 고, 민가의 가축들을 모조리 잡아다가 피를 뽑아내는 의식도 있다고 그가 말했다. "…좋아, 대답해줘서 고맙군. 그건 그렇고, 저 여자는 내가 신전인가 뭔가에서 구 해온 여자니까 사제복을 입은건 이해해줘. 알았지?" 지크는 남자의 멱살을 놓아주며 가라는 손직을 해 보였다. 두 남자는 뒤도 돌아보 지 않고 그곳에서 도망쳤고 구경하던 사람들은 수근대며 다시 자신들의 일을 보기 위해서 뿔뿔히 흩어져 갔다. 지크가 일을 끝냄과 동시에 다시 시무룩한 표정을 짓 고있는 프시케가 옷가게의 안에서 나왔다. 지크는 손짓을 하며 프시케에게 말했다. "계산했지? 자, 가보자." 그러나 프시케는 발을 땅에서 떼지 않았다. 지크는 조용히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 녀는 흐느끼고 있었다. "…저, 저때문에, 저때문에 지크씨가…!" 지크는 그녀가 무슨말을 하려는지 많이 들은터라(?) 잘 알고 있었다. 지크는 살며 시 프시케를 안아주며 속삭였다. "아무말도 하지마. 나도 더이상 너에게 묻지 않을께. 언젠가 네가 나에게 스스로 말해 줄거라고 난 믿을테니까. 알았지? 그러니 울지 말아." 프시케는 지크를 올려다 보면서 나지막히 말했다. "지크씨…." 지크는 그녀에게 빙긋 웃어보였다. 그러나, 그녀의 입에서 튀어나온 말은 그의 기 대에서 벗어난 것이었다. "이러지 마세요, 여긴 사람들이 많다고요…." 3장 [바람의 사나이] 끝. 4장 [크리스의 진실] 루퍼헨드에서 가까운 포르스크 마을에 도착한 리오는 여관의 안에서 곰곰히 생각해 보았다. 오후에 주점에서 들은적이 있는 거대한 흑색 보석에 관한 것이었다. 그 보 석은 100년전 자신이 육마왕중 한명인 기라이바의 성에서 본것과 비슷한 겉모양을 하고 있어서였다. 기라이바가 그것을 자신의 목숨과 바꿔가며 지켰던 기억이 리오 의 머릿속엔 생생히 담겨 있었다. 그러나, 리오가 그때 보았던 보석의 크기는 사람 보다 약간 큰 정도였지만, 오늘 들었던 그 보석의 크기는 거대한 바위와도 같다는 것이었다. 그 이야기를 들려주었던 노인의 예기론, 자신이 멀리 떨어진 친척의 집 을 갔다 오다가 너무 늦어서 결국 노숙을 하게 되었는데, 갑자기 공중에 큰 보석이 둥둥 떠서 서쪽으로 향하는것을 보았다는 것이었다. "믿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노인의 말이라서 믿고 싶지도 않았지만 왠지 꺼림찍한 내용이었다. 리오는 몸을 이 리저리 뒤척이다가 오래간만에 침대에 누워서 잠을 청하였다. 의자에다가, 차가운 나무 바닥에다가…차라리 노숙이 났다고 생각한적이 한두번이 아닌 리오였다. 그러나 오늘은 꽤나 깨끗한 여관의 좋은 침대였다. 그동안 밀린 잠을 다 자보겠다 고 리오는 결심했다. "하아아아암∼. 오늘은 편안히 자보겠군. 좋아 좋아…." 똑똑. 그런데 누군가가 방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리오의 귀에 들려왔다. 리오는 인상을 찌 푸리고 방문을 열어 젓혔다. 크리스가 와 있었다. "어, 왠일이에요 크리스? 이 늦은 시간에…." 크리스는 살짝 웃으며 잠이 잘 오지 않아서 이곳에 왔다는 말을 수화로 해 보였다. 리오는 예전에 다락방 안에서 크리스가 모여주었던 그 눈빛을 기억하고 있는 상태 여서 흠칫 놀라지 않을수 없었다. 그러나 쫓아낼수도 없는 노릇이어서 리오는 웃으 며 그녀를 안에 들여보내 주었다. "잠이 안오시면 얘기라도 해 드릴까요?" 크리스는 고개를 끄덕였다. 리오는 다행이라 생각하며 침대에 앉아 그녀에게 얘기 를 하기 시작했다. "으음…저에겐 세쌍동이 형제가 있거든요? 한명은 이름이 지크고요, 또 한명은 슈 렌이라고 해요…." 그러나 크리스는 그 얘기를 듣는건지 리오의 옆에 바싹앉아서 꽤나 대담한 포즈를 취하기 시작했다. 바지를 입고 있어서 다행이라고 리오는 또다시 생각했다. "지크는요, 어…그러니까 한마디로 머리보다 주먹이 먼저 나가는 멍청이라 할수 있 지요, 그리고…." 크리스는 조용히 리오의 팔에 기대었다. 리오는 침을 꿀꺽 삼키며 얘기를 계속 이 어 나갔다. "슈렌이란 녀석은 약간 무뚝뚝한 면이 있긴 해도요, 실력은 좋은 녀석이에요, 으윽 …?" 크리스가 점점 더 바싹 다가오기 시작하자 리오는 도저히 안되겠다는듯 일어서서 다른 의자에 앉아 얘기를 계속했다. "아하하…침대에선 얘기하기가 조금 그렇네요. 그쪽에 앉아 계세요. 계속 얘기를 해 드릴테니까요…엇!?" 리오는 크리스가 상의의 단추를 하나씩 풀어가기 시작하자 움찔하며 눈을 아래로 깔았다. 리오는 이정도로 긴장해본적이 참 오래간만 이라고 생각했다. "더, 더우신가 보지요? 제가 나가있을까요?" 크리스는 상의를 속옷만을 남기고 모두 벗었다. 리오는 도저히 눈을 그쪽으로 돌릴 수가 없었다. 크리스가 다시 리오에게 다가오려는듯, 침대에서 일어나자 리오는 최 대한 자신을 절제하려고 노력했다. 똑똑. 그때, 다시 리오의 방을 누군가가 노크했고, 리오는 한숨을 쉬며 방문으로 다가갔 다. 크리스는 아깝다는듯 인상을 찌푸리며 상의를 다시 입었다. "누구시죠?" ----------------------------------계속--- 우하…. [13960] 제목 : [조윤철]Gods Κnight(3부) 14. 올린이 : jack21 (이경영 ) 96/03/11 23:00 읽음 : 344 관련자료 없음 ------------------------------------------------------------------------- 방문의 앞으로 다가간 리오는 노크한 사람이 대답이 없자 다시 불안감에 휩싸였다. 그는 속을 태우며 재차 물었다. "저기, 누구십니까?" 그때, 그의 귀에 들려온것은 여자아이의 울음소리였다. 리오는 깜짝 놀라며 방문을 벌컥 열어 젖혔다. 방문의 앞에는 낮익은 얼굴의 소녀와 소년이 서 있었다. 그들을 본 리오의 표정은 더욱 굳어져만 갔다. "히이잉…리오! 너무해요, 훌쩍…!" 메이린의 비음이 섞인 목소리를 들은 리오는 손으로 자신의 얼굴을 감싸며 눈을 꽉 감았다. 히렌은 매우 지쳤다는 표정으로 방안에 들어왔고, 침대에 푹 엎어지며 그 대로 골아 떨어졌다. 크리스는 아쉽다는 표정을 지으며 메이린을 데리고 자신의 방 으로 돌아갔고, 리오는 굳은 표정을 지은채 의자에 푹 눌러 앉았다. "…젠장, 뭐라고 형용할수 없는 기분이군." 하나의 위험을 넘기고 나서 짐을 하나 더 지게 된 리오는 앞길이 막막하기만 했다. 분명 가이라스 왕국보다 더한 위험이 이 제국의 땅에는 도사리고 있을것이 분명한 데, 계속해서 일행이 느는것은 일행에게나, 자신에게나 좋지 않은 일이기 때문이 었다. 그러나, 여기까지 따라온 이들의 집념을 보아하니 도망간다고 해서 안쫓아 올 아이들은 아닐듯 싶었다. 그리고 크리스와는 약속한 일이었기 때문에 어찌할 도 리도 없었다. "이러니 적을 만나면 `임전무퇴'를 할수밖에 없는거지, 달리 도망을 못가나…." 리오는 이렇게 저렇게 불평하면서 의자에 푸욱 눌러 앉으며 방의 불을 껐다. 지금 보다도 훨씬 많은 동료들과 함께 했던적도 있었던 리오였었다. 이런일은 조금만 지 나면 고민거리도 되지 않는 것이었다. 다음날 아침, 언제나 아침에 일찍 일어나던 리오가 오늘은 이상하게도 히렌에게 깨 워져 일어났다. 히렌은 못마땅한 표정을 지으며 리오의 몸을 계속 흔들어 댔다. "어서 일어나요 리오! 아침이 훨씬 지나버렸다구요!" 리오는 인상을 쓰며 의자에서 일어섰다. 그리고 허리를 펴자 그의 등에서 우두둑 소리가 커다랗게 들려왔다. 히렌은 깜짝 놀라며 리오를 멍하니 바라보았다. 리오는 그런 히렌을 보고 머리를 긁적이며 세면실로 들어갔다. "별로 신기한건 아니야, 너도 한번 의자에서 자보면 알게 될꺼야." 리오는 적당히 머리를 감고, 세면을 한 뒤에 크리스의 방으로 찾아갔다. 어서 출발 하자는 생각에서였다. 방 앞에 선 리오는 문에 노크를 하려다가 잠시 멈추고 문에 귀를 대어 보았다. 저번과 같은 소리는 나지 않았다. 리오는 고개를 슬쩍 저으며 노크를 한 뒤에 안으로 들어갔다. "자아, 출발하자구요 크리스. 그리고 참…." 리오는 슬쩍 침대에 앉아있는 메이린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리오가 자신을 보자 미 소를 지어 보이긴 했으나 거의 억지 웃음이나 마찬가지였다. "메이린은 내가 무슨 소리를 할지 예상하고 있겠지?" 메이린은 그 말을 듣고 역시 하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그럼 어서 출발할 준비를 하거라. 여기서 지체하면 안되니까." 리오의 말을 들은 메이린의 표정은 순간적으로 바귀었고 리오의 팔에 메달리며 기 뻐했다. "데, 데리고 가주시는 거에요? 진짜요?" 리오는 한숨을 쉬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메이린은 기뻐하며 크리스의 주위에서 이 리저리 뛰어다니기 시작했고 리오는 그 모습을 뒤로하고 조용히 방에서 나갔다. "…리카와 클루토보다 더 골치거리 일지도…." 그렇게 중얼거린 리오는 다시 자신의 방으로 가서 짐을 꾸려 출발할 준비를 마쳤다 . 히렌에겐 얘기도 하지 않은 리오였지만 히렌은 이미 알고 있었다는듯 회심의 미 소를 짓고 있었다. "잘좀 가르쳐 주세요, 리오 스승님. 헤헷…." 출발하기 위해 여관을 나선 리오 일행은 마을을 거의 빠져 나갈때쯤에 괴상한 광경 을 목격할수 있었다. 흰색의 옷을 입은 사람들에게 꽃을 맞은 사람들이 갑자기 그 들을 따라다니며 함께 춤을 추고 `여신'을 찬양하기 시작한 것이었다. 흰 옷의 사 람들은 그대로 마을 사람들을 데리고 어디론가 사라졌고 곧 그들이 연주하던 음악 소리도 들리지 않게 되었다. "…무슨 종교단체인가? 하지만 선교 활동이 너무 심하군…." 곧 사람들이 다시 몰려오기 시작했고, 그들은 지나가면서 하나같이 소리치고 있었 다. "여신교 만세, 여신을 찬양하라. 여신교 만세, 여신을 찬양하라…." 그들이 지나간 후에, 리오는 살짝 인상을 쓰면서 못마땅 하다는듯 중얼거렸다. "여신교…? 뭐지?" 리오가 모르는듯한 표정을 짓고있자, 메이린이 나서서 설명을 해 주었다. "아, 리오는 외지인 이라서 잘 모르시겠네요. 여신교는 말이지요…." 메이린의 말에 의하면, 10수년전부터 일어난 신생 종교 단체인데, 그들의 말에 따 르면 여신이 잠에서 깨어나는날, 또다른 세상이 깨어나 모든 사람들이 평등하게 된 다는 것이었다. 소문에는 여신이 깨어나는 해가 바로 금년이고, 여신이 잠에 깨어 나기 전에 일어난다는 예언들이 모조리 맞아 떨어져서 교세는 이미 제국도 어찌할 수 없을 만큼 강대해 졌다고 한다. "예언? 그런것도 했었니?" "예, 예언 중에요, 붉은 바람이 여신의 성전에 나타난다고 되어 있었는데요, 한달 전에 진짜로 붉은 바람이 성전 근처에서 일어나 사람들의 믿음이 더더욱 강해지게 되었다고 해요. 그리고 또 한가지, 해변에서 철충이 부숴진다는 이상한 예언조차 맞아 떨어져서 모든 사람들이 놀랐어요." 리오는 곰곰히 생각하다가 해변이라는 말을 듣고서 입을 열었다. "저어…해변이라는 곳이 항구도시 보르이크 아니니?" 히렌은 깜짝 놀라며 고개를 끄덕였다. "어, 어떻게 알았어요? 거기에서 철충, 아니 메탈자켓 몇대가 부숴져서 예언이 들 어 맞았다고 그 사람들이 떠들고 다녔는데…?" 자신이 부순거라고 리오는 말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런 부분까지 그들이 예언할줄 은 그도 예상치 못했던 부분이었다. "이거 참…더 복잡해 지는데?" 하지만 리오가 상관할 정도로 심각한 일은 아니었다. 그에겐 더 큰 목표가 있기 때 문이었다. 그리고 사람들의 반응도 그리 나쁘지는 않어서 이번에는 넘어 가기로 하 였다. "…하지만, 제국 수도가 먼저야. 무슨 나쁜 일이라도 하면 정의의 용사라도 나타나 서 그들을 물리치겠지 뭐. 어서 가지요 크리스." 크리스는 알았다는 뜻을 비춘후, 일행과 함께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그런 그들의 뒤로, 어떤 사나이의 낮고 차가운 음성이 들려왔다. "후후후후후…여기까진 즐거웠을거다 리오…, 그러나 이제부터 즐거움은 끝이야… 후후후…." 큰 모자를 뒤집어 쓰고있는 괴 사나이였다. 그는 더욱 더 모자를 눌러 쓰면서 주머 니 안에서 무엇인가를 꺼내어 그곳에 대고 입을 열었다. "사냥감이 간다, 준비해라 친구들…후후후후후…." 다시 싸늘한 미소를 지은 그 사나이에게 매서운 바람이 불어왔다. 그러자, 그의 특 이한 피부색이 약간 드러나 보였다. 회색…. 마을을 완전히 벗어난 리오 일행은 굉장히 넓은 길을 지나고 있었다. 길의 양옆이 돌로 매끈하게 다듬어져 있어서 보기에는 매우 좋아보였다. 그러나, 리오가 생각하 기에는 굉장히 위험한 것이었다. "위험한데? 이런 상황이면 피할 장소가 없어…." 크리스는 괜찮다는 표정으로 리오와 팔짱을 끼며 미소를 지었다. 그러나, 리오는 슬쩍 빠져 나가면서 주위를 둘러 보았다. 뒤에서 그 모습을 본 히렌과 메이린은 킥 킥 웃어댔다. "어, 리오. 누군가가 오는데요?" 히렌의 말 그대로, 일행의 반대쪽에서 누군가가 걸어오고 있는것이 보였다. 커다란 중모를 뒤집어 쓰고있는 사람이었다. 리오는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했으나, 그의 몸 에서 기가 전혀 느껴지지 않자 이상하게 여기고 일행을 멈춰 세웠다. "…기가 느껴지지 않다니…!?" 그 사나이도 리오 일행이 멈추어 서자, 자신도 멈춰서서 한 손을 올렸다. 리오에게 그 사나이의 기가 느껴진것은 그 직후였다. "이런!!" 리오가 순간적으로 기를 방출시켜 일행의 앞을 가로막자, 거대한 충격파가 리오의 기에 충돌하여 폭음과 함께 사라져 갔다. 일행은 갑자기 일어난 사태에 놀라지 않 을수 없었다. "이, 이녀석은…!!" 중절모의 사나이는 리오를 향해 오라는 손짓을 해 보였다. 리오는 등에 지었던 가 벼운 배낭을 내려놓고서 일행을 돌아다 보았다. "여기서 움직이지 말아, 저녀석은 메탈자켓 따위와는 비교도 할수 없는 녀석이니까 말이야! 여기에 그대로 있어, 근처에 메탈자켓의 소리는 들리지 않으니까 안심해도 돼, 알았지!" 히렌은 메탈자켓보다 강하다는 소리를 듣고서 피가 끓는듯 리오에게 물었다. "와아! 메탈자켓보다 강하다구요? 그럼 어느정도…?" 리오의 굳은 얼굴을 본 히렌은 말을 잃어버리고 말았다. 리오는 돌어서며 나지막히 대답해 주었다. "…나만큼 강하다." 리오는 그대로 사나이를 향해 달려갔고, 히렌은 리오만큼 강하다는 소리에 질린듯 이 침을 꿀꺽 삼켰다. "리, 리오만큼 강하다구…?" 사나이는 리오가 자신에게 가까이 다가오자, 뒤로 물러서며 따라오라는 손짓을 해 보였다. 리오는 물론 그를 따라서 계속 달렸고, 그들은 어느덧 길의 막다른 곳에서 멈추어 섰다. "…너라는건 다 안다 바이론…!" 사나이는 그 소리를 듣고서 차가운 웃음소리를 내며 자신의 중절모를 벗어 던졌다. 회색의 피부를 하고있는 사나이, 리오의 예상대로 그는 바이론 이었다. "후후후후후…상처는 회복 되었나, 리오?" 리오는 오른팔을 들어 보였다. 예전에 끊어진적이 있는 오른팔의 근육 이야기였다. "물론, 하지만 네 상처가 더 컸던것으로 아는데…?" 리오의 말을 들은 바이론은 다시 싸늘한 표정을 지으며 자신의 검, 다크 팔시온을 뽑아 들고 말했다. "나도 가즈 나이트니까 그정도 상처의 회복은 간단하지. 그런데, 이를 어쩌나…?" 리오는 바이론이 자신을 향해 고민이 있다는 표정을 지어 보이자 인상을 쓰며 그 를 뚫어지게 쳐다 보았다. "…무슨 소리냐 바이론…." 바이론은 공중을 쳐다보며 한탄하듯 입을 열었다. "후후후…오늘은 너와 결판을 내려고 온것이 아니라서 말이야…후후후훗." 부우우우우웅…. 리오의 귀에 무엇인가가 공기를 가르며 오는 소음이 들여왔다. 리오는 움찔하며 하 늘을 쳐다보았다. 거대한 그림자가 리오의 머리를 지나쳐 일행이 기다리고 있는 넓 은 길로 향하는 것이었다. "저 안에는 메탈자켓 다섯대가 준비되어 있지…네가 없는 꼬마 친구들이 저 다섯대 의 메탈 자켓을 부수고 자신의 목숨을 지킬수 있을지 의문이구나…후후후후후…." 리오는 곧바로 일행에게 향하려 했으나, 그의 앞길을 다크 팔시온이 가로 막았다. "후후후훗…저런 재미있는 일을 구경하게 보내줄수는 없지, 관람료가 너무 비싸거 든…하하하하하하!!" 그 말을 들은 리오의 몸에서 푸른색의 기가 폭발적으로 방출되기 시작했고, 그의 얼굴은 분노로 일그러져 있었다. "이자식…바이론­!!!" -----------------------계속--- [기냥 잡담]…원작가의 하나뿐인 누나가 3월 10일자로 시집을 갔습니다. 왜 이런말을 쓰냐면요, 원작가 군이 누나의 결혼식을 보지 못했기 때문이었지요. 그 친구는 한번도 먹은적이 없는 술까지 퍼 먹으면서 저에게 이런말을 했습니다. 누나에게 행복하라는 말도 못해준 자신 이 너무나 싫다고요…. 그 친구에게 용기를 내라고 말하면서 14편을 마칩니다. -Jyc [13973] 제목 : [조윤철]Gods Κnight(3부) 15. 올린이 : jack21 (이경영 ) 96/03/12 23:02 읽음 : 332 관련자료 없음 와우…피곤하당…. 보일러도 고장이고…하긴, 연탄이라서 별수 없겠지용. (진실임) 금년 내에 기름이나 가스로 바꾸신다고 아버지께서 말씀을 하셨는데용. 잘 될지 모르겠네용…아이고 추워…. 어쨌든, 오늘도 새벽을 달리는 윤철…열심히! -------------------------------------------------------------------------- -- 리오는 바이론을 쉽게 쓰러뜨리고 앞으로 간다는건 거의 불가능 하다는것을 알고 있었다. 힘의 비례로 볼때, 현재의 자신과 바이론의 힘은 똑같다고 보아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만큼, 자신의 일행이 위험하다는 소리였다. "…여기서 널 죽일 생각은 없다, 아니, 죽일수도 없겠지, 완전히는 말이야… 그러 나, 그건 너도 마찬가지야…후후후후훗…신만이 우릴 완전히 죽일수가 있지. 그것도 조물주 급의 신만이…자아, 이런 얘기는 집어 치우고, 어서 싸우자 리오 스 나이퍼. 난 굶주려 있었단 말이야…하하하하하!!!" 리오에게 있어서 방법은 단 두가지, 바이론을 최대한 빨리 쓰러뜨린 후에 일행을 구하러 가던가, 아니면 바이론의 눈을 속이고 일행을 구하러 가던가 였다. "좋아, 바이론. 배부르게 해 주지…!" 리오는 디바이너를 빠리게 뽑아 들고 자세를 취하였다. 바이론도 다크 팔시온을 오 른손에 기이한 형태로 든 채 자세를 취하였다. `그때까지 버텨줘라 메이린, 히렌…제발…!!' 크리스를 비롯한 일행은 가만히 앉아 리오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리오가…괜찮을까? 자신과 비슷한 사람이랑 싸운다고 했는데…." 메이린의 걱정하는 모습과는 달리, 히렌은 리오가 진다는건 생각도 하지 않는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괜찮을거야, 설마 내 스승이 죽기야 하겠어? 맞죠, 크리스?" 크리스는 머리를 쓸어 올리면서 살짝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잠시후…크리스의 얼 굴을 바라보던 히렌은 갑자기 크리스의 표정이 일그러지자 움찔 하며 그녀가 바라 보고 있는 하늘을 쳐다보았다. "저, 저것은…!?" 일행의 시야에 들어온 거대한 곤충과도 같이 생긴 그 미 확인 부유물체는 천천히 일행에게 다가오더니, 곧 적당한 거리에서 멈추어서 하단부에 있는 덮개를 열었다. 그리고, 그 안에서 다섯대의 검은색 메탈자켓이 역 추진장치를 이용하며 지상으로 내려왔다. 그리고 부유물체는 곧 사라져 갔다. "거, 검은색 메탈자켓!? 그렇다면 저들이 소문으로만 들었던 특수 기갑부대…?" 다른 메탈자켓보다 훨씬 개량된 장갑과 기동력, 그리고 화력을 갖추었다고 사람들 의 입과 입으로 전해지고만 있던 그 정예 메탈자켓들이 단 세명의 인간들을 없애기 위해서 출동한 것이었다. `적당히' 보다는 `확실히'를 좋아하는 황제의 성격을 대 변해 주는것과 같았다. 그들은 역 추진장치를 백팩안에 집어넣고서 바로 일행에게 공격을 하기 시작했다. 처음의 머신건 공격은 메이린이 미리 쳐놓은 보호망 덕분에 막을수는 있었지만 한 대가 몸통으로 보호망을 밀고 들어오자 결국 그것도 간단히 깨어지고 말았다. "아, 이런! 개인 보호망을…!!" 메이린은 자신이 말할수 있는 최대한의 속도로 주문을 외워 일행에게 다시 보호망 을 치는데 성공하였다. 그러나, 보호망을 친다고 끝나는 일은 아니었다. 이 넓은 길에는 메탈자켓의 엘리마이트 빔은 커녕 머신건 공격으로부터 피할수 있는 은폐물 이 전혀 없었기 때문이었다. 메탈자켓은 양 어깨에 붙어있는 엘리마이트 빔포를 꺼 내어 일행에게 조준했다. "어, 어떻하지 히렌…?" 메이린은 히렌의 팔을 붙잡고 거의 목이 매인 상태로 입을 열었다. 그러나, 아무리 그래도 히렌이 저 다섯대의 메탈자켓을 쓰러뜨린다는 것은 거의 기적이나 마찬가지 였다. 아마도 히렌 자신이 더욱 잘 알고 있을것이다. 크리스는 조용히 메탈자켓들을 돌아다 보았다. 두대의 메탈자켓이 일행의 뒤에 있 었고, 세대의 메탈자켓이 일행의 앞에 있었다. 다섯대 모두 어깨에 있는 엘리마이 트 빔포에 에너지를 충전하고 있는 상태였다. 크리스는 자신의 앞에서 두려움에 떨 고있는 아이들을 내려다 보았다. 그녀는 얼굴을 다시한번 찡그린 후에 결심한듯 아 이들의 어깨에 손을 대었다. 바이론과 리오는 역시나 호각이었다. 암흑의 속성을 몸에 지니고 있는 바이론의 힘 은 가즈 나이트 중에서도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의 강대한 것이었다. 그러나, 바 이론은 힘을 다 내지 않고 리오를 적당히 상대하고 있었다. 그가 전투전에 말한대 로, 그는 리오가 일행에게 돌아가지 못하도록 하고 있을 뿐이었다. "…자아, 더 힘을 내거라 리오 스나이퍼, 이래서는 여자와 아이들을 구하러 가지 못한다…후후후후후…!" 분명히 리오도 그것을 모르는 바는 아니었다. 리오가 노리고 있는건 단 하나, 일격 필살이었다. 죽일정도는 아니더라도, 바이론을 쓰러뜨릴 정도의 공격을 성공할수 있다면 최대의 속도를 내어 일행을 구하러 가는것이 가능하기 때문이었다. `와라…바이론…!' 아무리 가즈 나이트라고 하더라도 행동이 정해진것은 보통 검술가들과 다를바가 없 었다. 얼마만큼 행동이 다양하느냐, 그 행동의 연결 속도가 어느정도냐가 다를 뿐 이었다. 물론 그것이 실력 차이를 나타내는 것이기도 했지만…. 리오는 정신을 최대한으로 집중하고 바이론의 검을 쳐다보았다. 굉장히 빠른 공격 이어서 타이밍을 잡기가 어려웠다. "이녀석! 제대로 하지 않겠다면 난 약속을 잊어버릴수도 있다­!!!" 리오가 공격을 하지 않고 방어만을 하고있자 바이론도 짜증이 난듯 굉장한 힘이 실 린 수직 베기를 리오의 머리에 내리 꽂았다. "와라앗­!!" 수직 베기…바로 리오가 기다리던 바이론의 공격이었다. 리오는 더욱 빠른 속도로 디바이너를 옆으로 휘둘러 바이론의 검을 튕겨낸 후, 그대로 검을 돌려 바이론을 내리 쳤다. 카운터 공격, 치고 베기였다. 파아앙­!! "아, 아니!?" 리오는 디바이너가 어느사이에 다크 팔시온에 막혀있자, 흠칫 놀라며 뒤로 빠르게 물러섰다. 바이론의 오른손에 들려있던 다크 팔시온은 어느새 그의 왼손에 바뀌어 들려져 있었다. "후후후후…전투력은 네가 나보다 앞설지는 몰라도, 난 너보다 50년 빨리 태어났다 . 카운터 공격을 막아내는 방법을 배우지 못했다고 생각했나보지? 하하하하하…!!" 바이론은 자신의 검이 리오의 검에 튕겨진 순간, 그 힘을 역 이용해 검을 등 뒤로 돌려서 오른손에서 왼손에 바꾸어 들어 디바이너를 막아낼수 있었던 것이었다. 자 신의 계획이 깨어진 리오는 방법을 바꾸기로 마음먹었다. 바이론이 바라는 대로, 정면 대결을 펼치는 것이었다. 리오가 자세를 다시 취하자, 바이론은 광소하며 다 크 팔시온을 오른손에 들었다. "아하하하하하­!! 진작 그렇게 나올것이지, 어서 싸우자, 리오 스나이퍼!!!" 리오는 200년만에 처음으로 기적이란것을 속으로 빌었다. 기적은 자신의 손으로 만 들어 나간다는 그의 신조가 약간 흔들린건 어쩔수 없는 상황일지도 모른다. 리오는 검에 힘을 넣고 바이론과 정면대결을 펼쳐 나갔다. 히렌과 메이린의 얼굴은 하얗게 질려 있었다. 동시에, 그들은 자신들의 귀를 믿을 수가 없었다. "어서, 시간이 없어!" 놀랍게도 그 목소리의 주인공은 크리스였다. 언제부터 수화를 했냐는듯, 그녀의 목 소리는 낭랑하게 아이들의 귀에 울려 퍼졌다. "히렌은 저기 보이는 작은 돌에, 그리고 메이린은 반대편의 돌에 내가 신호하면 전 력으로 질주해, 난 신경쓰지 말고!" 히렌과 메이린은 고개를 끄덕였다. 크리스는 정신을 집중하여 메탈자켓의 아이­렌 즈를 계속해서 바라보았다. 메탈자켓에서 사용되는 자동 목표물 조준장치의 타이밍 을 맞추기 위해서였다. 1초라도 틀리게 된다면 아이들과 자신의 몸은 엘리마이트 빔에 의해서 재가 될것이 분명했다. "……지금이야!!" 크리스는 아이들을 양쪽에 떠밀다시피 하고나서 자신은 양 팔을 교차시키고 가만히 서 있었다. 아이들이 발사 순간에 위치에서 벗어나게 되자, 자동 조준장치와 발사 장치의 신호가 엇갈려 엘리마이트 빔은 멋대로 뿜어져 나가게 되었다. 푸웅­! 다섯대의 메탈자켓에서 발사된 엘리마이트 빔은 건너편의 메탈자켓을 정확히 맞추 게 되었고, 메탈자켓 네대는 순식간에 폭발하여 고철로 바뀌어졌다. 히렌과 메이린 은 약간의 타박상을 제외하고는 무사했지만, 크리스는 중앙의 메탈자켓에서 발사된 엘리마이트 빔을 정면으로 얻어맞고 연기에 싸여 보이지 않고 있었다. "크, 크리스!!!" 메이린이 크리스의 이름을 외치며 연기가 가득한 곳으로 달려가려고 하자, 히렌이 그녀를 붙잡고 소리쳤다. "가지마 메이린! 크리스는 우리에게 어서 도망치라고 그런거야! 아직 메탈자켓은 한대가 남아있다구!!!" 메이린은 히렌의 턱을 팔꿈치로 후려쳤고, 히렌은 자신에게 일어난 의외의 상황에 깜짝 놀라며 바닥에 쓰러졌다. 메이린은 눈물을 흘리며 히렌에게 소리쳤다. "…언제부터 히렌이란 내 친구가 이렇게 겁장이였지? 내가 아는 히렌은 이렇지 않 았다구! 난 그런 히렌이 좋아서 그 폐허가 된 마을에서 여기까지 따라온거야!! 그 러나…그러나 지금 내 앞에 있는 히렌은 단순한 겁장이일 뿐이야!!!" 히렌은 멍 하니 메이린을 바라보았다. 메이린은 이를 악물고 메탈자켓을 쏘아보고 있었다. "없애버릴꺼야! 크리스 언니를…!!" 치지지직. 순간, 정체불명의 스파크 소리가 그들의 뒷쪽에서 들려왔다. 그들의 뒷편에 희미하 게 나마 푸른색의 스파크가 사람의 그림자에서 일어나는것이 보였다. 히렌과 메이 린은 가만히 그곳을 바라보았고, 아직 남아있는 메탈자켓은 다시한번 엘리마이트 빔을 히렌과 메이린에게 조준하였다. "하아아아아앗­!!!" 검을 이용한 리오의 연속 공격이 바이론에게 작렬했고, 바이론은 눈에 보이지도 않 을 그 공격을 정신을 집중하여 막아 내었다. 공격이 끝난 리오는 다시 뒤로 물러섰 고, 바이론도 검을 다시 잡으며 자세를 취했다. 두 사람의 이마에는 땀이 송글송글 맺혀 있었다. "후후후후…역시 강하구나 리오 스나이퍼, 허나, 아무리 강하더라도 부족한것이 아 직 있어…후후후후후…." 그러나 리오에겐 그런 말을 들을 시간이 없었다. 리오는 계속해서 바이론에게 공격 을 퍼부었고, 바이론은 입을 다물고 반격을 개시했다. 무슨 말을 하던지, 리오의 귀엔 바이론의 말은 쓰레기로 들릴 뿐이었다. -----------------------------계속--- 으윽…용량이 작아진 가즈…죄송…. -_-¡… [13999] 제목 : [조윤철]Gods Κnight(3부) 16. 올린이 : jack21 (이경영 ) 96/03/14 22:46 읽음 : 303 관련자료 없음 …비평좀 해주세요∼!!! …어디서든 나타나서 나쁜놈들을 물리치는 주인공, 우왕 멋있다…. 이라는 흔한 패턴을 자주 사용한다는 의견을 받았습니당…. 좋은 의견이었습니당. 흑흑흑…계속 부탁드리며…. -------------------------------------------------------------------------- 연기가 바람에 날리어 사라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히렌과 메이린은 스파크의 실체 를 보고 입을 다물지 못하였다. "크, 크리스!?" 연기가 걷힌 자리에는, 손에서 뿜어지는 푸른 기로 땅바닥에 마법진을 그리고 있는 크리스의 모습이 있었다. 마법진이 완성되고, 크리스는 천천히 손을 모아 주문을 외웠다. "계약에 의해 주인을 섬기는 수라의 검이여…이제 모습을 드러내어 주인에게 다시 복종하라!" 그녀의 주문이 끝나자, 마법진에선 검은색의 날을 가진 검 두자루가 솟아 올랐다. 벨벳 크로스­주인을 가린다는 수라계의 마검. 양손에 검을 쥔 크리스는 마법진이 사라짐과 동시에 검술 자세를 취하였다. 그러자 언제나 조용하기만 하던 그녀의 몸에서 붉은색의 투기가 솟아 오르기 시작했다. 그 리고 그녀는 메탈자켓을 향해 맹렬히 대쉬하기 시작했다. "크리스…가?" 엘리마이트 빔이 쏘아지기 직전, 몸을 메탈자켓에게 날린 크리스는 자신의 검 벨벳 크로스로 엘리마이트 포대를 순식간에 잘라버렸다. 그리고 메탈자켓의 동체 위에 먹이를 잡은 야수처럼 자세를 취한 그녀는 다시한번 검을 휘둘러 메탈자켓의 헤치 를 간단히 날려보내었고, 그 안에있던 탑승자의 목숨도 같이 날려 보내었다. 메탈 자켓의 블랙박스를 꺼낸 크리스는 자폭 스위치를 누른후에 메탈자켓에서 빠져 나갔 다. 곧 메탈자켓은 산산조각이 나며 사라졌고, 크리스는 블렉박스의 메모리 카드를 뽑아내어 전투 기록을 무용지물화 시켰다. "…후우…." 크리스는 한숨을 쉬고서 히렌과 메이린 에게서 돌아섰다. "크리스…." 메이린은 크리스가 고개를 돌리고 그대로 서있자, 그녀에게 다가가 손을 잡아 주었 다. 크리스는 아무말도 하지 않고 메이린의 얼굴을 바라볼 뿐이었다. "크리스…어째서…?" "…리오가 오면 얘기해 줄께…잠시만 참아주렴…." "…!" 리오는 멀리서 들려온 폭음 소리에 흠칫 놀랐으나 계속해서 바이론에게 공격을 가 했다. 그러나, 바이론은 뒤로 물러서서 검을 거두었다. 그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던 살기도 사라져 갔다. "후후후…예상 외의 일이 벌어진것 같군…훗, 어쨌든 좋아, 나도 물러갈때가 되었 으니 말이야. 그러나, 그 전에 정의의 기사님께 물어보고 싶은것이 있는데…?" 리오는 자세를 여전히 취한 상태에서 의아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바이론이 자신에 게 무엇을 묻겠다고 한것은 그리 흔한일이 아니어서 였다. "넌 너 혼자서 제국을 쓰러뜨릴거냐?" "뭐…?" 바이론은 자신의 큰 중절모를 다시 쓰면서 계속 말했다. "넌 모르고 있다…네가 지금까지 싸워온 제국은 허상에 불과한 것이라는걸 말이야 , 넌 제국의 힘을 과소평가 하고있어…후후후후후…!" 그 말을 들은 리오는 검을 내리고서 놀란 표정으로 바이론에게 물었다. "뭐!? 무슨 헛소리냐 바이론!!" 바이론은 돌아서며 마지막으로 리오에게 말했다. 여태까지의 차가운 분위기와는 다 른 바이론의 말투는 이상할 정도였다. "…제국의 힘이 너 하나의 힘으로 박살날 정도면 주신께서 지크녀석이나 슈렌녀석 을 지원으로 보내셨을까? 후후후…어쨌든 지켜 보겠다. 네가 제국의 제궁까지 무사 히 들어올수 있는지를 말이야…! 하하하하하­!!!" 웃음소리를 남기며 사라져간 바이론의 뒤를 리오는 추격하지 않았다. 바이론의 말 이 신경에 거슬려서 였다. 리오는 다시 뒤로 돌아 일행이 있는 곳으로 최대한의 속 력을 내어 향하면서 중얼거렸다. "제국의…진짜 힘…?" 리오가 도착했을때 그의 눈에 보인것은 메탈자켓의 잔해와 흑색의 날을 하고있는 검을 든채 서있는 크리스와 히렌, 메이린의 무사한 모습이었다. 리오는 한편으론 다행이라 생각하면서 크리스의 모습을 보고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아, 모두 무사해서 다행이야, 그런데 크리스는…?" 리오가 크리스를 바라보자, 그녀는 검을 들고 리오에게 천천히 향하였다. 메이린은 무언가 심상치 않은 분위기가 크리스에게서 흐르기 시작하자 그녀의 앞을 막아서며 소리쳤다. "크, 크리스! 이러지 말아요!!" 크리스는 자신의 앞을 겁에 질린 표정을 지은채 막고있는 어린 소녀를 내려다 보며 말했다. "…미안해 메이린, 비켜줘 제발…." 크리스가 보통 사람과 별 다를것 없이 말하는것을 본 리오는 팔짱을 끼고서 조용히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 "…그 흑색의 검…어디선가 본적이 있는것 같은데, 설마 크리스가…?" 크리스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의 표정엔 그늘이 져 있었다. 아주 슬픈듯한…무언 가 말하기 싫은 일을 밝히기 직전의 표정이었다. "리오가 생각하는 대로에요…제 본명은 크리나 바리하이크. 제국 오마장군의 일인 …이었지요. 기억 날거에요 리오씨, 가이라스 수도의 성문앞에서 처음 만났었지요 우리는…." 리오는 쓰디쓴 웃음을 지으며 대답했다. 자신의 예상이 틀리길 바랬을지도 모른다. "후훗…그래, 그렇다면 그때의 철가면이 당신이었다, 이거지?" 크리스는 계속 고개를 숙이고서 말을 이었다. 메이린도 크리스의 말을 듣고는 충격 을 받은듯, 눈을 크게 뜬채 크리스를 바라보고 있었다. "예…그 일이 있은지 얼마 후, 전 황제 폐하의 추방 주문으로 제국의 항구도시 보 르이크에 떨어졌지요. 가진것 이라고는 옷 한벌…추방되고 나서부터 전 당신을 만 나기 직전까지 거의 폐인이 되어 도시의 이곳저곳을 떠돌아 다녔어요. 그렇게 된지 거의 2주일이 될 무렵, 전 그토록 원수를 갚겠다고 생각한 당신을 주점에서 만나게 된거에요. 그리고 다음날, 저와 만나기로 한 공원에서 메탈자켓을 만났었지요? 그 들을 부른것이 바로 저였어요…." 리오의 눈은 가늘게 변해 있었다. 그 다음에 그녀가 한 일이 무엇인지 예상할수 있 어서 였다. 리오의 팔엔 힘이 들어가 있었다. "…마을을 거의 전멸시킨 메탈자켓 부대도 나 때문에 당신이 부른건가…?" 리오의 그 말을 들은 크리스의 뺨에는 반짝이는 것이 흘러 내렸다. 크리스의 입술 은 가볍게 떨리고 있었다. "…예, 그러나 그 때, 메탈자켓 부대가 당신만을 노리지 않고 마을 전체에 포격을 가한 후에 나머지 마을 사람들도 죽이려고 하자, 전 무엇이 옳은것인지 다시한번 의문이 들었어요. 그리고 그들을 처리한 후 리오가 저에게 웃으면서 말해 주었을때 …전 이때까지 느낄수 없었던 것을 느낄수 있었어요. 그래서 틈이 나면 당신에게 접근한 것이였죠. 제 안에 있는 오마장군 크리나 바리하이크의 존재를 지우기 위해 서요…그러나, 이젠 어쩔수 없군요. 다시는 뽑지 않으려고 생각한 이 검을 다시 들 고 크리나 바리하이크의 살인 검술을 사용했으니요." 크리스는 손으로 눈물을 닦고서 리오를 바라보았다. 전의가 담겨있긴 했지만 살의 는 없는 눈이었다. 리오는 그녀가 무슨 생각을 하려는지 어렴풋이 알수 있었다. "…크리나 바리하이크로서, 당신에게 도전하겠어요. 그게 저의 원래의 목적이고, 리오도 역시 마을의 일을 생각하서 저를 없애고 싶을테니까요. 그럼…." 메이린은 크리스가 천천히 검을 올리자 정신을 차리고 그녀를 말리기 시작했다. 리 오도, 크리스도 잃고싶지 않은것이 그녀의 생각이었다. "그만해요! 리오는 용서해 줄거에요, 반드시 용서해 줄거라고요! 제발 싸우는건 그 만해요!!!" 그러나, 그녀의 말과는 반대로 리오는 디바이너를 천천히 빼어 들었다. 그런 리오 를 뒤에서 잡은것은 히렌이었다. "왜그래요 리오! 설마 진짜로 크리스를 죽이려는건…!" 리오는 히렌을 강제적으로 떼어 놓으면서 소리쳤다. 분노가 가득 실린 음성이었다. "시끄러워! 지금 우리들의 앞에있는 여자는 크리스가 아니야! 크리나 바리하이크란 말이야!! 저 여자가 무슨짓을 했는지 너희들도 알고 있잖아! 무고한 사람들을 단순 한 복수심 때문에 희생시켰다고!!!" 메이린은 리오가 그렇게까지 흥분하며 소리치자 울음을 터뜨리며 이번에는 리오에 게 매달렸다. "아, 안되요!! 제발 이러지 말아요 리오! 크리스를 용서해 줘요!!!" 리오는 귀찮다는듯 메이린까지 밀어낸 후에 크리스를 행해 자세를 취했다. 크리스 도 자세를 취했으나 리오처럼 살기는 느껴지지 않고 있었다. 그것은 거의 자살행위 나 마찬가지였다. "와라, 오마장군 크리나!!!" 크리스는 굳은 표정으로 리오의 말에 따라 그에게 돌진해 들어가기 시작했다. 리오 도 마찬가지로 크리스에게 달려들었고 쌍방의 검은 결국엔 충돌했다. 처음의 몇분간 둘은 거의 호각인듯 하게 보였으나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밀리는 것은 크리스였다. 속도에서는 거의 차이가 없었으나 힘에서 밀리는것이 확실히 보 여졌다. 그리고 검의 기교도 상당한 수준의 차이가 있었다. 크리스의 왼팔에 리오의 검이 스쳤고 약간의 피가 공중에 뿌려졌다. 크리스의 얼굴 이 통증에 약간 일그러졌지만 그녀는 결코 물러서지 않을 생각인듯 했다. "그만해요! 둘이 싸우는것, 보고싶지 않아!!" 메이린의 울부짖음에도 불구하고, 리오의 검은 흐트러지지 않았다. 그의 몸에서 뿜 어지는 살기의 공포 때문인지, 아니면 안타까움 때문인지 히렌은 꼼짝하지 않고 둘 의 싸움을 지켜보고 있었다. "당신 때문에 영문도 모르는채 죽어간 사람들이 얼마나 되는지 아나! 그리고, 당신 때문에 가족을 잃어버린 사람들의 슬픔을 아나!! 난 용서못해, 용서 못한다구!!!" 리오의 분노가 서린 일격이 크리스의 검을 쳤고, 두자루의 검 중 하나가 부러져 나 갔다. 크리스는 나머지 검 하나를 양손으로 쥐고 다시 리오와 싸워 나갔다. 리오는 분노에 찬 목소리로 계속해서 말을 해 나갔다. "존재를 지운다고? 웃기지 말아! 이 세상이 뒤집어 지지 않는 한 당신이 크리나인 것은 변하지 않아, 사람들의 기억속에, 무덤의 글귀에! 크리나의 기억은 지워지지 않을거야! 단순히 이름만 바꾼다고 바뀌는것이 아니야!!" 공중에 반짝이는것이 흩어져 날리기 시작했다. 지금은 정오가 가까워진 시간이어서 이슬일 가능성은 없었다. 그 물방울들은 크리스의 눈에서 흩날리고 있었다. 결국 디바이너가 나머지 검도 두쪽을 내어 버리고, 크리스는 그 충격에 결국 땅바닥에 쓰러지고 말았다. 메이린은 그것을 보고 그만 땅바닥에 주저 앉고 말았다. 리오는 표정을 바꾸지 않고 크리스를 향해 검을 높이 들었다. 크리스는 눈을 감고 서 나지막히 말했다. "이제…끝내주세요, 리오씨…." --------------------------계속--- [14038] 제목 : [조윤철]Gods Κnight(3부) 17. 올린이 : jack21 (이경영 ) 96/03/16 17:34 읽음 : 347 관련자료 없음 흐음…원작가와 같은 생각을 가지셨던 분이 계셨던것 같군요…. 그리고 사과문에서 인스턴트성 글이 아니라고 밝힌적이 있었던것 같은데…. 그리고 연재 속도…고 3이라 늦게 끝나니까 이해해 달라는 자랑스럽지 않은 말을 계속 했습니당. 이해해 주세용. 그리고 엘프 나이…원작가가 구상한 엘프들은 다른 소설의 엘프들과는 별개 의 관계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엘프가 1000살 사는건 이번에 처음 들었어용. 너무 무식한 저를 용서해 주세용…흑흑흑. -------------------------------------------------------------------------- - 리오는 서서히 팔에 힘을 가하였다. 그대로 크리스를 내려 칠 기세였다. "…할말이 그것 뿐인가…?" 그의 낮은 음성을 들은 크리스는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 리오는 한참동안 크리스를 내려다 본 뒤에, 한숨을 쉬며 검을 내렸다. "후우…." 그가 검을 치우자, 메이린과 히렌의 얼굴에 미소가 떠올랐다. 리오는 조용히 중얼 거리며 디바이너를 다시 집어 넣었다. "죄는 미워해도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는 말을 굉장히 옛날에 들은적이 있어요…. 어쨌든, 오마장군 크리나 바리하이크란 사람은 검이 부러지며 죽은거라고 해 두지 요. 그리고 그를 없앤 사람은 저라고 해 두고요. 자, 일어서요 크리스." 리오는 주저 앉아서 멍하니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크리스에게 손을 내 밀었다. 그 러나 크리스는 리오의 손을 잡을수가 없다는듯, 고개를 저으며 머리를 숙였다. "전…저는 그럴수 없어요. 제가 어떻게 리오에게 도움을 받겠어요…." 리오는 그 말을 듣고서 곤란한 표정을 지었다가, 씨익 웃으며 크리스의 어깨를 살 짝 잡아 그녀를 들어 올렸다. 갑자기 몸이 들려진 크리스는 깜짝 놀라며 리오를 바 라보았고 리오는 무방비 상태가 된 크리스에게 자신의 얼굴을 가까이 가져갔다. "으읍…!?" 리오에게 기습적으로 입술을 빼앗긴 크리스는 황당한 눈초리로 리오를 바라보았고 , 그 광경을 본 메이린과 히렌도 리오의 그런 행동에 놀라지 않을수 없었다. "아앗, 첫키스죠? 어쩐지 미숙하다 했어…하하핫." 얼굴이 달아 오른 크리스는 웃고있는 리오를 밀치고 나서 어쩔줄 몰라했고, 리오는 기지개를 한번 켠 후에 일행에게 말했다. "자아, 이제 출발 해야지? 수도는 아직도 멀었다고!" 히렌과 메이린은 다시 예전과 같아진 리오의 말투를 듣고서는 다시 환한 미소를 띄 우며 고개를 끄덕였다. "예에!" 아이들의 등을 살짝 쳐준 리오는 뒤에 가만히 서서 자신을 보고있는 크리스에게 예전과 같이 말했다. "어, 안갈거에요? 시간이 많이 지연되서 오늘은 노숙할지도 모른다구요. 어서 가요 크리스." "아…예." 크리스는 뒤로 돌아서서 아이들에게 향하는 리오의 뒷모습을 잠시간 본 후에, 자신 의 얼굴을 약간 차가워진 손으로 살짝 어루만진 후 일행을 뒤따라 가기 시작했다. 그들이 멀찌감치 사라진 뒤에, 메탈자켓이 있던 자리엔 바이론이 홀로 서 있었다. 그는 차가운 미소를 지으며 그들이 간 방향을 바라고 중얼댔다. "후후후후…그 분이 명령하신 일은 하나가 완수 되었군. 그럼, 다음에 보자 리오. 그때까지 살아 있기를…하하하하핫!" 사라져 가는 바이론의 웃음소리와 함께, 잠깐의 전투가 있었던 도로는 다시 조용해 졌다. 메탈자켓의 잔해와…네 조각이 되어버린 검만이 남아있을 뿐이었다. 4장 [크리스의 진실] 끝 5장 [고랑(孤狼)] 지크는 일행이나, 처음 만나는 사람이나 가리지 않고 장난기 있는 말투를 사용한다 . 그것 때문에 낭패를 보는 경우도 많이 있으나 그는 신경을 그리 쓰지 않는듯 한 다. 그러나 그가 그렇게 행동하는것도 이유가 없지는 않다. "후우…따분하다." 일행이 점심을 먹는 동안, 그들보다 먼저 점심을 먹은 지크는 커다란 방 안에 홀로 남아서 유리창 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혼자 있을때만은 보통때와는 다른 그늘진 표 정을 짓고있는 그였다. 혼자 그러고 있을 무렵, 누군가가 방문을 노크하자 지크는 표정을 풀고 밝게 대답 했다. "예∼에!" 너무 조심스럽지 않을까 할 정도로 문을 살짝 열고 들어온것은 프시케였다. 지크 는 약간 놀란 표정으로 그녀에게 물었다. "어, 벌써 다 먹었어? 식사를 빨리 하면 살찌는데…." 프시케는 살짝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아뇨…다 먹진 않았어요. 그래서…." 지크는 의자에서 몸을 일으켜 프시케의 옆으로 다다가 그녀의 볼을 살짝 꼬집으며 고개를 저었다. "이런 이런…다이어트도 좋지만 너무 안먹는것도 곤란하다구. 나처럼 말랐다는 소 리 들어도 괜찮아?" 프시케는 지크에게 꼬집힌 볼을 쓰다듬으며 그에게 조그만 목소리로 물었다. "…다이어트가 뭐에요?" 지크는 아무 소리도 못하고 머리만을 긁을 뿐이었다. 갑자기 분위기가 가라앉은것 을 느낀 그는 그냥 웃으며 얘기를 돌렸다. "아하하…상관할거 없어, 좋은 뜻이라고 생각하면 되니까. 아, 이번엔 내가 한가지 물어봐도 돼?" 프시케는 검지를 살짝 입에 가져간채 생각하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예, 하지만 곤란한건 대답하지 않을거에요." 지크는 마음대로 하라는듯 어깨를 으쓱인 후에 입을 열었다. "으음…솔직히, 나이가 몇이야?" "아…열 아홉이에요." 지크의 생각대로, 프시케는 20세가 안된 어린 여성이었다. 물론, 얼굴등이 그렇다 는 소리는 아니었다. 말 하는 투나, 눈빛이 너무나 어려 보여서였기 때문이었다. "그래…? 알았어, 대답해 줘서 고마워." "어? 끝이에요…?" 지크는 그녀가 아쉽다는 뜻을 내 비추자, 특유의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그럼, 더 얘기하고 싶어? 그럼, 묻고 싶은것이 있다면 물어 봐. 나도 곤란한것 빼 고는 다 대답해 주지." 프시케는 기다렸다는듯이 웃음을 띄우며 지크에게 이것 저것을 물어보기 시작했다. "저어…지크는 나이가 몇이에요? 그리고, 키도 꽤 큰것 같은데…." "나? 스물 넷이야. 그리고 키는 1.92 가론(미터) 정도 될거야, 아마도…." 그렇게 이야기가 오고 갈때쯤, 프시케는 무엇이 생각 났는지 전과 같지 않은 웃음 을 띄우고 지크에게 다가왔다. "저어…잠깐 제 눈좀 봐 줄래요? " "음? 뭐하게…." 지크는 안될것도 없다 생각하며 프시케의 눈을 가까이서 바라보았다. 꽤나 큰 눈이 라고 지크는 느꼈다. 그녀의 푸르스름한 눈빛이 약간 희미하게 되었다고 느껴졌을 때, 프시케는 흠칫 놀라며 자신의 입을 가린채 멍하니 지크를 바라보기 시작했다. "어, 이상하다? 이럴리가 없는데…?" 지크는 어깨를 으쓱인 후에 빙긋 웃으며 다시 의자에 앉았다. 프시케는 이상하다는 말을 반복하며 고개를 갸우뚱 하고만 있었다. "자자, 너무 신경쓰지 말고, 자, 심심하면 나하고 나가서 바람이나 쐴래? 나가려면 외투를 입고 와." 그녀는 놀러 나가자는 지크의 말을 듣고서 아까의 일은 잊었는듯 생기있게 방 밖으 로 뛰어 나갔다. 지크는 한숨을 푸욱 쉬고서 약간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어 보였다. "황당하군…누가 수수께끼의 여자가 아니랄까봐 마음을 읽어 보다니…. 하지만, 아 무것도 아니라는듯 쉽게 읽었는데 말이야, 도대체 무슨 능력이 있는거지?" 다른 사람이 생각하는 내용을 읽는다는것은 상대방의 정신력이 읽는 사람보다 낮을 때에 성공되는 기술이었다. 아마 방어 능력을 익힌 지크가 아니었다면 왠만한 사람 도 가볍게 어린 시절을 읽히고 말았을 것이다. 지크는 중얼거리며 방 밖으로 나갔고, 프시케와 함께 나간다는 말을 식당의 일행에 게 전한 뒤에 거리로 나섰다. 큰 도시여서 그런지는 몰라도, 상가 주변은 사람들로 가득 매워져 있었다. "이런, 이래가지고선 뭐 사주려고 해도 사줄수가 없잖아…?" 지크가 그렇게 옆에서 투덜거리자, 프시케는 빙긋 웃으며 고개를 저어 보였다. "아아, 괜찮아요 지크. 전 가지고 싶은게 없어요, 입을 옷 한벌이면 충분해요." 그 말을 들은 지크는 짓궂은 표정을 지으며 그녀의 귀에 속삭였다. "어, 그럼 `안의 옷'도 하나면 충분 하다는 거야…?" 프시케는 지크의 두터운 가슴을 손으로 살짝 치며 얼굴을 붉혔다. 지크는 약간 소 리내어 웃은 뒤에 상가의 중앙으로 향했다. 그곳에 도착한 지크는 눈살을 찌푸리며 투덜대었다. 보고싶지도 않은 메탈자켓들이 지명 수배자의 영상을 떠 올린채 지나 가는 사람들을 살피고 있어서였다. 수배자의 영상은 입체로 되어 있어서, 사람들이 잘만 볼수 잇다면 금방이라도 찾을수 있을것만 같았다. 그러나, 지나가는 사람들은 수배자 영상은 거들떠 보지도 않고 자신들의 일만을 하고 있었다. "쳇, 저 고철을 여기서 보게 될줄이야. 자, 다른곳에 가자구." 그러나 프시케는 그렇지가 않았다. 메탈자켓은 처음 본다는듯, 눈을 반짝이며 메탈 자켓을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었다. "아, 잠깐만요! 조금만 더 구경 하고요, 와아…신기하다 정말!" 이건 어린아이야 라는 생각이 지크의 머리속을 스쳐 지나갔다. 어차피 놀러 나온것 이니 어쩔수 없다는듯, 어깨를 으쓱이며 지크는 수배자의 영상을 올려다 보았고, 그와 동시에 그는 큰 소리를 내어 웃기 시작했다. "풋! 와하하하하­! 저, 저건 리오 녀석 아니야!?" 그의 말 대로, 공중엔 리오의 입체 영상이 떠올라 있었다. 인상을 잔뜩 쓰고 있는 것으로 보아 전투중에 찍은 영상임에 틀림 없었다. 그러나 지크는 자신의 이런 활달한 웃음을 고치고 싶은 생각을 가지기 시작했다. 구경하고 있는 자신과 프시케의 머리위에 거대한 그림자가 나타나서였다. 기계음이 섞인 음성이 지크의 귀에 크게 들려왔다. 「이녀석이 리오 스나이퍼 라는것을 어떻게 알았나!!」 프시케 역시 구경하다 말고 공포에 질린 표정으로 지크의 등 뒤로 숨어 자신들의 앞에 서있는 메탈 자켓을 힐끗힐끗 바라보았다. 지크는 허리에 손을 가져갔으나 역 시나 허전했다. `이런…무명도를…어쩔수 없지 그럼.' 지크는 자신의 뒤에 있는 프시케의 손을 잡고서 자신의 앞쪽으로 돌려 세웠다. 그 리고 그녀의 허리를 오른팔로 꽉 안은채 씨익 미소를 지었다. "자, 눈만 감고 있으면 빨리 끝날거야, 알았지?" 프시케는 지크의 얼굴을 바라고고 굉장히 놀란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아, 안되요! 이곳엔 사람들이 많잖아요!!" 지크는 한숨을 쉬며 프시케를 살짝 노려보았다. "…별말을 다 하는군, 난 그런짓 안하니까 안심하라구! 눈 뜨고 있어도 좋아!!" 지크가 대답할 생각이 없다는것을 눈치챈 메탈자켓들은 가슴 부위에 장착된 자동 조준 머신건을 꺼내어 지크에게 향하였다. 「10초의 여유를 주겠다! 어서 말 하던가, 아니면 즉결 처분을 받거나!」 지크는 빙긋 미소를 지으며 입을 천천히 뻥긋 거렸다. 그가 뭐라고 말하는지 알수 없었던 메탈자켓 파일롯은 가만히 그의 입을 바라보다가 계기판을 내려치며 머신건 의 안전장치를 풀었다. 지크가 입을 뻥긋거린 말은 이런것이었다. 『시끄러워 깡통들아.』 --------------------------------계속--- [14122] 제목 : [조윤철]Gods Κnight(3부) 18. 올린이 : jack21 (이경영 ) 96/03/20 00:21 읽음 : 351 관련자료 없음 "흠흠…과연 가즈 나이트를 4월 안에 끝낼수 있을까?" "가즈를 다 쓰고 난 뒤에 딴거 또 쓰면 어쩔꺼냐?" 라는 이야기를 친구들에게 들은적이 있습니다. 흑흑흑…이러면 진짜 어쩌나. 그리고 가즈 뒤에 쓸 `딴거'라…아마도 이건 청XX장 형님이 제일 좋아하는 캐릭터가 주인공이 될지도 모르지용.(쓴다면…) 아, 그리고 저번에 이어서…. 밝히면 재미없는 사실인데요, 바이론은 배신자 가 아니랍니다. (겉으로만 배신자) 그것 뿐…더이상 밝히면 재미 없음. -------------------------------------------------------------------------- -- 「5초가 남았다! 어서 손을 올리고 이쪽으로 와라!!!" 스피커의 목소리가 점점 커져갔고, 그 주위에 있던 행인들의 모습은 사라진지 오래 였다. 지크는 잘 되었다고 생각했다. 적어도 머신건의 유탄에 맞아 숨지는 시민들 은 없을테니까. 지크는 자동 조준 장치의 특성을 알고 있었다. 보통의 사람은 은폐물이 없는 이상 이 자동 조준장치를 피할수가 없다. 끝까지 따라 붙어서 쏘아대기 때문이다. 인간 의 눈이 아니라서 인정사정도 없고 떨림도 없다. 그러나 완벽한 기계는 없는법. 물 체의 속도가 렌즈의 속도를 뛰어 넘을때 자동 조준 장치는 무용 지물이 되고만다. "날 꽉 잡아 프시케." 프시케는 지크의 말대로 그의 몸을 꽉안았다. 굉장히 단단한 몸이라고 프시테는 느 낄수 있었다. 지크는 가만히 메탈자켓들을 바라보았다. "4…3…2…1…온다!!!" 그와 동시에 메탈자켓의 머신건에선 불이 뿜어져 나왔고 지크와 프시케가 서있던 자리는 흙먼지가 일어나 보이지 않게 되었다. 메탈자켓의 계기판을 적외선 모드로 바라보던 한 병사가 동료들에게 놀란 목소리로 소리쳤다. "그, 그녀석이 없어졌다!" "꺄아아아악­!!" 그러나, 그 말이 끝나기도 전에 음파 탐지기에 여성의 찢어지는듯 한 목소리가 들 려왔다. 전 메탈자켓은 공중을 바라보았고, 탑승자들은 자신들의 눈을 믿을수가 없 었다. 지크는 당황하며 프시케에게 소리쳤다. "이런! 그러길래 눈을 감으라고 했잖아!! 여기서 비명을 지르면 어떻해!!!" 프시케는 눈을 꼭 감고서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무, 무서워서 그런것 뿐이에요! 죄송해요!!" 마치 나는듯, 지크와 프시케는 메탈자켓의 머리위에 떠올라 있었다. 물론 급격히 내려오는중 이기도 했지만. 그러나 보통 수준의 인간으로선 상상도 못하는 점프력 이었다. 지크는 메탈자켓에게 발견되자, 어쩔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극단적인 방법을 쓰기로 한 것이었다. 땅에 착지한 지크는 프시케를 주점 안에 밀어 넣으며 문을 닫으려고 했다. 프시케 는 또다시 깜짝 놀라며 지크에게 소리쳤다. 아까와는 조금 다른 분위기였다. "시, 싫어요! 혼자 있는건 싫단 말이에요!!" 지크는 흠칫 놀라지 않을수 없었다. 방금 떠오른 그녀의 표정, 그것은 공포였다. 말투도 그러했다. "기다리고 있어! 네가 있으면 어렵단 말이야!!" "싫어요! 난 지크씨랑 같이 있을거라고요!" 프시케는 지크의 그런 말을 들었는지, 듣지 않았는지 그의 자켓을 꽉 잡고 놓아주 지 않았다. `공포증'이란 것이 이런것 일지도 모른다. 지크는 순간 미간을 찡그리 며 프시케에게 소리쳤다. "누군 혼자 싸우는게 좋아서 이러는줄 알아! 나도 외로운건 질색이라구!!!" 프시케는 흠칫 놀라며 지크의 눈을 바라보았다. 이상한 영상이 그녀의 머리속을 스 쳐 지나갔다. 지크는 그녀가 자켓을 놓아주자 그녀의 머리를 살짝 쓰다듬어 주고는 나지막히 말했다. "날 믿어…꼭 돌아오니까." 지크는 주점의 문을 닫고서 다가오는 메탈자켓을 올려다 보았다. 그는 자신의 장갑 을 당겨 조인 후에, 손을 꺾으며 씨익 웃었다. "헤헷…박살을 내 주마." 지크는 천천히 자신의 기전력을 끌어 올리기 시작했다. 푸른색의 스파크가 그의 팔 에서부터 흘러 나오기 시작하여, 그의 온몸을 감싸는 장면은 상태편으로 하여금 전 율을 느끼게까지 한다. "하아아아아아­!!" 메탈자켓을 향해 맹렬히 돌진하기 시작한 지크에게 메탈자켓들을 머신건을 이용해 발포하기 시작했다. 그중, 맨 앞에 있던 메탈자켓의 탑승자는 갑자기 지크의 모습 이 눈앞에서 사라지자 멍하니 계기판을 바라보았다. 콰아앙­!! 둔탁한 기계음과 함께 앞의 메탈자켓이 뒤로 나가 떨어졌다. 지크의 무릎차기가 정 확히 먹힌 것이었다. 메탈자켓들은 당황하며 지크를 손으로 잡기 위해 안간힘을 썼 으나 번개에 비할수 있는 그의 스피드를 따라잡을수 있는 구동 모터를 가진 메탈자 켓은 존재하지 않았다. "허업!!" 지크는 양손을 모아 깍지를 낀 후에 한 메탈자켓의 머리 부분을 힘껏 내리쳤다. 기 계 부품이 사방으로 튀었고 지크의 그 공격에 의해 메인 카메라가 파손된 메탈자켓 은 장님이나 다름 없었다. 지크의 시선이 두번째 메탈자켓에게 돌려지자, 표적이 된 메탈자켓은 왼팔의 쉴드를 펼쳐 지크의 공격을 막으려 했다. 지크는 그대로 달 려들어 쉴드에 오른손 스트레이트를 가했다. 쉴드는 얇은 편이어서 쉽게 부서져 나 갔고 지크는 쉴드가 박살난 메탈자켓에게 계속해서 공격을 가했다. 처음의 앞차기 공격을 맞은 메탈자켓은 공중으로 붕 떠올랐고 지크는 같이 떠서 그 상태의 메탈자켓에게 두어번 발차기를 먹였다. 마지막 일격으로 으로 쳐 내려진 메 탈자켓은 땅바닥에 처박히며 산산조각이 났다. 지크의 눈은 다음의 메탈자켓에게 돌려졌다. 그 모습을 본 메탈자켓의 탑승자는 움 찔하며 자신이 어렸을적에 들었던 한 이야기가 떠올랐다. "레, 레브 울프…!?" 온몸에 번개를 휘감고서, 무리와는 동떨어져 홀로 먹이를 찾아 굶주려 해매인다는 전설상의 늑대를 칭하는 말이었다. 다른 지방의 이름은 뇌랑(雷狼), 또는 혼자 다 닌다고 해서 외로운 늑대라고도 불린다. 안되겠다고 생각한 마지막 메탈자켓의 탑승자는 메탈자켓에 장착된 비상 부스터를 백팩에서 꺼내었다. 짧기는 하지만 메탈자켓을 날수 있게 만든 장치였다. 특수 기 갑부대용의 메탈자켓에는 공중요새의 것과 비슷한 반중력 엔진이 장착되었다는 소 문도 있지만 확실하지는 않다. 거대한 불꽃과 함께 공중으로 치솟아 오르는 메탈자 켓을 그냥 놔둘 지크는 아니었다. "어딜 도망가나­!!" 메탈자켓이 5초정도 빨리 떠오를수 있었다면 지크에게 잡히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올라가던 메탈자켓의 탑승자는 기체가 한번 크게 흔들리자 흠칫 놀라며 계기판을 바라보았다. 이상물체가 백팩의 윗쪽에 붙어있다는 경고 표시가 떠올라 있었다. "헤헷, 이것만 없으면 날지 못하겠지?" 지크는 그 말과 동시에 메탈자켓의 백팩을 강하게 내리쳤다. 백팩이 떨어져 나가며 메탈자켓은 곧바로 지상에 곤두박질 치기 시작했다. 탑승자는 혼비백산하며 헤치를 열고 기본적으로 장착된 낙하산을 이용하여 기체에서 탈출하였다. 적당한 거리에서 뛰어내린 지크는 궁중제비를 몇번 돈 뒤에 가볍게 착지했고, 메탈자켓은 폭음과 함 께 광장의 한가운데에 떨어져 폭발을 일으키며 산산조각이 났다. "후우­상쾌한데?" 지크는 가볍게 숨을 내 쉬며 몸에 흐르던 기전력을 천천히 거두었다. 그 광경을 보 고있던 사람들은 멍하니 지크를 바라보았다. 보통 사람이 메탈자켓 세대를 쓰러뜨 린다는 사실은 보고도 믿기 힘든 것이었다. 지크는 사람들의 눈을 피해서 살짝 주 점으로 달려가 프시케를 찾기 시작했다. 주점의 문 앞에 가까이가자 프시케가 먼저 문에서 나와 지크에게 달려들었다. "어엇, 프시케…!?" 프시케는 지크를 안고서 꼼짝도 하지 않았다. 지크는 당황한듯 그녀를 끌다시피 하 며 사람들 사이를 피해 일행이 기다리고 있는 여관으로 향했다. "지크씨…." 지크에게 이끌려 숙소로 향하던 프시케가 숙소 근처에 와서 입을 열자 지크는 발걸 음을 멈추고 그녀를 바라보았다. "어, 왜?" "…당신의 과거, 확실하진 않지만 대충 볼수 있었어요. 죄송해요…." 프시케는 고개를 숙이고서 말을 계속했다. 지크는 아차 하며 흥분때문에 방어 능력 을 흐릿하게 쓴 자신을 속으로 질책했다. 그는 고개를 가로 저으며 그녀의 얘기를 계속 듣기 시작했다. "…과거라고는 하지만 자세한것은 읽을수 없었어요, 그러나, 지크씨가 지금까지 어 떻게 살아왔는지는 알수 있었어요. 태어날때부터 아버지가 안계셨고, 성인이 될때 까지, 성인이 되서 지금까지 당신은 싸워왔었지요. 자신에 대한건 생각하지 않고, 자신 주위의 사람들이 미소짓는 모습을 보는게 제일 좋아서 강해지려는 생각을 가 졌었어요. 그러나…그걸 알아주는 사람은 단 세사람 뿐이었군요. 나머지 사람들은 알아주지, 알지 못했고요. 당신의 감정 대부분은 고독, 그리고 슬픔…." 지크의 얼굴에 언제나 흐르던 미소는 찾아볼수 없었고, 식은땀까지 흘리며 고개를 저었다. 이렇게까지 읽을줄은 생각지도 못했던 그였다. "그, 그만해! 어째서 나에게 그런 얘기를 들려주는거지…?" 지크의 질문에 프시케는 천천히 고개를 들며 말했다. 그녀는 미소를 짓고 있었다. 지크가 가장 싫어하는…슬픈 웃음이었다. "…저랑 비슷하니까요, 당신은…." 지크는 순간 이상한 느낌을 받았다. 자신의 앞에서 미소를 짓고있는 여성이 과연 사람일까 하는 의심이 들을 정도였다. 그정도로 현재의 프시케는 인간 이상의 분위 기를 뿜어내고 있었다. 그녀를 신전의 얼음 안에서 꺼내올때 처럼…그야말로 여신 과 같은 분위기였다. 지크는 멍하니 그녀를 바라보다가 정신을 차리고서 크게 웃기 시작했다. "하…하하하핫! 농담하지 말라구. 자, 추운데 서서 뭐하는거야. 어서 돌아가자구, 일행이 기다리니까 말이야." 프시케는 지크의 행동이 예전과 같이 진지하지 않자, 그녀도 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헤헷, 미안해요 지크씨, 저도 농담이었어요. 제가 어떻게 다른 사람의 마음속을 읽을수가 있겠어요. 자, 돌아가요 지크." 지크는 고개를 끄덕이며 그녀와 함께 숙소로 다시 향했다. 지크는 솔직히, 방금전 에 일어난 일을 잊고만 싶었다. 생각해 봤자 미소만 사라지는 일이어서 그러기도 했고, 그녀가 말한것이 너무나도 정확했기 때문이었다. 다음날, 지크 일행은 도시를 출발하기 위해 여관을 나섰다. 클루토는 일행의 앞에 가고있는 지크에게 다가가 넌지시 물었다. "저기…프시케 누나는 어디갔어요?" "아, 옷좀 더 사가지고 온다고, 먼저 가라고 했어. 천천히 가면 돼." 클루토는 다시 리카의 옆으로 돌아갔고, 세레나는 이상한 느낌이 든다는듯, 계속해 서 뒤를 돌아다 보았다. "저어…지크씨. 잠깐 더 있다가 가면 안될까요?" "아, 시간이 너무 지나버렸어요. 이러다간 리오 녀석을 따라잡지 못할지도 모른다 고요, 그냥 가요 수녀 누님." 가볍게 대답한 지크는 걸음을 늦추지 않았고, 세레나도 고개를 끄덕이며 계속해서 걸었다. ----------------------------계속--- 마지막으로...별일 아닌데 전편 잡담에 그런 말을 쓴 점,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14187] 제목 : [조윤철]Gods Κnight(3부) 19. 올린이 : jack21 (이경영 ) 96/03/22 23:43 읽음 : 300 관련자료 없음 6장 [여신교] 프시케는 옷가지를 몇개 더 산 뒤에 일행이 간쪽으로 걸음을 빨리했다. 아침에 주 부들이 장을 볼 시간이 되어서인지, 사람들과 꽤 많이 부딪히는 그녀였다. 어깨를 쓰다듬으며 상가를 빠져 나왔을때, 그녀는 다시한번 누군가와 정면으로 부딪히고 말았고, 프시케는 그만 뒤로 쓰러졌다. "아얏!" "오, 이런…." 프시케와 부딪힌 사람은 키가 매우 큰 청년이었다. 두꺼운 헝겁 망토에, 붉은 장발 을 위로 묶어 내려뜨린, 그런대로 잘 생긴 용모를 가지고 있었다. 청년은 미안하다 는 행동을 취하며 프시케를 일으켜 세워 주었고, 프시케는 옷을 털며 가볍게 일어 섰다. "다친곳은 없어요? 이거 정말 죄송하게 되었군요 아가씨." 지크보다는 정중한 말투여서 프시케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여 주었다. "아, 괜찮아요. 전 급한 볼일이 있어서 이만…." 프시케는 사나이에게 대충 인사를 한 뒤에 거의 뛰어가다시피 하며 어디론가 사라 져 갔고, 청년은 한숨을 쉬며 그녀의 뒷모습을 잠깐 바라보았다. "흠흠…파란 머리라, 그리 흔치는 않은 머리색인데…." 리오는 자신과 부딪힌 여성의 뒤를 바라보며 중얼거린 후, 다시 일행을 찾기위해 고개를 이리저리 돌려 보았다. 인파 덕분에 꽤나 떨어진듯 했다. "여기 가만히 있는게 좋겠지. 괜히 돌아다녀서 일만 불리면 안되니까." 리오는 팔짱을 낀채 그자리에 서서 주위를 둘러보기 시작했다. 사실, 이렇게 복잡 한 곳에선 이 방법이 사람 찾기엔 더 좋은 방법이었다. 게다가 붉은 머리라 눈에도 잘 띄는 편이어서 문제는 별로 없었다. 일행을 찾는것은 리오 뿐만이 아니었다. 크리스와 히렌, 메이린도 마찬가지로 애를 태우고 있었다. 히렌은 짜증을 내며 주위를 둘러 보았고, 메이린과 크리스도 같이 주위를 둘러 보았다. 그러나 리오의 모습은 어디에도 보이지가 않았다. 계속 찾기 지쳤는지, 히렌과 메이린은 도중에 주저 앉았고, 크리스도 약간 지친 표정으로 한 숨을 쉬어 보였다. 숨을 내쉬는 그녀의 입에서 하얀 입김이 내 뿜어졌다. "하아…아무래도 안되겠구나. 히렌, 메이린. 내가 주위의 사람들에게 물어보고 올 테니, 여기서 잠깐 기다리고 있어줄래?" 둘은 고개를 끄덕였다. 다른 여자도 아니고 크리스이니 건달들에게 당할 염려는 없 다고 생각해서였다. 크리스가 급히 어디론가 뛰어갔고, 둘은 턱을 괴고 배낭위에 걸터 앉았다. "…메이린, 리오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해?" 메이린은 의외라는 표정을 지으며 히렌에게 되물었다. "어머? 그건 왜 물어?" "왜 묻긴, 너도 내 생각과 비슷할거 아니야…. 저정도로 강한 사람이 방랑생활을 할 이유가 없잖아, 안그래? 분명 무슨 이유가 있을거야." 메이린은 히렌의 말을 듣고서 빙긋 미소를 지어 보였다. 히렌은 그녀의 미소를 보 고 궁금한 표정을 지었다. "호훗…난 조금은 알것 같아. 하지만, 히렌에겐 비밀이야." 단호한 그녀의 말에, 히렌은 맘대로 하라는 행동을 취하였다. 이런 저런 잡담을 나 누고 있던 그들의 뒤로, 사람들의 웅성거림과 함께 사내들의 거친 목소리가 들려왔 다. "이봐, 거기 꼬마 두명!! 감히 대 사제님의 길을 가로막는거냐!!!" 둘은 깜짝 놀라며 뒤를 돌아보았다. 네명의 거한에게 둘러쌓인 사제 한명이 싸늘한 눈초리로 자신들을 바라보고 있는것이 보였다. 메이린은 히렌과 배낭을 끌며 비키 자고 했으나, 히렌은 자존심이 상한듯 그들의 앞으로 걸어갔다. "이봐요! 당신들이 뭔데 남보고 이래라 저래라 하는겁니까? 저기 가운데에 있는 아 저씨가 여신교 교황이라도 되는거에요?" 거한들은 히렌의 당돌한 말을 듣고서 화가 난듯 사제 대신에 히렌을 둘러 싸기 시 작했다. 사제는 싸늘한 미소를 지으며 엄지 손가락을 들어 보였다. "감히 사제인 나에게 말을 하다니…용서받지 못할 녀석. 그러나 여신은 자비로운 분이시지. 그 자비로 너를 용서해 주마…후후후후…!" 그가 엄지 손가락을 아래로 내리자, 히렌을 싸고있던 거한들의 주먹이 일제히 히렌 에게 향하기 시작했다. 메이린은 너무나 갑작스런 일이라 꼼짝도 못한채 그 광경을 보고만 있어야 했다. 파아악­!! 인체가 무언가에 가격당하는 소리가 거리에 울려 퍼졌고, 동시에 쿵 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 광경을 본 사제의 핏기없는 얼굴은 더더욱 창백하게 변했다. "칫, 덩치만 큰것들이…어라? 그건 그렇고 어디서 나하고 만난적이 잇는것 같은데, 저 아저씨." 거구 한명을 순식간에 쓰러뜨린 붉은 윗옷의 청년이 씨익 웃으며 사제를 바라보았 고, 거한들은 히렌의 앞에 나타난 정체불명의 청년에게서 조금 물러서기 시작했다. "뭐, 뭐야 당신은…!?" 히렌은 눈 깜짝할 사이에 자신의 앞에 나타난 그 청년을 보고 떨리는 목소리로 물 었다. 청년은 어깨를 으쓱이며 말했다. "훗, 그냥 지나가는 나그네일 뿐이야, 상관할건 없어." 사제는 그 청년이 손을 꺾으며 앞으로 다가오기 시작하자, 거한들에게 명령해 쓰러 진 사람을 데리고 어디론가 조용히 사라지기 시작했다. 청년은 말없이 사라지는 그 들의 모습을 보고 재미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젠장, 저녀석들 운이 좋았군. 아, 그건 그렇고 꼬마야, 파란색 머리를 한 예쁜 누 나를 본적 없니?" 히렌은 그 청년의 질문을 듣고 고개를 저었다. 청년은 알았다는듯 끄덕이고는 일행 인듯한 세명에게 돌아갔다. 히렌은 일행이 있는 장소를 보고 깜짝 놀라지 않을수 없었다. 굉장히 떨어져 있는 지점이었는데, 그 시간 안에 자신의 앞까지 올수 있었 다는게 믿어지지가 않아서였다. 메이린도 역시 놀란듯 히렌에게 천천히 다가왔고, 둘은 입을 모아 말했다. "리오에 버금가는 사람도 있긴 있었네…?" 잠시후, 리오를 찾은 크리스가 둘에게 달려왔고, 둘은 크리스를 따라 리오에게로 향했다. 크리스의 안내로 간 곳에는 팔짱을 낀채 비석처럼 서있는 리오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리오는 일행이 다가오는것을 느꼈는지, 그들쪽으로 시선을 돌리고 손을 흔들어 보였다. 그러나, 리오를 보는 일행의 눈은 그리 반갑지만은 않은듯이 보였다. "리오씨, 갑자기 그렇게 빨리가면 어떻해요, 찾느라고 고생했다구요." 크리스 보다, 히렌과 메이린이 더욱 더 화를 내면서 리오에게 말하기 시작했다. 사 정을 모르는 리오로선 의아한 표정만을 지을 뿐이었다. "큰일나는줄 알았다고요! 여신교 교도들이 시비를 걸어왔다구요!" "다행히 어떤 사람이 구해줘서 무사할수 있었어요. 그치만, 무서웠단 말이에요." 리오는 미안하다는 말을 해주고서 두 소년 소녀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일행은 곧바로 숙소를 잡아 짐을 풀었고, 언제나 처럼 방 두개에 나누어서 자기로 했다. 날이 거의 저물고 눈발이 다시 날리기 시작할 무렵, 리오는 다시 여관을 빠져 나와 근처의 주점으로 향하였다. "후우…여신교라." 나지막히 중얼거리며 리오가 들어선 주점의 안은 생각보다 깔끔한 편이었으며, 손 님도 꽤 많은 편이었다. 리오는 보통대로 카운터에 앉아 우유를 주문하며 주점 주 인에게 슬쩍 물었다. "저기…주인장. 뭣좀 물어봐도 됩니까?" 콧수염을 길게 기른 주점의 주인은 술잔을 닦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여신교에 관해서 아시는것 있습니까?" 주인의 얼굴은 그 질문을 듣자마자 하얗게 질려버리고 말았다. 그는 주위의 손님들 을 한번 둘러본 후에 몸을 리오에게 숙이고 그에게 속삭였다. "손님, 작게 이야기해 주십시오. 교도들이 만약 듣게 된다면 큰일입니다…." 리오의 얼굴도 굳어 있었다. 그는 고개를 끄덕인 후에 주인의 이야기를 천천히 듣 기 시작했다. "함부로 말씀드릴순 없겠습니다만, 간단히는 대답해 드릴수 있습니다. 하지만, 조 심해 주십시오." 주인은 그렇게 말하면서 자신이 닦고있던 술잔을 똑바로 테이블에 놓아 두었다. 리 오는 그 술잔을 슬쩍 본 뒤에 오른손으로 자신의 바지 주머니에 있는 동전들을 매 만지기 시작했다. "여신교란, 이 제국 내에서 두번째 세력을 가지고 있는 거대 종교 단체랍니다. 괴 수들과 마음을 통할수 있다는 `여신'이란 존재를 섬기고 있지요. 하지만, 규모에 비해 사람들은 그리 좋아하고 있진 않습니다." 리오는 고개를 끄덕이며 남아있던 우유를 모두 비웠다. 주인은 예기를 계속했다. "여신교의 잔인한 의식 때문에 그렇다는 소문도 있고, 반 강제적인 헌금때문에 그 렇다고 합니다. 그러나, 그런 소문이 들려와도 정부에선 묵묵부답일 뿐이지요. 함 부로 건들면 위험한 존재로 까지 성장한 종교이니까요." 리오는 잔을 앞으로 밀며 빙긋 미소를 지어 보였다. "호오, 정말 잘 아시는군요. 역시 주점 주인 분들은 아시는게 많아서 좋습니다." 주인도 웃으며 고맙다는듯 고개를 숙여 보였다. "하하하…별 말씀을. 그런데, 손님께서는 왜 여신교에 대해서 아시려고 하시는 겁 니까?" "아, 예…그건 말이죠, 여신교가 맘에 안들어서요." 주인의 안색은 다시한번 변했고, 그는 리오에게 되물었다. "맘에 안드신다면…?" 리오는 씨익 웃으며 간단히 답했다. "훗…박살내 버려야죠." 그 말을 들은 주인은 오른손에 들려있던 수건을 위로 치켜 올렸고, 그와 동시에 리 오의 뒤에서 술을 마시고 있던 사람들이 모두 일어서서 리오를 포위했다. 주위에서 술을 마시던 나머지 사람들은 일어선 사람들이 들고있는 검을 보고 기겁을 하며 밖 으로 빠져 나갔다. 주인은 뒤로 돌아서며 나지막히 말했다. "위험 인물이다, 없애버려…!" 그와 동시에 흉기를 지닌 사람들은 모조리 리오에게 달려들었고, 곧 꺼림찍한 소리 와 함께 선혈이 사방으로 튀었다. --------------------------------------계속--- 으윽…기다려 주신 여러분께 죄송합니당…. [14229] 제목 : [조윤철]Gods Κnight(3부) 20. 올린이 : jack21 (이경영 ) 96/03/24 17:15 읽음 : 297 관련자료 없음 으흠…우선 독자 여러분께 죄송하다는 말씀부터 드립니다. 3부 19편이 제가 생각하기론 약간 어색했거든요. 이런일이 없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윤철 올림. -------------------------------------------------------------------------- -- 주점의 주인은 수염을 쓰다듬으며 뒤를 돌아보았다. "히, 히이익…!?" 주인은 돌아보자 마자 신음에 가까운 탄성을 질렀고, 의자에 앉아있던 리오는 씨익 웃으며 주인의 얼굴을 오른손으로 잡아 들어 올렸다. "어, 어떻게 저 녀석들을 다 쓰러뜨릴수가 있지!?" 주인의 궁금증을 풀어주려는듯, 리오는 바닥에 쓰러져서 신음하고 있는 사람들을 그에게 보여주었다. 칼을 잡고있던 그들의 손등엔 리오가 거스름돈 으로 주인에게 받았던 동전들이 하나씩 박혀 있었다. "운이 좋군, 거스름돈을 동전으로 받지 않았다면 이녀석들은 목숨이 날아갔을지도 모르는데 말이야. 그건 그렇고, 나하고 얘기좀 해야 하겠어, 아저씨." 리오에게 얼굴을 잡힌 주인은 고통에 표정을 일그러뜨리며 알았다는 말을 했다. "여신교와 무슨 상관이 있는거지? 그냥 물은것 뿐인데 사람을 난도질 하려고 들다 니 말이야." "저, 전 이 도시 추기경님의 부탁을 받고 이런것입니다! 여신교에 대해 당신처럼 묻는 사람이 있다면 상황을 봐서 없애버리라고요…! 크아악!!" 리오의 손에 힘이 들어가자, 주인은 고통에 찬 신음소리를 냈다. 리오는 정색을 하 며 주인에게 마지막으로 물었다. "그래? 추기경이라…그 녀석은 어디에 살고있나?" "이, 이 도시 중앙에 있는 대 성당에 계십니다! 그, 그리고 잘못했으니 제발 놔 주 세요…!!" 리오는 피식 웃으며 손에 힘을 뺐고, 주인은 그대로 바닥에 쓰러졌다. 리오는 쓰러 진 사람들을 이리저리 비켜 주점에서 빠져 나갔다. "상처의 치료비는 손등에 박혀있는걸 빼서 써라, 그것도 돈이니까 말이야. 후훗… 그럼 몸보신 잘하도록." 주점에서 빠져나간 리오는 사람들의 시선을 피해가며 주인이 말한 대 성당 이라는 곳으로 향하기 시작했다. 아직 시간도 늦지 않았고, 빨리 처리할수록 다른 사람에 게 가는 피해가 줄어들기 때문이었다. 사람들에게 물어물어 도착한 대 성당은 그 도시 안에서 두번째로 큰 규모를 자랑하고 있었다. 리오는 감탄의 휘파람을 휘익 불고서 정문 앞으로 향했다. 정문은 거한 두명이 굳게 지키고 있었다. 리오는 가만 히 그들에게 접근해 들어갔고, 두 거한은 리오를 막아서며 신분을 확인하려 들었 다. "이봐, 이곳엔 무슨 용건인가?" 리오는 어깨를 으쓱이며 살짝 웃음을 지어 보였다. "글쎄, 추기경을 만나러 왔다면 들여보내 줄텐가?" 거한들은 리오를 위아래로 훑어본 뒤에 기분나쁜 웃음을 지으며 그를 강하게 밀어 냈다. "꺼져라 애송이, 그런 꾀죄죄한 몰골로 감히 추기경님을 뵙겠다고? 웃기지 말고 없어져버려! 신분증을 봐서 높으신 분이라면 모르지만 말이야…." "어, 신분증? 그것만 보여주면 들어갈수 있다 이건가? 좋아, 보여줄테니 잠깐 이리 로 와봐." 리오는 두 거한에게 가까이 오라는 손짓을 해 보였다. 거한들은 설마 하는 표정으 로 리오에게 접근하였고, 리오는 자신의 망토 안을 이리저리 뒤적거리며 무언가를 찾기 시작했다. "어, 여기 있었는데…아, 여기 있군! 잘 보라고…." 리오가 찾았다는듯 펼친 손바닥에는, 아무것도 놓여있질 않았다. 거한들의 인상이 일그러지기 시작함과 동시에 리오는 양 손바닥으로 거한들의 얼굴을 움켜 쥐었다. "이 신분증이면 다 통과할수 있지…잠깐 자라!" 그와 동시에 리오의 양 손에선 푸른색의 기가 순간적으로 분출되었고, 기에 의한 충격을 뇌에 받은 두 거한은 얌전히 바닥에 쓰러졌다. 성당의 안으로 들어서려던 리오는 성당의 정문이 열리자 근처의 아름드리 나무 뒤에 숨어서 나온 사람들을 가 만히 지켜보았다. "뭐야 저건…?" 베레모를 쓰고있는 제국군 병사 몇명과, 그들에 의해 둘러싸여 얼굴을 볼수가 없는 갑옷 차림의 남자, 그리고 화려한 옷을 입고있는 긴 수염의 노인이었다. 그들은 몇 차례 악수를 나눈 후에 헤어졌고, 제국군들은 성당의 뒤로 돌아가 그들이 타고온듯 한 비행선을 이용해 서쪽 하늘로 사라져갔다. "…간단히 끝날 일은 아닌것 같군…." 리오는 중얼거리며 나무에서 나와 정문을 열어 젓혔다. 안은 예배일이 아니라서 그 런지 텅 비어 있었고, 멀리 떨어져 있는 제단 근처에 몇명의 수녀들과 아까전의 노 인이 서있을 뿐이었다. 그들은 리오가 성당안에 들어오자 약간 경계하는듯 하면서 리오에게 인사를 했다. 리오도 목례로 답한후 그들에게 다가갔다. "어서 오십시오 형제여, 이곳에선 처음 뵙는 분인데 용건이라도…?" 노인의 예의바른 질문에 리오도 공송히 대답했다. "아, 예…이곳 성당에 계시다는 추기경님을 뵈러 왔습니다만…." 노인은 리오의 대답을 듣고서 허허 웃으며 말했다. "하하하…잘 오셨군요. 제가 바로 이곳의 추기경입니다. 제에게 볼일이 있으신가 보군요?" 리오는 빙긋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예, 하하…이거 몰라뵈서 죄송합니다. 볼일은 별거 아니고요, 주점에서 여신교의 일을 물었더니 그곳 주인과 손님들이 저에게 조금 거칠게 대하더군요. 그래서 이 유를 좀 여쭙고자 찾아온 것입니다." 리오의 말을 들은 추기경과 수녀들은 흠칫 놀라며 리오를 잠깐 바라보았다. 그러 다가 다시 얼굴을 펴며 추기경은 입을 열었다. "아…그런 불미스러운 일이, 저희 신도들이 실수를 저질렀군요. 제가 대신 용서를 빌지요." 리오는 고개를 몇번 가로 저은후에 씨익 웃었다. "정확한 대답을 들어야 하겠습니다, 추기경님…당신이 부탁했다고 자백했어요." 리오의 말을 들은 추기경은 뒤로 몇발자국 물러선 후에 크게 웃기 시작했다. "후후후후…하하하하!! 보통의 떠돌이는 아닌것 같군, 하지만 이렇게 깊숙히 파고 들 필요는 없는데 말이야. 그러고 보니 어디서 많이 본 인물같은데…기억은 안나지 만 말이야. 어쨌든, 넌 살아서 이곳을 나서지 못할것이다." 파악­!! 순간, 리오는 왼발로 옆에있던 수녀를 차올렸고, 수녀는 입에서 피를 뿜으며 바닥 에 쓰러졌다. 그녀의 손에는 어느새 단도가 들려져 있었다. "그런건 예상하고 들어왔지, 난 당신에게 더 자세한 예기를 들으러 이곳에 왔다. 더이상 날 자극시키면 이 성당을 이 도시에서 제일 작은 건물로 만들어 줄꺼야." 추기경은 눈을 부릅뜨면서 수녀들에게 신호를 보내었고, 단도를 빼어 든 수녀들은 빠르게 리오의 주위를 맴돌기 시작했다. 마치 먹이를 노리는 야수들과도 같았다. "가라앗!" 추기경의 외침과 동시에 수녀들은 리오에게 달려들기 시작했고, 리오는 자신의 가 슴에 메어져 있는 칼집 끈을 풀고 디바이너를 칼집채 휘두르기 시작했다. 칼집 덕 분에 베어질 염려가 없는 수녀들은 순식간에 성당 바닥을 매워 나갔고, 몇분 지나 서 성당안에 제대로 서있는 사람은 둘로 줄어 있었다. 추기경은 식은땀을 흘리며 꼼짝도 하지 못했고, 리오는 칼집의 끈을 다시 묶고서 검을 꺼내어 추기경의 목에 대었다. "당신마저 덤벼들었으면 볼만 했을거야, 훗. 자자, 여신교에 대해서 자세히 들어보 자구." 추기경은 벌벌 떨며 무언가 기억이 났다는듯 입을 열었다. "네, 네가 바로 동쪽에서부터 수십대의 메탈자켓들을 박살내며 돌아다닌다는 괴물 녀석이구나! 그래, 이름도 기억이 나는군, 리오 스나이퍼라고 했지…?" 리오는 씁쓸히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쳇, 벌써 그렇게 유명인이 되었나…? 어쨌든, 지금 중요한건 그게 아니야." 디바이너의 날이 목에 바짝 붙자, 추기경은 고개를 살짝 끄덕이며 입을 열었다. "아, 알았다. 그러나, 나도 잘 알지 못하는 부분이 더 많아, 난 교황님의 명을 받 아 이행하는것 뿐이야." "교황? 교황도 있나?" 추기경은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 "훗, 제국의 두번째 세력인데 교황이라 모셔도 이상할건 없지. 교황님만이 여신을 직접 `얼음의 성전'에서 뵐수 있고, 그분만이 여신과 대화할수 있다." 리오는 고개를 끄덕이며 다른 질문을 했다. "그럼, 여신이라는건 실제로 존재한다 이말인가?" "그렇다, 그분은 비록 영구빙정 안에 계시긴 하지만, 우리 신도들에 대한 모든것을 알고 계신다. 그리고, 그분은 이 세상의 생물을 비롯한, 이계의 생물들과고 대화할 수 있으신 분이시다, 그에 따라 그들을 부를수도 있고, 조종도 할수 있으시지. 마 치 애완동물처럼 말이다. 그에 의해서 그분의 힘은 강대하시고…." 리오는 검을 거두며 추기경의 복부를 가격해 그의 입을 막았다. 리오는 한숨을 쉬 며 잠시 생각에 잠겼다. "살아서 존재하는 여신이라…그런건 들은적이 없는데? 어쨌든, 제국 이상으로 위험 한 녀석들이군." 그때, 누군가가 문을 박차고 들어와 상황도 보지 않은채 안에다 대고 소리치기 시 작했다. 약간 두꺼운 사제복을 입고있는 사나이였다. "추기경님! 큰일입니다, 여신이 납치되었습…니다?" 사제는 리오 혼자서 자신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자, 말끝을 흐리며 뒷걸음질을 치기 시작했다. 리오는 고개를 흔들며 그에게 이리로 오라는 손짓을 했고, 사제는 이상 한 힘에 이끌려 리오에게 걸어왔다. "오호…이 세상은 여신도 납치당하는 세상인가보지? 그 여신은 누가 납치했나?" 사제는 리오의 기에 질린듯 순순히 대답했다. 자신이 놀랄 정도로…. "그, 그건 잘 모릅니다만, 그녀석이 영구빙정을 녹이고서 여신을 데리고 얼음의 성 전을 빠져 나갔습니다. 전 추기경에게 그 사실을 알려드리려고 온것이고…." 리오는 사제의 어깨를 두드리며 그만 하라는 말을 했다. "알았다고, 추기경님은 잠시후에 수녀들과 함께 일어나실테니, 기다려 봐. 그리고 일어나시면 난 다른 도시로 출발했다고 전해줘." 사제는 멍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고, 리오는 가볍게 성당을 빠져 나갔다. 밖엔 어느새 눈이 펑펑 내리고 있었다. "그래…? 그럼 성전인가 뭔가는 갈 필요가 없겠군. 오히려 잘 되었어…." 그러나 리오는 그렇게 말하고도, 얼음안에 있었다는 `여신'이 누군가의 손에 이끌 려서 빠져 나갔다는 부분은 이해할수가 없었다. 일부러 빠져 나가지 않는 한 그럴 리는 없기 때문이었다. 리오 자신이 가지고 있는 신에 대한 지식 안에선 말이다. "…부딪혀 보면 알겠지 뭐, 어서 돌아가자." 리오는 내리는 눈을 맞으며, 일행이 기다리고 있는 여관으로 발걸음을 재촉했다. 그의 뒤를 바라보는 한 사나의의 기척을 읽지 못한채…. "후후후훗…잘 하는구나 리오. 더욱 더 빠져 들어라…후후후후후…." 큰 모자를 눌러 쓰고있는 그 사나이는 기분나쁜 웃음을 지으며 내리는 눈 사이로 사라져 갔다. ------------------------------계속--- [14271] 제목 : [조윤철]Gods Κnight(3부) 21. 올린이 : jack21 (이경영 ) 96/03/26 23:04 읽음 : 444 관련자료 없음 와우…저희학교 TV나왔어요! 제 2학년때 담임 선생님도 나오셨구요!! 두번째, 교복입고 있는 학교 말입니다.(MBC, 24일 저녁에 방송) 아시는 분은 아실겁니다. 와아…기분좋다. 그럼, 소설을 재미있게 읽어 주세요. -------------------------------------------------------------------------- -- 여관에 돌아온 리오는 자신과 히렌이 쓸 방에 들어가 침대에 그대로 엎드렸다. 세 면장에서 나온 히렌은 리오가 침대에 쓰러지는 소리를 듣고 흠칫 놀라며 그를 바라 보았다. "리, 리오, 무슨일 있었어요?" 리오는 침대에 엎드린채 고개를 가로 저었다. "으음…아니야, 그냥 피곤할 뿐이야. 이대로 잠시만 있게해줘라." "알았어요, 전 크리스 누나가 있는 방으로 가 있을께요." 히렌은 수건을 어깨에 두르고서 여관방을 빠져 나갔다. 리오는 한숨을 쉬며 아까의 일을 생각하기 시작했다. `제국군과…여신교라…. 지크나 슈렌 둘중에 하나가 없다면 꽤 힘들것 같은데….' 게다가 제국엔 예상치도 못했던 인물인 바이론이 있다. 그만을 상대하기도 힘든데 제국의 상상을 뛰어넘는 과학력과 여신이라는 존재가 사용한다는 `힘'까지…분명 리오 혼자서는 감당하기 힘든 일임에는 틀림이 없었다. `그것들 뿐이라면 고민도 안하지….' 타르자와 요우시크, 그들을 포함한 아직 살아있는 육마왕들과 리오의 최종 목표인 마황제 가스트란. 일은 한층 더 복잡해진 상태였다. 리오는 돌아 누우며 한숨을 길 게 쉬었다. "…에이, 오늘은 잠이나 자자. 나라도 잠은 자야하니까…." 그는 누운채로 망토와 검을 벗어 던지며 그대로 잠에 빠져 들었다. 몇시간 후 히렌 이 방에 들어온것 조차 모를 정도로 잠에 빠져든 그였다. 황제는 자신이 즐겨 마시는 위스키를 한모금 들이키며 앞에있는 모니터를 바라보았 다. 모니터 안엔 붉은색의 옷을 입고있는 마녀, 타르자의 모습이 떠올려져 있었다. "…그래? 메탈자켓 말고 또다른 마법 병기를 만들었다 이건가? 이번엔 무엇인지 궁 금하군 그래." 타르자는 미소를 띄우며 자신의 뒤에있는 신 병기를 황제에게 보여주었다. 그것을 본 황제의 얼굴은 순간적으로 굳어졌다. "뭐, 뭐야 그게! 그건 너무 심하지 않은가!?" 타르자는 다시 병기를 가리며 황제에게 설명하기 시작했다. "아닙니다 폐하. 어차피 보통 인간의 힘으론 가즈 나이트를 이기진 못합니다. 하지 만, 이 병기를 사용한다면 그를 충분히 능가할수 있을것입니다. 흐음…한명이 빠진 게 아쉽긴 하지만 멋진 작품이 나올것 같군요." 타르자의 설명을 들은 황제는 술기운에 의해서인지 미소를 띄우며 웃기 시작했다. "후후후…하하하! 과연 육마왕 최고의 마녀 타르자 답군. 역시 네가 마지막에 갈곳 은 지옥밖에 없을거다. 하하하하하!!" 타르자 역시 미소를 띄우며 그에게 답례했다. "호호홋…칭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황제 폐하. 그건 그렇고, `사냥'계획은 잘 되 어 가십니까?" 황제는 위스키를 다시 마시며 고개를 끄덕였다. "당연하다. 이제 그녀석만 끌어 들이면 문제가 없어, 오늘 보고에 의하면 교황 녀 석도 여신을 찾으면 바로 동참한다고 했으니까 말이야. 이제, 모든것이 내 손안에 들어올것이다. 젊은시절의 내 계획도 이제 마무리만 지으면 된다…!!" 타르자는 고개를 숙이며 황제에게 경의를 표했다. "예에…당신의 계획이 성공하길 진심으로 빕니다. 그럼, 병기가 완성되었을때 다시 뵙지요." 곧 모니터는 흰색으로 바뀌어 졌고, 황제는 손수 모니터를 끄며 남은 위스키를 비 웠다. "후후후…지금은 잘 자고 있겠지, 리오 스나이퍼…곧 영원히 잠을자게 해 주마! 내 가 그랬던것처럼…!!" 잠을 충분히 잔듯, 리오의 의식은 첨차 밝아지고 있었다. 마악 눈을 뜨려고 할 무 렵, 자신의 얼굴 가까이에 무언가 따뜻한것이 접근하는것을 리오는 느낄수 있었다. `히렌 이녀석, 잠버릇 한번 고약하군. 남의 얼굴 가까이에 뭘 대는거야….' 그렇게 생각한 리오는 그냥 가만히 있었다. 그러다가 자신의 목에 가느다란 무언가 가 부드럽게 내려오고, 이상야룻한 향기가 그의 후각을 자극하자 그는 흠칫 놀라며 눈을 떴다. "크, 크리스!?" 눈을 뜨자마자 리오의 눈에 보인것은 그의 후각이 느낀대로 크리스였다. 그녀도 리 오가 소리치며 일어서자 깜짝 놀라며 몸을 세웠다. "뭐, 뭐했어요 크리스!?" 크리스는 얼굴을 붉히며 대답하지 못했다. 리오는 이런 상황이 처음이라 머리를 긁 으며 한숨을 쉬었다. "후우…크리스는 너무 적극적이네요, 후훗…." 크리스는 고개를 더더욱 숙이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저, 저는 단지…리오씨를 깨우려고…." 리오는 웃으며 침대에서 일어났다. 벽의 시계를 보니 오랬동안 늦잠을 잔것이 확실 했다. "알았어요, 깨워줘서 고마워요 크리스. 전 세수나 할께요." 리오가 머리를 풀며 세면장으로 향하자, 크리스는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빙긋 웃 었다. 아침겸 점심식사를 하기위해 식당으로 내려온 리오는 머리를 푼 상태여서 식사중이 었던 메이린과 히렌의 시선을 받아야만 했다. 메이린은 눈을 반짝이며 소리쳤다. "와아! 머리를 풀어도 멋있네요! 풀고 다니는건 어때요 리오?" 그녀의 건의사항에, 리오는 쓴 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훗…미안하지만 그 부탁은 들어줄수가 없구나. 머리를 묶는건 내 업보라서 말이야 …. 가끔씩 보는걸로 만족해 줄래?" 메이린은 잠깐 스쳐 지나간 리오의 그늘진 표정을 보고서 아무말도 하지않고 고개 를 끄덕였다. 히렌은 또다시 툴툴거리며 빵을 거칠게 집어 들었고, 리오는 피식 웃 으며 자리에 앉았다. "이젠 어디로 갈꺼에요 리오?" 히렌의 질문에 리오는 씹던 빵을 삼킨후에 대답해 주었다. "으음, 물어본 바로는 이제 대도시 한개만 더 지나가면 수도라고 하는구나. 제일 까운곳 먼저 가야지 뭐. 내일 출발하자." 식사를 대충 끝낸 일행은 각자의 방으로 돌아가 계속해서 휴식을 취하였다. 리오로 선 이 도시의 추기경을 쓰러뜨린 이상 밖에 나돌아 다니는것은 자살행위나 다름이 없었다. 어제와 같은 무서운 수녀들이 거리를 돌아다니며 자신을 찾고 있는것이 눈 에 선하였다. 영문도 모르는 히렌은 리오를 흔들며 검술을 가르쳐 달라고 졸라대기 시작했다. "가르쳐 준다고 했잖아요! 제발 가르쳐 주세요, 네?" 하지만, 15세가 된 소년이 리오에게 배울만한 검술은 간단한 베기와 휘두르기, 찌 르기 기술 뿐이었다. 단련이 많이 되지않은 히렌의 몸으론 리오의 고 난이도 기술 을 전수 받는다는건 확실히 무리였다. 리오는 살짝 인상을 쓰고 침대에서 몸을 일 으켰다. "이런…그럼, 네 검을 잡고 자신이 가장 편한 자세를 취해봐. 다른사람의 흉내는 내지 말고 말이야." 히렌은 검술을 가르침 받는다는 기뿜에 편한 마음으로 자세를 취하였다. 그의 자세 를 가만히 쳐다본 리오는 고개를 가로 저으며 한심하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이런 이런…그런 자세론 검을 사용할때 힘이 제대로 들어가지 않는다구. 손부터 틀렸어." 리오는 히렌의 자세를 처음부터 교정해 주며 그의 체형에서 최대한의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자세를 만들어 주었다. 히렌은 약간 까다롭다고 느꼈으나 리오가 교정해준 자세로 계속 검을 휘두르다보니 전보다 체력의 소모도 적고 힘이 확실히 들어간다 는것을 느낄수 있었다. 물론, 몇시간 뿐이었지만 리오의 교습은 효과가 있었다. "좋아, 자세는 외우도록 노력해 보고, 검술을 약간 가르쳐 주지. 하지만, 너무 기 대는 하지 말아라." 확실히, 방 안에서 기술을 배운다는건 한계가 있었다. 리오도 어쩔수 없이 말 뿐이 었고, 히렌은 머리속에 상상해서 기술을 익히는수 외엔 방도가 없었다. 저녁 시간 이 될때까지 교습은 계속 되었고, 히렌은 결국 녹초가 된 상태에서 밤을 지내야만 했다. "하아…." 크리스는 잠을 청하려는듯, 침대에 누워서 무언가를 깊이 생각하고 있었다. 메이린 은 아까 전부터 잠에 빠져있는 상태였다. 똑똑. "…음? 누구지?" 크리스는 누군가가 방문을 노크하자, 자리에서 일어나 간단한 옷을 입으며 문을 살 짝 열어 밖에있는 사람을 확인하였다. 문 틈새 사이로 리오가 손을 흔드는것이 보 이자 크리스는 활짝 웃으며 문을 열어주었다. "어머, 리오가 어쩐일이에요? 밤에 제방을 다 찾아오시고…?" 리오는 멋적은듯 머리를 긁으며 어색한 웃음을 지어 보였다. "하하…이상한 상상은 하지 말아주세요. 몇가지 물어볼게 있어서 왔으니까요." 크리스는 약간 실망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고, 둘은 탁자를 사이에 놓고서 대화를 시작하였다. "저어…제국의 과학력에 대해서 좀 말해주실수 있어요?" 크리스는 그 질문이 나올줄 알았다는듯, 한숨을 쉬며 긴 이야기를 시작했다. "으음…선대 황제께서 승하하시기 전까지는 다른 왕국들과 별 다를것이 없었답니다 . 그러나, 현재의 황제께서 등극하신 후부터 제국의 과학력은 급속도로 발전하였지 요. 제가 태어나기 전의 일이라서 저도 확실히는 모르지만요. 제가 열살이 되던 해 에 첫번째 공중 요새인 우르즈 로하가스가 완성된것을 시작으로 몇개의 공중 요새 가 더 만들어졌고, 최고의 대인 병기라 불리우는 메탈자켓도 그 이후에 만들어진 것입니다. 왜 갑자기 그런것들이 개발되었는지는 저도 잘 모릅니다. 아는것은 그것 들을 설계하고 견본을 제작한것이 그 옛날부터 살아왔다는 타르자란 마녀라는 것입 니다. 그리고 가끔씩 모습을 드러내는 요우시크란 괴 검사도 그렇고요." 리오는 고개를 끄덕이며 자신이 생각하고 있던 수수께끼가 약간은 풀렸다고 생각했 다. "그래요…? 하긴, 그녀석들 이라면 충분히 하고도 남지요. 그들은 현재 어디에 살 고 있습니까?" "그건…황제 폐하만이 알고 계세요. 다른 오마장군들도 알지 못합니다." 리오는 머리를 숙이며 한숨을 푸욱 쉬었다. 잠시간 아무말 없이 그렇게 있자 크리 스가 궁금한 것을 묻기 시작했다. "저어…리오는 어째서 황제 폐하를 만나려고 하는거죠?" 그 질문에 고개를 든 리오는 쓴 웃음을 지으며 주머니 안을 뒤적거리기 시작했다. 조금 후에 그의 손에 들려서 나온것은 투명한 에메랄드 조각이었다. "이것 때문이죠. 이 조각이 다시 비단 드레스 조각으로 변할때까지 전 싸울겁니다. 그 싸움의 마지막이 제국 수도가 되지 않을까 해서지요. 그것 뿐입니다." 크리스는 리오가 무슨 소리를 하는지 바로 이해할수가 없었다. 그러나, 확실한 사 실은 그가 분명 누군가를 위해 싸우고 있다는 것이었다. "…드레스의 주인은 여자…인가요?" ----------------------------------------계속--- [14296] 제목 : [조윤철]Gods Κnight(3부) 22. 올린이 : jack21 (이경영 ) 96/03/29 23:31 읽음 : 341 관련자료 없음 흠흠…운명의 4월도 점점 다가오는군요. 으아아아아…. ------------------------------------------------------------------------- 리오는 크리스의 갑작스러운 질문에 침을 꿀꺽 삼켰다. 크리스는 리오의 얼굴에 당 황하는 기색이 드러나자 고개를 숙이며 엷은 미소를 지었다. "…그렇군요, 제가 괜한걸 물어봤네요 리오. 너무 신경쓰지 말아요." 리오는 머리를 긁적이며 인상을 약간 찌푸렸다. 그리 좋은 상황이 아닌것만은 확실 했다. 그는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며 크리스에게 저녁 인사를 했다. "으음…그만 가볼께요 크리스. 실례만 끼치고 가는군요." 크리스는 아니라는듯 고개를 저어보였고, 리오는 내심 미안해 하며 방을 나섰다. 리오가 나가자, 크리스는 방의 불을 끄고 조용히 자고있는 메이린의 옆에 누웠다. "…나도 드레스를 입을수 있을까…?" 이렇게 중얼거린 크리스는 다시 잠에 빠져 들었다. 그녀에겐 그리 좋은 저녁은 아 닌것만 같았다. 6장 끝. 7장 [교황] 지크 일행은 벌써 몇일동안이나 도시를 빠져 나가고 있지 못했다. 리카와 세레나가 그만 독감에 걸린 것이었다. 병 만큼은 마법으로 치료가 어려운 것이어서 둘은 병 원 신세를 면치 못하였고, 지크 일행은 둘의 옆에서 꼼짝 하지 않고 그들이 일어나 기만을 기다려야 했다. 클루토는 열심히 둘에게 약을 먹였고, 프시케는 서투르긴 했지만 둘을 간호원 이상으로 정성껏 대해 주었다. 다만…. "어이, 오늘은 점심이 늦게 나오는데?" 지크만이 하는일 없이 앉아있을 뿐이었다. 이틀이 지나도록 그가 가만히 있자, 병 상에 누워있던 세레나까지 일어나서 그에게 따지고 나서기 시작했다. "지크씨! 리오씨가 언제 이곳을 지났는지도 모르는 판국인데 이렇게 가만히 있어도 되는건가요? 지크씨라도 빨리 리오씨를 찾아야…." 지크는 하품을 하며 손을 휘휘 저었다. 걱정하지 말라는 뜻이었다. "아∼함…. 리오에 대한 걱정은 너무 하지 말아요. 저도 그녀석을 만나는 일이 급 하다는건 알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제가 한가지 생각 못한것이 있었어요. 리오 녀석은 지름길로 오지 않았다는 것이죠. 말하자면 그녀석은 이곳을 아직 지난적이 없다 이말입니다." 세레나는 깜짝 놀라며 지크에게 다시 물었다. "예에!? 그렇다면 우리가 리오씨보다 앞에 있다는 소리 인가요?" 지크는 의자에 길게 누우며 고개를 끄덕였다. "예, 예. 그러니 너무 걱정하지 마시고 몸조리나 잘 하세요. 리카도 잘만 자네요 뭐." 일행 안에선 지크와 더불어 제일 활발하던 리카가 감기약의 효능 덕분인지 오늘 만 큼은 이상할 정도로 조용히 잠을 자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본 세레나는 한숨을 길게 쉬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예에…알았어요." 그녀가 침대에 다시 눕자 지크는 빙긋 웃으며 의자에서 일어나 말했다. "건강한 모습으로 리오를 만나야 서로의 기분도 좋을거 아니에요. 빨리 나아야 해 요 세레나." 세레나는 이불을 얼굴까지 푸욱 덮어쓰며 표정을 가렸다. 지크는 계속 싱글거리며 병실을 나섰고 나간지 오래된 프시케를 찾아 병원을 이리저리 돌아다니기 시작했 다. "아니, 어디있는거야. 물수건을 빨아 온다면서 보이질 않으니…." 도시 안에선 꽤나 큰 병원중에 하나인 그 병원을 20분 가까이 돌아다닌 지크는 긴 의자에 앉아 꾸벅꾸벅 졸고있는 프시케를 찾아낼수 있었다. 그는 고개를 흔들며 옆 에 앉아 그녀의 뽀얀 얼굴을 들여다 보았다. "훗, 힘들긴 힘들었나보군. 자자, 일어나 일어나." 프시케는 지크가 살짝살짝 흔들며 깨우자 눈을 비비면서 겨우 깨어났다. 그러나 도 저히 참을수 없다는듯 스르르 쓰러지며 잠에 빠져 들었다. "젠장, 환자가 하나 더 늘은 기분이잖아." 지크는 투덜거리며 그녀를 번쩍 안아 올렸고, 일행이 있는 병실로 돌아가 그녀를 빈 침대에 눕혀 주었다. 이불까지 덮어주었을때, 클루토가 들어오며 지크에게 조그 마한 소리로 얘기했다. "저어…지크, 소문 들었어요? 이 도시의 여신교 추기경이 어떤 괴한에게 혼쭐이 났 다는거 말이에요." 지크는 그리 관심 없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저었다. 클루토는 더더욱 작은 목소리로 그에게 말했다. "그 괴한이 리오 일수도 있을거 같아요!" 지크는 클루토를 향해 고개를 돌리고 그에게 되 물었다. "응? 어째서?" "그게요, 그 괴한은 어떤 주점에서 주인과 그 일당을 혼내주고 추기경을 찾아 갔거 든요? 그런데, 그 일당을 혼내줄때 사용한 무기가 놀랍게도 동전 몇푼 뿐이라는 거 에요. 동전으로 사람을 굴복시킬 정도의 실력이라면 리오 아니면 지크 정도의 실력 자 아닐까요? 그리고 우연치 않게도 그 괴한 역시 붉은 머리 였구요." 지크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피식 웃었다. "리오라고 단정 지을수는 없구나. 동전 던지기로 그들을 쓰러뜨린것 같은데, 그 정 도의 기술은 왠만큼 기술을 쌓은 사람이면 누구나 할수있는 기본적인 것이야. 게다 가 붉은 머리가 리오 혼자냐? 잔말 말고 약이나 더 얻어와." 클루토는 고개를 끄덕이며 지크의 말 대로 약을 받기위해 다시 병실을 나섰다. 지 크는 살짝 인상을 쓰며 중얼거렸다. "아니, 그녀석은 왜이리 굼떠…? 수도에서 만나자고 했으면서 말이야." "뭐라고요!?" 리오는 크리스의 말을 듣고서 깜짝 놀라며 소리쳤다. 다음날이 여신교의 예언중 하 나가 풀어지는 날이라는 것과, 그 예언의 내용이 너무나 충격적인 것이었기 때문이 었다. 리오는 도저히 믿어지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메이린과 히렌에게 확인하려는 듯 물어보았지만, 둘의 대답도 같았다. "맞아요 리오. 내일이 바로 여신의 말을 들은 성수가 강림하는 날이에요. 그리고, 장소는 바로 이 도시고요. 아무래도 떠나는건 조금…." 리오는 쓰디쓴 표정을 지으며 메이린에게 다시 물었다. "그래, 예언인가 뭔가엔 무슨일이 벌어진다고 했니?" "으음…이 예언이 마지막 예언인데요, 이 마지막 예언이 이루어짐과 동시에 모든것 이 원점으로 되돌아 간다고…." 리오는 내용을 얼른 이해할수 없었다. 그러나, `원점'으로 돌아간다는 소리는 그리 좋게 들리지만은 않았다. "…만약에 그 예언들이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맞아 떨어진다면, 아무리 나라도 할 수 있는일은 없어. 그 예언이 어떻게 이루어 질지는 아무도 모르니까 말이야. 어쨌 든, 오늘 출발하려는 계획은 당분간 미루는게 좋겠어요 크리스." 리오 일행은 어쩔수 없이 안전하지 못한 이 도시 안에서 계속 있어야만 했다. 그리 고 리오의 머리속에는 `예언' 보다는 그 안에 나오는 `성수'라는것이 더욱더 가득 차 있었다. "그건 그렇고, 여신인가 뭔가가 어떻게 생겼는지 알수가 있어야지 원…이 도시의 여자들을 모두 한사람씩 만나볼수는 없고 말이야. 그렇다고 또 따로 떨어져 찾아볼 여유있는 상황도 아니고…." 게다가, 지명 수배라는 점이 또 하나의 장애물 이었다. 만약에 찾아 다니다가 제국 군에게 걸린다면 골치 아파지는것이 뻔하기 때문이었다. "좋아, 성수인지 뭔지 기다려 보자구. 모두들 더 쉬어 두도록 해." 리오의 해산 명령과 함께 방엔 리오와 히렌 둘만이 남게 되었다. 아직은 오전이라 별 할일도 없는 상황이어서 리오는 조용히 침대에 드러누웠다. "후우…히렌, 수상한 사람이 노크하면 날 깨워라. 문 함부로 열어주지 말고 말이야 . 알았지?" 히렌은 대답한 후에 주위를 두리번 거렸다. 때마침 리오의 디바이너가 그의 눈에 들어왔고 히렌은 그 검을 잡아보았다. "저, 리오. 이 검 한번 만져봐도 되나요?" 리오는 히렌을 슬쩍 바라보며 장난기 어린 미소를 지었다. 해볼태면 해보라는듯 고 개도 끄덕였고 히렌은 디바이너를 천천히 뽑아 올렸다. "우와, 생각보다 무겁네…?" 양손으로 검을 겨우 들어올린 히렌은 한번 휘두르려 했으나 그러지는 못하고 겨우 들고 있는것이 고작이었다. 그는 금방 지친 기색을 내 보였고 결국은 검을 바닥에 떨어뜨리고 말았다. "이런 이런…조심해야지 히렌." 침상에서 일어나 다시 디바이너를 칼집에 넣은 리오는 히렌의 머리를 한번 쓰다듬 어준 후에 다시 누웠다. "네 체형과 중심이 틀리기 때문에 무거워 지는 거야. 네가 나하고 키가 비슷하다면 모를까, 휘두르는건 어림 없을걸? 그만하고, 네 검이나 꺼내서 자세나 외워라." 히렌은 아쉽다는 표정을 지으며 자신의 검을 꺼내었다. `상당히 좋은 검인것 같은데….' 보라색의 독특하고 날카로운 날…히렌은 처음 봤을때부터 사실 디바이너에 매료되 어 있었다. 하지만 오늘 들어보고 난 뒤에 사용해 보겠다는 마음은 슬쩍 지워버리 고 말았다. 그정도 되는 바스타드 소드도 들어본 경험이 있었지만 그 검보다 훨씬 무거웠기 때문이었다. `어른들도 보통은 휘두르기 힘들거야. 아마도….' 히렌은 머리를 두어번 흔든 뒤에 정신을 집중하고 검술을 연마하기 시작했다. 방 안이라 약간 좁긴 했지만…. 지크는 리오를 찾아보는게 좋을것 같아서 혼자 병원을 나섰다. 하지만 아까 자신이 말한대로 리오가 아니면 또 어쩌나 하는 생각도 있긴 있었다. "…아니면 말지 뭐…." 그가 병원에서 안보일 정도로 사라짐과 동시에, 병원 뒤로 오고 있던 메탈자켓 여 섯대와 제국군 몇명이 바로 병원에 들이 닥쳤다. 그들의 손에는 누군가의 수배장도 들려 있었다. "이 감전된 얼간이가 이곳으로 들어갔다는 제보를 받았다. 같이 있던 여자의 얼굴 도 여기 있으니 확인하도록! 알았나!!" 병사들은 절도있게 상관에게 거수 경례를 하며 병원 안으로 빠르게 들어갔다. 그 들이 들고있는 수배장에는 푸른색 머리카락의 여성과 금발에 붉은 자켓을 입고있는 한 사나이의 얼굴이 그려져 있었다. --------------------------------계속--- [14318] 제목 : [조윤철]Gods Κnight(3부) 23. 올린이 : jack21 (이경영 ) 96/03/31 20:47 읽음 : 286 관련자료 없음 설문조사 내용 공개….(총 60명) 인기도 (남자) 1위…리오 (27표) (여자) 1위…레나 (31표) 2위…지크 (24표) 2위…세레나 (또는 키세레) (15표) 3위…바이칼 (7표) 3위…리카 (9표) 4위…바이론 (1표)[…의외였음] 4위…프시케 (4표) 공동 4위…슈렌 (1표) 5위…100년 전의 레나 (1표) ※이상의 내용은 직접 설문조사를 통해 집결한 것입니다. -------------------------------------------------------------------------- - 병원의 1층을 점거한 제국군들은 흥분해 소리치는 병원 원장의 입을 강제로 닫은 후에 차례차례 병실문을 열어 젖히며 사람들을 확인하기 시작했다. 워낙 조용히 처 리 하였기 때문에 다른층의 사람들은 알고있지 못하였을 정도였다. "1층엔 없습니다 대령님." 한 병사의 보고를 받은 대령은 짧게 고개를 끄적인후 2층으로 병사들을 올려 보냈 다. 그리고 나서 그는 옆에서 수배장을 들고있는 병사에게 물었다. "신고는 확실한건가?" "예, 세사람이 동시에 신고했기 때문에 확실하다고 봅니다." 대령은 고개를 끄덕이며 아래층에서 보았던 병원의 시설을 머리속에 되뇌었다. "…이 도시의 시장에게 병원 시설을 보완하라고 말해주는게 좋을것 같군, 저렇게 손으로 처리하다간 생사람도 잡겠어." 농담인지 진담인지는 확인할 길이 없었지만 지금 그들에게 중요한것은 그것이 아니 었다. 대령은 다시 굳은 표정을 지으며 2층으로 올라섰다. 파악! "아이고!" 복도를 달리던 도중에 2층으로 올라오던 대령과 충돌한 클루토는 자신의 모자를 집 으면서 약간 비틀거린 대령에게 허리를 굽히며 사과를 하기 시작했다. "아, 죄송합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대령은 자신의 베레모를 고쳐쓰며 옷을 툭툭 털었다. 클루토는 보지도 않는 그였다 . 클루토는 이상하다는듯 그를 바라보다가 옆의 부관이 들고있는 수배장을 보고서 새 하얗게 질려 그만 모자를 푹 눌러쓰고 말았다. 부관은 그가 그런 행동을 취하자 이상한 눈초리로 잠시 바라보았으나 대령의 명으로 클루토에게서 눈을 떼고 다시 그를 따라가기 시작했다. 클루토는 황급히 일행이 있는 3층으로 뛰어 올라가며 수 만가지의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이유는 간단했다. 지크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이런, 하필이면 이럴때에…!!" 마법 주문을 익히고 있는 자신이라도 총과 메탈자켓은 상대할 자신이 없었다. 둘 다 인간에게 사용하기 위해 개발된 병기였기 때문에 보통의 사람은 상대가 거의 불 가능 하다고 보아야 했다. 여기까지 온것도 거의 지크의 덕택이었지만 지금은 그도 잠깐 사라진 상태였다. 병실의 문을 연 클루토는 몸을 일으켜 세운채 책을 읽고있는 세레나에게 다급한 목 소리로 소리쳤다. "큰일이에요 큰일! 제국군이 이 병원에 들이 닥쳤다고요! 어서 피해야 해요!" 세레나의 표정도 하얗게 굳어졌고, 잠을 자고있던 리카와 프시케도 흠칫 놀라며 깨 어났다. "진짜야 클루토? 제국군이 와 있다고!?" 클루토는 고개를 끄덕이며 서둘러 짐을 싸기 시작했다. "예, 프시케 누나와 지크가 수배되었나 봐요. 수배장도 들고 있더라고요." 일행은 서둘러 옷을 입고 짐을 챙겼다. 얼마나 걸렸을까…세레나와 리카는 아직 머 리가 아픈듯 비틀거리며 병실을 나섰고, 프시케와 클루토는 그들을 부축하며 천천 히 건물 양쪽에 있는 비상 계단으로 향했다. 그들이 계단에 거의 다다랐을때, 뒤에 서 군화 소리가 들려왔다. "엇, 거기 계단쪽!" 클루토의 정신이 그만큼 집중된적은 이번이 처음일지 모른다. 알고는 있었지만 사 용은 거의 안하던 고 난이도의 광 계열 마법을 돌아봄과 동시에 군인들에게 뿜어냈 던 것이었다. "6급 주문, [라이트 스플랏슈]­!!" 수십개의 광탄들이 무방비 상태의 군인들에게 날아 꼿혔고, 그와 동시에 클루토는 일행에게 소리쳤다. "어서 내려가요! 뒤는 내가 맡을테니까!! 리카 너도!" 리카는 깜짝 놀라지 않을수 없었다. 다시 올라오는 병사들을 돌아보는 클루토의 뒷 모습이 리오와 겹쳐 보이는 것이었다. "클루토…?" 세레나는 클루토를 멍하니 바라보고 있는 리카의 어깨를 두드렸다. "자아, 클루토를 실망 시켜선 안되겠지? 저 아인 꼭 올꺼야, 리오처럼…." 리카는 다시한번 클루토를 돌아본 후에 계단을 뛰어 내려갔다. 클루토는 양손에 마 법력을 가득 모으고 홀로 남아 중얼거렸다. "더이상 리오나 지크에게 의지할순 없어…! 꼭 내손으로 당신들을 지켜 줄거야!!" 달려오는 병사들에게 다시한번 라이트 스플랏슈가 터져 나왔고, 병원 3층의 복도는 광탄의 효과로 전체가 번뜩였다. 그리고, 총성도…. "…!" 마차를 타고가던 한 귀공자가 언덕위에 위치한 병원을 바라보며 자신의 앞에 앉아 있는 집사에게 조용히 말했다. "펠, 잠깐 저 병원으로 마차를 돌려주겠나?" 집사는 자신의 주인이 병원에 가자는 말에 약간 놀라는 기색을 보였지만 아무말도 하지 않고 마차부에게 병원으로 마차를 돌리라는 말을 전했다. "무슨일이 있을것 같아…." 세레나 일행이 1층에 내려와 뒷문을 열었을때, 거대한 그림자가 그들의 앞을 가로 막았다. 일행은 식은땀을 흘리며 자신들의 앞을 가로막고 있는 여섯대의 메탈자켓 을 바라보며 이를 악물었다. "이젠…! 어쩔수 없군요, 프시케씨는 제가 저들을 막을 동안에 리카를 데리고 빠져 나가세요, 지크씨가 분명 당신들을 찾아 줄거니까 너무 염려하지 말고요. 알았죠?" 프시케는 고개를 흔들며 그럴수는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안돼요! 언니마저 여기에 남는다면 전 괴로와서 어찌할수 없을거에요! 꼭 같이 갈 거에요!!" 프시케가 그렇게 나오자, 옆에서 머리를 감싸고 있던 리카도 나섰다. "맞아요! 그리고 세레나 언니는 리오를 만나러 여기까지 온거잖아요! 만약에, 리오 가 이 근처에 있다면 우리에게 꼭 와줄거에요, 그때까지 저도 싸울거에요!" 셋이 이러고 있을동안, 메탈자켓에 부착된 스피커에서 대령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너희들 중에 파란색의 머리를 가진 여자가 있다는것을 다 알고있다! 그 여자만 우 리에게 넘겨준다면 너희들은 보내주마! 2분의 여유를 준다, 그 안에 결정하지 않으 면 엘리마이트 빔으로 모두 박살낼 것이다!" 그 말을 들은 프시케는 일행의 눈을 바라보았다. 그녀가 가지고 있는 `능력'을 발 휘하고 있는 것이었다. 그들의 마음을 본 프시케는 부드러운 미소를 띄우며 감격한 듯 눈물을 흘렸다. "…절 이렇게까지 생각해준 사람들은 당신들 밖에 없을거에요. 정말 고마워요…. 하지만, 전 가볼께요. 절 생각해분 사람들을 더 괴롭힐 마음은 없어요…." 그 말을 들은 세레나는 깜짝 놀라며 나가려는 그녀를 말렸다. "무슨 소리에요! 이대로 그냥 가버린다면 위에서 싸우고 있는 클루토에게 뭐라고 해야 하나요! 우리들은 걱정하지 말고…!!" 그러나, 프시케는 이미 결심을 굳혔다는듯 문을 열고 밖으로 나섰다. "…지크씨에게 전해주세요. 즐거웠다고요…." 그녀가 자신들에게 달려오는것을 확인한 대령은 무전기를 들어 상부에 보고하기 시 작했다. "그녀가 우리에게 오고 있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약속대로 보내 주겠습니다. 네? 뭐라고요!? 병원의 사람들까지 모조리 없애란 말입니까!! …알겠습니다. 명령이라 면 할말이 없습니다." 대령은 무전을 끊고 기기를 발로 후려치며 부관에게 명했다. "…자네도 들었겠지? 알아서 하게나…젠장!!" 대령은 분노에 몸을 떨며 선그라스를 조용히 꼈다. 표정을 감추려는 것이었다. 부 관도 그리 좋은 표정은 아니었다. 곧이어, 프시케를 잡았다는 보고가 들어왔고 부 관은 메탈자켓 부대에게 명령을 하달했다. "전원은 엘리마이트 빔을 충전시켜라. 목표는 여자의 일행이 있는 병원이다." 군인들에게 잡힌 프시케는 그리 난폭하지 않게 수갑이 채워졌고, 그상태로 그녀는 뒷열의 대령에게로 보내졌다. 프시케는 조용히 그에게 확인하려는듯 물었다. "약속은 지키겠죠?" 그러나 대령은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프시케는 그의 괴로운듯 찡그려진 이마살을 보고서 그에게 달려들어 소리쳤다. "말을 하세요! 저들에겐 아무짓도 안할거죠!!" 대령은 천천히 입을 열었다. "…변명은 하지 않겠소…. 저주하려면 황제 폐하 말고 나를 저주하시오…." 프시케는 울분을 터뜨리며 대령에게 소리치지 시작했다. 대령은 그녀를 말리려는 병사들에게 손을 들어 그녀를 놔두라고 했다. "지크씨가 당신들을 가만히 두지 않을거야! 무슨일이 있어도, 꼭!!" 리카와 세레나는 변하게 될 지크의 얼굴을 상상도 하기 싫은듯, 눈을 감고 조용히 생각했다. 생각보다 여린 마음을 가진 지크였기에 더욱 그럴것이 분명했다. "어쩌지요…지크가 프시케 언니를 이만저만 생각하는게 아니었는데…." "흐음…아무리 생각해도 뭐라 할 자신이 없구나. 으응? 근데 저들이 왜 가만히 있 는거지?" 그녀가 메탈자켓을 보았을때, 그들의 어깨에 장치되어 있는 엘리마이트 캐논이 천 천히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둘은 순간 얼어 붙는듯한 공포감을 느낄수 밖에 없었다. "서, 설마!?" 둘이 꼼짝도 못하고 있을때, 뒤의 계단에서 누군가가 뛰어 내려오는 소리가 들려왔 다. 클루토였다. "어떻게 됐어요! 그리고 프시케 누나는!?" 클루토는 그들의 얼굴 표정과 대충의 상황을 살펴보고 나서 치를 떨었다. "이자식들…도저히 용서할수 없어!!" 클루토는 양 손으로 거대한 호선을 그리며 전방의 메탈자켓들을 쏘아보았다. 세레 나와 리카는 지금까지완 다른 클루토의 모습을 보고 또한번 놀랐다. "물러서요! 휘말리면 위험한 대 주문이니까요!!" 메탈자켓의 탑승자들은 병원 내부에서 감지된 거대한 마력에 식은땀을 흘리며 가슴 의 머신건을 수동으로 바꾸었다. 아직 엘리마이트 광선이 충전되어 있지 않아서 였 다. 그들이 방아쇠를 당김과 동시에 클루토의 앞에서 빛을 발하던 거대한 마법진에 걸맞는 빛의 기둥이 메탈자켓 한대를 노리고 굉음을 발하며 뿜어졌다. "4급 주문! [코메트]­!! 머신건의 탄환과 대 광선이 교차했고, 코메트를 맞은 메탈자켓은 빛에 의해 순식간 에 기화되어 사라져갔다. 그러나…. "크아앗­!!" 교차된 탄환에 명중된 클루토는 피를 뿜으며 앞으로 쓰러졌고, 그 모습을 본 리카 와 세레나는 사색이 되어 클루토에게 달려들었다. 나머지 메탈자켓 탑승자들은 엘 리마이트 빔 게이지가 충전된것을 확인하고 방아쇠에 손을 가져갔다. "안돼, 클루토…! 안돼­!!!" 클루토가 쓰러지는 모습을 본 프시케는 절규했고, 그와 동시에 그녀의 몸에서 푸른 색의 빛이 강렬하게 뿜어져 나왔다. 근처에 있는 군인들은 모두 놀라 그녀에게서 떨어졌고, 그녀의 손을 묶고있던 수갑도 산산조각이 나며 땅에 떨어졌다. "캬아아아앗­!!" 그녀의 날카로운 비명소리가 군인들의 귀에 울려 퍼졌고, 군인들은 곧 상상도 할수 없었던 장면을 자신들의 눈으로 볼수가 있었다. --------------------------계속--- [14340] 제목 : [조윤철]Gods Κnight(3부) 24. 올린이 : jack21 (이경영 ) 96/04/02 22:37 읽음 : 272 관련자료 없음 독자 모씨의 질문: `레나'는 왜 안나오는건가요? 거의 끝나간다는데…. 원작가의 답변: 우하하하하…그만 레나가 있다는 사실 조차도 잊어먹었었네요, 죄송 죄송…. 옮긴이 답변 : 아마 3부 거의 끝에 나오지 않을까…합니다. (예정이니 확실하진 않아용.) -------------------------------------------------------------------------- - 프시케의 몸에서 뿜어져 나온 빛은 곧 허공으로 치솟았고, 그 빛에 닿은 하늘은 검은색으로 변색이 되기 시작했다. 아니, 구멍이 뚫어지는 것이라 하는게 더 옳을 지도 모른다. 세레나는 쓰러진 클루토의 상태를 살펴보았다. 다행히도 탄환이 급소를 빗나가 있 어서 치료는 마법을 사용하면 간단할것 같았다. 그녀는 곧바로 치유 주문을 사용하 기 시작했고, 클루토의 몸에 박혀있던 탄환은 마법의 힘에 의하여 밖으로 튕겨져 나왔다. 그의 상처가 얼마간 회복되었을 즈음, 프시케의 이상한 힘이 만들어낸 허 공의 구멍에선 거대한 무언가가 내려오기 시작했다. 빛에 둘러쌓인 그 물체는 곧 형태를 갖추며 프시케의 앞에서 정지했고, 프시케는 다시한번 그 물체에게 빛을 쏘 여 원래의 형태를 갖추도록 했다. 곧, 물체에서는 기다란 팔과, 다리와, 꼬리, 그 리고 머리가 튀어 나왔고, 그것을 본 클루토는 몸을 일으키며 떨리는 목소리로 중 얼거렸다. "소, 소환술…!?" 형태를 완전히 갖추게 된 그 생명체는 프시케의 앞에 서서 그녀의 명령을 기다리는 듯 가만히 있었다. 프시케는 여전히 빛을 뿜어내며 그 생명체에게 말했다. "…다 없애버려…!" 그 명령을 들은 그 생명체는 자신의 몸 색을 검은색으로 바꾸며 자신의 주위에 있 는 군인들을 바라보았다. 대령은 뒷걸음질을 치며 메탈자켓에게 명령했다. "뭐하나! 엘리마이트 빔을 거 괴물에게 돌려라!" 메탈자켓의 허리 부분이 180°회전하며 포구를 괴 생명체에게 맞추자, 생명체는 입 을 벌리고 한껏 포효했다. 그러자 입에서 드래곤의 브레스를 연상시키는 푸른색의 화염이 메탈자켓에게 뿜어졌고, 그것을 맞은 메탈자켓은 곧 진흙처럼 변하여 녹아 내렸다. 그것을 본 메탈자켓의 탑승자는 곧바로 엘리마이트 빔을 발사했고, 네대의 메탈자켓이 뿜어낸 엘리마이트 빔을 맞은 괴 생명체는 곧 빛에 휩싸여 보이지 않게 되었다. "아, 아니…!?" 생명체는 긁힌 흔적도 없이 그자리에 가만히 있는 상태였다. 거의 피해를 입지 않 은듯 했다. 그 생명체는 곧바로 미친듯이 브레스를 뿜어내기 시작했고, 메탈자켓들 은 장난감처럼 부서져 나갔다. 메탈자켓을 모두 부순 생명체는 눈길을 군인들에게 돌렸고, 군인들은 각자의 무기를 이용해 생명체를 공격했다. 그러나, 총도 소용이 없었다. 그 생명체의 두꺼운 가죽을 뚫지 못한 탄환들은 맥없이 바닥으로 떨어졌고 생명체는 다시한번 브레스를 군인들에게 뿜기 시작했다. 리오는 황급히 망토와 디바이너를 장비한 뒤에 여관을 나섰다. 하늘에 갑자기 나타 난 검은색의 구멍을 그도 보았기 때문이었다. "젠장, `성수'라는것이 고작 소환수란 말이야? 어쨌든 빨리 가보자!" 그는 비호같이 몸을 날려 지붕들을 뛰어 넘으며 언덕위에 위치한 병원을 향해 질주 하기 시작했다. 그때, 리오의 뒷쪽 거리에서 폭발음이 들려왔으나 리오는 게의치 않고 병원으로 향했다. `예언'이라는 것이 더 중요했기 때문이었다. "이자식들! 모두 없애버리겠다­!!!" 지크는 몸의 기전력을 있는대로 뿜어내며 자신을 가로막는 메탈자켓을 한대씩 부숴 나갔다. 병원에서 내려옴과 동시에 이들과 마주친 지크는 오늘이 분명 액일이라 생 각했다. 그러나 메탈자켓의 수는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벌써 12대나 박살 낸 상태였는데도…. 그 때문에 지크는 완전 흥분한 상태여서 공중에 나타난 검은 구멍을 볼 상황이 아니었었다. 메탈자켓들을 광장으로 몰아붙인 지크는 그곳을 가 득 매울정도로 많이 모인 메탈자켓들을 바라보며 쓴 웃음을 지었다. "제엔장, 진짜 신나는 날인데…?" 브레스를 맞은 군인들은 모두 비명을 지르며 녹아내리기 시작했고, 프시케는 그 모 습을 바라보며 아무 표정도 짓지 않았다. 대령은 무전으로 황급히 광장 주변에 모 여있는 메탈자켓 40대를 부르려고 했으나 어떤 `전기적 영향' 때문에 무전이 교란 되고 있었다. 곧 대령의 앞에 생명체가 섰고, 대령은 눈을 감으며 자신의 모자를 벗었다. "…로하가스 제국 만세…!" 그때, 거대한 광선이 생명체를 빨아 들였고, 생명체는 엘리마이트 빔을 맞을때완 달리 비음을 내며 쓰러졌다. 대령은 광선이 뿜어진곳을 바라보았다. 한 소년이 무 릎을 굽힌채 손을 앞으로 내 뻗고 있었다. "하아, 하아…!" 클루토는 마법력이 다 떨어진듯 숨을 몰아 쉬었고, 세레나가 그를 부축하여 다시 회복 마법을 사용해 주기 시작했다. "클루토…." 리카는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클루토를 바라보았고, 클루토는 다시 몸을 일으키며 프시케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어느새 바닥에 쓰러져 있었다. "이런…큰일이에요, 소한한 사람이 정신을 잃으면 소환수는 그대로 폭주하여 난동 을 부리게 되요. 막아야 해요, 저라도 막아야…!" 그러나 클루토의 정신은 이미 한계에 가까워져 있었고, 말도 제대로 잊지를 못한채 그는 정신을 잃고 말았다. 코메트를 직격으로 맞은 생명체는 클루토의 말 대로 이 성을 잃은듯 일행에게 눈을 돌렸고, 세레나는 방호망을 펼쳐 괴물이 되어버린 생명 체의 일격을 막아낼수 있었다. 그러나, 독감에 의해 정신이 가물가물한 상태이었 으므로 방호망의 방어력도 한층 떨어져 있었다. "바, 반드시 와줄거야…!" 세레나는 희미한 정신상태로 나지막히 중얼거렸다. "이곳 근처에 반드시 있을거야, 분명 우리를 구해줄거야…!" 그러나 몇분이 지나도록 아무도 오지 않았다. 결국 방호망은 깨어지고 말았고, 일 행은 충격에 뿔뿔이 튕겨져 날아갔다. 소환수가 가장 먼저 눈을 돌린 목표물은 자 신에게 가장 큰 충격을 준 클루토였다. 정신을 잃고 쓰러진 클루토에게 접근한 환 수는 클루토를 들어 올리고 입을 벌렸다. "쿠우우우우…!" 세레나는 다시한번 정신을 가다듬고 그녀의 특기인 갓스펠을 쓰려고 했으나 몸이 따라주질 않았다. 그녀는 어쩔수 없이 그 장면을 보지 않으려는듯 눈을 감았다. "크, 클루토…!" "오호…듀폰이었잖아? 이녀석도 환수계에 있었나보지?" 누군가의 목소리가 일행의 귀에 들려왔다. 모두는 눈을 번쩍 뜨고서 목소리가 들려 온 곳을 바라보았다. "이녀석은 성수인데 왜 몸이 시커멓게 변한걸까? 그쪽도 오염이 심각한가? 후훗." 듀폰이라 불린 환수의 둥에 탄채로, 아무 거리낌 없이 말할수 있는 사람은 세상에 몇 없을것이다. 리오는 디바이너를 천천히 뽑아들며 듀폰의 등허리를 발로 힘껏 내 리 쳤다. 듀폰은 괴로운듯 입을 벌리며 비명을 질렀고, 그 사이에 리오는 클루토의 다리를 잡고 있는 듀폰의 팔을 자르고 클루토를 구출해 내었다. "이런 이런…잠이 들었군. 오래간만에 만나는데 말이야…." 리오는 클루토의 다리를 잡고있는 듀폰의 팔을 잡아 떼며 그를 일행이 있는곳에 데 려다 놓았다. "아니, 여기까지 온거에요? 이거 미안할 정도네요 세레나양, 그건 그렇고 괜찮아요 ? 다친거 같은데…?" 오래간만에 사람을 만난 태도는 아니었지만, 세레나에겐 더없는 재회의 인사였다. 그녀는 뭐라고 말을 하려다가 하지 못하고 리오에게 미소만을 지을 뿐이었다. 리오는 망토를 펄럭이며 뒤로 돌아섰다. 그와 눈을 마주친 듀폰은 공격을 하려다가 멈추고 약간 뒤로 물러섰다. 리오는 씨익 웃으며 디바이너를 움켜 쥐었다. "쿠아악­!!" 듀폰은 빠르게 입을 벌려 브레스를 리오에게 쏘아대었고, 리오는 망토의 끝을 잡고 강하게 휘둘러 브레스를 공중에 분산 시킴으로서 듀폰의 공격을 무위로 만들었다. 듀폰의 눈에는 당황하는 기색이 보였고, 리오는 그 틈을 놓치치 않으려는듯 듀폰에 게 강하게 돌격해 들어갔다. "차아앗­!!" 리오의 빠른 공격을 받은 듀폰의 몸은 왼쪽 어깨에서부터 북부까지 상처를 입었고 피 대신 흰색의 빛이 상처에서 흘러 나왔다. 리오는 계속해서 듀폰에게 추격기를 날리려고 했지만 갑자기 듀폰의 몸이 빛으로 화해 사라지는 것이었다. 그러나 리오 는 방심하지 않고 일행들 가까이로 돌아갔다. 곧, 듀폰의 몸을 이루던 빛들은 그의 앞에서 하나로 뭉쳤고 몸에 난 상처와 잘라진 팔은 완전히 회복되어 있었다. "이런…!" 상처가 회복된 듀폰은 아까보다 더 강하게 공격을 게시했고 리오도 이번에는 약간 밀리는듯 했다. 그는 양 손에 기를 모아 듀폰을 강하게 밀쳐낸 후에 자세를 가다듬 었다. "쳇, 직접 공격은 무의미 하다는 말이 진짜였군. 좋아, 그렇다면…!!" 리오는 디바이너를 땅에 박아놓고 양손에 주문을 넣기 시작했다. 세레나는 설마 하 는 눈초리로 그의 행동을 지켜보았다. 리오의 양손 앞에 클루토가 코메트를 쓸때 사용했던 거대한 빛의 마법진이 그려졌고, 리오는 양손을 앞에 모아 주문을 전개했 다. "가라앗­!! 4급, 코메트!!!" 양손에서 방출된 코메트의 위력은 그야말로 엄청난 것이었다. 마법력이 떨어진 상 태에서 클루토가 사용한 것과는 크기와 위력이 비교가 되질 않았다. 합쳐진 거대한 빛줄기에 휩싸인 듀폰은 비명도 지르지 못한채 사라져 갔고, 듀폰의 뒤에 위치하던 숲들도 무언가가 쓸고 지나간듯 사라지고 말았다. 리오는 양손의 마법진을 거두며 다시 일행을 돌아 보았다. 리카와 클루토, 세레나는 긴장이 풀어진듯 어색한 미소 를 지어 보였고, 리오는 머리를 긁적이며 그들에게 다가갔다. "너희들도 따라온거야? 녀석들…." 리오는 두 소년 소녀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반가움을 표시했다. 리카는 결국 리오에 게 매달려 울음을 터뜨렸고 클루토도 오랬만에 웃음을 지어 보였다. 세레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둘에게 둘러싸인 리오를 바라보며 빙긋 미소를 지어보일 뿐이었다. "젠장, 40대나 있을줄 누가 알았겠어! 어라…?" 언덕을 힘겹게 뛰어 올라오던 지크는 리오가 일행과 함께 있는것을 보고 깜짝 놀라 며 그를 바라보았다. "이런, 이녀석 어딜 갔었어? 하마터면 큰일날뻔 했잖아." 지크는 씁쓸한 표정을 지으며 얼굴에 묻은 기름을 닦아 내었다. "이거 보면 모르냐? 메탈자켓 40대를 박살내고 오는 길이다. 어쩔래?" 리카는 지크가 메탈자켓 40대를 박살내고 왔다는 소리를 듣고서 역시 어지간히 괴 물들이라 생각했다. 지크는 일행들을 보다가 문득 잊은것이 있다는듯 주위를 둘러 보았다. "음? 뭘 찾는거야?" 리오의 질문에 지크는 당황한 표정을 지으며 소리쳤다. "프, 프시케가 없어졌어!!" 분명히 실신해 쓰러져 있던 프시케가 어디로 사라졌는지 아무도 아는 사람이 없었 다. 지크는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메탈자켓의 잔해에 걸터 앉았고 일행은 지크에게 이런 면이 있을줄은 상상도 못했다는듯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리오는 지크의 어깨 를 두드리며 말했다. "멀리가진 못했을거야. 근처에서 마법력이 느껴지진 않았거든. 나뉘어서 찾아보도 록 하자." 지크는 그 말을 듣고서 한숨을 쉬며 일어섰다. 여태까지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였 다. 그는 힘없이 중얼거리며 허공을 바라보았다. "…프시케…." ---------------------------------계속--- [14360] 제목 : [조윤철]Gods Κnight(3부) 25. 올린이 : jack21 (이경영 ) 96/04/05 10:07 읽음 : 220 관련자료 없음 으아아…. 활동이 저조한 SF란, 으으으…. 많은 분들이 피땀을 흘려 이룩해온 이 란이 이대로 무너지면 안될터인데…. 설마, 무너지진 않겠죠. 잠시간의 공백기간도 때로는 필요 하니까요. (위기에 빠진 윤철 올림.) -------------------------------------------------------------------------- "…프시케…는 어디 있겠지 뭐." 지크는 빙긋 웃으며 어깨를 으쓱였다. 또다시 달라진 그의 태도에 일행은 어처구니 없다는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어, 뭘 보는거야? 어서 찾아 보자구." 일행은 지크가 다시 예전처럼 돌아오자, 별 걱정이 없다는듯 서로를 부축하며 일어 섰다. 그러나, 리오만은 벌레씹은 표정을 짓고 있었다. "저녀석…괜찮은거야?" 그들은 형제였다. 서로의 이상점을 누구보다도 더 잘 알고 있는 사이였다. 하지만, 지크의 이상점이 겉으론 드러나지 않는것임엔 틀림이 없었다. 리오는 고개를 흔들 며 일행에게 말했다. "자아, 우선은 내가 묶고있는 여관으로 가자구. 거기서 좀 쉬는게 좋을것 같아. 그 리고 새로운 친구들도 만날수 있을거야." 리오의 말을 들은 리카와 클루토는 다시 어린 아이가 된듯 좋아했지만, 세레나는 뭔가 불안함을 떨칠수가 없었다. 지금까지 들었던 리오의 행적을 보아와선…. "세레나씨는 안갈거에요?" 리오가 엄지 손가락을 펴 보이며 가자고 하자, 세레나는 잠시 생각을 지우고 웃음 을 띄우며 고개를 끄덕였다. 지크는 자신이 먼저 프시케를 찾아 보겠다며 여관의 위치를 묻고 어디론가 사라졌다. 리오는 지크의 뒷모습을 잠시 바라본 뒤에 일행을 데리고 언덕을 천천히 내려갔다. 크리스는 리오가 나가 있을 동안에 아이들과 함께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 다. 아이들은 크리스가 예전보다 많이 상냥해진 것에 기분이 좋은듯, 거리낌 없이 터놓고 이야기를 했다. 얘기가 무르익어갈 즈음, 아래층에서 시끄러운 소리가 들려 왔고 크리스와 아이들은 궁금한 표정을 지었다. "자자, 여기야. 어서 들어가서 좀 쉬거라." 리오의 목소리와 함께, 노크 소리가 들려왔고, 크리스는 들어오라는 말을 문 밖의 리오에게 해 주었다. 그러나, 문을 열고서 들어온 사람은 생전 처음 보는 피곤한 표정의 소년과 소녀였다. "후우…부축해 줘서 고마워요 리오. 어? 누가 있는데요…?" 리오는 아차 하면서 방 안으로 들어왔다. 크리스는 리오가 들어오자 무슨 일인지 알아보려고 침대에서 일어섰으나, 리오와 함께 세레나가 들어오자 그녀의 표정은 한순간에 굳어졌다. 그것은 세레나도 마찬가지 였다. "어, 이런…모두 여기에 모여 있었군. 자, 모두들 인사해요. 이쪽은 다른 대륙에서 건너온 친구들이고, 저쪽은 이 대룩에서 사귄 새 친구들이고…." 리오는 웃으면서 서로를 소개시켜 주었으나, 갑자기 쌍방 사이에 차가운 공기가 흐 르자 흠칫 놀라며 양쪽을 바라보았다. "…실망했어요 리오씨…!" 세레나는 그말을 하고 방 밖으로 뛰어 나갔고, 크리스 역시 고개를 돌려 버렸다. 피곤을 무릅쓰고 메이린에게 인사를 한 클루토는 히렌의 눈총을 받아야만 했고, 인 사를 받은 메이린은 리카와 잠시간 눈을 마주쳐야만 했다. 이런 웃지못할 상황 속 에서 리오는 밖으로 뛰쳐나간 세레나가 더 급하다고 생각하고 미안하다는 말과 함 께 방 밖으로 나갔다. "어라…?" 세레나는 그리 멀리있지 않았다. 분 바로 옆에 기대어 서서 이유를 알수 없는 눈물 을 흘리고 있었다. 리오는 고개를 가로 저으며 그녀의 가는 팔을 붙잡았다. "…?" "잠깐 나하고 예기좀 해요." 세레나는 리오가 이렇게 까지 적극적으로 나오자 속으로 놀라지 않을수 없었다. 리 오는 세레나를 끌다시피 하여 밖으로 나간 후에, 그녀를 정면으로 바라보고 예기를 시작했다. "뭘 실망했다는 겁니까?" "예…?" 세레나는 리오의 갑작스러운 질문에 얼른 대답을 하지 못했다. 리오는 자못 진지한 표정으로 계속 세레나의 눈을 바라보고 있었다. 잠시간의 침묵 후에, 세레나는 입 을 열었다. "…기분이 않좋았어요. 리오씨가 다른 여자와 지금까지 있었다는것 자체가…." 리오는 아무말도 하지 않고 그녀를 조용히 바라보았다. 세레나는 계속해서 얘기를 이어 나갔다. "저도 제가 왜 이러는지 모르겠어요, 당신이라는 사람이 저의 옆에만 있었으면 하 는 생각으로 머리속이 가득 찰때도 있어요. 하지만, 리오씨는 제 옆에만 있기엔 너 무나 할일이 많은 사람이란걸 저도 알고 있어요. 기다려 보자는 생각도 해 보지만 …. 언제까지나 기다릴수는 없을것 같아요." 리오는 그녀의 얘기를 듣고는 한숨을 쉬며 고개를 가로 저었다. "…절 너무 좋아하지 말아주세요, 세레나양. 전 그냥 하급의 떠돌이 기사일 뿐이고 당신은 가이라스 왕국의 일등 귀족 가문의 장녀 이십니다. 신분은 둘째 치더라도 전 아직 심각하게 이런 일을 생각해본 일이 없습니다. 당신께는 너무나 실망스러웠 을지도 모르겠군요. 하지만, 제가 처한 상황으론 어찌할 도리가 없습니다. 죄송하 다는 말 외에는…." 세레나는 담담한 표정으로 리오의 말을 듣고 있었다. 그의 입에서 이런 말이 나올 줄 알고 있었다는듯한 표정이었다. 그의 얘기가 끝나자, 세레나는 살짝 고개를 끄 덕이며 리오를 바라보았다. "…알겠어요 리오씨. 역시 당신의 가슴속에 있는 `그녀'에겐 제가 당해낼수 없을지 도 모르겠군요…." 리오는 흠칫 놀라지 않을수 없었다. 세레나의 입에서 나올줄은 상상도 못한 말이었 던 것이었다. 리오가 뭐라고 말 하기도 전에, 세레나는 자신의 말을 계속했다. "…하지만, 전 리오처럼, 절대로 포기하지 않을거에요." 그 말을 남기고 다시 방으로 들어가는 세레나의 뒷모습을 리오는 엷은 미소를 띄운 채 바라보고 있었다. "나처럼…포기하지 않으신다…? 후훗…." 리오는 머리를 몇번 흔든 후에 한숨을 쉬고 자신도 다시 방에 들어갔다. "쳇, 도대체 어딜 간거야!" 지크는 갑자기 짜증을 내며 옆 건물의 벽을 주먹으로 후려 쳤다. 주먹 자국이 선명 하게 남은 벽을 본 사람들은 지크의 주위에서 슬쩍 슬쩍 벗어나기 시작했다. 하지 만 지크는 그런것 따위는 신경도 안쓴다는듯 계속해서 주위를 두리번 거리며 이곳 저곳을 돌아다녔다. 하지만, 프시케의 모습은 어디에서도 찾아 볼수가 없었다. 거의 한밤중이 되서야 지크는 리오가 말한 여관에 돌아왔고, 아래층에서 인상을 쓴 채 지크를 기다리던 리오는 화를 내면서 지크에게 다가왔다. "어떻게 된거야? 여태까지 안들어 오고 말이야!" 지크 역시 씁쓸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숙였다. 평상시엔 이런적이 없던 지크여서 리오는 내심 놀라지 않을수 없었다. "…미안하다. 도시 전체를 돌아보느라고…. 근데 난 어디서 자면 되는거냐?" 리오는 지크에게 따라오라는 손짓을 한 뒤에 자신의 방으로 인도했다. 방 안에는 히렌과 클루토가 멀찌감치 떨어져 잠을 자고 있었다. "아, 무명도가…." 침대의 옆에 비스듬히 놓여있는 자신의 칼을 본 지크는 손으로 몇번 쓰다듬은 뒤에 다시 내려놓고 그 옆에 누웠다. "…방바닥에서 그냥 잘거야?" 리오의 질문에 지크는 피식 웃으며 눈을 감았다. "그럼 곰인형이라도 껴안고 자라고? 너도 잠이나 자라." 말투엔 변화가 없는것을 본 리오는 고개를 가로 저으며 침대 위에 누웠다. 오랫만 에 마법을 사용한 날이어서 그런지 머리가 약간 띵 해왔다. "후우…복잡하다 복잡해…." 내일 출발하겠다고 마음을 먹은 리오는 편안히 잠에 빠져 들었다. 프시케는 자신의 의식이 돌아왔음을 느낄수 있었다. 그녀가 의식을 잃기전에 본 장 면은 클루토가 메탈자켓에서 발사된 탄환을 맞고 쓰러지는것, 그 뿐이었다. 그녀는 살짝 몸을 움직여 보았다. 침대 위에 누워 있는것 같지만 지금까지 사용했던 여관 의 그것과는 차이가 있었다. 더 편안하고, 더 따뜻한 느낌이었다. 좋다고만 생각하 던 프시케는 잡자기 눈을 번쩍 뜨면서 주위를 둘러보았다. "아, 아니…!?" 그녀가 현재 있는곳은 여관방도 아니었고, 그렇다고 병원의 하얀 방도 아니었다. 호화로운, 듣고 있기만 하던 귀족의 방과 흡사했다. 침대와 이불 역시 여관에서 사 용하는 가벼운 이불도 아니었다. 꽤나 두껍지만 가볍고 따뜻한 이불이었고 침대도 마찬가지로 고급 침대였다. "도대체…? 지크씨는, 클루토는…?" 갑자기 변한 주위의 환경에 놀란 프시케는 당황한듯 주위를 두리번 거렸다. 그러나 사람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잠시후, 누군가가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왔다. 하 녀의 옷차림을 하고 있는 한 여성이었다. "어머? 일어 나셨군요 아가씨! 잠시만 기다리세요, 주인님께 말씀 드리고 다시 오 겠습니다." 하녀는 다시 방을 나섰고, 프시케는 도저히 지금의 상황을 이해할수가 없었다. 이 윽고, 하녀와 함께 화려한 옷을 입고있는 한 청년이 방 안으로 들어왔다. 프시케는 그 청년의 얼굴을 보고 잠시 넋을 잃고 말았다. 그정도의 미모를 그 청년은 소유하 고 있었다. 청년은 프시케가 누워있는 침대 옆에 앉아 그녀에게 말을 건냈다. "정신이 드셨군요 아가씨. 이곳은 저의 집이니 안심 하십시오." 그 청년의 집이라는 소리를 들은 프시케는 더욱더 안심할수가 없었다. 청년은 말을 계속 이었다. "제 이름은 커드·버클레이 라고 합니다. 실례지만 성함이 어떻게 되시나요?" 프시케는 약간 긴장된 목소리로 대답했다. "프시케…그냥 프시케에요. 근데, 제 친구들은 어디있죠?" 커드는 긴 한숨을 쉬며 미안하다는듯 입을 열었다. "…제국군에 의해 그만…." 프시케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그와 동시에 의구심도 가지지 않을수 없었다. "서, 설마요…! 다른 일행은 모를까, 지크씨 까지…!?" 커드는 고개를 끄덕였다. 프시케는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고개를 떨구었다. "어, 어떻게 그럴수가…!" 흐느끼기 시작한 그녀의 가녀린 어깨를 커드는 살며시 안아주며 말했다. "…뭐라고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그때 제가 할수 있었던 일은 혼수상태에 빠진 당 신을 구해내는 일 뿐…정말 죄송합니다. 아, 아직 몸이 않좋으신것 같으니 더 누워 계십시오, 전 다시 오겠습니다. 그리고 제 옆에 있는 클라렌에게 부탁하고 싶으신 것이 있으면 모든지 말씀만 하십시오." 클라렌은 커드와 함께 들어온 하녀의 이름이었다. 그녀는 프시케에게 살짝 인사를 했고 커드는 몸을 일으키며 방을 빠져 나갔다. "전 그럼 이만…. 자주 들르겠습니다." 프시케는 그가 나갈때까지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몸을 웅크리고 눈물만을 흘 릴 뿐이었다. "어째서…나와 친한 사람들은 모두 죽는걸까…?" 커드는 방문 옆에서 대기하고 있던 말끔한 복장의 하인에게 조용히 말했다. "…전 추기경 들에게 연락을 취해라. 여신께서 다시 우리에게 돌아 오셨다고 말이 야, 알겠나? 그리고 황제에게도 전해라." 하인은 자신의 안경을 어루 만지면서 허리를 굽혔다. 커드는 자신의 장발을 위로 쓸어 올리며 알수없는 미소를 지어 보였다. "후후후후…이제, `힘'을 얻을 차례군…." 커드는 조용히 몸을 돌려 복도를 걸어 나갔다. 그의 발자국 소리가 이상할 정도로 크게 울려 퍼졌다. ----------------------------계속--- [14416] 제목 : [조윤철]Gods Κnight(3부) 26. 올린이 : jack21 (이경영 ) 96/04/07 18:33 읽음 : 172 관련자료 없음 어떤 독자분의 질문: 가즈 나이트는 사랑이란 감정이 없다는데, 소설을 읽어보니 그런것 같지가 않아요. 설명을 좀…. 원작가: …노 코멘트. 옮긴이: 엥…사실 설정은 그렇게 해 두었는데요, 원작가나 제가 사랑을 해 봤어야 말이지요. 아직 여자 친구도 없는데…(찔린다! 푹푹푹!!!) 아마 그래서 그럴거라 생각합니다. 사랑을 모르는 자가 사랑에 대해서 제대로 쓸수는 없겠지요. 상상할수도 없는거고…이해해 주시고 보아 주세용∼. -------------------------------------------------------------------------- -- 8장 [난투] 프시케가 사라진지 이틀이 되는날, 일행은 결국 그녀를 찾지 못하고 이 도시를 떠 나야만 했다. 리오와 지크가 나가서 직접 찾아 다녔으니 뭐라고 할수도 없는 상황 이었다. 리오와 지크는 짐을 지고서 여관을 나섰다. 다른 일행은 이미 밖에 나가 기다리고 있는 상태였다. "지크, 괜찮냐?" 괜찮냐는 리오의 질문에 지크는 피식 웃으며 대답했다. "괜찮냐니, 뭐가?" 리오는 아무말도 하지 않고 고개를 저었다. 밖에 나가자 오랫만에 밝은 햇살이 그 들의 시야를 밝혔다. 지크는 손으로 눈 위에 그늘을 만든후에 하늘을 바라보았다. "와우, 오랫만에 맑은 하늘을 보는데? 이곳은 언제나 구름이 껴 있어서 마음에 안 들었는데 말이야." 리오도 하늘을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정말 맑은 하늘을 보는건 오랫만이야. 그건 그렇고 슈렌은 잘 되어 가는걸 까?" "당연하지. 그 `완벽 지상주의자'가 설마 실패를 하겠어? 걱정말고 우리 일이나 잘 하자구." 여관의 밖에서 둘을 기다리고 있는 여섯명의 일행들은 각자의 옷 매무새를 다듬고 있었다. 리오와 지크는 그들을 보면서 속으로 생각했다. `정말 많다….' 그들에겐 일행이 적당히 있는것도 심심하지 않아서 문제가 없지만, 이렇게 많은것 은 문제가 있었다. 그렇다고 여기에 있으라 할수도 없는것 이라서 둘은 고민이 컸 다. "자아, 모두들 준비가 끝났으면 출발 하자구. 지체하면 할수록 제국군에게 들킬 염 려가 있으니까 말이야." 일행은 고개를 끄덕였고, 리오를 따라 발걸음을 옮겼다. 리오가 맨 앞에서 인솔하 고 있었고, 지크가 뒤에서 일행을 받쳐주고 있었다. 적어도 기습을 당할 염려는 없 었다. 20분쯤 걸었을때, 정문을 바라본 리오의 표정은 약간 굳어졌다. 둘어올때는 없었던 제국군의 검문 검색반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들 뿐만이 아니고 메탈자켓 몇대와 제국군 2개 중대도 있었다. "이런…이걸 생각 못했다니 원…!" 꽤나 심각한 문제여서 그는 일행을 모아놓고 의논을 하기 시작했다. 지크는 잘 됐 다는 표정으로 싸우자는 의견을 내었고, 세레나는 왠만하면 피해가자는 의견을 내 었다. 그러나, 조금후에 어쩔수 없이 싸워야만 하는 상황에 몰리고 말았다. 한 노 인이 리오의 얼굴을 뚫어지게 쳐다 보다가, 정문으로 달려가 제국군에게 보고를 한 것이었다. 신고를 받은 중대장은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다른 문에 있는 메탈자켓 부대에게 지원 요청을 하고 중대에게 명령을 하달했다. 의논을 하던 일행은 갑자기 들려오는 사이렌 소리에 흠칫 놀라며 주위를 돌아 보았 다. 근처에 있던 주민들은 모조리 어디론가 피했고, 남은것은 문 쪽에서 달려오는 제국군과 여덟명의 리오 일행이었다. 리오는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디바이너에 손 을 가져갔다. "이런…회의 끝이군." 일행은 각자의 무기를 꺼내고 마법력을 끌어 올리며 전투에 대비했다. 지크는 장갑 을 살짝 죄면서 몸의 기를 천천히 돌리기 시작했다. "아, 크리스는 괜찮겠어요?" 검을 사용하던 크리스여서 전투에 지장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 리오였지만 크리스는 고개를 저으며 주먹을 들어 보였다. "괜히 오마장군 이었는줄 알아요? 걱정 말아요." 리오는 씨익 웃으며 자신들을 향해 총을 조준하고 있는 제국군 병사들을 바라보았 다. "좋아, 저 장난감 부터 처리해 볼까나? 후방을 맡아줘 모두들, 가자 지크!!" 리오의 신호를 시작으로 둘은 제국군 병사들을 향해 맹렬히 돌진하기 시작했다. 둘 의 그런 모습을 본 병사들은 이상한 녀석들이라 생각하며 라이플의 안전장치를 풀 었다. 한결같던 그들의 표정이 경악으로 뒤바뀐것은 그 직후의 일이었다. 자신들을 향해 달려오던 두 청년의 모습은 어느새 자신들의 머리 위에 있었다. "타아아아아앗­!!!" 병사들이 있는 장소의 중앙에 리오가 검을 내리꽂자, 근처의 지면을 덮고있던 블럭 들이 모조리 위로 튀어 올랐다. 블럭에 얻어맞은 병사들은 모두 피를 흘리며 쓰러 졌고, 블럭에 맞지 않은 병사들은 자신의 눈앞에서 벌어진 황당한 장면에 잠시동안 멍한 상태가 되어 있었다. 그런 그들을 정리한것은 클루토와 메이린의 마법이었다. "7급, 스파크­!!" 강렬한 전기적 충격이 병사들의 몸을 휘감았고, 마법에 의한 타격을 처음 받아본 병사들은 근육의 경련을 일으키며 바닥에 쓰러졌다. 병사들을 처리한 리오는 지크 쪽을 바라보았다. 그는 어느새 메탈자켓 하나를 부수고 다른 하나를 노리고 있었다 . 맨주먹인 상태에서도 메탈자켓을 가지고 노는 지크였다. 게다가 지금은 무명도 까지 들고 있으므로 그의 파괴력이란 가공할 만한 것이었다. "육백 칠이식­일광!!!" 수십개의 검광이 메탈자켓의 정면에서 번뜩였고, 곧바로 메탈자켓의 겉을 감싸고 있던 장갑판이 모두 허공에 떠올랐다. 조종석이 드러났고 탑승자는 멍한 눈으로 자 신의 옆에 다가온 지크를 바라보았다. 지크는 그의 얼굴을 한방 갈긴후 다른 메탈 자켓에게 향했다. 메탈자켓의 탑승자들은 자동 조준장치가 지크의 움직임을 따라가 지 못하자 짜증을 내며 기판을 후려 쳤다. "젠장! 뭔데 저렇게 빠른거야!!" 자동 조준장치의 약점을 알고있는 지크는 움직임을 멈추지 않고 메탈자켓의 굵은 다리를 무명도로 말끔히 잘라 나갔다. 다리가 잘린 메탈자켓들은 모두 허공이나 땅 바닥을 바라보며 쓰러졌고, 그들은 곧바로 전투 불능상태에 빠지고 말았다. 의외로 간단한 약점이었다. "좋아! 문은 내가 부순다!!" 리오는 기계장치로 굳게 닫힌, 철재의 두꺼운 외곽 문을 바라보며 소리쳤다. 그는 디바이너를 양손으로 부여잡고 자세를 낮춘뒤에 몸안의 기를 끌어 올리기 시작했 다. 한번에 부수어 버릴 생각인듯 했다. 그의 몸에서 푸른색의 아지랑이가 피어 오 르기 시작하더니, 곧바로 폭발하듯 뿜어져 나왔다. "간다! 지뢰 자르기­!!!" 리오는 자신의 몸에 축적된 기를 단숨에 디바이너에 집중시켜 그대로 땅을 후려 쳤 다. 푸른색의 거대한 충격파가 어떠한 공격에더 끄떡하지 않을것 같던 장철문을 향 해 지면을 달렸고, 곧 굉음과 함께 강철문은 산산조각이 났다. "좋아! 모두 이쪽으로!!" 일행이 부숴진 문에 가까이 다가갔을 순간, 어디선가 형형색색의 엘리마이트 빔이 그들을 향해 날아왔다. 세레나가 미리 걸어놨던 방호망에 충돌한 광선들은 폭발을 일으키며 방호망을 밀어 내었고, 세레나는 몸에 약간 충격을 입은듯 살짝 인상을 찌푸렸다. 리오는 어쩔수 없다는 표정으로 양 옆에서 나타난 메탈자켓에게 눈을 돌 렸으나, 지크가 그의 앞을 가로 막으며 뒤로 가라는 손짓을 해 보였다. "저녀석들은 내가 맏겠다. 넌 짐들을 데리고 이곳을 빠져 나가." "뭐? 무슨 소리야, 너 혼자서만 저녀석들과 싸우는건 시간 낭비일 뿐이라고…엇?" 리오는 지크에게 타이르듯 말하다가 지크의 몸에서 갑자기 뿜어져 나온 살기에 흠 칫 놀라며 말끝을 흐렸다. "…미안하다 리오.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내 맘이 편하질 않아…! 제발 먼저 가 줘…." 리오는 잠시간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다가, 한숨을 쉬며 돌아섰다. "…빨리 와라." 말을 마친 리오는 곧바로 일행을 데리고 도시를 빠져 나갔고, 지크는 다시한번 자 신의 장갑을 죄기 시작했다. 그의 얼굴에서 미소가 사라진것은 그리 오래되진 않았 다. 그리 보기가 쉽지 않은 그의 노기가 어린 표정이었다. "오너라…!" 그의 몸에서 기전력이 강렬히 터져 나왔고, 그 모습을 본 메탈자켓 20여대의 탑승 자들은 이상한 느낌을 받았다. 불안감 이라고나 할까…? 하지만 그 생각도 잠깐, 중대장의 무전기 목소리가 다시금 그들을 전투에 내 몰았다. 그 사이, 지크는 무명도를 자신의 앞에 꽂아놓고 양 손을 합장한채 진언을 외우기 시작했다. "…자아, 네 친구를 꺼내는거다, 베이비!" 지크의 진언이 끝나자, 무명도에선 검푸른 색의 빛이 뿜어 나왔고, 눈의 착각인지 무명도의 모습이 두개로 갈라지기 시작했다. 두개로 분열된 무명도는 허상이 아니 었다. `진짜' 두개 였다. 무명도를 양손에 거머쥔 지크는 눈을 감고서 천천히 자세를 낮추었다. 메탈자켓들 은 충전된 엘리마이트 빔포를 지크에게 고정시키고 있었다. "이도류­구백 오십식…." 순간, 지크는 자신의 앞에 나타난 검은 그림자를 보고서 말끝을 흐렸다. 검은색의 큰 모자를 쓰고있는 사나이…. "너, 너는!?" 리오와 일행들은 잠시 걸음을 멈추고 뒤의 도시를 바라보았다. 아직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고 있었다. 꽤나 멀리 떨어져 있었고 숲속이어서 일행은 지크도 기다릴 겸 잠시 쉬어가기로 마음먹었다. "저어…클루토씨…." 클루토`씨'? 청력이 좋은 리오는 듣고서 살며시 웃음을 지어 보였다. 메이린의 목 소리가 분명했다. 클루토는 자신의 앞에서 고개를 숙인채 말이 없는 귀여운 소녀를 보고서 당황한 표 정을 지었다. 리카가 팔을 약간 긁힌것 때문에 세레나에게 가있는것이 다행이라 생 각했다. "저, 저를 부르셨어요? 이, 이름이…." 여성 앞에선 잔인하다 생각될 정도로 약한 클루토였다. 어제 분명히 이 아이의 이 을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름이 생각나지 않는 것이었다. `이런 내가 정말 밉다….' "메이린이라고 해요, 아까 보니까 저보다 마법을 훨씬 빨리 하시던데요? 방법좀 가 르쳐 주실수 있으세요?" 클루토는 자신의 마법사 모자를 벗고 이마의 땀을 훔치며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이죠. 이건 제가 리오에게서 배운 전음 주문법이라는 건데요…." 그때, 리오가 지나가며 둘 사이에 끼어 들었다. "전음 주문법은 위험하다구. 한번에 엄청난 마법력이 소모되니 말이야. 그건 그렇 고, 나이 차이가 한살인가 나는데 그런 말투를 쓰는건 좀 그렇지 않니?" 메이린과 클루토는 그건 그렇다고 생각했는지 슬쩍 미소를 지어 보였다. 둘의 밝은 미소를 내려다 본 리오 역시 미소를 지으며 도시를 바라보았다. "이녀석, 아직 멀었나…?" 쿠우우웅­!! 순간, 엄청난 폭음과 함께 도시의 외곽 성벽이 터져 나가는것을 보고 리오는 미소 를 지웠다. 분명 메탈자켓 20여대 에게 쏟을 지크의 힘이 아니어서 였다. "…설마!?" 리오는 다시 도시를 향해 뛰어 나가기 시작했다. 불안감이 그의 머리속을 잡고 놓 아주지 않았다. ----------------------------계속--- [14416] 제목 : [조윤철]Gods Κnight(3부) 26. 올린이 : jack21 (이경영 ) 96/04/07 18:33 읽음 : 315 관련자료 없음 어떤 독자분의 질문: 가즈 나이트는 사랑이란 감정이 없다는데, 소설을 읽어보니 그런것 같지가 않아요. 설명을 좀…. 원작가: …노 코멘트. 옮긴이: 엥…사실 설정은 그렇게 해 두었는데요, 원작가나 제가 사랑을 해 봤어야 말이지요. 아직 여자 친구도 없는데…(찔린다! 푹푹푹!!!) 아마 그래서 그럴거라 생각합니다. 사랑을 모르는 자가 사랑에 대해서 제대로 쓸수는 없겠지요. 상상할수도 없는거고…이해해 주시고 보아 주세용∼. -------------------------------------------------------------------------- -- 8장 [난투] 프시케가 사라진지 이틀이 되는날, 일행은 결국 그녀를 찾지 못하고 이 도시를 떠 나야만 했다. 리오와 지크가 나가서 직접 찾아 다녔으니 뭐라고 할수도 없는 상황 이었다. 리오와 지크는 짐을 지고서 여관을 나섰다. 다른 일행은 이미 밖에 나가 기다리고 있는 상태였다. "지크, 괜찮냐?" 괜찮냐는 리오의 질문에 지크는 피식 웃으며 대답했다. "괜찮냐니, 뭐가?" 리오는 아무말도 하지 않고 고개를 저었다. 밖에 나가자 오랫만에 밝은 햇살이 그 들의 시야를 밝혔다. 지크는 손으로 눈 위에 그늘을 만든후에 하늘을 바라보았다. "와우, 오랫만에 맑은 하늘을 보는데? 이곳은 언제나 구름이 껴 있어서 마음에 안 들었는데 말이야." 리오도 하늘을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정말 맑은 하늘을 보는건 오랫만이야. 그건 그렇고 슈렌은 잘 되어 가는걸 까?" "당연하지. 그 `완벽 지상주의자'가 설마 실패를 하겠어? 걱정말고 우리 일이나 잘 하자구." 여관의 밖에서 둘을 기다리고 있는 여섯명의 일행들은 각자의 옷 매무새를 다듬고 있었다. 리오와 지크는 그들을 보면서 속으로 생각했다. `정말 많다….' 그들에겐 일행이 적당히 있는것도 심심하지 않아서 문제가 없지만, 이렇게 많은것 은 문제가 있었다. 그렇다고 여기에 있으라 할수도 없는것 이라서 둘은 고민이 컸 다. "자아, 모두들 준비가 끝났으면 출발 하자구. 지체하면 할수록 제국군에게 들킬 염 려가 있으니까 말이야." 일행은 고개를 끄덕였고, 리오를 따라 발걸음을 옮겼다. 리오가 맨 앞에서 인솔하 고 있었고, 지크가 뒤에서 일행을 받쳐주고 있었다. 적어도 기습을 당할 염려는 없 었다. 20분쯤 걸었을때, 정문을 바라본 리오의 표정은 약간 굳어졌다. 둘어올때는 없었던 제국군의 검문 검색반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들 뿐만이 아니고 메탈자켓 몇대와 제국군 2개 중대도 있었다. "이런…이걸 생각 못했다니 원…!" 꽤나 심각한 문제여서 그는 일행을 모아놓고 의논을 하기 시작했다. 지크는 잘 됐 다는 표정으로 싸우자는 의견을 내었고, 세레나는 왠만하면 피해가자는 의견을 내 었다. 그러나, 조금후에 어쩔수 없이 싸워야만 하는 상황에 몰리고 말았다. 한 노 인이 리오의 얼굴을 뚫어지게 쳐다 보다가, 정문으로 달려가 제국군에게 보고를 한 것이었다. 신고를 받은 중대장은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다른 문에 있는 메탈자켓 부대에게 지원 요청을 하고 중대에게 명령을 하달했다. 의논을 하던 일행은 갑자기 들려오는 사이렌 소리에 흠칫 놀라며 주위를 돌아 보았 다. 근처에 있던 주민들은 모조리 어디론가 피했고, 남은것은 문 쪽에서 달려오는 제국군과 여덟명의 리오 일행이었다. 리오는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디바이너에 손 을 가져갔다. "이런…회의 끝이군." 일행은 각자의 무기를 꺼내고 마법력을 끌어 올리며 전투에 대비했다. 지크는 장갑 을 살짝 죄면서 몸의 기를 천천히 돌리기 시작했다. "아, 크리스는 괜찮겠어요?" 검을 사용하던 크리스여서 전투에 지장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 리오였지만 크리스는 고개를 저으며 주먹을 들어 보였다. "괜히 오마장군 이었는줄 알아요? 걱정 말아요." 리오는 씨익 웃으며 자신들을 향해 총을 조준하고 있는 제국군 병사들을 바라보았 다. "좋아, 저 장난감 부터 처리해 볼까나? 후방을 맡아줘 모두들, 가자 지크!!" 리오의 신호를 시작으로 둘은 제국군 병사들을 향해 맹렬히 돌진하기 시작했다. 둘 의 그런 모습을 본 병사들은 이상한 녀석들이라 생각하며 라이플의 안전장치를 풀 었다. 한결같던 그들의 표정이 경악으로 뒤바뀐것은 그 직후의 일이었다. 자신들을 향해 달려오던 두 청년의 모습은 어느새 자신들의 머리 위에 있었다. "타아아아아앗­!!!" 병사들이 있는 장소의 중앙에 리오가 검을 내리꽂자, 근처의 지면을 덮고있던 블럭 들이 모조리 위로 튀어 올랐다. 블럭에 얻어맞은 병사들은 모두 피를 흘리며 쓰러 졌고, 블럭에 맞지 않은 병사들은 자신의 눈앞에서 벌어진 황당한 장면에 잠시동안 멍한 상태가 되어 있었다. 그런 그들을 정리한것은 클루토와 메이린의 마법이었다. "7급, 스파크­!!" 강렬한 전기적 충격이 병사들의 몸을 휘감았고, 마법에 의한 타격을 처음 받아본 병사들은 근육의 경련을 일으키며 바닥에 쓰러졌다. 병사들을 처리한 리오는 지크 쪽을 바라보았다. 그는 어느새 메탈자켓 하나를 부수고 다른 하나를 노리고 있었다 . 맨주먹인 상태에서도 메탈자켓을 가지고 노는 지크였다. 게다가 지금은 무명도 까지 들고 있으므로 그의 파괴력이란 가공할 만한 것이었다. "육백 칠이식­일광!!!" 수십개의 검광이 메탈자켓의 정면에서 번뜩였고, 곧바로 메탈자켓의 겉을 감싸고 있던 장갑판이 모두 허공에 떠올랐다. 조종석이 드러났고 탑승자는 멍한 눈으로 자 신의 옆에 다가온 지크를 바라보았다. 지크는 그의 얼굴을 한방 갈긴후 다른 메탈 자켓에게 향했다. 메탈자켓의 탑승자들은 자동 조준장치가 지크의 움직임을 따라가 지 못하자 짜증을 내며 기판을 후려 쳤다. "젠장! 뭔데 저렇게 빠른거야!!" 자동 조준장치의 약점을 알고있는 지크는 움직임을 멈추지 않고 메탈자켓의 굵은 다리를 무명도로 말끔히 잘라 나갔다. 다리가 잘린 메탈자켓들은 모두 허공이나 땅 바닥을 바라보며 쓰러졌고, 그들은 곧바로 전투 불능상태에 빠지고 말았다. 의외로 간단한 약점이었다. "좋아! 문은 내가 부순다!!" 리오는 기계장치로 굳게 닫힌, 철재의 두꺼운 외곽 문을 바라보며 소리쳤다. 그는 디바이너를 양손으로 부여잡고 자세를 낮춘뒤에 몸안의 기를 끌어 올리기 시작했 다. 한번에 부수어 버릴 생각인듯 했다. 그의 몸에서 푸른색의 아지랑이가 피어 오 르기 시작하더니, 곧바로 폭발하듯 뿜어져 나왔다. "간다! 지뢰 자르기­!!!" 리오는 자신의 몸에 축적된 기를 단숨에 디바이너에 집중시켜 그대로 땅을 후려 쳤 다. 푸른색의 거대한 충격파가 어떠한 공격에더 끄떡하지 않을것 같던 장철문을 향 해 지면을 달렸고, 곧 굉음과 함께 강철문은 산산조각이 났다. "좋아! 모두 이쪽으로!!" 일행이 부숴진 문에 가까이 다가갔을 순간, 어디선가 형형색색의 엘리마이트 빔이 그들을 향해 날아왔다. 세레나가 미리 걸어놨던 방호망에 충돌한 광선들은 폭발을 일으키며 방호망을 밀어 내었고, 세레나는 몸에 약간 충격을 입은듯 살짝 인상을 찌푸렸다. 리오는 어쩔수 없다는 표정으로 양 옆에서 나타난 메탈자켓에게 눈을 돌 렸으나, 지크가 그의 앞을 가로 막으며 뒤로 가라는 손짓을 해 보였다. "저녀석들은 내가 맏겠다. 넌 짐들을 데리고 이곳을 빠져 나가." "뭐? 무슨 소리야, 너 혼자서만 저녀석들과 싸우는건 시간 낭비일 뿐이라고…엇?" 리오는 지크에게 타이르듯 말하다가 지크의 몸에서 갑자기 뿜어져 나온 살기에 흠 칫 놀라며 말끝을 흐렸다. "…미안하다 리오.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내 맘이 편하질 않아…! 제발 먼저 가 줘…." 리오는 잠시간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다가, 한숨을 쉬며 돌아섰다. "…빨리 와라." 말을 마친 리오는 곧바로 일행을 데리고 도시를 빠져 나갔고, 지크는 다시한번 자 신의 장갑을 죄기 시작했다. 그의 얼굴에서 미소가 사라진것은 그리 오래되진 않았 다. 그리 보기가 쉽지 않은 그의 노기가 어린 표정이었다. "오너라…!" 그의 몸에서 기전력이 강렬히 터져 나왔고, 그 모습을 본 메탈자켓 20여대의 탑승 자들은 이상한 느낌을 받았다. 불안감 이라고나 할까…? 하지만 그 생각도 잠깐, 중대장의 무전기 목소리가 다시금 그들을 전투에 내 몰았다. 그 사이, 지크는 무명도를 자신의 앞에 꽂아놓고 양 손을 합장한채 진언을 외우기 시작했다. "…자아, 네 친구를 꺼내는거다, 베이비!" 지크의 진언이 끝나자, 무명도에선 검푸른 색의 빛이 뿜어 나왔고, 눈의 착각인지 무명도의 모습이 두개로 갈라지기 시작했다. 두개로 분열된 무명도는 허상이 아니 었다. `진짜' 두개 였다. 무명도를 양손에 거머쥔 지크는 눈을 감고서 천천히 자세를 낮추었다. 메탈자켓들 은 충전된 엘리마이트 빔포를 지크에게 고정시키고 있었다. "이도류­구백 오십식…." 순간, 지크는 자신의 앞에 나타난 검은 그림자를 보고서 말끝을 흐렸다. 검은색의 큰 모자를 쓰고있는 사나이…. "너, 너는!?" 리오와 일행들은 잠시 걸음을 멈추고 뒤의 도시를 바라보았다. 아직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고 있었다. 꽤나 멀리 떨어져 있었고 숲속이어서 일행은 지크도 기다릴 겸 잠시 쉬어가기로 마음먹었다. "저어…클루토씨…." 클루토`씨'? 청력이 좋은 리오는 듣고서 살며시 웃음을 지어 보였다. 메이린의 목 소리가 분명했다. 클루토는 자신의 앞에서 고개를 숙인채 말이 없는 귀여운 소녀를 보고서 당황한 표 정을 지었다. 리카가 팔을 약간 긁힌것 때문에 세레나에게 가있는것이 다행이라 생 각했다. "저, 저를 부르셨어요? 이, 이름이…." 여성 앞에선 잔인하다 생각될 정도로 약한 클루토였다. 어제 분명히 이 아이의 이 을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름이 생각나지 않는 것이었다. `이런 내가 정말 밉다….' "메이린이라고 해요, 아까 보니까 저보다 마법을 훨씬 빨리 하시던데요? 방법좀 가 르쳐 주실수 있으세요?" 클루토는 자신의 마법사 모자를 벗고 이마의 땀을 훔치며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이죠. 이건 제가 리오에게서 배운 전음 주문법이라는 건데요…." 그때, 리오가 지나가며 둘 사이에 끼어 들었다. "전음 주문법은 위험하다구. 한번에 엄청난 마법력이 소모되니 말이야. 그건 그렇 고, 나이 차이가 한살인가 나는데 그런 말투를 쓰는건 좀 그렇지 않니?" 메이린과 클루토는 그건 그렇다고 생각했는지 슬쩍 미소를 지어 보였다. 둘의 밝은 미소를 내려다 본 리오 역시 미소를 지으며 도시를 바라보았다. "이녀석, 아직 멀었나…?" 쿠우우웅­!! 순간, 엄청난 폭음과 함께 도시의 외곽 성벽이 터져 나가는것을 보고 리오는 미소 를 지웠다. 분명 메탈자켓 20여대 에게 쏟을 지크의 힘이 아니어서 였다. "…설마!?" 리오는 다시 도시를 향해 뛰어 나가기 시작했다. 불안감이 그의 머리속을 잡고 놓 아주지 않았다. ----------------------------계속--- [14473] 제목 : [조윤철]Gods Κnight(3부) 27. 올린이 : jack21 (이경영 ) 96/04/10 23:53 읽음 : 264 관련자료 없음 흐음…중간고사가 4월 중순(맞나?)부터 시작된다고 하네요…이럴수가. 연재속도가 거의 제로에 가까워 질것 같습니다. 저도 살고는 봐야(으음…) 지용. 어쨌든 지크의 최후(에잉? 설마…)를 천천히 감상하시길…. 게을러진 소년 올림. ------------------------------------------------------------------------- "…크으윽…!" 지크는 자신의 가슴을 손으로 움켜쥐고 허리를 굽혔다. 그의 입에서 나지막한 신음 소리가 남과 동시에 그의 손 사이에서 다량의 피가 흘러 내렸다. 지크는 천천히 시 선을 올려 자신을 벤 사나이를 바라보았다. "너, 넌…!?" 검은 모자의 사나이…바이론은 가신의 검, 다크 팔시온에 묻어있는 지크의 피를 땅 바닥에 털어내며 싸늘한 웃음을 지었다. "기억이 안나나 보군 애송이…후후후후후. 그건 그렇고, 내가 접근하는것을 느끼지 못했나? 내가 알기론 지크란 녀석은 가즈 나이트중 가장 빠른 녀석인데 말이야…. 잡념이라도 있었나 보지?" 지크는 쓴 웃음을 지으며 허리를 다시 폈다. 그의 상처는 벌서 지혈이 된 상태였 다. 보통의 인간으로선 상상하지 못할 강한 회복력 이었다. "네가 상관할 바는 아니야, 혈색 없는 녀석…." 지크의 말을 들은 바이론은 자신의 모자를 벗으며 피식 웃어 보였다. "입은 아직 살아있구나…어쨌든, 넌 나를 못이겨. 옛날이고, 현재고, 미래고…." 지크는 두개로 나뉘어진 무명도를 다시 움켜쥐고 자세를 취하며 턱을 위로 까닥 거 렸다. 도발을 하는 것이었다. "훗, 그건 붙어 봐야지 아는거 아니냐?" 바이론은 입고있는 흑색의 코트를 벗어 던지자 마자 말이 필요 없다는듯 지크에게 공격해 들어왔다. 다크 팔시온의 음침한 검광이 하늘을 가로 질렀고, 지크가 가진 두개의 무명도 역시 푸른색의 호선을 하늘에 그리며 그에 대적했다. "하아앗­!" 파아앙! 자신의 빠른 스피드를 이용해 순간적인 일격을 가한 지크는 자신의 공격을 바이론 이 너무나 간단히 막아내자 흠칫 놀라지 않을수 없었다. 아무리 자신이 현재 기전 력을 거두고 있다 하더라도 보통의 인간은 당해내지 못할 힘이 담긴 일격이었기 때 문이었다. "풋, 어린 녀석…그 잘난 기전력인가 뭔가를 빨리 끌어 올려 보시지…." 그러나 지크는 기전력을 방출하지 않고 다시 떨어져 바이론을 관찰하기 시작했다. 어떠한 빈틈도 그에게선 찾아볼수 없었다. 과연 가즈 나이트라고 지크는 생각했다. "이녀석, 그렇다면 끌어 올리게 해 주지…!" "흐읍­!" 지크는 그때의 공격을 솔직히 보지 못하였다. 그에게 담겨있는 생존 본능이 그의 무명도를 끌어 올린 것이었다. 간발의 차로 바이론의 공격을 막아낸 지크의 등에는 식은땀이 흘러 내렸다. "후후훗…확실히 잡념이 있어, 가즈 나이트 끼리의 대결에선 잡념이란 금물일텐데 말이야…." "이, 이자식­!!" 지크는 바로 떨어져서 몸의 기전력을 끌어 올리기 시작했다. 푸른색의 스파크가 언 제나 처럼 지크의 몸에 흐르기 시작했다. 바이론은 그 모습을 보며 감탄한듯 중얼 거렸다. "그래, 바로 그거야…잠재 능력을 최대 80%까지 끌어 올리는 그 능력…나와 리오 녀석에겐 필요 없는 것이지만 정말 멋져…후후훗." 기전력을 최대한도로 끌어 올린 지크는 다시금 바이론에게 공격을 가하기 시작했 다. 아까와는 속도와 힘에서 차원이 틀린 공격이었지만, 바이론은 게의치 않고 잘 받아 내었다. "다 성장한 너완 처음 대결하는 것이지만, 옛날과 다를바가 없구나 지크…후후훗. 그럼 이제부터 내가 간다…." 파앗! 지크의 붉은 자켓의 어깨 부위에서 두줄기의 검광이 스치고 지나가자, 검붉은색의 선혈이 공중에 튀었다. 공격을 받은 지크는 그만 팔을 축 늘어뜨리고 말았고, 방어 자세 조차 취하지 못하고 말았다. 바이론은 혀를 차며 다시 검을 거두었다. "무엇을 생각하나 지크. 여자인가…?" 지크는 순간 눈을 부릅뜨고 바이론을 바라보았다. 바이론은 고개를 끄덕이며 그에 게 조소를 보냈다. "후후후후훗…우숩군. 가즈 나이트 주제에 여자를 생각하다니 말이야. 하긴, 그게 촉매가 되어 100%가 넘는 힘을 발휘할때도 있느니까 좋기는 하겠지. 그러나, 정신 집중을 하지 못할 정도로 생각하는건 좋지 않아, 후후후후…." 그 말을 듣고있던 지크의 몸에선 이상하다고 생각할 정도의 기전력이 뿜어져 나왔 다. 어깨에서 흐르던 피도 어느샌가 멈추어 가고 있었다. 바이론은 움찔하며 지크 를 바라보았다. "호, 호오…굉장한데? 이제야 붙어볼만 하겠…." 순간, 바이론의 가슴에는 두개의 검광이 교차했고, 그의 가슴에선 피가 분출되었다 . 그는 흠칫 놀라며 뒤를 돌아 보았다. 무명도를 들고 살기를 있는대로 뿜어내고 있는 지크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마음껏 감상해라 입이 더러운 자식, 이것이 가즈 나이트중 가장 빠른 스피드니까 말이야…!" 바이론의 얼굴에선 결국 웃음이 사라졌다. 그는 자신의 검을 든 채 요기가 풍기는 자세를 취하였다. 그와 동시에 그의 몸에선 검은색의 암흑 투기가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암흑의 속성을 가지고 있는 그의 힘이었다. "겨우 바람 따위가 나의 강대한 어둠을 이길수 있다고 생각하나…? `바람'도 여기 서 끝이다 애송이…!!" 리오는 잘 알고 있었다. 빛이 있으므로 열이 있고, 열이 있으므로 바람이 있는 것 이다. 만약, 빛이 완전히 없어 진다면 열도 없어질 것이고 바람도 없어질 것이 확 실했다. 가즈 나이트간의 관계도를 보아도 그러했다. 불의 속성을 가지고 있는 슈 렌은 바람의 속성을 가지고 있는 지크와 무속성인 자신과는 가깝게 지내도 별 탈이 없지만 , 물의 속성을 가진 가즈 나이트나 암흑의 속성을 가진 바이론과 붙어 있으 면 100%의 힘을 발휘할수 없게 되는 것이었다. 만약에 지금 느끼는 기가 바이론 이 라면, 지크의 힘이 어느 수준을 넘지 않는한 바이론을 절대 이길수가 없을 것이다. "젠장, 그녀석은 대체 목적이 뭐야!" 외곽의 폭발 이후에, 시간은 꽤나 흘러가 있었다. 리오는 있는 힘을 다해 도시를 향하고 있었지만 가즈 나이트 끼리의 대결은 단시간 내에 승부가 가려지는 것이어 서 자신이 중재할수 있을지는 의문이었다. 도시의 부숴진 성벽에 도착 했을때, 리 오는 자신의 눈앞에서 펼쳐진 광경을 믿을수가 없었다. "아, 아니…!?" 그의 눈앞에는 바이론의 다크 팔시온에 의애 복부를 관통당한 지크의 모습이 들어 와 있었다. 리오는 눈을 부릅뜨고 바이론을 바라보았다. "이, 이자식!!" 바이론은 지크의 복부에서 검을 빼고 리오를 바라보았다. 여전히 싸늘함을 잃지 않 고 있었다. "호오…왔느냐 리오 스나이퍼? 미안하지만 지금은 너와 대결할수 없을것 같은데?" 바이론의 상의에도 엄청난 양의 피가 배어 있었다. 그의 이마에 맺힌 땀이나, 출혈 을 보아하니 바이론 역시 엄청난 타격을 입은것이 분명했다. "넌 나와 싸울 시간도 없을것이다. 다른곳에서 파견된 베탈자켓 부대가 지금쯤은 너의 일행들을 찾아 내었을지 모르거든? 후후후후…그렇다고 이곳을 내 뒤에있는 메탈자켓들이 쉽게 떠나 보내지는 않을거야. 크윽…유감이지만 난 여기서 작별을 해야 하겠군. 나중에 수도에서 또 볼일이 있을지 모르겠군, 리오. 후후후…하하하 하하­!!" 바이론은 광소를 남기며 마법을 이용해 어디론가 사라졌고, 리오는 지크에게 달려 가 그를 부축하며 상태를 물었다. "지크! 괜찮은거야!" 지크는 복부를 움켜쥐고 한껏 피를 토한뒤에 입을 힘겹게 열었다. "…난…괜찮아. 하지만 저 재수없는 녀석은 정말 강하더군. 그건 그렇고 저 고철덩 이들이 우리를 노리는것 같은데…?" 아까전보다 많아진 메탈자켓을 보며 지크가 말을 마치자, 리오는 그를 어깨에 들쳐 매려고 하였다. "쳇, 세레나씨에게 데려가면 치료해 줄거야. 그때까지만 참아라 지크." 그가 마악 떠나려고 할때, 행동이 둔해진 그에게 메탈자켓의 엘리마이트 빔이 스쳐 지나갔다. 확실히 누구를 업었을땐 동작이 둔해질수밖에 없었다. 리오는 디바이너 를 뽑아 들고서 방어 자세를 취하였다. "…날 내려놔라 리오." 리오는 지크의 말을듣고 깜짝 놀라며 그에게 소리쳤다. "뭐!? 이녀석이 무슨 헛소리야! 우리들이 아무리 가즈 나이트라고 할지라도…!" 지크는 스스로 몸을 바닥에 내려 놓으며 고개를 저었다. "걱정하지마. 내가 아무리 다쳤다기로 서니 저녀석들을 못막겠어? 그리고 아직은 싸울 정도는 된다. 너라도 어서 일행에게 돌아가! 그들에게 몇대가 올지 모르잖아! 어서!!" 그러나 리오는 머뭇거릴 뿐이었다. 현재 지크의 상태는 최악의 수준이었다. 하지만 일행의 일도 급하기는 마찬가지였다. "…날 믿지 못하겠냐?" 지크는 무명도를 다시 들며 리오에게 나지막히 말했다. 리오는 입술을 깨물며 지크 에게 자신의 기를 약간 나누어 주고 뒤로 돌아섰다. "…꼭 와야한다, 지크…!" 리오는 곧바로 일행을 향해 다시 뛰어갔다. 지크는 자신의 눈가에 묻어난 피를 닦 아내며 조용히 중얼거렸다. "미안해, 프시케…." 지크는 왼팔에 힘을 넣어 보았다. 리오가 넣어준 기 덕분에 약간의 기전력이 흐르 고 있었다. 그는 고개를 끄덕인 후에 자시 자세를 취하였다. "오너라, 고철덩이들아…." ------------------------계속--- 으으…죄송합니다. 잡념이 많아져서리…. [14522] 제목 : [조윤철]Gods Κnight(3부) 28. 올린이 : jack21 (이경영 ) 96/04/14 07:39 읽음 : 153 관련자료 없음 후아…정신이 없네용. 가즈 3부의 내용이 그만 머리속에서 엉켜가지고… 으, 그리고 원작가가 미소녀 전사 세라문에 푸욱 빠져서 나오질 않네요. 과연 고 3들인가…으하항. 어㎎든 요변 1차 수능 모의고사 망친 윤철 이었습니당. -------------------------------------------------------------------------- 일행은 공중에서 갑자기 후두둑 떨어진 10여대의 메탈자켓을 보고 기겁을 하며 전 투에 들어갔다. 확실히 리오나 지크가 없어서 불리하긴 했지만 이번만큼은 약간의 자신이 있었다. 세레나는 정신을 집중한후 5급의 방호망을 일행에게 걸어주었다. 클루토와 메이린 역시 마법력을 끌어 올리며 공격을 준비했다. 히렌과 리카는 아무 할일없이 나무뒤에 숨어 있었다. "메이린! 5급 라이트닝의 더블 스펠을!" 메이린은 고개를 끄덕이며 히렌의 손에 맞추어 마법진을 그리기 시작했다. 한사람 이 한가지 주문을 두배로 늘려서 쓰는것은 고도의 기술이지만 두사람이 한가지 주 문을 합쳐서 쓰는것은 별 문제가 없었다. 둘의 마법진이 교차하자, 4급의 뇌력 주 문에 가까운 뇌격이 목표가 된 메탈자켓에게 뿜어져 나갔다. 그 위력은 실로 엄청 난 것이어서 세대의 메탈자켓을 문제없이 재로 만들어 놓을수 있었다. "조, 좋아! 계속해서…!" 메탈자켓들은 예기치 못했던 강공에 잠시 주춤했으나 왼손에 장착된 메직 바리어를 꺼내어 들고 천천히 일행을 조여오기 시작했다. "어, 어쩌지…?" 크리스는 망설이고 있었다. 자신이 다시한번 벨벳 크로스를 꺼낸다면 리오가 없어 도 저들을 충분히 쓰러뜨릴수 있었다. 그러나, 절대 옛날로 돌아가지 않겠다는 약 속을 한 그녀였다. 하지만 지금의 상황은 그렇지가 않았다. "…미안해요 리오!" 크리스는 결국 다시한번 벨벳 크로스를 소환하였다. 그러나 리오에게 한번 부러진 타격이 아직 회복되지 않은듯, 검광이 많이 사그러 들어 있었다. 그러나 크리스는 그것을 무시한듯 두개의 검을 들고 몸의 기를 끌어 올렸다. 붉은색의 기가 그녀의 몸을 휘감았고 그녀는 곧바로 메탈자켓들에게 향했다. "하아아앗!!" 그녀의 공격 파워는 실로 대단했다. 단단하기로 소문난 메탈자켓의 헤치를 조개 껍 질을 열듯 간단히 날려 버리고 안에 있던 탑승자의 목숨을 빼았는 그녀의 모습은 우리에서 벗어난 야수와도 같았다. 10여대의 메탈자켓을 없애는건 여러명이 된 일 행에게는 쉬운 일이었다. 그러나, 메탈자켓은 10여대가 아니었다. 그들이 있는 숲 의 안에서 또다른 메탈자켓의 부대가 밀려 나오는 것이었다. "이, 이런…!" 클루토는 다시한번 리오와 지크의 강함을 느낄수 있었다. 마법의 수행을 꽤나 해왔 다고 생각했던 자신조차 몇번의 마법 사용에 쉽게 지쳐 버리고 마는데, 그들은 인 간 이상의 고 난이도 동작을 내면서도 전혀 지친 기색을 내지 않는 것이었다. 어쨌 거나, 지금의 큰 문제는 체력이었다. "…하지만, 더이상 둘에게 의지하고 살수는 없어!" 클루토는 다시한번 자신의 몸에 남아있는 마법력을 끌어 올리며 자신들에게 다가오 는 메탈자켓을 노려보았다. "하아, 하아…." 지크는 이미 20대가 넘는 메탈자켓을 박살내고 있었다. 그러나, 메탈자켓의 수는 줄어들지 않고 있었다. 제국군의 지원 부대가 도착하여서 였다. 그 사이 무명도는 다시 하나로 결합되어 있었다. 두개의 검을 사용할 만큼의 체력이 지크에겐 남아있 질 않았다. 그는 천천히 뒷걸음질 치기 시작했다. 조금후에 그의 등에 차가운 감촉 이 느껴져왔다. 벽이었다. "하아, 하아…이러면 등 뒤에서 공격을 받지 않겠지. 자아…시작해 볼까?" 지크는 무명도를 바닥에 꽂은뒤에 자신의 장갑을 벗어 바지의 주머니에 구겨 넣었 다. 메탈자켓들은 지크가 갑자기 이상한 행동을 취하자 가만히 그의 행동을 지켜 보았다. "후우…오래 기다렸다, 헤헤헷…필살, 영(零)식 극뢰(極雷)…!" 양 주먹을 불끈 쥔 지크는 온몸의 기를 증폭시켜 기전력으로 변환시키기 시작했다. 근처의 쇳조각들이 그의 몸에서 나오는 기전력에 의해 불꽃을 튀기며 증발해 버렸 고, 메탈자켓의 탑승자들은 자신들의 전력 계측기가 나타내는 반응에 도저히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이정도의 전기력은 한번도 본적이 없어서 였다. "하아아아아아아­앗!!!" 기합성과 함께 손바닥을 편 지크의 몸에는, 여태껏 그가 방출해 왔던 기전력을 합 쳐 놓은듯한 거대 기전력이 방출되었다. 절연물체­즉 장갑을 벗어버린 이유가 거 기에 있었다. 제한되지 않은, 무한의 기전력을 방출하기 위해서인 것이었다. 그의 몸에서 방출된 기전력은 서서히 변해가고 있었다. 전기력 상태를 초월한 플라스마 의 상태였다. 기전력의 불꽃은 푸른색의 기체로 변해갔고, 주위의 물체들은 플라스 마가 가진 엄청난 열에 의해 분해되기 시작했다. 플라스마에 둘러싸인 지크는 자신 의 앞에 꽂혀있는 무명도를 거머 쥐었다. 무명도에도 플라스마가 스며들어 더욱 푸 른 빛을 발하였다. "헤헷, 멋지지 않나…나의 최후를 장식하기엔 말이야…." 지크의 모습은 그 말과 함께 잠시 사라져 갔다. 눈 깜짝할 사이에 그의 몸은 메탈 자켓 부대의 중앙에 서 있었다. 그리고 그의 뒤에 위치한 메탈자켓들은 순식간에 폭염에 휩싸이며 폭발해 갔다. 그의 앞에 바로있던 메탈자켓의 속도 계측기엔 초속 7천여 가론(미터)이라는 믿을수 없는 수치가 적혀 있었다. 탑승자가 그 숫자를 보 고 놀라는것 역시 그리 오래가진 못하였다. 한번 지크의 모습이 사라질때 마다 그 들의 메탈자켓이 화염에 휩싸여 가는 것이었다. 70여대에 달하는 메탈자켓의 대 부대가 이렇게 기록적인 시간내에 당한적은 찾아볼 수가 없었다. 지크를 잡기 위해서 도시 안으로 들어왔던 메탈자켓 부대는 들어온지 약 5분여 만에 반파 또는 완파를 당하고 전투 불능에 빠지고 말았다. 서있는 메탈 자켓이 한대도 없다는것을 확인한 지크는 자신의 몸에서 뿜어지고 있는 플라스마를 거둔후에 천천히, 힘겹게 발걸음을 옮겼다. 그의 얼굴은 땀에 젖어 반짝이고 있었 고, 표정 역시 시체에 가까울 정도로 창백했다. 그는 힘겹게, 알수없는 소리를 내 뱉었다. "하아, 하아, 하아…이제 남은건…." 메탈자켓에서 탈출한 병사들은 각자의 권총을 뽑아들고 지크의 뒤를 따라가기 시작 했다. 분명히 지크는 무방비 상태였다. 그러나, 아무도 그에게 사격을 함부로 하진 못했다. `…눈이…흐려진다….' 지크는 자신의 눈을 비비며 하염없이 걸었다. 결국, 그가 걸음을 멈춘것은 한 아름 들이 나무에 가까이 갔을때 였다. "…헷, 힘든데…잠시 쉬어갈까…?" 지크는 천천히 나무에 기대었다. 그리고는…힘없이 바닥에 주저 앉았다. "젠장…지켜주질…못했어…." 지크는 서서히 눈을 감았다. 고개도 곧 푸욱 숙여졌다. 제국 군인들은 그를 둘러싼 채 아무것도 하지 않고 지크를 내려다볼 뿐이었다. 그들은 지크의 상태를 알아보아 야 했지만 장비가 모두 파괴된 상태여서 직접 알아보는수 외엔 방도가 없었다. 한 군인이 용감히 지크에게 다가갔고, 그는 천천히 지크의 팔목을 잡아 보았다. 지 크는 미동도 하지 않았다. 잠시후, 군인은 환한 표정을 지었고 다시 확인을 해 보 려는듯 지크의 목에 손을 가져가 보았다. 군인은 자신들의 동료를 돌아다 보며 엄 지 손가락을 자랑스럽게 펴 보였다. 일행들은 어쩔수 없이 숲의 밖으로 내 몰려졌고, 곧 십여대의 메탈자켓에 의해 포 위되고 말았다. 크리스는 결국엔 다시 부러진 자신의 벨벳 크로스를 내려다 보고 침통한 표정을 지었다. 「순순히 무기를 버리고 항복해라. 그러면 목숨만큼은 살려주마.」 기계음이 섞인 목소리가 메탈자켓의 스피커에서 흘러 나왔고, 일행은 어절수 없다 는듯 무기를 버리고, 마법력을 거두었다. "…어? 이상하다…?" 메이린은 눈물이 맺힌 눈으로 하늘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바람이 멈추었네…?" 그때였다. 엄청난 폭음과 함께 일행의 왼쪽에 위치하고 있던 메탈자켓들이 장난감 부숴지듯 산산조각이 났다. 일행은 역시나 하고 환한 표정을 지었으나, 그 표정도 그리 오래 가지는 못하였다. "…죽여버리겠다…!!" 온몸이 붉은색으로 타오르고 있는 리오가 분노에 찬 음성으로 메탈자켓을 노려보며 중얼거렸다. 그의 머리체도 기에 의해 공중에 하늘거렸고, 그의 망토자락 역시 공 중에 날렸다. 누가 보아도 질릴듯한 모습이었고, 그 이상의 살기를 리오는 뿜어내 고 있었다. 일행조차 그가 왜 그러는지 알수가 없었다. 리오는 숲에서 메탈자켓들이 서서히 몰려 나오는것을 보고 더더욱 인상을 찡그렸다 . 그는 양손을 모으고 단숨에 주문을 전개했다. "꺼져 버려라, 더러운 자식들!!!" 클루토는 흠칫 놀라지 않을수 없었다. 리오의 양손 앞에 그려진 대형 마법진…분명 일급마법 프레아가 확실했던 것이다. "가라앗! 일급 마법, 프레아!!!" 순간, 강렬한 진홍색의 빛이 숲을 향해 뿜어져 나왔고, 거대한 핵 융합 폭발이 메 탈자켓이 잠복해 있던 숲을 일순간에 재로 변화시켰다. 그 폭발에 의해 생겨진 폭 풍은 강대한 것이어서, 근처에 있던 메탈자켓도 종잇장 처럼 날려가 버렸고 일행도 세레나가 급히 친 방호막이 아니었다면 분명히 날려가 버렸을 것이 확실했다. 곧, 폭발에 의한 빛이 사라지고 숲이 있던 자리에 남아 있는건 완전히 타버린 벌판 뿐 이었다. 몰론 메탈자켓이 있었던 흔적은 찾을래야 찾아 볼수가 없었다. 단숨에 세대로 줄어버린 메탈자켓 부대는 리오의 강대한 힘에 질린듯, 방향을 바꾸 어 달아나기 시작했으나, 노기에 휩싸인 리오에게서 도망치기엔 그들은 너무 느렸 다. "어딜 도망가느냐!!" 그들을 따라잡은 리오는 맨 뒤에 있던 메탈자켓의 백팩을 손으로 잡고 그대로 뜯어 버렸다. 전원이 차단된 메탈자켓은 곧 움직임이 멈추었고 리오의 마법 공격에 의해 무참히 박살이 나고 말았고, 나머지 두대 역시 그리 멀리 도망은 가지 못하고 파괴 당했다. 메탈자켓을 모조리 부순 리오는 땅을 내려치며 떨리는 목소리로 소리쳤다. "…이정도의 힘을 가졌으면서…형제 한명도 구할수 없단 말인가…!" 안타까움이 실린 그의 목소리는, 바람이 잠시 멈추어 버린 대기를 타고 일행에게 들려왔다. 세레나와 크리스는 아무말도 하지 않고 리오를 바라보았고, 클루토를 비 롯한 아이들 역시 심난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설마, 지크씨가…!?" 클루토는 혹시나 하는 표정으로 주위를 둘러 보았다. 지크의 모습은 어디에도 보이 지 않았다. 리카 역시 설마 하는 표정을 지어 보였으나 리오의 모습과 과민반응을 보아선 자신들의 예상이 맞다는것을 부정할수가 없었다. 밤이 되어서, 일행은 숲의 타지 않은 부분으로 옮겨가 노숙을 하기로 했다. 그러나 리오는 땅을 내려친 그자리에서 한발자국도 움직이질 않았다. 저렇게 까지 리오가 고민하고 있는건 본적이 없는 클루토와 리카였다. ----------------계속--- [14577] 제목 : [조윤철]Gods Κnight(3부) 29. 올린이 : jack21 (이경영 ) 96/04/17 23:00 읽음 : 68 관련자료 없음 으음…지크가 나오지 않으니 이젠 약간 썰렁하겠군요. 하지만 뭐, 등장할 인물들은 아직 많이 남아 있으니까 걱정은 하지 않습니다. 으음…. 저도 이 소설을 쓰고 보면서 즐기는 사람중에 하나 이니까요.(으잉?) -------------------------------------------------------------------------- - 클루토는 태양이 떠오를 무렵, 약간 좋지 않던 잠자리에서 일어날수 있었다. 피로 가 겹쳐서인지 일어나기 어려울 정도로 그의 몸은 굳어 있었다. 겨우 몸을 일으킨 클루토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역시 리오의 모습은 보이지가 않았다. "아직도…그곳에 있나?" 클루토는 조용히 숲을 빠져나가 보았다. 그의 예상대로 리오는 가만히 정좌를 한 채 꼼짝도 안하고 있었다. 클루토는 발소리를 죽여 리오의 곁으로 다가갔다. "…클루토니?" "예에…." 리오의 낮은 음성이 들려오자, 클루토도 역시 낮게 대답했다. 클루토는 다른 마법 사 처럼 타인의 감정을 느끼는데엔 약간 소질이 없었지만, 지금 들은 리오의 목소 리엔 무언가, 형용할수 없는것이 깃들여져 있었다. 그래서 그의 대답도 낮아진것이 아니었을까. "목소리에 기운이 없구나. 그러니까 리카에게 계속 당하는거야…후훗." 웃음 소리가 들리긴 했지만, 리오의 얼굴은 웃고있질 않았다. 클루토의 머리속엔 리오가 어제 말했던 것이 맴돌기 시작했다. "다른 사람들이 깨어나면 나에게 알리거라. 방금 생각난것이 있으니까 말이야." 리오는 천천히 일어서며 말을 이었다. "내가 할일이 무엇인지 잊고 있었어…그곳으로 곧바로 갈거다." "예? `그곳' 이라니요?" 클루토의 질문을 들은 리오는 뒤로 돌아서며 씨익 웃어 보였다. 다시금 새로운 힘 을 얻은듯한 표정이었다. "제국의 수도다…!" 9장. [외전] 한 군인이 말스 왕성의 알현실에 헐레벌떡 뛰어 들어오자, 왕좌에 앉아있던 큰 몸 집의 사나이가 창백해진 얼굴로 병사에게 물었다. "여봐라! 성문은, 성문은 어떻게 되었나!!" 병사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침통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괴물입니다, 제 생전 그런 괴물은 처음 보았습니다! 성문을 부수고, 방어하던 전 군을 어린아이 다루듯 완전히 쓸어버렸습니다, 그것도 단 혼자서…!" 그때, 그 병사가 단단히 닫아 두었던 방문이 퍼엉 소리를 내며 재로 화하였다. 불 에 타 쓰러지는 문 뒤엔, 푸른색의 장발을 발리고 있는 한 사나이의 모습이 들어와 있었다. 그의 손에는 긴 창이 들려져 있었고, 그의 얼굴은 약간 찡그려진채 의자위 에 앉아있는 덩치 큰 사나이를 쏘아보고 있었다. 그는 손가락을 그에게 향하며 말 했다. "어서 내려와라, 국민의 피를 너무 빨아먹어서 몸이 둔해졌나보지?" 병사는 자신의 허리에 장비된 검을 뽑아들고 그에게 달려들었다. 장발의 사나이는 눈을 지긋이 감은채 자신의 창을 양손으로 빠르게 회전시키기 시작했다. 병사는 잠 시 멈추어 섰고 의자에 앉아있는 사나이도 몸을 일으켜 어디론가 도망치려고 했다. 그러나, 창의 회전 속도가 상상 이상으로 빨라지면서 알현실 안의 공기 역시 강하 게 요동치기 시작했다. 결국 병사와 사나이는 바람에 못이기고 뒤로 튕겨져 벽에 찰싹 달라 붙어 꼼짝도 못하게 되었다. 안면을 강타하는 바람은 그들의 호흡을 저 지 시켰고, 호흡을 하지 못한 두명은 몸을 경련시키며 괴로워 했다. "이정도로만 해 두지." 사나이는 양손으로 창을 잡아 회전을 정지시켰고, 벽에 달라붙어 있던 두명은 바람 이 멈추자 바닥에 떨어졌다. 창을 다시 등 뒤에 멘 사나이는 자신의 머리를 쓸러 내리며 조용히 중얼거렸다. "알현실에 피를 묻힐순 없겠지…." 몇일 후. 국민들의 환호성과 함께 다시 성의 발코니에 선 말스 국왕은 태라트의 부축을 받으 며 자신의 이름을 외치고 있는 국민들에게 손을 흔들어 보였다. 영주들의 손에서 놀아나던 말스 왕국은 어제의 전투로 다시 말스 국왕에게 돌아왔었다. 왕의 연설이 끝나고, 왕성의 밖 이곳저곳에선 추수 감사절 이상가는 대 축제가 열려졌다. 물론, 먹을것은 그리 없었지만 사람들의 표정은 다른 축제때보다 더 밝았다. 그날 저녁, 슈렌은 말스 왕과 태라트 황태자에게 작별 인사를 하기 위해서 알현실 에 들어왔다. "아니, 조금 더 쉬었다가 가게나. 바로 떠난다면 섭섭할것 같은데…." 슈렌은 언제나 처럼 무뚝뚝한 얼굴로 살며시 고개를 숙여 미안함을 나타내었다. "황공하옵니다만, 그럴수가 없습니다. 저를 필요로 하는 사람이 또 생겨나서 말이 지요. 그리고 떠나기 전에 한가지 말씀드릴것이 있습니다." 국왕과 태라트는 고개를 끄덕이며 슈렌의 말을 계속해서 들었다. "말스왕국 안에 있는 마법사들을 빠른 시일안에 수도로 집결시켜 주십시오. 이곳이 될지, 아니면 가이라스 왕국이 될지는 저도 잘 모르겠지만 최후의 전투에 대비 하 셔야만 합니다. 물리적인 공격력은 지금의 제국에겐 무효합니다. 오직, 마법만이 이 왕국을 지킬수 있을 것입니다." 국왕과 태라트는 심각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슈렌은 다시 허리를 굽혀 둘에게 작별 인사를 했다. "그럼, 건강하십시오 두분 다…." 태르트는 슈렌에게 다가가 그의 어깨를 잡고 답례를 해 주었다. "…먼저 인사를 해야할건 우리 왕국인데, 자네가 먼저 인사를 하는군…. 정말 고맙 네 슈렌." 슈렌의 입가엔 거의 보이지 않을만큼 미소가 떠올랐다가 사라졌다. 그는 몸을 일으 키고 양손을 펼쳐 자신의 기염을 풀었다. 붉은색의 화염이 그의 몸을 휘감았고, 화염이 사라지자 그의 몸도 같이 사라져 갔다. 말스 국왕은 고개를 끄덕이며 입을 열었다. "굉장한 사나이군…리오란 사나이 이상가는…." "그렇습니다 아바마마…아, 궁중 마법사에게 파라그레이드를 버틀렌 족장님에게 넘겨주라고 명령했습니다." "음, 잘했구나. 근데, 그 소검으로 뭘 하겠다는 소린지 원…어쨌든 기다려 보면 알 겠지…." 어느 숲속. 일행이 노숙을 하고 있을무렵, 세레나는 옆에서 조용히 자고있는 크리스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아주 깨끗한 얼굴에, 약간 다듬어 지진 않았지만 아름다운 금발을 그 녀는 가지고 있었다. `그사람 주위엔 이런 미인밖에 없구나…. 하지만 난…." 세레나는 잠시 자신이 크리스에 비해 너무나 부족하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전에 리 오의 앞에서 말했던 자신의 결심도 점점 자신이 없어졌다. `포기하지 않는다고 했는데….' 세레나는 조용히 눈을 감았다. 오늘 저녁은 그리 잠이 잘 오지는 않을것만 같았다. 그녀가 잠든지 얼마 안되어서, 이번에는 크리스가 눈을 뜨고 세레나를 바라보았다. 보석과 같이 빛나는 그녀의 검은 머리와 청순함이 느껴지는 그녀의 얼굴은 자신과 는 너무도 다른 것이었다. `리오와 오랫동안 같이 있었던 여자 같은데….' 크리스는 팔베개를 하며 조용히 하늘을 바라 보았다. 오늘밤은 날이 맑아서 별을 모두 볼수가 있었다. 반짝이는 별들에게 맹세라도 하듯이, 그녀는 중얼거렸다. "…절대로 지지 않을거야." 크리스는 눈을 감고 잠을 청했다. 둘이 이러는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리오는 모닥 불 땔감을 어디선가 가져와서 약간 흐릿해진 모닥불에 하나씩 집어 넣기 시작했다. "…지지 않을거라니, 잠꼬대도 거칠군…후훗." 리오는 그순간 크리스의 얼굴이 발개진 것을 보지 못한채, 그대로 나무에 기대어 다시 무엇인가를 생각해 보기 시작했다. 세레나는 다시 눈을 반짝이며 일어서려다 가, 리오의 마음이 아직은 편치 않을거라는 생각이 문득 들어서 그냥 잠을 청하였 다. 수도로 가던중, 일행은 잠시 휴식을 취하게 되었다. 리오는 또다시 어디론가 사라 졌고, 리카는 클루토에게 이리저리 궁시렁 대며 지루함을 달래고 있었다. 그 장면 을 보고있던 히렌은 짓궂은 표정을 지으며 리카를 바라보았다. "어이, 땋은 머리! 잠깐 나좀 볼래?" 리카는 인상을 쓰며 히렌을 바라보았다. "뭐야 얼간이. 나에게 볼일이 있나보지?" 히렌은 리카에게서 의외의 반응이 나오자, 움찔하며 말투를 약간 부드럽게 고쳤다. "아, 아니. 심심하면 나하고 대련이나 해 보자구…." "대련이라…?" 리카는 팔짱을 끼고 가만히 생각해 보다가, 그것도 괜찮겠다는듯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진검으로 할래, 아니면 나뭇가지로 할래? 난 아무거나 괜찮아." 히렌은 곰곰히 생각해 보다가, 설마 하며 진검으로 하자고 했다. 리카는 자신의 검 을 뽑으며 히렌에게 오라는 신호를 보냈다. 히렌은 아무래도 불안했다. "좋아, 다쳐도 세레나 언니가 치료해 줄꺼니까 맘 놓고 싸우자구." 클루토는 그 둘을 말리려 했으나, 리카의 눈빛에 질려 그러할수가 없었다. 결국, 둘의 대련은 시작되었다. 히렌은 리오가 고쳐준 자세로 리카에게 차근차근히 공격을 가해갔다. 리카는 히렌 의 공격력이 생각보다 강하다는것을 느끼고, 그녀 역시 천천히 히렌의 움직임을 보 았다. 리오가 하던대로…. "어? 저 애들 뭐하는거니?" 일을 마친 리오가 클루토에게 다가와서 묻자, 클루토는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대답 했다. "대련이래요…근데, 이제보니 리카도 꽤 잘하는군요." 리오는 팔짱을 끼고서 둘의 움직임을 자세히 바라보았다. 히렌은 자신이 가르쳐준 기본을 바탕으로한 힘의 검술을 사용하고 있었고, 리카는 히렌보다 빠른 속도를 이 용한 탐색전 위주의 검술을 하고 있었다. "흐음…저 멍청한 녀석, 힘이 너무 들어가 있잖아. 저러다가 제풀에 지쳐 쓰러지고 만다구." 리오의 말 대로, 히렌은 몇번의 공격을 한것 뿐이지만 벌써 숨을 헐떡이고 있었다. 리카는 히렌의 동작이나 검술이 단순하다는것을 알아 차리고는 본격적으로 공격을 행하였다. 히렌은 리카의 공격이 갑자기 거세어 지자, 당황하며 방어 자세를 취하 였다. 결국, 힘이 떨어진 히렌은 리카의 공격을 몇번 받아보고는 검을 놓치고 말았 다. 손을 부여잡고 있는 히렌을 보고, 리카는 자신의 검을 다시 집어 넣었다. "자아, 대련 끝!" 히렌은 한숨을 쉬며 자신의 패배를 인정했다. 리오는 고개를 저으며 히렌에게 소리 쳤다. "이봐, 내가 가르쳐준 기술이 아무리 좋다고 해도, 너만의 개성이 없다면 그것은 필요없는 검술이야. 나하고 만나기 전에 네가 사용하던 검술을 사용해 봐. 자세나, 고칠만한 것에만 나에게 가르침 받은것을 적용해 보라구. 오늘은 여기까지 해라." 리오의 얘기가 끝나자, 리카는 무릎을 굽히고 앉아있는 히렌의 머리를 툭 치며 말 했다. "어머, 넌 꺽다리에게 가르침 받았었니? 그런데, 배운것 치곤 너무 못하더라. 호호 호홋…." 히렌은 치가 떨렸지만, 아무말도 할수가 없었다. 어쨌거나 자신은 패자였기 때문이 었다. 히렌은 자신의 검을 다시 잡으며 속으로 생각했다. `…쳇, 지지 않을거야. 더 연습해야지….' 리오는 일행을 부르며 다시 출발할 준비를 서둘렀다. "자아, 마지막 도시가 멀지 않았으니 서두르자구!" --------------------------계속--- [14624] 제목 : [조윤철]Gods Κnight(3부) 30. 올린이 : jack21 (이경영 ) 96/04/20 23:21 읽음 : 160 관련자료 없음 흐으음…부모님께서 결국 제가 소설을 쓰고(옮기고?) 있다는 것을 아시고 말았답니다. 흑흑흑…. 오늘이 마지막일지 저도 모르겠군요… 라고 말하면 섭하겠지요? 부모님께서 그러셨는데, 지금 쓰는것은 마무리 지 으라고 하시더군요. 남자는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하시면서요. 무엇인가 연재한다는 것은, 독자분에게 자신의 작품을 보여 드리겠다는 약속 과 같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래서 그런지…이런, 서론이 길었군요…. -------------------------------------------------------------------------- -- "그래…? 교황 녀석이 일을 끝냈다고?" 황제는 자신의 앞에서 보고를 올리고 있는 한 병사를 의자에 앉아 내려다 보며 다 시 확인하려는듯 말했다. 그 말을 들은 병사는 품에서 한장의 종이를 꺼내어 황제 에게 보였다. 황제는 종이에 쓰여진 글을 읽어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흐음…의외로 빨리 「아공간」이 열리겠군. 역시 운이 좋은 녀석이라니까…후훗." 황제는 자리에서 일어서며 병사에게 명령했다. "장관과 각 공중요새의 함장들에게 소집 명령을 내려라. 「사냥」이 시작되니까 말 이야…." 병사는 곧바로 허리를 굽힌후에 방을 빠져 나갔다. 황제는 조용히 알현실 천정에 그려져 있는 세계 지도를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네개로 이루어져 있는 이런 작은 세계따윈 하루면 정복할수 있지. 이런 조그마 한 세계엔 관심이 없다구. 후후후…한번 놀아나 봐라. 가즈 나이트 리오 스나이퍼 …내 손 안에서 말이야…!" 10장 [폭염장] 리오 일행은 어느덧, 제국의 수도가 멀리 보이는 마지막 외곽도시, 퍼렌드에 도착 할수 있었다. 리오는 숙소를 정한 후에도 이상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이리저리 돌아 다니기에 바빴다. 일행은 별일 아니겠지 하며 아무말도 안했지만, 리오에겐 큰 고 민거리였다. 그는 근처의 주점으로 향하며 계속해서 생각했다. "어떻게, 이곳까지 오면서 공중요새 라는것을 하나도 보지 못했을까…. 거기다가 여신교는…? 프시케인가 하는 아가씨가 실종된 뒤에 잠잠해 졌고 말이야…." 리오는 천천히 주점안에 들어서도 생각에 잠긴 상태였다. 그는 자리에 앉아 깍지낀 손으로 턱을 받치고 다시 생각하기 시작했다. `…다른 속셈이 있는것 같군. 예전에 그 공중요새 화력을 보아하니 이 세계를 집어 삼키는건 어린아이 사탕 빼았기에 비할수 있을텐데, 게다가 요새도 한두대가 아니 라고 크리스도 말했고….' "흐음…알수가 없군." 리오는 자신도 모르게 큰소리로 말하며 의자에 푸욱 눌러 앉았다. 다른 사람들의 시선이 잠시 리오에게 고정되었으나, 리오는 상관하지 않고 종업원에게 주문을 했 다. "우유 한잔, 차가운걸로." 숙소에서 조용히 여장을 풀고있던 세레나는, 바로 옆의 침대에서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크리스를 이상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뭘 보는거죠?" 크리스는 어깨를 으쓱이며 가볍게 웃어 보였다. "훗, 아무것도 아니에요. 당신같은 약골이 어떻게 리오씨와 「조금」 아는 사이가 되었는지 이해가 안가서 말이에요…신경쓰지 마세요." 「약골」이란 말을 들은 세레나의 속에선 무언가가 울컥 치밀어 올랐으나 그녀는 아무말도 하지 못했다. 자신이 크리스에 비해서 약골인것은 확실하기 때문이었다. 세레나는 겉으로 미소를 지어 보이며 크리스에게 말했다. "아, 그래요? 리오씨가 「보호본능」이 강하다는 것을 모르셨나 보군요. 정말 유감 이네요, 호홋." 반격을 당한 크리스 역시 겉으론 웃어 보였지만 속으론 땅을 치고싶은 심정이었다. 두 여성의 대결은 그곳에서 끝난것이 물론 아니었다. 무언가 빈틈이 보일때 마다 둘은 서로에게 공격과 반격을 가하였고, 그때마다 승패는 사이좋게 뒤바뀌었다. 물론, 리오는 둘이 그렇게 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있지는 못하였다. 리카와 메이린은 숙소에서 싸우고 있는 두 여성과는 달리 예전처럼 가깝게 지내왔 던 친구처럼 짝이 잘 맞고 있었다. 크리스와 세레나가 싸우고 있을 무렵에, 둘은 숙소를 빠져 나와 도시의 시장을 구경하는 중이었다. "리카, 여기좀 봐!" 메이린은 어느새 멀리 떨어진 리카를 불러 세우며 자신의 앞에서 재롱을 부리고 있 는 한 애완동물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리카 역시 털이 복슬복슬한 그 애완동물을 보고서 눈을 반짝였다. 15세의 소녀라면 누구나 그런 행동을 취해도 이상할것이 없는 작고 귀여운 동물이었다. "와아­! 귀여워라!!" 때마침, 근처를 지나가고 있던 리오는 두 아이들의 모습을 보고 잠시 깊은 생각에 잠기고 말았다. 과연…자신이 저 아이들을 데리고 제국의 수도로 갈수 있을것인지 에 대한 의문이 문득 떠올라서 였다. `내가 가지지 않은것을 가지고 있는 아이들인데…위험에 빠지지 말아라, 제발….' 리오 자신에게서 어느샌가 없어져 버린 「감정」이라는 것을 리카와 메이린은 가지 고 있었다. 그들 뿐만이 아닌 다른 사람들도 가지고 있는 그 「감정」이라는 것은 슬픔, 그리고 사랑이었다. `…없어졌다고 해서 아쉬울것은 없지. 있으면 더더욱 마음이 아플 뿐이니까.' 리오는 생각을 떨쳐 버리려는듯 머리를 몇번 좌우로 흔들고는 아이들에게 다가가서 그녀들의 어깨를 살짝 잡아주었다. "아, 꺽다리!" 리카는 활짝 미소를 띄우며 리오를 올려다 보았고, 메이린은 가볍게 웃으며 리오를 바라보았다. 리오 역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흐음…너희 둘만 나온거니?" "으응. 클루토와 히렌 녀석은 침대에 쓰러져서 자고있고, 두 언니들은 방에서 서로 에게 뭐라 말하면서 가만히 있더라고. 그래서 우리 둘만 나온거지." 리카의 말을 들은 리오는 머리를 긁적이며 쓸쓸한 미소를 지었다. 리오의 얼굴을 슬쩍 바라본 메이린은 흠칫 놀라며 입술을 잠시 떼었다가 다시 닫았다. 리오는 표 정을 풀고 아이들에게 물었다. "…너희들, 제국의 수도를 한번 볼래?" 리오는 동의한 둘을 데리고 그 도시에서 가장 높은 건물의 옥상으로 향했다. 출입 금지라고 써져 있었으나 그들에겐 별 의미없는 것이었다. 옥상에 올라선 세사람의 눈에 들어온것은, 노을을 뒤로하고 하늘을 찌를듯이 솟아있는 거대한 건물들이 모 여있는 도시, 바로 제국의 수도였다. 관광차 이곳에 놀러온 사람들에겐 그 거대한 광경이란 굉장한 볼거리에 불과했으나, 다른 이유로 찾아온 셋에겐 볼거리 이상의 존재였다. 리오는 찰랑거리는 자신의 앞머리를 손으로 내리 누르며 두 아이들에게 다시 물었다. "무엇이 느껴지니, 얘들아." 메이린은 무언가에 질린듯한 표정을 하고 천천히 대답을 했다. 목소리 역시 떨리고 있었다. "이상해요, 다른 제국의 대 도시도 그랬지만 수도는 더더욱…무언가에 압박당하고 있는듯한 분위기에요. 그리고 저 높은 건물들…마치 신에게 도전이라도 하는듯한 느낌이에요. 역시 제국의 수도는 다른것 같아요." 리오는 리카를 바라보며 같이 말해 보라는 눈빛을 전했다. "…리카는 어떻게 생각하니?" "나, 나도 그런것은 느꼈어. 굳이 덧붙이자면…사람이 살지 않는듯한 느낌이야." 리오는 고개를 끄덕였다. 바로 맞추었다는 표정이었다. "그래, 이곳에 사는 사람들도 그러더구나. 수도라는곳은 인간이 사는곳이 아니라고 말이야. 그 안에서 무슨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외부 사람들은 아무도 모르지. 그것 만으로도 공포가 아닐런지…." 리오는 말을 잠시 끊고 아이들의 눈을 지긋이 바라보았다. "내가 너희들에게 제국 수도의 모습을 보여준것은, 너희들이 과연 저 무시무시한 곳에 갈 자신이 있냐고 묻기 위해서였어. 너희들의 대답 여하에 따라…여기에 남아 있을수도 있고, 날 따라갈수도 있단다. 대답은 천천히 해도 괜찮으니까, 염려말고 …." 리오의 질문을 다 들은 리카는 활짝 웃으며 리오의 굵은 팔뚝을 자신의 가는 팔로 감싸 안았다. "당연히, 「자신이 있습니다」아니야? 헤헷…다른 사람이라면 모를까, 리오가 같이 가 주는데 무슨 걱정이야?" 리카와 같이, 메이린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리오가, 육체만 강한 사람이었다면 전 따라가지 않을지도 몰라요. 하지만 리오와 여기까지 오면서 결코 힘만이 쎈 사람이 아니라는것을 느꼈어요. 분명히…리오 스 나이퍼란 사람은 육체적 강함을 뛰어넘는 정신을 가지고 있다고 전 확신해요. 그러 니, 당연히 따라가야죠?" 아이들의 혹실한 대답을 들은 리오는 씨익 웃으며 고개를 끄덕여 주었다. 자신을 이렇게까지 믿어주는 사람이 있는것을 안다는것, 그 사실은 누구에게나 큰 힘이 되 어준다. 그리고 그 「믿음」이 리오에게 있어서 가장 큰 힘이 된다. "좋아, 정말 고맙다…!" 가즈 나이트…. 공간을 넘나들며 주신의 명령을 받드는 전사들의 이름이다. 주신이 탄생시킨 가즈 나이트의 수는 모두 일곱명. 지, 수, 화, 풍, 광, 암(暗), 마지막으로 무(無)…. 빛과 어둠의 가즈 나이트는 훨씬 전에 있었고, 그 후에 다섯 은 거의 동시에 탄생하여 형제라고 불리운다. 빛과 암흑의 가즈 나이트에겐 「특권」이 부여되어 있다. 특권일까…? 아니, 「십자가」에 비유해도 될것이다. 누구도 특권에 의한 그 둘의 슬픔을 알아주지 않기 때문이다. 유속성의 가즈 나이트에겐 「증폭력」이 부여되어 있다. 자신의 힘을 수배로 증폭 시킬수 있는 강력한 능력이다. 수­생명의 근원이어서 치유 능력을 가지고 있다. 지­모든것을 받치고 있기 때문에 거대한 완력을 가지고 있다. 화­모든것을 태울수 있기 때문에 그에 상응되는 자제력을 가지고 있다. 풍­그에게 부여된것은 「자유 분방함」이다. 무속성의 가즈 나이트에겐 「심판」을 부술수 있는 차원이 다른 강력함이 부여되어 있다. 누구도 그와 그가 보호하는 이를 심판할수 없다. 심판자가 비록 신이라 할지 라도. 그러나 그가 옳기 때문에 심판을 부순다면 「처벌」이 따르지 않으나, 그렇 지 않다면 주신의 가차없는 처벌이 따르게 된다. 하지만 처벌을 받은적은 한번도 없다. 그리고 그정도의 힘을 방출한적도 물론 없다. 그런 연유로 주신 바로 아래의 두 신이 가장 미워하는 가즈 나이트이기도 하다. 유속성과 무속성, 그리고 빛의 가즈 나이트에겐 지켜야 하는 세가지 항목이 있다. 인(仁)­타인을 도와주어야 한다는 항목이다. 의(義)­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일을 거침없이 행하라는 항목이다. 신(信)­타인에 대한 믿음을 꼭 지키라는 항목이다. 언제건, 어디에서건. 그들은 자신이 옳다고 생각되는 일을 행하고 있다. 자신의 몸 을 아끼지 않으며, 그리고 자신의 능력을 믿으며. 그들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계속--- (…으하, 이런이런….) [14761] 제목 : [조윤철]Gods Κnight(3부) 31. 올린이 : jack21 (이경영 ) 96/04/23 20:54 읽음 : 94 관련자료 없음 저번편에 가즈 나이트에 대한 글을 써 놓았는데요…. 으음…얘기와 관련된 글이 아니라 약간 그렇군용. 반성을…. 어쨌든, 시험을 보고있는 윤철이었습니당. -------------------------------------------------------------------------- -- "크으으윽…! 괴롭다!!!" 병사들에 둘러싸인 한 사나이가 길 모퉁이에서 자신의 갑옷을 쥐어 뜯으며 괴로움 에 몸부림치기 시작했다. 병사들은 갑자기 저렇게 되어버린 자신의 상관을 걱정스 런 눈초리로 바라보며 이리저리 한마디씩 주고 받았다. "어떻게, 카디스님이 저렇게 되셨지? 오마장군이라 불리실 정도로 강한 분이셨는데 …단 이틀만에 말이야." 병사들의 예기를 들었는지, 그 사나이­카디스는 다시 몸을 단정히 하고 천천히 일 어섰다. 그러나 얼굴은 창백하기 그지 없었으며, 식은땀마저 줄줄 흘리는 상태였다 . 보다못한 한 병사가 그의 앞에 서서 경례를 붙이며 말했다. "카디스 장군님! 오늘은 쉬시는게 좋을것 같습니다, 제발 수도로 귀환하시는게…." 카디스는 단정히 쓸어넘긴 자신의 머리를 매만지며 고개를 저었다. 약간이지만 미 소도 흐르고 있었다. "…아니다. 잠시 발작이 일어난것 뿐이야. 어서 그 「일급 지명 수배자」를 찾아야 한다. 「사냥」도 얼마 남지 않았으니 말이야." 카디스는 병사를 슬쩍 돌아서 다시 앞으로 나아갔다. 병사들은 그의 뒷모습을 바라 보며 안타까운 표정을 지었다. "쳇…! 어째서지? 「폭염장」이라 불리시며 병사들의 존경을 받으시던 저분이…! 하찮은 수배자를 찾고 다니시는냔 말이야!" "그건 아닌것 같던데? 그 수배자라는 녀석 말이야, 메탈자켓 수 부대를 박살내며 수도 근처까지 뚫고 왔다고 하더군. 그정도로 강한 녀석이라 카디스님이 직접 나 서신게 아닐까…?" 병사들의 얘기를 뒤로 하고서, 카디스는 수배자를 찾기 위해 눈을 이리저리 굴렸다 . 그는 이마의 땀을 손으로 닦아 내었다. 약간 추운 제국의 날씨에도 불구하고 그 는 땀을 흘리고 있었다. 분명 그의 신체에 이상이 있다는 얘기였다. "찾아내고 말테다…붉은 머리!" 약간 큰 소리로 중얼거린 카디스는 멀리 보이는 제빰 수도 전경을 한번 바라본후 계속해서 길을 걸어 나갔다. 리오는 숙소의 방 안에 들어선후 잠시간 말을 하지 못하였다. 문을 열자마자 느껴 진 팽팽한 긴장감에 의해서였다. 그가 들어온것도 모른채, 두 미녀는 서로를 계속 노려보고 있었다. 리오는 뒤에 서있는 리카와 메이린을 데리고 조용히 방을 빠져 나갔다. "별일 다있군. 세레나씨가 저렇게 사나운줄은 꿈에도 생각 못했어." 리오는 Н은 미소를 띄우며 히렌과 클루토가 잠들어 있는 방으로 들어갔고, 리카 와 메이린 역시 잠시 머뭇거리다가 리오를 따라 방으로 들어갔다. "이 녀석들은 잘도 자는군…." 양 침대에 어지러이 자고있는 두 소년을 보고 리오는 부러운듯 중얼거렸다. 뒤따라 들어온 두 소녀들은 인상을 찡그리며 그들을 바라보았다. "아니, 아직도 이꼴로 자고있네…!" 한시간이 지났을 무렵, 클루토는 귀에 들리는 말소리 때문에 머리를 흔들며 침대에 서 일어섰다. 이리저리 눌린 머리카락을 대충 쓰다듬으며 주변의 사람들을 확인한 클루토는 약간 인상을 찌푸린채 세면장으로 향했다. 히렌이 일어난것은 저녁식사 시간이 다 되어서 였다. 일어서서 멍하니 어딘가를 바 라보고 있는것이 그의 잠버릇중 하나였다. 그가 침대에서 내려올때, 누군가가 방문 을 두드리고 급히 안으로 들어왔다. 약간 얼굴이 발개진 세레나였다. "아니, 저렇게 말이 안통하는 여자가 어디있어! 기가 막혀서…어머, 리오씨!?" 리오는 약간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그녀에게 손을 흔들어 보였다. 그가 있는줄도 모른채 들어와 소리를 친 세레나는 아무말도 못하고 가만히 서 있었다. "죄, 죄송해요 리오씨! 계신줄도 모르고…." 리오는 아무렇지도 않다는듯 어깨를 으쓱이며 아이들에게 말했다. "자아, 싸움이 끝난 모양이니 식사나 하러 가자." 세레나는 방에서 나가는 리오와 아이들의 뒷모습을 멍하니 보고만 있었다. 그녀는 알수없는 한숨을 깊게 내 쉬며 방에서 나섰다. 방 앞에서 크리스와 다시 만난 그녀 는 짧은 말로 자신의 기분을 밝혔다. "흥!" 그들이 한참 식사를 하고 있을때, 여관 주인이 곤란한 표정으로 리오에게 다가와 귓속말로 잠깐 보자는 말을 했다. 리오는 설마 하면서 주인을 따라 식당을 나섰다. "저어, 손님…." 중년의 여관 주인은 여전히 말을 제대로 하지 않고 우물쭈물 했다. 리오는 어쩔수 없다는듯 인상을 찡그리며 자신의 청력을 확대했다. 열개가 넘는 기척이 여관을 슬 쩍 돌아 식당의 창문으로 향하고 있었다. 그는 씨익 웃으며 주인의 어깨를 툭툭 쳐 주었다. "신고를 하려면 식사 시간은 피해 주세요. 먹는데 건드리면 기분이 나빠지니까 말 이오." 주인은 리오가 의외로 쉽게 넘어가자 땀을 닦으며 고맙다는 인사를 하였다. 그러나 리오의 말은 끝난것이 아니었다. "아, 대신 여관이 부숴져도 배상은 안합니다." 말을 마친 리오는 급히 식당으로 향해 일행을 바라보았다. 리오는 수화로 크리스에 게 제국군이 창문 아래에 있다는 것을 전한후 슬쩍 벽쪽으로 다가갔다. 크리스는 숟가락을 내려 놓고 일행에게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코를 막고, 자세를 낮춰." 그와 동시에, 식당의 창문을 뚫고 몇개의 화학탄이 식당 안으로 난입했다. 일행은 흠칫 놀라며 크리스의 말에 따라 코를 막고 자세를 낮춘채 그녀의 뒤를 따라 식당 밖으로 향했다. 자극성 연기가 가득찬 식당안에는 곧 방독면을 쓴 제국군 병사들이 깨어진 창문을 뚫고 우르르 쏟아져 들어왔고, 방독면에 장치된 적외선 렌즈를 통하 여 리오와 일행을 찾기 시작했다. 그러나 일행의 모습은 어디에도 찾아볼수 없었다 . 당황한 병사 하나가 소리쳤다. "아, 아니!? 없잖아!" "없긴 뭐가 없나." 자신의 뒤에서 들려온 음성에 병사는 혼비백산하며 뒤로 돌아섰다. 화학연기 안에 서 아무렇지도 않게 서있는 리오의 모습을 본 그는 더욱 더 놀랄수 밖에 없었다. "어이, 난 여기있다 제군들!" 리오는 자기 앞에 서있는 병사의 얼굴을 후려 치면서 식당안의 병사들에게 소리쳤 다. 다른 병사들 역시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였고 하나 둘씩 리오의 공격에 쓰러져 나갔다. 쓰러진 병사들의 방독면을 모조리 벗긴 리오는 빙긋 웃으며 식당 밖으로 나섰다. "한시간은 편안히 잘거같군. 냄새로 봐선 말이야." 방독면을 숙소 주인에게 선물로 안겨준 리오는 바깥으로 나섰다. 연기를 약간 들이 마신 클루토와 세레나가 호흡이 곤란한듯 계속 기침하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으음…콜록콜록! 어떻게 됐어요 리오?" "그녀석들에 대해선 한시간은 걱정 안해도 돼요. 아직도 불편한가요?" 세레나는 고개를 저으며 살짝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 모습을 본 크리스는 인상을 찡그리며 시선을 다른곳으로 돌렸다. 그때, 크리스의 눈은 경악으로 벌어졌고 리오 를 비롯한 일행 역시 그쪽에서 풍겨오는 살기에 의해 놀라지 않을수 없었다. "뭐, 뭐야 저건…?" 거대한 대검을 들고있는 한 사나이가 그들의 옆 방향에서 천천히 다가오고 있었다. 크리스는 분명히 그가 누군지 알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가 전혀 다른 사람처 럼 보이는 것이었다. "카디스 선배…!?" 리오는 심상치 않다는듯 디바이너를 꺼내들며 일행의 앞을 막아섰다. "크리스, 아는 사람이에요?" "아아…알고 있어요. 저와 같은 오마장군중에 한사람인 「카디스·메르파가트」에 요. 하지만, 이렇게 강한 살기는 뿜은적이 없었어요, 어떻게…?" 카디스는 리오가 검을 뽑아들고 자세를 취하자, 미친듯이 그에게 공격을 개시했다. 처음의 공격을 슬쩍 받으려 한 리오는 충격을 이기지 못하고 뒤로 쫘악 밀려 나가 고 말았다. "뭐, 뭐야 이 파워는!?" 그야말로 굉장한 공격력 이었다. 왠만한 거구의 공격을 받아도 뒤로 밀려난적이 없 던 리오가 이정도로 밀려 났다는것이 증명해 주는 사실이었다. 리오는 검을 고쳐 잡으며 몸의 기를 끌어 올리기 시작했다. 푸른색의 아지랑이가 서서히 그의 몸에서 뿜어져 나왔고, 근처의 잔돌들이 기의 압력에 밀려나기 시작했다. "자아, 오너라!!" "쿠오오오오오­!!!" 카디스와 리오의 검이 다시한번 충돌했고, 그 때문에 근처 민가와 상가의 유리창이 한꺼번에 깨어져 나갔다. 리오는 마치 바이론과 대결하는듯한 착각이 드는것 같았 다. 단련한 인간 이상의 스피드와 힘을 카디스란 사나이는 가지고 있었다. "으랴아앗­!" 파아앙!! 리오의 기가 실린 일격을 받은 카디스는 검과 함께 날아가 한 상가 건물의 셔터를 뚫고 안에 처박혔다. 그러나 그는 아무렇지도 않다는듯 상가에서 튀어나와 리오에 게 역습을 가하였다. "젠장! 그렇다면…!" 리오는 오른손에 들고있던 디바이너를 왼손에 고쳐 잡고 다시금 카디스를 공격하기 시작했다. 몇차례 공격이 오가던중, 카디스의 강한 공격을 받아낸 리오는 디바이너 로 카디스의 검을 봉쇄한후 기가 실린 오른손으로 그의 복부 급소를 강하게 밀어 쳤다. 보통의 사람이라면 최소한 내장 파열일 정도의 일격이었지만, 카디스는 입에 서 피를 약간 흘릴 뿐이었다. 리오는 도저히 믿을수가 없었다. "이, 이럴수가!" 리오는 디바이너를 다시 풀어내며 뒤로 물러섰다. 카디스의 눈에선 붉은색의 광채 가 떠오르기 시작했다. ­인간의 눈이 아니다. 리오는 어쩔수 없다는듯, 온몸의 기를 지금보다 두배 이상 끌어 올리기 시작했다. 푸른색의 기가 폭발하듯 그의 몸에서 방출되었고, 리오의 눈 역시 푸른색으로 빛을 뿜어 내었다. "박살을 내주마­앗!!" 디바이너 역시 검기를 뿜어내며 카디스의 몸을 노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카디스 는 게의치 않고 리오에게 맞섰다. "흐아아앗­!!!" 리오의 기합성과 함께 거대한 검광 두개가 카디스의 앞에서 춤을 추었고, 카디스의 검과 함께 그의 양팔도 공중에 솟구쳐 산산조각이 나고 말았다. 공격을 마친 리오 는 다시 일행의 앞으로 물러서서 가만히 서있는 카디스를 노려보았다. "괴, 굉장해…! 정말 멋있어!!" 리오의 검술을 몇번 보았던 히렌이었지만, 오늘 만큼은 더욱 값진 광경을 본듯이 기뻐했고, 메이린과 세레나는 약간 비위가 상하는 광경이어서 눈을 가렸고, 크리스 와 리카, 클루토는 긴장된 표정으로 카디스를 보았다. "카디스 선배가 저렇게 강했었나…? 아냐, 이럴리가 없어!" 그녀의 앞에 서있는 리오는 자세를 고정시킨채 입을 열었다. "…저건 완전한 인간이 아니에요 크리스. 전엔 인간이었는지 모르겠지만 말이에요. 자, 잘 봐요. 저녀석의 정체를…!!" 리오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카디스의 팔이 잘려진 부위에선 수십개의 전선과 기 계 골격들이 튀어 나오며 새로운 팔을 형성했다. 카디스는 그러한 자신의 몸이 저 주 스러운듯, 계속해서 울부짖고 있었다. "크아아아아아아앗­!!" ---------------------------계속--- [14790] 제목 : [이경영]Gods Κnight(3부) 32. 올린이 : jack21 (이경영 ) 96/04/24 20:35 읽음 : 217 관련자료 없음 통신상의 예절…뭐 이곳에서 제가 써 보았자 별로 도움이 안될것 같습니다만, 손은 움직였으니 쓰고 봐야지요. 얼굴이 안보이는 세계라고 해도 틀린말은 아닐겁니다. 안보이는 이상, 손이나 발 이 닿지 않는 이상 폭력이 난무할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지요. 그러나 이곳이 만 약 만인들이 사용하는 광장이었다면, 의자가 마련된 게시판 이었다면 정말 웃지 않을수 없을것입니다. 말보다 주먹이 먼저 나갈게 뻔할것 같군요…. 보이지 않더라도 자제하는 마음을 가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비릿내 나는 고등어 주제에 너무 떠벌렸군요. 그럼 이만…. (요전의 사태를 보고서 썼습니다.) ---원작가 올림. -------------------------------------------------------------------------- -- "어, 어떻게 저럴수가…!?" 크리스를 비롯한 모든 일행은 놀라지 않을수 없었다. 리오 역시 자못 진지한 표정 으로 자세를 취한채 카디스를 보려보았다. "반은 인간이 아닌것 같군…." 리오의 말 대로, 카디스의 기계팔은 도저히 사람의 것이라고는 할수가 없을 정도였 다. 어느정도의 힘을 가졌을지도 의문이었다. 카디스는 자신의 허리에 장비되어 있 는 예비용 검을 뽑아들고 리오를 노려보았다. 그의 눈이 다시한번 붉게 빛을 뿜어 내었다. "크아아아앗­!!" 기합성과 함께 달려드는 카디스를 향해 리오도 달려들기 시작했다. 둘은 다시한번 충돌하였고 푸른색과 붉은색의 검광이 도시의 밤거리를 화려하게 장식하였다. 엄 청난 빠르기로 둘의 공격과 방어가 이루어 졌기 때문에 일행은 숨을 죽이고 지켜보 는수 외엔 방법이 없었다. "타앗­!" 카디스의 검을 강하게 밀어낸 리오는 카디스의 얼굴을 발차기로 강하게 후려쳤다. 기가 실린 차기여서 카디스의 목은 우두둑 소리와 함께 이상한 각도로 꺾어졌고, 그 틈을 노린 리오의 수차례에 걸친 공격이 카디스의 몸을 네조각으로 나뉘었다. 힘없이 떨어진 카디스의 몸들을 내려다본 리오는 그리 탐탁치 않은 표정을 지으며 뒤로 물러섰다. "쳇, 입맛만 떨어졌군." 뒤로 돌아서서 슬쩍 일행을 돌아본 그는 씨익 미소를 지으며 싸움이 끝났다는 표시 를 했다. 그러나, 일행의 표정은 더욱 더 하얗게 질려가고 있었다. "어? 왜 그러는거야…?" 말을 마치기가 무섭게 리오는 자신의 몸을 이리저리 흔들며 카디스의 시체로 부터 멀리 떨어져 나갔다. 마치 칼과도 같은 기계 부속들이 리오의 몸을 갈라 놓으려고 춤을 추고 있었다. 리오가 멀리 떨어지자, 부속들은 다시한번 뭉치기 시작하며 카 디스의 시체, 아니 몸들을 다시 붙여 나갔다. 몸이 붙은 카디스는 꺾어진 자신의 목을 다시 원상태로 회복시키며 눈을 붉혔다. 리오는 아무렇지도 않다는 표정을 지 으며 다시한번 자세를 취했다. "반이 아니라 아예 인간이 아니군. 좋아…." 리오는 살며시 입술끝을 올리며 디바이너를 양손에 거머 쥐었다. 자세를 바꾸어 검 을 잡은 리오의 두 눈에선 청색의 빛이 뿜어지기 시작했다. "인간이 아닌 이상 장난칠 필요는 없겠지. 성불은 잘 해주마." 순간적으로 살기를 뿜어낸 리오는 여태까지완 비교가 되지 않을정도의 스피드로 카 디스에게 달려들었다. 카디스 역시 인간 이상의 반사 능력을 발휘하며 방어 자세를 취했으나 이번의 공격을 받아낼수는 없었다. 그의 검을 박살내며 카디스의 몸을 공 쳐내듯 공중으로 쳐낸 리오는 다시한번 그를 향해 뛰어오르며 수직으로 강하게 내 리쳐 지면에 그를 박아 넣었다. 폭음과 함께 지면에 박혀버린 카디스의 몸은 이리 저리 찌그러진 상태로 꿈틀거렸고, 다시는 회복이 불가능 할것처럼 보였지만 놀랍 게도 원상태로 회복되며 일어서는 것이었다. 그러나, 일어선 보람도 없이 푸른색의 날카로운 검광이 다시한번 그를 산산조각 내어 버리고 말았다. 재생이 되지 않을때 까지 리오는 공격을 감행할 생각인듯 했다. "세상에 무한한건 없어! 아무리 네가 재생능력이 좋아도 한계가 있을거다!! 그때까 지 손가락 하나라도 놓치지 않을것이다!!!" 리오의 외침을 얼핏 들은 히렌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아니, 저번에 보니까 마법도 사용할줄 알던데 왜 힘들게 검으로 승부를 내려는거 지? 이해가 안가네…." "저것이 리오·스나이퍼란 꺽다리의 전투 방식이기 때문이야 멍청아." 팔짱을 낀채 싸움을 지켜보고 있던 리카의 말이었다. 히렌은 리카의 말투가 그리 마음에 들지는 않았지만 그녀가 한 말은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 지는 것이었다. `자신만의…전투방식…?' 히렌은 그 말을 되뇌어 보며 다시한번 리오가 싸우는 모습을 바라보았다. 다른때 보다 빠른탓에 보기는 쉽지 않았지만 분명 그가 어렸을때 부터 꿈에 그려오던 이 상형의 검술이었다. 그는 자신의 허리에 매여있는 검의 자루를 잡고 힘을 넣어 보 았다. 검술가로서의 피가 끓어 오른다는 증거였다. 카디스의 몸이 파손과 회복을 반복한지 수십차례, 결국 동력을 다 소모한 카디스의 기계몸은 천천히 허물어져 갔다. 기계 골격들이 떨어져 나가고, 몸의 곳곳이 스파 크를 일으키며 터져 나가기 시작했다. "크윽…!" 카디스는 결국 균형을 잃고 무돕을 꿇었고, 리오는 그의 신체를 보고나서 디바이 를 거두었다. 그것은 전투의 끝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날, 아니 기계몸을 이겼는가…?" 카디스의 차가운 입술이 꿈틀거렸다. 자신의 의식으로 돌아온 모양이었다. 리오는 고개를 끄덕인후 뒤에 서있던 크리스에게 오라는 손짓을 하였다. 크리스는 애써 표 정을 굳히며 카디스에게 다가왔다. 카디스는 크리스의 굳은 표정을 보고서 빙긋 웃 으며 그녀를 반겨 주었다. "오오…크리나·바리하이크! 내가 아끼는 후배여 살아 있었구나…!!" "…선배, 어떻게 이렇게 되셨나요?" 카디스는 힘이 겨운듯 눈을 감고서 대답했다. "아아…타르자, 그 마녀가 날 이렇게 만들어 버렸다. 다른 오마장군들도 나 이상의 모습으로 변해 있을거야. 황제 폐하께서 너만은 살려 두시려고 한것 같구나. 그분 도 아시고는 계셨을거야." 크리스는 도저히 못참겠다는듯 손으로 얼굴을 가린채 골목으로 뛰어 들어갔다. 리 오는 조용히 그녀가 뛰어간 방향을 바라보았다. 그녀의 심정을 그런대로 알수는 있 을것 같았다. "…크리나에게 눈물이라는게 생겼군…잘 되었어, 그래야 여자답지…. 후우우…리오 스나이퍼…라고 했던가. 잠시 가까이 와 주겠소…?" 리오는 Н은 웃음을 띄우고 그에게 다가갔다. 카디스는 다시 눈을뜨고 리오의 얼 을 바라보았다. "후웃…역시 강한 남자였소 당신은. 마지막으로 부탁이 있는데 들어 주겠소?" 리오는 고개를 끄덕였다. 카디스는 다시 눈을 감고서 마지막으로 말했다. "빠른 시일내로 이곳에 나머지 오마장군 셋이 올것이오. 그들을 제발 죽여주시오… 나처럼 인간의 의식이 그들에겐 존재하지 않으니까 말이오. 그들이 황제 폐하께 해 를 입히지는 말아야 할텐데…그분과 처음부터 싸우려고 들지 말아주오. 그분의 예 기도 들어주구려…그리고 크리나를…멋진 남자에게 시집 보내어 주시오…." 리오는 다 떨어져 가는 그의 손을 잡아주며 빙긋 미소를 지었다. 카디스 역시 잘 보이진 않았지만 미소를 지으며 산산히 부숴져 갔다. 오마장군의 한명이 사라져 가 는 순간이었다. "…어려운 부탁인데…마지막은." 리오는 한숨을 내쉬며 몸을 일으켰다. 클루토와 리카가 빠르게 그의 옆으로 다가왔 다. "리오, 이제 어떻게 할거에요?" "…기다린다." 클루토와 리카는 깜짝 놀랐다. 아까 까지만 해도 제국의 수도에 쳐들어 간다며 칼 을 갈던 리오가 이곳에 머무른다는 소리를 했으니 당연할 것이다. 그러나 리오의 표정은 진지했다. "어쩔수 없어. 약속이니까 말이야." 이 사나이가 약속에 대해선 철통 시상으로 지킨다는건 둘다 잘 알고있는 사실이었 다. 둘은 어쩔수 없다는듯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 "…아, 크리스는 너희들이 좀 위로해 주라. 난 가볼곳이 있어서 말이야." "예? 또 어딜 가려구요?" 리오는 불안한듯한 표정을 짓고있는 클루토의 코를 살짝 잡아당기며 짖궂은 표정으 로 말했다. "이녀석, 그럼 거리에서 노숙할거냐? 여관 알아본다고 두 아가씨에게 말해둬. 알았 지?" "예." 클루토는 코를 매만지며 다른곳으로 걸어가는 리오의 뒷모습을 조용히 바라보았다. `지치지도 않나…?' 11장 [부활] 병원은 여느때와 같이 한산했다. 몇일전에 대 전투가 병원의 앞에서 벌어지긴 했지 만 그것도 병원 근무자들의 기억에선 차츰 사라져 가고 있었다. 외곽에서 벌어졌던 전투에 의해 사망한 메탈자켓 조종사들의 장례도 끝난 상태여서 이젠 병원의 업무 도 정상으로 돌려져 있었다. "하아…뭐 재미있는일 없니?" 얼굴에 약간의 주근깨가 있는 간호원이 책상에 다리를 꼬아 올린채 옆에서 서류를 정리하고 있는 갈색 머리의 동료에게 따분한듯 물었다. 그러나, 그녀도 역시 재미 있는 `거리'는 없었다. "뭐야 샤오린, 너무 일만 하면은 몸에 않좋다구…조금 쉬는게 어때?" 이름표에 샤오린·메리베이크 란 이름이 적혀있는 그 간호원은 자신의 무테 안경을 벗으며 옆의 동료에게 빙긋 웃어 보였다. 약간 어른티가 나타나는 얼굴이었다. 그 러나 나이는 20세를 어제 갓 넘었을 뿐이었다. "알았어, 그런데 아직도 병사가 앞에서 지키고 있는 방은 뭐야? 시체실인데…." 주근깨의 간호원은 손으로 이마를 감싸며 고개를 흔들었다. "이런이런…넌 구제 불능이구나." 밤이 되어서, 7일동안 간호원들이 가장 공포에 질려하는 시간이 다가왔다. 바로 시 체의 부패 상태를 점검하는 것이었다. 한 시체가 부패하면 다른 시체도 바로바로 부패해 버리기 때문에 7일에 한번은 꼭 점검을 해야 했다. 그러나 문제는 그것을 자원하는 간호원이 한명도 없다는 것이었다. 결국 남은 방법은 `제비뽑기' 뿐이어 서 한명은 희생을 당해야만 했다. 긴장감속에 전 간호원들이 제비를 골랐고, 결국 운명의 제비를 고른것은 샤오린·메리베이크 였다. 언제나 말이 없고 조용한 성격 인 샤오린도 제비를 뽑고는 눈물을 글썽였다. 다른 간호원들이 그랬던것 처럼…. 밤 10시가 되어서, 샤오린은 간호원들의 위로를 받으며 서류를 들고 시체실로 향하 였다. 시체실 앞에서 꾸벅꾸벅 졸고있던 군인 두명이 샤오린이 다가오자 경계를 하 며 그녀의 신분을 확인하였다. 착한(?) 군인들 이어서 `신체검사'같은 짖궂은 행위 는 하지 않았다. 병사들의 경례를 받으며 시체실 안으로 들어선 샤오린은 천천히 시체를 덮고있는 시트를 들추며 서류에 표시를 하였다. "으음…별것 아니네." 30여개에 달하는 시체를 확인한 샤오린은 한숨을 쉬며 마지막 시체에 눈길을 돌렸 다. 시체들의 옆엔 그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 멋진 이름도 있었고, 우스운 이름도 있었지만 마지막 시체의 이름은 많이 들어보던 이름이었다. "어…? 몇일전에 왔던 손님이잖아? [지크·스나이퍼]였네 이름이…." 그녀는 아까운 남자가 죽었다고 생각하며 시트를 들추었다. 놀랍게도 옷을 입고있 는 상태였다. 겉도 멀쩡해서 마치 살아있는 사람 같았다. 하지만 시체실에 들어온 이상 시체는 시체였다. "이사람도 문제 없고. 좋아, 나가볼까?" 시체실 문에 손을 가져간 그녀는 무테 안경을 한번 매만진후 손목 시계를 바라보 았다. 걸린 시간은 10분가량 되었다. 한숨을 쉬며 나가려는 그녀는 갑자기 섬쓺하 는 느낌을 받았다. 어딘가에서 바람 빠지는 소리가 들려왔기 때문이었다. 후우­. "차, 창문이 열렸나…!?" 그러나 창문이 있을리는 없었다. 그녀는 겁에 질린 표정으로 발걸음을 빨리 하여 시체실을 나가려고 했다. 그때, 그녀를 경악의 구렁텅이로 빠뜨리는 소리가 들려 왔다. "…프, 프시케…!" -------------------------계속--- 윤철군이 입원하는 바람에 제가 직접 썼습니다. 윤철군보다 못썼어도 이해를 해 주시길…. [14845] 제목 : Gods Κnight(3부) 33. 올린이 : jack21 (이경영 ) 96/04/26 15:52 읽음 : 205 관련자료 없음 직접 쓰다보니 윤철인 참 대단한 녀석이었다고 다시한번 생각이 드는군요. 와아…힘들다. 하지만, 그만큼 재미 있기도 하군요, 글쓰는 것이라는건요. 도통 잘 들어오지 않던 SF란인데 이젠 자주 들려야 하겠군요. 윤철아, 빨리 낫거라…T_T --------경영 올림-------- -------------------------------------------------------------------------- - "하아아…!" 샤오린은 소리를 지를수도 없었다. 그정도로 놀란 그녀는 지크의 시체가 천천히 일 어서는 것을 보고서 결국엔 의식을 잃고 말았다. 몇분이 흘렀을까…. 샤오린은 누군가가 자신을 흔들어 대자 의식을 되찾고 눈을 떠 보았다. 마지막으로 표시한 시체인 지크가 자신이 눈을 뜨자 빙긋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는 것이었다. "꺄아­압!" 그녀가 소리를 치려고 하자 지크는 얼른 그녀의 입을 그의 손으로 막으며 조용히 하라는 신호를 보내었다. 샤오린은 지크의 손이 따뜻한 것으로 보아 시체가 아님을 알고 고개를 끄덕였다. 지크는 그녀의 입에서 손을 떼고서 몇가지를 물었다. "초면에 실례가 많은데요, 밖에 제국군 병사가 있나요?" "예에…두명이 있는데요." 지크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크윽…!" 도중에, 그가 복부를 움켜쥐며 비틀거리자 샤오린은 놀라며 그녀의 직업 의식을 발 휘하였다. "어머, 다치셨나요? 상처가 있다면 보여 주세요!" 지크는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자신의 면T를 가슴가지 올려 바이론에게 당했던 상처 를 보여주었다. 한뼘에 약간 못미치는 상처 자국이 근육으로 다져진 지크의 복부에 그려져 있었다. "상처가…약간 크군요." 샤오린은 얼굴을 붉히며 지크의 상처에 손을 가져가 보았다. 지크는 시선을 위로 고정한채 그녀의 손길을 의식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내상이 깊어요. 외상은 거의 치료가 된 상태이지만…어서 밖으로 나가서 치료를 받아 보시는게 좋을것 같아요." 샤오린이 문을 열려고 걸어가자 지크는 그녀를 제지 시키며 고개를 저었다. "왜 이러시죠? 상처가 심각하다 말이에요." 난 수배자니까요 라고 지크는 말할수가 없었다. 그때, 안에서 두런두런 거리는 소 리를 들은 제국군 병사들이 문을 열고서 들어오자, 지크는 어쩔수 없이 폭력을 행 사 하여야만 했다. 샤오린 외에 남자가 한명 더있자 병사들은 소총의 안전장치를 풀려고 하였으나 그 전에 지크의 주먹이 더 빨랐다. 면상에 한방씩 얻어 맞은 병사 들은 신음소리도 내지 못한채 쓰러져 갔고, 지크는 다시 밀려오는 복부의 고통에 몸을 움츠려야만 했다. 샤오린은 자신의 눈 앞에서 순식간에 일어난 그 상황에 당 황하는수 외에는 없었다. "크으윽…아무래도 안되겠군…! 절 좀 숨겨줄수 없나요? 이봐요…!" 지크가 치마 자락을 힘겹게 잡아 당기자 샤오린은 그제서야 정신을 차리고 자신의 앞에 누워있는 병사와 고통스런 표정을 짓고 있는 지크를 번갈아 가며 바라보았다. "…제발…!" 샤오린은 순간 고민에 빠졌다. 병사들을 순식간에 쓰러뜨린 사나이를 도와줄것이냐 , 아니면 경비실에 달려가 신고를 할것이냐 였다. 지크는 고통스런 표정을 지으며 자신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있었다. 그녀는 어쩔수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어요, 마침 퇴근 시간이니 절 따라 오세요." 지크는 힘겹게 웃으며 몸을 살며시 일으켰다. 면T 하나밖에 입고 있질 않아서 약간 추워 왔지만 때마침 자신의 붉은색 자켓이 벽에 걸려 있어서 그것을 정신없이 입었 다. "어라…?" 지크는 자신의 옷을 다시 벗고서 가만히 살펴 보았다. 옷의 한쪽이 조그맣게 튀어 나와 있는 것을 볼수가 있었다. 지크는 씨익 웃으며 그 부분을 손가락으로 강하게 눌렀다. 파지직 하는 소리가 나지막 하게 들려왔고 지크는 다시 옷을 입으며 샤오 린을 따라갔다. 탈의실 앞에서 멈춰선 샤오린은 지크에게 기다리라는 말을 남긴뒤에 제복을 갈아 입었다. 흰색에 품이 넓은 바지와 파란색의 웃옷을 입은 그녀는 지크를 데리고 병 원 밖으로 도망치듯 나섰다. "어디로 가는거죠?" "저희 집이에요. 약간의 의료 기구도 있으니까 걱정 말아요." 지크는 의외로 상황 판단이 빠른 여자라고 잠시 생각한뒤 그녀를 따라 계속 밤길을 걸었다. "크윽­!!" 도중에, 지크는 복부를 움켜쥐고 피를 토하고 말았다. 내장의 상처가 심하다는 증 거였다. 샤오린이 보다 못해서 그를 부축해 주려고 했으나 아직 그정도 까지 지크 의 육체는 무너지지 않았다. 20여분이 흘러서 샤오린의 집에 도착한 지크는 한숨을 내쉬며 주위를 둘러 보았다. 제국군이 있을리는 물론 없지만 그래도 확인해 보려는 심사였다. "뭐해요? 어서 들어 오세요." 그녀와 함께 집 안으로 들어선 지크는 긴장감이 풀린 탓인지 거실에 들어오자 마자 힘없이 주저 앉았다. 예전의 기 소모가 아직은 회복되지 않은듯 했다. `젠장…기전력을 끌어 올렸다간 영영 안녕이겠군….' "괜찮으세요? 제 어깨에 손을 올려 놓으세요, 부축해 드릴께요." "아, 아니에요 간호원 누나. 일어설수…." 그러나, 지크는 결국 거실 바닥에 완전히 쓰러지고 말았고, 샤오린은 바닥에 쓰러 진 거구를 어떻게 길지 걱정되었다. 분명 여자 혼자서 옮길 작은 남자는 아니 다. "아…아무래도 안되겠어. 언니! 루이크! 이리 와봐!!" 샤오린은 그녀의 가족과 같이 살고 있었다. 위로 한명에, 남동생이 또 한명 있었다 . 그녀의 부모는 세상을 떠난지 꽤나 오래 되어서 그녀와 그녀의 언니가 아래 동생 의 뒷바라지를 해야만 했다. 그녀의 언니는 몸이 너무나 약한 탓에 20대 중반임에 도 불구하고 결혼을 못하고 있었고 그녀의 남동생은 이제 상급 학교 졸업반 이었 다. "무슨 일이니 샤오린…콜록콜록…!" 기침과 함께 아래층에 내려온 샤오린의 언니 샤오민은 거실에 쓰러져 있는 지크를 보고 놀라지 않을수 없었다. 그리고 그녀의 동생 루이크 역시 놀라며 아래층으로 뛰어 내려왔다. "누나! 이사람은…!?" 샤오린은 손가락을 입에 가져가며 조용히 하라는 말을 했다. "나중에 얘기할께, 지금은 우선 이 남자를 빈 침대에 옮기도록 하자. 언니는 진찰 셋트를 좀 가져다 줘." 샤오민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다시 자신의 방으로 향하여 진찰 셋트를 찾기 시작했 다. 루이크와 샤오린은 힘겹게 지크를 빈 침대에 옮기기 시작했다. "누, 누나. 이사람 왜 이렇게 다리가 길어? 바닥에 막 끌리는데…." 간신히 지크를 침대에 눕힌 둘은 우선 지크의 상의를 벗겼다. 샤오린은 간호사 답 게 상의를 능숙히 벗겼고, 루이크는 지크의 다이나믹한 근육을 보고서 약간 기가 죽은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샤오린은 별로 신경쓰지 않는다는듯 그의 복부에 그려 진 상처 근처를 손가락으로 천천히 짚어 보았다. "으음…역시, 내장에 상처가 있어. 그리고 체력 역시 많이 떨어진것 같고…." 샤오린은 잠시후 샤오민이 들고온 진찰 셋트를 가지고 지크를 진찰해 나갔다. 그녀 의 예상대로 관통상에 의한 내장의 손상이 있었다. 게다가 상처를 입은 직후에 심 한 동작을 취한 탓인지 상처에 무리가 가 있었다. "후우…안정만 취하면 괜찮아 질것 같은데…." 샤오린은 안경을 벗으며 그녀의 언니에게 말했다. "언니, 이 남자가 여기 있다는거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아줘. 그리고 루이크도, 알 았지? 왜 그런지는 나중에 얘기해 줄테니까 말이야." 그녀의 가족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샤오린은 지크의 상의를 다시 입힌후에 이불을 덮어주고 방의 불을 껐다. 급박한 상처는 아니어서 하룻밤 정도는 문제가 없었다. "…잘자요 지크씨." 다음날, 지크는 흐릿한 아침 햇살을 받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는 복부를 매만 지며 자신이 누워있던 침대와 방 안을 둘러 보며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이런곳에 온 기억이 없는데…?" 지크는 침대에서 내려와 방문을 살며시 열어 보았다.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으음…누구 집인지는 몰라도 더이상 신세 질수는 없지." 자신의 자켓을 입고 거실을 조용히 빠져나온 그는 정문 앞까지 걸어가서 자신의 뒤 를 돌아다 보았다. "잘 있어요, 고마운 사람…." 그러나, 지크의 탈출은 문을 열자마자 무산되고 말았다. 마당에서 샤오민이 의자에 앉은채 빨래를 널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녀는 문이 열리는 소리를 듣고서 그쪽을 바라보았다. 어제 부상을 당해서 낑낑거리던 청년이 문 앞에 서서 씁쓸한 표정으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어머, 일어 나셨어요? 콜록…!" 그녀가 의자 팔걸이에 의지해서 겨우 일어나는 것을 본 지크는 애처롭다는 생각까 지 하며 그녀에게 다가왔다. "아, 그냥 계세요. 몸이 않좋으신것 같은데…." "아아…아니에요. 부상자는…그쪽 이시잖아요. 성함이 어떻게 되세요…?" 지크는 의자에 다시 앉으며 자신에게 이름을 물어본 청순 가련형의 여성을 조용히 바라보았다. 보기 힘든 은발에, 그야말로 건들면 쓰러질것 같은 몸을 가진 미인이 었다. "지크·스나이퍼 라고 합니다. 그냥 지크라고 부르셔도 괜찮아요. 제가 뭐 도와드 릴건 없나요?" 샤오민은 지크가 도와줄것을 찾자 그녀의 주변을 이리저리 둘러 보았다. 마침 널고 있던 빨래가 아직 남아 있었다. 그러나, 어제 보았던 지크의 상처 때문에 부탁은 할수가 없었다. "아, 괜찮아요. 할일도 그리 많지 않으니까요." 지크는 고개를 끄덕이며 마당의 잔디 위에 앉으며 그녀가 빨래를 너는 모습을 조용 히 지켜 보았다. 샤오민은 지크가 과연 부상자인지 믿을수가 없었다. "괜찮으세요? 샤오린이 당신을 데리고 왔을때는 의식을 잃을 정도였는데…." 가사 상태에서 깨어난지 얼마 안되어서 의식을 잃은 것이라고 말하기는 아무래도 곤란했다. `그 간호원 이름이 샤오린 이었구나….' 지크는 오른손 검지 손가락을 흔들며 괜찮다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어제는 그랬지만 오늘은 괜찮아요. 누워 있을수만은 없지요, 제 성격에도 안맞고 요. 으음…한가지 문제가 있다면…." 샤오민은 깜짝 놀라며 지크를 바라보았다. 지크는 빙긋 웃으며 자신의 배를 쓰다듬 어 보이고는 말했다. "배가 조금 고프네요. 헤헷…." 샤오민은 손으로 입을 가린채 살며시 웃어 보였다. 꽤나 활발한 남자라고 그녀는 느낄수 있었다. "후훗, 조금만 기다리세요. 일을 마친뒤에 식사를 드릴께요." "에, 감사합니다!" 지크는 활기있게 대답하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리고 자켓을 벗어 던지며 몸을 이 리저리 움직이기 시작했다. 몇일동안 움직이지 않았던 탓인지 마디마디가 뻐근 했 지만 극뢰를 사용한 탓에 바닥으로 떨어진 기를 보충하기 위해선 어쩔수가 없었다. -----------------------------------계속--- [14871] 제목 : Gods Κnight(3부) 34. 올린이 : jack21 (이경영 ) 96/04/28 05:02 읽음 : 166 관련자료 없음 지크가 너무 빨리 나온다는 얘기가 들려옵니다. 이런이런…. 빨리 끝내기 위해선 어쩔수 없었지요. 이해 해 주시길. (시험 포기했냐는 `썰'도 들려 옵니다. 흑흑….) -------------------------------------------------------------------------- - 샤오민은 몇개 안남은 빨래를 남겨 두고서 멍하니 지크가 무술을 전개하고 있는 장 면을 바라보았다. 바람을 가르는 지르기와 차기가 경쾌하게 끊어지며 그녀의 시야 를 가득 매웠고, 보고있는 샤오민의 마음속엔 이상한 느낌이 꿈틀 거렸다. 지크의 체조(?)는 얼마 안있어서 끝났고 그는 배가 고픈 표정을 지으며 샤오민을 바라보았 다. "어, 뭐하세요?" 지크가 바지 주머니에 손을 꼽고서 자신을 바라보자 샤오민은 아차 하며 서둘러 빨 래를 널기 시작했다. 하지만 너무 급하게 널려고 한 탓인지 그녀는 심한 기침을 하 면서 몸을 웅크렸다. 지크는 흠칫 놀라며 그녀에게 달려갔다. "젠장! 괜찮아요?" "저, 저는 괜찮…콜록콜록­!!" 입을 가린 그녀의 손에서 피가 배어 나오는것을 본 지크는 눈을 크게 뜨고 그녀의 손을 펴 보았다. 설마 했지만 심각한 폐병을 그녀는 앓고 있었다. 기침이 다시 잠 잠해 지자, 그녀는 자신의 손에 묻어있는 피를 닦아내며 다시 빨래를 손에 잡았다. "하아, 하아…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지크씨…. 어머, 식사를 드려야 하는데, 잠깐 만 기다려 주세요." 그러나, 지크는 인상을 찡그린채 그녀를 내려다 보고 있었다. 그는 주먹을 불끈 쥐 면서 고개를 돌렸다. "…알았어요. 기다릴께요…." 지크는, 자신의 눈앞에서 누군가가 죽어가는 장면을 볼수가 없었다. 사람을 죽이는 건 그에게 쉬운 일이었으나 살리는것은 할수가 없는 일이어서 였다. 그래서 샤오민 과 같이 지병이 있는 환자를 보면 안타까움에 분노를 터뜨리곤 한다. 샤오민은 아무말도 하지 않고서 약간 흐린 하늘을 올려다 보고있는 지크를 바라 보 았다. 뭔가…그야말로 바람과 같이 느껴지는 사나이라고 그녀는 생각했다. 마지막 빨래를 줄에 널어 놓고서 그녀는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섰다. "자아, 끝났어요 지크씨. 안에 먼저 들어가 계세…." 지크는 그녀가 의자에서 일어섬과 동시에 그녀를 양팔로 번쩍 안아 올렸다. 샤오민 은 깜짝 놀라며 지크의 얼굴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이렇게라도 해 드려야 맛있는 식사를 먹을것 같아서요, 헤헷…. 자아, 들어 가 자구요." 샤오민은 지금의 분위기가 약간은 이상하긴 했지만 나쁘지는 않다는듯 빙그래 웃으 며 고개를 끄덕였다. "아, 이왕이면 빨래 바구니도 같이 들어다 주실래요…?" 지크는 씁쓸히 웃으며 고개를 끄덕여 주었다. 하지만, 그에게 있어선 그녀가 아무 런 말도 하지 않는것 보다는 휠씬 나은 것이었다. 슈렌은 목에 두르고 있는 흰색의 머플러로 입 언저리를 가리며 터져나간 도시의 외 곽 성벽을 바라보고 중얼거렸다. "…중상은 입었겠군, 지크라면…." 그는 조용히 주위를 둘러 보았다. 검은색의 옷을 입고, 같은색의 큰 모자를 쓰고 있는 한 사나이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그 사나이 역시 슈렌을 본듯, 그에게 가 까이 다가오기 시작했다. 슈렌 역시 그에게 다가갔다. 곧, 둘은 등을 맞댄체 조용 히 입을 열었다. "…온것은 알고 있었지만, 만날줄은 몰랐다 바이론." "…오래간만이다 슈렌. 후후후…." 검은옷의 사나이­바이론은 언제나 처럼 차가운 웃음으로 말을 끝냈다. 슈렌은 눈 을 감은채 고개를 끄덕였다. "오래간만 이라는 소리는 틀리지 않다만…넌 왜 이런짓을 하는거지. 예전부터 너에 게 직접 묻고 싶었던 말이다." 그 질문을 들은 바이론의 입가에선 웃음이 사라졌다. "…나같은 녀석도 있어야 하지 않겠나…리오나 너희들이 정의를 행하는것 처럼 말 이야…." 그 대답을 들은 슈렌은 눈을 뜨고 바이론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바이론의 말은 끝난것이 아니었다. "빛이 있으면 그늘이 있게 마련이야…그 그늘의 역은 나 혼자면 충분 하겠지. 그리 기쁜 일은 아니거든…후훗, 쓸데없는 말을 지껄였군. 난 간다, 제국의 수도로 가니 지크와 리오를 데리고 오도록. 같이 오는게 신상에 좋을거다, 후후후후…." 슈렌은 자신에게서 천천히 멀어져 가는 바이론을 끝까지 바라보았다. 800년 가까이 …자신의 일을 가장 확실하게 해온 가즈 나이트중에 한명의 모습이라고 생각이 되 어서 였다. "…잘가라, 바이론…." 슈렌 역시 조용히 발걸음을 옮겼다. 어딘가에서 상처를 치료하고 있을 지크를 찾기 위해…. 오후가 되어서, 지크는 샤오민의 부탁으로 감자를 깎고 있었다. `칼'에 있어선 타 의 추종을 불허하는 지크였기에 감자 까기란 매우 쉬운 일이었다. 순식간에 감자를 깍아내고 있는 지크를 보고 샤오민은 신기함 반, 놀람 반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어머, 정말 빨리 깎으시네요? 그것도 알맞게…정말 대단하시네요." 지크는 다른 감자를 집으며 씨익 웃어 보였다. "헤헷, 하지만 샤오민씨 처럼 요리를 잘하지는 못해요." 샤오민은 지크의 칭찬을 듣자 얼굴을 약간 붉히며 고개를 숙였다. 동생을 제외하고 남자와 이렇게 오랬동안 같이 있어본적은 그리 많지가 않아서 그런것도 있었다. "아, 동생이 올때가 되었네요. 전 그애 간식을 준비할테니 지크씬 계속 수고좀 해 주세요." "O·K­알겠습니다!" 지크는 칼을 손에 든채로 샤오민에게 경례를 붙였다. 샤오민은 빙긋 웃으며 고개를 돌리고 재료를 다듬기 시작했다. 간식이 다 되었을때, 그녀의 동생 루이크가 약간 피곤한 표정으로 집안에 들어왔다. "누나, 다녀왔어. 어, 깨어나셨네…?" 루이크는 지크가 멀쩡히 앉아서 열심히 감자를 깎고있는 모습을 보고서 의혹의 눈 길을 지크에게 보내었다. 지크가 그리 마음에 들진 않는 모양이었다. "…누나에게 `이상한 행동'은 하지 않았겠죠?" 루이트의 당돌한 말을 들은 지크는 피식 웃으며 어깨를 으쓱였다. "풋­, `이상한 행동'이 어떻게 하는지 말해줄래? 그럼 너 없을때 해볼께." 한방 얻어맞은 루이크는 말없이 가방을 내려 놓으며 지크와 마주 앉았다. 공부에 만 열중해서 약간 허약한 편인 루이크와 지크의 어깨는 넓이부터 상당히 차이가 있 었다. "무슨 운동 한적이 있나요? 꽤나 건장하군요, 얼굴은 말랐는데…." "별로…공부를 안하니까 그런것 같아." 진지하지 못한 대답은 싫어하는 성격인 루이크는 지크의 대답을 듣고서 바로 고개 를 돌렸다. 침묵이 흐르는 가운데 샤오민이 동생을 위해 만든 간식을 들고 부엌에 서 나왔다. "자아, 식기전에 먹으렴 루이크." 그녀가 음식을 놓자마자 지크는 깎은 감자가 들어있는 바구니를 들고 일어서서 샤 오민에게 물었다. "감자 어디에 놓을까요?" "부엌 안에다가 놔 주세요. 수고 하셨어요 지크씨." 퇴근시간, 샤오린은 급히 옷을 갈아입고는 병원을 빠져 나갔다. 동료 간호원들이 애인이 생겼내 하며 놀려댔지만 그녀는 심각한 표정으로 길을 재촉했다. "하아…괜찮을까 그사람? 내상이 심하던데…." 그녀의 혼잣말을 들은 한 남자가 있었다. 그는 천천히 샤오린의 뒤를 밟기 시작했 다. 그런쪽에는 전혀 익숙하지 못한 샤오린이 그 사나이를 느꼈을리는 만무했다. "취미는 아니지만 어쩔수 없지…." 사나이­슈렌은 자신의 머플러를 다시 감으며 계속 걸어 나갔다. 푸른색의 장발이 밤 바람에 살짝 휘날렸다. 집 앞에 당도한 샤오린은 집 열쇠를 찾아가며 콧노래를 흥얼거렸다. 집 앞이니 어 느정도 안심이 되는 모양이었다. 그때, 그녀의 뒤에서 인기척이 들려왔다. 그녀는 흠칫 놀라며 뒤를 돌아다 보았다. 큰 키에, 머플러를 두르고 있는 한 남자가 자신 을 바라보고 있었다. "…실례합니다 아가씨. 몇가지 여쭈어 봐도 되겠습니까?" 밤이라 그의 얼굴이 잘 보이진 않았지만 의외로 정중한 말투였다. 그러나 집 안에 있을 지크의 상황을 보면 경계하지 않을수 없었다. "다가오시지 말고 거기에 계속 계세요, 그러면 대답해 드리겠어요." 슈렌은 꽤나 생각이 깊은 여자라 생각하며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요즘에 상처를 입은 한 남자를 보지 못했습니까? 붉은 외투에 푸른 색 바지를 입고 있습니다만…몸은 건장한 편이고 얼굴은 약간 마른 편이지요." 말 할것도 없이 지크였다. 샤오린은 호흡을 가다듬고 입을 열었다. "죄송합니다. 그런 사람은 본적이 없군요. 질문이 다 끝나셨다면 돌아가 주시겠습 니까?" 슈렌은 잠시간 그녀를 바라보다가 고개를 끄덕이고는 어디론가 사라졌다. 샤오린은 한숨을 내쉬며 몸을 웅크렸다. 이렇게 긴장한 적은 한번도 없는 그녀였다. "후우…어쩌지?" 상처는 치료한다고 했지만 계속해서 불안감 속에 살수는 없는것 이었다. 그녀는 한 숨을 쉬며 집 안으로 들어섰다. 집 문이 닫히자, 슈렌은 다시 모습을 나타내고 샤 오린의 집을 바라보았다. "좋아…이정도면 안심할수 있겠어. 몇일간 몸 보신이나 잘 해라 지크." 슈렌은 다시 돌아서서 밤속으로 사라져 갔다. 리오나 지크처럼 시끄럽지 않게, 그 들의 형제라고는 생각할수 없을 정도로 조용하게…. "아, 돌아 왔나요 간호원 누나?" 샤오린은 온도차 때문에 흐려진 자신의 무테 안경을 벗고서 자신을 맨 처음 맞아준 지크를 바라보았다. 24시간 전에 비실거리던 사람 같지가 않을 정도로 지크는 활기 에 차 있었다. "…오늘은 아프지 않나요?" "뭐, 별로…다 나은것 같아요." 샤오린은 그럴리가 없다는 표정으로 지크의 복부를 손바닥으로 강하게 눌러 보았 다. 1분여가 흐른뒤에 그녀는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지크를 쳐다보았다. "아니, 어떻게…!? 도대체 무슨 마법을 쓴거죠?" 지크는 피식 웃을 뿐이었다. 샤오린은 믿을수가 없었다. 어제 저녁까지만 해도 내 장의 상처가 만져질 정도였는데 지금은 말끔히 나아있는 것이었다. "특이 체질이라서 그래요, 헤헷…." 아무리 그래도 `의학'이라는 것을 배운 샤오린에겐 이해가 가지 않는 상황이었다. 단숨에 불가사의한 인간이 되어버린 지크는 휘파람을 불면서 어제 신세를 졌던 방 으로 다시 들어갔다. "내일 보자구요 간호원 누나. 그럼 전 먼저 잡니다." 샤오린은 정신이 혼미한듯 머리를 감싸고 윗층으로 올라갔다. 아무래도 좋은 꿈은 꾸기가 어려울것만 같았다. ---------------------------------계속--- [14959] 제목 : Gods Κnight(3부) 35. 올린이 : jack21 (이경영 ) 96/04/30 00:16 읽음 : 57 관련자료 없음 확실히 제가 윤철이를 따라갈수는 없을것 같네요. 아구 힘들어…. 으흑흑…. 그래도 보아 주시는 여러분께 감사 드리며…. 계속 쓰겠습니다. 아참, 어떤분 질문…「가즈 나이트 중에 여자는 있습니까?」 답변…「없슘니다.」 -------------------------------------------------------------------------- - 아침이 되어서, 지크는 조금후 돌아오겠다는 쪽지를 써 놓고 조용히 집을 나섰다. 어제처럼 샤오민이 빨래를 널고있질 않아 빠져 나가는데는 문제가 없었다. 물론 있 어도 문제가 없겠지만…. 루이크의 방에서 모자를 잠시 빌려(?)쓴채 거리를 활보하던 지크는 어느덧 바이론 과 싸웠던 도시 외곽에 당도했다. 그때는 정말 운이 좋다고 밖에는 할수가 없었다. 그렇게 대량의 기를 소모하고도 가사 상태 만으로 끝났으니 그렇게 말할수 있었다. `무명도는 어디에 두었었더라…?' 어딘가에 떨어 뜨렸다는것 외엔 기억이 나질 않았다. 하지만, 다행인것은 보통 사 람이 가져갔을 경우는 제외할수 있다는 점이었다. 왠만한 사람은 들지도 못할 무기 이기 때문이었다. "그러면 뭐해. 보이질 않는걸…." 이리저리 둘러보던 지크는 제국군들이 하나 둘씩 보이기 시작하자 천천히 인파 속 으로 사라졌다. 제국군 역시 그를 보지 못한것 같았다. "…어딘가엔 있겠지 뭐. 그건 그렇고, 이제 돌아가 볼까?" 지크는 하늘을 쳐다본 뒤에 다시 길을 걸었다. 어제와 같이 구름이 낀 날씨였다. 제국의 하늘이 언제나 그런것 처럼…. "이봐! 비켜라 비켜! 마차에 치이고 싶나!!" 시끄러운 소리와 함께 뒤에서 확성기 음이 들려왔다. 어느 부자가 마차를 타고 거 리를 통과하는 모양이었다. 지크도 역시 옆으로 슬쩍 길을 비켜 주었다. "…어라?" 지크는 방금 스쳐 지나간 마차의 뒤를 계속해서 바라보았다. 무언가 이상한 기분이 그의 머리속을 때리고 지나간듯 해서 였다. 마치 누군가가 있는것만 같았다. "이상한데…? 아직도 기가 부족한가?" 지크는 별것 아니라고 생각하며 다시 모자를 눌러 쓰고는 길을 재촉했다. "이상해요 커드…누군가가 지나간것만 같아요." 커드·버클레이란 이름의 귀공자와 함께 마차를 타고가던 20세 가량의 여자가 고개 를 갸웃거리며 자신의 옆에 앉아있던 커드에게 말했다. "그래요? 하긴, 프시케의 감각은 다른 사람보다 뛰어나니까요. 그럼 마차를 돌릴까 요?" 예전처럼 시장에서 산 중급의 옷을 입고있는 프시케가 아니었다. 커드와 마찬가지 로 화려한 드레스를 입고있는 그녀였다. 프시케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에요. 그냥 가요 커드." 둘을 실은 마차는 계속해서 달렸다. 그 목적지는 도시의 중앙에 위치한 대 성당이 었다. 지크가 집에 돌아온 시간은 정오 무렵이었다. 집 앞에 왔을때 그의 눈에 맨 처음 들어온것은 의자에 앉아 조용히 책을 읽고있는 샤오민의 모습이었다. `가엾은…젊은 나이임에 불구하고 그런 고약한 병에 걸리다니….' 지크는 안타까운 눈빛으로 샤오민을 바라보았다. 그러다가 머리를 한번 가로 저은 후에 집 마당에 들어섰다. "다녀 왔어요 샤오민씨." 샤오민은 지크의 목소리를 듣고 깜짝 놀라며 자리에서 일어서려 했다. "아, 일어서지 마세요. 가만히 앉아 계세요." 샤오민은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의자에 앉았고, 지크는 그녀에게 가까이 다가와 그 녀가 보고있던 책의 제목을 슬쩍 보며 말했다. "흐음…「영원의 사랑」이라…재미 있나요?" 샤오민은 쓸쓸히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예…아직 사랑이란걸 못해본 저에겐 재미가 있더군요." 지크는 속으로 아차 하며 그녀에게 내심 미안해 했다. 샤오민은 잠시 분위기가 가 라앉자 화재를 바꾸기로 한듯 지크가 쓰고있는 모자를 보았다. "어머? 그건 루이크의 모자…같은데요?" "아, 이거요? 헤헷, 사정이 있어서 잠깐 썼습니다. 그 애에겐 비밀이에요!" 샤오민은 빙긋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예, 하지만 아주 잘 어울리는데요? 키가 크셔서 그럴까요?" "흐음…주인것이 아니라서 그럴지도? 하하핫." 샤오민은 쿡쿡 거리며 웃다가 예전같지 않게 활짝 웃으며 즐거워 했다. 지크도 그 녀가 즐거워 하는 모습이 보기 좋은듯 했다. "호호호홋…하아­이렇게 웃어본것도 오래간만 이네요. 가슴속도 이상하게 편안하 고. 지크씨는 역시 이상한 사람 같아요." "네? 이상하다니요?" "뭐랄까…마치 바람같아요. 자유롭고, 활발하고, 남을 끌어들이는 이상한 힘이 있 는것만 같아요. 물론 좋은 뜻으로 말한거에요." 그녀의 말을 들은 지크는 그저 웃을 뿐이었다.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은 얘기이기 때문일까…. `…그래, 오늘 말고 내일 떠나자. 오늘까진 샤오민을 즐겁게 해주고 싶으니까….' 지크는 그녀가 앉아있는 의자 옆에 기대며 자신이 알고있던, 경험했던 재미있는 일 을 그녀에게 한가지씩 말해주기 시작했다. 지크가 진정으로 즐거울때는 자신이 한 행동일 말로서 다른 사람이 즐거워할때 였다. 그리고 그때가 지금이었다. 12장 [말살 작전] 리오는 카디스를 쓰러뜨린 뒤에 숙소의 침대 위에서 조용히 정좌를 한채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리카나 다른 일행이 말을 걸어도 그냥 침묵만을 지킬 뿐이었다. "도대체 무슨 약속을 했길래 침대에서 저러고 있는거지?" 말을 걸어도 리오가 대답을 안하자 약간 화가난 리카가 방문 앞에 서있던 클루토에 게 짜증을 내며 말하자, 클루토는 어깨만 으쓱일 뿐이었다. "저 꺽다리는 처음 만났을때 부터 속을 모르겠단 말이야. 능구렁이 같이…아얏!." 신나게 클루토 앞에서 리오 얘기를 하고있던 리카는 갑자기 열려지는 방문에 머리 를 부딪히고 말았다. 그녀는 인상을 가득 쓰고서 뒤를 돌아다 보았다. "누가 능구렁이야. 그건 그렇고, 난 뭐좀 먹으러 가니까 찾는 사람이 있으면 식당 으로 오라고 전해, 그럼 부탁한다." 간단히 말을 끝낸 리오는 천천히 식당 쪽으로 향했다. 리카와 클루토는 멍하니 리 오가 가는 모습을 바라볼 뿐이었다. "…진짜 속을 모르겠다구…저 괴물은." 마치 식료품 상점과 같이 장식된 식당 안에서 리오는 빵을 씹으며 카디스가 마지 막에 남긴 말을 되뇌어 보았다. "아직 세사람이나 남아 있다고? 젠장…." 사실, 카디스와의 전투는 여느때 보다 힘든 전투였다. 리오가 마법을 사용하지 않 고 검만을 사용하여 카디스와 싸운 이유는 영구적 일것만 같던 그 엄청난 재생 능 력에 도전해 보고 싶어서 였다. 그때의 상대는 한사람 이었으나 그런 재생 능력을 가진 적이 셋이라면 문제는 달라질수도 있는 것이었다. "나도 은퇴나 할까봐, 풋…." 씁쓸히 웃으며 빵봉지를 쓰레기통 안에 던져 넣은 리오는 자신의 앞에 세레나가 서 있는것을 보고 입 언저리를 털며 손을 흔들어 보였다. "아, 세레나도 베고픈가요?" 멋이 없는 말투였지만 한두번 듣는것도 아니어서 세레나는 그저 빙긋 웃을 뿐이었 다. 그녀는 리오의 옆에 앉으며 그를 바라보았다. "이곳에 계시다고 클루토가 전해주던데요? 그런데…." 세레나는 다음 말을 꺼내려다가 그만 입을 다물고 말았다. 리오는 그녀의 눈을 가 만히 바라보다가 웃으며 입을 열었다. "…말씀하세요." 약간 안심이 된듯한 표정을 지은 세레나는 한숨을 쉰 후 힘겹게 말을 꺼내었다. "저어…괜찮으시겠어요? 어제 전투를 보니 그리 쉽지 않은 상대들 같던데요…." 자신의 말을 듣고서 리오가 자존심이 상하지 않을까 해서 주저했지만 리오는 아무 렇지도 않다는 표정으로 어깨를 으쓱일 뿐이었다. "글쎄요…싸우는날 운이 좋으면 이기는거고 나쁘면…어떻게 되는거죠 뭐. 괜히 걱 정해 봤자 적들이 약해지는것도 아니고, 봐주는것도 아니니까 그냥 이렇게 생각하 는 편이 저에겐 편해요." 말을 들은 세레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리오는 씨익 웃어 보인후에 다시 빵을 하나 사면서 말했다. "그러니 그때까지 많이 먹어 둬야죠. 배가 고파서 빌빌대지는 말아야 하니까요." 세레나도 웃으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리고 리오의 옆으로 가까이 다가왔다. "…아마 가즈 나이트가 이곳에 있었어도 당신보다는 약했을거에요. 믿을께요, 리오 씨를요. 그럼 많이 드세요." 리오는 흠칫 놀라며 윗층으로 올라가는 세레나를 바라보다가 씁쓸히 웃어 넘기며 빵을 씹었다. "…에이, 설마…." 신계. 회색의 옷을 입고있는 한 노인­바로 주신이었다. 그의 할일이란 간단하기 그지 없 었다. 먹고, 마시고, 서류에 결재하고, 자고 등등…. 그러나 오늘 만큼은 침대에서 일어서서 한 젊은이의 이야기를 듣고 있었다. 그것도 아주 심각한 표정으로…. "흐음…그렇다면 이번에 리오가 맏고있는 사건이 「시간의 저편」으로 쫓겨난 고신 들과 연관되어 있다 이말인가?" 한 젊은이­어깨까지 기른 곱슬 머리에, 흰색의 제복과도 같은 옷을 입고있는 말끔 한 얼굴의 미남은 자세를 낮춘채 고개를 끄덕였다. "예, 소환계를 맏고 계시는 신께도 여쭈어 보니 그들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았다고 합니다. 그리고 저도 확실하다고 봅니다." 주신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약간 근심스러운 얼굴로 턱을 괸채 한숨을 쉬며 말했다. "슈렌과 그쪽 계통은 맏아본적이 없던 지크 까지도 지원으로 보냈는데…아무래도 안되겠군. 잘못하면 셋다 3개월간의 저승 여행을 할것같아. 저번에 보니까 지크의 생체 리듬이 거의 영까지 간적도 있더군, 몰론 바이론이 한 일이라서 뭐라고 할수 도 없지만 말이야. 그녀석도 다 생각이 있겠지…그럼 어쩔수 없네, 자네도 지원을 해 주게나." 젊은이는 자리에서 일어서며 주신에게 경례를 붙였다. 지원을 하겠다는 말과 같았 다. "알겠습니다. 아, 그리고 이번엔 「특권」이 배제되는 겁니까?" 주신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겠지 아무래도…「특권」발휘할 상대는 없으니까. 그럼 잘 다녀오게. 아참, 자네 리오 형제들과 만난적이 없지?" 젊은이는 씁쓸히 미소만을 지을 뿐이었다. "얼굴은 압니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그럼 다녀오겠습니다." 젊은이는 곧 환한 빛에 휩싸여 어디론가 사라져 갔다. 주신은 그래도 걱정이 된다 는 표정으로 그가 사라진 자리를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휀·라디언트」…부탁하네." ----------------------------계속--- 슈퍼 컴보이용 [마장기신] 3일만에 깨기란 쉬운일이 아니군요, 어쨌든 거기에 또다시 빠진 글쓴이 였습니다. [15016] 제목 : Gods Κnight(3부) 36. 올린이 : jack21 (이경영 ) 96/05/03 17:37 읽음 : 328 관련자료 없음 -------------------------------------------------------------------------- ---- 이번에 마지막으로 등장할 새 인물인 휀·라디언트. 역시 가즈 나이트지요. 강한 정도야 뭐 서로서로 비슷하니까 말은 필요 없고…. 설명 하자면 옛날 만화에 나오는 `그야말로' 정의의 사자 타입이라고나 할까요? 으음…성격 설정을 잘 못해서…. 보시면 아실겁니다. 그럼 재미있게 봐 주세요. 병원에서 윤철이가 전해달랍니다. “아이구 아파!” -------------------------------------------------------------------------- - 황제는 자신의 방에 따로 마련되어 있는 모니터 실에 술병과 잔을 손수 들고 들어 갔다. 모니터 실에 앉아 자신의 영토를 바라보는것이 그에겐 즐거움중에 하나였다. "아무일도 없군…그게 더 재미 없지만." 이곳저곳을 둘러보던 황제는 수도 근처의 대 도시 하르벤의 시장을 호출했다. 수도 다음으로 큰 도시였기 때문에 그 시의 시장 자리는 중책중에 하나였다. 잠시후에 백발을 한 하르벤 시의 시장이 모니터에 모습을 나타냈고 그는 황제에게 예의를 갖 추었다. "무슨 일이십니까 폐하." "그리 중요한 일은 아니야. 하르벤에 교황 녀석이 있다고 하던데, 찾아볼수 있겠나 ? 그녀석이 일이 어떻게 되어 가는지 보고를 안해서 말이야…." 황제는 잔에 붉은빛이 감도는 술을 따르며 말했다. 시장은 옆에 앉아있던 비서에게 이것저것을 묻고나서 허리를 굽히고 말했다. "예, 두시간 후에 보고 드리겠습니다. 기다려 주시길…." 술을 한모금 마신 황제는 고개를 끄덕이며 다른곳으로 모니터를 돌렸다. 타르자의 성이었다. 그러나 오늘은 기분 나쁘게 생긴 그녀의 하인만이 성을 지키고 있을 뿐 이었다. "아, 황제 폐하…!" "타르자는 어디에 있나. 말없이 자리를 비우는건 흔하지 않은 여잔데…." 두건으로 얼굴을 가리고 있는 그 하인은 허리를 굽힌채 그녀의 행방을 황제에게 보 고하기 시작했다. "예, 오늘이 절호의 기회라고 하시면서 요우시크님과 함께 오마장군 셋을 이끌고 수도 근처 바밀라 시로 가셨습니다." 황제는 의아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하인을 바라보았다. "바밀라? 그곳은 왜?" "리오 스나이퍼 혼자 그곳에 있다고 하시더군요." 황제는 빙긋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타르자의 성격으로 보아 직접 출동하는건 흔 한일이 아니기 때문이었다. "정말 절호의 기회일것 같군…후훗. 자네는 어디에 걸고 싶나…?" "예?" 황제는 술잔을 다 비우며 다시 하인에게 물었다. "리오 스나이퍼란 녀석에게 걸고싶나, 자네의 주인에게 걸고싶나?" 하인은 잠시간 말을 끊었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 상당히 대답하기 곤란한 질문임엔 틀림이 없었다. "저야…당연히 주인님께…." 다시 술잔을 채운 황제는 크게 웃으며 말했다. "하하하, 유감 스럽게도 난 리오 녀석에게 걸고싶네. 그녀석은 그럴만한 가치가 있 을 정도로 강한 녀석이니까…. 좋아, 그건 그렇고 바만다라는 어디에 있나." "바만다라님 역시 나가셨습니다. 교황님께 볼일이 있으시다면서…." 황제는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에게 연락이 왔었다는 말을 하라면서 모니터를 끈 황 제는 의자를 돌려 유리창 밖을 바라보았다. 회색빛의 구름이 음침히 움직이고 있었 다. "…싸우기엔 좋은 날씨군. 후후후…." 리오는 침대에 누워 천정만을 조용히 바라보고 있었다. 문틈으로 살짝 리오를 본 메이린은 걱정스런 표정으로 히렌에게 말했다. "도대체 무슨 일이지? 리오가 빵을 열개 이상이나 먹은적은 오늘이 처음인데…넌 짐작 가는거 없니?" 히렌은 어깨를 으쓱일 뿐이었다. "그동안 못먹은거 보충이라도 하려나 보지. 보통땐 나보다도 안먹잖아, 그리고 더 잘싸우긴 하지만…." "얘들아…." 둘은 리오가 갑자기 부시시한 얼굴로 문에서 나오자 흠칫 놀라며 뒤로 주춤거렸다. "무, 무슨 일이에요?" "으음…크리스좀 불러줄래? 잠깐 내방으로 오라고 말이야." 둘은 가만히 서서 리오를 바라보다가 히렌이 메이린의 옆구리를 쿡 찔러 그녀를 크 리스가 있는 방으로 보내었다. 리오는 다시 방 안으로 들어갔고 히렌은 이상하다는 표정만을 지을 뿐이었다. 얼마후 메이린과 크리스가 같이 왔고 크리스는 약간 의아 스럽다는 표정으로 방 안에 들어갔다. "절…부르셨어요?" 리오는 누운채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옆의 의자에 앉으라는 손짓을 하였다. "…?" 크리스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의자에 앉았고 리오는 천천히 말을 꺼내었다. "…오마장군 말인데요…구체적으로 누군지 설명해 줄수 있어요?" 오마장군이란 말을 들은 크리스의 얼굴엔 약간 그늘이 드리워 졌다. 하지만 그녀는 드러내지 않고 리오에게 말하기 시작했다. 리오는 조용히 눈을감고 들을 뿐이었다. "저와 카디스 선배를 제외한…세사람 다 검의 달인이에요. 곡도와, 대검과, 장검등 이죠. 하지만 그들 역시 카디스 선배와 같이 변했다면 중요하진 않을거에요." 말을 들은 리오는 잠시간 조용히 있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 "…좋아하는 남자 있어요?" "예!?" 크리스는 필요 이상으로 소리를 높이며 리오를 바라보았다. 그의 표정에선 장난기 등은 전혀 찾아 볼수가 없었다. 크리스는 고개를 약간 숙이며 힘겹게 대답했다. "…있어요." "누군데요?" 더더욱 곤란한 질문만을 골라서 한다고 그녀는 속으로 생각했다. 그 질문엔 답할수 없는듯 크리스는 침묵을 지켰다. "…궁금하잖아요." 크리스는 리오가 재촉하듯 말하자 어쩔수 없다는듯 눈을 꼭 감고 질문에 답하기 시 작했다. "멋진 남자에요. 키도 크고, 성격도 좋은것 같고…하지만 그의 속을 모르겠어요. 무엇을 생각하는지, 무엇 때문에 힘겹게 싸우는지. 그는 유감스럽게도 말을 하지 않아요. 하지만 확실한건 저 하나 때문에 싸우진 않는다는 거에요. 후훗…저 혼자 서 그를 좋아하는것 뿐이겠지요…." 그녀의 힘겨운 대답을 들은 리오는 살며시 눈을 뜨고 크리스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빙긋 웃으며 말했다. "열심히 노력하면 그도 크리스의 마음을 알아줄거에요. 그래야 저도 카디스와의 약 속을 편히 지키죠. 자아…그럼 전 나가 보겠습니다." 리오는 침대에서 몸을 일으키고 방문을 열었다. 크리스는 깜짝 놀라며 리오를 바라 보았다. "어, 어딜 가시려고…?" 그는 씨익 웃으며 크리스를 바라보았다. 전의가 담긴 웃음이었다. "저하고 놀아줄 손님들이 가까이 와 있으니까요." 크리스는 자리를 박차고 일어서며 소리쳤다. 「손님」들이 누군지 거의 짐작할수 있었다. "설마, 그들이 벌써!?" 리오가 말한 「손님」, 다섯명은 동쪽의 문을 통하여 리오와 일행들이 있는 도시 안으로 들어서고 있었다. 이상할 정도로 눈을 붉히고 있는 세 남자와 붉은 코트를 걸치고 있는 여자, 그리고 칠흑빛의 중 장갑으로 온몸을 감싸고 있는 사나이였다. 붉은 코트의 여자, 타르자는 돌아서서 세 남자에게 명령조로 말하였다. "명심해라, 리오 스나이퍼란 녀석은 정면 공격을 위주로 하는 녀석이니 셋이서 협 공을 하면 쉽게 이길수 있을것이다. 우리는 뒤에서 지켜 보다가 마무리를 지을테니 행동을 잘 하도록, 만일 카디스 녀석처럼 이상한 행동을 할때는 가차없이 죽여버리 겠다. 알겠나?" 오마장군 셋은 마치 타르자가 황제인듯 그녀에게 허리를 굽혀 인사한 후에 주위에 서 구경하는 사람들을 밀치며 어디론가 달려 나갔다. 요우시크는 타르자의 옆으로 다가가 그녀에게 넌지시 말하였다. "당신이 만든 저 장난감들이 과연 리오 녀석을 없앨수 있을까…? 흐흐…." 타르자는 언제나 처럼 냉혹한 미소를 지으며 요우시크를 바라보았다. 왠만한 악마 들 조차 피해갈수 밖에 없을 정도로 냉혹한 눈빛이었다. 그러나 요우시크는 그녀의 눈을 많이 보아와서 상관이 없는듯 했다. "모르지, 하지만 틈은 만들수 있을거야. 그 틈을 이용해 우리가 공격하면 되겠지. 그러나 수치를 비교해본 결과 저녀석들 셋이 잘만 해도 리오 녀석을 이길수 있어." 요우시크의 투구 사이로 보이는 뎃은 눈이 잠시 얇아지고 기분나쁜 웃음 소리가 들 려왔다. "하하하…그럼 기대해 보지. 우리도 가볼까…?" 요우시크와 타르자는 천천히 발걸음을 옮겼다. 이미 행인들은 자리를 피한 뒤였다. 그들이 스무 발자국쯤 걸어 갔을때, 폭음 소리와 함께 오마장군중 한명이 먼지를 일으키며 둘 쪽으로 날아왔다. 돌에 몇번 강하게 굴러 피부가 닳아 떨어진 그는 아 무렇지도 않다는듯 일어석서 다시 앞으로 뛰어 나갔다. 요우시크와 타르자는 무슨 일인지 알길이 없었으나 잠시후 그들의 눈앞에 나타난 사나이를 보고서 흠칫 놀랄 수 밖에 없었다. "하하! 너희들도 구경하러 왔나보지? 오래간만이군, 둘다!!" 셋 에게서 어느새 벗어난 리오가 타르자와 요우시크 앞에 서서 조롱하는듯 윙크를 보내었다. 곧 세명의 오마장군이 리오를 공격하기 시작했고 리오 역시 방어를 하며 본격적으로 전투를 개시했다. 수로선 뒤졌지만 상황은 그리 나쁜편도 아니었다. 리 오는 만면에 웃음을 머금고 즐거운듯한 표정으로 한사람 한사람에게 공격을 가하였 다. 타르자는 놀란 표정으로 믿을수 없다는듯 중얼거렸다. "뭐, 뭐야!? 100년전과 비교가 되질 않다니­!!" 검 놀림과 스피드, 그리고 파워에서 타르자가 알고있는 리오와 지금의 리오는 비 할수가 없었다. 타르자는 도저히 알수가 없었고 예전에 리오와 한번 싸워본적이 있 던 요우시크는 알고 있었다는듯 아무말도 하지 않고 팔짱만을 끼고 있었다. "100년동안 나 리오 스나이퍼가 뒹굴뒹굴 구르고만 있었는줄 알았나? 천만에 말씀, 그때보다 더욱 힘든일이 나에겐 많았었다!!" 순식간에 셋을 허공으로 날려버린 리오는 디바이너를 들고 둘에게 돌격해 들어갔다 . 약간 흥분한 상태인듯 했다. "타르자! 너만 여기서 처리하면 레나 공주는 정상으로 돌아오게 된다!! 다시는 살 아나지 못하게 완전히 없애주마!!!" "크읏!?" 파아앙­!!! 차가운 금속성과 함께 리오의 디바이너와 요우시크의 로제바인이 타르자의 앞에서 강하게 충돌하였고, 타르자는 자신의 목에 한치의 차이로 들이대여 있는 디바이너 를 보고서 침을 꿀꺽 삼켰다. "이, 이녀석…!!" 리오는 아쉽다는 표정으로 요우시크를 노려보았다. 요우시크는 투구로 표정을 가리 고 있어서 어떤 마음인지 알수가 없었지만 그도 역시 지금의 공격을 받아내어 타르 자의 생명을 연장 시킨건 기적이라 생각하고 있었다. "…저번보다 훨씬 강해졌군 리오 스나이퍼…무슨 재주를 쓴거냐…." 리오는 디바이너를 풀고 다시 자세를 취하며 말했다. "훗, 식사를 충분히 했거든." 타르자는 도저히 못참겠다는듯 양손에서 마력을 개방하며 검을 다시 잡고있는 세 오마장군에게 소리쳤다. "제어장치 개방! 무제한의 힘으로 저 빨간머리 녀석을 없애 버려랏­!!" --------------------------계속--- 늦어서 죄송…. [15040] 제목 : Gods Κnight(3부) 37. 올린이 : jack21 (이경영 ) 96/05/05 11:54 읽음 : 303 관련자료 없음 -------------------------------------------------------------------------- ---- 할말이…없네요. -------------------------------------------------------------------------- -- 타르자의 명령과 함께 세 오마장군의 피부는 터져 나갔고 그 안에 있던 기계 몸이 모습을 드러 내었다. 그 광경을 본 리오는 요우시크로 부터 떨어져서 셋의 움직임 을 바라보았다. "어, 이런…?" 오마장군 셋은 다시금 검을 휘두르며 리오에게 달려들기 시작했고 리오는 아까와는 달리 힘겨운 표정으로 그들의 검을 받기 시작했다. "으윽!? 이녀석들…!!" 움직임부터 완전히 달라진 그들이었다. 기계 치고는 너무나 탄력있는 운동성을 그 들은 과시하고 있었다. 리오가 쩔쩔매는 모습을 본 요우시크는 로제바인을 거두고 다시 전투를 지켜보기 시작했다. "과연…타르자의 장난감이 여기서 끝날리가 없겠지…." 리오의 망토가 조금씩 검에 의해서 찢어지기 시작했고 팔뚝에도 검이 스쳐서 피가 튀기 시작했다. 이대로는 힘들겠다 생각한 리오는 이를 악물고 정면의 기계 인간을 힘껏 후려쳤다. 기계 인간이 뒤로 밀려나고 돌파구가 생기자 리오는 힘껏 그곳으로 빠져 나갔다. "도망친다! 놓치지 말아라!!" 타르자는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기계 인간들에게 명령했고 그들은 빠르게 사라져 가는 리오의 뒤를 기 시작했다. 그들이 멀찌감치 사라진뒤에 그녀는 요우시크 를 바라보고 말했다. "이 도시의 문은 두군데, 두군데 모두 내가 막아놨으니 리오 녀석의 일행이나 찾아 봐. 그녀석들만 잡을수 있으면 리오 스나이퍼의 말살계획은 완벽하니까." "…알았다. 나중에 보자구…." 요우시크의 붉은 눈이 꿈틀거렸고 그는 아무말 없이 여관들이 있는 곳으로 사라져 갔다. 리오 일행의 모습은 이러저러 해서 익히 보아온 요우시크 였기에 찾는데에 어려움은 없을것이 분명했다. "늦지는 않은것 같군." 휀은 자신의 어깨까지 오는 머리카락을 뒤로 넘기며 도시의 문을 지키고 있는 거대 한 돌 고램 세마리를 바라보았다. 들어 가려는 사람도, 나가려는 사람도 모두 막고 있는 형편이어서 사람들이 고램의 앞뒤로 몰려서 서 있는 모습이 이 세계에 처음 온 휀이 가장 처음 본 장면이었다. "기계 문명이 발달했는데 마법도 같이 나오다니…꽤나 복잡한 세계군. 좋아, 전투 복으로 갈아입고…." 그는 천천히 들고있던 `짐'을 풀었다. 두꺼운 반팔 코트에 싸여있는 장검이었다. 흰색의 바탕에 붉은색의 줄이 멋진 대조를 이루고 있는 디자인의 코트를 옷 위에 걸친 휀은 자신의 검 「플랙시온」을 허리춤에 장비하고 문을 막고있는 고램 쪽으 로 천천히 걸어가기 시작했다. "모든 만물의 근원인 「빛」의 힘…그 무한의 힘을 지금부터 보여주마…!" 휀이 고램쪽으로 다가가는것을 본 사람들은 혼비백산 하며 그에게 소리치기 시작 했다. "이봐 젊은이, 그쪽으로 가면 위험해!! 벌써 몇사람이 깔려 죽었다고!!!" 그러나 휀은 그들을 보고 빙긋 웃을 뿐이었다. 사람들은 아까운 젊은이 하나가 미 쳐서 죽는구나 하고 생각하며 한숨을 길게 쉬었지만 그것은 곳 경악에 가까운 신음 소리로 바뀌어 졌다. 요우시크는 그 도시의 여관을 하나씩 돌아다니며 리오 일행의 소재를 물어 나갔다. 주인들은 그의 덩치와 붉은 눈을 보고서 솔직 담백하게 대답했으며 결국에 남은건 한군데 뿐이었다. "후후후…저곳 뿐이군. 다 없애 버리고 한명만 인질로 잡으면 일은 끝나겠지…." 요우시크의 웃음소리와 함께 덜그럭 거리는 그의 갑옷 사이로 검은색의 마투기가 새어 나왔다. 여관의 문 앞에는 한 소녀가 계단에 쪼그리고 앉아 앞을 바라보고 있었다. 귀여운 얼굴의 소녀였지만 표정은 약간 그늘이 져 있었다. 그 소녀에겐 유감스러운 일이었 지만 요우시크는 그 소녀의 이름을 알고 있었다. 그는 소녀의 앞에 서서 눈을 더욱 번뜩이며 탁한 음성으로 물었다. "…네 이름이 메이린 이지…?" 메이린은 약간 질린듯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고, 요우시크는 그와 동시에 메이 린의 멱살을 잡고 번쩍 들어 올렸다. "…리오 스나이퍼를 알고있는 사람은…다 죽인다…!" 그의 팔 갑주에서 뽀족한 칼날이 튀어 나왔고 그 칼날은 메이린의 가녀린 목을 향 하였다. 메이린은 이렇게 갑작스레 일어난 일에 대해서 전혀 대처하지 못하고 있었 다. 그러나 그 칼날은 메이린의 목을 찌르지 못하였다. 요우시크는 뒤를 급히 돌아 보았다. "…아, 아니…!?" 검은색의 모자 사이로 보이는 회색의 피부가 요우시크를 조롱하는듯 꿈틀거렸고 얼 음보다도 차가운 웃음 소리가 요우시크의 귀로 들려왔다. "쿠쿠쿡…쓸데없는…." 리오는 그들을 하나씩 유인하여 각개격파를 하기로 작전을 바꾸었다. 그러나 셋은 줄기차게 리오를 따라왔고 거리는 점점 좁혀지고 있었다. "젠장! 어쩔수 없군!!" 시민들이 약간 모여있는 넓은 광장에 착지한 리오는 디바이너를 들고 주문을 외우 기 시작했다. "마법검, 「썬더 크레이브」­!!!" 마른 하늘에 번개가 떨어지듯, 공기중에 퍼져있는 전기들이 하나로 뭉쳐 디바이너 에 꽂혔다. 3급 마법에 가까운 뇌력을 머금은 디바이너는 세명의 기계 인간들이 착 지하자 마자 주인의 손에 이끌려 춤을 추기 시작했다. "간다! 필살­뇌차검(雷車劍)!!!" 리오는 디바이너를 오른손에 잡고 풍차 돌리듯 손가락으로 회전시키며 셋중에 하나 에게 돌격해 들어갔다. 갑작스런 돌격에 기계 인간들은 그들이 가지고 있는 인간의 의지에서 나오는 `당황함'에 그만 굳어져 버리고 말았다. 리오에겐 그야말로 찬스 였다. 고속으로 회전하는 디바이너에 의해 믹서처럼 갈려버린 한 기계 인간 의 조 각들은 회복도 하지 못하고 마법검의 효과에 의해 순식간에 재가 되어버리고 말았 다. 리오는 다시 기계 인간들을 돌아보며 소리쳤다. "이제 둘이다!" 기계 인간들은 다시한번 빠르게 공격해 오기 시작했다. 그러나 셋의 공격과 둘의 공격은 큰 차이가 있었다. 리오의 공격이 그들의 몸에 한번 스칠때 마다 마법검에 의한 스파크가 강렬한 충격을 그들에게 전해주었다. 리오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기의 아지랑이는 점점 더 강하게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그것은 그가 갈수록 강해 진다는 증거였다. "어떻게 된거냐! 아까 전처럼 공격해 봐­!!" 차기로 한명을 건물에 박아 넣은 리오는 다른 한명에게 거센 공격을 가하기 시작 했다. 일대 일의 상황이라면 승부는 난것과 다름이 없었다. 기계 인간의 검은 완전 히 박살나고 말았고 그의 몸에도 공격이 가해지기 시작했다. 거의 일방적인 공격이 었다. "좋아! 마지막 일격…허억!?" 리오는 갑자기 자신의 몸에 단단한 무언가가 감기자 흠칫 놀라며 몸을 틀어 보았다 . 그러나 그 무언가는 절대로 풀어지지 않았다. 리오는 자세히 자신의 몸에 감긴것 을 내려다 보았다. 방금전에 건물에 처박은 기계 인간이었다. "이, 이런…!?" 그사이 나머지 기계 인간은 떨어져 있는 동료의 검을 들고서 리오를 공격하기 시작 했다. 리오는 최대한으로 몸을 틀어 공격을 피하려고 시도했다. 다행히 어깨에 검 이 스쳐 심각한 부상은 입지 않았지만 꽤나 큰 상처여서 다량의 피가 흘러 내렸다. "크으읏…하아아아앗­!!!" 기합성과 함께 리오는 몸의 기를 폭발시켰고 그의 오른팔을 감고있던 기계 인간의 몸이 터져 나갔다. 오른팔이 자유스러워진 리오는 숨을 헐떡거리며 다시 공격을 하 려는 기계 인간에게 디바이너에 걸려진 마법을 기와 함께 발사 시켰다. 3급 마법의 위력을 가진 마법 탄환을 맞은 기계 인간은 거대한 스파크에 휩싸여 녹아 내리다가 재로 화하여 사라져 갔다. "이자식…!" 어제 밤부터 모아 두었던 기를 한순간에 다 써버린 리오는 식은땀을 흘리며 오른손 을 움직여 보았다. 꽤나 힘이 떨어진것을 느낄수 있었다. 그러나, 상황은 더욱더 심각해 지기 시작했다. 몸에 감겨있던 기계 인간의 몸이 열을 발하기 시작한 것이 었다. 분명 자폭을 하려는 심산이 틀림 없었다. "젠장! 피할수가­!" 리오의 눈이 시퍼런 불빛을 뿜어냄과 동시에 기계 인간의 몸도 흰색으로 변해갔다. 그리고 그들이 있는 광장의 중앙은 거대한 폭음과 함께 폭발광에 휩싸여 갔다. 휀이 가지고 있는 광인(光刃) 플랙시온의 가장 큰 특징은 모든 방어, 저주, 동화( 動化) 마법의 무효화 였다. 결국 마법 생물인 고램에겐 쥐약이나 다름이 없었다. 휀이 세마리의 돌 고램을 두부 자르듯 잘라 없애 버리고 길을 트자 사람들은 환성 을 지르며 기뻐했다. 그러나 휀은 인상을 쓰며 도시 안쪽을 바라보았다. "이런…! 늦은건가!?" 사람들의 인사를 받는것도 거부한채 휀은 도시로 뛰어 들어갔다. 약간 두꺼운 재질 의 흰색 코트가 뒤로 펄럭거려 마치 한마리의 새가 낮게 거리를 날아가는것만 같이 사람들의 눈에는 보여졌다. 콰아앙! 벽에 몸을 부딪힌 요우시크는 믿을수 없다는 눈으로 자신을 내려다 보고있는 바이 론을 바라보았다. "네녀석…배반하는거냐!!" 배반이라는 단어를 들은 요우시크는 광소하며 소리쳤다. "배반…? 크크섬…와하하하하하­!! 그것 참 듣기 좋은 단어로군, 그런데 내가 언제 너희들과 배반까지 할 사이였나. 난 황제와의 계약에 의해 너희들과 몇번 말 한것 뿐이야. 그리고 어제로 그 계약 기간도 끝이다. 이제부턴 내 마음대로 사람 들을 죽일수 있다구…후후후훗." 요우시크는 도저히 안되겠다는듯 몸을 일으켜 공간 이동 마법이 들어있는 캡슐을 바닥에 급히 떨어뜨렸다. 곧바로 거대한 구멍이 생겨났고 요우시크는 자신의 몸을 날려 그 안으로 들어가려 했다. 그러나 바이론은 그냥 봐주지 않았다. 요우시크의 투구속에 손을 넣어 그를 붙잡은 후에 차가운 음성으로 말했다. "집에 돌아갈때 심심할것 같군…내가 선물 하나를 주지." 바이론은 자신의 한쪽 손을 펴 주문을 전개했다. 검은색의 구체가 곧 생성되었고 그것을 본 요우시크는 미친듯이 소리쳤다. "그, 그건 중력마법 그레비트! 하지마, 제발…!!!" 바이론은 그것을 즐기는듯 요우시크와 함께 마법탄을 밀어 넣었고 요우시크의 비명 소리와 함께 공간 이동의 문은 닫혀갔다. 그것을 구경하던 리오 일행은 두려운 눈 초리로 바이론을 바라보았다. 바이론은 그들을 돌아보고 아무런 표정도 짓지 않았 다. 그리고 자신의 옆에 주저 앉아있는 메이린을 내려다 보았다. 그와 눈이 마주친 메이린은 공포에 질린 표정을 지었다. 바이론은 차가운 미소를 지으며 메이린을 안 아 올리고 낮게 말했다. "무섭나…? 그래, 무서워야지…이 아저씨는 나쁜 사람이니까…." 새 하얗게 질린 메이린은 바이론이 말할때의 눈을 보고 멍하니 있다가 고개를 저었 다. 바이론은 차가움이 섞인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메이린은 방긋 웃으며 귀여운 목소리로 말했다. "…헤헷, 거짓말장이…." --------------------------------------계속--- [15106] 제목 : Gods Κnight(3부) 38. 올린이 : jack21 (이경영 ) 96/05/07 22:26 읽음 : 308 관련자료 없음 -------------------------------------------------------------------------- ---- 독자 모 님의 질문…. 지금 쓰시고 계시는 소설에 대해서 자신이 있으십니까? 경영군의 답변…. 자신이 …없죠. -------------------------------------------------------------------------- -- 바이론은 가만히 서서 자신이 들고있는 메이린을 바라보았다. 메이린의 그 말을 들 은 직후 바이론은 잠시 멍한 표정을 지었었고 그 표정은 지금까지 바이론을 알고 있었던 사람들이 보았다면 경악할 정도의 표정이었다. 물론 보고있던 리오의 일행 들은 말할것도 없었다. 메이린은 그것 보라는듯 웃었고 바이론은 곧 표정을 바꾸고 메이린을 내려 놓았다. "…흥, 그렇게 사람을 못알아 본다면 속고만 살거다. 리오 녀석이 없으니 오늘은 그냥 가지. 나중엔 가만히 두지 않는다…." 바이론은 자신의 모자와 검은색의 롱 코트를 다시 입고 어디론가 사라져 갔다. 세 레나는 혼비백산한 표정으로 그 자리에 주저 앉았고 크리스 역시 이마에 식은땀을 흘리고 벽에 의지하여 겨우 서 있었다. "질렸어…어떻게 저런 살기를 띌수가 있는거야?" 히렌은 메이린의 옆에 다가가 아직도 웃고있는 메이린의 이마에 손을 대에 보았다. "어머? 왜그래 히렌?" "괜찮은거야? 너 진짜 저 사나이가 무섭지 않았어?" 메이린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일행을 둘러보며 그들에게 말했다. "저 아저씨는 나쁜 사람이 아니에요. 절 구해줬다는것 말고도요. 일부러 자신을 나쁘게 보이려는듯 했어요. 전 순간적으로 나쁜일을 싫어하는 그 아저씨가 나쁜일 을 하려면 얼마나 가슴이 아플까 생각해 보았어요. 그래서…." 세레나도 아까전에 바이론의 표정을 다시 떠올려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그럴지도. 하지만 어째서 자신도 싫어하는 일을 도맏아서 하는걸까…?" 일행은 잠시간 말이 없었다. 그러다가 리카가 말을 꺼내었다. "어떨게 할거에요? 이대로 리오를 기다릴거에요?" 크리스는 고개를 끄덕이고 주먹을 꽉 쥐어 보이면서 말했다. "아니, 찾아 봐야지. 요우시크까지 이곳에 돌아다닐 정도인데 가만히 있을순 없잖 아, 안그래요 비실한 수녀님?" 세레나는 눈썹을 꿈틀거리다가 빙긋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아니에요. 요우시크 정도의 사람들이 돌아다닐 정도인데 저희가 함부로 움직이면 오히려 리오씨에게 부담을 줄수 있어요. 그냥 여기서 기다리는게 더 좋을것 같네요 크리스씨." 클루토는 두 미녀 사이에서 불똥이 튀기는것을 보고 고갸를 절래절래 저으며 자신 의 의견을 내었다. "저도 기다리는게 좋다고 생각해요. 지금은 운이 좋아서 바이론…씨에게 도움을 받 았지만 어떻게 될지 모릅니다. 이곳은 제국의 영토니까요." 히렌과 리카도 고개를 끄덕였다. 크리스는 힘이 빠지는듯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끄 덕였다. "…알았다구, 오늘은 당신이 이겼어요 세레나양. 후우…." 세레나는 회심의 미소를 지어 보였고 네 아이들은 무었을 이기고 졌다는지 알 길이 없었다. 타르자는 주변의 유리창이 파손된 광장에 도착하여 리오를 찾기 시작했다. 광장 중 앙에 쓰러져 있는 리오의 모습을 보고서 타르자는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좋아, 기도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떨어졌군. 이제 너의 최후다 리오 스나이퍼…저 번엔 죽은지 3개월 만에 다시 살아났지? 이번엔 널 죽이지 않아…돌아올수 없는 아 공간에 널 유폐시켜 버릴테다!!" 그녀는 마법진을 그리면서 자신의 마기를 뿜어내기 시작했다. 그녀가 입고있는 옷 색깔보다 더 짙은 붉은색의 마기가 분출되기 시작했고 주위의 땅이 쩍쩍 소리를 내 며 갈라져 나가기 시작했다. "자아…이제 내 눈앞에서 사라져라 리오 스나이퍼­!!!" 검은색의 거대한 구체가 타르자의 앞에서 생성되었고, 그녀의 마기와 함께 구체는 리오에게로 쏘아졌다. 구체는 리오의 위에서 정지했고 거대한 구멍으로 변해 그를 삼키기 시작했다. "천하의 리오 스나이퍼가 이꼴이라니…기대 이하인걸?" 그 목소리를 들은 타르자는 빨려 들어가는 리오앞에 나타난 하얀색 코트의 사나이 를 바라보았다. "뭐냐 너는­!! 방해하지 마라!!!" 타르자는 무수한 마법탄을 사나이에게 쏘아댔지만 사나이의 한손에서 뿜어져 나온 거대한 광탄에 밀려 허사로 끝나고 말았다. 구멍은 그사이 리오를 다 빨아 들여 닫 히는 중이었다. 타르자는 웃으며 소리쳤다. "누군지는 모르지만 늦었다! 설마 공간의 벽에 힘으로 대항하는 어리석은 짓을 하 지는 않겠지!! …아, 아니!?" 그녀의 예상과는 달리, 그 사나이는 닫히는 구멍을 양손으로 붙잡고 다시 벌리기 시작했다. 사나이는 천천히 힘을 방출하기 시작했고 그의 몸 주위엔 거대한 오오 라의 원이 생성되었다. 고대 성인같은 사람들의 머리 뒤에 떠오른다는 그른것들보 다 휠씬 컸다. 곧 공간의 구멍은 완전히 벌어졌고 사나이는 리오를 그곳에서 꺼내 는데 성공하였다. 리오를 꺼낸 사나이는 곧바로 힘을 소거했고 공간의 구멍은 언제 열렸냐는듯 닫혀 사라지게 되었다. "휴우∼다행이군. 자아, 이제 본격적으로 너와 대결을…아니!?" 타르자는 그 사이 2급 마법주문의 마법진을 그려놓은 상태였다. 사나이는 흠칫 놀 라며 다시한번 힘을 방출했다. "누군지는 모르지만 굉장하군! 설마 공간의 힘을 이기는 사나이가 또 있을줄이야… 너도 리오만큼 강한 녀석이구나. 죽기전에 이름이나 말해 보겠나?" 광휘에 둘러싸인 사나이는진지한 표정으로 이름을 말했다. "휀·라디언트. 말은 더이상 필요 없겠지, 간다­!!" 휀은 자신의 등 뒤에 모여있는 후광을 체내에 끌어 들인후 다시 손바닥에 모아 타 르자를 향해 조준했다. 타르자 역시 마법진을 완전히 전개하였다. "사려져라, 그 저주스러운 녀석과 함께!! 2급 주문, [데몬 프레스]­!!" "성스러운 힘의 위력을 몸으로 느껴라! 필살!! 광황포(光皇砲)­!!!" 휀의 양손에서 뿜어져 나온 거대한 광주와 타르자의 마법진에서 발사된 푸른색 두 개골 모양의 마법탄들이 광장의 중앙에서 충돌했고 그 힘에 의해 광장의 분수대와 바닥을 덮고있던 타일들이 모두 증발하고 말았다. 마법과 필살기의 대결은 그리 오 래가진 않았다. 생각외로 압도적인 휀의 광황포가 타르자의 데몬 프레스를 소거 시 고 타르자 까지 밀어내기 시작했다. 빛에 휩싸인 타르자는 육체가 증발되는 상황에 서 다시 공간이동 마법을 사용하며 그녀의 성으로 도망쳤다. "크, 크아아아앗­!!! 기억하겠다 휀 라디언트­!!!" 휀은 타르자가 사라지자 마자 양손을 풀어 광황포를 마무리 지었다. 다행히도 근처 에 피해입은 사람은 없는듯 했다. 휀은 한숨을 지으며 리오를 어깨에 들쳐 매고 디 바이너를 리오의 칼집에 쑤셔 넣었다. "흐음…도와주고 그냥 가려고 했는데 그냥 갈수는 없겠군. 네 일행은 본적이 있으 니까 데려다 주지." 리오를 들쳐 업고 광장에서 사라진 휀은 건물 위에 앉아서 자신들을 보고있는 한 검은옷의 사나이를 볼수가 있었다. 그 사나이는 자신의 등 뒤로 손가락질을 한 뒤 에 곧 어디론가 사라졌다. `바이론…너도….' 휀은 쓸쓸한 미소를 지으며 바이론이 가르킨 건물로 향했다. 한 여관이 그곳에 자 리잡고 있는것이 휀의 눈에 들어왔다. 13장. [바람의 이름으로] 아침에 일어나자 마자, 지크는 작별 인사를 하기 위해 아침 식사를 하고있는 샤오 민, 샤오린 자매를 찾았다. 샤오민은 그가 주방으로 들어오자 활짝 웃으며 그를 맞 아 주었고 샤오린은 언니의 그러한 행동과 지크를 번갈아 본 후에 Н은 웃음과 께 고개를 끄덕였다. "무슨 일이세요? 이렇게 일찍 일어나시고…." 그녀의 밝은 표정을 본 지크는 차마 오늘 떠난다는 말을 할수가 없었다. 하지만 그 보다 더 급한일이 많았기에 어쩔수 없이 말을 꺼내었다. "저어…전 이만 떠나볼까 합니다." 챙그랑! 지크는 이정도로 샤오민의 반응이 클줄은 상상도 못하였다. 샤오민은 지크가 떠난 다는 말을 듣고서 그만 들고있던 유리잔을 떨어뜨리고 말았다. 샤오린 역시 식사를 멈추고 일어서서 지크를 바라보고 말했다. "아니, 떠나시다니요? 몸은 괜찮으신 거에요?" 지크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나 샤오민은 괜찮지 않은듯 했다. 지크는 내심 미안 해 하면서도 오늘 떠나지 못하면 영영 떠나지 못할것만 같았다. "죄송합니다. 절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어서요…해드린것도 없이 폐만 끼치고 가는 군요. 샤오민씨나 샤오린씨나…짧은 기간이었지만 다시한번 감사 드립니다. 그럼 전 이만…." "잠깐만요!" 지크는 샤오민이 자신에게 소리치자 흠칫 놀라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샤오민은 슬 픈듯한 얼굴을 하고 지크에게 조용히 말했다. "…아침 식사는 하고 가주세요…부탁드립니다." 지크는 가만히 서서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도저히 그냥 보고 갈수있는 표정이 아니었다. 지크는 어쩔수 없이 샤오린과 마주앉아 식사를 기다려야만 했다. 샤오민은 지크의 식사를 만들면서 계속 표정에 그늘을 드리웠다. 지크는 알면서도 어쩔수가 없었다. "지크라면 오늘쯤에 다 회복 되었겠군." 슈렌은 거리를 거닐면서 중얼겨렸다. 그가 지나갈때 마다 근처의 여성들은 휘파람 을 불어대었고 남자들은 이상한 눈초리로 슈렌을 바라보았다. 그는 두개의 짐을 헝 겁에 감고 있었다. 하나는 그의 키보다 컸고 하나는 큰것의 반쯤 되는 것이었다. 걸어 가다가 메탈자켓의 분대를 본 슈렌은 조각과 같은 인상을 찡그리며 건물 뒤로 숨었다. 그리고 청각을 확대시켜 군인들의 예기를 들었다. "들었어? 저번에 외곽에서 죽었다던 그 감전된 자식 말이야. 다시 살아나서 판치고 다닌다는데?" "그래? 그래서 이렇게 가는거구나…근데 어디에 있데?" "가정집에 숨어있다고 하던데?" 그들의 대화를 들은 슈렌은 인상을 찡그린채 주먹을 쥐었다. "아니, 어떻게 안거지…? 어쩔수 없군, 이러긴 싫지만 비 신사적인 행위를 해야 할 수밖에." 슈렌은 복면을 하고 긴 짐을 풀었다. 그의 창, 그룬가르드가 오래간만에 빛을 구경 하는듯 작은 공명음을 냈다. "좋아, 가볼까." 지크는 한숨을 쉬며 샤오민 남매의 집을 나섰다. 마지막까지 샤오민은 슬픈 표정을 짓고 있었기에 그의 마음은 착찹하기 그지 없었다. "자아, 무명도부터 찾아볼까?" 숨을 깊게 들이마신 지크는 저쪽에서 오는 마차를 본 후 피하려고 몸을 틀었다. 그 러나 마차는 지크가 피할 필요 없이 식료품점 앞에서 멈추었고 지크는 황당한 표정 을 지으며 어깨를 으쓱였다. "제엔장…누가 타고있는지 얼굴이라도 후려 치고싶…아앗!?" 지크는 마차에서 내린 흰색 드레스의 여인을 보고 경악을 금치 못하였다. 바로 그 가 찾는 한 물건과 한 사람중에 하나였기 때문이었다. "프, 프시케­!!" -------------------------------계속--- [15126] 제목 : Gods Κnight(3부) 39. 올린이 : jack21 (이경영 ) 96/05/09 15:22 읽음 : 289 관련자료 없음 -------------------------------------------------------------------------- ---- 요즘의 소년챔×등의 잡지들을 보고서 느낀점을 잠시 적어보겠습니다. 할말이 이것밖에 없더군요. "이게 일본만화야, 우리나라 만화야!" 물론 좋은뜻은 아닙니다. 배껴서 그린것이 한둘이 아니더군요. 만화에 대해선 매니아라 자부하시는 분들은(저의 경우 국민학교 들어가기 전부터 읽었음)그 잡 지들을 보고서 "아니, 어디서 많이 본 장면인데…." 하시는 분들이 계실줄로 믿 습니다. 예를 들어 무슨 작품이라 말하기는 그렇지만 일본 OVA중 하나 인 `마크 로스 플러스'의 YF-21기를 그대로 배껴서 그린 한 만화가 있습니다. 그야말로 장난이 아니더군요. `한국인'으로서의 자존심이 있는건지…. 한두차례 거론되는것은 아니지만 제발 그분들이 자각을 해 주셨으면 합니다. 저도 만화가 지망생중 한명이니까요…. 이만 줄이면서…. -------------------------------------------------------------------------- - 지크는 도저히 믿을수가 없었다. 못본지 열흘정도 된 프시케가 갑자기 저런 화려한 모습으로 자신의 앞에 나타났으니 당연할지도 모른다. 어쨌거나 그는 기쁜 표정을 지으며 프시케를 향해 뛰어갔다. "프시케!" 식료품점 안에 들어가려던 프시케는 누군가가 자신을 크게 부르자 약간 인상을 찌 푸리고 그곳을 바라보았다. 그와 동시에 그녀의 몸은 굳어지는것만 같았다. "지, 지크씨…!?" 지크는 프시케의 손을 붙잡고 뛸뜻이 기뻐하며 소리쳤다. "그래 나야! 도대체 어디에 있었던거야, 내가 얼마나 걱정했다고!" 프시케는 믿지 못하겠다는 표정으로 지크의 얼굴과 두꺼운 가슴을 손으로 만져보기 시작했다. 예전과도 같았다. 분명히 살아있는 지크였다. "어, 어떻게…? 커드씨가 분명히 지크씨 일행이 죽었다고…!?" 지크는 그 말을 듣고서 무슨 소리인지 못알아 듣겠다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뭐? 그 커드란 작자가 누구야? 죽지도 않은 사람을 죽었다고 하다니…그건 그렇고 이 마차는 뭐지? 그리고 이 드레스는 또 뭐고?" 프시케는 말하기가 곤란하다는 표정을 지었고 마차 안에 있던 그녀의 경호원이 마 차 밖으로 나와 지크와 프시케의 사이를 떼어 놓았다. 지크는 갑자기 자신의 앞을 가로막은 덩치를 보고 눈살을 찌푸리며 내 뱉었다. "뭐야 이 덩어리는…그렇지 않아도 속이 괴상한 판국인데 날 건드는거냐?" 경호원은 아무 대답도 하지 않고 임무를 다하기 위해 지크를 향해 주먹을 휘두르려 고 했다. 그러나 그 전에 복부를 울리는 소리가 터져 나왔고 경호원은 배를 움켜 잡으며 바닥에 쓰러져갔다. "힘 쓸 일이 없었거든? 약간 아팠을거다…헤헷. 자, 하나는 해결 했으니 어서 가자 프시케." "저, 저어…." 지크는 프시케가 우물쭈물 움직이질 않자 약간 인상을 찌푸리며 다시한번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 "프시케, 왜그래?" 그의 부름에 프시케는 고개를 저으며 마차에 뛰어 올랐다. 지크는 순간 황당한 표 정을 지으며 마차 안에있는 프시케를 바라볼 뿐이었다. "어서 가요 아저씨!" 프시케는 마차 안에서 마부에게 소리쳤고 마부는 말의 잔등에 채찍을 가하였다. 마 차가 출발해서 희미하게 보이기 직전까지 지크는 가만히 있을 뿐이었다. 지크는 순 간 소리치며 마차의 뒤를 쫏기 시작했다. "이 바보야! 어디 가는거야­앗!!" 마부는 마차에 장치된 후면경을 보고서 놀라지 않을수 없었다. 아까 경호원을 한방 에 쓰러뜨린 남자가 마차와의 거리를 빠르게 좁히고 있는 것이었다. 마부는 놀란 나머지 말에 더더욱 채찍을 가하였고 마차의 속도는 빨라져 갔다. 그러나 지크는 아랑곳 하지 않고 마차와의 거리를 좁혀 결국엔 마차를 따라 잡을수 있었다. "프시케! 왜 그러는거야, 말좀 해봐!!" 그러나 마차 안에선 어떠한 말도 들려오지 않았다. 지크는 분통을 터뜨리며 마차의 앞을 가로질러 말 위에 타고선 말을 급히 정지시켰다. 마부는 침을 꿀꺽 삼키며 의 자 밑에 있는 버튼을 아무도 모르게 눌렀다. "이봐! 내려봐!!!" 지크는 마차의 문짝을 거칠게 뜯어내며 안에 있는 프시케에게 소리쳤다. 프시케는 고개만 숙이고 있을뿐,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크으윽…! 도, 도대체…!?" 이윽고, 프시케는 고개를 들고 이상한 분노에 몸을 떨고 있는 지크에게 소리쳤다. "제발 가주세요! 이제 더이상 지크씨와 위험한 여행은 하고싶지 않아요! 전 그냥 한 남자의 부인이 되어서 편안히 살고 싶다구요!!" 지크는 그 말을 듣고서 멍한 표정이 되어 돌이 된듯 그자리에 굳었다. 그사이 하얀 옷을 입고 있는 괴한들이 지크를 둘러쌌고 마부는 안심이 되었다는듯 마차를 다시 전속력으로 몰고 어디론가 사라져 갔다. "…나와…위험한 여행…이라고?" 지크가 멍하니 서있기만 하자 흰 옷의 괴한들은 굽어진 검을 꺼내어 지크를 난도질 하려고 했다. 순간, 괴한들은 자신들의 몸이 갑자기 얼어 붙은것만 같은 느낌을 받 았다. 굉장한 살기가 지크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기 시작해서 였다. "…기분을 풀어주러 왔나…좋지, 헤헷…모두 죽여버리겠어­!!!" 고함과 함께 지크는 자신의 앞을 가로막고 있는 괴한의 얼굴을 후려쳤고 괴한은 피 를 뿜어내며 어떤 집의 정원으로 떨어져 다시는 움직이지 못하였다. 자신의 동료가 허무하게 죽어버리자 괴한들은 칼을 휘두르며 지크에게 달려들었다. "크아아아앗­!!!" 지크는 자신을 향해 굽어지는 검을 주먹으로 맏받아 치기 시작했다. 주먹과 충돌한 검들은 유리가 깨어지듯 박살이 나버렸고 그 파편에 맞은 괴한은 괴로워 하며 바닥 에 뒹굴었고 지크의 공격을 정면으로 받아버린 괴한은 동료와 같은 운명을 걸어야 만 했다. 얼마 후, 지크를 잠시 막기위해 어디선가 나섰던 괴한 여섯명은 모두 시 체 아니면 불구가 되어 버렸고 지크만이 혼자 길 위에 서서 프시케가 사라져간 곳 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게…좋을지도 모르지. 너에겐…." 메탈자켓의 분대는 자신들의 앞에 나타난 복면의 괴한을 보고 잠시 멈추어 섰다. 그 괴한­슈렌은 조용히 손바닥을 펴고 돌아가라는 손짓을 그들에게 해 보였고 메 탈자켓들의 탑승자들은 피식 웃으며 머신건의 자동 조준장치를 켰다. 메탈자켓의 가슴에서 머신건이 튀어 나오자 슈렌은 눈을 가늘게 뜨고 고개를 저었다. "…멍청이들. 미안하다만 민간인이 다치니 어쩔수 없구나. 날 용서하기 바란다." 슈렌은 천천히 자신의 기염력을 끌어 올리기 시작했다. 지크의 몸이 불길에 휩싸이 기 시작하자 메탈자켓의 탑승자들과 근처의 구경나온 시민들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 하였다. "아니, 저녀석이 분신 자살을…!?" 슈렌은 메탈자켓의 배치 상황을 보았다. 메탈자켓들은 좁은 도로를 지나느라 거의 일렬로 서있는 상태였다. 슈렌은 고개를 끄덕인 후 그룬가르드를 잡고서 자세를 취 하였다. "빨리 끝내주지, 필살!" 슈렌은 기합성과 함께 메탈자켓을 향해 돌진하기 시작했다. 메탈자켓들은 슈렌이 갑자기 자신들에게 대쉬해 오자 움찔 하며 머신건의 방아쇠를 눌렀다. 슈렌은 기염 이 감돌고 있는 그룬가르드를 엄청난 속도로 회전시켜 날아오는 총탄을 모조리 재 로 만들어 버렸고 메탈자켓의 머리 위로 뛰어 오르며 기염을 폭발시켰다. 그러자 거대한 낫을 연상시키는 기가 창의 양 끝에 서렸고 슈렌은 그것을 두차례 공중에서 휘둘렀다. "­더블하켄!!" 두개의 낫은 공기와 함께 메탈자켓들을 세조각으로 나누었고, 메탈자켓들은 곧 화 염에 휩싸이며 폭발해 사라져 갔다. 맨 뒤에 남아있던 메탈자켓은 운지 좋은지 겉 장갑에 금이 갔을뿐, 폭발은 면하였다. 그 안의 탑승자는 순식간에 전멸한 자신의 동료들을 보고 반은 정신이 나간듯 했다. 그러다가 모니터에 슈렌이 돌아가라는 손 짓을 다시 해 보이자 그는 혼비백산한 표정으로 메탈자켓을 돌려 어디론가 사라져 갔다. "좋아, 이제 지크에게 가볼까." 슈렌은 기염력을 거두고 복면을 풀며 지크가 있던 집으로 향하기 위해 건물 위로 뛰어 올라 어디론가 사라져 갔다. 샤오민은 언제나 처럼 의자에 앉아 빨래를 널며 반나절을 보내고 있었다. 다만 달 라진것이 있다면, 그녀의 얼굴에 드리워져 있던 그늘이 오늘은 더더욱 짙어졌다는 것이었다. "하아…." 알수 없는 한숨이었다. 널어놓을 빨래가 거의 없어질 즈음, 마당의 낮은 문을 여는 소리가 그녀의 귀에 들려왔다. 샤오민은 웃으면서 뒤를 돌아보았다. "루이크, 벌써오니? 어머…!?" 마당에 들어온것은 침울한 표정을 지은채 서있는 지크였다. 샤오민은 기침을 참으 며 의자에서 일어서서 지크를 바라보았다. 묘한 감정이 그녀 자신의 마음 속에서 우러 나오는것만 같았다. 지크는 터벅터벅 걸어와 샤오민의 앞에 섰다. "…저어, 한시간만 더 여기에 있어도 괜찮을까요…." 샤오민은 지크가 도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지 알수 없었다. 아침에 완전히 작별 인 사를 하고 나갔던 사람이 갑자기 침울한 표정으로 와서는 한시간만 더 있자고 하니 그럴수 밖에 없을지도 모른다. "좋으시다면…어멋!?" 지크는 그녀가 승락을 하자 마자 그녀의 치마폭에 안겼다. 샤오민은 갑자기 일어난 이 상황에 잠시 놀라 지크를 떼어 놓으려고 했지만 그가 울고 있다는것을 알고나자 팔을 풀고 지크의 등을 쓰다듬어 주기 시작했다. 지크는 울먹이는 목소리로 그녀에 게 말했다. "죄, 죄송합니다!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가슴이 터질것만 같아요…크윽…!" 샤오민은 몇일 알지못한 이 남자가 갑자기 누구보다도 가까운 사람같이 느껴졌다. 언제나 명랑하고 즐거운듯한 지크가 모든것을 털어 버리고 울고있기 때문에 그럴지 도 모른다. "그애에게 제가 그런 존재일줄은 몰랐어요… 아니, 제 잘못이 전부일지도…그 애 역시 속은 평범한 여자라는 것을 전 무시하고 있었는지 몰라요. 전 왜 그러는지 모 르겠어요, 제가 알고있는 모든 사람을 위해서 목숨까지 버릴수도 있지만…그들은 알아주질 않았어요. 아니, 알아주는 사람이 거의 없었죠. 그래서 전 혼자 였어요 …전 그것이 제일 싫었구요. …그애만은 저와 같이 외로움을 알고 있었기에 제 마 음을 아는줄 알았지요. 그러나, 그애도 역시…." 샤오민은 약간 느낄수 있었다. 지금 울고있는 이 남자가 살아오는 동안 느꼈던 정신적 고통을, 그리고 외로움을 …. 그것은 자신이 다른 사람을 거부하여 느끼던 그것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었다. "결국엔 이겨내지 못했나…바보녀석." 샤오민은 또다른 사나이가 마당에 들어온것을 보고 흠칫 놀랐다. 푸른색의 장발에 조각과도 같은 미모를 지닌 사나이 였다. 그 역시 지크를 내려다 보며 쓸쓸한 표 정을 짓고 있었다. "슈, 슈렌…?" 지크는 얼굴을 오른손으로 가린채 손가락 사이로 슈렌을 바라보았다. 슈렌은 한숨 을 지으며 지크에게 다가왔다. "일어서라…." 지크는 샤오민에게 떨어져 몸을 일으켰다. 슈렌은 그가 일어서자 마자 인상을 찡그 리며 그의 복부를 가격했다. 퍼억! "허억­!" 지크는 자신의 복부를 부여잡고 땅바닥에 쓰러졌다. 샤오민은 그를 일으키려 했으 나 슈렌이 그녀를 눈빛으로 제지했다. 슈렌은 낮은 음성으로 지크에게 소리쳤다. "멍청한 녀석…그러고도 네가 「바람」인가! 그런것조차 참아내지 못하고 무슨 바 람이라 할수 있나! 넌 아직 멀었어, 고작 이런일에 눈물이나 흘리고 있으니…. 넌 이곳에 연애하러 온거냐?" 지크는 움찔 하며 슈렌의 얼굴을 올려다 보았다. 그는 지크가 여지껏 보지 못했던 , 그야말로 타오르는 불과같은 표정을 짓고 있었다. ------------------------------계속--- [15230] 제목 : Gods Κnight(3부) 40. 올린이 : jack21 (이경영 ) 96/05/12 07:41 읽음 : 296 관련자료 없음 -------------------------------------------------------------------------- ---- 안양 신성 고등학교 광고 한가지…. 5월 14일날에 개교 기념 학교 축제가 열린답니다. 별건 아니고…. 그때 안양 문예회관 앞에서 학교 만화 동아리가 만든 일러스트(?)를 판매합니다. 그중에 가즈 나이트 캐릭터(제가 그린것^^)도 들어 있사오니 관심이 있으신 분께서는 구경 하시길…. (참고) 있는 캐릭터는 리오, 지크, 슈렌, 휀 등등…10명. -------------------------------------------------------------------------- - "그, 그건…!" 지크는 아무런 대꾸도 할수 없었다. 여신교의 성전에서 프시케를 만난 이후에 그녀 에게 신경을 쓰느라고 대 전제를 잊고 만것이 사실이었기 때문이었다. 슈렌은 여전 히 노기어린 표정으로 지크를 내려다 보고 있었다. "어떻게 할래. 연애같은 시시콜콜한 일 때문에 이곳에서 평생 살거야, 아니면 이것 을 다시 받을거야." 슈렌은 자신의 허리춤에 있는 헝겁에 싸여있는 물건을 지크에게 내밀었다. 지크는 헝겁을 풀어보지 않아도 내용물이 무엇인지 알수가 있었다. "무, 무명도…!" 지크는 아무말도 하지 않고 슈렌의 손에 들려있는 무명도를 바라보았다. 무명도는 헝겁에 싸인채로 희미한 공명음을 내고 있었다. 그런것을 처음 보는 샤오민이 놀란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그러나 샤오민은 거기에 대해선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직 감적으로 둘에겐 중대한 일이 있을것만 같아서 였다. "…생각이 없는 모양이군. 좋아, 무명도는 네것이니까 이곳에 두고 가지. 대신 다 시는 날 볼 생각은 말아라." 슈렌은 무명도를 땅에 던져놓고 샤오민에게 사과의 인사를 한 후 집을 빠져 나갔다 . 지크는 그늘이 드리워진 표정으로 슈렌의 뒷모습을 볼 뿐이었다. "…지크씨." 샤오민은 진지한 표정으로 지크의 어깨를 두드리며 그를 불렀다. 그러나 지크는 아 무말도 하지 않았다. 샤오민은 답답한듯 다시한번 그의 이름을 불러 보았다. "지크씨, 제 말좀 들어 보시겠어요?" 지크는 묵묵히 고개만 끄덕였다. 샤오민은 가슴이 다시 갑갑해진 듯 의자에 앉으며 말을 꺼내기 시작했다. "인간에게 사랑이란건 참 중요한 거에요. 전 지크씨가 `그녀'에겐 목숨도 버릴만한 용기가 있는 사람이라고 믿어요. 하지만, 슈렌씨 라고 하셨나요? 그분이 말씀하신 것을 들어보니 저와 같은 여자들과는 달리 남자들에겐 사랑보다 더 중요한것이 있 는것 같네요." "더…중요한것…?" 지크는 슬쩍 샤오민을 돌아보며 말했다. 샤오민은 웃으며 말을 계속했다. "예, 지크씨도 `할 일' 이 있으시겠죠? 바로 그것 같아요. 그것을 망각 한다면 아 무리 사랑의 기쁨에 도달 한다고 해도 잠깐 뿐 일거에요. 할 일을 한 후에 사랑을 하는것이 더 중요하다고 본답니다. 저는요…." 지크는 가만히 샤오민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아침까지만 해도 자신을 억지로 보내 는듯한 얼굴을 했던 그녀가 지금은 온화한 미소를 띄우고 자신을 돕고 있는것이 아 닌가. 그녀를 약한 여자라고만 보았던 자신이 부끄러워져만 갔다. "…샤오민씨. 제가 한가지 부탁 드려도 되나요?" "예? 예에…그러세요." 지크는 천천히 몸을 일으며 앉아있는 샤오민의 곁으로 다가갔다. 그리고 약간 거 친 그의 손으로 샤오민의 얼굴을 살며시 감싸며 그녀의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가져 갔다. 샤오민은 처음에 약간 저항하려 했으나 그것도 잠시였다. 조금후 지크는 입 술을 떼고 그녀에게 말했다. "…`할 일'이 생각났어요. 이건 완전한 작별 인사랍니다." 지크가 땅에 떨어져 있는 무명도를 잡을때 까지 샤오민은 눈을 감고 가만히 있었다 . 그리고 그가 마당의 작은 문을 여는 소리가 들렸을때 그녀는 눈을 뜨고 지크를 바라보았다. 그녀의 눈은 보통때 보다 더욱 반짝이고 있었다. 지크는 다시 그녀를 바라보고 인사를 했다. "그럼, 안녕히 계세요. 몸 건강하시고요." 샤오민은 고개를 끄덕이며 손을 흔들어 주었다. 그녀에게 믿음이 담겨있는 웃음을 지어보인 지크는 완전히 돌아서서 어디론가 달려가기 시작했다. "조심하세요…." 샤오민은 그 말을 한 후에 남아있던 빨래를 다시 널기 시작했다. 전보다 자신의 몸 이 갑자기 나아진 것만 같아 그녀는 이상하게도 기분이 좋았다. 지크는 슈렌이 샤오민의 집 맞은편의 전신주에 기대어 서 있는것을 보고 빙긋 웃으 며 그쪽으로 다가갔다. 슈렌은 지크가 다가오자 눈을 뜨고서 그를 바라보았다. "…마음은 정했나?" 슈렌의 멋없는 말을 이제는 듣기 싫다는 표정을 지은 지크는 슈렌의 어깨에 손을 올려 놓으며 고개를 저었다. "이봐 이봐, 형제끼린데 웃으면서 말하면 덧나? 좀 웃어 보라구 슈·렌·씨! 그리 고, 할 일은 생각났어. 이제 리오 녀석이나 도와주러 가자구." 슈렌은 고개를 끄덕인 후 전신주에서 몸을 떼었다. "좋아, 그러나 그 전에 또 할일이 있어." "뭔데?" 슈렌은 눈짓으로 큰 도로를 가리켰다. 희미하긴 했지만 메탈자켓들이 모여있는 모 습을 볼수가 있었다. "아까 그 여자분이 널 숨겨 주었다는걸 아는 모양이던데? 제국의 정보망을 너무 우 습게 본것 같아. 이 도시부터 정리 해야만 할것같은 생각이 들었어." 지크는 한쪽 눈썹을 치켜뜨며 슈렌을 바라보았다. 할 일이 어쩌구 했으면서 또 다 른곳으로 새고있질 않은가. 물론 옳은 일이어서 지크도 어쩔수가 없었다. "그래서?" "이곳에 오고있는 녀석들 부터 처리하자. 꽤 많을것 같군…." 지크는 바지 주머니에 손을 넣고서 슈렌을 바라보았다. 불만이 가득한 표정이었지 만 슈렌은 눈썹하나 꿈틀거리지 않았다. "오늘 내로 처리할수 있어?" "그럴순 없겠지, 아까 그 여자분의 집에 머무르며 상황을 보는수 밖에. 우리가 떠 나면 저 집은 단숨에 박살날거야. 자, 녀석들이 가까이 왔으니까 준비해라 지크." 지크는 손을 부르르 떨면서 슈렌을 바라보았다. 그러나 슈렌은 역시 얼굴색도 바꾸 질 않았다. "이자식! 그럼 난 뭐가 되란 말이야!! 기껏 분위기 잡고 작별인사 하니까…!" 순간, 지크는 고개를 옆으로 꺾었다. 슈렌의 손바닥에서 뿜어진 기합 때문이었다. 그가 고개를 옆으로 꺾은 순간 그의 뒤에선 둔탁한 기계음이 들려왔고 지크가 돌 아보자 마자 폭발과 함께 메탈자켓 한대가 사라져 갔다. "조심해라 지크. 너 기가 아직 회복이 안된거 아니야?" 지크는 손가락을 슈렌의 앞에서 저어 보였다. 그럴리는 없다는 표정이었다. "쳇, 걱정마. 여긴 내가 맡을테니까 넌 다른쪽을 맡아줘. 두군데서 오고 있는것 같으니까 말이야." 슈렌은 그룬가르드를 몇번 돌리고 나서 지크가 가리킨 방향으로 뛰었다. "오긴 뭐가오냐 멍청아…." 지크는 씨익 웃으며 자신의 앞을 바라보았다. 수 대의 메탈자켓이 그의 앞에 떠억 버티고 서 있었다. 그들은 지크를 보고서 무기장치를 꺼내어 지크에게 조준하였다. "여긴 내가 다 맏아주지. 헤헤헷…이봐, 와봐라 깡통들! Hurry Up!!" 지크는 자신의 바지 주머니 안에 꼬깃꼬깃 구겨져 들어있던 가죽 장갑을 다시 손에 끼우며 메탈자켓들에게 소리쳤다. 메탈자켓의 탑승자들은 이를 갈면서 방아쇠에 손 을 가져갔으나 잠시후 그들의 표정은 경악으로 바뀌어져 갔다. 자신들에게 소리친 얼간이가 전기를 뿜어내자 소문으로만 듣던 `메탈자켓 킬러'가 누구인지 깨달아서 였다. 집 앞에서 몇번의 폭음이 들려오자 샤오민은 불안한 표정을 지으며 폭발음이 들린 쪽을 창문을 통해 바라보았다. "괜찮을까…지크씨는." 5분 가량이 흐른후, 폭음 소리는 멈추었고 샤오민은 한숨을 쉬며 다시 자신의 일을 보기 시작했다. 동생이 올때가 되어서 였다. 그때, 마당 쪽에서 시끄러운 소리가 들려오자 샤오민은 다시 불안한 표정을 짓고서 창문으로 마당을 바라보았다. "어, 어머!?" "이거 놔 이 파랑머리야! 아프단 말이야!!" 마당에서 들려오는 시끄러운 소리는, 얼굴을 약간 찡그리고 있는 슈렌에게 귀를 잡 히고 있는 지크에게서 들려오는 것이었다. 샤오민은 깜짝 놀라며 문을 열고 밖에 나가 보았다. "지, 지크씨! 어떻게 되신거에요?" 슈렌의 손에서 풀려난 지크는 귀를 만지작 거리며 샤오민에게 미안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헤헷…돌아와 버렸어요 샤오민씨…." 샤오민은 속으로 황당하기까지 했으나 겉으로는 웃을수 밖에 없었다. 팔짱을 낀채 약간 화난 표정으로 지크를 바라보고 있는 슈렌과, 자신에게 다시 인사를 하고있는 지크의 모습이 그녀에겐 너무나도 우스웠기 때문이었다. 14장 [빛의 전사] 세레나와 크리스를 비롯한 일행들은 리오가 한 낮선 남자의 등에 업혀서 여관으로 돌아오자 놀라지 않을수 없었다. 그 낮선 남자가 리오를 침대에 눕히자 크리스와 세레나는 앞을 다투어 리오에게 달려 들어 눈물을 터뜨리기 시작했다. "…바람둥이가 따로 없었군…." 낮선남자­휀의 말이었다. 휀은 리오 주위에 있는 네명의 소년 소녀를 둘러 보았다 . 모두 걱정이 가득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휀은 자신이 낄 상황이 아닌것 같아 조 용히 방을 나서려고 했다. "잠깐 기다려요!" 누군가의 목소리가 휀의 발을 멈추었다. 그는 시큰둥한 얼굴로 자신을 부른 여성을 돌아 보았다. "당신, 리오씨와 무슨 관계죠?" 검은 생머리를 한 성직자 차림의 여성이 그에게 인상을 쓴채 물었다. 휀은 고개를 갸우뚱 하다가 대충 대답을 했다. "어…그러니까, 먼 친척 관계에요." "그정도로는 당신이 누군지 알수 없어요!" 방 안에 있는 사람들은 세레나에게 이런 면이 있을줄은 몰랐다는 표정을 지었다. 휀 역시 순 하게 생긴 겉과는 그녀가 많이 다르다고 생각했다. "흐음…좋습니다. 제 이름은 휀·라디언트, 직업은 그랜드·크로스 나이트 입니다. 리오와 친척 이라서 그를 찾으려고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다가 이녀석이 붉은 옷을 입고있는 마녀에게 당할뻔한 것을 도와준것 뿐이요. 제구군이라는 의심은 하지 말 아 주세요." `그랜드·크로스 나이트'란 말을 들은 세레나는 그제서야 표정을 풀고 휀에게 사과 를 하였다. "그럼 실례가 많았습니다. 전 세레나 블레이크 입니다. 저를 비롯한 일행은 리오씨 를 도와 드리며 제국을 여행하고 있지요. 그래서 당신을 잠시 의심하지 않을수 없 었습니다." 휀은 세레나가 예 까지 갖추고 자신에게 사과하자 미안해 지기까지 했다. 그러나 휀은 자신이 입에 올린 `그랜드·크로스 나이트'의 뜻이 이곳에선 어떤 뜻으로 통 용되는지 모르고 있는 상태였다. 물론 다른 일행들은 입을 벌린채 아무말도 못하고 있었다. -----------------------------계속--- 아참, 덧붙여서…. 이번주는 제가 만화부 객원으로 활동한 탓에 소설이 늦어지게 되었습니다. 깊이 사과 드립니다. [15342] 제목 : Gods Κnight(3부) 41. 올린이 : jack21 (이경영 ) 96/05/16 22:38 읽음 : 290 관련자료 없음 -------------------------------------------------------------------------- ---- 가즈가 만화 스토리라…. 예전에 제가 연습장에 그려 보았던 습작을 이리저리 추려서 하나의 내용으로 만들어본 것이 지금의 소설판(조금 이상하군요) 가즈 나이트 입니다. 아시는 분은 다 아시겠지만…. 그리고 감정이라…없는 감정은 사랑 뿐이라고 했는데 쓰다보니 그렇게 되어 버렸네요. 으흐흑… 그러나 엎어진 물이니 담을순 없군요. 후회를 하는수 외 엔…. 횡설수설 이었습니다. -------------------------------------------------------------------------- - 이 세계에서 그랜드 크로스 나이트란 곧바로 줄여서 가즈 나이트를 의미하는 것이 었다. 그 이유는 그랜트 크로스 나이트가 기사 중에선 나이트 마스터 이상의 최고 위 직종이었기 때문이었다. 그것을 모르고 있는 휀은 안심하고 있었고 그것을 알고있는 일행은 얼굴이 새하얗 게 질려 휀을 바라보고만 있었다. "…으음? 너희들 왜 그러니?" 네명의 아이들은 휀이 자신들을 내려다 보며 궁금한 표정으로 묻자 웃음으로 얼버 무렸다. "아하하하…아무것도 아니에요. 그건 그렇고, 리오를 구해올 정도면 당신도 꽤 강 한 사람처럼 보이네요?" 당연한 이야기인줄 알고 있는 리카 였지만 그래도 예의상 묻는게 좋을것 같아서 꺼낸 이야기였다. 휀은 씨익 웃어 보이며 어깨를 으쓱였다. "글쎄올시다 꼬마 아가씨. 하핫…." 휀은 웃으며 자신의 금발을 쓸어 넘겼다. 리카와 메이린은 휀의 얼굴이 갑자기 반 짝인것 같은 착각이 들어 자신들의 눈을 부벼 보았다. "전 옆방에 있을테니 무슨 일이 있으면 절 부르십시오. 리오 대신에 여러분들을 지 켜 드리겠습니다, 제 명예를 걸고…자, 그럼." 휀이 그 말을 남기고 방을 나서자 그 방 안에 있는 모든 여자들은 그의 말에 감명 을 받은듯 눈을 반짝였고 히렌과 클루토는 인상을 쓰고 문을 바라보았다. "쳇, 닭살이 돋는데…." 조금후, 크리스와 세레나를 제외한 나머지는 각자의 방으로 돌아갔고 리오를 간호 하는 두 여성은 서로를 바라보았다. "…뭘 봐요, 수녀 아가씨." "당신이야 말로, 크리스씨." 둘이 그러고 있는 동안에도 리오는 의식을 찾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의 몸은 놀라운 회복력을 발휘하여 자폭때 입은 내상을 치유하는 중이었다. "크리스씨는 간호하는 법을 아시는가 보군요. 여기에 계속 계시는것 보니까…." 그녀가 알 턱이 없다는걸 계산에 넣은 세레나의 말이었다. 크리스는 움찔 했으나 물러서지 않고 대답했다. "후후훗…당연히 모르죠, 하지만 리오씨를 노리고 들어온 제국군 병사 몇 쯤은 문 제없이 쓰러뜨릴수 있다구요. 당신은 할수 있나요?" 멋진 반격이었다. 하지만 세레나는 드러내지 않고 조용히 리오의 이마에 놓여있는 물수건을 다시 물에 적시기 시작했다. "훗, 미안해요 크리스씨. 제가 중요한 일을 놔두고 괜히 당신과 말싸움을 했군요. 사과 드려요." 크리스는 이를 부드득 갈며 결국엔 돌아 앉고 말았다. 그러나 나갈 생각은 추어도 없는듯 했다.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기 때문에…. "으으윽…! 등골이 쑤시는데…?" 리오는 의식을 되찾은듯 인상을 쓰며 눈을 떴다. 천정이 보이자 그는 나름대로 안 심했고 상반신을 일으켜 주위를 둘러 보았다. "어라?" 그의 왼쪽과 오른쪽에는 크리스와 세레나가 각각 자리를 잡고 침대에 엎드려 곤히 잠을자고 있었다. 리오는 피식 웃으며 자리에서 살며시 일어나 두 미녀를 자신이 누워있던 침대에 나란히 눕혀두고 벗겨져 있던 상의를 입은다음 방을 나섰다. "어? 일어 났네 꺽다리?" 리카는 부시시한 얼굴로 양치질을 하며 방에서 나온 리오를 맞아 주었다. "으음, 걱정 많이했니 리카?" 리오의 기대와는 달리 리카는 고개를 저었고 양치물을 컵에 뱉어내며 말했다. "이젠 꺽다리 걱정하는것도 지겨워." 리오는 무슨 소린지 알수가 없었다. 리카는 빙긋 웃으며 말을 이었다. "걱정해준 보람없이 오뚜기 처럼 곧바로 일어서잖아. 난 꺽다리가 무슨일이 있어 도 일어서 준다는걸 믿·고·있·어." 리오는 리카의 그 말을 듣고서 싱긋 웃었다. 그리고 리카의 입 주위에 손을 가져가 며 말했다. "거품이나 닦으세요 아가씨. 후훗…." 리카의 입 주위에 묻어있는 양치 거품을 닦아준 리오는 리카에게 몇가지를 물어 보 았다. "아, 그건 그렇고 누가 날 데리고 여기까지 왔니? 크리스라면 모를까 다른 사람은 …궁금한데?" 리카는 옆방을 가리키며 대답했다. "으음, 휀이라고 자신을 밝힌 미남이 꺽다릴 여기까지 데리고 왔어." `휀'이라는 이름을 들은 리오는 흠칫 놀라며 리카에게 다시한번 물었다. "휀!? 설마 휀·라디언트!!?" 리카는 고개를 끄덕였고 리오는 약간 인상을 쓰며 휀의 방을 바라보았다. "…그 플레이 보이로 소문난 녀석이 여기에 왜 온거지…?" 리오도 물론 그와 한번도 대면해본 일이 없었지만 그에 관해선 잘 알고 있었다. 자신과 바이론, 그리고 휀은 물질계에서 활동하는 모든 신의 사자중 제일의 공격력 을 자랑하기 때문이었다. "도와주러 왔다면 그 이상 바랄것이 없는 녀석인데…만나보면 알겠지." 리오는 머리를 긁적이며 휀의 방문을 두드렸다. "어이, 휀 있나?" 잠시후, 머리가 헝클어진 휀이 부시시한 얼굴로 방문을 열고 나왔다. 리오는 억지 가 섞인 미소를 지어 보였다. "아, 잘 잤나 휀?" "…리오인가? 잘 왔어, 들어와 봐." 둘은 방 안에 마련된 의자에서 마주보고 앉아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날 구해줬다고 들었는데…우선 고맙다는 말부터 하지. 그런데 그분께서 왜 자네를 보내셨나?" 휀은 자신의 머리를 손가락으로 대충 쓸어 올리며 답했다. "으음…자네가 예전에 물리쳤던 고대 신「부르크 레서」 말이야, 그것은 이번일의 전초전에 불과 하다네." 리오는 흠칫 놀라며 100년전에 가스트란과의 마지막 전투를 잠깐 떠올랐다. 그때 부르크 레서의 힘을 얻은 가스트란의 파워는 거의 무한대에 가까워서 자신과 바이 칼이 힘을 합쳐 겨우 물리칠수 있었다. "전초전…?" "자네도 알거야, 지금의 신들에게 쫏겨난 고대 신들이 유배되어 있는 `시간의 저편 '을 말이야. 무슨 수를 써서 그들을 다시 불러 내려는지는 몰라도, 가스트란이란 자가 부활하여 노리는것이 그것이라는건 확실해 졌지. 그리고 가스트란은 이미 부 활한것 같아."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막으려고 했던 가스트란 황제의 부활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 에 이루어 졌다. 리오에겐 충격이 아닐수 없었다. 휀은 계속 말을 이었다. "문제는 그게 아니야. 그의 일당이 왜 고신들을 깨우려고 하는지와, 그들이 고신들 을 깨우는 방법일세." 리오는 한숨을 쉬며 마루바닥을 바라보았다. 자신의 상상 외로 사건의 규모가 광범 위 했기 때문이었다. 잠시간 생각하던 리오는 고개를 들고 중얼거렸다. "…그렇다면 이제 질질 끌 염려는 없다 이거로군. 좋아, 나를 도와주겠나 휀?" 휀은 세면장으로 향하기 위해 일어서며 고개를 끄덕였다. "훗, 도와주러 온거니 안심하게. 일정은 나중에 짜도록 하지." 휀이 세면장으로 들어가자, 리오는 의자에서 몸을 일으켜 휀의 방을 나섰다. 방문 을 닫은 리오는 주먹을 불끈 쥐면서 중얼거렸다. "…어디한번 해 보자 가스트란…지옥 조차도 구경하지 못하게 만들어 줄테니." 점심 시간이 지난지 얼마 되지 않아서, 리오는 일행을 여관의 밖에 집합시켰다. 떠 날때가 온것이었다. 모인 일행을 보는 리오의 눈은 자못 진지했다. 일행 역시 리오 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 알수 있을것 같았다. "여기까지 잘 와 주었습니다 여러분. 고통스러운 일도, 즐거웠던 일도 있었지요. 이제 전 제국의 수도로 갑니다. 이곳보다 휠씬 더 위험할지도 모르지요. 그래서 이 제부터는 저와 휀만이 그곳으로 갈것입니다. 여러분들은 이곳에 남으셔서 곧 이곳 에 도착할 슈렌을 기다려 주십시오. 그가 여러분을 각자의 고향으로 잘 바래다 드 릴겁니다." 리오의 말을 들은 일행은 눈이 휘둥그래졌다. 하지만 반문은 하지 않았다. 제국의 수도에 자신들이 따라가서 리오에게 도움이 될지 의문이었기 때문이었다. "…제 말에 동의하셨다고 알겠습니다. 그럼 저와 슈렌은 먼저…." 리오는 일행에게 간단히 목례를 한 후에 기다리고 있는 휀과 함께길목 저편으로 걸 어갔다. 그의 모습이 사라지자 크리스와 세레나는 한숨을 쉬며 여관 안으로 조용히 들어갔다. 아이들은 서로를 힘없이 바라보고만 있었다. "…결국엔 도와주지 못했네 클루토." 리카는 고개를 떨구고 있는 클루토의 어깨를 두드리며 위로하는 투로 말했다. 메이 린과 히렌은 할말이 별로 없는것 같았다. "…다들 뭐하는거야 우두커니. 어서 들어 가자구." 리오는 도시를 빠져 나가며 휀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주고 받았다. 처음 대면하는 서로였지만 이상하게 끌리는것만 같았다. "흐음…자네까지 만났으니 이제 모르는 가즈 나이트는 두명 뿐이군. 자네는 그들을 만나 보았나?" 휀은 코트 주머니에 손을 집어 넣은채 고개를 저었다. "으음…땅의 가즈 나이트는 만나 보았지만 물은 만나보지 못하였네. 아, 그건 그렇 고, 자네는 이 세계에 몇번 와봤나?" 휀의 질문에 리오는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응? 으음…이번이 두번째 일걸?" 휀은 머리를 쓸어 올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약간 쓸쓸한 표정을 지으며…. "그래…나와 같군. 나도 실은 두번째야. 정말 오래전이었지, 내가 두번째로 맏은 임무였으니까 말이야. 그때 임무는 신에게 도전하려 했던 한 사악한 마도사를 쓰 러뜨리는 것이었는데, 완벽히 성공했다고는 할수 없었어. 나완 상관 없었지만 나 하고 함께 행동했던 두 남녀의 비극적인 사랑으로 끝나가지고 말이야…정말 불쌍 한 친구들 이었지." "그랬군…그럼 그 마도사는 어떻게 되었나?" "그녀석은 불사의 마법을 완성하여 자신의 몸에 걸어 두었던 상태였어. 내 특기인 광황포를 일곱번이나 직격으로 맞고 죽지 않았으니까 정말 어려운 상대였지. 결국 에너지를 다 소비해서 쓰러진 그 녀석을 초 중력계로 보내 버렸지. 다시는 나올수 없을거야. 아니, 없어야 하겠지." 리오와 휀은 이윽고 수도의 거대한 기계문이 보이는곳에 당도할수 있었다. 검은색 으로 칠해진 그 문만 보아도 보통 사람은 그냥 질릴것만 같았다. "여기가 종착역이길 빌어야지…자, 들어가 보세 휀." 바로 그때였다. 엄청난 굉음과 함께 땅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리오와 휀은 갈라지는 땅을 피하며 뒤로 물러섰고 인상을 쓰며 소리쳤다. "이런! 너무 늦은건가!?" 리오는 이를 악물었다. 제국의 수도가 점점 떠오르고 있는 그 장면은 그에겐 너무 나도 안타까운 순간이었다. "제길…설마 이것이…!?" 몇분 되지 않아서, 제국의 수도는 공중으로 완전히 떠올랐고 그 아래에선 거대한 기계들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메탈자켓의 강화판이라 할수있는 메탈아머 였다. 그리고 붉은 빛 덩어리 하나도…. -----------------------------계속--- [15372] 제목 : Gods Κnight(3부) 42. 올린이 : jack21 (이경영 ) 96/05/19 07:12 읽음 : 220 관련자료 없음 -------------------------------------------------------------------------- ---- 으음…마지막으로 스승의 날을 맞아서 말이죠. 제가 어렸을때부터 어머니 대신에 저를 기르다시피 해 주신 제 마음속의 스승님께 다시한번 감사 드립니다. 아마 지금 시간에도 제 생각을 하고 계실거에요. 절 낳아주신 부모님 다음으로 은혜를 갚고싶은 분중에 한분 이시지요. 그럼 이번을 끝으로 전 작별을…. -------------------------------------------------------------------------- -- 메탈아머의 크기는 메탈자켓과 비교할수가 없을 정도로 거대했다. 그리고 더욱 무 서운 점은 인간이 직접 조종하는것이 아닌, 무선에 의한 원격 조종이라는 것이었 고 그로 인하여 조종자는 맞는것에 상관없이 마음껏 상대방을 공격할수 있었다. 메탈아머 열대를 남겨둔 수도는 천천히 공중에서 이동하기 시작했다. 리오와 휀은 요새를 추격하려 했으나 메탈아머들에 막혀 구경만 하는수 외엔 도리가 없었다. "젠장! 이것들을…!!" 리오는 거칠게 내 뱉으며 마법진을 양손에 그리기 시작했고 휀은 자신의 힘을 개방 하며 전투에 대비했다. "좋아! 다섯씩 맏아 보자구!" 리오는 양손 위에 떠오른 마법진을 앞쪽으로 내밀었다. 마법진에선 푸른색의 스파 크가 일기 시작했고 리오는 소리치며 마법을 전개했다. "3급! [브랏슈가]­!!!" 뇌격계 3급 주문인 브랏슈가의 푸른색 불꽃은 마법진으로 부터 강하게 뿜어져 나와 리오를 정확히 겨누고 있는 메탈아머의 복부에 정확히 꼿혔다. 엄청난 충격을 입은 메탈아머는 브랏슈가의 전기력에 의해 동력계에 이상이 생긴듯 이상한 행동을 취하 다가 이내 폭발하여 사라져 갔다. 그러자 다른 메탈아머들은 새로 장착된 매직 바 리어를 가동시켰고 약간 투명한 막이 메탈아머의 주위를 감쌌다. 그리고 그들도 곧 바로 공격에 들어갔다. 양쪽 어깨 부위에 장치된 대 구경 엘리마이트 빔포가 충전 시간 없이 리오와 휀에게 연속으로 발사되었고 둘은 몸을 움직여 쉴새없이 날아드 는 엘리마이트 빔을 피하였다. "이녀석! 이거나 먹어라­!! 3급, 브랏슈가!!!" 리오는 다시한번 마법을 사용하여 메탈아머를 공격했으나 아까같지는 않았다. 메탈 아머 주위에 둘러쳐진 매직 바리어에 의해 마법 공격이 무산되어 버리고 말았기 때 문이었다. 리오는 마법이 사방으로 튕겨 나가자 움찔 하며 다시 날아오는 빔포를 피하기 시작했다. "이런 젠장!" 리오는 어쩔수 없이 전법을 바꾸어 마법진을 거두고 기를 끌어 올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사이 휀은 적절히 방출된 자신의 빛을 양손에 모아 메탈아머를 조준 하 였다. "받아랏! 필살, 광황포­!!!" 휀의 양손에서 뿜어진 거대한 빛의 기둥은 목표가 된 메탈아머를 집어 삼켰고 메탈 아머는 흔적도 없이 증발되어 사라져 갔다. "간다! 크아아아앗­!!" 리오는 자신의 몸에 축적되어 있던 기를 한꺼번에 폭발시켰고 그 힘은 갈라졌던 대 지를 다시한번 진동시켰다. 그때, 곁에서 역시 힘을 모으던 휀은 속으로 놀라지 않을수 없었다. `…리오 스나이퍼가 이렇게 강했었나?' 그가 여러 동료들에게 듣던것 이상으로 리오는 강했다. 아니, 강해져 있었다. 기를 분출시키며 날아오른 리오는 기가 극한으로 실린 디바이너로 메탈아머의 몸을 그어 내렸다. 매직 바리어완 상관이 없는 직접 공격이었기에 메탈아머는 두조각이 나며 폭발했고 리오의 눈은 다른 메탈아머 에게로 돌려졌다. "훗, 질수야 없지." 휀은 쓴 웃음을 지으며 자신의 검, 플랙시온을 뽑아 들고 메탈아머에게 돌진했다. 그가 검을 들고 달려오는것을 확인한 메탈아머는 엘리마이트 빔과 다른 여러 병기 를 그에게 퍼부어 대기 시작했다. 그러나 휀은 그것들을 검으로 가볍게 쳐내고 계 속해서 돌진해 들어갔다. "타아앗­!" 그의 기합성과 함께 플랙시온에선 디바이너에 지지 않을 정도의 거대한 검기가 찬 란히 뿜어져 나왔다. 그 검기에 의해 잘려진 메탈아머는 두조각으로 나뉘어지며 폭 발과 함께 사라졌다. "역시 강한데 휀!" 리오 역시 또 한대의 메탈아머를 박살내며 휀을 돌아보고 소리쳤다. 휀은 리오에게 엄지 손가락을 펴 보인후 계속해서 메탈아머를 동강내기 시작했다. 둘은 역시 강하 였다. 메탈아머들이 실전 훈련을 거치치 못한것에도 이유가 있긴 했지만 그들의 파워는 가히 압도적이라 할수 있었다. "됐어! 마지막 한대!" 플랙시온의 검기에 마지막 매탈아머 역시 동강이 났고 그들을 잠시 막았던 메탈아 머들은 모두 부숴져 사라졌다. "자아, 그럼 수도를 따라가 볼까? …어엇!?" 수도가 날아간 방향으로 가려던 리오와 휀은 자신들의 뒷쪽에서 느껴지는 강대한 마력에 숨을 죽였다. "끝은 아니다 리오, 그리고 휀…!" 둘은 뒤를 돌아 보았다. 붉은색의 마기를 무서우리만치 뿜어내고 있는 마도사 복 장의 여인이 그들을 노려보고 있었다. 왜 인지는 모르지만 오늘 만큼은 얼굴에 베 일을 쓰고있는 상태였다. 리오는 기를 잠시 거두고 자세를 풀며 그녀를 태연한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드디어 나타나셨군 타르자. 오늘은 또 무슨 계책을 가지고 나오셨나?" "…." 타르자는 리오의 질문에 말 대신 마법탄으로 답변을 해 주었다. 갑자기 날아온 마 법탄에 리오는 흠칫 놀라며 피하였다. `뭐야 이건…!?' 상상외의 마력이 담긴 마법탄 이었다. 정면으로 맞았었다면 아무리 리오 자신이라 도 큰 충격을 입었을것이 분명했다. "나의 대답이다 리오 스나이퍼…그리고 휀. 나를 이런 몰골로 만들고도 무사하리라 생각하진 않았겠지…?" 리오와 휀은 타르자가 자신의 얼굴을 감싸고 있던 베일을 벗자 눈을 가늘께 떴다. 그녀의 얼굴 일부분이 광황포의 열기에 증발 되다가 만듯, 흉칙하게 일그러져 있 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타르자는 보통때와는 비교도 할수 없을 정도로 강력한 마기를 뿜어 대고 있었고 리오와 휀은 진지한 얼굴로 자세를 취하였다. "여기서 끝내자 리오 스나이퍼…너도 이날만을 기다리고 있었다는걸 알고있다. 나 와 완전히 결판을 내는것 말이지. 오늘이 바로 그날이다! 너와 나의 악연에 끝을 내는거다!!" 리오는 마기를 뿜어내고 있는 타르자의 말을 듣고 많은 장면이 주마등처럼 눈앞에 서 스쳐 지나가는걸 느꼈다. 타르자와의 첫 대결, 레나의 죽음, 그리고 또다른 레 나가 자신의 눈앞에서 타르자에 의해 수정으로 변해가는 모습…. 리오는 휀에게 뒤로 물러서라는 손짓을 보내었다. 100년간 자신의 가슴속에 맺혀있 던 그 이름을 푸는것은 자신의 힘으로 하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휀 역시 이해한다 는 얼굴로 플랙시온을 거두며 뒤로 물러섰다. "1대 1이다 타르자, 네 말처럼 난 기다려 왔지…정말 긴 시간이었다. 소원대로 오 늘 완전히 끝내주마…!" 휀은 지상에 내려와 둘을 조용히 올려다 보았다. 희미한 미소를 지으며…. "…700년 전만 해도 뭘 할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그럼 오늘 확인해 주겠네. 자 네에게 `최강'이라는 이름이 붙을 자격이 있는지 말이야." 리오는 디바이너를 놓았다. 지면에 던진것이 아니고 공중에 띄운 것이었다. 공중에 디바이너를 띄운 리오는 양손으로 자신의 머리카락을 천천히 쓸어 올려본 후 다시 디바이너를 잡았다. 정신 집중의 한 방법 이었다. 리오는 자신감 있는 웃음을 지어 보이며 디바이너의 끝을 타르자에게 돌렸다. 보라 색의 날이 살기를 띄운것이 보이는듯 했다. 리오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오너라." 예전에 이리프와 싸울때와는 달리 리오도 이번 만큼은 전력을 다해 싸울 생각이었 다. 봐줄 가치가 없다고 생각하는 몇 안되는 인물중에 하나였기 때문이었다. "좋아, 그런데 말이야 리오 스나이퍼. 내가 말 안해준것이 하나 있거든?" "뭐…?" 리오는 자세를 취한채 가만히 타르자를 바라보았다. 타르자는 독이 담겨있는 미소 를 지으며 말했다. "네 손으로 죽인 레나 말이다…20여년 전에 다시 환생했거든? 이 세계에 인간으로 서 다시 말이야. 나도 우연히 알게된 사실이었지. 하지만 확실한건, 레나 공주는 환생체가 아니라는거다." 리오는 눈을 가늘게 뜨고 타르자를 쏘아 보았다. 도대체 무슨 소리인가. "한가지 덧붙여줄까? 그 레나공주의 환생체는 너의 동료들중에 한명이다. 난 그것 을 알고 그녀가 어렸을때 조치를 취해 두었지…다시 100년전의 레나로 돌아올수 있게 말이야. 자아…내 말을 한번 따라준다면 100년전의 레나로 되돌아오는 주문을 가르쳐 주겠다. 어떠냐…?" 리오는 가만히 타르자를 바라보았다. 생각해 보면 100년전에 죽었던 사람이 거의 완벽하게 부활하는것이 아닌가. "후훗…아하하하핫!" 리오는 디바이너를 내리고 크게 웃기 시작했다. 타르자도 역시 일그러진 얼굴이긴 했지만 웃음을 짓는것 같았다. 그러나 그녀의 미소는 오래가지 못하였다. "푸훗…난 이제 레나란 여자에게 관심없어. 착각을 심하게 하고 있었군 타르자. 그 리고 그 주문을 알아서 `그녀'를 레나로 되돌린다고 해 봤자 그녀가 과연 행복해 할까? 그리고 레나가 다시 살면 내가 얼씨구나 하고 좋아할것 같아?" 리오는 순간 얼굴을 일그러 뜨리며 말했다. 분노에 휩싸인 표정이었다. "나에겐 그런 시시한 감정따윈 없다. 100년전에 사라진지 오래야…! 난 너만 없애 면 그것으로 끝이야!! 없애버리겠다!!!" 디바이너를 움켜쥔 리오의 오른팔이 순간적으로 흐려졌다. 타르자는 거의 반사적으 로 방호망을 전면에 집중시켰고 거대한 충격이 방호망을 덥쳐왔다. 초음속의 충격 파 였다. "으읏…!?" 타르자는 흠칫 놀라지 않을수 없었다. 자신이 알고있던 리오 스나이퍼와 파괴력의 차원이 달랐기 때문이었다. 예전에 기계인간들로 개조된 오마장군에 의해 간접적 으로 느낀것보다는 훨씬 강렬한 파워였다. "이, 이녀석…!!" "그 잘난 너의 마법을 한번 써보시지. 다 박살내 줄테니까…!" 휀은 리오의 그 말을 듣고서 약간 인상을 찌푸렸다. `「투쟁본능」…인가?' 리오는 원거리에서 쉴새없이 디바이너를 휘둘러 충격파로 타르자를 공격했다. 주문 을 위해 틈을 주지 않으려는 의도였다. 타르자는 리오의 공격을 막기위해 전 마력을 방호망에 집중시키고 있었다. 타르자 는 순간 자신이 리오에게 놀잇감이 되었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이잇­! 이녀석 더이상 참지 못하겠다!!!" 타르자는 방호망의 방어력을 극한까지 끌어올린 다음에 그 안에서 천천히 주문을 외우기 시작했다. 그녀가 할수있는 최대급의 마법 주문이었다. 타르자는 광소와 함 께 자신의 주위에 거대한 입체 마법진을 그렸다. 미친듯이…. "여기서 죽을것 같군…난 말이야, 호호호호홋­!! 그러나 너도 함께 죽는거다 리오 스나이퍼!! 마법전개­!!!" -------------------------------------계속--- [15447] 제목 : [조윤철]Gods Κnight(3부) 43. 올린이 : jack21 (이경영 ) 96/05/23 00:52 읽음 : 58 관련자료 없음 -------------------------------------------------------------------------- ---- 미친다아앙…기브스 속이 가려워요­옷!! 덧붙이자면…팔 하나 가지고 소설쓰기 엄청 어렵군요…^^ -------------------------------------------------------------------------- -- 리오는 충격파에 피부가 잘려 나가면서도 마법진을 그린 타르자를 보고 전율을 감 추지 못하였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자신의 눈앞에 그려진 거대 마법진을 본 그는 이를 악물고 머리를 굴리기 시작했다. 휀은 상공에 떠있는 거대 입체 마법진을 보고서 놀라지 않을수 없었다. "저건…! 고대어 주문 [메르가릭]!?" 모든 물체를 분자 단위로 분해해 버리는 초 고대어 주문인 메르가릭은 사용자의 마력을 분해력으로 바꾸어 방출하는 것이다. 그때문에 사용자 자신도 목숨을 걸어 야 하는 마법이기도 하다. 리오는 이해할수가 없었다. 자신의 목숨을 지키려고 무슨짓이든 다하는 그 마녀가 갑자기 동반자살을 기도하다니…. 타르자는 마법진 안에서 리오에게 소리쳤다. 즐거운듯 한 표정을 짓고 있는것처럼 보였다. "널 이 주문으로 완전히 죽인다는건 무리겠지! 그러나…너의 부활시간인 3개월이면 모든것이 박살난다! 이제 일주일 후면 가스트란님의 계획이 모두 성사되니까 말이 야! 오호호호호!! 그 동안이면 환생한 레나도, 현재의 레나도 죽겠지, 아니면 너의 또다른 여자라던가!!" 순간, 타르자는 자신의 눈 앞에 있는 마법진이 크게 흔들리는것을 볼수가 있었다. 검기가 최대로 실린 디바이너가 만들어낸 공간왜곡 현상이었다. 구우우우우웅…. 공간이 일그러질때 나는 굉음과 함께 타르자의 마법진은 흐트러지기 시작했고 그로 인해 타르자의 주문 전개 지시도 먹혀 들어가지 않았다. 타르자는 예상치도 못했던 일이 일어나 버리자 괴성을 지르며 분노했다. "크, 크오오오오옷­!!!" 타르자를 둘러싸고 있는 공간이 다시 회복되기까지 약간의 시간적 여유가 생기자 리오는 휀에게 소리쳤다. "휀! 이곳에서 피해, 어서!!" 휀은 리오가 지나치게 흥분해 있다는것을 느낄수 있었다. 그러나 이미 말릴 상황 같지도 않아 그는 자신이 낼수있는 최대한의 속도로 피신했다. "오메가 선샤인…인가." 휀의 모습이 사라짐과 동시에 리오 역시 기를 뿜어내며 공중으로 치솟았다. 일그러 진 공간내에 갇혀 괴로워 하고 있는 타르자의 모습이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로 상 승한 리오는 디바이너를 칼집에 꽂아 넣은후 몸을 폈다. "간다, 초필살!!!" 기합성과 함께 리오의 눈은 황색으로 빛나기 시작했고 그의 몸 주위에선 이상하리 만치 강한 에너지가 끓어 오르기 시작했다. "이, 이녀석 리오 스나이퍼…! 주문을 방해하다니!!" 타르자는 서서히 회복 되어가는 공간의 일그러짐 안에서 분통을 터뜨렸다. 그러다 가 그녀는 주위의 경치가 갑자기 어두워 지는것을 느낄수 있었다. 타르자는 주위 를 둘러보았다. "뭐, 뭐야? 갑자기 어두워 지다니, 일식인가…?" 타르자는 자신의 머리위를 바라보았다. 정오 가량쯤 된 시간이어서 태양은 위에 있 었다. 눈 위에 그늘을 만들고 태양쪽을 바라본 타르자는 흠칫 놀라지 않을수 없었 다. 태양은 아무런 변화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다른것이 있다면 단 하나, 자신의 주위에 내려와야 할 빛이 모조리 한 점으로 빨려 들어가는 것이었다. 리카는 걱정스런 표정으로 방에 모여있는 일행을 둘러 보았다. 모두 그리 좋은 표 정은 아니었다. 특히 크리스는 방금전에 도시 상공을 지나쳐간 수도를 보고 거의 낙담한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제국의 수도, 아니 우르즈 로하가스가 드디어 상승했어. 다른 공중요새들도 이 제 뒤따라 상승하겠지. 과연 저들 몇명의 힘으로 막아낼수 있을까? 아무리 리오씨 라고 해도 공중 요새에겐…계란으로 바위치기 일텐데…." "아니에요!" 그 말을 끝까지 들은 리카는 크리스를 향해 소리치기에 이르렀다. 크리스는 놀란 표정으로 리카를 바라보았다. "리오와 그의 친구, 형제들을 우습게 보지 말아줘요! 크리스 언니도 리오를 믿고 있는 사람중에 하나잖아요, 그런데 왜 그런 말을 하는거에요!!" 크리스는 고개를 저으며 눈을 감았다. "…믿고 있어. 누구보다도 더…하지만 그를 잃기는 싫단 말이야…." 그 말을 들은 일행의 얼굴에는 그늘이 드리워 졌다. "죄송해요 크리스. 제가 그만…엇?" 크리스에게 사과하려던 리카는 갑자기 밖이 어두워 지자 흠칫 놀라며 창문 밖을 바 라보았다. "일식인가? 그럴리가 없는데…." 주위를 둘러보다가 태양쪽을 올려다본 리카는 그만 말을 잊고 말았다. 다른 일행은 리카가 갑자기 움직임을 멈추자 이상하게 여기고 리카를 따라 창문 위를 울려다 보 았다. "아, 아니!?" "어떻게 저런?" 일행은 자신들의 눈을 도저히 믿을수가 없었다. 정상적으로 빛을 발하고 있는 태양 의 밑에, 회색의 강렬한 빛을 발하고 있는 또하나의 광체가 어디선가 나타난 것이 었다. "저건 뭐지? 마치, 태양이 두개 뜬것처럼…." 오메가 선샤인. 거의 무한이라 해도 할말이 없을 정도로 굉장한 에너지를 방출하고 있는 태양의 에 너지를 사용자의 몸속에 모조리 흡수시켜 성질이 다른 무속성의 에너지로 바꾼뒤 그 막강한 힘으로 적을 공격하는 리오 스나이퍼의 최강기중 하나이다. 제대로만 태양 에너지를 충전하면 행성을 날리는것도 문제가 되지 않지만 태양 에 너지를 사용하는 만큼 밤에는 사용하기가 거의 불가능 하다는것이 단점이기도 하다 . 그러나 위력에 비해 기의 소모가 위력에 비해 적다는 점도 있다. 잘만 사용한다 면 초필살기란 말에 어울리는 공격 기술이었다. "자아 간다!!" 타라자가 회복되는 시간에 맞추어서 에너지를 충전 하였기에 위력은 10%에도 미치 지 않았지만 그정도라 해도 위력은 1급 마법을 상회하는 것이었다. 리오는 타르자를 향해 급강하 하면서 자신의 몸에 충전된 태양 에너지를 자신만의 무속성 에너지로 바꾸어 방출시켰다. 회색의 빛이 리오의 온몸에서 뿜어져 나왔고 타르자를 향하는 리오의 그 모습은 마치 하나의 혜성이 지표로 떨어져 내리는것과 같았다. "이, 이런…!" 타르자는 아직 회복되지 않은 입체 마법진의 안에서 가만히 자신을 향해 떨어져 내 리는 오메가 선샤인의 빛을 바라보았다. 그 빛은 그녀를 데리러 지옥에서 온 사신 의 눈빛으로 타르자에겐 느껴지고 있는듯 했다. "이렇게 죽는건가…이 대 마도사 타르자가…!" 타르자는 문득 무엇인가가 생각난듯 자신의 품속을 뒤져 무엇인가를 꺼내었다. "나의 친구 바만다라여, 나 대신 가스트란님을 부탁한다…." 그녀가 꺼낸것은 작은 펜던트였다. 마법이 실린 광탄안에 펜던트를 넣은 타르자는 그것을 어디론가 멀리 날려 보내었다. 희미한 미소를 지으며…. "가라앗­!!" 리오는 기합성과 함께 가속력이 붙은 오메가 선샤인의 에너지 구체에서 벗어나 공 중에서 멈추고 떨어져 내리는 에너지 구체를 바라보았다. 에너지 구체는 곧 일그러 진 입체 마법진과 함께 타르자를 지상으로 밀어 내었고 거대한 폭음을 일으키며 제 국 수도가 있던 땅을 빛으로 감쌌다. 그 폭발광은 멀리 있던 리오의 일행에게도 확 실히 보여질 정도였고 근처에 피신해 있던 휀은 물론 말할것도 없었다. "우왓! 이것은­!!" 휀은 양 팔로 자신의 몸을 감싼후 기를 방출하여 폭발의 충격으로 부터 자신을 보 호하였다. "쳇, 굉장한데? 이정도라면 나의 [레퀴엠]정도는 될것같아…!" 리오는 차츰 사라져 가는 폭발광을 내려다 보며 엷은 미소를 지었다. 임무중에 하 나가 완수되는 순간이어서 그럴것이다. "…잘 가라 타르자. 다시 태어났을땐 이런 악연으로 만나지 말자…." 리오는 천천히 자신의 품속을 뒤졌다. 망토 밖으로 나온 그의 손에는 에메랄드 조 각 하나가 들려져 있었다. "이제 깨어 나시길…레나 공주님." 그의 말과 동시에, 그가 들고있던 에메랄드 조각은 빛을 발하며 원래의 모습이었던 천 조각으로 변하기 시작하였다. 15장 [혼돈의 여신] 지크와 슈렌은 샤오민 가족의 집에 벌써 이틀째 묶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동안에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아 슈렌을 바라보는 지크의 눈은 가늘어 지기만 하 였다. 그러나 슈렌은 묵묵히 창문 밖을 바라볼 뿐이었다. "어이 슈렌." 지크는 부엌 의자에 앉아 슈렌에게 지친 표정으로 말을 걸었다. "제국군이 들이 닥친다면서 이틀째 공만 치고 있으니 어떻게 된거야?" 슈렌은 대답이 없었다. 지크는 한숨을 쉬며 고개를 저었다. "저 목석에게 물은 내가 바보지…." "지크." 의자에서 몸을 쭈욱 펴던 지크는 슈렌이 갑자기 자신의 이름을 부르자 흠칫 놀라며 그를 바라보았다. "잠시 나갔다 올테니 여기 있어. 뭔가 이상하다." "뭐?" 확실하게 말도 하지 않은채 슈렌은 재빨리 집에서 빠져 나갔다. 지크는 어깨를 으 쓱이며 고개를 저을 뿐이었다. "속을 모르겠단 말이야…저 완벽 지상주의자는." 슈렌은 건물의 옥상 사이를 뛰며 재빨리 도시의 중심으로 향하였다. 그리고 도중에 그가 알아낸 사실은 제국 정규군은 커녕 경찰까지 거리엔 있지 않다는 것이었다. 물론 메탈자켓은 말할것도 없었다. "수상하군, 음? 저것은…?" 슈렌은 도시 중앙에 있는 여신교 성당 근처에서 발을 멈추었다. 근처의 조용한 분 위기와는 달리 성당 주위는 떠들썩 하였다. "누군가의 결혼식인가…세상 좋군." 그냥 지나쳐 가려던 슈렌은 그 인파 사이에서 갑자기 엄청난 마기가 발산되는것을 느끼고 다시 멈추어서 자신의 기를 죽이고 인파를 바라보았다. "…소환사의 기…그것도 아주 강력한!" 슈렌은 정신을 집중하여 인파 사이에 끼어있는 강력한 존재를 찾기 시작하였다. 시끌벅적한 성당의 거대한 문 옆에 서있는 조그마한 나무판엔 그날 결혼할 남녀의 이름이 쓰여져 있었다. 별것 아니었지만…. 「프시케 & 커드 버클레이」 「그들의 영원한 행복을 기원하며」 ---------------------------------------------------계속--- [15550] 제목 : [조윤철]Gods Κnight(3부) 44. 올린이 : jack21 (이경영 ) 96/05/25 23:04 읽음 : 186 관련자료 없음 -------------------------------------------------------------------------- ---- 지금의 세계에서 일어난 가즈 나이트의 일은 이제 거의 끝나가는듯 합니다. 여러 공간을 돌아다니며 임무를 행하고 있는 이 전사들에게 마지막 박수를 보내어 주시길 부탁드리며…. -------------------------------------------------------------------------- -- 슈렌은 손가락을 이마에 대고서 정신을 극도로 집중하여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는 강력한 존재를 찾고 있었다. 그러나 그 존재도 슈렌이 자신을 찾고 있다는것을 알 아 차렸는지 완전히 기척을 감추고 사라지고 말았다. "…확실한것 같군. 그렇다면…." 슈렌은 재빨리 대 성당 근처에서 벗어나 다시 샤오민의 집으로 향하였다. 모든 병 사들이 이유도 없이 사라진 지금 갑자기 결혼식이 있다는것은 뭔가 이상하다는 생 각에서 였다. "결혼식 이상의 일이 있을것 같은데." 슈렌은 중얼거리며 더더욱 갈길을 재촉하였다. 지크는 짐의 정원에서 천천히 몸을 풀어 보았다. 이틀동안의 지루함에서 벗어나려 고 하려는것 이었다. 이리저리 몸을 흔들며 근육을 풀어본 지크는 자신의 허리에 어중간히 매여있는 무 명도에 손을 가져가 보았다. "허업­." 짧은 기합성과 함께 무명도로 허공을 몇차례 가른 지크는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무명도를 넣었다. "좋아, 몸은 다 회복 되었군. 전보다 더 좋아진것 같기도 하고." 다시 팔을 돌리며 몸을 풀던 지크에게 슈렌이 도착한것은 얼마 되지 않아서 였다. "지크!" "어? 왜 지금왔어?" 예상보다 슈렌이 빨리 돌아오자 지크는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 슈렌은 바로 등을 돌리며 지크에게 따라 오라는 신호를 보내었다. "어서, 시간이 없어!" "뭐?" 갑자기 슈렌의 행동이 빨라진것에 적응을 하지 못한 지크는 눈만 동그랗게 뜨고서 그를 바라 보고만 있었고 그가 움직이게 된것은 슈렌이 얼굴을 약간 찡그린 직후 였다. 샤오민에게 인사도 없이 집을 떠난것이 마음에 걸리긴 하였지만 슈렌이 이렇게 까 지 법석을 치는것으로 보아 보통일은 아닐것 같아 지크는 군말 없이 슈렌을 따라 도시의 중앙에 위치한 대 성당으로 향하였다. "어? 뭐야 이건?" 지크 역시 성당 근처만이 축제 분위기이자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그도 의심을 가 지지 않을수 없었다. 주위를 살펴보던 슈렌은 성당 주위에 사람이 많자 지크의 어 깨를 두드리며 물었다. "너 잠행술로 저 성당까지 들어갈수 있지?" 몸이 다 회복된 지크에게 있어서 슈렌의 이 질문은 우스운 것이었다. 지크는 피식 웃으며 자신있게 대답했다. "쳇, 말이라고 하냐? 나보고 저 안에 들어가서 무슨 일이 있는지 알아보라 이거지 ? 알았으니까 여기서 조금 기다리고 있어." 지크는 정신을 집중 하려는듯 손바닥으로 얼굴을 살짝 치고나서 잔상과 함께 성당 안을 항하였다. 그의 잠행술은 지크와 옷깃을 스친 사람도 그가 지나갔는지 모를 정도로 완벽에 가가운 것이었다. 물론 그와 맞먹거나 약간 약한 고수들에게는 통하 지 않는다는것 역시 있었지만…. 사람들 사이를 여유있게 통과한 지크는 유리창에 무명도로 구멍을 내고서 성당 안 으로 여유있게 들어갔다. 메탈자켓을 상대하는것 보다 잠행술이 그에겐 휠씬 쉬운 일이었다. 성당 안에 들어선 지크의 눈에 제일 처음 들어온것은 의자에 앉아 신랑과 신부를 기다리고 있는 많은 하객들 이었다. "흐음…진짜 결혼식인가? 하지만 제국에서 결혼식 하나 가지고 이렇게 북적댈 일은 없는걸로 알았는데." 지크는 성당의 다른곳으로 빠르게 이동하였다. 이곳저곳을 둘러보던 지크는 안에 별다른것이 없자 고개를 갸웃거리며 약간 시끄러운 복도로 나와 아무렇지도 않게 사람들 틈을 걸었다. "별것 없는데 이상하군…에라 모르겠다." 어깨를 한번 으쓱인 그의 눈에는 신부 대기실이라 쓰여있는 방 푯말이 들어왔다. 지크는 장난기 어린 미소를 지으며 천천히 안으로 들어섰다. "아아, 실례합니다." 지크는 들어서자 마자 신부쪽으로 보이는 많은 사람들의 눈총을 받았다. 그러나 그 는 거리낌 없이 꽤 넓은 방 안을 활보하였다. 방의 구석에선 분홍색의 드레스를 입 은채 열심히 화장을 받고있는 신부의 모습이 들어왔다. "오, 저 여자가 신부인가 보지? 팔자도 좋아…." 지크는 호기심이 발동 했는지 신부의 얼굴을 한번 보려고 시도를 하였다. "어이, 잠깐." 지크는 자신을 부른 걸걸한 목소리의 주인공을 돌아보았다. 머리가 천정에 닿을듯 한 거대한 몸집의 사나이가 자신을 내려다 보고 있었다. 지크는 손바닥을 펴 보이 며 알겠다는듯 고개를 끄덕인 후 조용히 신부 대기실 밖으로 나섰다. "봐줬다, 기분 좋은날 사람을 때리면 안되겠지. 그럼 나가 보실까?" 지크는 제법 익숙한 노래 가락을 흥얼거리며 천천히 성당의 입구로 향하였다. 지크가 안에 들어간 사이에 슈렌은 계속 보이지 않는 힘의 존재를 찾고 있었다. "…그도 날 느낀건가? 내가 실수하고 있는것 같은데…." 슈렌은 결국 성당 가까이 까지 다가갔다. 화사한 옷차림의 사람들은 저마다의 화제와 오늘의 결혼식으로 소란스러웠다. 슈렌 은 시끄러운것이 싫었으나 임무중에는 그런것도 들리지 않았다. "…." 사람들을 살펴보던 슈렌의 시선엔, 누군가를 찾고 있는듯한 여성의 모습이 들어왔 다. 검은색 가죽에 부드러운 느낌의 흰색 털이 붙어있는 코트를 입은 30대 초로 보 이는 여성이었다. 슈렌과 그 수수께끼 여성의 눈이 마주쳤다. 둘은 서로를 바라보았고 여자 쪽에서 먼저 미소를 지었다. 그러나 슈렌의 미간엔 노기가 어린 주름이 잡혔다. "당신이로군." 슈렌은 짧게 내ゼ었다. "후후훗, 당신도 날 찾고 있었나요? 나도 당신을 찾았답니다. 리오 스나이퍼란 사 나이를 알고 있는것처럼 보이는데…아닌가요?" 둘의 대화는 다른 사람들에겐 들리지 않는다. 전음이었다. 슈렌은 말 없이 헝겁에 싸여있는 그룬가르드에 손을 가져갔다. 그 모습을 본 수수 께끼의 여인은 검붉은색을 띄고 있는 입술을 가르며 더욱 큰 미소를 지어 보였다. "간단한 대답이로군요. 마음에 들었어요…그럼, 싸우기 전에 예의부터 갖출까요? 제 이름은 「바만다라」. 이제는 전멸된 육마왕의 마지막 인물이랍니다." 슈렌은 눈을 가늘게 뜨고 그룬가르드를 감싸고 있는 헝겁을 풀었다. 그러자, 주위 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비명을 지르며 슈렌에게서 멀리 떨어졌다. "당신은요? 미남씨." 슈렌은 나지막히 대답했다. "슈리메이어 반 스나이퍼­간단히 슈렌이라고 하지." 말이 끝남과 동시에, 슈렌의 몸에선 강력한 기염이 뿜어졌고 주위에 피신해 있던 사람들은 그 놀라운 광경에 숨을 죽였다. 바만다라는 약간 놀랐다는듯 한 얼굴로 감탄이 섞인 말을 했다. "호오…굉장하군요. 그리 강하지 않을것 같았는데…말로만 듣던 증폭력인가요? 운 이 좋군요, 자신의 속성을 이용하여 능력을 끌러 올리는 그 힘을 직접 눈으로 볼수 있다니 말이에요, 호호홋." 바만다라는 얘기하는 도중에 자신의 코트 단추를 풀었다. 생각보다 풍만했다. 그러 나 그녀의 육체보다 먼저 슈렌의 눈에 들어온것은 그녀의 목에 걸려있는 작은 펜던 트 였다. "아…이 펜던트가 맘에 드시나 보군요. 하지만 줄수는 없어요. 제 소중한 친구의 유물이니 말이에요. 자아…이제 갑니다." 바만다라의 손이 빠르게 움직인다 싶더니, 그녀의 앞엔 어느새 중형의 소환진으로 보이는 마법진이 그려져 있었다. 슈렌은 속으로 움찔했다. 이렇게 소환진을 빠르게 그리는 소환술사는 처음이어서 였다. "지옥의 업화를 다스리는 정령이여, 나의 명령을 받아 적을 물리치시오! 소환! [이 프리트]!!" "이프리트!?" 슈렌은 의아스럽다는 말을 토해내었다. 그도 그럴것이 불의 속성을 가진 자신의 상 대로 불의 정령인 이프리트를 꺼낸다는것은 상식 밖의 일이었다. "이상하겠지요. 그러나 상대해 보시면 알겁니다 슈렌씨." 그녀의 말과 함께 거대한 불덩이를 휘감은 사나이의 모습을 하고있는 불의 정령 이 프리트가 소환진에서 실체화 하여 모습을 드러내었다. 이프리트는 무어라 괴성을 지르며 슈렌에게 달려들었다. "으음…!" 짧은 기합성과 함께 슈렌은 그룬가르드에 자신의 기를 주입하였다. 그리고 달려드 는 이프리트에게 창을 빠른 속도로 두번 휘둘렀다. 그의 기술, 더블 하켄이었다. "쿠오오오옷­!!" 몸이 네조각으로 나뉘어진 이프리트는 잠시 거대한 불덩이로 변했다가 다시 원상 태로 회복되며 역으로 슈렌을 공격하였다. 슈렌은 아차 하며 이프리트의 공격을 피 하였다. "…머리가 좋군 바만다라." 바만다라는 처음부터 슈렌을 죽이려는 생각이 아니었다. 그보다 더 중요한 일 때문 에 그를 붙잡아 으려고 하는 것이었다. 그런 일을 하는것에 제격인것은 슈렌의 화계 공격에 전혀 영향을 받지 않는 이프리트가 제격이었다. 슈렌은 자신의 앞을 가로막고 있는 거대한 불덩어리, 이프리트를 바라보며 거의 보 이지 않는 미소를 지어 보였다. 보통의 전사들에겐 이프리트란 드래곤 이상으로 공 포를 주는 강력한 존재이다. 고위 정령이라 그런것은 당연하지만 이 슈렌이란 사나 이는 다르게 느껴졌다. "…그러나 착각했어." 지크가 성당에서 나오자 마자 본것은 거대한 불덩어리­이프리트와 슈렌의 싸움이 었다. 그제서야 지크는 일이 보통이 아니란것을 깨달았다. "젠장! 도대체 어떻게…." 저칠게 내ゼ던 지크는 자신의 옆에 쓰여져 있는 푯말을 보고서 보통일이 아니라 는 강력한 확신을 가질수 있었다. "프, 프시케!? 설마…!!" 이프리트는 소환이나 계약에 의해서만 지상에 실체화 할수 있다. 그러나 아무 뜻 없이 화염계 성위(聖位)의 위치에 있는 슈렌과 붙을리는 없다. 그의 머리속에는 그와 프시케가 처음 만난 여신교의 성전이 떠올려 졌다. "괴물 벽화…얼음…그렇다면 환수신(幻獸神)!?" 그는 이 공간에 파견되기 직전에 주신에게 들었던 환수신의 이야기를 떠올렸다. 소환사가 환수를 거내기 위해 소환진을 만들고 마력을 사용하여 공간을 여는것은 지극히 어려운 일이었다. 소환되는 소환수의 급수에 따라서 마력의 소비도 달라진 다. 그러나 환수신의 경우에는 얘기가 달라진다. 아무 문제없이 공간의 문을 열수 있었고 어떠한 환수도 단수가 아닌 복수로 소환시킬수 있는 막강한 능력이 가능하 다. 그 환수신이 바로 프시케일 확률은 100%에 가까웠다. 지크는 다시 성당 안으로 뛰 어 들어가며 소리쳤다. "제기랄, 보통일이 아니잖아!!!" ------------------------------------------계속--- [15589] 제목 : [조윤철]Gods Κnight(3부) 45. 올린이 : jack21 (이경영 ) 96/05/28 20:31 읽음 : 135 관련자료 없음 -------------------------------------------------------------------------- ---- 좋아요 좋아…우하하. -------------------------------------------------------------------------- -- 지크는 성당안에 마련되어 있던 신부 대기실을 향해 뛰었다. 복도를 거닐던 사람 들은 지크가 갑자기 뛰어 들어오자 놀란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그러나 지크에 겐 그런것은 보이지 않았다. 신부 대기실은 그리 멀지 않았다. 지크는 방문을 부술듯이 거칠게 열어 젓히고 프 시케를 찾기 시작했다. "프시케! 이런 젠장­!!" 신부 대기실 안에는 아무도 있지 않았다. 모두 결혼식에 참석하러 간것 같았다. 지 크는 볼것없이 성당의 예배당으로 뛰었다. 예배당쪽은 지크를 내쫓았던 거구가 문 앞에 버티고 서 있었다. 그 거한은 지크가 예배당을 향해 뛰어오자 엉겁결에 막으려고 앞으로 전진했다. "비키지 못해!" 지크는 그 거한의 위로 뛰어올라 머리를 양손으로 잡고 공중에서 그대로 던져 내동 댕이쳤다. 거한은 신음소리 한번 내지 못한채 성당 구석에 쓰러져 기절했다. "잠깐!!" 결혼식이 진행중인 예배당의 문을 열며 소리친 지크는 마악 예물을 주고 받는중인 신랑과 신부를 볼수가 있었다. 문이 열리는 소리와 고함에 놀란 사람들은 모두 지크를 바라보았고 더더욱 놀란건 신랑과 신부인 프시케 였다. "지, 지크씨…!?" 지크는 신랑­커드에게 성큼성큼 걸어갔다. 지크쪽이 훨씬 더 키가 컸기 때문에 커 드는 자신의 앞에서 멈춘 지크를 올려다 보아야만 했다. "다, 당신은 누구야! 왜 남의 결혼식을 방해하는거지?" 지크는 커드를 바라보며 어이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결혼식…? 좋아, 한가지만 묻지. 넌 너와 결혼한다는 여자를 사랑하나?" "뭣…?" 프시케는 괴로운 표정을 지으며 지크의 팔에 매달려 소리쳤다. "제발 돌아가 주세요 지크씨! 저를 위해 주신다면 제발요!!" 그러나 지크는 프시케를 거들떠 보지도 않았다. 오직 커드의 눈을 바라보고 있을뿐 이었다. 커드는 둘을 번갈아 가며 쳐다보다가 머뭇머뭇 거리며 결국엔 대답하였다. 슈렌은 자신의 기염력을 한계점 가까이 까지 끌어 올렸다. 추운 날씨로 얼음장보다 차갑게 되어있던 주위의 돌들이 기염력의 열에 의해서 쩍 소리를 내며 갈라져 나 갔다. "오너라 조무래기 녀석…!" 슈렌은 자신의 앞에 거대한 모습을 자랑하고 있는 화염계 고위 정령 이프리트에게 손짓을 하였다. 이프리트는 다시 고함을 지르며 슈렌에게 덤벼들기 시작했다. 그와 동시에 슈렌의 창 그룬가르드는 불꽃을 뿜어대며 주인의 손에서 춤을 추기 시 작했다. "염살(炎殺)! 블라인드 하켄­!!!" 계속 돌진하던 이프리트는 그룬가르드의 회전 속도가 빨라지기 시작하자 뒤로 물러 서기 위하여 멈추어 섰다. 그러나 이프리트는 물러서지 못하였다. 그룬가르드가 만들어낸 진공의 공간안에 들어오고 말았기 때문이었다. 이프리트는 있는 힘을 다하여 도망치려고 노력했으나 허사였다. 결국 그룬가르드의 회전 반경에 걸려든 이프리트는 창에서 뿜어져 나오는 기염력과 함께 거세게 타오 르기 시작했다. "크오오오오­!!" 그 광경을 본 바만다라는 놀라움이 섞인 미소를 지었다. 상상외로 슈렌이 강해서 였다. 그 사이, 이프리트의 건장한 체구는 서서히 줄어들고 있었다. 아무리 정령이라도 초 진공상태를 견딜수는 없는 모양이었다. 슈렌은 이프리트의 모습이 사라질때 까 지 창을 회전시켰고 이윽고 소환된 이프리트는 완전히 물질계에서 자취를 감추었 다. 슈렌은 곧바로 창의 회전을 멈춘뒤에 바만다라를 쏘아 보았다. "다른걸 불러 보시지. 그리 시간을 끌지는 못한것 같으니까 말이야." 바만다라는 여전히 미소를 지은채 손가락을 좌우로 저었다. "아니요, 이젠 시간을 끌 필요가 없습니다. 느껴지지 않나요 슈렌씨?" "뭣?" "사랑하니까 결혼하는것 아닌가! " 꽤나 고심해서 말한 커드의 대답이었다. "…!" 지크는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그러다가 잠시 후 고개를 끄덕인 뒤에 미소를 지으 며 뒤로 돌아섰다. "…그래 좋아. 그러나 한가지만 말해두지…." 프시케는 그리 오랫동안 지크와 생활한것은 아니었지만 굉장히 화가 났을때 지크의 행동은 알고 있었다. 겉으로 표현하지 않고 팔을 부르르 떠는 것이었다. 그리고 지금의 지크는 팔을 떨고 있었다. "…프시케의 머리카락이라도 잘못 건들면 그땐 박살을 내줄거다. 언제 어디서고 말 이야…!" 커드는 성큼성큼 걸어 나가는 지크의 뒷모습을 보고 치를 떨었다. 이렇게까지 자신 에게 공포감을 안겨준 상대는 없어서 일것이다. 그때였다. 구우우우우­. 성당의 창문이 뒤 흔들리는 소리와 함께 하늘이 어두워 졌다. 그러자 커드의 눈은 아까전과는 다른 살기를 띄었다. "후훗…후하하하핫!! 괜찮은 타이밍이군!!" 갑자기 변한 커드의 태도에 프시케는 흠칫 놀랄수 밖에 없었다. 커드는 손을 앞으 로 뻗으며 예배당 안의 사람들에게 소리쳤다. "저녀석을 없애 버려라 친위대여!!" 그와 동시에 의자에 가만히 앉아있던 남녀노소가 모조리 살기를 뿜어내며 손에서 번쩍이는 암기를 돌아서 있는 지크에게 던졌다. 수십개의 암기는 정확히 지크의 자켓 등에 박혔고 지크는 앞으로 쓰러졌다. "지, 지크씨­!!" 프시케는 지크가 쓰러진것을 보자마자 비명을 질렀고 커드는 그 소리가 듣기 싫다 는듯 프시케의 입을 손으로 막았다. "조용히 해 주시지요 여신님. 제발 이 최고 신도의 부탁을 들어 주십시오. 당신은 함부로 대해드리기 싫으니까요." 프시케는 결국 눈물을 터뜨렸고 커드는 프시케를 옆에있는 신도에게 맏긴후 교단 위로 올라섰다. "자아, 모두 나가자 여신교의 신도들아. 우리를 구원해 주실 새로운 신의 강림을 찬양하는 것이다…!" "오우, 교황이라도 되는 모양이지?" 커드는 순간 움찔하며 자신의 옆을 바라보았다. 프시케를 맏고있는 신도­바로 온 몸에 암기를 맞았어야할 지크가 멀쩡한 모습으로 자신을 비웃으며 서있는 것이었 다. "너, 너는…!? 그렇다면 쓰러진건!" 커드만이 놀란것은 아니었다. 암기를 던진 신도들이 쓰러진 `지크'를 돌려 보았다. 그것은 먼지 털이개가 꼭대기에 달려있는 큰 촛대에 불과했다. "나라고 사람보는 눈이 없을줄 알았나? 이런 얘기할 틈이 없지, 난 나간다 친구." 지크는 아무말 하지 않고 프시케의 팔을 끌었다. 약간 저항하는 힘이 있자 그는 프 시케를 바라보며 빙긋 웃었다. "뭐야, 안갈거야?" 예전과 변함없는 미소와 말투로 지크가 자신을 부르자 결국 참았던 눈물을 터뜨리 며 울고 말았다. 지크는 순간 난처한 표정을 지으며 그녀를 안아 올렸다. "미안하지만 분위기 낼 때가 아니라구!" 그와 동시에 지크는 예배당 출입구 쪽으로 비호같이 날아 올랐고 그가 있던 자리의 주변엔 수십개의 암기가 박혔다. "타아아앗!" 프시케를 양손으로 안은 상태여서 지크는 팔을 쓸수가 없었다. 결국 그는 어깨를 이용해 두꺼운 출입구를 부수고 밖으로 빠져 나가기 시작했다. 그러나 길은 그리 좋지가 않았다. 벌써 많은수의 교황 친위대가 그들의 앞길을 가 로 막았기 때문이었다. "쳇! 잠깐­!!" 지크는 프시케를 내려놓자 마자 앞길을 막고있는 그들을 향해 쏜살처럼 튀어 나갔 다. 수십개의 도광이 약간 어두운 성당 복도를 장식했고 수명의 친위대는 급소를 베인채 쓰러져 갔다. "거기서 멈춰라! 여자는 내가 데리고 있다!!" 지크는 급히 뒤를 돌아보았다. 한명의 친위대원이 프시케의 목에 검을 가져간채 지 크를 협박하고 있었다. "쓸데없는­!" 순간, 친위대원은 자신의 감각을 믿고 싶지가 않았다. 자신의 등 뒤에서 침입자의 목소리가 들렸기 때문이었다. 어느새 그의 등뒤로 돌아간 지크는 친위대원의 팔 근육이 반응하기 전에 그의 숨골 에 일격을 가하였다. 파각! 후두부에서 난 음산한 소리와 함께 친위대원은 보람없이 쓰러졌고 프시케는 다시 지크의 팔에 안겼다. "아직은 아무말 하지마,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아 있으니까…! 간닷!!" 프시케는 지크의 외침에서 느낄수 있었다. 그는 자신이란 여자를 사랑하고 있지 않 다는 것을…. 어째서 갑자기 그런 느낌이 들었는지 그녀도 알수가 없었다. 하지만 그 시간동안 둘은 어느새 성당을 빠져 나갔고 밖에는 공중에 떠있는 요새를 바라보고 있는 푸른 장발의 사나이가 맨 처음 들어왔다. "슈렌! 어떻게 된거야!!" 슈렌은 지크의 목소리가 들리자 안도의 한숨을 내 쉬었으나 그가 처음보는 여자를 안고 나왔다는 것을 알자마자 더더욱 근심에 잠긴 표정을 지었다. "이런…어쨌든 잘 나왔어 지크. 하늘 위를 보아라…." 슈렌의 옆에 프시케를 내려논 지크는 그의 말에 따라 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이 도 시보다도 휠씬 큰, 거대한 강철의 구체가 공중을 뒤 덮고 있었다. "젠장…저건 공중요새잖아! 하지만 저렇게 크지는 않았는데…?" 바만다라는 여전히 웃음을 띄운채 지크의 궁금증을 풀어 주려는듯, 설명을 하기 시 작했다. "저것은 제국의 수도입니다 지크. 아니, 대 공중요새 「우르즈 로하가스」라는 설 명이 더 옳겠지요. 아, 그리고 여신님이 당신의 손에 계시군요. 유감입니다, 호호 호홋…." 지크는 이상하다는 눈초리로 바만다라를 바라보았다. 바만다라는 손을 휘휘 저은뒤 에 계속 말을했다. "어머, 실례…그만 웃어 버리고 말았군요. 원래는 여신님이 가지고 있는 아공간력 이 이 계획에 절대적으로 필요 했었습니다. 하지만 이젠 필요가 없어요. 제 친구의 힘이 의외의 변수로 나타났기 때문이지요. 호­호호호홋!!" -----------------------------------계속--- [15624] 제목 : [조윤철]Gods Κnight(3부) 46. 올린이 : jack21 (이경영 ) 96/05/30 22:35 읽음 : 82 관련자료 없음 -------------------------------------------------------------------------- ---- 가즈 나이트…과연 순정소설인가!? 란 편지가 몇통이 왔었습니다. 여성 독자층이 많아서 그런가…. 어쨌든 재미 있다는 말씀으로 들립니다. 계속 응원해 주시길…. 주신 ※참고­신계 등위표. / \ 그 밑에 여러 신들…. 선신 -- 악신 -------------------------------------------------------------------------- - 도시의 시민들은 하늘을 뒤덮고 있는 우르즈 로하가스를 바라보며 희망이 없는 표 정을 지었다. 어른아이 할것이 없었다. "폐하시여…어째서…?" 30세 이상의 중년층은 20년 전 젊은 황제의 패기 넘치는 모습을 떠올린 후, 괴이할 정도로 군사력을 증강시킨 황제의 모습을 떠올렸다. 안타까울 정도로…너무나도 다른 모습이었다. 마치 다른 영혼을 가진 사람처럼…. 16장 「용왕 강림」 커드­교황은 다시 자신의 의복으로 갈아 입은후 성당의 윗층으로 향했다. 이 도시에서 제일 높은 위치에 자리잡은 그곳엔 넓직한 원이 그려져 있었다. 바로 공중요새로 직통되는 `빛의 길'이었다. "쳇, 완전한 힘을 얻을수 있었는데 아쉽군. 하지만 상관없어, 이제 `신의 힘'을 얻 을수 있으니 말이야." 혼자말을 하던 교황은 빛의 길을 통해 우르즈 로하가스의 안으로 천천히 향하였다. "친구의 힘이라니, 무슨 소리야!" 슈렌의 질문에 바만다라는 웃으며 자신의 목에 걸려있는 펜던트를 들었다. "이것입니다. 이것은 육마왕중 최강이라 불리던 마도사, 타르자의 200년분 마력이 잠재되어 있지요. 이정도라면 아공간의 문을 여는데 충분하지 않을까요? 게다가 저 의 직업은 소환술사. 이러면 딱 맞군요. 오호호호홋­!!" 슈렌과 지크는 흠칫 놀랄수 밖에 없었다. 예전에 현재의 신들과 고신들의 전쟁후 패한 고신들을 쫓아낸 곳이 바로 아공간, `시간의 저편'이었기 때문이었다. "설마…고신들을!?" 바만다라는 고개를 끄덕인후 순간이동의 마법진을 전개하였다. 우르즈 로하가스로 가려는 것이었다. "아무리 당신들이 선(善)신의 사자인 천사들이나 악(惡)신의 사자인 악마들을 가지 고 논다는 주신­패(覇)신의 사자 가즈 나이트라지만 고신들을 당해낼순 없겠지요 ? 게다가 그분들은 오랬동안 힘을 쓰지 못해서 안달이 나셨으니 더 하겠지요. 호 호홋…그럼 전 이만. 고신들의 부활후에 봅시다 여러분." 거의 놀림투로 말을 남긴 바만다라가 요새로 사라져 가자 지크는 분함을 참지 못해 무명도를 우르즈 로하가스를 향해 휘둘렀다. 허사인게 당연했지만 요새가 떠있는 높이까지 날아 오를수 없는 자신을 미워하는수 외엔 지크에겐 방법이 없었다. 교황과 바만다라를 태운 우르즈 로하가스는 천천히 동쪽으로 움직이기 시작했고 그 거대한 물체의 움직임으로 인해 아래의 도시엔 약간 강한 돌풍이 불었다. "칫…이거야 말로 닭쫓던 개 신세잖아…!" 지크는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도시에서 멀어지는 요새를 보며 욕을 던졌고 슈렌은 창에 기대어 인상만 찡그리고 있을 뿐이었다. "이대로 가만히 당하고 있어야 하나…?" 프시케는 자신은 짐이 되는것만 같아 미안한 마음을 감출수 없었다. 하지만 저기압 상태인 둘에게 마땅히 `위로'할 말 역시 없었다. "이봐! 멍청이들!!" 지크는 누군가가 자신들을 멍청이라고 부른것 같아 인상을 쓰고 소리가 들린쪽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잠시, 그의 얼굴은 굳어졌다. "뭐, 뭐야 저녀석은." 슈렌 역시 낮은 음성으로 놀라움을 표시했다. 그들의 앞에는 역시 그들과 같은 신 세가 되어버린 두 남자가 서 있었다. "쳇, 살아 있었구나 지크. 하긴, 죽을놈이 아니니까." "흐음…여자도 사귀다니, 엄청난 녀석이군 저녀석은." 슈렌은 한 사나이를 보고서 믿을수 없다는듯 그의 이름을 말했다. "너, 너는…광(光)계의 휀·라디언트!? 어떻게…!" 휀은 어깨를 으쓱이며 고개를 가로 저었다. "주신께서 내려가 보라고 하셔서 온거지 뭐. 그건 그렇고 오래간만인데 형제들의 인사가 이정도라니 실망인데 리오?" 리오는 자신의 붉은 머리를 긁으며 멋적은듯 피식 웃어 보였다. "흠, 어쨌든 이제 간단해 졌으니 된거지 뭐. 자아, 여기서 고민해 봤자 일도 안될 것 같으니 다른곳으로 가자 지크. 그건 그렇고 아는곳 없어? 여관비도 다 떨어졌 는데…." 지크는 양손으로 머리를 쥐어 뜯으며 괴로운 표정을 지었다. 아니, 너무나 반가운 마음을 숨기려고 그러는 것일지도 모른다. 프시케는 자신으 앞에 모인 네명의 가즈 나이트들을 보고 안도의 숨을 쉬었다. 그 중에 한명, 지크 이외에 알고있는 또다른 가즈 나이트도 있는 이유도 있었다. "휀…변하지 않았군요." 이제 여섯으로 줄어버린 리오 일행은 조용해진 여관에서 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세레나와 크리스는 이제 싸울일이 없었다. 자신들이 공통적으로 동경하고 있는 대 상이 없어서 일것이다. "하아…뭐 재미있는 이야기 없나요 세레나?" 창가에 턱을 괴고서 가만히 밖을 바라보고 있던 크리스는 따분함을 못이기고 옆에 서 조용히 자신의 겉옷을 수선하고 있는 세레나에게 말을 걸었다. "…수학 예기라도 해 드릴까요?" 크리스는 재미없는 크리스의 대답에 고개를 저으며 다시 창밖을 바라보았다. "말을 건 내가 죄지…." 얼마간 하늘을 계속 바라보고 있던 크리스는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다시 세레나에 게 말을 걸었다. "…세레나는 리오의 어디가 좋은가요?" 그 질문을 들은 그녀는 수선하던 바느질을 멈추었다. 정곡을 찌르는 질문이어서 였 다. 그녀가 말이 없자 크리스가 자신의 질문에 대신 대답을 하였다. "전 리오의 깊은 속이 마음에 들었어요. 그렇게 지은죄가 많은 저를 한순간에 용서 해 주었으니까요. 후훗…전 그때부터 좋아하기로 했지요." 너무나도 솔직했다. 분명히 듣고있는 세레나 자신도 리오를 좋아한다는걸 알고 있 으면서 솔직 담백하게 자신의 마음을 털어 놓는다는건 꽤나 어려운 일이 아닐수 가 없었다. "예에…그랬군요." 세레나는 감탄하듯 말하며 크리스를 바라보았다. 그 후로 둘의 이야기는 계속 되었 다. 여관 주인이 방문을 두들길때 까지…. 군인들이 모두 없어진 탓에 잠잠해진 거리를 바라보며 여관의 주인은 하품을 길게 하였다. 솔직히 너무나도 지루하지 않을수 없는 시간이었다. 주인이 그러는것도 무리가 아 니었다. 그때, 누군가가 열려져 있던 여관의 문을 통해 안으로 들어오자 주인은 정신을 차 리고 손님을 맞이하였다. "아, 어서오십시오 손님…." 방문객과 눈이 마주친 여관의 주인은 움찔하지 않을수 없었다. 방문객은 호리호리 한 체형의 미청년 이었으나 눈빛만은 싸늘하기 그지 없어서 였다. "이곳에 붉은머리 기사가 데리고 다니던 일행이 있나." 말투도 역시 싸늘하였다. 주인은 마치 무엇인가에 홀린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예…2층 10호실과 11호실에 계십니다만…." 주인의 대답을 들은 미청년은 옆에 놓여있는 의자에 약간 거만한 자세로 앉고 말했 다. "그럼 불러오도록. 덧붙여서 여관비는 내가 내지." 누가 내든 내기만 한다면 주인에게 걱정은 없었다. 주인은 빠른 걸음으로 윗층에 올라갔다. "…들어오시지요 공주님." 미청년은 밖에 서있는 자신의 일행을 불렀다. 에메랄드빛 머리카락을 곱게 기른 한 미인과 귀여운 얼굴의 소녀였다. "오빠아­!" 소녀는 여관 안에 뛰어 들어와 미Ц년의 목을 감쌌다. 청년은 그래도 표정을 일 변화시키지 않고 그 소녀의 머리카락을 쓰다듬어줄 뿐이었다. 미녀는 바이칼의 옆 자리에 다소곳이 앉았다. "그는 이곳에 없나보지요, 바이칼씨?" 미청년­바이칼은 고개를 끄덕였다. "예, 그런것 같습니다 레나 공주님." 잠시후, 여섯명의 리오 일행이 윗층에서 내려왔고 리카는 의자에 앉아있는 레나와 바이칼을 보고 기겁을 하며 계단을 헛디디고 말았다. "으, 으아악! 레나 공주님!?" 놀란것은 클루토도 마찬가지였다. 둘 이외엔 아무도 레나가 누군지 알지 못하였기 때문에 고개만 갸웃거릴 뿐이었다. "리카…클루토!" 레나 역시 기쁨을 감추지 못하였다. 곧, 두 아이들은 레나에게 뛰어들어 어린 아 이로 되돌아 간듯 엉엉 울기 시작했다. "살아나셨군요! 으아아앙­!" "다, 다행이에요 공주님…!!" 거의 네달에 가까운 헤어짐 이었다. 수정으로 변해있던 레나에겐 그리 오랜 시간 이 아니었지만 두 아이들에겐 엄청난 시간이었다. "치잇…이럴때 꺽다린 어디간거야…!" 리카는 소매로 눈물을 훔치며 안타까운듯 리오를 찾았다. 그 소리를 듣고서 크리스 와 세레나의 안색이 변한것은 말할것도 없었지만…. "시간이 없으니 빨리 나와라. 여기에 남아도 책임은 안져." 바이칼은 예전부터 같이 다니기로 한 소녀­베라를 안아 올리고 밖으로 나갔다. "이, 이봐. 도대체 저 기분나쁜 녀석은 뭐야?" 히렌은 바이칼이 마음에 들지 않는듯 얼굴을 찡그리고 클루토에게 물었다. 그러자 클루토는 기겁을 하며 자신의 검지를 입술에 가져갔다. "쉬­잇! 저 바이칼이란 사람은 피도 눈물도 없다구! 조금이라도 맘에 걸리면 칼로 간단하게 해결한단 말이야!" 히렌은 그 말을 듣고 겁을 먹은듯 자신의 입을 손으로 덮었다. "자아 여러분, 어서 저분을 따라가 주세요. 시간이 별로 남지 않았답니다." 레나는 리카의 손을 잡고서 천천히 밖으로 나섰다. 크리스와 세레나는 처음에 그들 을 약간 경계했으나 리카와 클루토가 믿고 따르는 모습을 보고 그들을 따라가기로 하였다. "어, 밖이 이상하게 시끄럽네…?" 세레나의 말 그대로 여관의 밖은 꽤나 소란스러웠다. 그중엔 두려움이 섞인 말도 담겨 있었다. 일행은 밖으로 나서자 마자 그 이유를 알수가 있었다. 직접 보기란 거의 힘든, 최강의 생물이라 불리는 드래곤 두마리가 그 거대한 위용 을 드러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계속--- [15665] 제목 : [조윤철]Gods Κnight(3부) 47. 올린이 : jack21 (이경영 ) 96/06/02 01:39 읽음 : 198 관련자료 없음 -------------------------------------------------------------------------- ---- -------------------------------------------------------------------------- - "뭐하나, 어서 타라." 바이칼은 몸을 날려 푸른색 드래곤의 목 위에 몰라타 앉았다. 레나와 베라는 붉은 색 드래곤이 스스로 자신의 등 위에 올려 주었다. 레나는 드래곤의 등 위에서 일행 을 내려다 보며 재촉했다. "여러분, 이분들의 도움을 받아 주세요. 이분들은 드래고니스 전룡단(戰龍團)의 일 원이신 분들입니다." 레나가 그렇게 설명해도 알아 들을수 있는 일행은 없었다. `드래곤'이라는 존재는 그들에겐 너무나 무서운 존재였기 때문이었다. "쳇, 인간들이란…." 바이칼은 답답한듯 손으로 두 드래곤에게 신호를 보내었다. 그러자 드래곤들은 손 으로 일행을 하나씩 자신들의 등 위로 올려보내 주었다. 일행­특히 아이들은 무섭기도 하였지만 막상 등에 타보니 그야말로 신이 났다. "괴, 굉장해! 용의 가죽은 거칠다고 들었는데, 굉장히 부드럽잖아!!" 클루토는 감격한듯 소리쳤고 다른 일행 역시 드래곤의 등을 쓰다듬고 만져보며 신 나게 즐겼다. 「왕, 왕이시여…!」 아이들만 넷을 태우고 있는 푸른색 드래곤은 곤란한듯 바이칼을 바라보았으나 그는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나도 많이 좋아졌군. 자아, 드래고니스로 향한다. 출발!" 바이칼의 지시에 따라 두 드래곤은 날개를 펼치고 하늘높이 치솟았다. 그 광경을 지켜보던 많은 도시 사람들은 자신들의 눈을 믿지 못하겠는듯 계속해서 눈을 비벼 댔다. 일행을 태운 드래곤은 하염없이 상승했고 잘 적응하지 못한 일행은 산소가 희박한 탓인지 창백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아, 아니 어디까지 올라가는거야…!" 리카는 숨이 막힌듯 거의 신음하다시피 했고 다른 일행역시 상황은 마찬가지 였다. "…도착했군." 하늘색이 약간 진해졌다 느낄정도로 상승하자 바이칼이 중얼거렸다. 일행은 힘겹게 위를 울려다 보았고 다시한번 경악을 금치 못하였다. "저, 저것은­!?" 세레나는 자신의 눈을 믿고싶지가 않았다. 너무나도 거대한…마치 섬 하나가 공중에 떠있는것 같은 착각을 일으킬 정도의 큰 `땅덩이'가 그들의 눈앞에 있었다. 길다란 모양을 한 그`땅덩이'의 주변엔 검은 점 들이 날아다니고 있었다. 나중에야 안 사실이지만 그것은 모두 전룡단의 훈련생들 이었다. "드래고니스…용들의 요새다." 바이칼은 드래곤의 목에서 뛰어 자신의 힘으로 날아 드래고니스의 끝쯤에 있는 거 대한 건물로 일행보다 먼저 향했다. 일행을 태운 드래곤 두마리 역시 그 건물로 향 하였고 곧 넓고 반반한 돌 위에 착륙하였다. "이, 이게 하늘에 떠있다고?" 히렌은 아직도 얼떨떨 한듯 드래곤의 등에서 내려오며 말했다. 일행을 모두 내려준 드래곤은 곧 흰 빛을 뿜어내기 시작했다. "뭐, 뭐야!?" 두 드래곤의 모습이 빛속에서 점점 작아지더니, 곧 인간의 형태로 변하였다. "이 요새를 사용하기에 원래의 몸은 불편합니다. 전 전룡단 제 12 대대장 `팰'이라 합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붉은 드래곤에서 변한 사나이 였다. 푸른 드래곤이 변한 사나이도 곧 자신의 소개 를 올렸다. "전 15 대대장 `카만'입니다. 뵈어서 영광입니다." 그들이 변신하는것을 본 리카는 말을 더듬으며 두 대장들에게 물었다. "저, 저저…그럼 바이칼, 아니 바이칼`님'도 당신들처럼 변하나요?" 팰이 웃으며 답해주었다. "아니요, 저희보다 훨씬 강대한 모습으로 변하십니다. 그분…용제라는 직책에 걸 맞게 말이죠. 세상의 어느 드래곤보다도 강하신 분이십니다." 리카는 기억하고 있었다. 예전에 야룬다 요새를 박살내려던 공중 요새를 장난감처 럼 가지고 놀던 그 거대한 드래곤의 모습을. 설마 했지만 바이칼이 확실했다. "자아, 어서 안으로 들어가십시오. 어느 여관보다 포근한 숙소가 준비되어 있습니 다." 카만은 공손히 일행을 안내하였다. 크리스는 안내되는 도중에 계속 머리를 흔들며 중얼거렸다. "세상에…." 17장 「말스 왕국으로」 리오 일행은 다시 샤오민 가족의 집을 임시 숙소로 사용하였다. 샤오민을 비롯한 동생들은 갑자기 장정 둘과 귀엽게 생긴 20세 가량의 미소녀가 식객으로 늘자 머리 만 감쌀 뿐이었다. 하지만 머리를 감싸고 있는건 그들만이 아니었다. 리오 일행 역시 아공간이 열릴 적당한 장소를 찾는데에 골머리를 앓고 있었다. "모르겠군, 넓디 넓은 이 세계에서 어떻게 공간 저항력이 가장 약한 부분을 찾지? 그녀석들은 잘 알거고…어차피 가스트란이 함께 있을테니 말이야." 리오는 턱을 괴고서 고심을 털어놓았다. 슈렌은 눈을 감고 계속 생각을 하는 중이 었고 지크는 피곤한듯 탁자에 엎드려 잠시 잠을 청하고 있었다. "너무 방심했어…녀서들의 목적이 단순히 세계를 정복하는건 아니었어 역시. 하지 만 고신들의 부활이 목적일줄이야…." 눈을 가늘게 뜨고서 말한 슈렌은 의자에서 일어서 창가로 향했다. "…아, 휀은 어디갔지? 프시케인가 하는 여자도 안보이는군." 그렇게 말해도 리오는 살짝 주위를 두리번거릴 뿐이었다. "…." 휀과 프시케는 정원에서 서로 아무말도 하지 않고 있었다. 하지만 처음 만나는 사 이가 아닌것은 확실했다. 분위기로 보나, 뭐로 보나…. "왜 다시 깨어나셨죠?" 휀은 그녀에게 나지막히 물었다. 존칭어를 사용하고 있었다. 프시케는 잠시후에 대 답했다. "깨어 나야만 할것 같아서요…신의 자리를 박탈당한 저를 다시 신처럼 숭배하는 사 람들이 생겨났기 때문이었어요. 하지만 일이 이렇게 될줄은…." 보통때완 너무나도 다른 말투의 프시케였다. 그녀는 계속 말했다. "저때문에 당신의 가즈 나이트 직위도 박탈당할뻔 했었죠. `라벤'도 목숨을 잃었고 …그리고 지금은 지크씨가 위험해요. 역시 주신께서 판단을 잘 하신것 같군요. 저 같은건 신의 자격이 없어요…." 휀은 아무말 없이 허공을 바라볼 뿐이었다. 그러다가 프시케를 바라보며 말했다. "하지만 지금은 당신의 힘이 필요합니다. 환수신이신 당신만이 공간의 약점을 찾아 내실수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주신께서도 다시 생각해 주실겁니다. 저도 부탁을 드려 볼테니…." 프시케는 고개를 저었고 휀은 도중에 말을 끊었다. 그녀는 온화한, 그야말로 여신 과 같은 미소를 짓고 있었다. "아니에요 휀. 이제 전 신이 되고싶은 마음은 없답니다. 공간의 약점은 찾아 드리 지요, 여러분들에게 진 빚를 제가 갚을수 있는 방법은 이것 뿐이니까요. 내일 아 침까지 기다려 주세요." 휀은 아무말 없이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예전에도 그랬던것 처럼 그는 허리를 굽혀 프시케에게 예를 갖추었다. "…감사합니다, 전설의 환수신 이시여…!" 프시케는 아무말 없이 돌아서서 집 안으로 들어갔다. 휀은 그녀의 뒷모습을 보고 조용히 회상에 잠겼다. 그때 자신이 지금 만큼만 강했더라면 하는 후회가 언제나 그의 마음속에 자리잡고 있었다. "사랑에 빠진 한 바보와 신의 이야기…결국 그 바보는 얼어 죽었지. 하지만 그녀 석도 후회는 하지 않았을거야. 신의 폭주만은 막아내었으니까. 그녀석이 아니었 다면 내가 프시케를 소멸시켰겠지…나의 `특권'으로." 휀의 콧등에 무언가 차가운 감촉이 느껴져 왔다. 이 제국에선 심심하면 내리는 것이 눈이었다. 하지만 휀은 오랬만에 보는 것이었다. "좋군…오래간만 이라서 그런가…?" 휀은 자신의 금발을 손으로 쓸어 넘기며 조용히 집 안으로 향했다. 이제 얼마 안있을 대 전투를 가슴으로 느끼며…. 다음날, 프시케는 샤오민에게 사정사정하며 세계 지도를 빌려 리오 일행앞에 펼쳐 놓았다. 휀을 제외한 일행은 모두 그녀의 적극성에 속으로 놀라지 않을수 없었다. "자아, 모두 들어주세요. 이 세계에서 공간 저항력이 가장 약한곳은 이 세곳이에 요." 그녀는 지도위의 세 점을 손가락으로 짚었다. 말스 왕국의 수도와, 루아스 대륙에 위치한 에스파라스 고원, 그리고 예전에 제국의 수도가 있었던곳 등이었다. "제국의 수도는 접어 두어야 하겠군." 슈렌은 눈을 감으며 말했다. 그러자 지크가 궁금한듯 물었다. "왜?" "그곳이 아공간이 열리는 장소라면 에너지 소비하며 다른곳으로 날아갈 일은 없겠 지. 나머지 두군데 중에 한곳이야." 슈렌의 말에 일행은 동감하는듯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그럼 나머지 두곳은 나뉘어서 가보도록 하지. 고원쪽은 나하고 지크가, 말 스 왕국쪽은 휀과 슈렌이 맏자고." 휀은 리오의 말에 동의하는듯 했으나 한가지 문제를 제기했다. "나와 리오는 날수 있으니까 문제가 없지만 슈렌과 지크는 그럴수가 없는데 어쩌 지? 무슨 방법이라도 있나?" 그것 또한 문제였다. 그러나 그 문제는 프시케가 간단히 해결해 주었다. "걱정하지 마세요 모두들. 제가 도와드릴께요. 샤오민씨…?" 프시케는 일행의 뒤에서 가만히 앉아있던 샤오민을 불렀다. 샤오민은 깜짝 놀라며 그녀에게 다가왔다. "도와드릴 일이라도…?" "예, 저어…정원좀 빌릴수 있을까요?" 샤오민은 그녀의 부탁을 기꺼이 들어주었고 일행과 프시케는 정원으로 나갔다. 프 시케는 작은 나뭇가지 하나를 들고 정원에 거대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리오 를 비롯한 일행은 그 광경을 보고 고개를 끄덕였다. "소환진…! 과연!" 프시케는 능숙한 솜씨로 소환진 네개를 완성시켰고 네개 사이에 서서 소환문을 외 우기 시작했다. "세계를 돌고있는 바람의 정령이여…그 모습을 바꾸어 나의 동료들을 도와주세요. 소환! 페가수스­!!" --------------------------------------계속--- [15680] 제목 : [조윤철]Gods Κnight(3부) 48. 올린이 : jack21 (이경영 ) 96/06/02 22:53 읽음 : 100 관련자료 없음 -------------------------------------------------------------------------- ---- 으으…자신감 상실…. 누가 좀 도와주세요!!!! -------------------------------------------------------------------------- - 프시케의 소한과 함께 소환진에선 네마리의 페가수스가 날개를 활짝 펼치며 날아 올랐다. 날개달린 천마여서 공중에 대해선 이제 문제될것이 없었다. 리오들은 소환진에서 빠져나온 네마리의 페가수스를 비장한 눈으로 바라보았다. "자아, 타자구." 휀을 선두로 네명의 사나이들은 페가수스에 각각 나누어 탔다. 그들의 모습은 말을 탄, 그야말로 기사(騎士)가 무엇이다 라는것을 보여주는것과 같이 훌륭했다. 다만 지크의 복장이 흰색의 페가수스완 약간 어울리지 않을 뿐 이었다. "아, 프시케는 어떻게 할거요?" 그러고보니 프시케가 탈 페가수스는 없었다. 그러나 프시케는 웃을 뿐이었다. "저는 페가수스가 필요 없답니다." 리오들, 정확히 말하자면 휀을 제외한 셋은 무슨 소리인지 금방은 알수가 없었다. 그러다가 프시케의 몸에서 빛이 뿜어져 나오며 그녀의 등에 흰색 날개가 솟아 오르 자 셋은 흠칫 놀라며 눈을 크게 뜨고 그녀를 바라보았다. "나, 날개가!?" 프시케는 고개를 끄덕였다. "예, 전 수백년전 신의 자리를 박탈당한 하급신, `환수신'입니다. 법칙을 무시하고 제 마음대로 행동하여 결국 제 스스로 절 봉인하였지요. 여러분께 정말 죄송합니다 , 특히 지크씨에겐…." 지크는 그 말을 듣고 부정하는듯 손을 내 저었다. "아, 아니에요. 전 한 일도 없는걸요. 당신께 반말이나 했고, 오히려 가즈 나이트 의 본분까지 잊었던적도 있었는걸요." 그 말을 들은 슈렌은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로 미소를 띄웠다. 지크 마음의 여린 부분을 보았던 기억 때문이었다. "…알겠습니다. 자, 여러분. 전 말스 왕국쪽으로 휀, 슈렌씨와 함께 가보겠습니다 . 리오씨와 지크씨는 에스파라스 고원을 잘 부탁드립니다." 그녀의 흰색 날개가 펄럭이며 눈부시게 햇살을 반사시켰다. 그야말로 천사가 내려 온것만 같았다. 물론 계급이 더 높은 `신'이었지만. 날아오른 그녀를 따라 슈렌과 휀을 태우고 있는 페가수스도 날아 올랐다. 지크와 리오가 타고있는 페가수스 역시 날아 올랐다. "저어…여러분!" 아래쪽에서 샤오민이 힘겹게 일행을 불렀다. 표정이나 행동을 봐서 작별 인사를 하려는것 같았다. "무슨 일인지 확실히는 모르겠지만…어쨌든 이 세계의 생명체를 위한 것이라면 열 심히 싸워 주세요! 마음속으로라도 여러분을 응원하겠어요!!" 일행은 고개를 끄덕였다. 특히 지크는 자신을 친 누나처럼 대해준 그녀와 막상 헤 어지자니 아쉬움을 감출수가 없었다. "…건강해요 샤오민씨!!" 지크가 일행을 대표하여 그녀에게 마지막 말을 남겼고 일행은 두패로 나뉘어 하늘 높이 솟아 올랐다. 그리고 그것이 샤오민이란 여성의 기억속에 남겨진 가즈 나이 트의 마지막 모습이었다. 말스 왕국과 가이라스 왕국 사이엔 거대한 섬이 자리잡고 있다. 그곳은 제국이 두 왕국이 알지 못하게 공중요새 기지를 만들어둔곳 이었다. 총 27대에 달하는 제국 공중요새를 관리하고도 충분할 정도의 크기이니 그 규모를 짐작할수 있을것이다. 그리고 오늘은 우르즈 로하가스를 비롯한 전 제국군 요새가 기지에 집결해 있었 다. 그중에는 예전에 리오와 바이칼에게 피해를 입은 미그바 레이크도 눈에 띄었 다. 황제의 계획, 즉 `사냥'의 준비였다. 황제와 교황은 우르즈 로하가스를 이루고 있는 수많은 건물중에 가장 튼튼해 보이 는곳 안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황제의 거칠게 보이는 얼굴과 교황의 매끄러운 얼굴이 묘한 대조를 이루었다. 하지 만 대화는 그런 사소한것이 아니었다. "언제 출발할건가 황제." "한시간 후…그리고 그곳에 도착한지 다시 한시간 후면 이제 전 공간의 주인은 바 뀌게 되는것이다. 후후…100년간이나 늦어진 우리의 계획이 이루어 진다. 기쁘지 않은가 교황?" 교황과 황제는 서로를 마주보며 웃음을 지었다. 말로 형용할수 없는 무엇인가가 그 들 사이엔 통하고 있었다. "자아, 축배나 들어볼까?" "좋지." 그들은 미리 준비된 위스키를 잔에 부으며 천천히 그 맛을 음미하였다. 마치 오랜 싸움에서 승리한것 처럼. 한시간 뒤. 제국 공중요새 27대는 예정대로 목적지를 향해 출발하기 시작했다. 섬 주위의 바 다는 날아가는 공중요새의 그림자 때문에 온통 검게 변했다. 그 거대한 모습들을 보통의 사람들은 보기만 해도 질릴것이 분명했다. 황제와 교황은 우르즈 로하가스의 메인 브릿지에 마련된 의자에 나란히 앉아 앞에 설치된 거대 모니터를 주시하고 있었다. "자아, 우르즈 로하가스를 비롯한 17대의 공중요새는 목표 지점으로, 나머지 10대 는 제 2 목표지점을 소멸시킨다. 제 2 목표지대의 흙 하나라도 남기지 말라, 그곳 만 부수면 우리의 일을 방해할수 있는건 아무것도 없다!!" 황제는 각 요새의 함장들에게 명령을 전달했고 함장들은 눈을 반작이며 존명의 의 지를 불태웠다. 곧, 공중에선 두갈래로 공중 요새의 무리들이 나뉘어졌고 그 무리는 최대의 속도 를 내어 각 목표 지점으로 향했다. 이제, 최후의 싸움이 전개되려는 것이었다. 18장 [패검(覇劍), 파라그레이드] 리오와 지크가 페가수스를 타고 도착한 곳은 예전에 리오가 와보았던 에스파라스 고원이었다. 물론 그 고원의 지형은 변한것이 없었다. 달라진것이 있다면 괴물들 이 없다는 것이었다. 그것이 원래 모습이었지만 리오는 약간 허전하였다. "쳇, 그 이후 너무 썰렁해 졌잖아. 재미 없게시리…그건 그렇고 공간의 약점은 어 디지? 여기 어디라고 했는데…." 리오 뿐이 아니고 지크도 열심히 공간의 약점을 찾았다. 그러나 공간의 약점 비슷 한것도 그들은 찾을수가 없었다. "쳇, 이렇게 해선 제국 녀석들이 올때까지 기다려야만 하는거야? 무슨 방법 없어?" 지크는 짜증이 나는듯 리오에게 물었으나 리오는 어깨만 으쓱일 뿐이었다. "나도 답답해 임마. 아무래도 안되겠다, 이곳에 사는 사람들에게 묻는수 밖에." 드위프들을 말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드워프를 모르는 지크에겐 집 하나 안보이는 이 고원에 누군가가 산다는것이 이해가 가질 않았다. "뭐? 이런곳에 누가 어떻게 살아, 이상한 소리 하고있어…." 리오는 결국 인상을 쓰며 지크의 귀를 잡아 당기며 한쪽으로 향했다. 지크는 발버 둥을 치며 리오에게 끌려갔고 근처에서 어슬렁 거리던 페가수스도 리오를 따라가 기 시작했다. -------------------------------------계속--- [15709] 제목 : [조윤철]Gods Κnight(3부) 49. 올린이 : jack21 (이경영 ) 96/06/04 23:28 읽음 : 86 관련자료 없음 -------------------------------------------------------------------------- ---- Knight Saga…. it is the god's knight after story. Coming soon. -------------------------------------------------------------------------- -- 지크를 끌고 리오가 간곳은 드워프족의 마을이었다. 마을안에 들어선 지크는 귀를 매만지며 동굴 내부에 마련되어 있는 그 마을의 전경을 둘러보고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였다. "우와! 굉장한데!" 그러나 그렇게 감탄하는것도 잠시, 드워프족의 환영 인파가 그들을 향해 몰려 나 오자 지크는 안색을 바꾸며 뒤로 돌아섰다. 자신의 반쯤 되는 신장의 드워프 여성 들을 본 까닭이었다. 그와는 달리 리오는 반가운 표정을 지으며 그들에게 인사를 하였다. "리, 리오님! 어쩐일로!?" 그 인파를 비집으며 한 노인이 둘의 앞에 모습을 나타내었다. 그 노인은 반가움과 놀라움이 반반 섞인 표정으로 리오를 바라보고 있었다. "아, 잘 만났습니다 족장님. 급한 일이 생겨서 찾아왔거든요? 아, 여기 서있는 녀 석은 제 형제인 지크입니다. 야, 인사해." 리오는 다시 지크의 귀를 잡아 당기며 재촉하였고 지크는 족장을 향해 돌아서서 울 며 겨자 먹기로 그에게 인사를 하였다. "쳇, 지크라고 합니다." 족장은 지크의 얼굴과 체격을 한번 본후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를 지었다. "아아…몸이 굉장히 빠르실것 같군요. 천부적인 몸입니다, 허허허…." 지크는 금방 무슨말을 하고 있는지 알아 들울수 없었다. 하지만 오래 기억하지 못 하는 그의 특성 때문에 그 일은 잠시 접어둔다. "자, 그럼 저희 집으로 가시지요." 족장의 집으로 안내된 리오는 의자에 앉자마자 그에게 당면하고 있는 문제를 물었 다. "공간의 약점에 대해서 알고 있나? 지금 상황이 급하네, 알면 말해 주게나." "공간의 약점이요…?" 족장은 자신의 흰 수염을 쓰다듬으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러다가 무엇이 생각난 듯 서재로 달려가 먼지가 수북히 쌓인 책 한권을 꺼내어 리오의 앞에 펼쳐 놓았다. "…아, 여기 있군요. 이 고원 어딘가에 떨어졌었던 고대 유적에 관한 글입니다. 굉 장히 오래된 일이라 책에만 나와 있군요. 으음…." 리오는 그 글을 천천히 내려 읽어 나갔다. 그 책엔 600년전에 이 고원에 떨어졌다 던 「신의 전차」에 관한 내용이 실려 있었다. 예전에 이 고원을 지날때 머셀에게 얼핏 들었던 기억이 리오의 머리속을 스치고 지나갔다. "…그렇다면 이것때문에 이 근처의 공간이 불안정할지도 모른다, 이건가?" 촌장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지요. 하지만 그 이야기가 진실인지 거짓인지는 저도 잘 알지 못한답니다. 그 저 어딘가에 당신이 말씀하신 공간의 약점이 있을수도 있다 이거지요." 리오는 심난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이대로 제국군을 기다리란 말이야? 말도 안돼…!" 지크는 혀를 차면서 집 밖으로 나섰다. 성격이 급한 탓이었다. 리오는 한숨을 쉬며 책에 그려져 있는 고원의 지도를 내려다 보았다. "…쳇, 아무것도 없어…." 머리를 긁으며 책을 덮은 리오의 모습을 본 족장은 걱정이 가득 담긴 표정으로 그 를 바라보았다. 지금 리오가 처리하고 있는 일이 예전보다 훨씬 클것이라는 생각이 촌장에게 들었다. "후우­." 한숨이나 쉬고 있을무렵, 밖에선 소란스러운 소리가 들려왔다. 폭음소리였다. 무엇인가를 느낀 리오는 자리를 박차고 일어섰고 그와 동시에 한 드워프가 집 안 으로 뛰어 들어왔다. 그의 얼굴은 공포로 상기되어 있었다. "조, 족장님! 이상한 모습을 한 거인들이 마을의 입구를 마법으로 폭파시켰습니다! 아무도 나갈수가 없는데다가 다른 손님 한분이 밖에서 고립되어 계십니다! 이 일 을 어떻게 합니까!!" 그 말을 들은 리오의 표정은 돌처럼 굳어졌다. "…강철로된 거인들 말입니까?" 소식을 전해온 드워프 남자는 고개를 끄덕였다. 리오는 곧바로 다시 물었다. "그 이외에 다른것은 없었습니까? 공중에 떠다니는 요새나…아니면 그밖에 거대한 것들을." 그 질문을 들은 드워프 남자의 뇌리속엔 거인들의 머리 위를 지나 북쪽으로 향하던 거대한 물체의 모습이 기억났다. 그는 손바닥을 치며 고개를 끄덕였다. "아! 맞습니다!! 거대한 물체들이 수도쪽으로 향하는것을 본것 같습니다!!" 리오의 눈은 확신으로 가늘어 졌다. 그는 급히 드워프 남자와 함께 족장의 집을 나 섰다. "막힌곳은 어디요!" 지크는 팔짱을 낀 채 자신의 앞에 나타나 있는 메탈자켓들을 바라보았다. 그의 입가엔 자신만만한 미소가 흐르고 있었다. "여기까지 말타고 오는데 힘들었다고 황제 폐하께서 `운동기구'를 다 보내주었군. 고마워서 눈물이 다 날 지경인데? 헤헷." 그러나, 지금 지크의 앞에 있는 메탈자켓의 탑승자들은 보통의 인간들이 아니었다. 화학 물질과 음파에 의식을 개조당한 전투병이었다. 그들의 시신경과 반사신경은 인간을 초월하고 있었다. 더욱 무서운점은 `공포심'이 없다는 것이었다. "…이상하다? 반응이 이게 아닌데…?" 지크는 메탈자켓의 안에 탑승하고 있는 사람에게 인간의 기가 느껴지지 않자 장갑 을 조이며 여유를 버렸다. 그는 천천히 옆으로 이동해 보았다. 메탈자켓의 아이-렌즈가 자신의 움직임을 세세하게 잡는것이 그의 눈에 들어왔다. "…자식들­!!" 지크는 기전력을 사용하지 않고 메탈자켓을 향해 대시했다. 보통사람의 눈으로는 잡을수 없는 움직임 이었다. 그러나, 메탈자켓의 앞까지 다가갔던 지크는 흠칫 놀라며 다시 뒤로 물러섰다. 다가서는 순간 메탈자켓의 기계팔이 자신의 두상을 노리고 날아 들엇기 때문이었 다. 지금까지의 메탈자켓 탑승자와는 차원이 틀렸다. 무술로 하자면 `고수'라고나 할 까…. 결국 지크는 양 팔에 힘을 가하며 몸에 힘을 불어넣기 시작했다. "치잇! 간다아앗!!" 푸른색의 스파크와 함께 지크의 몸에는 기전력이 흐르기 시작했다. 보통의 메탈자 켓은 이 상태라면 맨손으로도 쓰러뜨릴수 있었다. 그의 몸에서 기전력이 뿜어져 나오자 메탈자켓들의 가슴에선 머신건의 불꽃이 뿜 어지기 시작했다. 수백여개의 불똥이 지크에게 향하였고 지크는 그것들을 피하며 다시한번 메탈자켓을 향해 달려들었다. "칠백식! 몽환(夢幻)!!" 순간, 지크의 몸은 메탈자켓의 아이-렌즈가 따라갈수 있는 속도를 뛰어 넘었고 몇 개의 잔상만이 메탈자켓 사이를 오고갈 뿐이었다. 곧 지크의 모습이 공중에 나타 났을때는 여섯대중 세대의 메탈자켓이 산산히 분해되는가 싶더니 화염과 함께 폭 발하였다. 그때, 나머지 메탈자켓에서 불똥이 공중에 있는 지크에게 날아 들었고 지크는 움 찔하며 오른손을 아래쪽을 향해 펼쳤다. ------------------------------------------계속--- [15734] 제목 : [조윤철]Gods Κnight(3부) 50. 올린이 : jack21 (이경영 ) 96/06/06 00:41 읽음 : 178 관련자료 없음 -------------------------------------------------------------------------- ---- -------------------------------------------------------------------------- - "아공간 역장­!!" 메탈자켓의 엘리마이트 빔 조차도 잡을수 있는 반격기술 이었다. 총탄이 잡히는건 말할 필요도 없다. 백여개의 탄환은 지크가 자신의 몸 앞에 만들어낸 장력에 의해 공중에 정지했고 지 크는 그것들을 아래로 털어낸 후 몸을 웅크린채 메탈자켓의 머리 위로 강하했다. "육백 칠이식­일광!!!" 음속을 뛰어넘은 무명도의 날이 햇빛을 반사하며 메탈자켓의 동체를 수십번 갈랐 다. 역시 맨손과 무기는 달랐다. 메탈자켓의 사이로 착지하며 그들을 베어버린 지크는 다시한번 뛰어 폭발시의 폭풍 으로부터 몸을 피하였다. 메탈자켓들은 저주받은 탑승자들과 함께 폭발하여 사라져 갔다. 지크는 무명도를 집어 넣으며 한손을 펴 얼굴 중앙에 가져갔다. 명복을 비는 것이었다. "사람은 죽이고 싶지 않았는데…특히 군인은." 측은한 표정으로 불타는 메탈자켓을 바라보는 지크의 뒤로, 동굴을 막고있던 돌들 을 부순 리오가 뛰어 나오고 있었다. "쳇, 역시…! 지크, 녀석들의 목적을 알것같아!" 지크는 한족 눈썹을 치켜뜨고 리오를 돌아 보았다. 무슨 소리냐는 뜻이었다. "이 고원에 존재한다는 공간의 약점은 녀석들의 목표가 아니야! 저항세력을 물리치 는것이 그들의 1차적인 목적이야!!" 리오는 말을 마치자 마자 휘파람으로 페가수스들을 불렀다. 지크는 북쪽을 돌아 보았다. 그곳은 가이라스 왕국의 수도가 있는 곳이었다. 거대 한 대륙을 한 왕국이 지배하는 한 수도만 부수면 모든것이 끝나게 된다. 제국이 별 동대를 보낸 목적은 차후에 저항할수 있는 가능성을 지닌 가이라스 왕국이란 싹을 밟아두는 것이었다. "…어서 가자 리오!!" 지크는 몸을 날리며 페가수스에 올라탔다. 리오도 역시 천마에 올라탔고 그들은 급 히 공중으로 치솟았다. 그때, 한 노인의 애타는 음성이 지상에서 들려왔다. "리오니임­! 리오니임­!! 잠깐만 기다려 주십시오!!!" 리오는 아래를 내려다 보았다. 드워프족 족장이었다. "뭐지…? 할수없지. 지크, 너먼저 가라!" 그 말을 들은 지크는 대답도 없이 북쪽 하늘을 향해 날았고 리오는 다시 지상 가까 이 내려갔다. 그가 내려오자 족장은 이마에 맺힌 땀을 닦으며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손에 들고 있는 헝겁에 쌓인 무엇인가를 리오에게 내밀었다. "이, 이게 뭔가?" "풀어 보십시오. 100년 전부터 제가 리오님에게 꼭 드리고 싶은 물건입니다." 리오는 급히 헝겁을 풀었다. 그것은 긴 레이피어(소검)였다. "아, 아니…이것은 레나 공주님이 왕국의 보물이라며 지니고 계시던…? 하지만 소 검은 나에게 쓸모가 없는데?" 족장은 고개를 저으며 검에 대한 설명을 시작하였다. "그 검을 잘 보십시오. 보통의 소검과는 차이가 있을겁니다." 리오는 찬찬히 그 소검을 살펴 보았다. 차이점이란 단 하나, 대검인 디바이너 만 큼이나 자루가 길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것이 무슨?" "사용해 보십시오. 디바이너를 쓰실때 처럼 기를 넣으셔서요. 아마 디바이너 만큼 이나 유용한 검이 될거라고 전 확신합니다." 리오는 약간 미덥지 못하였지만 무기에 관하여선 입신의 경지일 족장이었기에 아 무말 않고 그 소검을 허리에 장비하였다. "어쨌든 고맙네. 그런데, 이 검의 이름은 뭔가?" 족장은 기다렸다는듯, 자랑스럽게 그 검의 이름을 말하였다. 천천히, 또박또박…. "패검, [파라그레이드] 입니다." 죽은 가이라스 왕을 이어 여왕에 즉위한지 한달이 채 안된 바이나는 침통한 눈빛 으로 하늘을 바라보았다. 햇빛이 들어오지 않을만큼, 거대한 제국의 공중 요새들이 가이라스 수도를 매우고 있었다. 마법사들이 모두 말스 왕국에 지원차 가 있는 형편이라 지금 싸운다는건 계란으로 성벽을 치는것과 다를바는 없었다. 요새가 떠 있는 고도까지 공격할수 있 는 무기도 없을 뿐더러 적들이 지상에 내려오지 않으니 승산은 없었다. "…100년만에 무너지는건가…이 가이라스 왕국이…!!" 바이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두꺼운 외투를 벗어 던지고 옥좌 위에 놓여있는 그녀의 검, 드래곤 킬러를 집어 들었다. 그리고, 자신의 앞에서 고개를 숙인채 명령을 기 다리고 있는 각 기사단의 단장들을 바라보았다. "…미안하다는 말 외엔 해드릴수가 없군요 여러분. 우리에겐 분명 승산이 없습니 다. 마법사들도 없으니 당연하겠지요." 그 말을 들은 각 기사단장들은 분함에 못이긴듯 몸을 떨었다. 그중에선 눈물을 흘 리는 사람도 있었다. 바이나는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 왕인만큼, 근엄함을 지키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역 력했다. "하지만,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우린 잊어서는 안됩니다. 이 왕국을 만들기 위해 힘을 쓰시다가 사라져 가신 우리의 선조들의 정신을요. 온 힘을 다해 싸우다가 죽 어 간다면 그분들도 우리를 용서해 주실겁니다…." 바이나는 거기에서 말을 끊었다. 더 이상 말하면 목이 매일것 같아서 였다. 말을 끊은 덕분에 그녀는 가까스로 나오는 눈물을 참을수 있었다. "…저희도 여왕님과 운명을 같이 하겠습니다. 걱정하지 마시옵소서…." 가이라스 왕국 나이트 마스터, 조나단 블레이크는 몸을 일으키고 검을 뽑아 세우며 자신의 왕에게 맹세 하였다. 그를 따라 다른 기사단장들도 몸을 일으켜 맹세를 하 였다. 그 모습을 본 바이나는 그들의 믿음직스러운 모습에 감명을 받은듯 눈시울을 붉혔 다. 기사단장들은 곧 회의실을 나섰고 회의실 안엔 조나단과 바이나만이 남게 되 었다. "…정말 죄송합니다 여왕님, 설마 이렇게 되리라고는…." 조나단이 머리를 조아리며 말하자 바이나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에요 조나단. 공중요새가 한대여도 전멸할게 뻔한데 10여대를 어떻게 상대하 겠어요. 정말 `어쩔수 없는 상황'이잖아요…후훗." 조나단은 고개를 푹 숙이고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그렇게, 잠시간의 정적이 흘렀 다. "…전 그럼 나가보겠습니다." 조나단은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기사단을 위해 문 쪽으로 돌아섰다. 그러다가, 다 시한번 바이나를 바라 보았다. 그녀는 자신의 검을 잡은채 창문 밖을 바라보고 있 었다. "우리가 이길수 있을지도…모르지요." 바이나는 흠칫 놀라며 조나단을 보았다. 그는 빙긋 웃으며 말했다. "예전에 만났던…그 말도 안되는 사나이들이 다시 나타난다면 말이지요. 후훗…그 럼 전…." ---------------------------------------계속--- [15769] 제목 : [조윤철]Gods Κnight(3부) 51. 올린이 : jack21 (이경영 ) 96/06/06 22:12 읽음 : 96 관련자료 없음 -------------------------------------------------------------------------- ---- 연재가 빨라진 가즈 나이트…. 요새 기분이 좋아서요. 우하하…. -------------------------------------------------------------------------- -- "그…멍청이들?" 바이나가 조나단이 나간 후에 멍하니 있다 중얼거린 말이었다. 그녀 자신도 잊고 있었던 일이었다. 물론 몇개월이 지났고 그동안에 왕국일로 바뻤기 때문에 잊은것 도 무리는 아니었다. "…가즈 나이트 말인가? 후훗, 잊고 있었네…." 그 시간, 바이나는 거의 믿고있지 않던 `신'이란 존재를 향해 양손을 모으고 소원 을 빌기 시작했다. 그것이 밖에 나가서 요새나 메탈자켓을 상대로 `온 힘을 다해 싸우다 죽음을 당하 는것' 보다는 훨씬 생산적인 일인지도…. 각 기사단은 공중요새에서 눈송이 처럼 쏟아지고 있는 메탈자켓을 바라보고 있었 다. 그들의 화력이 어떤지는 그들도 잘 알고 있었다. 죽은 왕비가 제국과 손을 잡 고 있었을때 그들 앞에서 시범 사격장면을 보았기 때문이었다. 분명, 칼이나 창으 로 이길수 있는 상대는 아니었다. 쿠쿠쿵. 메탈자켓의 대 부대가 지상에 내려오는 굉음이 그들에게 들려왔다. 그러나, 기사단의 눈에선 두려움이란 찾아볼수 없었다. 그들은 오히려 기뻐하고 있 었다. 요새의 대 폭격으로 칼도 못뽑아본채 죽는것 보다는 메탈자켓과 싸우다 죽 는것이 기사에겐 더 마음이 편한것이었다. "전 기사단! 대열을 정비하라!!" 앞열로 나선 조나단이 화이어 턴을 들고 기사단에게 소리쳤다. 그의 명령대로, 하 던 훈련대로 그들은 자에 맞춘듯 대열을 정리해 나갔다. 눈앞에 흙먼지가 끼기 시작했다. 메탈자켓의 지상용 부스터에서 뿜어진 가스에 의 해 날려지는 흙먼지가 분명했다. "…돌격하라 가이라스의 기사단이여!! 명예를 택하는 것이다!!!" 조나단의 외침과 함께 가이라스의 기사단은 메탈자켓을 향해 말을 달렸다. 미리 성 직자들이나 마법을 사용할수 있는 템플 나이트들이 걸어둔 방호망 덕분에 `조금은' 메탈자켓의 공격을 받아낼수 있을것이다. 그러나, 어떻게 그 두꺼운 장갑을 뚫는단 말인가. 그 질문은 지금의 기사단에겐 무의미 했다. 그들은 목숨을 걸고 있기 때문이었다. 메탈자켓에 탑승하고 있는 제국군 병사들은 멍한 눈으로 메탈자켓의 무기 안전장치 를 풀었다. 그들 역시 약에 의해서 투귀(鬪鬼)로 변한 충성스러운 군인들이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압도적인 문명의 힘과 인간의 명예를 건 싸움은 시작되었다. 가이라스의 기사단에 대대로 전해오는 투검술을 익힌 조나단은 화이어 턴의 위력 을 유감없이 발휘하며 메탈자켓을 차례차례 불덩이로 만들어 갔다. 그러나, 각 기 사단장을 제외한 기사들은 메탈자켓의 압도적인 힘과 무기앞에 피를 흘리며 쓰러 졌다. 어떤이는 메탈자켓의 팔에 장착된 나이프 아머에 의해 조각이 났고, 어떤이 는 엘리마이트 빔에 증발되어 사라져 갔으며, 어떤이는 기계팔에 의해 몸이 부숴져 처참히 죽어갔다. 그야말로 일방적인 살육이었다. 숫적으로도, 질적으로도 가이라스의 기사단은 이길래야 이길수가 없었다. 기껏해야 20분…? "크아아아앗­!!" 한 젊은 기사가 온 갑옷에 메탈자켓의 오일을 뒤집어 쓴채 비명이 난 곳을 바라보 았다. 나이트 마스터­조나단이 왼쪽팔을 잃은채 말 위에서 비명을 지른 것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나단은 이를 악 물고 투구를 벗어 제치며 화이어 턴으로 자신 의 팔을 자른 메탈자켓을 불덩이로 만드는 것이었다. "마, 마스터­!!" 젊은 기사는 검을 휘두르며 울부짖었다. 너무나도 분하였고, 너무나도 안타까운 장 면이어서 그럴것이다. 그러나. 그 젊은 기사의 분노도 메탈자켓의 엘리마이트 빔 앞에서 한줌의 재로 변할 뿐이었 다. 20분 후, 고쳐진 가이라스의 성문은 의미없이 부서져 나갔다. 그것은 가이라스 기사단의 전멸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왕궁 안으로 피신해 있던 수도의 주민들은 자신들의 아버지와, 헝제와, 남편과 아들을 잃은것에 절규 하였 다. 어떤이는 피 눈물을 흘리며 공중에 떠있는, 지상에서 차츰 다가오고 있는 제국 군을 신의 이름을 부르짖으며 저주를 하였다. 그 소리를 듣고있는 바이나의 기도하는 양 손에선 분함이 담긴 선혈이 흘러 바닥에 한방울씩 떨어졌다. "어, 어째서…!!" 공중요새의 함장중 한명은 조용히 부관의 보고를 들었다. 결론은 물론 메탈자켓 들의 압도적인 승리였지만 파괴된 메탈자켓이 50여대가 넘었다는 보고에 눈살을 찌 푸렸다. "쳇, 마법사도 없는 가이라스 왕국과 싸우는데 50대나 파괴되었다면 마법사가 있는 말스 왕국에선 큰일이 나겠군. 그럼 카오스 에메랄드의 에너지 충전률은 어느정도 까지 올라갔나?" 그 질문을 받은 부관은 급히 동력실 실장에게 카오스 에메랄드의 에너지 충전률을 물었다. 보고는 곧 들어왔다. "…수도의 사람들은 꽤나 정이 많군요. 방금 기사단의 전멸 소식으로 에너지 충전 률은 89%까지 상승했습니다." 함장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다음 명령을 부관에게 전달했다. "메탈자켓들에게 전달하도록, 가이라스 수도에 있는 생명체는 모조리 없애라고 말 이야. 그렇게 되면 에너지 충전률은 100%까지 올릴수 있겠지…." 부관은 경례를 붙인후, 곧바로 무전실로 달려갔다. "이, 이럴수가…?" 지크는 페가수스에서 내리자 마자 자신의 앞에서 뒹굴고 있는 기사단의 시체더미를 보고 망연자실해 했다. 그야말로 기가 막히는 장면이었다. 포성은 들리지 않았다. 아직 메탈자켓들이 움직이지는 않는 모양이었다. 한편으로 는 다행이라 생각하면서 그는 한명의 생존자라도 찾기 위해 온 신경을 집중하였다. "지크! 이게 어떻게된 일이야!!" 리오의 목소리가 지크의 뒤쪽 하늘에서 들려왔다. 리오는 날고있는 페가수스에서 뛰어 내려 지크에게 다가갔다. 리오 역시 분노와 허망함이 교차하는듯 복잡한 얼굴 을 하고 있었다. "가, 가이라스의 적…!!" 둘은 소리가 들린곳을 바라보았다. 한 사나이가 검을 든채 만신창이가 되어 그들을 노려보고 있었다. 지크는, 특히 리오는 그를 보고 경악을 금치 못하였다. "조, 조나단님!!" 한쪽팔과, 한쪽 눈을 잃어버린채 마력이 사라진 화이어 턴을 들고 서있는 조나단의 모습은 처절하기 그지 없었다. 리오는 쓰러질것 같은 조나단을 부축하며 그의 몸을 진찰해 보았다. 정말 놀라웠다. 조나단의 육체는 이미 죽어 있었기 때문이었다. "으…리, 리오…!! 그리고 지크…!! 자, 자네들이 돌아와 주었군…." 리오는 순간 아무말도 할수가 없었다. 그것은 조나단의 말을 방해할 뿐이었다. "잘 됐어…우리 왕국을…세레나와 티퍼를…반드시 지켜주…게나…훗." 조나단에게 남아있는 오른쪽 눈이 편안히 감겼다. 리오는 아무말 없이 조나단의 시 신을 바닥에 눕혔다. 그리고 포성이 들리기 시작한 수도를 바라보며 분노를 터뜨 렸다. "…없애버리겠다 이자식들­!!!" ------------------------------계속--- [15793] 제목 : [조윤철]Gods Κnight(3부) 52. 올린이 : jack21 (이경영 ) 96/06/07 21:28 읽음 : 83 관련자료 없음 -------------------------------------------------------------------------- ---- 으음…300줄 쓰는것 보다 200줄 쓰는게 더 힘이 안드는군요. 예전엔 200줄 쓰고 하루동안은 그냥 허송세월을 보내었는데…후후후. 덕분에 연재 속도도 빨라졌습니다. 기대해 주시길…. -------------------------------------------------------------------------- - "없애버리겠다 이자식들­!!!" 외침과 동시에, 리오의 이마엔 두개의 회색 선 무늬가 떠올랐다. 지크의 이마에도 색은 푸른색으로 달랐지만 같은 무늬가 떠올랐다. 가즈 나이트의 1차 능력 봉인­`제 1 안전주문'의 해제 표시였다. 그 무늬는 바로 사라졌고 리오와 지크는 몸속에 끓어 오르는 기를 폭발시키며 가이라스의 수도 안 으로 돌진해 들어갔다. "함장님! 이상 생명 에너지가 검출되고 있습니다!!" 함장은 다급히 들려온 병사의 말을 듣고서 그쪽을 바라보았다. "뭐라고? 어느정도의 수준인가!" 병사는 자신도 모니터에 떠오른 에너지 수치를 보고 믿을수가 없다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하지만 명령에 따라 보고는 했다. "이, 이것은…레드·드레곤의 90배 수준입니다!!" 그 보고를 들은 함장의 표정은 하얗게 변하였다. 레드·드래곤보다 90배나 높은 생체 에너지를 방출하는 생명체라면 그 전투력은 가공할만한 것이었다. "즉, 즉시 지원군을 보내라! 그리고 전 요새에게 폭격 대형으로 집결하라 전해라!" 이성을 잃고 있는 메탈자켓의 탑승자들은 명령대로, 그야말로 쥐 한마리도 놓치지 않고 사격을 가하였다. 그들은 가옥들을 모조리 부숴 나가며 왕성에 차근차근 접근했다. 은폐물을 모두 없 애 도망치는 사람들도 쉽게 잡을수 있는 전투 방식중에 하나였다. 왕성의 문에 다다른 메탈자켓들은 일제히 엘리마이트 케논을 어깨에서 꺼내어 성을 조준하였다. 1000여대가 넘는 메탈자켓들이 최대 충전한 엘리마이트 케논을 쏜다면 아무리 결계가 쳐진 왕성이라도 버틸수 없는것은 당연했다. 케논의 에너지는 최대한으로 충전되었다. 탑승자들은 에너지 게이지가 완전히 채워 지자 마자 방아쇠를 당겼고 수천개의 엘리마이트 빔이 공기를 가르는 죽음의 괴성 을 지르며 성으로 날아갔다. 콰아아아앙­!! 엄청난 폭발음과 함께 엘리마이트 빔은 모두 적중되었다. 그 폭발광은 성 안의 사 람들과 탑승자들의 시야를 한꺼번에 가릴 정도로 엄청났다. "…?" 그러나, 빔이 모두 적중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제국군의 얼굴엔 불만이 가득했다. 성이 멀쩡했기 때문이었다. 성 대신 빔을 모조리 받아낸 무엇인가가 푸른색의 안광을 번뜩이며 메탈자켓들을 노려 보았다. "가만히 놔두지 않겠다…! 너희들의 운명을 저주해라!!!" 리오는 분노와 함께 디바이너와 파라그레이드를 동시에 뽑아들고 살기를 뿜어대며 지상에 있는 메탈자켓을 향해 낙하했다. "이 이상 너희들의 가족 걱정은 하지 않겠다…성불은 확실히 해 주지!!! 무명도의 자루에 손을 가져간채, 지크는 극뢰를 쓸때 정도의 대 기전력을 방출하 며 메탈자켓들을 향해 돌진했다. 능력 봉인이 풀린 이상 지크에게 이정도의 기전 력 방출은 우스운 것이었다. "구백 육십식! 뇌도(雷道)­!!!" "간다­!!!" 리오는 양손에 든 검에 자신의 기를 최대로 주입하였다. 그러자, 파라그레이드에서 굉장한 현상이 일어났다. 반 투명의 날카로운 날이 파라그레이드의 오리하르콘 날 을 중심으로 펼쳐저 대검의 형상으로 변한 것이었다. 날의 넓이는 디바이너를 능가 하는듯 하였다. 하지만 리오는 그런것에 신경쓸 겨를이 없었다. 우선은 자신의 앞에 버티고 있는 메탈자켓을 상대하는것이 급선무였다. "차아아아앗!!!" 기합성과 함께, 리오의 쌍 검이 지면 위의 공기를 갈랐고 그 진공날의 범위에 걸려 든 메탈자켓들은 두조각으로 나뉘어 지며 폭발하였다. 그때 폭발한 메탈자켓의 수 는 80여대를 상회하였다. 물론 틈이 없이 모여있는 탓도 있었다. 지크는 자신의 기전력을 무명도에 실어 메탈자켓을 향해 힘껏 휘둘렀다. 그러자, 기전력을 실은 움속의 충격파가 메탈자켓의 대 부대를 일직선으로 갈라 나갔다. 그 범위 안에 들어있는 메탈자켓들이 물론 온전할리는 없었다. 폭발은 충격파가 지나간 일직선에서 이루어 졌고 그로 인해 메탈자켓들은 두 패로 나뉘어 졌다. "쓸어주마! 2급, [파이 게이바]!!!" 이리저리 교차한 리오의 양 손 앞에 거대한 마법진이 생성되었고, 그의 전개 명 령에 맞추어 마법진에선 거대한 폭염의 구체가 왼쪽 방향의 메탈자켓들에게 날아 갔고 곧 대기가 뒤흔릴 정도의 대 폭발이 메탈자켓들을 휘감았다. "간다, 초필살! 영식, 극뢰!!!" 초속 7㎞의 초 스피드 공격이 수백여대의 메탈자켓 사이에서 춤을 추었고 그 공격 을 다 받은 메탈자켓들은 한꺼번에 폭발을 일으키며 가이라스의 땅에서 사라져 갔 다. "함장님! 메탈자켓들이, 메탈자켓들이…!" 함장은 반쯤 실성한듯한 부관의 다음 말을 예상할수 있었다. 그는 부관에게 손바닥 을 펴 보이며 고개를 저었다. 말하지 말라는 뜻이었다. 부관은 침을 꿀꺽 삼킨 후에 한숨을 내 쉬었다. 그정도로 그에겐 충격적인 일이었 다. "어서 폭격 준비를 하도록, 그 저주받은 녀석들을 먼지로 만드는 것이다…!" 함장은 탁자를 내려 치며 소리쳤다. 거의 다 되어가는 일이 갑자기 무산되었으니 당연한 반응이었다. 부관은 손수건을 꺼내어 자신의 얼굴에 흐르는 땀을 닦은 후에 경례도 잊고 다시 통신실로 향하였다. "…치잇, 비겁한 녀석들!!" 지크는 성벽을 주먹으로 가격하며 거칠게 내 뱉었다. 그에게 지지 않을 정도로 리오 역시 분함을 이기지 못하는듯 했다. "처음부터 고원에 있는 공간의 약점은 생각하지도 않았어, 녀석들은…. 감히 우리 를 바보로 만들다니…!" 둘이 분노와 걱정을 동시에 하고 있을무렵, 성문이 작게 열렸고 한 병사가 그들을 향해 머리를 내 밀었다. "지크님…리오님이 맞군요! 어서 들어오십시오! 왕께서 기다리십니다!!" 둘의 모습을 기억하고 있는 병사인 모양이었다. 리오와 지크는 억지로 웃음을 지어 보인후 그를 따라 성 안으로 들어섰다. 성 안은 도시에서 피난해온 사람들로 가득 차 있었다. 사람들은 메탈자켓의 대 부 대를 박살낸 두 사나이들에게 박수와 환호를 보냈지만 둘은 그들을 똑바로 쳐다볼 수가 없었다. 조금만 일찍 도착했더라면. 이 생각이 사람들을 본 직후 둘의 머리속에 떠올랐기 때문이었다. "리오! 리오 맞지요!!" 어디선가 들려온 아이의 목소리에 리오는 소리가 들린쪽을 바라보았다. 이젠 고아가 되어버린 아이…바로 조나단의 아들 티퍼였다. -----------------------------------------계속--- [15809] 제목 : [조윤철]Gods Κnight(3부) 53. 올린이 : jack21 (이경영 ) 96/06/08 17:13 읽음 : 209 관련자료 없음 -------------------------------------------------------------------------- ---- 이곳을 띄우는 이유… 기냥… -------------------------------------------------------------------------- 티퍼는 리오앞에 달려와 그를 올려다 보며 일말의 희망이 담긴 눈빛으로 물었다. "아빠는, 아버진 살아 계신가요!" 지크는 그 말이 나올줄 알았다는듯 고개를 돌려 다른곳을 바라보았고 리오는 침통 한 표정으로 티퍼의 조그만 어깨를 잡아주며 고개를 저었다. "…미안하다 티퍼. 내가 조금만 더 일찍 왔다면…." "거, 거짓말 하지 말아요! 우리 아버진 살아계시죠, 그렇죠!!" 티퍼의 눈에선 눈물이 흐르기 시작했고 리오는 더이상 말하지 않았다. 티퍼는 몸부 림을 치며 울부짖기 시작했다. "어째서, 어째서 아빠가 돌아가셔야만 하는거에요! 우리 아빤 살아계실거에요, 분 명히­" 파악! 티퍼는 더이상 소리치지 못하였다. 리오가 그의 뺨을 쳤기 때문이었다. 그는 안타까움과 분노가 섞인 표정으로 넘어져 있는 티퍼에게 소리쳤다. "조나단씨가 죽었다고 직접 말해줄까! 아니면, 너희 아버진 네 가슴속에 살아 계시 다는 엉터리 같지도 않은 말을 해줄까!! 조나단씨는 저승으로 가셨다! 널 그곳에서 보실수도, 응원해 주실수도 없어! 네 가족은 누나 뿐이야!" 티퍼는 놀란 표정으로 리오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리오는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 "…언젠가는 격어야할 일이 약간 앞당겨진것 뿐이야. 이 세상에 영원히 사는 사람 은 없으니까. 이제, 블레이크가의 남자는 너 하나다. 네 누나는 시집을 가면 성이 바뀌니 결국 남는건 너 하나야. 아버지가 돌아가셨다고 울것이 아니라, 아버지의 뒤를 이어 가문에 명예를 이어나갈 걱정을 하는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때려서 미안했다 티퍼." 리오는 티퍼를 일으켜 세워주고 그의 옷에 묻은 먼지를 털어 주었다. 티퍼는 눈물 을 닦으며 속으로 결심했다. 방금전에 흘린 자신의 눈물이 마지막 눈물이 될것이 라고…. "…알았어요 리오. 그 말, 명심할께요." 리오는 빙긋 웃으며 티퍼의 어깨를 툭툭 쳐 주었다. 그러고 있을 무렵, 왕궁에선 바이나가 직접 리오와 지크를 맞으러 뛰어 나왔다. 둘 은 왕의 옷을 입고있는 그녀가 예전에 갑옷을 입었던때 처럼 자신들에게 뛰어오자 약간 놀란 표정을 지었다. "이녀석들, 지금 오면 어떻해! 얼마나 기다렸는줄 알아!!" 바이나는 거의 울먹일듯한 표정과 말투로 둘에게 소리쳤다. 지크는 씨익 웃으며 그 녀에게 다가갔다. "…걱정을 많이 했나보네, 여왕님. 손이 다 까졌잖아…핏자국도 있고. 예쁜 손에 상처가 생기면 못쓰지…." 지크는 그녀의 앞에 무릎을 꿇고 그녀의 손에 입술을 가져가며 살짝 키스를 해 주 었다. 그러나 바이나는 손을 뿌리치며 말을 돌렸다. "이, 이럴때가 아니잖아!! 공중요새들이 하늘을 가득 매우고 있는데 분위기 낼 때 야! 어떻게좀 해 봐!!" 지크는 입술을 매만지며 인상을 찡그렸다. 그리고는 어깨만 으쓱일 뿐이었다. "난 저기까지 갈수가 없어. 부탁을 하려면 여기있는 이 빨간머리에게 하라구. 이 녀석은 가고도 남으니까 말이야." 리오는 지크를 흘끔 본 후에 고개를 끄덕였다. "으음, 그건 사실이야. 하지만 나 혼자서 저 괴물들을 쓰러뜨리려면 일격에 공간이 일그러질 정도의 폭발을 일으켜 폭풍으로 쓸어 넘기는수 외엔 없어. 그렇게 하려 면 저녀석들은 집결해야만 하고 말이지. 그리고 집결하는 시기는 단 한번, 수도를 폭격으로 공격하기 직전 뿐이야. 그 외엔 시간이 너무 오래결려." 바이나는 말을 잊고 말았다. 리오가 너무나 자신있게 말한 탓이었다. "그, 그럼 상황만 된다면 다 부술 자신이 있다는 말이야?" "당연하지. 하지만 그 상황을 맞추는것이 어려워. 그리고 공간의 폭풍을 일으킬 정 도의 파괴력을 갖춘것은 1급 이상의 마법이나 내 필살기인 오메가 선샤인 뿐이야. 문제는 그것들을 쓰면 내 체력이 감당할수 있을지가 의문이지. 말스 왕국에 가서 또 싸워야 하거든." 바이나는 그러면 그렇다는듯 리오의 망토 자락을 잡고 부탁을 하기 시작했다. 왕이 란 책임감 때문에 그럴지도 모른다. "그럼 내가 해볼께! 나에게 그 마법이나 필살기란 것을 가르쳐 줘!!" 리오와 지크는 잠시동안 멍한 표정으로 바이나를 바라보았다. 바이나는 둘을 교대 로 바라보며 당황하였다. "참나, 웃기지도 않군. 그것을 배울 생각을 하다니 말이야. 가르쳐 줄수는 있지만 그러려면 넌 할머니가 되어 버릴걸? 그것 말고, 방법이 하나 있기는 하지." 순간, 바이나의 표정은 확 바뀌었다. "뭔데! 말해봐, 말해봐!!" 리오는 한숨을 후우 쉰 뒤에 그녀에게 다시한번 물었다. "정말 괜찮겠어? 꽤나 괴로울텐데…." "괜찮아! 내 백성들을 지키려면 고통쯤은 감수할수 있어!! 어서 방법이나 말해줘!" 리오는 잠시 망설이다가 어쩔수 없다는듯 입을 열었다. "주문은 내가 외우고, 넌 그 마법이 소비하는 체력과 정신력, 그리고 마력을 나 대 신 써주는거야." 바이나는 깜짝 놀라며 리오에게 되물었다. "그, 그것이 가능해? 가능 하냐구!!" 리오는 웃음을 띄우고 고개를 끄덕였다. 이성에게 강한 믿음을 심어주는 그의 행동 중에 하나였다. "당연하지. 나에겐 오히려 좋은 일이니까 거짓말을 할 필요는 없겠지. 할 상황도 아니고 말이야. 자, 하겠어?" 바이나는 즉시 고개를 끄덕였다. 무슨 일이던지 하겠다는 표정이었다. "좋아, 그럼 때를 기다리자구. 방법은 그때 가서 설명해 주지." 말을 마친 리오는 바닥에 정좌를 하며 앉았고 지크는 벽에 기댄체 공중에 떠 있는 요새들을 지켜 보았다. "…움직인다, 조금씩…!" "지상의 반응은 어떤가, 그 괴물들의 위치는 잡혔나?" 함장은 직접 레이더부 까지 내려가 부하들을 격려하며 넌지시 물었다. 레이더에서 눈을 떼고 있지 않던 군인은 상황을 보고하기 시작했다. "그들의 위치는 메탈자켓 부대가 전멸한 후에 레이더에서 분간할수가 없게 되었습 니다. 아무래도 힘을 낮춘것 같습니다." 함장은 그의 길다란 턱을 쓰다듬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알겠네. 그럼 수고 하게나." 다시 자신의 의자로 돌아온 함장은 모자를 벗으며 상황판을 바라보았다. 카오스 에 메랄드의 에너지 충전률이 낮아져 있는것이 보였다. "…가이라스 국민들에게 다시 희망이 생긴건가…고신들께서 부활을 하시려면 90% 이상의 카오스 에너지가 모여야만 하는데…." 함장은 모니터를 가이라스 왕성으로 돌렸다. 안의 사람들이 활발하게 움직이는 모 습이 그의 눈에 들어왔다. "…죽으면서 절망하게 되겠지. 100% 이상의 에너지는 채울수 있으것 같군. 좋아, 마음껏 상상해라, 너희들의 승리를. 그래야 더욱더 큰 절망을 하게 되니까…!" ----------------------------------------계속--- [15857] 제목 : [조윤철]Gods Κnight(3부) 54. 올린이 : jack21 (이경영 ) 96/06/10 22:46 읽음 : 57 관련자료 없음 -------------------------------------------------------------------------- ---- 덥군요. 우하하하하하. -------------------------------------------------------------------------- - 요새들은 천천히 대열을 정비하기 시작했다. 워낙 거대한 몸집들을 가진탓에 폭격 의 대형으로 만들어 지려면 꽤나 오래 걸릴것이다. 요새들이 움직이기 시작한지 10여분이 흘렀을 무렵, 지크는 앉아있는 리오의 어깨를 툭툭 건드렸다. "자, 준비 하라구." "…." 리오는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움직이는 요새들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중앙 에 오는 요새가 무엇인지 보기 위해서 였다. "…저 요새같군. 좋아, 바이나." 그러나 리오의 부름에도 바이나는 대답이 없었다. 리오는 약간 인상을 찡그리며 뒤 를 돌아 보았다. 그곳엔 여왕이란 사람은 없었고 풀린 긴장감 덕분에 쏟아지는 졸음을 주체할수 없 어 앉아 졸고있는 바이나란 처녀가 있었다. 리오와 지크는 그 모습을 바라보다가 피식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헷, 어쩔수 없군. 나이는 못속인단 말이야…." 지크는 천천히 그녀에게 다가갔다. "왕이란 중책이 힘들었겠지, 특히 이런 상황에선. 여러가지 일을 너무나 빨리 격었 어, 이 아인…." 쪼그려 앉아있는 바이나의 옆에 지크는 같이 몸을 구부려 앉아 그녀를 조용히 흔들 어 깨웠다. "자자, 일어나 여왕님. 이것만 끝나면 실컷 잘수있어." "으음…? 아, 이런!" 바이나는 흠칫 놀라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그러나 10분간이나 쪼그려 앉은 탓 에 다리가 저려오는건 당연했다. 결국 그녀는 그만 지크의 품에 쓰러지고 말았다. "엇?" 바이나는 당황하여 얼굴을 붉힌채 지크에게서 몸을 일으키려 하였으나 다리가 말을 들어주지 않았다. 지크는 빙긋 웃으며 바이나에게 말했다. "왼손을 펴봐. 내가 고쳐주지." 바이나는 어쩔수 없다는 표정으로 지크에게 왼손을 펴 보였다. 지크는 자신의 오른 손을 그녀의 왼손에 맞대었다. "조금 따가울거야. 참아줘." 지크는 맞댄 오른손에 약간의 기전력을 발생시켰다. 전기 충격으로 손의 혈맥을 자 극하는 방법이었다. 손은 인체의 여러 부분과 연결되었다고 하지 않는가. 치칙 소리와 함께 움찔하며 손을 뗀 바이나는 인상을 쓰고 지크를 바라보았다. "조금 따갑다고 했잖아!" 그녀의 불평에 지크는 어깨를 으쓱일 뿐이었다. "칫, 어쨌든 일어서 보라구. 훨씬 가뿐할거야." 바이나는 지크의 품에서 다시 몸을 일으켜 발을 땅에 디뎌 보았다. 지크의 말 그대 로 저린것이 가셔 있었다. "와아, 신기한데!?" 그녀가 괜찮아진것을 확인한 리오는 손가락을 모아 입에 가져가고 휘파람을 크게 불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하늘 어디선가에서 리오가 타고 날아온 페가수스 한마 리가 날개를 펄럭이며 성 안으로 날아 들어왔다. "이, 이건 페가수스? 대단해!! 실제로 보긴 처음이야!!!" 리오는 페가수스의 배쪽에 양손을 겹쳐 가까이 가져갔다. 바이나가 타기 쉽게 배려 한 것이었다. "보기만 하지 말고 직접 타라고. 어차피 이걸 타고 성 밖을 나가야 하니까. 어서, 시간은 봐주지 않아." 바이나는 재빨리 리오의 도움을 받아 페가수스의 등에 올라탔다. 그녀가 탄것을 확 인한 리오는 페가수스의 엉덩이를 손바닥으로 쳤다. "앗! 뭘하는거야!!" 리오의 행동에 놀란 페가수스는 하늘 높이 날아 올랐고 바이나는 페가수스를 꼭 잡 고 아무런 행동도 취하질 못하였다. 리오는 씨익 웃은뒤에 지크를 바라보았다. "자아, 엄호를 부탁해. 그럼 나 먼저­!" 리오는 약간의 기를 방출하며 페가수스를 따라 공중으로 치솟았다. 지크는 자신의 장갑을 조이며 성문 쪽으로 걸어갔다. 도중에 리오와 바이나가 날아간쪽을 바라보 고 있는 티퍼에게 다가가 그 작은 어깨를 두드리며 말했다. "어이, 티퍼. 이제 작별이다." 작별이란 말을 들은 티퍼는 깜짝 놀라며 지크를 바라보았다. "예!? 그럼 리오도, 지크도 다시는 만날수가 없단 말이에요!?" 지크는 씁쓸히 웃은뒤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또다시 울것같은 표정을 한 티 퍼의 볼에 양손바닥을 가져가 살짝 부비며 말했다. "…나하고 리오란 녀석이 있었다는것만 기억하면 되는거야. 바이나, 아니 여왕님 께서 돌아오면 똑같이 전해줘, 알았지?" 지크는 그렇게 말하고 다시 몸을 편 후에 성문쪽으로 걸어갔다. 그들의 활약에 비 해 너무나도 조용한 퇴장이었다. "치이잇…! 모두 떠나가기만 하면 난 어떻게 해요!!" 티퍼는 왼손을 자신의 볼에 가져가 지크의 가죽장갑이 남긴 거친 감촉을 더욱 오래 기억하려고 애를 썼다. 그리고 리오가 자신에게 한 마지막 말…그 말도 뇌리에서 맴돌렸다. "헤이, 기분이 어때?" 바이나는 눈을 꼭 감은채 뜰 생각을 안하고 있었다. 그녀가 눈을 희미하게나마 뜬 것은 리오의 목소리가 들렸을때 였다. "이, 이봐! 너무 빠르잖아!!!" 리오는 페가수스의 곁에서 날며 말을 바이나가 안전하도록 잘 조정하고 있었다. 하 지만 이렇게 날아본적이 한번도 없던 바이나에겐 공포가 아닐수 없었다. "괜찮아. 내가 알아서 하고 있으니까 안심하고 나는걸 즐겨." "네가 맏고 있으니까 더 안심이 안된다구!!" "…." 리오는 씁쓸히 웃을 뿐이었다. 그러다가 그의 표정은 곧 굳어졌고 바이나도 리오의 표정이 굳어지자 흠칫 놀라며 입을 다물었다. 기이이이잉­ 무엇인가가 바람을 가르는 소리였다. 아주 작은…그러나 수는 많았다. 리오는 급히 방향을 바꾸며 주위를 둘러 보았다. 파란색의 작은 동채를 가진 제국의 무인 요격 기가 리오와 바이나의 바로 위에 위치한 요새에서 쏟아져 나오고 있었다. 리오는 인상을 쓰고 몸 안의 기를 끌어 올렸다. 기의 오오라가 폭발하듯 그의 몸에서 분출 되기 시작했다. "페가수스를 꼭 붙잡고 있어! 내가 얘기해 놨으니까 제대로된 장소에 내려줄거야! 잠시만 참고 있어!!!" 리오가 외치는 뜻을 페가수스도 알아 들었는지 천마는 전속력을 내며 목표 지점으 로 날았다. 그를 향해 날아오는 무인 요격기들을 바라본 리오는 씨익 웃으며 양손 에 마법진을 전개 하였다. "없애버리겠다!! 3급, [다이아 드라이버]­!!!" 리오의 마법진 앞엔 대지와 공기중에 있는 탄소들이 급속히 모여 주먹만한 다이아 몬드를 수십개 이루었고 그 조각들은 마치 살아있는듯 무인 요격기들을 향해 날아 가기 시작했다. ------------------------------------------계속--- [15888] 제목 : [조윤철]Gods Κnight(3부) 55. 올린이 : jack21 (이경영 ) 96/06/11 23:50 읽음 : 93 관련자료 없음 -------------------------------------------------------------------------- ---- 괜히 그랬다가 실망감만 커질텐데…. (그런 사람들이 있어요. 죄송.) -------------------------------------------------------------------------- -- 파파파파팡­!! 백여개에 달하는 폭발광이 하늘을 뒤덮었고 리오는 다시 양손에 마법진을 전개하였 다. 제국군 요격기의 수가 만만치 않아서 였다. 크기가 양 한마리에도 미치지 않는 요격기라 잔뜩 있어도 이상할것은 없었다. "치잇, 이건 어떠냐!! 4급, 코메트!!!" 리오의 양손에 겹쳐진 마법진에선 거대한 빛이 뿜어져 나왔고 그 빛의 기둥은 공 중에 모여있는 무인 요격기들을 한꺼번에 쓸어 덮었다. 그러고도 코메트의 위력은 남아 직선거리에 있던 요새의 동체에 구멍을 내었다. "훗, 무리했나? 그건 그렇고…이런!! 저녀석들이?!" 리오는 수십대의 무인 요격기가 자신을 지나쳐 바이나에게 전속력으로 날아가는것 을 보고 아차 싶었지만 그 무인 요격기들의 스피드는 상상을 초월하는 것이었다. "제엔자앙!!!" 페가수스의 인도에 의해 폐허가 된 수도의 어느 한곳에 도착한 바이나는 리오가 올때까지 페가수스에 기대어 있었다. 공간을 일그러뜨릴 정도의 대 마법을 자신의 몸을 통해 사용하려면 힘을 아껴야만 했다. "으음…왜 이리 늦는거지?" 바이나는 왕궁쪽의 하늘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수십개의 빛덩이가 반짝반짝 하였 다가 곧 거대한 빛의 기둥이 요새가 있는곳까지 뻗어 나가는것을 볼수 있었다. 보 통때 보았다면 굉장한 구경거리가 아닐수 없겠지만 지금의 상황은 그렇지가 않았 다. "이잇, 미치겠네…!" 피융­ 바이나는 자신의 머리카락을 살기가 실린 빛의 줄기가 태우고 지나가자 순간 숨을 멈추었다. 그녀의 눈에는 수십대의 무인 요격기가 자신을 향해 괴 광선을 쏘는것이 들어왔고 바이나와 페가수스는 본능적으로 그 광선들을 피하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 광선의 명중률은 요격기와 바이나의 거리가 가까워 질수록 높아졌고 바이나의 치 마엔 벌써 군데군데 구멍이 뚫어질 정도였다. "이, 이런! 이대로 죽으면­!!" 그리고 그때였다. 왕성 쪽에서 누군가의 큰 기합소리가 들려왔다. "사백식, 비사격추(飛獅擊墜)­!!!" 바이나를 향해 전 속력으로 달려오던 지크는 무명도를 이용해 지면을 긁다가 올려 쳤고 그 힘에 의해 작은 돌맹이들 수백이 엄청난 속도로 하늘에 솟구쳤다. 그 돌들 에 정통으로 맞은 요격기들은 곧 간단히 공중분해가 되었고 몇대만을 남긴채 사라 져갔다. "좋아! 넌 몸을 숙이고 가만히 있어! 내가 다 처리한다!!!" 바이나는 지크의 말 대로 몸을 웅크렸고 지크는 날짐승을 잡아 채는 늑대처럼 요격 기들을 무명도로 두조각내기 시작했다. 광선이 자신에게 날아와도 그는 무명도로 간단히 튕겨내며 요격기들을 무차별로 공격하였다. "꺼져 버려랏!" 공중에 멀리 떨어져 있어도 요격기들은 지크가 무명도로 만들어 내는 진공의 충격 파에겐 벗어 날 수가 없었다. 바이나를 노리고 날아든 요격기의 수가 거의 줄었을 무렵, 물론 잠깐동안 이었지만 리오는 다시 바이나에게 돌아왔다. 그는 바이나가 무사한것을 보고 한숨 덜은듯 고 개를 저었다. "좋아, 그럼 시작해 볼까?" 리오는 대열을 거의 이룬 요새들을 올려다 보았다. 아홉 대의 요새가 제일 큰 요 새 하나를 빈틈없이 둘러싸고 있는 진형이었다. 말 대로 중앙에 거대한 폭발이 생 긴다면 나머지 아홉대에도 큰 충격을 줄수가 있을것 같았다. 물론 요새의 사령관 들도 그것을 모르는건 아니었다. 그들이 생각하는것은 가이라스 왕국엔 요새를 일 격에 부수고도 남을만한 힘을 가진 존재가 없다는 것이었다. 리오도 물론 요새를 일격에 부수지는 못하였다. 그것은 예전에 야룬다 요새를 부수려던 미그바 레이크 와의 전투때 기록이 생생히 중명하고 있었다. 미그바 레이크에 큰 충격을 준것은 용의 모습으로 변한 바이칼이 대부분 이었고 리오는 바이칼만큼 결정적인 타격을 입히지는 못하였다. 그러나 그것은 리오에게 능력 봉인이 걸려 있을때의 예기였다. 가즈 나이트들이 제 1 안전주문에 걸려있을때는 실제 주신에게 받은 힘의 10% 정도 를 사용할수 있다. 그리고 그때엔 마법 사용의 회수와 종류가 제한되어 최대 1급 주문을 하루에 단 두번 사용할수가 있다. 게다가 그 위력은 마법사의 그것보다 현 저히 떨어진다. 그리고 두번이상 사용하면 정신적으로 매우 지친 상태가 되어 실신 직전까지 놓이게 된다. 안전주문이 1차적으로 풀렸을땐 모든 한계수치가 상승하게 된다. 마력, 체력, 기 등이 능력을 봉인당했을때 보다 훨씬 높아질수가 있다는 것이다. 그에 따라 마법은 1급 최강주문인 프레아의 1000배 위력인 영급 [메가 프레아]까지 사용할수 있다. 하지만 마법의 위력은 보통 마법사에 비해 현저히 떨어진다. 어느 정도인가 하면 마력이 추가되지 않은 순수 마법의 위력이라고나 할까. 한마디로 위력의 가증치는 없는것과 마찬가지이다. 지금까지는 무속성인 리오의 경우라 그런것이고 속성이 존재하는 가즈 나이트는 자 신의 속성에 맞추어 마법의 위력과 내성이 상승한다. 예를 들어 슈렌은 화염계의 마법 위력이 높아지는 것이다. 예외로 지크는 마법이라는 개념이 없는 존재이기 때문에 상관이 없다. 그가 사용하는 진언문은 마법만큼 속성을 따지지 않는 이유도 있긴 하다. "내 앞에 서봐 바이나. 시간이 없어." 바이나는 리오가 오라는 말을 하자 믿는둥 마는둥 하는 표정을 지으며 그의 앞에 섰다. 리오는 바이나의 양 어깨 위로 팔을 뻗어 거대 마법진을 전개하기 시작했다. 영급, 메가 프레아의 마법진이 확실했다. "한가지 묻겠는데 여왕, 마법이라는거 배운적 있어?" 그 질문에 바이나는 자신있게 대답했다. "물론이지! 7급 정도의 마법은 책 안보고 할수 있어." 순간 리오의 눈앞은 깜깜해 졌다. 8급의 마법은 어느 누구나 할수 있는것이었고 7 급의 마법은 마법을 할줄 안다 하는 사람에겐 기본이었다. 바이나는 그것을 자신있게 말하고 있는 것이다. "…백성들을 위한 각오는 되어 있지?" 다시 리오가 질문하자 바이나는 고개만 끄덕였다. 역시 자신있게…. 물론 리오가 질문한 의도는 모르고 대답한 것이었다. "좋아, 그럼 내가 그린 마법진에 손을 대. 그리고 마음을 비우는거야. 자칫 잘못하 다간 이 마법이 우리에게 역류할수도 있으니까 조심하고." 말에 따라, 바이나는 마법진에 손을 대었고 순간 알수 없는 굉장한 충격이 그녀의 온몸을 엄습해 왔다. 영급 마법의 자체적 `압력'이라고 하면 될것이다. 하지만 바이나는 이를 악물고 그것을 버티어 내었다. 첫번째 고비는 넘기어서 리오 는 다행이라 생각했다. "잘 견뎠어. 이제 네가 생각하는 목표물에 시선을 가져가. 활을 쏠때 조준하는것 처럼…침착하게." 요새의 상황실은 갑자기 지상에 나타난 괴 마력 반응 때문에 난잡함을 감추지 못하 고 있었다. 이정도 마력이라면 자신들의 예상을 여지없이 뒤엎을수 있는 정도였기 때문이었다. "이런 제기랄!!" 요새의 함장 열 명이 하나같이 내뱉은 말이었다. ------------------------------------계속--- [15926] 제목 : [조윤철]Gods Κnight(3부) 56. 올린이 : jack21 (이경영 ) 96/06/13 21:24 읽음 : 90 관련자료 없음 -------------------------------------------------------------------------- ---- 으음…너무 제 자신이 싫어지는군요. 그렇게 어린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니…. 반성하도록 하겠습니다. [광고]가즈 나이트는 공개 자료실에 1부, 2부가 모아져 있습니다. 잃어버리신 분들 이나 보실 분들은 그곳에 가셔서 LT GODS 하시길 바랍니다. -------------------------------------------------------------------------- - 함장들은 일그러진 표정만을 짓고 있다가 갑자기 회심의 미소를 띄우기 시작했다. 상황판에 출력된 마력의 수치가 현저하게 변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어쩔땐 높게, 어쩔땐 낮게…그런것을 반복하고 있자 빨리 가이라스 수도를 폭격해 박살낸다면 요새가 위험하지는 않을것 같았다. "좋아, 요새 하단 포문 전 개방!! 단숨에 쓸어버리는거다!!!" 리오는 요새 하단의 포문 덥개가 하나 둘씩 열리기 시작하자 속으로 약간 후회하기 시작했다. 바이나의 힘을 비는것 보다 차라리 자신이 직접 메가 프레아로 날려 버 렸다면 이런 긴박한 상황은 만들어지지 않았을게 뻔해서 였다. "이, 이봐! 이거 도저히 못참겠어…!!" 바이나는 마법진에 손을 댄채 진땀을 흘리며 요새 하나를 계속 조준하고 있었다. 그러나 아직 쏠만한 상황이 아니었다. 마력의 변화가 너무나 급격했기 때문이었다. 바이나의 마력이 낮아진 상태에서 쏜다면 파괴력의 역류 현상이 일어나 그야말로 `끝장'이 되기 때문이다. `젠장…!' 리오는 속으로 애만 태울 뿐이었다. 괜히 겉으로 드러냈다간 바이나의 정신이 흩어 져 위험해 지는 까닭이었다. "어, 언제 쏘면 되는건지 말좀 해줘!!" 바이나가 당황하기 시작하자 리오 역시 대책을 세울수가 없었다. 그런 둘의 앞에 무인 요격기들을 모두 부순 지크가 우뚝 섰다. "이봐! 계속 그러고만 있을거야 빨간 언니?" 지크가 예전처럼 자신을 부르자 바이나는 흥분하여 그를 노려보았다. 그러나 지크 는 물러서지 않고 계속 말을 이었다. "그 마법진인가 뭔가는 리오가 쓰는게 아니란 말이야! 이제 네꺼야, 네가 쓰는거라 고!! 리오는 뒤에서 네가 폭풍에 날아가지 않게 받쳐주는것 뿐이니 네가 쏘고 싶을 때 쏴!!" 지크가 말하고 있는 시간에도 요새의 대열은 서서히 움직여 결국엔 대열의 중앙과 가이라스 왕성은 일치하게 되었다. 제국에게 있어선 그야말로 최적의 폭격 위치였다. 가이라스 왕성 안의 모든 사람들은 지하에 만들어준 대피 시설로 피한 상태였다. 대피 시설이라고는 했지만 그저 대단위 폭풍이나 회오리 바람, 태풍등을 막을수 있 는 정도였다. 열 대의 요새에서 뿜어내는 고폭(高爆) 엘리마이트 빔을 막기에 지면 은 종이장일 뿐이었다. 요새의 함장들은 아까와는 달리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마이크를 들었다. 폭격 명령 을 내리기 위한 준비였다. "후우, 괜한 걱정을 했군. 이제 1차 임무는 완수다, 하하하…." 조준따윈 필요 없다. 무조건 지상을 향해 쏘기만 하면 되는 것이었다. "어서! 이대로 너의 국민들이 재로 변하는걸 보기만 할거야!!" 지크의 목소리는 절규에 가까웠다. 그래도 바이나는 쏘지 못하는 실정이었다. "모, 못하겠어! 기적이 일어나지 않는 한…!" 바이나의 거친 입에서 이런 약한 말이 나오자 지크는 이를 갈며 크게 소리쳤다. "웃기지마!! 기적이란건 스스로 만들어 나가는거야!" 바이나의 뒤에서 묵묵히 서있던 리오도 지크의 그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였다. "기적을 바라는 희망과, 기적을 믿는 용기를 가진자 만이 기적을 만들수 있어. 그 리고 넌 충분히 해낼수 있다고 난 생각해. 적어도 백성을 생각하는 `왕'이라면…." 그 말들을 들은 바이나는 순간 눈을 부릅떴다. 그녀의 눈엔 왕성을 향해 발사되기 시작하는 엘리마이트 빔의 직선이 들어왔다. "…헉!?" 상황판을 보고 있던 한 병사는 소스라치게 놀라며 발사 명령을 내린 자신들의 함 장이 여유 만만하게 앉아있는 지령실을 바라보았다. 그러나 그 병사는 더이상 말을 할수가 없었다. 알수 없는, 태양의 광도를 뛰어 넘은 푸른색의 빛이 그 병사의 신체를 원자 단위로 분해 시켰기 때문이었다. 쿠오오오오오­ 대기를, 아니 공간을 구길 정도의 거대한 에너지의 흔적이 가이라스 왕성의 하늘을 뒤덮었다. 메가 프레아를 정면으로 맞은 대열 중앙의 요새를 중심으로 열 대의 요 새가 연쇄 폭발과 함께 파편 한조각도 없이 사라져 가는 모습은 일생동안 보기 힘 든 진정한 장관이었다. 물론 가이라스 왕성에 피해가 없는것은 아니었다. 공간이 일그러짐에 따라 생긴 충 격파가 왕성을 덥쳤고 모든 건물의 3층 이상은 그 경이적인 힘에 의해 산산조각이 났다. 그런 피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다행스러운건 수도 주민들이 무사하다는 것이었다. 그것은 바이나의 아버지, 선왕이 만든 대피용 지하 시설의 덕분이었다. 리오와 지크는 기절한 바이나를 뛰어나온 병사들에게 맡긴후 곧바로 페가수스에 올라 탔다. 종결 지어야할 전투가 기다리고 있었기에 그들은 어쩔수가 없었다. "…이제 가이라스 왕국과도 이별이군. 꽤 재미있었던 장소였는데…." 지크는 아쉬운듯한 표정을 지으며 말끝을 흐렸다. 아쉬운건 리오도 동감인듯 쓸쓸 한 미소만이 그의 얼굴에 가득했다. "자, 가보자구." 리오와 지크를 태운 두마리의 페가수스는 높은 울음소리와 함께 최고의 속도로 동 쪽을 향해 날았다. 사투가 벌어지고 있는 말스 왕국을 향해. 18장 [전개] 세시간이 지났다. 말스 왕국 내에 있는 모든 마법사들과 외국에서 지원하러온 마법사들은 서로 교대 를 해 가며 성 외곽을 비집고 들어오려는 메탈자켓들과 혈전을 벌이는중 이었다. 처음의 두시간은 무적의 말스 왕국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압도적인 방어력을 보 였으나 시간이 지나자 무인 요격기와 지원하러 나온 몇대의 메탈아머에 의해 점점 밀리기 시작하였다. "힘을 내시오 모두들!!!" 모든 마법사들을 응원하는 이 걸걸한 목소리의 주인공, 바로 몇주전에 유폐에서 풀 려난 말스왕국 최대의 마도사 라가즈였다. 말스 왕국이 영주들의 손에 들어감과 동 시에 그는 변방의 한 작은 집에 유폐를 당하였었다. 물론 그의 능력으로 보아 빠져 나가는것은 정말 쉬운 일이었으나 말스 국왕의 목숨이 달린 일이어서 그러하지는 못하였다. 그러던 도중 돌아온 태라트 황태자와 슈렌의 활약에 의해 왕국은 다시 회생되었고 그의 유폐도 자동적으로 풀리게 되었다. 그러나 바로 돌아온것은 아니었다. 말스 국왕의 특명에 따라 마법사로서 이름이 높은 사람들만을 찾아내어 왕국으로 데려오 는것에 힘을 쏟았고 결국 모은 마도사 부대로 말스 왕국 수도의 외곽을 지키는 중 이었다. "마력을 아끼시오! 너무 무리하면 요새를 공격할 수단이 없어지니 말이오!!" 그의 지휘에 따라 마법사들은 무인 요격기들과 메탈아머들을 효율적으로 차례차례 부수어 나갔고 1차로 공격해온 제국의 지상군을 괴멸 직전까지 몰수 있었다. 물리 력만이 있었던 가이라스 왕국과는 다른 양상이었다. "…꽤나 버티는군, 과연 과학력과 마력의 싸움은 대단해." 황제는 교황과 술을 같이 하며 상황판을 바라보는 중이었다. 조금 후, 제 1 지상군 의 괴멸을 표시하는 문자가 상황판에 점멸하자 황제는 쓴 웃음을 지었다. 그리고 자신이 입고있는 카이저 아머에 장치된 교신기를 통해 전 제국군에게 전달했다. "…전력을 투입한다. 우르즈 로하가스를 제외한 전 요새, 말스 왕국의 수도로 이동 하라!" -------------------------------------------계속--- [15942] 제목 : [조윤철]Gods Κnight(3부) 57. 올린이 : jack21 (이경영 ) 96/06/14 20:17 읽음 : 132 관련자료 없음 -------------------------------------------------------------------------- ---- 전편… 18장이 아니고 19장이었습니다. 죄송… -------------------------------------------------------------------------- - "뭣이! 요새들이 몰려온다고!!" 거의 원기를 되찾아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온 말스 3세는 7호장 카라한의 보고를 듣 고 의자를 내려 치며 소리쳤다. 지상군들이 몰려 온다면 어찌하여 버틸순 있으나 공중요새라면 얘기가 달라지기 때문이었다. 그것도 열 여섯대…. "한꺼번에 우리를 쓸어 버리겠다는 소리군. 역시 황제 다워…. 이 일을 어찌하면 좋은가." 왕을 비롯하여, 회의실 안에 있던 모든 사람들은 약속이나 한것처럼 시무룩한 표 정을 다같이 지었다. "자아, 우리의 힘을 받아 보아라!! 1급, [트라이 크랏슈]­!!!" 위력에 있어선 프레아를 능가하는 1급 주문 트라이 크랏슈, 프레아에 비하여 마력 을 지나치게 소모하기 때문에 한사람이 쓰는 경우는 거의 없다. 지금의 주문은 라 가즈를 비롯한 일곱명의 마도사가 합해 사용한 것이었다. 불, 물, 바람 3대 원소 의 힘이 융합된 거대 마법탄은 제일 앞에서 오던 요새의 측면을 강타했고 그것을 맞은 요새는 균형을 읽고 지면과 격돌하였다. 콰앙­!! 산 사이에 추락한 요새는 곧 산을 소멸시킬듯 한 폭발광과 함께 사라져 갔다. 불의 의 일격에 요새 한대를 잃은 다른 요새들은 전 함포를 동원하여 지상을 폭격하기 시작했다. "우리의 차례요!! 1급, [홀리 바리어]!!!" 그때, 마도사들의 뒤에서 그들을 보조해 주던 승려들이 힘을 모아 최고 성호망 주 문을 발동시켜 부대가 주둔해 있는 모든 구역을 보호했다. 왕성은 자체적으로 만들 어진 방호망에 의해 보호가 되어 있었고 다른 구역은 주민들을 모두 다른 도시에 피신 시켰으므로 민간인들이 목숨을 잃을 경우는 없다고 할수 있었다. 제국의 포격 속에서 마도사들은 진을 짜 내며 다시 주문을 외우기 시작했다. 그들 의 얼굴은 `피곤'이란 단어가 무슨 뜻을 나타내는지 보여주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주문을 외웠다. "1급, 트라이 크랏슈­!!" 트라이 크랏슈를 다시한번 발동시킨 마도사들은 결국 피로에 쓰러지고 말았다. 그러나 그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번의 주문은 요새의 바리어에 그만 방어되고 말았다. 물론 요새의 바리어가 멀쩡할리는 없었다. 바리어 출력의 98%를 잃어버려 다음에 무슨 공격을 맞으면 그대로 장갑에 맞고 마는 상황까지 이르게된 것이다. 물론 다른 요새처럼 격추되지 않은것은 큰 소득이라 할수 있었다. 얼마 안되어, 16대의 요새에선 아까의 마법을 되돌려 주겠다는듯이 함포를 발사하 였고 수천, 아니 수만에 이르는 엘리마이트 빔이 가이라스 상공을 달렸다. 그 함포 들이 노리는것은 바로 가이라스 왕성이었다. "이런, 설마­!!" 파아앙­! 그 순간, 정말 놀라운 일이 마도사와 승려들의 눈 앞에서 벌어졌다. 분명한 1급 최강주문, 프레아의 거대한 진홍빛 기둥이 엘리마이트 빔을 소멸시키며 요새들을 향해 날아갔고 바리어가 채 회복되지 않은 요새는 곧 최후를 맞게 되었 다. 다른 요새들 역시 바리어 출력이 30%까지 삭감되는 일을 당하게 되었다. "이, 이것은?!" 제국군과 말스 왕국군은 그 순간만 한마음이 되어 프레아가 날아온 방향을 바라보 았다. 그리고 서로는 경악을 금치 못하였다. 평범한 복장을 한, 브론즈색 머리의 엘프 소녀가 공중에서 마법진을, 그것도 1급 의 마법진을 전개한채 떠 있었던 것이었다. 왕성 안에서 밖의 상황을 보고 있던 태라트는 그녀의 모습을 보고 놀라움과 기쁨이 합해진 표정을 지었다. "이리프! 네가 와주었구나!!!" 전설의 엔션티드 엘프, 한때 태라트의 길을 막을뻔 했지만 리오에 의해 다시 돌아 온 착한 엘프 소녀 이리프였다. 가이라스 왕국의 일을 끝내고 리오가 제국으로 가 기 직전, 말스 왕국이 위험해 질때 도와달라는 부탁을 그녀에게 남긴적이 있었다. 이리프는 리오와의 약속을 지키고 제국과 싸우기 위해 마법을 사용할줄 아는 엘프 족 몇명과 함께 말스 왕국에 미리 와 있었던 것이었다. "이리프와 엘프족 전사들 도착! 다함께 싸우는 거에요!!" 이리프가 요새들의 전진을 막고 있을때, 제국의 제 2차 지상 공격부대가 성 외곽으 로 몰려오기 시작했다. 그와 때를 맞추어, 성 외곽 이곳저곳에 주둔해 있던 말스 왕국 정규 부대 크루세이더 등과 태라트와 함께 가이라스 왕국에서 싸웠던 독립부 대가 문을 열고 제국군의 메탈자켓들과 대적하기 위해 진격하기 시작했다. 마법사 들이 회복할 틈을 만들기 위하여 였다. "가자!! 크오오오옷­!!!" 란지크, 메탈자켓마저 압도할 정도의 힘과 거구를 가진 그는 외모에 어울리게 헤머 프레일을 거칠게 휘두르며 메탈자켓들을 부숴 나갔다. 그가 이끄는 독립부대엔 태 라트를 보좌해 주던 저항군의 주요 인사들도 포함되어 있었다. 공격력 만큼은 굉장 하다 할수 있었다. "지지 마라 말스 왕국의 전사들아!! 우리가 가지고 있던 힘을 보여주는 것이다!!" 검성, 7호장중 한명인 슐턴 역시 다른 호장들과 함께 크루세이더등의 부대를 이끌 고 메탈자켓들과 맞서 싸웠다. 가이라스 왕국에서 희생된 기사단과는 달리, 이들은 엘프와 승려들의 가호를 받으 며 싸우고 있었다. 메탈자켓에게 장착되어 있는 최고 살상병기인 머신건은 더이상 효과가 없다는 말과 같았다. 결국 대 격전이 벌어지게 되었고 고대 문명이 탄생시킨 메탈자켓과 인간의 육탄전 은 열기를 더해갔다. 황제는 술잔을 내 던지며 결국 화를 내기 시작했다. 자신의 예상 이상으로 말스 왕 국이 선전을 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크으윽…! 일개 인간들이 감히 내 계획에 따르지 않다니…!! 용서 못한다!!! 바만 다라! 바만다라는 어디 있느냐!!!" "여기 있습니다 폐하…진정하시지요. 호호호…." 황제는 어느새 자신의 옆에 무릎을 꿇고 앉아있는 바만다라를 돌아보며 그녀에게 명령했다. "환수들을 불러라! 네 환수들의 힘이라면 저 우매한 인간들을 확실히 없앨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의 명령에도 불구하고 바만다라는 일어서지 않았다. 황제는 눈에서 시뻘 건 안광을 뿜어내며 그녀를 쏘아보았다. "가, 감히 내 명을 거역하겠다는거냐!!!" "…호호홋, 그럴리가 있습니까 폐하. 저는 그저 타르자가 마지막으로 남겨둔 고대 문명의 최종 병기를 사용하시라고 건의 하려는것 뿐입니다. 실례가 되었다면 용서 를…." 그 `최종병기'란 말을 들은 황제의 눈은 다시 정상을 되찾았고 그의 얼굴에서도 노기가 천천히 사라져 갔다. "`최종병기'…? 그런것도 있었나?" "예, 타르자가 마지막으로 만든 병기 입니다. 예전에 제국에서 실시된 사냥에서 잡 힌 최강 생물 드래곤들을 바탕으로 만든 것이지요…그정도라면, 호호홋." 설명을 들은 황제는 씨익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아하하핫! 그것들을 내 보내라, 어서!! 저 말스 왕국의 인간을 쓸어 버리는 것이다!!!" ----------------------------------계속--- [15962] 제목 : [조윤철]Gods Κnight(3부) 58. 올린이 : jack21 (이경영 ) 96/06/15 21:45 읽음 : 237 관련자료 없음 -------------------------------------------------------------------------- ---- 으…과연 어떻게 끝내야 잘 끝냈다는 말을 들을수 있을까요. 고민입니다. 다 죽이고…그리하여 사람들은 못먹고 못살았다 전해진다…라고 할수도 없고 말이지요. 그런데 가즈 나이트 후속편 과연 쓸수 있을지…? 성적이 떨어져서…. -------------------------------------------------------------------------- - 마법의 힘을 빌은 말스 왕국의 지상군은 메탈자켓을 상대로 정말 대단한 전투를 펼 치고 있었다. 물론 머신건이 안통해서 그렇다는 점도 있었지만 란지크나 슐턴같은 장성급 전사들 의 활약이 큰 탓도 있었다. 란지크의 헤머 프레일은 메탈자켓의 장갑을 양철 구기 듯 구겨 놓았고 슐턴의 검기는 기계들을 야채썰듯 잘라 놓았다. 그 밖의 장성들 역 시 이에 뒤지지 않을 파워로 메탈자켓을 요리 하였다. 제국의 2차 지상군의 거의 괴멸되자, 제일 앞열의 왕국군들은 승리의 기쁨에 환호 성을 질렀다. 어떤이는 투구를 벗어 하늘에 던졌고 어떤이는 자신의 무기를 치켜들 며 기뻐했다. 그때였다. 잠깐, 저게 뭐지? 왕국군 사이에서 들려온 어떤 병사의 외침이었다. 순간 병사들은 침을 꿀꺽 삼키고 하늘을 바라보았다. 열개가 넘는 점이 요새에서 떨어져 내리기 시작했다. 크기는 왕국군들이 상대했던 메탈자켓과 거의 비슷한 정도였지만 그 겉모양에서 풍기는 요사스러움은 병사들에 의 기쁨을 공포로 뒤바꿔 놓기에 충분하였다. 형형색색의 갑옷을 입은 생체병기, 이른바 제국의 최종병기라 불리우는 존재 [루 가프] 들로 이루어진 제국 최강, 최후의 부대 [본 크로우]였다. 왕성 안은 흥분의 도가니로 변해 있었다. 계속되는 승리의 소식 때문에 그런것이다 . 왕성을 지키는 병사들이나 장성들의 표정은 처음 침공의 소식을 들었을때 보다 훨씬 밝아져 있었다. 물론 왕과 황태자의 표정도 마찬가지 였다. "좋아! 너무나 잘해주고 있네 모두들!! 역시 마의 힘은 정의를 이길수 없어…!" 그러나 너무 빠른 확신이었던가, 곧 한 병사가 얼굴이 새하얗게 질린 상태로 회의 실의 문을 열고 뛰어 들어와 말스 국왕에게 성의 외곽에서 벌어지고 있는 괴변을 보고하기 시작했다. "구, 국왕폐하! 제국의 괴물들이 아군 병사들을 학살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리 고…!" 말스 국왕은 다시금 인상을 찡그리며 말을 잇지 못하는 병사에게 호통을 쳤다. 너 무나 궁금했고, 너무나 허망했기 때문이었다. "무슨 소린지 확실히 보고하라! 그렇게 말하면 내가 어떻게 아나!!!" 왕의 호통에 병사는 침을 꿀꺽 삼키고 숨을 진정시킨후에 보고를 하기 시작했다. "슈, 슐턴 장군님께서 전사하셨다고…!!" "크, 크아아아악­!!" 슐턴은 확실히 느꼈다. 자신의 복부를 뚫고있는 이물질의 감각을…그리고 죽음의 느낌을. 슐턴이 공격당하자 옆에 서 있던 란지크는 고함을 지르며 슐턴을 찌른 루가프에게 덤벼 들었다. 자신과 비슷한 크기인 루가프의 목을 양 팔로 단단히 감은 수인 란지 크는 자신이 낼수 있는 최대의 힘으로 루가프의 목을 꺾으려 했다. "키히히히히­" 푸우웃­!! 란지크의 눈은 순간 촛점을 잃어 버렸고 그의 입에선 선혈이 튀었다. 루가프의 등 에 달려있는 용의 날개가 란지크의 몸을 찌른 것이었다. 그의 급소를 모두 찌른 그 일격으로 란지크는 소리없이 절명하였고 슐턴 역시 곧 힘을 잃고 몸을 늘어 뜨렸 다. 두명의 장성을 한꺼번에 잃은 말스 왕국군의 사기는 나락으로 떨어졌고 열 두마리 의 루가프는 원래 바탕, 드래곤의 힘을 유감없이 발휘하며 후퇴하는 병사들의 몸을 단숨에 조각내었다. 그들이 가는 곳마다 살점과 피가 어지러이 춤을 추었고 20여분이 채 되지 않아 말 스 왕국의 제 1 지상군은 아까와는 달리 반대로 전멸 위기에 몰렸다. "이런, 지상군이!!!" 약간의 힘을 회복한 마법사들은 분노에 떨며 자신들을 향해 날아오는 루가프들에게 마법탄을 쏘기 시작했다. 마법사들의 손에서 발사된 광탄들은 하나도 남김없이 루 가프 한마리에게 적중되었고 마법사들은 폭발광을 바라보며 한숨을 길게 쉬었다. "키아아아아악­!!" 순간, 마법탄에 맞고 가루가 되었어야할 루가프가 폭발광을 뚫고 마법사들에게 돌 진하기 시작했다. 드래곤을 기초로 하였으니 루가프에게 3급 이하의 마법은 소용이 없었다. 직접 공격 앞엔 등불 신세인 마법사들은 결국 괴수의 공격에 의해 목숨을 잃어야만 했다. "어떻게 이런 일이…!!" 라가즈는 탄식하며 자신을 향해 송곳니를 드러내고 날아오는 루가프를 바라보았다. 그러나 라가즈는 목숨을 잃지 않았다. 이리프가 쏜 2급 주문 [파이 게이바]에 의해 루가프가 멀찌감치 날아간 덕분이었다. 하지만 그녀의 공격에도 불구하고 뒤에서 날아온 또 한마리의 루가프의 공격으로 인해 라가즈는 그자리에서 즉사하고 말았다. 성의 외곽까지 단숨에 돌파한 루가프 부대는 놀라운 속도로 말스 왕성까지 돌진해 들어왔다. 왕성 상공에서 마법을 발사하며 그들을 막아보려던 이리프는 2급의 주문 에도 죽지 않고 다시 날아오는 루가프들에게 공포를 느낄수 밖에 없었다. 드래곤의 특성만이 아니라 고대 문명의 힘까지 가지고 있는 그들을 막을수 있는 존 재는 말스 왕국엔 있지 않았다. 결국 이리프는 말스 왕성의 결계 안으로 들어오고 말았고 결계와 충돌한 루가프들 은 입에서 브레스를 뿜어대며 결계의 힘을 약화 시키기 시작했다. "어째서 저런 괴물들이…!?" 말스 국왕을 비롯한 성 내의 모든 사람들은 루가프의 그 공포스러운 전투력에 전율 을 금치 못했다. 제 1 지상군이 열마리의 루가퍼에게 전멸을 당한 이 상황에서 다 른 군대를 내 보낸다는 것은 살인과 다름이 없었다. "방법이 없는건가…크읏!!" 말스 국왕은 안타까움에 고개를 떨구었고 그것을 보고 있던 태라트 역시 분노에 몸 을 떨었다. "치잇, 그들만 있다면…!!" 성과 결계 사이에 있는 이리프는 루가프들이 결계를 비집고 들어오지 못하게 마법 으로 막는 중이었다. 엔션티드 엘프인 만큼 아직까지 마력이 떨어지진 않았지만 열 마리가 넘는 루가프에게 2급 이상의 주문을 연속으로 사용한다는 것은 중노동과 다 름이 없었다. "하아, 하아…제발 떨어져 줘!!" 그녀는 애원하듯 말하며 얼굴에 흐르는 땀을 닦았다. 그 사이, 한마리의 루가프가 전력을 다해 결계에 몸을 부딪혔고 결계의 한 구석은 결국 깨어지고 말았다. 깨어 진 틈으로 머리를 내민 루가프는 살기가 흐르는 눈으로 이리프를 바라보았다. 그리 고 브레스를 뿜기 위해 입을 벌렸다. "나좀 볼까." 순간, 브레스를 발사하려던 루가프의 목을 잡아 결계 밖으로 강하게 내동댕이치는 한 그림자가 있었다. 갑자기 나타난 의문의 존재 때문에 날려간 루가프는 분노가 실린 음성을 내보내며 그 존재를 쏘아 보았다. "역시 인간들은 약해…이 몸이 도와주러 온 것을 황송하게 여겨라." 그리고 말스 왕성의 상공엔 구름을 비집고 내려오는 거대한, 섬이라고 불려도 될 요새가 내려오기 시작했다. ---------------------------------------계속--- [15974] 제목 : [조윤철]Gods Κnight(3부) 59. 올린이 : jack21 (이경영 ) 96/06/16 23:15 읽음 : 94 관련자료 없음 -------------------------------------------------------------------------- ---- -------------------------------------------------------------------------- -- 드래곤들의 성전이라 일컬어지는 초 거대 공중요새 드래고니스, 그리고 용제 바이 칼의 등장으로 전투는 또 한번 전환점을 맞게 되었다. 바이칼의 겉에서 뿜어지는 강력한 기 때문에 루가프들은 그와 왕성의 주위만을 맴 돌고 있는 상태였다. 예전에 드래곤 이었던 기억 때문에 그런지도 모른다. 바이칼은 차가운 눈초리로 주위에 있는 열 두마리의 루가프들을 둘러 보았다. 그리 고 나서 가볍게 코웃음을 쳤다. "훗…이따위 잡것들에게 이렇게 당하다니, 인간들의 힘을 알만 하군. 내가 나설 필 요도 없겠어." 그렇게 말한 바이칼은 오른팔을 살짝 올려 손가락을 튕겨 보였다. 그러나 드래고니 스에서 부터 일곱개의 광체가 순식간에 내려와 바이칼의 옆에 정렬했다. "드래고니스 전룡단 제 일에서 칠까지의 단장들, 지금 집결했습니다!!" 일곱명의 건장한 사내들은 하나같이 갑옷과 무기로 중장비를 하고 있었다. 그리고 얼굴마다 특색있는 무늬를 칠하고 있어 꽤나 개성있게 보여졌다. "알아서 처리하도록." 바이칼은 간단한 명령을 내리고서 뒤로 돌아섰다. 전룡단 단장들은 명령에 따라 자신들 앞에 나타난 적을 향해 무기를 꺼내고 자세를 취하였다. 그리고 쌍방이 서 로 격돌하기 직전, 누군가의 외침 소리가 들려왔다. "헤이­! 우리도 끼워주지 않겠나?" 백색의 페가수스를 타고 있는 두명의 사나이, 휀과 슈렌이 도착한 것이었다. 바이 칼은 표정을 구기며 그들을 바라보았다. "너희들까지 올 필요는 없는데, 괜히 귀찮게 시리…." 바이칼의 옆에 말을 멈춘 휀은 피식 웃으며 고개를 가로 저었다. "흥, 혼이 덜난 모양이구나 바이칼. 입이 변하지 않을걸 보니 말이야…하핫." "그땐 너도 거의 죽을뻔했어. 헛소리 하지 마." 슈렌은 그들의 대화를 뒤로 하고서 자신의 창 그론가르드를 감은 헝겁을 풀었다. 그리고 전투준비가 끝난 전룡대 옆으로 갔다. "슈렌님!" 젠룡대장들은 하나같이 결례를 붙이며 슈렌에게 예를 갖추었다. 슈렌은 그저 고개 만 끄덕일 뿐이었다. "이 전투가 끝난 다음에 다시 보자 바이칼. 흐흥…!" 휀은 약간 인상을 찡그리며 광인(光刃) 플랙시온을 뽑아 들었다. 바이칼은 아무말 도 않고 고개만을 돌릴 뿐이었다. "흐음…9대 12라. 힘의 차이로 보아 우리가 이길것 같군. 하하핫…!" "으음…." 휀과 슈렌의 간단한 대화를 시작으로, 초 전사들의 전투는 막을 올렸다. 평범한 기 사나 전사들의 전투에선 상상도 할수 없는 구경거리여서 성 안의 사람들은 모두 고 개를 내밀고 밖을 바라보았다. "저 사람들은…!?" 말스 국왕은 공중을 가로 저으며 전투를 벌이고 있는 전사들의 모습을 보고 기쁨 반, 놀라움 반의 표정을 지었다. 그와는 대조적으로 태라트는 희망에 찬 표정을 지 었다. "드디어 온겁니다 아바마마! 이 세계를 구원할 전사들이…!!" 성의 결계 밖에서 치열한 전투가 벌어지는것과 마찬가지로 공중에선 드래고니스와 제국 요새와의 포격전이 한창이었다. 크기로 보면 드래고니스가 요새 다섯대를 합친것보다 훨씬 컸다. 그리고 화력면에 서도 압도하고 있었다. 드래고니스의 함포, [메기드 케논]의 위력은 단숨에 제국 요새들의 바리어를 뚫을 정도의 것이었다. 그런 공포의 광선 수천개가 제국의 요새 를 향해 날았고 앞열에 위치하고 있던 제국군 요새 다섯대는 그 무수한 일격을 받 고 불꽃을 날리며 폭발해 사라져 갔다. 반면 제국군의 엘리마이트 빔은 드래고니스 의 초차원 결계막을 뚫지 못하고 다른 방향으로 휘어져 나갈 뿐이었다. "와아­! 이 요새, 정말 대단해, 대단해!!!" 리카는 드래고니스의 압도적인 공격력에 신이 나는듯 어린아이처럼 팔짝팔짝 뛰며 기뻐했다. 다른 일행 역시 한시름 놓았다는듯 긴장을 풀고 한숨을 쉬어 보였다. "허허헛, 드래곤들이 이 세상에 존재하기 시작할때 용신께서 저희들에게 주신 두가 지 선물중에 하나가 이 요새랍니다. 간단히 부숴질리가 없지요." 계급으로 보면 바이칼의 바로 아래인 최고 장로는 그의 긴 수염을 쓰다듬으며 자랑 스럽게 말했다. 듣고있던 메이린은 장로가 말한 또하나의 선물이 무엇인지 궁금해 졌다. "저어…그럼 나머지 선물은 무엇인가요 장로님?" 장로는 약간 우물거리며 말한 귀여운 소녀를 보고 친 할아버지와 같은 웃음을 지으 며 대답해 주었다. "예, 허허헛…나머지 선물은 저희들의…." 상대가 없던 루가프들은 다른 결계를 뚫을 생각은 안하고 공중에 떠서 전투를 구경 하고만 있는 바이칼에게 달려들기 시작했다. 바이칼은 싸늘한 눈으로 자신에게 이빨을 내 보인채 다가오는 루가프들을 바라보며 자신의 등에 장비된 장검, 드래곤 슬레이어에 손을 가져갔다. "용기한번 좋구나 쓰레기들…." 바이칼의 냉소적인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날카로운 검광이 다가온 루가프 두마리 의 몸을 단숨에 두조각으로 나뉘었다. 즉사한 동료의 시체를 바라본 나머지 한마리 루가프는 본능에 따라 살기 위해 다른 곳으로 방향을 바꾸어 보았다. 파악! 그러나 누군가의 손이 방향을 바꾼 루가프의 머리를 움켜 쥐었고 루가프는 머리에 느껴지는 통증에 몸부림을 치기 시작했다. "키이이이익­!!!" 루가프의 머리를 왼손으로 잡은 바이칼은 귀찮다는듯 눈을 감으며 내뱉었다. "죽어라." 순간, 바이칼의 몸에서 내 뿜어진 그의 체기가 왼팔을 통해 루가프의 몸에 전달되 었고 갑자기 들어온 엄청난 기에 의해 루가프의 몸은 산산조각이 나며 사라졌다. 머리만 남은 루가프의 육체를 공중에 던져버린 바이칼은 다시 팔짱을 끼며 동료들 의 전투를 지켜 보기 시작했다. "쳇, 저녀석만 특별하게 보이잖아? 질수야 없지!!" 불만스러운 표정을 지어보인 휀의 눈이 찬란한 빛을 뿜어내는가 싶더니, 금빛의 선 무늬 두개가 그의 이마에 떠올랐다. 제 1 안전주문의 해제 였다. "하아아아앗!! 간다, 광황참­!!!" 기함성과 함께 휀의 광력이 실린 거대한 검기가 일직선상에 위치한 루가프 두마리 를 모조리 두동강 내었고 동강난 루가프의 몸은 곧 빛과 함께 원자 단위로 분해되 어 갔다. "자! 또 다른 녀석은­!?" 휀이 다른 루가프에게 눈길을 돌리는 순간, 네마리의 루가프가 붉은색 기의 잔영에 잘려 재가 되는 모습이 나타났다. 기의 잔영을 본 휀은 쓴 웃음을 지으며 중얼거렸 다. "치잇, 더블 하켄 이잖아, 교활한 녀석…." 슈렌은 아무말도 않고 그룬가르드를 몇번 돌린 후에 마무리 자세를 취했다. 역시 무뚝뚝한 사나이의 표본이었다. "뭐가 최종병기란 말이냐 바만다라…!" 황제는 분노가 서린 눈길로 화면의 앞에 멍청한 모습으로 서있는 바만다라에게 말 했다. 바만다라 역시 루가프들의 어이없는 패배에 기가 막힌듯 했다. "이제 모든것을 내가 처리하겠다…! 더이상 기다릴 필요는 없어, 아공간을 열어라 바만다라!!!" --------------------------------------계속--- [16023] 제목 : [조윤철]Gods Κnight(3부) 60. 올린이 : jack21 (이경영 ) 96/06/19 19:59 읽음 : 137 관련자료 없음 -------------------------------------------------------------------------- ---- 드레곤 슬레이어라…. 그냥 무기 이름도 드레곤 슬레이어 맞던데요. 흠흠…. -------------------------------------------------------------------------- -- "예엣?! 하지만 카오스 에메랄드에 에너지가 다 모이지 않았는데…." 황제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다, 에너지는 모일만큼 모였어. 다만 내 추종자들이 약간 사라진다는 점이 문 제긴 하지만…내 동료들을 부르는데는 충분하다, 그들이라면 저 빌어먹을 녀석들을 쓸어 버리기엔 충분하고도 남지!!" 바만다라는 흠칫 놀라며 뒷걸음질을 쳤다. 황제의 말이 섬뜩하게 들렸기 때문이었 다. "그, 그러시다면 전…?" 황제는 눈에서 빛을 뿜어내며 빙긋 웃었다. "후후후, 넌 안심해도 된다 바만다라. 난 이미 부활한지 오래니까 말이야!!" "예엣!?" 바만다라는 다시한번 놀랐다. 자신을 비롯한 육마왕의 생존자들이 황제, 즉 가스트 란을 부활시키기 위해 지금까지 준비한것이 아니었던가. "100년전…그 전투에서 난 거의 죽었었다. 세포질 하나만이 남았었지. 그 세월동안 난 부활한 것이다. 하지만 하나, 가스트란으로선 부활했지만 신 [부르크 레서]로는 부활하지 못했다. 아공간이 다시한번 열려야지만 완전히 부르크 레서가 될수 있는 것이었다." 황제는 계속해서 의자에만 앉아있던 교황을 바라보았다. 그러자 교황 역시 황제를 바라보았다. "저녀석은 나의 `양', 그리고 지금의 나는 `음'이다. 원래는 같은 존재였지만 환 수신의 힘을 빌기 위해선 어쩔수 없었지. 그러나 타르자의 희생으로 환수신따윈 필 요 없게 되었다." 황제와 교황은 곧 나란히 섰다. 바만다라는 숨을 죽인채 그 광경을 바라보았다. 자 신들이 그토록 모셔왔던 마황제의 부활을…. "후후후후후…아하하하핫!!!" 황제의 웃음 소리는 점점 변해갔다. 좀 더 낮게, 걸걸한 목소리로…. 이윽고 방 안 에 있는 사람은 두사람으로 줄었다. 바만다라는 자신의 앞에 서 있는 거대한 사나 이를 보고 무돕을 꿇으며 인사를 올렸다. "황제시여…마황제, 가스트란 이시여…!!!" 칠흑색의 투구에, 거대한 갑주와 검붉은빛 망토를 두르고 있는 가스트란은 투기를 뿜고 있는 눈으로 상황판을 바라보았다. "후후…루가프 부대는 전멸했군. 하지만 필요 없어, 내가 직접 나서는 이상…!! 자 아, 나가자 바만다라! 신들이 바뀌는 순간을 만드는거다!!!" 루가프들이 거의 정리가 되자, 드래고니아에 있던 레나등의 일행들은 다시 말스 왕 성으로 내려오게 되었다. 빛의 길을 통하여 다시 지상에 내려온 일행은 연기가 섞 인 공기를 함뿍 마시며 기뻐했다. 역시 그들이 태어나고 자라온 지상이 초 첨단의 요새보다 익숙하고 좋은 느낌이라 그럴 것이다. 레나는 곧바로 왕성 안을 향해 뛰어 들었고 다시 살아난 딸을 맞는 말스 국왕의 얼 굴은 어느때 보다도 밝아졌다. 태라트 황태자는 멋적은듯 멀리 떨어져 부녀의 상봉 을 바라볼 뿐 이었다. "…음? 저 날개달린건 뭐지?" 바이칼은 왕성 안의 일을 바라보다가 공중에서 큰 새 같은것이 날아오는것을 보고 약간 경계를 취하였다. 그러자 휀이 그의 앞을 가로막으며 안심하라는듯 웃어 보였 다. "어엇, 조심해라 바이칼. 환수신께서 오시는 것이니 말이야." "…그래?" 흰 날개를 펄럭이며 공중에 떠 있는 바이칼들에게 다가온 프시케는 숨을 헐떡이며 상황을 휀에게 물었다. "하아, 하아, 어떻게 되었나요? 시간은 맞추셨나요?" 휀은 오른손으로 거수 경례를 붙이며 잘 되었다는 표시를 나타내었다. "예에, 걱정하지 마십시오. 위기는 간신히 넘겼답니다." 말을 마친 모든 일행은 공중에 여전히 떠 있는 여섯대의 공중 요새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후열에 위치하고 있는 우르즈 로하가스의 꼭대기에서 퍼져가는 광체를 바 보았다. 그것을 본 프시케는 흠칫 놀라며 그곳으로 날아가기 시작했다. "큰일이에요! 아공간을 열려고 하는겁니다!! 절 좀 도와주세요 여려분!!!" 그녀의 다급한 목소리를 들은 휀과 슈렌은 그녀를 쫓아 우르즈 로하가스를 향해 날 아갔다. 그러나 이상한 일은 다섯대의 요새를 통과하는데도 불구하고 공격을 전혀 받지 않 았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일이 일이니 만큼 셋은 계속 우르즈 로하가스를 향해 날 았다. "큰일입니다 함장님!! 전 계기가 작동하지 않습니다!!!" "수동 작동을 거부하고 있습니다! 모든 병기가 작동하지 않습니다!!!" "문도 열리지 않습니다!!" 함장은 바로 전까진 멀쩡하던 요새가 갑자기 이상 반응을 보이기 시작하자 긴장하 지 않을수 없었다. 모든 계기가 동작하지 않았고 요새는 조종실의 제어를 거부하기 가지 했다. "어, 어떻게 이런 일이…!?" 바만다라는 가스트란의 앞에서 열심히 주문을 외우고 있었다. 공간 전개의 주문이 었다. 타르자가 남긴 펜던트는 계속해서 공중에 떠 있었고 가스트란은 자신들을 향 해 날아오고 있는 세개의 점을 웃음을 띄운채 바라보고 있었다. "적들이 공격하건 말건 걱정하지 말고 주문을 외워라 바만다라. 내가 다 처리해 줄 거니까 말이야…후후후후후…." 바만다라는 주문을 외우면서도 불안감을 떨칠수가 없었다. 만약 고신들이 부활했을 때 자신이 과연 살수 있을지가 의문이어서 였다. 황제가 그녀에게 앞서 말한 내용 도 한몫 하고 있었다. "…." 곧, 그녀의 주문은 다 끝이 났고 펜던트는 마력을 방출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구 름한점 없이 맑던 하늘에 흑색 줄이 그어지더니, 곧 점점 넓어지기 시작하는 것이 었다. 그 사이로 보이는것은 끝이 없는 암흑, 바로 아공간의 세계였다. "더 이상은 안됩니다!!!" 그때, 그 공간의 문 앞에 프시케가 섰고 그녀는 양 팔을 펼쳐 아공간에 향하였고 그녀의 손에서 나온 에너지파가 아공간의 문을 다시 좁히기 시작하였다. "훗, 그럴줄 알았다!!!" 가스트란은 한 팔에 미리 응축하고 있던 자신의 마력을 프시케를 향해 쏘았다. 붉 은색을 띈 그 에너지파의 위력은 2급의 마법 주문을 상회하는 상당한 위력의 것이 었다. "치잇­!!" 급한듯, 휀은 자신의 몸을 날려 플랙시온으로 그 에너지파를 막아 보았지만 너무 갑자기 일어난 일이었고 에너지파의 위력 자체도 높았기 때문에 휀은 약간의 충격 을 느껴야만 했다. "휴우, 위험했잖…." 그러나, 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아까보다도 훨씬 거대한 빛줄기가 그와 프시케를 향하였고 휀은 안되겠다는듯 프시케를 향해 몸을 날렸다. "위험해요­!!!" --------------------------------------계속--- [16045] 제목 : [조윤철]Gods Κnight(3부) 61 올린이 : jack21 (이경영 ) 96/06/20 23:01 읽음 : 91 관련자료 없음 -------------------------------------------------------------------------- ---- 이제 마무리 단계에 다다른 가즈 나이트. 정말 저에겐 추억이 많은 소설이었습 니다. 이런일도 있었고, 저런일도 있었고…어쨌든 일개 고등학생의 꿈과 능력 을 확인시켜 주었던 소설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소설을 여기까지 끌어 올리는데 도움을 주셨던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 드립니다. -------------------------------------------------------------------------- -- 거대한 빛줄기는 휀과 프시케가 있던 장소를 쓸어 버리며 어디론가 사라져 갔다. "이, 이녀석…!" 그 광경을 지켜보고 있던 휀은 눈을 부릅뜨고 가스트란이 올라서 있는 우르즈 로하 가스를 쏘아보았다. 그러고 있던 슈렌의 뒷쪽에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후웃! 진짜 일 날뻔 했는데?" 프시케를 옆에 낀채 빛줄기를 피한 휀이었다. 프시케를 다시 놓아준 휀은 플랙시온 을 다시 뽑아들고 슈렌의 옆에 섰다. "자아! 저희가 어떻게든 막아 볼테니 그 사이 아공간을 막아 주세요!! 어서요!!" 그러나 프시케는 아무말도 하지 않았고, 움직이지도 않았다. 이상하게 느낀 휀은 프시케를 바라보며 다시 재촉해 보았다. "뭐하시는 겁니까! 아공간을…!!" 그러나 프시케는 고개를 세차게 저으며 양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휀은 일이 심상 치 않을것을 느낄수 있었다. "이미 늦었어요…아공간은 열릴만큼 열리고 말았어요…!" 휀은 그 말을 듣고서 아공간이 열렸다는 장소를 바라 보았다. 그러나 아공간은 보 이지가 않았다. "무슨 소립니까? 아공간은 열리지 않은것 같은데요?" "아니에요, 공간의 문과 공간은 다른겁니다. 이미 이 세계는 아공간과 연결되고 만 거에요. 이제…고신들의 부활은 시간 문제에요…!!" 슈렌과 휀은 허탈한듯 한숨을 쉬었다. 결국엔 막지 못한 것이었다. "그럼 부활때의 제물만 구하면 된다…이말 인가요." 그 말이 나오기가 무섭게, 그들의 뒤에 있던 다섯대의 공중요새가 연쇄 폭발을 일 으키며 지상으로 추락하기 시작했다. 누군가의 공격을 받은것이 아니었다. "뭐야! 설마 자폭을!?" 원래 가스트란의 계획은 이런 것이었다. 말스 왕국과 가이라스 왕국을 멸망시켰을때 사람들이 뿜어내는 절망과 공포의 에너 지, 즉 카오스 에너지를 카오스 에메랄드에 담아 고신들의 부활에 사용하고자 했 지만 일이 뜻대로 되지 않자 `최후의 수단'으로 자신들의 부하와 요새들을 희생 시 켜버린 것이었다. 추락한 요새들은 곧 대 폭발과 함께 불꽃에 휩싸였고 그 장면을 본 우르즈 로하가 스 위의 가스트란은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후후후후…자, 어서 나오시게나 나의 친구들이여…!" 그의 부름에 응하기라도 하듯, 추락한 요새의 잔해들은 한꺼번에 어디론가 사라져 가기 시작했고 그 요새들이 있던 자리엔 다섯개의 그림자가 남아 있었다. 20장 [위기] 바이칼은 자신들의 부하들과 함께 조용히 지상에 내려와 있는 다섯명의 고신들을 바라 보았다. 다섯명중 둘은 여신이었다. 그들의 피부색은 갈색을 띄고 있었고, 어딘지 모르게 강력함을 풍기고 있었다. 과연 신이라 할만 했다. 공중에 떠서 자신들을 차갑게 바라보고 있는 바이칼을 본 고신중 한명, 여신인 [아 크로]는 조용히 바이칼를 향해 손바닥을 펼쳤다. "훗, 건방지게 우리들의 머리 위를 날고 있다니…잘 생겼지만 사라져줘." 순간, 보이지 않는 충격파가 그녀의 손에서 방출 되었고 그 충격파를 정면으로 맏 은 전룡단 단장들은 큰 충격을 입은듯 피를 토하며 말스 왕성의 결계막에 날아가 충돌했다. 드래곤중에서도 강한 전사들만을 모아 편성한 전룡단의 단장들마저 그렇 게 간단히 당하고만 것이었다. "크아아아악­!!!" 단장들은 괴로운듯 계속 피를 토하며 몸부림을 쳤고 지상에 내려와 있던 세레나가 긴급히 회복 마법을 그들에게 사용하여 주었다. 간신히 위기를 넘긴 단장들은 몸을 일으키며 바이칼을 찾기 시작하였다. "와, 왕이시여!!!" 그러나, 바이칼을 찾기는 어렵지 않았다. 바이칼은 그 충격파에 피해를 전혀 입지 않은듯 팔짱을 낀채 그 자리에 가만히 떠 있었다. 달라진것이 있다면, 바이칼의 눈 이 살기로 알수없는 색의 빛을 뿜어내고 있다는 것이었다. "…날 건드렸나." 충격파를 쏘았던 아크로는 손을 입에 가져가며 멋적은듯 웃기 시작했다. 그냥 보 았다면 착한 인간의 여자라 착각했을 정도로 천진난만한 웃음이었다. "어머? 보통이 아니었잖아, 호호호홋…. 역시 생긴 값을 하는데?" 그녀의 옆에 서있던 또다른 여신, [라기사크]는 피식 웃으며 앞으로 한발자국 나섰 다. "정말 그렇군 아크로. 그건 그렇고, 저기에 있는 성 말이야…너무 더럽게 생기지 않았어? 난 마음에 안들어. 다시 부활하자 마자 저런것을 보다니, 박살내고 싶어!" 약간 앙칼진 목소리와 함께 라기사크는 손을 앞으로 뻗었고, 그녀의 가녀린 몸에 맞지 않는 거대한 에너지파가 말스 왕성을 향해 날았다. "!!" 날아오는 거대한 에너지파를 본 바이칼도 한팔을 뻗어 자신의 에너지, [메가 프레 아]를 뿜어 라기사크의 에너지파를 간단히 막아 내었다. 라기사크는 자신의 에너지 파가 호리호리한 미 청년에게 간단히 막히자 자존심이 상한듯 아크로를 바라보았다 . 아크로는 무슨 뜻인지 알겠다는듯 고개를 끄덕였다. "흥, 날 우습게 보다니, 용서하지 않아!!!" 아까와는 달리, 라기사크는 양손을 모아 에너지파를 압축하여 다시한번 말스 왕성 을 향해 발사했다. "칫, 별것 아닌것이…으읏!?" 다시한번 메가 프레아를 이용하여 에너지파를 막으려던 바이칼은 무엇인가가 자신 의 몸을 강하게 잡은것을 느낄수 있었다. 양손을 포박당한 바이칼은 자신을 묶고 있는 누군가를 돌아 보았다. 아까 자신의 부하들과 자신을 향해 에너지파를 쏘았 던 여신이었다. `어느사이에…!?' 결국 바이칼에 의해 막아지지 못한 에너지파는 기세 좋게 말스 왕성의 결계를 쳤고 결계는 달걀껍질 부서지듯이 조각조각 깨지기 시작했다. "1급! [스트라이]­!!!" 순간, 깨어진 결계의 안쪽에 새로운 방호망이 생겨났고 그 방호망에 의해 라기사크 의 에너지파는 다시한번 소득없이 사라져 갔다. "마, 막아내다니!?" 라기사크는 흠칫 놀라며 왕성 안을 투시해 보았다. 검은 머리의 여자 수도사가 숨 을 헐떡이며 쓰러져 있는것이 보여졌다. "치이잇…!! 인간들이 사용하는 절대 방어막 이라는건가!!!" 수도사의 마법 주문중 최고위, 절대 방어막인 [스트라이]를 해낸 세레나는 갑자기 밀려오는 피로감에 왕성 바닥에 쓰러지고 말았다. 자신의 능력 이상의 주문을 사용 했을때 오는 현상이었다. "하아, 하아…!! 이제는…!!!" "흐읍…!" 바이칼은 자신을 묶고 있는 포박 주문을 깨뜨리고 나서 아크로를 바라보았다. 그녀 는 마치 친분관계가 있는것 같은 표정으로 바이칼을 바라보고 있었다. "호호홋, 굉장히 강한데? 보통의 인간 같으면 포박에도 못견딜텐데 말이야. 종족이 뭐지, 잘생긴 남자?" 바이칼은 언제나 처럼 싸늘한 음성으로 대답했다. "드래곤…그리고 그들의 왕이다." -----------------------계속--- [16081] 제목 : [조윤철]Gods Κnight(3부) 62. 올린이 : jack21 (이경영 ) 96/06/21 22:39 읽음 : 96 관련자료 없음 -------------------------------------------------------------------------- ---- 아아…후속편을 쓸것인가 말것인가? 그것이 문제로다? -------------------------------------------------------------------------- -- 바이칼이 용제라는것을 안 아크로는 의외라는 표정을 지었다. "어엇, 그럼 네가 용제란 말이야? 호오…바뀌었나 보군. 예전에 우리를 아공간으로 밀어 넣는데 공헌한 주신의 꼭두각시…후후훗." 바이칼의 눈은 크게 떠졌다. 바로 자신의 아버지 이야기를 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어쨌든 굉장했어. 왠만한 하급의 신들은 압도할 정도의 공격력으로 우리들을 쓰 러뜨렸으니까 말이야. 하지만 너무 멍청했어. 드래곤 주제에 신과 사랑을 나누다 니 말이야…." 순간, 아크로는 말 끝을 흐리고 멀찌감치 떨어지는수 밖에 없었다. 바이칼의 몸에 서 뿜어지기 시작한 엄청난 투기 때문이었다. "감히…내 어머니까지 입에 올리다니…!!" 아크로는 겉으로 드러내지는 않았지만 느낄수 있었다. 바이칼의 아버지, 선대 용제 를 능가하는 파워가 바이칼의 몸에 잠재되어 있다는 것을…. 아크로는 빙긋 웃으며 다시 말을 이었다. "후훗, 화가 났나보지? 그럼 내려와 봐, 지상에서 당당히 붙어 보자구." 그 말을 남긴 아크로는 아까 자신이 있었던 위치로 돌아갔고 바이칼은 다시 마음을 가라 앉히며 냉정을 되찾으려 애를 썼다. "…젠장…." 휀과 슈렌은 바로 말스 왕성에 돌아와 성문 앞에 섰다. 프시케는 가만히 그들의 뒤 에 섰다. 긴장감을 고조 시키려는듯, 차가운 바람이 고신들과 일행의 사이를 지나 갔다. "저들이…고신들인가?" 슈렌은 낮게 중얼거렸다. 그의 말에 대답이라도 하는듯 휀은 코트 주머니에 손을 넣은채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것 같아. 저들의 몸에 있는 파워가 강렬하게 느껴지는걸 보니 말이야." 고신들도 휀과 슈렌을 보고 있는건 마찬가지 였다. 라기사크는 턱에 손을 가져가며 자신의 뒤에 서있는 큰 몸집의 고신, [우라누브]에게 묻기 시작했다. "이봐, 저기 흰 옷을 입고 있는 녀석 보이지? 나와 저녀석중 누가 더 강할것 같아? 솔직히 말해봐." 그 질문에 우라누브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음…파란 장발의 녀석과 네가 대결한다면 모르겠는데, 저 흰 코트의 녀석과는 힘 들것 같아." 그 말에 라기사크는 자존심이 상한듯 버럭 소리를 지르며 덤벼 들었다. "뭐야! 내가 쓰레기 같은 인간보다 못할것 같아!!!" "우라누브의 말이 맞아, 저 흰 코트 녀석이 강하다는건 나도 느끼고 있어." 보라색 피부의 신, [보르크라]의 말이었다. 그까지 동조하자 라기사크는 아무말 없 이 돌아섰다. "만약 싸운다면 내가 저 흰 코트와 대결하고 싶군. 후후훗…." 보르크라는 자신의 검을 쓰다듬으며 휀을 바라보았다. 실로 오래간만에 승부 근성 이 깨어나는 모양이었다. "그럼…내가 장발 녀석과 싸우지." 갈색 갑옷에 붉은 피부를 한 [가르마자]였다. 그 역시 창을 무기로 하기 때문이었 다. 마침 바이칼과 예기를 마치고 돌아온 아크로가 그 말을 얼핏 들었는지 인상을 약간 찡그리며 말했다. "어머? 그럼 두명이 놀게 되잖아? 저쪽은 우리와 싸울만한 녀석들이 셋밖에 안된다 구. 이렇게 되면 재미가 없잖아." "아니, 그렇지 않아. 저쪽은 다섯이다." 우라누브는 빙긋 웃으며 그의 거대한 턱을 위로 올려 보였다. 아크로를 비롯한 고 신들은 그쪽을 바라보았다. 두개의 점이 말스 왕성을 향해 고속으로 다가오는것이 보여졌다. "치잇! 늦었군!!!" 리오는 페가수스가 아래로 내려오는 시간이 너무 늦다고 생각한듯, 말에서 뛰어 내 려 지상으로 향했고 지크 역시 말의 등에서 도약해 지상으로 향했다. 둘은 슈렌과 휀이 있는 장소에 정확히 착지 하였고 임무를 마친 페가수스들은 곧 환수계로 돌아 갔다. 휀은 자신의 앞에 착지한 두명을 보고 고개를 저었다. 너무 늦었다는 표시였다. "이런이런…큰일이 터졌다고. 지금오면 어떻게 이친구야." 지크는 말을 너무 오래 탄 탓에 몸이 굳은듯 이리저리 몸을 움직이며 불평을 늘어 놓았다. "흥, 이쪽도 큰 일을 처리하고 오는 길이라구. 너무 그러지 말아." 동감한다는듯 리오는 고개를 끄덕였다. "공중 요새를 열대나 부수고 왔어. 그건 그렇고 저기 있는 잡동사니들은 뭐지? 저 것들이 고신들인가?" 휀은 주머니에서 손을 빼며 고개를 끄덕였다. 전투의 준비였다. "그래, 유감이지만 그렇더군." "헤에…아가씨들도 있는데? 하지만 둘 다 내 타입은 아니야. 헤헤헷…." 지크의 상황판단을 무시한 발언은 어쩔수 없다는듯, 슈렌은 고개를 슬쩍 저어 보였 다. "저녀석들과 싸울건가." 전룡대 단장들을 다시 드래고니스로 돌려보낸 바이칼 역시 지상으로 내려왔다. 보 통때 보다 더욱 싸늘한 분위기의 어투여서 리오가 그를 돌아볼 정도였다. "…어쩔수 없잖아. 안싸우면 이 세계뿐만 아니고 다른 세계까지 영향이 미칠테니. 그건 그렇고 레나님은 무사 하시지?" 리오의 질문에 바이칼은 조용히 대답했다. 몸짓은 전혀 없었다. "드래고니스에서 귀빈 대우를 받았다. 이정도면 되겠나." 리오는 고개를 끄덕이며 빙긋 웃었다. "좋아좋아…자아, 이제 다 모인거지?" 리오, 지크, 슈렌, 휀의 가즈 나이트 네명과 용제 바이칼까지, 다섯명은 준비가 완 료된 상태였다. 다섯은 리오를 중심에 두고 일렬로 정렬하였다. 고신 쪽에서도 우라노브를 중심으 로 열을 지었다. "…이제 피곤한 싸움의 끝이다. 난 이제 후회 없어. 너희들은…?" 리오는 디바이너와 파라그레이드를 양손에 뽑아 들며 일행에게 물었다. "글쎄? 헤헤헷…." 지크는 씨익 웃으며 자신의 장갑을 조였다. 언제나 처럼…. "없어." 간단히 대답한 슈렌은 그룬가르드를 몇번 돌려 보며 고신들에게 시선을 고정했다. "후회가 있다면 재미 없겠지. 안그래?" 휀은 자신의 검 플랙시온을 이리저리 휘두르며 되물었다. "…흥." 바이칼은 팔짱만을 끼고 있을 뿐이었다. "좋아, 이제 가볼까?" 그때, 왕성의 문쪽에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리오를 부르는 것이었다. "리오! 잠깐만…!!!" -----------------------------------계속--- [16125] 제목 : [조윤철]Gods Κnight(3부) 63. 올린이 : jack21 (이경영 ) 96/06/22 23:47 읽음 : 243 관련자료 없음 -------------------------------------------------------------------------- ---- -------------------------------------------------------------------------- -- 리오는 왕성쪽을 돌아 보았다. 열어진 성문의 틈으로 살짝 내밀어진 사람의 머리가 보였다. "너희들…?" 지금까지, 자신과 힘든 여행을 같이 해 주었던 아이들 이었다. 자신을 믿어 주었고 그 믿음 하나로 여기까지 온 자랑스런 아이들의 모습을 보며, 리오는 씨익 웃어 주 었다. "이길거죠 리오! 믿고 있어요!!!" 아이들은 하나같이 외쳤고 리오는 검을 땅에 꽂은후 답례를 하듯 엄지 손가락을 그 들에게 펴 보였다. "…고맙다." 리오는 천천히 성문 위를 올려 보았다. 에메랄드색 머리의 미녀가 서 있는 것이 보 였다. 바로 레나 공주였다. 둘은 서로 바라보기만 할 뿐 이었다. 그러나 그 사이엔 수만의 대화가 오고 가는 중 이었다. 리오는 오른손을 복부에 가져간 후, 왼손으로 망토의 한쪽 끝을 잡은후에 정중히 허리를 굽혀 보였다. 무도회에서 춤을 추기 전에 시작한다는 인사와 같은 행동이 었다. "…부탁해요 리오…." 레나 역시 자신의 치마 양끝을 잡아 살짝 올린 후에 고개를 약간 숙여 보였다. 리오의 인사에 대한 답례였다. 리오는 몸을 세우고 검을 다시 잡은 후 곧바로 반 바퀴 돌아 고신들을 바라 보았 다. 여지껏 자신이 상대해 왔던 적들과는 비교할수 없는 강적들 이었다. 하지만 리 오의 얼굴엔 미소가 사라지지 않았다. 그와 함께 싸워줄 강력한 형제와 동료들이 있기 때문이었다. "자아…가볼까?" "붉은 머리…저녀석이 부르크레서를 한번 쓰러뜨렸다는 최강의 가즈 나이트인가?" 우라누브가 동료들에게 묻듯이 말했다. 보르크라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그런것 같아. 하지만 그때의 부르크레서는 우리처럼 힘을 완전히 얻은 상태가 아 니었어. 지는것이 이상하진 않아." 고신들은 천천히 앞으로 걸어 나가기 시작했다. 우라누브만이 공중에 몸을 띄워 앞 으로 전진할 뿐 이었다. "가즈 나이트, 그리고 새로운 용제…어느정도의 힘을 가졌는지 기켜 보겠다. 후후 후훗…." 이윽고, 이 세계 뿐만 아닌 모든 세계의 운명을 건 전투는 시작되었다. 리오는 온 몸의 기를 폭발시키듯 분출하며 우라누브에게 돌진하였고 지크는 기전력 을 끌어 올리지 않은 상태에서 라기사크와 맞서기 시작했다. 슈렌은 마치 정해져 있었다는 것처럼 창을 들고있는 가르마자와 자신의 창을 맞대었고 휀과 보르크라 는 서로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바이칼은 공중에서 아크로와 대결하기 시작했다. "훗, 죽어라." 라기사크는 자신을 향해 달려오는 지크에게 별것 아니라는 표정으로 손을 휘둘러 주었다. 그러자 엄청난 공기의 폭발과 함께 지크가 있었던 지표엔 깎인듯한 표식이 남게 되었다. "죽는게 그리 쉬운지 아나!!" 어디선가 들려온 기합성과 함께 라기사크의 눈앞에서 두개의 거대한 검광이 순간적 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라기사크는 코웃음을 치며 슬쩍 뒤로 움직였다. 무명도의 공격 범위에서 털끝 하나 차이로 물러선 것이었다. 상당한 난이도의, 그렇지만 체 력의 소모가 가장 적은 회피법 이었다. "치잇­!" 지크는 반격을 받지 않기 위해서 버릇처럼 뒤로 빠르게 물러섰다. "너무 느리잖아 터프가이?" 순간, 지크는 등 뒤에서 오는 섬쓺함과 엄청난 충격을 동시에 느껴야만 했다. `어, 어느사이에­!?' 다시 중심을 잡고 자세를 취한 지크는 자신의 뒷쪽에 나타났던 라기사크를 바라보 았다. 차원이 다르다­ 기전력을 거두어서 능력이 최대의 80% 이하라고는 하지만 제 1 안전주문이 풀린 시 점의 지크를 빠르기로서 능가한다는 것은 가공할만한 일이었다. "이렇게 약할줄이야, 기대에 못미치는데 터프가이? 후후훗…하하하핫." 여유 만만한 라기사크를 본 지크는 눈을 감고 손과 여러 관절을 풀기 시작했다. 우 두둑 소리가 여러차례 들린 후, 지크는 씨익 웃으며 라기사크에게 말했다. "미안하군." 그리고 지크의 몸에선 엄청난 양의 기전력이 뿜어지기 시작했다. "기대를 저버리진 않겠다. 헤헷…!" 휀은 플랙시온을 왼손에 바꾸어 들고 오른팔 손목을 이리저리 돌려 보고 있었다. 보르크라는 휀의 그런 여유있는 행동을 지켜보고 있을 뿐이었다. 그러다가 지루해 졌는지, 상황에 맞지 않는 질문을 하기 시작했다. "…너, 어째서 가즈 나이트가 된건가. 그대로 인간인채 살았다면 나에게 고통을 당 하지 않을텐데 말이야." 그 질문에, 휀은 쓸쓸히 코웃음을 치며 대답했다. "누님 때문에…단 하나 뿐이었던 나의 누님을 지켜주고 싶었다. 그래야 나 때문에 누님이 흘린 눈물을 갚을수 있다고 생각해서 말이야…." 보르크라는 검은색 빛을 발하고 있는 자신의 검을 들며 고개를 살짝 저어 보였다. "훗, 꽤나 감상적인 녀석이군. 죽이기엔 아까워…." "칭찬해 줘서 고맙군, 하지만 난 당신을 돌려 보내야만 해." 오른손에 다시 플렉시온을 거머 쥔 휀은 표정을 굳히며 보르크라를 바라보았다. 보 르크라는 기다렸다는듯 검을 내려 자신만의 자세를 취한채 전투를 준비하였다. "해볼테면 해 봐라…신의 얼간이." 슈렌과 가르마자는 다른 동료들보다 훨씬 먼저 전투를 하는 중 이었다. 슈렌의 이 마엔 벌써 땀방울이 맺혔고 가르마자 역시 긴장된 얼굴로 슈렌을 바라보고 있었다. "굉장한 창술이군, 칭찬할만 해. 창의 신이라 불리웠던 나와 이렇게 까지 대결할수 있는 녀석이 있다니, 기쁘지 않을수 없군." 그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슈렌의 고속 찌르기가 가르마자의 몸통을 노리고 들어 왔다. 가르마자는 인상을 약간 찡그리고 슈렌의 창을 막아 내었다. 슈렌은 무뚝뚝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 "대전중이다. 잡담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가르마자는 피식 웃은 후 다시 슈렌과 공방전을 펼치기 시작했다. 그야말로 치열한 , 창 끝에서 불똥이 튀길만한 대전이었다. 바이칼은 드레곤 슬레이어를 뽑은채 아크로를 보려보고 있었다. 이제까지와는 다른 , 차가운 감이 전혀 없는 바이칼의 분위기에 아크로는 긴장하지 않을수 없었다. 하급, 지수화풍의 4대 정령계를 받고있는 신 따위는 비교도 안될 위압감이 바이칼 에게서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바이칼은 천천히, 그리고 짧게 한마디를 던졌다. "…죽는거다." -----------------------------계속--- [16179] 제목 : [조윤철]Gods Κnight(3부) 64. 올린이 : jack21 (이경영 ) 96/06/23 21:54 읽음 : 121 관련자료 없음 -------------------------------------------------------------------------- ---- -------------------------------------------------------------------------- -- 리오는 양 손에 디바이너와 파라그레이드를 나누어 들고 살기가 넘치는 자세를 취 한채 우라누브와 대치하고 있었다. "…강하군 네녀석. 정신적이나, 육체적이나…정말 대단해. 100년전에 부르크레서를 요리했던 자격이 있어. 동료인 흰 코트의 녀석을 능가할 정도야." 리오는 그 말을 듣고서 고개를 살짝 끄덕여 보였다. "훗, 칭찬 고맙군. 너도 다른 녀석들과 달라 보이는데 그래? 무기를 들지 않은것 부터 말이야." 그러나 우라노브는 고개를 저었다. 그럴리가 없다는 표정이었다. "훗, 무기가 없다고? 잘 보거라…." 우라노브는 오른팔을 하늘 높이 들어 보였다. 그러자, 엄청난 빛덩이가 그의 손바 닥에서 솟아 올랐고 그 빛은 곧 슈렌의 그룬가르드와 비슷한 길이의 대검으로 물질 화 하였다. "나의 분신…`둠' 이다. 너의 운명은 이제 정해졌다…!" 우라노브의 오른팔이 잠시 보이지 않는다 싶더니, 어느새 디바이너와 파라그레이 드 사이에 막혀 있었다. 리오는 순간 자신의 온 몸에 전해진 엄청난 충격에 놀라지 않을수 없었다. "뭐, 뭐야 이것은…!?" 굉장한 힘이었다. 생각보다 더 대단한…. "이것이 신의 힘이다, 가즈 나이트여…." "크읏­!!" 리오는 둠을 밀어낸 후에 다시 자세를 취하였다. 공격 범위에서나, 힘에서 리오는 확실히 밀리고 있는듯 했다. 그러나 그런 것들이 오래 남아있을 리오의 뇌는 아니 었다. 그리고 자신이 불리하다는 생각은 가져본적이 없는 뇌이기도 했다. "훗, 어쩔수 없지…될대로 되는거다!!" 리오는 다시한번 몸의 기를 끌어 올렸고 그의 기는 전에 없이 강렬하게 분출되기 시작했다. 공격 자세를 취한 리오는 곧장 우라노브에게 돌격해 들어갔다. "간다! 타아아아앗­!!!" 우라노브는 순간 뒤로 물러서며 자세를 낮추었다. 리오에게서 두려움이란 전혀 찾 아볼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죽는것이 소원이라면!!" "훗, 그럴리가!!" 리오의 쌍검과 우라노브의 둠은 다시한번 공중에서 충돌했고 아까와는 달리 쌍방의 검은 밀리는 기색을 찾을수 없었다. 리오의 화려하고 강력한 검술과 우라노브의 중 량감 있는 검술은 서로의 틈을 노리고 공중을 날았고 서로의 틈을 막기 위해 몸 위 를 달렸다. "크오오오옷­!" 하늘이 울리는듯한 기합성과 함께 우라노브의 둠은 리오에게 엄습해 왔고 리오는 왼손에 든 파라그레이드로 둠을 방어하려 했다. 파아아앙­!! 큰 금속성과 함께 파라그레이드의 반 투명한 날은 둠에 의해 반쯤 날아가 버렸다. 리오의 기를 물질화 하여 생성된 날이라고는 하지만 디바이너에 가까운 강도를 가 지고 있었기에 우라노브의 파워가 어느 정도인지를 말해주는 것이었다. 그러나 리 오의 머리속엔 그런것은 없었다. 반격의 기회가 생겼다는 생각 뿐이었다. "먹어라앗­!!" 푸우웃! 살과 뼈가 갈라지는 섬뜩한 소리와 함께, 디바이너의 보라색 날은 우라노브의 복부 깊숙히 꽂혔고 리오는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훗, 신이라도 방심은 금물이야…." 디바이너에 관통을 당했음에도 불구하고, 우라노브 역시 미소를 지었다. "그렇군…후후후." 우라노브의 복부에서 디바이너를 뽑은 리오는 다시 거리를 벌린 후 파라그레이드에 기를 주입하여 파괴된 부분을 복구했다. 그 사이 우라노브는 북부에 난 자신의 상 처를 회복하였다. 서로의 손해난 부분을 복구한 둘은 다시 살기를 뿜어내며 대결에 임하였다. "이제 진짜 시작이다…!" 21장 [Showdown!] 등에 약간의 충격을 입긴 했지만 아직까진 싸우는데 지장이 없었다. 게다가 기전력까지 끌어 올린 상태니 상대방에게 밀릴것은 없다 생각을 가졌다. 지크는 무명도에서 손을 떼고 격투로 기선을 제압하리라 마음먹었다. 상대편의 스 피드가 자신 이상이기 때문에 반응 속도가 조금이라도 빠른 격투술이 칼보다 나을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자아, 와랏!!" 그 말을 함과 동시에, 지크는 오른손으로 자신의 앞방향에 빠른 훅을 날렸다. 그러 자 팍 하는 소리와 함께 양 팔로 지크의 훅을 막아낸 라기사크의 모습이 나타났다. "흐읏!?" 라기사크는 믿을수 없다는 표정으로 지크를 바라보았다. 지크가 라기사크의 이동을 예측하고 공격을 했을리는 만무하다. 괜히 그랬다가는 죽음으로 이어질 것이 뻔하다. 라기사크의 속도를 알지 못했던 전과 달리 어느정도 라기사크의 움직임이 보였기 때문이었다. 상대방의 움직임을 정지시킨 지크는 그대로 연속 공격을 퍼붓기 시작했다. 자신과 거의 동등한 수준까지 스피드가 향상된 상대방의 공격에 라기사크는 이를 악물고 공방전을 펼쳤다. "타앗!" 힘이 가득 실린 지크의 옆차기가 라기사크의 두상을 향해 날았고 라기사크는 몸을 뒤로 젖혀 공격을 간발의 차이로 공격을 피하였다. 그러나 공격이 남긴 풍압에 의 해 라기사크의 얼굴엔 한뼘 정도의 상처가 났고 약간의 피가 공중에 날렸다. 하지 만 이런 가벼운 상처에 신경쓸 겨를을 지크는 주지 않았다. "외식, 광륜차(狂輪車)!!" 세번의 차기 공격으로 라기사크의 머리 위까지 떠오른 지크는 방어가 부족한 라기 사크의 후두부를 긴 다리를 이용해 내리 찍었다. "흥! 잔재주를­!!" 라기사크는 순간적으로 몸을 숙여 지크의 마지막 공격을 피하였고 곧바로 공중에 떠있는 지크에게 에너지파를 쏘아 붙였다. 몸을 자유롭게 움직이기 힘든 공중에선 피하기가 어려운 공격이었다. "크읏!?" 파악!! 지크의 짧은 외마디 음성과 함께 공중에 있던 지크의 형체는 에너지파에 의해 둘로 나뉘어 졌다. 둘로 나뉘어진 지크의 몸은 곧 땅에 떨어졌고 라기사크는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둘 로 나뉘어진 지크를 바라보며 크게 웃었다. "아하하하핫!! 기껏해야 인간의 육체를 기본으로 한 주제에 신에게 대항하겠다고? 기억에나 남을까 모르겠군, 하하하하핫!!" "남겨주지 아주머니." 쉬익­ 비아냥 거리는 음성과, 바람을 가르는 시원한 소리와 함께 라기사크의 등 뒤에선 피가 뿜어졌다. 라기사크는 믿을수 없다는 표정으로 등 뒤를 돌아 보았다. "네, 네녀석!! 분명 에너지파를 맞았을텐데?!" -----------------------------------계속--- [16243] 제목 : [조윤철]Gods Κnight(3부) 65. 올린이 : jack21 (이경영 ) 96/06/25 23:12 읽음 : 87 관련자료 없음 -------------------------------------------------------------------------- ---- 상황이 나빠지면 이번편이 SF란에 올라오는 마지막이 될지 모르겠군요. 잡담에 하두 회의를 느껴서요…. 하지만 `상황이 나빠지면'이니 너무 염려 마시길…. 가즈 나이트 마지막편은 꼭 보여 드리겠습니다. 아, 그리고 특정 글에 대한 의견은 그 글의 작가분들께 편지를 보내어 주십시 오, 보면서 그리 기분이 좋지 않거든요. -------------------------------------------------------------------------- -- 무명도를 다시 집어 넣으며 뒤로 물러선 지크는 씨익 웃으며 자신 대신 떨어진 물 체를 보았다. 그의 시선에 따라 라기사크의 눈도 움직였고 순간 라기사크는 입을 다물수 없었다. "아, 아니…?! 돌덩이!!!" 라기사크가 에너지파로 두조각 내어 떨어뜨린 물체는 약간 붉은색을 띄는 바위에 불과했다. 라기사크는 순간 놀라지 않을수 없었다. 자신의 시력을 뛰어 넘은 스피 드가 아니고선 이런 `바꿔치기'를 할수 없기 때문이었다. "너희들을 쫓아낸 지금의 신들이 인간들에게 전수해준 기술이다. 놀랄것 없어, 내 가 너무 완벽하게 한것 뿐이니까. 헤헤헷…." "이, 입닥치지 못해!!!" `신'으로서의 자존심이 상할대로 상한 라기사크는 크게 소리를 지르며 몸 안의 기 와 마력을 한꺼번에 분출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라기사크의 피부색은 검게 변하였 고 몸의 근육도 두어배 가량 불어났다. 완전 전투 형태로 변한 것이었다. "으음?" 지크는 순간 라기사크의 몸에서 뿜어지기 시작한 힘에 약간 놀랐으나 곧 고개를 설 래설래 저으며 혀를 찼다. "쯧쯧…이제 이성을 잃은건가? 좋아, 계속해. 하지만 알아둬…." 지크의 몸에서 뿜어지기 시작한 기전력은 무서울 정도로 뿜어지기 시작했고, 곧 기 전력은 프라즈마의 상태로 변하게 되었다. 지크는 말을 이었다. "…난 지는것을 죽는것보다 싫어하니까…! 간다, 극상(極上)·영식 극뢰!!!!" 그와 동시에, 몸을 번형시킨 라기사크의 온몸에서 수백여개에 이르는 에너지파들이 분출되었고 에너지파들은 무서운 스피드로 지크를 향해 날았다. 콰아앙­!!! 이윽고, 엄청난 흙먼지가 둘이 있던 장소를 휘감았고 그로 인해 둘의 모습은 잠시 간 보이지 않게 되었다. 파앗! 일격의 소리와 함께, 슈렌은 그룬가르드를 잡은채 뒤로 쓰러지고 말았다. 접근전 에서 그만 일격을 맞고 만 것이었다. 그에게 한방을 선사한 가르마자는 그러면 그 렇지 하는 표정으로 슈렌을 내려다 보았다. "뭐냐 가즈 나이트. 내가 아까전엔 착각한건가? 너무 약하잖아…." "…." 슈렌은 그의 말은 들은척도 안한채 입가에 묻은 피를 닦으며 다시 일어섰다. 보통 때와 다른점이 있다면…그의 이마살이 약간 구겨졌다는 것이었다. "…몇분이 지나도록 날 한방밖에 못때린것을 보니 실력을 알만 하겠군…." 슈렌이 잘 하지 않는 긴 말은 거의 조롱하는 투 였다. 가르마자는 순간 화가 치밀 었는듯 서 있는 슈렌에게 자신의 창으로 일격을 다시 가하려 하였다. "입은 살았구나 방자한 녀석­!!!" 흥분한 상태에서의 일격이어서 그런지 슈렌은 가르마자의 공격을 손 쉽게 피하였 다. 그리고 창을 잡지 않은 왼손으로 가르마자의 창을 다시 주인에게 떠 민후 몸에 힘을 가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그의 몸에선 지크의 것과 비슷한 성격의 기염이 뿜 어지기 시작했다. 슈렌은 천천히 입을 열었다. "묻겠다 고신이여. 조용히 타오르는 불이 좋은가, 정열적으로 타오르는 불이 좋은 가…." "뭐…?" 가르마자는 슈렌의 말 뜻을 이해하지 못하였다. 슈렌은 가르마자가 대답을 하기 전 에 자신이 대답하였다. "정열적인 불은 금새 꺼진다…지금 내가 한 말은 이 몸을 가즈 나이트로 만드신 주 신의 말씀이시다. 아공간에 돌아가서 조용히 생각해 봐라." 말을 마친 슈렌은 곧바로 자세를 취하며 가르마자에게 달려들었다. 가르마자는 떫 은 표정을 지으며 슈렌의 공격을 막으려 했으나 아까완 다르다는 것을 몸소 느낄 수 있었다. "흐윽!?" 전보다 훨씬 강하고 빠른 찌르기 였다. 간발의 차이로 피한 가르마자는 반격을 하 기 위해 창을 잡은 손에 힘을 넣었다. 그룬가르드에 슈렌의 기염이 옮겨 붙은것은 바로 그때였다. "타이푼 스파이럴­!!!" 슈렌의 기합과 함께 그룬가르드의 양쪽 끝은 가르마자의 몸을 공중에 띄운채 이리 저리 유린하기 시작했고 슈렌의 기염에 의해 가르마자의 몸엔 불이 붙었다. 한참 동안 가르마자를 팔방으로 자유롭게 회전하는 그룬가르드 사이에서 가지고 놀던 슈 렌은 마무리로 가르마자를 멀찌감치 날려 보내었다. "허억­!?" ㄼ은 외마디 비명과 함께 땅바닥에 내동댕이쳐진 가르마자는 입에서 인간의 것과 는 다른 피를 뿜어내며 몸을 겨우 일으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슈렌은 창을 잡은 채 공중으로 치솟아 올랐다. "정신차릴 틈은 주지 않겠다, 마무리다." 슈렌은 곧 지상과 수평이 되도록 공중에서 자세를 잡았고 그 상태에서 그룬가르드 를 고속 회전 시키기 시작했다. 기염의 색에 의해 슈렌의 앞엔 붉은색으로 타오르 는 원반이 생겨났고 슈렌의 기염은 전에 없이 강렬하게 분출되기 시작했다. 기염의 온도는 상상을 뛰어 넘을 정도로 솟구쳤고, 곧 슈렌의 기염은 푸른색으로 변화 하 였다. "초필살, 그랜드 노바­!!!" 슈렌의 외침과 동시에, 회전하고 있던 그룬가르드에선 푸른색의 불기둥이 무서운 속도로 지상을 향했고, 아직도 쓰러진채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는 가르마자의 육 체 위를 순식간에 뒤덮었다. 푸우웅­ 곧, 거대한 폭발광이 그랜드 노바의 타격 장소에서 분출되었고 가르마자의 모습은 그 안에선 전혀 보일것 같지가 않았다. 휀의 등 뒤엔 거대한 빛의 원반이 생성되어 있었다. 바로 마음속의 빛을 나타내어 주는 후광 이었다. "호오…너같은 전사에게 후광이 생성되다니, 이거야 말로 뜻밖인데?" 보르크라는 오른손으로 그의 턱을 쓰다듬으며 휀의 후광을 재미있다는듯 바라보았 다. 휀은 피식 웃으며 받아 쳤다. "아, 부러운가 보군. 하긴, 마음속에 빛이라고는 전혀 들어있지 않을테니 말이야." "…훗, 그럴지도…." 보르크라는 조용히 자신의 검을 치켜 들었다. 휀 역시 플랙시온을 들고 보르크라를 주시하기 시작했다. 잠시간의 적막이 둘 사이에선 감돌았다. "타아아앗­!!!" 그리고, 쌍방은 동시에 서로를 향해 달려들었고 둘의 검이 부딪히자 공중엔 찬란 한 빛이 퍼져 나갔다. 속성이 다른 검 끼리 충돌했을때 나타나는 현상이었다. "음!?" 휀은 순간 중심을 잃고 뒤로 넘어질뻔한 것을 겨우 지탱할수 있었다. 과연 신 다운 굉장한 파워였다. 보르크라는 빙긋 웃으며 더더욱 검에 힘을 가하였다. "후후후…가즈 나이트가 된 것을 영원히 후회하거라…!!" ---------------------------------계속--- [16276] 제목 : [조윤철]Gods Κnight(3부) 66. 올린이 : jack21 (이경영 ) 96/06/26 23:45 읽음 : 77 관련자료 없음 -------------------------------------------------------------------------- ---- 7 가즈 나이트는 가즈 나이트 입니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닙니다. 그리고 전 이 소설을 다른 소설과 비교하기 위해서 쓰는것은 결코 아닙니다. 다른글과 비교하기 위해, 유치할 정도로 조회수에 얽매였다면 가즈 나이트 란 글은 이미 여러분의 기억에서 사라진지 오래였을 것입니다. 이경영, 조윤철 두 학생의 노력이 담긴 글이라 생각해 주십시오. 저희들이 원하는 것은 인기 소설이 아닌, 여러분의 기억에 남을수 있는 저희 들의 세계와 저희들의 생각이 담긴 소설을 쓰는 것입니다. 언제까지나 기억해 주시길…. -------------------------------------------------------------------------- - "후회하게 해 주겠다고…?" 보르크라는 순간, 갑자기 휀의 몸에서 뿜어지기 시작한 살기에 놀라지 않을수 없 었다. 아까전과는 상당히 다른 느낌이었다. "나에게 후회를 남겨준 유일한 자는 나의 누님 뿐이다…아무리 날 가즈 나이트로 만드신 주신이시라도 나에게 후회를 줄순 없어!!" 휀의 표정은 보통때에 리오 이상으로 여유있는 그의 모습이 아니었다. 분노에 일그 러진 표정의 마신과도 같았다. "이, 이녀석이…!?" 보르크라는 긴장감에 결국 자신도 모르게 휀을 공격했고 휀은 그 공격을 쉽게 피하 며 보르크라를 향해 플랙시온의 일격을 가하였다. "꺼져버려랏!" 그러나 보르크라 역시 쉽게 당할리는 없었다. 몸을 뒤로 빼어 플랙시온을 피한 보 르크라는 다시 정신을 가다듬기 시작했다. `…쓰리군….' 보르크라는 자신의 가슴 갑옷을 매만지며 생각했다. 완전히 휀의 검을 피하지는 못 하고 살짝 스친 것이 생각보다 심한 고통을 주었기 때문이었다. 만약 피하지 못했다면 승패를 결정 지을만한 일격임에 틀림이 없었다. 휀은 계속해서 보르크라에게 공격을 가하였고 보르크라 역시 공격을 피해가며 서서 히 반격해 나가기 시작했다. "감히 신에게 대항하는가­!!" 보르크라는 모아두었던 기합을 순간 방출하였고 그 기합은 휀의 몸을 움직이지 못 하도록 만들었다. 휀은 처음엔 별것 아니라고 생각했었으나 몸을 움직이려 할때 상 황이 의외로 심각하다는 것을 느낄수 있었다. "이, 이건?" 보르크라는 자신의 검을 여유있게 들고서 휀에게 다가오기 시작했다. "후훗, 이것이 신력(神力)! 신의 진정한 힘이다, 이제 후회하거라…!" 보통의 힘으론 결박이 풀어지지 않는것을 깨달은 휀은 이를 악물고 자신의 `빛'을 극한으로 방출하기 시작했다. 곧 휀의 주위는 햇빛을 능가하는 광도의 빛이 발생하 였고 보르크라는 눈을 가리며 약간 고통스러워 했다. "으음!?" 보르크라가 움직이지 못하고 있는 순간, 휀은 자신이 만든 빛의 공간 안에서 플랙 시온을 든채 자세를 취하였다. "간다…초필살­!!" 휀의 기합에 따라 주위에 있던 빛들은 모조리 플랙시온 안으로 흡수되었고 갑자기 광도가 줄어든 탓에 보르크라는 주위를 제대로 분간할수 없었다. 그에게 들리고 느 껴지는 것은 단 한가지, 휀의 엄청날 정도로 증가된 기와 그의 기합성 이었다. "살신기(殺神技)! [레퀴엠]­!!!" 이윽고, 광체로 변한 플랙시온으로 휀이 일격을 가하자 보르크라의 육체 주위는 시 각의 한도를 넘어선 빅뱅 현상이 일어났다. 그 빛과 열에 의해 보르크라의 육체는 증발하여 점점 형체를 잃어 버리기 시작했다. "크, 크오오오오옷­!!!!!" 긴 비명소리와 함께 보르크라는 원자 단위로 사라져 버렸고 휀은 플랙시온을 든채 지상에 쓰러지고 말았다. "이, 이런일이…!!" 아크로는 도저히 믿고 싶지가 않았다. 그래도 신이라 불리던 자신이 드래곤들의 왕 일 뿐인 한 청년에게 무참히 당해 버린 탓이었다. 바이칼은 얼음보다 더 차가운 눈빛으로 자신의 앞에 쓰러져 있는 고신, 아크로를 내려다 보았다. 그리고 나지막히 말했다. "…죽는거다." "그, 그렇겐 안돼!!" 아크로는 바이칼의 말을 부정하려는듯, 마지막 발악을 하며 바이칼에게 기합파를 쏘았다. 그러나 위력도 많이 떨어진 상태였고 그보다 더한 공격에도 눈 하나 깜박 안한 바 이칼 이었다. 피해를 입힐수 있을리가 없었다. "흥…죽음이 두려운가. `신'이면서…." 바이칼은 드레곤 슬레이어를 아크로의 목에 가져간채 말을 이었다. "다른 상황이었다면 전세는 역전 되었겠지. 너희들은 지금 진짜 힘의 십여분의 일 정도를 가지고 움직인 것이다…어리석은 것들." 아크로는 움찔하며 바이칼에게 소리쳤다. "무, 무슨 소리야! 우리는 분명 완벽하게 부활을…!?" "우리편 신이 아공간의 힘을 줄인 탓이다. 우리에겐 운이 좋은 것이었지. 다른 신 도 아닌 [환수신]이었으니 말이야." 아크로는 순간 아공간을 막으려고 어디선가 날아왔던 날개달린 여자의 모습을 떠올 릴수 있었다. 설마 그 여자도 신이었을 줄은 상상도 못했던 일이었다. "…환수신은 공간의 힘을 순간적이긴 하지만 조절할수 있다. 너희들이 나옴과 동시 에 공간의 힘을 역추친하여 힘을 뺀것이지. 오래동안 아공간 안에 갇혀 있어서 자 신의 진짜 힘도 잊다니…다시 아공간으로 돌아가라. 말이 길어졌군." "그, 그런…!!!" 아크로가 무슨 말을 하기 직전, 바이칼은 무정하게도 드레곤 슬레이어를 휘둘렀고 나뉘어진 아크로는 곧 증기로 화하여 사라져 갔다. "…불쌍한것." "…마무리다!!" 얼굴에 약간 상처가 난 리오는 자신의 쌍검을 공중에 띄운채 양손에 주문을 개방 했다. "마법검, [메가 프레아]!!!" 곧, 푸른색의 광체가 리오의 손에서 부터 디바이너와 파라그레이드 안으로 흡수되 었고 우라노브는 힘겨운 표정으로 그 광경을 조용히 지켜 보았다. "강한 녀석…역시 우리들의 시대는 지난지 오래인가…." 우라노브는 쓴 웃음을 지었다. 그 웃음에는 허탈감과 그리움이 깃들여져 있었다. "오너라…!!" 다시한번 자신의 검, `둠'을 치켜든 우라노브는 우렁차게 소리치며 공중에 있는 리 오를 향해 돌진하였다. "간닷!!" 마법검 주문이 들어간 쌍검을 휘어 잡고, 리오는 올라오는 우라노브를 향해 급강하 하기 시작했다. 파아아앙­!! 엄청난 금속성과 함께, 우라노브는 눈을 서서히 감았다. 둠이 세동강 나는것과 동시에­메가 프레아의 폭발에 휩쓸린채 고신 우라노브는 지 상에 내려온지 얼마 되지 않아 다시 육체를 잃고 아공간으로 돌아가고 말았다. "…으음." 리오는 마법검의 효과가 남긴 잔광을 눈처럼 맞으며, 마지막으로 남은 목표물을 기 가 실린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우르즈…로하가스인가…!" ----------------------------------계속--- [16308] 제목 : [조윤철]Gods Κnight(3부) 67. 올린이 : jack21 (이경영 ) 96/06/28 00:20 읽음 : 81 관련자료 없음 -------------------------------------------------------------------------- ---- 이잉…신들이 너무 싱겁게 죽는다고 하시는군요. 반성을…. -------------------------------------------------------------------------- -- 휀은 머리를 흔들며 땅바닥에서 몸을 일으켰다. 기를 너무 갑작스럽게 소모한 탓 에 잠시 기절한 것이었다. "젠장…." 그 사이 기가 거의 회복된 상태여서 휀은 가뿐히 몸을 띄워 일행들이 모여있는 곳 에 다가갔다. 리오를 비롯한 다섯명은 우르즈 로하가스에 시선을 둔채 잠시간 숨을 죽였다. 지금까지완 다른 강력한 힘이 우르즈 로하가스에서 느껴지고 있는 탓이었다. "칫, 왜 마지막엔 항상 이런 스타일이지? 마음에 안들어!" 지크는 목을 이리저리 돌려보며 지겨운듯 내 뱉었다. "그건 그렇군…." 슈렌 역시 동감하는듯 자신의 긴 머리를 쓸어 올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자, 어서 처리하자구. 이제 끝이니까…!" 리오의 말과 함께, 다섯명은 우르즈 로하가스로 향하기 시작했다. 비장함등의 복잡한 감정 없이, 이제 끝이라는 설레임 하나 만을 가지고…. "크후후훗…그랬었군. 그래서 내 친구들이 힘을 발휘 못했던거야." 이제 마황제 가스트란이 아닌 부르크레서 로서 모습을 갖춘 그는 허무한 웃음을 지 으며 자신의 이마를 손바닥으로 살짝 쳤다. 그와는 대조적으로, 바만다라는 공포에 질린 표정으로 부르크레서를 바라보고 있었 다. 아공간의 힘을 역 추진하여 고신들의 힘을 뺄줄은 그녀조차 상상하지 못했던 일이었지만 긴장하지 않을수는 없었다. "…바만다라." "예, 옛!!" 부르크레서의 부름에, 바만다라는 소스라치게 놀라며 대답했다. 부르크레서는 빙긋 웃으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이제 나의 직속 부하는 너 하나구나…. 후훗, 고맙다." "예?" 부르크레서가 알수없는 말을 하자 바만다라는 더더욱 불안해졌다. 부르크레서는 말 을 계속 이었다. "나의 힘을 채워줄 마지막 부하여…마지막까지 충성하거라. 후후후후…." "무, 무슨­!?" 부르크레서는 뒷걸음질 치는 바만다라의 목을 움켜쥐고 자신의 힘을 천천히 가하기 시작했다. 바만다라는 그 힘을 도저히 이길수 없을것만 같았다. "후후후…제일 믿고있던 나에게 배반을 당하면 그만큼 카오스 에메랄드의 순도는 높아지겠지. 이것이 네가 이몸에게 할수 있는 마지막 충성이다. 이제, 죽어라…!" "아, 안돼­!!!" 바만다라는 마지막 발악으로 자신의 손에 있던 타르자의 펜던트를 폭주시켰고 그 힘에 부르크레서가 약간 움찔한 사이 공간 이동 주문으로 탈출을 시도하였다. "흥! 감히 나에게!!!" 분노한 부르크레서는 자신의 기합을 타르자의 펜던트와 함께 바만다라를 향해 내 던졌고 그것에 맞은 바만다라는 괴로워하며 천천히 사라지기 시작했다. "크, 크아아아아악­!!!!!" 긴 비명소리와 함께 바만다라가 완전히 사라지자 부르크레서는 눈을 가늘게 뜨며 아쉽다는 표정을 지었다. "흠…목숨은 건졌군, 운이 좋아…으음?" 부르크레서는 탑승자가 없어 자동 운항중인 우르즈 로하가스의 화면을 자신의 의지 대로 움직여 보았다. 무엇인가 이상한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었다. 지상의 화면을 돌려보던 부르크레서는 곧 웃음을 지어 보였다. 스크린에 나타난 다 섯명의 사나이들을 본 후였다. "후훗, 벌레같은 것들…. 내 손을 더럽히긴 싫지만 어쩔수 없군. 부하가 없으니 내 가 직접 처리하는수 밖에…." 부르트레서는 자신의 검붉은색 망토를 휘두르며 우르즈 로하가스에서 빠져 나갔다. 문은 필요 없었다. 힘을 완전히 되찾은 유일한 고신이기 때문이었다. 22장 [결말] 다섯명은 알고 있었다. 부르크레서의 부활과 오직 그만이 힘을 완전히 가지고 있다는 것을, 그리고 이제 부터 벌어질 전투가 진짜라는 것을…. "휀, 한가지 물어도 돼?" "음? 그래…." 지크는 자신의 장갑을 죄며 휀에게 천천히 물었다. "너, 신들과 많이 싸워 보았지? 기분이 어땠어, 신의 진짜 힘이란…?" 휀을 비롯한 다른 일행은 지크가 왜 그런 질문을 하는지 이해할수 있었다. 그들 모두 우르즈 로하가스 안에서 느껴지는 `힘'에 약간 긴장하고 있어서 였다. 멀리서 느꼈던 것과는 매우 달랐다. "…지금까지 나는 하급, 중급의 신들과 싸워왔어. 신들이 반란을 일으키면 그것을 처리하는것이 내 주된 임무라는건 너희들도 잘 알거야. 그리고 주신 아래의 신들을 부담없이 처리할수 있는것이 내 `특권'이기도 하지, 그런데…." 휀은 잠시 말을 끊고 침을 삼켰다. 긴장감 때문이었다. "…이번만큼은 다르군. 후훗…." 그의 말이 끝나자, 우르즈 로하가스에선 붉은 빛줄기 하나가 내려왔다. 100년 전과 마찬가지로…엄청난 투기와 함께 고대 `악'신, 부르크레서가 온것이었 다. 부르크레서는 지상에 발을 디딘채, 다섯명을 주욱 둘러 보았다. "…처음보는 얼굴도 있고…반가운 얼굴도 있군. 두명, 리오 스나이퍼와 바이칼… 아니, 용제라 해야겠지. 잘 지내었나…?" 리오는 쌍검을 든 양손에 힘을 가하며 쓴 웃음을 지었다. "훗, 덕분에 고생좀 했지…." 바이칼은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그저 바라보고만 있을뿐 이었다. "하, 그래…? 내 부하들이 너무 거칠었나 보군. 아하하하핫…!" 부르크레서는 호탕하게 웃기 시작했다. 다섯은 순간 움찔 하며 인상을 찡그렸다. 그 웃음소리 자체에도 힘이 실려 다섯의 몸을 압박해 왔기 때문이었다. 힘이 빠진 고신들과는 차원이 분명 달랐다. "…이봐, 별로 재미가 없는 유머인데…!" 휀은 약간 인상을 쓴채 앞으로 나서서 부르크레서의 웃음을 멈추었다. "호오…네가 빛의 가즈 나이트, 휀 인가? 꽤나 잘 싸우더군. 너의 살신기, 레퀴엠 은 잘 감상했다. 그러나 나에겐 이제 소용 없어, 하하핫!!!" "치잇, 이자식­!!!" 지크는 더이상 못참겠다는듯 기전력을 순간적으로 폭발시키며 부르크레서에게 덤벼 들었고 그의 태도(太刀), 무명도는 정확히 부르트레서의 몸을 향해 호선을 그어 내렸다. 파아앙­!!! "으읏!?" 지크는 믿을수가 없었다. 거의 모든것을 자르다시피 한 자신의 초 스피드 공격이 부르크레서의 머리 위에서 간단히 막혔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부르크레서는 손가락 하나 까딱하지 않은 상태였다. 부르크레서는 승리감을 만끽하려는듯, 더욱더 크게 웃기 시작했다. "후후후후…하하하하핫­!!!" ------------------------------계속--- [16356] 제목 : [조윤철]Gods Κnight(3부) 68. 올린이 : jack21 (이경영 ) 96/06/29 23:46 읽음 : 296 관련자료 없음 -------------------------------------------------------------------------- ---- …………………. 반성을…. 서비스로 쓰고있던 69편 중간까지 같이 올립니다. -------------------------------------------------------------------------- -- "이, 이런…!?" 리오를 비롯한 일행들은 각오는 하고 있었지만 부르크레서의 진짜 힘이 이정도일 줄은 생각치 못하고 있었다. 그야말로 상상을 초월하는 파워였다. `이정도라면…상급신에 해당한다…!' 휀은 여러차례 신들과 싸워본 경험이 있었기에 부르크레서의 수준을 어느정도 예측 할수 있었다. 결국엔 그도 긴장하지 않을수가 없는 상황이 된 것이었다. "목숨을 거는수 밖엔…." 슈렌은 그룬가르드를 잡고 있는 오른팔을 긴장시키며 중얼거렸고 바이칼은 아무말 없이 부르크레서를 바라보고 있었다. 부르크레서는 웃음을 멈추고 자신의 앞에 있는 다섯명을 무시한채 멀리 보이는 말 스 왕성을 바라보았다. "자아…이제 이 세계부터 정리해 볼까?" 부르크레서의 눈은 순간 번뜩였고 거대한 고대어 마법진이 그의 앞에 생성되었다. 그의 목적을 모르고 있는 다섯은 그 마법진의 범위에서 재빨리 피했고 마법진에선 초 거대 마법이 말스 왕성을 향해 발동되었다. "아하하하핫!! 증발되어 버려라!!! [멜튼]­!!!!!" 곧 섬쓺할만큼 붉은빛을 발하는 거대 광선이 마법진에서 방출되었고 그 광선은 성을 향해 고속으로 날아갔다. "설마…?" 멜튼을 피했다고 생각했던 리오는 그 마법의 직선 거리에 무엇이 있나 살펴 보았 다. 그리고 순간 자신의 굉장한 실수를 깨달을수 있었다. "비, 비겁한놈!! 왕성을 노리다니­!!!" 세레나는 머리를 매만지며 몸을 천천히 일으켰다. 일급의 주문은 아직 그녀에겐 무 리인 것이 증명된 셈이었다. "으음…상황이 어떻게 된거지…?" 벽에 의지하여 겨우 몸을 세운 세레나는 주위를 둘러 보았다. 그러다가 창밖을 바 라본 순간­ "…." 그녀는 자신의 눈에 들어온 붉은색의 빛이 제발 꿈이기를 바래었다. 그러나 유감스 럽게도 그러하지는 못하였다. 그 빛에서 뿜어지는 마력이 너무나도 강대한 탓에 실 체라는 것을 바로 느낄수가 있었다. "그, 그런!?" 망설일 틈이 없었다. 다시한번 절대 방어 마법 [스트라이]를 사용하거나, 공간 이 동 주문으로 피하거나 둘중에 하나였다. 그러나 그녀에겐 마법력이라곤 남아있질 않았다. 그런 급박한 상황에서 그녀의 뇌리에 스치는 한개의 단어가 있었다. 바로 [기적]이었다. "…목숨을 건다면…기적이 일어날지도…." 세레나는 재빨리 자신의 은재 십자가를 꺼내어 양손에 포개었다. 그리고 혼란스러 운 정신을 가다듬으며 기도력을 집중하기 시작했다. "간다! 광황포­!!!" 휀은 온 힘을 다해 자신의 필살기 광황포를, 직선으로 날아가는 [멜튼]을 향해 쏘아 붙여 보았으나 마력의 차이 때문인지 별 효력이 없었다. 그를 제외한 나머지 일행은 부르크레서에게 공격을 가하였으나 그의 투기에 밀려 공격조차 감행하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치이잇!!" 리오는 온 힘을 집중하여 부르크레서의 투기를 뚫어 보려고 하였으나 힘의 차이에 서 인지 꼼짝도 할수가 없었다. 그것은 다른 일행도 마찬가지였다. 부르크레서는 확실하다는듯, 다시한번 너털웃음을 터뜨리며 일행에게 소리쳤다. "후후후후후…이제 왕성은 끝이다!!!" 부르크레서의 말을 증명이라도 하는듯, 말스 왕성이 있던 자리에선 대 폭발이 일어 났고 그 폭풍은 얼마 되지 않아 일행에게 밀려 들어왔다. 다섯은, 특히 리오는 안 타가운 눈빛으로 그 폭발광을 바라보며 소리쳤다. "이런 제길­!!!" 폭발광은 꽤나 오랬동안 지속되었다. 그 중심의 온도가 건물은 물론 생물이 견딜만 하지 않다는건 눈으로 보아도 알수가 있었다. 일행은 허망한 눈으로 왕성이 있던곳을 바라보는 중이었다. 특히 리오는 자신이 지켜왔던 모든 것이 일순간에 사라져 버린듯한 감정에 고개를 푹 숙이고만 있었다. 부르크레서는 조용히 리오에게 다가와 그의 어깨를 살짝 두드려 주었다. 마치 위로 하는 것처럼…. "후훗, 나의 승리일세 리오 스나이퍼. 100년전에 자네에게 진 빚을 갚은거니 날 너 무 원망하지 말게나. 후후후훗…." "…크으윽…!!" 리오는 굴욕감과 패배감에 몸서리를 쳤다. 하지만 지금은 힘이 없었다. 그를 움직이게 하는 원동력, 즉 [믿음]을 가진 사람들이 사라져 버린 탓이었다. 「미안해요….」 "뭣!?" 어디선가 희미하게 들려온 소리에 리오는 퍼득 정신을 차리며 고개를 들어 보였다. 그의 뒤에 서 있는 부르크레서는 리오의 행동이 재미있다는듯 계속해서 그를 계속 해서 지켜보기로 마음먹었다. 「다시한번 당신과 함께 웃어보고 싶었는데…정말 미안해요….」 "레, 레나!? 설마…!!" 그러나 그 목소린 더이상 들려오지 않았다. 리오는 결국 자신의 감정을 억제하지 못한듯, 거세게 부르크레서의 손을 쳐 내며 검을 부여 잡았다. "용서하지 못해! 용서할수 없어!!!" 리오의 외침을 들은 부르크레서는 빙긋 웃으며 뒤로 물러섰다. 리오는 물러서는 부 르크레서를 향해 맹렬히 돌진했고 수차례 공격을 감행하였다. "후후훗…너무 느리다고 생각하지 않나, 리오 스나이퍼?" 부르크레서의 말처럼, 리오의 공격은 하나도 부르크레서에게 적중되지 않고 있었 다. 아니, 부르크레서가 미리 리오의 공격을 알고 피한다는 것이 정설일 것이다. "이대로 보고만 있을거야! 도와주자고!!" 지크 역시 분한듯 몸을 떨며 무명도에 손을 가져갔으나 휀이 그를 막아섰다. "그만둬 지크! 우리가 누군지 너도 잘 알고 있잖아!! 한명의 적을 한꺼번에 상대 하는건 기사도에 위반돼!!" 그러나, 그것을 예전에 가이라스 왕국에서 괴물로 변한 왕비와 싸울때 두번이나 깬 경험이 있는 지크였다. 그는 휀을 약간 강하게 밀며 소리쳤다. "그런것 따위로 날 막을순 없어!! 슈렌도 나와 같이 갈거야, 안그래!!!" 그러자, 휀은 플랙시온으로 지크를 겨누었고 지크도 흥분한듯 무명도에 손을 가져 갔다. "이녀석­!!" 고신과의 전투 이상의 긴장감이 둘 사이에서 감돌자, 결국 슈렌이 둘을 말리기 위 해 앞으로 나섰다. 그러나, 둘을 말린것은 슈렌이 아니었다. "내가 간다." 바이칼이 드래곤 슬레이어를 뽑으며 앞으로 나아갔다. 그러자 휀이 그를 말리려고 하였으나 바이칼은 싸늘히 그를 돌아보며 말했다. "난 가즈 나이트가 아니야, 그래서 기사도 따윈 모른다. 그러니 넌 가만히 있어." "…!" 휀은 아무말도 하지 못했다. 곧 바이칼은 리오와 부르크레서가 싸우고 있는 장소 로 달려갔고 휀은 한숨을 쉬며 플랙시온을 거두었다. "…내가 가고 싶어서 그랬는데…교활한 녀석." 리오는 숨을 몰아쉬며 부르크레서를 바라보았다. 그 고대 악신은 여전히 여유있는 표정으로 리오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의 그런 여유는 리오를 더더욱 지치게 만들었 다. "뭔가, 리오 스나이퍼. 이제 자네도 지친건가? 후후후후…." 부르크레서는 천천히 리오에게 다가오기 시작했다. 그러나 리오는 반응할수 없었 다. 심한 체력 소모가 남겨준 경직시간 때문이었다. "크으읏…!" "하하핫…." 부르크레서는 오른팔을 뻗어 리오의 목을 잡아 자신의 머리 위로 들어 올렸다. "이제 끝이다 리오 스나이퍼. 자네만 없앤다면 이제 방해할 사람은 없겠지. 기분이 좋아…아하하하핫!!" "네 뜻대론 안된다!" 그때, 드래곤 슬레이어를 거머쥔 바이칼이 부르크레서를 향해 몸을 날렸고, 부르크 레서는 아쉽다는 표정을 지으며 리오를 어디론가 던져버린 후에 바이칼의 공격을 팔의 투기로 막아 내었다. "호오…또 내 일에 참견을 하는가, 용제 바이칼…!" 바이칼은 부르크레서의 말은 들은척도 하지 않고 계속해서 드래곤 슬레이어를 밀어 붙였다. 검의 힘과 바이칼의 힘이 함께 들어간 탓인지 부르크레서의 투기는 약간 깎여 나가기 시작했다. "대답을 싫어하는군, 그럼 힘의 대결을 좋아하는가?" 부르크레서의 눈이 붉게 번쩍이는가 싶더니, 괴력으로 바이칼의 드래곤 슬레이어를 강하게 밀어 내었고 바이칼 역시 밀어 내었다. "으읏!?" 바이칼은 순간 균형을 잃었으나 공중에서 몸을 틀어 균형을 잡고 착지하였다. "너도 끝이다!!" 순간, 바이칼의 뒤로 돌아간 부르크레서는 마력이 깃든 장력으로 바이칼의 등을 강 타했고 바이칼은 입에서 피를 뿜으며 멀찌감치 날아가 쓰러지고 말았다. "커헉­!!!" 순식간에 둘을 쓰러뜨린 부르크레서는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휀, 지크, 슈렌 세 명을 돌아 보았다. "이런! 모두 피햇­!!" 휀은 심상치 않은 기운을 느끼고 다른 둘에게 소리쳤으나 이미 때는 늦어 있었다. 부르크레서의 입에서 방출된 초 강력 투기포에 의해 셋은 큰 충격을 받고 바이칼과 같이 바닥을 구르게 되었다. "크아아앗!!!" `이, 이건 최고위 삼신(선신, 악신, 주신)과 맞먹을 정도의…어떻게 이런 멍청한 일이…!!' 휀은 믿을수 없다는듯 주먹을 꼭 쥔채 그만 기절하고 말았다. 투기포 한방에 안전주문이 풀린 가즈 나이트들이 이정도의 충격을 입은것 자체가 굉장한 일이 아닐수 없었다. 원래의 힘 이상의 무언가를 부르크레서가 가지고 있다는 결론밖엔 나오지 않았다. "아하하하핫! 이제 날 방해할 녀석들은 없다!! 신들이여 기다려라…이몸이 너희들 을 아공간으로 보내 줄테니!!!" "으응…!" 리카는 조금씩 자신의 몸을 움직여 보았다. 살아 있는 것이 확실했다. "크, 클루토! 공주님!!" 리카는 눈을 번쩍 뜨며 사람들을 불러 보았다. 그러자 낮익은 얼굴이 그녀의 눈에 들어왔다. 걱정스런 표정의 순진한 소년, 클루토 였다. "리카! 정신이 든거야?" 리카는 대답할 여유도 없이 일어서서 주위를 둘러 보았다. 아까 전까지 자신이 있 었던 말스 왕성이 아닌, 말스 왕성의 폐허가 보이는 어딘가 였다. "클루토! 다른 사람들은!!" 클루토는 리카가 무사한것 같자 다행이라는듯 한숨을 쉬며 리카의 뒷쪽을 응시해 보였다. "모두 뒤에 계시잖아. 폐하도, 태자 전하도, 공주님과 모두들도." 리카는 뒤를 돌아 보았다. 많은 사람들이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이곳저곳을 둘러 보 는것이 그녀의 눈에 들어왔다. 클루토의 말 그대로, 모든 사람들이 그곳에 있었다. 모두가 모사한것을 확인한 리카는 그만 그 자리에 몸을 구부리고 앉아 버렸다. "휴우…십년 감수했잖아. 그런데, 누가 우리를 이곳까지 날려서 목숨을 구해준거지 ? 그정도의 마법을 구사할수 있는 사람이라면 세레나 언니 뿐인데…?" 잠시간 고민하던 리카는 갑자기 고개를 들고 클루토에게 물었다. 그녀의 얼굴엔 자 신의 생각이 제발 틀리기를 바라는 마음이 쓰여져 있었다. "…너 세레나 언니 봤어…?" --------------------------------------계속--- [16395] 제목 : [조윤철]Gods Κnight(3부) 69. 올린이 : jack21 (이경영 ) 96/06/30 22:15 읽음 : 193 관련자료 없음 -------------------------------------------------------------------------- ---- 68편의 내용상 문제점 때문에 곤란을 드려서 죄송합니다. 유종의 미를 거두지 못하는군요. 흑흑흑…. 이럴수가…. -------------------------------------------------------------------------- --- 리오는 지면에 쓰러진채 허망한듯 푸른 하늘을 바라 보고 있었다. "…." 아무런 말도 나오지 않았다. 자신의 나약함에 의해 이번 임무가 실패했다고 생각하 기 때문이었다. "…으음?" 리오는 자신의 호주머니 안에 아까전까지 없던 무엇인가가 들어있는 것을 느끼고 힘겹게 주머니를 뒤적거렸다. 손에 잡히는 것은 약간의 온기가 남아있는 금속제의 작은 물체였다. 리오는 그것을 잡아 눈 앞에 들어 보였다. "이것은…?" 은제 십자가…바로 세레나가 분신처럼 아끼던 물건이었다. 그러나 리오는 이것을 받은 기억이 없었다. "…서, 설마 바보같이!?" 그제서야 리오는 아까전에 자신의 귀에 들려온 그 목소리의 주인이 누군지 여럼풋 이 알것만 같았다. "…후후후훗…하하하핫…." 리오는 자신의 얼굴을 손으로 가리고서 허탈하게 웃기 시작했다. "아하하하핫…! 겨우 환생했는데 다시 죽다니…바보같이…!!" 슬픈 웃음소리 였다. 그러나 리오에겐 자신의 슬픔을 흘릴만한 눈물이 남아있질 않 았다. 리오 자신도 그것에 대해 불만일지 모른다. 리오는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안되면 되게 하지 뭐. 후훗…." 손을 얼굴에서 치우자, 예전같은 리오의 자신만만한 표정이 나타났다. 리오는 자신 의 양 손을 들어 올려 두 검을 자신에게 불러 들였다. 곧 디바이너와 파라그레이드 가 리오의 앞에 날아와 꽂혔고 그는 다시한번 두 검을 뽑아 들었다. "…그런데 왜 그녀석이 이렇게 강해진거지? 이유만 알아낸다면 이길수 있을텐데." 그때, 그의 뒷쪽에서 폭음 소리가 들려왔고, 곧 그 여파가 밀려왔다. 엄청난 힘이 실린 것임에 틀림 없었다. 리오는 그쪽을 바라보았다. "저, 저녀석들!?" 리오의 시선엔, 부르크레서의 투기포에 쓰러진 자신의 동료들과 부르크레서의 모습 이 들어왔다. 리오는 치를 떨며 그들이 있는 장소를 향해 몸을 달렸다. 부르크레서는 쓰러진 휀들에게 필살의 일격을 선사하기 위해 몸의 기를 압축하여 오른손 손바닥에 모았다. 그러나 쓰러진 셋은 일어날 생각을 안했다. "후후훗…억울한가 너희들? 하긴, 아무리 가즈 나이트라도 이렇듯 허망하게 죽기 는 싫겠지. 그럼 살려주마…나의 부하가 되는 것이다!" 그 말을 들은 슈렌과 휀은 아무말도 듣지 못한것처럼 고개를 돌렸고 지크만이 부르 크레서를 바라보며 말했다. "진짜인가…부하가 된다면 살려준다는게?" "뭣이!!" 갑자기 지크의 입에서 나온 망언에 휀과 슈렌은 이구동성으로 지크에게 소리쳤으나 , 지크는 씨익 웃을 뿐 이었다. 부르크레서는 반가운듯 환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당연하다! 나의 부하가 된다는 자를 어떻게 죽일수가 있겠는가!!" "그래…?" 지크는 눈을 감으며 부르크레서를 향해 코웃음을 쳤다. "…엿이나 먹어라, 헤헤헷…." 부르크레서의 얼굴은 순간 경직되었고 지크는 그의 그런 얼굴이 재미있다는듯 올 려다 보았다. 곧 부르크레서는 잔인하다 생각될 정도의 웃음을 띄웠다. "…후후후, 아주 재미있군…!" 눈을 번뜩이며 압축된 자신의 기를 구체로 만든 부르크레서는 구체를 자신의 머리 위로 들어 올리며 소리쳤다. "끝이다 가즈 나이트! 너희들과의 인연은 이것으로 끝내겠다!!!" 콰아앙­!!! 그 순간, 부르크레서의 등쪽을 붉은색의 거대한 광선이 강타했고 그 충격에 부르크 레서는 멀찌감치 나가 떨어지고 말았다. 세명의 가즈 나이트들은 광선이 날아온 쪽 을 돌아 보았다. "리오!" 파라그레이드를 땅바닥에 꽂고 왼손으로 프레아를 부르크레서에게 먹인 리오는 동 료들을 바라보며 엄지 손가락을 펴 보였다. "형편없이 당했구나 너희들." "흥, 입가에 피나 닦고 말하시지." 휀은 씁쓸히 웃으며 힘겹게 몸을 일으켰다. 다른 동료들고 몸을 겨우 일으켰고 부 르크레서 역시 몸을 일으켰다. "호오…역시 대단하신데? 프레아를 등 뒤에서 맞고도 저렇게 멀쩡할수 있다니, 존 경그러워." 순간, 부르크레서는 거의 뿜어내지 않던 자신의 기를 뿜어내며 분노를 토하였다. 그 힘에 의해 부르크레서 주위의 지면이 깊숙히 꺼져 들어갔고 주위에 흐르던 공기 도 멈추어 버렸다. "이녀석들!! 이젠 봐주지 않겠다…명부에 명단이 없는탓에 다시 부활한다지만 이번 만큼은 뼈도 못추리게 할 것이다!! 그리고나서 너희들의 이름을 명부에 적어 영원 히 사라지게 만들어 주마!!!" 부르크레서가 한창 소리를 치고 있을때, 리오는 들은척도 하지 않고 바닥에 꽂아놓 은 디바이너와 파라그레이드에 마법검을 걸었다. 메가 프레아에 천배 위력을 가진 기가 프레아를. "마법검, 기가 프레아!!" 기가 프레아의 주문을 머금은 디바이너와 파라그레이드는 강렬한 빛을 내 뿜으며 공중에 치솟았고 리오는 그 검들을 잡아 자세를 취하였다. "자아! 내가 저녀석을 막을 동안에 너희들은 프시케님과 같이 부르크레서의 약점이 나 연구해 봐! 어서!!" 그 말을 마친 리오는 부르크레서를 향해 돌진했고 그의 뒷모습은 붉은색 갈기를 휘 날리며 상대를 향해 달려가는 회색털의 사자를 연상시켰다. "…우리들중 유일하지. 제 2 안전주문을 스스로 풀수 있는 녀석은 저녀석 뿐이야. 그래서 최강이고…. 자아, 저녀석의 부탁대로 약점이나 찾아 보자구. 우선 프시케 님 부터 찾자!!" 휀과 나머지 둘은 말스 왕성이 있던 곳으로 뛰기 시작했다. 기분은 좋지 않았지만 현재 부르크레서를 상대할수 있는 유일한 가즈 나이트인 리오에게 모든것을 걸며. "받아라! 크아아아앗­!!" 마법검 기가 프레아의 영향 때문인지, 리오가 두개의 검을 휘두를때 마다 찬란한 잔광이 하늘에 남았다. 그 굉장한 광경 사이로 부르크레서 역시 만만치 않은 공격 을 행사했다. "신에게 대항하다니!" "누가 신이냐! 너희들은 신의 위치를 박탈당한 존재일 뿐이야!! 현재의 신들과 화 해한 고신들은 현재까지 신의 자리를 지키고 있지 않은가! 패한것이 그렇게 억울 했느냐!!!" "시끄럽다!! 창조물 주제에 감히 나를 훈계하려 들다니!!!" 아까와 같이 리오가 간단히 당하지 않자, 부르크레서는 자신의 능력을 극대화 하려 는듯 망토와 갑옷을 벗어 던졌고 짙은 회색의 근육질 피부가 긴장된 공기를 눌렀 다. 리오와 부르크레서는 이구동성으로 서로에게 외쳤다. "시작이다!!!" ----------------------------계속--- [16423] 제목 : [조윤철]Gods Κnight(3부) 70. 올린이 : jack21 (이경영 ) 96/07/01 23:15 읽음 : 82 관련자료 없음 -------------------------------------------------------------------------- ---- 다음편이면 끝일것 `같군요'. 아직 확실히 말씀은 못드리지만…. 흠흠…계속 지켜봐 주시길. -------------------------------------------------------------------------- - 휀과 지크, 슈렌은 바이칼을 부축하며 왕성 폐허에 가까이 있는 사람들 에게로 갔 다. 그곳에선 프시케가 치유 마법을 구사할수 있는 환수를 여럿 불러내어 공간 이 동때 부상을 입은 사람들을 치료하는 중이었다. "프시케님! 여기 있었군요!!" 슬픈 표정으로 사람들을 바라보고 있던 프시케는 어디선가 들려온 지크의 목소리를 듣고 얼굴 표정을 약간 풀며 다가오는 셋을 돌아 보며 소리쳤다. "아, 지크! 그리고 모두들 무사하셨군요!" 지칠대로 지친 셋과 큰 부상을 입은 바이칼을 본 프시케는 급히 환수들에게 부탁하 며 넷을 치료하려 했다. "잠깐, 그럴 시간이 없어요 프시케님! 부르크레서의 힘이 어째서 원래의 힘보다 강한건지 혹시 아십니까?" 프시케는 그 질문을 받고 살짝 고개를 끄덕이며 설명해 주었다. "부르크레서는 100년전 이 세계에 나타난 적이 있었다고 들었습니다. 그래서 그는 아공간의 힘이 역류해도 영향을 받지 않은 것이지요. 힘을 잃지 않은채 이 세계를 100년동안 떠돌아 다녔으니까요. 하지만 원래의 힘 이상으로 강해진건 저도 잘…." 휀 들은 실망한듯 고개를 푹 숙이고 말았다. 프시케마저 모른다면 방법이 없는것 과 다를바 없어서 였다. "제가 알것 같은데요." 순간, 모든 일행은 그 목소리의 주인공을 바라보았다. 긴 금발의 미녀, 크리스였 다. 그녀는 손가락으로 먼 하늘 위에 떠 있는 우르즈 로하가스를 가리켰다. "다른 요새들은 황제가 폭발 시켰지만 저 요새만은 무사히 남겨 두었군요. 그 안의 탑승자들은 어떤지 모르겠지만요. 전 요새에 비밀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당신들을 이정도로 다치게 할 정도의 힘을 가졌는데 과연 우르즈 로하가스 같은 요새가 필 요 할까요?" 크리스의 말을 들은 휀은 주먹으로 손바닥을 치며 고개를 끄덕였다. 예전에 오마장 군이었던 그녀의 말이니 신빙성은 높았다. 그러나 또 한가지 문제점이 있었다. "…이중에서 저 거대한 우르즈 로하가스를 박살낼 힘이 남아있는 사람 있나…?" 가즈 나이트들은 서있는 것이 고작이었다. 고신과의 싸움에서 부터 부르크레서에게 입은 충격까지 겹쳐져 전투 불능상태나 마찬가지였다. "드래고니스를 사용하면 안될까?" 슈렌은 아직 말스 왕국 상공에 떠 있는 드래고니스를 올려다 보며 말했다. "안될거에요. 드래고니스 안에 계시는 장로님께서 아무리 드래고니스의 함포가 강 력하다고 해도 저 우르즈 로하가스의 [아크 쉴드]는 뚫을수 없을거라 하셨어요." 일행은 한숨을 내 쉬며 고개를 떨구었다. 우르즈 로하가스를 파괴하려면 세명이 힘 을 회복해야 하나 그때까지 리오가 버틸 확률은 아쉽게도 적은 편이었다. 거의 희망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너, 환수신이라고 했지…." 프시케는 힘에 겨운 목소리가 자신을 부르자 흠칫 놀라며 그쪽을 바라보았다. 셋에 게 부축되어 이곳까지 온 바이칼 이었다. "예? 그런데요…?" 바이칼은 자신의 상체를 일으키고 머리를 감싼채 말했다. "아크 쉴드라면 드래고니스에 사는 드래곤들은 잘 알지. 지금 드래고니스를 보호하 고 있는 [초 차원 결계] 전에 장착된 기계니까. 그것을 깨려면 일급마법 프레아가 낼수 있는 열보다 2500배 이상의 초 고열이 필요하다." 결국 바이칼 혼자서는 바리어를 깰수 없다는 뜻이었다. 그러나 바이칼은 말을 계속 이었다. "내가 낼수 있는 메가 프레아의 최대 위력이 프레아의 1800배야. 나와 거의 동등하 거나 이상 수준의 고열 브레스를 뿜어낼수 있는 생물이 있다면 바리어를 뚫는건 가 능하다." 그러나 프시케는 환수계를 떠난지 오래여서 그 이상의 고열을 낼수 있는 환수가 있 는지 기억도 하지 못하는 실정이었다. 바이칼은 숨을 크게 쉬었다가 내 쉬며 프시케에게 말했다. "…나의 아버님을 불러줘." 리오는 점점 지쳐가고 있었다. 아무리 제 2 안전주문이 풀렸다고는 하지만 에너지 의 소모만은 멈출수가 없었다. 반면, 부르크레서는 `신의 힘' 때문인지 에너지 소모를 거의 느끼지 못하는듯 했 다. 절대적으로 불리한 상황을 리오는 다시 맞게 된 것이었다. 얼굴에 흐르는 땀을 닦으며 리오는 검을 잡고 있는 손에 힘을 다시 넣어 보았다. "하아, 하아…계속 할까 부르크레서?" 부르크레서는 리오의 숨결이 가빠진 뜻을 알아챈듯, 다시 회심의 미소를 지어 보였 다. "후후훗…그럴 필요는 없을것 같다 리오 스나이퍼. 넌 이제 졌어. 몇분 전 까지는 상상 이상의 힘을 나에게 보여주었다. 그러나 이젠 소용이 없어. 넌 지쳤고, 난 이 긴거다. 하하하하핫…!!" 리오는 그 말투에 화가 치밀지 않을수 없었다. 그러나 지금의 상황에서 아까와 같 이 흥분한다는 것은 자살행위와 다를바 없었다. "쳇, 마음대로 지껄여라 멍청이 녀석. 네 약점이 밝혀질때 까지 말이야…!" "흥! 신에게 그따위 말투로 말하다니! 용서하지 못한다!!!" 부르크레서의 오른팔에서 투기가 강하게 뿜어져 나왔고, 리오는 디바이너와 파라그 레이드를 교차한채 그 투기 공격을 막아내었다. 그러나 아까같지는 않았다. 투기 포의 충격이 리오에게 전해져 그의 입에선 결국 선혈이 튀었다. "크읏­!!" 부르크레서는 때를 만났다는듯, 계속해서 리오를 향해 투기포 공격을 가하였고 리 오는 반격은 커녕 이리저리 피하거나 방어하는 것이 고작이었다. "하하하하핫­!! 이것이 신의 힘이다! 알겠느냐, 신의 힘이란 말이다!!!" 그러다가, 부르크레서의 공격은 칼로 베인듯 갑자기 끊겼고 리오는 의아스런 눈으 로 부르크레서를 바라보았다. 부르크레서의 눈엔, 다른 드래곤보다 수배는 커 보이는 거대 드래곤 두마리가 나타 나 있었다. 하나는 군청색의 갑옷과 같은 피부를 지니고 있었고, 다른 하나는 색만 다를 뿐, 외관은 비슷했다. 겉으로 보기에 군청색의 드래곤이 더욱 젊어 보이는것 뿐이었다. "저, 저것은 용왕…!? 어떻게 다시 이곳에 나타난거지!!!" 부르크레서는 몹시도 흥분하며 두 드래곤을 향해 가려고 하였다. 순간, 그의 몸을 누군가가 뒤에서 잡았고 부르크레서를 꼼짝도 할수 없게 만들었다. "무언가 찔리는 내막이 있는 모양이군, 부르크레서. 그럼 내 온 힘을 다해 널 막 겠다­!!!" 리오는 자신의 마지막 기까지 쏟아내며 부르크레서를 붙잡았고 그 힘은 부르크레 서를 경악시키기에 충분한 것이었다. 「오랫만이구나 아들아….」 흑갈색의 비늘을 가진 선대 용왕, 그는 자신 이상으로 성장한 아들 바이칼을 바라 보며 나지막히 말했다. 그러나 바이칼은 고개를 저은 후 공중에 떠 있는 우르즈 로 하가스에 시선을 두었다. 「우선 저것을 파괴하는 것이 급합니다 아버님! 저를 도와 주십시오…!!" ----------------------------------계속--- [16476] 제목 : [조윤철]Gods Κnight(끝) 올린이 : jack21 (이경영 ) 96/07/02 23:53 읽음 : 120 관련자료 없음 -------------------------------------------------------------------------- ---- 이번 가즈 나이트 시리즈의 마지막편 입니다. 마지막으로 여러분께 말씀 드리고 싶은것은…. 제 나름대로 열심히 이 글을 써 왔다는 것입니다. 믿어 주시길…. -------------------------------------------------------------------------- -- 선대 용왕은 고개를 끄덕였다. 분명 자신보다 냉철하고 상황 판단이 정확한 아들의 자랑스러움이 섞여 있는 행동이었다. 「한점에 집중하는 것이다 아들아. 만약 조금이라도 틀어지게 된다면 환수신께서 날 다시 소환해야 하실 것이다. 널 믿고, 이 못난 아버지를 믿거라….」 그 말을 들은 바이칼은 숨을 들이키며 마음속으로 자신의 아버지에게 말을 전했다. 「아버진 못나시지 않았어요…제가 제일 존경하는 분은 아버지와 어머니뿐 입니 다….」 이윽고, 두 거룡은 전 드래곤중 최강이라 지칭되는 브레스, [메가 프레아]를 동시 에 우르즈 로하가스를 향해 발사했고 두개의 푸른 빛줄기는 하나로 합쳐져 대기를 갈랐다. 쿠우우우우­ 거대한 굉음과 함께 우르즈 로하가스의 아크 쉴드와 합쳐진 메가 프레아가 충돌했 고 한참동안 그 상태가 지속되어 갔다. 치지직 곧, 거대한 규모의 스파크가 아크 쉴드의 표면에 흐르기 시작했고 얼마 지나지 않 아 폭음과 함께 우르즈 로하가스를 지켜주던 아크 쉴드는 산산조각이 나 공기중에 서 사라져 갔다. "됐어!! 한번만 더!!!" 지상에서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모든 사람들은 환호성을 질렀고 또 한번의 메가 프레아를 기대하였다. 바이칼 역시 또 한번의 메가 프레아를 쏘기 위해 자신의 아버지에게 외쳤다. 「아버지, 한번 더요!!」 그러나 그이 아버지에게선 대답이 들려오지 않았다. 바이칼은 흠칫 놀라며 선대 용 왕을 바라 보았다. 「아버지!?」 선대 용왕의 모습은 점점 사라져가는 중 이었다. 그의 모습은 이제 반 투명에 가까 웠다. 「…이것이 환수인 나에게 주어진 운명이다. 한번 소한될때 마다 메가 프레아를 한 번 쏠수가 있지. 그리고 다시 환수계로 돌아가는 것이란다…자! 너에겐 아직 할일 이 남아있다 용제 바이칼, 내 아들아!! 더이상 부르크레서가 날뛰지 못하게 하거라 !!!」 바이칼은 그 말을 듣고서 아무 대답도 없이 우르즈 로하가스를 향해 혼자 날아가기 시작했다. 선대 용왕은 자신의 아들이 거대한 날개를 펄럭이며 고속으로 날아가는 모습을 지켜보며 나지막히 중얼거렸다. 「…널 사랑하고 있단다….」 그 말을 끝으로, 선대 용왕은 완전히 환수계로 사라져 갔다. 바이칼이 고속으로 날 아간 이유는 그 모습을 모고 싶지가 않아서 였기 때문이었다. 「…쿠오오오옷­!!!!」 초 고속으로 날아오는 바이칼을 포착한 우르즈 로하가스의 자동 방어 시스템은 전 방어 화기에 동력을 주입하였고 장거리 포화가 점차적으로 시작되었다. 환수들의 힘에 의해 거의 회복된 상태인 바이칼에겐 그런 포화쯤은 우스운 것이었 다. 기력으로 바이칼의 몸 주위에 공간 왜곡이 순간적으로 만들어 지자 광학 무기 들은 모조리 바이칼에게서 비껴져 나갔고 포탄 종류들은 중간에서 공간 충격의 여 파로 폭발해 사라져 갔다. 콰아앙­!!! 우르즈 로하가스의 표면에 착지한 바이칼은 곧 외부 장갑들을 뜯어내고 그 안에 메 가 프레아를 주입 하였다. 그 가공할만한 힘에 의해 우르즈 로하가스는 힘의 30% 가량을 잃어 버렸고 점점 지상과 가까워 지기 시작했다. "크으읏!! 용서 못한다 용제­!!! 드래곤 주제에 신에게 대항하다니!!!" 부르크레서는 전 투기를 쏟아내며 리오에게서 벗어나려고 애를 썼다. 리오의 팔 관 절에서 우두둑 소리가 들려왔으나 리오는 눈 하나 꿈쩍하지 않고 계속해서 부르크 레서를 잡아 두었다. "훗, 저 요새에 보물이라도 감춰 두었나보지? 그럼 더더욱 놓아줄수 없어!!!" 바이칼은 최대한으로 숨을 들이 마셨다. 잔해에서 나오는 연기가 그를 괴롭혔지만 이 순간에 중요한 걸림돌이 될리가 없었다. 「크아아앗­!!」 푸른색의 거대한 핵 융합 광이 바이칼의 입에서 거세게 방출되었고 그 폭발력과 열 에 의해 우르즈 로하가스의 ⅓이 파괴되었고 드러난 우르즈 로하가스의 동력실 안 에서 바이칼은 놀라운 광경을 볼수 있었다. 「…이것이었군…!!」 여섯개의 거대한 보석들, 지금까지 이 세계의 생물들에게서 방출된 절망, 죽음, 혼 란 등이 에너지화 하여 집결된 [카오스 에메랄드]의 원석들 이었다. 이 보석의 힘에 의해 부르크레서는 원래 이상의 힘을 가질수가 있었던 것이다. 그 것에 드러나자 부르크레서의 표정은 하얗게 질렸고 바이칼은 볼것 없이 그 보석들 을 메가 프레아로 박살내어 버렸다. 파아아앙­!!! 메가 프레아의 힘에 의해 카오스 에메랄드는 모조리 분해되었고 동력원을 잃어버린 우르즈 로하가스는 처참한 몰골로 지상을 향해 격돌하기 시작했다. 바이칼은 온 힘 을 다하여 자신의 날개를 펄럭렸고 거대한 폭발광을 뒤로 한채 공중으로 날아 올랐 다. "크, 크아아아아앗­!!! 이럴순 없어­!!!" 부르크레서의 절규와 함께, 그의 몸에선 검은색의 카오스 에너지가 빠져 나갔고 그 의 모습 역시 약간 줄어들기 시작했다. "나, 나의 힘이, 나의 꿈이­!!" 계속해서 소리쳐 대는 부르크레서를 놓고, 리오는 주머니에 있는 은재 십자가를 목 에 걸었다. "두번째로 네가 남겨준 물건이군…언제나 함께 싸우는거야 레나…아니 세레나…." 그런 후, 리오는 마지막으로 남은 자신의 기를 극한으로 증폭시키기 시작했다. 6개 월에 걸친 이 세계의 일을 종결 지으기 위한 것이었다. "보아라, 궁극 살신기…! [지하드]­!!!" 리오가 쥐고 있는 두개의 검에선 녹색의 신비스러운 빛이 뿜어져 나왔고 곧 리오의 온 몸에 그 빛은 흘렀다. 힘을 잃어버린 부르크레서는 천천히 뒤로 돌아섰다. 모든것을 포기한듯한 표정을 짓고 있는 그였다. 부르크레서는 조용히 입을 열었다. "후후후후…결국 네가 이기는구나 리오 스나이퍼…하지만 난 죽지 않아. 신의 영혼 은 영원 불멸이니 말이다. 수억만년이 흐르더라도, 난 다른 어떤 차원에서 다시 나타나 고신들의 세상을 만들것이다. 모든 세계의 균형을 잡는 것이 네 일이듯이, 다시 고신들의 세상을 만드는 것이 나의 일이기 때문이다. 후후후후…하하하핫!!!" "…!" 이윽고, 부르크레서의 웃음소리는 곧 수천개의 녹색 검광에 잘리워 공중으로 분해 되었다. 사라지는 부르크레서의 몸 사이에서, 리오는 빙긋 미소를 지었다. "…후훗…." 리오의 몸 주의를 감싸고 있는 녹색의 빛은 얼마간 계속 되었다. 햇빛보다도 더 찬란히 빛나는 그 빛은 긴 싸움의 종결을 세상 사람들에게 말해주는듯 했다. 리카는 그 광경을 보면서 눈물을 찔끔 흘렸다. 지금까지의 일이 그녀의 눈 앞에 물결처럼 흘러 지나갔다. "히힛…기분이 좋은데 왜 눈물이 나는거지…?" 한창 감상에 젖어있는 그녀의 뒤에서, 누군가의 인기척이 들려왔다. 주위에 사람도 거의 없는 상황이어서 리카는 불안한듯 슬쩍 뒤를 바라보았다. "커헉…! 비, 빌어먹을, 신이면서 패하다니 바보 녀석…!!" 그녀는 놀라지 않을수 없었다. 바로 소환사 바만다라가 아니었던가. 리카는 자신의 옆에 장비된 검을 뽑아들고 바만다라에게 조심스레 향하였다. "으, 으읏!? 이 꼬마가!!!" 아무리 힘이 떨어졌다고 해도, 육마왕인 바만다라를 속이기에 리카는 역부족 이었 다. 리카는 볼것 없다는듯 검을 강하게 잡고서 바만다라에게 달려 들었다. "이야아아앗­!!" 힘이 빠진 상태였던 바만다라는 아무런 저항도 할수가 없었다. 결국 최후의 수단으 로 다시한번 타르자의 펜던트를 들어 보였다. "다른 공간으로, 어서­!!!" 그녀의 몸이 공간 이동의 마력에 의해 빛나기 직전, 리카의 검이 바만다라를 찔렀 고 급소를 정확히 찔린 바만다라는 펜던트를 든채 그대로 즉사하고 말았다. "아, 아앗!?" 그러나, 문제는 끝난것이 아니었다. 방출되던 공간 이동의 마력이 리카의 몸을 휘 감은 것이었다. "도, 도와줘!! 클루토!! 리오­!!!" "리, 리카!?" 클루토는 리카의 비명소리를 듣고서 그녀가 있는 쪽으로 뛰기 시작했다. 그리 멀지 않은 곳이어서 도착은 할수 있었지만 공간 이동의 마력을 막을수는 없었다. 리카는 말로 형용할수 없는 애처로운 눈빛으로 클루토에게 도움을 청하였다. "클루토! 클루토!!" 그러나 펜던트의 마력은 타르자의 저주처럼 사정없이 리카를 다른 공간으로 날려 버리고 말았다. 남은것은 한줄기의 빛 뿐이었다. "리, 리카…?" 허망한 표정을 지은채 무릎을 꿇은 클루토의 뒤로, 왕성쪽으로 돌아오는 바이칼과 리오의 모습이 흐릿하게 나타났다. "리카아아­!!!" 이 세계의 전투는 완전히 종결되어졌다. 한 소녀의 애처로운 비명과, 소년의 안타까운 절규를 남기고서…. ========================= 끝 =========================== 에필로그… 리카의 사고 소식을 접한 리오와 그 일행들은 한숨만을 길게 쉴 뿐이었다. 어디로 날아가 벼렸는지 알기만 한다면 바로 찾아올수 있었지만 알지를 못하였기 때문에 그 누구도 방법은 없었다. 다음날. 바이칼을 선두로 모든 전사들은 자신들만의 길을 떠나기 시작했다. 드래고니스의 모습은 빠르게 말스 왕국 수도에서 사라져 갔다. 바이칼이 남겨둔 말 은 한마디도 없었다. 그것이 그에게 가장 어울리는 인사인지도 모른다. 지크는 공간 이동 마법진에 들어가기 전, 멀리 떨어져 있는 프시케를 한번 바라보 았다. "…꼭 다시 만나길, 프시케…님. 헤헷…그럼." 슈렌은 말스 왕과 태라트 황태자에게 간단히 인사를 한 후 마법진 속으로 사라져 갔다. 너무나 조용한 인사였다. "…바이론은 어디로 간거지 휀?" 휀은 어깨를 으쓱하며 리오의 질문에 답하였다. "흐흠…그녀석과 난 한 세계에 오랫동안 같이 있지를 못해. 태양과 달이 하늘에서 동시에 빛나지 않는것 처럼 말이야. 내가 온것을 보고 다른 세계로 떠나갔겠지." "으음…." 휀은 프시케를 데리고 신계로 향하는 마법진에 향하였다. 이번 일의 공적을 주신 에게 보고하여 프시케의 박탈된 자격을 다시 회복 시켜주려는 것이었다. "…이제, 내차롄가?" 리오는 한숨을 쉬고서 주위를 둘러 보았다. 지금까지 자신과 여행해온 모든 사람 들이 그를 지켜보고 있었다. 크리스, 히렌, 메이린, 그리고 클루토. 지금까지완 다르게 눈물을 펑펑 쏟고 있는 크리스를 살짝 안아준 그는 다른 일행 에게도7 인사를 한 후 클루토를 바라보았다. 밤동안 한잠도 자지 못한듯, 클루토의 안색은 그리 좋지 못하였다. "…클루토." 리오는 클루토의 어깨를 살짝 잡고서 말했다. "리카는 내가 꼭 데리고 돌아 오겠다. 그때까지 최고의 마법사가 되는거야, 알겠지 ?" 클루토는 리오가 엄지 손가락을 펴 보이며 말하자 빙긋 웃으며 자신의 엄지 손가락 도 펴 보였다. "…약속이에요, 리오…!" "훗, 당연하지!" 리오는 클루토의 머리를 쓰다듬어준 후, 마법진으로 향하였다. 그 옆엔 억지로 웃음을 띄우고 있는 레나 공주의 모습이 있었다. "…안녕히 가세요 리오. 그동안 정말 고마웠어요…." 리오는 약간 떨고있는 레나를 조용히 바라보았다. 그리고 레나의 입술에 가벼운 키스를 해 주었다. "…!" "말로선 표현하지 못합니다 레나 공주님…그럼…." 리오는 빠르게 마법진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조용히 빛과 함께 다른 세계로 향 하기 시작했다. "…안녕히 가세요 리오. 영원의 가즈 나이트여…." 리오는 차원의 길 안에서 조용히 십자가를 만지며 생각에 잠기었다. 무슨 생각을 하는지 그 이외엔 아무도 모른다. 또다시 자신에게 올 전투를 생각하고 있는지, 아 니면 추억에 잠겨 슬픔을 달래는지…. -------------------------------------------------------------------------- -- 지금까지 보아 주시고 비평과 의견을 주셨던 모든 독자 분들께 감사 드립니다. 더욱 정성이 담긴 글로 여러분을 다시 찾아 뵙기를 희망하며…. 1996년 7월 2일 안양 신성 고등학교 이경영, 조윤철 올림.